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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언내언

    「스탈린이라면 당장에 그를 총살해버렸을 것이다. 흐루시초프였다면 연금생활자로 만들어 시골 별장에 유폐했을 것이고 브레즈네프였다면 어딘가 먼 나라의 대사로 보내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웠을 것이다. 그러나 고르바초프는 그를 자신의 주변에 둘 생각인 모양이다. 소련개혁의 향방은 이 두 사람의 기묘한 줄다리기에 따라 좌우될 것이 틀림없다」 ◆지난 6월초 소련공산당 급진개혁의 「민주강령파」 지도자 옐친이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의장에 선출됐을 때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옐친을 두고 한 말이다. 방미 길의 캐나다에서 소식을 들은 고르바초프는 『대결의 양상이 보여 걱정이다. 그가 정치적 장난을 하려 든다면 우리는 아주 곤란한 시기를 맡게 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었다. ◆그가 12일 마침내 공산당 탈당의 폭탄선언을 했다. 고르바초프와의 타협과 협력을 비치기도 하고 갑자기 그를 공격하기도 하는등 종잡기 힘든 태도를 보여온 그가 마침내 정치적 장난을 치기 시작한 것인지 모른다. 이번 공산당대회에서 고르바초프가 수적 우세의 보수파에 밀려 당대회를 보수파가 원하는 방향의 타협으로 마무리해가는 데 대한 반발이요 견제의도임에 틀림없다. ◆고르바초프의 개혁을 지원하는 효과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동유럽에서와 같은 공산당의 완전 몰락을 원하는 것이 옐친의 「민주강령파」들이다. 개혁의 가속화를 위한 것이라 해도 당장의 소 공산당 몰락은 위험천만의 모험일 것이다. 소련은 동유럽과 다르고 너무 크고 복잡한 나라다. 서방세계도 점진적인 고르바초프 방식을 동정하는 눈치다. ◆작년에 13만6천6백명,금년 1·4분기만 8만2천여명이 탈당했지만 아직도 1천9백여만 당원의 소 공산당이다. 민주강령파는 50만 당원의 사회민주당 창당을 표방하고 있으나 대중기반이 약하다. 지난 2월 공산당 1당독재 포기 후 소련엔 이미 60여개 군소정당이 생겨났으나 공산당과는 상대가 안되는 잡당들이란 평이다. 옐친과 민주강령파의 탈당이 공산당을 상대할 수 있는 강력 야당을 탄생시킬 것인지 주목거리다.
  • 군사만화 일서 판친다/자위대소재 단행본 2백만부 팔려(특파원수첩)

    ◎도쿄 지하철 승객이 읽는 건 거의 만화책/의원이 대정부질문 때 구독여부 묻기도 육ㆍ해ㆍ공 자위대원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내용의 만화가 최근 일본에서 판을 치고 있다. 이들 만화 가운데는 신문 서평란에 취급되는 것도 있으며 어떤 것은 국회 대정부 질의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 그만큼 자위대를 주제로 한 만화의 인기는 대단하다. 동서의 긴장완화,미국의 국방비 삭감 등 환경의 급격한 변화,나아가 자위대원의 모집난이라는 자위대 자체가 처해 있는 미묘한 상황에서의 만화에 대한 인기상승은 풍자적인 것이라고 사회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만화로는 우선 청담사가 발행하고 있는 코믹모닝에 지난 88년 9월부터 연재중인 「침묵의 함대」(가와구치 가이지 작)를 들 수 있다. 일본과 미국이 극비리에 건조한 핵어뢰탑재 원자력 잠수함 「시 팻드」와 함장 가이에다 시로(해강전사랑) 대령이 그 주인공이다. 만화의 줄거리는 시험항해중 반란을 일으켜 원자력 잠수함 국가의 독립을 선언한 가이에다 함장이 미ㆍ소 함대의 포위망을 돌파,일본을 향해 항해하는 도중의 갖가지 모험과 스릴러다. 지금까지의 연재분을 묶은 4권의 단행본이 권당 50여만부씩이나 팔린 대히트작이다. 지난해 일본의 집권 자민당 총재경선에 나선 바 있는 작가출신 이시하라 신타로(석원진태랑) 의원은 신문의 서평란에서 『일ㆍ미 안보가 허구상으로만 존재할 수 밖에 없는 모호한 조약인 것을 명쾌하게 일본인들에게 가르쳐 주고 있다』고 절찬했다. 또 지난 5월29일에는 중의원 내각위원회에서 공명당 소속 야마구치 나쓰오(산구나진남) 의원이 이시가와 요조(석천요삼) 방위청 장관을 상대로 『「침묵의 함대」란 만화를 읽어 본 일이 있는가』라고 추궁한 일도 있다. 「침묵의 함대」가 해상자위대 편이라면 육상자위대물로는 「우향 좌」(스기무라 신이치 작)가 있다. 역시 청담사의 영 매거진에 지난해 4월부터 연재중인데 3백만엔을 만들기 위해 입대한 사카다 미쓰오(판전삼□재) 이등병이 주둔지역 안팎에서 엮어내는 허무맹랑한 코미디를 소재로 하고 있다. 부대내의 기합과 우여곡절 및 박봉을 상대로 하는 금융업자들의 에피소드 등이 묘사되어 그다지 건전한 내용이라고는 볼 수 없는 것이다. 항공자위대물로는 청담사와 맞먹는 대행 출판사인 덕간서점의 「이글 드라이버」(시미즈 도시미츠 작)와 스콜라사의 「항공자위대 이야기」(요시가와 신코 작)가 있다. 앞의 것은 F15전투기의 파일럿이,뒤의 것은 정비사가 주인공이다. 지금까지 자위대를 다뤘던 만화로는 60년대 전후 항공자위대를 묘사한 「보라매 신오」(가이츠가 히로시 작),잠수함이 무대인 「서브머린 707」(오자와 사도루 작) 등 손꼽을 정도 밖에 없었다. 그런데 요즘들어 왜 자위대물이 이처럼 인기를 모으고 있는 걸까. 『코믹의 장르는 학원물ㆍ스포츠물 등 세계가 좁다. 좀 더 새로운 세계를 개척하고 싶었다』고 영 매거진의 다미야(전궁) 편집장은 말한다. 소년 캡틴의 사카이(판정) 편집장은 『전과 비교해 볼 때 자위대의 존재론은 이미 논의의 대상이 되지 않고 있으며 젊은층의 저항도 없다. 한편으로 영화 「톱 건」이 인기를 끈 것 처럼 하늘에 대한 젊은이의 동경심은 강하다』고 지적하고 있다.이에 대한 방위청의 반응은 자위대의 이미지 훼손이 다소 걱정되기는 하나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의원 내각위원회에서 답변에 나선 이시가와 방위청장관은 『만화라는 것은 나이먹은 어른들이 읽을 것은 못됩니다. 나는 다이쇼(대정) 태생이기 때문에…』라고 얼버무렸다. 「우향 좌」를 애독하고 있다는 한 자위대원은 주인공이 엮어내는 희극에 대해 『뭐,만화의 세계이기 때문에…』라면서도 『육상자위대의 이미지 훼손의 걱정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출판사에 항의할 만한 것도 못된다』라고 대범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현재 일본은 만화천국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주쿠(신숙) 소재 도쿄(동경) 최대의 서점 기노구니야(기국옥) 6층은 전체가 만화전용 코너일 만큼 만화가 성행한다. 예전의 도쿄 지하철은 독서하는 승객들로 가득찼었다. 지금도 책을 펴들고 있는 승객은 많다. 그러나 승객들이 보고 있는 책은 대부분이 만화책인 것이 오늘의 일본의 현실이다.
  • “남북 협력기금 3천억원 조성”(의정중계 25일 본회의)

    ◎문목사 정치적 이유로는 석방 안해/이감사관 사건 국조권 발동 용의는 ◇김용채의원(민자)=한소국교가 정상화될 경우 남북한관계는 어떻게 발전되어갈 것으로 보는가. 노태우대통령이 유엔연설에서 제의한 바 있는 남북한과 미·소·중·일로 동북아시아 평화협의체를 구성하자는 「2+4정책」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남북한관계의 진전과 관련,국가보안법개폐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통일기금 조성을 위한 범국민운동을 전개해야 된다고 보는데 정부의 견해는. 대통령이 5·7특별담화를 통해 약속한 연말까지의 정치·경제·사회안정을 이룩할 방안은,대학에서 주사파니 좌경이니 하는 이념적 사상적 혼돈이 지속되고 있는 이유는,민생치안대책과 경찰구조의 쇄신방안및 경찰의 사기진작 대책은. ◇김원기의원(평민)=3당합당이후 민주개혁은 실종되고 억압적 강권통치가 부활하고 있다. 내각책임제 개헌은 특정지역을 중심으로 한 특정세력의 영구집권에 근본적 의도가 있기 때문에 그 동기부터가 불순하고 반민주적이라고 본다. 대통령이 결심했고 과거 4당간에 합의했던 지자제에 있어서 정당추천제를 뒤집은 이유는. 총리는 보상금의 지급만으로 광주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가. 국가보안법을 존치시키는 것은 북방외교와 남북대화를 추진하는데 장애가 된다. 안기부의 정치개입은 근절돼야 한다. ◇김정길의원(민주)=위기의 진정한 실체는 정부가 위기현상을 해결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는 데 있다. 6·29선언에 담긴 대통령직선제 개헌,시국사범 석방,인권보장,언론자율성 보장,지자제 실시,강절도범 소탕 등 8개항중 제대로 지켜진 것이 무엇인가. 위기극복을 위해서는 국정의 신뢰성과 도덕성 회복이 필요하며 이를위해서는 6·29선언을 지키겠다는 제2의 6·29선언을 단행해야 한다. 이문옥 전감사관은 국회에서 국정조사권을 발동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청와대 특명사정반을 만든 법적 근거는 무엇인가. 남한에 배치됐다고 하는 핵무기를 철수시키는 데 대한 견해는. ◇강영훈총리=북한은 단기적으로 내부체제의 강화를 겨냥한 강경정책을 고수할 것이나 장기적으로는 개방과 민주화의 국제추세를외면하지 못할 것이다. 정부는 북한의 군사적 모험주의를 사전에 예방하면서 각종 남북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대결상태를 지양하고 교류와 협력을 증진시켜 나가겠다. 한소 정상회담이후 중국은 한소 관계진전에 반발,북한과 보다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나 현대화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려면 우리와의 실질관계를 확대치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노태우대통령의 특별담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법질서 확립,부동산투기 억제,기업의 투자의욕 고취,물가안정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국군조직법 개정은 내각제개헌과 무관하며 더구나 정경유착과도 관련이 없다. 6공출범이래 안기부의 정치개입은 존재하지 않으며 보고받은 적도 없다. 한반도의 핵존재에 대해서는 시인도 부인도 않는 것이 정부의 기본입장이다. 미·소·일·중 등 4대강국이 남북한을 교차 승인하고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가입하더라도 한국이 별도로 북한을 국가로 승인하지 않는 한 국가로 인정될 수 없다. ◇안응모내무장관=경찰인력장비의 지파출소 중심 재배치등 범죄대응능력을 극대화한 결과 최근 강·절도및 폭력등 주요범죄가 감소추세에 있다. 경찰관의 사기진작을 위해 근무여건 개선,근무량 조정,시설보강,일선 활동비및 수사비 현실화,교육을 통한 사명감 고취노력을 계속하겠다. 지자제 실시에 대비,자치법규 3백80여종의 정비를 완료했고 중앙사무중 자치성격이 강한 3백40건을 선정,1백47건을 이미 지방에 이양했고 나머지도 계속 이양해 나가겠다. 시도사무중에서도 3백87건을 시군구에 이양했다. KBS파업과 관련 사전영장이 발부된 2명과 수배된 4명등이 아직 미검거된 상태에서 불법 농성을 주도할 우려가 있어 경찰이 아직 철수치 않고 있다. 이들이 검거되고 불법농성의 우려가 없어지면 즉시 철수하겠다. ◇이종남법무장관=문익환목사등 구속자들은 민주주의의 근원인 법에 의해 처리된 것이며 정치적 이유로 석방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 특명사정반의 법적 근거는 헌법 제66조4항과 정부조직법등이다. ◇홍성철통일원장관=통일기금조성을 위해 3년동안 3천억원을 예상으로 한 남북협력기금법을 이번 회기내에 마련하고 있다.◇김문기의원(민자)=남북간 체제·이념·경제·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이질화현상이 심화돼 왔다. 남북간 이질화된 모든 분야에 대한 대처방안은 무엇인가. 최근의 그린벨트 완화,아파트채권제 확대,호화혼례 규제 등과 관련한 일관성없는 정책은 어떻게 시정할 것인가. 경제와 인사정책의 불균형으로 인한 지역간의 갈등,계층간·세대간 갈등이 만연돼 있다. 농어민·도시영세민·근로자 등 소외계층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가. 또 불로소득을 근원적으로 뿌리뽑아 계층간 갈등을 해소시킬 의지와 방안은 있는가. 이번 국회에서 광주문제에 대한 법적 조치가 완료되면 어떤 후속조치를 계획하고 있는가. 도덕적 타락과 가치관의 상실을 치유하기 위해 범국민적 정신운동을 펼 생각은. ◇이해찬의원(평민)=금년 1월1일부터 5월31일사이에 90년도 예산 일반예비비가운데 안기부가 쓴 돈이 얼마인가. 만약 정부여당이 진정으로 순수내각제를 추진한다면 최소한 안기부의 수사권을 폐지해야 한다고 보며 안기부가 내각과 국회의 통제아래 들어오도록 먼저 법을 고쳐야한다. 서울시는 87년 11월 서울시 예산 환경정화사업비가운데 12억원을 전용해서 「월동기 저소득시민 생계보호」 명목으로 서울시내 17개 구청장들에게 6천만원내지 1억원씩 지급했다. 서울시처럼 지방행정관청이 예산을 마구잡이로 유용·전용하는 이유는 지방의회가 없기 때문이다. 통일원을 대통령직속기구로 개편하는 정부조직법 개정계획을 철회해야 마땅하다. ◇김덕룡의원(민자)=지금의 총체적 난국은 3당합당의 역사성과 의미를 정부가 잘못 헤아린 데서 비롯됐다. 3당통합의 의미를 안정속의 개혁을 추구한다는 뜻으로 이해하지 않고 금융실명제·토지공개념 등의 개혁조치를 유보 또는 후퇴함으로써 난국이 불가피하게 됐다. 총체적 난국의 수습상황은. 시국사건으로 구속된 사람중 풀어줄 수 있는 사람은 시기를 놓치지 말고 풀어주어야 한다. 전교조와 전노협은 실체를 인정하는 기초위에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야한다. 총리의 견해는. 총리와 내무장관은 공권력의 남용과 인권침해에 대해 그 잘못을 반성하고 물의를 일으킨 경찰관계자들을문책할 용의는. 국가보안법과 안기부법을 시대적 상황에 맞게 개정할 용의는. 또한 남북고향방문단의 실현을 위해 북한예술단의 「꽃파는 처녀」의 서울공연을 자신있게 수용할 용의는 없는가. ◇강총리=내각제 개헌과 관련해서 대통령이 정치지도자의 장래를 언급했다는 보도는 알지만 자세한 내용은 잘알지 못한다. 다만 대통령께서 단임제 대통령으로 충실하겠다는 의도를 표시한 것으로 생각한다. 정부는 금년 1월25일 민생치안 종합대책을 마련해 실시중에 있으며 금년 추경예산에 9백95억원을 반영,부족한 경찰인력과 장비를 보강할 계획이다. 노사분규는 작년 상반기에 비해 22% 수준으로 떨어져 안정추세에 있으며 노사분규중 불법분규도 작년 72%에서 51%로 떨어져 안정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경제문제는 내수부문이 가열현상을 보여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등 어려운 측면도 있다. 올해 하반기는 내수부문의 진정을 유도해 물가를 안정시키고 수출관련 제조업을 활성화시켜 안정기반을 조성하겠다. 그린벨트내 체육시설은 나대지등에 한해 허용했으나 그린벨트 훼손을 심화시킬 가능성에 대한 여론의 지적으로 신중히 재검토하고 있다. ◇안내무=경북지사 비리사건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데 대해 내무행정책임자로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산하 공직자에 대한 지도감독을 철저히해 앞으로는 이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 정부는 법절차에 따른 국민의 권리주장은 최대한 보호하겠지만 학내 폭력행위와 노사현장의 불법행위가 장기화할 때에는 사전에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경찰력을 투입하고 있다. 다만 진압과정에서 일부 무리를 빚은 것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이법무=검찰은 특명사정반이 공직자비리에 대한 자료를 보내오면 그것을 토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앞으로 공직자 비리,특히 고급공무원 비리는 철저히 단속하겠다. ◇강용식공보처차관=방송구조 개편안에서 방송심의제도를 강화하고자 하는 것은 방송이 공공성·윤리성·책임성을 갖춰 좋은 방송을 보내기 위한 여과장치이지 방송장악을 위한 강압장치가 아니다. 기독교방송은 일반방송이 아니라 특수방송으로 허가를 냈다. 따라서 선교가 주목적인 종교방송의 특성상 선교내용을 담은 방송편성이 반이상을 차지해야 한다는 생각이다.〈우득정·구본영기자〉
  • 북한의 핵보유 이후… (사설)

    북한의 핵제조능력및 보유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사실 오는 95년까지 북한이 핵폭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된 지는 오래됐다. 그런 북한이 이번에는 동독과 루마니아 전정권으로부터 농축 우라늄과 전문가를 지원받아 곧 핵무기를 제조할 단계에 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는 특히 북한의 핵능력이 소련에 의해 확인됐고 그 개발 단계로 보아 그들이 핵무기개발과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핵안전조치협정에 서명한다 하더라도 제동을 걸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전문가들 견해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동서냉전시대에도 핵에 대한 인류의 공포와 공동대처노력은 꾸준히 계속되었다. 그래서 오늘날 핵무기생산을 자제하고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1백40여개국이 핵무기확산방지조약(NPT)에 가입하고 있다. 또한 그 평화적 이용을 보장하고 이를 무기로 이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는 이들 나라와 안전조치 협정을 체결,평화적 이용에 사용되는 모든 핵시설과 원료를 국제적 감시하에 두도록 했다. 그러나 북한은지난 85년 핵확산방지조약에는 가입했으면서도 5년이 지나도록 이 조약의 의무규정인 현장검증을 위한 안전조치협정에 서명하기를 거부하고 있어 국제적 비난을 받고 있다. 이제와서 판단컨대 그들의 태도로 보아 그들은 핵무기를 개발보유할 때까지 계속 서명을 거부할 심산인 듯하다. 소련의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은 이미 지난 2월 핵개발계획을 추진중인 북한이 앞으로 어느 시점에 가서는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같은 시기에 중국의 한 관계자도 북한의 핵능력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들이 지적한 「어느 시점」이 앞으로 6개월 즉 91년도 이전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은 지금까지 소련으로부터 핵기술을 지원받는 한편으로 핵연료의 독자적인 확보를 위해 판문점 북방 50㎞에 위치한 평산에서 양질의 우람늄광을 채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련이 이제 와서 북한의 핵능력에 경각심을 갖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여론에 호소한다는 것은 북한의 핵보유가 초래할 사태의 심각성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즉 세계는 북한이 핵을 보유한 이후의 세계 또는 한반도의 사태악화를 경계하는 것이다. 더구나 북한 당국자들의 예측할 수 없는 모험적 성격에 비추어 그들 핵개발 능력에 대한 국제적 감시가 따르지 않는다면 앞으로 어떤 위험한 사태가 벌어질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우리로서도 이미 국제적으로 확인된 북한의 핵능력의 완결을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우선 북한이 핵안전조치협정에 가입하도록 국제적인 여론과 압력을 가중시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핵은 무섭다. 그것은 장난감총에 장전하는 딱총화약이 아니다. 전인류의 운명을 좌우하는 공포의 대상이다. 이 화해와 군축의 시대에 들어서도 여전히 전쟁을 좋아하는 집단이 핵마저 갖추는 경우 그 이후의 가공할 결과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북한은 그들 입장을 세계에 밝히고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 정회장 방소계기로 본 규모와 파장

    ◎“경제적 대모험” 시베리아 가스관 건설/야쿠츠크∼일구간 3조원 넘게 들어/탐사ㆍ시추비용 등 엄청나 일본도 주저/성공땐 한소관계 개선ㆍ동북아 안정에 큰 효과 소련 시베리아에서 남북한을 거쳐 일본을 잇는 가스관 건설은 과연 가능할 것인가. 최근 노태우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간의 정상회담으로 양국간 수교가 가시화되면서 남한∼북한∼소련∼일본을 잇는 대규모 가스관 건설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이 사업의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게될 현대그룹의 정주영 명예회장이 소련측과의 구체적인 협의를 위해 지난 15일 6차 방소길에 올라 관심은 더욱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이 사업은 향후 한소간의 정치ㆍ외교적인 접근도는 물론 2천년대 동북아시아의 정세에 영향을 줄 수요 가늠자가 될 것 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고보면 관심은 시간이 흐를수록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 사업의 가능 여부를 몇몇 관계자들의 말에 의존하는 「평면적인 도식」으로 파악하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너무 많다. 우선 「경제성이있느냐」는 문제이다. 경제성 확보는 물론 소련∼유럽간 대규모 가스관건설 선례,북한의 에너지사정 등을 종합 분석해 볼때 『자신이 있다』라는 것이 현대측의 기본입장이다. 실제로 현대그룹의 한 고위관계자는 『북한이 소련으로부터 가스공급을 요청하고 있으며 소련이 이를 들어주는 대가로 가스관 건설 및 향후 안정공급에 대한 확약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천연가스의 최대시장인 일본과도 소련측의 협의중이며 어느정도 참여쪽으로 기운 상태』라고 밝혀 「자신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78년 일본이 야쿠츠크가스전 개발과 가스관 건설사업에 참여하려고 소련과 개발계약까지 했다가 중도 포기한 일이 있다. 물론 도중하차의 가장 큰 이유는 국제정세의 변화이지만 시베리아의 기후와 환경,가스전 탐사 및 시추비용 등도 계약을 파기한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예측할 수 없는 국제정세의 변화를 감안할때 소련의 권력구조 변화나 동북아시아 주변국들의 상황은 이 사업을 공중에 띄울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또 하나의변수는 소련의 야쿠츠크가스전과 날짜변경선을 경계로 대칭을 이루고 있는 미알래스카 북동부의 프로드호 천연가스 프로젝트이다. 이 사업은 알래스카 횡단가스관ㆍ가스액화공장ㆍ선박건조 및 운송 등으로 이뤄져 대략 1백억달러 규모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 83년부터 추진되어온 이 사업은 일본이 계속 저울질을 하고 있어 답보상태에 놓여 있다. 고정비가 적어 단기간(20년)일 경우 훨씬 유리한 알래스카 가스 프로젝트에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일본이 엄청난 고정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야쿠츠크가스전 개발과 가스관 건설사업에 참여할 것인가가 의문점인 것이다. 동자부 관계자들도 이에 대해 『그럴 위험이 현재로선 매우 큰 편』이라고 전제한뒤 『그러나 연간 가스사용량이 2천8백만t이 넘는 일본의 경우 가스관을 통한 도입이 훨씬 유리할 것』이라며 참여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유는 첫째 가스관을 이용하면 기화상태로 수송이 가능해 10억∼15억달러가 소요되는 액화공장(2백만t규모)이 필요없고 폭발하거나 새나갈 염려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또 수요가 엄청날 때는 가스관이 원유수송 보다 1.3∼1.5배가량 더 비싼 가스운송선을 이용하는 것보다 경제적이라는 얘기이다. 만일 매년 2백만t씩 20년을 사용할 경우 단순계산을 하면 수송에 드는 비용은 액화시설 10억∼15억달러,건조자금 3억달러,수송비 14억달러 등 모두 29억∼32억달러 정도 소요된다. 그러나 인건비,국내수송비 등 변동비용과 20년 이상 장기도입 등을 감안하면 가스관이 오히려 유리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 81년 공사를 시작,84년 완공된 서시베리아 우르고이 가스전에서 체코의 우츠고로드를 거쳐 프랑스ㆍ서독 등 서유럽으로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5천2백78㎞ 길이의 가스관 건설비용은 30억달러에 이르렀다. 직경 56인치인 세계 최대규모의 이 가스관은 연간 1천6백만t 규모의 수송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수명은 40년 정도. 건설비용을 내용별로 보면 재료구입비가 33%인 9억9천만달러를 비롯,인건비 12억9천만달러(43%),땅값 1억8천만달러(6%),기타 5억4천만달러(18%)가 투입됐다. 이는 육지에 건설할 경우이고 해저에설치할 때는 땅값이 없는 대신 재료비가 비싸 14%정도 더 소요된다. 이렇게 볼때 그간 물가상승을 고려하면 시베리아 야쿠츠크 가스전에서 일본을 잇는 가스관 건설에는 약 40억∼60억달러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사업의 성사여부는 일본의 태도에 달려 있으며 성사되더라도 일본만 좋게 될지도 모른다. 에너지고급화 추세를 볼때 우리나라도 가스 사용량이 오는 94년부터는 지금의 2배인 연간 4백만t 규모로 급증하는 등 수요가 날로 증대하고 있지만 일본에 비하면 대단히 적은 양이다. 물론 이 가스관이 완공되려면 앞으로 10년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현추세로 볼때 2천년이 되면 수급구조에 엄청난 변화가 예상되고 있기는 하다. 또 이 사업을 통해 한소간 「경제적 접합점」이라는 효과외에도 남북한 교류는 물론 에너지 도입선의 다변화 등 부수적인 이익도 얻게 된다.〈양승현기자〉
  • 「한국전 기원과 성격」… 「6ㆍ25」 40돌 국제학술회의

    ◎스탈린,49년 3월 김일성 만나 “남침”확정 한국전쟁연구회(회장 김철범)가 주최하고 통일원이 후원한 한국전쟁 40주년기념 국제학술회의가 14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렸다. 「한국전쟁과 한반도의 평화 정착」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는 한국전쟁의 기원과 미소가 한국전쟁에 미친 영향 등이 집중 토의됐다. 이중에서 한국전쟁은 미소의 갈등으로 빚어진 특수한 내전이면서도 국제전의 양상을 띠었다고 주장하는 존 메릴 미국무성연구관의 논문 「한국전쟁의 기원 대답없는 질문」과 소련이 서유럽에 대한 미국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북한을 사주 한국전쟁을 도발했다는 윌리엄 스투웨크 미조지아대교수의 논문 「소련과 한국전쟁의 기원」을 소개한다. ◎6ㆍ25의 기원/윌리엄 스투웨크 미 조지아대교수/크렘린,미ㆍ서구 밀착 저지 겨냥/극동에 긴장 조성… 미 경제난 유도 속셈도 한국전쟁은 주모자인 북한과 주요 군사물자 제공자이자 군사고문단 및 병력의 결정적인 공급자였던 소련,그리고 중국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났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일반적인 정보다. 그러나 하필 이 시기에 소련이 이같은 모험을 추진할 것을 결정했느냐의 의문이 남는다. 당시 소련은 팽팽한 긴장속에 미국의 핵무기와 잠재된 기동력에 눌려 극도로 취약한 상황에 있었기 때문이다. 소련은 49년 가을 마샬플랜의 시행,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결성,서독정부의 출범,미의회의 대서유럽군사원조결의 등 일련의 사태로 미루어 볼때 미국의 관심이 서유럽에 집중됐다고 판단,미국과 서유럽 동맹국들의 단결을 막아야겠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당시 국내외 문제의 최종결정권자였던 스탈린은 대외정책에 관한한 공개토론을 허용했다. 49년에서 50년에 걸쳐 프라우다지는 몰로토프,스슬로프와 같은 온건관료층의 견해를 주로 반영했고 이즈베스티야지는 말렌코프,베리야와 같은 강경군국주의자들을 지지했다. 강경파들은 미국경제가 점차 퇴조하고 있으므로 소련이 서유럽에 압력을 가중한다면 미국은 곧 해외원조를 포기하고 서유럽에서 물러날 것으로 믿었다. 반면 온건파들은 서유럽에서의 미국의 영향력 강화와 경제적으로 유리한 여건을 강조,소련의 압력이 오히려 서방국가를 결속시켰으므로 긴장상태를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스탈린은 온건파의 주장을 받아들여 서유럽에서는 평화정책을 쓰는 대신 극동지역으로 관심을 돌려 팽팽한 긴장상태를 유지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이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국제긴장상태 조성을 통해 ▲국내에서 권력을 유지하고 ▲소련주변 위성국들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며 ▲유럽에 대한 미국의 관심을 분산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 스탈린은 소련의 정책전환에 따라 미국이 아시아 문제에 휘말리게 되면 미국의 경제적 위기가 촉진되고 상대적으로 중국이 소련에 의존하게 되리라는 계산도 했음직하다. 이에 따라 스탈린은 가장 위험성이 높은 북한의 남침 등 여러조치들을 아시아 지역에서 잇따라 시행했다. 그러나 스탈린은 남한으로부터 미국이 멀어져 가고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이같은 모험을 할 수 있었다. 49년 한햇동안 미국은 남한주둔 미군을 모두 철수시켰으며 미 국무장관 딘 애치슨은 50년 1월12일 연설을 통해 미국의 태평양 방위체계에서 남한을 제외시켰음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어 1월 중순에는 미하원에서 남한에 대한 경제원조안이 거부됐다. 스탈린은 이같은 상황이라면 남한이 위기에 처하더라도 미국동맹국들의 집단적인 개입은 없을 것이라고 믿었다. 스탈린과 김일성은 49년 3월 김의 모스크바 방문시 북한의 침공을 논의했을 것이다. 스탈린은 마지막 남아 있던 미군이 철수하게 되니 침공계획을 세우라고 격려했을 것이다. 그러나 스탈린은 북한 김일성과 군사원조 합의안에는 서명했지만 상호안전보장 조약의 체결은 피했다. ◎6ㆍ25의 성격/존 메릴 미 국무성연구관/초강국갈등서 비롯된 「특수내전」/이해 엇갈린 미ㆍ소ㆍ중의 대리전 양상도 지녀 김일성이 살아있는 한 북한은 결코 그들이 전쟁을 시작했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 그렇게 하는 것은 폐쇄체제의 영웅적인 자화상을 훼손하고 평양 당국으로 하여금 1백50만명에 달하는 한국인의 목숨을 앗아간 전쟁을 일으켰다는 죄를 스스로 인정케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일성에 대한 영웅적인자화상은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갖고 지속해온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앞으로 수년동안 평양에서 열리는 반미투쟁월의 경축행사를 계속 지켜보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누가 먼저 전쟁을 일으켰는가에 관해 북한사람들이 형식주의에 의존한다는 것은 그들이 전쟁을 시작했다는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 어느 정도 죄책감을 느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은 자신의 입장을 아주 자신있게 변호하지도 않는다. 평양 당국은 전쟁초기의 며칠동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상세한 설명을 결코 출판물을 통해서 밝히지 않고 있다. 또 한국전쟁에 관한 학술토의에 참가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조선인민공화국에서 발간한 한국전쟁사를 유심히 살펴본 비판적인 독자라면 북한이 먼저 전쟁을 일으켰다는 것을 인정하는 모호한 표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도 평양을 격하하거나 40년전의 엄청난 사건에 대해 그들을 비난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 사람들은 이러한 역사적인 짐에 얽매여서는 안된다. 특히 그들이 남한과의 신뢰를 구축하고 통일이라는 공동목표를 공유하려면 이러한 태도는 더욱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알 수 있듯이 남한도 나름대로의 짐을 지고 있다는 얘기다. 바로 이 대목에서 시작한 문제,즉 한국전쟁은 침략인가 아니면 민족해방전쟁인가에 대한 해답은 두가지 모두 해당된다고 간단하게 말할 수 있다. 북한 사람들은 그것을 두고 「조전해방전쟁」이라고 부른다. 강제적으로 가로놓여진 경계선이 존재하고 있는 동안 1950년에 국토의 분단을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발견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또 그것을 영구적이라고 받아들이는 사람도 드물었을 것이다. 수단과 기회가 주어졌더라면 이승만대통령도 김일성이 남한으로 쳐 들어왔던 것처럼 북진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전쟁이 국제전인가 아니면 내전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 여기에서도 해답은 양자가 모두 해당된다는 것이다. 한국의 분단은 일본으로 부터의 해방과 마찬가지로 미국과 소련에서 비롯된 것이다. 초강대국의 불간섭과 그에 따른 한국에서의 경쟁적인 양체제의창출은 한국내의 좌익과 우익간 투쟁의 국내적인 측면을 강화했다. 이제 소련이 미묘하게 표명하고 있듯이 한국전쟁은 그 이후 미국과 중국의 개입(현재 우리가 조심스럽게 표명되고 있는 것을 듣고 있듯이 소련의 개입도 있었다)에 따라 국제화의 성격도 띤 것으로 볼 수 있다. 오늘날은 냉전의 종식과 함께 두개의 한국이 상호 경쟁하는 국내적 성격이 다시 중요성을 더하고 있다.
  • 창업투자회사 절반이 “간판뿐”/“경쟁적난립”… 그 실태와 문제점

    ◎특혜노려 급조… 재원 마련못해 손놓아/지원기금 증액ㆍ기관참여폭 확대 시급 한국능률협회가 최근 선정한 국내우량기업 가운데 삼보컴퓨터가 최우량기업으로 뽑혀 주위를 놀라게 한 적이 있다. 80년에 설립돼 퍼스널컴퓨터 분야에서 매년 1백%이상의 고성장을 이룩해온 중견기업이 수익성ㆍ안정성 등 재무성적에서 유수한 업체들을 제치고 선두를 차지했던 것이다. 특히나 대그룹 계열사로 모기업의 후광을 입고 성장한 것이 아니라 모험자본에 의해 창업됐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창업투자. 정책당국도 일찍이 중소기업창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창업투자회사를 통한 창업지원에 진력해왔고 창업투자자금에 대한 자금출처조사배제등 각종 지원책도 강구해왔다. 그런데 최근 이같은 중소기업창업기능이 삐걱대기 시작했다. 창투사들이 앞다퉈 생겨나면서 난립의 우려가 커지고 창투사의 투자재원인 중소기업창업지원기금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그런가하면 창투사가 결성해 유망 중소기업에 창업자금을 지원해 주는 투자조합의 결성도 지지 부진한실정이다. 현재 창투사는 전국에 모두 48개사. 지난해말 31개사에서 올들어 17개사가 신설된데 이어 연말까지 모두 60여개사에 달할 전망이다. 일반대기업은 물론 은행ㆍ증권사와 일반개인들까지 경쟁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창투사설립이 이처럼 활발한 것은 유망창업기업에 자본을 투자해 공개할 경우 엄청난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는데다 창투사설립후 일정요건을 갖추면 리스ㆍ융자기능까지 갖춘 신기술금융회사로의 전환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창투사를 발판으로 진출이 까다로운 금융분야에 참여할 수 있고 투자자본에 대한 자금출처조사가 따르지 않아 더없이 좋은 투자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올들어 신설된 창투사만 보더라도 중견기업들의 참여가 두드러지고 있다. 신풍제약(신풍창업투자),일신방직(일신〃),신진피혁(신진〃),아남정밀(램〃),한주개발(한주〃) 동서증권(동서〃),두산그룹(두산〃),동아제약(동아〃),장기신용은행(장은〃),㈜원림(원림〃),벽산(벽산〃),무림제지(세진〃),삼영화학(삼영〃),화천기계(서엄〃) 등이 자회사형태로 진출했다. 창투사설립자체를 나무랄수야 없지만 문제는 이미 신설된 회사들조차도 영업기반이 제대로 잡히지 않고 투자재원의 마련여건마저 미흡한 상태에서 자칫 도산등 난립의 부작용이 증폭될 소지가 크다는데 있다. 창투사들의 정통적 재원마련수단인 투자조합의 결성이 올들어 전무하다시피한 것이나 중소기업창업지원기금의 감축으로 재원조성이 더더욱 어렵게 된 것 등은 창투업계의 앞날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요인들이다. 현재 창업투자조합은 87년 9월 최초로 결성된 한국산업개발투자의 한국제일창업투자조합을 비롯,21개에 달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삼천리기술투자의 2호조합등 3개만이 올 1월에 결성됐다. 쉽게 말해 48개 창투사 가운데 절반이상이 투자조합조차 결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투자조합의 결성이 시들하다보니 재원 마련이 어려워지고 투자업체수도 88년을 고비로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창투사가 자본투자한 업체는 88년 2백38개 업체로 최고수준을 보이다 지난해 2백37개 업체,올들어서는 3월말까지 68개 업체로 보합수준에 머물고 있다. 일부의 경우 2개 창투사가 중복투자하는 부작용마저 나타 고 있다. 투자조합은 50억∼1백억원의 자금을 조성,유망창업기업에 투자하게 되나 창투사와 중소기업창업지원기금에서 40%를 투자조합에 출자하기 때문에 지원기금이 활성화 되지 않는한 저조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중소기업창업지원기금의 조성규모를 보면 86년 2백억원,87∼89년 각 1백50억원이었고 90년분은 89년 추경예산으로 1백억원이 책정되는등 해마다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이제까지 창투사들이 중소제조업체의 창업에 집중지원함으로써 나름의 성과를 거둬온 것도 사실이다. 지난 87년부터 올 4월말까지 창투사들이 7백68개 창업기업에 2천4백26억원을 투자했으며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2백15개(6백21억원),기계금속 2백67개(8백47억원),화학 1백15개(3백55억원),섬유 32개(93억원)등이었다. 창투업계는 창업투자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우선 창업지원기금의 증액이 절실하다고 밝히고 있다. 창투사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으나 창업지원기금의 신규증액이 이루어지지 않아 창투사의 기금차입과 투자조합결성시 기금의 출자도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창업지원기금의 경우 ▲창투사가 설립될 때 출자형태로 자금지원을 해주고 ▲기설립된 창투사의 운영자금으로 융자해주며 ▲투자조합결성 때 20%가량의 출자를 하고 있다. 따라서 창투업무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기금증액이 절대적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투자조합에 투자 할 수 있는 기관투자가의 범위를 증권ㆍ보험사 등에까지 확대하고 출자증서에 유통성을 부여,투자자에게 환금성을 높여 주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현행 등록제로 돼있는 창투사설립요건을 강화해 창투업계의 영업이 적정수준에 오른뒤 연차적으로 늘려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기존업체들이 자금출처조사배제나 신기술금융기관으로의 전환등 「염불」보다 「잿밥」에 마음이 끌려 있는한 업계의 건전한 발전이 어려운 만큼 영업활성화를 위한 자구노력 또한 제고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 6월의 전쟁과 평화/이재근 논설위원(서울칼럼)

    미국은 아직까지 15년전의 월남전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교전 당사자간의 정치적 협상에 의한 종전이며 미국으로서는 그에 따른 전략적 철군인 것이다. 건국이래 나라밖의 어떤 전장에서건 결코 패배해 본적이 없다고 자랑하는 미국이지만 그들에게 월남전은 두번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수치스러운 전쟁일 수 밖에 없다. 그러한 미국에 있어 40년전 6ㆍ25 한국전쟁은 어떤 것인가. 「한국전쟁을 가리켜 『이상한 시기에 이상한 장소에서 이상하게 일어난 전쟁』이라고 지적한 이가 있었다. 그럴듯한 표현같지만 기실 그것은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전쟁자체가 정상이 아닌 비상이며 이상인 까닭이다. 오늘의 미국을 대표하는 부시대통령의 6ㆍ25관은 이러하다. 『한국전은 공산주의의 조류를 최초로 되돌린 전쟁이었으나 역사에 의해 종종 무시되어 「잊혀진 승리」로 불려진다』「잊고 싶은 전쟁」(월남전)과 「잊혀진 승리」(한국전)란 표현은 그들이 밖에서 치른 전쟁이란 한 「대상」의 앞뒤면을 설명해준다고 해도 좋다. 해방후 한반도 북쪽에서 김일성이 손쉽게 한 정권을 창출할 수 있었던 이유를 현대사가들은 다음 4가지로 꼽는다. 즉 첫째 뛰어난 공산주의자들은 모두 서울에 모여있었다. 둘째 다른 당파들은 서울이나 평양에서 모두 분열,쟁투하고 있었다. 셋째 그가 북의 군과 정보를 장악했다. 넷째 소련 진주군이 그를 한가닥으로 밀었다는 점 등이다. 그 정도의 호재를 갖는 여건위에 남한에서 미군마저 철수하자 그 힘의 공백을 틈타 김일성은 남침을 감행할 수 있었다. 사실이 그러한 터에 지금에 와서 6ㆍ25가 「민족해방전쟁」이며 「북침에 의한 것」이거나 「남침을 유도하기 위한 도발전」이라는 검증될 수 없는 가설이 한때나마 유행처럼 언설됐던 것은 객관적으로도 결코 수용될 수 없다는 것이다. 북한 「인민군」에 의해 서울이 함락된 것은 6ㆍ25 사흘후인 6월28일 이었다. 그래 세상에 어느 멍청한 정권이 자기네 수도가 사흘만에 거꾸로 적의 수중에 떨어질 정도의 모험을 안고 「침략전쟁」을 일으킨단 말인가. 대개 무기를 갖고는 평화를 얘기하기 못한다. 인간의 정신과 의지만이 평화를 만들 수 있다. 그 평화는 헌장이나 협정만으로는 뿌리를 내릴 수 없다. 사람과 사람들의 마음속에 정착해야 한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전쟁에 대한 증오에 앞서 평화에의 간절한 소망과 기대 속에서 만나고 다짐해야 한다. 이 화사한 성장의 계절에 왜 6ㆍ25를 얘기하는 가는 묻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지금 전쟁을 다시 하지 않기 위해 전쟁에 대비해야 하는 모순의 논리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가와 민족의 분단상태가 해소되지 않고는 해마다 6월에 우리들은 전쟁과 평화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에 대비하라는 경구가 있다. 상대가 문제해결 수단으로 무력을 택한다면 군축이나 협상에 의한 평화유지는 어렵다. 그렇다면 전쟁수행 능력을 기르지 않을 수 없다. 옛말에 일렀다. 나라가 비록 크나 싸움을 좋아하면 반드시 망하고 천하가 비록 편안하나 싸움하는 방법을 잊으면 반드시 위험하다(국수대 호전필망 천하수안 망전필위). 평화를 얘기하고 전쟁을 논할즈음 「좋은 전쟁」이니 「나쁜평화」니 하는 말은 의미가 없다. 전쟁은 전쟁이고 평화는 평화일 뿐이다. 평화와 전쟁,전쟁과 평화는 흔히 대립개념으로 보기 쉽다. 그러나 평화에 대한 평균적인 이미지를 살펴보면 그둘은 반드시 대립개념은 아니다. 교전 당사자간의 투쟁을 전쟁이라 할 때 전쟁의 개념은 명백해지지만 평화의 개념은 그렇지 못하다. 평화란 전쟁과 관련되면서도 매우 추상적인 데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중세유럽에서의 평화개념이 오히려 오늘의 그것보다 더 명료하다. 즉 『일반적으로 어느 지역이 평화롭다는 것은 그 지역민중이 공유하는 환경의 이용가치가 외부의 폭력적 간섭으로 손상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중세적 개념의 평화란 단순히 영주간에 전쟁이 행해지고 있지 않은 상태가 아니라 민중이 자신의 문화를 유지해 가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물질적ㆍ정신적 기반 즉 「생존의 보호」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직접적인 전쟁의 상흔이외에 6ㆍ25가 우리에게 남긴 더큰 상처는 분단의 굴레를 우리민족 가슴속에 깊이 내면화 시킨데서 더나아가 전쟁과 평화,평화와 전쟁에 대한 위기적 인식을 생활화 시켰다는 점이다. 그나마의 「생존의 보호」가 언젠가 송두리째 파괴될지도 모른다는 전쟁신드롬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판문점ㆍ휴전선ㆍ국립묘지와 저 소모적인 콘크리트 장벽 논쟁ㆍ땅굴 등 6ㆍ25의 전쟁적 실체들을 보면서 우리들은 지금 이 평화적 생존의 보호에 대해서는 언제나 초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요즘 모두들 이제 한반도에서 전쟁의 그림자가 사라져가고 있다고들 얘기한다. 6ㆍ25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1950년 6ㆍ25당시 소련에 있어 한국은 미국의 대소전방 기지였다. 원래 북한정권의 수립을 직접 주관했고 한국전쟁에서도 북한을 지원했던 그 소련의 대통령이 한국의 대통령을 만난 것은 소련이 더이상 한국을 미국의 대소전초기지로 보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 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럴수도 있다. 그런데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쪽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자연의 산세는 골이 깊어 수림이 무성하다지만 인간사에선 상처가 크면 치유도 오래갈수밖에 없다. 6ㆍ25가 아직도 그 자체로서 역사적 인식이나 평가 또는 전쟁사적 해석에 있어 미진한 채로 남아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리하여 6ㆍ25의 피맺힌 상처는 우리가 그것을 한과 증오의 대상으로서 보다 민족과 역사의 교훈으로 살려야만 치유될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우리들은 그래서 6월엔 아무래도 전쟁과 평화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 세상은 이렇게 변하고 있는데… (사설)

    3년을 끌어오던 세종대사태가 2일 새벽 드디어 공권력 진입을 불렀다. 농성중이던 학생 「전원」이 연행되어가기 위해 머리를 손에 얹고 엎드려 있는 모습이 신문사진에 나왔다. 보기에 속이 쓰린 장면이었다. 이보다 앞서 지난 31일에는 학생들이 폭력배들처럼 쇠파이프와 야구방망이로 대결하다가 마침내 머리가 허연 총장을 완력으로 밀어 학교밖으로 내동댕이치는 장면이 화면에 비치기도 했다. 학생 자기들끼리는 「총회장님」에 대한 호칭이 무섭게 깍듯하고,말끝마다 『총회장님께서 이러시고 저러시고』하며 경어를 쓰고 반드시 『총회장님께 여쭈어보고 결정하겠다』고 경건하도록 위계질서를 지킨다는 데 명색이 스승이고 경위야 어쨌건 모교의 「총장」 자격을 지니고 있는 나이든 어른을,그런식으로 내동댕이치는 현장은 환멸스러웠다. 그때의 그학생들이긴 하지만,그들이 철갑옷을 입은 진압팀에게 무릎꿇려 연행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은 가슴아프다. 대체 언제까지 이런 일들이 반복되어야 하겠는가. 그들이 학내에서 그 소모적이고 비생산적이며 반윤리적인 시위로 시간을 파괴해가고 있는 동안 세상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가. 동구의 땅들은 철저하게 해토되어 새싹이 돋아 녹음을 이룰 지경이 되고 있다. 세계질서에 경천동지할 지각변동이 일어날 판국에 이르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처한 위상은 또 어떠한가. 변혁의 와중에서 핵심적인 역할를 띠고 있다. 「한소 정상회담」이라고 하는 중량급 뉴스에 국제 외교가가 들끓고 있으며 신선한 충격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한때 세계를 반으로 나누어 조리하는 당자였던 초강대국이 분단된 반도의 반쪽땅에 살아남은,이념적으로 「적성국」이었던 한국에게 「실리의 악수」를 청해오고 있는 중이다. 조국이 이런 진운에 처했을때 가장 아쉬운 것은 인력이다. 경험과 발달된 기교는 있지만 기력은 쇠잔해가는 노련한 기성인력도 중요하지만 패기있고 자존심 강하며 미래를 향해 대담하게 모험할 줄 아는 젊고 새로운 인력이 더욱 절실해진다. 그것을 맡을 사람들은 젊은이이고,그중에서도 방금 대학에서 면학에 몰두하고 있는 대학생들이다. 그런젊은이들이 비록 일부지만 아직도 캠퍼스안에서 무법하게 날뛰며 파괴의식에 몰두해 있다는 것은 한심한 일이다. 5월축제를 투쟁제로 바꿔놓고 폐쇄적인 북한집단의 논리를 확성하려는데 이용하는 것처럼 구는 일부 변질된 대학가의 축제도 한탄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세종대의 경우,선량하고 성실한 다수의 학생들이 「전원유급」의 위기앞에 놓여있다. 『죄지은 사람 옆에 있다가 벼락맞기』처럼 억울한 사람이 절대다수인 이같은 사태가 생기기까지 학교측은 무얼했는지 모르겠다. 사학문제가 나오기만 하면 그 상징처럼 등장하는 것이 이 학교다. 이쯤 되면 재단측도 교수들도 「죄없음」을 증명할 수 없다. 어떤 「이기」가 작용하는지는 모르지만,어느것도 학교를 이 모양으로 만든 것은 정당화시킬 수는 없고 그렇게 확보된 사리는 곧 무너진다. 모두함께 학교를 살려 정상화시키라. 그것만이 잘못을 탕감하고 큰 득을 가져올 수 있다.
  • 역사적 한소 정상회담에의 기대(사설)

    노태우대통령이 미국을 방문중인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과 오는 4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갖게 된다는 소식에 놀라움과 반가움을 금할 수 없다. 말로만 듣던 동서화해의 실체가 우리에게도 바싹 다가옴을 느끼며 이번이 한반도의 안정과 통일을 위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이번 정상회담의 개최는 한소 외교관계의 정상화가 임박했다는 예고로 볼 수 있다. 또 우리 북방정책의 중요한 목표가 가시권에 도달했다는 의미도 있다. 따라서 외교당국은 그동안 대소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하던 연장선상에서 우리의 입장을 다시 한번 차분하게 정리하고 이번 회담에 임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시작된 한소관계는 우리의 북방정책과 소련의 개혁ㆍ개방정책이 맞물려 표면상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그러나 하루빨리 국교를 정상화하자며 양국간의 정치적 유대관계를 확실히하려는 우리의 입장에 반해 소련의 입장은 먼저 경제협력관계를 확대하자는 것이었기에 양국 관계진전은 한계가 있었다. 이번 정상회담은일거에 정치ㆍ경제적 관계를 함께 발전시킬 것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정치나 경제적 관계를 막론하고 그 발전의 기본방향과 일정이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의 복안과 예상되는 상대의 요구에 대한 설득력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소련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경제협력문제는 신중히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우선은 상호이익이 되는 방향에서 문제를 풀어나가는 노력이 집중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브 앤드 테이크(Give and take)가 요체인 국제관계에서 그들의 필요와 요구를 무조건 무시할 수는 없으나 불확실한 경제적 모험을 선뜻 약속하는 일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소련이 당장 필요로 하는 소비재상품의 수출이나 시베리아 개발참여등은 결제수단의 확보와 투자보장등 확실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어느 시기가 될지는 예측할 수 없으나 남ㆍ북한이 함께 소련에 협력 또는 합작하여 진출할 때에 대비한 장기적 포석도 가능하다면 해두는 것이 좋다. 이번 회담은 또 미소정상회담과 잇따라 열리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미소 정상회담에서는 유럽 재편문제와 아울러 아시아와 극동의 안정과 평화를 강구하는 문제가 제기되었을 것이기에 이 문제에 관한 한소,그리고 잇따라 있을 한미 정상간의 의견교환은 한반도의 안정과 나아가 통일문제에까지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세심한 준비가 필요한 대목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북방정책의 목적은 공산권국가,특히 소련 중국을 통해서 북한이 개방화되고 남북대화의 장에 적극 나오도록 하는데 있다. 북한이 자발적으로 이런 노력을 벌인다면 이같은 우회적 방법은 필요없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동구국가들이 민주화의 길을 달려가고 동ㆍ서독의 통일이 눈앞에 다가왔음에도 시대착오적 폐쇄주의를 고집하고 있다. 따라서 한소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촉구하는 소련의 역할이 강조될 수밖에는 없다. 최근 소ㆍ북한관계가 다소 소원해지고 있으나 아직도 최대 군사원조국인 소련의 영향력을 북한이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한소관계의 발전은 필연적으로 미ㆍ북한관계의 개선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미 국무부는 최근의 한소관계와 미ㆍ북한관계와는 별개라고 천명하고 있으나 북한이 테러포기선언을 하고 핵안전협정에 가입하는등의 조치를 취한다면 미ㆍ북한관계도 보다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럴 경우 한반도안정에 기여하는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이번 한소 정상회담은 우리 외교사에 획기적인 일이 되겠지만 너무 들뜨거나 지나친 기대를 가져서는 안된다. 아울러 우방과의 기존관계를 보다 확실히 하는 노력도 강화되어야 한다. 특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서는 지금까지의 양국 우호관계를 더욱 돈독히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는 최근 일본의 가이후총리에 이어 소련의 고르바초프대통령,미국의 부시대통령과 벌이는 노대통령의 연쇄적인 순회정상회담이 국익과 국위를 크게 높여 주리라고 기대해 마지 않는다.
  • 「자주국방…」 항공우주심포지엄… 맥피크대장 주제발표

    「자주국방실현을 위한 항공력건설과 국내항공산업육성」을 주제로 한 항공우주심포지엄이 16일 상오 정근모 과학기술처장관ㆍ임헌표 국방차관ㆍ한주석 공군참모차장을 비롯한 항공우주관련연구기관학자ㆍ기업인 등 5백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종합전시장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다. 「한국의 안보환경과 항공력건설방안」을 주제로 한 제1분과에서 영국전략문제연구소 도널드 커 교수(57)가 「한반도 군사환경에서의 항공력 역할」,미태평양공군사령관 메릴 맥피크 대장(54)은 「2천년대 한반도 공중방위전략」,공군본부 이태식소장(51)이 「한국의 항공전력 건설방향」이란 제목의 주제발표를 했다. ◎“미,F16대대 한국에 곧 추가배치”/최신 중거리공대공미사일도 실전투입 계획 맥피크 대장의 주제발표내용을 요약한다. 항공력은 전쟁방식을 변화시켜 왔으며 미래전의 형태를 결정하게 된다. 항공기의 속도와 파괴ㆍ기동력은 과거에 볼 수 없던 전쟁억제력과 전투능력을 갖게 되었다. 2천년대에 접어들면서 북한은 신예전투기와 미사일 등을 도입,항공력을 현대화시키며 강한 전투력 및 병력육성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한국은 전쟁억지력과 전쟁에 이길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미공군은 몇분 혹은 몇초 이내에 발생할 수 있는 공중전투에 대비하기 위해 지상비상대기 혹은 공중전투초계비행을 실시하고 있어 적공격의 초기에 신속하게 반격할 수 있다. 2천년대의 한반도에서 전방방어를 위해서는 다양하고 수많은 항공기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 유능한 조종사와 전투기로 전투태세가 완비된 것을 북한이 안다면 북한은 모험을 할 수가 없다. 한국의 공군장비와 설비는 최상의 상태이며 병력도 정예화 되어 있어 준비태세는 최고로 완벽하다. 한미공군구성군은 여러차례의 합동훈련을 통해 적의 어떠한 도발도 물리칠 수 있는 막강한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다. 가까운 시일 안에 야간저고도 항법 및 적외선 표적식별장치를 갖춘 F16전투비행대대가 창설되고 최신 공대공유도탄을 보유하게 된다. 북한은 유사시 미증원군의 신속한 전투력 증강을 고려해야 한다. 미공군은 C141ㆍC5ㆍC17 등 최신수송수단으로 병력과 장비 등을 24시간 안에 한국으로 전개시킬 수 있다. 전쟁억지의 3요소인 전방방어,준비태세,증원능력은 현재로서 완벽하다고 할 수 있다. 일단 전쟁이 발발하면 공중우세확보와 지상군지원,적의 물자 및 병력파괴로 항공역량을 사용하게 된다. 한미공군은 매우 정확하게 폭격할 수 있는 다양한 무장을 보유함으로써 최상의 지상군지원능력을 갖추고 있다. 견고한 콘크리트를 깊이 관통할 수 있는 새로운 폭탄을 개발하고 미사일의 사거리와 정확성을 향상시켰으며 주야를 막론하고 적의 기갑부대를 궤멸시킬 수 있는 화력을 보유하게 되었다. 한미연합공군은 적의 통신망차단과 레이다 및 지휘통제소 파괴,부대집결지 폭격 등으로 방어능력을 분쇄,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차후 수년간 한국의 항공방어전략은 한미안보공약의 기본이며 전쟁억지력 및 전쟁수행전략을 위한 기초자료가 될 것이다.
  • 외언내언

    해방후 한반도 북쪽에서 김일성이 손쉽게 정권을 창출 장악할 수 있었던 이유를 현대사가들은 다음 4가지로 꼽는다. ①뛰어난 공산주의자들이 모두 서울에 있었다 ②다른 당파들은 모두 분열돼 있었다 ③김이 북에서 군과 정보를 장악했다 ④소련 진주군이 그를 한가닥으로 밀었다. ◆이쯤되니 김은 남한에서 미군이 철수하자 그 힘의 공백을 틈타 한반도를 적화하기 위한 남침을 감행했다. 사실이 그러한 터에 지금에 와서 6ㆍ25가 「민족해방전쟁이며 북침에 의한 것이며 남침을 유도한 것」이라는 검증될 수 없는 가설이,그것도 80년대들어 유행처럼 퍼졌던 것은 객관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북한군에 의해 서울이 함락된 것은 6ㆍ25사흘후인 28일이었다. 그래 세상에 어느 멍청한 정권이 자기나라 수도가 사흘만에 거꾸로 적의 수중에 떨어질정도의 모험을 각오하고 「침략전쟁」을 일으킨단 말인가. 평화는 얼떨결에 장난처럼 유지할 수 있어도 전쟁은 그런 게 아니다. 앞뒤 돌봄이 없이 장난처럼 일으킬 수는 절대로 없는 것이다. ◆지금 국민들의 30%정도가 아직도 6ㆍ25의 실체들을 접하고 있다. 판문점과 휴전선 국립묘지 녹슨 훈장,북을 향해 잔해만 누워있는 철마등. 그리고 현재 미국과 북한사이에 얘기되고 있는 6ㆍ25당시 전사한 미군 유해의 반환문제도 그중의 하나다. 미측은 비록 유해나마 인권과 종교적 이유로 해서 수시로 북한측에 인도를 요구한다. 북한측은 그점을 악용하여 미측과 접촉이 필요할 때마다 이 문제를 들고 나온다. ◆이번에도 전사한 미군 유해 5구를 무조건 「반환」하겠다며 저쪽(미)의 의향을 탐색한다. 관측통들은 동구의 개혁이후 북한측이 보인 최초의 대외개방이라며 주목하지만 결과는 더 두고 봐야한다. 북한은 그간에도 여러차례 한국전당시 실종된 미군(MIA) 유해를 「송환」하겠다며 미측을 평양에 불러들이려 시도한 바 있다. 그리고 MIA의 숫자는 전부 8천2백여명에 이른다. 단지 5구를 놓고 「송환」이다 「인수」다 하는 북한의 속셈을 더 살펴야 한다.
  • 객장소동은 지나치다(사설)

    폭락하는 주가때문에 소액투자자들이 객장에서 크게 소요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 심정은 이해하지만 이런 난동은 잘못된 일이다. 주가가 수렁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것에는 국민들 모두가 대단히 걱정스러워 하고 있다. 건전한 산업자본의 조달을 위해 중추가 되어야 할 주식시장이 기능마비가 된다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늘과 같은 주식시장의 침체가 암담한 경제정황을 선행해서 보여주는 것이므로 불황이 빨리 극복되기를 염원한다. 국민의 염원이 그렇다고 해서 주식투자자들이 객장에서 난동을 부려도 괜찮은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걸핏하면 집단의 힘을 시위로 과시해서 탈법적으로라도 해결을 보아야겠다고 생각하는 그 체질이 곤란하다. 또한 기본적으로 증권투자란 잘되면 일확천금도 할 수 있는 일종의 모험이다. 본질적으로 투기성을 띠고 있는 투자행위인 것이다. 제도금융의 이익률을 몇배 몇십배 상회할 만큼 벌어도 불법이 아니듯 원금을 밑져도 하소연할 곳이 없는 것이 주식투자인 것이다. 철저하게 자기책임하에 관리하는 자기자본의 투자가 손해를 보고 실패를 했다고 해서 폭력시위를 하고 전광판을 끄고 기물파괴를 한다는 것은 지나친 일이다. 우선 주가의 폭락이 몇몇 증권회사나 그 점포의 실수로 빚어진 일이 아니다. 또 이런 방법으로 해결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다. 거기다 대고 정권퇴진을 요구한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주식시장의 침몰이 증권정책의 실책에 원인이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사실이고,공개회사들의 무책임한 이익추구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도 사실이다. 정부의 증권정책을 포함한 경제정책 전반에 걸친 실패때문에 투자자들에게 커다란 손해를 입혔다는 주장에도 타당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선거공약이나,집권공약이 내보이는 장미빛 환상에 이끌려 피땀의 결정인 영세한 목돈이나 주부의 장롱밑 귀한돈이 충동적으로 주식시장으로 흡수된 것도 사실이다. 더러는 유일한 재산인 사는 집까지 처분해서 단기차익을 노려가며 덤벼든 다소 무모한 투자자도 없지 않다고 한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이번의 폭락사태가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그러나 애당초 그런 위험한 투자를 한쪽에도 책임의 상당부분이 있다. 그런 뜻에서는 증권사들에게도 도의적 책임이 상당히 있다고 생각한다. 고객구좌를 늘리는 욕심에 덮어놓고 끌어들인 혐의가 없지 않기 때문이다. 반드시 이익만 보는 것이 주식투자는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인식시키고 무모한 모험을 견제해주는 역할을 증권사는 했어야 했다. 증권이란 왕창 남길 수 있는 불로소득이기나 한 것처럼 인식하고 있는 우리사회의 안좋은 예비지식이 불식되기까지 누군가 그 일을 했어야 한다. 또한 소액투자자에 대한 보호장치같은 것도 구상했어야 하고 이제부터라도 해야 할 것이다. 「국민주 보급」이라는 카드로 민심에 접근할 당시부터,이런 사태는 충분히 예측되던 일이었다. 어쨌든 증권가의 잇단 불법소요는 부당한 것이고 해결방법도 아니다. 파동은 기왕 벌어진 정황이므로 신중하게 기다리며 파국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만이 슬기로운 처신이라고 생각한다.
  • 일 야오한백화점의 성공비결(해외경제)

    ◎남이 등돌린 곳 집중공략 “빅히트”/지방에 체인점,중급품 중점취급/홍콩 국제본부선 중국시장 “노크”/채소가게서 1백여지점 갖춘 대산업으로 부상 일본의 기업들은 지나친 모험을 피한채 잘 닦여진 길을 쫓아 성공을 거두는게 보통이다. 이같은 일반적인 경향과는 달리 남들이 가지 않으려는 길을 개척해감으로써 성공적으로 기업을 키워온 사람이 있어 주목을 끌고있다. 화제의 인물은 야오한백화점그룹을 이끌고 있는 와다 가즈오씨. 그가 사업을 경영하는 방침은 한 마디로 말해 『다른 기업들이 갖지 못한 특징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일본유통업계가 도쿄의 중심가로 몰려 드는 반면 야오한 체인소속 백화점들은 도쿄를 피해 현으로 눈을 돌렸다. 일본기업들이 해외로 진출 할때 유럽이나 미국등 부국을 대상지로 삼은데 반해 야오한은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대만 브루나이 등에 초점을 맞췄다. 또 야오한은 눈에 띄는 장소에 개업하기 보다는 덜 화려하지만 임대료가 싸고 채소라도 팔 수 있는 정도의 「실용적인」장소를 택해 왔다.모험을 피하지 않는 와다씨의 기업경영방침은 지난해말 야오한의 국제본부를 일본에서 홍콩으로 옮기겠다고 발표한데서도 잘 드러난다. 오는 97년 중국에 귀속될 홍콩의 장래에 대해 두려움과 걱정을 느끼는 홍콩주민들이나 기업가들과는 달리 와다씨는 「기회」를 보고 있는 것이다. 그는 홍콩에 마련될 새 본부에서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잠재력을 가진 시장을 내다볼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물론 그의 경영방식에는 낮은 세금,싼 임대료를 고려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그의 경영철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그의 가족들이라 해야 옳을것 같다. 그의 어머니는 TV로 방영돼 일본인의 우상이 된 「오싱」의 실제 인물로 온갖 역경을 딛고 오직 근면과 노력만으로 성공을 거둔 사람이다. TV극속에서 그녀는 가난 때문에 7살 어린 나이로 쌀 한가마에 남의집 더부살이로 팔려간다. 갖은 고생끝에 일본 동북지방의 한촌에 채소가게를 열었고 그것이 자라나 야오한그룹의 모태가 됐다. 그녀의 노력과 성공은 허름한 곳에서라도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겨 주었던 것이다. 여기에다 와다씨의 『이제는 아시아의 시대』라는 신념도 한몫 거들고 있다. 특히 와다씨는 중국이 현재로서는 그의 백화점ㆍ슈퍼마켓을 이용할 만큼 잘 살지는 못하지만 멀지 않아 그날이 올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수십년동안 중국해안지역을 따라 구ㆍ판매체인점을 개설할 계획이며 야오한그룹을 아시아 전역을 연결하는 가장 광범위한 유통시스템으로 발전시킬 포부를 밝히고 있다. 그의 포부는 야오한그룹이 보여준 과거의 눈부신 실적,그리고 아시아지역의 경제전망이 매우 밝다는 점에서 흥미를 끌기에 충분한 것같다. 채소가게에서 출발한 야오한그룹은 현재 일본내에서만 55개의 직영점포와 35개의 특약점을,그리고 해외에 22개의 지점을 두고 있다. 매출액도 83년 4억여달러에서 89년 12억달러로 껑충 뛰었다. 89년 이윤액이 1천8백50만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32%나 증가했다. 그러나 바클레이증권회사의 유통담당분석가인 마이크 앨런은 와씨의 계획에 커다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우선 야오한이 중급품을 취급해 온 까닭에 「중급」의 이미지를 벗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나중에 이윤이 큰 고급품을 취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그는 지적한다. 둘째로 회사의 엄격한 근무방침을 어디서든 철저히 준수토록 요구하고 있어 해외에서는 노동문제를 야기시킬 것이라는 점. 그러나 앨런은 장기적으로 보면 와다씨의 포부는 매력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와다씨는 지금도 거의 모든 아시아국가의 국민소득과 경제전망을 거의 정확하게 술술 외울 정도다.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는 곳에서 기회를 포착해온 독특한 경영방식이 과연 그의 말처럼 전아시아를 자신의 집으로 만들어 줄 것인지 야오한그룹의 미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강석진기자〉
  • “소 신문등 읽고 「북한모순」깨달아”/유학생귀순 잇달자 감시원보내

    ◎망명 두북한학생 회견 2일하오 대한항공902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한 북한의 소련유학생 남명철ㆍ박철진씨는 도착직후 공항귀빈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얼떨떨해 소감은 뭐라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여기까지 오는 동안 만난 수명의 남조선사람을 통해 자유가 있다는 확신이 섰다』고 귀순소감과 동기를 밝혔다. ­두 사람의 인적사항을 자세하게 얘기해 달라. ▲(박철진)65년 평양에서 태어났는데 유성고등중학교를 거쳐 김책공과대학 전자계산학과를 다녔다. 남군과는 같은 중학교와 같은 대학 동창이다. (남명철)85년3월 김책공과대학 재학때 소련 레닌그라드대에 유학했다. 이전에는 대학교에서 유학생을 위한 노어강습을 받았다. ­탈출경로와 망명동기는. ▲지난 3월25일 소련에서 동독으로 가 서독을 거쳐 프랑스의 한국대사관에 망명을 요청했다. 여행증명서를 주소북조선대사관에서 일괄적으로 보관하고 있어 국경을 넘을 당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불법적으로 넘어야 했다. 그분의 신변보호를 위해 자세히 말할 수 없다. 어느 한 순간의생각으로 이러한 모험을 감행한 것은 아니다. 그래도 보도의 자유가 있다고 생각되는 소련의 여러 출판물을 통해 나 자신의 삶을 새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유학기간동안 소련의 신문들을 통해 남조선의 정치ㆍ경제등의 객관적사실을 알게됐다. 정치의 자유와 물질의 부유성을 깨닫기 시작했다. ­결정적인 망명동기는. ▲이러한 모든 북조선에 대한 객관적 사실인식을 토대로 우리를 이해하고 받아줄 수 있는 유일한 조국으로서 남조선을 택했다. 이 조국의 민주와 민주주의를 위해 좋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됐다. ­현재 많은 북한의 유학생들이 소환되고 지난 89년에만도 3차례나 동유럽유학생이 우리나라에 망명했는데 소련유학생에 대해서 아는대로 말해달라. ▲서방세계의 라디오등을 통해 유학생 소식을 듣고 있으나 공개적이고 본격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89년5월부터는 당원들을 파견해 학생생활을 감시하고 있다. 지난해말부터는 여행증명서(비자)를 모스크바의 북조선 대사관에서 한꺼번에 모아놓고 일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동유럽에는 8천7백여명의 모든 유학생이 철수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물론 외교일꾼은 예외다. 소련에는 5백여명의 유학생과 연구생ㆍ실습생등 1천여명이 있다.
  • 위험스런 북한의 핵 개발(사설)

    최근 북한의 핵개발 및 보유능력에 대한 국제적인 경계가 높아질수록 우리는 궁금증과 함께 깊은 우려를 갖게 된다. 이와 관련해서 지난달 빈에서 열렸던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는 북한이 원자력 발전소의 사용후 핵연료로 핵폭탄을 제조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보고 『6월까지 전면안전조치협정을 체결토록』 권고했다. 이는 북한의 핵개발 및 보유능력이 국제적으로 확인되는 증거이기도 하다. 북한의 핵능력은 오래전에 확인됐었다. 체니 미국방장관은 의회증언에서 북한의 핵개발계획이 동아시아의 안정을 위협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소련의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도 지난 2월 핵개발을 추진중인 북한이 앞으로 어느 시점에 가서는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명했었다. 프랑스의 세계적 권위기관인 국제관계연구소와 영국의 군사관계 잡지 제임스 위클리도 각기 북한의 핵개발이 군사적 목적아래 추진되고 있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분석했다. 그것은 다시말해 북한이 핵이나 가스 무기로 남한을 공격할 가능성도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북한은 그러나 핵무기 개발을 부인하면서 국제 원자력기구에 의한 핵시설 현장검증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85년 12월 핵확산금지조약은 조인했으면서도 이 조약의 의무규정인 현장검증을 위한 안전조치 협정에 가입하기를 거부해 국제적인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핵문제와 관련해서 북한이 거리낄 것이 없다면 그러한 국제적 경고나 비난을 외면만 할 것이 아니라 경계와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는 현장을 공개하고 국제적 검증을 통한 평화적 의무를 이행해야 마땅할 것이다. 북한은 40년전에는 동족전쟁을 일으켜 민족분단을 고착시켰다. 그들은 오늘도 시대에 뒤떨어진 공산주의 폭력혁명론을 고수하면서 언젠가 다시한번 전쟁을 벌여볼 속셈으로 있다. 바로 엊그제 휴전선에서 발견된 제4땅굴이 그것을 말해준다. 그들이 은둔과 폐쇄를 풀지 않는 속에서 핵폭탄 보유집단이 된다는 사실은 참으로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지역은 물론 전아시아ㆍ태평양지역과 전세계를 핵전쟁의 공포속으로 빠뜨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핵은 그것이 전쟁적 파괴용으로 악용되면 그 가공할 위력으로 해서 전인류의 파멸을 초래할 수 있다. 결코 장난감총에 장전하는 딱총 화약이 아닌 인류역사이래 최대의 공포의 대상이다. 그런 핵이 땅굴을 파는등 전쟁모험을 책동하는 집단의 무기가 된다는 사실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그 무서운 힘때문에 세계는 그 평화적 이용마저 서로 감시하고 견제하며 자제하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북방외교 측면에서 올해 소련으로부터 원전의 핵연료인 농축우라늄을 수입키로 한 것은 우리의 원자력 평화이용 의지와 안전조치가 완벽함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데서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북한의 핵개발 사실이 확인된 지금 우리가 바라는 것은 그것을 전쟁아닌 평화의 목적으로만 이용하라는 것이다. 한반도의 비핵화를 주장하기 이전에 지금 당장 IAEA와의 안전협정을 체결해야 한다.
  • 제4땅굴,무엇을 말하는가(사설)

    지난 70년대 한때는 한반도에 구체적인 전쟁의 그림자가 깊게 드리워졌던 시기였다. 북한이 휴전선을 남쪽으로 관통하는 지하갱을 구축했고 그것은 누가 뭐래도 남침용 땅굴이 분명했다. 우리가 당시 교묘하게 은폐됐던 땅굴들을 발견하여 전세계에 폭로한 것은 74년부터 78년 사이였다. 그때 우리가 땅굴 발견에 실기했던들 이 땅은 또 다시 전쟁을 면치못했을 것이다. 당시에 발견된 1ㆍ2ㆍ3땅굴은 북한 당국자들의 변함없는 대남 적화 야욕과 전쟁 모험주의적 호전성을 생생하게 증언해 주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제4땅굴 역시 그와 다르지 않다. 그것은 지난 70년대 북한이 일관해서 남북한 문제를 전쟁적방법으로 해결하려한 또 하나의 증거일 뿐이다. 현재까지 북한의 남침용 땅굴이 20개 정도 되는 것으로 미루어 그들은 70년대의 전쟁모험을 단순한 전략적 책동 아닌 전쟁적 행동으로 구체화하려 했음이 분명하다. 남북한 문제를 대화와 협상아닌 전쟁으로 해결한다는 것이 바로 그들의 대남적화 전략이다. 지금까지 그들은 단 한번도 이 전략을 수정하지 않았다. 이렇게 볼때 지금 한반도에 전쟁 위험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이분법적 논쟁은 무의미하다. 외국의 탁월한 국제전략가들의 분석을 빌리지 않더라도 한반도에 전쟁위험은 상재한다. 그것이 이 세계적인 화해와 군축의 시대에 한반도만이 갖고있는 특수성이다. 바로 지난해 초 남북한간의 인적ㆍ물적교류가 비교적 활발한 듯한 시기에 북한의 병력이 1백만을 돌파했다. 그 이래 지금까지 아무런 안전조치도 선행하지 않은 채 핵처리 시설이 건립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세계적인 화해와 군축 추세속에서 북한과 소련은 동해상에서 빈번하게 합동군사 훈련을 실시했다. 휴전선 북방한계선에는 북한전병력의 대다수와 각종 신예장비ㆍ탱크ㆍ자주포 등 각급 포화력이 집중배치돼 있다. 그들 전 전력의 70% 이상이 휴전선에 배치되어 40여㎞ 남쪽 지근거리의 수도 서울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어느 한시기 우리에겐 전쟁위험론이라든가 북한의 전쟁모험 책동이 정권안보차원에서 지나치게 강조된적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나타난 사실과 확인된 동태는 정확히분석 판단해야 한다. 그들의 총체적인 군사력이 가공할 위협임을 가감없이 직시해야 한다. 또한 북한은 40년전의 6ㆍ25 전야나 지금이나 똑같은 정치적 신조와 전쟁모험주의 등 일관된 정책을 견지하는 동일한 인물이 절대권력을 행사하는 집단이다. 지금 우리는 궁극적인 통일보다는 우선 한반도 전쟁위험을 없애기 위해 대화와 교류를 축적하려 하고 있다. 또 그들을 상대로 군비통제와 군비축소를 논의하려 하고 있다. 우리는 그러나 지금 이 단계에서 남북한사이에 실질적인 군축 논의가 과연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서 조차 깊은 회의를 갖게 된다. 남북한은 이제 세계의 조류가 그렇듯이 화해하고 협상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그렇게 하려하고 있으나 드러난 모든 정황으로 미루어 북한은 언젠가는 전쟁을 수단으로 삼을지 모른다. 그들은 예나 지금이나 앞에 내세운 비둘기 날개속에 비수를 감추듯 협상과 총검을 병행하는 쪽이다. 동족인 우리는 그것을 경계하는 것이다.
  • 주한미군 역할 전환 방위 보조역 바람직/미 태평양 군사령관

    【워싱턴=김호준특파원】 최근의 동서 긴장완화 추세와 관련해 북한의 대남침공 가능성은 분명히 줄었으나 한반도는 여전히 전쟁위험성이 높은 곳이라고 미 태평양군사령관 헌팅턴 하디스티제독이 7일 밝혔다. 하디스티제독은 1991회계연도 국방예산안 심의에 착수한 미 하원 군사위에서 증언을 통해 소련과 중국은 북한의 남북공격을 지원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하고 따라서 북한의 공격 가능성은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유럽의 상황과는 달리 한반도에서는 상호 감군협상이 실현되지 않고 또 전쟁징후에 대한 사전경고 시간이 12∼24시간에 불과하기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이라고 하디스티제독은 말했다. 그는 북한의 모험주의에 대한 억지력으로서 주한미군의 필요성은 1990년대에도 계속 요구되겠지만 지금은 한국의 증대된 자체 방위역량을 반영하여 주한미군의 역할을 보조적인 것으로 바꿀 전환기라고 강조하고 미국이 한국에 제의하고 있는 방위비 분담 가운데는 항공기 정비,건설,노무자 임금 등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 고르바초프 연설문 요지

    오늘날 소련 공산당원 및 모든 국민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페레스트로이카와 이 나라의 운명이며 아마도 가장 결정적인 혁명적 전환의 단계에 있어 소련 공산당의 역할이다. 이 사회는 당의 위치가 어디에 와 있는지 알기를 원하며 이것이 이번 전체회의의 전체적인 의미를 결정하게 된다. 당이 스스로를 급진적으로 재편하고 현대적 정치기술에 통달하며 페레스트로이카에 참여하는 모든 세력과의 협력에 성공할 때에만 당은 정치적 선봉대로서의 의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당은 지난 수십년간 체질화된 이념적 교조주의와 틀에 박힌 국내정치의 구시대적 작태,그리고 세계의 혁명 과정과 세계 전체의 발전에 대한 케케묵은 견해를 버려야만 한다. 우리는 사회주의를 세계 문명의 주류로부터 소외시켜온 모든 것들을 버려야만 한다. 우리는 「진보」와 다른 사회구조를 갖고 있는 세계와의 영원한 대결로 인식하는 구습을 버려야 한다. 당은 민주적으로 인정되는 세력으로서만 새로운 사회에서 존재하고 선도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당의지위가 헌법 조항에 의해 강제돼서는 안된다는 것을 뜻한다. 말할 것도 없이 소련 공산당은 통치 정당으로서의 지위를 얻기 위해 투쟁할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투쟁은 법적ㆍ정치적 특혜를 포기하고 사업계획을 제시하며 토론을 통해 스스로를 방어하고 다른 사회 정치세력과 협력하고 항상 대중 속에서 일하고 대중의 이익과 대중의 요구에 의해 존재하는 민주적 절차의 틀안에서만 이루어질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광범위한 민주화 운동은 정치적 다원주의 요구를 동반하고 있다. 다양한 사회ㆍ정치 기구들과 운동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같은 과정은 일정 단계가 되면 여러 정당들의 설립으로 귀결될 것이다. 소련 공산당은 이같은 새로운 상황을 적절히 고려해서 행동하며 소련의 헌법과 헌법이 옹호하는 사회제도에 참여하는 모든 기구들과 협력하고 대화를 할 것이다. 이와함께 우리는 이 중대한 시기에 당이 국가전체를 위해 페레스트로이카의 전진을 보장하는 통합적인 역할을 할 능력이 있음을 공개적으로 천명한다. 현재의 사회상황은 전진을 위한 움직임이 성공할 기회와 이같은 움직임이 직면하고 있는 위험이 공존하고 있다. 성공할 기회란 개혁의 과정이 인민의 거대한 에너지를 개발하고 방출한다는 점에서 가능하다. 반면 페레스트로이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이 나라를 강타한 위기가 예상보다 훨씬 깊고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난 수십년간 사회구조내에서 누적돼 왔던 문제와 모순들이 이제 밖으로 노출됐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는 페레스트로이카의 과정에서 오산과 실수를 피하지 못했고 이는 상황을 악화시켰다. 모험주의자들은 이미 제기된 난제들을 이용하고 실질적인 문제들과 근로자들의 불만을 투기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같은 위험의 징후는 최근 분명해지고 있다. 보수파와 극좌파들의 결집 현상은 최근 급격화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1917년의 선택에 계속 헌신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의 교조주의적 해석에서 탈피하고 도식적인 구조를 위해 인민의 진정한 이익을 희생시키는 행위를 거부할 것이다. 우리는 소련 경제발전의 문제에 있어 향상된 것이아무것도 없다는 점을 인정한다. 국민들은 식료품의 수급상황에 대해 특히 불만을 갖고 있으나 식료품은 소비자 시장을 정상화 하는 문제의 한 부분에 불과한 것이다. 우리는 소련사회가 경제에서 뿐만 아니라 소련연방의 장래에 영향을 미치는 소수 민족분규등 복잡한 문제들에 당면해 있으며 당대회를 대비한 강령안은 소련연방의 조약원칙에 대한 더 많은 발전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지적하고 있다. 이것은 연방관계의 다양한 형태가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개방하는 합법적인 조건의 창출과 연계될 것이며 우리는 통합된 소련 연방내에서 소수민족들의 다양한 생활형태를 지지한다. 우리는 민족주의와 국수주의,분리주의에 반대하는데 있어 원칙적인 접근방법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소련사회는 새로운 자질을 필요로 하고 있다. 전략적인 관점에서나 현실적인 관점에서 페레스트로이카에 좀 더 많은 추진력을 제공하고 복고주의를 분쇄하기 위해 권력 상층부의 세력을 재편성할 필요가 있다. 국민들은 입법부의 역할을 강화하고 당과 정부의 기능을 분화한조치를 환영하고 있는 동시에 단호한 행동이 결여된 것에 대해 분명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모든 권력을 갖춘 대통령제의 실시를 놓고 의문이 제기돼 왔으며 나 자신은 이 문제를 이번 중앙위 총회에서 논의돼야 할 사항으로 생각한다. 제 28차 당대회에서는 혁신적이고 건설적인 대외정책을 재확인 해야 한다. 우리의 정책은 이미 세계도처에서 광범위한 반응과 인정을 얻고 있으며 국제정세 완화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있다. 이 정책은 우리의 내적 요구와도 맥을 같이 한다. 또한 소련의 대외적 위상을 강화하며 국가적 위엄을 높이는 동시에 외부와의 문화적 관계구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세계평화 실현을 위한 인류애 증진도 가능하게 한다. 이제 우리가 당면한 과제는 군축협상에 박차를 가하고 대화를 활성화시키는 한편 국제관계 개선이라는 측면에서의 상호 이해증진을 실현시키는 일이다. 또한 유럽 공동가정 구축을 위한 기반확장을 향한 노력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같은 관점에서 동구권과의 동맹관계를 격상시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는 새로 권좌에 오른 역내 지도자들이 원하는 바와 이들의 입지에 접근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할 것이다. 우리는 협상이라는 테두리안에서 군축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국제상황을 현실적으로 분석하면서 군축노력과 관련된 긍정적 측면과 위험요인 모두를 고려할 것이다. 최근 수년사이 국제상황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전쟁발발의 위험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여전히 군사노선을 완화하지 않고 있다. 병력과 군사지출 역시 확대되고 있다. 우리가 잘 훈련되고 중무장한 병력을 유지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 서방은 군사력을 개선하고 재조직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세계상황이라는 측면에서 보다 책임감있는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군비감축은 자위력 확보라는 수준까지만의 군사력을 상호 인정한다는 관점에서 추진돼야만 한다.
  • 「낭만적 통일론」에 사법적 쐐기/임수경양 10년선고의 배경과 의미

    ◎“밀입북 모험주의는 질서 파괴행위” 판단/“법정 소란으로 정상참작 못받아” 분석도 서울형사지법이 5일 임수경양과 문규현신부에게 징역 10년과 8년의 중형을 선고함으로써 문익환목사,서경원의원 등의 잇단 밀입북사건에 대한 1심 사법처리가 모두 마무리 됐다. 그동안 계속된 법정소란과 변호인들의 집단사임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이날 재판부는 두 피고인의 범죄사실을 모두 인정,중형을 선고 했다. 재판부는 이날 판결에서 『이번 사건을 「뜨거운 통일에의 열망」이라는 낭만적시각에서 보는 평가는 어떠한 명목으로는 정당화 될수없다』고 못박고 『피고인들의 행동은 대한민국 헌법이 이상으로 추구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에 역행하고 통일논의를 혼란에 빠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무분별한 통일논의와 모험주의적 밀입북은 진정한 통일에의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통일논의에 대한 사법적견해를 밝혔다. 재판부의 이같은 판단에 따른 중형선고에 대해 일부에서는 다소 의문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우선 임피고인이 아직도 배우는 학생이며 문피고인또한 성직자라는 사회적 신분이 충분히 고려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또 이에 앞서 무기징역을 구형받았던 서경원피고인과 문익환ㆍ유원호피고인에게 징역15년과 10년씩이 선고된 점을 감안할 때 형의 형평이 유지되고 있는가 하는 점 등이다. 이에대해 법조계에서는 뉘우침이 없는 진술사제 및 법정에서의 거친 태도,묵비권을 행사하는 등의 재판거부행위 등이 피고인들의 신분이나 정상을 참작하기 곤란하게 만든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임피고인은 공판과정에서 공소사실을 대체로 시인하면서도 갖가지 구실로 진술을 번복하는 등 일관된 진술을 회피해 왔다는 것이 공판에 관여했던 검찰과 법원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에따라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줄곧 공소사실을 부인해온 특수잠입 및 탈출죄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이들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검찰의 공소사실을 그대로 인정했다. 더욱이 이번 재판은 첫 공판때부터 피고인 및 방청객들의 법정소란행위로 휴정과 감치명령이 거듭되는 등 잇단진통을 겪었다. 결국 이것이 빌미가 되어 마침내는 결심공판을 앞두고 70여명의 변호인단이 변호인 사임계를 내는 불행한 사태에 까지 이르기도 했다. 결심공판에서는 피고인들이 퇴정한 가운데 검사와 국선변호인만으로 공판을 진행해야 했다. 이때문에 재판부가 방청객을 제한하는 등 비상수단을 쓴 것도 문제라 할 수 있으나 변호인단이 형식에만 치우친 나머지 정작 「변론」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작 필요할 때는 자리를 비웠던 변호인단은 이날 공판이 끝난뒤 『형량이 지나치게 높다』면서 『곧바로 항소하겠다』고 밝혀 겉다르고 속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편 검찰은 『이번 선고형량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뒤 2∼3일안에 항소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이번 사건은 항소법원인 서울고등법원에 올라가 또다시 공방을 벌일것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두 피고인이 항소심에서도 1심에서와 마찬가지로 엇갈린 진술을 거듭하고 재판부를 모독하는 행위를 재연할 경우 관대한 처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어떻든 임피고인에 대한 선고형량은 임양을 「평양축전」에 보낸 「전대협」의장 임종석피고인의 국가보안법 위반 등 사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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