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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킹 출연 팔씨름왕 구속…성매매 유인 강도짓

    스타킹 출연 팔씨름왕 구속…성매매 유인 강도짓

    ‘스타킹’에 출연해 팔씨름왕으로 이름을 알렸던 10대 소년이 원조교제를 미끼로 강도 행각을 벌이다가 경찰에 구속됐다. 7일 전주 덕진경찰서가 강도 상해 혐의로 구속한 이모(17.고교 중퇴) 군은 친구와 여자 후배 등 10대 6명과 함께 인터넷 채팅으로 성매매를 하자며 남자들을 유인해 폭행하고 금품을 빼앗다 경찰에 붙잡혔다. 이군 등은 지난달 29일 오후 10시30분께 B양이 채팅을 통해 성매매를 약속하고 모텔로 불러낸 김모(30) 씨를 폭행한 뒤 현금 20만원과 승용차를 빼앗는 등 두 차례에 걸쳐 1천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강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이군은 2008년 2월 SBS 예능프로그램 ‘스타킹’에 출연해 MC 강호동과 팔씨름 대결에서 두 차례나 이겨 고향인 익산에서 유명세를 떨친 바 있다. 방송에 출연했을 당시 이군은 “할머니를 도와 농사일을 하다보니 팔 힘이 세졌다. 어릴 적 집을 나간 어머니가 보고 싶고, 크면 경찰이 돼 이 힘을 주변사람을 돕는 데 쓰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과 2년이 지난 현재 이군은 몸에 위력과시용 문신을 새겼고 전과자라는 꼬리표까지 붙이고 말았다. 현재 ‘스타킹’은 ‘손당구 전문가’로 출연한 조모(50) 씨가 지명수배된 인질강도범인줄 모르고 방송에 출연을 허락한 바 있어 시청자들 사이에서 ‘출연자 선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이효정 인턴기자 hyojung@seoulntn.com
  • ‘브아걸’ 나르샤 “예명 ‘미도’로 하고 싶었는데…”

    ‘브아걸’ 나르샤 “예명 ‘미도’로 하고 싶었는데…”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멤버 나르샤(본명 박효진)가 자신의 예명에 얽힌 비화를 공개했다. 나르샤는 지난 3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스타골든벨-1학년1반’에 출연했다. 이날 나르샤는 “나르샤라는 이름은 ‘용비어천가’에서 유래했다. ‘날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르샤는 “원래는 음계를 이름에 넣어 예명을 ‘미도’로 하고 싶었다.”며 “하지만 ‘미도모텔’이 있어서 포기했다.”고 말해 출연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함께 출연한 가수 홍경민은 “‘홍경민박’도 있더라.”고 말했다. 또한 신정환은 “‘신정환’이라는 약이 있다.”고 덧붙여 시청자들의 시선을 모았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 나르샤와 홍경민 외에도 브라운아이드걸스 멤버 제아와 그룹 엠블랙의 이준 등이 출연해 입담을 과시했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뉴스팀 ntn@seoulntn.com
  • 나르샤, 예명 ‘미도모텔’ 때문에 ‘나르샤’로 결정

    나르샤, 예명 ‘미도모텔’ 때문에 ‘나르샤’로 결정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브아걸) 나르샤가 예명에 얽힌 에피스드를 공개했다. 나르샤는 지난 3일 방송된 KBS 2TV ‘스타골든벨 1학년1반’에 출연해 “음계를 이름에 넣고 싶어 ‘미도’라는 이름을 쓰려 했었으나 ‘미도모텔’이라는 곳이 있어서 포기했다.”고 말해 출연진을 폭소케 했다. 이에 가수 홍경민이 “홍경민박도 있더라.”고 털어놓자 개그맨 신정환은 “‘신정환’이라는 약이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앞서 나르샤는 자신의 예명에 대해 “‘용비어천가’의 1장에 나오는 ‘날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예명의 탄생 비화를 공개했다. 브아걸 멤버 제아도 사투리로 최고라는 의미의 ‘제라’라는 이름을 쓸 뻔 했던 일화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 날 방송에는 장윤정 이석훈 홍경민 이장우 등이 출연해 재치 있는 입담 대결을 펼쳤다. 사진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이효정 인턴기자 hyojung@seoulntn.com
  • 성폭행범 절반이 조사과정서 거짓말

    보험설계사 김모(34·여)씨는 지난해 10월 자신의 보험 고객인 박모(36)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박씨는 “식사 한 번 대접하라.”며 접근했다. 박씨가 억지로 권한 술에 만취한 김씨는 서울 영등포의 한 모텔로 끌려가 변을 당했다. 다음날 김씨는 박씨를 경찰에 고소했으나 박씨는 “데려다 주고 그냥 나왔다.”며 ‘오리발’을 내밀었다. 증거도, 목격자도 없었다. 수사는 난항을 거듭했다. 이에 경찰은 박씨에게 거짓말탐지기를 사용했고, 결과는 ‘거짓’으로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증거를 대라며 버텼다. 우여곡절 끝에 경찰의 집요한 수사로 박씨가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성폭행 피의자를 붙잡고도 혐의를 입증하기까지 엄청난 시간과 비용 낭비를 초래했다. 경찰 관계자는 “성폭행범의 자백을 받은 건 엄청나게 운 좋은 경우”라고 말했다. 성폭행 피의자 태반이 사실을 털어놓지 않고 버티기 때문이다. 실제로 성폭행범의 절반가량은 경찰에서 ‘거짓 진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살인·강도·절도·폭력·방화 등의 다른 주요 범죄 피의자들에 견줘 거짓 진술의 빈도가 훨씬 높다. 성폭행범의 상당수가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갖고 있는 데다 성폭행 수사가 피해자 진술에만 의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성폭행 피의자를 붙잡고도 수사에 난항을 겪는 사례가 빈번한 것이 이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30일 경찰청의 ‘2009 사범별 거짓말탐지기 검사실적’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조사한 성폭력범 879명 가운데 49.4%(435명)가 거짓 진술을 했다. 이는 살인(19.8%), 강도(33.7%), 절도(36.3%), 폭력 (43.5%), 방화(47.5%)의 거짓 진술 비율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경찰 관계자는 “거짓말탐지기는 범행을 부인할 경우 ‘심리적 압박용’으로 주로 사용하는데, 특히 성폭력 사건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면서 “그만큼 발뺌하거나 거짓 진술이 많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성폭행범들이 거짓 진술을 하는 이유를 크게 네 가지로 분석했다. 무엇보다 성폭행범들 가운데 상당수가 다른 범죄자와 달리 거짓말이 습관화돼 있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 치정, 원한, 금전 등 피해자와의 갈등이나 생계 유지가 주원인인 범죄와 달리 성적 욕구나 충동으로 범죄를 저지르기 때문에 죄의식 없이 끝까지 범행을 부인하는 경우가 많기도 하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성폭행범은 죄의식이 적은 반사회적 인격을 가진 사람이 유달리 많다. 김수철·김길태·조두순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세번째는 목격자, 유전자(DNA), 흉기 등 증거확보 가능성이 높은 다른 범죄와 달리 피해자 진술에만 의존해야 하는 범죄 성격 때문이다. 사회나 교도소 내부에서 강간범들을 멸시하고 질타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 것도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현재 경찰은 수사에서는 크게 두 종류의 거짓말 탐지기기를 사용하고 있다. 혈압, 맥박, 호흡, 심장·피부반응 등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는 탐지기와 증거물 등으로 뇌파를 분석하는 뇌파검사기가 있다. 탐지기는 지방청별로 1~2대씩, 뇌파검사기는 검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 10여곳이 보유하고 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장애인의 성권리도 존중돼야

    한 모텔 방.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제보를 받은 경찰이 급습한 현장에서 남성 뇌성마비 중증 장애인과 여대생, 천주교 신부가 체포된다. 일반적인 성매매로 보자면 장애인은 손님, 여대생은 창녀, 신부는 포주인 셈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성매매가 아니라 장애인을 위한 성 자원봉사를 한 것뿐이라고 당당히 이야기한다. 영화 ‘섹스 볼란티어’는 제목 그대로 성 자원봉사를 주제로 들고 나와 관심을 모았다. 인터넷으로 무료개봉한 지 4주 만에 42만명이 관람했을 정도로 관객의 반응도 뜨거웠다. 다소 자극적인 제목과 소재로 뜨거운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사실 영화의 시선은 장애인의 ‘성 기본권’에 맞춰져 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29조는 ‘성에서의 차별금지’를 규정하고 있다. ‘모든 장애인의 성에 관한 권리는 존중되어야 하며, 장애인은 이를 주체적으로 표현하고 향유할 수 있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가진다’는 내용이다. 인간의 본질적 욕구 가운데 하나인 성욕을 굳이 차별금지 조항으로 명시한 이유는 그만큼 장애인의 성 기본권이 확보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실제로 장애인들을 여성도, 남성도 아닌 무성(無性)처럼 여기거나 장애인의 성을 터부시하는 인식이 적지 않다. 뇌성마비 장애인인 정재학(프로그래머)씨는 “성이란 것은 신체적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누구나 다 하는 것을 왜 이상하게 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씨는 부인과 6년 연애 끝에 결혼해 자녀를 두고 있다. “처음에는 남성과 여성의 성주기 특성 등을 이해하지 못해서 마찰도 있었는데, 지금은 부인의 몸이 피곤한지, 어떻게 느끼는지 등을 잘 알고 서로 맞춰 주니까 문제가 해결됐다.”는 그의 이야기는 여느 부부들과 다르지 않았다. 영화 ‘섹스 볼란티어’의 주인공인 뇌성마비 장애인 천길은 죽기 전 “배는 고프지 않아요. 사람이 고파요.”라고 말한다. 장애인에게도 성을 누릴 권리와 능력이 있다는 천길의 이 외침은 18일 오후 7시30분 서울신문 STV ‘TV 쏙 서울신문’에서 만나볼 수 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저 보랏빛 군무… 그 달콤한 유혹

    저 보랏빛 군무… 그 달콤한 유혹

    “어느 총각 꼬시려고, 꿀단지 열 개 스무 개 향긋한 그 내음 여기 저기 퍼뜨려 벌 나비 모두 불러 잔치 또 잔치 이른 봄 꽃 피어 잠시 꿈꾸다 여름이면 말라 죽는 夏枯草 (하고초) 신세” 시인 이종원이 지은 시 ‘꿀풀’의 한 대목입니다. 시골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한번쯤 맛보았을 꿀풀에 관한 헌사지요. 들로, 산으로 노닐다 꽃잎 따서 입에 물면 다디단 꿀물이 나오던, 바로 그 꽃입니다. 지금 경남 함양 하고초마을에는 꿀풀이 무리지어 피어나고 있습니다. 마을 뒷산의 다랑논마다 벼 대신 꿀풀들이 가득 차 보랏빛 융단이라도 깔아 놓은 듯합니다. 도깨비 방망이를 닮아 생김새는 어쭙잖은 것이 꽃 빛깔은 어찌 그리 고운지요.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보랏빛의 유혹이 제법 마음을 흔듭니다. 그뿐인가요. 함양은 ‘정자의 고향’이라 할 만큼 정자가 많습니다. ‘선비문화 탐방로’라 해서 함양의 대표적인 정자를 둘러볼 수 있는 트래킹 코스도 만들어 뒀습니다. ‘보라색 꿀단지’ 꿀풀로 눈을 즐겁게 하고, 화림동 계곡의 정자에 누워 달게 오수를 즐긴다면 금상(錦上)에 꽃을 꽂는 격이겠습니다. ●다랑논 가득 펼쳐진 보랏빛 향연 ‘주변 사람들을 배불리는 못 먹여도 배를 곯게 하지는 않는 산’이 지리산이라 했다. 벼농사를 짓건, 밭을 일구건, 지리산에 기댄 마을마다 요족하지는 않아도 ‘이밥에 고깃국’쯤은 먹고 산다는 뜻일 터다. ‘하고초마을’로 알려진 함양군 백전면 양천마을도 그 중 하나. 2003년 재배하기 시작한 꿀풀이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부터 제법 쏠쏠한 수익을 내는 마을이 됐다. 예전이라면 특용작물 수준에 머물렀을 꿀풀이 요즘엔 관광자원으로 효자 노릇하는 셈이다 꿀풀은 꽃이 지는 여름이면 누렇게 말라 죽는다 해서 하고초(夏枯草)라고도 불린다. 마을 이름도 거기서 유래됐다. 꿀풀은 어디 하나 버릴 데가 없다. 밀원식물(蜜源植物)인 덕에 꽃은 꿀을 얻는 데 쓰고, 대궁은 말려 진액을 뽑거나 약재로 내다 판다. 요즘처럼 ‘하고초 축제’를 벌일 때면 꽃잎을 따 부침개, 산채비빔밥 등을 만드는 식재료로 쓴다. 하고초마을도 예전엔 다랑논에 벼농사를 짓던 평범한 마을이었다. 대부분 천수답이었던 논은 비가 오지 않으면 흉작으로 이어지기 일쑤였다. 하늘만 바라보고 살던 주민들은 2003년 다랑논에 벼 대신 하고초를 심었다. 꽃이 필 무렵 축제도 벌였다. 하고초축제가 입소문을 타면서 주민 39명의 생활도 변했다. 지난해 이 산골마을에서 하고초로만 벌어들인 수입은 3억원 남짓. 정진상 전 작목반장은 “벼농사를 지을 때보다 3배가 늘었다.”고 했다. 하고초축제는 올해도 어김없이 열리고 있다. 예년같으면 벌써 꽃이 지기 시작했을 터. 그러나 올해 유독 심했던 불순한 일기 탓에 이제 겨우 만개하고 있다. 하고초마을 초입부터 보랏빛 군무(群舞)가 시작된다. 꿀벌들이 붕붕대며 바삐 날아 다닌다. 꿀풀이 1년에 한 번 베푸는 ‘화분(花粉)의 성찬’에 빠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화려한 장미며 수수한 감자꽃 등도 활짝 피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마을 언덕엔 400년된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거대한 가지를 뻗어 마을 주민과 여행자들에게 넉넉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당산목이다. 느티나무 아래 앉아 있자면 스치는 바람이 청량함을 넘어 차가운 느낌마저 든다. 여기에 마을 주민들의 인심이 듬뿍 얹혀진 부침개와 하고초 꽃잎이 동동 떠다니는 농주 한 잔 곁들이면 여행의 피로쯤은 어느새 남의 일이 되고 만다. 이것저것 주문해도 만원을 넘지 않으니, 가격마저 참 착하다. ●24일까지 흥겨운 하고초축제 속으로 야트막한 마을 뒷산을 넘으면 꿀풀들의 향연은 절정에 달한다. 꿀풀 재배지역만 약 11만㎡(3만 3000평). 산자락 골골마다 다랑논이 빼곡한데, 개화가 늦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온통 보랏빛 일색이다. 화분을 먹은 벌들이 만드는 하고초꿀은 2.4㎏짜리 4000되 남짓. 올해는 5000되가 목표다. 하고초가 만들어내는 풍경 포인트는 대략 세 곳으로 압축된다. ‘아들 낳는 옹달샘’ 바로 위 고갯마루가 첫 번째, 여기서 고갯마루를 한 굽이 더 넘어 만나는 산길이 두 번째, 그리고 원두막이 세워진 마을 끝자락이 세 번째다. 하고초와 더불어 천천히 한 바퀴 도는 데 2시간이면 충분하다. 하고초축제는 24일까지 이어진다. 메기잡기 체험, 감자삶굿 등의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특히 감자삶굿은 방문객들에게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프로그램. 불에 달궈진 돌 위에 감자를 얹고 삶는 동안 한바탕 춤판이 벌어진다. 감자를 찌면서 습도를 조절하기 위해 간간이 물을 넣는데, 이때마다 ‘뻥뻥’ 소리가 터지는 희한한 장면이 연출된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찐감자의 맛. 박종회 이장은 “감자를 삶는 과정이 다소 복잡하긴 해도 감자의 맛만큼은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곧추세웠다. 감자삶굿은 주말에만 펼쳐진다. ●홍조 띤 얼굴은 화림동 계곡물로 식히고 ‘좌 안동, 우 함양’이라 했다. 내 나라 안에 대표적인 양반 고을이 두 곳 있는데, 나라님 보시기에 왼편은 안동, 오른편은 함양이란 뜻이다. 쉽게 말해 대쪽 같은, 혹은 꼬장꼬장한 양반들이 많이 살았던 고을이란 얘기다. 그 기질은 오늘날에도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 ‘변강쇠와 옹녀’ 설화의 주무대이면서도, 드러내놓고 관광상품화하지 못한다니 말이다. ‘남녀상열지사’에 대한 것을 함양 관광의 앞줄에 내세우기 낯뜨겁다는 뜻일 터.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심청전 등 고전이나 구전 설화의 주무대가 어디냐를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는 것에 견줘 참 이례적이다. 변강쇠와 옹녀가 세인의 눈을 피해 정착한 곳은 함양군 마천면과 휴천면의 경계인 오도재 부근이었다고 전해진다. 오도재 정상 아래 지리산조망공원에는 변강쇠와 옹녀를 주제로 테마공원도 만들어 뒀다. 어린 자녀와 함께 가면 살짝 얼굴을 붉힐 수도 있겠다. 변강쇠와 옹녀의 설화와 만난 뒤엔 함양 선비 문화의 진수를 둘러보는 게 순서다. ‘새끈한’ 이야기에 얼굴이 화끈거린다면 시원한 화림동 계곡물로 식힐 일이다. 함양은 ‘정자의 고향’답게 80여개에 달하는 정자와 누각이 군 내 경승지마다 빼곡히 차 있다. 특히 남덕유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돌아가며 만든 안의면 화림동 계곡에 가장 아름다운 정자들이 밀집해 있다. 함양군은 거연정, 군자정 등 빼어난 자태의 정자를 둘러 볼 수 있는 ‘선비문화 탐방로’를 최근 일반에 개방했다. 황암사에서 출발해 남천정과 동호정 등을 지나 봉전교에서 끝난다. 길이는 5.8㎞. 계곡 트래킹을 겸하고 싶다면 농월정터에서 출발하는 것도 좋겠다. 짬짬이 시원한 계곡물에 발 담그며 걷는 맛이 각별하다. 원래 코스는 농월정터를 포함한 6.2㎞였으나, 약 400m 구간의 트래킹로가 아직 정비되지 않았다. 글 함양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5) →가는 길 :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자가용으로 출발할 경우 경부(중부)고속도로→대전~통영간고속도로→함양 분기점→88고속도로→함양 나들목 순으로 간다. 고속버스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하루 11회 운행. 첫차는 오전 8시20분. 어른 1만 6600원, 중고생 1만 3300원, 어린이 8300원. →주변 관광지 : 함양 주민들이 보물처럼 여기는 곳이 상림(上林)이다. 언제 가도 시원한 나무 그늘과 맑은 공기를 내준다. 최근 하림(下林)도 복원공사를 끝냈다. 아직은 빈약한 수준. 하지만 함양토속어류생태관 등 관람시설을 조성해 자녀들과 함께 둘러볼 만 하다. 지리산 칠선계곡 자락의 서암정사는 사찰 전체가 조각공원처럼 꾸며진 석굴법당이다. 함양군청 문화관광과 960-5163. →잘 곳 : 산간마을에서 휴식을 원한다면 송전산촌생태마을휴양소(www.songjunri.com)가 좋겠다. 형제간 우애를 깨지 않기 위해 주웠던 황금을 다시 버렸다는 고려말 이억년·조년 형제의 전설이 서린 엄천강 주변에 있다. 6만~10만원. 식사는 직접 해결하거나, 휴양소에 딸린 식당을 이용하면 된다. 정식 6000원, 토종 흑돼지 바비큐 1만원. 963-7949. 읍내에서는 하야트 모텔이 깨끗하다. 3만원. 962-9696. →맛집 : 옥연가는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찾아 유명해진 집. 연잎으로 만든 백연밥상 등이 일품이다. 963-0107. 늘봄가든은 오곡밥 잘 짓기로 입소문 났다. 963-7722. 두 곳 모두 상림 인근에 있다.
  • 채팅녀 46일간 감금 성폭행

    온라인 채팅에서 만난 여성을 ‘1인2역’ 행세를 하며 40여일간 감금한 채 성폭행한 20대 남성이 철창 신세를 지게 됐다. 15일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인질 강도 등의 혐의로 구속된 김모(21)씨. 김씨는 지난 4월 초 채팅 사이트에서 최모씨로 위장, 자신을 재력가로 소개했다. 최씨는 채팅 사이트에서 국내에 체류 중인 중국 동포여성 A(27)씨를 만났다. 최씨는 A씨에게 “꼭 만나고 싶다.”고 간청했다. 간청에 못 이긴 A씨는 4월24일 대전의 한 모텔에 가 최씨를 기다렸다. 나타난 사람은 ‘최씨의 형’이었다. 그는 “동생이 장난을 좋아해 눈을 가리고 팔, 다리를 묶고 있으면 바로 나타날 것”이라고 A씨에게 말했다. A씨는 이 말에 속아넘어가 결박에 응했지만, 성폭행을 당하고 갖고 있던 돈까지 빼앗겼다. ‘최씨의 형’은 “동생이 와서 몹쓸 짓을 했다. 다시 만나게 해주겠다.”며 A씨를 달랬다. A씨는 그와 함께 부산과 경남 창원 등의 모텔을 따라다니며 최씨를 기다렸다. 그동안 계속 결박당한 채 성폭행을 당했다. 알고 보니 최씨의 형과 최씨는 모두 김씨 한 사람이 연기한 가공의 인물이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시험날 마음편히 이동하는 방법 없을까

    오는 23일과 29일 각각 시작되는 사법시험과 행정고시 2차 시험을 앞두고 수험가는 동선 최소화를 위해 바쁜 모습이다. 당일치기가 아닌 4일(사시), 5일(행시) 동안 실시되는 긴 호흡의 일정이라 컨디션 조절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저마다 가장 편안한 상태에서 시험을 보기 위해 전세택시를 이용하거나 시험장 인근 숙소를 예약하는 등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고려대에서 시험을 치르는 사시 수험생 김민수(28)씨는 친구 두 명과 함께 4일 일정으로 모범택시를 빌렸다. 비용은 45만원으로 비싼 편이다. 그러나 나흘 동안 시험장 왕복을 책임질 ‘전세기’로 생각하고 큰마음을 먹었다. 김씨는 “신림동에서 안암동까지 거리가 만만치 않아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너무 피곤해진다.”면서 “돈을 조금 들여서라도 일정을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행정고시 사랑’에도 택시를 같이 탈 응시생이나 시험장 주변의 값싸고 좋은 모텔을 구하는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학원가에선 이런 수험생들의 요구에 부응해 리무진 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신림동 고시촌에 있는 베리타스법학원과 한림법학원은 이달 초부터 시험장 왕복 버스 예약신청을 받고 있다. 김택기 베리타스법학원 부원장은 “지금은 공부에만 매진해도 시간이 모자라는 민감한 시기”라면서 “수험생들이 이동하는 시간까지 아껴가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아예 시험장 인근에 숙소를 잡는 이들도 있다. 성균관대에서 시험을 치르는 행시 수험생 조준기(26)씨는 “길에서 시간을 낭비하느니 쾌적한 방에서 쉬거나 공부하는 게 낫다.”면서 “하루 5만원이면 그리 비싼 편도 아니다.”고 말했다. 시험장으로 지정된 대학들도 수험생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시험을 일주일 앞둔 15~16일부터 도서관을 개방할 예정이다. 한편 올해 사시 2차는 고려대, 연세대, 중앙대, 경희대, 한양대, 건국대 등 6곳에서 치러진다. 행시 2차는 성균관대와 고려대에서 치른다. 남상헌기자 kize@seoul.co.kr
  • [씨줄날줄] 나로호의 재도전/이순녀 논설위원

    “5, 4, 3, 2, 1. 발사” 2009년 8월25일 오후 5시 정각. 140t 육중한 몸체의 나로호가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 나로우주센터의 지축을 흔들며 힘차게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55초 만에 음속을 돌파한 나로호는 2분43초 뒤에는 대기권을 통과했다. 발사 9분 후, 센터에서 “위성이 정상적으로 분리됐다.”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현장에서 숨죽이며 발사 장면을 지켜본 관계자들은 물론 TV로 중계화면을 보던 국민들의 입에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우주강국을 향한 7년간의 땀과 눈물이 결실을 맺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분리된 위성이 정상궤도 진입에 실패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 첫 우주발사체의 꿈은 아쉽지만 그렇게 ‘절반의 성공’으로 기록됐다. 그로부터 10개월. 나로호의 재도전이 눈앞에 다가왔다. 오는 9일 2차 발사를 앞두고 오늘 오후 4시 조립동에서 발사대로 이동해 기립을 완료함으로써 발사 직전의 위용을 갖추게 된다. 1차 발사 실패의 아쉬움이 컸던 만큼 이번 2차 발사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나로호 발사를 총괄하는 항공우주연구원은 1차 발사의 시행착오를 거울 삼아 만반의 준비를 갖춰 이번에야말로 ‘완전한 성공’을 다짐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교육과학기술부의 염원도 다르지 않다. 김중현 2차관은 양복 주머니에 행운을 뜻하는 네잎 클로버를 넣고 다닐 정도다. 지난 4월 초 나로우주센터를 찾았을 때는 이주진 항우연 원장에게 네잎 클로버 80개를 선물하기도 했다. D데이를 앞두고 여수시와 고흥군은 관람객을 맞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화정면과 남면 도서지역 등 9곳을 발사 장면을 관망하기 좋은 ‘뷰 포인트’로 선정해 소개했다. 고흥지역 호텔과 모텔 등 숙박시설도 예약이 꽉 찬 상태라고 한다. 발사 당일 나로호 성공발사를 기원하는 각종 특별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꿈과 희망은 갖되 실제 우주개발이 쉽지 않다는 현실적 측면을 간과해선 안 된다. 자국의 우주센터에서 자국의 발사체를 사용해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스페이스 클럽’ 회원국인 일본은 1960년대 후반 연속 4차례나 로켓 발사에 실패했고, 러시아도 소유스를 쏘아 올린 첫해에 17번 시도에 7번만 성공했다고 한다. 위성 자력발사 국가들의 첫 발사 성공률은 27.2%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다. 나로호의 재도전 성공을 간절히 기원하지만 혹 잘못되더라도 실망보다는 격려를 보낼 일이다. 이순녀 논설위원 coral@seoul.co.kr
  • 고성군은 지금 ‘제2의 IMF’

    고성군은 지금 ‘제2의 IMF’

    금강산 관광중단에 이어 천안함 사태가 남북교류 올스톱으로 이어지면서 강원 접경지역 주민들이 ‘제2의 IMF’를 맞고 있다며 한숨 짓고 있다. 고성군은 28일 ‘금강산 관광 중단이 고성지역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조사 결과를 통해 이 지역 경제가 지난 2008년 7월 관광 중단 이후 올 4월 말까지 585억원(월 평균 29억원)의 지역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1998년 IMF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2년 가까이 고성지역 90여곳의 주유소와 건어물 가게에서 209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으며 음식점은 1062곳 가운데 159곳의 휴·폐업으로 77억원, 콘도·모텔의 영업손실은 7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금강산지역의 지역산품 납품 감소로 9억원, 금강산 지구 근무 고성군민 358명과 일반업소 96명 등 454명의 실직으로 146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실직으로 세대주가 다른지역으로 전출하면서 지역에 머무는 독거노인들의 수는 2008년 6월 1282명에서 올 4월 1830명으로 548명이 증가했다. 저소득 한 부모 가정은 83가구 212명에서 91가구 224명으로 8가구 12명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군은 청와대와 통일부, 행안부 등에 보낸 건의문에서 “최근 정부가 수립하고 있는 ‘금강산 관광 중단에 따른 종합대책’에 고성군의 지역손실 분석 자료에 근거한 지원대책도 포함해 달라”고 촉구했다. 군은 이 밖에 ▲일자리창출 예산 120억원 특별 지원 ▲통일부의 ‘미래준비 통일 역량 강화사업’후보지 고성지역 검토 ▲러시아 명태 등 수산물 교역을 위한 기반 확충 지원 ▲국회의정연수원 기 확정 부지에 조기 추진 ▲바다자원 살리기 사업 확대 지원 ▲금강산 전망대(717OP) 개방, 금강산 대체관광여건 조성 ▲동서남북 연결 교통망 확충사업 조기 지원 등을 건의했다. 이석남 고성군수 권한대행은 “금강산 관광 중단 장기화와 천안함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급경색되면서 고성지역의 경제가 극도로 침체되고 있다.”며 “관광이 다시 재개될 때까지만이라도 저소득층 가정이 무너지지 않도록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남북이 강경으로 치달으면서 남북 강원도 교류사업도 줄줄이 중단됐다. 도는 북한 핵실험 등으로 지난해 착공하지 못했던 안변 송어양식장을 올해 재추진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천안함 사태에 따른 정부의 남북교류 전면중단 방침에 따라 3년째 착공이 어렵게 됐다. 또 다음 달부터 시작할 금강산 1600㏊, 북강원도 1100㏊에 대한 솔잎혹파리와 잣나무넓적잎벌 방제작업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진행할 금강산 삼일포와 금천리 등에서의 공동영농사업도 천안함 사태로 시작조차 불투명해졌다. 남북 강원도 교류사업뿐 아니라 남북관계 경색 속에서도 지난달까지 가능했던 북한 선박의 속초항 입항도 24일부터 전면중단되면서 강원 접경지의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근식 강원도 기획관리실장은 “접경지역을 찾는 일반 관광객들까지 발길이 끊기면서 지역경제가 고사되고 있다.”며 “정부차원의 전폭적인 지원과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고성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사설] 천안함 애도 속 룸살롱·모텔 공직자 엄벌하라

    고위 공직자들의 기강해이가 해도해도 너무한다.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실태를 들어보면 이게 과연 안보 위기 속의 대한민국 공무원들인지 귀를 의심하게 한다. 이 위원장은 천안함 애도기간 중에 룸살롱에서 술을 얻어 마시고 모텔에서 ‘2차’ 대접까지 받은 고위 공직자가 있다고 밝혔다. 참으로 개탄스럽고 경악스러운 일이다. 그러잖아도 지방선거가 겹쳐 공직자들의 일탈을 짐작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미처 상상도 못했다. 권익위가 확인한 고급술집은 서울 강남 역삼동의 유명 룸살롱이라고 한다. 이 위원장은 룸살롱 두 곳의 구체적인 상호까지 거론했다. 여종업원이 100명이나 되고, 모텔을 겸하고 있어 성접대가 가능한 곳이라는 것이다. 누가 봐도 1차로 술을 마신 뒤 2차로 성접대를 받을 개연성이 높다고 의심할 만한 곳이다. 권익위는 해당 고위 공무원의 소속 부처에 명단을 즉각 통보해서 형사처벌 등 엄벌토록 조치해야 할 것이다. 국민은 천안함 희생장병들에 대한 깊은 슬픔에 잠겨 있는데, 그 시간에 일부 고위 공직자들이 흥청망청했다니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정신상태로 어떻게 부하 직원들을 통솔하겠는가. 기강해이는 이뿐만 아니다. 애도기간 중 정부에서 골프 자제령을 내렸지만 경기도 S골프장 한 곳에서만 국회·법원·경찰·지방자치단체·공직유관단체·중앙행정기관·교육기관 등 거의 전 관공서를 망라한 소속 차량들이 발견됐다고 한다. 관련 공직자들은 대부분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정부는 공직자로서 본분을 잃은 ‘독초 공무원’들을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할 것이다. 정부는 지금 천안함 폭침과 관련해서 국제 여론을 환기시키고 효과적인 대북제재 방안을 찾느라 국력을 쏟고 있다. 공직자들은 더욱 긴장하고 정신을 똑바로 차려 국가적 위기를 헤쳐 나가는 데 앞장서라.
  • “애도기간 룸살롱·모텔 간 공직자 있다”

    “애도기간 룸살롱·모텔 간 공직자 있다”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은 천안함 애도 기간 중에 룸살롱에서 술을 먹고 모텔로 ‘2차’를 나간 고위공직자들이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지난 19일 서울신문과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공직자들이 주로 가는 룸살롱이 서울 역삼동의 L, T 룸살롱”이라고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이 위원장은 “이 룸살롱들은 여종업원이 100여명이나 되고 모텔까지 겸하고 있다.”면서 “술 먹으러 들어가면 자고 나오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천안함 애도 기간 중에 골프를 쳤던 공직자들과 관련, “경기도 화성 상록골프장 등에서만 국회마크가 달린 차량 5대, 법원마크가 달린 차량 2대, 중앙행정기관 차량 4대, 경찰서 차량 4대, 지방자치단체 차량 6대, 공직유관단체 기관장 차량 3대의 번호판을 확인했다.”고 밝히고 “가장 많은 기관은 대학 및 교육자치단체로 무려 10개 차량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애도기간 중에 골프 자제를 시켰는데도 (공무원들이) 친 건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비판하고 “천안함 사태가 국가에 얼마나 위중한 사태인가를 망각하는 공무원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차원에서 해당 공직자의 명단을 해당기관과 총리실 공직기강 점검팀에 넘기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명단을 통보하면 징계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이어 애도기간에 공직자들이 고급 일식집 등에 이른바 ‘스폰서’ 받아서 간 사례도 있다고 말하고 “공무원들이 골프장과 유흥업소를 아무 생각 없이 드나드는 일은 전체 공무원들을 불신하게 만든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 위원장은 이와 함께 권익위가 추진 중인 고위공직자 청렴도 평가 대상과 관련, “검사들도 행정부 직원”이라면서 ”검사장급 이상 50여명을 포함해 총 1670명인 검사는 당연히 고위직 청렴도 평가대상에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판사들도 (청렴도 평가) 대상이 된다.”고 말하고 “그러나 국회의원은 선출직이고, 판사는 사법직이기 때문에 행정부에서 평가하기는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국회도, 사법부도 공무원 행동강령은 해당된다.”고 말해 권익위의 행동강령 이행 평가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위원장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및 상시특검제와 관련, “국회에서 다루고 있기 때문에 논의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권익위가 추진해 온 금융계좌추적권에 대해서는 “신고 당사자의 신빙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본인 동의를 거쳐 1회에 한해 각종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자료열람권을 달라는 것이었다.”고 설명하고 “본의와는 다르게 여러 가지 우려가 나와 현 정부 임기 중에는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지운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大賞 3000만원…사고판 사진대전

    국내 사진작가들의 등용문 역할을 해 온 최고 권위의 대한민국사진대전이 거액의 뇌물을 받고 수상작을 선정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3일 회원수 6800여명의 국내 최대 규모 창작사진 작가단체인 한국사진작가협회 사무처장 김모(55)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2008년 4월 진모(63·여)씨로부터 대상을 수상하게 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3000만원을 받는 등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협회가 주최한 대한민국사진대전과 서울시사진대전에 작품을 낸 회원 42명에게서 4억여원의 금품을 받고 심사위원들이 수상작으로 선정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는 박모(68)씨 등 심사위원 14명을 협회 이사장실이나 서울 강북구 소재의 한 모텔로 불러 해당 회원의 출품작 샘플사진을 사전에 보여줬다. 또 심사장에 들어간 협회 직원이 해당 출품작이 나오면 자리에서 일어나는 등의 방법으로 수상작을 알아차리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지난해 1월 협회 공금 300만원을 자신의 신용카드 대금으로 사용하는 등 49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씨는 또 2007년 11월 현 협회 이사장인 윤모(72)씨로부터 이사장 선거에 당선되도록 도와달라는 부탁과 함께 2000만원을 받는 등 임원선거 비리에도 개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그녀는 남자! 성매매 수감 알고보니 여장男

    ‘10대 소년’이 구치소에서 여성들과 함께 수감 생활한 지 23일 만에 ‘남자’라는 사실이 탄로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11일 서울 혜화경찰서는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 된 남성을 성매매를 미끼로 신림동의 한 모텔로 유인, 지갑을 훔친 장모(16)양을 특수절도 등 혐의로 지난달 7일 구속 송치했다. 당시 그는 여성의 주민등록번호와 이름을 사용하고 청치마에 스타킹을 신고 있어 여성이라는 데 아무런 의심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23일이 흐른 지난달 말 경찰은 그의 것과 일치하는 남성의 지문이 경찰청에 보관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확인 끝에 장양이 최씨의 성을 가진 남자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 관계자는 “미성년자인 최군이 주민등록증이 발급되지 않아 검거 당시 지문인식으로 성별을 판단할 수 없었다.”면서 “이전에도 절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최군의 지문이 실제 이름으로 경찰청에 보관된 덕분에 지문 대조를 통해 신원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군은 지난달 30일 남자 수용동으로 이감됐고, 검찰은 피의자 인적사항과 성별 등 공소장 내용을 최근 정정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가해자부모 탐정동원 피해자정보 캐

    10대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한 고교생 등 10대 청소년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특히 일부 가해 학생의 부모는 불법 사설 탐정업체를 동원, 피해 학생의 정보를 캐내 합의를 시도하려고 하는 등 ‘빗나간 모정’을 드러냈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11일 여중생(14)을 집단 성폭행한 고교 자퇴생 A(19)군 등 4명을 성폭력범죄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고교 1학년생 B(16)군 등 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또 달아난 C(17)군을 수배했다. 이들은 3월6일 인터넷 채팅을 통해 꾀어낸 여중생을 인천 검단신도시의 한 모텔로 끌고 간 뒤 번갈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인천 모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거나 자퇴한 학생들로 함께 치킨집 배달원 등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당국 관계자는 “가해자 대부분이 미성년자이지만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하는 등 재범 우려가 높아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일부는 학생인 점을 감안해 법원에서 영장을 기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가해 학생들의 죄질이 나쁜 데다 범행 후 채팅 아이디를 지우는 등 수법이 노련한 점을 고려해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하고 있다. 특히 일부 가해 학생 부모들은 불법 탐정업체에 수백만원을 주고 피해 학생 부모의 연락처를 확보하려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탐정업체 직원들은 주변 탐문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여중생의 소재지를 파악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가해자 부모들은 이와 관련, “피해 부모들과의 합의를 통해 처벌수위를 낮추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표창원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성폭행 피해자나 신고자의 소재지 등이 알려지면 가해자의 보복과 협박 등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면서 “가해자의 부모가 ‘모정’이라는 허울 아래 합의에 나서게 되면 오히려 이를 믿고 청소년들의 범죄가 습관화되는 특성을 띠게 된다. 불법적인 방법으로 ‘거래’에 나서기보다는 사과의 편지를 쓰거나 공탁금을 거는 등의 방법이 청소년 교화·재범 방지에 더욱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오빠들, 백인·동남아女 다 있어요”

    “오빠들, 백인·동남아女 다 있어요”

    지난달 30일 밤 경기 안산 원곡동의 ‘국경 없는 거리’. 이곳 다방에서 만난 한 중국인 여성은 “재미있게 해드릴 테니 2차를 가자.”고 졸랐다. 완곡하게 거절하자 이번에는 노래방엘 가자고 말했다. “노래방에 가면 중국, 베트남 등 원하는 여성을 모두 불러줄 수 있다.”는 그럴듯한 제안과 함께. 이곳 국경 없는 거리에 있는 원곡본동주민센터 주변은 불법 성매매를 알선하는 이른바 ‘외국인 여성 티켓 다방’ 30여곳이 성업 중인 곳이다. 한 지하다방으로 들어서니 7개의 테이블이 모두 칸막이로 막혀 있어 안을 들여다보기 어려운 구조다. “어서오세요, 오빠들.” 20~30대로 보이는 6명의 중국인 여성들이 어눌한 한국말로 인사를 건넸다. 커피를 주문하자 후안(23·가명)과 주이덴(35·가명)이라는 여성이 다가와 앉았다. 둘 다 결혼 비자로 한국에 들어왔지만 실제로 결혼을 하지 않았으며, 이 때문에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했다고 소개했다. 20~30분 정도 한담을 나누자고 하자 후안이 “‘티켓’을 끊을 거냐.”고 물었다. 주이덴과 후안은 “데이트는 시간당 2만원, 2차(성매매)는 10만원”이라며 함께 나가자고 끈덕지게 졸라댔다. 이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과 베트남 손님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한국 손님들이 많이 온다.”면서 “단골 노래방에 가면 중국, 베트남 등지의 여성을 원하는 대로 불러줄 수 있다.”고 꾀기도 했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외국인 여성을 고용, 내국인을 상대로 성매매를 알선하는 불법 유흥업소가 급증하고 있다. 단속 사각지대에 놓인 탓에 외국인 여성의 성매매는 최근 규모가 1만여명으로 커진 것으로 추산된다. 경찰은 서울 구로·대림·이태원과 경기 안산 등 외국인 성매매 성행 지역에서 2일부터 대대적인 단속에 돌입했다. 하지만 관계 당국은 외국인 성매매 여성의 숫자 등 정확한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와 시민단체들은 합법 또는 불법으로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 여성들 상당수가 유흥업소 등에서 성매매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의 한국염 대표는 “공연예술비자(E-6비자)를 갖고 한국에 들어와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5000여명 정도 된다.”면서 “여기에 결혼이민, 관광비자 등으로 들어와 성매매를 하는 사람까지 합하면 외국인 성매매 여성이 1만여명은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서울 이태원동 일대에서도 내국인들을 고객으로 한 외국인 여성들의 성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주말 밤 이태원 뒷골목과 대로변 버스정류장 등지에서는 50대 여성 호객꾼이 행인들에게 노골적으로 성매매를 제의했다. 이 여성은 “동남아인이나 백인 다 원하는 대로 불러 준다.”고 유혹했다. 거래가 성사되면 인근 모텔에 방을 잡아 아가씨를 보내거나 여성들이 대기 중인 가정집으로 데려간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이런 외국인 여성 성매매 업소가 서울 강남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 클럽 종업원은 “요즘에는 이태원보다 서울 강남 업소에서 외국인 성매매 여성을 더 많이 고용하다 보니 ‘2차 가격’이 뛰면서 아가씨들이 강남으로 대거 이동했다. 외국인 여성 성매매 상권이 그쪽에 꽤 크게 형성돼 있다.”고 귀띔했다. 경찰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성매매 업소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수사에 착수했다.”면서 “성매매업소와 외국인 폭력조직의 연관성도 함께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백민경 김양진기자 white@seoul.co.kr
  • 민종기 당진군수 영장청구

    28일 밤 서울에서 민종기 충남 당진군수를 전격 체포해 압송해온 대전지검 서산지청은 29일 여권위조와 관련, 민 군수를 공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 또 건설업자에게 특혜를 주는 대가로 별장 등을 뇌물로 받았다는 비리혐의에 대해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민 군수는 도피중이던 5일 동안 수도권 모텔에서 은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누구를 만나고, 어디를 갔는지 등 도피행적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민 군수는 그와 만나기로 약속했던 지인의 제보로 검거됐다. 이 지인은 검찰에서 “민 군수가 고속도로에서 만나자고 해 약속을 잡았다.”면서 “검거에 협조하겠다.”고 진술했다. 민 군수는 28일 오후 8시20분쯤 경기 시흥시 제3경인고속도로 정왕IC 부근에서 지인과 함께 온 검찰 수사팀을 보고 달아나다 붙잡혔다. 당시 민 군수를 태우고 있던 신원 미상의 인물은 차를 몰고 그대로 달아났다. 서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더디 온 복사꽃 진분홍 아우성

    더디 온 복사꽃 진분홍 아우성

    고속도로를 버리고 국도를 따라 여행하다 보면 뜻밖의 곳에서 풍경의 보고(寶庫)와 만날 때가 있습니다. 늘 평이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곳인데도 시점의 차이로 인해 전혀 새로운 풍광과 마주하게 되는 거지요. 이럴 땐 정말 횡재를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34번 국도가 그렇습니다. 도시에서 잃어버린 봄을 34번 국도 변에서 찾은 듯합니다. 벚꽃은 여전히 만개해 있고, 산자락 따라 진달래와 개나리도 흐드러집니다. 34번 국도의 끝, 경북 영덕에는 복사꽃의 진분홍 아우성이 한창입니다. 벌과 나비를 희롱하는 하얀 배꽃도 빼놓을 수 없고요. 예년 같으면 순차적으로 피고 졌을 꽃들입니다. 그러나 더디 찾아온 봄은 여러 꽃을 동시에 피웠습니다. 그 덕에 우리 눈도 유례 없는 호사를 누립니다. 틀에서 벗어난 계절의 순환이 염려되는 마음 없지 않으나, ‘일반 국도’ 34호선의 풍경이 아주 ‘특별’해진 것만은 분명합니다. ●애절한 사부가(思夫歌)는 꽃잎 되어 날리고 중앙고속도로 서안동 나들목을 나와 안동으로 방향을 잡으면 곧바로 34번 국도다. 충남 당진과 경북 영덕을 잇는 304.7㎞ 길이의 도로. 어디라 할 것 없이 수려한 풍경과 나란히 달릴 수 있으나, 이맘때라면 경북 안동에서 영덕에 이르는 구간이 가장 빼어나다. 안동에서 가장 먼저 찾아야 할 곳은 안동댐 아래 월영교(月映橋)다. 달빛을 고스란히 담아낸다는 뜻의 다리. 길이 387m, 너비 3.6m로 국내에서는 가장 긴 목책 인도교다. 최근 만개한 벚꽃과 어우러져 절정의 풍광을 뽐내고 있다. 손상락(52) 안동민속박물관 학예사는 월영교가 미투리를 형상화해 지어졌다고 했다. 보통의 미투리가 삼이나 모시 등 가늘게 꼰 줄로 만드는 것에 견줘, 월영교의 모티프가 된 미투리는 한 여인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삼줄기와 함께 만들었다는 것. “그 미투리에는 1998년 안동시 정상동에서 미라 상태로 발견된 이응태(1556~1586)와 ‘원이 엄마’로 알려진 부인의 애절한 사랑이 담겨 있지요. ‘원이 엄마’는 병마에 시달리던 남편을 위해 머리카락 한올 한올을 꿰 미투리를 만듭니다. 어서 일어나 미투리를 신고 돌아다니라는 뜻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부인의 정성에도 불구하고 이응태는 미투리를 한 번도 신어보지 못한 채 세상을 뜨고 맙니다.” ‘원이 엄마’는 남편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이 절절하게 담긴 한글 편지를 미투리와 함께 남편의 품에 넣어줬고, 412년이 흐른 뒤 한 양반가의 묘를 이장하던 중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2003년, 부부의 애틋한 사랑이 담긴 월영교가 세워진다. 현지 주민들은 밤이면 늘 두 개의 달이 월영교 위로 뜬다고 했다. 하늘에 뜬 달과 물 위에 비친 달이다. 둘은 밤이 이슥하도록 서로를 보듬다, 새벽녘 아쉬움을 남기고 사라질 터다. 정하동 안동지방법원 앞에도 ‘원이 엄마’를 형상화한 ‘아가페상’이 서 있다. ●진분홍빛으로 물든 영덕 월영교를 지나 낙동강 상류에서 만나는 벚꽃 군락도 아름답다. 심드렁한 표정으로 지났던 이 길에 저런 자태가 숨겨져 있었던가. 신록으로 물들어 가는 임하호 주변 풍경도 쉬이 발걸음을 뗄 수 없을 만큼 빼어나다. 하지만 영덕으로 향하는 길은 무엇보다 복사꽃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김종제(50) 시인이 시 ‘34번 국도’를 통해 ‘34번 국도에 복사꽃 아닌 배경 없다.’고 썼듯, 이맘때 복사꽃을 빼고 34번 국도를 말할 수는 없다. 복사꽃처럼 스펙트럼이 다양한 꽃도 드물다. 무릉도원(武陵桃源), 도원경(桃源境) 등 이상향을 상징하는 꽃으로 떠받들어지다가도, 이내 도화살 혹은 도화기를 상징하는 천박한 꽃으로 전락하고 만다. 여염집 마당에 복숭아나무를 심지 않은 것도 복사꽃의 화사한 빛깔과 은은한 향기에 취해 과년한 딸이나 새색시의 춘정(春情)이 살아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사실 시간이 지날수록 붉은 기운을 더해가는 복사꽃이 바람에 날릴 때면 같은 빛깔의 다른 꽃들보다 더 정신을 혼몽하게 만든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영덕 초입, 오십천 즈음에 이르면 수박 냄새가 나는 듯하다. 복사꽃 필 무렵 황금빛 테를 두른 오십천 은어가 고향을 찾아 바다에서 민물로 오르기 때문이다. 1급수 여울에서 물이끼만 먹고 자라는 은어의 속살에서는 수박향이 난다고 했다. 한여름, 피서 삼아 영덕을 다시 찾는다면 포실해진 녀석의 살점부터 맛볼 일이다. 오십천부터 영덕까지는 온통 복사꽃 세상이다.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영향으로 2003년에 비해 절반 넘게 복숭아밭이 줄긴 했으나, 여전히 영덕의 봄은 진분홍빛으로 물들어 있다. 특히 지품면 삼화1리는 영덕을 대표하는 복사꽃 마을이다. 마을 이정표를 지나 좁은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복숭아밭이 펼쳐진다. 삼화1리 마을에서 내려와 달산면 옥계계곡으로 이어지는 지방도 69호선에서도 복사꽃들의 축제는 이어진다. 영덕군은 새달 26일 등 매달 보름이 가까운 토요일에 ‘동해안 달맞이 야간산행’ 행사를 벌인다. 풍력발전단지를 출발해 해맞이 공원, 창포리 물양장 등 7.7㎞를 돌아 온다. 강구항부터 영해면 고래불해수욕장까지 이어진 ‘블루로드’를 걷는 것도 좋겠다. 총길이는 50㎞. 강구항에서 출발해 해맞이공원까지 이어지는 A구간(17.5㎞), 창포말등대부터 해안 절경을 따라 축산항에 이르는 B코스(15㎞), 죽도산에서 시작해 고래불해수욕장에서 끝나는 C코스(17.5㎞) 등 세 구간으로 이루어졌다. 영덕군 문화관광과 이영근 담당은 “특히 4월에 블루로드를 찾는다면 지품면과 달산면 일대 복사꽃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고 전했다. 글 안동·영덕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 중앙고속도로→서안동나들목→34번 국도 안동방향→안동→영덕. 안동시 관광안내소 851-6397. 영덕군청 문화관광과 730-6396. →맛집 영덕의 대표 먹거리는 단연 대게. 5월 말까지는 속이 꽉 찬 대게를 맛볼 수 있다. 강구항 인근에 대게종가(733-4147) 등 대게 전문점들이 몰려 있다. 1만원짜리부터 18만원짜리 ‘박달대게’까지 다양하다. 오십천 인근 화림산 가든(733-1077)은 은어요리로 입소문 난 집. 안동에서는 헛제삿밥을 맛봐야 한다. 안동댐 월영교 앞 ‘맛 50년 헛제사밥’이 많이 알려져 있다. 821-2944. 안동찜닭 전문점은 안동 구시장 주변에 몰려 있다. →잘 곳 안동에서는 고택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것도 좋겠다. 농암종택과 오천군자마을, 수애당, 지례예술촌 등에서 고택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안동관광정보센터(tour.andong.go.kr) 856-3013. 영덕군은 풍력발전단지 내에 캡슐하우스 단지를 조성했다. 5월 시범운영 뒤 6월부터 일반인의 신청을 받는다. 삼사해상공원의 동해해상호텔(733-2222), 삼사파크모텔(733-3001) 등이 비교적 깨끗하다.
  • 여성 연기자 60% “성접대 제의 받아”

    여성 연기자 60% “성접대 제의 받아”

    “옷을 실컷 사준 뒤 모텔로 데려가더라고요. ‘이쪽 일을 하려면 네가 세상을 더 알아야 되고, 남자도 알아야 되고….’ 막 그런 식으로….”(20대 중반 여성연기자 A씨) “기획사 사장하고 밥을 먹는데 뽀뽀도 하고, 살짝살짝 만지고…. 너 내 애인 하자고….”(20대 초반 여성연기자 B씨) 여성연기자 10명 가운데 6명은 사회 유력인사 등으로부터 성(性) 접대 제의를 받았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7일 서울 중구 인권위 배움터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여성연예인 인권침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지난해 9~12월 여성연기자 11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방식으로 진행됐다. 성 접대, 술자리 시중 등 여성연기자의 인권침해 실태가 국가기관의 통계치로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결과, 여성연기자의 60.2%가 기획사 대표 등으로부터 사회 유력인사나 방송 관계자에 대한 성 접대 제의를 받은 경험이 있었다. 또 45.3%는 술 시중을 들라는 요구를 받았다. 성 접대 상대는 재력가, 연출PD 또는 감독, 제작사 대표, 기업인, 광고주, 방송사 간부, 기획사 대표, 정·관계 인사 등이었다. 여성연기자의 55%는 이른바 ‘스폰서’로 불리는 유력 인사와의 만남을 제의 받았다고 말했다. 성추행은 물론 직접적 성관계 요구, 성폭행 피해 사례도 확인됐다. 조사 대상자의 31.5%는 가슴과 엉덩이, 다리 등 신체 주요 부위를 만지는 행위를 경험했다. 직접 성관계를 요구 받은 비율은 21.5%, 성폭행과 같은 명백한 범죄행위에 의해 피해를 입은 연기자도 6.5%에 달했다. 몸의 특정 부위를 쳐다보는 등 시각적 성희롱을 당했다는 응답자는 58.3%, 듣기 불편한 성적 농담을 받았다는 응답은 무려 64.5%나 됐다. 문경란 인권위 상임위원은 “방송사·제작자협회·매니지먼트협회·에이전시협회·연예인노조 등이 관계자 협의체를 구성해 자정노력을 벌여야 한다.”면서 “연예인협회 설립을 통한 상담창구 운영이나 멘토시스템 도입, 인권교육 등 연예인의 자구노력도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26일 TV 하이라이트]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말하고, 맛보고, 음식을 씹는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활동을 담당하는 섬세한 세포조직으로 이루어진 ‘혀’. 혀는 우리 내장기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혀의 모양과 색깔 등은 몸의 건강상태를 알아보는 척도가 될 수 있다. 혀의 색깔, 모양, 통증, 굳기, 냄새 등으로 혀 건강의 이상신호를 파악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꼬꼬마 꿈동산(KBS2 오후 4시10분) 꿈동산에서 놀던 뿌루뿌루는 밟으면 음악소리가 나는 디딤돌을 발견하고 신이 나서 연주를 한다. 뿌루뿌루의 음악 소리를 듣고 음악 연주가 하고 싶어진 오믈리부는 집으로 돌아가 연주를 하는데 음악 소리가 너무 커서 꿈동산 친구들이 괴로워한다. 게다가 오믈리부는 얼굴을 닦아주러 온 매카패카의 나팔 소리도 듣지 못한다. ●살맛납니다(MBC 오후 8시15분) 경수는 유진의 사진첩에서 젊은 시절 인식의 사진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란다. 아놀드가 인식의 옛사랑이라 확신한 경수는 민수에게 이 사실을 알린다. 진수와 예주는 점순을 만나 이사갈 집을 구하라며 돈을 내민다. 아놀드를 찾아온 옥봉은 예주 볼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말라며 으름장을 놓고, 아놀드는 눈물로 사정한다. ●제중원(SBS 오후 9시55분) 오 주사가 황성신문에 실린 시일야방성대곡을 읽자 황정과 석란은 슬픔의 눈물을 흘린다. 광견병이 창궐하자 에비슨은 백신을 구하기 위해 일본으로 떠날 생각을 하며 황정에게 제중원의 원장 대리를 맡아달라고 한다. 도양은 정포교의 총에 맞은 일본 앞잡이 이근택을 살린 공로를 인정받아 일본제국의 훈장을 받는다. ●한국기행(EBS 오후 9시30분) 영산강은 나주사람들 삶의 기저였다. 영산강이 적셔준 비옥한 나주평야에서 삶의 터전을 일구고, 영산강이 범람하며 만들어낸 습지에서 자라난 쪽 식물로 파란 쪽빛 옷을 입으며, 바다에서부터 영산강을 거슬러 올라와 자연스럽게 삭혀진 홍어를 상에 올렸다. 영산강이 만들어준 나주의 풍요로운 삶을 따라가 본다. ●경찰 25시(OBS 오후 11시) 인천에서 규소가루를 다이아몬드라고 속여 팔아넘기는 일당들이 검거됐다. 이들은 이른바 ‘티켓다방’에서 접대원으로 일하는 중국인 여성을 상대로 사기를 쳤다. 피해자만 해도 모두 7명. 피해금액은 총 4억원에 이른다. 형사들은 탐문수사 끝에 모텔과 여관에서 생활하던 용의자 4명을 검거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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