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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인·명물을 찾아서] 몽돌 장단 소리에 흥겹고… 바다에 핀 꽃바위에 설렌다

    [명인·명물을 찾아서] 몽돌 장단 소리에 흥겹고… 바다에 핀 꽃바위에 설렌다

    동해의 푸른 해변을 수놓은 ‘몽돌’과 수십개의 돌기둥을 쌓아 놓은 듯한 ‘주상절리’. 이 두 가지가 울산 북구 정자항에서 산하동에 이르는 4~5㎞ 구간의 정자해변을 유명하게 만들었다. 동해의 거친 풍파에 닳고 닳은 몽돌과 수천만년의 세월을 품은 주상절리는 자연의 위대함을 보여준다. 하얀 모래의 푹신함 대신 자갈과 돌기둥으로 이뤄진 정자해변은 거친 남성미를 뽐낸다. 31일 울산시에 따르면 북구 산하동 화암마을의 ‘강동화암주상절리’는 2000만년 전인 신생대 3기에 분출된 용암이 냉각되면서 열 수축작용으로 생성된 냉각절리다. 생김새는 수평 또는 수직 방향으로 세워진 목재 더미 모양을 하고 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자연이 빚어낸 이 천연의 조각작품은 삼각, 사각형, 육각형 기둥 모양의 바위가 겹쳐져 있다. 거대한 나무를 잘라 만든 목재 더미를 가로나 세로로 쌓아놓은 듯한 형태와 구조를 보인다. ●강동화암주상절리… 태고의 신비 꽃피우다 강동화암주상절리는 동해안 주상절리 가운데 가장 오래된 용암 주상절리로 알려져 학술적 가치가 높다. 여기에다 용암이 식으면서 만들어낸 웅장함은 경관적 가치를 더한다. 박천동 울산 북구청장은 “각 주상체 횡단면이 꽃무늬 모양을 해 한편의 조각품과도 같은 느낌이 있다”면서 “주상절리를 처음 보는 사람은 10~20m의 돌기둥들을 정교하게 깎아 한자리에 포개 놓은 것 같다는 얘기를 하기도 하고, 또 철도 침목을 계단 형식으로 포개 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또 일부는 고대 그리스 신전의 거대한 기둥처럼 줄지어 서 있는 것 같다고도 한다. 수천만년의 세월을 품은 주상절리는 마을 이름까지 ‘화암’(花岩, 꽃바위)으로 만들었다. 북구 산하동 화암마을은 꽃바위(주상절리)가 있는 마을이란 뜻에서 유래했다. 화암주상절리는 현재 울산시 기념물 제42호로 지정됐다. 관광객 이화영(39·경남 김해시)씨는 “해변에서 직접 주상절리를 보고 있으면 태고의 신비함과 자연의 정교함에 감탄사가 나온다”면서 “신이 일일이 돌기둥을 깎아서 장작을 쌓듯 쌓아 놓은 것처럼 가지런하다”고 말했다.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은 주상절리에 부딪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도 장관이라고 한다. 주상절리를 찾아 사진을 찍는 사람만도 해마다 수십만명에 이른다. 화암주상절리에서 경북 경주 방면으로 4㎞가량 더 가면 ‘양남주상절리’를 만날 수 있다. 이곳 주상절리도 2000만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세월 풍파 이겨낸 몽돌… 지압 효과 인기 만점 정자해변은 고운 모래 대신 바둑알 크기에서 손가락 크기만 한 다양한 자갈로 이뤄졌다. 지름 2~5㎝ 크기의 자갈돌이 널려 있어 몽돌해변이라 부른다. 몽돌은 자갈이 오랜 세월 파도에 휩쓸려 깎이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몽돌은 모래와 달리 몸에 달라붙지 않아 쾌적함을 준다. 피서객이 많이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밀려오는 파도에 몽돌이 구르는 소리는 맑고 깨끗하다. 정자해변은 깊은 수심과 높은 파도 때문에 해수욕을 금지한다. 하지만 몽돌을 밟으며 해변을 거닐거나 물에 발을 담그는 피서법은 일반 해수욕장 부럽지 않다. 특히 몽돌해변은 일반 백사장과 다른 청량감을 준다. 파도가 치면 밀려왔다가 다시 가라앉는 돌들이 내는 소리로 귀가 즐겁다. 울산의 몽돌은 북구 정자해변에서부터 동구 주전해수욕장까지 이어진다. 이 해안길은 울산 12경 가운데 최고의 비경으로 꼽힐 정도로 아름답다. 주민 장원준(50)씨는 “정자해변의 몽돌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여름철 많은 피서객이 찾는다”면서 “자갈이 주는 지압 효과 때문인지 젊은층은 물론 노인들에게도 인기”라고 말했다. ●문화쉼터 몽돌… 공연·전시·강연 등 볼거리도 북구청은 정자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의 문화욕구를 해결해 주려고 2009년부터 ‘문화쉼터 몽돌’을 운영하고 있다. 문화쉼터 몽돌은 2009년 바다도서관으로 처음 문을 연 뒤 2012년 인문학 서재 몽돌로 이름을 바꿔 운영되다가 현재 문화쉼터 몽돌로 자리를 잡았다. 이곳에서는 책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각종 인문학 강좌, 공연,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매월 한 달씩 다른 주제로 행사가 열린다. 전시, 북아트, 아동서예, 아동 글쓰기, 동화구연 등의 강좌가 인기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 무료 영화도 상영한다. 지난달에는 ‘반딧불이 축제’가 열렸고, 오는 9월에는 ‘찾아가는 문화공개강좌’, 10월에는 ‘아나바다 장터’도 운영된다.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트레킹족 위한 해파랑길 50개 코스 770㎞ 또 정자항 남방파제 야외공연장에서 ‘해파랑길 걷기 축제’가 열린다. 축하공연, 개회식, 조각보 퍼포먼스, 걷기 등으로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정자항 북방파제에서 출발해 문화쉼터 몽돌, 강동화암주상절리를 지나 신명 해변까지 5.2㎞의 해파랑길을 걷는다. 중간 지점인 문화쉼터 몽돌 앞 해변에서는 지역 문화공연팀의 연주가 펼쳐진다. 걷기 구간에는 1㎞의 몽돌해변이 포함돼 몽돌을 밟으며 바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해파랑길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에 걸쳐 조성됐고, 부산 오륙도에서 강원 고성군 통일전망대까지 50개 코스 총거리만 770㎞다. 울산 구간은 5개 코스 107.7㎞로 구성됐다. 이와 함께 2007년부터 ‘강동해변 몽돌마라톤대회’도 열리고 있다. 마라톤코스는 산하동 야외공연장 앞 몽돌해변에서 출발해 정자항을 돌아오는 1코스와 화암마을 주상절리를 돌아오는 2코스로 진행된다. 매년 1000여명이 참가해 몽돌과 주상절리를 즐긴다. ●텐트에서 활어 한 접시 낭만 한 접시 정자해변은 울산에서도 가장 뛰어난 경치를 가지고 있다. 몽돌로 이뤄진 해변과 갯바위가 어우러진 맑은 바다풍경을 사시사철 감상할 수 있다. 이곳에는 어선, 방파제, 빨간 등대 등 이국적 풍경이 넘친다. 포구의 단조롭지만, 낭만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파라솔이 넘치는 일반 해변과 달리 각양각색의 텐트가 자리를 지킨다. 정자항 입구에는 작은 횟집들이 있다. 정자마을 어촌계가 운영하는 활어직판장에서는 싱싱한 회도 맛볼 수 있다. 활어직판장은 방문객들로 북적인다. 어부들이 직접 잡은 활어들로 넘쳐난다. 오징어·넙치·농어·우럭·참돔·전어 등이 많이 팔린다. 정자대게는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대게 철에는 전국에서 미식가들이 몰려든다. 정자마을은 2007년 해양수산부로부터 ‘아름다운 어촌 12곳’ 중 하나로 선정됐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국내 최대 4층 목조건물 완공… 산림자원 연구동 내일 준공식

    국내 최대 4층 목조건물 완공… 산림자원 연구동 내일 준공식

    목재를 사용해 만든 국내 최대 규모의 목조건물이 완공됐다. 건물 전체를 목재로 만든 것은 처음이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29일 경기 수원에 있는 산림유전자원부 종합연구동 준공식을 갖는다. 지상 4층, 연면적 4500㎡ 규모로 목재를 구조재료로 사용한 국내 최대의 목조 다층 건물이다. 목조건축 기술인 구조용 집성재를 이용한 기둥·보 구조로 설계됐다. 목조 건축물은 장기적으로 탄소를 저장할 수 있어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친환경 건축이다. 단열 성능이 뛰어나고 가연성 재료지만 강도를 유지해 불에 강한 성질이 있다는 점도 이채롭다. 산림청과 산림과학원은 목조건축 활성화를 위해 구조용재 제조기술과 목조건물의 에너지성능 향상, 목구조 설계기술 등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다. 2018년 5층 목조빌딩에 이어 2022년에는 10층 규모의 목조아파트 건설을 목표로 한다. 박문재 산림과학원 재료공학과장은 “연구동은 다층 목조건축의 실용성을 검증하는 첫 사례”라며 “고층 건축에 필요한 강도와 안전성 등 연구와 함께 현재 5층 이하 및 도심 이외 지역으로 제한된 규정을 완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강남구는 재활용 체험교실 선생님

    강남구는 재활용 체험교실 선생님

    올여름에도 찾아온 폭염과 기상이변은 녹색 숲과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운다. 강남구가 여름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에게 환경보전에 대한 생각을 심어 주는 재활용 체험교실을 연다. 강남구는 다음달 18일까지 재활용품을 선별, 분리, 압축하는 다양한 체험과 폐품으로 만든 정크아트 공모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재활용 체험교실을 율현동 강남환경자원센터에서 연다고 26일 밝혔다. 율현동 자동차매매단지 안에 자리잡은 강남환경자원센터는 버려지는 재활용품을 수거해 종류별로 선별하는 최신 시설을 갖췄다. 재활용 학습장과 정크아트 전시, 풋살 경기장, 어린이 놀이시설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춰 가족 단위 및 단체방문객들의 발길이 붐빈다. 재활용 체험교실은 매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오전 9시와 오후 2시 하루 두 차례씩 총 30회 진행된다. 체험교실 프로그램은 ▲재활용 선별처리 과정 견학 ▲ 재활용품 분리배출제도 안내 ▲스티로폼 압축 체험 ▲재활용 5종 분리 체험 ▲정크아트 공모전 수상작품 감상 등이다. 특히 낡은 양은 냄비를 활용한 전시 작품인 ‘영양의 재탄생’을 비롯해 폐유리병, 레코드판, 철근, 자동차 하부, 폐목재, 병뚜껑 등으로 만든 다양한 동물 작품들은 재활용의 필요성을 체감하게 해 준다. 견학과 체험활동이 끝나면 생활쓰레기 20% 줄이기, 재활용 분리 배출 안내를 직접 홍보하는 캠페인, 거리 청소 순서도 마련돼 있어 방학을 맞은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된다. 참가를 희망하는 학생은 자원봉사포털(www.1365.go.kr)에서 신청할 수 있고, 참가자에게는 3시간의 자원봉사 시간이 인정된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코스피 2020선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 경신

    코스피가 26일 2020선을 돌파하며 종가 기준으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14거래일 연속 순매수 영향이 컸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5.02 포인트(0.75%) 오른 2027.34에 장을 마쳤다. 종전 연중 최고치는 지난 6월 8일의 2027.08이었다. 장중 기준으로 연중 최고치는 지난 6월 9일의 2035.27이다. 지수는 2.92 포인트(0.15%) 내린 2009.40으로 출발한 뒤 외국인의 ‘사자’와 기관의 ‘팔자’가 맞붙으며 보합 흐름을 보이는 듯했지만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결국 2020선을 뚫고 올랐다. 코스피는 각국의 통화완화 정책 기대감과 위험자산 선호 심리에 힘입어 지난 13일부터 2000선 위에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높아진 지수 수준이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코스피 랠리에 투신권을 중심으로 한 기관의 차익실현성 매도 강도가 강화되면서 코스피는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약보합 흐름을 지속하기도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 등 글로벌 빅이벤트를 앞두고 시장 경계심리가 더 커질 수도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889억원어치를 사들이며 14거래일째 순매수 행진을 이어나갔다. 기관은 56억원어치를 팔았다. 금융투자에서 1113억원어치를 사들이며 매도 규모를 제한했다. 개인은 175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은 3조 9264억원, 전체 거래량은 3억 3221만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기계(2.08%), 의료정밀(1.47%), 전기·전자(1.40%), 전기가스업(1.40%), 의약품(1.32%) 등 대체로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운수창고(-0.26%), 보험(-0.23%), 종이·목재(-0.06%) 등은 소폭 내렸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44포인트(0.06%) 오른 705.40에 장을 마치며 사흘 만에 상승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2.1원 내린 1134.9원에 장을 마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산 품은 너른 강… 지친 마음 씻으러 갈까요

    [명인·명물을 찾아서] 산 품은 너른 강… 지친 마음 씻으러 갈까요

    전북 순창군은 산 좋고 물 좋은 아름다운 고장이다. 고추장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진 순창군에는 관광명소도 많다. 회문산, 강천산, 고추장 민속마을, 전남 담양으로 이어지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은 전국적인 명소다. 자연을 벗 삼아 조용하게 힐링할 수 있는 섬진강 자연공원은 순창군의 숨겨진 보물이다. 대표적인 게 장군목유원지와 향가유원지다. 동계면~적성면~유등면~풍산면을 부드럽게 휘감아 흐르는 섬진강은 순수하고 오염되지 않은 순창의 속살을 보여준다. 강기슭을 따라 산과 바위, 백사장이 어우러지며 수채화 같은 경관을 빚어낸다. 섬진강을 따라 시원하게 달릴 수 있는 자전거길도 조성됐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힐링과 야영, 하이킹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요강바위로 유명한 장군목유원지 장군목유원지는 순창군 동계면 어치리 내용마을 일대에 조성된 자연발생 유원지다. 섬진강 최상류 지점으로 경치가 빼어난 곳이다. 동계면 소재지에서 7㎞가량 떨어져 있다. 임실군과 경계로 섬진강을 노래한 김용택 시인의 생가와 인접해 있다. 장군목이란 이름은 서북쪽 용궐산(해발 645m)과 남쪽 무량산(586.4m)이 마주 서 있는 형세가 풍수지리상 장군대좌형(將軍大坐形) 명당이라 해 붙여졌다. 장구목이라 부르기도 한다. 장군목유원지의 절경은 3㎞에 걸쳐 펼쳐지는 너럭바위 군이다. 섬진강 맑은 물이 수만년에 걸쳐 다듬어 놓은 걸작품이다. 살아 움직이는 듯한 바위들은 기기묘묘한 형상을 보여준다. 밀가루 반죽 같은 암반들이 강바닥에서 솟아오른 모양이다. 넘실대는 물결 같기도 하고 굽이치는 산봉우리 모양과도 닮았다. 특히 강물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는 요강바위가 유명하다. 소용돌이치는 물살의 세굴작용으로 바위 가운데가 요강처럼 움푹 파여 붙여진 이름이다. 높이 2m, 폭 3m, 무게 15t에 이른다. 한국전쟁 당시 주민들이 요강바위 속에 몸을 숨겨 목숨을 건졌다는 일화가 있다. 임신을 못하는 여인들이 요강바위에 들어가 치성을 드리면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전설도 전해 내려온다. 이 바위는 수억원을 호가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1993년 도석꾼들에 의해 도난을 당하기도 했다. 도난당한 지 1년 6개월 만에 마을 주민들의 노력으로 되찾아왔다. 유원지 일대는 주변 회문산 등에서 계곡물이 흘러 내려와 사철 맑은 물이 풍부하게 흐른다. 소와 여울이 많아 물놀이와 낚시 명소로 유명하다. 유원지 인근 용궐산(龍闕山)은 치유의 숲이다. 숨은 비경을 자랑한다. 화강암으로 이뤄진 산 정상에는 바둑판이 새겨진 너럭바위가 있다. 주민들이 신선 바둑판으로 부른다. 용궐산에서 수도 중이던 스님이 무량산에 기거하는 스님에게 ‘바둑이나 한 판 둡시다’라는 내용이 담긴 서신을 호랑이 입에 물려 보내서 초청해 바둑을 뒀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순창군은 용궐산을 섬진강 수변과 청정한 숲을 연계시킨 산림휴양문화단지로 가꿨다. 20억원을 투입해 13개 화원과 치유의 숲길, 편익시설을 조성했다. 수목 12만 6000그루, 초화류 4만 포기를 식재했다. 등산로와 세심정 주변을 특화 조림하고 미르숲을 조성했다. 수목원은 무궁화원, 관목류원, 철쭉원, 애기단풍원, 열매원 등으로 구성됐다. 87종의 수목과 초화류 13종이 철 따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섬진강을 건널 수 있는 징검다리와 숲속 돌길 산책로도 유명하다. 4㎞에 이르는 돌길은 용궐산에만 있는 독특한 탐방로다. ●강과 하늘이 만나는 향가유원지 향가유원지는 순창군 풍산면 대가리 일대에 있는 자연발생 유원지다. 강물이 산자락을 휘감고 돌아가는 지역이다. 물줄기를 안은 풍경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예로부터 시인 묵객과 한량들이 뱃놀이를 즐기던 곳으로 유명하다. 향가(香佳)라는 이름은 섬진강의 물을 향기로운 물이라고 하고 강 옆의 산인 옥출산(玉出山)을 가산(佳山)이라고 부르는데 각각 한 글자씩 따다가 붙인 것이다. 유원지 주변은 나지막한 산과 강물이 어우러져 평화로운 풍경을 그려낸다. 강변에는 2㎞에 이르는 너른 백사장이 펼쳐진다. 또 노송이 기암괴석과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수심이 깊어 물놀이는 금지하고 있다. 강변으로 이어진 흙길을 따라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물안개가 많이 끼는 계절에는 강과 하늘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몽환적인 경관이 연출된다. 향가유원지에는 일제강점기 철도를 개설하다가 해방과 함께 공사가 중단된 교각과 터널을 이용해 만든 도로와 터널이 눈길을 끈다. 향가목교는 순창과 전남 담양을 연결하는 철도를 개설하다가 방치됐던 8개의 교각을 이용해 자전거길을 만든 것이다. 목재로 상판을 연결해 자전거길을 완성했다. 전망대에 서면 섬진강과 향가마을, 유원지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중간 지점은 특수 강화유리로 스카이워크 구간을 만들었다. 투명한 유리 바닥으로 강이 내려다보인다. 발아래로 흐르는 섬진강 푸른 물 위에 서 있는 것처럼 가슴 철렁한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돌붕어가 많이 나온다 해 낚시터로도 유명하다. 향가터널은 철도가 미처 개설되지 않은 터널을 관광자원으로 단장한 것이다. 길이가 384m에 이른다. 미처 완성하지 못하고 해방이 되자 마을을 오가는 통로로 사용됐다. 여름에도 에어컨을 켜놓은 것처럼 시원한 바람이 분다. 향가유원지에는 섬진강 자전거 종주 도로가 2013년 6월 29일 개통됐다. 주말이면 많은 동호인들이 찾아온다. 향가터널과 향가목교 구간은 섬진강 자전거길 가운데 경치가 가장 빼어난 곳이다. 터널에서 빠져나와 다리로 올라서기 직전에 섬진강 자전거길 인증센터가 있다. 빨간 공중전화 부스처럼 생긴 인증센터에는 자전거길 구간 안내도와 함께 인증 스탬프가 걸려 있다. 인증센터 옆에는 휴식 공간이 조성돼 있다. 종주길에 나선 동호인들이 꼭 쉬어 가는 명소다. 향가마을 일원에 조성된 오토캠핑장도 인기다. 순창군이 150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7월 준공했다. 자동차 야영장 37면, 방갈로 6동, 취사장, 샤워장 등을 갖추고 있다. 향가유원지 바로 위에 자리잡고 있어 강을 내려다보는 전망이 일품이다. 자동차 야영장은 37면에 모두 가로 5m, 세로 8m의 원목 데크를 설치해 쾌적한 야영을 즐길 수 있다. 방갈로는 친환경 소재인 편백나무로 만들었다. 이 밖에도 어린이 놀이시설과 생태연못, 잔디구장, 야외공연장, 산책로 등을 조성했다. 야영을 하면서 가까운 순창 읍내 고추장민속마을이나 맛집을 탐방하는 것은 덤이다. 순창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나 혼자 산다 장우혁, H.O.T. 재결합설 심경 “또다시 상처줄까 두렵다”

    나 혼자 산다 장우혁, H.O.T. 재결합설 심경 “또다시 상처줄까 두렵다”

    원조 아이돌 H.O.T. 출신 장우혁이 ‘나 혼자 산다’에서 재결합설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15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는 전설의 아이돌 H.O.T. 멤버 장우혁이 출연해 싱글라이프를 공개했다. 이날 ‘나 혼자 산다’에서 장우혁은 직접 목재를 다듬어 오락실 게임기용 벤치를 완성했고 이를 자랑하기 위해 NRG 멤버 천명훈을 불렀다. 장우혁과 천명훈은 리폼한 벤치에 앉아 오락실 게임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후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H.O.T.가 언제 재결합하냐는 천명훈의 질문에 장우혁은 “마음 같아서는 내일이라도 나오고 싶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장우혁은 “사람의 힘도 중요하고 운도 따라줘야 하는 것 같다. 다시 하려니까 욕심도 생긴다. 팬들이 너무 많은 사랑을 보내줘서 또다시 헤어지게 되면 상처를 줄까 두렵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장우혁은 이어진 ‘나 혼자 산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저도 재결합을 원한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최고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데, 거기에서 오는 부담감도 굉장하다. 부담감을 뛰어넘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장우혁은 “앞으로 좋은 결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사진=MBC ‘나 혼자 산다’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나 혼자 산다 장우혁, 아줌마+소속사 대표+목수까지..“팔색조 매력”

    나 혼자 산다 장우혁, 아줌마+소속사 대표+목수까지..“팔색조 매력”

    ‘나 혼자 산다’ 장우혁이 아줌마의 모습부터 소속사 대표, 전문 엔지니어의 모습까지 선보이며 팔색조 매력을 뽐냈다. 15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는 전설의 아이돌 H.O.T. 멤버 장우혁이 출연해 싱글라이프를 공개했다. 가구매장처럼 깔끔한 내부의 자택을 공개한 장우혁은 “직접 집을 인테리어했다”며 “콘셉트는 미니멀리즘”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나 혼자 산다’에서 장우혁은 물구나무를 서며 하루를 시작했다. 요가에 이은 명상으로 마음을 다잡은 장우혁은 “활동할 땐 외적인 모습에 치중했다”면서 “바쁘게 지내다 보니 심적으로 많이 지쳤다. 요가와 명상을 했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장우혁은 쌀과 잡곡을 섞어 아침밥을 준비했다. 이어 세탁기를 돌리고 꼼꼼히 세안을 했다. 곰팡이 방지를 위해 세면대까지 닦아낸 그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얼굴에 화장품을 발랐다. 단장을 마친 후에는 청국장에 넣을 감자를 손질했고, 싱크대 구석구석을 쉴 틈 없이 청소했다. 자신이 만든 청국장을 촬영해 SNS에 게재한 장우혁은 댓글을 읽으며 아침식사를 이어갔다. 아침식사를 마친 그는 바로 싱크대로 향해 설거지, 싱크대 청소를 마친 뒤 앞서 세탁했던 빨랫감을 건조대에 널어놓았다. 이어 장우혁은 사용하던 의자를 리폼해 벤치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그는 친환경 전기자동차를 타고 목재 골목으로 향했다. 단골집에 도착해 목재를 꼼꼼하게 살펴본 장우혁은 대패질까지 자처하며 목재를 다듬었다. 이후 장우혁은 자신이 대표로 있는 소속사를 찾아 연습생들을 모니터링했다. 그는 연습생들에게 웨이브 시범을 보이며 직접 춤을 가르쳤다. 그는 연습생들의 고충을 직접 들으며 상담에 나서는가 하면, 함께 명상을 하기도 했다. 집으로 돌아온 장우혁은 목공소를 방불케 하는 작업 열정으로 남은 시간을 불태웠다. 오락실 게임기용 벤치를 완성한 장우혁은 NRG 멤버 천명훈을 불러 자신의 인테리어를 자랑했고, 그의 미니멀리즘 인테리어를 접한 천명훈은 “필요 없는 거 다 나 줘. 난 맥시멈리스트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MBC ‘나 혼자 산다’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깊고 짙다 선비들의 ‘비밀정원’

    깊고 짙다 선비들의 ‘비밀정원’

    전남 강진에 유서 깊은 정원이 숨어 있다. 강진에서조차 아는 이가 많지 않은 ‘비밀의 정원’이다. 월출산 아래 드넓은 차밭과 오래된 동백들이 드리운 짙은 숲그늘을 지나면 계곡 한가운데 세월이 더께로 내려앉은 듯한 낡은 건물이 서 있다. 옛 선비들이 즐겨 찾아 더위를 식혔다던 백운동 별서정원이다. 시간을 붙잡아 두기라도 한 걸까. 돌담 하나하나에 억겁의 세월이 깃든 듯하다. 사방을 둘러친 숲도 깊다. 햇볕 한 줌 들어오지 못해 낮에도 어둑어둑할 정도다. 시간도, 더위도 비켜 갈 듯한 풍경이다. 월출산 남쪽 자락. 사내의 알통 닮은 암릉 아래로 초록빛이 가득하다. 성전면 월남리 월남사지와 무위사를 잇는 2차선 도로변에 드넓게 차밭이 펼쳐져 있다. 차밭 하면 흔히 보성 쪽을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바다 가까운 구릉에서 차밭의 푸름을 만나 눈을 씻는다는 건 생각지 못한 횡재다. 밥먹으며 기거하는 일종의 별장 사실 월남 차밭에서 백운동 정원을 찾기란 쉽지 않다. 말 그대로 등잔밑이 어두운 탓이다. 한데 다산 정약용은 달랐던 모양이다. 강진에 유배됐던 다산은 1812년 제자들과 월출산 산행에 나섰다가 하산길에 백운동 계곡을 지나게 된다. 100그루가 넘었다는 매화나무와 동백숲 등에 눈길을 뺏긴 다산은 숲 한가운데 터를 잡은 별서(別墅)에 반해 하룻밤 잠을 청한다. 그곳이 바로 백운동 별서정원이다. 별서는 밥을 해먹으며 기거할 수 있는 일종의 별장을 뜻한다. 다산은 백운동 풍경을 안팎으로 나눠 ‘백운동 12경’이라 이름 짓고 1경 옥판상기(월출산 옥판봉의 상쾌한 기운)부터 12경 운당천운(운당원에 우뚝 솟은 왕대나무)까지 시로 읊었다. 이어 자신을 스승처럼 섬긴 초의선사에게 백운동과 다산초당을 그리게 한 뒤, 이를 합쳐 ‘백운첩’(白雲帖)으로 남겼다. 현재의 백운동 별서정원은 이 백운첩을 근간으로 복원한 것이다. 애초 백운동 별서정원을 조성한 이는 17세기 강진의 처사였던 이담로(1627~?)다. 그가 말년에 자신의 둘째 손자와 함께 백운동에 들어온 이후 12대째 이어져 왔다. 백운동(白雲洞)은 월출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다시 구름이 되어 올라간다는 뜻이다. 백운동 별서정원은 호남 지역 차 문화의 산실로 꼽힌다. 다산의 차 관련 편지와 한국 최초의 차 전문 저작인 ‘동다기’ 등이 여기서 발견됐다. 청자 등 다수의 문화재가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건물지 아래층과 배수로 등 하층부에서 고려청자와 기와, 청자완 등이 다수 출토돼 고려시대 층을 형성하고 있는 게 확인됐다. 백운동이 들어서기 전 고려시대 사찰 관련 유적이 집터 아래 있었다는 방증이다. 호사가들은 백운동을 두고 ‘호남의 3대 정원’이라 일컫기도 한다. 담양의 소쇄원, 보길도의 부용동과 견줄 만하다는 건데, 안채 등의 건물이 옛 모습대로 복원된다면 그럴 법하겠으나, 아직은 좀 부족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다만 주변 풍경은 정말 빼어나다. 소쇄원 등보다 훨씬 깊다. 이끼 무성한 계곡과 노거수들이 우거진 숲은 낮에도 컴컴할 정도다. 백운동이 세상의 시선에서 살짝 비켜설 수 있었던 것도 숲이 차폐림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건물은 간소한 편이다. 사람이 상주하는 건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별서 마당에는 유상곡수(流觴曲水, 술잔을 띄울 수 있도록 만든 구부러진 물길)가 굽이친다. 월출산에서 흘러내린 물을 정원 마당으로 끌어와 한 바퀴 돌아가도록 설계했다. 민간 정원에 유상곡수가 남아 있는 곳은 이곳뿐이라고 한다. 전국 최대 인공 숲 ‘초당림’ 꼭 가보세요 초당림도 가볼 만하다. 이름만 듣고 얼핏 흔한 자연휴양림이 아닐까 생각됐지만, 실제 마주한 초당림의 숲그늘은 넓고도 짙었다. 초당림은 국내 한 제약회사 설립자가 1967년부터 애면글면 가꿔온 전국 최대 규모의 인공 숲이다. 규모는 960㏊. 언뜻 감이 잡히지 않을 만큼 방대한 면적에 500만 그루에 달하는 편백나무 등이 수직세상을 펼쳐내고 있다. 사실 초당림의 대부분은 비공개 지역이다. 목재 데크가 깔려 있긴 해도, ‘출입제한’ 팻말이 세워져 있어 선뜻 숲 안쪽으로 발을 내딛기 어렵다. 현재 마음 놓고 돌아다닐 수 있는 구간은 초당림 초입이다. 이 구간만 돌아봐도 피톤치드로 샤워를 한 듯 개운하지만, 아쉬움은 적잖이 남는다. 계곡 일부를 정비해 초당림 물놀이장도 조성해 놓았다. 온몸에 달라붙은 땀과 먼지를 말끔하게 씻어낼 수 있다. 강진의 명소로 꼽히는 가우도에서 차로 7~8분 거리에 있다. 도암면 석문공원은 최근 부쩍 관심을 끌고 있는 곳이다. 공원을 둘러친 석문산(272m)은 산세가 금강산을 축소해 놓은 듯하다고 해서 예부터 ‘남도의 소금강’이라 불렸다. 이 산자락에 최근 출렁다리가 놓였다. ‘사랑+구름다리’라는 이름의 현수교다. 길이 111m, 폭 1.5m로 만덕산(412m)과 석문산을 잇고 있다. 이 다리 덕에 멀찌감치 떨어져 봐야 했던 암릉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게 됐다. 다리 양끝에는 하트 모양의 게이트와 포토존 조형물이 설치됐다. 사실상 ‘개장휴업’ 상태였던 석문공원에도 다양한 시설들이 들어섰다. 석문계곡을 따라 유아풀장 등이 갖춰진 295㎡ 규모의 물놀이장이 조성됐고, 만덕산과 석문산을 잇는 등산로도 정비했다. 정약용·영랑 김윤식의 발자취 오롯이 강진엔 다산 정약용의 자취가 많이 남아 있다. 다산초당은 이미 명소이고, 그가 한동안 머물렀던 주막집 사의재에도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다. 다산은 강진에 머물며 제자 하나를 거뒀는데, 그가 바로 황상이다. 황상은 평생을 일속산방(一粟山房)이란 집에서 학문을 닦고 글벗들을 맞았다. 글자 그대로 좁쌀만큼 작고 소박한 한 칸짜리 서재다. 달리 보면 ‘쌀 한 톨에 수미산이 담긴다’는 불교의 경구처럼, 작지만 더없이 큰 공간이라는 은근한 자부심을 표현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몇 해 전 대구면 항동마을의 일속산방에서 칠량면까지 ‘일속산방길’이 조성됐다. 하지만 찾는 이가 드물어 사실상 사라졌다. 당전제에서 호수 너머 집터를 바라보며 황상의 뜻을 되새기는 게 효율적이다. 되짚어 나오는 길에 민화박물관을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수억원에 달한다는 민화 등 다양한 종류의 민화를 만날 수 있다. 2층에 성인 전용 춘화방도 있다. 노골적으로 남녀상열지사를 표현한 그림들이 제법 많다. 영랑생가도 잊지 말고 찾을 것. ‘모란이 피기까지’ 등 강진만(灣)의 황금빛 물비늘처럼 영롱한 시를 남긴 영랑 김윤식의 흔적과 마주할 수 있다. 시의 소재가 됐던 모란과 우물, 동백나무, 장독대 등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강진군청 옆에 있다. 글 사진 강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간다면 서해안고속도로 목포요금소를 지나 죽림나들목으로 나와 2번 국도를 타고 가다 서영암 나들목에서 목포광양고속도로로 갈아탄 뒤 강진 나들목으로 나오면 된다. 서천공주고속도로 동서천 분기점에서 서해안고속도로로 바꿔 타고 가는 방법도 있다. →맛집:강진 읍내에 오감통 먹거리장터가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즐겨 먹던 식단으로 꾸렸다는 한정식 ‘대통령의 밥상’, 문어와 전복 등을 주재료로 만든 회춘탕, 토하젓으로 비빈 토하비빔밥 등 강진의 독특한 먹거리들을 맛볼 수 있다. 강진의 제철 음식으로는 바지락회무침이 꼽힌다. 칠량면의 청자식당(435-1515)이 유명하다. 강진 읍내의 흥진식당(434-3031)은 한정식, 병영면의 수인관(432-1027), 설성식당(433-1282) 등은 달달한 돼지불고기로 이름 났다. →잘 곳:숲 속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면 주작산 자연휴양림(430-3306)을 권한다. 강진 읍내에서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이른바 ‘가성비’가 꽤 높다. 요즘 강진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석문공원과 멀지 않다. 읍내에선 프린스행복모텔(433-7300)이 깨끗한 편이다.
  •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아름다움의 본질에 다가서다…제주 문화 명소 본태박물관

    [함혜리 기자의 미술관 기행]아름다움의 본질에 다가서다…제주 문화 명소 본태박물관

      제주를 여행한다는 것은 검은 돌과 짙푸른 바다를 보고, 드넓은 초지와 이름모를 오름을 오르고, 울창한 나무가 우거진 숲을 걷다가 싱싱한 특산물을 즐기는 일정을 떠올린다. 요즘은 여기에 문화가 보태졌다. 제주도 곳곳에 다양한 박물관과 미술관, 공연장이 들어서 여행 중 전시와 공연, 축제를 즐길 수 있게 된 까닭이다. 수준을 따지자면 천차만별이다. 왜 이런 아름다운 곳에 이런 흉한 것들을 들여 놓았는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곳부터 어디에 내 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곳까지 천차만별이다.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 산록남로에 위치한 본태박물관은 후자의 경우이다.  본태박물관은 2012년 11월 개관해 이제 겨우 4년이 채 안되는 박물관이지만 소장품의 수준이나 건축물, 전시, 교육 등 운영면에서 제주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사립박물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건축, 아름다운 전통 공예품으로 빚어낸 수준 높은 전시, 제주도의 수려한 자연풍경 등 3박자가 어우러진 빼어난 문화공간은 제주의 숨은 진주같은 곳이다. 한라산 중턱에 위치한 이곳에서는 산방산과 남쪽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지만 중산간지역인지라 잦은 안개 때문에 탁 트인 풍경을 보는 것은 쉽지않다. 이것 또한 본태박물관의 아름다움을 한층 더한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우리 생활문화의 아름다움을 세계인과 나누고, 전통 공예와 현대 미술을 통해 새로운 미래 가치를 창출한다’는 게 이 박물관의 컨셉이다. 전통과 현대라는 사뭇 다른 이미지가 한데 어우러질 수 있는 비결은 ‘본태(本態)’라는 이 박물관의 이름에서 찾을 수 있다. 사물 본래의 모습이 지닌 아름다움에 주목하다 보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게 된다.  본태박물관의 설립은 40여년전부터 시작된 이행자(73) 본태박물관 고문의 골동품 수집에서 시작됐다. 고(故)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부인이자 세 아이의 어머니로, 현대가의 며느리로 쉽지않은 삶을 살았던 이 고문은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장안평이나 인사동에 나가 옛 사람들의 손때가 묻은 골동품의 아름다움을 마주하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고 회상한다. 이제는 박물관이 그에게 삶의 전부가 됐다.  “처음엔 장롱과 목가구를 모으기 시작하다가 모아둘 공간이 부족해서 소반을 모으기 시작했어요. 모양도 아름답고 크기별로 모아서 겹쳐서 보관하면 큰 공간을 차지하지 않아서 하나둘씩 모았죠. 그 후엔 붉은 자수공예품과 장신구, 소박한 보자기도 모으게 됐지요. 민속 공예품을 수집하는 덕분에 힘든 세월을 견딜 수 있었어요.”  본태박물관이 짧은 시간에 유명세를 탈 수 있었던 비결은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1941~)의 설계로 건축된 박물관 건물의 아름다움을 들 수 있다. 안도 타다오는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건축가로 ‘예술의 섬’ 일본 나오시마의 베네세 하우스와 지추미술관(2004년),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푼타 델라 도가나 컨템퍼러리뮤지엄(2007년) 등 전 세계에 수많은 걸작을 탄생시켰다. 매끈하게 다듬어진 노출 콘크리트를 주로 사용하는 그의 건축은 순수 기하학적인 형태의 건물에 빛과 물을 건축 요소로 끌어들여 자연과의 통합을 꾀하는 것이 특징이다. 본태박물관에는 제주의 자연과 조화를 고려하는 건축환경에 대한 그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제주에 박물관을 만들고, 안도에게 설계를 맡기는 것은 순전히 이 고문의 생각이었다. 이 고문은 “나오시마에 지추미술관이 생기고 얼마 안 돼서 그곳을 방문했을 때 안도의 노출 콘크리트 건축물에 큰 감명을 받았고 언젠가 박물관을 짓는다면 제주도에 안도의 설계로 짓겠다는 생각을 품게 됐다”고 회고했다. 몇차례 만나 의견을 나누다가 IMF 때문에 중단된 후에도 박물관 건립의 꿈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강하게 바라면 이뤄진다고 했던가. 안도는 이 고문을 베네치아의 푼타델라도가나 오프닝에 초대했다. 푼타델라도가나는 300년전에 지어진 베네치아의 세관 건물로 세계적인 미술품 컬렉터 프랑수아 피노 회장의 현대미술 소장품을 전시하기 위해 미술관으로 리모델링한 것이다.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맡은 안도는 고풍스러운 건물의 외관과 목재로 이뤄진 천정은 그대로 둔채 노출 콘크리트로 전시공간을 멋지게 만들어냈다. 이 고문의 푼타델라도가나 방문을 계기로 박물관 설계가 급물살을 탔다.  안도는 본태박물관 설계를 하면서 제주의 대지에 순응하면서 한국의 전통과 현대를 담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박물관은 경사진 대지의 성격을 거스르지 않고 공간적인 조화를 이루기 위해 서로 다른 높이에서 만나는 삼각과 긴 사각 마당을 가진 두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두 개의 ‘L’자형 건물은 동질감을 가지면서 단의 높이 차를 두고 만나 다양한 공간감을 연출한다. 한국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담은 일월석(日月石) 담이 두개의 공간을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박물관은 원래 고급 주택단지인 비오토피아의 생태공원 내 연못 옆에 지을 계획이었지만 단지 주민들의 반대로 바깥 쪽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이 고문은 “반대가 극심해서 그때는 정말 힘들었지만 일반인의 접근이 용이해 지고 자연과 더 가까워 지면서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다”면서 “좀 더 많은 학생들이 박물관을 찾아서 선조들이 살아온 문화를 보고 배우면 더없이 좋겠다”고 말했다.  박물관은 1~4 전시실과 야외 조각공원으로 구성된다. 1관에는 전통 한옥 공간에서 사용됐던 조선시대의 공예품이 고르게 전시돼 있다. 2층부터 1층까지 이어지는 개방된 공간에 장식미술의 결정체인 목가구, 다양한 소반, 옛 여인들이 한땀한땀 정성들여 놓은 자수와 장신구, 보자기 등 전통 수공예품, 담백한 도자기, 전통복식 등 삶을 이루고 풍요롭게 했던 아름다운 옛 물건들이 차례로 펼쳐진다. 소박함과 화려함, 단정함과 파격을 동시에 보여주는 우리 수공예품에 담긴 다채로운 아름다움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2관의 현대미술 컬렉션도 수준급이다. 1층에는 20세기 현대조각의 새 장을 연 안소니 카로의 ‘물결’, 대담한 색상과 특유의 컷아웃 기법으로 유명한 팝아트 조각가 데이비드 걸스타인의 ‘불타는 입술’, 이브 클라인의 ‘블루 YBK’, 페르낭 레제의 ‘건설 노동자’, 살바도르 달리의 ‘늘어진 시계’ 등ㅇ이 소장품이다. 2층에는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과 본태박물관을 설계한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특별공간이 마련돼 있다. 그 다음으로 복도를 따라 들어가면 창호문으로 사방을 장식하고 맞은 편 벽면에는 한국의 모시조각보를 형상화한 스테인드글래스를 설치한 ‘명상의 방’으로 이어진다. 3관은 점으로 유명한 일본 출신의 아티스트 쿠사마 야요이의 상설전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쿠사마의 시그니쳐 작품 노란 호박 외에 특수 거울과 조명이 설치된 ‘무한 거울방-영혼의 반짝임’이 환상적인 예술적 체험을 맛보게 한다. 4관에서는 선조들이 피안으로 가는 길에 동반했던 꽃상여와 꼭두 등 우리 옛 문화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전통 장례관련 유물을 살펴볼 수 있다. 제주의 나무로 가꿔진 조각공원에는 데이비드 걸스타인의 ‘유포리아(희열)’, 자우메 플렌사의 ‘어린아이의 영혼’, 로트르 클라인-모콰이의 ‘집시’가 설치돼 있다.  제주 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캄보디아 자생식물에서 미백·주름개선 효능 확인

    캄보디아 자생식물에서 미백·주름개선 효능 확인

    국립생물자원관은 10일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캄보디아 자생식물인 ‘디프테로카르푸스 인트리카투스’에서 미백과 피부 주름 개선, 항알레르기 효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생물자원의 발굴부터 산업화까지’ 국제심포지엄에서 발표된다. 캄보디아에서 원주민들이 집과 마차 등을 만들 때 인트리카투스를 사용한다. 동남아시아에 흔하다. 높이 15~30m, 직경 60~80㎝ 정도 자라며 약용보다는 목재로 주로 활용됐다. 생물자원관은 경기과학기술진흥원, 캄보디아 산림청과 2014년부터 2년간 공동연구를 통해 식물의 추출물이 합성 미백제인 알부틴보다 높은 멜라닌 생성 억제 효능을 확인했다. 생물자원관은 생물자원의 산업화엔 약효도 중요하지만 자연생태계 내 생물량이 풍부해야 높은 활용도를 나타낸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또 경기과학기술진흥원·캄보디아 산림청 등과 공동으로 3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생물자원관은 정부 간 네트워크를 갖추지 않은 바이오산업계에선 생물자원을 확보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아프리카 등으로 협력국가를 확대하는 한편 생물소재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한강·돛단배…그 속엔 왕실 그릇 제작소 오롯이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 이야기] 한강·돛단배…그 속엔 왕실 그릇 제작소 오롯이

    조선시대 사옹원(司饔院)은 궁중의 먹을거리에 관한 일을 맡았던 관청이었다. 궁궐에서 필요한 그릇을 만들어 공급하는 것 역시 사옹원에 부여된 역할의 하나였다. 사옹원의 그릇 제작소인 분원(分院)은 땔감을 찾아 경기도 광주 일대를 옮겨 다녔다. 일대에 수백곳의 가마터가 남아 있는 것은 분원이 대략 10년 단위로 옮겨 다닌 결과이다. 땔감 때문이었다. 백자와 같은 경질 사기그릇을 구우려면 가마를 초고온으로 유지해야 했고 땔감은 끝없이 들어갔다. 광주시 곤지암읍 신대리의 경우 15세기와 17세기 두 차례에 걸쳐 왕실도자기 가마가 운영됐다는 발굴조사 결과가 나왔으니 흥미롭다. 15세기 신대리 주변 산림은 땔감 채취로 황폐해졌지만 200년 남짓 세월이 흐르자 가마를 다시 설치해도 될 만큼 복원됐음을 의미한다. ●‘천금을 줘도 남에게 넘기지 말라’ 낙관 찍어 그런데 분원은 조선 후기에 접어들면서 산간 지역을 버리고 하천 주변으로 옮겨가게 된다. 도자기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한정된 지역의 산림자원으로 땔감을 충당하는 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분원은 경종 1년(1721) 우천(牛川)변의 금사리에 자리잡는다. 금사리라면 달항아리를 비롯해 매우 질 좋은 백자를 생산한 곳이다. 오늘날에는 경안천이라고 부르는 우천은 순우리말로 소내라고도 한다. 용인에서 발원해 광주를 거쳐 한강으로 흘러든다. 분원은 영조 28년(1752) 오늘날의 분원리로 옮겨간 뒤 고종 21년(1884) 경영권이 민간으로 전환될 때까지 움직이지 않았다. 금사리와 분원리는 지척이다. 하지만 분원리는 수운(水運)을 훨씬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분원이 한강 수운을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원자재 공급원도 다양해졌다. 백자의 질을 좌우하는 태토(胎土)는 북한강 상류의 양구, 남한강 상류의 원주는 물론 멀리 경상도 서부 지역의 진주와 곤양의 백토도 세곡선에 실어 가져다 썼다. 땔감은 영조 1년(1725)부터 한강을 오가는 목재상인들로부터 10% 분량을 통행세로 걷어 충당했다. 겸재 정선(1676~1759)의 ‘우천’은 이런 역사적 배경을 알면 이해가 쉽다. 겸재는 65세 되던 영조 16년(1740) 양천현령에 임명됐다. 양천현은 서울 강서구와 양천구 일대였다. 지금의 가양지구 복판에 현아(縣衙)가 있었다. 양천은 강 건너 도성이 멀지 않은 데다 물산이 풍부하고 경치도 좋아 현령 자리를 노리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영조가 진경산수화풍이 경지에 오른 겸재를 이 자리에 앉힌 것을 두고 한강 경치를 마음껏 그려 보라는 뜻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겸재는 영조의 기대대로 한강 풍경을 33폭에 담았는데,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경교명승첩’(京郊名勝帖)이 그것이다. ‘경교명승첩’은 겸재와 사천 이병연(1671~1751)의 우정이 낳은 시화첩(詩畵帖)이기도 하다. 한양의 사천이 시를 써 보내면 양천의 겸재가 시제(詩題)에 맞추어 그림을 그린 것이다. 화폭마다 ‘천금을 준다고 해도 남에게 넘기지 말라’는 뜻으로 ‘千金勿傳’(천금물전)이라고 낙관했다. ‘우천’에도 화면의 왼쪽 아래 이 도장이 찍혀 있다. ●정선의 그림 ‘牛川’ 한강 풍경 밀도 있게 재구성 ‘우천’은 영조시대 분원 일대의 모습을 담은 것이다. 산 중턱에 보이는 큰 기와집은 분원 가마가 위치했던 바로 그곳이다. 물론 조금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기록상 겸재가 ‘우천’을 그릴 당시 분원은 아직 금사리에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운이 편리한 분원리에는 이미 사옹원과 관련한 어떤 시설이 운영되고 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것이 아니라도 겸재의 모든 진경산수화는 눈에 보이는 실제 경치를 화폭에 옮긴 것이 아니다. 게다가 겸재도 왕실 부속기관인 분원의 존재가 아니었다면 굳이 이 그림을 그릴 필요는 없지 않았을까 싶다. 그림 속 돛단배는 분원에 필요한 원자재를 실어 오거나 완제품을 실어 가는 데 썼을 것이다. 다른 배를 타고 멀리서 바라본 듯한 그림의 구도도 일대 풍경을 압축하여 밀도 있게 재구성한 것으로 실경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dcsuh@seoul.co.kr
  • 모기약·가정용바닥재 등 일상용품, 아이들 두뇌 발달 저해

    우리가 흔히 쓰는 일상생활의 화학물질들이 태아나 아이들의 뇌신경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캠퍼스, 하버드의대 보스턴아동병원, 국립환경보건원(NIEHS) 등 48개 대학과 연구기관은 뇌신경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위험요인들을 분석한 보고서를 보건분야 국제학술지 ‘환경보건 전망’ 1일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아이의 뇌 발달에 악영향을 미치는 성분으로 수은이나 납 외에도 유기인계열 살충제, 프탈레이트, PBDEs(폴리브롬화 다이페닐 에테르), PCBs(폴리염화바이페닐), PAHs(다핵방향족탄화수소) 등이 아이의 뇌 발달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이 중 PAHs는 자동차 배기가스나 담배 연기, 탄수화물·단백질·지방 등이 불완전 연소할 때 발생한다. 이때 배출되는 성분들이 대부분 유독성이 있는데 이 중 벤조피렌은 발암물질로도 유명하다. 유기인계 살충제는 모기약 같은 가정용 살충제에 포함돼 있고, 프탈레이트는 PVC 제품이나 가정용 바닥재를 만들거나 목재를 가공할 때 쓰는 화학물질이다. 방염제인 PBDEs는 화장품, 플라스틱, 세제, 장난감 등에 함유돼 있다. 이들 물질은 2000년대 초·중반에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전 세계에서 사용이 금지됐지만, 체내에 오랫동안 남아 영향을 미쳐 장기적 추적이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수잔 샨츠 일리노이대 교수(신경과학 및 독성학)는 “사람의 뇌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시작해 20대 초반까지 오랜 시간 성장하는 기관이지만 뇌 신경세포인 뉴런의 연결과 형성은 태아시절에 결정되는 만큼 임신부들은 독성 화학물질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新국토기행] 엄마 품 같은 숲… 장흥, 쉼을 품었네

    [新국토기행] 엄마 품 같은 숲… 장흥, 쉼을 품었네

    전남 장흥군은 예부터 ‘문림의향’(文林義鄕)의 고장이라고 불린다. 글재주 좋은 문사와 충절심 강한 사람들이 많이 배출됐다는 의미다.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보다 25년 앞서 지어진 관서별곡의 지은이가 장흥 출신 문신이자 문장가인 기봉 백광홍(1522~1556)이다. 가사문학의 대가들이 많이 배출됐고, 그러한 문맥은 한국 현대문학 전집에 작품이 수록된 소설가 이청준, 한승원, 송기숙 등으로 이어진다. 지난달 프랑스의 공쿠르상, 노벨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평가받는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아시안인 최초로 수상한 작가 한강(46)의 부친이 한승원(77)이다. 2008년 전국 최초로 문학관광기행특구로 지정돼 대한민국 문학의 1번지로 불리는 등 문학적 스토리를 담은 아름다운 자연을 자랑한다. 산(천관산·제암산)과 들(동학농민혁명의 최후 격전지인 석대들·평화들), 강(탐진강), 청정 바다(득량만), 호수(장흥댐)가 함께 어우러진 뛰어난 생태 고을로 불린다. 청정한 바다를 이용한 친환경적 농·축·수산업 육성으로 최근 6년 연속 인구가 증가하는 등 활력 있는 농어촌으로 발전하고 있다. 서울 광화문을 기점으로 정남쪽에 위치해 ‘장흥 정남진’이라 불린다. 장흥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볼거리 ●비죽 솟은 바위가 천자의 면류관 같은 천관산 지리산, 내장산, 월출산, 변산과 더불어 호남의 5대 명산이다. 관산읍과 대덕읍 경계에 있는 723m의 산으로 온 산이 바위로 이뤄져 봉우리마다 하늘을 찌를 듯하다. 기바위, 사자바위, 부처바위 등 이름난 바위들이 제각기 모습을 자랑한다. 특히 꼭대기 부분에 비죽비죽 솟아 있는 바위들의 모습이 주옥으로 장식된 천자의 면류관 같다고 해서 천관산(①)이라 불린다. 천관산 자락에는 460개의 문학돌탑과 국내 유명 문인들의 문학비 54개가 세워져 있어 색다른 즐거움도 준다. 산에 오르면 남해안 다도해가 한 폭의 동양화처럼 펼쳐지고 북으로는 영암의 월출산, 장흥의 제암산, 광주의 무등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맑으면 바다 쪽으로 제주도 한라산이 신비스럽게 나타난다. 능선 위로는 기암괴석이 자연조형물의 전시장 같고, 정상 부근 132만㎡(약 40만평)의 억새밭은 수만개의 별을 뿌려 놓은 듯 장관을 이뤄 황홀경을 연출한다. 매년 가을 천관산 정상 억새평원에서 천관산 억새제가 열린다. 산 중턱에는 신라 애장왕 때 영통화상이 세운 천관사가 있었으나 현재는 법당, 칠성각, 요사 등이 남아 있다. 천관사 3층 석탑(보물795호), 석등(전남 유형문화재 134호) 및 5층 석탑(135호) 등의 문화유적도 볼 수 있다. ●지친 심신 쉬어 가는 편백숲 우드랜드 장흥읍 억불산(518m) 기슭에 위치한 우드랜드에는 약 100㏊에 걸쳐 40~50년생 아름드리 편백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일반 수목에 비해 피톤치드와 음이온을 5배 이상 내뿜는 편백나무숲은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힐링의 명소로 이름나 찾는 이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우드랜드는 통나무주택, 황토주택, 한옥 등 14개의 자연 친화형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생태 건축을 체험할 수 있는 목재문화체험관과 편백 톱밥 산책로, 노천 온천 등이 조성돼 있다. 목공체험장에는 목재를 이용해 어린이 장난감이나 생활에 필요한 공예품 가구 소품 등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 공간도 갖춰져 있다. 천연섬유 재질의 가벼운 옷차림으로 편백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삼림욕장도 있다. 편백나무 움막, 원두막, 토굴 등이 있어 취향에 맞게 자유로운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우드랜드에서 억불산 정상에까지 이르는 등산로에는 길이 3736m의 ‘말레길’이 있다. 장흥 지역 방언인 ‘말레’는 ‘대청’을 의미하는 것으로 ‘가족 간의 이해와 소통의 장’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나무 데크로 조성된 말레길 코스를 이용하면 노약자와 장애인들도 편안하게 삼림욕을 즐기며 억불산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시~원하다 1급수 정남진 장흥 물축제 매년 7월 말이면 1급수로 유명한 탐진강을 중심으로 넓은 잔디밭과 갖가지 화초로 꾸며진 수변공원, 편백숲 우드랜드 일원에서 물축제(②)가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2013~2015년 유망 축제, 2016년 우수 축제로 선정됐다. 매년 40여만명이 찾는다. 올해는 7월 29일부터 8월 4일까지 열린다. 체험료 수익금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지난해 230억원의 지역경제 효과를 얻어 6000만원을 유니세프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에 기탁했다. 물을 최대한 이용한 특화된 프로그램을 통해 한바탕 축제를 즐길 수 있다. 살수대첩이라 불리는 물싸움 퍼레이드가 압권이다. 관광객과 주민이 참여해 장흥읍 시가지 도로를 막고 물총, 물바가지 등으로 서로에게 물을 뿌리거나 쏘는 형태로 진행된다. 2000여명이 동시에 체험장에 들어가 뱀장어, 잉어, 붕어, 메기 등을 잡는 맨손 물고기 잡기도 흥겨움을 준다. 야외 물놀이, 수상 레저 프로그램, 목공예품 만들기 등 주야간 즐길거리가 다양하게 운영된다. ●新의료서비스 모이는 국제통합의학박람회 ‘2016 장흥국제통합의학박람회’가 ‘통합의학, 사람으로 향하는 새로운 길을 열다’라는 주제로 장흥군 안양면 비동리 일원에서 오는 9월 29일부터 10월 31일까지 33일간 개최된다. 통합의학은 현대의학에 한의학과 보완대체요법을 통합적으로 접목함으로써 불치·난치병 질환을 치유하기 위해 등장한 새로운 의료 서비스를 뜻한다. 질병의 증상만을 제거하는 게 아니라 마음도 다스리는 등 정신적, 심리적, 사회적, 영적 건강을 가져다줄 수 있는 포괄적 의료서비스를 총칭한다. 현재 45개국, 89개 기관과 국내 145개 기관이 참가하기로 결정됐다. 2010년 시작해 지난해까지 국내 행사로 6차례 치렀다. 매년 40만명이 찾는다. 군은 국제 행사로 승격한 이번 행사에 내국인 90만명, 외국인 5만명 등 모두 95만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 관람객들이 통합의료산업의 매력에 빠져들도록 스트레스통증관, 뷰티미용관, 각종 성인병 관련 만성성인병관, 국제관, 산업관, 체험 프로그램 등을 준비하고 있다. ●특산물·다문화 전통음식 거리 ‘토요시장’ 2005년 개장한 전국 최초의 ‘주말시장’인 토요시장(③)은 매주 토요일과 5일장에 열리며 지역 청정 농수산물을 판매한다. 지난해 문체부 선정 ‘한국 관광의 별’에 선정됐으며 특히 토요시장 한우는 가격이 저렴하고 품질이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토요일마다 이를 즐기기 위해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토요시장의 질 좋고 저렴한 장흥한우와 지역 특산물이 널리 알려지면서 주말 하루 평균 5000명의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손수 재배하거나 산과 들에서 직접 채취한 나물과 채소를 판매하는 할머니들의 장터가 펼쳐진다. 각종 나물과 약초, 신선한 농수산물이 계절마다 종류를 달리해 관광객들을 맞는다. 일본, 베트남, 필리핀 등 8개국의 다문화 이주여성들이 직접 운영하는 다문화 전통음식 거리도 이색적인 볼거리다. 2008년과 2012년 전국 우수 시장 박람회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이러한 토요시장의 성공은 관광객뿐만 아니라 운영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몰려드는 전국 지자체 관계자와 상인회의 벤치마킹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엄지 척’ 전국 최초 해양낚시공원·수상 펜션 청정 해역 득량만에 있는 전국 최초 해양낚시공원은 다도해의 조망이 한눈에 펼쳐지는 곳으로 감성돔을 비롯한 다양한 어종이 낚인다. 전국 바다낚시의 명소로 알려진 회진면 대리에 낚시교와 잔교식, 부잔교식 낚시터, 육상 낚시터, 해양 펜션 및 파고라, 정자 등의 낚시시설과 휴게시설을 갖춘 전국 최초, 최대 규모의 낚시공원 시설이다. >>먹거리 ●온화한 기후 속 자란 ‘명품’ 장흥한우 풍부한 풀 사료와 온화한 기후 속에서 명품 한우를 사육하고 있다. 장흥군은 소의 개체 수가 인구보다 많다. 최근 ‘정남진 장흥 토요시장 생약초 한우특구’로 지정됐다. 한우 판매로 한 해 올리는 수익만 400억원을 웃돈다. 저렴한 한우고기 판매를 시작으로 한우생산이력제, 한우생산농가실명제, 한우판매상협의회의 지속적인 자정 노력으로 지금과 같이 유명해지게 됐다. 토요시장에서는 장흥군 한우 출하량의 38%를 소비한다. 지역에서 생산된 한우가 현지에서 바로 소비되며 ‘장흥한우’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갖추게 됐다. ●고단백·저칼로리 키조개 수심 15~50m의 진흙에 살며 다량의 단백질을 함유한 저칼로리 식품으로 필수아미노산과 철분의 함량이 많아 빈혈, 동맥경화 예방 효과가 탁월하다. ●한우·키조개와 3대 특산물 장흥 표고버섯 장흥 표고버섯은 무농약, 무비료로 재배한 대표적인 친환경 식품이다. 장흥한우와 득량만 키조개, 솔밭에서 자란 표고버섯 등 3가지 대표 특산물을 조합해 구워 먹는 장흥삼합은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장흥삼합은 한우판매점과 시장에서 재료를 구매해 인근 식당에 가져가면 차림비만 내고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 ●산 사용하지 않는 전국 최초 친환경 무산김 김 양식에 사용하던 산을 사용하지 않은 전국 최초의 친환경 김으로 일반 김보다 밀도 있게 자라 김 고유의 향과 맛이 일품이다. ●비린내 없이 시원하고 담백한 된장 물회 여름철 별미로 이보다 더 특별한 제철 음식이 있을까 할 정도로 맛이 뛰어나다. 된장, 매실즙, 물김치에 생선이 어우러져 숙성된 얼얼하고 새콤한 맛에 얼음까지 더해져 무더위를 날리는 여름철 별미다. 된장을 풀어 넣어 생선 비린내가 없다. 된장 물회에 들어가는 생선은 평상시에는 어린 농어나 돔의 속살을 재료로 쓰고 6~7월에는 뱀장어, 8~9월에는 물절망둑을 주재료로 쓴다. 숙취 해소에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시원하고 담백한 게 특징이다.
  • 임진왜란 이전에 세워진 정자 ‘예천 야옹정’ 보물 지정 예고

    임진왜란 이전에 세워진 정자 ‘예천 야옹정’ 보물 지정 예고

    문화재청은 임진왜란 이전에 세워진 ‘예천 야옹정’을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30호인 야옹정(野翁亭)은 조선 중종 때 학자인 야옹(野翁) 권의(1475~1558)의 아들 권심언이 돌아가신 아버지의 학덕을 추모하기 위해 지은 정자로, 아버지의 호를 따 이름 붙였다. 건물 수리 내력이 적힌 중수기(重修記)에 따르면 이 정자는 1566년(명종 21)에 건립됐다. 건물 지붕에는 1566년을 가리키는 ‘가정 병인’(嘉靖 丙寅)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기와도 남아 있다. 가정은 1521년 즉위한 명나라 가정제의 연호를 뜻한다. 건물은 정면 4칸, 측면 4칸의 고무래 정(丁)자 형태다. 정면 왼쪽 3칸은 대청이며, 대청 오른쪽에 온돌방 3칸과 누마루 1칸을 세로로 길게 두었다. 건물 주위엔 흙과 돌로 만든 토석담장을 둘렀고, 담장 왼쪽엔 기둥이 네 개인 사주문(四柱門)을 세웠다. 야옹정은 조선 전기 건축양식을 잘 보여준다. 지붕 하중을 받치는 공포가 기둥 위에만 놓여 있고, 공포를 이루고 있는 새 날개 모양의 익공(翼工)이 짧고 강직한 점, 창호 가운데에 문설주가 세워진 영쌍창 등이 조선 전기 건물의 특징이다. 내부엔 평고대(平高臺·서까래 위에 길게 얹은 나무)와 착고막이(겹처마인 부연 사이를 막는 목재)를 하나의 부재로 만든 통평고대가 사용됐다. 통평고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인 안동 봉정사 극락전 등에서 확인되는 기법이다. 천장 등 곳곳에는 단청 흔적이 부분적으로 남아 있는데, 정자에 단청을 하는 사례는 드물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임진왜란 이전의 건물이 얼마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예천 야옹정은 당시의 건축술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라고 평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꿈꾸는 에코 빌리지 오바마小浜町 ①오바마의 킨포크 라이프

    꿈꾸는 에코 빌리지 오바마小浜町 ①오바마의 킨포크 라이프

    꿈꾸는 에코 빌리지 오바마小浜町 소박하지만 풍요로웠다.골목마다 다정한 물길이 흘렀고 사람들은 맑았다.손끝에 살짝만 닿아도 물이 들었다.저녁마다 오바마로 내려오는 진홍빛 석양 혹은 홍조. 오바마의 킨포크 라이프 오바마의 첫인상은 무덤덤했다. 일본 나가사키현 시마바라 반도, 그 반도의 서쪽 해안에 자리잡은 운젠시 오바마는 특이한 이름에 비해 개성이 적어 보이는 마을이었다. 알고 보니 보물창고였던 구릉지대의 주거지는 도로를 장벽처럼 막아선 료칸에 가로막혀 아예 보이지도 않았었다. 그래서 첫인상이 꽤나 중요한 료칸들의 외관은 옹색해 보였다. 교체하기가 무섭게 부식해 가는 파이프와 페인트, 쉼 없이 뿜어 나오는 증기가 한몫을 했을 것이다. 아무튼 세련됨,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3일 만에 생각이 180도로 달라졌다. 오바마는 살아 보고 싶은 곳이다. 한 일주일쯤 머물면서 아침마다 동네 빵가게에 들러 바삭거리는 빵을 사고, 낮에는 다치바나만으로 나가 바다 수영을 하고 바로 들어와 온천탕에 몸을 담그고, 저녁에는 석양을 바라보며 샴페인 한잔을 곁들인 해산물 찜요리를 즐긴 후 밤늦게 출출해지면 동네 이자카야에 모인 동네 주민들과 어울려 맥주 한잔 기울이고 싶은 곳이다. 그러다 심심해지면 차를 빌려 하루는 화산 트레킹을, 다음날은 바다낚시와 돌고래워칭을, 다음날에는 규슈 올레길을 걷고 싶다. 이 모든 것이 차로 20분 정도 움직이면 가능하다. 거창한 계획이 아니다. 실제로 오바마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상이다. 관광객들이 운젠온천에 몰린다면, 현지인들이 선택하는 곳이 오바마온천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논밭을 일구는 오바마 촌부들이 여름휴가를 보내는 방법, 겨울 농한기를 보내는 방법이다. 요샛말로 킨포크 라이프Kinfolk Life다. 세상 그 무엇도 부럽지 않은. 참! 오바마小浜町는 원래부터 오바마다. 아무 사연이 없다. 그래도 2008년엔 버락 오바마의 미국 대통령 당선을 열렬히 기원하긴 했다. 당선 후에는 그의 얼굴을 그려 넣은 수건도 만들고 관광안내센터 앞에 동상도 세웠다. 오바마 대통령은 모르겠지만, 귀여운 무임승차다. 퇴임 후 그가 오바마에 와도 좋을 것 같다. 만족을 보장한다. ●1,300년 동안 꺼내 쓴 화수분 아무리 써도 남을 정도로 온천수가 풍족한 곳. 그래서 오바마는 인심도 넉넉하다. 스며들어 며칠 살아 보면 풍족한 물만큼이나 정이 넘치는 곳임을 알게 된다. 행복은 바다에서 솟아난다 “용출되는 온천수의 양이 너무 많아서 70%를 그냥 버릴 정돕니다. 다른 곳처럼 온천수를 재활용할 필요가 전혀 없죠!” 오바마 사람들이 입을 모은 자랑이다. 곳간에서 인심이 난다고 했던가. 오바마의 곳간은 바다 속 10km 아래에 있다. 마그마에 데워진 지하수가 해안가 암반 틈새에서 솟아오르기 시작한 것이 1,300여 년 전. 지금까지도 매일 1만5,000톤의 용출량을 자랑하다. 꺼내도 꺼내도 채워지는 화수분이 따로 없다. 그 첫 기록은 713년 쓰인 <비젠 풍토기>에 남아 있다. 오바마가 본격적으로 병을 고치는 탕치湯治장으로 이용된 것은 1614년, 혼다湯太라는 이름의 유다유湯太夫(온천을 관리하는 대관)가 임명되면서부터다. 1924~1938년 사이에 철도가 개통되면서 여객과 여관이 함께 늘어났고, 오바마온천의 이름이 알려지면서 가객 사이토 모키치1882~1953년, 다네다 산토카1882~1940년 등 일본의 저명인사들도 오바마를 찾아왔다고 한다. 그 모든 흔적은 오바마역사자료관에서 볼 수 있다. 에도 시대에 100엔(지금으로 치면 7,000만원 정도의 값어치라고 했다)을 주고 시마바라성에서 구입해 왔다는 대문을 통과해 마당으로 들어서면 커다란 목재 구조물이 보인다. 온천수를 끌어올렸던 펌프 시설인데, 실상은 끌어올릴 필요도 없이 온천수가 저절로 솟구쳐 올랐다고 한다. 족욕탕 뒤의 커다란 저택은 1844년에 지어진 고택으로 혼다 유다유 가문의 여러 유품과 초상화, 사이고 타카모리1828~1877년 등 역사 속 인물들의 친필 족자 등이 전시되어 있다. 온천수만 솟구쳐 올랐다면 좋았겠지만 200년 주기로 운젠화산의 마그마도 분출했다. 1792년 1만5,000명의 사망자를 낸 시마바라 대변島原大變은 일본 최대의 화산 재해로 기록되었고 1990년부터 5년간 지속됐던 분출은 시마바라 반도 최고봉의 위치를 바꿔 버렸다. 그 직접적인 피해가 오바마로 향하지 않았던 것을 이곳 사람들은 용의 수호 때문이라고 믿는다. 오바마 신사의 배전拜殿 천장에 용이 그려져 있고, 손을 씻는 데미즈야에도 용상이 세워져 있는 이유다. 온천마을로 부침을 거듭하는 동안 오바마의 모습은 많이 달라졌다. 사람과 말이 흙을 실어 날랐던 100년 전 방조제 사업은 간척사업으로 이어졌고, 지금은 상전벽해桑田碧海, 즉 바다가 육지가 됐다. 파도가 찰랑거렸던 오바마역사전시관 계단 아래부터 마린파크까지가 모두 사람이 만든 땅이다. 그 안에 도로가 놓이고, 빌딩형 료칸들이 들어서고, 족욕탕, 공원 등 시민 복지시설도 마련됐다. 살기는 좋아졌지만 유서 깊은 이야기들은 가려졌다. 그래서 오바마의 속살을 보기 위해서는 한 걸음 더 안쪽으로 들어가야 한다. 료칸 너머 마을 속으로. 오바마역사자료관 나가사키현 운젠시 오바마쵸 기타혼마치 923-1 9:00~18:00(매주 월요일 휴무)100엔(특별기획전 시 200엔) 한 걸음 더, 오바마의 속살 아침 7시, 집합령이 떨어졌다. ‘조조워킹’이라니, 이름도 무시무시한 아침산책을 이끄는 지도자는 이세야 료칸 오카미상료칸의 안주인인 쿠사노 유미코 여사였다. 가벼운 아침체조로 몸부터 풀고 시작하는 마을 투어는 1시간 내내 숨이 가빴다. 오바마 최고의 명소인 105m 길이의 족욕탕에서 시작해 곳곳에 세워진 조각상과 비석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고, 마을 안쪽 카리미즈 지구로 들어가서는 1934년에 건조된 목조 건물(나가사키현에 남은 목조 건물 중 가장 오래됐다)인 공회당 너머 몇 개의 신사와 샘터로 코스가 이어졌다. 그 행렬을 따라잡기 힘들었던 이유는 줄지어 등교하는 초등학생부터 자전거를 타고 언덕을 오르는 고등학생들까지, 동네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느라 바빴기 때문이다. 사람이 마주 오면 한쪽으로 비켜서야 할 만큼 골목은 좁고 복잡했지만 이상하게 금방 익숙해졌다. 장소마다 푯말이 세워져 있어서 혼자서도 마을 투어를 할 수 있다. 구릉을 따라 더 올라가면 동백꽃 군락지, 삼림온천욕장도 있다고 했다. 손자들 사진을 자랑스레 내건 유센베가게, 벨을 눌러야만 2층에서 할머니가 내려와 가게 문을 연다는 앤티크숍, 80년이 넘도록 같은 사물함을 쓰고 있는 동네 목욕탕, 료칸의 오카미상들이 주 고객이라는 미용실 등등 한 집 한 집 알수록 더 궁금하다. 마을도 여행도 건강하게! 이세야 료칸 오카미 쿠사노 유미코 조조워킹을 안내해 준 쿠사노 여사의 별명은 ‘수다쟁이 오카미’다. 짧은 시간 동안 양조장을 운영하던 부모님의 빚 때문에 야쿠자에게 쫓기다 시마바라에서 료칸을 운영하던 조부모댁으로 도망쳐 어려서부터 온갖 허드렛일을 도우며 돈을 벌었다는 영화 같은 스토리가 쏟아졌다. 그때 배운 춤과 노래 솜씨, 그리고 여전한 미모와 말솜씨에 활발하고 진취적인 성격으로 료칸의 안주인 역할은 물론 오바마온천관광조합 여성부, 전국 상공회 여성회 운젠시부, ‘체인지 오바마’를 포함해 여러 모임을 주도하고 있다. 여행을 통해 건강을 증진하고 일상생활까지 풍요롭게 만드는 헬스투어리즘Health Tourism의 개념을 오바마에 소개한 것도 그녀다. 조조워킹을 진행하면서 마을 주민들이 관광객들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다. 그녀를 포함한 오카미상들에게 ‘수고한다’는 인사를 건네오기도 한다는 것. 그런 작은 환대가 오바마를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기쁨인지를 잘 알고 있는 것이다. 350년간 이어져 온 이세야 료칸 로비의 아동 놀이방, 휠체어만 봐도 그녀가 얼마나 진심으로 ‘오모테나시’를 실천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서비스나 호스피탈리티와는 다른, ‘성심을 다해 손님을 모신다’는 일본의 정신이다. 오바마 조조워킹 매주 화, 목, 토요일 오전 7시에 시작해 1시간 가량 진행된다. 간단한 체조 후 마을을 돌면서 유적과 명소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투숙하는 료칸에서 예약할 수 있다. ●낭만의 체감 온도 105℃ 오바마는 뜨겁다. 물이 끓는 온도보다 높다. 일본에서 용출되는 온천수 중 가장 높다는 105℃의 물이 철철 넘친다. 그래서 오바마의 석양은 더 붉고, 사람들의 마음은 더 따뜻하다. 앗 뜨거! 내 발을 돌려줘. 꽃샘추위가 매서웠다. 오들오들 떨다가 도착한 곳이 오바마 마린 파크의 족욕탕 ‘홋토훗토 105’였다. 오바마 온천수의 온도가 105℃, 그래서 족욕탕의 길이도 105m다. 온도를 낮추기 위해 바닷물을 섞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계단식 원천지도 설치해 놓았다. 하지만 이미 감각이 없어진 발을 족욕탕에 넣는 순간 ‘홋토 훗토!’란 외침이 절로 나왔다. ‘Hot Foot’이란 뜻이다. 그 입을 막은 것은 뜨끈한 온천 달걀.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증기 찜가마에서 방금 꺼내 온 것이다. 개장 6년 만에 홋토훗토 105는 연간 수십만명이 다녀가는 오바마 최고의 명소가 됐다. 지압을 하며 걸어 다닐 수 있을 만큼 넉넉한 길이다. 염화온천의 나트륨 성분은 자연팩 효과를 주어 피부 미용에도 좋고, 신경통과 류마티스에도 좋다. 가족들은 달걀이나 고구마를 간식으로 쪄 먹고, 연인들은 석양을 함께 감상한다. 족욕탕의 마지막 구간은 애완견 전용탕이다. 달걀을 반으로 쪼개니 노른자가 유난히 더 노랗다. 어느새 오바마에 석양이 드리워지고 있었다. 석양은 오바마 사람들에게 또 하나의 자부심이다. 료칸에서는 매일의 일몰 시간을 체크해 투숙객들에게 알려 줄 정도다. 홋토훗토 105나가사키현 운젠시 오바마쵸 기타혼마치 905-68 4~10월 10:00~19:00, 11~3월 10:00~18:00찜가마 사용 무료. 매점에서 달걀, 고구마를 판매하고 있으며, 200엔에 바구니도 대여해 준다. 본인 것을 사용해도 된다(휴일 매달 첫 번째 월요일 오전). 무료 은밀하게, 위대하게 오바마에 있는 동안 서성거리기만 했던 온천탕이 둘 있었다. 마음은 이미 탈의실에 가 있었지만 시간이 허락하지 않았다. 첫 번째는 해상 노천탕 나미노유 ‘아카네’다. 탁 트인 다치다나만을 내다보며 즐길 수 있는 은밀한 온천욕이 가능한 곳이다. 남녀로 탕이 나뉘어져 있어서 1인 요금을 내고 이용해도 되고, 가족이나 연인 단위로 대여해 오붓하게 전세탕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바람이 센 날에는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 노천탕으로 들어올 만큼 바다와 가까운 위치다. 원래 바닷물을 섞은 온천수이니 수질이야 상관없지만 심한 악천후에는 아예 탕을 운영하지 않는다. 두 번째는 80년이나 된 와키하마 대중목욕탕脇浜共同浴場이다. 1937년 개장 당시 ‘와타나베 타시’와 ‘타쿠시마 하루’가 공동으로 경영했으며 와타나베 타시의 할머니 이름을 따와 지금도 오탓샹 목욕탕으로 불린다고. 목조 건물의 낡은 외관으로는 성이 차지 않아서 안으로 쓱 들어가 봤다. 누가 오고 가는지 전혀 관심이 없는 할아버지는 TV에서 눈을 떼지 않았고, 그 너머로 남자탈의실이 훤히 보였다. 그곳에서 당황한 사람은 나 하나, 남녀 탈의실의 칸막이는 엉성하기 짝이 없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거울도 수건도 없다. 자물쇠도 없이 한자로 번호를 써 넣은 낡은 사물함과 쇼와 12년(1937년)부터 지금까지 같은 자리에 걸려 있는 온천 효능 안내판, 그 모든 것에 너무 잘 어울리는 주인 내외분까지 모든 풍경이 앤티크다. 물 좋은 오바마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 4월호에 오바마쵸가 속한 운젠시를 소개하면서 말했듯이 시마바라 반도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지질공원이다. 그 땅에서 솟아난 다양한 물은 지역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시마바라 반도에는 운젠온천의 유황온천, 오바마의 나트륨온천, 시마바라시의 탄산온천 등 3가지 온천수와 함께 탄산수와 용수도 여러 곳에서 솟아나고 있다. 그렇게 골라 마시는 재미가 있으니 ‘물 투어’가 심심치 않다. 가리미즈 지구를 돌다 보면 주택 사이로 보글보글 공기방울을 뿜어내는 작은 탄산 광천샘이 보인다. 끓어오르는 모양새지만 만져 보면 25~27도 사이로 차갑고, 철분과 탄산이 많아서 피부미용에 특히 좋단다. 마셔 보면 약하게 유황냄새가 나지만 예전에는 이 물로 사이다를 만들기도 했단다. 가리미즈 광천에서 불과 몇분 거리에는 물 맛 좋기로 유명한 카미노카와 용천수가 샘솟는다. 멀리 나가사키 사람들도 수통을 들고 찾아올 정도다.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마을 샘터에서 물을 떠 먹고, 동네 목욕탕에서 150엔에 온천수를 즐길 수 있는 곳. 물 좋은 오바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해상노천탕 아카네 나가사키현 운젠시 오바마쵸 마리나 20 +81 957 74 2672 성인 1시간 300엔, 어린이 200엔4~10월 10:00~19:00, 11~3월 10:00~18:00 (휴일 악천후 시) 오바마온천욕장1937년에 문을 연 오래된 공중목욕탕. 8:00~21:00 성인 150엔, 아동 70엔 글 천소현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이진혁 취재협조 운젠시 관광물산과 www.city.unzen.nagasaki.jp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서대문구, 에너지문화거리 페스티벌 새달 2일 개최

    서울 서대문구는 다음달 2일 신촌 연세로에서 ‘에너지문화거리 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 ‘에너지 절약과 전환, 사랑과 나눔’을 주제로 한 이 행사는 다양한 이벤트와 체험부스 운영을 통해 에너지 저소비형 여름나기에 대한 팁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축제는 지역 환경단체와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대학동아리 회원의 재능 기부 형태로 진행된다. 참여 시민들은 자신이 희망하는 내용의 캘리그래피(멋 글씨)로 ‘나만의 부채’를 꾸미거나 미생물을 이용해 ‘친환경 EM 비누’를 만든다. 또 염화칼슘과 일회용 컵을 활용해 ‘친환경 제습기’를 만든다. 자전거 페달을 밟아 생산한 전기로 선풍기를 돌리고, 폐목재로 ‘나만의 문패’를 만들며 태양열 조리기와 태양광 모형 자동차도 체험한다. ‘에너지 캠핑카’가 등장해 차량에 부착된 태양광 발전기로 텔레비전을 켜고 태양광 리모컨 자동차 경주도 진행한다. 이번 에너지문화거리 페스티벌에선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나라에 태양광 랜턴을 보내는 캠페인’도 벌인다. 젊음의 거리로 불리는 신촌에 어울리는 중심 행사로 진행되는데 전문 사진가가 에너지 절약 서약 인증샷을 찍어 즉석에서 인화해 선물한다. 얼음 위에서 노래를 부르며 더위를 날리는 아이스 노래방 행사도 마련됐다. 아울러 에너지나눔 콘서트에는 서강대 공연봉사동아리 라온제나와 가수 소각소각, 헤이디, 소울파이어, 빅브레인 등이 참여해 축제 분위기를 돋울 계획이다. 공연 모금액은 서울에너지복지시민기금에 전달돼 에너지빈곤층을 위해 사용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청계천 물길 끊긴 자리 시장이 아파트를 낳았네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청계천 물길 끊긴 자리 시장이 아파트를 낳았네

    # 건물에도 ‘호적’이 있다 사람에게 호적이 있다면 건물에는 건축물 관리대장이 있다. 호적에 양친 부모 이름이 나오는 것처럼 건축물 관리대장에는 건축주, 설계자, 감리자, 시공자 등의 이름을 적는 칸이 있다. 허가일, 착공일, 사용승인일 등 건물의 탄생 과정과 관련된 중요한 날짜뿐 아니라 주차장, 승강기, 심지어 건축물 에너지 소비 정보에 기타 인증 정보까지 모두 적게 되어 있다. 1992년 ‘건축물대장의기재및관리등에관한규칙’이 개정된 이후는 여기에 건축물 현황도면까지 첨부하게 되어 있다. 즉 이 문서만 보면 한 건물에 대한 대략적인 내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항상 불완전하다. 제도는 제도일 뿐, 그 영향이 모든 건물에 다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래된 건물의 경우 건축물 관리대장의 여기저기에 공백이 있는 경우가 흔하다. 기록만으로 보면 ‘아버지 어머니도 없는’ 건물이 부지기수다. 심지어 생일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람으로 치면 천애고아다. 물론 난리를 많이 겪은 한국 근현대사의 질곡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그러나 때로는 단순히 행정력이 못 미친 결과이기도 하다. 이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효자아파트가 바로 그런 경우다. 1960년 말이나 1970년대 초의 건물일 것이라고 짐작은 했다. 그런데 관련 자료 어디에도 믿을 만한 건립 연대가 나와 있지 않았다. 심지어 건축물 관리대장은, 과장해서 말하자면, 채워진 칸보다 빈칸이 더 많아서 텅 빈 벌판 같았다. 호기심 있는 독자들을 위해 이런 경우에 취할 수 있는 최후의 방법을 제시한다. 바로 구가옥대장을 열람하는 것이다. 구가옥대장은 건축물 관리대장의 전신이다. 그런데 그 내용이 현행 건축물 관리대장에 모두 기재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건축물 관리대장은 전산화되어 어디서나 쉽게 인터넷으로 열람할 수 있지만 구가옥대장은 그렇지 않다. 직접 해당 관청을 방문해서 열람신청을 해야 한다. 오래된 서류이므로 관청에서도 매우 신중을 기해서 다루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관청 직원과 함께 오래되어 색이 바랜 서류를 하나하나 뒤지는 것은 매우 독특한 아날로그적 경험이다. 이렇게 해서 어렵게 알아낸 효자아파트, 즉 서울특별시 종로구 통인동 자하문로변 ‘점포 및 아파트’ 집합건축물의 완공일은 1969년 11월 15일이다. 이 연재에서 얼마 전에 다뤘던 낙원빌딩(상가+아파트), 일부분만 남은 청계천변 삼일아파트, 완전히 사라져 윤동주 언덕에 자리를 내준 청운아파트 등과 동갑이다. 한국 최초의 본격적인 주상복합 건축으로 종종 거론되는 세운상가보다는 단 1년이 늦을 뿐이다. 2016년 현재 기준으로 40대 후반의 건물이다. # 백운동천과 자하문로 이와 맞물린 또 다른 하나의 중요한 기록이 있다. 바로 다름 아닌 효자아파트 앞길, 즉 자하문로에 대한 것이다. 지금의 자하문로는 폭이 25~30m에 달하고 왕복 4~6차선인 넓은 도로다. 하지만 1970년대 말까지만 해도 상황은 전혀 달랐다. 우선 청운동에서 시작한 하천이 이 도로의 현재 서쪽 변을 따라 흐르고 있었다. 이른바 백운동천(白雲洞川)이다. 청계천의 본류이므로 지금도 공사 표지판 등에 ‘청계천 좌안상수’(左岸上水)라는 또 다른 이름이 사용되기도 한다. 이 물길과 지금의 자하문길 동측 사이에는 길게 연결된 수많은 필지들이 있었다. 백운동천은 일제 강점기인 1930년쯤에 복개되었다. 그리고 나란히 늘어선 여러 집들이 철거되면서 현재의 자하문로가 된 것이 1978년의 일이다. 효자아파트가 건립되고 9년 만의 일이다. 이 과정에서 효자아파트가 잘려 나갔을까? 마치 1979년 충정로가 확장되면서 충정아파트의 앞부분이 심하게 훼손되었듯이. 지도를 통해 전후 상황을 보면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일제 강점기인 1936년과 대한민국 시대인 1993년의 지도를 비교해 보면 현재의 자하문로는 길 양옆의 건물들을 잘라내면서 만들어진 도로가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백운동천의 복개와 띠처럼 연속된 여러 필지의 멸실이 결과적으로 현재의 도로폭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효자아파트의 현재 모습을 봐도 별다른 변형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는다. 측면이 평활한 벽인데 반해서 전면에는 콘크리트 보와 기둥이 이루는 프레임이 돌출되어 있다는 차이가 있으나, 이것은 조형 언어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 시장과 한 몸을 이룬 본격적인 상가아파트 효자아파트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본격적인 상가아파트라는 것이다. 심지어 바로 옆의 통인시장과 아예 한몸을 이루고 있다. 이 연재에서 다룰 예정인 홍제동의 원일아파트가 인왕시장과 한몸을 이루고 있는 것과 유사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효자아파트와 통인시장은 어떤 관계일까. 간단히 정리하자면 통인시장이 효자아파트를 낳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통인시장은 종종 ‘사대문 안의 유일한 지역형 전통 시장’으로 불린다. 이렇게만 들으면 그 역사가 아주 오래되었을 것 같지만, 사실 그 기원은 일제 강점기다. 오늘날의 서촌 일대는 일본인들이 가장 빨리 정착한 곳이기도 했다. 통의동 일대의 동양척식회사 사택이 이미 경술국치 다음해인 1911년에 들어섰을 정도다. 이후 총독부와 총독 관저 등이 이 지역으로 옮겨오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되었다. 통인시장은 결국 이들 식민 지배자와 그 가족을 위한 시설이었던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1941년 6월 ‘제2 공설시장’으로 개설되었다. 당시 단층의 시장 건물이 있던 자리가 바로 현재의 효자아파트다. 이렇게 시장에 기원을 두고 있는 탓에 효자아파트는 지상 5층 건물이지만 주거 부분은 3개 층에 불과하다. 1층과 2층, 그리고 지하층이 모두 상가다. 건물 전체로 보면 상가와 주거의 비중이 같은 것이다. 아마도 이 연재를 통틀어 세운상가를 제외하고는 가장 상가 비중이 높은 사례일 것이다. 게다가 이 상가는 모두 통인시장의 일부로서 기능한다. 특히 1층은 통인시장과 완벽하게 통합되어 있다. 이 연재에서 소개하는 오래된 아파트들의 공통점은 완공 당시의 인기가 대단했다는 것이다. 특히 연예인, 방송인 등 유명인들의 이름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미 소개한 서소문아파트가 그렇고 앞으로 소개할 안산맨션이나 세운상가가 또한 그렇다. 효자아파트도 예외가 아니다. 심지어 멀지 않은 청와대의 직원들도 여기 거주했었다고 전한다. 통인시장 동쪽 입구 바로 오른쪽에 효자아파트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통인시장은 이전부터 생선회로 유명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지금도 이 지하에 생선 가게가 있다. 계단실은 자하문로에 면한 건물의 코너 부분과 건물의 다른 쪽 끝인 통인시장 안쪽, 이렇게 두 군데가 있다. 특이하게도 지하 한쪽에는 광화문 검도장이, 2층에는 합기도보존연구회가 있어 자못 무(武)의 기상이 넘치는 건물이기도 하다. TV 프로그램 ‘비정상 회담’의 독일인 출연자 다니엘 린데만이 이 합기도장을 다니는 탓에 종종 거리에서 그를 목격하는 즐거움이 있기도 하다. 통인시장 안쪽 계단으로 내려가 보면 ‘통인시장 DIY 목공방 & 잡도리 쉼터’라는 공간이 있는데 60년대 말에 지어진 건물치고는 지하실의 층고가 상당히 여유롭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지하를 개발한 이유는 역시 시장과 인접한 건물로서 그 기능의 일부를 수용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두 계단 모두 도로나 시장에서의 접근이 쉬워서 그냥 ‘쓱’ 들어가면 된다. 그리고 걸어 올라가면 바로 아파트다. 계단실마다 경비실, 혹은 관리사무실이 있지만 그나마 통인시장 안쪽은 사용하지 않고 있는 듯하다. 지금 같으면 상가와 주거의 동선을 철저하게 분리했을 것이다. 적어도 이 당시에는 주거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생각이 지금과 많이 달랐음을 알려주는 부분이다. 건물의 동남쪽 코너에 있는 자하문로 변 계단은 특이하게도 평면이 삼각형이다. 그래서 위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피자 조각 같은 구성이 재미있다. 다만 목재 난간이 다소 낮아서 위로 올라갈수록 조금씩 무서운 느낌이 든다. 물론 낙하물 방지를 위한 망이 중간에 설치되어 있다. 두 개의 계단실을 연결하는 복도가 건물 중앙을 가로지르며 이를 중심으로 크게 북향과 남향으로 나뉜다. 다만 자하문로 쪽에 일부 동향 가구가 있고 반대쪽에는 서향 가구도 있다. 코너에 있는 가구는 상당히 개방감이 좋을 것으로 짐작된다. 건물의 모든 방향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3층의 경우 남향 가구의 출입구보다 북향 가구의 출입구가 더 높은데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건물의 북쪽 지역은 마침 인접한 건물들이 높지 않다. 게다가 인왕산과 북악산이 지척이라 경관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하지만 남쪽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2005년 설치된 통인시장 아케이드가 3층 일부를 가리고 인근에 건물들이 여럿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답답함을 일거에 날려 주는 곳이 있으니 바로 옥상이다. 이 일대에서는 5층인 효자아파트가 비교적 높은 건물에 속한다. 따라서 그 옥상에 오르면 그야말로 주변의 풍광이 감싸듯이 펼쳐진다. 서쪽을 보면 인왕산이요 고개를 돌리면 북악산이다. 게다가 주민들 간에 어떤 약속이 있는지 옥상이 매우 청결하게 유지되고 있다. 장독, 에어컨 실외기 이외에는 이렇다 할 물건들이 보이지 않는다. 한마디로 시원하게 탁 트인 널찍한 공간이 아파트 위에 있는 것이다. 무지개떡 건축 이론에 의하면 이런 옥상은 마땅히 생활공간의 일부로서,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다만 도시형 상가아파트라는 복잡한 상황을 고려하면 거의 백지 같은 지금의 상황이 갖는 설득력도 있을 것이다. 하여간 이 옥상 덕분에 효자아파트는 아주 근사한 전망대를 거느린 건물이 되었다. 특히 해질 무렵 여기서 바라보는 서촌 일대의 풍경은 서울 구도심이 갖는 매력이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그러고 보면 효자아파트는 정동아파트, 회현아파트 등과 더불어 사대문 안에 아직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유서 깊은 아파트 중 하나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2012년에 ‘아트게이트’라는 이름으로 통인시장의 여러 입구를 설계했다. 그중 시장의 얼굴로서 가장 비중이 높은 동쪽 입구가 효자아파트와 바로 인접하고 있다. 한옥의 구조를 응용한 구조물로서 그해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대상을 받았다. 설계 당시에는 효자아파트에 대해서 그리 잘 알지 못했으나 이번 연재를 준비하면서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유서 깊은 장소를 대상으로 공공의 영역에서 작업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던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 [에너지 기업 특집] CJ대한통운, ‘스마트물류시스템’으로 공차율 감소·유류 절감

    [에너지 기업 특집] CJ대한통운, ‘스마트물류시스템’으로 공차율 감소·유류 절감

    CJ그룹의 CJ대한통운은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비롯해 다양한 방법으로 에너지 절감 활동을 벌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경기 군포와 경남 양산 복합물류터미널 내 물류센터 8개 동의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다. 총면적 약 3만㎡ 규모로 국제 규격 축구장 4개 면적에 해당하는 넓이다. 발전 능력은 2㎿로 800가구가 동시에 소비하는 규모의 전력량이다. CJ대한통운은 또 화물차량에 태블릿PC와 디지털운행기록계를 결합한 형태의 통합단말기를 설치해 관리하는 ‘스마트통합물류시스템’을 통해 공차율 감소, 유류 절감 등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있다. 스마트통합물류시스템이란 이동통신사 통신망을 사용해 화물차량의 위치와 경로, 운송 중인 화물의 상태, 연료 소모량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통합 관제하는 기술이다. CJ대한통운은 산림청, 한국도로공사, 녹색연합과 함께 사용되지 않는 고속도로 부지에 에너지림을 조성하고 여기서 얻은 목재를 친환경 에너지인 목재 펠릿(톱밥을 분쇄한 뒤 원기둥 모양으로 압축 가공한 연료)으로 가공해 소외계층 사회복지시설 등의 목재보일러 난방 연료로 기증하는 사업도 하고 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우리동네 흥겨운 축제] 독특하게 생긴 배, 잘나가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기발한 배를 만들어 보자.’ 울산 조선해양축제의 인기 프로그램인 ‘기발한 배 콘테스트’가 가족부와 대학·일반부로 나뉘어 일산해수욕장에서 열린다. 이번 콘테스트에는 가족부 30개 팀과 일반·대학부 30개 팀 총 60개 팀이 출전한다. 경합은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누가 더 기발한 배를 만드는지를 겨루는 ‘기발한 배 콘테스트’ 부문과 제작 완료된 배로 경쟁하는 ‘레이싱’ 등 2개 부문이다. 참가신청은 다음달 15일까지 축제 홈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참가자격은 배와 바다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한 팀에 2~5명을 구성해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참가비는 1인당 2만원이고 티셔츠, 모자, 도시락, 간식, 생수 등을 제공한다. 상금은 가족부 대상 150만원, 대학일반부 대상 300만원 등 총상금 1250만원을 놓고 실력을 겨룬다. 참가자들은 사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2인승 이상 4인승 이하 창작 선을 제작해야 한다. 재료는 골판지, 목재, 재활용품 등을 70% 이상 사용해야 한다. 제작비가 100만원을 넘으면 감점 처리한다. 레이싱은 기발한 배 콘테스트 참가작 중 바다 위에 뜰 수 있는 작품에 한해 참가가 가능하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中 비밀무기상 리팡웨이…안 잡나, 못 잡나

    中 비밀무기상 리팡웨이…안 잡나, 못 잡나

    전통적으로 북한과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를 유지해 오던 중국이 지난 14일, 돌연 북한에 대해 핵·미사일 전용 가능 품목 40여 종에 대한 대북 수출 금지를 발표하고 나섰다. 중국 상무부가 공고문을 통해 밝힌 대북 수출 금지 품목은 핵물질 추출에 사용될 수 있는 화학물질과 미사일 부품 제조에 쓰이는 특수합금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국제사회는 중국의 이러한 조치에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사실 중국의 이러한 제스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국은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할 때마다 UN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 제재 결의에 찬성표를 던지며 국제사회의 북한 봉쇄에 뜻을 함께한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 하지만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전략물자부터 사치품에 이르기까지 북한 정권을 떠받치고 있는 거의 모든 물품은 중국을 통해 반입될 정도로 중국은 국제적 결의를 이행하지 않아 왔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는 중국의 전략물자 대북 수출 금지 선포에 환영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다른 경로를 통해 우회적으로 북한에게 ‘인공호흡기’를 달아주지 않을지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北 주체기술, 알고 보면 ‘메이드 인 차이나’ 청와대 상공을 비행하며 몰래 사진을 찍어간 무인기부터 신형 300mm 방사포 KN-09, 미국 일부까지 공격할 수 있다는 대륙간탄도미사일 KN-08과 핵무기에 이르기까지 최근 이슈가 되었던 북한 신형 무기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부품과 기술의 상당 부분이 중국을 통해 들어왔다는 점이다. 2014년 파주에 추락한 무인기는 중국제 SKY-09P를 들여와 무기개발을 담당하는 조선인민군 제1501군부대에서 개조개발한 제품이었고, 계룡대는 물론 영남과 호남, 제주 지역을 제외한 한반도 전역의 모든 공군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신형 KN-09 300mm 방사포는 중국군도 사용하는 XC2030 8톤 트럭 차체에 중국의 수출형 방사포 AR-3 기술을 참고해 개발한 발사대와 로켓을 얹은 물건으로 그 형상과 추정 성능이 중국제 오리지널과 대단히 흡사하다.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입수한 무기 부품과 기술은 무인기와 방사포 같은 전술 무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강행해 UN안보리가 대북제재 결의안 1874호를 통과시킨 이듬해인 2010년, 중국은 북한으로부터 3000만 위안을 받고 삼강특수차량(三江瓦力特特种车辆有限公司)이라는 업체 주도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차량 WS51200을 개발해 북한에 ‘목재 운반용 차량’으로 위장해 직접 공급해주기까지 했다. 무려 16개의 바퀴를 갖는 대형 트럭인 WS51200는 그 계열 트럭이 중국군 전략미사일 부대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트럭이었는데, 북한은 이러한 트럭을 아무런 제재 없이 정식으로 계약해서 반입, 불과 1년 만에 KN-08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차량으로 개조해 등장시켰다. 북한은 이러한 신형 무기들이 북한의 ‘주체기술’로 개발한 고유의 모델이라고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실제로는 암시장을 통해 구한 기술과 부품을 활용해 기존의 무기체계와 결합하거나 개량한 것들이 대부분으로, 이들 무기들은 중국의 도움 없이는 개발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북한은 군수산업을 제2경제라고 칭하며 막대한 예산과 인원을 투입해 육성하고 있지만, 폐쇄된 사회 구조의 특성상 외국의 선진 기술을 도입하기 어렵고, 경제력의 한계 때문에 첨단 무기 개발에 투입할 자금이 항상 부족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북한은 해킹 등을 통해 해외 업체의 기술을 빼돌리거나 공작원을 이용해 상용 부품을 밀수하여 부족한 기술과 부품을 조달했다. 북한이 중국을 통해 기술과 부품을 얻는 방식은 간단했다. 중국 각지에 일반 기업으로 위장한 업체를 차려놓고 중국의 대학이나 기업에 필요한 기술 개발을 의뢰하거나 부품을 구매해 북한으로 가져가는 것이었다. 북한은 중국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거나 중국인 또는 조선족을 매수해 업체를 차려놓고 합법적으로 기술과 부품을 구입해 자국으로 빼돌려 왔다. 최근 단둥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된 수십여 명의 북한 기업인들과 중국인들이 바로 이러한 역할을 담당하던 공작원들이었다. 이들은 미사일 등에 사용될 수 있는 전자부품을 밀수하다가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북한은 오래 전부터 미사일의 관성유도장치에 사용되는 중앙연산처리장치(CPU)나 메모리 카드, 각종 센서와 장거리 통신용 송수신 안테나 등을 밀수해 왔고, 이 밀수품들은 대부분 중국 단둥에서 압록강을 넘어 북한으로 반입됐다. 덕분에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신형 무기 개발에 필요한 기술과 부품을 조달할 수 있었고, 이러한 방법을 통해 KN-08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KN-09 방사포와 같은 위협적인 무기들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中 정부 비호 받는 죽음의 상인 북한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이 ‘파키스탄 핵무기의 아버지’라 불리는 압둘 카디르 칸(Abdul Qadeer Khan) 박사가 만든 핵기술 밀거래 암시장 ‘칸 네트워크(Khan Network)'의 도움을 받았다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은 중국인 무기 밀거래상 리팡웨이(李方偉)로부터 상당한 도움을 받았다. 데이비드 리(David Lee)나 카를 리(Karl Lee), 패트릭(Patrick) 등 사용하는 가명만 15개가 넘는 리팡웨이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대량살상무기 판매 혐의로 500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고 있는 중국 국적의 무기 밀매상이다. 미 국무부에서 비확산·군축담당 차관보를 역임한 로버트 아인혼(Robert Einhorn) 브루킹스연구소 수석연구원이 “리팡웨이는 칸 박사 다음가는 거물”이라고 평가할 만큼 악명이 무기 밀매업자다. 중국 랴오닝성(遼寧省) 다롄(大連)에 근거지를 두고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진 리팡웨이는 표면적으로는 합법적인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사업가이다. 그러나 FBI와 미 연방검찰은 리팡웨이가 운영하는 다롄 소재 무역회사 림트(LIMMT)가 탄도 미사일 부품과 우라늄 농축 재료를 밀수하는 업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그를 쫓고 있다. 이 회사는 미사일 추진체에 사용될 수 있는 특수합금 철봉 24.5톤과 특수 알루미늄 합금 15톤을 이란국방산업기구(DIO·Defense Industries Organization)와 같은 이란 국영 업체는 물론 핵무기 개발에 연루되어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받고 있던 이란기업 샤히드 헤마트 산업그룹(SHIG·Shahid Hemmat Industrial Group)과 샤히드 바커리 산업그룹(SBIG·Shahid Bagheri Industrial Group) 등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FBI가 추정하는 거래 건수는 최소 165건, 거래액은 1000만 달러 이상에 달한다. FBI는 그가 북한-중국-이란에 걸쳐 구축한 네트워크를 통해 북한과 이란의 핵무기·미사일 기술 및 부품 거래를 중개하고, 양국에 기술과 부품을 직접 판매하면서 막대한 이익을 취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과 해외 전문가들은 그 사례로 북한 미사일과 이란 미사일 사이의 기술적 유사성을 제시했다. 북한이 지난 2월 발사한 광명성 4호는 페어링(위성덮개)과 3단 추진체의 크기와 형상이 이란이 2009년에 발사했던 위성발사체 사피르 2호(Safir-II)의 페어링 및 2단 추진체와 거의 똑같거나 대단히 흡사하다. 또한 북한이 올해 초 공개한 고체연료 로켓 연소실험에 등장한 추진체는 이란의 고체연료 중거리 미사일 세질(Sejil)과 동형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과 이란이 중거리 미사일 기술에서 기술을 교류하고 있다는 증거다. 또한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정부의 비밀 외교전문에는 이란이 북한제 무수단 중거리 탄도 미사일 19기를 중국 다롄항에서 화물선에 선적, 자국의 반다르아바스(Bandar Abbas)항을 통해 반입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중국 다롄이 이란과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거래 중개소 역할을 해왔던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는 무기 중개뿐만 아니라 무기 부품 개발에도 나서 미사일 부품이나 우라늄 농축 시설에 필요한 특수강이나 정밀연마기, 심지어 현재 탄도 미사일 유도장치에 쓰이는 광섬유 자이로스코프 등을 제조하는 업체를 12개나 가지고 있는 것으로 FBI는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리팡웨이와 그의 회사가 아직도 건재하며, 그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을 개연성이 대단히 크다는 것이다. 그동안 리팡웨이의 주요 고객이었던 이란은 핵 협상이 타결되면서 더 이상 리팡웨이와 거래할 필요가 없어졌다. 더욱이 이란과의 거래를 위해 리팡웨이가 미국 등 세계 각국에 세운 페이퍼 컴퍼니가 FBI에 적발되면서 해외에 있는 대부분의 계좌가 동결 및 압수 조치되어 더 이상의 해외 활동이 어려워졌다. 미 의회 산하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CESRC·The U.S.-China Economic and Security Review Commission)는 연례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무기 개발에 필요한 부품과 기술을 조달하는데 리팡웨이로부터 상당한 도움을 받았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었다. 월스트리트 저널 역시 지난 1월 미국 정보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특수강과 정밀연마기 등 미사일 제조에 필요한 재료와 관련 기술들을 중국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즉, 북한의 미사일과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 및 제조에 협조하고 있는 중국 기업이 바로 리팡웨이와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리팡웨이가 중국정부의 비호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미 연방검찰이 리팡웨이를 기소한 이후 미 국무부는 외교채널을 통해 중국에 리팡웨이의 신병을 넘겨줄 것을 여러 차례 요구했으나, 중국은 이를 번번이 거부했다. 중국정부는 UN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이 통과된 이후에도 리팡웨이를 체포하거나 단속하지 않았고, 덕분에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도 핵무기와 미사일 기술을 고도화시킬 수 있었다. 최근 중국정부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국경 지역에서 북한 무기 밀매상들을 대거 체포한 것은 기만작전이다. 이번에 단둥 지역에서 검거된 중국인 밀수업자들은 북한의 제2경제위원회 공작원들과 전자제품과 귀금속류를 거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 공안당국은 이들에게 무기제조에 필요한 전자제품을 북한과 거래한 혐의를 적용했지만, 이들이 거래한 품목은 일반적인 상거래로도 충분히 구할 수 있는 제품들이었다. 가령 컴퓨터용 SD램 메모리나 중앙연산장치(CPU), 그래픽카드(GPU), 디지털카메라에 흔히 쓰이는 CCD카메라 등은 전자상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품목이지만, 고성능 CPU와 GPU는 미사일의 관성유도장치의 연산장치로, CCD 카메라는 미사일의 유도장치에 적용될 수 있어 대북 수출 금지 품목에 해당된다. 실제로 우리 해군이 인양한 은하3호의 미사일 잔해에서 국내 S모 업체가 제작한 SD램 카드 2개와 중국산 CCD카메라 및 전선과 같은 상용 제품이 발견되기도 했다. 즉, 이번에 중국 공안이 검거한 밀수업자들은 일반적인 상용품을 북한에 판매해온 ‘잔챙이’들에 불과하며, 마치 중국이 국제사회에 약속한 대북 제재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것처럼 꾸미기 위한 연극에 동원된 희생양일 뿐이다. 중국정부가 진정으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막고자 했다면 국제사회가 오랜 기간 추적해온 거물인 리팡웨이부터 체포하고 처벌했어야 했지만, 리팡웨이와 그의 회사는 아직도 건재하다. 중국이 이러한 연극을 벌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사드(THAAD) 때문이다. 사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의 도움이 대단히 컸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거론하며 한반도 사드 배치를 추진하자 북한을 제재·압박하는 역할을 해주는 척 하면서 한반도 사드 배치 필요성을 희석시키기 위한 노림수에서 이번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차후 이러한 자신들의 ‘공(功)’을 거론하며 우리나라에 사드 배치 논의 철회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일본, 인도, 나아가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들이 합세해 구축하고 있는 대중국 포위망을 극복하기 위해 태평양 연안의 협력국가가 반드시 필요한 중국은 오랜 기간 순망치한의 관계였던 북한을 버릴 수 없다. 이런 국제정치적 역학관계를 무시하고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너무 순진한 발상이 아닐까? 이일우 군사 전문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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