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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쓸데없이 목숨 건다 vs 가치있는 인생 경험…‘전쟁관광’ 논란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인 8명, 미국인 3명, 독일인 1명으로 구성된 관광객 일행이 아프가니스탄 서부 고대 유적지를 여행하다가 탈레반의 공격을 받아 7명이 다치는 일이 일어났다. 탈레반의 잔악무도한 테러 행위에 대한 비난과 별개로, 수천 명 주민이 유혈사태를 피해 탈출하는 아프간으로 누가 왜 목숨 걸고 관광을 떠나는지 의구심 담은 눈길이 쏠렸다. AFP통신에 따르면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전쟁 관광객(war tourist)’들이 납치와 폭탄테러 가능성에 대한 경고에도 해마다 아프간으로 향해 오염되지 않은 자연 그 자체인 산악지대와 장엄한 고대 유적지를 둘러보고 있다. 올해 6월 아프간으로 ‘휴가’를 다녀온 미국인 배낭여행가 존 밀턴(46) 씨도 그중 하나다. 과거 북한과 소말리아에도 다녀온 밀턴 씨는 AFP에 “분쟁지역이나 인적이 드문 지역을 가보면 평범한 관광지를 여행할 때보다 훨씬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 친지들은 그런 위험을 무릅쓰는 나를 바보라고 생각하지만, 남다른 것을 감수할 의지가 없다면 평범한 것에 만족하며 살아야 한다”며 “흉터 하나 없이 죽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런 일은 아프간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2013년 일본인 무역상 후지모토 도시후미 씨는 ‘단조로운 일’이 지겨웠던 나머지 2011년부터 심각한 내전 상태인 시리아 알레포를 잠시나마 다녀왔다. 그는 역시 분쟁 상태인 예멘에도 다녀왔다고 AFP에 말했다. 관광객들은 분명히 자신의 의지로 분쟁지역을 찾고 있으나 이들의 ‘모험’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지난 4일 탈레반 공격을 받은 서양 관광객들은 당시 아프간군의 호위를 받고 있었으며 부상자 중에는 아프간 현지인 운전기사가 포함됐다. 이번 여행객을 모집한 것으로 알려진 영국 여행사의 대표도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서방 대사관 대부분이 위험 지역 여행을 자제하라고 자국민에 경고하는 가운데 관광객들이 무모하게 위험을 감수한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위험지역 여행을 흔치 않은 경험을 했다는 ‘훈장’과도 같이 여기고 소중한 인명을 위험에 노출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관광객들이 단지 스릴을 즐기러 이런 지역을 여행하는 것은 아니라는 항변도 만만치 않다. 아프간, 소말리아 등지의 관광 상품을 취급하는 영국 여행사 ‘언테임드 보더스’(Untamed Borders)의 제임스 윌콕스 대표는 “사람들은 다면적이고 복합적인 장소를 보고 싶어 우리 여행에 참여한다”며 “그곳이 위험해서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전리품’을 위해 이런 여행에 나서는 사람은 극소수”라며 “대부분 사람들은 누가 아프간에 다녀왔다고 해서 감탄하지는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아일랜드 배낭여행객 조니 블레어(36) 씨도 “아프간에 관해 남은 것은 (북부) 사망간 주의 불교사원에서 아이들과 축구를 했던 기억, 마자리샤리프에서 밤에 물담배를 피우고 차 한잔을 마셨던 기억”이라며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완전히 있다”고 말했다. 분쟁과 테러에 피폐한 국가 역시 관광객을 유치하고자 하는 희망을 버리지 못한다. 아프간 상당 부분이 무장조직에 장악됐지만, 항공편으로 진입 가능한 지역과 평화가 비교적 잘 유지되는 지역이 일부 있다는 것이다. 아프간 문화부 대변인 하룬 하키미는 작년에만 2만 명이 카불을 방문했다면서 “아프간은 간절히 외국인 관광객이 필요하다. 경제가 비틀거리고 있어 이것(외국인 관광객 유치)이 중요한 수입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 용암 바다서(?) 서프보드 타는 여성

    용암 바다서(?) 서프보드 타는 여성

    용암이 흘러내리는 활화산 인근 바다에서 서핑을 즐기는 한 여성이 담긴 영상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영상 속 강심장의 주인공은 모험가 앨리스 틸(30)입니다. 앨리스는 최근 하와이 칼라우에아 화산 인근 바다를 찾았습니다. 그녀가 찾은 이곳은 분화구에서 뿜어져 나온 용암이 바다로 흘러드는 곳입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시뻘건 용암이 바다로 스며들어 안개처럼 흰 연기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섬뜩함마저 드는 분위기 속에 앨리스는 서프보드에 몸을 싣고 신나는 표정으로 주변을 유영합니다. 그녀의 특별한 도전은 사진작가 페린 제임스가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앨리슨은 이번 도전에 대해 “이 지역에서 수영을 해보는 게 평생의 꿈이었다. 뜨거워서 숨쉬기가 힘겨웠지만, 위험한 장소인 만큼 겸허한 마음을 가지고 임했다”며 자연에 대한 숭고한 마음을 내비쳤다. 한편 킬라우에아 화산은 1983년부터 꾸준히 활동하고 있으며, 주기적으로 새로운 분출구가 열려 용암이 지표면 위로 나오고 있다. 특히 ‘푸우오’라고 불리는 남동쪽의 분화구에서 매일 30만∼60만㎥에 달하는 용암을 토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영상=Cater News, Alison‘s Adventures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리우 육상] 김덕현 13일 멀리뛰기 예선에 “결선 진출 그 이상을 바라본다‘

    [리우 육상] 김덕현 13일 멀리뛰기 예선에 “결선 진출 그 이상을 바라본다‘

    김덕현(31·광주광역시청)이 한국육상의 새 역사를 쓸 수 있을까? 고교 1학년 때에야 엘리트 육상에 뛰어든 ‘늦깎이’ 김덕현은 13일 오전 9시 20분(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 남자 멀리뛰기 예선에 나선다. 상위 12위 안에 들면 다음날 결선에서 한국 육상 트랙과 필드 종목 사상 최초의 올림픽 메달까지 바라본다. 이미 그는 한국육상 최초로 올림픽 본선 무대 멀리뛰기와 세단뛰기 두 종목에 나서는 쾌거를 이뤘다. 세단뛰기보다 멀리뛰기에서 한국육상 최초의 역사가 쓰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 6월 11일 오스트리아 리트임인크라이스에서 열린 메스 라이드 라 미팅 2016 남자 멀리뛰기 결승에서 8m22를 뛰어 2009년 자신이 기록한 종전 한국기록 8m20을 뛰어넘었다. 더불어 올림픽 기준 기록(8m15)도 넘어섰다. 김덕현은 지난해 11월부터 해외 전지훈련을 통해 약점으로 꼽히던 도움닫기 능력을 향상하려고 노력했고 유럽을 돌며 향상된 능력을 확인했다. 10년 동안 유지한 도움닫기 자세를 바꾸는 모험이 큰 효과를 봐 한국신기록을 작성했다. 그의 남자 멀리뛰기 시즌 랭킹은 15위지만 2012년 런던올림픽 우승자인 그레그 러더포드(영국)가 8m31를 넘었고 2위 미첼 와트(호주)는 8m16밖에 뛰지 않았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김덕현이 리우에서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면 한국 육상 트랙&필드 종목 최초로 올림픽 메달도 따낼 수 있다”고 기대했다. 김덕현도 리우에 오기 전 “세단뛰기는 결선 진출을 목표로 하고, 멀리뛰기는 그 이상을 꿈꾼다”며 “가능성이 있으니까 도전한다.그렇지 않으면 일찌감치 올림픽 출전을 확정한 세단뛰기에 더 집중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체고 1학년 때 뒤늦게 엘리트 육상을 시작한 그는 단숨에 한국 도약 종목 일인자로 올라섰고 세계육상선수권(2007년 오사카, 2009년 베를린, 2011년 대구, 2015년 베이징)과 2012년 런던올림픽 등 메이저대회에 출전하며 경험을 쌓았다. 마지막 올림픽이란 간절함 때문에 도약 방법까지 바꾸는 모험을 감행했다. 역대 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멀리뛰기 최고 성적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에서 김종일이 차지한 8위인데 김덕현이 그를 뛰어넘어 메달까지 차지할지 주목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나를 노래한 사포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나를 노래한 사포

    길가메시 서사시에서 알 수 있듯이 대개 왕이나 영웅의 업적을 찬양하는 목적으로 지어진 게 서사시이다. 사사로운 개인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고 공유한다는 것, 나를 노래한다는 것 자체가 처음엔 혁명이었고 휴머니즘이었다. 최고 권력자만이 아니라 나도 말할 가치가 있다, 나도 왕 못지않게 소중한 존재이니까. 민주주의가 발전했던 그리스에서 말하기를 좋아하는 철학자와 시인들이 인류문화의 꽃을 피웠다. 나는 누구인가를 탐구한다는 점에서 철학자와 서정시인은 서로 닮았다. 위대한 시인들은 다 철학자였다. 서정시를 발전시킨 가장 큰 공로자는 그리스의 여성시인 사포(BC 600?~?)이다. 일상의 언어가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린 사포의 시어들은 2500여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현대적이다. 사포는 기원전 600년경에 레스보스 섬의 미틸리니에서 태어났다. 당시 레스보스는 소아시아에 위치한 트로이 그리고 아시리아와 지리적으로 가까워, 동서를 잇는 고대 중개무역의 중심지로 아테네가 부럽지 않을 만큼 부유했으며 문화가 발달했다. 사포와 시를 교환한 알카이오스를 비롯해 그녀를 사모하는 남성들이 여럿이었지만, 사포는 아름다운 외모로 이름을 날리진 않았다. 사포는 키가 작고 남성적인 용모의 소유자였다고 한다. 그녀는 시의 힘으로, 그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언어의 힘으로 사람들을 굴복시켰다. 시인은 무가치한 존재로 공화국에서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한 플라톤(BC 427~347)도 사포를 ‘열 번째 뮤즈’라며 찬양했고, 사포의 이미지는 고대 미틸리니에서 주조된 동전에도 새겨져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 시는 눈으로 읽는 글이 아니라 귀로 듣고 즐기는 노래였고, 춤도 곁들여진 종합예술이었다. 시인들은 모두 가수였다. 사포의 시도 노래로 구전되다가 나중에 책으로 엮였다. 사포의 시는 첫 행을 보통 제목으로 사용하는데, 그 첫 행의 번역이 번역자마다 달라서 같은 시인데도 제목이 다르게 붙어 있다. 질투의 시로 알려진 ‘그는 내게 신처럼 보여’(To me he looks godlike)를 감상해 보자. 참으로 번역하기 까다로운 시다. 구글에서 영어로 사포의 ‘Poem of Jealousy’를 검색하면 기원전 50년경의 라틴어 번역본을 비롯해 무려 32개의 번역이 뜨는데, 내가 한글로 옮긴 것은 언젠가 미국을 여행하며 길거리의 서점에서 구입한 작은 책, 뉴본(Sasha Briar Newborn)의 ‘Sappho: The Poems’에 실린 영어 텍스트이다. 그는 내게 신처럼 보여 -사포 그는 내게 신처럼 빛나 보여, 네 앞에 마주앉은 남자, 달콤한 너의 말에 귀 기울이며 너의 매혹적인 웃음이 흩어질 때면 내 가슴이 가늘게 떨리네. 너를 슬쩍 쳐다보기만 해도, 내 혀가 굳어 아무 말도 할 수 없네. 뜨거운 불길에 휩싸여 내 눈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네 내 귀가 둥둥 울리고 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몸이 떨리네 나는 마른 풀처럼 창백해지고 죽을 것만 같아… (I’m pale as dry grass, and death seems close, familiar-) ** 여기서 시인이 열중하는 상대는 신처럼 빛나는 ‘그’가 아니라, 그와 마주앉은 여인인 ‘너’이다. 너의 마음을 사로잡은 남자인 그를 질투하는 사포의 고백이 처절하다. 동성애를 시어로 표현한 아주 특별한 여성이었던 사포. (사포가 태어난 섬의 이름을 따서 ‘레즈비언’이라는 말이 탄생했다). 사랑에 빠졌을 때 우리 몸에 나타나는 변화를 마치 의사가 환자를 관찰하듯 낱낱이 묘사하여, 눈에 보이는 선명한 이미지로 보여 준 시인은 사포가 아마도 처음이리라. 사포의 시는 서양문학만 아니라 서양문화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사랑의 그 곤란한 깊이를 포착하는 그녀의 열정적이며 때로는 얼음처럼 차가운 시어들은 시대를 뛰어넘어 지금도 우리의 가슴을 울린다. 파피루스에 기록된 그녀의 시들은 세월이 흘러 불에 타고 물에 잠기고, 조각조각 찢어져 완전한 형태가 드물지만 파편으로 남은 시편만으로도 그녀의 천재성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사포는 악기도 잘 다뤄 새로운 형태의 리라를 디자인했고, 오늘날 기타의 ‘피크’(pick)에 해당하는 채(plectrum)를 발명하기도 했다. 한때 대한민국의 여학교 교실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세계의 명시를 베끼고 그림을 그린 시화집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최근에 서랍을 정리하다 학창시절에 내가 일기장 겸 시화집으로 사용하던 공책에서 사포의 시를 발견했다. 그 옛날, 여고 1학년이었다. 만년필로 또박또박 새겨진 “나는 마른 풀처럼 창백해지고 죽을 것만 같아요”가 삼십년이 지났건만 금방 흘린 피처럼 선명했다. 그래. 그래서 내가…. 사포의 뒤틀린 위트와 아이러니에 매료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나는 평범한 주부가 되어 적당히 편안한 중년을 보냈겠지. 너무 이른 나이에 사포에게 세뇌당하지 않았다면 지금보다는 부드러운 시인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감히 ‘나’를 노래하는 모험을 택하지 않고 ‘그’ 혹은 ‘그녀’의 이야기를 아리송하게 심각하게 포장하는 재주를 익혔다면, 비평가들의 칭찬과 상도 뒤따랐으련만. 그러나 나는 ‘나’를 노래하다 안개처럼 사라질 운명인 것을….
  • “여름방학 ‘보물’ 찾으러 부천 만화박물관으로”

    “여름방학 ‘보물’ 찾으러 부천 만화박물관으로”

    “얘들아, 보물 찾으러 만화박물관에 가자.” 한국만화박물관은 여름방학을 맞아 어린이 보물찾기 체험 프로그램인 ‘한국만화박물관 만화모험단’을 상시 운영한다고 10일 밝혔다. 만화모험단은 박물관 내 전시관을 찾아다니며 숨은 문제를 푼 후 추첨으로 보물을 획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행사는 한국만화의 역사와 유산을 학습할 수 있는 체험활동으로 차별화된 교육 경험이다. 또 오는 12일까지 ‘터닝메카드’ 주인공인 ‘나찬’과 함께 떠나는 여름방학 이벤트가 진행된다. 박물관 만화영화상영관에서는 ‘터닝메카드’와 ‘헬로카봇’ 특별판이 하루 5회 무료 상영된다. 박물관 입장권이 있는 관람객은 누구나 관람할 수 있고 선착순이다. 13일에는 지난해 독립영화 선정작인 ‘한여름의 판타지아’ 무료상영회와 장건재 감독과 대화 자리가 마련된다. 참가 신청은 박물관 페이스북(www.facebook.com/manhwamuseumedu)에서 하면 된다. 이 밖에 오는 14~15일 ‘웹애니메이션 특별전’을 통해 재능 있는 애니메이션 창작자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진다. 특히 2000년대 초 인기 웹애니메이션 ‘오인용’, ‘만담강호’, ‘달묘전설’ 등을 대형 스크린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고전으로 여는 아침] 도전하라, 도전하라, 또 도전하라

    고난의 시대일수록 대중은 영웅을 기다린다. 기원전 13세기 그리스에는 숱한 영웅들이 탄생했다. 페르세우스, 헤라클레스, 이아손, 테세우스, 아킬레우스, 오디세우스 등이 그들이다. 그리스인들은 문명의 이 여명기에 갖가지 자연의 야수들을 물리쳐야 했고, 식량과 주석 획득을 위해 척박한 그리스 땅을 떠나 흑해와 지중해 연안 각지로 교역로를 개척해야 했다. 영웅이 되는 길은 쉽지 않았다. 불확실한 미래에 목숨을 걸어야 했고,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험난한 모험과 시련을 이겨내야 했다. 당시 그리스 청년들은 당돌하리만큼 도전적이고 진취적이었다. 미지의 땅으로 떠나는 모험의 여정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들은 고난 극복을 통해 비로소 자신의 탁월함을 입증하는 것을 영웅이 되기 위한 통과의례로 여겼다. 야수 같은 헤라클레스도 모든 면에서 자신보다 용렬했던 에우리스테우스의 종이 되어 10년이 넘도록 12고역을 과업으로 받아 수행했다. 인간이 성취하기 어려운 고역을 이겨내야만 신이 될 수 있다는 신탁이 그에게 영웅적 도전을 부추겼기 때문일 것이다. 이아손 역시 숙부에게 찬탈당한 왕위를 되찾기 위해 살아 돌아올 수 없으리라는 흑해 연안 콜키스 왕국으로 황금양털을 구하러 항해를 떠났다. 이 모험담을 아폴로니오스 로디우스(BC 295?~215?)는 서사시 ‘아르고나우티카’로 전했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연상시키는 대모험이야기다. 흥미로운 것은 이아손이 이 ‘죽음의 항해’에 동행할 벗들을 공모하자 그리스 전역에서 날고 긴다는 영웅들이 54명이나 몰려들었다는 점이다. 살아서 돌아오면 그나마 다행이고, 그렇지 않으면 야만족의 손에 죽게 될 상황이 불 보듯 예견됨에도. 황금양털을 탈취해오면 이아손은 테살리아 왕이 될 자격을 얻겠지만, 동료에게 주어질 보상은 아무것도 약속된 것이 없었다. 그리스의 영웅들을 가슴 뛰게 한 유인책은 무엇이었을까.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땅을 향해 거센 파도와 풍랑을 이겨내고 거칠고 용맹한 야만족을 물리쳐 영웅이 되는 것. 그들은 그것이야말로 단 하나뿐인 목숨을 걸 만한 명예로운 일이라 생각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법. 이아손은 콜키스 왕국의 공주 메데이아의 사랑을 얻고 그녀의 마술의 도움을 받아 황금양털을 획득한다. 이아손은 과업을 달성하고 귀환했다. 하지만, 그는 메데이아의 계략으로 숙부 펠리아스를 죽이고도 왕위를 이어받지 못했다. 2% 부족한 영웅 이아손. 이아손은 주체적으로 고난을 극복해내지 못해 대중의 폭넓은 인심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요즘 청년들이 지나치게 안전한 직업에 몰리고, 가족과 주변, 사회와 국가의 도움에 의지하려는 풍조가 커지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의 인생을 열어가려는 진취적 도전 정신이 아쉬운 때다. 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kipeceo@gmail.com
  • 성룡 신작 ‘스킵트레이스: 합동수사’ 메인 예고편

    성룡 신작 ‘스킵트레이스: 합동수사’ 메인 예고편

    코믹 액션 어드벤처 ‘스킵트레이스: 합동수사’ 메인 예고편이 공개됐다. ‘스킵트레이스: 합동수사’는 원칙주의 홍콩 경찰과 사기 능력 100% 전문 도박꾼 커플이 악명 높은 범죄 조직에 맞서는 유쾌하고 화끈한 모험을 그린 작품이다. 공개된 예고편은 홍콩경찰 베니 챈(성룡)이 위기에 처한 파트너의 딸 사만다(판빙빙)를 구하기 위해 사기능력 100% 전문 도박꾼 코너 왓츠(조니 녹스빌)와 첫 만남을 갖는 것으로 시작한다. 자신을 마카오로 데려가려는 성룡의 여권을 불태우며, “여권 없이 국경은 어떻게 건너려고?”라고 말하는 조니 녹스빌의 모습은 이후 둘 앞에 펼쳐질 요절복통 고생길을 암시한다. 여기에 “마카오에 오기 전, 둘 다 없애버려!”라고 말하는 적대자의 대사는 성룡과 조니 녹스빌이 마주하게 될 위기를 예상케 한다. 한편, ‘스킵트레이스: 합동수사’는 중국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개봉 8일 만에 한화 약 962억의 수익을 기록했다. 9월 1일 개봉 예정. 15세 관람가. 107분. 사진 영상=영화사 빅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여름 성수기 대극장 뒤덮은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

    여름 성수기 대극장 뒤덮은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

    국내 창작 뮤지컬은 ‘페스트’가 유일… ‘창작 작품=대학로 소극장’ 공식 공고화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이 연말과 함께 공연계 양대 성수기로 통하는 여름방학 대극장을 뒤덮었다. 수입 작품들이 1000석 이상 규모의 대극장들을 거의 다 꿰차고 있다. 국내 창작 뮤지컬은 단 한 편뿐이다. 돈이 되는 외국 작품들이 대극장을 휩쓸면서 ‘창작 뮤지컬=대학로 소극장’ 공식은 더욱 공고해졌다. 8월 서울 지역 대극장들은 수입 뮤지컬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위키드’,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은 ‘브로드웨이 42번가’, 디큐브아트센트는 ‘잭 더 리퍼’,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은 ‘노트르담 드 파리’, 샤롯데씨어터는 ‘스위니 토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은 ‘모차르트!’가 공연되고 있다. 모두 미국과 유럽 작품들이다. ‘위키드’, ‘브로드웨이 42번가’, ‘스위니 토드’는 브로드웨이 작품이다. ‘위키드’는 동화 ‘오즈의 마법사’를 유쾌하게 뒤집은 작품으로 초록마녀 엘파바와 금발마녀 글린다를 내세워 전 연령층을 흡수하고 있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무명의 코러스 걸 페기 소여가 스타가 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화려한 탭댄스 등을 전면에 배치해 중장년층을 공략하고 있다. ‘스위니 토드’는 평범한 이발사 벤저민 바커의 복수를 그린 작품으로, 조승우·옥주현을 내세워 20·30대 여성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영국의 연쇄살인마 잭 더 리퍼와 그를 쫓는 수사관 앤더슨의 이야기를 담은 ‘잭 더 리퍼’는 체코, 모차르트의 음악적 생애를 다룬 ‘모차르트!’는 오스트리아, 1482년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을 배경으로 한 여자에 대한 세 남자의 어긋난 사랑과 내면적 갈등을 그린 ‘노트르담 드 파리’는 프랑스 라이선스 뮤지컬이다. 이들 대극장 공연의 공통점은 여러 차례 공연돼 흥행이 입증된 데다 볼거리가 풍성하다는 것이다. 한 공연계 관계자는 “성수기엔 공연을 자주 보지 않는 사람들도 공연을 보러 온다. 성공 미지수인 창작 초연 작품보단 브랜드 가치도 검증됐고 흥행에도 성공한 라이선스 작품을 더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는 “여름방학 기간엔 가족 단위 관객들이 많다”며 “남녀노소를 아우르기 위해선 볼거리가 많아야 하는데, 오랜 세월 공연되며 진화해온 수입 작품의 볼거리가 단연 으뜸”이라고 했다.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올슉업’), 두산아트센터(‘베어 더 뮤지컬’) 등 700석 규모의 중형 극장들도 라이선스 작품 일색이다. 창작 뮤지컬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고 있는 ‘페스트’가 유일하다. 공연 전 서태지 뮤지컬을 표방하며 화제를 모았지만 실제 공연에선 일반에 널리 알려진 서태지 노래가 없어 대중성을 얻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대극장용 창작 초연은 흥행 실패에 대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데, 그런 모험을 하려는 제작사는 거의 없다”고 했다. 창작 뮤지컬은 300석 미만, 심지어 100석 미만 규모의 대학로 소극장에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빨래’, ‘마마 돈 크라이’, ‘사랑은 비를 타고’ 등 여러 작품들이 선전하고 있다.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성수기 시장을 보면 수입 작품과 창작 작품의 양극화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며 “경쟁력 있는 선구적인 창작 작품이 나와야 수입 뮤지컬이 주도하는 성수기 시장의 흐름을 깰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월드피플+] 실명되기 전에…6세 소녀의 특별한 버킷리스트

    [월드피플+] 실명되기 전에…6세 소녀의 특별한 버킷리스트

    희소성 질환으로 시력을 잃고 있으며, 언젠가 완전히 실명할 수밖에 없는 운명에 놓인 한 어린 소녀. 그런 딸을 위해 한 어머니가 특별한 버킷리스트를 함께 만들고 실천 중인 사실이 인터넷상에 공개돼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3일(현지시간) 미 애리조나주(州) 피닉스에 살고 있는 크리스티나 프로스트와 카일리 헤렐이라는 이름의 한 모녀에 얽힌 사연을 소개했다. 크리스티나 프로스트에 따르면, 그녀의 딸은 시력이 점차 약해져 완전히 실명에 이르는 희소성 안질환인 ‘가족성 삼출 유리체망막증’(Familial Exudative Vitreoretinopathy·FEVR)을 앓고 있다. 그녀는 딸이 생후 6개월밖에 안 됐을 때 눈에 무언가 이상이 있는 것을 알고 아이를 병원에 데려갔지만, 근시라는 진단만 받았다. 그런데 딸의 눈은 일반적인 근시와 달리 계속해서 나빠졌다. 2세가 됐을 때 비로소 지속적인 시력 손실의 정확한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병명은 ‘가족성 삼출 유리체망막증’(Familial Exudative Vitreoretinopathy·FEVR). 망막에 문제가 있어 언젠가 실명에 이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이후 크리스티나의 딸은 3세 때부터 최근까지 총 5번의 레이저 수술을 받았다. 이는 아이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성장하는 안구와 망막이 분리돼 생기는 출혈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었다. 프로스트는 “딸의 상황을 이해하려고 했을 때마다 내 감정은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오르락내리락거렸다”라면서 “바꿀 수만 있다면 내가 대신 그 병을 앓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가 그런 딸을 위해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실천하게 된 계기는 한 친구 덕분이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8년 전에 시력을 잃은 한 친구가 있다. 난 실명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상상할 수 없어 그녀에게 그게 단지 검은색으로 보이는 것인지 물어봤었다”면서 “그러자 그녀는 내게 기존에 본 것을 기억하고 있어 내가 ‘노란 셔츠를 입고 있다’고 말하면 그것을 떠올릴 수 있어 그렇지는 않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즉 해당 친구는 실명하기 전에 봤던 많은 것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그녀는 “이런 이유로 우리는 버킷리스트를 만들게 됐다”면서 “이는 단지 모험일 뿐만 아니라 그녀의 미래를 위해서도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난 딸에게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보여주길 원한다”면서 “단지 무지개 색깔뿐만 아니라 적갈색과 진홍색과 같은 것도 알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계기로 이들 모녀는 지난 1월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첫 번째 목록을 실천하기 위해 샌디에이고에 있는 바닷가로 여행을 떠났다. 이들은 해변으로 가던 길에 임페리얼 샌드 듄스로 불리는 유명 모래 언덕에도 들렸다. 그녀는 “딸이 보고 싶어 한 첫 목록에 모래 언덕도 있었다”면서 “딸은 여기저기를 뛰어다녔고 모래로 천사들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그녀가 바다를 본 경험은 처음이었다. 그녀는 가장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면서 “그런 그녀의 얼굴을 보는 것은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들은 두 번째 버킷리스트를 실천하기 위해 지난주 디즈니랜드로 향했다. 이는 카일리가 가장 좋아하는 디즈니 공주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스트는 디즈니랜드에서 일하는 브랜디에 감사를 표했다. 딸에게 최고의 경험을 주기 위해 따로 만날 기회를 줬기 때문이다. 이날 소녀는 모든 공주와 개별적으로 만났는데 아직 어려서 그들이 진짜라고 생각해서인지 경외감마저 가졌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프로스트는 자신의 딸이 완전히 시력을 잃기 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점자 읽기나 지팡이 사용법 등도 가르치고 있다. 또한 다른 버킷리스트로 승마와 암벽 등반, 하이킹 등을 실천하기 위해 시각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캠프에 등록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녀는 “3년 전 어느 날, 카일리가 내게 ‘엄마, 소녀들은 강해요’라고 말했었다. 그녀의 중간 이름은 조이(Joy)인데 이름처럼 항상 행복해한다”면서 “그녀가 앞을 보든 못 보든 항상 행복하고 건강하며 성공적이고 독립적인 여성으로 자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이주의 어린이 책] 방사능 괴수 맞선 태평이의 지구지키기

    [이주의 어린이 책] 방사능 괴수 맞선 태평이의 지구지키기

    아토믹스, 지구를 지키는 소년/서진 글·유준재 그림/비룡소/204쪽/9000원 “그냥 재미있는 영웅담만은 아니다. 신나게 이야기를 읽으며 환경까지 생각하게 하는 멋진 책이다.”(이어진 교동초 5학년) “아토믹스는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우리의 영웅! 이 책을 읽은 후에 모두들 지구를 지키는 소년, 소녀가 되고 싶은 충동을 느낄 것이다.”(고현서 대구방촌초 6학년) 소설가 서진이 쓴 첫 장편동화인 ‘아토믹스, 지구를 지키는 소년’은 100명의 초등학생이 심사위원이 돼 직접 선정하는 비룡소의 어린이장르문학상 ‘제4회 스토리킹’의 올해 수상작이다. 어린이들이 최종 본심작 2편을 놓고 치열한 토론을 벌여 선택한 작품이라는 점도 흥미롭지만 아이들이 마냥 웃기고 재미있는 이야기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지구 환경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을 담고 있는 얘기에 매료됐다고 말하고 있는 점에서 대견스럽기도 하다. 방사능에 피폭돼 자신의 생명조차 위협을 받고 있는 열두 살 소년 태평이는 지구를 지키는 히어로 ‘아토믹스’가 돼 원전사고로 돌연변이를 일으킨 바다 동물 괴수들과 맞서 싸우며 모험과 성장을 해 간다. 부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작품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지구 환경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울림을 준다. 괴수들 또한 원전 사고로 오염돼 크기가 커지고 성질도 난폭해졌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인류 문명의 피해자라는 데 우리 자신을 성찰하게 된다. 어른 영웅이 아닌 아이들이 영웅이 된 이 작품은 교과서적인 정보가 아니라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담아 미래 사회를 상상하게 해 준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기고] 피해자들 위한 화해·치유 재단돼야/유명환 세종대학교 이사장·전 외교통상부 장관

    [기고] 피해자들 위한 화해·치유 재단돼야/유명환 세종대학교 이사장·전 외교통상부 장관

    작년 말 한·일 간 위안부 문제가 극적으로 타결된 이후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피해자 할머니들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재단이 출범하게 되었다.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이 끝나기 사흘 전인 작년 12월 28일 양국 외교부 장관은 ‘일본 정부의 책임 인정’과 ‘일본 총리의 사죄’ 및 ‘일본 정부의 예산’으로 약 100억원의 재단 기금을 출연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 합의문을 발표하였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위안부로서 많은 고통을 겪고 심신에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은 모든 분에 대해 일본국 내각총리대신으로서 ‘가슴으로부터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표명한다고 언급하였다. 위안부 문제가 한·일 양국 간 외교적 현안으로 제기된 것은 오래전의 일이었지만 지난 20여년간 ‘해결도 아니고 미해결도 아닌 상태’로 남아 있었다. 이 문제가 다시 한·일 외교 현안으로 부각된 것은 2011년 가을 일본에서 개최된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국 측이 이를 강하게 제기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헌법재판소가 정부가 위안부 문제를 일본과 교섭하지 않고 있는 것은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는 판결을 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20여년 만에 다시 시급한 외교 현안의 하나로 제기된 위안부 문제는 그간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를 구축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이 되었던 것이다. 작년 말 한·일 수교 50주년을 계기로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위안부 합의 결단은 커다란 모험을 무릅쓴 용기 있는 판단이라고 생각된다. 과거와 같이 그냥 한·일 간 외교적 현안으로 놓아두는 것이 정권 차원에서 볼 때 오히려 안전한 방법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책임 있는 최고 지도자로서 피해자들이 생존할 때 하루속히 타결을 짓는 것이 국가적 이익을 고려할 때 보다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라고 본다. 일본이 한국의 입장을 모두 받아들인 것은 아니지만 군의 관여와 책임을 인정하고, 총리 명의의 사죄와 정부 예산을 투입하기로 한 것은 내용면에서 우리의 입장이 충분히 관철된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자면 끝이 없기 때문에, 차선책으로서 위안부 합의를 평가하고자 한다. 그리고 정부는 합의 내용을 조속히 이행하여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유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제는 그간 위안부 문제를 사회에서 잊혀지지 않도록 노력한 시민단체의 역할도 평가하여야 한다. 시민단체의 대표들도 재단에 참여하여 위안부 문제를 한 차원 더 높게 승화시켜야 한다. 일본의 시민단체들과 힘을 합하여 세계적으로 ‘전시 여성인권 보호’를 위한 숭고한 활동을 일본과 같이하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제 어렵게 출발하는 ‘화해·치유 재단’은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주변국도 관심을 가지고 볼 것이다. 재단은 무엇보다도 생존하는 피해자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희망하는지를 바탕으로 사업을 구상해야 한다. 피해자 할머니들을 모두 개별적으로 면담하여 각자의 희망사항을 청취하는 일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가급적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만나서 마음을 위로하고 실제로 필요한 지원을 하여야 한다. 각자의 필요에 따른 ‘맞춤형 지원 사업’에 치중하여 기금을 사용하기 바란다.
  • ‘접대 골프’ 사라질까, 변질될까

    ‘접대 골프’ 사라질까, 변질될까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를 금지한 이른바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접대골프가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접대골프’는 1인당 그린피를 포함해 최소 30만∼40만원 정도가 드는데, 이는 김영란법이 허용하는 선물 5만원 이하를 최대 8배나 뛰어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각종 편법을 동원한 접대골프가 다시 고개를 들 것이란 분석도 있다. 비용을 현금으로 나눠주는 등 각종 편법이 동원된다는 것이다. 몸을 사릴 기간도 ‘최대 3개월’로 본다. 3개월 정도가 지나면 시범 케이스로 엄단할 사례들이 충분할 것이고, 시민들의 관심도 사라지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4일 골프장 업계에 따르면 대다수 골프장은 아직 김영란법 영향권에 들지 않았다. 김영란법이 시행되는 9월 28일 전까지 ‘마지막 만찬’이 진행된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최근 일부 골프장에서 부킹 미달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경기 고양의 한 유명 골프장은 보통 20∼30일 전 주말 부킹이 100%였다. 김영란법 합헌 결정 이후 20∼30%가량 부킹 여분이 남아 있다. 경북의 한 회원제 골프장도 평소 주말에는 부킹 취소가 없는데 최근 1∼2팀씩 예약 취소가 생겼다. 한 골프장 관계자는 “법이 시행되면 어떻게 얽힐지 모르는 마당에 누가 모험하면서까지 골프를 치겠느냐.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한숨 쉬었다. 지역의 한 공무원은 “접대골프는 사실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친구들과 치더라도 쓸데없는 오해를 살 수 있어 이참에 골프를 끊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반면 골프 회원권 소지자들은 “김영란법 덕분에 편하게 골프를 칠 수 있게 됐다”고 환호하기도 한다. 회원제 골프장들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 근교 27홀 규모의 회원제 골프장은 현재 2부 운영에 하루 126개 골프팀을 운영하지만,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주말 10개 팀 정도가 사라질 것으로 본다. 월 매출로 따지면 3000만원, 연간으로 보면 3억∼4억원가량의 매출 감소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지난해 11월 ‘2016년 골프회원권 값 전망’에서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골프 회원권 값이 20∼30%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접대골프는 영원할 것이란 전망도 없지 않다. 박근혜 정부에서 암묵적인 골프 금지령이 내려지자 일부 공직자가 가명으로 골프접대를 받거나, 무기명 회원권을 활용하는 등의 편법이 기승을 부렸기 때문이다. 골프장에 도착하기 전 미리 만나 비용을 현금으로 나눠 주거나, 각자 카드 등으로 비용을 정산하고 나중에 현금으로 되돌려 주는 방법 등이 점쳐진다. 내기 골프로 돈을 많이 잃어 주는 등으로 비용을 보전해 줄 수도 있다. ‘내기 골프 비용보전’은 익숙한 방식이다. 스폰서가 현찰로 모두 낸 뒤 각자 비용을 정산한 것처럼 현금 영수증을 끊어 주는 방법도 나올 수 있다. 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사업 인허가가 걸린 상황에서 어떻게든 방법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접대골프를 싸게 하면 100만원 이내에서 해결할 수도 있는데 공무원이나 사업 파트너에게 접대를 어찌 안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앞 못보기 전에 볼래요” 6세 소녀의 ‘특별한 버킷리스트’

    “앞 못보기 전에 볼래요” 6세 소녀의 ‘특별한 버킷리스트’

    희소성 질환으로 시력을 잃고 있으며, 언젠가 완전히 실명할 수밖에 없는 운명에 놓인 한 어린 소녀. 그런 딸을 위해 한 어머니가 특별한 버킷리스트를 함께 만들고 실천 중인 사실이 인터넷상에 공개돼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3일(현지시간) 미 애리조나주(州) 피닉스에 살고 있는 크리스티나 프로스트와 카일리 헤렐이라는 이름의 한 모녀에 얽힌 사연을 소개했다. 크리스티나 프로스트에 따르면, 그녀의 딸은 시력이 점차 약해져 완전히 실명에 이르는 희소성 안질환인 ‘가족성 삼출 유리체망막증’(Familial Exudative Vitreoretinopathy·FEVR)을 앓고 있다. 그녀는 딸이 생후 6개월밖에 안 됐을 때 눈에 무언가 이상이 있는 것을 알고 아이를 병원에 데려갔지만, 근시라는 진단만 받았다. 그런데 딸의 눈은 일반적인 근시와 달리 계속해서 나빠졌다. 2세가 됐을 때 비로소 지속적인 시력 손실의 정확한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병명은 ‘가족성 삼출 유리체망막증’(Familial Exudative Vitreoretinopathy·FEVR). 망막에 문제가 있어 언젠가 실명에 이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이후 크리스티나의 딸은 3세 때부터 최근까지 총 5번의 레이저 수술을 받았다. 이는 아이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성장하는 안구와 망막이 분리돼 생기는 출혈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었다. 프로스트는 “딸의 상황을 이해하려고 했을 때마다 내 감정은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오르락내리락거렸다”라면서 “바꿀 수만 있다면 내가 대신 그 병을 앓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가 그런 딸을 위해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실천하게 된 계기는 한 친구 덕분이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8년 전에 시력을 잃은 한 친구가 있다. 난 실명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 상상할 수 없어 그녀에게 그게 단지 검은색으로 보이는 것인지 물어봤었다”면서 “그러자 그녀는 내게 기존에 본 것을 기억하고 있어 내가 ‘노란 셔츠를 입고 있다’고 말하면 그것을 떠올릴 수 있어 그렇지는 않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즉 해당 친구는 실명하기 전에 봤던 많은 것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그녀는 “이런 이유로 우리는 버킷리스트를 만들게 됐다”면서 “이는 단지 모험일 뿐만 아니라 그녀의 미래를 위해서도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난 딸에게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보여주길 원한다”면서 “단지 무지개 색깔뿐만 아니라 적갈색과 진홍색과 같은 것도 알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계기로 이들 모녀는 지난 1월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첫 번째 목록을 실천하기 위해 샌디에이고에 있는 바닷가로 여행을 떠났다. 이들은 해변으로 가던 길에 임페리얼 샌드 듄스로 불리는 유명 모래 언덕에도 들렸다. 그녀는 “딸이 보고 싶어 한 첫 목록에 모래 언덕도 있었다”면서 “딸은 여기저기를 뛰어다녔고 모래로 천사들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그녀가 바다를 본 경험은 처음이었다. 그녀는 가장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면서 “그런 그녀의 얼굴을 보는 것은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들은 두 번째 버킷리스트를 실천하기 위해 지난주 디즈니랜드로 향했다. 이는 카일리가 가장 좋아하는 디즈니 공주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스트는 디즈니랜드에서 일하는 브랜디에 감사를 표했다. 딸에게 최고의 경험을 주기 위해 따로 만날 기회를 줬기 때문이다. 이날 소녀는 모든 공주와 개별적으로 만났는데 아직 어려서 그들이 진짜라고 생각해서인지 경외감마저 가졌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프로스트는 자신의 딸이 완전히 시력을 잃기 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점자 읽기나 지팡이 사용법 등도 가르치고 있다. 또한 다른 버킷리스트로 승마와 암벽 등반, 하이킹 등을 실천하기 위해 시각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캠프에 등록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녀는 “3년 전 어느 날, 카일리가 내게 ‘엄마, 소녀들은 강해요’라고 말했었다. 그녀의 중간 이름은 조이(Joy)인데 이름처럼 항상 행복해한다”면서 “그녀가 앞을 보든 못 보든 항상 행복하고 건강하며 성공적이고 독립적인 여성으로 자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하이킹 도중 윗옷 벗은 남자와 마주쳤는데 트뤼도 캐나다 총리

    하이킹 도중 윗옷 벗은 남자와 마주쳤는데 트뤼도 캐나다 총리

    캐나다의 한 가족이 지난 주 퀘백주의 가티노 국립공원을 하이킹하던 도중 윗옷을 벗은 채 공원을 돌아다니는 한 남성과 마주쳤다. 그런데 그는 저스틴 트뤼도(45) 총리였다. 피터보로에 사는 짐 고드비 가족은 약간의 망설임 끝에 트뤼도 총리와 짤막한 대화를 나누고 셀피도 찍었다. 13세 아들 알렉산더는 정말 잊기 힘든 추억을 휴가 도중 누렸다. 아버지 짐은 일간 ‘토론토 스타’와의 인터뷰를 통해 “‘와우 미쳤어! 우리가 총리를 만났다고’ 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나중에 페이스북에 “앞문을 열고 나아가자 정말 생각하지 못했던 모험이 기다리고 있었다”고 총리와의 조우 순간을 돌아봤다. 트뤼도 총리 일가는 오타와에서 북서쪽으로 50㎞ 떨어진 이 광활한 국립공원의 중심부에 위치하며 허리 높이까지 물이 용솟음치는 러스크 땅굴을 돌아보던 중이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선친 피에르의 뒤를 이어 지난해 11월 제23대 캐나다 총리에 취임한 그는 명문가 자제 답지 않게 소탈하고 친서민적인 행보를 거듭해 인기를 얻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고전으로 여는 아침] 어떻게 살 것인가

    누구나 한번은 이 세상에 왔다가 떠나간다. 그러면 죽음으로써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일까. 소크라테스(BC 470~399)는 인간이 죽으면 육체는 사라지지만 그의 혼은 불멸한다고 믿었다. 플라톤(BC 427~347)의 대화편 ‘파이돈’은 소크라테스가 아테네 시민 법정에서 사형 판결을 받고 감옥에서 독약을 마시고 죽기 직전, 제자들과 영혼 불멸과 사후 세계에 대해 나눈 대화를 전해 주고 있다. 소크라테스는 늘 육체의 욕망에 휘둘리는 감각적 삶보다 이런 것들에 초연할 수 있는 이성적 삶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철학자의 혼은 이성을 따르고 언제나 이성과 함께함으로써, 그리고 의견의 대상이 아닌 참되고 신적인 것을 정관하고 양식으로 삼음으로써 (쾌락과 고통에 얽매이는) 감정들에 초연해야 한다고 믿네.” 소크라테스가 평소 혼을 강조했지만, 혼이 불멸한다는 그의 주장에는 제자들도 쉽게 동의하지 않았다. 특히 심미아스 같은 이는 혼은 항상 몸과 함께하며 이 둘의 조화가 이루어질 때 각각의 기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혼은 일종의 조화’라는 것이다. 그래서 육신이 죽으면 혼 역시 소멸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혼은 사람의 형태와 몸속으로 들어오기 전에 존재”하며, 혼이 들어 있기에 몸이 살아 있는 것이므로 죽음은 단지 육신과 혼을 분리시키는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 육신의 죽음 이후에도 혼은 저승으로 여행을 떠나 심판자에 의해 죗값을 치르거나 응분의 보답을 받아 각자 적절한 곳에서 살게 된다는 것이다. 죽음이 육체와 혼을 함께 소멸시키는지, 아니면 혼만 홀로 남아 새로운 모험의 길을 떠나는지 나로서는 알 길이 없다. 이는 과학적 검증의 문제를 넘어 신학적 믿음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의 말대로 혼이 불멸한다면 결국 우리의 관심은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로 귀착된다. “만약 죽음이 모든 것으로부터의 도피라면 죽음은 악인들에게는 횡재겠지. 그들은 죽음으로써 혼과 함께 몸과 자신들의 악행에서도 해방될 테니까. 그러나 혼이 죽지 않는 것으로 드러난 지금, 혼이 악행에서 도피하거나 구원받을 길은 달리 아무것도 없네. 최대한 선량해지고 지혜로워지는 것 말고는.” 소크라테스가 “우리는 살아 있는 동안 미덕과 지혜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응답이다. “만약 혼이 죽지 않는다면 우리가 삶이라고 부르는 이 시간뿐만 아니라 모든 시간을 위해 혼을 보살펴야 하며, 만약 누가 혼을 소홀히 하면 무서운 위험에 빠지게 되리라는 점을 명심해야 하네.” 소크라테스는 죽음 앞에 담담했다. 혼의 불멸을 믿은 그는 죽음은 삶의 종결이 아니라 지혜로 갈고닦은 맑은 영혼의 ‘고상한 모험’의 출발이라 여겼기 때문이 아닐까. 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 kipeceo@gmail.com
  • 경쾌하게·박력있게·스릴있게…韓·美·日 애니 삼국지

    경쾌하게·박력있게·스릴있게…韓·美·日 애니 삼국지

    여름 극장가는 블록버스터 외에도 가족 관람객을 겨냥한 애니메이션 전쟁이 발발하는 시기다. 7월 마지막주 박스오피스 톱 10 중 ‘도리를 찾아서’, ‘아이스에이지: 지구대충돌’, ‘극장판 요괴워치’, ‘빅’ 등 애니메이션이 네 편이나 차지하고 있다. 8월, 애니메이션 전쟁이 더 뜨거워진다. 굵직굵직한 작품들이 대거 개봉할 예정이다. 한·미·일 대결이 펼쳐지는 것도 관전 포인트. ●북미 극장가 휩쓴 ‘마이펫’·日 ‘코난’ 오늘 개봉 맞불 3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마이펫의 이중생활’(전체 관람가)은 올해 ‘주토피아’, ‘도리를 찾아서’의 흥행 바통을 잇고 있는 작품이다. 최근 SF ‘스타트렉 비욘드’가 개봉하기 전까지 2주간 북미 극장가를 휩쓸었다. ‘슈퍼배드’ 시리즈와 ‘미니언즈’를 선보이며 세계 애니메이션계의 신흥 강자로 떠오른 일루미네이션에서 제작했다. 애완동물들의 일상을 사람이 아닌 동물의 시선으로 그려낸다. 새 입양견 때문에 평화로운 일상에 금이 간 반려견 맥스가 뜻밖의 사고로 주인 곁을 떠나게 된 뒤 동물 친구들과 겪게 되는 모험담이 경쾌하다. 물량 공세를 앞둔 일본 애니메이션 중에는 ‘명탐정 코난: 순흑의 악몽’(12세)이 눈에 띈다. ‘마이펫…’과 같은 날 극장에 걸린다. ‘명탐정 코난’의 20번째 극장판이다. 만화는 아오야마 고쇼가 1994년 처음 잡지에 연재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그리고 있으며, 1996년 TV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시작됐다. 극장판은 1997년 첫 편이 나온 뒤 해마다 한 편씩 제작되고 있다. 극장판에서 코난은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급 모험을 펼친다. 관객 몰이가 큰 작품은 아니지만 마니아층이 탄탄하다. 국내에서는 6번째 극장판 ‘베이커가의 망령’이 2008년 처음 상륙한 뒤 일본색이 짙은 네 작품을 제외하고 19번째 ‘화염의 해바라기’까지 모두 개봉했으며 누적 관객이 430만명에 달한다. ●이성강 감독 ‘카이’ 17일·연상호 감독 ‘서울역’ 18일 개봉 한국 애니메이션 중에는 연상호 감독의 좀비물 ‘서울역’(15세)과 이성강 감독의 판타지 ‘카이: 거울호수의 전설’(전체)이 빅카드다. 18일 개봉하는 ‘서울역’은 연 감독의 첫 실사 영화 ‘부산행’보다 앞선 이야기(프리퀄)를 담고 있다. 공유 부녀가 KTX에 탑승하기 전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의문의 바이러스가 퍼진 서울역에서 평범한 시민들이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인다. ‘부산행’ 도입부에서 KTX에 돌연 탑승해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감염자로 특별 출연한 심은경이 류승룡, 이준과 함께 목소리 연기를 한 점이 흥미롭다. 심은경이 두 작품의 연결고리인 셈이다. 최근 몇 년 새 국내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유아용을 제외하곤 줄줄이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에 ‘서울역’이 ‘부산행’의 열기에 힘입어 흥행 열차에 탑승할지 주목된다. ‘서울역’보다 하루 앞선 17일 스크린에 걸리는 ‘카이…’는 2002년 국내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세계 최고 애니메이션 축제인 프랑스 안시 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그랑프리를 수상했던 ‘마리 이야기’의 이성강 감독이 안데르센 동화 ‘눈의 여왕’을 한국적 정서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소년 카이와 눈의 여왕 하탄의 대결이 하이라이트다. 연상호 감독이 제작에 참여한 점이 눈길을 끈다. ●세계 최고 佛안시영화제 석권 ‘보이 앤 더 월드’ 4일·‘리우 2096’ 11일 첫선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맞아 브라질 애니메이션을 맛볼 수 있는 색다른 기회도 마련됐다. 안시를 2년 연속 석권했던 작품들이다. 먼저 2014년 그랑프리 수상작 ‘보이 앤 더 월드’(전체)가 4일 개봉한다. 도시로 일자리를 구하러 간 아빠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소년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세계를 동화적인 감성으로 그려내며 한편으론 도시화와 세계화, 자본주의와 미디어의 범람, 인간 소외를 풍자한 수작이다. 11일에는 2013년 그랑프리 수상작인 ‘리우 2096’(19세)이 개봉한다. 영원한 생명을 지닌 인디언 전사와 끊임없이 환생하는 여인의 600년에 걸친 사랑을 그린 대서사 판타지물이다. 1500년대 프랑스·포르투갈 식민 지배, 1800년대 노예제 폐지 투쟁, 1960~70년대 군부 독재 등을 거쳐 2096년 물 부족 사태로 인한 소요까지 실제 역사와 앞으로 일어날 법한 역사까지 만날 수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닥터스 김래원 박신혜, 13년 ‘썸’ 끝내고 공식연인 “반갑게 맞긴 어렵겠다”

    닥터스 김래원 박신혜, 13년 ‘썸’ 끝내고 공식연인 “반갑게 맞긴 어렵겠다”

    인기리에 방송중인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하명희 극본·오충환 연출)의 박신혜가 처음으로 시작한 연애의 설렘과 할머니를 향한 애틋한 그리움, 아직 용서할 수 없는 아버지를 향한 미움까지 혜정의 미묘한 감정들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을 함께 몰입하게 만들었다. 1일 방송된 ‘닥터스’ 13회에서는 드디어 설레임 폭발, 사내 연애를 시작한 혜정과 지홍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어렵게 시작한 두 사람의 사랑은 그만큼 달콤했다. 혜정은 당직도 아니면서 슬쩍 들른 지홍과 이어폰을 나눠 끼고 병원 산책로 데이트를 하는가하면 구내식당에서 둘이서 밥 먹기 위해 신호를 주고 받고 파란, 인주에게 지홍의 여자친구로 소개받는 등 달콤한 연애의 행복을 맛본다. 산책로를 걸으며 길 한켠의 꽃에 “혜정아 안녕~”하고 인사하는 지홍의 모습과 “누군가의 삶으로 들어가는 모험이 시작됐다”며 지홍을 집까지 바래다주는 혜정의 모습은 시청자들도 함께 행복하게 했다. 그러나 혜정의 아버지를 만났다는 지홍의 얘기에 굳어진 혜정의 얼굴과 지홍이 꺼낸 할머니 얘기만으로도 촉촉해진 혜정의 눈빛은 그녀의 오랜 상처가 완전히 아물지 않았음을 드러냈다. 그리고 마트 데이트 후 함께 저녁을 먹다가 지홍이 준비한 국이 왠지 할머니의 국밥 같다며 좋아하던 혜정은 그 국이 혜정의 아버지가 경영하는 할매국밥 집에서 사온 것임을 알고 숟가락을 내려놓는다. “상대방의 인생에 들어가는 일이 연애의 시작이다. 역으로 내 인생에 들어오려는 상대방도 반갑게 맞는 일이기도 하다. 반갑게 맞기는 정말 어렵겠다”는 내레이션에 이어진 혜정의 어두워진 눈빛은 연애의 시작과 함께 지홍이 자신의 인생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허락해야 하는 당황스러움을 암시했다. 첫 연애의 설렘 속에서도 자신의 인생에 누군가를 받아들이는 것이 익숙치 않은 당황스러움을 눈빛과 표정으로 전달한 박신혜의 열연이 빛났다. 한편 13회 방송에서는 아내를 잃고 홀로 해와 달 형제를 키우는 바람(남궁민 분)이 아이의 수술비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에피소드가 그려져 시청자들을 함께 가슴 아프게 했다. ‘닥터스’ 14회는 8월 2일 화요일 밤 10시 전파를 탄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9팀 선발 세계 여행지 탐험… 한화그룹, 불꽃로드 캠페인

    9팀 선발 세계 여행지 탐험… 한화그룹, 불꽃로드 캠페인

     한화그룹은 이달 새롭게 선보이는 ‘나는 불꽃이다’ TV 광고에 앞서 불꽃 같은 열정의 탐험대 9개 팀을 찾는 ‘한화 불꽃로드(사진)’ 캠페인을 펼친다고 2일 밝혔다. 한화 불꽃로드 캠페인은 불꽃로드 탐험대가 페루, 아이슬란드, 모로코, 체코·오스트리아, 스페인, 몽골, 호주, 쿠바, 라오스 등 세계 각국 여행자들이 최고 여행지로 꼽은 9개 지역에 자신만의 불꽃을 찾아 떠나는 여행 프로그램이다. 한화 관계자는 “여행을 통해 자신만의 불꽃과 삶의 가치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의 꿈을 실현해 주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사회공헌 캠페인”이라고 설명했다. 참가 신청은 오는 21일까지 한화 불꽃로드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hanwhacsr)을 통해 희망 여행지, 팀 소개, 참가 사유 등을 작성하면 된다. 팀 구성은 2~5명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항공권과 숙박비 등을 지원한다. 여행 주제, 일정과 세부 여행지 선정 등은 참가자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면 된다.  1차에서는 팀 구성의 개성과 매력도, 실현 가능성 등을 본다. 면접에서는 여행 의지와 열정, 사연을 가진 매력적인 팀에 높은 점수를 줄 계획이다. 또 팀마다 전문 VJ가 동행해 여행 속 도전과 모험을 영상으로 담는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해리포터 스핀오프 ‘신비한 동물사전’ 3차 예고편

    해리포터 스핀오프 ‘신비한 동물사전’ 3차 예고편

    ‘해리포터’ 시리즈의 첫 스핀오프(기존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번외작) ‘신비한 동물사전’ 3차 예고편이 공개됐다. ‘신비한 동물사전’은 마법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생물학자 뉴트 스캐맨더(에디 레드메인)가 신비한 동물을 찾아 떠난 뉴욕에서의 모험을 그렸다. 해리포터 스핀오프 시리즈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이다. ‘신비한 동물사전’은 ‘해리 포터’ 시리즈 속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교과서 중 하나로, 30~40가지의 마법생물에 대해 A부터 Z까지를 설명한 백과사전이다. 공개된 3차 예고편에서는 뉴트 스캐맨더의 마법 가방에서 탈출한 신비한 동물들의 모습이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해리 포터’ 시리즈로 구축한 특유의 판타지적인 분위기와 에디 레드메인을 비롯한 마법사들의 활약 등이 눈길을 끈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작가 J.K. 롤링이 직접 각본을 담당했으며, 동 시리즈 감독 중 ‘해리 포터와 불사조기사단’, ‘해리 포터와 혼혈왕자’,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1, 2편을 지휘한 데이빗 예이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여기에 영화 ‘사랑에 관한 모든 것’으로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영국 아카데미, 미국 배우조합상까지 남우주연상을 휩쓴 에디 레드메인이 주연을 맡아 더욱 기대를 모은다. ‘신비한 동물사전’은 오는 11월, 2D와 3D, 아이맥스 3D 등의 다양한 버전으로 개봉 예정이다. 사진 영상=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칼럼] “중소기업 신규 일자리 창출, 전문대학 앞장서야”/김영일 두원공대 교수

    [칼럼] “중소기업 신규 일자리 창출, 전문대학 앞장서야”/김영일 두원공대 교수

    우리나라 중소기업 330만개 중 2015년 1월 22일부로 3만개 벤처기업 시대(Venture Business Age)가 개막됐다고 한다. 어려운 대내외 경제여건 속에서도 벤처기업 수가 3만개로 증가했으며, 이중 1000억 이상의 벤처 출신 스타 기업은 460개, 매출 1조원 벤처기업은 6개로 집계됐다. 매출액, 영업이익, 고용 등의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으로 성장함으로써 벤처기업이 국가경쟁력 성과 창출을 주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벤처기업은 첨단 신기술과 아이디어를 개발해 사업에 도전하는 창조적인 중소기업으로, 연구 개발형 기업, 기술 집약형 기업, 모험기업, 위험기업 등으로 부른다. 벤처기업협회에서는 ‘개인 또는 소수의 창업인이 위험성은 크지만 성공할 경우 높은 기대수익이 예상되는 신기술과 아이디어를 독자적인 기반 위에서 사업화하려는 신생 중소기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벤처기업의 주요 특징을 요약해 보면, 소수의 기술 창업인이 기술혁신의 아이디어를 상업화하기 위해 설립한 신생기업이다. 높은 위험부담이 있으나 성공할 경우 높은 기대이익이 예상된다. 모험적 사업에 도전하는 왕성한 기업가 정신을 가진 기업가에 의해 주도된다고 볼 수 있다. 중소기업청이 발표한 ‘2015년 벤처기업 정밀 실태조사’(2015.12.28)의 주요 내용을 분석해보면, 벤처기업 매출액 합계는 214.6조원(기업 당 71.9억원)으로 추정되고, 기업당 영업이익은 4.2억원, 순이익은 3.0억원으로 2014년(‘13년 3.6억원, 2.8억원) 대비 각각 14.9%, 6.0% 증가했다. 벤처기업은 총 매출액의 2.9%를 R&D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는 중소기업(0.8%)의 3.6배, 대기업(1.4%)의 2.1배에 해당한다. 벤처기업의 기업부설연구소 또는 연구전담 부서 설치 비율도 70.6%(각각 56.7%, 13.9%)로서 일반 중소제조기업(10.8%)의 6.5배 규모다. 기업당 국내 산업재산권 보유건 수는 7건(국외 0.4건 별도)이고, 그 중 특허가 4.2건(60%)으로 나타났다. 또 벤처기업 근로자 수 합계는 71만 7000명으로 추정되며, 기업당 근로자 수는 전년 22.6명 대비 6.2% 증가한 24명으로 나타났다. 벤처기업은 기업 당 0.7명의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고, 전체 벤처기업의 50.1%가 2016년 평균 3.2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으로 있어 전체 5만 여명의 신규고용 창출이 예상된다. 이번 실태조사에서 자금, 기술사업화, 국내 판로 개척뿐만 아니라 필요 인력 확보, 유지관리 순으로 경영상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벤처기업의 5대 핵심 현안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국 137개 전문대학 3만 여명의 전문가그룹의 교수 요원을 활용한 중소기업 5대 애로사항(자금, 기술사업화, 국내 판로 개척, 필요 인력 확보, 유지관리)을 토탈 해결하는 기업과 교수가 1:1로 매칭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여 운영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기반 구축을 지원하고, 선진국형 선순환 벤처/창업 생태계 조성으로 벤처/창업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전문대학이 해결사 역할을 담당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서는 중소기업의 5대 애로사항 중 특히, 부족한 연간 인력 5만 여명의 우수한 인재양성을 위해 2017년부터 교육부가 야심차게 집중 육성하려고 하는 다양한 형태의 사회맞춤형학과(주문식교육과정, 계약학과 등)를 개발하여 3만개의 벤처기업들과 공동으로 개설 운영함으로써 중소기업 국제경쟁력 확보를 통한 신규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인력난 현안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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