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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간 집안에 카메라 설치 불법 촬영’ 제약회사 대표 아들 구속기소

    ‘10년간 집안에 카메라 설치 불법 촬영’ 제약회사 대표 아들 구속기소

    집안 곳곳에 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10년 동안 자신의 집을 찾아온 여성들을 몰래 불법 촬영한 제약회사 대표 아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동부지검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구속돼 수사를 받던 이모(34)씨를 이달 10일 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화장실 변기나 전등, 시계 등 자신의 집 안 곳곳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집을 찾아온 여성들의 신체를 동의 없이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 이씨가 불법 촬영물들을 외부로 유포하거나 유통한 혐의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이씨의 노트북과 휴대전화, 카메라 등 통신 장비를 압수수색한 경찰은 이씨가 지난 10년간 최소 30명의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는 자신의 혐의를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혼자서 다시 보기 위해 이 같은 일을 벌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91년 만에… 일왕 장인에게 던진 ‘조명하 단도’ 확인

    91년 만에… 일왕 장인에게 던진 ‘조명하 단도’ 확인

    대만도서관 수장고 日서적서 사진 찾아 구니노미야 8개월 만에 부상 후유증 사망 타이베이 한국학교에 정부가 동상 세워1928년 히로히토 일왕의 장인이자 당시 군부 실력자인 구니노미야 구니요시 일본 육군 대장에게 독 묻은 칼을 던져 부상을 입혔던 조명하(1905~1928년) 의사의 단도가 91년 만에 발견됐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만 타이베이 국립대만도서관의 근대도서 수장고에 있는 ‘구니노미야 전하(殿下) 조난(遭難) 사건의 진상’이라는 일본어 서적에 조 의사의 단도 사진이 포함돼 있다. 이 책은 대만을 지배하던 일본 식민당국이 1928년 펴낸 것으로, 조 의사 의거 경위와 사회적 영향 등을 분석한 내부 문서로 처음 공개됐다. 사진은 당시 대만 내 일본 수사기관 증거자료의 일부로 추정된다. ‘사용한 흉기’라는 설명이 붙은 사진 속 단도는 길이가 한 뼘 정도로 짧았다. 이 책에는 ‘범행 현장’이라는 설명과 함께 조 의사 의거 직후 타이중 현장 사진도 담겨 있다. 조 의사 관련 당시 신문기사나 판결문 등 공개 기록에는 조 의사가 단도로 거사에 나섰다고 기록돼 있지만 단도의 모습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조 의사는 1928년 5월 14일 군 검열을 위해 대만에 온 구니노미야 대장의 타이중시 역 광장에서 열린 환영식을 이용해 그를 죽이려고 했다. 조 의사는 일본 군경의 삼엄한 감시를 피해 독을 바른 작은 단도를 몰래 갖고 들어가 일격을 가하려 했지만 경호관들에게 저지되자 손에 쥔 단도를 구니노미야 대장을 향해 던져 부상을 입혔다. 찰과상을 입은 구니노미야 대장은 후유증 등으로 8개월 만인 이듬해 1월 복막염으로 사망하게 된다. 조 의사의 의거를 막지 못한 책임으로 당시 대만 총독은 경질됐다. 이런 가운데 조 의사가 의거를 벌였던 대만에 91년 만에 그의 동상이 세워졌다. 지난 11일 타이베이의 한국학교 교정에서 조 의사의 종손인 조경환(63)씨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 정부 주관으로 스물셋 젊은 청년이던 조 의사의 모습을 형상화한 동상 제막식이 열렸다. 조 의사의 동상은 1988년 서울대공원에 세워진 것이 있지만 당시 동상은 조 의사의 후손들이 비용을 전액 부담해 세웠다. 서울대공원 동상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동상 건립 허가를 둘러싼 관계자들의 비리 및 비협조와 애국선열에 대한 무관심에 절망감에 빠졌던 조 의사의 아들 조혁래(2017년 작고)씨는 호주로 이민을 떠났다고 아들 경환씨가 언론에 전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등 돌린 가족·학교, 출산 뒤엔 생활고… “이 굴레 대물림 두려워”

    등 돌린 가족·학교, 출산 뒤엔 생활고… “이 굴레 대물림 두려워”

    편견·가난과 싸우는 청소년 부모 심층조사 그림자 가족. 복지 현장에서 청소년 부모가 꾸린 가정을 부르는 표현이다. 어린 산모(24세 이하)가 한 해 낳는 아기는 통계상으로만 1만 4600명(2018년 기준)이나 되지만 주변에선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싸늘한 사회적 시선을 피해 숨어 지내는 가족이 많아서다. 서울신문은 청소년 부모 가정을 취재하기 위해 4~5월 서울, 여수, 부산, 광주, 강릉 등 전국을 돌았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와 협업해 진행한 취재에서 100개 가정을 상대로 서면 또는 대면, 전화 인터뷰 등을 병행하며 심층 조사했다. 평균 19.3세에 출산한 100개 가정엔 각기 다른 사연이 있었지만 임신과 출산, 양육 때 겪는 공통적 패턴도 확인됐다. ▲임신과 동시에 주변의 지지가 끊기면서 산모는 홀로 고립됐고 ▲출산 후엔 경제활동을 하기 어려워 심각한 생활고를 겪었으며 ▲가난과 편견의 굴레 속에 갇힌 자신의 삶을 아이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해 분투했다. 김지연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박사는 “어린 나이에 출산을 택한 부모들은 무책임한 게 아니라 오히려 책임감이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어린 부모 스스로의 노력에 사회적 지원이 더해져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청소년 부모 가정도 사회 구성원으로 제 몫을 할 수 있다. 온 힘을 다해 살아가는 어린 부모들의 이야기를 과거와 현재, 미래로 시점을 나눠 엮었다. 주위 시선에 부담을 느끼는 사례자들의 요청으로 이름은 모두 가명 처리했다.# 과거 청소년 부모 대부분은 임신을 자각한 순간을 ‘악몽’으로 기억한다. 이성 간 교제 시기가 과거보다 빨라진 상황에서 성적 호기심 또는 상대방의 강압적 분위기 유도 탓에 성관계했다가 덜컥 아이가 생겼다는 사연이 많았다. 지난해 교육부 등의 ‘청소년 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성관계 경험이 있는 중·고교생 비율은 5.7%였다. 해당 연령(13~18세)의 주민등록인구가 309만 6947명이니 성관계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17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른 임신 경험을 극소수의 이야기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조사에 응한 청소년 부모 중 41%는 ‘피임에 실패해 임신했다’고 답했다. 또, 67%는 ‘임신사실을 알았을 때 두렵고 무서웠다’고 털어놨다. ‘아이를 낳아야 할까’, ‘부모나 친구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제대로 키울 수 있을까’, ‘학교는 다닐 수 있을까’ 등 10대 후반 또는 20대 초반의 청춘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고민이 한꺼번에 머릿속을 채웠다고 했다. 태아를 품은 청소년들은 벼랑 끝에 몰린 심정이었지만 주변의 지지는 기대할 수 없었다. 가족마저 우군이 돼 주지 않았다. 응답자들에게 ‘임신 사실을 알렸을 때 가족들의 태도를 1(부정)부터 10(긍정) 사이로 평가해 달라’고 했더니 평균 3.61점이 나왔다. 특히 청소년 부모 중에는 위기 가정에서 자란 이들이 많았다. 응답자의 32%는 “부모로부터 가정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58%는 가출 경험이 있었다. 서울에서 만난 정유정(24)씨도 아버지에게 수시로 맞고 자랐다. 고등학교 졸업을 한 학기 앞둔 18살에 아들 정우(6)를 몰래 낳았을 때 부모는 정씨 모자가 지내던 모자원에 찾아와 “아이를 포기하라”며 행패를 부렸다. 하지만 유정씨는 아들을 입양 보낼 수 없었다. 지옥 같던 현실에서 탈출구를 열어 줄 존재로 보였기 때문이다. 유미숙 한국미혼모네트워크 사례관리팀장은 “청소년 부모 중에는 불안정한 가정환경에서 자라 따뜻한 ‘진짜 가족’에 대한 갈증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학교나 친구도 울타리가 돼 주지 못했다. 임신 당시 33%만 학교를 다녔다고 응답했다. 학업을 중단한 이유로는 ‘출산과 생계유지를 위해 돈을 벌어야 해서’, ‘자녀 양육을 위해 복학하지 못해 자퇴 처리됨’, ‘임신으로 스스로 자퇴’ 등을 꼽았다. 학교에선 어린 부모의 임신 사실을 전혀 알아채지 못하거나 알게 되더라도 돕기보다는 자퇴를 권유하거나 퇴학 처리했다. 강원도에서 만난 강예원(25)씨는 “출산을 결심했다는 이유로 선생님들이 아기 아빠에게 ‘학교에서 나가라’고 했다”면서 “이후 실업계 학교로 복학해 졸업장은 땄지만 크게 상처받았다”고 털어놨다. 친구들 사이에선 “죽은 것 아니냐”, “남자를 어떻게 만났기에 그러느냐”는 등의 소문이 돌기도 했다. 손을 잡아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지만, 이들이 출산을 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만든 존엄한 생명이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유정씨는 “초음파 검사 때 들은 아기 심장 소리를 잊기 어려웠다”면서 “마치 ‘나 여기 살아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현재 초등학생부터 영유아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자식을 키우는 응답자들이 꼽는 현재의 가장 큰 어려움은 ‘돈 문제’다. 번듯한 직장을 다니는 부모들에게도 육아 비용은 어깨를 짓누르는 부담이다. 수입이 적거나 고정 수입이 없는 청소년 부모들에겐 더 큰 어려움일 수밖에 없다. 아이가 커질수록 돈 앞에 더 좌절한다. 정민아(25)씨 부부는 딸에게 미안할 뿐이다. 올해 6살 된 아이는 “친구들처럼 태권도 학원이랑 발레 학원을 가고 싶다”고 조른다. 하지만 들어주기 어렵다. 일용직으로 일하는 남편 이지훈(24)씨의 한 달 벌이가 100만원대 후반 수준인데다 민아씨는 셋째를 임신해 일할 수 없다. 민아씨는 “아이가 유튜브를 보면서 태권도 동작을 따라 하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생활고 탓에 아이와 생이별한 청소년 부모도 많았다. 전남 여수에서 만난 김이은(22)씨는 돈을 벌기 위해 아이와 떨어져 산다. 원래 집은 인천이지만 여수 펜션에서 일자리를 잡았다.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어 평일에는 두 살배기 아이를 친정 근처 ‘24시간 어린이집’에 맡긴다. 아이의 얼굴을 온종일 볼 수 있는 건 한 달에 한 번뿐이다. 이은씨는 “입양을 보내기 싫은 게 과도한 욕심인가 싶었다”고 말했다. 출산했다는 이유만으로 학교 밖으로 쫓겨난 청소년 부모들은 “그 흔한 학사 학위도 없어 구직이 더 어렵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뒤늦게 학교로 돌아가는 이들도 있다. 8살 딸을 혼자 키우는 홍예슬(25)씨는 올해 대학에 입학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는 게 목표다. 아이가 더 크기 전에 안정적 수입이 보장되는 직업을 구하지 못하면 생활고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어렵겠다고 판단했다. 어린 부모들은 아이에게 떳떳하고 싶어서(67%) 또는 예슬씨처럼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65%) 중단된 학업을 이어 가고자 했다. 안정적인 직업을 갖기 힘든 이들은 주로 ‘취업을 위한 기술교육을 받고 싶다’(27%)고 말했다. 문제는 뒤늦게 공부하려면 또 돈이 든다는 점이다. 예슬씨는 “학교에서 국가 근로로 일하면 1시간에 8350원씩, 매달 20만~40만원 정도를 번다”면서 “기초수급 등과 합하면 한 달에 100만원 정도를 손에 쥐는데, 교재 비용과 공과금, 교통비, 식비로 쓰면 저축하는 돈은 한 푼도 없다”고 토로했다. 유미숙 팀장은 “현금 지원이 어렵다면 이들의 건강권과 관련된 지원이라도 부족하지 않게 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어린 부모의 책임감은 다른 부모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심층조사에 응답한 어린 부모 중 48%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양육포기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부산에서 만난 김수연(17)양은 앳된 얼굴 때문에 두 살 난 딸의 언니로 오해받는다. 그럴 때마다 “제가 얘 엄마예요”라고 당당히 말한다.자신이 엄마임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계기는 뜻밖에도 출산 후 감행한 가출이었다. 돈 문제로 다투는 집안 어른들의 모습에 지친 수연양은 산후조리도 못한 채 딸을 친정에 두고 집을 나왔다. 그런데 갓난 딸아이가 자꾸 눈에 밟혔다. 수연양은 “입양을 생각하기도 했지만 딸이 너무 예뻐 떨어질 수 없었다”고 말했다. # 미래 청소년 부모들은 자신들이 겪었던 불행이 아이까지 덮치지 않길 바란다. 하지만 지극히 평범한 미래라도 준비하려면 다른 부모들보다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 대학원생인 박은경(23)씨는 5년째 교수님과 친구들에게 아들의 존재를 알리지 못했다. 미혼모에게 쏟아지는 질타를 겪을 만큼 겪었기 때문에 따가운 시선이 아들에게까지 향할 것을 생각하니 두려웠다. 한부모 가정에서 자란 은경씨는 “주변 사람들이 ‘이혼 가정에서 자란 사람과는 연애하고 싶지 않다’거나 ‘사랑받지 못한 애는 티가 난다’고 얘기할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면서 “내 아이에게 이런 아픔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가난도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은 미래다. 카페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딸(3)을 키우는 이민정(21)씨는 안정적인 새 직장을 구하려고 자격증을 10여개나 땄지만 취업이 쉽지 않다. 민정씨는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다”면서 “지금 사는 곳에서 너무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안정적으로 일하고 싶다”고 했다. 5살 난 아들을 둔 엄마 이지혜(24)씨는 “좋은 조건의 직장을 찾을 여유가 없다”면서 “대우가 열악해도 채용해 주는 회사가 있으면 감지덕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청소년 부모 자립지원 단체인 킹메이커 배보은 대표는 “‘어린데 어떻게 부모 노릇을 할 수 있느냐’는 등 대안 없이 비난하는 것은 어린 부모들의 삶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들이 사회에 뿌리내리고 자신들의 삶을 꾸려 나갈 수 있도록 사회가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중국서 컨테이너 몰래 탔다가 이태리로 간 고양이…아사 직전 구조

    중국서 컨테이너 몰래 탔다가 이태리로 간 고양이…아사 직전 구조

    이탈리아로 수출된 중국 컨테이너에 우연히 탄 새끼 고양이가 아사직전 상태에서 발견됐다. 이탈리아 언론은 6일(현지시간) 밀라노 근교 피오텔로의 세관으로 입고된 중국 컨테이너에서 생후 8개월로 추정되는 새끼 고양이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지역언론 ‘원티드 인 밀라노’는 “중국 새끼 고양이가 新실크로드 ‘일대일로’를 타고 이탈리아까지 왔다”고 전했다. 지난달 27일 발견된 이 고양이는 컨테이너 개봉 당시 아사 직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밀라노까지는 배를 타고 35일이 걸리는 데다 세관 검사에 또 열흘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고양이는 최소 45일을 꼼짝없이 컨테이너에 갇혀 있었던 셈이다. 피오텔로 세관 측은 “한 달 넘게 물과 음식 없이 컨테이너에 갇혀 있던 새끼 고양이는 비쩍 마른 상태였다”고 밝혔다. 발견 즉시 밀라노 시립 의료기관으로 옮겨진 고양이는 서서히 건강을 되찾고 있다. 고양이를 진찰한 밀라노시립병원 수의사 파비오 마피올레티는 “고양이가 처음 병원으로 왔을 때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아사 직전이었다. 현재는 스스로 먹이를 먹을 수 있을 만큼 회복됐다”고 밝혔다. 마피올레티는 또 “겨우 8개월 된 고양이가 컨테이너 안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의문”이라면서 “벌레 등 최소한의 먹잇감을 찾은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수의사들은 중국에서 온 이 새끼 고양이에게 ‘시나’(Cina)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건강기록이 없는 이 고양이는 일단 전염병 검사 등을 마치기 전까지 다른 고양이와 분리돼 45일간 보호소에서 지낼 예정이다. 지난 8일 밀라노 보건당국이 공유한 ‘시나’의 사진은 중국에까지 퍼져 2억 3000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중국 시진핑 주석의 대표적인 외교 정책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는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육상 실크로드(일대)와 동남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해상 실크로드(일로)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대일로가 구축되면 중국을 중심으로 육·해상 실크로드 주변의 60여 개국을 포함한 거대 경제권이 구성된다. 이탈리아는 지난 3월 G7 국가 중 처음으로 중국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하는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여기는 남미] 베네수엘라 영부인, 해외서 초특급 호화판 생활 중

    [여기는 남미] 베네수엘라 영부인, 해외서 초특급 호화판 생활 중

    중남미의 유명 기자가 베네수엘라 영부인의 근황을 파헤쳐 눈길을 끌고 있다. 페루의 중견기자 하이메 바일리는 9일(현지시간) 자신의 방송 프로그램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가 해외에서 호화판 생활을 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보도에 따르면 플로레스는 도미니카공화국에 몰래 입국, 푼타카나라는 곳에 위치한 웅장한 저택에 살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사마르크 로페스와 타레크 엘아이사미 등 두 사람의 명의로 구입한 저택의 규모는 자그마치 6696m²다. 부동산중개업자들은 "카리브를 내려다보고 있어 초특급 입지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마어마한 규모지만 저택에 방은 딱 8개뿐이다. 6개의 방엔 방마다 화장실과 드레스룸이 갖춰져 있다. 나머지 2개 방은 게스트를 위한 공간 또는 사무실로 사용할 수 있는 곳이다. 카리브에서 물을 끌어다 공급하는 대형 수영장이 설치돼 있어 굳이 바다로 나가지 않아도 카리브를 만끽할 수 있다. 저택은 푼타카나에서도 집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폐쇄형 단지 안에 있다. 폐쇄형이라 치안불안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탁월한 입지와 쾌적한 환경 탓에 저택은 최소한 시가 1800만 달러(약 212억8500만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 부동산중개업자는 "당장 매물로 나온다면 1800만 달러는 쉽게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 바일리는 "러시아가 제공한 비밀 항공편으로 베네수엘라를 빠져나온 플로레스가 줄곧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다"면서 "극단적인 가난에 빠진 베네수엘라와 영부인의 초특급 사치가 묘한 대조를 이룬다"고 주장했다. 한편 도미니카공화국의 푼타카나는 카리브의 고급 주거지 중에서도 최고로 평가된다. 카리브 저널은 "개발 상태와 라이프스타일, 레포츠 시설, 사생활 보호 등을 기준으로 할 때 푼타카나는 카리브를 낀 고급 주거지 중 최고"라고 소개했다. 사진=클라린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모던패밀리’ 백일섭 “바람핀 父와 3명의 母” 가정사 고백

    ‘모던패밀리’ 백일섭 “바람핀 父와 3명의 母” 가정사 고백

    백일섭이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는 영원히 입 닫을 것”이라고 고백해, 주위를 숙연케 한다. 그는 10일 오후 11시 방송하는 MBN ‘모던 패밀리’(기획 제작 MBN, 연출 서혜승)에서 김형자의 집에 초대받아 두런두런 인생 이야기를 나누던 중,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털어놔 코끝을 찡하게 만든다. 앞서 김형자는 백일섭과의 오랜 친분으로 ‘모던 패밀리’에 전화 출연한 것은 물론, 게스트로도 나선 바 있다. 당시 백일섭을 집으로 초대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번에 그 약속을 지킨 셈. 특히 김형자는 일섭의 입맛을 누구보다 잘 안다면서 진수성찬을 차려내고, “그때가 좋았지”라며 첫 만남부터 전성기 시절 에피소드, 졸혼에 대해서까지 이야기를 술술 풀어낸다. 하지만 ‘철벽남’ 백일섭은 “여자 혼자 사는 집에 단둘이 있는 것은 보기 좋지 않다”며 템페스트의 보컬 장계현을 초대한다. 장계현은 “일섭 형님이 남자들에게 인기가 엄청 많았다”며 그를 치켜세우는데 일섭은 “실제로는 잘 살지도 못하면서”라고 말끝을 흐리다, “사실 난 가정적으로 불우했다”고 돌연 가정사를 털어놓는다. 그는 “우리 엄마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들이 많다. 예전에 (방송에서) 우리 아버지가 바람피워서 여러 엄마(세명)가 있다는 이야기만 했지, (친)엄마에 대한 이야기는 안했다. 아마 영원히 (입을) 닫을 거야”라며 고개를 떨군다. 이어 “마음에 병이 있었다”라고 나지막이 덧붙인다. 제작진은 “그동안 백일섭이 ‘꽃보다 할배’란 트로트 곡을 발표하고 손주들과 고향인 여수 여행을 다녀오는 등 ‘버킷리스트’를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밝고 도전적인 모습 이면에, 남모를 비밀과 외로움이 있었다. 이를 곁에서 지켜봐주고 응원해주는 소울메이트들이 있기에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게 아닐까 한다. 인생의 황혼에도 아름다운 우정과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에피소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10일 방송하는 ‘모던 패밀리’에서는 화장품 광고 촬영을 하다 눈물범벅이 된 박원숙의 이야기와, 남성진으로부터 패러글라이딩 프러포즈를 받고 감동에 젖는 김지영의 결혼기념일 데이트, 아내 몰래 모아놓은 미니카 1000대를 처음 공개하는 류진의 대환장 스토리가 펼쳐진다. ‘모던 패밀리’는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방송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골목식당’ 백종원 “여긴 출연시키면 안 돼” 역대급 분노

    ‘골목식당’ 백종원 “여긴 출연시키면 안 돼” 역대급 분노

    ‘골목식당’ 백종원이 분노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8일 방송되는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는 지역경제 살리기 프로젝트 세 번째 지역인 전남 여수 청년몰 ‘꿈뜨락몰’ 편이 공개된다. ‘백종원의 골목식당’ 14번째 골목은 여수 중앙시장에 위치한 청년몰 ‘꿈뜨락몰’로 오픈한 지 9개월째지만, 현재는 폐업하는 가게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백종원은 최근 진행된 첫 녹화에서 꿈뜨락몰을 살리기 위해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장님들 몰래 가게를 기습 방문했다. 백종원이 방문한 꿈뜨락몰의 첫 번째 가게는 다코야키집이다. 겉보기에는 깨끗했지만 구석구석 점검할수록 위생은 총체적 난국이었다. 지저분한 흔적들에 보다 못한 백종원은 냉장고 문을 열기조차 두려워했다. 이어 백종원은 버거집 주방 점검에 나섰다. 버거집 사장님은 평소 손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냉장고 안에 식재료를 가득 채워놓아 백종원은 물론 MC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특히, 사장님은 모든 재료의 원가에 집착하는 독특한 모습을 보였는데, 사장님이 원가를 외울 수밖에 없었던 눈물 어린 사연은 방송을 통해 공개된다. 마지막으로 백종원이 찾은 가게는 꼬치집이었다. 가게를 둘러보던 백종원은 촬영에 대비해 겉핥기식 청소를 한 것을 단숨에 눈치채고, 더 꼼꼼하게 주방을 살피기 시작했다. 급기야 쓰레기통을 뒤져보기까지 한 백종원은 꼬치집에 “여긴 출연시키면 안 돼!”라고 외쳤다. 역대급 분노를 표출한 백종원을 지켜보던 정인선은 놀란 나머지 “못 보겠다”라며 고개를 돌리기까지 했다. 첫 가게 점검부터 순탄치 않았던 여수 꿈뜨락몰 사장님들의 정체는 오늘 밤 11시 10분에 방송되는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해투4’ 강남 “이상화, 나 싫어하는 줄” 러브스토리 공개 [공식]

    ‘해투4’ 강남 “이상화, 나 싫어하는 줄” 러브스토리 공개 [공식]

    ‘해투4’에서 강남이 이상화와의 러브스토리를 털어놓는다. 매주 유쾌한 웃음으로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는 KBS 2TV ‘해피투게더4’(이하 ‘해투4’)의 오는 9일 방송은 ‘눈이 부시네’ 특집으로 꾸며진다. 이날 방송에서는 눈부신 존재감을 장착한 노주현-정영숙-민우혁-강남-윤태진-진아름이 출연해 숨겨왔던 예능감을 모조리 폭발시킬 예정이다.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강남은 이상화와의 첫 만남을 공개해 이목을 끌었다. 강남은 “정글에 갈 때 비행기에서 이상화와 옆자리였다. 그런데 갑자기 이상화가 곽윤기 선수와 자리를 바꿨다”고 말해 그 배경에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어 “이상화가 날 싫어하는 줄 알았다”며 첫인상을 고백했다. 뿐만 아니라 강남은 “정글에서 이상화와 썸이 전혀 없었다”고 밝히며 썸의 전말을 모두 공개했다는 후문이어서 기대감이 증폭된다. 그런가 하면 강남은 이상화가 직접 준비한 생일 이벤트를 공개하기도 했다. 강남은 “생일 날 나와 이상화의 스케줄이 안 맞았는데 이상화가 몰래 풍선과 케이크를 준비해 놓았다”며 알콩달콩한 연애 이야기를 전했다. 이에 더해 강남은 공개연애를 하게 된 계기를 전하며 이상화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 닭살을 유발했다는 전언이다. 한편 이날 강남은 “이상화에게 에피소드를 사전 확인 받았다”며 이상화 바라기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고. 이에 강남이 이상화에게 컨펌까지 받아야 했던 연애 에피소드가 무엇일지 궁금증을 폭발시킨다. 최고의 스타들과 함께하는 마법 같은 목요일 밤 KBS 2TV ‘해투4’는 오는 9일 목요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아내의 맛’ 조안♥김건우, 회전목마 앞 기습 뽀뽀 ‘영화 같은 모습’

    ‘아내의 맛’ 조안♥김건우, 회전목마 앞 기습 뽀뽀 ‘영화 같은 모습’

    ‘아내의 맛’ 조안, 김건우 부부가 심야 놀이공원 데이트 중 사랑이 퐁퐁 샘솟는 ‘회전목마 키스’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조안-김건우 부부는 지난 30일 방송된 TV조선 ‘세상 어디에도 없는, 아내의 맛’(이하 ‘아내의 맛’)에서 조안이 자신의 연기를 보고 놀란 남편 김건우를 위해, 남편 맞춤 통조림 햄 요리 열전을 펼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비록 서투른 솜씨였지만, 행복하게 나눠 먹는 두 사람의 모습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이와 관련 7일(오늘) 방송될 ‘아내의 맛’ 46회 분에서는 해지고 달뜨면 기지개를 켜는 조안-김건우 부부의 독특한 세 번째 올빼미 결혼생활이 공개된다. 조안-김건우 부부는 역시나 그렇듯 해가 뉘엿뉘엿 지자 나들이에 나섰고, 놀이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두 사람은 결혼 4년 차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처음 놀이공원을 찾아온 연인들처럼 귀여운 커플 머리띠를 하고 시도 때도 없이 ‘꽁냥꽁냥’ 러브모드를 발동하는 등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어릴 적 동심으로 돌아가 100% 놀이공원을 즐기는 모습으로 주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화려한 불빛이 반짝이는 회전목마 앞에서 남몰래 기습 뽀뽀를 나누는, 영화 같은 장면까지 연출하며 보는 이들을 부럽게 만들었다. 하지만 즐겁게 놀이공원 데이트를 만끽하던 중 조안이 불쑥 눈물을 흘리면서, 현장에 일순 긴장감이 감돌았던 터. 조안이 웃음소리 가득했던 놀이공원에서 갑자기 눈물을 쏟아낸 사연은 무엇일지, 그리고 진솔한 2세 계획을 나누던 두 사람이 갑자기 왜 전시상황에 돌입하게 됐을지 궁금증이 고조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날 방송에서는 가는 데마다 마감 시간 때문에 쫓겨났던 조안-김건우 부부가 야밤 데이트 마지막 코스로, 새벽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서울 홍대 거리를 찾은 모습도 담긴다. 취미, 취향은 물론 ‘패알못(패션을 알지도 못함)’ 면모까지 꼭 닮은 조안-김건우 부부가 새벽에 대변신을 해보겠다며 야심차게 홍대의 힙한 옷 매장에 들어섰던 것. 그리고 매장 직원의 도움을 받아 트렌디한 멋을 따라가려 했지만, 패션에 대해 ‘1도’ 모르는 부부답게 패션 테러리스트의 향기를 가득 품어내 웃음을 자아냈다. 더욱이 조안은 단벌 신사 남편 김건우의 새로운 도전에 연신 웃음을 참지 못하는 모습으로 깨소금을 쏟아냈다. 과연 ‘패알못’ 조안-김건우 부부가 과연 멀고도 어려운 패션에 득도해 ‘인싸’의 꽃길을 걸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작진은 “조안과 김건우 부부가 때로는 행복하게, 때로는 눈물도 터트리고, 때로는 화도 내면서, 서로의 마음을 더욱 깊이 알아가는 시간을 갖는다”며 “세상에 둘도 없는, 독특한 쿨내 진동 부부가 이번 주엔 또 어떤 신박한 모습을 선보일지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한편, TV조선 ‘아내의 맛’은 7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마음의 병을 편하게 말하기

    [하지현의 사피엔스와 마음] 마음의 병을 편하게 말하기

    “그럼 제가 연예인병에 걸린 건가요?” 처음 들었을 때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 했다. 연예인이 되고 싶다는 얘기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묻자. “아, 제 진단이 공황장애라면서요. 연예인병이라고 하잖아요.” 듣고 나니 비로소 고개가 끄덕여졌다. 반복적인 심한 불안으로 지하철을 타다 내리고, 발작이 올까봐 엘리베이터를 혼자 타지 못해 방문한 사람이었다. 전에는 심혈관내과에서 검사받고 이상 없으니 정신과를 가보라는 제안에 의사에게 미친 사람 취급한다고 화를 내고 다른 병원을 가보는 게 흔한 풍경이었다. 몇 년 전부터 김구라, 김장훈, 이상민 등 유명 연예인들이 방송에서 공황 증상을 말하기 시작한 다음부터 분위기가 변했다. 덕분에 정신질환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고, 어느 정도는 ‘나도 유명한 연예인들만큼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힘들게 살았구나’ 하며 받아들이는 마음도 갖게 된 것 같다. 십수 년 전에 만났던 다른 환자가 떠올랐다. 전직 건달이던 알코올 중독 환자가 후배를 데리고 왔다. 면담을 해 보니 전형적 공황장애였고, 불안을 조절하기 위해 술을 마시고 있었다. 내가 진단을 설명하니 “선생님, 알코올 중독이라고 진단해 주세요. 건달이 쪽팔리게 겁쟁이라니”라고 화를 벌컥 내 식겁했었다. 그때만 해도 그랬다. 불안이나 우울과 같은 마음의 병을 사회적 역량의 치명적 결격 사유로 인식한 것이다. 소방관이나 경찰의 정신건강 상태를 스크리닝하는 검사를 해보면 거의 예외 없이 문제없음으로 표시한다. 하지만 내게 개인적으로 찾아오는 이 직종 종사자는 꽤 많다. 항시 위험에 노출돼 있고, 스트레스가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직장에서 실시하는 검사에서는 모두 문제없다고 대답한다. 우울과 불안을 고백하는 것은 무능을 인정하는 것이라 여기는 분위기 탓이다. 특히 남성들이 이런 경향이 강하고, 술로 영혼의 불안을 달래는 야매 자가치료를 하다가 만성화되고, 영혼은 황폐화돼 버리기 일쑤다. 그렇기에 마음에 병이 있다면 편하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 다행히도 좋은 조짐이 보인다. 지난해 발간된 베스트셀러 백세희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우울증을 앓는 20대 여성이 반 년 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서 주치의와 나눈 상담 내용을 엮은 것이다. 솔직한 자기 고백과 우울증을 치료받는 과정을 상세하게 다뤄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고, 이 책을 보고 진료를 받을 결심을 하게 된 이들도 적지 않았다. 최근에는 현직 기자가 ‘오늘 아내에게 우울증이라고 말했다’는 책으로 치료 과정을 용기 있게 공개했다. 기자란 직업도 스트레스가 많고, 견뎌 내야 하고, 힘든 것을 내색하기 쉽지 않은 곳이다. 그런데도 과감하게 40대 중반의 남성이 우울증 진단을 받아들이고, 직장에 그 사실을 오픈하고, 치료를 받기 시작한 것이다. 쉬쉬하며 몰래 치료받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복귀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한동안 일을 잘 해내기 어려웠던 이유가 마음의 병 때문이라는 걸 밝히는 것이 두고두고 핸디캡이 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책 안에는 저자의 우울증을 알고 보인 동료들의 따뜻한 격려와 응원도 소개된다. 그만큼 우울증에 대한 거부감이나 문턱이 많이 낮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미 미국 유명인들은 자신의 마음 병을 공개해 왔다. 배우 짐 캐리는 우울증을 앓고 꽤 오래 항우울제를 복용했다고, 브룩 실즈는 딸을 낳고 심한 산후우울증에 걸려 약물 치료를 받은 것을 공개했다. 이런 유명인의 정보 공개는 대중들이 흔히 갖는 정신질환에 대한 낙인과 편견을 감소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도 있다. 이제 마음의 병은 당뇨나 고혈압처럼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일이라는 전환적 사고가 필요하다. 경쟁이 격해지고, 일상의 스트레스 수준이 올라갈수록 마음이 지쳐서 질환으로 바뀔 가능성은 높아진다. 하지만 동시에 심한 경쟁 속에 마음의 병에 걸렸다는 것을 밝히는 것은 능력이 안 된다는 것을 자인하는 일이 될 것이라는 두려움도 커진다. 안타까운 딜레마다. 딜레마에 빠지지 않는 길은 모두가 ‘내게도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 안에서 마음의 병을 오픈하고, 적극적인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할 공간이 만들어질 것이다.
  • [반려독 반려캣] 입양견의 보은…유괴범으로부터 어린 주인 구하다

    [반려독 반려캣] 입양견의 보은…유괴범으로부터 어린 주인 구하다

    동물보호소에서 입양된 개가 마치 보은이라도 하듯 어린 아이들의 유괴를 막아낸 영화같은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 지역 언론은 주인 아이들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한 개 에드가의 사연을 보도했다. 사건이 벌어진 것은 지난달 28일 새벽 3시 45분 경. 펜실베이니아 프랭클린 카운티에 사는 톰과 멜리사 램버트 부부는 에드가가 한밤 중에 갑자기 짖어대는 소리에 깜짝 놀라 눈을 떴다. 당시 집 안에는 부부 외에 각각 3살, 6살, 8살 딸이 곤히 잠들어있었는데 침입자가 몰래 집으로 돌아오자 에드가가 으르렁거리며 짖어댄 것. 이에 부부는 경찰에 신고했으나 침입자는 감쪽같이 사라진 후였다.사건의 진실은 다음날 침입자였던 토마스 드왈드(20)가 체포되면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토마스는 지난달 25일 같은 지역에서 4살 짜리 여자 아이를 유괴했으나 다음날 출근한 사이 다행히 아이는 도망쳤다. 이후 토마스는 다시 아이를 유괴하기 위해 감시가 소홀한 집을 물색하다 램버트 부부의 집을 범행장소로 골랐다. 토마스는 경찰 진술에서 "감시카메라가 없는 집을 찾다가 부엌 창문을 통해 이 집에 들어갔다"면서 "당초 세 명의 아이 중 한 명을 납치하려했으나 개가 너무 무서워 도망쳤다"고 털어놨다.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에드가는 일약 '영웅견'으로 칭송받고 있다. 특히 에드가가 과거 길거리를 떠돌다 동물보호소를 전전하며 오랜기간 입양되지 못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화제를 모았다. 부부는 "몇달 전 보호소에서 에드가를 입양한 것은 정말 우리 인생에서 가장 훌륭한 결정이었다"면서 "앞으로 평생 에드가에게 감사하며 살 것"이라며 웃었다. 이어 "에드가의 존재가 지금 우리 아이들이 침대에서 편안하게 잠잘 수 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유괴 용의자인 토마스는 납치, 강도, 감금, 성추행 등 여러가지 혐의를 받고있으며 조만간 기소될 예정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애달픈 국민 위로한 변사, 문화재로 등록 않으면 크나큰 문화 상실”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애달픈 국민 위로한 변사, 문화재로 등록 않으면 크나큰 문화 상실”

    마지막 ‘변사’ 생활 30년 최영준이 말하는 ‘목소리 마술사’“인간문화재 등록요? 좋죠! 무성영화 변사가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로 인정받고 계승 발전의 터닝 포인트가 된다면 더 없이 반가운 일이죠. 나라잃은 설움에 가득찬 식민지 백성을 통곡하게 하고 목놓아 아리랑을 노래하며 독립운동의 도화선이 되었던 나운규의 무성영화 ‘아리랑’과 변사는 우리의 아픈 역사 속에서 찬란히 빛을 발했던 문화적 횃불입니다. 변사의 역사가 짧다고요? 제가 마지막 변사가 아닌 새로운 시작을 위한 초석이 될 수 있도록, 국가적으로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30여년 전 무성영화가 단 한편밖에 남지 않던 시절 사명감 하나로 사재를 털어 변사공연을 이어왔습니. 100년 전통을 가진 무성영화와 변사를 하찮게 여겨 이 시대에 소멸시킨다면 크나큰 문화상실이자 후손에게 잘못이 될 것입니다.”변사, 일제시대 탄생한 광대… 무성영화, 관객에 전달애달픈 대사에 심금 올리는 목소리… 관객 울리고 웃겨 스마트폰으로 누구나 동영상을 만들 수 있고, 영화관에 들어서면 선명한 고화질 화면에 서라운드 음향이 펼쳐지는 디지털시대다. 이런 와중에 무성영화를 해설하고 연기하고 관객을 울리고 웃기는 변사(辯士)가 아직도 활동한다는 사실에 반가움이 끓어올랐다. 호기심으로 수소문한 최영준씨. 자신을 광대(廣大)라고 부르는 그는 한국에서는 유일한 ‘목소리 마술사’라는 변사다. 일제강점기에 시작된 한국영화 백년사에서 빠질 수 없는 무성영화 변사. 애달픈 스토리에 심금을 울리는 목소리로 세파에 시달린 관객을 웃겼다 울리는 변사. 그러나 유성영화의 등장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밖에 없었던 변사가 전국을 다니며 전성기를 누리듯 공연을 이어 간다니 그의 애환과 비결을 듣고 싶었다. 지난 3일 최영준씨를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그는 “광대의 나이는 늘 철없는 열 살”이라며 굳이 나이를 밝히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30여년전 우연히 본 ‘검사와 여선생’에 꽂혀신파극 ‘이수일과 심순애’ 제작해 변사로 나서새로운 장르여서 ‘무성영화 변사극’이라 명명”- 변사극에 빠지게 된 계기는. “30여 년 전, 모노드라마 1인극 연극배우로, 인천에서 ‘약장수’, ‘팔불출’을 직접 제작하고 출연해 서울로 진출하였죠. 그 당시 연극의 중심이었던 이대입구 소극장에서 한 작품 당 2년씩, 장장 4년간 장기공연을 마치고 차기작품을 준비하다가…. 우연히 5년 전에 작고하신 변사 신출 선생의 무성영화 ‘검사와 여선생’을 보게 됐어요. 무성영화와 변사를 보는 순간 ‘아, 이거다’ 싶었죠. 제 눈에는 변사가 1인극 배우로, 무성영화는 훌륭한 무대장치로 보였던 겁니다.” 이걸 꼭 해야겠다 마음먹고 그 시절의 다른 흑백무성영화가 또 있는지 찾았다. 당시 한국에 ‘검사와 여선생’ 외에는 무성영화가 단 한편도 없었던 상황. 신파극으로 유명한 ‘이수일과 심순애’를 무성영화로 직접 제작해서 변사로 나섰다. 그때가 1986년. 그 때부터 전국 순회공연과 미국 공연도 갔다. 장르에 대한 구분이 필요해서 그는 직접 장르 이름을 ‘무성영화 변사극’이라고 붙였다. - 무성영화 변사극이란 뭔가요. “문화의 다양성 측면에서 시대를 주도하는 문화가 있다면 시대를 역행하는 문화도 있어야 합니다. 무성영화 변사극은 우리나라 식민지 시절의 아픈 역사 속에서 위로 받고 싶었던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신파극, 악극, 그 시절 대중가요, 흑백 무성영화, 그리고 변사를 새롭게 디자인하여 이 시대의 관객과 함께 어울리고 소통하는 마당극이라는 그릇에 담았습니다. 저의 연출기법이죠. 장르의 융합이랄까, 하이브리드 콘텐츠라고 할 수 있지요. 각기 독립된 장르의 장점을 섞어놓은 비빔밥 같은 장르이니 그 이름을 새롭게 붙인겁니다.” - 다양한 경험을 했는데, 변사 연기에 도움이 되나. “한 우물만 파라는 소리를 참 많이 들었죠. 장르를 넘나드는 ‘크로스 오버’라는 용어가 생소했던 시기에, 저는 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며 살아 왔죠. 극단의 허드렛일부터 시작해서 연극배우, 연출, 시나리오 작가, 영화배우, 작사, 작곡, 가수, 개그맨…, 라디오 DJ도 재작년까지 25년간 했습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노래 ‘한국을 빛낸 백명의 위인들’을 부른 가수가 바로 접니다. 글쓰기, 연기, 연출, 노래, 작사, 작곡…. 발표한 음반도 열장이 넘습니다. 음반 한 장에 제가 만든 신곡이 평균 10곡이니 거의 미친 듯이 열정을 쏟아 붓는거죠.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는 것이 말이 쉽지 완전히 맨땅에 헤딩 하는거죠. 전사의 심장으로, 독학으로, 가시밭길을 헤쳐 가는 겁니다. 수많은 시행착오가 저의 학습이고 노하우를 터득하는 방법입니다. 파란만장한 제인생의 이런 모든 것이 자양분이 되어 ‘1인36역’의 변사를 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변사극 매력?…관객과 소통, 무성영화와 호흡마당놀이 형식… 관객 호응 일본 영화사도 놀라주 관객은 노령층… 노인 증가에도 콘텐츠 부족”- 무성영화 변사극의 매력은 무엇인가. “관객과 대화하고 함께 얼싸안고 울고 웃는, 접촉을 통한 소통입니다. 쇼도 보고 영화도 보고, 무성영화와 변사의 환상적인 호흡인거죠. 변사의 연기술과 웃음을 주는 애드립은 젊은 관객도 좋아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어르신을 위한 공연입니다. 또한 마당놀이 형식을 도입해서 관객의 적극 참여를 유도합니다. 지난 2월에 일본 마츠다 영화사를 방문하였는데 무성영화 1000편을 보유하고 있더군요. 그러나 변사는 5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지만 대중의 주목도가 떨어져 정부의 지원사업에 의지하는 형편이라고 합니다. 제 공연 영상을 보더니 어떻게 이렇게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 내는지 놀라는 반응을 보이며 9월에 초청공연을 갖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일본의 무성영화 상영이 역사적인 콘텐츠의 재연이라면, 저의 무성영화 변사극은 변사와 관객이 함께 어울리고 즐기는 공연입니다. 제가 이렇게 지극히 한국적으로 변사극을 만들고 틀을 잡아 놓으면 후대에 누군가에게는 초석이 되고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문화 영역이 더욱 확장되는 것이죠.” - 변사극 공연, 지방에서 많이 하던데, 그 이유는. “아무래도 서울 보다 지방이 문화 소외지역이라고 해서 그쪽 문화단체나 지자체에서 많이 초청을 해줍니다. 이게 아날로그 콘텐츠이다 보니 관객층은 주로 저를 알아봐 주시는 어르신들이죠. 그런데, 사실 진짜 문화소외 지역민은 서울에 사는 어르신들이예요. 노인을 위한 구경거리가 없다면서 어쩌다 변사공연을 보시고는 ‘자주 보고 싶다, 많이 아쉽다’고 하시더군요. 우리나라도 노인 인구가 많아지지만 즐길 문화 콘텐츠가 부족하잖아요. 앞으로 방방곡곡 더 많은 공연으로 노인들을 즐겁게 해드리는 것이 사회적으로, 국가적으로 좋은 일이고, 저의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시간 넘게 계속된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이 썼다는 미발표곡 ‘목포항’도 불렀고, 조금 뒤에는 ‘목포의 눈물’도 구성진 가락으로 읊조렸다. 아이들 같은 목소리로 동요도 여러차례 불렀다. 물론 변사의 역할을 소개하는 과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영화와 유독 인연이 깊다고 했다. 연극배우 시절 극장 개봉영화 ‘엘리베이터 올라타기’, ‘랏쉬’에 주인공으로 출연했고, 개그맨 데뷰 후에는 어린이 영화 십여편에 출연했다. “최근에는 어린이 영화 시나리오 두 편을 썼는데요, 한 편은 지난달에 경주에서 촬영을 마쳤고요, 또 한 편은 8월에 제주도에서 촬영할 예정입니다. 배우들의 대사는 전부 제주도 사투리입니다. 영화음악도 제가 다 작사 작곡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올해가 한국 영화 탄생 100년이 되는 해이다. “변사 배우러 오면 말려…엄청 노력에도 돈은 안 돼그래도 배우겠다면 1인극 ‘팔불출’ 공연하라면 안 와10년 노력해야 제대로 된 변사… ‘노랑목’ 나와야 해”- 변사, 하고 싶다는 사람이 혹시 있나. “가끔씩 찾아옵니다만 제가 말리죠. ‘변사극 쉽지 않다. 떼돈 버는것도 아닌데 노력은 엄청 많이 필요하다.’ 그래도 변사를 해보겠다고 하면 제가 30년 전에 공연했던 모노드라마 ‘팔불출’의 대본과 동영상을 주면서 ‘이 작품, 한번 공연하고 오라’고 합니다. 90분 동안 혼자 공연한 작품이거든요. 그러면 다 기겁을 하고 다시는 찾아오지 않더군요. 변사가 되려면 어느 정도 나이도 있고 타고난 재능에 연기가 익어야 합니다. 부단히 노력해서 한 10년은 해야 제대로 된 변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노랑목이 나와야합니다. 변사 연기의 신의 한수는 노랑목입니다.” - 노랑목?, 이게 뭔가요. “이게 뭐냐하면요, 이난영 선생의 ‘목포의 눈물’을 가만히 들어보시, 모기소리처럼 들릴 듯 말 듯 아주 가녀린 목소리로 노래를 하는데 이 소리가 애달프면서도 심금을 울립니다. 발성이 달라요. 노랑목 연습은 입을 작게 벌리고, 귓가에 속삭이듯 노래하고 말합니다. 그러자면 목구멍을 딱 막아야 합니다. 보통은 목을 열고 말하는데 이건 목구멍을 닫아야 해요. 그래야 비성, 두성 가성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게 됩니다. 변사는 흘러간 옛 노래도 불러야 되고, 모든 배역의 목소리를 연기해야 하는데, 특히 남자 변사가 여자 주인공 목소리를 예쁘게 구사해야 합니다. 노랑목이 가능해지면 실제 여성보다 더 여성스런 목소리, 변성기 이전의 어린아이 같은 예쁜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물론 오랜 연습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 언제부터 이런 엔터테이너 소질을 보였나. “제가 어릴 때부터 연극을 시작할 무렵인 20대 중반까지는 내성적이고 말도 없었습니다. 남 앞에 나서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성격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연극판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죠. 고등학교 다닐 때 잠깐 연극부에서 활동을 했지만, 처음 극단에서 연기를 시작할 때 연기는 모르고 자의식은 강해서 많이 힘들었죠. 더구나 대학을 조선공학과에 입학했는데 적성이 맞지 않아서 1년 다니다 그만두었으니, 전공이 완전 다른 연극 문외한 이었죠. 그래도 어떻게 하면 연기를 잘할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당시에 최고의 연극배우 이호재씨를 롤모델로 삼았어요. 그때 마침 그 분이 1인극 약장수를 공간사랑 소극장에서 공연했는데, 그 배우의 ‘약장수’ 대사를 전부 몰래 녹음해서 숨구멍은 어디인지, 억양은 어떻게 하는지, 소리는 어떻게 내는지 연구하고 따라했습니다. 그의 공연을 매일 봤고, 그의 대사를 전부 외웠습니다. 그 명배우의 모든 것을 그대로 벤치마킹 한 셈이죠. 그러다가 결국 제가 살던 인천에서 소극장을 만들어서 개관 기념공연으로 최영준 모노드라마를 무대에 올렸습니다. 그때가 20대 후반이었습니다. ‘약장수’에 이어서 ‘팔불출’을 했는데, 한 작품을 2년씩 하루 두번 계속 공연하니 그 작품에 대해서는 도가 트더군요. 그러던 어느날, 서울 서대문 푸른극장에 있는 공연기획사인 ‘태멘’으로 스카우트되어 모노드라마를 푸른극장 지하 말뚝이 소극장에서 계속 했습니다.” - 모노드라마 당시 반응은. “처음 인천에서 할 때는 객석이 텅 비다시피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관객 없이 연습도 하는데 …. 연기 공부를 한다’ 하는 심정으로 독하게 계속하니 나중에는 입소문이 나서 극장이 미어터졌습니다. 그래서 한달에 400만원 줄테니 서울의 말뚝이 소극장에서 하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고 서울로 진출했던 거죠. 당시 선배들이 저를 두고 ‘너같은 어린 놈이 무슨 일인극이야. 일인극은 베테랑들이 하는 거야’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면 ‘형, 나이 먹으면 힘이 없어서, 체력이 딸려서 못하는 게 일인극이예요’라고 받아치면 선배들이 저보고 ‘저런, 당돌한 녀석’이라고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 “연극배우 이호재가 롤모델…대사 몰래 녹음해 연습고 강계식 선생의 한마디 충고가 신의 계시처럼 꽂혀‘희극 배우는 웃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울릴 줄 알아야’전유성도 고마운 사람… 인맥 동원해 영화도 만들어줘”- 그래도 격려해준 선배는 없었나. “연극배우로 활동하고 계시는 이민재 형이 약장수 공연 당시에 연출을 봐 주셨는데, 저의 연기 개인지도 교사였죠. 연기에 눈을 뜨게 해주신 은인이죠. 변사를 체계적으로 누구에게 배운 적은 없습니다만 강계식, 고설봉 두 분이 생각납니다. 영화계에선 이향, 이런 분들과 신파극 작업을 함께 했습니다. 80년대 초반이니 당시 이분들이 70대를 넘겼거나 80대에 가까웠습니다. 이분들이 신파시대의 마지막 세대예요. 제가 빨리 같이 작업하지 않으면 이분들이 갖고 있는 신파극의 유산을 놓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는 연기도 연출도 같이 하면서 그분들하고 여러 작품 신파극을 만들면서 ‘이건 뭐예요’, ‘저건 뭡니까’하면서 많이 물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강계식 선생이 저보고 ‘여보게 미스터 최, 자넨 말이야, 희극배우야. 희극을 전문으로 연기를 하라는 거야. 근데, 희극배우는 웃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객을 울릴 줄도 알아야 돼.’라고 하신 말씀이 신의 계시처럼 제게 팍 꽂혔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저는 하염없이 웃기다가 끝에는 관객을 반드시 울립니다. 슬픔으로 끝나야 그게 예술적이라는 거죠. 카타르시스도 있고. 그 당시 신파극에 대한 것을 많이 배우고 터득했죠. 또 한분은 개그맨 전유성씨예요. 어느 날, 저의 무성영화 변사극 계획을 들으시더니 감독을 맡아 주시고 당신의 인맥을 총동원해서 영화도 그럴듯하게 만들어 주시고 제가 변사로 나설수 있도록 해주신 결정적인 귀인이자 은인이죠.” - 우리나라에 변사극 레퍼토리가 많나. 무성영화가 있으면 변사극이 가능한가. “무성영화라고 해서 다 변사극이 될 수는 없습니다. 찰리 채플린의 무성영화는 변사가 없어도 상영할 수 있습니다. 변사의 개입이 필요 없는 그 자체로도 완벽한 영화입니다. 변사극의 무성영화는 반드시 변사가 개입해야 완벽한 조화를 이룹니다. 예컨대 ‘검사와 여선생’을 변사 없이 무성영화로만 상영한다면 이상하고 싱거운 상황이 될 것입니다. 변사는 영화와 관객을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합니다. 변사의 능력이 흥행을 좌우할 정도로 변사극의 핵심입니다. 현재 저의 변사극 레퍼토리는 세편입니다. 1948년작 ‘검사와 여선생(감독 윤대룡) 1986년작 ‘이수일과 심순애’(감독 전유성), 2002년작 ‘나운규의 아리랑’(감독 이두용) 입니다.” - 남기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올해안에 신파극 ‘홍도야 우지마라’를 제가 무성영화로 제작, 감독할 예정입니다. 이수일과 심순애 무성영화에서 시도했던 여러 가지 장치들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생각입니다. 이수일과 심순애의 경우 예를 들면, 변사가 영화속 배우들의 싸움을 말린다. 영화 속 김중배 얼굴에 두루말이 화장지를 던진다. 이수일이 돈을 뿌리는 장면에서 변사도 같은 동작으로 돈을 뿌린다… 등등. ‘홍도야 우지마라’에서는 변사가 영화 화면 속으로 들어갔다가 나쁜놈을 때려주고 화면 밖으로 나오고, 비맞는 영화 속의 홍도에게 변사가 우산을 건네주고, 화면 속 홍도의 편지를 변사가 받아서 홍도 남편에게 건네주는 등의 가상현실 같은 장치를 할 생각입니다. 그러나 애수를 자아내는 장면을 그대로 살려낼 겁니다.” “올해 신파극 ‘홍도야 우지마라’ 무성영화 제작 예정제작비 구애없이 다음 세대 위해 작품 남기는 게 할일언젠가 무성영화 박물관 설립하고 변사 양성하고 싶어”- 무성영화 제작에 큰 돈이 들텐데 제작비 조달은 어떻게 하나. “1억원정도 예상하는데, 변사극 공연으로 벌어서 영화 제작할 돈을 모으고 있습니다. 제작비용이 부담이 되긴 하지만 한 번 만들어 놓으면 손익 분기점이 올 때까지 계속 울궈 먹을수 있으니 그렇게 무식한 투자라고 생각하진 않는거죠. 많은 분들이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면 좋겠다는 요구도 있고요. 다음 세대, 후학들을 위해 제가 살아있는 동안 여러 작품을 남겨놓는 것이 이 시대 마지막 변사로서의 할 일이죠.” -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10년 전, 2009년에 미국 LA에서 공연기획을 하는 이광진씨 초청으로 미국 서부지역 한국교민들을 위해 순회공연을 떠났어요. 서울 촌놈이 샌디에고, 오렌지카운티, LA, 산호세,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태평양을 따라 죽 거슬러 올라갔죠. 가는 곳마다 대성황이었어요. 마지막으로 미국에서도 오지라는 알래스카에서 공연을 마치고, 공연장 출입구에 서서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하며 관객 배웅을 하는데, 나이 많으신 할머니 한분이 제 손을 꼭 잡으면서 20달러를 차비에 보태 쓰라고 주시는 거예요. ‘마음만 받겠다’고 해도 한사코 주시면서 ‘나, 집에 가고 싶어. 한국에 가고 싶어….’라며 눈물을 글썽이며 돌아가시던 그 할머니의 뒷모습을 잊을 수가 없어요. 그 분들에게는 저의 공연이 고국의 추억이며, 그리움이었던 거죠.” 부산에서 태어난 그는 여섯살 무렵 서울로 왔단다. 함경도가 고향인 부모님이 한국전쟁 통에 부산으로 피난 내려온 것이었다. 서울에선 휘문중고를 다니다 아버지의 실직으로 가세가 기울어 인천으로 이사하면서 인천에서 서울로 통학했다. 대학을 그만두는 바람에 배워야 한다며, 지금도 공부를 멈추지 않는 그는 늘 학생의 정신으로 살아간다. “언젠가는, 때가 되면 무성영화 박물관을 만들어 전 세계의 무성영화를 수집, 보관, 상영하고 변사학교를 만들어서 새로운 시대에 어울리는 변사를 양성하고 싶습니다. 물론 무성영화 제작도 계속할 겁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야동성지’ 제2 소라넷 기승…경찰단속 대처요령까지 공유

    ‘야동성지’ 제2 소라넷 기승…경찰단속 대처요령까지 공유

    ‘아동음란물’ 우회접속법 등 불법 수두룩해외 서버 있으면 처벌 어려워 수사 난항아동 음란물, 화장실 몰카(몰래카메라) 등 불법적으로 공유되는 음란사이트들이 또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때 회원수 100만명을 넘어섰다 ‘리벤지포르노’(revenge porno·헤어진 연인에게 앙심을 품고 유포한 성관계 동영상) 등에 대한 피해자 반발과 사회 비난 여론 속에 철퇴를 당했던 야동사이트 소라넷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일부 사이트들은 경찰 조사가 이뤄졌을 경우 대응요령까지 알려주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6일 경찰 등에 따르면 해당 사이트들은 운영자가 이른바 ‘야동’이 공유되는 사이트 주소와 우회접속 방법 등을 자세히 적어 매달 정보 글을 업데이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V 정보 공유 사이트’라는 이름이 붙은 사이트에는 “(음란물 다운로드로) 경찰 조사가 시작되면 처음부터 끝까지 ‘아니다’, ‘모른다’로 일관해야 한다”, “위험한 영상들은 토렌트 말고 구글 드라이브 통해서 보라” 등 경찰 단속 대처 요령들이 올라오고 있다. 아동 음란물을 ‘안전하게’ 보는 방법도 댓글로 달린다. 경찰 수사망에 올라 있는 영상과 ‘아직 걸리지 않은’ 영상의 제목도 분류해 알려준다. 접속 링크와 함께 각종 음란물 사이트의 특성을 분석해놓은 게시글은 매달 업데이트된다. 운영자는 사이트 A에 대해 “‘초대남’이나 ‘지인 능욕’ 등 예전 소라넷 사진 게시판을 보는 듯한 느낌”이라고 설명하고, 사이트 B는 “타 사이트에서 금지하고 있는 ‘화장실 몰카’나 ‘아청물’(아동청소년 음란물)도 다룬다”고 소개했다. 모두 불법 소지가 다분한 ‘제2의 소라넷’ 사이트들이다. ‘초대남 모집’은 정신을 잃은 여성의 나체를 찍어 사이트에 공개하며 집단 성폭행을 함께할 범죄자를 모집하는 방식이다. 상대의 동의 없이 음란물을 올린다는 점에서 음란물유포죄와 더불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위배된다.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영상이 공유된다면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도 적용된다. 2016년 소라넷 폐쇄 운동이 벌어졌던 것도 단순히 ‘야동’ 공유를 넘어 ‘몰카’, ‘리벤지 포르노’ 등으로 피해자가 발생하는 데 대해 거센 반발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경찰은 미국·네덜란드 등과 공조수사를 통해 소라넷의 네덜란드 서버를 압수수색해 폐쇄했다. 그러나 소라넷 폐쇄 후에도 비슷한 사이트가 우후죽순으로 퍼지는 가운데 이와 관련한 정보공유도 버젓이 이뤄지는 모습이다. 음란물 공유사이트 운영은 물론 불법이지만 법조계는 음란물을 직접 공유하지는 않으면서 관련 정보만 공유하는 행위도 법률에 위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음란한 영상의 링크를 걸어두는 것만으로 ‘음란물을 공연히 전시한 것’으로 평가해 처벌한 대법원 판례가 있고, 아동·청소년물이 공유되는 사이트 링크를 기재한 것은 청소년성보호법 조항의 적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는 게 법조계 분석이다. 문제는 이러한 정보공유 사이트도 서버가 해외에 있을 경우 수사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대표는 “음란물과 관련된 대부분 사이트가 서버를 해외에 두고 있어 실질적인 법 적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면서 “‘제2의 소라넷’ 사이트와 함께 정보공유 사이트들도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청 측은 해외 법집행기관과 공조하는 등 해외에 서버를 둔 음란사이트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정보공유 사이트에 대한 수사도 적극 벌일 계획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험담’ 물증 잡으려 동료들 대화 몰래 녹음하면 집행유예

    ‘험담’ 물증 잡으려 동료들 대화 몰래 녹음하면 집행유예

    동료들이 자신을 험담한다고 생각해 ‘물증’을 잡으려고 대화를 몰래 녹음한 여성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피해자들과 다툼이 있는 상황을 감안하기는 했지만 녹음기를 발견하고 깜짝 놀란 피해자들의 진술을 더 신뢰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5부(김형두 부장판사)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1심처럼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7년 5월 녹음기를 켜둔 MP3를 파우치에 넣고, 파우치를 근무지에 두고 외출해 동료들의 대화를 녹음한 혐의로 기소됐다. 동료 직원들이 자신을 험담하며 따돌린다고 생각해 증거를 잡아 문제를 제기하려고 이러한 범행한 것으로 수사기관은 파악했다. A씨는 재판에서 “MP3가 들어있는 파우치를 깜빡 잊고 두고 나갔을 뿐 대화를 녹음한 게 아니다”라고 무죄를 주장했다. 1심은 그러나 근무지 내 폐쇄회로(CC) TV에 찍힌 A씨의 수상쩍은 행동과 A씨 파우치에서 MP3를 발견하고 놀란 직원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유죄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대한 보장이 강조되는 사회적 상황에 비춰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피해자들과 다툼이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범행한 경위 등을 참작했다. A씨는 유죄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도 A씨보다 피해자들의 진술이 더 믿을 만하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독박육아 스트레스’에 아내 살해한 남편…2심도 징역 22년

    ‘독박육아 스트레스’에 아내 살해한 남편…2심도 징역 22년

    도박·빚·육아 갈등 스트레스에 범행…범행 은폐 시도도독박육아 스트레스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아내를 살해하고 두살배기 딸까지 흉기로 찌른 남성에게 항소심에서도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조용현)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하모씨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22년을 선고한다고 5일 밝혔다. 재판부는 “하씨는 경제적 압박과 아내와의 갈등으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나 인간의 생명을 침해하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며 “원심이 하씨에게 선고한 형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하씨는 지난해 9월 경기 성남시 소재 자택에서 2살짜리 딸이 칭얼거리는데도 계속 잠만 자는 아내에게 불만을 품고 그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한 두살배기 딸까지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았다. 하씨는 범행 직후 출근해 귀가한 뒤 제3자가 범행을 벌인 것처럼 거짓으로 신고하고, 수사 도중 ‘사랑하는 아내 곁으로 가겠다’며 자살 소동을 벌이며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려 시도하기도 했다. 하씨는 당시 개인회생절차 진행 중 아내 몰래 도박 빚까지 지게 되면서 심한 경제적 압박을 받고 있었고, 육아까지 전담하다시피 하며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1심은 “사망한 아내의 고통과 십수년간 부모의 양육 없이 자라야 할 딸의 상정 등을 고려하면 하씨의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22년을 선고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길섶에서] 무명초/손성진 논설고문

    햇볕도 피해 간 돌 틈이며 산비탈에 이름 모를 무명초가 비집고 앉았다. 남몰래 손톱보다 작은 꽃잎을 세상이 두려운 듯 내민 야생화 한 포기. 화려한 꽃들의 유혹에 빠진 사람들은 눈길 한번 주지 않는다. 햇살 가득한 봄날도 무명초에겐 서럽기만 하다. 이름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너무 모멸적이다. 며느리밑씻개, 사위질빵, 큰괭이밥, 짚신나물, 애기똥풀, 노루오줌…. 불러 주지 않는 게 오히려 다행이다. 무명초를 얼마나 우습게 봤기에 이런 이름을 붙였을까. 가시가 무성해 밑씻개로는 도저히 못 쓸 며느리밑씻개, 질빵으로는 너무나 약한 사위질빵. 인간이 다른 인간을 욕하려다 못해 애꿎은 무명초, 야생화에 화풀이를 한 것일까. 멸시와 외면에 억울하기도 할 텐데 들꽃은 투정을 부리지 않는다. 잡풀은 더한 푸대접을 받고도 말이 없다. 서성대지 않고 메마른 땅 귀퉁이를 굳세게 붙들고는 끈질긴 목숨을 이어 간다. 세찬 바람이 비를 뿌렸다. 무명초는 슬며시 가녀린 꽃잎을 떨구었다. 아무도 슬퍼하지 않았다. 서러워하지 마. 그래도 너를 기억하는 이들이 있어. 세상에 귀하지 않은 것은 없단다. 너의 봄날도 아름다웠다.
  • 양다리? 여친 ‘깜짝 방문’에 화들짝 놀란 남친 표정 화제(영상)

    양다리? 여친 ‘깜짝 방문’에 화들짝 놀란 남친 표정 화제(영상)

    장거리 연애 중인 한 남성이 여자친구의 깜짝 방문에 놀라는 순간을 담은 영상이 인터넷상에서 화제와 논란을 동시에 일으켰다. 남자친구의 얼굴이 점점 공포에 휩싸이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일(현지시간) 이런 영상을 소개하며 ‘양다리 의혹’ 속 논란이 된 남성의 여자친구가 직접 연락해 해명에 나섰다고 전했다.미국 플로리다주(州) 오스프리에 살며 자신을 캐러 코리건이라고 밝힌 이 여성은 해당 영상이 촬영된 날 로더럼 시립극장의 연극 ‘딕 휘팅턴’에서 왕쥐 역을 맡았던 연극배우 남자친구 폴 스티랫을 깜짝 놀라게 해주려고 영국 런던까지 비행기를 타고 날아갔었다고 설명했다.자신 역시 연극배우라고 소개한 이 여성은 영상 속 상황은 당시 공연을 마친 남자친구가 분장실 안에 있을 때 앞까지 몰래 찾아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해당 영상을 보면 이 여성이 복도에서 기다리는 와중에 남자친구는 한 동료가 밖으로 좀 나와 보라는 얘기를 듣고 나온다. 그런데 이 남성은 주위를 둘러보다가 여자친구를 발견하고 깜짝 놀라지만 그 얼굴은 점차 두려움에 휩싸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또한 그를 향해 달려가 꽉 껴안는 여자친구와 달리 남성은 살포시 그녀를 안으며 주위에서 “키스해”라는 외침에도 가만히 서 있어 양다리 의혹을 샀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의혹은 모두 오해였던 모양이다. 이에 대해 코리건은 당시 우리는 모두 확실히 흥분한 상태였다고 밝히면서 단지 그는 내가 지구 반 바퀴를 날아온 것을 보고 놀란 표정 중 하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코리건에 따르면, 스티랫은 크리스마스 연휴에도 공연을 했으며 당시 그녀는 그를 보러갈 수 없어 두 사람 모두 실망했었다. 이에 대해 그녀는 “매일 그는 나와 페이스타임(영상 통화)을 했으며 공연 모습을 내게 보여주려 했다”면서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내게 보여주길 원해 난 모든 출연자와 인사를 나눴고 대부분의 공연을 봤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렇지만 그는 내가 그의 어머니와 이번 깜짝 방문을 준비하고 비행기표를 구해 자신을 놀라게 할 줄 전혀 알지 못했다. 내가 도착한 날 우리는 영상 통화를 하고 있었고 그는 내가 플로리다에서 가족과 함께 있다고만 생각했다”면서 “난 이번 깜짝 방문을 더욱 완벽하게 하기 위해 미리 찍어둔 플로리다 사진을 그에게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그는 나를 봤을 때 완전히 깜짝 놀랐다. 전혀 몰랐던 상황”이라면서 “확실히 그에게 또 다른 여자친구는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두 사람은 미국에서 함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녀의 대학 졸업식을 보기 위해 그가 미국을 방문했다는 것이다. 해당 영상이 논란이 됐다는 소식에 그녀는 “여기서 우리는 모두 한바탕 크게 웃었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미궁 속에 빠진 김정남 암살 사건… 사건 가담자 전원 풀려나

    미궁 속에 빠진 김정남 암살 사건… 사건 가담자 전원 풀려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던 베트남 여성 도안티 흐엉(31)이 3일 석방됐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흐엉의 변호사인 히샴 테 포 텍은 이날 오전 7시20분쯤 흐엉이 수감 중이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외곽 까장 교도소에서 풀려났다고 밝혔다. 현지 법원 관계자도 이날 흐엉의 석방 사실을 확인했다. 그녀는 이날 저녁 베트남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흐엉은 지난 2017년 2월 북한 공작원의 지시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인도네시아 국적의 시티 아이샤(27)와 함께 김정남의 얼굴에 신경작용제 VX를 발라 살해한 혐의로 말레이 당국에 붙잡혔다. 흐엉과 아이샤는 이후 ‘살인’ 혐의로 말레이시아에서 재판을 받아왔으나, 아이샤는 지난달 11일 현지 검찰이 돌연 공소 취소를 결정하면서 먼저 풀려났다. 말레이 검찰은 흐엉에 대해서도 이달 1일 당초 적용했던 ‘살인’ 대신 ‘상해’로 혐의를 변경했고, 결국 이날 풀려나게 됐다. 흐엉과 이야사는 살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교수형에 처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재판 내내 자신들은 ‘몰래카메라’ 형식의 TV프로그램을 촬영하는 줄 알고 있었다며 ‘무죄’를 주장해왔다. 흐엉의 이날 석방으로 범행 직후 도망친 북한 공작원 등을 포함해 김정남 암살 사건 가담자들은 모두 자유의 몸이 됐다. 이에 따라 김정남 암살 사건은 발생 2년여 만에 영구미제 사건으로 남게 됐다. 사건에 연루됐던 인물 전원이 자유의 몸이 된 만큼 암살을 지시한 배후의 실체는 말할 것도 없고 여태 풀리지 않았던 많은 의문에 대한 해답도 사실상 찾을 길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암살 사건의 개요는 대략 이렇다. 김정남은 2017년 2월 13일 오전 9시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들어서자 인도네시아인 아이샤와 베트남인 흐엉 두 여성이 그를 앞뒤로 막아섰다. 아이샤가 김정남에게 말을 건네며 그를 향해 팔을 뻗었고, 흐엉은 그 틈을 타 뒤에서 손을 뻗어 김정남의 얼굴에 맹독성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를 바른 뒤 서로 다른 방향으로 달아났다. 갑작스레 ‘봉변’을 당한 김정남은 근처 안내 데스크 직원에게 문의한 뒤 공항 경찰을 만나 “두 여성이 얼굴에 뭔가를 발랐다”고 밝히고 함께 공항 내 진료소로 이동했으나 걸음걸이가 흐트러지는 등 이상 증세를 보이다가 발작을 일으켰다. 의료진은 한 시간쯤 뒤 더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해 김정남을 시내 대형병원으로 옮기는 도중 끝내 그는 숨을 거뒀다. 말레이시아 화학청 산하 화학무기 분석센터의 라자 수브라마니암 소장은 김정남의 안구와 혈장에서 순수한 VX가 확인됐다면서 얼굴 피부에서 검출된 VX의 농도가 체중 1㎏당 0.2㎎ 수준으로 치사량의 1.4배에 달했다고 밝혔다. 사건이 조기에 알려지게 된 것은 말레이시아 경찰의 ‘실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김정남의 여권에 기재된 국적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을 한국으로 착각해 현지 주재 한국대사관에 김정남의 사망을 알린 것이다. 김정남은 당시 이름이 ’김철‘로 기재된 북한 외교여권을 갖고 있었다. 한국대사관 측은 김철이 김정남의 가명 중 하나란 사실을 알렸고, 말레이시아 경찰은 즉각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김정남의 시신을 인도해 달라는 북한대사관의 요청도 거부했다. 이런 우연이 아니었으면 김정남의 죽음은 말레이시아를 방문했던 북한 국적 외교관이 심장마비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간주해 그대로 묻혔을 공산이 크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최소 8명의 북한인이 사건에 연루됐다고 밝혔으나, 이중 체포된 인물은 약학과 화학 전문가로 알려진 리정철(48) 뿐이다. 아이샤와 흐엉에게 VX를 주고 김정남의 얼굴에 바르게 한 것으로 조사된 리재남(59)과 리지현(35), 홍송학(36), 오종길(57) 등 북한인 용의자 4명은 범행 직후 출국한 뒤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러시아 등을 경유해 평양으로 돌아갔다. 주범 격 인물을 놓친 경찰은 리정철이 사건의 진상을 밝힐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도주한 북한인들에게 차량을 제공하는 등 정황 외에 물증을 확보하지 못했다. 결국 말레이 당국은 현지 건강식품업체에 위장 취업한 고정간첩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리정철을 국외로 추방하는 데 그쳤다. 현지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 현광성(46)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39), 아이샤를 섭외하고 예행연습을 시킨 북한인 리지우(일명 제임스·32) 등 다른 연루자들도 치외법권인 대사관 내에 숨는 바람에 조사를 하지 못했다. 북한이 평양 주재 말레이시아 외교관과 민간인을 전원 억류하는 ’인질외교‘를 벌이는 바람에 굴복해 말레이시아는 김정남의 시신을 넘겨주고 이들의 출국을 허용했다. 반면 북한인 용의자들이 버려두고 간 아이샤와 흐엉은 범행 2∼3일 만에 잇따라 체포돼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이제 사건 연루자들조차 전원 자유의 몸이 된 만큼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김정남 암살사건을 지시한 배후의 실체는 미스터리로 남을 전망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여기는 남미] 전설의 여자귀신 요로나 목격…주민들 공포에 떨어

    [여기는 남미] 전설의 여자귀신 요로나 목격…주민들 공포에 떨어

    남미 콜롬비아의 한 마을에 전설의 여자귀신 요로나가 출몰,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1일(현지시간) 현지언론에 따르면 콜롬비아 아라우카주의 라에스메랄다에서 여자귀신이 목격되기 시작한 건 약 1주일 전부터다. 주민들은 "전설에 나오는 요로나가 틀림없다"며 벌벌 떨고 있다. 요로나는 정신질환을 앓다가 자식들을 강에 빠뜨려 죽인 뒤 한이 맺혀 세상을 떠돈다는 여자의 유령에 붙여진 이름으로 스페인어로 '우는 여자'라는 뜻이다. 주빈들에 따르면 요로나는 매일 자정쯤 출몰하고 있다. 소복을 입은 우리나라의 처녀귀신처럼 흰옷을 입고 머리를 풀어헤친 요로나는 눈물을 흘리면서 마을의 길을 걷는다. 그러면서 때로는 알 수 없는 괴성을 지르기도 한다. 길에서 울음소리가 들리긴 했지만 주민들은 귀신을 출몰을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뒤늦게 정체(?)가 확인된 건 일단의 남자주민들이 길을 걷다가 우연히 요로나를 목격하면서다. 술을 마시고 친구들과 함께 귀가하다가 요로나를 봤다는 주민 비야레알은 "상당히 나이가 들어 보이는 여자가 머리를 앞뒤로 풀어헤치곤 울면서 길을 걷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도 이상한 생각이 들어 그와 친구들은 몰래 여자의 뒤를 밟았다. 그러면서 핸드폰으로 사진까지 찍었다. 섬뜩하게도 여자가 향한 곳은 마을 공동묘지였다. 묘지에 들어선 그는 한 어린이의 무덤 앞에 서더니 통곡을 하듯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다 자신을 따라온 사람들이 있다는 걸 눈치챈 여자는 남자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여자는 남자들을 날카롭게 째려보더니 갑자기 괴성을 내기 시작했다. 비야레알과 친구들은 혼비백산 공동묘지에서 뛰쳐나왔다. 비야레알은 "분병 흰 옷을 입고 있던 여자가 우리를 노려보면서 괴성을 낼 땐 어느새 검은 옷을 입고 있었다"며 "이만큼 공중에 뜬 채 이상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자가 공중에 떠 있었지만 발이 보이지 않았다"며 "전설에 나오는 귀신 요로나가 틀림없다"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여자가 낮엔 절대 나타나지 않고 밤에만 모습을 드러낸다는 점, 울음소리를 마을 전역에서 들을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마을주민들 역시 여자가 요로나라고 확신하고 있다. 사진=비야레알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김시덕의 대서울 이야기] 헬싱키에서 대서울을 생각하다

    [김시덕의 대서울 이야기] 헬싱키에서 대서울을 생각하다

    지난달 핀란드의 헬싱키대학에서 서울에 대해 강연했다. 인구 63만명의 헬싱키 시민들에게 인구 2500만명의 수도권, 즉 대서울을 설명하기는 쉽지 않았다. 서울 송파구의 2010년 인구가 64만명이니, 송파구 규모의 도시가 고민하는 문제와 서울시-대서울이 고민하는 문제는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헬싱키대학에서 한국학을 가르치는 앤듀 로기 선생과 일주일간 헬싱키를 찬찬히 살피면서 두 도시 사이의 몇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첫 번째는 스웨덴과 러시아에서 독립한 핀란드의 시층(時層)을 볼 수 있는 “헬싱키의 삼문화광장”이었다. 헬싱키 항구의 광장에는 핀란드에 상당한 자치권을 부여한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1세의 부인인 알렉산드라가 1833년에 이곳을 방문한 것을 기념하는 비석이 서 있다. 헬싱키에서 가장 오래된 공공 기념물인 이 비석은 핀란드 독립 후에도 파괴되지 않았는데, 이 비석 바로 뒤에는 러시아에 앞서 핀란드를 지배한 스웨덴의 대사관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일본·중화민국의 건물을 모두 볼 수 있는 명동이나 정동의 삼문화광장을 떠올리게 하는 공간이었다. 러시아인들이 묻힌 러시아 정교회 묘지와 핀란드의 국부(國父)인 만네르헤임 원수를 비롯한 스웨덴?핀란드인이 묻힌 히에타니에미 묘지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 광경도, 한국인·일본인·중국인 묘지가 공존하는 인천 부평의 시립승화원을 연상시켰다. 식민지 시기를 증언하는 유적은 헬싱키 곳곳에 있고 스웨덴ㆍ러시아ㆍ핀란드의 세 문화는 대서울보다 좀더 평화롭게 공존하는 듯했다. 이는 여전히 스웨덴계 핀란드인이 사회의 상층부를 차지하는 한편 소련ㆍ러시아의 위협이 이어져 온 핀란드의 파란만장한 근현대 역사를 반영하는 것이다. 한편 헤이몰란 탈로라는 이름의 건물도 서울의 조선총독부ㆍ중앙청ㆍ국립중앙박물관 건물과 비슷한 운명을 맞았다. 1910년에 완공된 헤이몰란 탈로는 1911~31년에 국회의사당으로 쓰였고 1917년 12월 6일에는 이곳에서 독립선언서가 서명됐다. 핀란드의 건국을 상징하는 이 건물은 1969년의 어느 밤에 몰래 헐렸다. 혹시라도 보존운동이 일어날까 두려워해서 하룻밤 사이에 헐어버렸다고 하며, 이 사건에 충격을 받은 핀란드 시민들은 그 뒤로 역사적으로 중요한 건물을 보존하게 됐다고 한다. 서울의 조선총독부ㆍ중앙청ㆍ국립중앙박물관 건물은 1926년에 완공돼 45년까지 20년간 일본의 한반도 지배거점이었다. 경복궁 일부를 헐고 세워진 탓에 보존하기에는 위치가 너무 나빴다. 다만 아쉬운 것은, 헤이몰란 탈로와 마찬가지로 이 총독부 건물에서 1948년 5월 10일에 제헌국회가 열렸고 1950년 9월 28일의 서울 수복 때에도 이 건물에 태극기가 휘날렸다. 그리고 1995년에 철거될 때까지 중앙청 및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쓰여 역사의 일부가 됐다. 식민지 시대는 20년이지만 현대 한국에서 50년이나 썼다. 한국인이 1948년 5월 10일 제헌국회 선거 포스터에 그려진 대한민국 건국의 현장을 더이상 실물로 볼 수 없다는 점은 큰 아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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