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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연환계(連環計)/구본영 논설위원

    ‘연환계’(連環計)는 본래 중국의 고대 병법인 36계 가운데 35번째 계책이다. 이름 그대로 ‘고리를 잇는 계책’이란 뜻이다. 삼국지의 적벽대전에서 촉·오 연합군이 위를 상대로 실전에 사용했다. 촉의 방통이 조조를 속여 위의 선단(船團)을 쇠사슬로 연결하게 만든 뒤 제갈량이 예측한 대로 동남풍이 부는 시점에 화공(火攻)을 펼쳐 대승을 거뒀다. 중국 어선들의 서해 불법 조업이 통제불능 상태로 치닫고 있다. 선단의 규모는 말할 것도 없고 침범하는 우리 영해와 배타적 경제수역(EEZ)의 범위도 더욱 넓어지고 있다. 특히 우리 해경의 단속에 맞서 중국 어부들의 흉포한 맞대응이 점점 지능적으로 바뀌고 있다. 종전에도 이들이 도끼나 쇠파이프, 죽봉 등을 휘두르며 저항한 것은 다반사이긴 했다. 근래엔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 방식을 원용하기라도 한 듯이 해경의 승선을 막기 위해 갑판에 날카로운 쇠꼬챙이를 박는 어선도 눈에 띈다고 한다. 급기야 며칠 전 어청도 인근 우리측 EEZ에서 중국 측이 현대판 연환계를 펼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불법 조업 중이던 어선 11척이 모선을 중심으로 서로 밧줄로 묶어 해경의 단속에 맞선 것이다. 이처럼 중국 어부들의 준동이 날로 흉포화·지능화 양상을 띠면서 우리 측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재작년 검문하던 해경 대원이 둔기에 맞아 숨진 사례가 대표적이다. 얼마 전에는 중국 어선들이 제주도 앞바다까지 들어와 불법조업을 하는 것도 모자라 단속하는 해경에 집단으로 저항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추자도 인근 해상에서 제주해경이 불법 조업 어선 한 척을 나포하자 인근의 중국 어선 25척이 몰려들어 방해하는 과정에서 우리 측 해경 5명이 큰 부상을 당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우리 측이 삼국지에서처럼 동남풍을 기다려 화공을 쓸 순 없는 노릇이다. 중국은 우리의 가장 큰 시장이기도 한 공룡과도 같은 이웃이 아닌가. 그러지 않아도 중국 정부는 한국 측에 “(어부들에게) 문명적 법 집행을 하라.”며 고압적 자세까지 보이고 있다. 외교적 마찰을 우려해 물렁하게만 대응하면 더 큰 화를 부르기 마련이다. ‘팃포탯(Tit-for-Tat)전략’은 국제관계에 적용되는 게임이론이다. 상대국과 협력하되 상대국이 배반하면 즉시 응징하고, 상대가 사과하며 협력한다면 협조 분위기를 복원한다는 게 골자다. 사랑채를 열어줬다 안방까지 내주는 수모를 당하지 않으려면 지금이야말로 단호한 팃포탯 전략을 적용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커버스토리] 23일 ‘포격 1년’…잘 지내나요! 연평도

    [커버스토리] 23일 ‘포격 1년’…잘 지내나요! 연평도

    해가 수평선 너머로 막 잠긴 지난 16일 저녁, 연평도 중부리 주민 김영길(49)씨는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며칠 전 이사 온 새집을 우두커니 바라보고 있었다. 1년 전, 북한의 포격으로 김씨네 집은 지붕이 내려앉을 정도로 참혹하게 파괴됐다. 그 자리에 붉은 벽돌집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들어섰다. 김씨는 “국민의 성원으로 지은 집이니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살겠다.”며 허허허 웃었다. 평화롭던 연평도가 북쪽 포대에서 날아온 포탄 170여발로 순식간에 쑥대밭이 된 것이 지난해 11월 23일. 벌써 계절이 네번이나 바뀌었다. 한순간에 ‘피란민’ 신세가 된 주민들은 옷가지도 챙기지 못한 채 섬을 빠져나와 도회지의 찜질방과 임대주택을 전전하다 섬으로 돌아왔지만 한동안 절망감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랬던 연평도가 겉으로는 빠르게 옛 모습을 찾아가고 있었다. 선착장은 외투와 모자로 감싸고 이른 아침부터 잰걸음으로 일터로 향하는 주민들로 붐볐다. 집 앞 계단이며,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정자 근처에서는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갓 따온 굴을 까고 있었다. 꽃게잡이도 한창이어서 바다에서 건져 올린 그물에서 꽃게를 떼어내는 어민들의 손길이 분주했다. 마을회관에서는 부녀회원들이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드릴 김장을 담그며 수다를 떨고 있었다. 주민들은 바닷가 쓰레기를 줍거나 도로를 청소하고 일당 3만 5000원을 받는 일자리사업에도 참가하고 있었다. 연평도 포격 후 생긴 또 다른 풍경이다. 이 일을 하는 한 할머니는 “집에 가만히 있으면 외롭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지. 일도 하고 서로 얘기도 나누니 포격을 기억할 틈도 없다.”고 말했다. 이렇게 겉으론 평온했지만 상처가 다 아문 것은 아니었다. 포격에 대한 공포심은 여전히 주민들의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는 듯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또 도발이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퍼져 있었다. 바다 건너 북쪽 황해도 강령군 해안가에 해안포 진지 수십곳이 새로 구축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불안감은 더 커졌다. 어디선가 큰 소리만 들려도 덜컹 가슴이 내려앉는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았다. 김상숙(80) 할머니는 “군인들 사격훈련은 물론 누가 문만 세게 닫아도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물론 포격 이후 국민과 정부의 도움과 지원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이 모든 것을 바꾸고 치유할 수는 없었다. 관심이 시든 뒤에 남은 것은 척박한 땅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주민들의 고달픔이다. 꽃게와 굴을 따서 생계를 잇는 주민들은 하나같이 “생산량이 부쩍 줄었다.”며 한숨을 토했다. 안정적 수입원인 일자리사업이 다음 달에 끝나는 것도 고민이다. 달리 먹고살 방법이 없어서다. 뭍보다 물가는 비싼 데다 뭍에서 공부하는 자녀들의 학비까지 대야 하는 섬사람들은 겨울을 날 걱정에 잠이 오지 않는다. 실향민이나 낚시꾼들이 종종 찾던 연평도는 이제 통일교육의 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연평중·고교 교사들은 포격 당시의 흔적을 한번에 돌아볼 수 있는 ‘연평 통일올레길’을 조성, 9월에 개장했다. 김영호 연구부장은 “올레길을 걷는 이들이 다시는 포성이 들리지 않는 평화의 세상을 기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평초등학교 복도에 걸린 통일 포스터 아래에 누가 비뚜름한 글씨로 이렇게 써놓았다. ‘남북이 통일해야 포격 같은 일이 사라진다.’ 연평도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사람 닮은 꽃’ 나타났다…정체는?

    ‘사람 닮은 꽃’ 나타났다…정체는?

    사람의 모습을 닮은 정체불명의 꽃 사진이 인터넷상에 게재돼 눈길을 끈다. 지난 16일 일본의 한 네티즌은 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에 사진을 연동시킬 수 있는 트위터픽에 ‘이 꽃의 이름을 알고 싶다’라는 제목의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마치 꽃봉오리를 모자로 쓴 듯한 꽃 수술이 사람의 형상을 나타내고 있으며, 당장에라도 줄기에서 나와 걸을 것 같은 외형에 눈길을 끈다.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줄기에서 나와 걷지 않을까?”, “이게 뭔지 굉장하다.”, “꽃 이름이 궁금하다.”, “남자인 것은 틀림없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한 한 네티즌의 주장을 따르면 이 꽃은 ‘오루키스 이탈리카’(Orchis italica)로 알려졌다. 우리말로 해석하면 이탈리아남성 야생난초 정도 된다. 한편 오루키스 이탈리카는 지중해 연안에 분포하는 난초과 식물로 꽃이 피는 기간은 3~5월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혈액 수급 비상등 켜진 ‘헌혈의 집’ 탐방

    혈액 수급 비상등 켜진 ‘헌혈의 집’ 탐방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헌혈의집. 다양한 색상의 소파와 테이블이 놓여 안락해 보이는 대기실에 예닐곱 명이 앉아 있고, 채혈실에서는 여섯 명이 헌혈을 하고 있다. 이 모습만 본다면, 최근 헌혈량이 크게 줄어 혈액 적정보유량을 한참 밑돈다는 소식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들 법하다. 하지만 실제로 병원에서는 수혈용 혈액이 모자라 수술을 미루거나 환자 가족에게 혈액을 구해 오라고 요구하는 일이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직장인 황모씨는 어머니 무릎 수술을 일주일 앞두고 병원에서 전화를 받았다. 혈액이 없어 수술이 불가능하니 세 사람분의 혈액을 구해 오라는 내용이었다. “형제 다섯이 모두 어머니와 같은 A형인데, 그중 세 명이 약을 먹고 있거나 체중 미달로 헌혈을 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두 명만 헌혈을 했고, 한 명분의 혈액은 수소문해서 수혈량을 맞출 수 있었죠.” 가족끼리 헌혈을 하는 경우는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확률이 훨씬 높아지는데, 혈액이 부족했던 황씨에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지난 14일 현재 대한적십자사의 혈액 보유량은 전국 기준 3.3일분. 적정 보유량 5일분, 목표치 7일분에 한참 못 미친다. 심지어 지난달 말에는 1.6일분까지 뚝 떨어졌다. 특히 A형과 O형 혈액은 하루치가 되지 않아, 혈액 보유 5단계 중 위급한 상태인 ‘심각’과 ‘경계’ 단계에 머물렀다. 이렇게 혈액 보유량이 바닥에 근접한 것은 헌혈을 가로막는 요인들이 줄줄이 있었기 때문. 올 초부터 한파와 폭설이 이어졌고 봄에는 구제역이 퍼지면서 이동이 자유롭지 못했다. 여름에는 집중호우와 수해가 발생해 유동인구가 크게 줄어들었다. 광화문 헌혈의집 김보애 간호사는 “단체헌혈의 상당 부분을 군부대에서 진행하는데, 부대 출입이 자유롭지 않고 군인들이 복구 작업에 투입되는 바람에 혈액 확보가 수월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혈액관리본부는 헌혈 경험이 있는 A형과 O형 혈액 보유자 90만명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한편 공공기관, 군부대, 학교 등에도 헌혈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18일 오후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은 겨울을 맞아 비상등이 켜진 혈액 수급 현황을 짚고 연평도발 1주년 특집, 류머티즘 치료제의 바이오 복제 성공, 53세로 7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윤명수씨 사연을 전한다. 또 황성기 영상에디터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기부에 담긴 뜻을 곡해하는 이들을 질타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광진, 사랑의 목도리 뜨기 ‘훈훈~’

    광진, 사랑의 목도리 뜨기 ‘훈훈~’

    “뜨개질을 하다 보면 심장을 파고드는 암세포도 잊게 돼요. 한올 한올 실을 뜰 때는 생명줄을 이어 나가는 기분이 들어요.” 16일 오후 6시 30분 광진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다문화 가족의 밤 행사에서 만난 필리핀 이주여성 페티리사(48·중곡2동)씨는 자신이 정성껏 뜬 사랑의 목도리가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전달된다는 소식에 감격스러워했다. 그녀는 “2008년 악성 림프종에 걸렸을 때만 해도 내 인생이 여기서 끝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며 “우연히 멘토인 김영옥 새마을부녀회장의 권유로 뜨개질을 배우면서 한 가닥 희망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방사선 치료를 받던 와중에도 아픔을 잊으려 목도리를 뜨고 또 떴다. 당뇨를 앓는 친정엄마를 떠올리며 뜨기도 했다. 한 달간 꼬박 뜬 목도리는 모두 20개였다. 얼마만큼 열중했는지 짐작이 간다. ●200여명이 한달간 700개 제작 아르헨티나 출신 이주여성 이본 아델라 폰티 롤라(36·구의1동)는 “임신했을 때 아기의 웃옷을 뜨던 추억이 되살아나서 뜨개질을 다시 시작했다.”면서 “그러나 무엇보다 모든 잡념이 사라지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녀 역시 20개의 목도리를 떴다. 구는 지난달 능동 새마을회관 회의실에서 사랑의 목도리 뜨기 행사를 시작했다. 전경련에서 실값 1000만원을 협찬해 줬다. 다문화 가정 여성과 새터민 여성 등 200여명이 참여했다. 한 달 동안 뜬 목도리는 모두 700개. 우리은행에서 이 중 200개의 목도리를 개당 2만원씩 400만원에 사줬다. 우리은행은 사랑의 목도리를 홀로 사는 노인, 차상위계층 노인, 지역복지시설 등에 전달할 예정이다. ●우리銀, 400만원어치 사 불우이웃 전달 특히 목도리를 뜬 다문화가정 여성에게 부업거리를 준 것이 큰 수확이다. 목도리 1개당 7000원의 수입이 돌아간다. 상공회의소 산악회 회원과 광진구의회에서도 사기로 약속했다. 김기동 구청장은 “다문화가정 여성에겐 일자리 창출을, 홀로 사는 노인에겐 따뜻한 겨울을, 기업은 사회공헌 실천을 하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며 “연말마다 목도리, 장갑, 모자 등을 떠 이웃에 나눠주는 나눔 행사를 지속적으로 펼치겠다.”고 말했다. 김 새마을부녀회장은 “옛날 양재기술로 옷을 만들어 수출하던 시절이 있었다.”면서 “지역에 3161가구의 다문화가정이 있는데 이주여성을 중심으로 양재사업을 부활시켰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프로배구] 마틴 공백 덕분이죠~

    [프로배구] 마틴 공백 덕분이죠~

    남자배구 LIG손해보험이 힘겹게 시즌 2승째를 거뒀다. LIG는 17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11~2012시즌 NH농협 프로배구 2라운드 경기에서 대한항공을 풀세트 접전 끝에 3대2 역전승을 거뒀다. LIG는 노장 이경수가 28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용병 페피치도 21득점했다. 김요한(19점)은 승부의 고비고비마다 득점을 올렸다. 대한항공은 외국인선수 마틴의 공백이 컸다. 슬로바키아 대표 마틴은 국가대표로 차출됐다. 대한항공은 마틴 없이 앞으로 2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대한항공 김학민은 38득점으로 분전했지만 힘이 모자랐다. 여자부에선 신생팀 기업은행이 지난해 준우승팀 흥국생명을 꺾었다. 기업은행은 이날 남자부 경기에 앞서 열린 흥국생명전에서 3-1로 이겼다. 외국인 선수 알레시아 리귤릭이 36점을 꽂아넣었다. 노장 박경낭(16점)도 필요한 순간 득점에 가세했다. 이날 승리로 기업은행은 최근 2연패에서 벗어났다. 3승 3패로 도로공사와 동점을 이뤘지만 세트 득실률에서 앞서 3위로 올라섰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사설] 저항하는 불법 중국어선 강경진압이 옳다

    우리 바다에서 벌어지는 중국어선들의 불법조업이 해적 수준에 이르렀다. 야음을 틈타 수십, 수백척씩 떼를 지어 몰려와 치어까지 싹쓸이해 가고 있다. 적발되면 줄행랑을 놓는 것이 아니라 도끼와 쇠파이프, 죽봉을 휘두르며 단속하는 해경에 극렬하게 대드는 상황이다. 어느 면으로 보나 이대로 뒀다간 뒷날을 장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게 뻔하다. 도둑질도 모자라 남의 집 안방에서 주인행세까지 하고 있다. 전남 신안군 흑산 어민들은 겨울 홍어잡이철을 맞았으나 우리 영해에 새까맣게 몰려든 중국어선들의 위협 때문에 황금어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주변에서 헛조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서해가 중국어선들의 놀이터가 된 것이다. 어민들의 요구가 아니더라도 불법조업을 일삼는 중국어선에 대한 강경대응은 불가피하다. 중국 바다에는 포획으로 물고기의 씨가 말라 고기 떼를 찾아 우리 영해로 들어왔다는 것이 해경에 단속된 중국 선원의 실토다. 그런데도 중국 정부는 사태해결에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가 비겁하게 오불관언(吾不關焉)의 태도를 보이는 것은 ‘모른 체할 테니 알아서 먹고살아라.’라고 불법을 묵인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는 우리 스스로 경제주권을 수호하고 어민을 보호할 수밖에 없다. 엊그제 해경은 어청도 서쪽 우리 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어선 13척을 나포했다. 어선을 서로 묶고 죽봉을 휘두르며 집단으로 저항하는 중국 선원들을 헬기와 특공대가 가세한 입체작전으로 제압했다고 한다. 흉기를 들고 죽기살기로 덤비는 이들에게 첨단장비를 활용한 강경진압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다. 그 어떤 백마디 말보다 지원이 절실하다. 우리 영해와 EEZ에서의 불법조업은 명백한 경제주권 침해이자 강도짓이다. 불법조업과 폭력적으로 저항한 선원들은 국내법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 지금 서해는 전쟁터다.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

    직장인의 애환을 다룬 미국 영화들은 한국에 들어오면서 기막힌 제목을 부여받는다. ‘벼랑 끝에 걸린 사나이’(1995·원제 Swimming With Sharks)나 ‘뛰는 백수 나는 건달’(1999·Office Space)이란 제목만 보면 원제목이 뭔지 당최 알 수 없다. 17일 개봉한 이 영화의 제목은 아예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이하 ‘직장상사’·Horrible Bosses)다. 현실의 직장이 얼마나 끔찍한 곳이면 저런 요상한 제목들이 튀어나왔을까 싶다. 회사가 모여 있는 곳의 술집은 직장인들로 붐빈다. 매일 밤 그들은 새로울 게 없는 말을 되풀이한다. 직장과 상사에 대한 불만은 단골 메뉴다. 욕바가지 직장상사가 편히 잠드는 게 신기할 지경이다. ‘직장상사’의 세 친구도 직장 다니는 게 괴로운 녀석들이다. 그들이 술자리에서 주고받는 이야기는 상사 욕이 전부다. 임원을 꿈꾸며 밤낮으로 일하는 닉(제이슨 베이트먼)에게 사장은 재수 없는 인간이다. 승진을 미끼로 중노동을 강요하고 툭하면 인간적인 모욕을 일삼는다. 치과에서 조수로 일하는 데일(찰리 데이)은 여의사 탓에 악몽 같은 하루를 보낸다. 그녀는 억울하게 성범죄자로 낙인찍힌 데일을 성적 노리개로 대한다. 회계부서 직원인 커트(제이슨 서디키스)는 신임 사장의 부도덕한 처사를 눈 뜨고 보기가 어렵다. 사장에게 회사는 방탕한 생활의 자금원에 불과하다. 미래가 불안해 사표를 던지지 못하던 세 사람은 엉뚱한 자구책을 마련한다. 중반 이후 ‘직장상사’는 평범한 사람이 살인을 기도하는 이야기로 넘어간다. 극 중 대사에 나오는 앨프리드 히치콕의 ‘열차의 이방인’(1951)이나 대니 드비토의 ‘기차 대소동’(1987)도 그런 영화다. ‘열차의 이방인’이 ‘기차 대소동’에 영감을 준 것처럼, ‘직장상사’는 ‘기차 대소동’의 뒤얽힌 상황과 헐렁한 코미디를 빌려온다. 물론 스타일은 21세기식이다. TV시리즈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미국판 ‘오피스’는 모방해야 할 교본이었을 것이고, 얼치기 공모자들이 벌이는 한심한 짓거리는 ‘행오버’(2009) 같은 영화의 시류를 따랐다. 굳이 여러 제목을 늘어놓는 이유는 간단하다. ‘직장상사’가 전형적인 미국식 코미디란 얘기다. ‘직상상사’의 대사를 한국인에게 충실하게 전달하는 건 애초에 무리다. 번역자가 애써도 이런 유의 영화는 타 문화권의 사람에게 자막의 한계를 드러낼 따름이다. 불편한 농담과 이해할 수 없는 몇몇 상황은 웃어야 할 곳에서 머쓱한 표정을 짓게 한다. 그나마 공감이 가는 부분은 과장된 캐릭터다. 저런 인간이 과연 존재할까 싶지만, 현실에선 더한 인간들이 허다하다. 대기업 임원 가운데 후배 직원의 부인을 파출부로 호출하는 걸 당연시하는 인간도 있잖은가. ‘직장상사’는 최소한 대리 만족의 경험은 제공한다. 주연보다 조연이 더 화려한 영화다. 콜린 패럴과 제니퍼 애니스턴의 인간쓰레기와 색광 연기는 경악할 수준이다. 몸을 사리지 않고 망가지는 연기에서 프로 의식이 느껴진다. 특히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제이미 폭스와 케빈 스페이시의 존재감은 주연배우를 압도한다. ‘벼랑 끝에 걸린 사나이’에서 이미 악질 상사 역할을 맡았던 스페이시는 더욱 능글맞고 밉살맞은 인물로 분했다. 꼭 보라고 추천할 작품은 아니다. 자존심을 버린 채 하루를 보내고 퇴근하다 화풀이 삼아 보겠다면 말리진 않겠다. 영화평론가
  • [별정우체국 반세기-또 다른 50년을 꿈꾼다] (하) 청송 주왕산우체국 가보니

    [별정우체국 반세기-또 다른 50년을 꿈꾼다] (하) 청송 주왕산우체국 가보니

    “청송 하면 사과죠. 사과하면 ‘주왕산우체국’을 빼놓을 수 없고요. 주왕산우체국이 청송 사과를 브랜드화해 지역 경제를 살렸습니다.”(부동면 주민들) 17일 경북 청송 부동면 주왕산우체국. 농민들이 전국으로 배달될 사과 박스를 우체국 인근 공터로 부지런히 실어 날랐다. 우체국 직원들도 모두 나와 사과 박스를 정리하고, 택배차량에 싣는 데 여념이 없었다. 농민 임성도(60)씨는 “2000년쯤 우체국 성적을 매겼는데, 이곳이 너무 오지여서 주왕산우체국이 전국 꼴찌였다. 지금은 지역특산품 판매로 전국 면 단위 우체국 중 1,2등을 하고 있다.”며 주왕산우체국에 대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산간 오지의 주왕산우체국이 지역특산품인 ‘주왕산사과’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해 화제를 낳고 있다. 주왕산우체국의 지역특산품에는 고추 등도 있지만 주력은 단연 사과다. 판매의 90%를 차지할 정도다. 사과를 활용한 사과찐빵, 사과소주 등도 인기를 끌고 있으며, 서울, 경기 등 전국에 판매되고 있다. 주왕산우체국은 2000년부터 지역특산품 판매를 시작했다. 임재업(43) 주왕산우체국장은 “2000여 명이 살고 있는 산간벽지에서 수익이 나올 데가 없었다.”며 “우체국 수입도 올리고 농가 소득도 올려주기 위해 특산품 판매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주왕산우체국의 전(前) 국명은 부동우체국(1966년 개국)이다. 지역특산품 판매 활성화를 위해 2002년 6월 주왕산우체국으로 개명했다. “부동우체국 이름으로 사과를 홍보했는데 어디인지 몰라 주문이 안 들어왔어요. 우체국 사상 처음으로 국명을 바꿨습니다. 주왕산우체국으로 바꾸니까 인지도가 상승해 주문량이 배로 늘어났어요.” 임 국장의 개명 뒷얘기다. 국명 전환 이후 연간 10만건의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 택배 수익만 매년 3억 3000만원에 달한다. 지역특산품 판매가 우체국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사과 재배 농민들(800여명)도 연간 36억원의 소득을 거두고 있다. 임 국장은 “주문이 많이 들어올 땐 주소 입력할 시간조차 모자랄 정도였어요. 농민들과 직원들이 새벽 3시까지 일할 때도 있었습니다. 몸은 고됐지만 정말 보람 있었습니다.”라고 회고했다. 초창기 농민들은 사과를 15㎏짜리 큰 박스에 포장, 판매했다. 너무 무거워 고령의 농민들이 우체국까지 실어 나르는 것도 힘들었고, 소비자에게 배달되는 데도 2주나 걸렸다. 임 국장은 2005년 5㎏, 10㎏ 등 소규모 포장 박스를 개발했다. 경북지방우정청에서 2200만원을 지원받아 제작한 뒤 농민들에게 무상으로 배포했다. 큰 호응을 얻으며 소규모 포장 박스가 전 농가에 보급됐다. 3남매 중 막내인 임 국장은 대구에서 학교에 다니다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지는 바람에 2000년 귀향했다. “워낙 시골이어서 형제들 중 들어오려는 사람이 없었어요. 시골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처음에는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아버지 밑에서 우체국 일을 거들다 2004년 7월 국장직을 승계했다. “아버지께서 우체국을 물려주시면서 전국에서 제일가는 우체국으로 만들라고 당부하셨어요. 미력이지만 힘닿는 데까지 해보고 싶습니다. ” 임 국장은 환하게 웃었다. 글 사진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기고] 다산에게 배우는 공복(公僕) 의식/김병철 방위사업청 재정정보화 기획관

    [기고] 다산에게 배우는 공복(公僕) 의식/김병철 방위사업청 재정정보화 기획관

    총선, 대선 등 격변기를 앞두고 공무원의 부정·비리 등 독직(瀆職)사건이 자주 보도된다. 국민에 의해 고용된 공무원으로서 참으로 민망스럽고 안타깝기 그지없다. 진정한 공무원이라면 자신에게 맡겨진 공직을 자기의 특권인 양 남용한다거나 부정·비리를 저지름으로써 신성한 공직을 더럽히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공무원이 신성한 공직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가져야 할 강령은 다양하게 제시될 수 있겠으나, 공무원 스스로 주체의식을 갖고 기본적인 몇 가지를 충실히 지킨다면 적어도 국민으로부터 손가락질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우선, 공직 청렴에 관한 주체의식이다. 국민은 공무원에게 공무를 맡기면서 봉급을 지급한다. 또한, 공무원은 처우수준, 복무기준 등 공직과 관련한 제반 사항을 인지하고 자유의사에 따라 공직을 선택한다. 이렇게 상호 간에 계약관계를 맺음으로써 공무원은 직무수행에 대한 대가로서의 봉급 외에 공무와 관련하여 누구로부터 그 어떤 것도 받거나 요구해서는 안 된다. 이는 종국적으로 국민으로부터 이중적으로 대가를 받는 지극히 양심적이지 못하고, 부모자녀 등 가족에게 떳떳하지 못한 행위가 되는 것이다. 다산 정약용은 청렴이 공무원의 본무요, 모든 선의 근원이며, 덕의 바탕이라고 하였다. 둘째, 정책결정에 관한 주체의식이다. 국민은 공무원이 국가의 번영과 국민의 행복을 위해 일하기를 바란다. 공무원은 국민의 뜻에 합당한 정책을 마련하려면 수많은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이때 공무원은 반드시 국민의 처지에서 고민하고 논쟁해야 하며, 자신의 행정편의나 소속부서의 소아적 입장에서 벗어나 국가 또는 국민으로서 정책을 결정하는 직무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국민의 뜻을 경시하거나 도외시하고 자신의 행정편의 등을 위해 직무를 수행한다면 이야말로 적극적 독직행위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다산은 공무원이라면 아래로는 국민을 두려워해야 하고, 위로는 하늘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하였다. 셋째, 재정집행에 관한 주체의식이다. 정부의 각종 정책은 국가재정의 집행을 통해 국민의 일상생활 속에 구체적으로 실현된다. 국민은 세금을 자발적으로 냄으로써 국가재정을 마련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행복한 나라를 만들도록 곳간의 열쇠를 공무원에게 맡겼다. 따라서 공무원은 가정주부가 빠듯한 살림을 꾸려가듯 국가재정을 절약적으로 집행함으로써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산은 진정한 공무원은 청렴해야 하고, 청렴하고자 하면 재물을 절약해야 하며, 특히 공적인 재물을 절약하는 것이 공무원의 으뜸가는 임무라고 하였다. 방위사업청은 연간 13조원 규모의 국가재정을 집행함으로써 무결점의 무기체계를 공급하여 국가 안전보장을 확보함은 물론 방위산업 진흥 등 국민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하는 중앙조달기관이다. 어떤 정부기관보다 청렴과 국민본위의 정책결정, 그리고 절약적 재정집행이 요구되므로 조직을 새롭게 재편하고, 의식개혁 및 업무 혁신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모든 공무원들이 다산 선생의 가르침을 받들어 국민의 공복으로서 주체의식을 되찾아 견지함으로써 신성한 공직을 스스로 지키고 품격을 높여나갈 수 있기를 간절히 염원해 본다.
  • [정치권 FTA 대치] 바쁜데… 홍준표 막말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이명박 대통령의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재협상 카드를 16일 민주당이 거부하자 이제 남은 것은 외길 수순뿐이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중진급 의원 등 강경파를 앞세워 비준안 처리 동력을 모으는 한편 쇄신 요구로 어수선해진 당심 결집을 본격화할 태세다. 한때 ‘자유무역협정(FTA) 문제가 여당 지도부를 살렸다’는 말이 나올 만큼 홍 대표는 쇄신 요구, 잇단 발언 실수 등 리더십 위기로 사면초가였다. FTA 국면이 홍 대표에겐 호재였던 셈이다. 일단 한·미 FTA 비준안이 처리되면 당내에선 내년 총선을 겨냥한 인적 쇄신 요구가 다시 터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로선 비준안 처리에 기여한 당 대표 ‘역할론’을 앞세우면서 대표직 유지를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 15일부터 시작된 당내 선수(選數)별 오찬도 이런 당내 결집의 움직임으로 읽힌다. 홍 대표는 3선 이상 중진의원을 시작으로 16일 재선 의원, 17~22일 지역별 초선 의원들을 불러 한·미 FTA의 조속한 처리를 위한 동력 모으기에 들어갔다. 이런 와중에 홍 대표는 한·미 FTA 처리 여부를 놓고 기자들에게 적절하지 못한 언사를 사용하면서까지 과도한 자신감을 내비쳐 물의를 빚기도 했다. 그는 전날 밤 일부 기자들과의 만찬에서 “한·미 FTA를 통과시키지 못하면 당을 해체해야 한다.”면서 “내가 한 기자랑 내기를 했다. 이달 안에 통과 못 시키면 내가 100만원 주고, 내가 이기면 국회 본청 앞에서 그 기자 안경 벗기고 아구통 한 대 날리기로 했다.”고 말한 것으로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막말’로 규정했다. 김현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국가 중대사를 두고 돈내기도 모자라 기자를 구타하겠다느니 하는 발언의 천박함이 경악스럽다.”면서 “참으로 가벼운 언사를 내뱉은 집권 여당 홍 대표는 정치인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중앙부처 국정현안 중간점검] (12) 교육과학기술부

    [중앙부처 국정현안 중간점검] (12) 교육과학기술부

    교육과학기술부의 교육 관련 최대 현안으로는 반값 등록금과 대학 구조조정이 꼽힌다. 비싼 등록금 부담에 대한 반발로 반값 등록금 논란이 시작된 뒤 대학 등록금에 정부의 재정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자 부실 대학의 구조조정이 먼저라는 목소리가 커졌다. 두 가지 이슈가 하나로 엮여 있는 것이다. 교과부는 반값 등록금의 해법으로 1조 5000억원 규모의 국가 장학금을 조성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국가가 대는 7500억원과 함께 나머지 절반은 등록금 인하 노력에 따라 대학별로 지급하기로 했다. 대학도 등록금을 내리라는 압력인 셈이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최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명목 등록금을 5% 내리려고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협의 중이며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반값 등록금을 요구했던 시민사회단체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시민단체, ‘반값’공약 이행 촉구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고 있는 반값 등록금 국민본부는 지난 14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명목등록금 5% 인하를 언급한 이 장관을 비판했다. 국민본부는 “반값 등록금 정책과 공약의 기획자인 이 장관이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재정 지원 확대 계획을 밝혀도 모자랄 판에 겨우 5% 인하를 운운하는 것은 반값 등록금 정책의 폐기를 선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학 구조조정은 반값 등록금보다 조금 더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의 재정지원과 대출 제한 대학으로 옥석을 가린 데 이어 명신대와 성화대 등 두 곳의 대학에 대해서는 교과부가 아예 학교 폐쇄 절차를 밟고 있다. ●국·공립대 구조개혁 수용 주목 여기에 국공립대에도 총장 직선제 폐지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 10개의 교육대학교와 한국교원대는 정부의 구조조정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업무협약(MOU)을 교과부와 맺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국공립대 교수들의 반발은 아직 심하다. 다만 최근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가 국립대 구조개혁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출범 예정인 ‘국립대학 발전추진위원회’에 참여하기로 하는 등 변화의 조짐도 보이고 있다. 과학 관련 이슈로는 정부출연 연구소 개편과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과학비즈니스벨트를 들 수 있다. 방만한 운영과 부실한 성과로 효용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출연연을 하나의 지배 구조 아래 묶겠다는 것이 교과부의 확고한 입장이다. 그러나 산업기술 관련 출연연을 산하에 두고 있는 지식경제부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부처 간 협상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교과부는 이르면 이달 안에 교과부 산하 기초기술연구회와 지경부 산하 산업기술연구회를 통합, 신설된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산하로 옮기겠다는 입장이다. ●정부출연硏 개편 부처 간 이견 과학비즈니스벨트는 핵심 기관인 기초연구원 원장 선임을 둘러싼 잡음 속에서도 오세정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이 내정되면서 큰 산 하나를 넘었지만 당분간 마찰은 계속될 전망이다. 기초연구원이 내년 1월 출범하면 중이온가속기를 비롯한 기초연구단 50개에 총 5조 2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하지만 기초연구단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석학 영입은 교과부도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 통합 이후 끊이지 않고 있는 ‘과학기술계 홀대 논란’도 풀어야 할 숙제다. 대통령 직속 기관인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예산 배분 기능을 가져가고, 원자력안전국 역시 원자력안전위원회로 독립하면서 사실상 교과부에 남은 과학기술 부문은 연구개발조정실이 유일하다. 출범 당시 교육과 과학 관련 본부 인원은 비등했지만 현재는 7대3 정도로 교육 쪽으로 쏠린 상태다. 김효섭·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케이블업계 “협상 결렬땐 재전송 중단”

    방송통신위원회의 강력한 권고에도 불구하고 케이블TV의 지상파 실시간 재전송 문제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며 ‘치킨게임’으로 치닫고 있다. 자칫 케이블TV를 통해 KBS2,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을 보는 게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케이블TV사업자(SO) 업계는 1 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비상총회를 열고 “매일 간접강제 이행금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최대한 협의체 논의에 참여하겠지만, 지상파 방송사들과의 협상 결렬 시 24일부터 재전송을 전면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지상파가 난시청을 방치한 것도 모자라 국민들의 시청권마저 박탈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케이블TV업계는 방통위 앞으로 자리를 옮겨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낭독하기도 했다. 이에 지상파 방송사들은 한국방송협회 방송통신융합특별위원회 명의로 이행금 집행을 협의 시한인 23일까지 유보하고 이미 발생한 부분은 당사자인 CJ헬로비전과 재전송료 계약 과정에서 최대한 유연하게 처리하겠다고 최종 제안했다. 케이블TV의 지상파 재전송이 중단되면 피해는 시청자에게 돌아간다. 무료·보편적인 서비스인 지상파 방송을 수신할 수 없는 시청자가 대량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방통위 조사 등에 따르면 지상파의 전파 도달 범위는 전국 90% 이상이지만 이 가운데 26% 정도만 거실이나 안방에서 지상파를 수신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기도 했다. 전체 4가구 중 3가구는 케이블TV나 유선방송망을 이용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없다는 이야기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일본통신] 와타나베 둘러싼 요미우리 최악의 내분 왜?

    [일본통신] 와타나베 둘러싼 요미우리 최악의 내분 왜?

    올해 3월, 일본 동북부 지방을 강타한 대지진으로 인해 일본사회가 한바탕 홍역을 치른바 있다. 대지진의 피해는 아직도 방사능 문제에 있어 자유롭지 못하기에 일본을 바라보는 시선은 불안할수 밖에 없다. 당초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 개막일은 3월 25일이었다. 하지만 3월 11일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개막일은 4월로 미뤄졌고 당시 일본프로야구 선수회의 강력한 요청으로 양리그 모두 4월 12일에 개막 경기를 치를수 있었다. 그렇지만 3월 25일로 예정됐던 개막일을 앞두고 지진때문에 개막일을 연기하자는 선수회와 마찰을 일으킨 인물이 있다. 바로 요미우리 신문의 와타나베 쓰네오(85) 회장이다. 당시 와타나베는 퍼시픽리그는 개막일을 연기 하되 센트럴리그는 예정대로(3월 25일) 개막전을 치뤄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에 반기를 든 일본프로야구 선수회 회장인 아라이 타카히로(한신)는 “지진 피해가 확산 되고 있는 상황에서 개막일을 예정대로 치르는게 합당한 일인지 의구심이 든다.” 며 ”선수회가 개막일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음에도 받아 들이지 않는 점은 유감” 이라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만약 일본이 아닌 한국이었다면 아라이 회장처럼 ‘유감’ 정도의 아쉬운 입장표명으로는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상대가 일본야구를 손에 쥔채 좌지우지 하는 와타나베 회장이었기에 아라이의 유감표명은 어떠한 의미에서 굉장한 반기(?)의 표현이었는지도 모른다. 와타나베를 상대로 이정도의 유감표명도 전례를 감안하면 큰 용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결국 와타나베가 주장한 센트럴리그의 3월 25일 개막전은 야구팬들의 여론에 힘입어 4월 12일로 확정 발표되며 논란은 일단락됐다. 만약 한국 프로야구 팀 가운데 어느 구단 수뇌부가 ‘지금 감독이 5년간 감독직을 수행하고 지금 현역에 있는 모 선수가 은퇴 후 그 자리(감독)를 물려받아야 한다’고 말한다면 어떠한 일이 일어날까. 팀마다 다르겠지만 일반적인 정서로 봤을때 쉽게 납득할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것을 거침없이 내뱉는 사람이 있다. 다름 아닌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와타나베 회장이다. 실제로 와타나베는 2008 시즌 전 기자들이 있는 자리에서 “하라 타츠노리 현 감독이 5-6년 정도 감독을 하고 그 이후에는 1번타자(당시) 타카하시 요시노부가 그 대통을 잇기 바란다.”며 아직 현역선수인 타카하시의 미래 보장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 발언이 농담이 아닌 것은 다른 사람도 아닌 와타나베의 입을 통해 나온 말이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와타나베의 말 한마디는 일본야구의 패러다임을 바꿔 버릴 정도의 대단한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요미우리 구단으로만 한정한다면 타카하시의 차기 감독 언급은 ‘순혈주의’에 입각한 발언중 하나다. 요미우리는 양리그가 시행된 1950년부터 지금까지 순수 요미우리 혈통이 아닌 사람이 감독직을 맡은 경우가 단 한차례도 없는 구단이다. 타카하시의 차기 감독 발언 역시 타카하시가 도쿄 명문인 게이오 대학 출신이고 지금 감독인 하라가 두번씩이나(2002-2003, 2006-현재) 감독직을 수행할수 있었던 것도 요미우리의 프랜차이즈 스타출신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와타나베 회장의 영향력이 요미우리 구단에만 미치는게 아니다. 요미우리는 2007년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지만 정작 일본시리즈는 정규시즌 2위팀인 주니치가 올라갔다. 일본의 포스트시즌(CS)제도가 낳은 모순이 현실이 되자 곧바로 요미우리는 2008 시즌을 앞두고 포스트시즌 제도를 손본다. CS 파이널 스테이지는 무조건 1위(정규시즌 우승팀)팀 홈에서 경기를 치뤄야 하며 1위팀에게 1승 어드밴티지(6전 4선승제)를 줘 실질적으로 1위팀은 3승만 하면 일본시리즈에 올라가게끔 제도를 바꾼 것이다. 이것은 센트럴리그의 영원한 우승후보 그리고 항상 우승권 전력인 요미우리가 2007년 파이널 스테이지(당시 명칭은 클라이맥스 스테이지2)에서 주니치에게 3연패(당시 5전 3선승제)를 당하며 일본시리즈 진출이 좌절되자 이미 전 시즌에 확정된 포스트시즌 제도를 1년만에 또다시 바꾼 것이다. 이러한 포스트시즌 제도는 일본야구에서 요미우리가 차지하는 영향력, 그리고 깊이 들어가면 와타나베 회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와타나베 회장은 ‘우익의 거두’ ‘밤의 대통령’과 같은 수식어는 물론 2007년에 자민당의 후쿠다와 민주당의 오자와의 밀실야합 추진했던 인물이다. 이러한 사람이 수십년동안 일본야구를 자신의 발 아래 두며 아직까지도 건재하다는 사실이 아이러니 할뿐이다. 올해 요미우리는 간신히 정규시즌 3위를 차지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야쿠르트와의 클라이맥스 퍼스트 스테이지에서 패하며 시즌을 종료했다. 우승이 아니면 실패한 시즌으로 규정하는 와타나베 회장의 심기가 편할리 없다. 와타나베 입에서 뭔가 특단의 조치가 떨어질 것이란 예상은 자명한 사실. 하지만 와타나베 회장에게 반기를 든 인물이 나타났다. 다름 아닌 키요타케 히데토시 요미우리 구단 대표겸 단장이다. 사건은 11일 키요타케 대표의 단독 기자회견장이었다. 키요타케 대표는 “내년시즌 1군 코치를 선정하는데 있어 이미 와타나베 회장에게 시즌 중 보고를 했지만 이제와서 나는(와타나베) 그런 보고를 받은일이 없다라고 한다.” 며 회장 마음대로 구단을 좌지우지 하는 것에 울분을 토했다. 키요타케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중엔 와타나베를 가리켜 ‘부당한 권력자’ ‘프로야구와 요미우리를 사유화 한다’ 등 거침없는 발언도 쏟아졌다. 이번 키요타케 대표의 기자회견은 보기에 따라서는 구단 대표로서 할수 있는게 거의 없다는 개인의 억울함(?)과 오랫동안 권력을 누려온 그리고 현장일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와타나베 회장에 대한 따끔한 일침으로도 볼수 있다. 이미 요미우리는 내분이 본격화 됐고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간에 한바탕 홍역속에서 자유롭지 못할듯 싶다. 현장은 감독이 지휘하고 단장은 모자란 부분에 있어 지원하는 역할이 기본이다. 하지만 요미우리는 시즌이 끝나면 와타나베 회장에게 감독이 직접 찾아가 시즌 보고를 한다거나 선수수급에 있어서도(외국인 선수 영입에 관해선 키요타케 대표) 대표에게 일임하지 않고 와타나베 회장이 간섭하는 일이 빈번하다. 얼마전 와타나베 회장은 요미우리에서 탈퇴 한 외국인 선수 알렉스 라미레즈에게 “수비가 나쁘다.” 며 결별을 통보했다. 물론 이러한 말은 누구라도 할수 있다. 하지만 선수에 대한 평가를 언론을 통해, 그것도 회장이란 사람이 선수의 기량을 직접 거론하는 것은 우리 기준으론 보기 힘든 일이다. 와타나베 회장이 1군 주임코치로 영입하고자 하는 인물은 에가와 타카시(58)다. 일부에선 에가와가 훗날 감독직에 오를것이란 의견을 내비치는 곳도 있다. 하라 감독이 물러나기엔 타카하시가 아직 현역에서 은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2년간 기대이하의 성적을 남긴 요미우리는 주전타자들의 노쇠화가 새로운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번에 터진 키요타케 대표의 반기가 뭘 의미하는지 그리고 정말로 세대교체가 필요한 곳이 어디인지를 생각했으면 싶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시력 잃어가는 남자… 말 잃은 여자 고요한 언어 세상서 잠깐의 ‘쉼’을

    시력 잃어가는 남자… 말 잃은 여자 고요한 언어 세상서 잠깐의 ‘쉼’을

    고대 그리스어인 희랍어를 가르치거나 배우는 사람은 어떤 이들일까. 한강(41)의 새 장편소설 ‘희랍어 시간’(문학동네 펴냄)에서는 “동기가 어떻든, 희랍어를 배우는 사람들에게는 얼마간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걸음걸이와 말의 속력이 대체로 느리고,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습니다(아마 나도 그들 중 한 사람일 테지요). 오래전에 죽은 말, 구어(口語)로 소통할 수 없는 말이라서일까요. 침묵과 수줍은 망설임, 덤덤하게 반응하는 웃음으로 강의실의 공기는 서서히 덥혀지고, 서서히 식어갑니다.”라고 희랍어 강사가 설명한다. ●전작들처럼 사회 부적응자 그려 ‘희랍어 시간’의 주인공은 ‘나’와 ‘그녀’로 불리는 한 남자와 여자다. 남자는 점점 시력을 잃어가고, 여자는 말을 잃었다. 남자는 희랍어를 가르치고, 여자는 남자에게서 희랍어를 배운다.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한 한강은 아버지 한승원과 부녀 소설가로도 유명하다. 가녀린 외모에 차분한 말투와 달리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등의 전작에서 날것의 현실과 그 현실 속에 제대로 발을 딛지 못하는 사람들을 그렸다. ‘희랍어 시간’의 주인공들도 사회 부적응자들이다. 주인공 남자는 열다섯 살에 가족과 함께 독일로 떠난다. 독일에서 보낸 17년 동안 남자는 ‘화엄경 강의’를 읽고 또 읽는다. 마흔 살이면 유전적 이유로 아버지처럼 시력을 잃게 될 남자는 아직 볼 수 있긴 하다. 너무 늦은 10대의 나이에 독일에 간 남자는 인생과 언어와 문화가 두 동강 나는 경험을 한다. 남자는 독일에서 희랍어에 재능을 발휘한다. 수천년 전에 죽은 언어라는 사실과 함께 그 복잡한 문법체계가 ‘마치 고요하고 안전한 방’처럼 느껴졌다고 남자는 고백한다. 남자는 모국어를 쓰는 곳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이유로 한국에 온다. 여자가 말을 잃은 이유는 분명치 않다. 소설에서는 “어떤 원인도, 전조도 없었다.”고 설명한다. 여자는 반년 전에 어머니를 여의었고, 수년 전에 이혼했고, 세 차례의 소송 끝에 결국 아홉 살 난 아들의 양육권을 잃었다. 여자는 자명한 원인을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요.”라고 필담으로 부인한다. ●6~8월 인터넷 카페에 일일 연재 남자와 여자가 서로 좀 더 가까워지게 되는 계기는 남자가 계단에서 헛디뎌 안경이 깨지면서 찾아온다. 여자는 아이가 아플 때처럼 다친 남자를 돌본다. 남자의 손바닥에 글자를 써가면서. 지난 6~8월 인터넷 카페에 일 일 연재된 소설은 문장 하나하나가 시처럼 섬세하다. 실제로 소설의 여러 장은 시로 채워져 있다. 소설이 당선되기 전에 시가 먼저 인정받았던 작가의 이력이 드러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오래된 문자이자 말은 없고 글로만 남아 있는 희랍어, 시력을 잃어가는 남자, 말을 잃은 여자 등 소설의 주요 뼈대에는 사라져가는 것들이 표출하는 비장미가 어려 있다. 비장미는 언어 속에 담긴 언어를 찾아 글을 쓴 듯한 작가의 문장과 어우러져 더욱 빛을 발한다. 소설의 마지막 문장은 “맞닿은 심장들, 맞닿은 입술들이 영원히 어긋난다.”이다. 누구나 때때로 시대를 잘못 타고 태어난 듯한, 발이 없어 죽기 전에는 영원히 세상에 발을 디딜 수 없는 ‘발 없는 새’와 같은 느낌에 사로잡힌다. 소설 ‘희랍어 시간’은 발 없는 새에게 넘치거나 모자람 없는 감정과, 고르고 또 고른 절제된 언어로 희랍어 강의 시간과 같은 고요한 언어의 세상에서 잠깐의 ‘쉼’을 안겨준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포토 다큐 줌인] 인천공항세관 공무원들의 하루

    [포토 다큐 줌인] 인천공항세관 공무원들의 하루

    11일 오후 4시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여행객 차림의 20대 남성이 캐러셀(수하물 컨베이어)에 모여든 사람들 사이에서 급하게 무전기로 교신을 한다. 이 남성은 여행객이라면 출입국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세 가지 수속인 CIQ, 즉 세관(custom), 출입국관리(immigration), 검역(quarantine) 중 세관을 담당하는 인천공항세관 공무원이었던 것. 로버라고 불리는 이 세관공무원은 사전정보분석시스템(APIS)을 통해 분류된 관세법 위반전력 여행객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세관데스크에서 개별검사를 받도록 인도한다. 공항세관은 여행자들의 편의를 위해 휴대품에 대해서는 엑스레이 검색을 하지 않는다. 세관신고서 한 장으로 세관을 통과하기 때문에 인권침해 논란에도 불구하고 검색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임무를 맡은 게 바로 로버이다. ●관세법 위반 전력 여행객 일거수일투족 감시 올해 인천공항을 통해 입출국한 국제선은 하루 평균 516편. 인천공항이 개항한 2001년의 하루 평균 251편에 비해 두 배 넘게 증가했다. 하지만 인천공항세관 공무원은 2001년 858명에서 현재 886명으로 28명이 늘었을 뿐이다. 세관장비가 첨단화되면서 검색의 자동화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일손이 모자란다. 한 명의 세관 직원에게 할당된 근무시간은 보통의 공무원보다 많다. 야간근무의 경우 오전 11시에 시작해 다음 날 오전 9시에 끝난다. 꼬박 22시간을 일하는 셈이다. 근무시간과 더불어 이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근무환경. CIQ 내 세관데스크는 햇빛이 전혀 통하지 않는 밀폐된 공간인 데다 출입 또한 자유롭지 않아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게다가 법을 어겼으면서도 억지를 부리는 여행객을 만나면 답답할 수밖에 없다. 입국장에서 세관 검색을 맡고 있는 김준호(47)씨는 “여행객들이 세금납부에 대한 준법의식이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입국장을 지키는 이들과는 달리 항공화물청사에서 통관을 담당하는 세관 직원들은 좀 더 힘들다. 여객터미널과 약 3㎞ 떨어진 화물터미널은 사방이 트인 개활지에 지어진 철골건물이어서 추위와 더위에 그야말로 무방비 상태다. 이날도 사방에서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 때문에 실내에는 한기가 가득했다. 화물터미널에서 세관검색을 담당하는 21년차 세관원 신동일(43)씨는 “한겨울에는 볼펜까지 얼 만큼 추워서 메모가 힘들 정도”라면서 “하지만 항공화물에는 고가의 물품이 많아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얼굴을 덮고 있던 마스크를 내리며 애환을 호소한다. ●열악한 근무환경 불구 “미션임파서블은 없다” 각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가속화하면서 외국산 물품의 거래 규모와 종류가 늘어나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세관 직원들의 부담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세관인들에게는 ‘국가재정과 국민경제를 보호하고 사회안전과 국민생활 위해요소의 유입을 차단하며 합법적인 국제교역과 여행자 이동을 촉진한다.’는 엄중한 임무가 있다. 우리에겐 ‘미션임파서블’은 없다면서 세관인들은 오늘도 내일도 24시간 인천공항을 두 눈 부릅뜨고 지킨다. 글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생활방사능의 습격] 노출 위험땐 기능성 마스크… 방사선량 실시간 확인은 스마트폰 앱으로

    일본 방사능 유출에 이어 지난 1일 서울 노원구 월계동의 이면도로에서 평소의 15배 이상 방사선량이 측정되면서 방사능 대처법에 대해 시민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방사능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전문가들은 마스크 착용을 권한다. 마스크 착용만으로 방사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차단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 공기가 호흡기로 들어가기 전 마스크가 한 번 걸러 주기 때문에 그만큼 분진이나 방사성물질을 덜 마시게 된다. 일반 마스크보다는 유해먼지를 90% 이상 차단하는 기능성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효과적이다. 모자나 장갑을 착용해 피부 노출을 최대한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방사성물질을 제거한다고 알려진 ‘헤파 필터’를 장착한 청소 제품을 구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헤파 필터는 미국원자력위원회에서 방사능 먼지를 없애기 위해 개발한 제품으로 0.3마이크로미터(㎛)의 방사능 입자까지 99.97% 이상 제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면역 기능을 강화하는 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미역, 김, 다시마 등 해조류는 방사능의 체내 축적을 막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요오드 성분이 다량 포함돼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정 식품을 과하게 먹는 것은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인의 평상시 요오드 섭취량은 3000~4000마이크로그램(㎍)으로 성인 일일 권장량인 150㎍을 훌쩍 넘기 때문에 굳이 챙겨 먹을 필요는 없다는 것. 전문가들은 방사능 해독 성분이 함유돼 있다고 해도 식품에 들어 있는 소량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예방한다는 마음으로 적당량을 섭취할 것을 주문한다. 방사선량과 위험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하는 것도 생활 속 지혜다. 안드로이드 마켓에는 국가환경방사선자동감시망을 이용해 전국 70여개 지역의 실시간 방사선량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앱 등 관련 앱 10여개가 등록돼 있다. 가장 쉽고 효과적인 대처법은 생활 습관을 잘 들이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평소 손을 청결하게 유지해 2차 오염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외출 후 귀가 땐 샤워를 한다. 방사성물질에 노출됐을 때 입고 있던 옷을 벗고 깨끗이 씻어내기만 해도 오염 물질의 80~90%는 제거할 수 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사설] 국회 침입하고 경찰 짓밟는 시위꾼 엄벌하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에 반대하는 시위대들의 법을 무시하는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 얼마 전에는 민의의 전당인 국회의사당 담장을 넘어 침입하더니 이번에는 여러 명이 경찰을 에워싸고 발로 짓밟는 폭력을 저질렀다. 그들은 국회 앞을 ‘반(反)FTA 특구’로 삼은 듯 도로를 불법 점거한 채 연일 폭력시위를 벌이고 있다. 국가 기강을 흔드는 공권력 훼손 행위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폭력 가담자를 끝까지 추적해서 단호하게 엄벌해야 한다. 어제 일부 언론에는 경찰이 불법 시위대에 무참히 짓밟히는 모습이 보도됐다. 백주대로에, 그것도 의회주의의 상징인 국회 앞에서 무법천지나 다름없는 장면이 연출됐다. 경찰 추산으로 1200명에 이르는 시위대들은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라는 깃발을 내걸고 국회 앞 3차선 도로를 점거하고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경찰 폭행에 가담한 이들은 모자나 마스크를 쓰고 얼굴을 가리기도 했지만 일부는 아예 맨얼굴로 누워 있는 경찰에게 발길질을 해댔다. 보도된 사진을 포함해 경찰이 채증용으로 찍은 사진들도 분명 더 있을 것이다. 수사당국은 한명도 빠짐없이 신상을 밝혀내고 전원 검거해 응당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 시위대들 가운데는 부산의 한진중공업 사태는 물론이고 제주 해군기지 반대투쟁을 포함해 전국을 순회하며 공권력 무력화를 시도하는 전문 시위꾼들이 있다. 근거 없는 FTA 괴담을 퍼뜨리며 선동하는 자들도 섞여 있을 것이다. 이들에 대해서는 더욱 엄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는 게 마땅하다. 집단의 폭력에 무력해지면 법치주의가 바로 설 수가 없다. 시위대에는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과 정봉주 전 의원,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 등 야당의 전·현직 의원들도 가세했다. 정 최고위원은 국회를 점령하라고 폭력 시위를 선동하는 작태도 서슴지 않는다. 그를 위시해 손학규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야권 통합이란 정략적 목표를 위해 폭력 시위를 일삼는 진보시민단체들과 연대를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이 정권 탈환을 노린다면 폭력을 행사하는 이들과는 손을 끊겠다는 선언을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폭력 시위대들이 발을 붙이지 못한다.
  • 제주맥주 사업파트너 공모

    제주도가 제주맥주 제조사업에 출자할 민간 사업파트너를 공모한다. 제주도는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용암해수산업단지에 들어서는 가칭 ‘제주맥주’ 사업 추진을 위해 사업에 참여할 민간사업자를 11일부터 12월 26일까지 공모한다고 밝혔다. 응모자격은 2개 이상의 법인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라야 한다. 도는 12월 5일까지 사업 참가의향서를 접수한다. 공모가 끝나면 선정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내년 1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사업협약을 체결하고 2월에 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제주도와 민간사업자는 프로젝트 회사를 설립해 자금 조달, 사업 인허가, 생산·인력·영업 및 판매계획 수립, 제품 연구 및 개발, 맥주 제조 및 판매, 도민주 공모 등에 관한 업무를 맡길 방침이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사설] 겨울철 전력대책, 여름판박이 안된다

    정부가 어제 다음 달 5일부터 내년 2월 29일까지의 동계기간에 필요한 ‘전력수급 안정 및 범국민 에너지 절약대책’을 발표했다. 대기업 등의 전력 소비 10% 감축을 의무화하고 상가 등 4만 7000곳은 난방온도를 20도 이하로 제한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올겨울 전력 수요 증가율이 공급 증가율을 웃돌면서 최저 예비전력이 53만㎾까지 하락하고 전력예비율이 1%에도 못 미치는 등 전력수급 여건이 크게 나빠질 것으로 우려되면서 수요 억제로 전력위기를 극복해 보자는 취지다. 전기 난방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연중 최대 전력수요량이 여름철이 아닌 겨울철에 경신되는 현상이 2009년부터 2년째 계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불가피한 조치라고 판단된다. 돌이켜보면 지난여름 대규모 정전사태는 전력수요 예측을 잘못한 데서 비롯됐다. 지식경제부의 전력수급 계획을 보면 올해 최대 전력수요는 7262만㎾가량 될 것으로 예측했으나 실제로는 7313만㎾에 달해 50만㎾가량의 차이가 발생했다. 1차적으로 전력수요 예측 잘못은 설마 전력이 모자라는 일이 있겠느냐, 지금까지 모자란 적이 없지 않으냐는 등 타성과 무사안일, 주먹구구식 업무처리, 보고절차 무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빚어졌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전력예비율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전력요금이 현실화되지 못해 전력 과소비를 부추긴 데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전력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절약 외에는 방도가 없다. 따라서 정부가 이번 대책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기업과 국민을 대상으로 적극 설득에 나서 협조를 구해야 한다. 기업과 국민이 호응하지 않으면 대책은 공염불이 되고 만다. 고민스러운 건 수요억제책에는 한계가 있고, 그렇다고 전력 공급이 금방 늘어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 건설 중인 원전 등이 완공되는 2015년까지는 수요부족사태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정부는 수요억제책과 병행해 물가에 다소 부담을 주더라도 전력요금을 현실화해 기업, 가계의 전기 절약이 생활화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내년에는 전력 수요가 올해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한다. 근본적으로는 발전설비 능력 확충에 힘을 기울여 전력예비율을 앞당겨 달성하도록 해야 한다. 그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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