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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을 먹자] 아침은 곧 보약이드래요

    [아침을 먹자] 아침은 곧 보약이드래요

    아침 먹기 습관은 늪과 닮았다. 건강해지는 걸 몸으로 느끼기에 한번 들여놓으면 빠져나오기가 어렵다. 하지만 첫 발을 내딛기란 쉽지 않다. 서울신문은 CJ㈜와 함께 ‘아침을 먹자’는 건강캠페인을 시작한다. 바쁜 직장인과 학생, 가족들에게 매주 목요일 아침도식락 30개를 무료로 배달하는 행사다. 비용과 시간을 고려해 도시락은 5개단위로 배달한다. 대상 지역은 서울 전지역과 강남구 삼성동에서 퀵서비스로 한시간 이내에 있는 경기지역으로 제한한다. 매주 수요일 오전까지 아침을 먹자 게시판(www.seoul.co.kr)이나 이메일(breakfast@seoul.co.kr)로 사연과 함께 도시락을 신청하면, 사연을 보고 대상그룹을 선정한다. 서울신문은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아침을 반드시 챙겨먹는 세 가족을 만나 이들로부터 ‘아침 예찬론’을 들어봤다. 이들은 규칙적인 생활을 즐겼다. 휴일이라고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늘어지는 일이 없다. 굶거나 폭식도 적었다. 육류보다는 야채와 생선을, 백미 보다는 현미와 잡곡을 좋아했다. 그리고 어린시절부터 아침 먹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 아침도시락 어떻게 만드나 서울신문과 CJ㈜가 함께하는 ‘아침을 먹자’ 건강캠페인의 아침도시락은 쿠킹스튜디오 ‘노다플러스’(Noda+)가 만든다. 부부 푸드 스타일리스트 김노다(31), 김상영(28) 부부가 웰빙두부 ‘백설 행복한 콩’을 활용해 개발했다. 주 메뉴는 두부샐러드와 두부셰이크. 부부는 매주 수요일 밤 12시∼1시 서울 서초구 하나로클럽 양재점에서 샐러드용 야채를 고른다. 신선한 채소를 구입하려 산지에서 올라온 채소가 매장으로 나오는 밤시간에 쇼핑을 나서는 것이다. 요리 시작은 새벽 5시. 아침 9시까지 도시락을 배달하기 위해서다. 게다가 샐러드는 만든 지 3시간 이내에 먹어야 제맛이 난다. 도시락 배달지역을 서울·경기로 제한한 것도 비용과 더불어 맛을 고려한 선택이다. 도시락에는 행복한 콩 두부(235g)와 미소참깨 드레싱(100g), 야채 샐러드(100g), 깍두기 모양으로 자른 두부(150g), 두부 셰이크(430㏄)가 들어간다. 셰이크는 두부에 우유와 땅콩, 아몬드, 잣 등 건과류를 섞어 갈아 만들었다. 소금으로 간을 맞춰 약간 짭짤하다. 거품이 꺼져 텁텁해지면 빨대나 젓가락으로 저어주면 맛이 살아난다. 야채 샐러드에는 양상추와 유기농 야채 9종류 적양파 양파 파프리카 새싹채소 옥수수 과일 등을 넣었다. 김씨 부부는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 1회용 비닐장갑에 마스크까지 착용하고 요리한다. 우선 양파 적양파 파프리카 양상추 등은 얇게 슬라이스한 후 찬물에 담근다. 매운 맛을 없애고 채소를 싱싱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그러나 새싹 채소는 그대로 사용한다. 물에 씻으면 영양소가 파괴되기 때문. 깍두기 모양의 두부에 샐러드 야채를 넣어 드레싱을 곁들이면 웰빙 아침식사가 완성된다. 직장에서도 쉽게 버무려 먹도록 종이펄프 용기에 내용물을 담았다. 인체에 유해한 환경호르몬이 나오지 않는 고급 소재로 전자레인지에도 사용 가능하다. 배달비용과 시간을 고려해 도시락 5개를 한 세트로 묶어 보낸다. 아침도시락이 필요한 사연과 함께 도시락을 5개,10개,15개씩 신청하면 된다. 김씨는 “몸에 좋은 아침 먹거리를 나눠준다는 사명감으로 도시락을 만들 것”이라고 다짐했다. 글 사진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오늘, 아침은 드셨나요.” 챙기지 못했다면 서울신문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세요. 매주 목요일 아침, 아침도시락 30개가 당신을 찾아갑니다. #신청방법 ●누구:아침 도시락이 필요한 독자는 ●언제 수요일 오전까지 ●무엇을 도시락이 필요한 사연과 연락처를 ●어디에 아침을 먹자 게시판(www.seoul.co.kr)이나 이메일(breakfast@seoul.co.kr)로 보내세요. ■ 아침밥 가족(1) 단란한 핵가족 웅진쿠첸 기술연구소 전준섭(38) 차장은 결혼하며 아침식사형으로 바뀐 ‘행운아’다. 어머니가 해주던 아침을 먹다가도 결혼하면 굶기 십상인데 그는 아침을 챙겨 먹는다. “대학 다니며 자취할 때는 아침식사 못 챙겼죠. 아침을 꼭 먹어야 하는 아내를 만나니까 자연스레 습관이 바뀌더군요.” 아내 문수량(36)씨에게 아침식사는 필수과목이다. 평생 아침밥을 굶은 횟수가 열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아침을 거르면 기운이 없어서 밖에 나가지도 못해요.” 경남 양산시 원동면 시골마을에서 자란 장씨는 어려서부터 온가족이 둘러앉아 아침을 먹었다. 그 습관은 자취하며 직장을 다닐 때도, 결혼 후 10년 동안 변하지 않았다. 부모 덕에 딸 소희(10)·재현(6)양도 아침을 거르는 일이 없다. 인천 연수구 청학동에 사는 전씨 가족의 아침식사는 그리 이르지 않다. 남동공단에 자리잡은 웅진쿠첸 기술연구소가 집에서 차로 10분거리이기 때문. 초등학교 4학년인 소희양 학교도, 재현양 유치원도 10분 안팎이다. 부부가 일어나는 시간은 아침 7시30분. 남편이 출근을 준비하면, 아내는 아침상을 차린다. 백미와 현미를 7대3으로 섞은 현미밥은 남편이 개발한 ‘황동 IH 압력밥솥’으로 짓는다. 불리지 않아도 높은 압력과 화력 덕에 20분이면 쫀득한 밥이 나온다. 아내는 그 사이 조개살에 무와 호박, 풋고추, 두부를 넣은 된장찌개를 끓인다. 7시50분, 이제 아이들이 일어날 시간이다. 밥을 맛있게 먹도록 아침식사 10분 전에 깨운다. 남편은 어느새 식탁에 앉았다. 야근이 잦은 아빠가 하루 중에 아이들과 마주하는 유일한 시간이기도 하다. 소희·재현양은 졸린 눈을 비비면서도 자연스레 식탁에 자리한다. 엄마는 반찬을 숟가락에 올려주며 과제물은 다 챙겼는지, 짝궁과 잘 지내는지 물어보곤한다. 소희가 밥맛이 없는지 시래기국에 밥을 말았다. “밥 먹기 싫을 때도 있어요. 그럼 엄마가 빵과 우유를 주죠. 그것도 안 먹으면 학교 못가요.”소희양이 속삭였다. “아이들이 투덜거리면, 아침을 거르면 머리가 깨어나질 않아 공부가 안된다고 타일러요. 한참 클 때라 빈 속으로는 학교를 보낼 수 없죠.” 부지런한 부모가 건강한 아이를 키우는 법이다. ■ 아침밥 가족(2) 맞벌이 부부 “따르릉∼ 따르릉∼.” 6시 30분 자명종 소리에 눈을 뜬다. 결혼 3년차인 경영전문 잡지 엑셀런스 코리아(Excellence Korea) 유승용(31)편집장과 대한YWCA연합회 조영미(30)팀장 부부의 아침이 열렸다. 부인 조씨는 일어나자 마자 밥솥 불부터 켠다. 지난 밤에 안쳐놓은 잡곡밥을 짓는 것. 현미에 검정쌀, 발아현미, 콩 등을 섞었다. 밤새 불린 터라 금방 익는다. 씻고 나올 때면 어느새 밥이 ‘칙칙폭폭’ 요란하다. 기다리던 남편은 불을 끄고 목욕탕으로 향한다. 반찬 챙기기는 조씨가 맡는다. 주말에 만든 밑반찬을 냉장고에서 꺼내고, 지난밤에 끓인 국이나 찌개를 데운다. 남편이 나와 밥을 푸고, 국과 수저를 식탁에 올리면 아침식사 준비 끝. 부부의 조찬모임이 시작된다. 오늘 해야할 일이나 가족·친구들 얘기를 나누며 밥을 먹는다.20분은 쏜살같다. 마무리는 남편 몫. 반찬을 집어넣고, 밥그릇을 개수대에 담근다. 그리고 나란히 출근길에 오른다. 구리시에서 서울 명동과 강남구 수서동으로…. “아침식사는 하루를 준비하는 시간이죠. 얘기를 나누다 보면 정리도 되고, 계획도 세워지죠. 빼먹으면 숙제를 안한 것처럼 하루종일 찜찜하죠.” 조씨는 어려서부터 아침을 꼭 챙겨먹었다. 아침을 거르면 어머니가 학교를 보내지 않았단다. “아침 6시이면 어머니가 창문을 열고, 음악을 틀었죠. 그 소리에 깨어 아침 식탁에 둘러앉곤 했어요.” 결혼할 때도 부모님은 “아침식사를 꼭 함께하라.”고 당부했다. 하루를 함께 시작하는 부부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는 가르침이었다. 남편 이씨가 집안일을 ‘아내의 일’이 아니라 ‘가족의 일’이라 생각하는 것도 아침식사를 편하게 만든다. 청소, 빨래는 물론 식사 준비도 부부가 함께한다. 남편 이씨는 “보고 자란 것”이라고 했다. 아버지가 7남매를 키우는 어머니를 늘상 도왔기 때문. 명절 때면 부엌에서 야채를 다듬고, 전을 부쳤단다. 부인 조씨는 반조리식품이나 가공식품으로 요리를 하지 않는다. 조미료 대신, 멸치와 표고버섯을 갈아 사용하고, 다시마로 국물을 우려낸다. “아침식사도, 요리도 직접 해보세요. 귀찮기보다는 행복함이 밀려와요.” ■ 아침밥 가족(3) 싱글족 속이 아파서 아침을 먹기 시작했다. 귀찮은 것보다, 더부룩한 게 더 싫어서. 청아출판사 편집부 공영아(31) 과장은 혼자 자취하면서도, 경기 부천에서 파주출판단지까지 출퇴근을 하면서도, 아침을 챙겨먹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중학교 때 아침을 먹지 않고 등교하는 습관이 들었어요.1년쯤 지나니까 속이 쓰리고 아프더라고요.” 병원에 갔지만 신경성이라며 별다른 처방이 없었다. 부모님 걱정에 아침밥을 챙겨 먹었더니 속쓰림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그때부터 ‘아침밥 먹기’가 시작됐다. “대학 때 친구들과 자취를 했지만,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으려 노력했어요. 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하루가 편안했거든요.” 그러나 직장생활을 시작해 야근이 잦아지자 아침 식사에 소홀해졌다. 증상은 금세 나타났다. 명치 끝이 아프고, 속이 쓰려 앉아 있기조차 어려웠다. 병원 응급실로 달려갔다. 신경성 위염이라고 했다.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라 별다른 치료약도 없었다. “예민하거나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몸이 먼저 신호를 보낸 거예요.” 더부룩한 속을 달래려고 다시 부지런을 떨었다.30분 먼저 일어나 밥을 짓고, 반찬을 차렸다. 한 숟가락이라도 먹으니 속이 나아졌다.“아침을 먹으면 점심에 폭식할 일이 없어요. 규칙적으로 먹으니까 위도, 대장도 건강해지더군요.” 배고픔에 허겁지겁 먹지 않아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란다. 공씨는 바쁘더라도 예쁜 접시에 반찬을 가지런히 놓아 먹는다. 그는 “습관”이라 말했다. 그래도 홀로 반찬 만들기란 만만치 않단다. 그래서 어머니가 경주에서 1∼2개월에 한번씩 택배로 보내주는 밑반찬이 너무나 반갑다. “나물을 데친 뒤 냉동고에 넣어 얼려 보내세요. 별로 녹지 않은 채로 배달되니까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죠.”된장, 고추장, 간장도 할머니와 어머니가 담근 것만 먹는다. 요즘에는 점심도시락까지 들고 다닌다. 식당음식이 지겨워져서다. 남편이 아침밥을 먹기 싫어하면 어떻게 할거냐고 물었다.“설득해야죠. 아내를 위해 아침밥을 먹고, 건강을 유지할 의무가 있다고요. 처음엔 힘들어하겠지만 나중에는 고마워할 거예요.” 그는 자신만만했다. 글 사진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마광수의 섹스토리] 희망사항

    [마광수의 섹스토리] 희망사항

    커다란 저택의 문앞에 닿았다. 문이 열림과 동시에 온통 보랏빛의 새로운 세계가 내 앞에 펼쳐졌다. 온몸에 떨림과 긴장이 엄습해 왔다. 긴 복도를 통해 걸어간 곳에서 초인종을 누르자 건장한 사내가 곧 모습을 보였다. “약속을 하고 왔는데요.” “기다리고 계십니다. 들어오시죠.” 성큼 들어선 그곳은 밖에서 느꼈던 충격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었다. 내 눈 앞에는 분홍빛과 황금빛으로 치장된 벽이며 화려한 커튼, 그리고 모든 가구가 고가품과 초호화판의 극치를 이루며 장식되어 있었다. 채 둘러보기도 전에 거의 발가벗은 듯한 반나체의 여인이 두 명 나타나서 나를 안내했다. 내가 무엇을 하려 드는가를 생각하기도 전에 두 여인은 나의 옷을 모조리 벗겼다. 그리고 좀 딱딱한 침대에 나를 뉘었다. 나는 모든 것을 그 여인들이 하는 대로 내맡겼다. 여인들은 예리한 칼로 내 음모를 모조리 깎아내고는 이렇게 말했다. “주인님께서는 자기와 성교한 사람의 음모를 기념물로 수집하고 계시죠. 그리고 성교할 때 거웃이 몸에 닿는 것을 싫어하셔요.” 그러고 나서 그네들은 나를 금으로 된 커다란 목욕탕으로 이끌고 갔다. 진하고 매혹적인 향기가 내 코를 가득 자극했고, 나를 시중드는 두 여인의 나긋하고 길쭉한 손톱이 매달린 손이 나의 몸을 솜씨 있게 씻겨 갔다. 나른하고도 행복감에 도취된 목욕이 끝나자 나는 다시 아까의 그 침대에 뉘어졌다. 여인들은 이번엔 달콤한 향내가 나는 향수를 얼굴부터 발끝까지 골고루 문질러 발랐다. 바로 그때 조용하고도 매혹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젠 마 선생님을 모셔 오라는 주인님의 분부야.” 그러자 두 여인은 나를 이끌어 커다란 방으로 안내하였다. 한 여인이 황금빛 나이트가운을 걸치고 조는 듯한 고양이 눈을 연상시키는 요염한 눈을 흘기듯 바라보며, 비스듬히 누워서 나를 맞이했다. 무척이나 넓고 푸근한 느낌을 주는 금세공의 화려한 침대가 분홍빛 시트로 예쁘게 위치하고 있었다. 여자의 비스듬히 누운 모습이 무척이나 강한 인상을 주었다. 그녀의 교태로운 몸짓에 나는 피가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더구나 방의 야한 분위기와 짙은 향취가 나의 하복부에 강한 충동을 일으키게 했다. 여인은 한참 동안 그러한 자세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누워 있더니 갑자기 일어났다. 그리고 벽면 한쪽을 몽땅 다 차지한 커다란 거울을 향해서, 입고 있던 가운을 조용히 벗었다. 거울에 비춰진 자신의 벌거벗은 몸뚱어리를 차근히 음미하며 나를 자기 몸 가까이로 이끌었다. 나와 그녀는 강한 욕정에 휘말려 강렬한 키스를 서로 퍼부었다. 서로의 혀가 엉켰다. 눈을 들어 바라보니 여인의 얼굴은 욕정으로 가득 차 미소짓고 있었고, 갈망으로 가늘게 뜬 눈에는 애원의 빛이 서려 있었다. 나는 입술로 여자의 목덜미를 더듬어 그녀의 젖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혀로 젖꼭지를 핥으며 입술로 힘껏 빨았다. 내 손가락은 어느새 그녀의 두 다리 사이의 분기점을 애무하고 있었다. 나의 입술이 차츰 아래로 내려갔다. 여인은 도톰한 입술을 반쯤 벌리고는 숨을 헐떡이며 시트를 움켜쥐고서는 몸을 꿈틀거렸다. 나는 그 순간 그녀의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고 성기 부위를 혀로 핥았다. 여자의 흥분이 더 높아가면서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그 상태에서 여인의 벌개진 두 다리 사이의 깊은 곳을 향해 페니스를 서서히 삽입했다. 나와 그녀의 사이가 더욱더 밀착되고, 흥분의 도가니 속에서 허리와 엉덩이의 율동이 가속되었다. 여인은 자기 머리 위에 있는 바늘꽂이에서 황금으로 만든 가늘고 긴 바늘을 빼가지고 자기를 자극해 주기를 원했다. 나는 바늘로 그녀의 몸을 살짝살짝 찌르면서 여인의 기분을 돋우어 주었다. 그녀의 기분이 절정에 오르는 순간, 내 몸 안에 흥분이 최고조에 다다르면서 나는 사정을 했다. 벽쪽의 한 면을 차지한 커다란 거울은 우리 둘의 동물 같은 욕정의 표현을 하나도 숨김없이 되비춰 주고 있었다. 여인은 눈짓으로 나를 더욱 그녀 가까이로 끌어당겼다. 여인은 내 키스를 받으면서 더욱 큰 욕정을 느낀 듯했다. 그녀는 곁에 있는 나이트탁자 위에 있는 술을 따라 한 모금 마신 후, 얼음을 하나 집어 입에 넣고서 나의 하복부를 향해 머리를 숙였다. 그리고 얼음이 들어 있는 입으로, 아직도 뜨거운 열기가 가시지 않은 내 페니스를 입안에 집어넣었다. 나는 차디찬 감촉에 의한 자극으로 다시 흥분하기 시작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하반신으로 집중되는 쾌감으로 하여 신음소리를 토해냈다. 그녀의 혀끝이 춤을 추고 있었다. 혀놀림이 무척이나 절묘했다. 나는 몸을 일으켜 그녀를 눕혀 놓고 흡사 강간을 하듯 덮쳤다. 그리고 다시 빳빳하게 일어선 페니스를 갖고서 그녀의 질 깊숙한 곳까지 뚫고 들어갔다. 그녀는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고, 무서울 만큼 몸부림을 쳤다. 나의 공격이 격화됨에 따라 그녀의 쾌감에 들뜬 신음소리와 헐떡거림이 커졌다. 여자는 괴로운 듯 얼굴을 찡그리며 나의 어깨 쪽으로 팔을 뻗어 걸었다. 새빨간 매니큐어의 길디긴 손톱이 인정사정없이 나의 몸뚱어리에 상처를 남겼다. 두 번의 긴 유희에 지쳐 누워 있게 되었을 때, 여자는 문득 특수장치의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커다란 크기의 화면에 지금까지 둘이서 했던 정사 모습이 처음부터 끝까지 재현되었다. 그래서 나는 더욱 흥분을 느끼게 되었다. 다시 성적 유희를 갖는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은 섹스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여인은 다시금 하얗고 긴 다리를 벌려 나를 유혹했다. 나는 손을 뻗어 그녀의 유방을 더듬었다. 그러면서 흥분감이 높아지자 손을 그녀의 하반신으로 가져가 애액으로 촉촉히 젖어 있는 부분을 더듬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여인은 가늘게 떨리는 음성으로 내게 요구해 왔다. “넣어줘요. 지금 곧.” 나는 좀더 감미롭고 안개 같은 애무를 더하고 싶었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을 간파했는지 여인은 나의 타액이 묻어 있는 자신의 온몸에, 곁의 나이트 탁자 위에 있던 솜사탕을 뜯어 붙였다. 그녀의 몸 전체에 솜털같이 부드러운 느낌의 솜사탕이 옷처럼 입혀졌다. 나는 그녀의 팽팽한 두 유방 사이에 얼굴을 묻고서 솜사탕을 핥았다. 두 젖가슴 다음으로는 겨드랑이를 거쳐 배때기 쪽으로 해서 천천히 솜사탕을 먹어치웠다. 허벅다리를 거쳐 부드러운 음부에 내 혓바닥이 닿자, 여자의 하체에 떨림 현상이 일어났다. 나는 그녀의 하체 부위의 솜사탕과 흥분으로 축축이 젖어나온 분비물을 입으로 서서히 훑기 시작했다. 그녀의 온몸에 달라붙어 있는 솜사탕들은 내 혀로 녹여져서 끈적거렸고, 우리들을 더욱 가까이 붙여주는 아교풀 같은 작용을 해주었다. 둘의 몸 움직임이 커질수록 설탕물이 발라진 그녀의 몸과 내 몸이 딱 붙었다 떨어졌다 하면서 기이한 쾌감을 선물해 주는 것이었다. 여자는 나의 애무에 대한 답례로 혀로 내 온몸을 침칠해 나가면서 나의 페니스가 왕창왕창 발기되도록 유도했다. 그래서 나는 다시 한번 너무 쉽게 그녀의 그곳 깊숙이 정액을 쏟아부을 수 있었다. 그때, 우리의 이러한 광경을 곁에서 지켜보고 있던 시중드는 두 여인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마도 성적 흥분이 옮아간 듯했다. 그녀들은 화급히 옷을 벗어젖혔다. 그러고는 손뼉을 쳐서 한 남자를 불러내더니, 방 바닥 위에서 둘이서 사이좋게 그 남자를 유린하는 것이었다. 세 사람은 각기 옆 사람의 허벅지를 베고서, 서로서로가 음부를 혀로 자극해 준다. 기묘한 자세로 세 사람이 결합하는 것을 보며 나는 관음(觀淫)의 쾌감을 느꼈다. 그래서 방안은 모두 다섯 사람이 내지르는 기묘한 신음소리로 가득 차게 되었다. 내 옆에 있는 여주인도 흥분이 고조된 듯했다. 그래서 그녀와 나는 침대에서 내려와 세 명의 하인·하녀들과 어울리게 되었다. 온몸이 나른해지고 피로감이 밀려왔다. 그러나 기분 좋은 피로감이었다. 시간이 흐른 후, 자리에서 일어난 두 명의 하녀는 나와 여주인을 욕실로 이끌었다. 따뜻한 물속에서 나는 피로감을 씻으며 다시 한번 발기되는 나의 심벌을 느꼈다. 오늘은 이상하게도 나의 허약한 정력이 야생마처럼 미쳐 날뛰는 것이었다. 물속에서의 섹스…. 그러고 나서 주인 여자는 다시 두 하녀와 한 남자 하인을 물속으로 불러들였다.2대3의 섹스였다. 우리는 서로서로 마음껏 뒤엉켰다. 나는 나른하고 달착지근한 쾌락 속에서 해롱거렸다…. ■ 마광수는 1951년 경기 수원 출생 연세대 국문과 졸업(문학박사) 현재 연세대 국문과 교수 ▲저서 ‘윤동주 연구´ ‘상징시학´ ‘카타르시스란 무엇인가´ ▲장편소설 ‘권태´ ‘즐거운 사라´ ‘불안´ ‘알라딘의 신기한 램프´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 ‘사랑의 슬픔´
  • 풍암유통단지 2단계 축소 개발

    오랫동안 도시계획시설로 묶여 민원을 야기해 온 광주 서구 매월동 ‘풍암유통단지’ 2단계 부지 개발규모가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5일 광주시에 따르면 최근 풍암유통단지 개발규모 및 입주업종에 대한 전문기관의 연구용역 결과 2단계(지원시설 입주용) 사업부지 3만 6000평 가운데 1만∼1만 2000평이 적정 규모로 제시됐다. 이에 따라 이 사업부지에서 제외될 나머지 2만 4000여평은 향후 도시계획 변경절차를 거쳐 당초 용도지역인 ‘준공업지역’으로 환원될 것으로 보인다. 이 유통단지는 1996년 총 19만 평 규모로 고시됐으나 1999년까지 1단계 15만 4000평만을 개발, 현재 ▲기계공구 ▲공산품 ▲자동차부품 ▲화물터미널 ▲화훼시설 ▲농수산물도매시장 등 6개 유통시설이 입주해 있다. 그러나 은행 식당 목욕탕 등 편의시설을 갖출 2단계 부지의 경우 10년 가까이 미개발상태로 방치돼 입주상인 및 이용객 불편은 물론 토지소유주들의 재산권 제약 등 집단민원을 야기해 왔다. 시 관계자는 “빠른 시일 안에 개발 규모와 입주업종을 확정, 유통단지 일대 활성화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광주 최치봉기자cbchoi@seoul.co.kr
  • [깔깔깔]

    ●청년과 노년 * 청년 : 육교에서 앞서 올라가는 여자의 엉덩이를 보고 섹시하다고 생각한다. 노년 : 계단 올라가는 여자의 엉덩이를 보고 애 잘낳겠다고 생각한다. * 청년 : 비아그라가 필요없다. 힘이 남아돌므로. 노년 : 비아그라가 필요없다. 써먹을 일이 없으므로. * 청년 : 수영장에서 비키니 입은 여자들을 보고 오면 피로가 싹 풀린다. 노년 : 목욕탕에서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오면 피로가 싹 풀린다. * 청년 : 술자리에서 군대시절 고생한 얘기를 한다. 노년 : 술자리에서 피란 가다 고생한 얘기를 한다. * 청년 : 앞선 세대의 타락과 부정과 구태의연함을 질타한다. 노년 : 젊은 세대의 방종과 경박함을 질타한다.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중국 대륙 휩쓰는 대장금 열풍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중국 대륙 휩쓰는 대장금 열풍

    중국인들은 지금 ‘다창진(大長今·대장금)’에 푹 빠져 있다. 한국의 인기 드라마인 ‘대장금’이 중국 대륙을 온통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것이다. 지난 1일 밤 10시 중국 후난(湖南)위성 TV가 첫 방송을 내보낸 이후 외국 드라마 사상 14%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대장금 열풍의 주역인 ‘장금(이영애 분)’의 ‘성공’은 문화대혁명기의 도전적이고 전투적인 중국 여성상이 최근 개혁·개방 이후 ‘현모양처’ 형으로 바뀌는 추세와 무관치 않다.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유대인을 뺨친다.’는 중국 상인들은 발빠르게 ‘대장금 비즈니스’에 착수했다. 음식과 패션, 여행은 물론 중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장금 관련 상품이 무려 1300여종에 달할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대장금 열풍’이 가장 먼저 일어난 곳은 식당가. 베이징 일부 중국 식당들은 약삭빠르게 상호를 발음이 똑같은 ‘대장금(大長金)’으로 바꿔달고 한국 요리를 선보이고 있으며 쓰촨(四川)성의 일부 훠궈(火鍋·사브사브의 일종) 식당에서는 ‘대장금 김치 훠궈’를 내놓기도 했다. 장금이의 개인적 인기에 힘입어 충칭 시내의 결혼 사진관에서는 7000위안(약 90만원)의 ‘장금이 드레스’ 코너를 만들어 톡톡히 재미를 봤다. 후난성에서는 이영애의 얼굴형으로 성형수술을 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을 정도다. 베이징에서 기계설계사로 일하는 뉴융(牛勇·30)은 “하루가 아무리 힘들어도 대장금을 볼 수 있는 밤 10시가 기다려진다.”며 “역경을 극복하는 주인공의 꿋꿋한 의지와 따뜻한 인정미는 중국 TV 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신선한 충격”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식품회사 직원인 리메이(李梅·여·28)는 “매일 새롭게 등장하는 한국의 궁중요리와 한방 치료법이 재미있고 출연자들의 개성있는 연기도 인기의 비결”이라고 평했다. ●대장금 없이 못사는 중국인들 대장금 드라마로 인한 해프닝도 중국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우한(武漢)에서 관절염으로 고생해 온 한 30대 남성이 장금이가 벌침으로 마비된 미각을 되살리는 것을 보고 모방 치료를 하다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신민만보(新民晩報)가 보도했다. 후베이성 중의병원 침구과 리자캉(李家康) 주임은 “대장금 방영 이후 벌침 치료를 원하는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대장금을 보지 못한 한 여성이 강물에 투신하는 소동도 있었다. 지난 24일 밤 10시 난징(南京)에서 아내 류(劉)는 축구광인 남편 장(張)과 TV채널 쟁탈전을 벌이다 “대장금을 못 보게 하면 강물에 뛰어들어 죽어버리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남편이 “갈 테면 가라.”고 무시하자 류는 집 근처 강물에 뛰어들었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홍콩의 미녀스타 천후이린(陳慧琳)도 대장금 열풍에 가세했다. 천후이린은 28일 대장금을 방영중인 창사(長沙)의 후난 위성 TV를 방문, 한복 의상을 입고 대장금 주제곡 ‘오나라’를 불렀다.‘한물 간’ 것으로 알려진 천후이린은 지난 3월 대장금의 홍콩 방영 당시 주제곡을 광둥어로 불러 단번에 과거의 인기를 되찾았다. ●한국 식당가도 특수 대장금 열풍으로 한국 요리가 관심을 끌면서 중국내 한국 음식점들도 덩달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베이징이나 상하이의 한국 음식점들은 ‘대장금 특선요리’ 등 다양한 메뉴로 특수를 맞고 있다. 베이징의 한국 음식점 서라벌 허경욱 부장은 “대장금 방송 이후 20% 정도 중국 손님이 늘어났고 주로 드라마에서 선 보인 보양식 위주의 한국 요리가 잘 팔린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여행업계에도 장금이 열풍이 불고 있다.‘대장금 여행단’이 다음달 1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다음달 1일부터 시작되는 궈칭제(國慶節·국경절)에 맞춰 처음으로 ‘중국인 대장금 여행단’ 1진 200여명이 한국을 찾는 것이다. 이들 중국인 관광객은 경기도 남양주의 MBC 대장금 테마파크와 장금이가 유배갔던 제주도 촬영지 등을 돌아볼 예정이다.5000위안(약 85만원)이 넘는 고가의 상품이지만 중국인 1000여명이 신청할 정도로 인기 절정이다. ●중국 안방을 점령한 한국드라마 중국에 처음 상륙한 한국드라마는 92년 ‘질투’였지만 중국인들의 관심을 끈 것은 97년 ‘사랑이 뭐길래’였다. 이후 ‘인어아가씨’,‘보고 또 보고’,‘명성왕후’,‘노란 손수건’,‘상도’,‘목욕탕집 남자들’ 등 중국 대륙을 향한 융탄 폭격이 이어졌다. 대장금 상영 판권을 후난 위성TV에 빼앗긴 CCTV가 시청률 만회를 위해 처음으로 한국에서 상영중인 드라마(굳세어라 금순아)를 수입, 방송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드라마를 수입하는 중국 국제TV 총회사의 청춘리(程春麗·여) 부장은 “한국 드라마는 중국에서 수입하는 외국 드라마의 80%를 차지하고 있다.”며 “한국 문화에 친근해진 중국인들이 늘고 있어 앞으로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드라마의 강세는 개혁·개방 이후 ‘가정 중시’의 중국 사회변화와 맥이 닿는다. 칭화(淸華)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한류’를 전공하고 있는 신혜선(박사과정·41)씨는 “1976년에 막을 내린 문화대혁명 이후 중국의 가족 해체 현상은 무척 심각했다.”며 “가족간의 애틋한 사랑을 다룬 한국 드라마가 중국인들의 내재된 가정 회귀 본능을 만족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oilman@seoul.co.kr ■ “역경 이겨내는 ‘대장금 정신’ 中 사로잡아” |베이징 오일만특파원|“대장금 열풍의 이유는 중국인들의 가치관과 도덕성, 문화적 동질성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칭화(淸華)대학교 영화전파연구센터(신문방송학원) 인훙(尹鴻) 주임교수는 중국에 몰아닥친 ‘대장금 열풍’은 한·중간 문화적 동질성에서 출발해 역경을 헤쳐나가는 주인공의 진실성과 당찬 의지가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대장금의 주요 소재인 궁중 요리 문화와 한방 치료 등이 ‘음식과 건강’을 중시하는 중국인들의 취향에 맞아 떨어졌고 중국에서 접하기 힘든 창조적이고 탄탄한 시나리오도 성공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에서의 ‘한류 역사’에 대해 인훙 교수는 “1990년대 초에는 한국 유학생들의 역할이 컸고, 중반부터 한국의 TV 드라마가 한류를 선도하면서 한국 가수와 영화배우 등 이른바 한류 스타들이 가세해 현재는 중국 문화 전반으로 확산 중”이라고 설명했다. 사회·경제의 발전 방향이 한국과 유사한 중국에서 당분간 ‘미국류’나 ‘구라파류’보다 ‘한류’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oilman@seoul.co.kr ■ “한·중 합작 제3시장 노려야” |베이징 오일만특파원|“한류의 확대 재생산은 한국과 중국이 다양한 문화사업에 공동 투자해 제3의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입니다.” 중국내 ‘한류 전문가’로 불리는 주중 한국대사관 유재기 문화관은 “중국내 한류 붐을 계기로 1990년대 후반부터 다양한 한·중 문화 합작사업이 논의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특별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양국 문화 생산비의 격차와 기술적 한계, 상이한 접근법 등으로 한·중간 문화교류 사업이 ‘겉돌고 있다.’는 진단이다. 그는 “양국의 문화전문가·사업가들이 사소한 조건과 눈앞의 이익에서 벗어나 다소 모험적이지만 장기적인 윈-윈 전략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우수한 문화 소프트웨어와 중국의 저렴한 하드웨어를 결합시키는 과감한 투자로 아시아 시장은 물론 미국·유럽 시장으로 진출하는 ‘윈-윈 전략’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국제박람회, 광저우(廣州) 아시안게임 등 대규모 행사를 앞두고 있어 중국이 한류 등 외국 문화·예술의 수입을 당분간 규제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현지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TV 드라마 ‘대장금’을 예로 들면서 “중국인들은 가장 한국적이면서 예술성이 녹아 있는 신선한 문화적 충격을 선호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아이템을 발굴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중국에서 한류를 이어갈 수 있는 단초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한·중 문화산업을 공동 육성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 재산권 보호 문제를 지적하면서 “중국내 해적판이 범람하는 상황에서 아무도 거액의 투자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oilman@seoul.co.kr
  • [책꽂이]

    ●이산 김광섭 시선집·산문집(김광섭 지음, 홍정선 책임편집, 문학과지성사 펴냄)‘성북동 비둘기’의 시인 김광섭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두 권의 책이 나왔다. 시선집은 1938년 간행된 첫 시집 ‘동경’부터 타계하기 전까지 발표한 작품, 미발표 유고작 ‘85년’ 등 모두 274편을 실었다. 산문집은 일제 말기 옥고를 치르며 기록한 ‘옥창일기’를 비롯해 1950∼60년대 문학적 풍토를 살펴볼 수 있는 수필과 평론을 묶었다.2만∼2만 5000원.●돈 후안(페터 한트케 지음, 권기대 옮김, 베가북스 펴냄)희곡 ‘관객모독’으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작가 페터 한트케가 지난해 8월 발표한 작품. 작중 화자 돈 후안이 모스크바, 코커서스, 그루지야 등을 여행하면서 겪은 이야기로, 뒤로 갈수록 체류지에 대한 기억이 모호해진다.8500원.●나의 얄미운 발렌타인(조명숙 지음, 문학사상 펴냄)2001년 문학사상 신인상으로 등단한 저자의 두번째 소설집. 삶 가까이에 있는 죽음의 문제를 다룬 ‘흰 각시거울’‘미즘 맘’‘소리의 덫’ 등 7편의 소설을 실었다.8000원.●여기부터 천국입니다(임영태 지음, 문이당 펴냄)가까운 미래, 자신이 복제인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서른살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통해 생명 복제가 몰고올 윤리적 문제와 존재론적 의미를 탐색한 소설. 작가 임영태는 ‘우리는 사람이 아니었어’로 ‘오늘의 작가상’(1994년)을 수상했다.9000원.●스물일곱, 내 청춘이 수상하다(캐롤라인 황 지음, 박무영 옮김, 소담 펴냄)‘뉴스위크’‘코스모걸’ 등 미국 유명잡지에 글을 실어온 재미교포 2세 작가 캐롤라인 황의 소설. 뉴욕을 무대로 20대 후반 재미교포 신세대 여성의 일과 사랑을 경쾌하게 그렸다.9500원.●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리(윤동수 지음, 강 펴냄)1990년 계간 ‘사상문예운동’에 중편 ‘새벽길’로 등단한 저자가 15년 만에 내놓은 첫 소설집. 이황화탄소 중독증세로 고통받는 사내의 이야기를 다룬 ‘내 안에 든 짐승’, 목욕탕 때밀이를 주인공으로 한 ‘신성한 직업’ 등 자본주의의 어두운 현실을 비판한 단편 8편을 묶었다.9500원.
  • 장애인 나들이 불편 덜어드려요

    장애인 나들이 불편 덜어드려요

    구로구가 공공건물에 이어 민간건물에 대해서도 장애인 편의시설 확충사업을 시작했다. 구로구(구청장 양대웅)는 개인주택 2곳과 음식점·목욕탕 등 재래시장 내 상점 5곳, 장애아동 특수체육 프로그램 운영시설과 어린이 장난감 도서관 등이 있는 구로구 시설관리공단 등을 편의시설 확충 시범사업 대상건물로 선정, 이번 달부터 설치공사를 벌이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구로구는 이미 2년 전부터 관내 공공건물에 대한 편의시설 확충·정비사업을 대대적으로 펼쳤다. 그러나 민간 건물은 건물주의 관심 부족으로 편의시설 설치가 미흡해 아쉬운 점으로 지적돼 왔다. 이에 따라 그동안 장애인 문제를 외면해 온 민간 건물주들의 비용부담을 덜어 줌으로써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장애인들에게 이동권을 크게 신장시켜 주면서 민관 전 분야에서 ‘장애인 천국’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이번 시범 사업에서는 건물의 주 출입구에 휠체어가 드나들 수 있는 경사로 보조기구를 설치하고 있다. 이 제품은 출입구 계단의 경사에 따라 높낮이를 조절해 설치할 수 있어 장애인들의 이동이 더욱 편리해졌다. 이미 이 분야에서 국내 최초의 실용신안 및 의장등록을 획득했다. 또한 공사를 벌이고 있는 2곳의 개인주택은 최근 운영에 들어간 ‘장애인 편의시설 불편사항 신고센터’에 바라미엽서와 전화를 통해 접수된 민원사항이다. 이 가운데 정비가 시급하다고 판단되는 사례를 선정한 것이어서 그 의미가 크다. 청각3급 장애인인 며느리와 함께 월세로 살고 있는 뇌병변1급 장애인 임모(63·구로5동) 할머니는 “방이나 문턱 때문에 지금까지는 휠체어를 타고 집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면서 “가장 절실한 문제를 해결해 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구로구 관계자는 “시범사업 실시 결과 시설주와 주민의 반응이 좋으면 민간건물에 대한 편의시설 설치사업을 확대 실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서울戀街] (4) 인사동 거리

    [서울戀街] (4) 인사동 거리

    제아무리 길눈이 밝아도 인사동에서는 누군가에게 소개받은 맛집이나 술집을 한번에 찾아가는 것은 포기해야 한다. 이 골목인가 싶으면 엉뚱한 가게들이 나오고, 저골목으로 가면 막혀 있고…. 인사동 거리는 600m에 불과하지만 그 사이로 작은 골목들이 실핏줄처럼 비집고 뻗어 있어 총 길이가 20㎞는 족히 된다. 목적지를 찾지 못해도 기분이 과히 나쁘지는 않다. 골목 중간중간 아담하고 소박한 가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정겹다. 어린 시절 소풍 가서 ‘보물찾기’를 했던 기분으로 인사동을 샅샅이 뒤져보자. ■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요” 인사동의 명물 가게들은 작은 미술관 같다. 채 열 평도 되지 않는 공간에 주인 겸 작가인 ‘시민 예술가’들이 만든 신기한 물건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쇼핑 센터에서 구하기 어려운 기발한 창작품을 만나고 싶으면 이곳에 가보자. 아이 쇼핑만으로도 즐겁다. ●창작품 집합소, 쌈지길 최근 인사동의 최고 명물로 자리잡은 ‘쌈지길(www.ssamziegil.co.kr)’.1층부터 4층까지 이어지는 비탈길을 따라 창작 공예품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도자기·옷·가구·장신구 등 공예품의 모든 것을 구경할 수 있다. 유머가 있는 생활소품을 트럭에 실어 놓고 파는 ‘닭똥집’, 고양이가 있는 금속공예 장신구를 다루는 ‘성냥갑’, 전문 작가들의 작품집인 ‘손내옹기’,‘박종훈점’,‘이도공방’, 배재대학교 목칠공예과 사람들의 작품을 전시 판매하는 ‘배재대조옻칠’ 등 50여개가 넘는 가게들이 모두 갤러리와 진배없다. 지하 1층 ‘황진사진관’에서는 손님의 생생한 표정을 찍어 흑백 사진으로 현상해준다. 중간 중간 잔디무늬 의자가 마련돼 쉴 수 있고,2층 ‘세이지 그린티’와 4층 ‘하늘정원’에서 녹차 음료나 생과일 주스를 마시며 한 숨 돌릴 수 있다. ●직접만든 탈과 금속공예품 파는 곳 쌈지길에서 안국역쪽으로 몇 걸음 옮기면 오른편에 공예가 정성암씨가 만드는 탈 전문 판매점 ‘탈방’이 나온다. 하회탈, 본산대탈을 10∼20만원 정도에 살 수 있다. 만원을 넘지 않는 탈 모양 열쇠고리 등 기념품도 판매한다.734-9289. 해 모양 간판이 돋보이는 ‘제3공간’에는 금속을 이용해 만든 형형 색색 생활 소품이 가득 걸려있다. 한 개쯤 사놓으면 볼 때마다 웃음지을 것 같은 아기자기한 시계, 촛대, 옷걸이,CD꽂이를 찾을 수 있다.737-8928. ●작품 한복 사거나 구경하려면 쌈지길 맞은 편에는 연예인, 외국 대사 부인 등이 자주 찾기로 유명한 고급 한복점 ‘꼬세르(737-6587)’가 자리를 잡고 있다. 이곳과 수도약국을 맞은 편 ‘파랑돌(720-6001)’에서는 수십∼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한복을 판다. 일상 한복으로 입기엔 가격대가 높지만 생활 한복집이나 혼수용 한복가게에서 보기 힘든 특이하고 세련된 작품 한복을 볼 수 있다. ●고미술품 쉽게 사기 옛날 사람들이 만든 고미술품을 찾는다면 수도약국에서 탑골공원 쪽으로 나가는 길을 가야 한다. 골목 구석구석에 크고 작은 ‘골동품 가게’들이 있다.‘고도사(735-5815)’와 ‘동예헌(730-5550)’ 등 규모가 큰 곳에서 철마다 테마별 전시회를 이용하면 해석하기 힘든 고미술품을 쉽게 감상하고 살 수 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우리 먹을거리 즐기기 전통의 거리인 인사동 개량 한옥엔 먹을거리터들이 많다. 삐걱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안마당의 나무와 꽃이 반겨준다. 비라도 내리면 풀잎마다 맺히는 물방울이 처마의 운치와도 잘 어우러진다. 높은 서까래가 뿜어내는 한옥의 고즈넉함은 음식 맛에 정겨움을 더한다. 한국적인 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점·찻집·술집 등을 소개한다. 민가다헌 명성황후 조카인 민익두 대감의 집을 개조해 만든 퓨전 음식점.1930년대 화신백화점을 설계한 건축가 박길룡이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화장실과 목욕탕을 실내에 배치한 개량 한옥으로 1977년 서울시 민속자료 15호로 지정됐다. 한옥의 서까래 아래에서 구한말 서양에서 유행하던 빅토리아풍의 의자에 앉아 프랑스 화가 로트렉의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독특한 분위기다. 허브비빔밥 1만 5000원. 저녁세트 5만원 안팎.733-2966. 사과나무 인도 향신료를 사용해 만든 카레의 일종인 ‘달’(dal)을 닭가슴살과 밥에 비벼 먹을 수 있게 만든 치킨달밥(5000원)이 유명하다. 저녁에는 닭가슴살에 치즈를 얹어 구운 ‘닭치즈 바비큐’나 간장에 떡볶이를 절인 ‘궁중떡볶이’ 등의 퓨전안주(1만 5000원선)와 시원한 생맥주를 마셔도 좋다.10여명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는 커다란 테이블도 있다.722-5051. 전통다원(경인미술관 내) 전통차를 마시면서 전시도 감상하고 휴식도 취할 수 있다. 저택의 안채를 이용한 전통찻집으로 대청마루, 안방, 건넌방 등을 모두 터서 찻집으로 만들었다. 한옥의 넓은 마당에 앉아 마시면 마음이 차분해진다.8가지 한약재를 10시간 동안 다려 만든 한방 쌍화차는 6000원. 간식으로 먹기 좋은 모듬떡은 4000원.730-6305. 리틀 인디아 한국 전통의 거리에서 이국적 색채를 느낄 수 있는 곳. 입구부터 장식된 인도풍 공예품들은 주인이 직접 인도에서 사온 것들이다. 직접 발효시킨 인도식 요구르트인 ‘라씨(1만∼1만 2000원)’도 빼놓을 수 없다. 사모사(인도 만두·8000원), 닭고기커리(1만 1000원)도 대표 메뉴다.730-5528. 아빠 어렸을 적에 자갈이 깔린 철로를 지나 문을 열면 어두운 실내에 옛물건들이 많다. 교복, 가방, 구식 흑백 텔레비전 등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메뉴판도 70년대 ‘바른생활’국민학교 교과서로 만들어 옛 향취를 느낄 수 있다. 야생초를 채취해 100일 동안 발효시켜 만든 것으로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산야차는 5000원.733-3126. 명상 아루이 황토와 백자갈이 깔린 마당에서는 맨발로 걸어볼 수 있다. 차를 먹으면 주인의 안내에 따라 그림명상·돌명상·선(仙)체조 등 명상을 즐길 수 있다. 손발이 찬 여성들을 위한 행복우린차, 흡연자를 위한 해맑은차, 식중독·숙취에 좋은 하늘잎차는 각각 1만원.722-6653. 신일 주머니 가벼운 데이트족들을 위한 전통 남도 음식 전문점이다. 보쌈, 재래 된장찌개, 참조기, 밑반찬 6가지, 계란찜, 수육, 굴, 홍어무침, 전, 나물이 어우러져 한상으로 나오는 신일정식은 1만 2000원으로 근처 한정식집에 비해서는 저렴한 편이다.739-5548. 사원(732-3002)은 마당에 장독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궁중식을 기본으로 10가지 이상의 반찬이 나온다. 사원정식은 1만원·간장게장정식은 2만원. 산촌(735-0312)은 사찰음식 전문점이다. 은은한 불경소리를 들으며 산중요리의 진미를 느낄 수 있다. 점심정식은 1만 7000원·저녁정식은 3만원. 사천(734-5798)의 불고기 정식(1만 9000원)은 양념이 독특하다. 김유영 김기용기자 carilips@seoul.co.kr ■ 특이한 곳 찾아보기 아름다운 차 박물관 한국 중국 스리랑카 영국 등 세계 각국 110여가지의 차와 차문화를 엿볼 수 있다. 박물관에서는 가야부터 조선까지의 찻잔·토기뿐만 아니라 티베트·중국의 다기류가 전시됐다. 또 젊은 작가들이 구워내는 도자기를 전시·판매하기도 한다. 대금·소금 등 국악공연도 격주로 열린다. 한옥 마당에서 차를 팔기도 한다. 명전, 우전, 세작, 황산모봉, 황차, 로즈힙, 아쌈, 실론 등 400여종의 차를 ‘티스토리’라는 브랜드로 판매한다. 관람료는 없다.735-6678(www.tmuseum.co.kr). 북스(VOOK’S·갤러리카페)VOOKS는 ‘VISUAL+BOOK+SHOP’의 합성어다. 입구에 걸린 ‘한 점의 그림이 수천마디의 말보다 더 가치가 있다.’는 구호답게 그림책들이 30여평의 가게벽면에 빼곡하게 꽂혀 있다. 미술 사진 디자인 건축 등 직수입 서적이 1만여권으로 비주얼 서적으로는 시내 대형서점보다도 많다. 가격대가 수만원에 달하지만 여기서는 그냥 볼 수 있다. 독서를 하거나 세미나를 열기에도 좋다.5000원의 문화비를 내면 허브티·라테·커피 등을 보면서 책을 앉아서 볼 수 있다.737-3283(www.gallery.co.kr). 미술관 관람 인사동은 예술의 거리답게 학고재, 인사아트센터, 노암갤러리, 갤러리 타블로 등 많은 화랑들이 몰려있다. 사람의 발길이 뜸한 곳도 많아 들어갈 때 기죽기 쉽지만 관람료는 대부분 무료이기 때문에 그냥 가서 감상하면 된다. 사진 촬영이나 음식 반입은 금지다. 마음 내키면 인사아트센터(736-1020) 앞에서 순회버스를 타고 평창동까지 나갈 수 있다.1000원만 내면 하루종일 이용할 수 있으며 버스는 국립민속박물관, 환기미술관, 영인문학관, 이응노미술관, 김종영미술관, 가나아트센터 순으로 운행한다. 나이프갤러리 성보갤러리 골목 지하 1층에 자리잡은 이곳에 들어가면 ‘세상에 칼 종류가 이렇게 많았어?’라고 감탄할 만하다.4000여개의 번뜩거리는 칼날이 광채를 내 등골을 오싹하게 만든다. 뛰어난 검법을 자랑하는 거합도(居合道) 한정욱 사범이 모은 칼들이며 판매도 한다.735-4430(www.knifegallery.co.kr) 빛나리 앤틱샵 손목시계, 회중시계, 탁상시계 등 종류별·시대별로 값을 측정하기조차 어려운 다양한 시계들이 사방에서 똑딱거린다.720-6413(www.bitnali.com). 김유영 서재희기자 carilips@seoul.co.kr
  • [생각나눔] 에너지 절약책 부처간 ‘엇박자’

    [생각나눔] 에너지 절약책 부처간 ‘엇박자’

    산업자원부가 추진하는 자율적 에너지절약의 일환으로 주유소협회가 격주 휴무제를 실시하기로 했으나 공정거래위원회는 격주 휴무제가 공정거래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했다. 특히 공정위는 “격주 휴무제에 따른 에너지 절감액은 전기요금 정도로 주유소를 찾아다녀야 하는 소비자들의 비용보다 크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혀 정부 대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자인한 셈이다. 정부 부처간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것이다. ●주유소 격주 휴무제, 공정거래법 위반 공정위는 최근 주유소협회가 격주 휴무제를 결의한 뒤 회원사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감독 관청에 행정지도를 건의하는 행위가 공정거래법에 어긋나는지를 질의한 사전심사청구에 대해 이같이 답변했다고 21일 밝혔다. 공정위는 “사업자단체의 결의나 사업자간 합의에 의해 영업시간을 동일하게 결정하는 것은 개별 사업자의 자유를 침해하고 시장경쟁을 저해한다.”면서 “특히 주유소협회가 행정지도를 요청하는 등 사실상 강제 수단을 예정하고 있는 것은 사업자단체가 사업자의 활동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에너지 절약을 위한 격주 휴무제가 부당한 공동행위를 정당화시킬 수 없다.”면서 “하지만 주유소 사업자들이 개별적으로 격주 휴무제를 실시하거나 산업자원부 등이 관련 법을 개정해 휴무제를 강제 시행할 경우 공정거래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자율적 에너지절약, 실효성 없다? 이번 결정으로 산자부가 추진하는 자율적 예너지절약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주유소 관계자는 “휴무로 인한 영업손실을 감수하면서 누가 정부 대책을 따르겠는가.”라면서 “불이익이 뻔한 상황에서 (자율적 에너지절약은) 흐지부지될 수밖에 없을 것”라고 말했다. 휴무제를 계획하고 있는 찜질방이나 목욕탕 등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업종인 찜질방의 경우 찜질방 사업자가 휴무를 원해도 수입감소를 우려하는 찜질방내 식당과 이발소 등 입점업체들의 반발을 무마하기란 쉽지 않은 실정이다. 현재 산자부의 자율적 에너지절약에 참여하고 있는 사업자단체는 전국은행연합회와 한국백화점협회 등 18개 업종이다. 산자부는 올해 말까지 참여 단체를 25개 업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그러나 공정위의 지적처럼 기존의 에너지절약 대책은 영업시간 단축과 냉·난방 온도 조정, 폐점 후 외부조명 소등 등 석유가 아닌 전기 소비억제에 초첨이 맞춰져 있다. 석유 소비에서 발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4.0%, 전기 생산에서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9.7%에 불과하다. 산자부 관계자는 “강제적인 대책을 내놓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라면서 “자율적인 대책이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보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독자의 소리] 불법주차 자칫하면 배상책임/정진환

    불법주차는 차량 흐름을 막는 교통혼잡의 주 원인이고, 각종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요소다. 대구 목욕탕 폭발사고도 불법주차 때문에 피해가 커졌다고 한다. 하지만 운전자는 불법주차가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잘 못 느끼는 것이 현실이다. 불법주차 행위로 인한 교통사고에서 배상에 관련된 최근의 잇단 판결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편도 4차선 도로에 미등만 켜놓은 채 불법 주차된 자동차에 오토바이가 부딪혀 사망한 사건, 만취한 친구가 운전하는 자동차에 탔다가 불법 주차된 차와 충돌한 사건, 불법주차된 덤프트럭 사이로 갑자기 사람이 튀어나오는 바람에 운전자가 상해사고를 낸 사건에 대해 교통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불법주차 때문이고, 불법주차 차량이 없었다면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유로 사고에 대한 상당 부분 책임을 불법주차 차량에 묻게 되며, 그 액수도 엄청나다. 따라서 자동차를 주차할 때 정해진 장소에 주차하는 것만이 만일의 사고에 대해 배상책임을 면하는 길이며,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대형사고를 예방하는 방편이다. 정진환 <경주경찰서 감포지구대>
  • [오늘의 눈] ‘안전불감증’ 대구시/ 황경근 지방자치뉴스부 차장

    “당장 떠나고 싶다. 어디 불안해서 대구에 살겠나.” 50여명의 사상자를 낸 지난 2일 대구 수성구 목욕탕 건물 폭발사건에 시민들은 또 한번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또 사고냐.’면서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들이다. 연이은 지하철 참사 등으로 그렇잖아도 ‘사고 도시’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대구에 이런 비극이 언제까지 이어져야 하는지 답답할 뿐이다. 대구시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이제 동네 목욕탕까지 마음 놓고 못 다니는 도시가 돼 버렸다.” “도대체 언제까지 사고불안에 떨며 살아야 하느냐.”는 항의가 쏟아지고 있다. 목욕탕 폭발사고 발생이후 대구시는 시장을 비롯한 간부 공무원들이 ‘단순 화재사고’라고 판단, 평소처럼 정시에 퇴근을 했다. 심지어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불안감을 부추기지 마라. 단순 화재사건인데 왜 호들갑을 떠느냐.”면서 항의를 하기도 했다. 인명구조를 위한 고가사다리 차는 목욕탕에 갇혀있던 시민들이 모두 대피한 뒤에야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했다. 그동안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대형참사를 겪고도 대구시의 안전의식과 구조구난 대책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대구시는 지하철 참사이후 ‘사고없는 안전한 도시’를 만들겠다고 시민들에게 약속해 왔다. 그러나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대구시민 10명 가운데 5명은 ‘지하철 이용시 여전히 불안감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또 민간경비업체 직원들은 대구시의 재난 및 재난관리에 대한 물음에 응답자의 61.8%가 ‘심각하거나 아주 심각하다.’고 걱정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요즘 자치단체의 레임덕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단체장은 힘들고 궂은 일을 임기 뒤로 미루고, 일부 공무원은 업무는 뒷전인 채 차기 유력후보에게 줄을 대느라 바쁜 모습이다. 대구시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된 안전대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는 시청 어디에서도 들리지 않는다. 대구시는 이번 기회에 실천 가능하고 보다 확실한 안전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예산이 없느니, 인력이 모자라느니 타령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 사고없이 안전하게 살고 싶다는 시민의 소박한 바람이 정녕 무리란 말인가. 황경근 지방자치뉴스부 차장 kkhwang@seoul.co.kr
  • 안전점검만 제대로 받았어도…

    지난 2일 50여명의 사상자를 낸 대구시 수성구 목욕탕 폭발 및 화재사고의 원인은 건물 지하의 기름탱크(1만ℓ)에서 생긴 유증기에 알 수 없는 외부의 불꽃이 접촉하면서 생긴 것으로 잠정 밝혀졌다.●폭발·화재 원인 대구 수성경찰서는 4일 현장 감식결과 “기름탱크 주위에서 생긴 유증기가 지하공간에 쌓여 있다가 화기와 접촉하면서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경찰은 또 “1차 폭발의 중심은 유증기가 가득했을 가능성이 큰 기름탱크실이며, 사고 발생 직후 폭발지점으로 알려졌던 보일러실은 폭발지점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 6개 기관과 벌인 합동 현장감식에서 기름탱크실 내부에서 생긴 유증기를 건물 밖으로 빼내는 배출장치 배관에서 수㎝ 간격의 틈새와 땜질을 한 흔적을 발견했다. 또 기름탱크실 동쪽에 있는 물탱크실 벽면 전체가 동쪽으로 기울어 있고 다방쪽인 북쪽 벽면은 북쪽으로 붕괴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이에 따라 폭발의 점화원을 찾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문제점 사망 5명, 부상 50명 등 모두 55명의 사상자들에 대한 피해보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또 사고로 파손된 현장 인근의 상가 및 주택 20여채와 차량 20여대에 대한 보상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이날까지 정확한 화재원인이 드러나지 않은데다 목욕탕 주인 부부의 사망, 사고건물의 화재보험 미가입 등으로 보상 주체와 절차를 놓고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고건물은 2003년 6월 이후 지난 2일까지 2년여 동안 소방안전점검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관련 법은 연면적 600㎡ 이상 건물의 경우 2년에 한번씩 안전점검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사망자 장례비용 500만원씩 수성구는 사망자 구모(42·여)씨 등 3명의 유족에게 장례지원비로 각각 500만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숨진 목욕탕 주인 부부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사설] 대구 화재참사는 人災다

    대구 수성구의 ‘목욕탕 폭발사고’로 5명이 목숨을 잃고 48명이 크게 다쳤다. 하루가 멀다하고 일어나는 후진국형 안전사고로 고귀한 인명의 희생이 언제까지 되풀이되어야 하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경찰이 아직 현장 감식을 진행 중이나 지금까지 수사 결과로는 지하 1층 기름탱크실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더구나 사고 건물은 도심 재개발로 철거 예정이어서 누구 하나 책임지고 관리할 사람이 없었다니 애초부터 안전사각지대에 방치돼 있었던 셈이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경찰의 정밀감정을 통해 조만간 밝혀질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의 경찰수사와 감식, 목격자 및 세입자들의 증언 등을 종합할 때 시설관리 소홀 등 안전불감증이 부른 ‘예고된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높다. 화재 원인이 밝혀지더라도 수사의 핵심 대상인 목욕탕 주인 부부가 숨졌고, 건물 관리책임자 또한 명확하지 않아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지도 문제다. 건물에 대한 화재보험도 이미 1년 전에 해지돼 희생자들에 대한 보상도 쉽지 않을 것이라니 큰일이다. 관할 구청이나 소방당국도 안전문제를 간과한 행정적 책임이 없는지 철저하게 짚어봐야 할 것이다. 당국의 통계를 보면 올해 들어서만도 전국에서 2만 1000건이 넘는 화재가 발생했다. 단순 폭발사고도 42건에 이른다. 이에 따른 인명피해도 커서 310명이 생명을 잃었다. 대부분의 화재·폭발사고는 안전점검 소홀이나 안전불감증에 의한 것이다. 이번 대구의 사고처럼 위험에 노출된 건물이나 주택은 주변에 하나둘이 아니다. 평범한 교훈이겠으나 당국의 철저한 점검과 국민의 높은 안전의식만이 사고를 막을 수 있다. 똑같은 원인에 의한 똑같은 사고의 반복은 후진국에서나 있는 일이다.
  • 대구서 목욕탕 지하 보일러 폭발 48명 사상

    대구서 목욕탕 지하 보일러 폭발 48명 사상

    2일 오후 4시쯤 대구시내 한 목욕탕 건물에서 보일러 폭발로 화재가 발생,6명이 사망(5명)하거나 실종되고,43명이 중경상을 입는 참사가 발생했다. 경찰은 지하층 보일러가 폭발하면서 화재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건물 관리소홀이나 불량 기름 사용여부 등을 집중 조사중이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2만 5000여개에 달하는 목욕탕이나 찜질방 등 다중이용시설들의 상당수가 대형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어 관련 법령 정비와 함께 철저한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폭발에 이은 붕괴로 인명피해 늘어 사고는 대구시 수성구 수성3가 시티월드 옥돌사우나 5층 건물에서 비롯됐다. 목격자들은 두 차례의 폭발음 이후 건물이 화재에 휩싸였다고 말했다. 사고가 나자 현장에 119구조대와 경찰 등이 출동했지만 건물의 붕괴위험으로 현장 접근이 쉽지 않아 인명구조와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사고로 옥돌사우나 건물 1층 콘크리트 바닥이 완전히 내려 앉았고, 건물외벽과 천장 곳곳이 무너졌다. 인근에 주차돼 있던 차량 5대와 주변 건물의 유리창이 박살났다. 이날 사고로 목욕탕 주인 정명식(57)씨 등 남자 1명과 여성 4명(신원미상 1인) 등 5명이 사망하고, 최경환(39·수성3가)씨가 실종됐다.43명의 중경상자는 인근 병원에서 치료중이다. 사고가 나자 2∼3층 목욕탕에서 목욕 중이던 고객들이 건물에서 뛰어내려 부상을 입었는가 하면 일부는 알몸으로 탈출하는 등 큰 소동을 빚었다. ●불량 보일러기름 사용여부 조사 보일러 폭발로 불이 났지만 화재보다는 폭발에 따른 붕괴로 인명피해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지하층 보일러 실에서 폭발이 발생하면서 1층 콘크리트 바닥과 건물 외벽 일부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사고 건물 지하는 보일러실,1층 미용실,2층 여자 목욕탕,3층 남자 목욕탕,4층 찜질방,5층은 헬스장이다. 피해는 붕괴된 지상1층에서 많이 났다. 사고대책본부를 차린 경찰은 보일러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실제로 경찰은 지난 달 25일 퇴직한 사고건물 보일러 기사 신모(60)씨로부터 “(목욕탕 주인이) 오전에 전화를 걸어 (보일러실) 기계를 봐달라고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신씨가 그만둔 이후 옥돌사우나에서는 별도로 보일러 관리인을 두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관리소홀 의혹을 사고 있다. 경유 대신 혼합유 등 ‘불량 기름’을 사용했는지도 조사중이다. 경찰은 세입자와 목욕탕 직원, 목격자 등을 불러 지역 재개발에 따른 일부 상가가 철시했는데도 목욕탕이 계속 영업을 한 배경, 건물관리 소홀 여부, 불량기름 사용 가능성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부상자 구조 등에서는 시민정신이 큰 빛을 발휘했다. 화재 당시 건물 2층 여탕 안에 있던 서모(32·여·대구시 수성구 수성동)씨는 “4살난 딸아이를 구해달라고 소리를 치니 한 시민이 직접 사다리를 타고 2층으로 올라왔고 다른 네사람이 지상에서 이불 귀퉁이를 잡고 쿠션을 만들어 구조했다.”고 말했다. ▲사망자(5명) 정명식(57·목욕탕 남자 주인) 박순이(43·여·수성구 지산동) 구순옥(42·여·수성구 수성3가) 김지현(25·여·수성구 수성3가. 대구가톨릭대 영문과 4년) 신원미상 여성1명 ▲실종자(1명) 최경환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생활의 지혜] 표백제 냄새제거는 식초로

    목욕탕이나 부엌을 표백제로 소독하고 나면 고약한 냄새가 남는다. 이때 식초 몇 방울을 뿌려주면 곧 냄새가 사라진다.
  • 밤의 아가씨들은 이렇다

    밤의 아가씨들은 이렇다

      [본지 종합취재반] 서울엔 11살짜리 창녀가 있다. 사창가의 단골손님은 둘 중 하나가 군인 아니면 학생이다. 여관은「여관(女館)」으로 불릴만큼 일그러진「섹스」의 무도회장이 되고 말았으며, 윤락을 천직으로 삼고 있는「10년 근속자」만도 서울엔 15명이나 있다.「화이트·슬레이브」(백색노예)라 불리는 홍등가의 창녀들, 그들 병든 마음들에 깃든「병력(病歷)」은 그대로「시어리어스」(중증). 서울시는 올해 모든 적선 지역을 철폐시키기에 앞서 최초로 이들 윤락여성들에 대한 실태조사를 했다. 이 기사는 서울시 부녀과 조사와 부녀보호지도소, 그리고 서울시경의 조사를 한데 묶어 비교 연구한 본지 취재반의 종합취재. 서울의 사창가(私娼街)「알파」와「오메가」를 묶어보면 - 종3(鍾三)이 없어진 지 100일. 서울의 윤락가는 그 판도가 어떻게 달라졌을까. 어느 나라 어느 사회에서나 윤락여성의 수를 정확히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소위 적선(赤線)지구라고 하는 특정지역 이외에서도 윤락행위를「성업(盛業)」하고 있는 여성들이 많기 때문. 「종3 이후」서울시가 발표한 공식집계에 의하면 서울엔 69년 1월 1일 현재 10개 특정지역에 2천 7백명의 윤락여성들이 있다. 지역별로 보면 전농동 285명, 모진동 34명, 이태원동 618명, 영등포역전 278명, 김포공항 부근 155명, 시흥동 131명, 신길동 89명, 양(陽)동 396명, 도(桃)동 381명, 창신동 270명. 1천여 명의「종3녀」들이 떠나간 후 숫자로는 이태원동이 단연 최대의 윤락가로 등장한 것이다. 물론 이태원의 윤락여성들은 미군상대의 양공주들. 68년 9월말 종3이 철폐되기 직전의 서울시내 윤락여성 수는 모두 2,827명이었다.(서울시정연구회 조사) 이중 소위 종3으로 통하는 종로3가와 인의(仁義)동의 창녀수가 1,134명을 차지했었으니 이들이 거점을 잃은 지금 윤락여성수는 1천 7백여 명 정도로 줄어들어야 한다. 그런데 사실상 10개 특정지역의 창녀수가 2천 7백명이니 구(舊)종3출신이 다른 지역으로 흩어져 있을 것이라는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 행정구역별로 서울시내의 윤락여성 분포상황은 좀더 세분할 수 있다. 중구에서는 인현(仁峴), 숭남(崇南), 흥천(興天), 동자(東子), 회현(會賢), 도(桃)동 등 6개 동, 그리고 용산구에서는 남영(南營), 한남(漢南), 한강로 등 3개 동, 동대문구에서는 창신(昌信), 전농(典農) 등 2개 동, 성동구에서는 흥인(興仁), 장안(長安) 등 2개 동, 영등포구에서는 신길(新吉), 영등포, 공항, 시흥(始興), 문래(文來), 양평(楊坪), 당산(堂山) 등 7개 동에 많든 적든 간에 윤락여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모진동, 이태원동, 공항동, 시흥동, 신길동 등이 외국인 상대이며 나머지는 한국인 상대. 이상은 당국에 의해 어느 정도 공인 혹은 묵인되고 있는 지역의 윤락여성 동태인데 서울 시내엔 이밖에도 3천여 명의「몸을 파는 여인」들이 더 있다. 여관의「콜·걸」과 매음까지 겸하는 술집의 작부, 거리에서 유객을 하는「아르바이트」창녀들이 그들. 옛 종3의 포주들이 휘하(?) 창녀들을 거느리고 매음까지 겸하는 새로운 형태의 술집을 종3 주변과 시내 변두리 지역에 차리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그 옛날 색주가의「리바이벌」판이 서울의 명물로 새로 등장할 날도 멀지 않았을는지 모른다. 윤락에 가장 위험한 나이는 19세, 최연소는 11살 짜리도 ◎ 윤락 최초의 연령 우리나라 윤락여성들이 다른 나라의 그것과 다른 두드러진 점이 있다면 평균 연령이 현저히 낮다는 것이다. 서울시의 조사에 의하면 21~23세층이 42.6%로 제일 많으며 다음이 18~20세층으로 32.5%, 그러니까 전체 윤락여성의 78.3%는 23세 이전의 꽃다운 나이에 윤락의 함정에 빠졌다는 애처로운 얘기다. 서울시 부녀보호지도소의 조사로는 윤락여성들의 20%는 19세 때 이미 자신들의「처녀」를 잃고 있다. 6백명의 윤락여성을 대상으로 한 이 조사를 보면 12세 때 첫 성교를 경험한 예는 2명이며 13세가 4명, 14세가 5명, 15세가 34명, 16세가 45명, 17세가 87명, 18세가 103명으로 각각 늘어나다 19세가 120명으로「피크」를 그린다. 지금까지 발견된 최연소의 창녀는 11세 짜리. 이런 무서운 현상은 우리나라 윤락여성들의 많은「퍼센티지」가 자의 아닌 유인·강압 등의 타의에 의해 악의 구렁텅이로 빠지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 최초의 윤락장소 최초의 윤락장소로는 여관이 46.4%로 1위이며 자택이 27.5%로 2위, 그리고 야외가 16.7%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요즘의 여관은「여관(旅館)」이 아니라「여관(女館)」이라는, 시셋풍속의 논리적인 귀결. 2,768명의 윤락여성 중 1,241명이 여관에서, 769명이 자택에서, 467명이 야외에서 각각 최초의 윤락행위를 저질렀으며 그밖에 42명이 목욕탕에서, 54명이 해수욕장에서 매춘이라는 이름의「신장개업」을 차렸다. ◎ 윤락의 원인 왜 몸을 팔아야 하는가. 윤락여성들이 고백하는「윤락의 변」은 그대로 우리네 사회상의 축소판이다. 첫째 원인이 생활고. 거의 반수에 해당하는 48%가 생활고를 윤락원인의 1위로 들고 있다. 다음이 실연으로 15.5%, 타인의 유혹(포주「펨프」등)이 14.3%로 그 뒤를 바짝 좇고 있다. 「전혀 자의(自意)로」창녀를 지망했다는 직업창녀(?)는 전체의 11%이며 이혼이 윤락의 원인이 되었다고 고백하는 축도 7.3%나 되고 있다.(서울시 조사) 한편 서울시 경찰국의 조사에 의하면 생활고, 타인의 유혹 외에도 불우한 가족관계(12.9%), 사치 및 허영심(15%) 등도 중대한 윤락의 원인이 되고 있다. 손님은 군인·학생 차림이 41%, 반수는 첫날에 순결(純潔) 잃고 ◎ 상대자의 직업 윤락여성을 필요로 하는 실수요자(?)는 어떤 계층일까. 이번 비교연구 조사에서는 수요층의 직업분포를 알기 위해 최초의 윤락 상대자를 물었다. 단골 고객은 군인과 학생 차림이 각각 20.5%로 공동 1위. 다음은 상인 13.7%, 회사원 8.3%, 불량배 5.7%, 공무원 5.6%, 운전사 3.6%로 밝혀지고 있다. 부녀 보호지도소에서는 이와는 좀 다른 각도에서 첫 성교 대상자를 물었는데 윤락 후의 고객이 첫 상대라고 말한 쪽이 47.1%로 제일 많았으며「타인」이 26%, 교제하던 사람이 16.3%, 남편이 5.8%, 동거인이 4.8%로 나타나고 있다. 결국 윤락여성의 반이「윤락행위」로 첫 순결을 잃었다는 얘기. ◎ 윤락행위 기간 『이왕 버린 몸, 돈이나 벌자』는 간단한 생각이「윤락행위의 계속」을 촉진한다. 어느「정글」지대의 수렁처럼 몸을 뒤치려하면 점점 더 빠져 들어가게 마련인 게 매춘가의 일반적인 생리. 서울시의 조사에 의하면 윤락행위 기간은 1년이 전체의 20.6%로 제일 많으며 2년이 17.9%로 그 뒤를 잇고 있다. 3년은 15.4%, 4년은 9.4%, 5년은 6.3%로 햇수가 늘어남에 따라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경향. 그런가 하면 2,768명의 대상자 중「창녀 10년 이상 근속자」는 28명이 되고 있으며 9년(15명), 8년(31명), 7년(45명), 6년(94명)의 유공자(?)도 기라성처럼 늘어서 있다. ◎ 피임·임신 경험 여부 윤락여성들은 여성의 가장 큰 존재 이유(?)일 임신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서울시 부녀과의 조사를 보면 68.2%는 피임 약제나 기구를 안 쓰고 있으며 30.9%만이 어떤 형태의 피임 수단을 쓰고 있다. 또한 38.1%는 임신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61%는 단 한 번의 임신 경험도 없다. 임신의 적령기이며 성교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 이들이 대부분 피임을 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61%나 임신경험이 없다는 것은 생리적으로 어딘가 결함이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 윤락생활 청산 못하는 이유 윤락생활에서부터 이들이 이탈하지 못하는 이유는 서울시 부녀과의 조사와 부녀보호지도소의 조사 사이에 현격한 차이가 있다. 부녀과의 조사에 의하면 생활고가 70.9%로 수위이며 다음이 채무 14.5%, 귀향이 싫어서 11.6%, 윤락생활이 좋아서 2.2%의 순서. 그런가 하면 보호소측의 조사를 보면 구속감이 없어서(27.2%), 가족부양 때문에(19%), 빚 때문에(11.5%), 자포자기(10.7%), 포주깡패의 협박감시(5.5%), 귀가시의 꾸지람과 수치감(7.2%) 등이「현재」를 청산하지 못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 마디로 자유분방한 심리적 요인이 이들로 하여금 윤락행위를 계속하도록 재촉하고 있다는 것이다. ◎ 윤락 전 직업·장래희망 그 난만한「밤의 몸짓」들에도 미래는 있다. 부녀보호지도소의 조사에 나타난 윤락여성들의「장래」는 각양각색. 6백명의 조사대상자 중 22%인 132명은「현모양처」를 바라고 있어 단연 여성 본연으로의 귀의를 꿈꾸고 있다. 결혼을 원치 않는 나머지 88% 중 14%는 미용사·이발사, 12.2%는 배우·가수, 9.5%는 편물·양재사가 되기를 바라고 있으며 학업을 계속하고 싶다는 쪽도 3.4%나 되고 있다. 이들의 장래희망은 윤락 전의 직업과도 다소의 상관관계가 있다. 이들은 윤락 전 31.2%가 식모살이를 했으며 16.2%가 여공 및 노동, 11.3%가 접대부, 5.2%가 학생, 3.2%가 차장 등의 전력을 경험했다. ◎ 생활사(生活史)면의 실태 <출신도별> 서울시 조사로는 충남이 13.8%로 수위이며 다음이 서울의 13.3%, 경남의 13% 차례이다. 부녀보호지도소의 경우는 경남이 15.5%로 제일 많고 충남이 14.7%로 다음, 전남이 13.7%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시 경찰국의 통계에 의하면 1위가 경남으로 18.2%, 2위가 경기의 12.7%, 3위가 전북의 11.7%로 세 군데의 통계에 다소 차이가 있다. <학력별> 세 가지 조사의 공통된 점은 국민학교 정도의 수학자가 전체의 반을 넘고 있다는 것. 서울시 조사에서는 국졸이 51.9%, 중퇴가 12.5%, 중졸이 11.6%로 가장 많은 편이며, 문맹이 10.7%나 있는 반면 고졸(1.9%)과 대퇴(0.2%)도 상당수가 있다. 서울시경 조사에서는 고졸이 3.5%, 중졸이 14.6%로 나타나 평균 학력이 높이 올라가 있다. <양친관계> 친부모가 생존해 있는 가정 출신이 서울시 조사에서는 36.4%, 보호소의 조사에서는 30.7%로 나타나 있다. 서울시경에서 3,338명의 윤락여성을 상대로 낸 조사에 의하면 31.3%인 1,044명은 편모가족, 25.5%인 853명은 편부가족이며 1.4%인 46명이 무남독녀, 4.1%인 136명이 고아 출신으로 나타나 있다. 전체의 79.5%는 윤락 전에 미혼이었으며 9.2%가 이혼 경험이 있었다. [ 선데이서울 69년 1/19 제2권 제3호 통권17호 ]
  • [생활의 지혜] 베이비 오일로 목욕탕 청소를

    세면기의 찌든 때는 베이비 오일을 발라준 후 스펀지로 문지르고 세제로 씻어주면 깨끗해진다.
  • [세상에 이런일이] 초보도둑 초친운전

    “막상 차는 훔쳤는데 운전이 만만치 않더라고요.” 대중목욕탕에서 승용차 열쇠를 훔쳐 차를 몰고 달아났던 20대가 운전미숙으로 경찰에 붙잡혔다. 김모(23·대구시 달서구 두류동)씨는 지난 10일 새벽 5시20분쯤 대구 남구 대명동 모 대중목욕탕에 손님을 가장하고 들어갔다. 김씨는 카운터 종업원이 잠든 사이 손님 이모(46)씨의 로디우스 승용차 열쇠를 훔친 뒤 차를 몰고 달아났다. 목격자가 없는 완전 범죄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뒤쪽에 경찰차가 따라붙었다. 운전이 미숙해 차선을 넘나드는 것을 수상히 여긴 경찰 순찰차가 이미 1㎞ 전부터 추격을 하고 있었던 것. 경찰은 차적조회를 통해 도난신고된 차임을 확인하고 김씨를 검거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맘대路 멋대路 프랑스여행

    맘대路 멋대路 프랑스여행

    유행의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가이드의 깃발을 쫓아 다니는 패키지 여행은 구시대 유물.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앞두고 ‘내맘대로’ 자유롭게 떠나는 선진국형 개별자유여행(FIT)이 새로운 추세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어디를 가보았다는 ‘점찍기식’ 여행에서 벗어나 나만의 여행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젊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여행을 즐길 줄 아는 젊은이들이 가장 먼저 찾는 유럽의 관문인 프랑스를 FIT로 직접 다녀왔다. 쪽빛 하늘과 에메랄드빛 바다, 초록빛 계곡과 드넓은 초원을 따라 파리에서 노르망디, 루아르, 꼬뜨 다쥐르, 프로방스까지 발길 닿는 대로 다녔다. 렌터카와 지하철, 버스, 프랑스 철도와 연안 여객선, 조그만 지방 철도에도 올랐다. 여행도중 뜻하지 않은 곳에서 멋진 풍경을 만났다. 에펠탑이나 니스해변 등 여행안내책자에 나와 있는 명소들보다 프랑스의 푸른 자연속에 숨겨진 비경들이 더 아름다운 감동을 안겨줬다. 그렇다고 패키지 여행보다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은 아니다. 크게 어렵지도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전정신과 철저한 준비다. 출발부터 도착까지 기자가 다녀온 10박 11일간의 프랑스 여행을 소개한다. ■ 도움말 MK유럽, 레일유럽, 프랑스관광청 프랑스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여행, 이렇게만 하면 준비가 반이다 준비에 많은 시행착오가 뒤따랐지만 여행에 대한 설렘으로 즐거운 시간이었다. 준비에 노력한 만큼 편하고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다는 교훈을 준 시간이기도 했다. 출발 한달전. 본격적인 여행 준비를 시작했다. 먼저 항공과 숙박, 이동수단 등의 순으로 여행의 골격을 잡았다. 항공편은 인터넷 서핑을 통해 에어프랑스 홈페이지에서 특가 상품을 찾아냈다. 프랑스 파리를 경유하는 니스행 항공권으로 항공료 79만 9000원에 파리 스톱오버(경유지에서 24시간 이상 체류하는 것) 비용 10만원, 세금 10만 9000원 등 모두 100만 8000원. 정상 가격(130만∼180만원대)보다 많이 쌌다. 일본이나 두바이 등을 경유하는 60만∼80만원대 항공편도 있었지만 편하고 빠른 직항편을 택했다. 숙박은 유럽지역 호텔 예약 전문업체인 MK유럽(02-719-0461)을 통해 일정에 맞는 주요 도시에 호텔을 정했다. 인터넷에 숙박예약 사이트가 많지만 MK유럽은 국내 여행사 등에 호텔을 공급하는 다국적 호텔 체인업체로 훨씬 저렴하다. 숙박은 특급부터 일반 호텔까지 다양하며, 숙박비는 문의해 경비에 맞추면 된다. 교통수단의 경우 지하철이나 버스 등 단거리 이동은 현지에서 해결하면 되지만 철도나 렌터카 등은 국내에서 예약하는 것이 편하고 저렴하다. 유럽 지역의 철도는 레일유럽 한국사무소가 있는데 개인 예약은 받지 않으며, 서울항공(755-1144)과 걸리버(2170-6500),RTS(722-4033)에서 대행한다. 렌터카는 허츠나 에이비스, 알라모 등의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면 된다. 개별 여행인 만큼 휴대전화 로밍서비스를 받으면 된다. 통신사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략 분당 발신은 1000∼2000원, 수신은 400∼500원이다. 여행자 보험은 출국직전 공항에서 가입하면 된다. 비용은 보상액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사망 1억원, 상해치료 2000만원, 질병치료 1000만원, 휴대품 분실 40만원의 경우 10일에 1만 5000∼2만원선이다. 여행 준비물로는 인터넷 등을 통해 자기가 가볼 곳에 대한 여행정보를 미리 찾아 준비하고, 프랑스 여행서적 2권 정도를 지참하면 좋다. 특히 파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관광지는 불어 안내서밖에 없는 만큼 불어 사전도 지참하면 요긴하다. 이 정도만 준비하면 여행에 큰 어려움은 없다. 기타 현지 여행 정보는 기사의 <ⓘ>를 참고하면 된다. ◆ DAY1 몽마르트르, 야경에 취하다 ●설렘과 걱정, 파리에서의 첫날밤 ‘잠시후 샤를르 드골공항(CDG) 도착하겠습니다.’현지 시간 오후 6시40분(국내 시간 새벽 1시40분). 파리 도착을 알리는 대한항공 KE 901편 기장의 목소리에 잠이 깼다. 창밖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파리의 하늘은 구름 한점 없이 그저 파랗기만 하다. 오후 1시55분 서울을 출발한 비행기는 12시간을 날아왔지만 파리는 한낮의 강렬한 태양이 내리쬔다.‘뭘 해야하나?’ 첫 숙박지를 찾는 것조차도 부담스럽게 다가왔다. 목적지는 파리시내 북쪽에 위치한 ‘포레스트 힐 라 빌레트’(Forest Hill La Villette). 시내 지도를 펴고 한동한 고민한 끝에 고속전철(RER)과 지하철을 타는 것이 찾기 쉬울 듯싶어 공항 RER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RER 티켓(8.75유로)과 지하철표를 10묶음 단위로 할인 판매하는 ‘카르네’(carnet)를 구입했다. 지하철과 버스를 함께 탈 수 있는 티켓 1장은 1.30유로지만 카르네는 10유로. <ⓘ-1> 처음 타본 RER는 후텁지근했는데 무엇보다 내릴 역에 대한 안내방송이 없어 당혹스러웠다.RER는 20분만에 파리 북역(Gare du Nord)에 도착했고, 지하철 2,7호선으로 갈아타고 ‘포르트 드 라 빌레트’(Porte de la Villette)역 에 내렸다. 지하철 역시 안내방송이 없어 역구내의 간판을 보면서 내릴 곳을 가늠해야 했다. 지하철 문도 우리와 달리 수동식으로 내릴때 녹색버튼을 누르거나 손잡이를 손으로 돌려서 열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호텔 프런트에 ‘호텔 바우처’(호텔 예약서)를 보여주고 방을 얻은 뒤 짐을 풀었다. 별 3개인 호텔 숙박료는 조식을 포함,1박에 210유로. <ⓘ-2> ●젊음이 가득한 몽마르트르 언덕 밤 9시. 피곤함이 밀려왔지만 몽마르트르 언덕으로 가기위해 과감히 방을 나섰다. 지하철 7,2호선을 타고 앙베르(Anvers)역에 내려 사크레쾨르 사원이 있는 언덕을 올라갔다. 순백의 성당 잔디에는 늦은 시간에도 많은 인파로 붐볐고, 언덕위의 노천 식당 테라스는 활기가 넘쳤다. 배가 고파왔다. 성당 아래 ‘레테 앙 팡트 두스’(L´ete en Pente Douce)라는 작고 예쁜 식당을 찾았다. 식사는 ‘오늘의 요리’로 치즈와 토마토, 돼지고기 등을 넣은 샐러드 ‘살라드 뒤 뮐레’(11유로)로 양이 무척 많다. 팁은 식탁에 놓고 나오면 된다. <ⓘ-3> 순백색 조명을 밝힌 성당을 올라가자 야경을 감상하는 인파로 가득했다. 남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젊은 남녀가 키스를 하는 장면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처음에는 다소 당황했지만 너무 자주 보여(?) 금방 익숙해 졌다. 이어 성당을 끼고 오른쪽길로 올라가면 몽마르트르 언덕이 나타나는데 밤 11시가 넘은 시간에도 10여명의 화가들이 관광객들에게 초상화를 그려주고 있었다. 밤 12시 호텔로 돌아와 파리의 첫날밤을 지냈다. 한국 시간으로 치면 아침 7시로 밤을 꼴딱 세운 셈이다. <ⓘ-4> ◆ DAY2 센강은 좌우를 나누지 않는다 ●쪽빛 하늘을 따라 도심을 걷다 눈이 부시도록 파란 물빛이 창밖에서 쏟아진다. 그 빛에 놀라 잠을 깬 것은 오전 5시. 시차 탓에 빨리 일어난 것이다. 호텔에서 간단히 빵과 커피로 아침을 먹은 뒤 본격적인 시내 관광에 나섰다. 오전 8시. 지하철을 타고 파리의 중심인 시테(Cit)섬의 노트르담 대성당으로 향했다.<ⓘ-5> 시테역에 내리자 고딕 건축의 최고 걸작인 대성당이 눈앞에 펼쳐졌다. 바닥에는 파리 중심석이 새겨져 있다. 형형색색의 스테인드 글라스가 비취는 성당 내부는 장엄함과 엄숙함에 저절로 고개를 숙이게 만든다. 이어 걸어서 파리의 중심을 흐르는 센(Seine)강을 건넜다. 강폭은 넓지 않았지만 주변의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파리 3·4대학(소르본대학)을 거쳐 뤽상부르 공원에 도착해 휴식을 취했다. 앙리 4세의 왕비가 세운 공원으로 넓이가 25만㎡에 이른다. 사각형으로 반듯하게 깎아놓은 나무과 넓은 잔디밭. 잔디에 누워 하늘을 봤다. 구름 한점없는 하늘이 마음을 편하게 한다. ●죽은자들의 세계 카타콩브 찌는 듯한 더위는 시원한 곳으로 발길을 돌리게 했다.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한 지하묘지 카타콩브(Catacombes·입장료 5유로). 사전 지식이 없이 들어간 지하묘지는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주택가 한복판에 만들어진 지하묘지로 800m에 이르는 동굴안에 인골 600만기가 안장돼 있다. 낮 12시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관광객이 거의 없다. 나선형 계단을 땅속으로 내려가자 어두컴컴한 동굴안에서 서늘함이 밀려왔다. 기온은 11∼12도. 밖의 날씨와 비교하면 등골이 오싹해지다 못해 춥다. 가로 1.5m, 높이 3m의 동굴을 따라 100m쯤 걸어들어가자 유골이 동굴 양 옆으로 빼곡하게 쌓여 있다. 출구까지는 45분이 걸린다. 밖으로 나와 인근에 있는 ‘와자’(Wadja)라는 레스토랑을 찾았다. 이 지역 예술가들이 모여 토론을 벌이는 식당이다. 매일 바뀌는 오늘의 메뉴는 전채요리와 메인요리, 디저트 세 가지로 구성된다. 전채요리는 꽃양배추 샐러드, 메인요리는 생선과 쇠고기, 디저트는 과일프루츠나 치즈빵 중에 고르면 된다. 발품을 팔아도 아깝지 않을 만큼 맛있다. 가격도 14유로로 비교적 저렴하다. 몽파르나스 묘지는 철학자 사르트르와 시인 보들레르, 소설가 모파상 등 저명인 100여명이 잠들어 있는 곳으로 인근 주민들에게는 공원처럼 편안한 곳이다. 파리에서 가장 맛있는 아이스크림집을 찾아 지하철을 타고 7호선 퐁마리(Pont Marie) 역에 갔다. 역에서 나와 퐁마리 다리를 건너 첫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 바로 보이는 ‘베르티용’(Berthillon)이라는 집이다. 유사한 아이스크림 집이 많아 헷갈리기 쉽지만 간판에 ‘31번’이라고 쓰인 집이 원조다. 가격은 1컵짜리가 2유로,2컵짜리가 3.5유로다. <ⓘ-6> 휴식도 여행의 일부. 오후 8시 간단히 저녁을 먹은 뒤 잠자리에 들었다.<ⓘ-7> ⓘnformation center ⓘ-1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RER와 버스, 택시 등 다양하다.15∼2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에어프랑스 버스의 경우 편도 11.50유로 정도이며, 택시는 도심까지 40∼50유로(야간 20% 할증)다. 환율은 1유로에 1240원 정도. ⓘ-2 이는 공시 가격으로 국내에서 예약하면 훨씬 저렴하다. 호텔 숙박료는 대도시와 지방, 성수기와 비수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지방 도시의 별 1∼2개짜리 호텔이 40∼80유로다. 별 3개 이상은 100∼300유로 선이다. ⓘ-3 팁은 음식값이나 택시요금의 10% 정도지만 식당에서는 통상적으로 2∼3유로 정도면 된다. ⓘ-4 항공권은 에어프랑스 티켓을 끊었지만 왕복 대한항공을 이용했다. 인천∼파리행은 오전 10시25분, 오후 1시55분 두차례 있는데 오전은 에어프랑스, 오후는 대한항공이 운항된다. 두 항공사가 코드셰어(좌석공유)를 해 두 곳 중 저렴한 항공사에서 티켓을 끊으면 된다. 돌아오는 항공편은 오후 1시15분,9시50분에 있다. 에어프랑스 티켓으로도 대한항공 마일리지 적립이 가능하다. ⓘ-5 지하철은 14호선까지 있으며, 운행은 오전 5시30분부터 자정넘어(0시30분)까지 운행한다.1·3·5일권인 파리비지트 패스(www.parisvisite.co.kr) 등 다양한 할인 티켓 제도가 있지만 하루에 티켓이 2∼3장 정도면 충분한 만큼 카르네가 간편하다. ⓘ-6 프랑스 거리는 집 주소만 알면 지도 한장만 들고도 어디든 찾아갈 수 있을 만큼 잘 정비돼 있다. 지도에 표시된 도로 번호를 따라 가면 원하는 곳을 찾을 수 있다. ⓘ-7 프랑스 전원은 220V로 우리나라와 같다. 자기전 카메라와 캠코더 등을 충전하면 된다. ◆ DAY3 전원 드라이브, 느림을 즐기다 ●파리의 명물 에펠탑과 개선문 전날 너무 일찍 잠을 청한 탓에 눈을 떠보니 새벽 2시. 잠이 오지 않아 오후부터 시작될 렌터카 여행을 준비했다. 책을 펴고 오를리(Orly) 공항에서 노르망디 지역의 수도원 몽생미셸로 가는 길을 연구했다. 전날 5유로 주고 구입한 미슐랭(Michelin) 프랑스 전도를 펴고 고민하는 사이 어느 덧 날이 밝았다. 오전 일정은 에펠탑과 개선문. 식상하리만치 유명한 파리의 상징물이지만 빼놓을 수는 없었다. 오전 8시 에펠탑을 향했다. 에펠탑은 6호선 트로카데로(Trocadero)역과 비르아캥(Bir-Hakeim)역에서 내리면 갈 수 있다. 샤이요(Chaillot) 궁전도 구경하면서 내려갈 겸 트로카데로 역에서 내렸다. 멀리 샹드 마르스 공원과 에펠탑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1898년 프랑스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건립된 에펠탑은 높이 320m로 3개 층에 있는 전망대에 오르면 시내 전경을 볼 수 있다. 이어 샤를르 드골 에투알(Charles de Gaulle Etoile)역에서 내려 개선문을 본 뒤 콩코드 광장까지 이어지는 샹젤리제 거리를 걸었다. 넓은 도로를 따라 유명브랜드 매장이 줄지어 있다. 오를리 공항을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센강을 따라 앵발리데(Invalides) 옆에 있는 에어프랑스 버스정류장으로 걸었다. 센강 유람선을 타는 바토뮤슈 승선장에는 일찍부터 관광객들이 유람선 관광에 나섰다. 센강과 어우러진 에펠탑의 풍경이 장관이다. 퐁데 앵발리드 다리와 알렉상드르 3세 다리, 앵발리드 공원을 지나자 정류장이 나타났다. 도보로 30분. 오를리행 버스는 30분마다 1대씩 있는데 1인당 8유로다. 차비는 기사에게 내면 된다. 시내 교통이 막혀 공항까지 40분쯤 걸렸다. ●렌터카를 몰고 시골 풍경속으로 오를리 웨스트 공항 허츠 렌터카 데스크에서 한국에서 예약한 바우처와 함께 국제면허증, 신용카드를 내밀자 손쉽게 수속을 끝냈다. 직원은 프랑스내 호텔 주소를 물은 뒤 “한번도 안 탄 새차를 빌려 주겠다.”며 웃는 얼굴로 인사했다. 수속을 마친 뒤 터미널에서 나와 주차장으로 향했다. 렌터카는 이제 막 출고된 소형 벤츠. 타코미터(운행기록장치)에 36㎞라고 찍힌 갓 출고된 차량이었다.<ⓘ-8> 오후 1시30분. 무작정 공항을 빠져 나왔다. 낯선 곳에서의 운전, 낯선 차에 대한 불안감이 밀려왔다.‘괜히 빌렸다.’는 후회도 들었다. 렌터카 직원이 “공항을 나가 5분쯤 파리 시내쪽으로 가다가 ‘베르사이유’(Bersailles) 방향의 표지판이 보이면 그 길로 진입하라.”고 알려줬지만 긴장한 탓에 진입로를 놓쳤다.10여분쯤 헤매다 결국 차를 세운 뒤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 겨우겨우 고속도로에 오를 수 있었다. 고속도로에는 차가 많지 않았다. 특이한 점은 편도 3차로의 차선중 모든 차가 가장자리의 차선을 이용한다는 것. 추월할때만 1·2차선을 이용했다. 고속도로의 제한 속도는 130㎞, 비가 올 때는 110㎞. 차들은 운전경력 15년인 나도 별로 내본적이 없는 170∼190㎞의 속도로 말그대로 쌩쌩 달린다. 어느 정도 운전에 익숙해지자 주변 경치가 하나둘 눈에 들어왔다. 널찍한 벌판에 젖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는 그림속의 풍경들이 계속 이어졌다. 긴장이 풀리자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렸다. 샤르트르 지방을 지나 고속 휴게소로 들어갔다.<ⓘ-9> 낯선 프랑스 라디오 방송에서 들려오는 음악을 들으며 달린지 3시간. 국내에서 좋아하는 음악 CD 등을 가져 올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국도로 1시간쯤 달리자 오후 5시30분 몽생미셸에 도착했다. 널찍한 갯벌 사이로 난 긴 도로를 달리자 햇빛을 받아 금색으로 빛나는 웅장한 수도원이 눈앞에 펼쳐졌다. 수도원 앞 주차장(주차료 4유로)에 차를 세운 뒤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성 내부 관람은 6시까지로 아쉽게도 입장이 마감됐다. 그렇지만 성안 마을 등은 돌아볼 수 있었다. 성안은 17세기의 마을 모습 그대로다. 고풍스러운 호텔, 식당, 매점, 기념품 가게 등이 있다. 사람이 살고 있는, 살아있는 과거의 마을이다. 레스토랑 호텔인 ‘메르 풀라르’ 맞은편에 있는 유명한 비스킷 가게에 들러 버터와 우유가 듬뿍 들어간 ‘칼레트’ (9유로) 한상자를 샀다. 오후 8시쯤 성을 나와 숙소를 잡기로 했다. 다른 지역의 숙소는 서울에서 미리 예약을 했으나 이 지역은 렌터카 일정이 늦게 결정되는 바람에 숙소를 정하지 못했다. 몽생미셸에서 10분쯤 거리에 있는 성밖 마을에는 호텔들이 많았다. 그러나 차로 1시간을 달려 항구도시 생말로(St.Malo)에 도착했다. ●시골 피자집 아저씨의 미소 밤 9시. 생말로는 젊음의 활기가 넘쳤다. 해변에는 수영하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제트스키, 보트 등이 거친 물살을 가르며 달렸다. 숙소는 유스호스텔의 일종인 상트로 바트릭 바탕고 ‘오베르주 쥐네스’(Auberge de jeunesse). 건물이 아담하고 예쁜데다 해변 근처에 있어 인기가 높은 숙소다.2인실을 빌려 짐을 풀었다.(숙박료는 조식 포함 1인당 16.5유로). 방은 깨끗하고 넓었다. 직원에게 한국에서 왔다고 말하자 “올 초부터 한국 배낭여행객들이 조금씩 찾고 있다.”며 2유로인 침대 커버를 무료로 건네줬다. 짐을 풀고 인근 ‘엘 파티오’(El Patio)란 식당에서 늦은 저녁을 했다. 작은 피자와 시원한 생맥주 한잔으로 목을 축이자 하루의 피로가 씻은 듯 달아났다. 특히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고객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피자집 아저씨의 미소는 두고두고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음식값은 10유로. ⓘnformation center ⓘ-8 렌터카는 국내 대행업체에 전화로 예약하면 이메일로 바우처를 보내주는데 인쇄해서 가져가면 된다. 비용은 24∼27일(3박 4일) 72시간 빌리는데 89.59유로이며, 세금 등을 포함해 143유로 정도가 든다. 예약시 오토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국제면허증은 각 운전면허시험장에 가면 당일 발급해 준다. 인지대 5000원. ⓘ-9 휴게소는 우리나라 비슷하다. 주유소를 거쳐 들어가면 대형 슈퍼마켓과 화장실, 레스토랑이 있다. 톨게이트도 우리나라 체계와 비슷해 입구에서 표를 뽑은 뒤 나갈 때 돈을 지불한다. ⓘ-10 프랑스의 운전에서 반드시 알아둬야 할 것은 ‘선진입차 우선’인 교차로. 우리나라와 같은 사거리에는 대부분 로터리가 있는데 왼쪽에 진입한 차가 없으면 들어갈 수 있다. ⓘ-11 고성 투어버스는 투르역 광장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출발하는 투어 차량이 있다. 반나절(5∼6시간), 하루코스(9시간) 등이 있는데 20∼40유로다. 입장료와 점심값은 별도다. ◆ DAY4 투르, 동화나라로 가는 길 ●생말로에서 투르까지 안개 낀 ‘그랑베 섬’(Rocheur du Grand Be)과 해안선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해변은 이른 아침부터 조깅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간간이 빗줄기가 쏟아지는 해변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차를 몰고 시내를 한바퀴 돌았다. 좁은 도로를 따라 가자 프랑스 최대의 항구답게 수백여척의 요트가 정박해 있고, 영국 등지로 떠나는 대형 여객선도 기적을 울리며 사람들을 불렀다. 오전 10시. 간단하게 숙소에서 아침을 해결한 뒤 루아르(Loire) 고성지역을 보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고속도로보다는 시골 국도를 달리고 싶은 마음에 국도를 따라 떠났다. 내리던 빗줄기도 점차 줄어든다.<ⓘ-10> 시골길은 무척 한적했다. 스쳐지나가는 하나하나의 풍경이 그림이다. 그래서 프랑스에 고흐, 고갱, 마티스 등 유명 화가들이 이곳에서 활동하지 않았겠느냐는 생각이 스쳤다. 대형 지도를 따라 가다 보니 수차례 길을 잃었지만 그것도 하나의 재미였다. 그냥 주변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밌었다. 라발, 앙제시내를 거쳐 지나갔다. 기름이 거의 바닥이 가까워 온다. 주유도 하고 잠시 쉴 겸 다시 고속도로에 들렀다. 얼마쯤 달리자 휴게소다. 주유소는 셀프 주유다. 노랑, 파랑, 빨강 라벨의 주유기가 있어 어느 것을 넣어야 하나 잠시 고민. 근처에 있는 “주유원에게 어느 것을 넣어야 하느냐”고 묻자 ‘쉬페르 프르미에르’(Super Premiere)라고 쓰인 노란색 주유기를 가리켰다. 처음으로 직접 해보는 주유. 차의 주유기를 열고 넣자 45ℓ나 들어간다. 기름이 가득차면 저절로 멈춰 주유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기름값은 50유로로 따져보니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계산은 주유한 후에 중앙에 있는 계산원에게 가서 주유기 번호를 불러주면 된다. 투르로 향하는 길은 영화속에서나 봤음직한 전원 풍경 그대로다. 경치에 취해 차를 대놓고 쉬어가기를 여러번. 사나흘을 머물러도 좋을 듯 싶을 정도로 아름답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와의 만남 오후 4시 ‘프랑스의 정원’으로 불리는 루아르 계곡에 접어들었다. 프랑스에서 가장 긴 1020㎞의 루아르 강을 따라 르네상스 시대의 왕후, 귀족들의 수많은 성이 흩어져 있다. 프랑스 전역에 약 5000개의 성이 있는데 이중 쉬농소·앙부아즈·랑제·앙제·블루아·쇼몽·슈베르니성 등 80여개가 이 곳에 있다.<ⓘ-11> 첫 목적지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무대가 된 위세(Uss)성. 투르시내에서 28㎞떨어진 곳으로 1485년에 건축됐다. 동화속의 성처럼 하늘로 솟아오른 첨탑이 주변 경치와 어울려 아름답다. 너무 조용해 정말 공주가 잠만 잘 수밖에 없었을 것처럼 고요하다. 사진은 성 앞에 있는 작은 강 뒤에서 찍는 것이 예쁘다. 사진을 찍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인근에 있는 아제 르 리도(Azay-le-Rideau)성으로 향했다. 성보다는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휴양객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다. 점심은 인근의 ‘라망드’라는 식당에 들어가 오믈렛(8유로)으로 간단히 때웠다. 이어 빌랑드리(Villandry) 성으로 향했다.16세기 건축물로 르와르 고성중 가장 마지막에 곳.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기 쉽지 않아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고성 관광’ 안내 광고에 등장할 정도로 아름다운 성이다. 각종 야채가 있는 정원, 장식정원, 분수정원 등 정원이 특히 아름답다. 내부와 정원 관광은 8유로. 오후 7시. 투르 시내에 예약한 ‘홀리데이 인 호텔’에 들어갔다. 기차역 앞에 있어 찾기 쉬웠다. 주차장에 들어가려면 먼저 호텔 체크인을 한 뒤 가로막을 통과할 수 있는 비밀 번호를 받아야 하며, 주차료 7유로를 내야 한다. 식사는 역 앞에 있는 ‘로데옹’(L´odeon)이란 식당. 이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민물고기 요리를 파는 곳으로 가격은 15∼20유로. ◆ DAY5 작은 마을에 들러 고흐를 기리다 ●투르에서의 한적한 휴일 프랑스의 주말은 어떨까. 시민들의 휴일 생활을 엿보려 일요일마다 시청앞에 장이 서는 벼룩시장을 찾았다. 100여개의 노점에는 집에서 쓰던 소품이며, 책, 그림, 찻잔, 액자, 음악판과 CD 등 없는 것이 없다. 쓰던 물건이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다. 예쁜 액자 하나를 사려고 물어보자 30유로. 새것에 비해 결코 싸지 않다. 시내를 빠져나오자 몽콩투르(Moncontour) 포도주 동굴 저장 지역이 나왔다. 파리로 향하던 중 뜻하지 않은 곳에서 만난 이 곳의 경치 또한 아름답기 그지 없다.‘포도밭 산책로’라는 표지판을 따라 올라가보니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끝없이 펼쳐진 넓은 포도밭과 대형 저장고가 보였다. 마을 전체가 포도주를 생산하는 곳이다. 인근에 있는 ‘뱅 드 부브라이’라는 곳에는 바위산에 동굴을 뚫고 집을 지은 이색적인 마을. 바위산 위에 지은 돌탑과 그 아래 마을, 호텔 등 모두가 돌산과 연결돼 마을이 형성돼 있다. 렌트카로의 마지막 여행지인 파리시내 북쪽에 있는 조그만 마을 ‘오베르 쉬르 우아즈’(Auvers-sur-Oise)로 가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파리 외곽도로의 교통 체증 탓에 5시가 넘어서 겨우 목적지에 도착했다. ●고흐의 발자취를 찾아 오베르 쉬르 우아즈는 1890년 7월 고흐가 37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곳. 비록 이곳에서 고흐가 산 시간은 두달 남짓하지만 이 곳을 무대로 많은 그림을 남겼다. 고흐가 자취했던 ‘라부(Ravoux)의 숙소’(입장료 5유로) 등 골목 구석구석에 숨은 그림 찾기 하듯 고흐의 자취를 더듬어 갈 수 있도록 그림과 함께 안내판이 나온다. 그림을 그린 방향을 어림잡아 가늠해 보는 것도 여행의 재미다. 마을과 계단, 오베르 교회, 까마귀 들판 등을 그림의 소재를 돌아본 뒤 산중턱에 있는 고흐의 묘지를 찾았다. 동생과 나란히 묻혀 있는 묘지는 담쟁이 덩굴로 둘러싸여 있지만 다른 묘지들에 비해 그리 화려하지는 않다. 오후 8시. 오를리 공항 근처 홀리데이 인 호텔로 돌아와 저녁을 먹은 뒤 내일을 기약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 DAY6 니스 해변, 푸른 바다에 마음을 적시다 ●렌터카 여행을 마치고 렌터카를 반납한 뒤 비행기에 몸을 싣고 남프랑스의 니스(Nice)로 향했다. 느지막이 일어나 공항터미널로 향했다. 렌트카 반납에 시간이 걸릴 것 같아 오전 11시 공항으로 출발했지만 반납은 열쇠를 건네 주는 것으로 간단히 끝났다.<ⓘ-12> 비행기는 오후 3시. 공항 방침상 짐을 보관해 주는 장소나 라커가 따로 없기 때문에 출발 시간까지 무작정 공항에서 기다려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비행기가 1시간30분이나 연착했다. 비행기를 기다리는 시간 등을 감안하면 3∼4시간 걸리는 떼제베(TGV)를 이용하는 것는 건데 아쉬움이 든다. ●가슴을 열어주는 니스해변 오후 6시 ‘리비에라의 여왕’이라는 별칭이 붙은 니스에 도착했다. 국제 영화제로 유명한 칸느와 함께 지중해를 바라보는 꼬뜨다쥐르 지방의 중심도시.4번홀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선 버스’(요금 4유로)에 올랐다. 니스 해변을 따라 가는 버스에서 보는 풍광이 눈을 사로잡는다. 공항에서 해변까지는 약 6㎞.20분 정도 걸린다. 리비에라(Nice Riviera) 호텔에 짐을 푼 뒤 곧바로 해변으로 향했다. 그냥 물속으로 뛰어 들고 싶을 정도로 푸르다. 그 속에서 흘러가는 여유로운 시간. 호텔에서 마세나광장에서 해변으로 가면 활모양으로 뻗은 해안을 따라 화려한 호텔들이 즐비하다.<ⓘ-13> 프롬나드데장글레(영국인의 산책로)는 해안을 따라 3.5㎞에 걸쳐 계속되는데 해변은 형형색색의 파라솔과 데크체어로 채워져 있다. 밤 9시가 넘도록 해변에서 해수욕을 즐긴다. 볼거리도 많다. 마세나 광장 등지에서는 음악공연과 길거리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길거리에 동상처럼 서있는 각종 캐릭터 모형은 실제 사람으로 관광객들이 돈을 넣으면 슬쩍 움직인다. 이 곳에서 동쪽으로 가다보면 약간 높은 바위산이 보이는데 이곳이 빠끄 드 샤또라고 불리는 ‘성터공원’이다. 해안선과 옛항구 등 니스의 마을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전망대 엘리베이터(편도 0.7유로)가 있다. 맛집은 마세나 광장 인근에 있는 지중해 요리 전문점 방돔(Le Vendome)에서는 원조 홍합요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가격은 9유로. ◆ DAY7 칙칙폭폭, 지중해를 끼고 달리다 ●기차를 타고 지중해를 따라 기차를 타고 지중해의 쪽빛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것만큼 시원한 것이 있을까. 맑게 갠 하늘, 검푸른 지중해의 먼 바다, 수영복 차림으로 바닷가를 거니는 연인들…. 니스에서 칸, 툴롱, 마르세유, 아를, 아비뇽을 거쳐 계속되는 철로변의 풍경은 마치 영화속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굳이 어느 도시에 내리지 않아도 창밖으로 스쳐지나가는 풍광만 보아도 가슴이 시원하다. 이렇게 기차 여행이 시작됐다. 호텔에 큰 짐을 맡긴 뒤 니스빌 역으로 갔다. 한국에서 끊어온 3일짜리 프랑스철도 자유 티켓으로 첫 목적지인 아를(Arles)로 향했다. 시간표는 각 역마다 비치돼 있다. 직접 가는 편도 있지만 대부분 마르세유(Marseille)에서 기차를 갈아타고 가야 한다. 오전 9시 니스역에서 기차를 타고 갔다. 가는 길은 영화의 도시 칸 등을 지나가는데 주변 풍광이 아름답다. 마르세유엔 11시26분, 아를에는 오후 1시51분에 도착했다. 기차는 영화에서 보는 왜건형 칸막이방. 한 방에 6명이 마주보고 앉아서 간다. ●작지만 예쁜도시 아를과 아비뇽 론강(Le Rhone)을 끼고 있는 아를은 작지만 기원전 1세기 로마시대의 유적 등 볼거리가 많은 도시다. 아를 역에서 걸어서 라마르틴 광장을 거쳐 내려가면 카발르리몬, 원형투기장, 고대극장, 생트로핌 교회, 반고흐 카페, 반고흐 다리 등 볼거리가 많다.3세기 초엽 만든 생트로핌 교회는 로마네스크 미술의 견본으로 불릴 정도로 대표적인 장소다. 반 고흐가 요양을 했다는 아를 요양원에서는 이젤을 펴놓고 예쁜 정원을 그림에 담는 화가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반고흐 다리는 시내에서 직접 가는 버스가 없다. 바리올(Barriol)행 1번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면 20분 정도를 걸어야 볼 수 있다. <ⓘ-14> 오후 6시 아를 역으로 돌아와 인근 도시 아비뇽(Avignon)으로 향했다. 기차로 17분.14세기 교황청이 이 곳으로 이전해 오면서 세계 교회의 중심지가 됐다. 현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교황청 광장 주변 카페들이 예쁜데 로셰 데 돔 공원에서 바라본 론강의 경치가 압권이다. 공원에서는 ‘생베네제’ 다리가 보이는데 우리에게도 익숙한 멜로디인 ‘아비뇽 다리위에서’라는 동요의 무대가 된 곳이다.12세기 지어졌으나 17세기 홍수로 소실돼 지금은 반쪽만 남아있다. <ⓘ-15> ◆ DAY8 섬섬옥수, If I were a bird ●하늘 빛을 담은 프리울섬 마르세유 항구에 있는 어시장은 어촌 마을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갓 잡아 올린 정어리와 도미 등 각종 생선을 판매하는 어부들과 아침 찬거리를 준비하는 사람들로 분주하다. 마르세유는 프랑스에서 오래된 도시 중 하나로 BC 600년전 그리스인들이 세운 항구도시다. 마르세유에서는 한번쯤 여객선을 타고 인근섬 여행을 떠나도 좋다. 아침 일찍 항구의 ‘벨주부두’에 있는 마르세유 여객선 터미널(www.answeb.net/gacm)을 찾았다. 이 곳에서는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무대가 됐던 ‘이프섬’(Ile D´If)으로 가는 배가 떠난다. 왕복 10유로. 오전 9시부터 1시간 단위로 배가 출발하는데 만선이면 시간에 관계없이 출발한다. 이프섬은 배로 10여분 남짓 걸린다. 여객선의 종착지는 이프섬에서 10분쯤 더 떨어진 ‘프리울 섬’으로 섬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성이다. 나무 한그루 없는 민둥산은 사막을 연상케 한다. 섬에 내려 순회 코끼리 열차(왕복 3.5유로)에 올랐다. 차로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는데 30분쯤 걸리는데 정상에서 바라보는 전경이 황홀하게 만든다. 정상으로 가는 길에는 해수욕장이 있는데 쪽빛 물빛 그자체다. 가는길에 있는 해수욕장은 2∼3일쯤 푹 쉬다가고 싶게 만든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오전 11시30분 배를 타고 서둘러 섬을 나왔다. 기차를 놓쳐 바로 직후 있는 테제베를 예약했다. 일반 철도는 그냥 타도 되지만 테제베는 예약이 필요하며, 따로 수수로(1.5유로)를 내야한다. 그래도 프랑스 대표 철도인 테제베를 타본다는 기대감에 표를 끊었다. 그러나 니스까지 걸리는 시간은 2시간50분. 일반열차가 2시간10분 걸리는 것에 비해 이 구간에서만은 시속 300㎞이상으로 달린다는 테제베가 오히려 일반 고속열차보다 느리다. 자리도 일반열차에 비해 불편하다. ⓘnformation center ⓘ-12 렌터카 반납시 우리나라와 달리 꼼꼼하게 체크하거나 묻는 일이 없다. 기름이 부족하거나 렌트 시간을 초과하면 미리 100유로 정도 임치해 놓은 돈에서 제하고 돌려준다. ⓘ-13 공항 등 프랑스의 공공장소에서는 노인과 장애인, 임산부, 유아 등에 대한 우대가 특별하다. 줄을 서지 않고 우선적인 서비스를 받는다. ⓘ-14 프랑스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사계절이 분명한데 남프랑스는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로 여름에는 덥지만 건조해 지내기 쉽고, 겨울에도 온난하다. ⓘ-15 프랑스 철도 예약을 하려면 무엇보다 자신의 여행 계획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철도 패스중 적합한 것을 골라야 한다. 패스를 이용하는 국가 수에 따라 요금이 천차만별이다. 유럽 전지역을 돌아다니려면 유레일 패스가 유리하지만 프랑스 등 특정 국가만을 여행하려면 프랑스 패스를, 프랑스와 인근 국가 3∼5개국을 이용하려면 유레일 셀렉트 패스를, 프랑스와 이탈리아 2국가만 여행하려면 프랑스-이탈리아 패스를 구입하는 것이 저렴하다. 프랑스 철도패스는 1등석 성인이 299달러이며,2명 이상 여행할 경우 세이버 티켓을 끊으면 15%정도 저렴하다. 나머지 패스의 경우 1개국을 추가할 때마다 7만∼10만원정도 요금이 올라간다. 특히 철도패스에는 센강 유람선, 박물관 할인 등 보너스 할인 혜택이 있으므로 꼼꼼하게 살펴보면 좋다. 모든 패스로는 해당국가 테제베와 일반 철도 모두를 탈 수 있는데 테제베를 타려면 반드시 미리 예약을 해야 하며, 예약비로 1.5∼8유로 정도를 내야 한다. 일반 철도는 예약없이 기차역에 나가 오는 기차를 그냥 타면 되는데 3일권의 경우 한달동안 3일을 탑승 횟수에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다. ◆ DAY9 포도주·풍경, 프로방스의 유혹 ●프로방스 철도에 몸을 싣고 아침 일찍 ‘살레야 광장’으로 향했다. 아침에는 과일, 야채 판매상과 꽃시장, 기념품 가게 등이 들어서 서민적인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니스의 가장 큰 매력은 다양한 쇼핑을 즐길 수 있다는 것. 중심부에 대형 할인점과 백화점, 전문점 등이 즐비하다. 생필품은 물론 고급 브랜드부터 저가 브랜드까지 다양한 품목을 갖췄다. 우리나라에서 맛볼 수 없는 프랑스 전통 치즈와 포도주, 과자 등 각종 먹을거리를 맛봐도 좋다. 낮 12시 호텔에서 얻은 정보를 이용해 코드다쥐르 지방의 웅대한 산악풍경을 볼 수 있는 프로방스 철도(www.trainprovence.com)에 올라보기로 했다. 철도역은 니스역에서 북쪽으로 약 400m,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데 하루 4차례 정도 기차가 운행한다.<ⓘ-16> 철로가 단선이라 교행이 어려운데다 철로가 오래돼 수리를 자주해 역에 도착하면 돌아가는 기차 시간을 확인하고 들어가야 한다. 기차는 두칸짜리 아담한 기차지만 100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 기차다. 기차역에서 프랑스철도 티켓을 보여주면 50% 할인해 준다. 디뉴까지는 150㎞로 3시간10분이 걸리는데 시간이 없어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앙트르보(Entrevaux)까지만 가보기로 했다. ●17세기 요새마을 앙트로보 앙트로보까지는 크고 작은 13개의 기차역을 지나는데 1평 남짓한 간이역도 많다. 기차는 바르강 계곡을 따라 달리는데 깎아지른 듯 세워진 바위산과 계곡, 산허리에 매달린 자그마한 마을 등 주변 경치가 아름다워 차창밖으로 매력적인 마을이 즐비하다. 이날도 철로에 이상이 생겼다. 오래된 철로라서 수리중이라는 차장의 말에 따라 중간에 내려 2∼3개 역을 버스로 갈아타고 갔다. 바위산 단면들은 지층이 지리책에 나온 사진처럼 그대로 보아도 멋있다.2시간 걸려 도착한 앙트르보는 17세기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바위산 정상에 있는 요새도시가 눈을 휘둥그레 하게 만든다. 성을 휘감고 올라가는 길이 이채롭다. 그 앞으로는 강물이 흐르고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는 고성문이다. 강에는 마을 아이들이 수영을 즐기고, 마을은 한적하기 그지없다. 고성을 들어가는 길에 입장료를 따로 받는 사람이 없어 입장료 자판기에 돈을 넣고 3유로짜리 코인 티켓을 끊은 뒤 회전문에 넣으면 들어갈 수 있다. 올라가는 길은 다소 가파르다. 그렇지만 건너보이는 마을 전경이 감탄이 나올 정도로 예쁘다. 정상에는 각종 방과 감시탑, 감옥 등 전형적인 성이다. 정상까지 다녀오는데 1시간 정도 소요된다. ◆ DAY10 마지막 시간은 마티스와 함께 ●니스에 아쉬움을 남겨두고 이제 막 적응이 됐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오후 비행기를 타기 때문에 오전에는 호텔에 짐을 맡기고 마티스 미술관과 샤갈 미술관을 돌아보기로 했다. 마티스 미술관까지는 17번 버스(1.20유로)를 탔다. 가는 길에 검표원들이 버스를 가로 막고 표검사를 했다.<ⓘ-17> 마티스 미술관(입장료 4유로)은 생각보다 규모가 크지 않아 다소 실망스러웠다. 오히려 인근 시미에 지구에 있는 로마시대의 투기장과 원형극장, 목욕탕 등 유적들이 더 볼만하다. 이어 걸어서 20분정도 떨어진 샤갈미술관(입장료 4.5 유로)에는 구약성서 이야기를 묘사한 17장의 연작 유화 등 450점이 전시돼 있다. 오후 2시 공항으로 출발, 아쉬웠던 여행이 끝났다. 호텔에서 택시를 불러 탔는데 편도 요금은 25유로. 힘들었지만 즐거웠던 프랑스. 일상에 찌들어 쫓기듯 살아온 지난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유익한 여행이었다. ⓘnformation center ⓘ-16 기차는 니스에서 알프스 온천마을인 디뉴(Digne)까지 운행한다. 니스에서 오전 06:42,09:00,12:43,17:00에 출발하고, 디뉴에서는 07:00,10:33,13:58,17:25분에 출발한다. ⓘ-17 버스 티켓을 기사에게 구입하면 꼭 버스에 비치된 개찰기(콩포스테·Composter)에 표를 체크해야 한다. 그래야 표에 시간이 찍히고 이후 표가 1시간 정도 유효한데 만일 이를 하지 않고 있다가 검표원에게 걸리면 ‘무임승차’에 해당하는 벌금을 문다. 무임승차하다 걸리면 30배의 벌금을 물게 된다. ⓘ-18 관광지와 호텔 주변은 소매치기 등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크게 위험하지 않다.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 경찰·구급차(19), 소방서(18), 주 프랑스대사관(01.47.53.01.01), 한국관광공사(01.45.38.71.23), 대한항공(01.42.97.30.80)으로 연락하면 된다.
  •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2) 여성이 일할 만한 나라(뉴질랜드)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2) 여성이 일할 만한 나라(뉴질랜드)

    뉴질랜드는 ‘세상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들이 남성들과 어느 나라보다 동등한 권리를 누리는 나라다.‘효율성의 걸림돌’이라는 미명 아래 여성들의 권리는 무시될 수 없고 그만큼 여성의 능력을 발휘하며 사회적 지위를 유지한다. 이를 받쳐주는 원동력은 사회 구성원의 재생산이 달려 있는 육아 문제를 여성에게만 맡기지 않는 국가 사회적 인식이다. 정부나 기업이 육아에 대해 책임감을 가짐으로써 여성들이 마음껏 사회 생활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오클랜드(뉴질랜드) 이재훈 특파원| 지난 7일 오전 7시20분. 뉴질랜드 유명 방송국 TVNZ의 사업개발팀에서 일하고 있는 셰릴 가비(34·여)는 출근 준비로 분주하다. 아들 대니얼(2)에게 시리얼로 아침을 먹인 뒤 함께 승용차로 출근길에 나선다. 50분 걸려 방송국에 도착하면 셰릴과 같이 아이를 회사로 데려오는 부모를 위해 따로 마련된 전용 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방송국 2층에 위치한 차일드케어 센터(Childcare Centre)에서 ‘아쉬운 작별’을 하면 셰릴이 퇴근하는 오후 5시까지 대니얼은 이곳에서 50여명의 또래 친구,5명의 선생님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뉴질랜드에서는 육아 문제를 여성의 일할 권리를 보장하는 ‘모성 보호’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육아는 여성에게만 주어지는 책임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할 공동의 의무’라고 정부나 사회가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직장에서 마련한 육아 시설에 아이를 맡기고 부담없이 일하는 뉴질랜드 여성들은 남성과 동등한 일할 권리를 보장받고 있는 셈이다. ●“육아는 사회의 책임” TVNZ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도시인 오클랜드 중심 거리 빅토리아 스트리트에 있다. 차일드케어 센터는 이 건물에서도 가장 접근하기 쉬운 2층에 있다.2세 이하 영아와 3∼4세 유아를 위해 두 개의 침실과 실내외 놀이방, 목욕탕과 식당, 컴퓨터 이용실 등이 마련된 센터에서 50여명의 아이들이 장남감 놀이, 종이접기, 낮잠자기 등 저마다 하고 싶은 놀이를 하느라 여념이 없다. 아이들은 모두 TVNZ 직원의 자녀들이다. 셰릴은 원래 주치의가 있는 병원 근처 사설 센터에 대니얼을 맡긴 적도 있다. 하지만 대니얼이 자꾸 울면서 엄마를 찾는 바람에 일에 집중할 수가 없어 넉달 전 회사 내 시설로 옮겼다. 업무 도중 잠시 짬을 내 대니얼을 품에 안은 셰릴은 “언제 무슨 일이 생기든 바로 찾아볼 수 있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다.”며 대니얼의 뽀얀 볼에 입을 맞춘다. TVNZ은 지난 89년 이 보육 공간을 만들어 사설 센터보다 15% 가량 싼 값에 직원의 아이들을 돌봐주고 있다. 여성들의 사회 참여가 활발해지고 여성이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면서 뉴질랜드의 기업들은 기업이나 사회가 여성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해줘야 할 의무를 갖게 된 점을 알고 있다. 현재 TVNZ의 여성 직원 비율은 전체 980명 가운데 47%로 우리나라 기준으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높다. 뉴질랜드에서는 공공기관이나 대학, 병원, 방송국 등에서 직원들을 위한 자체 차일드케어 센터를 마련하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다. 하지만 일반 중소기업 직원들은 보통 공공 또는 사설 센터를 이용하며 국가로부터 수입에 비례한 육아보조금을 노동시간당 2.34달러 정도 지급받는다. 때문에 사설 센터의 주당 이용료는 180∼200달러(한화 13만∼15만원) 정도지만 가계에 큰 부담은 없다. 뉴질랜드 정부는 또 만약 사설 차일드케어 센터가 정부의 인가를 받으면 아동 수에 따라 일종의 운영 보조금도 지급하고 있다. ●160명 돌보는데 선생님 45명 같은 날 오후에는 중심가에서 택시로 5분 거리인 르무에라 로드의 오클랜드 대학 차일드케어 센터를 찾았다.2년전부터 이 대학에서 일하고 있는 사무직원 수지타 쉐티(29·여)는 업무를 마치고 4살된 딸 선지나의 도형만들기를 도와주고 있었다. 수지타 역시 매일 아침 선지나와 함께 출근한 뒤 사무실과 걸어서 5분 거리에 자리잡고 있는 센터에 선지나를 맡기고 오후 5시까지 업무를 본다. 임신 8개월째인 수지타는 뱃속의 아이가 태어나면 역시 대학이 마련해준 센터에 맡기고 자기 일을 계속할 예정이다. 수지타는 “내가 어릴 때 엄마는 집에서 육아와 가정 일로 분주해 다른 직업을 가진다는 건 꿈도 꾸지 못했지만 지금의 우리는 육아의 부담을 덜고 자기 일을 가질 수 있다.”며 활짝 웃었다. 1970년 만들어진 오클랜드 대학 차일드케어 센터는 오클랜드 시내 4곳에 분산 운영된다. 학생과 교수, 사무직원과 대학 부설 병원 직원 등의 생후 6개월 이상 5살 미만 영유아 자녀 160여명이 45명의 자격증을 갖춘 선생들의 보살핌을 받는다. 2살 이하 영아들을 위해선 ‘몇 시에 기저귀를 갈았다.’,‘오늘은 아이가 자꾸 칭얼거린다.’는 등의 상세한 육아일기를 부모에게 제공하고 3∼4세 유아들을 위해서는 예술과 과학, 언어 등의 공부도 시켜준다. nomad@seoul.co.kr ■ 지금 뉴질랜드에선|오클랜드(뉴질랜드) 이재훈 특파원| 지난 7일 오전 호텔방으로 배달된 뉴질랜드 유력 일간지 ‘뉴질랜드 헤럴드’를 펼친 기자는 졸린 눈을 다시 한번 비벼야 했다. 뉴질랜드의 모성보호에 대해 취재하러 간 기자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든 건 바로 ‘선거 2005, 차일드케어-국민당이 세금으로 가족들을 유혹하려 한다.’는 신문의 1면 톱 기사 제목이었다. 뉴질랜드 제1야당 국민당이 오는 9월로 예정된 총선에서 정권을 창출하기 위해 ‘엄마 이상의 그 무엇’이 되고픈 여성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드는 공약을 들고 나온 것이다. 공약의 골자는 “한 가정의 취학 전 아이 한명당 연간 1650뉴질랜드 달러(이하 달러)의 세금을 환불, 아이 키우는 비용에 도움이 되게 하겠다.”는 것이었다. 신문은 ‘3살 된 아이를 키우며 맞벌이를 하고 있는 사라와 마크 부부의 경우 1년 수입은 8만달러 정도. 이 가운데 아이를 사설 차일드케어 센터에 맞기는 비용은 주당 180달러로 1년에 8820달러 정도인데 국민당이 이 비용 가운데 1650달러를 보전해 주겠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집권 노동당이 이제까지 보전해준 세금은 연간 310달러 상당이었다. 하지만 노동당은 2007년부터 3∼4세 취학 전 아동을 주당 20시간 국가가 의무 교육시키는 제도를 시행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이날 인터뷰를 위해 만난 사람들마다 화제는 ‘이 공약이 과연 현실성이 있는가.’였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가장 큰 사설 차일드 케어 센터 체인을 운영하고 있는 킨더케어 러닝센터(Kindercare Learning Centre) 로젠느 살루니 센터장은 “나도 4살짜리 아이를 데리고 매주 200달러를 지불하고 있는데 1650달러면 어마어마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센터 직원 수지 왓슨은 “뉴질랜드의 미취학 아동이 모두 14만명이라 이를 위해선 1억달러의 재원을 마련해야하는데 이 역시 다른 세금 부담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모성보호라는 이슈가 정권 재창출을 위한 주요 공약으로 신문 1면 톱을 장식하고 발길 닿는 곳마다 육아 문제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교환하며 현실성 여부를 토론하는 나라. 뉴질랜드는 그래서 ‘여성 선진국’이란 이야기를 들을 만한 나라였다. nomad@seoul.co.kr ■ 여성정책과 실태 |오클랜드(뉴질랜드) 이재훈 특파원| 뉴질랜드는 1893년 세계 최초로 여성의 참정권을 보장해준 나라다. 헬렌 클라크 총리, 아넷 킹 보건장관, 매리언 홉스 환경장관, 케리 프랜더게스트 수도 웰링턴 시장이 모두 여성이고 국회의원 120명 가운데 여성의원은 35명으로 29%를 차지한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비율은 60.8%로 남성의 75.0%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는다. 지난 5월 스위스의 세계경제포럼(WEF)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도, 경제활동 기회, 정치적 권리, 교육 성취도, 보건복지 수준 등 5개 평가항목을 바탕으로 발표한 ‘여성의 권리와 남녀불평등조사’ 보고서에서 뉴질랜드는 스웨덴,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덴마크, 핀란드 등 북유럽국가에 이어 6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최하위권인 54위였다. 집권 노동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 레슬리 소퍼 의원은 뉴질랜드 여성의 지위가 높은 이유를 국가 태생의 역사에서 찾았다. 지난 5일 웰링턴 국회의 의원 사무실에서 만난 소퍼 의원은 “19세기 초반 유럽인들이 섬나라 뉴질랜드를 개척하고 정착하는 데 여성들이 큰 역할을 했고 이후 여성들의 교육수준도 높였기 때문에 여성의 지위가 자연스레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높은 여성 지위와 여성의 정치·경제 참여비율은 자연스레 여성을 위한 법과 제도를 갖추게 만들었다.1972년 남녀 동등임금법을 만들어 지난해 여성의 임금수준을 남성의 87%까지 끌어올렸고 1986년에는 세계 최초로 여성부를 만들었다. 여성부는 내각 최상급기관으로 모든 이슈를 여성의 입장에서 검증하는 역할을 맡는다. 1990년에는 기업내 남녀 고용 비율을 똑같이 맞추게 하는 동등고용법을 만들었으나 3년 뒤 집권당이 노동당에서 국민당으로 바뀌면서 폐기됐다. 하지만 1999년 재집권한 노동당이 법안 마련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2007년부터는 모성보호를 위해 정부기관이 모든 3∼4세 아동들의 교육을 주당 20시간 책임지는 의무 육아교육시스템도 시행할 예정이다. nomad@seoul.co.kr 협찬 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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