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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런닝맨 논란, 홍콩 클럽서 취재진 폭행? 中팬 목격담보니…

    런닝맨 논란, 홍콩 클럽서 취재진 폭행? 中팬 목격담보니…

    ‘런닝맨’ 논란이 일었다. SBS ‘런닝맨’ 멤버들이 팬미팅 차 찾은 홍콩에서 추측성 보도로 몸살을 앓았던 사실이 밝혀졌다. 7일 중국 언론매체 시나닷컴은 홍콩과 대만 등 중화권 매체의 말을 빌어 “SBS ‘일요일은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 멤버들이 홍콩 팬클럽 미팅 이후 방문한 클럽에서 기자들과 몸싸움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지난 5일 홍콩 팬미팅을 마친 ‘런닝맨’ 멤버들은 간단한 식사 후 홍콩 방문 기념을 위해 클럽을 찾았다”며 “이후 멤버들이 클럽을 빠져 나가던 도중 한국 경호원 측과 현지 취재진 사이 충돌이 발생했고 결국 몸싸움으로까지 번졌다”고 전했다. 다른 매체들 또한 “런닝맨 멤버들이 현지 취재진을 폭행했다. 이는 런닝맨 멤버들을 향한 중화권 팬 사랑에 반하는 행동이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는 확인되지 않은 추측성 보도로 드러났다. 현장에 있던 중화권 팬은 웨이보를 통해 “런닝맨 멤버들은 클럽을 찾지 않았다. 현지 기자들의 과잉 취재에 런닝맨 멤버들이 안전이 오히려 걱정됐다”며 런닝맨 논란이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제대로 알자! 의학 상식]

    ●담배 ‘갈망의 시기’ 길게는 3년 금연을 시작하면 처음 3일이 가장 참기 힘들다. 집중이 안 되고 다리에 힘이 풀리며 우울함·소화장애·어지럼증·심한 배고픔·불면증 등 다양한 금단증상이 최고조에 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증상도 짧으면 3일, 길면 한 달 안에 사라진다. 금단 증상 뒤에 오는 진짜 ‘복병’은 ‘갈망의 시기’다. 담배가 갑자기 확 당기는 것을 갈망이라고 하는데, 담배를 보거나 냄새를 맡을 때, 스트레스를 받거나 술을 마실 때 끊었던 담배를 피우고 싶은 욕구가 갑자기 생긴다. 금단 증상은 길어야 한 달이지만 갈망의 시기는 최대 3년까지도 간다. 그 사이 담배를 완전히 참기는 너무 힘들다. 원칙적으로는 담배를 한 대도 피우지 않는 게 좋지만 중간에 잘못해 담배를 피웠더라도 금연에 실패했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왜, 어떤 상황에서 내가 담배를 피웠는지 검토하고 그 상황에서 ‘이렇게 하지 말아야지’ 하는 교훈을 얻어 금연을 지속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금연은 대단한 의지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일단 시작해서 실패하더라도 자꾸자꾸 실패를 극복하다 보면 결국 담배를 끊을 수 있다. ●감기? 폐렴? 어떻게 구분할까. 폐렴 초기 증세는 기침·고열·몸살 등으로 감기와 매우 비슷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매우 많다. 하지만 방치했다가는 구역·구토, 설사 등의 소화기 증상과 심한 두통, 피로감, 근육통, 관절통까지 생기며 심하면 호흡곤란이 올 수도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은 폐렴이 쉽게 낫지 않을뿐더러 폐렴으로 인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 더욱 조심해야 한다. 폐렴으로 인한 노인 사망률은 젊은 사람에 비해 최대 5배나 높다. 만약 감기 증상을 보이다가 객담을 동반한 기침, 숨을 쉴 때 가슴통증, 호흡곤란이 오면 바로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지병 때문에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거나 신장, 간 등에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기침과 열이 나는 증상만으로도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노인은 폐렴에 걸렸을 때 건강한 사람과는 다른 증세를 보여 감기와 더욱 헷갈릴 수 있다. 특별한 증상 없이 입맛이 떨어지거나 밤에 식은땀을 흘리고 기운 없이 시름시름 앓기도 하는데, 특히 지병을 앓고 있는 노인은 단순히 체력이 떨어져서 그런 것이라고 오인할 수 있으므로 보호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폐렴은 예방접종만 제대로 해도 균혈증이나 수막염과 같은 위험한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노인은 미리 예방접종 주사를 맞아두는 게 좋다. ■도움말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조홍준 전문의, 호흡기내과 허진원 전문의
  • [사설] 사고와 쓰레기로 난장판 된 여의도 불꽃축제

    그제 저녁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펼쳐진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안전사고와 쓰레기 투기로 얼룩졌다. 축제를 한강에서 즐기려고 탔던 배들이 뒤집히고 침수돼 하마터면 큰 인명 사고가 날뻔했고, 도로 등지에는 관람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다. 가을밤 불꽃은 한껏 즐겼지만 안전의식과 공중도덕은 눈을 씻고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쓰레기 투기 행태는 고질화한 듯하다. 서울시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여의도에는 불꽃축제를 보려고 시민이 100만명이나 몰렸다고 한다. 아무리 많은 인파가 몰렸다 해도 기초질서마저 무시한 시민의식은 한심하기 그지없었다. 도로와 한강공원 곳곳에는 음식쓰레기가 나뒹굴었고 시민들이 몰고 나온 차량은 도로에서 뒤엉켜 통제가 불가능했다. 서울시 등에서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음에도 시민들은 흘려들은 것이다. 한강사업본부는 행사장 인근의 공원에 대형 쓰레기통 60여개를 설치하고 청소 인력을 추가 배치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서울시 소방방재센터에 따르면 이날 다친 시민은 162명으로 집계됐고 이 가운데 21명은 병원 치료를 받았다. 만연한 개인주의의 현장이었다는 것 외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 한강 위에서 축제를 구경하던 요트 등 배 3척이 전복되거나 엔진 고장으로 표류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은 더욱 우려스럽다. 어린이들도 탄 12인승 요트는 구경을 하려고 움직이면서 균형을 잃고 전복됐다. 이들은 요트에 매달려 있다가 어선에 구조됐다. 근처에는 시민이 탄 작은 배들도 많아 더 큰 사고의 위험이 있었다. 대형 인명 사고가 나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다. 서울시나 경찰은 행사 전에 안전관리에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궁금하다. 한마디로 우리의 낮은 시민 의식을 그대로 드러낸 난장판 축제였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일깨워 준 경각심을 벌써 잊어버린 듯했다. 아무 데나 쓰레기를 버리는 습관적인 행동은 어김없이 재연됐다. 며칠 전 수만명이 운집한 홍콩 시위대가 폭우 속에서도 쓰레기를 깨끗이 치웠다고 해서 세계 언론이 칭찬했다. 쓰레기 분리수거까지 했다. “후대를 위해 법을 지키자”고 했다는 그들의 시민 의식이 부럽다. 시위를 감시하려고 베이징에서 갔던 중국 정부의 관계자도 “질서 있는 시위가 놀랍다”고 말했다고 한다. 홍콩보다 한참 뒤떨어진 우리의 공중도덕이 부끄러울 뿐이다. 이런 시민 의식과 안전 의식으로 어떻게 선진국이 될 수 있겠는가.
  • 결혼식 가는 길 막히자, 도로에서 식 올린 男女

    결혼식 가는 길 막히자, 도로에서 식 올린 男女

    자신이 오랫동안 꿈꾸던 결혼식에 가는 길, 극심한 교통체증 때문에 결혼식에 늦을 위기에 처했다면 당신의 선택은? >중국 최대의 명절인 국경절을 맞아 주요 도시로 향하는 고속도로가 몰려든 귀성차량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자신들의 결혼식에 늦은 한 커플이 아예 도로 위에서 결혼식을 올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중국 왕이닷컴 등 현지 언론의 2일자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일 국경절 첫날을 맞아 저장성 융캉시로 향하는 한 고속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했다. 무려 47㎞에 달하는 거리가 자동차로 꽉 찼는데, 그 가운데에 신랑 루씨와 신부 옌씨가 있었다. 두 사람은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던 도중, 이들의 사연을 접한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가 “무선 결혼식을 치러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신랑신부는 이에 동의했고, 곧장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는 결혼식 만찬과 어울리는 음악이 흘러나왔다. 신랑신부는 결혼식장에서 자신들을 기다리는 하객들에게 연락해 결혼식 연회장에 해당 라디오 프로그램이 나오도록 조치했다. 주례 및 사회는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가 맡았고, 두 사람은 결국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신랑은 벅찬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이런 어려움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게 시집온 신부에게 매우 감사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두 사람의 독특한 결혼식은 라디오를 통해 생중계 됐고 이어 중국 전역의 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의 부러움과 축하를 한 몸에 받았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결혼식 가는 길 막히자, 도로에서 식 올린 男女

    결혼식 가는 길 막히자, 도로에서 식 올린 男女

    자신이 오랫동안 꿈꾸던 결혼식에 가는 길, 극심한 교통체증 때문에 결혼식에 늦을 위기에 처했다면 당신의 선택은?중국 최대의 명절인 국경절을 맞아 주요 도시로 향하는 고속도로가 몰려든 귀성차량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자신들의 결혼식에 늦은 한 커플이 아예 도로 위에서 결혼식을 올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중국 왕이닷컴 등 현지 언론의 2일자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일 국경절 첫날을 맞아 저장성 융캉시로 향하는 한 고속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했다. 무려 47㎞에 달하는 거리가 자동차로 꽉 찼는데, 그 가운데에 신랑 루씨와 신부 옌씨가 있었다. 두 사람은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던 도중, 이들의 사연을 접한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가 “무선 결혼식을 치러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신랑신부는 이에 동의했고, 곧장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는 결혼식 만찬과 어울리는 음악이 흘러나왔다. 신랑신부는 결혼식장에서 자신들을 기다리는 하객들에게 연락해 결혼식 연회장에 해당 라디오 프로그램이 나오도록 조치했다. 주례 및 사회는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가 맡았고, 두 사람은 결국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신랑은 벅찬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이런 어려움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게 시집온 신부에게 매우 감사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두 사람의 독특한 결혼식은 라디오를 통해 생중계 됐고 이어 중국 전역의 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의 부러움과 축하를 한 몸에 받았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화보] 김규리, 임권택 감독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눈빛

    [화보] 김규리, 임권택 감독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눈빛

    베니스영화제에서 첫 공개돼 극찬을 받고 돌아온 영화 <화장>의 임권택 감독과 영화배우 김규리가 스타&패션 매거진<인스타일>을 통해 소감을 전했다. 베니스영화제 참석 소감에 대해 묻자 임권택 감독은 “문화가 달라 잘 이해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며 만족스러움을 표현했고, 배우 김규리는 “유럽인들이 얼마나 임권택 감독님을 사랑하는지 가까이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하며 “영화 상영이 끝난 후 기립박수를 15분 이상 받은 것 같다.”고 감격스러운 그날의 분위기를 전했다. 영화 <화장>은 수명을 다해가는 아내(김호정)를 둔 회사 간부 오 상무(안성기)가 젊은 여직원(김규리)과 사랑에 빠지면서 겪는 가슴앓이를 그리는 영화로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작품이다. 임권택 감독은 “전작들이 대부분 한국인 정서나 미적인 것이 소재였다면 이번 영화는 현대를 살아가는 중년 이야기”라고 소개하며 촬영 과정이 너무나 고되었다고 털어놓았다. 덧붙여 “촬영을 마치고 몸살을 두 달을 앓았다. 너무 힘들어서 좀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퇴에 대한 뜻은 아니다.”라며 일각의 추측성 은퇴 보도에 대해 부인했다. 영화 <하류인생>에 이어 영화 <화장>으로 두 번째 임권택 감독의 뮤즈가 된 배우 김규리는 “임권택 감독님은 나에게 아버지 같은 분.”이라며 “감독님의 어깨에 감히 손을 올릴 수 있는 배우는 강수연 선배님과 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날 촬영 현장에서 배우 김규리와 임권택 감독은 살가운 부녀 사이 같은 모습이었다고 <인스타일> 관계자는 전했다. 또한 김규리는 인터뷰에서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기를 관둬야 하나 고민했었다. 나에게 주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선택한 게 <정글의 법칙>이었다. 다녀온 후,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임권택 감독과 배우 김규리의 부녀 사이 같은 화보와, 두 사람의 남다른 인연을 비롯해 진솔한 이야기가 담긴 인터뷰는 <인스타일> 10월호 부산국제영화제 특별판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선홍색 피가 똑똑… 당신의 항문에 무슨 일이?

    선홍색 피가 똑똑… 당신의 항문에 무슨 일이?

    스트레스와 과로로 몸을 혹사한 직장인 이모(35·여)씨는 지난달 화장실에서 대변을 보다 변기에 고인 핏물을 보고 깜짝 놀랐다. 심한 변비를 앓을 때 화장지에 조금씩 핏방울이 묻어 나온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변기 한가득 새빨간 핏물이 고인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대장암, 직장암 등 무시무시한 질병의 이름이 머리를 스쳐 갔다. 이씨의 병명은 무엇이었을까. 이씨처럼 용변을 볼 때 출혈이 발생하면 보통 우리가 ‘치질’이라고 부르는 ‘치핵’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대장암의 징후일 수도 있다. 대변을 볼 때만 피가 나고 금방 멈춘다며 항문 출혈을 대수롭지 않게 넘겨서는 안 되는 이유다. 대장과 직접 연결된 항문은 장 건강의 바로미터이기 때문에 전문의들은 평소 항문 건강만 잘 체크해도 대장 질환을 방치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항문에서의 출혈은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통증이 없고 선홍색을 띠며 용변 후 화장지에 약간 묻어 나오거나 2~3방울 똑똑 떨어지기도 한다. 심한 경우 물총처럼 쭉쭉 피가 나오기도 한다. 또 용변을 볼 때마다 매번 출혈을 하는 사람이 있고, 과음을 하거나 피곤할 때만 집중적으로 피가 나오다 그치는 사람도 있다. 선홍색의 피가 나오는 경우는 대부분 치핵이다. 항문 내에는 평상시 가스나 변이 밖으로 새지 않도록 막아 주고 배변 시 충격을 완화해 주는 치핵이라는 조직이 있다. 이 치핵 조직을 연결하고 지탱하는 근육과 인대가 느슨해져 조직이 항문 밖으로 빠져나오는 것을 치질, 즉 ‘치핵’이라고 한다. 치핵은 보통 노화가 시작되는 40~50대에 많이 발생하며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많다. 다만 20대는 만성변비와 임신 탓에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17%가량 많다. 치핵은 초기에만 치료하면 수술 없이 간단하게 완치될 수 있는 질환이다. 대장·항문 전문 양병원 양형규 원장은 “일반인은 치질(치핵)이라면 무조건 수술해야 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보존요법과 약물요법으로 치료되는 경우가 70% 이상이며 실제로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30% 미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변에 피가 묻어 나오거나 검붉은 피가 점액과 함께 대변에 섞여 나온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항문에는 동맥과 정맥이 직접 연결된 동정맥루가 많아 항문에서 나오는 피가 정맥피라고 할지라도 검붉은 색이 아닌 동맥피의 선홍색을 띤다. 즉 선홍색 피는 항문 자체에 문제가 있어 나오는 것일 가능성이 크지만 검붉은 피는 대장 출혈일 가능성이 높다. 직장에서의 출혈은 약간 검붉은 색을 띠며 더 윗부분인 결장에서의 출혈은 좀 더 진한 검붉은 색을 띤다. 위나 십이지장에서 출혈이 발생하면 마치 자장 같은 색의 변이 나오는데 이를 아스팔트를 깔 때 쓰는 콜타르 같다고 해 ‘타르변’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대변 속에 검붉은 피가 섞여 나오면 직장이나 결장에 이상이 생겼다는 징조이며 대장암·궤양성 대장염·직장암 등을 의심해야 한다. 암은 자각증세 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통증이 없더라도 검붉은 혈변을 보면 반드시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아야 한다. 검붉은 혈변에 더해 체중이 갑자기 감소하고 조금만 움직여도 피로하거나 소화불량과 구토, 복부에 덩어리가 만져지면 대장암일 가능성이 크다. 변비도 문제지만 배변을 하루 3회 이상 하거나 배변 후 계속 변을 보고 싶은 잔변감이 있어도 직장암이나 과민성 대장염, 항문폴립, 직장폴립(용종), 궤양성 대장염일 수 있어 대장검사를 받아야 한다. 용변을 볼 때 항문에 통증이 느껴지면 3대 항문질환이라고 불리는 치핵·치열·치루에 걸렸을 가능성이 크다. 치핵·치열·치루는 항문질환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흔한 질병이다. 프랑스의 ‘태양왕’ 루이 14세는 치루를, 나폴레옹과 소설가 김유정도 치핵을 앓았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선홍색 출혈이 있으면서 용변 중 통증이 느껴지면 단단한 변 때문에 항문이 찢겨 생기는 ‘급성치열’, 용변을 다 본 후에도 극심한 통증이 계속되면 급성치열이 반복돼 만성이 된 ‘만성치열’, 항문 끝에 콩알만 한 알갱이가 생겨 부어오르며 통증이 느껴지면 ‘혈전(핏덩어리)성 외치핵’, 뚜렷한 질환이 없는데도 항문이 아프면 ‘항문거근증후군’, 항문 주위에 딱딱한 응어리가 생겨 붓고 아프면서 몸살 기운이 있고 머리까지 지끈거리면 ‘치루’나 ‘항문주위농양’이다. 특히 치루는 초기 증상이 감기와 매우 비슷해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항문 주위가 벌겋게 부어오르면서 곪기 시작하고 증세가 심하면 걸을 수조차 없다. 치열은 변비가 많은 20~30대 젊은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지만 치루는 남성 환자가 더 많다. 항문샘에 대변이 들어가 염증이 생기거나 세균 감염으로 항문에 고름이 터져 생기는데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남성호르몬과 연관된 것으로 추측할 뿐이다. 치루는 치료가 쉽지 않고 재발률이 높은 난치성 질환이며 오랫동안 치료하지 않고 내버려 두면 드물긴 하지만 치루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치루 수술을 여러 번 받게 되면 괄약근이 손상돼 변이 새는 ‘변실금’이 생길 수 있어 처음에 제대로 수술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치열도 고통이 극심하다. 용변을 본 후에도 20~30분간 통증이 이어지다 보니 화장실 가기가 두려워지고 결국 변비가 생긴다. 심한 변비는 치열을 더욱 악화시켜 악순환을 불러온다. 치열이 있으면 화장실을 가고 싶을 때 참지 말고 빠른 시간에 대변을 보고 나와야 한다. 급성치열은 항문연고만 발라도 2~3주면 완치되지만 만성치열은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 양병원 대장항문외과 박찬호 전문의는 “항문질환은 무관심 때문에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항문 출혈이 있거나 배변 습관에 변화가 느껴지면 1% 정도는 대장암 증상일 수 있어 조기에 정확한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대구 노사정 대타협, 다른 곳도 본받아야

    대구광역시의 노사정(勞使政)이 분규 없는 평화적 노사관계를 선언했다. 대구 지역 업계와 노동계 대표, 그리고 대구시가 지난 26일 노동계는 무분규와 과도한 임금인상 자제를 보장하고 경영계는 투자 활성화로 좋은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 고용 개선 등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노동계에서 한국노총대구본부만 참여하고 민노총이 빠져 아쉽지만, 지자체 차원의 첫 노사정 대타협 사례로, 자못 기대가 크다. 이번 대타협이 노사 갈등에 발목이 잡혀 침체일로인 한국경제를 되살릴 산업평화 협력 모델로 정착돼 다른 지자체로 확산되길 바란다. 대구시 노사정이 굳이 이런 내용의 평화 대타협 선포식을 서울에서 가진 것은 무엇을 겨냥하나. 두말할 것도 없이 최악의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일 게다. 대구시가 1인당 지역총생산(GDRP) 순위에서 16개 광역시·도 중 꼴찌를 차지한 지는 오래다. 주력이던 섬유업종이 사양화됐지만, 대체산업을 일구지 못한 탓이 크다. 대구 노사정이 그간 다져온 안정적 노사관계를 기반으로 ‘무분규 평화협정’을 지역 브랜드로 삼아 투자 유치에 나선 배경이다. 대구에 이어 광주광역시도 노사 안정을 통한 투자 유치와 지역경제 살리기에 나선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광주시는 최근 기아자동차 노조위원장 출신 인사를 사회통합추진단장에 내정했다. 기아차 광주 공장의 평균임금을 낮추되 다량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동안 지방의 산업현장에서 고액 평균연봉을 받는 대기업 노조가 파업을 벌이면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영세 협력업체들을 포함한 지역경제 전체가 홍역을 치르는 일이 다반사였다. 한진중공업이나 쌍용자동차 사태에서 보듯 울산·창원·부산 등 산업거점에서 연례행사처럼 앓는 몸살이었다. 대구·광주서 일기 시작한 노사 상생의 기운이 다른 지역으로 번져가야 할 이유다. 십수년째 선진국 문턱에서 맴돌고 있는 게 우리의 현주소다. 한국이 확실한 선진국 반열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요인은 여럿이다. 저하된 노동생산성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인 사회갈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사회갈등에 따른 경제적 비용이 최대 246조원에 이른다는 보고서가 말하듯 우리나라는 가위 ‘갈등 공화국’이다. 이 지경에 이른 데는 잦은 파업 등 노사 분규와 그 와중에 큰 피해를 보는 비정규직 문제 등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음은 불문가지다. 대기업 노조는 생산성을 웃도는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하고, 사용자 측은 비정규직 근로조건을 개선하는 데 힘써야 할 당위성도 여기에 있다. 부디 대구에서 물꼬를 틔운 노사정 대타협이 저성장의 덫에 걸린 듯한 한국경제를 회생시키는 큰 물결로 이어지기를 빈다.
  • [열린세상] 재건축 열기에 휩싸이는 아파트를 보며/강순주 건국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열린세상] 재건축 열기에 휩싸이는 아파트를 보며/강순주 건국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입지 조건이 좋은 강남의 다소 오래된 아파트 단지 앞에 현수막이 걸려 있다. ‘경축, 안전 진단 통과’라는 글귀가 적힌 현수막이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라면 그 글귀의 의미를 대부분 안다. 관리를 잘해 안전하다고 평가된 것을 축하하는 게 아니라, 아파트의 노후화가 심각해 재건축을 시행할 수 있으니 몇 년 후면 투자 가치 높은 고층의 아파트 단지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축하의 의미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일 것이다. 최근 아파트 재건축 열기가 다시 불붙고 있다. 정부가 4·1 부동산 대책으로 수직 증축 리모델링을 허용하고 얼마 안 돼 다시 9·1 부동산 대책으로 재건축 규제가 완화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15년 이상 된 아파트 주민들이 기로에 서게 됐다. 노후화 등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리모델링 추진 조합을 결성했다가 최근에는 재건축 규제 완화로 두 갈림길에서 고민하게 됐다. 수직 증축은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조건으로 층을 2~3개층 높일 수 있고 가구 수가 현재보다 10~15% 증가한다. 조합원 부담이 줄고 사업성을 기대할 수 있기에 그동안 강남과 분당을 중심으로 1기 신도시 아파트들이 리모델링 대상으로 주목을 받아 왔다. 그런데 정부는 9·1 대책을 발표하면서 리모델링이 아닌 기존 아파트를 모두 허물고 다시 신축을 하는 재건축의 길까지 쉽게 열어 주었다. 재건축 추진 연한도 기존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하고, 안전진단 기준도 완화했다. 지금까지는 안전진단에서 구조 안전성 항목이 40점을 차지해 지반 침하나 내구성 약화 등 구조적 문제가 있지 않는 한 재건축 판정을 받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주차문제나 일조환경 등 주거환경 평가가 기존 15점에서 40점으로 높아지고 배관 노후화와 층간소음도 포함시켜 재건축이 쉬워졌다. 아파트 안전에 큰 문제가 없어도 생활 불편만으로 재건축이 가능해진 셈이다. 재건축 완화라는 발 빠른 부동산 대책이 주택시장의 안정화를 꾀하려는 정부의 정책임을 누구나 다 안다. 아파트로 재산을 형성하던 사회적 욕망도 아직 거기에 놓여 있는 듯하다. 그러나 아파트의 모순을 해결하려는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고,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한 해결책으로서도 지속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더욱이 재건축을 기다리기 위해 아파트 관리를 소홀히 할까 우려스럽다. 우리의 미래를 향한 국토부의 주거환경 정책 비전은 과연 무엇일까 생각하게 된다. 경제 논리와 이익 추구에 지배되는 재건축 규제를 조였다 풀었다 할 게 아니라, 바람직한 주거환경을 어떻게 만들어가는 게 좋을지 고민해야 하는데 말이다. 아파트 수명이 선진국의 30%밖에 안 되는 평균 27년 정도에 그치는 현실 속에서, 탄산가스 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시멘트로 더 높은 고층화가 진행될 것이니 정부의 무책임이 느껴진다. 그보다는 총체적인 환경과 주거관리 의식을 제고해 보다 행복한 주거환경을 구상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경제논리에도 기여할 것이다. 경기부양 효과가 장기적이지도 않고 전국적이지도 않은 메뉴보다는 근원적인 주거환경 개선 정책을 모색해야 한다. 그래야 주택시장의 안정성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경제논리에도 부합한다. 국민의 주거환경에 대한 만족도와 행복도 증진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주택 스톡(stock)은 개인의 자산이자 사회적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현실은 경제적 이윤을 우선으로 하는 내구소비재로서의 성격이 강하다. 재건축 비율이 증가하면 자원 낭비라는 경제 문제뿐 아니라 환경까지도 수십년 몸살을 앓게 된다. 주거문화가 단절되고 흔들리며, 함께 자라온 나무와 꽃들까지 희생된다. 리모델링은 기존의 커뮤니티를 유지하며 노후화를 지연시키고 주거환경을 개선할 수 있어 궁극적으로 주택의 수명 연장과 환경 보존의 성격이 있었는데, 재건축 완화 발표로 흔들리고 있다. 결정은 아파트 주민들의 몫이다. 기존의 자연환경과 커뮤니티를 모두 포기하고 경제성 위주의 재건축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건물의 생애주기를 고려한 체계적 관리시스템을 구축하며 에너지와 탄소 절감형 친환경 리모델링으로 지속성을 선택할 것인지 아파트 특성에 따라 이제 주민들이 선택해야 한다.
  • [독자의 소리] 지역민이 만족하는 지역축제돼야/신상철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전국이 지역축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13년 기준 750여개의 지역축제가 있었는데, 하루에 2개 이상의 축제가 전국에서 열렸다는 것이다. 1995년 지방자치제 출범 이후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상품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10년 사이에 무려 500여개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결과다.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를 만들자는 명목으로 급조하다 보니 주제나 특성이 비슷한 것이 다른 지역에서도 동시에 열리고, 음식박람회나 연예인 초청공연 등 사람을 쉽게 모을 수 있는 전시성 행사 위주의 축제가 주를 이루고 있다. 결국 지역축제는 수익성에 따라 평가받게 되고 수익이 나지 않는 경우 존폐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이다. 수많은 외국인이 찾아 오는 보령머드축제처럼 지역경제에 보탬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같이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 전파한다는 지역민의 사명감과 애향심을 고취시키는 것이 축제의 중요한 의미라고 생각한다. 지역축제 기간 중의 교통 불편, 소음 등 지역민의 희생도 무시할 수 없으며 지역민이 즐겁지 않고 오히려 하지 말아야 하는 것으로 인식한다면 지역축제라 할 수 없을 것이다. 지역민들의 만족이야말로 지역축제 성공의 가장 중요한 열쇠다. 오는 10월에만 전국에서 100여개의 축제가 열린다. 지역민이 고향에 자부심과 애향심을 가질 수 있는 축제로 만들었으면 한다. 신상철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 [사설] 특검 공방 넘어 실질조사 방안 찾아야

    어제 국회는 본회의 개의 여부를 둘러싸고 몸살을 앓았다. 5개월 동안 법안 한 건 처리하지 못한 식물국회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며 본회의를 강행하려는 여당과 세월호특별법에 대한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야당 주장이 뒤엉켜 온종일 어수선했다. 세월호법과 별개로 시급한 민생 관련 법안만이라도 처리해 최소한의 국회 기능만이라도 살리라는 게 다수 여론이라는 점에서 야당의 본회의 반대는 설득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헌법이 정한 정기국회 일정마저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여야의 빈약한 정치력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그동안 요구해 온 세월호진상조사위원회 수사권·기소권 보장에 대해 유연한 자세를 보인 것은 막힌 정국에 숨통을 트게 할 지형 변화임에 틀림없다. 이른바 ‘세월호 피로감’이 점증해가는 상황에서 세월호유족대책위 간부들의 대리기사 폭행 사건으로 여론이 급속히 악화돼 가는 데 따른 태도 변화이겠으나 꼬인 매듭 하나를 풀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의 세월호법 논의가 금세 접점을 찾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당장 특검후보 추천을 놓고 여야 간 의견 차가 여전하다. 새누리당은 자신들 몫인 특검후보추천위원 2명을 세월호 유족들의 동의를 받아 선임하도록 한 2차 합의안에서 더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과 유족들은 여당의 추가 양보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맞서 있다. 내부적으로는 유족들이 여당몫 특검후보 추천위원으로 10명 정도를 제시하고, 이 가운데 새누리당이 2명을 선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렇게 되면 특검후보추천위는 사실상 야당과 유족이 선임한 4명과 법무부 차관, 법원행정처 차장, 대한변호사협회장 등 7명으로 구성된다. 대한변호사협회가 유족 측 법률지원을 맡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야당·유족 측 5명과 정부 측 2명의 구성비가 되는 셈이다. 새정연 안팎에선 이와 더불어 진상조사위에 강제소환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세월호법을 둘러싼 양측의 이 같은 공방의 이면에는 유감스럽게도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별개로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으로 이어지는 정치 일정에 대한 계산이 어른댄다. 새정연은 최장 2년까지 활동하게 될 진상조사위 활동을 통해 여권을 최대한 압박하겠다는 것이고, 같은 맥락에서 새누리당은 특검 추천 등에서 한사코 물러서지 않으려는 것이다. 한마디로 세월호 참사에 들이대고 있는 여야의 정략적 잣대가 세월호법과 국정 전반을 가로막고 있는 셈이다. 여야 모두 지난 4월 16일로 돌아가기 바란다. 참극 앞에서 함께 울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나라를 개조하겠다고 다짐했던 그날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여야가 따로 없고, 정치적 계산도 없었던 그때로 돌아가야 한다. 세월호를 가라앉힌 나라의 적폐와, 희생을 키운 정부의 부실 대응 모두 철저히 가리되 그 경중을 올바로 헤아릴 지혜를 공유해야 한다. 야당은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활용하지 들지 말고, 여당은 참사를 키운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다시는 이런 참극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정치적 계산을 배제한 실질적 진상조사는 얼마든 가능할 것이다.
  • [데스크 시각] 유커 600만 시대, 그러나 여기는 서울/황수정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유커 600만 시대, 그러나 여기는 서울/황수정 문화부장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필수 방문 코스로 통하는 서울 중구 명동의 유명 백화점. 대부분의 의류 매장에서 조선족 판매원들이 먼저 손님을 맞는다. 내국인 손님이면 판매원은 쭈뼛쭈뼛 응대하다 한국인 매니저를 불러준다. 한국인 손님이 흡족할 수준으로 상품을 상세히 설명해주기 벅차기 때문이다. 난감하기는 상대 쪽도 마찬가지다. 상품의 세부정보를 좔좔 쏟아내지 못하는 판매원이 답답하기만 하다. 서울을 찾은 유커들이 반드시 들르는 서울역의 대형마트는 사정이 더하다. 어딜 가나 중국 쇼핑객들이 좋아할 품목 위주로 생필품이 정렬돼 있다. 화장품 등 몇몇 매장에서는 한국어 안내를 받기 위해 한참을 기다리기도 한다. 자정까지 영업하는 매장에서는 유커들이 한밤중에도 잠을 안 자고 열심히 지갑을 연다. 그래서 동대문 쇼핑몰, 명동거리에서도 정작 한국인들은 이방인 취급을 받는다. 어느 화장품 매장에선 우리말이 어눌한 조선족 판매원을 대신해 ‘해결사’로 불려온 사람이 한국어 구사력이 조금 더 나은 조선족이어서 황당했다는 얘기도 들었다. 주객이 전도된 풍경은 서울시내에 이 말고도 많다.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는 아침 출근시간에도 사직공원 앞은 가뜩이나 좁은 도로의 한 개 차선이 유커 관광버스들 차지다. 급회전이 이뤄지는 그 비좁은 도로를 출근전쟁 시간대부터 관광버스에 내주는 서울시를 이해할 수가 없다. 지갑을 열기로 작정하고 찾아오는 중국인들이 내수 경제에는 가뭄에 단비다. 유커들의 증가세는 무섭다. 지난해 432만명이던 것이 올해는 600만명까지 올라갈 전망이라 한다. 서울에 머물다 간 유커는 올 들어 지난 7월까지만 336만명.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가까이 뛰었다. 하지만 손뼉만 치고 있을 일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유커 행렬의 알짜 수혜자는 백화점 같은 몇몇 유통업체들이다. 돌아가는 그들이 화장품, 옷 보따리 말고 우리나라에서 가져가는 게 얼마나 있을지 생각하면 민망해진다. 십중팔구 패키지 관광족인 그들에게 서울은 지금 쇼핑천국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한때 우리가 열광했던 홍콩 명품관광과 크게 다를 게 없다. 명동과 지척인 덕수궁, 경복궁 주변에서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유커는 드물다. 서울시내 지도를 짚어가며 인사동 길을 완상하는 유커는 더더구나 보기 어렵다. 우리가 들러리가 되고, 우리 것을 스스로 홀대하는 문화의 표정은 저열하다. 그 힘이 오래갈 리 없다. 그래서 이제라도 자존심을 챙기면 좋겠다. 유커 600만명 시대에 서울의 간판 백화점들이 우리말로 당당히 물건을 팔면 좋겠다. 해외 빈국들에서 “싸다, 싸” 외마디 한국어로 비위를 맞춰주는 관광체험을 우리도 해보지 않았던가. 그 초라한 후진국형 관광체험이 수도 서울에서는 가능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문화 자존심의 콧대가 높기로 소문난 유럽의 나라들을 굳이 끌어올 것도 없다. 한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베이징 왕푸징 거리를 최근 들렀다. 그곳에서 조선족 판매원이 입의 혀같이 한국어로 비위 맞춰주는 ‘대접’을 받아보지 못했다. 지갑을 열어주길 바라면서도 “우리를 느끼고 가는 건 당신 몫”이라는 배짱이 읽혔다. 요즘 세상에 말이 통하지 않아 물건을 못 사는 얼치기 관광객이 몇이나 되겠나. 생활 한국어 몇 문장이라도 외워 오는, 그 여행의 묘미를 그들에게도 돌려주자. sjh@seoul.co.kr
  • [정진곤의 살며 생각하며] 아제 아제 바라아제

    [정진곤의 살며 생각하며] 아제 아제 바라아제

    오늘 대학교 은사님이신 김종서 선생님이 세상을 떠나셨다. 전날이 91세 생신이셔서 아들과 딸 그리고 손자와 손녀들이 모두 모여 저녁을 함께 하시고, 평소처럼 약주를 하신 후 사모님과 함께 잠자리에 드셨다. 매일 아침 5시 30분에 항상 동작동의 국립묘지 주위를 산책하셨기 때문에, 그 날도 사모님께서 산책을 나가자고 깨웠지만 기척이 없으셨다. 세상을 떠나신 것이다. 살아계실 때에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복을 많이 받으셔서 부러움의 대상이셨는데 세상을 떠나실 때도 어찌 그리 잘 가실 수 있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대학을 다닌 60년대말과 70년대초만 해도 교수님들 댁에 세배를 다녔다.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개인집에서 사셨기 때문에 서울시내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교수님들댁을 찾아 다녔다. 가난한 대학생 시절이어서 돈을 모아 사과 한 박스들고 가서 인사드리고 덕담을 나눴다. 대부분 교수님댁에서는 간단한 다과와 함께 술이나 한 잔 얻어먹고 바로 나왔다. 우리도 갈 길이 바빴지만, 반갑게 맞이해주는 교수님들과 사모님이 그다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러 해 동안 찾아갔지만, 사모님을 한번도 뵙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내가 교수가 되어 제자들이 연초에 집에 찾아오게 되었을 때, 비로소 당시의 교수님들과 사모님들의 행동이 이해가 되었다. 새해 첫날부터 제자들을 집에서 맞이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내 집에 찾아온 손님들을 소홀히 대할 수도 없고 새해에는 시댁식구들 맞이할 준비에 여유가 없는 마누라에게 내 손님상까지 차려달라고 부탁을 해야만 하고, 제자들과 격의없이 대화를 나눈다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이었다. 이 때문인지 80년대 부터는 음식점에서 스승과 제자들이 함께 모여 신년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집에서 손님을 맞이할 번거로움을 피하게 된 스승님들과 집집마다 찾아다니면서 세배를 다녀야만 하는 수고를 덜게 된 스승과 제자들이 묘안을 찾아낸 것이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신년 때는 교수님들께 새해인사를 해마다 거르지 않고 찾아갔다. 세배꾼들이 저녁때 모이는 곳은 어김없이 김 종서 선생님댁이었다. 항상 선생님과 사모님이 반갑게 맞이해주시고 푸짐한 저녁상을 차려주셨기 때문이다. 방마다 그리고 거실까지 손님들로 가득해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우리는 미안한 생각도 없이 편안하고 즐겁게 밥을 먹고 술을 마시면서 저녁늦게까지 놀았다. 선생님은 방마다 찾아다니시면서 제자들에게 술을 따라 주시고, 제자들이 주는 잔도 사양하지 않고 받으셔서 해마다 새해만 되면 술이 취하셨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이지만, 사모님은 신정연휴 3일 동안 그 많은 세배꾼들을 위해 음식을 장만하고 대접하고 나면 며칠동안 몸살이 나서 앓아 누우셨다고 한다. 선생님도 새해에는 주독 때문에 며칠간 고생하셨다고 한다. 교수님과 사모님은 금슬이 매우 좋으셨다. 사모님은 언제나 밝게 웃으시고 말씀도 잘하셨지만, 선생님을 쳐다 보는 사모님의 눈에는 항상 존경과 사랑이 넘쳐났다. 사모님은 항상 선생님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정성껏 준비하셨고, 선생님은 사모님을 아끼고 사랑하셨다. 언젠가 약간 취기가 오르신 선생님은 약주를 좋아하셔서 술집도 많이 다니셨지만, 적어도 결혼을 하신 연후에는 단 한번도 다른 여자와 함께 자본적이 없다고 말씀하셨다. 그것이 사모님에 대한 신의를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하셨기 때문이다. 3남 2녀의 자식들도 한결같이 부모님을 존경하고, 서로 우애가 깊었다. 사회적으로도 훌륭한 직업을 가지고 존경을 받고 살고 있다. 복을 많이 받으신 분이셨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시는 선생님께 많은 사람들이 결혼식 주례를 부탁하였으나, 한번도 거절하신 적이 없으셨다. 평생동안 156쌍의 결혼식 주례를 하셨다. 선생님은 주례를 승낙하시면서 항상 아무것도 가져올 것이 없고, 나중에 결혼식 사진만 주면 된다고 말씀하셨다. 선생님께서는 주례를 부탁하는 사람들마다 너무도 반갑게 승낙을 하셔서 선생님은 주례를 즐겨하시는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막상 내가 제자들 주례를 해보니 보통 일이 아니었다. 결혼식은 대부분 주말에 하기 때문에 주례가 있는 주말에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 며칠전부터 주례사를 준비해야 하고, 최소한 옷도 미리 세탁을 해야만 했다. 늦으면 안 되기 때문에 항상 30분전에는 예식장에 도착해야 했다. 주례를 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었는데 내가 주례를 해보니 그 분들의 심정이 이해가 되었다. 누구든 주말에는 자기시간을 가지고 싶어한다. 이 점은 선생님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집에서 쉬거나 좋아하시는 등산을 하거나 금슬좋은 사모님과 함께 주말을 보내고 싶어하셨을 것이다. 제자들이나 아는 사람이 주례를 부탁했을 때마다 기꺼이 즐겁게 승낙하신 것은 선생님이 어렵고 힘드시더라도 다른 사람을 편안하고 즐겁게 해주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만약 선생님께서 불편해 하시면 부탁한 사람이 죄송하고 매우 당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 선생님은 항상 호탕하시고 모든 일에 감사하셨다. 누구를 만나든 항상 즐겁고 기쁘게 맞이해주시고, 격려 해주셨다. 잘 되거나 기쁜 일이 있을 때면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함께 즐거워하시고 좋아하셨다. 어려운 일을 당한 제자들에게는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안타까워 하셨다.   선생님이 어떤 사람을 나쁘게 이야기하는 것을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 대해서 나쁘게 이야기를 할 때는 아무 말없이 듣고만 계시다가 “그 사람도 그럴 수 밖에 없는 사정이 있겠지. 우리가 잘 모를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말씀하셨다. 아마도 선생님은 ‘不朽不淨’이니 더럽게 보이는 것도 아니고 깨끗하게 보이는 것도 아니니 우리들 눈에 보이는 대로 믿지 말고 본질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지라고 말씀하시고 싶어하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선생님은 사범학교를 졸업하신 후에는 초등학교에서 그리고 대학교를 졸업하신후에는 중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수십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셨습니다. 선생님이 우리들에게 ‘교사론’을 가르치실 때 오랫동안 교사를 하시면서 단 한번도 학생들에게 “조용히 해. 떠들지마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그 말을 들으면서도때 수업시간에 떠들었다고 벌을 서거나 매를 맞은 기억이 너무도 많기 때문에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생님은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떠드는 것은 선생님이 수업을 흥미없게 했기때문이 아니겠는가? 학생들이 떠들면 학생들을 나무랄 것이 아니라, 먼저 자신의 수업에 어떤 문제가 있는가를 살펴봐야만 한다”고 말씀하셨다.   선생님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귀감이 되는 삶을 사실 수 있었던 것은 본래부터 훌륭한 성품을 타고나셨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것은 선생님은 날마다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 닦으셨다는 것입니다. 매일 아침 산책을 하시면서 항상 ‘반야심경’을 외우셨습니다. 그리고 거의 매일 절에 가셔서 오전 내내 참선을 하시거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묵상하고 공부하셨습니다. 선생님께서 떠나시던 날도 여느 날처럼 ‘아제 아제 바라아제 비라승아제 모지 사바하’를 암송하시면서 극락으로 가셨을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선생님의 어질고 자상하신 모습을 뵙고, 호탕한 웃음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 金·文, 해빙 물꼬 텄다… 세월호법 양보 수위 ‘빅딜’ 나설 듯

    金·文, 해빙 물꼬 텄다… 세월호법 양보 수위 ‘빅딜’ 나설 듯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의 22일 회동 후 발표된 합의 사항은 ‘양당이 정치를 복원하고 국회를 빨리 열기로 했으며 국회 일정 및 세월호특별법과 관련해 양당 원내대표 간 대화 재개를 촉구한다’는 짧고 원론적인 내용이었다. 양측 관계자들은 “구체적인 합의 사항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협상의 주축이었던 여야 원내대표 라인이 가동을 멈추고 정기국회 개점휴업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여야 대표로 격상된 이날 회동에 시선이 집중됐다. 회담은 오후 4시부터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에서 30여분간 진행됐다. 모두발언 이후 20여분 만에 끝난 비공개 단독 회동은 일단 상견례 성격이 짙었다. 그러나 그동안 세월호 정국에서 여야의 격렬한 대결 구도가 장기적인 정국 경색을 불러오면서 양당의 ‘선장’이 직접 나서 정국 정상화의 물꼬를 튼 셈이다. 당 내홍으로 협상력을 잃은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연이은 협상 실패로 운신의 폭이 줄어든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다시 동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회담이 끝난 뒤 김 대표는 기자들에게 “박 원내대표가 현재 원내대표로 있는 이상 대화는 양당 원내대표 간에 하는 게 맞다”고 선을 그었다. 회동에 앞서 문 위원장 역시 “국회 (정상화) 문제이건 특별법 제정 문제이건 원내대표가 주인공이다. 우리는 푸시(압박)하는 것”이라고 원내대표들의 공간을 남겨 뒀다. 경색 정국에 숨통을 틔운 이날 회동 이후 양당 대표는 실무 협상을 다시 양당 원내대표에게 넘길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두 차례 합의 실패에서 확인됐듯 원내대표 채널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김무성-문희상 라인이 막전막후에서 이해관계를 조정, 정리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분석된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두 사람이 옛날 김영삼·김대중 민주화운동 시절부터 동지적 관계로 18대 국회에서 국방위를 함께 했다. 제가 당시 국방위를 함께 해서 잘 안다”며 의회주의자인 두 사람 관계를 전했다. 반면 유기홍 새정치연합 수석대변인은 “배석자 없이 두 분만 대화했기 때문에 깊은 말씀을 나눴을 것”이라고 말해 세월호 협상, 국회 정상화에 대해 깊숙한 공감대 내지 합의를 이뤘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여지를 남겼다. 양당 대표가 원내대표들에게 협상권을 미루기는 했지만 ‘빅딜’ 권한은 두 대표에게 주어졌다는 시각에서다. 두 차례에 걸친 원대대표 간 합의 무산 이후 세월호 협상이 4주 가까이 교착에 빠진 데다 박 원내대표는 사실상 당내 불신임을 받았기 때문이다. 관건은 여당 몫 특검추천위원에 대한 야당, 유족 동의를 구하는 재협상안을 두고 여야가 어느 선까지 양보할지다. 여당이 특검추천권에서 양보 여지를 보이고 야당도 절충안을 수용하면 탈출구가 마련될 수 있다. 다만 새누리당이 오늘 26일 단독 본회의를 소집해 91개 민생법안을 처리할 경우 상황은 악화일로를 걸을 수도 있다. 구체적인 합의가 없었다 하더라도 양당 대표가 첫 만남으로 협상에 첫발을 내디딘 것 자체가 의미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양당 대표는 서로 덕담을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문 위원장은 의회 민주주의자로서 평소 존경하는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자 문 위원장은 “김 대표가 (취임 축하) 난을 보내줘 감동했다”면서 “제가 야당 대표가 됐을 때 여당 대표, 또 여당 대표일 때 야당 대표에게 인사를 드리면 그분이 꼭 대통령이 됐다”고 화답했다. “김 대표는 늘 그런 기본을 어기지 않았고 통 큰 정치를 한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어 “동교동, 상도동 모임을 할 때 양측의 뜻이 같다는 의미로 ‘동-상’ 이렇게 하면 ‘상-동’ 하고 구호를 제창했다”고 소개했다. 두 사람이 각각 상도동·동교동계 수장인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같은 시대에 정치를 하며 교류했던 친분을 상기시킨 것이다. 회동이 끝난 뒤 김 대표는 기자들에게 “문 위원장과 언제든 만날 수 있다”면서 “정치에서 여야는 윈윈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서로가 상대의 파트너십을 가지고 상대를 이해하는 바탕 위에서 대화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대화 우선론을 폈다. 문 위원장은 별도의 발언 없이 자리를 떴다. 김 대표는 감기몸살로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의원총회 참석을 거른 채 의원회관 의무실에서 링거를 맞은 후 문 위원장을 맞았다. 김 대변인은 “김 대표가 오늘 몸이 좀 불편한 상황이지만 회동 일정을 잡았다. 길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20분 동안 옛날이야기도 하면서 진지하게 대화했다”고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낚시꾼에 몸살 앓는 새만금 ‘안전 경고등’

    새만금 방조제에 낚시꾼들이 몰려 안전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농어촌공사 새만금사업단에 따르면 전북 군산시와 부안군을 연결하는 35㎞의 새만금 방조제에서 고등어가 잘 잡힌다는 소문이 퍼져 지난달 말부터 낚시꾼들이 몰리고 있다. 평일에는 500여명, 주말과 휴일에는 1000여명에 이른다. 일부 관광객은 가족단위로 찾아와 방조제 도로변에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며 낚시를 즐기고 있다. 낚시꾼들은 고등어가 많이 잡히는 신시도 인근 3호 방조제 쪽에 집중적으로 몰리고 있다. 그러나 새만금 방조제 양쪽에 설치된 울타리를 넘어 바다에 접근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농어촌공사는 시설물유지관리 규정에 따라 방조제 울타리를 넘는 행위에 대해 행정기관에 고발하거나 신고할 수 있다. 하지만 낚시꾼과 관광객들은 농어촌공사의 이 같은 금지규정을 무시하고 있다. 실제로 낚시꾼들은 방조제 주변 울타리를 넘어 가파른 경사면을 오르내리며 낚시를 하거나 사진을 찍고 있다. 방조제 경사면에서 미끄러져 물에 빠지거나 다칠 경우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실정이다. 농어촌공사도 워낙 많은 낚시꾼이 몰리자 단속할 엄두를 내지 못한 채 안전사고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는 현수막을 설치하고 안내 방송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계도방송으로는 낚시행위를 통제하기 어렵다고 판단, 군산시에 방조제 일대를 낚시금지구역으로 설정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군산시는 관광객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낚시금지구역 설정 요청을 일단 보류했다. 시는 새만금 방조제 방문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제 발로 찾아오는 관광객을 쫓아내는 형국이어서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농어촌공사의 입장도 이해하지만 전국에서 몰려드는 방문객을 새만금관광을 활성화시킬 계기로 삼아야 하는 지자체의 입장도 있다”며 “농어촌공사와 절충점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환절기 목 임파선염, “원칙에 따라 제대로 진료받아야”

    환절기 목 임파선염, “원칙에 따라 제대로 진료받아야”

    추석 연휴가 지나면서 날씨가 부쩍 서늘해졌다. 연휴 기간 중 성묘와 친척 방문 등으로 피로에 지친 몸이 채 풀리기도 전에 급격한 날씨 변화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하루에도 큰 온도차를 보이는 환절기에는 몸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게 되어 면역력이 급격하게 떨어져 목감기, 코감기, 인후염, 임파선염(림프절염) 등이 발생하기 쉽다. 이 가운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 적절한 진단을 받지 못해, 치료시기를 놓치기 쉬운 질환이 바로 임파선염이다. 임파선은 혈액과 비슷한 조직액(림프액)이 흐르는 몸안의 기관을 말하며, 몸의 면역반응과 매우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 장기다. 임파선염은 임파선에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바이러스, 세균, 자가면역 등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우리 몸에는 수백개의 임파선이 분포해 있는데, 사타구니(서혜부), 겨드랑이(액와부), 목(경부)에 주로 임파선이 모여있고, 이 부위의 피부가 얇아서 임파선이 잘 만져진다. 과로를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몸의 면역 반응에 의해 임파선이 부어서 만져질 수 있지만, 임파선염을 비롯하여 임파선종양 등 각종 임파선 질환이 있을 때도 붓기도 한다. 이 둘의 차이점을 감별해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임파선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와 관련이 있어 외부에서 균이 들어오면 이에 반응하기 위해서 붓기도 하지만, 오히려 병이 이 통로를 타고 퍼지는 경우도 있다. 다른 병이 이 통로를 통해 퍼지면서 생기는 현상이라면 그 원인에 대한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임파선염일 때 나타나는 증상은 심한 몸살감기와 비슷하다. 고열, 몸살, 근육통, 전신 무기력증, 두통, 오한 등이 목에 만져지는 멍울과 함께 생긴다. 위드심의원 조우진 원장은 “임파선염은 일반적으로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인 경우가 많아 충분한 휴식과 함께 약물치료로 1~2주 정도 치료하면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치료에 호전이 없거나 좋아졌다가 자꾸 재발하는 임파선염은 정밀검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검사는 목 전문의의 경부촉진을 비롯한 진찰과 목 전체의 임파선과 장기를 확인하는 경부초음파,목안쪽의 동반된 이상유무를 확인하는 후두내시경, 면역상태 및 원인감별을 위한 혈액검사를 기본적으로 시행한다. 경부초음파를 통해 임파선염의 상태가 심하거나 종양 또는 특수한 임파선염과의 감별이 필요할 때는 임파선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조직검사는 바늘을 찔러서 세포,조직을 채취하는 방법과 피부를 절개하여 임파선을 꺼내어 확인하는 방법 등이 있다. 조우진 원장은 “임파선염 검사 시 단순하게 만져지는 표면에 있는 임파선뿐만 아니라 만져지지 않지만 깊숙하게 위치한 문제가 있는 임파선까지 검사하는 것이 중요하고 혈관, 신경 등 각종 목의 연조직들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목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의사가 목안팎의 상태를 통합적으로 확인하고, 최종적으로 경부초음파 검사를 통해 세심하게 확인하고 조직검사를 하는 과정에는 고도의 숙련된 경험과 기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조직검사의 종류에는 초음파를 보면서 정밀하게 검사하는 초음파유도하 세침흡인검사, 총조직검사와 수술적으로 임파선을 떼어내는 절제생검 등이 있다”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검사가 이뤄져야 하며 무조건 검사를 하거나 무조건 지켜보는 것이 아닌, 철저하게 원칙에 입각하여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위드심의원은 이달 30일에 전국 의사를 상대로 교육하는 위드심 초음파 아카데미에서 ‘경부 림프절 질환의 임상적 접근’이라는 주제를 갖고 임파선염의 진단과 치료에 대한 노하우를 널리 알릴 예정이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정홍원 총리 과로로 한밤 입원

    정홍원 총리 과로로 한밤 입원

    정홍원 국무총리가 12일 밤 한 병원에 긴급 입원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정 총리가 이날 업무를 마친 뒤 서울 시내 모병원에 입원했으며, 주말 휴식을 취한 뒤 다음주 초 종합 건강검진을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추석 연휴 과중한 일정을 소화하다 과로로 몸살을 앓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총리의 입원 기간은 건강검진 결과에 따라 길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는 이날 일부 간부에게 “전에는 피곤한 줄 모르고 활동해 왔는데 최근 정말 피곤함을 느낀다. 쉬면서 검진받을 계획이어서 (입원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다”며 자리를 비운 동안 업무를 챙겨 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 총리가 매주 진행하던 ‘총리의 토요 민생행보’ 등 주말 일정과 간부회의 및 국무회의 등 다음주 일정 일부가 취소됐다. 정 총리는 취임 이후 휴일에도 정책현장이나 민생현장을 찾아가는 현장점검을 빼놓지 않고 다녀 과로가 겹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는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5일 전방 군부대 위문 방문 등에 이어 추석 연휴 기간에도 철도역과 경찰청, 아동양육시설 등을 잇따라 방문했으며 진도 팽목항을 찾아 세월호 참사 유족들을 위로하는 등 쉴 틈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정 총리가 세월호 참사 이후 10여 차례 팽목항을 찾아 유족을 위로하고, 관계자들과 함께 수습하며 사실상 하루도 편히 쉬지 못했다”며 “이 같은 과로로 40대 건강을 자랑하던 총리가 최근 몸살을 앓아 이를 계기로 취임 이후 처음으로 건강검진을 받으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총리실 측은 “‘총리가 건강상 이유로 사퇴할 것’이라는 등의 소문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앞서 청와대 주변에서는 “정 총리가 꽉 막힌 세월호 정국의 숨통을 틔우기 위해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할 것”이란 소문이 나돌았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슈퍼카로 몸살…중동 ‘억수르’ 놀이터 된 英런던

    슈퍼카로 몸살…중동 ‘억수르’ 놀이터 된 英런던

    여름 휴가철이 되면 만수르 같은 중동 부자들의 ‘놀이터’가 되는 곳이 있다. 바로 영국 런던이다. 최근 데일리메일등 영국 현지언론은 런던 시내의 유명 호텔과 길거리가 중동 슈퍼리치들이 몰고 온 슈퍼카들도 넘쳐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동과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1%를 위한 각종 서비스가 자리잡은 런던은 중동 귀족들이 즐겨찾는 휴가지 중 하나다. 문제는 이들 슈퍼리치들의 행동이 현지인들에게 위화감을 주고 있다는 것. 보도에 따르면 이들 부자들은 자신의 슈퍼카를 아예 항공 화물로 싣고 런던까지 가져온다. 이 비용만 우리 돈으로 무려 3000만원. 이렇게 공수해 온 자동차를 탄 중동 부자들은 런던의 좁은 길거리를 휘젓고 다니면서 마치 ‘슈퍼카 퍼레이드’를 한다. 좀처럼 보기 힘든 슈퍼카를 눈으로 보고 기록으로 남기는 일반인 ‘카파라치’가 있을 정도. 이렇게 중동 부자들이 시내 곳곳에 돈을 뿌리고 다니지만 이에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 많은 시민들은 “거리가 슈퍼카들로 넘쳐나 운전에 지장이 있을 정도”라면서 “주차 법규도 지키지 않은 부자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일부언론은 “침체된 영국 경제에 도움이 크니 이들의 행동을 질투하면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7월 AP통신은 “이슬람의 금식월인 라마단(6월 29일~7월 28일)을 맞아 런던의 백화점, 보석 상점들이 중동 갑부들로 넘쳐나고 있다” 면서 “무슬림 갑부들이 대부분 영어를 막힘없이 구사해 런던이 쇼핑의 최적 장소가 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사진=TOPIC / SPLASH NEWS(www.topicimages.com)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슈퍼카로 몸살…중동 ‘억수르’ 놀이터가 된 런던

    슈퍼카로 몸살…중동 ‘억수르’ 놀이터가 된 런던

    여름 휴가철이 되면 만수르 같은 중동 부자들의 ‘놀이터’가 되는 곳이 있다. 바로 영국 런던이다. 최근 데일리메일등 영국 현지언론은 런던 시내의 유명 호텔과 길거리가 중동 슈퍼리치들이 몰고 온 슈퍼카들도 넘쳐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동과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1%를 위한 각종 서비스가 자리잡은 런던은 중동 귀족들이 즐겨찾는 휴가지 중 하나다. 문제는 이들 슈퍼리치들의 행동이 현지인들에게 위화감을 주고 있다는 것. 보도에 따르면 이들 부자들은 자신의 슈퍼카를 아예 항공 화물로 싣고 런던까지 가져온다. 이 비용만 우리 돈으로 무려 3000만원. 이렇게 공수해 온 자동차를 탄 중동 부자들은 런던의 좁은 길거리를 휘젓고 다니면서 마치 ‘슈퍼카 퍼레이드’를 한다. 좀처럼 보기 힘든 슈퍼카를 눈으로 보고 기록으로 남기는 일반인 ‘카파라치’가 있을 정도. 이렇게 중동 부자들이 시내 곳곳에 돈을 뿌리고 다니지만 이에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 많은 시민들은 “거리가 슈퍼카들로 넘쳐나 운전에 지장이 있을 정도”라면서 “주차 법규도 지키지 않은 부자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일부언론은 “침체된 영국 경제에 도움이 크니 이들의 행동을 질투하면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7월 AP통신은 “이슬람의 금식월인 라마단(6월 29일~7월 28일)을 맞아 런던의 백화점, 보석 상점들이 중동 갑부들로 넘쳐나고 있다” 면서 “무슬림 갑부들이 대부분 영어를 막힘없이 구사해 런던이 쇼핑의 최적 장소가 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사진=TOPIC / SPLASH NEWS(www.topicimages.com)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시론] 예술공론장과 큐레이터정신/김준기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

    [시론] 예술공론장과 큐레이터정신/김준기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

    민주와 인권의 도시 광주가 표현의 자유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광주정신이라는 고유명사를 내걸 정도로 광주는 한국현대사를 견인한 위대한 정신적 자산을 가진 도시다. 서울정신이나 부산정신에 비해 광주정신은 선명하게 도시 정체성을 대변한다. 하지만 광주정신이라는 굴레가 오히려 광주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인구 100만명이 넘는 거대 도시 광주의 정체성을 단일한 그 무엇으로 설명하는 것은 일견 자긍심이나 선명성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은 그 명성에 걸맞은 역동적인 사유와 실천의 두께를 더하기보다는 빛바랜 훈장처럼 퇴행적인 진영 논리를 반복 재생산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작가 스스로 전시 철회를 선언함으로써 일단 봉합 수순에 접어든 홍성담 걸개그림 ‘세월오월’ 사건은 광주의 속살을 들춰냈다.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지 못하는 도시 광주에서 광주정신이라는 것은 확정 불가능한 허상이라는 점이 명확해졌다. 만약 광주정신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역사가 부여한 안정적인 기표가 아니라 역사의 유훈을 호명해 현재의 시대정신으로 재생산하는 역동성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광주는 역동은커녕 역사적 유산마저도 퇴행시키고 있다. ‘세월오월’과 함께 유폐된 것은 비단 표현의 자유만이 아니다. 그것은 광주정신의 실종과 함께 예술적 공론장의 파국을 불러왔다. 예술적 소통이 매개하는 공공영역, 즉 예술공론장은 개념이자 제도다. 그것을 뒷받침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표현의 자유다. 언론이나 시민사회의 영역에서와 마찬가지로 예술에서 표현의 자유는 그 자체로 예술의 전제이자 존재 이유다. 근대적 개념의 예술은 종교와 권력의 요청에 부응해 주문생산을 하던 화공과 석공, 도공들이 스스로 작품 생산의 주인임을 선언하면서 예술의 자율성을 확립한 데서 출발했다. 따라서 예술의 자율성에 근거한 표현의 자유 없이 예술은 존재할 수 없다. 광주비엔날레가 홍성담 걸개그림을 전시하지 않은 것은 그 장을 온전한 예술공론장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데 제한을 두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광주에 비할 바 아니지만, 필자가 일하고 있는 미술관에서도 표현의 자유 문제로 소동이 벌어진 적이 있다. 해당 작품은 지난 대선 운동 기간에 특정 후보 이미지를 담은 포스터를 부산의 거리에 부착해 선거법 위반으로 법정계류 상태였다. 작가는 민감한 부분에 ‘사정상 이미지를 보여 줄 수 없다’고 쓴 A4 용지를 부착했는데, 이에 대해 시민과 언론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작가가 직접 손글씨를 써 붙인 것이어서 논란이 확산되지는 않았지만 사안의 민감성을 실감했다.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 프로젝트의 윤범모 책임큐레이터는 광주정신을 성찰하는 기획전 ‘달콤한 이슬 1980 그후’의 파행을 맞아 개막행사 이틀 후 사퇴 의사를 밝혔다가 우여곡절 끝에 복귀했다. 그가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은 표현의 자유를 지키지 못한 큐레이터의 자괴감 때문이었다. 그가 지키고자 했던 것은 직위가 아니라 정신이자 명예였다. 출품작에 관한 비평적 논의나 대책 없이 행정관료의 잣대에 먼저 노출된 소통 경로와 책임큐레이터에게 권한을 부여하지 않고 N분의1로 출품 여부를 결정하는 의사결정 구조는 큐레이터 정신을 병들게 했다.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느냐 제한하느냐 하는 해묵은 논쟁은 그다지 유용하지 않다. 더욱이 진영 논리에 빠져드는 정치적 의제와 표현의 자유 문제는 생산적인 논쟁을 기대하기 어렵다. 필자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큐레이터 정신이다. 첨예한 논점으로 사회를 일갈하는 예술가와 다양한 관점이 공존하는 대중 사이에 선 큐레이터의 판단력은 예술공론장을 지탱하는 막중한 역할을 수행한다. 큐레이터는 예술의 개념과 제도를 지탱하는 매개자이자 생산자이며, 한 시대의 정신문화를 갈무리하는 지식인이자 실천가다. 파국 이후의 지혜가 필요한 이 시점에 큐레이터 정신을 다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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