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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세 소년들, 동급생 살해 후 암매장…“시신 얼굴 알아볼 수 없을 정도” 충격 [여기는 중국]

    13세 소년들, 동급생 살해 후 암매장…“시신 얼굴 알아볼 수 없을 정도” 충격 [여기는 중국]

    중국의 13세 소년이 동급생들에게 잔인하게 구타당한 뒤 암매장된 사건이 발생해 중국 전역이 충격에 휩싸였다. 중국중앙(CC)TV 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허베이성(省) 한단시(市)에서는 지난달 10일 13세 학생 3명이 동급생인 왕 모군(13)을 살해한 뒤 비닐하우스에 시신을 암매장 한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 3명은 범행 사실을 부인했지만, 조사 결과 피해 소년으로부터 모바일 송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이를 수상하게 여긴 경찰이 이들을 추궁한 끝에 결국 자신들의 소행임을 인정했다. 피해 소년의 아버지인 왕 씨에 따르면, 피해 소년은 사건 당일 오후 1시쯤 집을 나섰다가 오후 5시경 가족과 연락이 두절됐다. 소년의 가족이 밤 10시부터 수색에 나섰지만 행방이 찾을 수 없었다. 시신이 발견된 것은 가해자 3명이 범행을 자백한 이후였다. 용의자 3명은 피해 학생을 폭행하기 전 미리 삽으로 50㎝ 깊이의 구덩이를 파 놓았고, 이후 피해 소년을 폭행한 뒤, 폐기된 비닐하우스에 암매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가해자들은 현재 범행을 사전에 계획한 의혹을 받고 있으며, 평소에도 피해자를 괴롭혀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를 받는 유치장 안에서도 가해자들은 다리를 꼬고 앉은 채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모습이 공개돼 더욱 공분을 샀다. 피해 소년의 아버지는 현지 언론에 “아들의 얼굴이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망가져 있었다. 삽에 맞은 흉터였다”면서 “아들이 종종 학교에 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지만 나와 아내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아들이 학교에서 오랫동안 괴롭힘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SNS를 통해 “아들은 평소 집안일을 잘 돕고 착한 성격을 가진 아이였다”면서 “그런 아들이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구타를 당한 뒤 목숨을 잃었다. 국가가 공정하고 공개적으로 가해자들을 처벌해 그들이 대가를 치르길 바란다”고 밝혔다. ‘촉법 나이 하향’ 논의 불꽃…첫 적용 사례 나올까 이번 사건은 범행 수법이 잔혹한데다, 가해자들이 촉법 소년이라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불러모았다. 중국은 2021년 3월 촉법소년의 나이를 14세에서 12세로 낮췄다. 2019년 다롄에서 13세 남학생이 10세 여자아이를 살해하고 시신을 숲에 버린 사건이 발단이었다.그러나 촉법소년 개정법이 적용된 사례는 없었다. 고의 또는 잔인한 수법의 중상해나 살인 범죄에 국한된 동시에, 최고인민검찰원의 승인이 있어야 하는 등의 조건을 모두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발생한 뒤 현지 검찰수장이 가해소년들에게 형사 책임을 묻겠다고 언급하면서, 13세 소년이 형사 처벌을 받는 첫 사건으로 기록될지에 관심이 쏠렸다. 앞서 잉융 최고검찰장은 “미성년자들이 벌인 고의 살인, 고의 상해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는 중범죄에 대해 관련 법에 따라 (미성년자들에게) 형사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해당 사건에 공분한 여론이 ‘공개 사형’까지 언급하고 있지만, 현지법상 고의살인죄라도 만 18세 이하 미성년자에게 사형이 선고되지는 않는다.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교 폭력이 다시금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자 일부 학교는 화장실에 ‘욕 감지기’를 시범 설치했다. 푸젠성, 지린성 더후이, 저장성 장산시 등 여러 지역의 학교들은 욕설이나 도움을 청하는 목소리가 감지될 경우 5초 안에 교사의 휴대전화나 컴퓨터에 경고 메시지가 뜨는 스마트 음성 탐지기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 ‘급전 융통’ 미끼로 휴대전화 개통… 영세업자 목숨 앗아간 대출 사기

    명의를 빌려 주면 ‘부동산 작업대출’을 받아 자금을 융통해 주겠다며 급전이 필요한 영세 사업자 수백 명을 등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일당이 빌린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하고 팔아 치우면서 15억원이 넘는 이익을 남기는 동안 극한상황에 몰린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발생했다. 부산경찰청은 사기 등 혐의로 가개통폰 사기 조직 총책 A(47)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이들은 2020년 7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영세 상인 등 319명 명의로 휴대전화 896대를 개통해 통신사로부터 개통 수당을 받고 전화기와 유심 칩 등을 팔아 15억 8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매매가 안 되는 건물이 있는데, 명의를 빌려 주면 전세 대출을 받아 주겠다. 대신 본인 인증을 위한 휴대전화를 개통해야 한다”면서 피해자들에게서 개인정보를 받았다. 하지만 대출을 성사시킨 경우는 없었다. 휴대전화 할부금과 유료 서비스 이용료 등이 고스란히 피해자 몫으로 돌아갔다. 실제로 한 피해자는 이들을 믿고 대출을 기다리는 동안 돌려막기로 버티다가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 피해자의 아내는 “가해자에게 ‘당신들이 대출받을 수 있다는 희망만 주지 않았다면 남편이 죽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항의했더니 ‘왜 남편이 죽은 게 내 탓이라고 주변에 말하느냐.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피해자는 A씨 일당에게 속아 휴대전화 4대를 개통했으며 연체된 휴대전화 할부금과 유료 서비스 이용료 등 2000여만원의 청구서를 받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폰 깡’ 업자인 A씨가 허위 대출로 실형을 받은 적 있는 공범 B씨와 범행 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했다. 명의를 넘기면 사기 범죄에 휘말리거나 피해 당사자도 처벌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러軍, ‘금지된 화학물질’ 실은 드론 매일 투하…정체불명의 가스까지” [핫이슈]

    “러軍, ‘금지된 화학물질’ 실은 드론 매일 투하…정체불명의 가스까지” [핫이슈]

    러시아군이 최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을 대상으로 사용이 금지된 화학무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의 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최전방에서 싸우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소형 드론을 이용해 최루탄과 다른 화학물질을 투하하는 러시아군의 공격을 거의 매일 받고 있다. 러시아군이 사용하는 것은 최루탄의 일종인 CS가스로 알려졌다. CS가스는 살상력은 없지만, 인체에 작용할 경우 호흡곤란과 점막 자극, 피부 발진 등 화학적 화상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CS가스는 1997년 국제 화학무기금지협약(CWC)에 따라 전장에서 사용해서는 안 되는 물질로 지정됐으며, 러시아는 CWC 가입 당사국으로서 해당 협약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도네츠크주(州) 최전방 도시 차시우야르에 주둔한 우크라이나군 정찰부대 사령관 이호르는 텔레그래프에 “러시아군이 전방의 우리 지역 진지에 하루 1~2발의 가스 수류탄을 투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에는 아군 상당수가 매복해 있기 때문에 러시아군이 재래식 대포나 미사일로 공격하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적군이 우리를 성공적으로 공격할 유일한 방법이 가스를 이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호르 사령관에 따르면, CS가스 등 화학 가스를 사용할 경우 군인들이 공황 상태에 빠져 진지를 이탈할 수 있고, 매복해 있던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가스 공격에 놀라 매복지에서 나오면 러시아군이 그때 재래식 무기로 공격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러시아군이 금지된 화학 가스를 전장에서 사용하는 탓에,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방독면을 반드시 상시 소지해야 한다. 자포리자주 로보티네에 주둔한 우크라이나군 보병대 사령관인 미하일은 “방독면이 이미 많은 목숨을 구했다. 병사들은 항상 방독면을 휴대해야 한다”고 밝혔다.텔레그래프는 마크 마이클 블럼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전 소장의 말을 인용해 “전장에서 회수된 러시아군이 발사한 탄약이 최루 가스가 채워진 K-51 수류탄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CS가스 이외에 다른 화학 가스가 전장에 투하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우크라이나군 의무병 레베카 마치오로스키는 지난해 러시아군 드론이 도네츠크주의 우크라이나 군인들에게 ‘으깬 아몬드 냄새’가 나는 정체불명의 가스가 담긴 탄약을 떨어뜨렸는데, 이 가스는 제1차 세계대전에서 사용된 시안화수소로 의심됐다고 말했다. 시안화수소는 청산이라고도 불리는 인화성이 매우 강한 무색의 화학물질로, 가스 또는 액체로 존재한다. 연소시 유독가스를 발생시키며 폭발성도 상당히 강하다. 시안화수소에 노출될 경우 눈과 피부, 호흡기가 손상될 수 있다. 다만 텔레그래프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사실 여부를 별도로 확인할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우크라이나 훈련 자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적군이 살포한 CS가스 등에 노출됐을 시 현장에서 이탈하지 말고 자신의 자리에 머물며 최초 몇 분간 버텨야 한다. CS가스 등이 항상 치명적이거나 즉시 병사를 무력화시키지는 않지만, 이러한 공격이 종종 공황상태를 유발할 수 있으며, 이는 적군이 공격할 틈을 만들어줄 수 있다. 이호르 사령관은 “우크라이나 군대에 제공되는 방독면 등은 품질이 낮아 (러시아군의 화학가스 공격으로 인한) 문제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군이 감행한 가스 공격은 총 626건으로 집계됐다.
  • “문재인 죽여야 돼!” 윤영석 국민의힘 후보 유세 중 막말(영상)

    “문재인 죽여야 돼!” 윤영석 국민의힘 후보 유세 중 막말(영상)

    이른바 ‘낙동강 벨트’ 격전지인 경남 양산갑에 출마해 4선에 도전하는 윤영석 국민의힘 후보가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 유세 중 “죽여야 돼”라고 막말을 해 논란이다. 8일 정치권과 소셜미디어(SNS) 등에 확산한 영상에 따르면 윤영석 후보는 전날 오후 1시쯤 문 전 대통령이 거주하는 사저 인근인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인근에서 유세차량을 타고 유세를 하던 중 하늘을 향해 주먹을 여러 차례 치켜올리며 “문재인 직이야(죽여야) 돼”라고 발언했다. 당시 윤영석 후보 유세차량에선 확성기를 통해 “도와주십시오”라는 지지 호소 음성이 나오고 있었다.윤영석 후보는 마이크를 쥐고 있었지만 마이크는 꺼진 상태였으며 그는 문제의 발언을 육성으로 외쳤다. 당시 평산마을 현장에는 문 전 대통령을 반대하는 보수 유튜버와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모여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영석 후보의 막말 영상이 퍼지자 시민사회와 야권의 비판이 쏟아졌다.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이 모인 총선승리 경남연석회의와 더불어민주당·진보당 경남도당은 이날 오후 양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영석 후보의 막말을 비판하며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막말은 자기들 편을 자극해서 표를 얻으려는 행위”라며 “윤영석 후보가 국민에게 용서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당장 후보직에서 사퇴하는 것뿐”이라고 밝혔다.강민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 후 브리핑에서 “문재인 죽여(야돼)‘, 차마 입에 올리기는 물론 옮겨 적기도 힘든 말이 윤영석 후보에게서 나왔다”며 “당장 발언에 대해 국민과 문 전 대통령 앞에 용서를 구하고 국회의원 후보직에서 사퇴하라”라고 강조했다. 강 대변인은 “막말이 아니라 폭력”이라며 “군사독재 정당 후예답다. 정치폭력조직 백골단원을 연상시킨다. 윤영석 후보가 국회의원 후보 맞나”라고 일갈했다. 이어 “우리 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정치테러 사건을 벌써 잊었나”라며 “정치 지도자의 목숨을 앗으려 한 증오 정치의 끔찍한 산물을 윤석열 대통령이 엊그제 부산에서 소환하자 바로 저런 모골을 송연케 하는 극언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영석 후보는 당장 발언에 대해 국민과 문 전 대통령 앞에 용서를 구하고 국회의원 후보직에서 사퇴하라”라고 했다. 윤영석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발언 사실을 인정하고 유감의 뜻을 밝혔다. 그는 “문 전 대통령께 직접 들으라고 했던 발언은 결코 아니며 유세 마이크를 끄고 유세차량에 탑승해서 빠르게 이동하는 중에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제가 평산마을에서 했던 발언은 국민의 목소리로 들어주시고 문 전 대통령을 협박하거나 위해하려는 의도는 결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영석 후보는 “문 전 대통령은 결코 성역이 아니다. 수십명의 경호원, 방호원과 사저 관리 유지에 매년 국가예산 수십억원이 지출되고 있다. 그럼에도 문 전 대통령은 한가롭게 민주당 후보들 선거운동을 다니고 있다”면서 “국가원로로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중용의 자세를 지켜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윤영석 후보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양산발전을 기대하고 계시는 양산시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며 “문 전 대통령께도 본의 아니게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평산마을에 사저를 짓고 살고 있으며 이 마을은 윤영석 후보가 출마한 양산갑 선거구에 속한다. 양산갑에는 이재영 민주당 후보, 윤영석 국민의힘 후보, 김효훈 개혁신당 후보 등이 경쟁 중이다.
  • 어쩌다 ‘고양이 목숨은 9개’라는 말이 생겼을까 [인마이포캣]

    어쩌다 ‘고양이 목숨은 9개’라는 말이 생겼을까 [인마이포캣]

    고양이를 무서워했던 시절에 ‘고양이 목숨이 9개’라는 이야기를 듣고 ‘아홉 꼬리를 가진 구미호’가 생각났다. 고양이는 요물이라는 엄마의 말에 세뇌된 탓이었을까. 세상 만사 그렇지만 ‘알면 보이고’ 모르면 배워야 한다. 9개의 목숨을 가졌다는 고양이는 9번 환생한다는 마녀도 아니요 불사신도 아니다. 오래오래 함께 살고 싶었던 인간의 마음이 투영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고양이 목숨은 아홉개’(A cat has nine lives) ‘고양이 목숨은 아홉개’(A cat has nine lives)라는 이 말은 영어 속담이다.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추측이 있다. 고대 이집트 시대에 엔네아드라는 아홉명의 신의 집단이 있었다. 숫자 ‘9’는 아홉명의 신에게서 비롯되어 이집트인들에게는 아주 신성한 숫자였다. 그런데 이 신들 중 오시리스와 이시스라는 신에게서 고양이 여신인 ‘바스테트’가 태어났다고 믿었다. 고양이를 숭배한 이집트인들이 고양이의 목숨에 이 신성한 숫자를 붙여주었다는 설이다. 또 다른 추측은 고대 이집트 때와 다르게 고양이들의 흑역사였던 중세 이집트 시대에서는 신성시했던 고양이를 마녀들과 함께 악마로 몰아갔다. 마녀는 9번 다시 살아난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고양이들 또한 9개의 목숨이 있을 거라고 믿은 것은 아닐까 하는 얘기다. 어쩌면 이 시기의 숫자 ‘9’ 아홉은 부정적인 숫자로 느꼈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고양이 목숨 9개’라는 말을 믿지 않지만 많은 집사들은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을 거다. 그런데 실제로 엄청난 재난 상황 속에서도 살아남은 고양이들의 이야기는 심심치 않게 들리고, 몸이 아팠던 고양이가 갑자기 사라졌다가 다 나아서 돌아오는 이야기 등을 들으면 옛 어르신들이 ‘요물’이라고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양이들의 놀라운 생명력 2019년 미국 몬태나주에서 폭설에 파묻혀 거의 냉동상태가 되었던 세 살짜리 고양이가 극적으로 살아났다. 발견되었을 당시 체온계에 나타나지 않을 정도의 낮은 체온으로 얼어 있었지만 의료진의 노력으로 수 시간 뒤 의식을 되찾고 완전히 정상이 되었다고 한다. 2011년 영국에서는 공기총의 총알 30개를 맞고도 기적적으로 살아난 고양이 ‘호프’(HOPE)가 있다. 다리와 몸통 전반에 걸쳐 총알이 박혀 있었고 그 중 4발은 머리에 박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일이다. 2014년 부산의 한 아파트 24층에서 6개월 된 고양이가 추락했다. 가족들이 함께 있었지만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무려 60 여m에서 추락한 이 고양이는 골절상 한 곳 없었고 가벼운 폐출혈만 있어 치료 후 며칠 뒤 퇴원했다고 한다. 놀라운 점프력, 연체동물 같은 유연함, 순간 이동급 스피드 등 고양이들에게는 여러 놀라운 신체적 특징이 있다. 이 신체능력으로 고양이는 부상의 위험을 잘 피할 뿐 아니라 믿을 수 없는 생존력을 보이곤 한다.어떻게 이런 게 가능할까 고양이는 자기 몸길이의 3배 정도는 사뿐히 오르고 평균 6배 정도의 높이를 뛰어 넘는다. 날개 없는 동물 중 이런 점프력을 가진 동물이 있을까?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는 높이는 가늠하기 어렵다는 거다. 이를 실험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나 간혹 우리는 경이로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중세시대 종탑에서 던져진 고양이들 중에서도 살아남아 도망치는 고양이가 있었고, 10층 건물에서 낙하되었지만 살아남은 고양이도 있다. 어쩌다 운이 좋아서일까.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고양이는 공중에 놓였을 때 뛰어난 반사신경과 균형감각으로 재빨리 몸을 돌려서 발로 착지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를 정위반사라고 하는데 추락 시 머리를 항상 올바른 상태로 유지하려고 하는 반사를 말한다. 고양이는 낙하 시 뒤집힌 몸을 앞뒤로 뒤틀며 회전시켜 머리와 몸이 바른 자세가 되게 함으로서 충격을 최소한으로 줄인다.이런 고양이의 유연성 비밀은 관절의 숫자에 있다. 고양이의 척추뼈는 52~53개다. 척추뼈가 많으면 관절이 많아져서 더 많이 구부릴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참고로 사람의 척추는 32~34개다. 또한 고양이는 쇄골이 짧아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도저히 들어가기 어렵다고 보이는 작은 공간에도 들어간다. 고양이의 신체 중 가장 큰 부위는 머리인데 즉 머리만 들어가면 어디든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거다. 고공 낙하하는 상황에서도 몸을 재빠르게 바꾸며 안전하게 착지할 수 있는 것은 유연한 관절 덕분이기도 하다.찐 1개의 목숨을 잘 지키기 위해서 그러나 이런 불사신 같은 고양이들의 생명이 위험해지는 순간들은 오히려 우리 생활 곳곳에 있다. 특이한 혀의 돌기 때문에 입 크기 보다도 더 큰 물체나 장난감, 끈 등의 이물질을 삼켜 집사들의 가슴을 쓸어내리는 경우는 흔하다. 나의 삼색냥 토리는 몇 년 전 피자를 묶는 긴 리본끈을 삼켰는데 다행히(?) 항문으로 삐져 나와서 발견했다. 자그마치 1m 의 긴 끈이었다. 일반적인 경우 뱃속에 머물러 있으면 절개를 해서 꺼내야 하는데 급히 찾아간 병원에서 항문으로 리본을 정말 조심히 꺼내서 큰 일을 피한 적이 있다. ‘고양이 감기’는 경미한 경우 자연치유 되지만 심해지면 폐렴으로 인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고양이는 외과적 질환 보다 바이러스성 질환의 내과치료가 필요한 질병에 매우 취약하다. 조기발견이 중요하지만 아프면 숨는 야생동물의 특징이 있어서 때를 놓치는 안타까운 경우도 많다. 평소와 다른 점들이 보이는지 잘 살펴봐야 하고, 1년에 한번씩 고양이 정기검진도 꾸준히 받는 게 중요하다. 우리 집에 온 천사같은 첫 고양이 ‘미나’는 우리를 만난 지 4개월 만에 생후 6개월의 어린나이로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고양이에게 가장 치명적인 복막염이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변이 되어 생기는 병으로 치사율이 100%에 가깝다. 발병 이유는 찾지 못했고 당시만 해도 직접 치료제가 없어 이것저것 해볼 수 있는 치료는 다 해본 것 같다. 2개월 넘게 밤낮으로 간호했지만 보내야 했다. 미나는 1개의 목숨을 쓰고 우리에게서는 떠났지만 어디선가 나타나 8개의 목숨을 가진 채 건강히 지내고 있으리라 믿어본다.
  • 서대문구청서 배운 심폐소생술… 사람 목숨 구했다

    서대문구청서 배운 심폐소생술… 사람 목숨 구했다

    지난달 13일 새벽 서울 서대문구 청소행정과에서 일하는 환경공무관 오재현씨는 여느 날처럼 자신의 담당구역인 충정로역 5호선 주변을 청소하고 있었다. 그러다 오전 5시 36분쯤 아현성결교회 앞 건널목에 쓰러진 A씨를 발견했다. 새벽 출근길 차량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자칫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오씨는 재빨리 112에 신고를 한 뒤 A씨의 상태를 살폈다. 그런데 심장이 뛰지 않고 있었다. 그때 머리에 떠오른 것이 산업안전보건교육 때 배운 심폐소생술이었다. 119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 4분 동안 그는 A씨에게 심폐소생술을 계속해서 진행했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은 “오재현씨가 아니었으면 큰일을 치를 뻔했다”고 말했다.행인을 구한 오씨는 “구청이 실시한 산업안전보건교육 때 심폐소생술을 배웠는데 실제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됐다”며 “응급 상황에 놓인 분을 도울 수 있어 정말 다행”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솔선수범으로 소중한 생명을 살려 우리 사회에 사랑과 희망이 있음을 일깨워 주셨다”면서 “누구라도 위와 같은 상황에 부닥쳤을 때 대응할 수 있도록 주민 대상 심폐소생술 교육에도 지속해서 힘쓰겠다”고 말했다.
  • 영세사업자 목숨 앗아간 대출 사기…명의 받아 15억원 ‘휴대폰깡’

    영세사업자 목숨 앗아간 대출 사기…명의 받아 15억원 ‘휴대폰깡’

    급전이 필요한 영세 상인 등에게 접근해 “부동산 작업 대출을 받아 주겠다”고 속여 개인정보를 받고, 해당 개인정보로 개통한 휴대전화를 팔아치워 15억원이 넘는 수익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에게 속아 대출을 기다리는 동안 극한 상황에 내몰리면서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은 피해자도 있었다. 또 피해자 중 수십명이 명의를 넘겨 통신사를 속인 혐의로 입건되는 처지에 놓였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사기,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A(47)씨 등 2명을 구속하고, 명의 제공자 모집 담당, 휴대전화 개통 담당, 장물업자 등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이들에게 명의를 빌려준 피해자 72명도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20년 7월부터 2023년 5월까지 영세상인 등 319명의 명의로 최신 스마트폰 896대를 개통, 통신사로부터 개통 수당을 받고 전화기와 개통한 유심을 팔아넘겨 15억 8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A씨 등은 자금난을 겪는 영세 업자에게 “매매가 안되는 건물을 이용해 전세 대출을 받아주겠다”며 접근한 다음 “대신 본인 인증을 받기 위해 휴대전화를 개통해야 한다”고 속였다. A씨 일당은 피해자들에게 신분증과 위임장 등을 받아 휴대전화를 개통하고, 전화기를 중고업자에게 대당 120만원에, 개통한 유심은 10만원에 팔아넘겼다. 피해자들은 휴대전화 개통 후 “500만원에서 1000만원 정도의 대출이 곧 나온다”는 A씨 일당의 말을 믿었지만, 실제로 대출이 실행된 경우는 없었다. 이때문에 피해자들은 꼭 필요한 대출은 받지도 못한채 휴대전화 할부금과 자신 명의로 개통한 유심칩에서 발생하는 이용료도 부담해야하는 처지가 됐다. 특히, 피해자 B씨는 대출을 기다리다가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이 피해자는 셋째 자녀를 임신한 아내와 작은 가게를 운영하면서 퀵서비스 배달까지 하고 있었지만, 쌓인 채무를 해결하기 위한 급전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B씨의 아내는 “가해자에게 ‘당신들이 대출받을 수 있다는 희망만 주지 않았다면 남편이 죽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항의했더니 연락이 끊겼다가 한참 뒤에 다시 전화가 와서 ‘왜 남편이 죽은게 내 탓이라고 주변에 말하느냐.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또 많은 피해자들은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도 부동산 작업 대출에 개인 정보를 제공했다는 생각에 신고조차 하지 못했다. 실제로 피해자 75명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입건되기도 했다. A 씨 일당에게 사기를 당했지만, 명의를 제공함으로써 A씨 일당이 통신사를 속이는데 도움을 줬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 불법 개통으로 처벌 받은 전력이 있는 A씨가 부동산 작업 대출로 실형을 받았던 다른 주범과 함께 이런 범죄 시나리오를 기획다. 타인이 휴대전화를 개통할 때 명의를 제공하면 사기 범죄에 연루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 12살 초등생 어린이, 물에 빠진 할머니·이모 구하고 사망 [월드피플+]

    12살 초등생 어린이, 물에 빠진 할머니·이모 구하고 사망 [월드피플+]

    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이가 물에 빠진 할머니와 이모를 구하고 익사해 큰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목숨을 잃은 어린이는 올림픽 금메달을 꿈꾸던 스포츠계 유망주였다. 불의의 사고는 최근 코스타리카 푼타레나스 지방 파리타 카운티의 베주코 바닷가에서 발생했다.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져 있는 베주코 바닷가는 맑은 물로 유명하지만 물살이 센 곳이 있어 안전을 위해 입수 전 반드시 확인이 필요한 곳이다. 올해 12살 된 어린이 두란 디아스는 할머니, 이모 등 가족과 함께 베주코에 놀러갔다. 사고 당시 어린이는 모래사장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고 할머니와 이모는 바다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런 가족을 지켜보던 어린이 디아스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 바다로 달려갔다. 당시 현장에 있던 여성 목격자 파비아나는 “할머니와 이모가 급류에 휘말려 허우적거리는 걸 본 아이가 벌떡 일어나더니 바다에 풍덩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어린이 디아스는 능숙한 수영 실력으로 가족을 향해 힘차게 다가갔다. 디아스는 5종 경기(펜싱, 승마, 수영, 크로스컨트리, 사격) 선수였다. 물에 빠진 가족을 구하려는 어린이 디아스에겐 이목이 집중됐다. 바다에서 서핑을 타던 한 남자는 구조에 쓰라면서 디아스에게 서핑보드를 던져줬다. 사고 지점에 도착한 디아스는 서핑보드를 이용해 할머니와 이모를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급류에 휘말려 가족들로부터 멀리 밀려갔다. 파비아나는 “아이가 극적으로 가족들을 구했지만 힘이 부쳤는지 급류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면서 “아이의 모습이 곧 사라졌다”고 말했다. 어린이가 물에 빠졌다는 신고를 받고 구조대가 출동했지만 아이의 모습은 이미 보이지 않았다. 대대적인 수색을 전개한 구조대는 사고 이튿날에야 어린이 디아스의 시신을 발견했다. 사고 지점에서 상당히 떨어진 가라비토 바닷가에서였다. 사인은 익사였다. 어린이의 할머니 미리암 게바라는 “나를 구한 손자가 위험하다면서 손을 놓은 게 마지막이었다”면서 “멀어진 손자가 보이지 않기 시작했는데 비극이 벌어졌다. 손자가 나를 위해 생명을 내어줬다”면서 울먹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망한 어린이 디아스는 13세 미만 5종 경기 코스타리카 국가대표였다. 2023년 13세 미만 5종 경기 전국대회에서 우승했고 최근 열린 2024년 13살 미만 크로스컨트리에서는 은메달을 차지한 기대주였다. 그의 감독 에드레이 바르가스는 “마지막으로 나눈 대화는 올림픽에 대한 것이었다”면서 “뛰어난 선수가 꿈을 이루지 못하고 너무 일찍 하늘나라로 떠나 슬프다”고 말했다.
  • 데미안 ‘666’ 저주의 시작… 궁금했던 그의 출생 비밀 [영화 리뷰]

    데미안 ‘666’ 저주의 시작… 궁금했던 그의 출생 비밀 [영화 리뷰]

    오컬트 영화의 걸작 ‘오멘’이 돌아왔다. 지난 3일 개봉한 ‘오멘: 저주의 시작’은 1976년 작 ‘오멘’의 프리퀄(전사) 영화다. 예수에 대적하는 적그리스도인 ‘데미안’이 탄생한 1971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수녀가 되기 위해 미국에서 이탈리아의 한 교회로 온 마거릿(넬 타이거 프리)은 홀로 방에 남아 이상한 그림을 그리는 소녀 스키아나를 만난다. 수녀들은 스키아나를 가혹하게 체벌하고, 급기야 한 수녀가 모두가 보는 앞에서 자살하는 일이 벌어진다. 혼란스러운 마거릿에게 한 신부가 찾아와 교회의 숨겨진 비밀을 알려 준다. ●68혁명 후 혼란 극심한 이탈리아 배경 1976년 개봉한 영화 ‘오멘’은 순수한 어린아이 데미안이 악마로서의 징조를 드러내는 과정을 끔찍한 사고들과 엮어 냈다. 총 4편의 영화와 TV 시리즈, 리메이크판까지 나왔으며 ‘엑소시스트’(1975)와 함께 오컬트 영화의 시초로도 꼽힌다. 요한계시록에서 따온 악마의 표식 ‘666’으로 전 세계에 신드롬을 일으켰다. 데미안의 양아버지인 쏜(그레고리 펙)이 데미안의 머리카락을 가위로 잘라 표식을 확인하는 장면이 특히 유명하다. 개봉 이후 실제로 부모들이 아이의 머리를 깎아 표식을 확인하는 해프닝이 벌어졌을 정도였다. 악마 데미안이 인간과 짐승인 자칼의 교배로 태어났다는 원작의 설정을 유지하되 자칼이 인간 여성을 범해 악마를 출산한다는 식으로 살짝 바꿨다. 68혁명 이후 극심한 혼란을 겪은 이탈리아의 사회상을 배경으로 내세운 점도 눈에 띈다. 종교와 멀어진 이들을 다시 종교로 끌어들이기 위해선 더 큰 공포를 일으켜야 한다는 믿음을 지닌 비정상적인 종교인들이 기획했다는 식으로 설득력을 높였다. 그저 악마를 추종하는 이들이 벌인 짓으로만 묘사됐던 원작과 다른 점이다. ●인물들의 정체 밝히는 과정들 볼만 주인공 마거릿을 맡은 배우 넬 타이거 프리의 연기가 감탄스럽다. 순진함과 혼란스러움 그리고 절망에 이르기까지 감정 기복을 그야말로 신들린 듯 연기한다. 전반적으로 원작의 클래식한 분위기를 유지하되 곳곳에서 보여 준 복선을 결말에서 회수하며 인물들의 정체를 밝히는 과정이 매끄럽다. 특히 원작과도 부드럽게 이어진다는 점에서 프리퀄 영화로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영화 초반 교회의 꼭대기에서 유리가 깨지면서 떨어지는 장면, 많은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목에 줄을 걸고 뛰어내려 목숨을 끊는 장면 등 원작을 오마주한 부분은 예전 영화를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반가울 법하다. 다만 데미안의 출생 과정을 보여 주는 장면을 비롯한 몇몇 부분은 눈을 찌푸리게 할 정도로 자극적이다. 119분. 15세 이상 관람가.
  • 평화 위해 붙잡았던 손… 포화 속으로 등 떠미는 손 [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평화 위해 붙잡았던 손… 포화 속으로 등 떠미는 손 [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방어적 성격 짙었던 유럽 군사동맹순식간 대결 구도로 수천만명 사망러·우크라 전쟁 전면전으로 확대나토 연맹 내부 ‘연루의 공포’ 번져주한미군 철수·감축 우려 겪는 韓베트남 파병 등 美 요구 거절 못 해한미동맹도 양국 손익계산 불가피 1914년에 시작된 제1차 세계대전은 4년 동안 군인과 민간인 2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부상자 수는 2100만명에 달한 대참사였다.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간 이 전쟁은 삼국협상(프랑스·러시아·영국)과 삼국동맹(독일·오스트리아헝가리·이탈리아)이라는 동맹 간 대결로 시작했다. 방어적 성격의 이러한 군사블록은 전쟁 시작 전까지는 30여년간 힘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전쟁을 예방하고 평화 시대를 구축하는 것처럼 보였다. 1896년에는 인류 평화의 제전을 목표로 제1회 올림픽이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렸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1899년, 1907년 두 차례 열린 만국평화회의에서는 군비 축소와 평화 유지 방안이 논의됐다. 1901년에는 노벨평화상이 제정됐다. 그러나 사라예보에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태자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을 저격하는 총성이 울려 퍼지자 평화의 이념은 한순간에 뭉개지고 세계전쟁으로 확대되고 말았다. ‘전쟁’(war)이 아닌 ‘대전’(Great War)으로 불리는 제1차 세계대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참사였다. 유럽 현대사 전문가인 영국 케임브리지대 크리스토퍼 클라크 교수의 표현을 따르면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동맹들은 ‘몽유병 환자’처럼 전쟁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는 유럽 국가들이 동맹의 의무를 이행하느라 동맹 파트너의 분쟁에 말려들면서 집단 ‘난투극’이 벌어졌다고 평가했다. 어느 국가도 전쟁을 사전에 적극적으로 계획하지 않았으나, 동맹 간의 적대감과 피해망상이 심해졌고 서로 불신하는 분위기에서 속사포를 쏘듯이 말싸움하다 결국 사상 최악의 참화가 빚어졌다는 것이다. 유럽을 양분한 두 동맹 블록이 전쟁을 일으키지는 않았지만 이들은 눈을 뜨고도 현실을 보지 못하고 전쟁에 참여하는 동맹의 딜레마에 빠져들었다.●‘몽유병자들’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지 꼭 100년이 되던 2014년에 러시아는 흑해의 크림반도를 강제로 병합했다. 헬무트 슈미트 전 독일 총리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사태로 촉발된 우크라이나 위기를 제1차 세계대전 전야와 비교한 바 있다. 그는 유럽·미국·러시아가 클라크 교수가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을 묘사한 상황과 비슷하게 행동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우리는 또다시 몽유병 환자가 돼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는 자기 각료들에게 클라크 교수가 쓴 ‘몽유병자들’을 읽으라고 권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동맹의 무력 사용에 동참하기보다는 외교적 중재를 통한 해결’이라는 독일의 대외정책에 대한 메르켈 전 총리의 의견은 확고했다. 올라프 숄츠 현 독일 총리도 이 책을 인용하며 무책임한 정치인들이 호전적인 말투로 분쟁을 촉발한다고 비판했다. 숄츠 총리는 여러 차례에 걸쳐 자신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황제로 전쟁에 개입했던 “빌헬름이 절대 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전현직 총리의 이러한 발언은 100년 전 독일이 자기 의지와 관계없이 원하지 않았던 동맹 전쟁에 연루됐던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처럼 들린다. ●연루의 두려움 2022년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벌써 2년이 지났다. 1991년 구소련의 해체 등으로 냉전체제가 종말을 고한 이후 30여년간 이어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진으로 서방에 대한 러시아의 불신과 안보 불안이 커졌다. 나토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소련을 비롯한 공산 세력의 군사적 팽창을 막으려고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이 결성한 군사동맹이다. 1991년 이후 30여년 동안 나토는 전선을 동쪽으로 1000㎞ 이상 전진시켜 이제는 러시아 국경과 맞닿게 됐다. 나토가 모스크바 코앞까지 세력을 뻗치는 상황에서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한 데 이어 2022년에는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기에 이르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예상과 달리 장기화하면서 원치 않게 다른 나라의 문제에 말려드는 ‘연루의 공포’가 나토 동맹 내부에 확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나토는 지난 70년간 ‘동맹이 공격받으면 함께 싸운다’는 집단방위 체제를 유지하면서 성장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조지아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논의되던 2008년에 미국은 이를 지지했으나 프랑스와 독일이 반대하면서 동맹국 간 내부 분열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조지아·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러시아와 갈등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2022년부터 전면전으로 확대되자 나토는 군사적으로 다양한 지원을 했으나 전투기와 미사일 지원에서는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다.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지상군 파견 가능성’ 발언을 다른 나토 동맹국들이 부정하면서 동맹 내 균열도 감지되고 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 전쟁이 예상 밖으로 장기전 양상을 띠자 나토 동맹국 간의 분열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동맹 관계는 국가 간 힘의 논리에 따라 변화하는 유동적인 성격을 지녔다. 제1차 세계대전 직전 유럽의 국가들은 동맹을 자국의 이익을 확보하는 지렛대로 이용하고자 했다. 그러나 일촉즉발의 전쟁이 임박할수록 서로 자국의 안보를 우선시하는 다른 전략적 선택을 하면서 평화 시기에는 보이지 않았던 동맹 균열도 생겨났다. 발칸반도에 세르비아, 알바니아 등 신생 독립국이 생겨나면서 국제질서가 급변했고, 삼국협상과 삼국동맹의 두 블록은 서로 이해관계가 얽힌 주변부의 전쟁에 휩쓸렸다. 오스트리아 황태자가 세르비아 민족주의 세력에게 암살당하자 경직됐던 동맹 체제는 전면전으로 돌입했다. 오스트리아가 세르비아를 응징하고자 선전포고했고 동맹국 독일은 오스트리아를 지원하려고 전쟁 속으로 뛰어들었다. 세르비아의 후견국 러시아는 발칸반도에 부동항을 확보하려는 야망에 사로잡혀 총동원령을 내렸다. 그러자 러시아의 동맹국 프랑스가 전쟁에 동참하고 영국은 삼국협상 동맹국들을 지원하고자 대륙 파병을 결정했다. 발칸반도에서 벌어진 국지적 충돌이 외교적으로 해결되지 못하자 전쟁은 순식간에 세계대전으로 확대됐다. 자신이 원치 않는 전쟁에 참여하는 동맹국 간의 ‘연루’ 때문에 전쟁이 발생한 것이다. ●되살아난 제1차 세계대전의 망령 제1차 세계대전은 단순히 100여년 전에 있었던 역사적 사건으로만 머무르지 않는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금의 국제 정세가 1914년의 모습과 사뭇 유사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에 구소련이 해체되면서 새롭게 탄생했다. 흑해로 진출하려는 러시아와 이를 저지하려는 미국과 유럽 동맹은 신생국 우크라이나를 서로 자신들의 영향력 아래에 놓고자 했다. 이는 20세기 초에 새로 독립한 알바니아를 통해 지중해로 진출하려던 러시아 제국을 삼국동맹이 막아섰던 상황과 비슷하다. 20세기 초반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이 내걸었던 ‘발칸은 발칸 사람들에게’라는 자치권 옹호의 목소리는 ‘우크라이나가 주권 국가로서 안보 동맹을 결정할 자유가 있다’는 오늘날의 미국과 나토 동맹국이 하는 주장과 별반 다르지 않다. 특히 제1차 세계대전 직전 10여년간 유럽의 동맹들이 평화를 호소했듯이 나토와 러시아도 2000년대 초반에 매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을 보고 있노라면 조정 능력의 부족과 위기 관리의 실패로 세력 충돌이 발생하면서 전 세계가 전쟁의 블랙홀에 휘말렸던 100여년 전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듯하다.대한민국도 동맹에 연루되는 딜레마를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한미동맹이 70년이라는 긴 시간 유지되면서 양국은 동맹 유지의 손익 계산을 따져 왔다. 역대 한국 정부는 주한미군이 철수하거나 병력을 감축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방기의 공포’를 겪었다. 이런 이유로 베트남전 전투병 파병, 이라크 파병, 호르무즈해협 군함 파견 등 미국측 요구를 들어주어야만 했다. 지난 30년간 중국이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미국과의 전략경쟁이 격화돼 가는 상황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이 중국의 침공을 받는다면 미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결국 한국이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중국과의 분쟁에 연루될 위험성이 점차 높아지게 됐다. 미국이 우리에게 동맹국으로서 대만 문제를 둘러싼 군사작전 참여를 종용한다면 지원 여부와 지원 수위 등을 사전에 검토하는 일이 필요하다. 한미 간 쌍무적·비대칭적·위계적 군사동맹 관계를 고려하면 한국은 상당한 연루의 위험을 떠안게 되기에 사전 대비는 더욱 시급하다. 무엇보다도 동맹의 구속력이라는 사슬에 목을 옭아매고 전쟁의 구렁텅이로 끌려 들어가는 몽유병자가 돼서는 안 될 일이다.
  • 네타냐후 ‘지상군 철군’ 카드 꺼냈지만… 출구 안 보이는 가자

    네타냐후 ‘지상군 철군’ 카드 꺼냈지만… 출구 안 보이는 가자

    3만 3000명 사망·7만 5600명 부상110만명 재앙·기근 상황 ‘생지옥’이스라엘 1개 여단 제외하고 떠나하마스와 휴전·인질 협상은 재개영사관 폭격당한 이란 “강경 보복”美 대응 따라 중동전 비화 가능성 최소 3만 3000명의 목숨을 앗아간 가자전쟁이 7일(현지시간) 꼬박 6개월을 맞았지만, 전쟁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이날 미국·이집트·카타르 중재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인질·휴전 협상은 이집트 카이로에서 재개됐지만, 중동 지역에서 반목해 온 유대와 아랍의 화해는 요원하다. 1993년 오슬로협정 당시 양측이 합의한 영구적 평화 구상인 ‘두 국가 해법’으로의 회귀가 사실상 어려워졌고,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내치 위기’를 타개하려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폭주와 오판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는 “네타냐후가 이번 전쟁으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공존을’ 전제한 ‘두 국가 해법’ 원칙을 깼고, 팔레스타인이 없는 ‘완전한 이스라엘’을 세우려 한다”고 말했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전쟁 종결의 명분, 즉 ‘엔드게임’(최종단계)이 없다”면서 “당분간 휴전 혹은 종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했다.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의 가자전쟁 대응에 분노한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민주당 정치인들에게 직접 찾아가 항의하며 사우스캐롤라이나, 디트로이트 등 미 전 주정부, 의회, 백악관의 업무가 마비됐다.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서는 10만명 넘는 시민이 모여 네타냐후 퇴진과 조기 총선을 요구했다. 야권 지도자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는 “우리가 그들(네타냐후 정권)을 귀가시키지 않으면 이 나라가 진보할 수 없다”고 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에 끌려갔다가 숨진 인질 엘라드 카치르의 시신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전체 인질 129명 중 34명이 이미 숨졌고, 카치르 등의 시신 12구를 회수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 4일 3만 3037명이 숨지고 7만 566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시민들은 대부분 일상을 회복했지만, 가자지구 주민들은 굶어 죽을 위기에 처했다. 유엔 산하기구인 통합식량안보단계(IPC)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가자지구 전체 인구 절반이 넘는 110만명이 식량위기 최고 단계인 ‘재앙·기근’ 상황에 처해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가자지구 민간인 보호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을 철회할 수 있다”고 최후통첩을 보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개의치 않고 있다. ‘미국을 이끄는 유대인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을 버릴 수 없다’는 믿음이 있어서다. 이스라엘군은 전쟁 6개월을 맞은 이날 가자지구 남부에서 ‘넷자림 통로’를 지키는 나할 여단만을 남기고 전부 철수했다고 발표했다. 네타냐후가 바이든의 요구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네타냐후는 전쟁의 판을 키우고자 지난 1일 시리아 다마스쿠스에 있는 이란 영사관을 폭격했다. 이로 인해 이란혁명수비대(IRGC) 정예 쿠드스군 레바논·시리아 담당 지휘관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와 부지휘관 모하마드 하디 하지 라히미 등 고위관리가 숨졌다. 전문가들은 ‘하마스 제거’ 마지막 단계인 라파 진격을 앞두고 네타냐후가 이란을 전쟁에 끌어들이려 했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등 ‘서방세력’과 헤즈볼라, 예멘후티반군 등 친이란 이슬람 민병대를 포함한 ‘반서방세력’ 간 대리전이 아니라 이란과 미국이 직접 가자전쟁에 개입하도록 만들려 한 것이다. ‘시아파 맹주’인 이란과 ‘서방 패권국’ 미국의 개입 여부에 따라 가자지구 내로 국한됐던 전쟁은 중동 전체로 번지게 된다. 이란은 강경 보복을 공언했지만, 미국과 직접 전쟁을 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재승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는 “과거 미국 냉각기로 오랜 고난을 겪은 이란이 이스라엘 의도를 순순히 따라 주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연규 한양대 국제대학원장은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증산 요구에 불응하며 인플레이션을 감축하려는 바이든 행정부를 압박했다”면서 “바이든이 트럼프 측에 비판의 구실이 될 중동 리스크를 키우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미국이 이스라엘에 ‘무기 전폭 지원’하는 이유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무기 전폭 지원’하는 이유는?

    반년을 채운 가자지구 전쟁으로 인명피해가 속출하자 이스라엘의 주요 무기 공급처인 미국 역시 국내외 눈총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이스라엘에 무기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근거가 되고 있는 버락 오마바 행정부 시절의 ‘군사 지원 협정’에 새삼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오바마 행정부는 2016년 이스라엘과 ‘미국이 10년에 걸쳐 이스라엘에 380억달러(약 51조4000억원)의 무기를 제공한다’는 내용의 협정을 체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시 “세계 최첨단 무기 기술의 지속적인 공급은 이스라엘이 모든 종류의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갖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정은 당시에는 별다른 논란이 없었다. 이스라엘이 상대적으로 평온한 시절을 보내고 있었기에 지원한 미국 무기가 어떻게 쓰일지에 대해 우려를 표한 미 관리들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무기 구입을 위해 연간 33억달러(약 4조4649억원), 미사일 방어를 위해 연간 5억달러(약 6765억원)를 추가로 보장하는 이 지원안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시작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미국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지난해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에 수만개의 무기를 보냈는데, 이들 무기는 대부분 오래전 의회와 국무부의 승인을 받은 것이며,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합의로 생긴 자금으로 지원됐다. 이스라엘은 전쟁이 시작되자 신규 주문을 하기 시작했는데, 이를 처리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방식은 의회의 반발을 불렀다. 국무부는 이스라엘의 무기 주문 규모가 2500만달러(약 338억원) 이하일 경우에는 그 사실을 의회에 보고할 의무가 없다는 법 규정에 따라 의회에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의회는 이같은 ‘비밀주의’를 강하게 비판했다. 주문 가운데 3건은 2500만달러를 넘어 의회 심사가 필요했다. 하지만 국무부는 2건에 대해서는 긴급 권한을 발동해 심사를 회피했다. 이를 통해 탱크 탄약과 포탄을 지원하는 총 2억5300만달러(약 3423억원) 규모의 지원 명령을 통과시켰다.남은 1건은 180억달러(24조3054억원) 규모의 F-15 전투기 주문인데, 올해 1월 의회에 보고됐으나 행정부의 압박에도 아직 승인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공습과 지상전으로 가자지구에서 3만3000명 이상이 목숨을 상황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전폭적인 무기 지원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선은 곱지 않다. 미 의회 내부에서도 소수파이기는 하지만 무기 지원 제한하거나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조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 전쟁 전에 의회의 승인을 받은 무기 거래를 포함해 모든 해외 무기 거래를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이 있지만, 이스라엘에 대해 이 권한을 행사한 적은 없다. 기존에 약속된 지원에 더해 141억달러(약 19조773억원) 규모의 이스라엘 안보 지원 예산안까지 제출해 놓은 상태다. 이스라엘이 전쟁 후 요청한 무기 중 일부는 적대국 이란과 헤즈볼라 등 중동 내 친이란 무장세력에 대한 방어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미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 제한을 꺼리는 이유는 적들에 대한 억제력이 약화할 위험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이스라엘 지원 방침이 변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지난 4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전쟁 과정에서 민간인 보호 등을 위한 즉각적 조처를 하지 않으면 대이스라엘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아빠 빛나는 봄이네”…네티즌 울린 천안함 영웅 막내딸 편지

    “아빠 빛나는 봄이네”…네티즌 울린 천안함 영웅 막내딸 편지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으로 세상을 떠난 고 김태석 원사의 딸 김해봄씨의 편지가 온라인에서 회자하고 있다. 7일 국가보훈부의 소셜미디어(SNS)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경기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9회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 현장 영상은 이날 오후 5시 기준 인스타그램 릴스에서 조회수 998만 2000회를 넘겼다. 정부의 SNS 게시물이 조회수 1000만회에 육박하는 건 이례적이다. 영상에서 해봄씨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 해봄씨는 “아빠 벌써 봄이네.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되었어. 올해 2월 고등학교 졸업식 때 친구들이 아빠와 같이 사진 찍는 모습을 보는데 아빠 생각이 나더라”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토록 빛나는 3월의 봄, 해가 빛나는 봄이라는 뜻을 가진 아빠 막내딸 해봄이는 다른 새내기처럼 가슴 설레고 마음 따뜻해야 하는데 왠지 무겁고 괜히 조금 슬퍼지네”라고 말했다. 이어 “고마워 아빠. 아빠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고 아빠를 존경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게 해줘서. 따뜻한 봄에 아빠와 함께 활짝 피어날 테니 날 꼭 지켜봐 줘”라며 “아빠가 내게 아주 커다란 힘이라는 거 꼭 알았으면 좋겠어. 사랑해요. 아빠”라고 말했다. 영상을 본 이들은 ‘가슴이 먹먹하다’, ‘언제나 잊지 않겠다’, ‘우리나라 수호에 목숨을 바친 아버님의 용기와 희생에 감사하다’는 등의 댓글을 남겼다. 천안함 피격 사건은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경계 작전 임무를 수행하던 2함대 소속의 초계함 천안함이 북한 잠수정의 기습적인 어뢰 공격에 침몰한 사건이다. 당시 승조원 104명 중 46명이 전사했다.
  • [포착] 이란군, 이스라엘에 보복 의지…“정권, 자멸할 것”

    [포착] 이란군, 이스라엘에 보복 의지…“정권, 자멸할 것”

    이란이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을 폭격한 이스라엘에 조만간 보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란군 최고위급 인사가 ‘최대한의 피해’를 주겠다며 보복 의지를 재천명했다. 6일(현지시간) AP·AFP,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 등에 따르면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은 이날 “우리 용감한 남자들은 필요한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바게리 참모총장은 영사관 폭격으로 사망한 이란혁명수비대(IRGC) 고위 간부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의 장례식과 관련해 중부 이스파한에서 열린 행렬식에서 이스라엘에 “최대한의 피해”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 정권의 절망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하면서도 이는 “광기”이며 “자멸”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고 이란 국영 매체 프레스 TV는 전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위대한 지휘관들로부터 작전의 시점과 형태, 계획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을 배웠으며, 이는 적에게 최대한의 피해를 주고 적절한 시기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바게리 참모총장은 이스라엘의 이란 영사관 폭격에 미국도 관여했다고 주장하면서 미국 역시 이와 관련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IRGC도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 군에 속한 용감하고 열성적인 아들들이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을 응징함으로써 ‘적들이 죄를 뉘우치게 하라’는 국민적 요구에 부응할 것”이라고 보복 의지를 다졌다. 해당 성명에는 “이스라엘군과 지지자들은 후회할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장담한다”고 적혀 있다고 이란 반체제 성향 방송 매체 ‘이란 인터내셔널’은 전했다.앞서 이스라엘은 이달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이란 영사관을 미사일로 폭격했다. 이 공격으로 모두 12명이 사망했다. 자헤디를 비롯한 IRGC 관계자 7명에 시리아인 4명,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관계자 1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지난 3일 이스라엘을 향해 “뺨을 맞게 될 것”이라고 응징을 예고했다. 이에 미국과 이스라엘은 초경계 태세를 발령한 채 이란의 군사적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한편, 이날 홍해에서는 예멘 북부의 후티 반군 통치 지역인 호데이다항 남서쪽 해상을 지나던 상선이 미사일 공격을 받는 사건이 있었다고 영국 해군 해사무역기구(UKMTO)가 밝혔다. 이 선박을 향해 발사된 미사일 두 발 중 한 발은 미국 주도 다국적 함대에 요격됐고 나머지는 목표물을 맞추지 못한 채 해상에 추락했다고 UKMTO는 설명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멈추도록 이스라엘을 압박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작년 말부터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해 왔다.
  • “외동딸 식물인간 만든 가해자…고작 5년 구형” 절규

    “외동딸 식물인간 만든 가해자…고작 5년 구형” 절규

    부산으로 여행 갔던 딸이 사지마비 환자가 되어 돌아왔다며 가해자 엄벌을 호소하는 부모의 사연이 전해졌다. 부모는 딸이 벌써 1년 넘게 병상에 누워 있는데 가해자에겐 고작 징역 5년이 구형됐다고 절규했다. 5일 온라인에 ‘저희 딸아이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A씨는 “아름다운 젊음을 꽃처럼 예쁘게 피워가며 살아야 할 나이에 딸은 봉우리조차 맺지 못하고 처참히 꺾였다”며 이같이 호소했다.A씨는 “작년 2월 6일 즐거운 마음으로 떠난 딸의 부산 여행은 친구의 폭행으로 죽음의 여행길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여행 중 딸과 친구(여성)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는데, 갑자기 가해자(남성)가 끼어들어 심한 욕설을 했고 싸움이 번졌다. 가해자는 딸의 머리를 두 번 가격했고 딸은 그 충격으로 탁자에 경추를 부딪치며 머리부터 바닥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후 딸은 외상성 경추 두부성 뇌출혈로 인한 사지마비 식물인간 상태가 됐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44㎏ 연약한 여성을 178㎝ 건장한 남성이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머리를 가격했다. 다른 친구가 말렸지만 ‘너도 죽고 싶지 않으면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더라. 작정하고 폭행한 것이다. 이건 명백한 살인이다”라고 했다. 이어 “가해자는 평소에도 손버릇이 좋지 않아 나약한 여자애들을 툭툭 건드리며 시비 걸고, 술 마시면 폭행도 일삼아 가해자에게 맞은 여자애들이 한둘이 아니라고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A씨는 또 “사건 후 가해자와 그 가족은 사과 한마디 없이 변호사를 선임했다. 검찰이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고 판단하면서, 가해자는 1년 넘게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딸이 병상에 누워 있는 동안 가해자는 술 마시고 피시방 다니며 게임을 하는 등 일상을 보냈다. 딸에게 남은 시간은 길어야 2~3년이라는데 검찰은 가해자에게 고작 5년을 구형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변호사 없어도 우리는 피해자니까 검사, 판사는 우리 편이겠지 믿은 우리가 바보 같았다. 여러 재판을 방청했는데, 사기 범죄자도 5년 구형을 때리더라. 사람 목숨 해친 것과 사기 친 게 똑같은 형을 받은 것이다”라며 억울해했다. 그는 “5월 2일 오후 2시 마지막 재판이다. 검사가 5년 구형했으니 판사는 그 이하의 실형을 선고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가해자가 짧은 실형 살고 나오면 우리 딸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 가해자는 다시 사람같이 살고 우리 아이는 죽는, 생각조차 하기 싫은 일이 현실이 될 거라는 확신이 자꾸 드니 미치겠다”고 절규했다. 해당 사건은 현재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에서 재판 중이라고 한다.A씨는 딸의 실명과 얼굴, 폭행 당시 장면 등을 공개하며 “자식이라고는 딸 하나다. 보석 같고 목숨 같은 세상 소중한 딸을 애지중지 키웠는데 20년 전 아기 기저귀 갈아주다 다 큰 자식 기저귀 갈아주는 심정을 아느냐. 피눈물 난다”고 호소했다. 또 “아이 아빠는 딸 잘못되는 순간 바로 아이를 품에 안고 같이 하늘나라 가겠다고 한다. 돈 없고 백 없다고 이렇게 억울한 일을 당하고만 사는 세상은 없어져야 한다. 행복해야 할 한 가정을 쑥대밭으로 만든 범죄자가 엄벌을 받아야 제2의 피해자가 또 생기지 않는다”며 관심과 도움을 청했다.
  • “이스라엘軍, AI로 하마스 식별…오류로 인한 민간인 살해는 감수” 충격 증언 [핫이슈]

    “이스라엘軍, AI로 하마스 식별…오류로 인한 민간인 살해는 감수” 충격 증언 [핫이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표적(하마스 대원) 식별에 인공지능(AI)으로 구축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가디언은 3일(이하 현지시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독립 매체 ‘+972 매거진’과 히브리어 매체 ‘로컬콜’로부터 공유받은 이스라엘 정보 장교 6명의 증언을 토대로, 이스라엘방위군(IDF)이 지난 6개월간 하마스 또는 팔레스타인 이슬라믹지하드(PIJ)를 식별하는 과정에서 ‘라벤더’로 불리는 AI 시스템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정보부대가 개발한 해당 AI 시스템은 방대한 양의 정보를 처리한 뒤 하마스 무장대원일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빠른 속도로 식별해내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당국자는 “‘라벤더’가 하마스 및 PIJ와 연계 가능성이 있는 팔레스타인 남성 최대 3만 7000명을 추려내 AI 시스템에 등록했다”면서 “이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해 잠재적인 하급 무장대원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라벤더’를 이용했다는 한 소식통은 “나는 (라벤더를 이용해) 하나의 표적을 찾는데 20초 정도를 썼으며, 매일 수십 명을 작업(식별) 했다. 이로서 (적을 구별해 내는) 시간을 많이 절약했다”고 주장했다. 소식통들은 “라벤더로 식별된 수만 명의 표적 중 약 10%는 무장 세력과 관련성이 약하거나, 전혀 관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데이터의 약 10%는 AI 정확도의 문제로 억울하게 표적이 됐을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군은 전쟁 초기 라벤더를 표적 식별 도구로 적극 활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라벤더 사용시 민간인 살해는 감수해야” 가디언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돈·시간·인력을 아끼는 것이 민간인 목숨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한 소식통은 AI의 오류와 관련해 “하위급 무장 세력에게 인력과 시간을 쓰고 싶지는 않다”면서 “부수적인 피해와 민간인 살상, 그리고 실수로 (무고한 사람을) 공격하는 오류를 감수하고라도 AI를 쓸 만하다”고 말했다.실제로 이스라엘군은 전쟁 초기 하마스·PIJ 요원 사살 시 허용 가능한 민간인 인명피해 규모도 라벤더에 학습시켰다. 라벤더 분석 결과 하마스·PIJ 하위 요원의 경우 민간인 최대 15~20명, 고위 요원은 민간인 최대 100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상돼도 공습을 용인했다는 게 정보당국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가디언은 “강력한 AI 시스템을 사용하면서 법적, 도덕적 문제가 제기되고 군인과 기계의 관계에 변화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군 당국 “라벤더 데이터, 공식 목록 아니다” 라벤더에 관한 증언이 보도된 뒤, 이스라엘군은 공식 성명을 통해 “(라벤더는) 참조를 위한 데이터베이스일뿐, 공식적인 공격 대상 목록은 아니다”라며 “테러리스트를 식별하거나 테러리스트일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 AI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해당 소식을 접한 미국은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4일 CNN 인터뷰 중 관련 질문을 받자 “미국은 해당 보도가 아직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현재 보도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 제주서 만취 40대女 렌터카 사고…‘GV70 전소’ 5500만원 재산 피해

    제주서 만취 40대女 렌터카 사고…‘GV70 전소’ 5500만원 재산 피해

    제주도에서 만취 상태로 렌터카를 몰다가 가드레일과 충돌하는 사고를 낸 40대 여성이 음주운전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5일 서귀포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32쯤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의 한 도로에서 40대 여성 A씨가 몰던 제네시스 GV70 렌터카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멈춰섰다. 이 사고로 차량이 모두 불에 타 소방서 추산 5500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차 안에 다른 탑승객은 없었고, A씨는 사고 직후 곧바로 운전석에서 빠져나와 다행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소방이 촬영한 사고 당시 현장 영상을 보면 운전석을 제외한 다른 부분은 사고 충격으로 모두 찌그러지거나 화재로 소실돼 하마터면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소방 당국의 1차 감식 결과, 사고 충격으로 차량 엔진룸에서 마찰로 발생한 스파크가 주변에 흘러나온 기름에 붙으면서 화재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사고 당시 A씨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0.08%) 이상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하는 한편 차 안에 설치된 블랙박스와 현장 폐쇄회로(CC) 자료 등을 바탕으로 자세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 [세종로의 아침] 역사에 기억돼야 할 ‘환자 볼모 인질극’

    [세종로의 아침] 역사에 기억돼야 할 ‘환자 볼모 인질극’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담벼락에 얼마 전부터 화환 하나가 덩그러니 놓였다. 분홍색 리본에는 ‘복지부 장관님, 차관님 힘내세요. 의대 증원 꼭 이뤄주세요. 암 환자 가족’이라고 적혀 있었다. 환자 가족 입장에선 정부가 의료계와 적당히 타협해 의료대란 사태부터 빨리 끝내 줬으면 하는 바람이 컸을 텐데도 “의대 증원을 꼭 이뤄 달라”는 그 마음이 계속 눈에 밟혔다. 지난 2월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뒤 환자들은 아파도 치료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떨어야 했고, 누군가는 수술을 받지 못해 고통받는 가족을 속절없이 지켜봐야 했다. 충북 충주에선 전신주에 깔린 70대 여성이, 충북 보은에선 도랑에 빠진 33개월 된 여자아이가 병원에서 이송을 거부당해 숨지는 비극적인 일이 발생했다. ‘의사가 없으면 환자도 없다’, ‘의사가 많으면 고통스러운 삶이 연장될 뿐’이라고 의사들이 연거푸 쏟아 낸 막말을 굳이 곱씹지 않아도, 죽어가는 생명 앞에서 가운을 벗고 줄을 서서 사직서를 제출한 의사들의 광폭한 행동은 집단 이기주의가 극에 달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 줬다. 전공의들은 “잘못된 정책을 철회하라”며 환자 곁을 떠났고, 의대 교수들은 “제자를 건드리지 말라”며 사표를 냈다. 환자의 생명과 건강보다 ‘의사 지키기’에 가치를 두고 있음을 자인한 꼴이다. 의사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정당하며, 이 사태가 끝나면 국민이 그 정당성을 인정해 줄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회적 약자를 희생시킨 강자의 정당성을 인정해 줄 국민은 없다. 백번 양보해도 ‘환자를 볼모로 잡은 인질극’이란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4일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전공의 대표의 만남을 계기로 사태가 일단락되더라도 이 점만은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때도,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벌어진 2020년 의사 집단행동 때도 그들은 ‘집단 이익’을 위해 뭉쳤다. 힘 있는 집단도 목소리를 내기 위해 집단행동을 할 수 있지만, 이로 인해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환자와 그 가족의 아픔은 무엇으로도 달랠 수 없다. 2000년에 의사들은 ‘의권’(醫權) 보장을 외쳤고, 올해는 사직서를 내며 직업 선택의 자유란 ‘기본권’ 보장 깃발을 들었다. 의사의 기본권이 국민 건강권에 반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의사들의 권리도 보장받아야 한다. 하지만 대척점에 선다면 국민이 우선이다. 생명보다 귀한 가치는 없다. 의사도 국민이니 공평하게 헌법상 기본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면 다른 법 앞에서도 국민과 같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 의료법을 어기고도 “처벌 말라”고 주장해선 안 된다. 역대 정부가 불법 집단행동을 일삼는 의사들을 한 명도 빠짐없이 처벌했다면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진 않았을 것이다. ‘승리한 집단행동은 처벌받지 않는다’는 걸 학습한 의사들은 정부가 의료 개혁을 시도할 때마다 ‘인질극’을 벌였고, 국민만 죽을 지경이 됐다. 누군가는 ‘왜 의대 정원을 늘려 이 혼란을 초래하는가’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후손들에게 의료 난맥상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의대 증원과 의료 개혁은 필요하다. 정부와 의사들의 ‘적당한’ 합의로 만신창이가 돼선 안 된다. 이미 환자들은 양보할 만큼 양보했다. 아니, 양보를 강요받았다. 정부는 의사들을 달래기 위해 의료사고를 낸 의사에게 면죄부를 주는 ‘의료사고처리특례법’까지 추진하고 있다. 이제는 의사들이 화답할 차례다.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집단 이익이 아닌 공동체 이익을 생각할 때다. 이현정 세종취재본부 차장
  • ‘구호단체 오폭’에… 다시 불거지는 AI무기 논란

    ‘구호단체 오폭’에… 다시 불거지는 AI무기 논란

    이스라엘의 드론 공격으로 국제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직원들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숨지자 인공지능(AI) 시스템을 전쟁에 사용하는 것을 두고 또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실수’라는 이스라엘 측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직원 7명이 희생된 WCK의 창립자인 스타 셰프 호세 안드레스는 3일(현지시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폭격이 의도적이라고 비판했다. 안드레스는 “각각 1.5, 1.8㎞ 거리의 인도주의 호송 행렬이었고, 트럭 지붕에는 로고 깃발이 표시돼 있어 우리가 누구이고 무엇을 하는지 매우 분명한 상황이었다”며 이스라엘이 구호 차량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도 “구호 차량이 구호 창고에 구호품을 내려놓고 떠난 뒤 이스라엘 드론 1대가 WCK 차량을 향해 차례차례 미사일 3발을 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IDF)은 2021년 가자지구에서 11일간 충돌이 일어난 뒤 매일 100개의 새로운 공격 목표를 식별하는 AI 시스템을 도입했다. 예수의 가르침이란 뜻의 ‘합소라’라고 불리는 이 시스템에 대해 IDF 내부에서도 “대량 살상 공장을 운영하는 것 같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토비 월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 AI 연구소의 수석 과학자는 “가자지구의 높은 민간인 사망률은 합소라에 결함이 있거나 의심스러운 지침에 따라 운영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한 IDF 소식통은 “어떤 일도 우연히 일어나지 않는다”면서 비윤리적인 결정이 존재한다는 것을 에둘러 설명했다. WCK 공격으로 자국민을 잃은 국가 정상들은 이스라엘을 향해 분노를 드러냈다. 영국인 3명이 사망한 데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경악했다”면서 독립적인 진상 조사를 요구했고,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전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한 건 받아들일 수 없고 불충분하다”고 격노했다. 폴란드 정부도 검찰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자국에서는 사퇴 요구에 직면했다. 최대 정적인 야당 국가통합당의 베니 간츠 대표는 이날 국가 분열을 막기 위해 오는 9월 조기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6개월간 가지지구 전쟁으로 하마스 전투원과 민간인을 합쳐 팔레스타인 주민 약 3만 3000명이 사망했고 구호 활동가도 2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 “지진이다! 아기 보호해!”…온몸으로 신생아 10여명 지킨 간호사들 [포착](영상)

    “지진이다! 아기 보호해!”…온몸으로 신생아 10여명 지킨 간호사들 [포착](영상)

    대만에서 규모 7이 넘는 강진이 발생해 1000명 이상의 부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아찔한 상황 속에서도 신생아를 지키기 위해 몸을 내던진 간호사들의 모습이 공개됐다. TVBS 등 현지 언론의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58분경 대만 동부 화롄에서 남동쪽으로 7㎞ 떨어진 지역에서 규모 7.2(미국·유럽 지진당국 발표는 7.4)의 강한 지진이 발생했다.수도 타이베이에 있는 한 산부인과 건물도 지진의 영향으로 마구 흔들리기 시작했다. 간호사들은 곧장 신생아들이 누워있는 침대 10여 개를 방 중앙으로 모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지진의 강도는 더욱 거세졌지만 간호사들은 두 팔을 힘껏 뻗어 더욱 강하게 침대를 붙잡았다. 잠시 후 다른 방에서 뛰어 들어온 간호사까지 총 3명의 간호사는 신생아들을 지키기 위해 온 몸을 내던졌다.해당 폐쇄회로(CC)TV 영상은 대만 현지 온라인매체인 기자폭료망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 간호사들은 해당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지진이 발생하면 신생아가 낙하물이나 유리에 다치지 않도록 (다칠 수 있는 물건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지 확인하고, 아기 침대 등을 고정한 후에 탈출로를 확보하고 문을 모두 열려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지진 발생시) 행동지침”이라고 말했다. 영상과 기사를 본 현지 네티즌들은 “엄마로서 정말 감동이다”, “아기들의 생명을 먼저 생각해주셔서 감사하다”, “정말 감동적” 등의 댓글을 쏟아냈다. 25년 만에 초대형 지진에도 수많은 목숨 살린 첨단 내진 설계 대만에서 발생한 이번 지진 규모는 1999년 9월 21일 2000명 이상이 숨진 규모 7.6 지진 이후 가장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폭탄 32개가 한꺼번에 터질 대와 맞먹는 파괴력이 곳곳을 강타했지만, 지진 피해를 최소화 한 비결은 대만의 첨단 내진 설계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화롄현은 여러 건물이 피해를 입었지만 수도 타이베이는 강한 여진에도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망자 대부분은 산사태로 굴러 떨어진 바위 등에 부딪혀 숨진 경우가 많았다.전문가들은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 위치해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대만이 1999년 9월 21일 규모 7.6 지진을 겪은 이후 철저히 대비해 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대만은 1999년 지진 당시 약 2400명이 숨지고 10만명이 다치고 건물 5만채가 파손됐다. 그때의 아픔을 교훈 삼아 대만 정부는 지진 등 재해 대비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켰고 지진에 대한 대응 및 훈련을 담당하기 위해 2개의 국가급 센터를 설립했다. 또 1999년 이전에 지어진 건축물 3만 6000채를 점검하고 안전 조치가 추가될 수 있도록 보조금을 지급했다. 아울러 신축 건물과 기존 건물에 요구되는 내진 설계 기준을 지속해 높이면서 건물 내진설계 기준을 확인하려는 주민에게는 보조금도 지급하고 있다. 학교와 직장에서 지진 대비 훈련을 실시하고 공공 미디어와 휴대전화에는 지진과 안전에 대한 공지가 정기적으로 게재되고 있다. 국립대만대학교 지구과학과 교수 겸 국립방재과학기술센터 팀장인 우이민 교수는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에서 “지난 3~5년 동안 이 센터가 개발한 재난 대응 시스템이 더욱 발전했다”면서 “대만을 반도체 강국으로 만든 기술 전문성이 25년 만에 닥친 최악의 지진으로부터 사상자를 비교적 낮게 유지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AP통신은 “대만은 강력한 지진이 낯설지 않다”면서 “최첨단 기술을 갖춘 대만의 인명피해는 뛰어난 지진 대비 덕분에 상대적으로 억제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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