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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무지개떡 천국’ 싱가포르, 다민족의 얼굴 닮은 이곳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무지개떡 천국’ 싱가포르, 다민족의 얼굴 닮은 이곳

    본격적인 싱가포르의 역사는 19세기 초인 18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 동인도 회사의 토머스 스탬퍼드 래플스 경이 국제무역항을 개발한 것이 그 시초로, 아직도 그의 이름이 여기저기에 남아 있다. 1867년에는 대영제국의 정식 식민지가 됐다가 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일본의 지배를 받았다. 이후 다시 영국령이 됐다가 1963년 말레이시아의 일부로 독립했다. 그러나 인종과 사상 등의 차이로 인해 1965년 8월 9일 초대 총리 리콴유, 초대 대통령 유소프 빈 이스학 등이 주도해 말레이시아로부터 분리 독립, 현재에 이른다. 작년인 2015년, 독립 50주년을 성대히 기념했다.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싱가포르는 도시국가다. 면적은 719.1㎢로 605.25㎢인 서울보다 넓고, 인구는 2015년 말 기준 567만 명으로 990여만 명인 서울의 절반이 넘는다. 단순히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인구밀도가 서울의 절반 정도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서울 정도의 면적에 한 국가가 들어가다 보니 국가로서의 인구밀도는 엄청나게 높다. 국가로서의 싱가포르 인구밀도는 무려 6801.63명/㎢로 단연 아시아 최고다. 대한민국 전체의 인구밀도가 505명/㎢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높은 수치다(물론 동등 비교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면적이 작은 국가의 인구밀도는 별도로 취급한다). 흔히 싱가포르 하면 고층 건물들이 숲을 이룬 모습만 상상하게 되지만 사실 나라 전체가 이런 것은 물론 아니다. 도심지나 교외의 신개발지를 벗어나면 의외로 저밀도 지역과 녹지가 많다. 싱가포르의 별명 중 하나가 ‘가든 시티’인 것도 우연은 아니다. 드물지만 리콴유 전 총리의 사저가 있는 옥슬리처럼 단독주택이나 저층 공동주택이 자리잡은 지역도 있다. 게다가 간척 사업을 활발히 해 건국 이후 지금까지 국토 면적을 무려 23%나 늘려왔다. 좁은 국토에 민간용, 군사용을 포함해 공항이 6개나 되는 것도 특이하다. ●중국식 상가 주택, 상업 밀도 높이는데 유리 국토가 극히 제한적인 나라이다 보니 싱가포르에서 공동주거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개국 이후 주택정책은 정부의 최우선 핵심 사업의 하나였다. 2015년 4월 2일자 연합인포맥스 기사에 의하면 싱가포르 정부는 한국으로 치면 토지주택공사(LH)에 해당하는 주택개발위원회(HDB)를 주축으로 해 전체 주택 시장에서 공공주택의 비율을 무려 85%까지 끌어올렸다. 게다가 그중에서 임대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3%에 불과하다. 리콴유 전 총리 이후 강력하게 실행해 온 자가소유확대 방침의 결과다. 사회적, 경제적 조건이 여러모로 다른 대한민국과의 단순 비교는 섣부르겠지만, 싱가포르 국민의 거의 대부분은 정부 주도로 지어진 자기 집에 살고 있는 셈이다. 상업 및 교역을 경제력의 근간으로 삼아 온 싱가포르에서는 이미 이전부터 다양한 유형의 주거가 존재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한국과 비교했을 때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상가주택이다. 현지에서 ‘숍하우스’라고 부르는 이 유형은 기본적으로 3층이며 전체적으로 좁고 긴 대지에 자리 잡고있다. 짧은 변이 거리에 면하기 때문에 (이를 ‘frontage’라 한다) 상업의 밀도를 높이는 데 매우 유리하다. 중국에서 기원한 유형으로서, 건물에 대한 세금을 도로에 면한 폭으로 매겼기 때문에 이렇게 좁아진 것이라는 설이 있으나, 결과적으로 상업 시설이 밀집한 거리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한다. 사실상 이런 유형은 싱가포르뿐 아니라 전 세계의 상업이 발달된 도시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동남아시아에 특히 많으며 일본의 ‘나가야’(長屋) 또한 이런 유형이다. 다만 한국에는 이런 유형을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대지의 긴 변이 거리에 면하는 경우가 더 흔하다. 이런 유형의 건물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 싱가포르의 어퍼 크로스 스트리트 일대다. 가로의 남쪽 면에 잘 보존된 상가주택이 줄 지어 서 있다. 넓게 보면 차이나타운에 속한다. 중국계가 대다수인 싱가포르지만 그래도 차이나타운은 엄연히 따로 존재한다. 이 중에서도 가장 붐비는 골목의 하나인 파고다 스트리트의 한복판에 있는 ‘차이나타운 역사박물관’은 3층 상가주택을 복원한 것이다. 내부의 가구, 집기까지 잘 갖춰 놓아 당시의 생활상을 쉽게 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단면 모형을 보면 좁고 긴 평면 안에 중정이 두 개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중정을 중심으로 환기가 필요한 두 개의 시설, 즉 주방과 화장실이 바로 인접해 있는 것이 특이하다. 아마 많은 고민 끝에 어쩔 수 없이 내린 결론이었을 것이다. ●1973년 완성된 두 건물… 관광 명소로 변화 이 상가주택들은 이제 일종의 역사 유물이 돼 관광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을 통해 형성된 복합 건축의 전통은 여전히 현재형이다. 싱가포르를 위시한 동남아시아 일대는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합건축이 보편화돼 있다. 그야말로 ‘무지개떡 천국’인 셈이다. 그중에서도 싱가포르 거대 주상복합의 대명사는 바로 ‘골든 마일’(Golden Mile Complex)과 ‘국민 공원’(People´s Park Complex)이다. 두 건물 모두 1973년에 최종 완성됐을 뿐 아니라 건축가 또한 같았다. 싱가포르 근대건축의 선구자로 일컬어지는 윌리엄 림과 그가 이끄는 설계회사인 DP 아키텍츠였이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싱가포르 주택개발위원회의 주도로 진행된 공공 프로젝트라는 공통점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이 연재에 등장했던 세운상가 등 한국의 상가아파트들에 비해서는 다소 연도가 늦은 편에 속한다. 그러나 윌리엄 림이 유럽과 미국에서 공부한 해외파인 데다가 싱가포르의 지정학적 성격이 겹쳐 국제적인 지명도는 비교하기 어렵다. 두 건물과 윌리엄 림에 대한 자세한 영문 정보는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특히 골든 마일은 당시 세계적으로 유행하던 일련의 건축적 사고들, 즉 메가스트럭처, 일본의 메타볼리즘, 브루탈리즘 등 중에서 실제로 지어진 거대 사례의 하나로 평가받으면서 국제 건축계에서 상당한 명성을 얻은 바 있다. 이는 동시에 당시의 한국 또한 일정한 동시대성을 확보하고 있었음을 역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것이다. ●사선 외관의 미학, 강남고속터미널과 비슷 골든 마일은 상업과 업무, 주거의 다양한 기능이 거대 구조물에 들어가 있는 건물이다. 아래서부터 순차적으로 500개의 주차공간, 411개의 상점, 226개의 사무실, 68개의 주거 가구가 있다. 멀리서 보면 반포의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을 연상케 하는 외관이다. 경사 구조물로 된 본관과 그 옆의 고층 타워 두 동으로 돼 있는데, 타워에는 북한 대사관이 입주해 있다고 들었다. 택시에서 내리자 태국어 간판이 여럿 눈에 보인다. 오가는 사람들 또한 싱가포르의 화교들이나 말레이족들과는 다소 다른 외모다. 싱가포르의 태국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어서 ‘미니 방콕’으로 불린다는 소문대로다. 건물 한쪽에 태국식 불교 제단이 있고 사람들이 향을 피우며 경배를 올리고 있다. 건물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상당히 경비에 신경을 쓰는 눈치다. ‘촬영금지’라는 푯말도 보였으나 마음속으로 사과를 하고 엘리베이터를 탄다. 최고층인 16층에서부터 계단을 따라 걸어 내려간다. 오래된 건물이지만 의외로 건물의 상태가 나쁘지 않다. 1960~70년대 한국 상가아파트들이 예외 없이 벽에 금이 가 있고 페인트가 벗겨져 있는 것에 비하면 큰 차이다. 그나마 이 건물도 싱가포르에서는 일종의 슬럼으로 간주된다고 하니, 한국의 건물 관리 문화가 얼마나 낙후돼 있는지 알 수 있다. 주거 부분은 기본적으로 개방형 편복도 구조라 환기나 채광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게다가 정면은 계단식, 혹은 테라스 식으로, 그 앞에 펼쳐지는 마리나 베이 일대의 풍광을 즐기기에 손색이 없다. 주거 부분의 최하층에는 일종의 운동장이 있다. 기둥을 밝은 노란색으로 칠해 분위기가 경쾌하다. 원형의 창문이 건물 여기저기에 나 있는 것도 특이하다. 계단실 바닥이 작은 모자이크 타일로 돼 있는데 계단코 부분의 타일 높이를 달리해 발이 미끄러지지 않게 하는 논슬립을 만들고 있는 등, 디테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테라스 증축 덕지덕지… 다소 음울한 내부 그러나 아래로 내려갈수록 분위기는 다소 음울해진다. 특히 사무실이 밀집된 중간 부분은 거대한 사선의 공간으로서, 건축의 기계미학을 경험하기는 좋으나 결코 쾌적하다고는 할 수 없는 곳이다. 저층부의 상가는 층고가 높아서 시원시원한 공간이기는 하나 이 역시 즐거운 마음으로 다니기에는 어딘가 부족해 보인다. 다만 이것은 건물 자체의 본질적인 문제라기보다 현재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형태에서 비롯된 것이기는 하다. 내부를 좀더 잘 정리하고 조명, 간판 등을 업그레이드하면 훨씬 더 좋은 분위기가 될 것이다. 다소 부정적인 의미를 담아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물론 세운상가 등에 비하면 관리 상태나 사용 형태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그러나 외부에서 바라보는 골든 마일은 왜 싱가포르에서 툭하면 이 건물을 헐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지 설명해 주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다. 테라스를 불법 개조, 증축하지 않은 가구가 거의 없다. 국민을 심지어 물리적으로 때려가면서 교육시킨 것으로 유명한 싱가포르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대부분의 건물들이 말쑥한 싱가포르에서 불법 증개축이 판을 치는 건물이 존재한다니? 그것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건물이. 오죽하면 의회에서 이 건물 주민들의 이기심과 무관심을 통렬하게 비판할 정도다. 다민족 국가로서 싱가포르는 특정 민족의 전통이나 문화를 우선하기 어렵다는 고민을 안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일찍부터 지역주의를 벗어나 국제적인 건축에서 해답을 찾으려는 경향을 보여 왔다. 현대건축의 대부 격인 렘 쿨하스는 싱가포르의 이러한 탈맥락적 특징을 ‘포괄적 도시’(The Generic City)라는 명칭으로 설명했다. 다만 싱가포르 사람들에게 이 건물은 본격적인 국제화가 이루어지기 전, 소위 ‘싱가포르적’ 문화를 담는 노력을 한 사례로 종종 인용된다. 이 건물의 미래에 대한 논의는 그간 다양하게 진행돼 왔으나 여전히 철거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한국의 세운상가가 겪었던 것처럼 극적으로 재생의 길을 걷게 될지, 아닐지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비슷한 시기에 지어져서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아온 한국과 싱가포르의 두 건물이 맞게 될 운명은 어떤 것일까.
  • [사설] 최순실 주변 재산동결 적극 검토하라

    요즘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 사건과 함께 국민이 미심쩍게 바라보는 것은 다름 아닌 박근혜 대통령의 영적 멘토라 불리는 최태민 목사 일가의 수천억원에 이르는 재산이다. 재산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최씨 일가를 비난할 수는 없다. 하지만 1970년대만 해도 생계가 어렵다던 최씨 일가가 어떻게 1980년대 100억원대의 빌딩을 무더기로 사들일 정도의 재력가가 됐는지 등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은 게 사실이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어제 ‘최태민·최순실 특별법’을 이달 중 발의해 부정한 방법으로 축적한 재산을 환수할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나선 것도 이런 민심을 반영한 것이라고 본다. 국가는 국민의 재산을 보호해야 할 책무를 지닌다. 그런데 지금 최씨 일가의 재산을 환수하기 위한 특별법까지 거론되는 것은 최씨 일가가 공적인 기관을 동원해 치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최근 공개된 최태민씨의 의붓아들인 조순제씨의 녹취록에서 조씨는 “1975년 구국선교단을 조직해 박근혜 대통령을 명예총재로 앉힌 뒤엔 돈 천지였다. 돈은 최태민이 관리했다”고 말했다. 조씨 외에도 최씨가 박 대통령을 앞세워 대기업 등에서 돈을 뜯어내는 것도 모자라 박 대통령의 영향력 아래 있던 육영재단, 영남대 등에서 각종 이권에 개입하는 등 권력형 비리를 저질렀다는 증언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민 의원이 어제 페이스북에서 “최씨 일가가 사적인 영역에서 형성한 부를 사법처리하기는 법리적으로 어렵지만 공직자나 공익재단, 교육재단, 종교 등 공적 성격을 갖는 기구를 통해 형성한 부정 재산에 대해서는 배임, 횡령, 직권남용의 죄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순실씨 역시 아버지처럼 박 대통령을 팔아 800억원대의 재단 두 개를 만들어 놓고 차은택씨 등 심복을 통해 뒤에서 각종 이권을 챙긴 의혹을 받고 있다. 문화융성이니 체육계의 비리 근절이니 하는 ‘박근혜표’ 정책들이 최씨 일가의 돈벌이를 위한 덫에 불과했던 것 아닌가. 조카 장시호 역시 스포츠 단체를 만들어 7억원의 정부 예산을 챙기고 평창동계올림픽의 이권까지 노렸다고 한다. 3대에 걸친 나랏돈 빼먹기와 기업 등치기가 아닐 수 없다. 검은돈 거래로 뒤가 켕기지 않았다면 최씨 일가가 대포폰을 여러 개 들고 다니고 카드 대신 현금만을 쓰는 치밀함을 보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최씨 일가 주변의 부정 축재를 단죄해야 한다. 그들의 부정한 재산이 바로 국정 농단의 증거물일 수 있다.
  • 우병우 혐의 부인, 웃는 얼굴로 팔짱…검찰 ‘늑장 소환, 봐주기 의혹’ 비난

    우병우 혐의 부인, 웃는 얼굴로 팔짱…검찰 ‘늑장 소환, 봐주기 의혹’ 비난

    우병우 청와대 전 민정수석비서관이 7일 새벽 15시간가량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하지만 이날 언론을 통해 우 전 수석이 검찰 청사 안에서 웃는 얼굴로 팔짱을 낀 채 서있는 사진이 공개돼 검찰에 대한 ‘봐주기 의혹’ 비난이 일고 있다. 우 전 수석은 전날 청사 앞에서 취재진이 ‘혐의를 인정하느냐’고 질문하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한동안 기자들을 쏘아 보기도 했다. 검찰은 본격적으로 조사를 받기 전 우 전 수석이 수사팀장실에서 차를 대접받았다는 이야기까지 나와 여론의 질책을 받는 등 해명하는 데 진땀을 흘렸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은 당시 조사 중이 아니라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부장검사가 팀장에게 보고하러간 사이 후배 검사·직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팀장 면담과 관련해선 “기밀 유출 의혹을 받는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도 조사 전 차를 대접받았다”면서 특별히 대우한 게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검찰의 해명이 궁색한 게 아니냐는 평가를 한다. 소환 시점도 상대적으로 너무 늦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피고발인 신분인 우 전 수석을 향한 수사가 사실관계 규명을 바라는 기대와 달리 무딘 것 아니냐는 비판 여론은 소환 이전부터 많이 제기됐다. 우 전 수석의 횡령·직권남용 혐의를 비롯해 처가의 강남역 부동산 거래 의혹, 의경 복무 중이 아들의 보직 특혜 의혹 등을 수사하는 특별수사팀은 이미 꾸려진 지 70일이 넘었다. 특별수사팀이 활동을 시작하고 무려 두 달이 지나서야 의혹의 당사자를 불러들인 검찰이 ‘늑장 소환’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이유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우 전 수석이 늑장 소환된 것도 모자라 ’황제 조사‘를 받고 나왔다”며 “검찰이 불구속 기소나 약식 기소로 수사를 마무리하려 하면 국민의 저항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野 ‘하야’ 온도 차 속 조기 대선론… 與 ‘거국내각·2선 후퇴’ 무게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해법과 박근혜 대통령의 거취를 둘러싼 차기 대권 주자들의 셈법은 사뭇 다르다. 야권에서는 ‘하야’에 대한 온도 차는 있지만 대체로 조기 대선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팽배하다. 반면 ‘조기 대선=필패’인 여권에서는 거국중립내각 구성과 대통령 2선 후퇴를 내심 바란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선 퇴진’에 방점을 찍는 등 여전히 신중하다. “중대 결심을 할 수 있다”며 최후통첩은 했지만 하야·탄핵을 거론하지 않는 데 대해 당내에선 “부자 몸조심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 측은 “유불리를 떠나 헌정 중단은 막아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김부겸 의원도 신중하다. 안 지사 측은 조기 대선에 대해 “위기를 어떻게 수습할지가 문제이지 향후 정치 일정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를 지역구로 둔 김 의원도 “2선 후퇴 외에는 대안이 없다”면서도 ‘하야’란 표현은 자제한다. 반면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등 ‘올인’을 한 모양새다. 당내 기반이 열악한 만큼 국민 마음을 직접 흔들어 놓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대통령 궐위 시 60일 내 조기 대선(헌법 68조 2항)이 치러질 경우 공직선거법에 따라 단체장도 90일 이전에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과 맞물려 한때 불출마설까지 거론됐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박원순·안희정·이재명·남경필·원희룡의 참정권은 제한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6일 “하야에 따른 조기 대선은 공직선거법 제53조 2항에 명시된 ‘보궐선거 등에 입후보하는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에 30일 이전에만 사퇴하면 된다”고 밝혔다. 헌법학자들의 견해도 대체로 비슷하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외교를 포함한 모든 권한을 여야 합의 총리에게 이양하고 즉각 물러나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당과 별개로 퇴진 촉구 서명을 받고 있는데 이미 1만 5000여명을 돌파했다. 다만 조기 대선에 대해서는 “지금은 이후를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한발 더 나아가 탄핵과 구속 수사까지 거론하고 있다. 반면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거국중립내각 총리에 대한 의지를 보이면서 스텝이 엉킨 상황이다. 새누리당 주자들은 박근혜 정권 탄생의 공동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만큼 목소리를 높이기 쉽지 않다. 당내에는 여전히 친박(친박근혜) 지지층이 공고한 데다 대통령이 물러나면 60일 안에 대선을 치러야 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거국중립내각 구성과 대통령의 2선 후퇴에 무게중심을 두는 까닭이다. 최근 남경필 경기지사가 “분노한 국민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길 바라지만 한편으론 혼란이 최소화되길 원한다. 권한을 내려놓고 2선으로 물러나시라”고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속내는 더 복잡하다. 한때 측근 역할을 한 터라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은 최대한 자제하면서 정치권의 해법을 강조한다. 김 전 대표는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고 국회와 상의해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하라고 요구했다. 유 전 원내대표는 대통령 담화에 대해 “크게 모자랐다. 정치권이 나서서 국기 문란 사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4억짜리 보석도 척척 사는 큰손…프라이빗룸에서 ‘그들만의 쇼핑’

    4억짜리 보석도 척척 사는 큰손…프라이빗룸에서 ‘그들만의 쇼핑’

    서울 시내 A백화점은 최근 세계적 보석 브랜드의 한 제품을 샀다. 실제 구매자는 이 백화점의 VIP 고객. 이 고객은 백화점 내에 위치한 VIP 전용 프라이빗 룸에서 출시되자마자 백화점에서 공수해 온 이 제품을 1차로 착용해 본 뒤 본인이 원하는 추가 요구사항을 주문했다. 백화점은 고객이 원하는 요구사항을 맞추기 위해 다시 제품을 해외로 돌려보낸 뒤 2차 수정을 마친 제품을 받아 고객에게 최종 전달했다. 고객이 제품을 주문하고 착용해 본 뒤 최종적으로 자신의 요구사항에 맞춘 제품을 받는 모든 서비스를 백화점의 VIP 전용 프라이빗룸에서, 서비스 담당자들이 해결했다. 이 보석 제품 가격은 4억원이다. ●불황에도 지갑 팍팍 여는 VIP들 유통업계에서 VIP 고객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큰손’이다. 자신이 원하는 제품이라면 하나에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고민 없이 한 번에 내 놓는 이들은 어떻게 해서든 붙잡아야 하는 존재다. 특히 최근 장기 불황으로 인해 일반 고객들의 지갑이 닫힌 때에는 더 극진히 모셔야 한다. 불황에 영향을 받지 않는 VIP 고객은 백화점으로서는 실적 부진을 타개할 ‘동아줄’인 셈이다. 실제 백화점에서 VIP 고객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롯데백화점의 VIP 고객 멤버십인 ‘MVG’(Most Valuable Guest)의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19.1%에서 2012년 19.8%, 2013년 20.3%, 2014년 20.9%, 2015년 21.9%로 꾸준히 높아졌다. 신세계백화점의 VIP고객 매출은 올 들어 10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8% 성장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올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증축 등으로 인한 효과가 반영되기는 했지만 VIP 고객들의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들은 연간 구매액 기준에 따라 VIP 고객 등급을 나누고 혜택도 차등 적용해 제공한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MVG 등급을 프레스티지, 크라운, 에이스 세 등급으로 나눈다. 각각 1년에 6000만원, 3500만원, 1500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들이 해당된다. 명품관인 애비뉴엘의 경우 최고 등급인 LVVIP는 연간 1억원 이상 사는 고객들이 해당한다. LVVIP와 MVG 프레스티지는 상시 5% 할인을 적용받고 대리 주차와 주차비가 무료다. 현대백화점은 쟈스민 블랙·블루, 클럽 쟈스민, 플래티넘, 골드 등 5가지 등급으로 VIP고객을 관리한다. 최고등급인 쟈스민 블랙은 연간 1억원 이상을 사야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정세균 국회의장 부인 관용차에 부착돼 화제가 됐던 클럽 쟈스민의 경우 연간 4000만원 이상 사용해야 발급받을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과 갤러리아백화점의 경우 각각 최상위 등급인 트리니티와 PRS 블랙을 구매액 기준이 아닌 최고 구매자부터 순위를 매겨 부여한다. 신세계백화점의 트리니티는 연간 최고 구매액 기준 상위 999명, 갤러리아백화점의 PRS 블랙은 최상위 구매액 고객 0.1%가 기준이다. VIP회원들은 5%가량의 상시 할인, 직원이 따라붙는 개인 쇼핑 등이 주요 서비스이지만 최상위 VIP 고객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는 비공개다. 한 백화점의 VIP 담당 관계자는 “한 고객은 고가의 제품을 샀다가 그 사실이 기사로 알려지자 바로 구매를 취소했을 정도로 VIP 고객들은 프라이버시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최상위 VIP에게는 고객 맞춤 옷들을 선별해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서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업종 가리지 않는 VIP 관리 백화점뿐 아니라 의류 및 보석 브랜드들도 VIP 고객들을 따로 관리한다. 한 고급 보석 브랜드는 서울 시내 한 백화점 VIP 고객들을 프랑스 본사에서 주최하는 전시회에 초청했다. 이 브랜드는 행사에 초청한 고객들에게 항공권과 특급호텔 숙박권, 레드카펫 행사 참석을 위한 맞춤 드레스까지 제공했다. 이 행사에 참여한 백화점 관계자는 “이 행사를 진행한 브랜드가 4박 5일 동안 참가 VIP 고객들에게 쓴 비용은 1인당 수천만원이지만 고객들이 이번 행사에서 제품을 산 돈은 수십억원”이라고 전했다. 고급 의류 브랜드들도 VIP 고객을 별도 관리한다. 한 벌에 수백만원씩 하는 이들 의류 브랜드는 고객 등록을 통해 브랜드 제품을 가장 많이 사는 상위 고객들만을 대상으로 패션쇼를 열기도 한다. VIP 관리 대상은 국내 고객들에게만 해당하지 않는다. 최근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면세점 업체들에는 유커(중국인 관광객)들을 비롯한 해외 ‘큰 손’들이 VIP다. 특히 면세점 VIP고객들은 쇼핑을 자주 올 수 없기 때문에 한 번 왔을 때 구매 액수가 크다는 특징이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창립 35주년을 맞아 중국인 우수 고객 대상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1만 달러 이상 산 고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 행사는 2박 3일간 항공권 및 부산 롯데호텔 숙박, 1일 투어(차량·가이드·식사) 등의 비용을 롯데면세점 측에서 부담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1인당 수백만원이 들었지만 이들 고객의 구매력을 감안해 장기적 투자 차원에서 진행한 행사”라고 설명했다. ●“한 번 경험하면 잊을 수 없는 서비스” 대기업의 구매담당 부서에 근무하는 A씨는 “회사 업무 때문에 상품권을 대량으로 사 의도치 않게 1년간 높은 단계의 백화점 VIP 등급을 받을 기회가 있었다”면서 “등급이 유지된 1년 간 무료 주차와 백화점 할인, 개인 전용 서비스 등을 받고 나니 내 돈으로 쇼핑을 해서라도 VIP 등급을 유지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일정 금액이 아닌 최고 구매금액 고객 순으로 최상위 VIP를 정하는 백화점의 경우 VIP 등급 기준이 매년 달라지기 때문에 고객들은 해당 등급을 유지하기 위해 ‘눈치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최상위 VIP 등급을 구매액 상위 999명으로 제한하는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VIP 등급을 갱신할 시기가 다가오면 등급 유지를 위한 구매액이 찼는지, 모자라면 얼마가 모자란지에 대한 문의가 이어진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고객들은 주변 지인들의 구매를 한 명에게 몰아줘 VIP 등급을 유지한 뒤, 그 혜택을 일부 공유하는 ‘알뜰족’도 있다”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 경제가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소비계층도 중산층에서 부유층과 중하위 계층으로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VIP 관련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고 그에 따라 VIP 고객들을 잡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도 더 치열해 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안투라지 첫방’ 서강준·이광수, 과감한 알몸 노출? “남자가 지쳤을 때 여자의…” 19금 발언

    ‘안투라지 첫방’ 서강준·이광수, 과감한 알몸 노출? “남자가 지쳤을 때 여자의…” 19금 발언

    불금불토 스페셜 드라마 ‘안투라지’가 첫 방송부터 파격적인 장면으로 시청자들에게 짜릿함을 선사했다. 지난 4일 밤 11시 첫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안투라지’에서는 톱스타 차영빈(서강준 분)의 은밀한 사생활이 그려졌다. 이날 부산국제영화제를 위해 부산의 한 목욕탕을 찾은 영빈(서강준) 패밀리. 영빈은 차준(이광수 분)와 이호진(박정민 분), 거북(이동휘 분)과 함께 목욕탕에서 발가벗은 채로 등장했다. 물론 모자이크 처리됐지만, 아슬아슬하게 몸매가 드러나 눈길을 끌었다. 또 이들은 선정적인 이야기를 즐겼다. 특히 차준은 “기승전찌. 남자가 진짜 힘들고 지쳤을 때 여자의 찌찌에 기대면 바로 잠이 든다”고 말했고, 거북은 “유명한 사람의 XX다”며 수위 높은 발언을 서슴지 않아 놀라움을 더했다. 사진=tvN ‘안투라지’ 방송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건강을 부탁해] 지나친 에너지 음료 섭취는 독

    [건강을 부탁해] 지나친 에너지 음료 섭취는 독

    청소년들이 즐겨마시는 에너지 음료에 대한 경고가 연구결과를 통해 공개됐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해외언론은 지나친 에너지 음료 섭취가 급성감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플로리다 의대의 연구보고서를 전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청소년들이 졸음을 쫓고자 많이 마시는 에너지 음료는 고카페인을 함유하고 있어 과거부터 논란이 돼왔다. 지나친 카페인이 어지럼증이나 수면장애, 신경과민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 심지어 지난달 순천향대 보건행정경영학과 민인순 교수 연구팀은 카페인 함량이 높은 에너지 음료의 과다 섭취가 청소년의 자살 생각 빈도를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 플로리다 의대가 연구한 것은 50세의 한 남성 사례를 통한 분석이다. 건설회사 인부인 그는 식욕부진과 복부 통증 등을 겪다 이후 구토로까지 증상이 악화됐다. 처음에는 독감의 증상으로 여겨졌으나 이후 내린 의료진의 진단은 급성감염이었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발병의 원인이다. 이 남성은 병력이 없으며 눈에 띄는 식습관의 변화도 없었다. 조사결과 드러난 사실은 바로 과도한 나이아신 섭취. 나이아신(비타민B3)은 신경전달물질을 만들어내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저하시키는 등의 역할을 하는 영양소이지만 지나친 것이 모자란 것만 못했던 셈이다. 이 남성의 지나친 나이아신을 섭취하게 된 이유가 바로 에너지 음료다. 의료진에 따르면 남성은 21일 이상 하루 4~5병 에너지 음료를 마신 것으로 드러났다. 의료진은 "보통 에너지 음료 한 병당 40mg의 나이아신을 함유하고 있다"면서 "이는 하루 권장량의 200%을 달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 현대인들은 나이아신과 같은 비타민과 영양소를 너무 많이 섭취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오히려 독소가 몸 속에 쌓이는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불안없는 나라 살맛나는 국민(장기표 지음, 구사 펴냄) 지난 50년간 학생운동, 노동운동, 재야 민주화운동을 이끌어 온 저자가 총체적인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의 나아갈 바를 제시했다. 저자는 “모든 국민이 자아실현을 통해 행복을 누리는 국가 건설”을 대한민국의 청사진으로 꼽는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을 내다보는 대한민국에 돈 없어 공부할 수 없는 학생, 돈 없어 병원 갈 수 없는 환자, 집 없어 고통받는 국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는 저자는 부정부패 척결과 조세제도의 혁명적 개혁을 통한 ‘국가정상시스템으로의 변혁’만이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는 국민에게 참다운 행복과 희망의 밝은 미래를 보장해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310쪽. 1만 5000원. 떠나는 자와 남는 자의 마지막 수업(앤더슨 쿠퍼·글로리아 밴더빌트 지음, 이경식 옮김, 세종서적 펴냄) CNN 간판 앵커이자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으로 꼽히는 앤더슨 쿠퍼가 미국 3대 재벌가의 상속녀로 평생을 유명 인사로 살아온 어머니의 아흔한 번째 생일날부터 1년간 주고받은 편지를 모아 쓴 회고록. 돈, 명예, 권력을 모두 손에 넣은 이들이지만 먼저 세상을 뜬 남편(아버지)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들(형)의 죽음으로 인한 상실감은 둘 사이를 오랫동안 멀어지게 했다. 죄책감에서 벗어나 마침내 서로를 용서하기까지 모자가 나눈 진솔한 대화는 행복이 멀리 있지 않고, 거대하지 않음을 깨닫게 한다. 380쪽. 1만 6000원. THIS IS FILM POSTER(이관용 지음, 리더스북 펴냄) 영화 ‘명량’, ‘터널’, ‘범죄와의 전쟁’, ‘복수는 나의 것’ 등 19년간 300여편의 포스터를 만든 아트디렉터 이관용 디자이너가 펴낸 국내 최초의 영화포스터 아트북. 저자가 직접 디자인한 베스트 영화 포스터 51컷과 함께 포스터가 만들어진 배경 및 노하우가 수록됐다. 또한 20년간 비약적인 발전을 해 온 한국 영화의 역사도 담겨 있다. 한국 영화 포스터는 왜 주로 배우의 얼굴만 담아낼까. 저자는 “흥행의 60% 이상을 주연배우에 대한 선호도와 티켓 파워에 의존하기 때문”이라며 “주연배우는 늘 그 배우가 그 배우다 보니 관객이 한국 영화 포스터를 지루해한다”고 지적했다. 280쪽. 2만 8000원. 이즈미 도쿠지, 일본 최고재판소를 말하다(이즈미 도쿠지 지음, 이범준 옮김, 궁리 펴냄) 70년간 유지돼 온 일본 헌법과 사법 체계를 비판적으로 살펴본 책. 저자는 1963년 도쿄 지방재판소 판사보를 시작으로 최고재판소 사무총장, 도쿄 고등재판소 장관 등을 거쳐 2002년 11월부터 6년 3개월간 최고재판소 재판관으로 일한 법조인이다. 정통 법관 출신이면서도 최고재판소 재판관 시절 적극적으로 소수 의견을 낸 것으로 유명하다. 저자는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옹호하는 것은 재판소의 중요한 역할”이라며 “헌법에 보장된 사회적 소수자의 기본권을 보호해야 국민주권과 기본권이라는 두 바퀴를 가진 일본 사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424쪽. 2만 5000원. 자살폭탄테러(탈랄 아사드 지음, 김정아 옮김, 창비 펴냄) 2001년 9·11 테러 이후 자살폭탄 테러는 이슬람교도의 의무인 ‘지하드’(성전)를 실천하려는 이슬람의 독특한 죽음문화라는 인식이 널리 퍼졌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태어나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뉴욕시립대 인류학과 석좌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문명 대 야만’, ‘기독교 대 이슬람’, ‘정당한 전쟁 대 악마적인 테러’라는 서구의 학자와 언론의 이분법적 사고를 정면으로 비판한다. 테러와 전쟁으로 일상이 된 폭력의 공간을 돌아보면서 윤리적으로 선한 살상과 악한 살상을 구별하는 행위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248쪽. 1만 5000원.
  • ‘in SEOUL’… 이국 풍경 닮고 다문화 담은 서울 속 작은 지구촌

    ‘in SEOUL’… 이국 풍경 닮고 다문화 담은 서울 속 작은 지구촌

    거주 외국인 46만명, 해외 관광객 1100만명. 아시아 대표 글로벌 도시 서울을 설명하는 숫자다. 거주 외국인과 유동 외국인이 늘면서 서울의 모습도 알록달록 변하고 있다. 이주민들은 특유의 문화적 색채를 서울 골목골목에 입혔다. 외국인이 모여 사는 다문화 마을은 서울에만 30여곳이다. 또 이국적 문화를 쉽게 포용하는 젊은 세대를 겨냥한 음식점과 술집, 커피숍 등이 가득하다. 외국 여행을 못 간다면 이국적 이곳을 방문하면 된다. 필리핀 마닐라와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베트남, 중동, 아프리카 등의 분위기를 꼭 빼닮은 서울의 명소를 살펴봤다. ●이슬람사원·나이지리아 거리… 이태원 프리덤 이태원은 서울 외국인 동네의 원조 격이다. 1945년 해방 뒤 미군이 이곳에 기지를 지어 넓은 터(242만 6748㎡)를 깔고 앉았고 이후 부대 담장 안 문화가 흘러나오면서 특유의 이국적 동네 분위기가 조성됐다. 용산구 향토사학자인 김천수(39)씨는 “1970년대 주한미군이 재편되면서 경기 동두천의 미군부대가 용산으로 이전했는데 이때 미군을 상대하던 상인들까지 이태원으로 대거 옮겨와 이태원 문화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1990년대까지 시중에서 구할 수 없는 ‘빅 사이즈’ 의류 등을 팔며 미국 대도시의 슬럼가 느낌을 주던 이태원은 2000년대 들어 한층 젊고 다채로워졌다. 이태원에서 이국적 풍경을 사진에 담기 좋은 장소 중 한 곳은 이슬람 거리(용산구 우사단로 10번길)와 나이지리아 거리(보광로 60길) 일대다. 이슬람 거리의 맨 끝에는 첨탑과 돔형 지붕이 인상적인 이슬람서울사원이 있다. ‘중동 붐’이 한창 불던 1976년 중동 사업가들이 한국에 체류하는 일이 늘면서 국내 첫 이슬람사원이 이곳에 생겼다. 이후 파키스탄과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에서 온 노동자 등이 주변에 살며 이슬람 생활권을 조성했다. 이슬람 거리로 불리는 우사단길에는 할랄(이슬람 계율에 맞춰 도축·가공한 식품) 인증 식품을 파는 마트와 화장품 가게, 케밥·라마준(터키식 피자)·시리아식 양꼬치 등 이슬람 음식점, 히잡 파는 옷집, 이슬람 서적이 있는 서점 등이 아랍 문자로 쓰인 간판을 달고 성업 중이다. 터번·히잡을 쓴 남녀 무슬림을 쉽게 만날 수 있어 중동 여행객이 된 듯한 느낌마저 든다. 용산문화원은 ‘해설이 있는 용산문화탐방’을 통해 해설가가 시민들과 함께 이슬람 사원 등 지역 명소를 돌며 역사와 특징 등에 대해 배우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오는 22일 올해 마지막 탐방이 열릴 예정이다. 우사단길 옆으로 가지처럼 뻗은 보광로60길(옛 이화시장 골목) 등 일대는 ‘나이지리아 골목’이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하다. 레게파마 등 흑인들이 즐겨하는 헤어스타일을 연출해 보고 싶다면 이곳의 전문 미용실을 찾으면 된다. 거리에서는 자유분방함이 느껴지는 형형색색의 벽화를 볼 수 있고 인젤라(에티오피아식 전병 요리) 등 아프리카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도 있다. ●유럽 앤티크 가구거리 걷고… 퀴논길서 베트남 여행을 유럽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이슬람 거리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앤티크가구거리’로 가보자. 이태원 보광로·녹사평대로의 이 공간에는 유럽풍 고(古)가구 매장이 즐비하다. 1970년대부터 차차 형성됐는데 모두 80여개의 매장이 들어선 국내 최대 고가구 거리다. 대부분 유럽에서 직수입한 것인데 70~80년 된 제품이 주를 이룬다. 1000만원이 넘는 고급 장식장 등은 쉽게 살 수 없지만 5만~6만원 선인 원목의자 등을 사는 소소한 사치는 누려볼 만 하다. 이태원에는 최근 공개된 베트남 테마거리 ‘퀴논길’(보광로59길)도 있다. 용산구가 베트남 꾸이년(퀴논)시와의 우호협력 20주년을 기념해 조성한 코스로 도로 바닥에 베트남 국화인 연꽃을 그려 넣고 거리 중앙에는 베트남 전통모자인 ‘논’을 본뜬 조형물을 설치했다. 인근 골목에는 해안 도시 꾸이년을 연상케 하는 벽화도 그렸다. ●일요일마다 혜화동성당 앞은 ‘리틀 마닐라’ 다채로운 색감의 동남아시아 분위기를 느끼려면 주말에 종로구 혜화동으로 가면 된다. 일요일 오전 9시~오후 6시 혜화동성당 인근에 필리핀 상인들이 몰려들어 ‘리틀 마닐라’ 마켓을 연다. 이 성당은 ‘타갈로그어’(필리핀어)로 미사를 집전하는 신부가 있어 국내 필리핀 노동자 등이 많이 찾았는데 미사가 끝난 뒤 자연스레 장이 섰다고 한다. 동성고 정문부터 혜화동 성당까지 약 100m 남짓한 거리에 15개가량의 가판이 들어서 음식과 잡화 등을 판다. ‘바나나큐’(설탕 바른 바나나를 구운 음식)나 ‘키키암’(필리핀 어묵) 등 동남아 거리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자양동 ‘신차이나타운’에선 양맥(양꼬치와 맥주) 서울 최대 규모인 영등포 차이나타운이 지겹다면 광진구 자양동의 ‘신차이나타운’을 방문해 보는 것도 괜찮다. 지하철 2·7호선 건대입구역 5번 출구로 나와 한강뚝섬유원지 방면으로 200m쯤 걷다 보면 오른편으로 중국 옌볜에 온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羊肉’(양꼬치집), ‘△△電話房’(국제전화방), ‘XX面’(중국냉면집) 등의 간판이 즐비한 이곳이 중국음식문화 거리다. 골목길 600m를 따라 양꼬치 등 중국음식점 100여개가 늘어서 있다. 광진구 관계자는 “1980~90년대 성수동 일대 공장에서 일하던 조선족 노동자들이 가양동 다세대 주택의 월세방에 많이 살았다”면서 “이후 가리봉동의 중국 동포들과 건국대 등 인근 대학으로 유학 온 중국 학생이 몰려들면서 차이나타운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타서 보는 DDP·낙산공원 야경, 뉴욕 안 부럽네 다문화 인구가 모여 사는 곳은 아니지만 우편엽서에서 본 듯한 해외 명소의 밤풍경을 꼭 닮은 공간도 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일대가 대표적이다. 세계적 여성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DDP는 유선형 외관에 알루미늄 패널 5만 5000장을 붙여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건축물이다. LED를 활용해 만든 흰색 모형 장미 2만 5500송이가 불을 밝히는 DDP의 ‘장미정원’이 풍경의 격을 높인다. 특히, 인근 두타 면세점 8층(D2층) 테라스는 동대문 야경을 100% 즐길 수 있는 명소로 온라인 블로그 등에서 주목받고 있다. 은빛 DDP는 물론 숭례문과 인근 도심까지 내다보이는 밤 풍경은 미국 뉴욕의 야경 명소인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과 겨룰 만하다. 두타몰은 새벽 5시까지 밤샘 영업을 해 동대문에서 심야 쇼핑을 즐길 뒤 시내를 내려다보며 잠시 쉬어가는 것도 좋다. 동대문 인근 서울 종로구의 낙산공원도 프랑스 파리의 몽마르트 언덕을 닮은 야경 명소다. 한양도성 성곽길의 일부인 이 공원에 밤에 오르면 조명등에 비춰 곡선미를 자랑하는 옛 성곽과 서울 시내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낙산공원의 제2전망소에서 성곽을 따라 완만한 언덕을 걷다 보면 골목으로 빠질 수 있는데 이곳에는 공방과 작은 박물관, 아기자기한 카페가 많아 예술 거리라는 이미지를 준다. 글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사진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서울신문 DB
  •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문재인 “중대결심 더 늦출 수 없다” 새누리당 대선 주자들도 비판 일색

    박근혜 대통령의 4일 대국민담화를 지켜본 여야 대선 주자들이 내놓은 반응은 비판 일색이었다. 새누리당의 유력 대선 주자 가운데 친박(친박근혜)계 인사가 전무한 까닭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국민들은 단순한 반성이 아니라 사정을 소상히 밝히길 원하는데 그런 점에서 오늘의 담화는 미흡했다”면서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야당에 양해를 구하지 못했던 점을 사과하고 왜 적절한 인물인지 지명 배경을 설명하는 내용이 포함됐어야 했다”며 아쉬워했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책임을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죄하고 용서를 구한 점, 검찰이나 특검의 수사를 받겠다고 한 점은 당연한 조치라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국민이 듣고 싶은 모든 진실을 고백하지 않고,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을 분명히 밝히지 않은 점은 국민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기엔 크게 모자랐다”고 밝혔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참담하다. 이건 국민이 원하는 게 아니다. 국민은 진실한 사과와 책임지는 자세를 원한다”면서 “대통령직을 제외하고 권한을 내려놓고 2선으로 물러나라. 여야가 합의 추천하는 총리에게 모든 권한을 넘기라”고 압박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최순실특별법을 제정해 엄벌하고 부정하게 축재한 재산을 전부 몰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대통령의 담화에는 진정한 반성이 담겨 있지 않다. 사과의 수사로 국민의 동정심을 구하고 있을 뿐”이라면서 “검찰 수사 뒤에 숨어 검찰에서 나오는 것에 대해서만 인정하겠다는 얄팍한 계산만 드러냈다. 지도자로서의 용기는커녕 최소한의 애국심조차 보여 주지 못한 비겁한 태도”라고 비난했다. 이어 “하야를 요구하는 도도한 민심을 개인적 반성문 하나로 덮을 수 없다”면서 “대통령이 끝내 국민에게 맞선다면 저로서도 중대한 결심을 더이상 늦출 수 없다”고 경고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국면전환용, 책임전가용 담화다. 대통령 자신은 잘못이 없다고 하면서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외교를 포함한 모든 권한을 여야 합의 총리에게 이양하고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 국민과 함께 행동해야 한다는 판단이 옳았다는 확신을 더 분명히 하게 됐다”는 반응을 내놨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대통령은 국정에서 손을 떼야 하고 공범인 새누리당은 즉각 지도부 교체를 단행해 국정 표류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싸늘한 민심… “朴대통령, 최순실에 책임 전가·사과 미흡”

    싸늘한 민심… “朴대통령, 최순실에 책임 전가·사과 미흡”

    ‘최순실 국정 개입 파문’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4일 2차 대국민 사과에도 민심은 싸늘했다.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은 “박 대통령이 최순실씨에게 책임을 전가했다”거나 “국정 혼란을 수습하기엔 턱없이 모자란 자세”라는 반응이 대다수를 이뤘다. 일부 시민들이 “더이상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차분하게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으나 큰 울림을 주지는 못했다. 악화된 민심 속에 한국갤럽이 조사한 박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5%를 기록, 역대 대통령 최저치를 갱신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성인남녀 1005명을 상대로 실시한 주간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 결과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5%에 그쳐 1차 대국민선언 직후인 지난달 26~27일의 14%보다도 9% 포인트 더 내려갔다. 역대 대통령 국정지지도 중 최저치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6%(외환위기 때인 1997년 4분기)보다 낮았다. 지역별로 보면 경남·대구만이 10%를 지켰고 호남 지지율은 0%였다. 성난 민심은 거리에서 확인됐다. 이날 서울역에서 TV로 박 대통령의 2차 대국민 사과를 지켜보던 김모(60)씨는 “하야는 안 해도 총리에게 권한을 위임하거나 외교에 전념한다는 입장이 나올 줄 알았는데 실망했다”고 말했다. 강모(63)씨는 “최순실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에 평생 처음으로 주말 시위에 참여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민심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에서 5일 서울 도심에선 백남기씨 노제와 10만명 안팎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가 잇따라 예정된 가운데 경찰이 이들의 가두행진을 원천봉쇄한다는 방침을 세워 양측의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다. 경찰은 오후 4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열릴 2차 범국민행동 집회에 대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교통질서를 방해하는 행위를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팔 잘리고 집단 따돌림당하고…色 달라서 고통받는 인간·동물

    남들과는 다른 자신만의 특징을 개성(個性)이라고 일컬으며 찬사를 보내는 시대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적 존재인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나와 다른 것’에 부정적인 인식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결국 차별로 이어지는데, 특히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행해지는 고된 차별은 전 세계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계에서도 안타까운 사연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아프리카 알비노 환자, 신체 잘려 모두가 흑인인 나라에서 피부 색소가 거의 없는 백지장 같은 피부의 알비노(선천성 색소결핍증)는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는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는 것도 모자라, 탄자니아에서는 알비노의 신체 일부를 가지고 있으면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다고 여겨 강제로 매매하거나 빼앗는 사례가 많다. 알비노 환자인 마노낭게라는 남성은 10살 때 친구들과 하교하던 길에 남자 2명에게 무차별 공격을 받았다. 그들은 몸부림치는 마노낭게의 왼쪽 팔을 그 자리에서 자른 뒤 사라졌다. 마노낭게는 “나는 도살되는 염소처럼 길바닥에 누워 있어야 했다”며 끔찍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한 남성은 알비노증을 앓는 아내(39)가 자는 사이 다른 남성 4명과 함께 침실로 들어가 그녀의 팔을 잘랐다. 당시 8살이었던 그녀의 딸은 자신의 아버지가 어머니의 팔을 잘라 가는 모습을 선 채로 지켜봐야 했다. 이 모든 것이 피부색이 다른 알비노의 신체가 부를 가져다준다는 잘못된 미신 때문이다. 알비노를 향한 차별은 인종차별과는 또 다른 아픔을 낳는다. 알비노 환자의 수가 백인들로부터 차별받는 유색인종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적은 데다 특히 아프리카와 같은 흑인 위주의 사회에서는 알비노가 더욱 극심한 편견과 차별, 악습으로 이어지는 탓이다. ●동물도 털 색깔 따라 질병 등 시달려 피부색이 다른 알비노를 차별하는 행위는 비단 인간 집단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알비노 때문에 완전히 다른 외형을 가지고 살아가는 동물들이 있다. 사람들의 눈에 알비노 동물은 눈처럼 새하얀 털과 오묘한 빛깔의 눈동자를 가진 신비롭고 아름다운 생명체일 뿐이겠지만, 알비노증 환자와 마찬가지로 알비노 동물들의 삶 역시 순탄치는 못하다. 알비노는 어류부터 파충류, 포유류 등 종(種)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데,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유전적 결함으로 시각장애가 있다. 홍채에 색소가 없어서 선천적으로 시력이 약한 데다 감광성(빛에 반응하는 성질)이 높아 강한 햇빛 아래에서는 활동에 어려움이 있다. 무엇보다도 무리와 다른 생김새 때문에 태어나자마자 어미에게서 버림받거나 집단에서 따돌림당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간신히 가족의 품 안에서 살게 된다 해도 포식자의 눈에 띄기 쉽기 때문에 생존율이 매우 낮다. 인형과도 같은 아름다운 외모 뒤에는 피부색이나 털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겪어야 하는 차별과 아픔이 있다. 알비노와는 별개로 인종차별을 연상케 하는 ‘털색 차별’도 있다. 영국에서는 최근 검은색 털을 가진 고양이가 다른 고양이에 비해 입양률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에 따르면 영국인들이 한사코 검은 고양이 입양을 원치 않는 것은 검은 고양이가 악마나 불운, 사악한 주술 등과 연관 있다고 믿고 집에 들이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동물계의 ‘인종’차별과 다르지 않은데, 이러한 미신 때문에 새끼를 포함한 검은색 유기 고양이들은 새로운 주인과 보금자리를 찾지 못해 보호센터에서 외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차별도 진화… ‘학습된 폭언’ AI 등장 동물계에 ‘털색 차별’이 있다면 인간계에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인종차별이 있다. 인종차별의 심각성은 이미 익히 알려진 사실인데, 최근에는 이 인종차별도 진화를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자 ‘알파고’로 대변되는 인공지능(AI)이 인종차별을 옹호하거나 페미니즘을 저주하는 발언을 한 것이 발단이었다. 논란의 주인공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야심차게 내놓은 AI 채팅봇 ‘테이’. 테이는 다른 인공지능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뛰어난 학습 능력을 자랑하는데, 일부 사용자들이 테이가 차별적인 발언을 하도록 ‘가르치자’ 이내 부적절한 차별 발언을 쏟아냈다. 예컨대 테이는 “너는 인종차별주의자인가?”라는 질문에 “네가 멕시코인이니까 그렇지”라고 답했고, “대량 학살을 지지하는가?”라는 물음에도 “정말로 지지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논란이 되자 마이크로소프트는 곧장 테이의 운영을 중단했다. 테이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불과 16시간 만의 결정이었다. ‘색이 다르다’는 말은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때로는 국가의 이미지부터 개인의 신념까지 단 하나의 색으로 표현하거나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인종을 구분짓는 피부색이나 질환으로 인한 알비노는 경우가 다르다. 누구도 질환의 유무와 피부색을 스스로 결정지을 수 없으며, ‘색이 다르다’는 것이 ‘차별받을 만하다’로 이어질 근거도 없다. ‘다른 것’을 ‘틀렸다’고 보는 관점의 색은 대체 무엇인지 전 인류가 함께 고민해 볼 문제다. huimin0217@seoul.co.kr
  • 내가 이꼴 보려고 국민이 되었나

    내가 이꼴 보려고 세금을 냈나. 내가 이꼴 보려고 국민이 되었나.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한 말을 패러디한 글들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4일 오전 대국민 담화에서 내가 이려러고 대통령이 됐나 하는 자괴감에 괴롭다고 표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아직도 박 대통령이문제의 심각함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아니냐며 박 대통령의 이 발언을 빗댄 풍자글을 올리고 있다. 더민주당의 손혜원 홍보본부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끝까지 모르쇠 끝가지 국민탓 대구민 하소연도 모자라 국민을 멘붕시키는 발언이라며 내가 이꼴 보려고 국민노릇을 했나를 올렸다.
  • 靑엔 민심 소거장치가?...대통령 사과에도 민심은 ‘영하권’

    靑엔 민심 소거장치가?...대통령 사과에도 민심은 ‘영하권’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4일 2차 대국민 사과에도 민심은 싸늘했다.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은 “박 대통령이 최순실씨에게 책임을 전가했다”거나 “국정 혼란을 수습하기엔 턱없이 모자란 자세”라는 반응이 대다수를 이뤘다. 일부 시민들이 “더 이상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차분하게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는 의견을 내기도 했으나 큰 울림을 주지는 못했다. 악화된 민심 속에 한국갤럽이 조사한 박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5%를 기록, 역대 대통령 최저치를 갱신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성인남녀 1005명을 상대로 실시한 주간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결과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5%에 그쳐 1차 대국민선언 직후인 지난달 26~27일의 14%보다도 9%포인트 더 내려갔다. 역대 대통령 국정지지도 중 최저치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6%(외환위기 때인 1997년 4분기)보다 낮았다. 지역별로 보면 경남·대구만이 10%를 지켰고, 호남 지지율은 0%였다. 성난 민심은 거리에서 확인됐다. 이날 서울역에서 TV로 박 대통령의 2차 대국민 사과를 지켜보던 김모(60)씨는 “하야는 안 해도 총리에게 권한을 위임하거나 외교에 전념한다는 입장이 나올 줄 알았는데 실망했다”고 말했다. 강모(63)씨는 “최순실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에 평생 처음으로 주말 시위에 참여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5일 서울에선 오전 8시부터 백남기씨 장례 절차가 시작되고 오후 2시엔 광화문에서 영결식이 열린다. 오후 4시부터는 2차 범국민행동 집회와 행진이 이어진다. 경찰은 4만여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시민단체들은 10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12일 민중총궐기 집회에는 20만명이 몰릴 것으로 주최 측은 보고 있다.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담화…유승민 “참담한 심경으로 봤다”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담화…유승민 “참담한 심경으로 봤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4일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 “참담한 심경으로 봤다”며 “국민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기엔 크게 모자랐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국민이 듣고 싶은 모든 진실을 고백하지 않고, 또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을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단 박 대통령이 검찰·특검의 수사를 받겠다고 한 점에 대해서는 “당연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유 의원은 “이제 정치권이 나서서 이번 ‘국기 문란’ 사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아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08년 저주 풀린 순간, 묘 속의 아버지와 함께 중계 들은 컵스 팬

    108년 저주 풀린 순간, 묘 속의 아버지와 함께 중계 들은 컵스 팬

     “무덤에 누워 계신 아버지와 함께 컵스의 우승 순간을 만끽했어요.”  세상에, 108년 만에 ´염소의 저주´를 풀고 시카고 컵스가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월드시리즈를 제패하자 별별 뒷얘기가 쏟아진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사는 웨인 윌리엄스(68)는 컵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월드시리즈 7차전을 앞두고 인디애나주에 있는 부친의 묘소까지 자동차를 몰고 갔다고 AP 통신이 3일 전했다. 조 매든 컵스 감독의 레플리카 유니폼을 입고 컵스 모자를 쓴 채였다.  부친 생전에 둘은 컵스가 월드시리즈를 우승하는 순간을 함께 지켜보자고 약속했다. 그래서 인디애나폴리스 근교의 그린우드 포레스트 론 공동묘지 군인 구역의 부친 묘 앞에서 그는 이날 밤 스마트폰으로 월드시리즈 중계를 함께 들었다. 해군 출신이었던 부친은 53세이던 1980년 암으로 세상을 떠 이곳에 묻혔다. 윌리엄스는 1승3패로 또다시 저주에 얽매이는가 싶던 지난달 30일 밤 컵스가 5차전을 승리하자 부친과의 약속을 떠올렸다고 했다. 그는 아내에게 “6차전도 이기면 다음날 아침 (부친 묘소로) 떠날 것이다. 전적으로 응원해달라”고 부탁했다.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자동차를 혼자 몰아 7차전 1회 시작 전 부친 묘소에 도착하기 위해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 초반에 컵스가 앞서가다 8회 동점을 허용하자 그는 아내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선수들이 나를 말려 죽이네, 말려 죽여”라고 표현했다. 연장 10회 초 2점을 추가한 컵스가 8-7로 경기를 끝내자 그는 여느 컵스 팬처럼 ´W 깃발´을 의자에 두르고 묘 안의 부친과 셀레브레이션을 했다. 그는 “´해냈어요´라고 아버지에게 얘기했던 것 같아요. 그도 엄청 좋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자택으로 돌아가서도 경기 녹화를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진정성·일관성·신속성… 임종룡의 정책철학 3종세트

    진정성·일관성·신속성… 임종룡의 정책철학 3종세트

    임종룡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현직 관료 중에서 차기 부총리 ‘0순위’로 꼽혔던 인물이다. 하필 이 험난한 시기에 부총리 제의를 받아들인 그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이도 적지 않다.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 공백이 이어지고 대내외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무엇보다 임 후보자가 부총리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조차 불확실하다. 야권이 이번 인선을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 개각’으로 규정하고 인사청문회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에 대해 임 후보자는 “공직은 부름을 받으면 하는 것이고 시점과 계기, 상황에 관계없이 응하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자택을 찾아온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다. 노무현 정부에 이어 이명박 정부에서도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을 지냈다는 이유로 ‘영혼이 없다’며 손가락질을 받았던 그는 “공무원도 국민을 위해 살라는 영혼이 있다”고 항변했다. 달변가인 그는 할 말이 꽤 많아 보였지만 애써 참는 듯했다. 부동산 대책이나 재정운용 등 경제정책과 관련해서는 최대한 말을 아꼈다. “아직 (인선) 과정에 있는 사람”으로서 적절하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 기재부 관계자는 “(임 후보자는) 부총리직에 모자람이 없는 분이라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두 팔 벌려 환영했을 것”이라면서 “비상 시국에 경제팀을 맡게 돼 어깨가 무거워 보인다”고 말했다. 임 후보자를 잘 아는 선배 관료들은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다. 임 후보자가 기재부 1차관이었을 때 호흡을 맞췄던 박재완 전 기재부 장관은 “정국 상황과 무관하게 경제 난국을 헤쳐 나갈 막중한 책임을 수행할 최적임자여서 안심이 된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정권 말이라 경제부처의 팀워크(협업)가 중요하다”면서 “지금부터 대선 정국이라 볼 수 있는데 (정치권에) 줄을 대려고 관료들이 한눈팔지 않도록 기강을 다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거시경제 3종 세트’, ‘구조조정 3트랙 접근방식’처럼 3종 해결책 구상을 좋아하는 임 후보자의 정책 철학도 역시 3가지다. 진정성, 일관성, 신속성이다. 그는 “진정성이 정책의 성패를 좌우한다”면서 “치열한 고민을 통해 마련한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커질 때는 신속성이 정책의 주요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계기비행이 아닌 시계비행을 해야 할 때”라면서 “마치 등불을 비춰주듯이 신속하게 길 안내를 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위안부 할머니 “꼭두각시 정권”… 여성계 “치욕적”

    위안부 할머니 “꼭두각시 정권”… 여성계 “치욕적”

    김복동 할머니 등 시국선언 참여 “김병준 교수, 박근혜 정권 인정” 국민대 학생 ‘총리 반대’ 움직임 주말 집회에 3만~4만명 몰릴 듯 국정농단 파문을 부른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시국선언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여성계도 동참하고 나섰다. 국민대 학생들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김병준 교수에 대해 현 정권을 적극적으로 인정했다며 비판 성명을 내놓았다. 경찰은 주말인 5일 예정된 촛불집회에 시민 3만~4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진을 교체하고 새 국무총리를 지명했지만 ‘기습 인사’, ‘불통 개각’ 등으로 여론은 더 악화하는 모양새다. 3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농성장 앞에서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90)·길원옥(88)·안점순(88) 할머니와 관련 시민단체가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시민단체로는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와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전국행동,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동참했다. 이들은 “박정희 정권은 1965년 한일협정으로, 박근혜 정권은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로 역사를 팔아먹은 꼴”이라며 “이것도 모자라 국정을 주무르듯 한 또 다른 권력이 있었으니 더는 꼭두각시 정부에 정권을 맡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대통령, 윤병세 외교부 장관,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의 퇴진을 요구했다. 또 전국여성연대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등 40여개 여성단체는 이날 서울 청와대와 가까운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은 준비된 여성 대통령이란 슬로건으로 당선됐지만 여성들에게 더 큰 치욕을 안겨 줬다”며 “답은 하야하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진보 성향 여성단체들의 모임인 한국여성단체연합도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미 자격을 잃은 박 대통령은 국무총리, 경제부총리, 국민안전처 장관, 비서실장 등 인사를 기습적으로 발표하는 등 여전히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대 학생들은 ‘박근혜 정권의 면피성 총리 임명에 반대하는 국민대 학생들’을 꾸렸다. 이들은 신임 총리 후보자인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비판하면서 “박근혜 정권을 사실상 적극적으로 인정한 김 교수에 대해 부끄러움과 안타까움의 감정을 느낀다”며 “이것은 김 교수 개인에 대한 비난이 아닌 같은 국민대 구성원으로서의 문제 제기”라고 전했다. 또 건국대를 비롯해 충북대, 전북대, 부경대, 경북대 교수들이 각각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고려대 총학생회가 시국선언에 동참하고, 서울대 총학과 한양대 총학 등이 학내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전남대·아주대·인하대 총학 등도 국정농단 사태를 비판하는 선언문을 내놓았다. 이 외 부산대, 전주교육대, 경상대 등 전국 곳곳의 대학에서 시국선언뿐 아니라 백일장, 거리행진 등을 열고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앞서 정치적 중립을 이유로 시국선언에 불참하겠다고 했던 인제대 총학은 이날 교내 정문에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최순실 게이트’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찰은 매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이어지는 촛불집회에 1000여명씩 참여하고 있다면서 주말인 5일 오후 4시에 예정된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2차 주말 문화제’에는 3만~4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오후 2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고 백남기씨의 영결식이 열린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이 와중에… 광화문에 박정희 동상 추진 논란

    이 와중에… 광화문에 박정희 동상 추진 논란

    정홍원 前총리 등 400여명 참석 김기춘 “최순실 알지 못해” 일축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확인된 최순실씨가 국정을 농단했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면서 국민 반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출범이 강행됐다. 추진위원회는 서울 한복판에 박정희 동상까지 세우겠다고 해 논란이 예상된다.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행사에는 추진위 위원장을 맡은 정홍원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부위원장인 김관용 경북도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좌승희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전두환·노태우·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총리, 박관용·박희태 전 국회의장 등이 고문으로 위촉됐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참석했다. 그는 행사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순실 사태 수습을 지휘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 “관여한 바 없다”면서 “비서실장 당시 최씨를 만나거나 보고받은 적이 없고 알지 못하며 통화한 일도 없다”고 말했다. 추진위는 내년 1월부터 5월까지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잘 살아보세’를 주제로 박정희 특별기획전을 열고, 7월에는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학술 세미나, 박 전 대통령의 리더십 및 나라사랑 정신을 주제로 한 국민백일장, 박정희 리더십 캠프 등을 연중 운영할 계획이다. 국민에게 성금을 모아 광화문에 박 전 대통령의 동상을 세우는 사업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의 경북 구미 생가에는 5m 높이의 동상이 있지만 서울에는 없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로 박 대통령 하야 여론까지 형성된 상황에서 출범식 강행에 이어 동상 설립까지 추진할 경우 거센 반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주최 측은 “최근의 사태와 상관없이 올여름부터 준비해 온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한 것뿐”이라고 밝혔다. 반면 조근래 구미경실련 사무국장은 “박 대통령이 국민 신뢰를 회복해 국정 동력을 회복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거의 없는 마당에 추진위 출범도 모자라 광화문 한복판에 동상을 세운다는 것은 민심을 전혀 읽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검찰에 개똥 투척한 사회활동가 “조사 내내 테러리스트 였는지 헷갈렸다”

    검찰에 개똥 투척한 사회활동가 “조사 내내 테러리스트 였는지 헷갈렸다”

    지난달 31일 국정 농단 사건으로 최순실 씨가 검찰에 소환되는 현장에서 검찰청사에 개똥을 투척했다가 긴급체포된 사회활동가 박성수 씨가 SNS글을 올려 눈길을 끈다. 박씨는 3일 페이스북에 ‘이제는 말할 수 있다’라는 제목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동네 똥개의 똥을 퍼 담는 자신의 모습과 그 배후세력이라는 동네 개의 모습이 모자이크 되있다. 그는 경찰로부터 ‘개똥을 어디서 퍼왔나?’, ‘개똥을 퍼온 반찬통은 언제구입 했나?’, ‘몇 곳에서 퍼왔고, 퍼오는데 몇 분이나 걸렸나?’, ‘개똥을 퍼가게 한 배후세력이 있나?’ 등의 계속되는 질문을 받았고 강도 높은 조사가 이뤄졌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박 씨는 “조사 받는 내내 검찰청에 ‘폭탄’을 던진 테러리스트 였는지 헷갈릴 정도”였다면서 “개똥 투척에 배후 세력이 ‘동네똥개’라는 것을 밝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박씨가 쓴 SNS글 전문 중앙지검에 개똥을 뿌리고 나서 끌려가 3시간 동안 서초경찰서에서 조사받은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개똥을 어디서 퍼왔나?’, ‘개똥을 퍼온 반찬통은 언제구입 했나?’, ‘몇 곳에서 퍼왔고, 퍼오는데 몇 분이나 걸렸나?’, ‘개똥을 퍼가게 한 배후세력이 있나?’. 이런 ‘강도 높은’ 심문에 나는 진땀을 흘려야 했다. 물론 경찰이 이런 질문을 한 것은 검찰로 부터 ‘강도 높게 조사하라’고 수사지휘가 내려온 이유였다. 하여간 그런 이유로 조사를 받는 내내 나는 내가 검찰청에 ‘폭탄’을 던진 테러리스트 였는지 잠깐씩 헤깔릴 정도였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취조에 굴하지 않고 끝끝내 내 배후세력이 ‘동네똥개’라는 것을 밝히지 않았다. 나는 박정희처럼 저 살자고 동료를 다 불어버리는 그런 인간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편, 박씨는 “최순실이 국정농단을 한 정황이 속속들이 드러나는 상황에서 검찰이 귀국과 동시에 체포해도 부족한데 호텔에서 쉴 수 있게 했다는 뉴스를 보고 화가 났다”며 “허술한 검찰 수사에 화가 나고 분해서 아침에 개똥을 싸들고 상경, 제대로 된 수사를 하길 바라는 마음에 개똥을 던졌다”고 말했다. 그는 “공무를 방해할 생각도 없었고, 서울중앙지검에 해를 끼칠 생각도 없다”며 “그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제대로 된 수사가 진행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박씨를 공무집행방해와 공용물 훼손, 건조물 침입 등 3개의 혐의를 적용해 조사했으나 구속영장은 신청하지 않았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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