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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박지원·여상규 ‘설전 뒷담화’···“이 군번에 저런 나부랭이한테···”

    [영상]박지원·여상규 ‘설전 뒷담화’···“이 군번에 저런 나부랭이한테···”

    박지원(76) 민주평화당 의원이 자유한국당 여상규(70)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설전을 벌인 “지금 이 군번에 저런 나부랭이한데···”라며 분을 삭이지 못한 모습이 12일 JTBC 뉴스룸과 팩트TV 등을 통해 공개됐다. 박지원 의원은 4선, 여상규 위원장은 3선 의원이다. ‘군번 타령’을 한 박지원 의원은 1967년 9월 병장 만기 제대를 했고, 여상규 의원장은 1969년 11월 상병 만기 제대를 했다. 나이로 보나 군입대일 또는, 계급으로 봐서는 박지원 의원의 판정승이다. 11일 국회에서 열린 이은해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여상규 위원장과 박지원 의원이 거친 설전을 벌인 직후 여 위원장이 정회를 선포했다. 정회에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일부 민주당 의원이 박지원 의원을 찾아가 위로를 건넸다. 사태의 발단을 만든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박 의원을 찾아가 “(여 위원장이) 확 튀는 지점이 있는데 그게 이제 사법부”라고 말했다. 이에 박 의원은 “따지려면 야무지게 따지지. 초선이 빌빌거려”라며 조 의원에게 핀잔을 줬다. 조 의원은 “아니 (여 위원장이) 땍땍거리는데”라며 “저분 목 잡고 넘어질까 봐 무서워서 그랬다”고 해명했다. 박 의원은 “내가 지금 이 군번에 저런 나부랭이한테…”라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조 의원은 박 의원에게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는 모습의 영상이 공개됐다. 박 의원은 그에게 “민주당도 너무 순한 양이야”고 덧붙인다. 이후 박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고성이 오간 것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여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잠시 흥분한 나머지 회의 진행에 차질을 빚은 점 국민께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는 글을 게시했다. 박지원 의원의 정회 뒷담회는 아래 영상의 10분20초 부분부터 나온다.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머리는 숙였지만 책임엔 말 아낀 정운찬 KBO 총재

    머리는 숙였지만 책임엔 말 아낀 정운찬 KBO 총재

    “4년 전 비해 관중 이탈 적어” 해명 엉뚱정운찬 KBO 총재가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구성 과정에서 촉발된 병역혜택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한국야구미래협의회를 신설해 국가대표 선발을 비롯한 야구 전반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 잡아내겠다고도 했다. 한국프로야구 수장이 자청해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해명 과정에서 “4년 전 인천아시안게임보다 관중 이탈이 적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희석시키거나 논란의 책임 소재와 관련해 말을 아껴 ‘실속 없는 사과’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 총재는 12일 서울 강남구 야구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야구 3연패를 달성했다. 그러나 외형의 성과만을 보여드린 것에 대해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유구무언이다”며 “KBO가 국위선양이 어떠한 가치보다 우선한다는 과거의 기계적 성과 중시 관행에 매몰돼 있었음을 고백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병역문제와 관련한 국민 정서를 반영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페어플레이’와 ‘공정하고 깨끗한 경쟁’이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가치임을 절실히 깨닫게 됐다”고 덧붙였다. 선동열 감독이 이끈 야구 국가대표팀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이를 지켜본 야구팬들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이번에 병역혜택을 못 받으면 현역 병사로 복무해야 했던 오지환(LG)과 박해민(삼성)이 팽배한 비판 여론을 무시하고 대표팀에 발탁됐기 때문이다. 오지환과 박해민이 아시안게임에서 미미한 활약에 그치자 원성은 더욱 커졌다. 심지어 아시안게임이 열리기 전과 비교해 프로야구 관중수가 줄고, 중계 시청률이 떨어지는 등 야구판 전체가 후폭풍에 휩싸였다. 정 총재는 개혁 요구와 관련해 “프로(KBO 5명 추천)와 아마추어(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5명 추천)를 대표하는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한국야구미래협의회를 구성하겠다”며 “한국 야구계 전반을 들여다보고 갖가지 구조적인 문제들을 바로잡겠다.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 과정도 다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 총재는 논란의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달게 된 경위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듣고 있지만 비공식적인 것이다”며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한국야구미래협의회를 이번 사태의 해결책으로 내세우면서도 “(그곳에서) 선수 선발을 담당하지는 않는다”고 못박았다. “(10개 구단) 각 팀에서 한 명씩은 (대표팀에) 들어가야 한다”며 선제적으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듯한 발언도 나왔다. 2014 인천 대회 때와 비교해 아시안게임 이후 관중·시청률 감소 수치를 일일이 거론하며 현재의 이탈 폭이 더 적다는 평가를 내리자 일각에서는 ‘현실 인식이 안일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혜리 “겁 없이 털털한 명이, 저와 비슷해… 예쁜 모습요? 일찌감치 포기했죠”

    혜리 “겁 없이 털털한 명이, 저와 비슷해… 예쁜 모습요? 일찌감치 포기했죠”

    “저는 대중이 있기에 일을 하는 사람이에요. 제가 아무리 열심히 했어도 대중이 맞다고 하면 맞고 아니라고 하면 아닌 것 같아요. 사람이니까 억울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렇게 새길 수밖에 없고 감사하게 생각해요.”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혜리(24·본명 이혜리)는 시종일관 환한 얼굴로 인터뷰에 응하던 중 자신의 연기에 대한 대중의 평가를 묻자 겸손한 태도로 이렇게 말했다. 혜리는 12일 추석 대목을 앞두고 개봉한 ‘물괴’에서 내금위장 윤겸(김명민)의 딸 명 역을 맡았다. 중종 22년 인왕산에 흉악한 짐승이 출몰한다. 임금은 물괴로 알려진 괴생명체의 실체를 밝히라는 명을 수색대장 윤겸에게 내린다. 윤겸은 성한(김인권), 허 선전관(최우식), 그리고 자신의 딸 명과 함께 물괴를 찾아 나선다. 혜리의 첫 스크린 데뷔작이자 첫 사극 도전작이다. ●덕선이에서 명이로… “평가는 대중의 몫이죠” 혜리는 2015년 첫 주연 ‘응답하라 1988’(tvN)에서 성덕선으로 분해 딱 맞는 옷을 입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연이어 주연을 맡은 ‘딴따라’(SBS)에서는 정반대의 혹평을 들어야 했다. 아이돌에서 배우로 변신한 뒤 부담감과 고민이 부쩍 늘었을 시기다. 1년 가까운 연기 공백기를 가지다 고심 끝에 선택한 작품이 ‘물괴’다. 지난해 봄부터 여름까지 촬영이 진행됐다고 한다. “저는 아이돌이고, 사극에 내가 어울릴까라는 의문이 스스로 있었어요. 그래서 더 도전을 하고 싶었죠. 제가 명으로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제일 컸고요. (관객들이) 혜리가 몸을 저렇게 잘 쓰는구나, 사극도 할 수 있구나라고 (저의 연기력에 대한) 걱정을 없애고 싶었던 것 같아요.” 명은 아버지를 따라 합류한 수색대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해내는 인물이다. 혜리는 명에 대해 “쟤는 어떻게 저렇게 겁이 없지라고 할 정도로 남자들보다 더 앞에 서고 그걸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여주인공이 힘으로 맞서 싸우는 시나리오가 진취적인 것 같아서 매력을 느꼈다”고 작품 선택 이유를 설명했다. 겁이 별로 없는 점이 자신과 비슷하다고도 덧붙였다. ●“아버지역 김명민 선배께 사극도 연기도 배워” 산골 소녀인 명이 돼야겠다는 마음에 스크린에서 예쁘게 보여야겠다는 생각은 일찌감치 포기했다. 그는 “예뻐도 되는 자리가 있고 안 되는 자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혼자서 손과 목에 ‘똥색’ 로션을 바르면서 깨끗해 보이면 어쩌나 걱정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선머슴 같은 명이지만 한양에 사는 허 선전관과의 러브라인 장면에서는 수줍은 소녀의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혜리는 “산에서 친구도 없이 살다가 내 또래 한양 남자를 처음 봤으니 마음이 갈 수밖에 없는, 어릴 때의 오글거릴 수 있는 풋사랑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극 중 최우식과의 관계를 설명했다. 첫 사극 도전인 만큼 말투를 익히는 것이 제일 어려웠다. 사극 경험이 많은 대선배 김명민과 함께 연기하며 많이 배우기도 했다. 영화 속 김명민을 아버지라 부르는 게 어색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사실 저희 아빠랑 나이 차가 많이 안 난다”며 “저는 부담이 없었는데 선배님은 조금 있으셨던 것 같다”고 웃었다. ‘물괴’는 추석 연휴 대작들 중 가장 먼저 개봉해 관객을 맞는다. 혜리는 “명절 때면 늘 가족들, 친척들과 손잡고 영화 보러 간 적이 많다”며 ‘물괴’에 대해 “누구와 봐도 어색하지 않고 공감할 수 있는, 많은 분들이 함께할 수 있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외도 의심해 아내 살해한 50대 남성, 1심 법원에서 징역 15년

    외도 의심해 아내 살해한 50대 남성, 1심 법원에서 징역 15년

    아내가 외도한다는 근거없는 의심으로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에게 1심 법원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울산지법 형사12부(부장 이동식)는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A(55)씨의 국민참여재판에서 A씨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린 배심원의 의견을 받아들여 A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 30일 새벽 2시쯤 아내 B씨가 운영하는 울산 중구의 한 호프집에서 B씨를 주먹과 발로 때리고, B씨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와 별거 중이었던 A씨는 평소 자신이 반대했던 호프집 운영을 B씨가 재개한 것을 두고 자신을 무시했다고 생각했다. 특히 B씨가 다른 남자를 만난다는 의심까지 하고 있었다. 범행 당일 B씨 빌라 주변에 숨어 있던 A씨는 B씨가 빌라에서 나오자 뒤따라가 “어디 가느냐”고 추궁했다. B씨가 “술을 주문하러 간다”고 답하자 이를 확인한다는 구실로 B씨를 호프집으로 데려갔다. 이곳에서 A씨는 “거짓말을 한다”는 이유로 B씨를 폭행했다. B씨 휴대전화를 살펴보던 A씨는 다른 사람과 두 차례 통화한 기록이 나오고, 때마침 그 사람에게서 전화가 걸려오자 격분했다. A씨는 30분 넘도록 폭력을 행사했고, 결국 B씨는 머리와 목을 심하게 다쳐 숨졌다. A씨는 재판에서 “B씨에게 상해를 가할 의도가 있었을 뿐 살인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배심원과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가정폭력을 저질러 오다가 급기야 아내 불륜을 추궁하던 중 무차별적 폭행으로 아내를 살해했다”면서 “범행 수법이 매우 잔혹해 피해자가 극심한 공포와 고통을 겪으며 죽음에 이르렀을 것으로 보이고, 자녀들에게도 치유할 수 없는 고통과 상처를 남기게 되므로 그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설이 된 ‘지하철 1호선’ 4001회 열차 다시 달린다

    전설이 된 ‘지하철 1호선’ 4001회 열차 다시 달린다

    한국 공연계의 대표작인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2008년 4000회 공연을 끝으로 중단된 지 10년 만이다.극단 학전은 11일 원작 극작가 폴커 루드비히와 작곡가 비르거 하이만의 흉상을 제막하는 행사를 갖는 등 10년 만의 공연 재개를 기념했다. 이날 제막식에는 극작가 루드비히와 학전 대표인 연출가 김민기, 설경구·김윤석·장현성 등 앞서 작품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함께했다. 12일에는 작품과 관련해 국제학술대회도 예정됐다. ●1994년 초연 이후 2008년까지 공연 이날 제막식에 참석한 루드비히는 “제 흉상 앞에 서게 됐는데, 이럴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저는 한 것이 없고 김민기 대표가 모든 것을 다 했으니 그의 동상이 열 개는 세워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공연이 독일 현지에서보다 두 배는 더 많이 공연됐다”고도 했다. 1994년 초연돼 73만명의 관객이 찾은 ‘지하철 1호선’은 김민기 대표가 독일의 ‘Linie 1’을 한국 상황에 맞게 각색한 번안 뮤지컬이다. 연변처녀 ‘선녀’의 눈을 통해 실직가장, 가출소녀, 자해 공갈범, 잡상인 등 서울의 가장 낮은 이들을 보여 주며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가짜 운동권 학생, 실업자, 비정규직, 대학강사 등 당시 시대상황에 맞게 작품 속 캐릭터를 바꿨던 작품은 2000년대 이후부터는 시간적 배경을 IMF 경제 위기가 닥쳤던 1998년 11월로 고정했다. ●유료 객석 96%… 입소문 흥행 신화 초연 때는 저조한 흥행으로 작품을 접을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입소문’의 힘은 놀라웠다. 1996년부터 30대 회사원 관객들의 인기를 얻으며 유료 객석 점유율 96%를 기록하는 등 흥행 바람을 일으켰다. 공연이 중단된 것은 김민기 대표가 2008년 남대문 전소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당시 “‘지하철 1호선’ 공연이 남대문에서 시작했는데, 그것이 없어졌다. 1998년 버전은 완전히 과거형으로 남기고 21세기에 맞는 새로운 버전의 공연을 준비하겠다”고 밝힌 뒤 무기한 중단했다.●명배우 거쳐간 ‘배우사관학교’ 재개되는 공연의 배경은 여전히 ‘1998년 IMF 시절’에 고정돼 있다. 20년이 흘렀지만, IMF 외환위기 이후 빈부격차, 비정규직 문제 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극단 학전은 앞서 7월 2일부터 본격적인 연습에 돌입했다. 남북 정상회담 환송공연 ‘하나의 봄’을 작곡·연주한 음악가 정재일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해 편곡 작업을 진행했다. 기존 5인조 밴드도 악기 편성을 달리해 6인조 밴드 음악으로 재구성했다. 설경구, 황정민, 김윤석, 조승우…. 과거 ‘지하철 1호선’ 무대에 올랐던 이름도 화려하다. 설경구, 방은진 등과 함께 연변처녀 ‘선녀’ 역으로 초연 무대에 섰던 나윤선은 이제 유럽무대에서도 각광받는 재즈가수가 됐다. ‘선녀’를 제외하면 한 배우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신인 배우로서는 이만한 연기수업이 없다. ●연말까지 100회 한정 공연 이번 공연에서는 과거 출연 배우들이 카메오 형식으로 깜짝 출연해 관객을 놀라게 할 예정이다. 이들은 85대1의 경쟁률을 뚫은 11명의 신인배우와 함께 호흡을 맞춘다. ‘지하철 1호선’ 공연 기간에는 외국 관객을 위해 수·목·금요일에 각각 영어·일본어·중국어 자막이 제공된다. 작품은 앞서 8일 시작돼 12월 30일까지 총 100회 한정으로 공연된다. 학전블루 소극장. 전석 6만원. (02) 763-8233.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강진 여고생 사건, 결국 ‘아빠 친구’ 단독 범행으로 결론

    강진 여고생 사건, 결국 ‘아빠 친구’ 단독 범행으로 결론

    강진 여고생 살인 사건은 아빠 친구의 단독 범행으로 경찰이 결론내렸다. 그러나 구체적인 범행 동기나 정확한 살해 수법, 사인 등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11일 전남 강진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숨진 피의자 김모(51)씨를 이번주 중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경찰은 범행 전후 김씨와 피해자의 동선, 또 김씨가 범행도구와 약물을 미리 준비한 점 등을 토대로 김씨의 단독·계획범행으로 결론내렸다. 시신이 부패한 상태로 발견되면서 성폭행이나 폭행 흔적을 정확히 확인할 수 없었지만, 골절과 흉기가 사용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사인은 질식사 가능성이 크다는 법의학자 소견이 나왔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성적인 목적이 의심된다는 전문가 소견이 있었다. 그러나 정확한 범행 동기와 살해 수법, 사인 등에 대해서는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 7월부터 두달 넘게 프로파일러와 뻐의학자, 심리 전문가 자문을 받아 김씨의 범행 동기와 수법 등을 조사했다. 김씨의 유년 시절 동창 등을 상대로 성장 배경과 성향을 조사했지만 구체적인 동기를 파악하지는 못했다. 다만 김씨가 전남의 다른 실종사건이나 미성년자 대상 범죄 등에 추가로 연루된 정황은 없으며, 단독으로 범행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A(16)양의 SNS 기록과 주변 진술에 따르면 김씨는 범행 일주일 전인 지난 6월 9일 오후 A양을 학교 근처에서 만나 아르바이트 제안을 했다. 김씨는 A양에게 이날 만남이 우연한 것처럼 꾸몄으나, 학교 위치가 중심가가 아닌데다 김씨의 평소 동선과도 맞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일부러 접근했을 것으로 경찰은 판단했다. 그 후 범행 이틀 전인 6월 14일 김씨는 수면유도제를 병원에서 처방받아 구입했다. 시신에서 검출된 것과 같은 성분이었다. 범행 당일은 6월 16일 김씨와 A양이 만나는 것을 직접 본 목격자는 없었다. 그러나 A양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 결과와 CCTV 및 블랙박스 등으로 확인된 김씨 승용차의 동선이 유사하게 나왔다. 또 김씨가 차량에 보관했던 낫자루와 집에 둔 전기이발기에서 A양의 DNA가 발견됐다. 김씨가 집에서 태우고 남은 탄화물 분석 결과 A양의 옷가지와 손가방 등과 동일한 종류의 소재라는 것도 확인됐다. 낫은 혈흔이 발견되지 않아 흉기로 쓰였는지 알 수 없었다. 다만 김씨가 이발기로 A양의 머리카락을 자른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A양은 6월 16일 오후 친구에게 아르바이트를 소개받았다면서 아빠 친구를 만나 이동한다는 SNS 메시지를 남긴 뒤 소식이 끊겼다. 김씨는 A양 실종 당시 A양 가족이 집에 찾아오자 황급히 달아났다가 다음날인 6월 17일 오전 자택 인근의 공사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A양 역시 실종 8일 만인 6월 24일 오후 매봉산 7~8부 능선에서 부패한 상태로 시신이 발견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월마트 주차장에서 다투던 남편 총격 살해, 세 자녀 앞에서

    월마트 주차장에서 다투던 남편 총격 살해, 세 자녀 앞에서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월마트 주차장에서 남편과 양육권 문제로 언쟁을 하던 31세 여성이 총격을 가해 남편을 살해했다. 세 자녀가 지켜보는 앞에서 이런 끔찍한 짓을 벌여 충격을 더하고 있다. 현지 경찰은 8일(현지시간) 오전 11시쯤 카일라 가일스가 자녀들을 데리러 온 남편 토머스 쿠티 주니어(30)와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남편 가슴에 총 한 방을 쏴 쓰러뜨렸다. 응급요원이 달려와 처치했지만 결국 그는 숨졌다. 가일스와 자녀들은 일단 경찰서로 옮겨졌다가 나중에 자녀들은 주 아동가정부 요원들에 의해 친척들에게 맡겨졌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누군가 쿠티에게 심폐소생술(CPR)을 시도하고 있었고 나중에 경찰과 구급요원들이 도착해 그의 목숨을 구하려고 20분 동안 노력했지만 소용 없었다고 전했다. 현지 인터넷 매체 타운 토크는 쿠티가 이전에도 아내가 과격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청원을 한 적이 있으며 공동 육아 소송을 진행하는 중이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주차장 외곽 지대에서 사건이 벌어져 주위의 자동차가 없었고 자녀들도 다치거나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가일스가 총기를 발사한 동기나 자세한 정보도 공개하지 않았다. 알렉산드리아 경찰청은 2급 살인죄로 가일스를 기소하고 보석금 50만달러(약 5억 6000만원)를 공탁하게 하고 보석 석방했다. 남편의 페이스북 계정에 따르면 둘은 2014년 결혼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10년만에 다시 달리는 뮤지컬 ‘지하철 1호선’

    10년만에 다시 달리는 뮤지컬 ‘지하철 1호선’

    한국 공연계의 대표작인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2008년 4000회 공연을 끝으로 중단된 지 10년 만이다. 극단 학전은 11일 원작 극작가 폴커 루드비히와 작곡가 비르거 하이만의 흉상을 제막하는 행사를 갖는 등 10년만의 공연 재개를 기념한다. 이날 제막식에는 극작가 루드비히와 학전 대표인 연출가 김민기, 설경구, 장현성 등 앞서 작품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함께 한다. 12일에는 작품과 관련해 국제학술대회도 예정됐다. 지난 1994년 초연돼 73만명의 관객이 찾은 ‘지하철 1호선’은 김민기 대표가 독일의 ‘Linie 1’을 한국 상황에 맞게 각색한 번안 뮤지컬이다. 연변처녀 ‘선녀’의 눈을 통해 실직가장, 가출소녀, 자해 공갈범, 잡상인 등 서울의 가장 낮은 이들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가짜 운동권 학생, 실업자, 비정규직, 대학강사 등 당시 시대상황에 맞게 작품 속 캐릭터를 바꿨던 작품은 2000년대 이후부터는 시간적 배경을 IMF 경제 위기가 닥쳤던 1998년 11월로 고정했다. 초연 때는 저조한 흥행으로 극단 학전은 작품을 접을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입소문’의 힘은 놀라웠다. 1996년부터 30대 회사원 관객들의 인기를 얻으며 유료 객석 점유율 96%를 기록하는 등 흥행 바람을 일으켰다. 이밖에 한국 뮤지컬 최초의 라이브 밴드 도입, 소극장 한계를 극복한 전동 계단식 무대 등을 선보인 것도 당시에는 신선했다.공연이 중단된 것은 김민기 대표가 2008년 남대문 전소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당시 “‘지하철 1호선’ 공연이 남대문에서 시작했는데, 그것이 없어졌다. 1998년 버전은 완전히 과거형으로 남기고 21세기에 맞는 새로운 버전의 공연을 준비하겠다”고 밝힌 뒤 무기한 중단했다. 재개되는 공연의 배경은 여전히 ‘1998년 IMF 시절’에 고정돼 있다. 20년이 흘렀지만, IMF 외환위기 이후 빈부격차, 비정규직 문제 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극단 학전은 앞서 7월 2일부터 본격적인 연습에 돌입했다.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 ‘하나의 봄’을 작곡·연주한 음악가 정재일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해 편곡 작업을 진행했다. 기존 5인조 밴드도 악기 편성을 달리해 6인조 밴드 음악으로 재구성했다. ?명배우 거쳐간 ‘배우사관학교’ 설경구, 황정민, 김윤석, 조승우…. 과거 ‘지하철 1호선’ 무대에 올랐던 톱스타들의 이름이다. 설경구, 방은진 등과 함께 연변처녀 ‘선녀’ 역으로 초연 무대에 섰던 나윤선은 이제 유럽무대에서도 각광받는 재즈가수가 됐다. ‘선녀’를 제외하면 한 배우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야하기 때문에 신인 배우로서는 이만한 연기수업이 없다. 이번 공연에서는 과거 출연 배우들이 카메오 형식으로 깜짝 출연해 관객을 놀라게 할 예정이다. 이들은 85대 1의 경쟁률을 뚫은 11명의 신인배우와 함께 호흡을 맞춘다. ‘지하철 1호선’ 공연 기간에는 외국 관객을 위해 수·목·금요일에 각각 영어·일본어·중국어 자막이 제공된다. 작품은 앞서 8일 시작돼 12월 30일까지 총 100회 한정으로 공연된다. 학전블루 소극장. 전석 6만원. (02)763-8233.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꿈을 향한 노력에 장애가 대수랴”…제35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개막

    “꿈을 향한 노력에 장애가 대수랴”…제35회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개막

    “이렇게 살다가 죽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물감과 붓 그리고 스케치북이 주어졌을 땐 기뻐서 눈물이 앞을 가렸지요. 좋아하는 일을 하다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즐기는 마음으로 그리다보면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구족화가가 돼 있겠죠.”인천에 사는 최태웅(38)씨는 태어난 지 한 달 만에 연탄가스를 맡고 뇌성마비 1급 판정을 받았다. 어려서부터 화가가 꿈이었던 최씨는 장애인문학 전문지인 ‘솟대문학’에 시를 쓰는 등 예술에 소질이 있었다. 그러나 가정에 어려움이 찾아왔고 그의 꿈도 여기서 끝나는 듯 했다. ‘이대로는 죽을 수 없다’는 생각에 최씨는 경인자립센터를 알아보게 됐고 그곳에서 미술을 시작했다. 물감, 붓, 스케치북이 그에게 주어졌을 땐 감격스러워서 며칠을 울었다고 한다. 즐기면서 그리다 보니 지금껏 결과가 좋았다. 이번에 열리는 기능경기대회를 넘어 세계적인 구족화가(입이나 발로 붓을 잡고 그리는 화가)가 되는 게 꿈이다. 최씨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 있는 장애인들의 실력을 겨루는 장이 열린다. 고용노동부는 장애인 고용촉진과 인식개선을 위해 제35회 전국장애인경기기능대회가 11일부터 14일까지 울산에서 열린다고 10일 밝혔다. 가구제작·귀금속공예·나전칠기 등 20개 정규직종과 자전거조립·번역·보석가공 등 시범직종 11개, 그림·e스포츠·한지공예 등 레저·생활기능직종 9개 종목이다. 전국 17개 시·도를 대표한 선수 418명이 대회에 참가한다. 입상자는 금·은·동·장려상과 상금으로 각각 1200만원, 800만원, 400만원, 150만원을 받는다. 이번 대회에선 공인노무사가 ‘찾아가는 노무상담’을 진행하면서 장애인근로자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한다.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전자회로를 설계하는 ‘PCB설계’ 종목에 참여하는 전남도 대표 천대광씨는 지적장애와 지체장애를 앓고 있다. 어렸을 땐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조차 힘들었지만 축구를 하면서 긍정적인 성격을 갖게 됐다. PCB설계를 우연히 하게 됐고 매력을 느낀 천씨는 이번 기능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 목표다. 천씨는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의 우승자처럼 전국장애인기능대회의 우승자가 되고 싶다”면서 “도전하는 삶이 가장 아름답다는 말처럼 PCB설계라는 새로운 꿈과 도전을 통해 멋진 주인공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늙은 아내 살해한 남편도 치매”…법의 관용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늙은 아내 살해한 남편도 치매”…법의 관용

    ⑥ 가족이 말하는 ‘그’ 정오성씨 사례로 본 ‘처벌불원’ 판결문 “형량을 선고하겠습니다. 피고인은 치매에 걸린 늙은 아내를 둔기로 내리쳐 살해했습니다. 사람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엄한 것입니다. 하지만 수십년간 동고동락한 배우자가 치매로 허물어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고통은 직접 겪어 보지 않곤 말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 사건처럼 간병인 본인 역시 고령에 치매를 앓는 상황에선 육체적, 정신적으로 극한 상태에 다다랐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지난해 4월 인천지법 제15형사부 법정. 재판장 허준서 부장판사가 담담한 목소리로 판결문을 낭독했다. 이날 선고가 이색적이었던 건 총 8장의 판결문 중 6장이 양형(형량을 정하는 일) 이유로 채워진 것이다. ‘범죄 사실-증거 요지-법령 적용-양형 이유’ 순으로 구성되는 판결문에서 통상 양형은 짧게는 한 문단, 길어야 1장 내외다. 재판부가 특별히 양형에 긴 시간을 할애한 것은 그만큼 고민이 많았다는 방증이다. 피고인 정오성(85·가명)씨가 처한 암울했던 현실과 아비를 용서해 달라는 자녀들의 호소를 최대한 반영하려 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씨는 지난해 1월 인천 자신의 집에서 말다툼하다 순간적으로 격분해 아내(85)를 살해했다. 아내는 5년 전부터 거동이 불편했고, 정씨가 사실상 혼자 간병했다. 원래는 정씨 자녀 9남매 중 막내인 아들이 이들을 부양했다. 그러나 2012년 막내아들이 세상을 떠나면서 노부부만 살게 됐다. 아내가 급격히 건강이 나빠진 것도 막내아들의 갑작스런 죽음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자녀들 이름도 기억하지 못했다. 아내처럼 심하진 않지만 정씨도 치매를 앓고 있었다. “어머니를 이미 끔찍한 사고로 잃었는데, 아픈 아버지마저 감옥에서 돌아가시게 하는 비극을 겪지 않게 해주십시오. 자식들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신다면 최선을 다해 아버지를 모시겠습니다. 병든 아버지가 간병 과정에 받았던 스트레스가 이런 극단적인 결과를 가져올 정도로 심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자식들 모두 죄책감에 참담할 뿐입니다.” 정씨의 자녀들은 눈물로 재판부에 호소했다. 이 사건의 경우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권고하는 형량(양형 기준)은 징역 5~8년이다. 살인 동기에 따라 5가지로 구분되는 살인죄 중 제1유형 ‘참작동기살인-가중영역’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참작동기살인’은 특별히 참작할 동기가 있는 살인으로, 살인죄 중에서도 가장 형량이 가볍다. 다만 숨진 아내가 범행에 저항할 수 없는 ‘취약한’ 피해자였고, 범행 수법이 잔혹했다는 점은 가중 요인으로 작용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양형 기준보다 크게 낮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건은 고령화사회 진입과 가족해체 등에 따른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으로 비극적인 사태가 개인의 반사회적 성향이나 악한 마음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가족이 서로 상처를 보듬고, 어머니를 비명에 떠나보낸 슬픔과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위로받을 수 있도록, 아버지를 가족의 품에 돌려보내는 것도 법이 허용하는 선처와 관용”이라고 판시했다. 취재진이 지난 7월 이씨의 집을 찾아갔을 땐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다. 이웃들은 “6개월 전 자녀들이 이씨를 모셔 갔다”고 했다. 자녀들이 재판부와 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서울신문이 분석한 ‘간병살인’(미수 포함) 판결문 108건 중 50건(46.3%)은 이처럼 남은 가족들이 선처를 호소해 형량 감경(특별양형인자) 요인이 됐다. 선처를 호소한 50건 중 20건(40%)은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2016년 한 해 동안 선고가 난 살인사건 727건(1심 기준) 중 집행유예 비율이 20.2%(147건)인 걸 감안하면 2배가량 높다. 가족의 손에 의해 숨이 끊어지는 순간 느끼는 감정은 무엇일까. 배신감, 분노, 허탈함, 슬픔 등이 떠오른다. 하지만 죽음의 문턱에서 되돌아온 이들은 이런 감정을 잊고 가해자를 용서한 경우가 많다. “갈 때 안 됐나. 빨리 가라. 몇년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가라. 여러 사람 피해 끼치지 말고….” 지난해 10월 울산의 한 원룸. 김상철(23·가명)씨는 화장실 천장에 밧줄을 건 뒤 아버지(52)에게 모진 말을 퍼부었다. 이날 아들은 화가 많이 나 있었다. 요양시설에 있던 아버지가 소란을 피우다 쫓겨나 집으로 왔기 때문이다. 당뇨를 앓는 아버지는 한쪽 발목을 절단하는 등 거동이 불편했다. 젊은 시절 돈도 벌지 않고 가정폭력을 휘두른 아버지였지만, 김씨는 힘이 닿는 데까지 돌보고 요양시설로 모셨었다. 그런 아버지가 다시 나타나자 감정이 폭발한 것이다. 김씨는 밧줄로 직접 아버지 목을 졸랐다. 한 10초 정도 당겼을까. 아버지가 켁켁거리며 발버둥치자 김씨도 이성이 돌아왔다. 손에 힘을 풀었고, 다행히 아버지는 병원에서 회복했다. 김씨는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김씨가 실형을 피할 수 있었던 건 친척은 물론 아버지까지 선처를 호소해서다. “나쁜 애가 아닙니다. 제가 술에 절어 정상적으로 가정을 꾸리지 못했습니다.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와중에도 학업에 열중해 대학에 진학한 애입니다. 대학도 장학금과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으로 다니고 있어요.” 김씨도 아버지를 다시 요양시설에 모시고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하는 등 깊이 뉘우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 와서 그 이야기를 물어보는 이유가 뭔데? 우리 시동생… 억울하게 죽었어.” 경기도 연천에 사는 김순래(80·여·가명)씨는 7년 전 일에 대해 어렵게 입을 열었다. 30년 넘게 같은 마을에 살던 동서 이연순(당시 72·여·가명)씨가 치매에 걸린 남편(76·김씨 시동생)을 살해한 사건을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아 했다. 처음에 김씨는 “자기도 사람이면 후회 많이 했겠지. 그래서 감옥 갔잖아. 하지만 가족들은 쉽게 용서가 안 돼”라며 이씨를 원망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1시간가량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서히 감정의 변화가 엿보였다. “사실 힘들었어…. 남편 증세가 갑자기 나빠졌거든. 뜬금없이 벽을 보며 절을 하지 않나, 사람들이 독약을 뿌려 자기를 죽인다고도 하지 않나. 대소변도 가리지 못해 이씨가 하루에도 몇 번씩 기저귀를 갈았지.” 이씨의 남편은 원래 요양시설에 있었지만, 기저귀를 찢는 등 과격한 행동을 해 하는 수 없이 집으로 데려왔다고 한다. 이씨도 고령인 데다 당뇨와 우울증 등 지병을 앓고 있었다. 사건 전날 밤 남편은 이상행동을 말리는 이씨에게 손찌검을 했고, 온몸에 이불을 감은 채 데굴데굴 굴러다녔다. 다음날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술을 마시던 이씨는 자고 있던 남편을 둔기로 내리쳤다. “이씨가 젊은 시절 음식 솜씨도 좋고 상냥했어. 우리 시어머니로부터 항상 ‘며느리 중 네가 최고’라는 칭찬을 받았지. 말년에 이런 일을 벌일지는 꿈에도 몰랐어. 내 남편은 5년 전쯤 먼저 갔어. 사실 남편이 안 가고 치매에 걸렸다면 나도 버텼을까 싶기는 해. 한순간 욱한 감정만 참았다면 그렇게 감옥 안 갔을 건데….” 이씨는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국민참여재판을 받았고 자녀들이 선처를 호소했지만 7명의 배심원 모두 실형을 결정했다. 이씨는 형기가 1년가량 남은 지난해 건강이 악화돼 가석방됐다. 조카가 이씨를 강원도로 모시고 갔다고 한다. 이씨 자녀들은 사건 이후 다시는 이 마을에 오지 않았다. 큰어머니인 김씨와도 연락을 끊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탐사기획부 유영규 부장, 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기자
  • LoL·스타2… AG 바람 탄 e스포츠 흥행 열풍 분다

    LoL·스타2… AG 바람 탄 e스포츠 흥행 열풍 분다

    세계 최강 한국… “실력 뒷받침 투자 필요” 中, 재벌 투자·韓선수 영입하며 맹추격 프랑스·독일 등 유럽·북미서 인기 높아 바흐 IOC 위원장 “올림픽 채택 어려워”e스포츠가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시범종목으로 채택돼 국제종합스포츠대회 데뷔전을 치른 뒤 더욱 열기를 더해 가고 있다. 지난 8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치러진 리그오브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결승전 티켓은 3분 만에 4400여석이 매진됐고 성황리에 종료됐다. 다음달 1일부터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치러지는 ‘롤드컵’ LoL 2018 월드 챔피언십에도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각종 국제대회에선 한국 선수들이 우승을 독식해 오면서 e스포츠 세계 최강을 자부해 왔다. 아시안게임에서 치러진 e스포츠 6개 종목 가운데 한국은 특히 스타크래프트와 LoL에서 자타공인 ‘세계 최강’이다. 하지만 신생 강국 중국의 추격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중국은 이번 아시안게임 LoL 결선에서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한국을 누르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은 스타2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중국 e스포츠 부흥을 이끈 건 기업이다. LoL 제작사인 라이엇코리아 윤영학 홍보과장은 “중국의 젊은 부자들이 특히 게임을 좋아한다”며 “e스포츠 팬이었던 재벌 2~3세들이 팀을 꾸리고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e스포츠를 키우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 최고 부자로 꼽히는 완다그룹 오너가는 LoL 열성 팬으로도 유명하다. 이들은 LoL 게임단을 꾸려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이들의 자본력을 바탕으로 중국은 경기장 구축을 비롯, 리그 규모를 키우기 위한 총력전을 벌였다. 여기에 한국의 ‘맨파워’를 수입해 노하우를 흡수했다. 한국 e스포츠협회 관계자는 “중국은 양궁이나 태권도처럼 한국 선수와 코치들을 대거 영입했다”면서 “중국에서 활동하는 용병 선수들은 거의 다 한국 선수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LoL 1부리그에서만 한국 선수 40여명이 중국 리그에서 뛴다. 윤 과장은 “한국은 지금까지 선수들의 실력으로 버텨 왔지만, 투자가 더이상 이뤄지지 않는다면 중국에 따라잡히는 건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e스포츠는 한국, 중국 외에도 프랑스와 독일, 덴마크 등 유럽에서도 인기가 빠르게 확산되는 중이다. 북미 지역도 빼놓을 수 없는 시장이다. 다만 e스포츠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기엔 갈 길이 멀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게임은 폭력을 조장하기에 올림픽의 가치관과 모순되고, 또 신체 활동과 관련된 스포츠라고 볼 수 없다”며 “e스포츠를 올림픽에서 수용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늙은 아내 살해한 남편도 치매”…법의 관용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늙은 아내 살해한 남편도 치매”…법의 관용

    정오성씨 사례로 본 ‘처벌불원’ 판결문 “형량을 선고하겠습니다. 피고인은 치매에 걸린 늙은 아내를 둔기로 내리쳐 살해했습니다. 사람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엄한 것입니다. 하지만 수십년간 동고동락한 배우자가 치매로 허물어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고통은 직접 겪어 보지 않곤 말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 사건처럼 간병인 본인 역시 고령에 치매를 앓는 상황에선 육체적, 정신적으로 극한 상태에 다다랐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지난해 4월 인천지법 제15형사부 법정. 재판장 허준서 부장판사가 담담한 목소리로 판결문을 낭독했다. 이날 선고가 이색적이었던 건 총 8장의 판결문 중 6장이 양형(형량을 정하는 일) 이유로 채워진 것이다. ‘범죄 사실-증거 요지-법령 적용-양형 이유’ 순으로 구성되는 판결문에서 통상 양형은 짧게는 한 문단, 길어야 1장 내외다. 재판부가 특별히 양형에 긴 시간을 할애한 것은 그만큼 고민이 많았다는 방증이다. 피고인 정오성(85·가명)씨가 처한 암울했던 현실과 아비를 용서해 달라는 자녀들의 호소를 최대한 반영하려 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씨는 지난해 1월 인천 자신의 집에서 말다툼하다 순간적으로 격분해 아내(85)를 살해했다. 아내는 5년 전부터 거동이 불편했고, 정씨가 사실상 혼자 간병했다. 원래는 정씨 자녀 9남매 중 막내인 아들이 이들을 부양했다. 그러나 2012년 막내아들이 세상을 떠나면서 노부부만 살게 됐다. 아내가 급격히 건강이 나빠진 것도 막내아들의 갑작스런 죽음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자녀들 이름도 기억하지 못했다. 아내처럼 심하진 않지만 정씨도 치매를 앓고 있었다. “어머니를 이미 끔찍한 사고로 잃었는데, 아픈 아버지마저 감옥에서 돌아가시게 하는 비극을 겪지 않게 해주십시오. 자식들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신다면 최선을 다해 아버지를 모시겠습니다. 병든 아버지가 간병 과정에 받았던 스트레스가 이런 극단적인 결과를 가져올 정도로 심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자식들 모두 죄책감에 참담할 뿐입니다.” 정씨의 자녀들은 눈물로 재판부에 호소했다. 이 사건의 경우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권고하는 형량(양형 기준)은 징역 5~8년이다. 살인 동기에 따라 5가지로 구분되는 살인죄 중 제1유형 ‘참작동기살인-가중영역’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참작동기살인’은 특별히 참작할 동기가 있는 살인으로, 살인죄 중에서도 가장 형량이 가볍다. 다만 숨진 아내가 범행에 저항할 수 없는 ‘취약한’ 피해자였고, 범행 수법이 잔혹했다는 점은 가중 요인으로 작용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양형 기준보다 크게 낮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건은 고령화사회 진입과 가족해체 등에 따른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으로 비극적인 사태가 개인의 반사회적 성향이나 악한 마음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가족이 서로 상처를 보듬고, 어머니를 비명에 떠나보낸 슬픔과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위로받을 수 있도록, 아버지를 가족의 품에 돌려보내는 것도 법이 허용하는 선처와 관용”이라고 판시했다. 취재진이 지난 7월 이씨의 집을 찾아갔을 땐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다. 이웃들은 “6개월 전 자녀들이 이씨를 모셔 갔다”고 했다. 자녀들이 재판부와 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서울신문이 분석한 ‘간병살인’(미수 포함) 판결문 108건 중 50건(46.3%)은 이처럼 남은 가족들이 선처를 호소해 형량 감경(특별양형인자) 요인이 됐다. 선처를 호소한 50건 중 20건(40%)은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2016년 한 해 동안 선고가 난 살인사건 727건(1심 기준) 중 집행유예 비율이 20.2%(147건)인 걸 감안하면 2배가량 높다. 가족의 손에 의해 숨이 끊어지는 순간 느끼는 감정은 무엇일까. 배신감, 분노, 허탈함, 슬픔 등이 떠오른다. 하지만 죽음의 문턱에서 되돌아온 이들은 이런 감정을 잊고 가해자를 용서한 경우가 많다. “갈 때 안 됐나. 빨리 가라. 몇년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가라. 여러 사람 피해 끼치지 말고….” 지난해 10월 울산의 한 원룸. 김상철(23·가명)씨는 화장실 천장에 밧줄을 건 뒤 아버지(52)에게 모진 말을 퍼부었다. 이날 아들은 화가 많이 나 있었다. 요양시설에 있던 아버지가 소란을 피우다 쫓겨나 집으로 왔기 때문이다. 당뇨를 앓는 아버지는 한쪽 발목을 절단하는 등 거동이 불편했다. 젊은 시절 돈도 벌지 않고 가정폭력을 휘두른 아버지였지만, 김씨는 힘이 닿는 데까지 돌보고 요양시설로 모셨었다. 그런 아버지가 다시 나타나자 감정이 폭발한 것이다. 김씨는 밧줄로 직접 아버지 목을 졸랐다. 한 10초 정도 당겼을까. 아버지가 켁켁거리며 발버둥치자 김씨도 이성이 돌아왔다. 손에 힘을 풀었고, 다행히 아버지는 병원에서 회복했다. 김씨는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김씨가 실형을 피할 수 있었던 건 친척은 물론 아버지까지 선처를 호소해서다. “나쁜 애가 아닙니다. 제가 술에 절어 정상적으로 가정을 꾸리지 못했습니다.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와중에도 학업에 열중해 대학에 진학한 애입니다. 대학도 장학금과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으로 다니고 있어요.” 김씨도 아버지를 다시 요양시설에 모시고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하는 등 깊이 뉘우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 와서 그 이야기를 물어보는 이유가 뭔데? 우리 시동생… 억울하게 죽었어.” 경기도 연천에 사는 김순래(80·여·가명)씨는 7년 전 일에 대해 어렵게 입을 열었다. 30년 넘게 같은 마을에 살던 동서 이연순(당시 72·여·가명)씨가 치매에 걸린 남편(76·김씨 시동생)을 살해한 사건을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아 했다. 처음에 김씨는 “자기도 사람이면 후회 많이 했겠지. 그래서 감옥 갔잖아. 하지만 가족들은 쉽게 용서가 안 돼”라며 이씨를 원망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1시간가량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서히 감정의 변화가 엿보였다. “사실 힘들었어…. 남편 증세가 갑자기 나빠졌거든. 뜬금없이 벽을 보며 절을 하지 않나, 사람들이 독약을 뿌려 자기를 죽인다고도 하지 않나. 대소변도 가리지 못해 이씨가 하루에도 몇 번씩 기저귀를 갈았지.” 이씨의 남편은 원래 요양시설에 있었지만, 기저귀를 찢는 등 과격한 행동을 해 하는 수 없이 집으로 데려왔다고 한다. 이씨도 고령인 데다 당뇨와 우울증 등 지병을 앓고 있었다. 사건 전날 밤 남편은 이상행동을 말리는 이씨에게 손찌검을 했고, 온몸에 이불을 감은 채 데굴데굴 굴러다녔다. 다음날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술을 마시던 이씨는 자고 있던 남편을 둔기로 내리쳤다. “이씨가 젊은 시절 음식 솜씨도 좋고 상냥했어. 우리 시어머니로부터 항상 ‘며느리 중 네가 최고’라는 칭찬을 받았지. 말년에 이런 일을 벌일지는 꿈에도 몰랐어. 내 남편은 5년 전쯤 먼저 갔어. 사실 남편이 안 가고 치매에 걸렸다면 나도 버텼을까 싶기는 해. 한순간 욱한 감정만 참았다면 그렇게 감옥 안 갔을 건데….” 이씨는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국민참여재판을 받았고 자녀들이 선처를 호소했지만 7명의 배심원 모두 실형을 결정했다. 이씨는 형기가 1년가량 남은 지난해 건강이 악화돼 가석방됐다. 조카가 이씨를 강원도로 모시고 갔다고 한다. 이씨의 자녀들은 사건 이후 다시는 이 마을에 오지 않았다. 큰어머니인 김씨와도 연락을 끊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탐사기획부 유영규 부장, 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기자
  • 자살한 엄마 곁에서 4일간 빵과 버터로 버틴 3살 여아

    자살한 엄마 곁에서 4일간 빵과 버터로 버틴 3살 여아

    엄마가 자살한 후 홀로 남은 세 살배기 딸이 사흘간 빵과 버터로 생존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6일(현지시간) 영국 BBC, 더선, 메트로 등 외신에 따르면, 사우스 웨일스 출신의 두 아이 엄마 에이미 루이즈 에반스(28)는 지난 4월 7일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5일 사우스 웨일스 경찰은 검시 결과를 통해 그녀의 사인을 발표했다. 경찰 클라이브 모리스는 "침실에서 목을 맨 에반스를 발견했다. 집 안에는 세 살 딸도 있었는데 헝클어진 모습을 제외하면 상태가 양호해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아이가 집에서 3~4일 동안 혼자 머물며 빵 조각과 버터를 먹고 버틴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건강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아이를 병원으로 보냈고, 당시 에반스의 아들은 친부와 함께 있어 무사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경찰은 "에반스의 죽음과 관련해서 의심스러운 정황이 전혀 없다. 정신 건강이상 이력도 없었다. 다만 그녀가 저녁에 술을 자주 마시곤 했고, 이전에 가정 폭력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그녀가 자살로 숨졌다고 결론 내렸다. 검시관 콜린 필립스는 "사후 조사에서 그녀의 혈중 알코올 농도가 혈액 100ml당 137mg이었다"면서 "이는 현재 음주운전 금지 법적 한계치인 혈액 100ml당 알코올 80mg을 훨씬 웃도는 수치"라며 경찰의 결론을 뒷받침했다. 한편 죽기 나흘 전, 에반스는 엄마에게 '끝을 내고 싶으니 딸을 데려가 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엄마는 '바보 같이 굴지 말라'며, 무슨 일인지 물었지만 그것이 모녀가 주고받은 마지막 대화였다. 지난 며칠 사이 엄마는 딸네 집을 방문하는 등 딸과 연락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딸은 묵묵부답이었다. 에반스의 엄마는 "딸은 행복해했고, 외향적인 편이라 우울증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 아이들도 잘 돌봤다"면서 딸의 죽음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했다. 친구들도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나설 줄 아는 에이미가 우리 중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다고 생각하니 매우 슬프다"며 "그녀는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잊혀 지지 않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사진=페이스북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美과학자들 “명왕성 퇴출 결정 잘못됐다” 주장

    [달콤한 사이언스] 美과학자들 “명왕성 퇴출 결정 잘못됐다” 주장

    1930년 발견 이후 ‘수, 금, 지, 화, 목, 토, 천, 해, 명’ 태양계 9개 행성 중 막내의 지위를 갖고 있다가 2006년 국제천문연맹(IAU)의 행성분류법 변경으로 행성 지위를 잃고 왜소행성으로 분류된 명왕성. 미국 천문학자들이 명왕성을 태양계 행성에서 퇴출시키고 왜소행성으로 분류한 2006년의 IAU 결정이 근거 없다는 주장의 논문을 발표했다. 미국 센트럴플로리다대 플로리다우주연구소, 애리조나 투손 행성과학연구소, 콜로라도 볼더 사우스웨스트연구소,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학실험실 공동연구팀이 지난 200여년 동안 과학 논문을 분석검토한 결과 IAU의 행성분류 기준이 근거 없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천문학 분야 국제학술지 ‘이카루스’ 최신호에 실렸다. IAU는 2006년 8월 총회를 열고 ‘지름이 800㎞ 이상이며 태양을 공전할 것’ ‘지구의 1만 2000분의 1 정도의 질량을 가지며 중력이 있어 둥근 형태를 유지할 것’ 이외에 ‘자신의 궤도에서 지배적 역할을 하는 천체여야 할 것’이라는 조건을 추가했다. 이에 명왕성은 크기가 달의 3분의 2 수준이며 공전 궤도가 길쭉한 타원 모양으로 해왕성 궤도의 안쪽으로 들어가는 한편 공전궤도면이 다른 태양계 행성들에 비해 기울어져 있다. 또 위성인 ‘카론’과 서로 상호작용을 하며 움직이고 있다. 이 때문에 IAU는 행성의 자격을 박탈당하고 ‘134340 플루토’라는 왜행성으로 분류됐다. 연구팀은 지난 200년 동안 행성 분류와 관련해 발간된 모든 문헌을 찾아본 결과 명왕성을 퇴출한 근거를 언급한 것은 1802년에 발행된 단 1편의 논문 밖에 없다고 밝혔다. 더군다나 ‘명확한’ 궤도라는 개념은 정의하기 어려운 비논리적 근거라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연구를 이끈 필립 메츠거 플로리다우주연구소 박사는 “행성을 정의할 때는 행성의 궤도처럼 변하기 쉬운 요건이 아니라 고유한 성질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며 “임의적인 정의가 아니라 행성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지질학적 상태를 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커비 런요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실험실 박사도 “태양계에서 지구 다음으로 복잡하고 흥미로은 행성인 명왕성을 행성에서 퇴출한 것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2015년 미국항공우주국(NASA)가 발사한 뉴허라이즌스호가 명왕성을 탐사한 결과 명왕성의 지표활동이 상당히 활발했으며 지표에 액체가 흘렀거나 존재했을 가능성을 밝혀내기도 했다. 또 명왕성이 보유한 5개의 위성의 나이가 비슷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명왕성이 태양계 외곽의 카이퍼벨트에 있는 천체들을 끌어당겨 위성으로 만들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천문학계에서는 이번 연구를 비롯해 미국 천문학자들이 지속적으로 명왕성의 지위 회복과 관련한 연구결과를 내놓는 것은 명왕성이 미국인 과학자 클라이드 톰보가 발견한 유일한 태양계 행성이기 때문에 다시 행성의 지위로 올리려고 하는 여러 시도 중 하나라고 보는 분위기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뉴욕 도착 여객기서 승객 100여명 집단 ‘건강 이상’

    뉴욕 도착 여객기서 승객 100여명 집단 ‘건강 이상’

    미국 내 전염병 확산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5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출발해 미국 뉴욕 존 F.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한 여객기에서 승객 100여명이 집단으로 건강 이상을 신고한 데 이어 6일(현지시간)에는 필라델피아에 도착한 유럽발 미 아메리칸항공 여객기 두 편에서 승객 12명이 독감 증세를 호소해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보건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독일 뮌헨과 프랑스 파리에서 출발한 아메리칸항공 여객기 두 편에는 모두 250명의 승객과 승무원이 탑승했는데 이 가운데 12명이 공항 도착 직후 몸이 아프다고 신고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은 전했다. CDC는 이들을 대상으로 독감(인플루엔자) 등 호흡기 질환 감염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벤저민 헤인즈 CDC 대변인은 “12명은 목 아픔과 기침 증상을 신고했고 열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전날 두바이발 항공편을 탄 뒤 건강 이상을 호소한 100여명 가운데 19명이 아픈 것으로 판명됐다. 이중 10명이 병원으로 실려갔다. 이들 모두 중동 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검사에서 음성 반응이 나왔다고 워싱턴포스트 등은 전했다. 그러나 뉴욕 CDC의 부센터장인 드미트리 다스칼라키스 박사는 “여객기 1대에서 한번이 이렇게 많은 사람이 아픈 것은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미 베일러의대 피터 호테즈 열대의학과장은 이날 온라인매체 악시오스에 미국 내 전염병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테즈 학과장은 미국을 넘어 유럽, 일본 등 전 세계를 물들인 이른바 ‘안티 백신’(백신 접종 반대) 운동을 요인으로 꼽고 있다. 1998년 영국 의사 앤드루 웨이크필드는 홍역 예방(MMR)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은 거짓으로 밝혀져 웨이크필드의 의료 면허는 취소됐지만 지금도 그의 주장을 믿는 부모들이 자녀에게 백신 접종을 하지 않고 있다. 예방접종에 회의적인 반(反)백신 기조는 유럽 전역으로 확산돼 쉽게 뿌리뽑히지 않고 있다. 실제 유럽에서는 올해 들어 홍역 발병 사례가 급증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유럽 내 홍역 환자 수는 4만 1000명으로 지난 한 해 보고된 환자 수의 두 배에 이른다. 올 상반기에만 유럽에서 홍역으로 37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한 해 홍‘으로 인한 유럽 내 사망자 수는 38명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를 낮은 예방접종률 때문으로 보고 있다. 특히 유럽 각국에서 득세 중인 극우 포퓰리즘 정당들은 백신 접종 의무화를 반대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최근 백신 접종 의무화를 유예하는 법안을 발의해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호테즈 학과장은 되돌아온 홍역 확산은 유럽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북미와 유럽을 오가는 항공편 승객들이 얼마든지 홍역 등 전염병을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백신 반대 운동으로 예방접종률이 낮은 워싱턴, 오레곤, 아이다호, 텍사스 등 미국 주들이 감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성심맹아원 김주희양의문사 사건 은폐축소 규탄

    성심맹아원 김주희양의문사 사건 은폐축소 규탄

    충주성심맹아원 김주희양 의문사사건 진상규명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7일 성심맹아원의 불성실한 태도를 규탄하며 성실한 대화를 촉구했다. 이날 성심맹아원 앞에서 은폐축소 규탄대회를 가진 대책위는 “사건발생 당시 원장과 당일 담당교사는 ‘과실은 있지만 죽음에는 책임이 없다’며 면죄부를 받은 상황”이라며 “이는 하루하루 지옥 같은 삶을 살고 있는 고 김주희 양의 부모님과는 전혀 다른 삶”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어 “김 양이 상처를 남기고 사망해 대책위가 최근 관련자료를 요청했지만 맹아원은 이 상처에 대한 해명은커녕 관련기록의 공개마저 거부하고 있다”며 “심지어 맹아원을 운영중인 수녀회는 대책위와의 만남도 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담당교사는 장애아동을 돌볼 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담당교사를 파면하라”고 요구했다. 이 사건은 2012년 11월 8일 성심맹아원 기숙사에서 발생했다. 11살이던 김양은 의자 팔걸이와 등받이에 목이 끼여 숨진 채 발견됐다. 부자연스러운 자세였다. 맹아원 등의 권유로 화장이 진행되면서 부검은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은 시설 원장과 담당교사였던 강모(44·여)씨 등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조사했으나 김양의 죽음과 뚜렷한 인과관계가 없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이에 유족이 반발하며 재정신청을 냈고, 이 가운데 일부가 수용돼 재판이 시작됐다. 1심 재판부는 “응급조치를 제때 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된다”며 강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감양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은 과실은 인정되지만, 그 과실로 김양이 사망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장애아동이 기숙사 안에서 목숨을 잃었지만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게 되자 진상 규명을 위한 대책위가 구성됐다. 충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목민관클럽 신임 상임대표로 선출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이 민선 7기 목민관클럽 새 상임대표로 선출됐다. 목민관클럽은 지속가능한 지역발전과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2010년 창립한 지방자치단체장 모임이다. 7일 서대문구청에 따르면 목민관클럽은 6일 오후 서울 명동 커뮤니티하우스에서 개최된 민선 7기 목민관클럽 출범식에서 만장일치로 문 구청장을 상임대표로 추대했다. 문 구청장은 “지방정부가 행정을 선도해 나가는 자치분권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목민관클럽 활동을 통해 자치분권시대에 지방정부가 대한민국 행정의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목민관클럽은 이날 공동대표에 김승수 전북 전주시장, 김홍장 충남 당진시장, 염태영 경기 수원시장, 김수영 서울 양천구청장, 서은숙 부산 진구청장을, 사무총장에는 곽상욱 경기 오산시장을, 감사에는 류태호 강원 태백시장이 민선 7기 목민관클럽을 이끌어갈 새 임원진으로 선출됐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도 출범식에 참석해 ‘민선 7기 지방자치 어떻게 혁신할 것인� ?� 주제로 강연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비단뱀이 스르르…캄보디아서 파충류 카페 오픈

    비단뱀이 스르르…캄보디아서 파충류 카페 오픈

    사람들에게 이미 대중적인 강아지, 고양이 카페에 이어 다소 독특한 파충류 카페가 문을 열었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뱀, 이구아나, 전갈과 함께 앉아 음료를 마시면서 친숙해질 수 있는 카페가 문을 열었다고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카페 벽에는 다양한 길이와 색상의 뱀들이 담겨 있는 유리 수조가 늘어서 있다. 비어드레곤 이구아나부터 노란색과 크림색의 볼비단 구렁이, 알비노 비단뱀, 옥수수뱀 등 모두 태국에서 들여온 독이 없는 생물들이다. 카페를 찾은 일부 손님들은 처음에 다소 주춤거리면서 수조를 살펴보지만 적응이 되고 나면 과감하게 만지면서 파충류들과 친해진다. 입장료가 따로 없어서 커피를 주문하고 함께 앉아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 파충류를 지목해 꺼내달라고 요청하면 된다. 손님 와이 나빔(22)은 “이 카페는 상당히 독특하다. 이러한 많은 파충류들을 본적이 없다”면서 “처음에 뱀을 경계했는데 커피를 홀짝이는 동안 내 손바닥에 와서 쉬는 녀석을 보고 마음이 놓였다. 오렌지 색 뱀이 너무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카페 주인 채 라티(32)는 “도마뱀과 뱀이 ‘소름끼친다’는 세간의 인식을 개선하고, 파충류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단순히 오해와 편견을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려고 장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처럼 손님들도 파충류를 좋아하게 될 것”이라면서 “여성 손님들에게 뜻밖의 인기를 얻고 있다. 그들은 목 주위에 비단뱀을 올려놓거나 셀피를 찍으면서 즐거워한다”고 전했다.   사진=데일리메일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주말 목포에서 국제 파워보트 짜릿한 향연

    주말 목포에서 국제 파워보트 짜릿한 향연

    전라남도와 목포시가 공동 주최하고 (사)대한파워보트연맹이 주관하는 ‘2018 국제파워보트대회’가 8~9일 평화광장 해상 특설경기장에서 열린다. 대회는 8일 오후 6시 30분 식전행사, 7시 30분 개회식과 축하공연으로 시작한다. 이어 9일 오전 9시부터 KT-1 1차전 경기를 필두로 짜릿한 스피드의 향연이 펼쳐진다. 슬로바키아, 에스토니아, 포르투칼, 리투아니아 등 총 8개국 300여명의 선수, 임원이 참가한다. 파워보트대회 대표종목인 KT-1 국제경기와 시범경기인 KF-1 국내경기, 수상오토바이 국제·국내·신인전 경기 등을 치른다. 최고 시속 150㎞로 달리는 KT-1은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모터보트의 황제, 바다 위의 F1’으로 불린다. KF-1은 최고 속도가 시속 250㎞에 달하며 출발 3.5초 안에 시속 100㎞에 도달하는 모터보트다. 수상오토바이(일명 제트스키)는 최고 시속 100~120㎞의 빠른 스피드와 민첩성을 자랑하며 국내 동호인이 3만명에 이를 정도로 대중화된 스포츠다. 정규종목 외에 KF-1, 플라이보드, 수상오토바이 프리스타일 묘기 시범 등 다양한 볼거리도 펼쳐진다. 플라이보드는 100마력의 힘으로 흡입한 물로 물 위를 자유자재로 이동하며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수상오토바이 프리스타일은 수중다이빙, 급회전, 점프, 역질주 등 다양한 테크닉으로 고난도 묘기를 연출한다. 관람객을 대상으로 모터보트(6인승) 시승 체험행사와 장비 전시, 레이싱걸과 포토존 행사 등도 마련됐다.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금 쏘고… 끝내 울어버린 황제

    금 쏘고… 끝내 울어버린 황제

    결선 초반 꼴찌 하다 슛오프 접전 끝 우승 단체전도 金… 아시안게임 노메달 한풀이“러시아 선수가 너무 잘 쐈고 난 결선 초반 꼴찌로 떨어졌다. 그 바람에 욕심을 버린 게 대역전을 일구게 된 것 같다.” ‘사격 황제’ 진종오(39·kt)가 결선 1라운드를 마쳤을 때 5.6점 벌어진 격차를 끈질기게 따라붙어 마지막 발에서 동점을 일구고 슛 오프 접전 끝에 생애 다섯 번째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6일 경남 창원국제사격장에서 이어진 국제사격연맹(ISSF) 세계선수권 남자 10m 공기권총 개인전 대역전 우승과 함께 앞서 한승우(35·kt), 이대명(30·경기도청)과 본선 1747점을 합작해 단체전 금메달까지 따내 2관왕에 올랐다.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노메달에 그쳤고 이번 대회 첫날 25m 권총 결선에도 오르지 못했던 설움을 깨끗이 씻어 냈다. 본선 582점으로 결선에 5위로 올라온 그는 초반 8위까지 처져 탈락을 걱정해야 할 지경이었다. 위기를 넘긴 뒤에도 아르템 체르소누프(러시아)에게 일곱 발을 남기고 6.2점까지 벌어져 메달도 따기 힘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차곡차곡 점수를 쌓고 철옹성 같던 체르소누프가 중반 이후 흔들리며 차츰 간격이 좁혀졌다. 마지막 발에 체르소누프와 241.5점 동점을 만들었고, 슛 오프에서 10.3점을 쏴 9.5점에 그친 상대를 따돌렸다. 2관왕이 확정된 순간 왈칵 눈물을 쏟은 진종오는 기자회견에서 “마지막 한 발까지 이길 것 같다는 생각은 안 했다”면서 “아시안게임 때 좋은 성적을 못 내서 욕도 많이 먹고, 심리적으로 힘들었다. 마지막 대회가 아닐까 싶어 힘들게 경기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 오늘만큼은 총 쏘는 거 생각 안 하고 마음껏 즐기고 싶다”며 웃어 보였다. 이어 “(자카르타에서) 양치할 때도 생수로 하는 등 조심했는데 장염에 걸려 닷새 고생했다. (미숙한 경기 운영 탓에) 한순간에 무너지니 속상했다. ‘단체전에서 민폐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집중했다”며 “한국 사격이 세계 최고란 걸 확인한 것도 기쁘다”면서 박병택 코치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한국이 이 종목 단체전 우승을 차지한 것도 사상 처음이다. 본선 584점을 올린 이대명은 결선 220.6점으로 개인전 동메달을 추가한 뒤 “내 것에 집중하느라 몰랐는데 어느새 진종오 선배가 올라와 있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결선 6위(136.9점)에 그친 한승우는 “사격이란 이런 것이구나 느꼈다. 하지만 나라면 가능했을까…”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창원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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