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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동환기자의 현장+] 초미숙아 병실 ‘임시아빠’ 체험

    [안동환기자의 현장+] 초미숙아 병실 ‘임시아빠’ 체험

    품에 안은 현이가 젖병을 물리자 오물거리기 시작한다.80㎖의 특수분유도 몇 차례 쉬었다가 삼킬 만큼 힘겨운 듯하다. 타인의 체온을 느꼈는지 현이의 작은 손가락이 기자의 가슴에 머문다. 임신 27주 만인 지난달 760g의 ‘초극소 미숙아’로 세상에 나온 현이. 기자가 이 병동에 들어서 처음 눈을 맞춘 아기이다. 서울 아산병원 신생아 중환자실.39명의 미숙아들이 인큐베이터 안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가냘픈 팔다리를 바동거리지만 울음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아기들의 고통은 ‘뚜∼뚜’거리는 전자음이 대신한다. 제 몸보다도 큰 인공호흡기와 튜브를 입에 문 채 생존 마지노선이라는 ‘22주 500g’을 간신히 넘어선 천사들. 의료진은 이들을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아기’라고 부른다. 기자는 지난 2,3일 이 병원의 신생아 집중치료팀에 참여했다.‘임시 아빠’가 되어 우유를 먹이고 몸무게를 재고 목욕을 도우면서 진짜 아빠라도 된 듯한 느낌이다. 아기들의 눈망울에서 본 것은 절망을 딛고 선 희망이었다. 지난 1월 820g의 몸무게로 태어난 서연이는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다. 의료진의 예상대로라면 매일 죽음에 가까워지는지도 모른다. 미숙아 중 상태가 가장 좋지 않은 서연이는 그러나 ‘기적’으로 불린다. 이날까지 112일을 살고 있어서다. 서연이의 소화기관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장의 길이는 불과 10㎝. 정상이라면 1m가 넘어야 한다. 특수 영양제가 투여되지만 미량만 체내에 흡수된다. 그러고도 서연이의 머리카락은 자라고 있다. 발육이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의학적으로 생존이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지는 서연이에게 의료진은 희망과 좌절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지난달 병원이 수술비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부모를 설득해 서연이를 수술했다. 그러나 수술 소견은 ‘부정적’이었다.3000만원이 넘는 병원비와 누구보다도 어린것의 고통에 피멍이 들었을 부모는 치료를 포기한다는 뜻을 전했다. 엄마 아빠는 정을 떼려는 듯 면회마저 뜸하다. 안원희(36) 책임간호사는 “잘 버텨주는 서연이가 고맙다.”고 말한다. 서연이는 이 시간에도 홀로 기적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 하루 세 차례 이뤄지는 면회. 아픈 아기를 보는 부모의 얼굴은 ‘웃음반 눈물반’으로 젖어든다. 모유를 먹이고 엄마의 맨 가슴 위에 아기를 올려 체온과 정서를 교감하는 ‘캥거루 캐어(Kangaroo Care)’의 시간이다. 생명을 이루는 두 존재의 끈이 이어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제2중환자실을 찾은 박미영(31·가명)씨는 왈칵 눈물이라도 쏟을 듯 목소리가 잠겼다.“은수야 은수야 엄마 왔네. 빨리 이겨내야지. 은수야 눈 떠봐. 엄마 마음 아프게 왜 그래. 은수야 눈 떠봐. 응….”눈을 감은 채 가쁜 숨만 쉬고 있는 은수 곁에서 박씨는 무너지는 마음을 가까스로 추스른다. 불과 24주 만인 지난 2월 6분 간격으로 태어난 780g의 범수와 630g의 은수 남매. 범수는 체중 2.1㎏으로 호전됐지만 여동생 은수는 여전히 인공호흡기에 의지한 채 눈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이미 수술만 두 차례 받은 은수는 미숙아 망막증에다 심장마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박씨 역시 다른 엄마들과 마찬가지로 가슴 한 공간에 숨겨든 죄책감을 내비친다.“내 몸이 부실해서 아기가 고생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간호사가 말없이 등을 토닥이며 위로한다. 새벽 1시20분. 모니터상에서 한 아기의 심장 박동수가 135에서 47로 급격히 떨어지자 신호음이 울린다. 의료진의 긴급 처치로 안정을 되찾은 아기 앞에서 가슴을 쓸어 내린다. 날마다 되풀이되는 풍경이다. 의료진이 싸우는 것은 죽음뿐만이 아니다. 차도가 보이지 않는 아기나 기능성 장애가 예상돼 미리부터 아기를 포기하는 보호자를 설득하는 문제가 의료진이 맞닥뜨리는 최대의 장애물이다.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지난 1989년부터 2004년까지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1000g 미만의 초극소 미숙아 가운데 49명은 치료를 포기한 ‘자의 퇴원’에 의해 사망했다. 신생아과 김애란 교수는 “미숙아도 뇌손상만 없으면 정상인으로 성장한다.”면서 “우리가 30%의 희망을 말하고 있는 순간 부모는 70%의 절망만 보며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한다. 현실적 문제인 치료비 부담도 의료진이 보호자와 상담할 때마다 부딪히는 말못할 고민거리다. 정작 치료를 완강하게 거부하며 의료진조차 포기한 부모를 설득하는 것은 아기이다. 바동거리는 아기의 눈을 보면서 마음을 고쳐먹는 부모가 대부분이다. 아픈 아기가 엄마의 마음을 돌려 놓는 것이다. 때로는 소생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이 내려져도 멋대로 죽음을 선고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 530g의 희망…“모두의 희망으로 자라렴” 3일 오전. 중환자실에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다. 지난 1월 26주 만에 530g으로 태어나 모두의 가슴을 졸이게 했던 은채가 2.5㎏의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하는 날이다. 그동안 기록된 은채의 차트만 100여장. 불과 두달 전까지 인공호흡기에 의지하며 계면활성제, 항생제, 호흡약물, 이뇨제, 영양제 등 온갖 약품을 투여하며 가까스로 삶을 이어온 은채였다. 엄마 김윤경(가명)씨는 40대 초반의 고령 출산자. 은채가 첫 아기인 그녀는 “6개월이 됐는데도 발로 차는 기미가 없어 내심 걱정을 했는데 설마 미숙아로 태어나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은채가 살아있는 것에 감사했다.”고 되돌아봤다. 그녀는 산후조리도 포기한 채 퇴원한 다음날부터 하루 3번씩 면회를 왔다. 은채가 입원한 109일 동안 김씨에게 유일한 기쁨이자 희망은 매일 15∼20g씩 체중이 늘어가는 은채의 모습이었다. 경제적 고통도 만만치 않았다. 그녀가 기자에게 내민 진료비 영수증에 적힌 총액은 3723만 1093원. 이 중 본인 부담금은 1601만 3470원이다. 김씨는 “국가적으로 출산을 장려하고 있지만 엄마들이 병원비 때문에 도망다니고 아기를 포기하는 현실에서 여전히 출산을 위한 최소한의 복지조차 부족한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대한민국에서 미숙아의 엄마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녀들은 병원비와 재활치료로 카드빚을 안게 된 모진 현실에 굴하지 않고 더욱 강한 ‘어머니’로 다시 태어나지 않을까. ●의료진과 보호자의 요청에 따라 기사 속의 아기 이름은 모두 가명으로 처리했습니다. sunstory@seoul.co.kr ■ 미숙아 치료 문제점 940g의 미숙아를 낳은 경기도 분당의 어느 산모는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아기를 치료할 인큐베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대형 병원 10여곳을 수소문했지만 “병상이 꽉 찼다.”는 응답만 들었다. 대당 2억원의 인큐베이터와 인공호홉기, 각종 첨단 생명유지장치 등이 부착된 병상 40개를 보유한 서울아산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지난해 신생아 중환자실의 적자만 20억원을 기록했다. 아기 1명이 치료받는 한 병상당 매달 416만원의 적자가 난 셈이다. 산모가 고령화되면서 미숙아는 해마다 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을 치료할 병상과 장비는 태부족이다. 전국적으로 신생아 집중치료를 위한 병상은 850여개가 부족하다. 병상을 늘릴수록 적자가 커지는 병원들이 시설, 장비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신생아 치료가 기피 시설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생후 1∼4세까지 국가가 전액 진료비를 부담하는 일본과 미국의 10분의1 수준에 못 미치는 낮은 의료수가 정책은 인프라 구축을 막고 있는 또 하나의 장벽이다.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저출산 사회에서 신생아 의료의 현황과 대책’ 공청회에서도 의료비가 현실화되지 않으면 사망률이 증가할 것이라는 경고가 터져나왔다. 한국평가연구원 김기찬 원장은 “올해부터 시행된 저출산 대책으로 미숙아의 보호자 부담은 지난해에 비해 570만원 정도가 줄었지만 수가는 변동이 없어 병원 적자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숙아에 대한 재활치료도 여전히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미숙아는 치료를 받고 퇴원하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들 대부분은 심장, 폐, 호홉기 질환 등으로 4∼5세까지 재입원을 반복한다. 거의 모든 책임을 미숙아 가정이 전담할 뿐 국가는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sunstory@seoul.co.kr
  • [본사 주최 ‘세계 거장 판화대전’ 지상갤러리] ⑭ ‘PICABIAⅡ(FORGOT)’

    [본사 주최 ‘세계 거장 판화대전’ 지상갤러리] ⑭ ‘PICABIAⅡ(FORGOT)’

    짐 다인은 앤디 워홀 등과 함께 미국 팝 아트를 이끌어 온 중추적인 작가다. 그는 자신이 누구이고, 무엇이며, 어디에 있는가 등 자신에 대한 고민에서 작품을 풀어 나간다. 그래서 작가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소재, 예를 들어 연장, 목욕 가운, 신발, 침실, 하트 등을 풍부한 색채로 표현했다. 작품 ‘피카비아’는 그와 동시대에 활동한 여류 팝 아티스트의 이름. 그녀의 얼굴 사진과 이미지가 작품 하단에 숨겨져 있다. 마치 그녀에 대한 ‘사랑’을 표시하듯 그림 한 가운데는 붉은 빛 하트 모양의 종이를 오려 붙여 콜라주 형태로 만들었다. 그리고 곳곳에 영어로 ‘울랄라’‘겨울’‘말’‘의자’‘잊다’ 등의 단어를 써놓기도 하고, 자동차와 배, 넥타이 등을 그려 넣기도 했다. 그는 이처럼 단순하게 묘사된 소재들과 콜라주된 이미지들이 가진 모호함에 실제 오브제와 평면적인 캔버스의 결합등을 시도, 팝아트와 다다이즘 성향을 결합시켰다. 결과적으로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흐리게 만들어 새로운 예술적 개념을 창조해 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기 간 2005년 5월7일(토)까지 (전시기간 중 무휴, 전시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장 소 서울신문사 서울갤러리 전관(한국프레스센터 1층) ●입장료 성인 5000원, 초중고생 3000원 ●단체접수 및 문의 서울신문사 (02-2000-9752)
  • [큐! 아름다운 노년] ⑤ 존엄하게 오래사는 법

    [큐! 아름다운 노년] ⑤ 존엄하게 오래사는 법

    건강하고 오래 산다는 것은 모든 인간의 희망이다. 전문가들은 뾰족이 장수의 비결이나 비책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장수하는 노인들에겐 몇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장수 노인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낙천적으로 생활한다는 점, 항상 부지런하게 움직이고, 음식타박을 하지 않는다는 점 등…. 또한 질병에 크게 시달리지 않고 어느 순간 고통 없이 숨을 거둔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건강하게 사는 노인들의 생활을 통해 무병장수의 해법을 찾아본다. ●골고루 먹고 잠을 푹 자라 서울시 영등포구 대림동의 이씨(본명 이은봉) 할머니.1899년생으로 올해 106살이다. 이 할머니는 단독주택에서 막내 딸(61·신준기)과 외손자 셋이서 생활하고 있다. 가장인 딸은 직장생활을 위해, 외손자 역시 공익요원이라서 아침 일찍 출근하고 나면 낮에는 할머니 혼자서 집을 지킨다. 최근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집을 찾았다. 대문을 손수 열어주며 반갑게 맞이하는 모습이 너무 정정해 나이가 의심될 정도였다. 할머니는 “누추한 곳에 찾아와 내놓을 것도 없다.”면서 미안해했다. 현재 할머니의 건강상태는 귀가 잘 들리지 않는 것 말고는 특별히 아픈 곳이 없다고 했다. 딸 신씨는 “어머니의 건강 장수비결은 외가쪽 식구들이 모두 90살 이상 산 것으로 미뤄볼 때 유전적 요인이 큰 것 같다.”면서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드시고 참 부지런히 움직이는 성격을 가졌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음식을 놓고 투정을 부리거나 식사를 거른 적이 한번도 없다고 한다. 일찍 잠자리에 들고 아침 6시면 일어난다. 잠이 들면 ‘흔들어도 모를 정도’로 숙면을 취한다. 딸은 “온통 하얗던 머리가 언제부턴지 검은 머리로 바뀌고 있다.”며 할머니의 머리 속을 헤쳐 보여준다. 할머니는 지금도 본인의 속옷은 손수 빨고, 목욕도 자주하는 등 자기관리가 철저하다. 지난해 종합병원에서 건강검진을 했는데 70살 노인의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병원측에선 할머니를 연구하겠다며 계속 러브콜(?)을 하고 있다는 귀띔이다. 좋아하는 음식은 흰 쌀죽에 양념간장. 커피도 하루 꼭 한잔씩 마신다. 간혹 딸이나 외손자 친구들이 찾아와 맥주나 소주를 마시면 같이 술도 한잔씩 먹는다. 하지만 담배는 못 피운다.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부지런히 움직여라 올해 85살인 임순원 할아버지.82살인 부인과 함께 영등포구 문래동에 살고 있다.4녀1남의 자녀를 키우느라 바쁘게 생활하다 보니 아플 시간도 없었다며 웃는다. 팔순을 훌쩍 넘은 나이지만 관내 노인회장을 맡아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구청 자문위원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임 할아버지는 “젊을 때부터 욕심 부리지 않고 살아온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됐다.”면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욕심을 버리면 마음도 몸도 건강해진다.”고 말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1시간 정도 산책을 즐기고 9시에 집을 나서 사무실로 향한다. 식사는 특별히 신경쓰는 것은 없지만 될 수 있는 한 양을 적게 먹는 편이라고 했다. 술·담배와는 담을 쌓았다. “건강한 비결은 음식이 아니라 마음가짐에 있다.”면서 “늙을수록 품위를 갖추고, 될 수 있으면 많이 움직이는 것이 좋다.”고 나름대로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젊을 때부터 건강을 지켜라 전북 김제시 주갑식(94) 할머니.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지만 아직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 없다. 아흔을 훌쩍 넘긴 고령에도 경로당 노인들과 함께 노래도 배우고 게이트볼을 즐긴다. 주 할머니는 “자식이라도 늙은이가 곁에 있으면 자유스럽지 못한 법”이라며 “여력이 있는 한 자식한테 의지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건강한 비결은 또래의 노인들과 어울려 항상 즐겁게 생활하는 것. 하루도 빠짐없이 출근하는 경로당은 주 할머니에게 생활의 활력을 불어넣는 사랑방이자, 배움터다. 경로당 친구들과 함께 얘기하고 놀다 보면 하루가 금세 가버린다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서울 구로구의 전용찬(66)씨. 동네 헬스장에서 열심히 운동하며 땀을 흘린다. 치매나 중풍에 걸려 가족에게 무거운 짐을 안기는 주변 친구의 모습이 추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전씨는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면서 “품위있게 늙기 위해서는 몸이 건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초부터 헬스장에 나와 젊은이들과 함께 운동을 하다 보니 삶에 활력이 솟는다고 자랑한다. 노후에 고생하지 않으려면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라고 충고를 잊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건강하게 장수하는 노인들은 유전적인 요인도 있지만 자기관리를 잘하기 때문”이라며 “당뇨·심장병 등 노화를 가속시키는 나쁜 습관, 즉 흡연이나 과다한 음주·비만 등을 피하고 적정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100세 연구’ 박상철 서울대 교수 “그저 목숨만 연장해 장수하는 것보다 주어진 수명을 건강하게 보전하려는 노력이 더 중요합니다.” 국내 최초로 ‘100세 장수 노인들의 연구’를 개척한 박상철(56) 서울대 의과대 교수. 각기 다른 체질을 타고 나는데 장수하는 비결을 공식화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3일 “전국의 100세 이상 장수 노인들의 공통점은 한결같이 부지런하게 움직인다는 점이었다.”면서 “육체와 마음을 많이 부리는 사람이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장조사를 해본 결과,100세 장수인들은 무엇보다 삶의 의지가 강하고 ‘움직여야 산다.’라는 생명의 기본원칙을 충실히 따르는 사람이란 것을 입증시켜 줬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수지역은 반드시 공기·물·기후 등 자연환경이 좋은 곳만은 아니었다.”면서 “환경적인 요인보다는 주어진 여건을 극복하는 의지와 적응력 등 마음가짐이 장수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 덧붙였다. 최근 웰빙 바람과 함께 건강 장수를 표방한 프로그램들이 난립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주의를 당부한다.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소개되면서 마치 특정한 방법의 운동이나 식단이 만병을 고치고 장수를 보장하는 걸로 호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간의 일상생활은 먹고, 마시고, 움직이고, 마음쓰고, 잠자는 일로 프로그램이 짜여져 있다.”면서 “이 모든 일들을 뭉뚱그려 특정한 식품이나 약물, 특수한 운동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은 억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우리 몸은 정직하기 때문에 특정한 음식에 집착하게 되면 다른 영양소와의 균형이 깨져 새로운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불규칙한 생활·음식습관을 개선하지 않고 특별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한마디로 난센스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운동역시 상업적 목적의 프로그램들이 도입돼 현혹시키고 있지만 “특별히 건강 장수에 좋은 운동 프로그램이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일상에서 운동하며 스스로 만족을 찾아가고 젖어들며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수노인들의 식생활 조사에서도 “특별한 식단이 따로 있는 게 아니고 통상적이고 전통적인 식단이었다.”면서 “특별하다면 규칙적이고 적정한 식사량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의회]하수도료 인상률 35%로 낮춰

    서울시의 하수도요금이 평균 35% 인상된다. 또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은 폐지, 일반 유치원으로 운영된다. 서울시의회는 지난달 29일 제 155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이처럼 시민생활과 밀접한 주요 조례안들을 개정, 의결했다. ●8월 납부분부터 적용 이들 조례안 가운데 ‘하수도사용조례중 개정조례안’은 일반가정뿐 아니라 대중목욕탕 등의 부담이 증가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쏠렸다. 본회의에서 의결된 개정안에 따르면 집행부는 현행 하수도사용요금 ㎥당 216원을 303원으로 평균 40.2% 인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상임위 등 의회 심의결과 큰 폭의 요금 상승은 시민들에게 부담을 가중하고 물가안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결국 35%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따라 가정용 하수도요금의 경우 한달 동안 30∼50㎥를 사용할 경우 종전 ㎥당 280원에서 380원으로 오른다. 또 2000㎥ 이상 초과 사용할 경우 ㎥당 180원에서 250원으로 인상된다. 영업용의 경우 1000㎥를 초과사용하면 종전 ㎥당 720원에서 880원으로 상향 부과된다. 인상 요금은 오는 8월 납부분부터 적용된다. 서울시 이종상 건설기획국장은 “그동안 하수도사용부분의 적자는 연간 1000억∼1900억원에 달해 일반회계에서 지원, 충당했다.”고 밝혔다. ●저소득층 자녀 이용률 높여 시의회는 또 서울시교육감이 제출한 ‘시립학교설치조례중개정조례안’도 원안 가결,5개 지역교육청의 병설유치원을 단설유치원으로 전환키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남부교육청의 서울탑동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은 서울탑동 유치원으로, 강서교육청의 서울경인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은 서울경인 유치원으로, 강남교육청의 서울개포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은 서울개포 유치원으로, 동작교육청의 서울신우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은 서울신우 유치원으로, 성북교육청의 서울길음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은 서울길음 유치원으로 전환된다. 병설유치원을 단설유치원으로 전환한 것은 저소득층 아이들의 이용률을 높이고 유치원의 공교육을 강화시키기 위한 것이지만 장애아동 등 일부계층의 교육기회 확대에는 미흡하다는 지적도 많다. 이에 대해 교육청은 “향후 각 지역교육청별로 1개씩의 단설유치원을 설치하고, 서울경인유치원 등 3개 유치원에 특수학급을 설치하며, 서울탑동유치원 등 4개 유치원에 학급수를 늘려 저소득층 아동들에게 교육기회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고 약속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톱 셀러]유아용품에도 거센 웰빙바람

    [톱 셀러]유아용품에도 거센 웰빙바람

    ‘한가족 한자녀 시대’를 맞아 유아용품에도 웰빙 바람이 불고 있다. 은나노, 은행나무, 자일리톨로 만든 배냇저고리와 젖병이 불티나게 팔린다.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1.5배∼2배 비싼데도 그렇다. 보령메디앙스 전혜은씨는 “출산율 감소로 시장이 줄어들었는 데도 기능성 유아용품 덕에 매출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은나노가 앞장서다 기능성 유아용품의 선두주자는 은나노. 나노입자 크기의 은입자가 650여가지 세균과 바이러스를 살균한다고 알려지면서 은나노를 활용한 젖병이 2002년 처음 나왔다. 주부 김정아(29)씨는 “플라스틱 냄새가 없고, 분유를 보관해도 쉽게 상하지 않아 구입한다.”고 말했다. 은나노를 넣으면서 플라스틱 젖병(폴리프로필렌)에서 환경호르몬 추정물질인 비스페놀A가 더이상 검출되지 않고, 대장균 등 실험균주도 99.8%나 줄었다. 젖병이 인기를 끌자 은나노는 배냇저고리, 이불세트, 겉싸보, 마스크로 영역을 확장했다. 은 원액을 원단에 입혀 가공 처리한 섬유는 항균력 높아 민감한 피부에 적합한다. 롯데백화점 유아용품 직원들은 “아기가 태어나 처음 입는 옷이라 임신부들이 기능성 제품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자연에서 추출한 천연재료도 유아복 소재로 각광받는다. 대두에서 빼낸 천연 단백질로 만든 콩섬유는 아토피 등 피부병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다. 은행나무 추출물로 만든 섬유는 벌레의 유충이나 곰팡이를 없앤다.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오르가닉 코튼’도 최근 인기를 얻고 있다. 오르가닉 섬유는 3년간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농지에서 유기농 야채 쓰레기와 해초류의 퇴비, 소똥 등 순수 자연물 퇴비로 재배, 생산한 면화로 짠다. 염색할 때도 화학물질 사용을 많이 제한한다. 자일리톨 성분으로 만든 유아복은 피부온도를 떨어뜨려 여름철에 좋다. 알코올 성분을 함유한 자일리톨이 물에 녹으면서 열을 흡수하는 것. 실제 온도를 측정해보니 일반직물보다 섭씨 2도 이상 낮았다. 유아복업체인 ㈜이에프이 이대웅 대리는 “올여름 100년 만의 무더위가 찾아오면 냉감 소재 유아용품의 판매가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토피 피부염을 예방하라 요즘은 신생아 10명중 절반이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다는 것이 한의사들의 추산이다. 출산한 부부들이 대부분 새 집에서 새 가구·가전제품으로 살림하는 까닭이다. 아기가 가장 먼저 ‘새집증후군’에 노출되는 것이다. 그래서 아토피를 줄이거나 예방하는 유아용 피부관리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동충하초와 비슷한 곤충병원성 곰팡이에서 추출한 천연물질로 만든 로션도, 당귀 등 한방성분을 넣은 제품도 나왔다. 미네랄이 풍부한 진주를 함유시켜 연약한 피부를 다스리기도 한다. 소 초유성분인 사이토카인은 자기면역력을 높여줘 관심을 끈다.5개월된 딸을 둔 이경미(31)씨는 “아기는 목욕을 자주해 피부가 건조해지기 쉽다.”면서 “아토피 피부염이 없어도 스킨케어 제품을 신중하게 고른다.”고 말했다. ●숯베개·삼륜유모차 등 다양 기능성 유아용품 시장은 무서운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옷이나 피부관리용품이 대부분이지만 베개·유모차도 속속 모습을 드러낸다. 숯베개의 경우 출산 필수품인 좁쌀베개의 단점을 보완한 제품. 땀 많은 아기가 사용한 좁쌀베개는 햇볕에 말리지 않으면 벌레가 생긴다. 그러나 숯베개는 항균·습도조절 기능이 탁월해 따로 건조시키지 않아도 된다. 바퀴가 세개 달린 유모차도 나왔다. 부모가 유모차와 함께 달리거나 인라인 스케이트를 탈 수 있도록 고안됐다. 일반 유모차보다 3배 정도 큰 30㎝ 바퀴를 사용해 높은 턱을 넘을 때도 편리하다. 우주복에 쓰이는 첨단 신소재인 컴포템프를 활용한 유모차도 있다. 체온과 주변 온도에 따라 자동으로 열을 흡수하거나 방출해 신체 온도의 균형을 유지한다. 아가방 마케팅팀 조강현 이사는 “기능성 제품을 선호하는 분위기는 강남에서 강북으로, 서울에서 지방으로 퍼지고 있다.”면서 “각 업체의 주력상품으로 자리잡아 제품 개발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뉴델리 연합|인도에서 생산되는 콘돔 가운데 단지 4분의1만이 섹스에 이용되고 나머지 대부분은 여성들의 전통 복장인 사리를 비롯, 장난감·목욕탕 슬리퍼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인도의 이코노믹 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콘돔은 양질의 윤활제가 발라져 있어 인도 제조업자들에게는 아주 가치가 있는 물건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콘돔을 실패 위에 올려놓으면 실이 윤활제를 스치고 지나가 봉제기계를 더 빨리 통과하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콘돔을 뒤집어 손가락에 끼우고 윤활제로 사리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금실과 은실에 광택을 내기도 한다고 업자들은 전했다.
  • [뷰티 Q&A]

    Q. 올 봄 황사는 어느때보다 최악의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 피부, 건강 모두에 안 좋은 작용을 하는데,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A. 황사에 대비하기 위해 꼭 알고 있어야 할 지혜가 있다. 손과 얼굴을 부드럽게 여러번 씻는 것은 기본. 피부 자극이 적은 약산성 비누를 사용해 미지근한 물로 씻어내는 것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목욕은 적당하게 해야한다. 잦은 샤워는 오히려 피부를 건조하게 하므로 지성피부라도 하루 1번 정도만 씻고, 지나친 사우나도 피해야 한다. 때수건은 각질층이 많이 떨어져 나가 피부 건조를 가중시킬 수 있다. 기초화장은 완벽하게, 색조화장은 적당하게 하자. 황사는 피부의 수분을 빼앗아가므로 순한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주는 것이 필수. 특히 스킨케어 제품은 먼지가 얼굴에 달라붙지 않도록 유분이 적은 제품을 쓰는 것이 좋고, 밤에는 수분과 영양을 충분히 공급해주는 스킨케어가 필요하다. 자외선도 강해지는 시기이므로 기초스킨케어 마지막 단계에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준다. 자극적인 색조화장품의 사용은 자제하고 순하고 피부 보호 성분이 함유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백해무익한 황사에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되 불가피한 외출시에는 마스크, 손수건, 선글라스 등으로 피부노출을 최소화한다. 피부가 민감한 때이므로 피부자극이 적은 순면 소재를 사용하고, 지나치게 조여 피부 접촉이 많은 옷은 피하도록 한다. 실내에 들어갈 때는 옷을 살짝 털어 벗어두었다가 입는 것이 좋다. ■ 도움말 강진수 강한피부과 원장
  • [20&30] “우리는 21세기 노마드(유목민)”

    [20&30] “우리는 21세기 노마드(유목민)”

    “구속은 그만, 소유도 그만. 내가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아무 것도 확신할 수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과거 유목민들이 비옥한 목초지를 찾아 떠돌았던 것처럼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라면 도전과 방랑을 두려워하지 않는 ‘노마드(nomad)족’ 3명을 만나봤다. ●세계 누비며 삶의 의미 찾는 21세기 유목민 ‘원조 노마드족’은 뭐니뭐니해도 시간이 날 때마다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다. 한 곳에 뿌리박고 살기를 거부하는 이들은 과거 유목민이 그랬던 것처럼 세계 곳곳을 누빈다. 박동식(39·프리랜서 여행가)씨는 10년 경력의 여행 전문가다. 그는 마음이 동하면 언제나 배낭에 옷 한 벌, 필기도구와 세면도구만 챙겨넣고 훌쩍 길을 나선다. 길에서 배운 경험과 느낌을 글로 옮기고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 이를 ‘일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전하면서 여행 자금을 번다. 그는 현재 월간지 페이퍼와 행복한 세상, 농협사보 등 3개 매체에 여행 에세이를 기고하며 한 달에 150만원 정도 벌고 있다. 박씨는 1995년 다니던 전자회사를 그만두고 인도 여행을 떠나면서 ‘방랑생활’을 시작했다. 그 뒤 약 2년 주기로 한번에 3∼6개월씩 여행을 다녔다. 중국, 홍콩,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네팔, 티베트 등 아시아 국가를 대부분 섭렵했다. 박씨는 “10년이 지나도 항상 똑같은 유럽과 달리 아시아 나라들은 한 달이 다르고 1년이 다를 만큼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그 변화를 놓치고 싶지 않아 아시아 여행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여행의 정의는 ‘일상을 포기하는 것’. 훌쩍 인도로 떠날 수 있었던 이유는 다른 사람보다 대단해서가 아니라 책임져야 하는 가정도, 포기하기 힘들 만큼 절실하게 원했던 직장도 없었기 때문이란다. “광고카피 중에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란 말이 있잖아요. 하지만 정말로 절실하다면 열심히 일하지 않았어도 떠나야 하는 거죠.” 열심히 일하지 않았어도 떠나고 싶을 때 떠난 뒤 돌아와서 다시 열심히 일하면 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또 가족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절실함을 제대로 설명해줄 수 있다면 충분히 허락을 구할 수 있는데, 용기가 부족할 뿐이라는 것이다. 박씨는 오는 6월 다시 티베트로 떠날 예정이다. 그는 “한국에 있을 때보다 여행다닐 때 더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되는 걸 보니 이제 방랑이 천성으로 굳어진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직업도 맞춤형 “그때그때 달라요.” 평생 직장을 거부하고 자기 의지에 따라 자유롭게 직업을 개척하거나 아예 직업이라는 개념을 거부하고 수시로 맡겨진 일에 대한 대가만 받는 ‘잡 노마드(job nomad)족’도 늘고 있다. 김병문(36·벤처기업 운영)씨는 홈페이지 제작 전문가. 그는 97년 대학졸업 이후 홈페이지 제작 벤처기업을 전전해 왔다.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1년 단위로 직장을 옮겨 지난해 3월 창업을 하기까지 4∼5곳의 직장을 옮겨다녔다. 돈을 더 준다고 해서 따라간 적도 있었고, 프로젝트가 마음에 들어 직장을 옮긴 적도 있었다. 김씨는 앞으로 우리 사회에 이런 ‘잡 노마드족’들이 부쩍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누구나 거대한 조직에서 안정된 생활을 원하고 있지만, 이미 나이가 들면 독립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경제환경이 찾아왔다.”면서 “직업이 아니라 일을 좇아 그 일을 수행하고 대가를 받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위해 마음의 준비와 함께 전문적인 실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지난해 1주일에 2∼3권씩 모두 135권 정도의 책을 읽었다. 그는 ‘잡 노마드족’으로 살면 일할 때에는 일에 몰두하고 남는 시간에는 다른 데 신경을 끈 채 자기계발에만 매진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6개월 정도 서울시청 홈페이지 제작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공무원 생활을 옆에서 본 적이 있는데, 안정적인 생활에 자부심이 높아 보였지만 자기계발을 위한 시간은 부족해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조직에 속해 있으면 조직을 위한 것밖에 보이지 않아 자신을 돌아볼 시간은 적다.”면서 “지금 일하고 있는 홈페이지 제작회사에서 어느 정도 수익을 내게 되면 구인구직 전문회사라는 새로운 일로 또다른 모험을 시작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온·오프라인 상점서 ‘알짜’만 골라내는 쇼핑 9단 치밀한 사전정보 수집으로 온·오프라인의 상점들을 찾아다니며 값싸고 질좋은 상품만을 낚아채는 ‘쇼핑 노마드족’도 늘고 있다. 김민지(25·여·방송작가 교육원)씨의 쇼핑 실력은 웬만한 상인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상품별로 애용하는 상점은 따로 있고, 수시로 정보를 업데이트해 새로운 ‘필드’를 개척한다. 김씨는 화장품을 살 때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온라인 매장을 주로 이용한다. 하지만 온라인 구입은 직접 향을 맡아보거나 자기 피부에 맞는지 확인해 볼 수 없는 게 맹점. 김씨는 “자신의 피부 특성을 정확히 점검하고, 이미 상품을 써본 소비자들이 올리는 제품사용 후기를 ‘간접 테스트’로 이용해야 한다.”면서 “후기를 통해 더욱 저렴한 쇼핑몰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판매자들이 경쟁을 벌이기 때문에 최저가로 물건을 살 수 있는 경매전문 인터넷사이트 ‘옥션’이나 매일 제한된 시간 동안만 저렴한 상품을 내놓는 인터넷 쇼핑몰의 ‘타임 세일’도 자주 이용한다. 회원 공지메일 등을 통해 정보를 얻어 꼼꼼히 챙겨뒀다가 세일 시간대에 접속, 실속있는 쇼핑을 한다. 동대문이나 남대문 재래시장에 가더라도 소매상부터 먼저 찾지 않는다. 오후 10시 이후 도매상에 가면 소매업자들이 물건을 구입하러 많이 오기 때문에 거기서 오가는 대화 속에 물건 값을 파악하고 저렴하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옷을 입어보지 못해 구입하기 꺼려진다면 소매상으로 간다.”면서 “이미 도매가를 알고 있기 때문에 가격 흥정에 훨씬 유리하다.”고 귀띔했다. 유지혜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 노마드족도 가지가지 ‘노마드족’이 확산되면서 그 종류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우선 노마드족의 대명사격이었던 ‘디지털 노마드족’은 ‘유비 노마드(ubi nomad)족’으로 진화하고 있다. 무선랜 노트북과 PDA(개인휴대단말기)폰, 외장형 하드디스크 등 최신 전자제품으로 무장하고 공간 제약 없이 업무를 처리하는 디지털 노마드족의 개념이 컴퓨터 접속 네트워크로 모든 일을 처리하는 ‘유비쿼터스(ubiquitous)’ 환경에 맞게 더욱 정교화된 것. 유비 노마드족은 텔레매틱스가 장착된 자동차로 처음 가는 곳도 지름길로 척척 찾아가고, 무선전파식별(FRID)장치가 내장된 휴대전화로 정류장에서 기다리는 버스가 어디쯤 오고 있는지 알아본다. 밖에서도 휴대전화로 집 안의 가스밸브를 잠글 수 있고, 목욕물도 미리 데워 놓는다. 유비 노마드족에게는 멀리 있는 친구에게 자기 위치를 알려주는 것도 식은 죽 먹기다. 겉치레 문화를 거부하고 경험을 존중하는 ‘노블레스 노마드(noblesse nomad)족’도 각광받고 있다. 명품, 골동품 등 물건을 소유하는 대신 여행, 레저, 공연 관람 등 무형의 경험을 수집하는 새로운 소비자층이다. 비싼 물건으로 치장하기보다는 지금 아니면 할 수 없는 경험을 재산으로 삼는 ‘귀족형 유목민’이다. 이들은 더 많이 보고, 느끼는 체험적인 삶을 통해 자기계발을 하고, 궁극적으로는 자기가치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경기 침체와 취업난이 만든 슬픈 신조어도 있다. 이른바 ‘강의 노마드족’으로 불리는 취업 준비생들. 취업 경쟁에서 자격증과 영어 점수 등이 중요해지자 전공 과목 외에 ‘실용형’ 강의를 들으러 이곳저곳 유랑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토익, 취업 강좌, 경영학 강좌 등에 가 보면 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 / 유비쿼터스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 / 유비쿼터스

    생활과 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꿀 미래의 정보혁명이 다가오고 있다. 유비쿼터스 혁명이다. 유비쿼터스는 홈네트워크 등에서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집 밖에서 집 안에 있는 가스불을 끄고 세탁기를 가동시킬 수 있는 새로운 아파트가 분양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서는 주민들이 언제 어디서나 민원서류를 신청하고 발급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지난 21일부터 시작했다. 그러나 유비쿼터스가 일상화된 사회는 과연 사이버 유토피아라고 부를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인간은 컴퓨터와 통신의 노예가 되어 인간성은 점점 메마를 것이다. 인터넷이 마비됐을 때 통신대란이 일어났듯이 유비쿼터스가 중단됐을 때의 혼란은 상상하기 어렵다. 또한 현재 유비쿼터스의 개념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고 있고 의미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정보혁명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유비쿼터스란 유비쿼터스는 라틴어로 물이나 공기처럼 시공을 초월해 ‘언제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뜻이다. 장소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말한다. 백과사전에 따르면 1988년 미국의 사무용 복사기 제조회사인 제록스의 와이저(Mark Weiser)가 ‘유비쿼터스 컴퓨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당시 와이저는 유비쿼터스 컴퓨팅을 메인프레임과 퍼스널컴퓨터(PC)에 이어 제3의 정보혁명을 이끌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컴퓨터에 어떠한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냉장고·안경·시계·스테레오장비 등과 같이 어떤 기기나 사물에 컴퓨터를 집어넣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해 주는 정보기술(IT) 환경 또는 정보기술 패러다임을 말하는 것이다. 유비쿼터스화가 이루어지면 가정·자동차는 물론 산꼭대기에서도 정보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유비쿼터스 네트워크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광대역통신과 컨버전스 기술의 일반화, 정보기술 기기의 저가격화 등 정보기술의 고도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유비쿼터스가 세상을 바꾼다 유비쿼터스 환경이 구축되면 세상이 어떻게 바뀔까. 유비쿼터스의 일상화는 개인이 모든 네트워크에 접근 가능하다는 점을 말한다. 무슨 정보든지 알아낼 수 있고 사물을 원격 조종할 수 있게 된다. 유비쿼터스의 예로 휴대전화 단말기로 은행계좌를 조회하거나 송금을 하고 네비게이터로 모르는 길을 찾아가는 것을 들 수 있다. 더 미래로 가보자.2015년 어느날. 김철호씨는 침대에서 말을 하는 로봇이 깨우는 소리를 듣고 잠이 깬다. 밖으로 나가려고 손잡이를 잡자 건강 상태가 체크되고 주치의의 컴퓨터에 자동으로 입력된다. 승용차에 오르면 로봇이 뉴스를 읽어 준다. 외출중인 김씨의 아내에게는 역시 로봇이 저녁에 먹을 음식이 모자란다며 사야 할 식품 목록을 알려준다. 집에 가면 이미 음식이 배달되어 있다. 이런 생활을 하는 미래 인간을 ‘유티즌(U-tizen)’이라고 부른다. 네티즌이라는 말은 옛말이 되고 만다. 광고에도 이런 유티즌의 생활이 나온다. 목욕을 하며 휴식하는 여자는 문득 최근 개봉 영화가 보고 싶어졌다. 그녀가 내뱉은 말을 인식한 거울 TV(Mirror Vision)가 ‘오페라의 유령’을 초고속으로 다운로드하여 즉시 보여준다. 있는 곳이 바로 극장이 되는 것이다. 또 다른 예. 길을 가다 PDA로 냉장고에 남아 있는 음식을 검색한다. 화면에 냉장고 안 식료품의 개수와 유효기간 등이 뜬다. 집 안의 모든 기기는 원격으로 조정할 수 있고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유비쿼터스가 실생활에 적용된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이런 아파트의 홈 네트워크다. 광고에도 나오듯이 이미 홈 네트워크는 실현되고 있다. 원하는 시간에 에어컨이나 세탁기를 가동할 수 있다. 세대간 화상통화, 부재시 방문자 리스트 영상저장, 월별 관리비 내역조회, 실시간 검침조회도 가능하다. 자동차에서는 위성으로 신호를 받는 텔레매틱스 서비스(자동차와 무선통신을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차량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교통 정보를 확인한다. 물건을 살 때는 계산대만 통과하면 물건명과 가격이 자동으로 기록되고 결제는 휴대전화로 한다. ●유비쿼터스 유의할 점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에 연결되는 ‘유비쿼터스 세상’에서는 과연 유토피아 같은 삶을 살게 될까.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보고서에 따르면 유비쿼터스는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면도 내포하고 있다. 재택근무가 일상화돼 대인관계는 소원해지고 가족 간의 거리도 갈수록 멀어질 것이란 주장이 있다. 전자태그가 일반화되면 상품 구매정보가 기업 쪽에 저장돼 개인의 취향과 생활패턴이 노출될 수 있다. 한 전문가는 “소비자가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좋아할 만한 옷을 내놓을 것”이라면서 “사생활 침해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또 홈네트워킹 시스템이 불통되면 집에 불이 안 들어오고, 뜨거운 물이 끊기는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KISDI 이호영 박사 등은 “유비쿼터스 개발 단계에서부터 기술의 사회적 성격과 다양한 기술외적 측면을 검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명확한 개념정의가 되지 않았는데도 남발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강홍렬 미래한국연구실장은 “유비쿼터스 기술이 완성되지 않았고, 사람마다 서로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는 만큼, 국가가 전략적·정책적 용어로 채택해 전략적인 의미를 전달하려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성진기자 sonsj@seoul.co.kr
  • MTBE 지하수 오염 실태와 대책

    MTBE 지하수 오염 실태와 대책

    인류가 향유하는 삶의 질은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달에 크게 기대고 있다. 과학기술이 인류의 미래를 장밋빛으로 물들일 것이란 기대도 여전히 팽배하다. 그러나 과학기술과 그 발명품은 사람이나 생태계에 꿀만 주는 것은 아니다. 한동안 달콤한 맛을 선사하지만 결국 독으로 변모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여러 화학물질이 대표적이다. ‘꿈의 살충제’로 불리며 농산물 수확을 획기적으로 늘린 DDT는 1960년대 레이첼 카슨의 저서,‘침묵의 봄’ 이후 그 해악성을 비로소 드러냈다. 변압기 절연유에 함유된 PCBs(폴리염화비페닐)는 오늘의 전력산업을 가능케했지만 다이옥신과 더불어 인류가 근절해야 할 대표적 오염물질로 판명돼 전 세계적으로 축출 대책이 논의되고 있다. 냉장고 등의 냉매로 쓰이는 CFC(염화불화탄소)가 오존층을 파괴한다는 사실도 잘 알려져 있다. ●MTBE의 두 얼굴 자동차 연료 첨가제로 쓰이는 MTBE는 결국은 이들 화학물질과 같은 처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지만 “당장은 아니다.”는 견해가 많다.MTBE의 긍정적 역할 때문이다. 휘발유의 연소를 도와 유해 배출가스를 줄이는 등 대기질 개선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 오고 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에 따르면 1993년 ‘무연 휘발유’ 정책에 따라 의무적으로 MTBE를 휘발유에 혼입한 이후 서울의 일산화탄소 농도는 급격히 줄어들었다.1992년엔 1.9이었지만 이듬해 1.5으로 대폭 감소한 뒤 이후 1.0∼1.3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자동차가 일산화탄소 배출량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MTBE의 저감효과는 통계적으로 볼 때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것”(KEI 박용하 박사)이라고 한다. 그러나 부작용 또한 크다. 지하수에 조금이라도 섞이면 강한 불쾌감과 쓴 맛 등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1997년 핀란드에서 유조차 운전수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두통과 구토, 어지러움, 호흡 곤란 등 인체 신경계를 교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쥐를 비롯한 동물에 대한 실험에서는 림프암, 신장암, 간암 등을 유발한다는 미국 등 일부 선진국의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인체 발암성 여부는 확실치 않다. 미국 일부 주에서 MTBE 문제가 처음 불거진 게 불과 10여년 전인데다, 그동안 위해성 연구 자체도 드물었던 탓이 크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환경청 등이 MTBE를 ‘동물에서는 발암에 대한 충분한 증거가 있지만 인체발암물질로는 분류할 수 없는 물질’로 규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발암 개연성이 부정되고 있는 것 또한 아니다.“인체 유해성을 입증하는 연구결과는 없지만 동물실험 결과를 토대로 위해성을 추측하고 있는 상태”(환경부 토양수질관리과 오흔진 사무관)라고 한다. ●전국 지하수 관정 200만여곳 현재 주유소나 저유소 주변에서 지하수를 개발, 사용하고 있는 시설은 전국적으로 2030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63곳을 선정한 이번 조사에서 16곳에서 MTBE가 소량 검출됐고,3곳(5%)에선 미국환경청의 먹는물 허용권고치(20∼40ppb)를 5∼22배가량 웃돌았다. 단순비교할 경우, 현재 전국에 위치한 ‘주유소 옆 지하수 이용시설’ 가운데 5%인 100여곳이 안전지대가 될 수 없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더욱이 지하수가 서로 연결돼 있으며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는지 땅밑 사정을 알기 어렵다는 점은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만든다. 현재 전국적으로 지하수 관정은 폐공을 제외하더라도 200만여곳 뚫려 있는데, 이 가운데 37%가량인 45만여 곳은 인·허가 면제 시설이어서 제대로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유소를 비롯한 기름저장 시설과, 땅속에 매설된 송유관 등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지하수는 직접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MTBE가 갖는 속성도 골칫거리다.“휘발유에 함유된 다른 유독성 물질인 BTEX보다 물에 30배나 잘 녹는데다 일단 토양에 유출되면 단시간에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지하수에 확산되고, 분해가 잘 되지 않아 복원도 어렵다.”(KEI 박용하 박사)고 한다. 한번 오염되면 파장이 오래 지속된다는 얘기다. MTBE로 인한 지하수 오염이 이번에 처음 밝혀진 것은 아니다.2002년 KEI가 주유소 5곳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3곳에서 지하수 오염 사실이 확인됐었다. 그러나 당시는 휘발유로 이미 오염된 주유소를, 이번에는 무작위로 선정했다는 점이 다르다.63곳 가운데 오염 가능성이 높은 곳을 의도적으로 선정한 곳이 10군데, 나머지는 모두 무작위로 선정됐다. 그런데 결과는 예상 밖이다. 오염지역이 아닌 무작위 선정 지점에서 MTBE가 검출됐던 것. 올해 300∼5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할 예정인 본격적인 실태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쉽게 장담할 수 없는 대목이기도 하다. ●대책마련엔 시간 걸릴 듯 기름유출로 인한 지하수 오염은 그동안 수차례 불거졌었다.2000년 7월 서울 6호선 녹사평역 기름유출 사건,2001년 12월 안양 인덕원 송유관 유출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더욱이 내년 1월부터 노후화된 한국종단송유관(TKP) 296㎞에 대한 철거작업이 시작될 예정이어서 MTBE 등 유해물질로 인한 지하수 오염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관리 대책은 빨라야 내년 이후쯤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올 한해 본격 실태조사를 거친 뒤 토양 및 지하수 오염물질로 지정하는 등 대책을 검토할 예정인데 정부 반응은 무척 조심스럽다. 환경부 관계자는 “실태조사가 끝나더라도 곧바로 규제에 착수할 수는 없고, 오염물질 지정 여부는 인체 유해성에 대한 연구결과 추이 등을 봐가며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미국의 경우 MTBE에 의한 지하수 오염 및 이로 인한 환경피해에 대해 정유업계에 책임을 지우고 있는데, 산업계 부담 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 안팎에서 “MTBE를 대체할 물질을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 또한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MTBE의 국내 유통량은 연간 75만t가량이 생산돼 이 가운데 85% 정도인 65만t이 소비되고 있는데, 어떤 대책이 나오든 산업계와 국가경제 전반에 큰 영향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한동안은 스스로 지하수 사용에 조심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신 교수는 “MTBE 검출사실을 확인한 후 먹는물 사용은 물론 세수나 목욕물로도 되도록 쓰지 말라고 주의를 강력히 환기시켰다. 인체 유해성이 확증되진 않았지만 조심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웃는 구름/최민

    웃는 구름 - 최민 긴 시멘트 블록담 바로 위 시퍼런 하늘이 올라앉아 있다 목욕탕 굴뚝이 그 하늘을 딱 절반으로 가른다 오른편엔 흰 구름이 입을 크게 벌리고 웃는 중
  • [4·30재보선 표밭 민심] (4)충남 아산

    [4·30재보선 표밭 민심] (4)충남 아산

    “뽑아주고 싶은 놈이 없당께. 이젠 그 놈이 다 그 놈이여.”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도시답게 절개와 지조를 높게 치는 충남 아산에서 21일 만난 주민들은 “이명수씨가 없어졌으니, 누굴 뽑아야 할지 고민”이라는 말을 가장 많이 했다. 여기에는 국회의원(16대 원철희 전 의원,17대 복기왕 전 의원)이든, 시장(2002년 이길영 전 시장)이든 ‘중도하차’가 계속되는 데 대한 허탈감도 짙게 묻어 있다. 이번에는 열린우리당 공천을 받은 이명수 전 충남부지사가 이중당적 문제로 후보 등록조차 하지 못하고 중도 포기했다. ●16·17대·시장도 ‘중도하차’ 이에 따라 ‘포스트 이명수’의 표심(票心)이 최대 변수라는 분석이 그럴싸하게 나돈다. 택시기사 김봉철(58)씨는 “이씨가 없는 자리를 임좌순 열린우리당 후보가 잘 메울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방향성은 뚜렷하지 않아보였다. 온양 그랜드호텔 근처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최모(44)씨는 “이씨가 탈락한 것이 너무 화가 난다.”면서 “주변에선 대부분 아예 투표하지 않겠다는 얘기가 많다.”고 전했다. ‘동정표’를 말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주부 양모(53)씨는 “자민련은 이미 한물 갔고, 이씨 문제가 생기자마자 생전 지역에 살지도 않았던 임좌순씨를 불쑥 공천한 여당도 보기 싫다.”면서 “그럴 바에는 차라리 30년 동안 여섯번이나 출마해 모두 떨어져도 늘 지역에서 묵묵하게 일해온 한나라당 이진구씨를 밀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박모(54)씨도 “여기 살면서, 밥도 먹고, 버스 타고, 목욕도 다닌 진짜 지역 사람을 한번 도와주자는 얘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아예 투표하지 않겠다” 냉담 반면 도곡면 족발집 앞에서 만난 이모(34)씨는 “이중 당적이 얄밉긴 하지만, 그렇다고 한나라당을 찍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주부 최모(43)씨는 “이중당적이 문제라면, 차라리 지역 국회의원도 했던 자민련 원철희씨를 뽑자는 말도 있다.”고 전했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혼전 속에서 한나라당은 “‘박근혜 효과’ 덕에 지지율이 31%로 치솟았는데 여당은 22%에 그쳤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임좌순 후보측은 “초반에는 혼전양상이 있더라도 금방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자민련 원철희 후보는 농협 중앙회장을 두번 역임한 경력을 되살려 표밭을 훑고 있다. 현대차 노조 출신인 민주노동당 김영환 후보는 지역 근로자를 적극 공략하고 있고, 정대철 전 의원 보좌관 출신인 무소속 서용석 후보는 다양한 실무경험과 이론의 조화를 강조하고 있다. 평화민주당 충남도지부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무소속 조병현 후보도 표심 공략에 힘쓰고 있다. 아산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웰빙 가족나들이 이천으로…

    웰빙 가족나들이 이천으로…

    가족 나들이에도 ‘웰빙’ 열풍이 거세다. 단순히 보고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일상의 피로도 풀고 건강을 되찾을 수 있는 곳이 각광받고 있다. 이런 점에서 23일부터 세계도자비엔날레가 열리는 경기 이천은 최적의 웰빙 가족 여행지. 지구촌 도자기를 한눈에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예로부터 맛있기로 유명한 이천 쌀밥을 맛보고, 온천으로 쌓인 피로도 풀 수 있다. 여기에 친환경 농촌마을인 부래미마을과 노란색 산수유가 핀 산수유 마을도 둘러볼 수 있다. 특히 이천 나들이의 장점은 할인행사가 풍성해 4인 가족이 6~7만원 정도의 여행 경비로 하루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것. 남도지방으로의 나들이가 버거운 수도권 주민들에게 이천은 알짜배기 당일 나들이 코스. 초등학생 어린 자녀를 둔 부모라면 웰빙 여행 ‘바겐 세일’중인 이천으로 부담없이 떠나도 좋다.23일 시작되는 세계도자비엔날레를 미리 다녀왔다. 이천 글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9:00 도자기 비엔날레 세계 67개국 도예가 3000명이 참가하는 도자기의 제전 ‘2005 제 3회 세계 도자비엔날레’ 행사장인 이천 세계도자센터(031-631-6507)에 도착한 것은 오전 9시. 오전 7시 서울을 출발, 경부·영동고속도로를 거쳐 이천 IC를 빠져나와 도로변에 설치된 안내표지판을 따라 가자 쉽게 행사장인 설봉공원에 도착했다. 정문에 들어서자 꽃으로 장식된 축제 마스코트 토야(TOYA)가 반갑게 맞이했다. 흙(地)을 ‘토(土)와 야(也)’로 풀어 쓴 것으로 ‘지상의 모든 생물은 전부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는 깊은 뜻을 가진 마스코트다. 행사 규모에 비해 입장료가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이천 세계도자센터를 비롯해 여주세계생활도자관, 광주 조선관요박물관 등 3곳을 모두 돌아볼 수 있는 당일권이 어른 8000원, 초등학생 4000원.22일까지 미리 예매(www.wocef.com)하면 2000원씩 할인받을 수 있다. 미리 예약하면 부모와 초등학생 자녀 2명을 포함해 1만 6000원이면 된다. 2년마다 가을에 열리던 행사를 올해부터는 봄으로 바꿔 한층 화사해진 것이 특징이다. 개나리와 진달래, 목련이 핀 언덕길을 오르자 전시관에 도착했다. 가장 먼저 맞이한 것은 전시장 1층에 있는 안토니 곰리(영국)의 작품 ‘아시아의 땅’.1만 9000여개의 얼굴모양을 한 10여㎝의 작은 도자기가 50여평의 공간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중국 상하이에서 학생과 주민들이 만든 30만개의 도자기중 일부를 가져왔으며, 같은 모양의 얼굴은 하나도 없다.”는 게 세계도자기엑스포 남기명 사무총장의 설명이다. 이어 이천 국제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작품인 필립 바스(스위스)의 얼굴모양 용기 등 작품을 비롯해 도자기로 만든 자동차, 침대, 한복 등 다양한 작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센터 옆에 있는 ‘도자만권당’(631-6649)은 국내 유일의 도자기 도서관. 중국과 일본, 영국, 미국, 독일 등 세계 각국의 주요 도자전문자료와 관련잡지, 학위논문 등을 무료로 볼 수 있다. 봄소풍을 나온 이천 설봉어린이집 아이들은 신기한 듯 토야를 이리저리 만지며 즐거워했다.“꽃으로 만든 토야가 너무 예쁘다.”며 수줍은 듯 말하는 양유빈(5) 어린이가 봄꽃만큼이나 귀엽다. 한편 중부고속도로 곤지암 IC 바로 옆에 있는 광주 조선관요박물관(797-0614)에서는 미국 보스턴 미술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소장품과 함께 우리나라 국보와 중국 1급 문화재, 일본 중요문화재 등 전세계에서 모인 국보급 청자 200여점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영동고속도로 여주IC로 나오면 만나는 여주세계생활도자관(884-8715)에서는 세계의 작가 20여명이 출품한 서재와 주방, 침실과 욕실, 휴게 공간 등 도자기를 실생활에 접목시킨 작품을 볼 수 있다. 모두 이천에서 3번 국도를 따라가면 각각 10∼2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세계도자기 엑스포 www.wocef.com, 631-6509. 12:00 이천쌀밥 점심 오전 내내 도자기를 꼼꼼하게 감상하느라 허기진 배를 달래는데는 이천 쌀밥이 최고. 예로부터 이천 쌀은 맛있기로 유명해 임금님 수라상에 올렸던 진상미다. 쌀밥집이라는 간판을 내건 식당은 모두 가마솥에 고슬고슬 지어낸 쌀밥에 된장 뚝배기와 간장 게장 등 30여가지 반찬을 함께 내놓는다. 3번 국도변에 쌀밥집이 많은데 옛날쌀밥집(633-3010)과 고미정(634-4811), 임금님쌀밥집(632-3646) 등 20여곳이 관광 식당으로 지정돼 있다. 가격은 9000∼1만원. 미란다호텔 앞 도가니 설렁탕 전문점 푸주옥(635-7892)의 24시간 우려낸 국물로 만든 도가니탕이 일품이다.1인분에 9000원. 광주에서는 소머리 국밥과 도공들이 붕어찜, 여주에서는 남한강에서 갓 잡아올린 민물생선 매운탕과 천서리 막국수가 유명하다. 13:00 웰빙식기 골라봐 이천 시내 곳곳에서는 웰빙 열풍을 타고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다양한 도자식기를 구입할 수 있다. 요장에 들러 구입할 수도 있지만 3번 국도변 신둔면과 사음동 일대에는 10㎞ 거리에 걸쳐 300여개의 도자기 전시·판매장이 모여 있다. 전국의 도예 명장들이 몰려 있어 가격이 비쌀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지만 생각만큼 비싸지 않다. 수백∼수천만원을 호가하는 도예 명장인 세창도예(632-7711)의 김세용선생 등의 작품을 제외하면 몇천원짜리 생활 자기도 많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도자기 쌀항아리의 경우 2만∼10만원이면 2말에서 반가마까지 들어가는 것을 구입할 수 있다. 밥그릇과 접시, 컵 등은 누가 만든 것이냐에 따라 수천원에서 수십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지천도요(633-7668) 지창운 대표는 “청자와 백자, 분청 등 예술작품에서부터 일상생활에 쓰이는 찻잔, 머그잔, 액세서리 등 소품 등을 상설 전시·판매하고 있다.”면서 “생활자기의 경우에는 일반 백화점 가격에 비해 50% 이상 싸게 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입시 주의할 점은 도자기는 낮에 구입하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 밤에는 도자기의 흠집이나 색을 제대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15:00 노란 산수유 마을 도자기를 감상하면서 피로해진 눈을 다스리는데는 노란 산수유가 제격. 설봉공원에서 승용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산수유 마을을 산책하면 좋다. 노란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산수유 마을은 백사면 도립리와 경사리, 송말리 등 5만여평. 전남 구례군 산동면과 함께 국내 대표적인 산수유 군락지다. 조선 중종 14년 기묘사화때 낙향한 선비들이 이 곳에 은거하면서 처음 산수유를 심었다고 전해진다.100년 이상된 고목들이 많아 흐드러지게 핀 산수유 꽃을 감상할 수 있다. 마을에는 아마추어 사진작가를 비롯해 화가, 상춘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아담한 마을 입구에 있는 도립리 ‘육괴정’은 기묘사화를 피해 낙향한 여섯 선비의 우의를 기리기 위해 지은 것이다. 산책로 곳곳에서 판매하는 산수유 차와 산수유 막걸리를 한잔씩 마시면 피로가 풀린다. 산수유는 자양강장과 피로회복, 식용증진, 변비, 해열 등 다양한 질병에 좋은 열매. 차 한잔에 1000원, 막걸리는 3000원. 산수유 열매를 봉지에 담아 판다. 한봉지에 3000∼5000원. 지난해까지만 해도 1만∼2만원에 팔던 것이 중국산 수입으로 가격이 크게 내렸다. 마을 인근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소나무 이천백송과 반룡송 등이 인상적이다. 반룡송(천연기념물 381호)은 하늘로 오르기 전에 땅에 서리고 있는 용의 모습이라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초등학생 자녀가 있다면 농촌체험마을인 부래미마을(www.buraemi.invil.org)에 가면 좋다.30여가구가 옹기종기 모여사는 전형적인 농촌마을로 마을주위를 감싸고 있는 아름다운 산과 입구의 동그란 저수지가 아늑하고 포근함을 더해주고 있다.‘부래미(富來美)’라는 마을명은 정신적으로 부유하고 문화적으로 뿌듯한 자부심을 느끼는 품격 높은 부자마을이라는 뜻이다. 계절별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있는데 봄에는 나물캐기, 도자기 시연, 염색, 떡메를 쳐서 인절미 만들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체험료는 식사를 포함해 1만 7000∼1만 8000원(643-0817). 18:00 마무리는 온천 온천은 나들이의 단골 코스. 도자기비엔날레 기간 중 40%의 파격적인 할인행사가 펼쳐진다. 600여년 전인 조선시대부터 뜨거운 물이 올라와 ‘온천배미’라고 불려왔던 곳에 온천시설이 들어섰다. 한 농부가 사철 솟아나는 더운 샘물에 세수를 하였더니 눈병이 깨끗이 나았다는 전설이 전해내려 온다. 미란다호텔 스파플러스(633-2001)가 유명한데 실내·외 온천탕과 레저탕 등 30여가지 기능성 온천탕을 갖췄다.5000여명이 동시에 목욕을 즐길 수 있는 초대형 온천 테마파크로 요금은 주중 성인 1만원에서 6000원, 어린이는 7000원에서 4200원이며, 주말에는 성인 1만 2000원에서 7200원, 어린이 9000원에서 5400원으로 할인됐다. 귀가는 온천에서 피로를 푼 뒤 러시아워를 피해 9시 이후 중부고속도로를 이용해 올라오는 것이 좋다.
  • 국내 실험동물 관리 실태

    국내 실험동물 관리 실태

    새롭게 만들어지는 식·의약품에 대한 안전성 검증은 일차적으로 동물실험을 통해 이뤄진다. 실험동물은 연간 수만마리가 독성검증을 위한 도구로 희생되고 있다. 연구소마다 사육조건과 함께 실험동물이 고통없이 죽도록 하는 내용의 동물윤리규정이 마련돼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차원의 ‘실험동물법’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아가고 있다. 식·의약품에 대한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국립독성연구원을 찾아 국내 실험동물의 사육·이용실태 등을 취재했다.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 위치한 식품의약품안전청내 국립독성연구원. 겉으로 보기엔 여느 건물과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어느 곳 하나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도록 보안유지가 철저하다. 이곳에서 독성실험에 사용되는 실험동물들을 만나려면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특히 일반동물들과 달리 청정실험동에서 사육되는 동물을 보려면 지문인식 출입문을 통과한 뒤 방명록에 서명하고 샤워를 한 다음, 소독된 가운으로 갈아입은 뒤에야 들어갈 수 있다. ●국립연구원, 실험동물 관리 철저 독성연구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실험동물자원실. 일반실험동과 유해물질실험동, 중대동물실험동, 기니피그사육동, 청정사육실험동으로 나뉘어져 철저히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된다. 조정식 실험동물자원실장은 “각종 유해반응은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서도 복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외부 환경과 철저히 차단시키고 있다.”면서 “청정구역에서 사육되는 동물들은 쉽게 말해 깨끗한 상태에서의 유해요소가 동물의 몸속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등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정사육실에는 쥐(마우스)를 비롯, 기니피그(토끼와 비슷), 랫드, 저빌 등이 사육되고 있다. 독성물질과 치료제 평가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도록 인체질환을 가진 동물모델도 개발돼 사육된다. 연구원측에 따르면 지금까지 인체모델 동물 9종을 개발하고 7종에 대해서는 특허출원까지 마쳤다고 한다. 이처럼 귀하신 몸이다 보니 이들이 생활하는 공간은 사람으로 치면 호텔급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셈이다. 식사 시간을 지키는 것은 물론 실내 청결유지는 기본이다. 서울 도심 속의 청정 무균실에서 생활하는 이놈들에 대한 인간들의 보살핌도 유별나다. 청정사육실의 안병욱씨는 “때로는 무균실에서 생활하는 동물들의 생활상이 인간보다 나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며 웃었다. 인간을 위해 희생되는 동물을 위해 사람이 지극정성으로 보살핀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독성연구원에서 사육동물을 관리하는 기능직은 11명. 이들의 일과는 때를 맞춰 먹이를 주는 것은 기본이고 사육시설에 맞는 환경조성을 위해 온종일 동물들과 씨름한다. 안씨는 “청정사육실에 들어갈 때마다 이 닦고 목욕을 자주하다 보니 온몸에 건조증까지 생겼다.”면서 “무균실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다 보면 면역기능이 떨어져 감기 등 바이러스에 쉽게 노출되는 역효과도 나타난다.”고 하소연했다. 이곳에서 사육되는 동물들은 인간수명 연장을 위한 각종 신약개발의 사전 실험용으로 사용된다. 즉 식품을 비롯한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 위해성을 실험동물을 통해 1차적으로 검증하게 된다. 현재 독성연구소에서는 쥐를 비롯,5만 마리 이상의 동물들이 과제를 수행 중이거나 실험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상태다. 독성연구원에서 한 해 희생되는 동물 수는 4만 5000여마리에 이른다. 나라마다 실험동물의 중요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실험동물의 무분별한 살육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동물애호가들은 실험동물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실험을 빙자해 무분별하게 희생되는 동물들에 대해서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사설연구소 동물관리 실태는 집계 안돼 실험동물은 의약품의 약리·약효에 대한 안전성 연구와 백신개발, 종양연구, 장기이식 등 생명공학이나 보건복지 증진을 위한 차원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안전성 검사를 사람을 상대로 직접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물애호가들은 연구수행에 희생되는 동물의 수나 고통을 최소화하는 것 등을 법적으로 강제규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국내에서는 실험동물 윤리와 관련,‘동물보호법’을 비롯,‘가축전염병예방법’,‘생명공학육성법’ 등 관련법 조항에 실험동물의 사육시설 조건 등을 명시하고 있다. 아울러 실험후 동물의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한 규정 등도 마련돼 있다. 그러나 대부분 선언적 규정에 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연구원은 실험동물에 대한 국가 관리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실태조사에 나선다. 아울러 세계적인 움직임에 발맞추기 위해 올해 ‘실험동물법’ 제정과 국제적 실험동물인증제 추진을 서두르고 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국립독성연구원 이석호 원장 “동물관리 새 모델 구상 영장류 센터도 추진중” “국립독성연구원 실험동물관리실의 시설과 기술력은 선진 외국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2001년 국제실험동물인증협의회의 인증을 통해 실험동물관리 국제화에 성공한 독성연구원은 올해 또 다른 야심찬 계획을 추진중이다. 이석호 국립독성연구원장은 연구원의 실험동물실은 정상궤도에 진입한 만큼 이제는 분산돼 있는 국내 실험동물 관리를 국가관리 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선진화 방안 모델을 구상중이다. 이와 함께 향후 차세대 성장동력사업으로 꼽히는 생명공학과 바이오신약 개발 등에 대한 전 임상 과정을 보다 활성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대규모 영장류센터 건립도 추진중이다. 그는 “현재 보건·의료분야의 막대한 연구개발비 투자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인 실용화 단계에서 영장류를 이용한 임상적용 평가를 국제협력이나 외국기관에 의뢰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핵심기술의 국외 유출과 외화낭비를 막기 위한 차원에서 영장류센터 건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에는 생명공학연구원과 한국화학연구원,LG안정성연구소, 유한양행 등에서 소규모의 영장류를 사육, 기초연구와 독성실험을 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 다양한 영장류센터가 건립되고 있지만 우리는 예산확보 등의 어려움으로 착수조차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영장류 등 풍부한 실험동물 자원 공급이 가능해지면 분야별 과제 이행에도 속도가 붙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원장은 “지난해 제주도 서귀포시의회를 방문, 올해부터 2014년까지 10년간 2100억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영장류센터 시설사업 설명회를 가졌다.”면서 “예산확보의 어려움과 이해가 엇갈려 공전되고 있지만 장래를 위해 반드시 추진돼야 할 국가적인 과업”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올해 추진될 주요과제로 산·학·연과 관련부처 협력강화 체제를 강화하는 한편, 실험동물들의 사육과 이용방법을 법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법안을 마련,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돈벌고 건강챙기고 일석이조 장수마을

    일하면서 돈도 벌고 건강까지 지키는 농촌 건강장수 마을을 육성한다. 정부는 올부터 2008년까지 전국에 1200개를 선정해 지원한다. 농촌진흥청과 각 시·군이 ‘보람찬 노후생활’을 내걸고 국비와 지방비 절반씩 597억원을 들여 3년 동안 지원한다. 우선 올해 건강장수 마을 100개를 선정, 마을당 4200만원을 지원한다. 내년에 300개, 내후년에 400개를 더 만든다. 노인인구 1위인 전남도는 장흥군 장평면 우산리 등 도내 16개 마을을 지정해 6억 7200만원을 올 6월까지 지원한다. 전남도는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14.9%(29만 5568명)로 전국 수준(8.5%)을 크게 웃돌아 이미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전남도는 이들 건강장수 마을을 대상으로 ▲경제활동 ▲건강관리 ▲학습·사회활동 ▲환경정비 등 4개 부문으로 나눠 체계적인 관리에 들어간다. 마을별 특징을 살려 청국장이나 전통 된장 만들기, 짚신삼기, 특산품 소포장 판매 등을 통해 소일거리 겸 소득사업을 병행토록 한다. 또 건강장수 마을을 축으로 주변마을에서 원료 생산과 가공·판매·홍보 등에 참여토록 한다. 보건소에서 건강검진을 해주고 개인별 건강생활 식습관과 실천사례 등을 발표하고 토론한다. 여기에 농업기술 전수, 한자 등 학습활동을 통해 치매를 예방하고 노인들 스스로 산책로를 만들고 유실수 심기 등으로 활력을 돋우도록 지도한다. 특히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 사회의 사회·노인·종교·농업인 단체, 학계·보건·의료전문가 등이 동참해 보호망을 구축한다. 당장 움직이기 불편한 노인에게는 식사·이동 목욕·응급의료·전화방문 서비스와 함께 방문 및 원격 치료를 해준다. 전남도 농업기술원 홍미혜 생활지도사는 “노인들이 불안하게 여기는 건강과 소일거리, 고독감을 해결토록 하는 데 도움을 주는 노인자활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큐! 아름다운 노년] ③황혼의 쉼터 아쉽다-주거문화 현주소

    [큐! 아름다운 노년] ③황혼의 쉼터 아쉽다-주거문화 현주소

    노인들의 가족 구성과 주거형태가 급변하고 있다. 당당하게 살고 싶다는 의식변화 때문이다. 손자·손녀들을 돌보는 전통적 역할을 거부하고 황혼을 편하게 즐기려는 노인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른바 ‘통크족(Two Only No Kids)’으로 불리는 노인들은 주거·건강·여가활동까지 해결할 수 있는 복합 실버타운을 선호한다. 이런 노인들의 욕구충족을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도 유료 실버타운 조성에 발벗고 나섰다. 하지만 무분별한 시설 난립은 자칫 부실운영 등 부작용마저 우려되고 있다. ●지방정부 직영 노인복합타운 1곳에 불과 전북 김제시 하동 일대 부지 2만여평에 자리잡은 노인종합복지타운. 이곳은 지난 1996년 보건복지부의 노인종합타운조성 시범사업으로 조성돼 지방정부가 관리하는 국내 유일의 노인종합복지타운이다. 입주금이 저렴하고 비교적 시설도 잘돼 있어 인기를 모으고 있다. 때문에 입주 대기자가 많이 밀려 있다는 설명이다. 봄기운이 완연한 지난 16일 오후. 이 복지타운에 들어서자 노인들의 유행가 노랫소리가 귀청을 울린다.“비내리는 호남선∼ 남행열차에 흔들리는 차창 너머로∼” 노랫소리를 따라 찾아들어간 곳은 매주 한번씩 열리는 노인 가요교실. 전직 여교사 출신 강사의 지도아래 30여명의 노인들이 열심히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 노인전용주택(아파트)과 노인요양원, 노인종합복지관, 야외공연장 등 시설물이 정갈하다. 여기저기 산책을 즐기는 노인들의 모습 또한 예사롭지 않다는 느낌을 갖게 했다. 시설 곳곳에서는 게이트볼과 탁구를 치는 노인들의 함성소리가 흘러나왔다.2001년 초 입주했다는 임만순(71) 할아버지는 “살기가 너무 편하고 노래도 배우고 운동을 하다 보면 마치 학교에 다니는 기분이 든다.”면서 “모두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친구하며 지내는 것이 즐겁다.”고 했다. 또 자식들이 함께 살자는 제의를 뿌리치고 부인(75·최용순)과 함께 노인복지타운 입주를 선택했다는 김영준(80세) 할아버지는 “노인들이 살기에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을 것”이라며 만족스러워했다. 이곳 노인들은 “자식들과 함께 살다 보면 손자라도 봐줘야 되고 서로가 불편한 점이 많다.”면서 “노후를 좀더 자유롭게 보내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노인 의식변화로 수요자 급증 복지타운 단지내에서 반장님으로 통하는 원영희(71) 할머니. 노래, 게이트볼 등 취미활동과 치매·중풍노인들의 요양시설 봉사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복지타운에 입주한 할머니 20명으로 구성된 ‘소리모아봉사단’ 총무를 맡아 매주 비슷한 또래지만 병마와 싸우는 할머니·할아버지의 말벗이 돼주고 청소와 목욕 등을 돕는다. 복지타운관리사업소 김성희 소장은 “유명세가 알려지면서 입주 대기 신청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올 6월이면 290여 가구가 입주할 수 있는 주택이 추가로 완공돼 대단위 복지타운으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5000여평의 부지를 추가로 매입해 일본 스가모 거리처럼 노인들의 용품 등을 판매하는 상가와 실버거리도 조성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김 소장은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김제시의 재정자립도가 18%로 형편없이 낮아 시설확충에 드는 예산확보가 가장 큰 문제”라며 “중앙정부의 대폭적인 지원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노인들의 주거개념이 바뀌면서 유료로 운영되는 노인복지주택과 요양시설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유료로 운영되는 노인전용 복지주택과 요양시설은 124곳에 달했다. 하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중산층 이상 노인들만이 선택적으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김제시에서 직영하고 있는 노인복지타운은 11평형 1350만원,17평형 2000만원,23평형 2700만원의 입주 보증금만 내면 된다. 월평균 관리비는 평형별로 1만5000∼3만 3000원 정도 들어간다. 고가로 차별화된 고급실버타운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고급 실버타운의 경우 식사와 1대1 의료 서비스까지 제공해 10억원 이상 호가하는 곳도 있다. 수도권에서는 삼성 노블카운티와 서울 시니어스타워, 인천실버타운 등이 고급화 전략으로 운영되고 있다. ●유치·조성 봇물, 부실 우려도 삼성 노블카운티 이호갑 운영팀장은 “실버타운은 자식들의 봉양을 대신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한데 가라앉은 건설경기의 활로를 뚫기 위해 뛰어드는 측면도 있다.”면서 “복지에 대한 철학과 목표를 가진 업체선정 및 자격을 엄격히 규제하는 등 관리에 나서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민간 차원의 실버타운 조성붐을 타고 지자체들도 도시 은퇴자 등 노인들을 겨냥한 대규모 복합노인복지타운 건설에 뛰어들고 있다. 충남 서천군은 이미 부지를 확보해 공사를 시작했고 전북 순창, 전남 곡성 등도 참여를 구체화하고 있다. 노인복지타운 등 노인복지시설은 지자체장의 의지에 따라 자체적으로 건립, 운영할 수 있다. 노인복지타운 유치신청을 한 지자체 관계자는 “인구감소에 따른 인구유입 정책으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대단위 노인복지타운을 조성하려는 측면도 있다.”면서 “재정 자립도가 부실한 지자체에서 중앙정부 지원없이 시설을 짓고 운영한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유료타운4곳 추진 복지부 서신일 과장 “노인 복합주거단지 시범모델 제시할것” “활기찬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노인전용 복합주거단지 시범모델을 제시하겠습니다.” 올해 전국 4곳에 유료 노인복지타운 조성업무를 맡은 복지부 서신일(보건복지시설확충TF팀) 과장은 요즘 하루해가 짧게 느껴진다고 푸념했다. 정부가 주도하는 노인복지타운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동분서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고령화사회의 대책으로 대규모 노인복지타운을 조성한다는 계획은 노인들의 의식변화에 따른 주거형태 변화를 염두에 두고 추진되고 있다. 서 과장은 17일 “조만간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5월 말까지 최종부지 4곳을 확정할 계획”이라며 “2007년이면 입주가 가능하도록 서둘러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후보지는 도심과의 교통이 유리한 농어촌지역으로 관계부처 공무원과 전문가로 구성한 선정위원들이 현지 실사 등을 통해 결정 된다고 설명했다. 처음 시도되는 사업이지만 민간기업에서 운용하고 있는 시설 등을 돌아보고 노인주거환경의 새로운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요즘 무분별한 실버타운 조성붐에 대해 정부가 나서 규제해야 한다는 소리도 들리지만 정부가 관여할 일은 아니다.”면서 “오히려 시장경쟁원리에 따라 다양한 시설이 만들어져 선택권을 넓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제시하는 대규모 노인주거단지의 운영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를 때까지 지자체가 직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란 의견을 함께 제시했다. 정부가 나서서 조성하려는 농어촌복합 노인주거단지는 중산층 이상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보다 싼값에 노인들이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했다. 서 과장은 “시범조성하는 4곳의 노인주거단지가 성공적으로 운영되면 2010년 이후 전국적으로 사업이 확대될 것”이라며 “시설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국고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는 지자체의 요구 등은 앞으로 정부에서 심도 있게 논의돼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儒林(327)-제3부 君子有終 제2장 鄒魯之鄕

    儒林(327)-제3부 君子有終 제2장 鄒魯之鄕

    제3부 君子有終 제2장 鄒魯之鄕 우리나라 제일의 범종인 상원사 동종은 죽령과 깊은 인연을 갖고 있는데, 그것은 세조 때문이었다. 세조는 ‘왕자의 난’으로 왕위를 찬탈한 후부터 병명을 알 수 없는 괴질에 걸린다. 그것은 전신에 종기가 생기고, 고름이 나오는 견디기 어려운 난치병이었다. 명의와 백약이 모두 효험이 없자 세조는 신라 이래의 문수도량이었던 오대산에서 기도하여 불력으로 병을 고치고자 상원사를 찾아갔던 것이다. 월정사에서 참배를 올리고 상원사로 가던 중 세조는 산간계곡에서 흘러내려오는 맑은 물에 발을 담그고 쉬어가기로 하였다. 주위 시종들에게 자신의 추한 꼴을 보이기 싫어 평소에도 어의를 풀지 않았던 세조였지만 그날은 하도 경치가 좋아 모든 근신들을 물리치고 혼자서 목욕을 시작하였다. 그때 동자승 하나가 숲 사이에서 노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세조는 그 동자승을 불러 자신의 등을 밀어 달라고 부탁하였다. 동자승은 천진하게 세조의 명에 따라 온몸을 구석구석 씻어 주었다. 목욕을 마친 세조가 동자승에게 말하였다. “어디 가든지 임금의 옥체를 씻었다는 말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그러자 동자승도 말하였다. “임금도 어디 가든지 문수보살을 친견했다는 말을 함부로 하지 말지어다.” 말을 마친 동자승은 홀연히 사라져 버리고 세조는 놀라서 주위를 살펴 보았는데, 어느새 자신의 몸에 난 종기가 씻은 듯이 나았음을 발견했던 것이다. 크게 감동한 세조는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 화공에게 문수보살의 초상을 그리도록 하였고, 몇 번의 교정 끝에 자신이 친견한 문수보살의 모습을 나무 조각으로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세조는 이 동자상을 상원사에 안치하는 한편 상원사를 중창하였으며, 이를 원찰로 삼는다. 그리고 전국에 어명을 내려 천하제일의 종을 상원사에 봉안하도록 하였는데, 이때 선택된 종이 바로 동종이었던 것이다. 원래 이 종은 이름이 알려져 있지 않은 사찰의 범종이었으나 조선조의 억불정책으로 절이 쇠퇴하자 안동호부의 남문루에서 시간을 알리는 관가의 부속품으로 전락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세조가 등극한 지 12년 후인 1469년 강원도 오대산의 상원사를 확장하고 원당사찰로 지정하면서 전국에서 가장 소리 좋은 종을 찾기 위해 ‘상원사 운종도감’이라는 부서까지 신설하고 전국을 수소문하다가 마침내 이 종이 간택되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500여명의 호송요원과 일백필의 말이 동원되어 안동에서 상원사로 운반되었던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동종의 무게는 자그마치 3300 근. 이 무거운 종을 상원사로 옮기던 중 마침내 죽령고개에 이르게 되었다. 이때 그 동종과 죽령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유명한 고사를 남기게 되는데, 바로 그 이야기에 대해서 두향이가 물었던 것이다. “하오면 나으리.” 두향이가 무릎을 꿇고 앉은 채 낮은 목소리로 물어 말하였다. “상원사의 동종이 죽령고개를 넘을 때 산기슭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알고 계시나이까.” “알고 있다.” “자그마치 닷새 동안이나 500 명이나 되는 장정들과 말 백 필이 끌어당겨도 제자리에서 꼼짝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으시나이까.” “들은 적이 있다고 내 말하지 않았더냐.” 퇴계가 머리를 끄덕이며 대답하였다.
  • 버린 옷에 핏자국 범죄 연관성 조사

    강도상해죄로 보호감호를 받고 있던 청송감호소 수용자가 달아난 뒤 서울로 숨어들어 경찰이 추격에 나섰다. 7일 오전 1시쯤 경북 안동시 금곡동 S병원에서 치질을 치료하기 위해 입원하고 있던 청송감호소 수용자 이모(41)씨가 감시소홀을 틈타 탈주했다. 감시하던 법무부 직원의 점퍼를 훔쳐 입은 이씨는 곧바로 택시를 타고 서울로 올라왔다. 이씨는 점퍼 안에 있던 휴대전화로 옛 교도소 동기 A(37)씨에게 도피자금을 부탁했다. 이씨가 서울에 나타난 시각은 오전 4시20분. 잠실의 한 놀이공원 앞에서 A씨로부터 30만원을 건네받아 택시요금 20만원을 지불했다. 이씨는 이어 A씨와 함께 강남구 대치동의 사우나에서 목욕을 하는 여유도 부렸다. 탈주 사실이 확인되자 감호소와 수사기관에는 비상이 걸렸다. 이씨의 통화 내역을 추적,A씨의 전화번호를 파악한 감호소장은 “이씨에게 자수를 권유해달라.”며 사우나에 있던 A씨와 수차례 통화했지만 설득에 실패했다. 이후 수사관 등의 전화를 번갈아 받은 A씨가 자수 의사를 묻자 이씨는 “밀항을 하든지 잠수를 하겠다.”며 완강하게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씨가 ‘수유리나 북창동의 음식점에 취직하겠다.’고 말했으며 오전 5시30분쯤 서울 지하철2호선 사당역 인근에서 헤어졌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170㎝에 단정한 머리모양으로 상의는 진한 회색 남방, 하의는 짙은 밤색 양복바지 차림으로 운동화를 신고 있다. 경찰은 이씨가 버린 환자복에서 혈흔을 발견, 범죄 연관성 등을 집중 조사하는 한편 서울지역과 연고지를 중심으로 검문검색를 강화하고 있다. 이씨는 지난 2001년 1월 강도상해 혐의로 검거된 뒤 징역 3년에 보호감호 7년을 선고받았다. 보호감호가 끝나는 시기는 2011년 1월이다. 이씨는 크고 작은 범죄로 인생의 절반 가까운 16년을 복역했다. 유지혜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 [뷰티 Q&A]

    Q. 건조하고 바람부는 봄철, 냉장고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피부를 부드럽게 하는 방법은? A. 매일 마시는 흰 우유는 피부 부작용이 거의 없는 재료로 거의 모든 피부에 잘 맞는다. 우유 속에 있는 유지방은 거친 피부를 부드럽게 하고, 묵은 각질을 없애주는 기능을 한다. 목욕탕에서 온몸에 우유를 쓰는 것은 환경문제가 되므로 약간의 우유만으로 피부를 부드럽고 환하게 관리하는 방법을 찾아보자. 가장 쉬운 방법으로 미지근하게 데운 우유로 얼굴을 마사지해주는 것이다. 피부가 칙칙하고 각질이 많은 사람에게 좋다. 세안 후 화장솜에 찬 우유를 적셔 얼굴 전체에 깔고 20분 정도 두었다가 찬물로 세안한 뒤 기초화장품으로 피부를 정돈하면 피부가 매끄러워진다. 율무가루 1큰술, 우유 2큰술을 섞어 얼굴에 펴바르고 10분후 미지근한 물로 헹군다. 율무의 피부재생, 기미억제, 모공수축 효과를 줄 수 있다. 우유와 충분히 녹인 흑설탕을 섞어 마사지하면 콧등의 검은 블랙헤드를 없애는 데 좋다. 과도한 피지가 문제인 지성 피부에는 스크럽제로 살구씨가루를 우유와 함께 사용하면 좋다. 우유의 세정 성분이 피부표면과 모공 속 노폐물을 제거해준다. 우유는 유분이 많은 재료이므로 화농성 여드름 피부에 바르면 피부가 울긋불긋해지고 여드름이 심해지므로 피해야 한다. 우유 마스크 후에는 반드시 잔여물이 없도록 말끔하게 씻어내야 피부 트러블이 생기지 않는다. ■ 도움말 천연미용연구가 박선영 갭플러스 원장
  • [2일 TV 하이라이트]

    ●바람꽃(KBS1 오전 8시5분) 진우의 방에서 영실의 데생을 발견한 명희는 진우에게 영실에 대한 감정을 묻지만, 누군가를 사랑할 준비가 안 된 진우는 명희에게 자신의 감정을 애써 숨긴다. 정님은 공장인부 동팔이에게 은경과 인표의 만남을 보고받고는, 공장을 위한 일이라며 아무도 모르게 인표와 은경의 뒷조사를 지시한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6시50분) 빈방이 없다는 숙박업소의 거짓말에 속아 고가의 특실에 묵었을 경우 일반 객실료만 내도 되는지 알아본다. 신호등이 없는 등교길, 아이들의 위험을 보고 학부모가 경찰에 신호등 설치를 요구했다가 기각 당한 후에 사고가 나면 경찰에 배상책임이 있는지 확인해 본다. ●라이프n조이(YTN 오전 9시20분) 봄의 맛을 느끼러 서해안으로 떠난다. 따뜻한 봄과 함께 서해안의 별미 주꾸미와 실치가 제철을 맞았다. 무창포의 명물 주꾸미 축제와 싱싱한 봄의 별미 실치를 위해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지금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서해안의 특별한 맛의 세계를 찾아가본다. ●코리아 코리아(EBS 오후 5시30분) 재미와 감동으로 북한을 만다본다. ‘영화로 본 북쪽 세상’ 코너에서는 북한 영화 ‘청춘이여’를 감상하고 북쪽의 수업을 직접 체험해 본다. 또 북한을 이해하고 남북의 교육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 ‘통일종이 땡땡땡’코너에서는 우리의 초등학생들이 북쪽의 선생님과 함께 국어수업을 받는다. ●떨리는 가슴(MBC 오후 7시55분) 두나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목욕탕엘 가다가 성재에게서 오늘 저녁에 부모님께 인사 드리자는 전화를 받는다. 더 이상 성재에게 자신의 과거를 숨길 수 없다고 생각한 두나는 스물한 살에 자신이 결혼했던 과거를 털어놓는다. 갑작스런 두나의 고백에 성재는 충격을 받고 혼란스러워한다. ●용서(KBS2 오전 9시) 재훈은 인영이에게서 자꾸 전화가 걸려 오자 아예 휴대전화 배터리를 빼버린다. 그때 마침 들어온 수민이 왜 배터리를 빼놓았느냐고 묻자 재훈은 오히려 짜증을 낸다. 수민은 결혼이 자꾸 미뤄지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짐작을 하고, 재훈은 결국 인영에게 전화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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