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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 찜통더위 일주일째…열대야 몸살

    전국 찜통더위 일주일째…열대야 몸살

    전국이 찜통더위로 끓고 있다. 지난 18일 장마가 끝나자마자 한반도에 밀려온 무더위는 24일까지 일주일째 계속되고 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는 낮기온이 30도를 훨씬 웃도는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고 열기가 밤에도 식지 않는 열대야 현상도 나타나 잠을 설치게 하고 있다. 21일에는 전북 남원과 경남 거창의 낮 최고기온이 37.0도까지 올라 올해 두번째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올 최고기온은 지난달 25일 경북 포항의 37.7도였다. 열대야 현상은 22일 서울에 올 처음으로 발생한 데 이어 23일 밤에도 일어났다.24일 새벽에는 도시 열섬 현상을 보인 서울의 최저기온이 27.6도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고 춘천 26.1도, 대전 25.3도 등 대다수 도시의 밤이 ‘열대야’였다. 이날 낮기온도 춘천 34.2도, 광주·원주 33.7도, 서울 33.5도를 기록해 무더위의 기세가 꺾이지 않았다. 이번 더위는 일찍 찾아온 태풍이 몰고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더위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100년 만의 무더위’는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무더위를 지속시킨 주범인 태풍은 지난 12일 미국령 괌 북동쪽에서 발생,20일 소멸된 5호 태풍 ‘하이탕’이다. 부산기상청장인 박정규(전 기후예측과장) 박사와 기상청 윤원태 박사는 태풍 하이탕이 동서로 일(一)자를 그리며 서북쪽으로 전진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을 한반도의 북쪽까지 밀어올려 기온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즉, 하이탕이 방출한 열이 북태평양 고기압을 이동시키는 에너지가 됐고, 강화된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를 둘러싸는 ‘열의 장막’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북태평양 고기압이 북쪽으로부터 내려오는 찬 공기의 남하를 막고 고온 다습한 남서풍이 유입되면서 덥고 습한 날씨를 불렀다는 것이다. 윤 박사는 “하이탕 때문에 예년보다 장마가 5∼6일 정도 일찍 끝났고 무더위도 일찍 온 셈”이라면서 “하이탕의 효과는 끝난 것으로 봐야 하며 앞으로는 평년 수준의 여름 더위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 김현경 박사는 “연중 가장 더울 때는 장마가 끝난 직후 열흘에서 20일 정도로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는 시기와 겹친다.”면서 “장마 동안 낮다가 갑자기 기온이 높아지면 체감 온도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앞으로도) 태풍이 기압계의 변수가 될 수 있어 심한 더위가 더 이상 없다고 단언하기는 무리”라고 전망했다. 기상청은 미 항공우주국(NASA)이 예측한 100년 만의 무더위도 한반도에서는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한다.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올 7월 평균기온은 서울이 24.8도로,30년 평균기온 24.9도보다도 0.1도 오히려 낮다. 윤 박사는 “올해 여름철 평균기온이 가장 무더웠던 1994년보다도 낮고,8월 더위도 통상적인 여름 기온인 19∼27도 사이로 예상된다.”면서 “평년과 위 아래로 0.7도의 온도 차이는 일반적인 여름 기온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신문법 편집권조항 포기 성급했다”

    “신문법 편집권조항 포기 성급했다”

    여권의 4대개혁입법 가운데 유일하게 올해 초 통과된 신문법. 유일하게 통과는 됐다지만 이런저런 면에서 부족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고 있다. 무엇보다 ‘언론사주에 의한 전횡’을 막기 위한 각종 장치를 규정한 조항들이 모두 삭제되거나 완화된 것. 당연히 언론개혁진영에서는 ‘누더기 법안’이라는 비판이 터져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의외로 대응은 차분했다. 비판은 커녕‘절반의 성공’이라는 자찬까지 나왔다. 신문에 대한 지원을 규정한 조항들이 살아 남았으니 그나마 다행이라는 것이다. 그 뒤 신문법을 두고 ‘몸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른바 조·중·동 등 보수언론들은 기사나 사설을 통한 비판에 그치지 않고 헌법소원을 직접 냈다. 한나라당도 이에 동조해 법안을 재개정하겠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어디에서 무엇이 잘못됐나. 지난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언론정보학회 주최로 열린 월례발표회에서 이와 관련한 언론개혁 진영의 자성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성공회대 김서중 교수와 한겨레신문 조준상 기자가 주제발표에 나섰다. ●현실적인, 너무도 현실적인… 지나치게 현실적이었다는 비판이 가장 강했다. 김 교수는 언론개혁 진영의 문제의식을 ‘사주의 지면사유화 방지’라고 요약했다. 그동안 편집권 독립을 위한 숱한 제안과 시도들이 있었지만 ‘사주’ 앞에서는 모두 무너졌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소유지분 제한이나 편집권 독립을 위한 강제규정 등이 만들어졌지만 이 조항들은 처음부터 국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김 교수는 “현실적인 측면에서는 이해가 간다.”면서 “그러나 본질적인 과제가 논란없이 넘어간 것은 뒷날 더 약한 개혁조항에도 기득권 집단의 반발을 야기할 것을 예고하는 과정이었다.”고 비판했다. 어차피 안될 것이라거나, 혹은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너무 일찍 가졌고, 동시에 정치권에 노출시켰다는 지적이다. 그러니 정작 핵심조항이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양보와 타협을 요구하는 주장들이 분출할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토론에 나선 손석춘 중앙대 겸임교수 역시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손 겸임교수는 “초창기 언론개혁진영에 섰던 많은 인사들이 지금은 언론계의 중요한 지위에 진출해 있다.”면서 “이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이나 이들을 제대로 견인해내지 못하고 있는 것 역시 현실순응주의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엉거주춤한 언론노조? 언론노조의 엉거주춤한 태도도 비판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개별 언론사 이기주의에 매몰되어 있는 노조들을 제대로 이끌어 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는 기본적으로 노조란 노조원의 권익보호기구라는 성격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최근 지역국 통·폐합 문제를 두고 사측과 대립하고 있는 KBS노조의 행태가 사례로 제시됐다. 또 경영난을 이유로 방송발전기금을 못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방송사 노조들의 태도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한겨레 조준상 기자는 이같은 문제는 언론노조가 ‘언론운동의 성격’과 ‘노동운동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시작됐다고 정리했다.KBS의 개혁이라는 점에서 지역국 통·폐합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노동운동의 관점에서 보자면 지역국 통·폐합은 정리해고를 불러올 것이기 때문에 ‘악’이다.KBS노조는 강하게 반발하지만 정작 기자나 PD들의 노조 행태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방송발전기금 논란 역시 방송의 특수성을 그 때 그 때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이슈에 대해 언론노조는 엉거주춤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런 갈등들이 각 직능간 갈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데 있다. 조 기자는 특히 2007년 허용 예정인 복수노조의 출범을 우려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기자,PD, 기술, 행정직 등이 각 직능별로 따로 모여 ‘직능별 노조’로 분열하는 경우다. 서로 살 길을 찾아서 헤어지자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기 시작하면 언론노조는 큰 타격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조 기자는 “최선의 길은 언론노조 아래 각 직능별 협의회가 구성되는 형식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여연 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삶속의 차 (1)

    [여연 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삶속의 차 (1)

    필자와 차(茶)의 인연은 벌써 35년 가까워 진다. 참으로 비릿하고도 아련한 생의 출렁임이라고 할 수 있다. 초의스님과 차는 마치 벼락치듯 나에게 다가왔다. 아마도 먼 생의 출구에서부터 윤회의 물결과 인연의 흔적들이 내 생(生) 내면에 깊이 잠재했었던 것 같다. 갓 출가를 한 필자는 선방수좌들이 공부하는 남해 용문사에서 공부를 했다. 초 겨울 추위가 절의 살림살이를 맡고 있는 원주스님을 감기에 들게 했다. 당시 남해는 남해대교가 없던 시골이어서 약을 구할 수가 없었다. 마땅한 약이 없어 고민을 하는 나에게 한 보살이 넌지시 ‘민간담방약’을 일러줬다.“지난 겨울 안거때 보니까 스님들이 감기에 걸렸을 때 후원 찬장에 있는 무슨 풀을 달여 마시고 몸이 낫는 것을 봤습니다.” ●처음 대한 이상한 풀잎의 약효 나는 급히 찬장을 뒤졌다. 보살의 말처럼 찬장 깊숙한 곳에 대나무가 그려진 푸른 통에 푸르스름하게 말린 아주 작은 풀잎들이 반통 넘게 들어 있는 것 아닌가. 질그릇 약탕기를 꺼내고 숯불을 지펴 그 풀잎을 전부 쏟아붓고 부채로 부쳐 달이기 시작했다. 한 시간 가량 푹 삶은 그 풀잎국물은 농익다 못해 푸르스름한 빛을 띠는 녹색이었다. 냄새를 맡아 보니 쓴 냄새가 코를 독하게 찌르는 것이었다. 나는 속으로 ‘소중한 약은 약인 모양이다. 이렇게 독하게 쓴 냄새가 나는 걸 보니. 내가 제대로 골라 달인 게 분명하구나.’라고 생각하며 기뻐했다. 정성스럽게 체에 걸러보니 사발로 반쯤됐다. 나는 좋은 감기몸살약이라며 원주스님에게 드렸다. 단숨에 약사발을 마신 원주스님은 얼굴을 찡그리며 ‘도대체 무슨 약이기에 이렇게 소태보다 쓴가.’라고 물었다. 나는 지금까지 일을 자초지종 말했다. 내 말을 들은 원주스님은 갑자기 어이가 없는 표정을 짓는 것이었다.“여보게 행자 그 차가 얼마나 귀한 차인 줄 아는가. 큰 스님 공부하시는데 가끔식 드리려고 소중하게 보관해온 것인데. 그걸 전부 다 달이면 어쩌란 말인가. 자네는 차도 모르나.” 도대체 매미 날개 같기도 하고, 감나무잎을 말려놓은 것 같기도 했던 ‘이상한 풀잎’들이 차인지 그 무엇인지 알기나 했겠는가.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쓸 만한 차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만큼 어려웠던 시절 한약으로 고았으니 얼마나 쓰고 어이가 없었겠는가. 그러나 그것이 나의 차 생활의 첫 경험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뉘라서 차 한잔의 깊은 맛을 헤아릴 수 있으랴. 잡것이 한번 스치면 차의 오롯한 진성(眞性)을 잃나니….”하며 한국의 다성 초의스님이 ‘동다송´에서 노래한 이시가 내 삶의 절대적인 중심으로 될 줄 그 누가 알았겠는가. 차는 이렇게 마치 천둥번개처럼 삶을 통째로 관통하며 나에게 다가왔다. ●차는 곧 우리의 정신문화 대변 우리의 삶속에 차(tea)는 우리의 삶을 규정하는 내재적 가치이며 문화이며 시간이기도 하다. 차는 약용, 음식, 기호음료, 수행의 매체로서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의 일상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우리는 왜 차를 마셔야 하는가를 잘 모르고 살고 있다. 차를 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왜 차를 마셔야 하는가를 모르고 마시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한 ‘고서’(古書)에서는 “차를 마실 때 사람을 가려 마시고 아무 때나 마시지 말아야 한다.”고 적고 있다. 차는 곧 우리의 정신과 문화를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시대의 삶에 대해 나는 가만히 한번 묻고 싶다. 우리곁을 지키던 맑은 달, 칠흑같은 어둠을 밝히던 반짝이는 별, 깊은 호흡으로 온 육신을 상쾌하게 하던 맑은 공기는 어디론가 사라진 지 오래며, 고통과 기쁨을 함께 나누던 삶의 도리는 실종된 지 오래다.‘금전’의 논리와 욕망의 극대화는 인간을 철저하게 자본의 노예로 귀속시켜버린다. 생명이니 환경이니 사랑이니 하는 전통적인 삶의 명제들은 어디론가 가버리고 오로지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밖에 없다. 우리시대에 우리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바로 문화와 문화사이, 조직과 조직사이,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벌어지는 ‘약육강식의 생존’논리에서 빚어지는 스트레스다. 현대인의 만병의 원인은 바로 ‘스트레스’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과도한 긴장과 흥분, 마라토너처럼 끝없이 경쟁해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여유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시대에 차가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자연과 인간을 이어주고, 조직과 조직의 긴장을 풀어주고, 막다른 골목에 몰린 삶에 촌각의 여유를 붙들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차인 것이다. 초의스님은 영혼을 일깨우는 인간의 찻 자리에 대해 일갈했다.“밝은 달 촛불이 되고 또 벗이 되니/흰 구름 자리되고 또 병풍이 되어주네/솔 솔 솔 찻물 끓는 소리 시원하고 고요하니/맑고 찬 기운 뼈에 스며 영혼을 일깨우네/오직 흰 구름 밝은 달 두 벗을 삼으니/도인의 찻 자리 이보다 빼어날 소냐.” 가만히 감상해 보라 참으로 아름답고 정겨운 풍경이 우리마음에 자리를 잡으며 ‘하얀 도라지 꽃’처럼 피어날 것이다. 텃밭에 톡톡 빗방울을 튀겨내며 서있는 도라지꽃, 사무실 책상 한 귀퉁이에 자리잡은 능수버들처럼 휘어진 풍란을 보며 차를 한잔 마실 수 있는 삶의 여유가 바로 ‘삶의 찻자리요, 도인의 찻자리’인 것이다. ●차의 미덕은 어디서 오는가 그렇다면 차의 미덕은 어디에 있는가. 명나라 도륭은 ‘고반여사´(考槃餘事)에서 “차는 행실이 바르고 덕을 닦은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음료다. 백석의 맑은 샘물을 길어 끓이는 절차를 법도에 맞게 하여 중도에 그만두는 일이 없이 한결같이 계속하여 그 법식을 완전히 익히고 깊이 음미하여 정신이 융회하고 심취해서 제호나 감로에 비교할 만한 참다운 맛을 깨닫고 나서야 비로서 다도를 휼륭하게 감상할 줄 아는 사람이라 하겠다. 모처럼 좋은 차를 마시면서 그 사람 됨됨이가 미흡하다면 마치 좋은 샘물을 퍼서 잡초에 주는 것과 다를 것이 없으니 이보다 더 큰죄가 없을 것이다. 차의 멋을 모르고 꿀꺽 단숨에 마셔 맛의 분간도 못하는 사람이라면 그 이상 속될 수가 없다.”고 했다. 차는 육우의 ‘다경´에서도 나와 있듯이 하늘아래 그 귀함을 손꼽을 수 있을 만큼 신령스러운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뜬 구름처럼 하늘위에서 노니는 신비스러움이 아니다. 여기에서 ‘신령’이라 함은 인간의 영혼을 맑고 담백하게 일깨우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차는 인간을 위한 것이고, 현존하는 필요충분한 존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차는 또 적요(寂寥)한 것이다. 적요라는 것은 고요하고 그윽한 평안한 경지에 있다는 뜻이다. 디지털시대 우리문화는 이른바 ‘들뜸’의 문화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참을 줄도 기다릴 줄도 모른다.‘원 스톱 문화’시대에 자신의 뜻과 목적을 관철시킬 일방통행의 ‘들뜸’의 문화를 차분하게 가라앉힐 또 하나의 정적인 작용인 것이다. 우리가 ‘차’를 단순히 ‘차’라 부르지 않고 ‘다도’라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차를 통해 우리의 몸과 마음을 닦는 것을 ‘차’요 ‘다도’라고 하는 것이다. 산과 들을 달리며 활과 검을 쓰며 심신을 단련했던 신라의 화랑들도 차를 통해 문과 무의 품격있는 조화를 이루었으며, 고려시대 스님들과 문인들도 “한잔의 차는 곧 참선의 시작. 차의 맛은 선의 맛”이라며 차를 진리의 정신세계를 고양시키는 ‘도의 동반자’로 봤다. 조선시대 추사 김정희도 “차를 끓여마시는 것이 바로 도의 본체를 체득하는 것이다.”며 차의 진리적 가치를 극찬하고 있다. ●삶과 문화 바꿀 새로운 인연으로 차는 또 그 과학적 효능에 있어서 이 시대의 삶과 또 다른 동반자적 관계를 설정할 수 있다. 도륭은 ‘고반여사´에서 “진짜 좋은 차는 갈증을 없애고, 음식을 소화시키며 가래를 제거하고 잠이 들게 하며, 소변이 잘 나오고, 눈을 맑게하여 머리가 좋아지게 한다. 식사가 끝날 때마다 차로 입안을 가시면 기름기가 말끔히 제거되며 뱃속이 저절로 개운해진다. 이(齒)사이에 낀 것도 차로 씻어내면 다 삭아 줄어들어서 모르는 동안 없어지기 때문에 번거롭게 이를 쑤실 필요가 없다. 이에는 쓴 것이 좋기 때문에 자연히 이가 튼튼해져서 충과 독이 저절로 없어진다.”고 적고 있다. 차는 또 모든 음식 가운데 으뜸이다. 단순한 으뜸이 아니라 희(喜)로(怒)애(哀)락(樂)애(愛)오(惡) 등 인간의 모든 성정을 통칭해 으뜸이라는 것이다. 초의스님은 ‘동다송´에서 “모든 음식 가운데 차만이 홀로 육정의 으뜸이다.”고 격찬한다. 진나라의 뛰어난 문장가였던 장맹양도 “정식에는 산해진미가 가득하고 갖은 요리는 그 맛이 절묘하고 뛰어나네. 향기로운 차는 육정의 으뜸이어서 넘치는 맛이 천하에 퍼진다.”고 품평하고 있다. 신농은 또 ‘식경´에서 “차를 오래마시면 사람이 힘이 있고 뜻을 즐겁게 한다.”고 적고 있다. 음식중의 으뜸인 차는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힘을 주고 하루 하루의 삶을 즐겁게 하는 약리적인 작용을 한다. 차는 만병지약(萬病之藥)이라는 말이 있다. 차가 실생활에서 약용으로 식용으로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 그 반증이다. 수천년을 이어온 차의 강물은 여전히 깊고 멀다. 우리시대 문화코드로 새롭게 복원되고 있는 차는 우리시대의 삶과 문화를 바꾸는 새로운 인연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오늘 우리가 차를 마시고 차를 생각하고 차를 곁에 두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 여연스님은 ▲ 1970년 연세대 철학과 졸업 ▲ 1971년 해인사에서 혜암스님을 은사로 출가 ▲ 1982년 인도 다람살라 티베트 문헌도서관 수학, 스리랑카 게라니야대학 동양문화연구소에서 근본불교와 팔리어 연구 ▲ 1984년 불교잡지 ‘해인’ 창간 편집주간 ▲ 1994년 조계종 개혁회의 사무처장 ▲ 11·12대 조계종 종회의원, 불교신문 논설위원·주간,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 역임 ▲ 현재 해남 대흥사 일지암 주석, 사단법인 일지암초의차문화연구원 이사장
  • [토요일 아침에] 과학자를 위한 종교인의 변명/원철 스님 조계종 포교원 신도국장

    현대의 붉은 벽돌건물 앞 그리고 연구소를 배경으로 각각 양대종교의 고위 성직자와 세계적 과학자 사이에서 벌어진 웃음 이면의 긴장감을 바라보면서, 그리고 염화미소로 서로의 참마음을 읽어내는 21세기적 사건 두 컷을 보면서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과학자도 종교인도 시대와 국토를 잘 만나야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나라 안팎의 보통사람들의 열렬한 성원을 받으면서 연구와 의사표시를 소신껏 할 수 있는 과학자뿐만 아니라 그 무거웠던 모든 짐을 분담해버린 종교인 역시 참으로 행복한 시절입니다. 그동안의 몸살이 한 고비 지나가고 이제 모두가 냉정하게 또 한번 자기자리를 되돌아보아야 하는 시점인 것 같습니다. 종교적 영역은 사실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신념의 영역에 더 가까운 것입니다. 따라서 그 종교적 가치관을 받아들이기를 몸과 마음으로 동의하는 사람들에게만 유효한 가치체계라는 한계를 지닙니다.‘창조론’도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진화론자에게 창조론을 억지로 권하려고 든다면 이를 당사자는 수긍하기가 다소 어려울 것이라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창조론을 받아들이는 종교인구보다도 더 많은 인구가 연기론(緣起論)종교인 불교를 믿거나 혹은 무종교인이라는 사실도 우리사회의 엄연한 현실입니다. 배아줄기세포 반대 이유인 ‘생명 존중’의 의견 뒤에는 이렇게 가려진 창조론적 세계관이 버티고 있다는 것이 이 논쟁이 가지는 이중성으로 보입니다. 그 뒤에 나온 수없는 여러 근본주의 논객들의 갖가지 담론도 모두가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과학적 지식영역은 과학자가 더 전문가일 수밖에 없습니다. 건강하고 열린 사회에서 일류과학자라고 불릴 정도면 그만한 가치관과 세계관과 인류애의 번민을 소유한 성숙한 인간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어쩜 종교인보다도 과학기술의 도덕성 문제에 대하여 더 고민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외람된 표현인지는 모르겠지만 종교인의 번뇌라고 하는 것은 삶 자체가 현실적 일상에서 비켜나 있기 때문에 선지자적 사명감에 의거한 추상론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종교인의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관념적 원리주의’는 대중에 대한 호소력이 오히려 과학자보다도 상대적으로 더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그런 측면에서만 본다면 어쩜 종교인들이 가장 ‘꼴보수’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과연 이 시대의 종교인의 바람직한 모습이 무엇인가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그동안 ‘황우석 논쟁’을 지켜보면서 과학적 안목없이 단지 ‘종교적 윤리적 의무감’으로 한 마디씩 하는 이유는 그 종교 구성원들의 사상적 단속을 위한 ‘내부용’ 성격이 더 강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종의 자기정체성의 확인방편으로 원용한 셈입니다. 그보다 더 문제는 종교인의 이러한 의견표현이 종교적 진리에 근거한 것이라기보다는 ‘종교는 표를 이만큼 가지고 있으니 우리 말을 주목하라.’는 경고로도 읽힐 수 있다는 부분입니다. 이는 과학자뿐만 아니라 제도적 후원자, 심정적 동조자 모두를 향한 무차별적 메시지로 들려올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진다는 점입니다. 종교가 종교외적인 힘으로 종교의 입장을 어필하려는 것은 어찌 보면 종교인이 가진 양면성이기도 합니다. 누군가 이번 일을 ‘과학적 혁명’이라고 불렀습니다. 혁명이란 패러다임 자체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기존 사고와 가치관으로 배아줄기세포 사건의 찬반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는 이렇게 장(場) 자체가 통째로 바꾸어져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사건이 가지고 있는 ‘이율배반’의 딜레마를 딜레마 그 자체로 인정하고서 판단자체를 보류하는 것도 하나의 해결방법론이 될 것 같습니다. 과거사에서 종교가 과학적 영역에 지나치게 참견함으로 인하여, 그 이후 돌아온 역사적 과보의 전철을 다시한번 곱씹어보는 것도 ‘왜 판단정지가 필요한가?’하는 또 다른 해답이 아닌가 합니다. 이 전대미문의 사건 앞에서 종교의 유무를 떠나, 인지능력의 우범(愚凡)을 막론하고, 인종의 흑백을 가리지 않고서 매일 소·돼지 잡아먹고, 갖가지 이유로 전쟁을 일으켜 서로 죽이면서도 새삼 세포하나를 두고서 생명존엄 운운하고 있는, 인간 스스로도 인간들이 이해되지 않는 자기모순 속에서 횡설수설을 늘어놓는 것보다는 차라리 침묵을 지키는 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끝까지 참지 못하고 결국 한마디 하긴 하였습니다만 사실은 한 마디도 한 적이 없다고 또 한마디 덧붙입니다. 원철 스님 조계종 포교원 신도국장
  • 몸살앓던 서울숲 점차 안정찾는다

    몸살앓던 서울숲 점차 안정찾는다

    개장초 한꺼번에 몰린 30만 인파로 몸살을 겪었던 뚝섬 서울숲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그러나 얼마전 내린 폭우로 경사면이 유실되는 피해가 발생하기도 해 수방대책에 대한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하루 평균 4만명 다녀가 지난달 18일 개장한 서울숲에는 지금까지 약 80만명의 시민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약 4만명이 찾은 셈이다. 그 사이 비가 내린 날이 많았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다. 개장초 지적됐던 문제들은 거의 사라진 상태다. 먼저 곳곳에 이정표가 설치돼 서울숲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어디든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했으며, 주말에 많은 인원이 몰릴 경우를 대비해 이동식 간이 화장실도 여전히 대기 중이다. 서울숲이 제 궤도에 오르면 이동식 화장실은 없어질 예정이다. 수심이 최고 3m인 연못에는 시민들의 안전을 고려해 들어가지 못하도록 철재 안전줄을 둘러쳤다. 노란색 쇠줄이 전체 경관을 크게 훼손하고 있지만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음식 배달 오토바이들은 철저히 통제되고 있으며, 곳곳에 시민의식을 강조하는 현수막과 입간판 등을 설치한 것도 눈에 띈다. 다만 여전히 음수대 등은 증설되지 않아, 막바지 무더위가 찾아오면 시민들의 불편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애완견은 목줄을 반드시 매야 하며, 배설물을 처리할 수 있는 비닐봉지 등을 주인이 휴대해야만 입장이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최광빈 시 공원과장은 “서울숲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단 시민들의 의식 수준이 조금 더 높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숲 내 수변 레스토랑에서 술을 파는 문제에 대해 최용호 시 푸른도시국장은 “일부 언론에서 지적이 있은 후 각계각층의 여론을 수렴한 결과 맥주나 와인 등은 괜찮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면서 술판매를 금지할 계획이 없음을 내비쳤다. ●음수대 증설·수방대책 보완해야 한편 지난달 26일 서울지역에 내린 큰 비로 서울숲의 비탈진 30여곳이 유실되거나 잔디가 패이는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숲속놀이터 뒤쪽 오솔길과 생태숲 구간, 이벤트마당 등은 비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서울숲 공사를 맡았던 시공사에서 전면 보수를 실시하고 있다. 최용호 국장은 “경사면이 유실되지 않도록 인공 구조물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최대한 생태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서울숲의 기본 개념”이라면서 “보수는 하되 따로 배수로를 만들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국장은 또 “잔디와 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자리를 잡으면 비가 와도 패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7일 TV 하이라이트]

    ●어여쁜 당신(KBS1 오후 8시25분) 인영은 마지막이라는 기준의 제안을 냉정히 거절하고, 절망한 기준은 결국 희주와 결혼식을 올린다. 결혼식 때부터 몸살 기운이 있던 기준 때문에 희주는 외로운 첫날 밤을 보내게 된다. 인철의 방을 청소해주러 들어간 미정은 플레이보이 잡지를 발견하고, 인철은 난처해 한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오후 8시55분) ‘간이 배 밖으로 나와 있는’ 아이가 있다. 자신의 머리보다 큰 간을 몸 밖에 달고 태어난 수지. 지난 2월, 이렇게 태어나 주위를 안타깝게 했던 수지가 4개월이 지나 드디어 수술을 받았다. 수지를 힘들게 했던 간은 제자리를 찾은 것일까? 수술 후 달라진 수지의 모습을 만나본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후 1시25분) 해외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외국환 거래 규제가 완화돼 해외동포들의 투자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시드니의 한인 부동산중개업소에도 이런 투자 문의가 꼬리를 물고 있다. 그동안 규제에 묶어 주택구매를 생각지 않았던 유학생이나 해외상사 직원들이 대부분이다. ●EBS스페셜(EBS 오후 10시) 요즘 초등학교 아이들에 대해 기성세대는 그저 놀라울 뿐이다. 행동이나 표현하는 방식, 말하는 태도 등이 머릿속에 그리는 아이들의 모습과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아이들에 대한 그동안의 방송의 틀을 벗어나, 아이들의 생활과 문화를 통해 아이들의 참 모습을 짚어본다. ●내 이름은 김삼순(MBC 오후 9시55분) 진헌은 자꾸 삼순이 자신의 머릿속에 들어온다며 확 끌어안는다. 삼순은 좋아서 아이처럼 울고 진헌은 그런 삼순을 더 세게 안아준다. 한편 이영은 진헌에게 더 이상 삼순을 헷갈리게 하지 말라고 한다. 망설이던 희진은 삼순을 만나 진헌을 더 이상 흔들지 말라고 말하고…. ●부활(KBS2 오후 9시55분) 경 반장 병실을 찾은 강주는 유건하의 죽음이 사고가 아닐지 모른다는 말을 듣게 되고, 태준을 만나 과거 건설부 동료 직원의 이름을 묻는다. 하은의 말과 행동에 의구심을 갖던 수철은 하은의 정체를 추궁하고, 하은은 형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수철을 원망하며 일침을 가한다.
  • [건강칼럼] 복병 식중독

    바야흐로 장마철이다. 수해도 걱정이지만, 순식간에 목숨을 앗아가기도 하는 식중독도 겁난다. 고온다습한 이 즈음에는 잠깐 꺼내놓은 마요네즈 샐러드, 우유나 치즈, 크림빵 등 모든 식품이 바로 식중독의 온상이다. 특히 먹다 남은 음식은 바로 세균이 증식하므로 각별한 조심이 필요하다. 그러면 끓인 음식은 다 안전할까. 대부분은 그렇지만 주의해야 할 음식이 있다. 바로 조개류 음식이다. 패류는 겉보기에는 팔팔 끓인 듯해도 조개가 입을 벌리지 않아 속살이 안 익은 경우가 있다. 이런 조개를 먹고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숨진 사람도 있다. 특히 간기능이 나쁘거나 암 환자,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 위 절제 수술을 받은 사람, 당뇨병 등 만성 질환을 앓는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감염 12∼24시간이 지나면서 몸살과 같은 오한, 발열이 나타나며, 시간이 지나면 몸에 출혈성 반점이 생기면서 사망에도 이르게 된다. 따라서 6∼8월 중에는 날생선이나 날패류를 삼가는 게 상책이다. 대장균 O157은 혈변과 치료가 힘든 신부전을 일으키므로 조심해야 한다. 육회나 덜익은 햄버거, 카파치오 등 덜 익은 고기는 피하고 수육이나 불갈비 등 익힌 음식을 먹으면 된다. 다행히 대부분의 식중독은 단순한 설사거나 장염이므로 너무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장염이나 설사는 끓인 물과 죽, 충분한 수분 섭취만 해도 1∼2일이면 완치된다. 단, 영·유아나 만성질환자, 노인 등은 설사가 탈수로 이어지기 쉬워 조심해야 한다. 이런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 다음의 수칙을 지켜야 한다.▲흐르는 물에 손 씻기 ▲음식 익혀 먹기 ▲일회용이 아닌 젖은 수건 피하기 ▲손댄 음식은 바로 처리할 것 ▲조리한 음식은 냉장고에 보관할 것 ▲전염병이 돌 때는 물을 꼭 끓여 먹을 것 ▲냉장고 속의 식품도 상할 수 있음을 명심할 것 ▲날음식을 피할 것 ▲피부에 상처가 있으면 물에 들어가지 말 것 ▲과일은 껍질을 벗겨 먹을 것 ▲여행 중에는 병에 든 생수를 먹을 것. 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원장
  • 권양숙 여사 ‘적극적 내조’ 변신

    권양숙 여사 ‘적극적 내조’ 변신

    “대통령한테는 내가 있어야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6월7일 조지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하기에 앞서 권양숙 여사가 노 대통령에게 한 말이다. 노 대통령과 참모들은 1박3일이란 빠듯한 일정 등을 감안해 권 여사의 동행을 말렸다고 한다.25시간의 워싱턴 체류시간보다 많은 29시간 가까운 왕복 비행시간이라는 긴 여정을 고려한 권유였다. 지난 연말 남미 방문을 마치고 약한 몸살을 겪었던 후유증을 감안한 것이다. 하지만 권 여사는 빠듯한 일정일수록 곁에서 노 대통령의 말벗을 하면서 마음을 편하게 해줘야 한다고 판단한 듯 동행을 고집했다. 결국 권 여사는 7일 노 대통령과 함께 특별기를 탔다. 때문에 권 여사가 조용한 내조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내조활동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들이 최근들어 나오고 있다. 이런 관측은 대외 일정들이 많아진 것 같다는 데서 비롯된다.29일엔 노 대통령과 함께 참여정부 들어 처음으로 청와대 여성사무원과 다과회를 가졌고, 서울 신림동의 장애인 고용 표준사업장도 함께 찾았다.22일에는 국군모범용사를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고,16일에는 인천지역 여성지도자들과 오찬을 하고 해성보육원을 방문했다.3일에는 암을 이긴 사람들을 초청해 격려했다. 청와대는 지난해 탄핵이 끝나고 난 뒤에 권 여사가 적극적인 내조활동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했던 적이 있으나 ‘없던 일’로 했다. 그래서인지 청와대는 권 여사가 적극적인 내조활동에 나선다는 관측에 “늘 해왔던 일을 하고 있다.”고 부인한다. 핵심관계자는 “방송통신대 명예후원회장, 세계여성학대회 명예대회장 등의 타이틀을 갖고 공식 행사에 참석하기 때문에 그렇게 비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특별히 나서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신문법·언론피해구제법 ‘몸살’

    신문법·언론피해구제법 ‘몸살’

    새달 28일 발효되는 ‘신문 등의 자유와 기능 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신문법)과 언론 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이하 언론피해구제법)이 몸살을 앓고 있다. 동아일보에 이어 지난 9일 조선일보가 신문법 관련 헌법소원을 제기하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세계일보와 문화일보도 각각 11,16일자 사설에서 신문법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시하며 이들 신문의 주장에 발을 맞추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한나라당이 신문법 등의 개정을 추진하기로 나서면서 이 문제는 정치권 문제로까지 비화되는 양상. 반면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이번 헌소가 언론개혁에 역행하려는 의도라는 취지의 기사를 내보내며 역공을 펴고 있다. 특히 언론개혁국민행동 등 언론 관련 시민단체들은 지난 16일 ‘신문법은 합헌’이라는 내용의 긴급 토론회를 연 데 이어 20일에도 기자회견을 통해 신문법의 합헌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세계·문화 등도 문제제기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신문법에 대한 헌법소원에 일부 신문에서 공감의 표시하면서 신문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세계일보는 11일자 사설을 통해 “신문의 보도 활동에 대한 규제를 포괄적으로 강화하는 것은 결국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문화일보도 16일자 사설에서 “언론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악법”이라면서 “악법 요소를 전면 폐기해야 옳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16일 문화관광위원회 간사인 심재철 의원 주도로 6월 임시국회 중에 이들 법의 개정을 추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와 관련, 오는 27일 공청회도 개최하며 여론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박근혜 대표까지 나서서 “개정안을 서둘러 내서 국제적 기준과 자유시장 경제에 맞지 않는 것은 걸러내야 한다.”고 했다. ●헌법소원은 언론개혁에 역행 언론개혁국민행동 등 언론 관련 시민단체들은 20일 기자회견에서 ‘신문법 흔들기’에 대해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를 요구하고 헌법재판소에 현명한 판단을 내려줄 것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언론의 자유를 언론사의 자유나 발행인의 자유로 착각하지 말라.”고 일침을 가했다. 앞서 지난 16일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김종천 변호사는 신문을 포함한 인쇄매체인 정기간행물에 언론의 공적 책임을 지우는 게 위헌이라는 조선의 논거에 대해 “여론 형성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매체라면 방송의 경우처럼 사회적 책임을 지우는 것은 당연하다.”고 맞섰다. 주동황 광운대 교수는 “조선 등은 언론을 탄압하는 정부와 이를 비판하는 야당지의 구도로 여론을 호도하며 신문법을 정쟁의 대상으로 이끌어 정치권의 개입을 유도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특히 친여 매체가 정권과 유착해 졸속으로 만들어낸 것이 이번 신문법이라는 조선 등의 시각에 대해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손석춘 한겨레 논설위원은 “이미 10년 전부터 언론노조를 중심으로 추진해 왔다.”면서 “하지만 ‘누더기’일 정도로 원래 의미에서 퇴색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이참에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방향으로 개정 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지금 대전청사에선] 네티즌 또 ‘맹폭’ 문화재청 홈피 몸살

    ●창경궁 만찬사태 이어 북한노래 파문 문화재청 홈페이지가 또다시 네티즌들의 ‘맹폭’에 몸살. 6·15 통일대축전 정부대표단으로 참석한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공식 행사장에서 북한영화 주제곡 ‘이름없는 영웅들’을 부른 사실이 알려진 지난 15일부터 분노와 항의 글이 쇄도. 지난 1일 세계신문협회의 창경궁 명정전 만찬사태와 관련, 부적절한 대응을 질타받은 지 10여일 만에 재연. 이번 파문은 유 청장이 지난 17일 사과문을 발표했음에도 홈페이지에 네티즌들의 글이 연일 도배되자 문화재청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흡연자들 “비라도 피할 수 있었으면…” 대전청사에 흡연 공무원들이 남모를 설움(?)을 호소. 대전청사에는 지하 1층과 건물 밖, 그리고 일부 짝수층에 흡연실이 있으나 10층 이하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은 4층 옥외공간을 끽연장소로 애용. 그러나 흡연 공무원들은 날이 뜨거워지고 장마철이 다가오면서 걱정이 태산. 뙤약볕과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이나 그늘이 전무한데다 재떨이마저 구석에 처박혀 있기 때문.A사무관은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의 처지가 처량하고 한심스럽게 느껴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며 “죄인도 아닌데 약간의 배려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관세청, 대박의 꿈 35년 만에 첫 내부 청장을 배출한 관세청이 여세를 몰아 내심 대전청사 최초로 차장까지 내부 임명을 기대하는 분위기. 재경부의 인사적체 등 주변 여건상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김용덕 청장의 건교부 차관 발탁에 이은 성윤갑 차장의 승진으로 열기와 분위기 조성은 최고조에 달해 있는 상황. 또한 차장 임명 후 이뤄질 인사 구도에도 직원들의 관심이 집중. 내부적으로는 행시 17회인 성 청장보다 고시 기수가 앞서는 국장들의 용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제주 통합안’ 시·도 내분 몸살

    제주도 행정구조개편을 위한 주민투표가 다음달 말로 예정된 가운데 제주시와 서귀포시 등 기초단체와 시민·사회단체가 투표 대상인 ‘혁신안(2개 통합시 형태의 단일 광역안)’과 ‘점진안(현행체제 유지후 점진적 기능조정안)’ 가운데 노골적인 ‘혁신안’ 반대운동에 나서는가 하면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이에 대한 적법성 여부를 묻는 등 제주사회가 내홍을 앓고 있다. 19일 제주도 등에 따르면 도는 지난 3∼4월 투표대상인 혁신안과 점진안에 대한 지역순회 설명회를 연 데 이어 여론조사 결과 87%가 주민투표 참여의사를 밝히자 행정자치부에 주민투표를 건의하는 등 본격적인 투표수순 밟기에 들어갔다. 이러자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도가 강행하려는 주민투표는 혁신안으로의 결정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난 16일부터 각개약진식 주민설명회를 열고 점진안에 대한 타당성을 집중 홍보하고 있다. 도내 20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올바른 제주도 행정계층구조개편을 위한 도민연대 준비위원회’도 17일부터 27일까지를 ‘풀뿌리 민주주의 수호 제주 투어’기간으로 잡고 도민들을 대상으로 “제주도가 모색하고 있는 혁신안은 기초자치단체를 제도적으로 없애고 주민의 참정권인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 선출권한을 폐지하는 반자치·반분권 도발행위”라며 혁신안 반대 운동을 펴고 있다. 이렇게 상황이 어지러워지자 도선관위는 중앙선관위에 ▲투표 발의기관이 아닌 기초단체의 주민설명회 타당성 여부 ▲주민투표 발의전 찬·반의사 표명의 사전투표운동 여부 ▲시·군의원 및 사회단체의 투표운동 가능여부 ▲주민투표 발의후 투표거부·불참운동 가능여부 등을 유권해석해 주도록 의뢰해놓은 상태다. 한편 제주도는 주민투표법 제8조 1항에 의거, 행정자치부가 17일 제주도에 행정구조개편에 따른 주민투표를 요구함에 따라 18일 이 사실을 지방일간지 등에 공표했다.이어 지방의회 의견 수렴-주민투표 발의 결정 및 통지-주민 투표요지 공표 및 선관위 통지 등의 법적절차를 거쳐 다음달 5∼6일에 주민투표 발의를 공고,7월27일이나 28일쯤 주민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與 ‘12인의 당게낭인’ 논란

    열린우리당 홈페이지 당원게시판이 몸살을 앓고 있다. 당원게시판의 대표 논객을 일컫는 ‘당게낭인(浪人)’12명이 사실상 홈페이지 여론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주장을 둘러싸고 논쟁이 분분하다. 당 지도부가 대책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자 당게낭인 등 일부 당원들은 “당이 당원과 일전을 불사하려 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16일 한 당원이 당원게시판에 지난 1일부터 보름동안 당게낭인 12명이 등록한 글이 485건에 이른다는 글을 올리면서 비롯됐다. 이는 같은 기간 등록건수 2201건의 20%를 웃도는 것이다. 이들의 글은 실용주의를 공격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문희상 의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개혁파를 겨냥한 안영근 의원의 발언이나 고건 전 총리의 지지의사를 밝힌 신중식 의원을 질타하는 내용이 많았다. 당 관계자는 “당 소속 의원들이 당원 게시판에 나타난 목소리를 간과할 수 없는 게 사실”이라면서 “당 지도부가 대책 마련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자 이번에는 당 지도부의 대처방식을 질타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19일 게시판에는 ‘당 지도부가 열성 당원을 음해하고 폄하한다.’,‘당원에게 선전포고한 지도부가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라는 등의 글이 속속 올랐다. 반면 ‘게시판 장악 시도를 중지하고 한나라당·민주노동당에 빌미를 주지 않아야 한다.’며 자제를 촉구하는 의견도 제기됐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정부규제 시작 막히기 전에…주택대출 홍수

    정부규제 시작 막히기 전에…주택대출 홍수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하는 부동산종합대책회의를 하루 앞둔 16일 은행들은 지독한 ‘주택담보대출 몸살’을 앓았다. 각 시중은행 본점에는 “이번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제한된다는데 사실이냐. 그렇다면 담보대출 영업을 접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영업점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영업점에는 “지금 당장 대출을 받겠다.”는 고객들의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은행들 PB영업도 비상 한 시중은행 강남지점장은 “최근 3∼4일 사이 대출이 30%가량 증가한 것 같다.”면서 “오늘만 대출을 문의하는 전화를 10통 이상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해 강남권 진입을 꿈꾸던 중산층들의 불만이 노골화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우리의 경우 평균 주택담보대출 금액이 8300만원에 불과하고, 많아야 2억∼3억원”이라면서 “주택담보대출로 투기하는 사람이 대체 얼마나 되겠느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자녀 교육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강남으로 이사할 계획을 갖고 있었던 김형운(40·서울 노원구 중계동)씨는 “교육과 생활 여건이 좋은 강남으로 이사하는 것도 투기냐.”고 항변했다. 부자들을 상대로 하는 PB(프라이빗뱅킹) 영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은행들은 그동안 PB 고객들에게 증여세를 대폭 줄일 수 있는 ‘부담부증여’를 소개해 주며 부자고객 유치와 거액의 주택담보대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왔다. 부담부증여란 부동산을 증여할 때 채무(대출금)까지 넘기는 것으로 채무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낼 필요가 없다. 그러나 1인당 대출 한도나 횟수에 제한이 가해지거나 담보인정비율(LTV)이 축소돼 담보로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이 크게 줄어들면 부담부증여의 매력도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담보인정비율 사수에 안간힘 한 PB 담당자는 “대부분의 PB 고객들은 담보대출이 아닌 거대한 금융자산으로 부동산 투자나 투기에 나선다.”면서 “주택담보대출의 최대 수요층은 기존의 아파트를 담보로 해 수익성이 좋은 아파트 한 채를 더 구입하려는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사람들까지 투기꾼으로 몰 수는 없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떼일 염려가 없는 주택담보대출은 은행들에 단연 매력적인 ‘장사’였다. 저금리 때문에 예금상품은 아무리 팔아도 별로 남지 않고, 기업 대출은 리스크(위험)가 크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금융감독 당국의 잇따른 경고에도 주택담보대출 경쟁을 멈추지 않았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003년 말 153조 3000억원에서 지난 5월 말에는 176조 2000억원으로 늘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어떻게 해서든 주택담보대출을 지키려 하고 있다. 은행들은 LTV 비율을 낮추면 서민들의 내집 마련을 더욱 어렵게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당국의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국세청은 16일 주택담보대출의 원금과 이자 등 상환금에 대해 강도 높은 자금출처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특히 고액대출자, 연소자와 무소득자의 주택담보대출금의 출처 조사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고액 대출자, 연소자, 소득이 불분명한 대출자, 주택담보대출금을 통한 부당한 부동산 증여·양도자들을 선별해 연 1회 이상 최장 5년간 자금출처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세청은 LTV 초과자의 명단을 금융감독원에 통보, 대출금을 거둬들이게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오승호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회기중 의장등 9명 17일간 ‘외박’

    17대 국회의원 299명 가운데 209명이 임기 첫 1년 동안 국회의 지원을 받아 한 차례 이상 외국땅을 밟았다. 대체적으로 소속 상임위에서 팀을 꾸려 나가거나 각종 국제회의에 참석하는 식이었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뚜렷했다. 적게는 한번, 많게는 8번까지 국회 예산을 지원받아 외국땅을 밟은 의원이 있는가하면, 단 한번도 못 간 의원도 90명이나 됐다. 국회의 지원을 받아 외국을 다녀온 의원 가운데도 ‘잘 나가는’ 의원은 다음과 같은 일정을 소화하기도 했다.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은 지난해 12월초 미국에 다녀왔다가, 한달 만에 다시 이집트·스페인·영국을 돌아보고 귀국했다. 돌아온 지 이틀 만에는 다시 일본으로 출국하는 ‘진기록’을 세웠고, 다시 2월 말에는 국회의장과 함께 멕시코, 미국으로 건너갔다. 특정 의원에게만 ‘기회’가 쏠리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국회 회기 중에 뻔질나게 외국을 드나드는 의원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김원기 국회의장은 지난 2월 25일부터 16박17일 일정으로 멕시코와 미국을 공식 방문했다. 열린우리당 박영선·최성, 한나라당 남경필·이계경·임태희, 민주노동당 권영길, 민주당 이낙연, 무소속 신국환 의원 등도 대동했다. 그러나 당시 국회는 3월2일까지 제252회 임시회를 열고 있던 상황이었고, 행정중심도시법 등을 놓고 여야가 치열하게 대립하던 시기였다.김 의장이 의장석을 뜨자, 김덕규 부의장이 ‘직무대리’를 맡아야 했다. 이를 두고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국회 회기 중에 의장이 외국으로 나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비슷한 예로 열린우리당 홍미영·유승희, 한나라당 권오을·김석준 의원 등은 지난해 12월5일부터 15일까지 프랑스와 네덜란드, 핀란드를 돌아봤다.‘전자정부 사업 고도화 관련 국회 시찰단’이라는 명목이었다. 당시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는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으로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이 몸살을 앓고 있었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열린세상] 세계경제 불균형, 어떻게 대처할까/현오석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

    최근 세계경제의 불균형이 확대되면서 지난달 G7회의에서는 세계 불균형 시정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성명이 발표되기에 이르렀다. 세계경제 불균형 문제의 진원지는 미국과 중국이다. 미국경제는 2004년도에 경상수지 적자가 GDP의 5.7%, 재정적자는 3.5%에 달하여 대외신인도가 흔들리고 있다. 불균형의 또 다른 축인 중국은 2000∼2004년 5년간 총 2544억달러의 외국인 직접투자를 국내로 끌여들였고, 수출의 급성장에 힘입어 동 기간중 1358억달러의 누적 무역흑자를 기록함으로써 세계의 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부상하였다. 특히 금년부터 섬유쿼터가 폐지되면서 중국의 대미 면바지 수출물량이 16배나 증가하는 등 중국 전체 섬유수출이 1∼4월중 전년동기 대비 32.9%나 증가하여 미국과 EU의 수입규제를 불러오고 있다. 한편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의 급등은 세계경제 불균형을 증폭시키고 있다. 국제유가는 2002년 초에 비해 2배 이상 상승하면서 석유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선·후진국의 경상수지를 악화시키는 동시에 세계경제 성장을 둔화시키고 있다. 원래 유가의 등락은 세계경기 동향과 연동되어 왔으나,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한 중국이 원유 수요 증가분의 약 40%를 흡수하면서 이러한 연동 트렌드도 깨어져 버렸다. 원유, 철강 등 원자재 가격은 향후 중국경제가 고성장을 지속하는 한 상승이 불가피한 것으로 예상된다. 바로 ‘China Impact’가 본격화되면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중국정부는 올해 1월 ‘중국 현대화보고 2005’ 보고서에서 2050년까지 중국경제를 세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려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세계경제의 불균형이 확대되면서 보호주의 망령이 되살아날 조짐도 보이고 있다. 미국은 경상적자 축소를 위해 달러화 하락을 유도하면서 미국 경상수지 적자의 약 25%를 야기하고 있는 중국에 ‘불균형 해소’를 위해 위안화 절상을 요구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달러화 하락으로 받게 될 고통을 분담할 자세가 되어 있지 않으면 달러화 하락이 환율전쟁과 보호무역주의로 연결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수출의 성장기여율이 지난해의 85.4%에서 금년 1·4분기에는 147.4%로 더욱 높아진 가운데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우리나라로서는 견디기 어려운 시련이 될 것이다. 이와 함께 G7회의에서 촉구된 바와 같이 세계경제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미국과 일본의 재정 건전화,EU의 구조조정 등이 본격화되면 이들 지역에 대한 우리의 수출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세계경제 불균형의 심화로 인해 지역경제통합이 확산되면서 지역경제통합에서 뒤처진 우리나라가 ‘수입규제가 아닌 수입규제’를 점점 더 크게 받게 될 것이다. 세계경제의 불균형 확산 문제와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들을 극복하는 데에는 지금부터라도 단편적인 대책을 서두르기보다는 먼 미래를 내다보면서 기본에 충실한 경제운영이 우선되어야 한다. 공자의 제자중 한 사람인 자하(子夏)가 고을의 태수로 임명되어 가면서 공자에게 앞으로 어떻게 마을을 다스려야 하는지 물어보았다. 이에 공자는 ‘욕속즉부달(欲速則不達)’, 즉 ‘일을 서둘러 공적을 올리려고 하다가는 도리어 목적을 이루지 못한다.’고 가르침을 주었다고 한다. 우선 대내적으로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거시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한 정부의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과 적극적인 추진이 필요하다. 기업들의 투자도 절실하다.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글로벌경쟁에서 우리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사람, 기술, 신산업 등 미래의 경쟁력 원천에 대한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대외적으로는 BRICs, 동유럽 등 선진국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신시장을 개척하는 한편 FTA 추진을 통해 시장을 확보하고 국내적으로는 경쟁을 가로막는 규제를 완화하는 노력을 일층 강화하여야 할 것이다. 현오석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  
  • 폐목 재활용 전도사 서초구목공소

    폐목 재활용 전도사 서초구목공소

    8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시민의 숲과 도로 하나 사이로 난 서초문화예술공원 인근은 사람들의 발길이 드물어 조용하기만 하다. 아름드리 나무숲 근처 공원 뒤에서 정적을 깨는 작은 망치소리가 들려왔다. 이 곳에는 180㎡(55평)짜리 목공소와 171㎡(52평)짜리 제재소가 들어서 직원 6명이 바쁘게 손길을 놀리고 있었다.58㎡(18평) 넓이의 장비창고, 그리고 야적장까지 합치면 대지 950여평에 이른다. 지금은 자원 재활용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손꼽혀 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지만 불과 3년 전만 해도 공원 이용객들이 내다버린 쓰레기로 몸살을 앓던 버려진 땅이었다. 서초구는 그해 3월 “관내 청계산과 우면산, 근린공원 등에서 태풍, 폭설과 같은 자연재해나 교통사고로 쓰러지거나 고사(枯死)한 나무들을 재활용해 자원 절약은 물론 주민 편의를 늘리자.”는 뜻으로 목공소를 만들었다. 이어 같은 해 11월 제재소를, 이듬해 11월 장비창고를 설치했다. 목공소에는 고속 만능 둥근톱과 목재 각도절단기, 전동 손대패, 충전식 핸드드릴 등 고급 장비를 갖췄다. 잔가지나 제품을 만들고 남은 것들을 부수어 퇴비, 톱밥 등으로 다시 재활용하는데, 여기에 이용하는 파쇄기의 경우 대당 3800만원이나 하는 고가장비다. 지금 2대를 갖고 있는데, 서초구는 곧 4800만원짜리 신형 1대를 들여올 계획이다. 버려질 위기에 있는 나무들이 이곳에 들어오면 먼저 옷으로 치면 디자인부터 한다. 나무의 크기와 품질에 따라 어떤 물건으로 만들 것인가를 가늠하는 것이다. 예컨대 부러진 나뭇가지는 굵기에 따라 겉과 속 무늬를 살려 작은 안내판으로 다듬는다.‘청계광장 가는 길’이라는 식으로 글을 새기고 니스를 칠하면 작품이 마무리된다. 컴퓨터에서 다운받은 서체로 밑글을 새긴 뒤 일일이 옛날 선조들이 옷을 다릴 때 쓰던 인두처럼 생긴 뾰족한 전기기구로 지져 덮어쓰기를 하는 방식이다. 의자와 같이 큰 제품인 경우 ‘이 의자는 우면산에 쓰러진 나무로 만든 것입니다.(2005.6)’라는 글씨를 새겨놓아 보는 이들에게 자원 재활용이 지닌 뜻을 되새기게 한다. 서초구 공원녹지과 김상천 조경팀장은 “지금까지 우리 목공소에서 생산한 편의시설은 모두 2만 9000여점으로 집계됐다.”고 소개했다. 자세히 뜯어보면 의자 1140여개, 팻말 1000여개, 방향 표지판 940여개, 안내판 274개, 안전 기둥 3160여개, 버팀목 4300여개 등이다. 서초구 본청은 물론 동사무소, 산하 기관의 직원들이 쓰는 업무용 책꽂이와 구청 앞마당에 있는 평상, 의자 등 편의시설도 모두 이 곳에서 만들었다. 목공소 하종연(52) 반장은 “그 덕분에 재활용 전도사로 불릴 만큼 알려졌다.”면서 “2001년엔 돈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청와대에도 납품을 하기도 했다.”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관심을 가진 뒤 직원들이 와서 2002년 5개, 지난해 3개의 의자를 가져갔다.”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청와대 직원들은 “대통령께 서초구가 설치한 목공소에서 만든 의자라는 보고를 올렸다.”고 말했단다. 글 새기기를 전담하는 여성 1명을 포함한 목공소 직원들은 “등산객의 입을 통해서나 직접 만든 시설들을 가까이 볼 때면 특히 무언가 사회를 위해 이바지하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해진다.”고 하결같이 밝게 웃었다. 값으로 따지면 얼마나 되는가 궁금하다고 슬쩍 물어봤다. 하 반장은 “품질을 떠나 시중에서 보통 의자 하나에 30만원 정도 하더라.”라면서 “언젠가 한 초등학교에서 소문을 듣고 찾아와 45만원 줄 테니 팔라고 요청해온 적도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품질에 대한 이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시설물의 수명은 4∼5년이다. 그런데 수입산 목재로 만든 것이 1∼3년인 데 비해 긴 데다, 다른 국산 목재와 비슷하지만 방부제를 전혀 쓰지 않은 친환경 상품이기 때문이다. 보통 목재에 쓰는 방부제는 독성이 강하다. 재활용할 나무는 우면산과 청계산 등에서 시설물 관리를 담당하는 직원 10여명이 들여온다.1년간 자연광 상태에서 건조하는 과정을 거치면 목재를 다듬기에 좋다. 연간 400∼500그루 정도 공급되며 수종(樹種)은 아카시, 현사시나무, 육송, 버즙나무 등 10여종이다. 산악에서 쓰러진 나무 외에 간벌, 각종 개발로 다른 시설에 장애가 되는 나무, 수종 갱신으로 뽑히는 나무들도 받는다. 하 반장은 “관내에만 해도 수요가 많아 하루 9시간 걸리는 작업이 빠듯하다.”면서 “아카시의 경우 말라버리면 못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단단하기 때문에 일반 업체에서 잘 생산하지 않는 제품을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보람이 크다.”고 뽐냈다. 정기적으로 설치한 시설물을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곧바로 교체해 안전을 유지하고 미관도 해치지 않도록 애쓴다. 다른 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하려고 하지만 점점 사라지는 업종인 데다, 나무가 많은 곳이 드물어 목공소 창업은 그다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버리는 나무 돌보는 ‘나무 고아원’ ‘나무 고아원’을 아시나요. 서초구는 또한 지난 3월부터 이사, 주택 재건축, 각종 공사 등으로 베어 없애야 하거나 키우기 어렵게 된 나무들을 시민들로부터 기증받은 뒤 옮겨심어 놓았다가 필요한 사람에게 분양해 주는 나무 고아원을 운영하고 있다. 나무를 심는 것보다 심은 나무를 잘 가꾸는 게 훨씬 경제적이라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고속버스터미널 맞은편에서 잠원초등학교 구간, 반포천을 따라가면 반포동 주공아파트 2단지 옆으로 길쭉한 ‘나무 터널’이 나타난다. 모두 2400여평에 자리한 나무 고아원에서는 현재 향나무, 단풍나무, 플라타너스 등 4000여 그루의 나무가 빽빽이 들어서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나무은행에 기증을 희망하면 담당 공무원이 직접 현장을 방문, 나무의 생육상태 및 수형 등을 판단해 나무은행에 옮겨 심게 되는데, 굴착에서부터 이식비용 일체를 구청에서 부담한다. 나무 고아원은 반포천 조경에도 한몫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정 기간 주인이 나타나지 않거나 요즘처럼 너무 숫자가 많아 솎아낸 나무는 목공소로 보내져 주민들을 위한 소중한 상품으로 다시 태어난다. 나무 고아원이나 목공소에 대한 문의는 (02)570-6395∼7.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천연기념물 곰솔의 ‘사투’

    천연기념물 제355호인 전북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 곰솔나무가 사경을 헤매고 있다. 전주시는 2001년 여름 누군가에 의해 나무 밑부분에 독성물질이 투여된 후 말라죽어가고 있는 곰솔나무를 살리기 위해 전체 나무 가지의 5분의4가량을 모두 잘라냈다. 시는 문화재청으로부터 ‘형상변경’ 허가를 받아 가지를 절단했다. 절단된 부분에는 영양분의 증발을 막기 위해 송진을 입히는 등 천연기념물 회생에 정성을 쏟고 있다. 시 관계자는 “죽은 가지가 계속 썩어 들어 가고 있어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죽은 가지를 잘라냈다.”며 “현재 살아 있는 가지는 4개로 이 가지가 잘 살아 천연기념물의 명맥을 이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가지마저 영양분 부족과 독극물 등의 영향으로 회생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시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전주시는 그동안 이 곰솔을 살리려고 곰솔 나무 일대 1100여평의 사유지를 사들여 소공원으로 조성, 나무 생육환경을 개선하고 영양주사를 놓는 등 천연기념물살리기에 정성을 쏟아왔다. 시는 이와 별도로 곰솔의 유전 형질을 그대로 이어 받은 후계목을 키우기로 하고 최근 전북도 산림환경연구원과 복제사업을 벌이고 있다. 곰솔은 주로 바닷가에 서식하는 해송(海松)이나 특이하게 내륙에서도 잘 자라 지난 88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령 450여년 된 나무다. 전주시 관계자는 “4년 전 누군가에 의해 독극물이 투여된 후 곰솔이 시름시름 몸살을 앓는 등 중병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만약 곰솔이 죽더라도 현장을 그대로 보존, 학생들의 교육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쓰레기 줍는 ‘푸른눈 산악지킴이’

    “서울 근교 산에 쓰레기가 없어질 때까지 쓰레기 줍는 일을 계속할 겁니다.” 한국의 산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영어강사 겸 산악인인 션 모리시(26)는 주변의 외국인 동료들과 함께 산지킴이 NGO인 한국등산연맹(KML:kml@cliffhanger.com)을 결성, 매달 한번씩 ‘산 청소’에 나섰다. 캐나다 출신인 모리시와 회원 등 13명은 지난 4월24일 처음으로 북한산 등산로와 암벽 곳곳에 버려져 있는 쓰레기를 수거해 내려왔다.3개조로 나눠 8시간 동안 20ℓ짜리 쓰레기봉투 20개 분량의 각종 쓰레기를 주웠다. 쓰레기를 줍는 모습을 보고 한국인 등산객들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모리시 일행은 격려 대신 쓰레기를 버리지 않았으면 했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모리시가 산지킴이 NGO를 결성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1년전쯤. 격주꼴로 서울 근교 산을 찾는 그는 등산로 근처에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는 쓰레기들을 보면서 “이게 아닌데.”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깨끗한 산 지키기에 관심있는 사람이면 한국인·외국인 할 것 없이 회비 10만원만 내면 회원이 될 수 있다. 회비는 쓰레기 봉투와 면장갑 사는데 쓰인다. 5월29일 두번째로 북한산에 다녀왔고 모리시와 동료들은 또 북한산 등 국립공원 주변의 무분별한 개발에 반대하는 서명운동도 펼칠 예정이다. 산들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건 너무 많은 사람들이 찾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산이 좋아 찾는 사람들을 막을 순 없지만 책임있는 등산인이 되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게 국립공원 입장료 인상. 쓰레기를 봉투에 갖고 내려온 등산객에게는 오른 입장료만큼을 입구에서 환불해주면 불이익이 없다는 설명이다. 2000년 12월 아시아 문화에 끌려 한국에 온 모리시는 환경운동 관련 책과 시집을 내고 2004년과 올 2월 히말라야 고지를 다녀온 아마추어 작가이자 산악인이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전문성 실종 ‘유목민 국회’

    전문성 실종 ‘유목민 국회’

    행정부를 치밀하게 견제하는 동시에 그와 더불어 국정을 심층 논의해야 할 국회 상임위원회가 ‘유랑 극단’처럼 변질되고 있다. 개혁을 표방하며 출범한 17대 국회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1년간 전체 의원 299명 중 46명이 상임위를 옮겨다니는 ‘유목민’ 처지가 됐다. 국회법 40조에 나오는 “상임위원 임기는 2년으로 한다.”는 규정이 무색할 정도로 ‘정치 유랑인 시대’를 17대도 이어가고 있다.“전쟁터로”“물좋은 곳으로”“적성이 맞아서” 등 타의든, 자의든 유랑하는 이유도 다양하다. 17대 국회 1년을 맞아 국회 사무처의 경과보고서와 국회 공보의 ‘위원회 사·보임’을 토대로 서울신문이 6일 그동안의 상임위 이동상황을 분석한 결과다. 사·보임 명단에 이름이 거론되는 46명은 전체 의석의 15%를 웃돈다. 정보·운영·여성위 등 겸임 상임위에서의 이동은 아예 제외한 수치다.‘부전공’은 차치하고 ‘주전공’을 바꾼 의원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가 된다. 이 가운데 29명은 ‘임시 땜질용’으로 상임위를 옮겼다가 ‘원위치’했다. 나머지 17명은 아예 다른 상임위로 완전히 이동했다. 한나라당 박창달 의원은 지난달 26일자로 국회 산업자원위원회로 옮겼다.‘원적’은 교육위였지만,17대 국회 1년 만에 같은당 맹형규 의원과 ‘맞트레이드’됐다. 산자위원장이던 맹 의원이 당 정책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위원장직을 내놓아야 했고, 마침 4·30 재보선으로 보충된 ‘초짜 의원’도 배정해야 해 ‘수혜’를 입은 것이다. 같은당 고흥길 의원은 결사 반대했던 언론관계법이 지난 연말 국회를 통과하자, 그동안 몸담았던 문화관광위를 떠나 행정자치위로 이동했다. 문광위를 평소 원하던 같은당 박찬숙 의원과 맞바꿨다. 같은당 안상수 의원은 교육위에서 ‘노른자위’로 일컬어지는 건설교통위로 이동했는데, 과천 지역구에서 행정도시법안으로 몸살을 앓자 지도부가 ‘배려’차원에서 신경을 썼다고 한다. 열린우리당 유시민,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전공을 살려 재정경제위로 갔다. 전에는 보건복지·정무위에 있었다. 한나라당 박종근 의원은 김무성 의원 후임으로 재경위원장에 오르며 당초 정무위에서 재경위로 옮겼다. 반면 원내 지도부들은 보복·환경노동위처럼 ‘3D상임위’도 마다하지 않는다. ●문제 상임위엔 ‘땜질용’ 임시 투입 29명의 의원들은 원래 상임위를 ‘베이스 캠프’로 삼고 있다가 ‘문제’가 터지면 지도부 지시에 따라 전략 요충지로 파견됐다.‘임무’를 마치면 복귀했다. 경제계나 법조계 등 전문 지식에 ‘전투성’까지 겸비한 의원들이 으뜸 대상이었다. 지난 연말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으로 시끌벅적했던 법제사법위에는 열린우리당 김태년·선병렬·송영길·우원식, 한나라당 김정훈·박승환 의원 등 6명이 투입됐다. 짧게는 2∼3일, 길게는 30일씩 상주하면서 여야 대치상황을 주도했다. 국민연금법이 걸려 있던 보건복지위,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놓고 여야가 맞섰던 정무위에도 일시적으로 ‘전사’들이 투입됐다. 열린우리당 천정배 당시 원내대표는 ‘친정’인 법사위 대신 환노위에 가 있었다. 한 측근은 “원내 전체를 진두지휘하려면 법사위만을 지킬 수 없어 부득이하게 소신이 강한 의원을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외유 중인 동료를 대신해 혹 있을 표결 대비 차원으로”라든가,“지도부의 지시에 의해서”라며 이동 경위를 설명하는 의원이 많았다. ●전문가 “말로만 원내정당” 의원들의 잦은 상임위 이동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국민대 김형준 교수는 “겨우 7∼8개월 일한 뒤 다른 상임위로 옮기고, 당직을 맡았다며 국회 상임위원장직을 내던지는 것 자체가 말로는 ‘원내정당’을 외쳐도 ‘원외정당’에 기대는 꼴”이라면서 “상임위는 최소한 2년, 많게는 4년 넘게 임기를 채워야 전문성과 책임감, 자율성을 길러 예전 국회와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延大 친일청산 공론화

    대학들이 학내 친일(親日) 청산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연세대가 대학 차원으로는 처음으로 관련 학술심포지엄을 열기로 했다. 연세대 국가관리연구원은 오는 27일 교내 대우관에서 ‘학원 친일문제,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연다고 19일 밝혔다. 숭실대 기독교학과 박정신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연세대 학교본부, 총학생회,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의 대표들이 토론자로 나선다. 양승함 국가관리연구원장은 “총학생회와 민주노동당 학생위원 등 재학생들의 친일 청산 요구가 이어진 것과 관련, 학교측이 지난달 초 우리 연구원에 관련 토론회 추진을 요청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숭실대 박 교수는 “이번 심포지엄이 연세대는 물론 서울대와 고려대 등 주요 대학들의 친일 청산 문제를 공론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친일 청산의 방법적인 문제에 대한 발표문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연세대는 백낙준 초대총장을 비롯해 친일 의혹이 있는 학내 인사들의 과거 행적을 역사 앞에 고백하고 기록으로 남겨야 하며 어두웠던 과거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일제 식민통치의 속박에서 자유로웠던 교육계 지도자는 없었던 만큼 친일 행적은 물론 그들이 한국 교육 발전에 헌신한 점도 함께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백 초대총장의 동상을 철거하는 것이 친일을 청산하는 것은 결코 아니며 과격한 행동은 또 다른 역사 왜곡을 불러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심포지엄 한번으로 교내 친일 역사를 청산할 수는 없겠지만 어두운 과거를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끄집어낸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연세대 민노당 학생위원회는 백 초대총장과 유억겸 연희전문학교 5대 교장 등 일제시대에 친일단체에서 활동했던 교직원 7명의 명단을 발표한 바 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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