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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 연락 없던 母, 상속 50% 요구…잘못된 법은 바뀌는 게 정의 아니냐”

    “20년 연락 없던 母, 상속 50% 요구…잘못된 법은 바뀌는 게 정의 아니냐”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비극. 밝혀지지 않은 진실. 도둑처럼 찾아든 현실에 평범한 사람들은 ‘가족’이라는 이름의 ‘투사’가 됐다. 하지만 이들이 원하는 진상규명은 더디기만 하다. 주변의 지지와 응원도 시간이 갈수록 시들어지고, 경제적 어려움까지 가중되며 벼랑 끝에 몰리기도 일쑤다. 일부 사건은 정치 쟁점화되면서 힘겨운 싸움을 이어 가는 가족들을 괴롭히기도 한다. 그래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이들은 오늘도 법원 앞에 서서 외친다. “억울하다”고, “내 이야기를 들어 달라”고. 계란으로 바위치기격인 가족들의 외로운 싸움 끝에 새로운 법이 시행되거나 제도가 바뀌기도 한다. 서울신문은 타는 목마름으로 진상규명을 외치는 이들의 목소리와 사연을 격주로 전한다.지난해 11월 24일 연예인 구하라가 세상을 떠났다. 전날 인스타그램에 남긴 “잘자” 한 마디, 자택에서 발견된 메모가 28년 짧은 생을 마감한 그녀의 마지막 인사였다. 2008년 여성 아이돌로 데뷔한 구씨는 이후 10년이 넘는 연예계 생활에 굴곡이 많았다. 전 남자친구 최종범씨는 구씨에게 불법촬영물 유포 협박을 한 혐의로 지난해 8월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상해, 협박, 강요, 재물손괴와 달리 카메라 이용 촬영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나왔다. 최씨 사건이 알려지면서 불법촬영 엄벌 여론이 거셌지만 끝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성폭력처벌법 개정안 일부는 최근 ‘n번방 방지법’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본회의를 통과했다. 구씨의 이름을 딴 민법 개정안 ‘구하라법’도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상속 결격 사유에 ‘직계존속 부양의무를 현저히 해태한 경우’를 포함시킨 것이다. 다만 지난달 29일 20대 마지막 임시국회에서도 처리되지 못했다.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한 탓이다. 다만 지난달 기준 국회 입법 청원만 10만명을 넘어선 만큼 21대 국회에서의 통과를 기대할 만한 상황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동생의 삶을 늘 염려했던 오빠 구호인(31)씨는 떠난 동생을 위해 대중 앞에 나섰다. 지난달 28일 구하라법 입법 활동과 관련해 직장과 자택이 있는 대전에서 서울로 올라온 그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인근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오는 21일 시작되는 최종범 사건 항소심에서 유족 자격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는데. “동생이 생전에 하던 것이어서 대신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1심에서 집유 판결이 나왔는데. “처벌이 너무 약했다. 한 여성에게 어떻게 보면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힌 건데, 그런 사람이 집행유예로 풀려나 사회에 나와서 사는 것 자체가 피해자한테는 억울해서 못 살 일이다. 항소심에서는 꼭 실형이 선고되길 바라고 있다.” -‘n번방은 판결을 먹고 자란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유독 성범죄 사건에서는 낮은 형량 문제가 계속 지적된다. “술 먹었다고 처벌 깎고, 초범이라고 처벌 깎고, 반성하고 있다고 처벌 깎고…. 피해자는 고통받고 있는데 (형량을) 올리지는 않고 맨날 깎기만 하는 것 같다.” -1심 당시에 하라씨 반응은 어땠나. “동생이 이 문제에 대해서는 나에게 이야기를 많이 안 했다. 내가 동생이었어도 말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다만 동생도 (최씨가) 집유로 나온 것에 대해 굉장히 분노했고, 최씨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죽기 전에 형사재판과 별도로 변호사를 선임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준비도 하고 있었다.” -항소심 준비는 어떻게 하고 있나. “법리적인 문제는 구하라법 입법을 함께 준비해 온 변호사님이 최종범 재판에서도 하라 변호사로 나서서 도와주고 있다. 이미 피해자가 고인이 됐기 때문에 더이상 증거 수집도 안 되고 피해자가 직접 재판에서 말을 할 수도 없지 않나. 더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우리는 그저 형을 더 세게 때려 달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최종범 사건 말고도 친모와 유산 소송을 하고 있는데. “친모는 하라 유산의 50%를 상속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내가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하는 소장을 제출하고 나서 친모 측 답변서를 받았고 재판은 7월로 잡혔다.” -이 과정에서 구하라씨 남매의 가정사가 세간에 알려졌다. “내가 11살, 하라가 9살 때 친모가 집을 나갔다. 그후로 우리 남매는 고모 집에 맡겨져 눈치 보며 컸다. 동생을 죽음에 이르게 한 우울증이 여기서 시작된 것이 아닐까 싶다. 사랑받지 못하고 자란 탓에 자꾸 사랑을 갈구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상처를 준 친모가 이제 와서 유산을 달라고 하는 거다.” -친모와의 교류는 전혀 없었나. “2017년에 하라가 친모를 찾았고, 나는 그 다음해 결혼식을 하기 전에 한 번 만났다. 언론에 보도되진 않았지만 동생이 생전에 자살 시도를 해서 병원에 실려 간 일이 몇 번 더 있었는데, 한 병원에서 법적 보호자로 부모님이 반드시 와야 한다고 해서 친모를 불렀었다. 그다음에 본 게 하라 장례식장에서다.” -하라씨는 친모를 찾고 나서 어땠나. “친모 측에서는 ‘못다 한 정을 나눴다’, ‘애틋했다’는 식으로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 하라는 주변에 ‘친모가 불편하다’면서 ‘연락을 안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구하라법 입법 청원은 왜 하게 된 것인지. “친모와 유산 소송을 하면서 법을 바꿔야 할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 친모는 친권과 양육권을 다 포기하고 떠나 20년 가까이 우리를 찾지 않았는데도 현행법으로는 상속권이 있다. 사회가 변하고 있는데 시대에 뒤떨어지는 법이라고 생각했다.” -구하라법이 통과돼도 친모의 소송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내가 이득 볼 게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다만 나는 이미 아픔을 겪었지만 다른 사람들도 겪을 수 있는 일이다. 실제로 청원을 하면서 가정사로 상속 문제를 겪고 있는 분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연락이 오기도 했다. 나는 유명 연예인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주목을 받게 됐으니 이번 기회에 더이상 피해 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용기를 내게 됐다.” -20대 국회에서 구하라법 통과가 어려울 수도 있는데(인터뷰 이튿날 20대 마지막 임시국회 열림). “그럴 수 있다는 것도 알고는 있다. 그런데 다행히 얼마 전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구하라법에 관심이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오늘 국회에 가서 만나고 왔는데 서 의원님 말로도 20대에서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지만 이번에 안 되면 21대 국회에서 직접 나서서 발의를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그 말을 믿고 우선 기다려 보려고 한다. 기다리는 것밖에는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이 법에 ‘구하라법’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가 있나. “일전에 하라로 인해서 ‘사회의 안 좋은 것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데이트 폭력 문제도 그렇고, 유산 상속 문제도 그렇고…. 이 법은 하라에게 마지막으로 주는 선물이면서 동시에 하라가 사회에 주는 선물인 것 같아서 자연스럽게 하라의 이름을 따게 됐다.” -청와대 국민청원도 있는데 국회 입법 청원을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처음에는 사실 국민청원을 생각했다. 그런데 나도 국민청원을 평소에 많이 보지만, 20만을 찍고 100만을 찍어도 법적인 효력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회 입법 청원은 인원수 충족이 돼서 발의가 되면 정식 입법 절차를 거쳐야 하니까 더 낫겠다 싶었다.” -하라씨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는지. “동생은 많은 사람들이 아는 유명인이지 않나. 가급적 좋은 쪽으로 기억이 됐으면 좋겠다. 이제는 가정사도 다 알려졌으니까 그렇게 힘든 환경 속에서도 열심히 살면서 꿈을 이룬 아이로 떠올려 줬으면 한다.” -일반인으로 살아오다가 최근 ‘구하라 오빠’로서 대중 앞에 나서게 됐다. “처음에는 부담감이 컸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갑자기 언론에도 나오고 내 가정사도 공개해야 했다. 악플들도 달렸다. 사람이 원래 천명이 응원을 보내도 악플 한두 개가 눈에 들어오지 않나. 그렇지만 이제는 격려해 주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나서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재판도, 입법도 언제 어떻게 끝이 날지 모른다. 그래도 가족으로서 이 싸움을 이어 갈 수 있는 힘이 있다면 무엇일까. “처음에는 내가 당해 보니 너무 분하고 억울하고 뭐라도 하지 않으면 마음을 풀 수가 없었다. 그런데 잘못한 사람은 벌을 받고 잘못된 법은 바뀌는 게 정의이지 않나. 분노에서 시작했는데 정의로 바뀐 것 같다. 사실 이렇게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법이 개정되는 것을 보고 ‘떼법’이라는 비판이 있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게 다시 고민해 보았지만 그래도 이건 사회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유료 다큐·실시간 공연…케이팝 온라인 활동 ‘진화’

    유료 다큐·실시간 공연…케이팝 온라인 활동 ‘진화’

    슈퍼엠 라이브 콘서트 스트리밍 109개국 7만 5000명 유료 접속 트와이스 다큐 오늘 유튜브 공개 갓세븐, 영상통화 1대1 팬 사인회 코로나로 콘서트 잇따라 취소되자 팬과 소통 넓혀 새 수익모델 창출코로나19로 국내외에서 콘서트가 잇따라 취소되는 가운데 케이팝 그룹들의 온라인 활동이 진화하고 있다. 온라인 유료 공연, 다큐멘터리 영상 유료 공개 등으로 전 세계 팬들과의 소통을 넓히는 한편 새 수익 모델도 만들고 있다. 그룹 슈퍼엠은 지난 26일 네이버 라이브 콘서트 스트리밍 ‘비욘드 라이브’를 통해 첫 실시간 온라인 전용 공연을 펼쳤다. 120분간 이어진 콘서트에서는 화상채팅으로 연결된 전 세계 팬들이 무대 위 화면에 등장해 질의응답과 챌린지를 하는 등 실시간 소통으로 현장감을 더했다.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도 돋보였다. 증강현실(AR) 기술을 접목해 신곡 퍼포먼스 중간에 호랑이가 무대를 뛰어다니거나 전체 공연장을 콜로세움으로 바꾸기도 했다. 최소 3만 3000원의 관람권을 미리 구매하는 유료 공연이었지만 전 세계 109개 국가에서 7만 5000명이 접속했다. 중국 그룹 웨이션브이(5월 3일), 엔시티 드림(10일), 엔시티 127(17일)도 같은 형태로 공연을 펼친다. SM 관계자는 “오프라인 공연을 단순 중계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온라인 콘서트라는 것이 차별점”이라며 “온라인 전용 콘텐츠가 정착되면 새로운 공연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앞서 지난 18~19일 방탄소년단도 유튜브 채널 ‘방탄TV’를 통해 ‘방방콘’을 선보였다. 기존 콘서트 및 활동 영상을 약 24시간 동안 스트리밍해 공연에 목마른 팬들을 끌어들였다. 영상 중간에 멤버들이 깜짝 출연하거나 블루투스로 연결된 응원봉으로 현장 분위기를 가미했다. 실시간 접속자가 224만명을 넘었다.트와이스는 29일 국내 걸그룹으로는 처음으로 유튜브 오리지널 형식을 통해 다큐멘터리를 공개한다. 그룹 탄생부터 세계 투어 무대, 연습 모습 등 뒷이야기를 담아 15~20분 분량 영상 총 8편을 제작했다. 유튜브 프리미엄 회원에게는 한번에 전편이 공개되고, 무료 회원에게는 순차 공개되는 방식으로 일부 유료 모델이 적용됐다. 지난 20일 새 앨범을 낸 갓세븐도 온라인 쇼케이스에 이어 영상통화로 1대1 팬 사인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케이팝 그룹들의 온라인 활동이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 대형기획사 관계자는 “상황이 나아지면 다시 오프라인 공연을 재개하겠지만 최근 기존 온라인 활동보다 더 다양한 내용이 기획되고 있다”면서 “해외 팬들을 동시에 만나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너와 나의 시간이 멈춘 듯, 신록에 물들다

    너와 나의 시간이 멈춘 듯, 신록에 물들다

    최근 ‘춘불회(春佛會) 추내장(秋內藏)’이란 말을 들었다. 봄날의 경치로는 전남 나주 불회사의 신록이 으뜸이고, 가을 풍경은 전북 정읍의 내장사 단풍이 최고라는 거다. 내장산 단풍이야 귀에 익다. 한데 과문한 탓에 불회사는 도무지 생경하다. 신록이 전하는 풍경이 어떻길래 내장산 단풍과 견줄 만하다는 걸까. ‘4대강 사업’으로 빼어난 봄 풍경의 동섬이 사라지고 코로나19 탓에 문 닫은 곳도 적지 않지만 그래도 나주의 봄은 화사했다. 드들강의 소박한 풍경이 여전하고, 영산강이 휘돌며 만든 ‘느러지’며, 하루가 다르게 신록의 이파리들을 내놓는 들녘의 나무들도 정겨웠다. 산자락을 타고 신록이 쏟아져 내리는 불회사야 더 말할 게 없다. 이웃한 화순에도 세량제 등 봄의 명소들이 많다. 함께 돌아보는 것도 좋겠다. 최근 정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했다. 코로나19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고는 하나 안심할 단계는 아닌 만큼 아직은 ‘지면 속 풍경’으로만 즐기시길.산자락의 신록들이 절집을 향해 쏟아져 내리는 듯했다. 불회사를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이 그랬다. 불회사를 감싸 안은 덕룡산은 활엽수 관목이 많다. 나무들은 가지 끝에 채도가 제각각인 연둣빛 이파리를 매달고 있다. 이 덕에 무리지은 활엽수 관목들을 멀리서 보면 꼭 ‘무도장’의 미러볼이 여럿 뭉쳐 있는 듯하다. 혹은 연둣빛 구름이 몽실몽실 피어나는 듯한, 딱 그런 느낌이다. 여기에 진초록으로 추임새를 넣는 나무들이 있다. 늙은 비자나무와 동백 숲, 그리고 우뚝 솟은 삼나무들이다. 늙었으되 여전히 성성한 나무와 여리되 싱싱한 나무들이 어우러지며 봄날의 풍경을 완성하고 있다. 물론 이를 내장산 단풍에 견주는 것엔 의견이 다를 수 있겠다. 미적 감각은 저마다 다르니 말이다. 한데 매우 독특하고 매력적인 풍경이란 것엔 다들 동의하지 싶다. 주차장에서 절집으로 드는 길. 어딘가 느낌이 다르다. 소나무가 아닌 삼나무가 도열해 있다. 여느 절집 진입로와 달리 상점도 없다. 불국으로 가는 돌길 위의 연꽃 문양만 조용히 이방인을 맞고 있다. 이런 길은 걸어 줘야 제맛이다. 연꽃을 즈려밟을 때마다 머리가 말개지는 듯하다.진입로에 세워진 벅수(돌장승·중요민속자료 11호)도 인상적이다. 여러 설이 있지만 절집으로 부정한 기운이 드는 것을 막는 수문장 구실을 한다는 것이 정설로 보인다. 벅수는 남녀 한 쌍이다. 남장승은 하원당장군(下元唐將軍)을, 여장승은 주장군(周將軍)을 각각 가슴에 새겼다. 당(唐)나라건, 주(周)나라건 모두 중국이다. 그럼 절집에도 사대주의가 있었다는 얘기? 그렇지는 않다. 불회사 벅수가 만들어진 건 300여년 전인 1719년이다. 이웃한 운흥사 돌장승(중요민속자료 12호)에 새겨진 조각 연대로 추정한 것이다. 이 시기에 가장 무서운 역질은 천연두였다. 당시 우리 선조들은 천연두를 중국에서 들어온 잡귀로 여겼다. 중국 잡귀가 우리 말을 알아듣지는 못할 터. 무시무시한 주 장군, 당 장군을 동원한 것은 이런 이유다. 어딘가 300여년 뒤 발생할 코로나19의 데자뷔를 보는 듯하다.운흥사 입구에도 한 쌍의 돌장승이 서 있다. 돌장승 뒤엔 ‘강희 58년’이란 글씨가 새겨져 있다. 조각 연대가 명문으로 새겨진 건 드문 경우다. 불회사와 덕룡산을 나눠 쓰는 운흥사는 ‘한국의 다성(茶聖)’ 초의선사가 출가한 절집이다. 초의선사가 차에 심취했던 것도, 이 일대 지명이 다도면(茶道面)인 것도 덕룡산 일대의 야생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운흥사 역시 독특하다. 무엇보다 여느 절집과 달리 가람 배치가 ‘제멋대로’다. 담장은 아예 없고 경내엔 잡초들이 무성하다. 대웅전 밑의 웅덩이-왜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에선 도롱뇽 알이 부화를 앞두고 있다. 좋게 보면 자연스러운 것이고, 나쁘게 보면 전혀 관리가 안 된 것이다. 그간 여러 절집을 다녔어도 운흥사처럼 자유분방한 곳은 여태 보지 못했다. 불회사 일대의 신록이 다채로운 색감의 파스텔화라면 드들강의 신록은 수묵화에 가까워 보인다. 그림의 소재는 단색의 나무와 강물이 고작이지만, 그 단순함 때문에 아랫입술로만 부는 하모니카처럼 어딘가 애잔하면서도 말간 느낌을 준다. 드들강의 공식 명칭은 지석강이다. ‘4대강 삽질’에 사라진 동섬의 몫까지 더해 나주 사람들의 쉼터 노릇을 하는 곳이다. 현지인들은 드들강이라 즐겨 부른다. 경기 여주를 지나는 한강을 여강, 충남 부여 앞을 흐르는 금강을 백마강이라 부르는 것과 같다. 드들강 건너 전남산림자원연구소의 메타세쿼이아 숲길, 그 한 발짝 옆에 있는 전통마을 도래마을, 풍류 넘치는 벽류정, 바위 하나에 일곱 석불을 새긴 철천리 칠불석상 등도 사정상 길게 설명하지 못할 뿐, 봄 풍경이 빼어난 곳들이다. 나주 시내에선 완사천을 찾아야 한다. 목마른 남정네에게 버들잎 동동 띄운 물을 건넨 지혜로운 처자의 전설이 담긴 곳이다. 버들잎 고사는 지역별로 몇몇 버전이 전해지는데, ‘나주 버전’의 주인공은 고려 태조 왕건과 나주 호족 오다린의 딸이다. 둘은 현 나주시청 앞 완사천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갖고, 바로 그날 함께 밤을 보낸 뒤 고려 2대왕 혜종을 얻었다고 한다. 당시 금성(나주)은 후백제의 도시였지만 왕건의 편에 선 덕에 이후 1000여년간 전라도의 핵심 도시로 번성할 수 있었다. 전라도의 ‘라’ 자가 나주의 머리글자에서 따온 것만 봐도 ‘라떼’ 시절 나주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영산강 끝자락, 무안과 인접한 곳에 느러지 전망대가 있다. ‘느러지’는 물살이 느려진다는 뜻이다. 강물이 이 일대에서 ‘U’ 자 모양으로 휘어지며 물돌이동을 만들었는데, 그게 ‘느러지’다. 경북 안동의 하회마을이 조롱박 모양이라면 영산강변의 느러지는 한반도를 닮았다. 느러지를 지난 영산강은 무안에서 ‘꿈여울’ 몽탄(夢灘)으로 이름을 바꾼 뒤 바다로 흘러간다. 글 사진 나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나주의 먹거리로 첫손 꼽히는 것은 영산포 홍어회다. 특히 초봄에 보리 싹과 홍어 내장을 넣고 끓인 ‘보리애국’의 칼칼한 맛은 놓칠 수 없는 제철 별미다. ‘홍어의 거리’ 어느 집에서나 맛볼 수 있다. 나주목사 내아 앞에는 곰탕집들이 즐비하다. 나주곰탕은 국물이 말갛다. 소뼈로 육수를 내는 일반적인 곰탕과 달리 양지나 사태 등 살코기로 육수를 내기 때문이다. 나주곰탕 거리에 ‘하얀집’, ‘남평’, ‘노안’ 등 맛집이 몰려 있다. ‘왕곡가든’은 생고기비빔밥이 맛있는 집이다. 코로나19 와중에도 식사 때면 번호표를 들고 대기해야 할 만큼 사람들이 몰린다. 화순에선 지리산 아래 ‘우리들목장’, ‘너와나목장’ 등이 흑염소 요리로 알려졌다. -숙소를 겸하는 나주 목사내아, 신록의 메타세쿼이아 숲이 아름다운 전남산림자원연구소, 동복호의 화순적벽 등은 코로나19로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가기 전에 미리 해제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겠다. -화순 별산풍력발전단지는 내비게이션에 나오지 않는다. 주소창에 ‘화순군 동면 청궁리 438’을 쳐야 한다. 도로 옆으로 ‘화순풍력발전소’ 이정표가 있다. 표지판에서 3㎞ 정도 올라야 한다. 도로는 대부분 비포장이다. 험하지는 않지만 승용차는 조심해서 운행해야 한다.
  • [여기는 인도] “돈 떨어져서”…동굴에 숨어 살던 여행객 6명 구조

    [여기는 인도] “돈 떨어져서”…동굴에 숨어 살던 여행객 6명 구조

    인도를 방문한 외국인 여행객들이 예상치 못한 장소에 숨어있다가 현지 경찰에 구조됐다. 인디아투데이 등 현지 언론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와 네팔, 미국, 터키, 우크라이나 국적의 관광객 6명은 이날 북부 우타란찰주에 있는 힌두교 성지인 리시케시의 한 동굴에서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코로나19 확산으로 인도 전역에 봉쇄령이 내려지기 이전에 인도를 방문했다가, 봉쇄령이 내려지자 각자의 본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인도에 갇히고 말았다. 여행 자금으로 가지고 있던 돈이 떨어진 후에도 이들은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었고, 결국 지난달 24일부터 리시케시의 한 동굴을 ‘점령’한 뒤 숙소로 삼았다. 이들은 3주 넘게 동굴에 기거하며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던 중, 동굴 인근의 마을 주민들로부터 제보를 받은 경찰에 의해 동굴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중 2명은 우크라이나 국적, 나머지는 각각 프랑스와 네팔, 터키, 미국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다. 이들은 모두 리시케시의 한 호텔에 묵으면서 서로를 알게 됐고, 여행 자금이 떨어진 사실을 공유한 후 동굴로의 피신을 결정했다. 동굴로 거처를 옮긴 후부터는 장작 등을 이용해 음식을 조리하며 끼니를 때웠으며, 동굴 인근에 있는 갠지스강에서 물을 떠다 마시며 목마름을 참아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의해 동굴 밖으로 나온 이들 관광객 6명은 곧바로 인근 호텔로 이송돼 자가격리에 들어갔으며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9일 오전 기준 1만 5712명, 사망자는 507명으로 집계됐다. 인도 정부는 팬데믹으로 격상된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달 25일부터 전극적인 도시봉쇄 조치를 발령했다. 이동제한을 포함한 봉쇄령은 다음 달 3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봉쇄령이 이어지자 참혹한 현실과 마주한 것은 외국 국적의 여행객뿐만이 아니다. 현지의 한 언론은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이 화장터에 버려진 썩은 바나나를 주워 먹는 등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박완서 작품 18편, 오디오북으로

    박완서 작품 18편, 오디오북으로

    박완서 작가 타계 9주기를 맞아 작품 18편이 오디오북으로 나온다. 오디오북 스트리밍 플랫폼 스토리텔은 박 작가 대표작 18편(25권)을 엮은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 세트’(세계사)를 오디오북으로 제작해 출시한다고 17일 밝혔다. 스토리텔은 대표작 3권을 우선 공개했다.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이자 한국 현대사의 굴곡을 고유한 방식으로 보여주는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완서 문학세계의 시작이 된 화가 박수근의 일대기를 모델로 한 등단작 ‘나목’, 절대자와 삶을 사는 방법에 대한 자전적인 고찰을 들을 수 있는 ‘한 말씀만 하소서’다. ‘목마른 계절’, ‘엄마의 말뚝’, ‘미망’ 등을 차례로 낼 계획이다. 오디오북 제작에는 성우 문선희, 신소윤 등 국내 최정상급 성우가 녹음에 참여해 원작 소설의 감동을 고스란히 전달하는 데에 집중했다. 스토리텔 측은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소설이라 작가의 이야기를 듣는 듯하다”며 “작가와 같은 시절을 살아온 중장년층은 물론 20대, 30대 독자들에게도 새로운 감동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세령 스토리텔 한국지사장은 “그간 완독에 도전하지 못했던 거장의 작품을 스토리텔 앱으로 일상 속에서 더 가깝게 접해보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스토리텔은 북유럽 오디오북 업계를 선도하는 오디오북 플랫폼이다. 국내 최대 규모인 한국어·영어 완독형 오디오북 5만여 권을 보유하고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코트를 지배하는 세터, FA 시장도 지배한다

    코트를 지배하는 세터, FA 시장도 지배한다

    각팀 주전 세터 4명 이번 FA 시장에 나와이다영·조송화 이적으로 염혜선 가치 상승‘배구는 세터 놀음’ 격언 여자배구 화두로‘배구는 세터 놀음’이란 배구계 격언이 비시즌 여자배구의 화두가 되고 있다. 이번 자유계약(FA) 시장에 리그 정상급 세터들이 쏟아져나오면서 각 구단들이 세터 영입에 바빴기 때문이다. 지키지 못한 구단과 새로 확보한 구단 간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이번 FA 시장의 주인공이 되는 포지션은 세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배구연맹(KOVO)이 연봉에 따라 분류한 A그룹(연봉 1억원 이상)에선 이다영(흥국생명), 조송화(IBK기업은행), 염혜선(KGC인삼공사)이 나왔다. B그룹(연봉 5000만~1억원)에선 베테랑 세터 이효희(한국도로공사)가 나왔다. 안 그래도 배구는 공격을 진두지휘하는 세터의 중요성이 큰 종목이다. 세터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인 세트당 평균 세트를 보면 4명의 선수가 모두 TOP5 안에 들었다. 이다영이 11.363개로 1위, 염혜선이 10.000개 2위, 조송화가 9.724개로 4위, 이효희가 8.624개로 5위다. 모두가 백업 선수와의 격차가 크다. 이다영이 합류한 흥국생명은 국가대표 세터를 얻음으로써 국가대표 레프트인 이재영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두 선수는 인기 뿐만 아니라 자신의 포지션에서 최고의 실력을 자랑한다. 이재영도 이다영의 세트가 공격하기에 편하다고 몇 차례 얘기해왔을 만큼 두 선수가 합친 흥국생명은 단번에 우승 후보가 됐다. 이다영이 합류하면서 주전 자리를 내준 조송화를 잡기 위해 기업은행이 발 빠르게 움직였고 두 팀은 모두 세터 걱정은 덜게 됐다. 두 선수가 이적을 마치자 시장에서는 염혜선의 가치가 상승했다. 염혜선은 잔류설이 돌고 있지만 아직 확정발표는 안 됐다. 이효희도 도로공사 잔류가 전망되지만 1980년생으로 현역 생활이 얼마 남지 않은 문제가 있다. 이다영을 집중해서 키워온 현대건설은 뼈아프다. 이번 시즌 이다영은 물오른 기량을 선보였고, 팀의 1위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이다영을 대체할 다른 세터들을 키우지 못했다. 세터 출신으로 팀을 이끌어온 이도희 감독이 비시즌 동안 세터를 얼마나 키워내느냐에 따라 다음 시즌 성적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고은과 안혜진이 버티는 GS칼텍스만이 그나마 세터 시장에서 여유로운 상황이다. GS칼텍스는 세터에 목마른 다른 구단들과의 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가능성도 떠올랐다. 세터가 필요한 구단들과 세터 유출을 막으려는 구단들의 FA 보상선수 선택도 치열할 전망이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SOS초시생-⑨경찰행정] “경찰서에도 일반직 있어요… 경찰 조직 특성 이해해야 면접 유리”

    [SOS초시생-⑨경찰행정] “경찰서에도 일반직 있어요… 경찰 조직 특성 이해해야 면접 유리”

    올해 경찰청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2500여명의 경찰을 뽑는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교통경찰, 강력계 형사 등이다. 하지만 경찰서에 이러한 경찰공무원만 있는 건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행정 전문 업무에 집중하는 일반 공무원들도 있다. 지난해 경찰청은 2006년 이후 13년 만에 일반직 공무원 공채 선발을 했다. 이번 주 ‘SOS초시생’에서는 시험을 주관하는 인사혁신처의 협조로 서울지방경찰청 혜화경찰서 경무과 이정태(28·9급) 행정관, 금천경찰서 형사과 진아영(28·9급) 행정관과 경찰행정 분야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공부 팁은 물론이고 생생한 현장 이야기까지 담았다.-경찰행정 분야를 고른 이유가 있나. 이정태(이하 이) 2016년에 경찰공무원 시험을 봤었다. 전공이 국제관계학과여서 외사 쪽으로 일을 해 보고 싶었다. 그런데 당시 체력시험을 보다가 부상을 당해 탈락했다. 이후에 일반직 공무원을 오랜만에 다시 뽑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원하게 됐다. 그때 합격을 못 했으니 행정직으로 일해 보자고 마음먹었다. 진아영(이하 진) 경찰 업무라는 게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친다. 평소에도 내가 하는 일이 조금이라도 사회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미리 따 놓으면 좋은 자격증이 있을까. 이 경찰서 경무과 안에 정보화 장비계라고 있다. 경찰서와 지구대(파출소)의 전산, 무전기 등 정보화장비를 담당한다. 그렇다 보니 장비 수리 등 출장을 갈 일이 많다. 필수 자격요건은 아니지만 운전면허증이 있으면 좋다. 진 합격 후라도 컴퓨터 활용능력 공부를 하면 좋을 거 같다. 문서 작업에 엑셀을 활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굳이 자격증을 딸 만큼의 업무 능력을 필요로 하는 건 아니다. -선택과목은 무엇으로 했나. 이 행정법총론, 행정학개론을 선택했다. 제도나 용어에 익숙해지는 데 도움이 됐다. 예를 들어 정보공개제도는 행정학에 나오는 내용 중 일부인데 합격 후 처음 접하면 조금 낯설 수 있다. 시험 전략 차원에서 보면 행정법과 행정학은 딱딱해서 어려워하는 수험생들이 있는데 본인이 편한 과목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과학을 선택한 동기도 잘 적응해 근무하고 있다. 진 나 역시 이 행정관처럼 두 과목을 선택했다. 지금 형사과 내 형사지원팀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주요 업무가 민원인들이 요청한 사람들에 대해 범죄경력을 조회하고 취업제한 여부를 판단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유치원 등 아동이 있는 시설엔 성범죄자가 취업을 할 수 없는데 유치원 원장이 취업 예정자의 범죄경력 조회를 요청하면 이를 확인해 알려 주는 식이다. 이때 법령을 해석하고 적용해야 해 행정법, 행정학을 공부한 게 도움이 된다. -면접시험은 어떻게 준비했나. 이 일반 행정직하고 면접이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앞으로 다른 신분인 경찰공무원들과 함께 일하게 되는데 잘 적응할 수 있겠느냐’와 같은 경찰 관련 질문이 나왔다. 진 나 같은 경우에는 ‘경찰 조직에서 행정직이 어떤 일을 하는지 알고 있느냐’, ‘경찰이 제공하는 서비스 중 알고 있는 게 있느냐’ 등의 질문을 면접 후반에 많이 받았다. 전반에는 하나의 상황을 주고 어떻게 행동할지 물어보는 상황형 면접이 진행됐다. -공부할 때 하루 일과는. 이 하루에 몇 시간을 공부하겠다고 정하지 않고 해야 할 공부 분량을 정했다. 그 양을 다 소화하면 무조건 쉬었다. 같이 공부하던 사람 중에 하루 10시간을 공부한다고 목표를 잡은 다음 할 것을 다했는데도 시간을 채우기 위해 자리에 앉아 있는 친구가 있었다. 나는 하루 분량의 공부를 마치면 다음 계획을 잘 세우거나 쉬는 쪽을 택했다. 하루에 본인이 할 수 있는 공부 분량을 잘 정하는 게 중요하다. 진 일단 ‘방대한 양을 얼마나 빠르게 많이 보느냐’가 이 시험 합격의 관건이다. 과목마다 마음에 드는 기본서를 하나 선택하고 모든 내용이 기본서에 들어가도록 단권화했다. 기출문제나 문제집을 풀어 보고 틀린 문제의 해설에서 처음 보는 내용을 기본서에 추가하는 식으로 말이다. 시험공부 막판에는 단권화한 기본서만 수차례 반복해서 봤다. -합격하면 어디로 배치받나. 진우선 전국에 있는 지방경찰청 가운데 희망지를 밝히고 서울경찰청, 부산경찰청 등 그중 한 곳으로 배정이 된다. 이후 해당 지방경찰청에서 지역 내에 있는 경찰서 중 다시 희망하는 곳을 지원받는다. 예를 들어 서울경찰청으로 가게 되면 관악경찰서, 금천경찰서, 혜화경찰서 등 일하고 싶은 곳을 적어 내고 필기 성적과 주거지와의 거리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배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만일 서울 혜화경찰서에 배치받으면 소속 권역 안에서만 근무하는 건가. 이 다른 권역에 있는 경찰청으로 간다고 희망하지 않으면 보통 서울 내에 있게 된다. 다만 필수 보직 기간이 있다. 한 과에서 2년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혜화경찰서 경무과에 배치를 받았다고 치자. 2년 후에야 형사과 등 다른 과나 아예 다른 경찰서로 가는 게 가능하다. -현재 소속된 곳에서 하는 정확한 업무는. 이 경무과는 행정 지원부서라고 생각하면 된다. 경찰들의 복무, 인사, 상훈, 홍보 업무 등을 하고 있다. 일반 공무원이 되면 경리계에서 재무 업무를 보기도 하고 교통민원실에서 민원 업무를 다루는 사람도 있다. 진 형사과 형사지원팀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종합조회처리실에서 일을 하는데 내게 주어진 권한 내에서 경찰 전산망에 있는 정보들을 조회하고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함께 일하는 경찰들이 수사에 필요한 것을 의뢰하거나 민원인들이 특정인에 대한 범죄경력 조회를 요청하면 전달하기도 한다. 내부 정보를 수정할 게 있으면 새롭게 입력하기도 한다. -경찰공무원과의 관계는 어떠한가. 이 함께 일하는 직원으로서 상호 존중하며 지낸다. 서로 존댓말을 하는 게 한 예다. 경찰관, 행정관 모두 경찰서 직원이라고 생각하고 별 탈 없이 지내고 있다. 진 아직 경찰서 내에 일반 공무원을 낯설어하는 분들도 있다.(웃음) 강력계 등 일반 공무원이 없는 부서는 행정관들에게 어떻게 호칭을 해야 하나 묻기도 한다. 사실 직장이라는 게 처음엔 어딜 가나 낯설 수밖에 없어 걱정을 많이 했는데 형사지원팀 식구들이 잘 챙겨 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업무 강도는 어떤가. 이 평범하다고 보면 된다. 업무량이 근무시간 내에 집중하면 충분히 끝낼 수 있는 수준이다. 회식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야근도 본인 선택이다. 자기 업무에 충실하고 책임감만 가지면 된다. 진 내가 일하는 종합조회처리실이 민원을 다루다 보니까 오후 6시 이후에는 야근할 일이 없다. 다만 시기에 따라 업무가 집중되는 때가 있는 것 같다. 개학 시즌이면 영유아 보육시설인 유치원, 어린이집 등에서 성범죄 전력 조회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 여기에 경찰들의 자료 조회 의뢰가 겹치면 근무가 버거울 때도 있다. 회식은 꼭 필요할 때만 하는 분위기다. -일하면서 처음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고 느낀 부분은. 이 경찰도 계급사회니까 상명하복이 뚜렷할 줄 알았는데 직급에 상관없이 서로 의견을 모으고 결과를 내는 분위기다. 진 보통 경찰 하면 떠올리는 게 (강력계) 형사나 지구대 경찰들인데 막상 들어와 보니 이들을 있는 힘껏 지원해 주는 다양한 부서가 있더라. 경찰서 내에는 생각보다 많은 부서가 있다. 그만큼 업무 범위가 넓다. -이런 성격이 더 잘 맞겠다 하는 사람이 있을까. 이 워라밸(일·가정 양립)을 중시하는 사람이 적합할 것 같다. 만일 자신이 일에 욕심이 있으면 다른 직류를 고려하는 게 좋다. (어떤 정책을) 기획하는 부서가 아니고 위에서 내려오는 것을 집행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리고 경찰행정 지원을 앞두고 ‘경찰청이 뭐 하는 곳이지’라며 고민을 하는 분이 많은데 간단히 일반 행정직 공무원이고 일하는 곳만 경찰서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경찰서에도 일반직 있어요… 경찰 조직 특성 이해해야 면접 유리”

    “경찰서에도 일반직 있어요… 경찰 조직 특성 이해해야 면접 유리”

    올해 경찰청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2500여명의 경찰을 뽑는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교통경찰, 강력계 형사 등이다. 하지만 경찰서에 이러한 경찰공무원만 있는 건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행정 전문 업무에 집중하는 일반 공무원들도 있다. 지난해 경찰청은 2006년 이후 13년 만에 일반직 공무원 공채 선발을 했다. 이번 주 ‘SOS초시생’에서는 시험을 주관하는 인사혁신처의 협조로 서울지방경찰청 혜화경찰서 경무과 이정태(28·9급) 행정관, 금천경찰서 형사과 진아영(28·9급) 행정관과 경찰직류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공부 팁은 물론이고 생생한 현장 이야기까지 담았다. -경찰직류를 고른 이유가 있나. 이정태(이하 이) 2016년에 경찰공무원 시험을 봤었다. 전공이 국제관계학과여서 외사 쪽으로 일을 해 보고 싶었다. 그런데 당시 체력시험을 보다가 부상을 당해 탈락했다. 이후에 일반직 공무원을 오랜만에 다시 뽑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원하게 됐다. 그때 합격을 못 했으니 행정직으로 일해 보자고 마음먹었다. 진아영(이하 진) 경찰 업무라는 게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친다. 평소에도 내가 하는 일이 조금이라도 사회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미리 따 놓으면 좋은 자격증이 있을까. 이 경찰서 경무과 안에 정보화 장비계라고 있다. 경찰서와 지구대(파출소)의 전산, 무전기 등 정보화장비를 담당한다. 그렇다 보니 장비 수리 등 출장을 갈 일이 많다. 필수 자격요건은 아니지만 운전면허증이 있으면 좋다. 진 합격 후라도 컴퓨터 활용능력 공부를 하면 좋을 거 같다. 문서 작업에 엑셀을 활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굳이 자격증을 딸 만큼의 업무 능력을 필요로 하는 건 아니다. -선택과목은 무엇으로 했나. 이 행정법총론, 행정학개론을 선택했다. 제도나 용어에 익숙해지는 데 도움이 됐다. 예를 들어 정보공개제도는 행정학에 나오는 내용 중 일부인데 합격 후 처음 접하면 조금 낯설 수 있다. 시험 전략 차원에서 보면 행정법과 행정학은 딱딱해서 어려워하는 수험생들이 있는데 본인이 편한 과목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과학을 선택한 동기도 잘 적응해 근무하고 있다. 진 나 역시 이 행정관처럼 두 과목을 선택했다. 지금 형사과 내 형사지원팀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주요 업무가 민원인들이 요청한 사람들에 대해 범죄경력을 조회하고 취업제한 여부를 판단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유치원 등 아동이 있는 시설엔 성범죄자가 취업을 할 수 없는데 유치원 원장이 취업 예정자의 범죄경력 조회를 요청하면 이를 확인해 알려 주는 식이다. 이때 법령을 해석하고 적용해야 해 행정법, 행정학을 공부한 게 도움이 된다. -면접시험은 어떻게 준비했나. 이 일반 행정직하고 면접이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앞으로 다른 신분인 경찰공무원들과 함께 일하게 되는데 잘 적응할 수 있겠느냐’와 같은 경찰 관련 질문이 나왔다. 진 나 같은 경우에는 ‘경찰 조직에서 행정직이 어떤 일을 하는지 알고 있느냐’, ‘경찰이 제공하는 서비스 중 알고 있는 게 있느냐’ 등의 질문을 면접 후반에 많이 받았다. 전반에는 하나의 상황을 주고 어떻게 행동할지 물어보는 상황형 면접이 진행됐다. -공부할 때 하루 일과는. 이 하루에 몇 시간을 공부하겠다고 정하지 않고 해야 할 공부 분량을 정했다. 그 양을 다 소화하면 무조건 쉬었다. 같이 공부하던 사람 중에 하루 10시간을 공부한다고 목표를 잡은 다음 할 것을 다했는데도 시간을 채우기 위해 자리에 앉아 있는 친구가 있었다. 나는 하루 분량의 공부를 마치면 다음 계획을 잘 세우거나 쉬는 쪽을 택했다. 하루에 본인이 할 수 있는 공부 분량을 잘 정하는 게 중요하다. 진 일단 ‘방대한 양을 얼마나 빠르게 많이 보느냐’가 이 시험 합격의 관건이다. 과목마다 마음에 드는 기본서를 하나 선택하고 모든 내용이 기본서에 들어가도록 단권화했다. 기출문제나 문제집을 풀어 보고 틀린 문제의 해설에서 처음 보는 내용을 기본서에 추가하는 식으로 말이다. 시험공부 막판에는 단권화한 기본서만 수차례 반복해서 봤다. -합격하면 어디로 배치받나. 진 우선 전국에 있는 지방경찰청 가운데 희망지를 밝히고 서울경찰청, 부산경찰청 등 그중 한 곳으로 배정이 된다. 이후 해당 지방경찰청에서 지역 내에 있는 경찰서 중 다시 희망하는 곳을 지원받는다. 예를 들어 서울경찰청으로 가게 되면 관악경찰서, 금천경찰서, 혜화경찰서 등 일하고 싶은 곳을 적어 내고 필기 성적과 주거지와의 거리 등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배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만일 서울 혜화경찰서에 배치받으면 소속 권역 안에서만 근무하는 건가. 이 다른 권역에 있는 경찰청으로 간다고 희망하지 않으면 보통 서울 내에 있게 된다. 다만 필수 보직 기간이 있다. 한 과에서 2년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혜화경찰서 경무과에 배치를 받았다고 치자. 2년 후에야 형사과 등 다른 과나 아예 다른 경찰서로 가는 게 가능하다.-현재 소속된 곳에서 하는 정확한 업무는. 이 경무과는 행정 지원부서라고 생각하면 된다. 경찰들의 복무, 인사, 상훈, 홍보 업무 등을 하고 있다. 일반 공무원이 되면 경리과에서 재무 업무를 보기도 하고 교통민원실에서 민원 업무를 다루는 사람도 있다. 진 형사과 형사지원팀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종합처리실에서 일을 하는데 내게 주어진 권한 내에서 경찰 전산망에 있는 정보들을 조회하고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함께 일하는 경찰들이 수사에 필요한 것을 의뢰하거나 민원인들이 특정인에 대한 범죄경력 조회를 요청하면 전달하기도 한다. 내부 정보를 수정할 게 있으면 새롭게 입력하기도 한다. -경찰공무원과의 관계는 어떠한가. 이 함께 일하는 직원으로서 상호 존중하며 지낸다. 서로 존댓말을 하는 게 한 예다. 경찰관, 행정관 모두 경찰서 직원이라고 생각하고 별 탈 없이 지내고 있다. 진 아직 경찰서 내에 일반 공무원을 낯설어하는 분들도 있다.(웃음) 강력계 등 일반 공무원이 없는 부서는 행정관들에게 어떻게 호칭을 해야 하나 묻기도 한다. 사실 직장이라는 게 처음엔 어딜 가나 낯설 수밖에 없어 걱정을 많이 했는데 형사지원팀 식구들이 잘 챙겨 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업무 강도는 어떤가. 이 평범하다고 보면 된다. 업무량이 근무시간 내에 집중하면 충분히 끝낼 수 있는 수준이다. 회식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야근도 본인 선택이다. 자기 업무에 충실하고 책임감만 가지면 된다. 진 내가 일하는 종합처리실이 민원을 다루다 보니까 오후 6시 이후에는 야근할 일이 없다. 다만 시기에 따라 업무가 집중되는 때가 있는 것 같다. 개학 시즌이면 영유아 보육시설인 유치원, 어린이집 등에서 성범죄 전력 조회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 여기에 경찰들의 자료 조회 의뢰가 겹치면 근무가 버거울 때도 있다. 회식은 꼭 필요할 때만 하는 분위기다. -일하면서 처음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고 느낀 부분은. 이 경찰도 계급사회니까 상명하복이 뚜렷할 줄 알았는데 직급에 상관없이 서로 의견을 모으고 결과를 내는 분위기다. 진 보통 경찰 하면 떠올리는 게 (강력계) 형사나 지구대 경찰들인데 막상 들어와 보니 이들을 있는 힘껏 지원해 주는 다양한 부서가 있더라. 경찰서 내에는 생각보다 많은 부서가 있다. 그만큼 업무 범위가 넓다. -이런 성격이 더 잘 맞겠다 하는 사람이 있을까. 이 워라밸(일·가정 양립)을 중시하는 사람이 적합할 것 같다. 만일 자신이 일에 욕심이 있으면 다른 직류를 고려하는 게 좋다. (어떤 정책을) 기획하는 부서가 아니고 위에서 내려오는 것을 집행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리고 경찰직류 지원을 앞두고 ‘경찰청이 뭐 하는 곳이지’라며 고민을 하는 분이 많은데 간단히 일반 행정직 공무원이고 일하는 곳만 경찰서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제주 영주십경 고수목마 재현한다.

    제주 영주십경 고수목마 재현한다.

    영주십경의 하나로 꼽히는 고수목마가 재현된다. 예부터 한라산 중산간 초원에서 말이 떼를 지어 한가로이 풀을 뜯는 풍경을 ‘고수목마’라 했고, 제주의 열 가지 볼거리로 꼽혀왔다. 제주도 축산진흥원은 지난해 11월부터 축산진흥원 내 방목지에서 사양관리하던축산진흥원은 목마장을 남쪽과 북쪽 등 2개의 제주마 보호구역으로 나눠 4개 목구에 안정적인 방목을 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또 올해까지 보호구역 내 목구에 보호목책을 설치해 들개 등 유해동물로 인한 피해예방과 안전한 관람 여건을 조성하기로 했다. 또한 방목기간 교배와 망아지 생산도 이뤄진다. 이번에 생산된 망아지는 11월 중 생산자단체(축협) 가축시장에서 공개 경매를 통해 희망농가에 분양된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씨줄날줄] ‘집콕’ 라이브에이드/박홍환 논설위원

    [씨줄날줄] ‘집콕’ 라이브에이드/박홍환 논설위원

    1985년 7월 13일, 영국 런던의 웸블리스타디움과 미국 필라델피아의 JFK스타디움에 각각 7만 5000명과 9만명의 구름 관중이 모여들었다. 세계 팝 음악사에 강렬하게 남아 있는 라이브에이드(Live Aid) 공연이다. 총 16시간가량 연속 진행된 공연에서 영국과 미국, 유럽의 톱 뮤지션들이 무대에 올랐고, 특히 영국 팝가수 필 콜린스는 웸블리 무대를 내려오자마자 초음속 콩코드 비행기를 타고 필라델피아로 날아가 공연하는 기염을 토했다. 라이브에이드는 기아에 허덕이는 에티오피아 난민에서 비롯됐다. 아일랜드 펑크록 그룹 붐타운래츠를 이끌던 밥 겔도프는 1984년 우연히 TV를 시청하다 3000만 명의 에티오피아 난민들이 배고픔과 목마름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들을 돕기로 결심한 그는 영국 및 아일랜드 출신 유명 뮤지션들과 일회성 프로젝트 그룹 ‘밴드 에이드’를 만들어 같은 해 크리스마스 시즌에 자선 싱글 ‘그들도 크리스마스를 알까?’를 발표했다. 앨범은 무려 300만장이 팔려나갔고, 800만 파운드의 기부금이 쌓였다. 미국 음악계의 호응에 고무돼 밥은 이듬해 영미 두 곳에서 동시 진행되는 자선콘서트 기획을 구상했고 60여명의 월드스타가 참여하는 라이브에이드가 마침내 빛을 보게 됐다. 말이 60여명이지 슈퍼스타 한 명 모시기도 힘든 상황을 감안하면 밥의 과감성과 기획력이 돋보일 수밖에 없다. 전화모금을 통해 예상을 뛰어넘는 1억 5000만 파운드(약 2250억원)가 쏟아져 들어왔다. 이처럼 음악은 세계를 하나로 연결해 위기의 세상을 구하는 위대한 힘을 보여 준다. 이번에는 미국의 혁신적인 팝아티스트 레이디 가가가 나섰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전쟁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의료진을 돕고, 전 세계의 코로나19 대응을 지원하자는 취지로 세계적 슈퍼스타들을 결집해 온라인콘서트를 연다고 한다. ‘하나의 세계, 집에서 함께’로 명명된 이번 합동공연에는 엘턴 존, 스티비 원더, 폴 매카트니, 빌리 아일리시 등의 톱스타가 대거 참여하고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과 피아니스트 랑랑 등의 모습도 볼 수 있다. 19일 오전 6시(한국 시간) 시작되는 공연은 방송과 유튜브, 트위터 등 다양한 SNS 플랫폼 등을 통해 생중계된다. 전 세계인이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 밖에 나올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해 스타나 관객이나 모두 집에서 공연하고 관람한다. ‘집콕’ 라이브에이드인 셈이다. 이번 공연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대응 모금을 돕는 의미도 있다. 레이디 가가는 WHO 친선대사인 모친과 자신의 앨범 제목을 딴 본 디스 웨이(Born This Way)재단을 설립하는 등 사회운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stinger@seoul.co.kr
  • 땅을 읽고 풍경을 들이다

    땅을 읽고 풍경을 들이다

    2차 세계대전 후 주거 문제의 해결을 위해 유럽 도시들은 외곽 신도시에 우리와 같은 단지형 아파트를 급작스럽게 짓기 시작했다. 단위가구가 결합해 건물이 되고, 주거동이 모여 단지가 만들어지는 단순 반복과 확장의 과정이다. 마치 공장 생산품처럼. 이런 시스템은 단기간 대량 공급으로 주거 문제를 해소할 수는 있었지만 내적으로는 함께 사는 도시 공동체를 파괴하고, 외적으로는 주변 도시와 부조화해 단절되는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했다. 이후 1970년대부터 도시와 환경, 공유와 소통을 고려한 도시의 집합주거 유형에 대한 고민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앙리 시리아니의 유전자 유럽에서 도시 집합주거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때 그 중심에 있던 대표적인 건축가가 프랑스의 앙리 시리아니다. 1936년 페루에서 태어난 그는 1965년 프랑스로 건너와 A.U.A. 등에서 일했다. 1976년부터 독자적인 건축 활동을 시작한 시리아니는 페루에서 참여했던 저가형 집합주거 프로젝트의 경험과 실천이론인 ‘도시 단편론’을 기반으로 새로운 주거 모델을 연구했다. 저가형 집합주거를 위해 근대 집합주거의 특징인 ‘반복과 규격화’라는 장점을 수용하면서 전통도시의 장점인 장소성, 주변과의 조화 그리고 단지의 편안함을 동시에 구현하고자 했다. 도시 단편론은 근대 이상도시 실현의 문제점과 과거 전통도시의 한계성을 파악해 현실성 있는 대안을 찾는 실천적 연구였다. 이 개념이 적용된 그의 프로젝트는 ‘누아지-2’, ‘생드니 아파트’, ‘에브리-2 아파트단지’, ‘베르시 주거단지’ 등이다. 그가 실현한 주거단지의 특징은 구도시 공간의 특성인 가로, 광장, 정원을 유지하면서 현대적인 공간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구도심 재개발 아파트뿐만 아니라 신도시 계획에서도 이러한 특성을 적용해 과거와 현재의 도시 풍경을 단절 없이 연결했다. 미국 건축이론가 케네스 프램턴은 시리아니의 도시 단편론과 건축물을 근대 집합주거 유형을 기존 도시와 접목하려는 새로운 모색이라는 점에서 높게 평가했다. 시리아니는 근대건축의 거장인 르코르뷔지에의 사상과 이론 그리고 건축 어휘를 평생 따랐지만, 도시와 집합주거에 대한 이론과 사상에서는 그 결을 달리하며 선명한 자기 생각을 펼쳤다.르코르뷔지에가 혁신을 위한 기념비적인 건축을 추구했다면, 시리아니는 시대적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건축의 본질인 공간을 탐구하고 그것을 실천했던 건축가였다. 그는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거창한 개념에 집중하기보다는 삶의 근본을 이루는 건축의 중요성과 도시 분위기 형성에 주목했다. 이러한 생각은 그가 설계한 주거공간에서 더욱 선명하게 나타난다. 지나치게 멋을 부리거나 과도하게 표현하지 않으면서도 풍요로운 공간을 구성하고, 평범하고 저렴한 재료로 공간의 질을 높여 격조 있는 집을 만들었다. 제한된 면적과 공사비의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임대주택 프로젝트에서도 이러한 의지가 잘 드러나는데, 사용자가 10평 크기의 집을 12평처럼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하게 계획했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입구와 홀, 복도는 풍요로운 분위기를 내면서 입주자들의 자존감을 높여 줬다. 물론 그가 집합주거만 설계한 건축가는 아니다. 말년에 준공한 페론의 ‘1차 세계대전 전쟁박물관’과 아를의 ‘고대 유적박물관’에서 빛과 동선으로 만들어 낸 장면은 현대건축이 지닌 자유로운 공간의 진수를 보여 준다. 시리아니는 미래의 건축을 담보하는 교육자다. 1977년부터 2001년까지 프랑스 건축 8대학(파리 벨빌 건축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지금도 페루에서 건축교육자들을 길러 내고 있다. 특히 건축 8대학에서 에디트 지라, 클로드 비에, 로랑 살로몽, 로랑 보두앵 등 프랑스 건축가들과 함께 만든 우노 스튜디오는 교육을 통해 시대를 대변하는 보편적 건축, 미학을 교육하고 사회의 저변을 넓히는 건축교육의 모델로 지금까지 회자된다. 시리아니는 근현대건축의 본질인 공간의 가치, 건축가의 소양을 중점적으로 교육했다. 그의 건축 특성처럼 스타 건축가를 만들기보다 사회의 중심을 이루는 시민과 같이 이 시대의 일꾼으로서 최소한의 소양을 갖춘 건축가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바우하우스 교육 목표와 유사성을 지니고 있다. 그 당시 우노 스튜디오에는 그의 건축교육 방법과 철학에 매료돼 전 세계에서 학생들이 모여들었고, 특히 한국 유학생이 많았다. 아마도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시절을 보냈던 학생들의 건축에 대한 목마름 때문인 듯하다. 현재 시리아니의 제자들은 한국 건축계의 리더로 활동하고 있으며, 건축교육자로서 파리에서 경험했던 그의 교육 방법론을 국내 대학에 접목해 다음 세대의 건축가를 양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시리아니는 국립박물관 공모전 심사와 강연을 위해 세 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그가 관심을 가진 것은 한국인 대부분이 살아가는 아파트와 그런 문화 속에서 지어진 제자들의 건축물이었다. 그는 단순 반복으로 만들어진 강남의 고가 아파트단지를 보고 개탄했다. 세계적인 자동차와 최첨단 제품을 만드는 국가에서 살아가는 주거의 질은 개도국의 모습이라고 질타했다. 그리고 그날 옛 제자들과 만난 장소는 파리 우노 스튜디오의 강의실이 됐다.●건축이 삶과 관계 맺고 그 안에 들이는 방법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후 나는 ‘두물머리 주택’을 시작으로 20년 동안 매년 한 채 정도의 집을 지었다. 주택설계는 사소한 것까지 고민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사무실 운영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건축이 시작된 근원적인 장소이고, 삶과 가장 밀접한 고민을 풀어 가야 하는 매력적인 공간이다. 또 건축가의 사유의 변화가 선명히 드러나는 곳이다. 초기 몇 채의 주택을 짓고 난 후 내가 배우고 경험한 것들이 우리나라의 환경과 몸에 맞지 않고 삶에 녹아들지 않음을 느꼈다. 이후의 작업은 땅을 읽고 풍경을 들이는 방식이나 건축이 우리 삶과 관계 맺고 그 안에 들이는 방법에 더 밀착돼 관찰하고 탐구하는 과정이었다.첫 번째 작업인 ‘두물머리 주택’은 건축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현장에서 직접 접목되는 과정이었다. 중심 생각은 경사진 대지에서 땅과의 관계를 통해 동선을 따라 장면을 만들고 내외부의 경계를 없애 주변 풍경을 담는 것이었다. ‘자운당’은 유학 시절 매료됐던 ‘백색의 건축’에서 벗어나 다른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주된 관심이었다. 그 작업을 통해 주택에서의 복층 거실이 우리나라 환경에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체감했다. 강화도에 있는 ‘동검리주택’은 은퇴하신 고3 담임 선생님의 집이다. 노년의 삶을 고려해 층고를 낮추고 기복이 심한 대지에 대비되는 수평의 집을 계획했다. 전면 창을 통해 시각적으로 내외부의 경계를 없애 원시 자연을 경험하게 했다. 그런데 공간적으로 매우 풍요롭고 극적인 장면이 때로는 일상의 편안함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 극적인 경관을 가진 집은 오히려 외부 풍경을 절제해 담아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그 이후 작업이 계속 이어진 판교 신도시 주택단지는 단기간 주거 유형과 구축법에 관한 다양한 탐구를 가능하게 한 건축 실험실이 됐다. 덕분에 유사한 크기와 비슷한 대지 조건에서도 매번 다양한 재료의 물성, 크고 작은 치수, 시공 방식을 경험할 수 있었다. 대부분 밀집 지역에서 거주성을 확보하기 위해 마당을 품고 대지 경계를 따라 채를 놓는 내향적인 집을 계획했다. 집으로 둘러싸인 마당은 하늘로 열려 빛과 바람, 자연의 변화무쌍한 풍경을 담고 내부 공간에 표정과 생기를 불어넣었다. 모든 집은 우리나라 기후에서 주어진 지형과 조건에 대해 고심해서 내린 나름의 결론이었고, 생산 방법과 재료에 대한 경험을 쌓아 보완했다. 특히 입주 후 사는 모습을 보면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 초기 주택에서 벽을 자르고 접고 띄우고, 천장을 낮추고 높이고 기울여 눈에 띄는 다양한 변화에 집중했다면, 경험이 쌓이면서 가장 일상적이고 드러나지 않는 것, 편하고 쉬운 것, 특별하지 않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주목했다. 설계 시 중요하게 여겼던 부분이 생활에서는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간과했던 부분이 크게 드러나는 것을 경험하면서 구체적인 작업의 방식이 변화했고 변화할 것이다. ●작은 차이가 만드는 큰 변화 졸업 설계 발표 후 시리아니는 마지막 당부와 덕담을 건넸다. ‘배우고 학습한 모든 것을 잊어라.’ 그때는 지나쳤던 말들이 지금은 그 의미가 크게 와닿는다. 그동안 나는 시리아니와 르코르뷔지에의 건축에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고 비평적 시각을 가졌다. 오히려 루이스 칸, 알바 알토, 루이스 바라간 등 다른 색깔의 건축에 심취했다. 그리고 주변 가까이 있는 것들에 발을 딛고 있었다. 돌이켜 보면 시리아니의 가르침은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시리아니와 르코르뷔지에의 후예가 되기보다는 고루한 인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 속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일이었다. 건축에 대한 나의 생각은 항상 변화한다. 새로운 생각은 작은 실행이 되고, 축적된 경험은 다시 새로운 생각을 만든다. 생각은 언제나 다른 생각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오늘의 시도가 지금은 새로운 해법이 되지만 다음 작업에선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절대적인 진리나 원칙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 발 한 발 내딛는 작은 차이가 변화를 만들 뿐이다. 나도 한 학기가 끝날 때 제자들에게 선현의 구절인 ‘배움의 방법은 동화하는 것에 있고 앎의 방법은 잊어버리는 것에 있다’는 글귀를 전한다. 시리아니의 유전자가 나를 거쳐 다음 세대에 전해지길 기대하며, 우리 도시가 좀더 좋은 장소로 거듭나길 기대하며. 건축가 정재헌(경희대 교수)
  • 잠실운동장서 입국자 하루 1000명 선별진료… 송파 주민 반발

    잠실운동장서 입국자 하루 1000명 선별진료… 송파 주민 반발

    오늘부터 무증상자 전용 워크스루 운영 “공항서 먼 서울 한복판 설치, 이해 불가” “검사 뒤 알아서 귀가도 문제” 우려 빗발 자치구들은 자택 수송·능동감시 등 비상 서울시 코로나19 확진환자 30% 이상이 해외 접촉으로 나타나 해외 입국자 관리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시가 잠실종합운동장에 해외 입국자 1000명이 매일 이용할 수 있는 선별진료소를 마련한다고 밝히자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는 “잠실종합운동장에 해외 입국자 전용 워크스루 방식의 선별진료소를 설치해 3일부터 운영한다”고 2일 밝혔다. 입국자들의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귀가 전에 반드시 검체 검사를 받도록 하기 위해서다. 잠실종합운동장의 워크스루 선별진료소는 하루 1000명의 진단 검사가 가능하다. 서울 거주 입국자는 하루 1600명 정도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3일부터 서울 거주 입국자들에 대해 전원 진단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3일부터 입국하는 서울 거주자는 공항에서 발열 체크를 거친 뒤 유증상자의 경우 인천공항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는다. 무증상자들은 집으로 가기 전에 잠실종합운동장에 마련된 해외 입국자 전용 워크스루 선별진료소 또는 해당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진단 검사를 받아야 한다. 송파구민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 지역 온라인 카페에서는 “의료인력을 인천국제공항 근처에 배치해 입국자들이 즉각 검사를 받게 해야지 왜 굳이 거리도 먼 서울 한복판의 대형 주거단지 밀집 지역에 선별진료소를 설치한다는 건가”라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송파구민 A씨는 “장소 선정에 대한 고민 없이 눈길 끌기에 급급한 전시행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다른 구민 B씨도 “드라이브스루도 아니고 워크스루인 데다가 검사 후에는 각자 알아서 귀가한다는데 검사받은 사람이 배고프고 목마르다고 근처 음식점이나 카페를 돌아다니기라도 하면 어떡할 거냐”면서 “사람들이 몰려들어서 감염이 확산될까 봐 석촌호수도 폐쇄해 놓고 주된 감염 경로로 꼽히는 해외 입국자를 몰려들게 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한편 서울시가 해외에서 입국한 모든 서울시민들을 격리하고 3일부터는 입국자 전원에 대해 진단 검사를 실시하기로 하면서 25개 자치구 공무원들에게도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가 마련한 공항리무진 8대와 별도로 특별수송 공항버스를 마련해 입국장부터 구청 선별진료소까지 데려오는가 하면, 무료 검체 검사 뒤에는 구청 관용차로 자택까지 이송해야 한다. 2주 자가격리 시기에는 생필품을 전달하고 전화로 능동감시를 해야 한다. 자가격리 전담요원으로만 시와 지자체 공무원 3000여명이 투입돼 있다. 송파구는 공항에서 구청에 도착한 해외 입국자들을 위해 15인승 관용버스를 마련해 자택 수송을 돕고 있다. 동작구는 이날부터 자택 수송을 위해 34인승 대형버스를 추가로 투입했다. 확진환자 감염 경로 1위는 해외 접촉이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서울시 해외 입국자 관련 확진환자 수는 169명으로 서울시 전체 확진환자 수(511명)의 30%가 넘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여전한 코로나19 확진세… 프로야구 연습경기 가능할까

    여전한 코로나19 확진세… 프로야구 연습경기 가능할까

    KBO, 4월 7일부터 구단간 연습경기 추진코로나19 사태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고민정부도 개학시점 고심… 일정 강행 어려워일본에서는 한신 확진 선수에 전체가 비상시즌 개막에 앞서 연습경기라도 치르려던 프로야구의 앞날이 여전히 불투명하다. 당초 정부가 코로나19 대응 기간으로 꼽은 4월 5일이 다가오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진자는 아직까지 증가폭이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개학 시점도 미뤄지리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상황이 호전된다는 가정 하에 4월 7일부터 당일치기를 원칙으로 구단별 연습경기를 치르기로 계획했다. 야구에 목마른 팬들을 위해 방송사와 협의해 중계도 내보낼 예정이었다.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자체 청백전만 진행하고 있는 선수들로서도 반가운 소식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코로나19는 추가 확진세가 줄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30일 추가 확진자는 78명이다. 일반 확진은 줄었지만 외국에서 입국한 국민들의 감염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여전히 관리가 필요하다. 정부도 4월 6일 예정된 개학 여부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개학 등으로 대체될 경우 KBO도 연습 경기를 개최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각 구단들은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자체 중계를 통해 방송을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한계가 있다. 아직은 선수단 중에 확진 환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선수 한 명의 체온이 조금만 높아도 즉시 훈련을 종료시킬 정도로 긴장감이 팽팽하다. 이런 가운데 일본에선 한신 타이거즈에서 후지나미 신타로, 이토 하야타, 나가사카 켄야가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신과 상대했던 주니치 드래건스도 비상이 걸렸고 각 구단들도 훈련을 중단했다. 구단 간의 연습경기는 구단 자체 청백전에 비해 선수들에게 감염 변수가 더 많아진다. 뒤늦게 코로나19 감염이 될 경우 일본처럼 리그 전체가 비상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각 구단들이 철저한 방역 체계를 통해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덕분에 아직까지 확진 선수는 없다. 그러나 성인들을 강제로 통제할 수도 없고, 선수들의 가족들이 외부 활동을 통해 감염될 가능성도 생각해야 한다. KBO는 31일 실행위원회를 통해 향후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기대하던 그림과 달리 여전히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KBO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부산온천교회, 집단발병 첫 증상자인 신도로부터 시작 추정...부산시 역학조사결과

    부산 온천교회 코로나19 집단 발생은 지난달 6일 첫 증상을 느낀 신도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부산시가 26일 발표한 ‘온천교회코로나19 집단발생 역학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온천교회 신도인 A 확진자가 지난달 6일 목 마름과 콧물 증세로 의료기관을 찾아 투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보건당국은 이에따라 온천교회 집단 발생이 A 확진자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했다. A 확진자는 지난달 23일 최초 증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고 부산시는 설명했다. 그러나 시가 A 씨 의무기록을 확인한 결과, 지난달 6일부터 목마름과 콧물로 진료와 투약을 지속해서 받았고,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심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시 관계자는 “GPS 추적 결과 A 확진자에게도 의심스러운 동선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A 확진자 신원과 의심스러운 동선이 무엇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부산 1번 확진자(19세·남성·동래구·온천교회 연관)는 지난달 19일부터 증상이 나타났다. 시는 “100명이 넘는 신도가 참석한 가운데 지난달 14∼17일 교회에서 열린 청년부 수련회에서 2차 전파가 발생해 집단 감염을 부추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는 특히 수련회에서는 평소보다 신도 간 접촉 강도가 강하고,접촉 기간이 길었으며 접촉한 신도 범위도 넓어 호흡기 분비물 등에 의한 감염 노출 정도가 아주 강한 것으로 평가했다. 한편 부산에서는 추가확진자 1명이 발생해 누계확진자는 109명으로 늘어났다. 109번 확진자는 22세 남성(동래구 거주)은 지난 24일 영국 런던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인천 공항 검역소에 검사를 받고 다음날인 25일 새벽,자가용을 이용해 아버지와 부산으로 내려왔다. 도착후 양성판정 통보를 받고 즉시 부산의료원에 입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십자가 길의 선물… 집콕 피로를 날리다

    십자가 길의 선물… 집콕 피로를 날리다

    보통의 풍경이 사라진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종교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평범한 일상이 이어지는 것에 고마워하라는, 그러니까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의 의미를 어렴풋이 알 것 같다. 지금은 누구에게나 위로가 필요한 시기다. 물리적 방역 못지않게 심리적 방역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충남 당진에 차분히 돌아볼 여행지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명소로 떠오른 곳이 많단다. 수도권에서 그리 멀지 않아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좀더 솔직해지자면, 당진을 찾은 게 사실 이런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여태 코로나19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이게 더 큰 이유였다.25일 현재 당진에는 확진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실내와 달리 야외에서만큼은 시원하게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 아직 바이러스의 기세가 등등한 만큼 당장 다녀오시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상황이 차분히 정리된 뒤 ‘집콕’에서 쌓인 먼지들을 털어낼 겸 발걸음하는 것도 좋겠다.●김대건 신부 태어난 ‘솔뫼성지’엔 교황의 흔적 당진엔 천주교 성지가 두 곳이다. 솔뫼성지와 신리성지다. 둘 다 한국 천주교사에서 주요 지역으로 꼽히는 합덕면에 있다. 이름값으로는 솔뫼성지가 단연 앞선다. 솔뫼성지는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로 선정된 한국인 최초의 사제 김대건(1821~1846) 신부가 태어난 곳이다. 내년이면 벌써 그의 탄생 200주년. 그를 포함해 4대에 걸쳐 순교자가 배출됐다고 한다. 2014년엔 프란치스코 교황이 솔뫼성지를 방문하기도 했다. 국내 천주교 관련 유적 중 최초로 국가지정 문화재(사적 제529호)가 된 건 이런 이유 때문일 터다. 솔뫼는 소나무가 많은 언덕이란 뜻이다. 이름처럼 이리저리 휜 소나무가 그윽한 풍경을 선사한다. 성지 안에 ‘십자가의 길’, 기념관과 성당, 수녀원, 김대건 신부 생가 등이 있다. 다만 건물 내부는 코로나19 탓에 공개되지 않는다.●조선의 순교자가 묻힌 ‘신리성지’는 SNS 핫플 신리성지는 최근 SNS를 타고 급속히 명소로 떠오른 곳이다. 신리성지는 조선 후기에 수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순교한 곳이다. 이 때문에 로마시대 지하교회인 카타콤바에 비유해 ‘한국의 카타콤바’라 곧잘 불린다. 제5대 조선교구장을 지낸 다블뤼 주교가 은거하며 조선천주교사를 집필한 곳이기도 하다. 다블뤼 주교는 1845년 김대건 신부와 함께 논산 강경에 첫발을 내디딘 후 21년간 조선에서 활동했다. 그동안 그가 수집한 자료와 순교자들의 행적은 훗날 ‘한국천주교회사’의 기초가 됐고, 103위 성인이 탄생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신리성지가 명소 반열에 오르게 된 건 종교적인 이유보다 여행지로서 풍경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신리성지는 사방이 탁 트였다. 성당에 이르는 길 주변으로는 연못과 잔디밭이 깔끔하게 정비돼 있다. 그 사이사이에 다블뤼 주교 등 다섯 성인의 삶을 기억하는 작은 경당이 조성돼 있다. 평평한 잔디밭 끝자락의 가장 높은 곳엔 순교미술관이 우뚝 솟았다. 십자가를 제외하면 장식이라고는 없는, 소박하고 무뚝뚝한 건물이다. 잘 정돈된 잔디밭과 소박한 순교미술관이 어우러져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인생사진 건지려는 청춘들의 애정행각은 좀… 순교미술관 안엔 한국 천주교 순교의 역사를 기록한 그림들이 전시됐다. 순교미술관 꼭대기에 오르면 국내에선 드물게 지평선을 볼 수 있다. 드넓은 내포평야가 선사하는 시원한 풍경 덕에 온몸에 달라붙은 바이러스들이 죄다 떨어져 나가는 듯하다. 한데 빼어난 풍경과 달리 교회 측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죽은 이들이 묻힌 곳이라는 교회의 설명에도 ‘인생사진’을 얻으려는 연인들이 성지 곳곳에서 과감한 애정행각을 서슴지 않기 때문이다. 이웃한 합덕성당도 둘러볼 만하다. 1929년 세워진 고딕 양식의 건물이다. 고풍스러우면서도 단정한 외양이 인상적이다. KBS 드라마 ‘단 하나의 사랑’ 촬영지로 쓰였다고 한다.●일출·일몰이 장관인 왜목마을의 명물 ‘새빛왜목’ 바닷가 쪽에서는 왜목마을을 찾을 만하다. 한자리에서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다는 갯마을이다. 저물녘 풍경도 곱지만 해뜰녘 풍경은 더 빼어나다. 동해의 힘차고 장엄한 일출과 달리 서해 특유의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해돋이 장면과 마주할 수 있다. 왜목마을의 명물은 ‘새빛왜목’이다. 높이 30m에 이르는 거대한 조형물이다. 저 유명한 경북 포항 호미곶의 ‘상생의 손’(8.5m)보다 세 배 이상 높다. 날아오르는 왜가리의 모습을 표현한 이 조형물은 스테인리스 스틸판으로 이뤄졌다. 거울처럼 반짝이는 판에는 외부의 색이 그대로 담긴다. 이 덕에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야간에는 조형물 내부의 조명이 켜져 은은한 빛을 낸다. 대호방조제 너머의 도비도는 섬이었다가 뭍이 된 곳이다. 대·소난지도로 가는 페리가 출발하는 곳이기도 하다. 겨울철엔 잔잔한 물 위를 떠다니는 다양한 철새들과 만날 수 있다.오래된 시간의 선물 … 상실의 위로를 받다 면천읍성 일대는 상당히 흥미로운 곳이다. 한때 버려졌던 옛집들이 이야기가 있는 집들로 새로 태어나고 있다. 이제 막 주민 중심의 문화가 꿈틀대고 있는 것이다. 오래된 책방에서 책을 읽거나 작은 미술관, 잡화점 등을 기웃대며 나른한 한때를 보내는 재미가 쏠쏠하다.●오래된 자전거포 건물서 재탄생… 발길 붙잡는 아늑한 책방·카페 면천읍성 일대를 어슬렁대다 보면 귀가 따갑게 듣는 이야기가 있다. 면천(옛 면주)이 충청도의 5주 가운데 하나였다는 거다. 충북 청주와 충주, 이웃한 홍주(현 홍성)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큰 도읍이었다는, 이른바 ‘라떼 시절’의 이야기다. 그러다 어느 시기엔가 중심지로서의 위상을 잃게 됐고, 이후 면주(면천) 일대는 자연스레 쇠락의 길을 걷게 됐을 것이다. 요즘 면천읍성 일대는 다르다. 하루 종일 머물러도 전혀 심심하지 않은 곳이 됐다. 가장 큰 변화는 주민들이 이끌고 있다. 옛 건물을 새로 꾸민 문화공간들이 하나둘 들어서면서 한적하기 짝이 없던 마을에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면천 여정의 들머리는 면천읍성 남문이다. 성을 쌓은 이가 자신의 이름을 벽에 남긴 각자돌이 확인돼 지난해 ‘500년 전 공사 실명제’로 잠시 화제가 됐던 곳이다. 안내판에 따르면 면천읍성이 처음 세워진 건 1439년(세종 21년)이다. 왜구를 막기 위해 쌓았던 성벽은 긴 세월을 건너오는 동안 시나브로 사라졌고, 지금은 복원 공사가 한창이다. 2025년쯤 발굴 작업과 복원 공사가 마무리되면 이 일대의 모습이 제법 번듯하게 바뀌지 싶다.읍성 남문을 지나 성 안으로 들어서면 오래전부터 면천 사람들이 살아왔던 동네가 나온다. 일제강점기에 숱한 열사들을 길러냈던 100여년 역사의 면천초등학교, 옛 면사무소 등은 이미 자리를 옮겼다. 그 자리에 객사 등 옛 관아 건물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옛 면천초등학교 바로 앞은 책방 ‘오래된 미래’다. 오래전 자전거포였던 건물이 아늑한 책방으로 새로 태어났다. 새 책도 있고, 헌책도 판다. 2층은 일종의 북카페다. 차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다. 책방 이름은 사회운동가인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가 쓴 동명의 책에서 따왔다고 한다.●서까래·봉놋방 등 탁배기 한 잔의 추억 고스란히 간직한 잡화점 책방 바로 옆은 잡화점 ‘진달래 상회’다. 화가인 주인장이 이런저런 액세서리들을 팔고 있다. 이 집 역시 책방과 같은 가치를 지키고 공유하려는 곳이다. 잡화점의 전신은 ‘희망집’이란 대폿집이다. 오래전엔 탁배기 한 잔 걸치려는 술꾼들의 발걸음이 무시로 이어졌을 터. 당시 ‘주막’이나 다름없었을 봉놋방, 서까래 등 건물 내부는 대부분 예전 형태 그대로 남아 있다. 옛 면천초등학교 한구석엔 거대한 노거수 두 그루가 서 있다. 수령이 1000년을 넘어선다는 면천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551호)다. 나무 바로 옆은 ‘영랑효공원’. 둘 다 복지겸 장군의 딸, 영랑에 대한 전설이 담겼다. 줄거리야 흔히 듣던 여느 전설들과 다르지 않다. 면천에 살던 고려의 개국공신 복지겸이 병에 걸렸고, 효녀 영랑이 백방으로 약을 찾아다녔고, 산신령이 나타나 신묘한 처방을 내려줬다는 얼개다. 다만 현 영랑효공원 안쪽의 안샘의 물로 두견주(진달래술)를 빚어 100일 후에 마시고 그곳에 은행나무를 심으면 아버지의 병이 낫는다는 산신령의 가르침에선 어딘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스토리텔링한 듯한 ‘합리적인 의심’도 든다. 미술관에서 작은 언덕을 넘으면 골정지다. 1797~1800년 면천군수로 있던 연암 박지원이 축조했다는 저수지다. 물 위엔 ‘하늘과 땅 사이의 한 초가지붕 정자’라는 뜻의 건곤일초정이 떠 있다. 이 정자 역시 골정지 축조 당시 연암이 세웠던 것으로 전해진다.●아미미술관·아그로랜드 목장·놀이공원 등 인생사진 성지도 이제 새로 떠오르는 여행지 몇 곳 덧붙이자. 아미미술관은 폐교를 활용한 미술관이다. SNS의 성지라는 당진에서도 손꼽히는 명소다. 보통 오전에 찾아야 창문으로 넘어오는 햇살 등을 배경 삼아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아그로랜드(옛 태신목장)는 당진과 예산에 걸쳐 있는 대규모 목장이다. 너른 보리밭과 벚나무길, 메타세쿼이아, 트랙터 열차 등의 목장풍경과 몇몇 조형물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 좋다. 합덕에 있는 카페 피어라, 서해대교 건너 송악에 있는 해어름 카페 등도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 꼽힌다. 1970년대 건설된 삽교천방조제와 대호방조제, 석문방조제 등 3개의 방조제를 잇는 드라이브 코스를 달리는 맛도 시원하다. 삽교천방조제 인근의 놀이공원도 요즘 ‘핫한’ 곳이다. 저녁때 조명이 켜진 놀이기구와 함께 사진을 찍는 젊은이들이 제법 많다. 글 사진 당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여행수첩 -당진은 해안과 내륙의 관광지 간 거리가 멀다. 미리 돌아볼 구역을 정해야 알뜰하게 시간을 쓸 수 있다. 왜목마을, 도비도 등은 서해안고속도로 송악나들목, 면천읍성 일대는 당진영덕고속도로 면천나들목, 신리성지 등은 합덕나들목을 이용하는 게 낫다. -면천읍성 일대엔 콩국수집이 유난히 많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이른라 ‘원조’라 할 만한 집도 사라진 상태다. 그런데도 점심 무렵이면 줄을 서야 할 만큼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보통 5월쯤 날씨가 더워지고 주민들이 ‘은근한 콩국수 개시 압력’을 넣기 시작할 무렵 문을 연 뒤 가을에 문을 닫는다. 일년 내내 여는 집도 있는데, 추운 계절엔 콩국수 대신 칼국수를 판다. ‘에이스식당’은 쑥을 곁들여 만든 면이 특징이다. 열무김치 때문에 간다는 사람이 있을 만큼 김치 맛도 좋다. 당일 준비한 재료가 소진되면 일찍 문을 닫는다. 초원콩국수는 검은콩, 면천곱창콩국수(상호와 달리 곱창은 없다)는 메주콩으로 각각 맛을 낸다고 한다. 코로나19 탓에 음식점을 찾을 때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염두에 둬야 한다. 사람이 붐비는 시간대는 피하길 권한다. -이맘때 서해바다에선 실치가 난다. 밑반찬으로 흔히 쓰이는 뱅어포의 주인공이 바로 실치다. 실치는 주로 무침회로 먹는다. 장고항이 실치로 유명한 곳. 요즘 이 일대가 대대적인 공사 중이어서 예전만큼 맛집들이 늘어서 있지는 않다. 몇몇 횟집에서 실치 맛은 볼 수 있다.
  • 프로야구 개막 4월 20일 이후로 또 연기… 리그 축소도 검토

    프로야구 개막 4월 20일 이후로 또 연기… 리그 축소도 검토

    개막 5월로 넘어가면 경기 축소 가능성 두산 선수, 코로나 확진자와 2차 접촉 KIA 선수는 미열 증세… 팀훈련 중단코로나19로 정규시즌 개막을 3월 말에서 4월 중반으로 연기했던 한국 프로야구가 다시 개막을 4월 20일 이후로 미뤘다. 7월 말 도쿄올림픽 1년 연기가 확실시돼 올림픽 기간에도 휴식 없이 야구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됐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돼 개막이 5월 이후로 넘어갈 경우엔 144경기를 축소해야 할 수도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4일 이사회를 한 뒤 “야구팬과 선수단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정규시즌 개막을 4월 20일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일단 4월 20일까지는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올림픽이 연기되지 않고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리그를 축소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오갔다”고 말해 리그 축소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KBO는 코로나19 사태가 호전되면 다음달 7일부터 구단 간 연습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각 구단이 전국을 다니며 치르는 시범경기와는 달리 연습경기는 코로나19 방지를 위해 중·남부 지역으로 나눠 가까운 구단끼리 당일치기를 원칙으로 하며 무관중으로 열리는 대신 TV 중계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연습경기는 38년 KBO 역사상 처음 시도되는 형식이다. 현재 각 구단은 유튜브 등을 통해 자체 청백전을 중계하면서 야구에 목마른 팬들의 갈증을 해소하고 있다. 중계카메라와 해설진, 공인심판 등 관중 빼고 갖출 것은 다 갖췄다. 이에 일부 팬은 “무관중으로 정규시즌을 해도 시청률이 많이 나올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 두산이 지난 23일 한 청백전 중계에 9만여명의 접속자가 몰리는 등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해설위원 출신의 성민규 롯데 단장과 정민철 한화 단장은 직접 마이크를 잡기도 했다. 정 단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팀의 중간관리자 입장에서 팬들이 궁금해할 만한 것들을 설명해 드리자는 의미였다”며 “다만 카메라를 여러 대 확보하지 못해 더 좋은 퀄리티의 방송을 제공하지 못하는 부분은 구단에서도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KBO와 구단들이 시도하고 있는 이런 ‘눈물 겨운 아이디어’들이 유종의 미를 거둘지는 불투명하다. 선수단의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두산은 소속 선수가 코로나 2차 접촉 사실이 확인돼 1군 선수단 전체가 자가 격리에 들어가는 바람에 훈련을 취소했다. KIA 역시 이날 소속 선수 중 1명이 출근할 때 체온이 37.4도로 측정됨에 따라 훈련을 긴급 중단하고 선수들을 모두 귀가 조치시켰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n번방 ‘와치맨’ 형량 줄이려 반성문 12번 제출

    n번방 ‘와치맨’ 형량 줄이려 반성문 12번 제출

    ‘와치맨’ 전모씨, 법원에 총 12차례 반성문 제출 검찰, 전씨에 징역 3년 6개월 구형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였던 ‘와치맨’(탤레그램 닉네임) 전모(38)씨가 기소된 이후 법원에 총 12번의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약 2주에 한 번꼴로 반성문을 제출했는데 새해 전날인 12월 31일에도 설 연휴 전에도 반성문을 제출했다. 형량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24일 수원지법에 따르면 전씨는 공중화장실에서 여성을 몰래 촬영한 영상 등 불법 촬영물을 게시한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기소됐다. 재판을 받던 중 아동·청소년이 나오는 영상을 포함한 불법음란물 9000여건을 n번방에 유포한 혐의가 드러나면서 지난달 26일 공소장에 관련 혐의가 추가되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 19일 결심공판에서 전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한 상태다. 새해, 설 연휴 전날에도 반성문 내 전씨는 총 세 차례 재판에서 총 12차례에 걸쳐 반성문을 제출했다. 공판 준비기일 다음 날인 11월 1일에 첫 번째 반성문 제출을 시작으로 결심공판 일주일 전인 3월 12일을 마지막으로 2주에 한 번꼴로 반성문을 법원에 제출했다. 특히 전씨는 지난해 12월 31일 새해 전날과 1월 23일 설 연휴 전날 반성문을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물론 피고인의 진지한 반성은 대법원 양형기준에도 명시된 감경 사유 중 하나다. 피의자가 반성문을 통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피해자와의 합의했다든지 재범 우려가 없는 것으로 보이면, 판사들은 이를 고려해 형량을 낮출 수 있다. 그러나 이번 판결이 n번방 관련 주요 피의자 가운데 첫 번째 선고인데다 ‘박사방’ 등 다른 피의자들의 재판에 주요 참고가 될 수 있어 반성문이 효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은의 변호사 “반성문은 판사를 향한 러브레터” 성범죄 사건 전문가인 이은의 변호사는 “죄목마다 정해진 형량 안에서 판사들은 대법원 양형기준을 참고해 판결하지만, 실제 형량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건 판사의 주관적 판단”이라며 “그런 만큼 피의자들은 판사에게 자신이 얼마나 반성하고 있는지 어필하는 내용으로 반성문을 작성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피해자에 대한 사죄는 사라지고, 반성문은 오직 판사를 향한 러브레터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내년에 오세요”… 창원, 진해 벚꽃명소 전면 통제

    “내년에 오세요”… 창원, 진해 벚꽃명소 전면 통제

    허성무 시장 “코로나 감염원 원천 차단” 경화역·여좌천·제황산 공원 통행 금지 축제 취소 현수막 게시·여행 자제 서한 구례 야유회 다녀온 4명 확진 사례도“아쉬워하지 마세요. 내년에 건강하게 꽃구경하면 되니까요.” 경남 창원시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세계 최대 벚꽃축제인 진해군항제 올해 행사를 취소한 데 이어 벚꽃 명소 출입까지 전면 통제하고 나섰다. 자칫 코로나19 의심환자들이 진해를 방문해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악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23일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을 열고 “경로가 불확실한 감염원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이날부터 진해 벚꽃 주요 관광지 전면 통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우선 세계적인 벚꽃 명소로 유명한 진해 경화역으로 들어가는 출입구 11곳을 전면 폐쇄하고 방문객 출입을 완전히 차단했다. 아름드리 벚꽃이 줄지어 늘어서 벚꽃터널이 장관을 이루는 여좌천도 24일부터 데크로드를 폐쇄하고 오는 27일부터는 양방향 1.2㎞ 차량 통행도 제한한다. 벚꽃 명소로 방문객이 몰리는 진해내수면어업연구소와 제황산 공원도 27일부터 출입을 전면 통제한다. 창원시 성산구와 진해구를 연결하는 ‘벚꽃 도로’인 안민고개길도 벚꽃이 만개하는 27일부터 4월 5일까지 전 구간 차량 통행이 금지된다. 허 시장은 “경화역과 진해역 3차로 변에 한시적으로 허용하던 주차구간도 폐쇄하고 불법 주정차 단속을 강력히 실시해 상춘객 유입을 원천 봉쇄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창원시는 진해 지역으로 출입하는 주요 도로 길목마다 올해 진해군항제 취소를 알리고 방문 자제를 호소하는 현수막을 걸어 놓는 등 벚꽃 구경 방문객 막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시는 국내 여행사 2만 2300여곳에 여행객 모집 취소를 요청하는 양해서한도 보낸 바 있다. 실제 지인들끼리 최근 봄꽃 구경 나들이에 나섰다가 나란히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가 발생했다.이날 경남도와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경남 함안군에 거주하는 한 남성(60)은 지난 18일 경주 거주자, 부산 거주자 2명 등과 같은 차를 타고 전남 구례군 산수유마을 등으로 야유회를 다녀온 뒤 부산 거주자 2명과 동시에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함께 나들이를 했던 경주 거주자는 앞서 지난 2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야외에서는 공기의 흐름이 있고 2m 이상 자연스럽게 거리 두기를 할 수 있기에 공원 나들이 등 야외 활동에 있어 큰 위험은 없다”면서도 “다만 야외 활동이라 하더라도 다중이 밀접하게 모이는 행사나 공연, 집회 등은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허용되는 활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치어리더·경호요원, 프로스포츠 올스톱에 생계 위협

    치어리더·경호요원, 프로스포츠 올스톱에 생계 위협

    2월 말부터 경기 없어 3월 월급은 ‘0원’ 응원단 관계자 “이렇게 중단된 건 처음” 재개돼도 겨울·여름종목 겹쳐 수입 감소코로나19로 국내 프로스포츠가 올스톱되면서 일감을 잃은 치어리더, 경호요원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생계를 걱정하고 있다. 당장 2월 말부터 경기가 없었기 때문에 이달 말에 돌아오는 월급날엔 한 푼도 손에 쥘 수 없게 됐다. 한 응원단 관계자는 1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배구, 농구) 리그 중단이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다”며 “메르스 사태도 겪었지만 이렇게 일이 중단된 것은 처음 겪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지난달 마지막 주부터 경기장에 못 들어가고 있어 난감하다”며 “지난달 월급은 2월 말에 정산받았으나 이달 치 월급을 못 받으면 다음달부터는 생계 위협을 실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치어리더, 볼보이 등 경기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경기당 하루 일당으로 먹고산다. 프로스포츠 관계자들에 따르면 개인과 종목마다 차이가 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경기당 8시간 이상 근무해 받는 돈은 응원단장은 30만~35만원, 치어리더는 15만~20만원, 경호원은 7만~8만원 선이다. 여기에서 세금과 교통비 등 필수 제반비용을 빼고 나면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 더 줄어든다. 이들은 한 종목에서만 일하지 않고 겨울철에는 배구나 농구, 봄부터는 야구 등에서 일한다. 하나의 프로스포츠팀만 맡아선 생계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중 홈경기 수를 기준으로 각 구단과 계약하는데, 프로야구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72경기에 투입된다. 따라서 코로나19가 진정세로 접어들어 리그가 정상적으로 재개돼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수입 감소는 불가피하다. 겨울 종목과 여름 종목이 동시에 열리면 어느 한쪽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프로야구 정규리그 개막과 프로배구·농구 플레이오프 일정이 겹치면 한 경기 수익이 없어진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정규리그가 축소된다면 수입 감소는 더욱 커진다. 일감을 잃은 지금 응원단 대다수는 딱히 수입을 마련할 방도가 없다. 인기 치어리더인 박기량씨의 소속사인 RS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우리 회사의 3월 공식 스케줄은 박씨의 방송 촬영, 뉴미디어 광고 등 몇 개만 있다”며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치어리더들은 당장 생계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구장 보안을 담당하는 경호업체도 타격이 크다. 경호업체는 경호 업무뿐만 아니라 맥주보이, 볼보이, 티켓요원 등도 고용해 관리한다. 매출에서 노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100%인 경호업체는 프로스포츠 경기가 열리지 않으면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 프로 구단들은 비시즌에는 팬사인회 등 부대행사에 불러 비정규직의 수익을 보전해 준다. 하지만 16일 오전 키움 히어로즈 2군 선수 1명이 코로나19로 의심 증세를 보여 1군과 2군 경기 일정이 취소되면서 앞으로 단체 일정 등 비정규직 수익 보전의 길은 더 좁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프로스포츠 중단된 3월... 비정규직 눈 앞의 생계 막막

    프로스포츠 중단된 3월... 비정규직 눈 앞의 생계 막막

    코로나19로 국내 프로 스포츠가 올스톱되면서 일감을 잃은 치어리더, 경호요원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생계를 걱정하고 있다. 당장 2월말부터 경기가 없었기 때문에 3월말에 돌아오는 월급날엔 한 푼도 손에 쥘 수 없게 됐다. 한 응원단 관계자는 16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배구, 농구) 리그 중단이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다”며 “메르스 사태도 겪었지만 이렇게 일이 중단된 것은 처음 겪는 일”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지난달 마지막주부터 경기장에 못들어 가고 있어 난감하다”며 “지난달 월급은 2월말에 정산받았으나, 경기가 없는 이달분 월급을 못받으면 다음달부터는 위협을 실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치어리더, 볼보이 등 경기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경기당 하루 일당으로 먹고산다. 프로 스포츠 관계자들에 따르면 개인과 종목마다 차이가 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경기당 8시간 이상 근무해 받는 돈은 응원단장은 30만~35만원, 치어리더는 15만~20만원, 경호원은 7만~8만원 선이다. 여기에서 세금과 교통비 등 필수 제반비용을 빼고 나면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 더 줄어든다. 이들은 한 종목에서만 일하지 않고 겨울철에는 배구나 농구, 봄부터는 야구 등에서 일한다. 하나의 프로 스포츠팀만 맡아선 생계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중 홈경기 수를 기준으로 각 구단과 계약하는데, 프로야구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72경기에 투입된다. 따라서 코로나19가 진정세로 집어들어 리그가 정상적으로 재개돼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수입 감소는 불가피하다. 겨울 종목과 여름 종목이 동시에 열리면 어느 한쪽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프로야구 정규리그 개막과 프로배구·농구 플레이오프 일정이 겹치면 한 경기 수익이 없어진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정규리그가 축소된다면 수입 감소는 더욱 커진다. 일감을 잃은 지금 응원단 대다수는 딱히 수입을 마련할 방도가 없다. 인기 치어리더인 박기량씨의 소속사인 RS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우리 회사에서 3월 공식 스케쥴은 박씨의 방송 촬영, 뉴미디어 광고 등 몇개만 있다”며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치어리더들은 당장 생계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구장 보안을 담당하는 경호업체도 타격이 크다. 경호 업체는 경호 업무 뿐만 아니라 맥주보이, 볼보이, 티켓요원 등도 고용해 관리한다. 매출에서 노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100%인 경호업체는 프로스포츠 경기가 열리지 않으면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 프로 구단들은 비정규직에게 비시즌에는 팬사인회 등 부대행사에 불러 수익을 보전해준다. 하지만 16일 오전 키움 히어로즈 2군 선수 1명이 코로나19로 의심 증세를 보여 1군과 2군 경기 일정이 취소되면서 앞으로 단체일정 등 비정규직 수익 보전의 길은 더 좁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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