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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가는 10대들…옷 벗겨 오물 뿌리고 ‘기절놀이’

    막가는 10대들…옷 벗겨 오물 뿌리고 ‘기절놀이’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또래의 옷을 벗겨 오물을 뿌리는 가 하면, 중학교 축구부 후배들에게 ‘기절놀이’를 강요하는 등 인천지역 10대들의 철없는 행동이 도를 넘고 있다. 인천 삼산경찰서는 공동폭행 및 공동상해 등 혐의로 A(17)양 등 10대 2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1일 밝혔다. 폭행 현장인 모텔에 있었던 B(16)군 등 10대 3명도 수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양 등은 지난 16일 오후 9시쯤 인천시 부평구 한 모텔에서 지적장애 3급인 C(16)양을 폭행해 얼굴 등을 크게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C양의 어머니는 딸과 연락이 닿지 않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위치를 확인한 뒤 해당 모텔로 찾아가 오물을 뒤집어 쓴 채 알몸 상태인 딸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C양은 현재 인근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당시 폭행으로 눈·코·귀 등이 심하게 부풀어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C양의 어머니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전날 글을 올려 “A양 등은 딸의 옷을 벗긴 채 때리며 린스·샴푸·바나나·재떨이·씹던 껌·변기통 물을 머리에 붓고 동영상까지 촬영했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딸은 눈과 귀가 심하게 멍들고 부어 앞을 보지 못하고 제대로 듣지 못할 정도”라며 “딸은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고 있으며 평생 짊어지고 갈 정신적 충격과 트라우마가 걱정된다”며 엄벌을 촉구했다.가해자 중 일부는 경찰에서 “C양이 험담을 하고 다닌다고 생각해서 때렸다”고 진술했다. 후배들에게 ‘기절 놀이’를 강요한 중학교 축구부원들은 징계 처분을 받았다.인천남부교육지원청은 지난 17일 학교폭력심의대책위원회를 열어 인천 중구 모 중학교 3학년 축구부원 5명에게 교내봉사 처분을, 2명에게 서면 사과 처분을 내렸다.이들은 선수 숙소에서 코와 입을 막아 숨을 못 쉬게 하는 이른바 ‘기절 놀이’를 2학년 후배들에게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다.한 학생은 간식을 달라고 했다는 이유로 후배의 얼굴을 때리거나 자고 있는 학생을 베개로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모두 프로축구단 유소년 클럽 소속으로 인천 지역 합숙소에서 함께 훈련을 받거나 지방에서 2주간 동계 전지 훈련을 했다. 인천시교육청과 학교는 지난달 초 한 학부모로부터 폭행 의혹을 제기하는 민원을 받고 교육지원청 산하 학폭위에 이 사안을 회부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모텔에 ‘이 그림’ 걸려 있으면 바로 방 나오세요” [이슈픽]

    “모텔에 ‘이 그림’ 걸려 있으면 바로 방 나오세요” [이슈픽]

    “유화 그림, 액자 속 몰래카메라” 논란초소형 카메라 불법촬영 피해 잇따라“판매 금지해달라” 국민청원 제기도 “모텔에 이 그림 액자가 걸려 있으면 당장 나오라”는 내용의 글이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모텔 벽면에 장식된 그림 액자 중 일부가 몰래카메라를 가리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지난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모텔에서 보이면 바로 방 나와야 하는 그림들’이라는 제목으로 액자 사진들과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전부 시중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불법촬영을 위한 초소형 몰래카메라 내장 액자들”이라며 “판매자들은 여러 가지 그림으로 카메라 외부를 바꾸며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화 그림으로 외부를 만들어 일부러 울퉁불퉁한 질감을 활용해 카메라 렌즈를 더욱 교묘하게 숨긴다”며 “인쇄형 그림보다도 유화 그림을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한 네티즌은 “TV 셋톱박스, 유리 거울, 헤어드라이어, 콘센트 내부, 옷걸이, 시계, 안경, 목걸이 등 지금 당장 마음만 먹으면 살 수 있는 캠코더들이 즐비한 상황”이라며 “법을 강화해서 몰카가 강력 범죄라는 인식을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직장 상사가 선물한 탁상용 시계에 초소형 카메라가 달려있었다는 등 불법촬영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언제, 어디서 불법촬영을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을 호소하는 여성들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초소형 카메라 판매를 금지해달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은 “초소형 카메라를 이용해 불법촬영을 하는 범죄자가 급증하고 있다. 초소형 카메라를 탑재한 전자기기 판매에 제재를 가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초소형 카메라는 인터넷에서 클릭 몇 번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다”며 “아무나 몰카 구매가 가능하고 마땅한 규제도 없어 일반인에게 버젓이 팔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3월 변형카메라의 판매 이력을 정부 시스템에 등록하고, 판매 시 구매자의 본인 확인을 강제해 범죄 악용 가능성을 차단하는 내용의 ‘변형카메라의 관리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지만 현재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옛 연인 ‘나체사진 협박‘ 아역배우 출신 승마선수 집행유예

    옛 연인 ‘나체사진 협박‘ 아역배우 출신 승마선수 집행유예

    옛 연인 나체 사진을 유포하겠다며 협박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아역배우 출신 승마선수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부(엄철 부장판사)는 18일 선고 공판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촬영물 등 이용 협박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승마선수 A(28)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타인의 신체를 촬영하고 협박했고, 공갈미수·사기·상습도박·폭행 등을 범했다”며 “피고인의 범행 경위와 수법·죄질이 매우 좋지 못한 점과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는 점에서 피고인을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해자와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과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4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협박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불안감 조성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를 기각해달라”며 A씨의 나머지 범죄에 대해 징역 3년을 구형한 바 있다. 지난 2월 구속될 당시 A씨에게는 협박,공갈미수,사기,상습도박 등 총 7개 혐의가 적용됐으나 피해자와 합의에 따라 법원은 반의사 불벌죄인 협박 등 혐의의 공소를 기각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과거에 찍은 나체사진과 영상을 유포하겠다며 옛 연인 B씨를 70여차례 협박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지난해 잠시 내연관계를 맺었을 당시 모텔에서 B씨의 나체를 휴대전화로 몰래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아역 배우로 활동한 A씨는 승마 선수가 된 뒤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서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유흥주점 영업금지에 호텔서 성매매 알선...42명 무더기 적발

    유흥주점 영업금지에 호텔서 성매매 알선...42명 무더기 적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서울 유흥업소 영업이 금지되자 호텔 방에서 성매매를 알선한 일당이 덜미를 잡혔다. 한 업소에서는 성매매 알선이 이뤄진 정황도 포착됐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전날 오후 10시 40분쯤 역삼동의 한 모텔 2~3층에 차려진 룸살롱에서 업주 및 종업원 8명, 손님 33명 등 총 42명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적발했다. 업주에게는 무허가 유흥주점을 운영한 혐의(식품위생법 위반)도 적용됐으며, 증거 인멸을 시도하던 ‘영업상무’ 1명은 현장에서 체포됐다. 해당 주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광고하며 손님을 모집했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주점은 모텔 건물 지하 1층∼지상 1층을 유흥주점으로 허가 받고 영업하다가 허가된 업소는 폐업 신고를 한 뒤 다른 층을 룸살롱으로 개조해 손님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서초경찰서도 전날 오후 11시 40분쯤 서초동의 한 호텔에서 호텔 업주 민모씨와 알선책 2명 등 3명을 성매매알선 등 행위에 관한 법률(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거하고, 업주에게는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를 추가했다. 민씨 등은 객실 1개를 주점으로 불법 개조한 뒤 영업 안내 문자메시지 등을 보고 방문하는 남성들에게 술과 안주를 제공하며 여성 접객원과 성매매를 하도록 알선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들을 비롯한 30대 여성 접객원과 호텔 종업원 2명 등 모두 6명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관할 구청에 통보할 예정이다. 수도권의 유흥주점, 단란주점, 감성주점, 콜라텍, 헌팅포차, 홀덤펍 등 유흥시설 6종은 지난 4월 12일부터 집합금지 상태다. 이는 현행 거리두기인 수도권 2단계와 비수도권 1.5단계가 유지되는 다음달 4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오늘의 서울 톡]

    서대문, ‘청년친화헌정대상’ 2년째 수상 서대문구가 사단법인 청년과미래가 주관한 ‘2021 청년친화헌정대상’ 심사에서 종합대상을 받았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이다. 구는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취업준비생 등 청년들을 위한 지원 정책 전반에서 호평을 받았다. 구는 2016년부터 청년 임대주택을 꾸준히 조성했으며 청년 창업가를 육성하기 위해 연세대, 명지전문대 등과 함께 캠퍼스타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낡은 모텔과 고시원을 새롭게 고쳐 예비 청년 창업가들에게 사무·주거 공간도 제공하고, 코로나19로 구직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에게 장려금도 지원한다. 강남, 취약계층 53가구 홈클리닝 서비스 강남구는 거동이 어려운 저소득·장애인, 홀몸 노인 등 53가구에 대해 홈클리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4월부터 진행한 이 서비스는 기초수급자 가운데 장애 정도가 심하거나, 중증질환자(희귀난치성질환, 미채, 만성질환, 신부전증 등), 독거노인 등이 지원 대상이다. 저장강박증이나 우울·무기력증으로 인해 쓰레기가 적체된 가구에 한해서는 특수청소가 포함된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한다. 강남구는 신청자를 추가 모집해 연내 지원 대상을 200가구로 확대할 계획이다. 강동, ‘도시농업 상상거리’ 새 이름 확정 강동구가 친환경 도시농업거리 조성을 앞두고 거리 명칭을 공모해 ‘도시농업 상상거리’로 확정했다. 구는 주민에게 힐링과 교육의 공간을 제공하고, 도시농업의 미래상을 제시해 도시농업의 가치를 확산하고자 친환경 도시농업거리를 조성했다. 확정된 거리 공식 명칭은 로고, 통합이미지(CI), 안내판 디자인 등 대외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며 오는 22일 서울시 최초로 조성되는 도시농업 상상거리 현판 제막식을 할 계획이다. 은평, 지역 시설종사자 등 대상 인권교육 은평구는 은평구 인권조례에 근거해 지역 시설종사자, 주민,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인권교육을 하고 있다. 2021년 ‘인권활동가&성평등미을지기 양성 과정’은 인권과 성평등에 관심이 있는 구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회차당 20명 내외로 2시간, 13개 교육 주제로 진행된다. 구는 이번 교육을 통해 시민이 감시하고 주도하는 인권침해 모니터링 활동으로 인권침해 예방 환경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강의는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투명가림막을 설치하는 등 방역 관리를 준수하며 진행된다. 종로, 삼청공원 입구 공영주차장 건립 종로구가 삼청공원 입구에 있는 국군서울지구병원 부지 지하에 지하 2층, 170면 규모의 공영주차장을 건립한다. 구는 행정안전부의 투자심사가 지난 3월 완료됨에 따라 총 건설비 220억 가운데 국·시비 120억원을 확보하게 됐다. 지난달에는 기획재정부의 국유재산 영구시설물 축조 승인이 통과돼 설계가 완료되는 대로 연내 착공할 예정이다. 지난 20여년간 이 일대 주민들의 숙원사업이 현실화됨으로써 삼청동과 북촌 일대 주차환경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경제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용산, 민간사업자·개인 도로점용료 감면 용산구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주민들의 경제 부담을 덜기 위해 올해 도로점용료 정기분 982건에 대해 25%를 감면한다. 감면 대상은 민간 사업자와 개인이다. 공공기관, 지방공기업, 공익시설(전기·통신·가스 시설 사업 등)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도로점용료는 도로법 제61조 및 제66조에 따라 도로점용 허가를 받아 도로 일부를 점유·사용하는 사람에게 부과하는 요금이다. 시설 유형에 따라 ▲차량진출입로 503건 ▲돌출간판 200건 ▲사설안내표지판 107건 ▲가로 판매·거리가게 114건 ▲연결통로(지상·지하시설물) 58건 등이다. 영등포, ‘여의도 시네마스케이프’ 개최 영등포구 여의도 신영증권 앞에 야외 영화관이 펼쳐진다. 영등포구는 ‘여의도 시네마스케이프’ 행사를 14일부터 오는 18일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 행사는 여의도 금융진흥지구 타운매니지먼트 사업의 지역활성화 촉매 프로젝트다. 행사장을 찾는 관객들은 인조잔디밭에서 빈백 등에 앉아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행사 기간 오후 1~3시 레이첼 그리피스 감독의 ‘라라걸’, 오후 3~7시는 샘 멘데스 감독의 ‘1917’이 상영된다.
  • 16살 연하와 모텔 간 독신男, 바지 벗은 채 돌연사

    16살 연하와 모텔 간 독신男, 바지 벗은 채 돌연사

    대만의 한 모텔에서 사망한 남성의 사인을 두고 논란이다. 14일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타이중시 북구의 한 모텔에서 남성 린(41)이 숨진 채 발견됐다. 린은 사망 당시 바지를 벗고 쓰러져 있었으며, 그의 옆에는 포장은 뜯겼지만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콘돔이 있었다. 모텔 CCTV를 확인한 결과, 이 남성은 모텔에 첸(25)이라는 여성과 함께 투숙했다. 2시간 뒤, 여성이 모텔을 떠나는 모습이 포착됐다. 모텔 주인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 몸싸움의 흔적이 전혀 없으나, 첸이 갑자기 도망간 것에 대해 의심을 품고 타살 가능성을 제기했다. 여성은 경찰 조사에서 “온라인을 통해 막 알게 된 남성일 뿐”이라며 “모텔 안에서 술을 마시기로 약속했고, 친밀한 관계는 아니었다. 린이 술에 취해 바지를 벗고 다가오자 놀라서 핑계를 대고 자리를 떴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경찰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전국에서 급사하는 사레가 속출하고 있어 코로나19에 의한 사망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조사 결과, 린은 확진자와 접촉한 기록이 없었으며 코로나19 음성 반응을 보였다. 이에 경찰 측은 남성이 지나친 흥분상태로 심장마비를 일으킨 것으로 추측했다. 한편 경찰은 독신으로 알려진 그에게 애인이나 다른 병력이 있는지 등을 확인할 것이며,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피해자 감염되지 않았다” 에이즈 숨긴 채 성관계…징역 1년

    “피해자 감염되지 않았다” 에이즈 숨긴 채 성관계…징역 1년

    에이즈 숨긴 채 성관계, 마약…징역 1년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감염 사실을 숨긴 채 동성과 성관계를 갖고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5단독 박준범 판사는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 위반 및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6년 에이즈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A씨는 지난 3월 에이즈 사실을 알리지 않고, 대전시 한 모텔에서 남성 B씨와 총 3회에 걸쳐 유사성행위 및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충북 청주 등지에서 구입한 필로폰을 대전에서 되팔고, 스스로 마약을 투약하기도 했다. 법원은 “에이즈 환자임을 알리지 않고 여러 차례 성관계를 한 점은 생명과 신체에 위해를 불러올 수 있어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마약류 범죄도 사회에서 뿌리뽑아야 할 중대범죄”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동종 전과가 없는 점, 피해자가 감염되지는 않았고 피고인에 대해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폰에 불법촬영물 170개” 범인은 모텔서 잡힌 미성년자

    “폰에 불법촬영물 170개” 범인은 모텔서 잡힌 미성년자

    타인 명의 주민등록증으로 모텔 들어가 불법촬영물 170여개를 가지고 있던 미성년자가 모텔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성폭력범죄특별법과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로 A군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A군은 전날 오전 2시쯤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모텔에서 타인 명의의 주민등록증을 이용해 피해 여성 B씨와 함께 모텔에 들어가 B씨의 동의 없이 사진과 영상을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상함을 느낀 B씨가 A군의 휴대전화를 확인했더니 동의 없이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과 영상들이 발견됐다. B씨는 다른방 투숙객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투숙객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확보한 A군 휴대전화에는 불법촬영물 170여개와 암호화된 연락처들이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을 입건해 절차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집 나갔다 18년 만에 돌아온 母, 아들 ‘몸캠 피싱’에 끌어들여

    집 나갔다 18년 만에 돌아온 母, 아들 ‘몸캠 피싱’에 끌어들여

    대출을 위한 담보조건으로 나체사진을 받은 뒤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여성 5명으로부터 1억원을 갈취한 ‘몸캠 피싱’ 모자(母子)가 경찰에 붙잡혔다. 엄마는 아들이 돌도 되기 전에 집을 나간 뒤 18년 만에 나타나 범행에 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제주경찰청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촬영물 등 협박) 위반과 공갈 혐의로 A(44·여)씨를 구속하고, 그의 아들 B(19) 씨를 같은 혐의로 입건했으며, 범행을 지시한 40대 C씨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와 B씨는 지난 3월 초부터 5월 중순까지 여성 대출 전문 상담 사이트를 운영하며 급전이 필요한 여성 5명으로부터 담보로 나체사진을 전송받은 뒤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1억원 상당의 금품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페이스북에 ‘당일 여성 대출 전문’이라는 게시글을 올리고, 이를 통해 연락 온 여성에게 “400만원의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담보가 필요하다”면서 가슴 등 신체 중요 부위를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요구했다. 피해 여성의 사진과 영상을 받은 A씨와 B씨는 태도를 돌변, 피해 여성 5명에게 오히려 돈을 내놓으라고 협박해 모두 1억원을 갈취했다. 특히 이 중 1명에게는 돈이 없어 보이자 보이스피싱에 가담하라고 겁박하기도 했다. C씨는 A씨와 B군에 이 같은 범행을 지시했다. A씨는 경찰에 “온라인을 통해서 C씨를 알게 됐으며, 직접 만난 적은 없다”고 진술했다. A씨는 범행 과정에서 아들 B군을 통해 대포폰을 개설하고, 범행에 사용할 계좌 등을 받았다. A씨는 돌도 지나지 않은 아들을 자신의 엄마에게 맡긴 채 집을 나가 18년간 단 한 번도 찾지 않았다가 올해 들어 처음 아들 앞에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달 23일 한 피해자의 신고로 수사에 돌입, 지난 4일 경남지역 한 PC방에서 B군을 긴급체포했다. 이어 경찰은 B군을 통해 A씨를 경남으로 유인, 잠복 끝에 모텔에서 긴급체포해 구속했다. A씨는 이미 다른 사건으로 수배돼 도피 중이었다. 경찰은 이 사건 공범 C씨의 뒤를 쫓는 한편, 이들이 다른 지역에서 벌인 범행도 확인 중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여성전문대출’이라며 담보로 나체사진 요구…1억원 뜯어낸 모자

    ‘여성전문대출’이라며 담보로 나체사진 요구…1억원 뜯어낸 모자

    여성 전문 대출을 해주겠다며 담보조건으로 나체 사진을 요구해 받은 뒤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갈취한 엄마와 아들이 나란히 구속됐다. 제주경찰청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촬영물 등 협박) 위반과 공갈 혐의로 A(44·여)씨와 아들 B(19)군을 긴급체포해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와 B군은 지난 3월 초부터 5월 중순까지 여성 대출 전문 상담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급전을 필요로 한 여성 5명에게 담보로 나체사진을 요구한 뒤 전송받아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 1억원 상당의 금품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페이스북에 ‘당일 여성 대출 전문’이라는 게시글을 올리고, 이를 통해 연락을 해온 여성에게 “400만원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담보가 필요하다”면서 가슴 등 신체 중요부위를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요구했다. 피해 여성의 사진과 영상을 받은 A씨와 B군은 곧 태도를 돌변, 피해 여성 5명에게 오히려 돈을 더 내놓으라고 협박해 모두 1억원을 갈취했다. 특히 이 중 돈이 없어 보이는 1명에게는 보이스피싱에 가담하라고 겁박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달 23일 한 피해자의 신고로 수사에 돌입해 지난 4일 다른 지역의 한 PC방에서 B군을, 7일엔 또 다른 지역의 모텔에서 A씨를 각각 긴급체포했다. 이들은 7일 나란히 구속됐다. 경찰은 이들과 함께 범행을 저지른 공범 1명을 뒤쫓는 한편, 이들이 다른 지역에서 벌인 범행도 확인해 병합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남자 n번방’ 피의자 잡고 보니… 여자 행세한 29세 김영준

    ‘남자 n번방’ 피의자 잡고 보니… 여자 행세한 29세 김영준

    8년 동안 남성 1300명과 영상통화를 하며 불법 촬영한 알몸 영상을 인터넷에서 판매한 피의자가 붙잡혔다. 알고 보니 여성인 척 피해자들을 속인 20대 남성이었다. 서울경찰청은 9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된 김영준(29)의 신상을 공개했다. 경찰은 “남성 아동·청소년의 성착취물을 제작해 유포하는 등 사안이 무겁고 재범 위험성도 높다고 판단했다”며 “국민의 알권리, 동종 범죄의 재범 방지 및 범죄 예방 차원에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므로 피의자의 성명, 나이, 얼굴을 공개하기로 심의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서울 종로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된 김씨를 11일 검찰에 송치할 때 얼굴을 가리지 않기로 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데이트 앱 등에 여성 사진을 도용해 게시한 후 대화를 걸어온 남성들에게 영상통화를 권유하며 음란행위를 하도록 유도했다. 김씨는 미리 확보한 여성 BJ 등의 영상을 자신인 것처럼 송출하고, 음성변조 프로그램을 이용해 화면과 비슷한 입 모양의 소리를 내 피해자들을 속였다. 김씨는 남성들의 모습을 몰래 녹화한 뒤 이들의 신상과 함께 텔레그램 등에서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이런 수법으로 2013년부터 최근까지 범행을 저질렀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1300여명이며, 이 가운데 아동·청소년은 39명이다. 김씨는 여성을 만나게 해 준다는 조건으로 아동·청소년 7명을 자신의 주거지·모텔 등으로 유인해 유사 성행위를 하게 하고 이를 촬영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피해자 신고로 지난 4월 수사에 착수해 지난 3일 주거지에서 김씨를 검거하고 총 5.55T 크기의 피해 영상 2만 7000여개 등을 압수했다. 김씨는 남성을 유인하기 위해 따로 약 4만 5000개 분량의 불법 촬영물 등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도 밝혀졌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남성 음란행위 영상 녹화 판매한 29세 김영준 신상공개(종합)

    남성 음란행위 영상 녹화 판매한 29세 김영준 신상공개(종합)

    여성으로 속여 남성 음란행위 유도해 녹화·판매한 29세 김영준11일 종로경찰서에서 얼굴 공개경찰, 구매자 및 재유포자도 수사남성과 영상통화를 하며 음란행위를 촬영하고 이를 판매한 김영준(29)의 얼굴 등 신상이 공개됐다. 서울경찰청은 9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된 남성 김씨에 대한 신상공개위원회를 열고 김씨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음란영상 판매한 피의자는 29세 남성 김영준 서울경찰청은 “피의자는 남성 아동·청소년의 성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하는 등 사안이 무겁고 재범 위험성도 높다고 판단했다”며 “국민의 알권리, 동종범죄의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차원에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므로 피의자의 성명, 나이, 얼굴을 공개하기로 심의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씨의 모습은 오는 11일 오전 8시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며 공개된다. 여성으로 신분 위장…피해 영상 2만 7000여개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데이트 앱 등에 여성 사진을 도용해 게시한 후 대화를 걸어온 남성들에게 영상통화를 권유하며 음란행위를 하도록 유도했다. 김씨는 미리 확보해 둔 여성 BJ 등의 음란영상을 자신인 것처럼 송출하고, 음성변조를 통해 여성의 목소리인 것처럼 꾸며 피해자들을 속였다. 김씨는 음란행위를 한 남성들의 모습을 녹화한 뒤 이들의 신상과 함께 텔레그램 등에서 판매했다. 김씨는 또 여성을 만나게 해준다는 조건으로 아동·청소년 7명을 자신의 주거지·모텔 등으로 유인해 유사 성행위를 하게 하고 이를 촬영한 혐의도 받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1300여명으로 피해 아동·청소년은 39명이다. 경찰은 피해자 신고로 지난 4월 수사에 착수해 주거지에서 김씨를 검거하고, 피해 영상 2만 7000여개(5.55T)와 저장매체 원본 3개를 압수했다. 김씨는 남성을 유인하기 위해 불법촬영물을 포함 약 4만 5000개(120G)의 음란영상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피해영상 재유포·구매자도 수사 경찰은 압수물 분석과 추가 조사를 통해 김씨의 범죄를 밝히는 한편 영상을 재유포한 피의자들과 구매자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범죄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기소 전 몰수 보전을 신청하고 확인된 범죄 수익금을 국세청에 통보하여 향후 유사 범죄 발생 가능성과 범죄 의지를 철저하게 차단할 것”이라고 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성폭력 피해’ 여군 10명 중 8명, 신고나 상의할 엄두도 못 냈다

    ‘성폭력 피해’ 여군 10명 중 8명, 신고나 상의할 엄두도 못 냈다

    “합당한 처벌 어렵고 불이익 우려”여성 간부 21% “성희롱 피해 경험”A중사는 부사관 임관 후 초임 하사 시절인 2016년 같은 부대의 상급자로부터 여러 차례 성희롱 피해를 입었다. 상급자는 A중사에게 “남자친구와 주말에 뭘 했느냐”며 사생활에 지나치게 간섭했고 “모텔 가서 뭐 했나?”와 같은 말로 성적 불쾌감을 줬다. A중사는 피해를 군에 알릴까 고민했지만 당시 장기복무 선발 과정에 있었던 상황이라 결국 신고를 포기했다. A중사는 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신고를 해도 내가 피해자로 보호받기보다는 조직 안에서 ‘문제 있는 인물’로 찍혀 인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걱정이 컸다”고 털어놨다. 최근 공군 중사 장모씨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한 피해자가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피해자에게 침묵을 강요하고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를 비난하는 군의 폐쇄적인 조직 문화가 여전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런 문제는 여성군인 10명 중 8명이 성폭력 피해를 신고할 엄두를 못 내거나 신고를 포기한다는 군 내부 조사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국방부 비공개 자료인 ‘2019년 군 성폭력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군 복무 시작 후부터 2018년 8~10월 여성 간부(부사관, 장교)가 성희롱 피해를 입은 비율이 20.8%로 남성 간부(3.1%)의 약 7배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에 성폭력 피해를 본 비율은 여성 간부 2.8%, 남성 간부 0.5%였다. 당시 실태조사에는 남성 간부 1만 1794명, 여성 간부 6456명이 참여했다. 성범죄 피해 경험이 있는 여군의 절반가량은 피해 사실을 신고하지 않고 속으로만 삭였다. 성폭력 피해 발생 후 신고 의향을 묻는 말에 ‘관련자와 상의하거나 보고 또는 신고하는 방안을 고민하지도 않았고 그럴 계획도 없다’는 답변 비율이 47.1%로 가장 많았다. ‘고민은 했지만 신고를 포기했다’는 응답은 33.2%, ‘고민 중’이라는 응답은 19.6%였다. 보고서는 “여성 간부들은 앞으로 군 생활에 대한 걱정과 사건이 제대로 처리될 것 같지 않다는 우려, 비밀이 보장되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 때문에 피해를 알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B대위는 “과거에 근무했던 부대와 인접한 부대에서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을 때 군 간부들이 내부 행정망을 통해 피해자 얼굴 사진을 찾아 서로 돌려 봤다”면서 “왜 피해자가 이들의 뒷얘깃거리가 돼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분노했다. 그는 “남성 중심의 군 조직이라 사건을 공론화하면 오히려 피해자의 행실을 문제 삼을까 봐 참는 사람이 많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희롱·성폭력 방지를 위한 군의 대응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도 군 당국에 대한 여성 간부의 신뢰가 남성 간부에 비해 전반적으로 낮았다. 한 예로 ‘군이 성희롱·성폭력 피해자의 비밀을 보호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는 5점 척도 항목에 여성 간부는 3.0점을 준 반면 남성 간부는 4.1점을 부여했다. 이주원·오세진 기자 starjuwon@seoul.co.kr
  • 20년 시공간 뛰어넘는 두 남자의 기묘한 만남

    20년 시공간 뛰어넘는 두 남자의 기묘한 만남

    살면서 한 번쯤은 나와 닮은 ‘도플갱어’가 어딘가에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서로 다른 시공간에 존재하는 또 다른 나의 분신이 내 인생에 족쇄가 된다면 이를 거부하게 될까, 아니면 순순히 받아들일까. 이장욱 작가가 8년 만에 내놓은 장편 소설 ‘캐럴’은 이처럼 서로 다른 시공간의 인물들이 기묘한 궤적으로 연결되고 엇갈리는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2019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투자자문업체 대표 윤호연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 온다. 수화기 너머 상대 대학생 도현도는 느닷없이 자신이 윤호연의 아내 선우정의 전 남자친구이고 오늘 자살할 것이라며 만나 달라고 청한다. 이들이 불쾌한 만남을 가진 뒤 20년 전인 1999년 어느 날 아침 모텔에서 깨어나는 도현도의 이야기가 다시 시작된다. 도현도는 느닷없이 채권추심업체로부터 8억원에 달하는 빚을 갚으라는 독촉을 받고, 자신이 윤호연이라는 인물의 연대채무자로 지정돼 있음을 알게 된다. 두 인물의 이야기는 대사와 감정의 중첩을 통해 20년이란 시차를 가로질러 세밀하게 접합된다. 작가는 매개자인 선우정을 중심으로 현실적으로는 만날 수 없는 두 인물의 삶을 겹쳐 놓아 자기도 모르게 운명 공동체가 된 환상소설 같은 서사를 그렸다. 이 두 인물이 빠져들었던 사랑과 자기도 모르게 저지른 잘못, 그 때문에 치르게 된 대가가 드러나는 과정에서 독자는 눈을 떼지 못한다. “모든 것이 연결돼 있고 이어져 있다는 것, 그게 이 세계의 원리다”(236쪽)라는 말에서 보듯 소설은 우리 인생이 어쩌면 같은 궤적을 공유하는 단 하나의 삶일지 모른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작가는 “알 수 없는 사이에 우리를 조금씩 다른 세계에 접속하게 만드는 순간들은 어디에나 있다”고 밝혔다. 휴대전화가 없는 사람이 부지기수였으며, PC통신이 등장하는 1999년 시대상은 40대 독자에게 아련한 향수를 일으킨다. IMF 외환위기를 겪는 20세기 말과 코로나19 팬데믹이 도래하기 시작한 오늘을 치밀하게 엮어 낸 내공이 놀랍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갑작스러운 20대 女 사망…2145번 성매매 강요한 친구 있었다

    갑작스러운 20대 女 사망…2145번 성매매 강요한 친구 있었다

    학교 동창 친구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한겨울에 냉수욕을 시키는 등 가혹행위를 한 끝에 사망하게 한 20대 여성과 동거남이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당초 경찰은 숨진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관해 ‘특이사항 없음’으로 수사보고서를 올렸으나, 검찰의 의견제시에 따라 포렌식을 한 결과 성매매 및 가혹행위 범죄 사실이 낱낱이 밝혀진 것으로 드러났다. 수원지검 안산지청 공판부(민영현 부장검사)는 성매매 알선법 위반(성매매강요),성매매약취,중감금 및 치사,범죄수익은닉법 위반 등의 혐의로 A(26·여)씨와 그의 동거남 B(27)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친구인 C(26·여)씨를 경기 광명시 자신의 집 인근에 거주하게 하면서 2145차례에 걸쳐 성매매를 시키고 대금 3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C씨 집에 홈 캠을 설치해,실시간으로 감시하면서 하루 평균 5∼6차례 인근 모텔 등지에서 성매매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면서 하루에 정해진 액수를 채우지 못하면 자신의 집으로 불러 냉수 목욕이나 구타, 수면 방해 등의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C씨와 중·고교와 대학교 동창이자 직장생활까지 함께한 친구로, 회사를 퇴사한 뒤 함께 성매매를 시작했다. 성매매로 수익을 본 A씨는 심약한 C씨의 마음을 이용해 범행을 본격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성매매 조직이 배후에 있다”며 “네가 일하지 않으면 다칠 수 있다”는 등의 말로 협박을 하면서 성매매를 강요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A씨는 또 특정 자세를 취한 상태에서 사진을 찍도록 하는 등 C씨에게 3868건의 성착취물 촬영을 강요한 혐의도 받는다.A씨와 B씨는 지난 1월 고향으로 달아난 C씨를 찾아낸 뒤 다시 서울로 데려와 성매매를 강요했다. C씨는 A씨의 집에 감금된 상태에서 성매매 강요와 가혹행위 등에 시달리다가 같은 달 19일 신체가 쇠약해진 상태에서 또다시 냉수 목욕을 강요받던 중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 A씨는 C씨가 쓰러지자 119에 신고했다. 출동한 소방당국은 C씨의 사망을 확인하고는 경찰에 사건을 인계했다. 처음에 경찰은 C씨의 변사사건 수사보고서에서 휴대전화에 관해 ‘특이사항 없음’이라고 밝혔으나,검찰이 젊은 20대 여성의 갑작스러운 사망이라는 의문스러운 이번 사건에서 유일한 단서가 될지 모르는 C씨 전화기를 디지털포렌식 분석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검경이 협력해 포렌식을 진행해 보니 그간 A씨가 C씨에게 성매매를 지시한 대화 내용과 성 착취 사진이 쏟아져 나왔다. 만약 C씨 휴대전화 포렌식을 하지 않았다면 사건의 실체는 드러나지 않을 뻔 했던 것이다. 경찰은 이후 주거지 압수수색 등을 통해 범죄수익 중 남은 2억 3000 여만원을 압수하고, 검찰은 임대차보증금 등에 대한 기소 전 추징보전 등의 조처로 재산을 동결했다. 검찰 관계자는 “A씨는 C씨의 부모에게 ‘C가 스스로 성매매하고, 오히려 나는 C를 돌보며 성매매를 제지하고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며 “C씨는 A씨에게 ‘그루밍’ 돼 감금된 상태에서 성매매를 강요당하다 사망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청춘맨숀 모던보이와 ‘삐-루 ’ 한 잔, 구상·이중섭과 노포 속 추억 한 잔

    청춘맨숀 모던보이와 ‘삐-루 ’ 한 잔, 구상·이중섭과 노포 속 추억 한 잔

    지난주에 대구를 찾았다. 광역시인 대구에는 많은 명소가 있지만 오로지 ‘힙성로’를 둘러보기 위함이다. 서울에 힙지로(을지로)가 있다면 대구에는 힙성로(북성로)가 있다. 요즘 대구 시민과 관광객에게 인기몰이 중인 북성로 일대를 부르는 별칭이다. 철가루 휘날리던 공구 상가와 토끼굴 같은 한옥 골목이 있던 낡은 원도심이 젊은 셰프와 바리스타, 예술가들이 모여드는 트렌드 중심 거리로 탈바꿈했다.●북성로 공업사 골목… 기술·예술 복합창작 공간으로 탈바꿈 망치나 너트, 혹은 십자와 일자 드라이버에다 드릴까지 갈아 낄 수 있는 근사한 전동공구를 사려고 간 것은 물론 아니다. 쓸 일도 없거니와 무척 화가 났을 때 외엔 이런 걸 찾지도 않는다. 북성로를 찾은 이유는 ‘이곳에 오면 뭔가 기분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 때문이었다. 귀에 낯선 이들이 많을 테니 우선 북성로(北城路)가 뭔지 알아보자. 북성로는 대구 한복판의 옛 대구읍성 북쪽 거리를 이른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 상인들이 많이 들어와 상권을 형성하며 순식간에 커졌다. 이 지역을 모토마치(元町)라 불렀다. 혼마치(本町)로 경계를 이룬 길 건너 포정동에도 일본인 거류민이 몰려왔다. 옛 대구읍성이 허물어진 자리에 새로운 중심가 모토마치가 조성되면서 일본인들에 의해 꽤 분주한 상권이 생겨났다. 근대식 극장, 식당, 다방 등 최신 상업 시설이 들어와 거리를 채웠다. 일본 미나카이(三中井) 백화점 조선 1호점도 이곳에 들어섰다. 백화점엔 조선 팔도에 보기 드문 엘리베이터도 있었다.조선인도 그 사이를 비집고 점포를 냈다. 고 이병철 삼성 회장도 이곳에 국수 등 식료품을 팔던 삼성상회를 열며 창업했다. 지금도 그 자리가 보존돼 있다. 늘 돈이 돌던 곳이라 신기한 현대 물품들이 선을 보인 곳이기도 하다. 각지에서 ‘모던보이’와 ‘신여성’이 모여들며 커피와 ‘삐-루’, 댄스 등 신문물을 즐겼다. 요즘으로 따지자면 스타필드 1호점에다 현대명품아울렛, 홍대 클럽가, 이태원 먹자골목이 동시에 한곳에 생긴 것이다. 우현서루 같은 민족교육기관도 들어섰다. 당시 대구에서 활동하던 시인, 소설가 등 문인과 화가, 음악가 등 예술인들도 향촌동과 북성로 일대에 모여 전시회나 발표회를 여는 등 문예의 요람이 되기도 했다. 신문 기사도 쓰고 자기 글도 쓰는 언론인도 모였다. 마치 19세기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 거리 같았다. 국내 최초 음악감상실인 ‘녹향’(현 대구문학관 지하1층)도 광복 직후인 1946년 이곳에 자리를 틀었다. 구하기 힘든 음반을 들여다 놓고 고급 축음기로 들려줬다. 1950년대 북성로에 공구와 소재, 기계부품 가게가 생겨난 것은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물자를 팔던 거리에서 유래됐다. 이후 대구에 섬유와 식품산업이 발전하며 관련 부품과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지창 역할을 담당했다. 자본과 기술이 서울을 넘볼 정도였다. 북성로는 대한민국 산업을 대표하는 공업 거리가 됐고, 한때 “마음만 먹으면 탱크도 만들어 낸다”는 말이 돌았다. 그 기술이 지금은 예술이 됐다. 공구골목 사이로 들어가면 북성로기술예술융합소 ‘모루’가 있다. 장인의 경지에 오른 기술인과 예술인들의 컬래버레이션(이종협업)과 기술 전승을 목적으로 세운 공간이다. 원래 ‘달방’(월세방)을 하던 쪽방여관 건물을 ‘기술×예술’ 복합창작 공간으로 바꿔 놓았다. 북성로의 정체성을 여실히 내보이는 곳이다. 현재는 북성로 1가와 바로 붙은 향촌동이나 교동, 서성로 일대까지 뭉뚱그려 ‘힙성로’라 부른다. MZ세대에겐 좁은 골목길과 낮은 건물,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세련된 카페와 갤러리, 공방, 베이커리, 바(Bar)가 기존 노포와 함께 공존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힙’(hip)했던 덕이다. 세련되고 유행에 민감하다는 ‘힙’이다. ●철물점 옆 모퉁이 카페 … 젊은 작가 모이는 문화놀이터 옛 북성로는 ‘아재들’의 거리였다. 평균연령이 마흔을 족히 넘었고 성비는 8대2 정도로 중년 남성 비율이 높았다. 서울로 따지면 영등포구 문래동 일대와 닮아 있었다. 1980년대 초반, 길거리에서 눈만 마주쳐도 싸우자고 덤벼들던 ‘춘추전국’의 시대엔 아마 발걸음조차 딛기 꺼리던 곳이었을 게 분명하다. 대구은행 북성로 지점을 끼고 돌면 온통 철물점이다. 가게마다 트럭들이 ‘스뎅’(스테인리스) 봉과 파이프를 내리고 모터를 싣는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풍경이지만 수창초등학교로 향한 좁은 골목을 들어서니 작은 카메라를 든 젊은 남녀가 셀피를 찍고 있다. 벽면에는 알록달록 벽화가 그려졌고 얼핏 봐도 관광객으로 보이는 여성들도 두셋 돌아다니고 있다. 달달한 블루베리 요거트를 마실 수 있는 모퉁이 카페도 있다. 북성로엔 이처럼 구(舊)와 신(新)이 공존한다. 영신(迎新)하긴 했어도 아직 송구(送舊)하진 않았다. 북성로의 수십년 역사 중 아주 생경한 풍경일 테지만 언젠가부터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갑자기 ‘물’이 바뀐 것은 아니다. 1976년부터 전매청 연초제조창 직원 관사로 사용됐던 수창청춘맨숀은 2016년 문체부 도심 재생 사업에 선정되며 환골탈태했다. 낡은 아파트 숙소의 외벽은 그대로 살리면서 내부를 ‘문화 놀이터’로 만들었다. ‘수창청춘맨숀’으로 명명한 뒤 젊은 작가들이 입주하고 저마다 자신의 창의력을 뽐내는 무대이자 갤러리가 됐다. 얼마 전 유엔이 발표한 연령 구분에 따르면 65세(그것도 만으로)까지 청년이니, 누구든 청춘맨숀에 들러 쉬어 간대도 어색하지 않을 선택이다. 수창청춘맨숀에서 8월 26일까지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는 것이다’를 전시한다. 이달 매주 토요일 오후 4시에 거리극, 창작국악, 낭독뮤지컬, 다원예술 등을 소재로 수창청춘극장도 열린다. 일본인 상권이 장악한 북성로였지만, 항일애국지사 150명을 배출한 사학 우현서루(友弦書樓)도 있었다. 현재 북성로 대구은행 자리가 바로 우현서루다. 우현서루는 을사늑약 체결 직전인 1904년 이상화 시인의 조부 이동진 선생이 창설한 사학이다. 큰아들 소남 이일우 선생은 1만여권의 서적을 수입해 들여 놓고 매년 젊은 지식인을 뽑아 먹이고 재워 가며 가르쳤다. 1911년 일제에 의해 강제 폐쇄될 때까지 구국 운동의 요람 역할을 했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이상화 시인은 소남의 조카다. 이곳을 거쳐 간 독립지사들의 이름만 들어도 놀란다. 박은식(상해 임시정부 대통령), 이동휘(임시정부 국무총리), 장지연(황성신문 주필), 여운형(조선건국동맹), 김지섭(이중교 폭탄투척 지사) 등이다. 폐쇄 이후엔 훗날 대륜고등학교의 뿌리가 된 교남학원이 들어섰는데 교사가 이상화, 학생이 이육사였다. 건물 밖에 우현서루 이미지를 형상화해 놓았고. 내부에는 유물과 관련자료를 전시하고 있다.●이중섭 드나들던 백록다방 재현한 향촌문화관 북성로에서 중앙로 쪽으로 길을 건너면 오른쪽으로는 포정동, 왼쪽으로는 향촌동이 나온다. 서울에서 충무로나 종로 일부까지 ‘힙지로’라 부르듯, 보통은 포정동, 향촌동, 교동 일부까지 묶어서 ‘힙성로’라 지칭한다. 북성로에 큼직큼직한 산업시설이 많았다면 향촌동 쪽에는 일제강점기부터 자잘한 상업시설이 즐비했다. 꽃자리 다방 등 다방과 술집, 여인숙과 골목 사이엔 주택도 많은 데다 늘 대구역을 오가는 이들이 많아 향촌동 좁은 골목이 인산인해를 이뤘다.현재 힙성로의 힙한 매력은 어쩌면 70여년 전부터 시작된 것일지도 모른다. 동성로와 수성못 주변에 ‘빼앗긴 상권에도 봄은 다시 왔으니까’ 말이다. 향촌문화관에 가면 그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당시 ‘리즈’ 시절을 보냈던 향촌동 풍경이 여러 전시물 형태로 있다. 대구 최초 대중교통 부영버스가 거리에 서 있고 오랜 대폿집과 막걸리집이 있다. 피란을 온 이중섭이 매일같이 드나들며 담배 쌈지에 그림을 그렸던 백록다방(현 갤러리모델 자리), 호수다방, 화월여관(현재 판코리아 성인 콜라텍) 등도 디오라마와 포토존으로 현실 속에 재현해 놓았다. 3, 4층은 대구문학관이다. 시인 구상을 비롯해 현진건, 조지훈, 박두진 등이 대구 향촌동에서 서로 교분을 쌓으며 지냈다. 신상옥, 최은희 등 영화인도 이곳에 있었다. 향촌동 술집 대지바(현재 공사 중)에서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시구를 나누고, 르네상스 음악감상실(현 판코리아 식당)에서 예술혼을 양육했다. 식민침탈 중에도, 동족상잔의 전쟁 중에도 향촌동은 너른 가슴으로 문학을 잉태하고 예술을 생산했다. “함께 읽고 더불어 크게 웃어주게나.” 향촌동에 살던 시인 구상은 이윤수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썼다. 현재 대구문학관은 대구에서 활동하던 문인들의 육필 원고를 전시 중이다.●‘초토의 시’ 출판기념회 열렸던 꽃자리 다방 1930년대부터 대구 원도심 역할을 톡톡히 해 온 것이 현대에 들어선 오히려 개발을 더디게 했다. 너른 부지가 필요했던 개발 세력은 고불고불한 골목에 낡은 왜식 한옥과 초라한 저층 건물 투성이였던 향촌동과 북성로를 외면했던 것이다. 경상감영 공원이 위치한 포정동부터 향촌문화관까지 향촌동 골목을 둘러보면 화려했던 당시의 영화가 낡은 건물 사이로 투영돼 보인다. 대보백화점, 무궁화백화점 등 당시로선 으리으리한 중대형 유통 시설에다 양화점, 양장점 골목까지 이어지며 ‘대구 멋쟁이’들의 아지트가 되었다.맛 좋은 식당도 즐비했다. 그 유명한 뭉티기(생고기 육회)도 이곳에서 시작했다. 생고기며 불고기, 국숫집, 찌짐(전)집, 만두집, 냉면집, 곰탕집, 돼지국밥집 등이 향촌동 나들이를 나온 손님들로 긴 줄을 드리웠다. 저렴한 여인숙과 여관, 호텔 등도 곳곳을 채우며 영남 중심도시 대구의 숙박 기능을 담당했다. 극장 만경관 옆 사보이호텔은 1980년대 이 지역 랜드마크 역할을 했다. 한때 목욕탕이 딸린 여관으로 바뀌었다가 지금은 새 단장을 하고 다시 그 이름을 지켜 오고 있다. 덕분에 당시 향촌동 식당가의 불빛은 늦은 밤까지 이어져 대구의 뜨거운 밤을 밝히기도 했으나 1980년대 이후 동성로와 반월당, 수성못 인근으로 대구 중심 상권이 옮겨 가면서 ‘구 시내’로 몰락하는 듯했다.향촌동의 이미지는 2010년에 들어 비로소 재해석됐다. 골목 사이로 젊은 예술가들이 들어왔고 노회한 도시를 지키던 터주들은 이를 반겼다. 수제화 골목에는 달달한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베이커리와 향긋한 커피를 내리는 커피숍, 북카페 등이 들어왔다. 20·30대 시민과 관광객이 너도나도 향촌동을 찾기 시작했다.공구거리 북성로의 정체성을 재해석해 너트와 스패너 모양 마들렌을 구워 파는 북성로 공구빵(베이커리09)도, 예스러운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한 한옥 카페 퍼센트(%) 14-3, 직접 볶아 내린 커피가 맛있는 카페 향촌도 명소다. 예전 구상의 ‘초토의 시’ 출판기념회가 열렸던 자리를 루프톱 카페로 바꾼 꽃자리 다방, 골목 안 여인숙을 개조한 카페 ‘대화의 장’ 등은 금세 인스타그램 성지로 떠올랐다. 좋은 공간이 하도 많아 힙성로 카페 투어를 다니려면 시애틀 못잖게 ‘잠 못 드는 밤’을 각오해야 한다.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저렴한 가격에 세련되고 단단한 솜씨의 수제 구두를 살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며 반세기 골목을 지켜 온 구둣방도 덩달아 매출이 올랐다. 공방이 인기를 끌며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한국의 밀라노’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한밤에 북적이는 노포… 3000원에 맛보는 석쇠 불고기 원래 여름에 뜨거운 대구라지만 요즘 대구의 밤도 뜨겁다. 힙성로에 한옥이나 옛 여인숙을 개조한 게스트하우스와 부티크 호텔이 들어서며 맛난 음식에 술 한 잔 걸치는 나이트 라이프를 즐기고 가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같은 힙성로 구역 내에도 권역은 조금 다르다. 교동 쪽에는 새로 생겨난 현대식 바나 카페가 많고 중앙로를 건너오면 오래된 식당과 주점이 많다.원래부터 유명했던 ‘북성로 돼지불고기’와 ‘북성로 우동’을 필두로, 50년 이상 자리를 지켜 온 노포들에 젊은이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60년 전부터 생고기를 팔던 대폿집 ‘너구리’는 ‘옛날국수’와 합치며 낮엔 국수, 밤에는 술 손님을 받는데 가격이 아주 저렴하다. 넉넉한 양은 냄비 국수(현지에선 국시) 한 그릇에 단돈 2000원. 오리지널 경상도식 진한 멸치육수 국수를 맛볼 수 있다. 3000원을 더 내면 돼지고기를 얇게 저며 간장 양념에 재워 구워 낸 ‘석쇠 불고기’를 ‘반 인분’ 시켜 먹을 수 있다. 반 인분이라니, 얼마나 합리적인가. 무조건 2인분을 시켜야 되는 집이 수두룩한데 말이다. 게다가 소주 반 병도 팔면서 싫은 기색이 없다. 이것만으로도 힙성로의 경쟁력은 충분하지 않은가. 이 일대는 죄다 노포다. 모두가 상상 이상으로 저렴하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한성식당을 찾았다. 한 입 크기로 얇게 저며 내 불맛에 충실한 석쇠갈비와 쿰쿰한 된장찌개와 함께 마지막 금복주 한 잔의 얼큰함을 즐긴 후 숙소로 돌아오는 길. 70여년 전 어느 밤 이 변함없는 골목길을, 화가 이중섭도 시인 구상도 역시 비틀대며 걷고 있었을 것이라 가만 상상해 보니, 무척이나 영광이며 감회가 새롭다. 왜 낡아빠진 원도심 따위가 내게 이토록 확고한 여행 동기를 부여했는지 이제서야 이해할 것 같다. 글 사진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 ■힙성로 여행 체크리스트 (지역번호 053) 어떻게 가지? 대구 지하철 1호선 중앙로 역에서 내리면 된다. 2, 3호선 청라언덕 역이나 1, 2호선 반월당 역에서 내려도 그리 멀지 않다. 버스는 대구콘서트하우스 앞이나 경상감영 앞 등의 노선을 타면 된다. 동대구역에선 401번, 909번, 708번, 급행1번 등이 경상감영공원 앞까지 간다. 뭘 먹지? 이 지역에는 노포들이 많다. 국수와 만두는 꼭 챙겨 먹어야 한다. 뭉티기(생고기)를 즐겨 보는 것도 좋다. 대구식 양념장이 색다르다. 좀더 새로운 스타일을 원한다면 동성로로 넘어가면 된다. 다락방만두는 찐교스, 군만두 등이 맛있고 저렴하다. 마산식당은 씨락육국수(시레기 육개장국수)와 돼지국밥이 유명하다. 한성식당은 석쇠갈비와 오뎅탕으로 술안주하기 좋은 곳. 된장찌개도 일품이다. 옛날국수(너구리 본점)는 2000원이란 황송한 가격에 멸치육수 국수를 맛볼 수 있다. 저녁에는 생고기와 간처녑을 먹으러 많이 찾는다. 상주식당은 추어탕으로 유명한 70년 동성로 노포다. 배추를 넣고 시원하게 끓여 낸다. 어디서 잘까? 여인숙을 개조한 게스트하우스가 많다. 모텔도 많지만 조금 낙후된 편. 도보로 이동하기 좋은 리버틴호텔도 있다. 간단한 조식도 준다. 헤븐스토리호텔은 대구역과 가깝다. 중앙로 역과 가까운 2월호텔(동성로점)은 진골목, 약령시 등에 접근하기 편리하다.
  • 중학생 후배들 모텔 끌고 가 성폭행·음란행위 시킨 10대

    중학생 후배들 모텔 끌고 가 성폭행·음란행위 시킨 10대

    중학생 후배들을 모텔로 끌고 가 감금·폭행한 뒤 음란행위를 강요하고 성폭행까지 한 10대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3형사부(조찬영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10대 A양에 대한 항소심에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장기 5년·단기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31일 밝혔다. A양은 미성년 공범 2명과 함께 지난해 9월 12일 오전 후배 B군과 C양을 전북 익산시 한 모텔로 불러 7시간가량 감금하고 발과 둔기로 후배들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공범 중 1명이 C양을 성폭행하게 시킨 뒤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B군에게 ‘옷을 벗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해 음란행위 등을 강요하기도 했다. 또 범행 전 피해자들이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휴대전화도 빼앗았다. A양은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들이 자신에 대한 험담을 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 사건으로 A양은 재판에 넘겨졌지만, 공범 2명은 범행 당시 14살 미만의 촉법소년에 해당돼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있으나 피해자 중 1명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할 정도로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아 죄질이 무겁다”며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고 있어 원심이 내린 형이 무겁거나 가벼워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모텔서 애인 흉기로 살해한 20대 여성…경찰 체포

    모텔서 애인 흉기로 살해한 20대 여성…경찰 체포

    대구 북부경찰서는 31일 모텔에서 애인과 말다툼하다가 애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여성 A(29)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씨는 30일 낮 12시 48분쯤 대구시 북구 한 모텔에서 남자친구 B(29)씨 가슴 부위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사람을 죽인 것 같다”는 A씨의 112 신고를 접수하고 소방당국에 공동 대응을 요청한 뒤 현장에 출동했다. B씨는 119 구급대원들이 도착했을 때 피를 흘린 채 심정지 상태로 쓰러져 있었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은 범행 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며 “말다툼한 이유는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동료 성폭행 혐의’ 서울시 공무원, 항소심서도 징역 3년 6개월 선고

    ‘동료 성폭행 혐의’ 서울시 공무원, 항소심서도 징역 3년 6개월 선고

    동료 공무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서울시장 비서실 공무원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 문광섭)는 27일 준강간치상 혐의로 기소된 전직 서울시 공무원 A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4·15 총선 전날 만취한 피해자 B씨를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1심에서 성추행을 인정했지만 성폭행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B씨의 PTSD는 고 박원순 전 시장으로부터 본 피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B씨는 박 전 시장을 성추행으로 고소한 인물이다. 1심 재판부는 “B씨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고통을 입은 점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A씨의 성폭행으로 B씨가 PTSD에 시달린 것으로 판단해 모든 혐의에 유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이날 “직장동료 사이의 성폭력 범죄는 피해자와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이 중대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1심의 양형이 적당하다고 판단해 검찰과 A씨 양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B씨 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는 “법원이 1심 판결에서 박 전 시장의 추행으로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이 있었다는 점을 언급해줘서 의미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내숭인 줄” vs “빨리 끝내려” 그날 모텔에서 무슨 일이

    “내숭인 줄” vs “빨리 끝내려” 그날 모텔에서 무슨 일이

    2019년 10월31일 공소장이 접수된 후 2년 가까이 결론이 나지 않았던 ‘모텔 성관계’ 사건이 국민참여재판에서 최종 ‘유죄’로 결정되며 마무리됐다. 강간 혐의로 기소된 남성은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 사건은 강간 혐의를 결정할 강제성 여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2019년 6월 30일 서울 금천구의 한 모텔에서 성관계를 가진 20대 남녀. 두 사람은 PC방에서 손님과 아르바이트생으로 만난 사이였다. 손님이었던 A씨(26)는 B씨(22)와 연락처를 주고 받고 따로 연락을 하지 않다가 사건 당일 만나 새벽 3시까지 인근 포장마차 등에서 술자리를 가지다가 모텔에 들어갔다. 이후 A씨는 B씨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A씨는 강제성이 없었다고 주장했고, B씨는 강제였다고 주장했다. A씨는 B씨와 손을 잡고 걸으면서 입을 맞췄지만 밀어내지 않았고, 모텔에 들어가서도 영화 OST를 듣고 싶다고 하는 등 강압적인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성관계 도중 구강성교 요구를 B씨가 들어주었고, 키스 등을 할 때도 싫다고는 했지만 강하게 얘기하지 않아 내숭을 떠는 정도로 판단했다는 것이었다. A씨 변호인은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던 점, B씨가 먼저 연락처를 물어본 점, 포장마차에서 나와 술을 더 마시자고 한 것도 B씨였다는 근거를 댔다. B씨의 입장은 달랐다. 모텔에 들어간 것은 ‘술만 마실 것’이라는 A씨의 말을 믿고 들어간 것이었고, 구강성교 또한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주장했다. 키스를 하거나 옷을 벗길 때도 혀를 깨물거나 옷을 잡는 등 10번 넘게 말과 행동으로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성관계를 할 때 A씨가 양손을 잡아 제압한 상태였고, 이는 강제적인 성관계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B씨는 성관계 직후 모텔을 나갔고, 검찰은 A씨가 사과하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것을 그 증거로 제출했다. 26일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 국민 배심원들은 B씨의 손을 들어줬다. 배심원단은 4시간 넘게 유무죄와 양형을 결정하며 엇갈린 의견을 보였고 최종적으로 7명의 배심원 가운데 6명은 유죄, 1명은 무죄로 판단하고 징역 4년으로 형을 정했다. 검찰 역시 A씨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이상주)는 배심원 판단과 B씨 진술의 일관성 등을 종합해 A씨에게 최종적으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했고, 불구속 상태였던 A씨는 판결 이후 법정구속됐다.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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