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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정 공무원] │수범상│ 김창일 남부구치소 교사

    [교정 공무원] │수범상│ 김창일 남부구치소 교사

    1999년 교도관으로 임용된 이후 매년 불우 수용자 돕기 일일찻집 행사를 운영해 해마다 100여명의 불우 수용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2002년 2월 검사 조사 과정에서 참고인으로 온 가족이 수용자들에게 담배를 전달하는 것을 적발하는 등 교정사고 방지 공로로 표창을 3회나 수상했고, ‘법무샘 지식행정’ 등 행정개선 활동에도 적극 참여해 교정행정 발전 유공 표창을 5회 수상했다. 2006년 5월부터 매월 사망 직원 유가족 돕기 운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브니엘의 집’ 등 사회복지시설도 매년 방문해 목욕, 세탁 등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 로맨틱 로즈데이

    로맨틱 로즈데이

    연인들끼리 장미를 주고 받는 이른바 ‘로즈데이’(5월 14일)를 하루 앞둔 13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의 목욕용품 브랜드 ‘해피바스’의 도우미들이 ‘해피바스와 함께하는 로맨틱 로즈데이’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檢, 내주부터 ‘도박 승려’ 소환 조사

    서울중앙지검은 11일 조계종 스님들의 억대 도박 사건을 형사4부(부장 허철호)에 배당, 본격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우선 성호 스님을 불러 고발인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다음 주부터 도박한 스님들을 차례로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로 이송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사안이 중하고, 고발인도 ‘검찰이 철저히 수사해 달라’고 요청한 만큼 직접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찰 안팎에서는 성호 스님이 고발장과 함께 제출한 ‘몰카’ 동영상의 불법성을 두고 논란이 적잖다. ‘공익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상관없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몰래 찍은 것이니 불법’이라는 견해도 만만찮다. 상대방의 동의 없이 몰래카메라로 동영상을 찍으면 통신비밀보호법과 개인정보보호법에 근거해 처벌받는다. 통신비밀보호법 3조, 14조에 따르면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청취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몰래카메라 동영상에 녹화만 돼 있고 녹음이 돼 있지 않다면 처벌할 수 없다. 개인정보보호법 25조 2항은 ‘누구든지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목욕실, 화장실, 탈의실 등 개인의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장소의 내부를 볼 수 있는 영상정보 처리 기기를 설치·운영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영상정보 처리 기기는 폐쇄회로(CC)TV, 카메라 등을 말한다. 동영상을 당사자 동의 없이 공개했을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명예훼손, 초상권 침해 등으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 몰래카메라로 촬영한 동영상은 수사에 활용할 수 있지만 향후 재판에 증거로 사용할 수는 없다. 상대방의 동의가 없는 영상 녹화물은 증거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성호 스님이 제출한 몰카 동영상을 누가, 어떤 경위로 촬영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민영·최재헌기자 min@seoul.co.kr
  • 아기들 화장품도 ‘발·효·시·대’

    아기들 화장품도 ‘발·효·시·대’

    유기농, 한방에 이어 이제 아기들 화장품도 발효시대로 접어들었다. 성인 화장품 시장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는 양상이다. 최근 몇년간 화장품 업계 트렌드는 한방과 함께 발효가 이끌어 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발효 화장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5000억원대로 추정되는데, 최근 3~4년간 연평균 40% 이상씩 고성장하고 있다. 발효 화장품의 효능을 몸소 체험한 데다 내 아이를 위해 좀 더 좋은 것을 선택하려는 엄마들의 심리를 기업들이 놓칠리 없다. 유아·아동 전문기업 제로투세븐의 한방 스킨케어 브랜드 ‘궁중비책’은 유아용으론 처음으로 자연발효 화장품인 ‘궁중비책 효72’를 선보였다. 태열, 아토피, 피부건조증 등 태어날 때부터 피부가 민감한 아기들을 위해 특별히 개발된 제품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조선왕실 왕세손의 목욕물로 알려진 ‘오지탕’(복숭아나무·버드나무·뽕나무·괴화나무·매화나무 등을 달여 만든 목욕물) 성분에 피부에 좋은 12가지 국산 한방 약재를 더해 특허출원까지 받았다. 이 모든 성분을 대나무통에서 72시간 동안 자연발효시켜 제품의 피부 흡수력을 높이는 한편 진정, 보습 효과도 강화했다. 회사에 따르면 72시간은 한방 성분 고유의 효능이 최고조에 달하는 발효 시간으로 이를 엄격히 지키고 있으며, 대나무 또한 유명한 담양산 대나무통만을 사용한다. 제품 가운데 ‘멀티 큐어 밤’(20g, 2만 6000원)을 주력으로 내세운다. 고농도의 한방 성분과 특허 받은 항염 성분으로 건조하거나 상처 난 피부에 발라주면 금세 진정된다고 한다. 인공향·인공색소·파라벤 등을 일절 첨가하지 않았으며, 모든 제품이 피부 안전성 테스트를 거쳤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인도통신] 매일 이웃집 여성 ‘훔쳐보던’ 남성 살해 충격

    [인도통신] 매일 이웃집 여성 ‘훔쳐보던’ 남성 살해 충격

    인도 중서부 뭄바이 인근의 한 지역에서 이웃 여성의 목욕하는 모습을 매일 같이 훔쳐보던 남성이 마을 주민들에 의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1일 현지 NDTV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숨진 28세의 베르마는 우연히 옆집 벽에 있는 작은 구멍을 발견하고 구멍을 통해 옆집 여성이 목욕하는 광경을 목격하게 됐다. 이후 베르마는 매일 같이 구멍을 통해 옆집 여성의 목욕 장면을 훔쳐 보게 됐는데 남자의 이 같은 행동이 같은 마을 아주머니에게 발각됐다. 이 아주머니는 베르마를 조용히 훈계 했지만 이후에도 남자는 훔쳐보기를 반복하다 결국 마을 주민에게 알려졌고 성난 주민들은 베르마에게 무차별 폭행을 가했다. 심하게 폭행당한 남자는 뇌진탕과 과다 출혈 증상으로 인근 병원에 후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현지언론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지 경찰은 베르마를 가해한 주민 3명을 구속했다.”고 전했다. 인도통신원 K.라지브 k.rajeev0828@gmail.com
  • 음식점, 이·미용실 옥외 가격표시 내년 1월 의무화

    정부가 내년 1월부터 일정 규모 이상의 음식점과 이·미용실에 대해 가격을 의무적으로 업소 외부에 공개하도록 했다. 또 유가가 급등했음에도 소비는 되레 늘어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음 달 중 범정부 차원의 석유 소비 경감대책을 마련한다. ●전국 9만여곳 적용 예상 정부는 27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옥외가격표시제 시행 일정과 유류 소비 절약 대책 등을 논의했다. 정부는 그간 논란이 됐던 옥외가격표시제를 2개월의 시험기간과 6개월의 계도기간을 거친 뒤, 내년 1월부터 150㎡(45평) 이상 음식점과 66㎡(20평) 이상 이·미용실은 의무적으로 가격을 업소 외부에 공개하도록 했다. 옥외가격표시제를 의무적으로 적용받는 업소는 전국적으로 9만여개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세탁소와 목욕탕, 학원, 숙박업소 등은 자율적 옥외가격표시제 실시 대상으로 분류됐으며, 의무 실시 여부는 추후 결정된다. ●새달중 석유소비 경감책 마련 정부는 또 알뜰주유소 지원 확대와 혼합판매 활성화 등 석유시장 경쟁촉진 대책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점검하고, 고유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유류 소비 절약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최근 국제 유가가 크게 올랐음에도 1분기 휘발유 소비량이 5.4% 증가했기 때문이다. 박재완 장관은 “관계부처 합동으로 과감한 경제적 유인과 합리적 규제를 통해 석유소비를 줄이는 대책을 마련하고, 다음 달 중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스파르타~” 고대 로마시대 ‘여성 글래디에이터’도 존재

    과거 로마 제국 시대에 남성 뿐 아니라 여성 글래디에이터(검투사)도 있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스페인 그라나다 대학 알폰소 마나스 교수는 “2000년 전 청동상을 분석해 본 결과 훈련을 거친 여성들이 고대 로마 원형경기장에서 칼을 들고 사투를 펼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마나스의 이같은 연구결과는 독일 함부르크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던 여성 청동상을 분석한 것으로 이 청동상은 가슴을 드러낸 모습으로 왼손에는 어떤 도구를 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이 도구를 목욕탕에서 더러움을 긁어내는 데 사용된 것으로 파악해 왔다. 그러나 마나스 교수는 “여성의 자세를 보면 목욕탕에서의 행동으로 해석하는데는 무리가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마나스 교수는 “만약 목욕탕에서의 모습이라면 아래를 응시하고 한손을 들고 있을 이유가 없다. 옷 또한 아무것도 걸치지 않았을 것” 이라며 “이 자세는 전형적인 검투사의 승리 포즈”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관객 대부분이 남성이었던 것을 고려해 여성 검투사의 가슴을 노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특히 교수는 청동상이 들고 있는 도구에 주목했다. 마나스 교수는 “이 도구는 시카(sica)로 보인다. 시카는 짧고 각진 검투사들의 무기”라고 설명했다. 한편 여성 검투사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는 조각이 터키에서도 발견된 바 있으며 현재 대영박물관에서 보관 중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예산 한푼 안 쓴 복지, 7269명 마음 녹였다

    예산 한푼 안 쓴 복지, 7269명 마음 녹였다

    복지예산 논란 와중에 예산을 단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저소득 노인과 청소년을 돕는 구로구의 ‘나눔 밥상’ 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기업과 음식점의 지원을 받아 저소득층에 매월 1~2회 릴레이 방식으로 식사와 장학금 제공, 후원단체 결연, 목욕 및 이용봉사 등을 전개하는 프로그램이다. 2010년 2월 시작한 프로그램에 참여한 동 단위 자원봉사협력단, 음식점, 기업 임직원, 라이온스클럽 등 민간단체 인원만 1260명에 이른다. 1000명을 웃도는 것은 자발적인 나눔 의지 덕분에 가능했다. 특히 자원한 15개 동 자원봉사협력단이 주도적으로 음식점을 섭외하고 민간지원을 이끌어내는 등 풀뿌리 복지일꾼을 자임하고 나섰다. 구는 봉사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민간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는 등 배후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2년 2개월 동안 독거노인 2381명, 저소득 노인 4538명, 경로당 노인 206명, 장애인 55명, 저소득 아동 89명 등 7269명이 지원을 받았다. 이런 나눔 밥상이 100회를 맞았다. 지난 18일 신도림동 한 면옥에서 노인 70여명을 초청한 가운데 열린 100회 행사에서는 음식업주인 채기덕(56·서초골 대표), 박창원(56·여물골 대표), 장정석(49·미스터라오 대표)씨가 우수 후원자로 표창을 받았다. 채씨의 딸 민정(28)씨는 “11년째 구로3동에서 식당을 하면서 적더라도 돈을 번 뒤에는 이웃과 나누어야 한다는 아버지의 신념을 듣고 일을 거들고 있다.”고 말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이성 구청장은 직접 떡과 과일을 나르며 구슬땀을 흘렸다. 이 구청장은 “직원과 주민들이 꾸준히 자발적으로 봉사한 덕택에 100회까지 이끌 수 있었다.”면서 공을 돌렸다. 전기식(77·구로3동)씨는 “따뜻한 밥 한 끼를 서로 나누는 게 우리네 미덕인데 너나없이 도움을 준다니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도 수수한 평상복 차림으로 깜짝 등장했다. 이재순 구 자치행정과 팀장은 “복지 문제를 큰돈으로 한꺼번에 해결하기보다 마음을 모아 조금씩 나눔으로써 다같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었으면 한다.”면서 “우리는 다리를 놓을 따름이지 주민들 참여로 일군 성과”라고 밝혔다. 박석희 신도림동 자원봉사협력단장은 “노인들이 ‘도움을 받았으니 동네 청소라도 하겠다’고 나설 때 나눔의 필요성을 거듭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길섶에서] 평범한 진리/최광숙 논설위원

    아침 출근 길에 이번 총선에서 국회의원이 된 동네 지역구 당선자를 만났다. 선거가 끝난 지 6일이 지났는데도 그는 선거 유세 때 입던 점퍼 차림새다. 평소 아는 사이도 아닌데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공손히 인사를 했다. 당선된 뒤에도 몸을 낮춰 인사를 하는 그를 보면서 진심으로 당선 축하를 해 줬다. 사실 그를 본 게 처음은 아니다. 선거 오래전부터 동네를 돌아다니며 인사하는 것을 봤다. 동네 슈퍼 앞이나 목욕탕 앞 땅바닥 여기저기 그의 명함이 굴러다니는 것을 본 것도 여러 차례다. 선거 기간 지하철역 앞에서 그의 부인도 몇번 마주쳤다. 반면 그와 경쟁을 했던 상대당 후보들은 여태껏 얼굴 한번 마주친 적이 없다. 결국 승리는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돌아갔다. 조직이 강하니, 바람이 부니 뭐니 해도 답은 예나 지금이나, 또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다. 부지런히 지역을 누비고 다니는 사람을 결코 이길 수는 없는 법이다. 그 평범한 진리를 잊어버리는 순간 낙선은 피할 수 없는 함정이 된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최동호 새벽을 열며] 몽상하는 건축가 정기용

    [최동호 새벽을 열며] 몽상하는 건축가 정기용

    개봉관에서 사라진 영화 ‘말하는 건축가’를 일부러 찾아가 보았다. 정기용 자신이 화자가 된 이 영화의 가장 큰 메시지는 건축에 대한, 그리고 건축가에 대한 개념을 바꿔야 한다는 신념이다. 최근까지 성급하게 진행되던 서울 재개발 사업이 중심가 개조 사업에 집중되어 너무 극단적이며 일방적이라고 생각해 온 필자는 이 영화에서 인간을 중시하는 정기용의 건축 철학에 크게 공명했다. 특히 그가 질색하는 것은 건축가가 개발사업의 하청업자로 전락하는 것이었다. 건축은 무엇보다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위한 것이라는 그의 확신은 당연한 말 같지만 결코 현실에서는 잘 통용되지는 않았던 진리이다. 영화를 보고 난 전체적인 느낌은 그가 단순히 말하는 건축가가 아니라 몽상하며 사유하는 건축가였다는 것이다. 대형 건물의 권위주의적이며 위압적인 공간 구성이 아니라 인간 친화적인 공간, 다시 말하면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숨결을 담아 구성해야 한다는 그의 철학은 앞으로 한국 건축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그가 무주의 한 마을회관을 설계할 때 주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열심히 경청한 결과, 그들에게 목욕탕이 가장 절실하다는 것을 깨닫고 목욕탕을 설계에 반영하여 주민들의 삶에 실질적인 기여를 했다는 것은 인상적이었다. 지난 반세기 한국 건축은 파괴와 건설의 악순환을 치달아 왔다. 이제 건축은 단순한 공간 구조물이 아니라 인간의 역사와 문화를 축적하는 일이 되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설득력을 갖는다. 역사적으로 볼 때 한국은 우수한 건축 문화를 자랑해 왔다. 석굴암이나 불국사의 건축은 물론 부석사 무량수전 등은 한국인이 지닌 탁월한 건축능력을 과시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세기 들어서서 한국은 대형 건축물들을 빨리 짓기 위해 경쟁하는 것 같은 졸속주의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도심의 재개발이 위정자들에 의해 업적 위주의 일방적인 전시사업으로 추진되었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사람들의 숨결이 사라진 건축물은 인간을 위한 건축물이 아니다. 정기용의 가장 깊은 철학적 관심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와 소통이다. 주변의 자연 풍경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건축물은 인간을 위한 건축물이 아니다. “이 집은 시간이 멈추어 있는 것 같다.”는 그의 표현은 자연에 감응하는 일이 인간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말해준다. 정기용의 작업 중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눈에 들어 온 것은 전국 여러 곳에 어린이들을 위해 건립한 기적의 도서관이다. 영화에서 가볍게 스쳐가는 영상을 보면서 종전의 틀에 박힌 어린이용 도서관과는 색다른 공간 구성이 느껴졌으며, 이곳에서 책을 읽는 어린이들에게 상상의 공간을 열어주는 충분한 공간적 배려가 있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건축물에 대한 정기용의 방대한 스케치와 메모 또한 그가 단순한 건축가가 아니라 예술적 몽상가이며 창조적 영감을 소유한 건축가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20세기 스페인의 세계적인 건축가 가우디의 위대한 작품들을 보면서 왜 우리는 그와 같은 예술적 건축가가 없을까 하는 생각이 스쳐간 적이 있다. 아직도 그가 설계해 건축 중인 바르셀로나 대성당의 내부 공간 구성은 가우디 자신의 꿈과 몽상이자 인간 모두의 꿈과 몽상이다. 정기용은 몽상가이고 창조자이다. 건축가이자 예술가로서 그의 꿈은 이제 막 새롭게 전개되어야 하는 한국 현대 건축의 커다란 방향 전환을 예고한다. 그의 시작은 작았지만 건축가로서 그가 지녔던 꿈이 널리 퍼져나갈 때 한국건축의 미래는 새 지평을 열어갈 것이다. 정기용은 아무리 말해도 알아듣지 못하는 우리들을 위해 그 자신이 직접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나 이루지 못한 꿈의 전달자가 되었다. ‘이 땅에서 일어난 문제는 이 땅에서 해결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집약시킨 그의 명제는 비단 건축의 문제만이 아니라 지금 한국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 해결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감동을 전해준다.
  • 군포 하수도요금 새달 18% 인상

    경기 군포시의 하수도 요금이 5월분 고지서부터 평균 18% 인상된다. 3월 사용분에 해당한다고 시는 18일 밝혔다. 가정용은 16t 사용 기준 3520원에서 4510원으로, 일반용은 130t 기준 6만 3150원에서 7만 3620원으로 오른다. 또 목욕탕은 46만 4030원(사용량 1422t 기준)에서 54만 360원으로, 산업용은 10만 2030원(358t 기준)에서 13만 2460원으로 인상된다. 요금인상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시는 이에 따라 하수도공기업특별회계 적자폭을 줄이는 동시에 사용료 현실화율(원가 대비 사용료 수준)이 48.9%에서 60%선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세한 내용은 시 홈페이지(www.gunpo21.net)를 참고하면 된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일어나!”…세계에서 가장 ‘짜증나는 알람시계’ 개발

    “일어나!”…세계에서 가장 ‘짜증나는 알람시계’ 개발

    도저히 잠에서 깨어나지 않고는 버틸 수 없는 세상에서 가장 짜증나는 자명종이 나왔다. AP통신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세계에서 가장 화나게 만드는 자명종’이라고 소개한 이 제품은 미국 뉴저지에 사는 엔지니어 폴 사뮤트(25)가 개발한 것이다. 이 자명종의 특징은 스누즈 버튼(아침에 잠이 깬 뒤 조금 더 자기 위한 타이머 버튼)이 없으며 사용자가 콘센트를 뽑아도 자체 건전지로 계속 작동한다. 이 자명종을 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목욕탕이나 부엌에 설치된 키패드에 날짜를 입력하는 것. 따라서 사용자는 침대에서 일어나야만 자명종을 멈추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 사뮤트가 이같은 아이디어 제품을 개발하게 된 것은 항상 매일 아침 정시에 기상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 사뮤트는 “나를 아침마다 강제로 일어나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엄마의 잔소리 였다.” 면서 “이 자명종을 만든 이후로는 기상 시간이 되기도 전에 공포(?)에 질려 일어난다.”고 밝혔다. 현재 인근 대학에서 수중 로봇을 개발중인 사뮤트는 최근 자명종 제작과 관련된 투자도 받았다. 자명종 시연 비디오를 본 벤처 캐피탈에서 15만 달러(약 1억 7000만원)를 투자한 것. 사뮤트는 “현재 400개 정도의 자명종 주문을 받았다. 조만간 회사를 설립해 생산설비를 갖출 예정”이라며 “이 제품을 멈추게 만드는 방법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350달러(약 40만원)의 비싼 자명종을 부셔버리는 것”이라며 웃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고운맘카드 경품 5만원” 신한카드 불법영업

    “고운맘카드 필요하신 분, 신한카드 설계사한테 만들면 현금 5만원 바로 드려요.” 회원수가 170만명에 이르는 인터넷 카페 ‘레몬테라스’와 ‘맘스홀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글이다. 고운맘카드는 정부의 임신·출산 의료비 지원금을 받는 데 필요한 전용 카드다. 지난 1일부터 지원금이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오르면서 신청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일부 모집인들이 ‘현금 5만원+알파(목욕통, 거즈손수건 등 육아용 사은품)’를 내걸며 불법 영업에 나서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지침에 따르면 고운맘카드는 본인 또는 가족대리인이 전담 금융기관(KB국민카드, 신한카드)에서 직접 신청해야 한다. 우편이나 팩스를 통해서는 신청할 수 없다. 하지만 모집인들은 팩스로 신분증 사본과 신청서를 받고 있다. 사은품 지급도 불법이다. 건강보험관리공단은 이 같은 과열 마케팅에 대해 신한카드사 측에 구두 경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카드는 10일 “자체 전수조사 결과 불법 모집행위는 없었다.”고 해명하면서도 “오는 13일부터 모집인을 통한 고운맘카드 신청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환경부 ‘물의 주간’ 공모 감동 사연 1000건 몰려

    환경부 ‘물의 주간’ 공모 감동 사연 1000건 몰려

    환경부는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추억할 수 있는 물의 주간 ‘스토리텔링 공모전’(포스터)을 마감한 결과 1000여건의 감동 사연이 접수됐다고 8일 밝혔다. ‘물 절약을 위해 우리 아기 목욕할 때도 욕조의 반만 물을 채워요!’(조은아), ‘암수술을 받은 아버지를 모시고 마지막 여행길에 나섰던 양수리 두물머리와 아버지가 눈물나게 그립다’(서정원) 등의 사연은 많은 네티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환경부 김효정 미디어팀장은 “작품 가운데 우수작을 선정해 수상자에게는 시상과 함께 씨앗엽서(물에 녹는 특수 필름으로 제작, 흙에 심으면 씨앗이 발아됨)를 보내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진상기자 chani@seoul.co.kr
  • 호텔의 변신… 아이 동반 가족·미혼여성 눈높이로

    호텔의 변신… 아이 동반 가족·미혼여성 눈높이로

    내국인 고객 가운데 특급호텔의 ‘큰 손님’은 아이 동반 가족과 미혼 여성들이다.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은 멀리 떠나는 것보다 가까운 도심 호텔에서 하루 쉬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바쁜 직장일에 쫓기는 미혼 여성들도 장기 해외여행보다 주말에 친구들끼리 호텔을 찾아 담소를 나누고 우아한 저녁을 즐기는 것으로 기분 전환을 도모하는 추세다. 최근 객실 리모델링 공사를 끝낸 서울 중구 장충동 그랜드 앰배서더 호텔은 이 같은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타입의 객실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대부분의 특급호텔들이 더블베드룸과 트윈베드룸 두 가지 타입의 객실만 보유하고 있는 데 반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가족 단위의 여행객을 위해 더블베드와 싱글베드를 함께 구비한 ‘디럭스 패밀리룸’을, 3명 단위로 호텔을 찾는 여성들을 위해 싱글베드 3개가 놓여져 있는 ‘슈페리어 트리플베드룸’ 등을 새롭게 선보인 것이다. 객실 재단장을 기념해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은 5월 15일까지 ‘봉주르 키즈 패키지’를 마련했다. 딜럭스 객실 1박과 뷔페 식당 더킹스 3인 조식(12세 이하 어린이 1인 포함, 4세 이하 유아 무료), 프랑스 유아 브랜드 프리미에주르 키즈 목욕 가운 1벌(3~5세용), 호텔 레스토랑의 어린이 메뉴가 들어 있는 키즈 쿠폰북을 제공한다. 26만 4000원(부가세 별도). (02)2270-3111. 호텔 레스토랑들은 생일을 맞은 아이들 유치에 힘을 쓰고 있다. 서울팔래스호텔의 뷔페&카페 더궁은 만 13세 이하의 어린이들을 위한 어린이용 단체 파티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좋은 식재료로 균형 맞춘 음식과 함께 어린이용 과일 주스를 무제한 제공한다. 생일 파티를 위한 용품들도 준비된다. 어린이 10인 이상 때 가능하며, 1인당 3만 5000원(세금 및 봉사료 포함). (02)2186-6885~6. 호텔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 델리도 집들이, 직장인 회식용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테이크 아웃 메뉴 ‘라 쁘티 파티’의 키즈 메뉴를 처음 선보였다. 생일을 맞은 어린이를 겨냥해 내놓은 메뉴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유기농 재료를 사용해 저칼로리, 저염도로 조리한 것이 특징이다. 고객이 원하는 시간 30분 전에 조리해 특수 피크닉 박스에 담아 제공되며 모든 식기가 들어 있어 별도 준비 없이 즉석 파티가 가능하다. 10인분에 18만원(부가세 별도). (02)531-6604.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6월 3일까지 주말 휴식과 다이어트를 동시에 원하는 여성들을 위한 ‘스프링 슬리밍 다운’ 패키지를 판매한다. 좋은 잠자리에서 숙면은 물론 다가올 여름을 대비해 호텔 피트니스 트레이너들의 지도를 받으며 몸매 관리까지 할 수 있는 상품이다. 객실 타입과 혜택에 따라 슬림 다운·슬림 핏·슬림 스위트 등 3종류로 나왔으며, 상품에 따라 피트니스 클래스 무료 이용, 운동 처방, 1대1 퍼스널 트레이닝, 저칼로리 메뉴 등이 제공된다. 25만~43만원(세금·봉사료 별도). (02)317-0404. 플라자호텔은 일명 ‘다단계 패키지’로 불리는 상품을 12월 31일까지 판매한다. 총 3단계로 구성돼 있는데 이 패키지는 단계별로 이용할 경우 다음 단계의 업그레이드된 객실과 혜택을 1단계 가격으로 누릴 수 있는 이색 패키지다. 호텔 이용이 잦은 고객이라면 솔깃할 듯하다. 36만원(세금·봉사료 별도)짜리 1단계 패키지를 이용한 고객은 2단계에서 업그레이드된 객실과 혜택을 1단계 가격으로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 2단계에 이어 3단계 이용 시 상급 객실인 레지덴셜 스위트에서의 1박과 클럽층에서만 누릴 수 있는 혜택을 1단계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호텔 측에 따르면 객실 업그레이드 비용만 따져도 두 번째 이용 때 8만원, 세 번째 이용 때 28만원가량을 절약할 수 있다. (02)310-7710.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깔깔깔]

    ●붕어 3마리 빨간, 파란, 노란 붕어 3마리가 연못에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산신령이 연못의 오염도를 알아 보려고 3마리의 붕어를 불러 들였다. 빨간 붕어에서는 빨간 피가, 파란 붕어에서는 파란 피가 나왔다. 그런데 노란 붕어에서는 까만 피가 나오는 게 아닌가. 이에 산신령이 물었다. “너는 어떻게 살았길래 검은색 피가 나오는고?” 그러자 노란 붕어가 하는 말. “지는 붕어빵인디유!” ●인어공주 인어공주가 목욕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세바스찬이 욕실 문을 벌컥 여는 게 아닌가. 당황한 인어공주는 얼른 몸을 가리며 소리쳤다. “무엄하다! 문을 닫고 나가지 못할까!” 그러자 인어공주의 몸을 훔쳐보던 세바스찬. “안~ 다 다~ 씨~”
  • [깔깔깔]

    ●파리와 모기의 차이점 ▶먹이 파리 : 사람의 눈을 피해 사람이 먹던 걸 노린다. 모기 : 사람의 눈을 피해 사람 자체를 공격한다. ▶인간과의 관계 파리 : 눈물 젖은 빵을 나눈 동지적 유대감이 변질한 혐오관계. 모기 : 피를 나눈 형제적 혈맹관계가 개 무시 되는 원수지간. ▶경쟁상대 파리 : 같은 집안에서 한 식구처럼 사는 바퀴벌레. 모기 : 건강하고 싱싱한 피만을 노리는 헌혈차. ▶좋아하는 것 파리 : 6만 2583종류의 먹다 남은 모든 음식물. 모기 : 목욕할 때만 노출되는 뽀송뽀송한 속살. ▶싫어하는 것 파리 : 랩, 신문지, 보자기 등의 은폐용 포장재. 모기 : 빨대에 걸리는 때, 혈중알코올, 매우 두꺼운 화장 등
  •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최초 조선시대 ‘日記 뱅크’ 마련 김병일 한국국학진흥원장

    [김문이 만난사람] 국내 최초 조선시대 ‘日記 뱅크’ 마련 김병일 한국국학진흥원장

    조선시대에 살았던 조상들은 어떤 일기를 썼을까. 설명이 많으면 감동이 없는 법, 흥미로운 몇 가지 예로 직접 느껴보자. #하나 ‘임진왜란이 일어나고 채 보름도 안 된 1592년 음력 5월 12일 밤,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데 광해군의 빈궁이 해산을 했다. 광해군이 생산한 첫 자식이다.’ 이 내용은 당시 내원의 제조로 광해군의 분조(分朝)를 수행했던 정탁(1526~1605)의 ‘피난일기’에 적혀 있다.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알려졌던 광해군의 첫 자식 출산이 1598년이었던 것에 비하면 이 기록은 6년이나 앞당겨져 있다. 그러나 이 아이가 왕자인지 공주인지 모르며 이후로는 아무런 기록도 남아 있지 않다. #둘 ‘1617년 6월 25일 김택룡은 바쁜 하루를 보낸다. 아들 김각이 내일 과거시험을 치러 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그는 시험장에 타고 갈 말을 빌리고 시험 칠 때 사용할 붓을 빌린다. 이전 과거에 합격한 사람이 사용한 붓을 통해 아들의 합격을 기원하려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목욕재계을 한 후 제물을 꼼꼼히 챙겨서 제사 준비를 마쳐둔다. 이후 시험 답안지를 정부 규격에 맞추어 꼼꼼하게 마름질하고 시험 치는 사람의 신상명세를 기록한 녹명단자도 준비한다. 온갖 기원을 담아 바쁜 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시험장에 가야 하는 26일 모든 가족이 모여 시험에 합격할 수 있도록 어머니의 위패를 모셔 제사를 지낸다. 먼 길 떠나는 아이의 편의를 봐 달라고 의흥현감에게 보내는 편지도 작성한다.’ 요즘 수능 시험을 치르는 자식에 대한 부모의 심정과 비교할 수 있어 눈길을 끄는 일기 내용이다. #셋 ‘1780년 8월 15일 맑음. 어느새 명절이 되고 보니 성묘해야 한다는 마음이 더욱 간절하다. 주막 사람이 돈을 너무 많이 요구하여 노자가 거의 떨어졌다. 명절날 한번 배부르게 먹는 것도 마련할 수 없으니 진실로 한번 웃고 말 일이다.’ #넷 ‘1599년 11월 15일, 조익(趙翊)과 동지사(冬至使) 일행은 황궁의 서관(西館, 사신관)에 머물고 있었다. 이날 명나라 예부에서 관리가 공문을 가지고 와 내일 하사품을 받을 것이라 알려 주었다. 다음 날(11월 16일) 동지사 일행이 대궐로 나아갔다. 명나라 예부주사(禮部主事)는 조선의 사신들에게 하사되는 물품을 감독하여 지급하였다. 표저의(表紵衣) 각 두 벌, 흑단(黑段) 4필, 황기(黃綺) 각 4필, 청(靑, 청포) 2필 등의 물품이다. 그리고 사신의 옷에는 협금(挾金)을 사용하였고 하사품의 양도 두 배로 하였다. 수행원에게는 다만 견의(絹衣) 한 벌, 청(靑) 2필을 지급하고, 화청(靴淸) 등의 물품도 있었다. 광록시(光祿寺)에서 규례대로 일상에 필요한 물품을 보내주는 것은 5일에 한 차례, 사신과 수행원 21명에게 지급하였다. 돼지고기 52근(斤) 8냥(兩), 향유(香油) 2근 10냥, 염장(鹽醬) 각 5근 4냥, 화초(花椒) 4냥, 엽채(葉菜) 3근 4냥, 쌀 1석(石) 5승(升), 술 52병 반, 야채 2근 6냥이었다. 황제가 내리는 일상 생활 물품은 단지 한 차례 내려주는데 양(羊) 네 마리, 거위 네 마리, 닭 여섯 마리, 다식(茶食) 네 접시, 호두 네 접시, 향유 2근 10냥, 염장 각 5근 4냥, 화초 5냥, 엽채 3근 4냥, 쌀 2석 1두 1승, 술 42병, 야채 26근이었다.’ 당사자가 직접 쓴 일기도 있고 옆에서 본 사람이 쓴 내용도 있다. 얼핏 봐도 당시 시대상과 사람들의 마음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끈다. 이런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간다면 말 그대로 재미가 무궁무진이다. 그렇다면 어디에 있을까. 한국국학진흥원 장판각에 소장돼 있다. 200자 원고지 4장 분량의 일기 목판이 무려 6만 3000여장이나 보관돼 있다. 10만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 국내 유일의 10만대장경을 기록하는 셈이다. 그저 단순한 일기뿐만이 아니다. 첫째 예에서 보듯 정탁의 ‘피난일기’는 사료적 가치가 보물급이다. 현재 번역 작업을 하고 있으며 올해 말 책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경북 안동에 위치한 한국국학진흥원에서 김병일(67) 원장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김 원장은 국학진흥원뿐만 아니라 선비문화수련원의 이사장도 맡아 ‘선비정신’의 전파, 보급에도 앞장서고 있다. 두루마기가 잘 어울리는 김 원장에게 먼저 국학진흥원에 수집된 자료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 물었다. “고문서와 고서, 목판 등과 같은 민간 소장 전통 기록 유산이 주류를 이룹니다. 기탁 수집 방식을 통해 국학 자료 33만 9000여점이 보존돼 있어 국내 한국학 관련 연구소 가운데 최대 소장량을 자랑합니다. 국보급 1종(징비록)과 보물 52종 등 고문서 16만 7000여점, 고서 10만여점, 일기류 목판 6만 3000여점 등의 다양한 문화재 자료가 보관·보존돼 있지요.” 기탁 수집 방식이란 원 소장자의 소유권을 인정하면서 수집된 자료에 대한 관리와 연구 및 학술적 가공의 권리만 가지는 제도를 말한다. 이 방식은 국학진흥원에서 처음 채택했다. 국학진흥원의 보물창고라고 알려진 ‘장판각’으로 장소를 옮겨 인터뷰를 계속했다. “장판각에 보관된 일기류 기록 자료들은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창작자들에게 좋은 이야기 소재가 됩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이러한 일기류 자료 가운데 사료적 가치가 높고 문화 콘텐츠 산업에 활용 가능한 일기류를 선별해 번역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지요. 한문으로 기록된 자료를 한글로 옮김으로써 언어와 문화적 장벽을 해소하면서 이야기 소재 뱅크를 구축하는 사업을 말합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 600여개의 소재를 개발했고 올해도 600여개의 소재를 개발할 예정이다. 향후 1만여개의 이야기 소재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원장은 “전통문화를 중심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창작자들을 위한 최대의 창작 인프라를 구축해 우리의 이야기에 기반한 세계적인 한류의 전진 기지로서 기능할 것”이라고 자부했다. 특히 장판각에 보관된 일기류들은 우리나라 선비·유교문화의 실생활을 고스란히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특별하다. “선현들이 남긴 거룩한 내용(일기)들이어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흥미로운 이야기의 소재가 되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요즘 인기를 끄는 드라마 ‘해를 품은 달’ 등 여러 사극도 이런 소재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지요.” 최근 국학진흥원에서는 ‘조선시대 일기류를 활용한 전통문화 콘텐츠 소재 뱅크 활용 방안과 전망’이란 주제로 ‘전통문화 콘텐츠 소재 뱅크 보고 및 시연회’를 가져 창작인들로부터 많은 주목을 끌었다. 허구의 가공된 이야기가 아니라 당시의 생생한 사실 정보를 가감 없이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 이상의 현실 같은 이야기 소재’여서 창작자들에게는 최고의 아이템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다시 말해 ‘조선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물음에 답을 얻을 수 있는 곳이 바로 국학진흥원의 장판각 일기 보관소인 셈이다. 세계적인 소설이자 영화인 ‘해리포터’가 영국 전통문화의 결정체라고 한다면 한국판 ‘해리포터’는 전통문화의 보고인 국학진흥원의 장판각 일기를 참고한다면 충분히 생산 가능한 일이라고 김 원장은 강조한다. 이뿐만 아니다. 국학진흥원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 사업을 펼치고 있다. 조손(祖孫) 세대 간의 문화 소통을 통해 미래 세대(유아 및 아동)의 인성을 함양시키고 민족적 정서가 배어 있는 이야기 구연을 통해 민족 문화를 전승하는 사업을 말한다. 3년 전 시작한 이 사업은 56세 이상의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지난해 300명, 올해 600명, 내년 1000여명의 이야기 할머니들이 전국 3000여개의 유치원에서 미래 세대에게 전래동화와 선현들의 미담을 들려주는 이야기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요즘 학교 폭력 문제가 불거지고 있지만 이런 미담을 들은 아이들이 자라면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김 원장은 말한다. 이어 화제를 어른들로 돌려 선비수련원 이야기를 꺼냈다. 2001년 퇴계 선생 탄신 500주년을 맞아 설립된 선비수련원에는 그동안 10만명 가까이 다녀갔을 만큼 해마다 인기를 더해가고 있단다. 처음에는 주로 학생과 교원이었으나 최근에는 관공서 직원, 기업인과 일반인 등으로 번져 나가고 있다. 점점 각박해져가는 오늘날에 선비 정신의 중요성을 새삼 체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김 원장은 인터뷰를 마치면서 퇴계 선생의 청량산행 시를 인용한다. ‘산봉우리 봉긋봉긋, 물소리 졸졸/새벽 여명 걷히고 해가 솟아오르네/강가에서 기다리나 임은 오지 않아/내 먼저 고삐 잡고 그림 속으로 들어가네’ 친구 이문량에게 쓴 시로 조급해하지 않는 여유와 기다림의 미학을 들여다볼 수 있는 대목이 아닐까 싶다. 선임기자 km@seoul.co.kr ●김병일 원장은 1945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다. 1963년 서울 중앙고등학교를 나온 뒤 서울대에서 사학과와 행정대학원(석사)을 졸업했다. 1971년 제10회 행정고시를 거쳐 재정경제원 국민생활국장(1994), 국회예산결산특위 수석 전문위원(1995~1997), 통계청장(1997~1998), 조달청장(1999~2000), 기획예산처차관(2000~2002), 금융통화위원(2002~2003), 기획예산처장관(2004~2005), 한국개발연구원 자문위원(2005~2008)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국학진흥원장,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 상훈으로는 황조근정훈장, 청조근정훈장 등이 있다.
  • [커버스토리-위기의 탈북자] 한국 들어가도 ‘막막’

    생사를 넘나드는 고비를 넘어 무사히 한국 땅을 밟은 탈북자들이 눈물짓고 있다. 북한과는 확연히 다른 사회 분위기, 이방인을 보는 듯한 시선, 어려운 취업 등이 삶을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심각한 우울증을 앓거나 힘겹게 온 한국을 버리고 제3국으로 떠나는 탈북자들도 다수다. ‘탈북보다 더 어려운 것이 정착’이라는 자조 섞인 말도 쉽게 들을 수 있다. 한국 생활이 10년째인 탈북자 A씨는 “취업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탈북자의 실업률은 12% 이상으로 일반 국민의 3배에 달했다. 직업이 있다고 해도 절반이 임시직이나 일용직이다. 또 탈북자 3명 가운데 1명은 월소득이 100만원 이하다. 북한에서 의대를 졸업한 A씨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른바 엘리트 계층이었지만 한국에서는 아무런 직업도 구할 수 없었다. 컴퓨터를 다루지 못한다는 것도 큰 약점으로 작용했다. 최고 교육을 받은 A씨의 딸 역시 북한식 억양이 담긴 말투 때문에 취업에서 번번이 좌절감을 맛봤다. 딸은 목욕관리사(때밀이) 학원 졸업 뒤 사우나에서 7년째 일하고 있다. A씨는 “북한에서의 경력을 살릴 수 있었다면 한국 사회에도 큰 도움이 될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탈북자 B(45)씨는 “한국인들의 시선이 가장 견디기 힘들다.”고 말했다. B씨는 일류 대학을 나왔으나 면접을 볼 때마다 탈북자라는 이유로 떨어졌다. 한 면접관은 B씨에게 “탈북자가 면접까지 오른 걸 보면 회사 인사 시스템이 잘못된 거 아니냐.”며 핀잔을 주기도 했다. 회사 속 편견도 여전했다. 주변 동료들은 “정부에서 당신들을 도와주는 게 이해 안 간다.”며 한마디씩 했다. C씨는 가족 몰래 우울증약을 복용 중이다. 어린 아이까지 탈북자라는 멍에를 지고 살아야 하는 것 역시 고통이다. C(70)씨는 “손녀가 한국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했다. 손녀는 학교 친구에게 2시간 넘게 구타당하기까지 했다. 탈북자 사회기업인 함께 일하는 사람들 김대성 대표는 “한국 사람들에게 사기당하는 탈북자도 많다.”고 말했다. 한국 법이나 관행을 잘 몰라 속기도 잘해 가진 돈을 모두 날린다는 것이다. 김씨는 “모든 것을 잃은 탈북자들이 결국 영국과 캐나다 같은 제3국으로 떠나는 일도 많다.”고 주장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막연한 기대를 하고 한국에 왔지만, 현실에 부딪히고 좌절하는 탈북자가 많다.”면서 “이들이 한국사회에서 더불어 살 수 있도록 충분한 직업 교육과 취업 알선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김진아·최지숙·오일만기자 jin@seoul.co.kr
  • [이명박 대통령 취임 4년] G20·원조공여국 국격 웃고… 고물가·양극화에 서민 울고

    [이명박 대통령 취임 4년] G20·원조공여국 국격 웃고… 고물가·양극화에 서민 울고

    이명박 대통령이 25일로 취임 4년을 맞는다. 다시 말해 이제 1년의 임기를 남겨 두게 됐다는 얘기다. 2007년 12월 대선에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에게 531만표 차의 압승을 거두며 국민적 기대 속에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그러나 최근 잇따른 친·인척, 측근의 비리에다 사회 양극화의 그늘에 가려 출범 후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남은 1년은 더 없이 소중한 시간”이라면서 “하루도 소홀함 없이 마지막날까지 열심히 일하겠다.”고 밝혔다. 임기 1년을 남겨 둔 이명박 정부의 경제·외교·복지정책과 남북관계 등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공과를 짚어 본다. [경제] 금융위기 속 무역 1조달러 시대 열어… 일자리·실질소득 줄어 민생경제 신음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 회생을 바라는 국민들의 뜨거운 기대 속에 4년 전 임기를 시작했고, 이제 시장의 냉정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두 번의 경제위기를 겪는 등 외부 상황이 녹록지 않았지만, 전체적인 경제분야에 대한 평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야권에서는 참여정부와 비교하면 낙제점에 가깝다고까지 비난한다. MB노믹스의 강행으로 저성장 고물가와 사회 양극화가 심화됐고, 일자리 감소로 민생경제가 파탄났다는 것이다. MB정부의 핵심 공약은 ‘747’(연 7% 경제성장, 10년 내 국민소득 4만 달러, 7대 강국진입)로 요약되는데, 4년 평균 3.1%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데 그치는 등 수치상으로는 목표에 미달한 게 사실이다. ●4년간 평균 성장률 3.1% 그쳐 또 MB노믹스의 핵심은 ‘낙수효과’(트리클다운)였으나 이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기업들을 위해 고환율, 저금리 정책을 지속하면서 기업들이 돈을 많이 벌고 투자와 고용에 나서면 그 부(富)의 효과가 일반 서민들에게까지 밑으로 흘러갈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소득 양극화를 부추기면서 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이 더욱 심화됐다는 지적도 있다. 성장 위주의 거시정책을 지속하면서 고물가를 초래했고, 실질소득이 줄면서 서민의 삶이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참여정부 때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연평균 2.9%였지만, MB 정부는 4년간 연평균 3.6%를 기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러나 “소득불균형을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현 정부 들어서는 오히려 개선됐다.”고 반박했다. ●7대 수출국 도약·신용등급 상향 경제지표나 수치로 보면 지난 4년간 경제분야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다. 전 세계적인 현상인 청년실업률도 유럽 등 주요국에 비해 양호하며, 지난해부터는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대부분의 국가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됐지만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은 상향조정됐다. 국가채무비율도 이명박 정부 들어서 국민의 정부(6.7% 포인트), 참여정부(12.1% 포인트) 때에 비해 증가속도(2.6% 포인트)가 크게 둔화됐다. 우리나라는 2010년 세계 7대 수출국으로 도약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세계에서 9번째로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했다.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경제영토도 세계 3위로 넓어졌다. 특히 열린 고용사회를 지향하면서 공공기관 신규채용시 고졸자 비중을 올해 20%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하는 등 고졸자 채용을 늘리는 것도 대표적인 현 정부의 성과로 꼽힌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정치] ‘脫여의도 정치’ 여당과 소통부재 불러… 세종시·신공항 등 이슈때 지원 못 받아 취임 이후 이명박 대통령은 정치와의 관계를 ‘탈(脫)여의도’로 설정했다. 이 대통령 스스로 여의도와 인연이 많지 않아 매인 것이 적었다는 점은 대선 때 유권자들에게 호감을 주는 요소이기도 했다. 실제로 국민들은 ‘여의도식 정치’와는 차원이 다른 ‘통치’를 기대했었다. 그러나 탈여의도는 긍정적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먼저 발생했다. 이른바 ‘소통의 단절’이 먼저 터져 나왔다. ●특임장관 신설도 부작용만 불러 이 대통령은 특임장관직을 신설하고 당·정·청 회의체를 활성화시키는 등의 조치로 정치를 부활시키려 했지만, 정치는 살아나지 않았다. 특임장관은 ‘위인설관’ 시비에 시달렸고, 당·정·청 회의는 청와대의 의사전달 통로쯤으로 인식됐다. 이후에는 현실로서의 정치를 외면하려한 것 아닌가 하는 지적도 제기됐다. ‘레임덕’이라는 실체를 부정해 온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절대 없을 것이라던 친·인척과 측근 비리의혹이 터져나왔는데, 사전에도 나오는 레임덕이 없을 것이라고 하는 생각이 현실성 결여를 입증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당내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친박근혜계’의 실체도 인정하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는 야당보다는 여당과의 관계 유지에 실패하면서 더 어려움을 겪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친이 직계의 관리도 원활하지 않았다. 창업의 1등 공신으로 꼽히는 정두언·정태근 의원은 정권이 출범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당 내 야당의 역할을 해 왔다. 이러다 보니 세종시 건설안 수정과 동남권 신공항 신축 문제 등 대형 이슈마다 정치권의 도움을 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여당 내 지원도 변변히 이끌어내지 못했다. ●친이 직계 관리도 실패 이런 과정을 거쳐 지금 청와대와 여의도는 사실상 단절된 상태다. 4·11 총선 공천과 관련, 청와대는 당과 연결점도 갖고 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북 관계, 4대강 정비사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원자력발전소 증설, 제주 해군기지 건설 등 임기 말 현안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정치 복원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복지] 역대정부 중 복지지출 최고수준 증가… 올해부터 5세이하 보육료 전액 지원 이명박 정부 들어 복지분야 지출은 역대 정부 중 최고 수준으로 증가했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61조 4000억원이던 복지예산은 올해 92조 6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연평균 8.5%의 증가세다. 총지출 대비 복지지출의 비중 역시 2007년 25.8%에서 올해 28.5%로 늘었다. ●복지예산 비중 28.5%로 늘어 이처럼 늘어난 복지재원을 바탕으로 이명박 정부는 사회안전망을 대폭 확충했다. 아동·노인·장애인 등 다양한 복지수요층을 대상으로 출산부터 노후까지 맞춤형 지원을 해주는 생애주기별 복지제도를 구축했다. 저출산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자녀양육 부담도 완화했다. 2008년 차상위 계층에 한정됐던 보육료 전액지원 대상을 점진적으로 확대, 지난해부터는 중산층(소득하위 70%)도 혜택을 받도록 했다. 2009년에는 양육수당을 처음으로 도입, 차상위계층 가정 보육 아동(0~2세)에게 월 10만~2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보육관련 예산을 2007년 1조원에서 4조원으로 대폭 확대해 부모의 소득에 관계없이 5세 이하 아동을 둔 모든 가정에 보육료를 전액 지원키로 하는 등 책임보육시스템을 구축했다. 장애인을 위해서는 2010년 장애인연금(대상자 32만 7000명, 월 17만 4000원)을 도입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중증장애인들에게 방문목욕·간호 비용을 지급하는 장애인 활동지원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치매 등 노인성질환을 가진 노인들에게 가사지원 서비스를 지원하는 노인장기보험도 2008년 도입했다. 또 일선 시·군·구에 복지담당공무원을 오는 2014년까지 7000명 충원하는 등 보건·복지·고용 등 서비스를 통합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독거노인 사랑잇기 사업 호평 특히 지난해부터는 독거노인의 정서적 고립과 고독사(死) 예방을 위해 독거노인 사랑잇기 사업을 시작해 노인들로부터 “역대 정부 정책 중 가장 실효성 있는 서비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현 정부 출범 이후 미소금융, 햇살론, 새희망홀씨 등 3대 서민금융상품을 출시, 사채를 이용하거나 20~30%대의 고금리 부담을 져야 했던 저신용·저소득 계층에 저금리 자금을 공급, 생계난 완화에 실질적인 도움을 줬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외교안보] 천안함·연평도 도발 뒤 6자회담 표류…자원·에너지외교 확대 속 CNK 잡음 이명박(MB)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비핵·개방·3000’을 핵심 대북정책으로 표방했으나 취임 4주년을 맞은 지금 이 정책목표의 실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해졌다. 첫 단계라 할 북한의 비핵화부터 6자회담 표류 등으로 인해 돌파구를 찾지 못한 것이 주된 요인이다. 비핵화가 진전을 거두지 못하면서 다음 단계인 북한의 개방, 이를 통한 북한 국민소득 3000달러 달성은 물 건너가는 상황이다. 김정은 체제의 안정이 시급한 북한 역시 임기 말에 접어든 이명박 정부와의 관계 진전에는 뜻을 두지 않고 있다. 급작스러운 도발 사태를 억지하는 등 안정적인 남북관계 관리가 당면과제가 된 셈이다. ●‘통일 항아리’엔 정치권 무관심 정부도 지난해부터는 ‘비핵·개방·3000’을 언급하는 대신, 상생과 공영의 남북관계, 원칙에 입각한 대북정책 등을 앞세우고 있다. 2010년 북한의 천안함·연평도 도발 이후 5·24 제재 조치 등 대북 강경책을 지속하면서, 정상적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대북 원칙을 일관되게 견지해 왔다고 자평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유연한 대북정책’을 표방하면서 개성공단 입주기업 지원 조치와 남북 적십자회담 실무접촉을 제안하는 등 대화 여건 조성에 나섰지만 북한은 정작 별다른 호응을 하지 않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 정책 추진에 한계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통일부가 야심차게 추진해 온 ‘통일 항아리’ 마련 등 통일 기반 구축 정책도 정치권 등의 무관심 속에 표류하고 있다. 반면 MB 정부의 외교정책은 한·미 동맹 강화 및 ‘글로벌 코리아’ 실현을 위한 국격외교 추진에서 상당한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지난해 10월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개최를 통해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선진 공여국으로 바뀐 위상을 강화하고, 공적개발원조(ODA)의 확대·선진화 등을 추진한 것은 국격외교에 상당히 기여했다는 평가다. 다음 달 서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역시 G20(주요 20개국)의 일원으로 성장한 글로벌 코리아의 위상을 거듭 확인시켜 주는 의미를 지닌다. ●대중·대일외교는 다소 미지근 또 적극적인 자원·에너지 외교로 아프리카·중동·남미 등 전략 지역으로의 진출 기반이 확대된 점도 현 정부 외교정책의 공으로 평가된다. 다만 CNK 사태 이후 자원외교가 위축되면서 범정부 차원에서의 자원외교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최근 탈북자 북송 논란에서 보듯 대중·대일 외교에 있어서는 정상 간 빈번한 셔틀외교에도 불구하고 독도·교과서·위안부 문제 등 현안에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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