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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상적인 영화 만드는 비결 궁금해? ‘공드리의 솔루션북’ 펼쳐봐[영화잡설]

    환상적인 영화 만드는 비결 궁금해? ‘공드리의 솔루션북’ 펼쳐봐[영화잡설]

    영화 ‘이터널 션샤인’(2005)을 기억하시는지요. 조엘(짐 캐리 분)은 연인이었던 클레멘타인(케이트 윈즐릿 분)이 헤어진 뒤 자신에 대한 기억을 지워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자기도 클레멘타인에 대한 기억을 지워버립니다. 그러나 기억을 지운 두 사람은 또다시 자석처럼 끌립니다. 어쩌면 또 헤어질 수도 있는 이 사랑, 그런데도 다시 시작해야 할까 습니다. 사랑하는 이에 대한 기억을 지울 수 있다는 설정은 물론이거니와 시간을 교차하고 이미지를 교묘하게 처리해 환상적인 느낌이 묻어납니다. 프랑스 거장 미셸 공드리(61) 감독의 두 번째 영화로, 첫 장편 ‘휴먼 네이처’(2001) 각본을 맡았던 찰리 카우프먼과 함께 공동 집필했습니다. 2005년 아카데미시상식에서 각본상을 받기도 했지요.이후 공드리 감독은 어린이 같은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유머가 가득한 ‘수면의 과학’(2006)을 선보였습니다. 이어 봉준호, 레오스 카락스 감독과 옴니버스 영화 ‘도쿄!’(2008), 보리스 비앙의 유명 소설을 각색한 ‘무드 인디고’(2014), 그리고 짐 캐리와 재회하고 만든 TV 시리즈 ‘키딩’ 등을 제작했습니다. 공드리 감독의 작품을 수식하는 단어 중에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는 ‘환상’입니다. 그의 영화는 현실을 바탕에 두고 펼쳐지지만, 대부분 초현실적인 이야기로 흘러갑니다. 그의 팬들은 이를 가리켜 ‘공드리 월드’라 부릅니다. 그렇다면 세계적인 거장은 어떻게 이런 영화를 만드는 것일까. 놀라운 상상력으로 ‘공드리 월드’를 구축해온 감독이 8년 만에 낸 신작 ‘공드리의 솔루션북’을 보면 조금 알 수 있을 겁니다. 영화 주인공은 감독 마크(피에르 니네이)입니다. 그는 제작사 기대와 달리 엉뚱한 영화를 만들고, 제작자들 때문에 자신의 영화가 엇나갈 것 같은 생각이 들자 컴퓨터를 통째로 들고 스태프인 샤를로트, 소피아와 함께 숙모 드니즈가 있는 마을로 도망칩니다.마크는 우울증이 있고, 망상증도 심합니다. 머릿속에서 쉬지 않고 온갖 아이디어가 쏟아집니다. 영화 나머지 촬영과 후반 작업에 몰두해도 모자란 판국에, 그는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생각을 하나씩 실행하기 시작합니다. 낡은 촬영기를 가지고 갑자기 애니메이션을 밤새 만들고, 밤늦게 소피아의 침실로 찾아와 음악 작업실을 구해달라 떼를 씁니다. 악보도 준비하지 않은 채 수십명의 악단을 불러다 놓고 즉흥적으로 자기 몸을 이용해 음악을 만들기도 합니다. 유명 가수 스팅에게 OST 베이스를 부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 쓰러져가는 건물을 사서 꾸미기도 하지요. 편집자 샤를로트에게 무례한 말을 퍼붓고는 미안한지 자동차와 편집기를 결합한 ‘편지프차’를 만들기도 합니다.(샤를로트는 물론 경악합니다) 마크는 정작 자신이 찍은 영화를 보지 않고 도망 다닙니다. 오만한 자신감에도 불구, 자신의 영화는 책임지기 싫어서일 테죠. 그야말로 유치한 어린애 같습니다. 영화 완성이 늦어지자 마크는 이를 해결하고자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담긴 ‘해결·책(솔루션북)’을 꺼내 듭니다. 사실 이 책은 제목만 있고, 내용이 아예 없는 빈 노트입니다.참고로 영화 원제목은 ‘The Book of Solution’입니다. 원제목을 쓰면 주목받지 못할까 봐 제목에 유명 감독 이름 ‘공드리’를 붙인 배급사의 얄팍함이 엿보이네요. 아무튼 배급사에 따르면 이 영화는 공드리 감독이 ‘무드 인디고’ 후반 작업을 하면서 경험했던 일을 담았다고 합니다. 그는 “아주 독창적인 아이디어도 있었고, 아주 터무니없는 아이디어도 있었는데 여러 생각을 한 번에 쏟아내고 움직이다 보니 주변 사람들은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고 토로합니다. 실제로 저도 시사회에서 마크의 기행에 짜증이 계속 났습니다. 영화 보는 내내 ‘제발! 네가 해야 할 일부터 좀 해!’라고 마음속으로 수십 번을 외쳤더랬죠. 공드리 감독은 ‘마이크롭 앤 가솔린’(2016) 이후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합니다. “영화를 만들 때 매 순간 마음을 다했고 그 순간들이 획기적이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밝힌 그는 이 과정을 관객들에게 보여주면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해 영화를 만들었다 합니다.그래서 이번 영화는 ‘공드리가 만든 영화 중 가장 솔직한 고백이 담긴 작품’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창작자로서 느끼는 좌절과 수치심, 자조적인 초상, 동료들에 대한 감사함과 미안함을 ‘공드리스럽게’ 풀어냈습니다. 참고로 해결·책의 큰 목차는 모두 4개입니다. ▲계획을 세워라 ▲바로 실행해라 ▲남의 말을 듣지 말라 ▲남의 말을 들어라 입니다. 그는 이 해결·책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머릿속에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것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생각이었다”고 밝힙니다. 해결·책의 내용은 14일 개봉 이후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다만 앞서 말씀드렸듯, 영화 내내 짜증이 솟구칠 수 있으니 유의하시고요.김기중 기자의 ‘영화잡설’은 놓치면 안 될 영화, 혹은 놓쳐도 무방한 영화에 대한 잡스런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격주 토요일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 경기도, 화성 아리셀 공장화재 ‘백서’ 제작

    경기도, 화성 아리셀 공장화재 ‘백서’ 제작

    경기도가 ‘화성 공장화재’ 사고의 원인, 대응 과정,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담은 종합보고서를 제작한다. 김동연 지사는 25일 도청에서 열린 ‘화성 공장화재 종합보고서 제작 관련 자문위원 및 추진단 연석회의’에 참석해 “직원들이 다들 애써주고 고생했지만, 장례, 이주노동자, 유가족 등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들, 부족한 점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며 “사고 원인부터 수습, 유가족 대책 등 전 과정을 있는 그대로 백서로 남겨 유사한 사회재난이 생겼을 때 중앙정부가 됐든 지방정부가 됐든 우리가 만든 백서를 보고 챙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도 포장하지 말고, 부족했던 부분도 있는 그대로 나오게 하자”며 “형식적으로 정보를 모아 놓은 보고서로 어디 서가에 처박히지 않고 일반 사람들도 읽게끔 백서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도는 지난 7월 3일 김동연 지사의 기자회견 당시 백서 제작 약속을 지키기 위해 종합보고서 제작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그 첫 회의를 이날 열었다. 자문위원회에는 국내 산업보건학계 권위자인 백도명 서울대 보건대학원 명예교수를 비롯해 산업안전, 화학물질, 이주노동자 등 분야별 전문가 7명이 참여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종합보고서의 목차와 주요 내용 등 구성안과 집필 방향을 논의했다. 경기도는 종합보고서 내용으로 ▲화재 원인에 대한 명확한 규명 ▲사고 수습 과정의 평가 및 개선 방안 도출 ▲유사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 마련 ▲경기도의 산업안전 및 이주노동자 대책 등을 담을 예정이다. 종합보고서는 자문위원회의 지속적인 논의와 집필 과정을 거쳐 9월 초까지 완료할 계획으로, 경기도는 투명하게 공개해 향후 유사사례가 발생할 경우 재난 예방 및 대응의 지침서로 활용할 예정이다. 한편 경기도는 지난 6월 24일 화성시 서신면 소재 일차전지 제조 업체 아리셀에서 발생한 화재 이후 긴급 화재안전조사(6월 25일~7월 9일)를 실시하고 피해자들을 위한 긴급생계비를 지원하는 등 신속하게 사고 수습과 재발 방지, 피해자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 생각·마음 넓어지는 공간… 겹겹이 예술을 입다 [박상준의 書行(서행)]

    생각·마음 넓어지는 공간… 겹겹이 예술을 입다 [박상준의 書行(서행)]

    서울 종로구 평창동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와 용산구 이태원로 6·25전쟁 아카이브센터는 한두 해 사이 문을 연 아카이브다. 예술과 전쟁은 상반된 단어지만 그것을 기록하는 여정은 한결같다. 인류의 보편적인 자유와 평화를 지향하는 바도. 더불어 흥미로운 건 약속이나 한 듯 도서관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사실이다. 책으로 가볍게 말을 걸고, 조금 더 깊은 관심을 보인 이들은 아카이브로 이끈다. 그래서 아카이브 도서관만의 도서 분류법은 꽤나 흥미롭다. 물론 공간을 구성하고 전개하는 방식만으로도 충분히 탐스럽다.●미술관 로비, 라이브러리가 되다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로비는 특별하다. ‘레퍼런스 라이브러리’ 즉 도서관이다. ‘책을 매개로 미술에 대한 생각과 마음을 넓히는 공간’이다. 전시실에서 안내 부스와 레퍼런스 라이브러리를 지나 안쪽 전시실까지, 그리고 측면 계단을 이용해 2층 라운지로 물 흐르듯 이어진다. 레퍼런스 라이브러리 열람석은 2층까지 열린 복층 구조다. 창은 전체가 유리로 돼 있어 채광이 좋고 시원스럽다. 벽과 난간과 계단은 미술관 특유의 정제된 직선들이 화이트 큐브의 공간을 가르는데, 비율과 균형이 딱딱 맞아떨어진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켜게 되는 건 어찌할 수 없다. 튀지 않지만 그만큼 매력 있다. 레퍼런스 라이브러리의 장서는 5500권 정도로 국내외 미술 분야 단행본과 연속간행물, 전시도록 등을 비치한다. 압도적 수량은 아니다. 그나마 개관 시점에 비해 1000권이 늘었다. 이쯤에서 서가를 쓰윽 훑고 소셜미디어에 담길 사진 몇 장 담았으니 떠난다면? 어찌하나, 레퍼런스 라이브러리가 가진 톡 쏘는 매력은 정작 만나지도 못한 채 이별일 텐데.●‘찌라시’에서 도록까지 아카이브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데 책만 한 자료는 없다. 그렇다고 레퍼런스 라이브러리가 일반 도서관의 문법을 따르는 건 아니다. 서가의 장서는 미술관으로서 이용자의 편의를 따랐다. 총류, 예술, 전시자료, 철학, 문화·사회·과학 등으로 직관적이다. 그 가운데 국내 전시자료는 다시 국공립과 사립, 그리고 소규모 전시공간과 프로젝트, 레지던시로 구분한다. 특히 소규모 전시공간 주제는 레퍼런스 라이브러리를 담당하는 학예연구사의 전문성이 빛을 발한다. 책과 자료 등은 무척이나 ‘게릴라’스럽다. 전시가 끝나면 사라지는 소위 ‘찌라시’ 전단에서 국제표준도서번호(ISBN)가 없는 독립출판물, 소량의 전시도록이나 무가지, 예를 들면 을지로의 ‘신도시’ 같은 공간의 프로젝트성 발간물 등을 포함한다. 희소성 높은 자료들이다. 해외 중고 서점에서 어렵게 구한 책들도 있다. 받아 들고 보니 어느 도서관에서 소장하던 책이었다. 책 뒷면에 종이 도서 대출 카드를 넣어 두던 흔적이 고스란했다. 이를 그대로 서가에 비치했다. 서가를 뒤적여 찾아내는 이런 소소한 재미가 레퍼런스 아카이브의 장점이다.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만의 큐레이션 ‘책 생각들’도 흥미진진하다. 작가, 기획자, 비평가 10인이 제안하는 책과 글이다. 방문객에게는 작가의 창작 여정과 함께하는 독서 여행이다. 이형구 현대미술 작가는 ‘아니마투스의 기원에 대하여’라는 제목으로 몇 권의 책을 건넨다. 인체 해부학 그림이 실린 ‘A Colour Atlas of Human Anatomy’(인체 해부학 지도) 등의 원서와 작가의 도록을 같이 보면, 창작은 막연한 상상의 표출을 포함해 명확한 탐구의 결과라는 걸 알 수 있다. ‘언어의 세계에서 인간으로 살면서 기록하고, 상상하고, 대화하는 것만큼 아름다운 일이 또 있을까?’라고 말을 거는 이는 작가이자 뮤지션 이랑이다. 그는 ‘사이보그가 되다’(김초엽·김원영, 사계절)와 ‘슬픔의 방문’(장일호, 낮은산) 등을 소개했다. 홍콩 창작그룹인 ‘디스플레이 디스 트리뷰트’는 뜻밖에도 만화 ‘고독한 미식가’(구스미 마사유키·다니구치 지로, 이숲) 1, 2권을 추천했는데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인기도서로 등극했다.●전시와 전시를 잇는 레퍼런스 라이브러리 레퍼런스 라이브러리만의 특징은 또 있다. 기획 전시 중인 작품들은 전시장 밖을 나와 로비의 도서관까지 기분 좋게 잠식한다. 한자리에서 책과 미술 여행을 같이 할 수 있는 영역 없음이 좋다. 전시도 개성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아카이브에 기반을 둔다. 현재는 강홍구 작가가 기증한 불광동 작업 시리즈 5800여점, 20년간 작업한 은평뉴타운 시리즈 1만 5600여점 등의 자료를 학예연구사들이 분석하고 기획한 전시가 한창이다. 아카이브란, 레퍼런스란 무엇인가? 이 말들이 귀에 쏙쏙 들어오지 않는다면 전시 연계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할 일이다. 김영민 교수, 정지돈 소설가, 조한 건축가 등 7명의 전문가가 강연하고 전시를 기획한 주은정 학예연구사와 강 작가가 ‘잡담’하는 행사 등도 열린다. 마치 ‘사람 책’(휴먼 라이브러리, 책 대신 특정한 경험과 지식을 가진 ‘사람책’을 대여해 주는 신개념 도서관 서비스)을 읽고 나누는 독서 모임 같기도 하다. 전시는 1층의 두 전시실 외에 2층 라운지까지 유연하게 활용한다. 그리고 2층에서는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 리서치랩으로 이동할 수 있다. 리서치랩은 아카이브 활용의 고급 수준이다. 폐가식으로 운영해 원하는 자료를 사전 신청해 열람해 보고 반납하는 구조다. 열람석 한쪽에는 ‘최민 컬렉션: 저공비행, 활강, 그리고 놀이’가 전시 중이다. 그는 평생에 걸쳐 수집한 161점의 작품과 2만 4924건의 자료를 기증했다. 그의 아카이브를 사유해 기획한 개관 전시가 ‘명랑 학문, 유쾌한 지식, 즐거운 앎’이다. 아카이브의 진수를 보여 준 바 있다. 3층 리서치랩에서는 바깥 공중정원으로 나갈 수 있다.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전체와 평창동 마을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장소이자 쉼터다. 현재는 직접 만져 볼 수 있도록 제작한 김채린 작가의 ‘기억하는 조각’ 등이 ‘SeMA-프로젝트 A: 촉감의 공간, 촉각의 리듬’을 채운다.●조금씩, 천천히 아카이브! 옥상정원에서는 작품 외에 마을 풍경도 만져진다. 평창동은 드라마를 자주 보는 이들에게는 서울의 부촌이고, 미술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유서 깊은 서울의 미술관 거리다. 5층을 넘는 건물을 만나는 게 쉽지 않은 마을로,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건물 역시 동네에 녹아든다.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는 모음동, 나눔동, 배움동 등 세 개로 이뤄진다. 삼거리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마주한다. 중심은 전시실과 레퍼런스 라이브러리, 전시실 등을 갖춘 모음동이다. 오르막에 계단을 쌓듯 층층이 그리고 한 걸음씩 뒤로 물러서며 들어앉았다. 레퍼런스 라이브러리에서 계단과 엘리베이터로 3층 리서치랩과 옥상정원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이해가 간다. 옥상정원에서는 곧장 동네 골목으로 길이 나 있다. 고 이어령 교수의 영인문학관을 지나 가나아트센터와 토탈미술관까지 평창동을 산책하며 북한산 산세와 조용한 동네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하지만 오늘은 이른 여름 볕이 막아서는 날, 아쉬움을 삼키며 1층 레퍼런스 라이브러리로 내려온다. 적당히 볕 드는 자리를 찾아서는 그림책 비평가 그룹 CONPB가 추천한 ‘책 생각들’의 목록을 들여다본다. 얼마 전 ‘에디토리얼 씽킹’(터틀넥북스)을 인상 깊게 읽었다는 이유만으로 최혜진 작가가 추천한, ‘화성 탐사 로봇 오퍼튜니티입니다’(이현·최경식, 만만한책방)를 읽는다. 오퍼튜니티는 화성을 탐사했던 로봇이다. 태양열 에너지로 움직이는, 3m를 가는 데 1분이 걸리는 로봇은 15년 동안 약 45㎞를 탐사했다. 기대 수명을 60배나 넘는 시간이었다. ‘가까이 밀착했다가 돌연 아득히 바라보는 낙차 덕분에 외로움, 실망, 다짐 같은 인간적 감정이 피어난다’는 추천의 말에 공감하며, 글자보다 짙은 그림의 이야기에 빠져든다. “그래도 괜찮다. 조금씩, 천천히,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그림책 속 오퍼튜니티의 말이다. 비록 이야기가 더해진 그림책 속 대사지만 아카이브의 선언처럼 다가온다. 조금씩 천천히, 우리가 사는 세계의 진일보를 이끄는 발자취. 그것이 우리 각자의 삶을 가꾸고 대하는 태도여도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하며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를 나선다. 자유·평화 전파하는 공간… 층층이 기억을 쌓다용산 6·25전쟁 아카이브센터 ●전쟁과 평화의 기록실 6월은 호국의 달이다. 6월 6일은 현충일이고 6·25전쟁은 약 74년 전 6월 25일에 있었다. 6·25전쟁 아카이브센터는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와 더불어 주목할 만한 서울의 아카이브다. 크게 도서자료실(Library)과 전문자료실(Archive Lab)로 나뉘는데, 책 중심의 도서자료실은 도서관 성격, 6·25전쟁 관련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전문자료실은 아카이브의 비중이 높다.위치는 전쟁기념관 2층 동쪽 면이다. 그에 앞서 3층 높이 아트리움의 대형 유물을 마주한다. 도서관과 탱크와 전투기가 한눈에 들어오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도서자료실에 들어서서는 눈앞에 펼쳐진 파노라마에 다시 놀란다. 용산공원의 녹지와 멀리 남산의 N서울타워까지 황홀하게 펼쳐진다. 아는 이들만 찾아온다는 서울의 숨은 ‘뷰맛집’을 시각으로 체감한다. 서가를 뒤로한 채 창가로 먼저 걸음을 옮겨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본능이다. 소파에 기대 잠시 창밖을 품고서 머문다. 유월의 이른 봄 하늘은 푸르고 뜨겁다. 전쟁 같은 서울의 소음도 사라진다. 이 고요한 평화야말로 전쟁을 잊지 않아야 하는 이유일 테다. 톨스토이의 소설 제목을 빌리면 ‘전쟁과 평화’다. ●6·25전쟁 아카이브를 세계문화유산으로 6·25전쟁 아카이브센터는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의미 있는 장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기능적으로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6·25전쟁 관련 자료를 종합적으로 아카이브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아카이브센터가 생겨나며 그간 비공개였던 자료부터 기증받은 자료까지 국내외를 아우른다. 최종 목표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다.도서자료실은 그 작은 출발점이다. 서가의 분류는 ‘전쟁’ 주제와 교양, 어린이도서로 등으로 나뉜다. 전쟁사는 국내전쟁사, 세계전쟁사, 6·25전쟁으로 분류하는데 6·25전쟁이 눈길을 끈다. 6·25전쟁 아카이브센터를 준비하며 삼은 주제는 ‘하나의 사건, 모두의 기억’이다. 타워형의 6·25전쟁 서가는 각각 국가, 군인, 민간, 유엔 참전국, 공산권, 전후세대의 여섯 가지 시점으로 전시해 이를 전달한다. 민간의 기억은 도서자료실을 찾는 많은 이들이 민간인이라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 인문학자의 기록에서 어머니, 여고 동창생, 종군신부까지 다양하다. 공산권의 기억은 ‘조선인민군 우편함 4604호’(이흥환, 삼인) 같은 책이 눈에 띈다. 북한 조선인민군의 전해지지 않은 편지를 수록한 책이다. ‘아이들 죽이지 말고 잘 길러주시우’, ‘고향에 돌아올 때는 이 편지를 꼭 품 안에 넣고’ 등 그 목차만으로 절절하다. 이 모든 편지가 결국 전해지지 않았다.●전쟁을 알리는 육성과 손글씨 전문자료실은 도서자료실보다 규모는 작지만 한층 생생하고 입체적이다. 6·25 당시 사진, 문서, 영상, 기록화 등의 자료를 꼼꼼하고 촘촘하게 정리해 개방한다. 가운데 연구테이블에는 6·25전쟁 당시 조직된 종군문인단인 ‘문총구국대’의 기록을 전시했다. 시인 유치환, 화가 우신출, 사진가 김재문 등이 각자의 영역에서 기록한 한국전쟁의 자료다. 6·25전쟁 자료서가는 서랍을 열어 자료를 열람할 수 있다. 특히 1950년 8월 16일 입대해서 1954년 7월 3일 전역한 류영봉(미 제7사단17연대 의무중대)씨의 기록이 눈길을 끈다. 한반도 지도 위에 빼곡하게 적은 손 글씨는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전쟁을 이끈 장군이나 유명한 문인과는 달리, 평범한 한 개인의 기록은 한층 깊은 울림을 전한다. 안쪽 미디어 부스에서는 그의 인터뷰 영상을 볼 수도 있다. 소설가나 영화와 드라마 미술팀이 고증을 위해 찾을 만큼 방대하고 세세한 자료를 갖췄다.6·25전쟁 아카이브센터를 보고 나오는 길에는 기획전시실도 둘러볼 일이다. 기획전시실에서는 6·25전쟁 아카이브 기획전 ‘어제의 기록, 내일의 기적’(~6월 30일)이 열리고 있다. 현재는 6·25전쟁 자료 수집 과정을 기록으로 남긴 내용이 주다. 하지만 이는 아카이브센터와 기획전시, 학예연구사와 사서의 협업을 예고한다. 전시장을 나오기 전에는 ‘세상을 보는 지혜’(발타자르 그라시안, 자화상)로 잘 알려진 예수교 신부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글이 전송된다. ‘기록은 기억을 남긴다.’ 전쟁을 겪은 이에게 전쟁은 두 번 다시 떠올리기 싫은 기억이지만 그 기록은 전쟁을 겪지 않은 세대에게 평화의 격언처럼 다가온다. 당연한 이 말은 유월의 6·25전쟁 아카이브라 다시 한번 그 의미를 되새겨 보게 한다. [여행수첩] ●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오전 10시~오후 8시(화~금요일), 오전 10시~오후 7시(주말, 공휴일 3~10월), 오전 10시~오후 9시(매월 첫째, 셋째 금요일) 관람 종료 1시간 전까지 입장. 매주 월요일 휴관, 누리집 semaaa.seoul.go.kr (02)2124-7400. ● 6·25전쟁 아카이브센터 -오전 9시 30분~오후 6시, 관람 종료 1시간 전까지 입장. 매주 월요일 휴관, 누리집 www.warmemo.or.kr (02)709-3224~5.
  • 서울시의회, 제3회 청년 학술논문 공모전 개최

    서울시의회, 제3회 청년 학술논문 공모전 개최

    지난 2015년 천만을 웃돌던 서울 인구는 계속 감소해 2024년 2월 현재 938만여명까지 내려왔다. 여기에 지난해 합계출산율 0.55명을 기록하며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은 출산율을 보인다. 수도 서울의 인구감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서울시의회와 (사)한국지방의회학회는 서울의 인구감소 문제 해결을 청년들의 시각에서 모색하는 ‘제3회 서울시의회 청년 학술논문 공모전’을 개최한다. 올해로 제3회를 맞는 청년 학술논문 공모전은 지방의회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도를 높이고 청년세대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수렴하고자 마련됐다. 이번 공모전은 ‘서울시 인구감소 문제 해결을 위한 지방의회의 역할 및 기능 강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지방의회에 관심 있는 만 39세 이하 청년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오는 9월 30일까지 접수한다. 제1회는 ‘지방분권,재정분권 및 지방의회 발전방향’, 제2회는 ‘지방의회 현실과 문제점 및 발전방향’을 주제로 공모전을 개최했다. 접수된 원고는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10월 말 서울시의회 홈페이지를 통해 당선작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우수상 1편(200만원), 우수상 2편(100만원), 장려상 3편(50만원)을 선정해 서울시의회 의장 표창과 상금을 수여할 예정이다. 당선작은 서울시의회에서 발간하는 ‘예산과 정책’ 12월호에 수록될 예정이다. 이번 공모전은 서울시의회 홈페이지 및 내 손안의 서울에 공지된 내용을 참고해 이메일로 접수하면 된다. 별도의 지정서식은 없으며 A4 10매 이상(표지 및 목차 제외)이며, 보다 자세한 문의는 서울시의회 재정분석담당관으로 하면 된다.
  • 디비피아, 국내 학술 시장 최초로 생성형 AI를 활용한 AI 주제 추천 서비스 출시

    디비피아, 국내 학술 시장 최초로 생성형 AI를 활용한 AI 주제 추천 서비스 출시

    이용자 목적·관심분야·관심 키워드 바탕으로이용자에게 적합한 연구 주제와 목차 관련 논문 제공 한국 대표 학술 콘텐츠 플랫폼 디비피아(DBpia)는 학술 연구와 과제 작성을 위한 혁신적인 AI 주제 추천 서비스 ‘디비피아 아이디어’(DBpia idea)를 지난 23일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디비피아 아이디어’(DBpia idea)는 고도화된 자연어 처리 기술로 이용자의 목적, 관심분야, 관심 키워드를 바탕으로 논문이나 과제에 적합한 주제를 추천해 주고, 그 주제에 알맞은 목차 리스트를 제공한다. 또한, 목차의 내용을 구성하는데 필요한 학술 자료도 함께 추천해 준다. 이 서비스의 차별화 포인트는 목차 구성에 필요한 학술 자료 추천 시, 디비피아가 보유한 검증된 논문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여 인공지능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할루시네이션’(환각화) 문제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데 있다. 새롭게 출시된 ‘디비피아 아이디어’는 전문 연구자뿐만 아니라 대학생, 대학원생, 기업 연구원 등 다양한 이용자층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논문이나 리포트, 보고서의 초안을 잡기 어려운 경우, 적합한 주제와 목차를 구성해 주고 이에 필요한 확실한 연구 자료를 추천해 줌으로써 연구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학술 자료의 이용 허들을 낮출 수 있게 됐다. 디비피아 구독 기관 이용자 및 개인 정기구독자는 디비피아 사이트 내 ‘디비피아 아이디어’ 코너를 통해 이용 가능하며, 베타서비스 기간 동안 무료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디비피아를 운영하고 있는 누리미디어의 최순일 대표는 “혁신적인 AI 기술의 도입으로 학술정보 이용의 패러다임이 새롭게 바뀔 것”이라며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를 계속해서 개발/제공하며 국내 학술 시장의 리더로서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디비피아는 400만 편의 전문 학술 콘텐츠를 전국 4년제 대학, 전문대학, 공공기관, 국책연구기관, 기업체, 글로벌 기관 등 2000여 곳에 서비스하고 있는 국내 대표 학술 서비스이다. 이번 신규 서비스 출시로 학술 시장에서의 선도적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 용산, 안심복지달력 배부하고 안전망도 점검

    서울 용산구가 ‘2024년 용산안심복지달력’ 5000부를 제작, 동 주민센터를 통해 사회보장급여 대상자에게 순차적으로 배부한다고 25일 밝혔다. 구는 복지수급가구 중 1인 가구가 급증하는 현실을 반영해 고독사가 발생하기 쉬운 위기 상황마다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잘 보이도록 제작했다. 배부 전 개인 비상 연락망을 점검하고 개인별로 전달한다. 동절기 안부확인도 같이 실시해 사회적 안전망을 재점검하는 효과도 노린다. 올해 안심복지달력은 벽걸이 형태로 제작됐다. 계단식으로 목차를 배열해 다양한 복지 서비스를 한눈에 볼 수 있게 구성했다. 용산구민이 수급을 신청할 권리를 비롯해 ▲2024년 맞춤형 복지급여 기준 ▲긴급의료비 ▲병원 동행 서비스 등 의료지원체계 ▲인공지능(AI)안부확인서비스 ▲스마트플러그 등 스마트복지행정을 안내한다. 7~8월에는 여름 계절에 맞게 ▲식중독 예방 ▲폭염 시 행동요령 ▲무더위쉼터 이용을 담았다. ‘치매극복의 날’이 있는 9월은 치매안심센터를, ‘노인의 날’이 있는 10월은 장기요양서비스 등 노인맞춤 복지사업도 확인할 수 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용산구의 따뜻한 온기가 전달되는 2024년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여순사건 조사보고서 기획단 극우·막말 인사… 재구성해야”

    정부가 여수·순천 10·19 사건 진상을 규명하는 ‘여순사건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에 뉴라이트·극우·막말 인사를 인선했다며 순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과 전남 지역 국회의원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여순사건 특별법에는 여수·순천 10·19 사건 진상조사보고서를 작성하고, 보고서 작성을 위한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의 설치를 명시하고 있다. 작성기획단은 진상보고서의 계획 단계에서부터 보고서에 담을 내용과 목차, 구성 작성 등 주요 사항 결정, 진상규명의 틀을 마련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내년 10월 조사만료를 앞두고 여순특별법 제정 2년여 만인 지난 12일 기획단을 구성해 발표했다. 이와 관련 여순사건 관련 단체뿐만 아니라 YMCA, 재향군인회, 자유총연맹 등 순천지역 10여개 사회단체는 21일 성명서를 내고 “편파적인 인사들로 채워지고 여순사건 본질을 규명할 학계와 전문가가 단 한명도 없다”며 “밀실에서 졸속으로 구성된 기획단 면면을 보면 지난 75년 동안 올바른 진상규명을 그토록 염원했던 민간인 희생자 유족들을 두 번 죽이는 행위와 같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억울하게 희생된 유족들의 명예회복을 하는 데 가장 적합한 인물로 재구성하라”고 촉구했다. 전날 서동용·소병철·김회재 의원 등 국회의원 8명도 성명서를 내고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진상규명이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며 “정부의 진상규명 의지가 의문스러운 만큼 기획단을 다시 구성하라”고 했다. 서 의원 등은 “총단원 15명 중 당연직 5명과 유족대표 1명을 제외한 위촉직 9명 대부분이 뉴라이트 활동을 했거나, 국민 비하 막말도 서슴지 않던 논란의 인물들이다”고 비난했다. 서 의원은 “뉴라이트 한국현대사학회 발기인, 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등 독립운동가 5인의 흉상 철거를 주도했던 인물, 새누리당 공천 신청했던 사람, 제주 4·3 사건을 부정한 극우인사 등이 포함됐다”며 “편향된 이념으로 역사를 왜곡해 온 사람들을 배제하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인사들로 새로 교체하라”고 주장했다.
  • 여순사건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 ‘극우 인사’ 구성으로 시끌

    여순사건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 ‘극우 인사’ 구성으로 시끌

    정부가 여수·순천 10·19 사건 진상을 규명하는 ‘여순사건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에 뉴라이트·극우·막말 인사를 인선했다며 순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과 전남 지역 국회의원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여순사건 특별법에는 여수·순천 10·19 사건 진상조사보고서를 작성하고, 보고서 작성을 위한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의 설치를 명시하고 있다.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은 진상보고서의 계획 단계에서부터 보고서에 담을 내용과 목차와 구성 작성 등 주요 사항 결정, 진상규명의 틀을 마련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에따라 정부는 내년 10월 조사만료를 앞두고 여순특별법 제정 2년여만인 지난 12일 기획단을 구성해 발표했다. 이와관련 여순사건 관련 단체뿐만 아니라 YMCA, 재향군인회, 자유총연맹 등 순천지역 10여개 사회단체들은 21일 성명서를 내고 “편파적인 인사들로 채워지고 여순사건 본질을 규명할 학계와 전문가가 단 한명도 없다”며 “밀실에서 졸속으로 구성된 기획단 면면을 보면 지난 75년 동안 올바른 진상규명을 그토록 염원했던 민간인 희생자 유족들을 두 번 죽이는 행위와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여순특별법 목적인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억울하게 희생된 유족들의 명예회복하는 데 가장 적합한 인물로 재구성하라”고 촉구했다. 전날 서동용, 소병철, 김회재 의원 등 국회의원 8명도 성명서를 내고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진상규명이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며 “정부의 진상규명 의지가 의문스러운 만큼 기획단을 다시 구성하라”고 요구했다. 서 의원 등은 “총 단원 15명중 당연직 5명과 유족대표 1명을 제외한 위촉직 9명 대부분이 뉴라이트 활동을 했거나, 국민 비하 막말도 서슴지 않던 논란의 인물들이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서 의원은 “뉴라이트 한국현대사학회 발기인, 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등 독립운동가 5인의 흉상 철거를 주도했던 인물, 새누리당 공천 신청을 했던 사람, 제주 4·3 사건을 부정한 극우인사 등이 포함됐다”며 “편향된 이념으로 역사를 왜곡해온 사람들을 배제하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인사들로 새로 교체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여순10·19범국민연대와 여순항쟁전국유족총연합 등은 오는 31일까지인 여순사건 피해 신고 접수가 40%도 미치지 못한 만큼 기한을 연장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위원회는 20일 현재 희생자 신고·접수 7349건 중 2126건인 29%만 사실조사를 거쳐 실무위원회 심의를 완료했다. 최종적으로 중앙위원회 심의가 결정된 사건은 겨우 6%인 434건에 불과한 상태다.
  • 부재의 자리가 커질수록… 더 애틋해진 사랑의 노래

    부재의 자리가 커질수록… 더 애틋해진 사랑의 노래

    록 밴드 ‘3호선버터플라이’의 리더였던 성기완(56) 시인이 그리운 존재들을 향한 사랑 노래를 시집으로 펴냈다. 그의 여섯 번째 시집 ‘빛과 이름’(문학과지성사)이다. 1994년 ‘세계의 문학’ 가을호로 등단한 시인은 자유분방하고 감각적인 시어, 시와 음악을 결합하는 등의 실험을 꾀하며 “시적 무정부주의자”(김현문학패)로 문단의 경계를 넓혀 왔다. 이번 시집에는 작고한 지 10년이 된 아버지 고 성찬경(1930~2013) 시인을 포함해 시인이 떠나오고 떠나보낸 존재들을 그리워하는 정서가 여느 때보다 짙게 배어 있다. 특히 아버지의 49재에 바친 시 ‘빛’에서 시인은 ‘빛의 스밈’을 통해 아버지의 영혼을 느끼는 동시에 그의 부재를 더욱 실감하고야 만다. ‘더 큰 신비의 이불인 빛은/존재의 어느 덩어리/어떤 모양/허연 도포 자락의 기운을 머금은 하늘이/하품을 하듯 빛을 쏟아내면/이승은 들뜨면서 안타까워져요//아버지는 그렇게 수박 빛깔 레몬 빛깔이 섞인/눈부신 빛의 얼굴로/허공을 건너 들어오셨어요’ 음악 활동과 시 쓰기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들어 온 시인답게 그의 시집 목차에 나열된 시 제목들은 동서양을 넘나드는 음악의 멜로디로 그득하다. ‘모퉁이 카페 소네트’, ‘소희 찬가’, ‘게으른 기타리스트의 발라드’, ‘복숭아 소네트-슈 환상곡’…. 그의 시 세계가 음악과 노래의 자장 안에 어우러져 있음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를 두고 황유원 시인은 해설에서 “이번 시집은 성기완이 낸 그 어떤 시집보다 원초적인 ‘노래’에 가깝다. 그가 불러 주는 노래들은, 누군가는 여전히 난해하고 실험적으로 느끼겠지만, 어딘지 모르게 정겹다”라며 “시인이 부르는 노래들의 후렴을 이루는 핵심은 ‘사랑’”이라고 짚었다. 부재에 대한 감각이 더 커진 만큼 사랑에 대한 감도는 더 애틋해졌다. 모든 존재를 품는 지구의 온화한 비트를 느끼는 시인의 감각은 여전히 젊고 생생하다. ‘지구는 드넓은 출렁임/하지만 적당히 붙들어준다네/아니 아니 BOOM BOOM/실은 물방울 하나도 절대 놓치지 않지/모두에게 발찌를 채워주고/하나도 아프진 않네/지구는 부드러운 손바닥/모든 비트는 붐붐붐/땅에서 태어나 땅으로 돌아오지’(‘붐붐 중력장’)
  • 부재의 자리 커질수록, 더 깊어진 사랑의 노래…성기완 새 시집 ‘빛과 이름’

    부재의 자리 커질수록, 더 깊어진 사랑의 노래…성기완 새 시집 ‘빛과 이름’

    록 밴드 3호선버터플라이의 리더였던 성기완(56) 시인이 그리운 존재들을 향한 사랑 노래를 시집으로 펴냈다. 그의 여섯 번째 시집 ‘빛과 이름’(문학과지성사)이다. 1994년 ‘세계의 문학’ 가을호로 등단한 시인은 자유분방하고 감각적인 시어, 시와 음악의 결합 등의 실험을 꾀하며 “시적 무정부주의자”(김현문학패)로 문단의 경계를 넓혀 왔다. 이번 시집에는 작고한 지 10년이 된 아버지 고 성찬경(1930~2013) 시인을 위시해 시인이 떠나오고 떠나보낸 존재들을 그리워하는 정서가 여느 때보다 짙게 배어 있다. 특히 아버지의 49재에 바친 시 ‘빛’에서 시인은 ‘빛의 스밈’을 통해 아버지의 영혼을 느끼는 동시의 그의 부재를 더욱 실감하고야 만다. ‘더 큰 신비의 이불인 빛은/존재의 어느 덩어리/어떤 모양/허연 도포 자락의 기운을 머금은 하늘이/하품을 하듯 빛을 쏟아내면/이승은 들뜨면서 안타까워져요//아버지는 그렇게 수박 빛깔 레몬 빛깔이 섞인/눈부신 빛의 얼굴로/허공을 건너 들어오셨어요’(빛) 음악 활동과 시쓰기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들어온 시인답게 그의 시집 목차에 나열된 시 제목들은 동서양을 넘나드는 음악의 멜로디로 그득하다. ‘모퉁이 카페 소네트’, ‘소희 찬가’, ‘게으른 기타리스트의 발라드’, ‘복숭아 소네트-슈 환상곡’…. 그의 시 세계가 음악과 노래의 자장 안에 어우러져 있음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를 두고 황유원 시인은 해설에서 “이번 시집은 성기완이 낸 그 어떤 시집보다 원초적인 ‘노래’에 가깝다. 그가 불러주는 노래들은, 누군가는 여전히 난해하고 실험적으로 느끼겠지만, 어딘지 모르게 정겹다”며 “시인이 부르는 노래들의 후렴을 이루는 핵심은 ‘사랑’”이라고 짚었다. 부재에 대한 감각이 더 커진 만큼, 사랑에 대한 감도는 더 애틋해졌다. 모든 존재를 품는 지구의 온화한 비트를 느끼는 시인의 감각은 여전히 젊고 생생하다. ‘지구는 드넓은 출렁임/하지만 적당히 붙들어준다네/아니 아니 BOOM BOOM/실은 물방울 하나도 절대 놓치지 않지/모두에게 발찌를 채워주고/하나도 아프진 않네/지구는 부드러운 손바닥/모든 비트는 붐붐붐/땅에서 태어나 땅으로 돌아오지’(붐붐 중력장)
  • 진화생물학자는 천문학자의 책을 사랑했다

    진화생물학자는 천문학자의 책을 사랑했다

    제목만 흘낏 보면 ‘유명인의 이름을 달고 나온 그저 그런 서평집이겠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렇지만 목차와 서문을 보고 나면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온다. 더군다나 저자가 진화생물학 분야 석학이자 과학과 문학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과학 해설자 리처드 도킨스 아닌가. 6개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 장을 천체물리학자 닐 더그래스 타이슨, 과학 해설가 애덤 하트 데이비스, 진화심리학자 스티븐 핑커, 작가이자 언론인 크리스토퍼 히친스, 이론물리학자 로렌스 크라우스, 과학저널리스트 매트 리들리 등 세계적 석학들과의 대화로 문을 연다. 도킨스는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책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을 가장 좋아한다고 고백하며 “책을 읽을 때 마음에 드는 문장에 밑줄을 긋는 습관이 있는데 이 책은 잉크가 아까워 밑줄 긋기를 그만뒀다”고 최고의 찬사를 보낸다. 한때 동지였지만 나중에는 진화론에 대한 견해차로 등을 돌린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1929~2021)의 책 ‘지구의 정복자’에 대해서도 비판의 칼날을 들이댄다. 그는 윌슨의 집단선택은 진화가 생물집단들의 생존율 차이로 일어난다는, 잘못 정의되고 앞뒤가 맞지 않는 견해라고 꼬집는다. 한국어 번역본 제목으로 ‘다윈도 모르는 진화론’을 쓴 리처드 밀턴에 대한 공격의 칼날은 더 날카롭다. 도킨스는 이 책이 ‘헛소리’로 가득 차 있다고 비판하면서 특히 기원전 8000년 전에 지구가 갑자기 생겨났다는 생각을 받아들이는 밀턴에 대해 “공룡이 청동기시대 직전에 나타났다 사라졌을까? 이구아노돈을 훈련시켜 스톤헨지로 돌을 운반하게 했을까?”라며 한심하고 무식하다고 평가한다. ‘내 장례식에 읽힐 추도사’라는 제목의 에필로그마저 도킨스다운 유머와 풍자가 빛난다. “나는 운이 좋아서 태어났고 당신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우리는 특권을 누렸다. 우리 행성을 즐겼을 뿐 아니라, 왜 우리 눈이 열리고 지금처럼 볼 수 있는지를, 그 눈이 영원히 감기기 전 짧은 시간 동안 이해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받았기 때문이다.”
  • 정부, KTX·SRT에 ‘오염수 괴담’ 대응 책자 배포

    정부, KTX·SRT에 ‘오염수 괴담’ 대응 책자 배포

    정부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방류를 전후해 확산하는 국민적 우려에 대응한 홍보 책자를 KTX와 SRT 고속열차에 배포했다. 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달 1일 KTX와 SRT 열차 좌석에 ‘후쿠시마 오염수 10가지 괴담’이라는 제목의 책자 총 7만 5000여부를 비치했다. KTX에는 약 6만부, SRT에는 약 1만 5000부가 배포됐다. 발행처가 ‘대한민국 정부’인 이 책자의 목차에는 ‘문 정부는 방류 반대했는데 윤 정부는 찬성한다?’, ‘방류된 오염수는 방사성 물질 범벅이다?’, ‘방류 이후 후쿠시마산 수산물을 수입할 것이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일본을 편들고 있다?’ 등이 포함됐다. 정부는 각 항목에 대해 “전혀 근거 없는 주장입니다” 또는 “가짜뉴스입니다” 등의 답변과 함께 설명을 덧붙였다. 책자의 열차 내 비치 기간은 이달 7일까지다. 8일 이후 각 열차 운영사 측이 자체 회수할 예정이다.이번 책자는 문체부가 그간 설이나 추석 명절 등에 배부하던 정책주간지 ‘K-공감’을 대체한 것이다. 특정 현안을 다룬 책자가 K-공감을 대체한 경우는 지난 2020년 2월 코로나19 안내 관련 책자 이후 3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책자 배포에 대해 야권 등 일각에서는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국민적 불안을 ‘괴담’ 취급하며 홍보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상혁 의원은 “모든 국민이 이용하는 공공재인 KTX·SRT 좌석에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일본 오염수 방류를 옹호하고 대변하는 리플렛을 배포하는 건 어느 나라 정부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 “부모 동의 OK, 수행평가 NO”…서울 학생 챗GPT 지침 나왔다

    “부모 동의 OK, 수행평가 NO”…서울 학생 챗GPT 지침 나왔다

    오는 2학기부터 서울 학생들은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수업에서 본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19일 서울시교육청은 초·중·고 챗GPT 활용 가이드를 담은 ‘학교급별 생성형 AI 활용 지침’을 다음 주 중 모든 학교에 배포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학교에서 챗GPT 활용에 관한 규정이 없어 현장에서 혼선을 겪었지만 지침이 나오면 수업에서 이를 더 체계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침에 따르면 초등학생은 교사의 시연으로 챗GPT를 간접 체험할 수 있다. 또 교사의 추가 작업으로 안정성을 확보하는 경우에는 학생들도 사용할 수 있다. 중학생은 부모나 보호자의 허락을 받았다면 교사의 지도로 챗GPT를 수업 시간에도 쓸 수 있다. 고등학생은 보호자가 동의한다면 학생이 챗GPT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학교 프로젝트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학생이 직접 챗GPT를 보조 교사로 활용할 수 있다. 챗GPT 등 생성형 AI 프로그램을 수업이나 방과 후 수업 등에 활용할 경우 가정통신문을 통해 사전에 학부모 동의를 받아야 한다. 챗GPT는 주로 데이터 추출, 국어 작문, AI 융합 수업 등에서 주로 활용될 전망이다. 예를 들어 데이터 분석에 주로 사용되는 프로그래밍 언어인 파이선(Python)에서는 코딩 오류를 잡는 세밀한 명령어들을 챗GPT로 배울 수 있고, 코딩 언어를 모르는 학생에게는 챗GPT가 직접 의미를 설명해줄 수도 있다. 국어 시간에는 학생이 보고서를 만들 때 목차 초안의 예시를 제공받거나 부족한 아이디어를 추가로 받을 때도 쓸 수 있다. 예를 들면 “영화배우 느낌이 나는 한국 사람 이름 100개를 엑셀 파일로 전달해줘” 같은 구체적인 지시를 통한 활용도 가능해진다. 교사들도 학생처럼 챗GPT를 수업교재 연구에 쓸 수 있다. 단 초·중·고 교사는 챗GPT를 활용할 때 학생에게 생성형 AI의 원리와 한계점을 담은 이해 자료, AI의 윤리적 사용 방법 등을 필수로 안내해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은 “그동안 발간된 챗GPT 교육 자료는 주로 활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이번 자료집에는 현장 의견을 수렴해 챗GPT의 교육적 활용 지침과 언어모델 이해자료를 제시했다”면서 “수행평가는 선생님이 직접 관찰하고 확인하는 범위를 벗어난 상황에서 평가 대상으로 삼기 어려워 현재로서는 챗GPT를 수행평가나 정기고사에서 활용하는 방안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 [책갈피 풍경]유럽 와이너리 투어…유럽 5개국 와이너리 28곳 소개

    [책갈피 풍경]유럽 와이너리 투어…유럽 5개국 와이너리 28곳 소개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다. 이를 와인에 대입하면 이렇게 될 듯하다. ‘아는 만큼 맛있다.’ 얼마전 출장길에 하루 일정을 마치고 우연히 와인을 마실 기회가 있었다. 마침 그 자리에 소믈리에가 있었고, 그는 그 자리에 놓인 와인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한가득 풀어놨다. 그 덕에 와인의 향이며 맛이 배가됐다. 새책 ‘유럽 와이너리 투어’(나보영 지음)는 눈으로 마시는 와인 이야기다. 와인이 시작된 유럽 5개국의 와이너리 28곳을 소개하고 있다. 미리 말해두는데, 와인 애호가라면 고문과도 같을 책이다. 뭔가 ‘대체재’를 옆에 둔 뒤 훌짝대며 읽어야 할 듯하다.저자가 책을 쓴 계기는 한 통의 편지였다고 한다. 가을빛 물든 프랑스 보르도의 포도밭과 땅속에 끝없이 펼쳐진 카브(포도주 저장 창고)에 매료된 저자는 유럽 와이너리들에 편지를 썼다. 직접 와이너리를 찾아가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그때부터 시작된 저자의 여행은 프랑스의 최고급 샤토부터, 고성과 수도원에서 만든 리슬링 와인으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독일 등지까지 종횡무진 이어진다.영국 윌리엄 왕세자의 웨딩 샴페인 폴 로저, 괴테가 사랑했다던 슐로스 폴라즈 등 책의 목차만 봐도 목이 촉촉해진다. 저자는 아울 프랑스 루아르, 이탈리아의 에밀리아 로마냐와 프라니아 코르타, 스페인의 엠포르다 등 한국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를 포함해 렌터카와 대중교통 소요시간, 소셜미디어(SNS) 정보와 주변 여행 일정까지 촘촘하게 담아냈다.
  • [씨줄날줄] 무인 편의점 공화국/황수정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무인 편의점 공화국/황수정 수석논설위원

    산해진미 도시락, 삼각김밥의 용도, 원플러스원, 네 캔에 만원…. 이런 용어들에 자연스럽게 떠올려지고 있을 곳, 편의점이다. 그런데 이들은 100만부 넘게 팔린 김호연 작가의 베스트셀러 소설 ‘불편한 편의점’의 목차다. 서울 주택가 골목의 작은 편의점을 배경으로 노숙인 출신 주인공이 동네 주민들의 소소한 애환이 담긴 사연을 전하는 소설. 미국, 프랑스, 일본 등 해외 15개국에까지 판권이 팔렸다. 엇비슷한 유형의 소설들이 줄줄이 출간되면서 문단에서는 ‘K 힐링소설’이라는 장르가 생겼을 정도다. ‘편의점 공화국’에 걸맞게 편의점을 정조준한 정책도 심심찮게 갑론을박을 낳고 있다. 편의점 창문의 반투명 시트지를 놓고 정부와 편의점 업계는 지금도 실랑이를 벌인다. 담배 광고가 밖에서 보이지 않게 반투명 시트지를 붙이라는 정부, 심야에 편의점 종사자들의 안전이 위협받는다고 반발하는 업계. 시트지를 떼되 금연광고물도 함께 붙이는 쪽으로 정부가 최근 결론을 냈다. 담배 광고와 금연 광고가 나란히 붙는 그야말로 ‘불편한 편의점’인 셈이다.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편의점은 ‘24시간 소비처’ 이상의 기능을 한다. 청년 아르바이트생들의 듬직한 수입원이기도 하고 인적 없는 골목에서는 파출소 역할도 톡톡히 한다. 한데 사회적 순기능이 적지 않았던 편의점들이 빠르게 무인 점포로 바뀌고 있다. 직원을 고용하지 않고 셀프 계산대를 설치한 무인 점포는 2019년 208개였던 것이 4년 새 거의 18배나 급증했다. 세븐일레븐, 이마트24, CU, GS25 등 주요 편의점 4개사가 올 상반기 말 현재 전국에 운영하는 무인 점포 수는 3500여곳이다. 야간 등 특정 시간대에만 무인으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매장’도 급속히 느는 추세다. 무인 편의점주들은 도난 사고 몸살을 앓으면서도 “직원 고용 부담보다는 그래도 낫다”는 반응이다. 요란한 경보음에 10초쯤 아예 출입문이 잠기는 살풍경 편의점도 곳곳에 등장한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놓고 노동계와 경영계가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 가는 중이다. 현재 노사가 요구하는 내년 최저임금은 각각 1만 2000원과 9700원. 2300원의 간극을 줄이지 못하면 무인 점포의 가속화는 또 시간문제다.
  • 복잡한 건축행정 만화로 풀어낸 서초

    복잡한 건축행정 만화로 풀어낸 서초

    서울 서초구가 어렵고 복잡한 생활 속 건축행정을 만화 형식으로 제작했다. 구는 ‘쉽게 배우고 즐기는 건축이야기’ 책자를 배포한다고 밝혔다. 총 55쪽 분량으로 건축 행정 톺아보기, 자주 묻는 민원 사항 및 해결 방법 등 2개 목차로 구성됐다. 또 건축 행정절차 관련 기능별 부서들의 전화번호도 담겨 있다. 일반인들이 어렵게 느끼는 건축법과 행정절차 등에 관한 내용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예를 들어 ‘옆집이랑 가까운데 차면시설(가릴 수 있는 시설)을 왜 설치하지 않나요?’라는 내용에서는 건축법 시행령 제55조에 따라 직선거리 2m 이내 이웃 주택의 내부가 보이는 경우 꼭 설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구는 관심 있는 주민 누구나 가져갈 수 있도록 동주민센터 등 공공기관과 건축사협회에 1000부를 무료로 배포한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이번 책자를 통해 일상에서 꼭 알아야 할 건축과 관련한 유용한 정보를 얻고 건축 위반사항 예방과 민원 분쟁 해소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챗GPT’가 쓰고 ‘셔터스톡AI’가 그려...책1권 만드는데 고작 ‘30시간’

    ‘챗GPT’가 쓰고 ‘셔터스톡AI’가 그려...책1권 만드는데 고작 ‘30시간’

    언어 생성 인공지능(AI) ‘챗GPT’가 쓴 최초의 책이 국내에 출간된다. 영어로 질문한 뒤 나온 결과물을 번역 소프트웨어인 ‘파파고’를 써서 한국어로 바꾸고, 표지 이미지와 본문 이미지는 ‘셔터스톡 Ai’를 사용했다. 이렇게 책 1권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30시간에 불과했다. 출판사 스노우폭스북스는 출판 기획자인 서진 대표가 기획안을 내고 챗GPT가 직접 쓴 ‘삶의 목적을 찾는 45가지 방법’을 오는 22일 출간한다고 18일 밝혔다. 책은 ▲인연 ▲어떻게, 어느 선에서 만족할 것인가 ▲하루를 행복하게 채우라 ▲인생의 변하지 않는 진실들 ▲당신의 목적의식은 어디에 기준하고 있는가 ▲감정을 성공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이용하는 방법 등 모두 6장으로 구성했다. 각 장마다 5~10꼭지씩 격언을 주는 식으로 구성했다. 예컨대 1장 ‘인연’에서는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마라’, ‘스쳐 가는 인연을 구분하라’, ‘진정한 인연이라면 최선을 다해서 좋은 인연으로 맺으라’ 등 8개의 꼭지를 담았다. 1개의 꼭지를 만들 때 글자 수 5000자 내외를 요청했지만, 챗GPT는 3000자 이하로 원고를 작성했다. 출판사 측은 “더 많은 텍스트 생성 접근권이 제한돼 사용법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출판사는 목차를 영어로 질문하고, 이 내용을 받아 네이버 파파고로 한글 번역했다. 한글 원고와 영문 번역 본문을 비교해 볼 수 있도록 책 본문에 영문 원고도 함께 수록했다. 표지는 셔터스톡 AI에 책의 제목과 목차, 원문에서 다양한 주제와 표현 기법을 지정해 준 뒤 얻은 결과물로, 여러 개의 안 가운데 기획자가 최종 표지를 선택했다. 출판사는 “표현 기법을 변경하고 몇 개의 단어를 추가 설명하는 과정에서 AI가 스스로 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현재의 표지는 제시한 이 책의 제목을 AI 스스로 이해한 결과물”이라고 했다. 2명의 작업자가 30시간을 투입해 책 내용을 완성했으며, 인쇄와 공정 과정을 거쳐 독자에게 판매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총 7일이었다. 출판사 측은 “기획을 제외한 글감, 표지, 홍보까지 모두 챗GPT를 활용한 ‘챗GPT 주도형 도서’”라면서 “출판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인공지능 활용법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지침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알기 쉬운 우리 새말] 자체 제작물, 오리지널 콘텐츠

    [알기 쉬운 우리 새말] 자체 제작물, 오리지널 콘텐츠

    오늘 살펴볼 말은 ‘오리지널 콘텐츠’(original contents)다. 인터넷동영상서비스(오티티)나 전자책 서점 등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 공개하는 제작물을 가리킨다. 연원을 따져 보면 지금부터 무려 20년 전인 2002년 처음 우리 언론에 등장해 지금까지 5만번이 넘게 쓰인 표현이다. 처음 디지털타임스에 이 표현이 나타났을 때는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Use)라는 개념을 소개하기 위해서였다. 웹, 모바일, 디지털 티브이 등 여러 매체를 통해 다양하게 유통(멀티 유즈)할 수 있는 하나의 원천 제작물(원 소스)을 가리키는 게 바로 ‘오리지널 콘텐츠’였다. 이후 수입 영상물을 주로 방영하던 국내 위성방송, 케이블 방송에서 수입품이 아닌 ‘자체 제작 국산 프로그램’을 만들어 선보이기 시작할 때도 이를 ‘오리지널 콘텐츠’라고 표현했다. 요즘 이 표현을 워낙 자주 사용하다 보니 언론에서 다룰 때도 우리말 풀이를 덧붙여 주지 않는 편이다. 대신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라는 식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알고 보면 ‘콘텐츠’는 꽤 까다로운 단어다. 사실 영어 콘텐트(content)는 원래 ‘내용/내용물’ 일반을 두루 가리키는 단어다. 그런데 1990년대 말 이른바 닷컴 시대가 오면서 ‘각종 유무선 통신망을 통해 제공되는 디지털 정보’를 특정하는 말로 쓰이게 된 것이다. ‘콘텐트’에 복수형을 나타내는 ‘s’를 붙인 것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실제로 영어권에서는 ‘오리지널 콘텐츠’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구글 영문판에서 ‘original contents’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수정되어 ‘original content’만 검색된다. ‘오리지널 콘텐트’가 올바른 표현인 것이다. 어째서일까. 여기서 의미하는 콘텐트는 불가산(不可算) 명사, 즉 한 개, 두 개라는 식으로 셀 수가 없는 명사이기 때문이다. 복수형으로 쓰이는 ‘콘텐츠’라고 하면 ‘용기 안에 들어 있는 (셀 수 있는) 내용물들’이라거나 ‘(책의) 목차’를 일컬을 때 사용된다. 혹은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나온 것처럼 ‘만족스러운 상태’를 뜻하기도 한다(‘content’에는 ‘만족하다’, ‘만족스럽다’는 의미도 있다). 어쨌거나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콘텐츠’로 굳어 버린 이 단어는 우리말로 다듬는 것도 만만치 않은 까다로운 외국어다. 디지털 제작물로서 ‘콘텐츠’를 바꿔 쓸 적절한 우리말이 찾아지지 않는 바람에 아직도 웬만한 다듬은 말에 ‘콘텐츠’라는 형태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콘텐츠 리터러시’를 ‘콘텐츠 문해력’ 혹은 ‘콘텐츠 이해’로 다듬은 것이 그 예다. 하지만 이번에 살펴본 ‘오리지널 콘텐츠’는 그간 대체물을 찾지 못해 ‘콘텐츠’라는 단어를 벗어날 수 없었던 것과 달리 비교적 쉽게 다듬은 말을 마련할 수 있었다. 바로 그간 언론에서도 많이 사용해 온 ‘자체 제작물’ 혹은 ‘자체 제작한 작품’이라는 표현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애초 ‘오리지널 콘텐츠’가 사용됐던 ‘원 소스 멀티 유즈’의 맥락에서는 대체하기 어려운 표현이긴 하겠으나, 오늘 우리가 살펴보는 의미에서는 잘 맞는 표현이라 하겠다. 새말모임에서는 ‘자체 제작물’ 외에도 ‘고유 제작물’이란 말을 후보로 올렸는데, 국민수용도 조사 결과 ‘자체 제작물’이 무려 89.5%라는 높은 지지율로 최종 다듬은 말로 결정됐다. 그간 ‘콘텐츠라는 단어를 대체할 말은 없다’고 생각했던 고정관념을 깼다는 점에서도 값진 성과였다. ※ 새말모임은 어려운 외래 새말이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지기 전에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말로 다듬어 국민에게 제공하기 위해 국어, 언론, 통번역, 문학, 정보통신, 보건 등 여러 분야 사람들로 구성된 위원회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이 모임을 꾸리고 있다.
  • [나우뉴스] 급이 다르네…직접 손으로 베낀 中 ‘해적판’ 도서 화제

    [나우뉴스] 급이 다르네…직접 손으로 베낀 中 ‘해적판’ 도서 화제

    중국의 유명 온라인 서점에서 손으로 베낀 불법 복제 도서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져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3일 지무뉴스(极目新闻)에 따르면 장쑤성에 살고 있는 따이 씨(黛, 여성)는 중국 최대 온라인 서점인 당당왕(当当网)에서 주문한 책을 받고 깜짝 놀랐다. 분명 자신이 구매한 서적은 정품이었는데 받은 것은 복제본이었고 심지어 총 7페이지의 내용에 있는 글자 절반은 손으로 쓴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 여성은 60위안(한화 약 1만 1500원)에 10월 중순 경 해당 책을 구매했다.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찾을 수 없는 서적이라서 특별히 온라인으로 주문을 했던 것. 보름을 기다려 받은 이 책을 보자마자 그는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문제가 된 7장 외에도 책 전체적으로 수정한 흔적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목차에도 낙서가 가득했고 종이는 누런 갱지 같았다. 더 어이없는 사실은 해당 도서의 가격. 이 여성이 구매한 가격은 60위안이었지만 실제 해당 도서의 정가는 28위안으로 절반 이상이 저렴했다. 해적판의 경우 일반적으로 정가의 절반 정도의 가격이거나 1/3 수준인 경우도 많다. 참을 수 없었던 여성은 결국 해당 도서를 환불했다. 업체 측은 한차례 환불을 거부했지만 당당망 측과 상의 후 업체가 50위안, 당당망에서 10위안을 보상하는 방식으로 문제가 마무리되었다. 그런데 당초 당당망이라는 대형 플랫폼에서 해적판 도서를 판매한 것을 비판하려 했던 여성의 의도와 달리 네티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일반적으로 공장처럼 찍어 내기만 하는 해적판이 아니라 손으로 직접 인쇄가 덜 된 부분을 썼다는 것에 열광했다. “해적판이라도 정성껏 만들었네”, “손으로 쓰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나 같으면 환불 안 한다”, “요새 인건비가 얼만데. 게다가 글씨도 엄청 잘 쓰고 줄 간격, 자간이 어쩜 저렇게 딱딱 맞냐”는 등의 네티즌 글이 줄을 이었다. 한편 중국에서는 여전히 저작권 침해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다. 중국 ‘소비자 권익 보호법’ 제 55조에 따르면 만약 제공받은 서비스나 재화가 사기인 경우 경영자에 대해 피해 금액의 3배에 해당하는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고 되어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민정 중국 통신원 ymj0242@naver.com
  • 급이 다르네…직접 손으로 베낀 中 ‘해적판’ 도서 화제 [여기는 중국]

    급이 다르네…직접 손으로 베낀 中 ‘해적판’ 도서 화제 [여기는 중국]

    중국의 유명 온라인 서점에서 손으로 베낀 불법 복제 도서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져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3일 지무뉴스(极目新闻)에 따르면 장쑤성에 살고 있는 따이 씨(黛, 여성)는 중국 최대 온라인 서점인 당당왕(当当网)에서 주문한 책을 받고 깜짝 놀랐다. 분명 자신이 구매한 서적은 정품이었는데 받은 것은 복제본이었고 심지어 총 7페이지의 내용에 있는 글자 절반은 손으로 쓴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 여성은 60위안(한화 약 1만 1500원)에 10월 중순 경 해당 책을 구매했다.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찾을 수 없는 서적이라서 특별히 온라인으로 주문을 했던 것. 보름을 기다려 받은 이 책을 보자마자 그는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문제가 된 7장 외에도 책 전체적으로 수정한 흔적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목차에도 낙서가 가득했고 종이는 누런 갱지 같았다. 더 어이없는 사실은 해당 도서의 가격. 이 여성이 구매한 가격은 60위안이었지만 실제 해당 도서의 정가는 28위안으로 절반 이상이 저렴했다. 해적판의 경우 일반적으로 정가의 절반 정도의 가격이거나 1/3 수준인 경우도 많다. 참을 수 없었던 여성은 결국 해당 도서를 환불했다. 업체 측은 한차례 환불을 거부했지만 당당망 측과 상의 후 업체가 50위안, 당당망에서 10위안을 보상하는 방식으로 문제가 마무리되었다. 그런데 당초 당당망이라는 대형 플랫폼에서 해적판 도서를 판매한 것을 비판하려 했던 여성의 의도와 달리 네티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일반적으로 공장처럼 찍어 내기만 하는 해적판이 아니라 손으로 직접 인쇄가 덜 된 부분을 썼다는 것에 열광했다. “해적판이라도 정성껏 만들었네”, “손으로 쓰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나 같으면 환불 안 한다”, “요새 인건비가 얼만데. 게다가 글씨도 엄청 잘 쓰고 줄 간격, 자간이 어쩜 저렇게 딱딱 맞냐”는 등의 네티즌 글이 줄을 이었다. 한편 중국에서는 여전히 저작권 침해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다. 중국 ‘소비자 권익 보호법’ 제 55조에 따르면 만약 제공받은 서비스나 재화가 사기인 경우 경영자에 대해 피해 금액의 3배에 해당하는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고 되어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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