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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여의도의 ‘씨받이 책’

    [커버스토리] 여의도의 ‘씨받이 책’

    국회의원에게 책은 화폐나 마찬가지다. 찍어 내는 순간 가치를 지닌다. 그러나 ‘액면가’는 없다. 책의 직접적 ‘수요자’가 때와 상황에 따라 교환가치를 매긴다. 책 자체의 정가(定價)는 무의미하지만, 시장 가격은 있다. 권당 최저가는 보통 10만원. 때론 20만~30만원, 200만~300만원까지 치솟는다. 가치가 움직인다는 점에서는 채권 같은 유가증권의 성격도 띤다. 돈을 아무 때나 찍어 냈다가는 나라가 망하듯 국회의원의 책도 그렇다. 자신의 위치와 상황을 살피는 게 중요하다. ‘시기’와 ’위치’가 맞아떨어지면 ‘십수억원’이 만들어진다. 선거가 없는 해 모금할 수 있는 정치자금의 한도액이 1억 5000만원이니 10년짜리 행사를 한몫에 하는 셈이다. 게다가 모두 현찰이고 선관위의 감시도 받지 않는다. 프로스포츠 선수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뒤 7~10년의 장기계약을 맺어 ‘대박’을 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행사 개최 여부와 시기를 정하는 의원들이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올가을 이후 열린 국회의원 출판기념회는 40여 차례. 19대 국회 개원 이후 80차례 정도다. 그만큼 눈치를 보고 있다는 얘기다. 국회의원들의 출판기념회 초청장은 계절을 알리는 ‘전령’과도 같다. 초청장이 돌면 선거철이나 국정감사가 임박했다는 얘기다. 책의 실질 수요자인 피감기관, 즉 정부기관이나 산하단체, 기업들에는 번거롭게 초청장을 보내지 않아도 된다. 모두들 알고 찾아와 최소한의 흥행을 보장해 준다. 출판기념회장은 ‘세’(勢)가 드러나는 현장이기도 하다. ‘저자’를 만나기 위해 끊임없이 밀려드는 검은색 대형 세단과 늘어선 화환, 놀이공원을 연상시키는 겹줄을 보고 나면 ‘실세’(實勢)라는 말의 의미가 피부로 느껴진다. 국회의원이 다 같은 국회의원이 아님을 절감하게 되는 장소이다. 그래서 출판기념회는 정치 이벤트다. 의원들은 국회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의원회관 대회의실을 차지하려고 예약 사이트가 열리는 이른 아침부터 컴퓨터 앞에서 예약전쟁을 벌이기도 한다. 올 한 해 출판기념회는 주로 현직 의원들의 판이었지만 해가 바뀌면 3월까지는 6월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의 책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선거 출정식’이다. 예비후보들은 출판기념회를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다. 현장에 모인 사람들을 후원회로 조직할 수도 있고 이들이 낸 책값으로 선거비용을 마련할 수도 있다. 이렇게 정치인들의 책이 쏟아지는데도 출판계는 대체로 시큰둥하다. 아이러니다. 책은 정가도 없고, 서점 서가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인터넷 거래도 되지 않는 이상한 것들인 데다 결정적으로 독자가 없는 유령시장을 형성하고 있어서다. 진짜 저자가 누군지도 불확실하다. 여의도에 책이 넘쳐나면 이름도, 얼굴도 없는 ‘대필작가’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낸다. 1000만~2000만원에 한 권의 책이 태어나고, 초판만 있을 뿐 재판 인쇄를 찾아보기 어려운 이상한 구조다. 그래서 출판계는 정치인들의 책을 대리모(대필작가)가 생산한 ‘씨받이 책’이라고 부른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18세기 프랑스의 SNS ‘詩’… 그 입을 틀어막아라

    18세기 프랑스의 SNS ‘詩’… 그 입을 틀어막아라

    시인을 체포하라/로버트 단턴 지음/김지혜 옮김/문학과지성사/264쪽/1만 5000원 바다 건너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신라 진평왕 때 ‘서동요’를 퍼뜨린 백제 무왕은 시와 노래의 위력을 유감없이 드러낸 역사 속 대표적인 인물이다. 설화에 따르면 무왕은 자신의 속내를 감춘 채 아이들에게 노래를 따라 부르게 해 여론을 호도한다. 이윽고 소문은 꼬리를 물고 진평왕의 귀에까지 닿는다. 쫓겨난 선화 공주를 취하면서 무왕은 손쉽게 사랑을 쟁취할 수 있었다. “건성건성 박수를 쳤다”는 죄목으로 공개 처형된 장성택도 소문의 희생양일 수 있다. ‘백두혈통’에 맞선 반역을 스스로 시인했다지만 그의 숙청 뒤에는 최고 권력자의 여인과 추문을 일으켰다는 소문이 따랐다. 문화사가 로버트 단턴은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기 직전인 18세기 중엽의 파리 거리 한복판에서 뜬소문에 불과했던 시와 노래를 추적한다. 1749년 봄 파리의 치안총감에게 대대적인 체포 명령이 떨어지고 대학생, 교수, 하급 성직자 등 14명이 잇따라 바스티유 감옥에 잡혀 들어온다. 이른바 ‘14인 사건’이다. 경찰은 ‘모르파의 유배’라는 시의 제목 말고는 아무런 단서도 잡지 못한다. 경찰은 매수된 첩자를 통해 프랑수아 보니라는 30대 의대생을 체포한다. 보니는 자신이 시를 쓰지 않았다며 시를 건넨 다른 사람을 지목한다. 생 니콜라 데샹 교구의 하급 성직자인 장 에두아르가 잡혀 오지만 역시 다른 이에게서 시를 받았다고 주장한다. 성직자인 몽탕주, 뒤자스에 이어 법학도인 알레르, 법률 서기 주레, 철학도 뒤 쇼푸르도 바스티유로 끌려온다. 이 과정에서 ‘모르파의 유배’ 외에 왕을 검은 괴물에 빗댄 ‘검은 분노의 괴물’ ‘매춘부 사생아’ 등 모두 5편의 시가 왕의 분노를 자아낸다.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경찰은 불법적인 시 암송에 가담한 혐의로 밀고된 평범한 파리 시민들만 잡아들였을 뿐 시의 창작자는 끝내 밝히지 못했다. 수사의 칼날이 윗선이 아닌 대학생 같은 깃털에만 치우친 탓이다. 수사 과정은 역설적으로 꼬리에 꼬리를 문 구어 세계의 의사소통망을 복원하는 기능을 했다. 바스티유에 남아 있는 경찰의 수사 기록은 문맹률이 절반을 넘던 시절 어떻게 여론이 형성됐는지를 보여주는 귀중한 사료가 됐다. 당시 시구는 시민들의 입과 손을 거치며 첨삭됐고 이 과정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갖췄다. 집단 창작물이었던 셈이다. 저자는 시가 회자되는 방식을 살펴보면 어디서 흘러나왔는지 쉽게 짐작된다고 말한다. 화려한 정치 풍토를 지닌 베르사유의 궁전 문화는 유독 시를 사랑했고 왕족과 귀족, 왕의 애첩 등은 정적을 숙청하기 위해 시를 활용했다. 30여년간 정권을 잡았던 모르파 백작이 1749년 4월 실각하며 유배된 것도 루이 15세의 애첩인 퐁파두르 부인을 풍자시를 통해 쳐내려다 역풍을 맞았기 때문이다. 모르파는 궁정 생활과 관련된 시와 노래를 수집해 왕에게 보고했는데 이는 왕의 주변 여론을 호도하는 역할을 했다. 그가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모르파 샹송집’은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있다. 그런데 책을 읽는 내내 궁금증을 자아내는 대목이 있다. 파리의 골목골목마다 회자되던 낯익은 풍자시 낭송에 루이 15세는 왜 그리 민감하게 반응한 것일까. 시기가 문제였다. 모르파의 몰락으로 친정 체제를 구축하려던 왕은 오히려 비난 여론이 들끓자 당황한다. 프랑스 국민의 지지를 받던 영국 왕실의 망명객 에두아르 왕자마저 추방되자 시민들은 ‘오늘날 이토록 비굴한 국민이여’란 시구를 따라 부르며 왕을 비난한다. 전비 마련을 위한 세금과 왕실의 성적 문란은 불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서 잠시, 작가 밀란 쿤데라의 에세이집 ‘소설의 기술’을 되돌아 보자. 전체주의 체제에서 유독 탄압받는 지식인의 모습이 담긴 책에는 오늘날 한반도는 물론 과거 프랑스의 모습이 가감 없이 담겨 있다. 반역자들에게는 죄가 있다기보다 ‘건성건성 박수’ 같은 뻔한 죄목이 뒤집어씌워졌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18세기 프랑스의 시와 노래는 오늘날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렇게 되풀이되고 있는 셈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현대사 길목마다 인간방패 役… 날마다 두렵다, 그러나 ‘나는 없다’

    현대사 길목마다 인간방패 役… 날마다 두렵다, 그러나 ‘나는 없다’

    1963년 12월 17일 제3공화국 출범과 함께 태동한 대통령 경호실이 17일로 창설 50주년을 맞는다. 지난 2월 박근혜 정부의 조직 개편에 따라 경호실은 5년 만에 장관급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복귀했다. 경호실은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을 비롯해 박정희 대통령 서거, 버마 아웅산 묘소 폭탄 테러, 노무현 대통령 서거 등 요동치는 한국 현대사의 주요 길목에서 때로는 논란의 중심에, 때로는 국가 원수의 살아 있는 ‘인간 방패’로 존재해 왔다. ‘VIP’(대통령)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죽음을 껴안는다는 대통령 경호관, 그들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최근 군 특수부대 훈련장에서 진행된 ‘모형동체 수중 탈출’ 훈련. 헬기 모형을 본뜬 소형 컨테이너가 공중에서 수십 미터 아래의 풀장으로 곤두박질친다. 컨테이너가 수중에서 몇 바퀴를 뱅글뱅글 돌 정도로 충격파가 셌다. 잠시 후 컨테이너에서 최소한의 보호 장비만 찬 사람들이 나온다. 헬기 추락 사고를 재현한 이 훈련은 대통령 경호실 경호관이라면 누구나 거치는 통과 의례 중 하나다. 실전을 방불케 하는 위험한 상황이지만, 훈련에 임하는 경호관들의 눈에는 두려움이 없다. “사실 매일 두렵죠. 그러니까 날마다 훈련합니다. 제가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팀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본능을 억누르는 노력을 하죠.” 19년 경력의 김민수(44·가명) 경호관은 “매일 하는 훈련이 죽는 연습”이라며 이렇게 설명했다. 대통령을 위해 몸을 먼저 움직이고, 때로는 죽을 수도 있는 게 숙명이라는 뜻이다. 훈련은 신임 경호관뿐 아니라 10년 차, 15년 차, 20년 차 베테랑 경호관에게도 필수다. 연차가 쌓이면서 얻는 경륜도 있지만, 체력은 경호의 기본으로 꼽힌다. 김 경호관은 “아직도 경호라는 것을 잘 모르겠다. 많은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해야 하니 경호가 이것이라고 콕 집어 말하기 어려운 것 같다”며 “다만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청와대 연무관에서 운동을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 경호 20년 경력의 강성일(47·가명) 경호관은 무도 20단의 실력자다. 태권도 7단에 특공무술 7단, 합기도 4단, 유도 2단인 그도 체력 관리만큼은 철저하다. 매일 체력단련장인 연무관에서 땀을 흘린다. 강 경호관은 “현장에서 항상 총을 차는 경호관인 데다 생명을 다루는 일이어서 주 1~2회 사격 훈련도 빼먹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 원수를 경호하는 일이다 보니 신임 경호관을 뽑는 일도 간단하지 않다. 1차부터 3차 시험까지 이어지는 선발 과정에서 필기시험과 인성검사, 체력검정, 무도검정, 면접과 논술 등 다양한 평가를 거친다. 선발 이후에도 혹독한 훈련 과정이 남아 있다. 신임 경호관들은 36주 동안 강도 높은 훈련을 통과해야만 비로소 경호실의 정예 요원으로 거듭난다. 이들은 1박2일 동안 100㎏에 육박하는 고무보트를 머리에 이고 밤샘 행군을 하는가 하면, 장비 없이 바다 수영을 하기도 한다. 군 특수부대와 경찰, 국가정보원, 소방방재청 등에서 외부 교육도 받는다. 이 가운데 가장 힘든 것이 사격과 무도, 체력 증진, 수영 등으로 이뤄진 내부 교육이다. 지난해 6월 들어와 거친 훈련을 받았던 15기 막내 경호관들은 “공포감 때문에 쉽지 않다는 공수 훈련이 가장 쉽게 느껴질 정도였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엔 해외 순방과 외빈 경호를 위해 중국어와 일본어, 러시아어 등 외국어 교육도 필수 항목이 됐다. 대테러 훈련이나 진압, 전술 등의 경호 전략을 공부하는 것도 주요 업무다. 또 유기적인 팀워크로 경호가 이뤄지다 보니 팀 호흡을 맞추는 것도 주요 훈련 가운데 하나다. 한 신임 경호관은 “국민은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검은 정장에 선글라스를 착용한 경호관에게 익숙하겠지만, 사실 극도의 긴장감과 자기 관리가 필요한 직업”이라며 “(우리가) 자기와의 혹독한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은 투철한 애국심과 소명 의식 때문”이라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지면 죽거나 보신탕용 ‘잔인한 투견 도박’

    지면 죽거나 보신탕용 ‘잔인한 투견 도박’

    수억원의 판돈을 걸고 맹견(猛犬)끼리 싸움을 붙인 투견 도박 사범들이 대거 검찰에 적발됐다. 조직폭력배 등이 개입한 투견도박은 철저한 역할 분담을 통해 단속을 피했으며, 싸움에서 진 개는 보신탕용으로 팔아버리는 등 치밀하고 잔인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윤재필)는 투견 도박을 벌여온 도박 사범 37명을 적발해 도박장 개장자 라모(44)씨 등 9명을 도박장 개장 및 동물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견주 이모(50)씨 등 9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또 도박에 가담한 11명은 약식기소했으며 조직폭력배 출신 도박 주최자 등 달아난 8명은 지명수배했다. 도박 사범 중에는 중소기업 사장, 대형 증권사 간부, 전직 중학교 교사 등도 포함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강원·경기 등 중부지역을 돌아다니며 맹견 핏불테리어로 1년간 28회에 걸쳐 모두 6억 2000만원 규모의 투견 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투견 도박은 싸움을 주선하고 도박장을 개장한 ‘도박 주최자’(일명 프로모터), 판돈 관리와 분배를 맡은 ‘수금원’, 투견 승패를 판단하는 ‘심판’과 ‘부심’, 맹견을 제공하는 ‘견주’, 도박장 주변을 감시하는 ‘망꾼’ 등으로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운영됐다. 이들은 핏불테리어 인터넷 동호회나 친분이 있는 사람들을 도박판에 끌어들인 후 한판에 수백만~수천만 원에 달하는 투견판을 벌였다.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도박장 개장 직전까지 가명과 대포폰을 사용해 수시로 장소를 바꾸고 도박장으로 가는 길목마다 망꾼을 배치했다. 도박은 수십∼수백 명의 참가자를 모집하는 ‘현장게임’과 체중 및 판돈 규모에 대한 조건을 제시받고 상대 견주를 물색해 소수 참가자만 참여하는 ‘계약게임’으로 이뤄졌다. 판돈의 10%는 도박장 개장자, 나머지 90%는 승리 투견에 돈을 건 참가자에게 분배됐다. 판돈이 큰 계약게임에서는 판돈의 90%를 승리 투견의 견주와 참가자가 나눠 가졌다. 투견 도박은 단속을 피해 도주하기 쉬운 야산 등지에서 밤 10시 이후 심야 시간에 주로 이뤄졌다. 통상 한 판에 30분 정도 걸리는 투견이 도박장 한 곳에서 하룻밤 사이 4∼5차례 벌이지는데 현장게임은 많으면 10회까지 이어졌다. 투견은 싸움에 동원된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죽거나 더 이상 싸우지 못할 정도의 부상을 입을 때까지 계속됐다. 싸움에서 승리한 개는 값이 몇 배로 뛰어 최고 3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진 개는 수십만 원에 보신탕용으로 팔려 나갔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일부 견주는 어린 핏불테리어를 산 뒤 조련사에게 월 100만원씩 주고 훈련을 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의정 포커스] 김명조 구로구의원

    [의정 포커스] 김명조 구로구의원

    “고3 수험생을 위한 해피 콘서트는 성황리에 끝냈습니다. 내년 초에도 학생이나 주민을 위한 공연을 기획하고 있어요.” 28일 집무실에서 만난 김명조서울 구로구의원은 “주민들이 즐거워하면 힘이 나는 동시에 주민들을 위한 또 다른 일을 구상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18일과 22일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열린 해피 콘서트를 성사시킨 주인공이다. 공부로 심신이 지친 이들에게 안길 선물을 고민하던 차에 의기투합한 협성대 음대 교수 14명이 재능기부로 감동을 선사했다. 평소 클래식 공연을 접하기 어려웠던 수험생들도 “힐링까지 됐다”며 즐거운 반응이었다. 2회 공연에 1050여명이 관람했다. 김 의원은 “공연을 2회로 하려니 대관료가 걸림돌이었지만 뜻이 통했는지 구로문화재단에서 무료로 받아들여 잘 마무리됐다”며 “안 될 듯하던 일도 방법을 찾다보면 해결되더라”고 웃었다. ‘뚝심과 열정의 여장부’로 불릴 만큼 추진력도 뛰어나다. 주민에게 필요한 일은 무엇이든 발벗고 나선다. 구립 실버 악단 창단에도 한몫 거들었다. 85세 부모님과 생활하는 그는 어르신에 대한 마음이 남다르다고 했다. 김 의원은 “노래나 악기를 연주하는 어르신이 많기에 우리 구에도 실버 오케스트라를 만들면 좋겠다 싶었다”며 “정기적으로 모여 연습하고 공연준비 등을 하면서 건강한 노년을 즐기시는 것 같다”고 흡족해했다. 둥지사랑 봉사단에서 주말마다 가족단위 참여자들과 독거노인, 지역아동센터 등을 돌보지만 그는 ‘여전히 목마르다’고 했다. 최근에는 개봉동 유수지에 눈썰매장을 유치해 다음 달 중순 개장한다. 뚝섬한강공원 눈썰매장에서 얻은 아이디어다.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선 천왕동에 치안센터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김 의원은 “어려운 주민을 도울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가령 몸이 아픈데도 치료비 때문에 고민하는 분들에게 긴급지원, 조건부 지원 등을 찾아 알려준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모르는 것을 알려주고 어려움을 해결하는 게 의원의 의무 아니겠느냐”고 되물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소비자 만족 위해 뛰는 기업들] 신세계백화점

    [소비자 만족 위해 뛰는 기업들]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은 일상에 지친 소비자들을 위한 쉼터를 확대하고 있다. 현재 본점과 경기점, 센텀시티점 등 주요 점포의 옥상에 미술작품을 설치하거나 고객 휴게공간을 꾸민 ‘스카이 파크’를 운영하고 있다. 2007년 문을 연 서울 중구 충무로1가 본점 명품관의 옥상은 ‘트리니티 가든’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루이스 부르주아, 호안 미로, 알렉산더 칼더 등 미술 교과서에 나오는 세계적인 거장들의 조각 작품이 설치됐다. 유통업계뿐만 아니라 미술계에서도 백화점의 ‘아트 마케팅’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현존하는 예술가 중 작품값이 가장 비싼 것으로 알려진 팝아티스트 제프 쿤스의 ‘세이크리드 하트’를 설치했다. 쿤스는 이곳을 직접 찾아 고객들에게 작품을 설명하고 사인회도 열었다. 경기점과 센텀시티점에는 간이 무대와 잔디밭을 꾸며놓은 스카이 파크를 설치했다. 주말에는 음악회 등을 열어 지역민들의 쉼터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4월 문을 연 의정부점 옥상에는 예술작품과 자연조경이 조화를 이룬 개인정원 분위기의 신세계 가든이 들어섰다. 백남준의 뒤를 잇는 세계적인 설치작가 서도호의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지난 7월 문을 연 센텀시티점 주라지는 국내 백화점 최초의 테마파크다. 4000㎡ 규모에 회전목마 등 다양한 놀이시설을 마련했다. 최대 300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함께 공유하는 공간이므로 고객에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옥상 공원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세상만사 온갖 시름 여기 물안개 품속에 살포시 놓고 가세요

    세상만사 온갖 시름 여기 물안개 품속에 살포시 놓고 가세요

    전남 나주(羅州)의 옛 이름은 금성(錦城)이다. 이게 고려 왕건 때 나주로 바뀐다. 이름은 바뀌었으되 뜻은 변한 게 없다. 금(錦)이든 나(羅)든 비단을 이르는 건 똑같으니 말이다. 대체 뭐가 그리 곱길래 비단 같다는 고을 이름을 늘 달고 다닐까. 나주는 어향(御鄕)이라 불린다. 임금을 낳은 고을이란 뜻이다. 여기엔 버들잎 전설이 깔려 있다. 목마른 남정네에게 버들잎 동동 띄운 물을 건넨 지혜로운 규수 이야기 말이다. 나주시청의 김종순 학예연구사가 전한 이야기를 정리하면 이렇다. 나라 안 몇몇 곳에 비슷한 내용의 버들잎 고사가 전하는데, ‘나주 버전’의 주인공은 고려 태조 왕건과 나주 호족 오다린의 딸이다. 무대는 현 나주시청 앞 완사천이다. 내용은 익히 알고 있으니 건너뛰자. 중요한 건 만남 이후다. 두 남녀는 필경 ‘선수’였던 게다. 만난 첫날밤에 오씨 처녀(훗날 장화왕후)와 왕건은 서둘러 ‘원인’을 만든다. 그로부터 열 달 뒤 ‘결과’를 얻는데, 그가 바로 고려 2대왕 혜종이다. 당시 왕건은 군사 3000여명을 이끌고 후백제의 후방 지역인 금성(나주)을 공략하러 온 참이었다. 주변 다른 지역과 달리 나주는 왕건의 편에 섰고, 이 공로로 고려 성종 때 목(牧)으로 승격된 뒤 일제강점기 전까지 1000여년간 전라도 지역의 핵심 도시로 번성할 수 있었다. 나주시가 내건 슬로건 ‘천년 목사(牧使) 고을’도 이 같은 역사에 기댄 표현이다. 나주의 풍경을 가르는 건 영산강과 금성산이다. 나주를 대표하는 명소들이 대부분 이 강과 산에 깃들여 있다고 보면 틀림없다. 도시 뒤엔 금성산이 우뚝하고, 가운데로 흐르는 영산강이 남북을 가르는 모습, 어딘가 익숙하지 않은가. 한양의 모습을 빼닮았다. 나주를 작은 서울 소경(小京)이라 부르는 이유다. 나주를 가르는 영산강은 전남 담양에서 발원해 광주와 함평, 무안 등을 두루 적신 뒤 목포에서 바다와 만난다. 길이는 136㎞. 한강(515㎞) 낙동강(522㎞) 등에 견주자면 보잘것없는 크기지만 교통로로서의 비중은 결코 뒤지지 않았다. 1970년대 말 강줄기 끝자락에 영산강 하구둑이 세워지기 전까지만 해도 뱃길은 목포항에서 강물을 따라 73㎞나 거슬러 올라갔다. 강줄기를 따라 수많은 나루터가 세워졌는데, 그중 하나가 영산포다. 흑산도 옆 영산도 주민들이 고려 조정의 공도정책에 따라 이주해 살면서 홍어 산지로 이름을 알렸던 바로 그 포구다. 영산포는 일제강점기 무렵 번성했다. 비옥한 나주평야의 쌀을 일본으로 내가던 곳이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영산포 일대에는 대지주 구로즈미 이타로(黑住猪太郞)가 살던 집과 동양척식회사 문서고 등 일본풍의 건물들이 많이 남아 있다. 구로즈미의 집은 나주시에서 인수해 최근 보수를 마쳤다. 올해 말부터 숙소로 사용될 예정이다. 동양척식회사 문서고는 찻집으로 쓰인다. 아름드리 팽나무 아래서 커피 마시는 재미가 쏠쏠하다. ‘S라인’을 그리며 유장하게 흘러가는 영산강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특급 포인트가 있다. 신곡리 봉곡마을 인근의 정자 금강정이다. 예서 샛길을 따라 10분 정도 오르면 사방이 툭 트인 강 언덕이 나온다. 물안개가 자주 끼는 이맘때면 발 아래로 영산강과 물안개가 함께 흐르는 ‘비단결 같은’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너른 들녘을 하얗게 칠한 물안개는 희롱하듯 강변 산자락을 품었다가 떨쳐 내길 반복하는데, 단언컨대 이 풍경 앞에서 탄성을 내뱉지 않을 사람은 없다. 이 언덕은 가급적 이른 아침에 오르길 권한다. 물안개의 두께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선경은 대개 오전 9시를 전후해 홀연히 사라지고 만다. 이제 금성산을 밟을 차례다. 451m로 높지는 않으나 나주의 진산 대접을 받는 산이다. 제가 품은 고을은 진작 나주로 이름을 바꿨지만 스스로는 여태 옛 이름을 잃지 않고 있다. 금성산에 들면 먼저 다보사를 찾을 일이다. 산비탈을 따라 세워진 소담한 절집이다. 김종순 학예사는 “일제가 대처승 제도를 도입하는 등 조선 불교를 흠집 내고 탄압할 때 꿋꿋하게 이를 거부하며 한국 불교의 법맥을 이어 온 사찰”이라고 소개했다. 다보사에서 잊지 말고 봐야 할 게 대웅전과 명부전의 불단을 장식하는 조각품이다. 꽃병 등을 조각해 뒀는데 이게 한국식 꺾꽂이의 원형이라는 것. 이는 꽃꽂이가 일본에서 시작돼 전파됐다는 주장을 뒤집는 증거라고 한다. 수수하면서도 정교한 대웅전 꽃문살도 빼어나다. 보물(제1343호)로 지정된 괘불탱도 아름답다던데 아쉽게도 이를 직접 볼 기회는 없었다. 다보사 앞쪽의 금성산 둘레길을 따라 휴양림 방향으로 15분쯤 걸어가면 난데없이 초록빛 세상이 펼쳐진다. 야생 차밭이다. 사방이 단풍으로 불붙고, 흰 눈에 덮여도 늘 푸른 빛을 잃지 않는 공간이다. 고려시대 임금께 진상했던 뇌원차도 이곳에서 비롯됐다. 흰빛의 녹차꽃은 10월부터 피기 시작해 12월이면 대부분 진다. 면적은 8㏊에 이른다. 자박자박 걸으며 푸른 빛을 완상하기 좋다. 이맘때 볼거리 딱 세 가지만 더 얘기하자. 메타세쿼이아길, 쌍계정, 노안천주교회다. 메타세쿼이아길은 전남산림환경연구소 진입로에 조성됐다. 전남 담양 메타세쿼이아 숲길에 견줘 짧지만 폭이 좁고 안온해 ‘사진발’을 잘 받는다. 쌍계정은 영암의 구림, 정읍의 태인 등과 더불어 조선시대 호남의 3대 명촌으로 꼽혔던 노안면 금안 마을에 있다. 세월의 흔적 더께로 쌓인 정자도 좋지만, 건물 앞뒤를 지키고선 아름드리 푸조나무와 느티나무의 자태가 더없이 빼어나다. 노안천주교회는 쌍계정과 이웃했다. 나주 최초의 성당으로, 근대문화유산 제44호로 지정된 붉은 벽돌의 단층 건물이 인상적이다. 교회가 깃든 마을 이름은 ‘이슬촌’이다. 주민 대부분이 천주교 신자인 마을이다. 해마다 크리스마스 때 이색 마을 축제를 연다. 글 사진 나주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천안논산고속도로를 이용해 호남고속도로 광주요금소를 지난 뒤 광산이나 산월 나들목으로 나와 광주 제2순환도로를 탄다. 순환도로 요금소를 빠져나와 13번 국도를 타고 들어가면 나주에 닿는다. 서해안고속도로 함평나들목을 이용할 수도 있다. KTX를 타고 가는 방법도 있다. 용산역에서 나주역까지 3시간 걸린다. →맛집:영산포 홍어의 거리에 홍어집들이 늘어서 있다. 영산포 홍어(337-5000) 등이 이름 났다. 나주곰탕은 시내 목사내아 일대에 몰려 있다. 하얀집(333-4292), 노안집(333-2052), 남평식당(334-4682)이 유명하다. 구진포 쪽엔 장어거리도 조성돼 있다. 영산나루(332-2131)는 동양척식회사 문서고와 한 울타리에 있는 찻집이다. 영산포 등대 바로 뒤에 있다. →잘 곳:단연 ‘목사내아’다. 옛 나주목사가 기거하던 한옥집인데 리모델링을 마치고 곧 문을 열 예정이다. 330-8831. 나주시청 부근과 동신대 일대에도 깔끔한 모텔들이 몰려 있다.
  • [프로축구] “내 힘으로 ★…기세등등 울산”

    [프로축구] “내 힘으로 ★…기세등등 울산”

    프로축구 울산, 두 번만 더 이기면 K리그 클래식 정상에 오른다. 정규리그 세 경기를 남겨둔 선두 울산(승점 70)은 2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아 5위 수원(승점 50)과 맞붙는다. 울산이 이기면 두 경기를 남겨둔 2위 포항(승점 68)과의 간격을 5로 벌릴 수 있다. 울산이 오는 27일 부산마저 꺾으면 다음 달 1일 포항과의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우승컵을 들어 올린다. 앞서 아시아 챔스리그 출전권이 걸린 4위 진입에 목마른 수원에 자칫 덜미라도 잡히면 포항과의 승점 차가 2로 유지돼 선두 자리가 위태로워진다. 최근 5연승을 질주한 울산의 기세는 무섭다. 올 시즌 수원과의 전적도 2승1무로 크게 앞서 있다. 대표팀의 주전 수문장을 노리는 김승규가 돌아와 큰 힘이 된다. 하지만 러시아와의 평가전에서 골맛을 보며 대표팀 원톱 자리를 굳힌 김신욱은 왼쪽 발목이 많이 부어오른 상태라 김호곤 감독은 무리해서 이날 수원전에 내보내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세 경기만 남은 수원으로선 물러설 곳이 없다. 라이벌이자 현재 4위인 FC서울(승점 58)은 지난 20일 전북을 4-1로 제압하고 또 달아났다. 울산을 반드시 잡아야 남은 두 경기에서 4위 탈환의 희망을 엿볼 수 있다. 이날 무승부로 승점 1만 더하면 서울은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한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최근 리그와 A매치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인 골키퍼 정성룡이 평정심을 되찾기만을 바라고 있다. 강등권 다툼도 한층 가열되게 생겼다. K리그 클래식에 잔류하기 위해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12위 강원FC(승점 32)는 꼴찌 대전(승점 28)에 불과 4점 앞서 있다. 10위 전남(승점 37)과 대전의 승점 차도 9점밖에 안 돼 10위부터는 어느 팀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남과 강원은 23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8위 제주(승점 58)와 11위 경남FC(승점 32)는 24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맞닥뜨린다. 강원이 이기고 경남이 제주에 비기거나 지면 강원은 11위로 올라서 강등권에서 거의 벗어난다. 반대로 전남이 지고 제주에 경남이 무릎 꿇으면 10위 자리마저 위협받는다. 강원과 경남이 나란히 승점 3을 얹으면 대전은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강등이 확정된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日언론 “오승환, 한신과 사실상 계약 합의”

    日언론 “오승환, 한신과 사실상 계약 합의”

    ‘끝판대장’ 오승환(31)이 한신행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매체들은 21일 오승환이 일본프로야구 한신과 입단 계약에 사실상 합의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스포츠 닛폰’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오승환의 신분 조회를 요청한 구단은 한신”이라면서 “조만간 나카무라 가쓰히로 한신 단장이 한국으로 건너가 이달 안에 오승환과 최종 계약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마무리 투수임에도 이적료를 포함해 2년간 총액 9억엔(약 95억원)의 계약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중 7억엔은 오승환의 몫이고 나머지는 이적료가 될 전망이다. 총액으로 따지면 2004년 이승엽(2년 5억엔), 2009년 김태균(3년 7억엔), 2011년 이대호(2년 7억엔)를 뛰어넘는 국내 선수 역대 최고 대우다. 연봉으로는 이대호(계약금 2억엔, 연봉 2억 5000만엔)와 비슷하다. 라쿠텐도 오승환에게 거액을 제시했으나 여러 조건을 감안해 한신 쪽으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오승환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아닌 삼성 선수로 해외 진출에 나섰다. 따라서 한신 구단은 신분조회에 이어 임대 방식과 지불 금액 등에 대해서도 삼성과 합의하여야 한다. 현재 오승환의 연봉 등에는 합의한 상태이고, 이적료를 놓고 삼성과 막바지 세부 조율 중인 것으로 보인다. ‘산케이스포츠’도 “삼성이 아시아시리즈에서 떨어져 모든 일정을 마침에 따라 한신이 협상을 마무리짓기 위해 나섰다”면서 “미나미 노부오 한신 구단 사장도 계약이 막바지에 들어간 상태라고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한신이 메이저리그로 떠난 후지카와 규지(시카고 컵스)의 공백으로 고심했으나 최고 157㎞를 뿌리는 오승환을 영입해 내년 우승을 노린다”고 설명했다. 오사카에 연고를 둔 센트럴리그 소속 한신은 요미우리와 쌍벽을 이루는 인기 구단이다. 하지만 우승과 인연이 많지 않다. 내년 시즌 9년 만의 리그 우승과 29년 만의 일본시리즈 우승을 벼른다. 2005년 단국대를 졸업하고 삼성에 입단한 오승환은 통산 28승 13패, 277세이브, 평균자책점 1.69를 작성했다. 통산 최다 세이브로 맹활약한 그는 삼성에 3년 연속 통합 우승을 안기며 꿈꾸던 해외 진출을 눈앞에 뒀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놀아줘요!” 수사자 목마탄 사자 남매 포착

    아직 어린 새끼 사자 남매가 낮잠 자던 수사자 위에 올라탄 좀처럼 볼 수 없는 사진이 공개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16일(현지시간) 런던의 야생동물 사진작가 마크 스미스가 남아프리카 보츠와나에 있는 초베 국립공원의 사부티 습지에 사는 한 사자 무리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소개했다. 공개된 일련의 사진은 오랜 낮잠 뒤 깨어난 새끼 사자 남매가 장난끼 많은 아이처럼 엎치락뒤치락 레슬링을 하듯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을 담고 있다. 특히 이들 어린 사자는 주위에서 자고 있던 수사자 위에 올라타는 등 장난을 걸기도 했지만, 당시 수사자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는지 이들의 장난을 받아줬다고 한다. 보통 수사자는 어린 새끼들이 있는 자신의 암사자 무리와 거리를 유지하지만 이들 새끼는 자라면서 종종 수사자에 접근한다. 이때 수사자들은 대개 저리 비키라는 시늉을 하지만 이 사진 속 새끼들은 운 좋게도 어리광을 피울 수 있었다고 한다. 작가에 따르면 이 수사자는 35마리의 강력한 암사자 무리를 함께 이끄는 5마리의 수사자 연합에 속한다. 수사자는 종종 다른 무리의 수사자에 대적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자신의 형제 혹은 사촌들과 연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내 아버지는 김구… 나는 늘 죽음과 함께 있었다

    내 아버지는 김구… 나는 늘 죽음과 함께 있었다

    조국의 하늘을 날다/김신 지음/돌베개/340쪽/2만 2000원 1949년 6월 26일. 백범 김구 선생의 서거는 이승만 정권을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했다. 혹여 폭동이 일어날까, 상여를 호위하는 경찰에게 권총이 지급됐다. 서울역을 비롯해 주요 길목마다 기관총이 장착된 장갑차도 배치됐다. 계염령 선포나 다름없었다. 백범의 둘째 아들인 김신(91) 전 공군참모총장은 “(정권을 등에 업은) 친일세력은 아버지를 제거하고 한국독립당 사람들을 탄압했다”고 회고했다. 한독당이 친공세력으로 몰린 것은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하며 남북협상을 벌였다는 이유에서다. 김 전 총장은 아버지의 사후 경교장 지하에 있던 한독당 조직표와 명단을 가장 먼저 불태웠다. 많은 사람이 혹독한 탄압에 시달릴 것을 우려한 탓이다. 김 전 총장은 회고록 ‘조국의 하늘을 날다’에서 백범과 한독당의 명을 끊은 배후 세력으로 김창룡 전 육군 특무대장과 이승만 전 대통령을 지목한다. 백범 사후 서른살 안팎의 청년이 저자를 찾아와 권총 한 자루와 돈을 요구하기도 했다. 정보국 요원들에게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당할 때였다. 저자는 “청년은 ‘김일성이 보내 이승만을 암살하러 왔다’고 말했다. 느낌이 이상해 당시 신성모 국방장관에게 내 신변보호를 요청했는데, 알고보니 김창룡이 꾸민 공작(올가미)이었다”고 전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김 전 총장에게 망명과 다름없는 영국 유학을 권하기도 했다. 1922년 상하이에서 태어난 저자는 “백범의 가족이라는 사실은 때론 크나큰 자랑이자 자부심이지만 늘 나와 가족의 어깨 위에 무겁게 드리워진 버거운 숙명이었다”고 털어놓는다. 그의 삶은 순탄치 못했다. 젖먹이 때 어머니(최준례 여사)가 돌아가시고 수차례 중국의 고아원에 맡겨졌지만 이때마다 그를 데리러 온 사람은 할머니 곽낙원 여사였다. 어머니에 대한 추억도 없고, 잠깐 뵐 수 있었던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기억도 별로 없다. 형과 할머니는 중국 땅에서 횡사했다. 그는 숱한 고난 끝에 중국 군관학교에서 공군비행교육을 받았고, 아버지의 권유로 해방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공군 훈련을 마쳤다. 1947년 귀국해 육군 항공대에서 일하며 6·25전쟁 때는 조국의 산하에 폭탄을 투하해야 했다. 책에는 현대사의 비화가 수두룩하다. 6·25전쟁 중 미그 15기를 탈취하기 위해 만주로 급파될 뻔했으나 1953년 북한 공군 장교가 미그 15기를 몰고 귀순하면서 작전은 취소됐다. 공군참모총장 시절 맞은 5·16쿠데타 때 저자는 육군본부에서 박정희 장군을 처음 대면했다. 박 장군은 다짜고짜 “‘백범일지’를 여러 번 정독하고 깊이 감명받았다”고 말했다. 저자는 주한미군 등 진압군에게 서울 시내가 전쟁터가 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박정희 정권 때 주타이완 대사와 교통부 장관을 지냈다. 한·중 수교 당시 막후 비선 라인으로 활동하고 1960년 북한의 핵개발 정보를 입수했던 일화도 전한다. 그는 “늘 죽음이 가까웠지만 아버지와 선열에 대한 자부심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수능, 수학B·영어B형 상당히 어려웠다

    수능, 수학B·영어B형 상당히 어려웠다

    7일 치러진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지난해보다 어렵고 9월 모의평가 수준과는 비슷했다는 평가다. 특히 자연계열 학생들이 보는 수학 B형과 영어B형이 지난 9월 모의평가보다 상당히 어렵게 출제돼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와 달리 A형·B형으로 나뉘어 출제된 데다가 대학이 유형별로 가산점을 다르게 주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입시 전략을 짜려면 다소 애를 먹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병헌 수능출제위원장(숙명여대 한국어문학부 교수)은 7일 오전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영역·과목별로 쉬운 수능의 기조를 유지했고, 첫 수준별 시험인 국어·수학·영어는 9월 모의평가 수준으로 냈다”며 “B형은 원래 수능 수준의 난이도를 유지하고, A형은 더 쉽게 출제한다는 약속을 최대한 지키려 했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수준별 수능이 도입됐기 때문에 지난해 수능과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덧붙였다. 수능출제본부는 9월 모의평가를 기반으로 영역별 EBS 연계율을 국어 71.1%, 수학 70.0%, 영어 71.1%, 사회탐구 71.0%, 과학탐구 70.0%, 직업탐구 70.5%, 제2외국어/한문 70.0%로 최대한 70%에 맞췄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선 교사들과 학생, 입시업체들은 과목별, 수준별로 고난도 문제가 2~3개씩 출제되고 EBS 교재를 변형 출제한 문제들이 많아 ‘쉬운 수능 기조’라는 설명과는 달리 체감 난이도가 높았다고 분석했다.  실제 수능출제본부와 입시업체·대교협의 설명은 과목마다 다소 엇갈렸다. 국어는 A·B형 모두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고 지난 9월 모의평가와는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고 교사와 입시업체들은 평가했다. 2교시 수학에 대해 출제본부는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으로 출제해 적정한 난도를 유지했다”고 했지만, 입시업체들은 수학 B형이 지난해 수능 가형보다 어렵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영어는 지난해와 비슷했지만 영어 B형이 9월 모의평가에 비해 상당히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국어 B형·수학 A형·영어 B형의 조합을 택한 대부분의 인문계 상위권 학생들은 수능 최저학력 기준 충족에 다소 불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홈페이지를 통해 11일 오후 6시까지 문제와 정답에 대한 이의를 받은 뒤 18일 오후 5시까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에 최종 정답을 게재한다. 성적표는 오는 27일까지 배부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만원으로 떠나는 전국 여행… 중랑구민의 행복

    “사실 아주 싼값에 가는 것이라 큰 기대를 안 했는데 아이와 정말 좋은 데이트를 가졌죠.” 5일 이현주씨는 ‘문경새재 옛길 산책과 석탄박물관 탐방’에 참여한 지난달을 떠올리며 활짝 웃었다. 지난 7월 ‘태안 영목마을 어촌체험’에 참여한 김선자씨도 매한가지로 만족감을 보였다. “크고 싱싱한 바지락이 많은 갯벌 체험장에서 게, 고동을 잡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싱싱한 바지락 청국장으로 맛난 밥도 해먹었답니다.” 지난 3월부터 진행한 중랑구 월별 테마 여행이 인기다. 전통문화, 생태·과학, 농촌, 자연 체험 등 주제를 정해 가족단위 문화체험과 체험학습을 한데 묶어 진행하는 ‘중랑 패밀리 행복 체험학습’이다. 오는 9일엔 26가구가 경기 포천으로 떠난다. ‘허브 아일랜드’에 들러 허브 향기가 가득한 실내허브식물원, 허브산책로, 허브빵집, 허브카페, 허브 숍 등을 둘러볼 수 있다. 허브차와 허브오일도 체험할 수 있다. 이어 ‘포천 아트밸리’를 방문, 화강암 채석장이 어떻게 친환경 문화예술 공간으로 변모했는지 확인한다. 전망대, 산책로, 조각공원, 전시관 등을 다 둘러본다. 화강암 탄생에서 채석까지의 과정에 대해서도 흥미롭게 설명을 듣는다. 또 ‘한가원’을 찾아가 한과 등 우리 전통 음식을 만들어보는 시간을 갖고, ‘한과박물관’에서는 한과의 모든 것을 배운다. 중랑 패밀리 행복 체험학습엔 6세 이상 초등학생을 둔 부모로 구성된 가족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1인당 비용은 5만 8000원 수준이지만, 참가자는 20%인 1만 1600원만 내면 된다. 평생학습센터 홈페이지(lifelong.jungnang.seoul.kr)에서만 접수한다. 12월 2~4일엔 대관령 양떼목장, 치즈만들기, 오대산 월정사 문화탐방을 한데 묶은 프로그램 참가 신청을 받는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기네스 기록 실패했지만 활짝 웃은 사람들

    기네스 기록 실패했지만 활짝 웃은 사람들

    기록은 깨지 못했지만 참가자들은 모두 환한 얼굴이었다. 기네스엔 이름을 올리진 못했지만 암환자 어린이들에겐 큰 힘을 됐기 때문이다. 푸에르토리코 마리오 키호테 모랄레스 콜로세움에 최근 주민들이 모여 최대인원 하비호스 타기 기네스기록에 도전했다. 하비호스는 긴 막대 끝에 말 머리가 달려 있는 어린이용 장난감 목마다. 깨야 할 목표는 네덜란드에서 수립된 기록 2517명 돌파였다. 하지만 인원은 최고기록에 미달했다. 1950명이 참가해 아쉽게 기네스기록의 꿈을 접어야 했다. 기네스기록 경신은 확실해 보였다. 목마가 불티나게 팔렸기 때문이다. 행사는 어린이 암환자를 돕는 단체,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여성을 지원하는 단체 등이 합동으로 준비했다. 단체들은 어린이 암환자와 가정폭력 피해자를 돕기 위한 행사라는 취지를 설명하고 참가자를 모았다. 행사 참가자를 위해 10월1일부터 시판된 목마는 4900개나 팔려나갔다. 목마를 산 사람이 모두 참가했다면 기네스 기록은 쉽게 깰 수 있었지만 예상 외로 기록도전 행사의 참가자는 적었던 셈이다. 그래도 참가자는 모두 행복한 표정이었다. 어린이 암환자와 가정폭력 피해여성들을 돕기 위한 재원을 마련한다는 취지는 넉넉하게 살렸기 때문이다. 한 참가자는 “목마가 많이 팔린 건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취지에 공감한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라면서 “애초부터 기네스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사진=에페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해외여행 | seattle-시애틀에 대한 두 가지 시선

    해외여행 | seattle-시애틀에 대한 두 가지 시선

    인기 여행책의 저자이자 나름 여행 베테랑인 두 사람에게 의외의 공통점이 있었다. 아직 미국본토를 한 번도 밟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럴 수 있다. 사실 미국은 그 자체로 새로운 챕터를 열어야 하는 곳이므로. 그런 그들에게 추천한 미국 여행 1번지는 시애틀이었다. ●그 女子 봉현 나를 웃게 만드는 도시 영화 <시애틀의 잠 못이루는 밤>에서 보았던, 상상해 오던 그 풍경이었다. 바다가 보이고, 산이 보이고 항구에는 배가 가득하며 그 안쪽으로 빼곡히 들어찬 빌딩 숲들. 그 사이사이에 크고 푸른 나무와 거리를 걷는 사람들. 하지만 어디에도 정체된 길이 없었다. 빌딩과 건물이 가득찬 것처럼 보였지만 여백이 많았다. 하늘을 가리지 않았고 바다를 남겨두었다. 내가 이곳에 와 있다는 명확한 풍경. 사람들의 시선에는 시애틀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낯선 이방인이지만 이 벅찬 풍경에 대한 시선으로 무언의 기억을 공유한다. 여행에서 본 풍경은 그래서 더욱 오랫동안 기억된다. 가을바람이 선선히 불고 구름 사이로 햇살이 내렸다. 여행이 좋은 이유는 언제나 이런 것이다. 여행지 그림을 그리는 즐거움 또한 이런 장소 때문이다. -김봉현 작가 시애틀은 생각했던 미국과 달랐다. 그동안 유럽과 중동, 인도 등을 오랜 시간 구석구석 여행했었지만 사실 미국 땅은 처음이었다. 아침에 출발해 아침에 도착한, 만 하루를 거슬러 온 기분으로 마주한 시애틀은 선선하다 못해 쌀쌀했다. 서울의 더운 여름을 한번에 씻어 내려주는 기분, 얼마 만의 가을바람이었을까. 두껍지 않은 가디건을 꺼내 입었다. 시애틀은 크지 않았다. 하염없이 걷거나 버스를 조금만 갈아타면 웬만한 장소를 모두 둘러볼 수 있었다. 시애틀 끝에서 끝까지 가도 택시로 30분 이상 걸리지 않았다. 영화 <만추>에 등장했던 ‘라이드 덕’이라는 오리를 닮은 수륙양용 투어버스도 탔다. 한 시간 반 가량의 유쾌한 도시 투어로, 센스만점의 운전기사의 장난과 신나는 노래와 함께 시애틀 전체를 돌아볼 수 있었다. 도심의 도로를 달리다가 그대로 강에 들어가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 나왔던 수상 가옥과 항구의 풍경을 감상한 뒤 다시 육지로 올라오는 경험은 시애틀다운 ‘기발한’ 시간이었다. 마치 책의 목차를 파악하듯 도시를 빠르게 스캔하는 동안 마음에 드는 장소를 점찍어 둘 수 있었다. 그리고 내 두 발로 걸어다니는 동안 시애틀은 또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왔다. 천천히 걸으며 스타벅스 외에도 개성 있는 카페와 초콜릿 가게, 로컬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펍을 거리 곳곳에서 발견했다. 지미 헨드릭스가 기타를 샀다는 전당포(지금은 카페가 되었다), 갤러리와 꽃집,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파는 레스토랑, 언덕을 넘어 뻗은 길 사이사이로 바쁘지 않게 걸어가는 사람들. 시애틀은 그렇게 평화로웠다. 미국 록 음악과 영화의 온갖 기록을 담은 EMP박물관, 망치를 든 조형물이 있는 시애틀 아트뮤지엄 사이로 인디언이라 불리웠던 이들의 조형물이 자리하고 있다. 천천히 걷다가 큰 나무들이 그늘진 광장에 앉아, 트럭에서 파는 스프와 짭짤한 핫도그를 먹고 있는데 빗방울이 떨어졌다. 금세 세찬 비가 오는데도, 우산도 쓰지 않고 여유롭게 걷는 시애틀 사람들이 한없이 부러웠다. 걷기 편한 운동화와, 변덕스런 날씨를 대비해 비에 젖지 않는 옷을 입고 가방을 매고 한손엔 꽃과 책을 들고 지나가는 사람들. 짧은 기간이었지만 시애틀을 여행하는 동안 본 거리의 풍경은…. 많은 사람들이 차 대신 자전거를 탔고 누구든지 대화를 나누었으며 커피를 자주 마셨다. 사람들은 변덕스런 날씨에도 담담하게 웃어 보였다. 오히려 이것이 시애틀의 매력이라며. 여행이란, 내가 태어나 살고 있는 곳을 떠나 잠시 낯선 이들과 살아보는 경험일지도 모른다. 언젠가 다시 오게 될지, 평생에 단 한 번의 방문일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다른 문화와 다른 일상을 가진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평범한 음식을 특별한 기분으로 맛보며, 낡은 것들에 놀라워하고, 익숙하기에 더욱 설레는 공간을 돌아보며 ‘이 곳에서 산다면 어떨까’ 하고 상상해 보는 찰나의 기쁨. 그런 시간이 길지 않기에 더욱 아쉽고, 짧기에 더욱 값진 여행이 된다. 언제나 여행자로 살아간다는 건,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마음속에 세계 곳곳의 사랑하는 도시를 담아두고 그리워할 수 있는 추억. 꽃향기 속에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어우러지던, 바다와 하늘의 파란 빛이 가을바람 타고 불어오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봉현 작가는 2년 동안 세계여행을 하며 그린 그림과 단상을 모아 지난 8월 그림 에세이집 <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를 묶여 냈다. 2013년 1월부터 <트래비>와 인연을 맺어 ‘봉현의 온더카미노’를 매월 연재하고 있다. blog www.bonh.kr ●그 남자 최갑수 시애틀에서 보낸 향기롭고 달콤한 가을의 며칠 여기는 시애틀이고 지금은 가을이다. 나는 지금 시애틀을 즐기고 있고 시애틀의 가을에게서 위로를 받고 있다. 어디에선가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이마를 벤 듯 스치고 지나간다. 심호흡을 하면 가슴 속 가득 차오르는 가을의 분위기. ‘어쨌거나 가을이 왔어.’ 해질녘의 가을 햇살은 설탕가루를 뿌려놓은 듯 반짝이고 마음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다. 생활에 지쳤거나, 일에 지쳤거나, 사람에 지쳤거나, 혹은 자기 자신에게 지쳤을 때. 세상과 불화할 때, 사랑하는 누군가와 헤어졌을 때,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을 때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은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닐까. 낯선 곳에서의 하룻밤이, 아침에 창문을 열었을 때 눈앞에 펼쳐지는 낯선 풍경이, 낯선 이가 건네는 따뜻한 차 한잔이 엉망진창인 우리 인생을 위로해 준다고 믿고 있다. 그러니까 떠나는 거다. 머물러야 할 이유는 없지만 떠나야 할 이유는 넘쳐난다. -여행작가 최갑수 10월이다. 10월은 뭐랄까, 9월처럼 심각하지 않아서 좋고, 11월처럼 허망하지 않아서 좋고,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아무도 나를 비난하지 않을 것 같아서 더 좋다. 그리고 여행. 10월만큼 여행에 어울리는 달이 있을까. 인디언식으로 10월을 이름짓는다면 아마도 ‘그대와 함께 여행하기 좋은 달’이라고 했을 거다. 어쨌든 10월엔 여행을 떠나는 거다. MP3에 좋아하는 음악을 가득 담고 소설 한 권 들고서 비행기를 타는 거다. 우리가 시간을 가장 잘 활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도서관에 가는 것과 여행을 떠나는 것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그래서 온갖 핑계를 대고 시애틀에 갔다. 비행기를 타고서 10시간을 훌쩍 날아 바다를 건넜다. 누군가 묻는다. 왜 하필 시애틀이냐고. 회색빛의 우중충한 구름이 뒤덮고 있는 도시. 빌딩숲 저편에서 습기를 가득 머금은 바람이 불어와 머리칼을 눅눅하게 만드는 도시. 1년 중 화창한 날이 불과 55일에 불과한 도시 시애틀. “시애틀이라…, 꽤 괜찮은 도시지. 하지만 뭔가 하이라이트가 없지 않아? 차라리 샌프란시스코가 어떨까?” 시애틀에 간다고 하니 어느 선배 여행작가가 이렇게 말했다. “시애틀은 기타의 전설 지미 헨드릭스가 나고 자란 곳이자 너바나와 펄잼의 주무대였죠. 여러 영화의 배경이 됐던 도시기도 하구요. 그리고 정말 맛있는 와인이 있다고 들었어요. 이 정도면 제가 시애틀을 찾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요?” 하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그냥 웃고 말았다. 아참, 커피도 있었지. 스타벅스가 탄생한 곳이 바로 시애틀이지. 아무튼 우리가 시애틀을 찾아야 할 이유는 찾지 않아야 할 이유보다도 많구나. ‘시애틀’에는 ’조정자’란 뜻이 담겨 있다. ‘시애틀’은 워싱턴 주가 되기 이전 이 지역 원주민 인디언 추장의 이름이기도 하다. 1852년 미국정부는 유럽에서 미국으로 건너오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이 지역에 거주하던 인디언 추장에게 땅을 팔 것을 요구하는 서신을 보냈다. 이에 추장은 다음과 같은 편지로 미국정부에 답한다. “우리에게 땅을 사겠다는 생각은 이상하기 짝이 없어 보입니다. 맑은 대기와 찬란한 물빛이 우리 것이 아닌 터에 그걸 어떻게 사겠다는 것인지요? (중략) 우리는 땅이 사람에게 속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땅에 속한다는 것을 압니다. (중략) 우리는 우리의 신이 그대들의 신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땅은 신에게 소중합니다. 그러므로 이 땅을 상하게 하는 것은 창조자를 능멸하는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당시 미국 14대 대통령 프랭클린 피어스는 이 편지에 감동해 그의 이름으로 도시를 이름지었다고 한다. 시애틀에서는 놀았다. 나는 여행의 본질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풍경을 보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다행히 우울하던 시애틀의 날씨는 둘째 날부터 화창하게 개었다. 어깨에는 찬란한 가을햇빛이 내려앉았고 도시 저편 바다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먹고 마시고 놀기 충분히 좋은 날씨였다. 반바지에 스니커즈, 야구모자를 쓰고 이어폰을 꽂고 골목을 쏘다녔다. 손에는 스타벅스 커피잔 그란데 사이즈를 들고서 말이다. 이어폰에서는 커트 코베인이 흘러나왔다. 시애틀 펑크 록의 아이콘이었던 커트 코베인. 1994년 4월 8일 자택에서 자살한 상태로 발견되었던 그. 시신은 가루가 되어 위스카 강Wishkah River에 뿌려졌지. 시애틀에서 듣는 그의 음악은 감회가 새롭다. 워터프론트의 어느 야외 레스토랑에 앉아 있다. 잘 익은 시애틀 와인이 내 앞에 놓여 있고 나는 바다를 향해 폴라로이드 카메라의 셔터를 누른다. 찰칵. 시애틀에서의 어느 한때가 가을 공기 속에서 인화하고 있다. 마음속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다정한 것들이 돋아나고 있는 것을 느낀다. 행복이라는 건 세상에 살아가는 인간의 수만큼 많다. 그리고 내게는 내게 꼭 어울리는 행복이 있다. 나는 노을에 물들어 가는 와인잔을 빙글거리며 앉아 있다. 여기는 시애틀이고 지금은 10월이다. 시애틀의 몽환적인 숲, 올림픽 국립공원Olympic National Park 시애틀의 또 다른 별칭은 ‘숲의 도시’다. 이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은 올림픽 국립공원. 짙은 안개에 둘러싸인 신비로운 숲의 몽환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트와일라잇>, <트윈픽스>, <씬 시티>, <다크 엔젤> 등의 초현실 판타지들을 찍은 곳이기도 하다. 가장 접근하기 쉬운 곳은 허리케인 릿지Hurricane Ridge. 해발 1,600m의 전망대까지 차로 오를 수 있다. 전망대에서는 올림픽 공원 내의 최고봉인 올림푸스산2,430m을 바라볼 수 있다. 길을 가며 심심찮게 만나는 야생 노루가 국립공원에 왔음을 실감케 해준다. 가는 방법 올림픽 국립공원은 자동차가 없으면 제대로 즐기기 힘들다.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시애틀에서 올림픽 국립공원을 자동차로 가려면 타코마와 올림피아를 경유해야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워터프론트에 자리한 시애틀 페리 터미널에서 도항선을 이용해 배에 차를 싣고 가는 것이 유리하다. 유류비, 시간비용 등을 고려할 때 저렴하다. 요금은 차 한 대당 11.25달러. ▶글을 쓰고 사진을 찍은 여행작가 최갑수는 시인으로 등단한 뒤 여행잡지 에디터를 거쳐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 <잘 지내나요, 내 인생> 등 인기 여행저서를 출간한 베테랑 여행작가다. blog blog.naver.com/ssoochoi ●봉현’s Pick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Pike Place Market 파이크 플레이스는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다양한 음악가들이 길거리 곳곳에서 연주를 했다. 오래 전부터 한자리에서만 오르간을 연주했다는 할아버지와 바이올린을 켜는 여자와 기타를 치는 남자, 영화 <원스>를 연상시키게 하는 두 사람이 노래하고 있었다. 기분 좋은 음악이 여행자의 발걸음을 더욱 가볍고 설레게 한다. 유명한 장소나 유적지의 기념품도 좋지만 나는 오래된 가게에 들르는 것을 좋아한다. 무엇을 보고 무엇을 찾아낼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더욱 흥미롭다. 빈티지 상점을 꼼꼼히 둘러보면 현지 사람들이 어떤 생활을 하고 어떤 문화를 가졌는지 엿볼 수 있다. 바랜 가방과 구두, 식탁을 장식했던 컵과 그릇, 천 조각 들은 마치 낯선 그들의 집에 방문한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서는 시애틀 사람들의 생명력이 그대로 느껴졌다. 사람들의 손때와 세월이 묻은 일터에는 날마다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활기를 돋운다. 해가 뜨면 하루를 열심히 살아내고 해가 지면 잔잔한 항구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는. 그렇게 삶을 영위해 가며 청년도 노인도 함께 어우러져 그곳에 살고 있었다 -김봉현 작가 시장 초입에서부터 화려한 색과 향기의 꽃 가게가 가득하다. 커다란 꽃 한 다발에 10달러 남짓, 한 송이 한 송이가 생기 가득한 빛깔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우리에게 너무나 친근하지만 실제로는 보기 힘든, 얼굴만한 크기의 샛노오란 해바라기였다. ‘한 송이에 겨우 2달러’라는 말에 동행한 미국 친구에게 선물하고자 1송이를 주문하자 신문지로 대충 감은 해바라기를 건네준다. 친구는 자기 얼굴보다 더 큰 해바라기를 받아들고 너무너무 해맑게 웃는다.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는 일은 소박하지만 행복하다. 파이크 플레이스를 안내해 주는 프로그램을 따라, 10여 명이 일행이 되었다. 유쾌한 청년에게 파이크 플레이스의 역사와 규모 등에 대해 설명을 들으며, 친절한 배려와 함께 한 시간 남짓 동안 파이크 플레이스를 돌아볼 수 있었다. 시애틀의 메인 관광명소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멋진 곳이었다. 다양한 가게와 사람들, 음악과 미술, 레스토랑이 어우러져 있는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은 활기가 넘쳤다. 관광객뿐만이 아니라 현지 사람들도 과일을 사거나 꽃을 사고, 바다가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해산물 요리를 먹고, 그림이 전시되어 있는 카페에 앉아 친구를 만났다. 아이들은 파이크 플레이스의 상징인 돼지 동상에 올라타기도 하고 가족들은 저녁식사로 먹을 생선과 과일을 고른다. 식탁에 놓을 꽃 한 송이도 잊지 않는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은 1층의 프리마켓과 꽃과 과일, 생선가게 외에도 지하 3층에 걸쳐 여러 가게들이 사람들을 반기고 있었다. 할머니가 입었을 것만 같은 드레스와 아이에게 직접 만들어 입혔을 바랜 옷가지를 비롯해, 연인에게 썼던 러브레터와 졸업 앨범까지 없는 것이 없었다. 오래된 서점에는 어린 시절 엄마아빠가 자기 전에 읽어 주었을 법한 그림책에, 1달러짜리 소설책과 유명한 미술가의 두꺼운 화집까지 빼곡했고 수염이 헛헛한 아저씨가 그곳에서 손님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상점들은 각자의 개성과 목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상점 주인들의 시끄러운 목소리와 사람들 틈에서 정신없이 구경해야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인상을 쓰거나 짜증을 내지 않았다. 오래되었지만 현재까지도 고스란히 활기를 간직한 시장의 모습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었다. 봉현의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Must Go Place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 1907년 문을 연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은 시내 1번가라 할 수 있는 퍼스트 애비뉴와 파이커 스트리트 사이 엘리엇만을 끼고 위치해 있다. 원래 어시장이었지만 지금은 종합시장으로 변모해 시애틀 시민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유명한 치즈가게와 스프가게도 있다. 파이크 플레이스 기념품이나 공예작품, 직접 만든 화장품이나 꿀과 잼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입구에는 꽃을 파는 상점들이 가득하다. 해바라기 1송이 $2, 제철 꽃 한다발 $10 안팎으로 구입 가능. 신선한 해산물과 과일들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 주소 85 Pike st. Seattle, Washington 가이드 투어 | 홈페이지에서 신청 가능하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 진행된다. 1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가이드를 따라 이어폰을 끼고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시장을 한바퀴 구경할 수 있다. 언어는 영어만 사용한다. 17세 이하와 65세 이상은 $13, 성인은 $15이다. 해설사를 따라 주요 상점을 돌며 전통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푸드 투어 프로그램은 $45. 홈페이지 www.publicmarkettours.com 껌벽Gum wall | 1990년대 초 젊은 관광객들이 건물 한쪽에 껌을 붙이기 시작하면서 너도나도 씹던 껌을 벽에 붙여 엄청난 규모의 껌벽이 탄생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관광지라는 오명을 얻었지만, 다양한 색의 껌이 예술작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만화전문상점Golden age collectables | 마블이나 디즈니, 장난감, 기념품 등 1971년부터 미국 만화와 관련된 모든 것들을 판매하는 가게. 파이크 플레이스 401호에 위치해 있다. www.goldenagecollectables.com 빈티지 종이가게Paperworks | 오래되고 낡았지만 의미 있는 종이들을 판매한다. 세밀한 세계지도나 오래된 잡지, 신문, 공연 포스터 등 다양한 아이템이 있으며 상태도 비교적 좋은 편이다. ‘무조건 하나에 1달러’ 짜리가 가득한 서랍에서 보물을 찾아보는 재미도. www.oldseattlepaperworks.com 오래된 책방(BLMF) used book shop | 파이크 플레이스 322호. 중고 책을 사고파는 곳. 아이들 동화책에서 전공서적까지, 다양한 종류의 책들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시장갈비Market Galbee | 한국인이 운영하는 음식점. 한국식 불고기와 비빔밥, 도시락을 판매. 간판의 손글씨가 센스만점. 양도 많고 맛도 좋다. ▶갑수’s Tip 어딜 가나 시장 구경은 빼놓을 수 없다. 시애틀에서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Pike Place Market이다. 생선가게 ‘파이크 플레이스 피시 마켓’은 ‘나는 물고기’로 유명하다. 막 판매된 팔뚝만한 참치가 점원의 손에서 손으로 날아다니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입구에 ‘레이철’이라는 대형 돼지저금통을 만들어 놓고 기부를 받아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도 한다. ▶봉현’s Pick 원조 스타벅스에서 마시는 커피 스타벅스 1호점 Starbucks First Store 세계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새로운 커피 문화를 만들고 있던 피츠 커피Peet’s Coffee에 영향을 받아, 시애틀에 첫발을 내딛었다. 1971년 시애틀의 웨스턴 애비뉴에 1호점은 오픈했다가 1977년에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으로 자리를 옮겼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한 켠에 있는 스타벅스 1호점은 생각보다 더 작았다. 입구에 1912라고 적힌 건물 설립 년도와 낯선 스타벅스 로고 외에는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스타벅스 1호점을 구경하고 기념품을 사려는 사람들로 바깥까지 길게 줄이 이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입구 한쪽에서는 기타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뮤지션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았고, 그 덕분에 더더욱 주변은 혼잡스러웠다. 시장의 불이 꺼지고, 가게가 문을 닫고 길거리의 음악가들도 가방을 매고 집으로 돌아가고서야 스타벅스 1호점은 조금 한산해졌다. 여느 카페, 보통의 스타벅스와는 달리 빵도 케이크도 없었다. 한쪽 벽면에 빼곡히 진열된 여러 모양과 재질의 텀블러와 머그컵에는 전세계 유일하게 남아있다는 스타벅스 초창기 오리지널 로고가 그려져 있었다. 주문대에서 젊은 청년이 어김없이 ‘오늘 하루 어땠어요?’ 하면서 메뉴판을 내민다. 메뉴판에는 에스프레소, 카페라떼가 아닌 텀블러 1번, 텀블러 2번, 머그컵 3번 등등 기념품만이 빼곡하게 안내되어 있다. 커피를 주문하고 앉아서 한잔의 여유를 즐기는 곳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기념품만을 사 간다. 가게는 넓지도 세련되지도 않았지만 오리지널 로고의 색처럼 갈색 빛의 따뜻한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었다. 마치 커피원두의 향과 색처럼. 시애틀에 가면 꼭 사다 달라던 지인의 선물로 하나, 그리고 나의 첫 미국, 시애틀 여행을 기념하기 위해 하나 더 구입했다. 가을의 시애틀과 아주 잘 어울렸다. 사실 유명한 스타벅스 1호점 때문에 스타벅스 체인점의 숫자는 많지 않으리라 예상했었다. 하지만 시애틀 다운타운에만도 100여 개의 스타벅스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지점마다 특색과 분위기, 규모와 인테리어가 달라서 스타벅스를 스케치하면서 시애틀을 여행해도 ‘재미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위치 파이크 플레이스 스트리트 중간에 위치. 1971년 스타벅스가 처음 오픈했을 때의 로고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추천아이템 로고가 그려진 텀블러는 $15~20 정도. 커피는 테이크아웃만 할 수 있다. ▶갑수’s Tip 스타벅스 1호점의 인기는 너무나 높아서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야 한다. 20평 남짓의 작은 가게가 비좁아 밖까지 줄을 서야 한다. 하지만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은 입구 옆의 거리악사가 달래 준다. 최고 인기 상품은 스타벅스 1호점 로고가 새겨진 머그컵이다. 전세계 스타벅스 중에서 유일하게 가슴을 드러낸 갈색의 인어 로고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 ▶봉현’s Pick 나는 걸었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서 파이오니어 광장까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을 둘러본 후 파이크 스트리트에서 1번가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가면 보고 구경하고 맛볼 곳들이 많다. 갤러리와 꽃집,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파는 레스토랑, 언덕을 넘어 뻗은 길 사이사이로 여유롭게 걸어다니는 사람들처럼 시애틀은 평화로웠다. 해가 져도 외진 골목이 아니면 위험하지 않고 항구는 눈부시게 반짝였다. 팰리스 쥬얼리 & 론Palace Jewelry & Loan | 지미 헨드릭스가 전당포에서 기타를 구입한 것처럼 기타와 악기, 카메라 등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전당포.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가 아니라 재미난 주인아저씨가 운영한다. 주소 1420 1st Ave, Seattle, WA 시애틀 아트 뮤지엄 SAM Seattle Art Museum | 세계의 예술작품과 유물 2만5,000여 점을 소장. <망치질을 하는 남자>는 광화문 근처에 있는 익숙한 조형물과 동일하다. 운영시간 수, 금, 토,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목요일 오전 10시~오후 9시, 월 화요일 휴무 입장료 성인 $17 주소 300 1st Ave, Seattle, WA 홈페이지 www.seattleartmuseum.org 패도 아이리시 펍 & 레스토랑Fado Irish Pub & Restaurant | 오후 4시부터의 해피아워에는 모든 음식과 음료가 할인된다. 17가지 종류의 생맥주가 있고 분위기도 굉장히 독특하다. 추천 메뉴는 연어를 올린 크랩케이크와 삽겹살 맛이 나는 타코, 기네스 맥주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애플파이. 주소 801 1st Avenue, Seattle, WA 파이오니어 광장Pioneer Square | 1번가를 계속 따라 내려오면 숲처럼 나무가 우거진 파이오니어 광장이 있다. 밤이 되면 클럽과 술집으로 가장 번화한 장소가 된다. 낮에는 한가로이 그늘아래에서 트럭에서 파는 핫도그를 먹어도 좋지만 관광객과 홈리스들이 뒤섞여 있으니 유의할 것. 인디언 추장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는 ‘시애틀’ 곳곳에는 추장 시애틀의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언더그라운드 투어를 통해 지하도시를 구경할 수 있다. ▶갑수’s Pick 몰라봐 주어 미안한 시애틀 와인 시애틀 여행이 즐거운 또 다른 큰 이유는 최고의 와인이 있기 때문이다. 시애틀 시내에서 약 20km 정도 떨어진 우딘빌에는 소규모 부티크 와이너리들이 늘어서 있다. 매일 오후 출근하듯 와이너리로 갔다. 한국에서는 캘리포니아 와인은 쉽게 맛볼 수 있지만 시애틀 와인은 맛보기 힘들다. 그래, 시애틀에 머무는 동안 실컷 마시고 가자. 피노누아며 쉬라, 리즐링, 피노 그리지오 등등 다양한 품종의 와인을 시음했다. 저녁이면 와이너리에서 사온 와인을 마시며 시애틀의 야경을 감상했다. 어두운 창밖 밤하늘 가득 돋아나던 시애틀의 별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서 아내를 잃고 외롭게 불면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시애틀의 건축가 톰 행크스가 문득문득 떠올랐다.. -최갑수 작가 와인처럼 달콤한 시간을 감각하다, 우딘빌Woodinville 시애틀에서 15분 거리에 위치한 우딘빌은 샤토 생 미셸과 콜럼비아 와이너리가 들어선 이후, 워싱턴주 와인의 허브로 재탄생했다. 워싱턴주는 캘리포니와주와 오리건주, 뉴욕주와 함께 미국에서 와인을 생산해내는 지역. 캘리포니아 와인은 우리에게 이미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으며 워싱턴 와인도 최근 들어 그 영역을 조금씩 넓혀 가고 있다. 워싱턴주는 동쪽의 야키마 밸리에 포도밭이 많이 자리하고 있다. 이 지역은 강우량이 극히 적어 인근 콜롬비아 강에서 강물을 끌어다 관개를 한 후 포도를 생산하는데, 이곳에서 생산된 포도는 시애틀로 옮겨져 와인으로 재탄생한다. 우딘빌에 자리한 수많은 와이너리 가운데 ‘샤토 생 미셸Chateau Ste. Michelle’은 시애틀을 대표하는 와이너리다. 매년 25만명 이상이 찾는다고 한다. 포도밭에 자리잡은 4,300명 규모의 대형 원형 극장에선 해마다 여름이면 콘서트를 볼 수 있는데 케니 지, 훌리오 이글레시아스, 핑크 마티니 등이 무대를 꾸민다. “샤토 생 미셸 포도밭은 캐스캐이드 산맥 동쪽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산맥이 서쪽에서 불어오는 습한 바람을 막아 주는 데다, 연간 강수량이 200mm 이하입니다. 위도가 높아 캘리포니아보다 여름 평균 일조량이 2시간 이상 길죠. 건조한 날씨와 척박한 토양이 포도의 풍미를 높이고, 따뜻한 기후와 일조량은 포도를 완숙하게 하죠. 여기에 큰 일교차로 인한 서늘한 기온은 산도가 탁월한 와인을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그 결과 보르도, 부르고뉴와 견줄 만한 와인이 탄생한 것입니다.” 한잔 맛을 본다. 2009년 빈티지. 잘 밸런스되어 있고 피니시도 괜찮은 편. 미국 와인답게 적당한 중량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부드럽다. 그리고 캐주얼하다. 까다로운 프랑스 와인처럼 열리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열자마자 꽃이 피듯 향이 환하게 올라온다. 치즈도 좋고 고기도 어울릴 듯. 안내하는 이는 ‘어메리칸 그랑 크뤼’라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는다. <와인 스펙테이터>지가 매년 선정하는 ‘톱 100 와인’에서 11년간 14개 와인이 수상한 경력을 내세운다. 기본적으로 무료 테이스팅이지만 5달러를 더 내면 중가의 와인까지 추가 테이스팅이 가능하다. 샤토 생 미셸┃주소 14111 NE 145th Street woodinville, WA 전화 425-488-1133 홈페이지 www.ste-michelle.com/ ▶갑수’s Pick 시애틀의 육해공 공략법 시애틀 여행의 출발점은 스페이스 니들이다. 시애틀 어디에서건 보인다. 스페이스 니들에서 출발해 EMP박물관과 치훌리 가든을 우선 본 후 라이드 덕을 타고 시티투어를 즐겨 보자. 수륙양용차 타고 시애틀 시티 투어 라이드 덕Ride The Duck of Seattle 치훌리 전시관을 나오니 어느새 날이 갰다. 화창하다. 하늘은 푸르게 빛난다. 자, 이제 라이드 덕을 탈 차례다. 라이드 덕은 시애틀에서만 탈 수 있는 시티투어버스다. 오리 모양으로 생긴 수륙양용버스다. 90분간 시애틀 시내 곳곳의 주요 관광지를 돌아본다. 라이드 덕, 이거 참 재미있다. 운전사는 ‘Wacky Captain’이라고 부른다. 그냥 차만 운전하는 것이 아니라 각 여행지에 대한 해설도 곁들인다. 복장도 요란하다. 우스꽝스런 모자로 탑승객을 즐겁게 한다. 하드록 카페 앞을 지날 땐 시애틀의 록 역사를 설명해 준다. 그냥 설명해 주는 것이 아니라 요란한 록음악을 귀청이 떨어질 듯 크게 틀어댄다. 스타벅스 앞을 지날 때는 커피에 어울리는 음악을 틀어 준다. 버스에 탄 사람은 운전사의 리드에 따라 박수도 치고 노래도 함께 한다. 투어 내내 차가 들썩인다. 길옆으로 지나가는 사람들도 손을 흔들며 호응을 해준다. 시내를 빠져 나온 라이드 덕은 레이크 호수Lake Union로 풍덩 빠져든다. 차에서 배로 변신. 호수는 마냥 평화롭다. 유유자적 카누의 노를 젓는 사람들. 부드러운 가을 햇빛이 수면 위로 내려앉고 있다. 유니언 호수는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서 톰 행크스의 보트 하우스가 있던 곳. 톰 행크스는 밤이면 쓸쓸히 베란다로 나와 호수를 바라보곤 했었다. 유니온 호수에는 아직도 선상 가옥이 있는데, 이는 1890년대 어부와 선원들이 처음 지어 살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진 것. 1930년대 대공황 때 세금을 아끼고 값싼 주택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대거 몰려와 2,000가구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지금도 500가구 정도가 남아 있다. 라이드 더 덕┃탑승장소 웨스트레이크 주소 4th Avenue & Pine Street, Seattle 소요시간 90분 요금 $22 ▶봉현’s Tip 톰 행스크보다는 현빈으로 기억되는 프로그램이다. 현빈과 탕웨이 주연의 영화 <만추>에도 등장하기 때문. 하지만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의 재미는 우스꽝스러운 모자를 쓰고 재치있는 입담을 자랑하는 운전수 가이드와 신나는 노래를 다같이 즐길 수 있다는 것. 마스코트인 오리 인형을 비롯, 모든 탑승객에게 오리소리가 나는 피리를 주며 모든 시애틀 사람들이 손을 흔들며 반겨준다. 참고로 이 오리를 닮은 수륙양용차는 전쟁을 대비해 만들었지만 쓸모가 없어져서 관광용으로 사용하게 된 것이라고. 시애틀을 한눈에 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 나는 그렇다. 어느 도시로 여행을 가든, 랜드마크로 먼저 달려가야 직성이 풀린다. 시애틀의 랜드마크는 스페이스 니들이라고 들었다. 1962년 세계박람회 개최지였던 시애틀 센터에 자리한 곳으로 약 185m 높이의 전망대다. 이곳에 서면 시애틀 시내뿐만 아니라 푸른 태평양과 유니언 레이크, 흰 눈을 덮어쓴 해발 4,392m의 레이니어 산봉이 한 눈에 바라보인다. 스페이스 니들은 ‘우주 바늘’이라는 이름 그대로 괴상하게 생겼다. 높다란 마천루들이 무표정하게 서 있는 도시. 아마도 그 사이에는 감색 정장을 입고 푸른색 또는 붉은색 넥타이를 메고 서류가방을 옆구리에 낀 직장인들이 빠른 걸음으로 뛰듯 걸어다니겠지. 카메라 파인더에 눈을 대는 순간 오른쪽편 태평양에서 커다란 유람선이 미끄러지듯 화면 속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주소 400 Broad St, Seattle 홈페이지 www.spaceneedle.com화려한 유리 공예품의 향연, 치훌리 가든Chihuly Garden and Glass 데일 치훌리Dale Chihuly는 세계적인 유리 조형의 거장이다. 미국 최초의 무형문화재인 그의 작품들은 전세계 관광객이 찾는 주요 도시의 200개 이상의 유명 박물관과 정원에 전시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그의 전시가 열린 적이 있다고 한다. EMP박물관 옆에 자리한 치훌리 가든 & 글라스 전시관에는 치훌리의 유리 조형물과 그림을 만나 볼 수 있다. 그의 대표작인 유리공예 시리즈와 개인 컬렉션까지 볼 수 있다. 전시관 밖에 자리한 높이 13m, 넓이 418㎡의 글라스하우스 역시 웅장하고 화려한 그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전시관 옆에 자리한 컬렉션 카페Collections Cafe에도 가보자. 그가 개인적으로 수집한 카니발 쵸크웨어Carnival Chalkware, 오래된 아코디언, 라디오와 카메라 등을 보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치훌리 가든┃주소 305 Harrison St, Seattle(스페이스 니들 타워 바로 옆) 입장료 성인 $19. 스페이스 니들을 포함한 할인 패키지도 판매한다. 홈페이지 www.chihulygardenandglass.com▶봉현’s Tip 스페이스 니들 바로 옆의 치훌리 가든은 아직 별로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는데 아주 놀라웠다. 유리공예 아티스트 치훌리의 작품을 정원을 비롯한 갤러리에서 볼 수 있었다. 실용적인 유리공예가 아닌, 형태와 색을 자유로이 만들어 이야기가 담긴 예술작품을 만들어 낸 그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곳이었다. ●갑수’s Pick 마니아를 위한 시애틀 시애틀은 마니아의 도시. 커피 마니아, 록 마니아, 와인 마니아들에겐 천국이다. 하루 종일 EMP박물관에 있어도 좋고, 캐피톨 힐로 커피 순례를 떠나도 좋다. 찬란한 가을볕은 덤이다. 지미 헨드릭스의 기타를 만나다 EMP박물관 스페이스 니들을 내려와 그 옆에 자리한 EMPExperience Music Project 박물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록 음악 박물관이다. 이곳은 시애틀 여행시 가장 가보고 싶던 장소. 록 마니아들 사이에 성지라 불리는 곳이다. 시애틀은 가장 위대한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가 태어난 곳이다. 1942년 시애틀에서 태어난 그는 1970년 영국 런던에서 만 27세로 요절한다. 주요 무대 활동 4년, 스튜디오 음반 3장 발매. 지미 헨드릭스의 약력은 이것이 전부이지만 그는 영원한 전설로 남아있다.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면 흰색 팬더 스트라토캐스트가 반긴다. 헨드릭스가 생전에 연주했던 기타다. 그 뒤로는 500여 개의 기타로 만든 대형 조형물이 시선을 빼앗는다. 너바나의 흔적도 더듬을 수 있다. 이들의 손때 묻은 악기와 의상, 유품도 전시되어 있다. 시애틀은 너바나, 앨리스 인 체인즈, 사운드가든, 펄잼 등 1990년대 그런지grunge 열풍의 진원지기도 하다. 여성 록 뮤지션의 연대기를 훑을 수 있다. 마돈나의 의상과 조니 미첼의 친필 노트,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피아노 등이 전시돼 있었다. 체험관에서는 기타와 드럼을 비롯해 각종 이펙터와 턴테이블을 연주할 수 있다. EMP박물관┃주소 325 5th Avenue, Seattle 입장료 성인 $20 홈페이지 www.empmuseum.org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자유로운 영혼들의 거리, 캐피톨 힐Capitol Hill 시애틀은 커피향으로 가득한 도시였다. 골목마다 거리마다 커피향이 스며 있었다. 시애틀은 미국에서 커피로 가장 유명한 도시. 한집 건너 스타벅스가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애틀 커피의 진수는 스타벅스가 아닌 캐피톨 힐Capitol Hill이라는 곳에서 느낄 수 있다. 이곳 사람들이 시애틀을 커피의 도시라 부르는 진짜 이유는 이곳에 자리한 수많은 독립 카페들 덕분이다. 우리나라 홍대와 비슷한 분위기다. 이 카페들은 직접 해외 유명 커피 산지에서 농장 단위로 원두를 구매해 독특한 커피들을 재생산해서 공급한다. 헌책방도 많고 거리도 잘 정비되어 있어 한나절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 예술가와 게이, 자유분방한 캐피톨 힐 사람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여유로움으로 가득한 곳이다. 이곳에는 스타벅스가 아닌 독립 카페들이 많다. 비바체 등 로스팅 실력이 쟁쟁한 카페들이 숨어있다. 시애틀의 진정한 커피 마니아들은 스타벅스가 아니라 캐피톨 힐에서 커피를 마신다. 독립 카페는 농장 단위로 원두를 구매해 지역 커뮤니티에 밀착해 다양한 개성을 만들어내는 로스터리와 카페를 말한다. ▶travie info 시애틀 알라모 렌터카 대여점 시애틀에서 렌터카를 빌리면 서부 해안도로를 따라 남하하며 캘리포니아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위치 시애틀국제공항SeaTacIntl Airport 주소 3150 S 160th St Suite 509, Seatac, WA 전화번호 206-433-0182 영업시간 24시간 예약 및 문의 알라모 렌터카 한국사무소 www.alamo.co.kr
  • 국내여행 | 가을빛 담아 빠알간 장수

    국내여행 | 가을빛 담아 빠알간 장수

    계절은 색色으로 다가온다. 입추가 지나니 벌써 울긋불긋한 색들이 튀어나와 몸소 가을을 알린다. 멋과 맛 모두가 붉디붉은 장수야말로 가을의 출발점이었다. ●주 朱 논개님의 성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전라북도 장수는 논개가 태어난 고장이다. 기녀로 평가절하된 논개가 마냥 애틋한 장수 사람들은 정성스레 제의를 지내고 붉은 사당을 세워 아름답게 가꿔 왔다. 땅에 발을 딛고, 오는 길에 움츠렸던 몸을 쭈욱 펴 본다. 서울에서부터 3시간 거리에 있는 장수에 도착했다. 버드나무에 실려 오는 싱그러움이 섞인 공기가 마냥 달다. 손끝 발끝까지 청정한 기운이 금세 퍼지도록 바지런히 숨을 삼켰다. 한달 넘게 이어졌던 여름장마, 그 뒤에 바짝 붙어 숨통을 조였던 폭염에 지칠대로 지쳤건만, 장수에서는 기분이 마냥 달뜬다. “아마 해발이 좀 높아서 그럴 겁니다. 장수는 관측 이래로 열대야가 있어 본 적이 없어요.” 장수군 문화해설사님이 읊는 장수군 예찬을 주욱 듣자니 괜스레 기분 좋아지는 장수군의 기후적 특성을 이해할 법도 하다. 평균 500m 이상의 해발고도에 위치한 장수군은 여름에도 공기 중 습도가 낮아 한낮에 그늘 아래만 들어가면 시원한 바람이 옷깃을 훑는다. 살기 좋은 마을이니 사람이 모이지 않을 턱이 없었다. 장수에는 조선시대 때 중국에서 건너 온 주朱씨 일가가 모여 살았는데, 이 무리 안에서 왜군 장수와 함께 촉석루에서 몸을 던진 논개論介가 나고 자랐다. 양반 주달문의 딸로 알려진 주논개는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 싸움에 나섰다가 성이 함락되자 자결한 남편 최경회의 원수를 갚기 위해 의도적으로 진주 관기로 등록했다고 전해진다. 진주성 싸움에서 대승을 거둔 왜장 게야무라 로구스케가 연회 준비를 지시하자 논개는 이 기회를 틈타 왜장을 바위 위로 꾀어내어 함께 남강으로 몸을 던졌다. 그녀에게는 의로운 바위라는 뜻의 의암義巖이라는 호가 붙여졌고 그녀의 의로운 행동을 입으로 전한 지역민들은 눈물로 추모했지만 논개는 언제나 평가절하 되었다. 유교 사상 아래서 기녀라는 신분을 갖고 있었던 논개는 보수적인 지배계급에 의해 편견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논개가 태어난 장수는 그녀를 더 애달프게 여기는 것 같다. 비록 사후지만 그녀를 기리기 위해 아름다운 사당을 지어놓고 남녀노소 사당에 올라 그녀를 추모한다. 그녀의 성처럼 붉은색의 사당이 의암호 주변에 우거진 나무의 초록빛과 대조돼 더욱 아름답다. 사당 꼭대기까지 오르려면 3층 높이의 계단을 타야 하는데 위에서 내려다보는 의암호의 풍광이 수고스러움을 감내하게 만든다. 주씨 일가가 모여 살았던 주촌마을에는 아직도 논개 생가가 남아있는데 너와를 척척 얹은 기와집이 오순도순 모여 있어 구경하며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논개사당 의암사義巖祀┃주소 전라북도 장수군 장수읍 두산리 3 문의 063-352-2550 입장료 무료 논개생가마을┃주소 전라북도 장수군 장계면 대곡리 1013 운영시간 오전 9시~오후 6시 홈페이지 nongae.go2vil.org ●홍紅 아삭하니 한 입, 구수하니 두 입 볕을 받을수록 붉어지고 밤낮의 일교차를 극복할수록 단단해지는 게 사과다. 장수를 사랑하는 사람 손에 길러진 소는 인간에게 땅의 기운을 전한다.오전을 걷는 데 보내고 나니 평온했던 뱃속에 한바탕 소란이 인다. 위장의 동요는 사무실에 앉아서는 느끼지 못할 건강한 식욕이었다. 장수군의 대표적인 먹을거리를 찾아 나설 타이밍인 것이다. 향긋한 향이 감도는 사과밭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절로 입에 군침이 고인다. 하루하루 가을에 가까워지고 있는 하늘 아래서 뜨거운 태양을 받아 익어 가는 사과들이 붉은색의 명도를 차츰차츰 높여 가고 있다. 단단한 과육을 자랑하는 최상 품종인 장수의 사과를 키우는 것은 기후가 8할이요, 농부의 땀이 2할이라 했다. 여름 평균 기온이 22도 정도로 선선하고 일교차가 심한 장수는 사과가 자라는 데 더없이 좋은 환경을 갖췄다. 가능성을 일치감치 알아본 농부들이 장수의 너른 터에 집중적으로 사과나무를 심은 결과 전국에 유통되는 사과 중의 25%가 장수에서 생산된다고 한다. 장수군은 일반 사람들에게 사과나무를 분양하기도 하는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1년 동안 작은 농장의 주인이 되어 직접 농사에 참여하거나 수확의 기쁨을 얻을 수 있다. 친환경농법으로 재배되고 있는 사과농장에 들렀더니 주인의 이름표를 단 나무들이 추석을 앞두고 열심히 과실을 살찌우고 있었다. 9~10월 수확철에는 6,000~7,00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튼튼히 여문 사과를 똑똑 거둬들인다. 가을 내내 작은 마을이 가족들과 함께 방문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고 하니 사과는 장수의 에너지를 먹고 자라 다시 이 땅에 생동감을 선사하는 보은報恩 식물 같다. 맑은 공기와 건강한 땅의 기운은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다. 건강함은 사람에서 가축에까지 전해진다. 쨍쨍한 볕을 받아 낮 시간 내내 유기물을 합성한 풀을 먹고 자란 소는 장수군의 또 다른 아이콘이다. 장수 어디서나 소의 먹이로 쓰기 위해 건초와 짚을 정성스럽게 묶어놓은 곤포가 눈에 띈다. “잡다한 고기 찌꺼기를 먹고 자라는 소들과는 차원이 다르단 얘기지.” 우리 한우가 최고라고 엄지를 치켜드는 장수 사람들의 자랑스러움이 느껴진다. 현재 장수에는 3만2,000두 이상의 한우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데 장수군에 거주하는 사람보다 많은 수라고 한다. 한우유전자뱅크에서는 장수 한우의 우수한 품질을 유지·개량하는 데도 애쓰고 있다. 우르르 쾅쾅, 텅 빈 위장 소리. 자, 공부는 그만하고 붉은 육질 사이로 하얀 마블링이 반짝반짝 빛나는 한우를 숯 위에 올릴 시간이다. 장수사과 사이버팜┃주소 전라북도 장수군 장수읍 와동길 56 문의 063-350-5348 분양가격 한 그루당 10만원 홈페이지 www.mtapple.go.kr ●적赤 적토마를 타고 내달리리 유일하게 동물과 한 팀이 되어 교감하는 스포츠, 승마. 가을볕 아래 말갈기를 휘날리며 달리는 기분은 그 무엇과 쉽게 대치될 수 없으리.잔뜩 보양식을 먹었으니 훌훌 발산할 차례다. 다음 행선지를 보니 주소에서부터 웃음이 인다. 장수군, 장수읍, 장수리에 있는 장수 승마체험장. 다그닥다그닥 말을 타고 달리듯 리듬감이 한가득 하다. 승마는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말들이 뛸 수 있는 너른 땅 외에도 예민한 말이 조용하게 쉴 수 있는 편안한 환경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광활하다’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캐나다나 미국에서 승마가 보편적인 운동이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러나 땅덩어리가 좁기로 우리나라 버금가는 네덜란드를 여행했을 때 도심 공원에서 누구나 말을 탈 수 있고 어린 아이들이 익숙하게 말을 다루는 걸 보고 새삼 부러웠던 경험이 있다. 역시 세상만사는 갖춰진 환경보다 의지의 문제인 듯하다. 어찌됐든 ‘부자 스포츠’로만 여겨지는 승마를 장수군에서 저렴한 값에 즐길 수 있다는 건 축복이다. 입장료만 내면 누구든 기승체험을 하면서 승마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비바람막이가 설치돼 있어 날씨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말을 타기 위해서는 머리에 꼭 맞는 승마모자와 종아리 보호대인 챕스chaps를 착용해야 한다. 승마체험장에 모두 구비돼 있으니 따로 챙겨 갈 필요는 없다. 실제로 말안장에 오르면 보기보다 체감하는 높이가 높다 보니 긴장하게 되지만 그도 잠시, 말이 이끄는 리듬에 몸을 맡긴다. 4명이 한팀이 되어 코치의 지시 아래 말 위에서 걷다가 뛰다가 달리다가 걷다가를 반복한다. 전신에 유연하게 흐르는 리듬을 타고 나면 송골송골 땀이 맺힌다. 트랙에서 타는 게 익숙해지고 나면 너른 목장에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적갈색 말에 오르고 싶어진다. 승마체험장 내에는 아기 조랑말과 당나귀가 있어 아이들과 함께 먹이 주기 체험도 할 수 있고 거대한 트로이목마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기 좋다. 장수 승마체험장┃주소 전라북도 장수군 장수읍 장수리 176-7 문의 063-350-2579 운영요일 수~일요일(월·화요일 휴장) 운영시간 하절기 오전 9시~오후 6시, 동절기 오전 9시~오후 5시 입장료 성인 2만5,000원, 청소년 1만8,000원, 어린이 1만2,000원 글·사진 양보라 기자 취재협조 장수군청 www.jangsu.go.kr☞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장수 한우랑 사과랑 축제 9월6일부터 8일까지 장수군 의암공원 일대에서 ‘장수 한우랑 사과랑 축제’가 열린다. 올해 7번째로 치러지는 중견 축제답게 다채로운 먹을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2박3일간 펼쳐지는 축제에 참가해 직접 수확한 사과를 맛보고 1,500명이 한번에 장수 한우를 시식해 보자.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한우곤포 나르기 대회’에 참가해 힘을 뽐낼 수도 있다. 축제 2일차(7일)엔 음력 7월 보름 불가佛家의 승려들이 부처를 공양하는 날 풍요를 기원하는 장수 지역의 영농문화인 깃절놀이가 펼쳐져 장수 한우랑 사과랑 축제의 의미를 되새기며 흥을 돋운다. ‘장수 한우랑 사과랑 축제’가 열리는 의암호 주변에는 캠핑장이 설치돼 야외에서 묵으며 청정 장수를 체험할 수 있다. 주소 전라북도 장수군 의암공원 및 장수군 일원 문의 063-352-2011 운영시간 9월6~8일 오전 10시~밤 10시 홈페이지 www.jangsufestival.com
  • 또 수갑 차고 도주… 한심한 대구 경찰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10대 피의자가 수갑을 찬 채 도주했다. 경찰의 피의자 관리에 또 한번 허점이 드러났다. 3일 오전 10시 30분쯤 대구 성서경찰서에서 절도 혐의로 조사를 받던 김모(17)군이 건물 1층 유치장으로 이동하던 중 감시하던 형사 1명을 밀친 뒤 도주했다. 김군은 양손에 수갑을 찬 상태에서 1.5m 높이의 담장을 뛰어넘어 바로 달아났다. 경찰은 김군 주변 탐문과 길목마다 수색에 들어갔지만, 김군은 도주 30분 만에 이미 경찰서에서 10㎞ 정도 떨어진 도심에서 친구를 불러내 수갑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수백명의 인원을 동원해 수색 범위를 대구 전 지역으로 확대했으나 김군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경찰은 김군의 인상착의 등이 담긴 수배전단을 제작, 배포했다. 키 177㎝에 마른 체격인 김군은 도주 당시 위아래로 회색 체육복을 입고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앞서 김군은 친구들과 훔친 승용차를 타고 대구 일대 의료기기 사무실 등 4곳을 털어 현금 30만원 등을 훔친 혐의로 긴급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던 중이었다. 김군은 이미 강도상해 등 전과 15범이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물 3ℓ씩 한달 마셨더니…비포 & 애프터 ‘충격’

    물 3ℓ씩 한달 마셨더니…비포 & 애프터 ‘충격’

    비싼 피부과 시술이나 화장품 없이도 4주 만에 몇 년은 젊어진 여성의 ‘비법’이 공개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31일자 보도에 소개된 이 여성은 요크셔에 사는 42세의 사라. 그녀는 몇 년 동안 심한 두통과 소화불량에 시달려왔다. 나이에 비해 눈가와 입가 주름이 선명했고 얼굴 전체의 탄력도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전체적인 피부 톤과 입술색도 거무스름했다. 병원에서 의사로부터 물을 많이 마셔보라는 권유를 받은 뒤 정확히 28일간 하루 3ℓ의 물을 꾸준히 마셨다. 그 결과 사라는 드라마틱한 효과를 얻는데 성공했다. 다음은 사라가 설명한 4주간의 변화 과정. ▲1주차. 평소처럼 차를 자주 마셨다. 친구와 약속자리에서 백포도주를 마시면서 체내 알코올을 희석하려 음주 중간에도 물을 섭취했다. 집에 돌아온 후에는 평소보다 많은 물을 마셨다. 매일 아침 10분간 요가와 스트레칭을 했다. 몸무게는 53.975㎏, 허리는 28in. ▲2주차. 사라의 가장 큰 고민중 하나였던 피부톤이 개선됐다. 이전보다 더 환해지고 주름도 옅어졌다. 이러한 변화는 본인 뿐 아니라 주변에서도 확연히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평소에 달고 우유가 든 차를 많이 마셨지만, 2주차부터는 차 대신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 결과 입 냄새가 많이 사라지는 효과도 얻었으며, 배변활동도 훨씬 수월해졌다. 수시로 화장실에 가야하는 불편함도 생겼지만, 어느 순간 배의 셀룰라이트가 줄어들었음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몸무게는 0.453㎏ 감량된 53.522㎏, 허리둘레는 1주차와 동일하게 28in. ▲3주차. 역시 피부의 변화가 컸다. 2주차보다 눈 아래 다크서클 및 피부 건조함이 호전됐다. 물이 피부의 재생을 더욱 효과적으로 도왔기 때문. 평소 일어나자마자 눈을 비비는 습관도 고치게 됐다. 이런 습관은 몸에 수분이 부족해서 건조함이 심해지면 생기는 증상 중 하나다. 사라는 뇌의 73%는 물로 이뤄져 있으며 건조함은 뇌의 기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맨체스터매트로폴리탄대학의 엠마 더비셔 박사의 말에 따라 여전히 3ℓ가량의 물을 꾸준히 마셨다. 3주차의 가장 큰 변화는 음식 섭취량이 줄었다는 것. 물을 계속 마시다 보니 포만감이 금방 들어 섭취량이 줄었다. 간식을 먹는 횟수도 줄어든 것은 당연지사. 실제로 37%의 사람들이 목마름을 배고픔으로 착각하고 과하게 간식을 먹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참고해 허기를 느낄 때 물을 먼저 마셨다. 무게는 2주차와 동일, 허리둘레는 0.5in 감소한 27.5in. ▲4주차. 사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다크서클은 눈에 띄게 완화되었으며 피부를 지저분하게 보이게 했던 다크스팟도 사라졌다. 몸매도 이전보다 더 군살이 없이 매끈해졌음을 느꼈다. 어쩔 수 없는 술자리에서도 음주 중간에 물을 마셨고, 술을 마신 날 밤에는 특히 물 섭취에 신경을 썼다. 아침에 숙취를 거의 느끼지 못하고 상쾌했다. 몸무게는 0.453㎏ 감량된 53.059㎏. 허리둘레는 0.5in 감소한 27in. 한편 최근 국내의 한 프로그램에서도 한 달간의 물 마시기 프로젝트를 통해 물이 주는 놀라운 건강 개선 효과를 소개한 바 있다. 이 프로그램은 대한민국 인구의 90%가 커피, 탄산음료, 이온음료 등의 과다섭취로 수분부족의 탈수 상태에 놓여있으며, 프로젝트가 끝난 뒤 대부분의 참가자에게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났다고 전해 물 한잔에 대한 전 국민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김일수 樂山樂水] 무엇이 참된 국민행복일까

    [김일수 樂山樂水] 무엇이 참된 국민행복일까

    낙엽 떨어지는 오솔길이 아니라도 좋다. 이 무렵 맑은 하늘과 마주하는 어느 곳에서나 일상인도 철학자가 될 수 있다.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처럼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삶이란 무엇이며, 개인과 공동체의 삶은 또 뭔가. 행복한 삶, 행복한 죽음에서처럼 도대체 행복이란 무엇을 말하는 걸까. 개인 또는 가족의 행복을 넘어 사회공동체의 행복은 무엇이며, 우리 시대의 목소리가 된 국민행복은 무엇이란 말인가. 지금 국정감사장은 행복한지 모르겠다. 또 기업들은 추수하는 들녘처럼 행복한가. 학생과 교사들은 학교에서, 근로자들은 일터에서, 군경은 그들의 임무에서 행복한가. 한때 갈등이 고조됐던 지역들은 지금 행복한가. 보통사람들이라면 행복이 무엇인지 정의하긴 힘들어도 그 게 어떤 의미인지는 알고 있을 것이다. 행복을 꿈꾸며 살아 온 일상에서 누적된 경험들을 통해서일 것이다. 간혹 천신만고 끝에 바라던 꿈이 이뤄졌을 때 행복을 얘기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결혼 후 몇 년이 지나 첫아이를 가슴에 품은 한 부부가 큰 행복에 겨워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류의 행복은 갈증을 추겨 주는 한 모금의 물과 같아서, 지나고 나면 또 다른 목마름이 찾아온다. 인생의 행복은 흔히 부귀영화, 건강, 성취욕에 연계된 것들이지만 어느 하나 장구한 것 없으니 그것을 잡으려는 치열한 생존경쟁이란 실로 바람을 잡으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의 추구는 포기할 수 없는 인권의 핵심이요, 기본권 중 기본권이다.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국가나 사회공동체라면 그 구성원들의 행복한 꿈 실현에 관심과 정성을 쏟아야 옳다. 문제는 무엇이 참된 행복이며, 그 행복의 조건은 무엇일까 하는 점이다. 오늘날 국민행복과 관련된 정책들은 주로 의식주와 건강 등 삶의 외부적 조건과 연관된 것들이다. 그것은 기껏 삶의 부피와 양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진정 추구해야 할 행복은 삶의 질과 직결된 것들이다. 물론 물질문명과 소비생활에 찌든 현대인들은 이 삶의 질조차 양적 크기로만 저울질하는 데 길들여 있다. 그러나 참된 삶의 질은 삶의 뿌리와 내면, 인간 심성의 속살에서 결정된다는 사실을 눈먼 소비주의는 알지 못한다. 근원적으로 인격의 정신적 즐거움은 선을 사모하는 마음, 진리를 기뻐하는 정신, 아름다움을 빚어내는 열정, 거룩함을 닮고자 하는 의지에서 비롯된다. 그러므로 삶의 공동체가 죄악으로 무너지고, 불의 때문에 파괴되며, 추함으로 갈등하고 더러움으로 타락할 때 실로 우리는 행복의 문 저밖에 버려진 셈이다. 물론 사회구조는 상당한 자생력과 자정 능력을 갖추고 있다. 전통과 윤리, 법제도와 보이지 않는 질서들까지도 우리네 삶을 고비마다 추슬러 주기 때문이다. 국가나 사회공동체의 틀은 어느 정도의 불법이나 일탈을 견딜 만큼 견고하다. 하지만 행복을 갉아 먹는 불의나 갈등이 범람하면 비록 우리네 국가적·사회적 삶 자체가 해체되는 건 아닐지라도 그 삶의 질은 형편없이 피폐해 버린다는 점이다. 만약 선과 진리, 미와 성결에 대한 각자의 의지와 상호 간의 신뢰가 약화하면 사회적 갈등과 불신은 깊어지고, 공동체적 삶은 온전함을 잃어버리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국민행복은 표면적으로 공표되는 통계수치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공동체 구성원 각자의 삶의 질과 그에 대한 현실적인 체감의 문제이다. 더 나아가 지금은 비록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겨울이 오면 봄도 머지않으리라’처럼 우리네 삶의 긍정적 미래전망에 대한 기대와 신뢰, 그리고 사랑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런 구체적인 신뢰와 사랑이 없다면 국민행복은 정치적인 신기루에 불과하다. 광야 같은 세상을 지나는 백성들에게 필요한 것은 예측 가능한 시공에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오아시스이지, 결코 바람을 잡는 것 같은 추상적 유토피아가 아니다.
  • 군마 1300마리 나라에… ‘헌마공신’ 아시나요

    군마 1300마리 나라에… ‘헌마공신’ 아시나요

    조선시대 제주에서 말을 기르며 왜구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데 공을 세워 ‘헌마(獻馬) 공신’으로 받들어지던 김만일(1550~1632)의 삶이 재조명된다. 김만일기념사업회는 오는 23일 제주농어업인회관에서 ‘제주마와 헌마공신, 김만일의 공적에 대한 역사적 고찰’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연다고 16일 밝혔다. 김만일은 원나라가 고려 충렬왕 2년(1276년) 제주도에 목마장을 설치한 이후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개인으로는 가장 많은 수의 말을 사육했던 손꼽히는 부자로 알려져 있다. 당시 제주도내 전체 목장에서 사육하는 말의 절반가량인 수천 마리에서 많게는 1만여 마리를 사육한 김만일은 임진왜란 때인 선조 27년(1594년)과 왜란 직후인 선조 33년, 광해군 12년(1620년), 인조 5년(1627년) 등 4차례에 걸쳐 모두 1300마리를 웃도는 군마를 조정에 바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인조 6년에는 지금의 부총리급인 종1품 숭정대부(崇政大夫)에 제수되기도 했다. 또 그의 후손들은 200여년 동안 산마감목관(山馬監牧官)을 지내며 말 사육에 힘을 쏟아 제주마 육성에 크게 이바지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재조명 심포지엄에서는 소설가 권무일이 ‘김만일의 일생에 대한 소설가의 관점’, 고려대 강제훈 교수가 ‘조선시대 김만일의 업적과 그 위상’, 제주대 강민수 교수가 ‘제주 말산업의 과거-현재-미래’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김만일의 삶을 되돌아본다. 김만일에 대해서는 유홍준 교수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제주편’에서 업적에 비해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고 언급하며 재조명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어 소설가 권무일이 지난해 ‘말, 헌마공신 김만일과 말 이야기’를 발간하면서 새롭게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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