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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 180㎝에 날씬, 면식범”…구하라 금고 훔친 그놈 찾는 그알

    “키 180㎝에 날씬, 면식범”…구하라 금고 훔친 그놈 찾는 그알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그알)가 최근 공개된 BBC의 ‘버닝썬’ 관련 다큐멘터리를 통해 재조명된 걸그룹 카라 출신 가수 구하라(1991~2019)의 금고 도난 사건을 파헤친다. 그알 제작진은 지난 15일 방송 말미에 ‘구하라 금고 도난 사건’ 예고편을 내보내면서 절도범에 대한 제보를 요청했다. 예고편에서 구하라 친오빠 구호인씨는 “동생 49재 끝나고 동생의 지인이 ‘오빠 금고 어디 갔어?’라고 물었다”며 “밤새우면서 영상을 찾았다. 영상이 끊겼는데 (범인이) CCTV를 나뭇잎으로 가렸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구하라 자택 외부 폐쇄회로(CC)TV에 찍힌 담을 넘는 한 남성의 모습을 공개했는데 모자와 마스크, 안경 등을 착용해 얼굴 일부가 가려진 상태였다. 구하라 지인은 절도범에 대해 “면식범이고 (금고) 안에 뭐가 들었는지 아는 사람”이라고 했다. 해당 남성에 대한 제보를 받는다고 공지한 제작진은 “남성의 신장은 약 180㎝에 달하고 날씬한 체형”이라며 “20대에서 30대로 추정되며 도수 있는 안경을 끼고 있다”고 밝혔다.앞서 2020년 1월 구하라의 장례 절차가 끝난 뒤 가족들이 집을 비우자 구하라의 청담동 자택에 한 남성이 침입했다. CCTV에 찍힌 범인은 안경과 마스크를 쓰고 얼굴을 가렸고 손에는 장갑을 끼고 있었다. 그는 현관 비밀번호를 눌러본 뒤 문이 열리지 않자 벽을 타고 2층 베란다를 통해 집으로 들어갔다. 당시 남성은 가로·세로 약 30㎝ 크기의 금고만 훔쳐 달아났고 다른 고가의 물건은 건드리지 않았다. 금고에는 계약서 및 예전에 썼던 휴대전화 등이 보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찰은 9개월 넘게 수사했지만 범인을 특정하지 못하고 수사를 종결했다. 구하라의 지인들은 범인이 자연스럽게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침입을 시도했다는 점, 집 내부 구조를 훤히 알고 있었던 점 등을 통해 남성이 구하라의 지인이거나 아니면 지인의 사주를 받은 제3의 인물의 소행일 것으로 추정했다. 해당 사건은 오는 22일 방송될 예정이다.
  • 中 지표온도 75도·판타나우 최악 화재… 열돔에 더 끓어오르는 지구

    中 지표온도 75도·판타나우 최악 화재… 열돔에 더 끓어오르는 지구

    지난해를 뛰어넘는 사상 최악의 폭염이 예상되는 와중에 6월부터 빠른 무더위가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다. 브라질과 미국, 중국, 그리스 등에서는 선례를 찾기 힘든 기록적 폭염이 나타났고, 인도 등에서는 이미 수십명이 더위로 목숨을 잃었다. 폭염 피해로 농산물 작황이 나빠져 가격이 급등하는 히트플레이션(열+인플레이션) 우려도 제기된다. 16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 기상국은 지난 12일 허베이성 중남부와 허난성, 산시성 등의 지표 온도가 60도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신장위구르자치구 투루판은 75도에 달했다. 지표온도는 그늘 없는 지면의 온도를 말한다. 75도에서 신발을 신지 않으면 화상을 입는다. 베이징을 둘러싼 허베이성도 낮 기온이 42도까지 치솟았다. 산둥성 이멍산 지역에서는 폭염으로 우물이 모두 마르자 지난 11일 마을 주민들이 머리에 풀모자를 쓰고 단체로 기우제를 지냈다. 보다 못한 중국 당국은 펄펄 끓는 대륙을 식히고자 인공강우에 나서기로 했다.인도에서는 북부와 서부 등을 중심으로 50도 안팎 폭염이 이어져 100명 가까운 사망자가 나왔다. 폭염으로 전력 사용량이 크게 늘자 정전이 급증하고 급수난도 심해졌다. 이집트에서도 남부 관광지 아스완의 지난 7일 온도가 역대 최고인 51도를 기록했다. 수도 카이로는 4월 낮 기온이 46도를 찍은 뒤 지금도 40도 안팎을 보이고 있다. 1874년 4월 카이로 기온은 24도 정도였고, 6월 최고기온도 35도 수준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더운 곳으로 알려진 미국 캘리포니아 데스밸리 사막 지대는 지난 6일 최고기온이 50도를 찍어 종전 최고 기록인 1996년 49.4도를 갈아 치웠다. 애리조나와 캘리포니아 사막 대부분에도 폭염 경보가 발효됐다.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는 13일 기온이 43도를 넘어서자 시내 곳곳에 대피소를 설치하는 등 비상 조치를 단행했다. 멕시코에서는 한낮 최고기온이 40~45도를 넘나들자 폭염에 지친 원숭이와 새들이 나무에서 떨어져 죽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세계 최대 열대 습지인 브라질 판타나우도 폭염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는 올해 6월 들어 15일(현지시간)까지 이 지역에서 733건의 화재를 확인했다. 종전 6월 최다 화재 기록인 2005년 435건을 크게 넘어선 수치다. 올해 소실 면적도 3400㎢(약 10억평)에 달해 집계를 시작한 2012년 이후 가장 많았다. 로이터통신은 이른 폭염으로 대기가 건조해져 산불이 빨리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세계야생생물재단(WWF)은 “2024년이 판타나우에 ‘사상 최악의 해’로 남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14일 이슬람 최대 행사인 하지(정기 성지순례)가 시작돼 정부가 초긴장 상태다. 최대 200만명의 해외 순례객이 48도까지 오르는 더위와 싸우며 순례를 해야 해서다. 사우디 보건부는 외국인 관광객이 탈수 증세와 열사병 등으로 대거 쓰러질 것에 대비해 구급차 등을 준비했다. 그리스에서는 초여름부터 40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져 지난 12일 아테네 유적지 아크로폴리스가 일시 폐쇄됐다. 그리스의 6월 평균기온은 20~33도 정도지만 올해 중부 지역은 43도까지 치솟았다. 기상학자 파노스 지아노풀로스는 현지 매체에 “20세기에는 6월 19일 이전에 폭염이 발생하지 않았다. 21세기에 6월 15일 전에 폭염이 찾아온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6월에만 이미 전 세계 80여개국에서 기온이 월별 혹은 연간 전체 기록을 갈아 치웠다. 유럽연합(EU)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를 보면 지난달 세계 평균기온은 15.9도로 역대 5월 가운데 가장 높았다. ‘역대 가장 더운 달’ 기록도 12개월째 이어졌다. 2023년은 인류 관측 역사상 ‘가장 더운 해’였는데, 올해 이 기록을 다시 깰 가능성이 크다. 이른 폭염의 직접적인 원인은 태평양의 바닷물이 통째로 뜨거워지는 엘니뇨 때문이다. 여름에는 지구 북반구가 태양 쪽으로 가깝게 기울어져 더 많은 열에너지를 받는데, 사실 이는 매년 일어나는 현상이라 최근의 폭염을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열돔 현상을 이유로 찾는다. 지상 5~10㎞ 위 고기압이 정체되면 땅에서 데워진 공기가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지표면 가까이서 반원 모양의 새 흐름을 만들어 내는데 이를 ‘열돔’이라고 한다. 뜨거운 공기를 일정한 공간에 가두고 계속 온도를 높이기에 압력밥솥에 비유된다. 지구온난화로 극지방과 적도의 기온 차가 줄자 공기 순환도 더뎌져 일단 열돔이 생기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를 종합하면 현 기록적 폭염의 근본 원인은 기후변화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이번 폭염을 일으킨 엘니뇨가 하반기에 사라지고 정반대 현상인 라니냐가 생겨 이상고온이 누그러들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코 배럿 WMO 사무차장은 “라니냐로 인한 냉각은 일시적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추세적 기온 상승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미국 매체 복스 역시 “2023년은 역사상 가장 더웠던 해였지만 올해 이 기록이 깨질 수 있다”면서 “인류가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이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폭염은 농작물 작황에도 타격을 가할 전망이다. 최근 미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7월 인도분 밀 가격은 부셸(약 27.2㎏)당 장중 7달러(약 9700원)까지 올라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10%가량 상승했다. 미 농무부(USDA)도 전망 보고서를 통해 다음달부터 2025년 6월까지 글로벌 밀 수확량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폭염이 이어져 작황이 부진할 것이라는 게 이유다.
  • “자기감정과 한평생 사투 벌인 예술가… 그 처절함 보여 준 전시”

    “자기감정과 한평생 사투 벌인 예술가… 그 처절함 보여 준 전시”

    뭉크에게 ‘표현’이란…‘뱀파이어’ ‘병든 아이’ 등 평생 연구끊임없이 그리고 또 그려 낸 연작실험적 표현 한눈에 조망 인상적자화상을 그린다는 건…보통 사람들은 감정과 대면 꺼려왜곡 없이 나 자신을 마주 보기란우리의 생각보다 더 처절한 행위 내가 붓을 잡는다는 건…벽 넘나들 때 또 다른 창조성 발현‘제4의 벽’ 주제로 책·전시도 열어 앞으로도 나답게 벽 허물어 갈 것 “자기감정과의 대면에 물러서지 않았던 한 예술가를 만날 수 있는 전시였습니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서울신문 120주년 기념 전시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을 최근 관람한 배우 겸 화가 박신양(56)은 지난 1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철저한 캐릭터 분석과 카리스마로 사랑받던 배우에서 화가로 변신한 그가 생각하는 예술과 철학, 그리고 뭉크전에 대한 소감을 들었다. 지난달 30일에 이어 이날도 전시를 찾은 그는 뭉크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그는 앞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뭉크에게 나는 모자를 벗어 경의를 표합니다. 오늘 당신을 볼 수 있어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남겼다. 뭉크의 어떤 부분이 그에게 울림을 줬을까.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감정에 집중하지 못하고 살아요. 누가 상을 주는 것도, 돈이 되는 것도 아니거든요. 자세히 알려고 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필요에 따라서 왜곡하기도 하죠. 자기감정을 모르니까 상대방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모르고 막 하게 되고요. 자신의 감정을 대면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더 처절한 행위 같아요. 하지만 뭉크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 사투를 벌이고 한평생을 걸었던 거죠.” 그는 뭉크를 비롯한 표현주의 화가들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크다고 말한다. “뭉크는 표현이란 무엇이며, 표현 이전에 느낀 감정이라는 것은 무엇이며, 표현은 인간에게 무엇일 수 있는가 하는 심각하지만 꼭 필요한 질문을 던져 줬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그는 뭉크가 ‘병든 아이’, ‘뱀파이어’ 등과 같이 특정 주제를 다양하게 표현한 지점이 인상 깊었다고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총 7점의 ‘뱀파이어’, 8점의 ‘병든 아이’ 등 같은 주제를 평생에 걸쳐 연구한 뭉크의 실험적 표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그 역시 ‘당나귀’, ‘사과’ 연작을 통해 같은 소재지만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뭉크와 맞닿아 있다.“제 경우 적극적으로 소재를 찾으려 했지만 결국에는 몇 가지 대상에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기왕이면 그런 대상을 좀 깊게 연구하고 분석해 보기 위해서 다양한 시도들을 많이 하게 된 거고요.” 이번 전시가 뭉크의 초년 ‘자화상’으로 시작해 말년의 ‘자화상’으로 끝난다는 특징이 있는데 그 역시 여러 점의 자화상을 그렸다. “모든 대상을 표현할 때 비교적 일치하는가, 부합하는가, 일관성이 있는가 등 엄청난 부담감을 가지고 그립니다. 다른 대상보다 나를 그릴 때 오히려 더 제대로 보지 못할 우려가 크기 때문에 나에 대해 얼마나 냉정하게 보고 있는지 시험대에 오르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매우 냉정한 상황을 만들 수밖에 없는데 뭉크의 자화상을 보면서 그런 느낌과 감정에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또 과거 러시아에서 유학하며 추운 겨울을 지낸 경험이 노르웨이 출신인 뭉크의 작품을 감상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도 했다. “북유럽에서는 겨울이 되면 일조량 부족으로 계절성정서장애(SAD)에 걸릴 수 있는데 저 역시 러시아에서 해 없는 시간을 버텨 낸 경험이 있어요. 그래서인지 밑으로 처절하고 심각하게 파고들었던 (뭉크의) 정서를 이해하고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뭉크처럼 당면한 과제가 무엇이든 간에 “감정을 낱낱이 해부”하고 “똑바로 대면”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그의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은 그의 책과 전시에서도 온전히 드러난다. ‘제4의 벽’이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12월 출간된 책에는 그의 131점의 그림을 비롯해 예술·철학에 대한 고민, 김동훈 인문학연구소 퓨라파케 대표의 해설을 함께 담았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경기 평택의 엠엠(mM)아트센터에서 열렸던 전시에서도 같은 제목을 사용했다. 연극 용어인 ‘제4의 벽’은 연극 밖 현실 세계와 무대 위에서 전개되는 극 중 세계를 구분하는 가상의 벽을 의미한다. 그는 “우리 모두 자신만의 제4의 벽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은 상상이 시작되는 지점”이라며 “그 벽을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넘나들 때 또 다른 창조성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제4의 벽’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을 계속 이어 갈 예정이다. “용인하고 있던 철칙을 의심해 볼 계기를 만들지 못하면 달라지는 것이 없어요. 내가 살아온 시간과 생각했던 것들 노력했던 것들을 부정하지 않는 선에서 그림을 그려야겠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내가 살아왔던 방식으로 나답게 할 겁니다.”
  • 세계 최초 ‘온라인 대환대출’ 한국 정부혁신 선정… ‘공공어린이놀이터’ 세종·시흥시 최고

    세계 최초 ‘온라인 대환대출’ 한국 정부혁신 선정… ‘공공어린이놀이터’ 세종·시흥시 최고

    금융위 ‘대출 갈아타기’ 정부혁신 선정도입 1년만 20만명, 대출 10조 이동 1인당 年162만원 이자 뚝… 국민 부담↓공공산후조리원, 모자동실 송파구 선정공공자전거, 서울시 ‘따릉이’ 최고 호평 세계에서 최초로 도입된 금융위원회의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대출 갈아타기 서비스)’가 정부 혁신으로 일궈낸 최초 사례로 선정됐다. 공공 어린이놀이터 분야에는 무장애 시설을 갖춘 세종시와 혁신적 놀이공간을 만든 경기 시흥시가 최고를 차지했다. 행정안전부는 16일 한국행정연구원과 공동으로 이런 내용의 ‘제3회 정부혁신 최초·최고’ 사례를 발표했다.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서비스는 은행을 방문하지 않아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더 좋은 조건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서비스다. 한국에서 지난해 5월 31일 세계 최초로 도입됐다. 대출상품을 온라인으로 비교하는 서비스는 해외에도 있었지만 금융회사 간 대출상품 비교와 대출 갈아타기까지 한 번에 지원하는 통합 시스템은 한국이 처음이다.최근 도입 1년을 맞은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는 이용자 수 20만명, 대출 이동 규모 10조원을 넘어섰다. 이 서비스를 통해 국민 1인당 162만원의 이자 절감 효과를 봤다고 행안부는 전했다. 국내 최초 사례로는 서귀포시 공공산후조리원(2013년 3월), 창원특례시 공공자전거(2008년 10월), 경상남도 조상 땅 찾기 서비스(1993년 4월), 청주시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안전 시설물 노란색 표시 방법 적용(2013년 5월) 등 4건이 선정됐다. 서귀포시는 2013년 관내 산후조리원 부재로 인한 불편 해소를 위해 전국 최초로 공공산후조리원을 개원했다. 창원시는 2008년 친환경 교통수단의 저변 확산을 위해 공공자전거를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경남도는 1993년 4월 불의의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여중생의 부탁을 받고 땅을 찾아준 것을 계기로 ‘조상 땅 찾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이 서비스는 전국으로 확대돼 숨어 있는 조상의 땅이나 본인 명의의 땅을 찾아주는 토지 행정서비스로 발전해 국민 재산권 보호에 기여했다.세종, 무장애 회전 놀이기구 눈길 시흥, 소외계층 이용프로그램 호평서울, 자전거에 옷끼임방지 체인 개발 공공 어린이놀이터와 공공산후조리원, 공공 자전거 등 3개 분야에서 공모로 선정된 국내 최고 분야에는 세종시(실외 놀이터)와 경기 시흥시(실내 놀이터), 서울 송파구(산후조리원), 서울시 ‘따릉이’(공공자전거)가 각각 뽑혔다. 세종시는 2021년 10월부터 고운동과 한솔동 실외 놀이터에 물놀이 공간, 무장애 회전 놀이기구, 영유아 모래놀이 공간 등 차별화된 놀이공간과 무장애 시설을 갖춰 눈길을 끌었다. 놀이활동가 양성을 통한 중장년 일자리 창출 등 주민의 참여 유도도 인정받았다. 시흥시는 2018년 10월부터 실내 놀이터에 놀이전문가 자문을 통한 가상현실(VR) 체험, 모래 놀이터, 장애·비장애 어린이가 함께 어울리는 나무언덕 등 소외계층이 이용할 수 있는 특화프로그램을 설계해 호평받았다. 송파구의 공공산후조리원은 2014년 2월 전국 최초로 한국표준협회(KS) 인증을 획득하고 서울 평균 민간 산후조리원(420만원)보다 훨씬 저렴한 금액(190만원)으로 모자(母子)동실, 우울증 예방 등 맞춤형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운영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2010년 11월 도입된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는 티머니·토스 앱 등 민간과 협업하고 집중관리대여소와 기후 동행 카드 연계 등 이용 편의를 크게 향상해 회원 수가 424만명, 자전거 4만 5000대, 이용 건수는 4491만건을 기록했다. 특히 옷 끼임 사고 방지를 위한 안정성 높은 자전거 체인을 개발·도입하고 자전거 부품을 재활용하는 등 효율적인 운영 관리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행안부는 ‘제3회 정부혁신 최초·최고’ 선정 기관에 인증패를 부여해 자긍심을 높이고 기관 간 활발한 벤치마킹을 지원할 계획이다. 최고·최초 선정 사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정부혁신 누리집 ‘혁신24’(innovation.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용석 행안부 디지털정부혁신실장은 “인구변화·지방소멸 등 우리 사회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고 국민 일상을 더욱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혁신을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음주 사고 후 경찰 깨문 30대…구속되자 울먹이며 한 말

    음주 사고 후 경찰 깨문 30대…구속되자 울먹이며 한 말

    음주 교통사고를 낸 후 경찰관에게 욕설·폭행하고 허벅지를 깨무는 등 난동을 피운 30대가 눈물로 선처를 호소했으나 법정구속됐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3단독 황해철 판사는 상해, 공무집행방해,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33)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 17일 오전 1시 27분쯤 원주시의 한 도로에서 승용차를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냈고, 사고 수습 과정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84%의 주취 상태에서 운전한 사실이 들통이 나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관의 호흡 측정에서 면허 취소 수치가 나오자 혈액 측정을 요구했다. 이에 병원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A씨는 돌연 마음을 바꿔 채혈을 거부하며 난동을 부린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당시 함께 있던 경찰은 A씨와 원주의 한 지구대 앞까지 이동했다. 그러나 A씨는 경찰의 순찰차 하차 요구를 거부하며 차량에 드러누웠고, 강제 하차된 후 다시 채혈 의사를 물어보는 경찰관에게 욕설하며 멱살을 잡아 밀치는 등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이 때문에 당시 현행범으로 체포된 A씨는 또 소란을 피웠다. 그날 새벽 원주경찰서의 한 유치장으로 이동하던 A씨는 입감을 위해 수갑을 풀어주려던 해당 유치장 경찰관들에게 욕설하고, 묶여 있지 않은 한 손으로 경찰관 1명의 뺨을 때린 혐의도 추가됐다. A씨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유치장에서 경찰관들에게 ‘×××아 내보내 줘, 내 핸드폰 내놔’라고 소리를 지르며 난동을 부렸으며, 자신을 보호 유치실로 옮기려는 경찰관을 발로 걷어찬 데 이어 허벅지까지 깨물어 약 21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혔다. 황 판사는 “피고인은 자기 잘못을 뉘우치고 있으며 가족과 주변인들도 선처를 탄원하고 있다”며 “피해 경찰관들을 상대로 500만원을 공탁한 점도 인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고인이 음주운전으로 일으킨 사고를 수습 중인 경찰관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모욕적인 언사를 하면서 폭행한 것도 모자라 체포된 이후에도 자제심을 잃고 경찰관을 폭행한 점을 고려하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A씨는 선고 직후 “원하던 직장에 채용됐는데”라고 울먹이며 선처를 호소했으나 돌이킬 수 없었다.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 [포토] ‘암투병’ 英왕세자빈, 반년 만에 모습 드러내

    [포토] ‘암투병’ 英왕세자빈, 반년 만에 모습 드러내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공식 생일 행사가 15일(현지시간) 암 투병 중인 찰스 3세와 며느리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 등 왕실 가족이 총출동한 가운데 열렸다. 국왕 생일 기념 군기 분열식(Trooping the Colour)은 이날 오전부터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버킹엄궁과 인근 호스가즈 퍼레이드, 더몰 등지에서 군인 1400명, 군악대 250명, 말 200여 필이 동원된 가운데 진행됐다. 올해 75세인 찰스 3세는 제복 차림으로 마차를 타고 커밀라 왕비와 입장한 후 기립해 행진하는 근위대를 사열했으며 다시 마차를 타고 근위대와 더몰을 행진했다. 이어 장남 윌리엄(41) 왕세자 가족과 함께 버킹엄궁 발코니에서 공중분열식을 지켜봤다. 공군 전투기는 잠깐 갠 하늘 위로 하양, 빨강, 파랑의 비행운을 뿌리는 장관을 연출했다. 찰스 3세의 생일 기념 군기 분열식은 즉위 후 두 번째이며 지난 2월 암 투병 공개 후 처음이다. 찰스 3세는 한동안 대외 업무를 자제하다가 지난 4월 제한적으로 대외 활동을 재개했다. 이날 가장 세간의 이목을 끈 이는 왕세자빈이었다. 암 투병 중인 왕세자빈(42)은 지난해 12월 25일 성탄절 예배에 참석한 이후 거의 반년 만에 처음으로 이날 대외 행사에 참석했다. 왕세자빈은 하얀색 원피스를 입고 넓은 챙의 모자를 쓴 채로 조지(10) 왕자와 샬럿(9) 공주, 루이(6) 왕자 등 세 자녀와 함께 마차를 타고 이동했다. 마차에서 군중을 향해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거나 퍼레이드를 가리키며 자녀에게 말을 거는 모습도 포착됐다. 왕세자빈은 지난 1월 복부 수술을 받았고 3월 영상을 통해 암 투병 사실을 발표했다. 그러는 동안 대외 업무에는 일절 나서지 않았다. 전날 왕세자빈은 성명을 통해 군기 분열식 참석 계획을 발표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보인다. 항암치료를 받는 사람이라면 알다시피 좋은 날도 나쁜 날도 있다”고 심경을 전했다. 왕실 관계자들은 다만 왕세자빈의 이날 행사 참석이 완전한 업무 복귀를 뜻하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군기 분열식은 260여년 전부터 국왕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열렸다. 영국 왕실은 국왕의 실제 생일과 관계 없이 날씨가 좋은 6월을 국왕의 공식 생일로 정해서 기념하고 있다. 찰스 3세의 실제 생일은 11월이다. 찰스 3세는 지난해 즉위 후 첫 생일 기념 군기 분열식에서 말을 타고 행진했으나 이날은 마차를 타고 입장해 한 자리에 서 있었다. 장남인 윌리엄 왕세자와 찰스 3세의 동생 앤 공주, 에드워드 왕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제복을 입고 말에 올라 행진했다. 지난해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던 왕세자 부부의 셋째 루이 왕자는 이날도 발코니에 서서 하품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왕실로부터 독립해 미국에 거주하는 차남 해리 왕자와 가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호스가즈 퍼레이드 관중석에만 약 8000명이 모였으며 버킹엄궁 앞과 더몰까지 수많은 사람이 운집해 우산을 쓰거나 그대로 비를 맞으며 환호했다. 한쪽에서는 반(反)군주제 시위자들이 모여 “내 왕이 아니다”, “군주제 폐지”라는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총선을 앞둔 리시 수낵 총리와 그랜트 섑스 국방장관 등 정부 각료들도 자리했다.
  • 찰스 3세 생일 행사…‘암 투병’ 왕세자빈, 반년 만에 공식 석상에

    찰스 3세 생일 행사…‘암 투병’ 왕세자빈, 반년 만에 공식 석상에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공식 생일 행사가 왕실 가족이 총출동한 가운데 열렸다. 암 투병 중인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도 약 반년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15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버킹엄궁 인근 호스가즈 퍼레이드, 더몰 등지에서 국왕 생일 기념 군기분열식(Trooping the Colour)이 진행됐다. 군인 1000여명과 군악대 250명, 말 200여필이 동원됐다. 제복을 갖춰 입은 찰스 3세가 마차를 타고 커밀라 왕비와 입장한 후 기립해 행진하는 근위대를 사열했으며 다시 마차를 타고 근위대와 더몰을 행진했다. 찰스 3세의 생일 기념 군기분열식은 즉위 후 두 번째이며 지난 2월 암 투병 공개 후 처음이다. 찰스 3세는 한동안 대외 업무를 자제하다가 지난 4월부터 제한적으로 대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암 투병 중인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도 행사에 참석했다. 왕세자빈은 지난해 12월 25일 성탄절 예배에 참석한 이후 거의 반년 만에 대외 행사에 나서 이목이 쏠렸다. 왕세자빈은 하얀색 원피스를 입고 넓은 챙의 모자를 쓴 채 조지 왕자와 샬럿 공주, 루이 왕자 등 세 자녀와 함께 마차를 타고 이동했다. 마차에서 군중을 향해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드는 등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왕세자빈은 지난 1월 복부 수술을 받았고 공무에 나서지 않아 온갖 루머가 돌자 3월 영상을 통해 암 투병 사실을 공개했다. 전날 왕세자빈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군기분열식 참석 사실을 알리며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항암 치료를 받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다”고 심경을 전했다.한편 군기분열식은 260여년 전부터 국왕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열린 전통 행사다. 영국 왕실은 국왕의 실제 생일과 관계없이 날씨가 좋은 6월을 국왕의 공식 생일로 정해서 기념하고 있다. 찰스 3세의 실제 생일은 11월이다. 찰스 3세는 지난해 즉위 후 첫 생일 기념 군기분열식에서 말을 타고 행진했으나 이날은 마차를 타고 입장해 한 자리에 서서 경례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남인 윌리엄 왕세자와 찰스 3세의 동생 앤 공주, 에드워드 왕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제복을 입고 말에 올라 행진했다.
  • ‘윤종신 아내’ 전미라, 인천공항 테니스 커플에 ‘쓴소리’

    ‘윤종신 아내’ 전미라, 인천공항 테니스 커플에 ‘쓴소리’

    전 테니스 국가대표이자 가수 윤종신의 아내인 전미라 씨가 인천공항에서 테니스를 친 커플에 대해 “아무리 테니스를 사랑해도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고 했다. 전씨는 14일 소셜미디어에 ‘인천국제공항 출입구 가로막고 여행객들 지나다니는데도 대놓고 테니스 치는 남녀’라는 기사를 공유하며 “항상 매너에 신경 쓰는 멋진 테니스인들이 되도록 노력해 달라”고 했다. 그는 “(공공 예절에 대한) 인식을 바로 해야 한다”면서 “좋은 내용이 아닌 이런 기사로 테니스 기사가 나오면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전씨는 1993년 테니스 선수로 데뷔했으며, 우리나라 선수 최초로 주니어 윔블던 준우승을 기록한 바 있다. 2005년 은퇴한 뒤 2006년 가수 윤종신과 결혼해 세 명의 자녀를 뒀다.지난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한 커플이 인천공항 청사 안 로비에서 테니스공을 주고받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영상에는 흰 모자를 쓰고 흰 상의를 입은 여성이 검정 옷을 입은 남성과 테니스 라켓을 휘두르며 공을 주고받는 모습이 담겼다. 행인이 이들 사이를 지나가며 힐끔 쳐다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 ‘노쇼’는 ‘유령 예약’, ‘떡상’은 ‘인기몰이’… 우리말 눈길

    ‘노쇼’는 ‘유령 예약’, ‘떡상’은 ‘인기몰이’… 우리말 눈길

    ‘노쇼’는 ‘유령 예약’으로, ‘떡상’은 ‘인기몰이’로 바꿔 다시 써 보자는 학생들의 의견이 제시됐다. 울산시교육청은 지난달 6일부터 23일까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우리말 다시쓰기’를 공모한 결과, 총 1222명의 응모자 중 55명의 수상자를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수상자들은 ‘노쇼’(no show)를 ‘유령 예약’이나 ‘잠수 예약’으로, 떡상(떡上)은 ‘인기몰이’ 또는 ‘깜짝 오름’ 등으로 바꿔쓰기를 제안했다. ‘리유저블컵’(reusable cup)은 ‘또 쓰기 컵’이나 ‘지구 보존 컵’으로,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는 ‘차내 주문’이나 ‘탑승 주문’ 등으로 고쳐 쓰자고 했다. 시교육청은 심사를 거쳐 ‘으뜸상’ 10명, ‘버금상’ 15명, ‘딸림상’ 30명 등 총 55명의 수상자를 선정해 시상했다. 시교육청은 2021년부터 일상에서 사용하고 있는 외국어, 외래어, 정체불명의 유행어 등을 쉽고 아름다운 우리말로 바꾸는 ‘우리말 다시쓰기’ 사업을 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학생들이 바꾼 우리말을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공문서를 쓰거나 정책 이름을 지을 때도 우리말을 사용할 것을 권장할 방침이다.
  • 한없이 사소하고 끝없이 구체적인… 詩에 미쳐살았지

    한없이 사소하고 끝없이 구체적인… 詩에 미쳐살았지

    고3 때 쓴 연애시 ‘즐거운 편지’‘사랑의 사소함’으로 신기원 열어마지막을 예고한 이번 시집서도 참새·멧새 등 작은 것 향한 시선“구체적인 것에 대한 관심 거두는‘나이 들어감’과 치열하게 싸워 와그래야 예술이고, 문학이고, 시죠” 사랑은 한없이 사소하고 일상은 구체적인 것으로 가득하다. 노(老)시인의 평생은 여기서 멀어지지 않으려는 몸부림이었다. 황동규(86) 시인의 18번째 시집 ‘봄비를 맞다’를 펼쳤다. 울다가 웃다가, 끝에서는 놀란다. 외로움을 직시하면서도 절대 굴복하지 않는 시인의 태도 때문이다. 공수래공수거, 늙는다는 건 인간이 본디 외로운 존재임을 깨닫는 과정. 하지만 시인은 외로움을 향해 ‘어디 한번 해 보자’고 맞선다. 시집을 후딱 읽어 치우고, 마음에 박힌 시편을 몇 개 접어 시인을 만나러 갔다. 지난 10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자택 근처 삼일공원 벤치에 그와 나란히 앉았다. 1958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해 첫 시집 ‘어떤 개인 날’을 펴낸 게 1961년이다. 어느덧 고희를 바라보는 시력(詩歷)을 시인과 기자가 함께 찬찬히 톺았다. 기자의 질문은 다소 헤맸으나, 시인의 대답은 막힘이 없었다. “82세 때부터 썼으니까 늙음을 이야기하게 돼 있죠. 물리적으로 마지막 시집이 될 게 분명해요. 물론 죽을 때까지 쓸 것이고, 최근에도 몇 개 메모했는데…. 이 시집에는 도달하지 못할 겁니다.” 건강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올해 초부터 확 꺾였단다. 그러면서도 “죽음에 대한 공포는 없다”고 단언했다. 죽음이 없으면 삶이 무슨 의미인가. 죽을 존재만이 삶의 아름다움에 경탄할 수 있음을 시인은 모르지 않았다. “직전 시집을 마지막으로 할까도 했는데, 코로나가 나를 불러일으켰어요. ‘집콕’ 하면서 시에 매달리게 됐습니다. 늙는 건 외롭고 코로나가 더 그렇게 만들었지만, 외로움에 패배한 시는 없을 거예요. 성공하든 못 하든 일단 마주치고 봤으니까.” ‘즐거운 편지’(1956)는 한국 연애시의 신기원으로 평해도 모자람이 없는 시다.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고3 때 짝사랑을 생각하며 썼다는 이 시의 당대 파급력은 엄청났다. 스물도 안 된 청년이 어찌 “사랑의 사소함”을 논하는가.“초등학교 6학년 때 부산 미군 부대 앞에서 동생과 엉터리 영어로 장사를 했었어요. 왕복 전차 푯값이 아까워 오가는 트럭에 몰래 매달려 다녔죠. 그러다 어느 날은 기사가 속력을 너무 내는 거라. 죽을 뻔했는데, 그 기억이 몇 년간 괴롭혔어요. 고3 때는 그걸 이겨 냈다는 자존심이 생기더라고. 사랑이 사소한 건 죽음과 비교했을 때 그렇다는 얘기죠.” 황동규는 문단에서 ‘문지시인’으로 호명된다. 올해 600호를 넘긴 문학과지성사 ‘문지시인선’ 1호 시집이 바로 그의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1978)다. 신문사 문화부 기자로 이름을 날렸던 문학평론가 김병익과의 인연으로 이후에도 주로 문지에서 시집을 냈다. “처음엔 얼마나 욕을 먹었는데요. 당대 이름 있는 시인들이 다 이걸 노렸거든. 황동규를 1호로 하면서 이전에 나온 시인들은 (여기서) 못 낸다는 거야. 다들 내가 얼마나 미웠겠어요.” 반대편 ‘창비시인’의 거목은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신경림이다. 고인과의 인연을 물었더니 “그 사람 판과 내 판이 따로 있었지만, 만나면 세상일 많이 얘기했지”라고 답했다. “두 사람 다 서로의 시를 좋아했죠. (신경림이) 민요를 해서 (시의) 리듬이 참 좋았지. ‘농무’도 괜찮았고.” 70여년간 시작(詩作)을 밀어붙인 원동력을 그는 “시에 미쳤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울대 영문과 교수로 평생 일하면서도 장(長)자리는 되도록 피하고자 애썼다. 혹여 시에 영향을 끼치는 게 싫었단 이유다. “나이가 들면 구체적인 것에 관심이 줄어요. 나는 그것과 싸우면서 왔지. 어떤 비평가가 이상한 칭찬을 하더라고. ‘아직도 사실을 사랑하는 거의 유일한 시인’이라고. 치열하게 싸워야 해요. 그래야 예술이고, 문학이고, 시죠.” 참새, 멧새, 여우, 다람쥐….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작은 것들을 향한 시선을 놓지 않는다. 처음부터 ‘사소한 사랑’을 노래했던 시인은 아직도 ‘구체적인 것’들을 향한 사랑을 이어 가고 있다. ‘묘비명’이라는 제목의 시가 마음에 걸린다. 진짜 묘비명으로 염두에 둔 거냐고 물었더니 한바탕 웃으며 아니라고 했다. 기자가 ‘살아 있는 게 아직 유혹일 때 갑니다’라는 시구가 나오는 시 ‘뒤풀이 자리에서’를 들이밀었더니 시인은 “이걸로 해야겠다”며 무릎을 쳤다. 시가 무엇인 것 같냐고 묻자 대답을 사양했다. “시인은 그걸 모르고 죽어야지”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물 흐르듯 이어지던 인터뷰가 마지막에 탁 멈췄다. 어떤 시인으로 기억되고 싶으냐는 질문이었다. 한참을 생각하더니 이렇게 답했다. “우리 삶의 중요한 일면을 형상화하려고 일생을 보낸 시인. 시에 미쳐 살았으니까, 지금껏 내내. 그거죠.”
  • 野 “대통령 거부권 제한법 추진”… 與 “이재명 사법파괴 저지 특위”

    野 “대통령 거부권 제한법 추진”… 與 “이재명 사법파괴 저지 특위”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과 가족을 대상으로 한 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하고, 21대 국회에서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당론으로 채택해 재발의했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표적수사 금지법’ 등 검찰을 겨냥한 법안을 무더기로 쏟아 냈다. 윤 대통령의 손발을 묶는 동시에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에 연루된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확산 차단을 위한 ‘입법 전쟁’에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이재명 방탄을 위한 사법부 파괴’로 규정하고 관련 특별위원회를 가동했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13일 대통령 본인 또는 가족 등 사적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이해충돌 법률안에 대해선 거부권을 제한하는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은 본인과 배우자가 연루된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며 “사익을 추구해 거부권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고 법안 취지를 설명했다. 22대 국회에서 각종 특검법 등에 대한 거부권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이 법이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 권한을 제한해 위헌 소지가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거부권은 정치적으로 국회를 통제하는 수단이고, 국회에서 재의결하면 무력화될 수 있다”며 “대통령의 사면권도 법원 판결을 뒤집는 것인데 이를 권한의 오남용이라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이날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를 중심으로 직전 21대 국회에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던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발의했다. 기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외에도 명품백 수수 의혹을 추가해 재추진한 것이다. 민주당은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 대표를 제3자 뇌물죄 혐의로 기소하면서 이에 대응하는 법안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건태 의원은 지난 12일 표적수사 금지를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특정인을 처벌하려는 목적으로 범죄 혐의를 찾는 표적수사라는 의심이 들 경우 판사가 영장을 기각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검찰을 압박하는 것이다. 양부남 의원 등도 같은 날 ‘피의사실 공표 금지법’을 발의했다. 수사 업무 종사자가 형사사건 공개 금지 원칙을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는 조항을 담아 이 대표에 대한 불리한 여론 조성을 막으려는 의도다. 김 수석부대표는 지난 7일 수사기관 무고죄 처벌을 위한 형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검찰을 비롯한 수사기관이 증거를 위조·변조·은닉하거나 혐의자가 일정한 사실을 진술·설명하거나 하지 못하도록 위력을 행사한 경우 처벌하는 법안이다. 대북송금 의혹 수사 과정에서 검사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거짓 진술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겨냥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판사나 검사가 법을 왜곡해 사건의 당사자를 유리 또는 불리하게 만들면 처벌하는 ‘법 왜곡죄’ 신설도 준비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사법파괴 저지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피해 보기 위해 입법부를 파괴하는 것도 모자라 사법부를 파괴하려 들고 있다”며 “위원회를 중심으로 강력한 투쟁에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 미-러 군함, 쿠바 길목에서 기싸움…美, 구축함 3대 배치·정찰기까지 띄웠다

    미-러 군함, 쿠바 길목에서 기싸움…美, 구축함 3대 배치·정찰기까지 띄웠다

    러시아가 미국 턱밑에 핵잠수함을 입항시킨것도 모자라 인근에서 ‘고정밀 미사일 무기’ 훈련까지 나선 가운데, 미국이 이를 견제하기 위한 구축함을 내보냈다. 마이애미헤럴드 등 미국 현지 언론의 1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 해군은 전날 러시아 선박이 플로리다 남부 해안에서 30마일(약 50㎞)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을 항해하자 곧장 전함과 항공기 등을 배치해 견제에 나섰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11일 해군 호위함과 핵추진 잠수함이 쿠바로 향하는 대서양에서 미사일 훈련을 실시했으며, 러시아 해군 선박이 군사 훈련을 위해 12일부터 17일까지 쿠바에 머문다고 밝혔다.이번 훈련에는 러시아가 자랑하는 코르쉬코프 제독함을 포함해 핵잠수함 ‘카잔’ 등 해군 선박 4척이 참여하며, 극초음속 미사일을 탑재한 러시아 제독함이 미국 턱밑까지 진입한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러시아 국방부가 쿠바 입항에 앞서 코르쉬코프 제독함이 해상·지상 표적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인 치르콘으로 무장했다고 밝히면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미 관리들은 러시아군의 쿠바 주둔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평가했지만, 미 북부사령부(NORTHCOM) 관계자는 마이애미헤럴드에 “조 바이든 행정부가 강력한 구축함 3척과 정찰기 1척에 대한 배치를 승인했다”고 말했다.미국 당국은 핵추진 순양함인 트럭스턴(USS Truxtun), 유도 미사일 구축함인 도날드 쿡(USS Donald Cook).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인 DDG-119(USS Delbert D. Black) 등 군함 3척 및 보잉 P-8 대잠초계기를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북부사령부 관계자는 “표준 절차에 따라 우리는 러시아 선박이 공해 내에서 대서양을 통과하는 과정을 세세하게 모니터링 해왔다”면서 “미 북부사령부 산하의 항공 및 해상 팀이 미국의 방어를 보장하기 위해 작전을 실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러시아의 군함 훈련은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나 우려를 제기하지 않는 일상적인 해군 활동의 일부”라고 선을 그었다.앞서 쿠바 외무부는 양국 간의 역사적 우호 관계를 언급하며 러시아 군함의 존재가 “지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쿠바 관리들은 러시아 해군 선박이 미사일을 탑재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다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를 보호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공한 무기를 이용해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한 것에 대응, “러시아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비대칭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시사한 후에 진행된 훈련인 만큼 관심이 주목됐다. 러시아군은 이번 방문 일정 동안 미사일을 활용한 타격 훈련 등을 시행할 예정이다. 쿠바 해군 사령부 및 아바나 주지사와도 만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러시아와 쿠바는 옛 소련 시절부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1959년 쿠바 혁명 이후 수교를 맺었다.
  • 김형재 서울시의원, 한강 교량 자살방지 그물망 설치 제안

    김형재 서울시의원, 한강 교량 자살방지 그물망 설치 제안

    서울특별시의회 김형재 의원(국민의힘·강남2)은 지난 12일 제324회 정례회 3차 본회의에서 한강 교량에서의 자살 방지를 위해 ‘투신 방지 그물망’ 설치와 고성능 안전난간 확대 설치를 강력히 제안했다. 이날 시정질문에서 김 의원은 “서울을 가로지르는 한강에는 약 20개의 교량이 있지만, 매년 천여 명의 시민이 이 교량에서 투신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2022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자살시도자의 36.4%가 교량에서 투신했다”고 광진경찰서의 자료를 인용하며 심각성을 강조했다. 이어 “서울시는 그동안 마포대교, 한강대교, 잠실대교 등에 자살 방지 안전난간과 CCTV를 설치하고 수난구조대를 운영해 투신자 중 사망자 수는 줄었지만, 투신 시도자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는 투신 시도 및 구조가 되풀이되는 현재의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의원은 10대와 20대 자살률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자살시도자 중 청소년과 청년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우리의 미래인 젊은 세대가 극심한 고통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어른들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외국 사례를 언급하며, 김 의원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는 준공 후 매년 투신사망자가 3000여 명에 이르자 공사비 5000억 원을 들여 자살 방지 그물망을 설치한 후 자살률이 현저히 감소했다. 호주의 시드니 하버 브릿지도 철조망 난간을 설치해 자살 시도를 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호주 공무국외 출장 중 방문한 시드니 갭파크 절벽에서 자살 방지 활동을 펼친 ‘자살절벽 천사’ 돈 리치의 사례와 태종대 모자상 설치 사례를 소개하며, “서울도 한강 교량에 자살 방지 그물망과 투신예방 안내문과 같은 상징물을 설치해 자살시도자들이 순간적인 절망감을 넘길 수 있도록 손을 내밀어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자살 방지 그물망 설치를 마포대교와 한강대교에 시범적으로라도 운영해 볼 것을 요청하며, “OECD 국가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벗기 위해 사회전체가 함께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서울시가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현재 서울시 여러 부서에서 혼합적으로 자살예방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정책을 기획·평가하고 자살 방지 인력·확충, 정신건강 상담 및 지속적 모니터링을 위해 체계적인 통합관리를 위한 조직개편 필요성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좋은 의견 감사하다. 자살예방정책팀 신설 등 7월부터 조직개편을 추진 중이며 추락방지망 설치와 안전난간 확대 등을 실효성 있는 대안이 나올 때까지 함께 의논해 보자”고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 구체적 일상을 향한 사소한 사랑…“詩에 미쳐 살았지”

    구체적 일상을 향한 사소한 사랑…“詩에 미쳐 살았지”

    사랑은 한없이 사소하고 일상은 구체적인 것으로 가득하다. 노(老)시인의 평생은 여기서 멀어지지 않으려는 몸부림이었다. 황동규(86) 시인의 18번째 시집 ‘봄비를 맞다’를 펼쳤다. 울다가 웃다가, 끝에서는 놀란다. 외로움을 직시하면서도 절대 굴복하지 않는 시인의 태도 때문이다. 공수래공수거, 늙는다는 건 인간이 본디 외로운 존재임을 깨닫는 과정. 하지만 시인은 외로움을 향해 ‘어디 한 번 해보자’고 맞선다. 시집을 후딱 읽어 치우고, 마음에 박힌 시편을 몇 개 접어 시인을 만나러 갔다. 지난 10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자택 근처 삼일공원 벤치에 그와 나란히 앉았다. 1958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해 첫 시집 ‘어떤 개인 날’을 펴낸 게 1961년이다. 어느덧 고희를 바라보는 시력(詩歷)을 시인과 기자가 함께 찬찬히 톺았다. 기자의 질문은 다소 헤매었으나, 시인의 대답은 막힘이 없었다. “82세 때부터 썼으니까 늙음을 이야기하게 돼 있죠. 물리적으로 마지막 시집이 될 게 분명해요. 물론 죽을 때까지 쓸 것이고, 최근에도 몇 개 메모했는데…. 이 시집에는 도달하지 못할 겁니다.” 건강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올해 초부터 확 꺾였단다. 그러면서도 “죽음에 대한 공포는 없다”고 단언했다. 죽음이 없으면 삶이 무슨 의미인가. 죽을 존재만이 삶의 아름다움에 경탄할 수 있음을 시인은 모르지 않았다. “직전 시집을 마지막으로 할까도 했는데, 코로나가 나를 불러일으켰어요. ‘집콕’ 하면서 시에 매달리게 됐습니다. 늙는 건 외롭고 코로나가 더 그렇게 만들었지만, 외로움에 패배한 시는 없을 거예요. 성공하든 못하든 일단 마주치고 봤으니까.” ‘즐거운 편지’(1956)는 한국 연애시의 신기원으로 평해도 모자람이 없는 시다.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고3 때 짝사랑을 생각하며 썼다는 이 시의 당대 파급력은 엄청났다. 스물도 안 된 청년이 어찌 “사랑의 사소함”을 논하는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부산 미군 부대 앞에서 동생과 엉터리 영어로 장사를 했었어요. 왕복 전차 푯값이 아까워 오가는 트럭에 몰래 매달려 다녔죠. 그러다 어느 날은 기사가 속력을 너무 내는 거라. 죽을 뻔했는데, 그 기억이 몇 년간 괴롭혔어요. 고3 때는 그걸 이겨냈다는 자존심이 생기더라고. 사랑이 사소한 건 죽음과 비교했을 때 그렇다는 얘기죠.”원래 음대에 가려고 했다. 시인이 고2였을 적 서울은 똥오줌이 가득한 폐허였다. “여기서는 도저히 시각적인 즐거움을 느낄 수 없었다”고 했다. 그렇게 청각적인 즐거움을 좇아 음악을 탐미했던 것. 그런데 웬걸. 머지않아 자신이 ‘음치’라는 걸 깨닫고 음악을 포기한다. “음악하고 가장 가까운 시를 택했다”는 말을 시인은 껄껄 웃으며 전했다. 걸출한 영시들을 한국어로 옮긴 장본인이기도 하다. 20세기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T.S. 엘리엇의 ‘황무지’가 대표적이다. 숱한 영시를 번역하고 학생들에게 가르쳤지만, 그는 “영문학을 쫓아가자고 생각하진 않았다”고 했다. 그는 “내 시를 보면 엘리엇과 싸운 기록이 남지, 비슷하게 쓴 것은 없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황동규는 문단에서 ‘문지시인’으로 호명된다. 올해 600호를 넘긴 문학과지성사 ‘문지시인선’ 1호 시집이 바로 그의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1978)다. 신문사 문화부 기자로 이름을 날렸던 문학평론가 김병익과의 인연으로 이후에도 주로 문지에서 시집을 냈다. “처음엔 얼마나 욕을 먹었는데요. 당대 이름있는 시인들이 다 이걸 노렸거든. 황동규를 1호로 하면서 이전에 나온 시인들은 (여기서) 못 낸다는 거야. 다들 내가 얼마나 미웠겠어요.” 반대편 ‘창비시인’의 거목은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신경림이다. 고인과의 인연을 물었더니 “그 사람 판과 내 판이 따로 있었지만, 만나면 세상일 많이 얘기했지”라고 답했다. “두 사람 다 서로의 시를 좋아했죠. (신경림이) 민요를 해서 (시의) 리듬이 참 좋았지. ‘농무’도 괜찮았고.” 70여년간 시작(詩作)을 밀어붙인 원동력을 그는 “시에 미쳤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울대 영문과 교수로 평생 일하면서도 장(長)자리는 되도록 피하고자 애썼다. 혹여 시에 영향을 끼치는 게 싫었단 이유다.“나이가 들면 구체적인 것에 관심이 줄어요. 나는 그것과 싸우면서 왔지. 어떤 비평가가 이상한 칭찬을 하더라고. ‘아직도 사실을 사랑하는 거의 유일한 시인’이라고. 치열하게 싸워야 해요. 그래야 예술이고, 문학이고, 시죠.” 참새, 멧새, 여우, 다람쥐….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작은 것들을 향한 시선을 놓지 않는다. 처음부터 ‘사소한 사랑’을 노래했던 시인은 아직도 ‘구체적인 것’들을 향한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묘비명’이라는 제목의 시가 마음에 걸린다. 진짜 묘비명으로 염두에 둔 거냐고 물었더니 한바탕 웃으며 아니라고 했다. 기자가 ‘살아 있는 게 아직 유혹일 때 갑니다’라는 시구가 나오는 시 ‘뒤풀이 자리에서’를 들이밀었더니 시인은 “이걸로 해야겠다”며 무릎을 쳤다. 시가 무엇인 것 같냐고 묻자 대답을 사양했다. “시인은 그걸 모르고 죽어야지”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물 흐르듯 이어지던 인터뷰가 마지막에 탁 멈췄다. 어떤 시인으로 기억되고 싶으냐는 질문이었다. 한참을 생각하더니 이렇게 답했다. “우리 삶의 중요한 일면을 형상화하려고 일생을 보낸 시인. 시에 미쳐 살았으니까, 지금껏 내내. 그거죠.”
  • 집단휴진도 모자라 ‘무기한 휴진까지…정부 “불법행위 엄정 대응”

    집단휴진도 모자라 ‘무기한 휴진까지…정부 “불법행위 엄정 대응”

    오는 18일 대한의사협회가 주도하는 집단 휴진에 이어 이른바 ‘빅5’로 불리는 대형병원들을 중심으로 ‘무기한 휴진’까지 예고하자 정부가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한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2총괄조정관(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13일 정부세종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비상진료체계를 굳건히 유지하면서 불법행위에는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만일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 피해신고지원센터로 적극 연락해주시면 정부와 지자체가 최선을 다해 보호하고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의협은 오는 18일 개원의와 교수, 봉직의 등 모든 직역이 참여하는 전면 휴진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여기에 ‘빅5’ 병원을 중심으로 ‘무기한 휴진’에 동참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대병원과 서울대의대 교수들은 집단 휴진 하루 전인 17일부터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 부서를 제외한 무기한 휴진을 예고했다. 이어 연세의료원 산하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세 곳의 교수들도 오는 27일부터 응급실, 중환자실, 투석실, 분만실 등을 제외한 모든 외래진료 및 비응급 수술과 시술을 무기한 중단한다. 다른 빅5 병원인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등도 18일 집단 휴진에 동참한다. 이 조정관은 “적정 치료 시기를 놓친 환자들이 얼마나 절박한 상황에 놓여있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많은 의사들께서는 ‘사람 살리는 의사’로서 환자 곁을 지켜주실 거라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모든 의사결정에 소중한 생명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해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 뉴트리코어, ‘맥틴 맥주효모 비오틴’ 신제품 출시

    뉴트리코어, ‘맥틴 맥주효모 비오틴’ 신제품 출시

    자연주의 비타민 브랜드 뉴트리코어가 신제품 ‘맥틴 맥주효모 비오틴’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신제품은 폴란드산 프리미엄 맥주효모를 사용해 만들어졌으며, 제품 1포당 5000㎎의 폴란드산 프리미엄 맥주효모를 담고 있다. 이는 지난 5월 기준 네이버쇼핑 판매 국내 맥주효모 스틱 제품 가운데 가장 높은 함량으로 확인된다. 제품에는 100% 식물에서 유래한 검정콩, 검정깨, 흑미, 어성초, 적하수오, 자소엽, 오미자, 상백피 등 총 13종 원료를 독자적으로 배합한 헤어그릭스 원료도 들어 있으며, 소환 제형의 스틱포 개별 포장으로 하루 1포 간편하게 휴대해 언제 어디서든 섭취할 수 있게 제작했다. 뉴트리코어 관계자는 “비오틴, 판토텐산, 아연을 복합 설계하여 뉴트리코어만의 모자람 없는 풍성한 배합을 완성했다. 특히 제품 1포당 에너지 단백질 대사에 필요한 비오틴(150μg)과 판토텐산(5㎎)을 일일 영양성분 기준치 대비 각각 500%, 100% 섭취할 수 있고, 정상적인 면역기능에 필요한 아연 역시 일일 기준치를 만족했다”고 전했다. 이어 “맥틴 맥주효모 비오틴은 국내 최대 함량인 5000㎎의 맥주효모가 배합됐으며 자체 핵심 기술로 생산성이나 맛 향상, 제품 안정화를 위해 첨가물 부형제를 사용하지 않아 안심하고 섭취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 생태도시 울산에 ‘새 통신원’ 뜬다

    생태도시 울산에 ‘새 통신원’ 뜬다

    생활 속 조류 소식을 알려주는 ‘울산 새 통신원’이 활동에 들어갔다. 울산시는 12일 ‘울산 새 통신원’ 발대식을 갖고 내년 6월까지 조류 도래·서식 실태를 수집한다고 밝혔다. 통신원은 수집한 조류 정보를 자율적으로 모바일 앱 ‘네이처링’에 게시하거나 울산시·울산생물다양성센터에 유선이나 문자로 알린다. 시는 통신원에게 현장 조사를 위한 조끼와 모자를 제공한다. 필요하면 쌍안경도 대여할 예정이다. 시는 통신원이 올린 사진과 정보를 바탕으로 현장을 신속히 확인해 종 보호 및 서식 환경 보전 활동을 펼친다. 모은 정보는 울산 생물종 목록 구축, 철새 생태 관광 프로그램 구성 등을 위한 기초 자료로도 활용한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생활 속에서 새를 보는 통신원들이 보다 더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올림픽 마지막 관문 US오픈…셰플러·우즈 넘고 파리 갈 韓 선수는

    ●셰플러, 마스터스와 동시 석권 주목 골프 역사를 쓰고 있는 스코티 셰플러(28·미국)가 한 해에 마스터스와 US오픈 우승 트로피를 동시에 들어 올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두 메이저를 한 해에 석권한 이는 ‘전설’ 벤 호건(사망), 아널드 파머(사망), 잭 니클라우스(84), 타이거 우즈(49) 등 6명뿐이다. 셰플러는 13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리조트&컨트리클럽 2번 코스(파70·7548야드)에서 열리는 124회 US오픈(총상금 2000만 달러·약 275억원)의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올해 출전한 미프로골프(PGA) 투어 13개 대회에서 5승을 거둔 셰플러는 12개 대회에서 ‘톱10’에 들었다. 올해 PGA 투어 단일 시즌 최고 상금인 2400만 달러를 챙긴 셰플러는 US오픈 우승 상금 390만 달러를 더할 수 있다. 세계랭킹 1위라고 하지만 메이저 우승은 마스터스(2022·2024년)뿐이다. 부족한 메이저 승수를 채울 기회다. 그의 세계 1위는 지난 9일 기준 통산 91주로, PGA 사상 여섯 번째로 길지만 최장인 우즈의 통산 683주에는 한참 모자란다. 메이저 15승의 우즈는 미골프협회(USGA) 특별초청으로 출전한다. 10년 만에 파인허스트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168명이 나온다. 셰플러의 독주를 막을 이로는 올해 두 번째 메이저인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랭킹 2위의 잰더 쇼플리(31·미국)가 꼽힌다. 또 지난달 웰스파고 챔피언십을 제패한 랭킹 3위 로리 매킬로이(35·북아일랜드)도 대항마로 거론된다. 2017·2018년 연속으로 US오픈에서 우승한 브룩스 켑카(34·미국)와 지난해 마스터스 챔피언 욘 람(30·스페인)도 LIV의 자존심을 세울지 주목된다. ●한국 6명, 결과 따라 파리행 결정 한국 선수 6명이 ‘의외의 한 방’을 노리며 샷을 벼르고 있다. US오픈을 끝으로 파리올림픽 출전권이 결정된다. 한국은 랭킹 60위 내 상위 2명에게 파리행 티켓이 주어진다. 현재 김주형이 22위, 안병훈이 23위로 앞서 있지만 임성재가 30위로 추격하고 있다. US오픈 결과에 따라 티켓 주인공이 바뀔 수도 있다.
  • 법사위 쥔 野 “특검·방송3법 이달 처리”… 독주→거부권 무한 반복

    법사위 쥔 野 “특검·방송3법 이달 처리”… 독주→거부권 무한 반복

    더불어민주당이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한 데 이어 ‘채 상병 특검법’과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같은 쟁점 법안을 6월 임시국회 회기 내(7월 초까지)에 강행 처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민주당의 ‘입법 속도전’에 정부·여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외에는 뚜렷한 대응 수단이 없어 22대 국회도 21대 국회에 이어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와 거부권 행사에 따른 법안 폐기가 무한 반복될 가능성이 커졌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상임위들을 즉시 가동해 필요한 법안들을 신속하게 통과시킬 수 있도록 속도를 내겠다”며 “각 상임위를 통해 부처 업무보고부터 요구하고, 불응 시 청문회를 추진하겠다”고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정조사가 필요한 사안은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민주당은 이후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24~25일, 대정부 질문을 26~28일 진행할 계획이다.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은 정청래 의원은 이날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채 상병 특검법은 이번 주 내로 심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12일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 계획이다. 대여 강경파인 최민희 의원이 상임위원장을 맡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오후 첫 회의를 열고 김현 의원을 야당 간사로 선임했다. 하루라도 빨리 방송3법을 처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채 상병 특검법과 방송3법, 민생회복지원금법, 전세사기특별법 등에 대해 6월 임시국회 회기 내 법 통과를 하려고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몫으로 남긴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도 13일 본회의를 열어 하루빨리 선출하고, 국민의힘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야권이 단독으로 선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유튜브 방송에서 “(상임위원장 7자리를) 줄 때 받으시라”고 여당을 압박했다. 특히 민주당으로서는 법안 처리 관문 역할을 하는 법사위원장을 확보하면서 각종 법안을 한 달 이내에 통과시킬 수 있게 됐다. 특검법은 법사위가 소관 상임위인 만큼 법안이 제출되면 법안 심사 기간과 숙려 기간(20일) 등을 거쳐 법안을 본회의에 넘길 수 있다. 방송3법도 과방위 심사를 마치는 대로 법사위에 넘기고, 법사위에서 바로 본회의에 보낼 수 있다. 국회 관계자는 “위원회가 의결하면 숙려 기간도 생략할 수 있는 만큼 다수 의석을 보유한 야당이 작심하면 이론적으로 법사위 의결부터 본회의 통과까지 3일 안에도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맞설 전망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민주당이 대화와 타협이라는 의회 민주주의 본령을 외면하고 힘자랑 일변도의 국회 운영을 고집한다면 재의요구권 행사의 명분은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취임 인사차 예방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에게 “묻지마 거부권에 국회 입법권이 침해되고 있다”고 공조를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을 포함한 거대 야권 의석을 합쳐도 192석으로 거부권 행사 이후 재의결에 필요한 정족수(전원 출석 시 200석)에 8석이 모자란다. 야당의 법안 강행 처리, 거부권 행사, 재표결에 따른 부결 및 법안 폐기, 재발의의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거부권 정국 반복은 윤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만 늘어나고 야당으로선 손해 볼 일 없는 상황이나, 민생 법안 처리가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 법사위 쥔 野 “특검·방송법 한 달 내 처리”…독주→거부권 무한 반복

    법사위 쥔 野 “특검·방송법 한 달 내 처리”…독주→거부권 무한 반복

    더불어민주당이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 선출한 데 이어 ‘채 상병 특검법’과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같은 쟁점 법안을 6월 임시국회 회기 내(7월 초까지) 강행 처리할 것을 예고했다. 민주당의 ‘입법 속도전’에 정부·여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외에는 뚜렷한 대응 수단이 없어 22대 국회도 21대 국회에 이어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와 거부권 행사에 따른 법안 폐기가 무한 반복될 가능성이 커졌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구성된 상임위들을 즉시 가동해 필요한 법안들을 신속하게 통과시킬 수 있도록 속도를 내겠다”며 “각 상임위를 통해 부처 업무보고부터 요구하고, 불응 시 청문회를 추진하겠다”고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민주당은 이후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24~25일, 대정부 질문을 26~28일 진행할 계획이다.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은 정청래 의원은 이날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법사위원장으로서 (야당)간사가 될 김승원 의원에게 오늘 중 소위를 구성하라고 지시했다”며 “채 상병 특검법은 이번 주 내로 심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12일 법사위 회의를 열 계획이다. 대여 강경파인 최민희 의원이 상임위원장을 맡은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는 이날 오후 첫 회의를 열고 김현 민주당 의원을 야당 간사로 선임했다. 하루라도 빨리 방송3법을 처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채 상병 특검법과 방송3법, 민생회복지원금법, 전세사기특별법 등에 대해 6월 임시국회 회기 내 법 통과를 하려고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몫으로 남긴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도 13일 본회의를 열어 하루빨리 선출하고, 국민의힘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야권이 단독으로 선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민주당으로서는 법안처리 관문 역할을 하는 법사위원장직을 확보하면서 각종 법안을 한 달 이내에 통과시킬 수 있게 됐다. 특검법은 법사위가 소관 상임위인 만큼, 법안이 제출되면 다소간의 법안 심사 기간이나 숙려 기간(20일) 등을 거쳐 법안을 본회의에 넘길 수 있다. 방송3법도 과방위 심사를 마치는대로 법사위에 넘기고, 법사위에서 바로 본회의에 보낼 수 있다. 국회 관계자는 “위원회가 의결하면 숙려기간도 생략할 수 있는 만큼 다수 의석을 보유한 야당이 작심하면 이론적으로 법사위 의결부터 본회의 통과까지 3일 안에도 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여당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맞설 전망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민주당이 대화와 타협이라는 의회 민주주의 본령을 외면하고 힘자랑 일변도의 국회 운영을 고집한다면 재의요구권 행사의 명분은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취임 인사차 예방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에게 “묻지마 거부권에 국회 입법권이 침해되고 있다”고 공조를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을 포함한 거대 야권 의석을 합쳐도 192석으로 거부권 행사 이후 재의결에 필요한 정족수(전원 출석시 200석)에 8석이 모자란다. 야당의 법안 강행 처리, 거부권 행사, 재표결에 따른 부결 및 법안 폐기, 재발의의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거부권 정국 반복은 윤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만 늘어나고 야당으로선 손해 볼 일 없는 상황이나, 민생 법안 처리가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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