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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아이맥스 영화 ‘자이언캐년’

    신이 만들어낸 최고의 창조물로 일컬어지는 ‘자이언캐년’은 미국 유타주와 네바다주, 애리조나주 등 3개주에 걸쳐 펼쳐진 거대한 국립공원. 이곳을 배경으로 전설의 황금 십자가를 찾는 인간들의 모험을 그린 새 아이맥스 영화 ‘자이언캐년’이 9월1일부터 63빌딩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상영된다. 영화는 이곳에 발자취를 남겼던 인디언, 수도사, 사진 작가, 암벽 등반가 등 실제 인물들에 이야기를 입혔다.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깎아지를 듯 기기묘묘한 협곡 위를 아슬아슬하게 오르는 여성 등반가의 사투. 줄 하나에 의지해 암벽을 오르다 줄이 풀려 끝도 없이 하강하는 장면은 가슴 조이는 긴장감과 함께 짜릿한 스릴을 안겨준다. ‘나이아가라’‘옐로스톤’ 등을 연출한 아이맥스 영화의 거장 키스 메릴의 작품. 비경을 담아내기 위한 촬영진의 2년여 노력이 스크린에 생생하게 나타난다.(02)789-5663.
  • 다이앤 포시著 ‘안개 속의 고릴라’

    몇 년 전 제인 구달의 ‘희망의 이유’란 책이 그야말로 많은 사람들을 감동에 사로잡히게 한 적이 있다. 그런 구달이 침팬지의 수호자로 존경을 받고 있다면, 비루테 갈디카스는 오랑우탄, 다이앤 포시는 고릴라 연구자로 이름을 남겼다. 그 중 다이앤 포시의 자전적 연구보고서 ‘안개 속의 고릴라’(최재천·남현영 옮김, 도서출판 승산 펴냄)가 발간돼 눈길을 끈다. ‘…고릴라’의 국내 발간은 조금 늦은 감이 있다. 하지만 동물생물학 분야의 권위자들에 의해 지금에라도 책이 나온 것은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다.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와 까치 생물학자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남현영씨가 번역을 맡았다. 최재천 교수는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구달과 갈디카스의 연구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였지만 포시의 연구역정만큼 파란만장하지는 않았다. 밀렵꾼들에 의해 무참히 죽어 나가는 고릴라들을 지켜내려다 자신도 끝내 죽음을 면치 못한 포시의 삶은 진정 영화가 되고도 남는다.”라고. 최 교수의 말처럼 다이앤 포시는 1985년 크리스마스 다음날 르완다의 카리소케 야외연구센터 숙소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범인은 고릴라 밀렵꾼의 하나로 추측되지만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파란만장했던 그의 삶은 시고니 위버가 주연한 영화 ‘정글 속의 고릴라’(1988)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다이앤 포시는 인류학자 루이스 리키 박사를 만나면서 유인원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된다.1963년 아프리카 사파리 여행길에 탄자니아 올두바이 협곡에서 발굴작업을 벌이던 리키 박사를 만난 것은 그녀에게 유인원 연구에 관한 결정적인 인상을 남긴다. 이후 포시가 고릴라에 관한 몇몇 사진과 기고문을 발표하자 리키 박사는 이를 눈여겨봐 뒀다가 1966년 산악고릴라의 장기 야외 연구를 하지 않겠느냐고 그녀에게 제의한다. 단 조건이 있었다. 고지대에서의 연구를 위해 맹장수술을 받으라고 주문한 것이다. 그러나 유인원 연구에 대한 갈증으로 이미 ‘발동’이 걸렸던 포시에게 거칠 것은 없었다. 그녀는 당장 맹장을 떼어 버리고 아프리카로 향한다. 그리하여 1985년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18년 동안 포시는 고릴라 연구에 온 열정과 사랑을 바친다. 실제로 포시의 연구처럼 장기간에 걸친 면밀한 관찰이 없었다면 고릴라들의 심성이나 개성은 물론 영아살해, 동종 식육, 동성애나 자위행위, 그리고 인간을 제외한 영장류에서는 드물게 관찰되는 완경(암컷 고릴라의 월경이 사라지는 현상)과 눈물을 흘리는 행동 등은 찾아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최재천 교수는 설명한다. 연구뿐만이 아니라 밀렵 방지 활동에도 포시는 최선을 다한다. 밀렵꾼에게 고릴라가 처참하게 도살당한 사건을 언론에 고발하는 한편 멸종 위기종의 보존을 위해 자연서식처를 보호시설로 꾸며야 한다는 주장도 펼친다. 그리고 특별히 애정을 가졌던 ‘디지트’라는 고릴라가 밀렵꾼들에게 죽임을 당하자 ‘디지트 기금’(1992년 다이앤 포시 국제 고릴라 기금으로 명칭이 바뀌었다.)을 설립해 남은 고릴라들을 보호하기 위해 애쓴다. 외유내강의 다이앤 포시가 외강내유의 고릴라들과 함께하며 섬세하게 남긴 이 기록은 보전학자로서의 모험적인 탐구서이자 살아있는 유언장으로 다가온다.2만원.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제국 아닌 제국’ 美國

    영화로 더욱 유명해진 소설 ‘반지의 제왕’에서 제국을 통제하는 ‘악의 축’ 사우론은 ‘절대반지’를 빼앗아 세계를 지배하려는 음모를 꾸민다. 반면 사우론에 대항하는 난쟁이 호빗족은 평화롭고 작은 공화국 샤이어에 살고 있는데, 샤이어는 뜻밖에 잉글랜드를 암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소설을 쓴 영국작가 존 로널드 로웰 톨킨(1892∼1973)의 청년 시절 대중매체와 문화예술 속 제국의 이미지는 오늘날과는 사뭇 달랐다고 한다. 제국을 건설하는 자가 된다는 것은 모험가, 영웅,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는 것을 의미했다는 것이다. 오늘날에는 얼토당토않아 보이지만, 샤이어가 ‘대영제국’을 암시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제국’이나 ‘제국주의’는 전 세계적으로 혐오스러운 존재가 돼버린 것이 사실이다.‘제국’(스티븐 하우 지음, 강유원·한동희 옮김, 뿌리와 이파리 펴냄)은 이처럼 ‘제국’이라는 단어가 혼란스러운 개념을 갖고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지은이는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정치학과 교수. 그는 20세기 후반 ‘제국’이나 ‘제국주의자’는 미국의 대외정책에 격렬하게 반대하는 이들만이 경멸적으로 쓰는 용어였지만, 최근에는 ‘미국 제국’이라는 개념이 대단히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제국´ 옹호하는 수정주의의 범람 물론 제국주의와 관련된 현상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지만, 미국이 제국 건설자의 역할을 떠맡는 것이 미국 자신을 위해서나 세계를 위해 좋은 일이라며 호감을 갖는 사람이 나타났다는 점은 놀랍다는 것이다. 그는 영국식 세계 지배와 미국식 세계 지배는 대비되는 점이나 비교 가능성이 별로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면밀하게 살펴보면 실은 그리 많이 어긋나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미국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미국의 지배와 통치의 확장이 공격성이나 부와 세계 제패에 대한 열망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예측하지 못한 위기에 대한 방어이거나 혼란 속에서 질서를 유지하고자 마지못해 수행하는 의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하지만 21세기 미국의 ‘좋은 의도’와 ‘피할 수 없는 반응’이 대개 오해와 원망을 사고 있다는 것은 19세기에서 20세기 초에 걸친 영국 제국에 대한 묘사에도 들어맞는다는 것이다. 또 미국은 자신들의 통제나 영향력은 지역의 정치체제를 통해 수행되고, 통제수단도 경제적·외교적·문화적이어서 사실상 ‘형식적인 식민주의’가 아니라 ‘비형식적인 제국’으로 작용해 왔다고 내세운다. 하지만 이 또한 영국 제국도 힘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는 형식적 지배 못지않게 상당 부분은 비형식적 지배를 수행하고 있었다고 반박한다. 영국의 비형식적 자유무역 제국은 라틴아메리카와 중동, 동아시아에서 아주 넓은 범위에 걸쳐 있었으며, 형식적 제국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내고 있었다. 따라서 당시 영국의 정치인들도 비형식적 통치를 선호했으며,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만 형식적 정복에 들어가는 비용지출과 위험을 감수했다. 과거의 제국과 오늘날 새로운 제국 사이에는 그렇게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미제국, 대영제국과 다를 바 없다” 이 책이 미국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제국과 식민주의 시대의 역사에 대한 개괄서라는 형식을 갖고 있다. 하지만 제국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오늘날 국제사회에 미치는 미국의 힘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라는 과제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분명 ‘미국 제국’에 대한 이해를 염두에 두고 쓰여졌다. 지은이는 “군사적 관점에서 미국의 강력함을 강조하는 이들은 미국의 취약함을 희석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더구나 과거의 제국과 달리 형식적 지배가 없는 상황에서 균형을 잡는 일은 훨씬 복잡하고 위태로운 만큼 미국이 가진 힘의 본질을 이해하고 전망하는 데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충고한다.1만 5000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Seoul In] 29일 가족 무료영화 감상

    마포구(구청장 신영섭) 건강가정지원센터는 29일 오후 7시부터 상암CGV에서 무료 영화를 감상할 기회를 마련했다. 상영작은 북극곰 두 마리의 생존기를 다룬 ‘나누와 실라의 대모험’으로, 북극에 살고 있는 여러 동물들을 소개하며 다양한 동물 이야기를 전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가정복지과 330-2657.
  • [열린세상] 위험관리가 필요하다/조환익 수출보험공사 사장

    [열린세상] 위험관리가 필요하다/조환익 수출보험공사 사장

    “위험관리가 필요하다.” 요즈음 세간에 가장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이야기 중의 하나가 ‘위험관리’이다. 아프가니스탄 인질 피랍과 관련해서도 한탄스럽게 나오고 있고, 춤추는 증시판에서도 쏟아져 나온다. 그러나 위험은 이브가 뱀의 유혹에 의해 선악과를 따먹을 때부터 인류와 늘 같이 존재해 왔다. 인생을 웬만큼 산 사람들이 과거를 돌이켜보면 ‘한방이면 인생이 망가질 수 있었던 위험’을 적잖이 피해가거나, 이겨나갔음을 발견할 것이다. 그렇다고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질까 무서워 걱정을 멈추지 않았다는 기나라 사람의 걱정,‘기우(杞憂)’만 하고 조용조용 숨만 쉬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더구나 모든 위험에는 달콤한 꿀이 따르는 강력한 유혹이 있다. 이래서 ‘위험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하루에도 열두번씩 선택의 기로에 놓여진다. 주황색 신호에서 달릴까, 기다릴까? 주가가 떨어지는데 지금 들어갈까, 좀 더 기다릴까? 기업에서는 계속 시설투자를 해 나갈까, 아니면 땅이나 사둘까? 등 위험과 기회 사이에서 방향을 잡아야 한다. 사실 1990년대 중반까지 우리 경제는 1% 가능성에 모험을 걸며 많은 신화를 만들어 왔다. 고 정주영 회장은 ‘배를 주문해 주면 그 계약서로 돈을 빌려 조선소를 세워 배를 만들겠다.’는 어찌 보면 황당하고 위험천만한 조건으로 그리스 선주와 계약을 맺고 울산 조선소 건립을 이루어 냈다. 정부 통제를 받는 은행들이 기업의 실패 위험을 전적으로 맡아 주면서 우리 경제규모는 커졌다. 그러나 규모가 커질수록 부실도 크게 늘어나면서 위험은 국가가 관리할 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커지고, 결국 IMF 외환위기라는 국가 위험을 맞게 된 것이다. 이같은 위험관리 실패로 인한 신용 실추는 개인이나, 기업이나, 국가나 단기간에 회복이 어렵다. 우리나라도 세계 5위의 외환보유국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외환위기 때 떨어진 국가신용등급은 속시원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위험관리는 평시에 모든 상황이 정상적일 때 하여야 한다. 첫째, 위험관리는 미리미리 이루어져야 한다. 국제적으로 표준화한 위험관리의 ‘룰’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금융기관의 경우 국제결제은행(BIS)의 바젤2 신자기자본규약은 ‘발생 가능한’ 모든 기대손실을 포괄적으로 규정하여 충당금을 쌓도록 했다. 기업 부문도 위험관리와 내부통제를 위한 국제기준 도입에 예외가 될 수 없다. 위험관리를 위한 체계적인 예방접종으로 기업과 금융부문 건전성을 한발 앞서 확보하여야 한다. 둘째, 위험관리 비용의 지출에 인색할 필요가 없다. 선물거래, 옵션, 무역거래와 환율변동의 위험을 담보하는 보험에 이르기까지 모든 위험관리는 비용지출을 요구한다. 위험관리 비용은 더 큰 손실에 대비한 안전장치로서 최소비용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셋째, 위험관리를 위한 전문인력 양성이 시급하다. 선진 금융기관들은 위험관리를 위한 전문인력 확보에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양질의 인력을 확보해서, 리스크를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수익을 내면 파격적인 보상을 통해 더 좋은 성과를 유도하는 ‘선순환’이 정착하도록 해야 한다. 넷째, 위험관리를 위한 경영의 투명성 확보가 필요하다. 기업경영의 투명성이 없이는 회계부정이나 내부통제 실패를 예방하기 힘들다. 위험관리는 재무나 리스크를 다루는 몇몇 부서만의 문제가 아니다. 내부통제와 위험관리의 실패로 쓰러진 거대기업 엔론이나 월드콤의 사례가 이를 생생히 보여준다. 우리 기업의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서는 개도국 중심의 진출이 불가피하다. 고위험을 수반한 대외진출도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며, 상시적인 위험관리가 중요해질 것이다. 기업의 내부적인 문제도 더욱 투명해져야 한다. 분식회계나 정경유착 등 구태 경영은 언제라도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등장할 수 있다. 국가와 기업, 개인의 건전한 성장을 위한 위험관리 일상화가 필요하다. 조환익 수출보험공사 사장
  • [업그레이드 남북관계 (3)] 북방한계선 문제 어떻게 풀까

    [업그레이드 남북관계 (3)] 북방한계선 문제 어떻게 풀까

    2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를 둘러싼 해묵은 ‘남남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해찬 전 총리 등 범여권 대선주자들이 잇따라 ‘정상회담 의제화’를 주문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은 NLL을 둘러싼 ‘뒷거래’ 의혹을 제기하며 정치쟁점으로 삼을 태세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논의될 의제가 확정되기도 전에 정치권이 나서 의제설정을 위한 주도권 다툼을 벌임으로써 회담에 나설 우리측 대표단의 운신폭을 스스로 좁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남북관계 진척 최대 걸림돌 매듭지어야” 문제는 NLL 문제가 테이블에 오를지조차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서법’과 ‘국제법’의 충돌 양상으로 논란이 비화함으로써 필요 이상의 국력을 소모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안보 논란’으로 이어져 역풍을 맞을 수도 있는 이 문제를 회담 의제에 올리는 모험을 감행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반면 이 문제가 남북관계 진척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어떤 식으로든 매듭을 짓고 가야 한다는 정치권과 정부 일각의 주장도 있다. 정상끼리 만나서도 풀지 못한다면 어떤 자리에서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 ●국방연 “핵 불능화 땐 NLL을 평화지대로” 주목되는 사실은 국방부 산하 국방연구원이 지난 5월 청와대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핵 불능화 조치가 완료된다면 NLL 지역을 평화지대로 설정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힌 대목이다.NLL 선포의 당사자가 유엔사령부라는 점에서 한·미간 사전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전제로 달긴 했지만 NLL에 대한 논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NLL에 대한 ‘해결 의지’가 우리 정부에도 있다는 점을 북측에 주지시킴으로써 상응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주장이 통일부 등 정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정상회담서 최소한 방향·원칙 제시를” 전문가들은 1991년에 합의된 남북 기본합의서를 최대한 활용하라는 주문을 내놓는다.NLL에 대한 국방부의 공식입장도 ‘논의 불가’가 아닌, 기본합의서에 따라 ‘새로운 경계선 문제를 논의할 때까지는 지금의 NLL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북측도 기본합의서를 근거로 새 경계선 설정을 요구하고 있다. 관건은 이 문제를 논의할 테이블이 언제, 어떤 형식으로 마련되느냐는 것.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신안보연구실장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최소한의 방향과 원칙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본합의서에 제시된 남북 군사당국간 공동 협의기구에서 NLL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타협안을 내놓는 방안이다. 군사적 사안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루려는 노력도 간과될 수 없는 부분이다.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NLL의 법적·역사적 성격과 기본합의서가 제시한 해결원칙을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정서’가 아닌 ‘상식과 이성’으로 NLL 문제에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사막별 여행자/무사 앗사리드 지음

    어린 왕자가 사하라 사막에서 모래 속으로 사라진 날 이후, 그를 봤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사람들은 다만 그가 고향인 소혹성 B-612로 돌아갔다고만 믿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거대한 바오밥 나무 아래 장미꽃 향기를 맡으며 평화롭게 살고 있을 것으로만 생각했다. 그랬던 어린 왕자가 1999년 여름 프랑스 파리에 나타난다. 아프리카 유목민 투아레그족 소년이 샹젤리제 거리에 도착한 것은 어린 왕자가 돌아온 것만큼이나 큰 ‘사건’임에 틀림없었다.‘사막별 여행자’(무사 앗사리드 지음, 신선영 옮김, 문학의 숲 펴냄)는 이렇게 현대에 살아 돌아온 ‘어린 왕자’의 모험과 꿈을 담고 있다. 사하라 사막에서 자란 지은이는 생텍쥐페리를 만나기 위해 갔던 프랑스에서 경험한 자신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 속에 촘촘히 담았다. 무사 앗사리드가 생텍쥐페리를 만날 결심을 한 것은 열세 살 때 우연히 ‘어린 왕자’를 읽으면서. 파리에서 출발해 아프리카 세네갈의 다카르에 이르는 자동차 경주인 ‘파리-다카르 랠리’를 취재하던 프랑스 여기자가 ‘어린 왕자’를 떨어뜨린 것을 그가 주워서 건네주었고, 그녀는 그 책을 선물로 준다. 책을 펴자마자 그림들에 매혹된 앗사리드는 꼭 프랑스어를 배워서 그림 속 꼬마의 이야기를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치 소설처럼 글에 대한 갈증을 갖게 된 앗사리드는 중·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도 여전히 생텍쥐페리에게 매료돼 있었다. 그리고 스물 네 살, 마침내 여비를 마련해 프랑스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으면 생텍쥐페리가 미소를 지을 것이라고 믿는다. 생텍쥐페리가 이미 오래전에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아는 데는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생텍쥐페리는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4년 정찰비행을 나갔다가 실종됐다. 비록 고대했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앗사리드는 생텍쥐페리가 마주했던 문명의 세계를 접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진정한 삶에 대한 깨달음을 하나씩 깨우쳐나간다. “나는 골수 유목민이어서 새로운 이야기, 낯선 얼굴, 낯선 땅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사막은 앎에 한계를 긋지만, 다른 곳을 향해 갈증을 느끼는 정신에는 깨우침을 준다.” 이렇게 술회하는 그의 글 속에는 간간이 열 살 무렵 돌아가셨다는 어머니의 지혜가 엿보이고, 모든 존재는 소중하다는 사막의 진리가 살아숨쉰다. 파리라는 미지의 별에서 앗사리드는 움직이는 족족 장애물에 부딪히고 때론 사무치는 외로움에 눈물을 흘리지만 ‘하루하루 새로운 눈을 갖게 되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희망의 발걸음을 계속해 나간다. 장미가 만발한 정원에서 어린 왕자는 ‘오직 하나뿐일 거라 생각했던 장미가 너무 많아서’ 흐느껴 운다. 영화관에 간 앗사리드는 처음 보는 화려한 영상의 흐름 앞에서 ‘내 눈에 보이는 것이 너무도 진짜 같아서’ 몇 년은 늙어버린 기분을 느껴야 했다. 여우에게서 길들인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배운 어린 왕자처럼, 기나긴 여정에서 소중한 친구들과 많은 영감을 얻었다는 앗사리드는 ‘내가 보고 듣고 체험한 것을 다른 이들과 나누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이렇게 그가 전해주는 유목민의 메시지는 분주하게 행복을 좇으면서도 정작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사는 현대인들의 메마른 눈길에 촉촉한 생명력을 심어줄 듯하다. 값 1만 800원.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31) 모문룡의 작폐Ⅰ

    [병자호란 다시 읽기] (31) 모문룡의 작폐Ⅰ

    인조반정 성공 이후 조선이 표방했던 대외정책의 성격은 ‘친명배금(親明排金)’이었다. 그런데 ‘친명’은 분명 실천했지만 ‘배금’은 쉽사리 실천할 수 없었다.‘배금’을 실천하려 할 경우 필연적으로 후금과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조선의 존망까지 걸어야 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괄의 난을 비롯한 내부 변란을 겪었던 와중에 조선은 후금과 군사적 모험을 벌일 능력도 여유도 없었다. 조선이 1627년 후금으로부터 침략을 당하게 된 까닭은 무엇인가? 그것은 거의 전적으로 모문룡(毛文龍)과의 관계 때문이었다. 모문룡과 가도 ( 島)의 동강진(東江鎭)은 인조반정 이후부터 병자호란 직후까지 조선, 명, 후금 삼국관계의 ‘키워드´였다. ●모문룡과 가도의 존재 의미 1618년 누르하치에게 무순(撫順)을 빼앗긴 이후 명은 요동에서 연전연패했다.1619년 사르후에서 참패한 직후 개원(開原)이 무너졌고,1621년에는 요양(遼陽)이,1622년에는 광녕(廣寧)이 넘어갔다. 정치, 군사적 거점이자 전략적 요충이었던 요양과 광녕이 함락됨으로써 명은 사실상 요하(遼河) 이동의 만주에 대한 지배권을 상실했다. 만주의 상실은 조선과 명을 연결하는 육로가 사라진 것을 의미했다. 이제 조선과 명이 연결되려면 철산(鐵山)에서 요동반도 연해를 거쳐 등주(登州)로 이어지는 해로를 이용해야만 했다. 그것은 육로에 비해 불편하고 위험했다. 실제 조선과 명의 신료들은 험악한 해로를 두려워하여 상대방 국가로의 사행(使行)을 꺼리게 되었다. 한 예로 1626년 조선에 왔던 한림원(翰林院) 편수(編修) 강왈광(姜曰廣)은 이 위험한 바닷길을 ‘고래 아가리(長鯨之口)’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요동 길이 사라진 것은 조선에 대한 명의 영향력과 ‘통제력’이 대폭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과거에는 조선에서 무슨 일이 있을 경우, 북경 정부는 요양의 요동도사(遼東都司)를 통해 바로 조선을 견제할 수 있었다. 해로를 통해서는 그것이 여의치 않았다. 바로 그때 등장한 인물이 모문룡이다. 앞에서(25회) 언급했지만 광해군은 모문룡을 ‘화근’으로 여겼다. 그래서 그를 설득하여 섬으로 밀어 넣었다.1622년 철산 앞바다에 있는 가도( 島)로 들어갔던 모문룡은 가도와 주변의 목미도(木彌島) 등을 아울러 동강진이라는 군사 거점을 만들었다. 일개 섬에 불과한 가도를 거점으로 요동을 수복하기란 불가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 조정은 가도를 매우 중시했다. 후금과 조선을 견제하는 전략 거점으로 보았던 것이다. 특히 1626년 명의 주문욱(周文郁)은 가도의 존재 의의를 명확히 정의했다.‘조선은 비록 약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다. 조선이 후금에 넘어가면 우리가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오늘날 가도는 바로 조선이 반역하는 것을 방지하는 거점이다’. ●‘찬밥’에서 ‘은인’으로 변신 가도는 농토가 적고 척박한 섬이었다. 식량을 자급하기란 불가능했다. 그런데도 모문룡이 가도로 들어간 이후 수많은 요동 출신 한인(漢人), 즉 요민(遼民)들이 가도로 몰려들었다. 모문룡을 ‘비빌 언덕’이자 의지처로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도에 식량이 없어 굶주리게 되자 요민들은 다시 조선에 상륙했다. 이미 광해군 말년부터 철산, 용천, 의주 등 청천강 이북(淸北)지역은 요민들로 넘쳐났다. 요민들은 떼를 지어 몰려다니며 식량을 구걸했다.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관아를 습격하거나 민가를 약탈했다. 조선 백성들의 피해가 급격히 늘어났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요민들 때문에 후금의 침략 위협이 높아지는 점이었다. 자신들이 점령했던 요동 지역에서 노비로 부렸던 요민들이 줄지어 가도와 조선 영내로 탈출하자 후금은 격앙되었다. 이미 1621년 12월, 후금은 모문룡을 제거하기 위해 조선을 침략한 적이 있거니와 후금은 조선 조정에 거듭 경고했다. 모문룡을 축출하고, 요민들을 받아들이지 말라고 요구했다. 광해군은 후금의 침략을 우려하여 모문룡을 채근했다. 휘하 병력을 육지에 상륙시키지 못하도록 단속하고, 요민들을 속히 산동(山東) 지역으로 이주시키라고 요구했다. 모문룡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광해군 또한 식량과 군수 물자를 제공해 달라는 모문룡의 요구를 회피했다. 모문룡은, 자신의 요구에 고분고분하지 않은 광해군에게 이를 갈았다. 광해군때 ‘찬밥’ 신세였던 모문룡은 인조반정을 계기로 ‘은인’으로 변신했다. 그가 인조가 명 조정으로부터 승인받는 데 힘을 썼던 것은 이미 언급한 바 있다. 인조대의 모문룡은 광해군때보다 조선에 훨씬 버거운 존재가 되었다. 인조와 조선 신료들은 모문룡이 보낸 차관(差官)을 융숭하게 대접했고, 그때마다 거의 빠짐 없이 ‘인조가 책봉된 것은 모야(毛爺)의 덕분’이라는 상찬을 빼놓지 않았다. 더욱이 이괄의 난 때문에 정권을 잃을 뻔했던 뒤로 모문룡에 대한 의존 심리가 더 높아졌다. 이미 반란 초기에 모문룡에게 원병을 요청했다. 문제는 정권의 모든 역량을 기울여 난을 겨우 진압한 다음이었다. 반란 진압으로 힘이 거의 고갈되자 인조 정권은 후금이 침략해 오는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고, 자연히 유사시 모문룡에게 의지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던 것이다. 인조 정권은 모문룡의 공적을 기리는 송덕비(頌德碑)를 세웠다. 조선을 오가는 명나라 사신들에게 보여 주기 위한 목적이었다. 인조반정의 원훈(元勳)이었던 김류(金 )가 붓을 들었다. 그는 비문에서 먼저 모문룡이 진강(鎭江)에서 이룩한 승리의 전말을 기록하고 찬양했다. 이어 ‘모문룡의 은혜를 배신한 광해군의 배은망덕’을 질타했다.1621년 12월, 후금군이 모문룡을 공격한 것은, 실상 광해군의 밀지(密旨)를 받은 의주부윤 정준(鄭遵)이 모문룡을 제거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유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류는 나아가 ‘모문룡이 조선을 후금으로부터 지켜주고 동방의 백성들을 보호해준 덕과 은혜가 하늘과 같다’고 찬양했다. 그러면서 모문룡이 ‘요동 수복’의 대업을 이룰 것이라며 그의 앞길을 축원했다. ●격화되는 모문룡의 폐해,‘은인’의 실상 김류의 찬양과 기대는 오산(誤算)이자 부질없는 짓이었다. 모문룡은 ‘요동 수복’은커녕 조선을 도울 역량이나 의지도 없는 인물이었다. 가도로 들어간 이후, 그가 보였던 행태를 보면 명확히 드러난다. 모문룡은 가도와 목미도의 이름을 제멋대로 뜯어고쳤다. 본래 가도와 목미도는 엄연히 조선 땅이지만 모문룡이 점거한 이후 명에 임대되었다. 모문룡은 가도를 피도(皮島)로, 목미도를 운종도(雲從島)로 고쳤다. 순전히 미신적인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모문룡은 자신의 성인 ‘모(毛-터럭)’는 ‘가죽(皮)’이 없으면 붙어있을 수 없다는 이유로 가도를 피도로 바꾸었다. 또 자신은 ‘용(龍)’인데 ‘용은 구름 속으로부터(雲從) 나온다.’는 속설에 따라 목미도를 운종도로 바꾸었다. 자신의 안위를 지키는 데 급급했던 인물이었다. 인조와 조선 조정이 모문룡을 ‘은인’으로 인식하면서 그 휘하의 병력과 요민들에 대한 태도에 변화가 나타났다. 광해군때와 달리 그들이 조선 영내로 상륙하는 것을 제지하지 않고 방임했다. 그것을 계기로 10여만 이상의 요민들이 청북 지방을 휩쓸었다. 휘하의 병력들은 용천, 철산 일대에 둔전(屯田)을 설치했다. 기세등등한 그들의 횡포 앞에 조선의 지방관들은 움츠러들었다. 떼를 지어 다니며 민가를 약탈하고 백성들을 구타하는 것이 다반사가 되었다. 청북의 백성들은 그들의 횡포를 피해 이주했다.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조정은 연일 대책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모문룡을 ‘은인’으로 여기는 한 뾰족한 방도는 없었다. 이정구(李廷龜)는 요민들을 ‘새로운 홍건적(紅巾賊)’이라 지칭하고, 방치할 경우 청북은 조선 영토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가수 유영석, 김형중의 뮤지컬 ‘Love in Cappuccino’

    가수 유영석, 김형중의 뮤지컬 ‘Love in Cappuccino’

    ‘푸른하늘’,‘화이트’의 싱어송라이터 유영석, 가수 김형중이 뮤지컬로 의기투합했다. 새달 8일부터 올라갈 ‘러브 인 카푸치노’(10월28일까지,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 유영석은 제작자 겸 음악감독으로, 김형중은 주연으로 나선다. 연습이 한창인 1일 오후 남산 드라마센터 야외 테라스에서 두 사람과 마주 앉았다. 하늘은 낮고 소나기가 간간이 뿌렸다. 뜬금없이 웬 뮤지컬이냐는 물음이 나올 법하지만 이들은 사실 준비된 신인(?). 데뷔 20년차인 유영석은 푸른하늘과 화이트 시절부터 뮤지컬 음악을 하고 싶다고 공공연히 얘기해 왔다. 그래서 이제야 발을 담근 건 늦은 감마저 있다.“1994년에 낸 화이트 앨범이 50만장 넘게 나갔어요. 이 정도면 뮤지컬 하는 양반한테 전화오겠구나, 했는데 별로 연락이 없더라고요.”(웃음) 김형중은 15명 모집에 380명이 몰린 오디션을 거쳐 주연을 따냈다. 대학교 1학년 때 성우를 준비했다는 그는 요즘도 혼자 집에서 사극을 보며 흉내낼 정도.“제가 뮤지컬에 출연한다니까 희열이 형(가수 유희열)이 그러더라고요.‘너 왜 그랬어∼’” 유영석은 이번 작품에 16곡을 선보인다.8곡은 신곡이고 8곡은 기존에 발표한 곡. 오렌지 나라의 앨리스와 꿈에서 본 거리, 눈부신 그녀 등이 오케스트라의 선율을 타고 클래식과 뮤지컬풍으로 거듭난다.“20년 창작 세월 중 요즘처럼 창작열을 낸 적이 없었어요. 아침에 눈떠 곡 만들고 점심 먹으면서 가사 써요. 제가 집중력이 깊은 반면 짧은데 2주동안 써서 다음 작품 ‘체리 파르페’곡까지 만들었다니까요.” 공연은 뚜껑장사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기 때문. 더욱이 창작뮤지컬이라는 모험을 하는데도, 유영석은 자신이 넘친다.“위험하지만 몸을 더 푹 담글 수 있어서 좋습니다. 왜 이제서야 시작했나 싶어요.” 10년지기인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신뢰가 깊다. 유영석은 김형중을 ‘완벽한 인격체’라고 치켜세웠다.“형중이는 제작자의 마인드를 갖고 있어요. 시나리오 간섭하지, 배우들 챙기지, 사비 들여서 떡볶이까지 사와요.”김형중에게 ‘형’은 ‘50점 먹고 들어가는 음악감독’. 네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펼쳐질 ‘러브 인 카푸치노’에서 김형중이 맡은 역할은 카페 ‘화이트’의 주인인 제이. 그는 요즘 매일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 연습실에 있다.‘좋은 사람’,‘그랬나봐’를 부르던 여리고 절제된 목소리 대신 에너지와 감정을 뱉어내는 뮤지컬 창법을 익히느라 강행군이다.“벌써 첫 공연 무대가 어떨까 기대돼요. 창피하지만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창피하면 극 전체가 창피해지는 거잖아요.” 그러면서도 그는 배우 능력을 검증받고 10년 후에는 뮤지컬 음악을 만드는 게 제 최종목표라고 또렷이 발음한다. 유영석은 벌써 차기작 시놉시스도 완성했다. 내년 5월 올릴 어린이뮤지컬 ‘네모의 꿈’이다. 올 연말에는 윤상, 장호일, 박승화, 김종서 등 노래도 되고 연주도 되는 8090음악인들끼리 프로젝트 그룹도 만들어 활동할 예정이다. 카푸치노처럼 달콤하고 깊은 맛, 짙은 음악의 향이 난다는 ‘러브 인 카푸치노’. 국내 창작뮤지컬에도 ‘오페라의 유령’,‘캐츠’의 뮤지컬넘버처럼 진폭이 넓은 히트곡이 나올 수 있을까. 음악이 아까워서라도 연달아 시즌2, 시즌3로 몰이를 하겠다는 유영석의 입담이 가볍지만은 않았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중국산 완구서 또 납검출

    지난 6월 ‘토머스 기차’ 완구에 이어 또 중국산 장난감의 겉면 페인트에서 과도한 납 성분이 검출돼 소비자 주의보가 발령됐다.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은 2일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의 조사에서 지나치게 많은 납 성분이 검출된 완구업체 피셔 프라이스의 ‘빅 버드’,‘엘모’ 등 중국산 완구 83종에 대해 소비자 주의보를 발령했다. 동시에 대형마트 및 인터넷쇼핑몰 등에 제품판매 중지를 요청했다. 이 완구들은 주로 2∼3세 유아들이 갖고 노는 제품으로 국내에서 ‘엘모의 기타’,‘엘모 영어숫자놀이’,‘엘모 깔깔 웃음상자’,‘도라와 행복이 가득한 집’,‘도라와 함께하는 모험의 세계’ 등 이름으로 8가지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판매업체가 입점해 있는 인터넷 오픈마켓 G마켓측은 “우리 사이트에 등록돼 있는 제품에 대해 판매중단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미국 CPSC는 이날 페인트 납 성분 검출을 이유로 미국 내에서 해당 제품들에 리콜 조치를 결정했다. 이 제품들은 지난 5월 이후 미국에서 96만 7000개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6월에도 중국산 목제 장난감 ‘토머스와 친구들’에 쓰인 페인트에서 납 성분이 검출돼 미국과 한국에서 판매가 중단된 바 있다.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하나은행 FA컵] 서울, 라이벌 수원에 ‘승부차기 진땀승’

    수도권 라이벌 대결에서 서울이 승부차기 끝에 간신히 수원을 꺾었다. K-리그에 돌아오자마자 부산 동래고 선배인 김호 대전 감독과 맞붙은 박성화 부산 감독이 먼저 웃었다. 서울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은행 FA컵 16강전 수원과의 대결에서 전후반을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를 거두고 8강에 올랐다. 이로써 두 팀의 올 시즌 맞대결은 2승2패로 균형을 이뤘다. 8강 대진은 2일 오후 2시 축구협회에서 추첨으로 결정된다. 수원은 아시안컵 3위의 수훈갑 이운재가 돌아오자마자 골문을 지켰지만 승부차기에서 첫번째 키커 마토가 골문을 어이없이 빗나가는 실축을 한 데 이어 세번째 키커 곽희주의 킥이 골포스트를 맞고 튀어나오는 바람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비록 지긴 했지만 차범근 수원 감독의 포메이션 변화와 과감한 용병술은 눈여겨볼 만했다. 차 감독은 이관우, 조원희를 더블 볼란테로 내세워 기존 4-4-2 대신 3-4-1-2 포메이션을 택하는 전술적 모험을 감행했다. 조원희는 수비에 주력한 반면, 이관우는 조원희와 백지훈을 부드럽게 연결하는 앵커맨 역할에 충실했고 그 결과 수원 수비는 필요에 따라 3백과 4백을 번갈아 쓰는 유연함을 선보였다. 때때로 김대의까지 가세,5백을 형성하기도 했다. 두 팀은 여러 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날린 뒤 후반에도 심우연이 골키퍼 이운재와 맞선 상황에서 골을 터뜨리지 못하고 수원은 막판 이관우의 프리킥이 김병지 선방에 막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서울이 승부차기에서 승리함으로써 지난해 대회 8강에서 수원에 승부차기로 패배한 빚을 고스란히 되갚았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부산은 이날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심재원의 두 골로 김호 감독이 이끄는 대전을 2-0으로 완파하고 8강에 합류했다. 이날 경기에선 고종수가 후반 11분 교체 투입돼 전남 소속으로 수원전에 출전한 지 2년 만에 팬들에게 모습을 선보였다. 그는 투입되자마자 상대 미드필드 왼쪽에서 우승제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주고,23분에는 왼발 프리킥을 감아 올리는 등 기량이 녹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4년 만에 복귀전을 치른 김 감독은 수비를 3백에서 4백으로 바꾸고 수비수 임충현을 측면 미드필더로 기용하는 변화를 줬고,7년 만에 컴백한 박 감독은 기존 전열을 유지한 채 국내 선수로만 선발 라인업을 꾸려 맞섰다. 박성화 감독에게 승리를 안긴 주역은 수비수 심재원이었다. 그는 팽팽한 공방을 이어가던 전반 20분 김태영의 코너킥이 골키퍼 최은성의 키를 넘긴 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배효성이 가운데로 찔러준 볼을 달려들며 오른발로 꽂아 네트를 갈랐다. 또 5분 뒤에는 이정효의 코너킥을 헤딩으로 찍어넣어 추가골을 뿜어냈다. 정규리그 전반기를 1위로 마친 성남은 제주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5로 패배, 탈락해 역시 피스컵 출전 피로가 상당함을 드러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열대야’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열대야’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밤에도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열대야를 피할 수 없다면, 차라리 즐겨보자. 각종 놀이시설들이 야간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하고, 밤을 잊은 올빼미족들을 유혹하고 있다. 요금 할인혜택도 풍성하다. ●‘캐리비안베이+에버랜드´ 1박2일 코스 등장 에버랜드는 19일까지는 밤 11시,20일부터는 밤 10시까지 야간개장한다. 우선 100만개의 전구 불빛이 관람객들을 사로잡는 ‘야간 퍼레이드’를 놓쳐서는 안 된다. 조명시설을 갖춘 캐릭터 기차와 형형색색의 전구를 매단 채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공연단원들의 퍼레이드가 현란하기 그지없다. 오후 8시20분에 시작된다. ‘나이트 사파리’는 맹수들의 야간 생활을 관찰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 사자, 호랑이 등 야행성 맹수들이 어둠속을 어슬렁거리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맹수들의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빛 인광(燐光)이 섬뜩하다. 밤에만 플어놓는 하이에나를 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 매일 밤 9시까지 진행된다. 야간 퍼레이드 관람과 겹치지 않도록 시간을 잘 조절해야 한다. 불꽃놀이와 레이저 등이 어우러진 멀티미디어 쇼 ‘올림푸스 판타지’는 야간 개장의 하이라이트. 그리스 신전을 재현한 초대형 무대에서, 총 14개의 다양한 매체를 응용한 특수 효과들이 밤하늘을 수놓는다. 연인이라면 은밀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회전놀이기구 우주관람차 안에서 관람하는 것도 좋겠다. 매일 밤 9시30분에 시작해 15분 30초 동안 진행된다. 캐리비안 베이도 밤 8시30분까지 개장한다. 낮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에버랜드는 오후 5시 이후, 캐리비안 베이는 오후 2시30분 이후 입장객들에게 할인요금을 적용한다.www.everland.com,(031)320-5000. 지방 주민들을 위해 에버랜드와 캐리비안 베이를 1박 2일 동안 즐길 수 있는 패키지 프로그램도 내놓았다.14만∼17만 5000원선.31일까지만 판매한다. 에버랜드 내 숙박시설 홈브리지 캐빈호스텔과 홈브리지 힐사이드 유스호스텔도 에버랜드 홈페이지와 전화(031-320-8841)를 통해 예약을 받고 있다. ●삼바 카니발 퍼레이드 등 화려한 볼거리 가득 롯데월드는 도심 야간 입장객을 위해 입장료를 대폭 내린 ‘문라이트 티켓’을 선보였다. 오후 7시 이후 입장객은 입장권 7000원, 입장권과 놀이시설 3종 이용권은 1만 3000원에 살 수 있다. 심야 엔터테인먼트도 강화했다. 캐릭터 뮤지컬쇼 ‘우정의 세계여행’과 제작비 50억원짜리 멀티미디어쇼 ‘은하계 모험’ 등 오후 6시 이후에 열리는 공연만도 6개. 특히 ‘비바 브라질’‘삼바 카니발 퍼레이드’ 등 브라질 무희들이 벌이는 현란한 쇼는 라스베이거스 공연과 견줄 만하다. 한밤에 즐기는 매직 아일랜드의 자이로드롭과 자이로스윙은 낮에 타는 것과는 천지차이. 도심의 화려한 야경을 한눈 가득 담을 수 있다. 온라인 예매 서비스도 시작했다. 홈페이지를 통해 신용카드 50% 할인 혜택을 그대로 누릴 수 있다. 예매 서비스 대상 신용카드도 8개사 300여종의 카드에 모두 적용된다. 온라인 예매 서비스 오픈 기념 경품행사도 벌인다.100만원 상당의 해외여행 상품권 등이 준비됐다.31일까지.www.lotteworld.com,(02)411-2000. ●요금 할인·이벤트 등 혜택도 푸짐 서울랜드의 여름밤을 쿨∼하게 만드는 최고 이벤트는 단연 ‘해적 다이빙쇼’. 밤 10시까지 4회에 걸쳐 화려한 야간 다이빙 해적쇼가 이어진다. 야간 해적 다이빙쇼는 화려한 조명과 불을 이용한 퍼포먼스.25m 높이에서 횃불과 함께 펼쳐지는 고공 다이빙은 무더위를 한방에 날려버린다. 쇼 마지막 장면의 화려한 불꽃놀이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놀이기구 록카페는 연인들을 위해 2분가까이 덮개를 닫아주는 ‘배려’도 아끼지 않는다. 이외에도 베니스 무대 라이브 콘서트와 ‘별난 재주 별난 장기’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되어 있다. 밤 11시까지 이어지는 야간개장의 하이라이트는 오후 8시30분부터 진행되는 언더랜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레이저 쇼와 불꽃놀이가 밤하늘을 밝힌다. 할인혜택도 풍성하다. 오후 5시 이후에는 자유이용권이 약 10% 저렴해진다. 본인에 한해 자유이용권을 50% 할인받을 수 있는 100여종의 제휴 신용카드를 기본으로, 서울랜드 홈페이지 회원으로 가입하면 30∼50%까지 각종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자유이용권과 스카이 X 탑승권, 로데오 식사권 등으로 구성된 해적 다이빙쇼 패키지도 판매중이다.www.seoulland.co.kr,(02)509-6000. ●음악회·식물원 야간개장 연인들에 인기 캐리비안 베이에 버금가는 규모와 시설을 자랑하는 대명 오션월드도 29일까지 야간개장 행사를 벌인다. 아쿠아존(실내)은 오후 8시, 익스트림존(실외)은 오후 7시까지. 주말엔 1시간씩 연장된다. 오후 4시 이후 입장객은 할인요금을 적용받는다. 물놀이를 즐긴 다음, 새로 문을 연 비발디 아트홀에서 야간 영화를 관람해도 좋겠다. 총 87석의 영화관 전용 의자와 최신 음향시스템, 최고급 DLP영상시스템을 갖췄다. 관람료 7000원.www.vivaldipark.com,1588-4888. 63시티는 ‘하늘에서 열리는 작은 음악회’를 준비했다.63빌딩 전망대 ‘63스카이데크’에서 서울의 야경을 보며, 음악회를 감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 매주 금, 토요일에 열린다.63스카이데크 입장료 외 추가 요금은 없다.www.63.co.kr,(02)789-5663.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의 평강식물원은 19일까지 야간개장한다. 오후 10시까지 개장하고, 폐장 1시간 전까지 입장할 수 있다. 입장료는 성인 5000원, 청소년 4000원. 오후 7시 이후 입장료는 2000원씩 할인된다. 이 기간 동안 오후 7시부터 1시간가량 미니 콘서트도 열린다.(031)531-7751.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아시안컵 2007] ‘승부차기 여신’ 한국에 등 돌리다

    행운의 여신이 두번 연속 한국 골문에 깃들지는 않았다. 베어벡호가 이란전에 이어 또다시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아깝게 지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 대표팀은 25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부키트자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에서 전후반 90분과 연장 30분을 득점없이 비긴 뒤 들어간 승부차기에서 이라크에 3-4로 져 47년 만의 우승 꿈을 접고 말았다.●한국 23년만에 이라크에 `무릎´ 이천수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는 이동국에 이어 조재진이 성공,3-3 상황에서 염기훈의 킥이 상대 골키퍼 누르의 손에 걸린 데 이어 마지막 키커 김정우의 슛마저 골대를 맞고 튀어나와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란전 승부차기의 영웅 이운재는 앞서 이라크 세 번째 키커 하이데르의 킥을 거의 막아냈으나 공을 순간적으로 뒤로 빠뜨리는 바람에 승리를 거머쥘 기회를 날려버렸다. 한국은 이어 베트남 하노이의 마이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또다른 준결승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2-3으로 무릎을 꿇은 일본과 인도네시아 팔렘방에서 28일 오후 9시35분 3,4위전을 치른다.1승1무1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하면서 거취를 결정하라는 압력을 받아온 베어벡 감독으로선 이 경기에서 결정적 고비를 맞을지 모를 일이다.●사우디-이라크 29일 결승전 사우디와 이라크는 29일 오후 9시35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결승전을 갖는다. 연장 전반 13분, 이라크 공격의 첨병 유니스가 오른쪽 코너지역에서 올린 크로스가 이운재 머리 위에서 갑자기 꺾여지면서 키를 넘어가자 하와르가 회심의 강슛을 날렸다. 공은 한국의 오른쪽 골대를 맞힌 뒤 곧바로 라인을 타고 흘렀고 바로 앞에 서있던 김진규는 오른발로는 늦다는 동물적 본능에 따라 왼발로 툭 차냈다. 이 결정적 위기를 넘기면서 한국은 승리를 예감했으나 승부차기에서 패배,1984년 이후 23년 만에 이라크에 지는 오점을 남기고 말았다. 베어벡 감독은 이날 조재진을 원톱으로, 이천수를 공격형 미드필더겸 섀도 스트라이커로 내세우는 전술적 모험을 강행했다. 스피드가 떨어지는 상대 중앙수비를 파고들려는 전술적 카드였고 이는 어느 정도 들어맞았다. 이같은 전술 변화로 인해 지금까지 네 경기에서 미미하기만 했던 중앙공격 비율이 전반 한때 47%까지 치솟았으며 전반 종료 전까지는 세 방향 모두 균점되는 공격루트 다변화로 돌아왔다. 베어벡 감독은 또 후반 12분 김정우를 김상식 대신 투입한 데 이어 38분쯤 허리를 다쳐 들것에 실려나간 최성국 대신, 이동국을 들여보내 4-4-2 시스템으로 바꾸는 한편, 공격자원을 극대화하는 보기 드문 승부수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이란전 120분 혈투로 인한 극심한 체력 소모에다 이라크보다 하루 짧은 휴식 등이 발목을 붙잡아 한국은 공격력 빈곤을 드러내며 정규전에 승부를 결정짓는 데 실패하면서 패배를 자초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재경부-금감원 ‘한 정부 두 목소리’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원이 인수·합병(M&A)에 관해 의견충돌을 빚고 있다. 권오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4일 “M&A 규제가 지금보다 강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외국자본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하루빨리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권부총리,“M&A규제 바람직하지 않다.” 권 부총리는 이날 제주 신라호텔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열린 하계포럼에서 ‘자유무역협정(FTA) 시대의 경제정책방향’이라는 강연을 통해 “최근 일부 기업이 여러 M&A 방어책을 도입하고 있지만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자본의 원활한 이동이 가능하도록 보다 우수한 경영진, 경영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자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M&A 규제도 현재보다 강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만약 현 시점에서 이(M&A)를 가로막는 새로운 정책이 생긴다면 글로벌 스탠더드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국내 자본가가 인수 안목이 없고 모험정신이 없어 인수하지 않은 기업을 외국자본이 인수한 뒤 수익을 내는 것을 배아파하면 경제의 선진화는 어렵다.”면서 “기업유지, 고용, 납세 등 긍정적인 측면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외자 도입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촉구했다. ●금감원,“M&A 방어책 필요” 그러나 금감원은 이날 정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금융감독원 전홍렬 부원장은 최근 제기된 삼성전자의 M&A 설과 관련,“우리와 유사한 법체계를 가진 일본에서 이미 ‘포이즌 필(Poison Pill:독소 조항)’ 제도를 도입했다.”면서 “관련 법 개정 등에 대비해 연구를 하고 정부에 건의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이즌 필이란 적대적 매수자가 일정 지분 이상의 지분을 취득할 경우 적대적 매수자 외의 주주에게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말한다. 또한 적대적 방법으로 기업이 매수되더라도 기존 경영진의 신분을 보장할 수 있도록 사전에 필요한 장치를 해놓는 황금낙하산(Golden Parachute)의 의미로도 사용된다. 주로 M&A 대상기업의 경영진이 적대적 M&A로 임기 전에 물러날 경우 거액의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한다는 조항을 회사 정관에 삽입, 인수비용을 늘리는 방법이 이용된다. 전 부원장은 “우리 상장기업들은 42조원에 이르는 자사주를 스와핑하는 방식으로 경영권 방어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는 상당한 고비용이 발생하는 전략”이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경영권 방어장치가 도입될 경우 자사주 매입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설비투자 등으로 돌릴 수 있어 기업 경쟁력이 한층 강화된다는 설명이다. 전 부원장은 “일본은 이미 350여개 기업이 포이즌 필을 도입했다.”면서 “최근 일본 법원은 포이즌 필 제도에 대해 주주 평등의 원칙도 중요하지만 다수결의 원칙에 의한 주주 총이익이 더 중요하다고 해서 적법 판정을 내린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재경부,“한마디로 월권” 재정경제부는 이에 대해 한마디로 ‘월권’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무엇보다도 권 부총리가 기업들이 M&A 방어책을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뒤라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재경부 관계자는 “금감원이 밝힌 ‘포이즌 필’ 등의 방어책은 감독 차원이 아니라 법의 제·개정 문제”라면서 “누구든 검토할 수는 있지만 정례브리핑에서 감독당국의 공식 입장으로 발표할 성질은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전홍렬 부원장을 가리키며 “상황 판단을 잘못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사적 의견과 당국의 견해는 다르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설령 사적인 의견을 개진할 경우에도 주무 부처와 사전에 조율,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했다고 질책했다. 금감원이 일본의 포이즌 필 도입 사례를 참고했는지 모르지만 우리와는 사정이 전혀 다르며 앞으로 M&A 문제는 글로벌 스탠더드 기준에서 봐야지 우물안 개구리식 시각을 가져서는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서귀포 최용규·서울 백문일 문소영기자 ykchoi@seoul.co.kr
  • [피랍 한국인 석방협상] “아프간 정부 권한없단 말만…”

    “또 하루를 넘겼지만….”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 닷새째인 23일 협상 시한이 세번째 연장되자 온 한국민이 또 한번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이 제시한 한국인 인질과 탈레반 재소자의 맞교환 요구를 거부하면서 짙은 한숨도 터져 나왔다. 이날 현지언론 등을 통해 탈레반과 한국 정부의 직접 협상론이 불거지면서 정치적 요구에 이어 ‘경제적 보상’이 주요 조건으로 부상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와 한국 정부 양 갈래로 협상 전선을 확대한 점, 인질들에 대해 비교적 양호한 대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석방 협상의 시간을 번 만큼 가시적 성과가 나올 지 주목된다. 탈레반이 재차 협상 시한을 연장하면서 피랍 사태가 장기화 양상을 띌 가능성이 커졌다. 혼선 속에서 낙관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적어도 탈레반이 협상을 통해 실익을 챙기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이기 때문이다. 관건은 한국인 인질 23명과 탈레반 수감자와의 맞교환 요구이다. 수감자 석방은 아프간 정부의 주권 문제이지만 미국·영국 등 주둔 연합군의 막후 입장도 고려할 수 밖에 없다.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분위기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알자지라 방송은 이날 압둘 하디 칼리드 아프간 내무차관이 인질과 수감자 교환 요구를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탈레반 대변인 유수프 아마디는 “인질과 동수인 수감자 23명의 석방을 요구했지만 (아프간) 정부를 대표한다는 사람들이 자신들에게는 권한이 없다고만 말한다.”면서 “그들은 협상의 전권을 가지지 못한 것 같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거점 지역인 남부 카라바흐 부족장 등 부족 원로를 중개인으로 내세운 협상이 기대와 달리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해 사태 장기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탈레반은 3차 시한인 23일 오후 7시(한국시간 오후 11시30분)을 앞두고 한국 정부와의 직접 대화를 요구하면서 국면은 다시 바뀌었다. 탈레반 지휘관인 압둘라 잔의 대변인은 이날 “우리가 한국과의 직접 협상을 요구하는지 알리기를 희망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협상 시한을 24시간 연장하면서 한국 정부 협상단과의 직접 접촉을 또 다시 촉구했다. 시선은 아프간 정부를 배제한 채 탈레반이 한국 정부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꺼내놓을 구체적인 주문에 쏠리고 있다. 그러나 나토가 주도하는 아프간 국제안보지원군(ISAF)의 댄 맥닐 사령관은 “극단주의자들과의 직접 협상은 좋은 생각이 아니며 납치를 하나의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속셈이기 때문에 협상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이날 압둘라 잔의 대변인은 아프간이슬라믹프레스(AIP)와 인터뷰에서 “한국인을 수용한 각 그룹마다 자살폭탄 대원이 배치돼 있다.”면서 “이들 대원은 폭탄이 장착된 조끼를 입고 있다.”고 인질 감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어 “만약 정부가 어떤 형식으로는 모험을 감행한다면 인질 처형의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며 “군 병력이 진입할 경우 인질들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따라서 아프간 군 당국 등이 섣불리 구출 작전에 나설 경우, 끔찍한 인질 처형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이 대변인은 “우리는 개로 하여금 사람을 물도록 하는 기독교도나 유대인이 아니다.”고도 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서울광장] 간판과 실력/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간판과 실력/함혜리 논설위원

    ‘번쩍이는 것이 다 금은 아니다.’라는 서양 속담이 있다. 외모에 현혹되지 말라는 뜻이다. 그런데 우리는 사람의 외모를 가치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여기서 외모란 비단 얼굴 생김새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출신, 학벌, 배경, 지위 등 사람의 겉 모습을 이루는 모든 것을 가리킨다. 말하자면 ‘간판’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고, 인격이 훌륭해도 간판이 따라주지 않으면 주목받거나 인정받지 못한다. 우리 사회에 팽배한 간판 만능주의다. 간판의 대표적인 것이 학벌이다. 사람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도 우리는 지나치게 학벌을 중시한다. 어느 교수는 우리 사회의 학력주의에 대해 검증을 거치지 않고도 단번에 한 사람에 대해 평가를 내리려는 극단적 효율주의가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유야 어찌됐든 사람들은 간판을 화려하게 꾸미려고 기를 쓴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명문대 졸업장을 따야 한다. 기회만 닿으면 외국으로 유학을 간다. 좀더 급한 사람들은 자녀들을 조기 유학 보낸다. 조기유학을 보내려니 가족이 헤어져야 한다. 기러기 아빠가 양산되고, 멀리 떨어져 살다가 급기야 이혼을 하는 부부도 생겨난다. 이혼 가정의 아이는 사춘기를 견디기 힘들어하며 방황하다 결국 문제아가 된다. 지나친 비약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런 불행의 악순환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간판 만능주의의 가장 큰 폐해는 가짜를 양산하고, 이 사회에 불신의 유전자를 퍼뜨린다는 것이다. 가짜 예일대 박사학위 사건의 주인공 신정아씨의 실력이 아무리 뛰어났더라도 고졸 학력밖에 안 된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았더라면 동국대 교수나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에 오를 수 없었을 것이다. 신씨가 석·박사 학위를 땄다고 당돌하게 거짓말을 한 것은 그런 풍토를 일찌감치 깨우쳤기 때문이다. 로비력과 재벌가 사모님들의 예술적 허영심은 이런 거짓말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에 적절한 환경을 제공했지만 실력만으로 사람을 평가해 주는 사회였다면 신씨가 그런 생각을 했을 리 만무하다. 받지도 않은 영국 학·석사학위를 받았다고 거짓말을 한 것이 드러난 KBS-FM ‘굿모닝팝스’의 강사 이지영씨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학력을 위조한 사람들이 하나둘씩 나타나면서 진짜 자기 실력으로 학위를 받은 사람들도 의심의 대상이 되는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외국에서, 적어도 선진국에서는 간판에 이처럼 집착하지 않는다. 실력이 검증되면 학력이 어떻든 그 사람을 높이 평가한다. 버진 애틀랜틱을 비롯해 수많은 기업의 CEO인 리처드 브랜슨은 중학교 중퇴의 학력이다. 난독증과 학교 혐오증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는 일곱살때부터 크리스마스 트리를 키워 파는 사업을 구상할 정도로 창의성과 모험심, 도전 정신이 뛰어났다.40세 이전에 이미 억만장자가 된 그는 2000년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리처드 브랜슨은 많은 청년 기업가들의 역할 모델이 되고 있다. 중졸이면 어떻고, 고졸이면 어떤가?실력을 갖추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화려한 포장과 명성을 좇는 사회 분위기가 존재하는 한 후진성에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다. 증명서 하나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간판 만능주의는 하루빨리 사라져야 마땅하다. 이번 신정아씨 사건이 우리 사회에 남긴 가장 큰 교훈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48인 인생행로 바꾼 명저들

    레이프 에스퀴스는 24년 동안 로스앤젤레스의 빈민가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호바트 불르바 초등학교는 90%가 극빈층이었고, 영어가 모국어인 아이는 한 사람도 없었다. 전원이 무료급식으로 아침과 점심을 해결해야 했다. 교사가 되기 전 레이프가 가장 좋아한 책은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었다. 인종차별과 폭력, 위선으로 가득찬 사회를 따돌리듯 달아나며 펼치는 여정이 감동적이었다. 하지만 교사가 된 그에게 허크는 정답이 되지 못했다. 허크식 해법은 교실에서 절대로 달아나서는 안 되는 그에게는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아내가 권하는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를 펼쳐들었다. 이미 몇 차례 읽었지만, 그동안 알고 있던 ‘백인 여성을 강간했다는 혐의를 뒤집어 쓴 흑인 남자를 통해 정의를 되찾는 스토리’보다 훨씬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변호사 애티커스는 사건을 수임하고 아이들이 “이길 것 같아요?”라고 묻자 조용하게 “아니….”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애티커스는 떠나지 않고 법정으로 걸어들어가 투쟁한다. 책을 읽던 레이프는 자신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그에게는 교실이 바로 법정이었다. 좋은 교사란 포기하지 않는 교사라는 것이다. 그는 정말 멋진 선생님이 되고 싶다면, 아이들이 이렇게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한다.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잭 캔필드, 게이 헨드릭스 지음, 손정숙 옮김, 리더스북 펴냄)에 실려있는 이야기이다. 레이프가 교육현장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돌파구를 찾아가는 과정은 한국의 평범한 교사들과 다르지 않다. ‘내 인생…’의 집필에 참여한 48명은 나름대로 미국에서는 배우·작가·변호사·경영자·환경운동가·방송인 등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지만,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는 않다. 게다가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 좋은 책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감동을 주지 못할 수도 있듯이,‘앵무새 죽이기’ 같은 책들이 누구나 꼭 읽어야 하는 명저라고 강변하지도 않는다. 다만 인생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진 존재는 책이 아니라 독자 자신이라는 사실을 일러준다. 스스로 깨닫고 실행하는 것만이 인생을 바꾸는 힘이 된다는 것이다.1만 3000원.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공연에 목마른 지방에 단비” ‘만원의 행복’ 전반기 투어 마친 ‘나무 자전거’

    지난 1월 15일 서울 연세대학교 백주년 기념관에서 시작된 나무자전거의 전국 투어 콘서트 ‘만원의 행복’이 전반기 대장정을 마쳤다.6개월 남짓한 기간 전국 12개 지역을 도는 빡빡한 일정이었다.‘만원의 행복’은 입장료가 1만원인 데서 붙여진 이름.45회 공연을 펼치는 동안 4만여명의 관객들이 단돈 만원에 값으로 따질 수 없는 행복을 찾아갔다. 나무자전거는 강인봉(42), 김형섭(40) 등으로 이루어진 남성 포크 듀오. 감미로운 발라드 ‘너에게 난’,KBS개그콘서트 ‘마빡이 송’으로 사용된 ‘보물’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자탄풍(자전거를 탄 풍경)’에서 송봉주가 솔로로 독립하면서 ‘나무자전거’로 이름을 바꾸고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어려서부터 꿈꿔왔던 직업 가수가 됐지만 인기와 돈 등에 집착하다 보니 무대에 서는 것이 즐겁지 않았어요. 오히려 제 자신의 행복은 잃어온 셈이죠. 사람들에게 밥 한끼값으로 공연을 보며 행복을 느끼게 해주자는 생각에서 콘서트를 시작했는데 공연이 이어질수록 행복은 서로 주고 받는 것, 만들어 가는 것이란 생각이 드는군요. 관객과의 교감을 통해 노래를 하면서 얻는 행복을 되찾게 된거죠.(인봉)” 애초에는 1회 공연으로 기획됐다. 자신들의 공연브랜드 ‘나이테+’의 7번째 콘서트 이름. 서울 공연이 매진될 만큼 인기를 얻자 지방에서도 공연요청이 줄을 이었다. “사실 큰 모험이었어요. 관람료가 1만원인데도 사람들이 오지 않으면 우리 스스로의 정체성에도 타격을 줄 수 있으니까요. 공연을 하려면 최소 4만∼5만원의 입장료를 받아야 해요. 그래야 가까스로 수지를 맞출 수 있죠. 그런데 서울 공연이 매진되고 보니 우리가 허리띠 바짝 죄고 제반 비용을 아끼면 공연을 이어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형섭)” 1주일에 한 번씩 지방에서 공연을 벌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공연이 거듭될수록 심신에 피로가 쌓여 갔다. 특히 공연을 앞두고 밀려오는 정신적 스트레스는 무대가 무섭게 보일 만큼 엄청난 것이었다. “공연에 목말라 하는 지방 주민들을 외면할 수 없었어요. 지금이 중세도 아니고, 지방에서는 공연문화에 접할 수 있는 창구가 거의 없어요.TV나 라디오를 통해 노래를 듣는다지만, 사실 죽어 있는 음악이죠. 반면 공연은 생생하게 살아 있잖아요.(형섭)” 적은 공연장 수도 문제였지만, 더 큰 걸림돌은 대관료였다. “터무니없다고 할 만큼 비쌌어요. 입장료의 절반 이상이 대관료로 들어갔으니까요. 공연 홍보도 문제였죠. 요즘엔 현수막 등 홍보물을 일체 붙일 수 없어요. 관에서 허가한 홍보게시판은 유난히(?) 안보이는 곳에 설치돼 있고요. 일반 시민들이 그나마 있는 공연 정보를 얻는 것도 쉽지 않죠.” 대장정을 마친 후 모처럼 얻은 휴식 시간이지만, 그리 달콤할 것 같지는 않다. 정규 2집 녹음과 ‘나이테+8’공연 준비 등 해야 할 일이 태산이기 때문이다.‘만원의 행복’ 공연은 9∼10월 쯤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열린세상] 기업가 정신이 살아난다/조환익 수출보험공사 사장

    [열린세상] 기업가 정신이 살아난다/조환익 수출보험공사 사장

    우리기업이 달라졌다. 외환위기와 함께 사라진 줄 알았던 모험투자와 개척정신이 되살아난 것 같다. 최근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베트남과 라오스를 다녀왔다. 우리 기업들이 베트남을 누비고 있었다. 플랜트, 주택, 도시건설, 도로, 발전, 리조트 등 전방위로 진출하여 작년에 우리 기업이 베트남의 외국인투자 1순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베트남은 아직도 1인당 GDP가 1000달러가 안 되고 외환여유도 충분하지 못하여 국가신용등급도 여전히 낮다. 베트남은 그래도 산유국으로서 성장잠재력을 갖추고 있는 데 비해 라오스는 제조업도 거의 없다시피하고 1인당 GDP도 600달러 정도에 지나지 않는 최빈국이다. 그래서 미국과 유럽의 기업들이 망설이며, 앞뒤를 재고 있는 사이 우리 기업들이 발 빠르게 베트남과 라오스 시장을 선점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길을 나서면, 포장이 반쯤은 패고 벗겨진 땡볕의 도로위에, 차와 오토바이가 뒤엉켜 있고, 길 한편으로는 한가로이 물소가 거니는 평화로운 모습이지만, 베트남의 개발 열기는 뜨거웠다. 우리기업에는 투자금 회수가 불투명한 상황이 오히려 유망한 투자사업으로 인식되었고 이러한 모험을 피하지 않는 적극적인 투자진출 전략은 베트남 붕따우에서 헬기를 타고 날아간 바다 한가운데 15-1광구의 유정에서 검은 황금을 뽑아내는 파노라마로 실현된 것이다. 세계 최빈국 라오스에서도 꿈틀대는 활력을 느낄 수 있었다. 라오스 전역을 가로지르는 메콩강의 거대한 수력을 이용하기 위해 국내기업은 수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라오스 정부인사들은 10여년 전 대우건설이 대규모 건설장비를 몰고 들어와 후웨이호댐을 건설할 때의 그 벅찬 감동과 신뢰가 재연되는 기분이라며 우리기업의 라오스 진출을 한껏 환영하고 있다. 라오스 주요 민간기업 대표 중 한 분은 한국인이며, 그는 별로 쓸모없던 작물의 열매로부터, 대체연료인 바이오 디젤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근 10년은 소위 부가가치 경영, 구미식 주주위주 경영 등을 통해 모험을 피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차입금 상환과 무차입 경영이 선진화된 경영으로 통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우리기업들은 분명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투자유망지역에 투자허가가 나오기도 전에 지역사회봉사와 투자를 진행하고 세계유수의 상업은행과도 프로젝트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을 통해 10년,20년의 장기개발투자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는 동남아뿐만 아니라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동구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기업들의 신시장 개척에 대한 열정과 투지만으로는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으며, 성공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특히 국가신용도가 낮고, 사업위험도가 높은 새로운 시장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위험을 기꺼이 무릅쓰려는 기업의 의지를 지원해 줄 금융인프라의 구축이 시급하다. 중장기 금융 뒷받침이 안 되는 기업 진출은 이와 같은 신흥시장에서는 위험 요인이 너무 많다. 미래시장의 확보를 위해서는 산업과 금융이 함께 나가야 한다. 국내기업의 유보자금 40조원이 보다 적극적으로 신시장 개척에 나설 수 있도록 금융지원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더구나 금융여건이 낙후된 신시장의 국가위험, 사업위험을 담보할 수 있는 리스크의 분석과 관리가 맞춤형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세계를 누비며 상품수출에 주력하던 개발시대의 기업가 정신은 대한민국의 경제발전과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다. 이러한 기업가 정신이 이제는 합리적인 위험관리와 효과적인 금융지원이 뒷받침되어, 다시 한번 ‘신기업가 정신’으로 부활하여 샌드위치 한국경제에 새로운 ‘열린세상’을 여는 돌파구 마련의 토대가 되기를 바란다. 조환익 수출보험공사 사장
  • “나는 이제 인간의 행성으로 다시 돌아왔다”

    |파리 이종수특파원|“나는 이제 ‘인간의 행성’으로 다시 돌아왔다.” 2005년 11월 세계 처음 안면 부분이식 수술을 받은 이자벨 디누아르(40)가 최근 ‘두 얼굴의 여성’으로 사는 심경을 털어놓았다. 프랑스 일간 르 몽드가 7일(현지 시간) 단독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디누아르는 “다른 사람들처럼 이제 얼굴이 있어서 웃거나 표정을 지을 수 있고, 주위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며 ‘일상성의 회복’에 기뻐했다.●“내 정체성의 일부도 영원히 사라져” 그녀는 2004년 신경안정제에 취해 잠든 뒤 애견에게 얼굴을 물어 뜯겨 입술과 코, 턱의 일부를 잃자 뇌사 상태의 여성에게서 얼굴 일부를 이식받았다. 건강한 모습의 디누아르는 “한때 악몽을 겪었고 아직도 미래를 확실히 알 수 없는 모험을 하고 있다.”면서도 “다른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을 겪은 뒤 많이 변했고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결과 나는 다시 살고 있고 미래를 계획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친하게 어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을 수술한 의료진에 대해 ‘제2의 가족’이라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두 얼굴’로 인한 혼란함은 아직 가시지 않은 듯 “몸(얼굴)의 일부만이 아니라 내 정체성의 일부도 영원히 사라졌다.”며 복잡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이어 “수술 후 6개월 만에 감각을 회복해 너무 기뻤지만 거울에 비친 남의 얼굴을 볼 때마다 괴로웠다.”며 “처음엔 과거 내 얼굴의 특징을 떠올리며 힘들어했지만 차츰 적응됐다.”고 말했다.●“은밀하게 새 삶을 시작하고 싶어” 인터뷰에 앞서 그녀는 수술 뒤 자신의 이름을 공개함으로써 가족들을 괴롭힌 언론에 대한 반감이 가시지 않은 듯 “내 생활이 존중받고 평화롭게 살기를 원한다.”며 “내 삶을 은밀하게 새로 시작할 권리를 보장받고 싶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최근 모습도 공개하기를 원하지 않았다. 금발 머리가 많이 자란 디누아르는 현재 딸 둘을 데리고 프랑스 북부에서 조용하게 살고 있다. 인터뷰에서 그녀는 사고 뒤 맛본 처참함, 얼굴 기증자를 기다리는 5개월 동안의 초조함, 수술 뒤 거울을 보고 느낀 기쁨 등 감정의 기복을 상세하게 털어놓았다. 마지막으로 “어쨌든 나는 살고 싶고 직장도 구하고 정상적 삶을 누리고 싶다.”며 그 이유로 “나와 가족, 의료진, 무엇보다 기증자의 가족들에게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안면 부위를 기증한 그녀를 늘 생각할 것이다.”고 말을 맺었다.vie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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