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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십자-와이바이오로직스 면역항암제 공동 연구

    녹십자 목암생명과학연구소가 바이오벤처인 와이바이오로직스와 면역항암제 공동연구 계약을 맺었다. 녹십자 목암연구소는 자체 보유한 항암 치료 후보 물질과 와이바이오로직스가 발굴한 항체를 갖고 면역항암제를 공동 개발할 방침이라고 21일 밝혔다. 면역항암제는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1세대 화학항암제나 암 관련 유전자를 공격하는 2세대 표적항암제와 달리 환자의 면역세포 활동을 활성화해 암을 치료하는 개념의 약이다.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 화학항암제 대비 부작용은 적고, 내성에 취약한 표적항암제보다 적용 가능한 환자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승현 목암연구소장은 “면역항암제는 기존 항암제 대비 우수한 효과와 적은 부작용으로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항암제”라며 “앞으로도 항암 분야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고 신약 개발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목암연구소는 녹십자가 1984년 기금을 출연해 설립한 비영리 연구재단이다. 유전자재조합 B형 간염백신, 유행성출혈열백신, 수두백신 개발 등의 성과를 거뒀으며 최근에는 녹십자와 바이오신약 등을 개발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다이노+] 호주에서 발견된 남미 출신 신종 공룡

    [다이노+] 호주에서 발견된 남미 출신 신종 공룡

    오래 전 지구 상에는 아직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공룡들이 땅 위를 누비고 다녔던 것 같다.  최근 호주 고생물학 연구진은 9500만 년 전 살았던 신종 공룡 '사바나사우루스'(Savannasaurus)를 발견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거대 초식공룡인 티타노사우루스(titanosaurs)에 속하는 사바나사우루스는 덩치가 농구코트 절반만 하며 특유의 긴 목과 상대적으로 짧은 꼬리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사바나사우루스가 처음 사람에게 발견된 것은 지난 2005년이다. 당시 퀸즈랜드 지역에서 우연히 특이한 거대 동물의 뼈 17조각이 바위에 박힌 채 발견됐다. 이후 학자들의 연구가 이어져 발견 지역과 현지 공룡박물관 창립자 이름을 따 이 공룡에 '사바나사우루스 엘리오토룸(Savannasaurus elliottorum)이라는 정식 학명이 주어졌다. 연구를 이끈 스티븐 포로팻 박사는 "사바나사우루스는 종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몸길이 30m를 자랑하는 티타노사우루스와 비교하면 절반 만 하다"면서 "공룡의 해부학적 특징과 생태를 연구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사바나사우루스의 기원이다. 연구팀은 이 공룡이 호주 토종이 아닌 남미에서 건너온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곧 지금은 거대한 바다로 두 대륙이 갈라져있지만 과거에는 붙어 있어 도보로 이동이 가능했다는 주장이다. 포로팻 박사는 "사바나사우루스는 1억 500만년 전 남미에서 호주로 왔을 것"이라면서 "당시 남미, 호주, 남극은 한 대륙으로 붙어있었고 지구온난화로 인해 온도가 높아 이동에 무리가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게재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경찰, 김포공항역 사고 당시 목격자 3명 조사 완료

    경찰, 김포공항역 사고 당시 목격자 3명 조사 완료

    서울 강서경찰서는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에서 김모(36)씨 사망 사고를 목격한 5명 중 남성 2명과 여성 1명의 조사를 완료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의 설명을 종합하면, 여성은 김씨와 함께 전동차 4호칸에 탑승해 사고가 나기까지 전 과정을 목격했고, 나머지 남성 2명은 다른 승객의 시끄러운 대화 소리에 3호칸에서 4호칸으로 옮겨갔다가 사고를 목격했다고 한다. 사고 당시 4호칸에는 김씨를 포함해 모두 6명이 있었던 셈이다. 이로써 지금까지 경찰은 목격자 3명과 기관사 윤씨 이외에도 서울도시철도공사 스크린도어 운용부서 관계자 1명, 김포공항역 역무원 2명 등 모두 7명을 참고인 조사했다. 아직까지 입건자는 없다. 목격자 절반 이상을 조사한 경찰은 이들의 공통 진술을 지금까지 확보한 자료와 비교해 사고 전후 정황을 구체화하고 있다. 경찰은 전날 고덕차량기지를 방문해 사고 전동차를 조사했으나 차량 시스템상에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전동차 블랙박스(로그기록)와 기관사 업무내규, 사고 이후 기관사 윤모(47)씨와 관제센터 사이의 녹취를 확보했다. 전동차에서 사망한 김씨의 미세흔적도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목격자 3명의 진술과 기관사의 진술에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있어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며 “여기에 지금까지 확보한 자료를 통해 기관사나 서울도시철도공사에서 적절한 대응을 했는지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도루묵·임연수어·명태라는 이름/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도루묵·임연수어·명태라는 이름/서동철 논설위원

    ‘얻는 것 없이 기운만 뺐다’는 뜻으로 흔히 쓰는 ‘말짱 도루묵’이라는 표현은 17세기 후반에도 크게 유행했다고 한다. 실학자 이긍익(1736~1806)은 ‘연려실기술’에 숙종 때 불렸다는 동요를 채록해 실었는데, ‘허적은 산적이 되고, 허목은 도루묵이 되니…’(許積爲散炙許穆爲回目…)라는 대목이 보인다는 것이다. 숙종 6년(1680) ‘허적의 서자 허견이 복선군 이남과 모반을 도모했다’는 서인 김석주의 무고로 남인이 실각하고, 서인이 재집권한 이른바 경신대출척이 일어난다. 당시 영의정 허적은 사약을 받았고, 판중추부사 허목은 삭탈관직을 당했다. 산적이 되고 도루묵이 됐다는 표현이 각각 무엇을 뜻하는지 짐작이 간다. 회목(回目)이 바로 도루묵이다. 도루묵 설화를 가장 먼저 문헌에 남긴 사람은 홍길동전의 지은이인 교산 허균(1569~1618)이라고 한다. ‘푸줏간 문앞에서 크게 입맛을 다신다’는 ‘도문대작’(屠門大嚼)에 도루묵 이야기를 적었다. 귀양살이하면서 예전에 먹었던 음식을 떠올리며 팔도의 명물과 명산 96가지를 소개했다. ‘동해에서 난다. 처음 이름은 목어(木魚)였는데, 전 왕조에 그것을 좋아하는 임금이 있어 은어(銀魚)로 고쳐 불렀고, 많이 먹어 싫증 나자 다시 고쳐 환목어(還木魚)라고 불렀다.’ 허균이 채록한 도루묵 설화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내용이다. ‘회’(回)와 ‘환’(還)은 되돌린다는 의미가, ‘목’(目)과 ‘목’(木)은 소리가 통한다. 국립민속박물관이 펴낸 ‘민속학연구’ 최근호에는 우리 밥상에 자주 오르는 생선들의 이름을 다룬 논문이 실렸다. 김양섭 전북대 무형문화연구소 전임연구원의 ‘임연수어·도루묵·명태의 한자 표기와 설화에 대한 고증’이 그것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도루묵은 조선 초기의 국가 문서에도 이미 은어라 기록했다고 한다. 반면 오늘날에는 함경도에서만 도루묵을 은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결국 허균이 언급한 ‘전 왕조의 임금’은 고려의 왕이라기보다는 조선 태조 이성계가 적임으로, 도루묵이라는 표현은 함경도가 조선 초기에는 왕실 발생지로 많은 혜택을 받았지만 이징옥의 난과 이시애의 난 이후 반역의 땅으로 냉대받은 정치적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임연수어(臨淵水魚)는 ‘임연수라는 사람이 잘 낚아 붙여진 이름’이라는 속설과는 달리 깊은 물에 살다가 산란기에 얕은 물로 나오는 생태적 특성을 반영한 한자 표기라고 설명한다. ‘함경도 명천(明川)에 사는 어부 태(太)서방이 처음 잡았다’는 명태의 작명 설화에도 이의를 제기한다. 예부터 이 물고기의 간을 끓이면 쉽게 얻어지는 간유로 등잔불을 밝힌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는 것이다. 명태(明太)라는 표기가 1652년에야 국가 문서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도 명(明)나라 시대에는 태조(太祖) 주원장의 묘호와 같아 쓰기를 막은 까닭이라고 강조한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전과 7범 관리, 법무부·경찰 모두 실패

    전과 7범 관리, 법무부·경찰 모두 실패

    경찰 “전자발찌 법무부 소관” 법무부 보호관찰도 역할 못해 서울 강북구 번동에서 사제 총기로 경찰관을 쏴 숨지게 한 피의자 성병대는 강간 등 전과 7범으로 법무부의 보호관찰 대상이자 경찰의 우범자 관리 대상이었지만 어느 한쪽도 성씨의 범행을 막지는 못했다. 20일 법무부와 경찰청 등에 따르면 성씨는 2000년 4월 친구와 함께 피해자(당시 20세)를 강간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집행유예 기간 10대를 또다시 강간해 징역 5년을 받았다. 2005년 의정부교도소 수감 당시에는 교도소 소속 교사의 목과 얼굴을 샤프펜슬로 수차례 찔러 징역 2년이 선고됐다. 2012년 9월 출소한 뒤 2014년 1월부터 전자발찌를 부착했다. 출소 후 자전거 판매, 떡집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사회생활을 하다 갑자기 전자발찌를 착용하게 되자 사회에 불만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 성씨는 전자발찌 소급적용이 부당하다며 항고, 재항고를 거듭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성씨는 전자발찌를 착용하는 동안 법무부 보호관찰관으로부터 관리 감독을 받았다. 경찰의 우범자 관리 대상이기도 했지만 관리 규칙상 전자발찌 착용자는 중점관리 대상이나 첩보수집 대상자가 아닌 자료 보관만 하도록 돼 있다. 경찰은 성씨가 출소하자 그를 우범자 관리 대상 중 중간 단계인 ‘첩보수집 대상자’로 등록했다. 그러다 전자발찌를 부착한 뒤인 지난해 5월 25일부터는 성씨를 가장 높은 단계인 ‘중점관리 대상자’로 올렸다가 올해 7월 28일부터는 ‘자료보관 대상자’로 단계를 낮췄다. 결국 7월부터는 경찰로부터 별다른 관리를 받지 않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전자발찌를 부착하게 되면 법무부에서 관리하는 만큼 경찰이 이중으로 관리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며 “전자발찌 착용 기간이 끝나면 다시 심사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성씨가 가장 높은 단계인 중점관리 대상자였어도 범행을 차단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달에 한 번씩 경찰서 형사와 지구대 담당 경찰이 첩보를 수집하게 돼 있지만 직접 대상자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이웃에게 동향을 묻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성씨는 차상위 수급 대상자로 1년간 건강보험료를 내지 못해 강북구청에서 긴급 생계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인근 주민 이모(63·여)씨는 “주민들과의 교류는 전혀 없었다. 자전거를 끌고 다니는 걸 몇 번 봤는데, 행색이 깔끔하거나 인상이 좋지는 않았지만 흉악한 짓을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오패산터널 총격전 범인, 복역 중 교도관 샤프로 찌르기도…“정신장애 의심”

    오패산터널 총격전 범인, 복역 중 교도관 샤프로 찌르기도…“정신장애 의심”

    서울에서 경찰관을 사제 총기로 쏴 숨지게 한 성병대(46)씨가 정신적 장애를 가진 인물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성씨가 2000년에 2번의 성폭행 범죄를 저지르고 나서 19일 범행에 이르기까지 보여준 행적으로 미루어볼 때 정신적 장애가 있다는 의심을 할 만하다고 입을 모았다. 어떤 정신질환을 앓아 왔는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성씨의 가장 주된 장애 양상은 ‘편집성 성격장애’로 추측된다. 다른 사람의 행동 동기를 악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을 비롯해 지속해서 불신과 의심을 품는 증상을 수반하는 것이 이 질환의 특징이다. 성씨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횡단보도에서 보행 신호를 기다리는 노인의 동영상과 함께 이 노인이 주변에서 잠복하며 자신을 음해하고 살인누명을 씌우려 하는 경찰로 의심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일반 시민의 사진이나 동영상과 함께 이들을 자신을 감시하는 경찰이라고 의심하는 내용의 글은 이 외에도 다수다. 특수강간 피해자를 무고한 혐의로 복역 중이던 2005년에는 교도소 직원의 비리를 법무부 등에 청원한 일로 교도관이 자신을 암살할 것으로 생각해 교도관의 목과 얼굴을 샤프펜슬로 찌른 적도 있다. 이렇듯 매사에 의심을 하고 불신하는 태도가 이어지면 자연스레 자신의 잘못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전문가의 견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20일 연합뉴스에 “자기가 잘못해놓고 상대방의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경향도 보이는데 이는 사실관계를 몰라서가 아니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인위적 사고”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성씨는 자신의 한국성폭력범죄자위험성평가척도(KSORAS) 결과를 페이스북에 올려놓으면서 “‘범행을 후회하거나 죄책감을 어느 정도 느낀다’고 나왔는데 이는 내가 죄를 인정하는 것처럼 조작된 것”이라고 적었다. 성씨의 행동에서는 과대망상의 대표적인 패턴도 드러난다. 자신이 아주 위대한 인물이거나 특별한 능력을 지녔다고 여기는 증상은 성씨가 극도의 반일 감정을 담아 독도 영유권 등을 소재로 펴낸 책에서 확인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SNS에서 자신을 ‘패배자’로 표현한 걸 보면 인생에 좌절 등이 많았을 것 같다”며 “정상적 인간관계가 완충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패배’에 고립되고 내재한 분노가 폭력으로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라스’ 강수지♥김국진 열애에 김완선 “소름 돋았다” 왜?

    ‘라스’ 강수지♥김국진 열애에 김완선 “소름 돋았다” 왜?

    ‘라디오스타’ 김완선이 강수지 김국진 커플을 이어주려고 부단히 노력했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지난 19일 MBC 예능 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는 강수지 김국진 커플의 이야기와 함께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도 방송됐다. 강수지 김국진 커플을 열렬히 응원한 것으로 알려진 김완선은 “두 사람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함께 출연 중인 SBS ‘불타는 청춘’) 녹화 없을 때 밥이라도 같이 먹으라고 말해줬다. 그런데 두 사람 다 처음에는 그저 웃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뜨악하는 표정을 짓는 것 같았다”며 당시를 설명했다. 김완선은 “내가 더 나섰다간 안될 것 같다고 생각해서 어느 순간부터는 두 사람의 만남을 이어주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강수지와 김국진은 이미 만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열애 기사가 발표됐을 당시에는 “목부터 소름이 돋았다”고도 말했다. 이에 강수지는 “주위에 열애 소식을 말하고 싶었지만 사귄지 얼마 되지 않아서 얘기를 일단 안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김완선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사진=방송화면 캡처 임효진 인턴기자 3a5a7a6a@seoul.co.kr
  • ‘목혼식’을 아시나요?흔들림 없는 사랑의 약속

    ‘목혼식’을 아시나요?흔들림 없는 사랑의 약속

    나무는 식재 후 5년이 지나면 뿌리를 내리고 안정기에 접어든다. 사람의 결혼 생활과도 상통하는 측면이 있어, 서양에선 ‘흔들림 없는 사랑’에 대한 약속으로 ‘목혼식’을 진행해왔다. 목혼식은 결혼 5주년을 기념해 부부가 목재로 된 선물을 주고받는 외국 풍습에서 유래했다. 산림청은 2012년부터 ‘아이 러브 우드 캠페인’의 하나로 이같은 목혼식 행사를 열어 가정의 의미를 환기시키고 있다. 올해는 오는 22일 대전 유성구 유림공원 잔디광장에서 ‘제5회 목혼식 페스티벌’을 연다. 결혼 5년 차 부부를 대상으로 행사 홈페이지(www.ilovewood.or.kr)에서 참가 신청을 받아 각자 올린 사연을 토대로 50쌍의 부부를 최종 선정했다. 프러포즈를 하지 못했던 남편,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고 사는 재혼 부부, 시부모님 병간호로 고생한 아내에게 이벤트를 해주고 싶은 남편, 결혼 5년 만에 내 집 마련에 성공한 부부 등 사연도 다양하다. 이날 행사에서는 숲 속 웨딩 개념의 목혼식과 편지·부부 서약서 낭독, 부부가 함께 목재 가구 만들기, 아카펠라 그룹 ‘스노우시티’ 축하공연 등이 열릴 예정이다. 권영록 산림청 목재산업과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를 높이는 목재처럼 참가 부부의 사랑과 믿음도 더 깊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5살 여자아이 그림은 말해준다, 그 목사가 한 짓을

    5살 여자아이 그림은 말해준다, 그 목사가 한 짓을

    50대 성직자가 5살 여자어린이를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게 됐다. 피해자 어린이는 끔찍한 일을 당하고도 어린 탓인지 입을 열지 않았지만 아이가 그린 한 장의 그림이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 브라질 몬테스클라로스에 살고 있는 여자어린이는 2015년 영어를 배우면서 문제의 성직자를 알게 됐다. 목사가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친다는 말에 부모는 딸을 영어수업에 보내기로 했다. 하지만 영어수업이 시작된 지 불과 며칠 만에 딸은 "더 이상 영어를 배우기 싫다"며 수업에 가길 거부했다. 부모가 영문을 물었지만 딸은 대답이 없었다. 그날 이후로 딸의 행동은 이상해졌다. 눈에 띄게 말이 없어지고 왠지 우울해 보였다. 딸을 걱정한 부모는 심리치료사를 찾아갔다. 수개월 동안 심리치료를 받았지만 딸은 변하지 않았다. 영어를 배우지 않겠다고 한 이유에 대해서도 딸은 입을 열지 않았다. 침묵하던 딸이 "나 이런 일을 당했어요"라고 털어놓은 건 그림을 통해서였다. 심리치료를 받아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고민하던 부모는 심리치료사에게 "딸이 평소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한다. 어쩌면 그림으론 마음을 털어놓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종이와 연필을 쥐어주고 "영어를 배우러 갔을 때 무슨 일이 있었니?"라고 묻자 딸은 드디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5살 어린이가 그린 것이라 상당히 어설프지만 완성된 그림을 보고 심리치료사와 부모는 깜짝 놀랐다. 그림을 보면 바닥엔 어린아이가 누워 있고 그 위로 어른이 덤벼들고 있다. 발기된 성기를 묘사한 것으로 보이는 부분도 보인다. 부모와 심리치료사는 아이가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직감했다. 종이를 더 주자 아이는 비슷한 그림을 여럿 그렸다. 아이가 그린 5~6장의 그림을 보면 성폭행, 성추행, 심지어 오랄섹스를 연상케하는 모습이 표현돼 있다. 브라질 경찰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문제의 목사를 전격 체포했다. 현지 언론은 "남자는 아직 범행을 인정하진 않고 있지만 경찰은 그림을 결정적인 진술로 간주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오패산 터널 총격전 범인 잡은 ‘용감한 시민들’

    오패산 터널 총격전 범인 잡은 ‘용감한 시민들’

    19일 오패산터널 총격전 범인을 잡는 데는 인근 주민들의 활약이 컸다. 경찰은 이날 지인 이모(67)씨를 망치로 폭행하고 파출소 경찰 김모(54) 경위를 사제 총기로 쏴 사망에 이르게 한 범인 성모(45)씨 검거에 시민들이 앞장섰다고 20일 전했다. 근처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일용직 노동자 김광윤(56)씨는 성씨에게 가장 먼저 달려들어 목을 붙잡았다. 김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근처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빵, 빵!’ 소리가 2번 나서 처음에는 북한이 미사일을 쏜 줄 알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피의자가 총을 갖고 있어서 겁이 났지만, 술도 마셨고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달려들어 붙잡았다”고 말했다. 김씨와 술을 마시다 함께 현장으로 달려간 이동영(33)씨는 “총에 맞은 경찰이 도와달라는 소리도 못 하고 있길래 달려가 인공호흡을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검거에 앞장선 이유에 대해 “남자들끼리 술 먹으면 객기가 생기지 않느냐”며 웃었다. 범행 현장 인근 상인들도 용의자 검거에 나섰다고 목격자들은 입을 모았다. 인근에서 신발 가게를 운영하는 이대범(43)씨는 “풍선 터지는 소리가 나더니, 타이어 터지는 소리가 났다”고 최초 들었던 총소리를 묘사했다. 그는 “나가보니 오토바이 헬멧 쓴 사람이 누굴 쫓아가더라”면서 “일단 112에 신고전화를 걸어 상황을 계속 설명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3분 넘게 통화를 했더라”고 말했다. 이씨는 “터널 입구에 도착하니까 순찰차가 왔길래 경찰들이랑 같이 오르막길을 천천히 올라갔다”면서 “‘빵!’ 하는 소리가 나고 경찰관이 ‘악!’ 하면서 주저앉았다. 다른 경찰관이 도착해 총을 쏘니까 용의자가 쓰러졌다”고 사건 당시를 생생하게 전했다. 목격자들은 “시민들이 용감하게 나서 더 큰 참변을 막은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강북경찰서 관계자는 “인근에서 술을 드시던 시민분들께서 일종의 객기로 도움을 주신 것 같은데, 다치면 어쩌려고 그러셨는지 걱정됐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성희 ‘질투의 화신’, 조정석-고경표 양다리녀로 등장..공효진의 앞날?

    고성희 ‘질투의 화신’, 조정석-고경표 양다리녀로 등장..공효진의 앞날?

    고성희 ‘질투의 화신’ 출연이 화제다. 19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는 이화신(조정석 분)이 표나리(공효진 분)을 데리고 자신의 첫사랑 수영(고성희 분)의 결혼식에 참석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수영은 15년 전 고정원(고경표 분), 이화신과 미팅에서 만난 사이로 두 사람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쳤던 인물. 이날 고교 시절 수영은 미팅에서 모자를 선택, 정원과 짝이 됐다. 하지만 수영은 디스코팡팡에서 화신의 목을 끌어안았더니 급기야 무릎에 앉으며 묘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화신은 넘어진 수영을 끝까지 보호하려 했고, 정원 역시 수영을 안으며 삼각관계를 형성했다. 이후 수영은 눈 오는 날 화신을 찾아가서는 “네가 야구 모자인 줄 알고 집었다. 근데 네가 아니더라. 난 네가 더 좋아”라고 고백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눈을 맞으며 첫 키스를 나눴다. 15년이 지나고 표나리 앞에서 잘난 척을 하려고 했던 이화신이지만 수영은 “당연히 정원씨가 더 좋았다. 넌 이기적이니까. 사랑을 줄지도 모르고 받는 거만 익숙한 남자다”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구본영 칼럼] 대선 경쟁에만 ‘올인’, 고질 도진 한국 정치

    [구본영 칼럼] 대선 경쟁에만 ‘올인’, 고질 도진 한국 정치

    아직 가을인데 벌써 북서 계절풍이 불어오는가. 근래 서울 곳곳에서 대남 선전용 전단이 쏟아졌다고 한다. 서울 은평구에서 발견된 삐라 뭉치 속에선 김정은 체제를 선전하는 조잡한 영상 CD까지 발견됐다. 이에 대한 한 네티즌의 반응이 재밌다. “북한아, 요새 남한에선 CD 같은 거 안 쓴단다”라는. 바깥 사정에 어두운 북한 통일전선부 일꾼들이 주민을 굶기면서 헛돈만 쓴다는 조롱이다. 요즘 우리 사회도 세상 돌아가는 사정을 잘 모른다는 점에선 오십보백보라는 생각마저 든다. 북한의 핵 도발만이 우리 목밑의 비수가 아니다. 새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면서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보라. 올 3분기 기준으로 4년제 대졸 실업자가 31만명으로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란다.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차마저 미국 등 해외에서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와 정치권에선 백가쟁명식 원인 진단만 난무할 뿐 실질적 해법은 합작해 내지 못하고 있다. 대선 주자들의 경제 청사진이야 자못 화려하다. 경제민주화와 복지가 화두였던 지난 대선과 달리 앞다퉈 성장 담론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유승민 의원(혁신성장론)과 남경필 경기지사(공유적 시장경제론) 등 여권 주자들의 그것만이 아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국민성장론)와 안철수 의원(공정성장론) 등 야권 주자들의 수사도 현란하다. 다만 ‘어떻게’ 경제를 살릴 건지가 없다. 그런 측면에선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이 제대로 정곡을 찔렀다. “(한국적 민주주의가 그랬듯이) 수식어가 붙은 건 다 가짜고, 성장하지 말자는 얘기”라고. 고대 희랍의 철학자 탈레스는 별자리를 관찰하며 걷다 수채에 빠진 적이 있었단다. 그는 당시 지나가던 할머니로부터 “땅에서 일어나는 일도 다 모르면서 하늘의 이치만 찾고 있나”라는 핀잔을 들었다. 멀리만 보면서 임박한 과제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일깨우는 고사다. 우리 공동체의 지도층도 ‘탈레스의 우화’를 상기할 때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되 당면 위기에도 눈감지 말라는 뜻이다. 그러나 정치권엔 거대한 성장 담론을 말하는 대선 주자들은 넘쳐나지만 가라앉고 있는 경제를 살릴, 손에 잡히는 대책을 말하는 이는 드물다. 자영업자 수가 8월부터 다시 늘고 있다고 한다. 수많은 구조조정 퇴직자들이 대리 운전대를 잡거나 언제 망할지 모를 치킨집으로 몰리면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로는 협치를 외치는 국회는 수수방관하고 있다. 중장년 일자리 9만개를 만들 수 있다는 파견법에 믿음이 안 간다면 무슨 다른 대체 입법이라도 해야 할 텐데 그저 뭉개고만 있다.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1992년 미 대선에서 어필했던 빌 클린턴 후보의 구호다. 예나 지금이나 미국이라고 해서 경제만 문제고 정치에는 문제가 없을 리는 만무하다. 올 미 대선 레이스를 보라. 듣기에도 민망한 음담패설과 막말로 좌충우돌하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와 뭔가 부정직한 이미지를 풍기는 힐러리 클린턴이 누가 덜 ‘비호감 후보’인지를 다투고 있지 않나. 그렇다고 해서 미국 정치 시스템이 경제를 망가뜨릴 정도로 고장났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반면 우리 정치권은 정권을 잡고 내가 당선될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라도 할 기세다. 미르나 K스포츠재단 의혹이든, 참여정부 시절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직전의 ‘김정일 정권 결재’ 논란이든 그 진상을 규명하는 게 정치권의 소임이긴 하다. 하지만 여야가 서로 상대를 궁지에 모는 이슈에만 매달린 채 다른 민생 현안을 외면한다면? 그야말로 한국 정치의 고질이다. 여야의 때 이른 대권 경쟁 ‘올인’이 그래서 걱정스럽다. 임기 말로 향하는 박근혜 정부도 경제 회생을 위한 근본적 처방을 결단하긴커녕 이에 발목을 잡는 야당을 핑계 삼아 북핵 문제에만 다걸기하는 인상이다. 정부든, 여야 정당이든 ‘전부 아니면 전무’식의 무모한 도박은 곤란하다. 차기 정권을 놓고 싸우더라도 경제활성화 입법이나 4대 구조개혁안 등에 대한 타협은 게을리하지 말기 바란다. 국민을 노름판에서 개평 뜯는 구경꾼으로 얕잡아 보는 게 아니라면.
  • [열린세상] 황제와 대통령의 측근정치 비극/민귀식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중국학과 교수

    [열린세상] 황제와 대통령의 측근정치 비극/민귀식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중국학과 교수

    늘 그랬지만 요즘처럼 뉴스 보기가 꺼려진 적이 또 있었던가? 세상에 대한 탄식도 이제 무감각한 넋두리에 불과해진 지 오래다. 문제는 그 탄식의 끝이 청와대에 닿아 있다는 것이다. 바로 측근의 발호 때문이다. 그래서 주로 젊은이가 좌절했던 ‘흙수저론’이 이제 전 국민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제문제, 남북관계, 사드 배치처럼 선택이 필요한 정책 영역에는 찬반 여론으로 나뉘기도 한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제기된 인사문제와 측근 정치에 이어 최근 알려진 비선 세력의 전횡은 전 국민의 공분(公憤)을 사고 있다. 예전에는 대통령이 직접 대기업 상납을 받은 적도 있었고, 대통령의 형이 권력을 쥐락펴락해 만사형통(萬事兄通)이라는 신조어가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아무런 직책도 없는 생경한 이름의 한 여인이 마치 세상을 주무르는 듯하다. 목적도 불분명한 재단 설립에 전경련은 자금을 모아 주었고, 특정 학생을 위해 유수한 어느 대학은 학칙까지 변경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힘 있다는 전경련의 행위도 볼썽사납지만, 시대의 양심이어야 할 대학까지 연루됐다면 우리는 어디에 희망을 걸어야 할지 암담해진다. 또한 이렇게 호가호위하게 만든 대통령의 측근 관리 능력에 좌절한다. 이 모든 원인은 대통령과 측근 사이에 공사 경계가 없고, 특정인에게만 과도하게 의존하는 권력 운영에 있다. 문고리 3인방 논란이 잠잠해지자 이제 민정수석과 민간인 여인이 그 중심에 서 있다. 아무 직책도 없는 소위 측근이라는 실세가 공공 영역에 개입하는 일은 정말 심각한 상황이다. 정치는 명(名)과 실(實)이 일치해야 한다. 공자는 ‘그 자리에 있지 않으면 그 정치를 논하지 않는다’(不在其位, 不謀其政)면서 공사 구분을 명확히 하고, 공직은 권한과 책임이 같아야 함을 역설했다. 또한 역사는 측근에게 과도한 권력을 내줘 자신과 나라를 망친 사례를 통해 신중한 권력 운용을 경고하고 있다. 제 환공(桓公)은 관포지교의 관중(管仲)을 등용해 춘추시대 최초로 패자가 된 사람이다. 그는 자신에게 활까지 쏘았던 관중을 재상에 임명하는 통 큰 정치로 혼란의 시대를 수습한 주인공이다. 그러나 측근 3인방을 내치라는 관중의 유언을 듣지 않고, 요리사와 후궁을 관리하는 환관, 그리고 아첨의 달인에게 모든 권한을 맡기게 된다. 결국 환공은 이들 3인방에 의해 구중궁궐에 격리돼 굶어 죽고, 제나라는 패권국의 지위를 잃게 된다. 인재로 흥한 나라가 측근으로 망한 것이다. 이는 재상 등 공직자가 아닌 요리사와 환관 같은 비선에게 힘을 실어 준 데서 비롯된 참사였다. 절대권력은 외롭다. 황제는 어려서부터 친구도 없고 엄격한 교육과 권력투쟁으로 만성 스트레스 증후군을 달고 살았다. 이때 환관이 유일한 친구이자 정서적 동기였고, 등극 이후에는 관료를 제압하는 무기였다. 그래서 고락을 함께한 환관의 발호에도 너그럽다. 결국 많은 황제는 측근 정치의 유혹에 넘어가 나라를 망치고 말았다. 그러나 역사에는 주변에서 아첨하는 무리를 제거하고 성공한 통치자도 있다. 초 장왕(莊王)은 3년 동안 방탕한 척 지내며 충신과 간신을 가려낸 다음 일거에 간신을 몰아내고 인재를 등용함으로써 춘추오패의 자리에 올랐다. 측근 관리는 어렵지만 불가능한 것이 아님을 보여 준다. 청와대의 대통령도 늘 외롭다. 현 대통령은 더욱 외롭다. 역시 측근이 발호하기 쉬운 환경이다. 그래서 측근은 가깝지만 멀리해야 한다. 측근은 언제나 보상을 바라기 때문이다. 여염집 여인이라면 가까운 사람과 살갑게 지내는 것이 미담이지만, 대통령은 최고의 공인이자 권력자다. 그래서 고독을 벗 삼아 주변을 살펴야 한다. 이것은 대통령의 숙명이자 의무다. 더이상 이름 없는 여인이 측근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농락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은 황제가 아니다. 마찬가지로 황제만큼 외로운 존재도 아니다. 현대사회는 대중과 직접 만나는 길이 수없이 열려 있다. 다만 의지의 문제다. 그러니 대통령은 공식 체계를 중시하고 열린 공간에서 소통해야 한다. 비선 정치가 아니라 정명(正名)의 정치를 해야 한다. 정치는 명과 실이 함께 만들어 가는 길이다.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아버지를 위한 대답들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아버지를 위한 대답들

    오늘은 최근에 작고한 시인의 작품을 꺼내 보련다. 미국의 계관시인(미국은 의회도서관이 해마다 미국을 대표하는 시인을 지명한다)이었던 마크 스트랜드(1934~2014)가 1978년에 발표한 ‘나의 아버지에게 바치는 비가(悲歌)’(Elegy for My Father)라는 아주 긴 시인데, 일부만 여기 옮긴다. 1. 빈 육체 손은 당신의 손이고, 팔도 당신의 팔인데, 당신은 거기에 없었다. 당신의 눈이지만, 닫혀서 눈이 떠지지 않았지. …(중략)… 2. 대답들 당신은 왜 여행을 하셨나요? 집이 추웠기 때문이지. 당신은 왜 여행을 하셨나요? 하루해가 지고 다시 해가 뜨기까지 내가 언제나 해온 일이었으니까. 당신은 어떤 옷을 입었나요? 남색 양복, 하얀 셔츠, 노란색 타이, 그리고 노란색 양말. 당신은 어떤 옷을 입었나요? 아무것도 걸치지 않았어. 고통의 스카프가 나를 따뜻하게 해줬지. 누구랑 잤나요? 매일 밤 다른 여자와 잤지. 누구랑 잤나요? 나 혼자 잤어. 난 언제나 혼자 잤지. 왜 내게 거짓말을 했나요? 난 내가 항상 진실을 말한다고 생각했어. 왜 내게 거짓말을 했나요? 진실도 아무렇지도 않게 속일 때가 있으니까 그런데 난 진실을 사랑해. 왜 떠나려고 해요? 이제는 어떤 것도 내게 그다지 의미가 없으니까. 왜 떠나려고 해요? 나도 모르겠어. 왜 가려는지 나도 알지 못했지. 얼마나 오래 제가 당신을 기다려야 하나요? 나를 기다리지 마라. 피곤해서 그만 눕고 싶구나. 피곤해서 쉬고 싶은가요? 그래, 난 지쳤어 그래서 쉬고 싶어. …(후략) 1. THE EMPTY BODY The hands were yours, the arms were yours, But you were not there. The eyes were yours, but they were closed and would not open. …… 2. ANSWERS Why did you travel? Because the house was cold. Why did you travel? Because it is what I have always done between sunset and sunrise. What did you wear? I wore a blue suit, a white shirt, yellow tie, and yellow socks. What did you wear? I wore nothing. A scarf of pain kept me warm. Who did you sleep with? I slept with a different woman each night. Who did you sleep with? I slept alone. I have always slept alone. Why did you lie to me? I always thought I told the truth. Why did you lie to me? Because the truth lies like nothing else and I love the truth. Why are you going? Because nothing means much to me anymore. Why are you going? I don‘t know. I have never known. How long shall I wait for you? Do not wait for me. I am tired and I want to lie down. Are you tired and do you want to lie down? Yes, I am tired and I want to lie down. * 몸은 당신의 몸인데, 그러나 당신은 거기에 없었다. 입관하며 내가 마지막으로 본 당신의 모습이 어른거린다. 내가 재작년에 아버지를 여의지 않았다면, 이 시에 지금처럼 공감하지 못했으리라. 당신의 영혼이 육체를 떠나는 순간을 나는 지켜보지 못했다. 그렇게 빨리 가실 줄 알았다면, 나도 내 아버지에게 물어볼 게 있었다.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대답이겠지만, 그래도 당신의 입에서 듣고 싶은 이야기. 마크 스트랜드의 시를 읽으며 감정이입을 피할 수 없었다. 우리 아버지도 그의 아버지처럼 평생 돌아다니셨다. ‘집이 추워서’ 여행을 떠났다니. 당신을 비난한 내가 부끄럽다. 캐나다에서 태어나 미국의 여러 도시에서 자란 마크 스트랜드는 원래 화가 지망생이었다. 예일대에서 당대의 일류화가 알베르에게서 회화를 배우다 그만 그림에 대한 흥미를 잃었고, 시인이 되기로 결심했단다. 화가를 꿈꾸었던 시인의 작품답게 이미지가 예사스럽지 않다. ‘고통의 스카프가 나를 따뜻하게 해줬지.’ 고통을 목에 둘러 늘 따뜻했지. 따뜻한 스카프의 이미지와, 고통이라는 어두운 단어가 결합해 인생의 깊이를 담은 시구가 탄생했다. 개인적인 고통일 수도 있지만, 시인의 아버지는 유대인이었다. 시대적인 고초도 섞였을 게다. 시인이 아버지를 애도하는 자전적인 시인데, 대화체로 돼 있어 박진감이 넘친다. 같은 질문을 두 번 하는데, 처음엔 비교적 쉬운 (직접적인) 대답을, 나중엔 어려운 대답을 배치했다. 두 대답이 연결돼 있고, 서로 대치하는 듯하지만 실은 같은 말이다. 매일 밤 다른 여자와 자는 남자는 사실 ‘혼자’ 자는 거나 마찬가지 아닌가. 이 시가 이해 안 된다면, 당신은 행운아이며 축복받은 인생을 산 사람이다. 당신을 낳아준 부모님에게 감사하기를…. 아들과 아버지가 실제 나눈 대화를 옮긴 것 같지는 않다. 이승에서는 주고받지 못한, 그러나 아들이 아버지에게 꼭 물어보고 싶었던 의문들. 그가 듣고 싶었던 (혹은 듣고 싶지 않았던) 아버지의 대답들로 시를 만들었다. 뒤는 좀 산문적이다. 지루하지 않은 앞부분만 한글로 옮겼다. 우리 모두의 아버지를 위한 대답이 되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 [서울 플러스] ‘시흥4동 마을지킴이’ 본격 운영

    금천구(구청장 차성수) 지역 주민 등 40여 명으로 꾸려진 ‘시흥4동 마을지킴이’가 청소년 보호와 마을 치안 담당 등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매주 월, 수, 금 오후 3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 일일 2개조로 시흥4동 전역을 순찰한다. 또 매주 화, 목 오후 9시부터 11시까지 학생 안심귀가와 우범지대 순찰, 노후 연립 순찰 등을 한다.
  •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새 옷 입은 쌀창고, 알알이 들어찬 예술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새 옷 입은 쌀창고, 알알이 들어찬 예술

    전북 완주군 삼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의 익산과 한옥마을의 전주 사이에 위치한 낯선 장소일 뿐이다. 무엇이 있을까 호기심 반, 걱정 반일 만큼 사전 정보가 없다. 그런 삼례에서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건 끝없이 펼쳐진 황금빛 평야다. 대한민국 최대 곡창지대의 하나인 만경평야가 이곳에 펼쳐진다. 푸른 가을 하늘과 어우러진 누런 들판은 세상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풍경이다. ●일제 쌀 수탈 보관창고, 박물관·미술관 변신 삼례는 일제 강점기인 1920년대 쌀 수탈을 위해 정비되고 개발된 아이러니하고도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삼례문화예술촌도 당시 일본인에 의해 지어진 7동의 양곡창고가 탄생의 모태가 되었다. 예술촌 앞에 위치한 (구)삼례역 자리는 동학농민혁명 당시 집회가 열렸던 곳이다. 조선시대에 삼례는 호남 최대 역참지로 서울과 제주를 잇는 옛길 ‘삼남대로’와 통영대로가 교차했다. 영호남과 수도권이 만나 거대한 문물이 오가던 곳이기도 했다. 그러나 삼례는 근래 들어 작은 농촌마을로 쇠락했다. 1980년대부터 전주 등 주변 도시로 젊은층이 이탈하고 도로와 철도의 발달은 주변 도시의 발전만 부추겼을 뿐이었다. 2010년까지 활용되었던 창고는 기능을 잃은 채 동네의 천덕꾸러기가 됐다. 2012년, 7동의 양곡창고는 변신을 서둘렀다. 2013년 삼례문화예술촌이 공식 오픈했다. 요즘 삼례는 온라인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행지의 하나가 됐다. 양곡창고는 책박물관과 미디어아트미술관, 디자인뮤지엄, 목공소, 책공방, 안내 및 종합세미나실, 갤러리카페 등으로 변신했다. 쌀을 지키기 위해 지어진 창고는 견고하고 과학적이다. 높은 천고, 통풍이 잘되는 구조는 전시장으로 손색없는 조건이다. 건물 외형은 가능한 그대로 둔 채 각각의 성격에 맞게 내부만 새롭게 바꿨다. 낡은 건물 외벽의 합판은 근사한 건축 외관이 됐고 통풍을 위해 갖춰진 나무 격자는 그대로 예술적인 인테리어가 됐다. 예술촌에 서면 오래된 양곡창고 사이를 헤매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건물 사이 재기 발랄한 문화예술작품들마저 조금 둘러보아야 시선에 들어올 정도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다. ●고서·헌책 전시·판매하는 ‘책마을’ 조성 그다음 눈길을 끄는 것은 ‘책’이다. 책박물관과 책공방에 이어 올 8월 예술촌 옆에 고서와 헌책을 판매 전시하는 공간인 ‘책마을’이 문을 열었다. 무엇보다 책과 관련된 다채로운 전시가 발길을 붙든다. 책박물관에서는 19세기 말 빅토리아시대 3대 그림작가로 꼽히는 랜돌프 칼데콧 기획전과 한국 북디자인 100년, 7080세대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교과서 그림전, 40년간 만화일기를 써온 송광용씨의 만화일기전 등이 열리고 있다. ‘책마을’에서는 매장 곳곳에 고서들을 전시해 책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19세기 후반에 출판된 라페루즈 항해기, 걸리버여행기, 20세기 초에 발행된 동방견문록, 조선미술사 등의 책을 보는 것만으로도 신기하다. 어른은 물론 아이들도 현장에서 책도 보고 바로 구입할 수 있어 지역 문화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책박물관의 박대헌 관장은 “과거 문물이 통했던 삼례가 현대에서는 지식이 오가는 통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직접 자서전 만들고 목공예 체험 기회도 책공방아트센터는 누구나 책을 만들고 책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는 책 체험센터다. 요즘 보기 힘든 오랜 인쇄기기와 관련 도구, 활자들을 전시해 흥미롭다. 컴퓨터 조판으로 책을 찍어내는 오늘날과 달리 기름때, 손 때 가득한 도구와 기계들은 또 다른 상상력의 원천이 된다. 이곳에서는 팝업북, 스크랩북, 앨범북 등 간단한 책 만들기 과정에도 참여할 수 있다. 특히 자서전만들기 학교를 열면서 지역 주민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김상림목공소에서는 목가구와 목공연장 등을 전시하는 한편 목공예체험 공방을 연다. 또한 비주얼미디어아트전시관, 디자인박물관, 막사발미술관 등에서도 다양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예술촌은 오픈 이래 15만 명이 다녀가며 어느덧 삼례의 대표적인 관광명소가 됐다. 지역 경제에도 다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익산과 전주를 오가다 잠시 들르는 곳이라는 점은 장점이자 또 다른 한계이기도 하다. 지역 문화 예술을 보여주거나 예술인들이 참여하는 기회가 다소 부족했던 점도 아쉬움으로 꼽힌다. 예술촌의 아쉬움은 귀농귀촌한 청년들이 예술촌 앞에서 토요일마다 펼치는 문화장터와 공방이 주는 소소한 재미로 달랠 수 있다. 완주군 측은 현재 공사 중인 제2의 예술촌에서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공간과 프로그램 등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삼례예술촌의 행보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글 사진 여행작가 enkaykim@naver.com ■여행 수첩 (지역번호 063) →가는 길 : 호남고속도로 삼례IC에서 삼례역 방면으로 간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기차로 삼례역에서 하차한다. 버스로는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우석대(삼례)행을 이용하거나 전주까지 와서 시내버스로 온다. 예술촌은 매주 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문을 연다. 월요일 휴무. 입장료는 성인 2000원, 학생 1000원. 세부프로그램은 예술촌 홈페이지(www.srartvil.kr) 참조. →함께 둘러볼 곳 : 예술촌에서 가까운 비비정 마을의 전망대에서는 만경강과 만경평야의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가을이면 황금빛 물결이 장관을 이룬다. 조선시대의 사찰 화암사는 완주의 숨겨진 보물이다. 불명산 자락에 숨어 있는 이 절은 크지는 않지만 정갈하게 세월을 품고 있다. 입구의 2층 누각과 국보인 극락전이 주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과 고즈넉한 산사의 분위기, 산사를 찾아가는 길, 내려오는 길을 안내하던 산사의 마스코트 검둥개까지 화엄사로의 여행은 기대하지 않았던 위로를 준다. →맛집 : 삼례예술촌 주변에 백반집이 많다. 향우식당(291-3209)은 저렴한 가격에 집밥 같은 백반 한상이 차려진다. 새참수레(261-4279)는 지역 노인들이 운영하는 식당으로 저렴한 가격(성인 1만 2000원)에 한식 뷔페를 즐길 수 있다. 오전 6시부터 문을 여는 현대옥(291-0083)은 콩나물 국밥을 전문으로 하며 아침식사 장소로 제격이다.
  • 에콰도르 “어산지 인터넷 일시 차단”

    폭로 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의 고립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 대선 개입 논란이 불거지면서 에콰도르 정부가 영국 주재 자국 대사관에 망명 중인 어산지의 인터넷 접속을 일시적으로 차단했다. 에콰도르 외교부는 19일 “우리 정부는 다른 나라 내정 불간섭의 원칙을 존중하며 타국 선거 절차에 개입하지도,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도 않는다”며 “런던 주재 대사관 내 개인 소통 네트워크 접근권을 일시적으로 제한했다”고 밝혔다. 에콰도르 외교부는 다만 이번 조치는 위키리스크라는 단체가 언론 활동을 하는 것을 막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는 지난 15일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과거 월가 강연 원고를 폭로했다. 폭로 이메일에는 클린턴이 국무장관직에서 물러난 2013년 월가 친화적인 발언을 한 내용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위키리크스의 폭로는 존 포데스타 클린턴 캠프 선대본부장의 이메일이 해킹됐기에 가능했다. 에콰도르의 조치가 미국의 압력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에 미 국무부는 의혹을 일축했다. 존 커미 국무부 대변인은 “존 케리 장관이나 국무부가 위키리크스 차단에 연루됐다는 의혹은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어산지는 성폭행 혐의 기소를 피해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4년 넘게 망명 생활을 해 왔다. 지난 7월부터는 위키리크스를 통해 클린턴에 관한 폭로를 이어 가고 있다. 어산지는 지난 9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진보 매체가 자신들의 목에 올가미를 걸려고 시도할 악마(클린턴)를 지지한다”고 비난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알코올 중독 패륜 아들, 폭행에 흉기 휘두른 父 입건

    알코올 중독 패륜 아들, 폭행에 흉기 휘두른 父 입건

    수시로 부모에게 욕설과 폭행 등 행패를 부려 온 아들에 맞서 흉기를 휘두른 아버지가 입건됐다. 충북 단양경찰서는 19일 자신과 부인을 폭행하는 아들을 흉기로 찌른 혐의(특수상해)로 A(79)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아들 B(51)씨도 존속폭행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18일 오후 7시쯤 단양군 대강면 자신의 집에서 술을 마시고 들어온 아들을 나무랐다. 농사일도 거들지 않고 빈둥거리며 술만 마시는 모습이 마뜩잖았다. 그러나 꾸중에 화가 난 B씨가 A씨의 목을 조르고, 이를 말리러 뛰어 온 아내까지 폭행하며 사고가 벌어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홧김에 흉기를 들었는데 아들이 내 손을 앞으로 잡아당겨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다. B씨는 가슴 부위를 찔려 다소 상처를 입었지만 중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씨가 평소에도 부모에게 자주 욕설을 하고 행패를 부려왔다는 관련자 진술에 따라 퇴원 후 보복 가능성에 대비해 A씨 부부를 피해자 임시숙소에 격리 조치했다. 아울러 B씨에 대해 알코올 중독 치료도 주선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7. 연애 경험 많으면 약일까 독일까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7. 연애 경험 많으면 약일까 독일까

    “10년 동안 만나고 헤어지고 반복하면서도 우리가 맺어지지 않은 것을 보면 우리는 인연이 아닌 것 같아요.” 죽어가는 연애 세포를 되살리기 위해 영국 로코물(로맨틱코미디물)의 정석이라는 영화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를 보러 갔다. 다시 만난 마크 다시(콜린 퍼스)와 뜨거운 하룻밤을 보낸 브리짓 존스(르네 젤위거). 그러나 그는 저 쪽지 만을 남긴 채 속절없이 그의 곁을 다시 떠났다. 학습된 경험으로 말미암아 더 이상은 안된다는 것을 잘 알았기 때문.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 속 브리짓 존스야 같은 상대에 대한 학습의 경험이라 일련 타당한 결정이다. 그러나 우리는 줄곧 다른 상대를 새로 만나면서도 예전 경험에 비추어 행동한다. 왜냐하면 이제 이 나이쯤 먹어서(대충 나와 비슷한 또래일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가진 것이라곤 알량한 연애 경험 몇 개와 그로 인해 쌓인 알량한 지식들 몇 개 뿐이기 때문에! 브리짓 존스에 비추어서 과거의 연애들은 현재 또는 미래에 다가올 연애에 약인가, 독인가 궁금해졌다. (브리짓에게 마크는 약이었을까, 독이었을까.) ◆ 약 나 또는 연애, 나와는 다른 곳(화성 또는 금성)에서 온 생물에 대한 ‘전술 복습’의 측면에서는 ‘약’인 것이 분명하다. 연애는 일련 나에 대한 깨달음의 장이다. 합정스테파니(30·여)도 “내가 이런 사람이랑은 안맞구나, 내가 차마 감당할 수 없는 건 이런거구나, 하는 걸 알게 됐다”고 고백했다. 20대를 수놓았던 일련의 연애를 통해 스테파니는 흡연자와 야구광은 본인과 절대 안 맞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을 가장 큰 수확으로 얘기했다. 역시나 ‘나쁜 남자·여자’와의 연애에서는 배우는 점이 많다. 요즘 한창 꽃길을 걷고 있는 연애해여(30·여)는 여자 맘을 알아도 너무 잘 알던 남자와의 연애를 ‘약’으로 기억한다. 연애해여는 한마디로 좋아하면 한없이 퍼주고 또 퍼줘도 마르지 않는 샘물 같은 여자였다. 그러나 연애해여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했던 치명남과의 연애 이후 그는 달라졌다. “그게 나쁘다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본의 아니게 우선 순위가 내가 되면서 연애에서 더 이상 예전처럼 휘둘리지 않아.” 다른 생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며 잔 기술이 느는 것도 일종의 ‘약’이다. 슬기슬기사람(29·남·필자의 아바타가 아니다·이하 슬기)은 과거 자신을 스쳐 지나갔던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했던 사항에 대해서는 다시는 그와 같은 오류를 범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가령 슬기(다시 말하지만 필자가 아니다)는 핸드폰에 새 전화번호를 입력할 때 그저 이름으로만 입력하는 습관이 있었다. 회사 동기나 친구는 그래도 됐지만 여자친구는 아니었다. “여자친구 이름을 가령 ‘이슬기’라고 입력해 놨는데 그걸 본 여자친구가 막 화내더라고. 나는 이유를 모르겠는데. 각기 다른 여자로부터 2번 정도 그걸 겪은 다음에는 이제부터는 카톡 대화명이라도 선제적으로 바꿔. ‘슬기찡♥’ 이런 식으로.” 그의 핸드폰에 ‘~찡♥’이라고 입력된 이는 아마도 그의 현 여친일 것이다. ◆ 독 여러 연애를 거쳐 오늘의 ‘너’를 만나는 ‘나’가 된다는 점에서 분명 약...이다. 그러나 한 줌 찌질한 연애사로 밥벌이를 시작한 나는 요즘은 ‘독’이라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가령 나의 썸남이 이 기사를 본다면, 그는 하다 못해 내 N번째 남자친구의 치킨 취향까지 알게 될 판이니 말이다. 연애에 관한 선문답을 좋아하는 ‘슬기’는 ‘과거의 연애 경험’에 대해 “칼 같은 거란다. 잘 쓰면 도구요, 못쓰면 흉기다. 다만 도구로써 칼이든 흉기로써든 드러내지 않는 것이 낫다”라고 말했다. “너는 네가 치킨 먹으면서 닭 목 자르는 칼을 보고 싶겠니?” 매주 닭 목을 자르는 나는 어찌하란 것인지 대책없는 답변이었다. 지난 ‘더치페이’ 편의 신 스틸러 돈도잃고사랑도잃고광광우럭따(29·여·이하 광광) 또한 ‘닭 목 자르는 칼’을 볼 필요가 없다는 데 극적으로 동의했다. 과거 남자친구와 볕 좋은 봄에 벚꽃 구경을 갔던 광광. 남자친구와의 첫 봄꽃 구경에 넋이 나간 광광에게 남친은 “나 여자친구랑 벚꽃 보러 간 게 처음이야~”라고 말했다. “아, 정말? 오빠도 처음이야?” 떨어지는 꽃잎 아래서 온갖 CF를 찍었던 광광 커플. 사달은 카페에서 일어났다. 남친의 아*패드에 연동된 네*버의 엔드라이브에서, 전 여친과 벚꽃 아래서 해맑게 웃고 있는 남친 사진을 본 광광. 배신감에 부르르 떨며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남친의 뺨따구를 올려 붙였다. “별 거 아니지만 그냥 그거 하나로 다 못 믿겠는거? 세상에 진짜 사랑은 없구나. 회의감 대박.” 김메리(28·여)는 나이를 먹고 연애 횟수가 많아지면서 연애에 괄호가 많아진다고 했다. 가령 “(최근 6개월 간) 이렇게 좋은 감정은 처음이야!” 또는 “(최근 1년 간) 이렇게 좋은 키스는 처음이야!”가 된다는 것이다. 메리는 끝에 말했다. “다 진심은 진심인데...” 그 이후에 담긴 말을 안 들어도 알 것 같았다. ◆ 그래서 독인가, 약인가 메리는 말했다. “(과거 연애는) 독약이야” 쓰기에 따라 독일 수도, 약일 수도 있다는 것. 그러나 이 나이에 독이 조금이라도 들었을지도 모른다고 해서 연애를 마냥 기피할 수 만은 없는 일이다. 결국은 청산가리를 복용하면 죽지만 아크릴 섬유의 제조, 도금, 금속의 열처리에는 유용하게 사용하듯이. 10년 간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한 브리짓에게 마크는 독이었는지 약이었는지는 극장 가서 확인하시고, 부디 올 겨울은 류시화 시인의 말처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시라.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스무 살, 갓 상경한 꼬맹이는 십여 년 전 나온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로 연애를 배웠다. 드라마 속 ‘캐리’처럼 프라다 VIP가 된다거나, 마놀로 블라닉은 못 신고 살지만 뉴욕 맨하튼이나 서울이나 사람 사는 모양새가 별 반 다르지 않다는 것만은 알게 되었다. 서른 즈음에 쓰는 좌충우돌 여자 이야기, ‘러브 앤 더 시티’다. (매주 화요일 연재됩니다.)
  • 매운 고추 먹다 죽을 수도…식도에 구멍, 의학저널 공개

    매운 고추 먹다 죽을 수도…식도에 구멍, 의학저널 공개

    만일 당신이 매운 것을 잘 먹는다고 하더라도 엄청나게 매운 고추를 한꺼번에 많이 먹는 짓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최근 한 미국인이 이 같은 행동을 했다가 그만 목에 구멍이 생기는 사고가 있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응급의학저널(Journal of Emergency Medicine)에 실린 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이 미국인은 47세 남성으로 고스트 페퍼(유령 고추)로 알려진 인도산 고추 ‘부트 졸로키아’로 만든 퓌레를 잔뜩 바른 햄버거 한 개를 먹은 뒤 위와 같은 일을 겪었다. 남성은 햄버거를 먹은 뒤 불과 몇 초 만에 구토하기 시작했다. 구토는 너무 심했고 계속됐다. 그는 고통으로 인해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응급실에 실려 갔다. 의료진은 검사를 통해 남성의 체내에 음식, 유체, 그리고 공기가 상당히 차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결국 그는 응급 수술을 받았고 의료진은 그의 목 왼쪽 부분에서 2.5㎝짜리 구멍을 발견했다. 그는 14일 동안 식이 튜브를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아야 했다. 또한 튜브를 제거한 뒤에도 9일을 더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남성의 병명은 부르하버 증후군이다. 1724년 네덜란드 의학자 헤르만 부르하버가 처음 보고해 이 같은 이름이 생긴 이 증상은 구토로 인해 식도가 자연적으로 파열하는 일종의 합병증이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증상이 생기고 나서 얼마 뒤 잠재적으로 치명적인 쇼크나 패혈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하루나 이틀 안에 사망하는 환자도 있다. 남성이 먹은 고추가 식도를 얼마나 자극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으며 구토 외에 다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한편 부트 졸로키아는 매운맛을 측정하는 국제 기준인 스코빌 지수로 약 100만 스코빌이다. 이는 청양고추의 100배 정도다. 특히 이 고추는 2007년부터 2013년까지 기네스북이 인정한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로 기록됐으나, 미국의 한 연구소가 150만 스코빌 이상인 ‘캐롤라이나 리퍼’라는 고추를 개발하면서 7년 만에 왕좌에서 내려왔다. 사진=ⓒ adrian_am13 / 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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