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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대교수 성추행 진실공방

    고려대 교수 성추행 논란이 진실 공방으로 빠져들고 있다. 고려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등 10개 학내 단체는 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캠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추행 논란에 휩싸여 온 이 대학 H교수를 즉각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피해자 A(36·가명)씨 등 2명에 따르면 H교수는 지난 3월 “논문 지도를 해줄 테니 모텔에 가자.’, ‘내 지도 학생만 아니었어도 어떻게 해봤을 텐데.’라고 발언하는 등 성폭력을 일삼아 왔다. 이에 이들은 H교수를 학내 양성평등센터와 교원윤리위원회에 신고했다. 양성평등센터는 지난 8월 H교수의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다. 총학생회 등은 이날 “학내 양성평등센터가 H교수의 성추행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는데도 학교 측이 징계를 미루고 있다.”면서 “즉시 징계위원회를 소집하고 H교수를 파면하라.”고 주장했다. 또 “H교수 측이 오히려 피해자들을 ‘꽃뱀’으로 몰아가는 등 협박과 고소, 고발을 일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 “H교수와 가까운 강사 2명 역시 피해자들을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하는 등 성적 수치심을 야기하고 있다.”면서 이들의 자격을 박탈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H교수는 피해자 측의 주장에 대해 “사실을 왜곡한 정치적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H교수는 “성폭력에 대한 피해자와 양성평등센터의 자의적 해석이 지나치다.”면서 “내가 무죄라는 물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부터 나와 갈등이 있었던) B(가명)교수가 이번 사건에 개입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을 수사한 서초경찰서는 A씨 등 피해자 측을 기소 의견으로 지난달 말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의 기소 여부는 이르면 다음 주 중 결정될 예정이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밥 먹듯 나쁜짓 ‘막장 10대’

    가출한 지 한달여 동안 밥 먹듯 각종 범행을 저지른 10대가 징역 6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성폭행은 물론 강도, 중학생 돈 뺏기, 택시비 내지 않고 줄행랑, 휴대전화 절도 등 온갖 범죄를 마구 일삼아 범죄명만 13개에 이르렀다. 전주지법 제2형사부는 30일 이 같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강모(19·무직)군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며 신상 정보 7년간 공개와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망치 들고 다니면서 위협 강군은 망치를 들고 다니며 행인을 위협해 금품을 털거나 음료자판기를 부숴 동전을 훔쳤다. 강군은 친구 2명의 ‘두목’ 역할을 하며 이들에게 물건만 훔치도록 시켰고, 액수가 적으면 소주병으로 폭행해 군기를 잡았다. 이들은 심야에 전주시 덕진동과 태평동·진북동 일대 으슥한 골목길과 주택가를 누볐다. ●죄책감없이 범행 저질러 강군은 성폭력까지 일삼았다. 4월 8일 가출하자마자 여학생을 성폭행했고 며칠 후 찜질방에서 잠이 든 여학생을 추행했다. 강군은 성폭행한 여학생을 모텔로 불러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면서 뺨을 50여 차례 때리는 잔인함도 보였다. 4월 22일에는 완주군 봉동 터미널 부근에서 알고 지내던 B(18)군이 자신을 함부로 대한다는 이유로 승용차에 태워 마구 폭행했다. 강군이 훔치거나 강탈한 금품은 경찰 조사에서 밝혀진 것만 1000만원대다. 대부분 유흥비나 생활비, PC방 비용 등으로 사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결손 가정에서 자란 강군이 가출한 뒤 죄책감 없이 각종 범행을 밥 먹듯 해 왔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수많은 범죄를 단기간에 저질렀고 피해자들과 합의하지 않아 엄벌에 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나로호 발사 연기] 발사연기 소식에 관람객 1000여명 탄식

    [나로호 발사 연기] 발사연기 소식에 관람객 1000여명 탄식

    “정말요? 진짜 연기됐다는 게 맞아요?” 서울에서 함께 내려온 친구 3명과 웃으면서 김밥을 먹던 김광석(73·노원구)씨는 26일 “나로호 발사가 연기됐는데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에 갑자기 얼굴이 일그러졌다. 김씨는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왜 연기됐냐.”며 “밥맛이 뚝 떨어진다.”고 허탈해했다. 발사 하루 전인 25일 서울에서 다섯 시간 걸려 내려왔다는 김씨는 “녹동의 모텔에서 자고 방금 도착해 발사를 기다리는데 짜증만 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쯤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I) 발사가 연기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전남 고흥군 남열해수욕장의 고흥 우주발사전망대에서 관람객 1000여명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고흥군은 60억원을 들여 만든 우주발사전망대 개관식과 성공 발사 기원 축하무대를 가졌지만 맥빠진 행사가 됐다. 바다 건너 나로호 발사대까지 10㎞밖에 떨어지지 않아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전망대를 찾은 관람객들은 아쉬움을 안은 채 발길을 돌렸다. 직원 10여명과 함께 전망대를 찾은 박병종 고흥군수는 “이번에는 성공할 거라 기대했는데 우리 과학의 한계를 보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관람객들은 전망대에서 망원경으로 발사대를 바라보기도 하고, 나로호를 본뜬 전망대 건물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고흥군 캠핑장에서 하룻밤을 자고 온 이원호(40·경북 경산시)씨는 “초등학생인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 도움이 될 것 같아서 휴가까지 내고 가족과 함께 왔는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며 씁쓸해했다. 그러나 김씨 등은 “고향에서 일어나는 큰 축제인 만큼 발사할 때마다 꼭 다시 찾을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발사 때마다 찾아온 백인선(52·순천시 연향동)씨는 “고향 일이니까 다음에도 또 올 것”이라며 “고흥 사람들은 정말 이번에는 준비도 잘돼 100% 성공할 거라고 확신했다. 안내하신 분이 연기됐다고 해서 처음에는 거짓말인 줄 알았다. 아침 일찍 서둘러서 왔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고흥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서산 알바생 성폭행범 12년형 구형

    충남 서산에서 아르바이트 여대생이 성폭행을 당한 뒤 협박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 검찰이 가해자인 피자가게 사장 안모(37)씨에게 중형을 구형했다. 대전지검 서산지청은 25일 대전지법 서산지원 제1형사부(부장 김용철)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강간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안씨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 사건은 유부남인 피고인이 자신이 운영하던 피자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여대생을 강간하고 협박해 결국 죽음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한 것”이라며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중형 구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피고인이 강간이나 협박 등 일부 공소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피해자가 죽음으로 진실을 알리려 한 유서 내용 등으로 미뤄 공소사실에 대한 증명은 충분하다.”며 “나약한 여대생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협박으로 씻을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준 것은 살인죄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범죄는 반드시 엄단해야 한다는 점과 한순간에 사랑하는 딸을 떠나보낸 유족들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겨준 점 등을 감안해 구형량을 검찰 내부의 양형 기준보다 대폭 상향했다.”고 덧붙였다. 안씨는 지난 8월 자신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했던 여대생 A양을 모텔로 끌고 가 성폭행하고 나체 사진을 찍은 뒤 협박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선고공판은 다음 달 22일에 열린다. 서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평소 ‘좋은 아빠 좋은 남편’ 알고보니 모텔서…

    평소 ‘좋은 아빠 좋은 남편’ 알고보니 모텔서…

    평소 좋은 남편, 좋은 아빠였다던 남자가 실종됐다가 발견됐다. 남자가 발견된 곳은 의외(?)로 모텔이었다. 가족들이 실종신고를 낸 사실도 몰랐던 남자는 4명의 성매매여성과 이틀간 모텔에 틀어박혀 향연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은 아르헨티나 지방 살타에서 최근 발생했다. 3명 자식을 둔 평범한 가장 에르난 알미론은 공기업에 근무하는 성실한 남자였다. 그랬던 그가 갑자기 연락이 끊기자 가족들은 발을 굴렀다. 가장 먼저 경찰에 신고한 사람은 남자의 아버지였다. 그는 “아들이 연락도 없이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 현금 5000페소(약 120만원 정도)를 갖고 나갔다.”면서 실종신고를 냈다. 이어 부인도 “남편을 찾아달라.”고 경찰에 전화를 걸었다. 납치를 의심한 경찰은 대대적인 수색작전에 나섰다. 급기야 소방대, 아르헨티나 국토방위대까지 작전에 동원됐지만 남자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았다. 남자가 돌연 사라진 지 이틀째 되는 날 평소 그와 절친했던 한 친구는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 수화기에선 실종된 친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텔에 있는데 자동차에 기름이 없다. 돈도 다 떨어졌다. 도와달라.”는 남자의 말을 듣고 친구는 경찰, 남자의 가족에게 연락한 뒤 쏜살같이 모텔로 달려갔다. 모텔에 도착한 남자의 친구는 감짝 놀랐다. 남자는 4명의 성매매 여성과 한 방에서 뒹굴고 있었다. 방에는 빈 술병이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었다. 남자는 “여자들과 지내며 마시느라 돈을 다 써버렸다. 돌아가려는데 차에 기름이 없어 불렀다.”고 태연하게 말했다. 뒤늦게 도착한 경찰은 남자를 귀가시켰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들은 남자를 최고의 남편, 최고의 아버지라고 했지만 알고보니 주색에 푹 빠진 인물이었다.”면서 “밤을 좋아하며 여러 명 여자와 함께 보내길 즐긴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사진=인포바에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또 프로포폴 사망

    ‘우유주사’로 알려진 향정신성의약품 프로포폴의 오남용 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부산에서 여성이 약품을 투약한 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21일 오전 부산 서구 암남동의 한 모텔에서 간호조무사인 김모(31·여)씨가 숨져 있는 것을 내연남 이모(41)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와 이씨는 6년간 내연관계로 숨지기 전날인 20일 오후 10시쯤 모텔에 함께 투숙했고 김씨는 프로포폴 2병을 투약하고 다음 날 숨진 채로 발견됐다. 이씨는 김씨가 숨져 있는 것을 보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프로포폴 4병을 투약하려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평소 우울증과 불면증을 호소한 김씨가 수면유도 목적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으로 보고 프로포폴 빈병 6개 등을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하는 한편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망경위를 조사하기로 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휴가 장병,길가던 여성 맘에 든다며 만취 시킨뒤

    휴가 장병,길가던 여성 맘에 든다며 만취 시킨뒤

    휴가 나온 장병이 길가던 여성을 꾀어 성폭행을 저질렀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21일 군인 김모(21)씨를 준강간 혐의로 붙잡아 헌병대로 인계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7일 오후 광주 북구의 한 모텔에서 술에 취해 잠 든 A양(19)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휴가 중이던 김씨는 길에서 우연이 만난 A양에게 마음에 든다며 접근,인근 술집에서 함께 술을 마신 뒤 A양이 만취하자 모텔로 데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캐디 성폭행 하려다 저항 살해”

    지난 9일 경기 성남시 한 모텔 지하 보일러실에서 숨진채 발견된 A(40·여·골프장 캐디)씨의 살해 용의자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성남중원경찰서는 12일 술에 취한 A씨를 자신이 일하는 모텔 객실로 데려가 성폭행하려다, 뜻을 이루지 못하자 폭행 후 목을 졸라 살해한 윤모(25)씨와 사체유기를 도운 같은 모텔의 종업원 전모(38)씨를 붙잡아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윤씨는 지난 2일 오후 11시 8분쯤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 자신이 일하는 모텔 앞길에 쓰러져 있는 A씨를 객실로 부축해간 뒤 성폭행하려다 A씨가 강력히 저항해 미수에 그쳤다. 윤씨는 이후 A씨를 1층 복도 끝 객실로 데려가 가슴 배 등을 수차 폭행하고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5층 옥상으로 옮겨 물이 차 있는 물탱크에 버렸다. 이틀 뒤인 4일 다시 출근한 윤씨는 동료 모텔 종업원인 전씨에게 옥상에 무거운 쓰레기가 있으니 도와 달라고 부탁한 뒤 물탱크에서 미리 꺼내 침대시트로 감싸 둔 시신을 지하 화장실로 함께 옮긴 것으로 밝혀졌다.경찰은 사체가 발견된 모텔의 종업원 등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이던중 지난 7일, 8일 각각 출근하지 않고 잠적한 윤씨 등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행방을 쫓던중 11일 오후 10시 45분쯤 서울 남산 근처 도로에서 윤씨를, 같은 날 오후 9시 50분쯤에는 성남시내 모 여관에서 전씨를 검거했다. 이들은 경찰 수사망이 좁혀 오자 범행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폐쇄회로(CC)TV 기록을 삭제하고 도피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모텔에서 보관중이던 현금 600만원을 훔쳐 달아났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윤씨에 대해 강간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며, 전씨에 대해서는 불구속 입건한 상태에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한 뒤 신병처리 방침을 결정하기로 했다. 전씨는 경찰조사에서 “시신인지 모르고 지하로 옮겼고, 술병이 나서 며칠째 출근하지 못했다.”며 협의를 부인하고 있다.한편 A씨는 지난 9일 오후 6시쯤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 한 모텔 지하 보일러실 세탁함에서 숨진 채 경찰관에 발견됐으며, 경찰은 지난 5일 A씨 남편으로부터 미귀가 신고를 받고 수색활동을 벌여 왔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확증 없던 ‘낙지살인사건’ 무기징역 선고

    인천에서 발생한 이른바 ‘낙지(위장) 살인사건’의 피고인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된 데에는 가족들의 추적이 밑거름됐다. 인천지법 형사12부는 11일 여자친구를 살해한 뒤 낙지를 먹다 사망한 것처럼 속여 보험금을 타내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31)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낙지에 의한 질식사가 아니라 남자친구에게 살해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김씨는 2010년 4월 19일 새벽 인천 주안동의 한 모텔에서 천으로 여자친구 윤모(당시 22세)씨의 입과 코를 막아 뇌사상태에 빠뜨려 17일 후 숨지게 한 뒤 “낙지를 먹던 중 기도가 막혀 숨졌다.”고 신고해 보험금 2억원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범행 한 달 전에 윤씨에게 2억원짜리 사망보험에 가입하게 한 뒤 사건 일주일 전 보험수익자를 자신으로 바꿨다. 이 사건은 처음에 경찰에 의해 단순 사고사로 처리됐고, 윤씨의 시신이 사망 이틀 후 화장돼 결정적 증거가 없다는 점에서 유죄 판결 여부가 주목을 받았다. 재판부는 “정확한 사인이 의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은 것이 쟁점이 될 수 있지만 정황과 관찰을 통해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전제한 뒤 “윤씨가 질식으로 숨진 것이 분명해 보이며, 그렇다면 극심한 고통으로 인해 사건현장이 흐트러지는 것이 당연한데 그렇지 않았던 점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진술의 일관성도 찾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김씨의 유죄가 결정되기까지는 가족의 역할이 컸다. 윤씨 아버지(49)는 딸이 사망한 뒤 집으로 보험 가입증서가 날아오면서 의심을 갖기 시작했다. 보험증서에는 보험수익자가 가족이 아닌 김씨로 돼 있었다. 이때부터 김씨를 추적한 결과 재산관계 등 그동안 김씨가 밝혔던 것이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윤씨는 딸이 사망한 모텔과 김씨가 낙지를 샀다는 횟집을 방문하는 등 증거 수집에도 주력했다. 그 결과 낙지를 위장한 살인사건으로 확신한 윤씨는 2010년 8월 김씨를 살인 혐의로 경찰에 고소한 뒤 재수사를 촉구했다. 피해자 여동생 윤모(21)씨도 지난달 한 포털사이트에 일명 ‘낙지 살인사건’의 전말을 담은 글을 게재해 사건과 관련된 상세한 내용과 함께 유가족이 겪는 고통 등을 적었다. 윤씨는 “(언니의) 치아상태가 많이 안 좋아 앞니 4개만 정상이고 거의 다 마모 상태다. 낙지를 잘 먹지도 못한다.”며 ‘낙지를 먹다가 질식사했다.’는 피의자 김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윤씨 아버지는 “김씨가 법정에서도 거만한 태도로 범행을 부인해 가증스러웠다.”면서 “김씨가 엄벌에 처해져 죽은 딸에게 조금이라도 면목이 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경북 문경 ‘토끼비리’

    경북 문경 ‘토끼비리’

    길이 산을 만나면 재가 되고 강을 만나면 나루터가 됩니다. 그런데 발로 넘을 수도, 배로 건널 수도 없는 강변 절벽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요즘처럼 힘 좋은 건설 장비가 없던 시절엔 오로지 사람의 힘만으로 절벽을 깎아 길을 내야 했을 겁니다. 산자락 낮은 곳을 골라 안부를 만들고, 그곳을 기반 삼아 돌을 나르고 석축을 쌓아 잔도를 만들었겠지요. 바로 그런 길, 그러니까 돌 틈 사이사이로 선인들의 땀방울이 맺혀 있고, 닳고 닳아 반들반들해진 바위마다 오가던 보부상들의 체취가 고여 있을 것 같은 길이 경북 문경의 토끼비리입니다. 풍경으로만 보자면 길은 그리 빼어날 게 없습니다. 한데 길에 축적된 시간의 크기가 주는 감동은 여느 옛길에 견줘 한결 묵직합니다. 선인들의 흔적이 절벽길 곳곳에 화석처럼 남아 있기 때문이지요. 길이 국가지정 문화재가 된 것도 그런 이유일 겁니다. 오가는 길에 문경 온천에 들러도 좋겠습니다. 짧은 가을 하루가 준 감동을 반추하기에 이보다 좋은 공간은 없겠지요. ●옛기억과 만나는 옛길… 국내 첫 명승 지정 우선 이름의 연원부터 짚자. 그래야 길의 모양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이희경 문화해설사가 ‘신증동국여지승람’을 근거 삼아 전하는 얘기의 얼개는 이렇다. 927년 9월쯤이었다. 후백제 견훤의 침입을 받아 나라의 운명이 경각에 놓인 신라 경애왕이 고려 왕건에게 ‘SOS’를 쳤다. 남정(南征)에 나선 왕건이 문경의 북쪽, 계립령을 넘어 고모산성에 이르렀을 때, 하필 가을 장마로 물이 불어난 영강이 길을 막았다. 산성의 양 옆은 천길단애. 오도 가도 못하게 된 왕건의 군대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때, 어디선가 토끼 한 마리가 나타났다. 한국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다. 토끼는 고모산성 아래의 성벽을 지나 절벽 쪽으로 겅중겅중 뛰어 갔다. 도무지 길이라곤 없을 것 같은 곳으로 토끼가 뛰어 가자, 왕건은 절벽 어딘가 오갈 수 있는 길이 있을 거라 짐작했다. 그가 토끼를 쫓아 군사를 몰아간 길이 바로 토끼비리다. ‘토끼가 뛰어간 비리(벼랑의 사투리)’의 역사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토끼비리의 다른 이름인 관갑천(串岬遷)처럼, 사람들은 산허리(岬)를 꿰(串)서 낭떠러지(遷) 위에 길을 냈다. 길은 곧 부산과 한양을 잇던 영남대로와 연결됐고, 수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였다. 미투리와 짚신이 길 위를 오가며 파놓은 흔적들은 고스란히 화석처럼 남았다. 이처럼 옛 모습이 가장 잘 남아 있는 길이란 평가 덕에 지난 2007년 국내 최초로 명승(제31호)으로 지정됐다. ‘길이 문화재로 지정될 수도 있나.’라는 상식의 틀을 깬 문화유산인 셈이다. 길은 길지 않다. 옛 기록엔 6~7리쯤 된다고 했다. 석현성 끝에서 개여울(犬灘·견탄)까지 2㎞가 조금 넘는 거리다. 오늘날 남아 있는 토끼비리는 600m쯤 된다. 나머지는 사람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자연스레 숲으로 환원됐다. 토끼비리는 풍경보다 기억과 만나는 공간이라 보는 게 옳겠다. 얼마나 많은 선인들이 오갔던지, 길 위로 솟은 바위는 죄다 반들반들하게 닳았다. 문경은 둘러친 산들의 기세가 장쾌한 곳이다. 주흘산, 운달산 등 1000m를 넘는 산만 9개에 이른다. 험산 중턱으로 토끼비리 같은 길을 낸 것도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일 터다. 이처럼 험한 문경의 지형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 문경 활공장이다. 활공장 정상에 서면 문경을 에워싼 산들이 얼마나 험한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산태극 수태극이 어우러진 진남교반 문경을 관통하며 흐르는 영강의 물길은 산세를 닮았다. 태극 모양의 지형을 따라 강도 자연스레 태극을 그린다. 오랜 시간 산과 강이 서로를 보듬으며 흘러가는 동안, 산이 끝나고 물이 시작되는 곳에 기암절벽들이 만들어졌다. 그게 바로 경북 8경 중 제1경인 진남교반(鎭南橋畔)이다. 깎아지른 층암절벽과 노송, 모래사장 등이 철교·구교·신교 등 3개의 교량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토끼비리 또한 진남교반을 이루는 풍경 가운데 하나다. 진남교반을 제대로 맛보려면 고모산성(姑母山城)에 올라야 한다. 신라가 북진을 추진하던 과정에서 축조된 계곡과 마을을 끼고 선 포곡식 산성이다. 고모산성의 정문 노릇을 하는 건 진남문이다. 진남문의 양 옆으로 날개를 펼친 성곽은 익성(翼城) 역할을 하는 석현성(石峴城)이다. 한쪽은 고모산성, 다른 한쪽은 토끼비리와 잇닿아 있다. 옛 문헌엔 임진왜란 중인 1596년(선조 29년)에 처음 축조했다고 기록돼 있다. 길이는 401m. 석현성의 관문인 진남문과 함께 없어진 것을 문경시가 고증을 거쳐 복원했다. 성 안쪽에는 주막거리를 재현해 놓았다. 주막거리 옆에는 오래된 서낭당이 남아 있다. 고모산성에 오르면 사방으로 탁 트인 풍경에 가슴이 시원해진다. 진남교반과 문경 일대의 거친 산자락들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아래를 굽어 보면 영남대로 옛길과 국도, 철로, 고속도로가 모두 이곳을 지난다. 다만, 새 국도를 내기 위해 강변의 병풍바위를 세로로 뚝 자른 것은 옥에 티다. 토끼비리와 더불어 문경이 전국 최초로 만든 것 가운데 하나가 철로 자전거다. 문경은 일제 강점기에 전국에서 가장 먼저 탄광이 들어선 곳이다. 탄광이 사라지며 기능을 잃은 폐철로를 따라 영강 일대에 ‘철로 자전거’가 들어섰는데, 이게 ‘레일 바이크’의 효시가 됐다. 진남역을 출발해 2㎞를 돌아오며 진남교반을 감상할 수 있다. ●따뜻한 온천수로 피로 풀고 문경은 온천으로도 유명하다. 무엇보다 각기 다른 성분을 가진 두 종류의 온천수가 공급되는 것이 강점이다. 문경새재 아래 온천단지가 조성돼 있다. 가장 먼저 생긴 문경온천은 사라졌고, 시에서 직접 운영하는 문경기능성온천과 개인이 운영하는 문경종합온천 등 두 곳이 영업 중이다. 두 업소 모두 공급되는 온천수는 같다. 문경시에 따르면 관내 온천공은 두 곳이다. 하나는 황토빛 감도는 칼슘 중탄산수로, 문경읍 요성리에서 난다. 지하의 온천수는 맑은 빛깔이지만 지상으로 올라오면서 산소와 결합해 황토빛으로 변한다고. 다른 하나는 맑은 알칼리 성분의 온천수로, 문경읍 진안리가 원천이다. 문경시에서 두 곳의 온천수를 배관으로 연결해 각 업체에 공급한다. 요금은 6000원 선이다. 글 사진 문경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중부내륙고속도로 문경새재 나들목으로 나와 3번 국도 상주·문경 방면으로 우회전한 뒤 진남휴게소까지 곧장 가면 된다. 고모산성과 토끼비리, 진남교반 등 명소가 죄다 휴게소 주변에 있다. ▲맛집:문경에선 약돌을 먹여 키운 돼지고기가 유명하다. 화강석 비슷한 약돌을 갈아 사료와 함께 돼지에게 먹이는데, 육질이 부드러워지고 영양성분도 강화된다고 알려져 있다. 새재할매집(571-5600)은 약돌돼지고기에 고추장 양념을 해 석쇠에 구워낸다. 석쇠구이정식 1만 2000원(2인 이상), 더덕정식 1만원. 묵조밥을 내는 소문난식당(572-2255)도 맛집으로 꼽힌다. ▲잘 곳:문경온천 주변에 깔끔한 모텔들이 많다. 킹모텔(571-5558)은 한국관광공사가 인증한 우수 숙박시설인 굿스테이 업소다.
  • 檢, 프로포폴 판매·투약 혐의 간호조무사 등 3명 구속영장

    검찰이 속칭 ‘우유주사’로 불리는 수면유도제 프로포폴을 불법 유통한 판매자와 투약자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박성진)는 10일 의료기관에서 프로포폴을 불법으로 빼돌려 유통·투약한 혐의로 일명 ‘주사아줌마’로 불려온 간호조무사 출신 A씨와 피부과 의원 사무장, 여성 투약자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의 이번 조사 대상은 이들을 포함해 프로포폴 앰풀을 판매한 전직 의사, 병원 관계자, 이를 상습투약한 유흥업소 종사자 등 10여명이다. 이들은 주로 강남 일대 모텔이나 오피스텔 등지에서 은밀히 만나 프로포폴을 판매·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프로포폴을 찾는 사람들이 주로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20~30대 여성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프로포폴을 투약하면 머리카락과 소변 등을 통해 체내 잔류 성분 검출이 가능하지만, 아직 시약을 통한 검증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마약택시 피랍20대女,운전사 성폭행 시도하자

    마약택시 피랍20대女,운전사 성폭행 시도하자

    마약 투약자가 몰던 택시에 탄 뒤 납치된 20대 여성이 기지를 발휘해 성폭행 위기를 모면했다. 9일 대전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고모(43·무직·전과 14범)씨는 마약을 투약한 채 오전 5시 30분쯤 대전시 중구의 한 도로변에서 김모(22)씨를 승객으로 태웠다. 고씨는 전날 친구의 택시를 빌린 뒤 택시 운전사로 가장해 범행 대상을 노렸다. 고씨는 차 뒷좌석에 타고 있던 김씨를 목적지에서 내려주지 않고 “전화할 데가 있다.”며 김씨의 휴대전화를 달라고 해 빼앗았다. 그 순간 차문을 잠근 고씨는 “마약을 했다.”며 흉기를 꺼내 김씨를 위협한 뒤 차를 인적이 드문 으슥한 곳으로 몰았다. 김씨는 당황했지만, 운전 중인 고씨의 휴대전화가 운전석 옆에 놓여있는 것을 보고 슬그머니 가져다가 휴대전화를 켜 112로 연결한 뒤 자신의 양쪽 무릎 사이에 끼었다. 그런 다음 고씨에게 “살려주세요.”라고 계속 애원했다. 김씨의 목소리는 경찰에 고스란히 실시간으로 전달됐다. 경찰이 추적하는 사이 고씨는 대전 동구의 한 대학교 인근과 모텔 앞에서 김씨를 성폭행하려 했지만 김씨는 ‘싫다’는 태도를 분명히 밝히고 계속해서 집과 가족 이야기를 하며 고씨의 마음을 돌리려 애썼다. 2시간여에 걸친 실랑이 끝에 고씨는 제풀에 지쳐 성폭행을 포기하고 이날 오전 7시 40분쯤 김씨를 대전역에 내려준 뒤 달아났다. 이 과정에서 고씨는 김씨에게 욕설을 하며 얼굴을 한차례 때린 것 외에는 강제로 옷을 벗기거나 성폭행 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지는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씨의 112 신고를 받은 뒤 통신추적을 통해 택시의 위치를 확인하고 오전 10시 30분쯤 중구 선화동에서 고씨를 붙잡았다. 검거 당시 고씨는 마약 6g을 소지하고 있었고, 경찰 조사에서도 “히로뽕을 투약했다.”고 진술했다. 고씨는 김씨를 납치하기 직전인 오전 5시 10분쯤에도 대전 중구에서 한 여자 승객을 납치하기 위해 태운 뒤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했으나 이를 수상히 여긴 승객이 내리는 바람에 미수에 그친 것으로 밝혀졌다. 고씨는 운전면허가 없는 상태다. 경찰은 택시를 빌려준 고씨의 친구를 불러 공범 여부를 조사하는 한편 고씨가 사용한 약물의 성분을 조사한 뒤 납치 및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유커 뿔났다] 모텔서 서울까지 2시간… ‘빨리빨리’ 식사… 무료 박물관만 끌고 다녀

    [유커 뿔났다] 모텔서 서울까지 2시간… ‘빨리빨리’ 식사… 무료 박물관만 끌고 다녀

    “오전에는 경복궁 옆 어린이 박물관을 다녀왔습니다. 이후에는 이곳 광화문 광장을 맴돌고 있고요. 알고 보니 경복궁은 입장료가 있지만, 그 옆 어린이 박물관은 무료라고 하더군요.” 지난 4일 국경절 연휴를 맞아 한국을 찾은 대학생 류쓰양(21·베이징시 차오양구 량마차오)은 패키지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불평부터 늘어놨다. 오전 6시 30분 경기 의정부의 한 모텔에서 일어나 서울까지 오는 데 무려 2시간이 소요됐다. 아침 식사는 숙소 인근 식당에서 해결했고, 한정식과 중국식으로 표기된 점심·저녁 식사도 일행 20여명이 A·B조로 나뉘어 관광지 인근 식당에서 먹는다고 했다. 드라마 ‘대장금’에서 봤던 근사한 상차림을 기대했지만, 일행에게 주어진 ‘수라상 세트’는 한국 전통 음식을 어설프게 흉내낸 것뿐이었다. 그나마 차례로 돌아가며 먹는 식사 시간에는 “콰이뎬 콰이뎬”(빨리 빨리)이란 소리를 들어야 했다. 류씨는 “마치 돌을 씹는 기분이었다.”면서 “오후에는 가이드가 안내하는 이태원의 쇼핑몰로 가야 한다.”고 털어놨다. ‘유커’(遊客)들의 실망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관광 업계에 따르면 가장 큰 병폐는 ‘저가 패키지 여행상품’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중국 현지에서 경쟁이 붙어 2000~2500위안(약 35만~44만원)이면 서울과 제주를 3박 4일에 둘러볼 수 있다.”면서 “결국 먹고 자는 비용을 줄이고 쇼핑을 강요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저가 여행이다 보니 제대로 된 가이드 서비스도 기대하기 힘들다. 상하이에서 온 회사원 추징(27)은 “명동, 동대문 등 정해진 코스를 벗어나 홍대나 이대 등으로 가보고 싶었지만 언어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아 포기했다.”고 말했다. 명동에서도 백화점이나 면세점을 벗어나 길거리 매장에 들어서면 중국어를 구사하는 직원을 만나기 어렵다. 관광지 안내 사이트에 소개된 도심 호텔이라도 중국 관광객이라는 이유로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린성 푸위에서 온 대학생 샨샨(23)은 “여행사 직원이 원래 예약했던 방은 묵기 어렵다며 다른 방으로 옮기려면 3만원을 추가해야 한다고 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중국 국가여유국은 2009년 여행사 조례 등을 개정해 덤핑상품 판매 등의 규제에 나섰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국내 여행업계 관계자는 “관광협회중앙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여행상품들을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적발해도 마땅한 처벌 규정이 없다.”고 전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처우러우더 한궈런’(추한 한국인)이란 표현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이연택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유커의 눈높이는 갈수록 높아지는 데 반해 국내 관광 인프라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나서서 ‘가격 고시제’ 등을 시행해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성폭행 미수’ 전력 30대 가장, 또 성폭행 후 살해

    ‘성폭행 미수’ 전력 30대 가장, 또 성폭행 후 살해

    성폭행 미수 전과가 있는 30대 가장이 혼자 귀가하는 여성을 납치, 성폭행해 숨지게 한 뒤 달아났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7일 강간 살인 및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김모(32·회사원)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6일 오전 5시 50분쯤 안산시의 한 주택가에서 차를 몰고 배회하다 택시에서 내린 뒤 집 앞 주차장에 술해 취해 앉아 있던 A(25)씨에게 “술 한잔 하자.”며 접근했다. 김씨는 A씨가 거부하자 머리를 발로 걷어차 정신을 잃게 한 뒤 자신의 차량에 태워 500m 떨어진 수인산업도로변의 한적한 곳으로 끌고 가 차 안에서 성폭행했다. 김씨는 성폭행 후 A씨가 숨을 쉬지 않자 7~8㎞ 떨어진 영동고속도로 군포나들목 부근 풀숲에 시신을 버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눈에 쉽게 띌 것을 우려해 시신을 다시 차에 싣고 경기 용인 양지면의 한 골목으로 가 차와 함께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안산에서 오빠와 단둘이 생활해 왔으며 김씨는 A씨 집에서 5㎞ 떨어진 곳에서 처자식과 함께 살고 있었다. 김씨는 2009년 12월에도 경기 평택시에서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 20대 여성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쳐 강간 상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으나 집행유예로 풀려나 경찰이 관리하는 우범자 대상에서는 제외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의 사인을 두개골 함몰로 추정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밤새 술을 마시고 범행 당일 오전 4시 30분쯤 집 앞까지 왔지만 성욕을 참지 못해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자신의 차를 몰고 나와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김씨는 범행 후 오전 9시쯤 집에 들어가 부인에게 “사람을 죽인 것 같다.”고 말한 뒤 피묻은 옷을 갈아입고 시신을 옮겼다. 부인은 같은 동네에 사는 김씨의 아버지에게 이를 전했고, 아버지는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 자수할 것을 권했지만 말을 듣지 않자 낮 12시 8분쯤 “아들이 사람을 죽이고 고속도로를 가고 있다.”고 112에 신고했다. 경찰은 차량 수배와 통신 조회 등을 통해 오후 5시쯤 경기 용인 김량장동의 한 모텔에서 김씨를 검거했다. 김씨는 붙잡히기 전 술을 마신 채 왼쪽 손목을 그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경찰은 김씨의 유전자(DNA)를 채취해 다른 미제 사건과 대조하는 등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나이트남녀 모텔갔다가 번갈아 구속된 사연

    나이트남녀 모텔갔다가 번갈아 구속된 사연

    노래방 도우미인 최모(23·여)씨와 취업 준비생 김모(29)씨가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것은 지난 7월 2일. 둘은 초면이었지만 같이 술을 마시면서 금세 친해졌다. 취기가 올라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더 마시자.”며 밖으로 나갔고 모텔에서 성관계를 맺었다. 모텔에서 둘은 잠이 들었다. 김씨를 깨운 건 요란하게 울린 최씨의 휴대전화. 액정 화면엔 남자 이름이 떠 있었다. 최씨의 남자친구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덜컥 겁이 난 김씨는 급하게 옷을 주워 입고 잠든 최씨를 둔 채 모텔을 떠났다.  얼마 뒤 눈을 뜬 최씨는 김씨가 없자 울화가 치밀었다. 아무리 처음 만난 사이라지만 자신을 성(性)적으로만 이용했다는 생각에서 였다. 최씨는 모텔 카운터로 찾아가 남자 신원이라도 알아 봐야겠다며 폐쇄회로(CC)TV를 보여달라고 요구했지만 업주는 거절했다.  최씨는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복수하겠다는 생각에만 사로 잡힌 최씨는 “같이 투숙한 남자가 현금, 신용카드, 팔찌, 발찌를 들고 달아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객실 종이컵에 묻은 지문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김씨 신원을 밝혀냈다. 공교롭게도 김씨는 올해 4월 절도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전과자였다. 김씨는 절도죄로 경찰에 구속됐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보강수사를 했지만 최씨의 진술에 모순되는 점이 적지 않았다. 사건 정황을 집요하게 캐묻자 최씨는 아예 조사 자체를 피했다.  수상히 여긴 검찰이 추궁을 거듭하자 최씨는 홧김에 허위 신고했다고 자백했다.  서울 남부지검은 지난 5일 무고 혐의로 최씨를 구속기소했다. 누명을 벗은 김씨는 19일간의 구금 끝에 다시 자유의 몸이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커 뿔났다] (중) 그들이 말하는 한국관광

    [유커 뿔났다] (중) 그들이 말하는 한국관광

    지난 4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중국대사관 영사부에 중국인 관광객 28명이 성난 표정으로 찾아왔다. 이들은 한 여행사를 통해 4박 5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단체여행객이었다. 이들은 “호텔에서 4박을 하는 일정이었는데 가이드가 별다른 설명도 없이 사우나로 안내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1시 30분쯤 청주공항을 통해 한국 땅을 밟았다. 수속을 마친 뒤 호텔로 가서 짐을 풀리라 생각했지만, 가이드가 안내한 곳은 공항 인근의 한 사우나였다. 가이드는 항의하는 관광객들에게 “나는 모르는 일이고 여행사에서 사우나로 안내하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여행사는 부랴부랴 경기 파주의 한 호텔을 예약했지만 관광객들은 이마저도 거절했다. 서울을 둘러보기에 이동시간이 너무 긴 탓이었다. 중국의 여행사와 함께 이번 여행상품을 진행한 국내 여행사는 “청주공항 인근의 숙박시설은 예약이 꽉 찼고 일정상 숙박시설에서 묵기는 무리였다.”면서 “사우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중국 여행사 측과 협의됐으나 손님들에게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중국 여행사 측에서 관광객들에게 배상을 해주기로 결론이 났지만, 중국인 관광객들이 묵을 만한 저렴한 숙소가 부족해 발생한 해프닝이었다. 중국인 유커(遊客·관광객)들은 아직까지는 여행사를 통해 단체여행을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이 호소하는 가장 큰 불편은 숙박 문제다. 추석과 국경절이 이어진 연휴 기간에 유커들은 대규모로 한국을 찾지만, 이들을 수용할 만한 저렴한 숙박시설이 서울에는 부족하다. 이영일 (사)한중문화협회 총재는 “서울시내에는 숙박시설이 조기에 예약이 끝나 의정부, 양주, 수원 등 경기도에 있는 모텔까지 유커들이 들어차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한국 드라마에서 본 남산타워의 야경과 동대문 야간 쇼핑 등은 유커들에게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유커들은 인천이나 수원 등 경기지역의 비즈니스급 호텔에서 숙박을 하지만, 정작 이들이 주로 관광하는 곳은 서울 시내나 판문점 등 경기 북부 지역”이라면서 “이동 거리나 일정에 대해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천편일률적인 여행코스에 지루함을 표출하는 유커들도 있다. 경복궁, 청계천을 1시간 이내에 훑어보고 명동이나 동대문, 면세점에서 쇼핑하는 식의 전형적인 코스가 유커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는 것이다. 장지에(45)는 “4박 5일 일정동안 면세점, 인삼매장, 화장품 등 쇼핑 코스가 하루 최소 1~2시간인데, 나이가 많을수록 쇼핑에 대한 흥미는 떨어진다.”면서 “한국 드라마에서 본 궁궐이나 민속촌을 천천히 둘러보고 싶은데 그런 여행상품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유커들의 이 같은 불만에 대해 국내 여행업 종사자들은 정반대 시각을 갖고 있다. 기본적으로 유커들이 부담하는 여행 경비만큼 숙박시설 등에 대한 서비스를 받는다는 것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서울시내에 숙박시설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저가를 찾다 보니 외곽으로 빠지는 것”이라면서 “저가상품으로 오는 유커들은 용인 수원은 물론 송탄, 오산, 평택에 숙소를 잡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한편 젊은 층을 중심으로 늘고 있는 자유여행에서도 유커들의 불만은 엿보인다. 틀에 박힌 관광코스에서 탈피해 드라마 명소 방문, 대학가 탐방 등 주제를 정해 여행을 하고 서울 시내의 게스트하우스 등 저렴한 숙소에 묵는 이들은 자신들의 블로그를 통해 한국 여행의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여행가이드 없이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 외국관광객을 상대로 한 지나친 상술과 불편한 언어소통 문제에 부딪히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콜밴의 불법 영업이다. 지난달 29일에는 한 콜밴 기사가 승객을 가장한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에게 명동에서 이촌동까지 11만 5000원을 요구했다 경찰에 고발당하기도 했다. 리진옌(27·여)은 “공항에서 내리니 콜밴 기사들이 호객을 했다.”면서 “인터넷에서 한국의 택시를 구분하는 방법을 참고해서 속지 않았지만, 잘 모르는 외국인은 쉽게 바가지 요금을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언어소통도 마찬가지다. 명동, 인사동 등에서는 중국어 관광안내원이 활동하고, 유명 백화점이나 쇼핑센터에도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들이 배치돼 있지만 일본어 서비스에 비해서는 아직까지 부족한 편이다. 유명 관광지를 벗어나 다양한 곳을 가보고 싶어도 영어 소통조차 어렵다고 유커들은 토로한다. 왕리웨이(30·여)는 “지하철보다 버스를 타고 서울을 구경하고 싶었는데, 정거장 노선도에 한글로만 쓰여 있어 불편했다.”고 말했다. 김소라·배경헌기자 sora@seoul.co.kr
  • 인천 경찰 왜 이러나

    미성년자에게 돈을 주고 성관계를 한 인천 지역 경찰관이 적발돼 해임됐다. 또 각자 가정이 있는 남녀 경찰관이 모텔에 함께 있다가 적발돼 물의를 빚고 있다. 23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인천부평경찰서 소속 임모(39) 경사를 성매매특별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임 경사는 지난 6월 인천의 한 유흥업소에서 10여만원을 주고 A모(17)양과 성관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인천경찰청은 또 지난 12일 오후 6시쯤 인천 부평구의 한 모텔에 투숙 중이던 인천삼산경찰서 소속 경감과 경사(여)를 적발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대도시 6곳 학교주변 유해업소 더 늘어나

    대도시 6곳 학교주변 유해업소 더 늘어나

    학교를 중심으로 반경 200m 이내에는 룸살롱이나 단란주점, 모텔은 물론이고 노래연습장, 당구장도 세울 수 없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다. 학습환경 보호를 위해 ‘학교환경 위생정화구역’으로 자동 지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4만개가 넘는 학습환경 유해업소들이 학교 근처에서 버젓이 영업을 하고 있다. 이런 업소 10개 중 4개가 수도권에 있다. 서울·부산·대구 등 일부 대도시에서는 지난해보다 올해 이런 곳이 더 늘었다. 21일 교육과학기술부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민병주(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전국의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안에 설치된 유해업소는 모두 4만 1545개다. 유흥단란주점이 1만 2166개(29.3%)로 가장 많았고 노래연습장 9814개(23.6%), 당구장 7070개(17%), 숙박업소 6932개(16.7%)로 뒤를 이었다. 현행 학교보건법은 학교의 보건과 위생, 학습환경 보호를 위해 학교 경계선으로부터 반경 200m 안에는 술과 노래·춤이 허용되는 유흥업소, 호텔·여관·여인숙 등 숙박업소, 당구장, PC방, 노래연습장, 도축장, 화장장, 납골시설 등을 설치할 수 없다. 올해 학습환경 유해업소 수는 지난해(4만 2066개)보다 1.2%(521개) 줄었지만 서울·부산·제주·전남·대전·대구 등 6개 시도교육청 관할 지역에서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늘었다. 부산은 지난해 3851개에서 올해 4119개로 268개 늘었고 제주 60개, 전남 44개, 서울 25개, 대전 24개, 대구 17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주변에 설치된 유해업소는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일대에 집중돼 있었다. 서울(8745개), 경기 두 지역의 유해업소가 전체의 37.9%를 차지했다. 부산, 경남(3168개), 경북(2251개)도 학교 인근 유해업소가 많았다. 학교 수는 경기(2166개교)가 서울(1303개교)보다 많은데도 유해업소 수는 서울이 더 많았다. 부산 남부교육청과 서울 남부교육청·서부교육청 관내에는 1000개가 넘는 유해업소가 위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황당한 ‘성폭행 보이스피싱’ 사건의 진실은

    “엄마, 내가 성기능 불구래. 그것도 아주 심각한 정도로…. 앞으로 어떻게 살지?”  지난 달 20일 오전 9시쯤. 경기도 용인에 사는 주부 A(59)씨는 아들의 다급한 전화 한통을 받았다. 전화기 속에서 들려오는 아들의 목소리는 충격을 받은 듯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어떻게 된 거야? 지금 어딘데?” A씨의 다그치는 물음에 아들은 “큰일났다.”는 말만 한채 휴대전화를 의사에게 넘겨주었다. ‘비뇨기과 의사’라고 소개한 이모(45)씨는 뜻밖의 얘기를 꺼냈다. A씨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된 사건은 이렇게 시작됐다.   ● “성기능 장애 치료에 탁월”…‘유명한 의사’의 황당한 시술  “아드님은 현재 발기부전으로 성기능 장애가 있습니다. 병증은 상당히 심각한 상태고요.”  “어떻게 하면 좋냐.”는 A씨의 물음에 의사 이씨는 심각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요즘은 의술이 발달해 발기부전은 치료만 잘 하면 나을 수 있어요. 약물치료와 주사, 수술 같은 일반적인 방법이 있는데 실은 회복 속도가 더디고 효과도 장담할 수 없는 수준이라….”  말끝을 흐리는 이씨의 태도에 A씨는 조급해 졌다. 급기야 “더 빠르고 효과가 좋은 시술법이 있느냐.”는 말을 꺼내기에 이르렀다.  기다렸다는 듯 이씨가 권한 것은 ‘모태 치료’. 이씨가 설명한 모태 치료는 어머니가 성관계를 할때 내는 신음소리를 녹음해 발기부전을 앓고 있는 아들에게 들려주는 것이었다. 어머니의 힘을 빌려야 한다는 모태 치료는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지만 다급해진 A씨는 이를 따지고 구분할 겨를이 없었다. “수치스럽고 당황스럽겠지만 어머니께서 꼭 도와주셔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이씨의 정중한 제안은 어머니 A씨의 경계심을 늦추는데 한몫을 했다.  A씨는 순간 갈등이 있었지만 결국 아들의 치료를 위해 이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굳혔다. 한 달에 3번, 1회당 25만원의 치료비를 내라는 이씨의 제안도 순순히 승낙했다.  “시술이 좀 민망해 병원 안에서 진행할 수 없습니다. 내일 아침 일찍 제가 말씀드리는 장소로 나와 주세요.”  이씨는 “은밀한 상담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며 만날 장소와 시간을 일러준 뒤 전화를 끊었다.   ●성기능 장애 치료술 ‘모태 치료’의 정체는  다음 날 오전 8시10분쯤 이씨의 전화를 받은 A씨는 이씨와 약속한 장소인 용인 시내의 한 모텔로 들어갔다. 객실에는 낯선 남자가 혼자 기다리고 있었다. A씨의 아들이 ‘유명한 의사’라고 소개했던 그 사람이었다.  “일단 자리에 앉으시죠. 곧 녹음을 시작할텐데 앞서 주의하실 부분이 있습니다.”  이씨는 시술에 앞서 주의사항이라며 한가지를 당부했다. 아들이 이 사실을 알아서는 절대 안된다는 것. 그는 “정신적인 부분이 가장 중요한 치료이기 때문”이라는 그럴싸한 이유도 둘러댔다.  입단속을 마친 이씨는 ‘실제 같은 소리’를 빌미로 A에게 육체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그냥 신음소리만 녹음하면 되는 줄 알았던 A씨는 생각치도 못한 이씨의 손길에 당황했지만 “아들을 위해서”라는 반강제적인 회유에 결국 몸을 허락하고 말았다.  원치 않은 성관계가 끝난 뒤 A씨는 한술 더 떠 치료비 명목으로 1회분 시술료 25만원도 챙겨갔다. 그렇게 이씨는 떠나고 집에 돌아온 A씨는 밀려오는 후회에 몸부림을 치다 결국 이씨와의 ‘약속’을 어기고 아들에게 전화를 했다.  “너를 위해 참아보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 되겠다. 다른 곳에서 치료를 받자.”  아들의 말은 뜻밖이었다. 아들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또 성(性) 불구 판정도 받지않았을 뿐더러 전날 어머니에게 전화를 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자신이 이씨에게 속아 어이없은 봉변을 당했다는 것을 뒤늦게 안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이씨를 모텔로 유인해 검거했다.   ●‘1인 2역’ 성폭력 사기꾼 “그냥 스트레스 풀려고…”  검거된 이씨는 저명한 비뇨기과 의사가 아닌 평범한 슈퍼마켓 주인이었다. 이씨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불특정 다수에게 장난 전화를 걸던 중 중년 여성인 A씨가 전화를 받자 이런 엽기적인 행동을 벌였던 것이다. 하지만 아들과 의사의 목소리를 감쪽같이 바꾼 이씨의 연기력은 즉흥적인 것으로 보기엔 너무 치밀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씨는 비슷한 방법으로 여성들의 신음소리를 녹음하다 덜미를 잡힌 전과가 있었다. 조사 과정에서 이씨는 지난 2000년 11월에도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중년 여성 4명의 신음소리를 녹음하다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던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이씨를 특가법상의 약취·유인, 위계 간음,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는 전화 목소리를 일부러 작게 하고 마치 우는 듯한 목소리를 내는 등의 수법으로 피해자를 속였다.”면서 “피해자의 모성애를 악용한 교묘한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그는 “A씨로부터 돈을 받은 것은 의사 행세를 해 의심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중년 여성의 신음소리를 모으는 자신의 비정상적인 성(性) 취향을 채운 것도 모자라 한 여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이씨는 범행 이유를 묻자 황당한 말을 남겼다. “그냥 스트레스를 풀려고 아무한테나 전화를 걸었어요. 저도 (A씨가) 너무 잘 속아 넘어와 놀랐다니까요.”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사건 Inside] (42) 1인2역 사기꾼의 ‘황당 성폭행’ 사건

    “엄마, 내가 성기능 불구래. 그것도 아주 심각한 정도로…. 앞으로 어떻게 살지?”  지난 달 20일 오전 9시쯤. 경기도 용인에 사는 주부 A(59)씨는 아들의 다급한 전화 한통을 받았다. 전화기 속에서 들려오는 아들의 목소리는 충격을 받은 듯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어떻게 된 거야? 지금 어딘데?” A씨의 다그치는 물음에 아들은 “큰일났다.”는 말만 한채 휴대전화를 의사에게 넘겨주었다. ‘비뇨기과 의사’라고 소개한 이모(45)씨는 뜻밖의 얘기를 꺼냈다. A씨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된 사건은 이렇게 시작됐다.   ● “성기능 장애 치료에 탁월”…‘유명한 의사’의 황당한 시술  “아드님은 현재 발기부전으로 성기능 장애가 있습니다. 병증은 상당히 심각한 상태고요.”  “어떻게 하면 좋냐.”는 A씨의 물음에 의사 이씨는 심각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요즘은 의술이 발달해 발기부전은 치료만 잘 하면 나을 수 있어요. 약물치료와 주사, 수술 같은 일반적인 방법이 있는데 실은 회복 속도가 더디고 효과도 장담할 수 없는 수준이라….”  말끝을 흐리는 이씨의 태도에 A씨는 조급해 졌다. 급기야 “더 빠르고 효과가 좋은 시술법이 있느냐.”는 말을 꺼내기에 이르렀다.  기다렸다는 듯 이씨가 권한 것은 ‘모태 치료’. 이씨가 설명한 모태 치료는 어머니가 성관계를 할때 내는 신음소리를 녹음해 발기부전을 앓고 있는 아들에게 들려주는 것이었다. 어머니의 힘을 빌려야 한다는 모태 치료는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지만 다급해진 A씨는 이를 따지고 구분할 겨를이 없었다. “수치스럽고 당황스럽겠지만 어머니께서 꼭 도와주셔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이씨의 정중한 제안은 어머니 A씨의 경계심을 늦추는데 한몫을 했다.  A씨는 순간 갈등이 있었지만 결국 아들의 치료를 위해 이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굳혔다. 한 달에 3번, 1회당 25만원의 치료비를 내라는 이씨의 제안도 순순히 승낙했다.  “시술이 좀 민망해 병원 안에서 진행할 수 없습니다. 내일 아침 일찍 제가 말씀드리는 장소로 나와 주세요.”  이씨는 “은밀한 상담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며 만날 장소와 시간을 일러준 뒤 전화를 끊었다.   ●성기능 장애 치료술 ‘모태 치료’의 정체는  다음 날 오전 8시10분쯤 이씨의 전화를 받은 A씨는 이씨와 약속한 장소인 용인 시내의 한 모텔로 들어갔다. 객실에는 낯선 남자가 혼자 기다리고 있었다. A씨의 아들이 ‘유명한 의사’라고 소개했던 그 사람이었다.  “일단 자리에 앉으시죠. 곧 녹음을 시작할텐데 앞서 주의하실 부분이 있습니다.”  이씨는 시술에 앞서 주의사항이라며 한가지를 당부했다. 아들이 이 사실을 알아서는 절대 안된다는 것. 그는 “정신적인 부분이 가장 중요한 치료이기 때문”이라는 그럴싸한 이유도 둘러댔다.  입단속을 마친 이씨는 ‘실제 같은 소리’를 빌미로 A에게 육체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그냥 신음소리만 녹음하면 되는 줄 알았던 A씨는 생각치도 못한 이씨의 손길에 당황했지만 “아들을 위해서”라는 반강제적인 회유에 결국 몸을 허락하고 말았다.  원치 않은 성관계가 끝난 뒤 A씨는 한술 더 떠 치료비 명목으로 1회분 시술료 25만원도 챙겨갔다. 그렇게 이씨는 떠나고 집에 돌아온 A씨는 밀려오는 후회에 몸부림을 치다 결국 이씨와의 ‘약속’을 어기고 아들에게 전화를 했다.  “너를 위해 참아보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 되겠다. 다른 곳에서 치료를 받자.”  아들의 말은 뜻밖이었다. 아들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또 성(性) 불구 판정도 받지않았을 뿐더러 전날 어머니에게 전화를 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자신이 이씨에게 속아 어이없은 봉변을 당했다는 것을 뒤늦게 안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이씨를 모텔로 유인해 검거했다.   ●‘1인 2역’ 성폭력 사기꾼 “그냥 스트레스 풀려고…”  검거된 이씨는 저명한 비뇨기과 의사가 아닌 평범한 슈퍼마켓 주인이었다. 이씨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불특정 다수에게 장난 전화를 걸던 중 중년 여성인 A씨가 전화를 받자 이런 엽기적인 행동을 벌였던 것이다. 하지만 아들과 의사의 목소리를 감쪽같이 바꾼 이씨의 연기력은 즉흥적인 것으로 보기엔 너무 치밀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씨는 비슷한 방법으로 여성들의 신음소리를 녹음하다 덜미를 잡힌 전과가 있었다. 조사 과정에서 이씨는 지난 2000년 11월에도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중년 여성 4명의 신음소리를 녹음하다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던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이씨를 특가법상의 약취·유인, 위계 간음,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는 전화 목소리를 일부러 작게 하고 마치 우는 듯한 목소리를 내는 등의 수법으로 피해자를 속였다.”면서 “피해자의 모성애를 악용한 교묘한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그는 “A씨로부터 돈을 받은 것은 의사 행세를 해 의심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중년 여성의 신음소리를 모으는 자신의 비정상적인 성(性) 취향을 채운 것도 모자라 한 여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이씨는 범행 이유를 묻자 황당한 말을 남겼다. “그냥 스트레스를 풀려고 아무한테나 전화를 걸었어요. 저도 (A씨가) 너무 잘 속아 넘어와 놀랐다니까요.”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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