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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직 파워 열전] ‘EPB의 영원한 꽃’ 기재부 예산실장

    [공직 파워 열전] ‘EPB의 영원한 꽃’ 기재부 예산실장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공직사회의 감춰진 적폐(積弊)가 드러나면서 공직 개혁은 피할 수 없는 칼날이 됐다. 환부를 도려내고 잘못은 고쳐야겠지만, 국정운영의 근간인 공복들의 자존심은 지켜줘야 한다. 국가를 위해 묵묵히 일하는 공무원 61만 9182명(6월 말 기준)을 대표하는 정부 부처의 핵심 요직과 이 자리를 거쳐 간 인사들을 연재물로 소개한다.정부 부처 중 장·차관을 제외하면 가장 영향력 있는 1급 직책은 무엇일까. 여러 의견이 나올 수 있지만 경제 부처만 따지면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이 제일 앞 머리에 자리할 것이다. 357조 7000억원(2014년 기준)에 달하는 중앙정부 예산을 직접 주무르기 때문이다. 예산은 정부가 정책 목표를 달성하고 사회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제한된 재정 자원을 배분하는 행정 행위의 결과물이다. 이 때문에 예산 편성을 주도하는 예산실장은 국가 경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미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 결정의 최전선에 서 있다. 예산실장이 옛 경제기획원(EPB) 라인의 영원한 꽃으로 손꼽히고, 역대 예산실장들이 정부 내에서뿐 아니라 정계와 재계에서 ‘파워 엘리트’로 자리잡고 있는 까닭이다. EPB는 ‘모피아’(옛 재무부) 라인과 함께 우리나라의 경제 정책을 이끌어 가는 양대 산맥이다. 예산실장이 속한 EPB 라인은 예산과 기획 등 거시 경제를 주 전공으로 삼는다. 이 때문에 기획과 비전 제시에 탁월하다. 반면 모피아 라인은 금융과 세제 등 미시 경제 분야를 다루다 보니 현안 해결에 주력하는 편이다. ‘EPB는 하늘을 보고 모피아는 땅을 살핀다’는 표현이 나오는 까닭이다. 예산실장을 중심으로 한 EPB 라인은 노태우 정부 전에는 모피아 라인 대신 경제정책의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김영삼 정부 때 재정경제원이 들어서면서 모피아에 밀리는 형국이었다. 노무현 정부 때 다시 키를 잡았지만 이명박 정부에서는 열세에 놓였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EPB가 발언권을 회복한 모양새다.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모두 경제기획원 관료 출신이다. 최경환 현 경제부총리도 EPB 라인으로 분류된다. 앞으로 예산실장 출신 관료들의 ‘입김’이 세질 것으로 내다볼 수 있는 대목이다. 1990년 이후 17명의 역대 예산실장 중 1명만 빼놓고는 모두 장·차관을 거쳤다. 경제 관료로서 ‘출세’하기 위한 필수 코스다. 예산실장 출신 고위 관료의 대명사는 박정희 정부 때 경제 개발의 초석을 닦은 김학렬 전 경제부총리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포항종합제철 건설, 경부고속도로 개통 등 굵직굵직한 국책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박 전 대통령이 그를 ‘경제 과외선생’이라고 칭하고, 1972년 췌장암으로 세상을 뜨자 “내가 일을 많이 시켜서 당신을 죽였다”면서 대성통곡한 일화는 유명하다. 이석채 전 KT 회장도 예산실장 출신 파워 엘리트로 손꼽힌다. 1992년 4월부터 2년여간 예산실장을 맡은 뒤 경제기획원 차관 등을 거쳐 옛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냈다. 외환위기 이후 관직을 떠났지만 2009년 국내 최대 통신사인 KT의 수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지금도 기재부 내에서 ‘추진력이 남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2000년대 들어서도 예산실장 ‘전성시대’는 계속되고 있다. 정권의 성격과 상관 없이 능력을 인정받은 결과다. 2002년 2월부터 2년간 예산실장을 맡은 고(故) 임상규 전 순천대 총장은 타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역임했다. 이용걸 전 예산실장은 기재부 2차관, 국방부 차관 등을 거쳤다. 김동연 전 국무조정실장과 이석준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도 예산실장 출신이다. 정계에도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장병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류성걸 새누리당 의원은 각각 노무현, 이명박 정부 때 예산실장을 지냈다. 정해방 전 실장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반장식 전 실장은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최근 차관급 인사에서 방문규 전 예산실장이 기재부 2차관으로 영전했다. 후임으로는 송언석 기재부 예산총괄심의관이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인간은 정말 영화처럼 뇌의 10% 밖에 못쓸까?

    인간은 정말 영화처럼 뇌의 10% 밖에 못쓸까?

    배우 최민식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루시’(뤽 베송 감독)의 근간이 되는 과학적 주제가 있다. 바로 인간은 뇌의 10% 밖에 사용할 수 없다는 것. 영화 속 신경학자로 출연하는 모건 프리먼은 “대부분의 인간은 뇌의 10% 밖에 사용하지 못한다” 면서 “만약 100%를 사용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상상해 보라”고 말한다. 영화 속 주인공 루시(스칼렛 요한슨 분)는 약물의 영향으로 뇌의 100%를 사용하게 돼 ‘초능력’을 얻게된다. 약간의 과학적 아이템이 들어간 이 영화에는 그러나 결정적인 허구가 있다. 최근 과학 지식을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유명 유튜브 채널 ‘ASAP사이언스’에 이에대한 주제를 다룬 영상이 올라왔다. 채널의 운영자 미첼 모피트는 “인간이 뇌의 10% 밖에 못쓴다는 이야기는 말도 안되는 허구”라면서 “발달된 뇌 스캔 기술을 통해 알 수 있듯 우리의 뇌 전체는 동시에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SF영화나 소설을 통해 잘못된 믿음이 세간에 널리 퍼졌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영화 루시와 리미트리스(2011 개봉)에서는 뇌의 100% 활용을 그럴듯 하게 담고있다. 특히 루시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22%는 신체의 완벽한 통제, 62%는 타인의 행동을 컨트롤 한다고 주장한다. 모피트의 이같은 주장은 신경학자들에게는 일반적인 이야기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신경학 교수 바바라 사하키안 교수는 “우리가 뇌의 일부만 사용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 라면서 “신경세포인 뉴런은 항상 끊임없이 활동하며 뇌의 다른 부분 역시 보고 듣고 움직이고 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 신경학자 샘 왕 교수도 “사람이 뇌의 10%만 사용한다는 신화는 자기 개발과 관련이 있다” 면서 “마인드를 확장한다는 비즈니스와 맞물려 많은 사람들이 믿게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사설] 정치권 불똥 튄 ‘철피아’ 수사 철저히 해야

    이른바 ‘철피아’(철도+마피아) 수사가 정치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검찰은 새누리당 조현룡 의원이 콘크리트궤도 납품업체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옛 건설교통부 공무원을 거쳐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을 지낸 조 의원은 철피아의 핵심 인물이다. 조 의원의 소환과 사법처리는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한다. 검찰은 금품수수에 연루된 조 의원의 운전기사와 지인 김모씨도 체포했고 물증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저한 수사로 철피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우리는 특정 학교나 조직 출신들이 한통속이 되어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면서 비리를 저지른 사례를 얼마 전에 원전비리에서 확인한 바 있다. 이른바 ‘원피아’(원전 마피아)다. ‘관피아’로 통칭할 수 있는 이런 유사한 집단은 금융(모피아), 해운(해피아), 산업(산피아), 국방(군피아), 세무(세피아) 등 우리 사회의 중요 분야에서 조직을 좌지우지하면서 거대한 세력으로 군림하고 있다. 철피아도 그런 집단 중의 하나다. 해운업계를 쥐락펴락한 해양수산부 관료 출신의 해피아의 폐해가 세월호 참사를 일으킨 원인이 되었던 것도 이미 밝혀졌다. 검찰이 관피아 비리 1호로 지목하고 수사에 착수한 철피아 또한 한꺼풀씩 썩은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검찰은 고속철 건설 과정에서 공직자들이 민간기업에 편의를 봐주고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 권영모 전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과 청부살해로 이미 구속된 김형식 서울시의원, 한국철도시설공단 전임 감사인 성모씨 등도 구속됐다. 그 와중에 소환을 앞둔 김광재 전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이 자살하는 바람에 수사가 한때 주춤하기도 했다. 조 의원은 경부고속철도 납품을 수주하려던 업체의 로비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철피아의 사슬은 공직에서 민간업체로 이어진다. 공직자로 재직하다 철도시설공단 등의 공기업으로 진출하고 퇴직하면 다시 민간업체로 이직해 하나의 거대한 고리를 형성한다. 인맥과 학연으로 얽혀진 관계에서 비리가 싹틀 여지는 더 커진다. 철도 공기업 퇴직 간부들을 영입한 민간기업들은 수주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원전 비리에서 보았듯이 유착 관계인 철피아가 결함 있는 부품을 납품해도 눈감아 주거나 검증을 부실하게 하는 데서 발생한다. 결국 철피아의 비리는 대형 사고로 이어져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그래서 검찰은 수사의 고삐를 더욱 바짝 죄야 한다.
  • 정말 인간은 영화처럼 ‘뇌의 10%’ 만 사용할까?

    정말 인간은 영화처럼 ‘뇌의 10%’ 만 사용할까?

    배우 최민식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루시’(뤽 베송 감독)의 근간이 되는 과학적 주제가 있다. 바로 인간은 뇌의 10% 밖에 사용할 수 없다는 것. 영화 속 신경학자로 출연하는 모건 프리먼은 “대부분의 인간은 뇌의 10% 밖에 사용하지 못한다” 면서 “만약 100%를 사용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상상해 보라”고 말한다. 영화 속 주인공 루시(스칼렛 요한슨 분)는 약물의 영향으로 뇌의 100%를 사용하게 돼 ‘초능력’을 얻게된다. 약간의 과학적 아이템이 들어간 이 영화에는 그러나 결정적인 허구가 있다. 최근 과학 지식을 재미있게 설명해주는 유명 유튜브 채널 ‘ASAP사이언스’에 이에대한 주제를 다룬 영상이 올라왔다. 채널의 운영자 미첼 모피트는 “인간이 뇌의 10% 밖에 못쓴다는 이야기는 말도 안되는 허구”라면서 “발달된 뇌 스캔 기술을 통해 알 수 있듯 우리의 뇌 전체는 동시에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SF영화나 소설을 통해 잘못된 믿음이 세간에 널리 퍼졌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영화 루시와 리미트리스(2011 개봉)에서는 뇌의 100% 활용을 그럴듯 하게 담고있다. 특히 루시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22%는 신체의 완벽한 통제, 62%는 타인의 행동을 컨트롤 한다고 주장한다. 모피트의 이같은 주장은 신경학자들에게는 일반적인 이야기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신경학 교수 바바라 사하키안 교수는 “우리가 뇌의 일부만 사용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 라면서 “신경세포인 뉴런은 항상 끊임없이 활동하며 뇌의 다른 부분 역시 보고 듣고 움직이고 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프린스턴 대학 신경학자 샘 왕 교수도 “사람이 뇌의 10%만 사용한다는 신화는 자기 개발과 관련이 있다” 면서 “마인드를 확장한다는 비즈니스와 맞물려 많은 사람들이 믿게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한여름 겨울상품 ‘불티’… 여름상품 판매는 ‘뒷걸음’

    한여름 겨울상품 ‘불티’… 여름상품 판매는 ‘뒷걸음’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 모피·패딩 등 겨울 상품은 불티나게 팔리고 물놀이용품, 제철 먹거리 등 여름 상품 판매는 부진한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여름 상품 판매 실적은 예년만 못하다. 때 이른 더위에 특수를 기대했으나 6월 들어 전년보다 기온이 낮아지면서 소비심리도 함께 얼어붙은 탓이다. 롯데마트의 지난달 매출을 살펴보면 제철 먹거리 판매가 유독 부진하다. 수박, 참외, 냉면 등 여름이 대목인 먹거리의 매출이 전년보다 각각 5.8%, 0.4%, 10.5% 줄었다. 본격적인 휴가 시즌에 돌입했음에도 물놀이용품 판매도 시원찮다. 세월호 사고의 여파로 아이스박스 등 나들이 관련 용품 매출은 전년 대비 11.7%나 감소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상반기 이른 더위가 찾아와 여름 특수에 대한 기대를 높였지만 정작 6월 들어서는 지난해보다 기온이 1.3도 낮아져 여름 상품 구매에 대한 의욕이 꺾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백화점들은 한여름에 겨울의류 판매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요즘 백화점 이벤트 매장은 온통 두꺼운 겨울옷들로 채워져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통업체들은 ‘역계절 마케팅’에 푹 빠져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27일부터 전 점포에서 겨울 아웃도어 상품전을 여는 등 6월 한 달 모두 150억원 규모의 겨울상품을 풀었다. 신세계백화점은 같은 기간 명동 본점에서 3일간 모피대전을 열어 소비자들을 끌어모았다. 현대백화점도 오는 8~9일 전 점포에서 대규모 모피행사를 열 계획이다. 유통업체들이 계절을 거꾸로 가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그나마 행사 상품에는 지갑을 열기 때문이다. 내수 부진으로 허덕이는 업체들에 역계절 마케팅이 그나마 숨통을 터준 셈이다. 롯데백화점의 겨울 아웃도어 대전 매출은 전년 같은 행사 대비 21.8%나 올랐다. 최근 3개월(3~5월)간 백화점 전체 신장률(12.9%)의 2배에 가깝다. 신세계백화점도 이번 행사에서 전년보다 4배나 많은 모피를 팔아 치웠다. CJ오쇼핑이 운영하는 소셜커머스 CJ오클락은 최근 네파 패딩점퍼와 K2 덕다운 점퍼를 팔아 13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이는 기존 단일상품의 평균 누적매출 대비 5~6배 높은 수준이다. 역계절 마케팅은 해가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시기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그만큼 불황이 깊다는 방증이다. 소비자들이 정상 상품보다는 행사 상품에만 몰리고 있다는 얘기다. 재고가 더 많이 쌓이니 이를 털기 위한 행사는 잦아지고 규모도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겨울 따뜻한 날씨 때문에 패딩, 모피 등의 판매가 부진했다”면서 “재고율이 전년보다 50% 이상 증가하면서 협력업체의 재고 소진 이벤트 요청이 많아 행사를 앞당겨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명동 본점서 진행했던 모피행사를 확대해 다음달 15~20일 전 점에서 신세계 모피 페어(가칭)를 열 계획이다. 현대백화점도 올해 모피행사를 크게 키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올해 모피행사는 본점 10층 문화홀 전체에서 열리는데 작년 행사보다 2~3배 규모가 커진 것”이라며 “물량도 지난해 대비 3배 더 풀 것”이라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오늘의 눈] 관피아에 대한 변명/윤창수 정책뉴스부 기자

    [오늘의 눈] 관피아에 대한 변명/윤창수 정책뉴스부 기자

    세월호 참사 이후 생긴 신조어로 관료와 마피아를 합성한 관피아가 있다. 예전에는 재무부 출신을 뜻하는 모피아란 합성어만 있었지만 관피아에 모두 흡수됐다. 최근 국내 10대 로펌에 근무하는 전직 관료 출신 177명을 관피아로 규정하는 기사가 쏟아졌다. 그런데 이들 177명을 자세히 살펴보면 행정고시에 합격, 중앙부처에서 일하다 다시 사법시험에 합격해 로펌에서 일하는 등 관피아로 분류되는 것이 정말 억울할 사람도 많다. 한 관료는 “열심히 노력한 죄밖에 없는 사람을 관피아로 규정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공무원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 논란과 고시 폐지, 공무원 연금 축소 등 3대 악재를 만나 사회적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공무원은 스스로 “고시나 공무원시험에 합격하면 플래카드를 걸면서 축하해 주다가 관피아라고 싸잡아 꾸짖는 현실이 아이러니하다”고 입을 모은다. 세월호 참사로 더욱 박해진 국민의 공무원에 대한 평가는 6·4 지방선거에서도 드러난다. 한 지방도청에서는 9명의 공무원이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출마했지만, 단지 2명만이 당선되기도 했다. 행정자치부로 축소되는 안전행정부 출신 한 지자체 관료는 “조류인플루엔자(AI)와 싸운 지난 석 달 동안 발생지점 반경 500m 안에 있는 조류는 모두 죽여야 했다. 인체에 전염될 수도 있다는 검증되지 않은 소문에도 공무원들은 묵묵히 고생했다. 그런데 세월호 참사가 터지자 공무원 생활에 대한 자긍심과 보람이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공무원이라는 게 마치 무슨 죄인처럼 느껴졌다”고 최근의 소회를 털어놓았다. 그는 이어 공무원에 대한 객관적이고도 올바른 평가가 이루어져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공무원 개혁과 고시 폐지를 주장하는 이들은 국가가 곧 공무원이란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선진국처럼 민간과 공직을 자유롭게 오가며 개인의 역량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시와 같은 공직 진입의 장벽은 투철한 공직관을 형성했을지 몰라도 폐쇄된 그들만의 집단사회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AI나 구제역과 싸우다 사망하는 등 과로사하는 일이 꽤 있다. ‘세계의 보건대통령’으로 불리는 고(故)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공무원이었던 아버지를 둔 한국인이었기에 갑자기 쓰러질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 선진국의 공무원들은 과로사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공직관이 투철한 공무원이 과로사하는 일이 없도록 한국사회가 먼저 바뀌어야 할까. 아니면 공무원 사회가 개방적으로 바뀌는 것이 먼저일까. geo@seoul.co.kr
  • ‘박재완의 추억’ 힘 있는 기재부 기대… 정책 추진 때 약점 될 수도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에 대한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박재완의 추억’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복심이었던 박 전 장관과 일했을 때와 같은 리더십, 국회 소통력, 인사 해소 등을 기대하는 것이다. 다만 정책 추진력은 야당의 동의 여부에 달려 있기 때문에 오히려 큰 반발을 사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13일 기재부 공무원들은 최 후보자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특히 박 전 장관이 갖췄던 대통령과의 정책 사전 조율 능력을 기대했다. 박 전 장관은 종교인 과세에 반대하는 이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나 설득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종교인 과세 도입에는 실패했지만 ‘예스맨’이 아니라 타당한 정책은 언제든 건의할 수 있는 ‘힘 있는 기재부’의 모범 사례로 회자된다. 한 고위 공무원은 “최 후보자는 업무를 보는 선이 굵고 미주알고주알 세세히 챙기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내부 반응이 긍정적”이라면서 “국회업무나 청와대 협의 등에서 정책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장관과 같이 정권 실세인 데다 두루 경험했으니 국회업무에 사무관, 주무관까지 동원해 현업은 뒷전이 되는 상황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내부 직원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인사 적체 해소다. 세제실 관세정책관, 예산실 행정예산심의관, 복권위원회 사무처장, 협동조합정책관, 대외경제협력관 등의 자리가 현재 비어 있다. 물론 박 전 장관 시대와 다른 변수도 있다.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 분위기다. 기재부의 한 공무원은 “그래도 공공기관 인사 외에 소속 외청과의 인사 교류도 대안이 될 수 있어 최 후보자가 다소나마 숨통을 열어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 후보자의 등장으로 기재부 내에서 모피아(옛 재무부 출신)보다 옛 경제기획원(EPB) 출신이 힘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단, 정책 추진력 면에서 실세 장관은 야당의 반대를 극대화시키기 쉽다는 부정적인 견해도 있었다. 한 공무원은 “실세 부총리의 등장으로 오히려 야당이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경향이 강해질 수도 있다”면서 “박 전 장관 때도 실세 장관이라는 것이 약점 아닌 약점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오늘의 눈] 당신에게는 자격이 있습니까?/김진아 산업부 기자

    [오늘의 눈] 당신에게는 자격이 있습니까?/김진아 산업부 기자

    “일부 낙하산 관료들은 문제가 있지만 그래도 업무를 오래 맡아온 경력이 있는데 모두를 낙하산이라고 비판한다면 빈자리를 누가 메울 수 있을까요?” 한 달 전쯤 전 출입처였던 금융당국의 한 간부와 점심을 했을 때 그가 이런 말을 했다. 세월호 침몰 참사가 일어난 직후라 ‘관피아’(관료+마피아) 논란에 관료들 스스로 몸을 낮추느라 여념이 없을 때였다. 관피아라고 모든 낙하산 관료를 싸잡아 비판하기에 앞서 도마 위에 올랐던 것은 ‘모피아’(경제 관료+마피아)였다. 세월호 침몰 참사로 드러난 ‘해피아’(해양수산부+마피아)의 실태는 모피아의 행태보다 훨씬 심각했다. 지방선거가 끝나고 개각이 이뤄지면서 공무원들을 포함해 인사 담당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현재 관피아를 타파하겠다는 생각은 바람직하지만 그 방향에 대해서는 고개를 다소 갸우뚱하게 한다. 관료가 아니면 교수, 교수가 아니면 정치인, 정치인도 안 되니 언론인 등 빈자리를 메워줄 많은 낙하산들이 있다. 그러나 하나씩 지워갈수록 인재의 풀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결국 남는 사람이 없어 업무 연관성도 없는 생뚱맞은 인사가 그 자리를 채울 우려가 있다. 경력도 깔끔하고 전문성도 있는 관료들도 많다. 이들의 능력을 국가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관피아라는 이름 하나로 매도하는 것은 낭비다. 문제는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것보다 적임자를 뽑는 과정이다. 기관장 선임 시 그 과정을 투명하게 밝히지 않고 누가 지원했는지조차 숨기려고 하기 때문에 번번이 낙하산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기관장 선임 과정을 취재하다 보면 해당 기관이나 상위 부처에서는 몇 명이 지원했는지조차 확인되지 않는 일이 허다했다. 이런 ‘깜깜이 인사’로 기관장 선임 발표 때마다 ‘이 사람은 또 누구의 인맥일까?’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세월호 침몰 참사 여파 등으로 공석이 된 해운조합 이사장, 선박안전기술공단 이사장 등을 포함해 민간 부문임에도 1년 가까이 공석인 손해보험협회 회장 등 수장을 기다리는 곳이 한둘이 아니다. 업무가 큰 차질 없이 이뤄지고 있다 하더라도 굵직한 사업은 추진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들 기관의 하소연이다. 관료는 무조건 안 된다는 ‘소거법’이 아니라 투명한 인사 과정과 검증 작업을 거쳐 자격이 되는 사람을 앉히는 것이 최선이다. 이런 기본 원칙을 무시하고 장고 끝에 악수를 두는 것이 지금의 인사 방식이 아닌가 답답하다. jin@seoul.co.kr
  • “정치권→ 감사원→ 모피아→ 금감원→ 금융기관 먹이사슬 깨야”

    최근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내에서 불거진 전산시스템 교체 과정을 둘러싼 갈등은 금융권에 만연한 낙하산 인사와 금융지주체제의 모순에서 시작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금융기관의 내부 개혁을 위해 ‘정치권→감사원→모피아→금감원→금융기관’으로 형성된 일종의 먹이사슬 구조를 깨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금융부문 낙하산 인사 이대로 둘 것인가’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금융권에 유독 낙하산 인사가 횡행하는 이유를 “금융업이 대표적인 규제 산업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금융감독기구가 피감기관에 다양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높은 진입 장벽으로 보호되는 불완전 경쟁시장이어서 거의 언제나 이윤이 발생하기 때문에 지대(rent)를 노리는 낙하산 인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지대를 창출하는 구조 자체를 통제해야 한다”면서 “금융기관 임원 자격 요건을 3년 이상 금융 분야 종사자로 강화해 무자격자의 입성을 방지하고 대표이사 및 감사의 연대 책임을 명시해 임원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전국금융산업노조 KB국민은행지부가 주관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의 박영선 원내대표, 김기준 국회의원 등이 주최했다. 토론자로 나선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는 “KB금융 내부 갈등과 관련해 금융지주 회장과 행장을 겸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양측의 갈등을 원천적으로 없애고 낙하산 수를 줄인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이사회 책임하에 최고 임원 승계 프로그램을 구축해 차기 최고경영자 후보군을 발굴·훈련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사설] 위에서 아래까지 기강이 무너진 KB

    KB금융지주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의 갈등이 노출돼 국민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 가운데, 국민은행 직원이 연루된 수억원대 금융 비리가 적발됐다. 전산시스템 교체를 두고 불거진 내홍은 급기야 시스템 교체를 전제로 한 리베이트 의혹까지 제기돼 금융당국이 KB금융과 국민은행 주요 경영진의 계좌추적에 들어간 상황이다. 최고경영자부터 창구직원까지 너나 할 것 없이 부정부패의 의혹을 받는 국민은행에 ‘과연 피 같은 내 자산을 맡겨도 안전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어제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모 프랜차이즈업체 공동 대표가 국민은행 한 지점 직원의 도움으로 또 다른 대표의 명의를 도용해 대포통장을 만들고 수억원대의 회사 자금을 빼돌린 사고를 인지하고 최근 조사에 나섰다고 한다. 이 사건을 공모한 국민은행 직원과 업체 공동대표는 부부 사이로, 업체 공동대표 직함과 은행원이라는 직위를 각각 활용해 법인 인감을 위조하고 은행 대출을 도와줬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이 사고를 적발했지만, 해당 은행원을 퇴직금과 함께 권고사직시키고서 쉬쉬하며 덮으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포통장 등으로 피해를 본 업체의 또 다른 공동대표가 지난 27일 금감원을 찾아와 국민은행의 비리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사건이 공개된 탓이다. 국민은행은 2012년께 또 다른 공동대표 측에서 민원을 제기한 건이고, 해당 국민은행 직원은 2010년 명예퇴직을 해 퇴직금 지급은 사고 발생 전이라고 해명했지만 뭔가 석연치 않다. 결국, 금융당국이 전산교체 리베이트 의혹과 함께 시시비비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은행 직원이 국민주택채권을 위조해 100억원을 횡령한 사례와 도쿄지점에서는 4000억원대의 부당대출 사고, 1조원대 허위 확인서 발급 등 각종 금융사고가 터졌다. 게다가 카드 정보가 유출돼 경제활동을 하는 거의 모든 국민의 개인정보를 ‘공공 정보’로 만든 일등 공신이기도 하다. 외환위기 이후 가장 탄탄한 소매금융으로 신뢰받던 국민은행의 이런 기강해이는 조직 장악력이 떨어지고, 은행조직 내부와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낙하산 인사의 폐해로도 지적된다. 임영록 회장은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모피아’라는 지적을 받았고,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한국금융연구원 출신의 ‘연피아’로, 관치금융의 우려를 낳은 당사자들이다. 양측은 ‘막장 드라마’ 같은 주도권 다툼을 내려놓고 국민의 신뢰 회복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 “잘 먹겠습니다!” 경건히 식사기도 올리는 수달

    “잘 먹겠습니다!” 경건히 식사기도 올리는 수달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셔서 감사드리며…” 마치 식사 전 감사기도를 올리는 것 같은 한 수달의 경건한 모습이 포착돼 네티즌들 입가에 미소를 띠게 만들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뭔가 간절함이 느껴지는 두 발을 모아 기도(?) 중인 수달의 모습을 29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스위스 부아 쁘띠 샤또(Bois du Petit Château) 동물원에 살고 있는 이 수달은 평소 하늘에 하고 싶었던 이야기 많았던 건지, 아니면 정말 식사 전 감사기도를 올리기 위함이었는지 모르지만 그 어떤 신도보다 경건하게 눈을 꼭 감고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 어떤 동물보다도 도구 사용에 능숙한 수달이지만 이토록 두 손 모아 기도하는 사람 특유의 포즈까지 재현해낸 경우는 드물기에 그 배경에 많은 궁금증이 이는 것이 사실이다. 보기 드문 광경을 포착한 이는 스위스 사진작가 임마누엘 켈러(36). 그의 설명에 따르면, 촬영당시 시간이 실제 동물원에서 수달에게 먹이를 주기 직전이었다. 임마누엘은 “보통 수달들은 먹이가 언제쯤 도착하는지 미리 알고 있다”며 “두 눈을 꼭 감고, 두 발을 모은 채 음식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은 영락없이 식전기도를 올리는 사람을 연상시켰다. 수달이 정말 기도를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기 힘들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수달은 도구 사용에 매우 능숙한 동물이다. 귀여우면서 사회적이고 거기에 지적이기까지 한 매력적인 생명체라 느껴졌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편 수달은 유럽, 북아프리카, 아시아에 널리 분포하는 족제비 과 동물로 주로 수중생활을 한다. 국내에서도 예전에는 전국 어디서나 수달을 목격할 수 있었으나 모피 획득을 위한 사냥, 하천 황폐화 등으로 개체 수가 크게 줄었다. 1982년 천연기념물 제330호로 지정됐고, 2012년부터 멸종위기야생동식물 1급으로 보호받고 있다. 사진=Emmanuel Keller/데일리메일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데스크 시각] KB금융, 신뢰회복이 먼저다/김성수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KB금융, 신뢰회복이 먼저다/김성수 경제부장

    말 그대로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스토리 전개만 보면 막장드라마 못지않다. 갈등과 반목은 기본메뉴다. 예상치 못한 반전도 들어 있다. 결말이 벌써부터 궁금하다. 현재로선 예측불허다. KB금융 최고경영자(CEO) 간의 내홍(內訌)에 관한 얘기다. 지주 임영록 회장과 국민은행 이건호 행장이 주인공이다. 두 개의 태양이 존재할 수 없으니 처음부터 충돌은 불가피했을까. 이번에 사달이 난 건 은행 전산시스템 교체 때문이다. 임 회장과 사외이사 쪽은 지금의 IBM시스템을 유닉스체제로 바꾸자고 했다. 이사회 의결까지 거쳤다. 이 행장과 은행의 정병기 상임감사는 극구 반대했다. 양쪽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 행장, 정 감사 쪽은 결국 지난 19일 금융감독원에 특별검사를 요청했다. 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싸우는 건 과거에도 늘상 있던 일이다. KB금융뿐 아니라 우리, 신한금융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번처럼 자기들 집안문제로 다투다가 밖에 있는 ‘심판’(금감원)을 자진해서 부른 건 극히 이례적이다. 집안싸움이 밖으로 드러나면 망신살이 뻗친다. 잘잘못을 가리는 건 다음 일이다. 이번엔 시점도 아주 나빴다. 관련 뉴스는 지난 19일에 처음 불거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대(對) 국민담화를 한 바로 그날이다. 공교롭다. 박 대통령은 담화에서 세월호 참사의 배후로 지목됐던 ‘관피아’를 척결하겠다고 약속했다. 공직사회에서 당연시해 왔던 전관예우와 낙하산 관행을 뿌리 뽑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담화 끄트머리에는 끝내 눈물까지 보였다. 그런데 반나절도 채 지나지 않은 같은 날 저녁 ‘낙하산’끼리 맞붙은 KB수뇌부의 갈등 뉴스가 터졌다. 대통령의 눈물이 무색하게 됐다. 임 회장과 이 행장, 정 감사는 모두 ‘바깥에서’ 온 사람들이다. 임 행장과 정 감사는 옛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출신이다. ‘관피아’의 원조격인 ‘모피아’다. 이 행장은 금융연구원 출신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 새롭게 떠오른 ‘연피아(금융연구원+마피아)’다. 금융권의 실세로 꼽히는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해 서근우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이 다 금융연구원 출신이다. 이렇다 보니 조직 내부에서나 금융권에서는 이번 갈등을 서로 ‘줄(배경)’이 다른 ‘낙하산’들끼리 주도권 다툼을 하는 걸로 보고 있다. 지금 국민은행은 최고경영진끼리 치고받고 싸우고 있을 만큼 한가하지 않다. ‘사고은행’이라는 오명 속에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은행직원은 국민주택채권을 위조해 100억원을 횡령했다. 도쿄지점에서는 4000억원대 부당대출 사고가 터졌다. 올 초에는 카드 정보가 유출되면서 또 한번 크게 휘청거렸다. 이렇다 보니 국민은행의 순이익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30% 가까이 줄었다. 노조는 이미 두 수장(首長)에게 동반사퇴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시시비비는 금감원이 조만간 밝혀낼 것이다. 하지만 금감원이 어느 한쪽의 팔을 들어준다고 해서 반대쪽이 승자의 여유를 누릴 수는 없다. 이미 내부소통과 경영능력에 심각한 하자가 있음이 드러났다. 2800만명이라는 국내 최대 고객을 지닌, 리딩뱅크로서의 자부심도 바닥에 떨어졌다. 해묵은 다툼에 염증을 느껴 등을 돌린 국민(고객)들의 신뢰부터 먼저 회복해야 한다. 시급하고 지난한 과제다. sskim@seoul.co.kr
  • [씨줄날줄] 관피아 vs 정치인 낙하산/박찬구 논설위원

    관피아는 관료와 마피아를 합친 말이다. 퇴임한 공직자가 관련 기관이나 기업 등에 재취업해 로비스트 역할을 하며 사적 이익을 좇는다는 의미다. 2011년 저축은행 비리와 지난해 전력난 사태의 원인으로 관피아의 폐해가 지적된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수력원자력 출신 관료들이 부실 저축은행과 원전부품 납품업체에 재취업하면서 유착과 비리의 감독 부실을 낳은 전형적인 사례다. 현직 시절 관료의 권능은 규제와 인허가에서 나온다. 국민의 생명이나 안전과 직결된다. 그럼에도 퇴직 후 유관 기관이나 기업, 협회, 조합 등에 고액 연봉의 낙하산으로 내려가 ‘규제 방패막이’ 역할을 하는 행태는 비양심과 이율배반이다. 관피아는 권력 집단이다. 수십년 전부터 철옹성과 카르텔을 구축했다. 역대 정권마다 관피아 척결 목소리가 나왔지만 쉽사리 해체되지 않는 이유다. 오랜 공직생활에서 얻은 경륜과 실무 경험을 현장에서 재활용한다면 공동체에 약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폐쇄성과 집단이기주의에 있다. 사적 이익이나 자본의 탐욕과 손을 잡고, 그 일부가 되면서 관피아는 해악의 원천으로 낙인 찍혔다. 규제와 사업이 많은 부처일수록 퇴임 후 민간 재취업이 활발하다는 분석 결과도 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관피아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선박 운항의 안전과 규제를 담당하던 해양수산부의 퇴임 관료들이 해운사 이익단체인 해운조합이나 한국선급을 비롯해 해수부 산하기관 14곳 가운데 11곳을 장악하고 있다고 한다. 해피아의 부실감독이 세월호 침몰에 영향을 미쳤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해피아뿐 아니다. 모피아(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와 조피아(조달청), 산피아(산업통상자원부), 국피아(국토교통부) 등 관피아는 곳곳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대국민담화에서 해수부 퇴직관료의 재취업 관행을 지적하며 관피아 척결 대책을 밝혔다. 비정상적인 민관 유착의 고리를 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관피아가 낙하산으로 내려가는 자리를 정치인들이 대신 차지하는 풍선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84개 공공기관의 기관장·감사·이사로 친박 인사 114명이 포진했다는 야당 측 자료가 지난 3월 공개됐고, 최근에도 일부 기관의 상임이사와 감사 등에 여당 인사가 선임돼 해당 노조의 반발을 사는 등 논란이 일었다. 관피아의 오랜 적폐를 도려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저항과 반발을 누르기 위해서는 정권 차원의 명분과 설득력도 있어야 한다. 친박 낙하산 인사를 바로 잡고 억제하는 일이 그래서 더 중요해 보인다. 박찬구 논설위원 ckpark@seoul.co.kr
  • 잡기엔 너무 큰 당신…‘부엉이 VS 오소리’ 화제

    잡기엔 너무 큰 당신…‘부엉이 VS 오소리’ 화제

    먼 하늘에서 봤을 때는 잘 몰랐는데 막상 다가가보니 생각보다 큰 사냥감에 당황한 것 같은 부엉이의 모습이 포착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자신의 생각보다 훨씬 큰 사냥감인 오소리 때문에 골치가 아픈 것 같은 부엉이의 생생한 모습을 20일(현지시간) 게재했다. 최근 한 사진작가에 의해 미국 사우스다코타주(South Dakota) 남서부 배들랜즈 국립공원(Badlands National Park)에서 포착된 이 사진은 동물 생태계에서 흔히 접하기 어려운 사냥감에 대한 잘못된 사전정보와 이로 말미암아 야기되는 실수 연발의 모습을 담고 있다. 보통 소리 없이 하늘을 활공하다 순식간에 땅으로 내려앉으며 생쥐 등의 설치류를 잡는 부엉이의 사냥법은 본인 몸 크기보다 작고 몸무게가 적게 나갈 때 유효하다. 하지만 사진 속 이 타고난 사냥꾼은 뭔가 사전에 잘못된 준비를 한 것 같다. 자기 몸 크기인 약 20~30㎝보다 족히 두 배는 더 커 보이는 70㎝짜리 오소리를 사냥하려고 애쓰고 있기 때문이다. 먼 하늘에서 봤을 때보다 너무나도 큰 덩치 때문에 이 부엉이의 표정 속에는 당혹스러움이 엿보인다. 하지만 사냥꾼의 자존심 때문인지 뻔뻔스럽게 오소리를 잡아보려고 계속 애를 쓰는 모습에서 애잔함이 묻어 나온다. 결국 부엉이와 오소리의 승부가 어떻게 결정 났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그러나 오소리를 잘 아는 사람들이 봤을 때 결과는 자명하다. 이 족제비 과의 타고난 싸움꾼은 웬만한 날카로운 물질도 통과하기 어려운 두꺼운 모피에 강인한 발톱을 지니고 있고 심지어 곰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터프함을 감추고 있다. 결론은 ‘제풀에 지친 부엉이가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날아갔던지’ 아니면 ‘역으로 오소리에게 사냥 당했던지’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사진=데일리메일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담화 조만간 발표” 무슨 내용 담길까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담화 조만간 발표” 무슨 내용 담길까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담화 조만간 발표” 무슨 내용 담길까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세월호 참사에 따른 대국민담화와 관련, “그동안 많은 의견을 수렴했고, 연구 검토한 그런 내용들을 바탕으로 해 조만간 이에 대한 대국민담화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오늘 국무회의에서는 특히 국가재난안전제도의 체계를 어떻게 정착시킬지에 대해 국무위원 여러분들의 의견이라든가, 또 거기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가 있었으면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처럼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의 발표계획을 재확인하면서 재난대책에 대한 국무위원들의 집중논의를 주문함에 따라 이날 국무회의 ‘난상토론’을 거쳐 대국민담화에 담길 내용이 결정될 전망이다. 이르면 세월호 참사 한달째에 즈음한 오는 15일 발표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담화에는 박 대통령의 사과와 국가재난안전마스터플랜의 수립, 관피아(관료 모피아) 척결을 비롯한 공직사회 혁신 방안 등 세월호 참사 수습 후속조치가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또 “지난 일요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세월호와 관련해 그동안 제기됐던 문제들, 또 국민이 불안해하는 재난안전문제 등에 대해 전문가를 비롯한 각계의 의견과 내용을 수렴한 것을 바탕으로 해 많은 논의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방만경영 公기관장 절반이 관피아

    방만경영 公기관장 절반이 관피아

    부실·방만 경영을 하다 정부로부터 중점 관리 대상으로 지정된 38개 공공기관 기관장의 절반가량이 퇴직관료 출신의 속칭 ‘관피아’(관료+마피아)인 것으로 조사됐다. 세월호 참사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된 관피아들의 비정상적인 민관유착 관행과 봐주기식 행정 문화가 공공기관에 깊숙이 파고들어 총체적 부실을 야기하고 있었던 셈이다. 민주·한국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가 6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를 통해 확인한 결과 정부가 지정한 38개 방만경영 중점관리대상 기관장 38명 가운데 18명(47.4%)이 정부 관료 출신 ‘낙하산’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거래소·한국투자공사·한국예탁결제원·한국조폐공사·예금보험공사 등에는 기획재정부 출신이, 한국무역보험공사·한국수력원자력·한국중부발전·한국전력공사·한국광물자원공사 등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출신이 각각 기관장으로 내려앉았다. 부산항만공사(해양수산부)·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농림수산식품부)·한국토지주택공사(국토교통부)·철도시설공단(국토교통부)·그랜드코리아레저(문화체육관광부) 등도 관계부처 퇴직 공무원이 수장을 맡았다. 이 밖에 한국마사회(감사원)·한국가스기술공사(중앙인사위원회)·지역난방공사(군 출신 정치인)처럼 전문성과는 거리가 먼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들도 있었다. 특히 현명관 마사회 회장과 김성회 지역난방공사 사장은 대표적인 친박(친박근혜) 인사들로 지난해 말 기관장 인선 당시부터 정치적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뒷말이 무성했다. 상임감사나 이사 자리도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상임감사는 36명 가운데 19명(52.8%), 상임이사는 121명 중 22명(18.2%), 비상임이사는 238명 중 74명(31.1%)이 관피아였다. 133명의 관피아 가운데 관피아의 원조 격인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의 모피아가 21명(15.8%)으로 가장 많고 산업통상자원부(20명·15.0%), 국토교통·해양수산부(19명·14.3%)가 뒤를 이었다. 군인 출신의 ‘군 마피아’도 11명(8.3%)이나 됐다. 이들 중점관리기관은 과다한 부채로 빚더미에 앉았는데도 지난해 직원들의 복리후생비로만 다른 기관의 두 배가 넘는 5000억원을 썼다. 양대 노총은 논평을 통해 “낙하산 인사는 공공기관 부채와 방만경영을 낳은 실질적인 원인”이라면서 “공공기관의 진정한 개혁은 비정상적인 관피아 낙하산 관행부터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서울광장] ‘캐비닛 행정’과 팽목항의 모래알/정기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캐비닛 행정’과 팽목항의 모래알/정기홍 논설위원

    세월호의 침몰 참사 이후 만났던 전·현직 공직자들이 분개했다. 케케묵은 조직 체계, 변함없는 인사 관행이 공직사회를 무능의 나락으로 빠뜨렸다는 자탄(自歎)이었다. 상주의 심정이어도 모자랄 판국에 이들은 왜 자기 직장을 대놓고 고발할까. 정부수립 이후 60여년이든, 경제개발시대 후의 30~40년이든 뒤틀려 있는 공무원 조직을 지금에서라도 바로잡아야 한다는 반성과 회한이 깔려 있다. 정무직을 지낸 공직자는 25년 전의 일을 상기했다. “1980년대 말 미국 대학에 국비 유학한 공무원들을 관리한다며 총무처가 직원들을 유학 보냈다”고 개탄하며 “공직 수술의 처음은 조직과 인사 기능”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이런 유물과 같은 관행들이 이번 사고에서 드러났다고 진단했다. 중견 공직자는 안전행정부의 조직 개편을 사례로 지목했다. 명패를 고쳐 달았으면 안전부서의 순위가 먼저여야 하는데도 재난기능이 총무기능에 밀려나고, 시늉만 낸 ‘안전행정’의 틈새가 참사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맞는 말이다. 세월호 참사 20여일은 공직의 안일함과 무능함을 확인시키기에 충분했다. 현장에서 반신불수가 된 국가기관의 뒤뚱거림을 빠뜨림 없이 국민들은 보았다.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 안행부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책임 회피와 이해타산을 드러냈다. 승객을 놔두고 먼저 배에서 빠져나온 선장과 진배없었다. 와중에 진도 해역은 분노와 인내의 끝을 시험하는 가혹한 장(場)이 되고 말았다. 이들의 잘못된 자초지종은 수사로 밝혀질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극을 계기로 국가개조 수준의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한다. 총리실 산하에 재난·재해 컨트롤타워격인 국가재난안전처(가칭)를 신설하기로 했다. 행정의 적폐(積弊)는 무엇이고, 재난행정의 현주소는 어디인가를 자문한다. 국민은 ‘셀프 개혁’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곧추세우고 있다. 공직 개혁은 청와대가 주도하고, 조직을 관장하는 안행부는 실무를 맡을 것이다. 1년여 만에 이름을 다시 바꿔야 할 안행부의 처지가 아이러니할 뿐이다. 안행부로선 개혁 과정에 재난분야는 물론 전자정부 등 일부 조직을 다른 기관에 넘겨야 할지 모른다. 눈물을 머금고 수족인 마속을 칼로 밴 제갈량의 심중을 헤아려 개혁에 임해야 한다. 재난안전처의 인력 수급은 특수직렬을 만들어 인사 불이익을 없애야 한다. 재난분야는 전문성을 필요로 하지만 선호도가 낮아 기피돼 왔다. 안행부의 조직 개편이 실패로 끝난 게 이런 이유 때문이다. 국민의 재산과 인명은 그 무엇과 바꿀 수 없다. 이참에 현행 연공서열식 인사 틀인 계급제를 성과제인 직위분류제로 바꾸는 작업도 해야 한다. 공직자의 최고 관심사는 인사다. 능력에 따른 승진 구도가 전제돼야만 열심히 일한다. 인사가 공직의 자양분 역할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정년이 보장되거나 ‘전관예우’에 목매어서도, 개방형 직위가 관료 위주여서도 안 된다. ‘관피아’(관료 마피아)가 모피아·해피아로 쪼개지고 공직 기득권의 동아줄을 놓을 줄 몰라서야 되겠는가. 10년 전 정보통신부에서 캐비닛 소동이 있었다. 진대제 당시 장관이 부서를 돌다가 “캐비닛을 열어 보라”고 했다가 “장관이 직원의 캐비닛까지 들여다보냐”는 직원들의 비아냥을 된통 받았다. 보관 시한 3년인 서류들이 8년째 그 안에 쌓여 있었다. 진도 구조현장의 한 공무원은 “3200여개나 되는 현장 재난 매뉴얼이 정부기관의 캐비닛에 쌓여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장 행정의 중요함을 말한다. 공직자의 능력은 행정 현장에서 인정받아야 한다. 공직자란 자리가 가시방석이고 부끄러운 지금이다. 일본은 60년 전 세월호와 같은 대형 침몰 사고로 168명을 잃었지만 해상안전대책을 다지는 계기로 삼았다. 학생들이 수영 미숙으로 사망해 전국 학교에 수영장을 만들어 교육했다. 공직자들은 진도를 기록하고, 진도 팽목항 한 줌의 모래를 사무실에 옮겨놓고 참사를 새기려는 마음을 가져야 하겠다. “우리가 속아도 너무 속았다”고 절규하는 유족의 한을 씻는 길이다. hong@seoul.co.kr
  • [공직사회 철밥통을 깨자] 관·업계 유착을 끊어라

    [공직사회 철밥통을 깨자] 관·업계 유착을 끊어라

    세월호 참사를 통해 관료 조직과 유관 기관 사이의 어두운 유착관계가 백일하에 드러나고 말았다. 선령 등을 제한한 ‘안전 규제’를 푸는 데 해양수산부 출신 퇴직공무원이 모종의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결국 규제가 이른바 ‘관(官)피아’를 잉태하고 만 것이다. 재무 관료 출신이 마피아처럼 끈끈하고 거대한 세력을 구축해 경제·금융계를 장악하는 현상을 빗댄 ‘모피아’가 공직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급기야 대통령까지 나서 ‘관피아’의 폐해를 거론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관피아는 해피아(해양수산부)뿐만 아니라 산피아(산업통상자원부), 국피아(국토교통부), 교피아(교육부) 등으로 광범위하다. 에너지 마피아, 원전 마피아, 철도 마피아 등 가지치기까지 이뤄졌다. 그동안 존재감이 미미했던 해피아의 폐해는 심각했다. 규제 대상이 규제권을 행사하는 구조여서 혀를 차게 만든다. 해운업체의 이익단체인 한국해운조합이 화물적재 상태나 구명장비, 소화설비 점검 등 회원사의 안전운항을 지도, 감독한다. 이들을 관리·감독해야 할 해수부는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해운조합과 한국선급은 민간 조직이지만 각각 역대 이사장 12명 가운데 10명, 회장 11명 중 8명이 해수부 출신 관료여서 해피아의 본거지라는 오명을 들었다. 2009년 여객선 해양사고와 선령은 직접 연관이 없다는 여객선사들의 선령 연장 요구가 받아들여지면서 해외에서 헐값에 중고 선박이 유입됐다. 2011년에는 해운조합 대신 해양안전전문기관을 설립해 선박운항 안전관리를 맡기는 방안이 추진됐지만 관계 부처 등의 반대로 무산했다. 전직 관료들이 업계의 ‘방패막이’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다. 결국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 됐다. 모피아나 산피아, 국피아 등 관피아가 힘을 발휘하는 것은 정부의 지원 수단 및 관련 규제가 너무 많은 탓이다.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양분이 충분하다는 말이다. 진재구(청주대 행정학과 교수) 한국인사행정학회장은 “유관 기관이나 협회 등에서 퇴직 관료를 전문가라는 명분으로 영입하는 것은 로비스트로 활용하려는 목적이 있다”면서 “해당 부처에 우호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자, 현직에게는 ‘미래의 자기 직장’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퇴직공무원의 재취업을 전면 금지할 수는 없다. 옥석을 가려낼 수 있는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공직자들은 공직사회에 넓게 퍼져 있는 ‘이너서클’을 관피아의 근원으로 지적한다. 고시를 비롯해 학교, 업무 등 특정 인맥에 대한 관리가 강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행 퇴직공직자 취업 및 행위를 제한한 공직자윤리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사기업체와 달리 단체·협회·조합 등에 대한 심사는 유명무실하다. 정부부처 관계자는 “인허가와 규제, 안전 관련 분야의 낙하산은 차단돼야 한다. 다만 정부가 우회 통로를 통한 취업까지 잡아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불온한 유착이 문제지, 자체 역량을 갖추지 못해 퇴직관료를 활용하는 관리형 취업까지 막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손실”이라고 말했다. 퇴직관료의 재취업은 명예퇴직과 직결돼 있다. 엄중한 평가를 받으면서 정년을 보장받는다면 관피아의 폐해는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보통 부처에서는 정년 3년 전에 명퇴하는 4급 이상 간부들에게 보상 형태로 재취업을 주선한다. 부처로선 승진 등 인사적체를 해소할 수 있고 장기근속 고액연봉자 대신 신규 공무원 충원에 따른 일자리 창출 및 예산 절감 효과도 뒤따른다. 퇴직자의 경력을 재활용한다는 측면도 긍정적이다. 아울러 일부 ‘힘센 부처’를 제외하면 공무원 재직 때보다 급여가 떨어지는 기관들도 상당수이다. 진 교수는 “공직사회에도 임금피크제와 계약직 채용, 객원교수 등을 활용하는 다양한 인력 툴(운영체제)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스스로 위험 피하는 美무인착륙선 ‘모피어스’, 실험 성공

    스스로 위험 피하는 美무인착륙선 ‘모피어스’, 실험 성공

    스스로 위험을 감지하고 회피하는 미국의 차세대 무인착륙선 ‘모피어스’의 테스트가 성공적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모피어스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연구팀이 최근 모피어스 프로토타입의 자유비행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달 30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시행된 이번 실험에서 모피어스 프로토타입은 사전 프로그램된 경로를 따라 완벽하게 비행했다. 이날 모피어스는 고도 250m까지 상승, 옆으로는 400m가량을 비행했으며, 길이가 59m인 정사각형 크기 안에 있는 목표 지점에 정확하게 착륙함으로써 임무를 완수했다. 이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개발 중인 ‘ALHAT’(자동착륙 및 위험회피)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임무 수행 시 행성탐사의 위험요소인 바위나 크레이터(충돌구 혹은 운석공)를 회피하도록 해준다. ALHAT 프로젝트 담당자인 카이롤드 입 박사는 “지난 8년간 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했다”면서 “전 세계에 우리 성과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8월 9일 첫 자유비행 실험에 도전했던 모피어스는 착륙 도중 화염에 휩싸여 실패했었지만 지난해 12월 10일 성공을 거둔 뒤 연구팀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율형 수직 이착륙선인 모피어스는 최대 500kg까지 적재할 수 있어 앞으로 인간형로봇이나 탐사로봇, 연료탱크 등을 달이나 행성 등에 운반하거나, 먼 우주의 소행성과 같은 특정 행성 체에 착륙하는 임무에도 쓰일 수 있다. 또 친환경 추진제로 불리는 메탄과 액체산소를 사용해 기존 로켓 연료보다 안전하고 경제적이어서 장기간 임무에도 사용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이스닷컴에 공개된 영상 보러가기(http://www.space.com/25726-prototype-lander-flies-high-identifies-landing-target-video.html) 사진=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지금&여기] 리더의 자격/이은주 문화부 기자

    [지금&여기] 리더의 자격/이은주 문화부 기자

    학창 시절 반장을 맡을 기회가 많았다. 아침 조회 시간마다 운동장 맨 앞에 서서 학우들의 줄을 맞추던 기억, 수업이 시작될 때 주변 친구들이 옆구리를 쿡쿡 찌르면 조건반사적으로 자리에서 튀어 올라 ‘차렷, 경례’를 외치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강렬한 기억은 두 가지다. 자습 시간이면 교실 분위기를 다잡으려고 선생님 대신 교단에 오를 때마다 잠시나마 맛봤던 대리 권력(?)의 달콤함과 학급 전체의 잘못을 대표해 책임져야 한다며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담임 선생님에게 출석부 모서리로 맞았던 씁쓸한 기억이다. 그때 나는 리더가 얼마나 무서운 자리인지를 깊이 깨달았다. 사회에 나와 수많은 리더들을 만났다. 업체의 대표부터 공공기관의 기관장까지. 그들에게 가장 궁금했던 것은 과연 리더의 무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였다. 혹시 권력의 달콤함에 취해 무거운 책임감은 잊고 사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굳이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잊을 만하면 사회 지도층의 비리와 성추문 사건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이번 세월호 참사도 리더의 자격을 되묻게 한다. 생사를 가르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승객들에게 대피 지시도 내리지 않고 혼자 탈출한 비양심적인 선장, 잘못된 방송을 곧이곧대로 믿고 구조를 애타게 기다렸던 순진한 학생들, 급박한 상황에서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 없이 우왕좌왕하는 관계 당국. 그동안 우리는 얼마나 많은 선장들의 잘못된 선택 때문에 배가 뒤집히는 위기 속에서 홀로 고통을 감내해야 했던가. 최소한의 사회안전망도 없는 상황에서 오롯이 개인에게 그 책임이 전가됐다. 세월호에 탄 승객들의 희생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가장 먼저 개혁돼야 하는 대상은 각계 각층의 리더들이다. 리더는 수백명의 생명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는 자리다. 국민의 생명을 놓고도 개인의 안위를 먼저 지키려 전전긍긍하는, 이름마저 험악한 ‘관피아’, ‘해피아’, ‘모피아’ 등이 더 이상 나와서는 안 되는 이유다. 최근 개봉한 영화 ‘역린’에는 정조가 생명의 위협속에서 스스로를 다잡고 나라를 세우는 기초로 중용의 한 구절을 인용하는 대목이 나온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다.” 이기심과 권위의식이 아니라 작은 일에도 진심을 다하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 사회와 리더들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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