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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도구로 변질되는 국방 현장… ‘무분별 전방 방문’ 근절돼야

    정치 도구로 변질되는 국방 현장… ‘무분별 전방 방문’ 근절돼야

    철원 간 황교안 “군·정부 입장 달라야” 軍 항명 유도 소지 발언에 거센 비판 국방부 “사기 저하… 안보에 도움 안 돼” 작년 임종석·민주당 의원 방문도 구설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최근 한 전방부대를 방문해 내놓은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나아가 이참에 장병들이 목숨 걸고 지키는 국방 현장을 찾아가 정쟁용 발언을 일삼는 정치인들의 고질적인 행태가 근절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 23일 강원 철원 3사단 철거 전방초소(GP)를 방문한 자리에서 9·19 군사합의에 따른 GP 철거에 대해 “군과 정부의 입장은 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의 발언은 정치적 중립 준수 의무가 있는 군을 두고 ‘항명’을 유도하는 발언으로 읽힐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치적 중립 軍… 黃 발언 평가 조심스러워” 이에 대해 국방부는 지난 25일 “정부 정책을 강력한 힘으로 뒷받침하고 있는 장병들의 사기를 저하시킬 수 있는 무분별한 발언은 국가안보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군 관계자는 26일 “황 대표의 발언을 군에서 평가하기는 조심스럽다”면서도 “정치적 중립을 중요시하고 있는 군 입장에서는 민감한 발언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전방부대를 방문한 정치인들의 행태가 구설수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해 10월 강원 철원 화살머리고지의 지뢰 제거 현장을 방문했다. 당시 공개된 해당 영상에 GP의 통문 고유번호와 위치가 노출돼 비판을 받았다. 또 대통령의 비서가 선글라스를 쓰고 지휘관처럼 행동한 것을 놓고 야당에서는 ‘자기 정치’라는 비판을 내놨다. 지난해 12월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및 당직자 9명이 강원 화천의 7사단을 방문한 것이 뒷말을 낳았다. 당시 7사단장은 9·19 군사합의에 따라 파괴된 GP의 잔해물을 보존하라는 지침을 어기고 철거된 GP 철조망 잔해를 의원들에게 선물해 ‘개념 없는 과도한 의전’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군 입장에서는 고위급 정치인들이 방문하면 의전과 안전 문제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경계태세에 집중하지 못할 우려가 없지 않다. 반면 정치인들의 군부대 방문은 순기능도 있다. 장병들의 처우를 직접 목도할 수 있고 장병들의 노고를 국민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순수한 의도가 아닌 정치적 방문일 경우 오히려 군의 사기를 떨어뜨릴 우려가 크다.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아무 도움도 되지 않고 사고만 치는 정치인들의 무분별한 전방부대 방문은 이제 근절해야 한다”며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데 주력해야 할 군을 정치인들이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생 대장정 마친 黃 “시민들 살려달라 절규” 한편 지난 25일 18일간의 민생 대장정을 마친 황 대표는 26일 페이스북에 “(민생)현장은 지옥과 같았고 시민은 ‘살려 달라’ 절규했다. 이것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자화상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국민을 지옥에서 절규하며 구원을 기다리는 듯한 객체로 표현한 것은 명백한 국민 모독”이라며 “황 대표가 국민의 자존을 망가뜨리면서까지 구원자임을 자부하고자 한다면 종파를 창설할 일”이라고 힐난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체벌·촌지 근절 ‘교육 민주화’ 이끈 전교조… “교육 정치화” 비판도

    체벌·촌지 근절 ‘교육 민주화’ 이끈 전교조… “교육 정치화” 비판도

    “행복은 성적순 아니잖아요” 여중생 유서1989년 전교조 출범의 결정적인 계기 돼 당시 1500여명 해직 탄압에도 참교육 의지 1999년 합법화→2013년 朴정부때 법외노조 현직 시도교육감 10명 전교조 출신 영향력 법외노조 문제·젊은 교사들 외면은 ‘숙제’참교육의 기치를 내세웠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28일로 30주년을 맞는다. 출범 당시 불법 단체로 낙인 찍혀 1500여명의 교사가 해임되는 수난을 당했던 전교조는 현재 전국 17개 시도교육감 중 10명을 배출했을 정도로 교육계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지니게 됐다. 그러나 한쪽에선 교육에 정치 이슈를 끌어들였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2013년 법외노조 통보 이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법적 지위 문제도 발목을 잡고 있다. 전교조는 시작부터 고난의 연속이었다. 교육현장의 문제점을 고발한 잡지 ‘민중교육’을 발간했다가 해직된 교사들이 주축이 돼 1987년 9월 설립한 ‘민주교육추진 전국교사협의회’(전교협)가 전신이다. 당시 교사들의 마음을 움직인 결정적 계기 중 하나는 1986년 1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이었다. 전교조 창립 멤버이자 1999년 합법화 당시 위원장(8대)을 지낸 이부영 전교조 지도자문위원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반에서 1등을 하던 ‘우등생’인 이 학생이 남긴 유서는 교사들에게 정말 충격이었다”면서 “교사들 사이에서 ‘아이들을 살리는 교육을 해야 하는 우리가 아이들을 죽이는 교육을 하고 있다’는 자성이 터져 나왔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정부는 전교조 결성을 막기 위한 전방위 압박을 가했다. 2007년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청와대가 직접 비밀TF ‘교원정보부’를 운영하는 한편 언론과 기업, 심지어 반상회까지 동원해 전교조 결성을 막으려 했다. 이러한 압박 속에서도 전교조는 1989년 5월 28일 깃발을 들었다. 애초 한양대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출범식은 한양대 진입이 경찰에 가로막힌 지도부가 연세대로 이동해 20분 만에 진행됐다. 연세대에 들어가지 못한 교사들은 건국대에서 결성보고 대회를 여는 ‘007작전’을 벌이기도 했다. 전교조는 창립선언문에서 “인간화 교육 실천을 위한 참교육 운동을 전개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밝힌다”고 했다.정부는 전교조에 가입된 1527명의 교사를 파면·해임하며 즉각 보복을 시행했다. 이 과정에서 1만 2000여명의 가입 교사 중 1만여명이 스스로 탈퇴 각서를 쓰고 전교조를 떠났다. 이후 해직교사들의 복직과 합법화에 힘을 기울인 전교조는 1994년 김영삼 정부가 제시한 ‘선 탈퇴 후 복직’ 방침을 받아들이면서 남아 있던 해직교사 1490명 중 1329명이 교단으로 돌아갔다. 당시 전교조는 “학교로 돌아가 교육개혁을 실천하고 전교조 합법화를 앞당기기 위해 복직한다”며 정부 방침을 수용하는 게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전교조가 합법화된 건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에 이르러서다. 앞서 1991년 우리 정부가 국제노동기구(ILO)에 가입하면서 1993년 해직교사 복직 촉구 권고문을 받는 등 국제사회의 압력이 꾸준했지만 합법화는 쉽게 이뤄지지 않던 상황이었다. 당시 전교조 위원장이었던 이 지도자문위원은 “사회 원로들과 교수들을 포함한 저명인사 20여명의 ‘비밀 연서문’을 김대중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등 합법화를 위한 전방위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결국 대통령의 결단으로 1998년 10월 노사정위원회 합의가 이뤄졌고, 이듬해 전교조 합법화의 토대가 된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었다”고 돌이켰다. 숙원인 합법화를 쟁취했지만 전교조의 고난은 끝나지 않았다. 2013년 박근혜 정부에서 법외노조 통보라는 암초를 만난 것이다. 이후 촛불 정국에 힘입어 2017년 문재인 정부로 정권 교체가 이뤄졌지만 여전히 문제 해결은 요원한 상황이다. 법외노조 문제가 과제로 남아 있지만 전교조에 대한 평가와 그 영향력은 출범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지난해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된 17명의 시도교육감 중 10명이 전교조 출신이다.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을 위해 만든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의 수장인 김진경 의장 역시 전교조 창립 멤버다. 과거 정부가 만든 ‘전교조 교사 식별법’에 ‘촌지를 받지 않는 교사’ 항목이 있었을 정도로 전교조는 교육 현장에서 촌지를 추방한 공로를 높게 평가받는다.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앞장서는 등 학교 현장에 만연했던 체벌을 없애는 데도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수업 혁신에서도 성과가 적지 않았다. 새로운 교육을 고민하는 교사들이 모여 네트워크를 형성해 정보를 교류하는 등 전교조는 새로운 수업 방식 개발을 위한 허브 역할을 해 왔다. 정현진 전교조 대변인은 “혁신학교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토론 중심의 수업과 성취 평가 등은 과거 전교조 교사들 사이에서 조금씩 시도해 온 방법들”이라면서 “지금도 전교조 내에서는 수업 혁신을 위한 꾸준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정치 문제를 교육에 가져왔다”는 사회적 편견은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다. 또 최근 들어 젊은 교사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과거 10만명(2003년 민주노총 집계 기준 9만 3000여명)에 달했던 조합원수가 절반(2015년 고용노동부 집계 기준 5만 3000여명)으로 줄어든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올해 19대 위원장에 취임한 권정오 위원장은 “교사의 일상에 주목하겠다”면서 그동안 정치적 강경투쟁을 이어 왔던 노선에 변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전교조는 법외노조 문제 해결을 위한 대정부 투쟁의 강도를 높이는 동시에 교사와 학생 등이 마주하고 있는 학교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 간다는 방침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버스 운전 중 옛 동거남 방화로 사망…법원 “산재 아니다”

    버스 운전 중 옛 동거남 방화로 사망…법원 “산재 아니다”

    버스 운전을 하다 옛 동거남의 범행으로 운전기사가 사망했지만 업무상 재해로 보기는 어렵다고 법원이 판단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 장낙원)는 A씨의 자녀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부 부지급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2002년부터 버스 운전기사로 일한 A(여)씨는 2005~2006년 B씨와 동거를 하다 헤어졌다. B씨는 헤어진 뒤에도 여러 차례 A씨를 찾아가 대화를 하자고 했지만 A씨가 응하지 않자 휘발유와 라이터를 갖고 가 A씨가 운전하는 버스에서 그를 위협하고 살해하기로 했다. 2017년 3월 어느 날, B씨는 한 정류장에서 노선에 따라 운전하고 있던 A씨의 버스에 탔다. 버스가 운행되는 동안 두 사람은 말다툼을 벌였고, 종점이 가까워오면서 다른 승객들이 모두 내려 버스에는 운전기사인 A씨와 B씨만 남았다. 버스가 차고지 앞을 50m쯤 남겨두었을 때 B씨는 “한 시간만 진지하게 대화를 하자”고 했는데 A씨가 아무 대답을 하지 않자 미리 구입해서 갖고 있던 휘발유를 운전석에 쏟아부은 뒤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이 사고로 버스 앞 부분이 탔고 A씨는 전신 80%에 이르는 화상을 입고 병원에 옮겨졌지만 결국 목숨을 잃게 됐다. B씨는 현존자동차방화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25년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됐다. A씨의 자녀는 어머니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산업재해보상보험 재심사위원회에서도 기각 결정이 나오자 법원에 소송을 냈다. A씨가 차고지에 도착할 무렵 보행자와 동료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차고지 안으로 버스를 몰아 사업장 내에 발생한 돌발적인 화재에 따른 긴급 피난으로 사망했다고 봐야한다는 주장이었다. 또 사업주가 제공한 버스에 운전석에 탈출구가 마련되지 않았고 운전석과 승객 사이의 보호격벽이 완전하게 마련돼 있지 않은 결함이 있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그러나 법원도 “망인의 사망은 망인과 가해자 사이의 사적인 관계에 의한 것으로 업무기인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망인은 가해자의 개인적인 원한에 기한 범행으로 사망한 것으로, 망인이 노선에 따라 버스를 운전했고 가해자의 버스 탑승을 거부할 수 없었고 운행 중 승객에 의한 폭행 사건이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범행이 직무에 포함되거나 통상 일어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A씨가 B씨의 방화로 인해 화상을 입어 사망한 것이라며 ‘긴급 피난’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가해자가 기습적으로 휘발유를 뿌려 불을 붙인 만큼 운전석에 탈출구가 별도로 마련돼 있었더라도 사망을 막을 순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운전석과 승객과의 사이에 격벽시설이 있었다면 사망에 이르지는 않았을 수 있지만, 사업주에게 통상적으로 발생할 위험이 아닌 수위의 이 사건의 범행을 예견해 운전자를 보호할 수 있을 정도의 시설을 갖출 것을 요구하기는 어렵다”며 사업주의 관리소홀 책임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보이스3’ 절벽 아래 추락한 권율, 살아있을까?

    ‘보이스3’ 절벽 아래 추락한 권율, 살아있을까?

    ‘보이스3’ 권율이 살아있을까. 지난 25일 방송된 OCN 토일 오리지널 ‘보이스3’(남기훈 연출) 5회에서 송장벌레란 아이디를 쓰던 남성(이민웅)에게 작은 쪽지를 전달받은 방제수(권율). 그 안에는 심장을 멈추게 하는 분말이 들어있었고, 그는 이를 이용해 자살로 위장, 병원으로 이송되는 구급차 안 탈주를 계획했다. 제때 발견해 응급처치를 하면 20분 후 호흡이 돌아오지만, 운이 나쁘면 그대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던 계획, 목숨까지 건 탈주였다. 그런데 때마침 현장을 찾은 도강우(이진욱)와 방제수를 기다리고 있던 ‘와이어?’의 존재. 방제수의 탈주 계획은 물론이고 도강우가 현장을 찾을 것이란 사실도 이미 알고 있었던 그는 순식간에 도강우를 덮쳤고, 방제수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갔다. “아무리 목이 말라도 주인에게 이빨을 들이대면 안 되지. 너에게 새로운 인생을 주기까지 했는데”라는 의미심장한 경고까지 날렸다. 방제수는 결국 “코우스케!”라고 절규하며 스스로 절벽 아래로 추락하는 비극을 선택했다. “누가 떨어졌든 살기는 힘들겠는데요?”라고 할 정도로 높은 절벽, 현장 감식 결과 역시 절벽에 있던 피는 방제수의 혈흔이며 양으로 봐서 사망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나홍수(유승목) 계장은 “방제수 특수부대 출신에 해경 출신이다. 방제수 시신 찾을 때까지 살아있다고 생각하고 샅샅이 찾아”라고 했고, 잠수부까지 투입됐다. 그런데도 방제수의 시신은 발견되지 않은 상황. “방제수가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시청자들의 의심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였다. 결국 방제수의 추락이라는 예상치 못한 반전에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보이스3’. 사건의 중심엔 ‘와이어?’이 있었고 그가 어떤 이유로 도강우는 살해하지 않았는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가운데, 나홍수(유승목) 계장이 도강우를 또다시 의심하기 시작해 오늘(26일) 밤 펼쳐질 전개에 호기심을 높인다. 방송 직후 공개된 6회 예고 영상에서 “너 예전에 내가 시켜서 도강우 핸드폰 추적 걸어놓은 거 있지”라던 나홍수. 과연 어떤 진실을 마주하게 될까. 미궁 속으로 빠진 방제수의 생존 여부, ‘와이어?’의 정체, 도강우를 향해 퍼져버린 의심과 비밀, 그리고 아내에게 살해 위협을 당한 구광수(송부건) 형사까지. 전율이 감도는 반전 전개로 궁금증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보이스3’ 제6회, 오늘(26일) 일요일 밤 10시 20분, OCN 방송.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장제원, 고 조진래 전 의원 애도하며 김성태 소환 왜

    장제원, 고 조진래 전 의원 애도하며 김성태 소환 왜

    “어디 목숨을 끊은 조진래 형 뿐 입니까? 살아도 살아있는 것 같지 않은 기나긴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김성태 형님… 그도 결국 죽어야만 끝나는 것인지(중략) 또다른 부음이 들려오지는 않을까 전화벨 소리가 겁이 납니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26일 조진래 전 의원의 빈소를 다녀온 뒤 페이스북에 참담한 심경을 남겼다. 그러면서 김성태 전 한국당 원내대표를 떠올리며 “그도 결국 죽어야만 끝나는 것인가”라고 거칠게 토로했다. 장 의원은 조 전 의원이 전날 숨진 채 발견된 데 대해 “피눈물이 난다”면서 “수사, 소환, 재수사, 재소환…. 어느 누가 버티겠느냐. 결국 죽어서 끝이 났다”고 썼다. 이어 “작년 지방선거 당시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자유한국당 공천장과 동시에 날아든 소환장 그리고 낙선….(중략) 그 놈의 정치가 뭐길래 이토록 죽어나가야 하는지 허망하기 짝이 없다”고 했다. 조 전 의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이면에는 사법당국의 수사 압박이 있었다는 의미다. 조 전 의원은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의 고등학교 후배로, 홍 전 대표가 경남도지사로 재임할 때 정무부지사를 지내면서 경남테크노파크(경남TP) 센터장을 채용하는 과정에 문제가 발견돼 경찰 조사를 받았고, 지난해 7월 검찰에 송치됐다. 조 전 의원의 수사는 정부의 공공기관 채용비리 전수조사의 연장선이었다. 장 의원은 이날 페북에서 “어디 목숨을 끊은 조진래 형뿐이겠냐”며 KT 채용비리 의혹을 받는 김 전 원내대표를 거론했다. 장 의원은 “그도 결국 죽어야만 끝나는 것인지 (수사기관은) 털고 또 털고 있다”며 “또 다른 부음이 들려오지 않을까 봐 전화벨 소리가 겁이 난다”고 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페이스북에 “한국당 홍준표 전 대선후보가 당시 문재인 후보를 시원하게 공격했던 게 (조 전 의원의 죽음의) 빌미가 된 것 같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얼마나 독한지, 죽음으로 보여줬다”고 썼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스스로 죽어라” 아내에게 약 강요해 먹인 20대 집유 2년

    “스스로 죽어라” 아내에게 약 강요해 먹인 20대 집유 2년

    아내에게 스스로 죽을 것을 강요하고 약까지 사와 먹게끔 한 20대 남편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청주지법 형사11부(소병진 부장판사)는 25일 아내에게 자살을 강요하며 다량의 진통제를 한꺼번에 먹도록 한 혐의(자살교사 미수 등)로 기소된 A(26)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의 범행으로 자칫 피해자가 생명을 잃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 죄책이 무겁다”면서 “다만 범행 후 결과 발생을 막고자 노력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지는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16일 오전 1시쯤 아내인 B(23)씨에게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을 강요하고, B씨가 “약을 먹고 죽겠다”고 하자 진통제 16알을 사와 한꺼번에 먹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B씨가 평소 다른 남자와 연락을 하며 지내왔다는 사실을 알고 화가 나 이러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약을 먹고 구토를 하며 통증을 호소하던 B씨는 A씨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건졌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아픈 새끼코끼리에게 돌 던진 주민, 어미 코끼리 공격받아 숨져

    아픈 새끼코끼리에게 돌 던진 주민, 어미 코끼리 공격받아 숨져

    인도 남성이 새끼 코끼리에게 돌을 던졌다가, 성난 어미 코끼리의 공격을 받고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18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인도의 한 마을에서 샤일린 마하토(27)라는 남성이 코끼리에게 밟혀 숨졌다고 보도했다. 마을 주민들이 촬영한 영상에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누워 있는 새끼 코끼리와 그런 새끼를 돌보는 어미 코끼리의 모습이 담겼다. 새끼는 어딘가 아픈지 일어서지 못하고 있고, 어미 코끼리는 새끼를 일으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두 코끼리의 모습을 옆에서 촬영하며 구경한다. 영상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당시 마을 주민들은 코끼리들을 마을에서 내쫓기 위해 돌을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새끼가 아파서 일어나지 못하는 와중에 주민들이 돌을 던지자, 결국 성난 어미 코끼리는 마을 주민들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주민 중 한 명이었던 샤일린 마하토는 어미 코끼리에게 밟혀 목숨을 잃었다. 이후 동요한 코끼리들이 마을로 모여들었고, 약 10마리의 코끼리 떼가 마을에 나타나 긴장 상태가 이어졌다. 산림 경비대원들은 마을을 봉쇄하고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했다. 당국은 “코끼리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흥분한 코끼리가 진정될 때까지 자연 서식지로 돌려보내지 못하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영상=데일리메일/유튜브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에베레스트에 2~3시간 줄, 산소통 도둑에 말리는 이와 입씨름

    에베레스트에 2~3시간 줄, 산소통 도둑에 말리는 이와 입씨름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해발고도 8848m) 정상 부근에 400명 가까이 몰리는 날도 있고 지난 일주일 새 일곱 명이나 대기 줄에 2~3시간씩 묶여 있다가 탈진해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은 놀랍기만 하다. 영국 남성 로빈 하인스 피셔(44)가 25일(이하 현지시간) 아침 일찍 정상을 밟고 하산하다 정상 아래 150m 지점에서 졸도해 의식을 잃고 끝내 소생하지 못했다고 BBC가 전했다. 그를 돕던 셰르파 가이드도 몸이 좋지 않아 더 낮은 캠프로 옮겨져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전날에도 아일랜드 남성 케빈 히네스(56)가 정상 등정을 포기하고 북쪽 티베트 쪽으로 하산하다 해발 7000m 텐트 안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이번 주에만 인도인 넷, 네팔, 오스트리아, 미국인 한 명씩이 목숨을 잃었고 다른 아일랜드 남성 시머스 롤리스는 지난주 실종돼 아직까지 주검을 수색 중인데 성과가 없다. 올 봄시즌에만 벌써 네팔 히말라야 8000m 이상에서 숨진 사람만 스무 명에 이르러 정상에 도달한 이나 목숨을 잃는 이 모두 지난해 통계를 넘을 것 같다고 BBC는 전했다. 네팔 산악인 니르말 푸르자의 사진은 24일 국내에도 널리 소개됐다. 우리네 북한산 백운대와 다를 것 없어 보이는 에베레스트 정상 부근의 모습은 세계 최고봉의 현주소를 날카롭게 드러내 보인다. 재정이 부족한 네팔 정부는 일인당 1만 1000달러(약 1300만원)를 받고 등반 허가를 내주며 체력적 준비도 덜 된 아마추어 산악인들을 정상에 데려다주는 상업 등반 회사는 일인당 7000만~8000만원을 챙기고, 필생의 꿈을 이루겠다는 열망이 빚어낸 ‘웃픈(웃기도록 슬픈)’ 에베레스트 모습이다. 23일 하루에만 정상을 밟은 이가 120명이 넘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세븐 서미츠 트렉이라고 제법 이름이 알려진 회사의 밍마 셰르파 사장은 24일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늘 사람으로 북적거린다”며 보통 20분에서 90분까지 줄 서서 정상에 오르는 것이 일상적이라고 했다. 제트기류가 심하게 부는 등 날씨가 좋지 않은 날이 이삼일 계속되다 날이 좋으면 한꺼번에 산에 달라붙어 대기 시간이 엄청 길어지게 된다.다른 사진 둘이다. 지난 4월 9일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EBC) 바로 위 쿰부 빙폭 모습이다. 여기에서도 사람들이 한 줄로 선 채 올라간다. 2012년 독일 산악인 랄프 두지모비츠가 촬영해 많은 이들이 보고 깜짝 놀란 사진도 있다. 8000m 고봉을 여섯이나 오르고 1992년에야 이 산의 정상을 밟았던 두지모비츠는 “줄을 서다 산소가 떨어질 위험이 있다. 하산길에 산소를 공급하지 못해”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그는 1992년 하산 도중 산소가 부족해 “누군가 내 머리를 나무 망치로 두들기는 느낌을 받았다. 한치 앞도 나아갈 수 없다는 마음까지 들 정도였다. 천만다행으로 체력을 회복해 무사히 내려왔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시속 15㎞의 바람을 맞으며 산소마저 없다면 해낼 수 없다. 체온마저 뺏긴다”고 덧붙였다.그토록 소중한 산소통을 슬쩍 집어가는 이도 있다. 정상을 세 차례 밟은 마야 셰르파는 “그 높이에서 산소통을 훔치는 것은 누군가에게 죽으라는 것과 같다. 정부는 셰르파들이 규칙을 지키는지 단속할 수 있도록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16년 정상을 밟은 뒤 남편 노르부 셰르파와 가이드 일을 하고 있는 안드레아 우르시나 지머먼은 체력 준비도 안 된 아마추어 산악인들의 욕심이 셰르파들의 목숨마저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노르부는 체력을 소진한 산악인이 부득불 정상까지 가겠다고 고집을 부려 8600m 지점에서 말싸움을 벌였던 기억을 떠올렸다. “큰 말싸움을 했다. 당신 자신은 물론이고 두 셰르파의 목숨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똑바로 걷지도 못했다. 결국 그를 로프로 묶어 끌고 내려왔다. 베이스캠프에 돌아온 뒤에야 정말 고맙다고 하더라.”일곱 차례나 정상을 밟은 노르부는 비교적 한적한 티베트 쪽보다 남쪽 네팔 루트가 더욱 북적이는 이유로 정상을 앞두고 마지막 릿지에 고정 로프가 딱하나인데 내려오는 줄과 올라가는 줄이 오직 이 로프 하나에 의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보기에 내려오는 이들이 더욱 위험한데 많은 이들이 올라가는 데만 신경을 써 “동기나 에너지를 잃기 때문”이라고 했다. 내려오면서야 자신이 훨씬 길고 북적이는 여정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오랜 세월 하산 길에서 많은 친구들을 잃었다. 사람들이 집중력을 잃어 하산 길에 많은 사고가 일어나는데 특히 오르내리며 많은 정체가 빚어지는 에베레스트에서는 더욱 그렇다. 진짜 정상은 베이스캠프에 돌아오는 것이다. 베이스캠프에 돌아와야 당신이 이룬 모든 것들을 진짜 만끽할 수 있는 것이다.” 많은 가이드들은 체력적으로 준비돼 있으며, 등반 시간을 적절히 선택하고, 위험을 줄이며 먼 길을 가야 정상에 이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노르부는 7000m급과 8000m급 봉우리를 올라 경험을 쌓으면 스스로의 몸이 고도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 수 있게 해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또 “아주 일찍” 출발해 정체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머먼은 티베트 쪽으로 올랐지만 며칠 동안 시간을 보내며 덜 붐빌 것으로 예상되는 날을 택일했다고 털어놓았다. “세계의 지붕에 나홀로란 심경으로, 남편과 함께 있던 순간의 기분을 설명할 길이 없다. 우리는 새벽 3시 45분 정상에 이르러 기다렸다가 남편과 함께 일출을 봤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녹두꽃’ 조정석vs윤시윤, 갈라진 운명 ‘끝은 어디?’

    ‘녹두꽃’ 조정석vs윤시윤, 갈라진 운명 ‘끝은 어디?’

    ‘녹두꽃’ 조정석, 윤시윤 형제가 갈라져 버린 운명에 목숨을 내걸었다. 24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극본 정현민, 연출 신경수 김승호)에서 조정석, 윤시윤 형제가 목숨을 내걸었다. ‘녹두꽃’은 1894년 동학농민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농민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싸워야 했던 이복형제의 파란만장한 휴먼스토리다. 극이 중반부를 향해 달려가면서 백이강(조정석 분), 백이현(윤시윤 분) 이복형제의 삶도 강력하게 휘몰아치고 있다. 이름 대신 ‘거시기’로 불리며 악인 아닌 악인으로 살던 형 백이강은 자신의 이름을 찾아, 새 세상의 희망을 찾아 동학농민 의병군 별동대가 됐다. 반면 조선의 개화를 꿈꾸던 동생 백이현은 좌절과 마주하며 잔혹하리만큼 차가운 핏빛 야수가 됐다. 앞선 방송에서 백이현은 형 백이강을 붙잡기 위해 별동대 대원들을 재물로 삼고자 했다. 잔혹해진 백이현에 충격을 받은 백이강은 별동대 대원들과 함께 백가를 떠났다. 이후 백이현은 이방이 되어 전쟁터로 향할 것을 예고했다. 형제는 이제 각각 농민군과 토벌대로 총구를 겨누게 될 것이다. 백이강과 백이현 형제는 각자 다른 이유로 각각 농민군과 토벌대가 됐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삶과 인생을 송두리째 쏟아부을 정도의 절실함으로 전쟁과 마주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원숭이 한 마리 때문에 10명 사상…성난 시민들 거리로

    원숭이 한 마리 때문에 10명 사상…성난 시민들 거리로

    원숭이 한 마리가 9일 동안 무려 10명의 사상자를 냈다. 23일(현지시간) 인도 매체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인도 중부 바드나와르에서 난폭한 원숭이 한 마리가 잇따라 주민들을 공격하면서 1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지난 21일에는 나투람(60)이라는 이름의 남성이 이 원숭이에게 물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했다. 원숭이는 12일 마을 10대 소년을 처음 공격한 후 나투람까지 총 10명의 주민을 물어 다치게 했다. 다행히 다른 주민들은 별다른 이상이 없어 물린 상처만 치료받고 있으나 나투람은 광견병 백신을 맞지 못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병원이 보유한 광견병 백신이 동이 나 나투람이 죽음에 이르렀다고 전했다.잇따른 원숭이의 공격과 백신 공급 중단에 성이 난 바드나와르 주민들은 21일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가 고속도로를 봉쇄하면서 길게 줄지어 선 차들로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고 엄청난 교통 체증이 발생했다. 시위가 거세지자 바드나와르 경찰은 현장에 출동해 주민들을 진정시키고 적절한 조치를 약속했다. 시위대가 해산한 뒤 관련 당국은 지역 내 병원의 광견병 백신 재고를 파악하고 부족한 백신에 대해 공급을 재개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9일간 마을 주민들을 공포에 몰아넣은 원숭이는 3시간의 수색 끝에 포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힌두교 영향으로 원숭이를 신성시하는 인도에서는 최근 야생 원숭이의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주에도 밴달루르 지역에서 10살짜리 소녀가 원숭이에게 물려 중상을 입었으며, 특히 아기 납치가 빈번해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에베레스트 정상 아래 체증 묶여 죽음 맞는 산악인들

    에베레스트 정상 아래 체증 묶여 죽음 맞는 산악인들

     23일(이하 현지시간)에만 네 명이 스러지는 등 이번 주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해발 고도 8848m)에서 모두 일곱 명이 목숨을 잃었다. 에베레스트는 5월에나 정상 등정 허가가 내려지는데 벌써 지난해 희생자 숫자를 넘어섰다.  인도의 두 산악인 칼파나 다스(52)와 니할 바그완(27)이 정상을 밟고 돌아오다 체력이 소진돼 희생됐다. 현지 투어 조직자인 케샤브 파우델은 AF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바그완이 12시간 넘게 정상 부근에 형성된 체증에 발이 묶여 고생하다 기진맥진한 것이 죽음을 부른 요인이 됐다고 밝혔다. 65세 오스트리아 등반가도 정상을 밟은 뒤 중국 티베트쪽으로 하산하다 목숨을 잃었다. 네팔 가이드 한 명도 소중한 생을 마쳤다.사진을 보면 여기가 세계 최고봉이 맞나 싶을 것이다. 네팔 구르카 용병 출신 산악인 니르말 푸르자가 이끄는 프로젝트 파서블 탐사대가 지난 22일 에베레스트를 오르려는 이들이 형성한 긴 줄을 카메라에 담았다.  22일 에베레스트를 등정해 일곱 대륙 최고봉을 모두 발 아래 둔 도널드 린 캐시(55)이 해발 8770m의 힐러리 스텝에서 기나긴 체증이 풀리길 기다리다가 고산병과 저체온증이 동시에 겹쳐 의식을 잃었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고 등반 전문업체 파이오니어 어드벤처가 밝혔다고 미국 ABC뉴스와 영국 BBC가 24일 전했다.  네팔 정부의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EBC) 연락관인 갸넨드라 슈레스타는 그의 주검이 산에 그대로 남겨졌다며 날씨가 허락하면 24일 더 많은 시신 수습 노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출신 안잘리 쿨카르니도 22일 에베레스트 등정 뒤 하산하다 숨졌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일인당 1만 1000달러(약 1300만원)씩 내고 일생의 한 번뿐인 에베레스트를 오르겠다는 이들이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이다. 네팔 당국은 올 봄 시즌 외국인 367명과 네팔 국적 14명에게 등반 허가를 내줬다. 스스로 체력이 안 된다며 필생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룰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다 세르파 등 네팔 스태프 400명이 따라붙어 이날 이렇게 엄청난 체증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지난주 등정 뒤 하산 도중 숨진 라비 타카르, 이달 중순 실종돼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아일랜드 등반가 시머스 롤리스까지 치면 이번 시즌 에베레스트에서만 여섯 명이 숨지고, 바로 근처 로체에서 한 명이 숨졌다. 히말라야 지역으로 범위를 넓히면 12명이 세상을 등졌다고 슈레스타는 밝혔다.  지난해 봄 시즌에 에베레스트에서 다섯, 로체에서 한 명이 숨졌다. 올해 에베레스트 등정자 숫자는 지난해 807명을 간단히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네팔 정부가 부족한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너무 많은 등반 허가를 내주는 바람에 경험 없는 산악인들이 상업 등반 회사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오르다 경험과 체력 부족으로 목숨을 잃는 악순환의 고리를 이제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탐험가이며 방송 진행자인 벤 포글은 지난해 에베레스트를 등정했는데 트위터에 “등반 허가를 따내려고 런던 마라톤식 로또가 진행되더라”고 개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서울광장] 노무현, 그리고 ‘새마을’/송한수 부국장·사회2부장

    [서울광장] 노무현, 그리고 ‘새마을’/송한수 부국장·사회2부장

    파릇이 잔디가 도로 얼굴을 내민다. 잎을 잘려 아스라이 스러져 가더니 제법 반갑고 고맙다. 뿌리를 다치진 않은 덕분이다. 서울 중구 세종대로 124 서울신문 사옥 앞 서울마당 이야기다. 큰 행사를 치르느라 어쩔 수 없이 짓눌린 까닭이다. 아직 듬성듬성 자랐지만, 얼른 옛 모습을 되찾을 일이다. 곧 땅을 꼭꼭 뒤덮기 바란다. 사실 나약한 게 생명이다. 종류를 불문하고 폭력 앞에선 더욱 그렇다. 생명을 놓고 끈질기다 얘기하곤 해도 꺼져 갈 무렵이면 자못 아슬아슬하다. 차라리 겨우 살아남은 뒤 안도하는 표현이라고 읽어야 옳다. 따라서 비록 하찮게 보일지언정 생명을 막 대할 게 아니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하지 않던가. 다시 생명을 노래할 때다. 딱 10년 전이다. 2009년 5월 23일 사그라든 목숨이 있었다. 너무나 이른 죽음이었다. ‘사람 사는 세상’을 외치던 터다. “사람을 소중하게 여겨야 하고, 그러지 않으면 나라(정치)가 아니다”라는 메시지였다. 여전히 울림은 크다. 숱한 국민이 오늘도, 내일도 ‘대통령의 마을’을 찾을 것이다. 너럭바위를 보듬을 것이다. 노랑 풍선이 출렁대고 더러는 부엉이바위를 힐끔거릴 것이다.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자”고 목청을 높일 것이다. 뭇 생명을 살리는 길이라 밝힐 것이다. 살짝 다른 얘기로 되돌아간다. 어릴 적 날마다 동네 스피커에서 울려 나오던 노래가 떠오른다. 1절은 이렇다. ‘새벽 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 너도 나도 일어나 새 마을을 가꾸세, 살기 좋은 내 마을, 우리 힘으로 가꾸세.’ 단순한 리듬에 따라 부르기 좋았다. 새마을운동 바람은 그리도 거셌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희한한 가사로 바뀌어 있었다. 혹 반항심 탓 아닐까. 쩌렁쩌렁한 군사독재 시절 위로부터 강제로 벌인 운동이었으니 말이다. 아이들은 멋도 모른 채 흥얼대기도 했다. 넉넉하고 깨끗하게 살자는 구호는 액면으로만 그럴듯했다. 군부로부터 실적을 강요당했기 때문이다. 산천을 푸르게 하라고 다그치자 어딘가에선 소나무에 녹색 페인트를 뿌리는 해프닝까지 낳았다니. 국민 동의를 못 얻었다는 방증이다. 근면, 자조, 협동을 강권했다. 우민화나 다름없었다. 국민에게 답을 요구해선 안 된다. ‘바보’ 대통령은 달랐다. 눈물을 알았다. 바보처럼 낮은 곳으로 임했다. 으스대기를 당연시하던 권력을 내려놓았다. 그렇다고 딱히 일부러 높은 점수를 매기는 건 아니다. 몇몇 대통령이 실천하지 않았을 뿐이다. 며칠 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율동 새마을운동중앙회 연수원을 방문했다. 서클 멤버 누군간 ‘적지’에 왜 가냐고 덤볐다. 대통령 선거 때 조직을 활용하는 등 온갖 패악을 저질렀던 곳이기 때문이다. 그땐 그랬다. 그러려니 했다. 옛 새마을운동 멤버들은 “조국을 위해 나섰던 것이다”라고 우긴다. 그래서 달라진 시대에 면모를 확인하자고 우리 일행을 달랬다. 그렇다. 새마을운동도 이젠 바뀌어야 한다. 정부에 의한 동력이 아니라 국민에 의한 것이어야만 한다. 어림없는 ‘국민 개조’ 캠페인을 벗어나야만 한다. 인제 새마을운동은 새 마음을 담는다. 다름 아니라 생명 가꾸기다. 설명하기엔 구질구질한 이념을 떠났다. 그래서 의연하다. 아무리 그럴듯한들 생명을 꺾을 수도 있는 바에야. 비무장지대(DMZ)니 접경지대니 말하면 으레 눈을 치뜨면서 해코지하지만 생명 보살피기에 즈음해선 몹쓸 짓이다. 제 이득만 꾀한 결과여서다. 이전 새마을운동엔 아예 항목에 없던 통일 과제도 어엿이 포함됐다. DMZ 평화생명동산 가꾸기가 좋은 사례로 통한다. 남북이 자연(생명)과 더불어 공생하지 못한다면 합쳐야 무슨 소용이랴. 아무리 폄훼한들 ‘사람 사는 세상’을 꺾을 순 없다. 맞서면 제 이득만 채우는 꼴이다. 절제와 순환은 지구적 위기 속에서 한반도, 남북한을 떠나 생존 필수요건이다. 더구나 ‘사람 사는 세상’이 한갓 이념에 휘말려서도 안 된다. 아닌 건 아닌 것이다. 생명에 관한 한 좌우는 없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결코 생명을 담보로 삼지 말아야 한다. 최근 불거진 5·18민주화운동 폄하는 생명(희생)을 깎아내리는 것이라 용서를 받을 수 없다. 인격 살인·폄훼는 또 어떤가. 남북한 만남도 함께 ‘살자’는 뜻이다. 어느 누구의 득실과 얽히지 않았다. 따라서 딴지를 걸 일이 아니다. 훨훨 옛 껍데기를 버리고 한층 새로운 세상을 선언한 새마을운동에 어기찬 응원을 보낼 차례다. onekor@seoul.co.kr
  • [2030 세대] 새로운 인간/김현집 미 스탠퍼드대 고전학 박사과정

    [2030 세대] 새로운 인간/김현집 미 스탠퍼드대 고전학 박사과정

    고대 아테네인들, 그들도 인간에 불과했다. 소소한 욕망에 평생 연연하다가, 억울해하기도 하고, 단념하기도 하고, 결국 사라졌다. 한 아테네 시민은 전쟁에 나가기에 앞서 지인에게 부탁한다. 돈을 좀 맡길 테니, 혹시 그가 전사하면 자기 자식들에게 넘겨주라고. 물론 부탁받은 이는 그 돈을 모두 써버렸고, 몇 년 후 아버지도 돈도 잃은 자식들에게 고소당한다. 몸이 불편한 어떤 아테네인 이야기도 있다. 이 이는 장애인으로 나라에서 연금을 받는데, 그의 이웃이 어느 날 항의한다. 이놈은 장애인도 아니고, 연금을 탈 만큼 빈곤하지도 않고, 그냥 자만하고 비열한 놈일 뿐이라고. 그러면서 그가 파렴치하게 말을 타고 다니는 것도 봤다고 고자질한다. 그러자 장애를 앓는 이가 항변한다. 목발을 짚고 걷기 불편해서 친구의 말을 가끔 빌리는 것이라고. 아테네 웅변가들의 법정 연설들 덕분에 남겨진 사건, 사고들이다. 아테네 시민들 일상 삶 속의 욕심과 실망의 기록이다. 아테네인들은 경쟁과 성공에 목숨을 걸었다. 그들을 열광하게 하던 알키비아데스라는 정치가가 있었다. 잘생기고, 비열하고, 무모하고, 기발하고, 폭력적이고, 돈 많고, 낭만적인, 대중의 고민 없는 선망을 받기에 완벽한 남자였다. 아테네의 젊은이들은 알키비아데스처럼 호화로운 마차들을 소유하고, 여자들을 그러모으고, 신과 같은 몸과 얼굴을 갖길 원했다. 이런 아테네 사람들 사이에서 홀연 떠오른 인물이 소크라테스다. 그는 우선 굉장한 추남이었다. 두 눈은 튀어나와 있었고, 넓은 돼지코가 퍼져 있으며, 입술은 굵고 멍청해 보였다. 돈도 없었다. 정치도 하지 않았다. 맨발로 아테네 도심을 떠돌며 구두쇠부터 제사장까지 누구든 붙들고 대화했다. 추운 겨울에 똥똥한 배를 내밀고 나가서 명상도 했다. 그는 역사적인 철인이었다. 그가 글 한 줄 남기지 않았어도 역사는 그를 잊지 않았다. 소크라테스가 말했다. 내가 유일하게 아는 것은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다’라고. 자기 자신 그리고 자기 생각에 터무니없이 확신하는 정치가, 사상가, 종교인들을 소크라테스는 몰아세우고 그들 주장의 모순을 드러냈다. 정의의 이름으로, 지식의 이름으로 만행하던 사람들이 모두 침묵했다. 아무것도 모른다던 소크라테스였지만, 신념은 확고했다. 그에게 돈과 쾌락은 시간낭비였다. 오직 덕목에 대한 고민, 인생을 사색하는 데 의미를 두었다. 알키비아데스는 소크라테스를 보고 감탄하며 말했다. 그는 위대한 장군도, 웅변가도, 정치가도 아닌, 다만 새로운 인물이라고. 소크라테스는 자유로웠다. 전기와 같이 흘러가며 사람들을 번쩍 일깨우고 사라졌다. 전기 말이다. 가끔 그의 생각이 보일까 말까 한다. 내게 고대 그리스를 왜 공부하느냐고 누가 굳이 물어, 또 내가 굳이 답해야 한다면, 소크라테스와 그의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라고 말하겠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
  • “완전 채식주의 강요하는 부모, 기소 돼야” 벨기에 정부 자문기구

    “완전 채식주의 강요하는 부모, 기소 돼야” 벨기에 정부 자문기구

    자녀에게 비건을 강요하는 부모는 기소 돼야 한다고 벨기에의 저명한 의사들이 촉구하고 나섰다. 이는 현지에서 부모 때문에 비건 식생활을 따라야 했던 자녀가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른 뒤 나온 것이다. 비건은 고기는 물론 달걀과 유제품뿐만 아니라 동물성 음식 재료가 조금이라도 섞인 음식을 절대 먹지 않고 오로지 채소와 과일 그리고 곡류를 먹는 완전 채식주의를 뜻한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벨기에 정부 자문기구인 벨기에 왕립의학원(ARMB)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이 담긴 법률 의견서를 발표했다. 이런 강경한 태도를 공공기관이 공식적으로 밝힌 사례는 이번이 처음으로, 법률 의견서 특성상 앞으로 법원 판결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의견에서 이들 전문의는 “비건은 미숙아와 어린이 그리고 청소년뿐만 아니라 임신했거나 모유 수유를 하는 여성에게 적절하지 못하다”면서 “자녀를 비건으로 키우는 부모들은 기소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현재 벨기에서 비건 식생활을 하는 아이는 3% 정도 된다”면서 “적절한 식사 관리를 하지 못하면 영양 결핍증이나 발육부전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의견서를 작성한 의원회를 이끈 퀸 파비올라 어린이병원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조르주 카시미르 박사는 “만일 자녀가 비건 식생활을 한다면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고 영양제를 섭취해야 하며 정기적으로 혈액 검사를 받는 등의 조치를 해야만 하지만, 대다수의 비건 부모는 이렇게까지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고기와 유제품 등에 있는 동물성 지방과 아미노산은 아이의 성장에 꼭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기관이나 단체가 이번 의견서 내용에 찬성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영국 영영사 협회(BDA)는 비건 식생활을 충분히 계획적으로 실천하면 남녀노소 모든 사람에게 건강한 생활이라는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도 뭐든 지나치면 독이 되는 법이다. 비건 식생활을 강요받은 아이가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례가 수차례 나왔기 때문이다. 벨기에에서는 2017년 비건 부모가 아이에게 식물성 분유만을 먹인 사례가 있었다. 당시 부부는 생후 7개월 된 아이가 영양 실조와 탈수증으로 숨져 집행유예 6개월이라는 실형을 선고 받았다. 특히 사망 당시 아이의 몸무게는 생후 1개월 평균 수준인 4.5㎏도 되지 않아 많은 부모에게 충격을 안겼다.사진=123rf(위), 텔레그래프 홈페이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뱀상어를 애완용 강아지처럼 만지는 다이버

    뱀상어를 애완용 강아지처럼 만지는 다이버

    바닷속 포식자 상어를 마치 애완견을 다루는 듯한 모습이 화제다. 한 다이버가 임신 중인 호랑이 상어 코를 마치 개처럼 쓰다듬는 순간을 지난 21일 케이터스클립스 관계사인 스토리텐더가 전했다. 지난 19일 토드 토마스란 남성이 미국 플로리다주 쥬피터 해안을 수영하는 도중 에머랄드 차터스에서 온 한 전문 다이버가 14피트(약 4.3미터) 길이의 무시무시한 포식자와 놀라운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그 두 주인공은 ‘제니’라는 이름의 상어와 ‘조쉬 에클레스’(35). 촬영된 영상 속, 조쉬는 자신에 다가오는 상어를 보고 조금도 두려움없이 손을 길게 뻗어 상어 코를 만진다. 그러더니 애완견 얼굴을 쓰다듬듯이 날카로운 이빨을 숨기고 있는 상어 입과 바로 몇 센티미터 밖에 안 떨어져있는 녀석의 코를 손으로 살살 쓸어 어루만진다. 하지만 상어는 다이버의 동작에 어떠한 ‘반항심‘도 보이지 않고 그저 자신의 얼굴을 다이버에게 맏기는 모습이다. 그러기를 수 초, 결국 다이버의 손이 코에서 떨어지자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다시 물 속을 유영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걸까. 바로 긴장성 부동화(tonic immobility)라고 불리는 현상 때문이다. 이 현상은 동물이 긴장이나 공포 등으로 잠깐 몸이 굳어 옴싹달싹 못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실례로 물에 대한 긴장 또는 스트레스로 목욕할 때 경직된 토끼 모습을 상상하면 쉽다. 하지만 모든 생명에도 돌연변이가 있듯이, 모든 현상은 모든 생명에게 적용되진 않을 터. 순간의 실수로 인간의 소중한 목숨이 왔다갔다 하기에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사진 영상=StoryTrender 유튜브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담배의 미래는/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담배의 미래는/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담배를 처음 입에 댔던 기억은 지금도 또렷하다. 대입 예비고사를 2주 남짓 남겨 둔 1980년 초겨울, 집 근처 독서실 사물함에 넣어 두었던 영어 참고서가 몽땅 사라졌다. 작심하고 열면 찾고자 하는 단어가 눈앞에 떡하니 펼쳐질 정도로 길이 잘 들었던 사전까지. 울분과 억울함, 상실감에다 ‘일탈’의 기회를 잡았다는 묘한 감정까지 뒤범벅돼 아래층 구멍가게에서 인생 첫 담배를 샀다. 끊은 기억은 날짜, 시간까지 더욱 명료하다. 2009년 6월 15일 낮. 머리 속에 이상이 생겨 병원 중환자실로 실려 들어갈 때였으니, 엄밀히 말하면 30년 가까이 지낸 담배를 스스로의 의지로 내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자의든 타의든 10년 전 그날 이후 담배를 멀리한 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잘한 일 가운데 하나였음이 틀림없다. 마침 눈에 쏙 들어오는 기사 하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담배회사 케이티앤지가 담배가 아닌 부동산 사업에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는 이야기다. 조선 후기인 1883년 국영 연초제조소 ‘순화국’으로 출발해 전매청, 한국전매공사, 한국담배인삼공사로 이름을 바꾼 뒤 2002년 민영화된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부동산 영업이익은 약 277억원. 지난해(약 49억원)에 견줘 5배 이상 늘었다. 사실 최근의 담배 관련 리스크를 헤쳐 나가기 위해 이 회사는 2010년대 초반부터 펀드, 복합쇼핑몰 및 주차장 운영 등 부동산 영역으로 사업의 범위를 넓혀 왔다. 매년 1조원 안팎의 이익을 내면서 생긴 재투자 여력을 담배가 아니라 부동산에 쏟겠다는 다각화 전략이 성공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자산 규모는 2015년 7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 3259억원으로 89.4%나 증가했다. 매년 뜨거워지는 혐연 열기와 지난 2016년 452억 개비에서 2017년 435억 개비로, 지난해에는 404억 개비로 매년 가파른 하향 곡선을 그린 담배 판매량을 감안하면 케이티앤지의 자구적 몸부림은 이상할 것도 없다. 이 같은 담배회사의 ‘외도’뿐 아니라 담배는 에일리언처럼 모습을 바꿔 어떻게든 생존하고 자신의 미래를 보장받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21일 확정 발표한 ‘금연종합대책’은 기존의 규제 강화 외에 특히 유사 혹은 신종 담배 규제가 골자다. 우리나라 흡연율이 2017년 성인 남성 기준 38.1%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도 청소년의 경우 2018년 6.7%로 최근 2년간 상승한 것은 유튜브 등 매체를 마케팅에 활용한 궐련형 전자담배 등 신종 담배의 ‘진화’ 때문인 것으로 복지부는 보고 있다. 담배는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할 당시 원주민들에게 선물받은 담배잎 ‘타바코’가 유럽으로 전해진 것이 시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인디언 소녀가 자신의 추한 외모를 비관해 “다음 세상엔 세상의 모든 남자와 입을 맞추고 싶다”며 목숨을 버린 자리에서 피어난 게 담배꽃이라던가. 우리에게는 광해군 때인 1600년대 초반 전해졌으니 400년 이상을 함께 살아온 셈이다. 또 다른 400년 뒤 담배는 어떤 모습일까. 만약 남아 있다면 사람 몸에 해 하나 없이 편안함만 주는 존재일 수는 없을까. 그래도 30년을 함께 지냈던 친구의 바람이다. cbk91065@seoul.co.kr
  • 美 F-16 전투기 추락 순간 포착…조종사 탈출 모습 담겨

    美 F-16 전투기 추락 순간 포착…조종사 탈출 모습 담겨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에 추락한 F-16 전투기에서 탈출하는 조종사의 생생한 영상이 공개됐다. 미국 ABC뉴스는 22일 전투기 추락 지점의 인근 고속도로를 달리던 한 차량의 블랙박스에 촬영된 영상을 입수해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균형을 잃을듯 순식간에 추락하는 F-16 전투기가 보인다. 이후 기체의 불꽃과 함께 비상탈출하는 조종사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있으며 조종사는 낙하산이 펴지면서 안전하게 지상으로 내려온다. 이전에 공개된 영상보다 더욱 생생하다는 것이 현지언론의 평가다. 앞서 지난 16일 오후 3시 30분께 훈련 중이던 F-16 전투기 한 대가 캘리포니아 주 리버사이드의 마치 공군 예비기지 외곽이 한 창고 건물에 추락했다. 영상에서 보이듯 조종사는 추락 전 비상탈출에 성공해 목숨을 건졌으며 기체가 추락한 창고에도 사람이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기지는 공군 예비군 452 기동단의 본부로, LA에서 동쪽으로 약 105km 떨어진 리버사이드 카운티에 있다. 이곳에는 통상 공군 예비군 등 병력 2000∼6000명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주둔하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광주 발포자 보고듣던 DJ, 조용히 눈 감더니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 “광주 발포자 보고듣던 DJ, 조용히 눈 감더니 …”

    ‘도덕성 회복’ 주창하는 허만기 총재가 말하는 ‘도덕과 정치’“역사적 대세가 대한민국으로 몰려오고 있습니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정치권이 국민의 장래에 폐를 주지 않고 꿈과 희망을 주도록 바짝 정신을 차려야 해요. 남북 관계, 경제 문제에 대해 국회의원들이 자기를 버리고 국가와 민족, 그리고 미래를 보면서 치열하게 논쟁하고 고민해도 모자랄 판에 국회를 내팽개치고 장외투쟁을 하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주체성을 상실하고 도덕이 없는 집단인 겁니다. 광주민주항쟁이나 촛불혁명과 같은 민족의 기념비적 정신을 폄훼하고 모독하는 것은 반민주, 반도덕의 극치입니다. 물론 여당도 국정을 책임지는 위치이니 자기주장만 내세울 게 아니라 사리에 맞는 말에는 귀 기울여야 합니다.” 명함을 주고받는 수인사가 끝나자마자 그는 정치권 성토로 말문을 열었다.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최근 ‘국민 여러분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성명서를 낸 허만기 도덕성회복 국민연합 총재를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났다. 구순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목소리는 쩌렁쩌렁했고, 기억은 어제 일을 말하는 것처럼 총명했다. 허 총재는 정치 원로로서 도덕이 없는 현재의 정치에 대해 신랄하게 일갈했다. “도덕성이 갖춰지지 않는 정치는 권력싸움에 불과하고, 진실이 없는 정치는 위선일 뿐”이라고 꾸짖었다. 그가 정치에 발을 내디딘 것은 1958년 제2대 경남도의원에 당선되면서부터다. 당시 자유당 부정선거를 폭로하면서 이승만 정부와 각을 세우다 구속되기도 했다. 전국적으로 유명해졌지만 1961년 5·16쿠데타가 발생하면서 ‘구정치인’으로 활동이 묶였다. “건국이념인 홍익인간·광명이세, 최고의 도덕도덕없는 정치, 권력싸움… 성명서 문의 많아” - 성명서를 냈습니다. 반응이 어떻습니까. “도덕성이 타락된 우리 정치가 너무한다 싶어서 성명서를 냈지요. 성명서를 내가 작성해서 아는 사람들과 기업인들에게 우편으로 보냈습니다. 반응이 아주 좋아요. 우리 시대의 교과서라거나, 좋고 옳은 말씀이라며 강의를 해달라 곳도 있고, 복사해서 써도 되느냐고 묻는 전화도 많이 옵니다.” - 정치권이 명심할 도덕을 들려주시면.“도덕이 한자여서 중국 것인 줄 아는데, 사실은 우리가 중국보다 훨씬 앞서 있습니다. 정치인들이 명심할 도덕은 조선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弘益人間), 광명이세(光明理世) 입니다. 한자가 이 땅에 들어오기 훨씬 이전에 단군이 벌써 만들어낸 심오한 이념이지요. 사실, 이게 구전으로 전해오다 한문으로, 글로 남겨진 겁니다. 인간은 서로 도와야 하고, 인간 개인으로서의 우월성보다는 전체로서의 조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인간이 먼저라는 것이지요. 광명은 밝음, 빛, 꿈, 희망, 기대를 의미합니다. 고대국가나 최첨단의 현대나 광명으로 국가와 민족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단군이 선포한 겁니다. 세상 어느 나라에 이렇게 거룩한 건국이념이 있습니까. 기껏해야 실용주의 내지 실리주의에 정직 정도이잖아요. 그런 면에서 기념일을 만들어 그 의미를 반추하자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남북문제 잘 풀면, 대륙국가가 되는 기회10대 경제대국 한계 벗어나 G2 압박할 것” - 우리나라에 대세가 왔다고 진단했습니다. “남북문제를 잘 풀면 우리나라가 섬나라에서 벗어나 대륙국가가 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여기에 협력하지 않고 엉뚱한 소리나 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모처럼 붙잡은 기회를 차버리는 행위입니다. 나는 문 대통령이 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좀 더 강하게 이야기하면 좋겠습니다. 민족 내부의 문제이니, 이건 우리가 핸들링한다며 밀어붙이면 좋겠습니다. 이것을 두고 ‘김정은 편든다’거나 ‘북한 돕는다’고 생각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북한 김정은도 핵무기에 대해서는 사는 길을 찾는 것이지, 그놈을(핵무기를) 쥐고 있으면 자승자박이란 것을 깨달을 겁니다. 정치권이 싸우더라도 국가와 민족의 생존과 이익, 장래 문제는 별도로 해야 합니다. 국민의 미래를 망쳐서는 안됩니다.” - 섬나라를 벗어나자는 것은 어떤 의미입니까. “우리나라는 대륙국가와 해양국가라는 두 개의 큰 축을 씨줄날줄로 해서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그게 지금 막혀 있지 않습니까. 북한 김정은을 끌어들여 경제공동체를 만들면 부산에서 구라파로, 중동으로, 러시아로 기차를 타고 바로 갈 수 있는 시대가 됩니다. 그래야 비로소 대륙국가가 됩니다. 그게 안되면 우리는 10대 경제대국 한계를 벗어날 수 없을 겁니다. 조선, 자동차, 반도체… 이런 것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 한계의 탈출구가 대륙이라고 봅니다. 투자 전문가 짐 로저스는 남북 간에 경제협력체가 형성되면 세계의 투자가 몰려올 것이라고, 미국 투자사 골드만삭스는 한국이 수십 년 안에 일본, 독일을 능가하고 G2를 압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에게 크게 나갈 기회가 왔습니다. 정치권이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언제까지나 앉은뱅이, 신세타령이나 하며 살겠습니까.” “김정은 핵무기 한계인식…설득하고 끌고가야한국 공산화?… 우리 국민이 그렇게 머저리냐”- 그런데 북한이 아직 핵을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당장 핵을 폐기하지 않는다고 해서 손을 놓고 중도에서 포기해야 합니까. 어떻게든 김정은을 설득하고, 끌고 가야지요. 핵무기가 쌀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김정은도 핵무기를 끌어안고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면 그 자리에서 죽는다는 것을 알 겁니다. 나는 김정일이 그런 선택할 것이라고 보지 않고, 김정은도 자신이 한계에 왔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설득해서 핵을 폐기하게 하고, 과감하게 밀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북한보다 국력이 20배나 강한데 북한이 무엇으로 우리를 이기겠어요. 공산화? 천만의 말씀입니다. 우리 국민이 그렇게 머저리입니까? 공산화에 설득당할 것 같습니까. 절대 아닙니다. 자신감을 가져야지요.” 올해 구순인 그는 서예인, 정치인, 유학자의 길을 걸었지만, 국민정신 선양과 관련된 일은 놓지 않았다. “1950년대에 심산 김창숙, 담원 정인보 선생을 모시고 정신문화 선양운동을 했습니다.” 이후 1960~70년대에는 노산 이은상 박사, 초대 문교부 장관을 지낸 안호상 박사와 함께 국민사상선양회를 창립했다. 이를 통해 산업화와 민주화, 국제화에 대한 이론적 뒷받침을 위해 정책 세미나와 강연회 등을 68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그런 그가 2007년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지인들과 함께 도덕성회복 국민연합을 만들어 도덕성 회복을 주창하고 있다. “내 나이 90세, 무슨 욕심이 있겠어요. 다만 이 나라를 위해 발자취를 하나 남겨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도덕성회복 운동을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도덕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효·경로사상孝, 유장한 구름 아닌 전화 한 통이면 실천” - 도덕성 회복 운동을 간단히 설명하시면. “오늘날의 타락은 도덕의 상실에서 비롯된 겁니다. 예나 지금이나 도덕성을 잃어버리면 사람들이 무도하게 되고, 타락하고 패륜과 부정, 비리가 판치게 됩니다. 도덕이 무너지면 결국 인간이 몰락하고, 나라가 망하게 됩니다. 현대 사회의 인간 상실과 자아 붕괴로 미루어볼 때 도덕성 회복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겁니다. 도덕성회복은 이 나라의 시대적 역사적 소명이며, 사람들에게 영혼의 안식과 정신적 평화를 가져다줄 겁니다.” - 젊은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우리나라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 광명이세가 있습니다만 한 명의 인간으로서 실천할 수 있는 것은 효와 경로사상이라 생각합니다. 효는 최고의 선이며, 도덕성의 원초입니다. 한 기자가 석학 아놀드 토인비에게 ‘선생께서는 만일 다른 별에 가서 살아야 한다면 지구에서 무엇을 갖고 가고싶나’고 물었더니 ‘코리아의 효사상, 경로효친과 가족제도를 가져가고 싶다’고 한 일화가 효의 가치를 말해 줍니다. 도덕은 이렇게 유장한 구름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서 실천 가능한 것입니다. 젊은 사람들이 당장 전화 한 통이면 실천할 수 있는 것이 효입니다. 어렵게 생각할 것이 전혀 아닙니다. 내가 한 백년 가까이 살아서 압니다.” “노 前대통령, 내가 만든 장학회 수혜자, 후배靑비서실장 지낸 文 대통령도 자연스럽게 알아盧, 서거 수일 전 세상사 초월 당부 글씨 써 줘조선대 로스쿨 필요성 전달 … 성사되지 않아”- 문재인 대통령과의 사진이 있는데 어떻게 인연이 됩니까. “그전에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습니다. 제가 부산상고를 졸업했는데, 경남도의원 시절 부산상고 장학회를 저와 김지태 부산일보 사장 등이 만들었습니다. 그 장학금 수혜자 가운데 이성태 전 한국은행 총재뿐만 아니라 노 전 대통령도 포함돼 있지요. 13대 국회의 5공비리 청문회에서 같이 활동도 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등을 지냈으니, 자연스럽게 가깝게 지내게 됐고 …. 10년 전 노 대통령이 봉하마을에서 서거하기 수일 전, 궁지에 몰렸을 때 동문 골프모임에서 소동파의 적벽부를 한 구절 써주며 세상사를 초월하고, 유유자적하게 살라고 당부했는데…. 내가 조선대 석좌교수로 있을 때 조선대에 로스쿨의 필요성을 구두로, 편지로 노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습니다만, 성사되지는 않았죠.” -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숨겨진 일화, 있으면 소개해 주세요. “12·12 쿠데타 주역 가운데 한 명인 정호용 장군이 1982년 어느 날 나를 급히 만나자고 했어요. 장 장군은 내 서예를 좋아해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였거든. 그가 정색하고 굳은 표정으로 ‘오늘 아침에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름 영어 이니셜, 허 총재는 DJ로 지칭했다)의 생사를 결정합니다. 내가 어떻게 하면 좋겠소’라며 내 의견을 물었어요. 그래서 내가 ‘DJ는 민주화의 상징이자 선구자이다. 그를 죽이면 반인륜적·반도덕적 처사이고, 도덕성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차라리 미국으로 망명하게 하는 것이 어떻냐’고 했지요. 정 장군은 고개를 끄덕였지요. 그 후 정 장군은 전두환·노태우와의 3자 회동에서 DJ를 살렸다고 독백처럼 내게 말한 적이 있지요. 그 뒤 13대 국회에서 정 장군을 만났는데 그때 광주민주화항쟁의 발포자로 그의 이름이 오르내렸습니다. 정 장군이 나를 찾아와 ‘내 아버지를 두고 맹세하겠다. 나는 발포자가 아니다. 허 의원이 나를 불의한 사나이로 보면 어쩔 수 없고, 올바른 인간으로 믿어준다면 DJ에게 진실을 말해달라’고 했지요. 나는 그의 인격을 믿었고, 그 말을 믿었기에 새벽에 동교동에 갔었지요. 언제나처럼 정장차림으로 나를 맞아준 DJ와 이희호 여사에게 이 사실을 그대로 전달했습니다. DJ는 내가 보고하는 동안 눈을 감고 조용히 듣기만 할 뿐 아무 말도 없었습니다. 너무 정호용 장군을 변명해준 것 같은데….” “12·12쿠데타 주역 정호용, ‘DJ구명’ 내게 말해‘鄭, 광주 발포자 아니다’는 주장 DJ에 전달도DJ, 눈 감고 듣기만 할 뿐… 아무 말도 안 해” 그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학원 최고정책결정자(SEP) 과정을 수료했다. 13대 국회의원(1988~1992년)을 지내면서 평화민주당 당기위원장, 국회 5공비리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2006년 성균관유도회 총재를 맡았고, 2009년 대한민국 헌정회 원로위원으로 선임됐다. 국회의장이나 당 대표 등을 지낸 이들로 대체로 구성되는 헌정회 원로위원에 초선에 불과한 그가 선임된 것은 다소 파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서예 전시회도 종종 가졌든 허 총재는 정치권에서도 알아주는 명필이다. “DJ, 선양회 세미나 참석하면서 인연 깊어져13대 국회 비례대표서 자신 앞에 나를 배치인내력, 상상력 뛰어난 초월적 능력 소유자”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1980년대에 내가 주관한 국민사상선양회 세미나에 DJ가 한번 참석하면서 인연이 깊어졌습니다. 아침 7시 강연에 이은상·정주영 현대그룹 회장·백선엽 장관·조영식 경희대 총장·윤일선 서울대 총장 등 기라성같은 사람들이 참석했습니다. 이 사람들은 DJ가 만나고 싶어했던 인물들이었습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DJ는 13대 전국구(비례대표) 후보에 자신의 바로 앞번호에 나를 배치했습니다. 나는 그 보답으로 12권짜리 김대중 전집을 만들어줬습니다. 청평별장에서 먹고 자기를 같이하면서 DJ를 옆에서 보니 이 나라에서 제일 부지런한 사람이었습니다. 인내력, 상상력, 추진력이 뛰어나고 실패나 좌절을 딛고 일어서는 초월적 능력의 소유자였습니다.” “YS, 사상선양회서 강연도…정무직도 제안YS와 가까우니 안기부, 내집 급습해 쑥대밭국회서 안기부장 유학성 만나 한 대 갈겨YS, 노태우와 야합… 도덕 없어 절교 선언”- 김영삼 전 대통령과 인연도 많다지요. “1980년대에 YS는 정무직을 제안했습니다만 저는 거절했습니다. 그랬더니 집으로 밀고 들어오기도 했지요. 내가 주관한 국민사상선양회에서 YS는 ‘정치발전과 정치인의 자세’라는 주제로 강연한 적도 있습니다. 당시에 내가 YS와 가깝게 지내니 안기부가 내 집을 급습했습니다. 아이들 방까지 수색해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었습니다. 당시 서슬 시퍼렇던 안기부장이 유학성이었습니다. 국회 휴게실에서 만나 ‘유학성 이놈!, 나라를 위해 일해야지, 남의 뒤나 캐고 …” 하면서 한대 갈겨버렸습니다. 유학성이 쓰러졌지만 옆에 있던 민정당 의원 몇 사람이 있었지만 아무도 말리지 않았어요. 그런데 YS는 노태우 전 대통령과 야합하는 바람에 변절했지요. 일신의 명리를 위해서는 도덕도, 정의도, 원칙도, 국민도 다 저버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YS와 절교를 선언했습니다. 그랬더니 심복인 서석재 의원과 김덕룡 의원을 내 집으로 보내 나를 집요하게 설득하려 했습니다.” - 좋은 인연만 있는 것은 아니겠죠. “전두환과 악연이 생각납니다. 같은 고향이어서 서로 잘 알고 지냈습니다만 11대 국회의원 선거과정에서 제가 구속됐습니다. 전두환이 광주항쟁에 참가한 시민들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국보위에서 스스로 대장 진급한 그런 부당성을 유세과정에서 비판하다 선거 3일 전에 덜컥 구속됐습니다. 누가 시켰겠어요. 그러다가 제가 13대 국회의 5공비리 특위 청문회에 활동했습니다. 그때 장세동 등을 상대로 일해재단 비리를 심문했습니다. 그리고 전두환의 정치자금 6000억원의 불법조성을 가장 먼저 폭로했습니다. 구체적인 비리를 밝혀낸 겁니다. 큰 기업에 부실기업을 안겨주고 장기저리로 대출해주면서 리베이트를 받은 것이죠. 당 총재인 DJ에게 보고하니 ‘허 의원, 그럴 수가 있나. 어떻게 6000억원을 받을 수 있나‘라며 처음엔 믿지 않았습니다. 어떤 기업으로부터 얼마씩 받았는지는 국회 속기록에 다 남아있습니다. 전두환이 돈을 받을 때 재무 공무원을 시키지 않고 최측근들에게 시켰더군요.” “요즘 신문 3개 읽고 독서 활동 꾸준히7시간 수면, 운동화 신고 많이 걸어다녀” - 고령인데도 활동이 많습니다. 건강 비결은. “일을 놓지 않는 게 비결입니다. 신문은 서울신문과 경제지 하나 등 3개를 매일 꾸준히 읽고 있습니다. TV로 뉴스를 한 시간씩 보고 밤 11시쯤 자서 다음날 아침 6시 일어납니다. 책을 꾸준히 읽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책은 안 보면 정신이 갑니다. 영혼을 맑게 하려고 고전을 읽습니다. 그리고 최근엔 좀 많이 걸으려고 합니다. (신고 있는 운동화를 가리키며) 많이 걸으라고 아들이 사 준겁니다. 운동화를 신으니 확실히 발이 편합니다. 고령일수록 꾸준히 일을 해야 합니다. 목숨이 다하는 그날이 은퇴하는 날이지요.”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여기는 남미] 멕시코 주민들, 여자 도둑들 옷 벗기고 집단 린치 응징

    [여기는 남미] 멕시코 주민들, 여자 도둑들 옷 벗기고 집단 린치 응징

    멕시코의 한 시장에서 붙잡힌 도둑들이 참혹하게 린치를 당하는 장면이 영상으로 공개됐다. 상인들은 "경찰이 범죄에 전혀 손을 쓰지 않고 있어 우리가 나설 수밖에 없다"며 린치는 정당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멕시코 치아파스의 타파출라에서 최근 벌어진 사건이다. 1분21초 분량의 영상은 바닥에 쓰러져 있는 2인조 여자 도둑들의 모습과 함께 시작된다. 도둑 중 한 명은 이미 상의가 벗겨진 채 바닥에 엎드려 있고, 상인들은 손에 가위를 들고 또 다른 여자 도둑에게 달려들고 있다. 상인들은 도둑의 상의와 바지를 가위로 잘라 벗겨낸다.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다른 상인들은 그런 도둑들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발길질을 서슴지 않는다. 잔뜩 겁에 질린 도둑들은 전혀 저항하지 못한다. 시장 한복판에서 순식간에 알몸이 된 도둑들은 주요 신체부위를 가리며 부끄러워 어쩔 줄 몰라 하지만 잔뜩 흥분한 상인들의 분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속옷만 남겨두고 도둑들의 옷을 벗겨낸 상인들은 이번엔 가위로 도둑들의 머리털을 마구 자르기 시작한다. 자칫 가위가 흉기로 변할 수 있는 아찔한 상황. 도둑들은 묵묵히 당하고만 있다. 영상은 만신창이가 되어 현장을 떠나는 도둑들을 보여주면서 끝난다. 그런 도둑들에게 상인들은 여전히 욕을 퍼붓고 있다. 상인들은 "이미 여러 차례 도둑질을 한 상습범들"이라며 "소극적인 경찰이 대응하지 않아 상인들이 직접 심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멕시코에선 범죄자들에 대한 린치가 관습법처럼 뿌리를 내리고 있다. 경찰에 대한 불신이 가장 큰 원인이다. 하지만 억울한 피해자도 발생해 사회적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8월 푸에블라에선 50대 남자와 20대 조카가 주민들에게 화형을 당했다. 주민들이 두 사람을 유괴범으로 오해하고 벌인 일이다. 경찰은 뒤늦게 "두 사람은 학교 근처에서 술을 마셨을 뿐 어떤 죄도 짓지 않았다"고 했지만 두 사람은 이미 목숨을 잃은 후였다. 사진=영상 캡쳐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차현우♥’ 황보라 “하정우-김용건과 이미 가족”[종합]

    ‘차현우♥’ 황보라 “하정우-김용건과 이미 가족”[종합]

    배우 황보라가 남자친구 차현우의 형인 하정우와 돈독한 관계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21일 ‘캐아일체 심스틸러’ 특집으로 꾸며진 MBC 에브리원 ‘비디오스타’에는 황보라와 황찬성, 정이랑, 신승환, 이유준 등이 출연했다. 배우 김용건의 아들이자 하정우의 동생인 영화제작자 차현우와 7년째 열애 중인 황보라. 이날 “결혼이 늦어지는 이유가 있냐?”란 질문에, 황보라는 “남자친구가 프로듀서로 일을 시작 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본인의 힘으로 돈을 벌어서 결혼을 하고 싶어한다. 지금 영화 두 편을 준비 중이다. 그 한 방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황보라는 “남자친구도 배우 출신이지만 작품 제안이 들어오면 상의를 하는 것은 주로 하정우와 많이 한다”며 “하정우와는 동맹 관계다. 비밀 얘기 많이 하고 협상을 많이 한다”고 고백했다. 황보라는 ‘비밀’에 대한 질문을 받자 “남자친구가 술 먹는 것을 안 좋아하기에 우리끼리 술 먹으며 재밌는 얘기를 공유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황보라는 “(예비 시아버지인) 김용건도 여행을 갔다오면 아들 선물은 안 사와도 내 선물은 항상 사오신다. 생일선물도 꼬박꼬박 챙겨준다. 최근에는 건강검진을 끊어주셨다. 또 내가 좋아하는 코트가 있는데 B사의 코트를 사줬다”고 자랑했다. 이어 황보라는 “나는 남자친구의 가족 행사에 늘 참여한다. 수다도 많이 떨고, 제사도 늘 참여한다”며 이미 가족 같은 사이임을 드러냈다. 황보라는 지난해 tvN ‘인생술집’에 출연해 “여자는 남자 하기 나름”이라며 “원래 내가 좋아하는 사람만 사랑했다. 그런데 처음으로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을 만났다”고 당시 6년째 열애 중이었던 배우 차현우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황보라는 연인 차현우에 대해 “오빠 같고, 아빠 같고, 친구 같은 사람이다. 내가 사랑 받는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에 MC 김희철이 “언제 그렇게 사랑받는다고 느끼냐”는 말에, 황보라는 “늘 느낀다. 6년을 만나면서 단 한 번도 못 느낀 적이 없다”고 답했다. 황보라는 이어 “남자친구는 저를 딸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다칠까봐. 한 번은 초보 서핑을 하다가 옆사람과 부딪힌 적이 있었다. 당시 손가락이 6조각이 났다. 그 때 오빠는 자신도 다쳐 피투성이인데도 내게 달려왔다. 그 모습을 보며 ‘나를 목숨 걸고 사랑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에피소드를 언급하기도 했다. 또 황보라는 “스캔들이 난 이후 방송에서 남자친구나 하정우 선배님에 대해 말하는 걸 꺼려 했다. 그런데 어느 정도 되니까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믿음이 생기니까 당당하게 얘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황보라는 앞서 tvN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 종영 인터뷰에서 차현우와의 열애를 언급하면서 “결혼을 한다면 이분과 할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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