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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의 문화 레시피]

    [이주의 문화 레시피]

    [전시·미술]●마루야마 나오후미 개인전 배경과 사물을 구분하는 경계선 없이 흐릿한 명암과 색채의 미묘한 변화로 사물의 현실적 재현을 희석시키는 마루야마 나오후미의 한국 첫 개인전. 작가의 90년대 드로잉 작품을 비롯해 천에 아크릴로 그린 최근 작품 등 40점을 선보인다. 9월 8일까지, 대구 우손갤러리. (053)427-7736. ●‘미술관 동물원’전 현대미술 속의 동물은 창작과 윤리 사이를 오가며 이는 호기심에서 시작된 동물원 속 동물들과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점에 착안한 기획전. 작가들은 동물을 통해 인간의 다양한 측면을 부각시키거나 동물을 인간에 대입해 현대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한다. 강민규, 김기대, 김상진, 노충현 등 참여. 13일까지,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미술관. (02)880-9504. [대중음악]●박남정 콘서트 ‘청춘’ 1980~90년대 ‘춤신춤왕’ 박남정이 2004년 정규 7집 앨범 이후 13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하고 선보이는 소극장 단독 콘서트. ‘아! 바람이여’ ‘널 그리며’ 등 인기곡에서부터 신곡 ‘바로 이 시간’, ‘멀리 가요’까지 다채로운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11일 오후 8시, 12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마리아칼라스홀. 5만 5000원. (02)558-4588. ●2017 짙은 유니-버스 클럽 투어 서울 9년 만에 정규 2집 앨범을 발매한 감성 싱어송라이터 짙은이 진행 중인 전국 클럽 투어의 서울 순서다. 2005년 데뷔한 짙은은 본래 기타리스트 윤형로와 보컬 성용욱의 2인조였으나 2011년 윤형로가 팀을 떠난 뒤 성용욱이 홀로 남았다. 공연은 우주 느낌을 가득 담은 새 앨범 위주로 꾸며질 예정이다. 12, 13일 오후 6시, 서울 마포구 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 4만 4000원. 1544-1555. [뮤지컬·연극]●뮤지컬 ‘아리랑’ 조정래의 동명 소설을 무대화한 작품으로 일제강점기 파란의 시대를 살았던 민초들의 삶과 사랑, 투쟁의 역사를 그린다. 안재욱·서범석 등 2015년 초연 배우 31명에 윤형렬·박지연 등 11명의 새로운 얼굴들이 합류한다. 9월 3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4만~13만원. (02)580-1300. ●연극 ‘글로리아’ 미국 뉴욕 한복판에 자리잡은 잡지 편집부에서 각자 자기가 맡은 일로 분주하게 보내고 있던 어느 날 오후, 이 사무실에서 가장 오랜 기간 근무한 글로리아의 예상치 못한 선택이 모두를 충격에 빠뜨리며 벌어지는 일을 담는다. 13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4만원. 070-4141-7708. [국악·클래식]●낮잠콘서트-문화놀이터 동화 한여름의 피로를 국악으로 날려 보내기 위해 서울돈화문국악당이 마련한 프로젝트의 마지막 주 순서다. 창작국악그룹인 문화놀이터 동화가 윤동주와 김소월 등의 시를 국악과 연극으로 재창조한 음악극 ‘시인의 나라’를 무대에 올린다. 8~11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돈화문국악당. 1만원. (02)3210-7001. ●플루트 앙상블 송 서울시향 부수석을 지낸 플루티스트 송영지의 제자들을 주축으로 결성된 플루트 앙상블이 꾸미는 무대다. 플루티스트 15명이 피아니스트 문정재와 함께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서곡 등을 플루트 위주로 연주하며 흔치 않은 무대를 꾸민다. 13일 오후 8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 2만원. (02)581-5404.
  • 영화·클래식 함께 즐기는 ‘필름 콘서트’

    영화·클래식 함께 즐기는 ‘필름 콘서트’

    보고 듣는 공감각적 체험 ‘몰입도’ 높아 영화와 클래식의 경계를 허무는 필름 콘서트가 잇따라 열린다. 기존에 비슷한 콘서트들이 영화의 발췌 영상에 라이브 연주를 곁들였다면, 이 콘서트들은 영화 전편을 상영하며 영화에 등장하는 음악을 오케스트라가 생생하게 들려주는 방식이라 영화 팬과 클래식 팬 모두에게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새달 11~12일 ‘프랑켄슈타인의 신부’ 고전 호러물 ‘프랑켄슈타인의 신부’(1935)를 생생한 연주와 곁들여 감상한다면 한여름 무더위가 싹 가실 만하다. 간담이 서늘해질 곡들로 꾸며질 ‘서머 나이트 오케스트라: 프랑켄슈타인의 신부’가 새달 11~12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콘서트로는 이례적으로 밤 10시에 시작한다. 메리 셸리의 괴기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들의 원류인 ‘프랑켄슈타인’(1931)의 후속편이 국내 콘서트홀에서는 가장 큰 가로 12m·세로 6.5m짜리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상영되며, 앨프리드 히치콕의 ‘레베카’, ‘이창’의 음악으로 유명하고, 또 ‘젊은이의 양지’와 ‘선셋 대로’로 오스카상을 두 차례 거머쥔 독일 출신 작곡가 프란츠 왁스만이 빚어낸 긴장감 서린 음악을, 이병욱 지휘의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들려준다. 전석 3만원. 1544-7744.●새달 26~ 28일 실사 영화 ‘미녀와 야수’ 디즈니의 걸작 애니메이션을 실사 영화로 재현해 올봄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미녀와 야수’의 필름 콘서트도 이어진다. 8월 26~28일 같은 장소에서다. ‘미녀와 야수’의 필름 콘서트는 전 세계적으로 일본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 엠마 왓슨과 댄 스티븐스가 각각 진취적인 여성 벨과 저주를 받아 야수로 변한 왕자를 열연하며 노래 솜씨도 뽐낸 이 작품은 국내에서도 513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1991년 오스카 주제가상을 받았던 ‘뷰티 앤 더 비스트’ 등 애니와 실사 영화를 물들인 주옥같은 노래들이 백윤학이 지휘하는 코리아 쿱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얹혀진다. 4만~14만원. (02)552-2505.●1년 만에 재공연 ‘아마데우스 인 라이브’ 지난해 국내 초연에 만원사례를 빚었던 영화 ‘아마데우스’(1984)의 필름 콘서트 ‘아마데우스 인 라이브’도 1년 만인 오는 11월 1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다시 올려진다. 영화에서는 방탕한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의 삶이, 그의 재능을 질투했던 살리에리의 시선으로 그려진다. 아카데미 8관왕에 빛나는 명작으로, 거장 밀로시 포르만이 연출하고 톰 헐스와 F 머레이 아브라함이 열연했다. 모차르트가 서른다섯 생애에 걸쳐 남긴 교향곡과 실내악, 협주곡, 오페라, 레퀴엠 등이 고루 담긴 이 작품은 국내 개봉 당시 클래식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번 콘서트를 통해서 관객들은 대형 스크린으로 세 시간에 가까운 고화질 디렉터스컷 버전을 감상하며 영화에 나오는 모차르트의 음악을 디토 오케스트라와 서울모테트합창단의 연주로 듣게 된다. ‘아마데우스 인 라이브’의 전담 지휘자 히로유키 쓰지가 내한해 직접 지휘봉을 잡는다. 3만~12만원. (02)552-2505.롯데콘서트홀 관계자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공감각적인 체험으로 몰입도가 높다는 게 필름 콘서트의 특징”이라면서 “콘서트홀에서의 생생한 연주는 영화 음악의 감동 또한 배가시킨다”고 말했다. 공연기획사 세나의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필름 콘서트가 보편화되어 있다”며 “기획 단계에서부터 필름 콘서트를 염두에 둔 영화도 자주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하루키 ‘게임’ 시작됐다… 국내도 신드롬 상륙할까

    하루키 ‘게임’ 시작됐다… 국내도 신드롬 상륙할까

    하루키의 게임이 시작됐다. 작품 곳곳에 수수께끼를 숨겨놓는 무라카미 하루키(68). 12일 그의 새 장편 ‘기사단장 죽이기’(문학동네·전 2권)가 깔린 서점가는 그가 던진 수수께끼를 풀려는 독자들의 발길로 분주했다.하루키 신작이 나올 때마다 사본다는 회사원 이슬기(29)씨는 “하루키는 호불호를 떠나 그 자체로 현상인 느낌이어서 읽지 않으면 뒤처질 것 같다”며 “여성을 대상화하는 시선이 거슬릴 때도 있지만 칠순의 나이에도 트렌드에 기민해 그의 소설에 나오는 공간, 음악, 맛에 대한 묘사를 읽다 보면 직접 경험하고 싶은 충동이 든다”고 했다. ‘기사단장 죽이기’는 하루키의 다른 작품들보다 독자들의 반응이 빨랐다. 지난달 30일부터 진행한 예약 판매에서 온라인 서점 베스트셀러 1, 2위에 오르자 출판사 문학동네는 정식 출간되기도 전에 3쇄, 30만부를 찍었다. 일본에서는 지난 2월 말 출간된 이후 지금까지 130만부가 팔려나갔다. 때문에 이번 작품은 선인세가 30억원에 이른다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신작은 그가 전작에서 쌓아올렸던 ‘하루키 세계’의 압축판으로 평가된다. 소설은 여성과의 이별, 초월적인 존재와의 교류, 불가사의한 사건, 반복되는 성애 묘사 등 하루키 소설의 특징들을 어김없이 변주하며 상실과 회복이라는 원형의 주제를 구현한다. 조주희 한양여대 교수는 “아내와의 이별, 우물에 들어가서 기이한 체험을 한다는 점에서는 ‘태엽 감는 새 연대기’, 아버지 세대와 결별해 정체성을 찾는 과정은 ‘해변의 카프카’, 남의 자식에 대한 보호의식과 책임감은 ‘벌꿀파이’, ‘1Q84’에서 봐왔던 정경들”이라며 “이번 소설은 지금까지 하루키가 써온 작품들을 총망라한 종합 소설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야기는 서른여섯의 초상화가 ‘내’가 아내에게 이별 통보를 받고 집을 나오면서 시작되는 여정이다. 친구의 제안으로 그의 아버지인 유명 일본화가 야마다 도모히코의 산속 아틀리에에서 지내게 된 ‘나’는 집 안에 숨겨져 있던 미발표작 ‘기사단장 죽이기’를 보고 마음을 사로잡힌다.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의 인물들을 일본화로 옮겨놓은 그림은 청년이 노인의 가슴 한복판에 검을 깊이 찔러넣는 순간을 포착한 것. 이 역작과 마주한 이후 ‘나’에겐 기이한 일들이 연쇄적으로 다가온다. 집 뒤편 사당 돌무덤에서는 밤마다 정체 모를 방울소리가 울린다. 소리의 정체를 찾아 돌무덤을 파헤치자 그림 속 기사단장이 60㎝ 크기의 형체로 나타나 말을 건다. 그에게 그림을 배우던 이웃의 소녀는 자취를 감춘다. 상실에 잠겨 있던 ‘나’는 ‘세계의 이음매에 미세한 어긋남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출구를 찾아 나선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솜씨 좋게 기우는 하루키는 일본 괴이담(怪異談)을 연상시키는 사건, 기사단장이라는 초현실적 존재 등을 내세워 궁금증을 점점 증폭시킨다. 이전보다 선명하게 드러난 것은 부조리한 역사에 대한 비판 의식이다. 작가는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연인, 동생 등 소중한 이들을 잃은 아마다 도모히코를 통해 나치의 만행, 난징대학살 등 과거 군국주의의 광기와 폭력을 건드리고 지나간다. 아내의 이혼 요구로 집에서 나온 ‘내’가 떠도는 곳은 동일본 대지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도호쿠 지역으로, 작가는 당시의 상흔도 상기시킨다. 최재철 한국외대 교수는 “집단의 기억으로서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하루키의 행보에 대해 일각에선 노벨문학상을 의식한 것이라고 하는데, 원숙한 작가로서 사회적 책무를 전보다 더 의식하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초기작에 사회와의 연결이 단절된 주인공들이 많이 등장했다면 이번 작품은 가족의 구성, 유사 부자 관계 등 열린 쪽으로 가고 있다”고 짚었다. ‘나’의 이웃 멘시키는 난징대학살을 이렇게 언급한다. “일본군이 격렬한 전투 끝에 난징 시내를 점령하고 대량 살인을 자행했습니다. 포로를 관리할 여유가 없었던 일본군이 항복한 군인과 시민 대부분을 살해해버린 겁니다. 중국인 사망자 수가 사십만명이라는 설도 있고, 십만명이라는 설도 있지요. 하지만 사십만명과 십만명의 차이는 과연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2권 88쪽) 이 때문에 소설 출간 직후 하루키는 일본 우익으로부터 ‘매국노’라는 비난에 휩싸였다. 지난 4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역사라는 것은 국가에 있어서 집합적인 기억이므로 이를 과거의 일로 치부해 잊으려 하거나 바꿔치기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소설가에게 가능한 일은 한정돼 있지만 이야기라는 형태로 싸워 나가는 것은 가능하다”고 일침을 놨다. 이번 소설에서도 작가는 이야기를 고조시키거나 사건의 뉘앙스를 감지하게 하는 연결고리로 특유의 감각적인 선곡을 펼쳐보인다. 멘델스존의 8중주곡,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장미의 기사, 텔로니어스 멍크의 재즈 등 클래식, 팝을 넘나드는 소설 속 선곡, 그림이나 음식에 대한 묘사는 독서의 흥취를 끌어올리는 요소다. 하지만 “초기작에 선보였던 참신한 비유는 사라지고 비슷한 내용의 문장이 거듭되는 부분들이 있어 읽는 속도가 다소 늘어진다”(최재철 교수)는 평도 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핵잼 라이프] 모차르트 들으며 빅맥 먹으면 취객도 잠잠해집니다

    [핵잼 라이프] 모차르트 들으며 빅맥 먹으면 취객도 잠잠해집니다

    늦은 밤 빅맥과 감자튀김을 사러 패스트푸드점에 들르는 이들 중 상당수는 적당히 취했거나 만취한 고객이기 쉽다. 24시간 운영하는 패스트푸드점 직원들로서는 이러한 취객들을 응대하는 중 실랑이를 겪기 일쑤고, 때로는 감당할 수 없는 소동 속에 폭행을 당하는 일까지 벌어지곤 한다.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미러는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와도 같은 맥도날드가 이러한 소동을 예방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을 찾았다고 전했다. 그 방법은 바로 클래식 음악이다. 영국 글로스터셔주 첼트넘의 하이 스트리스나 리버풀시티 센터에 있는 맥도날드 지점에서는 앞으로 바흐와 모차르트의 세레나데를 비롯한 클래식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이는 2년 전 취객이 벌이는 사고가 잇따르자 난폭한 이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스톡포트와 그레이터 맨체스터의 한 지점에서 시험 삼아 했던 방법을 더 많은 매장에서 확대 실시하는 것이다. 회사측은 풀 오케스트라곡부터 솔로 피아노곡까지 부드러운 고전 음악은 취객들이 자신도 모르게 벌이는 과잉행동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하고 직원들 역시 차분하면서도 편안하게 응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밤중에 벌어질 수 있는 많은 문제를 최소한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맥도날드 대변인은 “우리는 클래식 음악의 영향력을 시험했다. 취객이 어느 정도 수용 가능한 행동을 하도록 만들기 위해 일부 지점에 음악을 틀었고, 실제로 그들을 차분하게 하는 데 영향을 미쳐 큰 소동으로 번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초저녁부터 계속 음악을 틀어놓을 생각이며, 특정한 경우나 야간에 소수 지점에서 지속적으로 이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도도한 클래식의 고향… 아찔한 대륙의 용광로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도도한 클래식의 고향… 아찔한 대륙의 용광로

    비행기로 장거리 해외여행을 하다 보면 누구나 환승을 경험하게 됩니다. 보통 서너 시간 안팎이지만 더 길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대개는 공항 안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일쑤인데, 몇몇 공항에서는 환승 시간 동안 경유 도시를 돌아보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보통 각 지역의 허브를 자처하는 공항, 혹은 항공사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내놓습니다. 이게 환승 여행입니다. 본인이 원해서 24시간 이상 체류하는 ‘스톱 오버’와는 다소 다릅니다. 스톱 오버의 경우 화물을 내렸다 다시 실어야 하는 불편이 따릅니다. 반면 환승 여행은 짐을 뺄 필요없이 단출하게 여행에 나설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시간을 쪼개 한 번에 두 도시를 여행하는 횡재를 하는 거지요. 그렇게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와 터키 이스탄불을 돌아봤습니다. 뭐 수박 겉핥기라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여태 대륙의 용광로라는 이스탄불에 발을 딛지 못한 ‘촌놈’으로서는 그마저도 감동이었습니다.잘츠부르크의 키워드를 꼽자면 소금, 모차르트, 그리고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정도다. 잘츠부르크의 명소로 꼽히는 곳은 거의 어김없이 세 키워드와 연관이 깊다. 익히 알려졌듯 ‘잘츠’(Salz)는 소금, ‘부르크’(Burg)는 성(城)이다. 지금도 이 일대의 소금은 ‘명품’ 대접을 받으며 공급되고 있다. 잘츠부르크엔 유난히 멋쟁이들이 많다. 차 한 잔 마시러 외출하면서도 드레스에 정장 갖춰 입은 이들을 어렵지 않게 본다. 이 더위에 말이다. 흰색 재킷에 갈색 구두 맞춰 신고 시가를 입에 문 노신사를 만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원래 고풍스러운 걸 좋아하는 건지, 옛 제국의 영화를 그리워하는 건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도시 전체에서 턱을 치켜들고 도도하게 걷는 귀족의 풍모가 느껴지는 건 분명하다.●모차르트와 카라얀을 길러낸 음악의 고장 잘츠부르크는 음악의 도시이기도 하다. 모차르트를 길러냈고, 지휘자 카라얀도 이 도시에서 나고 자랐다. ‘거리의 속삭임’(Street Whispers)이라 불리는 거리의 악사들조차 시험 보고 뽑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전할 만큼 클래식 음악은 도시 전체에 두루 퍼져 있다. 잘츠부르크 도시 여행의 들머리는 미라벨 정원이다. 아름다운 분수와 조각상, 그리고 빼어난 전망을 가진 정원이다. 정원의 중심이 되는 미라벨 궁전은 1606년 볼프 디트리히 대주교가 사랑하는 여인 살로메와 자녀를 위해 지었다. 소금무역을 독점하며 막대한 부를 쌓은 그는 결혼할 수 없는 성직자의 신분이면서도 이를 무시할 만큼 절대자로 군림했다. 종국엔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됐고, 미라벨 궁전이란 현재 이름은 후임 대주교가 바꾼 것이다. 현재는 시 청사와 도서관으로 쓰이고 있다. 미라벨 궁전 옆의 페가수스 분수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여주인공인 마리아와 아이들이 부른 ‘도레미 송’의 촬영 장소로 널리 알려졌다.카라얀의 생가가 있는 훔멜 거리를 지나면 잘자흐강이다. 신구 시가지를 가르는 강이다. 옥빛 강물 위로 옛 시가지로 들어가는 다리가 놓여 있다. 마카르트 다리다. 난간 곳곳엔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 숱한 연인들의 약속들이 단단하게 매달려 있다. 자물쇠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다리가 무너진 적도 있다니, 간절함의 무게가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무거웠던 게다. 다리를 넘어서면 게트라이데 거리다. 여기서부터 옛 시가지가 펼쳐진다. ‘성당의 도시’로 불리는 옛 시가지는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이 좁은 길에 모차르트의 생가가 있다. 외벽이 노란색인 데다 오스트리아 국기를 길게 늘어뜨려 단장한 덕에 멀리서도 단박에 알아볼 수 있다. 모차르트는 이 집에서 1756년 태어나 17세 되던 해까지 살았다. 모차르트의 유년기 작품 대부분이 이 집에서 작곡됐다고 한다. 모차르트 생가에서 대각선 방향으로 ‘모차르트 카페’가 있다. 모차르트와 별 관계는 없지만 미모의 남성들이 서빙을 한다고 알려지면서 명소 대접을 받는 곳이다. 눈요기를 겸해 쉬어 가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모차르트가 곧잘 찾았다는 카페 토마셀리는 생가에서 한 블록 정도 떨어져 있다. 1703년 세워져 여태 이어져 오고 있다. 이 일대에 가장 오래된 약국, 초콜릿 가게 등이 어울려 있다. 옛 시가지의 구심점은 대성당이다. 모차르트도 이 성당에서 오르가니스트로 봉직했다. 성당과 성당 앞 무대에서는 거의 매일 모차르트 음악을 중심으로 음악회가 열린다. 1920년 모차르트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연주회는 지금까지 잘츠부르크페스티벌로 이어져 오고 있다.●호엔잘츠부르크성 아래로 흐르는 ‘보리수’ 카피텔 광장으로 간다. 호엔잘츠부르크성으로 오르는 푸니쿨라를 타기 위해서다. 광장에는 설치미술 작품 ‘발켄홀-모차르트 공’이 세워져 있다. 독일 조각가 슈테판 발켄홀의 작품이다. 황금빛 공 위에 남자 조각상이 서 있는 모양새다. 푸니쿨라를 타고 오르면 호엔잘츠부르크성이다. 묀히스베르크산(542m)을 타고 앉은 덕에 잘츠부르크 시내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다. 성문 앞 우물 곁엔 보리수가 서 있다. 슈베르트의 가곡 ‘보리수’의 내용 그대로다. 쉬어 갈 겸 보리수나무 그늘 아래 들어 단꿈을 꾸는 것도 좋겠다. 성채 북쪽은 독일이다. 멀리 베르히테스가덴 일대가 아련하다. 오스트리아 태생의 아돌프 히틀러가 자신의 별장인 ‘독수리 둥지’를 세웠던 곳이다. 차가운 피를 가진 그였지만 고향 가까이 머물고 싶은 마음은 장삼이사와 다르지 않았던 게다.●두 시간 비행 후 짧지만 알찬 ‘환승 여행’ 그리고 두어 시간의 비행 뒤 마주한 이스탄불. 항공사에서 마련한 투어 버스에 오른다. 아라스타 바자르가 짧은 여정의 출발점이다. 수다스러워 보이는 터키 아줌마가 가이드다. 향료 등을 파는 작은 바자르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거대한 건축물이 시선을 잡아끈다. 아야 소피아다. 화엄사 보제루를 지나 각황전을 눈에 담았을 때의 감동이랄까. 나지막한 탄성이 무의식 중에 목젖을 스친다. 아야 소피아는 원래 성당이었다. 1453년 오스만튀르크의 젊은 술탄 메흐메드 2세가 점령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당시 콘스탄티노플(이스탄불)의 견고한 성벽을 무너뜨리고 동로마 제국을 멸망시킨 젊은 술탄은 가장 먼저 아야 소피아를 찾았고 수많은 기독교인 앞에서 “알라 외에 신은 없다”고 외쳤다고 한다. 젊은 술탄은 십자가를 떼고 네 개의 첨탑을 세워 이슬람 사원으로 개조했다. 현재는 박물관으로 쓰인다.오후 5시 10분. 아잔이 나지막하게 울려 퍼진다. 무슬림 국가에 왔다는 걸 실감케 하는 장면이다. 아야 소피아 맞은편은 술탄 아흐메트 사원이다. ‘블루 모스크’로 더 잘 알려진 곳이다. 왜 ‘블루’ 모스크인지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야 알게 된다. 아야 소피아를 능가하는 모스크를 열망했던 술탄 아흐메트 1세는 사원 내부를 수십만 개의 푸른색 타일로 장식했다. 블루 모스크란 이름은 여기서 비롯됐다. 극적으로 열린 중앙의 너른 공간이 인상적이다. 이교도인 탓에 벽 모서리에 기댄 채 목을 빼고 봐야 했다. 여기저기서 땀냄새와 발냄새가 진동했지만, 그 무엇도 옛 건축물의 아름다움을 가리지는 못했다. 사원 밖은 히포드롬 광장이다. 한때 10만명이 들어차는 전차 경기장이었다는 곳. 이집트에서 가져온 오벨리스크와 델피에서 가져온 기둥이 바늘처럼 솟아 있다. 이른바 ‘지하 궁전’이라 불리는 예레바탄 사라이를 보지 못한 것은 많이 아쉽다. 영화 ‘인터내셔널’ 마지막 장면에서 강렬한 인상을 안겨줬던 곳이다. 무려 7000여명의 노예가 동원돼 여러 신전에서 가져온 336개의 아름다운 대리석 기둥을 세웠다고 한다. 아쉬운 곳이 어디 여기뿐일까. 짧은 하루해가 유럽 서쪽으로 진다. 잘츠부르크·이스탄불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이스탄불 시티투어는 터키항공에서 환승 시간이 긴 승객을 위해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교통과 식사 등 일체가 무료다. 이스탄불 환승 대기시간이 6시간 이상인 승객만 이용할 수 있다. 신청 과정이 그리 어렵지 않아 누구나 도전해 볼 만하다. 투어 프로그램은 요일별로 다르다. 매일 5가지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오전 8시 30분~11시, 오전 9시~오후 3시, 오전 9시~오후 6시, 낮 12시~오후 6시, 오후 4~9시 등이다. 현지 교통 상황에 따라 여정이 다소 단축될 수 있다. 신청자가 많아 최소 1시간 전에 신청해야 한다. 적정 인원이 차면 이용할 수 없다. 아타튀르크 공항의 1층 오른쪽 호텔 데스크에서 신청을 받는다. 유료 소지품 보관소도 옆에 있다. 인천~잘츠부르크 노선의 경우 잘츠부르크행은 화, 목, 금, 일요일(현지 기준) 운항편의 환승 시간이 약 11시간이다. 이스탄불에 오전 5시 5분에 도착해 오전 8시 30분~11시 또는 오전 9시~오후 3시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인천 복귀 때는 월, 수, 토요일 운항편이 환승 시간 약 10시간 30분이다. 이스탄불 도착 시간이 오후 2시 50분으로, 이번 여정에선 오후 4~9시 프로그램을 이용했다.
  • 24시간 맥도날드에서 클래식 음악 트는 이유

    24시간 맥도날드에서 클래식 음악 트는 이유

    늦은 밤 빅맥과 감자튀김을 사러 패스트푸드점에 들리는 이들 중 상당수는 적당히 취했거나 만취한 고객이기 쉽다. 패스트푸드점 직원들로서는 이러한 취객들이 간혹 벌이는 소동은 때로는 심각한 문제가 되기도 한다. 3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미러는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와도 같은 맥도날드가 이러한 소동을 예방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을 찾았다고 전했다. 그 방법은 바로 클래식 음악이다. 영국 글로스터셔주 첼튼햄의 하이 스트리스나 리버풀 시티 센터에 있는 맥도날드 지점에서는 앞으로 바흐와 모차르트의 세레나데를 비롯한 클래식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이는 2년 전 취객이 벌이는 사고가 잇따르자 난폭한 이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스톡포트와 그레이터 맨체스터의 한 지점에서 시험삼아 했던 방법을 실제 확대 실시하는 것이다. 회사측은 풀 오케스트라곡 부터 솔로 피아노곡까지 부드러운 고전 음악이 술김에 벌어지는 문제를 최소한으로 유지하는 동시에 진압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맥도날드 대변인은 “우리는 클래식 음악의 영향력을 시험했다. 취객이 어느 정도 수용 가능한 행동을 하도록 만들기 위해 일부 지점에 음악을 틀었었고, 실제로 그들을 차분하게 하는 데 영향을 미쳐 큰 소동으로 번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초저녁부터 계속 음악을 재생할 생각이며, 경우에 따라 특정한 경우나 야간에 소수 지점에서 지속적으로 이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미러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김주영의 구석구석 클래식] 피아노 편곡, 그 새로운 음향의 세계

    [김주영의 구석구석 클래식] 피아노 편곡, 그 새로운 음향의 세계

    미국 텍사스 포트워스에서 4년마다 열리는 밴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는 제1회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의 챔피언이었던 피아니스트 클라이번의 업적을 기리고자 시작된 음악경연대회다. 올해 열린 15회는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의 우승으로 대한민국에 오랫동안 경사로 기억될 것이다. 지난달 28일 오전 금의환향한 선우예권의 기자회견에서 기쁜 마음으로 진행을 맡았다. 이 콩쿠르는 경연 당시의 실황을 앨범으로 발매하는데, 이 자리는 곧 출시될 이 음반의 쇼케이스도 겸해 이루어졌다. 이번 앨범에 실린 곡 중 이날 선우예권이 직접 들려준 두 곡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장미의 기사’와 슈베르트의 가곡을 피아노로 편곡한 작품이었다. 흔히 연주되지 않는 레퍼토리들인데, 선우예권은 완숙한 해석과 탁월한 건반 장악력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내겐 두 번째로 연주된 슈베르트의 가곡 ‘리타나이’(연도문)가 반가웠다. 1997년 슈베르트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에서 리스트가 편곡한 슈베르트의 가곡들을 연주하고 녹음도 했던 내 기억이 생생한데, 많은 시간이 흘러 멋지게 성장한 후배가 나보다 더 뛰어난 연주를 들려주고 있음에 감격했다. 과거 감사하게도 내 연주에 청중들과 음악 애호가들이 많은 관심을 보여 주었는데, 아마도 연주자의 기량보다 내가 선택한 레퍼토리의 특별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다른 악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연주할 곡들이 셀 수 없이 많은 피아니스트이지만, 그만큼 선택의 고민도 많다. 나만의 색깔을 찾으면서 많은 청중이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레퍼토리를 찾다 보면 처음부터 피아노를 위해 쓰인 곡이 아닌 다양한 편곡 작품들의 매력을 만나게 된다. 원곡을 만든 작곡가들에 대한 존경심과 피아노의 새로운 음향을 창출하는 피아노 편곡은 매우 흥미로운 장르인 동시에 피아노 문헌 내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19세기를 관통하며 ‘피아노의 왕’으로 군림했던 프란츠 리스트의 편곡들은 질과 양 모두에서 최고를 자랑한다. 리스트는 그의 선배들이 남겨 놓은 교향곡, 오페라, 가곡 등을 포함해 거의 모든 분야의 작품을 피아노로 바꿔 놓았고, 원곡의 아름다움과 피아노라는 악기의 매력 양면을 극대화한 편곡들은 높은 예술성을 지니고 있다. 피아노의 명인답게 기교적으로 화려하게 만들어져 무대에서 연주하는 피아니스트의 매력을 높이는 데도 효과적이다. 모차르트·베르디·바그너 등의 오페라, 슈베르트·슈만 등의 가곡 편곡이 인기가 높고 연주자들이 자주 선택하는 명곡들이다. 독특한 풍모로 건반 위의 철학자로 불리는 이탈리아의 페루치오 부조니와 다성부 음악에 대한 집요한 연구를 통해 독특한 피아니즘을 쌓아 올린 폴란드 출신의 레오폴드 고도프스키의 편곡들 역시 피아니스트의 도전 의식을 자극하는 문제작들이다. 부조니는 평생 존경했던 바흐의 코랄과 그 외의 작품들을 피아노로 편곡했는데,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파르티타 중 ‘샤콘’의 편곡이 가장 대중적이다. 고도프스키는 조국의 선배 쇼팽의 작품을 비롯해 바로크, 낭만 시대의 작품들을 자유롭게 선택해 기존의 텍스트에 다성부적인 가필로 복잡하면서도 악기가 지닌 고유의 미학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들을 남겼다. 도합 열 곡이 조금 넘는 편곡을 남겼지만, 러시아의 대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작품들은 작곡가 특유의 서정적 표현과 센티멘털, 고도의 기교를 통해 원곡의 매력을 확대하고 있다. 성악곡과 관현악곡, 바이올린곡 등을 피아노 솔로용으로 바꾼 그의 작업은 비르투오소들의 시대였던 19세기적 향수와 다양한 스타일이 혼재하던 20세기의 양식들이 번갈아 나타난다. 절친이었던 크라이슬러의 바이올린 작품, 멘델스존의 관현악곡 ‘한여름밤의 꿈’, 차이콥스키의 가곡 ‘자장가’ 등은 편곡의 범주를 뛰어넘어 새롭게 창작된 피아노의 걸작으로 불릴 만하다.
  • 선우예권, 한국인 최초 美 반클라이번 콩쿠르 우승…결선무대 기립박수

    선우예권, 한국인 최초 美 반클라이번 콩쿠르 우승…결선무대 기립박수

    피아니스트 선우예권(29)이 55년 역사의 세계적 피아노대회인 미국 반 클라이번 국제피아노콩쿠르 우승자로 선정됐다.반 클라이번 재단과 심사위원단은 10일(현지시간) 미 텍사스 주 포트워스 베이스퍼포먼스 홀에서 17일에 걸친 제15회 반 클라이번 콩쿠르를 폐막하며 선우예권을 1위인 금메달리스트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2005년 양희원(미국명 조이스 양)이, 2009년 손열음이 각각 2위에 해당하는 은메달을 수상한 바 있지만 우승은 한국인 최초다. 5월 25일 개막한 올해 대회에서는 대륙별 예선을 거쳐 선발된 15개국의 30세 이하 신예 피아니스트 30명이 기량을 겨뤘다. 한국인 참가자 5명 가운데 선우예권,김다솔,김홍기가 12명이 겨루는 준결선에 진출했고,이중 선우예권이 6명으로 좁혀진 결선까지 올랐다. 선우예권은 준결선에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0번 Op.109,프로코피예프 피아노 소나타 6번 Op.82,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1번 K.467을 연주했다. 결선에서는 드보르자크 피아노 5중주 Op.81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 Op.30을 연주했다. 선우예권은 결선 무대인 9일 밤 피아노 협연의 난곡으로 손꼽히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을 폭발적인 에너지로 소화해 관객들의 전원 기립 박수와 환호를 끌어내며 입상에 청신호를 켰다. 다른 피아니스트보다 다소 늦은 초등학교 2학년 때 피아노를 시작한 선우예권은 실력에 비해 국내에는 상대적으로 늦게 알려진 연주자다. 서울예고를 거쳐 미국 커티스음악원,줄리아드 음대에서 수학했고,이어 뉴욕 매네스 음대 최고연주자 과정에서 세계적 피아니스트 리처드 구드를 사사했다. 2015년 독일 피아노 어워드에서 우승한 것 외에도 스위스 ‘방돔 프라이즈’(2014년),센다이 국제음악콩쿠르(2013년),윌리엄 카펠 국제피아노콩쿠르(2012)에서 우승하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냉전 시절이던 1958년 소련에서 열린 제1회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해 일약 ‘미국의 영웅’으로 떠오른 미국의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1934-2013)을 기념하는 대회다. 1962년을 시작으로 4년 주기로 열리며 루마니아의 라두 루푸(1966 우승),독일의 크리스티안 차하리아스(1973년 준우승) 등을 입상자로 배출했다. 예심을 통과하더라도 준준결선,준결선(독주·협연),결선(실내악·협연) 등 모두 5번의 무대를 통해 수상자를 까다롭게 가리지만 일단 입상하면 음악가로 성장하는데 적극적인 지원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쇼팽 콩쿠르,차이콥스키 콩쿠르,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 견줄만한 권위를 인정받고 있으며,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활동하기 희망하는 피아니스트에게는 ‘등용문’의 역할을 하고 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주영의 구석구석 클래식] 세 가지 슬픔, 낭만시대의 레퀴엠

    [김주영의 구석구석 클래식] 세 가지 슬픔, 낭만시대의 레퀴엠

    계절과 색깔을 매치시켜 설명하는 것은 언제나 참 어려운 일이다. 겨울은 흰색, 가을은 갈색 계열 등 누구나 예상하기 쉬운 비유와 달리 여름을 정의할 수 있는 색깔은 사뭇 다양할 듯하다. 내 취향과 주관으로 보아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색깔은 점점 짙어져 가는 녹색이다. 녹음이 짙어짐과 동시에 우리의 감성과 느낌도 점점 진해져 갈 것은 분명한 바 짙푸른 녹색의 계절에 마냥 즐거워질 수 없는 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운명일지도 모른다. 전쟁의 아픔과 그 상처, 그리고 여러 가지 다이내믹한 사건들로 기억되는 대한민국의 6월은, 그래서 환호보다는 위안과 다독임이 필요한 소중한 시간이다.클래식 음악에서 ‘레퀴엠’은 직역하면 ‘진혼미사’ 등으로 풀이할 수 있지만, 지치고 힘든 현대인들에게 느리지만 확실한 효과가 있는 음악적 치료약의 역할도 한다. 특히 낭만시대의 대가들이 만든 레퀴엠들은 모차르트, 케루비니 등의 고전파 시대 미사 구성에 따른 곡들과 달리 자유로운 구성과 내용으로 듣는 이들의 심리에 더 다양하고 직접적인 방법으로 와 닿는다. 요컨대 인간 감정에 충실한, 죽은 이들과 살아남은 이들 모두를 위한 진혼곡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처음 언급할 낭만시대의 대표적 레퀴엠은 이탈리아 오페라의 대가 주세페 베르디의 작품이다. 1874년 완정된 이 곡은 초연 때부터 인기를 끌었으며, 애국 시인이었던 알레산드로 만초니의 서거 1주년을 맞아 연주돼 한때 ‘만초니 레퀴엠’으로 불렸다. 원래 1869년 위대한 오페라 작곡가 조아키노 로시니의 서거 1주년으로 계획되었던 이 작품은 오페라적인 요소가 넘쳐난다. 솔리스트와 합창의 주고받는 대화식의 연출, 스피디한 극적 전환, 오페라 아리아의 구성을 닮은 솔로 파트 등이 그러하다. 키리에, 세쿠엔차, 오페르토리움, 상투스, 아뉴스 데이 등 전통적인 미사 구성과 라틴어 가사로 만들어졌으며, 가장 유명한 ‘디에스 이레’ (진노의 날)는 곡의 앞뒤에 등장해 신의 구원을 간절히 바라는 인간의 나약함과 두려움을 직접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1868년 요하네스 브람스가 발표한 작품번호 45의 레퀴엠은 독일어 가사로 노래한다는 면에서 특별하며, 다른 작곡가의 곡들과 구별되는 ‘독일 레퀴엠’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이 작품은 1856년 세상을 떠난 브람스의 멘토 슈만의 죽음과 1865년 쓸쓸하게 죽음을 맞은 어머니 두 사람을 기리기 위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슈만 사후 그의 작품 계획에 들어 있던 ‘독일어 레퀴엠’을 브람스가 보고 새로운 자극을 받았다고도 한다. 스스로 루터 교인이라고 밝힌 브람스가 채택한 가사는 루터가 번역한 독일어 성경에서 따온 것이며 마태복음, 시편, 야고보서 등을 토대로 하고 있다. 모두 7악장으로 구성된 작품은 악장마다 서로 다른 악상과 관현악법, 합창과 솔리스트들의 입체적인 분배 등으로 자유로운 성격을 띠고 있어 교회에서 연주되기보다는 음악회장을 위한 ‘감상용’ 작품이라고 하겠다. 프랑스 작곡가 가브리엘 포레가 오랜 기간에 개작을 거듭해 1900년 초연한 레퀴엠은 작곡가의 표현에 따르면 ‘온전히 자신의 즐거움을 위한 레퀴엠’이라고 할 수 있다. 작곡의 의도는 명확지 않으나, 1885년과 1887년 잇달아 세상을 떠난 부모와 저명한 건축가 요제프 르 수파셰의 죽음을 기리고자 만들어졌다는 것이 정설이다. 앞의 두 작품보다 작은 규모이며 엄격한 라틴어 미사의 순서를 따르고 있는 작품이 약 15년간 수정과 축소, 확대를 거듭하며 바뀐 것은 무엇보다 오케스트라와 관련된 포레의 생각 때문이었다. 애초 바이올린 등 화려한 느낌의 고음악기가 빠진 작은 관현악 편성과 오르간이 연주하길 원했던 포레의 구상은 나중에 대편성으로 바뀌긴 하나, 그의 머릿속에 울렸던 레퀴엠은 투명한 수채화적인 색채와 맑고 깨끗한 합창의 천국적 울림이었음이 분명하다. 언제 들어도 청명한 아름다움이 경건함과 치유의 느낌으로 다가오는 명곡이다.
  • 서울시향 ‘불금’ 무료 공연

    서울시립교향악단은 한국의 대표적인 교향악단 중 하나로 꼽힌다. 71년의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다. 2014년 8월에는 핀란드,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영국 등 클래식의 본고장인 유럽 무대에서 호응을 얻었다. 서울시향은 전문 콘서트 외에도 ‘우리동네 음악회’, ‘강변음악회’ 등 서울시민과 호흡할 수 있는 이벤트도 하고 있다. 강북구가 다음달 2일 강북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우리동네 음악회’를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우리동네 음악회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전문공연장이 아닌 구민회관, 병원 등을 직접 찾아가는 프로그램이다. 시민들이 시간과 돈을 들이지 않고도 가까이에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높다. 구 관계자는 “구민들이 이번 주 금요일 밤 바이올린의 아름다운 선율과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어우러지는 클래식 공연에 흠뻑 빠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주회는 최수열의 지휘와 바이올리니스트 김덕우의 연주로 진행된다. 지휘자 최수열은 대한민국 지휘계의 차세대 주자로 현대 음악의 해석에 탁월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덕우는 줄리아드 음악원을 졸업하고 현재 서울시향 제2바이올린 2수석으로 활약하고 있는 실력파 연주자다. 서울시향은 이날 공연에서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3번’과 엘가의 ‘에니그마 변주곡’(수수께끼 변주곡)을 연주한다. 이번 공연은 전석 무료이며 당일 선착순으로 입장하면 된다. 관람 가능 나이는 8세 이상이며 공연 시간은 약 1시간이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앞으로도 강북구에서 양질의 클래식 공연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김주영의 구석구석 클래식] 작곡가의 인연

    [김주영의 구석구석 클래식] 작곡가의 인연

    ‘가족의 달’로 불리는 아름다운 5월은 타인에 대한 배려와 더불어 그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나’에 대한 관심을 불려 가기에도 적합한 시간이다. 나와 가장 가깝고 명확한 관계 맺음을 이룬 가족들을 돌아보고 챙기는 것이 우선이지만, 그 마무리를 의미 있게 해낸 사람이라면 자신의 주위를 이전보다 크고 넓어진 눈으로 바라보게 마련이다.일천한 인생 경험이지만 내가 늘 의식하는 사회 법칙 중 첫 번째는 하찮고 일시적인 인연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는 자존감, 지적 능력, 이해관계 등과 상관없이 한 사람의 일생을 통해 갖고 보이는 ‘인격’과 관련된 문제다. 바깥의 환경보다는 내면에 더 충실하고, 오로지 나만의 가치판단으로 내 안의 가장 소중한 것을 끄집어내야 하는 예술가들에게도 이런 원칙은 그대로 적용돼 왔다. 위대한 작곡가들의 주옥같은 걸작들도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자세가 아닌, 주변인들과의 관계와 거기서 만들어진 환경의 도움이 필수적이었다. 모차르트는 클라리넷, 오보에 등 목관악기의 음색을 섬세하게 나타낸 걸작을 많이 남겼는데, 약간의 예상 착오를 일으킨 악기도 있었다. 그는 어찌 된 일인지 플루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너무 오래된 악기라는 인식 때문에 가까운 장래에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예측을 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던 중 22살 때 당대 최고의 플루티스트 요한 벤틀링을 알게 됐고, 그의 권유로 플루트를 위한 두 곡의 협주곡과 네 곡의 4중주곡을 썼다. 벤틀링은 플루트 음악을 사랑하는 드 장이라는 귀족의 요청을 모차르트에게 전달해 훌륭한 걸작을 탄생시키게 하고 생활고에 시달리던 작곡가에게 경제적인 도움도 주는 역할을 했다. 처음에는 그다지 내키지 않는 작업이었을지 모르나 결과적으로는 플루트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선물 같은 작품이 됐으니, 모차르트만큼 벤틀링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 할 듯하다. 펠릭스 멘델스존과 로베르트 슈만은 한 살 차이 친구였다. 둘은 여러 분야에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았는데, 두 사람에게는 페르디난트 다비트라는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이자 동료가 있었다. 유명한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는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의 악장이던 다비트의 다양한 조언으로 완성된 곡이다. 또 다비트는 당시 정신병에 걸려 슬럼프를 겪던 슈만을 격려해 그가 바이올린 소나타 2번을 쓰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세 사람은 교수로도 인연을 맺는데, 멘델스존이 주도적으로 설립한 라이프치히 음악원에 슈만과 다비트가 각각 작곡과, 관현악과 교수로 임명돼 함께 일하기도 했다. 만년에 병석에 누워 있던 러시아의 작곡가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 옆에서 연주를 하며 자신을 위해 작품을 써 달라고 부탁했던 사람은 당시 20대 초반의 젊은 첼리스트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였다. 그의 응원 덕에 프로코피예프는 다시금 힘을 내 생의 마지막 불꽃을 첼로 작품으로 태우게 됐고, 첼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적 교향곡’, 첼로 소나타 등의 걸작을 남겼다. 비슷한 시기 활동했던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는 뛰어난 피아니스트이기도 했는데, 좋은 작품을 위해 한참 후배인 피아니스트에게 도움을 구했다. 쇼스타코비치는 1950년 제1회 국제 바흐 콩쿠르에서 1등을 받은 당시 26세의 피아니스트 타티야나 니콜라예바를 찾아가 ‘바흐의 평균율 곡집과 같은 작품을 만들고 싶은데 도와달라’고 청했다. 니콜라예바는 그 부탁을 기쁘게 받아들였고, 두 사람의 공동 작업으로 완성된 작품이 바로 쇼스타코비치 피아노곡 중 최고의 대작인 ‘스물네 개의 프렐류드와 푸가’ 작품 87이다. 쑥스러워서, 새삼스러워서 하기 어려운 말이 ‘사랑한다’는 말이지만, 막상 입을 열면 어렵지 않다. 상대는 내가 늘 사랑하고 내게 많은 사랑을 주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참으로 고마운 인연으로 평생을 함께하는 그들과 살갑고 따뜻한 마음을 나눌 때 이 계절은 더 예뻐지리라.
  • 사유하고 들어라… 맹목적 음악 향유는 ‘청각적 마약’

    사유하고 들어라… 맹목적 음악 향유는 ‘청각적 마약’

    모차르트 호모 사피엔스/김진호 지음/갈무리/696쪽/3만원지난해 8월 국내에서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와 인공지능(AI) 간의 작곡 대결이 열렸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세기적 바둑 대결의 여운이 잔존하던 시점이었다.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모차르트가 작곡한 교향곡 34번 1악장 알레그로 비바체와 에밀리 하웰이 모차르트를 벤치마킹해 작곡한 교향곡 1악장 알레그로를 교대로 연주했다. 에밀리 하웰은 미국 UC 샌타크루즈의 데이비드 코프 연구팀이 개발한 AI의 코드네임이다. 그날 관객들은 모차르트의 손을 들어 줬다. 인간은 AI보다 예술적으로 우월하다는 게 입증된 것일까. 김진호 안동대 음악과 교수는 신간 ‘모차르트 호모 사피엔스’를 통해 ‘음악적 지능’이라는 독보적 관점을 제시한다. 이 같은 관점에 비추어 보면 AI가 인간의 음악적 성취를 대체하기란 어려워 보인다. 김 교수는 영국의 인지고고학자 스티븐 미슨의 ‘통합적 마음’ 이론의 틈새를 파고들며 독자적 사유를 전개한다. 김 교수는 인류의 영역 특이적 지능으로 미슨이 규정한 자연사 지능, 기술 지능, 사회적 지능, 언어적 지능 외 제5의 지능으로 음악적 지능을 제시한다. 이 책은 음악의 이해를 넘어 인간에 대한 이해로 사유를 확장한다. 작곡과 사회학, 두 학문적 배경을 가진 김 교수는 진화심리학, 생물학, 인지과학, 중력이론, 엔트로피이론 등 자연과학 이론까지 동원하며 자신만의 음악학을 구축한다.인류 최초의 악기인 피리는 3만 5000년 전 등장했다. 독수리의 뼈에 4개의 구멍을 내고 입을 대고 불 수 있는 곳에 V자 형태의 홈 2개를 만들었다. 이 호모 사피엔스는 뼈를 피리로 다듬는 도구인 석기 조각도 남겼다. 김 교수는 그 혹은 그녀는 음악적 영감을 가진 존재이자 조각가이며, 초보적인 공학자였다고 말한다. 음악의 탄생을 호모 사피엔스의 여러 특이적 지능이 결합된 결과로 본다. 모차르트 등 고전·현대 음악도 인류의 ‘통합적 지성’이 진화된 산물인 것이다. 저자가 ‘음악에 대한 이해는 인간에 대한 이해와 같은 길’에 있으며, 고로 모차르트도 예외적인 천재 음악가가 아닌 호모 사피엔스 종의 지적 보편성에 초점을 맞추자고 주장하는 이유다. 이를 풀자면 인지와 지식, 과학, 사유와 같은 고도의 마음 체계가 작동한 음악은 작곡하는 행위나 감상하는 행위가 동일한 지적 능력의 선상에 있다. 기존의 해석에 매몰되지 말고 자신만의 음악적 사유를 전개해야 한다는 저자의 맥락이 여기에 뿌리를 둔다. 호모 사피엔스 진화론에서 출발한 책이 긴 이론의 터널을 거쳐 “사유 없는 맹목적 음악의 향유는 값싼 환상을 제공하는 ‘청각적 마약’이 된다”는 사회학적 사유로 환원되는 이유다. 저자는 대표적 사례로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바그너 등 위대한 독일 음악가들의 작품을 홀로코스트(유대인 대량 학살)의 배경음악으로 이용한 나치를 꼽는다. 나치는 2차 세계대전 중 라디오로 독일 고전음악을 매일 20시간씩 송출했다. 아돌프 히틀러와 요제프 괴벨스 등 나치 지도부에게 음악은 민족주의를 몰입시키는 효과적 선동 도구였다. 현대라고 다를까. “우리는 음의 방탕 시대에 산다”(콘스턴트 램버트)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저자는 현대의 음악 체험을 “어떤 빈곤한 반복”이라며 비판대에 세운다. ‘음악에 대한 사유’가 등한시되고 있다며 포문을 여는 순간이다. 오페라를 애착한 절대왕정을 비판한 러시아 혁명 세력이 합창곡을 시민계급의 음악으로 승격시킨 사례 등을 제시하며 문화 조작의 가능성도 경고한다. 책은 인류가 음악을 사유하는 데 게을리하는 순간, 새로이 음악이 구성될 가능성이 줄어들며, 새로운 예술적 권위도 부여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물론 저자의 과도한 우려 혹은 학자적 징후감일 수도 있다. 저자가 옹호하는 독자적(검증되지 않은) 관점과 논박, 음악사와 자연과학 이론들을 교직한 건 이 책의 미덕인 동시에 난독(難讀)의 가능성도 키운다. 전작 ‘매혹의 음색’에서 근대 서양음악을 ‘음색’과 ‘소음’이라는 비판적 키워드로 조망했던 그는 이 책을 통해 한층 도발 수위를 높인다. ‘인류는 (강력한 지적 존재인) 호모 사피엔스답게 음악을 경험해야 한다’는 엄숙한 선언문으로 느껴지는 이유다. 김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12음계를 쓰는 굴뚝새 한 마리가 평생 수천 개의 노래를 부르지만 그 노래는 모두 ‘나는 젊은 수컷이야’라는 의미일 뿐”이라며 “지적 사유와 비판성으로 단련된 인식 능력을 수반하지 않는 음악 향유는 인간 종의 생존 능력마저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클래식 선율에 깊어지는 아시아 우정

    클래식 선율에 깊어지는 아시아 우정

    클래식 선율로 아시아의 우정이 두터워진다.음악을 통한 우정을 모토로 시작돼 올해 12회를 맞이한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가 5월 16일부터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등에서 열린다. 올해 주제는 아시아다. 정치·외교 문제로 갈등을 겪는 동북아시아를 위해 화합의 멜로디를 연주한다는 취지다. 50명(팀)의 아티스트가 참여하는 실내악 공연 16개가 준비됐다. 모차르트, 베토벤, 브람스, 바흐, 슈베르트 등 고전에서부터 강석희, 브라이트 솅, 리핑 왕, 호소카와 도시오, 다케미쓰 도루 등 우리 시대 아시아 작곡가의 프로그램을 들려준다. 매년 큰 인기인 고택음악회는 올해도 종로구 안국동 윤보선 고택에서 20일 열린다. 같은 날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가족음악회 ‘뮤직&이미지’와 이튿날 예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피아노 즉흥 연주의 밤’에서는 피아노 즉흥 연주를 맛볼 수 있다. 카롤 베파(프랑스)가 찰리 채플린의 ‘이민자’, 프리드리히 빌헬름 무르나우 감독의 무성영화 ‘일출’ 상영에 맞춰 즉흥 연주를 한다. 특히 가족음악회에서는 첼리스트 오펠리 가이야르(프랑스)와 힙합 댄서 이브라힘 시소코(프랑스)가 결성한 프로젝트 엉 필리그랑이 ‘첼로, 힙합 댄서를 만나다’를 선보이며 첼로 연주가 춤이 되고, 춤이 음악이 되는 색다른 예술의 세계를 선물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아키코 스와나이(일본)와 초량 린(대만계 미국), 첼리스트이자 일본 대표 클래식 공연장 산토리홀의 관장인 쓰요시 쓰쓰미, 베를린필 수석 플루티스트 마티외 뒤푸르(프랑스) 등 정상급 아티스트들도 수두룩하다. 해외 연주자 중에서는 중국 피아니스트 사첸과 홍콩 출신 첼리스트 트레이 리가 특히 눈길을 끈다. 최근 사드 배치 문제로 한·중 사이 갈등의 골이 깊기 때문이다. 사첸은 최근 돌연 취소된 백건우의 중국 구이양 심포니 협연을 대신한 라이징 스타다. 이들은 22~25일 예당 IBK챔버홀에서 열리는 ‘차이니즈 오디세이’, ‘베토벤과 그 시절’, ‘음악과 문학’, ‘비올라와 친구들’ 공연 등에 잇달아 올라 한국, 일본 연주자와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2만~6만원. 고택음악회는 전 석 15만원. (02)712-4879.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해외에서 온 편지] ‘빈 필’ 1만 3000원의 ‘여유’…사법개혁 30년의 ‘숙고’

    [해외에서 온 편지] ‘빈 필’ 1만 3000원의 ‘여유’…사법개혁 30년의 ‘숙고’

    “빈은 세계의 수도다.” 낯설겠지만, 형사사법의 세계에서는 틀린 말이 아니다. 테러·부정부패 등 초국가적 범죄에 대응하고, 각종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 개선과 회원국 지원을 임무로 하는 국제기구인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의 소재지이기 때문이다.오스트리아에서 근무한 지 2년이 되어 가지만, 여전히 지인들은 “호주 날씨 정말 좋지?”라고 안부를 묻는다. 초대 영부인 프란체스카 여사는 오스트리아 출신임에도 ‘호주댁’으로 불렸으니 이상한 일만은 아니다. 가장 부러운 것은 사회가 참 안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빈은 여러 해 동안 ‘살기 좋은 도시’ 1위를 차지했다. 사회기반시설·제도·문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선정한 결과다. 빈에는 오스트리아 전체 인구 870만명 중 184만명이 산다. 국민소득 5만 달러는 유럽에서도 상위권이지만, 물가는 서울보다 저렴하다. 도시 곳곳에는 시영 수영장 등 다양한 시민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고, 주거·양육·교육·의료 등 복지제도도 완비되어 있다. 모차르트의 나라답게 빈필하모닉 등 세계적 오케스트라의 공연도 1만 3000원 정도면 입석으로 관람할 수 있다. 이런 안정감은 사법제도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다. 오스트리아는 최근에 사법개혁을 추진했다. 한데 준비기간이 무려 30년이나 됐다. 도나우강의 돌다리를 두드려가며 개혁을 진행한 것이다. 오스트리아는 시민혁명 이후 1873년부터 근대적 형사소송법이 시행됐다. 당시 검사는 기소만 담당했다. 대신 프랑스식 수사판사가 경찰을 명목상 지휘했는데 20여명의 수사판사가 전국의 경찰을 통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더욱이 법원이 수사를 담당하는 데 대한 거부감도 작용해 실제로는 대다수 사건을 경찰이 별다른 통제 없이 수사했다. 이런 통제 밖 경찰 수사는 결국 인권 침해 등의 문제를 낳았고, 개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어냈다. 법원의 수사판사 대신 검사가 수사를 담당하고 경찰을 통제하자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 이에 2004년에 법률이 개정돼 수사판사가 폐지되고 검사가 수사를 담당하게 됐다. 다만 충분한 검사 수를 확보하기 위해 시행은 2008년으로 유보됐다. 당시 검경 관계 설정도 쟁점이었다. 검찰과 사법경찰은 협의를 통해 수사를 진행한다고 규정하면서도 협의가 이루어질 수 없을 경우에는 법률가인 검사가 필요한 지시를 하고, 경찰은 이를 준수하는 것으로 정리되었다. 오스트리아의 이런 수사구조개혁으로 사법경찰의 수사가 적법절차에 따라 이루어지게 되어 인권 침해가 현저히 줄어들고, 경찰에 대한 국민의 인식도 긍정적으로 변화되었다고 한다. 국제기구에서 근무하다 보면 여러 나라의 제도에 대해 연구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주재국의 제도에 대한 이해가 가장 깊어지는 것 같다. 그 나라의 사회·문화를 직접 경험하면서 제도의 배경과 현실을 함께 조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사법개혁에 대한 논의가 한참인 만큼 30년에 걸친 오스트리아의 사례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참고할 만한 내용이 참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선진국인 오스트리아의 사례가 제대로 소개될 수 있도록 귀국 후에도 그 연구에 일조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물론, ‘호주댁’이 사실은 오스트리아 사람이었다는 점도 널리 알릴 생각이다.
  • [이주의 문화 레시피]

    [이주의 문화 레시피]

    전시 ●리장뽈·이종희 조각전 두 작가는 각각 ‘파라다이스’와 ‘유토피아’라는 비슷한 주제로 자신들이 지향하는 낙원을 표현한 작업을 선보인다. ‘내가 있는 바로 이곳’이라는 명제에서 출발한 리장뽈은 부조 형식의 ‘플래닛’(작품) 등 신작을, 자본주의의 다양한 문제점을 지적해 온 이종희는 그 연장선에서 제작한 조각작품을 선보인다. 16일까지. 서촌 팔레드서울. (02)730-7707. ●‘내가 사는 피부’전 인간의 실존과 은폐된 진실의 경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현상을 피부를 매개로 보여 준다. 노상균, 김일용, 한효석, 강우영, 조혜진, 김준, 오를랑, 김성수, 장숙, 김윤경, 정지필, 이원석, 배찬효 등 출품. 30일까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소마미술관. (02)425-1077.대중음악 ●프렐류드 콘서트 유쾌하고 편안한 사운드로 재즈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는 프렐류드는 미국 버클리 음대에서 재즈를 전공한 고희안(피아노), 최진배(베이스) 등을 주축으로 결성되어 2005년 데뷔했다. 지금까지 7장의 앨범을 발표하며 한국 재즈의 도약을 알리는 전주곡(프렐류드)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7일 오후 8시. 서울 종로구 옥인동 서촌공간 서로. 3만 5000원. (02)730-2502. ●울림 콘서트 BTN불교라디오 ‘울림’의 개국 2주년 기념 공연. 힐링 멘토로 통하는 혜민 스님이 진행한다. 관록의 록 밴드 부활, 맨발의 디바 이은미, 감성 싱어송라이터 루시드폴, 1960년대 콘셉트의 3인조 걸그룹 바버렛츠가 듣는 이에게 힘이 되어 주는 음악을 연주한다. 8일 오후 4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한전아트센터. 5만 5000~7만 7000원. (02)3270-3464연극·뮤지컬 ●연극 ‘목란언니’ 평양 예술학교에서 아코디언을 전공한 조목란이 뜻하지 않은 사고에 휘말려 한국에 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분단된 남북처럼 갈라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탈북 여성 조목란의 시각으로 담아 낸다.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Space111. 3만원. (02)708-5001. ●뮤지컬 ‘머더 포 투’ 당대 최고의 범죄 추리 소설가가 자신의 80번째 생일 파티에서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범인을 잡아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경찰 ‘마커스’를 비롯해 다수의 용의자를 두 배우가 연기하는 코미디 뮤지컬이다. 5월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 3만~5만원. 1588-5212.클래식·무용 ●김재영&손열음 듀오 콘서트 2014년 모차르트 콩쿠르 우승자인 노부스콰르텟의 리더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과 2011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준우승한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한 무대에서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1~3번)을 연주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동창으로, 오랜 음악적 동반자인 클래식 스타들이 들려 주는 하모니가 기대된다. 8일 오후 5시, 경기 성남 티엘아이아트센터. 5만원. (031)779-1500. ●유니버설발레단 ‘돈키호테’ 1869년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의 안무로 러시아에서 초연된 이후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돈키호테’와 시종 ‘산초 판사’의 무용담이 중심인 소설 원작과 달리 가난하지만 재치 있는 이발사 ‘바질’과 매력 넘치는 ‘키트리’의 유쾌한 사랑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5~9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1만~10만원. 1544-1555.
  • 내 손안에 들어온 공연장… 실시간 중계의 진화

    내 손안에 들어온 공연장… 실시간 중계의 진화

    “연극 보고 나서 영화 관람 강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일드(일본 드라마)도 있던데 일드는 어떤가요.” “일드 볼만한데 영화가 나아요.” “전 공연을 봤더니 책이 읽고 싶어짐.” “제가 연극·뮤지컬을 본 적이 없는데 혹시 공연장에서 음식물 섭취해도 되나요?”지난달 9일 저녁 온라인에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연극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1부 공연이 실시간으로 생중계되는 도중 작품의 원작인 러시아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과 연극, 영화, 드라마를 비교하는가 하면 방금 지나간 장면의 내용을 묻는 질문에 답하는 댓글이 분주하게 오고 갔다. 심지어 공연장 내 기본 에티켓에 대해 묻는 글도 올라왔다. 공연 온라인 중계 바람이 몰고 온 새로운 공연 관람 풍경이다. 공연장을 직접 찾아가야 공연을 볼 수 있다는 말은 옛말이 됐다. 연극, 뮤지컬, 클래식 등의 무대 공연을 집에서 혹은 이동하는 중에도 손쉽게 감상할 수 있는 시대다. 공연 쇼케이스나 연습실 스케치 영상, 무대 뒷모습을 공개하는 등 이벤트성 행사로 작품의 일부를 선보이는 것에서 더 나아가 작품 전체를 공개하는 전막 생중계까지 등장했다. 공연 기획·제작사가 공연 전체를 무료로 중계하는 것은 언뜻 파격적으로 비치지만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한 홍보 및 관객 유인 효과가 크기 때문에 최근 생중계를 늘려 나가는 추세다. 한 공연 관계자는 “카메라를 통해 비춰지는 공연이 실제 무대에서 보는 것과 다르게 왜곡될 가능성도 있고 관객들이 그 모습에 실망할 우려도 있기 때문에 전막 공개는 사실 제작사가 큰 결심을 해야 가능한 것”이라면서도 “공연이 불특정 다수에게 한 번이라도 노출됐을 때의 파급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상당수가 실황 중계를 홍보에 활용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공연 생중계는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2015년 출시한 동영상 생중계 서비스 ‘브이(V) 라이브’를 계기로 확산 중이다. 브이 라이브는 본래 한류 아이돌 스타의 글로벌 팬을 겨냥, 스타들이 개인 채널을 통해 원하는 시간에 직접 온라인으로 방송을 중계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네이버 측은 갈수록 스타들의 스펙트럼이 다양해진 것을 감안해 그 대상을 아이돌 그룹 외 일반 뮤지션·영화인으로 넓히다가 지난해 클래식·뮤지컬 채널을 개설하는 등 라인업을 확대했다. 지난해 10월 오픈한 브이 라이브 내 ‘브이 클래식’ 채널은 한 달 뒤인 11월 한국인 최초 쇼팽 콩쿠르 우승자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앨범 발매를 기념한 쇼케이스로 시작을 알렸다. 서울 서초구 모차르트홀에서 열린 이 공연은 브이 앱과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네이버 TV캐스트를 통해 무려 8만여명이 지켜봤다. 현재까지 누적 시청자 수만 11만여명에 이른다.●“공연장 직접 방문 못하거나 매진됐을 때 좋아요” 현장의 압도적인 분위기나 풍부한 음향을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지만 지방 혹은 해외에 있어서 공연장을 방문하지 못하거나 빠른 매진으로 티켓을 구하지 못한 관객들에겐 실황 중계가 공연관람 경험을 충족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은 2015년과 지난해 각각 KBS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my-k’와 네이버를 통해 베토벤 교향곡 ‘합창’을 생중계했다. 2008년부터 서울시향의 송년 주요 레퍼토리로 자리잡은 ‘합창 교향곡’은 티켓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가장 빠르게 매진되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지방 또는 해외에 있어 부득이하게 공연장에 오지 못한 분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클래식뿐만 아니라 뮤지컬, 연극, 전통예술 등 생중계를 활용하는 공연 장르는 다양하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문예위)는 올해 ‘공연예술 창작산실 지원사업’에 선정된 공연 중 6개 작품을 네이버 TV캐스트와 브이 라이브를 통해 전막 생중계했다. 첫 타자인 뮤지컬 ‘레드북’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소위 스타 배우가 출연하는 작품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에 방송된 실황 중계를 1만 3000여명이 시청했다. 생중계 반응은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다음날 오전 티켓 예매 사이트인 인터파크에서 뮤지컬 부문 인기 순위 2위에 올랐고 이후 마지막 공연까지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신상미 문예위 공연지원부 과장은 “일각에서는 실황 중계를 하면 오히려 티켓 구매 인원을 축소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는데 오히려 검증된 리뷰를 통해 관객을 공연장으로 이끄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시 콘텐츠도 동참… ‘이집트 보물전’ 열띤 호응 상대적으로 관람객의 발길이 적은 전통공연예술 장르의 경우에도 생중계의 덕을 많이 보고 있다. 국립극장의 인기 레퍼토리인 마당놀이 ‘놀보가 온다’는 전통공연예술 장르 중 최초로 지난 1월 생중계를 했다. 이주미 국립극장 홍보 담당자는 “흔히 마당놀이라고 하면 지루하고 고루한 장르라고 생각하는 관객들이 많은데 젊은층이 많이 접속하는 플랫폼을 통해 중계를 한 덕분에 전통공연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정동극장의 판소리 음악극 ‘적벽’ 역시 지난달 약 19만명이 생중계로 작품을 시청했다. ‘적벽’은 공연 중계와 동시에 네이버 자체 간편결제 시스템을 통한 티켓 예매를 진행했는데, 공연 시간 75분 동안 3~4일치 개인 관객 수에 해당하는 티켓이 판매됐다. 김지선 정동극장 홍보 담당자는 “공연 마니아층이 많이 찾는 한 커뮤니티에서 국악 장르는 거의 언급된 적이 없었는데 ‘적벽’이 언급되었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정동극장은 오는 20일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문화센터에서 상설 공연되는 넌버벌 퍼포먼스 ‘바실라’도 온라인으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경주에 가야만 볼 수 있었던 콘텐츠에 대한 타 지역 관객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공연이 아닌 전시 콘텐츠까지 온라인을 통해 생중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달 2일 특별 전시 중인 ‘이집트 보물전’을 온라인으로 소개했다. 전시를 온라인에서 생중계한 것은 국내 최초다. 70분 동안 5만여명이 시청하는 등 이용자들의 반응도 기대 이상이었다. 이현주 국립중앙박물관 문화교류홍보과 주무관은 “매주 수요일 저녁 전시 설명과 함께 관람객들이 질의 응답을 할 수 있는 ‘큐레이터와의 대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생중계 방송을 보고 왔다는 관람객이 많았다”면서 “온라인으로 미리 정보를 접한 뒤 직접 전시를 보면 교육적인 효과도 남다르기 때문에 기회가 되면 향후 다른 전시에서도 생중계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美브로드웨이는 저작권·사용료 등 사전 계약” 일각에서는 공연의 현장성을 살리지 못한 중계 방식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유희성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은 “녹화 장비 시스템 환경이 완벽히 구축된 상황에서의 영상 촬영이라면 모르겠지만 현재까지는 대부분 미비한 상황”이라면서 “평면적인 영상만으로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공연의 에너지를 제대로 전달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콘텐츠 저작권 보호 문제도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네이버 등 온라인 플랫폼은 뮤지컬, 연극 등 생중계 당시 공개 영상에 대한 다시보기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는다. 관객이 개인적으로 영상을 녹화해서 이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다른 채널을 통해 유통하는 것을 사전에 막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혜원 경희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미국 브로드웨이 같은 경우 공공 도서관에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품 영상을 촬영할 때 해당 영상 저작권의 귀속 및 이용 권한, 사용료 등까지 계약서에 미리 명시한다”면서 “실황 중계를 통해 작품의 내용을 비롯해 음악, 무대 디자인 등 창작진의 아이디어를 복제할 수 있는 상황이 노출되기 때문에 저작권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인간 닮은 침팬지, 음악을 대하는 ‘반전 태도’ (연구)

    인간 닮은 침팬지, 음악을 대하는 ‘반전 태도’ (연구)

    인간과 유전자 구조가 가장 닮은 침팬지, 인간처럼 음악도 좋아할까? 인간과 침팬지의 유전자는 최대 98% 이상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음악을 대하는 태도만은 확실하게 다르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영국 요크대학 연구진은 에든버러동물원에 서식하는 침팬지 18마리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각 우리를 열어둔 채 클래식과 팝송 음악을 30분간 틀어준 뒤 행동을 관찰했다. 연구진이 실험에 사용한 음악은 모차르트와 베토벤 등 유명 클래식 작곡가들의 곡과, 아델과 저스틴 비버 등 유명 팝 가수들의 곡이었다. 14주간 매일 실험을 실시한 결과, 장르와 관계없이 음악을 듣는 동안 특별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기분이 좋을 때 혹은 관심이 생겼을 때 보이는 행동반응도 나타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식물뿐만 아니라 일부 동물들도 음악을 들으면 성장속도가 빨라지거나 더욱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컨대 소와 닭에게 음악을 들려주면 양질의 우유와 계란을 얻을 수 있는데, 이는 음악이 동물이나 식물의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인간에게도 음악은 일상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인데, 인간과 가장 유사한 유전자 구조를 가진 침팬지에게는 음악으로 인한 그 어떤 반응도 찾아볼 수 없었다. 연구진은 “침팬지들은 음악이 흘러나올 때 이를 듣기는 하지만, 음악이 있을 때와 음악이 없는 매우 조용한 때 모두 행동이나 기분에 변화가 없었다”면서 “이는 침팬지에게 음악이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동물에 비해 음악을 더욱 사랑하는 인간의 특성으로 보아, 우리 언어는 과거 공동체에서 함께 부른 노래에서 진화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곽시양 ‘시카고 타자기’ 출연 확정 “제작진·출연 배우에 대한 믿음 크다”

    곽시양 ‘시카고 타자기’ 출연 확정 “제작진·출연 배우에 대한 믿음 크다”

    배우 곽시양이 ‘시카고 타자기’ 출연을 확정했다. 23일 소속사 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측은 “곽시양이 tvn 새 금토드라마 ‘시카고 타자기’에 문단의 아이돌로 불리는 인기작가 ‘백태민’ 역으로 출연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극 중 ‘백태민’은 인기작가 한세주(유아인 분)와 재능과 용모, 대중적 인지도와 카리스마에서 쌍벽을 이루는 인물로 한편으로는 한세주의 천부적 재능을 부러워하는 라이벌이다. 마치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모차르트를 질투하는 살리에르 같은 인물인 것. 지난해 SBS 주말드라마 ‘끝에서 두번째 사랑’에서 지진희 김희애와 함께 뜨거운 삼각관계를 펼쳤던 곽시양은 이번 작품에서 유아인 임수정과 함께 애증의 릴레이를 벌이게 된다. 곽시양은 이번 작품에 대해 “스토리가 흥미롭고 소재가 이색적이며 각각의 캐릭터가 생생하게 살아있어 출연을 결정했다”며 “제작진과 출연배우들에 대한 믿음 덕분에 기대감이 더욱 크다”며 작품에 임하는 소감을 밝혔다. tvN 새 금토드라마 ‘시카고 타자기’는 1930년대 일제 치하를 치열하게 살다간 문인들이 현생에 다시 태어나 각각 슬럼프에 빠진 베스트셀러 작가, 그의 이름 뒤에 숨어 대필해주는 의문의 유령 작가, 미저리보다 무시무시한 안티로 활동하면서 벌어지는 판타지 휴먼 로맨스 코미디다. 오는 4월 7일 오후 8시 첫 방송. 사진제공=스타하우스엔터테인먼트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조성진 통영 공연 79초 만에 온라인 매진

    조성진 통영 공연 79초 만에 온라인 매진

     피아니스트 조성진 리사이틀이 광속 매진을 이어가고 있다. 오는 5월 6일 경남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열리는 조성진 리사이틀이 티켓 오픈 79초 만에 매진됐다. 통영국제음악재단은 17일 “오전 10시 재단 홈페이지와 인터파크를 통해 전체 1309석 중 현장 판매분을 제외한 1109석에 대한 판매를 시작했는 데 79초 만에 동이 났다”고 밝혔다. 2층 발코니석과 5층 객석에 마련된 현장 판매 200석은 다음달 1일 오전 10시부터 통영시 통영국제음악재단 홍보부스에서 예매할 수 있다. 조성진은 통영 리사이틀에서 쇼팽 발라드 전곡과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2번 그리고 드뷔시의 영상 1, 2권을 연주할 예정이다.  앞서 조성진은 지난해 2월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쇼팽 콩쿠르 우승자 갈라 콘서트가 예매 개시 50분, 올해 1월 롯데콘서트홀 단독 리사이틀은 9분 만에 매진시킨 바 있다. 5월 7일 대구 공연 티켓도 약 1분 만에 판매가 완료됐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친절한 ‘낮’ 콘서트, 가격까지 착해

    친절한 ‘낮’ 콘서트, 가격까지 착해

    한국을 대표하는 공연장들이라면 저마다 적어도 하나씩은 꾸리고 있는 마티네 콘서트가 올해 롯데콘서트홀의 가세로 더욱 풍성해진다. 프랑스어로 낮 공연을 뜻하는 마티네는 바쁜 일상으로 저녁에는 공연장을 찾기 힘들었던 직장인과 보다 친절한 연주회를 원하는 관객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훌륭한 공연장 시설에 견줘 티켓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 객석 점유율은 80~90%를 넘나든다.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이 국내 원조 격이다. 2004년부터 매월 둘째 주 목요일 오전에 ‘11시 콘서트’를, 2010년부터 토요일 오전에 ‘토요 콘서트’를 열고 있다. 전문 음악가들이 해설자로 나서는 게 특징이다. 올해 11시 콘서트는 피아니스트 조재혁이, 토요 콘서트는 전주시향 상임지휘자 최희준이 해설을 맡아 새 단장했다. 11시 콘서트는 조재혁의 시연과 다른 연주자 두 명의 협연 형식으로 열린다. 토요 콘서트는 KBS교향악단 등이 연주한다. 2만~2만 5000원. (02)580-1300.경기 분당 성남아트센터는 16일을 시작으로 오는 12월까지 매달 셋째주 목요일 오전 11시 마티네 콘서트를 연다. 성남 마티네 콘서트의 특징은 한 음악가의 세계를 탐닉하는 학구적인 색채를 띤다는 점이다. 2015년 슈베르트, 지난해 슈만에 이어 올해는 브람스 작품 중심으로 레퍼토리를 마련했다. 서울시향 부지휘자 최수열이 지휘봉을 잡고 배우 김석훈이 해설을 맡아 3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여러 오케스트라가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2만 5000원. 1544-8117.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은 오는 28일부터 ‘온 에어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마티네 대열에 뛰어든다. 6~8월을 제외하고 12월까지 매달 마지막 화요일 오전 11시 30분이다. 주제가 있는 라디오 공개 방송 형식에 해설을 곁들인다. 소프라노 조수미의 전담인 최영선이 지휘봉을 잡고, 배우 이아현이 해설을 맡았다.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4월부터는 예매 관객 대상으로 사연과 신청곡을 받아 레퍼토리에 반영할 예정이다. 3만원. 1544-7744.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은 대표적인 오페라 아리아를 들려주는 마티네 콘서트를 5년째 열고 있다. 서울시오페라단이 매달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화요일 오전 11시 세종체임버홀 무대에 오른다. 다음달부터 10월까지 같은 장소에서 두 달에 한 번씩 세 번째 토요일 오후 1시에 앙상블 마티네(오른쪽)가 곁들여진다.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가 꾸리는 실내악 중심의 앙상블 마티네는 3년째로, 올해는 모차르트의 작품과 생애를 알아보는 프로그램으로 짜였다. 2만~3만원. 1544-1555.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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