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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리포수목원 39년만에 일반 개방

    천리포수목원 39년만에 일반 개방

    국내 최초 민간수목원으로 가장 많은 종류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는 충남 태안 ‘천리포수목원’이 1일부터 일반에 처음 개방된다. 천리포수목원은 회원에 한해 개방하던 수목원을 창립기념일(7월14일)과 설날·추석·성탄절 등 공휴일을 제외하고 사계절 내내 일반인에게 개방한다고 31일 밝혔다. 개방지역은 본원 일대로 제한된다. 4~10월 개방시간은 오전 9시~오후 5시(동계는 오후 4시)다. 입장료는 여름철 평일 7000원, 주말 8000원이다. 겨울철은 5000원으로 동일하다. 수목원 관계자는 “기름 유출 피해를 본 태안지역 경제에 도움을 주고 일반인에게 자연과 식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주기 위해 개방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수목원은 한국에 귀화한 고 민병갈(미국명 칼 페리스 밀러·1921~2002)씨가 1970년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에 만들었다. 그는 미 군정 때인 1945년 통역관으로 한국과 처음 인연을 맺은 뒤 제대 후인 47년 한국을 다시 찾아 전국을 돌아다닌 끝에 천리포해수욕장 인근인 이곳에 정착했다. 62만㎡에 조성된 해발 120m의 수목원에는 국내외 1만 5000여종의 나무와 꽃이 자라고 있다. 목련만 400종에 이른다. 1997년에는 이곳에서 세계목련학회가 열렸다. ‘귀신 쫓는 나무’로 알려진 호랑가시나무 등 희귀 식물도 많아 이 수목원은 일찌감치 ‘나무와 꽃의 보고(寶庫)’로 자리잡았다. 독신으로 살면서 50년간 사재를 털어 수목원을 가꿔온 고인은 1979년 이름을 ‘민병갈’로 바꾸고 한국에 귀화했다. 그의 묘도 이 수목원에 있다. 국제수목학회는 2000년 아시아 최초로 이곳을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인증했고, 산림청은 2005년 3월 민씨를 ‘숲의 명예전당’ 헌정 대상자로 선정했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길섶에서] 향기와 냄새/함혜리 논설위원

    재작년 여름 송광사 불일암에서 법정 스님을 뵈었을 때의 일이다. 산목련을 바라보며 “냄새가 참 좋다.”고 했더니 스님께서는 “모름지기 꽃은 냄새라고 하지 않는다. 향기라는 단어를 써야 맞다.”고 하셨다. 스님은 “사람도 냄새가 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향기가 나는 사람이 있는데 향기 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말씀도 덧붙이셨다. 지난 주말 남쪽으로 여행을 다녀오는 길에 구례의 한 마을에서 천리향 화분을 하나 샀다. 향기가 천리를 간다고 해서 천리향이라고 불리는데 원래 이름은 ‘서향(瑞香)’이다. 상서로운 향기라는 뜻이다. 향기만큼이나 예쁜 이름을 가졌다. 꺾꽂이해서 키운 작은 가지였지만 마침 꽃이 피어 꿈결처럼 은은한 향기를 뿜고 있었다. 차에 싣고 오는 내내 차 안에 향기가 가득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서울에 도착하는 것과 동시에 천리향의 향기는 사라져 버렸다. 코를 들이대 봤다. 향기가 꽃 속으로 숨어들어 가 버린 듯이 아련함만 느껴졌다. 천리향의 향기마저 삼켜 버린 도시의 냄새가 섬뜩했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만나고 싶었습니다] 원로시인 김남조

    [만나고 싶었습니다] 원로시인 김남조

    ‘말 없음의 시’라고 할까. 침묵 너머의 소리를 전하는 ‘깨달음의 시’라고 해야 할까. 한국 여성 시단의 최고 원로인 김남조(82) 숙명여대 명예교수가 ‘묵시(默詩)’라는 화두를 던졌다. “세월 깊어져 지금은 침묵이 더 좋아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할 말들이 그치진 아니합니다.” 60년 가까이 시업(詩業)을 이어온 이 노성한 시인에게 아직도 시로써 할 말이 남아 있는 것일까. 이제 시인은 하고 싶은 말들을 침묵, 아니 그 이상의 언어로 전하려 한다. 서울 효창동 비탈의 하얀 단독. 창밖 백목련 그림자가 우련히 비쳐 드는 2층 응접실에서 만난 시인은 예의 단아한 모습 그대로였다. 1953년 첫 시집 ‘목숨’ 이후 지금까지 열여섯 권의 시집을 내며 불굴의 시혼(詩魂)을 살라온 천생 시인. 얼마 전에는 한지에 요즘 보기 드문 납활자를 사용한 수제 시선집 ‘오늘 그리고 내일의 노래’를 펴내기도 했다. “시는 땀과 눈물의 수제품”이라고 믿는 그이기에 이처럼 공력이 든 활판시집이 더없이 맞춤해 보인다. 시집에는 그동안 써온 1000여편의 시 중에서 가려 뽑은 100편의 작품이 실렸다. “무릇 좋은 시란 영혼성이 깃들어 있는 시, 예언적인 시라고 생각해요. 시의 하늘은 종국에는 그런 데까지 이어지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는 최근 젊은 시를 호명하는 용어로 굳어진 ‘미래파’ 시에 대해서는 사뭇 마뜩잖은 표정이다. “‘형의 두개골을 파먹고… ’ 이런 식으로 나아가는 게 이른바 미래파라는 건데, 요즘 시가 점점 기괴한 쪽으로 흘러가는 듯해 안타깝습니다.” 불온한 서정의 섬뜩한 시가 아닌 순연한 정조(情調)의 따뜻한 시를 지켜 나가자는 것이다. 김 시인에게 시는 영혼 혹은 사랑의 다른 이름이다. 그 영혼이란 육체와 따로 노는 영혼이 아니다. 늘 육체와 함께하는 영혼, 육체를 입은 영혼이다. 그렇기에 그의 시는 사변적일지언정 공허하지 않다. 좀처럼 관념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삶에 대한 유정함, 종교적인 경건함, 만유에 대한 감사, 세상과의 화해·용서의 마음”이 생생한 시어로 고스란히 되살아난다. 참담한 영혼의 고통을 맛본 사람만이 감당할 수 있는 절대 긍정의 세계다. ●자신의 시대 업신여기는 건 모순 시인은 혹독한 일제 강점기를 거쳤고 한국전쟁의 참화도 몸소 겪었다. 처녀 시집 ‘목숨’은 그 전쟁의 와중에 탄생했다. 표제시 ‘목숨’에는 시인의 고단했던 삶의 한 자락이 그대로 녹아 있다. “아직 목숨을 목숨이라고 할 수 있는가/꼭 눈을 뽑힌 것처럼 불쌍한/산과 가축과 신작로와 정든 장독까지//(중략)반만 년 유구한 세월에/가슴 틀어박고/매아미처럼 목태우다 태우다 끝내 헛되이 숨져간/이 모두 하늘이 낸 선천의 벌족(罰族)이더라도/돌멩이처럼 어느 산야에고 굴러/그래도 죽지만 않는/목숨이 갖고 싶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시름겨운 시산혈해(屍山血海)의 참혹한 상황, 시인은 오죽하면 ‘벌족’이라는 말을 썼을까. “지금 우리 삶이 힘들지만 식민지 시절보다 슬프고 6·25때보다 더 가혹하겠어요. 자신에게 주어진 삶과 시대를 업신여기는 건 의미 없는 일입니다. 자기부정이에요. 인생의 수틀에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 색상과 잘못 기워진 자국도 남지만 그것까지 포함해 산다는 건 그 자체가 축복입니다. 긍정의 눈으로 세상을 볼 줄 알아야 합니다.” 이념의 시대를 넘어 실용의 시대를 살고 있음에도 우리 사회는 여전히 진보니 보수니 좌(左)니 우(右)니 하며 분열을 앓고 있다. 상생의 길은 없을까. “어린 아이들이 빨갛고 파란 예쁜 자동차를 보면 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돌을 던지게 만드는 세상은 분명 잘못된 것입니다. 문학 쪽도 마찬가지예요. 이수익·신달자 같은 괜찮은 시인도 성향이 어떠어떠하다고 한국 대표시인 목록에서 빼고 그랬지요. 편 가르고 증오하는 마음의 자리에 사랑이 들어서야 합니다.” 시인에게 사랑의 대상은 무궁하다. 사랑의 총량 또한 무한하다. “떫은 사랑일 땐/준 걸 자랑했으나/익은 사랑에선/눈멀어도 못다 갚을/송구함뿐이구나”(‘사랑초서’ 53)라는 시인의 시구처럼 더욱 넉넉한 사랑이 필요한 때다. 사회의 분열을 치유하기 위해 ‘사랑 밖엔 길이 없음’을 설파하는 시인의 목소리는 결코 무력하지 않다. 진리는 지극히 평범한 데 있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남(男) 부럽지 않은 삶을 살아서 일까. 시인의 시에는 굳이 ‘페미니즘적’이랄 게 없다. 스스로도 페미니즘 운동엔 별 관심이 없다고 고백한다. 이 또한 사랑의 프리즘으로 해석할 수 있을까. “가장 여성적인 여성은 인간적인 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남성적인 남성 역시 인간적인 남성이고요. 양쪽 모두 인간성에 뿌리를 두고 있으니 서로 싸우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것 아니겠어요. 여성이 여성이기에 받는 사랑의 몫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퍽이나 선명한 논리다. ●부권 상실 풍조에 아쉬움 시인은 이미 십수년 전부터 지적해온 부권(父權)상실 풍조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TV 드라마에서도 여걸형 가모장(家母長)이 뜨는 시대. 하지만 시인의 생각은 좀 달랐다. “부권의 역조현상이 점점 가속화하는 것 같아요. 아버지를 아버지의 자리에 앉혀 줘야 합니다. 뒷방에 내앉거나 머슴이나 문지기의 자리에 있어선 안 되지요. ‘기눌림’을 풀어줘야 해요. 남자에게는 큰 틀을 세우는 능력이 있다는 게 내 생각입니다.” 요즘 시류에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비칠지 모르지만 “남 탓 하지 말고 각자 제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라.”는 뜻의 원로의 충고로는 충분한 값을 지닌다. 우리 사회에 원로가 없다고들 한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원로가 없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그들의 말을 들을 자세가 되어 있지 않은지도 모른다. 미국에서는 지금 헨리 키신저(86) 전 국무장관 등 7080세대 원로그룹이 정부 대외정책의 ‘선봉’에서 자문활동을 하고 있다. 성격은 다르지만 최근 우리에게도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국민원로회의가 생겼다. 김 시인은 공동 의장을 맡았다. 어떤 형태의 세속정치와도 절연된 삶을 살아왔기에 나라를 걱정하는 그의 말에서는 한층 진정성이 느껴진다. “38년간 대학에 있으면서 어떤 보직도 맡지 않았어요. 내 문학에 상처를 줄까봐서였지요. 지난 독재정권 시절엔 전국구 의원을 하라고 찾아온 이에게 ‘날 빼주면 평생 은인으로 삼겠다.’며 통사정해 돌려보낸 적도 있어요. 지금도 그때와 똑같은 심정입니다. 식민지 시절을 생각하면 나라가 있다는 게 정말 감사한 일인데, 정치도 국민 노릇도 너무 미숙하기만 하니….” ●감성에도 이성에도 치우치지 말라 이 지점에서 떠오르는 시가 그의 후기작에 속하는 ‘좌우명’이다. “잎이 아닌 뿌리에서 더욱 봄답기를,/능금 익히듯 사람들 마음에 공들이고/충직한 농부에서 모범을 취하여라/백지를 능가하는 글을 쓰고/침묵보다 나은 말일 때 말하여라/살고 있는 이와 살다간 이를 동일하게 경애하며/다수의 복지를 섬기는 이에게/앞자리를 대접하고 아울러 그 줄에 서거라/감성에도 이성에도 치우치지 말며/행복에 앞서 가치를 생각해라…” 삶의 잠언, 나아가 우리 사회의 좌우명으로 삼아도 좋을 ‘국민교육헌장’ 같은 시다. 김 시인은 그의 애제자인 신달자 시인이 첫 시집을 냈을 때 ‘봉헌문자’라는 제목을 지어 줬다. ‘평생 문자를 받들며 살라.’는 뜻이다. 봉헌문자는 결국 그의 명제가 됐다. “시를 쓰는 건 살점을 뜯어내는 것과 같은 고통이지만 그 측은한 길동무와 언제까지 함께하리라.”고 지금도 다짐하고 있으니 말이다. 2007년 만해대상 수상 시집 ‘귀중한 오늘’ 출간 이후 80줄이 넘어 새로 쓴 시만 30여편. 60편쯤 모이면 내년에는 열일곱 번째 시집을 낼 계획이다. “문학은 내게 병이면서 치유”라고 말하는 노시인. 그의 바람은 시의 언어가 사회 구석구석 스며들어 미움으로 얼룩진 영혼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것이다. 사랑으로 하나 되는 세상을 위해 시인은 오늘도 변함없이 뜨거운 기도의 문을 연다. 글 김종면 편집위원 jmkim@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27년 대구 출생 ▲서울대 사범대 국어교육과 졸업, 서강대 명예문학박사 ▲숙명여대 교수(1955∼93년), 한국시인협회·한국여성문학인회의 회장 역임 ▲예술원상, 영랑문학상, 만해대상 등 수상. 국민훈장 모란장·은관문화훈장 받음 ▲저서:‘목숨’ ‘나아드의 향유’ ‘정념의 기’ ‘풍림의 음악’ ‘바람 세례’ ‘마음 안의 마음’ 등 16권의 시집과 ‘잠시 그리고 영원히’ ‘먼 데서 오는 새벽’ 등 12권의 수필집 등 다수 ▲현재 숙명여대 명예교수, 예술원 회원, 국민원로회의 공동의장
  • 국민교육발전 유공자 46명 포상

    교육과학기술부는 25일 관정 이종환 교육재단의 이종환 전 이사장 등 국민교육을 위해 헌신한 학교법인 및 교육단체 관계자 46명을 국민교육발전 유공자로 선정해 포상했다고 밝혔다.정부포상 대상자는 국민훈장 12명, 국민포장 2명, 대통령 표창 14명, 국무총리 표창 18명 등이다. 훈·포장 선포식은 이날 오전 정부중앙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렸다.이 전 이사장은 재산 6000억원을 출연, 관정 이종환 교육재단을 설립해 국내외 장학금으로 498억원을 지급하는 등 국가발전의 핵심 인재를 길러내는 데 기여한 공으로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박상복 동양학원 이사장, 손동수 명덕학원 이사장에게는 국민훈장 모란장, 윤철상 전 삼량학원 이사장, 동화학원 유경화 이사장, 설월학원 천병춘 이사장에게는 국민훈장 동백장, 백운영 신일학원 이사장, 김옥순 소년의 집 학원 이사장, 정화국 문성학원 이사에게는 국민훈장 목련장이 각각 수여됐다.국민훈장 석류장은 서천수 덕명학원 이사, 이찬희 한국교육개발원 수석연구위원, 고(故) 이강오 전 조선대 교수에게 돌아갔다. 오치석 송강학원 이사장, 정태화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민포장을 받았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고속도로 메들리 1000만장… 가수 김용임 첫 단독콘서트

    고속도로 메들리 1000만장… 가수 김용임 첫 단독콘서트

    그의 이름을 꺼내면, “누구~? 국악인 김영임?”이라고 되묻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연기자 김용림과 헷갈리기도 한다. 그런데, “날 좋아한다고 말해요 그대 없이 난 못살아요….”(내 사랑 그대여)나 “밧줄로 꽁꽁 밧줄로 꽁꽁 단단히 묶어라 내 사랑이 떠날수 없게….”(사랑의 밧줄) 등을 듣는 순간 무릎을 ‘탁’ 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아~, 이 노래 아는데.”라는 답이 냉큼 나온다. ‘가요무대’의 단골손님이기도 하다. 고속도로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이 그를 모르면 간첩이다. 고속도로 메들리로 1000만장 이상 팔아치운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전통가요의 ‘디바’ 김용임이다. 가요의 여왕 이미자가 인정했다는 목소리를 지닌 그였지만 디바라는 별명이 쉽게 붙은 것은 아니다. 1984년 KBS ‘신인가요제’에서 ‘목련’으로 데뷔한 뒤 25년 동안 정규 앨범 9장, 메들리 50세트 등을 내놓으며 목에 피가 나도록 노래를 부르고 또 불러서 쌓아온 결과다. 그가 마침내 소원을 이룬다. 생애 처음으로 단독 콘서트를 여는 것. 새달 4일 오후 6시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 아트센터(옛 리틀엔젤스회관)에서다. 최근 그를 역삼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볼 수 있었다. 30여 곡의 공연 레퍼토리를 놓고 20인조 오케스트라와 함께 손발을 맞추고 있었다. 박자를 어느 정도로 정할 것인지, 각 노래의 마지막 부분을 어떻게 끝낼 것인지 오케스트라 지휘자, 음악감독 등과 하나하나 조율하며 녹음 작업을 하고 있었다. 콘서트 멤버가 매일 모여 연습하기 힘들기 때문에 각자 녹음본을 가지고 연습을 거듭하게 된다. 같은 노래를 수없이 반복하는 과정으로 오후 2시에 시작한 작업이 저녁 식사 때를 넘어가지만 전혀 힘들어하거나 싫증을 내는 기색이 없다. 점점 눈이 빛난다. 그는 “전통가요에 모든 것을 걸고 25년 동안 뛰어왔다. 그동안 내 이름을 내건 콘서트를 하는 꿈을 꾸기도 했는데 드디어 그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 팬들에게 최고의 무대를 선물해야 하기 때문에 힘든 줄 모르겠다.”고 말했다. 요즘 경제 불황으로 공연계에도 한파가 몰아치고 있지만 그가 이번 콘서트에 들이는 공은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무대 설치 5000만원을 포함해 공연 비용이 모두 2억원 안팎이다. 전통가요 콘서트 치고는 많은 비용을 들인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지만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완벽한 무대를 펼치고 싶다.”는 욕심에서다. 가야금 연주를 비롯해 뮤지컬 ‘맘마미아’에서부터 악극 ‘신춘향전’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재능을 과시할 예정이다. 오늘날 그를 있게 한 전통가요 메들리도 빼놓을 수 없다.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열심히 살자는 내용을 담은 신곡 ‘빙빙빙 ’도 선보인다. 대선배인 남진이 초대 가수로 나와 그의 첫 단독 콘서트에 힘을 보탠다. 김용임은 “이번 콘서트로 가수로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 같다.”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김용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18일부터 구상화가 장순업 초대전

    18일부터 구상화가 장순업 초대전

    1970~1980년대 대표적인 구상화가로 활동하던 장순업(61) 한남대 미술교육과 교수가 서울 인사동 공평갤러리에서 18일부터 30일까지 ‘빛과 시간의 이야기’를 주제로 초대전을 갖는다. 이번 전시는 1995년 예술의전당 이후 장 교수의 가장 큰 개인전으로, 최근작 80여점을 선보인다. 1000호짜리 대작도 있다. 장 교수는 13일 기자 간담회에서 “곤지암 집 앞의 작은 시내와 갈대밭 사이로 학이 날아다니는 모습이 그림의 소재가 됐다.”면서 “구상화 같으면서 마음이 흘러가는 모습을 잡아낸 심상화”라고 말했다. 이것이 캔버스에 해바라기, 진달래, 목련, 개나리, 코스모스, 수련 등이 활짝 피어 있고, 두루미와 학, 나비, 물오리, 벌, 잠자리 등이 둥지를 틀고 있는 이유다. 장 교수는 대학 시절인 1971년 ‘대학미전’에서 대상을 받은 ‘환상’이 청와대에 걸리기도 하고, 국전 특선 4회, 제28회 국전 문화공보부 장관상을 받는 등 상복도 많아 수집가들에게 인기 있던 작가였다. 이주헌 미술 평론가는 “요즘처럼 인터넷이 발달하지도 않아 한국 화단이 세계 화단과 고립된 시대에 미학적 성취를 이룬 화가 중 한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02)3210-0071.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13) 천마산 팔현계곡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13) 천마산 팔현계곡

    봄은 거북이걸음이다. 느리고 굼뜨지만 지나온 자리마다 환한 꽃을 남기는 마술을 부린다. 봄의 걸음걸이는 꽃의 북상 속도를 알아보는 것으로 측정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봄꽃은 하루 25~30㎞의 속도로 북상한다. 한 시간에 1㎞가 안 되게 움직이는 셈이다. 비록 느리지만 쉬지 않고 잠도 안 자기에 2월 말 서귀포에서 개화한 봄꽃은 4월이면 서울에 개나리, 진달래, 벚꽃, 목련 등을 축포처럼 피워 낸다. ●봄의 전령 야생화들 손짓 지상의 봄은 이러한 경로를 밟지만 깊은 산속은 좀 다르다. 2월 중순~3월 산빛이 온통 거무튀튀할 무렵 봄의 전령인 복수초, 너도바람꽃, 앉은부채 등은 아무 예고도 기척도 없이 언 땅을 녹이고 은밀하게 피어 난다. 종종 꽃이 핀 이후에 눈이 내리기도 한다. 그래서 운이 좋으면 눈속에 핀 꽃을 만날 수 있다. 봄을 즐기기에 야생화 산행만 한 것이 없다. 지상에서 벌어지는 각종 꽃축제들은 구름처럼 몰려든 인파로 꽃구경이 아닌 사람구경으로 전락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간단한 먹을거리를 준비해 봄산으로 들어가면 아름다운 야생화들과 함께 행복한 봄날을 만끽할 수 있다. ●너도바람꽃 등 가득한 팔현계곡 천마산(812.4m)은 수도권에서 가장 풍부한 야생화 군락지다. 기록에 의하면 이미 일제시대부터 식물 조사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고 한다. 천마산 산행은 일반적으로 교통이 편리한 호평동에서 시작하지만, 야생화 산행은 오남면 팔현리로 접근해 꽃이 그득한 팔현계곡(천마산계곡)을 답사하는 것이 요령이다. 이 계곡은 길이 순하고 찾는 사람이 뜸해 호젓한 봄철 가족산행 코스로 그만이다. 계곡 초입의 음식점들을 지나면 작은 폭포가 나오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모퉁이를 돌아 계곡 주변을 자세히 보면 팔랑팔랑 흔들리는 들꽃들이 인사를 건넨다. 피나물은 짙은 노란빛이라 금방 눈에 띄고, 현호색, 개별꽃 등이 차례로 등장한다. 근처를 잘 찾아보면 앉은부채를 볼 수 있다. 앉은부채는 다른 산에서는 보기 어려운 식물이지만 천마산에는 흔하다. 땅바닥에 바투 붙어 자라고, 부채와 비슷한 꽃덮개가 둥근 도깨비방망이 모양의 꽃대를 감싸고 있어 특이하다. 꽃덮개가 외부의 추위를 막아 주어 남들보다 일찍 꽃을 피워 내는 앉은부채는 꽃이 시들 무렵인 4월에는 잎이 배추만큼 크게 자라난다. 다시 계곡을 따라 15분쯤 오르면 넓은 묵정밭과 큰 전나무를 볼 수 있다. 그 앞에서 길이 갈리는데 혼동하지 말고 계곡 본류만 따르면 길을 잃지 않는다. 좀 걷다 보면 산길 옆 비탈이 흉측하게 파헤쳐진 것이 간간이 눈에 띈다. 어떤 몰지각한 사람들이 앉은부채를 뿌리째 캐 간 흔적이다. 야생화는 원래 자란 곳을 떠나면 대개 살 수 없으니 꼭 눈으로만 구경하자. 두어 번 계곡을 건너면 하나 둘 너도바람꽃이 등장한다. 이 꽃은 워낙 작아 주의 깊게 봐야 눈에 들어온다. 바람꽃은 변산바람꽃, 너도바람꽃, 나도바람꽃, 꿩의바람꽃, 홀아비바람꽃 등 종류도 많고 생김새도 다양하지만 꽃 색깔은 모두 눈처럼 희다. ●돌핀샘에서 목 축이면 정상이 지척에 바람꽃 중 가장 이른 봄에 피는 너도바람꽃은 10㎝ 안팎의 작은 키에 손톱만 한 흰 꽃이 피는데, 꽃술에 작은 구슬 같은 노란 꿀샘이 앙증맞게 달려 있다. 계곡이 끝나는 지점부터는 제법 가파른 산비탈과 능선이 이어지는데 이곳에는 현호색과 얼레지가 기다리고 있다. 분홍빛의 얼레지는 주로 군락으로 몰려서 피기에 봄산을 가장 화려하게 장식한다. 현호색은 종류가 다양하지만 천마산에는 우리나라 특산종인 점현호색이 많다. 천마산에는 이밖에도 노루귀, 복수초, 미치광이풀, 올괴불나무 등 귀한 야생화들이 가득하니 천천히 둘러보며 봄꽃들과 눈을 맞춰 보자. 다시 산비탈을 20분쯤 오르면 커다란 동굴이 앞을 가로막는다. 이곳이 유명한 돌핀샘이다. 시원한 약수 한 바가지를 들이켜고 된비알을 올라서면 천마산 정상이다. 정상 조망은 장쾌하다. 북쪽으로 철마산까지 이어진 유장한 능선이 시원하고, 북동쪽으로 손에 잡힐 듯한 축령산 너머로 가평의 크고 높은 산들이 첩첩 펼쳐진다. 하산은 올라왔던 팔현계곡을 되짚어 내려온다. 팔현리에서 팔현계곡을 따라 정상까지 오르내리는 코스는 약 7㎞, 5시간가량 걸린다. 여행전문작가 ●가는 길과 맛집 대중교통이 불편해 자가용을 이용한다. 47번 국도에서 오남읍 이정표를 보고 빠져나온다. 오남읍에서는 팔현계곡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해 팔현1리로 들어간다. ‘숲속옹달샘가든’ 식당 이정표를 따라 들어가는 것이 요령이다. 식사를 하지 않아도 주차가 가능한 이곳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한다. ‘숲속옹달샘가든’(031-527-4437)은 잣국수가 별미다. 팔현리 고로쇠작목반(031-575-1358)에서는 4월 말까지 천마산에서 채취한 고로쇠 수액을 판매한다. 1.5ℓ에 6000원.
  • “아무리 몸 불편해도 재능 키우며 희망 찾으세요”

    “아무리 몸 불편해도 재능 키우며 희망 찾으세요”

    1995년, 당시 46세의 김성애씨는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앓아왔던 류마티즘 관절염 때문에 온몸의 관절이 변형됐다. ●꿈에서 어머니 보고 그림 시작 식물인간처럼 누워있을 수밖에 없는 삶이 덧없다고 생각해 세 번이나 자살을 시도했다. 어머니가 세상을 뜬 지 며칠 후, 꿈에서 ‘넌 살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들은 뒤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입으로 그림을 그리는 구족화가 김성애씨. 몸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는 김씨가 4일 서울 청담동 갤러리 더 스페이스에서 열린 ‘여류사랑 희망공감 전시회’의 주인공이 됐다. 이 행사는 대한류마티즘학회(이사장 이수곤 연세대 교수)가 지난해부터 주최한 여류사랑 캠페인의 일환이다. 류마티즘 환자의 70~80%를 차지하는 여성을 지원하기 위한 캠페인이다. 이날 ‘목련이 필 때’라는 제목의 작품을 직접 그린 김씨의 곁에서 손가락 네 개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이희아씨가 연주를 했다. 김씨는 “아무리 몸이 불편한 사람이라도 재능은 있게 마련이다. 삶을 포기하지 말고 재능을 키우면서 희망을 발견했으면 좋겠다.”며 웃어 보였다. 김씨는 지금도 매일 3~5시간씩 입에 붓을 물고 그림을 그린다. ●매일 3~5시간씩 그림 그려 관절염이 턱까지 진행됐기 때문에 그림을 그리고 나면 피곤해서 곧바로 쓰러진단다. 그렇지만 새로운 인생을 만들어준 그림을 도저히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전시회에는 패션디자이너 이상봉씨와 화가 조광호·연제식씨 등이 기증한 작품도 함께 전시됐다.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과 탤런트 김래원씨 등도 참석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국내 두 그루 제주 초령목 꽃 피워

    국내 두 그루 제주 초령목 꽃 피워

    한국 유일의 사철 푸른 목련으로 국내에 단 두 그루뿐인 초령목이 지난 1일 하얀색의 꽃을 활짝 피웠다. 제주 서귀포시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산림연구소에서 자라는 이 초령목은 1970년대 인근 하천에서 캐다 심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나무는 40년생으로 높이는 16m에 이른다. 초령목은 한국에 분포하는 목련 가운데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종으로, 현재 서귀포시 신례천 계곡의 해발 300m 고지에 한 그루가 자생한다. 국내에서는 전남 신안군의 흑산도에 자생하던 한 그루가 천연기념물 369호로 지정, 보호되다 고사해 2001년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됐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 산이네 가족/윤수천

    [엄마와 읽는 동화] 산이네 가족/윤수천

    그 아이 이름은 산이였어요. 산이는 엄마가 시장 네거리에서 요구르트를 파는 동안 팔랑개비를 돌리며 뛰어다니기를 좋아했어요. 그런데 그 뛰어다니는 모습이 여간 우습지 않았어요. 잔뜩 궁둥이를 뒤로 뺀 채 오리걸음을 해 가지고 뒤뚱뒤뚱 뛰는 게 금방이라도 넘어질 것만 같았지 뭐예요. 하지만 산이는 뒤뚱거리기는 했을망정 한번도 넘어지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팔랑개비를 들고 숨차게 달리는 산이를 피하려다가 시장에 나왔던 할아버지나 할머니들이 중심을 잃고 넘어질 뻔한 적은 몇 번 있지만요. “쟨 어떻게 된 애가 잠시도 가만 있질 않네요.” 연탄불에 언 손을 녹이던 야채 장수 곰보 아주머니가 산이 엄마를 쳐다보며 물었어요. “우리 산이가 제일 좋아하는 게 뭔지 아세요? 달음박질이에요.” 산이 엄마가 자랑이라도 하듯 말했어요. “몇 학년이우?” 이번에는 연탄불에 장갑 한 짝을 태운 적이 있는 털신 장수 할머니가 물었어요. “올해 삼 학년 올라가요.” 산이는 학교 공부만 끝나면 엄마가 장사하는 시장으로 달려왔어요. 그러고는 엄마가 요구르트를 다 팔 때까지 오리걸음을 해 가지고 팔랑개비를 돌리는 거였어요. 게다가 시장을 한 바퀴 돌고 와서는 마치 부하가 상관에게 보고라도 하듯 꼬박꼬박 엄마에게 말했어요. 팔랑개비를 자랑스럽게 흔들면서요. “엄마, 나 있지요, 또 한 바퀴 돌았어요.” “그래, 잘 했다! 이제 좀 쉬어. 이리 와서 몸 좀 녹이고. 저 볼 좀 봐.” “괜찮아요. 달리기하면 안 추워요.” 산이는 허연 입김을 내뿜으며 웃었어요. 엄마는 그런 산이가 그저 고맙기만 해요. 건강 하나는 타고났거든요. “힘드니까 그렇지.” “힘 하나 안 들어요. 팔랑개비 재미있어요.” 산이가 달리기를 하는 건 어쩌면 팔랑개비 때문인지도 몰라요. 팔랑개비가 팔랑팔랑 돌 때 산이의 마음도 신나게 돌았어요. “산이는 이다음에 팔랑개비 선수가 되려나 보지?” 털신 장수 할머니가 물었어요. “아니요. 국밥집 할 건데요.” “웬 국밥집?” “몰라도 돼요.” 산이는 히죽 웃고 나서 팔랑개비를 들고 또 냅다 시장 안으로 뛰어갔어요. 뒤뚱거리며 뛰어가는 산이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엄마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어요. “그게 말이지요, 이렇게 된 거예요.” 산이 엄마가 가슴속에 꼭꼭 봉해 두었던 이야기를 열었어요. 산이가 일곱 살이던 겨울이었대요. 한번은 산이를 데리고 동생 내외가 사는 서울에 간 적이 있었대요. 추운 날씨에 집을 찾느라 식사 때를 놓친 두 사람이 허기부터 채우려고 국밥집에 들어갔대요. 국밥 두 그릇을 시켰는데, 국밥 맛이 그만이더래요. 게다가 뜨끈뜨끈한 국물이 뱃속에 들어가자 추위가 금세 풀리더라지 뭐예요. 국밥 한 그릇씩을 눈 깜짝할 새에 비우고 나오는데 산이가 손을 꼭 잡더래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이다음에 어른이 되면 국밥집 주인 할 거라고 하더라지 뭐예요. “국밥집을요?” 두 사람이 약속이나 한 듯 웃었어요. “그렇다니까요. 그날 이후부터 누가 너 뭐 될래, 하고 물으면 두말 않고 국밥집 주인 할 거라고 하는 거 있죠? 제 딴에는 그날 허기와 추위를 녹여준 국밥 한 그릇에 감동을 했던 게 아닌가 싶어요.” “아이고, 애두….” “그리고 또 있어요. 언젠가 시장에서 열쇠 장수가 등에 자물통 판을 잔뜩 붙이고 광고하는 것을 본 뒤로는 산이 저도 그렇게 광고를 하겠다는 거지 뭐예요. 등에 국밥집 광고문을 커다랗게 써 붙여 가지고 거리를 돌아다니겠대요. 그러면 사람들이 그걸 보고 많이 찾아올 거라면서…. 우리 산이가 가만 있지 않고 뛰어다니는 이유를 이제 아셨어요? 제 딴에는 저게 다 훈련을 하는 거라구요.” 산이 엄마의 말에 털신 장수 할머니와 야채 장수 곰보 아주머니는 서로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어요. “듣고 보니 아주 별난 아이네요. 아니, 신통한 아이네요.” 털신 장수 할머니가 아까와는 다른 눈으로 산이 엄마를 쳐다보았어요. 야채 장수 곰보 아주머니는 목이 마른 사람처럼 침을 삼켰고요. 엄마는 산이의 모습이 나타나자 일어설 차비를 했어요. “산이야, 이제 그만 집에 가자.” “다 팔았어요? 아직 남았잖아요.” 산이가 팔다 남은 요구르트를 들여다보며 말했어요. “옆집 민주네 줄 거야. 지난번에 신세 진 거 갚아야지.” 일주일 전 연탄 보일러가 고장을 일으켰을 때 민주 아빠가 수리비도 안 받고 고쳐 주었거든요. 오늘 남은 요구르트는 민주네를 주기로 한 거지요. 해가 약국 건물 꼭대기에 걸려 있는 게 보였어요. 엄마는 산이를 앞세우고 버스 정류장을 향해 손수레를 밀었어요. 2월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해는 짧아요. 어느새 땅거미가 내려앉고 있었어요. 왕만두 집 앞을 지나는데 산이가 시장한지 침을 꼴깍 삼켰어요. “산이야, 왕만두 사 줄까?” “아, 안 먹어요. 집에 가서 아빠랑 밥 먹어요.” 산이는 고개를 저었어요. “그래, 아빠랑 밥 먹자.” 산이와 엄마는 버스에서 내린 뒤 손수레를 힘들게 끌며 가파른 비탈길을 한참이나 요리조리 올라갔어요. 이 동네 사람들은 이렇게 모두 숨은 그림 찾기 같은 집에 살아요. 하지만 다들 일류 선수들이어서 실수를 하는 법은 없어요. 깜깜한 밤에도 다들 잘 찾아가요. 집에는 한쪽 무릎이 없는 아빠가 밥을 지어 놓고 기다리고 있었어요. 세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눈 깜짝할 새에 밥그릇을 깨끗이 비웠어요. 이것 역시도 일류 선수가 된 지 오래예요. “아빠, 날개는요?” 밥을 먹고 나자 산이가 아빠의 귀에다 대고 물었어요. 아빠는 대답 대신 무릎으로 기어가더니 컴퓨터에서 원고를 뽑아 왔어요. 산이 엄마의 눈이 커다래졌어요. “어머나! 오늘은 석 장이나 쓰셨어요? 그럼, 이번 주말까지는 청탁 받은 원고를 마칠 수가 있겠네요.” 산이 엄마의 말에 아빠가 오른손으로 동그라미를 만들어 보였어요. 산이 아빠는 작가예요. 며칠 전 한 어린이 잡지사로부터 청탁을 받아 동화를 쓰고 있어요. 땅속에서 잠을 자던 백제의 토기가 아파트 공사 덕분에 눈을 뜨고 세상에 나오는 이야기를 쓰고 있어요. 산이 아빠는 이 토기에 날개를 달아주어 하늘을 훨훨 날게 하겠다네요. 산이는 너무도 신바람이 나는 일이어서 저녁마다 잊지 않고 꼭꼭 물어봐요. “산이야, 내일은 꼭 날개를 달아 줄란다. 하루만 참아라. 알았지?” “알았어요! 좋아요!” 산이는 날개를 단 백제 토기가 하늘을 훨훨 날아다니는 상상에 가슴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껴요. 산이가 토기에 관심이 있는 건 옛날 밥그릇이라는 데 있어요. 이다음에 국밥집을 차릴 때 국밥 그릇을 토기로 쓸 생각이거든요. 지난봄 학교에서 박물관에 갔을 때에도 산이의 발걸음은 옛날 토기 진열장 앞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어요. 그때 산이 아빠가 책상 서랍을 열더니 뭔가를 꺼냈어요. “깜빡했네. 여보, 시골 장인어른한테서 온 엽서야. 소가 새끼를 낳았대.” 산이 엄마가 얼른 엽서를 받았어요. “새끼를요?” 산이 엄마의 얼굴이 보름달처럼 환해졌어요. 산이 엄마는 엽서를 읽으려다 말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슬그머니 산이에게 주었어요. “산이 네가 읽을래?” “좋아요.” 산이가 엽서를 받아들더니 더듬더듬 읽기 시작했어요. “산이…어멈 보…아라. 치…운 날씨…에 다들…몸 성…히 잘…있냐? 기뿐…소…식이 있어…서 알…린다. 지난…주에 소가…새…끼를 낳…았다. 근…데 송아…지가 말이…다, 어…찌…나 크…고 실…한지 찾아…오는 사…람…매다 입…이 마르…도…록 칭…찬이…지 뭐…냐. 나…도 평생 요…런 송아…지…는 처엄 보…았다. 이…게다 누구 덕…분이…것…냐. 조상…님네들 덕…분 아…니것…냐.” 더듬거리며 편지를 읽어 가는 산이의 얼굴이 벌겠어요. 그런 산이를 엄마가 귀여운 듯 꼭 끌어안아 주었어요. “우리 산이는 목소리도 우렁차지. 꼭 웅변가 목소리네.” 엄마의 말에 산이는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였어요. “그럼, 우리 집안의 든든한 기둥이고 말고.” 아빠가 산이 머리를 쓰다듬었어요. “몰라요. 어? 눈 온다!” 산이가 벌떡 일어나더니 창문으로 뛰어갔어요. 어둠이 내린 저녁 하늘에 목련꽃 같은 눈이 내리는 게 보였어요. “저것 봐라! 함박눈이네.” 산이 아빠가 어린애처럼 소리를 질렀어요. “어머나! 저 눈 좀 봐.” 함박눈을 본 산이 엄마는 마치 기도라도 하려는 듯 두 손을 가슴에 모았어요. 때아닌 함박눈이 펑펑 내리고 있어요. 눈송이가 어찌나 큰지 어른 주먹만 해요. 산이네 가족은 함박눈을 바라보며 저마다 좋은 생각을 하고 있어요. ●작가의 말  이름만 대면 금방 알 수 있는 한 영문학 교수는 어른이 되고 나서 가장 슬프게 느낀 것은 꿈이 뭐냐고 물어주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동화는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꿈이 뭐냐고 묻는 문학이라고 생각한다.   ●약력  1942년 충북 영동 출생.  1974년 소년중앙문학상 동화당선. 197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당선.  지은 책으로 ‘행복한 지게’, ‘엄마와 딸’, ‘인사 잘하고 웃기 잘하는 집’, ‘꺼벙이 억수’, ‘나쁜 엄마’, ‘아람이의 배’, ‘심술통 아기 할머니’ 외 다수.  한국아동문학상과 방정환문학상 받음
  • [자동차플러스]

    ●윈스톰 가솔린 모델 출시 GM대우는 윈스톰 가솔린 모델을 내놓았다. 2.4ℓ로 피스톤이 실린더 안을 움직이는 길이가 긴 엔진(롱 스트로크 엔진)을 장착, 저속에서 고속까지 고르게 힘이 좋다고 설명했다. 5단 자동변속기와 후방주차센서, 루프랙, MP3 CD 플레이어, 운전석 및 동반석 에어백, EBD-ABS 등 편의사양이 기본으로 적용됐고, 전륜 구동이다. 5인승 LS고급형이 2081만원, 7인승 LS 고급형은 2158만원. ●보쉬 한달간 차량 무상점검 서비스 한국로버트보쉬기전의 보쉬서비스는 최근 중국 진자우에 아시아지역 3000호점을 낸 것을 기념, 2월 한 달 동안 보쉬카서비스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차량을 무상 점검해 주기로 했다. 엔진 오일과 점화 플러그, 타이어, 타이밍 벨트, 점화 케이블 등 12가지 항목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정비를 받는 고객에게는 테디베어 열쇠고리를 증정한다. ●포드차 5개 민간 환경단체 후원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는 목련초등학교의 지구지킴이, 푸른우포사람들, 한국환경교육협회, 섬진강 보성강을 사랑하는 사람들, 환경을 사랑하는 중랑천 사람들 등 5개 민간 환경단체를 7회 포드 환경후원 프로그램 대상자로 선정해 후원하기로 했다. ●VCDi엔진 라세티 프리미어 출시 GM대우는 유로IV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하는 가변형 터보차저 커먼레일 디젤(VCDi :Variable Geometry Turbo Charger Common Rail Diesel Injection) 엔진을 탑재한 준중형 라세티 프리미어를 2일부터 시판한다. 장착된 2000cc급 직접 연료분사 방식의 첨단 VCDi 엔진은 최고출력이 150마력, 최대토크가 32.6kgm이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9.2초,속도는 시속 208km이다. 연비는 5단 수동변속기 장착 차량이 19.0km/ℓ, 6단 자동변속기 장착 차량은 15.0km/ℓ다. 가격(수동변속기 기준)은 ▲SE모델 1517만원 ▲SX모델 1632만원 ▲CDX모델 1713만원이며 자동변속기 채택시 162만원이 추가된다.
  • 중랑구 20일 송년음악회 개최

    중랑구가 20일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망우동 혜원여자중·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송년음악회를 연다.송년음악회는 지역 내 청소년과 주민 등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코미디언 이용식씨의 사회로 진행된다.중랑 심포니오케스트라가 프란츠 폰 주페의 ‘경기병 서곡’과 비제의 ‘카르멘 하이라이트’ 등을 연주하며 첫 무대를 장식한다.‘국민테너’ 엄정행 교수의 ‘목련화’,‘보리밭’ 등 독창이 이어진다.이번 음악회는 중랑 심포니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전남대 음악학과,목포대 음악과에서 강의를 맡고 있는 정월태씨가 지휘를 맡는다.별도의 예약 없이 20일 오후 6시부터 누구나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자세한 사항은 문화관광 홈페이지(culture.jungnang.seoul.kr)나 문화체육과(490-3410)로 문의하면 된다.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한국언론재단 2008 전국 NIE 시상

    한국언론재단(이사장 고학용)은 28일 서울 프레스센터 19층 매화홀에서 교육인적자원부,신문발전위원회와 공동주최한 ‘2008 전국 신문활용교육(NIE) 우수 사례, 학교신문, 교지 공모전’의 시상식을 가졌다.부문별 최우수상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NIE우수사례=최현태(서울 신명초 교사) 전유흠(이화여대사범대부속중 교사) 봉병탁(광주 서강고 교사) ▲학교신문=순천 왕조초 ‘왕조골돌배나무’(지도교사 강혜영) 서울 상현중 ‘목련소식’(권정옥) 경기 용문고 ‘용문소식’(장민경) ▲교지=정읍 수성초 ‘날아라 수성골’(지도교사 박민선) 부산 대신중 ‘새동이’(박명화,정미영) 서울여고 ‘개나리’(정인아).
  • [메디컬 라운지] 허리 건강 양·한방 건강강좌

    경희의료원은 오는 6일 오후 2시 본관 3층 동서협진센터 목련홀에서 ‘허리가 불편하십니까?’라는 주제로 양·한방 건강강좌를 개최한다. 이날 행사는 ▲척추와 관련된 물리치료법 ▲요통의 이해와 한방치료 ▲요통의 원인과 수술 및 보존적 치료 등 건강강좌와 골다공증 검사, 봉침 체험 등의 프로그램 순으로 진행된다.02)958-9771.
  • 영화 ‘소년은 울지 않는다’로 돌아온 이완

    영화 ‘소년은 울지 않는다’로 돌아온 이완

    이완(25·본명 김형수)은 미완(未完)의 배우다. 하지만 청춘스타의 성장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다이아몬드 원석이 다듬어지는 과정처럼 흥미로운 일이다.TV브라운관에 주로 얼굴을 내밀던 그가 ‘소년은 울지 않는다’(감독 배형준, 공동제작 MK픽처스·라스칼엔터테인먼트,6일 개봉)로 영화에 도전했다.1953년, 한국전쟁 직후 남겨진 전쟁 고아들의 이야기다. 스크린 데뷔작으로 시대극을 선택한 이유부터 물었다. ●“강렬한 이미지 주고자 대학 전공 활용 좀 했죠” “어렸을 때부터 유독 전쟁과 역사에 관심이 많았어요.‘마루타’라는 책을 읽고 나서 박물관에 견학을 가도 일제 침략기를 눈여겨 보고, 당시 상황을 반영한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의 광팬이었죠. 초등학생이었는데도 당시 주인공 최재성씨의 눈빛은 아직도 생생해요.” 일본 소설 ‘상흔’을 원작으로 한 ‘소년은 울지 않는다’는 6·25 이후 폐허가 된 서울에서 살아남기 위해 비정한 어른들과 살벌한 경쟁을 벌여야 했던 두 소년, 종두(이완)와 태호(송창의)의 이야기다. 종두는 번번이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다혈질이지만, 장사를 하려고 불러모은 시장통 아이들을 가족처럼 챙길 줄 아는 의협심 강한 인물이다. “첫 영화인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싶었어요. 어른스러우면서도 소년다운 귀여움을 잃지 않으려 애썼죠. 채찍을 휘두르는 등 액션 장면이 많아 힘들었지만, 대학 전공(국민대 체육학부)을 이참에 잘 활용해보고 싶었어요.” 전쟁고아 캐릭터를 살려내기 위해 비누로 머리를 감아 빳빳한 머릿결을 만들고 단벌의상에 평소보다 더 까맣게 얼굴분장을 하고 카메라 앞에 섰다는 이완. 그는 세상이 다 아는 ‘김태희의 동생’이다. 이젠 이 수식어가 지겨울 법도 하지만, 누나는 언제나 제일 든든한 동료이자 조력자다. ●“누나 김태희와 나는 정말 낙천적인 남매” “그런 꼬리표가 싫다기보단 누나의 유명세를 어느 정도는 따라잡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앞서죠. 먼저 영화에 데뷔한 누나와 작품얘기를 많이 해요. 물론 ‘이래서 영화 투자나 제대로 받겠냐.’며 서로의 연기에 대해 농담도 가끔 하지만, 비난보단 격려와 칭찬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저희는 정말 ‘낙천적인’ 남매거든요.” 그저 평범한 드라마광이었을 뿐인 ‘김형수’를 스코틀랜드 출신의 할리우드 스타 이완 맥그리거에서 딴 예명 ‘이완’으로 대중 앞에 설 기회를 잡은 것도 누나 덕분이었다. “드라마 ‘천국의 계단’을 찍을 때 이장수 감독님이 누나 지갑에 있는 제 사진을 보시고 바로 신현준씨 아역으로 캐스팅을 하셨어요. 연기가 TV로 볼 때는 무척 쉬워 보였는데, 막상 직접 연기하려니 대사는 물론 시선 처리와 걸음걸이 하나까지 모든 게 너무 어렵더군요.” 하지만 그는 이 작품 이후 6개월만에 드라마 주연으로 발탁됐다. 그해 KBS와 SBS의 신인상을 휩쓸기도 했다. 이후 ‘천국의 나무’가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후지 TV 드라마 ‘목련꽃 아래서’에 출연하는 등 한류스타로 발판을 마련했지만, 문득 자신의 좌표를 돌아보게 됐다.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온 제 자신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흥행성보다는 작품마다 배운다는 생각으로 작품성 있는 영화에서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를 신중하게 골라야겠다고 마음 먹었죠. 최근 촬영을 마친 저예산 영화 ‘거위의 꿈’에 출연했던 것도 그런 이유였어요.” 매서운 눈매 때문에 강한 성격의 소유자일 거라는 선입견과는 딴판으로 조근조근 자신의 이야기를 펼친다. 그는 앞으로 연기에서도 자기 고집을 내세우기보다는 큰 그림을 보고 도전할 계획이다. “선배님들도 촬영장에서 제게 말붙이기 힘들다고들 하시는데, 실제론 굉장히 부드럽고 섬세한 편이거든요. 앞으로도 역할의 비중을 떠나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겁니다. 제 안의 여러 색깔을 다 보여드리고 싶으니까요.” 글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영원한 테너 안형일 서울대 명예교수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영원한 테너 안형일 서울대 명예교수

    푸치니가 토스카니니보다 나이가 아홉살 위였지만 둘은 아주 절친한 친구사이였다. 그만큼 서로 싸우기도 자주했다. 어느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둘은 무척 삐쳐 있었다. 푸치니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하기 위해 친구들에게 빵을 보냈다. 그런데 실수로 토스카니니에게도 빵을 보냈던 것. 이 사실을 뒤늦게 안 푸치니가 토스카니니에게 서둘러 전보를 쳤다.‘크리스마스 빵 잘못 알고 보냈음, 지아코모 푸치니’ 며칠 후 토스카니니한테 전보가 왔다.‘크리스마스 빵 잘못 알고 먹었음,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푸치니가 출세한 것은 어쩌면 토스카니니 덕분이다. 푸치니가 37세때 만든 ‘라보엠’이 토스카니니의 지휘로 1896년 토리노에서 초연되면서 명성을 얻었으니 말이다. 잠시 감상해보자. 어스름한 달빛 2층 가난한 시인 로돌프의 어둡고 침침한 방, 아래층에 사는 아가씨 미미가 들어온다. 미미는 폐결핵 환자. 둘은 이야기를 나누다가 미미가 나가려는데 열쇠를 떨어뜨려 잃어버린다. 둘은 방바닥을 더듬거린다. 로돌프가 열쇠를 찾지만 재빨리 감춘다. 계속 찾는 척하던 로돌프는 미미의 손을 잡고 노래를 부른다. ‘그대의 찬 손, 내손으로 따뜻하게 덥혀 주리다. 지금은 어두워서 열쇠를 찾기 어렵지요, 다행히 조금 있으면 밝은 달님이 떠오를 거예요.(나가려던 미미를 제지하며)잠깐만 기다려줘요, 아가씨. 그 동안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사는지, 내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나는 시인이지요. 가난하지만 글을 쓰는 기쁨으로 산답니다. 당신이 저 문으로 들어오는 순간, 나의 선율 이야기의 보석을 당신의 아름다운 두 눈이 모두 훔쳐가버렸어요.’ ‘라보엠’에 나오는 아리아 ‘그대의 찬 손’(Che gelida Manina)이다. 음역이 ‘하이C’까지 올라가는 어려운 노래로 테너의 절정감을 만끽할 수 있다. 푸치니의 천재성과 음악적 특징이 잘 조화를 이루면서 그의 오페라 중 가장 성공한 작품으로 꼽는다. 이 노래에 대한 화답으로 ‘나의 이름은 미미’라는 아리아도 유명하다. 한국에서는 1959년 10월 서울오페라단에 의해 국립극장에서 초연됐다. ●60년동안 1000여회 무대에… ‘라보엠´과 깊은 인연 우리나라 테너계의 대부격인 안형일 서울대명예교수.1926년생이니 올해 83세인 셈. 전설의 테너 라우리 볼피(Giacomo Lauri-Volpi,1892~1979) 이후 그 나이에도 불구하고 쩌렁쩌렁한 혼의 목소리로 무대를 휘어잡는 현역은 세계적으로 거의 없다. 그래서 안 교수를 ‘한국의 볼피’라고 부른다. 안 교수는 ‘라보엠’과 유독 인연이 깊다. 한국에서 초연됐던 1959년에 처음 주역을 맡은 이후 10여차례 ‘라보엠’의 로돌프 역할을 했다. 또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토스카’‘투란도트’ 등에도 단골로 주역을 도맡았다. 이래저래 서울대 재학때부터 지금까지 60년동안 무대에 선 것만 1000여회에 이르러 이 방면에도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가 이 가을을 맞아 아름다운 선율로 또한번 노익장을 과시한다. 내일(28일) 저녁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영원한 테너 안형일 교수와 제자들-골든 보이스, 가곡과 오페라의 밤’이라는 제목으로 무대에 오르는 것.‘라보엠’의 ‘그대의 찬 손’과 한국가곡 등 모두 다섯 곡을 부를 예정이다. 모스틀릭필하모닉오케스트라 연주로 박상현·김홍식씨가 지휘하며 박성원 나승서 손성래 황건식 등 유명 테너 10여명이 출연한다. 서울 관악구 낙성대 인근의 자택에서 안 교수를 만났다. 피아노 건반을 누르며 목청을 가다듬는 모습이 나이보다는 20살 정도는 젊어 보였다. 그런 까닭을 묻자 “그냥 매일 집에서 노래를 부르고 시간 나면 동네 헬스장에 나가고, 집식구와 둘이 오붓하게 지내고…”라고 하면서 웃는다. ●윗몸일으키기 자주 하며 꾸준히 노래 연습 ▶80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노래를 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요. -대학 때부터 (노래를)했으니 세월이 많이 흘렀네요. 성악가는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무대에 서든 안서든 늘 연습을 해야지요. 거의 빠지지 않고 하루에 한번 몇곡씩 부르는 것이 습관이 됐습니다. 앞으로도 몇년은 더 노래할 자신 있습니다. ▶무대에 선 지 어느덧 60년 가까이 됐습니다. -대학 졸업은 1953년이고 대학재학시절부터 노래를 불렀으니 그럭저럭 60년이 됐지요. 오페라에서 처음 주역을 맡은 것은 1957년입니다. 그러니까 31세때 베르디의 ‘리골레토’에 출연했지요. 당시 서울오페라단 단장이기도 했던 음악가 현제명씨가 ‘안형일은 목소리가 좋은데 왜 주역을 안 시키느냐.’고 해 주역을 맡게 됐지요. 이후 ‘춘희’‘춘향전’ 등을 거쳐1959년부터 ‘라보엠’의 주역을 맡았지요.‘라보엠’은 음색도 맞고 해서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합니다. 안 교수는 잠시 그림을 그리듯 회상에 젖는다. 시인 로돌포, 화가 마르첼로, 철학자 코르리네, 음악가 쇼나르 등 보헤미안 기질을 가진 네 사람이 모인 2층 다락방, 그들의 방랑생활과 우정, 비련의 사랑… ●28일 제자들과 ‘골든 보이스´의 밤 ▶이번 무대는 제자들이 마련한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2년 전 제자들이 황금빛 목소리라는 ‘골든 보이스’ 라는 단체를 만들었습니다. 작년에도 같은 제목으로 공연을 가졌지요. 앞으로는 제자뿐만 아니라 우리 성악계가 참여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힐 생각입니다. ▶그 동안 길러낸 제자만 해도 아주 많을 텐데요. -한국의 테너는 대부분 제자라고 보면 맞을 겁니다. 대학교수만 50~60명은 됩니다. 제자 중에 73세도 있고, 또 제자의 제자도 대학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독일, 러시아 등에서 이름을 떨치는 제자도 많지요. 이번 무대에 같이 오르는 제자들이 그렇습니다. ●음악학교 들어가려 혼자 월남… 가족과 생이별 ▶실향민인 것으로 압니다. -우리 마을에는 예술가들이 많이 태어났습니다. 백남준, 함석헌, 김소월, 이승훈 등이 평북 정주 출신이지요. 중 3때 최용린 음악선생의 권유로 레슨을 받았습니다. 당시 아버지는 부농이셨는데 레슨비용을 돈대신 쌀로 지불했습니다. 그렇게 3년을 공부하고 음악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가족과 떨어져 서울로 혼자 월남했지요. 안 교수는 이 부분에 이르자 가족 생각이 난 듯 “누가 6·25가 터질 줄 알았나. 생이별이 됐지 뭐. 나중에 누이가 살아 있다는 걸 알고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했는데 6·25 전에 월남했다는 이유로 북한에서 받아주지 않았다.”면서 눈시울을 적신다. 1946년 본격적인 음악공부를 위해 해주에서 밀선을 타고 서울에 도착한 그는 허름한 판잣집 단칸방에 살면서 남대문 시장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러다가 미군 대령집 ‘하우스보이’ 생활을 했다. 어느날 몰래 노래 연습을 했는데, 이를 들은 미군 대령이 칭찬을 하며 매주말 미군 장교 정기모임 때 노래를 하면 어떻겠느냐고 했다. 음악공부를 할 수 있도록 잘 도와주겠다고도 했다. 이후 서울대음대 테너 이상준 교수의 문하에서 성악공부에 전념했다.6·25가 발발하자 해군정훈음악대 합창단에 들어가 유엔 참전국 부대를 방문해 위문공연을 다녔다. 전쟁이 끝나면서 제대를 한 그는 정신여고와 숙명여고에서 잠시 교편을 잡았다. 그러다가 현제명씨와 김연준 한양대총장의 권유로 한양대 음대 창설멤버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6년 후에는 김성태 선생의 거듭된 요청에 모교인 서울대교수로 옮겼다. 그가 많은 제자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것은 인생살이의 어려움을 온몸으로 이겨낸 경험을 바탕으로 언제나 부드럽고 여유로운 모습으로 편안하게 해주는 성품 덕분이다. 지금도 대학교수 제자들이 자주 찾아와 한수 지도를 받는다. 그의 자녀들은 모두 음악가로 활동하고 있다. 장남 종선씨는 테너, 차남 종덕씨는 작곡가(상명대교수), 맏며느리 임희정씨는 피아니스트, 둘째며느리 박선하씨는 소프라노 등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으며 딸 종숙씨도 연세대 성악과를 졸업했다. 서울 동대문·광장시장 등지에서 40년 넘게 포목상을 하면서 아이들을 교육시킨 부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리나라 성악 수준은 세계적입니다. 국제 콩쿠르를 거의 휩쓸다시피해서 한국사람들을 못나오게 할 정도입니다. 앞으로 10년후면 이탈리아나 독일 사람들이 한국으로 유학오게 될 것입니다. 음악학교도 가장 많고요. 일본의 경우 뉴욕 메트로폴리탄 무대에 선 사람이 아직까지 못나오고 있지요.” 그는 평소 윗몸일으키기 운동을 자주한다. 소리를 잘 내려면 복부 횡격막 근육을 긴장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두차례의 공연이 예정돼 있다. 앞으로 4~5회정도의 독창회도 자신있다고 강조한다. 노(老)성악가의 아름다움은 끊임없는 노력에서 우러나왔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안형일은 누구 ▲1926년 평북 정주 출생 ▲1945년 정주고등학교 졸업 ▲1953년 서울대 음대 졸업 ▲1960년 한양대 음대 조교수 ▲1966년 서울대 음대 교수 ▲1974년 이탈리아 로마산타체칠리아국립음악원 졸업 ▲1983년 이탈리아 가곡연구회 회장 역임 ▲1983년 국립오페라단장 역임 ▲1992년 서울대 음대 명예교수 ▲1995년 추계예술학교 대우교수 ▲1996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1997년 국립오페라단 자문위원장 #상훈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서울시문화상, 한국음악대상, 대한민국예술원상, 국민훈장 목련장, 예총예술문화상 등. #주요공연 카르멘, 춘희, 리골레토, 춘향전, 라보엠, 루치아, 토스카, 아이다, 파우스트, 나비부인,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라조콘다, 노르마 등. 이밖에 KBS 교향악단, 서울시립교향악단, 코리안심포니, 서울아카데미심포니 등 다수 협연. 일본교향악단 협연. 일본, 미국, 태국, 독일, 네팔, 타이완 등 각국 순회공연. 국내외 각종 연주회 1000여 회 출연. #저서 이태리가곡집 전8권, 중·고등학교 음악교과서 등.
  • 가을밤, 노래에 취할 7080

    쌀쌀한 바람에 옷깃을 여미게 되는 계절. 이름만 들어도 푸근한 가요계 대모들이 무대로 돌아온다. 패티 김, 심수봉, 양희은 등 중량급 가수들이 11월 릴레이 콘서트를 연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여는 가수는 3년 만에 새달 8일 경기도 문화의전당 대공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갖는 심수봉. 1978년 대학가요제를 통해 데뷔한 뒤 30여년 동안 여성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한 그는 2005년 수원 야외음악당 공연에서 3000석을 매진시키는 등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그때 그사람’‘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사랑밖엔 난 몰라’ 등 기존 히트곡은 물론 지난해 발표한 신곡 ‘오늘, 문득’‘여자라서 웃어요’ 등도 만날 수 있다. 1970년대 통기타 포크음악의 전설 양희은은 14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9년째 MBC 라디오 프로그램 ‘여성시대’를 진행하고 있는 양희은은 ‘하얀목련’ ‘한계령’‘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등 자신의 히트곡과 함께 라디오 방송에서 소개된 인상적인 사연들을 노래 중간중간에 녹여 노래의 감동을 더해준다. 그는 이번 콘서트에서 가정을 꾸리고 자식들을 보살피며 살아가는 3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의 이 시대 여성들의 삶을 고스란히 담아낼 예정이다. 한편 새달 22일과 23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와 29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해돋이극장에서는 올해로 데뷔 반세기를 맞는 패티 김의 50주년 기념 공연이 펼쳐진다. 8개월간에 걸쳐 ‘패티김 50주년 대공연´의 대장정을 벌여오고 있는 그는 무대 위 8m 높이의 공중에 매달린 초승달 형상의 무대장치에 앉아 내려오며 등장하는 오프닝과 1부와 2부 중간의 휴식시간을 이용한 퍼포먼스 등 볼거리를 선사한다. 자신의 콘서트에서는 처음으로 공연후 팬사인회도 연다. 이들의 공연을 담당하는 라이브플러스의 박상현 팀장은 “심수봉씨는 시대의 아픔을 함께한 남성팬들의 비중이 높고, 양희은씨와 패티김씨는 주부 관객들과 50세 이상의 장년층에서 각각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중장년층은 젊은층에 비해 12월 연말 공연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어 11월에 이들의 공연이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부고]

    이희종(강원일보사 사장)희원(태백미래학교)씨 부친상 5일 삼척의료원, 발인 7일 오전 10시 (033)570-7446장재홍(동양메이저 부사장·전 한국산업은행 이사)씨 별세 재일(삼성전자 미국지사)씨 형님상 주석(군인)씨 부친상 김대인(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씨 빙부상 4일 이대목동병원, 발인 7일 오전 9시 (02)2650-2751이상만(KBS 보도본부 영상편집제작팀 부장)씨 부친상 5일 이대목동병원, 발인 8일 오전 9시 (02)2650-2741김원배(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원우(삼성전자 우즈베키스탄지소장)씨 부친상 송규황(국제자산신탁 상무)임진규(스튜디오박스 대표)씨 빙부상 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8일 낮 12시 (02)3010-2293김대영(연합뉴스 외국어뉴스3부장)도영(사업)경숙씨 모친상 강성도(국민은행 부평지점 차장)씨 빙모상 이경미(연합뉴스 콘텐츠총괄센터 부장대우)씨 시모상 5일 부천 순천향대병원, 발인 7일 오전 9시 (032)621-5444송인빈(전 교육과학기술부 장학관)씨 별세 최영미(동일여고 교사)씨 상배 송용훈(군인)혜원(대학생)씨 부친상 3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6일 오전 8시 (02)3410-6920길경은(전 보성여고 교장)씨 별세 홍진(아이멕스엔터프라이즈 대표)광진(코리아테크 〃)씨 부친상 이경애(루브리졸코리아 부장)씨 시부상 최정욱(포스코건설 그룹장)씨 빙부상 4일 이대목동병원, 발인 7일 오전 7시30분 (02)2650-2743문백귀(LG화학 과장)귀화(자영업)재윤(〃)미경(〃)재정(수출입은행 베트남주재원 부부장)씨 부친상 안병근(자영업)씨 빙부상 5일 전남 여수 경산장례식장, 발인 7일 오전 9시 (061)663-0135양용선(전 정보통신공제조합 관리이사)씨 별세 현석(굿모닝비뇨기과 원장)씨 부친상 신창용(한국전파기지국 대구지사장)씨 빙부상 4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8시 (02)3010-2291노해도(한일스포렉스 대표)씨 별세 영주(영한산업 대리)씨 부친상 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7시 (02)3010-2294신용택(전 청덕면 단위농협 조합장)씨 별세 찬기(이수툴 대표)재기(수원 서울정형외과 원장)춘기(수원 숙지고 교사)씨 부친상 민영기(울산 보호관찰소)김강산(강산기업 대표)씨 빙부상 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5시 (02)3010-2292조현관(KBS 보도본부 영상취재팀 기자)씨 부친상 5일 수원 아주대병원, 발인 7일 오전 8시 (031)219-4112이연경(전 제일은행 지점장)윤화(서울우유)진화(NII 문정점)씨 모친상 박종옥(씨큐어넷 이사)박현덕(현송 대표)씨 빙모상 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7시 (02)3010-2295최영락(광주지방국세청 납세지원국장)씨 부친상 5일 광주 그린장례식장, 발인 7일 오전 9시30분 (062)250-4409이정기(예금보험공사 선임검사역)복임(롯데마트 의정부영업소)복희(노동부 노동시장분석과)씨 모친상 이경희(전 상업은행 사원)씨 시모상 유재옥(전 목련초 교장)주병하(일신목공소 대표)유제오(삼보건재무역 〃)황영근(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씨 빙모상 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7일 오전 3시 (02)3010-2233김인호(프로야구 히어로즈 2군 매니저)씨 형님상 5일 광주 보훈병원, 발인 7일 오전 8시 (062)973-9162
  • ‘철의 여인’ 라이스도 울었다

    “‘철의 여인’ 콘돌리자 라이스,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 때문에 울었다.”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백악관 회의 석상에서 눈물을 보이며 약한 면모를 드러냈던 일화가 공개됐다.‘철의 목련’이란 별명을 지닌 라이스를 울린 장본인은 다름아닌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 퓰리처상 수상 작가 바튼 겔먼이 새로 펴낸 딕 체니 미 부통령 전기 ‘앵글러(Angler)’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라이스는 ‘테러와의 전쟁’을 이끌며 세계 독재자들에게 맹공을 퍼부었지만 정작 부시 행정부 내 정적들에게는 나약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녀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있던 2004년 2월 테러용의자 재판을 위한 군사법정 문제 논의를 위해 회의를 소집했을 때다. 강경 매파인 럼즈펠드는 이를 지연시키기 위해 두 번이나 회의 참석을 거부했다. 당시 조지 테닛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에 격분해 자리에 앉아 있으라는 라이스 지시도 거스르고 “개수작(bullshit)”이라고 욕설을 퍼부으며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 버렸다. 순간 자제력을 잃은 라이스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참석자 중 한 명은 “라이스가 울기 시작했다.”면서 “그녀는 다음 번에 이야기하자며 서둘러 회의실 밖으로 나갔다.”고 회고했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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