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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납치유괴, 제발 멈춰 달라” 범죄단체에 호소한 콜롬비아 정부

    “납치유괴, 제발 멈춰 달라” 범죄단체에 호소한 콜롬비아 정부

    정부가 범죄단체에 납치와 유괴를 중단해달라고 하소연하는 초유의 일이 콜롬비아에서 발생했다. 콜롬비아의 옴부즈맨(국민의 권리가 보호되고 있는지 감시하는 입법부의 위원) 카를로스 카마르고는 7일(현지시간) "납치와 유괴는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을 짓밟는 범죄"라며 "납치와 유괴를 중단하길 무장단체와 범죄조직에 당부한다"고 말했다.  옴부즈맨의 공개 하소연은 영상으로 제작돼 각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옴부즈맨이 게릴라 무장단체나 범죄카르텔에 납치와 유괴를 중단해달라고 하소연하긴 이번이 처음이다. 60년 내전에 시달린 콜롬비아에서 납치와 유괴는 2016년 평화협정 이후 최근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옴부즈맨에 따르면 2월 현재 콜롬비아에서 납치된 사람은 최소한 34명에 이른다. 옴부즈맨은 "보복이 두려워서 또는 납치된 피해자의 생명을 걱정해 신고하지 못한 사건은 더 있을 것"이라며 실제론 납치유괴 피해자가 34명을 훌쩍 웃돌 수 있다고 했다. 관계자는 "납치유괴가 발생하면 가족은 피해자 목숨부터 걱정하게 된다"며 "자칫 불행한 일이 발생할까 신고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말했다.  그는 "북동부 아라우카 등 아직 국가의 공권력이 확실하게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지방에선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하다"며 "피해자 목숨이 위험해지는 건 물론 보복을 당할 수도 있어 신고를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고 덧붙였다.   콜롬비아는 유독 납치와 유괴로 인한 역사적 아픔이 큰 나라다. 반세기 넘게 이어진 내전기간 중 무장 게릴라 단체들에게 납치와 유괴는 일명 '투쟁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주요 수단이었다.  콜롬비아의 반군 게릴라단체 '무장혁명군(FARC)'이 정부와 평화협정을 맺은 2016년 전의 공식 통계를 보면 하루 최대 9건 납치유괴 사건이 발생했다.   평화협정 후 FARC가 무장을 해제하자 콜롬비아는 특별 재판부를 설치, FARC의 인권범죄를 심판하고 있다. 전직 FARC 지휘부가 법정에 선 가운데 재판이 진행 중인 납치사건은 2만1000건에 달한다.   FARC는 무장해제 후 준엄한 법의 심판대에 올랐지만 콜롬비아의 내전은 아직도 사실상 현재진행형이다. 무장해제를 거부한 FARC의 일부 잔존 세력, 무장권력의 공백을 틈 타 태동한 또 다른 게릴라단체, 범죄카르텔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마약사업과 납치유괴는 이들 조직의 주요 수입원이다.
  • 장애는 나의 자산… 양팔 없이 한쪽 다리로 세상 품었다

    장애는 나의 자산… 양팔 없이 한쪽 다리로 세상 품었다

    “이만큼 다치지 않았고 이렇게 극적인 시간들이 없었다면 제 삶이 무의미했을 것 같아요. 오히려 이제는 일찍 다쳐서, 또 많이 다쳐서 고맙다고 말합니다.” 인생의 황금기에 사고로 양팔과 오른쪽 다리를 잃었던 이범식(58)씨가 36년간 한쪽 다리로 일궈 낸 의지의 시간들을 책 ‘양팔 없이 품은 세상’(케이원미디어)에 담았다. 9일 전화로 만난 이씨는 “인생을 그려 나가던 도화지가 완전히 새로 바뀌었으니 다시 어떻게 채워갈지 막막했는데 비슷한 경험이나 참고할 만한 사례가 전혀 없어 더 아득했다”면서 “그다지 자랑할 만한 삶은 아니지만 힘든 일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용기를 얻고 다시 희망을 향해 나아갈 때 작은 참고라도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글을 쓴 이유를 설명했다. 전기기능사였던 그는 21세였던 1985년 11월 전신주 고압선 감전사고를 당했다. 끔찍한 고통 속에 가까스로 목숨은 건졌지만 양팔과 한쪽 다리를 잃었다. 중증 지체장애라는 혹독했던 구사일생의 대가를 이씨는 생생하게 옮겼다. 남은 왼쪽 발로 숟가락을 집는 것부터 시작해 ‘컴퓨터 도사’가 돼 사업체를 꾸리기까지, 그가 한 단계씩 이뤄 낼 때마다 스쳐 간 감정과 굳게 새긴 다짐들이 켜켜이 울림을 쌓는다. 야심 차게 벌인 컴퓨터 조립·판매 사업마저 망해 1998년 신용불량자가 됐지만 이씨는 “장남으로서 어머니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다시 일어나야만 했다”면서 “애써 이뤄야 할 것이 있다는 게 오히려 나를 살게 했다”고 돌아봤다. “그때부터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하고, 아랫돌 빼서 윗돌 괴며 살지 말자는 것을 모토로 살아왔다”고도 했다. 이후 함께 봉사활동을 하던 아내 김봉덕(56)씨를 만나 장애인을 위한 컴퓨터 교육장을 꾸리고 사회복지, 직업재활 등을 공부하며 그의 삶은 더 빠르게 달라졌다. 대구대 산업복지학과 학부와 석박사 과정을 모두 마치고 지난해부터는 문경대 사회복지재활과 겸임교수로 강단에 서 직업재활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법무부 교정위원, 한국IT복지협회장, 한국장애인재활상담사협회 이사 등으로도 활동 중이다. 이씨는 책 한 권에 담긴 스스로를 두고 “참 쉽지 않은 인생이었지만 잘 살았구나”라고 말했다. “순간순간은 매우 고통스러웠지만 그 고통과 역경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내가 있었을까 싶다”며 이제는 장애를 하나의 자산으로 여기게 됐다고도 했다. 한껏 만족하는 자랑스러운 삶이지만 그가 오르고 싶은 계단은 여전히 많다. 이씨는 “장애인 관련 정책이나 서비스를 개발하고 싶고, 아내와 시작했다가 어려워서 접어야 했던 장애인 재활자립장을 완성하고 싶다”면서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다 보면 다 이뤄 갈 수 있을 것만 같다”고 자신했다.
  • [월드피플+] 악어 목 옥죈 폐타이어 6년 만에 싹둑…족쇄 풀어준 용감한 청년

    [월드피플+] 악어 목 옥죈 폐타이어 6년 만에 싹둑…족쇄 풀어준 용감한 청년

    악어 목을 옥죈 ‘폐타이어 목걸이’가 6년 만에 끊어졌다. 인도네시아 일간 콤파스는 폐타이어에 목이 낀 채 돌아다니면서 유명해진 악어가 7일(현지시간) 용감한 주민 도움으로 마침내 자유를 되찾았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주민 틸리(35)는 이날 팔루강 부근에서 악어 목을 옥죈 폐타이어를 끊어냈다. 악어가 목에 폐타이어를 달고 다닌 지 6년 만이었다. 악어는 2016년 9월쯤 팔루강 유역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폐타이어에 목이 낀 채 돌아다니는 악어는 단숨에 ‘지역 명물’로 떠올랐고, 국내외 언론의 관심이 쏟아졌다. 악어가 어쩌다 폐타이어에 끼었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현지에선 강에 버려진 폐타이어가 우연히 악어 목에 끼었을 거라는 추측과, 누군가 악어를 산 채로 잡으려다 실패했을 것이란 의혹만 제기됐다.포악한 악어 목에서 타이어를 벗기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2020년 1월 지역 천연자원보호국(BKSDA)가 포상금까지 내걸었지만 5m 20㎝ 길이 거대 바다악어를 살리겠다고 나서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호주 내셔널지오그래픽 TV쇼 ‘몬스터 크록 랭글러’도 악어를 구하러 인도네시아까지 날아갔으나 구조에 실패하고 그냥 돌아갔다. 쇼 진행자이자 호주 악어 전문가인 매트 라이트가 놓은 덫은 인도네시아 악어에겐 소용없었다. 악어는 먹이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좋은 먹이를 덫으로 놓아도 접근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마취총을 사용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마취가 완벽히 되기도 전에 악어가 물에 들어가 버리면 손 쓸 새도 악어가 익사할 수 있었다.모두가 발만 동동 구르는 사이, 악어의 ‘타이어 족쇄’ 생활도 어느새 5년이 훌쩍 넘어버렸다. 그때, 술라웨시섬에서 작은 가게를 하는 주민 틸리가 악어를 구하겠다고 나섰다. 틸리는 악어 목에서 타이어를 벗기기 위해 지난달부터 3주 동안 강 주변을 맴돌았다. 물론 그라고 특별한 수가 있는 건 아니었다. 동물이 좋아 독학으로 관련 지식을 습득했지만, 그에게도 대나무에 생닭과 오리를 묶어 덫을 치고 악어를 유인하는 것 외에 별다른 방법은 없었다. 그런데 얼마 후, 그가 만든 덫에 거짓말처럼 악어가 걸려들었다. 틸리는 “마을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겁을 먹어서 혼자 악어를 잡았다. 영리한 악어는 내가 만든 덫을 두 번이나 빠져나갔다. 세 번 만에 포획에 성공했다”며 기뻐했다. 이어 “악어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거웠다”고 혀를 내둘렀다.틸리가 악어를 잡는 데 성공하자 주민은 환호성을 지르며 몰려들었다. 주민 50여 명이 힘을 합쳐 덫에 걸린 악어를 뭍으로 끌어올렸고, 악어 입을 묶었다. 마지막으로 틸리가 악어 목에서 타이어를 잘라냈다. 목을 옥죈 타이어에서 드디어 해방된 악어는 수의사 검진 후 강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현지 천연자원보호국은 “2016년도부터 이어진 숙제가 이제야 풀렸다”며 틸리에게 감사를 전했다. 보도에 의하면 틸리는 구조 작업에 필요한 먹이와 밧줄 등 장비를 사는 데 자기 돈 400만 루피아(약 32만원)를 들였다. 틸리는 “동물이 다치는 걸 보면 참을 수가 없다. 악어가 아니라 독사였어도 구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천연자원보호국이 틸리에게 보상금을 전달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틸리가 보상금 욕심 때문에 목숨을 내놓고 악어 구조에 뛰어든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 [올림픽+] “남자는 다 어디에?” 위구르족 가족서 포착된 수상한 장면(영상)

    [올림픽+] “남자는 다 어디에?” 위구르족 가족서 포착된 수상한 장면(영상)

    시작 전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이 개막 이후에도 논란을 이어가는 가운데, 올림픽을 응원하는 신장위구르자치구 사람들의 모습이 전파를 타 의구심을 자아냈다. 신장 위구르는 미국이 인권침해를 이유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지역이다.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에 호주와 영국 등 서방국가가 동참했고, 중국은 이에 보란 듯 성화 봉송 최종 주자로 위구르 출신의 스키 크로스컨트리 선수인 디니거 이라무장(21)를 내세웠다. 신장 위구르자치구의 지역 매체는 이라무장이 성화를 들고 뛰던 시각, 이를 집에서 다 함께 지켜보며 감격에 겨워하는 가족의 모습을 전달했다. 해당 장면은 평범한 집 거실에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 20명 이상과 남성 4~5명이 모여 성화 봉송 장면을 보며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를 본 중국 안팎의 일부 시청자들은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일가족이 모여 텔레비전을 시청하는데, 남성 가족의 수가 여성보다 극히 적었기 때문이다.‘니콜라스’라는 이름의 한 트위터 사용자는 “중국 공영방송에서 성화 봉송 장면을 지켜보는 디니거 이라무장의 가족 모습을 공개했다. 여기서 질문, 그녀 가족 중 남성들은 다 어디에 있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역시 같은 의문을 제기했다. 해당 매체는 “이라무장의 남성 가족 중 한 명인 아버지는 아마도 베이징에 그녀와 함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머지 남성 가족들은 거의 볼 수 없었다”면서 “성 불균형의 이유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중국은 무슬림 소수민족을 재교육하려고 수백만 명의 위구르인(대부분 남성)을 강제 수용소에 가뒀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실제로 UN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최대 150만 명의 위구르족이 신장 동부의 수용소로 보내졌다. 이러한 탄압은 무슬림의 테러 공격이 시작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눈에 띄게 심해졌다. 호주의 국방안보 분야 국책 연구소인 호주 전략 정책 연구소 역시 최대 8만 명의 위구르족 소수민족이 신장 외부로 강제 이주 됐으며, 여기에는 남녀 모두 포함돼 있지만 남성이 여성에 비해 명백하게 더 많았다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UN과 미국 등은 중국 당국이 이들을 강제 수용한 수용소의 환경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해 왔다. 중국인들로부터 종교를 포기하고 국가 이념을 받아들이라는 강요와 함께 고문을 당했다는 수감자들의 증언도 꾸준히 공개됐다.수용소에 억류된 여성들은 강제 불임 수술이나 조직적 강간, 강제 피임약 복용 등을 강요받았다는 생존자의 증언도 있다. 수용소에서 탈출한 위구르인들은 수용소에서 목숨을 잃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중국 정부는 집단 학살 및 강제 노동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당초 수용소의 존재 자체를 부인했었지만, 국제사회의 지적과 증거가 이어지자 ‘위구르인의 직업훈련소’라고 말을 바꾸었다. 인권침해를 이유로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한 미국의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라무장의 성화 봉송 장면이 공개되자 “우리는 이번 사건이 중국 일부 지역에서 벌어지는 인권탄압과 제노사이드로부터 시선을 돌리게 용납할 수 없다”고 일침했다.
  • 광주 아파트 붕괴 실종자 수색 완전 종료…피해자 보상·장례 등 후속조치 속도

    광주 아파트 붕괴 실종자 수색 완전 종료…피해자 보상·장례 등 후속조치 속도

    광주 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실종자 수습이 마무리되면서 피해보상 협의·건물 안전진단 등 후속 조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아파트 인·허가권자인 광주 서구는 9일 이같은 후속 조치를 전담할 상시 조직을 설치키로 했다고 밝혔다. 붕괴한 건물만 단순 철거해 재시공하는 것만으로도 상당 기간이 소요되고, 인근 주민·상인들의 피해와 갈등이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서구는 전담 조직을 붕괴 사고의 여파가 마무리될 때까지 갈등을 중재하고 적절한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서구는 이미 입주예정자들에게 보낸 공문에서 “입주예정자의 동의 없이는 동별 사용 검사를 불허할 계획”이라며 “재시공 방법을 결정할 때도 입주예정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구는 붕괴한 201동을 제외한 나머지 7개 동은 정밀 안전 진단을 통해 재시공 여부를 논의해야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입주예정자들은 전면 철거를 요구하며 정밀 안전진단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구는 또 이 전담 조직을 통해 붕괴 사고로 숨진 피해자 6명의 장례 절차를 지원하고 유가족 보상 협의를 위한 법률 지원을 지속해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전날 “현산은 부실시공 붕괴사고를 유발해 시민들이 목숨을 잃고 피해를 본 것에 대해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 그룹 차원에서 피해 복구와 충분한 보상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피해자 유가족들 역시 현산 측의 책임 있는 사과와 충분한 보상 약속 등을 요구하며 장례를 무기한 연기했다. 피해자 가족협의회 안정호 대표는 “현산 측의 책임 있는 사과와 충분한 보상 약속이 확인될 때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현장에 설치된 피해자 가족 천막에서 지낼 것”이라고 밝혔다.이에 따라 합동분향소 설치와 장례 절차는 상당 기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도 본격적으로 추진될지 관심이 쏠린다. 피해자 가족 등은 이런 사고 재발을 막고 ‘시민 안전’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추모공간 설치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원인 규명과 책임자를 가리기 위한 수사도 본격화된다.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9일 오후 3시 국과수·국립재난안전연구원 등과 붕괴사고 1차 현장 감식을 실시한다. 10일에는 오전 10시부터 2차 현장 감식을 시행할 계획이다. 경찰은 붕괴사고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39층을 비롯해 구조물이 붕괴한 23층까지 모두 현장을 확인해 원인 규명에 나선다. 이를 위해 붕괴 사고 현장인 201동 건물 23~29층 벽과 바닥에서 지름 100㎜, 길이 200㎜ 크기의 콘크리트 시료를 드릴로 뚫어 60여개 확보할 방침이다. 시료를 분석 의뢰해 양생 불량, 재료 부실 등을 확인한다. 이 사건과 관련 현재까지 현대산업건설 현장소장과 협력업체 대표 등 11명이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입건됐다. 한편 중앙사고수습대책본부 등은 사고 발생 29일째인 전날 피해자 6명을 모두 수습하고 구조활동을 공식 종료했다.
  • 군인 모집 때만 금지된 광둥어 사용?...중국의 이상한 선전 영상 ‘뭇매’

    군인 모집 때만 금지된 광둥어 사용?...중국의 이상한 선전 영상 ‘뭇매’

    중국 대륙에서 사용되는 ‘푸통화’를 표준어로 대대적으로 보급해온 중국이 오직 군인 장병 모집 선전용 영상만 광둥어로 제작해 배포한 사실이 공개돼 뭇매를 맞는 분위기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은 중국 해방군신문의 보도 내용을 인용해, 최근 광둥어로 제작한 징병용 선전 영상을 배포해 군인 징집 시에만 광둥 지역 청년들을 모집하려 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고 8일 전했다.  광둥어는 중국 남부권의 대표적인 방언으로 광둥성 일대와 홍콩, 마카오 등 일부 지역에서 사용해오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3년 시진핑 정권이 들어선 이후 중국 당국은 광둥어로 게재됐던 주요 간판과 안내문, 명대 장군의 동상 명판을 철거하는 등 줄곧 광둥어를 푸통화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추진해왔다.  문제가 된 것은 지난 중국 당국이 제작한 해방군 모집 영상이 공개되면서부터다. 중국 해방군언론센터가 최근 군인 징집 선전 홍보용으로 제작한 단편 영화에는 훈장을 단 채 등장한 한 고위급 장병이 한 손에 찻잔을 들고 “우리가 여기서 여유롭게 차 한 잔을 마시며 아침 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군인들이 목숨을 걸고 우리를 대신해 국가를 지켜주고 있는 덕분이다”면서 “진짜 남자라면 국가의 부름에 응하고, 전쟁에 임하면 반드시 승리하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 단편 영화 속에는 광둥성 지역의 랜드마크로 불리는 광저우탑과 사자춤 등 이 지역을 상징하는 각종 문화요소가 등장하기도 했다.  선전 영상을 최초 공개한 중국 방송망 군사채널의 웨이보 공식 채널인 ‘중광군사’에는 영상 공개와 동시에 ‘광둥의 아들들아 빨리 와서 군입대에 참여하자’는 등의 노골적인 홍보문구도 달렸다. 이 모든 선전 문구들은 표준어인 푸통화 대신 광둥어로 제작됐다.  하지만 이를 접한 누리꾼들의 상당수는 중국 당국의 선전 영상 내용이 ‘불쾌하다’는 감정을 드러냈다. 특히 수년 동안 광둥어 사용을 제한, 푸통화 대체 사업을 벌였던 중국 당국이 군사 징집 시에만 광둥어로 제작된 선전 영상을 제작해 배포한 것에 누리꾼들의 비판이 집중된 분위기다.  더욱이 이 선전 영상은 중국 본토에서는 접속이 불가능한 해외 SNS 유튜브 등에도 공식 됐다는 점에서 중국 당국이 해외 거주 중국계 청년을 겨냥해 제작한 영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분위기다.  한 누리꾼은 “이 영상을 본 광둥성을 고향으로 둔 이들 모두 마치 당국이 전쟁 등 막다른 골목에 광둥어 사용자를 차별적으로 내몰려는 수작으로 느끼고 있다”면서 “지난 2014년부터 광둥성 내 공립학교에서 광둥어 사용을 금지했던 정부가 이제 와서 최전선에 배치될 군사 모집에만 광둥어를 사용해 아이들을 현혹하려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지난 2010년대에 접어든 이후 줄곧 중국 전역에 푸통화 진흥 사업을 대대적으로 벌여왔다. 특히 중국 정부는 오는 2025년을 기준으로 중국 전역의 소수 민족 언어를 중국 본토의 언어인 푸통화로 최대 85%까지 대체하겠다는 목표를 공공연하게 공개해오고 있다. 사실상 대학 진학을 위한 시험과 국가공무원 응시 시험 등에서 소수 민족의 언어 사용을 금지해오고 있는 것. 이를 이유로 지난 2010년 7월 광둥성에서는 광둥어 사용을 금지하는 정부에 맞선 대규모 민중 집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또, 지난해 11월 홍콩에서는 홍콩 소재 모든 대학에서의 광둥어를 사용한 강의가 전면 금지했다.  이를 두고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 중인 한 누리꾼은 “광둥어로 제작된 징집 영화를 보고 큰 불편함을 느꼈다”면서 “중국 당국이 광둥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이들을 진정으로 아끼지 않고, 그들을 단지 도구로 이용해 전쟁 등 최전선에 내몰려는 수작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느껴졌다. 절대로 청년들이 그들의 수작에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 [씨줄날줄] 사이버불링/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사이버불링/박현갑 논설위원

    예전에 ‘호기심 천국’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이 있었다. 유명 인사들이 방송에 나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과학 실험으로 풀어 보는 방식이었다. 예를 들어 ‘형설지공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반딧불이를 잡아 책을 읽는 실험을 하는가 하면 마술의 비밀을 밝히는 내용도 있었다. 호기심은 잘 활용하면 인류 발전을 앞당기는 위대한 발명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모르는 게 약”, “판도라의 상자”란 말에서 드러나듯 부작용도 적지 않다. 인터넷을 잘못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사이버공간은 판도라의 상자로 변했다. 익명성에 기댄 악성 댓글이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다. 정부는 ‘악플과의 전쟁’에 나섰다. 사람을 괴롭히는 게시글을 겨냥한 ‘악성 댓글’ 단속은 물론 인터넷상의 괴롭힘을 포괄하는 ‘사이버불링’(Cyber Bulling)이나 신상털기, 사이버 스토킹 등을 ‘사이버 폭력’으로 처벌하고 있다. 그러나 가상공간에서의 폭력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4일 프로배구 선수 김인혁(27)씨가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데 이어 5일에는 유튜버 잼미(27)가 극단적 선택 끝에 숨졌다. 모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의 악성 댓글과 루머로 고통받았다. 잼미의 모친도 딸에게 쏟아진 악성 댓글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독일은 이용자 200만명이 넘는 SNS에 특정 대상에 대한 혐오 콘텐츠가 올라오면 플랫폼 사업자가 24시간 안에 차단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우리도 이런 제도 도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공적 기관이 아닌 민간 기업에 콘텐츠 관리권을 맡기는 게 자의적 법해석을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이 있으나 사람 목숨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 시민의식 개선도 중요하다. 악성 루머를 퍼뜨리는 이른바 ‘사이버레커’들이 사이버불링을 하는 이유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 혐오와 차별에 대한 잘못된 욕망의 강도가 크면 클수록 돈이 불어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 플랫폼 기업들이 혐오나 차별을 조장하는 콘텐츠 관리에 나설 때다. 학교 운동장 같은 현실에서의 폭력이 일시적이라면 가상공간에서는 영구적이다. 제도 정비와 더불어 나와 내 가족도 당할 수 있다는 역지사지 자세를 가져야 해소될 일이다.
  • “여수 풍력발전단지, 황금어장 침탈”… 고깃배 400척 해상 시위

    “여수 풍력발전단지, 황금어장 침탈”… 고깃배 400척 해상 시위

    8일 오전 11시 전남 여수 국동항 앞 해상에서 소경도 해상 일원까지 어업인 150명이 육상집회를 시작으로 어선 400여척의 해상 퍼레이드 시위가 펼쳐졌다. 여수수산인협회와 여수어촌계장협의회, 연근해어업인 협회·단체로 구성된 여수 해상풍력발전대책위원회는 일방적인 해상풍력발전 추진에 반대하기 위해 이날 집회를 열었다. 어선들은 국동항 수변공원 앞 해상에 집결해 이 중 250여척이 소경도를 선회하는 방식으로 1시간 동안 약 11㎞ 해상에서 시위를 벌였다. 여수해경은 경비함정 9척을 동원, 일반 선박과 시위 어선 간 충돌위험과 돌발상황에 대비했다. 여수 해상풍력발전대책위는 정부의 재생에너지 육성정책에 편승해 황금어장에 해상풍력사업을 추진하는 민간 발전사업자들의 일방적인 사업 추진 행태를 규탄했다. 현재 여수시 연·근해 어업인들의 조업 장소인 남면과 화정면, 삼산면 해상에서는 무려 13곳에 원자력발전기 5기에 육박하는 4712㎿의 해상풍력발전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어업인들은 좁은 여수 바다에 대규모 해상풍력단지가 조성되면 조업구역 상실은 물론 발전기 설치 공사와 송전케이블 매설 과정에서 해저면 교란 등 서식지 파괴로 인한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또 인허가 과정에서 어업인이 배제된 채 수십㎞ 떨어진 섬 지역 주민들의 동의서만으로 사업이 진행돼 어촌사회 갈등의 주범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수십년을 이어 온 황금어장이 일방적으로 침탈되고 있어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해상풍력 업자들의 행태를 용납할 수 없고, 우리나라 수산업의 중심인 전남 바다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 각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여수어업인들 해상풍력 개발에 뿔난 사연은

    여수어업인들 해상풍력 개발에 뿔난 사연은

    8일 오전 11시 여수 국동항 앞 해상에서 소경도 해상 일원까지 어업인 150명이 육상집회를 시작으로 어선 400여척의 해상퍼레이드 시위가 펼쳐졌다. 어선들은 국동항 수변공원 앞 해상에 집결해 이 중 250여척이 소경도를 선회하는 방식으로 1시간 동안 약 11㎞ 해상을 항행했다. 여수해경은 경비함정 9척을 동원, 일반항해 선박과 해상퍼레이드 참가 어선간 충돌위험과 돌발상황에 대비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여수시 어업인과 어민단체가 여수시 남면과 화정면, 삼산면 해상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해상풍력발전사업에 항의하는 모습이다. 여수수산인협회와 여수어촌계장 협의회, 연근해어업인 협·단체로 구성된 여수 해상풍력발전 대책위원회는 국동항 수변공원에서 어업인 총궐기 대회를 갖고, 해상 풍력 발전 추진에 강력 반대하고 나섰다. 여수 해상풍력발전 대책위는 정부의 재생에너지 육성정책에 편승해 황금어장에 버젓이 해상풍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민간 발전사업자들의 일방적 사업추진행태를 강력히 규탄하기 위해 이같은 항의 집회를 열었다. 현재 여수시 연·근해 어업인들의 조업 장소이자 삶의 터전인 남면, 화정면, 삼산면 등 여수 인근 해역에는 무려 13개소에 원자력발전기 5기에 육박하는 4712㎿의 해상풍력발전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이같은 모습에 어업인들은 좁은 여수 바다에 대규모 해상풍력단지가 조성되면 조업구역 상실은 물론 발전기 설치공사와 송전케이블 매설 과정에서 해저면 교란 등 서식지 파괴로 인한 수산업 피해가 발생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윤활유, 연료, 연마재 등 화학물질 유출로 생물학적 피해도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발전사업허가 등 인허가 과정에 실제 해상풍력 사업에 영향을 받는 실질적 이해당사자인 어업인이 배제된 채 수십㎞ 떨어진 섬지역 주민들의 동의서만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어촌사회 갈등의 주범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수 해상풍력발전 대책위는 어업인 총궐기대회를 계기로 산업부·해수부 등 관련 부처와 전라남도, 여수시 등에 어업인 성명서를 전달하고 관련 제도개선 방안을 요구할 계획이다. 대책위는 “수십 년을 이어온 황금어장이 일방적으로 침탈 되고 있어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해상 풍력 업자들의 행태를 용납할 수 없고, 우리나라 수산업의 중심인 전남 바다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 각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여기는 남미]베네수엘라 탈출한 1살 아기, 엄마 품에서 총 맞고 사망

    [여기는 남미]베네수엘라 탈출한 1살 아기, 엄마 품에서 총 맞고 사망

    베네수엘라를 탈출한 1살 아기가 엄마 품에서 총을 맞고 사망했다. 베네수엘라의 야당 지도자이자 임시대통령인 후안 과이도는 "해안경비대의 만행에 대해 사법 정의를 촉구한다"고 강력히 항의하고 나섰다. 사건은 해상 도주극이 벌어진 가운데 발생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리니다드토바고 해안경비대는 5일 자정(이하 현지시간) 순찰 중 정체를 알 수 없는 선박을 발견했다. 국경을 넘어 트리니다드토바고 해역으로 들어선 정체불명의 선박을 본 해안경비대는 정지 명령을 내렸지만 선박은 불복하고 속도를 높여 도주하기 시작했다. 해안경비대는 그런 선박을 뒤쫓기 시작했다. 추격전을 벌이면서 해안경비대는 선박을 향해 발포를 했다.  자정을 넘겨 6일 선박을 세우는 데 성공한 해안경비대는 검문 과정에서 트리니다드토바고 해안경비대는 피를 흘리는 아기를 안고 있는 여자를 발견했다.   선박은 베네수엘라를 탈출한 주민들을 트리니다드토바고로 데려가던 이른바 '이민선'이었다. 죽은 아기를 안고 있던 여자는 1살 된 아들을 데리고 베네수엘라를 탈출한 젊은 엄마였다. 트리니다드토바고 해안경비대는 "여자를 안정시키고 아기와 여자를 급히 병원으로 옮겼지만 안타깝게도 아기는 이미 숨진 뒤였다"고 밝혔다. 품에 안겨 있던 아기가 목숨을 던져 엄마를 구하나 셈이다. 해안경비대는 성명을 내고 "메가폰을 통한 방송, 조명, 탐조등, 조명탄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통해 문제의 선박을 세우려 했지만 불복하고 도주, 불가피하게 발생한 상황"이라고 해명했지만 베네수엘라와 국제사회에선 민간인에 대한 발포를 규탄하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후안 과이도 임시대통령은 "독재에서 벗어나려던 1살 아기의 죽음에 영혼까지 아프고 슬프다"면서 "민간인에 대한 발포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살인을 자행한 해안경비대가 법적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주기구도 사무총장도 "더 이상의 발포, 표류, 강제송환이 있어선 안 된다"면서 트리니다드토바고 규탄에 합류했다.  터질 게 터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제의 선박은 베네수엘라 동부 델타 아마쿠로주(州)에서 탈주민들을 태우고 출항한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델타 아마쿠로에선 매일 6~10척 '이민선'이 탈주민들을 태우고 카리브의 섬나라 트리니다드를 향해 출항한다. 잠입하는 선박이 해안경비대에 적발돼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벌어지는 건 일상이다. 트리니다드토바고 해안경비대는 불법 이민선을 세우기 위해 엔진에 총격을 가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이 과정에서 베네수엘라를 탈출하려던 탈주민들이 총을 맞고 목숨을 잃기도 한다"면서 "2018년부터 이렇게 숨진 탈주민이 100여 명을 헤아린다"고 보도했다. 사건 후 사망한 1살 아기의 가족들을 만났다는 베네수엘라의 인권활동가 오를란도 모레노는 "선박 엔진을 향해 총을 쏘는 일이 잦아 비극은 예고됐던 일"이라고 안타까워했다.
  • 삶과 죽음은 하나… 코시국 울림 커진 ‘제왕의 포효’

    삶과 죽음은 하나… 코시국 울림 커진 ‘제왕의 포효’

    제왕이 귀환했다. 21개국 100여개 도시에서 1억 1000만명 이상 관람한 뮤지컬 ‘라이온 킹’ 인터내셔널 투어(서울)가 코로나19 여파로 두 차례 개막이 미뤄지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28일 막을 올렸다. 2018년에 이어 두 번째다. 원작은 월트디즈니가 1994년 선보인 동명의 애니메이션이지만, 단순한 원작의 재현 정도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1만 7000여시간의 수작업으로 탄생한 200여개의 퍼핏(배우가 직접 조정하는 인형)과 마스크, 팝의 전설 엘턴 존과 팀 라이스·레보 엠·한스 짐머가 참여한 음악, 700여개의 조명 등은 무대 예술의 총체를 보여 준다. 아프리카 대륙의 사바나, 무성한 정글, 붉게 타오르는 태양을 한정된 공간에서 제대로 구현해 낸다. 그림자는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도구가 됐고 발 구르는 소리와 박수도 음악의 일부가 된다. 공연의 압권은 아기 사자 심바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프라이드 랜드의 가장 높은 곳이자 사자들의 공간인 프라이드 록으로 수많은 동물들이 모여드는 장면이다. 앞발을 한 발 한 발 천천히 내디디며 우아하게 등장하는 치타부터 무대 위에서 밀어 이동하는 자전거로 표현된 가젤 떼, 겹겹이 깃털로 표현해 낸 새떼까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장관이 펼쳐진다. 코로나 탓에 출연 동물들이 객석을 통해 무대로 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점은 무척 아쉽다. 무대에는 수많은 상징이 응축돼 있다. 프라이드 록은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장소이기도 하지만, 끝을 알리는 곳이기도 하다. 개코원숭이 주술사 라피키가 심바의 탄생을 알리는 곳이자 심바와 스카의 마지막 결전이 일어나는 죽음의 공간이기도 하다. 가면과 퍼핏은 배역의 성격이 담겼다. 동물의 왕인 무파사의 가면은 ‘모든 생명은 균형을 이루면서 공존한다’는 그의 신념처럼 균형이 잘 잡혔으며 심리적으로 뒤틀린 스카는 눈썹 한쪽은 올라가고 다른 한쪽은 내려와 있는 모양새다. 배우 얼굴 전부를 의도적으로 가리지 않는 가면은 라이온 킹이 비단 동물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권력을 향한 욕망, 권모술수로 목숨을 탐하는 모습은 인간과 닮아 있다. 또 “(우리가 영양을 잡아먹지만) 우리가 죽으면 풀이 되고 영양들은 그 풀을 먹고 자란다”는 무파사의 대사는 삶과 죽음이 각각일 수 없고 하나의 원(圓), ‘우로보로스’의 세계 그 자체임을 일깨워 준다. 원작에서 수컷이던 라피키가 뮤지컬에서 암컷으로 변경된 것도 자못 의미심장하다. 라피키가 천고의 세월을 견뎌 온 나무와 함께 사는, 탄생과 죽음을 관할하는 대모신(大母神)과 같은 존재임을 알려 준다. ‘생명의 순환’이라는 단순하지만 심오한 주제는 팬데믹이라는 전대미문의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인류에게 던지는 물음표와 같다. 3월 18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 [월드피플+] 모로코 ‘우물 소년’ 구하려 3일간 맨손으로 땅 판 남성

    [월드피플+] 모로코 ‘우물 소년’ 구하려 3일간 맨손으로 땅 판 남성

    깊이 32m의 우물에 빠졌다가 결국 사망한 모로코 5세 소년을 향한 애도의 메시지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소년을 구하기 위해 맨손으로 땅을 팠던 한 남성의 노력이 뒤늦게 알려졌다. 모로코 북부 쉐프샤우엔주 이그란 마을에 살던 라얀(5)은 지난 1일, 아버지가 보수 작업을 하던 우물 옆에서 놀다 우물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라얀은 32m 지점에 갇혔고, 구조대가 즉시 구조작업을 시작했지만 쉽지 않았다. 라얀이 빠진 우물의 입구 직경이 매우 좁은데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더욱 좁아지는 구조 탓이었다. 굴착기 등 중장비가 동원됐고, 구조대는 라얀의 상대를 살피며 산소와 물, 음식 등을 받줄에 매달아 내려보냈다. 구조 현장에는 라얀을 도우려는 수천 명이 몰렸는데, 그중 한 명이 사라위라는 이름의 남성이었다.사라위는 라얀이 우물에 빠졌다는 소식을 들은 뒤 아이를 꺼내고자 맨손으로 땅을 파기 시작했다. 당시 구조대가 현장에 있긴 했지만, 라얀을 조금이라도 빨리 우물 밖으로 꺼내는데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구조 현장에 있던 일부 시민들은 밤낮없이 땅을 파는 사라위의 모습을 직접 확인하고 이를 SNS에 공개하기도 했다. 한 SNS 사용자는 “이 남성이 3일 동안 라얀을 구하기 위해 맨손으로 땅을 팠던 자원봉사자 중 한 명이다. 진정한 영웅”이라고 극찬했다. 또 다른 SNS 사용자는 사라위의 사진과 함께 “이 남성은 라얀을 우물 밖으로 꺼내기 위해 쉬지 않고 땅을 팠다. 큰 존경을 표한다”고 적었다. 공개된 사진은 푸른색 티셔츠를 입은 사라위가 온몸이 흙투성이가 된 채 물을 마시는 모습을 담고 있다. 현장에서 사라위를 목격했다는 한 시민은 “하느님께서 이 사람에게 상을 주시고 낙원에 들어갈 수 있게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사라위를 포함한 수많은 현지인, 그리고 모로코 안팎에서 쏟아진 응원에도 불구하고 라얀은 끝내 목숨을 잃었다. 사고 나흘째인 지난 5일, 구조대가 라얀이 있는 곳까지 닿는데 성공했지만 이미 숨진 뒤였다. 모하메드 6세 모로코 국왕은 이날 라얀이 끝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며 라얀의 부모에게 애도를 표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에는 라얀의 초상화와 함께 명복을 비는 메시지들이 끊임없이 퍼져나가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라얀의 가족과 모로코 국민에게 우리가 고통을 나누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 모친상에 오열해도 “네 탓” 악플…BJ잼미 청원 11만 넘어

    모친상에 오열해도 “네 탓” 악플…BJ잼미 청원 11만 넘어

    ‘BJ잼미’라는 예명으로 유튜브와 트위치에서 활동해온 조장미씨는 27세의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 지난달 말 사망했고 장례 절차도 끝났으나 최근에서야 알려졌다. 2019년 방송을 시작한 이후 남성 혐오 제스처를 했다는 이유로 끊임없는 악성댓글에 시달렸고, 2020년 그의 어머니는 딸에 대한 악성댓글로 괴로워하다 극단 선택을 했다. 모친상 이후 방송을 중단하며 자신을 향한 악성댓글을 그만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했지만 그마저도 “네 탓” “부모 없는 xx”라며 조롱거리가 됐다. 장미씨는 심각한 우울증을 앓다 세상을 떠났고, 생전 그에 대한 비난댓글로 가득했던 유튜브 영상들은 대부분 비공개 처리됐다. 유서에는 그동안 악성댓글로 얼마나 힘들었는지, 어떻게 괴롭힘을 당했는지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장미씨의 삼촌은 “그동안 수많은 악플들과 루머 때문에 우울증을 심각하게 앓았었고, 그것이 원인이 되었다. 제발 고인을 모욕하는 짓은 하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고인의 죽음에 대해 루머를 퍼뜨리는 사람들에게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성희롱 발언 감스트·남순 사과뻑가 “책임있지만 선동안했다” 유튜버이자 BJ인 감스트와 남순은 과거 합동 방송 중 성희롱 발언이 나왔던 것과 관련해 사과했다. 감스트는 “당시 사과 연락을 드렸고, ‘괜찮다. 저한테 하신 것도 아니지 않나. 걱정 안 해 주셔도 된다’고 해주셔서 감사했다. 직접 (성희롱을) 하지 않았더라도 그 자리에 있었던 것만으로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마음속으로 추모하고 방송하겠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남순은 “잼미님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이 부분에 대해 길게 언급하는 건 또 다른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짧게 언급하겠다”라며 “3년 전 방송으로 비판을 하는 분들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살아가면서 반성하고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고인의 명복을 비는 방법 중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잼미에 관한 영상을 제작했던 유튜버 뻑가는 “내 책임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미 늦었지만 이렇게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라면서도 자신이 잼미를 사망으로 몰고 가는 것을 선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뻑가는 “이슈를 정리한것 뿐”이라며 당시 각종 남초 성향의 커뮤니티 및 인터넷 기사, 포털 사이트 실시간검색어 등의 캡처 화면을 공개했다. 뻑가는 “조회수와 채널 성장에 눈이 멀어 인터넷을 며칠간 시끄럽게 했던 그 논란의 태풍 속에 휩쓸려서 저 또한 이슈 유튜버로서 영상을 만들게 됐고 잘못이 있다고 본다. 잼미님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유튜버·커뮤니티 처벌” 국민청원심상정 “온라인폭력 방치 안된다” 장미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모녀살인범 유튜버사망사건) 가해자 유튜버랑 에펨코리아, 디시인사이드 강력처벌을 요청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7일 오후 5시 현재 11만 4934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남초사이트에서 고인을 모독하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라며 “심한 욕설과 성희롱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망가뜨렸다. 에펨코리아, 디시인사이드 아이피 추적을 통해 강력 처벌을 원한다. 유튜버 뻑X를 모욕죄, 허위사실 유포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6일 “또 한 명의 여성 청년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가해진 악플과 폭력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보도를 보았다. 이 자리를 빌어 고 조장미 님의 명복을 빈다”라며 “동료 시민을 ‘페미’라는 낙인으로 무조건 낙인찍고 공격하여 죽음에 이르게 하는 이러한 온라인 폭력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심상정 후보는 “누군가에게 그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심각성을 지적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지우학’ 이재규 감독 “‘오겜’ 황동혁 감독이 부담 갖지 말라 했지만…”

    ‘지우학’ 이재규 감독 “‘오겜’ 황동혁 감독이 부담 갖지 말라 했지만…”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9일째 1위“흥행 부담 있었다…한국 작품 관심 커져 코로나처럼 좀비도 돌연변이 있다는 발상 원작과 다른 설정…시즌2로 확장 가능성”“황동혁 감독에게 전화해서 ‘오징어 게임’ 때문에 (흥행에) 부담이 된다고 하니까 ‘내가 문을 살짝 열어 놓은 것이니 부담 갖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지우학)을 연출한 이재규 감독은 지난해 9월 ‘절친’ 황 감독과 했던 대화를 돌이켰다. 7일 화상 인터뷰로 만난 이 감독은 “‘오징어 게임’이 연 문을 통해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지우학’도 그 뒤를 잇는 작품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희망은 ‘지우학’의 세계적 인기로 조금씩 실현되는 중이다. 지난달 28일 공개 이후 온라인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서 9일 연속 넷플릭스 TV쇼 부문 세계 1위에 올랐다. 한국·일본·프랑스 등 50여개 국가에서는 ‘오늘의 톱10’ 1위다.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한국의 고등학교 이야기가 뜨거운 반응을 얻은 데 대해 이 감독은 “좀비물이 많지만 대부분 성인들 대상인데 ‘지우학’은 아이들, 청소년들의 선택과 반응을 보여 줘 신선하게 다가간 것 같다”고 분석했다. ‘K좀비’의 계보를 잇는 빠른 움직임과 액션은 박진감 넘쳤다. ‘좀비 안무’를 위해 안무가 등 전문 스태프 두 명이 참여해 배우들과 3개월간 훈련을 했다. 사실적인 느낌을 높이고자 한 번에 찍는 원테이크나 롱테이크로 촬영한 부분도 많다. 학생 200명이 모인 학생 식당에 좀비가 등장해 학생들을 습격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애니메이션으로 프리 비주얼라이제이션을 거친 후 여러 차례 리허설을 한 것도 좀비가 창궐하는 장면의 현장감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2009년 연재된 주동근 작가의 원작 웹툰과 차별화된 부분도 만들었다. 면역자를 비롯한 다양한 좀비가 드라마에 새로 등장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사람에 따라 반응 속도나 양상이 다르듯이 좀비 바이러스도 돌연변이가 있으리라는 발상에서 시작했습니다. 여러 좀비가 등장하는 부분은 시즌2로 충분히 확장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후속 시즌까지 염두에 두고 구상했다는 의미다. 사회문제에 대한 언급도 많아졌다. 좀비 바이러스의 탄생이 학교 폭력에 기인한다는 설정이 추가됐다. 성범죄나 학교 폭력 등 여러 문제를 건드린 데 대해 이 감독은 “크고 작은 폭력에 노출된 학교의 모습이 우리 사회와 다르지 않다”고 했다. “특정한 사건 하나를 모티브로 삼은 것은 아니지만 세월호, 삼풍백화점 등 벌어져서는 안되는 현대사회의 사건 사고가 녹아 있습니다.” 특히 책임지는 어른과 책임지지 못하는 시스템을 대비하고자 했다며 “절망적인 상황에 놓인 아이들에 대해 국가든 누구든 책임을 져야 하는데, 시스템은 못하고 결국 아버지나 어머니가 나서서 해결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여학생에 대한 성폭력 동영상 장면, 화장실 출산 장면 등이 자극적이라는 지적을 두고는 “(동영상에 찍힌) 은지는 자기 목숨보다 영상이 노출되는 것을 두려워하는데, 그런 모습을 보면서 이 아이에게 행해진 일이 얼마나 잔인한지 느꼈으면 했다”며 “화장실 출산도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이고 아이를 구하기 위해 달려가는 모습이 극의 전체 주제와 닮아있다”고 설명했다. 비관적인 내용에도 이 감독은 ‘지우학’이 희망에 대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인간에서 기원된 좀비 바이러스를 막는 것 역시 사람이기에 결국 희망도 사람에게 있다”는 그는 “시즌1이 인간의 생존기라면 시즌2는 좀비들의 생존기가 될 것 같다”고 귀띔했다.
  • 삶, 풀리지 않으면 끊자?… 마지막 여행 떠난 두 젊은이의 좌충우돌

    삶, 풀리지 않으면 끊자?… 마지막 여행 떠난 두 젊은이의 좌충우돌

    ‘온 세상이 하얗다’라는 제목은 강원도 태백시와 관련된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이 ‘온 세상이 하얗다’는 뜻을 가진 태백으로 향하기 때문이다. 30대 남녀 모인(강길우)과 화림(박가영)은 그곳에 죽으러 간다. 두 사람은 우울증을 앓는 알코올중독자다. 우울해서 술 마시고, 술 마시다 보니 우울해진다. 그런 도돌이표를 떼어내기 위한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치료, 다른 하나는 죽음이다. 치료는 합리적 선택이다. 정신건강의학과 등의 의학적 도움을 받아 재활에 임하는 것이다. 수렁에 깊이 빠진 이가 그러기는 쉽지 않다. 치료를 받은 다음도 문제다. 애초에 이들을 나락으로 내몬 근심거리가 해결되지 않는 한, 모인과 화림은 다시 우울증을 앓는 알코올중독자가 될 수밖에 없다. 삶이 풀리지 않는다면 삶을 끊어버리자. 그들은 죽기로 결심한다. 비합리적으로 보여도 두 사람 입장에서 이것은 합리적 선택이었다. 동네 주민으로 우연히 말을 트게 된 모인과 화림이 무슨 이유로 죽으려는 것인지, 어떻게 동반 자살 여행에 합의했는지는 여전히 모를 일이지만. 모를 일은 더 늘어난다. 주인공 둘 다 신뢰하기 어려운 인물인 까닭이다. 모인은 알코올성 치매로 자꾸 기억을 잃어버리고, 화림은 자기방어의 일환으로 거짓말을 일삼는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모인은 자신이 목매달 밧줄을 구입했다는 사실을 잊고 계속 그것을 산다. 화림은 여러 이름과 직업을 둘러대면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비)의도적으로 이들은 스스로의 진실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그러므로 죽어야겠다는 그들의 말도 관객으로서는 점점 믿기 힘들어진다. 태백으로 간 두 사람은 진짜 목숨을 끊을까. “애초에 변죽을 울리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대단한 거 같지만 들어 보면 헛헛한 말, 평범해 보이는데 사실은 평범하지 않은 장면들이 뒤섞이는 영화이길 바랐다.” 감독 김지석이 밝힌 연출의 변이다. 그는 상업 광고 제작으로 경력을 쌓아 왔다. 영상으로 상품의 핵심 메시지를 고객에게 전해야 한다는 압박에 오래 시달려 왔으리라. 이 점을 감안하면 그가 왜 “변죽을 울리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지 납득된다. 그에게 독립 영화는 상업 광고의 정반대에 위치한다.영상 스타일까지 정반대는 아니다. 동반 자살 여행이라는 심각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상업 광고 특유의 경쾌함이 묻어난다. 자신이 볼일 보고 나온 화장실에 화림이 곧바로 들어가자 냄새날까 봐 당황해하는 모인의 모습, 아직 우리가 선출하지 않은 20대 대통령의 활동을 거론하고 남북통일이 됐음을 라디오 뉴스로 언급하는 장면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장편 데뷔작이라서 그럴 테다. 이 작품에서 무거움과 가벼움은 자주 충돌하고 때로 공명한다.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하면 낭만적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방향 감각을 잃기 십상이다. 관객도 감독도 화이트아웃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허희 문학평론가·영화 칼럼니스트
  • 활활 타오르던 문장, 부채의 바람결 따라 네 마음에 가닿기를

    활활 타오르던 문장, 부채의 바람결 따라 네 마음에 가닿기를

    ‘혼불’ 7년 2개월 월간지 최장 연재총 10권 원고지 1만 2000장 분량작가 “조상의 삶이 수놓여진 글” 생이 끝날 때까지 집필에만 몰두 어릴 때 지낸 전주에 문학관 건립호남 노래·풍속 등 생생하게 풀어힘든 서민의 생활 아름답게 표현“글 속 문장은 고급 한국어의 백미”“무겁게 감은 청암부인의 왼쪽 눈귀에 찐득한 눈물이 배어났다. 그것은 댓진 같은 진액이었다. 차마 흘러내리지도 못한 채 눈언저리에 엉기어 있기만 하는 그 눈물은, 무슨 응어리 같기도 하였다. 그날 밤, 인월댁은 종가의 지붕 위로 훌렁 떠오르는 푸른 불덩어리를 보았다. 안채 쪽에서 솟아오른 그 불덩어리는 보름달만큼 크고 투명하였다. 그러나 달보다 더 투명하고 시리어 섬뜩하도록 푸른빛이 가슴을 철렁하게 했다. 청암부인의 혼불이었다. 어두운 밤 우뚝한 용마루 근처에서 그 혼불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윽고 혀를 차듯 한 번 출렁하고는, 검푸른 대밭을 넘어 너훌너훌 들판 쪽으로 날아갔다.” - 최명희 ‘혼불’전주 한옥마을 안에 있는 최명희길을 걷다 중앙초등학교 옆의 작은 골목으로 빨려 들어가 홀리듯 앞으로 향하면 부채문화관이 나온다. 더 적확하게 표현하자면 ‘최명희 문학관’이 나타난다. 예스러운 기와집이야 한옥마을 전체가 다 그러하니 크게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그 문 앞에서는 옷매무새를 단정하게 고치게 된다. 문학관의 대문은 언제나 열려 있는데 아마도 그 자리가 옆집에서 부쳐 온 부채의 바람이 드나드는 바람목이지 싶다. 바람을 따라 찾아온 누군가의 혼백 아니 도깨비불마저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길목이어서인지 그곳은 늘 생과 사가 공존하고, 먼저 간 사람의 마음까지도 매만져 볼 수 있는 자리다. 부채의 바람결에 실려 있는 최명희의 문장들 덕분이다. 남원의 혼불 문학관이 아닌 전주 한옥마을의 최명희 문학관을 찾은 것은 바로 그 ‘바람’과 ‘푸른 불’ 때문이었다. 문학관이 표방한 ‘작가가 다시 살러 온 집’은 그리하여 누구라도 계속 머물 것만 같고, 떠났던 이가 돌아와 여장을 풀며 몸과 마음을 바람에 말리는 장소다. 인간이 듣지 못하는 신의 음성, 차마 못다 한 말들이 부채가 일으킨 공명을 타고 일어나는 시간이 되면 자연스레 눈 밝은 이들이 찾아드는 것이다.‘혼불’이라는 말은 국어사전에 없다. 그러나 실제로 혼불을 봤다는 사람은 많다. 그것은 우리 몸 안에 있는 불덩어리로서 모양은 둥글고 크기는 종발만 한데, 빛살 없는 푸른색이며, 사람이 제 수명을 다하고 죽을 때, 미리 그 몸에서 빠져나간다고 한다. (중략) 이것이 미신이냐 실화냐 묻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어떤 사람의 몸에 혼불이 있으면 산 것이고, 없으면 죽은 것이다. 그러니까 ‘혼불’은 목숨의 불, 정신의 불, 삶의 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것은 또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힘의 불이기도 하다. 즉, 혼불은 존재의 핵이 되는 불꽃인 것이다. -최명희 ‘나는 왜 ‘혼불’을 쓰는가’ 소설가 최명희는 1947년 전북 전주시 화원동에서 출생했다. 풍남초등학교와 전주사범병설중학교, 기전여자고등학교를 거쳐 전북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72년부터 1981년까지 전주 기전여고와 서울 보성여중, 보성여고에서 국어 교사로 재직했다.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쓰러지는 빛’이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81년 동아일보 창간 60주년 기념 장편소설 공모전에서 ‘혼불’ 제1부가 당선됐다. 교직을 그만두고 혼불 창작에만 매진하기 시작했다. 1988년부터 1995년까지 월간 신동아에 ‘혼불’ 제2부부터 5부까지 연재했다. 이는 국내 월간지 사상 최장기 연재(만 7년 2개월)다. 1990년에 혼불 제1부와 2부를 발간했으며 1996년에 혼불 제1부부터 5부까지 총 10권(한길사)을 발간했다. 이는 200자 원고지 1만 2000장 분량이다.웬일인지 나는 원고를 쓸 때면, 손가락으로 바위를 뚫어 글씨를 새기는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그것은 얼마나 어리석고도 간절한 일이랴. 날렵한 끌이나 기능 좋은 쇠붙이를 가지지 못한 나는, 그저 온 마음을 사무치게 갈아서 손끝에 모으고, 생애를 기울여 한 마디, 한 마디 파나가는 것이다. -‘혼불’ 작가 후기 최명희의 주요 작품으로는 ‘몌별’, ‘만종’, ‘정옥이’, ‘주소’와 마지막으로 ‘혼불’이 있다. 혼불은 10권으로 된 방대한 분량이지만 미완성된 작품이다. 지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죽기 직전까지 혼불의 제5부를 구상했다고 한다. 작가가 된 이후 생이 끝날 때까지 ‘혼불’을 구상하고 집필에 몰두했던 최명희는 1998년에 난소암의 발병으로 51세에 사망했다. ‘혼불’ 제5부 완간 4개월을 앞두고 암이 발병했지만 주변에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오로지 집필에만 몰두하다 1996년 12월에 혼불의 마지막 부분을 썼다. 그가 죽었으니 제5부가 마지막일 뿐, 그가 살아 있었다면 혼불은 어쩌면 아직도 끝나지 않은 여정을 계속하고 있을지도 모른다.책이 출간되자 일부에서는 ‘완간’이라고 표현했지만 작가는 “이 작품은 아직 완간이 아니다. 작품의 시대 배경은 해방 공간 이후 6.25, 4.19, 5.16 등 가까운 현대사까지 이어져 한국사의 격동기를 그리게 될 것”이라 말했다. 우리의 풍속을 잃지 않으면서도 격변하는 사회상과 민중의 삶을 잘 그려 냈다는 평에 대하여 작가는 생전에 어떻게 생각했을까. “이 글은 제가 쓴 것이 아닌 것만 같습니다. 아득한 개국의 시원에 웅녀 할머니로부터 대대로 내려오던 이 땅의 조상들의 말 없는 한숨, 괴로움, 아픔, 그들이 나서 살고 보고 느낀 모든 것이 저절로 와서 한 자씩 수놓아져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이 소설은 이미 제 자신의 것이 아니었고, 그것은 거대한 강물로 저를 붙잡고 있어서 작중의 인물들이 토해 내는 많은 이야기를 주워 담는 것만이 제 역할이었어요.”(‘필’ 1997년 1월호)라고 소회를 밝혔다. 만 17년을 한 작품에 쏟는 열정, 그 때문에 그가 일찍 혼불이 돼 날아갔을까. 작가는 “아름다운 세상, 잘 살고 간다”는 말을 유언으로 남겼다고 한다. 장례는 전주시 사회장으로 5일 동안 치러졌다. 전주시청 앞에서 영결식이 열렸고, 고인의 생가와 모교인 기전여고를 거친 시가지 운구 행렬에 이어 전북대에서 노제를 지냈다. 그가 남긴 노트에는 앞으로 써야 할 글감이 130여개나 남아 있었다고 한다. 그는 저쪽에서도 끊임없이 쓰고 있을까. ‘혼불’을 일컬어 ‘한국 혼 일깨우는 이 땅 문학사의 영원한 기념비’라고들 한다. 소설 속에서 역사와 사람들의 삶을 잘 버무리며 생의 질곡과 역사의 너울을 한없이 순정하고도 곡진한 우리말로 잘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인의 생활사, 풍속사, 의례와 속신들을 유장하게 풀어낸 소설의 문장들은 ‘고급 한국어’의 백미라 일컬어진다.또한 ‘혼불’은 호남지방의 관혼상제, 노래, 음식, 세시풍속 등을 생생하게 표현해 내서 ‘우리 풍속의 보고, 모국어의 보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문학평론가 유종호는 “일제 식민지의 외래문화를 거부하는 토착적인 서민생활 풍속사를 정확하고 아름답게 형상화한 작품”이라고 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아름답게’가 아닐까. 최명희는 그 유장하고 지리멸렬했던 한국사와 생활사 그리고 사람살이를 어떻게든 ‘아름답게’ 표현해 내려 평생을 바쳤던 작가다. 단재상과 세종문화상, 전북 예향대상과 여성동아대상, 호암상 예술 부문을 수상하였으며 2000년에는 육관 문화훈장을 수상했다. 1997년에 독자들이 ‘최명희와 혼불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을 꾸린 것을 시작으로 2000년에는 혼불기념사업회가 발족됐고, 이듬해부터 혼불문학제가 개최됐다. ‘혼불’의 배경 지역인 남원시는 2004년 10월 사매면 서도리 노봉마을에 혼불 문학관을 개관했다. 전주시는 작가가 어린 시절을 보낸 완산구 풍남동에 최명희 문학관을 세웠다. 최명희 문학관은 2006년 4월에 전주한옥마을에 터를 잡았다. 작가 최명희의 녹록지 않았던 삶과 그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곳이다. 친필 원고와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와 엽서들, 생전 인터뷰와 문학 강연 모습을 담은 동영상과 여러 작품에서 추려 낸 글이 새겨진 각종 패널들이 전시돼 있다. 1층에는 전시관인 독락재가 있고 지하는 문학강연장 및 기획전시장인 비시동락지실로 꾸며졌다. 한옥마을의 최명희길이 끝나 가는 즈음에 생가터가 있다. 자신의 고향, 생가터에 관하여 최명희는 생전에 이런 말을 남겼다. “제가 태어난 곳은 전라북도 전주시 화원동이라고 하는 동네입니다. (중략) 전 이상하게 전라북도 전주시 화원동 몇 번지라고 했을 때, 그 어린 마음에도 ‘화원동’이라는 이름이 그렇게 제 맘에 좋아서, 굉장히, 제가 뭔지 아름다운 동네에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그 ‘화원’이라고 하는 그 음률이, 그 음색이 주는 울림이 저로 하여금 굉장히, 제 마음에 화사한 꽃밭 하나를 지니고 사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주곤 했어요.”마음에 꽃밭 하나, 활활 타오르는 문장의 불 하나를 지니고 살았던 사람. 그리하여 그 불꽃과 화원을 함께 하늘로 태워 보낸 사람. 우리 곁에는 언제나 ‘푸른 불꽃’으로 남은 사람의 마지막 거처, 최명희 문학관이다. 부채의 바람을 탄 문장들이 이끄는 자리로 오늘의 당신을 초대한다. 바람이 푸른 불꽃을 당신의 거처에까지 가져가 준다면, 그대여 그 뒤를 따라오시라. 소설가 이은선
  • 심상정 “‘페미 낙인’ 죽음에 이르게 한 온라인 폭력 방치 안돼”

    심상정 “‘페미 낙인’ 죽음에 이르게 한 온라인 폭력 방치 안돼”

    심상정, BJ 잼미 극단적 선택 관련 언급 강민진 “성평등 편에 선 후보 심상정뿐”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BJ잼미(본명 조장미) 사건을 두고 “동료 시민을 ‘페미’라는 낙인으로 무조건 낙인찍고 공격하여 죽음에 이르게 하는 이러한 온라인 폭력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후원회 2차 발족식 ‘우리시대 2030 여성들이 심상정을 후원합니다’ 행사에서 “어제 또 한 명의 여성 청년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가해진 악플과 폭력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보도를 보았다. 이 자리를 빌어 고 조장미 님의 명복을 빈다”며 이처럼 밝혔다. 심 후보는 “이것이 여성의 위기이고 민주주의의 위기”라며 “우리 중 오늘 누군가에게 그런 일이 일어난다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 조장미씨가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사실은 지난 5일 뒤늦게 알려졌다. 조씨 유족은 이날 고인의 트위치 커뮤니티 게시판에 글을 올려 “장미는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장미는 그동안 수많은 악성댓글과 루머 때문에 우울증을 심각하게 앓았었고 그것이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조씨는 2019년 인터넷 방송에 입문해 트위치 구독자가 16만명, 유튜브 구독자가 13만명에 이를 정도로 인지도를 쌓았다. 그러나 방송 중 남성 혐오 제스처를 했다는 이유로 남성 누리꾼의 비판을 지속해서 받자 심적 고통을 호소해왔다. 심 후보는 또 “이번 대선은 여성과 약자들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자신의 정치적 동력으로 삼는 섬뜩한 선동정치가 등장을 하고 있다”며 “또 한편에서는 말로는 여성을 위한다고 하면서 요리조리 가는 곳마다 말을 바꾸는 이런 기회주의 양다리정치에 맞서야 될 대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들과 함께. 그리고 여성들이 안전이별을 검색하고 일상적으로 불법촬영이라던지 여성혐오살인에 이르기까지 온갖 폭력에 대한 불안이 만연해 있는데 불안하지 않은 사회, 안전한 사회, 저는 이것이 다음 대통령이 해야 할 제 1의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함께 참석한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도 “여성을 공격하고 성평등을 조롱하는 나쁜 정치가 판을 치고 있다”며 “성평등을 외면하는 것이 표 되는 일인양 하는 후보들 가운데, 홀로 성평등의 편에 일관되게 서온 후보는 심성정 후보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족식에는 정신보건노동자 강혜지씨, 스쿨미투 당사자인 손영채씨, 싱어송라이터이자 영화감독인 이랑씨, 일간 이슬아 작가인 이슬아씨 등이 참석했다.
  • [나우뉴스] “편히 쉬렴” 32m 우물에 빠진 5살 ‘라얀’ 나흘만에 숨진 채 발견…모로코 침통

    [나우뉴스] “편히 쉬렴” 32m 우물에 빠진 5살 ‘라얀’ 나흘만에 숨진 채 발견…모로코 침통

    기적은 없었다. 모로코 국민은 물론 전 세계가 간절히 소년의 생환을 염원했지만, 소년은 끝내 싸늘한 시신이 되어 돌아왔다. 5일(현지시간) 모로코 SNRT뉴스는 깊이 32m 우물에 빠진 라얀(5)이 사고 나흘 만에 겨우 구출됐지만 결국 사망했다고 당국의 공식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구조대원들은 이날 밤 9시 30분쯤 우물 바닥에서 사망한 라얀의 시신을 수습했다. 사고 발생 100여 시간 만이었다. 사고 당일인 1일부터 닷새 동안 현장을 지키며 초조하게 구조 소식을 기다린 수백 인파는 라얀의 사망 소식에 일제히 탄식을 내뱉었다. 터널 밖을 둘러싸고 “알라후 아크바르”(알라는 위대하다)를 외치며 기도와 응원가를 부르던 주민과 자원봉사자, 구조대와 헌병대, 경찰 모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라얀을 실은 들것이 우물 밖으로 나왔을 때만 해도 주민들은 기적 생환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었던 주민들은 박수와 환호성을 쏟아냈다. 그러나 모로코 당국의 공식 사망 발표가 있은 후 침통함 속에 라얀을 애도하고 있다. 라얀은 지난 1일 오후 쉐프샤우엔주 작은 마을 타모롯 집 근처에서 놀다 수리 중이던 우물에 빠졌다. 다행히 물이 마른 우물이라 목숨은 건졌지만 32m, 지하 15층 깊이에 갇혀 버렸다. 구조는 쉽지 않았다. 우물 입구 지름이 45㎝에 불과한데다, 밑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라 구조대원 접근이 어려웠다. 구조당국은 일단 우물 안으로 내시경 카메라를 넣어 라얀의 생존을 확인했다. 컴컴한 우물 바닥에서 피를 흘리며 가쁜 숨을 내쉬는 라얀에게 밧줄로 산소통과 물, 음식 등을 내려보냈다. 이후 구조 계획 수립에 나선 당국은 우물 옆에 새로운 구멍을 파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우물을 넓혀 내려가기엔 위험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구조당국은 중장비를 동원해 우물과 수직으로 땅을 모두 파낸 뒤, 라얀이 있는 우물 바닥 지점까지 다시 수평으로 땅을 뚫는 작전을 펼쳤다. 나흘을 꼬박 쉬지 않고 작업한 끝에 구조대는 우물 바닥 위치까지 도달했다.그러나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산사태 위험이 큰 마지막 2m 수평 구간은 이번 구조 작업의 최대 난관이었다. 구조당국은 지형 전문 엔지니어를 동원해 라얀이 있는 지점까지 수평으로 PVC 관을 밀어 넣으며 조금씩 땅을 파냈다. 전 세계가 숨죽이며 지켜보는 가운데, 구조대는 사고 나흘 만인 5일 드디어 라얀이 있는 우물 바닥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필사의 구조에도 라얀은 끝내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모하메드 6세 모로코 국왕은 허망하게 아들을 잃은 라얀의 부모에게 조의를 표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11살 딸 살해 후 극단적 선택 시도한 아빠, 징역 12년

    11살 딸 살해 후 극단적 선택 시도한 아빠, 징역 12년

    가상화폐 투자 실패 등으로 2억원의 빚을 지게되자 11세 어린 딸을 살해한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목숨을 건진 30대 아버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수원지법 형사15부(조휴옥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신모(38) 씨에게 징역 12년과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 5년을 선고하고 2년간 보호관찰을 명령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소중한 생명을 피고인이 좌우할 수 있다고 여긴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설령 어린 피해자가 홀로 살아가게 될 환경이 녹록지 않으리라고 예상되더라도 피해자가 역경을 딛고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포기하지 말았어야 하기에 피고인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초범이고 범행을 자백하며 반성하고 있다”며 “범행 전에 다소나마 죄책감으로 여러 차례 고뇌한 흔적이 있고 범행 당시에 우울감과 절망감 등에 휩싸여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한 면도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신씨는 2012년 부인과 이혼한 뒤 두 차례에 걸쳐 이혼과 재혼을 반복하며 A양의 양육하다가, 지난해 10월 5일 수원 권선구 자신의 주거지에서 잠든 딸 A양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범행 직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의식을 잃고 쓰러졌으나, A양이 학교에 결석하고 연락이 닿지 않은 것을 걱정한 교사의 신고로 구조됐다. 신씨는 2019년 모바일게임에 빠져 과도하게 지출했고, 2021년 4월엔 대출을 받아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실패하면서 2억원 상당의 빚을 지게 됐다.
  • “편히 쉬렴” 32m 우물에 빠진 5살 ‘라얀’ 나흘만에 숨진 채 발견…모로코 침통 (영상)

    “편히 쉬렴” 32m 우물에 빠진 5살 ‘라얀’ 나흘만에 숨진 채 발견…모로코 침통 (영상)

    기적은 없었다. 모로코 국민은 물론 전 세계가 간절히 소년의 생환을 염원했지만, 소년은 끝내 싸늘한 시신이 되어 돌아왔다. 5일(현지시간) 모로코 SNRT뉴스는 깊이 32m 우물에 빠진 라얀(5)이 사고 나흘 만에 겨우 구출됐지만 결국 사망했다고 당국의 공식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구조대원들은 이날 밤 9시 30분쯤 우물 바닥에서 사망한 라얀의 시신을 수습했다. 사고 발생 100여 시간 만이었다.사고 당일인 1일부터 닷새 동안 현장을 지키며 초조하게 구조 소식을 기다린 수백 인파는 라얀의 사망 소식에 일제히 탄식을 내뱉었다. 터널 밖을 둘러싸고 "알라후 아크바르"(알라는 위대하다)를 외치며 기도와 응원가를 부르던 주민과 자원봉사자, 구조대와 헌병대, 경찰 모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라얀을 실은 들것이 우물 밖으로 나왔을 때만 해도 기적 생환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었던 주민들은 박수와 환호성을 쏟아냈다. 그러나 모로코 당국의 공식 사망 발표가 있은 후 주민들은 침통함 속에 라얀을 애도하고 있다.라얀은 지난 1일 오후 쉐프샤우엔주 작은 마을 타모롯 집 근처에서 놀다 수리 중이던 우물에 빠졌다. 다행히 물이 마른 우물이라 목숨은 건졌지만 32m, 지하 15층 깊이에 갇혀 버렸다. 구조는 쉽지 않았다. 우물 입구 지름이 45㎝에 불과한데다, 밑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라 구조대원 접근이 어려웠다. 구조당국은 일단 우물 안으로 내시경 카메라를 넣어 라얀의 생존을 확인했다. 컴컴한 우물 바닥에서 피를 흘리며 가쁜 숨을 내쉬는 라얀에게 밧줄로 산소통과 물, 음식 등을 내려보냈다.이후 구조 계획 수립에 나선 당국은 우물 옆에 새로운 구멍을 파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우물을 넓혀 내려가기엔 위험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구조당국은 중장비를 동원해 우물과 수직으로 땅을 모두 파낸 뒤, 라얀이 있는 우물 바닥 지점까지 다시 수평으로 땅을 뚫는 작전을 펼쳤다. 나흘을 꼬박 쉬지 않고 작업한 끝에 구조대는 우물 바닥 위치까지 도달했다.그러나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산사태 위험이 큰 마지막 2m 수평 구간은 이번 구조 작업의 최대 난관이었다. 구조당국은 지형 전문 엔지니어를 동원해 라얀이 있는 지점까지 수평으로 PVC 관을 밀어 넣으며 조금씩 땅을 파냈다. 전 세계가 숨죽이며 지켜보는 가운데, 구조대는 사고 나흘 만인 5일 드디어 라얀이 있는 우물 바닥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필사의 구조에도 라얀은 끝내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모하메드 6세 모로코 국왕은 허망하게 아들을 잃은 라얀의 부모에게 조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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