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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와 읽는 동화] 소식 들었어요? /원유순

    [엄마와 읽는 동화] 소식 들었어요? /원유순

    쌍둥이처럼 똑같이 생긴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는 산이 있어요. 그래서 이름도 쌍봉산이지요. 쌍봉산 양 봉우리에는 신기하게도 비슷하게 생긴 소나무가 한 그루씩 자라고 있었어요. 오른쪽 봉우리에는 바위틈에, 왼쪽 봉우리에는 산비탈에, 아슬아슬하게 몸을 붙이고 있었지요. 두 소나무는 쌍봉산 봉우리가 마주보듯 그렇게 서로 마주보며 수백 년을 살아 왔어요. 두 소나무는 힘들 때마다 서로를 바라보며 힘을 얻었어요. 오른쪽 봉우리, 바위틈에 사는 늙은 소나무는 비록 삭막한 바위틈에 뿌리를 박고 살아왔지만, 한 번도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말라 죽겠다 싶으면 하늘이 죽지 않을 만큼 비를 내려주었고, 얕은 뿌리가 꽁꽁 얼어붙겠다 싶으면 해님이 곧 따스한 햇볕을 쬐어 주었지요. 또 이따금 산새들이 날아와 피곤한 날개를 접고 하룻밤을 지내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지요. 그래서 늙은 소나무는 하루하루가 즐거웠어요. 어느 날이었어요. 무언가 요란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어요. “쿵쿵, 드륵 드르륵.” 처음 듣는 소리였지만 소나무는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았어요. 수백 년을 살아오면서 별별 요상한 일을 다 겪었고, 그 요상한 일들을 아무 일 없이 잘 견뎌왔기 때문이지요. 소나무가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가물가물 잠에 빠져들 무렵이었어요. “할아버지, 할아버지.” 붉은머리 오목눈이였어요. 이따금 친구들을 휘몰아 데리고 와서는 재잘재잘 지껄이다 가는 작은 새였지요. 붉은머리 오목눈이는 오늘따라 혼자 와서는 동그란 눈을 더 동그랗게 뜨고 호들갑스럽게 늙은 소나무를 불렀어요. “왜 그러니?” 늙은 소나무는 심드렁하게 대꾸했어요. 달디 단 낮잠을 깨운 오목눈이가 못마땅하기까지 했으니까요. “소식 들으셨어요?” “무슨 소식을 말이냐?” “아이참, 저 시끄러운 소리가 무슨 소리인지 아시냐구요.” 오목눈이는 작은 꽁지깃을 더욱 요란스럽게 까닥까닥 흔들었어요. “네가 얘기를 안 해 주었는데 내가 어찌 알겠니?” “아하, 내가 아직 말 안 했구나. 그래서 할아버지는 모르는구나.” 오목눈이는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어요. “무슨 일인데 그러니?” 그제야 할아버지는 궁금증이 생겼어요. “있잖아요. 저쪽 봉우리가 곧 없어진대요.” “뭐라구? 봉우리가 없어져?” 할아버지는 놀라서 목소리가 커졌어요. 가지가 파르르 떨릴 지경이었지요. 할아버지는 눈을 들어 멀리 보이는 쌍봉산 왼쪽 봉우리를 바라보았어요. 왼쪽 봉우리 비탈에는 언제나 그렇듯 자신을 닮은 늙은 소나무가 하늘을 향해 가지를 벌리고 늠름하게 서 있었어요. “에이, 넌 참 거짓말도 잘 하는구나.” “아니에요. 정말이에요. 사람들이 저 봉우리를 깎아 고속도로를 놓는대요. 씽씽 자동차가 지나다닐 거래요.” “에이, 설마. 쌍봉산 봉우리가 어떻게 없어져? 저 왼쪽 봉우리가 없어지면 쌍봉산이 아니게?” 소나무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이는 오목눈이가 갖잖게 보였어요. “그러게요. 이제는 쌍봉산이 아니라 홑봉산이라고 이름 붙여야 할 걸요.” 오목눈이는 그렇게 말하고 호르르 날아가 버렸어요. 며칠이 지났어요. 잠에서 깬 소나무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어요. 거짓말처럼 쌍봉산 왼쪽 봉우리가 감쪽같이 없어졌기 때문이지요. 자신을 닮은 늙은 소나무도 흔적도 없이 사라졌어요. ‘어찌 저럴 수가?’ 늙은 소나무는 침침한 눈을 부릅뜨고 보았지만, 쌍봉산 왼쪽 봉우리 산비탈에 있던 소나무는 보이지 않았어요. 늙은 소나무는 왼쪽으로 눈길을 둘 때마다 한쪽 가슴이 뻥 뚫린 것처럼 허전했어요. 붉은머리 오목눈이는 친구들과 놀고 있었어요. 호들짝호들짝 날갯짓을 하며 참나무 가지를 오락가락 하기도 하고, 칡넝쿨이 흐드러진 잎 사이로 숨바꼭질도 했지요. 숲에는 먹을 것이 아직은 풍부했어요. 빨간 산사나무 열매도 있었고, 까만 쥐똥나무 열매도 흐드러졌어요. 그래서 오목눈이들은 신나게 놀다가 헛헛하면 열매를 쪼아 먹으면 되었지요. “얘들아, 얘들아. 소식 들었니?” 다람쥐 쪼르가 쪼르르 달려오며 오목눈이를 불렀어요. “무슨 소식?” 오목눈이의 동그란 눈이 호기심으로 반짝거렸어요. “저 봉우리 늙은 소나무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대.” “뭐어?” 빨간 오목눈이 눈이 순간 까맣게 바뀌었어요. 잔뜩 먹구름이 낀 하늘처럼 말이지요. “며칠 전부터 시름시름 앓았다고 하더라구.” 다람쥐 쪼르의 말을 들은 오목눈이는 가만히 한숨을 쉬었어요. ‘어떡해. 내 말을 듣고 마음이 허전했던 거야. 할아버지는….’ 오목눈이는 포르르 날아 산봉우리 늙은 소나무 곁으로 갔어요. 정말 다람쥐 쪼르의 말대로였어요. 늘 푸르던 잎은 누렇게 말라서, 바람이 불지 않는데도 뚝뚝 떨어지고 있었어요. 삭정이처럼 메마른 가지는 오목눈이가 건드릴 때마다 토도독 부러졌고요. “할아버지, 할아버지. 잘못했어요. 나쁜 소식은 그렇게 빨리 전하지 않는 건데...... .” 오목눈이 가슴에는 차디찬 겨울바람이 불었어요. 다람쥐 쪼르는 추운 겨울을 앞두고 열심히 알밤을 모았어요. 여기저기 알밤을 숨기기 좋은 곳을 찾아 앞발로 땅을 헤집은 다음, 토실토실한 알밤을 감춰두었어요. ‘지난 겨울에는 알밤 숨긴 곳을 찾지 못해 얼마나 고생했는지 원. 나도 참 바보였어.’ 다람쥐 쪼르는 알밤 숨긴 곳을 잊지 않으려고 몇 번이나 돌아보았어요. ‘저기 저 참나무 밑에 세 알, 뾰족 바위 밑에 네 알, 다래덩굴 밑에 다섯 알.’ 다람쥐 쪼르는 작은 머릿속에 알밤 숨긴 곳을 꼭꼭 저장해 두었어요. 해질녘이 되어서야 다람쥐 쪼르는 먹이 저장을 다 마쳤어요. ‘어서 집으로 돌아가야지. 우리 아기가 눈이 빠지게 기다릴 거야.’ 다람쥐 쪼르가 허리를 펼 무렵이었어요. “쪼르, 쪼르야. 소식 들었니?” 잿빛 털을 가진 토끼, 재눈이었어요. 재눈이는 깡충깡충 뛰어 쪼르에게 다가왔어요. “무슨 소식?” 다람쥐 쪼르는 까만 눈을 도록거리며 재눈이를 바라보았어요. “있잖아, 붉은머리 오목눈이들이 쌍봉산을 몽땅 떠난다는구나.” “아니, 왜?” “오목눈이 중 하나가 시름시름 앓더니 죽게 생겼다는 거야. 거 왜 있잖아. 어디든 호들짝호들짝 날아다니며 소식 전해주기를 좋아하는, 재잘이 오목눈이 말이야.” “왜, 어디가 아픈데?” 까닭 모르게 쪼르의 가슴이 턱 내려앉았어요. 몇 달 전 늙은 소나무의 죽음을 전할 때 오목눈이의 슬픈 눈이 퍼뜩 떠올랐어요. 왠지 가슴이 싸하게 시렸어요. “나도 잘 몰라. 어쨌든 서너 달 전부터 잘 먹지도 않고, 친구들과 어울리지도 않았대. 오목눈이들은 저 산 아래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병이 났다고 생각하나 봐. 그래서 조용한 숲으로 이사를 간대나.” 잿빛 토끼, 재눈이는 말을 마치자 깡충깡충 뛰어 숲속으로 가버렸어요. ‘어떡해. 소나무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 때문이었어. 소나무 할아버지와 오목눈이 사이가 좋았다는 사실을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그런 소식은 전해주지 않아도 되는데...... .’ 다람쥐 쪼르는 그날 밤 내내 한숨도 자지 못했어요. 겨울바람이 휘잉휘잉 부는 밤이었어요. 잿빛 토끼 재눈이는 먹이를 구하러 집을 나왔어요. “아이, 추워. 바람 아저씨. 조금만 살살 입김을 불어주세요.” 재눈이가 말했어요. 그 때 겨울바람이 말했어요. “소식 들었니? 다람쥐 쪼르가 말이다….” “뭐라구요? 쪼르가 어쨌다구요?” 재눈이는 귀를 쫑긋 세웠어요. “아니다. 쌍봉산이 홑봉산이 되더니 온통 나쁜 소식뿐이로구나.” 겨울바람은 후우 한숨을 쉬더니, 입을 다물었어요. 재눈이는 자기도 모르게 오싹 소름이 돋았어요. 지난 가을 쪼르에게 오목눈이 소식을 전했을 때, 슬퍼지는 쪼르의 눈망울이 떠올랐어요. 재눈이의 빨간 눈이 더 빨개졌어요. 겨울바람은 재눈이를 잠깐 동안 바라보더니, 다시 휭휭 입김을 불며 하나뿐인 쌍봉산 봉우리를 넘었어요. 바싹 마른 낙엽들이 겨울바람을 따라 하늘 높이 날아올랐어요. 재눈이는 빨간 눈을 들어 뱅글뱅글 맴도는 낙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어요. ‘아, 이제 어디로 가지?’ ●작가의 말 흰 눈처럼 포근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지만 잘 되지 않았다. 이 시각, 내가 느끼는 위기감이 큰 탓일 게다. 동화 세계에서는 이미 진부한 소재가 된 환경문제를 진부하지 않게 보이려고 고심을 했다. 외치거나 속삭여도 꿈쩍도 않는 우리의 안일함이 이 한편의 동화로 조금이나마 바뀌었으면 좋겠다. ●약력 1990년 계간 ‘아동문학평론’ 신인상을 받으며 활동을 시작했다. 1993년 MBC 창작동화 대상, 계몽사 아동문학상에 이어 2009년 한국아동문학상을 받았다. 오랫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있었으며, 지금은 전업 작가로 활동 중이다. 저서: ‘까막눈 삼디기’, ‘얀손 씨의 양복’, ‘색깔을 먹는 나무’, ‘모하메드의 운동화’ 등
  •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 개막] 이모저모

    7일(현지시간)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가 개막된 덴마크 코펜하겐의 벨라센터가 지구촌의 시선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변했다. 세계 110개국 정상 등 194개국 대표단이 참가하는 이번 회의에서 이산화탄소 감축량 등을 놓고 구속력 있는 합의에 이를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가운데 AP·AFP 통신, CNN, BBC 방송 등은 시시각각 회의장 분위기를 전했다. 개막식은 짧은 공상과학영화로 시작됐다. 기후재앙과 맞닥뜨린 미래의 어린이들이 각국의 대표들에게 협상 타결을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공포에 질린 여자아이가 “지구를 지켜달라.”고 호소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을 맺었다. 이어 덴마크 어린이합창단이 브라스밴드의 반주에 맞춰 구슬픈 노래를 부르자 개막식 분위기가 고조됐다. 라르스 뢰게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는 개막사를 통해 “앞으로 2주동안 코펜하겐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희망(호프·hope)을 찾는 ‘호펜하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의를 주재하는 코니 헤데가르 덴마크 환경장관은 개막식에서 “합의에 이르는 열쇠는 개도국이 기후변화와 싸우는 데 필요한 공공 및 민간의 재정지원”이라며 협상 대표들의 책임을 강조했다. ‘기후게이트’도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최근 영국의 한 연구소가 지구온난화를 뒷받침하는 데이터를 조작했다는 내용의 이메일이 유출된 것을 두고 사우디아라비아의 기후협상 대표 모하메드 알 사반은 “협상 타결에 영향을 미칠 만큼 신뢰를 뒤흔든 사건”이라면서 국제적인 차원의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그러나 라젠드라 파차우리 유엔 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위원회(IPCC) 위원장은 “다양한 경로의 증거들이 보여주는 결론은 지구온난화가 피할 수 없는 과학적 사실이라는 것”이라면서 “해킹사건은 IPCC의 신뢰성을 흠집내려는 음모”라고 비판했다. 한편 유엔은 이번 회의의 비공식 축가로 ‘음유시인’ 밥 딜런의 대표적 반전가요 ‘어 하드 레인스 고너 폴(A Hard Rain’s Gonna Fall)’을 골랐다. 냉전 중이던 1962년 발표된 이 노래는 핵전쟁으로 인한 인류의 종말을 은유적으로 표현해 이번 회의의 의미와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의장 밖의 열기도 뜨겁다. 환경단체 회원 수만여명은 5일부터 브뤼셀, 파리, 로마 등 유럽의 주요 도시에서 참가국들의 합의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종수 오달란기자 vielee@seoul.co.kr
  • [월드 뉴스라인] 엘바라데이 이집트대선 출마 검토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모국인 이집트의 대통령 선거 출마를 검토하겠다고 4일 밝혔다. 엘바라데이 전 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2001년 치러지는 대선 출마 권유를 면밀히 고려하고 있음을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선거절차가 민주적이고 공정하게 치러져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웠다.
  • [열린세상] 두바이 사태의 의미와 교훈/정영일 서울대 경제학 명예교수

    [열린세상] 두바이 사태의 의미와 교훈/정영일 서울대 경제학 명예교수

    지난달 25일 ‘사막의 기적’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아왔던 두바이가 최대 국영기업 두바이월드의 채무상환을 내년 5월 말까지 6개월 연기해 달라고 채권단에 요청할 것이라는 발표가 나오면서 전 세계의 금융시장은 주가급락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의 급등으로 작년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래 가장 큰 충격에 휩싸였다. 그러나 채무상환 연기요구 규모가 590억달러 정도로 크지 않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 7개 에미리트(토후국)를 주도하는 아부다비가 선별적 지원방침을 밝힘으로써 ‘두바이쇼크’는 빠른 속도로 진정되는 모습이다. 세계 금융시장이 단시간에 평온을 되찾음으로써 두바이사태의 1막은 내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제금융계는 앞으로 닥쳐올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대책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두바이사태가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과다채무국의 부도 가능성이라는 새로운 위기감을 심어주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경고는 최근의 상황을 한마디로 압축한 평가라고 하겠다. 우리 정부는 국내 금융시장의 두바이 투자와 중동계 차입 규모가 크지 않으며 외환보유 규모나 최근의 외화 자금 사정으로 볼 때 두바이사태의 직간접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렇지만 차제에 현 정부가 벤치마킹 대상으로 강조해 왔던 두바이 성공신화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해진 만큼 이번 사태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반성이 필요하다. 두바이의 지도자 셰이크 모하메드가 원유수출에만 의존하는 경제운영의 한계를 예견하고 물류·금융·관광·정보통신(IT)·미디어·의료산업 등을 갖춘 중동의 서비스허브(중심)로 변신하려는 발전전략을 적극 추진한 점은 탁월한 리더십과 통찰력의 산물로 높이 평가된다. 두바이의 급성장에는 2001년 9·11사태 이후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풀어놓은 풍부한 국제금융시장의 자금 뒷받침이 있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두바이 경제는 부동산 경기의 추락으로 해외투자자금과 한때 인구의 90%를 차지했던 외국근로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소비 및 부동산수요의 위축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두바이사태는 과도한 해외차입을 재원으로 무리하게 벌인 대규모 개발사업이 금융위기과정에서 거대한 빚더미로 전락한 데서 비롯됐다. 국내총생산(GDP)의 6배 가까운 3000억달러 규모의 개발프로젝트를 한꺼번에 추진하다가 재정파탄과 부동산 거품붕괴라는 후폭풍을 맞은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부동산에 대한 과잉투자와 외자유치에 의존하는 두바이식 경제모델의 종언이 될 것 같다.”고 논평하고 있다. 우리가 특히 주목할 점은 두바이사태 이후 국제금융시장이 국가부채에 한층 예민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금융위기 이후 각국은 금융부실 처리와 경기진작을 위한 재정지출 확대로 방대한 국가부채를 지게 되었다. 미국의 경우 GDP대비 국가부채가 50%를 웃돌고 있으며 2019년쯤에는 100%를 넘어 금리가 3%대로 정상화되면 국가부채의 이자지급에만 20%가 넘는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도 현재 35%대인 이 비율이 2013년에는 50%에 육박할 전망이어서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국통화의 국제적 호환성을 지니지 못하면서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재정적자 관리소홀과 국제금융시장 충격이 동시에 발생할 경우 지난해 금융위기에서 겪은 어려움을 되풀이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현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려고 하는 4대강 사업과 세종시 건설, 전 정부의 유산인 혁신도시 및 기업도시 조성, ‘동북아의 두바이’를 표방한 새만금사업 등 다수의 건설공사 위주 국책사업의 동시집행이 가져올 국가부채급증에 대한 면밀한 재검토와 완급조절이 절실히 요구된다. 정영일 서울대 경제학 명예교수
  • IMF “두바이쇼크 관리 가능”

    “두바이 월드의 채무 상환 유예가 은행권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입니다.”마수드 아흐메드 국제통화기금(IMF) 중동·중앙아시아 국장이 두바이 쇼크에 따른 은행권의 충격은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했다고 2일(현지시간)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아흐메드 국장은 “두바이 월드는 상업용 부동산 등의 해외 자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의 일부를 매각해 채무를 청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두바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자원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IMF의 금융 지원은 필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두바이가 UAE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차지하는 만큼 2010년 경제 성장률은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석유 부문을 제외한 UAE의 GDP 전망치를 종전 3%에서 0~1%로 낮췄다.한편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이날 두바이 통치자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이 소유한 지주회사 두바이 홀딩 커머셜 오퍼레이션스 그룹(DHCOG)의 부정적 등급 전망과 함께 장기 신용 등급을 BBB에서 BB로 낮췄다.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서울광장] ‘엄친아’ 두바이의 위기가 주는 교훈/이순녀 논설위원

    [서울광장] ‘엄친아’ 두바이의 위기가 주는 교훈/이순녀 논설위원

    ‘사막의 기적’, ‘중동의 진주’로 칭송받던 두바이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 국영기업 두바이월드가 590억달러가 넘는 빚에 대한 채무 불이행을 선언하면서 국가 신뢰에 치명타를 입었다. 다행히 두바이 쇼크는 세계 금융위기로 확산되지 않고 빠르게 진정되고 있지만 21세기형 성장모델로 승승장구하던 두바이의 성공 신화에는 급브레이크가 걸리게 됐다. 지난해 3월 두바이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특집기사 취재를 위해서였다. 실용주의와 CEO형 리더십을 내건 이명박 정부의 벤치마킹 대상인 두바이 모델을 현지에서 살펴보자는 취지였다. 출장을 가기 전 국내외 언론을 통해 머릿속에 각인된 두바이의 이미지는 휘황찬란한 꿈과 환상의 도시, 그 자체였다. 세계 최고층 빌딩(버즈 두바이), 야자수 모양의 세계 최대 인공섬(팜 주메이라), 사막 한가운데 설치된 대형 실내스키장(스키 두바이) 등 말만 들어도 입이 쩍 벌어지는 대역사(大役事)를 실제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었다. 막상 가 보니 두바이의 첫 인상은 몹시 어수선했다. 도시 전체가 거대한 공사판 같았다. 이곳저곳에서 초고층 건물들이 정신없이 올라가고 있었다. 인구 150만명의 소도시에 저렇게 많이 지어도 되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하지만 유명 스타를 비롯해 외국 투자자들이 물밀듯 들어오던 터라 이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해 보였다. 현지 관계자들의 태도는 낙관적이었다. 불과 6개월 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리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기사는 두바이 모델의 우수성에 찬사를 보내고, 두바이 지도자 셰이크 모하메드의 상상력과 창조적 리더십을 본받아야 한다는 내용으로 작성됐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두바이 성공 신화의 확대재생산에 기여한 셈이 됐다. 두바이가 한창 잘 나갈 때도 한쪽에선 위험을 지적하는 경고음이 계속해서 울리고 있었다. 제조업 기반 없이 건설업과 외국자본에 의존하는 차입경영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지적과 더불어 공급과잉으로 인한 거품 붕괴 시나리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하지만 돈벌이에 눈먼 투자자들과 화려한 외양에 취한 세계 지도자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었다. 우리 정부도 그랬다. 이명박 정부에게 두바이는 닮고 싶은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였다. 과감한 규제개혁과 개방정책으로 무역, 금융, 관광, 정보기술(IT)의 허브를 꿈꾸는 두바이의 전략은 모범생의 답안 같았다. 인천 송도신도시, 부산 신항만, 전북 새만금 등이 앞다퉈 두바이를 개발 모델로 삼았다. 엄친아가 하루아침에 문제아로 전락한 꼴이지만 이번 위기를 두바이의 침몰로 단정짓기는 일러 보인다. 셰이크 모하메드는 “두바이 경제는 여전히 강하고 견고하다.”고 주장한다. 채무 구조조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단기적으론 고통을 겪더라도 장기적으로 체질개선을 위한 호기가 될 수도 있다. 문제는 두바이 모델을 추종해온 우리 정부가 얻어야 할 교훈이다. 성공을 벤치마킹하는 것 못지않게 실패를 벤치마킹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두바이 위기의 원인으로 토목과 건설 등 외형에 치중하고, 단기간에 무리한 성과를 내려는 조급증을 지목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리더십이 일방통행으로 흐를 때 초래될 위험에 대한 신호를 읽어내기도 한다. 4대강을 비롯해 대형 국책 사업을 추진하는 현 정부가 모두 귀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이순녀 논설위원 coral@seoul.co.kr
  • 두바이월드 260억달러 채무 구조조정

    두바이월드 260억달러 채무 구조조정

    ‘두바이 쇼크’의 중심에 있는 두바이월드가 260억달러에 달하는 채무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채무지불유예(모라토리엄)가 선언된 이후 침묵을 지켜온 두바이월드는 30일 정부가 자사의 채무에 대한 지급 보증 의무가 없다고 밝힌 뒤 성명을 통해 “채권단과 이미 협상을 시작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두바이월드는 성명에서 구조조정 대상에는 나킬 월드와 리미트레스 월드는 포함되지만 인피니티 월드, 이티스마르 월드, 포트 앤드 프리존 월드는 안정적인 기반을 갖고 있는 만큼 제외된다고 설명했다. 원활한 협상을 위해 나킬은 이슬람 채권 보유자들에게 대리인 선임을 요구했다. 두바이월드는 로스차일드와 함께 모엘리스&Co를 채무 구조조정 자문사로 결정했다. 모엘리스&Co의 켄 모엘리스는 “두바이월드의 채무와 두바이 정부 외채를 혼동하고 있다. 두바이월드는 회사 자체 자금으로 거래를 하고 있었다.”며 정부가 지급 보증 의무가 없다고 발표한 배경에 대해 전했다. 이같은 정부 발표를 정치적 ‘제스처’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채무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일부 자산을 매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부동산이나 호텔 등이 매각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타임스는 구조조정 대상으로 초호화 유람선 ‘퀸 엘리자베스 2호’를 꼽았다. 미 NBC 방송은 뉴욕에 있는 니커보커 호텔, 주메이라 엑세스 하우스, W호텔, 만다린 오리엔탈, 바니스 뉴욕 등을 언급했다. 두바이의 파산 가능성을 보여 주는 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DS)는 모라토리엄 선언 이후 처음으로 떨어져 30일 588bp(1bp=0.01%포인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증시는 전날에 이어 1일에도 5.61% 떨어졌다. 한편 셰이크 모하메드 두바이 통치자는 1일 ‘두바이 쇼크’ 이후 처음 공개 석상에 나타나 “언론이 두바이 채무 규모를 과장하고 있고 세계도 두바이 정부의 의도를 오해하고 있다.”고 진화에 나섰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두바이월드의 채무구조조정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연방정부 등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아부다비와 UAE 모두 신용등급 Aa2, 등급 전망 ‘안정적’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씨줄날줄] 핵(核) 교황/이순녀 논설위원

    ‘핵 교황’(nuclear pope)을 자처했던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지난 27일 이임식을 끝으로 물러났다. 1997년 한스 블릭스 전 사무총장의 자리를 이어받은 지 12년 만이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IAEA 이사회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비난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날이다. 퇴임 전 마지막 임무로 이란 핵 협상안 중재를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엘바라데이로선 아쉬움이 많이 남는 마무리였을 것이다. 더욱이 IAEA 결의안이 나온 지 이틀 만에 이란이 10곳의 우라늄농축시설 증설을 선언하면서 국제 사회를 긴장시키고 있으니 짐은 내려놨어도 맘은 편치 않을 게 분명하다. 올해 67세인 엘바라데이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태어났다. 변호사 아버지를 둔 상류층 출신으로 카이로대 법학과를 거쳐 미국 뉴욕대에서 국제법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집트 외교관으로 공직을 시작한 그는 84년 법률 고문으로 IAEA와 인연을 맺은 뒤 10년 만에 대외관계 담당 사무부총장에 선임됐다. 엘바라데이가 97년 IAEA 사무총장에 오를 수 있었던 데는 미국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게 정설이다. 그는 재임 동안 핵 전문 지식과 탁월한 협상력으로 강대국의 이해관계에 휩쓸리지 않고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는 데 기여했다. 2003년 이라크전 당시 대량살상무기 개발 의혹을 둘러싸고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설전을 벌인 것은 유명하다. 이 때문에 미국은 2005년 세번째 연임을 막으려고 했으나 실패했고, 그해 엘바라데이는 핵 확산 방지에 노력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북한 핵 문제 해법에서도 서방의 강경책에 맞서 대화와 협상의 원칙을 지키고자 애썼다. 지난 3일 마지막 유엔 총회 보고에서 “어떤 경우에도 외교와 철저한 검증을 통해 핵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의견이 다른 상대를 고립시키기보다 대화를 통해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 공은 차기 사무총장인 아마노 유키야 IAEA 주재 일본 대사에게 넘어갔다. IAEA의 탈정치화, 이란 핵 문제에 대한 원칙적 대응 등을 강조한 그의 행보가 국제 핵의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주목된다. 이순녀 논설위원 coral@seoul.co.kr
  • IAEA 엘바라데이 퇴임

    “하느님, 저를 당신의 평화의 도구로 써 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주소서….” 모하메드 엘바라데이(67)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12년 임기를 마치고 30일 퇴임한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집트 출신의 이슬람신자인 그가 택한 고별사는 놀랍게도 가톨릭에서 자주 암송되는 ‘프란치스코 성인의 평화의 기도’였다. 3번 연임에 성공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의 공식임기는 30일 끝나지만 이날이 유엔 휴일이어서 지난 2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이사회가 마지막 고별 무대가 됐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임기 내내 이란 핵문제 해결에 공을 들였다. 그러나 최근 의욕적으로 중재한 핵 협상안에 이란이 서명을 거부하자 “실망스럽다.”며 절망감을 드러냈다. 결국 IAEA가 27일 이사회에서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을 비난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이슬람권과 국제 사회의 갈등이 깊어진 가운데 수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그는 이란에 지나치게 부드럽다는 이유로 미국과 서방세계의 비판을 받아 오다 임기 말 이란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후임 IAEA 수장에 오른 일본의 아마노 유키야(62) 사무총장은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를 표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노란우체통(봉현주 지음·국선희 그림, 처음주니어 펴냄) 세상을 떠난 아빠와 열세살 딸 솜이를 이어주는 노란 우체통의 가슴 훈훈한 이야기다. 세상을 떠나기 전 당당하고 행복한 아이로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수많은 편지를 써놓은 아빠와 하늘나라의 아빠, 그리고 미래의 나에게 편지를 쓰는 솜이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노란 우체통은 실제로 경북 봉화군에 있다. 9500원. ●모하메드의 운동화(원유순 지음·김병하 그림, 봄봄 펴냄) 전쟁과 테러의 한복판인 중동 어느 지역에 사는 소년 모하메드는 한국의 식이가 내다버린 운동화를 소중하게 간직한다. 축구 선수를 꿈꾸던 모하메드는 어느날 고철을 줍다가 폭탄이 터지는 바람에 한쪽 다리를 잃고 만다. 한국과 중동땅을 오간 운동화의 눈높이에서 얘기하는 평화의 가치는 조용하지만 선명하고 감동적이다. 8500원. ●당산 할매와 나(윤구병 지음·이담 그림, 휴먼어린이 펴냄) 대학교수를 그만두고 농사꾼이 되어 ‘변산 공동체’를 가꾸어 온, 수많은 어린이 그림책의 저자 윤구병이 처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은 책이다. 변산으로 살 곳을 찾아 내려오면서 만난 당산나무(당산 할매)와의 교감을 일러스트레이터 이담의 사실주의적 그림과 함께 포근하게 들려준다. 1만 2000원. ●괴물 길들이기(김진경 지음·송희진 그림, 비룡소 펴냄) 아이들은 늘 “왜?”, “돼!”를 말한다. “안 돼.”를 입에 달고 사는 어른들이 곤혹스러워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주인공 민수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왜?’, ‘돼!’라고 이름붙은 괴물들은 어른들 눈에는 보이지 않으며, 민수의 심리적 성장통을 상징한다. 판타지 동화라는 새로운 장르를 열어가는 김진경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7500원. ●너울가지(박경태 지음·임연기 그림, 나비 펴냄) 네 가지 가슴 먹먹해지는 얘기로 묶여 있다. 서먹했던 아버지를 뒤늦게 이해하는 해미의 이야기 ‘해미의 결혼식’, 방글라데시 출신 이주노동자 시뿌 아저씨와의 가슴 아픈 헤어짐을 담은 ‘시뿌의 낡은 수첩’, 순박한 시골 소년 달호가 갈래머리 소녀와 나누는 애틋한 우정과 사랑 이야기 ‘알고도 모른 척’은 황순원의 ‘소나기’를 연상케 한다. 8500원. ●괜찮아 괜찮아 두려워도 괜찮아(제임스J 크라이스트 지음·홍성미 옮김, 길벗스쿨 펴냄) 아이들의 우울증은 자각하기 어려워 어른들의 관찰이 없다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수업 시간의 발표, 동네 골목의 무서운 개, 친구 문제 등 걱정과 무서움, 불안을 떨치고 마음을 건강하게 다스리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시각화, 체계적 둔감법, 생각지도 만들기 등 전문 심리치료법이 제시된다. 1만원.
  • 아랍 여가수 ‘흑인 원숭이’ 노래했다가…

    아랍 여가수 ‘흑인 원숭이’ 노래했다가…

    아랍권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레바논 여가수 하이파 와흐비(35)가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렸다. 최근 발매한 신곡이 이집트에 사는 흑인 누비아족을 비하했다는 것이다. 영국의 일간 가디언 등은 이집트누비아연합(ENA) 소속 변호사 30여명이 와흐비와 작사가 무스타파 카밀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와흐비의 신곡 ‘아빠는 어딨어’의 가사 가운데 ‘누비아 원숭이’라는 두 단어가 논란의 발단이다. 변호사들은 고소장에서 “누비아인을 심하게 모욕한 이 노래 때문에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할까봐 등교를 거부하는 아이들도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문제가 된 노래를 포함, 와흐비의 새 앨범을 이집트에서 판매·방송 금지하도록 가처분 신청도 냈다. 미스 레바논 출신의 와흐비는 아름다운 외모와 뛰어난 노래실력으로 인기를 한몸에 누리고 있지만 크고 작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아랍 남자를 착하고 귀엽다고 표현하는 등 도발적인 가사와 몸을 꽉 죄는 섹시한 의상은 보수적 중동 사회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2006년에는 이스라엘과 전쟁을 일으킨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를 공개적으로 두둔해 물의를 일으켰다. 와흐비 측은 문제가 커지자 재빨리 수습에 나섰다. 와흐비는 “노랫말을 붙인 이집트인 작사가 카밀이 ‘누비아 원숭이는 대중적인 어린이 오락게임’이라고 주장해 그 말을 믿었다.”며 정중하게 사과했다. 그러나 누비아인의 분노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압둘 모하메드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사람을 동물에 비유하는 것은 어느 문화권에서나 모욕이다. 와흐비는 누비아계의 명예를 더럽혔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가디언은 “이번 논란이 단일국가의 정체성을 앞세우고 소수집단을 외면해 온 이집트 사회의 문제의식을 드러냈다.”고 평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모닝 브리핑] 北 선원 탄 피랍선박 선장 총상으로 사망

    지난 16일 소말리아 해역에서 북한 선원 28명을 태운 채 피랍된 테레사 8호의 선장이 총상 후유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이름을 모하메드라고 밝힌 소말리아 해적은 18일 로이터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납치 과정에서 총상을 입은 선장이 지난 밤 사망했다. 배는 선장의 시신을 싣고 소말리아의 항구도시 하라드헤레로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해적은 선장의 국적은 언급하지 않았다. 버진 아일랜드 선적인 테레사 8호는 지난 16일 2만 2300t의 화학물질을 싣고 케냐 몸바사로 향하던 중 세이셸 북서쪽 320㎞ 해상에서 해적에게 납치됐다. 요하네스버그 연합뉴스
  • 주한대사 부인들 사랑의 김장 담근다

    주한 외교관 부인들이 직접 김장을 담가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는 뜻 깊은 행사가 마련된다. 서울 성북구는 개청 60주년을 기념해 오는 10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구청사 1층 잔디광장에서 주한 외국대사 부인과 상공인 부부 등이 참여하는 사랑의 김장문화체험 행사를 연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열리는 이번 행사는 주한 외교사절들에게 김치를 통한 문화홍보활동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성북구는 최근 행사를 위해 관내에 대사관저가 자리한 34개국 주한외국대사 부인들과 성북에 거주하는 주한상공인 부부 등을 초청했다. 이날까지 참가의사를 밝혀온 대사관 부인들은 노르웨이, 브라질, 오스트리아, 독일, 수단 등 10여개국에 달한다. 모하메드 아바스 주한 수단대사는 부인과 함께 직접 참석하겠다는 뜻을 전달해 오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성북여성교실에 소속된 전문 요리강사의 설명에 따라 절인 배추 2800여 포기에 김칫소를 넣으며 한국의 김장문화를 체험할 예정이다. 김장 후에는 시식회가 열리고, 양념을 골고루 잘 배합해 가장 맛깔나는 김치를 담근 외국인 대사 부인에게 상이 주어진다. 성북구는 대상, 맛깔상, 깔끔상 등의 수상자를 뽑아 상품으로 한과를 수여할 계획이다. 이들이 담근 김치는 관내 불우이웃과 사회복지시설에 전달된다. 성북구는 올해 초에도 주한 대사관저에 직접 담근 김장김치를 전달해 라바 하디드 주한 알제리 대사와 라르스 바르예 주한 스웨덴 대사로부터 감사 편지를 받기도 했다. 서찬교 구청장은 “생활이 어려운 장애가정 425가구와 사회복지시설 18곳에 김장김치를 전달할 예정”이라며 “우리 음식문화를 알리고 이웃과의 나눔을 실천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포항 “K-리그 천적 잡는다”

    프로축구 K-리그 포항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강호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이티하드와 ‘외나무 다리’ 대결을 벌이게 됐다. 포항은 29일 카타르에서 열린 준결승 원정 2차 경기에서 후반 스테보, 노병준의 골 퍼레이드로 카타르의 움 살랄에 2-1 승리를 거뒀다. 1차전을 2-0으로 승리한 포항은 2승으로 새달 7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알 이티하드와 단판 승부를 벌인다. 알 이티하드 역시 J-리그 나고야에 2승으로 결승에 올랐다. 2006년 챔프 전북에 이어 3년 만에 결승 티켓을 딴 포항의 세르히우 파리아스(42) 감독은 경기 뒤 “결승전 역시 멋진 경기가 될 것이다. 알 이티하드도 좋은 팀이다. 그러나 우리도 좋은 골을 만들었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피스컵코리아를 제패하고 K-리그 우승을 노리는 포항은 AFC 챔프마저 꿰차 한국 프로축구 첫 ‘트레블(3관왕)’을 일구겠다는 무서운 기세다. 1998년 AFC 챔스리그 전신인 클럽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래 11년 만에 맞은 절호의 기회다. 포항과 맛붙는 알 이티하드는 1927년 창단한 뒤 리그 8차례, AFC 챔스리그 2차례 등 우승만 모두 37차례 차지한 전통의 강호. 특히 ‘K-리그 천적’으로 불리기 때문에 이번 맞대결이 볼 만하다. 1999년 전남은 아시안컵 위너스컵 결승에서 알 이티하드에 연장전 골든골을 내주며 2-3으로 무너졌다. 2002년 첫발을 뗀 AFC 챔스리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004년 전북이 준결승에서 알 이티하드와 맞붙어 1·2차전 합계 3-4로 무릎을 꿇었고, 결승에 오른 성남도 합계 3-6 참패를 맛봤다. 2005년엔 부산이 4강전에서 합계 0-7로 대패하는 수모를 안았다. 무엇보다 4강전에서 3골을 올린 베테랑 모하메드 누어(31)와 2골을 낚은 신예 아미네 케르미티(22)가 매섭다. 누어는 1996년부터 리그 364경기에서 81골, 국가대표로 A매치 74차례 뛰며 23골이나 뽑았다. 현재 튀니지 국가대표팀 멤버로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헤르타BSC에서 뛴 케르미티는 44경기에서 26골을 기록했다. 알 이티하드는 지난해 대회 우승을 선언하며 사우디와 오만 대표팀을 이끌었던 아르헨티나 대표팀 미드필더 출신인 가브리엘 칼데론(49)을 감독으로 영입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씨줄날줄] 수중 각료회의/육철수 논설위원

    2004년 12월26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서 발생한 진도 8.9의 지진해일(쓰나미)로 주변 국가의 주민 23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쓰나미는 진앙에서 6000㎞ 떨어진 아프리카 탄자니아·케냐 등에서도 인명피해가 날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그런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진앙에서 1500㎞쯤 떨어진 몰디브에서는 82명밖에 숨지지 않았다. 평균 해발이 불과 2.1m인 나라에서 그 정도의 피해로 그쳤다는 사실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비밀은 바닷속 산호초에 있었다. 섬 주변을 고리처럼 둘러싸고 있는 산호초가 방파제 역할을 했기 때문이란다. 서울 면적(605㎢)의 절반 크기인 몰디브는 1300여개 산호섬으로 이루어진 나라다. 이 가운데 200여개 섬에 30만명이 산다. 높은 곳이라 해도 고작 해발 6m이고 국토의 80% 이상이 1m 이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해수면은 해마다 상승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앞으로 80~90년 뒤에는 나라가 통째로 바다에 잠길 판이다. 급기야 모하메드 나시드 대통령과 13명의 장관들이 며칠전 바닷속 6m 아래서 스킨스쿠버 복장으로 국무회의를 열었다. 오는 12월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를 앞두고 “제발 이산화탄소 배출 좀 줄여달라.”며 세계 각국에 SOS를 쳤다. 지금이야 전시효과를 노려 이런 단발성 행사를 고안했겠지만, 2100년쯤이면 진짜 나라가 사라져 바닷속에서 매일 국무회를 열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잘 알다시피 지구온난화의 주범은 이산화탄소다. 산업이나 일상생활에서 석유나 석탄 같은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하는 탓이다. 지구가 뜨거워지면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올라간다. 가뭄·홍수 피해에다 사막화도 빨라진다. 몰디브의 공포를 그저 남의 나라 일로만 여길 게 아니다. 우리나라도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9위다. 나 몰라라 했다가는 몰디브 수몰의 ‘공범국’(共犯國) 누명을 뒤집어쓰게 생겼다. 지상낙원인 몰디브를 지키려면 조금만 신경쓰면 된다. 대중교통 이용하고, 석유 덜 쓰고, 나무 많이 심고, 전기 플러그 뽑아 놓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인가. “우리는 죽고 싶지 않다.”는 나시드 대통령의 절박한 호소를 흘려듣지 말자.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이란 수니파 자폭테러… 軍간부 등 수십명 사망

    이란 남동부의 스시탄-발루체스탄 주에서 수니파 무장세력 준달라 배후의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 이란 정부군 간부 등 수십명이 사상했다.18일(현지시간) 이란 정부군인 혁명수비대 등이 이란과 파키스탄 접경지대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폭탄이 터져 누르-알리 슈시타리 혁명수비대 육군 부사령관 등 간부 5명을 포함, 최소 35명이 숨지고 28명이 다쳤다고 AFP통신이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최근 수년간 혁명수비대를 상대로 이뤄진 테러 가운데 최대 규모다.사건이 발생한 지역은 수니파 이슬람교를 믿는 소수민족인 발루치족의 근거지다. 테러 배후를 자처하고 나선 준달라는 이곳에서 활동하며 시아파 무슬림이 주류를 이루는 정부를 상대로 무장 투쟁을 벌여왔다. 준달라는 ‘신의 군대’라는 뜻으로 압둘말릭 리기가 이끌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주도 자헤단의 시아파 사원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 25명의 희생자를 낳은 바 있다.자헤단의 모하메드 마르지아 검사는 이란 통신사인 ISNA와의 인터뷰에서 “아직까지 검거된 사람은 없지만 압둘말릭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수몰 위기 몰디브 바닷속 국무회의

    대통령과 장관들이 양복 대신 잠수복을 입고 바닷속에서 국무회의를 진행…. 꿈이냐고? 아니, 진짜다.해수면 상승으로 수몰 위기에 처한 몰디브가 17일 바닷속에서 각료회의를 열었다. 전 세계에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각심을 촉구하기 위한 처절한 퍼포먼스였다. 몰디브 전역에 방송된 사상 초유의 잠수 회의는 그야말로 진풍경이었다. 이 회의를 제안한 모하메드 나시드 대통령이 먼저 산소마스크 등 잠수장비를 갖추고 기리푸시섬 앞바다에 뛰어들자 모하메드 와히드 부통령과 10여명의 장관이 줄줄이 뒤따랐다. 이들은 6m 해저에 마련된 테이블에 둘러앉아 각국에 온실가스 감축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서명은 방수 펜으로 화이트보드에 썼다. 30분간의 수중회의를 마치고 나온 나시드 대통령은 “온난화는 몰디브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전체의 문제”라며 “수중에서 오간 말은 적었지만 결의안 통과 등 많은 성과를 냈다.”고 했다.몰디브 내각은 이번 회의를 앞두고 두 달간 ‘특별훈련’을 받았으며 16일에는 예행연습까지 가졌다. 지난 2007년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는 앞으로 해수면이 18~59㎝ 더 올라가면 2100년에는 몰디브에 사람이 살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몰디브 군도 면적의 80% 이상은 해발 1m 이하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中 “원자재 얻는다면 도덕성쯤이야…”

    中 “원자재 얻는다면 도덕성쯤이야…”

    중국이 서아프리카의 최빈국 기니에 70억달러(약 8조 2000억원) 상당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 보도했다. 중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아프리카의 ‘불량’ 정권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이 다시 제기될 전망이다. 중국은 현재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단, 리비아 등과 석유 거래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은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아프리카가 필요한 것을 가져다 주지만 유럽과 미국은 아프리카에 미래를 가져다 주지 않는다.”며 중국을 두둔했다. ●中CIF·기니정부, 개발회사 설립 모하메드 시암 기니 광업장관은 중국인터내셔널펀드(CIF)가 사회간접자본, 광물개발, 석유 탐사를 위해 수십억달러를 투자하는 협상이 연말쯤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시암 장관은 “앞으로 5년에 걸쳐 70억달러 이상이 쓰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홍콩에 소재한 CIF는 앙골라의 국영석유회사 손앙골과 중국의 국영석유회사 시노펙의 연결고리로 활동 중이며 앙골라 정부에 수십억달러 차관을 제공했다. 투자는 CIF가 75%, 기니 정부가 25% 지분을 갖는 기니개발회사를 만든 뒤 이 회사가 각종 개발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중국 정부에 자원개발권을 이양한 앙골라, 콩고 등이 자원 개발에 따른 이익을 누리지 못하는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반면 아프리카연합은 17일 기니에 대한 제재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달 말 기니의 군정 지도자 무사 카마라의 대선 불출마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반정부 시위대에 정부군이 발포, 150명 이상이 숨진 것에 따른 조치다. 카마라는 20년간 독재를 했던 랑사나 콩트가 지난해 숨지자 쿠데타를 통해 집권했다. 인권단체와 유엔기구들은 민간에 정권을 이양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中자본 기니군사정권 좌우할 듯 기니의 2008년 국내총생산(GDP)은 45억달러로 추정된다. CIF가 투자할 70억달러는 1년치 GDP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로 군사정권의 생명줄이 될 전망이다. 야당 지도자인 시디아 투레 전 총리는 “어떻게 그렇게 큰돈이 기니 경제에 투입될 수 있다고 보느냐.”며 협상 진행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중국의 투자를 둘러싼 군벌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일부 노조는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기니는 알루미늄의 원재료인 보크사이트의 세계 최대 매장국이다. 금, 다이아몬드, 우라늄, 철광석의 매장량도 풍부해 독재자들이 서방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건재할 수 있던 동력이 됐다. 최근에는 상업적으로 채산성이 있는 석유의 매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세계 지도자들 엇갈린 반응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가장 큰 도전으로 아프가니스탄 문제가 꼽히는 가운데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의 논평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 대변인은 “국제 관계에 대한 그의 업적과 새로운 비전, 우호적인 관계를 만들기 위한 의지와 노력은 오바마 대통령의 수상이 적절했음을 보여준다.”고 축하했다. 반면 탈레반 대변인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아프간 평화를 위해 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면서 “올해 수상자 선정은 불공정했다.”고 오바마의 수상을 즉각 비난하고 나섰다. 주제 마누엘 바로수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임기 초반에 오바마 대통령이 상을 받았다는 것은 핵무기 없는 세계에 대한 그의 비전으로 인해 커져가는 전세계 희망의 방증”이라면서 “이번 수상은 보다 안전한 세계를 위해 공헌하는 사람들을 고무시킨다.”고 평가했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취임한 지 1년도 안 돼 그는 우리 스스로와 전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놓았고 세계 평화에 대한 희망을 북돋아줬다.”고 수상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이번 수상은 미국이 전세계 사람들의 마음에 다시 자리잡게 됨을 의미한다.”고 말했으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짧은 시간 동안 그는 전세계에 새로운 분위기를 정착시켰으며 대화할 의지를 만들어냈다.”고 했다.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는 “진심으로 축하한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세계가 변화하고 있음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이 밖에 음와이 키바키 케냐 대통령,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 등 각국 지도자의 축하 인사가 쇄도했다. 미국과 핵개발을 놓고 불편한 관계에 있는 이란은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내놓았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측근은 “이번 수상이 세계 질서에 정의를 가져오는 길을 닦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수상에 불만은 없다.”고 말했다. 1983년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레흐 바웬사 폴란드 전 대통령은 “너무 빠르다.”면서도 “오바마에게 기회를 줘 보자.”라고 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IAEA “25일 이란 새 핵시설 사찰”

    │워싱턴 김균미특파원│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오는 25일 이란이 현재 건설 중인 제2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사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4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핵시설에 대한 포괄적인 검증과 평화적 용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사찰단을 파견하는 것은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이는 지난 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이란과 ‘P5+1(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독일)’간 핵 협상의 결과다. 당시 이란과 ‘P5+1’은 이란이 테헤란 남부 콤 지역의 새 우라늄 농축시설에 대한 IAEA 사찰을 2주 내로 허용하는 대신 의료 연구용 원자로 가동을 위해 자국 농축 우라늄의 제3국 가공을 허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엘바라데이 사무총장은 핵사찰 날짜 조율을 위해 전날 이란을 방문했었다.이에 대해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제네바 이란 핵 회담 결과에 대해 “생산적”이라고 평가했으며 이란 언론들은 이란이 우위를 점했다며 만족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란과 ‘P5+1’은 이달 말 다시 회담을 갖기로 했다.한편 뉴욕타임스는 이날 인터넷판에서 “이란이 이미 핵폭탄을 자체 제작하는 데 필요한 충분한 정보를 확보하고 있다는 내용의 IAEA 내부 기밀 분석보고서가 있다.”고 보도, 파장이 예상된다.신문은 한 유럽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 “이란이 내파형 핵무기를 설계, 제작하는 데 필요한 충분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이란이 지난 2002년부터 해당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으며 고압 뇌관 제작, 미사일 시험 발사, 탄두 설계 등의 광범위한 연구와 시험을 실시해 왔다.”고 보도했다.미 의회는 이란과 국제사회의 대화 노력이 실패 조짐을 보이면 즉시 이란에 대한 가스 및 정제된 석유 수출을 제한하는 강력한 제재를 신속하게 가할 준비를 하고 있다.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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