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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eoul in] ‘걷고싶은 거리’ 조성사업 완공

    양천구(구청장 안승일 권한대행) 지난 2002년 착공한 ‘걷고 싶은 거리’ 조성사업을 마무리했다. 목동 신정7동 동사무소∼목 6동 목마공원 사이 2.2㎞ 구간에 19개 블록으로 나뉘어 있는 ‘목동 중심축 보행자 전용도로’를 테마를 가진 보행자 친화적인 도로로 바꾸는 사업이다. 모두 131억 6000만원을 투자해 화강석이나 점토블록 등으로 포장을 했다.
  • [문화마당] 나를 팝니다/황주리 화가

    요즘 중국의 어느 시인이 돈 많은 여성에게 자신을 임대하겠다는 선언을 언론매체를 통해 발표했다고 한다. 그는 상대가 기혼이든 미혼이든 상관없고 부자여야 한다는 단서를 붙였다. 사람들은 돈 많은 사람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모르는 걸까? 남자든 여자든 누구나 한번쯤 꾸는, 그렇게 흔한 꿈들은 어쩌면 이 각박한 세상을 살아내기 힘들어 뱉어 보는, 그저 답답한 마음의 푸념일 것이다. ‘황후이’라는 이름의 꽤 지명도 있는 이 중국 시인은 한국 돈으로 약 6만원가량의 원고료 수입으로 한달을 버텨내야 한다고 자신의 사정을 밝혔다. 자신을 임차한 여성에게는 섹스 행위 등을 포함한 모든 의무를 다하겠다는 시인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시인의 존재 상황을 만천하에 알린 것이다. 국가에서 가난한 예술가와 노인들의 삶을 몽땅 책임져 준다면 그야말로 낙원이 아닐까? 아직도 가장 가난한 영혼의 예술가는 시인이리라 믿는다. 가난하지 않은 영혼이 이 시대에 어떻게 시를 쓰랴? 길을 지나다 부동산 사무실에 걸려 있는 아파트 값을 볼 때마다 과연 이 시대에 시를 쓰는 사람은 누구일까 의아해질 때가 있다.76평에 35억원이라고 씌어있는 멀고 먼 쏭바강보다 더 먼 돈의 가치를 생각해 본다. 문득 우리의 시인 김소월을 떠올린다. 그 시절 원고료 따위가 있었겠는가?돈도 벌리지 않는 시를 쓰는 세상의 모든 시인들을 사랑한다. 중학교 1학년에 입학하자마자 맨 처음 읽은 시가 소월의 시였다. 그때는 그 시가 그렇게 좋은지 정말 몰랐다. 세상에는 그런 것들이 있다. 그때는 잘 몰랐지만 날이 갈수록 더욱더 좋아지는 그런 것들 말이다. 중학교 1학년 시절에 나는 참 많은 시를 외웠다. 시를 많이 외울수록 부자가 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김소월과 한용운, 윤동주, 이상화, 박인환, 파인 김동환과 프랜시스 잼, 구르몽,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들을 매일 하나씩 외우면서 나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그중에서도 나는 지금은 박인희의 낭송으로 너무 유명해져 버린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를 무척 좋아했다.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거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두려워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그 구절을 나는 무척 좋아했다. 길을 걷다가 부동산 사무실에 씌어있는 아파트 시세를 읽을 때마다, 부자에게 시집간 동창이 위자료를 얼마 받고 헤어졌다는 둥 하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나는 박인환의 그 구절을 떠올린다. 시를 많이 알거나 그림을 많이 알면 부자가 되는 세상이 있다면 그곳에 가서 살고 싶다. 하지만 문제는 나이가 들면서 암기했던 그 시들을, 절대 잊지 않으리라 생각하던 그 간절한 구절들을 나도 모르는 새 하나씩 천천히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시만 그런 게 아니다. 슈베르트인지 베토벤인지 쇼팽인지 너무나 확실히 알던 그 음악이 뭐가 뭔지 헷갈리는 것이다. 설마 이 음악을 모르세요? 하고 누군가 물어도 할 수 없다. 대학 시절 수업을 빼먹고 학교 앞 다방 빅토리아에 앉아 하루종일 심취했던 그 음악의 제목을 나는 이제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아- 내가 알고있는 건 도대체 무엇인가? 가짜 그림 시비로 시끄러웠던 이중섭을 생각한다. 생전에 그는 자신의 손바닥만한 그림이 그렇게 비싸질 것이라는 걸 상상이나 했을까? 화가는 훗날 자신의 그림 값이 얼마가 되든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이 대부분이다. 문득 이런 상상을 해본다. 훗날 내 작은 그림 하나를 팔아 누군가 대학을 갈 수 있다면, 불치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의 병원비가 될 수 있다면…. 그 다부진 꿈들과 매일 잊혀져 가는 그리운 시들의 기억이 지금 이 순간 나를 살아가게 하는, 귀중한 일용할 양식은 아닐는지…. 황주리 화가
  • [세계의 싱크탱크] (15) EU연구 최첨단 ‘유럽정책센터’

    [세계의 싱크탱크] (15) EU연구 최첨단 ‘유럽정책센터’

    |브뤼쉘 이종수특파원|‘유럽연합(EU) 현안에 대한 최첨단 싱크탱크’유럽정책센터(EPC,www.epc.eu)가 유럽통합 연구에 대해 갖는 자부심이 농축된 말이다. 벨기에 수도 브뤼셀의 중심 루아가 155번지의 레지당스 플라스 건물 4층에 자리잡은 EPC는 EU집행위·의원·각료는 물론 EU에 관심이 있는 단체라면 누구나 반길 만한 ‘따끈한 자료’를 정기적으로 발표한다. 유럽연합 확대에 우호적이고 남다른 관심을 가진 영국 언론인 존 팔머 등 3인이 중심이 돼서 세운 EPC가 9년만에 괄목상대할 만한 도약을 한 배경은 무얼까? 먼저 유럽의 유력 인사들로 구성된 이사회와 자문위원회의 ‘휴먼 네트워크’가 강점이다.EU집행위원회 사무총장을 지낸 하이웰 세리 존스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 피터 프라제 국립벨기에은행 이사, 마리아 조앙오 로드리게스 리스본대 교수 등 정치·기업·학계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참여해 EPC의 주제를 풍부하게 하고 힘을 더해준다. 여기에 연구팀의 적절한 주제 선정, 발빠르고 심도 있는 연구와 발표, 지구촌의 주요 기관·단체·기업 등을 멤버십으로 확보한 점 등도 오늘의 EPC를 만든 요인이다. 안토니오 미시롤리 수석정책분석가는 EPC의 특징과 관련, “EU 정책당국과 관련 단체 사이에 플랫폼 역할을 하면서 다양한 현안에 대한 논쟁 마당을 제공한다.”며 “우리의 입장이나 사상을 출판해 적극 알리는 것도 장점이다.”라고 설명했다. ●신속하고 심도있는 연구활동 EPC는 2년 단위로 몇개의 프로그램을 정하고 관련 태스크포스를 운용하는 기동력있는 방식으로 활동한다.EU 및 지구촌 이슈에 대한 폭넓고 날카로운 연구를 내걸고 ▲유럽 확대와 이웃 국가 ▲유럽 안보 ▲유럽과 아시아 ▲고용과 일자리 ▲유럽 정치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상설 연구팀인 EPC의 정책분석팀은 자문위원회 아래 구성된 태스크포스와 전문가 그룹과 긴밀하게 연계, 현안에 대한 입장을 분석·정리한다. 또 EU집행위원회등 다양한 전문가 그룹과의 조찬 회동 및 토론회도 정기적으로 연다. 이를 통해 연구 분석 결과를 EU집행위 등에 전달해 현실 정치나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한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EPC는 매년 4페이지 안팎의 ‘이슈 보고’‘정책 브리핑’과 30여쪽이 넘는 심도 깊은 ‘정책 보고서’를 수십편 발표한다. 지난해 ‘이슈 보고’ 23편의 주제에는 ‘EU헌법 비준’‘키프로스 문제’‘유럽 재정’ 등이 포함돼 있다.‘EU와 아시아 통합과정’‘EU-일본 싱크탱크 원탁회의’‘EU와 홍콩’ 등도 등장한다. 동시에 자체 온라인 신문인 ‘도전 유럽’에 게재하고 400여 정부기관·공익재단·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회원들에도 직접 전달한다. 또 지난해부터는 젊은 연구자들과의 협력체제도 강화,‘유럽의 아이디어 공장’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주문자 생산방식의 정보제공도 EPC의 다른 특징은 독특한 멤버십 제도. 현재 한국의 EU대표부와 무역진흥공사 벨기에 지사를 비롯한 400개 정부기관, 시민단체, 기업, 비정부기구 등이 회원이다.EPC 재정후원그룹이자 지구촌의 플랫폼 역할을 하는 데 기지 역할을 한다. 기업은 플래티넘·골드·실버·브론즈급으로 나눠 연 2500∼1만유로(약 300만∼1200만원)로 회비를 차별화한다. 비정부기구나 외교대표부 회비는 낮다. 회원들에게 EU행사와 정책 브리핑 등의 행사에 참석할 권한을 준다.‘주문자 방식’에 따른 정보도 제공한다. 개인은 회원이 될 수 없다. 자문위원회 회장인 피터 서덜랜드 BP회장은 “EPC가 현재 EU연구를 주도할 수 있는 근본적 배경에는 이 다국적 후원자가 결정적”이라고 설명할 정도다. 또 지난 2002년부터 ‘킹 보두앵 재단’(벨기에 로토 수익금의 일부로 운영하는 공익재단)과 이탈리아 ‘상 파올로 회사’와 맺은 전략적 파트너 제도도 인상적이다. 멤버십과 ‘전략적 파트너’에서 받는 지원금이 EPC 예산의 63%를 차지한다.EPC는 이 시스템을 이용, 재정적 안정성과 현안 관련 자료 교환이라는 목적을 동시에 이루고 있다. vielee@seoul.co.kr ■ “타협과 결합 정신 되살린다면 문화격차 극복 유럽통합될 것” |브뤼쉘 이종수특파원|“현재도 그렇지만 유럽통합으로 가는 길은 민감한 과제가 수두룩하다. 그러나 이제껏 그래왔던 것처럼 ‘타협과 결합’의 정신을 살린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유럽정책센터(EPC)의 수석 정책분석가 안토니오 미시롤리는 ‘유럽의 앞날’을 낙관한다.‘수렁’에 빠졌다는 터키 가입 문제도 그렇다. 수석 정책분석가는 EPC의 야전사령관이다. 주제 선정에서부터 분석·발표 등을 총괄 지휘한다. ▶지난해 프랑스·네덜란드가 유럽헌법 비준을 반대했는데. -현재 가장 민감하고 어려운 문제다. 두 나라 국내 사정이 맞물려 있어 내년에도 쉽지 않을 것이다. 다른 회원국이 압력과 설득 등 강온 전략을 구사하면서 노력해야 한다. ▶현재 EU가입을 놓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회원국과 터키의 갈등을 푸는 방법은? -회원국 내 입장도 엇갈린다. 다른 문화에 대해 배타적 입장의 회원국도 문제지만 EU가 요구하는 정치·경제적 기준을 거부하는 터키도 문제가 있다. 인내심을 갖고 풀어야 한다. ▶내년에 EU에 가입할 불가리아와 루마니아 노동자에 대해 영국이 제한적 입국을 허용하는 등 노동시장 문제도 통합의 장애물 아닌가? -외국인 노동자의 적응 문제와 민족주의가 섞여서 나타난 문제다. 개별 국가의 노동시장 현황도 무시해선 안 되지만 EU 법규를 존중해야 한다. ▶유럽에 불고 있는 극우파 혹은 우파 바람에 대해서는? -이데올로기 문제가 아니라 대중주의(포퓰리즘)성향에서 비롯된 것이다. 벨기에, 오스트리아, 프랑스만이 아니라 다른 국가에도 잠재돼 있다. 세계화로 소외되거나 몰락한 계층의 불만이 외국인에 대한 반발로 이어졌다. ▶불법이민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데? -마피아 등 범죄 조직망이 조직적으로 불법이민을 조장한다. 모든 해안선을 감시할 수도 없고 육로 접경지역이 많아 공권력으론 통제가 어렵다. 그는 이탈리아 피사의 스쿠올라 노르말 대학에서 ‘현대사’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디킨슨대학에서 강의했다.EU·국제문제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 사이의 중부 유럽’(2005년) 등을 출간했다. vielee@seoul.co.kr ■ ‘우리의 유럽’등 140여곳… 특정지역연구 한계 내년에 우리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협상을 앞둔 유럽연합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필요성에 견줘 유용한 자료는 많지 않다. 주 벨기에 대사관 겸 구주연합대표부가 발행한 ‘EU정책 브리핑’(2004년)과 ‘EU를 알면 우리가 보인다’(2005년)가 그나마 EU에 대한 목마름을 해갈시켜준다.‘EU를 알면’은 딱딱한 제도나 정책 뒤에 숨은 역사적 배경·문제점 등을 쉽게 설명하고 있어 좋은 길라잡이가 된다. EU 관련 싱크탱크는 주로 통합 논의가 본격화된 1980년대 후반에 세워졌다.EU통합 주역 가운데 한 사람인 자크 들로르가 1996년에 세운 싱크탱크 ‘우리의 유럽´(Notre Europe) 홈페이지(www.notre-europe.eu)에서 소개하는 싱크탱크는 유럽에만 140여곳. 대부분 개별 국가나 특정 지역 연구나 정치·경제 등 부분적인 연구에 머무는 게 한계다.EU 싱크탱크에 걸맞은 활동을 하는 곳은 EPC를 비롯,‘유럽정책연구센터(CEPS,www.ceps.be)´,‘우리의 유럽´ 등이다. vielee@seoul.co.kr
  • [강태규의 연예In] 신중현의 기타는 잠들지 않는다

    며칠 전 서점에서 신중현의 자서전 ‘내 기타는 잠들지 않는다.’를 샀다. 여기엔 칠순을 눈앞에 둔 한 대중음악가의 음악적 집념이 오롯이 담겨 있다.1954년 서라벌고를 중퇴하고 이듬해 미 8군 쇼단에 들어가면서 시작된 신중현의 음악사가 책장마다 촘촘한 활자로 박혀 있다. 이 활자들은 마치 ‘한국 록의 산증인’인 그가 육성으로 증언하듯 격변의 시대와 음악적 역경, 그 업적을 더듬고 있다. 이런저런 미공개 사진도 즐겁다. 요즘 대중음악 시장에는 음악적 성과도 없이 인기에 급급한 인스턴트 연예인들이 즐비하다. 그래서 이 책이 전하는 바는 옷매무새를 다시 만져야 할 만큼 남다르다. ‘질곡의 세월을 넘어 끝없이 새로운 음악을 추구하는 진정성’은 이제 대중음악의 길로 들어서려는 신인 음악인들에게 좋은 교과서다. 한 시대와 한 음악인을 이해하고픈 사람들에게는 물론이다. 신중현을 만난 건 지난 주 윤도현의 ‘러브레터’ 녹화 무대였다. 다음달 17일 데뷔 45주년 공연을 앞두고 시청자들과 만나는 자리였다. 필자가 굳이 ‘은퇴공연’ 대신 ‘데뷔 45주년 공연’이라 부르는 데는 이유가 있다. 무대에서 쏟아내는 그 소리, 그리고 여유와 관록이 넘치는 무대 매너…. 나이가 무색한 거장 기타리스트는 말 그대로 ‘소리의 유희’를 선보였다. 그런데 어찌 ‘은퇴’라 할 수 있을까. 소리는 삶이다. 모든 예술이 그러하듯 깊은 고민없이 새로운 무언가가 솟구치는 경우는 없다. 힘들고 어려웠던 세월, 삶의 유일한 탈출구가 음악이었고, 오직 음악만이 타는 목마름을 풀어줬다는 열정이 오늘의 그를 만들었다. 미 8군에서 음악적 토대를 쌓으며 모든 이의 눈길을 모았던 신중현이 늘 배고팠던 것도 어찌보면 우리 대중음악 발전의 힘이었다.1963년 발표된 ‘빗속의 연인’을 시작으로 ‘봄비’ ‘미인’ 등으로 이어지는 그의 음악행보는 ‘한국적 록’이라는 꽃을 활짝 피웠다. 68세의 나이라지만 소리만 들으면 노장이랄 것도 없다.‘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오마라 프로투온드는 70세를 훌쩍 넘기고도 생생한 목소리로 월드투어를 다닌다. 신중현의 손에서 기타가 내려지는 순간,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거라는 믿음은 그에 대한 경의와 자부심 때문이다.대중문화 평론가 www.writerkang.com   “봉선씨, 큐 들어가요.” “잠깐만요, 목청 좀 가다듬구요. 아아∼. 아휴, 아무래도 이 드레스는 좀 어색한데요….”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있는 연예뉴스채널 YTN스타 본사 녹화장. 하늘하늘한 분홍색 드레스를 땅에 끌며 등장한 VJ가 눈길을 확 끌었다. 요즘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신예 개그우먼 신봉선(26)이 주인공이다. 그는 이날 오전 9시부터 3시간 넘게 걸린 촬영 내내 쉬지 않고 넘치는 에너지와 끼를 분출해냈다.KBS ‘개그콘서트’의 3개 코너와 CBS·SBS라디오 게스트 출연에 이어 최근 YTN스타의 새 프로그램 ‘봉써니의 발악(發樂)쇼’의 사회까지 맡았다.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는 그를 촬영장과 분장실을 오가며 분주하게 만났다.●“단독프로 맡아 기뻐요” ‘봉써니의 발악쇼’는 뮤직비디오 순위를 재기발랄한 입담으로 소개하면서 연예계 소식까지 시시콜콜하게 전달하는 프로그램. 매일 오후 1시부터 50분간 방송되지만 바쁜 일정상 매주 목요일에 몇시간씩 한꺼번에 녹화를 하고 있다. 그동안 개그를 통해 갈고 닦은 애드리브는 물론, 강렬한 눈빛과 몸짓으로 시종일관 제작진의 폭소를 자아냈다. 그래도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었다. 녹화 첫 주에는 잦은 NG 때문에 7∼8시간 촬영을 해도 끝나지 않았다고. 탈진 상태까지 갔지만 이를 악물었다. 그는 “제가 이래 봬도 개그 선배님들이 만든 뮤직비디오 ‘오빠잖아’와 ‘마징가쇼’에 출연했고, 트로트 뮤직비디오에 출연해도 어울릴 거 같아요(웃음).”라면서 “발악쇼가 제 이름을 걸고 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저만의 색깔로 시청자들을 중독시키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개그우먼은 경쟁자보다 친구”KBS 공채 20기로 지난해 4월부터 개그콘서트에 출연했으니 경력만 보면 2년이 채 안 된다. 그러나 요즘 가장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개그우먼이라는 데 토를 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덕분에 2개월전 소속사와 매니저도 생겼다. 개그콘서트의 화제 코너인 ‘뮤지컬’과 ‘폭탄스’, 최근 시작한 ‘대화가 필요해’ 등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공채 동기 5명이 함께 만드는 뮤직개그 ‘뮤지컬’은 아이디어와 호흡이 중요해 거의 일주일 내내 연습한다고. 최근 ‘개그우먼 전성시대’라는 평가에 대해 그는 “개그우먼이 보조가 아니라 주도적으로 활동해 뿌듯하다.”면서 “개그우먼들이 라이벌이라기보다는 서로 배울 점이 많아 기회가 된다면 다른 방송사 개그우먼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새내기이지만 앞으로 조혜련·박미선·정선희 선배들처럼 전천후 방송인이 되고 싶다는 그는 “여성이라서가 아니라 실력으로 평가받아 개그 역사에 한 획을 긋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가 개그콘서트 ‘봉숭아학당’에서 외쳤던 ‘64억원의 가치’에 걸맞는 개그우먼으로 성장할지 주목된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토요영화]

    ●트로이(SBS 오후11시5분) 고대 그리스 시대. 트로이 왕자 ‘파리스’는 스파르타 왕비 ‘헬레네’를 꼬여내 트로이로 온다. 졸지에 아내를 뺏긴 스파르타 왕 ‘메넬라오스’는 형이자 미케네 왕 ‘아가멤논’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그리스 제패를 꿈꾸던 아가멤논은 도시국가 연합군을 구성, 트로이를 침공한다. 그러나 과단성 있는 왕 ‘프리아모스’와 뛰어난 지략가인 왕자 ‘헥토르’가 버티고 있는 트로이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아가멤논은 최고의 전사 ‘아킬레스’를 투입해 승리를 노리지만, 전리품으로 얻은 트로이 여사제 처리 문제 때문에 그만 사이가 틀어져 버린다. 아킬레스가 전장에서 빠지자 양쪽은 지루한 공방전만 거듭하게 되고 연합군 진영에서는 그 유명한 ‘트로이의 목마’ 작전이 논의되기 시작하는데…. 섹시 스타의 대명사 브래드 피트,‘헐크’·‘뮌헨’의 에릭 바나,‘반지의 제왕’의 올란도 블룸, 발레리나 출신 독일 여배우 다이앤 크루거 등 쟁쟁한 배우들이 총출동한 데다 2억달러의 제작비를 들인 컴퓨터 그래픽과 7만명의 엑스트라로 만들어낸 웅장한 스케일은 볼거리가 차고도 넘칠 정도다. 더 재밌는 점은 호머의 대서사시 ‘일리아드’를 원작으로 했음에도 신화적인 요소를 철저히 배제했다는 사실이다. 원작 일리아드는 신과 인간의 얽히고 설킨 인연을 주요 테마로 삼고 있기 때문에 모든 인물과 사건의 배경에는 신들이 있다. 그러나 영화는 이런 설정을 완전히 거부한다. 저승의 강 스틱스에 온몸을 던졌으나 잎사귀 하나 때문에 발뒤꿈치가 약점이 됐다는 ‘불사신’ 아킬레스가 대표적이다. 영화에서 아킬레스는 불사신이냐는 한 꼬마의 질문에 “그럼 내가 왜 방패를 들고 싸우겠냐?”고 묻는다. 합리적이기도 하지만 대서사시를 스케일 큰 사랑타령으로 바꿔놨다는 비판도 여기서 나온다.2004년작,163분. ●갱스터 초치(KBS2 밤12시25분) KBS가 토요영화를 통해 선보이고 있즌 제2회 KBS프리미어영화제 상영작 시리즈 가운데 마지막인 네번째 작품. 인종차별 문제를 다룬 남아공의 작가 아솔 푸거드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았다. 폭력배 아버지와 에이즈에 걸린 어머니 사이에서 자란 초치는 가학적인 성격 파탄자다. 그러던 어느날, 자동차를 훔치려다 죽인 여인의 갓난아기를 돌보게 되면서 슬슬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하는데….‘초치’는 남아공 원주민어로 깡패를 뜻한다.2005년작,95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심상덕의 서울야화] (25) 기생 국심이를 아시나요

    국화 향기가 코끝에 더 가까이 묻어나는 계절인데요. 옛날 우리 서울엔, 국화 향기 같은 그렇게 고운 마음의 여인이란 뜻에서 ‘국심’이라는 이름을 가진 기생이 있었습니다. 구한말, 지금의 서울시청 부근 을지로 입구쪽. 예전엔 이 지역을 곤당골이라 했습니다. 이 곤당골에 서울에서도 이름이 널리 알려진 국심이란 기생이 살고 있었습니다. 지난 1907년 8월1일. 내일이면 연호가 광무에서 융희로 바뀌게 되는데, 당시 우리나라에 와있던 일본 사람들은 조선황실의 재정을 좀 더 여유있게 하고, 국고낭비를 막기 위해 조선보병대를 무장 해제시켜야 한다고 했습니다. 엉뚱하게도 이런 명분을 내세우는 바람에 조선보병대의 무장봉기가 일어나게 됐었잖아요. 희생자가 말도 못하게 많았던 겁니다. 그리고 그날 밤 서울시내 곳곳에서 골목골목마다 대규모 검문이 펼쳐졌던 거죠.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 곤당골 기생 국심이네 집으로 뛰어든 조선보병대원 한사람. 온몸에 피를 흘리고 있었던 겁니다. 바로 이 순간 기생 국심이는 그 부상병의 운명을 떠맡기로 결심을 했던 겁니다. 그 부상병을 다락에 숨겨줬거든요. 그 조선 보병대원, 간신히 목숨은 건졌지만 자칫 잘못하면 자기 때문에 난생 처음 보는 기생 국심이의 앞날이 너무 위험하게 됐잖아요? 그래서 하루라도 빨리 떠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국심은 한사코 못 떠나게 말리면서 자기를 찾아온 술 손님들에겐 요즘 몸이 아파서 손님을 맞이할 수 없다며. 이런 핑계로 대문을 걸어 잠근 뒤, 정성껏 부상병을 돌봐줬던 거죠. 그런데 그 부상병은 건강을 회복하자마자 “나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의병대열에 끼어 대일 항쟁을 해야겠으니, 더 이상 나를 가로 막지 마십시오.” 이 말 한마디를 남기고 어디론가 떠나버렸던 겁니다. 그 뒤로 그 부상병은 단 한번도 기생 국심이 앞에 나타난 적이 없었습니다.그때 그 부상병은 나라를 찾기 위해 용감하게 일본군과 싸우고 싸우다가 장렬하게 전사를 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곤당골 국심이네 집에선 그 뒤로 오랜 세월 동안 바깥 출입이 없었다는 거죠.그 곤당골 기생 국심이. 국화꽃 향기 짙어가는 이 계절에 다시 한번 만나보고 싶은 겁니다. 그 옛날 그런 여인들을.
  • [서울광장] 물러난 대통령, 물러날 대통령/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물러난 대통령, 물러날 대통령/진경호 논설위원

    열린우리당이 정치공황적 정계개편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전·현직 대통령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8년 만에 정치고향 목포를 찾아 ‘목포의 눈물’을 합창했다. 전남도청에선 ‘무호남 무국가’(호남이 없으면 나라가 없다)라는 충무공의 말을 방명록에 남겼다.“정치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말은 ‘난 정치를 하지만 여러분은 정치행위로 보지 말라.’는 얘기로 들린다.“여당의 비극은 분당에서 비롯됐다.”고도 했다. 비극은 끝내야 하고, 따라서 국민 뜻을 어기고 나간 사람들은 민주당으로 돌아가라는 논리가 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럴 뜻이 없어 보인다. 민주당과의 통합신당을 주장하는 천정배 의원에게 “전당대회에서 누가 옳은지 겨뤄보자.”고 선을 그었다. 왼팔이라는 안희정씨는 지방을 돌며 노사모 재건을 외친다. 지난 8월엔 노 대통령이 노사모 회원들을 청와대로 초청,“노사모의 대선 승리는 역사에 남을 일”이라며 ‘어게인 2002’를 다짐했다고 한다. 두 전·현직 대통령의 이중주는 분명 4년 전 참여정부의 문을 열 때의 앙상블이 아니다. 사실 노 대통령에게 ‘DJ와 호남’은 극복의 대상이었다.1995년 DJ의 정계복귀 때 그는 ‘3김정치 청산’을 외치며 1년여간 저항했다. 자신이 몸 담은 ‘국민통합추진회의’가 와해되면서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한 것은 그에게 ‘3김정치’에 대한 굴복이었을지 모른다. 영남 출신인 그는 그럼에도 ‘호남당’을 택했다. 지역구도와는 끝내 타협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그에게 자신의 열린우리당이 퇴임 대통령의 흡인력에 의해 도로 호남당으로 회귀하는 상황은 좌시하지 못할 일 같기도 하다. 따라서 두 사람의 갈등은 얼핏 지역정치 극복을 둘러싼 신·구세력의 대립처럼 보인다. 그러나 과연 이것뿐일까. 여권, 특히 친노(親盧)진영에선 얼마 전부터 몇가지 대선 시나리오가 나돌았다. 그 하나가 ‘열린우리당 분당-민주당과의 재통합’이다. 열린우리당내 비노·반노 진영이 가세한 민주당과 친노진영의 열린우리당이 일정 시점까지 각개약진하다 대선 직전 ‘민주·호남+개혁’의 재통합을 단행,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오픈프라이머리라는 국민참여경선제가 가미되면 2002년 정몽준 의원과의 후보단일화 못지않은 드라마가 연출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각본대로라면 지금 노 대통령과 DJ의 대치는 이를 위한 전주곡일 뿐이다.‘DJP연합’,‘노-정 후보단일화’ 등 반 한나라당 연대의 위력은 지난 두차례 대선에서 입증됐다. 민심이 등 돌린 상황에서 여권이 승리를 기대할 거의 유일한 카드가 이 시나리오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는 정치가 아니라 정치공학일 뿐이다. 가객 한대수가 최근 낸 앨범에 ‘대통령’이라는 곡이 있다.‘┽내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난 지극히 사랑할거야. 국민들은 양호하게 잘 살고, 여자들은 기뻐서 웃을거야’ 암울한 군사정권 시절 ‘행복의 나라’로 가자고 선동(?)하며 민중의 목마름을 호소하던 그는 정작 민주화된 지금을 ‘슬픈 시대’라고 했다. 극과 극의 파워게임 세상이라는 것이다. 진짜 갈등이든, 고도의 전략이든 전·현직 대통령의 충돌은 국민을 더 피곤하게 할 뿐이다. 지금 정권이 그렇듯 다음 정권도 국민과 다음 정치세력의 몫이다. 물러난 대통령과 물러날 대통령은 권력 승계의 정치생태적 욕망을 버려야 한다. 국민들은 더이상 ‘정치 9단’들을 원치 않는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오늘의 눈] ‘민족문학인협회’ 차분한 첫발/이순녀 문화부 기자

    10월 마지막 주, 금강산의 단풍은 절정을 이뤘다. 구룡연으로 올라가는 길목마다 등산복 차림의 관광객과 쉽게 마주쳤다. 북한의 핵실험 강행 이후 금강산 관광사업을 중단하라는 주장이 거세지만 절경을 즐기려는 관광객의 발걸음을 막지는 못한 것 같았다. 지난 30일 오후 이곳에서 남과 북의 문인 80여명이 모여 ‘6·15민족문학인협회’를 공식출범시켰다. 분단 60년 만에 처음으로 남북 민간인 단일조직이 탄생한 것이다. 남북교류사에 한 획을 긋는 역사적인 순간이었지만 행사는 간소했고, 참석자들의 표정은 차분했다. 지난해 7월 평양과 백두산, 묘향산에서 열렸던 ‘남북작가대회’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지난해 행사가 분단 이후 남북작가들의 첫 만남에 무게를 두었던 데 비해 올 행사는 협회의 규약을 정하는 실무회담의 성격 때문이기도 하지만 북핵 실험으로 촉발된 국내외 정세의 영향도 커보였다. 결성식 축하공연단 순서를 취소하는 등 조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민족문학인협회’라는 공동의 배는 띄웠지만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풍랑은 만만치 않다. 남북 단일 문학인조직으로서 명실상부한 입지를 갖추려면 기관지 ‘통일문학’의 발간과 ‘통일문학상’운영에 관한 세부적인 논의는 물론이고, 당장 내년에 남쪽에서 남북작가대회를 여는 것에 대한 합의가 빠른 시일내에 이뤄져야 한다. 특히 남북 작가들의 작품을 공동으로 싣는 ‘통일문학’의 경우 원고 선정과 비평의 문제, 맞춤법 등 고려할 점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양측 협회가 한층 유기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성식 행사 말미에 남북 작가들의 단체사진 촬영을 두고 잠시 실랑이가 벌어졌다. 남측협회가 예정에 없던 사진촬영을 하려고 하자 북측 작가들이 사진 촬영을 거부하고 먼저 나가버린 것. 하지만 뒤이어 열린 ‘문학의 밤’ 행사때는 양측 합의하에 단체 사진을 찍었다. 남쪽에서 흔히 쓰는 ‘모국어’라는 단어 하나에도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북쪽 작가들이다. 오랫동안 다른 사상과 체제 아래서 교육받은 남북의 작가들인 만큼 차이와 오해는 당연할지 모른다. 힘들게 출범한 ‘민족문학인협회’가 이런 난관들을 극복하고 남북 작가들의 공동취재와 공동집필 등 본격적인 문학교류를 펼쳐 나가길 바란다.<금강산에서> 이순녀 문화부 기자 coral@seoul.co.kr
  • 카펫 하나 바꾸니 신혼집 됐네

    카펫 하나 바꾸니 신혼집 됐네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카펫 상가를 찾는 발길이 잦아졌다. 카펫은 아늑하고 포근한 실내 분위기를 꾸미기 위해 가장 선호되는 아이템. 요즘엔 특히 마루가 바닥재로 각광받으면서 시각적인 효과나 기능 면에서 카펫의 쓰임새가 과거보다 훨씬 높아졌다. 거실 소파가 가죽 재질이거나 벽의 컬러가 흰색이나 푸른색 등 모노톤 계열이라면 카펫을 활용해 부드럽고 온화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또 고급 원목마루가 긁히거나 벗겨지는 등 손상을 막는 데 카펫만한 게 없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우리집 카펫 뭘 깔까 한일카페트의 이희라 디자이너는 “실내 마감재 고급화와 맞물려 우드나 대리석 등 바닥재 시장이 성장하면서 고급 바닥재를 보호할 수 있는 카펫에 대한 관심과 구매가 높아지는 추세”라며 “카펫은 장식적인 측면과 함께 보온, 층간 소음 방지, 안전성 강화 등 기능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일석이조 아이템”이라고 말한다. # 올 가을 트렌드는 안정된 컬러와 과감한 패턴 올들어 출시되는 제품들을 보면 컬러톤이 한층 차분해져 안정감을 준다. 자연주의, 웰빙, 휴머니티가 주목 받기 시작하면서 소재 자체가 지닌 자연스러운 컬러를 활용하거나 베이지, 그레이, 브라운, 골드, 와인 등 차분한 색상의 카펫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기계로 짠 카펫보다 직접 손으로 제작하는 수직카펫 시장이 작년에 비해 크게 성장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반면 패턴과 소재는 보다 화려하고 과감해졌다. 먼저 클래식 스타일로는 밋밋한 실내에 개성을 입혀주는 문양의 페르시안 카펫이 최근 오리엔털 붐을 등에 업고 급부상 중. 모던한 스타일의 카펫은 맨질맨질한 합성소재를 활용해 금속성 느낌을 주거나, 파일이 길게 늘어져 푹신푹신한 느낌을 활용한 ‘쉐기 스타일’ 제품들이 인기다. # 가정용으론 자연친화적 소재로 카펫은 소재에 따라 천연섬유 제품과 합성섬유 제품으로 나뉜다. 가정용 카펫은 피부와 접촉이 많기 때문에 울, 실크, 면 등 자연 친화적인 소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특히 울 카펫은 추운 겨울철 난방비를 12%까지 낮출 만큼 보온효과가 뛰어나며, 천연섬유의 특성상 함유하는 습도 조절기능이 있어 실내를 쾌적하게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실크 카펫은 촉감이 부드러운데다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해 우리나라 고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면 카펫은 가격이 저렴한 데 반해 감촉이 좋고 먼지가 전혀 없어 기어다니거나 걸음마를 시작한 어린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 사용하면 좋다. 한편, 합성소재 제품은 털이 빠지지 않고 오염을 쉽게 제거할 수 있어 식탁 밑 등 더러움이 많이 타는 장소에서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식물성 천연 소재인 마, 삼 등을 이용한 카펫은 여름에는 야외 풀밭에서의 시원함을, 겨울에는 섬유가 머금은 공기 층으로 인한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4계절용 카펫인 경우가 많다. # 나만의 개성 표현, 오더메이드 카펫 최근에는 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소재, 사이즈, 직조 방법, 디자인, 컬러까지 선택해 원하는 대로 제작이 가능한 ‘오더메이드(Order-made) 카펫’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적으로 오더메이드 카펫을 생산, 판매하는 한일카페트의 경우 처음부터 끝까지 국내에서 제작하는 ‘핸드 터프트’ 상품과 해외에서 수입한 원단으로 국내에서 재단을 하는 ‘롤 카펫’ 두 가지를 다룬다. 핸드 터프트 카펫(Hand Tufted Carpet)은 원하는 디자인과 컬러, 밀도, 파일 높이까지 원하는 대로 국내에서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신 만의 카펫을 디자인하고 제작하는 재미와 보람을 경험할 수 있다. 제작 기간은 사이즈와 패턴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1주일 정도 소요된다. 롤카펫은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 수입한 상품들을 보고 소비자가 원하는 컬러와 형태, 사이즈를 선택하면 그대로 재단해 주는 방식의 제품이다. 기계직 롤카펫을 수입하여 국내에서는 재단만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상품이 ‘핸드터프트’ 제품보다 저렴하다. 제작기간은 약 3∼5일로 상대적으로 짧다. # 실수 줄이려면 전시매장, 저렴하게 구입하려면 온라인 쇼핑몰 카펫 구입시 선택의 폭을 넓히고 실수를 줄이려면 카펫 전시매장을, 저렴하게 구매하려면 온라인 쇼핑몰을 활용하게 좋다. 전시매장은 종류와 가격대가 다양하고, 전문가로부터 제품의 특징과 선택법 등 기초지식부터 카펫 트렌드 등에 대해 상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판매가격대도 50만∼1000만원까지 다양하다. 대표적인 대형 전시매장으로는 서울 지하철 7호선 학동역 인근의 ‘한일카페트 월드센터’(1566-5900), 논현동 자재거리의 ‘스완카페트’(02-514-1977), 수제 카펫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이태원동의 ‘사바카페트’(02-790-2003) 등이 있다. 통일된 분위기의 인테리어를 생각한다면 백화점이 좋다. 백화점에선 50만∼200만 원대 중고가의 상품들이 주로 판매된다. 상품의 질이나 색깔에서 대중적이고 안정적인 상품들을 주로 판매한다. 백화점에서 구매하면 대개 카펫 클리닝 할인권을 제공, 저렴한 가격에 카펫 클리닝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세일기간이나 행사기간을 잘 맞추면 좋은 상품을 좋은 가격대로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할인점에선 부담 없는 가격대의 상품이 주로 판매되지만 최근 상품 질이 높아지고, 쇼핑 조건도 나아지면서 중고가의 카펫 상품의 판매도 늘고 있는 편.20만∼100만원 정도의 카펫 제품이 판매된다. 보다 저렴하게 카펫을 사고 싶다면, 카펫 쇼핑몰을 이용할 수 있다. 샘플 제품이나 이월 상품에 대해 상시 할인행사가 있어 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카펫 관리요령- 파일 결따라 닦아야 카펫은 소재가 섬유이기 때문에 사용도중 먼지나 이물질이 자주 끼어 더러워지기 쉽다. 따라서 세심한 관리와 손질이 따라주어야 카펫 기능을 제대로 유지하고 수명도 늘릴 수 있다. # 카펫 손질과 청소 카펫은 직물이므로 험하게 손질하면 털망울(Pile)을 상하게 한다. 따라서 매우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 먼저 매일 진공청소기로 먼지를 빨아들인 뒤 가볍게 파일 결 방향대로 비로 쓸어준다. 중성세제를 탄 물에 걸레를 적셔 꼭 짠 다음 카펫 표면을 닦아주는 손질도 월 1회 쯤 해야 한다. 1년에 한두번 집안 대청소를 할 때는 카펫을 밖에 들고 나와 손질해주자. 반나절 정도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말린 뒤 카펫 뒷면을 막대기로 두드려 먼지와 오물을 털어낸다. 다시 사용할 때는 좌, 우, 전, 후 방향을 바꾸어 사용하면 파일의 불균형적인 마모를 방지할 수 있다. # 카펫의 세탁 일반적으로 울과 실크 카펫은 전문 세탁점에 의뢰하는 게 안전하다. 하지만 합성섬유나 면 소재 카펫은 중성세제를 탄 물로 가정에서 세탁해도 큰 무리가 없다. 특히 액체 등을 엎질렀을 경우에는 마르면 얼룩이 지기 쉬우므로 휴지나 마른 헝겊 등을 덮고 두드려서 물기를 빨아들인 후 중성세제를 더운물에 풀어 헝겊에 묻혀서 파일의 결 방향으로 닦아내면 된다. 몇가지 약품을 준비해 놓으면 카펫에 묻은 오물을 쉽게 지울 수 있다. 간장이나 소스는 암모니아나 알코올로, 엿·캔디·잼 등은 벤젠으로 닦아준다. 우유, 요구르트 등 유제품은 헝겁에 더운물을 적셔서 문질러주고 남은 부분은 벤젠으로 닦아낸다. 오줌은 소금물 또는 붕산수로 닦아주고, 곰팡이는 브러시로 문지른 뒤 알코올로 닦아내다. 담뱃불에 의한 자국은 옥시풀로 적신 칫솔로 문지르고 탄 부분을 떼어낸다. # 카펫의 보관 파일이 있는 쪽을 안쪽으로 말아 보관해야 파일 손상을 막을 수 있다. 장시간 세워두거나 카펫 위에 물건을 올려두면 파일 형태가 변하므로 뉘어 보관하는 게 좋다. 물이나 기타 오염물이 묻지 않도록 커버 등을 씌워서 습하지 않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보관한다. 또 햇빛이나 기타 자극적인 물질과의 접촉을 피해야 하며, 뉘어서 보관할 때는 수시로 위치를 바꿔주어야 한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확 바뀐 청계산 가을 정취 ‘일품’

    확 바뀐 청계산 가을 정취 ‘일품’

    청계산이 새 옷을 입었다. 조금씩 자태를 드러내는 단풍도 그렇거니와 주변 시설도 새 단장을 했다. 등산로 정비공사를 끝내고 최근 준공식을 가진 청계산을 찾았다. ●말끔해진 첫 인상 우선 가는 길이 편해졌다. 양재역 환승주차장에서 청계산 입구까지 안내하는 무료 셔틀버스가 생겼다. 하나로마트와 하이브랜드에서 주말마다 셔틀버스를 지원한다. 주말엔 양재역 환승주차장 앞에서 시간(오전 8시,9시30분,10시)만 맞추면 무료로 원터골 입구까지 편하게 갈 수 있다. 버스에 ‘청계산 무료셔틀버스’라는 큼지막한 플래카드가 걸려 있으니 주저하지 말고 올라타면 된다. 호탕한 운전기사의 친절은 덤이다. 기분 좋게 원터골에 도착하면 말끔히 정리된 등산로 입구가 시원스레 눈에 들어온다. 청계산을 오르려면 원터골 입구의 굴다리를 지나야 하는데 그동안 이 굴다리가 골치였다. 차량에 등산객, 거리 상인까지 뒤엉켜 미관도 문제지만 늘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하지만 서초구의 정비사업으로 이 일대가 확 달라졌다. 굴다리를 차량 전용도로로 정비하고, 옆 하천을 복개해 목재를 깔고 등산객 보행로를 조성했다. 볼썽사납던 가판대와 각종 광고물도 깨끗하게 정돈됐다. 목재 보행로에는 각종 채소를 파는 좌판이 가지런히 조성돼 청계산의 첫 인상이 싱그럽다. ●사연 있는 계단목의 감동 등산로도 달라졌다. 특히 사연 있는 계단목이 인상적이다. 40∼50분 정도 산을 오르다 ‘산토끼옹달샘’에서 목을 축이고 나면, 항상 그 다음이 문제였다. 경사가 심한 구간이 시작되기 때문인데, 이제는 안심하고 다시 길을 나서도 된다. 가파르던 길이 나무계단으로 단장돼 오르기가 한결 수월해진 덕이다. 구에서 산토끼옹달샘에서 헬기장에 이르는 860m 구간에 750개의 계단을 설치했다. 게다가 계단을 한 계단 한 계단 오를 때마다 마음까지 따뜻해진다. 청계산을 찾는 시민들에게 기증을 받은 계단 하나하나에 기증자의 사연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자세히 보면 계단목마다 표찰이 붙어 있어 기증자와 그의 사연을 들려 준다. 이 곳엔 엄마, 아빠가 아들, 딸에게 전하는 가족 사랑도 담겨 있고 사랑하는 연인에게 전하는 달콤한 속삭임도 있다. 또 교통사고로 먼저 보낸 아들을 그리워하는 애끊는 부모의 마음도 읽을 수 있다. 이렇게 사연을 곱씹으며 오르다 보면 어느새 정상. 정상에서만 맛볼 수 있는 라면 맛이 일품이고, 오이 맛도 더할 수 없이 시원하다.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았는데 원터골 입구에 무료 셔틀버스(오후 3시,4시,4시30분)가 대기하고 있으니 갈 길도 걱정없다. 글 사진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구술사는 새 역사 기록에 초점 모아야”

    “구술사는 새 역사 기록에 초점 모아야”

    ‘구술사(Oral History)’가 유행이다. 국사편찬위원회 같은 덩치 큰 기관들이 구술채록사업이라는 걸 하더니, 몇개 대학 연구소가 뭉친 20세기민중생활사연구단은 아예 ‘무지렁이 촌 것들’의 증언만 따로 모아 아카이브(정보창고)를 만들고 있다. 지난해 광복 60년을 맞아 KBS는 8·15 광복에 대한 보통사람들의 기억을 담은 ‘TV구술사’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최근 충남대 연구팀은 부여 장정마을, 연기 솔올마을, 태안 개미목마을에 대한 구술사 연구성과를 ‘충남지역 마을지 총서’라는 이름으로 발간했다. 이처럼 새로운 방법론으로 최근 10여년동안 훌쩍 커진 구술사는 그 덩치만큼이나 단단한 골격도 갖추고 있을까.‘새로운 역사쓰기를 위한 구술사연구방법론’(아르케 펴냄)의 저자 윤택림 박사를 만났다. “구술사의 목표는 기존 역사의 보완이 아니라 새로운 역사를 쓰는데 맞춰져야 합니다. 단순히 보통사람들의 얘기를 모아두는 차원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런 점에서 우리 구술사는 지난 10여년간 양적으로 팽창했지만, 내용적으로는 그렇지 못한 게 사실입니다. 필요하긴 한데 충분하진 못하지요.” ●진술자료 생산·유통에 대한 성찰 필요 윤 박사는 우리 구술사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구술사 비판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박했다. 어떤 한 사람의 진술이 그 시대를 ‘대표’할 수 있느냐는 비판, 더 깊게는 구술사 역시 구술자와 연구자의 편견이 개입할 수 밖에 없다는 비판이다. 특히 일반사람의 말을 기록하기에 구술사는 ‘겸손한 역사’같지만, 실제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했기에 외려 연구자의 권력이 더 많이 개입한다는 지적도 있다. “역사학에서는 흔히 구술사 자료가 불안정하고 고증이 안됐다고 합니다. 구술사의 장점은 오히려 바로 그 지점입니다. 어떤 맥락에서 왜 그런지를 추적할 수 있는 게 구술사입니다. 그냥 진술만 모아둘 게 아니라 그 자료의 생산과 유통에 대한 자기성찰까지 나아가야 합니다.” 구술사 자료와 실제 문헌고증의 결과가 다르면,‘역시 구술사는 믿을 수 없어.’라고 할 것이 아니라 왜 사실과 다르게 사람들은 기억하고 있을까라고 물어야 한다는 것.‘사실’ 그 자체보다 ‘의미를 부여한 맥락’까지 파헤칠 수 있는 게 구술사라는 얘기다. 윤 박사는 실제 생활문화사에 도전하고 있다. 내년 출간을 목표로 한창 작업 중인 ‘부엌의 문화사’ 같은 것들이다.“예를 들자면 60∼70년대 입식부엌에 싱크대가 들어서면서도 여전히 좌식식탁을 고수하는 풍경 같은 것이죠. 그에 따라 음식의 배열과 사람의 배열이 어떻게 바뀌는지, 또 그로 인해 가족 문화가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를 분석하는 겁니다.” 그러나 생각보단 쉽진 않다.“‘사건’은 잘 기억하지만 ‘일상’은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게 사람이거든요. 구술자료를 어떻게 분석해 개념화할지 고심 중입니다.” 그러고 보면 서점에서 ‘∼의 문화사’라는 꼬리표를 단 외국 책을 찾아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우리에게도 곧 그런 책을 맛 볼 기회가 올지 모르겠다. ●구술사 연구센터 세워 형식 표준화 절실 윤 박사가 바라는 바는 궁극적으로 구술사 연구집단이 안착할 수 있는 ‘구술사 연구센터’ 같은 것이 생기는 일이다.“연구센터를 중심으로 구술자료 형식의 표준화를 이뤄내고, 구술사 방법론을 쓰는 연구자들에게 이를 교육시킬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합니다.” 원래 사학을 전공했던 윤 박사가 어떻게 구술사에 빠져들었을까.“모든 사람을 역사의 주체로 불러내면서, 그들 모두에게 역사의식을 고취할 수 있다는데 매력이 있는거죠.”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헐크 이만수’ 국내 컴백?

    ‘헐크, 인천에 상륙할까?’ 프로야구 SK가 지난 2일 자진사퇴 형식으로 옷을 벗은 조범현 감독의 후임으로 ‘김성근(62·지바롯데 코치)-이만수(48·시카고 화이트삭스 코치)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96∼99년)과 LG(01∼02년) 감독을 맡아 지도력을 검증받은 김성근 코치가 감독을 맡아 SK호를 지휘하고 메이저리그에서 선진야구를 익힌 이만수가 수석코치를 맡는 모양새가 될 가능성이 높다. SK 관계자는 “그 분들이 유력 후보군에 포함돼 있고 구체적인 접촉에 들어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못을 박았다. 각각 일본과 미국에서 선진 야구의 흐름을 익힌 두 사람은 SK가 밝힌 새 감독의 지향점과 들어맞는다. SK 신영철 사장은 지난 2일 “SK가 추구하는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를 이해할 수 있고, 패기와 근성으로 무장한 팀 컬러를 밀고 나갈 수 있는 사람, 유망주에 대한 육성 노하우를 지닌 후보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둘 모두 지난해 나란히 우승까지 경험한 노하우를 간직해 창단 첫 우승에 목마른 SK의 적임자로 평가된다. 특히 삼성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헐크’ 이만수의 국내복귀는 올드팬들을 설레게 한다. 프로원년인 82년부터 97년까지 뛴 이만수는 1449경기에 출전, 통산타율 .296에 252홈런 861타점을 기록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한게임배 마스터즈 서바이벌-2006년 하이라이트(5라운드)] 흑진 속에서 요석을 잡다

    [한게임배 마스터즈 서바이벌-2006년 하이라이트(5라운드)] 흑진 속에서 요석을 잡다

    박영훈 9단과 허영호 5단은 한국바둑리그에서 같은 영남일보 소속으로 주장과 5장을 맡고 있다. 애당초 영남일보는 강팀으로 분류됐지만 작년 한국바둑리그 전승의 주인공인 박영훈 9단이 반타작밖에 못 거두는 예상 외의 부진 때문에 9라운드까지 1승도 거두지 못하고 꼴찌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9월16,17일 벌어진 10라운드 신성건설과의 경기에서 4대0 전원 승리, 목마르던 1승을 거두고 꺼져가던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막 등불을 켰다. 그 다음날인 9월18일 박9단과 허5단이 이번에는 마스터즈에서 적군으로 만났다. 단체전에서는 동지이지만 개인전에서는 모두가 적이다. 장면도(58∼65) 우하귀 일대는 흑의 세력이 좋지만 상변 흑 진영은 어딘지 어설프다. 백58부터 64까지 흑의 약점을 찔러왔을 때 흑65로 버틴 장면이다. 실전진행(66∼72) 결론부터 설명하면 흑▲는 무리수였다. 백66으로 움직이자 흑 넉점을 살릴 방법이 없다.72까지 흑진 속에서 잡혀 있던 백돌 두점이 흑의 요석을 잡으며 살아와서는 사실상 승부가 결정됐다. (참고도) 상변 흑 진영은 뒷맛이 나쁜 정도가 아니라 당장 위험한 곳이었기 때문에 흑1로 지키는 것이 정수였다. 백2와 흑3의 곳은 맞보기. 백2로 틀어막혀도 흑3으로 좌변을 갈라치면 아직 긴 승부였다. 유승엽 withbdk@naver.com
  • [이주일의 어린이책] “천살 넘은 호랑이 얘기 들려줄까?”

    [이주일의 어린이책] “천살 넘은 호랑이 얘기 들려줄까?”

    우리 민족문화의 원형질 같은 존재가 호랑이일 것이다. 신령스럽고 용맹스러우며 때론 익살맞기도 한 호랑이는 그래서 질리지 않는 민담소재가 돼 왔다. 위엄과 익살을 갖춘 영물(靈物)로서의 호랑이 이야기라면 예나 지금이나 식상해할 아이가 있을까. 알려지지 않은 호랑이 이야기에다 교훈과 은유를 푸지게 곁들인 그림동화가 ‘하얀눈썹 호랑이’(이진숙 글, 백대승 그림, 한솔수북 펴냄)이다. 서사에 목마른 아이 독자들을 단박에 홀려버리는 데는 한 문장이면 족하다.“천 살 넘은 호랑이 얘기 하나 해줄까?” 이렇듯 감질나게 운을 떼는 책에는 장점이 많다. 금방이라도 꿈틀댈 듯한 그림들은 그대로 애니메이션으로 옮겨도 좋겠다 싶게 생동감 넘친다. 아니나 다를까.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추진하는 ‘우리 문화 원형의 디지털 콘텐츠화 사업’의 하나로 선정돼 TV애니메이션으로도 방영될 예정이다. 굽이굽이 깊은 산속에 사는 하얀 눈썹 호랑이. 휘영청 보름달이라도 뜨는 밤이면 눈썹은 달보다도 더 밝게 빛난다. 씰룩쌜룩 하얀 눈썹에서 뿜어나오는 신비로운 빛 덕분에 이 호랑이에겐 뭐든 훤히 꿰뚫어 보는 신통력이 있다. 허튼 거짓말이 통할 리 없다. 나쁜 꾀가 많아 여우로 보이는 여자도 “어흥, 꿀꺽!” 욕심이 많아 너구리로 보이는 남자도 “어흥, 꿀꺽!” 살랑살랑 눈썹을 흔들자 금세 하얀 수염의 할아버지로 변신한 호랑이. 세상동정을 살피려 내려간 마을은 역시나, 거짓말과 험담을 일삼는 ‘먹잇감’들로 가득하다. 돼지코 남자와 마을사람들이 호랑이를 헐뜯는 장면을 책은 판소리 한 대목처럼 옮기는 재치를 부렸다.“저 산 고개에!”“깊고 깊은 산 고개에?”“호랑이가 나타나서!”“못생긴 호랑이 놈이 나타나서?” 권선징악의 선명한 교훈을 은유하던 이야기는 ‘도롱이 쓴 아이’를 등장시켜 지혜의 메시지를 끼워넣는다. 호랑이의 정체를 꿰뚫어 보고는 기어이 산으로 따라들어온 아이는 지혜의 상징인 셈이다.“허허, 날 진짜 호랑이로 알아보다니, 참 기특한 아이구나!”“호랑이님은 사람 속마음도 알 수 있다고 들었어요. 저도 그럴 수 있다면 남을 돕는 데 쓰고 싶어요.” 호랑이에게서 세상을 비춰볼 수 있는 눈썹 한올을 받아든 아이에게 책은 소명을 넘겨주고 끝을 맺는다.“그럼 아이는 어떻게 되었을까? 착한 사람을 도와주고 있겠지. 너처럼 착한 사람 말이야.” 둥근 달을 배경삼아 바위 위에 마주한 호랑이와 아이의 실루엣 그림은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라이언 킹’을 연상케 한다. 눈썹으로 세상을 비추는 설정 또한 머리털로 분신을 만든 손오공 이야기와 닮은 꼴. 익숙함 속에 서사의 참맛이 진국으로 우러나는 그림동화다. 이 책을 시작으로 ‘알려지지 않은 호랑이 이야기’시리즈가 이어나올 예정이다. 초등 저학년까지.89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儒林(698)-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 (44)

    儒林(698)-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 (44)

    제6부 理氣互發說 제2장 四端七情論 (44) 주자가 유학에 있어서 최고의 집대성자가 된 것은 이처럼 ‘절대원리’에 목마른 수많은 걸출한 신유학자들을 배출한 송 대의 시대적 특성과 무관하지 않았다. 그뿐인가. 주자에게는 훌륭한 스승이었던 이연평이 있었으며, 이를 통해 송 대의 초기 성리학자들이었던 정호, 정이의 성리론은 물론 주돈이의 음양론을 배울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막역한 친구인 장식과 여조겸과도 친교를 맺는 인덕이 있었다. 주자 자신은 원만한 성격을 지니지 못한 태양인(太陽人)이었다. 이러한 사실은 주자 스스로 편찬해낸 문집 속에서 ‘태양인’으로서의 자신의 거친 성정을 다음과 같이 고백하고 있는 구절에서 드러나고 있다. “평상시에 성정이 강직해서 저는 은미한 말과 광범위한 비유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사람들을 선(善)에 이끌려는 까닭에 사람들에게 있는 누구나의 작은 오류까지 보게 됩니다. 매번 참고서 말하려고 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말하게 되면 마음에 떠오르는 대로 거침없이 말해서 반드시 일을 망치고 난 후에야 그만두게 됩니다. 이것이 또한 제가 태양인이라는 증거일 것입니다.” 태양인. 주자 자신이 고백하였듯 주자는 사상(四象)체질로 용맹스럽고 적극적이며 남성다운 성격이지만 독선에 빠지기 쉬운 태양인이었던 것이다. 그러한 독선적인 주자가 인복이 있었던 것은 당시 재상이었던 장준의 아들 장식과 우정을 맺고 호남학풍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었으며, 또한 여공저(呂公著) 이래 7대 17명이나 ‘성원학안’에 실릴 정도로 거족이었던 여조겸과도 친교를 맺을 수 있었다는 점일 것이다. 주자는 막역한 친구인 장식이 주자의 나이 불과 51세에 숨을 거두자 몹시 애통해하면서 다음과 같은 제문을 쓴다. “그대와 나는 비록 서로 다른 견해를 지니기도 했었지만 근본적인 차원에서는 늘 의견을 같이했었지. 그대는 관직에서 맡은 바 임무를 최선을 다하고자 했었고, 나는 후학을 가르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자 했었지. 그대는 저명한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나는 지체 낮은 가문에서 태어났지. 그대는 온후하고 너그러웠지만 나는 엄격하고 완고했었지.” 여조겸 역시 주자에겐 최고의 단짝 친구였다. 주자와는 달리 거족 출신이자 인간관계도 원만한 여조겸은 주자와 더불어 ‘근사록(近思錄)’을 편찬하였을 뿐만 아니라 주자에게 있어 평생의 논적인 육구연과 진량(陳亮)을 소개해 주었던 것이다. 육구연과 진량은 주자 일생일대에 있어 최고의 라이벌. 훗날 양명학을 낳은 왕양명의 정신적 지주였던 육구연과는 아호지회(鵝湖之會)를 열어 공개적으로 사상적 차이를 토론할 만큼 호적수였으며, 진량과는 또한 ‘의리왕패(義利王覇)’논쟁을 벌일 만큼 불꽃 튀는 경쟁자였던 것이다.
  • 추석에 빠지면 섭섭한 ‘성룡표 액션’

    ‘BB 프로젝트’는 ‘머리를 텅 비우고 볼’ 성룡 영화다운 유쾌하고 코믹한 액션물이다. 조폭과 싸움질이 더러 등장하긴 해도 총질이 없고, 핏물을 스크린에 뿌리지 않아 찜찜한 뒷맛을 남기지 않는다. 성룡-고천관 2인조 절도범과 함께 당당히 주연급으로 나오는 아기 매튜의 ‘연기’ 또한 즐겁다. 도박판에 푹 빠진 ‘뚱땅’(성룡)과 바람난 ‘난봉’(고천관)은 퇴역 금고털이인 ‘주인장’(허관문)의 지휘로 움직이는 절도범. 도둑질로 번 돈을 족족 도박과 여자에게 퍼붓는 이들은 늘 쪼들리는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이들과 달리 착실하게 집에 돈을 쌓아둔 두목마저 금고를 털리면서 ‘아기 도둑’에까지 손을 댄다. 그러나 이들이 납치한 아기는 뉴스에 날만큼 유명한 억만장자의 빌리언달러 베이비였던 것. 아기의 천진난만함에 갈등하며 보살피던 2인조는 아기를 돌려주기로 결심하면서 극은 반전으로 돌입한다. 대역을 쓰지 않는 성룡은 이 영화에서도 천연액션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경찰이 덮친 도박장을 탈출할때 지그재그로 설치된 에어컨을 사뿐히 밟으면서 지상으로 내려오는 신은 컴퓨터그래픽이 아닐까 싶을 만큼 대담하다. 품에 넣은 아기가 엄마젖으로 오인해 성룡의 젖을 빠는 장면 또한 대역을 쓰지 않았는데, 엄마를 그리는 아기와 아기를 지키려는 성룡의 실감나는 연기는 폭소를 자아낸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레디트를 보는 인내를 발휘하면 어떻게 아기가 성룡의 젖을 그리 자연스럽게 빠는지 궁금증이 풀린다. 추석연휴를 앞두고 무더기로 개봉되는 영화 중 몇 안되는 외국 영화. 성룡과 ‘뉴 폴리스 스토리’를 만든 진목승 감독의 작품.28일 개봉.12세 관람가.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 정의는 이로운가

    정의는 이로운가

    김성우 언론인《돌아가는 배》저자 인생은 의문이다. 세상에 정의는 있는 것인가. 정의가 있다면, 정의는 항상 불의에 이기는 것인가. 정의가 반드시 불의에 이기는 것이 아니라면, 사람은 그래도 의롭게 살아가야 하는 것인가. 의로운 것이 과연 이로운 것인가. * 태사공(太史公) 사마천(司馬遷)은 《사기(史記)》에서 크게 질문한다. ‘천도(天道)는 옳은 것이냐, 옳지 않은 것이냐.’(1) 천도가 대정의(大正義)다. 그는 절의를 지키려 수양산에 숨은 백이(伯夷)·숙제(叔齊)를 두고, “’천도는 공평무사하여 항상 선인의 편’(2)이라더니 백이·숙제는 선인이 아닌가. 그런데도 굶어죽고 말았으니.”하고 통탄한다. 그러면서 “조행이 정도를 벗어나고 사람들이 싫어하는 일만 범하면서도 종신토록 안락하고 부귀를 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길을 갈 때는 작은 길로 가지 않으며 공명정대한 일이 아니면 하지 않는데도 재화를 당하는 사람이 많으니, 천도는 과연 옳은 것이냐. 옳지 않은 것이냐.”하고 묻는 것이다. * 플라톤도 천도를 의심한다. ”올바르지 못한 사람은 올바르지 못한 짓을 거리낌 없이 저지름으로써 경쟁에서 상대를 능가하게 되고, 일단 능가하게 되면 부유하게도 되어 친구들을 잘되게 해주고 신들에 대한 봉납을 넉넉하게 바치게 되어, 결국은 이 사람이 올바른 사람보다 신의 사랑을 더 받게 된다.”(3) * 러시아 시인 푸쉬킨은 아예 천도를 부정한다. ”사람들은 말한다. ‘지상에 정의는 없다.’고. 그러나 천상에도 정의는 없다.”(4) * ’세계사의 주 부분으로 판단하건대 지금까지 정의는 항상 위험에 처해 왔다.’(5)고 말하듯이, 모든 역사는 정의의 패전보(敗戰譜)다. ’정의는 장님일 뿐 아니라 절름발이’(6)이기 때문이다. * 플라톤이 ‘우리 시대에 가장 정의로운 사람’(7)이라 불렀던 소크라테스. 그 소크라테스도 “바른 사람은 행복하고 부정한 사람은 불행하다.”고 평생 주장하고, 불의를 행할 것인가, 불의에 당할 것인가를 택일하라면 후자를 택하겠다더니 결국은 불의의 독배를 마셨다. * 정의는 추방된다. 중국 초(楚)나라의 우국지사 굴원(屈原)은 참소로 쫓겨나자 “온 세상이 혼탁하나 나 홀로 깨끗하고, 모든 사람들이 취해 있으나 나 홀로 깨어 있다. 그래서 추방당했다.”(8)고 노래 불렀다. ’그레고리 개혁’으로 유명한 교황 그레고리 7세는 로마에서 축출되어 객사하면서 “정의를 사랑하고 불의를 미워했다. 그래서 망명길에서 죽는다.”는 임종의 말을 남겼다. * 정의란 무엇인가. ’의는 사람의 길’(9)이요, ‘의는 사람의 대본’(10)이다. * ’정의 속에 모든 덕이 다 들어 있다.’(11) 정의는 덕의 일부가 아니라 덕 전체요 완전한 덕이다. * ’사상체계의 제1 덕목을 진리라고 한다면 정의는 사회제도의 제1 덕목이다.’(12) ’정의는 사회의 질서다.’(13) * ’정의의 제1차적 기능은 자기가 정의롭지 못한 것에 의해 해를 입지 않는 한 남을 해치지 않는 데 있다.’(14) 그리고 ‘정의란 사람들의 상호관계에 있어서 서로 해치지 않고 해침을 당하지 않기 위한 일종의 계약이다.’(15) * ’정의란 자기 것을 소유하고 자기 일을 하는 것’(16)이다. 그리고 ‘정의란 누구에게서도 그의 소유의 것을 빼앗지 않는 것이다.’(17) * ’의는 마땅함이다.’(18) ’정의의 목적은 각자에게 자기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게 하는 것이다.’(19) * 이(利) 아닌 것이 의(義)다. 이익을 찾지 않는 것이 정의다. ’무엇을 위하는 것이 있어서 하는 것은 이요. 위하는 것 없이 하는 것이 의다.’(20) ’이를 보면 의를 생각하라.’(21)고 했고, ‘이를 보고도 양보하는 것이 의’(22)라고 했다. * ’정의는 타인의 선(善)이다. 자기 아닌 남에게 유익한 일을 하는 것이다.’(23) 말하자면 정의는 ‘남에게 좋은 것이요. 자기에게 해 가 되는 것이다.’(24) 성경도 말한다. ‘누구든지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말고 남의 유익을 구하라.’(25) * 그러니 이는 불의(不義)하고 의는 불리(不利)하다. 이익은 정의에 어긋나고 정의는 자신에게 이롭지 못하다. 이롭지 못한 데도 정의로와야 하는가. * ’정의의 칼은 칼집이 없다.’(26) 정의는 힘이라고 한다. 그러나 “정의는 강자의 이익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27) 라고 공언한 것은 플라톤이었다. 정의는 힘 있는 자의 힘이다. ’힘 없는 정의는 무력하고 정의 없는 힘은 압제적이다.’(28) * ’정의는 가장 약한 자의 권리다.’(29) 아리스토텔레스도 “약한 자는 항상 평등과 정의를 부르짖지만 강한 자는 여기에 아무 관심도 기울이지 않는다.”(30)고 말했다. 정의가 이렇게 약자에게 무력한 데도 정의의 힘을 믿고만 있어야 하는가. * 정의가 이롭지 못한 것이라 하여 세상에 의로운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고려 명종(明宗) 때의 사람 노극청(盧克淸)이 가난하여 집을 팔려고 내놓았다. 그가 잠시 외지에 나간 사이에 아내가 현덕수(玄德守)란 사람에게 은 12근을 받고 집을 팔았다. 극청이 돌아와 덕수에게 “내가 집을 살 때 은 9근 주었고 몇 해 사는 동안 더 꾸민 것도 없으니 더 받은 3근을 돌려 주겠다” 했더니, 덕수가 그대는 의를 지키는데 나만 의를 지키지 못하겠느냐”면서 받지 않았다. 극청이 다시 “내 평생에 의가 아닌 일은 하지 않았는데 어찌 집을 헐하게 사서 비싸게 팔 수 있겠느냐. 만약 내 말을 따르지 않겠다면 그 집 값을 돌려 줄 테니 집을 물러달라”고 했다. 덕수가 마지못해 은 3근을 받으면서 “내가 어찌 극청보다 못할 사람인가.”하고는 그 돈을 절에 기부했다.(31) * 아무리 정의가 무력한들 정의가 없으면 세상은 어떻게 될 것인가. 예부터 ‘하늘의 뜻에 따르는 자는 생존하고 하늘의 뜻에 거슬리는 자는 멸망한다.’(32)고 했다. 정의가 무너지는 것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이다. * 선상수훈(山上垂訓)에도 있다.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배부를 것임이요.’(33) * ’정의의 움직임은 느리지만 사악을 타파하는 데 실패하는 일은 드물다.’(34)는 말을 우리는 믿지 않으면 안 된다. * 부귀가 불의의 과실이라는데 아리스토텔레스는 부귀한 사람들에게 충고한다. ”인생에서 성공을 거두고 세상에서 행복이라 일컫는 것을 향유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 많은 정도의 정의가 요구된다.”(35) * 송(宋)대의 학자 정이(程)는 “성인은 의로써 이를 삼는다.”(36)고 했고, 장재(張載)는 “모름지기 의리의 즐거움이 의욕보다 더하다는 것을 진실로 알아야 한다.”(37)고 했다. 그리고 묵자(墨子)는 결론 내린다. ”의로움이란 이로운 것이다.”(38) 정의는 불리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자기에게 유리한 것이다. * ”세계가 멸망하더라도 정의가 이루어지게 하라.” 신성 로마제국의 황제 페르디난트 1세의 이 모토가 모든 사람의 모토라야 한다. (1) ‘天道是耶非耶’-《사기》 백이전(伯夷傳) (2) 《노자(老子)》 79장 (3) 플라톤 《국가》Ⅱ, 362b (4) 푸쉬킨 《모차르트와 살리에리》 (5) 월터 휘트먼 《민주주의의 전망》 (6) 토머스 오트웨이 《보존된 베니스》 (7) 플라톤 《파이돈》 118a (8) 《사기》 굴원전(屈原傳) (9) ‘義人路也’ - 《맹자(孟子)》 고자(告子) 상 (10) ‘義者人之大本也’-《회남자(淮南子)》 인간훈(人間訓) (11)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V·1 (12) 존 롤즈 《정의론》 제 1장 (13) 아리스토텔레스 《정치학》 (14) 키케로 《의무론》 Ⅰ·7 (15)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 《그리스철학자 열전》X, 에피쿠로스 (16) 플라톤 《국가》Ⅳ, 433e (17) 토머스 홉스 《리바이어탄》 Ⅱ (18) ‘義者宜也’- 《중용(中庸)》 20장 (19) 키케로 《법률에 대하여》Ⅰ (20) 《십팔사략(十八史略) 남송(南宋) 효종(孝宗) [송학자 장식(張拭)의 말] (21) 《논어(論語)》 헌문(憲問) (22) 《예기(禮記》 악기(樂記) (23)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V·1 (24) 플라톤 《국가》I, 343c (25) 《신약성서》고린도전서 10:24 (26) 조세프 드 메스트르 《페테르부르그 야화》 (27) 플라톤 《국가》I, 338c (28) 파스칼 《팡세》 §298 (29) 조세프 주베르 《단상집》 법에 대하여 §17 (30) 아리스토텔레스 《정치학》Ⅵ·3 (31) 《고려서절요(高麗史節要)》 권13, 명종(明宗) (32) ‘順天者存 逆天者亡’- 《맹자》 이루(離婁) 상 (33) 《신약성서》 마태복음 5:6 (34) 호라티우스 《카르미나》Ⅲ (35) 아리스토텔레스《정치학》Ⅶ·15 (36) 《근사록(近思錄)》 출처류(出處類) (37) Ib. (38) ‘義利也’-《묵자》 경(經) 상     월간 <삶과꿈> 2006.09 구독문의:02-319-3791
  • [문화마당] 우리나라 공식국명은 대한민국이 아니다/허동현 경희대 한국사 교수

    한 세기 전 이 땅의 사람들은 일본제국의 신민(臣民)으로 전락하고 만 참담한 실패의 역사를 쓰고 말았다. 그때 우리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나라의 국민이 되기를 열망하던 민족으로 머물 수밖에 없었다. 도둑처럼 예기치 않게 찾아온 해방의 감격도 잠시뿐 미국과 소련이 펼친 냉전의 덫에 걸려 민족은 남의 ‘국민’과 북의 ‘인민’으로 갈라서고 말았다. 냉전이 깨진 지 오랜 오늘, 통일은 해방처럼 어느 날 눈앞에 들이닥칠지 모를 일이다. 둘이 하나 되는 그날이 오면, 아니 지금도 왠지 ‘대한민국’이 풀뿌리 시민사회를 이룬 우리의 현재를 대표하는 국명으로 미흡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사실 대한민국은 1948년 제헌국회에서 모두가 흔쾌히 동의했던 새 나라의 국호는 아니었다. 당시 ‘고려공화국으로 하자.’, 아니 ‘조선공화국이 좋다.’는 등 의견이 분분했지만 ‘국명이 나쁘다고 독립이 잘 안 되는 게 아니니, 차차 국정이 정돈되고 나서 대다수의 결정에 의해 그때 법으로 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한 이승만 대통령의 설득이 주효해 잠정적으로 대한민국을 국호를 삼았던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 1919년 고종이 승하한지 두 달 뒤에 터진 거족적 독립운동인 3·1운동 이후 나라를 앗긴 황제의 존재는 기억의 저편 망각의 늪에 빠져버렸다.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웅변하듯, 그때 이미 우리는 왕정복고를 거부하고 공화국을 꿈꾸지 않았었나? 그렇기에 상하이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은 대한제국에 대한 단절의식을 함축하는 반어적 국명이다. 역설적이게도 제헌국회에서 국명을 논의할 때 ‘대한으로 망했으니, 대한으로 흥해보자.’며 ‘대한민국’을 최초로 제안했던 신승우 의원 말마따나 대한민국은 대한제국을 계승하는 소극(笑劇)을 연출한다. 대한제국은 중국에 조공을 바치던 종속국이 아니라 자주국임을 만천하에 천명한 국호이다. 그러나 대한제국은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의 조선 보호국화 기도를 러시아가 삼국간섭을 일으켜 막은 후 이루어진 러·일 두 나라 사이의 세력 균형 위에 세운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았다. 본래 모습보다 크게 보이려 소 앞에서 억지로 배를 부풀리다 소에게 밟혀 죽는 이솝우화 속 개구리를 떠올려 보라. 인간이건 나라건 스스로 대단한 존재라는 자화자찬은 듣는 이의 실소를 자아내게 하는 법. 대한제국은 외세에 기대어 명맥을 이으려 한 왕조의 유약함을 상징한다. 개구리 배 부풀리기 식의 자대(自大)나 타력을 빌리려는 책략만으로는 덩치 큰 포식자들이 날뛰는 약육강식의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일이다. 다시 돌아온 열강쟁패의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덩치 큰 포식자들에 맞서 배 부풀리기를 하는 자대도 아니고, 강자에 무조건 머리를 조아리는 굴종도 아닐 것이다. 우리의 번영과 생존을 지켜줄 현명한 책략과 견실한 자강, 그리고 공동체의 정체성을 지켜줄 자긍이 더없이 요청되는 오늘이기에, 허장성세의 대한제국을 연상케 하는 대한민국보다는 제헌국회에서도 제기된 바 있던 고려공화국이란 국명이 더 살갑게 느껴진다. 왜냐하면 거란의 침공에 맞서 나라를 지킨 강감찬의 신출귀몰하는 전략과 세치 혀만으로 침략군을 물러서게 한 서희의 협상력에 목마르기 때문이요, 세계제국 몽고의 침략에 굴하지 않고 60년 항쟁을 벌여 나라를 지킨 고려인의 불굴의 의지가 그립기 때문이요, 밖을 향해 활짝 열린 국제무역항 벽란도와 남녀 간의 자유연애를 노래한 고려가요의 개방성이 한 마을이 된 지구에서 양성평등사회를 꿈꾸는 우리 마음에 와 닿기 때문이요, 세계의 중심에서 화려하게 빛나는 문명이라고 뽐내는 중화(中華)에 맞서 높고 아름답다며 또 다른 문명의 빛임을 자긍한 고려(高麗)의 함의가 오롯이 다가서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나라의 대외적 공식명칭 Republic of Korea와 합치하는 고려공화국으로 국호를 바꾸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허동현 경희대 한국사 교수
  • 전북의 가을은 ‘축제의 바다’

    전북의 가을은 ‘축제의 바다’

    전북지역에서 볼거리, 먹을거리가 풍성한 가을축제가 9,10월 잇따라 개최된다. 한국민속예술축제, 군산자동차 엑스포,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는 대규모 축제로 유명하다. 김제 지평선축제, 고창 수산물축제, 임실 산머루축제, 장수 오미자축제 등 시·군 향토축제도 행락객들을 유혹한다. ●43개팀 민속놀이·민요등 공연 제47회 한국민속예술축제가 오는 27일부터 10월1일까지 5일간 정읍시에서 열린다. 같은 시기에 제13회 전국청소년민속예술제도 함께한다. 16개 시·도, 이북 5도에서 성인 26팀, 청소년 17팀 등 2700여명이 민속놀이, 민요, 농악, 무용, 민속극 등을 선보인다. 제주 곳바구리물통파는놀이, 부산 고분도리, 강원 용평서낭굿농악, 인천 서곶들노래가 무대에 오른다. 무형문화재공연, 국악퓨전공연 등 부대행사와 경축공연도 다양하다. ●192개 자동차·부품업체 출품 제2회 군산국제자동차엑스포가 20일부터 24일까지 5일간 군장국가산업단지 내 새만금군산산업전시관에서 펼쳐진다.‘좋은 자동차, 아름다운 만남’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국내 유일의 종합 자동차 문화축제다. 현대, 기아,GM대우, 쌍용 등 국내 주요 완성차 업체와 부품사 등 183개 업체가 참여한다. 랜드로버, 재규어,BMW, 폴크스바겐, 혼다 등 수입차업체 9개사도 다양한 자동차를 전시한다. 특히 모형자동차 경주, 드라이빙 시뮬레이션, 어린이 교통면허발급, 오프로드 체험행사 등 관람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국내외 유명 뮤지션 80명 한자리에 2006 전주세계소리축제가 16일부터 24일까지 9일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주 한옥마을 일대에서 열린다. 이번 축제기간에는 3개 부문 13개 분야 141개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세계 각국의 음악, 놀이문화가 어우러져 화합과 신명의 놀이마당이 펼쳐진다. 특히 올해는 세계적인 공연예술가들과 손잡고 소리-워매드(SORI-WOMAD)페스티벌을 연다. 소리-워매드페스티벌은 세계 최고 수준의 뮤지션 60명과 국내 정상급 뮤지션 20여명이 참가,30개의 공연 등을 펼친다. ●산머루 시음회 등 먹을거리 행사도 다양 임실군에서는 ‘박사고을 산머루축제’가 16일부터 이틀 동안 임실 삼계면 송전마을에서 열린다. 올해로 4회째인 이번 축제에는 임실지역 100여농가가 참가한 ‘삼계면 산머루 작목반’의 작업 광경도 볼 수 있다. 산머루 시음회와 와인 경매 등도 이뤄진다. 장수군에서는 16·17일 이틀 동안 오미자축제가 열린다. 청정지역 장수군 고랭지에서 생산되는 오미자를 수확하고 농축액을 시음하는 이 축제는 계북면 양악마을, 천천면 와룡마을, 계남면 괴목마을에서 동시에 개최된다. 제11회 고창수산물축제도 28일부터 10월1일까지 선운산도립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풍천장어와 복분자 요리체험, 원시갯벌생태체험, 바지락캐기, 꽃무릇길 걷기 등 해양향토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체험행사가 다양하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을 볼 수 있는 전북 김제시에서 ‘제8회 지평선축제’가 개최된다.2006 최우수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지평선축제는 20일부터 24일까지 호남평야의 중심지 김제시 일원에서 펼쳐진다. 코스모스 100리길을 달리는 지평선 마라톤, 추억의 저잣거리, 새참먹기, 메뚜기잡기, 허수아비 퍼포먼스 등 흙내음 물씬 나는 행사들이 준비돼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고현정, 드라마 ‘여우야 뭐하니’ 주연

    고현정, 드라마 ‘여우야 뭐하니’ 주연

    “치마 속에는 무엇이 있지?” “속치마요.” “그러면 속치마 속에는?” 거침없는 눈길을 쏘아대는 이혁재 나으리의 음탕한 질문에, 신음소리까지 섞은 교태로 응대한다. 에로틱지수가 치솟을 것만 같은 이런 장면은 대개 감초 배우들의 몫이다. 그런데 여배우 얼굴을 보니 고현정이다. 우아하고 고상한 이미지를 고수할 것만 같은 톱스타가? 고현정은 20일부터 시작하는 MBC수목드라마 ‘여우야 뭐하니’에서 파격적인 변신을 선보인다. 음란잡지 ‘쎄시봉’의 열혈 기자 고병희 역할을 맡았다. 여기서 ‘열혈’이란 어떻게 하면 좀 더 음란할 수 있을까를 불철주야 연구한다는 뜻이다. 밥 먹을 때도 걸을 때도 출근길에도, 앉으나 서나 어떻게 벗길까 하는 생각뿐이다. 좀 더 야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다 못해 꿈꾼 장면이 바로 주몽세트장에서 벌어지는 이혁재와의 러브신이다. 원래 상상력이란 타는 목마름에서 나오기 마련. 정작 본인은 서른이 넘도록 제대로 된 연애 한번 해본 적 없다. 국민드라마로 떠올랐던 ‘내 이름은 김삼순’을 쓴 김도우 작가의 작품이니 언뜻 김선아의 캐릭터를 떠올리면 된다. 권석장 PD는 아예 한술 더 뜬다. 친구 집에 갔는데 친구는 없고 누나만 있더라는, 정말 오래된 남학생들의 화장실 얘기를 발전시킨 게 이번 드라마란다. 정말 고병희는 실제 친구의 동생이자 자동차 정비공인 박철수(천정명)와 덜컥 하룻밤 사고를 치고는 묘한 감정에 휩싸인다. 한마디로 엉뚱하고 주책맞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다.“우아한 공주처럼만 보이는데 배우로서 그런 이미지는 깨고 한번 망가져야 한다.”는 윤여정의 강력한 추천으로 출연을 결정했다. 그만큼 고현정도 각오와 기대가 대단하다.“처음 대본받았을 때 캐릭터에 욕심이 많이 생겼어요. 무엇보다도 발을 땅에 디딘 듯한 현실감이 마음에 들었고 또 사랑스럽고 살가운 역할이잖아요. 또 겸손하게 하면 잘 되지 않을까 기대도 했고요.” ‘섹시&코믹’으로만 밀어붙일 생각은 없다고도 했다.“왜 그런 거 있잖아요. 일상에서 나름 진지한데 진지할수록 더 웃길 때가 있는…. 고병희도 보면 내가 뭐하면서 살아 왔지하는 고민도 있는, 나름대로는 진지하게 살기 위해 애쓰는 사람인데 옆에서 보면 그 모습이 웃겨보이는 거죠. 그런 생각으로 연기해요.”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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