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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비상걸린 ‘왜곡교과서’ 채택 저지

    일본 오타와라시의 교육위원회가 어제 후소샤판 역사·공민 교과서를 정식으로 채택, 시내 12개 중학교 학생 2300여명이 내년 봄부터 왜곡된 역사를 배우게 됐다. 게다가 일본 전국 584개 지구 가운데 처음으로 교과서를 선정한 오타와라시가 후소샤판을 채택한 것이 다른 지구에도 영향을 미쳐, 역사왜곡 교과서의 채택률이 4년전보다 크게 높아지리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중국 등의 인접국과 일본내 양심세력이 손잡고 벌여온 왜곡교과서 채택 저지운동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극우단체인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편찬한 후소샤판 교과서는 일제의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종군위안부를 비롯한 조선인 강제연행 사실을 부정하는 등 일본과 인접국간의 역사를 적극적으로 왜곡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의 자라나는 세대에게 그릇된 역사관을 심어주는 것은 일본뿐만이 아니라 한국·중국 등의 장래를 위해서라도 허용할 수 없는 일이다. 이제부터 다시 힘을 모아 왜곡교과서 채택률을 최소로 낮춰야 한다. 이와 관련, 국내에서 왜곡교과서 채택 저지운동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줄어든 듯이 보이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아시아 평화와 역사교육 연대’는 일본내 저지운동 광고에 쓸 비용을 모금하고 있는데 국민 참여가 적어 목표액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정이다. 계획대로라면 지난주에 3억원을 모았어야 하는데 어제까지 모인 금액이 6000만원가량이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3000만원은 오타와라시의 후소샤판 교과서 채택 사실이 알려진 어제 하루 모금된 것이다. 국민 모두가 이 운동에 적극 동참해 좋은 결실을 맺기를 기대한다.
  • 현대그룹 ‘IT 자회사’ 설립 왜?

    현대그룹이 소리없이 전산 자회사를 차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정은 회장과 현 회장의 딸인 지이씨가 나란히 등기이사를 맡아 경영권 승계작업의 일환으로 보는 성급한 시각도 있다. 그룹측은 “그런 의도를 담기에는 회사 규모가 너무 작다.”며 펄쩍 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는 그룹내 계열사의 전산망(현대증권 제외)을 통합 관리하는 정보기술(IT) 자회사 ‘현대U&I’를 지난 1일자로 설립했다. 자본금은 22억원(발행주식수 440만주). 현 회장이 15억원(68%), 현대상선이 5억여원(23%)을 투자했다. 지이씨도 6%가량 지분을 갖고 있다. 대표이사 사장은 최용묵 현대엘리베이터 사장이 겸임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등기이사 명단. 최대주주인 현 회장과 대표이사인 최 사장 외에 지이씨가 ‘뜬금없이’ 끼어 있다. 이 때문에 경영권 승계의 정지작업으로 보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과거 SK그룹 등이 IT 관련 자회사를 통해 총수의 지배체제를 강화했던 전례도 이같은 분석에 힘을 보탠다. 지이씨는 현 회장과 고 정몽헌 회장 사이의 1남2녀 중 맏딸로 현대상선 재정부 대리로 근무 중이다. 요즘 20대답지 않게 매우 차분하고 심지가 깊어 현 회장이 정신적으로 많이 의지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외아들 영선씨는 현재 해외유학을 준비 중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자본금 22억원짜리 회사로 무슨 경영권 승계냐.”고 반문하며 “그룹내 전산회사였던 현대정보기술이 다른 데로 넘어가면서 효율적인 전산시스템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된 데다 물류전문 IT기업을 지향하기 위해 별도 회사를 만든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자회사 신설 사실을 공표하지 않은 것도 “규모가 다른 회사의 IT본부 정도로 워낙 작은 데다 괜한 억측을 살 수 있어서”라고 해명했다. 실제,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U&I의 지분 투자에 참여하지 않아 경영권 승계작업으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그룹측은 현대U&I를 통해 연간 23억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출 목표액은 내년 250억원,2010년 480억원이다. 유비쿼터스와 휴머니즘(YOU&I)에서 의미를 따와 이름을 지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고유가, 해외건설분야엔 ‘효자’

    ‘고유가가 우리 경제에 효자 노릇을 한다(?)’ 국제유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거듭하자 정부가 국내에선 비상체제에 들어간 반면 플랜트와 해외건설 등의 분야에서는 ‘제2의 중동붐’을 기대하고 있다. 고유가로 재정이 튼튼해진 중동 등지의 산유국들이 각종 인프라 사업의 발주를 크게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고유가가 국내에는 ‘독(毒)’으로 작용하지만 해외 수주에는 ‘약(藥)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8일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어 고유가를 해외수주 도약의 발판으로 삼기 위한 민·관 합동의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1973년과 79년의 오일쇼크 당시 중동에 건설붐이 일었던 전례에 비춰 이번의 고유가가 국내기업의 해외수주에 획기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발전·해양설비·오일 가스 등의 플랜트 수주는 상반기 65억달러로 연간 목표액 100억달러의 절반을 넘어섰다. 일반건축과 토목 등의 해외건설도 목표액 85억달러 가운데 73%인 62억달러를 달성했다. 특히 산유국인 중동과 일부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발주 증대로 플랜트의 경우 전년 동기대비 40%와 300%, 해외건설은 120%와 3000%의 증가율을 보였다. 예컨대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10억달러짜리 원유·가스 시추설비를 따냈다.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에서도 SK건설과 현대건설,GS건설 등이 각각 7억∼12억달러짜리 원유관련 시설 및 발전담수 공사 등을 수주했다. 산유국이 많지 않은 아시아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수주에 어려움을 겪어 금액면으로는 플랜트 43%, 해외건설 18% 감소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건설교통부와 산업자원부의 장·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해외수주 대표단을 하반기에 발주물량이 증가하는 중동지역에 급파할 방침이다. 외국의 주요 발주처 인사를 국내로 초청, 국내기업들과의 상담을 주선하는 ‘수주외교’도 벌이기로 했다. 한편 연도별 해외수주 실적은 플랜트의 경우 2001년 100억달러에서 지난해 83억달러로 줄었다. 해외건설은 같은기간 43억달러에서 75억달러로 다소 늘었다. 우리기업이 수주하는 해외물량의 지역별 점유율은 플랜트와 해외건설이 각각 50%와 71%를 차지한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日역사왜곡 분노 벌써 시들었나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가 일본 우익단체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의 역사 교과서 채택을 저지하기 위해 지난 5일부터 모금을 시작했지만 모금액이 예상보다 적어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8일 오후 5시 현재 모인 성금은 2411만 2600원으로 목표액의 10분의1도 모이지 않았다. 당초 이번주까지 3억원을 모아 9일자 일본 일간지에 새역모 교과서 채택을 반대하는 광고를 낼 계획이었다. 지금까지 모아진 성금도 교육부 등 관련 단체에서 낸 것이 대부분으로 일반인은 50명이 채 안된다. 양미강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위원장은 “역사 교과서 문제의 심각성이 아직도 우리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 같다.”면서 “최근 이 문제가 잠잠해진 것도 모금 실적이 적은 원인”이라고 말했다.양 위원장은 “최종 목표액인 10억원은커녕 1차 목표액인 3억원 모금도 다음주까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일단 1회 광고비인 1억 5000만원이라도 모이면 계획대로 광고를 게재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성금은 ▲우체국 010579-01-003633(이하 예금주:아시아평화와역사연구소) ▲우리은행 1005-600-966405 ▲조흥은행 741-01-164165 등을 통해 모금하고 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中東노다지’ 다시 캔다

    중동 ‘노다지’캐내기에 다시 시동이 걸렸다. 풍부한 오일 달러를 내세운 중동 국가들이 각종 플랜트 시설 확충에 적극 나서면서 우리 업체들의 중동 특수 꿈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3년 동안 중동에서 300억달러 이상의 일감이 나올 것으로 예상돼 ‘제2의 중동 신화’가 기대된다. 건설업체들도 공사 발주 정보를 챙기고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등 중동 오일 달러를 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중동 신화 재연 가능할 듯 올 들어 따낸 굵직한 해외건설 공사는 대부분 중동에서 터졌다.SK건설은 최근 쿠웨이트에서 12억달러 규모의 플랜트 공사를 수주하는 쾌거를 이뤘다. 단일 발주 공사로는 최대 규모다. 쿠웨이트에서는 20억달러 규모의 공사가 추가로 나올 예정이다. 현대건설, 대림산업 등이 공사를 따내기 위해 막바지 공을 들이고 있다. 이란에서도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예상된다. 특히 공사비가 16억달러에 이르는 사우스파 가스처리 플랜트 15·16공정 프로젝트가 곧 발주될 예정이다. 이 공사는 현대건설이 수주에 유리한 고지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는 ‘작업’을 해놓은 6억 5000만달러 규모의 두바이 제빌알리 발전소 건설 공사를 계약으로 이끌기 위해 동원 가능한 모든 인력을 가동 중이다. 지난해 우리 업체들이 따낸 해외건설공사의 60%(공사액 기준)이상은 중동 모래밭에서 일궜다. 해외건설협회와 KOTRA에 따르면 앞으로 3년 동안 중동에서만 300억달러 규모의 공사가 나올 예정이다. 국가별 주요 플랜트사업 발주는 이란(3건·34억 5000만달러), 쿠웨이트(14건·132억 3000만달러),UAE(7건·73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3건·27억달러 이상), 레바논(3건·3억 6000만달러)등이다. ●싸구려 공사 접고 알토란 공사 수주 공사 수주액 증가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수익률.90년대 중반까지 우리 건설업체들이 따낸 일감은 주로 토목·건축 공사였는데 플랜트 공사에 비해 수익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하지만 앞으로 나올 담수화 프로젝트나 석유·가스 플랜트 공사는 수익성이 좋고 우리 업체들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산중공업, 풍산 등은 담수화 프로젝트를 추가 수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SK건설이 쿠웨이트에서 따낸 공사는 공사 규모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져 속빈강정에 비유됐던 그동안의 해외공사와 달리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국 해외건설협회 중동팀장은 “중동 플랜트 공사는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고 발주처 재원으로 추진돼 부가가치가 높은 공사”라며 “국내 업체들의 제살깎아먹기식 수주도 상당히 줄어들고 선별적인 수주로 수익률도 높다.”고 말했다. 25일 현재 중동 해외건설 수주액은 18억달러이며 이런 추세라면 올해 목표액 60억달러를 충분히 달성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증권맨 “지친다 지쳐”

    증권맨 “지친다 지쳐”

    주식시장은 잘 나가고 있지만 증권가 사람들은 피곤하기만 하다. 증권가에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잘 나가던 임원들이 십수년 몸담은 증권사를 떠나고, 고액 연봉을 자랑하던 애널리스트들은 보따리를 싸고 있다. 남은 직원들도 가혹한 실적 요구에 허리가 휠 정도다. ●전문 인력 줄줄이 전업 지난 3월 중순 D증권사의 성모 부장은 16년동안 일해온 회사에 사표를 내고 G보험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국내 증권사로는 처음으로 ‘M&A 사모펀드’를 만들어 중견기업을 성공적으로 인수하는 등 ‘토종 M&A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다. 그를 기억하는 직원들은 “다른 시각에서 일하고 싶어서 간다고 말했지만 젊은 후배들이 치고 올라오는 게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국제금융통’으로 알려진 W증권사의 이모 이사도 돌연 사표를 내고 미국으로 장기 휴가를 떠났다. 씨티그룹의 한미은행 공개매수 등 굵직한 빅딜을 성사시킨 S증권사의 이모 상무도 벤처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옮겼다. 삼성증권은 리서치센터 인력 40여명 가운데 4분의1 정도인 10명을 ‘5월 연봉계약 시즌’에 재계약하지 않았다.10명중에는 중견급 애널리스트 3명도 포함됐다. 굿모닝신한증권도 최근 5명의 연구 인력을 교체했다. 현대증권은 2명이 사표를 냈으나 인원을 보충하지 않기로 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에도 증권사끼리 인력을 스카우트하는 사례는 많았지만 최근엔 아예 다른 업종으로 전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남은 인력은 실적 경쟁 종합주가지수는 올 들어 10일까지 38.36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그 사이에 LG투자증권이 우리증권과 합쳤고, 한국투자증권은 동원증권에 넘어갔다. 대한투자증권도 하나은행에 인수된다. 리딩증권은 브릿지증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SK증권이 다른 금융권에 넘어가는 것도 시간문제다. 이 모두는 퇴직연금의 출범 등 자산투자시장의 확대를 앞두고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를 줄이고 규모는 늘리는’ 몸부림이다. 증권사들은 몸집을 더욱 부풀리기 위해 회사에 남은 직원들에게 가혹할 만큼 높은 실적 유치를 독려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두달동안 ‘2조원 자산증대운동’을 펼치며 직원들에게 증권계좌, 채권, 펀드 등 무차별적으로 고객의 돈을 유치하도록 했다.140여개 지점에 평균 120억원의 유치 목표액이 할당됐다. 본사 직원에게도 1인당 5000만원의 목표액이 주어졌다. 과거보다 목표치가 2∼3배 높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지난 3개월동안 1조 5000억원을 끌어들인 캠페인이 끝나기 무섭게 이번엔 적립식 펀드 유치 운동을 시작했다.1인당 최소 목표액이 월납 360만원인 만큼 10만원짜리 펀드 계좌 36개를 만들어야 한다. 삼성증권은 지난해말 3조원을 늘린 데 이어 최근엔 임직원이 프라이빗뱅킹(PB)지점에 10명 이상의 고객을 소개시키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거래소는 두집 살림에 피곤 피곤한 생활은 증권사 직원뿐만이 아니다. 유가증권과 코스닥, 선물시장 등이 합쳐진 증권선물거래소는 지난 6일로 출범 100일째를 맞았으나 아직도 어수선하다. 부산 본사와 서울 여의도 거래소의 사실상 두집 살림을 하기 때문이다. 통합 거래소는 과거 20부 3실 105팀의 조직을 10부 3실 98팀으로 줄였다. 인력도 758명에서 658명으로 감축했다. 그럼에도 거래소 운영비용은 크게 줄었다고 보기 어렵다. 여의도 거래소 건물 옆에 신축한 빌딩은 그대로 비워둔 채 부산에 따로 빌딩을 임대해 쓰고 있기 때문이다. 임직원들이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일하는 경우가 아직도 흔하다. 철도공사와 고속열차(KTX) 승차요금을 60% 할인받는 특별계약을 맺었으나 상당한 비용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한 증권사 직원은 “거래소 간부를 만나려면 그가 어디에 있는지 번번이 확인해야 하고, 사무실 재배치도 아직 끝나지 않아 어수선하기만 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은행 大戰에 뱅커들 ‘탈진’

    은행 大戰에 뱅커들 ‘탈진’

    은행들의 신상품 ‘밀어내기’로 은행원들이 탈진 상태에 빠졌다. 치열한 실적경쟁의 압박 때문에 대부분의 은행원들은 무조건 팔고 보자는 식으로 판매에 나서 고객들은 충분한 정보 없이 금융상품을 사는 실정이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8개 시중은행이 최근 2개월 동안 출시한 신상품은 무려 117종이나 된다.K은행은 리더스정기예금, 소호프리론, 무배당 마이스타 외화연금보험 등 26종의 신상품을 내놓아 단연 최고를 기록했다. 최근 잇따라 출시한 독도 관련 상품은 하룻밤새 만들어지기도 했다. 상품의 종류도 전통적인 예금이나 대출보다는 수입이 짭짤한 채권이나 주식과 연계된 투자신탁, 외화예금, 보험 상품 등에 쏠리고 있다. 은행들은 “전산시스템의 선진화와 직원들의 업무능력 향상으로 상품 개발 주기가 빨라지고, 판매도 효율적으로 되고 있다.”고 자랑하지만 은행원들의 노동강도 강화와 서비스의 질 저하라는 부작용도 심각하다. 입사 11년차의 은행원 임모(38)씨의 말을 들어보면 신상품 경쟁은 가히 살인적이다. 은행별로 차이가 나지만 일단 신상품을 개발하면 본점에서는 영업본부별로 수백억원의 매출액을 할당하고, 다시 지점별로 수천만원씩 목표액을 설정한다. 이 목표액은 고스란히 행원들에게 전가돼 새로운 상품이 나올 때마다 은행원들은 수백만원의 할당액을 떠안게 된다. 은행들은 한 달에 한번씩 신상품 교육을 시키지만 대부분 형식적이어서 은행원들은 이를 ‘민방위 교육’이라고 부른다. 은행원들은 머릿속에 10여개의 상품을 그리고 있다가 고객이 오면 마진이 가장 많이 남는 순으로 3개 정도를 집중 소개한다. 특히 보험상품의 경우 판매액의 30∼60%를 은행이 차지할 정도로 은행들은 보험상품 판매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보험상품의 경우 판매 직원은 지점당 2명으로 제한돼 있지만 이를 지키는 은행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임씨는 “보험만큼 수익이 좋은 게 없는데 어느 은행이 규정을 지키겠느냐.”고 말했다. 임씨는 또 “주가나 환율과 연계된 상품은 고객이 많은 리스크(위험)를 떠안아야 하지만 수익률만 알려줄 뿐 위험 요소는 거의 설명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대출, 예금, 투자신탁 등으로 직원들의 업무가 나뉘었지만 지금은 신입행원들까지 모든 업무를 해야 한다. 임씨는 “은행은 ‘원스톱서비스’라며 창구 통합을 자랑하지만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서비스의 질은 과거에 비해 훨씬 떨어졌다.”고 실토했다. 은행원들은 업무 과부화를 노조에 호소하기도 하지만 노조 역시 ‘은행 전쟁’에서 자유롭지 못해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은행 노조는 업무량을 줄여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기보다는 추가 업무에 따른 성과급 따내기에 치중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산업노조 관계자는 “은행원의 업무과부하가 위험 수위까지 온 것은 사실이지만 각 지부별로 처한 상황이 달라 일괄대처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한 은행원은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은행원의 위상이 바닥에 떨어졌다가 요즘 다시 인기직종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속빈 강정”이라면서 “최근 속출하는 은행원들의 횡령 사고도 치열해져만 가는 은행들의 전쟁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담뱃값 인상으로 대학생 금연 붐…소비세 ‘뚝’

    담뱃값 인상으로 대학생 금연 붐…소비세 ‘뚝’

    전국 최대의 교육도시인 경북 경산시가 담배소비세가 70% 가까이 감소, 울상을 짓고 있다.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13개 대학 재학생들이 담뱃값을 올리자 대거 금연에 나섰기 때문이다. 31일 경산시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2개월간 징수된 담배소비세는 모두 5억 1250만원으로 집계됐다. 월별로는 1월 2억 3017만원,2월 2억 8233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6억 6190만원(1월 8억 5467만원,2월 8억 723만원)에 비해 69.2%(11억 4940억원)나 감소한 것이다. 시 관계자는 “담배소비세가 급감한 것은 담배가격 인상을 앞두고 소매상들의 사재기 등 가수요도 있었지만, 가장 큰 요인으로는 담뱃값 인상에 부담을 느낀 대학생들이 금연을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Y대학 학생회관 담배소매점의 경우 지난 두달간 담배(KT&G 제품)판매량이 1440갑(1월 590갑,2월 850갑)으로 전년 동기의 2320갑(1월 1150갑,2월 1170갑)에 비해 64.7% 감소했다. 이 대학 김성원(25·공과대학 토목과 2년)씨는 “담뱃값이 올라가자 학우들의 금연이 눈에 띄게 증가했으며, 흡연자도 종전보다 흡연양을 절반 이상 줄인 것으로 안다.”면서 “덩달아 담배 인심도 사나워져 얻어 피우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고 말했다. 같은 대학의 환경미화원인 박모(54)씨는 “담뱃값 인상 이후 대학 구내 재떨이에 쌓이는 담배꽁초가 예전보다 60∼70% 이상 줄었다.”고 소개했다. 다른 대학들도 상황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산에는 13개 대학에 14만 3400여명의 학생이 있다. 이 같은 대학생들의 금연 열풍이 지속될 경우 시의 올해 담배소비세 징수목표액 116억 9000만원에 크게 미달할 전망이다. 경산시 관계자는 “담뱃값 인상에 따른 지역 대학생들의 전례없는 금연 열풍으로 막대한 세수 차질이 우려된다.”면서 “취득세와 자동차세 체납세 징수를 강화해 담배소비세 감소분을 보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산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③-현대·기아차 그룹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③-현대·기아차 그룹

    정몽구(67^MK) 현대·기아차그룹 회장과 격의없이 지내는 지인들은 정 회장을 이렇게 평가한다. “곰같은 외모에 뱀같은 머리를 지녔으며 여우같은 행동가이다.” 이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는 현대의 한 고위임원은 서슴없이 정 회장을 ‘지략가’라고 정의했다. “현대차는 현대차, 기아차, 현대정공, 현대차써비스 네 집안이 합쳐진 회사다. 그런데도 큰 잡음이 없다. 카리스마만 갖고서는 이렇게 이끌 수가 없다.MK가 대단한 지략가라고 평가받는 이유다.” 이어지는 그의 얘기.“햇볕도 잘 들지 않는 땅(서울 원효로)에서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을 만든 이가 MK다. 다른 아들들이 아버지(고 정주영 명예회장)한테 기업을 물려받은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는 사실상 창업자나 마찬가지다.” 현대·기아차그룹의 비약적인 성장이 결코 요행이나 우연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실제 정 회장은 2000년 9월 그룹에서 독립한 지 불과 4년만에 현대차를 세계 6위 반열에 올려놓았다. 독립 당시 10개에 불과하던 계열사 수는 28개로 불어났으며, 종업원 수도 10만명을 넘는다. 총자산 규모 67조원(3월14일 현재)에 올해 매출목표액 85조원, 재계 서열 3위다. ‘싸구려 현다이’라고 비웃던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은 이제 현대차를 두려움의 존재로 인식한다. ●갤로퍼 신화에서 품질경영까지 서울 경복고와 한양대 공업경영학과를 나온 정 회장은 현대건설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현대자동차써비스(74년)와 현대정공(77년)을 잇따라 설립하면서 일찌감치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이후 기아차를 인수해 자동차 전문그룹을 만들기까지 평생을 차(車)와 함께 했다. 그를 가까이서 본 고위임원의 얘기다.“세상 사람들은 보여지는 외모와 어눌한 말투만 보고 MK의 저력을 더러 간과한다. 그러나 현대정공 시절, 그는 일일이 차를 뜯어보고 조립하면서 갤로퍼 신화를 만들어냈다. 차에 관한 한 누구보다 전문가다.” 그런 정 회장이 충격을 받은 사건이 발생했다.98년 미국 JD파워의 신차 품질조사에서 현대차가 꼴찌를 한 것이다. 이듬해, 그 이듬해에도 꼴찌권을 맴돌았다. 엄청난 모멸감에 휩싸인 그는 “이제부터 등수는 잊어라. 대신 무조건 품질을 끌어올려라.”라고 일갈했다. 현대·기아차의 보도자료에서 ‘세계 톱5 진입’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품질본부가 즉각 하나로 합쳐지고, 회장이 직접 주재하는 품질 회의가 꾸려졌다. 올초 쏘나타는 ‘세계에서 가장 결함이 적은 차’로 선정(컨슈머 리포트지)됐다. 몇년 전의 수모를 보기 좋게 설욕한 것이다. ●부인 이정화여사 실질적 맏며느리 정 회장은 평범한 ‘실향민’ 집안의 셋째딸(이정화·66)과 결혼해 1남3녀를 두었다. 고향이 이북인 부인 이씨는 손위동서인 이양자씨가 91년 암으로 세상을 뜨자 이때부터 집안의 실질적인 맏며느리 역할을 도맡아 했다. 시아버지 생전에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 3시30분이면 청운동 시댁으로 달려가 아침을 준비하곤 했다. 시어머니(변중석)가 이 무렵 거동이 불편해져 병원 신세를 졌기에, 대식구의 아침 준비는 오롯이 며느리들 몫이었다. 틈날 때마다 현대아산병원을 찾아 시어머니를 돌보는 일도 맏며느리인 그의 몫이다. 시어머니가 그랬듯,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거의 없다. 이렇다할 직함도 없다. 굳이 찾자면 그룹 계열사인 ‘해비치 리조트’(제주도 다이너스티 골프장과 콘도 등을 운영하는 회사)의 개인 대주주라는 정도다. ●외아들 의선… ‘ES 시대’ 개막 그룹의 핵심인 자동차는 정 회장의 막내 외아들이자 현대가의 종손인 의선(35·ES)씨가 한 축이 돼 이끌고 있다. 이달초 현대·기아차 기획총괄본부 담당 사장 겸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현대모비스(자동차부품 전문회사) 부사장도 맡고 있다. 본텍·글로비스·엠코 등 비상장 계열사의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오너 3세’의 프리미엄만을 업고 사장에 오른 것은 아니다. 휘문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온 그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대학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았다. 정 회장이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을 갖고 있다는 ‘현대정공 자재부’에 94년 과장으로 입사, 현장감각을 익혔다. 이후 기아차 슬로바키아공장 건설 등 굵직한 해외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면서 차세대 리더로서의 잠재능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얼마전 기아차 수출 500만대 돌파 기념식때는 임원들의 넥타이를 기아차 상징색인 빨간색으로 즉석에서 통일시켰을 만큼 회사에 대한 애착과 감각이 남다르다. 자기생각을 당당하게 말하면서도 상대에게 겸손하다는 느낌을 준다. 직원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우스갯소리도 곧잘 해 평이 좋다. 생전에 정주영 회장이 지선(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의 장남)씨와 더불어 가장 예뻐했던 손주이기도 하다.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의 사촌여동생이 미국에 유학을 오자 본격적으로 ‘작업’에 들어가 95년 결혼에 성공했다. 훗날(2000년) INI스틸에 흡수된 당시 강원산업 정도원 부회장의 딸 지선(32)씨가 부인이다. 스물다섯, 스물둘의 나이에 일찌감치 결혼한 두사람은 딸 진희(9)양과 아들 창철(7)군을 두고 있다. ●의사집안 대 잇는 큰사위 정 회장의 큰딸 성이(43)씨는 저명한 정형외과 전문의 고 선호영 박사의 둘째아들 두훈(48)씨와 결혼했다. 역시 의사인 두훈씨는 현재 대전 선병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목동 선병원, 중촌 선병원, 선치과병원, 건강증진센터, 유성 선병원 등이 모두 같은 계열이다. 서울집(한남동)과 대전을 오가며 병원 일을 보고 있다. ●금융 사업 이끄는 둘째 사위 93년 현대차 원효로 사옥에서 프로젝트팀 형태의 현대오토파이낸스㈜로 출발한 현대캐피탈은 우리나라에 자동차할부 금융업을 처음 선보였다. 그러나 ‘카드 사태’ 등으로 현대카드가 어려워지자 ‘구원투수’로 투입된 이가 정태영(45)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사장이다. 정경진 종로학원장의 아들이자 MK의 둘째딸 명이(41)씨의 남편이다. 한 임원의 얘기다.“그 분(정태영 사장)은 스스로를 오너의 사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전문경영인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아깝다며 골프조차 안친다. 회사가 안정될 때까지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골프에 할애할 시간이 어디 있느냐는 식이다.” 당장의 실적에 연연하지 않고 착실히 손실을 털어낸 덕분에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은 올해 ‘동반 흑자’ 전환을 앞두고 있다. 서울대 불어불문학과와 미국 MIT(매사추세츠공과대) 경영대학원을 나왔다. 궁금한 게 있으면 실무자에게 직접 휴대폰을 걸어 물어봐 직원들을 긴장시키기도 한다. 현대차 근무시절 함께 호흡을 맞췄던 제갈걸(53) 부사장, 옛 현대그룹 문화실장을 지낸 김상욱(52) 전무 등이 그와 함께 금융소그룹을 이끄는 핵심 브레인들이다. ●꿈의 철강 라인업 셋째 사위-조카 한보철강(현 당진공장) 인수를 계기로 그룹은 열연(당진공장)-냉연(현대하이스코)-스테인리스(INI·BNG스틸)로 이어지는 철강 풀라인업을 달성했다. 이 꿈의 라인업에 정 회장의 셋째 사위와 조카들이 포진하고 있다. 김원갑(53) 부회장과 함께 현대하이스코(옛 현대강관)를 이끌고 있는 신성재(37) 사장은 현대정공에 근무하던 시절, 정 회장의 동갑내기 셋째딸 윤이씨를 만나 결혼했다. 미국 페퍼다인대학 MBA 출신이다.98년 현대하이스코로 옮겨 수출부장, 영업본부장 등을 거쳐 이달초 사장으로 승진했다. 영업본부장 시절에 1조원대에 머물던 연간 매출액을 2조 3000억원대로 끌어올려 ‘장인’의 인정을 받아냈다. 김 부회장은 78년 현대건설 경리부로 입사해 건설과 자동차에서 잔뼈가 굵은 재무 전문가다. 이계안 현 열린우리당 의원이 2001년 7월 현대차에서 물러날 때 함께 사표를 냈지만 정 회장이 다시 발탁했다. INI스틸(옛 인천제철) 김무일(62) 부회장도 빼놓을 수 없는 철강 인맥이다. 정통 철강맨은 아니지만 취임하자마자 한보철강 인수를 보기좋게 성공시켜 정 회장의 신임을 확실하게 굳혔다. 지난해 4월 현대·기아차 구매총괄본부장(부사장)에서 사장을 거치지 않고 곧장 INI스틸 부회장으로 승진 이동했다.‘수처위주 입처개진’(隨處爲主 立處皆眞·언제 어디서건 그 곳의 주인이 돼라)이 좌우명이다. 김 부회장이 지인에게 털어놓은 현대차의 타이어사업 진출 무산 뒷얘기가 재미있다.90년대 초반 현대차는 현대정공을 통해 타이어사업 진출을 모색했다. 그러나 정주영 명예회장이 “공예산업(타이어에 홈을 파는 작업을 공예에 비유)은 안된다.”고 하는 바람에 막판에 철회했다고한다. ●LS전선·김&장과의 혼사 BNG스틸은 젊은 나이에 타계한 동생 몽우씨를 생각해 MK가 조카들에게 대부분 맡긴 회사다. 몽우씨의 세 아들이 모두 이 회사에 있다. 큰아들 일선(35)씨가 대표이사 사장이다. 그룹이 2000년 말 삼미특수강(BNG스틸의 전신)을 인수할 때 실무를 맡아 내부사정에 밝다. 철강의 꽃으로 불리지만 유통구조는 낙후된 스테인리스 업계에 서비스센터(코일센터)를 도입해 새 바람을 일으킨 이도 그다. 운동을 워낙 잘해 그룹사 축구시합때면 직접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빈다. 사촌인 의선씨와는 생일이 일주일 밖에 차이 나지 않아 어려서부터 유난히 친했다. 유학중에 ‘어린 신부’를 만난 것도 똑같다. 고려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던 일선씨는 같은 대학 심리학과로 갓 유학온 여섯살 연하의 구은희씨를 만나 96년 결혼했다. 현대가 내로라하는 재벌 집안과 처음 혼사를 맺는 순간이기도 했다. 은희씨는 구자엽 희성전선 부회장의 딸로, 구태회 LG전선(현 LS전선) 명예회장의 손녀이다. 결혼할 때 스무살이었다. 지금은 세 아이(창현·진주·창민)의 엄마다. 일선씨의 동생 문선(31)씨도 화려한 결혼식을 올렸다. 김&장 법무법인 김영무 대표변호사의 딸 선희(31)씨가 부인이다. 재정부에서 이사로 근무하다 미국 연수길에 올라 현재 미시간대학에서 MBA 과정을 밟고 있다. 올 연말에 귀국한다. 미국 버클리대학 회계학과를 나온 막내 대선(28)씨는 지난해 11월 품질혁신부 대리로 BNG스틸에 합류했다. 아직 미혼이다. ●MK의 용병술 현대차그룹의 인사 시스템은 ‘예측 불허’다. 그런데도 떠난 사람들 가운데 그룹을 욕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한 전직 고위임원의 분석이다. “MK는 아버지를 몹시 어려워했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자신 아버지와 몹시 닮았다. 우선 그룹내에서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현대차그룹에는 2인자가 없다. 웬만한 간부는 회장에게 모두 직접 보고한다. 충성 경쟁을 유발하는 셈이다.” 그는 “빈번한 패자부활과 적절한 견제도 MK 용병술의 특징”이라고 했다. 이를 그룹내 파벌싸움의 산물로 보는 이도 있지만 ‘권위에 대한 도전’을 용납지 않는 MK의 치밀하게 계산된 행보라는 분석이 더 많다. ●자동차 전문인맥 ‘탱크 박사’ 김동진(55) 현대차 부회장이 단연 눈에 띈다. 서울대 기계공학과 출신의 전문 엔지니어로 국방연구소에서 ‘K1탱크’ 국산화를 주도하다가 78년 정 회장에 영입됐다. 정의선 사장과도 가깝다. 중국시장을 거의 개척하다시피하고 있는 화교 출신의 중국통 설영흥(60) 부회장과 ‘갤로퍼 신화’의 숨은 조력자 전천수(59·생산노무담당)사장,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 정·재계에 발이 넓은 채수일(52·방송인 이숙영씨 남편) 고문도 빼놓을 수 없다. 이사대우 5년 만에 사장이 된 MK의 대학후배 최한영(53·전략조정실장겸 마케팅총괄본부장)사장은 한때 ‘MK의 입’으로 불렸었다. 본인은 “99년 해외출장중에 갑작스럽게 홍보실 컴백 명령이 나 사표쓸 생각까지 했었다.”그렇지만, 곧이어 터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누구보다 MK의 의중을 정확히 짚어내 파격 승진을 거듭했다. GE캐피탈과의 자본제휴, 글로비스 지분 매각 등을 주도한 재무통 채양기(52·기획총괄부본부장)부사장도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이다. 그가 쓴 ‘채권관리 실무교본’은 지금도 채권 전문가들 사이에 필독서로 꼽힌다. 그룹 ‘암행어사’ 인 이전갑(58·감사실장)사장, 품질경영 전도사인 서병기(58·품질본부장)사장, 신차 기술개발 주역인 김상권(59·연구개발본부장)사장, 미국시장 공략의 중책을 맡고 있는 최재국(57·국내외 영업기획담당)사장, 김수중 전 사장의 계보를 잇는 ‘영업의 귀재’ 이문수(57·내수영업본부장)부사장, 치밀한 홍보맨 이용훈(55)부사장 등도 현대차를 이끄는 중추세력이다. 기아차의 선두주자는 단연 김익환(55) 사장이다.‘오너 아들’과 대표이사를 같이 맡고 있어 적잖은 부담이지만 도약의 기회이기도 하다. 영업·수출·홍보를 두루 거쳐 실무에 밝다. 외모만큼이나 선이 굵다. 양쪽 날개로는 구태환(50·재경본부장)부사장과 김용환(49·해외영업본부장)부사장이 있다. ●‘오랜 동반자’ 정공 인맥 현대·기아차 출신들이 ‘신측근’으로 분류된다면, 현대정공과 현대차써비스 인맥은 ‘전통가신’으로 분류된다. 유홍종-박정인-김동진-김익환으로 이어지는 정공 인맥의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화 한토막. 언젠가 MK가 해외출장지에서 뜬금없이 막걸리를 찾았다. 현대차 출신들은 난색을 지었다. 정공 출신들은 “어떻게든 구해보겠다.”며 나가 정말로 막걸리를 구해왔다. 유홍종(67) BNG스틸 회장은 MK와 양궁 신화를 함께 써내려간 정공 인맥의 대부다. 그 뒤를 잇는 박정인(62) 현대모비스 회장은 현대차써비스가 일개 사업소(현대차 원효로사업소)에 불과했던 72년,MK를 처음 만났다. 이후 자재부장과 경리담당 대리로 황금콤비를 이루면서 30년 넘게 MK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인터넷 화상회의·전자결재 등을 정착시킨 ‘스피드 경영’으로도 유명하다.“맹꽁이”가 부하직원들을 나무라는 가장 심한 욕일 만큼 점잖지만 허점이 너무 없어 오히려 겁날 때도 있다는 게 아랫사람들의 얘기다. 서울 양재동 사옥을 사들일 때 점쟁이까지 불러 감정한 것으로 유명한 이중우(57) 다이모스(자동차부품회사) 사장, 등산 마니아인 김평기(60) 로템·위아 사장, 이여성(55) 서울시메트로 구호선 사장, 정석수(53) 현대파워텍 사장 등도 정공이 ‘뿌리’다. 서비스업체(해비치리조트) 사장에서 하루아침에 그룹의 신생 건설사업을 책임진 김창희(52) 엠코 사장도 시선이 쏠리는 인물이다. hyun@seoul.co.kr ■ 인간 정몽구회장 술을 많이 마시면 다음날 아침 꼭 라면으로 해장하는 버릇이 있다. 폭탄주 20잔도 끄떡없을 만큼 주량이 세지만 절제력이 강해 실수하는 일이 없다. 개인적으로는 폭탄주보다 소주를 즐긴다. 해외출장길에 수행원들이 맨먼저 챙기는 것도 소주와 라면이다. 아버지(고 정주영 명예회장)를 닮아 먹성이 소탈하다. 특별한 일정이 없는 날에는 서울 양재동사옥의 지하2층 중역식당을 애용한다. 임원들의 구내식당행도 개의치 않는다. 이는 아버지와 다른 면이다. 왕 회장은 임원들이 구내식당에 나타나면 “밖에 나가 사람들 만나라고 접대비를 줬더니 기껏 안에서 먹는다.”며 불호령을 내리곤 했다. 가정적인 면모도 아버지와는 딴판이다. 주말이면 아들딸 사위들과 함께 곧잘 산을 찾는다. 대신 골프는 별로다. 좋아하지 않다보니 실력도 그저 그렇다. 여느 현대가 사람처럼 ‘새벽형 인간’이다. 새벽 4시에 일어나 5시에 아침을 먹고 6시30분쯤 출근한다. 대신 밤 10시면 잠자리에 든다. 그를 가까이서 본 사람들의 공통된 얘기는 “겉 인상과 달리 마음이 매우 여리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을 잘 자르지 못한다. 현대차는 한때 이사만 100명에 이르렀었다. 더는 버틸 수 없는 포화상태에 이르러서야 MK는 “진급한 숫자만큼 자르라.”며 지난해 구조조정을 지시했다. 어눌한 말투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 처음 그를 접하는 사람들은 말뜻을 해석하느라 진땀을 흘린다. 해석이 쉬워질 때쯤이면 “참모들보다 서너배는 빠르다.”는 그의 머리회전에 진땀을 흘리게 된다고. 어떤 이는 이를 “아버지의 ‘방목’과 형제간 경쟁과정에서 터득한 본능적인 생존지수”로 해석했다. 효심도 남다르다. 한 현직임원의 얘기다.“일을 하다 보면 종종 과거에 잘못 벌여놓은 일과 마주치게 된다. 그럴 때면 MK는 ‘이거 참 잘못됐다고 할 수도 없고 잘했다고도 할 수 없고‘하며 말을 흐린다. 한번도 대놓고 선친때 일을 지적한 적이 없다.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섭섭한 감정이 남아 있을 텐데도 말이다. 형제들 일도 마찬가지다. 장남으로서의 원초적 책임감 내지 부담감을 늘 갖고 있는 느낌이다.” 경영권 분쟁때 동생(정몽헌)과 그토록 부딪쳤건만, 그 동생이 2003년 8월 계동사옥에서 몸을 던졌을 때 맨먼저 사고현장에 달려가 시신을 수습한 이도 그였다. 한 전직 임원은 “빈소 뒤에서 나를 붙잡고 우시던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hyu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①-창업주 故정주영회장 일가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현대家 ①-창업주 故정주영회장 일가

    보는 이마다 다르겠지만 현대를 삼성보다 앞세우는 사람들은 현대의 창업 정신을 강조한다. 현대는 남이 일궈놓은 기업을 인수하기보다는 밑바닥에서부터 하나하나 주춧돌을 올렸다. 건설이 그랬고, 자동차가 그랬으며, 중공업이 그랬다.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회장은 이를 평생의 긍지요, 자랑으로 여겼다. 서슬 퍼렇던 군사정권 시절,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 끌려가서도 “사정상 어쩔 수 없었던 인천제철만 제외하고는 어느 하나 내 손으로 말뚝을 박고 길을 닦아 시작하지 않은 공장이 없다.”며 기업 강제 통·폐합에 맞섰을 정도였다. 1947년 5월25일 서울 중구 초동의 허름한 자동차 수리공장 한 귀퉁이에 ‘현대토건사’라는 간판을 내건 지 60여년. 삼성보다 10년 가까이 늦은 출발이었지만 현대는 이내 1위 기업으로 우뚝 섰고,‘경영권 다툼’이 일어났던 2000년까지 그 지위는 차돌만큼이나 단단했다. 이때 현대그룹의 자산규모가 87조여원. 계열사 수만 40개가 넘었다. 비록 그룹이 쪼개지면서 외형상의 규모가 작아지고 재계 서열은 떨어졌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전화위복’이라고 입을 모은다. 자동차(현대차그룹), 유통(현대백화점), 해운·제조(현대그룹), 조선(현대중공업), 금융(현대해상·현대기업금융) 등 각자 전문그룹의 길로 나서면서 경쟁력은 더 강화되고 동반 부실의 위험은 현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다른 그룹들이 이제서야 계열분리 등으로 홍역을 앓는 동안 현대의 대표주자들은 세계를 상대로 싸우고 있다. 현대산업개발,KCC, 한라, 성우 등 창업주의 형제들이 이끄는 그룹들도 각자 독자영역을 굳혀가고 있다. 언뜻 봐도 느껴질 만큼 현대에 뿌리를 대고 있는 기업들은 유난히 굴뚝업종이 많다. 고용된 인원과 딸린 부품·협력업체가 많다는 얘기다. 국민경제 기여도로 따지면 현대가 여전히 1위라는 말은 그래서 나온다. 또 한 가지, 현대를 얘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현대정신’이다. 현대에는 일단 해보자며 덤비는 정신, 밀어붙이는 힘이 있다. 때로는 비합리성을 낳기도 하지만 현대맨들은 이를 “맨바닥에서부터 기업을 일군 현대만의 저력”이라고 자부한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이를 “진정한 기업가(起業家) 정신”이라고 불렀다. 제각각 ‘마이 웨이’를 걷고 있는 오늘날의 현대가를 묶는 보이지 않는 끈이기도 하다. ●담(淡)한 혼맥… 후한 연애결혼 다른 재벌가에 비해 현대의 혼맥은 의외로 소박하다. 낭만을 즐겼던 고 정 회장이 자식들의 연애에도 너그러웠던 영향이 가장 크다.‘왕 회장’이라는 별칭으로 더 자주 불렸던 그 자신, 강원도 통천의 평범한 고향처녀(변중석)와 결혼해 평생을 함께했다. 슬하에 9남매(8남1녀)를 두고 동생이 일곱(한명은 어려서 사망)이나 됐지만 눈에 띄는 혼사는 손가락을 꼽는다. 직계가족 중에 굳이 꼽자면 다섯째아들 고 몽헌(MH)씨와 여섯째아들 몽준(MJ)씨를 들 수 있다. 몽헌씨는 신한해운 현영원 회장의 딸 정은씨와, 몽준씨는 김동조 전 외무장관의 막내딸 영명씨와 각각 결혼했다. 오랜 세월 재계를 주름잡았던 현대의 위상에 견줘 혼맥이 조촐한 데는 창업주의 성공과정과도 무관치 않다. 가난한 농군의 아들로 태어나 부두 막노동꾼을 거쳐 대기업 총수에 오른 그는 살아생전 “세상에 공짜란 없다.”며 담(淡)한 마음을 갖자고 입버릇처럼 강조하곤 했다. 권력이나 부(富)를 결코 싫어하지 않았지만 굳이 혼사줄까지 대가며 공짜를 탐할 이유 또한 없었던 것이다. 정략결혼의 흔적이 적은 대신에 유난히 많은 손(孫)과 맞닥뜨리는 게 현대라는 집안이다. 이런 현대가 대(代)를 건너뛰면서 LG, 롯데, 한진, 이건, 비비안 등 내로라하는 그룹들과 사돈을 맺은 점은 흥미롭다. 현대가의 2세들이 ‘몽(夢)’자 돌림이라면 3세들은 딸이 ‘이(伊)’, 아들은 ‘선(宣)’자 돌림을 쓴다.4세는 ‘진’자(딸),‘창’자(아들) 돌림이다. ■ 현대의 핵심축 아들들 ●장남 몽필… 쌍용가와 인연 큰아들 몽필씨는 나이 50도 안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국영 적자기업 인천제철을 인수해 정상화에 여념이 없던 1982년 4월 어느날, 울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던 고속도로에서 그가 탄 승용차가 트레일러를 들이받았다. 이 때가 마흔아홉살. 수도여대 출신의 부인 이양자씨와 두 딸 은희·유희씨는 망연자실했다. 몽필씨가 떠난 지 한달 뒤, 정주영 회장은 동서산업 공장장이던 이영복씨를 사장으로 파격 승진시켰다. 이씨는 몽필씨의 처남, 즉 이양자씨의 친동생. 졸지에 가장을 잃은 장남 가족에 대한 배려였다. 하지만 이양자씨마저 91년 위암으로 눈을 감고 말았다. 큰딸 은희씨는 최근 미국에서 귀국했다. 둘째딸 유희씨는 김석원 쌍용양회 명예회장의 장남 지용씨와 결혼해 두 아들(진석·진하)을 두었다. 지용씨는 현재 용평리조트 상무를 맡고 있다. ●2남 몽구… 글로벌 현대차그룹 리더 몽필씨의 죽음으로 사실상 집안의 장남 역할을 도맡아 한 이는 둘째아들 몽구(MK)씨였다. 유희씨가 결혼할 때 부모 역할을 대신 한 사람도 몽구씨 부부였다.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사장 시절,‘갤로퍼 신화’를 만들어낸 그는 기아차마저 인수해 지금의 현대·기아차 그룹을 이끌고 있다.2000년 자동차전문 그룹으로 출범한 지 몇 년도 안돼 그룹을 세계 6위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출범 당시 10개였던 계열사 수는 28개로 불어났다. 그룹의 올해 매출 목표액은 지난해보다 17% 늘어난 85조원.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의 ‘소비자 보고서(컨슈머 리포트)’는 최근 현대차의 뉴쏘나타를 세계에서 가장 결함이 적은 차로 선정했다. 갤로퍼 신화 때부터 MK가 강조해온 ‘품질 경영’의 힘이다. MK는 평범한 집안의 딸 이정화씨와 결혼해 3녀1남을 두었다. 큰딸 성이씨는 저명한 정형외과 의사이자 영훈의료재단을 설립한 고 선호영 박사의 아들 두훈씨와 결혼했다. 둘째딸 명이씨는 정경진 종로학원장의 아들 태영씨와, 셋째딸 윤이씨는 미국 MBA(경영학석사) 출신인 신성재씨와 결혼했다. 둘째사위와 셋째사위는 그룹 계열사인 현대카드·캐피탈 사장, 현대하이스코 사장을 각각 맡고 있다. 막내이자 외아들인 의선씨는 지난 11일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룹내 직함은 현대·기아차기획총괄본부 담당 사장으로 기아차의 기획, 재무, 수출, 연구·개발(R&D) 등 핵심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일찍 결혼해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부인은 정도원 강원산업 부회장의 큰딸 지선씨다. ●3남 몽근… 소리없이 유통명가 키워 셋째아들 몽근씨는 일찌감치 유통을 넘겨받아 현대백화점 그룹을 이끌고 있다.‘빅3’(MK·MH·MJ)에 가려 조명은 덜 받았지만, 묵묵히 외길을 걸으면서 소리없이 유통 명가로 키워낸 주인공이다. 현대백화점, 현대H&S(非 백화점 계열), 현대홈쇼핑 등 주력 계열사를 토대로 지난해 5조 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문 최고경영자(CEO)들이 소신있게 일을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면서도 거의 매일같이 매장을 둘러봐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바로 위 형 몽구씨와는 고등학교(경복고)-대학교(한양대) 동문인 데다 선굵은 외모까지 비슷하다. 옛 현대그룹에서 고문을 지낸 우호식씨의 딸 경숙씨가 부인이다. 두 아들은 각각 부회장, 기획담당 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큰아들 지선씨는 고 황산덕 전 법무장관의 손녀인 서림씨와 결혼했다. 둘째아들 교선씨는 자동차부품 전문기업인 대원강업 허재철 부회장의 큰딸 승원씨와 지난해 말 깜짝 결혼식을 올렸다. 교선씨의 결혼식에는 큰아버지인 정몽구 회장을 비롯해 집안 어른들이 대거 참석해 모처럼 우애를 다지기도 했다. 현대가는 한때 딸만 남기고 떠난 몽필씨의 대를 잇기 위해 지선씨를 양자로 입양하는 방안을 의논했었다. 유교식 법도대로라면 바로 아래 동생인 몽구씨의 아들을 입양해야 했으나 의선씨가 외아들인 탓에 지선씨가 선택된 것. 하지만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실제 입적은 이뤄지지 않았다. 정주영 회장의 장례식때 의선씨가 ‘종손’ 자격으로 고인의 영정을 든 것은 이 때문이었다. ●외사위 희영… 천마산스키장 운영, 이건·비비안과 사돈 현대가는 자손이 많은데도 딸은 귀한 편이다. 외동딸 경희씨는 일본 유학까지 다녀온 재원. 그러나 바깥 활동은 없다. 대신 남편(정희영)이 선진종합㈜ 회장이다. 공교롭게 고 정주영 회장의 여동생 희영씨와 이름이 똑같다. 서울대 상대 출신으로 1965년 현대건설 공채로 입사했다. 이명박 서울시장이 입사 동기다. 조선 수주에서 뛰어난 수완을 발휘, 창업주의 눈에 들어 사위가 됐다. 정주영 회장은 딸 경희씨가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자 희영씨를 도쿄법인 이사로 발령내 자연스러운 교제를 유도했다고 한다. 이후 희영씨는 조그만 해운회사(선진해운) 하나를 갖고 독립, 장인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천마산 스키장은 오롯이 그가 독립해 만든 회사다. 외아들 재윤씨가 선진종합㈜ 상무다. 두 딸은 각각 이건그룹과 비비안그룹으로 시집갔다. 큰딸 윤미씨의 남편이 이건창호 박승준 상무, 둘째딸 윤선씨의 남편이 비비안 남석우 부회장이다. ●4남 몽우… BNG스틸 통해 부활 넷째아들 몽우씨는 숙명여대를 떠들썩하게 했던 ‘미인’ 이행자씨와 연애결혼했다.40대에 현대알루미늄 회장을 맡은 그는 그러나 심한 우울증을 앓았다. 결국 1990년 4월 45세의 젊은 나이에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남겨진 유족을 돌보는 일도 사실상의 장남 몽구씨의 몫이었다. 조카 셋을 모두 현대차그룹의 계열사인 BNG스틸(전 삼미특수강)에 입사시켰다. 큰조카, 즉 몽우씨의 장남인 일선씨는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최근 BNG스틸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일선씨에 이르러 비로소 현대는 내로라하는 재벌가와 사돈관계를 맺는다. 일선씨의 부인은 구자엽 희성전선 부회장의 딸 은희씨다. 구 부회장은 구태회 LG전선 명예회장의 아들이자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조카이다. 일선씨의 동생 문선씨는 김영무 김&장 법무법인 대표변호사의 딸 선희씨와 결혼했다. ●5남 몽헌… 못다 이룬 꿈, 현 회장이 힘찬 날갯짓 ‘비운의 황태자’ 몽헌씨는 1998년 그룹 공동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화려한 비상을 시작했다.1983년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를 설립해 4년 만에 흑자로 돌려놓으면서 아버지 정주영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끌어냈다.2000년에는 형들을 제치고 그룹 단독 회장에 추대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북 송금’ 사건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던 중, 극심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2003년 8월4일 서울 계동사옥에서 몸을 던지고 말았다.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부인 현정은씨가 경영에 뛰어들었다. 급작스러운 남편의 죽음으로 황망히 그룹을 물려받았지만 사업가 집안의 딸답게 배포와 합리적 리더십으로 1년 만에 그룹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았다.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는 현대상선, 올해 첫 흑자를 넘보고 있는 현대아산, 주가 1000시대의 수혜주 현대증권 등을 축으로 재계 10위권 진입(현재 19위)을 눈앞에 두고 있다.2010년까지 매출 20조원을 달성해 10위권에 진입한다는 ‘2010’ 프로젝트를 가동중이다. 현 회장은 고 정주영 회장이 직접 ‘점지한’ 며느리로도 유명하다. 현 회장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결혼 뒷얘기는 이렇다.“당시 현대상선 회장이던 아버지(현원영)를 따라 선박 명명식차 울산에 내려갔다가 남편을 처음 만났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명예회장(정주영)께서 나를 선보러 미리 내려오셨었다. 명예회장께서 중매를 서신 셈이다.” 큰딸 지이씨는 현대상선 재정부 대리로 근무 중이다. 아버지를 잃었을 때 고3 수험생이었던 외아들 영선씨는 졸업후 미국 유학을 준비중이다. ●6남 몽준… 세계1위 현대중공업 ‘건조’ 지금은 정치인의 이미지가 더 강하지만 세계 일류 현대중공업의 뒤에는 기업인 몽준씨가 있다. 형제중에 학벌(서울대-미국 MIT 경영대학원)이 가장 좋아 ‘신문대학’(소학교만 졸업한 정주영 회장은 신문을 통해 지식의 대부분을 얻었다며 자신을 신문대학 출신이라고 소개하곤 했다) 출신인 왕 회장이 유난히 예뻐했다는 몽준씨는 31세에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전격 발탁되면서 집중 조명을 받았다.1988년 금배지를 처음 달면서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시도했다. 경영은 CEO에게 맡기고 자신은 대주주로서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만 내리고 있는 것. 지금도 현대중공업의 어떤 직함도 갖고 있지 않다. 공식 직함은 5선의 국회의원이자 축구협회 회장. 아버지의 뒤를 이어 2002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현대중공업의 올해 매출 목표액은 10조원. 웬만한 그룹과 맞먹는다. 부인 김영명씨와는 미국 유학시절에 만나 결혼했다. 큰아들 기선씨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와 올해 학사장교(ROTC)로 임관했다. 이로써 부자(父子)가 ROTC 선후배가 됐다. 두 딸 남이씨와 선이씨는 미국 유학 중이다.‘월드컵 베이비’로 유명한 늦둥이 아들 예선씨는 초등학교 4학년이다. 우리나라가 98년 프랑스 월드컵 예선전을 최종 통과한 것을 기념해 이름을 ‘예선’으로 지었다고 한다. ●7남 몽윤… 현대해상으로 컴백 몽윤씨는 지난해 말 업계 2위의 손해보험회사인 현대해상의 등기이사 겸 이사회 의장으로 돌아왔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지 8년 만의 전격 복귀였다. 방카슈랑스(은행상품과 보험상품의 교차판매) 확대 시행 등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맞춰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1981년 김진형 부국물산 회장의 딸 혜영씨와 연애결혼해 정이양과 경선군을 두었다. ●8남 몽일… 할부금융으로 내실 막내아들인 몽일씨는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마친 뒤 현대상사 등에서 근무하다가 2000년 현대기업금융을 차려 독립했다. 기업대출 등을 주로 취급하는 회사다. 권영찬 현대파이낸스 회장의 딸 준희씨와 결혼해 고등학생인 현선(영국 유학중)군과 중학생인 문이양을 두고 있다. ■ 현대의 또 다른 축 형제들 고 정주영 회장의 형제들은 동생이기 이전에 창업 동지요, 사업 동료였다.6·25전쟁 직후 고령교(대구와 거창을 잇는 교량) 복구 공사를 덜컥 떠맡았다가 부도 직전까지 내몰렸을 때, 내남없이 살던 집을 팔아 돈을 내놓은 것도 동생들과 매제였다. 이 때문에 20명이 넘는 대식구가 한 집(돈암동)에 모여 살아야 했지만 누구 한 사람 불평하지 않았다. 지금은 모두 독립해 각자의 그룹을 이끌고 있다. ●옛 영화 꿈꾸는 한라·성우 동아일보 외신부 기자로 활동하던 첫째 동생 인영씨는 1953년 현대건설 전무로 입사하면서 경영에 본격 합류했다.75년 말 중동 진출 때 신중론을 펴 형과 이견을 빚을 때까지 그룹의 초석을 닦았다. 당시 독립해 만든 한라그룹은 한라건설·한라시멘트·한라중공업·만도기계 등을 거느리며 재계 서열 12위로까지 도약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때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그룹이 부도나는 시련을 겪었다. 지금은 둘째 아들 몽원씨가 한라건설 회장을 맡아 재기를 꿈꾸고 있다. 큰 아들 몽국씨는 94년 아버지가 동생을 그룹 후계자로 지목하자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한때 배달학원 이사장을 맡았으나 지금은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 부인 이광희씨는 배달학원 계열인 한라대 총장을 지내기도 했다. 현대시멘트·성우종합건설·성우리조트·현대종합금속 등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성우그룹은 둘째 동생 순영씨 일가가 이끌고 있다. 순영씨는 명예회장으로 물러앉고 2세 경영을 정착시켰다. 큰아들 몽선씨가 현대시멘트와 성우종합건설을, 둘째아들 몽석씨가 현대종합금속, 셋째아들 몽훈씨가 성우전자, 넷째아들 몽용씨가 성우오토모티브를 각각 맡고 있다. 몽선씨는 사촌인 정몽윤 현대해상 이사회 의장과 함께 정몽헌 회장의 부검을 임관하기도 했다. ●‘기계박사’가 일군 한국프랜지 자동차부품회사인 한국프랜지공업의 김영주 명예회장은 고 정주영 회장의 유일한 매제다. 정주영 회장은 ‘이 땅에 태어나서’라는 두 번째 자서전에서 “그가 다가가기만 해도 기계가 저절로 고쳐졌다.”며 매제를 ‘기계박사’라고 불렀다.1946년 정주영 회장이 미 군정에서 불하받은 토지에 ‘현대’(현대자동차공업사)라는 상호를 처음 내걸었을 때, 감격적으로 지켜본 이도 영주씨였다. 두 사람의 인연은 이로부터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인기직종이던 운전기사 출신의 영주씨는 황해도 홀동광산에서 역시 운수업을 하던 정주영 회장과 뜻이 맞아 사업을 같이 도모했고, 매제까지 됐다. 부인 정희영씨는 2001년 정주영 회장이 노환으로 세상을 떴을 때 “대통령 한번 못해보고… 우리 오빠 불쌍해서 어쩔거나.”하며 가장 서글프게 울었던 동생이다. 장남 윤수씨가 회사를 물려받아 한국프랜지공업 회장으로 있다. 둘째아들 근수씨는 독립해 울산화학·퍼스텍 등의 계열사를 거느린 후성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윤수씨의 장남 용석씨가 프랜지공업 계열사인 서한산업(자동차부품회사) 대표이사 사장이어서 3세 경영체제를 갖춰 가고 있다. 둘째아들 용범씨는 이름을 용태로 바꿨다. ●‘포니 정’ 부자(父子)의 변신 ‘포니 정’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넷째 동생 세영씨는 외아들 몽규씨와 함께 1999년 3월 현대그룹에서 독립해 건설시장에서 영역을 확실하게 굳혔다. 꼼꼼한 시공과 치밀한 분양으로 현대산업개발을 국내 도급순위 4위 업체로 키워놓았다.‘포니 정’이라는 별명은 1976년 누구나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국산 고유모델 자동차 1호 ‘포니’를 만들어낸 데서 붙여졌다. 이같은 열정과 헌신을 인정받아 87년 형에게서 현대그룹 회장직을 물려받기도 했다. 분가한 뒤로는 현대산업개발 경영에만 매달렸다. 몇 년 전 폐암수술을 받았지만 지난해 희수연을 치렀을 만큼 건강을 되찾았다. 회사 경영은 아들 몽규(회장)씨가 책임지고 있다. 지금의 서울 삼성동 사옥은 몽규씨가 직접 지었다. 지나칠 정도로 꼼꼼하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현대가 맺은 최고위층 사돈도 세영씨 집안에서 나왔다. 큰딸 숙영씨가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장남 경수(서울대 교수)씨와 결혼한 것. ●“아… 신영아”-교통사고 아닌 병으로 요절 다섯째 동생 신영씨는 고 정주영 회장이 가장 자랑스러워했던 동생이다. 서울대를 나와 동아일보 기자로 있다가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함부르크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밟던 중 병으로 세상을 떠난 것이 1962년. 처음에 어떤 기자가 교통사고사로 쓰면서 오랜 세월 세상에 잘못 알려졌지만 정확한 사인은 지병이라고 유족은 본지에 밝혔다. 당시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잠시도 일에서 떠나본 적이 없는 정주영 회장이 일주일을 손놓았을 만큼 가족의 슬픔은 컸다. 서울대 음대 출신의 첼리스트였던 미망인 제수씨(장정자)에게 현대학원(현대고)을 경영토록 했다. 지금도 현대학원 이사장을 맡고 있는 장정자씨는 남북이산가족 상봉때 대한적십자사 부총재로 남한측 방문단장을 맡았었다. 장홍선 전 극동도시가스 회장의 누나다. 신영씨는 1남1녀를 두었다. 아들 몽혁씨는 32살의 젊은 나이에 현대정유(현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로 취임해 인천정유(구 한화에너지)를 인수하고 오일뱅크라는 브랜드를 만드는 등 두각을 드러냈다. 그러나 외자유치와 함께 2002년 전문경영인에서 물러나 그 해 건축자재 유통회사 ‘에이치애비뉴앤컴퍼니’를 설립해 돌아왔다. 부인 이문희씨는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은 동원 이홍근 선생의 손녀이다. 사업가이자 문화재 수집가였던 동원 선생은 평생 모은 문화재 4941점을 1980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딸 일경씨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블룸버그대학 회계학과 교수인 남편 임광수씨와 함께 미국에서 살고 있다. ●‘리틀 정주영’이 이끄는 KCC 막내동생인 상영씨는 ‘불에 타지 않는 바닥재’ 등으로 유명한 자재 전문그룹 KCC를 이끌고 있다. 불도저 같은 추진력과 성격 등이 고 정주영 회장을 가장 많이 닮아 ‘리틀 정주영’으로 불린다. 큰형과 나이 차이가 21살이나 나 아버지처럼 따랐다. 장조카 몽구씨와도 2살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또 다른 조카인 고 정몽헌 회장이 자금난에 몰렸을 때 200억원을 선뜻 내놓았을 만큼 의리도 강하다. 그러나 조카의 죽음 이후 현정은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면서 다소 빛이 바랬다. 그룹 경영은 두 아들에게 맡긴 상태다. 큰아들 몽진씨가 대표이사 회장, 둘째아들 몽익씨가 대표이사 부사장이다. 셋째아들 몽열씨는 계열사인 금강종합건설 사장을 맡고 있다.KCC는 몽익씨를 통해 롯데·한진그룹과 사돈으로 연결된다. 몽익씨의 부인 은정씨가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외조카(신 회장의 여동생인 정숙씨의 딸)이다. 은정씨의 언니 은영씨는 한진해운 조수호 회장의 부인이다. 몽익씨와 조 회장이 동서지간인 셈이다. ●현대가의 여자들 현대가의 딸이나 며느리들은 ‘소리’가 나지 않는다. 이화여대(정경희-이양자-현정은-김혜영-정유희 등) 출신에 해외유학(김영명-정지선-황서림-허승원 등)까지 다녀온 재원들이 적지 않지만 경영에 참여하거나 대외활동에 나서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하다못해 남편을 따라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도 드물다. 유일한 경영자인 현정은씨도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는 ‘전업주부’였다. 오너 일가를 가까이서 들여다본 한 관계자는 “지금도 명절 때면 청운동 집(정주영 회장이 생전에 오랫동안 살던 집)에 몇 대에 걸친 며느리들이 모두 모여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음식을 직접 장만한다.”면서 “옷차림들도 수수하고 인상이 소박해 언뜻 봐서는 재벌가 며느리란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한결같이 미인들이다. 어떤 이는 그 이유를 ‘유난히 많은 연애결혼’에서 찾는다. ●그룹분리 가속화시킨 ‘경영권 분쟁’ 2000년 ‘형제간 다툼’은 현대가를 정신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핵분열시킨 결정적 계기였다.99년 12월 마지막 날, 고 정몽헌(MH) 회장쪽 인사로 분류되던 박세용 당시 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이 정몽구(MK) 회장 계열의 현대차 회장으로 전격 발령나면서 시작된 형제간의 경영권 갈등은 그룹 후계자로 MH를 지목한 고 정주영 회장의 육성 테이프가 공개되기까지 석달여에 걸쳐 숨막히게 전개됐다. 효심이 남달랐던 MK는 아버지의 육성이 공개되자 깨끗이 승복하고 자동차 계열사를 이끌고 그룹에서 나왔다. 이 과정에서 아픔도 적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현대의 지배구조를 선진화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는 21일 왕 회장의 4주기에 모처럼 형제들 모두가 함께 제사를 지낼 예정이다. 이날은 공식적으로 가족화합이 됐음을 안팎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현대가에 정통한 소식통은 전했다. hyun@seoul.co.kr ■ 정주영 회장의 ‘빈대론’ 창업주인 고 정주영 회장은 ‘해당화가 찬란하고 눈(雪)이 많은’ 강원도 통천군 송전면에서 1915년 6남 2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죽어라고 일해도 콩죽을 면할 길이 없는 농군이 진절머리나게 싫고 지겨워”(첫번째 자서전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에서) 소학교를 졸업한 열네살 무렵부터 줄기차게 가출을 시도했다. 무작정 길을 나서 보기도 하고, 아버지의 소 판 돈을 훔쳐도 봤다. 그러기를 네번째. 열아홉살 마지막 가출에 성공해 인천부두 막노동꾼으로 새 삶을 시작했다. 한 푼이 아까워 몸을 기댔던 곳이 노동자 합숙소. 뼈가 으스러지는 중노동으로 누가 떠메고 가도 모를 만큼 고단했지만 좀체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빈대들의 공격 때문이었다. 궁리 끝에 밥상 위에 올라가 잠을 잤다. 빈대들의 공격이 잠시 뜸해지는 듯싶었다. 하지만 이내 밥상다리를 타고 기어올라와 온 몸을 물어 뜯었다. 다시 머리를 써야 했다. 무릎을 탁 칠 만한 묘안이 떠올랐다. 밥상다리 네 개를 물 담은 양재기 넷에 하나씩 담근 뒤 그 위에 올라가 잔 것이다. 빈대를 밥상다리로 유도해 양재기 물에 익사시키자는 계략이었다. 쾌재를 부른 것도 이틀여. 빈대들은 또다시 물어뜯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떻게 양재기 물을 건넌 것일까. 자다 말고 벌떡 일어나 불을 켜본 젊은 정주영 회장은 기겁을 하고 말았다. 빈대들이 밥상다리 대신 벽을 타고 천장으로 올라가 사람을 겨냥해 뚝 떨어져 목적 달성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후 역경에 부딪칠 때마다 정주영 회장은 ‘빈대의 노력’을 떠올렸다.“난관은 극복하라고 있는 것이지, 걸려 넘어지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든지 “빈대만도 못한 놈”이라는 단골 지청구는 모두 여기서 비롯됐다. 아무것도 없는 백사장(울산 염포리) 사진 한 장 달랑 들고 조선소 투자금액을 유치할 때나,20세기 최대 역사(役事)로 꼽히던 중동 주베일 공사 입찰전에 뛰어들 때나, 직원들이 불가능하다고 도리질칠 때면 “이봐, 해봤어?”라고 불호령을 쳤던 것도 빈대의 집요한 노력을 떠올리면서였다. “자본가가 아니라 부유한 노동자일 뿐”이라고 스스로를 정의했던 정주영 회장은 근검과 노력을 평생의 신조로 삼았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평등한 자본금” “한강에 기적은 없다. 성실하고 지혜로운 노동이 있을 뿐” “고선지부지설(苦蟬之不知雪;여름철 서늘한 나무 그늘에 앉아 노래만 하다 겨울이 오기 전에 없어지는 매미는 한겨울 펑펑 쏟아지는 눈을 알 수 없다)” ‘아산 정주영 어록’에 실려있는 그의 유명한 말들이다. hyun@seoul.co.kr ■ ‘현대家 대모’ 변중석 여사 열여섯살에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여섯살 연상의 고향총각 정주영에게 시집온 변중석씨는 현대가의 산 증인이다. 올해로 84세. 젊어서 남편이 사준 재봉틀 하나를 자신 소유의 유일한 재산으로 여기며 한결같은 근검과 후덕함으로 ‘현대가의 여자’라는 상징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고 정주영 회장이 매일 새벽 5시의 ‘밥상머리 교육’을 통해 동생들과 자식들에게 근검을 가르쳤다면, 변씨는 새벽 3시반부터 손아래 동서·며느리들과 아침 준비를 함께 하면서 “언제나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겸손하라.”고 일렀다. 가혹하리만치 자식 교육에 엄격했던 정주영 회장이 아이들을 자가용으로 등교시키는 며느리들을 보고 “젊었을 때 콩나물 버스에 시달려봐야 나중에 자가용을 샀을 때의 기쁨을 안다.”며 역정을 내자 “손주녀석들 키우는 문제에까지 시아버지가 잔소리를 할 거냐.”며 막아준 이도 변씨였다. 칭찬에 인색했던 정주영 회장도 아내를 가리켜 “늘 통바지 차림에 무뚝뚝하지만 60년을 한결같고 변함이 없어 존경한다.”고 자서전에서 고백했을 정도다.“아내를 보며 현명한 내조는 조용한 내조라는 생각을 굳혔다.”고도 했다. 그러나 자식을 먼저 땅에 묻는 참척의 고통과 여자로서의 마음고생을 거치면서 ‘살아있는 보살’도 탈이 났다. 거동이 불편해 10년 가까이 병원(현대아산병원) 생활을 하고 있다. 사실상 맏며느리인 이정화씨 등 며느리들이 틈날 때마다 병실을 들여다보고 있다. hyun@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주말화제] 불멸의 이순신 ‘세계화’작업 추진

    [주말화제] 불멸의 이순신 ‘세계화’작업 추진

    ‘성웅 이순신’이 세계로 나아간다. 세계 해전사에 빛나는 한산대첩을 세계화하기 위한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경남 통영시는 재단법인 한산대첩기념사업회 설립을 준비중이라고 25일 밝혔다. 재단설립계획안이 최근 경남도 투융자 심사를 통과함에 따라 5월중 재단을 발족시킬 계획이다. ●기금 30억 조성 재단 5월 발족 기금조성 목표액은 30억원이며 미국 LA지역 동포들은 이미 2억 5000만원을 출연했다. 시는 올 하반기 중 ‘한산대첩 기념사업 지원조례’를 제정, 기금 출연 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예정이다. 통영을 비롯, 서울과 미국 등에 재단사무실을 개설해 국내외 인적 인프라를 활용한다. 재단 이사진에는 정·관계와 문화·예술계 인사 및 해외동포 등이 망라된다. 이수성 전 국무총리와 조순 전 서울시장, 이일규 전 대법원장, 김명주·조성래 국회의원, 작가 박경리씨, 홍영기 LA한·미경제연구소장 등 17명이 승낙서를 보내왔다. 이 전 총리가 이사장을 맡고, 조 전 시장과 이 전 대법원장은 고문직을 내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수성前총리등 각계·해외동포 참가 재단 발족과 함께 한산대첩제가 세계적인 행사로 거듭나고, 관광 상품화될 수 있도록 전문기관에 의뢰, 프로그램을 대폭 개편하기로 했다. 우선 오는 8월에 열리는 축제기간에 4개국 해군사관생도가 참가하는 국제 ‘아쿠아 슬론’을 개최할 계획이다. 한국을 비롯, 프랑스와 영국·러시아 등지에서 60여명이 참가한다. 아쿠아슬론은 ‘트라이 애슬론(철인 3종경기)’과 달리 수영(4.5㎞)과 마라톤(20㎞) 2종 경기를 펼치는 것. 그리고 영국·프랑스·스페인·그리스 등의 해군 군악대를 초청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8월 4개국 ‘아쿠아 슬론’등 관광상품화 아울러 한산대첩지가 한눈에 보이는 정량동 망일봉에 ‘한산대첩 승전기념공원’을 조성한다. 공원에는 충무공 동상을 세우고, 한산대첩 시뮬레이션관과 전통 병영체험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실물 크기의 거북선과 판옥선을 타고 한산대첩 해역을 돌아보면서 당시 처절했던 전투상황을 경험토록 한다. 미국내 재단사무실 개소에 맞춰 LA 현지에서 거북선 모형 기증식을 갖고, 충무공 기념사업을 위한 모금 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거북선 모형은 지난달 LA교민회로 보냈으며, 동포들의 호응에 따라 일본과 독일 등지로 확산시킬 방침이다. 또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과 맞서 싸웠던 왜장들의 후손을 찾아 함께 기념사업을 추진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다. 통영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현대모비스 4년째 年1조씩 성장

    문어발에서 외발로 과감하게 가지치기를 한 현대모비스가 ‘본가(현대차)’의 부진과 관계없이 파죽지세의 성장을 이어갔다.1년에 1조원씩 매출이 늘어나는 기록을 4년째 세웠다. 현대모비스는 18일 기업설명회(IR)를 통해 지난해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은 6조 4360억원. 자동차 부품에서부터 완성차(갤로퍼), 컨테이너, 심지어 탱크와 헬리콥터까지 닥치는 대로 만들었던 현대정공이 전신이다. 자동차 부품회사로 업종을 단일화하고 현대모비스로 이름을 바꾼 것은 지난 2000년. 이 해 1조 9000억원이던 매출은 이듬해 2조 90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어 2002년 4조 1000억원→2003년 5조 3000억원→2004년 6조 4360억원을 기록,‘1조씩 크는 기업’이 됐다. 지난해 영업이익(7518억원)과 당기순이익(6960억원)도 전년 대비 각각 23.9%,26.4%씩 늘어 수익성을 동반했다. 부채비율도 처음으로 100% 밑으로(99.3%) 떨어졌다. 관심사였던 4·4분기 매출은 1조 76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1933억원)도 소폭이나마 증가세(2.4%)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반 토막난 것과 대조된다. 이에 힘입어 주당 1500원(우선주는 1550원)씩의 현금배당도 결의했다. 현대차의 실적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사업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이렇듯 선전한 비결에 대해 박정인 회장은 ▲해외 생산기반 강화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 ▲국내외 AS 부품사업 호조 등을 꼽았다. 그러나 현대·기아차의 전망이 썩 밝지 않아 올해도 1조원의 성장기록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매출 목표액(6조 8000억원)만 봐서는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박 회장은 그룹의 자동차 전장사업 구도와 관련해 “(현대오토넷·본텍과의 일원화 등)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공식해명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오션스 일레븐(SBS 오후 10시55분)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2001년작. 조지 클루니, 줄리아 로버츠, 앤디 가르시아, 맷 데이먼 주연.1960년에 제작된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범죄 드라마. 원제 ‘Ocean’s Eleven’은 주인공 대니 오션을 비롯한 11명의 전문 도둑들, 즉 오션이 준비하는 거사(?)를 함께 도모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화려한 스타 출연진을 갖춘 이 영화는 개봉 첫 주에만 무려 3811만 달러의 놀라운 흥행 수입을 기록하면서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밀어내고 박스 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대니 오션(조지 클루니)은 교도소를 출감하자마자 사상 최대 규모의 카지노 금고털이 작전에 착수, 각 방면의 전문가들을 불러모은다. 카드의 달인 러스티(브래드 피트), 소매치기의 귀재 라이너스(맷 데이먼), 폭파전문가 배셔, 중국인 곡예사 옌, 현역에서 은퇴한 베테랑 사기꾼 사울, 운전사 겸 바람잡이 말로이 형제, 카지노 딜러 프랭크 캐튼, 팀의 귀와 눈 역할을 하는 리빙스턴 델, 뒷돈을 댈 물주 루벤 등 11명의 프로팀 ‘오션스 일레븐’이 그들. 범행 대상으로 삼은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세 곳은 모두 테리 베네딕트(앤디 가르시아)의 소유. 한탕의 목표액은 자그마치 1억 5000만 달러다. 여기에 추가되는, 대니 오션이 밝히지 않았던 또 하나의 목표는 카지노 거부 테리 베네딕트와 교제 중인 테스(줄리아 로버츠)를 되찾는 것. 난공불락의 요새와도 같은 카지노 금고를 털기 위해 뭉친 11명은 1분,1초의 오차도 없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불가능을 현실로 뒤집으며 결국 꿈 같은 성공을 거두는데….120분. ●목포는 항구다(MBC 오후 9시45분) 김지훈 감독의 2004년작. 조재현, 차인표, 송선미 주연. 마약 수사를 위해 목포의 폭력조직에 잠입한 서울 형사의 이야기. 차인표가 걸쭉한 호남 사투리를 쓰는 조폭 두목으로 다시 한번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고, 조재현이 그의 조직에 잠입하는 형사로 출연한다. 아마추어 서울 형사 이수철은 성기파 내부의 마약루트를 알아내기 위해 목포조직에 잠입하면서 살얼음판 같은 조직 체험을 하게 된다. 성기파 두목 백성기를 형님이라고 부르게 된 이수철은 자기가 형사인지, 아니면 목포 건달 남기남인지조차 헷갈리는 엉뚱한 상황에 직면한다. 이제 남은 임무는 마약밀매 증거를 입수하고 서울로 금의환향하는 것. 과연 그는 성기파 조직원 신분을 정리하고 진정한 강력반 형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인가.110분.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절절 끓는 온정…뜨거운 성금 물결

    절절 끓는 온정…뜨거운 성금 물결

    “IMF 당시 전국민이 동참했던 ‘금모으기 운동’이 연상될 정도입니다.” 전국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진행하는 ‘희망 2005 이웃사랑 캠페인’에 모인 성금이 전년에 비해 크게 증가해 올 목표액인 981억원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1일 서울시청앞에 설치된 ‘사랑의 체감온도계’는 모금시작 후 38일 만인 지난 7일 103.2도를 가리켰다. 이는 98년 공동모금회가 활동을 시작한 이후 최단시일 만에 목표를 달성한 것을 의미한다. ●뜨거운 성금물결 최단시일 목표달성 서울시 및 전국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에 따르면 7일까지 전국에서 접수된 총모금액이 전년 같은 기간의 650억원보다 362억원이 늘어난 1012억원을 기록했다. 공동모금회가 성금접수를 시작한 이래 연말 이웃돕기 캠페인으로 1000억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지역에서는 전년대비 57% 증가한 84억9300만원이 모였다. 이는 서울시민 1인당 약 826원씩 기부한 것으로 전년의 275원보다 3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인천 110%, 경기 60%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다른 지역들도 기부액이 크게 증가했다. 반면 충북과 제주는 전년보다 기부액이 1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윤수경 사무총장은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조기에 목표액이 달성돼 놀랍다.”면서도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민간복지 수요도 늘어나는 만큼 캠페인이 끝날 때까지 더 많은 참여가 필요하다.”고 부탁했다. 한편 지난달 24일까지 모금활동을 벌인 구세군에도 지난해보다 약 5% 증가한 25억여원의 성금이 접수됐다. ●기부문화 확산 기대 혹독한 경기불황 가운데서도 기부액이 작년에 비해 크게 증가하자 공동모금회 측은 기부문화가 확산돼 가는 것이라며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 공동모금회의 경우 개인기부자의 성금총액이 2003년 38억여원에서 지난해 51억여원으로 32%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모금활동에 소극적이었던 정부 및 공공기관의 모금액도 지난해 27%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학교 및 종교·사회단체는 18%, 기업은 17% 증가에 그쳤다. 서울시 공동모금회 이정윤 기획관리팀장은 “개인기부자의 약진이 점차 두드러진다.”면서 “법인기업 중심으로 모이던 성금이 점점 개인차원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엿보인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실제 서울시 공동모금회에 매월 정액 기부를 약속한 개인약정 기부자 수가 2003년말 300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말 1300명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이같은 증가세에도 여전히 전체 모금액에서 법인기업의 성금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은 2003년 41%에서 지난해 39%로 큰 변화는 없었다. 개인차원의 기부는 24%에 머물렀다. 이 팀장은 “선진국의 경우 개인기부액이 전체의 60∼70%선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공동모금회 측은 올해부터 개인약정기부자를 늘리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주로 한 해 법인수익금 중 일부를 기부하는 형식으로 이뤄지는 기업성금도 ‘월급 1% 나누기운동’ 등 개인차원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한다. 한편 기탁방법은 쌀·생필품 등을 직접 기부하는 ‘직접기탁’이 64.5%로 가장 많았고 ‘계좌 및 지로입금’이 뒤를 이었다. 한때 인기를 끌던 ARS방식의 성금모금은 1%에 지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 팀장은 “ARS나 인터넷 등을 통한 모금은 한때 인기였지만 금세 시들해졌다.”며 “전통적 방식으로 기부하면 봉사를 했다는 뿌듯함도 크고, 기부한 물품의 전달과정을 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성금은 이렇게 쓰인다 공동모금회에는 성금모금만 담당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어 사업은 다른 사회복지시설 등에 적절히 예산을 지원해주는 형식으로 배분된다. 전체 성금의 75%가 저소득계층의 생계비지원에 사용돼 시설보호자보다 차상위계층 등을 지원하는 데 집중한다. 조산아가정·노숙자·외국인노동자 등 기획사업도 진행한다. 성금기탁자가 대상자를 직접 지정할 수도 있다. 재난구호 등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 경우에도 사회복지단체 등을 통해 지원한다. 특히 이번 남·동남아시아 쓰나미피해 복구를 위해 총 130만 달러 규모의 지원금도 ‘대한민국 국민’의 이름으로 지원한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익명의 큰손·1000원 개미군단도 동참 앞장 해마다 세밑이면 이름을 밝히지 않고 선행을 베푼 익명기부자들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곤 한다. 지난해 서울시 모금회에 온정을 베푼 익명기부자들의 사례를 유형별로 알아본다. ●‘티끌모아 태산…일상형’ 서울시 모금회에 따르면 지난해 지하철 무인모금함의 기부액이 560만원에서 1430만원으로 급증했다. 구세군 자선냄비에도 지난해보다 1000원권 지폐가 부쩍 늘었다. 구세군 관계자는 “목표액 달성에 가장 큰 도움이 된 것이 바로 1000원 지폐”라고 설명했다. A상가번영회는 새해 첫날 등산객에게 음식을 팔아 거둔 판매액 170여만원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했다. 모금에 참가한 상인들은 이구동성으로 “이웃들과 선행을 베푸는 것으로 새해를 시작해 뿌듯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나의 선행을 알리지 마라…이순신형’ 몇년째 ‘구산동 결핵촌’에 사는 저소득주민들을 위해 쌀 수백부대를 나눠줘 주민들로부터 ‘얼굴없는 천사’로 불리는 B씨는 올해도 쌀 1만 4000㎏을 전달했다. 금액으로는 3150만원에 해당한다.B씨는 회사이름을 가린 차량을 이용,‘회사직원’이라고만 답하는 사람을 통해 집집마다 쌀을 배달해주기까지 했다. 주민들이 여러번 직접 차량의 뒤를 밟아봤지만 끝내 B씨의 신원을 밝히는 데 실패했다고 전한다. 이같은 유형은 구세군 모금활동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부산에서 2000만원,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1300만원이 든 봉투가 연이어 발견돼 선행의 열기를 이어갔다. ●‘명의 도용…장발장 형’ 신원을 밝히면 기부를 하지 않겠다며 협박 아닌 협박을 하던 D씨는 쌀을 기탁하면서 명의도용(?)까지 했다. 지난해 말 창5동사무소에는 사회담당 공무원이 주문한 것이라며 쌀 4000㎏이 배달됐다. 동사무소 직원들은 수년간 기부사실을 숨겨달라며 쌀을 전달하던 D씨가 벌인 일이라고 짐작은 하지만 현금으로 쌀값을 내는 바람에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이밖에도 E자치구 환경미화원들은 각종 수당을 모아 185만원의 성금을 내는가 하면, 수년째 치매·중풍노인들을 무료진료하면서 매달 30만원씩을 기부하는 한의사 F씨 등 남몰래 이웃돕기에 동참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서울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조규환 회장은 “이들 덕분에 우리 사회가 따뜻하게 유지된다.”며 “또다른 익명기탁자들의 선행이 더욱 확산되길 바란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개인 중심·정기적 기부 확산시켜야 기부문화가 정착되려면 무엇보다 정기적인 기부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립대 사회복지학과 이상일 교수는 “연말에 집중되는 모금활동은 1회성이기는 하지만 매년 정해진 시기에 열린다는 정기성도 갖고 있다.”며 “개인이 중심이 되는 선진국형 기부문화가 정착될 때까지는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에서 개인소득의 일정액을 기부하는 방식이 정착되려면 노사 양측의 협력이 필요하다. 외국계 건설회사인 한미파슨스는 매년 연봉협상시 일정액의 ‘사회공헌기금’을 개인이 직접 정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제일은행,KT, 삼성SDI 등에서는 직원이 기부한 액수만큼 회사도 기부하는 ‘매칭펀드’방식을 채택해 수억원의 기부액을 조성한다. 태평양은 경영진이 ‘월급 1%모으기 운동’을 독려하고 있다. 일반인은 정액을 복지단체에 주기적으로 기부하는 약정방식이 확산돼야 한다. 서울시 모금회측 관계자는 “이같은 분위기에 동참하려는 분위기가 높지만 기부에 참여하는 기업 및 개인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부족한 편”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기부금의 수혜자가 법인일 때만 기부자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미신고시설이나 저소득층을 직접 지원하려 해도 한계가 따른다. 직접 복지시설에 기부하는 지정기부금의 세제혜택도 적어 대형 기관에만 기부금이 모이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사랑 체감’ 103℃

    ‘사랑 체감’ 103℃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연말연시 불우이웃돕기 성금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해 12월1일부터 모금한 ‘희망 2005 이웃사랑 성금’이 38일 만인 지난 7일 1012억원을 넘어섰다고 9일 밝혔다. 겨울철 두달 동안 진행하는 이웃사랑 성금으로 1000억원 이상이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650억원에 비해 362억원이 늘어났다. 기업 기부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383억원에 비해 76% 이상 늘어난 678억원(전체 모금액의 67%)으로 집계됐다. 개인 기부액은 38억원이 늘어난 162억원이었다. 당초 목표액 981억원을 38일 만에 돌파, 최단기간 달성 기록도 세웠다. 이에 따라 서울 시청앞 ‘사랑의 체감온도’ 눈금도 목표액을 3.2% 초과했다는 의미로 103.2도를 가리키게 됐다. 공동모금회는 모금액 중 100억원을 취약계층을 위한 설 명절 지원사업에 쓰고, 지진해일이 발생한 남아시아 지역에도 지난달 30만 달러를 지원한 데 이어 100만 달러를 추가로 보내기로 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2005 산업계 이사람 주목하라] ⑤현대건설 여동진 전무

    [2005 산업계 이사람 주목하라] ⑤현대건설 여동진 전무

    ‘국내 건설경기 침체를 해외건설 수주로 극복한다.’지난해 국내 업체들이 해외에서 따낸 공사가 70억달러를 넘어섰다. 이중 10억달러를 현대건설이 수주했다.1990년대 전성기와 비교하면 미약하기 그지없지만 현대건설이 여전히 해외건설 시장 개척의 선봉장에 서있음을 알 수 있다. 열사의 나라 중동에서, 검은 대륙 아프리카에서 ‘노다지’를 캐내고 공사 현장을 진두지휘하는 현대건설의 야전 사령관은 여동진(58·해외사업본부장)전무. 올해 여 전무에게 떨어진 해외공사 수주 목표액은 20억달러. 현대건설이 국내외에서 수주할 목표의 25%를 차지한다. 하지만 여 전무는 “이 정도의 ‘미션’은 무난히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내친김에 목표를 30억달러로 수정할 참이다. 현대건설이 해외건설 시장에서 내세울 수 있는 무기는 오랜 경험과 세계로부터 인정받은 기술력. 여기에 고유가로 달러를 벌어들인 중동 국가들이 공사 발주를 늘리고 있는 것도 목표 달성을 밝게 하고 있다. 여 전무는 “현대건설이 최저가로 입찰, 수주가 유력한 공사만 10개에 35억달러 규모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순간도 안심할 수 없는 것이 해외건설 시장. 올해 공들이고 있는 프로젝트는 이란 사우스파 가스처리 플랜트 15·16공정 공사다.16억달러에 이르는 대형 사업인 만큼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한다.6억 5000만달러 규모의 두바이 제빌알리 발전소 건설 공사도 반드시 계약을 이끌어내야 하는 프로젝트다. 그래서 그런지 해외건설 현장의 대부로 평가받고 있는 그이지만 어느 때보다 긴장돼 있다. 여 전무는 현대건설 입사 이후 국내보다 해외근무가 더 많았다.27년 동안 무려 17년 동안 중동과 영국 등지를 누비고 다녔다. 국내 근무도 해외영업부에서만 보냈다. 해외건설 시장의 문제점도 지적했다.“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당연하지만 무조건 진출하는 것은 위험이 따른다.”고 충고한다. 또 “환차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결제 수단을 유로화 등으로 다양화하고 국내 업체끼리 제살깎아먹기식 경쟁을 벌이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국익차원에서 국내 업체끼리 윈-윈할 수 있는 공정한 경쟁의 룰이 조성돼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정인학칼럼] 성탄절과 사채업자와 국세청장

    [정인학칼럼] 성탄절과 사채업자와 국세청장

    성탄절 아침이다. 얼어 붙은 땅에도 성탄절은 왔다. 해가 오가는 길목에서 함께 사는 미학을 실천하라는 예수의 강령일 것일 것이다. 유난히 사람들이 많이 몰려왔다 몰려가는 지하도에선 딸랑딸랑 구세군의 종소리가 울려댄다. 아무렇게나 밟고 지나가는 그 지하도가 숱한 노숙인들에겐 모진 추위에 몸을 의지하는 안방임을 일깨워주려는 것일 게다. 세상에 어둠이 내리면 정부 중앙청사와 국세청 등이 자리한 서울 세종로 일대는 환한 불빛에 눈이 부신다. 자그마치 10만개의 깜박등을 가로수에 매달았다고 한다. 세상의 어둠을 밝혀보겠다는 다짐일 것이다. 뭐라도 자기 사업이라고 판을 벌였던 사람들은 성탄절 연휴가 끝나기가 무섭게 경찰서로 조사를 받으러 가야 한다. 올해는 세금조차 못 낸 사람이 유난히 많았나 보다. 국세청은 전국 세무서에 불호령을 내렸다. 인정 사정 볼 것 없이 세금을 받아내라고 몰아붙였다고 한다. 일선 세무서는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이들을 모조리 경찰에 고발해버렸다. 세금을 내지 못했으니 경찰에 고발한 것은 적법한 세무행정이요, 경찰은 고발됐으니 징역도 보내고 벌금도 물려야 할 것이다. 세금을 못 낸 사람을 처벌한다는데 누가 감히 토를 달 수 있단 말인가. 성탄절이 되면 TV는 앞을 다투어 성탄 특집을 내보낸다. 이들에는 사채업자가 등장한다. 처지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사람을 대상으로 돈을 빌려준다. 그리고 빌려 준 돈을 받아내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한다. 내 돈을 내가 받겠다는데 누가 감히 토를 다느냐고 기염을 토한다. 그러나 성탄 특집들은 사채업자에게 돌을 던지며 끝을 맺는다. 빌린 돈을 갚기 위해 사람이 사는 게 아니라, 사람이 살기 위해 빌린 돈도 갚아야 하는 까닭일 것이다. 함께 사는 미학을 깨우쳐 준다. 국세청이 세금을 제대로 걷질 못했다고 한다. 올해 걷힐 세금은 118조 1370억원으로 당초 목표액 121조 4658억원에서 3조 3288억원이나 빠진다는 것이다. 실적에 급급한 나머지 국세청은 미납자들 쥐어짜기에 나섰고 손쉬운 대로 경찰에 고발했다는 것이다. 사채업자가 빌려준 돈을 받으려는 방식을 닮았다. 국세청 주변에 10만개의 깜박등을 매달아 어둠을 밝히겠다는 성탄절 맞이와는 거리가 너무 멀다. 세금을 못 냈다 해서 정말 어둠에 몰아넣어야 할 그들이란 말인가. 그러니까 지난 토요일이라고 한다. 김성진 중소기업청장이 재래시장을 찾아 하루동안 옷을 팔았다고 한다. 실종된 실물 경기를 목격하며 애를 태우다 목이 메었다고 한다. 노동부는 올해 실업 급여를 신청한 사람이 42만 6625명이라고 밝히면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최대 규모라고 우려했다고 한다. 지난해 39만 9600명보다 무려 3만명가량 늘었다. 어디 그뿐인가. 엊그제 한국은행은 일반 가정과 영세 사업자 등의 개인 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누구의 잘잘못은 차치하고라도 요즘 세상이 이렇다. 국세청장의 성탄절 아침 맞이가 궁금해진다. 성탄 특집물의 사채업자 행태에 주먹을 쥐었던 울분을 혹시 잊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국가세정의 책임자쯤 됐으면 국가 사회의 ‘행복’을 볼 줄 아는 안목도 있어야 한다. 세금이 걷히지 않는다 해서 국민을 위한 국가가 사채업자를 흉내내서야 되겠는가. 세금조차 못 내는 그들을 헤아릴 줄도 알아야 한다. 탈세자라면 엄벌에 처해야 한다. 그러나 일상적인 생활마저 걱정해야 하는 그들이 있다면 옥석을 가려 당장 고발을 취하해 벌금이라고 덜어 주는 게 도리일 것이다. 국세청의 다음 ‘조치’를 지켜 볼란다. 교육 대기자 chung@seoul.co.kr
  • ‘사이버 산타’ 시대

    ‘사이버 산타’ 시대

    경기도 여주에 사는 초등학교 1학년인 여원(7)이는 겨울이 싫다. 할머니(73)·오빠(10)와 살고 있는 단칸 전세방은 겨울이면 너무 추워 잠이 오지 않는다. 화장실도 없어 아침이면 공동세면장에서 꽁꽁 언 손을 호호 불며 세수를 한다. 그나마도 집주인이 방을 비워달라고 하는 통에 아이답지 않은 근심까지 늘었다. 예쁜 목도리며 벙어리 장갑을 끼고 자랑하는 친구들을 보면 5년 전 집을 나간 엄마와 카드빚에 쫓겨 1년에 서너번 집에 오는 아빠의 빈자리가 더 커진다. 여원이는 크리스마스를 손꼽아 기다린다. 이달 초 ‘목도리 장갑 세트를 갖고 싶어요.’라는 ‘소원’을 구세군의 사이버 크리스마스 트리인 ‘엔젤트리’에 매달았기 때문. 곧 새 장갑과 목도리를 친구들에게 자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전국 30여곳 공부방 어린이 대상 ‘자선냄비’로 대표되는 구세군의 연말 모금 활동이 휴대전화 및 신용카드 기부, 인터넷 자선냄비 등으로 크게 다양해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이벤트가 구세군이 네이트닷컴과 함께 벌이는 ‘엔젤트리’. 구세군이 저소득층이나 편부모 자녀를 위해 전국 30여곳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부방 어린이들이 대상이다. 어린이들이 받고 싶다고 지정한 선물을 네티즌이 직접 골라 보내준다. 몇 차례 클릭으로 누구나 ‘여원이의 산타클로스’가 될 수 있다. 후원자가 어린이에게 선물을 안겨주는 색다른 방식의 기부에 보람도 커진다. ‘엔젤트리’ 사이트(events.nate.com/jasunnambi)에 들어가면 크리스마스 트리가 나타난다. 나무에 매달려 있는 15개의 선물에 마우스를 대면 각각 어린이 이름과 나이, 소속 공부방, 받고 싶은 선물이 적힌 ‘소원쪽지’가 뜬다. 이 가운데 하나를 골라 클릭하면 바로 추천선물 목록이 있는 인터넷쇼핑몰로 건너간다. 몇천원에서 몇만원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선물을 구입한 뒤 배송지를 나와 있는 구세군 담당자의 주소로 지정하면 원스톱으로 선물 전달 끝. 물론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구입하거나 쓰던 물건을 포장해 보내도 상관없다. 선물을 받을 어린이의 목록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다. ●“마음 느껴져 행복해요” 구세군은 신청을 22일 마무리하고 크리스마스 이전에 어린이들에게 모두 전달하기로 했다.21일까지 이미 40여명의 어린이가 선물을 받았다. 사이트에서는 선물을 받은 어린이들이 기뻐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5일 강아지 인형을 선물받은 지현(10)이는 “가장 먼저 선물을 받아 친구들이 많이 부러워했다.”면서 “보내주신 분의 마음까지 함께 느낄 수 있어 너무 행복했다.”고 좋아했다. 여주 공부방의 서미경(34) 교사는 “이런 선물은 단순히 돈이 아니라 개인 후원자의 사랑과 정성이 그대로 담겨 있어 정을 그리워하는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구세군 관계자는 “백화점 크리스마스 트리에 카드를 매달던 엔젤트리 이벤트를 온라인으로 옮겨오자 호응이 크게 늘었다.”면서 “아이들에게 전달할 선물 가운데는 수십만원짜리 위인전집이 있다.”고 귀띔했다. ●부산서 익명 남성 2000만원 쾌척 이밖에 올해는 구세군의 ARS(060-700-9390) 모금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는 700만원 정도에 그쳤지만 올해는 마감을 사흘 앞둔 21일 이미 1000만원을 훌쩍 넘었다. 고속도로 톨게이트 모금과 카드 기부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자선냄비에 쏟아지는 익명의 온정도 여전하다. 지난 16일에는 50대 중반의 남성이 부산 서면역 입구에 설치된 자선냄비에 2000만원짜리 수표를 넣고 홀연히 사라졌다. 부산·경남지방본부 박하용 사관은 “그분은 수표가 든 봉투를 1000원짜리에 숨겨 자선냄비에 넣었다.”고 전했다. 극심한 불경기 속에서도 전체 모금액은 지난 20일 현재 지난해보다 7%가 늘었다. 구세군은 올해 목표액 24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임민영 간사는 “거액 기부자는 줄었지만 소액 기부는 오히려 늘었다.”면서 “우리 사회의 따뜻한 마음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줄지 않을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고 모금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감사원도 외부평가 받는다

    감사원은 주요 감사 성과를 국회·국민·피감기관 등 3자로부터 평가받는 ‘국민만족도 조사’를 내년부터 도입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에 대한 외부 견제장치로는 국회 국정감사가 유일하기 때문에 이같은 외부평가 시스템이 감사업무 개선에 변화를 몰고올지 주목된다. 감사원은 내년 실시될 150여개 감사항목 가운데 30개 주요 감사에 대해 ‘국민만족도 조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위해 현재 한국능률협회에 의뢰, 조사표본과 조사항목 등을 설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주요 감사결과를 발표한 직후 감사내용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해 ‘점수’를 산출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감사원의 감사내용에 대해 자체평가만 있었고 외부로부터의 평가는 따로 없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피감기관으로부터의 조사가 감사의 공정성을 한층 높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내년 미국형 성과중심 조직관리제도인 ‘BSC(Balanced Score card)제’의 시범운영도 추진 중이다. 이는 ▲사무총장-사무차장 ▲사무차장-국장 ▲국장-과장 ▲과장-일반직원(7급까지)간 한 해의 업무성과 목표를 설정하고 연말에 이를 점검, 인사·급여책정에 반영하는 일종의 내부평가 제도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19일 “삼성·LG·코트라 등 기업에서 BSC제도를 도입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행정기관 중에서는 중앙인사위원회의 ‘직무성과계약제’에 이어 감사원이 두번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감사원은 1년동안 감사를 통해 절감해야 할 국가예산절감 목표액인 ‘효과금액’을 미리 설정하고 감사를 시작하게 된다. 감사원은 원 예산의 10배 정도인 7500억원을 ‘효과금액’으로 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영국 감사원의 경우, 자체 예산의 8배를 설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손잡이에 사다리꼴…구세군 냄비도 바뀐다

    손잡이에 사다리꼴…구세군 냄비도 바뀐다

    ‘구세군 자선냄비’가 1965년 이후 처음으로 바뀐다. 구세군 대한본영은 다음달 2일부터 24일까지 전국의 76개 지역에 설치할 자선냄비 211개를 모두 교체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에 바뀌는 자선냄비는 독일 주방용품 전문업체인 휘슬러사로부터 받은 철제제품으로, 모금함의 모양이 직사각형에서 사다리꼴로 바뀌었다. 또 양 옆에는 손잡이와 잠금 장치가 달렸다. 전체적으로 구형보다 실제 냄비의 모양에 더 가깝게 매끈하고 세련되게 제작됐다. 지지대의 높이와 폭은 기존의 자선냄비와 똑같으며, 한 개당 20만원꼴로 모두 6000만원의 제작비가 들었다. 기존 자선냄비는 양철 제품으로 구세군에서 자체 제작·사용해왔다. 1891년 미국에서 처음 선보인 자선냄비는 우리나라에 1928년 나무막대를 지지대로 쓰고 가마솥을 매달아 모금하는 형태로 등장했다.1965년 자선냄비를 양철로 바꾼 이후 그대로 써왔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너무 낡아 교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구세군 안건식 홍보부장은 “자선냄비는 일제시대, 한국전쟁, 보릿고개 등을 지나면서 국민들과 고락을 함께 해왔다.”면서 “사상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번 자선냄비 교체가 성금모금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구세군은 다음달 2일 서울시청 앞 잔디광장에서 이해찬 국무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76주년 시종식’을 갖는다. 올해 모금 목표액은 24억원이다. 지난해에는 23억 7000만원이 모였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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