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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배에게 성매매·강제노역 시킨 10대들

    경기지방경찰청 폭력계는 성매매를 강요하거나 후배들에게 강제노역을 시켜 돈을 갈취하고 폭행을 일삼은 청소년 7명을 구속하고 2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성남 모 고교를 중퇴한 A(18)양 등 16명은 지난해 9∼12월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B양을 모텔에 감금하고 속칭 전화방을 통해 60여명의 남성들과의 만남을 강요하고 성매매 대가로 받은 700여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를 거부한 C양 등 4명을 모텔에 감금하고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D(19·무직)군 등 3명은 2007년 중학교 때부터 일진 동급생들을 연합해 지난 2월까지 380여 차례에 걸쳐 용인지역 일진 출신 후배들에게서 유흥비 명목으로 7000만원을 갈취하고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7월엔 후배들을 수해복구 현장 등에서 59차례 노역을 시키고 임금을 갈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비난과 박수 사이’ 투캅스] “112 전화 안받아… 결국 성폭행 당해”

    30대 여성이 성폭행 위험에서 벗어나려고 112에 두 번이나 전화를 했지만, 통화가 이뤄지지 않아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26일 경남도경찰청에 따르면 김해 중부경찰서는 A(39·여)씨를 성폭행하고 감금한 B(33)씨와 C(27)씨를 특수강도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B씨 등은 지난 21일김해의 한 주점에서 만난 A씨를 밀양 외곽의 무인 모텔로 끌고 갔다. C씨가 승용차로 돈을 가지러 간 사이 A씨는 객실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경찰에 전화를 걸었다. A씨는 경찰조사 과정에서 “휴대전화로 오전 5시 41분 ‘055-112’로 전화를 했고, 2분 뒤인 5시 43분 다시 같은 번호를 눌렀지만, 연결이 안 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와 C씨는 A씨의 휴대전화 통화 목록에서 경찰에 전화한 사실을 확인, A씨를 승용차로 30분 거리인 양산의 한 모텔로 끌고 가 성폭행했다. A씨는 몇 시간 뒤 풀려나 경찰에 신고했다. 경남지방경찰청은 “사건 당일 오전 5~7시까지 2시간 동안 신고전화가 한 건도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동통신 기지국 등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여수박람회 ‘숙박업소 바가지’ 퇴출

    여수세계박람회 지정 숙박업소가 부당 요금을 받을 경우 업소 지정이 취소되는 등 퇴출 제재를 받는다. 조직위원회는 모니터링을 통해 적발된 업소에 대해 시정을 요구하고 재확인해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지정 취소, 박람회 홈페이지 공표, 보도자료 배포, 지정현판 회수 등 강력히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조직위는 18일 박람회 지정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특별 모니터링을 실시해 공시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한 업소를 5곳 적발했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박람회 기간 숙박요금 안정화를 위해 지정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숙박 요금을 홈페이지(www.expo2012.kr)에 공시해 이 가격 이상을 받지 않도록 하고, 상시 예약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에 따라 여수 지역의 관광호텔, 모텔 등 22곳을 대상으로 불시에 유선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공시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한 2개 업소, 예약을 거부한 3개 업소 등 5곳을 적발했다. 조직위 관광숙박부 조윤구 부장은 “박람회 지정 숙박업소는 시설과 서비스가 우수한 업소를 전문 인증기관이 엄격하게 심사해 선정됐기 때문에 박람회를 찾는 관람객이 믿고 이용할 수 있다.”며, “다만 동일한 수준의 시설과 서비스를 갖춘 업소라도 숙박요금이 다를 수 있으니 관람객들이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벚꽃 명소 진해 여좌천을 걷다

    벚꽃 명소 진해 여좌천을 걷다

    그곳은 벚꽃의 나라였습니다. 지금은 경남 창원시로 통합된, 옛 마산에서 진해로 향하는 터널 끝자락에서 떠오른 생각이었습니다. 작은 터널 하나 지났을 뿐인데, 풍경은 전혀 차원이 달랐습니다. 벚꽃이 도시 풍경의 한 축이 되는 게 아닌, 벚꽃 스스로가 하나의 도시를 이루고 있는 듯했습니다. 벚꽃은 곧 집이었고, 길이었으며, 삶의 터전이었습니다. 일반적인 잣대로는 꽃이 만개했을 때 ‘절정’이라고 표현합니다. 한데 벚꽃의 경우에도 그럴까요. 동백이 그렇듯, 벚꽃도 떨어질 때 더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춘설처럼 분분히 날리는 벚꽃들이 여간 몽환적이지 않지요. 그렇다면 벚꽃의 경우, 꽃이 져 흩날릴 때라야 비로소 ‘절정’에 이른 것 아닐까요. 벚꽃의 만개 소식을 듣고 난 이후 진해를 찾은 것도 그런 까닭이었습니다. 진해는 일제 강점기에 건설된 군항 도시다. ‘세계 최대·최고의 전략적 군항 건설’을 기치로 내건 일제가 현 장복산 자락에 만든 계획 도시다. 당시 일제는 10만여 그루의 벚나무를 군항과 시내 거리에 심었다. 광복 뒤 일제 잔재라 해서 대부분 베어졌으나, 진해 왕벚나무의 원산지가 제주도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1976년부터 다시 벚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현지 주민들에 따르면 일제 강점기 때 심은 벚꽃이 아직도 남아 있는 곳은 당시 ‘벚꽃장’이라 불렸던 현 해군교육사령부 통제부와 해군사관학교, 해군기지사령부 등 일부에 불과하다. 현재 진해의 벚나무는 대략 35만 그루로 추산된다. 18만여명(올해 1월 말 기준) 진해구민 숫자보다 두 배 가까이 많다. ●길이 벚꽃이고 벚꽃이 곧 길인 곳 옛 마산에서 장복터널을 지나면 곧바로 진해다. 왼쪽은 장복산, 바로 앞은 여좌천 들머리다. 멀리는 벚꽃 모자 눌러쓴 대섬 등이 펼쳐진 진해 앞바다다. 단언컨대 바로 이곳부터 당신의 입에서 탄성이 쏟아져 나올 게다. 그리고 탄성은 진해를 돌아보는 내내 쉼 없이 이어진다. 진해의 벚꽃 명소는 여좌천 일대와 경화역 주변, 그리고 안민고개 등이 꼽힌다. 여좌천을 중심으로 3~4㎞ 이내에 몰려 있다. 해군사관학교와 해군기지사령부 등이 진해 벚꽃의 ‘원조’로 꼽히지만, 군사시설인 만큼 군항제 기간을 제외하고는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는다. 여좌천은 그 가운데 인기 상종가를 치고 있는 벚꽃 명소다. 진해내수면환경생태공원 초입부터 진해여고 앞까지, 약 1.5㎞ 구간에 벚꽃 터널이 펼쳐져 있다. 미국 뉴스채널 CNN에서 운영하는 CNN Go가 ‘한국에서 가봐야 할 아름다운 50곳’으로 선정하면서 부쩍 이름이 높아졌다. 여좌천에 서면 ‘명불허전’(名不虛傳)이란 바로 이런 것이란 생각을 단박에 갖게 된다. 노란 유채꽃 만발한 개천 위로 벚꽃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한 줄기 바람이라도 불면 하얀 꽃눈이 내린다. 여좌천 물길 위로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꽃잎 배들이 동동 떠다닌다. 여좌천 맞은편의 내수면환경생태공원은 반드시 들를 것. 벚꽃 군락지로서보다는 작은 호수와 벚꽃, 그리고 아름드리 나무들이 어우러진 풍경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경화역은 진해역과 성주사역 사이에 있는 폐역이다. 경화역을 중심으로 경화 1건널목~세화여고 사이 800m에 걸쳐 벚꽃터널이 장관을 이룬다. 경화역에선 열차도 쉬어간다. 보다 정확히는 관광객들이 워낙 많아 속도를 내지 못한다. ●이 길에서 경탄하지 않는 자, 사람이 아니리 안민고개는 경화역 위쪽의 장복산을 따라 펼쳐져 있다. 진해구 태백동에서 안민생태교까지 약 4㎞ 구간을 일컫는다. 말 그대로 ‘십리 벚꽃길’이다. 구간 전체에 나무 데크를 조성해 누구라도 쉽게 걸을 수 있게 했다. 길 전체에 펼쳐진 아치형의 벚꽃 터널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특히 길 중간중간 드러나는 진해 전경이 더없이 빼어나다. 차로도 오를 수 있다. ‘진해 드림로드’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트레킹 코스다. 장복 하늘마루 산길(3.8㎞), 천자봉 해오름길(9.9㎞), 백일 아침고요 산길(3.1㎞), 소사 생태길(7.6㎞) 등 네 구간으로 이뤄져 있다. 외지인의 경우 천자봉 해오름길을 주로 걷는다. 안민고개 초입에서 3㎞ 정도 떨어진 전망대가 들머리다. 홍매화와 벚꽃 등이 평탄한 길을 따라 어우러져 있다. 진해 시가지보다 고도가 높아 벚꽃 개화도 다소 늦게 시작된다. 장복산(582m)도 진해 벚꽃 명소의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여좌천 등에 견줘 다소 ‘올드 버전’인 것도 사실. 진해구민회관에서 옛 장복터널까지 산길을 따라 벚꽃길이 조성돼 있다. 이 길의 미덕은 편백나무와 벚꽃이 어우러져 그윽한 풍경을 선사한다는 것. 숲의 공기 청량하고 바람은 더없이 시원하다. ‘올디스 벗 구디스’(Oldies but Goodies)다. 장복산 중턱엔 기막힌 ‘전망대’가 또 하나 숨겨져 있다. 삼밀사(三密寺)다. 장복산 공원 옆 임도를 따라 오를 수 있다. 절집에 들면 ‘516 나한상’이 이방인을 반긴다. 표정과 자세가 제각각인 나한상 516개가 조각돼 있다. 등을 돌려 ‘516 나한상’과 시선을 나란히 하면 눈부신 진해 전경이 한눈에 들어 온다. 장복산 기슭에서 시작된 벚꽃의 행렬이 여좌천을 지나 진해 앞바다까지 ‘주르륵’ 이어져 있다.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차렸네 벚꽃의 위세에 눌려서 그렇지, 진해 일대엔 다른 봄꽃들을 완상할 만한 곳이 많다. 특히 천주산(639m)은 진달래 명산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하늘을 받치고 있는 기둥’이란 호방한 뜻의 산으로, 의창구 북면에 있다. 천주산의 으뜸 볼거리는 정상 못 미쳐 장쾌하게 펼쳐진 진달래 군락이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울긋불긋 꽃대궐 차리인 동네’로 시작되는 동요 ‘고향의 봄’을 기억하는지. 아동문학가 이원수(1911~1981) 선생이 어릴 적 천주산 일대에서 지냈던 기억을 바탕으로 가사를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봄꽃 개화가 유난히 늦은 올해는 진달래 축제(15일)를 넘긴 이후 절정을 맞고 있다. 진해구 해군기지사령부 내 제11부두 주변엔 유채꽃 단지가 조성됐다. 올해 처음 조성돼 일반인에게 선보이는 지역이다. 면적은 5만㎡(1만 5000평). 단일 재배지역으로는 전국 최대라는 게 진해구의 설명이다. 전망대와 관람로, 포토존 등 편의시설도 마련돼 있다. 앞서 진해군항제(1~10일) 기간 중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이상 기온으로 개화가 늦어지면서 공개도 늦춰졌다. 해군기지사령부는 진해 벚꽃의 ‘원조’쯤으로 여겨지는 곳. 평소 일반인 출입통제로 볼 수 없었던 우람한 벚꽃들의 자태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남원로터리 옆 해군사관학교 출입로를 오는 22일까지 오전 8시 30분~오후 4시 30분 개방한다. 글 사진 창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5) ▶가는 길:수도권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고 끝까지 내려가 내서분기점에서 남해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서마산나들목에서 나간다. 2번 국도를 타고 부산·진해 방향으로 가다가 양곡나들목(마창대교 분기점), 장복터널을 지나 우회전해 진해구 여좌동으로 들어간다. ▶맛집:석동 제주복집(547-5555), 진해남부교회 부근 선학곰탕(543-6969), 제황산공원 입구 사공추어탕(546-0655) 등이 알려졌다. 추억의 간식 ‘진해콩’도 유명하다. 1915년부터 경화당제과에서 가내수공업 형식으로 만들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잘 곳:신라온천(299-9301)은 한국관광공사에서 추천하는 굿스테이 업소다. 의창구 북면에 있다. 여좌천, 경화역 부근에도 저렴하고 깔끔한 모텔들이 많다.
  • [사건 Inside] (27) 후배에게 강제로 오물을…경기 ‘일진’들의 충격 실태

    [사건 Inside] (27) 후배에게 강제로 오물을…경기 ‘일진’들의 충격 실태

     “그러니까 네가 돈 뺏은 거 맞잖아.”(경찰)  “저는 진짜 아니라니까요. 돈 뺏은 건 그 형이고, 저는 옆에 있기만 했다고요.”(학생)  지난달 말 경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조사를 받으러 온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른바 ‘일진’이라고 불리는 우두머리급 폭력학생들과 그들에 빌붙어 함께 못된 짓을 해온 추종학생들이었다.  경찰조사 결과 드러난 일진들의 비행과 악행은 단순한 청소년기의 일탈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강도가 세고 조직적이었다. 흉기를 이용해 학생들을 때리고 협박하는 것은 물론이고 몸에 흉칙한 문신을 새기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후배들에 대한 기수폭행, 청소년 밀집지역 영역관리 등 조직폭력배의 행태도 나타났다. 수원 등 대도시는 물론이고 작은 마을 수준의 주거단지까지 발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거의 없었다.    ●협박·갈취는 물론 엽기행각까지…진화한 학교 폭력  지난 1월 경기도 수원역 인근의 한 모텔방은 일진들의 술파티로 난장판이 됐다. 소주·맥주병이 뒹구는 방에서 청소년 3~4명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술자리의 주동자는 동네 ‘통’(우두머리를 일컫는 말로 ‘짱’ 등과 같은 뜻)으로 불리는 최모(17)군이었다. 최군은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호구’(학교폭력 가해자들이 피해 학생들을 부를 때 쓰는 은어) 유모(16)군을 불러냈다.  “형이 한잔 줄 테니까 고맙게 마셔. 안 마시면 알지?”  강제로 술을 마신 유군이 취해 비틀거리자 아이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들은 인사불성이 된 유군에게 사람이 못 먹는 것을 먹으라고 강요하는 등 거친 행동을 계속했다. 유군의 인상을 바꿔놓겠다면서 담뱃불로 눈썹을 지지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황모(19)군은 후배 박모(17)군을 수원역으로 불러냈다. 박군이 얼마 전 또래 여학생과 성관계를 맺었다는 소문을 들은 터였다. “너 미성년자랑 그런 짓 하면 어떻게 되는지 몰라? 신문 안봤어?”  겁이 난 박군은 황군에게 입막음조로 100만원을 갖다바쳐야 했다. 황군은 이런 식으로 빼앗은 돈을 대포차 구입에 썼다.  경기도 광주에서는 일진들이 결합한 대형 연합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광주 일대 중학교 ‘짱’들이 전모(17)군을 우두머리로 해 결성한 이 집단의 이름은 ‘천공’이었다. 이들은 ‘△△네 아이들’, ‘□□팸’ 등 ‘짱’의 이름을 딴 하부 조직을 갖추며 활동을 했다. 조직에 연루된 학생은 125명에 달했다.  이들은 ▲선배들을 보면 90도 각도로 인사를 한다 ▲선배들 앞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선배들의 지시에 무조건 따른다는 등 행동강령까지 만들어 광주 일대를 누볐다.  조직 멤버들은 “문신을 해야 한다.”는 등 갖은 이유로 학생들을 협박해 2009년부터 400여차례에 걸쳐 620만원을 갈취했다. 빼앗은 돈은 유흥비로 쓰였다.  멤버들은 재개발로 비어있는 집이나 공사터, 공동묘지 등을 ‘콜로세움’이라고 불렀다. 로마시대 검투사들이 혈투를 벌이던 콜로세움에서 이름을 딴 이곳에서 각 학교의 ‘짱’을 뽑는 원정폭력이 벌어졌다.  성인 폭력배들은 이틈을 비집고 들어와 학생들을 돈벌이에 이용했다. 안성을 무대로 활동하는 조폭 파라다이스파 조직원 김모(21)씨 등 20명은 중·고교 일진들에게 21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뜯었다. 이들은 일진들에게 붕어빵, 솜사탕, 군고구마 등 노점 아르바이트를 강제로 시켜 수익금 1000여만원을 상납받았다. 일진들은 모자란 돈을 학생들에게서 빼앗았다. 조폭은 일진에게, 일진은 학생들에게서 돈을 갈취하는 피라미드식이었다.    ●‘□□팸’ 등으로 이름 바꿔 활동…단속보다 예방이 더 중요  이번에 경찰에 붙잡힌 경기지역 일진과 추종 청소년은 모두 286명이었다. 경찰은 최군 등 5명을 구속하고 4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나머지는 학교에 통보해 선도조치를 받도록 했다. 파라다이스파 조직원 김씨 등 조폭 5명도 구속됐다.  청소년들 사이에 퍼진 ‘일진 문화’는 쉽게 뿌리뽑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고등학교에 들어간 임모군은 “요즘에는 일진 대신 ‘팸’(가족을 뜻하는 영단어 ‘패밀리’의 줄임말)이란 말을 더 많이 쓴다.”면서 “아무래도 TV나 신문을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다른 용어를 택한 것 같다.”고 했다. 임군은 “최근 경찰의 단속이 심해지면서 짱들은 폭행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고 아랫서열의 학생들을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천공’ 멤버들에게 피해를 당한 학생의 어머니는 “경찰에 적발된 학생들 말고 다른 아이들도 몰래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학교 내 연결고리 때문에 우리 아이는 아직 외출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리그렛’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리그렛’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에 매튜는 고향으로 내려간다. 병상에 누워 있는 어머니는 의식을 잃은 상태다. 남자는 어머니의 팔을 살며시 잡아본다. 그녀의 몸에서 생명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어서일까, 남자는 별다른 감각을 느낄 수 없다. 남자는 한 생명의 빛이 꺼져 가는 병원에서 물끄러미 앉아 있는 것 외에 달리 할 게 없다. 무언가 소멸하면 그 가까이에서 소생하는 것도 있는 법이다. 어머니 집의 낡은 테이블을 고치러 시내로 나갔던 남자는 길 건너편에 선 여자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말을 하지 못하는 건 그녀도 마찬가지다. 죽도록 사랑했던 그녀, 마야와 그는 15년 전에 헤어졌다. 다시 만난 두 사람은 불씨가 꺼진 줄 알았던 사랑을 불태운다. 잠깐 스치는 그녀의 손길에서도 그는 짜릿함을 느낀다. 건축가가 직업인 남자, 15년 만의 재회, 병실에 있는 부모, 어리석은 젊음이 빚은 오해, 상대방 곁에 있는 다른 사람, 남자가 예전에 만든 건축 모형. ‘리그렛’의 설정이 ‘건축학개론’의 그것과 닮았다는 말을 들을 만하다. ‘리그렛’이 뒤늦게 개봉하는 것도 ‘건축학개론’의 성공 덕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두 영화는 완전히 다르다. ‘건축학개론’이 과거의 추억을 예쁘게 포장하는 것에 주력하는 것과 반대로, ‘리그렛’은 나이를 먹은 두 남녀의 현실에 주목한다. 영화의 제목이 ‘후회’를 의미하는 건 그래서다. 영문을 모른 채 헤어져야 했던 과거가 얄밉고 떨어져 지낸 세월이 후회된다. 두 사람은 과거에 복수라도 하려는 듯이 상대방에게 달려든다. 지금 그들에게는 과거가 아닌 현재의 욕망이 더 중요하다. 눈앞에 선 상대방의 육체의 떨림이 전해오는데 거추장스러운 현실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1998년, 세드릭 칸은 미친 사랑의 이야기인 ‘권태’를 만든 바 있다. ‘권태’에서 철학강사가 어린 소녀에 대한 욕망을 주체하지 못해 숨이 멎을 지경인 것처럼, ‘리그렛’에서 중년남자는 마음을 정하지 못하는 옛 연인 탓에 머리가 터질 판이다. 파리에서 건축사무소를 운영하는 매튜는 반듯하게 자리한 벽과 천장과 창이 어우러진 세계에 사는 남자였다. 곧게 뻗은 고속도로를 달려 고향에 간 그는 꼬불꼬불한 시골길을 지나 마야의 세계로 들어간다. 마야는, 자연에 둘러싸여 야생적으로 보이는 공간에 기거하는 여자다. 두 사람의 미친 사랑은 어두컴컴한 모텔이나 자줏빛 욕망이 흐르는 호텔에서 전개된다. 도망을 치든 다시 돌아오든 그녀는 그 공간의 여왕이다. 결국 남자만 갈피를 잡지 못한다. 근래 비슷한 음을 반복하는 중인 필립 글래스의 주제 선율은 듣기엔 좋으나 만족스럽진 않다. 글래스의 음악보다 영화에 더 어울리는 건 솔 가수 니나 시몬(1933~2003)의 ‘시너맨’(Sinnerman)이다. 답을 얻으려 마침내 악마에게까지 달려간 죄인의 노래는 매튜의 사랑 이야기에 딱 들어맞는다. 매튜는 불을 품고 악마의 품으로 뛰어든다. 악마의 도움이 없었다면, 대낮의 도로 한복판에서 실신할 정도로 사랑에 미치진 못했을 것이다. 이반 아탈과 발레리아 브루니 테데스키의 빼어난 연기는, 선뜻 다가서기에 꺼려지는 인물에게 호소력을 부여한다. ‘건축학개론’에서 예쁘게 보이려 애쓰느라 정작 볼품없는 연기를 펼친 한가인은, 건조함과 풍성함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는 테데스키의 연기를 보고 배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19일 개봉. 영화평론가
  • 정동진 레일핸드카 새달 착공

    “레일핸드카를 타며 바다를 즐길 수 있는 정동진으로 다시 찾아오세요.” 드라마 ‘모래시계’와 ‘해돋이 명소’로 잘 알려진 강원 강릉 정동진에 레일핸드카 테마공원과 녹색경관길이 본격적으로 조성된다. ●총 30대… 요금 1만원선 앞서 강릉시와 코레일은 지난해 말 관광 활성화와 철도관광상품을 공동개발하기 위해 관련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우선 사업비 18억원을 들여 정동진~등명해변 간 1㎞ 구간(왕복 2㎞)에 레일핸드카를 설치하기로 했다. 레일핸드카는 레버를 손으로 번갈아 잡아당기며 움직인다. 복선을 깔아 2인승 20대와 4인승 10대 등 모두 30대를 투입한다. 코스는 탁 트인 동해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새달 초부터 공사에 들어가 여름 피서철 성수기 이전에 완공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2단계로 정동진역~모래시계 간 1.1㎞ 구간을 추가한다. 요금은 1인당 1만원선이 될 예정이다. ●녹색경관길도… 2014년까지 38억 투입 레일핸드카를 따라 이어지는 정동진역~등명해변 2.3㎞ 구간에는 나무데크를 깐 녹색경관길을 조성한다. 소나무 숲 사이에 데크와 쉼터를 마련해 걸어서 해변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오는 2014년까지 37억 8000여만원을 투입한다. 정동진은 모래시계와 해돋이 등으로 유명해졌지만 최근 관광객이 감소해 어려움을 겪어 왔다. 연간 200만명까지 관광객이 찾았으나 최근에는 160만명 이하로 줄었다. 시는 이번 사업으로 전성기 못지않은 연간 250만명 이상이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헌근 시 관광과 팀장은 “주변 모텔, 식당 등 226곳에 이르는 상가 주민들도 제2의 정동진 붐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사건 Inside] (26) 2년만에 드러난 ‘수상한 죽음’…인천 ‘산낙지 질식사 사건’

    [사건 Inside] (26) 2년만에 드러난 ‘수상한 죽음’…인천 ‘산낙지 질식사 사건’

    지난 2010년 6월 초. 3개월 전 갓 스물두살의 딸을 불의의 사고로 떠나 보낸 A(49)씨 집에 두툼한 우편물이 배달됐다. 봉투 안에는 딸 이름으로 된 보험 증서가 들어 있었다. 보험금 2억원짜리 생명보험이었다. 이상한 것은 수익자가 가족이 아닌 딸의 남자친구 B(31)씨였다는 점이다. 그는 A씨 가족과 연락을 끊은 상태였다. A씨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내 딸이 사고로 죽은 게 아닐지도 모른다.”  증서를 살펴보니 수상한 점은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딸은 숨지기 한 달 전에 보험에 가입했다. 가입 당시 수익자는 직계 가족이었지만 사망 일주일 전 돌연 남자친구로 변경됐다. 딸이 뇌사 상태였던 4월에도 보험료가 납부되기도 했다. A씨는 가족들도 몰랐던 보험금을 B씨가 이미 수령했다는 것을 확인한 뒤 딸의 죽음에 그가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의심은 곧 확신으로 변했다. 딸이 남자친구에게 살해됐다고 믿기 시작한 A씨는 꿈에서까지 딸의 모습을 보게 됐다. 숨진 딸은 억울한 표정으로 “아빠. 배가 아파.”라고 호소했다. A씨는 딸의 죽음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단순 사고로 묻힐뻔 했던 한 여인의 죽음이 수면 위로 끌어 올려지는 순간이었다.  ●“오빠에게 잘해야겠다”던 그녀, 함께 산낙지 먹다가…  “도와주세요! 여기 사람이 죽어가요.”  2010년 4월 19일 오전 3시쯤 인천 남구에 있는 한 모텔은 한 남자의 비명소리로 아수라장이 됐다. 20여분 전 투숙한 커플의 방에서 사단이 난 것이다. 산낙지와 소주가 든 봉지를 가지고 들어간 이 커플은 바로 B씨와 A씨의 딸 C씨였다.  B씨는 카운터로 전화해 다급한 목소리로 도움을 요청했다. 모텔 직원이 객실에 들어갔을 때 이미 C씨는 숨을 쉬지 않는 상태였다. 객실 바닥에는 아직도 산낙지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2마리는 자르지도 않은 채 통째로 나뒹굴고 있었다.  C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뇌사상태에 빠졌고 결국 숨을 거뒀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여자친구가 산낙지를 먹던 중 갑자기 ‘컥’하는 소리를 내 등을 두드려 주고 목에 걸려 있는 것을 빼냈지만 이미 숨을 쉬지 않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흔하지 않지만 충분히 있을 법한 일. 경찰은 질식으로 인한 사고사로 처리하고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B씨의 말을 순순히 믿은 유가족도 C씨를 화장했다.  C씨는 사망 전 모텔에서 자신이 가장 믿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남자친구와 다툴 때마다 속상한 마음을 털어놓던 친구였다. 그녀는 친구에게 “내가 그동안 잘해주지 못한 것 같다. 이제는 풀어주고 맞춰주면서 잘 지내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C씨가 세상에 남긴 마지막 말이었다.    ●석연찮은 딸의 죽음…아빠가 지목한 범인은 ‘남친’  A씨는 딸과 남자친구가 낙지를 샀던 가게, 사건이 일어난 모텔 등을 돌아다니며 증거를 수집했다. A씨는 현장을 돌아다니며 딸이 살해당했다고 확신했다. 사건 당일 딸과 남자친구가 구입한 낙지 가운데 통째로 가져간 두 마리는 산채로 먹는 작은 낙지가 아니라 연포탕 등에 쓰이는 큰 낙지였다는 사실도 확인했다.또 숨이 멎은 딸을 옮긴 모텔 직원이 “이미 몸이 많이 차가웠다.”고 진술한 점도 눈여겨 봤다. 딸을 질식시킨 B씨가 딸의 사망이 확실하다고 판단한 뒤 신고했을 것이라는 추리의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간호학원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충당하던 딸이 한 달에 13만원이나 하는 생명보험에 가입했다는 것 자체도 수상했다. 심지어 딸의 은행계좌에서는 보험료가 빠져나간 흔적이 없었다. 이 밖에도 사망 원인이 낙지와 무관하다는 병원 의무 기록, 보험금 수령인을 B씨로 변경한 신청서 등도 입수했다.  A씨는 2010년 9월 경찰에 B씨를 재수사해달라는 진정을 냈다. A씨가 가져온 증거물들을 본 경찰 역시 살인 혐의가 짙은 사건이라고 판단해 재수사에 나섰다. B씨는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거부하는 등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확실한 물증을 잡지 못한 경찰은 결국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도 난항을 겪기는 마찬가지였다. C씨의 시신은 이미 화장돼 부검이 불가능한데다 증거가 될만한 물건들은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검찰은 문서 정밀 감정 등을 통해 B씨가 계획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보험금 수령자 변경 신청서를 정밀 감정한 결과 서류가 위조됐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결국 검찰은 지난달 30일 C씨의 입과 코를 막아 질식사시키고 사망 보험금 2억원을 타낸 혐의 등으로 B씨를 구속했다. C씨가 사망한 지 2년 만의 일이다.  B씨는 아직도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명보험에 가입한 것은 할머니가 암으로 고생한 것을 본 C씨가 원했기 때문이며 자신이 수익자가 된 것도 C씨의 뜻이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딸을 잃은 아버지의 집요한 추적으로 ‘인천 산낙지 질식사 사건’의 용의자 B씨는 법정에 서게 됐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경우 핵심 증거인 시신이 없기 때문에 다른 물증이 얼마나 충분히 마련됐는지, 이 물증들이 신빙성이 있는지 여부가 판결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씽씽한 음악도시, 빵빵한 음악축제!

    씽씽한 음악도시, 빵빵한 음악축제!

    새달 5일부터 16일 동안 경기도 의정부는 음악도시로 변신한다. ‘씽씽(Ssing-Ssing)한 음악도시, 빵빵(Fun-Fun)한 음악축제’를 내건 제11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에서 세계 음악극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자신감이 대단하다. 음악극축제 집행위원장을 맡은 최진용 의정부예술의전당 사장은 5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설명회를 열고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는 축제가 자리 잡는 분수령이라는 10년을 넘기고 새로운 10년을 시작한다.”면서 “축제에는 인간이 뿜어내는 사랑, 행복, 활기, 즐거움의 에너지로 가득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올해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는 6개국, 7개 작품을 선보인다. 올해 주빈국은 스페인의 북동부 ‘카탈루냐’로 정해 이 지역 작품을 개막일과 폐막일에 공연한다. 카탈루냐는 건축가 가우디의 건축물과 아름다운 동화책 등으로 예술적 수준이 뛰어나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지역이다. 개막작인 극단 엔필라트의 ‘플렉스’(PLECS)는 5일부터 이틀간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에 오른다. 천막에서 보는 서양 서커스를 토대로, 일상의 물건을 활용한 장난기 넘치는 상상력에 아크로바틱 댄스를 접목해 유쾌하게 즐길 수 있다. 폐막작으로, 19~20일에 공연하는 다이비나스의 ‘싱!싱!싱!’(Sing!Sing!Sing!)은 1950년대 스윙 초창기 특유의 화려함과 발랄함을 재연했다. 7중주단 밴드의 라이브 연주와 여성 보컬 3인의 노래가 매력적이다. 의정부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는 사각 링에서 악기와 채소 등으로 음악 배틀을 벌이는 호주 오닉스 프로덕션의 ‘루프 더 루프’(10~11일), 마을 신사들이 모여 자유롭게 의견을 나눈 이발소를 배경으로 한 이탈리아 테아트로 네세사리오의 ‘칼로니 이발소’(12~13일)를 올린다. 슬로베니아의 ‘핑크 노이즈’(5~6일), 프랑스의 ‘자전거 피아노’(12~13일), 영국·호주의 ‘파밀리에’(18~20일) 등 독특한 작품들이 의정부역을 비롯한 시내에서 관객을 만난다. 올해 축제는 창작에 탄력을 붙였다. 최 대표는 “축제는 준비 과정에서도 시민이 즐길 수 있어야 하고, 우수 작품을 세계에 알리는 창구로서 역할도 해야 한다.”면서 대표작으로 ‘합창뮤지컬 의정부 사랑가’(13일)를 꼽았다. 지난해 의정부 시민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열어 선발한 시민 배우 20여명이 7개월 동안 연습해 만든 작품이다. 서사민요 ‘진주난봉가’를 재해석해 해학과 감동을 녹여냈다. 샹송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발레뮤지컬 ‘에디뜨 피아프의 사랑의 찬가’(10~12일)도 관심을 끈다. 연출을 맡은 서미숙 서발레단 대표는 “피아프의 노래와 발레, 영상 등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작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아프 노래의 감동을 살리기 위해 프랑스 배우를 캐스팅하고, 프랑스어로 공연한다. 한국의 대표 발레리노 이원국이 안무했다. 작가 이중섭의 삶과 작품 세계를 그린 오페라 ‘나는 이중섭이다’(18~20일), 동화 ‘헨젤과 그레텔’을 각색해 판소리로 만든 ‘현제와 구모텔’(6일)도 준비했다. 이 밖에 이번 축제의 명예위원장인 소프라노 조수미는 15일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스페셜 콘서트를 열고, 의정부시민으로서 명예대사가 된 가수 타이거JK와 윤미래는 20일 대극장 야외무대에서 피날레 콘서트를 올린다. (031)828-5892~7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6일 TV 하이라이트]

    ●무간도(KBS1 밤 12시 20분) 홍콩 경찰의 우수한 요원 유건명은 범죄 조직 삼합회를 소탕하기 위한 계획으로 강력계에 발령받게 된다. 사실 유건명은 삼합회가 경찰에 심어 둔 스파이였다. 보스 한침의 명령으로 10년째 경찰 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한편 삼합회에서 조직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진영인은 벌써 전과 8범의 악당이 되어 있었다. ●사랑과 전쟁 2(KBS2 밤 11시 5분) 연이은 사법고시 낙방으로 좌절하던 정우. 소개팅으로 가연을 만나게 된다. 연애경험이 없고 내성적인 정우는 조건을 보고 접근한 내숭 백단 가연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한편 가연이 집안의 재산을 노리고 접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정우의 가족들. 그런 이유로 둘의 교제를 반대하지만 정우는 가족들을 믿지 않는다. ●천사의 선택(MBC 오전 7시 50분) 상호는 최 회장의 자리에 앉았다가 그만 최 회장에게 들키고 만다. 최 회장은 그런 사위의 야망이 나쁘게 생각되지는 않는다. 은설은 착한 가게에서 민재를 또다시 만나게 된다. 더구나 6개월간 민재의 보조로 함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엄청난 악연이라 생각한다. 한편 은석은 유란을 걱정해 결혼 후 분가를 권한다. ●궁금한 이야기Y(SBS 밤 8시 50분) 지난해 7월 ‘산낙지 질식사망사건’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을 방송했다. 여성은 한 모텔방에서 남자친구와 산낙지를 먹다가 목에 걸려 질식해 뇌사상태에 빠졌고, 결국 16일 만에 사망했다. 단순 질식사로 덮일 뻔했던 사건에 타살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재수사에 불씨를 댕겼다. 그리고 그후 8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 ●클레이 버드(EBS 밤 12시 5분) 방글라데시의 한 작은 마을에 어린 소년 아누는 엄격한 이슬람교도인 아버지와 자상한 어머니 사이에 성장했다. 아누의 아버지는 아들이 알라신의 율법에 따라 살기를 바라며 어린 아누를 이슬람 학교에 보낸다. 하지만 아누는 자유분방한 사고방식을 가진 삼촌과 따뜻한 어머니의 손길이 그립기만 하다. ●제19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 토론회(OBS 낮 12시 10분) OBS에서는 ‘제19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토론회’를 마련한다. 인천 중·동·옹진 지역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박상은(왼쪽) 후보와 민주통합당 한광원 후보의 공약을 들어본다. 토론회에서 박 후보와 한 후보가 출연해 의견을 나누고, 인천지역 현안에 대한 소신을 밝힌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OBS 032-670-5000 EBS 02-526-2000 서울신문STV 02-777-6466
  • ‘게임중독’ 비정한 20대 미혼모

    게임 중독에 빠져 PC방 화장실에서 낳은 아이를 비닐봉지에 담아 화단에 버린 20대 미혼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5일 미혼모 정모(26)씨를 영아살해 및 사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 정씨는 지난달 25일 오전 9시쯤 송파구 잠실동의 PC방 화장실에서 출산한 뒤 아이를 양육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 검정 비닐봉지에 담아 인근 모텔 화단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숨진 아이는 다음 날 같은 건물에 위치한 마트 직원이 쓰레기 더미에서 발견했다. 정씨는 현재 서울 여성보호센터에서 치료감호를 받고 있다. 정씨는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를 간암으로 잃었다. 그 충격으로 어머니마저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부모가 자신을 돌볼 수 없게 되자 정씨는 상습적으로 가출했다. 학교 생활에도 적응하지 못했다. 겨우 고교를 졸업했지만 PC방과 찜질방을 전전했다. 그때부터 온라인 게임 ‘리니지2’에 빠졌다. 정씨는 지난해 5월 초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남성과 사귀다 동거를 시작했다. 정씨는 밤새도록 PC방 컴퓨터 앞에 앉아 게임만 했다. 중독이었다. 지난해 12월 동거남은 임신 사실을 이유로 “둘이 먹고살기는 힘들다.”며 정씨를 내쫓았다. 정씨는 만삭인 채로 다시 PC방을 전전하며 라면으로 끼니를 때웠다. 점점 몸이 불편했지만 게임을 멈출 수는 없었다. 출산일이 다 돼 양수가 터지는 줄도 모르고 게임에만 빠졌다. 그러다 지난달 25일 출산했다. 이후 정씨는 피묻은 남색 트레이닝 바지를 입고 편의점, PC방 등을 돌아다녔다. 하지만 정씨에게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으라는 말 한마디 건네며 도와 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는 게임을 친구라고 생각할 만큼 중독자였다.”면서 “한편으론 비정한 사회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마스터스] 우즈, 매킬로이 쫓아야… 매킬로이, 우즈 잡아야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타이거 우즈(미국) 가운데 누가 76번째 그린재킷을 걸칠까.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에서 5일 밤(한국시간) 막을 올리는 마스터스골프대회에는 갤러리로 참가하고 싶어도 몇 달 전에 예약하지 않고는 어깨너머로 구경하기조차 쉽지 않다. 몇개월 전부터 취재진의 미디어카드 발급 실적까지 깐깐하게 심사하는, 그런 대회다. 4월 둘째 주가 시작되면 오거스타 지역은 물론, 근처 모텔방들까지 모조리 동이 나는 바람에 일대는 캠핑카의 천국이 된다. 왜 그럴까. 역대 챔피언은 물론, 최근 5년간 메이저 우승자를 비롯해 여러 복잡한 기준을 충족시킨 최정상 선수들만 철저히 가려내 초청한다. 올해는 97명이 초대됐다. 따라서 나흘 열전 끝에 그린재킷을 몸에 걸치는 대회 챔피언은 ‘베스트 오브 베스트’로 인정받는다. ●도박사들은 매킬로이 우승 점쳐 식상한 느낌도 있지만 ‘차세대 황제’로 불리는 매킬로이와 황제 복귀를 꿈꾸는 우즈가 첫 손 꼽히는 우승 후보이자 흥행 카드. 매킬로이는 라스베이거스 호텔&카지노 스포츠북이 지난달 내놓은 마스터스 우승 예상에서 배당률 5분의1로 우승후보 1위에 올랐다. 비슷한 배당률의 우즈는 마스터스에서 4차례나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최근 혼다클래식에서 매킬로이에 9타나 뒤지다 최종 라운드에서 공동 2위까지 순위를 올렸던 우즈는 지난주 미프로골프(PGA) 투어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2년 6개월 만에 공식 투어대회를 제패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매킬로이는 지난해 대회 3라운드까지 4타차 선두를 달리다 마지막날 어이없는 티샷 범실로 다 잡은 우승을 놓친 기억이 있다. 지난해보다 정신적으로 강해졌다고 하지만, 쓰라린 기억을 깨끗이 지우고 얼마나 마음을 다잡느냐가 관건. 철쭉과 개나리, 목련 등이 흐드러지는 이 계절, 11번홀(파4), 12번홀(파3), 13번홀(파5)을 통칭하는 ‘아멘 코너’에서 누가 주저앉느냐가 최대 변수다. WGC 캐딜락챔피언십이 열린 도랄리조트의 18번홀 ‘블루 몬스터’와 PGA 내셔널 챔피언스 코스의 ‘베어 트랩’ 15~17번 홀과 함께 가장 어렵기로 손꼽히는 코스다. ●11·12·13번홀 ‘아멘 코스’가 변수 아멘 코너는 아널드 파머가 우승한 1958년에 이름 붙여졌는데, 1930년대 ‘Shouting in That Amen Corner’(아멘 코너에서의 외침)란 재즈곡에서 따왔다. 당시 파머는 밤새 비가 내려 공이 땅 속에 박히자 다른 공으로 무벌타 드롭을 한 뒤 13번홀에서 우승에 쐐기를 박는 이글을 기록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산낙지 질식사’ 알고보니 남친이 살해

    2년 전 인천에서 산낙지 네 마리를 먹고 의문사한 사건의 범인은 보험금을 노린 남자 친구로 드러났다. 인천지방검찰청은 A(31)씨를 살인 등의 혐의로 지난달 30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2010년 4월 19일 새벽 인천시내 한 모텔에서 여자 친구 B(당시 22)씨를 질식사 시킨 뒤 B씨의 사망 보험금 2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A씨가 사건 당일 B씨와 함께한 음식점에서 산낙지를 구입해 모텔에 투숙한 뒤 B씨를 살해하고 산낙지를 먹다 질식사한 것처럼 위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B씨를 질식사시킨 직접 원인이 산낙지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A씨는 영장실질심사에서 “여자 친구가 무언가 먹는 걸 봤다. ‘컥’ 하는 소리가 나 등을 두들겨 주고 목에 걸려 있는 것을 뺐다. 그게 (낙지의) 몸통인지 다리인지 확인할 경황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A씨는 그해 3월 B씨를 생명보험에 가입하게 한 뒤 4월 8일 수익자를 법정상속인에서 A씨로 변경하는 신청서를 보험사에 제출한 점도 밝혀졌다. 경찰은 당초 이 사건을 낙지를 먹다 기도가 막혀 숨진 단순 변사사건으로 내사종결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잠적한 A씨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보인다’는 B씨 유족들의 요구로 재수사에 나선 경찰이 검찰에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경춘선 뚫렸지만 ‘MT족’ 뚝… 강촌 “아 옛날이여”

    “춘천은 몰라도 강촌은 안다는 시절이 있었는데 다 옛이야기가 되고 있습니다.” 수도권 젊은이들 단합대회(MT)와 데이트 장소로 인기를 누리던 강원 춘천의 강촌이 급격하게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강촌번영회와 주민들은 28일 경춘선 전철이 개통됐지만 오히려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를 만들지 못하고 자치단체의 무관심 속에 ‘춘천 관광 1번지’였던 강촌이 잊혀져 가고 있다고 밝혔다. 당장 숙박업소들이 경춘선 전철 개통 1년 3개월 만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강촌 일대에서 운영 중인 펜션과 모텔, 민박업소 300여개 가운데 30~40%가량이 매물로 나올 만큼 경기가 좋지 않다. 6~7년 전만 해도 예약을 해야 숙박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객실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우후죽순 매물로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닭갈비업소 등 음식점들도 손님이 줄어 울상이다. 예년에는 대학이 개강하고 3월 말~4월 중순은 전국 대학생들이 MT 시즌을 맞아 주말이면 수도권의 젊은 대학생들이 주말에 2만여명씩 찾아 북적였지만 요즘에는 썰렁한 모습이다. 김승식 남산면펜션연합회장은 “MT 시즌인 이맘때면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방이 다 차야 하는데 잘되는 펜션도 절반 정도 방을 채우기에 바쁘다.”면서 “요즘에는 대성리가 꽉 차면 이어 강촌으로 오는 추세로 변했다.”고 한숨지었다. 주민들은 전철 개통으로 거리가 짧아졌다고는 하지만 북한강변을 따라 이어지던 풍광 좋던 철길을 더 이상 볼 수 없는 데다 강촌역사(驛舍)도 북한강변에서 내륙으로 옮긴 것도 원인으로 지적했다. 무엇보다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찾는 요즘 젊은 대학생들의 취향을 따라가지 못한 것이 쇠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주민들은 “수도권과 더 가까운 대성리와 비교해 캠프파이어 공간은 물론 족구장이나 주차 편의시설 등 인프라가 부족해 젊은이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오는 6월부터 옛 강촌역 철길 구간에 레일바이크 운행이 시작되는 등 철도 관광 자원화 사업이 본격화되지만 강촌 상경기 활성화에 얼마나 도움을 될지 주민들은 반신반의하고 있다. 성낙천 강촌번영회장은 “춘천의 관광 1번지 강촌은 전철 개통이란 외부적 영향으로 수십년 만에 가장 큰 시련에 직면해 있다.”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서는 춘천시 차원의 획기적인 관심과 정책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10대女가 정신지체 동창 성매매시켜

    서울 광진경찰서는 23일 동거남의 빚을 갚기 위해 지적장애가 있는 초등학교 동창을 성매매시킨 고교 중퇴생 김모(17)양과 김모(29·대리운전 기사)씨를 아동·청소년 성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또 피해자 A(17)양을 성폭행한 김씨의 친구 하모(30)씨와 성매매를 한 오모(28)씨 등 21명과 또 다른 김모(55)씨 등 모텔업주 2명 등 모두 24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김양과 대리운전 기사 김씨는 지난달 12일 정신지체장애(3급)인 A양의 경기 안산시 집 근처에서 A양에게 “맛있는 것 사줄 테니 나오라.”며 꾀어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김씨 집으로 데려갔다. 이들은 다음 날부터 5일 동안 A양에게 모텔에서 인터넷 채팅으로 불러낸 오씨 등 25명을 상대로 성매매를 시켜 250만원을 챙겼다. 같은 달 18일 A양의 언니는 김씨의 집에서 동생을 찾았다. 그러나 김양 등은 20일 만인 지난 9일 오후 10시쯤 다시 A양을 불러낸 뒤 17일까지 8일 동안 성매매를 시키고 200만원을 가로챘다. 지난달 15일 새벽 4시에는 하씨가 김씨의 집에서 자고 있던 A양을 성폭행하기도 했다. 김양은 A양의 비명 소리에도 모른체 했다. 조사 결과 김양은 지난해 7월 고교를 자퇴한 뒤 친구의 소개로 김씨를 만나 동거에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김양은 김씨가 전 애인에게 3000만원을 빚진 사실을 알고 직접 ‘조건 만남’ 등으로 성매매를 하며 돈을 갚아 나갔다. 그러다 점차 혼자서 감당하기 힘들어지자 A양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이들은 하루에 다섯 차례까지 성매매를 한 A양이 “몸이 아프다.”며 거부했지만 무시했다. 경찰은 “A양은 친구인 김양을 악마처럼 여겼지만 정신지체 장애가 있는 데다 말도 잘 못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서울 숙박업소 생수병 재사용…위생단속 78곳 중 24곳 적발

    서울시내 호텔과 모텔, 여관 밀집지역 등의 숙박업소에서 제공하는 먹는 물 수질을 검사한 결과 검사 대상의 30%에 이르는 업소의 물이 마시기에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은 20일 음용수 수질 및 위생상태 단속 대상 78곳 가운데 대장균이 검출되거나 생수병을 재활용해 사용한 9곳을 형사입건하고, 일반세균이 기준치를 초과해 수질기준을 위반한 15곳은 영업정지하는 등 총 24곳을 행정처분했다. 경찰은 지난달 6~13일 방이동, 신림동, 천호동 등 78개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객실 내 음용수의 수질기준 적정 제공 여부, 객실 침대 및 주변의 위생상태 등을 집중 단속했다. 단속 결과 일부 업소는 정수기 물을 오랫동안 방치하거나 냉·온수기 물통을 교체하지 않고 바닥에 놓는 등 불결하게 사용했다. 4곳은 수돗물을 담은 가짜 생수병을 비치했다가 적발됐다. 심지어 손님이 사용한 생수병을 마개만 교체해 진짜 생수인 것처럼 다시 냉장고에 보관한 곳도 1곳 있었다. 박중규 시 특별사법경찰과장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단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아프간 난사’ 미군 이라크戰 영웅이었다

    민간인 총기난사 사건으로 아프가니스탄의 ‘공공의 적’이 된 미군이 이라크에선 무공을 세운 베테랑 참전용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16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용의자가 로버트 베일스(38) 하사라고 확인했다. 그는 이날 쿠웨이트를 거쳐 미국 캔자스의 포트 리벤워스 군 교도소로 이송돼 독방에 감금됐다. 2001년 9·11 발생 2개월 뒤 군에 입대한 베일스 하사는 미군의 이라크 침공 직후인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총 37개월간 이라크에 3차례, 지난해 12월부터는 아프간에 배치받아 전투에 참여했다. 전투에서 세운 공으로 육군공로훈장만 6차례, 선행훈장을 3차례 받는 영예를 누렸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그는 심한 트라우마를 겪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2010년 이라크에 주둔할 때는 여행을 하다 폭탄 테러로 차량이 전복되며 뇌손상을 입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2002년에는 여자친구를 모텔에서 성폭행하고 2008년에는 뺑소니를 치는 등 수차례 위법행위로 처벌받은 전력도 있다. 베일스 하사는 아직 기소되지 않았으나 발빠르게 변호인단을 꾸려 방어전에 돌입했다. 17일 그의 변호사 에마 스캔런은 성명을 통해 “베일스 하사의 친구들과 가족은 그를 신중하고 노련한 군인으로 여겼다.”면서 “그의 가족들은 이번 비극에 망연자실해 있지만, 헌신적인 남편이자 아버지, 군인이었던 그의 편에 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변호인에 따르면 베일스 하사와 가족들은 그가 아프간에 배치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발령이 나면서 매우 상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내 캐럴린의 블로그에는 가족들이 그가 중사로 진급하지 못해 실망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뉴욕타임스는 정부 소식통을 인용, 이번 민간인 살해는 “스트레스와 술, 국내 문제가 얽힌 결과”라면서 “그는 그냥 한순간에 무너져버린 것”이라고 전했다. 16일 카불의 대통령궁에서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과 만난 희생자 유족들은 “그를 아프간에서 처벌해 달라.”고 요구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미군이 이번 사건의 진상 확인 노력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면서 “미국과 아프간의 양국관계가 벼랑끝에 이르렀다.”고 맹비난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막장’가족의 잔혹한 삶과 사랑

    요즘 하도 막장드라마가 많아서 웬만한 상황에는 꿈쩍하지 않을 줄 알았다. 책장을 넘기면서 ‘우선멈춤’이라는 말이 읽는 이에게 하는 걸까 생각하는 순간에 맞닥뜨린다. 다음 장면으로 가기 전에 우선 멈춤. 그리고 마음 단단히 먹고 읽어 내려가야 할 거라고. 책 속에 어떤 상황이 펼쳐지든 끝까지 버티면, 작가가 왜 ‘이래야’ 했는지 더 확실히 이해된다. ‘악어떼가 나왔다’, ‘오즈의 닥터’, ‘사소한 문제들’ 등 전작에서 잔혹한 사회의 일면을 드러낸 안보윤(31) 작가는 장편소설 ‘우선멈춤’(민음사 펴냄)에서도 여전히 그 표현방식을 유지한다. 소설 속 등장인물 모두 마음 편하게 대할 수가 없다. 자신의 폭력성으로 상대를 상처 입히고, 또 상처 입는다. 고등학생 해정은 첫 시험-비록 쪽지시험이지만-에서 나쁜 인상조차 주고 싶지 않았다. 거실에서 초등학생 동생 해수는 일본 애니메이션 ‘철콘 근크리트’를 보면서 키득댄다. 평범하다, 여기까지는. 기업 사장 아빠가 찜질방에서 딸만한 여자아이를 더듬다가 지구대에 끌려가고, 사람들에게 ‘변태새끼’라는 말을 듣는 것을 목격한 뒤로 모든 게 꼬였다. 해정은 위로가 필요해 만나기 시작한 30대 회사원 박기영과 모텔을 드나든다. 해수는 ‘변태 아들’이라는 따돌림과 학대에 못 이겨 반년째 학교에 가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 엄마는 젊은 애인과 여행 중이다. 해정에게 가족은 ‘조건부 임시 동거인’일 뿐이다. 이들뿐인가. 박기영의 모친 순임은 산파인 할머니에게 배운 기술로 불법 낙태를 일삼는다. 해수의 상담교사 선주는 순임과 몇 번 마주친 적이 있다. 각자, 또 한데 모이는 매순간에 머리가 띵해진다. 과연 이런 것들을 나열하면서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더 상세하게 묘사했다가 걷어내는 작업을 몇 번 거쳤다.”는 작가는 자신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음을 드러냈다. 마치 경험한 듯한 세밀한 표현에 대해서는 “우리는 요즘 매시간 폭력에 노출되면서 간접적 폭력을 경험하지 않았는가.”라고 되묻는다. “우리에게는 자기제어가 필요해요. 해정의 아빠가 여자를 만질 때, 순임이 아이를 꺼낼 때, 기영이 해정을 때릴 때, 우선멈춤을 해야하지만 보통은 끝장이 나서야 멈추게 되죠. ‘잠깐만요!’ 외쳐야할 그 순간들을 쓰고 싶었습니다.” 낙태를 돕는 순임 할머니의 일은 결국 아들에게 버림받는 순임을 만들었고, 성추행을 일삼은 해정 아빠는 두 아이에게 상처를 주었다. 자신의 핏줄조차 성가신 존재이기만 했던 선주 역시 악행이 들통났다. 아이를 가진 해정을 죽도록 팬 박기영도 어느 모텔에서 해정을 기다리다가 경찰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결국 ‘잠깐만’이나 ‘우선멈춤’을 하지 않은 이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업보’다. “그게 네 업보야.”로 끝난다면 작가는 단지 세상을 팍팍하게 보는 사람에 그쳤을지도 모른다. 작가가 의도를 전달하기 위한 세련된 재주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런 극단적인 장면들 속에서 지켜내야할 가치를 끄집어 보여줄 줄 안다는 데 있다. 경찰서에 모인 가족들 사이에서 아기를 꼭 끌어안고 있는 해수와 등 뒤에 닿는 뜨거운 아기 숨결이 나쁘지 않다고 느끼는 해정을 만나게 되는 순간, 극도로 잔혹하고 긴장된 세상에서 한결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1만 1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문시현 감독 “김기덕 감독은 내겐 넘어야 할 산”

    문시현 감독 “김기덕 감독은 내겐 넘어야 할 산”

    스태프 대부분이 한 작품 이상을 못 버틴다. 한국에서 가장 논쟁적인 감독 김기덕의 현장은 특수부대 훈련 뺨칠 만큼 치열하다는 게 영화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때문에 김 감독 밑에서 두 작품 이상을 함께 한 스태프들에게만 ‘돌파구’(2010년 사제지간인 김기덕과 장훈의 불화로 해체) 모임의 가입 자격을 줬다. ‘김기덕 사단’으로도 알려진 김 감독의 제자들, ‘영화는 영화다’ ‘의형제’ ‘고지전’의 장훈,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의 장철수, ‘아름답다’ ‘풍산개’의 전재홍 등은 최근 충무로 상업영화 시스템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연출자 고유의 색깔을 담아내면서도 주어진 예산과 시간, 인력 범위에서 결과물을 내놓는 김 감독의 현장에서 체득한 경험 덕분일 터. 15일 개봉한 영화 ‘홈 스위트 홈’이 궁금했던 건 전재홍 감독과 더불어 ‘김기덕 사단’의 막내인 문시현(34)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기 때문이다. ‘홈 스위트 홈’은 자본주의의 속성과 현대사회의 불안, 가족의 파괴를 ‘집’이란 매개체로 들여다본다. 빚보증을 잘못 섰다가 집까지 넘어갈 처지에 놓인 태수(김영훈)란 사내가 인생 막장들이 몰린 고시원에 숨어 살면서 나락에 빠져드는 이야기를 담았다. ‘홈 스위트 홈’의 제작비는 700만원. 15일 동안 10회 차를 찍은 게 전부다. 지난해 한국 장편영화 제작비는 평균 22억원. 저예산영화로 분류되는 ‘풍산개’는 2억원, ‘부러진 화살’은 5억원이 들었다. 문 감독은 “(700만원은) 교통비와 식대, 숙박비 정도로 보면 된다. 가장들이 빈손으로 귀가하게 하는 건 너무 죄송스러워서 30만~40만원씩 드렸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배우 6명에 스태프는 나를 포함해 8명이 전부였다. 승합차 2대에 장비를 싣고 배우, 스태프도 함께 타고 다녔다.”고 말했다. 폭염이 맹위를 떨치던 7월에 찍은 부산 로케이션은 전쟁터나 다름없었다. 고시원을 전부 빌릴 돈이 없어서 방 한 칸만 빌렸다. 낮에 투숙자들이 없는 틈에 옥상과 복도에서 번갯불에 콩을 볶듯 촬영했다. 문 감독은 “근처 모텔에 방 5개를 잡아 놓고 스태프들은 3인 1실, 배우들은 2인 1실로 적당히 잤다. 덕분에 가족처럼 끈끈해졌다.”며 웃었다. 시간과 돈의 압박 탓에 영화의 이야기 전개는 조금씩 튄다. 이혼한 부인 연주(백설아)를 살해한 태수가 세라(유애경)의 알리바이 증언만으로 석방되고, 연주의 내연남이 진범으로 잡힌다. “집안 곳곳에 내연남의 지문이 있었고, 여자의 몸에서 정액도 발견됐다.”는 경찰의 대화로 어렴풋이 짐작만 할 뿐이다. 문 감독은 “시나리오에는 태수가 집에 돌아오기 전에 내연남이 세라와 관계를 맺었다. 상업영화라면 그 부분을 보여 주는 게 자연스러울 텐데 여건상 배우 1명을 더 캐스팅하는 건 불가능했다.”고 고백했다. 초반부에 연주를 극단적으로 클로즈업한 장면도 1950~60년대 고딕호러의 한 장면처럼 괴기스럽다. 역시나 사연이 있었다. “두툼한 커튼이 처진 아파트의 실내 장면인데 조명을 칠 돈이 없었다.”는 설명. 완성도에 대한 아쉬움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부천국제영화제와 오사카 아시안필름페스티벌 등 영화제들이 주목하는 까닭은 묵직한 주제 의식과 독특한 접근법 때문이다. 문 감독은 “극장 개봉은 상상도 못 했는데 나도 놀랐다. 지인들이 ‘어쩌려고 일을 키웠냐’고 농담을 하더라.”면서 “솔직히 영화제를 겨냥한 것도 아니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누구도 다루지 않기에 시작했고, 작업실에 지인들을 불러놓고 보여 줄 생각이었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중2 2학기 기말고사 무렵 부모님이 TV에서 ‘벤허’를 못 보게 한다고 슬리퍼를 끌고 12시간 동안 가출했단다. 하지만 ‘할리우드 키드’와는 거리가 멀다. 뉴스PD를 꿈꿨던 모범생은 1996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로 건너가 방송 저널리즘을 전공했다. 2004년에는 보스턴의 에머슨칼리지에서 다큐멘터리를 전공했다. 다큐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극영화로 이어졌다. 짬짬이 뉴욕필름아카데미 영화 강좌를 들었는데, 그때 만난 게 전재홍 감독이다. 2005년 단편영화를 들고 프랑스 칸영화제를 찾게 된 전 감독에게 “이번에 김기덕 감독이 ‘활’로 칸에 초대됐더라. 꼭 만나 보라.”고 했던 건 문 감독이다. 인연이 닿으려던 것인지 전 감독은 칸에서 김 감독과 조우했다. 이번에는 2005년 비자 문제로 잠시 귀국을 한 문 감독에게 전 감독의 연락이 왔다. 형의 결혼식 때문에 귀국했던 찰나에 우연히 김기덕 필름의 연출부로 일하게 됐다는 것. 얼떨결에 문 감독도 연출부가 됐다. 운명은 수많은 인연이 겹쳐 만들어지는 모양이다. “김기덕 필름 연출부에 여자를 뽑은 적이 없었기 때문에 말들이 많았던 것 같다. 김 감독님에게는 첫날, 첫 장면에서 혼났다. 연출부 막내인 내가 슬레이트를 쳐야 하는데 한 박자 늦었다. 김 감독님이 ‘너 때문에 아까운 필름을 낭비했다.’며 엄청 꾸짖었다.” 결국 문 감독은 2006년 ‘시간’, 2007년 ‘숨’, 올해 ‘피에타’까지 김 감독과 3편을 작업한 흔치 않은 경우가 됐다. 그는 “처음 접한 장편영화 현장이 김 감독님이기 때문에 작업 방식이 어색하다는 생각은 없었다. 시간과 예산, 공간의 한계에 개의치 않고 뭐든 해 나갈 수 있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게 큰 깨달음이다. 감독도 예산 등 프로듀서의 영역까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도 배웠다.”고 말했다. 에게 스승 김기덕은 어떤 존재일까. “언젠가는 넘어야 할 산”이라더니 멋쩍게 웃었다. 이어 “감독님이 늘 ‘너희 앞에 김기덕이 붙는 건 의미 없다. 언젠간 넘어서야 한다’라고 말씀하신다. 물론 먼 훗날 일이다. 현재로서는 언제든 찾아 뵙고 의지할 편안한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영화란 어떤 의미인지도 물었다. 그는 “감독이 먹고살기 위한 직업이 되고 싶지는 않다. 내가 사회적인 편은 아닌데, 영화는 내가 세상과 소통하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수단”이라며 웃었다. 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경북 구미 ‘금오산’… 봄 향해 날갯짓 하는 황금 까마귀

    경북 구미 ‘금오산’… 봄 향해 날갯짓 하는 황금 까마귀

    경북 구미의 금오산을 찾는 외지 여행자들은 대개 비슷한 순서로, 비슷한 표정을 짓습니다. 헉헉대다, 흠칫 발을 멈춘 뒤 “와아~”. 특히 금오산의 대표 아이콘인 약사암, 천길 단애 중턱의 도선굴 등과 마주할 때 곧잘 이런 장면이 연출됩니다. 필경 ‘공단 도시’쯤으로만 생각했던 구미에서 이런 풍경과 마주할 줄은 몰랐다는 느낌 때문일 겁니다. 이런 느낌은 구미의 북쪽, 선산 지역을 돌아볼 때도 내내 이어집니다. 신라 불교의 태동지 도리사나 낙산리 고분군 등과 마주할 때도 비슷한 순서를 밟습니다. 악산(岳山)은 주변 나무들이 잎을 모두 떨구고 있을 때 봐야 제격이지요. 춥지도 덥지도 않은 데다, 겨울의 잔재와 봄의 징후들이 혼재하는 이맘때가 선 굵은 암릉들의 전시장인 금오산을 오르는 적기이지 싶습니다. ●삼족오(三足烏) 닮은 구미의 성지 등산가들은 대개 금오산(976m)을 백두대간의 한 줄기로 본다. 하지만 현지인들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주변 어떤 산줄기와도 연결되지 않은, 독립적인 산이라 믿고 있다. 무을면에서 생태사진마을을 운영하고 있는 한태덕 작가는 금오산을 “땅에서 시작해서 땅에서 끝나는 산”이라고 표현했다. 구미에서 솟아올라 구미에서 명맥을 다하는 산이란 얘기다. 이는 금오산을 범상치 않게 여기는 주민들의 정서와도 무관치 않다. 강삼구 문화관광해설사는 “세 발 달린 황금빛 까마귀가 저녁노을 속에 금빛 날개를 펼치며 비상하는 모습과 흡사해 금오산이라 이름지어졌다.”고 했다. 태양 안에 산다는 세 발 달린 상상의 까마귀, 이른바 ‘삼족오’(三足烏)의 산이란 것이다. 금오산은 구미 어디서든 풍경의 주인이 된다. 인근 지역에선 풍수의 주인이 되기도 한다. 금오산을 기준으로 주변 지역의 풍수적 성격이 규정됐기 때문이다. 한태덕 작가에 따르면 보는 방향에 따라 금오산이 이름을 달리했는데, 이게 해당 지역의 특성을 좌우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 선산 쪽에서는 금오산을 문필봉(文筆峰)이라고 부른다. 그 영향 때문인지 선산 땅에서 유독 인재가 많이 배출됐다. 김천 쪽에선 노적가리를 쌓은 노적봉(積峰)으로 불렀다. 김천에 천석 갑부가 많았던 이유다. 성주 쪽에서는 처녀봉이라고 부른다. 바람난 여인의 산발한 모습을 닮았다는 것. 성주 기생이 이름난 것도 금오산의 산세 때문이란 얘기다. 억지로 꿰맞춘 느낌이 없지는 않으나, 사실 여부를 떠나 구미와 인근 지역 사람들이 금오산을 각별한 시선으로 보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금오산 등산로는 네 코스로 나뉜다. 그 가운데 산불조심기간이 끝나는 5월 중순까지는 공원관리사무소-대혜폭포-금오산성 내성-현월봉-약사암의 원점회귀 코스만 개방되고 나머지는 폐쇄된다. 하지만 현지인들은 약사암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마애보살입상과 오형돌탑바위를 돌아 금오산성 아래 용샘에서 다시 합류하는 코스를 즐겨 이용한다. 두 지역을 돌아보지 않는다면 거섶 빠진 비빔밥을 먹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풍경의 주인이자 풍수의 주인 산행 들머리는 채미정이다. 야은(冶隱) 길재의 충절을 기리는 정자다. 예서 현월봉까지는 3.8㎞ 남짓. 케이블카를 타면 거리는 2.1㎞로 줄어든다. 길지 않다고 만만히 봤다가는 큰 코 다친다. 등산로는 된비알의 연속이다. 게다가 겨울의 잔재가 곳곳에 남아 있어 아이젠과 등산 스틱이 필수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곧바로 해운사(海雲寺)다. 칼다봉과 그 아래 도선굴, 대혜폭포 등을 병풍처럼 두른 절집이다. 해운사를 지나면 도선굴으로 올라가는 길이 보인다. 도선선사가 득도했다는 자연굴이다. ‘기도발’이 좋다고 소문 나서 불원천리 멀다 않고 찾아오는 사람들로 늘 북적댄다. 깎아지른 절벽 옆으로 겨우 한 사람 지날 만한 길이 나있다. 요즘에야 철제 난간을 만들어 놨다지만, 길도 없고 안전장치도 없던 옛날에 이 벼랑길을 오르내렸을 사람들을 생각하면 아찔하기 짝이 없다. 도선굴을 돌아나오면 대혜폭포다. 높이가 무려 28m에 달한다. 여태 얼어있어 물길은 볼 수 없었지만, 주변의 기암절벽과 만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이다. 대혜폭포를 지나면서부터 완만하던 길은 갑작스레 된비알로 바뀐다. 이른바 ‘할딱고개’다. 할딱고개 끝자락의 바위 전망대까지는 목재 계단을 만들어 뒀다. 위험할 정도의 급경사길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할딱고개가 끝났다고 안심하진 마시라. 예서 정상까지 또다시 가파른 오르막이 줄곧 이어진다. 등산 코스 전 구간이 할딱고개라고 보면 틀림없다. 할딱고개 끝자락의 바위 전망대에서 맞는 풍경이 상쾌하다. 공룡의 등줄기를 닮은 칼다봉이 아래로 내달리고, 그 아래 대혜폭포와 도선굴이 매달려 있다. 산자락 중간 중간 비늘처럼 암봉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꼭 솔방울을 닮았다. 경북 봉화 청량산 암릉의 축소판이라 생각하면 알기 쉽다. ●선 굵은 암벽들의 전시장 금오산의 백미는 정상 바로 아래 암봉 사이에 터를 잡은 약사암 풍경이다. 우선 멀리서 약사암의 전경을 음미한 뒤, 천천히 절집 뜨락에 드는 게 순서다. 정상 직전에서 갈림길이 나온다. 직진하면 ‘동국제일문’(東國第一門) 현판을 붙인 약사암 일주문, 오른쪽은 정상인 현월봉 가는 길이다. 현월봉에서 북삼 방향, 그러니까 송신탑 철조망을 끼고 바위 하나를 돌아서면 정말 기막힌 풍경이 숨겨져 있다. 풍경의 명당, 탑바위이다. 누군가 정성들여 쌓은 돌탑 사이에 앉아 기골이 장대한 암봉 아래 매달린 약사암과 멀리 구미 시가지를 굽어보는 맛이 각별하다. 약사암에서 마애보살입상(보물 제490호)과 오형(烏亨)돌탑바위를 돌아보는 길은 사람의 정성과 만나는 길이다. 마애보살입상은 약사암 아래 등산로에서 300m 남짓 떨어져 있다. 거대한 바위의 모서리 부분을 돋을새김해 어느쪽에서 보더라도 또렷한 얼굴을 볼 수 있다. 이 높은 곳까지 올라 바위를 깎은 옛 석공의 불심도 갸륵하지만, 매일같이 입상 주변을 쓸고 치우는 한 할머니의 정성도 대단하다. 노구를 이끌고 예까지 오르는 일이 여간 고되지 않을테니 말이다. 마애보살입상에서 한 굽이 돌면 오형돌탑바위다. 여러 형태의 돌탑 수십기가 세워진 암봉이다. 자식을 먼저 보낸 아비(할아버지란 설도 있다)가 자식의 명복을 빌며 쌓고 있다고 전해진다. 작은 돌 하나하나에 탑 쌓는 이의 정성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듯하다. 공단도시 구미에서 뜻밖의 풍경을 전하는 또 하나의 지역이 선산이다. 선산의 손꼽히는 여행지는 도리사. 신라 불교의 태동지다. 고구려 승려 아도화상이 창건한 신라 최초의 절집이자 ‘해동 최초의 가람’으로 불린다. 원래 도리사의 암자가 있던 곳이었으나, 1976년 세존 사리탑이 발견된 이후 급격히 확대됐다. 낙산리 고분군도 둘러볼 만하다. 원삼국시대부터 통일삼국까지, 다양한 양식의 무덤 200여기가 남아 있다. 당시 이 일대를 지배하던 토호들의 집단 묘지로 추정된다. 밭 갈던 주인을 덮친 호랑이를 뿔로 들이받아 물리친 황소, 산불이 난 줄도 모르고 술에 취해 쓰러진 주인을 구하기 위해 강물에 몸을 적신 개 이야기도 이 지역에 전해온다. 의로운 소의 무덤 ‘의우총’은 산동면, 의로운 개의 무덤인 ‘의구총’은 해평면에 있다. 글 사진 구미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구미나들목으로 나가거나, 영동고속도로→여주분기점→중부내륙고속도로→김천분기점→경부고속도로→구미 순으로 간다. 금오산은 중부내륙고속도로 구미나들목, 낙산리고분군 등 선산 쪽 유적들은 선산나들목으로 나가야 편하게 닿는다. 금오산도립공원관리사무소 480-4601. >>잘곳: 금오산도립공원 입구에 깔끔한 모텔이 몰려 있다. 3만~4만원 선. >>맛집:‘날마다 좋은 집’은 흑태찜으로 입소문난 집. 흑태는 명태를 반건조한 것을 말한다. 3만 5000~4만 5000원. 남통동에 있다. 453-3560. ‘오리명가’는 오리 1마리를 1만 4000원에 판다. 야채는 1인당 1000원. 도량동에 있다. 454-7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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