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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儒林속 한자이야기] (134) 反骨(반골)

    儒林(658)에는 ‘反骨’(뒤집을 반/뼈 골)이 나오는데,‘어떤 권력이나 권위에 따르지 않고 저항하는 氣骨(기골)을 가진 사람’을 가리킨다. ‘反’은 ‘오르다’가 본뜻이었으나 ‘반대로’‘거꾸로’ 같은 의미로 쓰이는 예가 많아지자, 본래의 뜻은 ‘攀’(반)자로 대신하였다.用例(용례)에는 ‘反對(반대:두 사물이 모양, 위치, 방향, 순서 따위에서 등지거나 서로 맞섬),如反掌(여반장:손바닥을 뒤집는 것 같다는 뜻으로, 일이 매우 쉬움을 이르는 말)’ 등이 있다. ‘骨’은 점칠 때 쓰이던 ‘소의 어깨뼈’를 본 뜬 글자인데, 원래 ‘月’(=肉)이 없었다.‘鷄卵有骨(계란유골:운수가 나쁜 사람은 모처럼 좋은 기회를 만나도 역시 일이 잘 안됨을 이르는 말),骨肉相爭(골육상쟁:가까운 혈족끼리 서로 싸움)’ 등에 쓰인다. 蜀(촉)나라의 위연(魏然)은 용감하고 智略(지략)이 뛰어났으나 자신을 過信(과신)하고 남을 깔보는 短點(단점)이 있었다. 유비(劉備)는 그를 장수로서의 능력을 인정하여 한중(漢中)의 太守(태수)로 임명하였다. 제갈량(諸葛亮)은 그의 목덜미에 거꾸로 솟아 있는 뼈를 보고 장차 謀叛(모반)을 꾀할 위험인물로 여겨 警戒(경계)하였다. 어느 날 위연은 머리에 뿔 2개가 거꾸로 솟아 있는 꿈을 꾸었다. 그는 이 꿈이 吉夢(길몽)이라는 조직(趙直)의 말을 근거로 모반을 꾀했으나 제갈량에 의해 鎭壓(진압)되고 말았다. 오늘날 ‘反骨’이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강인한 근성’이라는 긍정적 의미로 쓰이는 것은 진수(陳壽)가 위연을 촉을 배신할 의사가 전혀 없었던 인물로 평가한 데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 광무제 때 낙양(洛陽) 縣令(현령) 동선(董宣)은 성품이 剛直(강직)하였다. 광무제의 누이인 호양공주의 종이 대낮에 사람을 죽이고 공주의 집에 숨었으나 逮捕(체포)할 수 없었다. 공주는 외출할 때면 그 종을 수레에 태우고 다녔다. 동선은 하문정을 지나던 공주의 수레를 멈추게 하였다. 조목조목 공주의 過誤(과오)를 열거하고 종을 꾸짖어 수레에서 끌어내어 현장에서 打殺(타살)하였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광무제는 震怒(진노)하여 동선을 잡아들여 채찍으로 쳐서 죽이려 하였다. 잡혀온 동선은 자신의 과오를 認定(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광무제의 穩當(온당)치 못한 處事(처사)를 꼬집었다. 그는 自殺(자살)을 허락해 달라며 강하게 머리를 기둥에 부딪쳤다. 광무제는 다시 공주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謝罪(사죄)토록 하였으나 끝내 머리를 숙이지 않았다. 공주는 더욱 화를 내며 즉각 處斷(처단)을 요구했다. 광무제는 오히려 그의 氣槪(기개)를 칭찬하며 30만전을 下賜(하사)하고 釋放(석방)하였다. 월남(月南) 이상재(李商在) 선생이 일본시찰단원으로 일본을 방문했을 때의 逸話(일화)이다. 시장 주최 晩餐(만찬)에서 시찰 所感(소감)을 묻자,“오늘 東洋(동양)에서 제일 큰 도쿄 병기창을 보니 과연 일본이 동양의 강국임을 확인하였소. 그런데 聖經(성경)말씀에 ‘칼로 일어선 자는 칼로 망한다.’고 하였으니, 그것이 걱정이외다.”라고 말했다. 당연히 同席(동석)했던 일본인들의 얼굴이 차갑게 굳어버렸다. 김석제 경기도군포의왕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집중력 키우고 심신안정 수능체조 해보세요

    ‘수능체조로 집중력 올려볼까.’ 여름철 수험생의 집중력을 키워주는 체조가 나왔다. 한신대 특수체육학과 정훈교 교수는 10일 집중력 강화를 위한 7가지 수능 체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심신안정 체조-조용히 앉거나 편하게 누워서 최대한 깊게 심호흡을 하고 10초 정도 멈췄다 천천히 숨을 내쉰다.▲두통해소 체조-고개를 숙인 상태에서 엄지손가락으로 머리 뒷부분과 목덜미를 5∼6초 동안 천천히 눌러주고, 눈덩이 뼈를 원을 그리며 가볍게 눌러준다.▲긴장해소 체조-두 팔을 구부린 채 허리에 붙이고 가슴을 앞으로 내민 뒤 어깨 부분이 귀에 닿을 때까지 천천히 끌어올려 3∼5초 동안 멈췄다가 내린다.▲손가락·손목 체조-두 팔을 X자로 교차해 손가락을 끼운 뒤, 손목을 안쪽으로 돌리며 앞 쪽으로 쭉 폈다가 푼다.▲전신 피로회복 체조-똑바로 앉아서 팔을 위로 높이 들어 손가락을 깍지 끼워 맞잡고 좌우·앞뒤로 천천히 기울인다.▲하체 피로회복 체조-다리를 편히 놓고 엉덩이와 허벅지, 종아리 안쪽과 바깥쪽을 손바닥으로 강하게 두드린다.▲마무리 체조-흥분된 근육을 가라앉히고 10초간 심호흡한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세계의 ‘무용퀸’ 등극 프리마 발레리나 김주원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세계의 ‘무용퀸’ 등극 프리마 발레리나 김주원

    청순가련이다. 요염하고 야심만만하다. 어느 시인이 노래했다.‘그녀가 걷는 아름다움은 구름없는 나라, 별 많은 밤과도 같아라!’. 누구를 얘기하는 것일까. 혹시 ‘지젤’이나 ‘백조의 호수’의 ‘오데트’는 아닐까. 가늘고 긴 목덜미에서 넓은 어깨를 지나 팔로 부드럽게 떨어지는 감성표현미가 일품이다. 이른바 ‘지젤 라인’이다.166cm의 키에 몸무게 45kg. 작은 체구지만 구름 위를 걷는 모습이 황홀지경이다. 세상의 온갖 꽃들을 아름답게 피어나게 해 넋을 놓게 한다. 어디 그뿐이랴. 잠시 등을 돌려 서 있는 모습만으로도 한순간 슬픔에 빠지게 한다. 그렇게 타고난 천상의 춤으로 서른도 안된 나이에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한국 발레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인 당찬 여인이다. 다들 부러워하는 본 고장에서 일궈낸 값진 것이기에 한국 발레의 보물로 여겨진다. 프리마 발레리나 김주원(28·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 최근 세계무대에서 보란 듯이 ‘무용퀸’으로 등극했다. 지난달 말 러시아 모스크바 볼쇼이극장에서 열린 제14회 ‘브누아 드 라 당스(Benois de la Danse·춤의 영예)’에서 당당히 최고의 무용수상을 차지한 것. 이 상은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발레리나 최고의 영예를 상징한다. 수상 직후 귀국한 그는 숨 돌릴 틈도 없이 지방으로 후다닥 내려가 곧바로 다음 연습에 들어가는 열정을 과시했다. 지난 주말 경북 구미에서 서울행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잠깐 짬을 내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 카페에서 김씨를 만났다. ●초등 5학년때 입문… 고2때 러 볼쇼이로 6년 유학길 간편한 치마차림에 앳된 소녀처럼 보였다. 문득 가냘픈 체구로 어떻게 세계 무대를 평정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래저래 피곤했을 법도 한데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좋아하는 음식을 물었더니 닭가슴살과 초콜릿, 케이크 등이라며 웃는다. 수상 소감에 대해 “최종 후보(5명)에 오른 것만 해도 영광인데 수상까지 했으니 무척 기뻐요.”라고 피력한다. 그러면서 사실 이번 무대에 오를 때 최고의 컨디션은 아니었다고 토로했다. 작년 10월부터 5∼6개월 동안 부상 상태에서 연습을 하느라 많은 고통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발가락을 살짝 보여준다. 스물여덟 처녀의 발가락치고는 못생기게 휘어졌지만 험난한 길을 걸어왔음을 단박에 알 수 있었다.1년 내내 붕대를 감는다고 했다. 하기야 지금까지 3000켤레가 넘는 토슈즈를 사용할 정도로 ‘지독한 발레리나’로 알려져 있으니…. 또 공연만 하더라도 1년에 100회가 넘는다고 하니 발가락이 성할 리가 만무했다. 김씨는 연습 때는 고통을 느끼지만 무대에 서면 워낙 몰입을 잘해 고통을 잊는다. 공연이 끝난 직후에는 재활치료를 받아가며 다음을 대비한다. 이번 러시아 무대에서도 마찬가지. 몰입의 과정을 끝내고 나서 객석을 향해 인사를 했는데 박수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고 했다. 나중에 누구한테 “너무 아름다워 박수를 잊었다.”는 말을 들었다. 또 리셉션에서 평소 존경하는 발레계 톱스타 도미니크 칼리프를 만났는데 그한테 “오늘만큼은 당신이 나의 드림(dream)이다.”라는 찬사를 들어 뛸 듯이 기뻤다. “보다시피 작고 얇은 편이잖아요. 아마 그런 느낌으로 섬세한 어떤 역할을 표현하는 모습이 새롭고 아름답게 느껴졌나봐요. 발레는 서양 춤이지만 동양인들의 표현력과 작은 신체구조에서 오는 느낌을 높이 평가한 것 같아요. 한국 발레의 장래성에 많은 기대를 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이번 수상이)자신 하나만이 아닌 국내에서 활동하는 모든 무용수들에게 자부심을 안겨다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보였다. 그는 인터뷰 도중 “발레란 철저하게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또 다른 예술 장르와는 달리 혼자서 할 수 없는 독특한 예술이라고 했다. 하지만 클래식 발레리나는 인생이 길지 않아 기껏해야 나이 45세까지가 한계라고 했다. 하루라도 쉬면 그만큼 짧아진다. 그래서 매일 아침 9시까지 국립발레단 사무실로 출근해 체중이 2㎏이상 빠질 정도로 연습을 반복한다. 한달 소비되는 토슈즈는 15켤레 정도(한 켤레당 10만원). 무서운 연습량으로 파트너 남자가 지레 겁을 먹는 경우가 많다. ●한달에 토슈즈 15켤레 소비하는 ‘연습벌레´ 김씨는 1남3녀 중 셋째로 부산에서 태어났다. 발레를 시작한 것은 부산 배정초등학교 5학년때. 둘째 고모의 권유로 시작했다. 발레를 배운 지 3개월 만에 서울에서 열린 한국발레협회 주최 콩쿠르에서 동상을 탔다. 천부적인 끼는 영락없는 ‘지젤소녀’였다. 이듬해에는 김지영(현재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소속)과 공동으로 금상을 수상했다. 선화예중 2학년 시절. 때마침 내한했던 러시아 안무가에게 발탁돼 러시아로 유학을 하게 된다. 망설이던 어머니가 “그래, 이왕이면 발레 본고장에 가야지.”하는 격려 섞인 허락을 해줘 유학길에 오를 수 있었다. 예상대로 러시아는 너무 춥고 외로웠다. 음식도 그랬고 언어적응도 힘들었다. 모든 것이 낯설었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할 나이에 러시아 볼쇼이 발레학교의 기숙사생활은 그렇게 시작됐다. 발레와 예술사, 연기론 등의 어려운 공부는 특유의 오기로 버텨냈다. 하루는 새벽에 화장실에서 기절했다. 이가 부러지는 상처를 입었다. 또 러시아어를 잘 몰라 무조건 러시아문학 다섯 쪽을 달달 외워 선생을 놀라게 한 적도 있다. 스스로 “발레 중독증에 걸리자.”며 다른 생각을 안하려고 무척 애를 썼다. “러시아에 있으면서 어디 놀러가거나 그러질 못했어요. 대부분 발레학교 주변에서 지냈지요.” 6년간의 온갖 고통을 이겨내고 한국으로 돌아온 지난 98년부터 국립발레단에서 활동하게 된다. 귀국 당시 국내 대학의 유혹도 뿌리치고 18살 나이에 프로로 입단했다. 곧 ‘발레계의 서태지’라는 별명도 붙는다. 이때만 해도 한국 발레는 ‘테크닉은 좋지만 표현력이 부족하다.’는 평을 듣고 있었다. 하지만 김씨가 나타나면서 이를 불식시켰다.“팔에도 감정과 표정이 살아 있다.”는 찬사를 들었다. ●“팔에도 감정 살아있다” 찬사 한몸에 김씨 역시 “몸으로 해야 할 말을 찾지 못하면 춤추기가 힘들다.”고 얘기한다. 아울러 발레는 ‘몸의 클래식’이어서 자신한테는 더욱 매력적이라며 웃는다. 화제를 바꿨다. 남자친구가 있느냐고 묻자 “아니요.”라는 즉답이 돌아온다. 이어 가끔 시간 나면 영화도 보고 책을 읽는다고 했다. 자신의 작품 배역과 영화 속의 주인공을 연결해보는 재미가 그만이다. 최근에는 ‘오만과 편견’을 읽고 영화감상까지 했다. 무대 위의 자신을 연구하고 캐릭터를 구축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어느 장소, 어느 상황에서든 발레를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순간순간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외국 발레단에서 영입제의를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지체없이 고개를 가로젓는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국립발레단에서 춤추면서 꾸준히 한국 관객들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아울러 자신을 만들어준 것은 어디까지나 한국 관객이기에 많은 보답을 하고 싶다고 부연했다. 이달만 해도 지난 주말 구미공연에 이어 ‘돈키호테’(예술의 전당,12∼17일), 갈라공연(17일)이 예정돼 있다.24일부터 베이징(北京)과 선양(瀋陽) 등 순회공연이 있어 김씨의 ‘무용퀸’ 솜씨는 중국에서도 실력발휘할 예정이다. ■ 그가 걸어온 길 ▲1978년 부산 출생 ▲92년 러시아 유학 ▲97년 러시아 볼쇼이발레학교 졸업 ▲98년 국립발레단 입단,‘해적’으로 주역 데뷔 ▲99년 지젤, 신데렐라. 돈키호테 주역 ▲2000년 로미오와 줄리엣, 호두까기 인형 주역 ▲이외 스파르타쿠스, 백조의 호수, 고집쟁이 딸 등 수십편 주역으로 출연. ■ 상훈 한국발레협회상(2000년), 러시아 모스크바 국제발레 콩쿠르 여자 동상(01년), 문화부장관상(02년), 한국발레협회상 프리마 발레리나상(02년), 제36회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04년), 제14회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여성 무용수상(06년). 주말매거진 We팀장 km@seoul.co.kr
  • [길섶에서] 아침 선물/진경호 논설위원

    다를 것 없는 아침이었다. 밤새 털어내다 만 목덜미의 피로감, 딱히 더 좋을 것도 없는 일정, 하루같이 씁쓸한 커피맛…. 퀴퀴한 사무실 공기는 어제처럼 포근하겠다는 일기예보 같았다. 늘 하듯 노트북을 열어 스팸메일을 휴지통에 처박다 문득 손가락을 멈췄다. 이동통신회사에서 온 것인데 흔한 홍보메일과는 첫눈에 달라보였다. ‘안녕하세요 고객님’으로 시작된 메일의 발신자는 통신회사 콜센터 상담원이었다.‘성의껏 노력했는데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제 통신서비스와 관련해 간단히 문의전화를 한 기억이 났다.‘부족해서 불편을 드린 건 아닌지 모르겠다. 늘 정성을 다하려 노력한다. 또 스스로 행복하려 노력한다. 고객께서도 늘 행복하고 건강하길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메일이 도착한 시간을 보니 저녁 8시가 넘었다. 상담업무를 끝낸 뒤 퇴근하지 않고 남아 보낸 것이리라. ‘야…이런 직원도 있구나.’ 메일은 ‘미소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었다. 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 몇분의 시간과 배려하는 마음, 그리고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수고를 들여 그는 멀리 떨어진 고객의 아침을 살짝 바꿔 놓았다. 그는 프로다. 마술사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미스·정아물산 김정옥(金靜玉)양 - 5분 데이트(46)

    미스·정아물산 김정옥(金靜玉)양 - 5분 데이트(46)

    저 커다랗고 둥글고 쌍꺼풀 진 눈이 왜 저렇게 동양적일 수가 있을까 하고 쏘아 보는 이 편의 시선을 피해 얼른 숙인다. 동서(東西)의 미(美)와 덕(德)을 모두 갖춘 몸매요, 얼굴이다. 1백 63cm 47kg의「튀기」적 몸매와 갸름하고 작지만 이목구비가 뚜렷한 얼굴과 기다란 목덜미와 몹시 부끄럼 타는 다소곳한 행동거지가 아무튼 온갖 미덕의 조화(調和)다. 『첫 월급 타가지고 엄마에게는 한복 한벌 해드리고 나머지 식구들에게 선물 한가지씩 했어요. 그리고 친구들한테 한턱 냈더니 빈봉투가 됐어요』 정말 신나게 썼다는 얼굴이다. 분위기가 다소곳하고 동양적이라고 해서 소심하기만 한 아가씨는 아니라는 증거다. 지금 두번째 월급봉투를 기다리는 중인 정아물산(正亞物産)「타이피스트」초년생. 『홍익대학 상학과를 다니다가 휴학하고 취직했어요. 바빠서 친구들 자주 못만나는 것만이 좀 속상해요』 상업하시는 김현종씨의 1남4녀중 막내. 『문학소녀도 아닌데 국어과목을 참 좋아했어요. 지금도 문학서적, 소설 읽는 걸 아주 좋아하거든요. 어렸을 때 감명깊게 읽은 것 중엔「메밀꽃 필 무렵」이 있어요』 『이렇게 말랐어도 몸은 튼튼해요. 등산이 제 취미예요. 뭐「프로」까지 될 생각은 아니지만요. 멀리는 안가요. 작년에 속리산의 제일 높은「코스」를 친구들 하고 갔던 게 제일 먼 데였읍니다』 아마 충실한 직장여성 노릇 하려면 등산은 힘들 것 같아서 금년에는 단념할 생각이지만 내년부터는 1주(週) 한번 서울 근교 등산을 꼭 실천하겠다는 것만이 지금 이 아가씨의 작은 소망. [ 선데이서울 69년 8/17 제2권 33호 통권 제47호 ]
  • ‘이번엔 학적갈등’…고대서 교수·학생 또 충돌

    고려대에서 교수와 학생들이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사태가 5일 밤 또 발생했다. 지난달 22일 등록금 인상 문제로 갈등을 빚은지 보름만에 다시 선거권 문제로 제자들이 교수들을 억류한 것이다. 교수들은 저녁을 먹지 못한채 밤늦게 까지 의자에 앉아 있어야 했다. 감기가 걸려 몸이 좋지 않은 상태인 교수와 유일한 여성인 성영신 교수를 내보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일부 간부급 학생들 10여명은 본관 1층 로비에 모여 밤늦게까지 회의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학생들이 보직 교수들을 억류한 것은 현재 진행중인 고려대 총학생회 선거와 관련이 있다. 고려대는 올해부터 고대 병설 보건전문대학을 보건과학대학으로 승격시켜 단과대학으로 편입시켰다. 따라서 올해 입학한 2006학년도 신입생들은 고려대 학적을 갖게 되지만 전부터 학교를 다니던 2∼3학년 학생들은 여전히 보건전문대학의 학적을 갖게 된다. 문제는 총학생회 선거에 뛰어든 각 선거본부에서 보건과학대학에 입학한 신입생들은 물론 보건전문대학생인 2∼3학년 학생에게도 투표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부터 불거졌다. 학교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학생들이 본관 건물로 들어와 교수들을 억류하게 된 것이다. 성영신 학생처장은 “상식적으로도 올해 입학한 1학년만이 고려대 학적을 가질 수 있다.”면서 “소급해서 2∼3학년까지 고려대 학적을 줄 수는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학교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말한다.2∼3학년 학생들에게도 당연히 투표권을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고려대 학생들로 구성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2∼3학년에게도 투표권을 주기로 자체적으로 결정을 내렸다.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자치기구이기 때문에 학교측의 의견보다는 학생들의 의견이 더 중요하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이번 고려대 총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하고 교수 억류에도 가담한 김경희(23·여)씨는 “이번 사태는 보직 교수들이 학생들의 요구안 자체를 거부한 데서 기인한다.”면서 “보직 교수들이 학생들과 면담이나 대화를 수용했다면 이런 사태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대 병설 보건전문대 2∼3학년 학생은 총 1200명이며, 올해 고려대 보건과학대로 입학한 1학년은 316명이다. 이들은 이번 투표(4∼6일)에 높은 참여율을 보여 5일 현재 58%가 투표를 했다. 다른 단과대학 학생들은 투표 마감을 하루 앞둔 5일까지 20%를 넘지 못하고 있다. 고려대에서는 지난달 22일 등록금 인상 문제로 학생들과 교수들이 본관 건물 안에서 충돌, 양쪽에서 다치는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 학생들은 경영대 장하성 학장이 계단에서 한 학생의 목덜미를 잡아당겼고 학생이 계단에서 굴러 떨어질 때 장 학장도 같이 넘어져 팔꿈치를 다쳤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또 장 학장이 먼저 머리를 때리기도 했다며 장 학장과 학교측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2006 독일월드컵] 박주영 축포… ‘모의 토고전’ 완승

    [2006 독일월드컵] 박주영 축포… ‘모의 토고전’ 완승

    삼일절이자 독일월드컵 개막을 꼭 100일 앞둔 1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 하루전 해외 전지훈련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에서 “23명의 최종엔트리는 내가 정하는 게 아니고 선수들 자신이 정하는 것”이라며 끝없는 주전경쟁을 강조한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추상같은 주문에 화답이라도 하듯 앙골라전에 나선 전사들은 상암벌의 칼바람을 가를 듯 펄펄 날았다. 결과는 1-0승. 점수가 아쉽긴 했지만 월드컵 8강의 발판을 닦은 ‘45일 지옥훈련’의 대미를 장식한 순간이었다. 한국축구대표팀이 ‘돌아온 천재’ 박주영(FC서울)의 결승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월드컵 본선에 처음 오른 아프리카의 복병 앙골라를 물리치고 토고전 ‘모의고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로써 대표팀은 지난 1월15일 소집 이후 이날까지 중동과 홍콩 미국을 돌며 비공식 경기를 포함,11경기를 치러내는 대장정을 기분좋게 마무리했다. 대표팀은 경기 직후 바로 해산, 오는 12일 개막하는 K-리그와 해외 소속팀으로 복귀한 뒤 전기리그가 끝나는 오는 5월 중순 독일행을 위한 최종 소집에 나선다. 아드보카트 특유의 공격축구가 빛난 한 판.3명의 해외파가 가담, 노련미까지 더해져 공격의 칼날은 더욱 매서워졌다. 스코어에 상관없이 국내파와 유럽파가 완벽할 정도로 호흡을 맞춘 경기 내용은 기대 이상이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프리미어리거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쉴 새 없는 움직임은 박주영-이동국-이천수 등 최전방 스리톱에 날개를 달아준 격. 이을용(트라브존스포르)은 김남일과 발을 맞춰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충실히 해 냈고, 오랜만에 오른쪽 윙백으로 나선 이영표(토트넘 홋스퍼)도 포백의 한 축을 맡아 상대 공격을 단단히 옭아맸다. 한국은 시작 휘슬이 울리자마자 앙골라의 목덜미를 잡아채며 대공세에 들어갔다. 선축에 이어 두 차례 만에 상대 왼쪽 진영 깊숙한 곳에 이어진 공을 이동국과 이천수가 벼락슛으로 연결, 앙골라의 기선을 제압했다. 상대 빈 곳을 찌르는 공간패스가 돋보였고, 스리톱은 자리에 구애받지 않는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결승골은 ‘부진 논란’에 휘말렸던 박주영의 발에서 터졌다.22분 벌칙지역 오른쪽 외곽에서 이동국의 절묘한 패스를 받은 박주영은 패널티라인을 타고 가며 180도 왼발 터닝슛, 통쾌하게 앙골라의 오른쪽 골망을 갈랐다. 포백으로 나선 한국의 수비라인은 전반 12분 프리킥 이후 문전 혼전과 37분 파브리스 아크와의 돌파에 한때 위기를 맞았지만 앙골라의 역공을 잘 막아내며 승리를 거들었다. 앙골라는 눈발까지 날리는 추위 등 최악의 조건을 감안하더라도 전·후반 각각 4개의 슈팅에 그치는 실망스러운 전력으로 ‘가상의 토고’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31) 세시풍습과 차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31) 세시풍습과 차

    우수(雨水)다. 땅이 속살부터 풀려가고 있다. 아지랑이는 먼 산등성이부터 피어오르고 대나무 광주리를 인 아낙들이 봄나물을 뜯는다. 머리에는 하늘의 뜨거운 기운을 방지하려는 듯 수건을 동여매고, 호미를 쥔 손은 개미의 발걸음처럼 부지런하다. 얼음이 녹아내린 논두렁 밭두렁에서 봄 나물을 캐는 아낙의 모습에서 우리는 우리 삶의 문화적 원형을 생각하게 된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 민족의 삶은 겨울이 가면 봄이 오고, 봄이 가면 여름이 오는 자연의 과학적 법칙에 따른 공동체적 문화를 형성해 왔다.입춘이 오면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고 우수가 오면 땅이 풀리는, 그래서 동면했던 모든 생명들이 세상에 얼굴을 내미는 자연의 윤회는 한 치의 오차도 없다. 그속에는 도전과 응전의 격렬한 내적 운동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변화들은 거대한 장강의 흐름처럼 언제나 완벽하게 추동해낸다. 마치 수억만 기가의 용량을 가진 슈퍼컴보다도 더 정확하게 그것들은 짜여 간다. 참으로 불가사의한 것이다. 차인들도 마찬가지였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매달 차를 만들거나 마시는 문화적 규범을 멋스럽게 가꾸어 왔다. 지금은 차를 만드는 절기를 곡우를 기준으로 한다. 그러나 과거에는 중국의 백차와 승설차처럼 경칩 이전에 차를 만들기도 했다. 경칩이 되면 첫 싹이 움튼다. 그 차싹을 이용해 열흘 동안 만들어 황제에게 진상하던 풍습이 중국에서는 오랫동안 성행했다. 기록에 따르면 우리나라도 조선시대까지 좋은 차를 얻기 위해 경칩이나 보다 이른 때 차를 만들기도 했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차인이었던 매월당 김시습과 서거정은 그같은 일이 빈번했음을 잘 말해 주고 있다. 매월당으로부터 차를 받아 마셨던 서거정은 그 고마움을 다음과 같은 시로 답한다. “봄천둥 울지 않고 벌레는 아직 깨지 않았는데/산의 차나무는 움터서 새싹을 이루었네/경주의 눈빛 종이로 봉지를 만들고/그 위에 초서로 두서너 글자를 적어 봉하였네/봉함을 여니 하나하나 봉황의 혀/살짝 불에 쪼여 곱게 가니 옥가루가 날리네/서둘러 아이불러 다리 부러진 냄비를 씻어/눈물로 담담하게 차를 달이며 생강도 곁들이네.” 서거정은 ‘유다’나 ‘조아차’로 이름 붙여진 차의 모습을 봉황의 혀요, 옥가루라고 표현하고 있다.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것이었으면 이같은 표현을 할 수 있을까. 선대 차인들이 가졌던 고귀한 차의 정신이 경이로울 정도다. 우리나라 왕실에서는 대대로 매달 새롭게 생산되는 각종 과일과 채소를 조상에게 올리는 ‘천신’제를 행했다. 고려시대때 천신품목 중 하나는 ‘얼음’이었다고 한다. 조선시대 2월에는 천신품목으로 생합 낙지 얼음 전복 그리고 작설차를 바쳤다고 한다. 차가 매우 성행했던 삼국시대나 고려시대에 차가 천신의 품목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선시대에 천신의 품목이었다는 것은 당시 차가 그만큼 귀한 것이었을 뿐만 아니라 2∼3월에도 ‘유다’나 ‘조아차’ 같은 차들이 일상적으로 만들어져 진상됐음을 의미한다. 4월은 현재도 그렇지만 과거에도 차와 꽃의 계절이었다. 진달래가 피면 산으로 나가 ‘화전’을 부쳐 먹으며 차를 마셨다. 청명과 곡우 그리고 중양절의 하나인 삼월삼짇날이 있는 4월은 축복받은 차의 계절이기도 하다.4월을 차의 달로 만든 차의 명인은 신라의 대표적인 고승이자 차승이었던 충담사다. 충담사는 해마다 4월이 되면 경주 남산의 삼화령 미륵부처님께 차를 올렸다. 충담사는 세상 만물이 눈을 뜨는 달을 맞아 미륵부처님께 국가와 민족의 안녕을 기원했던 것이다. 그리고 중양절마다 부처님께 차를 올렸다. 그런 점에서 충담사는 우리 사원다례의 선구자로 볼 수도 있다. 조선시대에는 답청때 차를 마신 기록이 보인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여류시인이자 차인인 영수합 서씨는 삼월삼짇날 답청준비를 위한 차도구를 준비하며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여러해 동안 은근한 불로 작은 화로에 차를 끓였으니/신기하고 영묘한 공덕이 조금은 틀림없이 있을 터요/차 한 잔을 마신 뒤 거문고를 어루만지니/밝은 달님이 나와서 누군가를 부른다네/봄날 차반의 푸른잔에 옥로차를 올리노라니/오래된 벽에 그을음이 앉아 얼룩진 그림이 되었네/잔에 가득 찬 것이 어찌 술이어야 하리/답청 가는 내일은 차호를 가져가리.” 조선시대는 가부장적 권위가 최고조에 달했던 때다. 그러나 답청날만은 여성들의 바깥 출입이 자유로웠을 뿐 아니라 남성들이 손수 여성들을 위해 노동을 해준 날이기도 하다. 답청날 남자들은 곡수연이라 해서 물이 굽이치는 계곡에서 술을 마시기도 했다. 그러나 사대부집 여성들은 이날 먼 곳까지 나가 물이 좋은 곳에 자리잡고 거문고를 타며 차를 마신 것이다. 다산 정약용의 ‘다신계 절목´에서는 청명과 한식때 차 모임을 시작한다고 되어 있기도 하다. 중국에서는 청명을 봄을 맞이하는 ‘영춘다회일’로 부르며 차의 명절로 지내고 있다. 입하 때는 칠가차를 마시기도 한다. 중국풍습인 칠가차는 우리가 정월 대보름때 오곡밥을 지어 여러 집이 함께 나눠 먹는 것과 비슷하다. 칠가차란 일곱 집에서 각각 잘 만들어진 차를 가져다가 한 주전자에 넣고 우려 여러 사람이 모여 즐겁게 나눠 마시는 차를 말한다. 여러 차를 한꺼번에 한 주전자에 넣고 우려내어 나눠 마시는 것은 각자 고유의 차맛을 잃어버리는 것이기도 하지만 차의 공동체적 살림살이를 나눈다는 의미에서 매우 유의미한 일이기도 하다. 사대부적 권위가 드셌던 조선시대 여인들이 가졌던 차의 미학을 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단오날이다. 창포물로 머리를 단정하게 감는 단오날 여인들은 규방을 빠져나와 꽃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차회를 열었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에 모여 솜털이 곱살거리는 하얀 목덜미를 내밀며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 여인들의 모습은 가히 상상할 수도 없는 청량함을 던져준다. 그리고 그 창포 냄새에 취해 벌이는 아름다운 차회의 모습은 차도미학의 극치를 보는 듯하다. 중국에서도 단오날을 약차절이라고 부르며 창포차를 마시고 약차를 만들기도 한다. 신라 때부터 전해오는 유월 보름의 명절 ‘유두’는 다함께 모여 차를 마시고 차떡을 나눠 마시는 풍습이다.‘차약 먹는 유두놀음’이라는 민요는 ‘유두’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한다.“유월이라 유두날에/작설떡을 차려심더/화개장에 오신 장사/차약 먹는 유두놀음/벌리보세 에헤라/에헤라 상사디야.” ‘동국세시기´를 보면 유두날 떡을 먹는 것은 단오날의 풍습을 옮겨온 것이다. 작설떡은 떡차를 끓여 마시던 것을 변형해 쌀가루와 섞어 만들어 먹은 것으로 보인다. 유두때는 불길한 것을 씻기 위해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기도 하고 액을 막기 위한 술자리도 함께했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유두날 역시 차와 작설떡 등의 놀이로 액을 막고 벽사의 의미를 가졌던 것 같다. 추석이나 설 명절의 차례 역시 매우 중요한 세시풍속 중 하나였다. 지금은 대부분 차례를 술로 지내지만 신라시대부터 ‘차’로 ‘차례’를 지냈다. 김수로왕과 허황후 때부터 시작된 차례는 조상들에게 햇곡식과 함께 차를 올렸다. 그런 점에서 현재 우리가 조상들에게 올리고 있는 ‘차례’에 차가 아닌 술이 올라간다는 것은 많은 것을 생각해 보게 하는 대목이다. 옛 차인들은 세시기별로 차를 마셨다. 차와 함께 봄에는 화전이나 진달래차, 가을에는 국화차, 겨울에는 매화차 같은 꽃차와 백로의 이슬 등 절기에 맞춰 자연의 변화를 즐겼다. 그같은 삶은 각박한 우리의 삶을 한층 더 풍요롭게 했다. 옛날이나 현재의 살림살이는 똑같다. 다만 그 환경만 조금 다를 뿐이다. 매일매일 변화무쌍한 삶을 살아가는 중생의 살림살이는 여전히 각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옛 차인들은 그같은 삶을 차와 자연의 일체를 통해 녹여냈다. 동적인 것을 정적인 것으로 바꾸고 그 가운데서 삶의 지혜와 세상을 맑히는 정신을 내놓은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의 공동체적 삶을 자연과 함께 영위하게 해준 세시풍속은 매우 중요한 문화적 가치라고 보여진다. 외국 자본의 상혼에 물든 ‘초콜릿데이’인 밸런타인데이면 세상은 온통 초콜릿에 물든다. 얼마 전 시골의 한 초등학교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초콜릿데이에 쓰여진 용돈 규모는 한달 살림살이를 전부 투자할 정도로 엄청난 것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문화에는 우리의 정신도 우리의 삶도 내재하지 않는다. 입춘날 부적을 내걸고 단오날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유두날 떡을 함께 먹으며 질펀한 놀이를 함께 즐기는 우리의 삶은 자연과 대지에 깊게 뿌리내린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고단한 우리 삶의 의미와 내용을 가치있게 빛내는 것들이었다. 차인들도 마찬가지다. 화려한 외형보다는 우리의 삶속에서 차의 변화를 맛깔나게 즐겼던 선대 차인들의 지혜를 본받아 이 시대에 걸맞은 차문화를 만들어내야 할 때다. 그것이 웰빙시대 차 문화를 가꾸어 나가는 차인들의 역할이 아닐까? 일지암 암주 ■ 茶씨앗은 아들 낳는 부적으로 이용하기도 민간신앙과 차는 매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하나의 문화로서 그 기능과 가치를 확산해 왔다. 일반 백성들은 차를 벽사나 기복의 수단으로 신성시하고 숭배했다.‘차’라는 글자를 부적으로도 썼고, 차를 끓여 신에게 바치기도 했으며 차나무를 신성시해 ‘서초괴’(상서러운 식물중의 괴수),‘왕손초’(王孫草)라고 부르기도 했다. 중국의 노정벽이라는 다인은 심지어 다구를 보고 의관을 갖춰 절을 했을 정도로 민간에서는 차를 신성시했다. 그런 점에서 민중에게 차는 신령스러운 ‘벽사’( 邪)의 능력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에게 신이 큰 공덕을 준다고까지 믿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우리나라에서도 조선시대 ‘차’라는 글자는 나쁜 액을 물리치는 벽사의 부적으로 사용되었다. 홍만종은 그의 저서 ‘산림경제’에서 “단오날 오시(午時)에 붉은 주사로 ‘茶’를 써서 붙이면 사갈이 감히 접근하지 못한다.”고 적고 있다. 빙허각 이씨가 쓴 ‘규합총서’에도 ‘차’자 부적에 관한 글이 나온다.‘규합총서’에는 “단오날 오시에 주사로 ‘차’자를 많이 써 붙이면 뱀과 지네가 없느니라.”고 되어 있다. 당시 민중은 단오날 한 해의 액운을 막기 위해 부적을 써붙이는 것이 하나의 문화적 풍습이었다. 또하나 재미있는 부적은 ‘신다울루’(神茶鬱壘)라는 것이다. 주로 불행이 집안의 문안에 들어오지 못하게하는 문신(門神)의 역할을 한 ‘신다울루’에는 ‘신다울루’라는 글자나 다신의 형상을 그려서 문에 붙였다고 한다. 신다울루는 형제신의 이름으로 중국 동한때 채옹이 쓴 ‘독단’에 나와 있다.‘독단’에 따르면 “바다 가운데 도삭산이 있고, 그 산위에 복숭아 나무 하나가 있다. 그 나무는 3000리 근방까지 서리어 구불구불하다. 낮은 가지의 동북쪽으로 귀신이 다니는 문이 있어 온갖 귀신이 드나든다.‘신다’와 ‘울루’두신이 이 문의 양쪽에 버티고 서서 모든 귀신을 검열한다.‘신다’와 ‘울루’신은 남을 해치는 귀신을 갈대로 꼰 새끼에 묶어 호랑이에게 먹인다.”고 적고 있다. ‘동국세시기’에는 “입춘에는 단오날에 쓸 부적으로 문에 붙이는 첩자에 ‘신다울루’넉자를 쓴다. 옛 풍속에 설날 도부(桃符:복숭아나무 부적)에 ‘신다’와 ‘울루’의 형상을 그려 문에다 걸어 흉악한 귀신을 쫓았다.”고 적고 있다. 이같은 정황을 볼 때 입춘날 ‘신다울루’라는 부적을 써 단오날 문에 붙였던 풍습이 성행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또 부적을 태운 후 찻물과 함께 마시는 풍습도 있었다. 민중은 현세와 내세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왕생정토’ 부적을 태운 후 불전에 올린 찻물에 타서 마셨다. 소원을 이루기 위해 일정한 날에 서쪽을 향해 나무아미타불을 천번 외고, 또 주문을 108번 외운 후, 정토부적을 살라서 그 재를 불전에 올린 찻물인 퇴다수에 타서 마셨다. 그같은 풍습은 부처님이 마신 찻물을 먹으면 극락에 갈 수 있다는 인간의 염원을 잘 반영한 것이다. 차씨는 또 아들을 낳는 부적으로도 사용됐다. 차가 많이 나는 지방의 민중은 딸이 시집 갈 때 차씨와 함께 보냈다. 차씨는 상서로운 식물의 종자로 귀한 아들을 낳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점제하는 차씨’라는 민간구전요는 이같은 상황을 잘 말해 주고 있다.“영축산록 자장골에/자장율사 따라왔던/자장암의 금개구리/차씨 한 알 토해주소/우리 딸년 시집갈 때/봉채집에 넣어주어/떡판 같은 아들낳게/비나이다 비나이다/그 문중에 꽃이 되고/이 가정에 복을 주소/점제하려 비옵니다.”
  • 정이 새록새록 가족온천탕

    정이 새록새록 가족온천탕

    겨울철 게을리했던 때를 벗기러 목욕을 가보자. 훌러덩 팬티까지 벗어 던지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욕탕에 발부터 담그면… “어∼시원하다, 끝내주네.”라는 얘기와 함께 일상의 스트레스가 확 날아간다. 때밀이 타월로 손과 발 등 몸의 구석구석을 문지르면 얇은 국수 가락처럼 밀려나오는 겨울의 잔재. 또한 뜨거운 사우나에서 땀을 뚝뚝 흘리고 바로 냉탕에 풍∼덩. 생각만 해도 몸이 날아갈 듯 상쾌해진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가족탕 가면 정이 새록새록 목욕은 혼자 하는 것보다 가족과 함께 하면 더욱 즐거운 법. 특히 어린 자녀들의 재롱을 보며 즐긴다면 시간 가는 줄 모를 것이다. 요즘 온천들은 가족끼리 오붓하게 즐길 수 있는 가족탕이 인기를 끌고 있다. 편안하고 커다란 욕조, 아이와 함께 쉴 수 있는 조그만 방, 각종 편의시설로 너무나 편하다. 아이가 뛰고 떠들어도 다른 사람들 눈치 볼 필요 없으며 간단한 음식도 먹을 수 있는 우리 가족만을 위한 공간이다. 아이들이 크다면 수영복을 갈아 입고 가족끼리 탕 하나에 목만 내놓고 앉는다. 물이 좋기로 소문난 온천에는 시설의 차이는 있지만 대략 2∼3시간에 3만원 선이므로 4인 기준으로 했을 때 가격도 그리 비싼 편도 아니다. 덕산 온천지구에 있는 덕산스파캐슬의 가족탕인 ‘패밀리스파’를 직접 가보았다. 충남 덕산 온천지구에 위치한 덕산스파캐슬은 워터파크의 개념을 도입한 온천으로 섭씨 49℃의 자연 온천수를 이용해 각종 노천탕과 놀이 시설들을 갖추고 있다. 특히 스파캐슬에서 가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 ‘패밀리스파’다. 즉 가족탕이다. 서동윤(36·양양군청)씨는 최근 처가집 식구들과 함께 ‘패밀리스파’를 이용했다. 물론 수영복을 입어도 장모 앞에서 몸을 드러낸다는 것이 자신은 없지만 아내인 김영애(34·주부)씨가 재미있을 것 같다고 우겨, 자의반타의반으로 함께 패밀리스파로 향했다. “서 서방 몸매 좋구만. 근데 뱃살 좀 빼야겠네.”라는 장모의 짓궂은 농담에 배에 힘을 한번 주고 스파의 문을 열고 들어섰다. “우∼와 멋지다.”라고 누군가 탄성을 지른다. 지붕이 멋진 기와로 된 집으로 들어가니 침대, 소파,TV, 오디오 등과 간단하게 음식을 해먹을 수 있는 주방이 눈에 들어온다.“자기야 신혼여행 온 것 같지, 너무 좋다.”며 둘째 민재를 앉고 먼저 들어가는 아내,“허허, 내가 이렇게 멋진 곳에서 목욕을 해보다니, 고맙네.”라는 인사를 건네는 장인 김정선(62)씨. 욕실의 문을 열자 커다란 자쿠지(욕조)를 보고 “아 수영장이야.”라며 신이난 큰딸 윤희(4)의 목소리가 커진다. 전면의 커다란 창을 통해 하얀 햇살이 부서지고 일행은 욕조에 들어가 몸을 담근다. 보글보글 올라오는 기포처럼 가족 간의 사랑이 넘쳐난다. 첨벙첨벙 윤희가 할아버지에게 물을 뿌리고 장난을 쳐도 “허 고놈 벌써 할아비랑 놀자고 하네.”라며 껄껄 웃는 장인도, 신나게 물장난을 하는 윤희도 즐거움이 가득하다. 남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으니 너무 편하다. 서로 마주 앉아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니 가족 간의 정이 넘쳐 흐른다. 요즘들어 가족끼리 목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늘어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더운물에 몸을 담그면 혈액순환이 활발해지고 땀구멍이 열리면서 각종 노폐물이 배출된다. 또한 근육을 부드럽게 만들어주어 운동을 한 것과 같은 효과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목욕에도 정도(正道)가 있는 법. 자신의 몸 상태나 체질에 맞게 목욕을 하지 않으면 도리어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 ●물온도에 따른 목욕의 효과 37∼44℃의 뜨거운 물은 근육을 느슨하게 풀어주고 피부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 순환을 도와줘 몸 속의 지방이나 독소 등을 쉽게 빠져나가게 한다. 목욕 시간은 15∼20분으로 비교적 짧은 것이 좋으며 아로마 오일이나 입욕제 등을 첨가하면 아로마세라피 효과를 볼 수도 있다. 32∼36℃의 따뜻한 물은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주어 편안한 상태를 만들어 준다. 몸에 힘이 없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가급적 뜨거운 탕을 피하고 미온수 탕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24℃ 이하의 차가운 물은 몸의 부기를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냉·온탕을 번갈아 들어가면 혈액과 림프액의 순환이 촉진되고 신진대사가 활발해진다. 지방의 연소량이 늘어나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고 피부가 수축과 팽창을 거듭하면서 튼튼해진다. 단 심장이 약하거나 혈압이 높은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반드시 냉탕으로 시작해 냉탕으로 끝내는 것이 좋으며 체력에 따라 냉·온탕을 오가는 횟수를 조절해야 한다. ●목욕도 체질에 맞게 우리나라 사람들 중 가장 많은 태음인은 체격이 좋고 허리 부위가 발달되어 있다. 이런 태음인은 30분 이상 뜨거운 물에서 땀을 흘리면 개운하고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몸에 좋다. 또한 뜨거운 물에서 아랫배에 힘을 준 채 복식호흡을 하면 더욱 좋다. 엉덩이가 빈약하고 상체가 하체보다 발달한 소양인은 가슴에 열이 모이면 답답함을 쉽게 느끼므로 고온욕은 피하는 편이 좋다. 소양인은 하반신만 욕조에 담그는 반신욕이 제일 잘 어울린다. 산수유나 구기자 등 시원한 성질의 약재를 입욕제로 쓴 탕을 이용하고 보리차나 당근 주스 등을 목욕 전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된다. 목덜미가 굵고 머리가 크며 성격이 급한 태양인은 전체적으로 몸에 열이 많은 체질이라 미온욕을 권한다. 또한 가만히 앉아 있지 말고 욕조에서 걷는 것이 좋다. 그러면 하체가 튼튼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평지를 걷는 것보다 열량 소비가 많아 다이어트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키가 작으며 체격이 마르고 성격이 조용한 소음인은 얼굴과 몸이 차고 위장의 기능이 약한 편이라 따뜻한 음식을 먹는 게 좋지만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소음인은 땀을 흘리면 기운이 빠져 ‘허’해지므로 목욕을 오래 하지 말아야 한다. 몸이 차기 때문에 목욕을 마칠 때도 찬물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 목욕할 때 기억할 5가지 (1) 식후 30분 이내에 하면 소화 안돼요 (2) 냉온탕 번갈아 들어가면 신진대사 촉진!! (3) 컨디션 안 좋을땐 뜨거운 탕 피하세요 (4) 목욕시간은 15~20분이 적당해요 (5) 사우나 후 청량음료 마시면 체중 불어요 ■ 아로마 입욕제로 환절기 피부관리 끝!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피로가 싹 풀릴 것 같은데, 집 밖으로 나가기가 번거롭다면 답은 집 안에 있다. 우선 버림받고 어디선가 뒹굴고 있는 선물받은 입욕제가 있지는 않은지 찾아보자. 없으면 이참에 하나 구입해 보는 것도 좋겠다. 한번 구입하면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까지 이용할 수 있다. 천연재료를 이용한 입욕제는 환절기 피부 건조현상도 완화시켜 준다. ●욕조에 넣어 쓰는 입욕제 인터파크(www.interpark.com), 옥션(www.auction.co.kr), 디앤샵(dnshop.daum.net) 등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쑥, 녹차, 아로마오일, 미용소금 등 천연재료로 만든 입욕제 세트를 1만∼4만원에 살 수 있다. 아로마 천연화장품 쇼핑몰 아로마러버(www.aromalover.co.kr)는 전신용이나 반신욕을 할 때 사용하는 입욕제를 다양하게 준비했다. 예비샤워를 한 뒤에 따뜻한 욕조에 넣어 사용하는 입욕제가 50∼100g에 3000원선. 그레이프 프루트는 체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라벤더는 편안한 잠자리를 돕는다. 로즈마리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가 있고, 캐모마일 블루나 퓨어 로즈는 피부 미용에 좋다. 황토를 이용한 입욕제는 향균·항암·해독작용으로 피부가 깨끗해진다. 특히 아토피에 효과적이다. 송학(www.isonghak.co.kr)의 오색황토팩은 전신욕·반신욕에 사용하면 불필요한 피부의 각질을 관리해 주고, 노폐물을 배출한다. 피부를 탄력있게 가꾸는 데도 도움을 준다. 천연재료라 아이들은 물론 모든 피부 타입에 사용 가능하다.(600g 2만 9800원선) 한솔바이오(www.hansolbio.co.kr)의 ‘본초탕’은 천연 한방 반신욕제. 천궁 당귀 작약 인삼 계피 녹차 등 15가지 한약재로 만들어 피로회복, 혈액순환, 신진대사촉진, 항균, 보습 등에 좋다.35g짜리 덩어리의 90%가 유효성분으로, 물에 넣으면 쉽게 풀리고 피부에 효과적으로 침투한다는 설명.(5개들이 2만 5000원) ●월풀로 피로 싹∼ 월풀 욕조의 매력은 몸의 라인에 맞게 디자인돼 편안하게 목욕을 즐길 수 있다는 점. 기포 마사지, 거품목욕 등 피로 회복과 혈액순환을 돕는다. 시공비는 기본 배관공사와 설치비용으로 30만원선. 배관 공사가 어려우면 추가비용이 들어가긴 하지만 월풀의 기능을 고려하면 비싼 편은 아니다. 최근에 각광을 받기 시작한 이동식 욕조는 건식 스타일의 욕조로 발코니 등에 두면 색다른 노천욕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이동식 욕조를 고를 때는 본체를 떠받들고 있는 다리와 이동을 위한 손잡이 부분이 견고한지 살펴봐야 한다. 나무욕조는 보온성이 좋아 오랫동안 온도를 유지해 준다. 나무욕조는 일본의 편백나무로 만든 ‘히노키 욕조’와 중국 오지에서 생산되는 향백나무로 만든 ‘향백나무 욕조’ 등이 있다. 나무에서 발산되는 향과 성분 때문에 피부질환이나 아토피성 피부염이 있는 사람에게 좋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사진제공:아메리칸스탠다드·아산스파비스> ■ 가족온천탕, 취향따라 테마따라 전국에 가볼 만한 가족 온천탕을 알아 보자. ●덕산 스파캐슬 동국여지승람, 세종실록지리지 등에도 탁월한 약수터로 소개됐다. 충남 예산군 덕산 온천지구내에 있는 워터파크 개념의 온천. 국내 최상의 수질로 평가 받는 온천수로 늘 49℃로 유지한다. 천장에 별이 쏟아질 듯한 밤하늘처럼 꾸민 ‘파라원’은 성인들을 위한 수(水)치료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바데풀을 비롯한 다양한 스파와 풀이 마련된 곳이다. 테마 찜질방 ‘사랑채’와 원적외선 선탠존, 오리엔탈 스파, 어드벤처 워터풀 등이 남녀노소 누구나 지루할 틈이 없게 만든다. 특히 가족끼리 또는 부부끼리만 오붓하게 스파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패밀리스파빌’이 인기. 여느 외국의 휴양지에서 본 듯한 풀빌라처럼 이국적인 외관에 안으로 들어가면 4인 가족이 충분히 이용할 만한 자쿠지(욕조)가 마련돼 있다. 스파에 다소 지친 몸을 뉠 수 있는 편안한 침대, 소파,TV와 오디오까지 구비돼 있어 조용하고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기엔 더할 나위 없다. 간단한 스낵과 음료는 관리실을 통해서 별도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용 요금은 1시간당 3만원이다.(041)330-8000,www.spacastle.com ●아산 스파비스 국내 최대의 테마형 온천으로 각종 기능성 탕과 아쿠아테라피, 실내외 수영 등을 즐길 수 있다. 특히 물에 게르마늄의 함유량이 높아 각종 성인병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어린이들을 잠시 맡길 수 있는 150여평의 실내 놀이시설 ‘키즈 파크’가 있어 젊은 부모들에게 인기다. 아담한 오두막 형태로 지어진 가족탕은 기포 마사지와 아로마 요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가족끼리 쉬기에 ‘딱’이다.30분에 1만 5000원.(041)539-2000,www.spavis.co.kr ●발안 식염온천 식염온천이란 바닷물처럼 짠물로 온천욕을 하는 곳이다. 그런데 참 특이하다 목욕을 하고 수건으로 닦아내지 않고 그대로 말려도 전혀 끈적임이 없고 하얀 소금기가 남지 않는다. 오히려 피부가 매끈해진다. 이유는 발안식염 온천물은 마그네슘보다 칼슘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토피 등 피부염에 좋다고 한다. 여기도 가족을 위한 가족탕이 무려 27개나 있다. 커다란 욕조와 널찍한 목욕탕, 조그만 방에는 빗, 거울 등 간단한 미용 도구 등이 준비돼 있다. 몸에 좋은 온천수를 마음껏 쓸 수 있어 주말이면 어린 아이를 동반한 가족 이용객들이 많아 전화 예약이 필수.2시간 이용에 3만원.(031)-351-5322,www.baranspavis.com ●덕구온천 경북 울진 응봉산 자락에서 허연 연기를 내며 치솟는 물줄기가 있다. 우리나라 유일의 자연 용출 온천으로 유명한 덕구온천의 스파월드는 기포욕, 보디마사지, 침탕 등의 시설을 갖춘 대규모 종합 스파 공간이다. 여기에 나무로 만든 히노키 욕조, 개인 사우나실과 편의 시설을 갖춘 조그만 방이 딸린 가족탕은 인기. 천연 나무로 만든 히노키탕에 칼륨, 칼슘 등 10여 가지 광물이 포함된 온천수로 가득 채우고 몸을 담그면 신경통이 싹 가신다.3시간 기준으로 3만 3000원부터 6만 6000원이며 스파월드도 이용이 가능하다.(054)782-0677,www.duckku.co.kr ●롯데오션캐슬 바다의 정취와 스파의 즐거움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안면도 오션캐슬. 탁 트인 꽃지해변 한 가운데에 위치한 노천탕 ‘선셋 스파’에 몸을 담그면 차가운 바닷바람을 맞을 수 있다. 멋진 일몰을 감상하는 즐거움은 이곳만의 자랑. 여기에는 좀 독특한 공간이 있다. 가족이나 연인을 위한 ‘파라디움’. 인공적으로 조림된 울창한 나무숲에 커다란 자쿠지, 선탠 베드가 있으며 나무로 문을 만들어 외부와 차단돼 가족끼리 오붓하게 스파를 즐길 수 있다. 커다란 유리창을 통해 해가 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연인들에게 인기가 높다.4인 가족이 사우나와 파라디움을 이용하는데 1시간에 6만원.(041)671-7000,www.oceancastle.co.kr ●대나무 건강랜드 대나무로 유명한 전남 담양에 위치한 대나무 건강랜드는 죽염과 대나무를 이용한 온천수를 느껴 볼 수 있는 곳. 특히 가족탕에는 대나무숯분말, 죽초액, 자스민분말, 쑥분말, 허브분말 중 하나를 입욕제로 선택할 수 있어 건강하고 상쾌한 목욕을 즐길 수 있다.3시간 기준으로 2만5000원.(061)383-0001,www.bamboohealthland.com
  • [마니아] 평생 걷기 동아리 ‘끼리끼리’

    [마니아] 평생 걷기 동아리 ‘끼리끼리’

    서울 성북구 월곡1동 근린공원, 인조잔디 축구장.40∼50대 주부 40여명이 두 팔을 힘차게 흔들며 걷고 있다. ●주부들 이마엔 땀 방울 숭숭 ‘끼리끼리’라고 쓴 노란 조끼를 입은 주부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그리 빠른 속도가 아닌데도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다. “바르게 걷기가 얼마나 힘든데요. 수십년 동안의 습관을 고치야 하니까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으면 금세 흐트러져요.” 걷기동아리 끼리끼리의 창립 멤버인 주부 왕규옥(55)씨의 설명이다. 왕씨는 평소 개운산을 산책하길 좋아했다. 힘차게 걸으면 숨이 트이고, 피곤도 덜했다. 그러나 외롭고 지루한 게 흠이었다. 날씨가 안 좋으면 게을러졌다. 그래서 지난해 11월11일 성북구 보건소에 걷기 동아리가 생긴다는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왔다. 북한산, 월곡산, 개운산 등으로 둘러싸인 성북구는 운동하기 좋은 주변환경을 이용,‘걷기 좋은 코스’를 꾸준히 발굴해 왔다. 그리고 지난해 11월부터 걷기운동을 확산하기 위해 교육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2∼4시에 모여 올바른 걷기 운동법을 배우고 함께 연습하기 위해서다. 동아리 회원이 꾸준히 늘어 93명에 이른다.40∼50대 주부가 중심이다. ●비염·팔자걸음쯤은 씻은 듯 동아리에 가입하려면 ‘일생생활에서 신체 활동 늘리기’를 다짐해야 한다.▲출·퇴근 시간에 버스 정거장이나 전철역까지 걸어가기 ▲도착지보다 한두 정거장 미리 내려서 걸어가기 ▲TV를 보면서 활동적인 신체활동을 하거나 음악에 맞춰 춤추기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으로 이동하기 ▲직장 휴식시간에 스트레칭하기 ▲집안 청소를 가족과 함께하고 정원 가꾸기 ▲자동차나 사무실에 편한 운동화를 두고 언제든지 운동하기 ▲술 절제하기 등이다. 참가자들은 나쁜 버릇이 많이 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비염이 사라졌어요. 아침마다 재채기 때문에 정신이 없었는데, 어느날 딱 멈추더라고요. 맑은 공기를 마셔서 그런가봐요.” “평생 팔자 걸음이라고 놀림을 받았거든요. 무척 애를 쓰는데도 고쳐지지 않더니, 이젠 다들 확실히 달라졌다고 해요.” “몸을 흔들면서 걷는대요, 나는 전혀 몰랐어요. 다른 분들이 지적해서 알았죠. 긴장해서 걸었더니 많이 좋아졌어요.” ●폐활량 늘고 근력 강해져 주부들의 자랑은 끊이 없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흐트러졌던 몸가짐이 바로 잡혀가는 게 반가운 모양이다. 걷기운동은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흡의 능률을 높여 산소 섭취량을 늘리고, 다리와 허리의 근력을 키워준다. 심장과 폐, 뼈의 밀도가 향상된다. 그래서 고혈압과 당뇨병이 개선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오랫동안 홀로 걷기운동을 하던 왕규옥 주부도 변화를 체험했다. “처음에 발 뒤꿈치를 먼저 대고 발 끝을 올리니까 어색하더라고요. 몸도 쑤시고…. 그래도 꾸준히 연습했죠. 집에서도 머리 위로 뭔가 잡아당기 듯이 곧게 걸었죠. 그랬더니 몸이 가벼워지더라고요.” 걷기 지도자들이 모임 때마다 움직임을 비디오로 녹화해 장·단점을 지적해준 것도 도움이 됐다. 회원끼리 모니터도 해준다. 머리를 곧게 세우고 시선을 멀리 보는지, 엄지발가락을 위로 세워 무릎을 펴는지, 팔을 90도로 굽혀 가볍게 움직이는지 등을 살핀다. ●성북보건소 27일부터 새 회원 모집 연장자인 이예순(71) 할머니는 지난달부터 모임에 참여했다. 허리가 자꾸 굽고 다리에 힘이 빠져서다.“신경써서 걷다 보니 허리에 힘이 생긴다.”면서 “젊은 사람들과 어울려 운동하니까 더 재미난다.”고 말했다. 교육을 마친 동아리 회원들은 이달초부터 집에서 가까운 걷기 좋은 코스에서 이웃들과 운동을 하고 있다. 성북보건소는 오는 27∼다음달 8일 2차 회원 50명을 모집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걷기가 좋은 10가지 이유 1. 시간과 장소, 돈에 구애받지 않는다. 2. 심장병·고혈압 등 각종 질병에 예방 및 치료 효과가 높다. 3. 다이어트 효과가 뛰어나다. 4. 스트레스·우울증·불면증 치료에 도움을 준다. 5. 노화를 방지, 장수에 도움이 된다. 6. 체력이 좋아져 자신감이 커진다. 7. 과음·과식 등 불규칙한 식습관을 고쳐 준다. 8. 다리와 허리 근육이 강화되고 업무 능력이 향상된다. 9. 회음부 근육이 강해져 정력이 좋아진다. 10. 걸으면서 여러 가지 상상을 할 수 있다. 자료: 사단법인 한국워킹협회 ■ 바르게 걷는 법 걷기운동은 특별한 기구 없이도 할 수 있는 경제적인 유산소 운동이다. 그러나 일상 생활의 걷기와 차이가 있다. 자연스럽고 편안하지만 올바른 방법을 익혀야 허리와 어깨 통증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등을 앞으로 숙여 걷는다. 그러면 무릎에 힘이 빠져 발을 내딛기가 힘들다. 무릎이 굽고, 보폭이 좁아져 속도가 떨어진다. 그래서 등을 펴고 허리를 앞으로 내미는 느낌으로 쭉 펴는 게 중요하다. 시선은 먼 곳을 응시하자.15m 전방이면 적당하다. 턱을 당겨야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목덜미가 당겨져 다리와 허리에 부담이 줄어든다. 호흡은 코로 들이마시고 입으로 내뱉는다. 배와 괄약근에 힘을 주고 걸으면 뱃살을 빼는 데 효과적이다. 허벅지를 벌려 발이 바깥을 향하도록 걷지 않도록 조심하자. 속도가 떨어져 운동효과가 떨어진다. 발끝이 진행 방향과 일치하도록 걷는다. 팔은 90도쯤 굽히고 가볍게 앞뒤로 흔든다. 그래야 추진력이 생긴다. 발은 뒤꿈치부터 땅에 닿도록 하고, 엄지발가락은 땅을 차듯이 위로 뻗는다. 그러면 무릎이 자연스레 펴진다. 걷기운동은 스트레칭이 필수다. 준비단계에서는 생략할 수 있지만, 마무리 운동단계에선 반드시 필요하다. 통증을 느끼지 않도록 가볍게 하고, 천천히 다음 동작으로 옮겨가야 한다. 오른쪽, 왼쪽을 번갈아 해줘야 균형이 맞는다. 1주일에 5번,30분 이상 걸어야 운동 효과가 나타난다. 살을 빼고 싶다면 더 걸어야 한다. 그러나 허리, 무릎 등이 아픈 사람은 먼저 전문의와 상담하는 게 좋다. 도움말: 보건복지부 ■ 이색 걷기 운동 2題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이색 걷기운동은 ‘폴 워킹’과 ‘마사이 워킹’이다. ●손 앞으로 내뻗는 ‘폴 워킹´ 폴 워킹은 워킹용 폴을 사용해 걷는다. 보통 걷기와 다른 점은 손을 앞으로 내뻗는다는 것. 책상이나 탁자 앞으로 악수할 때처럼 팔을 내밀어 보자. 주먹을 쥐고 엄지 손가락을 위로 올리고 양 손을 번갈아 가며 책상이나 탁자를 눌러보자. 복부를 비롯한 상체의 움직임이 느껴지는가. 이것이 폴 워킹의 운동 원리다. 워킹용 폴이 상체의 모든 근육이 수축·이완하도록 돕는다. 게다가 자연스레 허리가 펴지고, 어깨 균형이 잡혀진다. 네 발로 걷는 것이라 훨씬 안정적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할 수 있다. 반면 칼로리는 보통 걷기운동보다 20∼70% 더 소모된다. 폴 워킹 동호인들이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청계천에 모인다. ●푹신한 매트등 이용 ‘마사이 워킹´ 마사이 워킹은 스위스인 칼 뮬러가 확산시켰다. 아프리카 케냐의 원주민 마시이족의 걸음걸이를 보고 연구했다. 맨발이 바닥에 완벽하게 닿아 우아하고 곧다. 마사이 워킹은 부드러운 바닥과 푹신푹신한 매트 위에서 특별한 신발을 신고 걸어야 효과적이다. 걸음은 차 바퀴가 굴러가듯 체중을 발바닥 전체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처음에 뒤꿈치의 바깥쪽부터 대고, 그 다음 발의 가장자리, 그리고 엄지발가락 순으로 넘어간다. 머리 위치나 어깨 회전, 골반의 움직임도 중요하다. 이 워킹은 무릎, 발목, 허리 통증 등 근골격계 질환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나쁜 자세나 생활습관이 고르지 못한 근육 발달을 일으키고 결국 질병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도움말: 한국워킹협회
  • 명문 숫처녀「미스·멍멍·코리어」

    명문 숫처녀「미스·멍멍·코리어」

    「미스·코리어」가「미세스」로 밝혀져 화제가 분분하던 5월 11일. 서울 장충단공원에선 또 하나의 진기한 경염(競艶)대회가 벌어졌다. 한국「셰퍼드」견(犬) 등록협회가 마련한 69년도「지이거」「지이거린」선발대회가 바로 그것. 「지이거」「지이거린」이란 말하자면「미스터·셰퍼드」「미스·셰퍼드」. 그러니까 국내 최우수 견공들이 미(美)와 기(技)를 겨루는「뷰티·콘테스트」. 여기서 영예의「미스·셰퍼드」로 뽑힌 것이 바로 양갓집 규수「닉세·폰·베르텔란네르·란드」양. ■ 5대 명문 족보를 자랑하는 표준 미견(美犬) 이날「미스·셰퍼드」선발대회에 출전한「셰퍼드」견공은 모두 146마리. 출전규정에 따라 이들은 5대조까지의 족보를 협회에 제출해야 한다. 그러니까 아무리 미와 기를 지녔어도 족보가 허술해 가지곤 아예 출전할 엄두도 못낸다. 올해「미스·셰퍼드」로 뽑힌「닉세」양은 68년 8월 멀리 서독서 수입해 온 순종「셰퍼드」. 지난해 10월에 있은 68년「미스·셰퍼드」선발대회서도「미스·셰퍼드」로 뽑혔으니 2년 연승의 화려한 기록이다. 등록번호 KSA 530999호. 64년 12월 17일생이니 만 4년 5개월. 부견(父犬)은 명문으로 이름난「크라우스·폰·하우스골니크」. 모견(母犬) 역시 명문인「데시·폰·베르텔란네르·란드」이다. 5대 명문인 양갓집 규수답게 민첩하면서도 멋진 모습이 흡사 상류사교계의 귀부인답다. 체구(體驅) 60cm(목뼈부터 꼬리뼈까지의 길이), 체고(體高) 57cm, 흉심(胸心) 29cm, 체구대 체고 10대9. 「버스트」가 체고의 절반을 약간 「오버」해야 한다는 표준미견(美犬)규정 바로 그대로인 나무랄 데 없는 미인이다. 걸음걸이도 날쌔면서 품위가 있어 동체를 흔드는 법없이 발만 재빨리 움직인다. 유리「컵」에 물을 담아 등위에 올려놓아도 50m쯤은 아무런 동요없이 운반할 수 있는 얌전한 색시다. 그러나 美犬이라고 얌전하기만 할까? 명문「셰퍼드」의 후예답게 이 아가씨는 한번 성이 나면 무섭다. 아예 시시한 잡종들은 이 아가씨 근처에 얼씬도 못한다는 얘기. 주인의 손이 밧줄로 묶이면 잇발로 끊어내 주인을 구하고 사람 키 높이의 담은 제집 드나들듯이 넘는다. ■ 맛있는 고기덩어리라도 주인이 안주는건 안먹어 「닉세」양의 주인인 윤종환(尹宗煥·38·서울시 삼선(三仙)동 3가 32)씨의 말을 따르면 「닉세」양은 사람빰칠 정도의 예민한 후각과 판단력을 가졌다는 것. 그래 윤(尹)씨가족 전원이 집을 비우고 야외로 놀려 나가면 「닉세」양은 하루종일 대문앞에 지켜 앉았다가 주인 가족이 한사람이라도 돌아와야 비로소 경계태세를 푼다는 것. 그러니 윤씨의 집엔 아직껏 도둑이 들어본 적이 없단다. 「아무리 좋은 고기 덩어리라도 주인이 주는 것 아니면 받아먹지 않아요」 「닉세」양의 영리함은 한국귀화 첫날에 밝혀졌다. 주인인 윤씨가 훈련사와 몇몇 친지들을 데리고 「닉세」양을 인수하러 공항 검역소에 갔을 때 「닉세」양은 첫 대면 5분만에 자기를 산 새 주인이 누군지를 알아내더라는 것. 그러고는 윤씨의 말이 아니면 한발자국도 움직이지를 않더란다. 서독(西獨)서 사올 때의 값이 35만원. 그러나 지난해 「미스·셰퍼드」로 뽑힌 뒤에 공정 가격이 1백만원. 주인인 윤씨는 아무리 비싼 값을 내도 절대 안팔겠다는 소신. 하루 세끼에 끼니 때마다 계란 한개씩을 먹는 미식가「닉세」양은 건강과 미용(?)을 위해 하루 20여알의 소화제와 「비타민」제를 먹기도. 게다가 매일 새벽 6시부터 11시까지 5시간동안 훈련받는 비용이 한달에 5천원. 「닉세」양에게 들어가는 돈만 해도 한달 평균 1만2천여원이 든다는 윤씨의 증언이다. ■ 섣불리 윙크하는 수놈은 물어뜯겨 달아나기 일쑤 좀 부끄러운 얘기지만 「닉세」양은 아직 숫처녀다. 만24개월이 넘으면 발정을 시작하지만 훌륭한 양갓집 규수로 키우기 위해 아직껏 짝을 지워주지 않았단다. 그러니까 호적상은 물론 명실공히 숫처녀. 「닉세」양이 새끼를 낳으면 견적(犬籍)상 「닉세」양의 이름을 따르게 된다. 혹시 주인 몰래 바람이라도 안피웠겠느냐니까 윤씨는 『천만에요』란다. 『지난 해 가을 발정기에 동네에 있던 진돗개 수놈이「윙크」한번 했다가 혼이 났지요. 「닉세」가 물어뜯는 바람에 앞발을 절룩거리면서 도망을 치더군요』 정조관념이 대단한 아가씨란다. 『이놈이 또 발정기가 된 모양이에요』라는 윤씨의 말에 「닉세」양은 부끄러운듯 고개를 슬쩍 돌린다. 『이번엔 시집을 보낼 생각이에요』라니까 아주 윤씨의 등뒤로 숨어버린다. 가히 양갓집 규수다운 몸가짐이다. 5월안에 「닉세」양은 시집가게 될 모양이다. 종견(種犬)과 한번 교미를 하는데 2만원을 내야된단다. 물론「닉세」양의 신랑감은 족보가 확실하고 본인아니면 그 조상에 「미스터·셰퍼드」(지이거)의 칭호가 있어야 한다. 「닉세」양이 새끼를 낳으면 낳는 즉시 1마리에 3만원을 훗가 할 수 있다. 3~4개월 젖을 먹인 뒤면 5만원, 5~6개월을 지나 유견(幼犬)의 꼴이 잡히면 한마리에 10만원. 평균 5~7마리를 낳으니 한번 출산에 60만원을 벌어들이는 셈. 1년에 2번, 앞으로 4년은 출산이 가능하다니 4백80만원을 윤씨에게 선사해줄수 있는 값비싼 신부감이다. ■ 優秀犬은 앞가슴 나오고 가슴폭 넓고 등뼈곧아야 새로 「셰퍼드」를 기르려는 분들을 위해 우수「셰퍼드」식별법 몇가지를 소개하면-(이번 대회 심사위원장 서창욱(徐昌郁)씨 얘기) 수컷=體高 60~65cm, 암컷=55~60cm가 가장 좋다 ②잇발이 안나오거나 부러진 놈은 실격 ③앞가슴이 약간 나오고 앞발 사이 가슴폭이 넓어야 한다 ④발가락을 벌려 집으면 못쓰고 달릴 때 앞발자리를 뒷발이 와 집어야 우수 ⑤궁둥이 쪽이 약간 낮고 등뼈가 일직선으로 곧아야 한다 ⑥꼬리끝 부분이 등선과 평행일 것 ⑦귀는 설수록 좋고 눈동자는 흑갈색이 최고 ⑧털길이는 너무 길어도 너무 짧아도 곤란 ⑨털색깔은 검은 빛(등쪽)과 흰빛, 누런빛(배· 목덜미)의 경계가 분명하고 선명해야 한다 ⑩고자 혹은 한쪽이 불능이라도 실격(失格)감. [ 선데이서울 69년 5/18 제2권 20호 통권 제34호 ]
  • [KCC 프로농구] LG 조우현·로메로 ‘투맨쇼’

    ‘순둥이’ 조우현(29)과 ‘사고뭉치’ 헥터 로메로(25)가 LG를 구해냈다. LG는 22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조우현(24점·3점슛 7개 5어시스트)과 로메로(23점·3점슛 3개)의 4쿼터 대폭발에 힘입어 오리온스를 89-82로 꺾었다.LG는 최근 1승4패의 부진을 씻는 동시에 선두 동부에 2.5경기차로 다가섰다. 반면 오리온스는 3연승 뒤 2연패. 초반 LG는 조우현의 3점슛과 로메로의 페니트레이션으로 기선을 제압했다.2쿼터 들어 드미트리우스 알렉산더(26점 10리바운드)마저 맹위를 떨치며 37-19까지 달아났다. 오리온스의 반격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풀코트프레스로 LG를 압박하다 하프라인을 넘어서면 더블팀으로 패스 흐름을 차단했다. 공격에선 오용준(20점·3점슛 5개)과 김승현(21점 5리바운드 8어시스트)의 3점포가 작렬하면서 3쿼터 6분 여를 남기고 49-49, 첫 동점을 이뤘다. 피말리는 접전은 4쿼터 후반 요동을 쳤다. 오리온스가 종료 3분여를 남기고 오용준의 3점포에 이은 추가자유투로 72-70, 역전에 성공했지만 LG의 ‘투맨쇼’는 곧 막을 올렸다. 1막은 조우현의 몫. 우중간 45도에서 솟아오른 조우현은 똑같은 위치에서 연달아 3개의 3점포를 쏙쏙 꽂아 넣어 79-72로 경기를 뒤집었다. 쉽게 물러설 오리온스가 아니었다. 김승현과 오용준이 거푸 3점포를 터뜨리며 78-81로 추격,LG의 목덜미를 낚아채려 했다. 하지만 2막의 주인공 로메로가 나서 상황을 정리했다. 로메로는 3쿼터에서 일찌감치 파울트러블에 걸리고도 무모하게(?) 페인트존을 파고들었고, 골밑슛과 자유투로 연속 8득점을 올려 숨막히는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로메로는 전술이해도가 떨어지고 포스트플레이가 약하다는 이유로 이번 주말을 끝으로 퇴출이 예정돼 있다. 마음을 비운 덕분인지 이날 흠잡을 데 없는 플레이를 뽐내 교체를 결정한 LG 프런트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었다.임일영기자argus@seoul.co.kr
  • [길섶에서] 찐빵과 호빵/ 우득정 논설위원

    그 시절 찐빵은 겨울철 별미 중의 별미였다. 어머니는 밀가루에 이스트를 듬뿍 뿌린 뒤 설탕으로 버무린 단팥을 넣어 찐빵을 만들어 주셨다. 우리 형제들은 땟국물이 흐르는 손을 씻지도 않은 채 호호 불어가며 목구멍이 차오를 때까지 찐빵을 쑤셔넣었다. 단팥마저 떨어지고 없는 날에는 밀가루에 집에서 담근 농주 한 사발을 부어 저녁식사 겸 간식거리로 빵을 만들었다. 어른 손바닥만한 크기로 잘라준 빵에서 풍기는 막걸리 냄새를 맡으며 그해 겨울 밤은 소리없이 깊어 갔다. 첫 추위가 목덜미를 타고 내려와 온몸을 흔들던 날, 집 앞 구멍가게의 호빵 찜통에 시선이 멈추었다. 금방 혀끝으로 느껴질 것 같은 단팥의 감미로운 기억을 떠올리며 종이 봉지 가득히 호빵을 담았다. 아이들이 환호하는 모습을 그리며 집으로 잰걸음을 재촉했지만 아이들의 반응이 영 신통치 않다. 한번 힐끔 보더니 하던 놀이에 계속 열중이다. 갑자기 입맛이 싹 달아나면서 호빵은 천덕꾸러기처럼 나뒹굴다가 끝내 쓰레기통으로 사라졌다. 10년 후, 퇴근길에 호빵이 눈에 들어온다. 몇번 망설이다 포기했다. 아이들의 뇌리에 호빵이 달갑지 않은 한 장면으로 남게 하긴 싫었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마광수의 섹스토리] 희망사항

    [마광수의 섹스토리] 희망사항

    커다란 저택의 문앞에 닿았다. 문이 열림과 동시에 온통 보랏빛의 새로운 세계가 내 앞에 펼쳐졌다. 온몸에 떨림과 긴장이 엄습해 왔다. 긴 복도를 통해 걸어간 곳에서 초인종을 누르자 건장한 사내가 곧 모습을 보였다. “약속을 하고 왔는데요.” “기다리고 계십니다. 들어오시죠.” 성큼 들어선 그곳은 밖에서 느꼈던 충격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었다. 내 눈 앞에는 분홍빛과 황금빛으로 치장된 벽이며 화려한 커튼, 그리고 모든 가구가 고가품과 초호화판의 극치를 이루며 장식되어 있었다. 채 둘러보기도 전에 거의 발가벗은 듯한 반나체의 여인이 두 명 나타나서 나를 안내했다. 내가 무엇을 하려 드는가를 생각하기도 전에 두 여인은 나의 옷을 모조리 벗겼다. 그리고 좀 딱딱한 침대에 나를 뉘었다. 나는 모든 것을 그 여인들이 하는 대로 내맡겼다. 여인들은 예리한 칼로 내 음모를 모조리 깎아내고는 이렇게 말했다. “주인님께서는 자기와 성교한 사람의 음모를 기념물로 수집하고 계시죠. 그리고 성교할 때 거웃이 몸에 닿는 것을 싫어하셔요.” 그러고 나서 그네들은 나를 금으로 된 커다란 목욕탕으로 이끌고 갔다. 진하고 매혹적인 향기가 내 코를 가득 자극했고, 나를 시중드는 두 여인의 나긋하고 길쭉한 손톱이 매달린 손이 나의 몸을 솜씨 있게 씻겨 갔다. 나른하고도 행복감에 도취된 목욕이 끝나자 나는 다시 아까의 그 침대에 뉘어졌다. 여인들은 이번엔 달콤한 향내가 나는 향수를 얼굴부터 발끝까지 골고루 문질러 발랐다. 바로 그때 조용하고도 매혹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젠 마 선생님을 모셔 오라는 주인님의 분부야.” 그러자 두 여인은 나를 이끌어 커다란 방으로 안내하였다. 한 여인이 황금빛 나이트가운을 걸치고 조는 듯한 고양이 눈을 연상시키는 요염한 눈을 흘기듯 바라보며, 비스듬히 누워서 나를 맞이했다. 무척이나 넓고 푸근한 느낌을 주는 금세공의 화려한 침대가 분홍빛 시트로 예쁘게 위치하고 있었다. 여자의 비스듬히 누운 모습이 무척이나 강한 인상을 주었다. 그녀의 교태로운 몸짓에 나는 피가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더구나 방의 야한 분위기와 짙은 향취가 나의 하복부에 강한 충동을 일으키게 했다. 여인은 한참 동안 그러한 자세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누워 있더니 갑자기 일어났다. 그리고 벽면 한쪽을 몽땅 다 차지한 커다란 거울을 향해서, 입고 있던 가운을 조용히 벗었다. 거울에 비춰진 자신의 벌거벗은 몸뚱어리를 차근히 음미하며 나를 자기 몸 가까이로 이끌었다. 나와 그녀는 강한 욕정에 휘말려 강렬한 키스를 서로 퍼부었다. 서로의 혀가 엉켰다. 눈을 들어 바라보니 여인의 얼굴은 욕정으로 가득 차 미소짓고 있었고, 갈망으로 가늘게 뜬 눈에는 애원의 빛이 서려 있었다. 나는 입술로 여자의 목덜미를 더듬어 그녀의 젖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혀로 젖꼭지를 핥으며 입술로 힘껏 빨았다. 내 손가락은 어느새 그녀의 두 다리 사이의 분기점을 애무하고 있었다. 나의 입술이 차츰 아래로 내려갔다. 여인은 도톰한 입술을 반쯤 벌리고는 숨을 헐떡이며 시트를 움켜쥐고서는 몸을 꿈틀거렸다. 나는 그 순간 그녀의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고 성기 부위를 혀로 핥았다. 여자의 흥분이 더 높아가면서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그 상태에서 여인의 벌개진 두 다리 사이의 깊은 곳을 향해 페니스를 서서히 삽입했다. 나와 그녀의 사이가 더욱더 밀착되고, 흥분의 도가니 속에서 허리와 엉덩이의 율동이 가속되었다. 여인은 자기 머리 위에 있는 바늘꽂이에서 황금으로 만든 가늘고 긴 바늘을 빼가지고 자기를 자극해 주기를 원했다. 나는 바늘로 그녀의 몸을 살짝살짝 찌르면서 여인의 기분을 돋우어 주었다. 그녀의 기분이 절정에 오르는 순간, 내 몸 안에 흥분이 최고조에 다다르면서 나는 사정을 했다. 벽쪽의 한 면을 차지한 커다란 거울은 우리 둘의 동물 같은 욕정의 표현을 하나도 숨김없이 되비춰 주고 있었다. 여인은 눈짓으로 나를 더욱 그녀 가까이로 끌어당겼다. 여인은 내 키스를 받으면서 더욱 큰 욕정을 느낀 듯했다. 그녀는 곁에 있는 나이트탁자 위에 있는 술을 따라 한 모금 마신 후, 얼음을 하나 집어 입에 넣고서 나의 하복부를 향해 머리를 숙였다. 그리고 얼음이 들어 있는 입으로, 아직도 뜨거운 열기가 가시지 않은 내 페니스를 입안에 집어넣었다. 나는 차디찬 감촉에 의한 자극으로 다시 흥분하기 시작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하반신으로 집중되는 쾌감으로 하여 신음소리를 토해냈다. 그녀의 혀끝이 춤을 추고 있었다. 혀놀림이 무척이나 절묘했다. 나는 몸을 일으켜 그녀를 눕혀 놓고 흡사 강간을 하듯 덮쳤다. 그리고 다시 빳빳하게 일어선 페니스를 갖고서 그녀의 질 깊숙한 곳까지 뚫고 들어갔다. 그녀는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고, 무서울 만큼 몸부림을 쳤다. 나의 공격이 격화됨에 따라 그녀의 쾌감에 들뜬 신음소리와 헐떡거림이 커졌다. 여자는 괴로운 듯 얼굴을 찡그리며 나의 어깨 쪽으로 팔을 뻗어 걸었다. 새빨간 매니큐어의 길디긴 손톱이 인정사정없이 나의 몸뚱어리에 상처를 남겼다. 두 번의 긴 유희에 지쳐 누워 있게 되었을 때, 여자는 문득 특수장치의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커다란 크기의 화면에 지금까지 둘이서 했던 정사 모습이 처음부터 끝까지 재현되었다. 그래서 나는 더욱 흥분을 느끼게 되었다. 다시 성적 유희를 갖는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은 섹스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여인은 다시금 하얗고 긴 다리를 벌려 나를 유혹했다. 나는 손을 뻗어 그녀의 유방을 더듬었다. 그러면서 흥분감이 높아지자 손을 그녀의 하반신으로 가져가 애액으로 촉촉히 젖어 있는 부분을 더듬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여인은 가늘게 떨리는 음성으로 내게 요구해 왔다. “넣어줘요. 지금 곧.” 나는 좀더 감미롭고 안개 같은 애무를 더하고 싶었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을 간파했는지 여인은 나의 타액이 묻어 있는 자신의 온몸에, 곁의 나이트 탁자 위에 있던 솜사탕을 뜯어 붙였다. 그녀의 몸 전체에 솜털같이 부드러운 느낌의 솜사탕이 옷처럼 입혀졌다. 나는 그녀의 팽팽한 두 유방 사이에 얼굴을 묻고서 솜사탕을 핥았다. 두 젖가슴 다음으로는 겨드랑이를 거쳐 배때기 쪽으로 해서 천천히 솜사탕을 먹어치웠다. 허벅다리를 거쳐 부드러운 음부에 내 혓바닥이 닿자, 여자의 하체에 떨림 현상이 일어났다. 나는 그녀의 하체 부위의 솜사탕과 흥분으로 축축이 젖어나온 분비물을 입으로 서서히 훑기 시작했다. 그녀의 온몸에 달라붙어 있는 솜사탕들은 내 혀로 녹여져서 끈적거렸고, 우리들을 더욱 가까이 붙여주는 아교풀 같은 작용을 해주었다. 둘의 몸 움직임이 커질수록 설탕물이 발라진 그녀의 몸과 내 몸이 딱 붙었다 떨어졌다 하면서 기이한 쾌감을 선물해 주는 것이었다. 여자는 나의 애무에 대한 답례로 혀로 내 온몸을 침칠해 나가면서 나의 페니스가 왕창왕창 발기되도록 유도했다. 그래서 나는 다시 한번 너무 쉽게 그녀의 그곳 깊숙이 정액을 쏟아부을 수 있었다. 그때, 우리의 이러한 광경을 곁에서 지켜보고 있던 시중드는 두 여인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아마도 성적 흥분이 옮아간 듯했다. 그녀들은 화급히 옷을 벗어젖혔다. 그러고는 손뼉을 쳐서 한 남자를 불러내더니, 방 바닥 위에서 둘이서 사이좋게 그 남자를 유린하는 것이었다. 세 사람은 각기 옆 사람의 허벅지를 베고서, 서로서로가 음부를 혀로 자극해 준다. 기묘한 자세로 세 사람이 결합하는 것을 보며 나는 관음(觀淫)의 쾌감을 느꼈다. 그래서 방안은 모두 다섯 사람이 내지르는 기묘한 신음소리로 가득 차게 되었다. 내 옆에 있는 여주인도 흥분이 고조된 듯했다. 그래서 그녀와 나는 침대에서 내려와 세 명의 하인·하녀들과 어울리게 되었다. 온몸이 나른해지고 피로감이 밀려왔다. 그러나 기분 좋은 피로감이었다. 시간이 흐른 후, 자리에서 일어난 두 명의 하녀는 나와 여주인을 욕실로 이끌었다. 따뜻한 물속에서 나는 피로감을 씻으며 다시 한번 발기되는 나의 심벌을 느꼈다. 오늘은 이상하게도 나의 허약한 정력이 야생마처럼 미쳐 날뛰는 것이었다. 물속에서의 섹스…. 그러고 나서 주인 여자는 다시 두 하녀와 한 남자 하인을 물속으로 불러들였다.2대3의 섹스였다. 우리는 서로서로 마음껏 뒤엉켰다. 나는 나른하고 달착지근한 쾌락 속에서 해롱거렸다…. ■ 마광수는 1951년 경기 수원 출생 연세대 국문과 졸업(문학박사) 현재 연세대 국문과 교수 ▲저서 ‘윤동주 연구´ ‘상징시학´ ‘카타르시스란 무엇인가´ ▲장편소설 ‘권태´ ‘즐거운 사라´ ‘불안´ ‘알라딘의 신기한 램프´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 ‘사랑의 슬픔´
  • 일상서 길어올린 ‘깨달음의 미소’

    ‘넝쿨장미가 담을 넘고 있다/현행범이다/활짝 웃는다/아무도 잡을 생각 않고 따라 웃는다/왜 꽃의 월담은 죄가 아닌가?’(‘웃음의 힘’) ‘가슴 속에 시인과 도둑이 함께 살아/담을 넘다가도/달빛 시나 짓고 온다/탈탈 털어봐야/이슬 장물 몇 점’(‘박꽃’) 짧다. 쉽다. 그런데 여운은 길다. 입가에 빙그레 미소도 절로 떠오른다. 반칠환의 시집 ‘웃음의 힘’(시와시학사)이 보여주는 ‘시의 힘’이다.199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은 ‘뜰채로 죽은 별을 건지는 사랑’ 이후 내놓은 두번째 시집에서 극도로 시적 수사를 절제한 간명한 시 70편을 선보인다.‘속도의 시대에 현대인에게 가장 적합한 장르가 시’라는 평소 지론이 짧은 시구들 속에 고스란히 담겼다. 시인의 눈에 ‘낮달’은 ‘울 어매 얇게 빗썰어놓은/무 한장’이고,‘발각’은 ‘달의 목덜미에/젖은 달맞이꽃잎 붙은 날’로 보인다. 단 2행으로 사물의 핵심을 간파한 통찰력이 놀랍다. 일상을 느긋이 응시하는 자만이 얻을 수 있는 깨달음이다. 삶을 지속시키는 무기로서 웃음의 유희성과 가벼움을 역설한 시들도 눈에 띈다.‘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사람이 노래하자/제초제가 씨익 웃는다’(‘공범’)거나 ‘큰 생선은 머리 떼고, 비늘 떼고, 내장 발라내고, 지느러미 떼면서 멸치를 통째로 먹는 건 모독이다 어찌 체구가 작다고 염을 생략하랴 멸치에 대한 예의를 갖추자’(‘멸치에 대한 예의’) 등은 전염병처럼 웃음을 전파한다. 바쁜 현대인들이 눈치채지 못하는 일상의 변화에서 우주의 기운을 읽어내는 시들은 가만가만 가슴을 쓸어내리게 한다.‘봄이 꽃나무를 열어젖힌 게 아니라/두근거리는 가슴이 봄을 열어젖혔구나//봄바람 불고 또 불어도/삭정이 가슴에서 꽃을 꺼낼 수 없는 건/두근거림이 없기 때문//두근거려보니 알겠다’(‘두근거려보니 알겠다’).7000원.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무덤가에 쌓이는 분홍빛 편지

    무덤가에 쌓이는 분홍빛 편지

      망우리 공동묘지, 차중락의 무덤가에서 때때로 밤샘을 하는 소녀가 있다. 도심지가 아득히 내려다 보이는 호젓한 산골짜기에서, 망령이 되살아날 것 같은 무덤들 사이에서 눈오는 밤을 혼자 새우는 여고3년생. 단순한「팬」이라기엔 실로 엄청난 집념이 아닐 수 없다. 무덤 옆 쌓아놓은 돌성(城)엔 아가씨들 편지 자꾸 쌓여 그 소녀는 차중락의 무덤가에 돌을 모아 조그마한 돌성을 쌓아놓았다. 성이라기보다는 편지를 넣기 위한 우체통이다. 그 돌로 된 우체통에는 고인에게 바치는 연서(戀書)들이 수북이 쌓여있다. 묘를 쓴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잔디도 엉성한 무덤. 우체통은 겨우 비를 가릴 수 있을 정도고 편지는 펼쳐볼 수 있게「노트」로 엮어졌다. 『눈이 오기에 달려왔지요. 오빠 얼굴에 흰 눈이 소복. 하얀 눈을 조용히 쓸어드렸죠. (중략) 해가 저물었군요. 저번「크리스마스·이브」처럼 밤을 샐 용기가 나질 않는군요. H올림』 차중락을 오빠라고 부르는 H란 소녀. 첫「페이지」가 1월 14일자로 시작됐으나 그 다음 장에는 또 다른 필적의 글이 실려있다. 역시 오빠란 호칭. 『귓전에 맴도는 노랫소리에 끌려 오늘도 왔습니다. 오빠가 그리울 때면 아니 마음이 산란해지면 찾아 뵙겠습니다 - X옥』 『오빠 오랫동안 찾아 뵙지 못해서 죄송한 마음 금할 수가 없군요. 하지만 오빠의 미소가 그리운「화(花)」는 이렇게 찾아왔잖아요? 백설만이 오빠를 대신해서 반겨주는군요. 저는 결코 울지 않겠어요 - X화』 『오빠의 노랫소리가 귓전을 울리기에 찾아왔어요. 그 옛날이 너무도 그리워서- 오늘도 경이는 오빠가 그리워 이렇게 찾아왔어요. 누가 뭐래도 울지 않겠어요 - X경』 『눈 오던 어느 날 환히 웃던 개구장이씨, 짓궂은 놀림을 못받는 게 서운하군요. 하얀 눈망울 속에 어여쁜 꿈이나 꾸셔요 - 여X』 산책길에 나선 사람이라도 그 무덤의 주인공이 차중락임을 알고는 몇 마디씩 써놓고 가는 것일까? 문학소녀적인 애절한 글귀가 아닌 것도 몇 가지 있다. 그러나「H」「X옥」「X경」「X화」란 이름은 흡사 경쟁이라도 하듯「그리운」사연을 적고 있다. 차중락은 그토록 많은 소녀들에게 아픈 사연을 심어 놓고 갔던가? 소녀들의 사연은 자못 한이 담겨 있다. H라는 이름의 아가씨는 하루도 안 빠지고 날마다 특히 H란 이름의 아가씨는 일기를 적듯 하루도 빠짐없이 편지를 써넣었다. 그 중에는 봉함편지도 한 장. 수신란은「서울특별시 면목동 망우리1호 차중락 귀하」「H가 천국에 계신 오빠에게」라고 쓰여있다. 죽은 사람은 수신 불능임을 그도 알고 있다는 듯 우표는 안붙였고 그 대신 잡지에서 오려낸 듯한 차중락의 사진이 붙어있다. 이 H란 아가씨의 집념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그는 차중락이 입원했을 때에 거의 빠짐없이 병원에 왔고 임종도 지켜봤다. 2월 16일, 망우리에서 열린 차중락 묘비 제막식에는 50여명의 아가씨들이 몰려와 눈물을 뿌렸다. 거의가 중3에서 고3정도의 교복입은 소녀들. 폭설로 뒤덮인 망우리 공동묘지가 꽃봉오리 같은 소녀들의 눈물방울로 꽤나 질척거렸다. 그 중에서도 5, 6명의 소녀는 계속 손수건을 얼굴에서 떼지 않았고 한구석에서 오열하는 소녀도 보였다. 『낙엽따라 가버린 사랑』등 주로「센치」한 노래를 불러 소녀「팬」을 많이 가지고 있던 차중락이긴 하지만 죽은 현재까지도 그토록 많은 소녀가 그를 잊지 못해 애태우고 있다는 것은 확실히 보통 일이 아닌 것 같다. H란 소녀는 이날 일기체로 된 3권의 연서를 무덤 앞에 내놓았다.(이「노트」는 유족의 양해 아래 기자가 입수했다) 「오빠」가「임」으로 변하고, 그 아가씨는 고교 3년생 「펜」으로 또박또박 일기체로 쓴 연서는 차중락이 숨진 68년 11월 10일부터 시작하여 69년 2월 9일까지 쓰여 있다.「오빠」호칭은 일기 속에서「임」으로 변모되었다. 『임께서 가시는 곳에 저도 따라갈까요. 이젠 모든 것이 끝났습니다. 임께서 가신 길 - 11월 10일』 『이젠 꽃을 사와도 볼 사람이 없어졌군요. 이젠 누구에게 편지를 써야 하나요. 낙엽을 따라서, 그것도 첫눈 오는 날 아침. 모두가 나의 가슴을 찢어지게 만드는 것 뿐』 이쯤되면 보통「팬」으로서의 관계 이상이었음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아가씨는 교지(校紙)원고를 쓰고 대학입학자격시험을 걱정한 여고3년생. ”저는 숙녀가 되었답니다” 무덤 옆에서 밤을 새우기도 『지금 다섯째 시간이랍니다. 오늘 아마 일기를 못쓸 것 같아요. 방과 후 엄마한테나 가볼까 해요』 『오늘, 대학입시 예비고사를 치른 날. 어제 오빠의「그대의 미소」가 절 마중 나와 주셨더군요』 교복차림의 소녀라 해서 인기가수에 연정을 품을 수 없는 건 아니지만 이 소녀가 무덤가에서 품는 꿈을 상당히「핑크」빛이다. 『달은 밝은데 혼자 있으려니 정말 귀신이 나올 것 같이 무섭더군요. 하지만 24일 밤 같진 않았어요. 그땐 무덤 옆으로만 내려갔으니. 꼭 하얀 귀신이 목덜미를 꽉 잡는 것 같아서 집에 가서도 한동안 떨었답니다』 『오빠는 지금 정말 하늘에 계신가요? 아닐 거예요. 금호동 건넌방에 계시지 않으세요? 그 빨간「커튼」이 드리운 그 차갑던 방에』 『저는 이제 어엿한 숙녀가 되었답니다. 전날같이 그런 자그마한 여학생이 아니고 하나의 성숙한 여자예요. 오빠, 전 오빠를 얼마나 갈망했는지 모릅니다』 차중락 기념사업회장 최희준은『차중락은 죽은 게 아니고 살아있다. 여기「팬」들 그리고 전국의「팬」들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동생 차중광(24)과 사촌형인 차도균(28)은 저마다『중락의 뒤를 이어 휼륭한 가수가 되겠다』고 다짐, 제2, 제3의 차중락이 속속 탄생했다. 영화계에서는 이 차중락「붐」을 타고 그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를 2편이나 만들어 찍고 있다.『그의 요절은 애석하기 짝이 없는 일이지만 그만큼 행복한 죽음도 없을 것』이란 게 묘비제막식에 모인 한 사람의 얘기. 그러나 인기인과「팬」과의 관계는 어느 한계선을 유지할 때 아름답고 바람직한 일로 여겨진다. 고인의 무덤에 꽃을 꽂는 소녀의 마음은 더없이 아름답지만 밤샘하는 소녀에겐 그 나름의 사연이 있게 마련인 것. 그의 무덤가에서 밤새우는 소녀에게 차중락은 어떤 노래를 들려줄 것인지? [ 선데이서울 69년 2/23 제2권 제8호 통권 제22호 ]
  • 광주 일곡 ‘꺼멍도세기’

    광주 일곡 ‘꺼멍도세기’

    제주도 특산품인 흑돼지 요리를 광주에서도 맛볼 수 있다. 광주시 북구 일곡동 ‘꺼멍 도세기’ 음식점은 제주에서 매일 공수해온 흑돼지(黑豚)요리 전문점이다. 하루에 한마리만 사용한다. 냉동하지 않은 생육을 그날 그날 식탁에 올리기 위해서다. 흑돼지 오겹살은 육즙이 풍부하고 연하다. 활성탄과 미생물 효소 등을 사료에 첨가해 키우는 돼지라서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으며 담백하고 고소하다. 살코기는 근육내 지방함량이 많고 마블링 정도가 높아 쫄깃한 맛을 더한다. 배추·깻잎·고추 등 각종 야채를 곁들이면 더욱 좋다. 항정살은 돼지의 목덜미에서 어깨까지 연결된 부위이며 천겹살, 천겹차돌, 돈차돌로도 불린다. 일반 삼겹살에서 느끼지 못하는 부드러운 맛 때문에 여성들이 즐겨 찾는다. 돼지 한마리당 150∼200g만이 생산되는 고급육으로 알려졌다. 가브리살 역시 돼지 특유의 비린 맛이 없고 쫀득쫀득해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다. 홍어와 묵은 김치, 삶은 돼지고기 등 삼합으로 이뤄진 보쌈도 그만이다. 보쌈은 홍어와 삶은 고기를 고추장과 고구마·사과·배·한라봉(귤)즙을 짜내 만든 소스와 곁들여 배추에 싸 먹는다. 각종 부위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모둠요리, 싱싱한 해물과 제주산 오분자기를 넣어 끓인 뚝배기, 주물럭 식으로 만든 돌판 두루치기도 빼놓을 수 없는 요리이다. 이 음식점 주인 문병철(40)씨는 “청정한 제주지역에서 나는 각종 음식 재료를 전라도식 ‘웰빙 요리’로 만들어 내면서 이곳을 찾는 손님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자랑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31일 TV 하이라이트]

    ●우리말 우리글(EBS 오후 4시40분) 첫째 마당 ‘살려 쓰기’에서는 별에 관한 우리말글을 알아본다. 적은 수이기는 하지만 우리말로 된 별과 별자리 이름들도 남아 있다고 한다. 밤하늘에서 밝게 보이는 별인 금성을 나타내는 몇몇 우리말 이름을 찾아본다. 둘째 마당 ‘바로 쓰기’에서는 ‘별자리’ 발음법을 익혀본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전 10시25분) 50년전, 몽골의 아라산에는 온천 50여개, 강 3개와 작은 호수 800여개가 널려 있었다. 그러나 지금 온천은 사라지고, 강은 말랐으며, 호수도 600여개가 없어졌다. 사람과 가축이 증가해 자연환경을 남용했고, 생태계를 파괴한 탓이다. 또 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낭비해 이런 결과를 낳았다는데…. ●사랑찬가(MBC 오후 7시55분) 새한이 맞는 것을 보고 흥분한 두식은 앞뒤 가리지 않고 장태에게 주먹을 날린다. 새한은 피를 닦으며 급하게 두식을 말리고, 순진과 소라는 놀라 넋을 잃는다. 장태가 두식에게 맞는 것을 본 양자는 이성을 잃고 두식의 목덜미를 붙잡아 때리고, 손님들은 하나, 둘 식당을 빠져 나간다. ●일요일이 좋다(SBS 오후 7시) 연예계에서 절친한 친구인 이지훈과 신혜성이 이진을 놓고 벌이는 사랑과 우정의 선택, 이지훈과 신혜성의 우정이 변하지 않기를 바라는 이진은 과연 누구를 선택할까. 무더위를 날려 줄 시원한 커플 게임 ‘어부바 수영 대회’, 재미 만점 사랑의 포즈와 달콤한 세레나데를 선보이며 최강의 엑스맨을 공개한다. ●체험 삶의 현장(KBS1 오전 9시) 건강하고 재치있는 입담으로 사랑받고 있는 방송인 이상벽이 양평 산자락에서 싱싱한 산더덕캐기 일꾼으로 나섰다. 비오듯 흘리는 구슬땀, 노동 후에 먹는 산더덕 수제비와 산더덕 막걸리에 취하고, 여기에 더덕김치, 더덕주 만들기 체험까지 이상벽의 산더덕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자. ●슬픔이여 안녕(KBS2 오후 7시55분) 성미는 혜선에게 갑자기 떠난 이유를 묻는다. 혜선은 일호에 대한 복수를 위해 진실을 숨기고, 일호식품의 주식을 모두 팔아버린다. 성미는 그런 혜선을 오해하고 정우를 절대 돌려줘선 안된다고 한다. 퇴원한 성민은 희숙에게 문전박대를 당하고, 성재는 자신의 집에 들어와 살라고 한다.
  • 돼지고기의 새로운 발견

    돼지고기의 새로운 발견

    ■ 돼지고기의 새로운 발견 돼지가 요즘 인기 상한가를 치고 있다. 돼지고기가 중금속 등 공해물질을 정화한다는 속설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가 알려진 까닭이다. 돼지고기의 지방은 사람의 체온보다 낮은 온도에서 녹기 시작해 대기오염이나 식수 등을 통해 몸안에 쌓인 중금속을 몸 밖으로 밀어낸다는 것이 학계의 공통된 연구결과다. 특히 돼지고기의 불포화지방산은 폐에 쌓인 탄산가스 등의 공해물질을 중화시켜 주기 때문에 탄광이나 건설현장 등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돼지고기를 즐겼다. 또 인·칼륨 등의 무기질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와 수험생의 영양식으로 매우 좋다. 한국 사람들은 연간 평균 17.3㎏의 돼지고기를 먹는다. 이는 전체 육류 소비량의 52%를 차지해 절반을 웃돈다. 돼지고기는 기름기가 많아 웰빙에 어긋난다며 한때 기피식품이었다. 한영실 숙명여대 한국음식연구원장은 “돼지고기에 콜레스테롤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고혈압 등 성인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편견”이라고 일축했다. 돼지고기는 다른 육류에 비해 비타민B1을 독보적으로 많이 함유하고 있다. 비타민B1은 체내의 당질이 에너지화할 때 필요하다. 특히 뇌세포와 신경세포는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삼기 때문에 비타민B1이 필수적이다. 돼지고기 100g당 비타민B1은 0.72∼0.96㎎으로 다른 고기에 비해 10배 이상 많다. 성인이 하루 필요로 하는 양은 1.1∼1.3㎎으로 부족하면 기억력 상실과 집중력 산만, 어깨결림 등을 일으키기 쉽다. 한 원장은 “돼지고기는 조충의 알이나 시모충이 기생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날로 먹는 것은 금물이며 반드시 속까지 익혀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돼지고기 가운데서도 삼겹살이나 목살 등이 아닌 항정살·가브리살·갈매기살·볼살 등이 특히 인기다. 이들 부위는 돼지고기 같지 않은 맛이 오히려 매력이다. 항정살은 돼지의 목에서 어깨까지 연결되는 목덜미살로 돼지 한 마리에서 200∼400g 정도 나온다. 모서리살, 치마살, 안살, 천겹살 등으로도 불린다. 살 사이에 하얀색 지방이 고르게 분포되어 부드러우면서도 졸깃한 맛이 느껴진다. 소고기의 차돌박이 같은 느낌이다. 이런 까닭으로 ‘돼지고기의 진주’라는 칭호도 얻고 있다. 요즘엔 오아시스란 이름으로도 팔리고 있다. 갈매기살은 돼지 내장의 한 부위, 즉 ‘횡격막(橫膈膜)’에 붙어 있는 고기. 횡격막을 우리말로 뱃속을 가로로 막고 있는 막이란 뜻에서 ‘가로막’이라고 한다. 이게 발음이 변해서 갈매기살이 됐다고 한다. 가로막살, 안창고기 등으로 불린다. 근육질의 힘살로 고급이라기보다는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가브리살은 등겹살 또는 황제살, 등심덧살이라고 불린다. 등심위의 두꺼운 지방층 사이에 약간의 살코기로 소수의 아는 사람들만 먹어 왔던 부위다. 씹는 질감이 부드러우면서 쫀득쫀득한 맛이 난다.‘뒤집어 쓰다’는 뜻의 일본어 ‘가부루’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볼살은 뽈살, 구멍살, 눈살, 아구살로 불리는데 돼지머리의 양쪽 살이다. 한 마리에 200g정도밖에 안 나온다. 고기를 구우면 부풀어 좀 커진다. ■ 도움말 농협중앙회 축산물위생교육원 장영수 교수, 목우촌김제육가공공장(063-540-6700)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류재림·도준석기자 jawoolim@seoul.co.kr ■ 이집이 맛 좀 돼지 고기(482-0415) 서울 천호동 현대아파트 뒤쪽 먹자골목의 ‘고기’는 돼지고기 특수부위를 표방한 집이다. 돼지의 특수부위가 한마리당 200∼400g 정도로 적게 나오는 까닭에 이 집은 대전·충남양돈농협과 계약, 전량을 공급받고 있다. 이 집의 불판 연기를 빨아들이는 구조가 희한하게 생겼다. 구이기의 연통구조와 석쇠 등으로 오너 주방장 김진석씨가 특허까지 받았다. 아무리 먹어도 옷에 고기 냄새가 배지 않게 설계됐다. 고기는 삼겹살도 있지만 볼살(200g·7000원)과 가브리살(300g·8000원)이 대표 메뉴다. 생고기에 참기름과 후추·마늘 등을 넣고 3∼4일 정도 숙성했다. 돼지 특유의 냄새가 전혀 없다. 두 가지를 비교해서 구워 먹어 보면 맛의 차이가 확연하다. 볼살은 찰떡처럼 둥글둥글하게 잘라 고소한 맛을 낸다. 볼살보다 더 얇고, 유백색에 가까운 가브리살은 부드럽고 담백하다. 양파와 부추를 채썰어 넣은 고추냉이(와시비)에 찍어 먹으면 된다. 대앞(333-5152)과 분당(031-753-9233)에도 있다. 고릴라(756-2003) 서소문 호암아트센터 맞은편 순화동 골목의 고릴라의 주종목은 ‘모서리살’(8000원)로 부르는 항정살이다. 드럼통 스타일로 둥근 탁자를 놓아 운치를 냈다. 고기와 술 한잔하기에 좋은 분위기다. 먹기 적당한 크기로 썬 항정살을 불판에 구워 먹는다. 항정살은 돼지고기가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신선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인지 씹히는 질감이 유별나게 탱탱하고 쫄깃하다. 약간 매운 고추씨를 넣은 새콤한 양념장에 부추와 양파를 적셔 내는데 비릿하면서도 담백한 항정살과 같이 먹으면 궁합이 잘 맞는다. 매콤새콤하면서도 달콤한 뒷맛이 남는 이 집의 소스는 다른 항정살집의 표준이 되다시피 했다. 고기를 먹은 후 나오는 된장찌개는 순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커다란 그릇에 몇 가지 나물을 넣고 밥과 함께 비벼 먹는 사람들도 많다. 토·일요일은 휴무. 떼부짱(514-8770) 서울 압구정동 한양파출소 맞은편 하나은행 골목으로 들어가 프린세스호텔을 지나면 나온다. 압구정동의 야리야리한 손님들이 많이 찾아 ‘물좋은 고깃집’으로 통하며 항정살(9000원)이 전문이다. 한 입에는 조금 크게 잘라 나오는데 굽는 동안 살이 도톰하게 오른다. 약간 조미가 됐다. 씹을수록 배어나오는 육즙이 고소하다. 매운 고추씨를 넣고 만든 새콤, 짭짤한 간장 소스가 항정살의 담백한 맛과 잘 어울린다. 무채나물·상추 등의 야채와 버무려오는 파무침도 몇 번을 청해서 먹을 만큼 상큼하게 잘 무쳐 내온다. 흔하지 않게 참숯을 사용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고기를 먹은 후에는 살얼음을 띄워 오는 새콤달콤한 김칫국의 김치말이국수(5000원)도 괜찮다. 점심은 하지 않으며 오후 5시에 문을 연다. 못이저(514-4587) 성수대교 쪽에서 관세청4거리 쪽으로 가다 4거리 조금 못 미쳐 신한은행과 GS25편의점 골목으로 들어가면 나온다. 쇠고기가 전문이지만 ‘안살’이라 부르는 항정살을 더 많이 찾는다. 주변의 기름을 말끔히 제거하고 길쭉하고 도톰하게 썰어오는 항정살은 오도독 씹히는 질감이 그만이다.130g에 1만 3000원으로 다소 비싼 편이다. 삭은 고추로 만든 소스와 고추씨로 만든 소스 2가지가 있는데 항정살과는 맛이 잘 어울린다. 이밖에 서울 은평구 신사동 지하철 6호선 응암역 2번출구 근처의 신사돼지뽈살(354-6854)은 볼살과 가브리살을, 대전시 관저동 뽈따구이(042-1292)는 볼살 구이, 역시 대전시 중리동 가구거리 근처의 부자고기촌(042-625-2010)은 가브리살로 인기가 높다. 또 남서울CC진입로에서 용인·수지 쪽으로 1㎞쯤 가면 나오는 삼다가(031-719-6692)는 가브리살과 갈매기살, 항정살로 유명하다. 짚불구이 삼겹살로 유명한 일산신도시의 짚불삼겹살(031-901-3363)은 짚불항정살(9000원)을 시작했으며, 경남 창원시 동성아파트 옆의 황철운숯불갈비(055-282-8201)는 갈매기살과 가브리살(각 5500원)을 전문으로 한다. 전북 전주시 중화산동의 목우촌명가(063-228-9279)는 삼겹살과 갈비를 제외한 돼지고기 특수부위를 전문적으로 팔고 있어 부위별로 골고루 맛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 이정도는 알아야돼지 ●분홍색에 결이 고운 돼지고기를 골라야 고기의 색깔이 약간 분홍색이 나면서 광택이 있는 담회색이 좋다. 지방색은 희고 굳은 것이 대체로 연하고 냄새도 없어 좋다. 결이 곱고 탄력이 있는 고기가 신선하고 어린 돼지고기라 연하고 맛있다. 반면 고기 색깔이 창백하면 퍽퍽한 맛이 나며 진한 암적색인 경우 늙었거나 오래 보관된 고기일 수 있다. ●돼지고기와 새우젓은 찰떡 궁합 돼지고기와 잘 어울리는 것은 짠맛의 새우젓. 옛날 새우젓 장터로 유명한 마포나루에는 돼지우리가 없었다고 전한다. 이유인즉 음식 찌꺼기로 들어간 새우젓을 먹은 돼지의 장기가 모두 녹아 살아남은 돼지가 없었기 때문이란다. 한영실 숙명여대 한국음식연구원장은 “단백질이 소화될 때 필요한 분해효소는 프로테아제인데 새우젓이 발효되는 동안 프로테아제를 많이 생성해 소화제 구실을 한다.”고 설명한다. 또 새우젓의 짭짜름한 맛이 식욕을 돋우기도 한다. ●된장·생강은 누린내를 잡아 된장과 생강은 돼지고기 특유의 누린내를 없애는 작용도 하지만, 고기 맛을 깊게 하면서 구수하게 살려주는 역할도 한다. 큰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된장을 덩어리지지 않게 골고루 풀어 잘 섞은 다음, 껍질을 벗겨 얇게 저며 썬 생강을 넣고 끓이다가 돼지고기를 넣고 무르도록 푹 삶는다. 덩어리 고기를 삶을 때 무명실로 돌돌 감아 모양을 잡아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야 살이 단단해지고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랩으로 싸서 냉장 보관 냉동 돼지고기는 요리하기 하루 전에 냉장고에서 해동한다. 그러면 고기의 맛있는 육즙이 흘러나오지 않아 퍼석거리지 않는다. 또 조리 직전에 고기를 자르되 고기 결과 직각이 되도록 썬다. 돼지고기는 쇠고기보다 3배나 빨리 상하는 까닭에 오래 보관하지 않는 것이 좋다. 고기 덩어리째 보관하면 1주일가량 냉장고에서 보관이 가능하다. 랩으로 싸면 냉장실에서도 3일간 보관이 가능하다.
  • 피부 ‘광선각화증’ 빛으로 치료

    자외선에 장기간 노출됐을 경우 나타나는 피부암의 전단계인 ‘광선각화증’을 복합파장 광선인 IPL을 이용해 치료한 사례가 국내 처음으로 보고됐다. 연세대의대 피부과 이민걸 교수, 연세스타피부과 이상주 원장팀은 최근 경주에서 열린 대한피부과학회에서 IPL을 이용해 광선각화증과 피부노화 증상을 개선한 임상 사례를 발표했다. 의료팀은 수년 전부터 오른쪽 빰에 광선각화증을 동반한 피부질환이 발생한 L(여·71)씨의 병변 부위에 빛 반응물질인 광과민제를 바른 뒤 IPL을 투사하는 ‘국소 광역동 요법’을 시행한 결과 광선각화증 부위가 호전되면서 얼굴의 잡티와 검버섯이 크게 감소했으며 피부탄력도 개선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상주 원장은 “이 치료법은 광과민제가 광선에서 나오는 열 에너지를 흡수, 종양 세포막에 화학적 변화를 일으켜 독성을 발생시키고 이 독성이 종양조직을 선택적으로 괴사하는 방식”이라며 “이 방법은 안전하고 효과가 뛰어나 앞으로 피부암 치료에 널리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0세 이후의 남성에게 주로 발생하는 광선각화증은 피부 표면에 단단하게 부착돼 손으로 제거하기 어려운 각질로, 햇볕에 오래 노출된 얼굴이나 귓바퀴, 목덜미와 팔, 손등 등에 많이 생기며 방치하면 피부암으로 발전하는 양상을 보인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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