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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4) 빨래터의 여자와 남자

    [그림이 있는 조선풍속사] (4) 빨래터의 여자와 남자

    김홍도의 그림 ‘빨래터’다. 아낙네 몇이 개울가에서 빨래를 하고 있다. 그림 왼쪽의 어린아이가 딸린 여성은 머리를 풀어헤쳐 감은 뒤 다시 땋고 있다. 앞에는 빗이 놓여 있다. 재미있는 것은, 어린아이다. 아랫도리를 홀랑 벗고 있는데 이놈은 심심한 것인지 배가 고픈 것인지 엄마 젖을 만지고 있다. 그 아래의 여성은 긴 빨래를 비틀어 짜면서 건져내고 있다. 그 오른쪽에 방망이질 하는 여성 둘이 무슨 이야기인지 한참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빨래터는 온갖 수다가 난무하는 곳이 아닌가. 시누이 험담인가, 동서 험담인가, 아들 자랑인가, 건너 마을의 아무개 남편의 이야기인가. 우물과 빨래터는 여성들 고유의 일터이자, 수다판이다. ●여성의 일터이자 은밀한 이야기 나누는 곳 빨래는 밥짓기와 함께 여성노동에 속한다. 아니, 속하는 것이 아니라, 빨래와 밥짓기는 여성을 여성으로 규정하는, 좀 더 어렵게 말해 여성성을 규정하는 본질적 노동이다. 곧 밥과 빨래란 가사노동은 곧 여성이란 말과 등치된다. 밥짓기와 빨래가 언제부터 여성 노동으로 규정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아마 가부장제 사회가 성립하고부터가 아니었을까.1123년 고려에 왔던 송나라 사신 서긍은 ‘고려도경’에서 이렇게 말한다. 옷을 빨고 비단이나 베를 희게 말리는 것은 모두 부녀자의 일이다. 비록 밤낮으로 부지런히 일해도 감히 힘들다고 말하지 않는다. 우물을 파고 물을 긷는 것은 대개 시내 가까운 곳에 한다. 우물 위에는 두레박을 걸어 함지박에 물을 긷는다. 함지박은 배의 모양과 같다. 빨래는 오래 전부터 여성의 노동이었던 것이다. 이것은 고려나 조선이나 다를 것이 없다. 다만 조선의 여성은 고려의 여성에 비해 훨씬 부자유하였다. 지난 호에 말한 바와 같이 조선의 양반-남성들은, 여성의 외출을 금했다. 하지만 고려조의 여성은, 남편의 승진과 출세를 도모하기 위해 엽관운동을 하러 남편의 상관을 찾아가는 일도 가능했고, 굿을 하기 위해 신당을 찾거나, 불공을 올리기 위해 절을 찾을 수도 있었다. 그것도 아니라면 구경거리가 생겼을 때도 당연히 떳떳하게 외출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조선조가 들어서면서 여성의 외출은 금지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여성의 외출이 완전히 봉쇄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금지의 원칙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활동의 의지를 축소시켰던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남아 있는 여성의 합법적 탈출로, 곧 해방구는 우물과 빨래터였다. 그것은 힘든 노동의 공간이었으나 한편으로는 동네의 소식을 주고받고 은밀한 험담을 할 수도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더 중요하게는 그곳은 성적 담화가 가능한 해방의 공간이었다. 단원의 그림 오른쪽 위의 갓을 쓰고 쥘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양반, 이 양반의 자세는 분명 성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 사내의 포즈는 지난 호에서 소를 타고 길을 가던 여인의 얼굴을 훔쳐보던 그 사내의 포즈와 같다. 부채를 넘어서 보내는 눈길의 속내는 곧 남성의 성욕인 것이다. 빨래터 그림은 이것 말고 더 있다. 아래쪽의 그림은 신윤복의 그림 ‘빨래터의 사내’다. 개울가 빨래터에서 빨래를 하는 여인, 흰 천을 펼치는 할미, 그리고 목욕을 마쳤는지 젖은 어여머리를 땋고 있는 젊은 여성이 있다. 이 젊은 여성은 저고리 아래 가슴을 드러내고 있다. 왼쪽의 젊고 늘씬한 몸매의 사내를 보라. 활과 화살을 들고 있는 것으로 보아 무반이 분명하다. 이 사내의 눈길은 젊은 여성의 가슴에 꽂혀 있다. 우물가가 남성과 여성이 접촉하는 성적 공간인 것처럼 빨래터 역시 성적인 공간이다. 고려가요 ‘제위보’를 들어 우물가의 성적 접촉의 실례를 확인해 보자.‘고려사’에는 국문가사는 없어지고 이제현이 한시로 번역한 것이 남아 있는데, 이 노래의 사연을 이렇게 전하고 있다. 어떤 아낙이 죄를 지어 제위보에서 노역살이를 하던 중 남자에게 손을 잡혔는데, 씻을 방도가 없어 노래를 지어 자신을 원망했다. 이제현이 한시로 그 노래를 풀어 옮겼다. 빨래터 시냇가 수양버들 아래서 손을 잡고 자기 마음 말하던 흰 말 탄 그 사람 처마에 석 달 비가 내린다 해도 손 끝에 남은 향기 어찌 차마 씻을 수 있으리. 아낙이 지은 죄의 구체적 내용이야 알 길이 없지만, 아마도 애정에 관계된 것이 아니었을까. 어느 날 자신과 관계하던 남자가 빨래터에서 일을 하던 여자를 찾아왔다. 여자의 손을 잡고 사랑한다는 말을 털어놓는다. 남자는 이내 떠난다. 손끝에 남자의 체취가 남아 있다. 석 달 비가 쏟아진다 해도 씻을 수가 없다. 여자는 남자를 따라갈 수 없는 자신이 원망스럽다. 이처럼 빨래터는 남자와 여자의 성적 신호가 오가는 그런 공간이었던 것이다. ●황진이는 빨래터에서 만난 남녀의 작품 ‘제위보’는 이별을 노래한 것이지만, 빨래터에서 사랑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17세기 초 이덕형이 쓴 ‘송도기이’란 책은 개성에 관계된 여러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거기에 황진이가 태어난 내력을 밝힌 부분이 있다. 이 이야기는 이덕형이 공무로 개성에 머무를 때 채록한 것이기에 당시 개성에 유포되어 있던 이야기다. 황진이의 어머니는 이름이 현금인데,18살에 병부교 다리 밑에서 빨래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웬 훤칠한 대장부 하나가 다리 위에서 나타나 현금을 보고 웃기도 하고 손으로 가리키기도 하는 것이 아닌가. 잘생긴 사내라, 현금의 마음도 적잖이 쏠리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사내는 갑자기 사라졌고, 빨래하던 아낙들도 모두 흩어졌다. 인적이 끊어지자 그 사내가 다시 나타나 기둥에 기대어 노래를 한 곡 뽑는다. 노래가 끝나자 사내는 현금에게 물을 한 잔 달랜다. 현금이 냉큼 물을 떠 주었더니, 반쯤 마시고 돌려주면서 마셔보라고 하였다. 현금이 마시자 물이 아닌 술이었다. 말하자면 마술을 동원한 ‘작업’이었던 바, 현금은 거기에 넘어가 사랑에 빠졌던 것이다. 황진이는 빨래터에서 만난 두 남녀의 작품이었다. 우물가에서 만나 왕비가 되었던 그런 이야기는 빨래터에도 있다. 고려 태조 왕건은 빨래터에서 만난 여성과 관계하여 아들을 낳았고, 그 아들은 고려의 두 번째 왕이 된다. 왕건은 태봉의 궁예의 장수로서 903년 수군을 이끌고 후백제 땅인 나주를 공격한다. 목포에 배를 정박시키고 있는데, 멀리 오색 구름이 서린 동네가 보인다. 찾아가 보니, 어떤 처녀가 빨래를 하고 있다. 즉시 ‘신원조회’를 해 보니, 처녀의 할아버지는 부돈, 아버지는 다련군이란 사람이었다. 다련군이 사간 벼슬을 지낸 연위란 사람의 딸 덕교와 혼인해서 낳은 딸이 바로 이 처녀다. 뭐 이렇게 말해 보아야 감이 잡히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요약하자면, 그 여자는 그 지방 호족의 딸이었다. 보니, 인물이 괜찮다. 무슨 말로 수작을 걸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여자와 하룻밤을 지내게 되었다. 시집 안 간 처녀를 건드려 놓고 왕건은 여자의 출신 성분이 낮다 하여, 임신을 원하지 않았다. 해서 돗자리에다 사정을 한다. 그런데 이 처녀의 행동이 놀랍다. 여자는 전날 밤 용이 자신의 뱃속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었다. 용은 곧 왕이 아닌가. 여자는 이불에 흘린 정액을 쓸어 넣었다. 일종의 인공수정인 셈인데, 어쨌거나 임신이 되었고 아들을 낳았으니, 그가 바로 혜종이다. 혜종은 특이하게도 얼굴에 돗자리 무늬가 있었다. 원래 왕건이 사정한 곳이 돗자리였으니, 말이 된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은 혜종을 ‘돗자리 대왕’이란 이름으로 불렀다 한다. 빨래터는 용흥사란 절이 되었다. 용흥은 용이 나타났다는 뜻이다.‘고려사’는 혜종이 용의 아들답게 늘 물을 잠자리에 뿌리고, 큰 병에 물을 담아 팔꿈치를 씻었다고 전한다. ●남성이 성적 욕망 따라 여성 관찰하던 곳 이제 빨래터가 단지 옷을 세탁하는 공간만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빨래터는 남성이 자신의 성적 욕망이 시키는 바에 따라 여러 여성들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었으며, 또 여성은 자신의 나신 일부를 슬쩍 남자들에게 보일 수 있는 공간이었던 것이다. 단원과 혜원의 빨래터 그림에 남자가 등장하는 데는 이런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 [뉴스플러스] 온천장에 새 로고 도입

    [뉴스플러스] 온천장에 새 로고 도입

    현행 온천 로고가 오는 6월부터는 새로운 로고로 바뀐다. 새 로고(그림)는 온천법에 의해 허가받은 전국 477개 온천장 업소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그동안 현행 온천 로고를 무분별하게 사용한 목욕탕이나 러브호텔 등 숙박업소에서는 새 로고를 내걸 수 없다. 일반 목욕탕이나 러브호텔 등이 무단으로 새 로고나 이와 비슷한 로고를 사용하면 온천법 제32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 25년째 한센인 돌보는 ‘소록도 천사’

    25년째 한센인 돌보는 ‘소록도 천사’

    “고단했던 삶을 놓는 순간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너무나 평안합니다. 하지만 마지막 길에 가족도, 친척도 없는 그들을 지켜볼 때는 가슴이 미어집니다.” 한센인들의 보금자리인 전남 고흥군 도양읍 소록도의 천사 김명순(45) 간호조무사가 보통사람의 눈에는 태산보다 높게 보였다. 그는 2007년 ‘숨은 공무원’으로 뽑혀 최근 근정포장을 받았다. 병원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신청했으나 현장조사에서 감동받아 한 단계 올라갔다. 김씨는 남편과 초·중학생인 1남 2녀와 함께 소록도 관사에서 산다.1983년 시작해 25년째 한결같이 한센인들을 돌보는 삶을 잇고 있다. 그가 눈뜨면 하는 일이 정해져 있다. 암환자, 간경화 등 중증인 한센인 환자 50명을 찾아가 주사를 놔주고 욕창부위 고름을 닦아내고 소독한다. 식사보조, 대소변 받아내기, 목욕과 이발, 머리빗기, 손발톱 깎기, 세수, 바느질, 산책하기, 노래 부르기, 관절 운동까지…. 허리펼 시간이 없다. 김씨는 지금 10여명의 할머니, 할아버지와 가족 관계를 맺고 며느리가 됐다. 아이들은 재롱을 부리고 말벗이 되는 손주가 됐다. 식사 때면 아이들은 “꼭지(박곡지) 할머니 나 안 보고 싶대.”라고 물어본다. 그는 아이들 손 잡고 할머니 생일날 노래를 불러준다. 설에는 세배하고 세뱃돈도 받는다. 김씨는 “임종 때 할머니들은 우리에게 ‘간호야, 애기 엄마야.’라고 부르면서 ‘너무 미안하다. 고마웠다.’며 눈물을 흘리신다.”라고 말했다. 그가 치르는 장례식만 1년에 50여차례다. “요즘 소록도에 오는 젊은 자원봉사자들을 보면 저도 깜짝깜짝 놀랍니다.‘한센병은 옮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굳게 믿고 아무렇지도 않게 할머니 얼굴에 대고 비비고 안고 합니다. 이들에게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워요.” 김씨는 “젊어서 대도시 다른 병원으로 갈까 하고 고민도 많이 했지만 살면 살수록 소록도가 좋다.”며 웃었다. 그의 선친도 소록도와 뭍을 잇던 나룻배 선장이었다. 소록도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新 인디아 리포트] (6) 인도 중산층 가정 탐방

    [新 인디아 리포트] (6) 인도 중산층 가정 탐방

    |방갈로르(인도) 최종찬특파원|기자들을 집으로 초대한 스리니바사 무루티(37) 방갈로르대학 외국어대학원 한국어과 교수는 전형적인 남인도인이었다. 키가 작고 피부가 까무잡잡한 드라비디안의 후손이었다. 방갈로르 쿠마아파크 주택가에 위치한 그의 집은 5층 연립주택의 3층에 있었다. 현관문엔 가네시 신의 얼굴이 그려진 상징물과 꽃장식이 걸려 있었다. 거실엔 가죽소파와 양탄자에 수를 놓은 그림, 텔레비전, 물소 뿔조각, 장식장 등이 어우러져 인도 중산층에 걸맞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8개 언어 구사… 한국 이름은 ‘박수인´ 무루티 교수는 언어의 달인이다. 영어, 일본어, 한국어, 힌디어, 델레구, 우르드, 카나라, 우르드어 등 8개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무르티의 한국 이름은 박수인. 박은 한국 친구의 성에서, 수는 자기 이름의 첫 자, 인은 인도의 첫 자를 땄다. 그가 한국어과 교수가 된 사연은 이렇다. 방갈로르에서 태어나 방갈로르대학을 나온 그는 1992년 문화체험교류 프로그램으로 일본에서 1년간 유학했다. 도쿄, 나가사키, 홋카이도를 오가면서 일본어를 배웠다. 운명의 장난인지 인도에 돌아오기 전 한국에 2주간 머물 기회가 왔다. 사찰과 고궁을 돌아보면서 한국어에 관심을 갖게 됐다. 당시 그가 알고 있었던 한국말은 ‘담배’와 ‘고맙습니다’ 단 두 마디. 인도로 돌아온 그는 이화여대에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1994년 한국으로 다시 건너와 이화여대 외국어학당에서 3년간 한국어를 배웠다. 수업이 없는 날엔 아르바이트를 했고 휴일에는 강릉 등 동해안 일대를 여행하며 한국문화를 체험했다. 그는 “일본인은 자기 속내를 결코 드러내지 않는 반면 한국인은 알고 나면 흉금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가 된다.”고 평했다. ●한국어 널리 보급하는 꿈 포기 못해 인도로 돌아온 그는 미국 회사인 오라클에서 2002년부터 3년간 근무했다. 하지만 인도에 한국어를 널리 보급하려는 꿈을 포기할 수 없어 회사에 사표를 던졌다. 이때부터 그는 모교인 방갈로르대학에 한국어과 개설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단과대학장을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지난해 9월 남인도 지역에서는 두 번째로 한국어과가 개설되는 성과를 얻었다. 그는 한국어과에 대해 “아직은 수료과정이지만 내년에는 학위과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학기의 수강생은 모두 6명. 이중 3명은 IT업체에 다닌다. 이들이 수업을 듣는 이유에 대해 “한국업체에 전직하려는 사람과 다른 언어를 배우려는 사람 등 두 부류로 나뉜다.”고 설명한 뒤 “다음 학기엔 수강생들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달에 8차례 강의 “수강생 많이 늘었으면…” 그는 지금 일주일에 2차례, 한 달에 8차례 한국어 강의를 한다. 학생들은 신문광고를 통해 모집하며,1년 학비는 2000루피(약 4만 8000원)다. 교재는 이화여대의 허락을 받아 외국어학당의 한국어교재를 사용한다. 하지만 월급이 적어 한국어와 일본어 번역·통역하는 일을 함께한다. 그는 “월급은 적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가르친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의 가족은 모두 7명이다. 부인 소유잔야(29)는 전업주부로 그와 같은 카스트 출신이다. 수줍은 미소가 일품이었다. 아들 아슈윈(3)은 엄마를 닮아 조각 같은 얼굴이었다. 아버지 K T 벤카타 랑게고다(76)는 투잡맨이다. 가죽제품을 만드는 일을 하면서 중풍과 피부질환을 고치는 전통의술도 펼친다. 어머니 G P 락슈미(66)는 전업주부다. 형 자야프라카시(42)는 호주로 건너가 살고 있다. 부동산업자로 성공해 미모의 백인여성과 결혼했다. 형 가족은 몇 년에 한 번씩 고향방문을 한다고 했다. 여동생 스리데비(33)는 만능 스포츠맨이다. 그녀는 인도 랭킹 3위의 실력을 자랑하는 당구선수다. 롤러스케이트 선수로 출발해 사격 등을 하다가 지금은 당구에 전념하고 있다. 거실 장식장에는 그녀가 탄 각종 메달이 놓여 있다. 그녀는 지난해 10월 당구 국가대표선발전에 출전하려고 집을 나서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스쿠터를 타고 동네 주택가 도로를 빠져 나가려는데 1300㏄ 오토바이가 시속 160㎞로 달려와 받아버리는 바람에 중상을 입었다. 무루티 교수가 보여준 사고현장 사진 속의 스쿠터는 처참할 정도로 산산조각이 나 있어 사고 당시의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이 갔다. 그녀는 아직도 팔에 깁스를 하고 있다. 그녀는 식당에 걸려 있는 할아버지 사진을 가리키며 “유명한 의사였다.”고 자랑했다. 그는 “연애결혼이 갈수록 늘어간다.”며 “나도 다른 카스트의 여자를 좋아해 결혼하고 싶었는데 여자가 싫어해 포기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여동생은 다른 카스트 출신의 남자와 연애를 통해 내년에 결혼을 한다. ●식당 한편에는 가네시 신을 모시는 기도시설 그가 전세금 80만루피(약 1920만원)를 주고 10년째 살고 있는 집안을 둘러보니 큰 방이 4개나 있었다. 주방에는 온갖 향신료가 가득 차 있었다. 문마다 안전고리와 자물쇠 등 이중삼중의 안전장치를 했다. 밤손님들의 방문을 사양하기 위해서다. 식당 한편에는 가네시 신을 모신 기도시설이 있다. 그는 “아침마다 목욕재계한 뒤 향을 피우고 신에게 재앙을 막아주고 재물을 벌게 해달라고 소원을 빈다.”고 말했다. 한참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데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라는 전갈이 왔다. 모녀가 정성스럽게 준비했다. 치킨 칠리(닭고기 고추볶음), 치킨 티카 마살라(닭고기 매운 양념소스), 치킨 비리야니(닭고기가 들어간 밥), 로티(밀가루빵), 파파드(콩으로 만든 넓적한 빵), 찬나 마살라(콩 양념소스), 그린 샐러드, 삼바르(카레수프) 등 북인도 전통음식이었다. 식사를 하면서 힌디어를 하나 가르쳐달라고 했더니 그는 사랑한다는 말을 알려줬다.“남자가 말할 때는 메 압코 피아르커르타훙, 여자가 말할 때는 메 압코 피아르커르티훙.” 융숭한 대접과 재미있는 이야기로 밤이 깊어진 줄 몰랐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작별을 고하니 무루티 아버지까지 손자를 안고 맨발로 버스 타는 곳까지 나와 기자 일행을 배웅했다. 인도 중산층 가정과 인도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하루였다.“단냐밧(고맙습니다) 무루티!” siinjc@seoul.co.kr ■ 한국어 수업 참관기 |방갈로르 최종찬특파원|방갈로르대학 외국어대학원 캠퍼스는 초라했다. 맨땅에 콘크리트 건물 한 동만 덩그러니 있었다. 스리니바사 무루티 교수의 일요일 강의가 예정된 2층의 강의실에 올라갔다. 학교 전체가 정전이 돼 한국어 수업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었다. 학생 6명 가운데 3명은 지방 출장 때문에 빠지고 3명만 출석했다. 학생들은 “한국어 좋아합니다.”라는 인사말로 기자 일행을 환영했다. 서투른 한국어로 학생들은 돌아가며 한국어를 배우게 된 동기를 밝혔다. 셋 중에서 한국어를 가장 잘하는 도요타 직원인 토마스 V J(33)는 “갈비와 김치찌개를 좋아하며 일본에서 활동 중인 가수 계은숙도 알고 아리랑도 부를 수 있다.”면서 “한국어는 쓰기는 쉬운데 읽기와 발음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인포테크 직원인 라슈리 라오(여·34)는 “통역사가 되고 싶어 한국어를 배운다.”면서 “한국어는 쓰기는 쉽지만 발음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엘앤티(L&T) 직원인 자프라카시 라이르(35)는 “상대적 희소성 때문에 한국어를 배운다.”고 털어놨다.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남인도에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며 “한국정부가 한국어 보급을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알고 싶다.”고 물었다. 한참 대화의 꽃이 무르익어가고 있는데 불이 들어왔다. 그들은 우리들 앞에서 수업을 시작했다. 수업방식은 이러했다. 무루티 교수가 그날 배울 분량을 큰 소리로 한 번 읽어준 다음 원어민의 발음을 카세트 테이프로 듣게 했다. 그리고 나서 한 소절씩 듣고 학생들이 따라 읽게 했다. 수업방식이나 학생들의 한국어 수준 등 모든 것이 초보수준을 못 벗어난 느낌이었다. 하지만 무루티 교수와 학생들의 눈빛에서는 고급과정 이상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이 교실엔 우리 말이 번영의 꽃을 피울 것이다. 바로 옆 교실의 일본어 강좌엔 직장인 20명이 몰렸다. 일본 정부에서 파견해준 일본인 강사가 역시 일본 정부가 지원해준 일본어 교재로 열심히 일본어를 가르치고 있었다. 한국어 교실의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2010년까지 최소 10개국어를 가르치는 남인도 최고의 글로벌 랭귀지 센터를 만들고 싶다.”며 한국 대사관의 지원을 요청한 로티 뱅크티시 대학 사무처장의 안경 너머로 무루티 교수와 학생들의 타오르는 눈빛이 빛나고 있었다. siinjc@seoul.co.kr
  • 중세를 여행하는 사람들/오정환 옮김

    2005년 중세사람들의 생활과 내면을 추적한 ‘중세유럽산책’을 펴낸 일본의 중세 사학자 아베 긴야가 이번엔 중세 서민 풍속사에 주목했다. 세계사 연표에 오르내리는 권력자 중심의 역사가 아니라 역사학 논의에서 늘상 괄호 밖 존재였던 서민들을 통해 중세를 새롭게 이해했다.‘중세를 여행하는 사람들’(오정환 옮김, 한길사 펴냄)이 그 산물이다. ‘중세 통(通)‘인 저자의 명성은 그대로 책의 신뢰로 이어진다. 중세 서양의 풍속자료를 풍부하게 인용하고 있는 데다 중세 서민층을 ‘정착’과 ‘이동’이라는 상반된 삶의 방식으로 나누어 재편한 시도가 새롭다. 중세 민중을 정착계층과 이동계층의 두 개 층위로 구분해 파악한 것이다. 이를테면 농민, 목욕탕 주인, 제분업자, 빵집 주인은 정착자의 세계에 속했고 집시, 거지, 직공 등은 방랑자의 부류에 들었다. 민중으로 뭉뚱그려져 있었으되 실상 전혀 다른 유형의 삶을 살았던 그들의 세계를 되짚는 과정에서 독자는 역사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관점을 체험하게도 된다. 성직자와 기사들의 그늘에 가려 존재감을 잃었던 중세 민초들의 삶이 그림처럼 생생히 재현됐다. 관리가 닭을 조세로 징수하러 농가를 방문했다가도 임산부가 있는 집에는 닭의 몸뚱이를 던져주고 갔다거나 나무껍질을 함부로 벗긴 자의 창자를 꺼내 나무에 감아둔 풍속 등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정보이다. 통행에 필요한 중세의 토목공사와 통행로에 만들어진 여인숙, 목로주점 등의 풍경을 상상하며 중세의 숨겨진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다. 페트라르카, 에라스무스 등 인문주의자들의 기록을 비롯해 쉼없이 인용되는 인문학적 사료들로 풍요로운 책읽기가 보장된다.1만 3000원. 특히 독일 중세사에 밝은 지은이는 그림형제의 독일설화집에서 중세의 또다른 면모를 발견하기도 했다.‘하멜른의 피리부는 사나이’(양억관 옮김, 한길사 펴냄)를 함께 펴냈다. 설화집의 작은 모티프에서 출발해 중세 어린이들의 생활상을 그려낸, 역시 독특한 접근방식의 저작이다.1만 2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길섶에서] 내복 예찬/함혜리 논설위원

    지인들과의 저녁 모임 자리였다. 건강얘기가 자연스럽게 화제로 떠올랐다.50대 초반인 방송국 프로듀서가 “10년을 더 살 수 있는 비결을 공개하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킨 그가 다리를 들어올리더니 ‘바로 이것’이라고 했다. 내복이었다. 나름 멋쟁이인 그에게 내복은 어쩐지 어색했지만 그의 내복 예찬론은 그칠 줄 몰랐다. 내복을 입는 사람과 입지 않는 사람은 잔병치레에서 큰 차이가 나며, 나이가 들면서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을 내복으로 보완해 건강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불면증이 있는 사람도 내복을 입고 자면 깊은 잠을 잘 수 있다고 했다. 한 동료가 “올겨울에는 유난히 추위를 탄다.”고 해서 내복을 입어보라고 권했다.“아무리 추워도 어떻게 내복을 입느냐?”고 한다. 목욕탕이나 헬스클럽에서 내복입은 모습을 남에게 보이는 것이 쑥스럽다는 것이다. 쑥스러움을 먼저 생각하는 걸 보니 아직은 젊은 나이다. 건강이 무너지느니 순간의 쑥스러움을 선택하는 게 낫다는 것을 곧 알게 될 테지만. 함혜리 논설위원
  • 물가가 날뛴다

    물가가 날뛴다

    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각종 공공요금과 개인서비스요금도 줄줄이 오를 예정이어서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각 지자체들은 상하수도 요금과 쓰레기 봉투 요금을 올릴 계획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자체들은 지방분담금 부담을 해소한다는 자체 계획에 의해 상하수도와 쓰레기봉투 요금 인상 계획을 이미 세웠다.”면서 “일부 지자체는 1·4분기에 시행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개인서비스요금으로 분류되는 사립 고등학교와 대학 등록금도 오는 3월 새 학기 개학을 앞두고 일정 비율 인상될 예정이어서 학교측과 학생들간 마찰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인터넷 사이트에선 “새 학기를 앞두고 등록금을 두자릿수로 인상할 움직임을 보이는 대학도 있다.”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밖에 국제 유가 인상 여파로 목욕료도 오르고 있다. 건강보험수가도 적자 보전을 이유로 1월 중 인상이 예고돼 있다. 당국 관계자는 “건강보험수가는 주로 1월에 정기적으로 인상해 왔다.”면서 “그러나 이번에는 많이 올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일이나 채소 등 일부 신선제품 가격도 오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수급 사정으로 인해 딸기 등 새로 나온 과일 가격이 비싼 편”이라면서 “설 수요도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물가지수 관련 물품 가격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부 업체가 이미 가격을 올리기는 했지만 국제곡물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라면, 과자류, 빙과류 등 가공식품 가격도 물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정부는 15일 각 부처가 참가하는 물가안정대책반 회의를 열어 물가 관리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제 유가와 곡물가 상승 여파로 수입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국내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수입물가는 원화기준으로 전년보다 4.5%가 상승해 물가 불안이 커지고 있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수출입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수입물가는 전년도 12월에 비해 15.6%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 수입물가 상승률은 9월 5.2%,10월 7.5%,11월 13.7%로 큰 폭의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수입물가가 오름세를 지속한 것은 원자재와 중간재 가격이 니켈 등 비철금속의 국제시세 하락에도 불구하고 상승했고, 원화 약세의 영향으로 가격상승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12월에 유가가 다소 하락했으나 이달 들어 유가가 다시 상승하고, 비철금속 가격도 올라 수입물가는 더욱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수입물가 상승은 생산자물가 및 소비자물가의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오승호 경제전문기자·문소영기자 osh@seoul.co.kr
  • [깔깔깔]

    ●성적 올리는 법은 각기 다르다 채소가게주인-쑥쑥 올린다. 점쟁이-점점 올린다. 한의사-한방에 올린다. 성형외과 의사-몰라보게 올린다. 자동차 외판원-차차 올린다. 부동산중개인-불붙기전에 올린다. 백화점 사장-파격적으로 올린다. 총알택시 기사-항상 ‘따블’로 올린다. 목욕탕집-때를 기다린다. 코미디언-웃기게 올린다.●투명인간 크림 어떤 집에서 파티를 열었다. 손님들이 와서 한창 저녁식사를 하는데 갑자기 그 집 꼬마 둘이 발가벗고 거실로 나오는 것이었다. 부모는 당황했지만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손님들과 하던 대화를 계속했다. 손님들도 그 의도를 알아챘는지 아무것도 못 본 것처럼 대화를 계속했다. 꼬마들이 잠시 서 있더니 한 녀석이 말했다. “거봐, 내가 이거 투명인간 크림이라고 했지?”
  • [오픈사전] “나는 어느 ‘족’에 속할까?”

    나는 도대체 몇 개의 족에 속할까?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성향이 다양하듯 그 사람이 속하는 족도 다양하다. 그렇다면 한 사람이 속해있는 족을 헤아려 본다면 적어도 10개 이상의 족에 속하지 않을까 싶다. 예전에는 오렌지족, 낑깡족, 미시족, 보보스족 등 손으로 꼽을 수 있을 만큼의 족이 있었지만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족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각종 족 속에는 우리 사회의 현실과 생활상에 반영되어 있다니, 요즘 뜨는 족에는 무엇이 있는지 한번 살펴보자. 누님, 애완남 하나 키우시죠! - 페트족 호스트바에 가면 이쁘장한 남자들이 여자들의 온갖 시중을 다 들어준다. 이들은 대표적인 페트족이다. 여성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멋있게 꾸미고 몸매 관리를 하는 남성들은 아름다운 외모와 부드러운 매너로 여자들의 모성본능을 자극시킨다. 패션계 영화계에서는 이런 움직임을 포착하고 꽃미남 모델로 기용해서 여성소비자 몰이에 나서고 있다. 아름다운 외모가 생명이죠! -웰루킹(Well-looking)족 예전에는 육체적, 정신적 조화를 통해 행복한 삶을 살고자하는 웰빙(well-being)족이 유행했었다. 이제는 여기에 남들이 보기 좋게 잘 사는 것을 더하여 등장한 새로운 삶의 유형이 주목받고 있다. 월루킹족은 웰빙은 물론이거니와 미의식까지 중요시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개성을 돋보이게 꾸미고, 꾸준한 자기 관리와 철저한 운동을 통해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을 만드는 데 관심을 갖는다. 숯을 재료로 한 비누나 팩, 멧돼지 털을 사용한 빗, 물새 깃털로 만든 베개 등 천연 원료를 사용한 제품을 이용하며, 인공 제품을 첨가하지 않은 천연 화장품을 주로 사용한다. 이러한 분위기에 힘입어 천연비누 만들기, 필라테스(pilates), 요가, 운동복 스타일의 피트니스룩(fitness look)이 유행하기도 했다.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라면 화장은 필수죠! - 그루밍(grooming)족 미용과 패션에 자신의 수입을 아낌없이 사용하는 남자들을 그루밍족이라고 한다. 잘난 외모가 존중받는 시대에 남자들도 꾸미지 않는 것은 죄악인 시대가 됐다. 조사에 따르면 미혼남성 60%가 외모가 사회생활에 큰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고 한다. 여성에게는 아름다움을 뜻하는 뷰티가 있다면 남성에게는 미용용어로 그루밍이 쓰인다. 그루밍은 마부가 말을 빗질하고 목욕 시켜주는데서 유래한다. 남성전용 미용정보 사이트가 개설되고 있으며, 그곳에서 좋은 화장품과 패션에 관한 정보가 오가고 있다. 요즘은 피부를 위해 피부관리실을 찾는 남성들도 꾸준히 늘어가는 추세다. 졸업이 두려워요! - 모라토리엄(Moratorium)족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학생신분을 오래도록 유지하는 학생들이 늘어가고 있다. 이렇게 졸업을 미루고 취업 준비를 하는 대학생들을 모라토리엄족이라고 한다. 이 말은 외채가 많아 채무상환기간을 일시적으로 연기시킨다는 뜻의 모라토리엄에서 따온 용어로, 학생들은 휴학기간을 최대한 이용해 영어점수 향상, 각종 공모전 입상 등을 통해 취업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밖에 아예 취직을 포기하고 재학 때부터 창업을 해서 학업과 사업을 겸하는 무리들을 ‘더블라이프(double life)족’이라고 한다. 유턴(U-turn)족은 사회진출에 실패하고 공부를 더 하기 위해 대학원 등에 진학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에스컬레이터(escalator)족은 편입학을 계속해 학교의 레벨을 높이고 몸값을 올리는 학생을 말한다. 내 경쟁상대는 20대 여대생이야! - 나오미(Not old image)족 미시족에서 진화한 형태인 나오미족은 ‘Not old image’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다. 동안 열풍 속에서 나이보다 젊은 이미지로 자신을 가꾼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주로 안정적인 경제력을 확보한 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의 여성들에게서 나타나며, 신세대 못지 않은 외모로 얼핏보면 20대로 보일 정도다. 이외에 여성들의 특징을 나타내는 ‘줌마렐라’는 가정과 사회생활 모두에 철저한 중년여성들을 칭하며 신데렐라와 아줌마의 합성어이다. ‘오메가족’은 ‘알파 걸’의 어머니들을 말한다. 공부뿐 아니라 운동과 리더십 등 모든 분야에서 남학생보다 뛰어난 여학생이라는 의미의 신조어인 ‘알파 걸’을 키워낸 주역들이다. 일생 별거 있나, 여유있게 살자!- 다운 시프트(Down Shift)족 다운시프트족에 속하는 사람들은 고소득이나 빠른 승진보다는 저소득일지라도 여유 있는 직장생활을 택한다. 인생의 목적은 바로 삶의 즐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속 기어로 바꾼다는 뜻의 다운시프트는 1970년대 이후에 태어난 유럽의 직장인들 사이에서 나타났다. 이들은 자신의 마음에 맞는 일을 느긋하게 즐기며 사는 것이 최고라고 여긴다. 이외에 암반수족은 직장에서 아무에게도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숨을 죽이고 있는 사람들을 말하며, 배터리처럼 충전을 한다고 해서 생겨난 배터리족은 타의에 의해 실직을 했거나 자발적으로 퇴사한 후에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사람들을 말하며 주로 30대 후반에서 나타난다. 일분일초도 나를 위해 재투자한다! - 홈풀(Home Pool)족 젊은층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홈풀족은 학교나 직장 근처에 집을 얻어서 같이 사는 사람들을 칭하는 말이다. 자동차를 함께 타고 다닌다는 카풀에서 유래된 말로, 남는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기 위해 직장이나 학교에서 가까운 곳으로 집을 얻고, 함께 살아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획득한 시간으로 어학원에 다니거나 자신의 취미생활에 적극적으로 투자한다고 한다. 이밖에 눈길이 가는 족으로는… 오팔(OPAL)족은 ‘Old People with Active Life’의 약자로 나이가 들었지만 여전히 왕성한 취미활동과 직업을 갖고 있는 노인들을 말한다. 코쿤(Cocoon)족은 나홀로족과 비슷한 사람들로 바깥세상에서 도피해 자신만의 공간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이다. 미드족은 미국 드라마 매니아를 말하며, 일드족은 일본 드라마 매니아를 뜻한다. 로하스(LOHAS)족은 건강과 환경이 결합된 소비를 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은 웰빙을 뛰어넘어 환경을 중요시하는 친환경적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다. 패러싱글(para single)족은 결혼하여 독립할 나이가 되었지만 결혼도 하지 않은 채 경제적 이유로 부모 집에 얹혀 사는 무리를 말한다. 글 정린 방송작가 월간 <삶과꿈> 2007년 11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개성, 사무치게 그리웠다…눈부시게 아름다웠다

    개성, 사무치게 그리웠다…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유년기를 보낸 시골마을, 기억나십니까. 포장도로라고는 달랑 신작로뿐, 대로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길은 이내 흙먼지 폴폴 나는 흙길로 바뀌지요. 때에 전 옷차림의 개구쟁이들이 겨울이면 비료포대로 눈썰매타던 마을 고샅길이며, 아버지 읍내 나가시던 둑방길이 그랬습니다. 버스를 타고 돌아 본 고려 500년 도읍지 개성의 풍경이 딱 그 모습이었습니다. 마을 공동우물에서 남바위 비슷한 털모자를 쓴 아낙네가 물을 길어 등지게에 지고 나릅니다. 선죽교 부근의 냇가에서는 시린 손 호호 불어가며 빨래 방망이를 휘두르는 여인네의 모습도 눈에 띕니다. 버스가 마을을 지날 때 제법 용감한 개구쟁이는 언덕 위에서 늠름하게 폼을 잡고 손을 흔드는 반면, 수줍음 많은 녀석은 담장 뒤에 숨어 보일 듯 말 듯 손짓합니다. 서로 다른 시간대의 세계가 교차하는 듯한 풍경이었지만, 참 정겨웠습니다. 버스를 함께 탔던 관광객 누구에게서도 잘사는 나라에서 왔다는 상대적 우월감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금강산 일대가 처음 개방됐을 때와 비교하면 주민들의 표정도 놀라울 만큼 변했습니다. 버스가 지나는 길목마다 군인들이 지켜서고 있었지만, 주민들이 예전처럼 외면하거나 심지어 등을 돌리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자연스레 웃고 손을 흔들며 환영의 뜻을 표했습니다. 전혀 인위적인 모습이 아니었지요. 박연폭포, 선죽교 등 고도(古都) 개성의 관광명소를 둘러보는 것도 좋았지만, 주민들의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이 더욱 좋았습니다. 개성에서의 체류 8시간을 기록했습니다. 서울에서 불과 1시간 남짓한 거리지만, 그 사이엔 이념과 체제의 거대한 장벽이 가로막고 있지요.60년 세월을 에둘러 돌아왔기에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쉽게 갈 수 없는 곳을 훔쳐보는 묘한 즐거움도 각별했고요. 시간대별로 개성관광의 묘미를 소개해봅니다.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흔히 출입국사무소로 알고 있지만, 서로 두 개의 국가로 인정하지 말자는 뜻에서 ‘국’자를 뺐다)에서 개성관광증을 받는 등 수속을 마친 다음 버스에 올라탔다. 5분 정도 달린 버스가 개성표시판을 지날 즈음 전신주 가운데 테두리 색깔이 노란색에서 파란색으로 바뀐다. 북한 지역으로 들어섰다는 뜻이다. 버스 행렬을 에스코트하기 위해 북한군 지프차가 등장하는 것도 이때쯤이다. 경계근무를 서는 앳된 얼굴의 북한군 병사 몇 명을 지나면 곧바로 북측 출입사무소. 간단하게 입국심사를 마치고, 버스에 동승한 북한 안내원 2명과 함께 개성으로 향했다. 개성공업지구를 지나기 전까지는 여전히 낯익은 남측의 풍경이 이어진다. 공장 건물 사이로 24시간 편의점도 있고, 서울 시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파란색 버스가 출근길의 북한 근로자들을 실어 나른다. 개성공업지구를 지나 15분쯤 경의선 철길과 나란히 달리면 개성의 초입 송남동에 닿는다. 고려를 세운 왕건이 거란에서 보낸 낙타 50마리를 굶겨 죽였다는 약대다리가 있는 곳이다. 개성 주민들에게는 ‘야다리’라는 이름이 더 친숙하다. 개성에서 경의선 열차가 매일 한차례 와닿는 봉동역까지 가기 위해서는 야다리를 건너야 한다. 송남동을 지날 무렵, 느닷없이 머리 위로 고가도로가 나타났다. 안내원은 장차 서울과 평양을 연결할 고속도로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개성과 평양을 오가는 데 이용된다. 고기남새, 세거리 사진관, 리발관 등 개성시내 건물에 내걸린 간판들이 마치 1960∼70년대를 재현한 영화 세트장을 보는 듯하다. 슬그머니 사진을 찍고도 싶었지만, 안내원의 경고대로 ‘피곤한 여행’이 될 듯해 꾹 참고 말았다. 시내는 거의 무채색이 지배하고 있다. 주민들의 옷이며, 건물들이 검고 어두운 색깔 일색이다. 거기에 낮게 깔린 안개까지 더해지며 무채색의 풍경화를 그려내고 있다. 간밤에 무척이나 추웠던 듯, 주민들 대부분이 두툼한 옷차림이다. 목도리를 머리까지 칭칭 동여맨 여인네의 얼굴이 시선을 붙잡았다. 차가운 날씨 탓에 볼에서 귀밑머리에 이르도록 빠알갛게 얼어 있다. 개성에서 박연폭포까지는 40분 남짓 소요된다. 개성시 외곽의 고갯길에 서면 개성을 둘러싸고 있는 송악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만삭이 된 여인이 두 팔 벌려 개성을 보듬고 있는 형상이란다. 그래서 개성 시민들은 송악산을 어머니 산이라 부른다. 태조 이성계가 고려의 멸망을 재촉하기 위해 고려 왕조에 정기를 불어넣어 주던 송악산의 여신을 임신시켰다는 설화도 전해진다. 개성시내를 벗어나자 처녀의 젖가슴처럼 봉긋한 산자락이 겹겹이 다가섰다. 나긋나긋한 느낌, 박연폭포에 가까워지면서부터 산세가 우람해지기 시작했다. 고봉준령은 아니지만 바위산답게 흰 눈을 이고 선 모습이 당당하다. 길도 제법 험하다. 좌우로 휘어지는 모양새가 설악산 한계령에는 못 미쳐도, 속리산 말티재에는 버금갈 듯하다. 마침내 박연폭포 앞에 섰다. 서경덕, 황진이와 더불어 송도삼절의 하나로 꼽히는 곳. 북측에선 천연기념물 제388호로 지정해 놓았다. 천마산과 성거산 사이 38m 높이 암벽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물줄기가 시원하다. 겨울이라 가늘어지긴 했지만, 금강의 구룡폭포와 설악의 대승폭포 등과 더불어 국내 3대폭포를 이룰 만한 자태다. 이쯤에서 관광안내원의 설명을 들어보자. “오래전 박연폭포를 찾은 기생 황진이는 폭포 아래 고모담에 훌쩍 뛰어들어 목욕을 즐깁니다. 목욕을 마친 황진이는 폭포 바로 옆 룡바위에 올라 젖은 머리에 먹물을 묻혀 초서체로 시 한 수를 적습니다.‘비류직하 삼천척(飛流直下三千尺) 의시은하 락구천(疑是銀河落九天)’이란 내용이지요.1957년 이곳을 처음 방문한 김일성 주석께서 그 문장을 ‘날아흘러 곧추 아래로 떨어진 물이 삼천척이나 되니, 하늘에서 은하수가 떨어지는지 의심스럽구나’라고 해석해주셨습니다.” 안내원은 또 “황진이가 적은 글씨를 곧바로 도공들이 새겨 오늘까지 전해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연폭포의 전경을 감상하기에는 고모담 오른쪽의 범사정이 으뜸이다.‘박연폭포가 안개 위에 떠있는 듯하다’는 뜻의 정자. 범사정에 앉아 쉼을 청한 이옥임(81·하남시)할머니의 눈가에도 옅은 물방울이 괸다.“70년 전 개성에서 소학교 다닐 때 걸어서 소풍왔던 곳이야. 아침나절 개성을 출발하면 저녁 무렵 도착하지. 여기서 하룻밤을 자고 이튿날 구경한 다음 다시 개성으로 돌아갔지.” 범사정에서 계단을 따라 오르면 대흥산성 북문이 나온다. 고려때 개성 방위를 위해 천마산과 성거산 등의 봉우리를 따라 쌓은 석성이다. 황진이의 연인 서경덕도 산성 동쪽 성거산에 터를 잡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산성 왼쪽의 박연(朴淵)을 놓쳐서는 안 된다. 박연폭포란 이름의 유래가 된 못이다. 폭포 위쪽에 있다. 박씨 성 가진 사람이 폭포 앞에서 피리를 불었는데 그 소리에 반한 용녀가 그를 유혹해 결국은 물에 빠져 죽었다는 슬픈 전설이 내려온다. 고모담(姑母潭)은 아들이 용녀를 따라 죽자 그의 어머니가 몸을 던졌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대흥산성에서 10분 정도 오르면 관음사에 닿는다.970년 조성된 사찰. 작고 화려한 대웅전의 뒷문 장식에 슬픈 전설이 숨어있다. 안내원의 설명에 따르면 관음사 조성공사에 동원된 조각 신동 운나(당시 11세)는 뒷문 장식물 조각에 열중하다 어머니가 아프다는 전갈을 받는다. 곧바로 하산하려 했으나, 공사 진행이 늦어질 것을 우려한 공사 관리자의 제지로 뜻을 이루지 못한다. 왼손잡이였던 운나는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에 도끼로 자신의 왼팔을 자른다. 결국 뒷문 왼쪽은 완성됐지만, 오른쪽은 미완으로 남게된 것. 그는 왼쪽문에 왼팔이 잘린 자신의 모습을 새겨 놓았다. 박연폭포를 출발한 버스는 50분쯤 걸려 개성시내 중심부의 통일관에 도착했다. 앞으로는 개성 시내와 개성 남대문, 뒤로는 자남산과 김일성 동상이 펼쳐져 있다. 낡은 벤츠 승용차 뒷좌석의 흰 드레스 입은 신부, 파란색 복장의 교통보안원, 삼삼오오 걸어가는 주민 등 모두가 호기심어린 시선으로 관광객들을 관찰하고 있다. 시간이 느린 화면처럼 더디게 흐르는 느낌이다. 그들과의 물리적 거리는 겨우 수m 쯤. 하지만 말을 걸 수도, 더더욱 손을 잡을 수도 없다. 통일관의 자랑은 닭곰탕과 장지단(계란조림), 이면수 조림 등으로 구성된 ‘개성 13첩 반상기’. 쌀밥에 13가지 반찬이 놋그릇에 담겨 나오는 개성지역 토속요리다. 여기에 입에 불이 날 만큼 독한 송학소주가 곁들여진다. 개성시 문화회관 뒤편의 숭양서원은 정몽주와 서경덕의 학덕을 기리기 위해 1573년 정몽주의 생가터에 지어졌다. 입구 알림판에 따르면 ‘특별한 장식없이 간소하게 지었으나 이 곳 지형조건을 효과적으로 리용하여 크고 작은 집들을 합리적으로 배치하고 조화시킨 우수한 건축물’이다. 정몽주의 영정과 저잣거리에 버려진 정몽주의 시신을 수습한 친구 우현보, 서경덕 등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역사책에서나 보던 선죽교앞에 섰다. 정몽주가 이방원에게 피살당한 곳으로 너비 2.54m, 길이 6.67m의 자그마한 돌다리다. 일제 강점기에 만든 인공수로가 물길을 대신하기 이전엔 송악산에서 발원한 로계천이 선죽교 아래를 흐르고 있었다. 선죽교를 지난 로계천은 사천강, 예성강 등과 차례로 만나 서해로 흘러 들어갔다. 원래 선지교(善地橋)라 불리던 것을 정몽주가 흘린 핏자국이 없어지지 않고 충절을 상징하는 대나무가 돋았다고 해서 선죽교(善竹橋)라고 고쳐 부르게 됐다. 자세히 보면 다리가 두 개인데, 난간이 있는 멋진 다리가 진짜다. 1780년 이곳에 부임한 정몽주의 후손 정호인이 선조할아버지의 피가 묻은 곳을 사람들이 그냥 지나다니자 원래 다리에 난간을 만들고 그 옆에 새 다리를 놓았다고 전해진다.‘문제의’ 핏자국은 화강암의 철분이 산화되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한다. 개성 출신의 명필 한석봉이 썼다는 비석 맞은 편에 두 채의 비각이 서있다. 하나는 변을 당하기 직전 마지막 만난 친구 성여완의 것이고, 또 하나는 피습을 눈치챈 정몽주가 도망치라고 했음에도 끝까지 그와 함께한 하인 김경조의 것이다. 선죽교 건너편에는 표충비가 있다. 거북이 두 마리가 정몽주 충정을 찬양하는 비석을 이고 섰는데, 각 각 조선의 21대,26대 임금이 만들었다고 안내원은 설명했다. 마지막 일정은 고려박물관. 성균관 건물을 박물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성균관은 992년 고려시대 국자감으로 창설됐다가, 이후 성균관으로 개칭한 국내 최초의 대학이다. 서울의 성균관보다 500년을 앞선다. 원래 건물은 임진왜란때 모두 불타 없어지고,17세기 초에 개축했다. 노거수(老巨樹)들의 집합소라고 할 만큼 넓은 뜰에 심어진 1000년된 느티나무와 은행나무 등이 인상적이다. 국보로 지정된 곳인데도 건물 내부를 들고 남이 자유롭다. 성균관 내 4개의 전시관에 고려청자, 금속활자 등 1000여점의 고려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야외 전시장에는 헌화사 7층탑 등 북측의 국보급 문화재가 전시돼 있다. 개성을 빠져 나오는 길에 수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오전에 비해 몇 배는 많은 숫자다. 때는 이미 땅거미지는 시간. 전력이 부족한 마당에 어두컴컴해 진 건물에 남아있을 이유는 없었을 게다. 서둘러 집으로 향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호기심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보거나, 보일 듯 말 듯 천천히 손을 흔들었다. 개성 시내 한 쪽을 가로지르는 경의선 철길 위로는 아이들이 뛰놀고 있었다. 기차가 자주 지나지 않으니 무서워할 것도 없을 터. 어른들도 무시로 지나다닌다. 은행나무도 마주 봐야 열매를 맺는다던가. 등돌리고 있었던 겨레가 금강산과 개성 등에서 서로를 마주보며 서서히 간극을 좁히려 하고 있다. 그것은 곧 열매를 거둘 날도 머지 않았다는 뜻일 게다. 글·사진 개성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가는 길 :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까지 가는 셔틀버스가 오전 6시 전후 서울 계동, 광화문 등에서 출발한다.5000원. 자가용의 경우 임진각까지 간 다음, 임진각에서 셔틀버스(6시40분∼7시20분 운행)로 출입사무소까지 가면 된다. 예약은 현대아산의 개성관광 홈페이지(www.ikaesong.com)에 링크된 전국의 개성관광대리점에서 할 수 있다. 현대아산 02)3669-3000, 도라산사무소 031)954-3940,950-5195.1일관광 요금은 18만원이다. ▲신분증 : 현지에서의 신분증은 개성관광증이 대신한다. 관광증 발급에는 여권 사진 2장이 필요하다. 관광증을 훼손하면 벌금을 물 수도 있다. 국내 출국 수속을 위해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여권 중 하나는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화폐 : 개성에서는 미국 달러 외 원화나 카드 등을 사용할 수 없다. 출발 전 환전해 가는 것이 좋다. 개성 북측 출입사무소 출구에서도 환전할 수는 있다. ▲휴대 금지 물품 : 필름 카메라는 반입 금지. 디지털 카메라는 허용되지만 초점거리 160㎜ 미만 렌즈, 광학 기준 24배줌 미만일 경우만 가능하다. 남측의 신문·잡지, 휴대전화(배터리 등 관련 용품 포함),MP3와 GPS, 내비게이션, 소형 라디오, 녹음기 역시 반입금지. 해당 물품은 현대 아산측이 보관, 관광 후 돌려준다. ▲국내 반입금지 물품 : 북측에서 구입한 뱀술, 령정술 등 동물을 재료로 만든 주류와 비아그라·우표·불온 서적 등은 들여올 수 없다. ▲남측출입사무소 1층에 설렁탕 등 간단한 아침 식사를 파는 매점이 마련돼 있다.
  • 불공정약관 피해 구제 받는다

    불공정약관 피해 구제 받는다

    #1병원측:입원 치료를 받는 동안 수술이나 검사 등으로 인한 모든 결과에는 병원이 책임을 지지 않는다. #2업소측:체육시설이나 찜질방 이용시 도난이나 부상, 사고 등에는 고객이 책임져야 한다. #3중고차매매상:중고차를 넘긴 뒤에는 고장이나 불량 등의 사유로 인수자는 매도인(매매상)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약관이지만 상황이 급하거나 일일이 따지기 번거로워 그냥 지나쳤던 일들이다. 하지만 1일부터는 이런 약관들은 모두 원천 무효다. 피해를 본 소비자들은 공정거래위원회나 한국소비자원에 신고하면 배상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공정위는 1일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위반하는 사례 96가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불공정 약관을 구체화하고 법 위반에 해당되는 조항을 예시함으로써 사업자에게는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고, 소비자에게는 주권자로서의 감시와 후생 증진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먼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하는 약관으로 고의·과실에 따른 의료사고는 병원이 책임지지 않는다는 조항을 지적했다. 강의를 받기 전에 수강을 포기하더라도 수납한 수강료는 돌려주지 않는다는 내용과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은 사업자의 결정에 따르게 한 조항들도 무효로 예시됐다. 사업자의 책임을 배제하거나 제한하는 행위로는 중고차에 하자가 있어도 매수인이 중고차를 인수한 뒤에는 고장이나 불량 등의 사유로 책임을 묻지 못하게 한 게 대표적이다. 점포 주인이 건물의 수리나 개축 등으로 임차인에게 불편이나 영업상 지장을 줬음에도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내용도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골프장이나 스포츠센터 등에서 도난이나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사업자가 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도 무효라고 명시했다. 마찬가지로 목욕탕, 식당, 장례식장 등에서 신발이나 귀중품 등을 도난당해도 업소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고객에게 과중한 손해배상을 부담시키는 대표적 부당행위로는 부동산 거래시 거래대금의 10% 수준을 요구하는 게 관행인 위약금을 모두 분양대금의 20∼30%로 정한 경우다. 계약의 해지와 해제에 관한 부당 행위도 예시했다.▲스포츠클럽 회원이 낸 입회비는 사유를 불문하고 반환하지 않는다거나 ▲연대 보증인의 동의없이 보증기간이 자동 연장되는 행위 ▲사업자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해지됐음에도 고객으로부터 받은 금전의 일부만 돌려주는 행위 등이다. 이밖에 ▲임대인만 임대료를 조정할 수 있게 했거나 ▲계약이 끝났는데도 임대 보증금을 상당기간 늦게 반환할 수 있게 정한 경우 ▲도시가스 사용자의 명의가 변경되지 않았다고 이전에 사용하던 사람의 권리나 의무를 자동으로 승계받는 조항 등도 위반 사례로 구체화했다. 공정위는 그러나 “소비자의 신고에 공정위는 시정조치만 내릴 뿐 피해보상 명령권은 없다.”면서 “사업자가 배상하지 않을 경우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하거나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약관 사업자가 다수의 고객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일정한 형식에 따라 미리 마련한 계약 내용으로 금융·보험약관, 부동산 분양·임대차 계약서, 게임 약관, 입원약정서 및 수술동의서 등이 해당된다.
  • [베이징올림픽의 해 밝았다] 개최국 中 준비상황 태릉선수촌의 숨은 일꾼들

    [베이징올림픽의 해 밝았다] 개최국 中 준비상황 태릉선수촌의 숨은 일꾼들

    태릉선수촌에 입촌하는 국가대표선수들은 국내외 대회나 전지훈련 참가 등으로 들쭉날쭉하지만 하루 평균 350∼400명선. 이들이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150명을 넘나드는 직원들이 선수들과 함께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나보다 더 힘들게 일하는 이들이 많은데….”라고 손사래를 치는 선수촌의 대표 일꾼들을 만나봤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혀끝으로 金메달 식단 완성 “식사예절 바른 선수들이 금메달도 따요.” 1984년 2월 태릉선수촌에 조리원으로 입사해 23년을 한결같이 대표선수들의 먹거리를 챙기는 데 헌신하면서 터득한 일종의 금메달 감식법이란다.98년부터 검식관이란 일반인에게 다소 낯선 직함으로 일하고 있는 신승철(47)씨. 청와대와 함께 공식 직함으로는 선수촌밖에 없다고 소개한 신씨는 대표선수들에게 배식하기 전 맛을 보는 것은 물론, 선수식당의 하나부터 열까지 챙기는 총감독 역할이다. “84년 LA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하형주·김진호 선수가 조리원 아주머니들 덕분에 금메달을 땄다며 당시에는 귀했던 14인치 컬러TV를 갖고 왔던 게 가장 기억에 남네요.” 반면 이런 선수도 있다. 배식시간에 아랑곳 않고 새벽운동했다며 배고프다고 아우성을 치거나 배식 집게를 조리원 보는 앞에서 툭툭 던지는 선수도 있다. “그런 선수들 보면 대개 성적도 좋지 않아요. 반면 조리원들에게 고맙다고 인사 잘하고 예절 지키는 선수들일수록 성적도 좋지요.” 현재 대표선수들의 식단은 아침 5000원, 점심 1만 1000원, 저녁 8500원, 간식 1500원. 감독이나 코치들은 “집에서도 못 먹는 호사를 누린다.”고 감격하지만 일부 젊은 선수들은 “물린다. 성의가 없다.”는 말을 함부로 내뱉는다. 그러나 그들 역시 해외 나갔다 돌아오면 어김없이 “선수촌 음식이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신 검식관은 1명의 영양사와 7명의 조리사,18명의 조리원과 함께 많을 때는 400명이나 되는 입촌 선수들의 건강을 책임진다. 신씨에게 안타까운 것은 종목별로나 세대별로나 선수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것.“한달에 한번 급식평가를 하는데 젊은 선수들은 피자, 스파게티 등 퓨전음식을 바라고 영양탕 등 이른바 보신식품을 해달라고 매달리는 경우도 있어요.” 신승철 검식관 ●태극낭자 생활돕는 ‘선수촌 엄마’ “아이고, 그동안 얼마나 불편했는지 몰라요.” 지난달 21일 문화재청 산하 문화재위원회가 태릉선수촌 여자숙소의 리모델링 계획을 승인했다는 소식을 전하자마자 여자숙소장 서문옥(48)씨는 탄성부터 질러댔다.“남자숙소 4층에 더부살이하는 선수가 있다 보니 엘리베이터가 열리면 편하게(?) 돌아다니는 남자선수와 마주쳐 당황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또 여자숙소 목욕탕은 반지하 형식으로 창문이 외부에 노출돼 이만저만 신경 쓰였던 게 아니었다. 서씨가 선수촌에 몸 담은 것은 15년 전. 식당 등 여러 부서에서 일하다 여자숙소를 책임진 지 4년 반이 됐다.‘금남의 집’ 침구 정리하고 전구 갈아끼우고 화장실과 실내외를 청소하는 등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한다. 많을 때는 200명이 넘는 여자선수들이 일상생활에서 조금이라도 불편한 점이 없도록 거드는 ‘엄마’ 같은 존재인 셈. 선수들이 간식거리를 찾기에 식당에서 일한 경력을 살려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줬다가 나중에 체중이 갑자기 불어 코칭스태프가 이유를 찾겠다며 나섰을 때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여자종목 중 가장 우악스러워 보이는 역도 선수들이 가장 섬세하고 여성적이며 정이 많다고 소개했다. 선수촌 사상 첫 여성촌장인 이에리사 촌장 얘기도 빠질 수 없다. 이 촌장은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강단이 어우러져 새 기풍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전에는 약간 흥청대고 느슨한 분위기도 있었지만 숙소와 식당 등을 카드로만 출입하게 하고 폐쇄회로 카메라도 곳곳에 있어 술, 담배는 꿈도 못 꾸지요.”한창 배고플 나이의 선수들이 ‘철가방’들을 호출하거나 ‘개구멍’으로 음식을 반입하는 것도 철저히 통제해 대표선수들이 검증된 음식으로 체력을 관리하도록 했다. 또 간식을 안 먹고 모아뒀다 외출 때 들고 가던 풍경도 사라졌다. 여자숙소 문제만 해도 그렇다.“그렇게 조신하던 양반(이 촌장)이 투사처럼 강단있게 나설 줄 누가 알았겠어요. 호호홋.” 서문옥 여자숙소장 ●상담으로 불굴의 정신력에 일조 퀴즈 하나.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미국 210명, 중국 100명, 일본 80명, 한국 5명이었던 선수단 직책은? 답은 심리상담사. 이 숫자는 그대로 메달 숫자로 직결됐다고 대표선수들의 심리상담을 하고 있는 장덕선(50·한체대 스포츠심리학과) 교수는 단정했다. 젊은 시절 사격 선수로 활약하던 장 교수는 군산대와 한체대(석사)를 거쳐 90년대 초 박사학위를 준비하면서 이 분야에 눈을 떴다.2002년 1월 체육과학연구원에 재직하면서 선수촌과 인연을 맺어 일주일에 하루 대표선수들의 어깨에 걸쳐진 정신적 짐의 무게를 덜어주고 있다. 체육과학연구원 소속 5명의 심리상담사가 종목별로 할당된 반면, 그는 종목을 가리지 않고 모든 선수들에게 문을 열어놓고 있다. 일반인들이 궁금해하는 이성교제 같은 민감한 상담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했다. 태극마크를 다는 과정에서 걸러진 것으로 보아도 좋을 만큼 대표선수들의 고민은 자신의 목표에 집중된다는 것. 그러나 “아직도 이쪽에 관한 인식이 부족해 찾아오는 데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며 자발적으로 찾는 경우는 하루에 적을 때는 한두 명, 많아야 서너 명이라고 했다. 대신 코칭스태프가 앞장서 선수들의 집단상담을 의뢰, 이미지트레이닝 등 정신력을 키우는 프로그램을 짜주는 경우가 많다는 것. 물론 종목에 따라, 선수가 얼마나 진지하게 따르느냐에 달리긴 했지만 엇비슷한 전력이나 실력이라면 분명 정신력은 무시못할 변수라고 장 교수는 못박았다. 4년 전부터 실시하고 있는 스포츠 심리상담사 자격증 제도 때문에 현재 장 교수와 이에리사 촌장 등 30∼40명의 1급,80∼90명선의 2급,200명 안팎의 3급들이 배출돼 있다. “한 명도 상근직이 없는 태릉선수촌에 적어도 20명 정도의 상근직이 근무하는 날이 오면 진정한 스포츠 강국 대열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 교수는 강조했다. 장덕선 심리상담사
  • [Metro&Local] 부산 하수도요금 새달 25% 인상

    부산시는 2월1일부터 부산의 하수도 요금이 평균 24.75% 오른다고 31일 밝혔다. 월 20t을 사용하는 가정은 하수도 요금이 현재의 4500원에서 5600원으로 올라 월 1100원을 더 부담한다. 또 월 70t을 사용하는 업소의 하수도 요금은 현재의 월 3만 7500원에서 4만 7100원으로 오른다. 부산시는 요금 인상과 더불어 고급 사우나와 일반 목욕탕으로 이원화된 욕탕용 하수도 요금도 단일화해 24.75% 인상하기로 했다. 이번 요금인상으로 부산의 하수도 요금은 상수도 요금과 같은 원가 대비 83% 수준으로 조정된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온실가스 줄이려면 토끼 길러라”

    “온실가스 줄이려면 토끼 길러라”

    온실가스를 줄이려면 개, 고양이 대신 토끼를 길러라. 영국 일간 타임스 인터넷판은 27일(현지시간)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하는 일상생활 속 환경보호 상식을 신간 ‘녹색의 그늘’에서 발췌해 전했다. 영국에서만 개·고양이 등 애완동물이 한 해 배출하는 배설물은 11만 9000t. 하천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 사육에 필요한 화학사료의 주원료는 석탄 등 화석연료다. 차라리 풀이 주식인 토끼를 키우는 게 낫다. 바나나는 항공편으로 냉동운송되는 대표적 반환경 작물이다. 섣불리 바나나 불매운동을 벌이면 주산지인 열대우림이 개간될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비싸지만 공정무역 유기농 바나나를 구입하는 게 현명하다. 영국에선 1인당 한 해 20㎏ 이상 소비하는 닭 사육에 연간 전력소비량의 1%가량이 든다. 닭을 뒤뜰에서 직접 기르는 방법이 권장된다. 하지만 여의치 않으므로 화학사료로 사육하지 않은 유기농 닭을 구입한다. 하우스에서 재배되는 영국산 토마토 대신 자연재배되는 스페인산 토마토가 대안이다. 샤워가 욕탕에 물을 받아 하는 목욕보다 물 소비량이 적다는 기존 상식도 곧 깨질 것 같다. 목욕 한 번 하는데 약 80ℓ의 물이 소비되는데 샤워할 때 쓰는 물의 양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 또 전력소비 1등급인 식기세척기를 사용하면 뜨거운 물로 연신 헹구는 손설거지보다 전력소비 측면에서 네 배가량 효율적이다. 신문은 각 개인이 이같은 환경보호 노력에 동참한다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현재보다 25%가량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내년 첫선 보이는 국민참여재판

    내년 첫선 보이는 국민참여재판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될 국민참여재판을 앞두고 변호인의 변론 준비나 법정 활동에 일대 변화가 예고된다. 변호인이 배심원과 판사를 얼마나 잘 설득하느냐에 따라 재판부의 신뢰는 물론 법률 소비자들의 시선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말만 잘하면 된다?” 미국의 배심재판과 달리 한국형 참여재판은 배심원의 평결이 권고적 효력만 가질 뿐이다. 따라서 국내 변호인 배심원뿐만 아니라 판사도 함께 설득해야 한다. 결국 얼마나 설득력 있게 말하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젖소 항변, 이런 변론 뜬다? 원주지원 형사 단독 재판장을 지내고 올 초 서울로 자리를 옮긴 A판사는 지난해 말 법정에서 들은 변호사의 변론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당시 원주지원에선 A판사와 피고인, 방청객 모두를 웃게 만든 변호사의 변론이 화제였다. 이른바 ‘젖소 항변’이다. 젖소를 한우로 속여 대형마트 등에 납품하던 축산물도매업자 6명이 축산물가공처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을 변호한 B변호사는 선고 전 마지막 공판에서 법정 안 모든 사람들이 수긍하는 변론을 펼쳤다. 법정에 들어선 B변호사는 피고인들을 세워 두고 최후 변론을 시작했다.“존경하는 재판장님, 검사님, 젖소는 우유를 받기 위해 항상 청결을 유지해야 합니다. 하루에 적게는 수차례에서 많으면 10여 차례 이상 목욕합니다.” 이 변호사는 이어 “소 중에 가장 깨끗한 소가 젖소입니다. 그렇다면 맛은 한우보다 조금 떨어지더라도 국민 건강을 고려할 때 젖소가 얼마나 바람직한지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합니다. 합리적인 판단으로 선처를 부탁드립니다.”라면서 변론을 마쳤다. 순간 변호인의 논리에 피고인을 포함한 법정 내 모든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재판을 담당한 A판사도 B변호사의 ‘젖소 항변’에 “앞으로 젖소를 먹어야겠네요.”라고 가볍게 대답했다. 법정에선 일순간 웃음 소리가 터져 나왔다. 물론 피고인들은 유사 사건 피고인들처럼 벌금 100만원에서 800만원의 형을 각각 선고받았다.A판사는 “변호사의 변론이 내 판결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지만 논리적이고 호소력 있는 변론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면서 “국민참여재판이 시행되면 이런 변호사가 스타 변호사가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말 뿐 아니라 논리가 뒷받침돼야 하지만 법정에서 말만 잘한다고 좋은 변호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판사들은 무엇보다 논리력 있는 변론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판사들은 “판사와 배심원으로부터 같은 결론을 이끌어 내기 위해 배심원들도 이해하기 쉬운 말로 논리를 풀어내는 변호사가 한국형 배심재판의 스타 변호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지방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국민참여재판은 철저한 증거재판이 될 것”이라면서 “말로 배심원만을 설득한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류를 범하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판사들이 본 좋은 변호사, 나쁜 변호사 공판중심주의를 강화하고 있는 법원 판사들이 체험한 우수 변호사와 불량 변호사의 조건에 대해 들어봤다. ●“정확한 사건 이해, 명쾌한 변론이 관건” 서울고법과 서울중앙지법의 민사 및 형사부 판사들은 훌륭한 변호인의 첫째 조건으로 ‘사건의 쟁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군더더기 없이 변론하는 능력’을 꼽았다. 사건의 쟁점을 정확히 파악한 변호사의 주장이 재판부로부터 신뢰받는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부의 한 판사는 “사건의 이해도가 높을수록 다투는 부분에 대한 핵심을 파악하기 쉽다.”면서 “사건의 이해도는 변호사의 의뢰인에 대한 성실성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젊은 판사들은 “법조 경력이 오래된 변호사가 법정에 들어와 사건을 정확히 이해하고 변론하는 것을 볼 때 퇴직 후 생활에 대한 미래를 그려보기도 한다.”고 전했다. 서울고법의 중견 법관들도 “재판부가 재판 중 궁금한 점을 질문하면 사건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 거침없이 대답해 주는 변호사들이 있다.”면서 “이런 변호사들은 재판제도가 바뀌더라도 어려운 법률시장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궤도 이탈형 변론, 안돼” 판사들이 문제 있는 변호사로 지적한 것은 역시 사건 이해도가 떨어지는 변호사들이었다. 사건의 핵심을 흐리고 의뢰인에게 몰입돼 말만 많은 이른바 ‘궤도 이탈형’ 변호사도 지적됐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당사자에게 너무 몰입해 필요없는 주장까지 무리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감정적인 주장은 재판에 도움이 안 된다.”고 전했다. 지방법원의 부장판사들도 “의뢰인의 사건을 내 사건처럼 성실히 처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법률가로서의 상식을 잊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면서 “사건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해 의뢰인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음에도 간과하는 경우를 볼 때면 지적하고 싶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민사 사건의 경우 소송이 되지 않는 사건임을 알면서도 수임료를 챙길 요량으로 사건부터 수임하는 ‘얌체 변호사’도 감점 요인으로 지적됐다. 민사부의 한 판사는 “왜 사건을 수임했는지 이해할 수 없는 때도 있다.”면서 “증거로 채택할 수 없는 내용을 신청하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재판부가 잘못하는 것처럼 말하는 경우도 있다.”고 답답해했다. 이 판사는 “의뢰인들은 그런 부분도 알지 못한 채 비싼 수임료만 내는 것을 생각하면 안타깝기만 하다.”고 말했다. 사건에 대해 공부하지 않고 오는 일부 복대리(複代理) 변호사도 불량 변호사로 꼽혔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법정에 공부하지 않고 들어오는 복대리인들에게 무안을 준 적이 여러 차례 있다.”면서 “동료 판사들이 너도 개업할 텐데 너무 엄하게 대하지 말라고 말하지만 의뢰인으로부터 수임료를 받았으면 그만큼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고 전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땅끝마을에서 한양까지 다시 걷는 옛길] (12) 경기 평택~화성 태안

    [땅끝마을에서 한양까지 다시 걷는 옛길] (12) 경기 평택~화성 태안

    땅끝마을 해남에서 출발한 옛길은 어느덧 경기 땅에 다다른다. 안성천을 건너면 시원하게 펼쳐진 평택의 ‘소사평야’가 한 눈에 들어온다. 고려시대까지는 이곳이 조수가 밀려드는 갯벌과 바다 갈대가 무성한 늪지대였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조선시대 후기와 일제 때 이뤄진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경작지로 변모했다. 들판은 바둑판처럼 경지정리가 돼 있어 옛길은 지금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다. ●한양으로 가는 관문 논길을 따라 한참 걸어 평야 끝자락 소사마을에 이르러서야 옛길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소사마을은 충청도에서 한양으로 갈 때 반드시 지나가야 하는 관문으로, 보행자를 위한 국영여관인 원(院)이 있었다. 지금도 이런 이유로 소사원 또는 원소사 마을로 불린다. 소사마을 북쪽 고갯마루에는 대동법시행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대동법은 각 지역의 특산품을 쌀로 일괄 납세토록 한 조세제도로 광해군(1608년)때 경기도에 시범실시된 뒤 전국으로 확대됐다. 초기에 지배층의 반발로 시행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충청도 관찰사로 부임한 잠곡 김육(1580∼1658)이 성공적으로 실시, 전국으로 확대됐다. 김육이 죽은 이듬해(1695) 충청지방 백성들이 그의 은혜를 잊지 못하고 한양으로 가는 길목인 소사원에 비를 세웠다. 대동법기념비에서 마을 길을 따라 200m 가량 이어진 옛길은 이내 촘촘히 들어선 아파트에 가로막힌다. 단지를 돌아 1번 국도와 연결되는 산업도로로 2㎞쯤 가면 ‘배다리방죽’이라고 불리는 저수지가 나온다. 이곳은 1973년 아산만 방조제가 건설되기 전만 해도 상류에서 내려오는 하천과 아산만에서 거슬러 올라가는 바닷물이 만나는 지점이었다. 방죽에서 옛길의 흔적을 좇아 언덕을 오르면 과수원이 나온다. 완만한 이 산능선은 ‘재빼기 고개’라고 부른다. 이 고개를 넘으면 통복천변 가내마을이 나온다. 하천옆에 있다고 해 ‘가내’라고 붙여졌다. 마을에는 해방 직후까지도 소문난 ‘주막’이 있었는데 한양과 지방을 오가는 여행객들이 들러 목을 축였다고 전한다. ●보전 양호한 칠원길 이몽룡도 이용 평택∼용인간 45번 국도와 통복천을 건너 경지정리된 논길을 따라가면 ‘충청대로’와 합류되는 칠원에 당도한다. 충청대로는 이곳에서 충남 보령까지 이어지며 조선시대 왕이 온천이 있는 온양 행궁으로 내려갈 때 이 길을 이용했다고 한다. 칠원에서 지금의 칠원1동으로 불리는 갈원까지 이어지는 옛길은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 가마가 교행할 수 있는 폭 3m를 유지한 채 인적이 드문 구릉지와 논밭 사이를 지난다. 시멘트 포장만 없다면 영락없는 수백년 전 옛길이다. 이몽룡도 한양으로 갈 때 이 길을 이용했다.‘춘향전’에는 암행어사가 된 이몽룡이 남원으로 향하는 대목에서 ‘떡전거리에서 중화하고 중밋오뫼, 진위, 칠원, 소비새들, 천안삼거리를 지나….’라는 대목이 나온다. 이야기꾼들은 여기에 자신의 상상력까지 덧붙여 재미난 얘깃거리를 지어냈다. 평택에서 이몽룡과 춘향이와의 얽힌 얘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갈원에는 옛 주막이 있던 자리에 ‘옥관자정’ 또는 ‘옥수정’으로 불리는 우물이 남아 있다. 조선시대 인조가 이곳을 지나다 갈증이 심해 신하에게 물을 떠오라고 했는데, 우물에서 떠온 물 맛이 너무 좋아 ‘옥관자’란 벼슬을 내렸다고 전한다. 이어 평택~안성간 고속도로와 원곡~송탄간 302번 지방도를 가로질러 도일동 사거리에 이른다. 사거리 도로 중앙에는 500년 된 18m 높이의 엄나무 성황목이 버티고 있다. 이 곳에서 만난 한 노인은 “원래 두그루가 있었는데 한 그루만 남았다. 이 곳을 지나는 사람마다 성황목을 보고 소원을 빌었다.”고 전했다. 성황목 주변은 감주거리라고도 불렀다. 한양에서 지방으로 내려가던 행인들이 평택에서 가장 험한 고개(큰흰치고개)를 넘은 뒤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마신 술맛이 하도 좋아 붙여진 이름이다. 사거리에서 동쪽으로 조금 떨어진 도일동 마을에는 원균 장군의 묘가 있다. ●원균 태어나 살던 곳 도일동 평택을 대표하는 인물인 원균 장군은 한때 역적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군사정권 당시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원균 장군은 임진왜란 당시 경상우도 수군절도사로 옥포해전에 참전해 왜선 30척을 격침시키는 등 많은 공을 세웠다. 칠천량 해전에서 아들과 함께 전사했으며 이순신·권율 장군과 함께 선무 1등 공신 원릉군에 봉해졌다. 평택시는 도일동에서부터 진위천 못미쳐 마산리까지 5.5㎞ 구간을 옛길 현대화의 일환으로 복원했다. 이 구간은 지금까지 걸어온 옛길의 연장선이다.‘삼남대로(또는 호남대로)’를 복원한다는 명분이었지만 직선의 편리성만 강조한 탓에 옛길은 곡선의 미학을 잃어 버린 채 아스팔트 포장 속에 묻혀 버렸다. 317번 지방도로로 명명된 이 구간에는 작은 흰치고개라 불리는 염봉재, 백현원, 큰 흰치고개, 숲안말, 춘향이 길 등 역사와 지명에 얽힌 이야기들이 전해져 온다. 마산사거리를 지난 옛길은 이내 진위천을 만난다. 진위천은 조선시대에 장호천 또는 구천이라고 불렸다. 당시에는 목교(현 봉남교)가 설치돼 있었으며 관원이나 상인들은 이 다리를 건너 진위현에 당도했다. 관아는 봉남리 진위초교와 진위면사무소에 걸쳐 있었다. 진위면 봉남리는 평택지방의 중심지였다.1938년 진위군이 평택군으로 바뀌기 전만 해도 고을의 읍치(邑治)로서 권위를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경부선 철도가 비껴가고 평택역 지역이 개발되면서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옛길이 그런 대로 보전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복원으로 훼손된 도일동∼마산리 옛길 진위초교까지 이어진 옛길은 왼쪽으로 꺾이면서 314번 지방도와 잠시 겹치다 한국야쿠르트 연구소 앞에서 21번 국지도를 따라 오산으로 향한다. 오산에서부터 옛길은 1번 국도과 다시 한몸이 된다. 그동안 평택지역에서 만난 적은 단 한번도 없었지만 화성 태안까지는 거의 일치한다. 오산으로 들어온 옛길은 주택가와 구시가지를 지나 궐동지하차도 지점에서 경부선 철도와 교차한다. 중미고개에 이르자 도로 바로 오른편에는 유엔군 초전투비가 서 있고 왼편으로는 멀리 ‘독산성’이 보인다. 백제때 쌓은 독산성은 임진왜란 당시 권율 장군이 물이 부족한 상황을 왜군에게 숨기기 위해 산성에서 쌀로 말을 목욕시켰다고 해 세마대(洗馬臺)로 부르고 있다. 옛길은 잠시 ‘떡전거리’로 알려진 화성 태안읍 병점을 지나 경부선과 옛 1번 국도 사이의 논길을 오가며 수원에 들어선다. 평택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향토사연구가 김해규씨 “옛길 무분별 현대화보다 당시 정취 살리며 복원을” “평택지역의 옛길은 보존 상태가 비교적 좋은 편이지만 대규모 택지개발사업 등으로 사라질 위기에 있습니다.” 평택의 향토사를 연구하고 있는 김해규(46·한광중) 교사는 “새로운 길이 뚫리고 사람과 물자가 유통되면 자연스럽게 옛길은 사라지기 마련이다.”면서 “그러나 평택의 옛길은 일제 강점기에 공사가 시작된 경부선철도와 1번 국도가 비껴가는 바람에 잘 보존됐다.”고 말했다. “안성천에서 넘어온 옛길 배다리방죽∼가내 구간은 거의 원형 그대로의 모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도 오래가지 못할 것입니다.” 김 교사는 “최근 10년 동안 동서 또는 남북간 도로가 건설되고 크고 작은 택지개발이 진행되면서 상당 부분 훼손됐다.”며 “보존 상태가 좋은 배다리방죽∼재빼기 구간도 내후년이면 소사벌 택지개발로 제모습을 잃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문화유산은 있는 그대로 보존하는 게 원칙입니다. 개발을 하면 원형이 훼손되고 역사·문화적 향취를 상실하기 때문입니다.” 김 교사는 민선 지자체 1·2기때 복원된 옛길 도일동∼마산리 구간에 대해 “옛길 현대화라는 명분은 좋았지만 직선의 편리성만 강조한 실패작”이라고 지적했다. 사전 지표조사를 통해 옛길의 정확한 노선은 물론 전통, 근대가 함께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이런 점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옛길을 현대화하기보다는 문경새재 처럼 원형 그대로 복원하거나 아니면 자전거와 트래킹 도로 정도로 복원하고 길가에 주막거리를 조성하는 등 옛문화의 정취를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지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결국 지방자치단체의 역사·문화의식 부재가 훌륭한 문화콘텐츠를 잃게 한 결과를 빚어냈다.”며 “옛길 복원을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1989년 평택에서 교편을 잡기 시작한 김 교사는 평택지역의 향토사를 연구하면서 ‘평택향토문화동호회’를 창립하고 ‘평택호 물줄기 따라밟기’,‘평택의 마을과 지명이야기’,‘평택의 문화유산길라잡이’ 등 다수의 책을 냈다. 평택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벌거벗고 여탕으로 「풍덩」

    지난 3월 25일 상오 7시께 삼랑진(三浪津) B목욕탕 여탕에 느닷없이 벌거벗은 남자가 뛰어들어 한바탕 소동. B목욕탕은 얼마전 남탕과 여탕을 바꾸어 재보수하고 개업했는데 이것을 몰랐던 K모씨(32)는 습관대로 남탕에 들어갔던 것. 때마침 공교롭게도 욕탕종업원이 변소에 가버려 K씨는 훌렁 옷을 몽땅 벗고 『드르륵』 문을 열고 들어간즉 뽀얀 김으로 목욕꾼들이 남자인지여자인지 구별 못해 『풍덩』욕조로 뛰어들었것다. 그런데 걸작은 다급한 종업원이 『아저씨 번지수가 틀렸어요』 아우성치며 달려들어 K씨를 밖으로 끌어냈는데 대답이 『번짓수가 제대로 됐는데 뭘…』 [선데이서울 71년 4월 18일호 제4권 15호 통권 제 132호]
  • [We랑 외국어랑 놀자-영어] What a freezing cold evening!

    A:What a freezing cold evening! (오늘 저녁 진짜 춥다!)B:It is the wind that makes it so cold.(바람이 불어서 더 추운 거예요.)A:They say it’s going to be more freezing cold day tomorrow.(내일은 더 추울 거라던데.) B:Really? I hate winter.I miss warm spring and hot summer days.(진짜요? 전 겨울이 싫어요. 따뜻한 봄날, 뜨거운 여름이 그립네요.)A:Well,I need to take a hot bath tonight.(음, 오늘 밤에는 따뜻하게 목욕을 해야겠어요.)B:There comes a bus.See you tomorrow.(버스 온다. 내일 봐요) ▶ freezing cold: 얼음이 얼 정도로 추운, 즉 기온이 영하인 추운 날씨를 의미한다.It is freezing cold.(정말 추워요.) I am freezing to death.(얼어 죽을 것 같아요.) I am dying of the cold.(추워 죽을 것 같아요.) It is biting cold.(살을 에는 듯이 춥다/ biting은 깨물다, 물다의 의미)▶ take a hot bath: 따뜻하게 목욕을 하다. 샤워나 목욕을 할 때 흔히 동사를 take를 써서 표현한다.I take a shower every morning.(나는 매일 아침마다 샤워를 합니다.) Why don’t you take a hot bath if you’re tired.(피곤하면 따뜻하게 목욕하세요.)▶ take a day off: 하루를 쉬다, 원래 근무하는 날인데 월차 등의 이유로 하루를 쉴 때 쓰면 된다.I am off tomorrow.(내일 쉽니다.) 박명수 국제영어대학원대학교 교수
  • 술 좋아하다 허리 망가진다

    술 좋아하다 허리 망가진다

    과음을 한 다음 날 척추 질환이 악화돼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술을 마시면 혈액 순환에 영향을 줘 척추 질환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실제로 최근 한 국내 병원에서 허리 디스크(요추 추간판탈출증)와 음주의 상관 관계를 입증한 연구결과가 발표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디스크환자 상당수가 음주자 척추전문 병원으로 유명한 서울 자생한방병원은 최근 척추질환으로 내원한 20세 이상 남녀 환자 403명을 대상으로 습관적 음주 여부를 조사한 결과 69.7%가 술을 마신다고 했다. 지난해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 성인 남녀를 포함해 주 1회 이상 음주를 하는 비율은 39.4%로 나타난 것과 비교된다. 지난 1년 동안 이 병원에 내원한 허리 디스크 환자 가운데 주 1회 이상 술을 마시는 여성은 51.8%, 남성은 72.9%에 이르렀다. 이러한 조사 결과에 대해 병원측은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일수록 허리 디스크 증상이 급속도로 악화되는 것과 연관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음주로 근육·인대 약해지기도 술을 마셨을 때 디스크 증세가 악화되는 원인은 두 가지로 설명된다. 우선 습관적으로 과음을 하게 되면 고혈압을 불러 혈관 벽이 손상되거나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에 달라붙는 등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긴다. 이는 척추 뼈의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와 디스크 주위의 근육, 인대에 충분한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 못하게 만들어 결국은 허리 디스크 증세를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과음을 하게 되면 알코올 해독을 위해 단백질을 많이 사용하게 돼 근육과 인대로 갈 단백질이 부족해진다. 자연히 척추를 지탱해 주는 근육과 인대가 약해지고 허리 디스크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자생한방병원 이상호 원장은 “여성의 경우는 알코올을 분해하는 능력이 부족하고 근육과 인대가 약하기 때문에 과음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술자리서 금연 필수 따라서 술을 마실 때는 안주를 통해 충분히 단백질을 보충해야 한다. 술을 마시기 전에는 삶은 달걀이나 우유를 먹는 것이 좋다. 척추 질환이 있다면 바닥에 앉아서 진행되는 술자리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바닥에 앉으면 취할수록 자세가 흐트러지기 쉬워 허리에 무리를 주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바닥에 앉아야 된다면 앉은뱅이 의자를 이용하거나 벽에 기대어 앉고 20∼30분에 한번씩 자세를 바꿔야 한다. 술자리에서 흡연은 비타민D의 합성을 막아 칼슘의 축적을 방해하고, 혈액 공급을 억제해 디스크의 퇴행을 유발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꼭 금연해야 한다. 이 원장은 “허리 통증이 자주 생기면 술자리라도 1시간에 한 번씩 일어나 약간의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고 했다. ●술자리 다음날 목욕을 술 마신 다음날 온수로 목욕을 하면 혈액순환이 촉진되고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 허리 통증 환자에게 적당한 목욕물 온도는 섭씨 38∼39도. 추운 날씨에 응축됐던 허리 근육을 풀어주기 위해 욕조 안에서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좋다. 욕조에 등을 대고 앉아 다리와 팔을 쭉 편 상태에서 양손으로 양 무릎을 끌어당겨 가슴 쪽에 댄다. 이 동작을 3회 이상 반복한다. 술자리 많아지는 연말연시, 허리를 향해 한번쯤 생각해보는 것도 좋은 습관일 것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하모니 브러더스/우오즈미 나오코 지음

    누나, 아니 형이 돌아왔다.7년 만에 집에 돌아온 형 유이치가 남동생 히비키의 눈엔 누나인지 형인지 헷갈린다.“크림색 원피스를 입고, 치마를 봉긋하게 펼치고, 소파에 사뿐히 앉아 있는” 형은 머리를 허리까지 길러 염색했고, 머리 끝은 굽슬굽슬 퍼머를 했다. 뽀얀 피부는 껍질을 벗겨놓은 삶은 달걀 같았고, 입술은 연한 오렌지색이 감돌았으며, 눈두덩엔 갈색 아이섀도가 빛났다. 청소년 소설 ‘하모니 브러더스’(우오즈미 나오코 지음, 고향옥 옮김, 사계절 펴냄)는 성 정체성이란 민감한 소재를 다뤘다. 표면적으론 그렇다. 성 정체성을 중심에 둔 등장인물간 갈등은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중심 플롯이나, 이면엔 민감한 소재의 ‘선정성 효과’를 넘어서는 묵직한 주제의식이 깔려 있다. ‘하모니 브러더스’는 ‘차이´와 ‘다름´에 관한 이야기다.‘차이´와 ‘차별´의 혼동에 관한 비판이고, 차별이 폭력으로 전이되는 시스템에 관한 고발이다. 차이와 다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고 ‘정상´과 ‘비정상´의 잣대로 재단하면서부터 폭력은 고개를 든다. 소설은 차이에 불과한 개인의 선택이 사회적 폭력으로 변형되는 과정을 상징적인 에피소드로 꼬집는다. 청소년 독자에 맞게 재미있게 쓰였지만, 재미 이상의 성찰을 강제한다. 형의 귀환은 겉으로 단란해보였던 가족의 속살을 들춰낸다.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으려고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성실맨’으로 살아온 아빠, 예쁜 화분을 가꾸며 품위를 지켜온 ‘교양 주부’ 엄마, 명문중학교에 갓 입학한 ‘가족의 희망’ 히비키…. 그들이 형을 대할 땐 정반대의 얼굴을 한다. 엄마는 형이 목욕하고 나온 욕조를 찝찝하다며 박박 닦아대고, 아빠는 “그 토할 것 같은 꼬락서니는 집어치우라.”며 형에게 소리지르며, 히비키는 똑똑한 학교 친구들 공부 따라가느라 형한테 아예 무관심하다. 소설은 제목에 ‘하모니’란 단어를 넣었다. 일본판 원제는 ‘초(超)하모니(하모니 중에서 최고의 경지에 이른 하모니를 뜻하는 일본식 조어)’다. 포장된 조화는 불안하다. 언제든지 깨질 수 있다. 진정한 조화는 자신을 속속들이 드러내고, 드러난 차이들을 온전히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라야 가능하다. 제목의 ‘하모니’는 그런 메시지다. 폭력은 전염성을 띤다. 여장을 한 채 밤 산책을 나갔던 형은 남자 둘에게 맞아 피를 흘리고, 형의 성 정체성을 안 히비키 반 아이들은 히비키를 괴롭힌다. 상처 받은 히비키는 뚱뚱하고 사시란 이유로 외톨이가 된 후토시를 ‘아무렇게나 짓밟아도 좋을 녀석’이라고 비웃는다.‘차이’에 대한 폭력은 더 약한 존재를 찾아다니며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댄다. 가족 중 가장 행복하게 생활하는 사람이 형이란 사실도 상징적이다. 남과 다른 자신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은 행복하지만, 타인의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은 오히려 불행하다.‘하모니 브러더스’가 깨우치는 유쾌한 진실이다.8000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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