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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활의 지혜] 목욕물 활용하기

    집안에서 반신욕 등 목욕을 한 물은 세탁하기에 가장 좋은 온도의 물이다. 버리지 말고 세탁기에 넣어 세탁을 하면 세탁도 하고 물도 아낄 수 있다.
  • 55년동안 쓴 일기장 박물관 기증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서 한약방을 하는 박래욱(68)씨가 55년 동안 쓴 일기장 98권을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했다.1950년부터 2005년까지 기록한 박씨의 일기는 1997년 한국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박씨는 1961년부터 2003년까지 금전출납부 10권,1971년부터 2001년까지 한약처방전 16권과 도민증, 국민병역신고증, 인감증명원 등 산업화에 따른 사회격변 속에서 쓰여진 갖가지 자료를 함께 기증했다. 1938년 전남 장성에서 태어난 박씨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어머니의 권유로 시작한 일기를 지금도 계속 쓰고 있다. 그는 1971년 한약업사 자격을 취득하고 한약방을 열었다. 그의 일기에는 12살 소년이 겪은 한국전쟁 이야기가 나온다.1950년 8월25일 금요일에는 “분주소에서 유격대라는 사람들이 왔다. 반동분자의(박씨의 아버지는 경찰관이었다.) 가산을 몰수하여 위대한 수령 동지의 사업에 써야 한다고 했다. 지난번에도 가산을 몰수해 갔는데 그때는 식량만 가져갔다. 그런데 이번에는 옷과 살림살이 일체를 가져갔다.”고 증언했다. 박씨의 일기에는 당시의 물가도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1956년 당시 물가는 돼지고기 반근 100환, 목욕 50환, 이발비 60환, 영화관람료 30환, 필름 400환, 버스요금 10환, 신문대금 300환, 혈액검사 40환, 성냥 10환, 학생배지 60환 등이었다.400환짜리 필름값이 돼지고기 한 근의 두 배나 되는 등 공산품이 농·축산품보다 훨씬 비쌌음을 알 수 있다. 신광섭 민속박물관장은 4일 “우리 박물관에 가장 부족한 자료가 바로 20세기 것”이라면서 “박씨의 기증품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연구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서동철기자 dcsuh@seoul.co.kr
  • [부고] ‘세계 최고 뚱뚱이’ 美여성 사망

    한때 세계에서 가장 뚱뚱한 여성으로 공인됐던 로살리에 브래드퍼드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의 레이크랜드 병원에서 63세로 사망했다.구체적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수년전 림프절을 앓은 뒤 합병증으로 고생한 것으로 알려졌다.1994년판 기네스북에 따르면 키가 170㎝인 브래드퍼드는 1987년 1월 473㎏의 체중을 기록해 여성부문 세계 신기록 보유자가 됐다. 가장 뚱뚱했을 때는 무려 544㎏을 넘었다. 몸둘레도 2.4m에 달해 목욕하는 데만 90분이 걸릴 정도였다.하지만 전문적인 체중조절로 1992년 9월 141㎏까지 감량했고, 사망 직전에는 180㎏ 전후의 체중을 유지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살기좋은 지역 만들기] 전남·북 3곳 주민활동 탐방

    [살기좋은 지역 만들기] 전남·북 3곳 주민활동 탐방

    전통은 흔히 낡고 불편한 ‘구닥다리’로 여겨진다. 전통의 보전적 가치만을 고려한 선입견일 수 있다. 하지만 전통은 조상들이 수백, 수천년을 쌓아온 삶의 지혜가 응축돼 값진 자산이다. 전통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창조할 때 미래가 열릴 수 있다. 전통에 대한 해석은 우리 후손들의 몫이자, 새롭게 바뀔 수 있는 것이다. ■ 전주 한옥마을 솟을대문과 대청을 지나 방지문을 넘어서면 천장형 에어컨과 벽걸이 TV가 걸려있고, 수세식 화장실이 딸린 온돌방이 있다면 한옥일까 양옥일까. 관광객들의 눈요기를 위해 ‘껍데기’만 복원한 민속촌이 아니라, 현대인의 구미에 맞도록 전통을 재창조한 주거지가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동·교동 일대 전통한옥마을이다. 한옥마을이 슬럼가에서 최고의 주거지로 거듭나는 데는 꼬박 30년이 걸렸다. 1977년 전주시는 이곳을 한옥보존미관지구로 지정, 건물을 새로 짓거나 개조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이에 주민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마을은 차츰 슬럼화됐다. 주민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지자 전주시는 1999년 이곳을 전통문화특구로 재지정, 본격적인 정비작업에 돌입했다. 우선 낡은 한옥을 사들여 한옥생활체험관, 공예품전시관, 전통문화센터 등 각종 문화시설로 바꿨다. 겉모양은 전통 양식을 따랐으나, 내부는 현대식으로 설계됐다.2002년에는 한옥보전지원조례를 제정, 주민들이 한옥으로 건물을 지을 경우 최고 50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땅도 매입해 공동주차장이나 공원으로 조성했다. 그 결과, 마을을 찾는 방문객 수가 매년 80만명을 넘고 있다. 평당 50만원 안팎이던 땅값은 최고 500만원까지 치솟았다. 전주시내 주거지역 땅값 가운데 단연 최고다. 고언기 전주시 전통문화진흥과장은 “이곳을 관광지로 개발하려 했다면 지금의 한옥마을은 없었을 것이며, 전통도 현대적으로 재창조하면 불편한 게 아니다.”면서 “주민들이 살기 좋은 마을이 가장 뛰어난 관광지라는 원칙에 충실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옥마을의 발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전체 건물 780채 중 15%가량은 정비가 필요한 양옥 등이다. 김성수 전주시 행정혁신과장은 “공급과 수요가 제한적인 탓에 전통가옥의 평당 건축비는 700만원 안팎으로 양옥의 2∼3배”라면서 “한옥마을에 ‘장인학교’를 설립해 공급을 늘려 건축비를 낮출 경우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곳에서 70년째 한약방을 운영하는 한광수씨는 “주거기능을 유지하려면 민박이나 상점 등이 무분별하게 들어서는 것을 막아야 하며, 상업시설 총량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관광시설은 마을 공동소유로 전환해 주민들을 위한 소득기반이 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전주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완주 한지마을 “한 우물을 판 조상들의 말없는 가르침을 이제 알겠습니다.”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 주산지로, ‘전주 한지’가 명성을 얻게 된 근원지인 전북 완주군 소양면 신원리 대승마을 주민들은 이처럼 입을 모은다. 김한섭 이장은 “조선시대 당시 이곳에서 생산된 한지는 궁중진상품이자 중국에 보내는 조공품에 속할 정도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면서 “하지만 90년대 말부터 한지 생산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며 안타까워했다. 중국에서는 지금도 한지를 모방한 고려지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속칭 ‘짝퉁 한지’가 생길 정도였던 한지가 마을에서 자취를 감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폐수로 인한 환경오염이다. 오·폐수 처리시설을 갖추려는 노력 대신 한지공장의 문을 닫는, 보다 손쉬운 방법을 택했다.10여년이 지난 지금 당시의 결정은 주민들의 소득 감소와 이주로 이어졌다. 정부 주도의 지역개발사업이 추진된 것이 한번도 없을 정도로 풍요로운 마을이 일순간에 기반을 잃어버린 것이다. 현재 완주군은 전국 한지 공장의 80%가 몰려 있고, 한지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전량 기계로 생산되는 한지는 조상들의 솜씨를 재현해내지 못하고 있다. 홍씨는 “한지가 명성을 쌓은 비결은 바로 도침방아”라면서 “수작업이 필요한 도침방아는 종이를 질기고 얇고 광택이 나도록 하며, 우리나라에서만 유일하게 쓰였다.”고 설명했다. 국내에 남아 있는 도침방아는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대부분 훼손됐지만, 대승마을에는 도침방아가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다. 또 한지 생산전문가 10여명도 여전히 마을을 떠나지 않고 이곳에 살고 있다. 이에 따라 마을 주민들은 올해 초 작목반을 구성, 화선지 30만장 정도를 만들 수 있는 닥나무 3만주가량을 심었다.10만주까지 늘려 연간 5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예원예술대 한지문화연구소와도 손을 잡았다. 주민들은 닥나무를 재배하고, 장인들은 한지를 제작하고, 전문기관은 판매를 지원하는 ‘3위 일체’를 이뤄 나가겠다는 취지다. 문윤결 한지문화연구소장은 “비단은 500년, 한지는 1000년을 간다는 명품성을 되살리려면 수제 방식을 재도입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지 소비가 증가 추세에 있는 만큼 기능성을 추가하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완주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순창 고추장마을 고추장 등 장류를 못 담그는 지역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반면 각종 노하우가 대대손손 대물림으로 이어져 왔지만, 장류 담그기를 산업화한 지역은 전북 순창군이 거의 유일하다. 순창이 고추장과 된장, 간장, 청국장 등 각종 장류 식품을 팔아 한 해 23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장류 담그기에서 ‘원조’ 논란이 일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순창이 장류산업의 본거지가 된 중심에는 순창읍 백산리 전통고추장마을이 있다. 한금수 순창군 장류연구소장은 “과거에는 장류 생산이 가내수공업 형태로 뿔뿔이 흩어져 이뤄지면서 경쟁력을 갖지 못했다.”면서 “이같은 단점을 극복해야 산업화할 수 있다고 판단해 1997년 2만 5000평의 부지에 전통고추장마을을 조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허 벌판에 새롭게 들어선 일종의 ‘계획 마을’인 전통고추장마을에는 현재 전통고추장 제조기능인을 중심으로 34가구 280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연간 24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릴 만큼 웬만한 기업보다 낫다. 장류의 원료가 되는 고추와 콩 등을 계약재배하기 때문에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마을은 전통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모두 한옥으로 지어졌다. 장류연구소와 장류박물관, 장류체험관 등 갖가지 시설도 갖춰져 있어 장류산업의 ‘메카’로 자리잡고 있다. 올해 마을을 찾은 방문객만 3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오는 2010년까지 10만평 부지에 장류식품의 규격화를 주도할 발효미생물종합활용센터 등도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은 마을이라기보다는 ‘공장’에 가까운 만큼 보완해야 할 점도 남아 있다. 여느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미용실이나 목욕탕 등 생활편의시설을 이용하려면 4㎞가량 떨어진 읍내로 나가야 한다. 전통고추장 제조기능인만 선별해 입주시켰기 때문에 이웃은 곧 경쟁자이다. 주민 김승우씨는 “주민끼리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때문에 주민간 이해관계가 얽혔을 때 중재자 역할을 할 사람도 찾기가 쉽지 않다.”면서 “젊은 세대의 문화적 욕구 등을 충족시킬 수 있는 기반시설도 부족해 대가 끊길지 모른다는 위기 의식도 확산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글 사진 순창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희망 곶’에서 만난 ‘천상의 정원’

    ‘희망 곶’에서 만난 ‘천상의 정원’

    우리나라 여행자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 하는 ‘땅’은 아마 검은 미지의 대륙, 아프리카가 아닐까. 사자와 기린, 얼룩말 등이 초원을 누비는 환상적 모습이 떠올려진다. 또한 영화 ‘뿌리’의 주인공 쿤타킨테 같은 흑인이 순진한 눈동자를 껌벅이며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지난달부터 타이항공이 인천에서 요하네스버그까지 직항 노선을 띄워 한층 가까워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케이프타운에 다녀왔다. 테이블마운틴, 희망곶, 물개섬 등 천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글 사진 케이프타운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우리나라와 지구의 반대편에 있는 아프리카. 그만큼 멀고 위험하다는 생각에 선뜻 갈 수 없는 곳 또한 아프리카다. 말라리아 등 예방접종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날씨는 어떤지, 가면 무엇을 볼 수 있는지, 가슴 가득 설렘과 궁금증을 안고 비행기에 올랐다. # 멀고 먼 아프리카 남아프리카의 요하네스버그까지 비행시간만 약 20시간. 인천에서 방콕까지 6시간, 방콕에서 요하네스버그로 가는 비행기를 갈아타고 12시간이 걸려야 도착한다. 요하네스버그의 OR 탐보 국제공항에 도착했지만 공항밖의 광경은 보지 못했다. 치안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안내원이 “남아공에서 다른 곳은 몰라도 요하네스버그는 정말 치안이 불안합니다. 대낮에도 강도를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이라 아무도 책임질 수 없습니다.”라고 했다. 사실 1990년대부터 주변 다른 국가의 흑인들까지 상업의 중심지인 요하네스버그로 몰려들면서 치안이 극도로 불안해졌다. 그래서 은행, 무역회사 등은 요하네스버그 중심지를 떠나 외곽에 새로운 타운을 형성해 점점 슬럼화되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의 첫번째 목적지인 케이프타운까지는 비행기로 2시간이다. 왕복 12만원선. 주의할 점은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내선에서 기내 서비스는 없다. 혹시 스튜어디스가 콜라나 빵을 권하기도 하지만 거절하는 게 좋다. 비록 우리 돈으로 2000∼4000원이지만 ‘공짜’가 아니기 때문. # 동화 속 나라, 케이프타운 케이프타운 시내를 달리는 버스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습관적으로 카메라를 꺼내 창밖의 풍경을 담기에 여념이 없었다. 아름다운 쪽빛 바다를 따라 그림 같은 집들이 이어지고 파란 잉크가 묻어나올 듯한 하늘 아래 자리잡은 예쁜 산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유럽의 작은 도시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사진기를 잠시 내려놓고 가이드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머더 시티’(어머니의 도시)라고 불리는 케이프타운은 아프리카의 발전이 시작된 곳으로 ‘아프리카의 작은 유럽’이다. 남아공 인구의 백인 비율이 15%밖에 되지 않지만 여기만큼은 유일하게 백인들이 더욱 많은 곳이다.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와 다양한 식물군, 아름다운 쪽빛 바다, 깨끗한 공기로 영국, 프랑스인 등 유럽인들이 정착하면서 만들어진 도시다. 아프리카의 최남단,1만 4000여종에 달하는 식물들의 보고,1년 내내 서핑을 즐길 수 있는 바다, 기묘한 모양의 테이블 마운틴, 물개섬 등 다양한 볼거리와 수십 개의 특급 호텔로 아프리카 관광의 1번지이다. 그래서 영국의 BBC에서는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곳 50선’에서 5번째로 캐이프타운을 올려놓았다. # 신선이 노니는 아프리카의 비경, 테이블마운틴 케이프타운에서는 탁자 모양의 산이 있다. 우리나라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형태로 약 5억년 전 바다에서 솟아오른 산이란다. 높이가 1032m. 302m 지점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다. 걸어서도 올라갈 수 있지만 3시간가량이 걸린다. 케이블카 탑승장에서 내려다보는 케이프타운은 바다와 어우러져 정말 아름답다. 벤치에 앉아 부서지는 햇살을 맞으며 밀어를 속삭이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달력 속의 그림이다. 테이블마운틴 한 편에서 구름이 쏟아진다. 마치 하얀 테이블보가 바닥으로 떨어지듯 수직으로 깎아지른 절벽을 타고 흐르는 구름의 모습은 정말 장관이다. 케이블카는 수시로 운행한다. 다만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은 운행하지 않으니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다. 케이블카에서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는데 이상하게 바닥이 움직인다. 관광객의 편의를 생각해 정상에 오르는 4분여 동안 케이블카의 바닥이 한 바퀴 돌아 사방을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정상에 오르자 아름다운 항구도시 케이프타운과 대서양의 푸른 물결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또한 대서양의 내음을 가득 머금은 거센 바람에 장시간 비행에 지친 몸의 피로가 사라진다. 케이블카 탑승장에서 보았던 것은 그야말로 ‘밑밥’이었다. 이곳은 전혀 다른 세상이다. 평평한 정상에는 동서 3㎞, 남북으로 10㎞가량의 펼쳐진 드넓은 모습에 숨이 멎는 듯하다. 구름이 저만치 발아래에 하얀 강물이 흐르듯 지나가고 형형색색의 꽃과 풀이 가득한 이곳은 ‘천상의 정원’이다. 정상의 산책로 따라 걸었다. 남아공의 국화인 킹 프로테아를 비롯해 핀보스, 에리카, 콘부시, 핀쿠션 등 예쁜 꽃들도 눈에 띈다. 무엇보다 재미난 것은 아주 위험한 절벽에도 철조망이나 ‘위험’이라는 표지판이 없다. 테이블마운틴 옆으로 예수의 12제자를 본떠 이름지은 ‘12사도 봉우리’가 줄줄이 이어진다. 또 케이프타운 남쪽 앞바다에는 외롭게 떠있는 조그만 섬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넬슨 만델라 남아공 대통령이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에 항거하다 18년 동안 정치범으로 수감된 곳으로 알려진 전설적인 감옥 로빈섬이다. 지금은 국립박물관으로 탈바꿈했다.1999년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섬에는 만델라의 수감 번호가 적힌 감방과 그의 체취가 묻은 담요와 식기가 보존돼 있다. 테이블마운틴을 오를 예정이라면 오후 5시를 넘어 오르는 것을 권하고 싶다. 아마 해가 진다면 하얀 구름의 바다가 붉은색으로 변하는 또 다른 장관이 기다리기 때문이다. # 아픔이 묻어 있는 바람의 땅, 희망곶 희망곶으로 향했다. 우리에게 익히 ‘희망봉’으로 알려진 이곳의 원래 명칭은 ‘케이프 오브 굿 호프’(Cape of Good Hope)이다. 케이프타운 도심에서 자동차로 40 여분. 해안을 따라 달리는 내내 에메랄드빛 바다가 주는 푸근함에 가슴이 넉넉해진다. 짧은 반바지 차림에 귀에 이어폰을 꽂고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보석같은 은빛 모래가 쪽빛 바다의 물결과 어우러지는 캠스비치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가족들이 모습에서 ‘왠지 늙어서는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떠오를 정도였다. 쪽빛 바다의 물결이 점점 거세지자 윈드서핑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나타난다. 파도가 거세지자 드디어 희망곶이 가까이 왔음을 알리는 증거란다. 아프리카의 가장 끝머리로 알려진 이곳은 1488년 인도로 가는 항로를 찾던 포르투갈인 바르톨로메우 디아스가 우연히 인도인 줄 알고 상륙했다가 파도와 바람이 거세다고 해서 ‘폭풍의 곶’이라 불렀고,1498년 바스쿠 다 가마가 인도로 가는 항로를 개척한 것을 기념해 ‘희망의 곶’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버스에서 내리자 몸을 가누기도 힘들 정도의 바람을 헤치며 해안 절벽으로 올라섰다. 탐험가의 마음으로 계단을 오르자 대서양과 인도양이 만나는 곳이 눈에 들어온다. 온도가 낮은 대서양의 바다빛은 검푸르고 온도가 높은 인도양은 에메랄드빛이다. 정말 유럽인들이 아프리카의 이곳에 ‘희망’을 가져다 주었을까. 수 세기 동안 아프리카인들이 흘린 피와 눈물이 거센 바람을 타고 밀려오는 듯했다. 그들의 절절한 사연을 말하려는 듯 ‘웅웅’거리는 바람만 휘몰아쳤다. ■ 사람이 만든 작은 천국,선시티 요하네스버그의 OR 탐보 공항에 도착한 여행객들의 대부분은 바로 인근의 남아공 행정수도인 프리토리아나 리조트 도시인 선시티 등을 찾아나선다. 요하네스버그는 치안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북서쪽으로 187㎞ 떨어진 선시티는 남아공의 대기업 선그룹이 만든 대규모 리조트 도시다.4개의 특급 호텔과 두 개의 골프코스 그리고 강원도 속초의 워터피아 규모의 파도풀, 패러세일링, 제트스키 등 각종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시설뿐 아니라 카지노까지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휴양지이다. 게다가 리조트가 필레네스버그 국립공원내에 있어 간단한 사파리의 맛(?)을 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필레네스버그 국립공원은 전체 면적이 500㎢로 소위 ‘빅5’로 불리는 사자와 코뿔소, 코끼리, 표범, 물소를 비롯한 364종의 동물 1만 2000여마리가 서식하고 있다.260란드(약 3만 4000원)만 내면 공원 안으로 두 시간짜리 짧은 사파리 투어를 할 수 있다. 오전 11시와 오후 4시 등 두 번 출발을 하는데 아무래도 오후에 타는 것이 동물들을 볼 확률이 높다. 트럭을 개조한 사파리차를 타고 출발해 가장 먼저 만난 것은 영양의 일종인 스프링복스. 육중한 몸집의 코뿔소, 호수에서 진흙 목욕을 하는 10여 마리의 코끼리떼와 얼룩말도 보인다. 특이한 것은 자신의 승용차로 직접 사파리를 즐길 수 있는 재미난 곳이다. 해가 산 너머로 자취를 감출 무렵 암사자 10여 마리가 모여 있는 곳에 트럭이 멈춘다. 운전자 겸 가이드가 “지금 암사자들이 숲 안쪽에 있는 얼룩말을 사냥하려 하고 있다.”며 조용히 지켜보란다. 정말 누워서 자던 암사자들이 하나 둘씩 기지개를 펴고 일어나더니 숲 이쪽저쪽으로 사라진다. 일순 사자들뿐 아니라 사파리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도 긴장감이 감돈다. 자동차를 매일 봐서인지 사자들이 승용차 사이를 아무렇지 않게 지나간다. 참 신기한 일이다. 얼룩말을 포위하기 위해 여기저기로 사라진 뒤 어둠이 완전히 내려앉자 숲속에서 ‘후다닥’,‘우∼흥’하는 소리가 긴박하게 들려온다.“조용히 하고 잘 들어보세요.”라는 가이드의 말에 귀를 쫑긋 세웠다. ‘으∼응’하며 얼룩말이 마지막 저항을 하다 이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그러고는 무엇인가 뜯겨져 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사자들이 얼룩말을 먹는 소리란다. 비록 숲속 안쪽이라 보지는 못했지만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야생’을 느낄 수 있었다. 이밖에 수천마리 물개떼가 햇볕을 쬐며 한가롭게 휴식을 즐기는 하우트 베이의 물개섬도 볼 만하다. 케이프타운 해안에서 유람선을 타고 15분 정도 바다로 나가면 커다란 바위섬에 한가로이 잠을 자고 장난을 치는 물개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볼더스 비치에 가면 아프리카 펭귄 2000여 마리가 눈앞에서 재롱을 부린다. 모래가 날릴 만큼 강한 바람이 부는 볼더스 비치에서 서식하는 아프리카 펭귄들이 바위 위에서 꾸벅꾸벅 조는 모습은 정말 귀엽다. 또 요하네스버그의 레세디 민속촌은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생활을 느낄 수 있는 민속촌이다. 줄루, 소토, 코사, 페디 등 남아공을 대표하는 4개 종족의 주거 생활양식과 그들의 전통 공연을 볼 수 있다. # 가고 싶어요, 아프리카 ▲가는 길:아프리카 가는 길이 편해졌다. 한국에서 남아공까지는 비행기 탑승 시간만 20시간 정도 생각하면 된다. 지난 10월31일부터 방콕∼남아공 요하네스버그 구간의 취항을 시작한 타이항공을 이용하는 것이 가격도 저렴하고 여러모로 편리하다. 이 노선에는 최신형인 에어버스 340-600기종이 투입됐다. 인천에서 방콕을 거쳐 바로 요하네스버그로 간다. 혹시 일정이 허락한다면 돌아오는 길에 하루나 이틀 정도 방콕에서 쉬었다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권 가격은 조건에 따라 90만원부터 152만원까지. 홍콩에서 남아공항공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비행시간이 길고 갈아타므로 짐은 되도록 간단하게 꾸려 기내에 들고 타는 것이 좋다. ▲패키지 여행상품:대부분의 대형여행사들이 아프리카 상품을 팔고 있지만 전문 여행사를 이용하는 편이 아프리카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클럽아프리카(www.aat.co.kr)는 개조한 트럭을 타고 수영장, 샤워장 등이 갖추어진 캠프 사이트와 도시를 돌아보는 ‘아프리카 트레킹’상품은 220만원이다.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과 함께 여행하므로 인기다. 또 남부 아프리카 쪽인 남아공, 짐바브웨, 보츠와나, 잠비아 등을 엮은 4개국 8일 상품이 319만원이며 빅토리아폭포와 선시티, 케이프타운을 엮은 8일 상품은 349만원. 아프리카의 3∼4국을 돌며 사파리를 즐기는 8∼9일짜리 상품은 300만원 등이다.(02)772-906. ▲알아두기:남아공의 화폐단위는 란드(R)로 1란드가 원화로 약 130원 안팎. 국내에서 달러로 환전한 뒤 현지 공항이나 은행에서 재환전해야 한다. 시차는 한국보다 7시간이 늦다. 현지시간이 자정이면 한국시간은 오전 7시이다. 남반구에 위치한 남아공은 북반구의 한국과는 계절이 반대. 남아공은 지금 여름의 초입으로 한낮엔 더운 편이지만 테이블마운틴 등은 바람이 심하므로 점퍼와 자외선 차단제인 선블록과 선글라스 등은 필수. 또 크루거 국립공원 등 북부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말라리아 예방접종이 필요없다.
  • 경북 경산시 공무원들 ‘1직원 1가정 후견인제’

    정성오(56) 경북 경산시청 행정지원국장은 한 달에 열번쯤 시내 사정동 윤모(73) 할머니 집을 찾는다. 안부전화는 거의 매일 빼놓지 않는다. 김 국장은 할머니 집에 갈 때마다 박하사탕, 음료수, 빵 등 간단한 먹을거리와 반찬을 챙겨 간다. 매주 한 차례는 아내와 함께 할머니를 찾아 빨래와 청소를 한다. 입동을 이틀 앞둔 지난 5일엔 할머니에게 겨울내의 한 벌을 선물했다. 최근 할머니로부터 “머리 통증이 심해 MRI(자기공명 단층 촬영 장치)촬영을 해봤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받은 정 국장은 현재 병원측과 진료를 협의 중이다. 기초생활수급권자인 할머니는 남편과 사별하고, 슬하에 자녀 5명을 두었으나 부양을 전혀 받지 못한 채 경산시로부터 매달 25만원씩을 지원받아 생활하고 있다. 이재영(51) 시청 청소과장도 올해 초 하양읍 대조리에 사는 소년가장 박모(11·초등5년)군과 자신의 자녀를 의형제 맺도록 한 뒤 수시로 ‘홈스테이’를 갖고 있다. 이 과장은 “박군의 꿈이 훌륭한 선수인 만큼 실현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들의 만남은 지난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시의 5급 이상 전간부 50여명이 주위의 어려운 이웃 50여가정과 결연, 후원활동에 나선 것이 계기가 됐다. 일명 ‘사랑 베푸리’사업이다. 시는 이 같은 사업이 어려운 이웃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자 이에 힘입어 다음달부터 결연사업을 940여 전직원으로 확대, 시행에 들어간다고 28일 밝혔다. 결연대상은 ▲혼자사는 노인 ▲저소득 장애인 ▲만성질환자 ▲소년소녀가장 ▲차상위계층 가정 등이다. 시는 최근 직원들과 결연을 맺을 저소득가정 등을 선정, 개인별 1가정씩 통보했다. 후견인이 된 공무원들은 1차로 다음달 중 결연 대상자 가정을 직접 방문, 생활상태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지원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분야는 생활비 지원에서부터 목욕, 도배, 빨래, 김장 담가주기, 보일러 및 전기안전 점검 등이 망라돼 있다. 후견인은 앞으로 수시 또는 정기적으로 결연가정을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로 각종 복지욕구를 수렴, 적극 해결에 나선다는 것이다. 특히 시는 결연가정이 언제든지 후견인의 교체를 희망해 올 경우 상담 등을 실시한 뒤 적합한 직원으로 대체 결연해 주는 ‘애프터 서비스’도 제공키로 했다. 시는 이번에 책임후견을 맡은 직원들에 대해 매분기 개인별 방문 및 지원내용을 보고토록 해 단순한 1회성 행사가 아닌 꾸준한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채종수 경산시 주민생활지원과장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공무원과 민간인이 따로 있을 수 없다.”며 “앞으로 시민들에게도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경산에는 현재 60명의 사회복지사들이 일선 15개 읍·면·동사무소에서 기초생활수급자 4900여가구를 담당하고 있다. 경산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전셋값은 5년새 70% ‘껑충’

    지난해 서울 지역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최근 5년 동안 무려 70%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05년 인구주택 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역 아파트 전셋값은 1억 2998만원으로 2000년의 7683만원보다 69.2%나 급등했다. 전국의 평균 전셋값은 5109만원으로 5년전 3210만원보다 59.1% 올랐다. 아파트 전셋값은 4488만원에서 7409만원으로 65.1%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평균 전셋값이 7191만원으로 가장 높고, 경기도가 5404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전셋값이 1억원을 넘는 가구는 11.7%로 2.6%에 그쳤던 5년전보다 4.5배 늘어났다.서울 지역의 경우 전셋값이 1억원을 넘는 아파트에 사는 가구는 19만가구로 전체의 63.4%를 차지했다.5년전 7만 4000가구보다 2.6배 늘어난 규모다. 특히 2억원 이상인 전세 아파트도 4만 8867가구(16.3%)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같은 서울 지역이라도 다세대주택과 연립주택 전셋값은 각각 6172만원과 6165만원으로 아파트 전셋값의 절반에 불과했다. 단독주택은 4323만원이었다. 전체 가구의 4%인 63만 8000가구는 지하 혹은 반지하, 옥탑방 등에서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구의 94%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었다. 전체 가구의 8%인 127만 2000가구는 부엌과 수도, 화장실과 목욕시설 등을 갖추지 못한 ‘주거시설 미비가구’로 나타났다. 부부가 함께 사는 가구 1031만 5000가구 가운데 맞벌이 가구는 35.2%인 363만 3000가구로 조사됐다. 전체 가구의 61.4%는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5년전보다 3.2%포인트가 상승했다. 연령별로는 30대 가구주의 자동차 보유비율이 76%로 가장 높았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깔깔깔]

    ●여자 몸값? 남자 몸값? 남자가 여자에게 장난을 걸었다. 남자:“여자의 몸 값은 얼마나 될까?” 여자:“글쎄.” 남자:“7100원밖에 안돼. 호박 한 개 2000원, 호빵 두 개 1000원, 건포도 2개 100원, 무 두 개 4000원이야.” 듣고 있던 여자가 즉각 남자의 몸값을 계산했다. 여자:“그럼 남자는 메추리알 두 개 100원, 풋고추 한 개 20원. 총 쓸 만한 건 120원어치밖에 안되네.”●목욕탕에서 5살 먹은 아들을 둔 부모가 아이를 데리고 목욕탕을 가게 되었다. 목욕탕 앞에서 엄마는 아들을 여탕으로 데리고 가려 했지만, 아이는 아빠를 따라 간다고 우겨서 결국 남탕으로 가게 되었다. 아이가 탕속을 왔다 갔다 하다가 비누를 발로 밟고 쭉 미끄러지면서 아빠의 거시기를 잡았다. 그래서 다행히 넘어지지 않았다. 그러면서 하는 말, “아이고, 오늘 엄마 따라 갔으면 갈뻔 했네.”
  • [이 한권의 책] 미셸 푸코 ‘감시와 처벌’

    옛날옛날 한 옛날에 ‘여자 사냥’을 직업으로 삼았던 피에르 클레르그라는 신부가 살았다.14세기 프랑스의 한 작은 시골 마을의 본당 신부였던 이 친구는 중세 유럽의 가장 유명한 이단이었던 카타르파 신도이면서 동시에 그들을 팔아먹던 밀정이었고, 낭만적이며 정력적인 연인이자 난봉꾼이었다. 사제로서의 권력을 적절히 이용할 줄 알았던 그는 최소한 12명의 정부를 거느렸다. 그는 자신이 택한 여성 앞에서 주저함이 없었고, 지루한 서론을 생략하고 언제나 본론으로 직행할 줄 아는 인물이었다. 피에르의 주요 파트너는 자신만큼이나 파란만장한 애정 편력을 자랑한 이 마을의 영주 부인 베아트리스 드 플라니솔이었다. 둘의 첫 만남은 고해실에서 이루어졌고, 성탄절에도 교회 안에서 불경을 저지를 만큼 뜨겁고 대담했다. 피에르는 제수씨와의 동침도 서슴지 않았다. 사촌간인 파브리스, 그리고 그녀의 딸, 당시 14세였던 그라지드와도 관계를 맺었다. 엄마 몰래? 아니, 엄마는 딸과 신부의 관계에 동의했다. 그라지드는 후에 사제와의 육체관계에 대해서 너그러울 줄 알았던 피에르 리지에에게 시집갔다. 그녀의 성의식은 대담하면서도 솔직했다. 그라지드에게 피에르와의 관계는 즐거운 것이었다. “유부녀와 잠을 잤으니 넌 큰 죄를 지었어.”라며 질책하는 애인에게 피에르는 태연하게 응답한다.“전혀 그렇지 않아. 유부녀든 미혼녀든 죄는 같아. 전혀 죄가 아니라 해도 과언이 아니야.” 도대체 이 말도 안 되는 짓거리들을 하는 사람들은 뭐란 말인가? 그들은 중세에 관한 우리의 상상력을 부끄럽게 만드는 프랑스의 한 마을 ‘몽타이유’ 주민들이다.‘몽타이유:중세말 남프랑스 어느 마을 사람들의 삶’(엠마누엘 르루아 라뒤리 지음, 유희수 옮김, 길 펴냄)은 피레네 산맥 기슭 해발 1300m에 위치한, 주민 250명의 한 작은 마을에 관한 역사인류학 보고서이다. 2006년 8월 기준으로 14만 5000부라는, 전문 역사서로는 놀라운 판매부수를 기록하면서 미셸 푸코의 ‘앎의 의지’와 ‘감시와 처벌’들을 가볍게 제쳐 버리고 프랑스의 저명한 갈리마르 출판사 총판매순위 1위를 기록했다. 흥미로운 이야기의 제공자는 장차 베네딕투스 12세로서 아비뇽 교황청을 지배하게 될 파미에의 주교 자크 푸르니에였다. 몽타이유의 카타르파 혐의자들을 조사하러 온 푸르니에는 고문보다는 끈질긴 심문을 선호했고, 놀랍도록 세심한 기록을 남겼다. 그 결과, 대개 문맹이었기에 중재자 없이는 글을 남길 수 없었던, 그래서 역사의 공백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던 14세기 농민들의 삶은 푸르니에의 치밀한 기록을 거쳐 라뒤리의 몽타이유 미시사로 다시 태어났다. ‘계량사의 최고봉’이라고 평가받는 ‘랑그독의 농민들’에서 과도할 정도로 ‘사람 없는 역사’를 보여주었던 아날학파의 이 역사가는 ‘몽타이유’에선 왕이나 저명한 학자들이 아닌 작은 농촌 마을의 갑남을녀들을 역사의 전면에 내세우면서, 사람 냄새 물씬 배어나는 역사를 보여준다. 딸들이 결혼지참금으로 집안에 경제적 손해를 가져오느니 차라리 형제자매간의 혼인이 더 바람직하다고 여겼던 사람들. 면도도 목욕도 심지어 세수조차 거의 하지 않았던, 그러나 서로의 이를 잡아주면서 가족관계나 애정관계를 보여주었던 사람들의 독특하고 생생한 삶이 책에 가득하다.
  • 정선의 또다른 노다지 ‘生약초’

    정선의 또다른 노다지 ‘生약초’

    ‘해발 400m 이상 백두대간에서 자생하는 생약초로 부농을 꿈꾼다.’ 폐광으로 경기가 침체된 강원도 정선군이 ‘생약초 특화지역 조성사업’으로 희망에 부풀어 있다. 정선군은 24일 당귀·오미자·황기·야생들국화(강국)·잔대(딱주기)·곤드레 등 관내에서 자생하는 250여종의 생약초를 다양한 산업으로 특화하면 승산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자생하는 생약초들을 기능성 음식과 화장품, 관광자원으로 개발해 정선군의 기간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설명이다. 이미 임계면 도전·직원·가목리 등 백두대간 5개 마을을 중심으로 1만 800여평 규모의 체험마을이 조성되고 있다. 내년 초 250여종의 생약초를 심으면 곧바로 농촌체험 외지 관광객들을 맞이할 수 있게 된다. 이곳에서는 숙박뿐 아니라 생약초 캐기체험과 약초로 빚어진 각종 술과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올 연말 크리스마스 때는 서울대공원측과 협의, 순록 3마리를 들여와 이벤트도 펼칠 계획이다. 약초체험장을 정선군의 명물로 떠오른 구절리∼아우라지까지의 레일바이크(철길 자전거), 정선 5일장, 강원도가 임계면에 추진중인 수목원 등과 연계하면 체험 관광상품으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곤드레 쌈밥, 오가피 절임, 약초 약과, 약초 빵, 약초 국수 등 생약초를 원료로 한 다양한 기능성 음식은 이미 개발돼 곧 출시된다.170여종에 이르는 음식을 개발해 놓고 최근 선정위원회에서 50종의 음식만 상품으로 우선 개발하기로 했다. 올 연말까지 홍보와 실습·교육용 책자를 만들어 배포한 뒤 내년 초부터 정선지역 음식점을 대상으로 상품화에 나서게 된다. 생약초 음식점을 알릴 수 있는 로고를 만들어 음식점 간판에 부착토록 하는 등 세세한 계획까지 세워 놓았다. 최근에는 버려지던 가시오가피 열매를 활용한 와인을 개발해 호평을 얻는 등 생약초를 재료로 한 술과 음식들이 속속 시음회를 통해 나오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 민간자본을 유치해 약초를 원료로 한 화장품을 개발하고 찜질방, 목욕탕 등 건강·실버산업과 접목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군에서는 수년내에 화장품공장 등 20여개의 생약초를 기반으로 한 기능성 공장들이 들어 올 것으로 예상한다. 농가소득도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정선군은 지난 2005년 농가 전체 소득이 237억원이었지만 생약초산업이 활성화되는 2010년에는 498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같은 생약초를 테마로 한 발상은 이미 2005년부터 3년간 정부로부터 신활력사업 전국최우수 사업으로 선정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사업에는 국비 84억원을 포함해 민자 등 모두 139억원이 들어간다. 지난해 국무총리상에 이어 올 업무추진 인센티브까지 정부로부터 얻어 9억원의 추가 재원도 확보했다. 유창식 정선군수는 “벌써부터 인천의 옹진군과 강화도, 서울 성동구 등에서 벤치마킹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생약초 공동브랜드 개발을 이미 완료해 수도권 지하철과 서울시내버스 및 주요 국도변에 광고물을 설치하는 등 홍보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선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김형기의 영화, 99가지 모놀로그]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시절

    [김형기의 영화, 99가지 모놀로그]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시절

    여성성이 거세된 늙은 여인은 생산성을 잃은 존재에 지나지 않거나, 삶의 주도권을 잃은 나이 먹은 사내는 퇴역장군의 어깨에 매달린 상징뿐인 별 모양의 쇠붙이에 불가할지도 모른다. 오죽하면 ‘그의 늙음은 가히 주술적이다. 뙤약볕의 개구리처럼 끔찍하게 마른 사지 오그라든 젖통이, 눈꺼풀은 돌비늘, 눈알을 덮고 나무옹이 같은 입’이라고 참으로 암울하게 목욕탕의 어느 노파를 묘사했던 시도 있었을까. 하지만 나이는 상징일 뿐이고, 주름은 피부의 표면일 뿐이다. 가슴 안에 생생한 심장이 뛰는 한, 기회는 무한하고 청춘은 영원할지니! 56세 여자와 63세 남자가 펼치는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Something’s Gotta Give,2003년). 사실, 이 영화는 온통 판타지투성이다. 여전히 착한 몸매를 자랑하는 다이앤 키튼도 그렇고, 심술첨지 대마왕 같은 잭 니컬슨의 어린 여성 편력도 그렇고, 다이앤 키튼이 잘생긴 키아누 리브스를 놔두고 왜 배 나온 잭 니컬슨을 좋아하게 되는가를 보면 불평의 소리마저 나오게 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이런 ‘못된’ 생각과 편견을 향해 따끔한 카운터펀치를 날린다. 사랑은 몸이 아닌 정신의 끌림이 보다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는 것, 달콤하면서도 열정적인 사랑은 나이가 들어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 젊은 사람들에게는 단순히 흉측하게 시든 늙은 육체로 보일지라도, 우리의 노화된 육체도 부드럽게 파고드는 사랑의 유희와 짜릿한 충일감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는 사랑스러운 몸이라는 것 등을 말이다. 그리고 교감할 수 있는 여유로운 자의 ‘영혼’까지. 자, 이쯤 되면‘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이 무엇인지 아실는지. 지구의 반 바퀴를 돌아 만난 7일간의 러브 스토리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Lost In Translation,2003년). 할리우드 영화배우인 중년의 밥 해리스는 위스키 광고 촬영차 일본을 방문했지만, 낯선 문화와 환경에 대해 단절과 소외감을 느낀다. 또한 말이 통하지 않는 CF감독의 이해할 수 없는 요구와 겉돌기만 하는 아내와의 전화 통화는 그를 더 외롭고 공허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제 막 결혼한 샬롯은 사진작가인 남편을 따라 일본으로 여행을 왔지만, 막연한 불안감과 무관심한 남편에게서 소외감과 외로움을 느낀다. 인생의 길을 잃고 가슴 속에 공허함만 남은 밥과 샬롯은 호텔 바에서 마주친 후 서로의 모습 속에서 자신에게 숨겨진 외로움을 발견하고, 묘하게 이끌리게 된다. 어디서도 소통하지 못한 그들이 지구의 반 바퀴를 돌고 세대의 차이를 넘어 진정으로 교감할 수 있는 친구로 만나게 된 것. 그 만남은 각기 잃어버렸던 자신의 삶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과 가야 할 길을 되찾게 해 주는데…. 난 지금도 홀로 환갑을 맞으신 어머니의 연애를 바란다. 나 또한 나이 들어가면서 더 많은 여유와 지혜의 샘을 기대한다. 나이 어린 자들이 생각의 어림을 극복하거나, 나이 많은 자들이 자신만의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면, 어쩌면 꿈꾸고 바라듯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이 될지도 모른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시절은, 각자마다 다른 시기이겠으나, 나이듦의 순간에도 지속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잊지 않고 늙고 싶다. 시나리오 작가
  • 儒林(739)-제6부 理氣互發說 제3장 君子有終(20)

    儒林(739)-제6부 理氣互發說 제3장 君子有終(20)

    제6부 理氣互發說 제3장 君子有終(20) 다음날. 두향은 안동을 향해 먼 길을 떠났다. 밤하늘에서 별이 치마폭으로 떨어지는 흉몽을 꾸고 또한 나으리께서 보내주신 정화수의 물이 핏빛으로 변한 흉사를 보고 그냥 그대로 지나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으리의 신상에 무슨 변고라도 일어난 것일까. 다음날 아침 두향은 목욕재계를 한 후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소복까지 준비해 가지고 안동을 향해 떠났다. 단양에서 안동까지는 200여리의 험난한 산길. 중도에는 반드시 죽령을 넘어야 했다. 죽령의 높이는 689m로 영남과 호서를 갈라놓는 대재이자 오르막 30리, 내리막 30리의 가파른 고갯길. 아흔아홉 굽이의 고갯길은 각종 곡물과 상품을 수송하는 중요한 통로였으나 그 무렵 산적들이 들끓어 한낮에도 행인들을 괴롭히고 밤이면 맹수들이 사람을 해치는 험악한 태산준령이었다. 아녀자 혼자의 몸으로는 도저히 가고 올 수 없는 심산유곡이었다. 생각 끝에 두향은 2년 전 자신의 부탁으로 나으리께 분매를 전해주었던 여삼과 동행하기로 결심하였다. 여삼은 그 사이 한층 더 늙어 노쇠하였으나 두향으로부터 전후 사정을 전해 듣고는 흔쾌히 이를 수락하였다.20여년 전 퇴계가 단양의 군수로 재임하고 있을 무렵 바로 곁에서 수발을 들었던 여삼이었으므로 나으리께서 돌아가셨다면 빈소에서 분향이라도 드려야 하는 것이 올바른 도리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은 안동까지의 먼 길을 함께 떠났다. 두향은 전모를 써 얼굴을 가리고 장옷을 입었다. 장옷은 부녀자들이 나들이를 할 때 얼굴을 가리기 위해서 머리에서부터 길게 내려 쓰던 두루마기 모양의 옷이었다. 쓰개치마를 써도 무방하였으나 때는 엄동설한의 동지섣달. 매서운 삭풍을 막기 위해서는 두꺼운 솜으로 누빈 장옷이 제격이었던 것이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두향이와 여삼은 나흘 만에 안동 고을을 거쳐 도산서당이 있는 토계리(土溪里)에 도착하였다고 한다. 토계리에 도착한 순간. 두향은 집집마다의 지붕 위에서 흰옷들이 펄럭이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것을 본 순간 두향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집집마다의 지붕에 한결같이 흰옷을 널어 놓는다는 것은 죽은 사람의 혼령을 기꺼이 받아들여 달라고 저승사자들이 잘 볼 수 있도록 동리에 초상이 났음을 알리는 풍속. 집집마다의 지붕 위에 흰 옷을 널어놓는다는 것은 마을의 중요한 사람이 죽었음을 알리는 일종의 풍장(風葬) 행위였던 것이다. -돌아가셨다. 두향은 맥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으면서 혀를 깨물며 중얼거렸다. -나으리께서는 분명히 연세하신 것이다.
  • 환절기 새벽운동 과욕땐 아차차

    환절기 새벽운동 과욕땐 아차차

    고혈압을 경계해야 하는 계절이다. 쌀쌀할 뿐 아니라 일교차가 큰 요즘 같은 날씨는 고혈압 환자들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조건이다. 기온과 혈압의 상관성 때문이다. 실제로 기온이 10도 내려가면 혈압은 13㎜Hg나 올라간다. # 계절에 따른 혈압의 변화 계절에 따른 혈압의 변화는 밤보다는 주로 낮에 나타난다. 추위에 쉽게 노출되는 낮에는 열의 발산을 막아야 하므로 혈관이 수축하여 혈압이 오르게 된다. 반면 여름에는 열을 발산하기 위해 피부 쪽의 혈관이 확장되므로 혈압이 낮아지고 맥박수도 약간 빨라진다. 따라서 겨울이라도 실내온도를 조금 높이면 혈압의 상승을 둔화시킬 수 있다. 혈압이 문제가 되는 때가 바로 이 무렵이다. 온도가 1도 내려가면 수축기 혈압은 1.3㎜Hg 정도, 확장기 혈압은 0.6㎜Hg 정도 높아진다. 또 기온이 떨어지면 혈액이 진해지고 지질(脂質) 함량이 높아져 혈관 수축이 촉진되는 등 혈압 상승과 더불어 동맥경화증의 합병증도 더 자주 발생한다. 겨울철은 그래서 위험하다. 특히 아침에는 혈관수축이 더 활발해 혈압이 크게 오르는데, 여기에 차가운 바깥 날씨가 더해져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심장발작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 겨울철 사망자, 여름보다 33%나 높아 고혈압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은 10월부터 늘기 시작해 1∼2월에 절정을 이룬다. 이때의 사망률은 다른 계절보다 10∼25%나 증가한다.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2000년부터 4년간 뇌혈관 질환, 허혈성 심장질환 등 고혈압성 질환으로 의한 사망자수가 가장 높았던 달과 가장 낮았던 달의 사망환자 수 차이를 알아본 결과, 겨울철이 여름철보다 평균 33%나 높은 사망률을 보였다. # 고혈압 환자의 겨울철 생활수칙 외출시에는 갑자기 추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번거롭더라도 옷을 한 겹 더 챙겨 입는 것이 바람직하다. 추운 밤, 잘 때에도 두껍고 무거운 이불을 한 장 덮는 것보다 얇고 가벼우며 보온성이 좋은 이불을 겹쳐 덮는 것이 좋다. 겨울에는 아침에 일어날 때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조심성 없이 불쑥불쑥 일어나다가 발작으로 쓰러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따라서 언제나 이불 속과 방안의 온도 차가 적도록 난방에 유의해야 한다. 추운 겨울 아침 대문 밖 신문을 가지러 갈 때에도 덧옷을 충분히 입어주어야 한다. 추운 겨울철에는 활동량이 줄어 당연히 운동량이 부족해진다. 따라서 체조 등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도록 한다, 필요하다면 특수한 운동기구를 이용해도 좋다. 단, 새벽 찬바람에 노출되면 혈압이 순간적으로 상승하여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같은 치명적인 응급 상태가 올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되도록 새벽에 찬바람을 맞고서 하는 운동은 피하도록 하고 따뜻한 햇볕이 비치는 낮에 충분한 준비운동을 한 후 운동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 ■ 도움말:김수중 경희의료원 순환기내과 교수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고혈압 환자의 겨울철 안전하게 나기 10계명 (1) 혈압은 반드시 140/90㎜Hg 미만을 유지한다. (2) 외출시에는 옷을 여러 겹 충분히 갖춰 입어 몸을 따뜻하게 유지한다. (3) 혈압이 정상보다 높을 때는 외출을 삼간다. (4) 찬바람에 노출될 수 있는 새벽 운동이나 등산을 삼간다. (5) 추위로 활동량이 줄어 비만이 생기는 것에 주의한다. (6) 연말연시와 연초의 회식자리 등에서 금연과 절주를 반드시 실천한다. (7) 너무 깊지 않은 욕조에서 미지근한 물로 목욕한다. (8) 아침에 기상할 때 급하게 일어나지 말고 천천히 움직인다. (9) 아침에 대문 밖으로 신문 등을 가지러 갈 때는 덧옷을 충분히 껴입는다. (10) 평소와 다른 증상을 느끼면 곧 병원을 찾아 의사의 진찰을 받는다.
  • ‘투쟁보다 봉사하는’ 노조로

    ‘투쟁보다 봉사하는’ 노조로

    ‘투쟁보다 불우이웃돕기 봉사를 합니다.’ 공무원 노동조합이 유연하고 세련된 조직으로 변하고 있다. 동대문구 공무원노조는 지난달 20일 노조협약을 흔쾌히 맺은 뒤 노조활동을 자원봉사활동으로 시작했다. 13일 동대문구에 따르면 노조원 22명은 오는 27일쯤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중증장애아 시설인 ‘노아의 집’을 찾기로 했다. 혼자서는 잘 움직이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목욕도 시켜주고 함께 놀아줄 예정이다. 몸이 불편해 부모로부터 떨어져 지내는 아이들이라 드문드문 방문하는 손님들이지만 무척 반긴다. 노조원들이 결성한 ‘다솜나눔회’ 회원들은 지난달 27일에도 휘경동, 이문동에 혼자 사는 노인 11가구를 찾아 청소와 도배, 페인트칠 등을 해주었다. 전문가 솜씨는 아니더라도 사랑과 정성을 담아 좁은 방을 꾸몄다. 봉사활동을 다녀온 한 여성 조합원은 “할머니의 차가운 손을 붙잡고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을 뿐인데, 할머니가 너무 고마워하며 눈물을 글썽였다.”고 말했다. 동대문구 노조가 지난달말 결성한 ‘다솜나눔회’의 다솜이란 ‘애틋한 사랑’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노조의 공식기구가 아닌 친목 모임이지만, 새로 출범한 공무원 노조가 봉사활동으로 첫 걸음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진상 노조위원장과 노조원들은 공무원노조가 주민들에게 호응을 얻고 가깝게 다가가는 길을 고민하고 있다. 지금까지 일부 민간기업 노조가 보여준 무리한 파업과 폭력적인 시위 모습을 어떻게 합리적인 이미지로 바꿀 것인가를 논의했다. 한 노조원은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공무원들이 노조를 한다는 데 반감을 갖고 있는 주민들이 많아 이기적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베푸는 활동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동대문구 노조는 좋은 일을 위한 성금도 모금하고 구청과 동네를 가꾸는 일에도 앞장 서기로 했다. 노조원들은 독거노인에 대한 봉사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뒤 ▲정부 지원금이 너무 적어 겨울철 난방비가 턱없이 모자란다 ▲비상용 호출기가 고장난 채 방치됐다 ▲자원봉사자들이 도시락을 배달할 때마다 냉장고의 반찬 상태를 확인하자는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김희철 노조 사무총장은 “공무원 노조원은 봉사활동을 하면서 잘못된 구정을 몸소 느끼고 즉시 개선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10) 꼰니짜와의 전쟁

    에티오피아를 방문한 그 어떤 ‘파렌지(현지어로 ‘외국인’을 의미)도 피해갈 수 없는 게 한 가지 있다. 바로 ‘꼰니짜’와의 만남이다. 현지인들의 경우 익숙해서인지 아니면 검은 피부는 꼰니짜들이 반가워하지 않는지 그다지 고생스러워 보이지 않는데 파렌지들에게는 정말 전쟁이다. 간혹 집에서 꼰니짜를 만나는 경우도 있겠지만 원인이 집안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고 청결상태만 유지하면 꼰니짜는 거의 구경할 수 없다. 그러나 집밖을 나오면 속수무책이다. 심지어 고급호텔에서도 이 꼰니짜를 만날 수 있다. ‘꼰니짜’는 현지어로 ‘벼룩’을 의미한다. 에티오피아에 와서 얻은 수확(?) 중에 하나는 바로 이 꼰니짜의 경험이다. 아마 이곳에 안 왔으면 평생 경험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한국이 잘 사는 나라 소리 듣게 된 지가 얼마 안 된 것 같지만 우리는 머릿니, 옷니를 이미 가난과 함께 버렸고, 벼룩도 더 이상 사람과 같이 살 수 없게 만든 지 오래다. 그래서 잘 몰랐던 벼룩을 이곳 에티오피아에서 만났던 것이다. 벼룩은 직접 본 적도 없고 가끔 신문이나 잡지 유머란에 높이뛰기 선수로 묘사한 걸 겨우 기억하는 정도가 알고 있는 정보 전부였다. 타다닥, 느낌이 오고 나서 확인하면 여지 없다. 꼰니짜가 다녀간 것이다. 스멀스멀, 느낌이 와도 마찬가지다. 피가 나도록 긁어도 가려움은 멈추지 않고, 그래서 생긴 흉은 없어지지도 않는다. 파렌지들의 경우 꼰니짜의 대비책으로 가려움을 가라앉히는 약들을 챙겨 오는데 소용이 없다. 약을 바르거나 바르지 않거나 꼰니짜가 한번 다녀가고 나면 일주일 정도는 가려움과 함께 생활해야 한다. 한국에서라면 부끄러운 일이겠지만 이곳에서는 만나 서로 이야기하는 도중 꼰니짜가 방문하면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저기 긁어가면서 대화를 이어간다. 처음 만난 파렌지와 어색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할 때 이 꼰니짜로 서두를 꺼내는 경우가 많다. 견딜만 하냐, 가려움을 다스리는 방책 같은 게 있으면 얘기해 봐라, 어젯밤에는 한 스무 군데 물린 것 같은데 너는 어떠냐, 뭐 이런 식이다. 에티오피아 여행이 끝나고 귀국하는 사람들의 경우 가지고 있는 약을 주고 가기도 한다. 꼰니짜에는 이거 이상 좋은 약 없다면서. 언급했다시피 약을 바르거나 바르지 않거나 꼰니짜는 일주일은 고생해야 한다. 몸을 제대로 닦지 않는 사람도 많고 개, 고양이 등을 목욕도 시키지 않은 채 키우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게다가 환경오염에 대해 많이 무지하기 때문에 여기저기 마구 버린 음식물 쓰레기로 살아가는 쥐들도 많다. 그런 이유로 꼰니짜들에게 에티오피아는 천국인 것이다. 에티오피아 사람들의 인사법이 양볼에 반가운 만큼 가벼운 키스를 하거나 오른손으로 악수를 한 후 서로의 오른쪽 어깨를 툭, 부딪히면서 살짝 끌어안는 폼인데 이때 벼룩들이 살 곳을 옮기게 된다. 반갑다고 인사하는데 꼰니짜가 올지 모른다고 인사를 안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슬쩍 스치는 것만으로도 꼰니짜를 초대할 수 있다. 꼰니짜는 빈부도 따지지 않고, 남녀노소, 지위고하도 가리지 않는다. 공격하면 당할 수밖에 없다. 이곳에 살면서 꼰니짜에 고생하지 않기 위해 터득한 방법은 무조건 집에 돌아오면 털 수 있는 건 다 털어내고 샤워를 한 후 새로 옷을 갈아 입는 것이다. 그리고 방에는 물론 침대의 이불을 들고 속에까지 흥건하게 약을 뿌리는 것이다. 이곳은 아직 독한 약들을 많이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약을 살짝만 뿌려도 모기, 파리, 바퀴벌레들이 맥을 못춘다. 호텔에 투숙했을 때 주인이 꼰니짜가 없다고 아무리 손사래를 쳐도 약을 달라고 한 후 손수 뿌려야 편안하게 잠들 수 있다. 그렇게 했어도 살아 남은 꼰니짜가 있으면 살을 좀 뜯겨야지 별 수 없다.         <윤오순>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달라이 라마 20년째 보좌수행 청전 스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달라이 라마 20년째 보좌수행 청전 스님

    아름다운 요정, 영원한 소녀로 남는다.‘오드리 헵번’이 1993년 64세 일기로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유언은 여전히 회자된다. ‘아름다운 입술을 갖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라/사랑스런 눈을 갖고 싶으면, 사람들에게서 좋은 점을 보아라/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면, 너의 음식을 배고픈 사람과 나눠라∼’ 그러면서 딸에게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인생을 살면서 딱 한가지 실수했다. 그것은 바로 성자 달라이 라마를 만나지 못한 것이었다.”라고. 그러면서 영화배우로서의 인생보다 고통받는 어린이들과 함께 한 시간이 더 행복했었다고 남겨 새삼 ‘사랑을 남기고 간 천사’로 다가온다. 살아 있는 부처로 불리는 ‘달라이 라마’.198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직후 시상식에서 “허공계가 다하고 단 한명의 중생이 남아 있는 한 저는 이 세상에 머물면서 중생의 고통을 없애는 자로 남겠습니다.”고 말해 전 세계인의 심금을 울렸다. 오늘날 지구촌의 정신적 스승으로 추앙받는 까닭이 여기에 있는지 모른다. ●14개의 질문 끝에 제자 되기를 결심하다 20년 전 어느 여름날이었다. 인도의 조그마한 산사에서 서른 다섯살의 한국인 수행스님이 달라이 라마와 어렵게 마주 앉았다. 스님은 달라이 라마에게 질문 하나를 툭 던졌다. “성적 갈등이 있었나요.” “있었지.” “어떻게 했나요?” “부처님의 기도로 극복했지.” “당신은 누군가요?” “첫번째는 ‘공성(emptiness)’이요, 두번째는 달라이 라마지. 너는 한국에서 온 비구 수행자이구나.” 스님은 순간 온몸에 파고 드는 짜릿한 전율을 느꼈다. 달라이 라마의 몸 주변에서 풍겨 나오는 진실의 깊이, 또 인간적이면서 무한한 평등의 힘에 절로 머리가 숙여졌다. 한국에서 여러 큰스님을 만났지만 이런 느낌은 처음이었다. 스님은 또 이날 평소 품었던 14가지의 질문을 던지며 비로소 큰 확신과 믿음을 얻었다. 청전(淸典) 스님. 올해 속세 나이 54세로 삭발한 지는 30년째를 맞는다. 스님은 송광사에서 출가 후 한동안 많은 의문점을 풀지 못했다. 인간이면 누구나 살아가면서 느끼는 것, 즉 세상의 모순과 확신할 수 없는 어떤 것들에 대한 진실된 대답을 찾기 위해 한국을 떠났다. 그러던 1987년 8월 달라이 라마를 처음 만난 후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의 다람살라에 거주하고 있다. 달라이 라마 곁에서 ‘보리심’을 기반으로 공성 터득을 위해 20년째 수행 중인 것. 한국인, 아니 외국인 스님으로 달라이 라마 측근 제자로 20년동안 지내는 일이 드물다는 점에서 경외스럽게 느껴진다. 스승(텐진 갸초)에게 받은 법명은 텐진 최(불법을 지킨다)이다. 스님은 이곳에서 수행하면서 티베트 불교의 최고 논서로 알려진 ‘람림’을 5년에 걸쳐 완역했다. 또 인도 산티데바의 저술로 전해지는 대승불교의 걸작 ‘입보리행론(入菩提行論)’을 비롯, 최근에는 ‘달라이 라마와 함께 지낸 20년’을 펴내는 등 저술활동도 활발하다. 스님은 지난달 말 잠시 귀국, 현재 서울 성북동의 길상사에 머물고 있다. 지난 5일 부산 관음사 법회를 가진 데 이어 12일 길상사,26일 영등포 지역 포교 법회 등 바쁜 국내 일정을 보내고 있다. 달라이 라마 곁에는 다음달 돌아갈 예정이다. 길상사에서 잠시 스님을 만났다. ●“홀로 수행하고 싶어도 스승이 말려요” 명함을 건네며 인사를 하자 스님은 “어린 시절에 서울신문에서 주최한 그림·글짓기 대회에 참가했던 기억이 난다.”며 동안의 얼굴로 환하게 웃는다. 귀국한 이유를 물었더니 “인도체류 19년 비자가 만료됐고, 또 보고 싶어 하는 여러 사람들도 있고 해서 현품을 보여주기 위해서 왔다.”며 다시 한번 미소 짓는다. 한국에 오기 전 달라이 라마를 만났느냐고 하자 “잘 갔다 오라고 선물까지 주셨다.”면서 “(스승에게)가끔 혼자 수행하고 싶다고 말씀드리면 (스승은)고개를 끄덕이며 대신 겨울을 중심으로 6개월 동안은 옆에 있어 달라고 한다.”고 말해 스승과 제자 사이가 각별한 관계임을 알 수 있었다. 처음 생각에는 3년 정도 스승 곁에 머물려고 했으나 벌써 20년 세월이 흘렀다면서 첫날의 깊은 인상을 다시 한번 떠올린다. 한달 동안 깨끗이 삭발하고 목욕재계까지 하는 등 잔뜩 긴장하고 알현실에 들어갔는데 달라이 라마는 맨발에 인도제 싸구려 샌들을 신고 있어 너무 놀랐다. 소탈하고 솔직한 심성에 감동을 받으며 한시간 30분동안 얘기를 나눴다. 이때 달라이 라마는 얘기 도중 책을 한권 꺼내고, 또 꺼내기를 다섯번이나 했다. 그러면서 달라이 라마는 “궁극적 진리는 반야이자 공성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스님은 “훗날 개인적인 수행기를 쓴다면 이때 받은 영감과 내적인 체험을 꼭 밝히고 싶다.”고 했다. “달라이 라마는 전세계 68개국을 다녔지만 한국만큼은 아직 한번도 와보질 못했습니다. 일본만 하더라도 열세번이나 방문했습니다. 스승께서는 평소 한국에 대해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92년 한국과 중국이 수교했을 때 한국행에 대해 걱정반 기대반했었지요. 남북 이산가족의 아픔을 가진 한국과 티베트는 같은 정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승의 한국방문을 간절히 바랍니다” 달라이 라마는 올해 72세의 할아버지 스님이지만 기억력이 불가사의할 정도라는 것. 수많은 사람들과 악수를 나눴지만 몇년 후 다시 만나면 당시 몇 마디 오고간 대화를 정확히 기억해내 주위를 놀라게 한다.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다람살라는 북인도 히말라야의 설산자락에 위치해 있으며 달라이 라마궁을 비롯해 티베트절, 연구소 등에 많은 외국인들이 드나드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얼마 전 개통된 칭짱철도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그러자 스님은 지난해 9월1일 시범운행때 후진타오가 직접 열차를 타고 라싸까지 다녀갔다면서 이는 중국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라고 부연했다.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중국내의 타부족에 대한 싹쓸이 정책이 끝났음을 만천하에 알린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티베트에 가면 티베트가 없고 또 라싸에는 라싸가 없습니다. 놀랍게도 개통한 지 4개월만에 180도 바뀌었습니다. 말 그대로 티베트 지역은 철도와 함께 산산이 부서지고 있습니다. 중국 한족이 매일 3000여명씩 들어오고 나가고 합니다.” 달라이 라마는 이같은 광경을 목격하면서 과연 어떤 생각을 할까. 스님에게 “당신도 이산 가족이 북한에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우회적으로 그 심경을 피력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깊어가는 날에 법문 하나를 부탁했다. “인도의 밤하늘에는 무수한 별빛이 쏟아질 만큼 맑고 깨끗하지만 한국에 오면 사회가 거칠고 빠르다는 걸 느낍니다. 멀리 봐야 합니다. 선의 의지로 포기하지 말고 자기가 알고 있는 삶에 최선을 다하면서 끝까지 착하게 사는 것만이 세상을 밝게 해줍니다.” 또 세상이 어려울수록 ‘명심보감’을 천천히 읽으면 분명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달라이 라마와 함께 살아온 20년을 시 한수로 대신한다. 왼 종일 히말라야설산에 올라 앉아/사해(四海)에 낚시드리운 지 몇해이던가/내가 잡는 물고기는 모두 주둥이가 없어/내려올 땐 빈 망태기 달빛만 가득. ■ 그가 걸어온 길 ▲1953년 출생 ▲72년 전주대 재학중 10월 유신 직후 자퇴 ▲73년 대건신학대(현 광주가톨릭대)편입학 ▲77년 송광사로 출가 ▲87년 남방불교와 티베트불교 수행을 경험하기 위해 태국 미얀마 스리랑카 수행처 방문 ▲88년 8월 달라이 라마와 만난 후 티베트 망명정부가 있는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서 지금까지 달라이 라마를 보좌하면서 수행 중 ▲저서=입보리행론(2004년, 하얀연꽃) 깨달음에 이르는 길(람림,05년, 지영사), 달라이 라마와 함께 한 20년(06년, 지영사) 등. km@seoul.co.kr
  • 토성에 허리케인급 태풍

    토성에 허리케인급 태풍

    직경만 8000㎞, 중심 풍속은 시속 550㎞, 태풍의 ‘눈’ 주위에 세워진 높이 32∼72㎞의 깔때기 모양 난층운(亂層雲) 벽 등. 초대형 허리케인 얘기가 아니다. 토성에서 지난달 11일 발생한 허리케인급 태풍의 진면목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2004년 토성 궤도에 진입한 탐사선 카시니호가 토성의 극지대 상공 33㎞에서 촬영한 사진 14장을 9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이 태풍의 직경은 무려 8000㎞로 지구 지름의 3분의2에 해당하는 엄청난 크기였다. 지구외에 다른 천체에서 이 같은 허리케인급 태풍이 목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영국 BBC는 전했다. 이 태풍은 선명한 ‘눈’과 그 주위를 둘러싼 깔때기 모양의 난층운을 갖고 있어 전형적인 허리케인의 모습을 갖고 있다. 그러나 웬일인지 지구의 허리케인과 달리 이 태풍은 극지대에 머물러 있을 뿐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았다. 캘리포니아 기술연구소(CIT)에 있는 카시니 영상 추적팀의 앤드루 잉거솔 박사는 “허리케인처럼 보이지만 전혀 그것처럼 움직이지 않는다.”며 “그것이 무엇이건 우리는 ‘눈’을 계속 주시해 이런 일이 일어나는 이유를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목성에서도 이번에 토성에서 발견된 것보다 훨씬 큰 모양의 태풍이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발견된 적이 있지만 그때는 허리케인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눈’이나 난층운 같은 것은 눈에 띄지 않았다. 보통 지구에선 허리케인의 ‘눈’이 엄청난 수증기를 빨아들였다가 바다의 따뜻한 기운과 만나 갑작스럽게 치솟았다가 엄청난 비를 퍼붓지만 가스로 가득 찬 토성에선 대양이 없어 이런 일이 벌어지지는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NASA 과학자인 마이클 플래사르는 로이터 통신에 “이건 마치 물들이 소용돌이치며 목욕탕 배수구로 빠져나가는 모양”이라며 “우리는 이런 걸 전에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10년째 소방관의 든든한 오른팔역

    “소방관들이 얼마나 힘들고 위험한 일을 하는지 몰라요. 늘 곁에서 위로하며 지켜 주고 싶었지요.” 지난 10년간 대형 화재 및 재난사고 현장을 불철주야 지키며 소방관들의 활약상을 뒷바라지해 온 50대의 맹렬 아줌마가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오는 9일 ‘소방의 날’을 맞아 대구에서 민간인으로는 유일하게 소방행정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는 정태조(52·대구 북부소방서 여성의용소방대장)씨. 1996년 친구의 권유로 여성의용소방대 활동을 시작한 정씨는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서문시장 대형 화재, 수성구 목욕탕 폭발사건 등 주요 사고 때마다 줄곧 현장에서 소방관들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했다. 소방관들이 화재현장 진압 등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커피와 물, 간식, 식사 등을 제공하는 일을 도맡았다. 이같은 일은 위험한 현장을 뛰는 소방관들을 위해 꼭 필요하고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일선 소방서들은 인력부족으로 엄두조차 못내고 있다. 때문에 정씨와 같은 여성의용소방대원들은 24시간 비상연락 체제를 갖추고 불이 나면 곧장 현장으로 출동한다. 특히 올해로 6년째 여성의용소방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씨의 임무는 막중하다. 소방서에서 비상연락을 받는 즉시 50여명의 대원들에게 출동 지시를 내리고 현장에 먼저 도착해 인력배치, 업무 분담 등을 진두지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씨에게 주어지는 혜택은 쥐꼬리만한 수고비가 전부. 정씨는 “보상을 바란다면 이 일은 절대 못한다.”면서 “10년간을 버텨온 것은 아마 정신력과 단결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씨는 봉사활동에도 열중이다. 매월 첫째주 금요일마다 소방서 대원들과 함께 지역의 장애인복지시설 ‘대구안식원’을 찾아 청소와 목욕시켜 주기 등 각종 봉사활동을 벌인다. 또 매월 한 차례씩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으로 안식원 식구들을 초대해 무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김석의 Let’s wine] 먹다 남은 와인은

    [김석의 Let’s wine] 먹다 남은 와인은

    와인에 있어 보관은 와인의 생명을 유지하는 일이다. 하지만 작은 실수로 인해 그 ‘생명’이 다했다 하더라도 와인의 진정한 끝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와인은 상한 와인조차 활용할 수 있다. 와인에서 ‘상했다’는 의미는 ‘음식이 상했다’는 의미와는 전혀 다르다. 단지 그대로 즐기기에 알맞지 않은 것이지 먹어도 인체에는 해가 없다. 또한 마시다 남은 와인은 공기와 접촉하면 맛이 변하기 때문에 이 또한 상한 와인과 동일한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 보통 상하거나 남은 와인은 스테이크 등의 음식을 만들 때 사용한다. 레드 와인은 기본적으로 쇠고기나 돼지고기 요리에 어울린다. 스테이크용 쇠고기나 덩어리 돼지고기에 와인을 적당히 뿌려 쟀다가 구우면 더욱 연한 육질을 즐길 수 있다. 화이트 와인은 흰살 생선이나 닭고기 등의 요리에 어울리는데 와인의 향이 재료 자체의 맛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많은 양을 넣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샐러드 드레싱이나 빵의 소스로 즐겨먹는 와인 식초를 만들 수 있는데 식초와 와인을 3:1의 비율로 섞어 냉장고에 1주일쯤 두고 숙성시키면 된다. 이밖에 화장품으로도 다양하게 사용한다. 와인에는 각질 제거에 효과적인 성분들이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피부의 스케일링에 효과를 보이며, 노화 또한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세안 후 화장솜에 와인을 적신 다음 피부결을 따라 가볍게 닦으면 된다. 또한 꿀과 화이트 와인을 1:1 비율로 섞어 냉장고에 7일 정도 보관하면 와인 에센스가 완성된다. 이 에센스를 바르고 15분 후에 미지근한 물로 닦아내면 끝. 마지막으로 와인으로 목욕을 하는 방법도 있는데 와인에는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피로회복과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어깨 결림을 완화하고 뭉친 근육을 풀어주며 지방이 쌓이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욕조에 따뜻한 물을 2/3정도 채우고 레드 와인 4∼5컵을 섞은 후 목욕을 하면 피로 회복과 기분 전환에 그만이다. 한국주류수입협회 와인총괄 부회장 (금양인터내셔널 상무)
  • 자원봉사도 ‘토털서비스’

    “도움이 필요한 주민은 모두 모이세요.” 광주시 서구가 자치구 가운데 처음으로 ‘통합자원봉사단’을 발족,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봉사단은 각 분야에서 산발적으로 펼쳐왔던 자원봉사 활동을 한데 묶어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운영 첫날인 31일 오후 2시 서구 광천동 주민자치센터엔 반상회 등을 통해 봉사단 서비스 소식을 전해들은 주민들이 몰려 들었다. 자원봉사단은 한방진료, 안과진료, 전기 및 가전제품 수리, 방역, 이·미용, 목욕서비스, 체지방체크 등 13개 분야 50여명으로 구성됐다. 이모(68)씨는 “몸이 불편해도 선뜻 병원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며 “봉사단이 자치센터에 꾸려졌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 왔다.”고 말했다. 홀로 사는 노인 김모(69·여)씨는 “그동안 머리를 다듬지 못해 불편했는데 이렇게 봉사자들이 도와줘 고마울 뿐”이라며 흐뭇해했다. 이·미용 봉사팀장 김주선(26·여)씨는 “머리를 손봐 주면 할머니들이 너무 좋아해 매주 2번 차례씩 봉사활동에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방진료와 안과진료 코너에도 노인들이 줄을 이었다. 이일순(70) 할머니는 “의사 선생님이 여러 가지 증상을 자세히 설명해 주고 처방까지 내려줬다.”며 “이런 자리가 자주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덕동 새마을부녀회 소속 김동희(50·여) 봉사자는 “몸이 불편해 활동하지 못하는 노인들의 목욕을 시켜주기 위해 참여했다.”며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을 돌보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주언 서구청장은 “앞으로 관내 모든 주민자치센터를 돌며 이 활동을 펴고, 봉사 횟수도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차상위 계층의 건강보험료를 대납할 수 있도록 관련 조례를 제정, 시행하겠다.”고 말했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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