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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리지앵 열광한 그 뮤지컬을 극장서

    파리지앵 열광한 그 뮤지컬을 극장서

    뮤지컬 ‘십계’(Le Dix) ‘태양왕’(Le Roi Soliel)으로 명성을 쌓은 제작자 알베르 코엔과 도브 아티는 문득 “모차르트는 당대 최고의 록스타였다.”는 엉뚱한 발상을 떠올렸다. 클래식과 팝, 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20곡을 만드는 등 기초작업에만 2년이 걸렸다. 기존 뮤지컬과 다른 문법을 원했기에 에디트 피아프(1915~63)의 삶을 그린 영화 ‘라비앙 로즈’(2007)의 올리비에 다한에 연출을 맡겼다. 다한은 학창시절 미술을 전공한 덕에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미장센을 만들어내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2009년 9월 프랑스 파리의 팔래 데 스포르 드 파리 대극장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은 150만명의 관중을 모았다. 프랑스 뮤지컬 최고 흥행기록을 고쳐 쓴 ‘모차르트 락 오페라’다. 원정관람도 서슴지 않는 열혈 뮤지컬 팬 사이에 일찍부터 관심은 높았지만, 대부분에겐 그림의 떡. 지난해 현지 공연이 막을 내린 터라 아쉬움은 더 했다. 지난해 12월 20일 팔래 데 스포르 드 파리 극장. 한국과 미국, 영국에서 3차원(3D) 영상 전문가들이 속속 모였다. 화면의 입체감과 깊이를 조율하는 총 지휘자 격인 스테레오그래퍼는 ‘다크나이트’ ‘인셉션’에 참여했던 마크 와인가트너가, 공연실황 연출은 ‘라이브 인 3D 휘성’ 등을 연출했던 정성복 감독이 맡았다. 제작진은 총 4500석 가운데 앞좌석 13줄을 들어내고 크레인을 장착한 특수 촬영장비를 설치했다. 허락된 시간은 단 하루, 2회 공연뿐. 공연실황 DVD로 100여차례 도상훈련을 통해 카메라 동선을 짜놓은 덕에 극장에서 보는 세계 첫 뮤지컬 3D 콘텐츠가 완성됐다. 그리고, 오는 17일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한다. ‘모차르트 락 오페라’는 모차르트(미켈란젤로 로콩테)가 유럽 왕실 순회공연을 마치고 금의환향한 시점에서 막을 올린다. 음악적 영감을 얻으려고 떠난 독일 만하임에서 모차르트는 운명적으로 알로이지아(멜리사 마르스)를 만난다. 하지만 모차르트의 아버지 레오폴드는 못마땅해 한다. 하층민 알로이지아와 사귀는 게 인생의 걸림돌이 될 걸로 생각하고, 갈라놓는다. 실의에 빠진 모차르트는 뮤즈였던 알로이지아에게 배신당하고, 경쟁자 살리에르의 시기와 질투에 시달린다. 귀족사회를 비꼰 ‘피가로의 결혼’으로 귀족과 왕실의 탄압까지 받는다. 누구보다 파도가 많았던 모차르트의 삶, 귀에 쏙쏙 달라붙는 20곡의 음악, 화려한 의상과 춤의 향연에 133분은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극장에서 보는 공연예술 콘텐츠의 장점은 수십만원을 주고 가장 비싼 좌석에 앉더라도 놓치기 쉬운 배우의 표정과 땀방울 하나까지 보여준다는 것. 3D 영상은 컨버팅(2D를 3D로 전환한 영화)보다 낫고, 뮤지컬 공연장에 비하면 사운드도 월등하다. 단, 제작진이 제시하는 프레임이 아닌 자신만의 눈으로 무대를 보기 원하는 마니아라면 못마땅할 게다. 또 본격적인 반전이 이뤄지는 2막에 비해 1막은 좀 지루한 편이다. 관람료는 일반 3D 영화(1만 3000원)보단 비싸고 메트오페라 공연실황(2만 5000원)보단 싼 2만원으로 책정됐다. 유명 뮤지컬 오리지널팀 내한공연 최고등급 좌석 가격의 10% 수준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정선아 “에바 페론에 매료… 이번엔 연기로 승부”

    정선아 “에바 페론에 매료… 이번엔 연기로 승부”

    잘나가는 뮤지컬 여배우 가운데 유난히 팔색조 매력을 내는 이가 있다. ‘아이다’, ‘모차르트’, ‘아가씨와 건달들’에 이어 올 하반기 기대작 ‘에비타’의 여주인공으로 낙점된 정선아(27)다. 주연급 여배우들은 정해진 이미지에 따라 캐스팅되는 경우가 많은 게 공연계의 현실이다. 여리고 귀여운 공주 캐릭터, 섹시하고 강렬한 캐릭터 등등…. 2002년 고3 때 뮤지컬 ‘렌트’의 통통 튀는 미미 역으로 데뷔한 정선아는 ‘지킬앤하이드’(2006)의 섹시한 루시, ‘아이다’(2010~2011)의 암네리스 공주, ‘아가씨와 건달들’(2011)의 요조숙녀 사라 등 다양한 색깔의 배역을 소화해냈다. 가창력도 받쳐줘 ‘뮤지컬계의 비욘세’란 별명을 얻었다. 그런 그녀가 실존 인물이었던 아르헨티나의 퍼스트 레이디 에바 페론(1919~1952, 애칭 에비타)의 극적인 삶과 사랑을 연기한다. 5년 만에 다음 달 국내 무대에 다시 오르는 뮤지컬 ‘에비타’에서다. 정선아를 지난 7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에비타 역에 도전한 이유는. -국내 뮤지컬 중에 여배우 원톱 작품이 ‘에비타’ 말고는 없는 것 같다. 데뷔한 지 10년째인데, ‘에비타’ 같은 큰 작품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가수 리사와 교대로 주인공을 맡는다. 정선아의 에비타는. -작년 중순쯤 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있었다. 공연을 줄이고 봉사 활동에 많이 참여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가난한 자들을 위해 노력했던) 에바 페론 역할을 맡으려고 그랬나 보다. 하하. 그동안 노래와 춤은 많이 보여드렸으니 이번에는 연기에 많이 신경쓰려고 한다. →에비타는 사생아로 태어나 삼류 배우를 거쳐 부통령 후보에까지 오르지만 암으로 33살에 요절했다. 연기하기 쉬운 인물은 아닌데. -실존 인물은 처음이다. 요즘 에바 페론에 푹 빠져 산다. 그녀에 관한 책도 많이 읽고 자료 조사도 열심히 하고 있다. 2006년 공연했던 선배들에게 조언도 구하고…. 공부할수록 느끼는 거지만 에바 페론은 가슴으로 대할 수 있는 여자다. →또래 여배우들에 비해 색깔이 다양하다는 평을 듣는다. ‘오래갈 배우’를 꼽을 때 늘 우선순위에 놓이는데. -어찌 보면 뮤지컬 배우는 생명력이 짧다. 일찍 데뷔한 까닭에 솔직히 처음에는 나 자신이 잘났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무대에 서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안다. 뮤지컬 여배우 계보를 든든히 받쳐주는 이태원 선배나 최정원 선배 등을 보면 너무 감사하고 멋지다. 그리고 한 가지 캐릭터는 재미 없다. 여러 캐릭터를 경험해 보는 것은 행복이다. →스스로 생각하는 배우로서의 장점은. -솔직히 저는 노력파는 아니다. 미친 듯이 노력하는 배우들을 보면 무섭다.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보기에는 제가 기가 세고 욕심이 많아 보이는데 사실 욕심이 별로 없다. 대신 다양한 보컬을 지니려고는 노력한다. 타고난 목소리는 은쟁반 옥구슬 같이 예쁘다. 하하. 그런데 그게 지겨워 록 음악도 많이 듣고, 알앤비(R&B)도 따라부르며 여러 목소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성대도 강한 편이라 탈 난 적이 없다. →유독 여자 팬들이 많다. -그게 너무 좋다. 국내 뮤지컬 시장의 여성 관객 파워는 대단하다. 티켓 파워도 세다. 하하. →원톱 공연이라 체력 소모가 많을 텐데. -저는 제 몸이 이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지만공연 때는 꼭 운동을 한다. 하하. →더 욕심나는 작품이 있나. -요즘엔 소극장 공연이 너무 욕심난다. 대극장 공연만 하다가 얼마 전 ‘아가씨와 건달들’을 중극장에서 공연했는데 처음엔 관객이 너무 가까이 있어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이내 관객과의 호흡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알게 됐다. 지방공연 때는 무대가 객석과 너무 멀어 재미가 없더라. 그리고 서른 살 전에 뮤지컬 ‘틱틱붐’과 데뷔작인 ‘렌트’를 꼭 한번 다시 해보고 싶다. 더 나이 들면 뮤지컬 아카데미를 만들고 싶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에비타’ 12월 9일부터 내년 1월 29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3만~13만원. 1577-3363.
  • 늦가을, 클래식에 물든 강남구

    ‘가을에는 클래식에 빠져 보세요.’ 강남구는 3일 오전 11시 대치동 구민회관에서 늦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브런치 콘서트’와 ‘11월 목요 상설무대’를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강남 심포니오케스트라가 2008년부터 클래식 대중화를 위해 매월 첫째 주 목요일 오전에 여는 브런치 콘서트에서는 1만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빵과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곁들이며 클래식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서현석 상임지휘자의 지휘와 박은희 감독의 맛깔나는 해설, 클라리넷 연주자 정담온씨의 협연으로 베버의 ‘무도회의 권유 서곡’,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 등 낭만파 음악가들의 선율을 들려준다. 이와 함께 구는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30분 구민회관에서 ‘가을, 그리운 이에게 음악을 전하다’라는 주제로 합창과 클래식 공연을 개최한다. 3일에는 18명의 남성으로 구성된 ‘솔리스트콰이어’가 풍부한 감성과 감미로운 선율의 가을 가곡 메들리와 캐츠의 ‘메모리’ 등 다양한 뮤지컬 곡을 선보인다. 이어 10일엔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강남심포니가 모차르트의 오페라 3대 걸작 중 하나로 꼽히는 ‘피가로의 결혼 서곡’ 등을 연주한다. 17일에는 압구정합창단이 ‘꽃밭에서’, ‘강 건너 봄이 오듯’ 등을 아름다운 하모니로 들려준다. 30일에는 강남합창단이 ‘넬라판타지아’와 ‘가을이 오면’ 등을 부른다. 목요상설무대 공연은 무료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2일 TV 하이라이트]

    ●행복한 교실(KBS1 오전 11시) ‘최고의 학교’에서는 강원 춘천에 위치한 대안학교인 전인고등학교를 소개한다. 강원도는 물론 타 지역에서도 전학 오고 싶은 학교로 거듭난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대개 학교는 아침 자율학습이나 보충 수업으로 하루를 시작하지만,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전인고의 아침은 ‘명상의 시간’으로 시작된다는데…. ●영광의 재인(KBS2 밤 9시 55분) 인우는 재인에게 일자리를 주는 조건으로 거대상사에 함께 입사원서를 낼 것을 요구한다. 영광은 재인의 돈을 갚아주기 위해 결국 거대상사에 입사원서를 내게 된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거대상사에 첫발을 들이게 된 세 사람. 그들 앞에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허영도팀의 미스터리한 면접시험이 기다리고 있다. ●아침드라마 위험한 여자(MBC 오전 7시 50분) 지원과 유라는 소라, 강 회장과 마주친다. 강 회장은 신 여사가 유라 문제에도 개입되었음을 알고 신 여사에게 경고한다. 한편 소라는 유라가 회사에 그대로 남게 되자 분노한다. 도희는 그런 소라에게 일단 기다리라고 한다. 서주의 모친 지숙은 동민에게 서주와 만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다. ●내 마음의 크레파스(SBS 오후 6시 30분) 200회를 맞은 ‘내 마음의 크레파스’가 복싱을 통해 꿈과 우정을 키워가는 열두 살 두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다. 자라온 환경도, 성격도 너무 다른 두 소년은 만남과 동시에 강력한 라이벌이 됐다. 복싱을 통해 우정을 키워가고, 친구를 통해 가족 간의 사랑을 확인하게 된 두 소년의 이야기를 들어 본다. ●교육, 화제의 인물(EBS 낮 12시 10분) 10대 때 대작을 발표하기란 그야말로 천재적인 작곡가라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최근 대전의 한 고등학교 음악 예술제에서 발표된 오케스트라 곡을 열여덟 살의 고등학생이 작곡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음악을 통해 꿈과 희망을 말하는 ‘대전예고 모차르트’ 이경서양을 소개한다. ●나는 전설이다(OBS 밤 11시 10분)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열정의 디바’ 윤시내, 늘 진화하는 밴드 ‘부활’, 시대를 앞서가고 변화를 꿈꾸는 그들이다. 하지만 무대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윤시내는 실상은 굉장히 속이 여리다고 한다. 약해 보이는 ‘국민 할매’ 김태원은 자존심이 유달리 강한 남자다. 겉보기와는 굉장히 다른 두 얼굴을 가진 그들을 만나 본다.
  • 뮤지컬 ‘바람의 나라’ 감독 유희성…초연때 주연·10년후엔 연출가로

    뮤지컬 ‘바람의 나라’ 감독 유희성…초연때 주연·10년후엔 연출가로

    뮤지컬이라는 서구 장르에 한국적인 색채를 아름답게 입히는 연출가가 있다. 뮤지컬 ‘피맛골 연가’ ‘바람의 나라’ ‘소나기’ ‘모차르트’ 등을 연출한 유희성(52) 서울예술단장이다. 한국 창작뮤지컬계를 대표하는 연출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올해 내놓은 작품만도 ‘바람의 나라’ 등 4개나 된다. 유 연출에게 ‘바람의’는 의미가 남다르다. 2001년 ‘바람의’ 초연 때 주인공 호동 역을 맡았던 것. 10여년이 지나 이제는 연출가로 이 작품을 만났다. 지난 18일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홀에서 유 연출을 만났다.  →뮤지컬 배우로 20년, 연출자로 10년인데.  -제가 배우할 때만 해도 한국 뮤지컬의 급성장을 예견하지 못했다. 2000년대 들어 ‘오페라의 유령 ’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뮤지컬이 한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시장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커졌다. 그 중심에 서 있던 사람 중의 한명이라고 생각하면 정말 뿌듯하다.  →과거에는 외국 히트작을 수입해 들여오는 라이선스 뮤지컬이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창작뮤지컬이 크게 늘었다. 유 연출도 여기에 한몫하고 있는데.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 웨스트앤드 작품을 유행처럼 가져오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창작 뮤지컬을 만들 여력도, 인력도 부족헀지만 이제는 작곡가, 극작가, 안무가, 연출가, 배우 등 토대가 충분하다. 대학에 뮤지컬학과가 최근 5년 사이 16개나 생겨 인재들의 꾸준한 공급도 가능한 구조다.  →‘피맛골연가’에 이어 ‘바람의 나라’에서도 한국적 색채가 두드러진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뮤지컬 자체는 서구에서 온 문화이지만 그 안에 담긴 정신은 우리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투란도트’ ‘오즈의 마법사’ 등 라이선스 뮤지컬을 제작할 때도 한국적인 정신을 많이 넣으려고 노력했다. 오래 전 독일에 공연을 갔을 때, 독일 민속가극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나일강의 정서를 갖고 음악극을 만든 작품이었는데 문화적인 충격이 컸다. 그동안 (내가) 한국의 음악과 선율, 몸짓에 대해 너무 등한시했구나 싶었다. 그때부터 한국 음악과 소리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 아니겠나.  →‘바람의 나라’는 시리즈물로 바뀌어 2006년(무휼편) 다시 선보였다. 이번 호동편은 무휼편에 이어 두 번째 이야기인데 관전 포인트를 소개해달라.  -무휼편이 호동의 아버지 무휼이 중심이었다면 호동편은 말그대로 호동이 중심이다. 호동과 사비(낙랑 공주)의 러브 스토리, 그리고 판타지에 주목해달라. 2001년에 제가 호동 역으로 직접 무대에 섰다. 그때 느낀 게 작품 자체가 굉장한 대하서사라는 것이었다. 시대 상황에 따른 낙랑 공주와의 정략결혼, 가식적인 만남 속에서도 삐져나오는 사랑, 정실이 아닌 후실 자식으로 태어나 아버지 가까이 가지 못하는 처지 등 호동의 안타까운 삶과 러브 스토리를 그려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 시대를 살아낸 젊은 청년의 쓸쓸한 사랑 이야기가 바로 ‘바람의 나라’이다.  →원작이 김진 작가의 동명만화이다. 대작이라 무대에 올리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김진 작가와 이번에 함께 작업했다. 원래 원작자들은 자신의 작품 속 정서를 흐트리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공연은 대중성도 신경써야 한다. 줄타기를 잘 해야 하는데 다행스럽게도 김 작가가 양보를 많이 해줘서 호흡이 잘 맞았다.  →깃발을 이용한 장면이 인상적이다.  -바람의 이미지를 표현하는 데 깃발만한 것도 없지 않나.  →호동 역에 캐스팅됐던 윤현민씨가 부상으로 중도하차했다.  -윤현민은 호동과 이미지나 목소리가 너무 잘 어울렸는데 안타깝다. 윤현민이 과거 야구선수 시절부터 무릎이 안 좋았다. 작품보다 배우 건강이 우선이어서 교체 결정을 내렸다.  →작품에는 만족하나.  -아쉬운 점이 많다. 준비기간이 좀 짧았다.(유 연출은 겸손하게 말했지만 ‘바람의’는 큰 박수 속에 23일 막을 내렸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더 쉽게 더 재미있게~ 오페라 ‘3色 향연’

    더 쉽게 더 재미있게~ 오페라 ‘3色 향연’

    오페라단의 화두는 ‘편견’을 불식시키는 데 있다. ‘오페라는 어렵다. 그래서 그들만이 즐긴다.’는 편견이다. 공략법은 저마다 다르다. 귀에 익숙한 아리아를 모은 종합선물세트를 내세우거나, 누구나 알 만한 원작소설을 재탄생시키기도 한다. 발레, 미술과의 이종교배를 통해 새로운 수용층을 만들려는 시도도 눈에 띈다. 한국오페라단은 19~2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골든 오페라-오페라 갈라’를 공연한다. ‘울게하소서’로 알려진 헨델의 ‘리날도’(1711), 모차르트의 ‘마술피리’(1791), 비제의 ‘카르멘’(1875), 푸치니의 ‘라보엠’(1896) ‘투란도트’(1926),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1853) 등 오페라와 담을 쌓았더라도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아리아를 한데 모았다. 1980년대 루치아노 파바로티 콩쿠르와 마리아 칼라스 콩쿠르를 휩쓸었던 김영미(소프라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박현재(테너) 서울대 교수 등 정상급 성악가들이 출연한다. MBC 오디션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에 출연한 카운터 테너(여성의 소리처럼 높은 음역을 내는 남성 가수) 루이스 초이도 무대에 선다. 3만~18만원. (02)587-1950. ‘여섯 살 옥희의 눈으로 바라본 엄마와 사랑방 손님의 속마음은 어떤 걸까’. 이런 궁금증이 주요섭의 단편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창작오페라로 만들었다. 서울 강동지역 복합문화공간으로 생긴 상일동 강동아트센터 개관기념으로 21~22일 무대에 오른다. 창작 오페라이지만 원작의 명성 덕에 낯설지는 않다. 옥희의 시선으로 어머니와 그녀를 바라보는 사랑방 손님의 감정선을 좇는다. 여섯 살짜리에게 무대를 맡길 수는 없을 터. 초등학교 4·5학년 최예진·황시은이 옥희 역을 맡았다. 둘 다 수많은 동요제를 휩쓸고 다닌 실력파라는 게 강동아트센터 측의 설명이다. 창작오페라라고는 하지만 티켓 가격(1만~3만원)을 파격적으로 낮췄다. (02)440-0500. 29~30일 서울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선보이는 ‘하이브리드 오페라 갈라콘서트-라보체’는 미디어아트와 오페라의 결합을 시도한다. 1부에서는 피아니스트 박종훈이 연주와 사회를 맡는다. 오페라 ‘카르멘’의 주요 장면을 크로스오버 가수 카이의 목소리와 서울발레시어터 전효정·장운규의 몸놀림으로 구현한다. 2부는 음악평론가 장일범이 사회를 맡아 ‘보는 아리아, 듣는 명화’라는 컨셉트로 진행한다. 성악가들이 오페라 아리아를 부르는 무대 뒤로 바실리 칸딘스키, 펠릭스 발로통 등의 명화가 스크린에 투사된다. 단순한 배경에 그치는 게 아니라 오페라의 아리아를 시각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소프라노 강혜정·서활란, 베이스 이진수, 테너 박성규, 바리톤 성승민이 선다. 1만~10만원. (02)3446-9654.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페라이어 “3년전 젊은 관객 인상적… 재회 기대”

    페라이어 “3년전 젊은 관객 인상적… 재회 기대”

    무심코 악보에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베었다. 상처가 덧났다.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해 항생제만 먹은 게 패착이었다. 염증으로 손가락뼈에 변형이 왔다. 피아니스트에겐 치명적인 부상. 1991년부터 수술과 재활의 반복. 고통의 나날을 보내던 그를 위로한 것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음악이었다. 1990년대 후반 그는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녹음했다. 이 음반은 빌보드 클래식 차트 15주 연속 정상을 지켰다. 2004년 부상이 재발했지만, 2006년 대수술을 받은 그는 꺾이지 않는 열정으로 무대로 돌아왔다. ‘건반 위의 시인’ 머레이 페라이어(64)가 오는 29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갖는다. 아시아 투어 중인 페라이어를 공연기획사 크레디아를 통해 전화 및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1991년과 2006년 두 차례 대수술을 받은 엄지손가락이 우선 궁금했다. 페라이어는 “(완치가 된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고, 미래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내가 연주를 할 수 있고, 괜찮다고 느낀다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내 머릿속에 부상을 떠올리는 순간 끝이다. 그래서 부상당했던 기억 자체를 지워버렸다.”라고 덧붙였다. 어느새 환갑을 훌쩍 넘은 나이다. 다니엘 바렌보임(69),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74) 등 비슷한 연배의 피아니스트들은 오케스트라 지휘에 치중하고 있다. 반면 페라이어는 실내악단인 영국의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ASMF)의 상임 객원지휘자로 활동 중이다. 페라이어는 “오케스트라와 연주를 하면 큰 기계의 일부분이 된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면서 “실내악은 악기 주자들과 더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기 때문에 좋다. ASMF의 제안을 받아들인 건 모차르트 콘체르토와 실내악곡들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3년 전 한국 공연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젊은 관객이 너무 많아서 인상적이었다. 그들을 다시 만나게 될 걸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바흐의 프랑스모음곡과 베토벤 소나타 27번, 브람스의 ‘4개의 소곡’, 슈만의 ‘어린이 정경’, 쇼팽의 프렐류드 8번 Op 28·마주르카 4번 Op.30·스케르초 3번을 연주한다. 바흐와 베토벤, 슈만의 곡은 페라이어가 녹음한 적이 없는 작품이라 기대가 더 크다. 5만~15만원. 1577-5266.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상황 어렵다고 꿈 포기하게 만들면 한국만화의 모차르트 나올 수 없어”

    “상황 어렵다고 꿈 포기하게 만들면 한국만화의 모차르트 나올 수 없어”

    “상황이 어렵다고 해서 꿈을 포기하게 만들면 한국 만화의 모차르트와 베토벤은 나올 수 없습니다.” ‘우리시대 최고의 만화가’로 통하는 허영만(64) 화백을 13일 경기 부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만났다. 그의 출세작 ‘각시탈’(1974)이 ‘한국만화걸작선’ 17번째 작품으로 복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그의 소회와 계획을 들어봤다. ●“좋아하는 것 하는 게 가장 중요” 허 화백은 지금 출판만화 시장이 어려운 게 ‘하루가 24시간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농담으로 말문을 열었다. 만화를 볼 세대들이 공부에, 학원에 쫓겨 시간이 없다는 데서 만화의 비극이 생긴다는 이야기다. 어린 친구들이 자기가 좋아서 만화가를 꿈꿔도 부모들이 말린다며 혀를 차기도 했다. 그는 “먹고살 수 있느냐는 나중 문제”라면서 “좋아하는 것을 하느냐, 하지 못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스티브 잡스의 꿈과 성공을 예로 들었다. ●“검열 때문에 뱀 머리에 리본 그린 적도” 그는 뱀을 그리면 흉칙하다고 사전검열당해 뱀 머리에 리본을 그려 넣던 때도 있었다고 소개하고 “만화 그릴 맛 안 나던 무지막지하던 시절을 살았다.”면서 “사전검열이 사라진 뒤에도 나도 모르게 뿌리 내린 자기검열에서 벗어날 때까지 4~5년이 더 걸렸다.”고 토로했다. 후배들에 대해서는 질책을 쏟아냈다. 과거와 같은 규제가 없는데도 대충 그리는 후배들이 너무 많다고 했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연재하는 웹툰 쪽은 빨리 데뷔를 하다 보니 일찌감치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경우가 간혹 있다.”면서 “하지만 데뷔가 쉬운 만큼 도태되기도 쉽다는 사실을 많은 후배들이 모르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1974년 ‘집을 찾아서’로 데뷔해 40년 가까이 만화가 길을 걸어온 허 화백은 1988년쯤을 큰 고비로 꼽았다. “당시 잡지, 대본소, 단행본을 동시에 그렸지요. 화실 식구가 무려 23명이나 됐습니다. 제가 직접 그리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더군요. 어느 날 나 자신이 만화가가 아닌 중소기업 사장처럼 느껴지더군요. 화실을 해체하고 문하생을 3명만 남기는 결단을 내렸지요.” 허 화백의 작품은 지금까지 ‘식객’과 ‘타짜’, ‘날아라 슈퍼보드’ 등 11개가 모두 14차례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으로 옮겨졌다. 지금은 1970~80년대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던 ‘각시탈’의 드라마화 작업이, 야구를 소재 삼아 고릴라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던 ‘제7구단’의 3D 영화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영상에 담긴 내 작품이 모두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니었어요. 도저히 계속 앉아 보고 있을 수준이 안 되는 작품들도 여럿 있었지요. 서너 개 작품은 아예 시사회 중간에 일어나 버렸어요. 내 작품 연출의 묘미는 처음부터 모든 걸 보여주는 게 아니라 최대한 감추고 아끼고 자제하는 것인데 그걸 몰랐던 경우들이지요.” ●全作 출간엔 “새것도 그릴 게 많은데…” 현재 허 화백의 작품들은 국내 만화가 중 처음으로 전작(全作) 출간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여기에 부정적이다. “옛 추억은 그대로 간직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새것도 그릴 게 많은 데 냄새 풀풀 나는 것들을 다시 보여줄 필요가 있을까요.”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현역’의 자부심이 묻어났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씨줄날줄] 숙박난/임태순 논설위원

    잠자리가 준비되지 않으면 애초부터 편안한 여행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숙박 선정은 관광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모차르트 음악축제 기간이 되면 모차르트가 태어난 오스트리아의 소도시 잘츠부르크는 숙박대란이 벌어진다. 모차르트를 흠모하는 유럽 등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들기 때문이다. 축제 전 모든 호텔의 예약이 끝나는 것은 물론 숙박비도 평소보다 훨씬 비싸진다. 잠자리를 구하지 못한 관광객들은 인근 도시로 가서 호텔을 구할 수밖에 없다. 최근 우리나라도 숙박난이 벌어지고 있다. 세계 관광의 ‘큰손’으로 부상한 중국관광객들이 우리나라를 대거 찾고 있으나 이들을 재워줄 호텔 등 숙박시설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지난 10년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연 532만 2000명에서 879만 8000명으로 65.3% 증가했다. 반면 호텔 객실은 같은 기간 5만 5370실에서 7만 4766실로 35.0% 늘어나는 데 그쳐 관광객 수요를 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중국관광객들이 춘절(春節) 등 특정기간에 한꺼번에 몰릴 경우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호텔을 지으면 될 게 아니냐고 할지 모르지만 서울만 하더라도 연평균 객실가동률이 76%에 머물러 아직 적정가동률 80%에는 못 미친다. 호텔업은 부가가치가 높지 않다. 객실 수입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 정도에 불과하고 피로연, 피트니스 운영 등 부대수입이 훨씬 더 많은 60%나 된다. 호텔업계가 호텔 결혼식을 허용해 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해온 것도 이러한 배경과 무관치 않다. 호텔을 지으려면 토지 등 많은 돈이 들어간다. 반면 투자비를 회수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려 호텔 신축이 쉽지만은 않다. 숙박을 호텔에서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여관, 모텔 등 일반숙박업소나 홈스테이 등 민박도 충분히 가능하다. 서울의 경우 일반숙박업소가 3600여개에 6만 9000실이나 되니 호텔부족분을 메우기에는 충분하다. 지원을 통해 호텔처럼 시설을 개선하면 호텔 대용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회전율이 적어 업주들이 꺼리겠지만 세제 혜택 등의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도시 민박을 단독주택뿐만 아니라 아파트까지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숙박난으로 발길을 돌리는 외국 관광객을 붙잡고 싶은 안타까운 심정에서 나온 제안일 것이다. 주민 반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수요가 있다면 문호를 개방해도 되지 않을까.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허영만 “인터넷 웹툰 만화가들, 목에 잔뜩 힘 들어가서는...”

    허영만 “인터넷 웹툰 만화가들, 목에 잔뜩 힘 들어가서는...”

     “상황이 어렵다고 해서 꿈을 포기하게 만들면 한국 만화의 모차르트와 베토벤은 나올 수 없습니다.”  ‘우리시대 최고의 만화가’로 통하는 허영만(64) 화백을 13일 경기 부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만났다. 그의 출세작 ‘각시탈’(1974)이 ‘한국만화걸작선’ 17번째 작품으로 복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그의 소회와 계획을 듣고 싶었다.  허 화백은 지금 출판만화 시장이 어려운 게 ‘하루가 24시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농담으로 말문을 열었다. 만화를 볼 세대들이 공부에, 학원에 쫓겨 시간이 없다는 데서 만화의 비극이 생긴다는 이야기다. 어린 친구들이 자기가 좋아서 만화가를 꿈꿔도 부모들이 말린다며 혀를 차기도 했다.  그는 “먹고 살 수 있느냐는 나중 문제”라면서 “좋아하는 것을 하느냐, 하지 못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스티브 잡스의 꿈과 성공을 예로 들었다.  그는 뱀을 그리면 흉칙하다는 사전검열에 뱀 머리에 리본을 그려 넣던 때도 있었다고 소개하고 “만화 그릴 맛 안나던 무지막지하던 시절을 살았다.”면서 “사전검열이 사라진 뒤에도 나도 모르게 뿌리 내린 자기검열에서 벗어날 때까지 4~5년이 더 걸렸다.”고 토로했다.  후배들에 대해서는 질책을 쏟아냈다. 과거와 같은 규제가 없는 데도 대충 그리는 후배들이 너무 많다고 했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연재하는 웹툰 쪽은 빨리 데뷔를 하다보니 일찌감치 목에 힘이 들어가는 경우가 간혹 있다.”면서 “하지만 데뷔가 쉬운 만큼 도태되기도 쉽다는 사실을 많은 후배들이 모르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1974년 ‘집을 찾아서’로 데뷔해 40년 가까이 만화가 길을 걸어온 허 화백은 1988년쯤을 큰 고비로 꼽았다.  “당시 잡지, 대본소, 단행본을 동시에 그렸지요. 화실 식구가 무려 23명이나 됐지요. 제가 직접 그리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더군요. 어느 날 나 자신이 만화가가 아닌 중소기업 사장처럼 느껴지더군요. 화실을 해체하고 문하생을 3명만 남기는 결단을 내렸지요.”  허 화백의 작품은 지금까지 ‘식객’과 ‘타짜’, ‘날아라 슈퍼보드’ 등 11개가 모두 14차례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으로 옮겨졌다. 지금은 1970~80년대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던 ‘각시탈’의 드라마화 작업이, 야구를 소재 삼아 고릴라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던 ‘제7구단’의 3D 영화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영상에 담긴 내 작품이 모두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니었어요. 도저히 계속 앉아 보고있을 수준이 안되는 작품들도 여럿 있었지요. 서너개 작품은 아예 시사회 중간에 일어나 버렸어요. 내 작품 연출의 묘미는 처음부터 모든 걸 보여주는 게 아니라 최대한 감추고 아끼고 자제하는 것인데 그걸 몰랐던 경우들이지요.”  현재 허 화백의 작품들은 국내 만화가 중 처음으로 전작(全作) 출간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여기에 부정적이다.  “옛 추억은 그대로 간직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새 것도 그릴 게 많은 데 냄새 풀풀 나는 것들을 다시 보여줄 필요가 있을까요.”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왕성한 필력을 자랑하고 있는 ‘현역’의 자부심이 묻어났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콘서트·오페라·프로야구… 영화관에서 즐긴다

    콘서트·오페라·프로야구… 영화관에서 즐긴다

    #장면1 11일 서울의 복합상영관 CGV 영등포. 스크린에는 영화 대신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KIA-SK 3차전이 한창이었다. 처음에는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숨죽여 영화를 보는 데 익숙하기 때문일 터. 하지만 6회 초 SK가 선취점을 올릴 때쯤 박수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삼삼오오 모여앉은 ‘관중’들은 소리를 지르고, 종이컵이지만 맥주잔도 부딪쳤다. CGV는 서울 3개관을 비롯해 KIA·SK의 연고도시인 광주·인천 등 5개 관에서도 이날 경기를 생중계했다. #장면2 지난달 20일 CGV영등포. 일본의 소녀시대라는 AKB48의 ‘가위바위보 토너먼트’ 생중계를 보려는 팬들로 500석(2개관)이 거의 찼다. AKB48의 멤버 가운데 58명, 자매그룹 SKE48의 5명 등 68명이 참여한 토너먼트에서 16강에 든 멤버들에게 12월에 나올 ‘AKB48’의 24번째 앨범 타이틀곡을 부를 자격을 주는 이벤트를 팬과 함께한 것. 극성스럽게 야광봉을 흔들며 울먹거리는 팬들로 극장은 콘서트 현장이 됐다. 극장이 진화하고 있다. 영화만 보던 것은 옛날 얘기다. CGV는 올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 전 경기를 생중계한다. 2009년에 이어 두 번째다. 요금은 성인 1만 5000원(청소년·어린이 1만 2000원). 스페인 프로축구 최대 라이벌전인 ‘엘클라시코’(FC바르셀로나-레알 마드리드)나 영국 프로축구의 코리안더비도 생중계를 추진하고 있다. 메가박스와 씨너스는 지난 5월 일본 록밴드 라르크 앙 시엘의 데뷔 20주년 공연을 생중계했다. CGV와 씨너스는 올 6월 AKB48의 공연을 한글 자막이 없이 생중계했는 데도 90%에 육박하는 객석점유율을 기록했다. 클래식도 새로운 콘텐츠로 가능성을 드러냈다. CGV압구정은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2010~11시즌 작품을 매주 수·토·일요일 상영한다. 초기에는 객석점유율이 16%에 머물렀다. 이후 입소문이 퍼지면서 객석점유율이 30%를 웃돌았다. 특히 도니체티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는 35.8%를 찍어 극장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사이먼 래틀, 클라우디오 아바도, 구스타프 두다멜, 다니엘 바렌보임, 리카르도 무티, 로린 마젤 등 지휘자 6명의 공연실황을 담은 ‘마에스트로 6’는 올 6~8월 씨너스와 CGV 상영 당시 60% 이상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뮤지컬도 가세한다. 프랑스에서 150만 관객을 동원한 ‘모차르트 록 오페라’는 다음달 극장에 걸린다. 3차원(3D) 영상으로 구현한 작품이다. 업계가 새 콘텐츠 발굴에 팔소매를 걷어붙인 까닭은 성숙을 넘어 정체단계에 이른 영화산업 현실 때문이다. 2006년 이후 관객수는 수년째 1억 5000만명 선에서 제자리걸음이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5.2% 줄어들어 1억 4680만명을 기록했다. 연평균 객석 점유율도 25%를 밑돈다. 당장에는 돈벌이가 되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극장’을 소비하는 세대·계층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얘기다. 박혜영 CGV 프로그램팀 과장은 “‘도가니’ ‘써니’처럼 전 연령대를 쓸어모으는 대박 영화가 나오지 않는 한 극장은 주말·방학 장사밖에 안 된다.”면서 “스크린 수는 포화에 이르렀고, 1인당 관람횟수를 늘리는 데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안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마니아에 국한된 대중음악 공연보다는 전 연령층이 좋아하고 비수기에도 꾸준히 공급할 수 있는 스포츠 콘텐츠의 가능성을 좀 더 크게 본다.”고 덧붙였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새 음반]

    ●ASM35 ‘바이올린 여제’ 안네 소피 무터(48)의 음악인생 35년을 연대기순으로 2장의 CD에 담은 하이라이트 앨범이 나왔다. 도이치그라모폰이 보유한 40여장의 레코딩 중 최상의 녹음과 레퍼토리를 골랐다. 1974년 독일연방청소년콩쿠르에서 연주한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 독주를 위한 소나타 1악장,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베를린필과 함께한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G장조 등 초기작은 물론 사라사테의 지고이네르 바이젠 등을 들을 수 있다. 유니버셜뮤직. ●1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밴드로 꼽히는 비틀스의 히트곡을 CD 한 장에 담은 ‘1’이 디지털 리마스터 버전으로 발매됐다. ‘헤이 주드’ ‘예스터데이’ ‘렛 잇 비’ 등 미국과 영국 싱글차트 1위를 차지했던 27곡을 모은 ‘1’은 2000년 발매된 이래 전 세계적으로 3000만장 이상 판매됐다. 워너뮤직. ●코쿠리코 언덕에서 OST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아들 고로가 메가폰을 잡은 일본 지브리 스튜디오의 최신작 ‘코쿠리코 언덕에서’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재즈풍의 팝적인 음악이 29개 트랙에 빼곡하게 담겼다. ‘우에 오 무이테 아루코’ 등은 애잔하고 일본색이 강하다. 포니캐년코리아.
  • BIFF 프로그래머 3인 ‘강추’ 놓치면 후회할 작품 9편

    BIFF 프로그래머 3인 ‘강추’ 놓치면 후회할 작품 9편

    거장의 신작, 스타의 화제작을 극장 개봉에 한두 달 앞서 볼 수 있는 걸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프로그래머들이 한 해 동안 전 세계를 훑으면서 엄선한 70개국 307편의 영화가 식탁에 오를 준비를 끝냈다. 개·폐막작을 제외한 일반 상영작은 28일 오전 9시에 예매를 시작한다. 김지석·이상용·전찬일 BIFF 프로그래머의 추천작 9편을 소개한다. ●‘소리없는 여행’ 언니 집에서 부부싸움을 한 나히드-마수드 부부는 아들을 두고 테헤란으로 떠난다. 농아인 캄란-샤라레 부부가 어린 조카를 동생 내외에게 데려다 주려고 길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수수께끼 같은 이란산 로드무비다. →김지석의 팁 자막이 대화(수화)를 대신하고, 롱숏(길게 찍기)을 빈번하게 사용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영화 문법과는 다른 재미. ●‘사랑스런 남자’ 인도네시아 데디 소리앗마쟈 감독의 놀랍지만 따뜻한 퀴어(동성애) 영화. 독실한 무슬림 소녀 카하야는 낡은 사진과 주소를 들고 아빠를 찾으려고 자카르타에 도착한다. 낯선 도시에서 방황하던 그녀는 아빠를 찾지만 인생을 통째로 뒤흔들 만한 사실을 발견한다. →김지석의 팁 트랜스 베타이트(이성 복장을 통해 성적 흥분을 얻는 사람) 아빠와 무슬림 딸의 어색하고 기묘한 만남의 끝은? ●‘사이공의 실락원’ 드라마 ‘풀하우스’의 베트남 리메이크판을 연출한 부 응옥 당 감독의 작품. 사이공으로 일자리를 구하러 온 순수 청년 코아는 사기를 쳐 돈을 빼앗아간 람을 원망하지만, 어느새 열병같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그는 남자친구가 매춘부란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람 또한 옛 남친의 그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더 위험한 방식으로 돈을 벌려 한다. →김지석의 팁 베트남에서 온 절절한 퀴어시네마. ●‘집시’ 슬로베니아 마틴 술릭의 작품. 아담의 아버지가 죽음을 당한다. 그런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증거도, 목격자도 없다. 대부업자인 아담의 어머니는 도둑인 시동생과 결혼한다. 아담은 계부와 다투던 중에 아버지의 죽음에 관한 비밀을 알게 되고, 삶은 송두리째 흔들린다. →이상용의 팁 아버지 죽음을 둘러싼 아들의 얘기를 통해 오이디푸스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그곳’ 아프리카 소년 이수푸는 일자리를 찾으려고 이탈리아 캄파니아에 도착한다. 하지만 이민자의 삶은 상상 이상으로 열악하다. 이수프는 조폭과의 마찰로 평범한 사람들이 죽어간 것을 본 뒤 갱의 세계에 발을 담근다. →이상용의 팁 이탈리아의 현안인 불법이민을 갱 영화의 문법을 깔고 만든 문제작. 갱으로 변한 아프리카 소년의 삶이 현실감 있게 느껴진다. ●‘바라나시’ ‘타운 3부작’(모차르트타운·애니멀타운·댄스타운)의 전규환 감독이 빚어낸 파격 멜로. 소속 작가와 연인 관계인 출판사 사장과, 아랍청년과 사랑에 빠져드는 사장의 아내가 두 축을 이룬다. 인물의 관계를 날 것 그대로 제시하는 감독의 시선, 자연스러운 몸 연기가 신선하다. →전찬일의 팁 육체를 향한 담백한 시선! 적나라하나 선정적이지 않다. 일상으로서의 섹스를 그리는 데 성공했다. ●‘바비’ ‘아빠는 개다’ ‘엄마는 창녀다’ 등 자극적인 제목의 저예산 영화를 만들어온 이상우 감독이 1억원의 거액(?)으로 빚어낸 문제작. 입양대국의 슬픈 축약도다. 망나니같은 작은 아빠 역의 이천희, 김새론-아론 자매의 열연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전찬일의 팁 튀려고 안달 난 ‘변태감독’인 줄 알았더니 오판이었다. 남다른 문제의식, 영화적 수준을 겸비하고 있음을 증명한 뜻밖의 수확. ●‘핑크’ 부산을 대표하는 전수일 감독의 여덟 번째 장편. 허름한 술집 ‘핑크’를 무대로 밑바닥 인생들을 특유의 정적인 스타일로 섬세하게 포착했다. ‘봉자’ 이후 10여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서갑숙, 강산에의 음악, 군산 바다의 풍광이 감흥을 자아낸다. →전찬일의 팁 정중동의 영화미학! 서갑숙, 이원종 등 베테랑 연기자의 그윽한 연기도 일품. 강산에는 한국 영화음악에 큰 선물이다. ●‘한밤중에’ 퀘벡의 교사 클라라는 우크라이나에서 온 예술가 니콜라이를 만나 하룻밤 사랑을 나눈다. 그들은 깨어난 후 두려움, 후회, 실망, 소외감에 대해 숨김없이 얘기한다. 파격적인 정사 후에 펼쳐지는 언어들은 오래된 사랑의 담론인 동시에 존재의 이유를 보여준다. →이상용의 팁 초반 10분의 파격적 정사. 그 후 계속되는 사랑의 상처와 경험에 대한 이야기. 여성감독의 섬세함이 돋보이는 우리 시대의 로맨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클래식

    ●서울시향의 명협주곡 시리즈Ⅳ 23일 오후 8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지휘자 마티아스 바메르트와 노르웨이의 신예 여성 바이올리니스트 빌데 프랑이 시향과 호흡을 맞춘다. 로시니 세미라미데 서곡,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베토벤 교향곡 7번. 1만~5만원. 1588-1210. ●리스닝 브람스 24일 오후 5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 2008년부터 3년간 베토벤 교향곡 전곡 시리즈를 끝낸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올해부터 브람스 전곡 연주에 도전한다. 지휘 박태영, 피아노 나우철. 브람스 교향곡 2번·하이든 주제에 의한 변주곡,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0번. 1만~2만원. (02)399-1114. ●피아니스트 김대진 리사이틀 25일 오후 5시 경기 성남 야탑동 성남아트센터. 7년 만에 피아니스트로 새 앨범을 발표한 김대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성남을 시작으로 부산, 대구, 서울에서 콘서트를 한다. 슈베르트 피아노소나타, 쇼팽 발라드 등. 3만~5만원. (02)2658-3546.
  • 15일 10년만에 한국공연 갖는 피아노 듀오 전현주·희진 자매

    15일 10년만에 한국공연 갖는 피아노 듀오 전현주·희진 자매

    쌍둥이가 아닌데도 묘하게 닮았다. 피아노의 흰 건반과 검은 건반처럼 서로 메워주며 평생 붙어 다녔으니 그럴 법도 하다. 언니가 열한 살, 동생이 여덟 살 때 나란히 러시아로 떠났다. 말이 안 통해 입도 뻥긋 못했다. 그래도 자매는 서로 보듬고 내달렸다.둘 다 국립영재학교를 수석 졸업했고,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음악원에 수석 입학했다. 지난해 독일 최고 권위의 ARD콩쿠르 피아노 듀오 부문에서 1등 없는 2등을 했다. ‘렘넌트’(그루터기)라는 이름의 듀오로 활동하는 전현주(27)·희진(24) 자매가 주인공이다. 15일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02-6303-7700)에서 10년 만에 한국 공연을 갖는 자매를 추석 연휴 직전 공연장 연습실에서 만났다. →어려서 러시아로 유학 가 힘들었겠다. 전희진 피아노를 전공한 엄마가 러시아 교육방식을 마음에 들어 했다. 우리한테 ‘한국에서 하루 10시간씩 공부할래? 아니면 러시아에서 10시간씩 피아노 칠래?’하고 묻기에 러시아를 선택했다. 나중에 조금 후회했다(웃음). 현주 림스키코르사코프 국립영재학교 6학년과 4학년으로 편입했다. 그때 내가 6학년의 유일한 외국인이었다. 연습하고 있으면 아이들이 밖에서 문을 잠그고, 불 끄고 가버렸다. 3개월쯤 수업을 빼먹고 학교 이곳저곳에 숨어 있었다. 엄마가 ‘실력이 늘면 친구는 저절로 생긴다’며 달랬다. 오기로 연습한 덕에 붉은색 졸업장(일반 졸업장은 푸른색, 수석 졸업장은 붉은색)을 받았다. ●남들처럼 눈짓해서 호흡 맞출 필요 없어 →듀오로 활동하게 된 계기는. 현주 1997년 교수님 추천으로 형제·자매만을 대상으로 하는 콩쿠르에 출전했다. 거기에서 1등 없는 2등을 했고, 이후 콩쿠르마다 거의 휩쓸었다. →혼자 연주할 때와 어떻게 다른가. 현주 듀오로 하면 외롭지가 않다. 솔로는 혼자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큰데 희진이와 항상 호흡하고 나누니까 배로 즐겁다. 희진 언니가 좋은 말을 다 해버렸다(웃음). 솔직히 무대 공포증이 있었다. 그런데 듀오를 하면서부터는 세상을 다 가진 느낌이었다. 즐기면서 하니까 내 모든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더라. →하루에 떨어져 있는 시간은. 현주 24시간 붙어 있다. 희진이가 수업을 들을 때가 유일하게 떨어져 있는 시간인데 ‘언제 올 거냐’고 문자를 보낸다. 희진 그만큼 붙어 있으니까 호흡이 잘 맞는다. 듀오는 테크닉보다 호흡이 관건이다. 우리는 남들처럼 눈짓해서 맞출 필요가 없다. 한번은 콩쿠르 무대에서 연습할 때와 다른 감정이 느껴져 나도 모르게 다르게 연주했는데 언니가 바로 맞춰 주더라. ●앙상블 하며 단점이 장점으로 바뀌어 →서로의 장단점을 얘기한다면. 현주 스타일이 전혀 다르다. 희진이는 낭만파 음악을 잘 소화한다. 소리가 부드럽고 멜로디를 예쁘게 표현한다. 난 거칠고 힘있는 스타일인데 앙상블을 하면 녹아든다. 희진이의 단점은 무대에서 흥분을 많이 하는 편이다. 갑자기 템포가 빨라져 미처 표현을 다 못하고 지나가기도 한다. 희진 서로의 단점이 앙상블을 하면서 강점으로 바뀌는 것 같다. 언니의 단점은 (이때 현주씨가 “얘기 잘해”라며 눈을 찡긋한다.) 악보를 빨리 못 외우는 거다. 그런데 한 번 외우면 절대 잊는 법이 없다. 반면 나는 (빨리 외우지만) 조금씩 까먹는다(웃음). →한국 공연은 2001년 이후 10년 만인데. 희진 떨린다기보다는 무척 설레고 기대된다. 그래서 곡목도 가장 자신있는 모차르트(네 손을 위한 소나타 라장조 KV381)와 프로코피예프(‘신데렐라’ 모음곡 Op.87)를 골랐다. 자다가도 깨서 곧바로 칠 수 있는 듀오곡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영화프리뷰] ‘나넬 모차르트’

    [영화프리뷰] ‘나넬 모차르트’

    세계를 놀라게 한 음악 신동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그에게는 나넬 모차르트라는 누나가 있었다. 그녀 역시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음악가였지만, 결국 동생의 그늘에 가려 자신의 꿈을 꽃피우지 못했다. 영화 ‘나넬 모차르트’는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모차르트의 누나 나넬의 음악적 열정과 도전을 그린 영화다. 전기 영화로 유명한 르네 페레 감독은 모차르트 가족의 편지를 읽으면서 나넬의 캐릭터를 발견했다. 세 살 때부터 아버지에게 음악을 배운 그녀는 뛰어난 성악가이자 하프시코드(피아노의 전신인 건반악기) 연주자였다. 볼프강도 하프시코드를 연주하는 누나를 보면서 자라났고, 그의 천재성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볼프강은 누나 나넬을 뛰어난 연주자이자 자기 작품의 해설자로 높이 평가하는 등 음악적 멘토로 여겼다고 한다. 영화는 이처럼 영원히 잊혀질 뻔한 나넬의 이야기를 끄집어내 흥미롭게 엮어나간다. 베일에 싸여 감춰진 역사의 이면을 쫓는 듯한 재미가 쏠쏠하다. 영화는 뛰어난 음악성을 지닌 나넬이 작곡에 도전하는 과정과 두 천재 남매의 각별했던 관계를 조명한다. 바이올린 연주와 작곡을 잘하는 볼프강, 그리고 성악과 하프시코드에 뛰어난 나넬은 완벽한 듀오였다. 볼프강과 나넬은 노래를 하다가 영감이 떠오르는 순간, 함께 달려가서 연주를 하면서 음을 맞춰 보는 등 높은 음악적인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두 명 모두 뛰어난 음악성으로 주목받게 되면서 아버지 레오폴드는 일종의 위기 의식을 느낀다. 둘을 서로의 라이벌로 여긴 레오폴드가 나넬이 동생을 빛내주는 조력자 이상의 역할을 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남매 간의 미묘한 갈등이 시작된다. 나넬은 동생의 성공을 위해 자신을 막는 아버지와 음악적 욕심 사이에서 고뇌하게 된다. 이후 영화는 나넬이 가족의 품을 떠나 자신의 꿈에 도전하는 과정과 그녀가 음악을 포기하고 40년 인생을 동생의 작품을 지키는 데 헌신하게 되는 이야기가 긴장감 있게 전개된다. 특히 18세기 궁중문화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여성이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 가까운 가족에게도 지지를 받지 못했던 나넬의 고독하고 쓸쓸한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나넬 역을 맡은 마리 페레는 올해 제12회 스페인 라스팔마스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전체적으로 음악과 드라마가 어우러진 클래식 음악 영화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만하지만, 전기 영화의 한계로 인해 다소 밋밋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15일 개봉.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대중음악] ●십센치 콘서트 ‘10centimental’ 9월 3일 오후 7시, 4일 오후 5시 서울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 섬세한 연주와 솔직한 가사로 사랑받는 인디밴드 십센치(10㎝)의 전국투어 콘서트. 객석 한가운데 원형무대를 설치해 십센치만의 10가지 감성을 공연에 담아낸다. 4만 4000~6만 6000원. (02)541-7110. ●드라마 ‘여인의 향기’ 콘서트 9월 11일 오후 6시 30분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SBS 드라마 ‘여인의 향기’ OST(오리지널 사운드 트랙)를 부른 김준수 등 가수들이 출연해 드라마의 감동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이동욱, 김선아 등 출연진이 직접 무대에 나서 관객들과 만나며 콘서트 수익금은 전액 소아암 환우들을 위해 기부한다. 5만 5000~12만 1000원. 1544-1555. [클래식] ●앙상블디토 앙코르 리사이틀 9월 4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2007년 실내악 프로젝트로 출범해 ‘클래식 아이돌’로 성장한 앙상블디토(비올라 리처드 용재 오닐, 바이올린 스테판 피 재키브, 피아노 지용, 첼로 마이클 니콜라스)가 지난 5년간의 성원에 보답하는 무대. 모차르트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2중주, 라벨 피아노 삼중주 가단조 등. 3만~7만원. 1577-5266. ●금호아트홀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CMS)-드뷔시 스페셜 9월 1일 오후 8시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 2007년 한국 공연장 최초의 상주 실내악단으로 출범한 CMS의 무대. 예술감독 겸 피아노를 맡은 김대진을 비롯해 첼로 김민지, 플루트 윤혜리, 비올라 김성은 등 정상급 연주자들이 함께한다. 드뷔시 첼로소나타 라단조 작품번호 135, 바이올린소나타 사단조 작품번호 140 등. 3만원. (02)6303-7700. [미술·전시] ●이색 부채전시회 ‘여름 생색’전 30일까지 서울 관훈동 공아트스페이스. 더위가 시작되는 단오에 부채를 선물하면서 생색내는 옛 풍습에서 따왔다. 무형문화재 김동식·김대석 2명뿐 아니라 문봉선·최문석 등 다양한 작가들의 부채작품들을 선보인다. (02)730-1144. ●박지혜 ‘무빙 씽’(Moving things)전 30일까지 서울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 신진작가 지원프로그램에 선정된 작가로 극사실주의적으로 표현한 여성의 뒷모습과 목덜미 등으로 시선을 잡아챈다. (02)2124-8800.
  • ‘공부의 신’ 구본석 해병 일병 낙도 중·고교생에 학습비법 전수

    ‘공부의 신’ 구본석 해병 일병 낙도 중·고교생에 학습비법 전수

    입대 전 ‘공부의 신(神)’으로 이름을 날린 한 해병이 연평도 등 서해 섬지역 학생들에게 공부법을 전수한다. 주인공은 백령도 해병대 6여단 소속 구본석(23) 일병. 22일 해병대에 따르면 구 일병은 이날부터 25일까지 인천시 옹진군 덕적도와 영흥도, 연평도 지역의 중·고등학생 230여명에게 자신만의 학습비법을 가르친다. 지난 2월 해병대에 자원입대한 구 일병은 독학으로 3수 끝에 2009년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장학생으로 입학했다. 대학 재학 중 학습 멘토링 사이트 ‘공신닷컴’(www.gongsin.com) 회원으로 활동하며 자신의 공부비법과 합격비법 등을 강의해 수험생들 사이에서 ‘공신’(공부의 신)으로 유명해졌다. 지난 6월에는 자신의 학창시절 경험담과 수험기 등을 모아 ‘공부는 내게 희망의 끈이었다’는 제목의 수험지침서를 발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구 일병은 학생들에게 기억력·집중력·열정을 주제로 반복의 중요성과 스토리 암기법을 가르칠 예정이다. 또 모차르트 곡을 들으면 집중력이 좋아진다는 ‘모차르트 효과’와 순간집중력을 높이는 과학적 공부법을 소개하고, 체력관리법·수면방법도 전수할 계획이다. 구 일병은 “군 복무를 하면서 동시에 장기를 활용해 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며 “강연을 듣는 학생들이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음악 피서’ 어때요?

    ‘음악 피서’ 어때요?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됐지만 모두가 피서를 떠날 수 있는 건 아니다. 이런 사람들을 위한 도심 속 피서 축제가 마련됐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은 폭우 피해 잔해를 걷어내고 ‘가족음악축제 2011’을 오는 6일부터 21일까지 주말(14일 제외·15일 포함)마다 연다. 난해한 곡 대신 친숙한 레퍼토리로 프로그램을 채웠다. 축제의 막은 수원시향(지휘 정주영)이 올린다. 멘델스존 ‘한여름 밤의 꿈’ 서곡을 시작으로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제5번 ‘황제’ 등을 연주한다. ‘황제’는 2007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결선에 진출해 실력을 입증 받은 피아니스트 이미연이 들려준다. 7일에는 강남심포니(지휘 김홍식)가 베를리오즈의 ‘로마의 사육제’ 서곡, 베르디의 오페라 ‘운명의 힘’ 서곡을 연주한다. 13일에는 예원학교 출신 실력파 연주자들과 재학생으로 구성된 라이징 스타&유스오케스트라(지휘 이종기)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파리국립고등음악원 클라리넷 파트에 한국인 최초로 합격했던 김상윤이 협연한다. 15일에는 프라임필하모닉(지휘 여자경)이 북구의 거장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와 바이올린협주곡 d단조 등을 연주한다. 여자경은 2008년 러시아 프로코피예프 국제 지휘콩쿠르에서 여성 최초로 수상(3등)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낸 지휘자다. 20일은 원주시향(지휘 호세 페레이라 로보)이 차이콥스키의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 중 폴로네이즈 등을 선물한다. 마지막 무대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지휘 이병욱)가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서곡 등으로 장식한다. 클래식 마니아인 방송인 유정아의 해설이 곁들여진다. 청소년 1만원, 성인 1만 5000원. (02)580-1300. 한여름 밤에 즐기는 야외 콘서트 ‘2011 열대야 페스티벌’도 있다.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문화광장에서 6∼7일 열린다. 6일에는 밴드 강산에와 남성 4인조 록그룹 플래시큐브, 7일에는 밴드 부활과 장기하와얼굴들, BMK 등이 출연한다.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 ‘오션스’도 7일 상영된다. 무료. (02)2280-4115∼6.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대관령에 ‘클래식 별’ 쏟아진다

    대관령에 ‘클래식 별’ 쏟아진다

    미국 뉴멕시코주 샌타페이와 콜로라도주 아스펜, 스위스 베르비에의 공통점을 단박에 알아챘다면 골수 클래식 팬이다. 산악지대의 쾌적한 환경에서 클래식 선율에 흠뻑 취할 수 있는 페스티벌이 열리는 곳이다.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 오는 24일부터 새달 13일까지 해발 700m의 강원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대관령국제음악제(http://www.gmmfs.com)가 열리기 때문. 올해에도 48명의 정상급 연주자들이 평창을 찾는다. 8회를 맞는 올 대관령음악제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 음악가, 정명화(67·첼로)·경화(63·바이올린) 자매가 공동 음악감독을 맡았다는 점이다. 언니 정명화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서울에, 동생 정경화 미국 줄리아드 음대 교수는 뉴욕에 떨어져 있을 때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전화 통화를 할 만큼 끈끈한 자매인 터라 ‘투 톱 체제’의 갈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싶다. 정명화 교수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961년 미국에 이민 갔을 때 6개월쯤 싸운 걸 빼면 이후로 다툰 기억이 없다. 둘 다 현(絃)을 다뤄서 그런지 7남매 가운데 유달리 죽이 잘 맞는다.”고 털어놓았다. 정경화 교수도 “언니와 함께라서 (감독 직을) 수락했다. 언니는 말도 못하게 섬세하다.”고 거들었다. 축제 주제는 ‘빛이 되어’(Illumination). 모차르트, 멘델스존, 쇼팽, 슈베르트 등 시대를 초월하는 거장들의 생애 최후 작품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모차르트의 마지막 오페라 마술피리와 미완성 유작 레퀴엠, 슈베르트의 현악 오중주 C장조, 멘델스존의 현악 오중주 2번, 쇼팽의 야상곡 20번, 하이든의 현악 사중주 F장조 등 대가들의 마지막 혹은 후기 작품이 대거 연주된다. 정명화 교수는 “천재 음악가들의 후기 작품이야말로 인생의 기쁨과 분노, 슬픔과 즐거움, 질병과 좌절이 반영된 원숙미 넘치는 작품”이라면서 “선정한 곡들은 나에게도 일생의 빛이 됐고, 영원불멸할 것이기 때문에 일루미네이션이라고 테마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관심이 가는 공연은 7년 만에 호흡을 맞추는 자매의 무대(29일)다. 아쉽게도 이번에 ‘정 트리오’의 막내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은 빠졌다. 대신 1990년 쇼팽콩쿠르 우승으로 스타덤에 올랐던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가 브람스의 피아노 트리오 1번 B장조를 함께 연주한다. “작고하신 어머니(이원숙)가 유난히 좋아했던 작품이라 더 특별하다.”는 게 자매의 얘기다. 손가락 인대 부상으로 5년간 무대를 떠났다가 지난해 한국에서 딱 한 차례 공연했던 정경화 교수의 연주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독한 완벽주의자로 불리는 정경화 교수는 “99.9% 회복된 상태다. 그동안에도 연주할 수는 있었지만 완벽해야 하기 때문에 자제했다. 다시 연주할 수 있다는 사실에 무척 흥분된다.”고 말했다.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했던 첼리스트 카리네 게오르기안, 커티스 음악원 총장을 겸한 비올리스트 로베르토 디아즈, 두 차례나 그래미상을 받은 클라리넷 연주자 리처드 스톨츠만의 공연도 놓쳐서는 안 될 무대다. 성시연 서울시향 부지휘자가 이끄는 대관령음악축제(GMMFS) 오케스트라가 펼쳐보일 모차르트의 레퀴엠도 궁금하다. ‘떠오르는 별’들도 평창 밤하늘에 쏟아진다. 최근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2위를 한 손열음(피아노)과 2004년 칼 닐센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19세의 나이로 우승한 권혁주를 비롯해 김태형(피아노), 고봉인(첼로), 성민제(더블베이스), 신현수(바이올린), 클라라 주미 강(바이올린) 등이 나선다. ‘저명연주가 시리즈’는 9회 공연 모두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야외 스크린으로 하루 시차를 두고 중계한다. 미처 표를 구하지 못한 관객들을 배려해서다. 서울 한강반포지구 새빛둥둥섬에서도 대형 화면을 통해 중계될 예정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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