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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중추돌 부르는 ‘하얀 암흑’··· 감속은 필수·안전거리 평소 두 배로 [교통안전 행복 플러스]

    다중추돌 부르는 ‘하얀 암흑’··· 감속은 필수·안전거리 평소 두 배로 [교통안전 행복 플러스]

    일교차 큰 10~12월 교통사고 급증가시거리 줄어 시야 확보 어려움전조등·안개등·차폭등 켜면 도움2015년 2월 인천공항고속도로 영종대교 106중 추돌사고, 2020년 10월 서해대교 14중 추돌사고, 지난해 11월 중부내륙고속도로 경기 여주 가남 부근 7중 추돌사고…. 모두 안갯길 교통사고가 불러온 참사다. 10~12월은 큰 일교차와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로 안개가 많이 끼면서 교통사고가 증가하는 시기다. 안갯길 교통사고는 사망자 수가 전체 대비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치사율(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이 높은 게 특징이다.도로교통공단이 최근 3년간 기상 상태에 따른 교통사고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안개 낀 날 655건의 사고가 발생해 224명이 목숨을 잃고 692명이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0~12월에 일어난 안갯길 교통사고는 352건으로 전체의 54%를 차지했다. 시간대별로는 오전 6~8시 사이에 481건(73.4%)이 발생했다. 안개는 대기에 있는 수증기가 기온이 내려가면서 응결해 지표 가까이에 작은 물방울이 뜬 현상. 지면에 큰 일교차가 발생하는 가을에는 기온이 낮은 새벽이나 이른 아침에 쉽게 만들어진다. 강·호수나 바닷가와 가까운 곳은 낮밤의 기온 차가 커서 안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주변 다리를 박스 형태로 덮어 시야 확보를 어렵게 한다. 안개가 끼면 가시거리가 줄어들고 운전자의 시야 확보가 어려워져 추돌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특히 고속운전에서는 수십대의 다중 추돌사고로 이어지고 치사율도 높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안갯길 교통사고 치사율은 10.6명으로 비 오는 날(2.9명)이나 맑은 날(2.2명)보다 훨씬 높다. 특히 안갯길 차와 보행자 간 사고는 치사율이 25명까지 올라간다. 안개가 ‘하얀 암흑’으로 불리는 이유다. 안갯길 안전한 운전법은 무엇일까. 먼저 감속은 필수고, 안전거리는 평소의 두 배 이상 확보해야 한다. 안개가 낀 도로에서는 시야 확보가 어려워 전후방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가시거리가 100m 이내라면 속도를 20~50% 줄여야 만약의 사태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내 차의 위치를 알려 주는 것도 사고를 막는 길이다. 전조등, 안개등, 차폭등을 반드시 켜야 한다. 전방에 사고 발생이 확인되거나 갑자기 속도를 줄여야 할 때면 비상등을 켜 뒤차에 위험을 알리는 것도 사고를 줄이는 방법이다. 등화 장치를 자동 상태로 전환하면 흐린 날이나 새벽녘, 저녁 무렵에는 전조등이 켜지지 않을 수 있으므로 안갯길에서는 전조등을 수동으로 조작해야 한다. 안개등은 전조등과 달리 전방 바닥을 향해 직선으로 빛을 넓게 멀리까지 보낼 수 있다. 운전자의 시야 확보는 물론 반대편 차량의 운전자에게도 나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등화 장치다. 반면 상향등을 켜면 작은 입자의 수분이 난반사를 일으켜 되레 전방 시야를 뿌옇게 할 수도 있다. 추월차로보다 주행차로로 운전한다. 부득이 진로 변경이나 앞지르기를 할 때는 가시거리를 충분히 확보하고 진입해야 한다. 충분한 거리를 두고 중앙선이나 가드레일, 앞차의 꼬리등 등을 기준으로 차로를 확보해도 좋다. 이동현 한국교통안전공단 연구원은 “안개는 구간마다 끼었다 사라졌다를 반복해 운전자가 예측할 수 없다”며 “안개 낀 날은 전방 주시율이 50% 가까이 떨어지기 때문에 감속과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동기획:한국교통안전공단
  • 현무 낙탄 사고 파편 유류저장탱크 바로 옆에 떨어졌다

    현무 낙탄 사고 파편 유류저장탱크 바로 옆에 떨어졌다

    지난 4일 밤 발생했던 ‘현무-2C’ 낙탄 사고 당시 추진체 파편은 공군기지 유류저장시설로 떨어졌다. 파편이 떨어졌던 영향으로 유류저장탱크로 올라가는 계단 철제 난간은 산산조각나 있었고, 파편 흔적 바로 옆에는 유류 주입구와 송유관, 폐드럼통 보관 창고, 가스 배출구가 자리잡고 있었다. 조금 더 떨어진 곳에는 장병들이 머무는 생활관이 보였다. 12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강원 강릉시 제18전투비행단을 찾았다. 현무 낙탄 사고 현장을 직접 확인하는 자리였다. 사고 현장은 국방부가 당초 발표했던 “페어웨이에 떨어졌고 인명피해는 없었다”는 것과는 사뭇 느낌이 달랐다. 탄두 자체는 골프장에 떨어져서 위험이 덜했지만 탄두에서 분리된 추진체는 조금만 옆으로 떨어졌어도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아찔한 현장이었다. 유류저장시설에 10만ℓ가 넘는 유류를 보관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군 관계자 스스로 “천운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할 정도였다. 의원들을 안내한 오홍균 18전투비행단장은 “현무 발사하는 모습이 가장 잘 보이는 곳에서 현장을 지켜봤다. 현무가 날아가는 방향을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전속력으로 뛰어서 1분 30초 만에 유류저장시설로 달려갔다”면서 “혹시라도 잔불이 있을까 싶어 유류저장시설 주변을 두 바퀴나 돌아다녔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합동참모본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 군은 지난 4일 밤 강원 강릉시 제18공군비행단에서 ‘현무-2C’(사거리 800㎞)를 발사했다. 그날 새벽 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응하는 차원이었다. 이날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일본 영공을 넘어 4500㎞를 날아갔다. 유사시 괌 미군기지도 타격할 수 있다는 공격능력을 과시했다. 평양과 괌은 3400㎞ 떨어져 있다. ‘북한의 도발에 대응한다’는 것까진 좋았는데 문제는 발사 직후 터졌다. 이현철 미사일전략사령부 2여단장의 현장 설명에 따르면 그날 오후 11시 현무를 발사하고 나서 10초 동안은 정상 비행했지만 그 뒤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비정상비행을 했다. 기지 안쪽으로 낙탄하기까지 30초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탄두 추락 현장에는 길이 15m, 폭 1.5m, 깊이 1m 가량 파인 웅덩이가 보였다. 이 여단장은 “탄두가 수평으로 미끄러져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탄두 추락 장소에서 300m 떨어진 곳에는 병사들이 생활하는 생활관과 종교시설이 있었다. 합참에 따르면 탄두는 발사지점에서 후방 1㎞, 미사일 추진체는 여기서 400m가량 더 후방에 떨어졌다. 탄두가 발견된 곳에서 남쪽으로 약 700m 지점에 민가가 있었다. 당시 민간인 피해 우려 얘기가 많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살펴본 사고 위험성은 민간인 피해보다도 오히려 기지 내부 유류저장시설이 훨씬 더 심각했던 셈이다.  이날 현장에선 군 관계자 설명을 두고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 여단장은 ‘파편이 떨어진 뒤 산란효과로 1~2분 가량 화재가 있었다’고 설명했지만 사고 영상을 직접 촬영해 최초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던 김희수씨는 “부대 바로 옆이 내 사무실이다. 밤에 일하다 화재를 목격하면서 보니 연기는 400m, 불길은 70~80m 치솟아 20분 가까이 탔다”고 반박했다. 이 때문에 군 관계자들은 민주당 의원들한테서 “사고 규모와 위험성을 은폐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을 들었다. 육군 대장 출신으로 국회 국방위 간사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대형 참사가 벌어질 뻔해 장병들의 목숨이 위태로웠고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는데도 제대로 알리지 않은 국방부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영배 의원은 “탄두가 떨어진 곳에서 2.7㎞ 바깥에는 국내 최대 규모 화력발전소가 시험운행 중이었다. 자칫 파편이 거기로 떨어졌다면 어땠을까 상상만 해도 무섭다”면서 “현장에 오기 전에는 이렇게 위험한 상황이었다는 걸 군에서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 “러시아 파견 北노동자들, 우크라 투입 명령에 필사 탈출”

    “러시아 파견 北노동자들, 우크라 투입 명령에 필사 탈출”

    러시아 파견 북한 건설 노동자들의 도주 사례가 늘었다고 4일(이하 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RFA는 아직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돈바스 재건 현장에 투입될 거란 소문이 나돌면서 북한 노동자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한 고려인 소식통은 RFA에 “요즘 건설현장에 북한 노동자들이 보이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이동설 때문에 노동자 탈출이 늘면서 지휘부에서 내부 단속을 위해 작업 중단을 지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군인들로 구성된 건설회사부터 곧 우크라이나 돈바스 공사장으로 이동할 것이니 9월 말까지 밀린 과제를 결산하고 대기하라는 지시가 평양에서 내려왔다. 이후 많은 노동자가 탈출했다. 건설 노동자뿐만 아니라 관리직 직원들도 탈출하고 있다. 북한 노동자들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혹여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서 목숨을 잃을까 두려워 북한 노동자들이 필사적으로 탈출하는 거란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7월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는 자국 일간지 이즈베스티야와의 인터뷰에서 “전쟁으로 파괴된 돈바스 지역 재건에 북한 노동자들이 투입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에 노동자를 파견한 북한 회사는 대외건설지도국 산하의 7총국과 8총국이다. 그 외 대흥지도국과 항공련합위원회, 당 호텔관리국, 무력부, 국가보성, 대외경제성, 경공업성 등 일부 북한회사와 기관들이 러시아에 노동자를 파견해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 소식통은 “대외건설지도국 산하 회사는 적게는 30~50명, 많게는 200명 이상의 노동자를 한 조로 묶어 공사현장에 투입 중이다. 또 미래건설회사와 남강무역회사, 지흥건설회사는 현역군인들로 구성된 건설회사”라고 덧붙였다.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도 같은 현상이 벌어진 걸로 알려졌다. 또 다른 소식통은 RFA에 “일부 북한회사의 노동자 관리 간부가 연이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해 비상이 걸린 걸로 안다”고 전했다. 다만 이 소식통은 러시아 파견 북한 노동자나 관리 간부가 탈출하는 사건은 과거에도 종종 있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연만이면 국가계획과제 결산을 보고하고 연간 과제금과 노동자 1년치 월급을 정산해야 하는데, 현지 회사에서 공사비를 받지 못한 일부 회사 직장장(총책임자)과 간부들이 총화(평가) 이후 처벌이 두려워 탈출하곤 했다”고 부연했다. 또 과도한 노동에도 돈을 벌지 못한 노동자들이 항의하다 탈출하기도 한다고 소식통은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올해는 유독 공사비를 받지 못한 회사들이 많아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특히 북한 영사관에서 돈바스 이동 대기 지시를 내리면서 탈출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8년 12월 러시아 외무부 발표에 따르면 같은 해 9월 기준 2만 1000여 명의 북한 국적 노동자가 러시아에 체류 중이다. 이 중 1만 9000여 명이 공장과 농장,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파견 근로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17년 마지막으로 의결된 대북 제재 결의 2397호에 따라 해외 체류 북한 노동자들을 2019년 12월 22일까지 본국으로 전원 철수하도록 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국내 노동력 부족을, 북한은 외화 벌이를 이유로 노동자들을 붙잡아 두고 있다.
  • “세계 일부 지역, 폭염 탓 수십 년 안에 사람 살 수 없게 돼”

    “세계 일부 지역, 폭염 탓 수십 년 안에 사람 살 수 없게 돼”

    수십 년 안에 세계 일부 지역은 폭염 탓에 사람이 살 수 없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과 국제적십자연맹(IFRC)은 다음 달 이집트에서 열리는 제27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를 앞두고 폭염으로 인한 인도적 비상사태를 경고하는 연구 보고서를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극한의 더위: 미래 폭염에 대비하기’라는 제목의 해당 보고서에는 앞으로 수십 년 안에 ‘아프리카의 뿔’과 사헬이라고 각각 불리는 동·서북 아프리카를 비롯해 남아시아 등 세계 일부 지역이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할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를 쓴 연구진은 해당 지역에서는 사람의 생리학적, 사회적 한계를 넘는 폭염이 빈번할 것이라고 예측했다.연구진은 또 앞으로 폭염이 대규모 인명 피해와 고통은 물론 지역 사회에서 심각한 불평등이 일어나는 데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에서 인용한 연구에서는 극심한 폭염으로 특히 서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 사는 빈곤층 인구가 2050년까지 7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다. 폭염은 소말리아와 파키스탄 등에서도 앞으로 더욱더 빈번하고 강하게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지역이 극도의 더위와 습도를 기록하면서 결국 사람들이 생존할 수 없는 한계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폭염은 매년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가장 치명적인 기후 관련 위험 요인이자 ‘침묵의 살인자’다. 이런 위험은 기후 위기로 인해 엄청난 속도로 증가할 것이고 빈곤국 사람들이 특히 취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폭염으로 인한 미래 사망률은 2100년까지 암, 전염병과 비견할 정도로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담겼다. 특히 농업 종사자와 어린이, 노인, 임산부의 경우 질병과 사망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미 예고된 폭염을 피하려면 즉시 적극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기후 위기를 일으키는 온실가스 배출을 적극적으로 줄이지 않으면 세계는 지금까지 상상할 수 없던 극심한 폭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뒤로 터지는 대포/우석대 명예교수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뒤로 터지는 대포/우석대 명예교수

    유럽에서 대포가 처음 사용된 것은 14세기 초였다. 발사할 때 얼마나 큰 굉음을 토해 냈던지 마치 지옥의 마귀들이 모두 튀어나오는 것 같았다고 한다. 초기의 대포는 너무나 원시적이어서 대포 앞보다 뒤에 있는 편이 더 위험했다. 철이나 청동으로 만들었는데 철제 대포는 제작이 어렵고 단점도 많았다. 대장간에서 철판을 두들기고 용접하거나 쇳물을 녹여 주물로 만들었는데, 갈라질 위험이 커서 발사하던 병사가 죽거나 다쳤다. 그러나 15세기 중반에는 성능이 크게 향상돼 전쟁의 양상을 뒤바꾸기 시작했다. 대포는 1453년 치러진 두 전쟁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오스만튀르크는 난공불락의 콘스탄티노플을 격파해 비잔티움제국을 무너뜨렸고, 프랑스군은 보르도를 함락해 백년전쟁을 끝냈다. 대포는 그 후 귀족들이 돌로 쌓은 성에 은신하기 어렵게 함으로써 왕권 강화와 국민적 군주국가 성립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역시 14세기에 처음 발명된 총은 그 후 점차 완성도가 높아졌다. 1500년경 이후 새롭게 등장한 ‘머스킷 총’ 덕분에 기병은 일거에 보병으로 대치됐다. 창검을 손에 익히고 말을 다루는 데 평생을 바친 고귀하고 용맹스러운 귀족 기사들은 기사도라는 말을 들어 본 적도 없는 천민 출신 보병의 총 한 방에 목숨을 잃을 수 있게 됐다. 총을 든 병사는 몸과 몸을 부딪치면서 ‘정정당당하게’ 싸우는 게 아니라 ‘기만적인 수법으로’ 먼 거리에서 타격을 가하지 않는가. 기사들에게 이것은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스페인 문호 세르반테스는 ‘돈키호테’에서 탄식했다. ‘오! 대포라는 이 사악한 도구의 광포함이 없던 그 시대를 축복할지어다. 용맹한 기사의 생명이 저열하고 비겁한 자의 손에 달려 있다니.’ 영화 ‘인디아나 존스’에는 큰 칼을 휘두르며 무섭게 돌진하는 무사를 주인공이 총 한 방으로 가볍게 쓰러뜨리는 장면이 나온다. 허무하게 끝나는 대결에 관객은 웃으며 손뼉을 치지만, 중세 기사들에게는 분노와 좌절의 순간이었을 것이다. 희생자의 나이와 신분을 가리지 않고 ‘한 방’에 보낼 수 있으니 말이다. 기사들이 느꼈을 당혹스러움과 절망을 헤아려 본다. 동해로 쏜 현무 미사일이 정반대 방향인 서쪽 영내 골프장에 추락했다고 한다. 적이 아닌 아군이 절망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 이정재 출연료 회당 10억? ‘오징어 게임’ 제작사 “논의 전”

    이정재 출연료 회당 10억? ‘오징어 게임’ 제작사 “논의 전”

    배우 이정재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2 출연료로 회당 10억원을 받는다는 보도와 관련, 제작사 측은 미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오징어 게임’ 제작사 싸이런픽쳐스 측은 11일 해당 보도에 대해 “아직까지 대본 작업 중이다. 이정재 배우의 출연료뿐 아니라 전체적인 제작비 자체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기 전”이라는 입장을 다수의 연예매체를 통해 전했다. 앞서 한 매체는 이날 ‘오징어 게임’의 주역인 이정재가 시즌2에서 회당 개런티 10억원을 받는다고 보도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1은 전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음에도 넷플릭스 내규에 따라 별도의 인센티브를 받지 못했다. 이에 제작사와 배우 측은 넷플릭스와의 논의를 거쳐 시즌2에서는 제작비와 배우 개런티를 별도로 책정하는 데 합의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한편 ‘오징어 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다. 지난해 9월 공개된 후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켰고, 이에 힘입어 시즌2 제작을 확정했다.
  • [포착] ‘진흙 인간’ 되더라도…베네수엘라 ‘재앙급’ 산사태 현장

    [포착] ‘진흙 인간’ 되더라도…베네수엘라 ‘재앙급’ 산사태 현장

    남미 베네수엘라에 내린 폭우로 100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하거나 실종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10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내무부는 아라과주 라스테헤리아스에 지난 8일부터 내린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현재까지 3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실종자도 56명에 달한다. 추가로 비 예보가 내려 사망·실종자가 더 늘어날 전망인 가운데, 산사태 현장에서 사망자의 시신 수습을 돕던 일부 자원봉사자는 말벌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로이터가 공개한 사진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진흙을 뒤집어 쓴 지원봉사자들의 힘겨운 모습을 담고 있다.이번 산사태는 열대성 허리케인 ‘줄리아’로 인한 집중 호우 탓에 발생했다. 목격자들은 진흙더미가 순식간에 집과 자동차를 덮쳤다고 입을 모았다. 진흙에 뒤엉켜 떠내려온 나뭇가지들이 전신주를 휘감아,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번 산사태로 라스테헤리아스 마을 주택 317채가 사라졌으며 750채가 피해를 봤다. 이 마을의 60대 주민은 AP와 한 인터뷰에서 “(지난 8일) 집에 물이 차올랐고, 냉장고를 돌려 손녀를 구하기 위한 보트로 사용했다”면서 “나는 아내와 함께 가족을 수마에서 구했지만 집을 잃었다. 살아있어서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고 말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9일, 사흘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라스테헤리아스 마을에 구조대원 약 1000명을 보냈다. 현재 구조대원들은 무인기(드론)와 수색견 등을 동원해 생존자를 수색하는 한편, 마을 곳곳에 쌓인 진흙을 제거하고 있다. 한편, 베네수엘라뿐만 아니라 온두라스 등 다른 남미 국가에서도 줄리아로 인한 피해가 잇따랐다. 줄리아는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를 강타해 6세 소년을 포함한 14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온두라스 일간지 라프렌사는 “폭우와 홍수로 가옥 수백 채가 침수되면서 1만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면서 “특히 피해가 심한 산페드로술라시에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2개월간 복구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 ‘제정신 아닌 듯’ 칸예 웨스트 反유대 포스트로 트위터·인스타 축출

    ‘제정신 아닌 듯’ 칸예 웨스트 反유대 포스트로 트위터·인스타 축출

    미국 힙합 뮤지션 칸예 웨스트의 정신세계가 이상하다는 얘기는 늘 있어 왔다. 느닷없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일이 대표적이다. 그런 웨스트가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에 반(反)유대주의 글을 올렸다가 잇따라 계정을 정지 당했다. 인스타그램의 모기업인 메타는 주말에 웨스트가 게시물 규칙을 위반해 그의 계정에 올라 온 콘텐트를 삭제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게시물은 동료 래퍼 디디(Diddy)를 겨냥한 것이었다. “당신에게 나를 저격하라고 한 유대인들에게 그 누구도 나를 위협하거나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것을 당신을 본보기 삼아 보여줄 것”이라고 겁박하는 내용이었다. 그의 주장은 미국과 유럽에 만연한 유대인 음모론에 근거를 둔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BBC는 10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이런 음모론을 혹하는 이들은 세계 각국의 미디어와 정부, 은행을 장악한 유대인들이 배후에서 모든 것을 세세히 조종하고 획책한다고 의심한다. 앞서 웨스트는 지난 3일 파리 패션 위크에 ‘백인 목숨도 소중해’(White lives matter)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나서 논란을 일으켰다. ‘흑인 목숨도 소중해’(Black lives matter)에 반대한다는 뜻이었다. 자신의 패션쇼 YZY에도 같은 옷을 입고 나섰는데 레게 스타 밥 말리의 손녀이며 로린 힐의 딸인 셀라 말리가 모델로 나섰다. 논란이 번지자 디디와 모델 지지 하디드를 비롯한 유명인들이 웨스트의 발언을 일제히 저격하고 나섰는데 웨스트가 디디를 향해 응수한 것이었다. 미국유대인위원회(AJC)는 웨스트가 “유대인에 대한 증오를 심화시켰다”며 “웨스트는 반유대주의를 이용하지 않으며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고 점잖게 타일렀다. 웨스트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이용할 수 없자 트위터로 싸움터를 옮겼다. 메타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마크, 이것 봐. 어떻게 네가 나를 인스타그램에서 쫓아낼 수 있지?”라고 적었다. 이어 “오늘 밤 조금 졸린데, 잠에서 깨면 유대인들에 대해 ‘데스콘(death con) 3’을 발동할 것”이라며 “재미있는 일은 흑인은 실제로 유대인이기 때문에 난 반유대주의일 수가 없다는 것”이라고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늘어놓았다. 데스콘 3는 미군의 방어 준비태세를 의미하는 ’데프콘‘을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자기가 대통령이라도 된 줄 안다는 것인가? 이런 얘기도 했다. “너희 녀석들이 날 장난감으로 만들고 너희 어젠다에 반대하는 누구라도 검정색으로 칠하려 했지.” 물론 이 트윗들은 삭제됐고, 그의 계정은 잠겨 버렸다. 이름을 예(Ye)로 바꾼 그는 몇년 전에 양극성 정신장애 진단을 받았고, 공개적인 자리에서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음을 스스로 털어놓은 적도 있다. 오래 전부터 기벽(奇癖)과 함께 논란이 되는 발언들로 입길에 올랐지만 최근에는 자신의 경제활동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논란도 낳고 있다. 당장 아디다스는 파리에서의 문제 때문에 파트너십을 재고하고 있다. 그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아디다스와 협업으로 내놓은 몇몇 운동화들의 매출 성과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털어놓았다.
  • “조선, 일본군에 망한 것 아냐” 파문… 유승민 “사퇴하라” 정진석 “친일 프레임”

    “조선, 일본군에 망한 것 아냐” 파문… 유승민 “사퇴하라” 정진석 “친일 프레임”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조선은 일본군의 침략으로 망한 것이 아니다” 발언에 대해 유승민 전 의원이 1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덫에 놀아나는 천박한 발언”이라고 비대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게 우리 당 비대위원장의 말이 맞나”라며 이같이 적었다. 유 전 의원은 “임진왜란, 정유재란은 왜 일어났나. 이순신, 안중근, 윤동주는 무엇을 위해 목숨을 바쳤나”라며 “우리 국민의힘은 정진석 의원과 같은 생각을 결코 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당장 이 망언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고,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덧붙였다.앞서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이재명의 일본군 한국 주둔설은 문재인의 ‘김정은 비핵화 약속론’에 이어 대한민국의 안보를 망치는 양대 망언이자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조선은 왜 망했을까. 일본군의 침략으로 망한 걸까.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고 적었다. 한미일 합동 군사훈련을 반대한 이 대표의 주장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정 비대위원장은 1895년 동학 농민군을 진압하기 위해 고종이 청나라에 원군을 요청한 일, 이를 빌미로 일본군이 한반도에 들어온 일부터 ‘가스라 테프트 밀약’까지 언급한 뒤 “조선왕조는 무능하고 무지했다. 백성의 고혈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내다가 망했다”며 “일본은 국운을 걸고 청나라와 러시아를 무력으로 제압했고, 쓰러져가는 조선왕조를 집어삼켰다. 조선은 자신을 지킬 힘이 없었다. 구한말의 사정은 그러했다”고 설명했다.민주당은 즉각 정 비대위원장의 발언을 비판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형적인 식민사관 언어”라며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제국주의 침략을 정당화했던 이완용 같은 친일 앞잡이들이 설파했던 그런 주장들을 여당 대표 입으로 듣게 될 줄 상상도 못 했다”고 밝혔다. 정 비대위원장은 논란이 커지자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다시 글을 올려 “진실을 왜곡하고 호도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전술핵 무기로 대한민국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는 상황에서 또 친일 프레임 씌우겠다고 난리다. 가소로운 얘기다”라며 “조선이라는 국가공동체가 중병에 들었고, 힘이 없어 망국의 설움을 맛본 것이다. 이런 얘기했다고 나를 친일·식민사관을 가진 사람이라고 공격한다. 논평의 본질을 왜곡하고 호도한다. 기가 막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왕조의 대한민국 핵 위협에 침묵하는 사람들은, 인민을 압살하고 있는 독재자의 추종자들이다”라고 강조했다.
  • [나우뉴스] “내 시계값이 네 목숨보다 비싸”…갑질한 中 고위 공무원 아내

    [나우뉴스] “내 시계값이 네 목숨보다 비싸”…갑질한 中 고위 공무원 아내

    중국의 한 고위 공무원 아내가 주유소 직원과 말다툼을 벌이던 중 자신의 고급 시계를 가리키며 시계 값으로 상대방의 목숨을 살 수 있다는 등의 고압적인 태도를 보인 사실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논란이 된 사건은 지난 8일 랴오닝성 잉커우 가이저우시의 한 주유소에서 주유 중이었던 한 중년 여성과 직원 사이의 말다툼이 벌어지면서 시작됐다. 대기 순서대로 고객들의 차량에 차례로 주유 중이었던 직원 A씨와 주유 후 지급되는 무료 화장지 한 팩을 더 요구하는 문제로 갈등을 빚던 중년 여성 장 모 씨가 A씨를 향해 욕설을 퍼붓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그대로 폭로됐던 것. 당시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들이 촬영해 SNS에 공유한 영상 속에는 자신을 고위 공직자의 아내라고 주장하는 장 씨가 직원 A씨를 겨냥해 “내 손목시계 값이 얼마인 줄 아느냐”면서 “자그마치 40만 위안(약 8000만원)이다. 이 시계 값이 네 목숨보다 더 비싸다”고 자극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지칭해 고위 공무원의 가족이며 “시계 하나로 네 목숨 정도를 쉽게 산다”는 등의 자극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또, 장 씨는 “사장 나오라”면서 “내가 보는 앞에서 이 직원을 당장 잘라라. 해고하는 것을 보고서야 돌아가겠다”는 등의 막무가내 태도를 보였다. 이 영상이 공개되자 누리꾼들 사이에서 큰 공분을 일으켰고, 결국 사건 직후 가이저우시 정보국은 문제의 여성 장 씨가 이 지역 은퇴 고위 공무원의 아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일반에 공개했다. 현재는 장 씨의 남편이 이 지역 노동국에 재취업해 있다는 사실도 추가로 공개됐다. 관할 공안국은 공공질서 훼손 등의 혐의로 장 씨를 붙잡아 벌금 500위안을 부과한 상태다. 또 가이저우시 징계위원회는 장 씨와 은퇴한 고위 공직자 출신의 그의 남편에게 공직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경고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공무원 징계위원회 측은 ‘과거 고위 공무원들은 권력을 쥐고 흔들면서 자신들의 지위가 일반 주민들과 비교해 초월적인 위치에 있다고 착각했다’면서도 ‘하지만 현대 사회의 공무원은 그 직급과 무관하게 모든 국민의 종이며 어떠한 특권도 가질 수 없다. 모든 공무원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고 그 권력은 오직 국민을 위해서만 사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지연 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내 시계값이 네 목숨보다 비싸”…갑질한 中 고위 공무원 아내

    “내 시계값이 네 목숨보다 비싸”…갑질한 中 고위 공무원 아내

    중국의 한 고위 공무원 아내가 주유소 직원과 말다툼을 벌이던 중 자신의 고급 시계를 가리키며 시계 값으로 상대방의 목숨을 살 수 있다는 등의 고압적인 태도를 보인 사실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논란이 된 사건은 지난 8일 랴오닝성 잉커우 가이저우시의 한 주유소에서 주유 중이었던 한 중년 여성과 직원 사이의 말다툼이 벌어지면서 시작됐다. 대기 순서대로 고객들의 차량에 차례로 주유 중이었던 직원 A씨와 주유 후 지급되는 무료 화장지 한 팩을 더 요구하는 문제로 갈등을 빚던 중년 여성 장 모 씨가 A씨를 향해 욕설을 퍼붓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그대로 폭로됐던 것. 당시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들이 촬영해 SNS에 공유한 영상 속에는 자신을 고위 공직자의 아내라고 주장하는 장 씨가 직원 A씨를 겨냥해 “내 손목시계 값이 얼마인 줄 아느냐”면서 “자그마치 40만 위안(약 8000만원)이다. 이 시계 값이 네 목숨보다 더 비싸다”고 자극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지칭해 고위 공무원의 가족이며 “시계 하나로 네 목숨 정도를 쉽게 산다”는 등의 자극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또, 장 씨는 “사장 나오라”면서 “내가 보는 앞에서 이 직원을 당장 잘라라. 해고하는 것을 보고서야 돌아가겠다”는 등의 막무가내 태도를 보였다. 이 영상이 공개되자 누리꾼들 사이에서 큰 공분을 일으켰고, 결국 사건 직후 가이저우시 정보국은 문제의 여성 장 씨가 이 지역 은퇴 고위 공무원의 아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일반에 공개했다. 현재는 장 씨의 남편이 이 지역 노동국에 재취업해 있다는 사실도 추가로 공개됐다. 관할 공안국은 공공질서 훼손 등의 혐의로 장 씨를 붙잡아 벌금 500위안을 부과한 상태다. 또 가이저우시 징계위원회는 장 씨와 은퇴한 고위 공직자 출신의 그의 남편에게 공직자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경고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공무원 징계위원회 측은 ‘과거 고위 공무원들은 권력을 쥐고 흔들면서 자신들의 지위가 일반 주민들과 비교해 초월적인 위치에 있다고 착각했다’면서도 ‘하지만 현대 사회의 공무원은 그 직급과 무관하게 모든 국민의 종이며 어떠한 특권도 가질 수 없다. 모든 공무원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고 그 권력은 오직 국민을 위해서만 사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서울광장] 국가보안법의 운명, 차분히 지켜보자/박록삼 논설위원

    [서울광장] 국가보안법의 운명, 차분히 지켜보자/박록삼 논설위원

    그렇지 않은 시절이 별로 없었겠지만 2004년 한국 사회는 그야말로 ‘다이내믹 코리아’였다. 3월 12일 헌정 사상 최초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가결됐다. 이튿날부터 국회 규탄 집회가 연일 펼쳐졌다. 곧바로 열린 4월 15일 17대 총선에서 탄핵 역풍이 거세게 불며 여당인 열린우리당(현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대통령 탄핵안은 5월 14일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됐다. 정국 주도권을 쥐게 된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은 17대 국회에서 개혁의 고삐를 거세게 틀어쥐었다. 이른바 4대 개혁입법 중 특히 국가보안법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았다. 유엔과 국제앰네스티 등에서도 국가보안법 폐지를 권고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9월 “국가보안법이라는 낡은 칼을 칼집에 넣어 박물관에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해 12월 절정을 이뤘다. 칼바람 부는 여의도 국회 앞 아스팔트 위에서 1000여명이 천막을 치고 단식 농성을 벌이는 진풍경을 선보였다. ‘국가보안법 연내 폐지’를 위해 청년 활동가 송현석씨가 당시 사상 최장이었던 60일 단식을 진행한 것을 비롯해 집단으로 한 달 가까운 단식 농성을 펼쳤다. 연인원 수천 명의 시민들 또한 여의도공원에 모여 “국가보안법 없는 2005년 새해를 맞이하자”면서 철야 농성을 벌였다. 여론조사마다 국가보안법 전면 폐지 및 개정 의견이 85% 안팎을 차지했다. 국가보안법은 일제가 독립운동가를 때려잡던 치안유지법을 그 뿌리로 삼아 1948년 제정됐다. 당시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이 “형법으로도 충분히 처벌할 수 있다”고 반대했고, 조선일보 역시 “광범위하게 정치범, 사상범을 만들어 낼 법”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모든 조건이 완벽했다. 해방 이후 한국 정치사에서 민주개혁 세력이 행정부와 입법부의 주도권을 동시에 차지한 것은 2004년이 처음이었다. 분단과 냉전을 자양분 삼아 수십 년을 버텨 오던 국가보안법의 퇴장은 시간문제처럼 보였다. 그러나 보수 진영의 야당과 언론, 학계는 급격한 변화를 우려했다.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국가보안법 제7조 개정 찬성안’으로 폐지를 막으려 했다. 7조는 반국가단체 찬양 및 이적 표현물 소지 등을 규정하는 국가보안법의 대표적 독소 조항이고 가장 많은 피해자를 양산했던 조항이었다.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진전이 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당시 개혁 세력은 독소 조항 개정도, 대체입법도 모두 거부하고 국가보안법 철폐에 매진했다. 결국 회의장을 봉쇄한 김기춘 법사위원장과 한나라당에 막혀 일자일획도 고치지 못한 채 18년의 세월이 흐르고 말았다. 국가보안법은 7번의 합헌 판결 이후 여덟 번째 위헌심판대에 올라가 있다. 헌재는 지난달 15일 역대 위헌심판에 없던 공개변론을 처음으로 진행했다. 2조 1항, 7조 1항·3항·5항의 위헌 여부에 대해 연내 결론이 날 것이다. 물론 어떤 결론이 나올지는 알 수 없다. 사상과 양심, 표현의 자유를 옥죄는 국가보안법 자체가 21세기 자유민주주의에 걸맞지 않은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국제사회의 인권 기준과 헌법 합치성도 없다. 위헌 판정이 나더라도 18년 전과 똑같이 이참에 전면 폐지하자는 의견과 대표적 독소 조항만 핀셋으로 들어내자는 여론이 부딪칠지 모르겠다. 또 한 번 이념 대립의 소용돌이에 빠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든다. 흑인이 더이상 노예가 아닌 사회, 여성이 투표권을 갖는 사회, 하루에 8시간만 일하는 사회 등 지금 여기 우리의 모습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막연한 꿈같은 일들이었다. 지금 당연시되는 국가보안법 없는 사회 역시 어느 날 문득 ‘언젠가 그런 법이 있던 시절이 있었지’ 하며 돌이켜 보는 날이 올지 모른다. 18년 전처럼 목숨 걸고 처절히 싸우지 않아도 된다. 헌재 판결과 이후 국회 입법 과정을 차분하게 기다릴 때다.
  • 이천 화재 환자 지키다 숨진 故 현은경 간호사 LG의인상

    이천 화재 환자 지키다 숨진 故 현은경 간호사 LG의인상

    경기 이천시 화재 현장에서 마지막까지 투석 환자를 돌보다가 숨진 현은경(50) 간호사가 ‘LG 의인상’의 주인공이 됐다. 10일 LG복지재단은 “간호사로서 평생 선행의 삶을 실천한 고인의 숭고한 책임 의식과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고인은 지난 8월 이천의 4층짜리 건물 3층에서 불이 났을 당시 4층 신장투석전문병원에서 근무 중이었다. 현 간호사는 마지막까지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의 피신을 돕다가 현장에서 목숨을 잃고 말았다.
  • “카녜이 웨스트 정신분열, 잠도 거의 못잔다”

    “카녜이 웨스트 정신분열, 잠도 거의 못잔다”

    세계적 힙합스타 카녜이 웨스트(45)의 최근 이상행동이 정신분열의 결과라는 충격적 주장이 제기됐다. 페이지식스는 9일(현지시간) “내부자들은 최근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카녜이 웨스트의 행동이 정신 분열의 결과라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으며, 그들은 그것이 그 래퍼가 겪은 가장 심각한 사건이라고 믿는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그의 이상한 행동은 그가 지난 주 파리 패션쇼 홍보 담당자를 해고하고, 그 쇼에 대한 계획을 백지화했을 때부터 시작됐다. 그는 ‘백인 목숨도 소중하다’를 주제로 한 새로운 쇼를 서둘러 기획하기도 했다. 페이지식스는 “그 이후 카녜이 웨스트는 반유대주의 또는 인종차별주의자로 널리 간주되는 그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거나 저항한 컨설턴트들과 고문들을 해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녜이 웨스트는 현재 거의 잠을 못 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카녜이 웨스트는 정치에 맞춘 새로운 팀을 고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2024년에 두 번째 대선 출마를 위한 플랫폼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웨스트는 2016년에 정신 건강 문제로 병원에 입원했고 2019년에 조울증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 정신질환자 응급입원에 최장 7시간...병상 찾아 삼만리

    정신질환자 응급입원에 최장 7시간...병상 찾아 삼만리

    2020년 11월 경남 김해에서 A씨가 자살을 시도했다. 경찰은 A씨가 또다시 자살을 시도하지 않도록 응급 입원시키기로 하고, 입원 가능한 병원을 수소문했다. 그러나 김해, 창녕, 양산 어디에도 A씨가 입원할 병원은 없었다. 병원들은 병상이 부족하다, 전문의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거절했다. 응급 입원이 불발되자 경찰은 A씨를 가족에게 인계했고 나흘 뒤 A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3월 남양주에선 조현병과 치매를 앓는 B씨가 각목을 들고 이웃집을 위협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타해 위험성이 높다고 보고 응급 입원을 시도했다. 그러나 돌아온 건 입원 거절이었다. 수도권 일대 병원 10여 곳을 확인했지만, 고령, 치매증상, 병상 부족 등의 이유로 병원들은 손사래를 쳤다. 신고 접수 6시간 34분이 지나서야 B씨는 동두천 소재 병원에 입원할 수 있었다.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경찰은 자·타해 위험이 큰 정신질환자를 응급 입원시킬 수 있지만, 입원 가능한 병원이 적어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 경찰청, 국회 입법조사처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6월 경기북부지방경찰청 담당지역에서 정신질환자 1명을 응급 입원시키는 데 평균 3시간이 걸렸다. 가장 오래 걸린 상위 5개 사례는 모두 6시간을 초과했다. 최장 7시간 13분이 걸린 사례도 있었다. 그래도 이렇게나마 응급 입원이 되면 다행이다. 지난해 기준 경찰이 응급 입원을 의뢰한 7380건 중 입원을 거부당한 사례가 7.0%(517건)다. 응급 입원이 지연되면 정신질환자의 상태가 나빠질뿐더러 경찰이 입원 요청에 매달려 있는 동안 경찰력에도 공백이 생긴다. 실시간 잔여 병상 확인, 병상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대책을 내놨지만, 인 의원은 이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복지부는 고위험 정신질환자에 대응하고자 24시간 권역정신응급의료센터를 지정하고 있다. 애초 올해 초 8곳을 지정하고 향후 매년 2곳씩 신규기관을 확대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권역정신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의료기관은 4곳 뿐이다. 세 차례 공모했는데도 의료기관의 참여가 저조하다. 국립중앙의료원이 중앙응급의료센터를 통해 실시간 잔여 병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전국 응급의료기관 408곳 중 정신질환자를 위한 폐쇄병동 가용 정보를 제공하는 곳은 88곳에 불과하다. 정신응급 상황 시 24시간 현장에 출동해 입원 연계를 지원하는 응급개입팀도 지난해 기준 광역 단체에 23개, 기초 단체에 9곳만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가 상담 위주로 운영하거나 원거리 출동이 어려운 실정이다. 인 의원은 “복지부는 탁상행정식 제도를 만들어 놓고 현장의 애로사항은 경찰과 지방자치단체에 떠넘기고 있다”며 “정신질환자 응급 입원 관련 제도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한 개선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 이천 화재현장서 끝까지 환자 지킨 고(故) 현은경 간호사에 ‘LG의인상’

    이천 화재현장서 끝까지 환자 지킨 고(故) 현은경 간호사에 ‘LG의인상’

    LG복지재단은 경기도 이천 화재 현장에서 마지막까지 투석 환자를 돌보다 숨진 고(故) 현은경(50) 간호사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했다고 10일 밝혔다.고인은 지난 8월 5일 경기도 이천의 4층짜리 건물 3층에서 불이 났을 당시 4층 신장투석전문병원에서 근무 중이었다. 병원은 바로 아래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순식간에 유독가스와 연기로 가득 찼지만, 당시 4층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10여 명의 병원 관계자들은 끝까지 남아 환자들의 대피를 도왔다. 이 가운데 현 간호사는 마지막까지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의 피신을 돕다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대한간호협회가 개설한 온라인 추모관에는 ‘숭고한 이타적 자기희생 정신에 경의를 표합니다’ 등 3000여 개에 달하는 추모 글이 게재됐다. 고인의 딸은 “어머니는 평소에도 환자들과 가까이 지내셨고, 제게도 간호학과 진학을 권유할 만큼 하시는 일에 대한 자부심이 크셨기에 마지막까지 사명을 다하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인의 남편은 “아내가 돌보던 환자들이 빈소에 와서 ‘현 선생님 좋은 분이셨는데 못 뵈어서 아쉽다’, ‘그날 현 선생님의 마지막 투석 환자였다’ 등 고마움을 표했다”라면서 “아내가 환자들에게 존경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 마음이 더 아팠다”고 밝혔다. LG 의인상은 2015년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됐다. 2018년 구광모 LG 대표 취임 이후에는 사회 곳곳에서 타인을 위해 묵묵히 봉사와 선행을 다 하는 일반 시민으로 수상 범위를 확대했다. 현재까지 181명의 ‘평범한 영웅’들이 LG 의인상을 받았다.
  • [여기는 남미] 아메리칸 드림 찾아…목숨걸고 밀림에 뛰어든 사람들

    [여기는 남미] 아메리칸 드림 찾아…목숨걸고 밀림에 뛰어든 사람들

    곳곳에 죽음의 덫이 도사리고 있는 ‘다리엔 밀림’에 뛰어든 사람이 올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국제이주기구(OIM)에 따르면 9월까지 다리엔 밀림에 들어간 사람은 최소한 15만8000명이었다. 이는 종전의 기록인 지난해 13만3000명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다리엔 밀림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은 급증하고 있다. 지난달에만 최소한 4만8000명이 깊은 다리엔 밀림으로 뛰어들었다. 10월 들어서도 행렬은 끊이지 않고 있다. 3일(현지시간)까지 최소한 7000여 명이 다리엔 밀림으로 들어갔다. 국제이주기구는 “지금의 추세대로 간다면 올해 다리엔 밀림에 들어간 사람이 20만 명을 돌파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리엔 밀림은 콜롬비아와 파라나 국경에 자리하고 있다. 밀림의 길이는 총 266km, 면적은 57만5000헥타르에 이른다. 다리엔 밀림은 스페인 식민지 시절 스페인도 점령하지 못한 곳이다. 워낙 험지고 위험한 곳이기 때문이다. 그간 사람의 발길이 드물었던 탓에 다리엔 밀림엔 퓨마, 티그릴로(호랑고양이, 식육목 고양잇과의 포유류), 독사, 악어가 득실댄다. 최근엔 사람을 노리는 사람도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다리엔 밀림에 들어가는 사람들을 노리는 갱단이다. 콜롬비아나 파나마의 공권력이 미치지 못하는 다리엔 밀림에선 강도, 납치, 성폭행 등 각종 범죄가 끊이지 않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올해 다리엔 밀림에선 최소한 26명이 목숨을 잃었다. 콜롬비아 당국자는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망자만 26명”이라면서 “알려지지 않은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극도의 위험을 불사하고 다리엔 밀림에 왜 들어가는 것일까. 다리엔 밀림은 중미와 북미의 중간에 위치한 관문이다. 아메리칸 드림을 품에 안고 도보로 미국으로 넘어가려는 사람들에게 다리엔 밀림은 건너뛸 수 없는 관문이다.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는 사람들이 폭증하면서 다리엔 밀림으로 들어가는 행렬도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다리엔 밀림에 뛰어드는 사람들 중에도 베네수엘라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다. 지난해 다리엔 밀림에 들어간 베네수엘라 주민은 2800명 정도였지만 올해는 11만3000여 명으로 급증했다. 다리엔 밀림 초입에서 기자들과 만난 한 베네수엘라 여성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다리엔 밀림을 건너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리엔 밀림을 돌파하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지자 파나마 당국은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했다. 에리카 모우이네스 파나마 외교장관은 “파나마가 혼자 책임을 지기엔 다리엔 밀림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다”면서 “국제사회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도쿄 로즈’로 몰려 희생된 도구리 다키노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도쿄 로즈’로 몰려 희생된 도구리 다키노

    2차 세계대전 때 태평양 전장에서 싸운 미군 병사들이 ‘도쿄 로즈’라고 얘기하는 여성이 있었다. 전장에서 매일 밤 그녀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는 고혹적이었으며 영어 발음은 유창했다. 그녀는 미군 함정들이 모두 격침될 것이며 부대들은 일본군에 말끔히 청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가 말하는 틈틈이 미국에서 유행하는 노래들이 흘러나왔다. 지금으로부터 73년 전인 1949년 10월 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법원은 반역 혐의로 기소된 이바 도구리 다키노(일본명 이구코 도구리)에게 유죄를 선언하고 징역 10년형에 벌금 1만 달러를 부과했다. 하지만 적어도 미국 언론이 묘사한 것과 같은 ‘도쿄 로즈’는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고 일간 마이애미 헤럴드가 지난 8일 보도했다. 도구리는 1916년 7월 4일 로스앤젤레스의 일본인 교포 가정에서 태어났다. 1940년 UCLA를 졸업했는데 동물학 학사학위를 땄다고 연방수사국(FBI) 기록에 나와 있다. 이듬해 아픈 이모를 간호하고 약학을 더 공부하기 위해 일본으로 이주했다. 아버지의 강요에 의해서였다. 미국으로 돌아가려 했던 날에 진주만 공격이 발발했다. 일본 당국은 오도가도 못하는 도구리에게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일왕에게 충성을 맹세하라고 강요했고, 이를 거부하자 적국 시민으로 간주돼 이모 집안은 식량 배급에서 제외됐다. 미국 정부는 일본계 미국인들을 포로수용소로 보냈는데 도구리의 부모도 마찬가지였다. 부모와 연락이 끊기고 생활비도 지원받을 수 없게 되자 그녀는 라디오 도쿄의 타피스트로 취업했다. 도구리는 나중에 미군 병사들을 겨냥한 선전 쇼 ‘제로 아워’(Zero Hour)에 고정 출연하게 됐다. 자신을 “고아 앤”이라거나 “고아 애니”라고 소개하며 선전문을 읽거나 매일 밤 20분정도 음악을 틀어줬다. 이 일을 하고 한달에 받은 돈은 150엔정도였다. 도구리는 1945년에 포르투갈계 필리페 다키노와 결혼했다. 사실 그녀는 미군 병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한 목적으로 마이크를 잡아 미군 병사들에게 ‘도쿄 로즈’란 별명이 붙은 14명의 여성 가운데 한 명이었을 뿐이다. FBI 문서에 따르면 종전 후 두 미국 기자가 악명 높은 도쿄 로즈를 추적해 결국 도구리가 그 여성이란 점을 밝혀냈다. 두 기자는 2000달러를 줄테니 인터뷰를 통해 “하나뿐인” 도쿄 로즈였음을 자백하라고 권했지만 나중에 결국 돈을 건네지 않았다고 일간 워싱턴 포스트(WP)는 보도했다. 이 인터뷰는 미국인들에게 악명 높은 일본군 선전 앞잡이로 도구리를 각인시켰다. 다른 여성들의 신원은 종전 뒤에도 철저히 감춰졌는데 도구리만 기자들의 거짓말에 속아 자신의 신원을 드러내는 바람에 미국민들의 미움을 사게 됐다. 하지만 FBI와 육군첩보전사단이 일본에서 수사한 결과 도구리가 선전전 확대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실제로 도구리는 선전전의 목적과는 거리가 먼 일들을 했다. 연합군 포로들이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어주거나 의미없는 말장난을 하는 등 잡담에 치중했다. 그녀의 방송 멘트는 이랬다. “여러분이 타신 배는 전부 가라앉아 버렸어요. 집에 어떻게 돌아가실 건가요?” “커다란 배를 타고 있으면 쾌적하겠죠. 그렇지만 곧 바다 밑으로 가라앉을 거라고 생각하면 안타깝네요. 오늘은 날씨도 좋은데 얼마나 많은 수병들이 목숨을 잃었을까요?” “지금쯤 당신들의 아내와 연인은 다른 남자와 잘 지내고 있을 거예요.” “당신이 여우 구멍(개인호)같은 곳에서 싸우고 있는 동안, 당신 아내나 연인은 분명 외로워할 거예요. 그런 여성에게는 분명 유혹자가 나타나죠. 첫 데이트에서 키스까지 했을까요?” 그녀는 또 함께 방송하던 연합군 포로들의 식량과 약품을 구해준 일도 있었다고 WP는 전했다. 미군 병사들도 그녀의 방송에 넘어간 것이 아니라 유치하기 이를 데 없는 내용에 코웃음 치며 그저 영어 좀 하는 여성의 나긋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일 뿐이었다. 적어도 미국 언론이 묘사한 것 같은 ‘도쿄 로즈’는 없었던 셈이다. 하지만 1946년 수사 때 도구리에 면죄부를 줄 수 있는 증거와 녹음이 파괴돼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 게 있었더라면 한때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다가 나중에 다시 기소돼 유죄 판결 받는 일은 없을지 모른다.미국 국적을 말소한 적이 없기 때문에 도구리는 귀국하기 위해 여권을 신청했고, 그 바람에 ‘도쿄 로즈’의 저주가 시작됐다. 공산당 색출에 앞장섰던 라디오 진행자 월터 윈첼과 다른 사람들이 고발해 당국의 조사가 시작됐고, 이번에는 자신을 인터뷰했던 기자 한 명이 수사에 협조했는데 그에게 위증을 종용했다는 혐의가 더해졌다. 샌프란시스코 대배심은 적국을 도운 반역 혐의에 유죄를 평결했다. WP에 따르면, 재판에서 ‘제로 아워’의 옛 동료가 그녀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가 나중에 그렇게 하지 않으면 본인이 법정에 설 것이라고 위협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다고 취재진에게 밝혔다. 도구리는 미국에서 반역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일곱 번째 인물이 됐다. 10년형 가운데 6년만 복역했다. 그녀는 나중에 WP 인터뷰를 통해 “난 그들이 다른 누구를 발견해 그 일을 마무리지을 것이라고 믿었는데 그들 모두 만족해했다”고 말했다. “그것은 어느 것을 고를까, 어느것을 고를까 알아맞혀 보세요 하는 식이었는데 그게 나였다(It was eeny, meeny, miney and I was ‘moe’).” 그의 남편은 재판에 변호하러 왔다가 다시는 미국에 돌아가지 않겠다고 서명하도록 강요받았다. 나중에 부부는 이혼했다. 그녀는 복역 뒤에 시카고에서 조용히 살다 1977년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의 사면을 받았다. 미국 국적도 회복했다. 2006년 9월 9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도구리와 비슷하게 나치 독일의 선전전에는 ‘호호 경’(Lord Haw-Haw)이라 불린 외국인이 있었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윌리엄 조이스인데 가족과 함께 아일랜드로 돌아왔다가 1932년 영국 파시스트동맹에 가입했다가 나중에 축출돼 자신의 파시스트 정당을 창당한 뒤 전쟁 직전 독일로 옮겨왔다. 나치 당의 영어 선전방송에 출연해 완벽한 영국식 억양을 구사하며 “독일이 부른다, 독일이 부른다”라고 외치며 방송을 시작한 것으로 유명했다. 영국군 병사들에게 탈영하라고 권하고 유대인들 때문에 전쟁이 벌어진 것이라고 탓하는 방송을 했다. 전쟁 막바지에 조이스는 마지막 방송을 통해 “하일 히틀러, 그리고 안녕”이라고 고별사를 늘어놓았다. 영국 첩보요원은 독일의 한 마을에 숨어있던 그를 체포해 반역 혐의로 1946년 1월 3일 교수형에 처형했다. 도구리처럼 역사의 장난에 희생된 힘없는 개인의 사례로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 이라크 공보장관 무함마드 사이드 알사하프를 들 수 있다. 그는 ‘바그다드 밥’으로 불렸는데 멍청하게만 보이는 선전 노력 때문이었다. 미군 탱크들이 바그다드를 향해 진격하는데도 사하프는 매일 텔레비전 브리핑에 나와 미군이 이라크에서 달아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어틀랜틱이 보도했다. 오죽했으면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은 “그는 대단한 인물”이라고 이죽거린 뒤 “누군가는 우리가 그를 기용해 거기 내세웠다고 비난한다. 그는 클래식이었다”고 비아냥댔다. 그는 티셔츠, 머그 컵, 팝송, 움직이는 피규어 인형에 조롱거리로 등장했다. 그리고 지금도 가끔 밈으로 나타난다. 사하프는 끝내 자신의 직위를 물러난 뒤 종전 뒤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도쿄 로즈’의 뒤를 이어 수많은 ‘후배’들이 전쟁마다 배출됐다. 한국전쟁 때 북한군에 붙잡혀 억지로 마이크를 잡은 미국 여성 ‘평양 샐리’와 ‘서울 수(Sue)’, 베트남전쟁 당시 북베트남의 선전방송을 맡은 ‘하노이 한나’와 ‘하노이 제인’, ‘하노이 폰다’, 걸프전 때 사담 후세인 정권의 마이크를 잡은 ‘바그다드 베티’ 등이다.
  • 죽음 거래하는 노예무역·무기수출… 승자의 역사, 정당성을 묻다[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죽음 거래하는 노예무역·무기수출… 승자의 역사, 정당성을 묻다[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미국에서 해마다 10월 두 번째 월요일은 ‘콜럼버스 데이’로 국경일이다. 콜럼버스가 1492년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한 일을 기념하고자 제정한 것으로 올해는 10일, 바로 오늘이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이후 유럽의 식민지 이주자들은 남북 아메리카로 말, 양, 염소, 가금류 등의 가축과 종자를 가지고 갔다. 이와 함께 유럽인은 그곳에 홍역, 천연두 등 끔찍한 감염병도 전파했다. 전염성이 강한 질병이 신대륙 전역에 광범위하고 빠르게 확산되면서 이 질병에 면역력이 없던 원주민들은 속수무책으로 희생당했다. 콜럼버스 일행이 도착한 히스파니올라섬은 오늘날 아이티와 도미니카공화국이 있는 곳으로, 당시 이곳 인구는 5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질병에 감염된 원주민은 불과 30년 만에 1만 5000명으로 줄어들었다.●10월 두 번째 월요일 기념하는 미국 감염병으로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절멸하면서 사탕수수 농장과 광산에서 노역해야 할 노동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대체 노동력을 찾던 유럽인은 아프리카인이 유럽인과 마찬가지로 병에 대한 면역력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아프리카 노예들을 대서양을 횡단해 강제로 끌고 왔다. 이때부터 노예무역이 시작됐다. 사탕수수 플랜테이션으로 전성기를 누리던 아이티의 경우 아프리카에서 강제로 끌려온 흑인 노예의 수가 1789년엔 50만명에 달했다. 강제 이주한 노예들이 소멸 위기에 처한 원주민들을 대체한 것이다. 당사자의 동의 없이 폭행·협박·감금하면서 강제로 노동을 시키는 것은 폭력이고 야만적인 행위다. 그런데 오늘날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미국은 물론 유럽의 국가들에도 힘으로 노동 이주를 강제하던 역사가 있다. 부족한 노동력을 확보하려고 인신매매, 노예무역, 강제노동 동원까지 했던 이들에게 이런 역사는 지우고 싶겠지만 그럴수록 기억해야만 하는 고통스럽고 어두운 과거사이기도 하다. ●아프리카 노예들 죽음 이끈 노예선 노예무역은 근대 유럽이 인류에게 저지른 크나큰 범죄 가운데 하나다. 16~19세기에 최소 1000만명 이상이 노예로 아프리카에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끌려갔다. 항해 과정이 열악해 사망률도 높았다. 대서양을 횡단하는 ‘중간 항로’에서 대략 10~20%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노예 상인에게 잡혀 노예선에 실린 아프리카인은 1000만명을 훨씬 넘어선다. 숫자 못지않게 놀라운 것은 노예 상인들이 강제 이주 과정에서 비인간적이고 잔인한 행위를 숱하게 저질렀다는 사실이다. 1781년 아프리카 서해안을 출발해 자메이카로 가던 노예무역선 종(Zong)호의 선장은 마실 물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노예 130명 정도를 바다에 던져 버렸다. 2년 뒤 선장은 놀랍게도 식수가 부족해서 어쩔 수 없이 ‘화물’(노예)을 바다에 던졌다고 주장하며 보험금을 청구했다. 더 경악스러운 일은 재판부에서 노예들을 재산으로 보고 살인죄를 적용하지 않아 선장과 선원들이 처벌을 받지 않은 것이다. 비록 최종적으로 보험금은 지급되지 않았으나 1심 재판의 배심원들은 선상 살인 행위를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나온 조치로 보고 보험사가 사망 노예 1인당 30파운드를 보상하도록 판결했다. 당시 법원은 이 사건에 대해 노예들을 “말처럼 바다에 던진 것과 같다”고 판시했다. 1839년 스페인의 노예선 아미스타드호에서는 아프리카 흑인들이 선상에서 반란을 일으켰다. 사건은 아프리카 흑인 53명이 몰래 쇠사슬을 풀어내고 선원들을 살해하면서 시작됐다. 항해술을 몰랐던 이들은 살려 둔 선원 두 명에게 배를 아프리카로 돌리게 했다. 하지만 선원들은 흑인들을 속이고 배를 북아메리카 해안으로 몰고 갔다. 결국 미 해군에 붙잡힌 흑인들은 선원 살해 혐의로 구속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들이 폭력을 행사한 것은 자신의 자유를 지키려는 정당방위였다고 판결했다. 그리고 이들은 마침내 아프리카로 다시 돌아갈 수 있었다.●노예 상인의 반인륜행위 옹호한 국가 반인륜적인 노예무역은 놀랍게도 19세기에 폐지될 때까지는 합법이었다. 팔려 온 노예와 관련된 다양한 조항이 담긴 노예법이 제정됐고, 노예를 매매와 상속이 가능한 유동자산으로 간주했다. 한마디로 노예는 물건과 같이 취급됐다. 국가는 오히려 노예 상인의 반인륜적 행위를 옹호했다. 노예무역이 곧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노예들이 재배한 사탕수수를 원료로 만든 술 럼(Rum)은 총과 함께 아프리카 노예를 사들일 때 교환 수단으로 사용됐다. 술과 화승총으로 인간을 사고판 것이다. 이렇게 해서 노예를 구매하고 무기로 대금을 지급하는 ‘총과 노예의 사이클’(Gun-Slave Cycle)이라는 악의 고리가 계속 순환됐다. 이처럼 서양 근대 300년 역사는 사욕과 국익만을 앞세운 노예무역, 강제노동이라는 부끄러운 일들로 점철됐다. 최대 노예무역 국가였던 영국은 노예무역 금지법 제정 200주년을 맞은 2007년에야 학생들이 ‘수치스러운 과거’인 노예무역에 대해 반드시 배우도록 했다. 이는 선조들이 행한 폭력적이고 야만적인 역사를 스스로 부끄럽게 생각했다는 방증이다. 1807년 영국은 노예무역 폐지라는 전략적 선택을 하게 된다. 노예제가 경제적 수익성이 떨어지고 사양산업으로 기울자 폐지론이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경제적 이해관계 외에 노예 폐지론자들의 박애주의도 이런 결심을 굳히는 계기가 됐다. 특히 영국은 당대 세계 최강국으로서 위상을 지키고자 국가이익만 추구하기보다는 보편적 가치와 규범의 실현이라는 도덕적 선택을 했다. 국가의 도덕적 위상은 국익과 불가분의 관계이며 동시에 국가 자본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기도 하다. 미국 등 다른 경쟁 국가들보다 먼저 노예무역과 노예제를 과감히 폐지한 영국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의 추구와 실현을 내세우면서 19세기 국제정치 무대의 중심에 설 수 있었다. 주목할 점은 대중도 노예무역의 부도덕성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적극 나섰다는 것이다. 이들은 인도주의와 국가의 명성 그리고 정의를 죽게 만드는 노예제를 폐지하자는 서명운동을 전개하면서 ‘노예들의 고통과 죽음으로 만들어진 설탕을 끊자’는 설탕 불매운동도 진행했다. 이에 자극을 받아 정치권이 움직였고 마침내 영국 의회는 1807년 노예무역 폐지를 결정했다. 영국의 이러한 결정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쳐 노예제가 폐지되는 전기가 됐다.●‘세계 8위 ’무기 수출 대국 한국 최근 언론에서 한국의 무기 수출을 ‘쾌거’, ‘초대박’, ‘미래 먹거리’로 보도했다. 한국은 세계 8위의 무기 수출국으로, 최근 5년(2017~2021)간 무기 수출 증가율이 직전 5년 대비 177%로 세계에서 증가율이 가장 높은 나라이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무기 수출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정책적 판단에 대한 우려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국이 무기를 수출하는 일부 국가들은 무기 수출 위험 지수가 높은 편이다. 즉 부패 여부, 정국 불안정 수준, 국내 인권유린 여부, 내전 등 무력분쟁을 고려할 때 무기 수출이 해당국에 심각한 후유증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국가의 무기 수출입은 합법적 거래이고 미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영국·스페인 등 이른바 서구 선진국도 오늘날 무기 수출 10위권에 포진해 있다. 대한민국은 오랫동안 서양을 발전 모델로 삼고 이들의 정책을 좇아 왔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들 대부분 국가와 상인들이 이윤에 눈이 멀어 노예를 짐승처럼 거래하면서 아프리카 흑인들의 인권을 억압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서양의 학생들이 노예무역이라는 부끄러운 역사를 반성하는 것처럼, 훗날 우리 학생들이 대한민국이 오직 돈만 보고 무기를 수출했다는 역사를 교과서에서 배우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 사회가 진정한 선진국이 되고자 한다면 무기 개발과 수출에 심혈을 쏟는 것 이상으로 생명의 존엄성과 인류 공존의 보편적 가치를 깨닫고 이를 구현하는 데 더욱 주력해야 한다. 중앙대 교수·작가
  • 인간 탓인가…돌고래 떼죽음 반복 ‘집단 자살’의 슬픈 미스터리

    인간 탓인가…돌고래 떼죽음 반복 ‘집단 자살’의 슬픈 미스터리

    주변 상어 공격 우려로 인양 포기…좌초된 돌고래 안락사호주에 이어 뉴질랜드에서도 돌고래 수백 마리가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 9일(이하 현지시간) 라디오뉴질랜드(RNZ) 방송 등 현지 매체는 둥근머리돌고래, 일명 ‘파일럿 고래’ 250여 마리가 뉴질랜드 채텀제도 해변으로 떠밀려 왔다고 보도했다. 7일 뉴질랜드 본토에서 남동쪽으로 800㎞ 떨어진 채텀제도의 북서쪽 해변에 파일럿 고래 떼가 좌초됐다. 뉴질랜드 환경보호부가 구조를 타진했지만 여의찮았다. 현지 환경보호부는 “주변 상어 때문에 돌고래 떼를 적극적으로 인양할 수 없었다. 돌고래들의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훈련된 요원들이 안락사시켰다”라고 전했다. 이어 돌고래들의 사체는 자연적으로 부패하도록 그대로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뉴질랜드 동물구조단체 ‘조나’는 “좌초된 고래는 항상 깊은 바다로 인양해 살리는 게 목표다. 하지만 항상 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채텀제도는 주민이 800명도 안 되고 거대한 상어들이 살아 좌초된 고래를 살리기에는 어려운 환경”이라고 덧붙였다.이번 뉴질랜드 돌고래 떼죽음은 호주에서 비슷한 일이 있은 지 보름 만이다. 지난달 21일 호주 남부 태즈메이니아섬의 한 해변에서도 파일럿 고래 약 230마리가 좌초돼 그중 약 190마리가 떼로 죽은 일이 있었다. 특히 해당 지역에서는 정확히 2년 전에도 300마리 넘는 파일럿 고래가 집단 폐사한 바 있어 화제가 됐다. 일부 과학자들은 집단 생활하는 고래들이 먹이를 찾아 너무 깊숙한 해변까지 접근했다가 모래톱에 걸려 집단 좌초하는 사례들이 종종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뉴질랜드에선 1918년 파일럿 고래 약 1000마리가 좌초해 집단 폐사한 적이 있으며, 2017년에는 뉴질랜드 남섬 북단 페어웰스피트에서 고래 400마리가 한꺼번에 죽은 적이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비슷한 사례가 최근 부쩍 늘어난 이유에 대해선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일종의 집단자살인 ‘스트랜딩’(Stranding) 현상을 거론한다.스트랜딩은 고래나 물개, 바다표범과 같은 해양 동물이 스스로 해안가로 올라와 식음을 전폐하다 죽음에 이르는 좌초 현상을 뜻한다. 다만 고래 집단자살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진 게 없다. 학자들은 먹이 고갈, 해양오염, 어군탐지기나 군함에서 쏘는 초음파 영향을 거론한다. 일부 병리학자들은 위장병이나 전염병을 의심하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 지구온난화 등 인간에 의한 자연 변화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거란 주장도 있다. 뉴질랜드 매시 대학의 고래 좌초 전문가 카렌 스토클린 교수는 “고래가 좌초하는 원인에는 라니냐와 엘니뇨로 인한 수온 변화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라며 “최근 들어 돌고래들이 먹이를 찾아 해안으로 가까이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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