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목숨
    2026-08-0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8,716
  • 광주시민 “당장 구속해야”… 민주당 “턱없이 부족한 형량”

    전두환(89) 전 대통령이 30일 5·18 헬기 사격 관련 사자명예훼손 1심 재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자 5·18 관련 단체들과 정치권은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반발했다. 전남도청에서 마지막 방송을 한 여대생이었던 박영순(62)씨는 “우리는 모두 당연히 구속될 줄 알았는데 너무나 잘못됐다”며 “헬기 사격으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는데 이렇게 봐주기 처분을 내려 말할 수 없는 분노가 치민다”고 울먹였다. 나의갑 전 5·18 기록관장은 “사과도 없고, 반성도 없는데 무슨 집행유예냐. 당장 8개월이라도 구속해야 한다”며 “사자명예훼손을 당한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범이라고 했지만 실은 전씨가 본인 자신을 두고 한 말이라는 게 증명됐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낮은 처벌 수위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5·18 역사왜곡처벌특별법 제정에 나서겠다고 입을 모았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5·18의 피해자와 유가족, 광주 시민이 그간 받은 고통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국민의 눈높이에도 맞지 않는 형량”이라면서 “‘헬기사격 여부를 인식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법원의 결과에 따라 앞으로 진실을 규명하는 데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오늘 판결로 민간인을 겨냥한 헬기 무차별 사격이 인정됐다”며 “정의당이 앞장서서 5·18 역사왜곡처벌특별법을 제정하고, 역사 바로 세우기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오후 늦게 논평을 내고 “오늘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이번 재판이 가진 역사적 의미를 국민과 함께 엄중히 받아들인다”고 짧게 입장을 전했다. 여야는 전씨의 재판 태도에 대해 입을 모아 비판하기도 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오늘도 전씨는 사과 한마디 없이 재판정에 나와 선고 당시에도 꾸벅이며 졸기 바빴다”고 했다. 국민의당 안혜진 대변인도 “사죄 요구에 되레 윽박을 지르며 피해자들의 가슴에 다시 한번 대못을 박은 바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광주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트럼피즘 상징 된 성조기’ 갑론을박

    ‘트럼피즘 상징 된 성조기’ 갑론을박

    폴리티코 “트럼프, 성조기 마케팅 성공” 대선 후에도 트럼프 집회엔 성조기 물결반면 바이든 대선 승리 후 분위기 바뀌어“국기가 분열 아닌 통합의 상징돼야” 주장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각종 집회에 들고 나오는 성조기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한 나라의 국기는 보수집단의 전유물일 수 없고 분열이 아닌 통합의 상징으로 재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성조기를 자신의 분신처럼 여기게 만든 것 자체가 정치적 마케팅의 성공 사례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월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성조기를 끌어 안고 “사랑해”라고 말하며 연신 키스를 했다. 반대진영은 품위 없는 처신이라고 비판했지만 지지자들은 열광했다. 지난 5월부터 지속된 흑인시위 때 트럼프 진영은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에 대응해 ‘경찰 목숨도 소중하다’(Blue Lives Matter)는 상징물을 만들었는데 여기에도 성조기가 등장한다. 트럼프 대선 유세장은 숫제 성조기의 물결이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대선 이후 ‘부정선거’ 집회에도 성조기를 들고 자신들의 애국심을 드러내는 상징으로 삼는다. 트럼프 캠프가 대선 결과를 뒤집겠다며 소송전을 벌이기 위해 지지 성금을 모금하는 메일에도 ‘성조기’는 ‘애국’을 상징하는 매개체로서 단골로 등장한다. 폴리티코는 29일(현지시간) “트럼프가 성조기를 완전히 당파적으로 바꾼 것은 어떤 의미에서 마케팅의 승리였다. 그리고 좋은 마케팅 캠페인은 되돌리기 어렵다”고 평가했다.하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로 상황이 달라졌다는 게 폴리티코의 설명이다. 더 이상 성조기가 보수집단의 상징물처럼 여겨져서는 안되며, 통합의 국가를 대변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대선 이후 바이든의 승리를 축하하는 지지집회에서 성조기가 많아졌다. 반면 사회학자인 에반스는 폴리티코에 “성조기를 다시 통일의 상징으로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이후에도 미국에서 분열은 끝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서로 국가의 진정한 기준을 지키고 있다며 주장하며 대립하는 상황에서 결집은 힘들다는 의미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열린세상] 기록과 단독보도/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기록과 단독보도/이승선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홍봉한은 영조 때 척신으로 삼정승의 권력을 누렸다. 사관(史官)으로 공직의 첫발을 뗐다. 그의 딸이 세자빈이 됐다. 날마다 딸에게 집안 소식을 편지로 적어 보냈으나 되돌려 받았다. 세자빈은 편지의 앞단이나 뒷면에 답글을 써서 바로 내보냈다. 친정 아비는 사적인 편지가 궁중에 남아 있을 때 발생할 위험을 경계했다. 딸이 보내 온 편지를 세초해 집안에 궁중 정보의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기록이 자신의 권력과 가족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홍봉한의 딸 혜경궁 홍씨는 ‘한중록’을 남겼다. 아비와 달리 기록의 힘을 믿었다. 숨 하나를 쉴 동안에 나라 형편이 달라진다던 사도세자의 죽임을 전후해 혜경궁은 살아남은 자신의 그림자만 보아도 낯이 부끄럽던 심정을 기록했다. 치민 화기로 등이 뜨거워 잠들지 못하고 벌떡 일어나 벽을 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적었다. 친정이 풍비박산되고 자신의 생명이 경각에 달렸을 때도 기록을 멈추지 않았다. 정신이 다 닳아 여위어 가고 쇠진해 스러질 때까지 기록하리라 다짐했다. 한 터럭이라도 꾸미거나 과장해 기록하지 않겠노라고 맹서했다. 기록을 왜곡하는 것은 아들이었던 정조와 새 임금과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속이는 행위라면서 오로지 하늘 아래 정직하게 기록한다고 밝혔다. 기록에 목숨과 양심을 걸었다. 정약용은 조선조 언론 체계로 작동한 삼사의 관직을 두루 맡았다. 서른 살을 전후해 사간원 정언, 사헌부 지평, 홍문관 수찬을 지냈다. 사간원은 왕의 말과 행동, 정책에 대해 잘잘못을 논쟁하는 일을 수행했다. 사간원은 사헌부, 홍문관과 협력해 비판적 언론으로서 기능을 발휘했다. 여러 차례 삼사의 요직에 보해진 정약용은 당대의 가장 주목받는 언론인이었다. 정조 사후 겨우 죽임을 면하고 열여덟 해 동안 강진에 유배됐다. 유배지에서 아들에게 보낸 편지 중 ‘기록’의 엄중함을 알리는 내용이 있다. 1810년 경오년 봄 다산은 아들에게 일렀다. 편지 한 장 쓸 때마다 두 번 세 번 읽어야 한다. 사통팔달의 거리 한복판에 내가 쓴 편지가 떨어져 적대자의 손에 들어가더라도 공격의 빌미를 주지 않는 내용이어야 한다. 편지 글은 수백 년 후 식견이 있는 사람들이 읽었을 때 조롱을 당하지 않을 수준이어야 한다. 그런 점을 살펴 퇴고를 거듭한 후에 비로소 편지 봉투에 풀칠을 하기 바란다. 작은 기록에도 자신과 가족의 생사가 달렸다는 것을 뼈저리게 겪었던 다산은 목숨 보전을 위해 기록을 중단하거나 감추지 않았다. 오히려 방대한 분량의 저술을 남겼다. 다산의 서책은 그가 목숨 걸고 써 내려간 기록의 결과다. 궁형을 당한 사마천이 기록한 ‘사기’나 사관 민인생 등이 죽음을 무릅쓰고 기록한 왕조실록도 그러하다. 오염된 기록은 법정에서 진실 판단의 증거로 쓰이지 못한다. 알맹이의 변화가 없더라도 획득 절차가 위법하면 증거로 쓰이지 못한다. 독수독과론이다. 2007년 우리 법률은 그 점을 명확히 했다. 판례의 원칙도 그러하다. 그런데 내용도 부실하거니와 출처와 획득 과정이 의심스러운 정보들이 ‘단독보도’라는 이름으로 언론에 횡행하고 있다. 출입처 일방의 은밀한 주장은 공익보다 자기 이익을 관철하려는 맹독성이 있다. 반론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해독제다. 거기서 그치면 안 된다. ‘전지적 출입처 시점’에 물든 기자가 정보의 오염을 분별하지 못할 수 있다. 데스크가 검증해야 한다. 팩트체크 팀을 만들어 보도하기 전에 진위를 따져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검증이 부실한 단독보도가 역사의 법정에서 진실 판단의 증거로 쓰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 여전히 언론인은 특별한 기록자다. 언론인의 펜은 누구를 찌르고 베고 박멸하는 흉기가 아니다. 사람들 사이에 금을 그어 진영화하는 도구는 더더욱 아니다. 공동체의 오염을 예방하고 감염된 부위를 치유하는 데 쓰이는 글 침이다. 언론인의 기록은 오롯이 진실의 방향을 가늠하고 그곳을 향해 걸어가는 데 이정표가 돼야 한다. 이념이 다른 언론사의 동년배 기자가 씩씩거리며 불같이 화를 내다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거리게 되는 기록이어야 한다. 출입처의 이익에 오염된 그릇된 정보로 시민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기록들이 단독보도나 언론의 자유로 포장되는 것을 심히 경계할 때다.
  • [세종로의 아침] 트럼프의 이간질 리더십과 선택적 침묵/이기철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트럼프의 이간질 리더십과 선택적 침묵/이기철 국제부 선임기자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놀라웠던 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까지 사상 두 번째로 많은 7400만명의 지지를 받고도 재선에 실패했다는 사실이다. 조 바이든 당선인이 그를 “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규정했지만, 트럼프를 지지한 미국인이 4년 전보다 1100만명이 늘어났다. 친구인 동맹을 갈취하는 것은 물론 코로나19 대응 실패로 자국민이 27만명 넘게 사망하는 등의 악정(惡政)에도 트럼프의 위력이 가공할 만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 줬다. 하지만 미국 의회도 실패한 트럼프 탄핵에 미국인이 사상 유례없는 열기로 나섰다. 미국이 트럼프를 해고한 가장 큰 이유는 자국민을 적으로 삼는 이간질 리더십 때문이라 생각한다. 사실, 미소 냉전에서 이긴 미국은 1990년대 이후 내부의 역량을 모을 외부의 적을 잃어버렸다. 내부 지향적으로 변한 미국은 소위 ‘문화 전쟁’을 치르고 있다. 기독교 복음주의 윤리를 강조하는 보수파는 자유를 중요하게 여기는 반면 ‘샐러드볼’을 강조하는 리버럴은 문화적 다양성을 중하게 받아들인다. 이들이 맞닥뜨리는 전선은 총기 규제와 낙태 문제에서 나아가 동성애와 마약 합법화, 오바마 케어 등에 이르는 이슈로 가히 이념 전쟁이다. 이런 의제들은 미국의 정체성 문제이니 논쟁을 거듭하면서 철학적, 문화적 깊이를 더할 수 있는 자양분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새로운 적을 만들어 냈다. 현실 정치인은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없는 적도 만들어 내는 것이 정치 현실인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가 외부의 적을 만든 것을 딱히 비난할 수만은 없다. 트럼프가 만든 대표적인 적은 중국이다. 냉전시대 소련의 자리에 중국을 치환시켰다. 실제로 미국은 글로벌 무대에서 도전하는 중국과 신냉전을 치르고 있다. 특히 저학력의 백인 미국인은 자신들의 산업혁명 시대 일자리가 중국 때문에 사라진다고 여긴다. 배설구로써 미국인들의 지탄 대상이 여기까지였다면 트럼프가 재선됐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트럼프가 만들어 낸 또 다른 적은 바로 자기 나라 국민이다. 이미 미국민이 된 히스패닉과 소수 인종을 범죄자 취급했고, 자신에게 반대하는 진보를 극좌로 몰아붙였다. “흑인 목숨도 중요하다”는 절박한 외침에 백인 우월주의자인 트럼프는 “증오”라고 몰아붙였다. 그가 올해 독립기념일 ‘큰 바위’ 얼굴인 러시모어에서 한 연설에서 미국 영웅들이 나치와 파시스트, 공산주의에 승리했듯 “지금은 극좌, 무정부주의자, 약탈자들을 물리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을 분열시켜 서로 싸우게 한 트럼프 리더십이 민주주의를 파괴할 것으로 판단한 미국인 8000만명이 그를 심판한 것은 더욱 놀랍다. 트럼프의 이간질 리더십의 무기는 8800만명의 추종자를 둔 트위터다. 그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국제회의 도중에도 국민을 편가르는 주장을 날리다 요즘엔 “투표 사기”라는 억지를 부린다. 트럼프의 거짓말에 이골이 난 트위터가 오죽하면 그의 트윗을 숨김 처리까지 할까. 트럼프 추종자들은 이성이 마비된 광신도처럼 언론이나 전문가의 과학적 견해보다 그의 트윗을 닥치고 믿는다. 국민을 이간질하는 리더십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에서도 적폐니 토착왜구로 편가르고, 광화문 집회 참석자인 국민을 ‘살인자’로 비난하는 정치 지도자들의 발언도 분열적이다. 트럼프의 시도 때도 없는 트윗과는 달리,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의 이전투구와 같은 현안을 정리하지 않고 선택적으로 침묵하는 것도 이간질 리더십이다. 서로 싸우게 하는 리더십은 민주주의 위기라고 판단해 트럼프가 버림받은 것을 우리 정치권은 곱씹어야 한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민주주의는 권력이 아니라 국민이 지켜내는 것이란 것을 보여 줬다. chuli@seoul.co.kr
  • 벌금형 넘어 사업주 형사처벌… ‘죽음의 행렬’ 멈출까

    벌금형 넘어 사업주 형사처벌… ‘죽음의 행렬’ 멈출까

    ‘2013년 여수산업단지 대림산업 폭발 사고, 2016년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 2017년 삼성중공업 크레인 충돌 사고, 2018년 태안 화력발전소 사고, 올해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 사고, 용인 SLC물류센터 화재 사고….´ 우리나라에서 한 해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는 사람은 2400명.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1위다. 해마다 이어지는 죽음의 행렬을 막겠다며 국회에선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논의가 한창이다. 산안법 개정안은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이 대표발의했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민주당 박주민·이탄희 의원과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각각 제정안을 발의했다. 그동안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당론 채택을 망설이던 민주당은 지난 20일 “사실상 ‘당론’으로 볼 수 있다”며 “반드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역시 이번 주 별도 법안을 내놓기로 했다. 입법 과정에서 논의와 조정이 필요한 부분이 많고, 중복·과잉 문제를 비롯해 실효성이 떨어지는 조항도 있다. 산안법 개정안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안의 차이점과 상호 관계, 법안을 둘러싼 논쟁을 짚어 봤다.두 법안의 가장 큰 차이는 책임 범위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노동자가 숨지거나 다수의 피해자를 낸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즉 기업을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도급, 위탁의 경우에도 그 형식을 불문하고 실질적인 사용자가 처벌받을 수 있도록 ‘경영책임자’를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자’로 정했다. 중대산업재해를 발생시킨 법인에 대해서도 1억원 이상 20억원 이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 게 특징이다. 물론 현행 산안법도 사업주의 각종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규정하고 있어 위반 사항이 드러나면 처벌이 가능하다. 하지만 사업장 안전·보건 책임을 책임자급이나 말단 관리자에게 위임해 놓는 경우가 많아 경영책임자 등은 처벌에서 빠져나가는 일이 다반사였다. 개정 산안법은 이미 존재하는 산안법의 틀 안에서 사업주 등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지만 기업 자체에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대신 사업주와 도급인이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해 노동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부과하는 벌금의 하한액을 개인 500만원, 법인은 3000만원으로 규정해 처벌을 강화했다.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 의무 위반으로 한 번에 3명 이상의 노동자가 숨지거나 1년 동안 3명의 이상의 노동자가 사망한 경우 최대 100억원을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벌금을 높여도 법원이 형을 낮게 선고하면 그만이니 법원을 통하지 않고 행정처분으로 경제적 제재를 가할 수 ‘과징금’을 도입한 것이다.이상윤 노동건강연대 대표는 “두 법은 목표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기업에 노동자의 안전을 보호할 포괄적인 책임을 부여하고 이를 지키지 않아 사망 사고가 발생할 경우 책임을 묻는다면, 산안법은 사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세부적인 위험 요소에 대한 안전 의무 조치를 정하고 각각의 행위에 대한 처벌을 규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산안법만으로는 노동자의 안전 보호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우니 중대재해기업처벌법으로 이중 그물망을 쳐 기업의 최고책임자와 법인을 처벌하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노동계는 민주당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의 대안으로 산안법 개정을 추진하는 게 아니냐고 의심하지만 산안법 개정안을 발의한 장 의원도 두 법안의 관계는 ‘상호 보완적’이라고 설명했다. 장 의원은 지난 17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중대재해법에서도 사업주와 경영책임자가 ‘산안법 등에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을 때’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산안법이 더 꼼꼼하고 튼튼해져야 중대재해법이 제정됐을 때 더 빈틈없이 처벌할 수 있는 구조로 두 법안은 상호 보완적”이라고 설명했다.정의당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사업주, 경영책임자 등이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아 사람이 사망하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000만원 이상 10억원 이하의 벌금, 사람이 다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민주당이 발의한 법안은 사망 시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5억원 이상의 벌금에 처하고, 상해 시 3년 이하의 유기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만약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통과되지 않고 산안법 개정안만 국회를 통과한다면 노동자 사망 시 사업주에게 무거운 처벌을 내리기 어려워지는 문제가 발생한다.전형배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장 의원이 발의한 산안법 개정안의 문제는 동시에 3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을 때 1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한 것”이라며 “산업현장에서 동시에 3명 이상이 사망하는 일은 굉장히 드물다. 이렇게 따지면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사례가 거의 없어 실효성이 없다. 과징금을 사고의 경위에 따라 여러 액수로 구성해 1명이 사망한 사고에 대해서도 처분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시설점검이나 현장감독 등 안전 직무를 다하지 않아 중대재해를 야기한 결재권자인 공무원을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상 3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산업재해만을 위한 법이 아니다. 규율 대상에 사업장만이 아니라 공중이용시설과 공중교통수단을 포함하고, 적용 대상도 종사자뿐 아니라 이용자로 확대했다. 기업의 위험 방지 의무 위반으로 가습기 살균제 참사, 세월호 참사 같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기업 자체에 책임을 물을 수 있게 했다. 다만 이러한 규정들이 현실에서 실질적으로 작용할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 교수는 “산안법에도 징역형, 벌금형, 과태료 등이 다 있는데 징역형은 선고되는 사례가 1년에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결국 이렇게 특별법을 만들어도 법원이 선고하지 않으면 달라질 게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원이 입법 취지에 맞게 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꾸준히 압력을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유사한 유형의 과실범, 안전 의무 위반범에 대한 법정형에 비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법정형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정의당이 발의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검토보고서에서 “중대재해 발생이라는 사실상 동일한 사안에 대해 일반법으로 볼 수 있는 산안법에서 처벌되지 않은 자를 특별법을 만들어 처벌 범위 내에 포함시키면서 기존 일반법의 처벌 대상자보다 더 과중한 형으로 처벌하는 것이 타당한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공무원 처벌 조항 역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국회 법사위 검토보고서는 “직무유기는 범죄를 통해 이득을 취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데, 벌금형으로 3000만원 이상 3억원 이하 벌금을 규정하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류현철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은 “산안법에 처벌 규정이 있어도 책임자들이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던 원인을 따져 봐야 한다”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산업재해를 넘어 사회적 재난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 법으로 안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 수준을 높여야 한다. 10만 국민청원을 통해 만들어진 법안이라는 데 대한 정치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여행가방 속 시신 발견” 베트남서 한국인 간 살인사건(종합)

    “여행가방 속 시신 발견” 베트남서 한국인 간 살인사건(종합)

    호찌민 한인 밀집 지역서 살인사건 발생화장실서 피해자 시신 훼손된 채 발견용의자는 화장품 회사 대표…공안이 체포 베트남 호찌민의 한인 밀집 지역에서 한국인 간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28일 호찌민 주재 한국 총영사관에 따르면 27일 오후 5시 30분(현지시간)쯤 호찌민시 7군 푸미흥의 한 화장품 판매회사 건물 2~3층 화장실에서 A(33)씨의 시신이 훼손된 채로 발견됐다. 시신 일부는 검은색 비닐봉지에 싸인 채 여행용 가방 안에서, 또 일부는 화장실 바닥에서 출동한 호찌민 총영사관 경찰 영사에게 발견됐다. 이날 오후 이 회사 대표인 정모(35)씨는 직원에게 비닐과 테이프, 대형 여행용 가방을 사 오라는 지시를 했다. 직원이 이유를 묻자 정씨는 “내가 사람을 죽였다”고 말한 뒤 서둘러 자리를 뜬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직원이 회사 앞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지난 25일 정씨가 A씨와 함께 회사 건물에 들어간 뒤 26일 정씨만 빠져나와 A씨의 검은색 승용차를 몰고 떠나는 모습이 확인됐다. 직원은 호찌민 총영사관에 연락했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 영사가 시신을 발견하고 현지 공안에 신고했다. 이에 따라 관할 지구대, 경찰서, 공안청, 검찰청이 무려 50명에 달하는 인원을 파견해 광범위한 조사를 벌인 뒤 정씨를 공개수배했다. 지난해에도 한국인 강도살인 사건 벌어진 곳 현지 언론은 28일 오후 호찌민시 2군 지역에서 공안이 정씨를 체포해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안은 A씨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망 시기와 사인을 가릴 예정이다. 사건 발생은 26일로 추정됐다. 정씨와 A씨의 관계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평소 친분이 있었다고 회사 직원들이 전했다. 앞서 호찌민시 7군 푸미흥 지역에서는 지난해 12월 말에도 20대 한국인이 강도살인 사건을 벌여 한국인 1명이 목숨을 잃고 2명이 크게 다쳐 교민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이란 핵무기 개발 주도한 과학자 암살 당해, 이스라엘 소행 의심

    이란 핵무기 개발 주도한 과학자 암살 당해, 이스라엘 소행 의심

    2000년대 초반까지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을 이끌었던 과학자가 암살 당했다. 이란은 즉각 이스라엘을 테러의 배후로 지목하고 복수를 다짐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27일(현지시간) 국방부의 연구·혁신 기구 수장이자 핵 과학자인 모센 파크리자데가 수도 테헤란 인근 소도시 아브사르드에서 테러 공격을 받아 살해됐다고 보도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은 먼저 폭발음이 들렸고 뒤이어 기관총 소리가 들렸으며 테러 공격을 감행한 서너 명이 경호원들과 총격을 벌이는 와중에 사살 당했다는 목격자의 증언을 전했다. 이란 국방부도 파크리자데는 부상한 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료진이 소생시키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파크리자데는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이란이 진행한 핵무기 개발 계획인 ‘아마드 프로젝트’를 주도한 인물로 알려져 있었다. 서방의 정보기관은 그가 민간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가장해 핵탄두를 개발하는 프로그램을 비밀리에 진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11년 유엔 보고서에 파크리자데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 기술 획득을 위해 노력했으며 여전히 그런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인물로 기술됐다. 이번 암살 사건은 이란이 평화적인 에너지 획득이든 핵무기 제조든 필수적 과정으로 주목되는 우라늄 농축에 열중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는 와중에 나온 것이다. 또 미국 대선 결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돼 2015년 이란과 미국 등 6개 열강이 체결한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폐기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권력을 이양하는 시기에 일어난 일이어서 주목된다. 바이든 당선인이 이란과의 핵합의를 다시 작동하려고 하는 상황, 이스라엘이 이에 강력히 반발하는 상황에 파크리자데가 암살 당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018년 자국의 정보기관 모사드가 테헤란 남서부 슈러브드 지역의 비밀시설을 급습해 확보한 핵 개발 관련 기밀 자료를 공개하면서 파크리자데를 언급했다. 당시 네타냐후 총리는 “아마드 프로젝트를 주도한 이란 핵과학자 파크리자데가 2018년에도 SPND라는 핵무기를 개발하는 비밀 조직의 책임자”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파크리자데라는 이름을 기억하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최대 적성국인 이란의 핵 무기 보유를 방해하기 위해 이란 핵과학자들을 여러 차례 살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10년 1월 테헤란대 교수인 핵 물리학자 마수드 알리 모하마디가 출근길에 폭탄 공격을 받고 숨졌고, 같은 해 11월 이란원자력기구의 핵심 멤버였던 마지드 샤흐리아리가 폭발 사건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듬해 7월에는 핵개발에 관여한 과학자 다르이시 레자에이가 테헤란에서 오토바이를 탄 괴한의 총격으로 숨졌고, 2012년 1월에는 핵 과학자 모스타파 아흐마디 로샨이 자신의 차에 부착된 폭탄이 터져 목숨을 잃었다. 이란 법원은 2017년 모사드에 이란 핵물리 과학자의 개인 정보를 유출해 이들의 암살을 도운 혐의로 마지드 자말리 파시라는 이란인에게 사형을 선고한 일이 있다.이란의 고위직들은 이번에도 파크리자데 암살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면서 복수를 다짐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이 파크리자데 살해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자리프 장관은 “이스라엘의 역할을 암시하는 비겁함은 가해자들의 필사적인 전쟁 도발을 의미한다”며 “이란은 국제사회, 특히 유럽연합(EU)에 부끄러운 이중잣대를 버리고 이런 국가 테러를 비난할 것을 촉구한다”고 적었다.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은 ‘엄중한 복수’를 천명했다. 바게리 총장은 파크리자데의 죽음을 “비통하고 중대한 타격”이라고 표현하고 “우리는 이번 일에 관계된 자들을 추적해 처벌할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테러 조직과 그 지도자, 그리고 이 비겁한 시도의 가해자들은 엄중한 복수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호세인 데흐건 이란 최고지도자 군사 수석보좌관도 이스라엘이 전쟁을 도발하기 위해 파크리자데를 살해했다고 비난했다. 데흐건 수석보좌관은 트위터에 “시온주의자(이스라엘)들은 동맹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임기 막바지에 이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전면전을 일으키려고 한다”고 적었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 국방부는 파크리자데 암살에 대해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SUV 선루프 위로 쿵!”… 18층 투신자 살았다

    “SUV 선루프 위로 쿵!”… 18층 투신자 살았다

    고층 아파트에서 투신 사고가 발생했으나 지상에 있던 SUV 선루프 위로 떨어져 목숨을 건졌다. 27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쯤 전북 정읍시의 한 아파트 18층에서 A(32)씨가 주차장에 있는 SUV(싼타페) 위로 추락하면서 선루프를 뚫고 차 안으로 떨어졌다. 아파트 상가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는 SUV 문을 열고 안에 있던 A씨를 구조해 원광대병원으로 이송했다. A씨는 고층에서 추락했지만 SUV 선루프가 깨지면서 충격을 완화해 목숨을 건진 것으로 알려졌다. 상가 주민은 “갑자기 쿵 소리가 나 나가 보니 추락사고가 발생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A씨는 의사소통이 가능한 상태지만 척추 등을 크게 다쳐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혼자 술을 마시고 베란다 창문에서 뛰어내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사막의 미스터리 기둥 좌표 찍혀, ‘내 눈으로 봐야지’ 목숨 걸고

    사막의 미스터리 기둥 좌표 찍혀, ‘내 눈으로 봐야지’ 목숨 걸고

    미국 유타주 레드록 사막에서 거대 철제 기둥을 발견한 주립공원 관리들은 정확한 위치를 알리지 않았다. 워낙 오지라 직접 보겠다며 사람들이 몰려들면 길을 잃어 조난을 당해 목숨을 잃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이런 경고는 통하지 않았다. 이 미스터리 기둥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지 48시간 만인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인스타그램에 벌써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기둥을 배경으로 촬영한 사진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그곳을 찾은 사람이란 영광을 누려보겠다는 것이었다. 벌써 구글 어스에 위치 표시가 떴고, 온라인 상에는 찾아가는 방법을 일러주는 이들이 생겨났다고 영국 BBC가 다음날 전했다. 미국 육군 장교 출신인 데이비드 서버(33)는 아마도 일반인으로는 가장 먼저 그곳에 당도한 인물이다. 그는 “그 물체가 5년 동안이나 거기 있었으며 자연 속에 감춰져 있었다는 사실에 매료돼 내가 먼저 가봐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레딧 닷컴에 올라온 글에 정확한 위치를 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었고 그가 나서면 여러 사람들이 도와줄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주립공원 관리들이 처음 이 물체를 확인한 것은 지난 18일이었다. 헬리콥터로 돌아보며 큰뿔양을 세다 발견한 것이었다. 레딧 닷컴에 위치를 안다고 자랑했던 팀 슬레인은 그 헬리콥터의 항적을 추적했다. 그랬더니 레이더에서 사라진 지점이 나타났다. 착륙했을 것으로 짐작됐다. 그는 공원의 공식 사진과 동영상을 샅샅이 살펴봤다. 2015년 위성 사진에는 없던 길고 좁다란 그림자가 이듬해 10월에는 나타난 것을 확인하고 확신을 가졌다. 그는 “나도 널리 알려지면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을 알고 있다. 위치를 공개했느냐고 화를 내는 메시지를 여럿 받았다. 하지만 내가 하지 않았더라도 누군가가 나처럼 재빨리 알아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타주에 사는 서버가 출발하려고 마음 먹고 레딧 커뮤니티에 출발한다고 알린 뒤 밤새 6시간 차를 운전하는데 수백 통의 격려 메시지가 쏟아졌다. 그 중에는 이런 메시지도 있었다. “비밀 문이 있을지 모르니 자석을 가져가요!” 근처에 도착하니 사위가 캄캄했다. 처음에는 혼자였다. 기둥 주변을 돌아볼 때도 별자리를 올려다 볼 때도 주위에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동이 트기 시작하자 사람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온라인에서도 협력하는 이들이 생겨났다. 그는 자신이 맨먼저 와서 이런 인생샷을 레딧에 보고하는 데 전율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서버는 “2020년에 경험했던 온갖 부정적인 것들로부터 훌륭하게 탈출한 것이었다”고 말했다.그러나 여전히 두 가지 의문은 남는다. 누가 왜 세웠느냐는 것이다. 몇몇은 진지하지만 대부분은 농으로 외계인이 다녀간 흔적이라고 추정하지만 그보다 더 믿을 만한 것은 일종의 설치 작품인 것 같다는 것이다. 2011년 세상을 떠난 존 맥크래켄이 미처 세상에 알리지 않은 작품이란 것이다. 그의 큐레이터인 데이비드 즈워너는 처음에 인정했다가 나중에 철회하고 다른 작가가 일종의 오마주로 세운 것이라고 했다. 다른 작가로는 사막의 은밀한 위치에 토템 같은 조각을 세우는 작업을 곧잘 한 페테시아 르 폰호크가 꼽히는데 그는 결정적으로 유타주에서 살며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예술잡지 아트넷(Artnet) 인터뷰를 통해 “사막에 비밀 기념물을 세울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내 것이 아니다”고 부정했다. 비슷한 예가 없지는 않다. 뉴멕시코주 서부의 고원 사막에 있는 월터 드 마리아의 작품 ‘천둥치는 들판(The Lightning Field)’이 대표격이다. 비밀에 부쳐졌지만 이제는 누군가 다 안다. 마틴 힐과 필리파 존스가 2009년 뉴질랜드 와나카 호수 근처에 세운 설치작품 ‘Synergy’가 있다. 두 작가의 작품 ‘무언가와 아들’에 참여했던 영국 예술가 앤디 메릿은 유타주 기둥 얘기를 보고 “두 작가 중 한 명이거나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1968년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 판타지를 갖고 있는 부자가 세운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유타주 공공안전부 공보 담당자는 26일 다시 한번 위험할 수 있다며 함부로 찾지 말아 달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사실 찾아오면 공공 용지라 막을 방법은 없다고 했다. 아울러 기둥을 제거할 계획도 없다고 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청와대 앞 단식 48일째 세월호 생존자 병원으로 실려가

    청와대 앞 단식 48일째 세월호 생존자 병원으로 실려가

    김성묵씨, 호흡곤란과 탈진 증세…병원도착 뒤 의식 찾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관련자 처벌을 위해 ‘대통령 직속 특별수사단’(이하 특수단)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48일째 단식을 이어온 세월호 생존자 김성묵씨(44)가 26일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씨와 함께 단숙투쟁을 함께한 단식투쟁단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오후 3시20분쯤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에 옮겨졌다. 김씨는 전날부터 호흡곤란과 탈진 등의 증세를 보였으며 이날도 호흡이 곤란해지자 주변의 권유를 받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씨는 이송 중 앰블런스에서 기절을 했으나 다행히 병원에 도착 후 의식은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세월호 참사 당시 30여명을 구조한 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김씨는 지난달 10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단식 농성을 이어왔다. 김씨는 “5개월 후인 2021년 4월 15일이면 관련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7년)가 모두 종료돼 사건이 영원이 은폐될 것”이라며 박근혜정부 청와대, 국정원, 각 군(軍)에 대한 조사를 위해 특수단 설치를 요구해왔다. 한편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는 이날 세월호 선체가 안치된 전남 목포 신항만에서 세월호 급변침 원인 검증을 위한 모형시험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침몰 원인 중 하나인 급격한 우회전이 ‘선박 솔레노이드밸브 고착’과 연관됐을 가능성은 낮다는 중간조사 결과가 나왔다. 다만 2대의 타기 장치 중 1대만 작동할 경우 급격한 우회전 가능성이 있어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 시점과 선원들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우현 전타나 긴급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참위는 세월호 참사의 직접 원인 규명을 위해 급선회의 원인, 횡경사의 원인, 급속한 침수의 원인 등을 조사해왔다.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 모형시험 결과 급선회 원인 규명 못해 세월호 침몰은 우현 방향 급선회로 시작된 만큼 급선회가 발생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세월호 조타장치 모형을 제작해 실증 시험을 수행했다. 애초 세월호는 침몰 당시 러더(Rudeder·방향키·방향타)가 우현 최대 각도인 35도까지 돌아가 급선회하면서 선체가 왼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하지만 참사 당시 촬영된 영상을 보면 선체가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상태에서 러더는 좌현 8도로 돌아가 있었다. 대법원은 우현 급선회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 가능성을 제시했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조사 결과에서도 세월호에 설치된 2대의 타기 장치 중 인천행 타기 장치의 솔레노이드 밸브가 고착돼 있음이 확인됐다. 솔레노이드 밸브는 전자석의 작용에 의해 밸브를 열고 닫는 장치다. 밸브가 열리거나 닫히면 유압을 통해 러더가 좌우로 움직인다. 러더가 우현 전타했다가 좌현 8도로 돌아와 멈춘 것은 솔레노이드 밸브가 작동 중 고장났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이 고착 원인을 조사했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실증 시험이 필요하다는 과제를 남긴 채 활동을 종료했다. 사참위는 솔레노이드 밸브 고착 시점과 선원들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우현 전타 여부 및 긴급행위가 있었는지를 추가 조사하기로 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주호영 “문 대통령, 다른 세상 사는 분…동문서답만”

    주호영 “문 대통령, 다른 세상 사는 분…동문서답만”

    문 대통령 “여성폭력 추방”에 “서울·부산시장 진상규명” 촉구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26일 추미애·윤석열 사태와 관련해 침묵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우리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 사는 분 같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동문서답도 이런 동문서답이 없다.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인 검찰총장 직무 배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활극’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연평도 피폭 10주기에도 아무 말씀 없이 휴가를 가시더니, 어제는 트위터에 가정폭력·데이트폭력 같은 여성 대상 범죄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말씀하셨다”면서 “서울·부산시장 선거는 민주당 출신 단체자들의 성 관련 범죄로 한 분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한 분은 수사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어제) 말씀을 하시려면 당연히 이 두 사건에 대한 신속한 진상 규명과 수사·처벌을 같이 말씀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여성 대상 범죄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는 말씀에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에 대한 철저한 수사 지시가 포함돼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요구했다.전날 문 대통령은 세계 여성폭력 추방의 날이자 정부가 다음달 1일까지 진행하는 ‘여성폭력 추방 주간’의 첫날을 맞아 트위터를 통해 “정부는 가정폭력, 데이트폭력, 스토킹, 디지털 성범죄 같은 여성 대상 범죄에 단호히 대응하며 피해자를 빈틈없이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4일 추미애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직무 배제와 징계 청구를 발표한 데 대해 청와대와 문 대통령은 이렇다 할 언급을 하지 않고 있어 야권은 문 대통령에게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11세 때 수갑 채워졌던 미국 흑인 소녀 3년 뒤 코로나19에

    11세 때 수갑 채워졌던 미국 흑인 소녀 3년 뒤 코로나19에

    열한 살 때 미국 경찰에 의해 수갑이 채워진 사진이 공개돼 신문의 1면을 일제히 장식했던 흑인 소녀가 코로나19로 14세 짧은 생을 마쳤다.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에 사는 아니스티 호지스가 비운의 주인공. 할머니 앨리사 니어메이어가 고펀드미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손녀가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헬렌 드보스 아동병원에서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 할머니는 딸 휘트니가 아니스티를 돌보고 다른 네 자녀를 키우느라 힘겨워 한다며 도와달라고 모금 페이지를 개설한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9일 아니스티는 위장에 심각한 통증을 호소했다. 하필 생일 날이었다. 병원에 가 검사를 받았는데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집에 돌아왔다. 하지만 그날 저녁 상태가 나빠져 앰뷸런스에 실려가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며칠 동안 수혈도 받았는데 합병증이 늘었다. 14일 산소호흡기를 채웠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2017년 12월 6일 엄마, 가족들과 가게에 다녀온 아니스티는 집의 뒷문으로 들어가려다 총을 겨눈 경관들과 맞닥뜨렸다. 경관들은 “손들어”라고 명령했고 엄마는 비명을 지르며 “그 애는 열한 살이야, 경관님!”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한 경관이 “그만 소리 질러”라고 얘기했는데 그의 몸에 지닌 카메라가 녹화하고 있었다. 그는 아니스티에게 손을 든 채 뒷걸음질을 해 자신에게 오라고 했다. 다른 경관이 그 아이 어깨를 잡더니 뒤로 제치면서 수갑을 채웠다. 아니스티는 “안돼, 안돼, 안돼!”라고 외쳤고, 수갑을 풀어달라고 애원했다. 경관들은 흉기 난동을 부린 40세 여성을 찾는 중이었다며 몇 분 뒤에야 수갑을 풀어줬다. 당연히 전국적으로 난리가 났다. 그랜드 래피즈 경찰에 질타가 쏟아졌다. 당시 경찰서장 데이비드 라힌스키는 기자회견 도중 “열한 살 소녀의 반응에 귀기울이는 것을 보니 속이 뒤틀린다. 욕지기가 올라올 지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은퇴했다. 당시 어떤 경관도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지 않았다. 이 경찰서는 같은 해 3월에도 다섯 무고한 10대들을 총을 겨눈 채 체포해 비슷한 비난을 들었다. 아니스티는 “그랜드 래피즈 경찰에 질문이 하나 있는데, 백인 소녀가 이런 일을 당하고, 그 엄마가 열한 살짜리라고 소리를 지르면 수갑을 채워 경찰 차 뒷칸에 않힐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듬해 3월 이 경찰서는 “아니스티 정책”을 채택했는데 청소년들을 다룰 때 가장 덜 강제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어린이에게 총구를 겨눈다든가 하는 더 심한 사건이 여러 차례 벌어졌다. 지난 여름에는 아니스티와 가족들이 경찰과 수갑 사건에 대해 법정 밖 화해를 했다고 현지 방송이 전하기도 했다. 이 주의 보건부 대변인은 아니스티가 이 주에서 숨진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가장 나이 어린 사망자가 아니라고 전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로 목숨을 잃는 어린이는 많지 않지만 흑인과 히스패닉 어린이들은 백인에 견줘 입원하거나 중환자실에 들어갈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인정했다. 할머니는 손녀가 “건강하고 행복한” 아이로 어떤 기저질환도 없었다면서 “그녀는 언젠가 부통령, 어쩌면 대통령도 될 수 있었다. 세상이 그녀를 위해 활짝 열려 있었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지중해 전복된 난민 보트에서 발견된 반지 주인 찾았는데

    지중해 전복된 난민 보트에서 발견된 반지 주인 찾았는데

    지중해를 건너려던 난민 보트가 전복돼 다섯 명이 숨졌다. 지난달 21일(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 람페두사 섬 앞바다에서 벌어진 비극이었다. 당시 구조에 나섰던 국경 없는 의사회(MSF) 이탈리아 지부 구조대는 절반쯤 침수된 난민 보트 안에서 붉은색 백팩 하나를 발견했다. 가방을 열어보니 두 개의 결혼 반지가 나왔다. 아흐메드와 두두란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가방 안에서는 옷가지들과 신발, 화장실 휴지, 전화 충전기 등도 나왔다. 구조대원들은 가방과 반지 주인들이 세상을 떠났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혹시나 싶어 이탈리아 구호단체 관계자들끼리 공유하며 수소문했다. 놀랍게도 반지 주인공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냈다. 알제리 출신 20대 초반의 두 남녀가 어민들에 의해 구조돼 목숨을 건진 것으로 파악됐다. MSF의 문화조정관 아흐마드 알루산은 25일 영국 BBC에 “처음 수소문할 때만 해도 주인을 찾을 수 있다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냥 막연히 지중해에서 숨진 사람일 것이라고만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구조된 아흐메드와 두두 외에 다른 13명에게 심리 지원을 하고 있다.두 사람은 리비아에 살고 있다가 갈수록 위험해지자 유럽으로 이주하기 위해 위험한 여정에 올랐다. 48시간을 항해했는데 배가 뒤집혔다. 숨진 이들 가운데는 18개월 된 소녀도 있었다. 아홉 살 소녀가 어머니와 언니(또는 여동생)를 잃는 비극도 있었다. 두 사람은 시칠리아 섬의 난민 등록 센터에 옮겨졌는데 이곳에서 비정부기구(NGO) 오픈 암스 이탈리아 지부가 보여준 사진을 보고 자신들의 백팩임을 확인했다. 알루산은 “곧바로 아흐메드와 얘기를 나눴는데 그는 반지를 왜 가방 안에 넣어뒀는지 설명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부러져 유럽에 가면 수리를 맡기려 했다는 것이었다. “아흐메드는 정말 감성적이었다. 개인적인 사연이 담긴 물건이라 반지를 되찾게 된 것을 기뻐했다. 하지만 그는 다섯 사람이 숨지는 과정을 목격한 충격에서 완전히 헤어나지 못했다.” 살아남은 가족에게 시신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던 알루산은 반지를 찾아주게 돼 기쁜 심정이라면서도 두 사람이 충격에서 빨리 벗어나야 할텐데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아직도 백팩은 시칠리아 섬 연안의 오픈 암스 함정에 있어서 반지는 주인 손에 돌아가지 못했다. 코로나 봉쇄가 풀려야만 반지를 전달할 계획이라면서 자신들도 빨리 목숨을 간신히 구한 주인들에게 반지를 돌려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희망·행복 주는 기업] LG, 살신성인 의인부터 55년 봉사 의인까지… 5년간 136명 발굴

    [희망·행복 주는 기업] LG, 살신성인 의인부터 55년 봉사 의인까지… 5년간 136명 발굴

    “국가와 사회 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하자.” LG복지재단은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생전에 밝힌 뜻을 기리고자 2015년 9월부터 ‘LG의인상’을 수여하고 있다. LG그룹이 지난 5년간 찾아낸 ‘숨은 의인’은 올해 발굴한 18명을 포함해 총 136명에 달한다. 의인들의 면모는 경찰이나 군인 같은 ‘제복 의인’부터 얼굴도 모르는 이웃을 위해 위험한 현장에 몸을 내던진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까지 다양했다. LG복지재단은 의인상 수상자들의 생업 현장이나 관할 경찰서에 조용하게 표창과 상금을 전달하고 있다. 의인상 수상자의 치료를 비롯해 급박한 상황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 과정을 일주일 내로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부터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뜻을 반영해 수상 범위를 자신을 희생한 의인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될 수 있는 선행을 한 시민들까지 확대해 ‘선행의 선순환’을 일으키고 있다. LG의인상 첫 수상자는 2015년 9월 교통사고를 당한 여성을 구하려다 신호 위반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은 정연승 특전사 상사다. 2017년 2월에는 경북 군위군 주택 화재 현장의 치솟는 불길 속에서 90대 할머니를 구해 낸 스리랑카 출신 노동자 니말이 외국인으로는 처음 의인상을 받았다. 2018년 10월 제주에서는 고 김선웅군이 손수레를 끌던 할머니를 돕다 불의의 사고로 뇌사에 빠진 뒤 7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떠나 사회에 큰 울림을 줬다. 지난 9월에는 55년간 치과 무료진료와 무료급식 봉사활동을 펼쳐 온 박종수 원장과 30년간 보수 없이 무료급식소 ‘사랑의 식당’ 운영을 맡아 온 조영도 총무이사가 의인상을 받기도 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충전 중 스마트폰 사용하던 인니 소년, 벼락 맞아 그 자리에서 사망

    충전 중 스마트폰 사용하던 인니 소년, 벼락 맞아 그 자리에서 사망

    인도네시아에서 배터리 충전과 동시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16살 소년이 벼락에 맞아 사망했다. 2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일간 콤파스는 자바섬 자와텡가주에서 번개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오후 5시 30분쯤 자와텡가주 그로보강 지역의 한 카페에서 충전기를 연결한 채 스마트폰 게임을 즐기던 고등학생이 벼락에 맞아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다. 배터리가 부족해 충전기를 연결한 채 친구들과 스마트폰 게임을 즐긴 것이 화근이었다. 소년은 갑자기 내리꽂힌 낙뢰에 앉아있던 의자에서 튕겨 나갔다. 카페 주인과 친구들이 도우려 했지만 의식을 잃은 소년이 심한 화상을 입고 이미 사망한 뒤라 손 쓸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보강 경찰서장은 현지 직업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소년이 폭우를 피해 집 근처 카페로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다고 확인했다. 그러면서 “소년이 양손 모두에 심한 화상을 입었다. 장마철 휴대전화 사용에 주의하라”고 당부했다.스마트폰이 보편화하면서 이 같은 관련 사고도 비일비재하다. 특히 충전 중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감전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2019년 11월 태국의 한 가정집에서는 충전 중인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10대 소녀가 감전사한 일이 있었다. 같은 해 8월에는 중국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충전기를 연결한 채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던 10대 소년이 감전사고로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9월에는 카자흐스탄에서 충전 중이던 스마트폰이 폭발해 10대 소녀가 목숨을 잃었다. 2016년에는 중국 PC방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남학생이 감전돼 목숨을 잃은 사건이 있었다. 사망한 학생은 충전기를 꽂은 채 스마트폰을 쓰다 변을 당했다. 전문가들은 충전 중인 스마트폰에는 고압전기가 흘러 위험하다며 되도록 완충 후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특히 비정품 충전 케이블은 비용 절감을 위해 낮은 축전기 등을 사용하므로 누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모친·7살 아들 살해한 가장, 항소심서 형량 늘어…징역 17년

    모친·7살 아들 살해한 가장, 항소심서 형량 늘어…징역 17년

    사업 실패로 빚 독촉을 받자 일가족을 살해하고 살아남은 40대 가장이 항소심에서 원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대구고법 형사2부(부장 박연욱)는 25일 어머니와 자식을 살해한 혐의(존속살해·살인 등)로 기소된 A(45)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A씨는 부인(45)과 함께 지난 4월 4일 대구 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어머니(67)와 아들(7)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어머니와 아들을 살해한 뒤 부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을 제지하지 않은 혐의(자살방조)도 받았다. 부동산업체를 운영하는 부인이 30억원의 빚을 지고 채권자들의 독촉에 시달리게 되자 부부는 모친과 아들을 살해하고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기로 공모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을 담당했던 대구지법 재판부는 “생명을 침해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되거나 용납될 수 없다”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잘못을 뉘우치는 점, 가족 모두를 잃고 혼자 살아남아 평생을 죄책감과 회한 속에 살아가게 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며 지난 9월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어머니를 살해하고 자식의 생명을 빼앗는 등 살인 행위에 대해 무겁게 처벌해야 하고, 범행 경위 등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량은 가볍다”면서 원심보다 무거운 형을 내렸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고래 130여 마리, 뉴질랜드서 떼죽음…원인은 미스터리

    고래 130여 마리, 뉴질랜드서 떼죽음…원인은 미스터리

    뉴질랜드 중동부 남태평양에 있는 채텀제도에서 돌고래와 고래 130여 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됐다. 영국 가디언 등 해외 언론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 자연보존국(Department of Conservation, 이하 DOC)은 지난 22일 위 지역에서 파일럿 고래 97마리와 돌고래 3마리가 좌초로 목숨을 잃었고, 그마나 목숨이 붙어있었던 파일럿 고래 28마리와 돌고래 3마리 역시 상태가 좋지 않아 안락사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고래 130여 마리가 떼로 죽은 채텀제도는 고래가 좌초돼 목숨을 잃기로 악명이 자자한 곳이다. 뉴질랜드 DOC에 따르면 채텀제도에서는 1981년 당시 한 번에 최대 1000마리의 고래와 돌고래가 한꺼번에 좌초돼 죽음을 맞이한 장소다. 이 같은 일이 자주 발생하는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질병이나 지리적 특성, 빠르게 달라지는 조류와 극변하는 날씨, 바닷길을 잘못 찾아드는 일 등이 원인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일각에서는 기후변화도 그 원인 중 하나로 꼽는다. 과학자들은 바다의 수온이 올라가면서 고래의 먹이가 해안에 더 가깝게 이동하고, 이를 쫓던 고래들이 얕은 물까지 헤엄쳤다가 다시 깊은 바다로 돌아가지 못해 좌초된다고 주장한다. 채텀제도 원주민들은 좌초돼 목숨을 잃는 고래의 수가 매년 더 많아지고 있다며 우려를 감추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채텀제도에서 좌초돼 목숨을 잃은 고래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파일럿 고래는 지난 9월 호주에서도 한꺼번에 좌초돼 위기를 겪었다. 당시 호주 남동부 태즈메이니아섬의 모래톱에 걸린 파일럿 고래의 수는 무려 450마리에 이르렀으며, 이중 상당수가 다시 바다로 돌아가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칠면조가 재검표를 요구한다”던 트럼프의 우울한 추수감사절

    “칠면조가 재검표를 요구한다”던 트럼프의 우울한 추수감사절

    “그가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재검표를 요구한다.…유감스럽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대선 불복 논란에 휩싸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두고 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면 오해다. 이는 2년 전인 2018년 11월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백악관 추수감사절 행사에서 했던 말이기 때문이다. 당시 추수감사절 요리 대상에서 살아남는 칠면조를 고르는 행사인 ‘칠면조 사면식’을 앞두고 진행된 온라인 투표에서 밀린 칠면조 ‘캐럿츠’에게 했던 농담은 2년 뒤 부메랑이 돼 트럼프 자신에게 돌아왔다. AP통신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 칠면조 사면식 행사를 보도하며 2년 전 칠면조의 상황이 트럼프의 현재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중간선거를 소재로 했던 당시 발언에서 칠면조에게 “미안하지만 선거는 공정했다”고 말했다. 이날 칠면조 사면식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과거 자신의 정적들을 향해 뼈있는 농담을 던지며 주변을 웃겼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을 위대하고 안전하게 하기 위해 목숨을 거는 군 및 법집행 영웅들에게 사랑을 보낸다”면서 “미국우선주의가 사라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전날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공동기고문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를 제거하길 바란다”라고 쓴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을 겨냥한 것이자, 전날 외교안보 참모진을 발표한 바이든 당선인을 향해 하는 말이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은 내내 어두웠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가적 위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재선에 실패한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지난해에는 자신의 탄핵을 소재로 농담을 했던 그는 올해 선거에 대해 어떤 발언도 하지 않았다. AP는 “트럼프 대통령의 어투가 이전 칠면조 사면식 때보다 심각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옥수수’라는 이름이 붙은 칠면조를 사면했다. 미국은 추수감사절에 맞춰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칠면조 한 마리를 특별 사면하는 전통이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8400년 전, 죽음으로 충성을 바쳐야 했던 개의 유골 발견

    8400년 전, 죽음으로 충성을 바쳐야 했던 개의 유골 발견

    인간과 가장 오래된 동물 친구인 개의 역사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고고학적 자료가 공개됐다. 현지 고고학자들은 지난 9월부터 스톡홀름 남부에 위치한 도시인 솔베스보그의 한 유적지에서 발견된 유골을 연구해왔다. 흙에 파묻힌 유골은 블레킹에주 칼스크로나의 한 박물관으로 옮겨졌고, 해당 유골이 오래전 사라진 품종의 개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8400년 전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이 개는 현존하는 그레이하운드와 유사하지만,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품종이다. 전문가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개가 주인이 사망했을 때 순장된 것으로 보인다는 추측이다. 현재는 사라진 풍속인 순장은 어떤 사람이 사망했을 때 다른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강제로 죽여서 시신과 함께 묻는 장례 습속이다. 당시 주인과 함께 순장된 8400년 전 개의 유골은 그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한 것도 특징이다. 갑작스럽게 일어난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한때 해안지역이었던 고대 인류의 정착촌이 모래와 진흙으로 뒤덮였고, 덕분에 유골은 외부와의 접촉이 거의 없이 잘 보존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연구진은 “개의 유골은 매우 잘 보존돼 있으며, 석기시대 당시 고대 인류의 정착촌 한 가운데 묻혀 있었다는 것은 굉장히 독특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발견은 수천 년 전 이곳에 살았던 사람들을 더욱 자세히 알게 하는 느낌을 준다”면서 “특히 매장된 개의 유골은 수천 년 전에도 누군가 세상을 떠났을 때, 슬픔과 상실 같은 감정을 느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개가 수천 년 동안 인간의 가장 친한 친구 역할을 해왔으며, 오랫동안 가축화 된 반려동물이라는 증거는 꾸준히 전 세계에서 발견된다. 예컨대 지난 8월 이탈리아 남부에서는 1만 4000~2만 년 전 반려동물로 키워진 개의 유골이 발견돼 개와 인간의 역사가 기존 예측보다 더 오래됐음을 시사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사설] 후진적 운전문화 실상 노출한 광주 ‘스쿨존’ 참사

    광주광역시의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지난주에 일어난 화물차 사고가 담긴 영상을 보면서 참담했다. 30대 어머니와 어린 세 남매는 교통정체로 차들이 밀려 있는 횡단보도를 조심스럽게 건너고 있었다. 정체가 풀리자마자 대형 화물차는 출발했고 횡단보도 중간에 서 있던 네 사람을 순식간에 덮쳤다. 유모차에 탄 두 살배기는 목숨을 잃었고, 중상인 네 살배기 언니와 어머니는 병원치료 중이다. 갓 태어난 막내 남동생은 그나마 크게 다치지 않았다고 한다. 경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치사 등 혐의로 50대 운전자를 구속하고 어제 검찰로 송치했다. 사고 운전자는 ‘스쿨존’을 보호하는 이른바 ‘민식이법’의 적용을 받는다. 사실 ‘민식이법’이 지난 3월 시행되자 지나치게 운전자의 책임을 묻는 법이라는 항변이 적지 않았다. 아예 ‘스쿨존’을 피해서 길을 안내하는 내비게이션도 속속 개발됐다. 하지만 이번 사고를 보면 어린이를 보호하는 ‘스쿨존’도, 학교 앞만큼은 안전지대여야 한다는 ‘민식이법’도 ‘보행자 최우선 권리’라는 안전의식을 갖추지 않은 채 거리에 나선 운전자에게는 무용지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사고 운전자는 “가족이 트럭 앞을 지나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한국의 허술한 운전문화의 실상으로, 안전 불감증에 젖은 운전자가 모는 자동차란 ‘초대형 흉기’일 뿐이다. 이는 꼭 사고 운전자에게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다. 어떤 운전자라도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고 일시 정지를 하지 않는다면 이는 후진적 교통 문화에 물들어 있는 것이다. 잘못된 운전문화는 지금이라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이번 피해자는 광주의 한가족이었지만, 다음번은 내 가족이 될 수도 있다. ‘민식이법’은 완화가 아닌 보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학교 앞 어린이 교통사고의 주범이 불법주정차라는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불법 주정차 탓에 시야의 사각지대가 발생하면 돌발사태에서 대처할 수 없다. ‘스쿨존’의 불법 주정차는 뿌리를 뽑도록 ‘민식이법’을 정비하고, 보행자 최우선의 원칙도 지켜져야 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