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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왕’ 홈피서 다시 만난다…성남 ‘신해철 거리’ 인기에 개설

    ‘마왕’ 홈피서 다시 만난다…성남 ‘신해철 거리’ 인기에 개설

    “지난 겨울 영하의 날씨에 춥다고 마왕(신해철의 별명) 동상에 모자와 목도리를 씌워주고 간 팬도 있고, 남편과 함께 기념관에 와서 노래를 듣고 엉엉 울다가 간 여성팬도 있어요.” 경기 성남시가 2014년 세상을 떠난 가수 신해철을 기억하기 위해 지난 2월 8일 분당구 발이봉로 160m 구간에 만든 ‘신해철 거리’엔 늘 마왕을 기리는 팬들이 찾는다. 이거리는 신해철이 별세하기 직전까지 작업실이 있던 곳이다. 이 거리에서 기념관 역할을 하는 ‘신해철 스튜디오’의 안내를 맡고 있는 한미혜씨는 9일 “평일엔 50~60명, 주말엔 100여명의 팬들이 찾아온다”고 밝혔다. 이렇게 신해철 거리가 인기를 끌자 성남시는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를 정식으로 만들었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프롤로그, 신해철 이야기, 신해철거리, 앨범, 갤러리, 커뮤니티, 이용안내 등 7가지의 메인 메뉴로 구성된 화면이 뜬다. 각각의 메뉴 클릭을 통해 신해철이 걸어온 길, 뮤지션·인간·시민으로서의 신해철을 만날 수 있다. 어릴 적 사진보기, 발간 앨범, 마왕에게 편지쓰기도 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신해철 거리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관광 활성화를 위해 2500만원을 들여 홈페이지를 구축했다”며 “오는 6월 23일 버스킹(거리 공연)을 비롯해 올해 4~5차례 행사를 열 계획”이라고 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쫓기던 ‘캡틴 아메리카’, 마지막에 웃었다

    쫓기던 ‘캡틴 아메리카’, 마지막에 웃었다

    파울러 잇따라 버디 1타 차 추격 스피스 8타 줄이고도 역전 좌절 압박 뚫고 15언더파 메이저 첫 승 김시우 24위·우즈 32위 올라#1. 이글을 너무 많이 허용해 ‘아멘코너’가 아닌 ‘동네북’으로 전락한 13번홀(파5). 12번홀까지 버디만 6개를 잡으며 선두 패트릭 리드(28·미국)를 무섭게 추격하던 조던 스피스(25·미국)가 러프에서 유틸리티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 언덕을 맞고 홀 2m에 멈췄다. 갤러리들은 마치 우승자를 맞이하듯 뜨거운 함성을 내질렀다. 이글을 잡는다면 단숨에 2타를 줄여 역대 최다(9타) 차 역전 우승 시나리오로 가는 듯했다. 안타깝게도 이글 퍼팅은 한 뼘 차이로 홀을 지나쳤다. 우승을 놓쳤다면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아쉬운 퍼팅이었다. #2. 3라운드에서 손쉽게 이글을 낚았던 13번홀에서 허무하게 파에 그친 리드. 공동선두까지 허용해 이젠 누구나 스피스의 대역전 우승을 떠올리던 순간, 리드는 14번홀(파4)에서 환상적인 아이언샷으로 홀 2m에 붙여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신중하게 퍼팅 라인을 읽고 조심스럽게 스트로크했다. 그리고 15언더파 단독 선두로 다시 올라섰다.9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1100만 달러·약 118억원) 최종 라운드는 그야말로 ‘추격자들’(스피스, 리키 파울러, 존 람, 로리 매킬로이)과 ‘도망자’(리드)의 숨막히는 혈투였다. 3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리드가 전반 9홀에서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제자리걸음을 하는 동안 추격자로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스피스가 빠르게 치고 올라왔다. 스피스는 3라운드까지 5언더파로, 리드에 9타 뒤진 공동 9위였다. 스피스는 전반에만 5개의 버디를 쓸어 담았다. 여기에다 어려운 아멘코너의 두 번째 홀인 12번홀(파3) 그린 밖에서 8m가량의 내리막 버디 퍼팅을 성공시켜 느슨했던 선두 경쟁 분위기를 팽팽하게 잡아당겼다. 13번홀 버디와 15번홀(파5) 이글 퍼팅에 이은 버디, 16번홀에서도 10m짜리 버디를 기어이 집어넣으며 공동선두에 올랐다. 그러나 딱 2% 모자랐다. 13번홀 이글을 놓친 데 이어 18번홀에서도 티샷이 나무를 맞고 페어웨이로 들어오는 행운을 만났지만 남은 거리는 300m. 결국 버디는 불가능했고 2m 파 퍼팅마저 놓치며 마지막 연장 승부의 기대감도 안개처럼 사라졌다. 8언더파 64타로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 최저타 타이 기록을 쓰는 데 만족해야만 했다.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3위에 자리했다. 스피스의 뒤를 이은 건 소리도 없이 따라온 리키 파울러(30·미국)였다. 그는 전반 9홀에서 보기 1개와 버디 2개로 1타를 줄이는 데 머물렀지만 후반 들어 빠르게 쫓아왔다. 아멘코너 12, 13번홀 연속 버디와 15번홀에서도 투 온에 성공해 손쉽게 버디를 잡아냈다. 18번홀(파4)에서도 두 번째 샷으로 홀 2m에 붙여 버디를 낚아 리드를 1타 차로 압박했다.그러나 리드는 압박감을 뚫고 18번홀 1.2m 짧은 파 퍼팅을 홀컵에 떨어뜨려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그린 재킷’으로 장식했다. 우승 상금 198만 달러(약 21억 1000만원)도 챙겼다. 그에게 이날은 영화 ‘도망자’의 주인공 해리슨 포드의 심정을 절절하게 느꼈던 하루였다. 심장이 쫄깃쫄깃했지만 해피엔딩이었다. 리드는 이날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13계단 오른 11위를 기록했다. 2016년 7위까지 갔는데 지난해 2월(10위) 이후 다시 톱 10을 앞뒀다. 갤러리 4만여명은 추격자들을 열렬히 응원했다. 리드는 ‘나홀로’ 사투를 벌여야 했다. 인기 없는 ‘캡틴 아메리카’의 운명일지 모른다. 근육질 몸매와는 아주 먼 그에게 붙은 생뚱맞은 애칭은 미국과 유럽 간 대항전인 ‘라이더컵’ 덕이다. 로리 매킬로이(29·북아일랜드)를 비롯해 유럽 강자들을 쓰러뜨리며 미국에 우승 트로피를 안긴 이는 스피스도, 세계 1위 더스틴 존슨(34)도 아닌 리드였다. 그는 두 차례 출전해 6승(2무1패)이나 거뒀다. 미국과 인터내셔널팀(유럽 제외) 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에서 미국 단장을 맡은 타이거 우즈(43)는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리드에게) 축하한다. 내년 프레지던츠컵에 최소한 단장 추천 선수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농담을 건넸다. 파울러와 동반 플레이한 존 람(24·스페인)도 리드를 맹추격했지만 이글 승부수를 던진 15번홀에서 두 번째 아이언샷이 워터해저드에 빠져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합계 11언더파 277타 4위로 물러났다. 그린 재킷만 입으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룰 수 있어 가장 강력한 추격자로 예상됐던 매킬로이는 여전히 ‘마스터스 울렁증’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2011년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 단독 선두로 출발했지만 8오버파로 무너졌던 기억이 이날도 그림자처럼 따라붙었다. 2오버파 74타로 합계 9언더파 279타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에선 유일하게 출전한 김시우(23)는 합계 1언더파 287타로 공동 24위, 우즈는 1오버파 289타로 공동 32위에 각각 자리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만16~44세 여성 77% “낙태죄 폐지 찬성”

    만16~44세 여성 77% “낙태죄 폐지 찬성”

    유산유도약 합법화 68% 지지 연령 낮고 미혼일수록 더 찬성 임신중단 사유 1위는 경제문제만 16~44세 여성의 77.3%는 ‘현행 낙태죄를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낙태죄를 유지해야 한다고 응답한 이들 중 75.7%도 낙태 허용 기준은 확대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지난 1월 26일부터 2월 6일까지 전국의 만 16~44세 여성 200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2.2% 포인트, 95% 신뢰수준)를 한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유산유도약(미프진)의 합법화에 찬성하는 응답자도 68.2%였다. 두 문항 모두 응답자 연령이 낮고, 미혼일수록 찬성률이 높았다. 실제 임신중단을 고려하거나 시도했거나, 실제 경험한 적이 있는 여성은 전체의 29.6%였다. 이들 중 76.7%는 당시 피임을 특별히 하지 않았으며, 63.7%는 질외사정이나 월경주기법만으로 피임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는 점에서 올바른 피임교육의 필요성 또한 제기됐다. 임신중단을 선택하게 된 사유는 ‘경제적 준비가 되지 않아서’가 29.7%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이어 ‘학업과 일을 해야 해서’가 20.2%였으며, ‘이미 낳은 아이로 충분해서’라는 응답도 11.0%였다. 이들 사유는 현재 모자보건법상 합법적인 낙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모두 불법 낙태에 해당한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37분이나 걸린 계좌 차단… 유령주식 501만주 이미 팔려

    37분이나 걸린 계좌 차단… 유령주식 501만주 이미 팔려

    ‘1원 대신 1株’ 하루 동안 몰라 입고 직후 오류 인지해 사내 경고 애널 포함 16명 나몰라라 매도 金부총리 “유사사례 점검할 것”지난 6일 벌어진 삼성증권 배당 착오 사태와 관련해 삼성증권이 배당 입력 오류를 하루 동안 발견하지 못했고, 사고 발생 직후 주문을 차단하는 데에도 무려 37분이나 소요된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증권이 내부 통제에 허점을 드러내는 것으로도 모자라 늑장 대응을 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할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또 당시 16명의 직원들은 회사가 세 차례나 ‘주식이 잘못 입고됐으니 팔지 말라’고 공지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유령주식’을 팔아 치운 것으로 밝혀졌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증권 배당 담당 직원은 지난 5일 주식배당을 ‘원’ 대신 ‘주’(株)로 잘못 입력했고 결재자인 팀장은 이를 확인하지 않은 채 승인했다. 다음날(6일) 오전까지도 오류는 발견되지 않았다. 해당 담당자는 6일 오전 9시 30분 회사 주식 28억 1000만주가 직원들에게 잘못 입고된 지 1분 뒤에 착오를 인지했다. 하지만 잘못을 발견하고 37분이나 지난 10시 8분이 돼서야 시스템상에서 임직원의 전 계좌 주문 정지 조치가 내려졌다. 금융투자 업무가 초 단위로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하기 힘든 ‘늑장’ 대응이 이뤄진 셈이다. 여기에 삼성증권은 6일 오전 9시 45분 착오 주식 매도금지를 사내에 공지했다. 9시 51분에는 전 직원이 볼 수 있는 사내망을 통해 ‘직원계좌 매도금지’ 긴급 팝업을 공지한 뒤, 5분 단위로 두 차례 더 팝업창을 띄웠다. 그러나 문제의 직원들은 이를 무시한 채 오전 9시 35분부터 10시 5분까지 501만주를 팔아치웠다. 주식을 매도한 직원 중에는 금융소비자의 올바른 투자를 돕는 애널리스트도 포함됐다. 금감원은 이날 삼성증권 결제이행 과정에 대한 특별점검에 착수하고 11~19일 투자자 보호 및 주식거래시스템의 안정을 위해 현장검사를 할 예정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내부 시스템 문제, 무차입 공매도 유사 사례가 있는지에 대한 제도적 점검, 증권사 직원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반드시 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무서운 아이의 집념, ‘눈 감는 한이 있어도 먹고 말꺼야’

    무서운 아이의 집념, ‘눈 감는 한이 있어도 먹고 말꺼야’

    한 어린 아이의 음식에 대한 놀라운 집착과 집중력이 응집된 영상이 화제다. 지난 8일(현지시각)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이 소개한 영상 속 주인공은 화면 시작부터 한 손에 음식을 든 채 접시에 머리를 박더니 놀라 일어 서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얼굴에 음식이 잔뜩 묻은 채 말이다. 잠은 이미 98% 이상 진행된 상태다. 2%만 모자랄 뿐이다. 하지만 그 나머지 2%의 힘을 빌려 음식을 먹고야 말겠다는 집념을 통해 잠과의 마지막 치열한 싸움을 하고 있다. 앞으로 고꾸라지기 1회, 뒤로 완전 자빠지기 1회 그리고 몇 번이나 앞 뒤로 왔다갔다를 반복한다. 놀라 일어서면서 민망한 듯 카메라를 보고 ‘잠결에’ 웃기까지 한다. 보는 사람도 너무나 이쁘고 귀여운데 피붙이의 모습을 바로 코앞에서 영상에 담고 있는 아빠의 맘은 어땠을까. 아이의 아빠는 웃음을 참기 위해 온 힘을 다하지만 너무 사랑스럽고 귀여운 아이의 모습에 참기 어려워 하는 모습이다. 이 순간만큼은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일게다.사진 영상=Jims DJ/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드르렁드르렁’…자기 코골이 소리에 놀라 잠깨는 견공 (영상)

    ‘드르렁드르렁’…자기 코골이 소리에 놀라 잠깨는 견공 (영상)

    코골이가 심한 사람이나 그런 사람을 곁에 둔 사람이라면 공감할지도 모르겠다. 귀여운 개 한 마리가 코를 골며 자는 동안 갑자기 커진 코골이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깨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최근 인터넷상에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미국 오하이오주(州) 로스포드에 사는 20세 여성 알렉시스 와클로스키는 지난달 16일 트위터 계정에 반려견 무스(믹스견)가 코를 골며 자는 모습을 영상으로 소개했다. 영상 속 무스는 주인 곁에서 기분 좋게 잠든 모습이다.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무스가 사람처럼 드르렁드르렁하며 코를 골고 있는 것이다. 거기서 더 나아가 무스는 자신이 코 고는 소리에 깜짝 놀라 잠에서 깨는 것이다. 해당 영상은 공개된 트윗에서만 조회 수 560만 회를 넘어섰다. 그중 35만이 넘는 네티즌이 ‘마음에 들어요’(추천)를 눌렀고 트윗을 리트윗(공유)한 횟수도 14만 건을 넘었다. 1600건이 넘는 댓글에는 “귀엽다”, “재미있다”, “나 대신 쓰다듬어 달라”, “실제로 이런 사람이 있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또 어떤 사람은 “내 개가 코 고는 소리에도 무스가 일어날까?”라면서 자신의 개가 코 고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후 와클로스키는 무스가 SNS에서 인기 스타가 되자 옷차림에도 신경 써 줬다면서 무스가 후드티에 모자, 그리고 선글라스를 쓴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사진=알렉시스 와클로스키/트위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명예기자 마당] 경조사비 5만원 어떤가요

    “해마다 봄·가을이면 경조사가 겹쳐 부담이 컸는데 상한액이 5만원으로 낮아져 대환영입니다.”(문화체육관광부 A주무관) “부조는 받은 만큼 내거나, 더 내는 게 미풍양속이었는데 이제 받은 것보다 적게 내야 하니 상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문체부 B사무관) 완연한 봄으로 접어들며 웨딩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한 주가 멀다 하고 받는 청첩장을 마냥 기쁘게만 받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특히 봄철에는 한 달에 부조금만 수십만원이 나가 부담이 적지 않다. 하지만 지난 2월 청탁금지법 개정으로 경조사비 상한액이 10만원에서 5만원으로 줄어 ‘부조=최대 5만원’으로 통일됐다. 부조에 대한 부담이 한층 줄었을 뿐만 아니라 사람을 봐가며 금액을 조정할 필요도 없어졌다. 그렇다면 모든 공무원들이 ‘경조사비 5만원 시대’를 환영하는 걸까.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상대적으로 박봉인 젊은 공무원들은 경조사비 부담이 줄어 반기는 반면 근무 경력이 긴 고참 공무원들은 상한액 축소에 대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애경사 풍속도 달라졌다. 애사(哀事)의 경우 예전처럼 장례식에 참석해 상주에게 부조금을 전달하는 게 대부분이지만, 결혼식은 정말 친하지 않으면 부조금만 전달한다. 5만원으로는 밥값도 모자라 민폐를 끼친다고 판단해서다. C주무관은 “전문 웨딩홀이나 호텔에서 결혼하면 식대가 5만원을 훌쩍 넘는다고 한다. 요즘은 봉투만 전달하는 게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라고 달라진 ‘애경사 에티켓’을 설명했다. 물론 이러한 세태 변화에도 부조는 돈이 아니라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것이라는 정신은 불변하다. ‘봉투는 가볍게, 마음은 정중하게’, 경조사비 5만원 시대를 맞아 공무원들이 새롭게 다져야 할 마음가짐이 아닐까. 박경수 명예기자(문화체육관광부 대변인실 주무관)
  •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숨막히는 현실, 오지 않는 희망… 그래도 나아가라는 거장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숨막히는 현실, 오지 않는 희망… 그래도 나아가라는 거장

    “자, 이제 가자.” “안 돼.” “왜?” “고도를 기다려야지.” “아, 그렇군.” 바짝 마른 나무 한 그루만 서 있는 빈 무대에 허름한 점퍼를 입은 두 사람이 앉아 구두를 벗으려 애쓴다. 에스트라공(고고)과 블라디미르(디디)는 고도가 올지 안 올지를 두고 대화한다. 도대체 고도는 누구인지, 왜 고도를 기다리는지는 설명하지 않고 싱거운 대화만 몇 번이고 반복한다. 주인과 노예가 잠시 등장하고, 소년이 등장하여 고도가 그날은 오지 않고 내일도 오지 않을 거라고 알린다. 고고와 디디는 왠지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린다. 두 사람은 무의미한 대화로 시간을 때운다. 1막에서는 고고가 가자고 하고, 2막에서는 디디가 가자고 한다. 쓸데없는 장난과 엉뚱한 대화를 듣는 관객이 왜 내가 여기 앉아 있어야 하나 고민할 때 막은 내린다.●파리로 온 작가·화가·철학자 1906년 4월 13일 아일랜드 더블린 근교에서 태어난 사뮈엘 베케트(1906~1989)는 부유한 개신교 집안에서 자랐다. 대학에서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를 전공하고, 졸업 후 파리 에콜 노르말 쉬페리외르에서 2년간 영어를 가르쳤다. 1937년 파리 몽파르나스 언덕에 정착한 베케트는 이듬해 장편소설 ‘머피’를 발표했다. 1938년 1월 6일, 친구들과 영화를 보고 나오던 베케트는 소위 ‘묻지마 폭력’을 당한다. 모르는 청년이 느닷없이 그에게 칼을 휘둘렀던 것이다. 법정에서 범인이 “왜 그랬는지 나도 모르겠다”고 하자 충격을 받은 베케트는 이해할 수 없는 부조리한 인생을 숙고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1941년 파리에서 그는 조국도 아닌 프랑스 레지스탕스 친구들을 돕는다. 더블린의 명문대학을 졸업한 부잣집 아들이 어떻게 이런 위험을 결심했는지 모르지만, 1942년 동지들이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베케트는 시골 농장으로 피신하여 ‘와트’라는 소설을 썼다. 전쟁의 비극 속에서 그는 집중해서 작품을 썼다. 우주의 인연이란 기이한 바, 베케트가 태어나기 5년 전 한 인물이 옆 나라에서 태어났다. 1901년 10월 10일 스위스에서 탄생한 알베르토 자코메티(1901~1966). 스위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후기 인상파 화가였던 아버지 덕에 자코메티는 거대한 서가에서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자코메티는 10세 때부터 소묘와 그림을 그렸으며, 14세 때 동생 디에고를 모델로 처음 흉상을 만들었다. 18세 때 자코메티는 제네바 미술 공예학교에 들어갔다. 자코메티는 눈앞에서 몇 번의 죽음을 목격했다. 아이를 위해 제왕절개를 거부했던 여동생의 죽음을 보았다. 어제까지 함께 베네치아 여행을 즐겼던 병든 할아버지 이야기도 황당하다. 아침에 깬 자코메티는 죽어 있는 할아버지를 발견했다. 그때 자코메티는 깨닫는다. 죽음이란 늘 곁에 있다. 1·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폭격으로 잘린 팔 등 그는 죽음을 목격하고 강제로 성찰해야 했다. 그의 예술은 죽음이라는 한계에서 탄생했다. 2차 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베케트처럼 자코메티도 파리에 있었다. 그 무렵에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도 파리에 있었다. 세 사람은 양차 대전을 모두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전쟁의 비극으로 아수라장이었던 파리라는 공간을 작가 베케트, 화가 자코메티, 철학자 사르트르는 같은 시기에 체험했다. 세 거장은 죽음의 심연을 극복하는 실존주의 문학(베케트)-미술(자코메티)-철학(사르트르)의 연대를 보여줬다. 이후 1953년 1월 파리 몽파르나스 바빌론 소극장에서 초연한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대성공을 거두었다.●기다리는 사람과 걸어가는 사람의 만남 나무 한 그루만 서 있는 텅 빈 무대에서 ‘고도’를 기다리는 고고와 디디가 있다. 처음 이 연극을 보았을 때 홀쭉이와 빵빵이 같은 개그맨이 나와서 만담하는 줄 알았다. 노숙자 복장을 한 괴이쩍은 두 사람은 고도를 기다린다. 고도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고도가 온다는 확신도 없이, 두 사람은 그저 기다리지만 고도는 나타나지 않는다. 기다림 자체가 희망이다. 반세기를 기다렸건만, 고도는 오지 않고 다만 심부름꾼을 보낸다. 디디는 고도의 심부름꾼에게 “나를 만났다고 말해”라고 부탁한다. 두 사람은 견딜 수 없는 시간을 버티기 위해 구두끈을 풀었다 다시 감기를 반복한다. 두 인물이 대체 몇 번이나 구두끈을 풀고 다시 묶는지 세어보다가 포기할 정도다. 어찌보면 이 한심한 방법이 아우슈비츠의 죽음 앞에서도 희망을 꿈꾸었던 생명들이 견뎌내는 방식이었을 것이다. 아니 전쟁이 아니더라도 삶 자체가 얼마나 무의미한지. 베케트는 고도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영어 ‘신’(God)이 무의식에 있어서 절대자를 생각하고 썼을 수도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고 한다. 희망이란, 숨은 신의 다른 이름일 것이다.이 연극이 세계에 널리 알려진 배경에는 자코메티가 있다. 1961년 파리 오데옹 극장에서 ‘고도를 기다리며’를 공연하려 할 때 베케트는 자코메티에게 무대 디자인을 맡겼다. 두 거장은 밤새도록 나무 하나를 구부려도 보고, 꺾어도 보고, 부수고, 다시 세웠다. 목매달아 죽고 싶어도 매달리면 부러질 것 같은 연약한 나무를 구상했다. 나뭇잎이 한두 개 달린 앙상한 나무를 석고로 만들어 마치 뼈다귀 같은 느낌을 줬다. 자코메티와 베케트는 바로 이 지점에서 만났다. 석고로 만든 이 나무 하나로 자코메티는 열매 맺을 수 없는 죽은 나무의 비극을 미니멀리즘 무대 양식으로 표현했다.베케트가 무대 디자인을 자코메티에게 부탁한 까닭은 자코메티가 1년 전인 1960년에 발표한 ‘걸어가는 사람’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작품은 사진으로, 모작으로 하도 많이 봐 와서 별 감동이 없었다. 과연 저 삐쩍 마른 철사 같은 존재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없었다. 파리 퐁피두센터 5층에서 저 삐쩍 마른 이상한 작품이 몇 점 있어 한참을 봤지만, 부끄럽게도 모자란 서생은 철사인간의 깊이를 공감할 수 없었다. 뭔 뜻인지 몰랐다. 이번에 예술의 전당 전시회에서 이 작품 하나만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든 묵상하는 방에서 나는 사십여분을 응시했다. 가까이에서 보니 운명을 쏘아보는 듯 눈알이 크고 둥글었다. 원효의 눈부처를 보듯, 저 둥근 눈에 내 눈을 겹쳐 놓으니 가슴이 떨렸다. 대지를 버티는 두툼한 발, 해골 같은 머리를 촬영하면서 저 철사 같은 인간을 내 삶에 전이시켜 보았다. 183㎝ 키의 철사인간을 자코메티는 비정상적으로 늘어뜨리고 불필요한 것은 다 덜어냈다. ‘덜어냈다’는 표현이 대단히 중요하다. 죽음을 곁에 둔 인간이 덕지덕지 무엇을 품고 걸을 필요는 없었다. 자코메티 이전의 화가들은 ‘본 것’을 만들려 했지만, 자코메티는 ‘생각’을 작품으로 표현하려 했다. 동양철학에 깊이 영향을 받은 자코메티는 쓸데없는 것을 다 덜어낸 인간의 모습을 만들었다. 그는 선배 화가 피카소를 향해 엄청난 말도 했다. “난 피카소가 예술가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냥 천재더라.” 자코메티의 말은 무서운 자세를 보여준다. 예술은 명성이나 기술이 아니라, 깊이 있는 사상에서 탄생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피카소는 기술로만 그리는 천재(기술자)일 뿐, 사상을 가진 예술가는 아니라는 비판이다. 나는 피카소와 차원이 다르다는 뜻이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리고 끝이 어딘지 알 수 없지만, 나는 걷는다. 그렇다. 나는 걸어야만 한다”라는 자코메티의 생각은 사뮈엘 베케트의 정신과 만난다. “우리는 왜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리는 걸까요?” “그건 말이야, 인간이 더이상 갈 곳이 없기 때문이지.”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기다리는 인간을 만든 베케트처럼, 자코메티는 걸어가는 인간을 말했다. “모든 것을 잃었을 때, 그 모든 걸 포기하는 대신에 계속 걸어 나아가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좀더 멀리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의 순간을 경험한다. 비록 이것이 하나의 환상 같은 감정일지라도 무언가 새로운 것이 또다시 시작될 것이다. 당신과 나,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계속해서 걸어나가야 한다.”●걸어가는 고도가 만든 실존주의 철학 희망이 없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죽음이 앞에 있을 때 무엇을 해야 하는가.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기다리는 주인공은 베케트 자신이었다. 동지들이 죽어가는 전쟁 속에서 레지스탕스로 숨어 지내면서 그는 끊임없이 글을 썼다. 고독을 벗하며 쓰고 또 쓰면서 사망 전까지 그는 매년 작품을 발표했다. 자코메티, 베케트, 사르트르는 인간의 비극적인 죽음에서 절망하지 않고, 걷는 인간, 기다리는 인간, 실존주의 철학을 만들어냈다. 그들에게 파리는 창조의 공간인 동시에 죽음을 체험하게 한 공간이었다. ‘고도를 기다리며’에 나오는 두 등장인물의 모습은 요즘도 파리에 많은 집시, 난민, 노숙자의 모습이다. 젊은 시절 나치를 피해 도망쳐야 했던 베케트와 자코메티가 한때 저런 처지가 아니었을까. 꼭 전쟁이 아니더라도, 인간의 삶 자체는 무의미요, 전쟁의 아수라와 유사하지 않은가. 세 사람은 뜬구름 잡는 희망을 말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자살을 유도하는 염세주의를 자극하지도 않았다. 숨막히는 현실에서 오지 않는 희망을 기다리는 세 거장의 자세는 운명을 견디는 잔혹한 낙관주의라 할 수 있겠다. 이 땅에서는 식민지의 어둠 앞에서 쫄지 말고 “눈 감고 가라”고 했던 시인 윤동주, 독재 시대에 아마득한 혁명을 꿈꾸었던 시인 김수영, 제주도에서는 4·3의 비극에 숨죽이며 지금까지 많은 눈물을 삼켰던 이들의 태도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하니 저 철사인간이 바로 내 모습,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여 눈시울이 뜨끈해진다. 무의미한 세계에서 베케트는 금욕적인 수도승처럼 살았다. 사람을 만나지 않고 글쓰기와 연출에만 전념했던 그는 1969년 노벨문학상을 받았을 때도 시상식에 가지 않았다. 자코메티와 함께 잔혹한 낙관주의를 가르쳐 준 베케트는 1989년 12월 22일에 조용히 고도가 있는 곳을 찾아 까마득한 여행을 떠났다. 시인·숙명여대 교수
  • [길섶에서] 마스크/김균미 수석논설위원

    마스크의 물결이다. 미세먼지·황사주의보가 내려지면 거리도, 지하철도, 버스 안도 온통 두 눈만 보이는 사람들뿐이다. 흰색, 검은색 마스크. 일회용 마스크, 미세먼지·황사 전용 마스크. 다양도 하다. 안경에 김이 서려 갑갑해 잘 쓰지 않아도 주머니에 흰색 마스크 하나쯤은 넣고 다니는 게 습관이 돼 버렸다. 마스크를 환절기 어린이나 노인이 쓰는 것쯤으로 여겼던 때가 있었는데 말이다. 마스크는 더이상 감기 환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마스크는 불편하다. 쓰는 사람도 그렇지만 보는 사람도 그렇다. 미세먼지나 황사가 없는데도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과 종종 마주친다. 길거리에서 TV 화면에서. 운동모자까지 깊이 눌러 쓰면 두 눈조차 잘 보이지 않는다. 패션이려니, 사정이 있겠거니 지나치다가 혹시 유명 연예인인가 호기심이 발동한다. 뒤돌아보려다 그만둔다. 주책없다 싶기도 하고, 나와 무슨 상관인가 싶기도 하다. 얼굴을 가려야 할 이유는 사람 수만큼 다양하다. 하지만 건강 때문에 마스크가 외출 필수품이 된 현실이 한없이 불편하고 화가 난다. kmkim@seoul.co.kr
  • 차가워진 날씨…하얀 눈처럼 핀 벚꽃

    차가워진 날씨…하얀 눈처럼 핀 벚꽃

    4월의 두 번째 주말을 맞아 뚝 떨어진 기온에도 벚꽃을 보러 나온 나들이객들로 전국 곳곳이 붐볐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가 봄을 시샘했지만 봄꽃을 보고야 말겠다는 상춘객의 발길을 멈추지는 못했다. 서울 여의도와 남산 일대, 전국 최대 벚꽃축제장인 진해 등지에는 털모자를 쓰고, 두꺼운 패딩을 입은 상춘객들이 벚꽃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다. 일부 지역에서는 영하의 날씨에 만개한 벚꽃과 진달래꽃 위로 눈이 쌓이는 이색 풍경도 연출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 영하의 날씨를 보인 경남과 전라남·북도 일부 지역에 1∼3cm의 눈이 내렸다. 활짝 핀 벚꽃 위에 눈이 내려앉아 눈꽃인지 벚꽃인지 구분할 수 없는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모자 아님 ㅋ 견공 머리 위에서 잠든 채 하이킹 즐기는 고양이

    모자 아님 ㅋ 견공 머리 위에서 잠든 채 하이킹 즐기는 고양이

    이 정도면 진정한 영혼의 동반자가 아닐까? 고양이 발루가 견공 헨리의 머리 위에서 편히 잠들어 있다. 발루는 이렇게 자는 걸 매우 즐긴단다. 둘 모두 구출된 애완동물이며 미국 콜로라도주의 아름다운 풍광 속을 걷기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둘이 여행을 함께 즐기는 모습은 인스타그램에서 거의 50만명 가까이 공유됐고 이들의 발길을 따라 콜로라도주를 찾는 이들까지 만들었다고 영국 BBC가 6일(현지시간) 전했다. 주인 신시아 베넷과 안드레 시빌스키에게도 둘의 인기는 믿기지 않는 일이다. 각각 뉴햄프셔와 텍사스주 출신인데 보스턴에서 처음 만났다.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껴 자연 속에서 살고 싶어하는 점이 똑같았다. 신시아는 “우리는 서부, 더 높은 산들로 가고 싶었어요. 콜로라도에 왔는데 그냥 눌러 앉았어요. 계획같은 게 끼어들 여지가 없었어요”라고 말했다. 규칙적으로 하이킹을 시작하면서 헨리를 입양했다. 사실 녀석은 세퍼드, 허스키, 복서, 스태포드셔 테리어와 오시의 잡종견이었는데 금방 눈을 사로잡았다. 태어나자마자 버려졌던 녀석은 활동량이 많은 혈통을 속이지 못하고 밖으로 나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했다. 헨리와 함께 한 하이킹 사진은 3년 동안 30만명의 팔로어를 만들어줬는데 발루를 입양하자 정말 걷잡을 수 없이 늘었다.신시아는 “헨리는 우리가 집을 비우게 되면 정말로 견디질 못했어요. 먹지도 물을 마시지도 못했어요. 그래서 친구를 만들어준 거죠”라며 “인스타그램에서 바깥을 정말 좋아하는 고양이들과 함께 여행다니는 사람들의 사진을 많이 봤기 때문에 어디나 돌아다녀 찾아낼 생각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고양이에게 뭘 시키려고 강요해봤자 잘 안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발루도 구조된 고양이였다. 어미로부터 버려진 여덟 마리 중 하나였다. 둘이 만나자마자 찰싹 달라붙었다. 발루가 헨리에게 집착하는 게 분명해 보였다. 헨리 옆에 가면 곧바로 잠에 빠져들었다. 신시아는 “발루는 헨리를 엄마로 생각하는 게 분명해요. 처음 몇달은 정말로 보호받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샴고양이 잡종인데 자신을 개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현재 안드레는 금융 분야 일을 하느라 사무실에 출근하고 신시아는 이벤트 마케팅 일을 하며 사진과 인스타그램 업데이트에 열중한다. 애완동물들이 유명해지면 수입이 되고 다른 온라인 마케팅으로 돈을 만질 수도 있다. 신시아는 여행을 위한 짬을 낼 수 있고 그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도 늘어난다고 했다.하지만 모두가 긍정적으로 보는 건 아니다. 왜 개와 고양이를 그렇게 괴롭히느냐고 눈을 흘기는 이들이다. 처음에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절대 다수가 응원하며 지지하는 글들이란 점에 위안을 삼는다. 또 이른바 ‘밴라이프(vanlife)’ 커뮤니티와 연결되는 기쁨도 선사한다. “그냥 무시하거나 흘려들으면 돼요. 헨리와 발루가 하루를 밝게 만든다고 얘기하는 수백 가지 코멘트들을 읽으면 돼요.”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박 전 대통령 24년 선고, 국정농단의 사필귀정이다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제 1심 재판에서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현행법상 유기징역 상한이 30년인 것을 고려하면 최대치에 가까운 형량이다. 이날 재판부는 “헌정 초유의 대통령 파면 사태에 이르게 된 주된 책임은 국민으로부터 받은 지위와 권한을 사인에게 나눠준 박 전 대통령과 국정을 농단하고 사익을 추구한 최순실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최씨에게 속았다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책임을 주변에 전가했다”고 질타했다. 국민으로부터 최고 권한을 위임받은 대통령으로서 국정을 사유화해 헌법 가치를 중대하게 훼손한 만큼 그에 대한 책임을 엄중하게 물은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이 우리 헌정사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겼고, 정의로운 나라를 바라는 국민의 꿈을 저버렸다는 점에서 징역 24년 형은 무겁다고도 할 수 없다. 검찰이 박 전 대통령에게 적용한 공소사실은 18가지다. 최순실씨와의 공모 혐의 13개 외에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등 5개 혐의가 더 있다. 따라서 선고 전부터 최씨의 1심 형량 20년보다 더 무거운 형이 나올 것으로 예측됐었다. 재판부는 미르·K스포츠재단 기업 출연금 강요, 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삼성으로부터 받은 승마 지원, 롯데와 SK그룹으로부터 뇌물을 받거나 요구한 부분 등 최씨와 공모한 11개 혐의와 문화계 지원배제(블랙리스트) 혐의 등 모두 16개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삼성 승계 현안과 관련한 명시적·묵시적 청탁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삼성의 출연금 강요 관련 뇌물 혐의도 무죄로 봤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지난 2월 검찰의 구형 때 재판 출석을 거부하더니 선고공판마저 보이콧한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구속 기간 연장에 반발해 법정 출석을 거부한 이후 무책임한 행태를 계속해 왔다. 재임 때는 국정 사유화로, 파면 이후엔 범행 부인과 재판 방해로 국민을 분노케 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하는 일부 측근들도 마찬가지다. 석고대죄하고 용서를 빌어도 모자랄 판에 연일 박 전 대통령이 보복의 희생양인 양 행동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번 재판은 단순히 박근혜 개인에 대한 단죄가 아니다. 대통령이 국정농단으로 무너뜨린 사법 정의와 헌법적 가치를 바로 세우는 작업이다. 국정농단으로 인한 국민의 상처를 치유하고, 후세의 위정자들에게 경고하는 의미도 있다. 국민은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를 통해 위정자가 무능하고 독단적이면 국가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지도자의 덕목과 자격에 대해 깊이 성찰하는 계기도 됐다. 비록 비싼 대가를 치렀지만, 모든 국민과 위정자들이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전거복철의 교훈으로 삼기를 기대한다.
  • 설렁설렁 ‘야비군’ 잊어라…첨단훈련 ‘특수군’ 나간다

    설렁설렁 ‘야비군’ 잊어라…첨단훈련 ‘특수군’ 나간다

    “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다/ 직장마다 피가 끓는 드높은 사기/ 총을 들고 건설하며 보람에 산다/ 우리는 대한의 향토예비군/ 나오라 붉은 무리 침략자들아/ 예비군 가는 길엔 승리뿐이다.”1980~90년대 전철과 버스, 그리고 거리에서는 군인도 아니고, 민간인도 아닌 어정쩡한 ‘얼룩무늬 아저씨’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덥수룩한 머리 위에 얹혀 있어야 할 모자를 옆구리에 끼고, 상의를 약간 풀어헤친 채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고 삐딱하게 서서 담배를 꼬나문 모습은 여지없이 불량배처럼 보였다. 월계수가 한반도를 감싸안은 마크를 가슴과 모자에서 확인한 뒤에야 ‘총을 들고 건설하며 보람에 산다’는 예비군임을 눈치채지만 과연 예비군가처럼 ‘붉은 무리 침략자’들을 물리치고 승리를 쟁취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기 그지없었다. 오죽하면 스스로 ‘야비군’이라고 비하할까 싶기도 했다. 그때 그 예비군들의 머릿속에는 “군대에서 그 고생을 하고 나왔는데 그걸 또 해?”라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을 것이다. 실제 그들은 모자를 삐딱하게 쓴 채 훈련장에 나타났다. 2000년대 초까지도 마찬가지였다.창설 50주년을 맞은 예비군의 현재 모습은 어떨까. 봄비가 촉촉하게 내리던 지난 5일 오전 경기 남양주의 육군 56사단 금곡예비군훈련대. 연세대와 한성대에 재학 중인 예비군 1000여명이 입소해 훈련을 받고 있었다. 이들의 훈련 일부에 동참했다.“교전을 시작합니다.” 교관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각각 10명씩 편성된 청군과 황군이 시가지 전투 훈련장에서 교전에 돌입했다. 전투모에 부착된 스티커 색깔로 적 여부를 판별해 M16 소총을 개조한 레이저총으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훈련이다. 전투복 위에 덧입은 조끼에는 각종 센서가 부착돼 피탄 여부가 즉각 확인된다. ‘실제 상황이 아니니 설렁설렁하면 되겠지!’라며 여유를 부리며 천천히 이동하는데 갑자기 “삑, 삑, 삑” 경고음과 함께 “경상”이라는 기계음이 귓전에서 울려댔다. 실전과 똑같은 상황을 묘사해내는 마일즈(MILES·다중통합레이저교전체계) 장비의 정확성이 실감됐다. 소총에서 발사된 레이저빔이 센서 주변에 닿게 되면 경상, 중상, 사망이 정확하게 표시되는 것이다. 경상 판정을 받아 30초 동안 소총을 사용하지 못하고 나서 이번엔 건물 2층에 올라가 잠복하며 저격수처럼 적군을 향해 소총을 발사했다. 4분간의 전과는 중상 1명, 경상 1명. 교전이 끝나고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승패가 갈렸다. 탄피가 튀거나 화약 냄새가 나지는 않았지만, 실전과 다를 바 없었다. 육군은 예비군 전투력 향상과 예비군 교육의 효율화 등을 위해 훈련장을 과학화하고 있는데 금곡예비군훈련대는 그 첫 번째 결실이다. 2013년부터 100억여원을 투입해 각종 첨단 시설을 갖춘 이곳은 서울 6개 구 예비군을 하루 1000명씩 연간 14만명을 훈련하고 있다. 훈련 시스템은 20~30년 전과는 천지차이였다. 빈둥빈둥 ‘시간 때우기’는 완전히 불가능해졌다. 훈련 입소를 위한 등록 절차부터 첨단 장비가 활용된다. 신분증 스캐너에 신분증을 집어넣자 사진을 포함한 인적 정보가 디스플레이에 떠올라 대리입소는 꿈꿀 수조차 없다. 본인 확인 절차가 끝나면 웨어러블 스마트워치를 지급해 훈련이 마무리될 때까지 차고 다녀야 한다. 각종 훈련 기록과 합격·불합격 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수백명씩 모아 놓고 교관이 고함을 치는 광경도 찾아볼 수 없다. 10~20명 단위의 조별 훈련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각각의 조는 각각의 훈련장에 도착하면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훈련 개요, 주의사항 등을 전해 듣고 훈련에 임한다. 영상모의사격 훈련은 마치 비디오 사격게임을 하는 것과 같았다. 이날 설정은 군자역과 영동대교에서의 전투였는데 실탄이 아닌 레이저빔을 발사하는 M16 소총으로 쉴 새 없이 달려드는 적들을 사살해 그 실적으로 합격과 불합격을 가렸다. 육군 관계자는 “영점조정 등을 컴퓨터로 하는 것 외에는 실사격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실내사격장에서 진행된 실사격훈련은 전혀 위험해 보이지 않았다. 사격이 끝나면 표적지는 자동으로 눈앞까지 이동해 왔고, 총구는 상하좌우 약간씩만 움직일 수 있도록 사실상 고정돼 있어 위험한 장면은 연출되지 않았다. 강력한 바람을 이용한 환기시스템으로 매캐한 화약 냄새를 순식간에 제거해 실탄사격장인지 실감이 안 됐다. 영상모의사격, 실탄사격, 시가지 전투 등 모든 훈련은 즉각 합격·불합격 판정이 내려졌고, 모든 훈련 과정을 합격하면 2시간 먼저 퇴소하는 특전이 주어졌다. 현재 이처럼 ‘과학화’된 훈련 시설은 금곡을 비롯해 전국에 4곳이 마련됐다. 육군은 2023년까지 과학화훈련장을 40곳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바뀌지 않은 풍경도 있었다. 훈련장에는 여름에는 냉수, 겨울에는 온수가 공급되는 샤워장이 마련돼 훈련이 끝나면 이용할 수 있게 돼 있었지만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훈련이 끝나자마자 서둘러 퇴소하는 풍경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매한가지인 셈이다. 과거에는 산아제한을 권장하려고 정관수술을 하면 훈련을 면제하는 프로그램도 있었지만, 지금은 한 명의 열외도 없이 예비군 훈련을 받아야 한다.예비군 제도는 ‘내 고장은 내가 지킨다’는 취지로 1961년 말 향토예비군법이 제정되면서 비롯됐다. 법만 갖춘 채 지지부진하던 중 1968년 1월 21일 북한 게릴라들이 청와대를 습격한 이른바 ‘1·21 사태’를 계기로 같은 해 4월 1일 향토예비군이 창설돼 올해로 50년을 맞았다. 초창기에는 주로 북한 게릴라 소탕작전 등에 투입됐다. 2011년부터는 여군들도 예비군에 자원할 수 있게 됐고, 특수전예비군부대도 창설됐다.현역 복무를 마친 남성들은 의무적으로 예비역에 편성된다. 사병은 복무 종료 후 8년차까지, 간부는 위관 43세, 소령 45세 등 현역정년 때까지다. 일반 예비군은 기본적으로 4년차까지는 동원예비군으로 편성돼 연간 2박 3일간 부대에 입소해 훈련을 받아야 하며 5~8년차에는 지역예비군으로 편성돼 연간 20시간의 훈련을 이수해야 한다. 동원 훈련을 받게 되면 1만 6000원, 지역 예비군 훈련에는 교통비 7000원과 중식비 6000원이 지급된다. 예비군은 모두 275만명이 편성돼 있으며 이 중 육군이 237만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매년 4월 1일을 예비군의 날로 지정해 기념했으나 2007년부터 매년 4월 첫째 주 금요일로 변경했다.군은 국방개혁 2.0의 일환으로 현역 감축 등과 연계해 예비군 규모를 180만명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다. 특히 예비군 훈련의 과학화, 동원 전력의 정예화 등을 목표로 세워 현재 상비 전력 예산의 0.3%, 1300여억원에 불과한 예비군 예산도 대폭 늘리기로 했다. 동원전력사령부 창설도 그런 이유에서다. 예비군 전력을 상비 전력 수준으로 향상시킨다는 목표지만 현실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도 많다. 예비군의 가장 기본적 개인 물품인 모포의 경우 113만여장이 필요하지만, 현재 보유율은 72%에 불과하고, 판초 우의 역시 보유율이 그 정도 수준에 그치고 있다. 예비군용 소총과 방탄헬멧 등도 턱없이 부족하다. 지금 당장 전투상황이 벌어진다면 절반 넘는 예비군이 총 없이 전쟁터에 나가야 한다.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 유시민 “박근혜 1심 재판, 최순실보다 형량 더 나올 것”

    유시민 “박근혜 1심 재판, 최순실보다 형량 더 나올 것”

    유시민 작가는 6일 열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 공판과 관련, 최순실씨보다 높은 형량이 나올 것 같다고 예측했다.유시민 작가는 전날 JTBC ‘썰전’에 출연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재판 예상 형량을 말해 달라’는 물음에 “최순실 씨보다 적게 나오진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박형준 교수도 “판사가 이미 최순실 1심 때 사건에 대한 기본적인 법리적 판단을 다했다. 최순실 씨보다 더 많은 형을 선고할 공산이 크다”고 동의했다. 유 작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순실 씨보다 더 나오지 않을까 싶다”면서 “최순실 씨가 국정농단 1심에서 징역 20년, 이화여대 학사비리 2심에서 징역 3년, 총 징역 23년이다. 그런데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입시 부정 이런 건 아니니까, 국정농단 관련사건만 다룰 텐데 최순실 씨보다 적게 나오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검찰은 구형을 30년 했다”면서 “지금 이 판사(김세윤 부장판사)가 이미 최순실 1심 때 사건에 대한 기본적인 법리적 판단을 다 했다. 그것에 비추어 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죄를 다 인정했고, 그런 기준에서 보면 최순실 씨보다 더 많은 형을 선고할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가 지적한 대로 6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공판을 맡은 김세윤 재판장은 최순실 씨의 1심 재판도 맡았다. 김세윤 재판장은 최순실 씨에게 징역 20년, 벌금 180억 원, 추징금 72억9000여만 원을 선고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그동안 최순실 씨 등 다른 국정 농단 공모자들에게 내려진 선고를 통해 18개 혐의 중 뇌물수수와 공무상 비밀 누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15개에서 유죄 판단을 받은 상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언로 넓혀라” “사교 폐단 없애자”… 유교 국가의 초석 쓰다

    [고전의 향연-옛 선비들의 블로그] “언로 넓혀라” “사교 폐단 없애자”… 유교 국가의 초석 쓰다

    기묘년인 1519년(중종 14년) 12월 20일 능주에는 밤새 내린 눈이 한 자 넘게 쌓이고 살을 에는 겨울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중종이 내린 사약을 받은 정암(靜菴) 조광조(趙光祖·1482~1519)는 목욕을 마친 뒤 의관을 단정히 차려입고 마지막 소회를 담담히 써 내려 갔다. 임금을 아비처럼 사랑하였고 愛君如愛父 나라를 집안처럼 걱정하였네 憂國若憂家 밝은 해가 위에서 내려다보며 白日臨下土 나의 충심을 환히 비추는구나 昭昭照丹衷 -정암집 부록 권1 죽음을 앞두고 지은 시-#자신만의 길을 가다 연산군이 즉위하고 ‘성종실록’이 편찬될 때, 김일손이 사초(史草)에다 기록했던 김종직의 ‘조의제문’(弔義帝文)이 사화의 빌미가 됐다. 연산군은 조의제문이 세조를 헐뜯은 것이라는 훈구세력의 참소를 믿었다. 무덤에 묻힌 김종직이 부관참시를 당했고 그의 문집도 불태워졌다. 김종직 제자 김일손, 권오복, 권경유 등은 능지처참을 당했고 김굉필과 정여창은 먼 지방으로 유배됐다. 1498년(연산군 4년)에 수많은 사림이 화를 입었던 무오사화다. 사화를 겪은 뒤로 사림의 기세가 꺾이고, 자기를 수양하는 공부보다는 출세를 위한 과거 공부에 힘쓰는 풍조가 만연했다. 무오사화가 있던 그해, 17세 소년 정암은 평안도 희천에 유배된 김굉필을 찾아가 배움을 청했다. 김종직 제자라는 이유만으로 화를 당하는 무서운 세상에 김종직 수제자인 김굉필을 찾아가 배운다는 것은 웬만한 선비도 하기 어려운 결단이었다. 약관도 안 된 어린 나이에 이미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길을 가는 선비의 지조를 지녔던 셈이다.#공론(公論)을 세우다 정암은 뛰어난 재능을 타고난데다 김굉필 문하에서 학문을 닦아 일찌감치 명성이 자자했다. 과거 공부에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재주와 학식을 가진 그를 하늘은 초야에 묻어두지 않았다. 1515년(중종 10년) 6월 34세 정암은 성균관의 천거로 6품직에 올랐다. 정암은 벼슬에 오른 게 조금도 기쁘지 않았다. 오히려 “거짓 명성만 드러나는 것을 나는 매우 부끄럽게 생각한다. 반드시 벼슬길에 나가야 한다면 차라리 과거를 통해 나가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그해 8월 과거 시험에 급제해 본격적으로 벼슬길에 들어섰다. 정암이 사간원 정언(正言)일 때, 사림 출신 신진 관료인 김정과 박상이 상소를 올려 단경왕후 신씨를 복위시킬 것을 청했다가 탄핵을 받고 귀양을 가게 됐다. 단경왕후는 중종반정 직후에 연산군의 처남인 신수근의 딸이라는 이유로 훈구세력에 의해 폐위된 중종의 원비였다. 정암은 언관으로서 글을 올려 사림의 공론을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언로가 통하고 막히는 것은 국가의 흥망과 가장 관계돼, 통하면 다스려지고 평안하며 막히면 어지러워지고 망합니다. 임금이 언로를 넓히기에 힘써서 위로 공경과 백관으로부터 아래로 마을과 시장의 백성에 이르기까지 다 말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정암집 권2 사간원에서 양사의 파직을 청하는 계사) 이 계사 덕분에 김정과 박상을 탄핵했던 모든 사람이 파직됐으며, 정암은 중종의 신임을 받게 됐다. 정암은 연산군의 독재를 겪으면서 왕권의 전횡을 견제하려면 언로가 열려 있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열린 언론을 통해 이뤄진 사림의 공론에 의한 정치가 바로 유교의 왕도를 구현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묵은 폐단을 개혁하다 중종의 신임을 한몸에 받은 정암은 벼슬길에 나선 지 3년 만에 홍문관 실무 책임자인 부제학에 올랐다. 사림을 선도하고 임금을 도와 유교의 교화를 펼치는 자리를 맡은 그는 묵은 폐단을 개혁하는 조치로써 소격서 폐지를 청하는 상소를 올렸다. “백성에게는 혜택을 베풀지 못하고 하늘에는 믿음을 받지 못하면서 도리어 아주 어둡고 근거 없는 곳에다 헛된 보답과 영원한 천명을 기원하니 매우 식견이 모자란 것입니다.”(정암집 권2 홍문관에서 소격서의 혁파를 청하는 상소) 소격서는 도교식으로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관청이었다. 사교(邪敎)를 통해 복을 비는 것은 합리주의와 민본주의를 바탕으로 한 유교의 취지에 어긋나는 행위였다. 중종은 소격서가 선대부터 대대로 제사를 지내던 곳이라 폐지할 수 없다고 강하게 거부했다. 하지만 폐단을 개혁해 순수한 유교 국가를 실현하려는 정암의 굳은 의지는 꺾일 줄 몰랐다. 임금과 신하가 꼬박 한 달 동안 줄다리기를 벌인 끝에 소격서가 마침내 혁파됐다.#부정함과 바름은 양립할 수 없다 정암은 바름과 부정함, 군자와 소인의 구별에 엄격했다. 임금에게 인의를 실천하는 바른 군자와 사욕을 추구하는 부정한 소인을 밝게 분별해 달라고 요구했다. “부정함과 바름은 양립할 수 없습니다. 비록 바름으로 부정함을 억제하더라도 부정함이 바름을 이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목을 가지고 보더라도, 잡초와 잡목을 비록 호미로 열심히 제거해도 여전히 무성합니다만, 지초와 난초 같은 아름다운 화초는 날마다 북돋아 줘도 도리어 시들고 맙니다. 부정함이 쉽게 이기고 바름을 지켜내기 어렵다는 사실은 초목에 비유해 봐도 알 수 있는 것인데, 어찌하여 이러한 이치를 제대로 규명해 보시지 않으십니까? 악을 미워하기를 악취를 싫어하는 것처럼 하셔야 할 것입니다.”(정암집 권4 다시 부제학에 제수되었을 때 올린 계사) 그는 국가가 병든 근원에 사리사욕만을 좇는 훈구세력이 있다고 봤다. 부정함을 바로잡는 일단의 조치로 ‘정국공신’(靖國功臣)을 개정할 것을 청했다. 정국공신은 중종반정에 공을 세운 사람에게 내린 칭호였다. 훈구세력들이 자기 친인척 중에 공이 없는 사람도 마구 끼워 넣어 공신이 무려 117명에 이르렀다. 훈구세력의 탐욕과 부정함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례였다. 정국공신을 개정하자 공신에서 삭제된 자가 76명이나 됐다. 이전부터 정암이 추진하던 개혁에 불만이 쌓였던 훈구세력은 이를 계기로 정암을 제거하려는 음모를 꾸몄다. 1519년 11월 15일 야밤을 틈타 남곤, 심정, 홍경주 등이 경복궁 신무문으로 은밀히 입궐해 중종에게 밀계를 올렸다. 조광조 등을 위시한 사림들이 임금을 속이고 국정을 어지럽혔으니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편 중종도 정암의 급진적인 개혁에 피로를 느끼고 있었고, 민심이 그에게 쏠리는 것에 자존심이 상하던 터였다. 그날로 바로 ‘조광조를 비롯한 사림 세력을 처벌하라’는 하교를 내렸다. 정암은 옥에 갇혀 심문을 받다가 사형에서 감형돼 사흘 만에 전라도 능주로 유배되었다. 그리고는 한 달 뒤에 사약을 받았다. 그때 나이 38세였다. 기묘년에 일어난 이 사건을 기묘사화라 부른다.#왕도정치 실현 꿈꾼 선구자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정암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유교의 이상을 실현하고자 학문에만 전념하려던 꿈을 접고 벼슬길에 나온 지 불과 4년 만에 맞이한 억울한 죽음이었다. 잘못이 있다면 임금을 요순 같은 성군으로 만들고 나의 백성을 요순의 백성처럼 만들도록 온 힘을 다한 것뿐이었다. 정암은 아버지처럼 친밀하게 대해 주던 임금이 하루아침에 돌변한 까닭을 알 수 없었다. 분명한 것은 자신의 진실한 마음만은 밝은 하늘 아래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는 것뿐이었다. 정암은 뛰어난 학문적인 업적을 이룬 것도 아니었고 유려한 문장을 남긴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그가 조선 전반에 끼친 영향은 매우 컸고 그에 대한 선비들의 존경심은 매우 깊었다. 순수한 열정으로 유교의 최고 목표인 왕도정치를 실현하고자 개혁을 시도했던 선구자였기 때문이다. 선조 때 윤근수가 경연(經筵)에서 “기묘년 이후로 사람들이 선을 향하는 마음을 품게 된 것은 조광조가 쏟은 공력의 결과입니다”라고 한 말은 후세에 끼친 정암의 영향력을 잘 보여 준다. 정암은 비록 개혁을 완성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개혁 정신은 조선이 완전한 유교 국가로 정립되는 초석이 됐던 것이다. 양기정 한국고전번역원 역사문헌번역실장 ■정암집 해제 정암 시신 수습한 학포 후손 주도…조선시대 세 차례 간행 정암집은 조광조의 시문집이다. 조선 시대에 세 차례 간행됐다. 처음 간행은 1681년 남원에서, 두 번째 간행은 1685년 대구에서, 세 번째 간행은 1892년 능주에서 진행됐다. 특히 세 번째 간행된 문집은 정암의 동지였던 학포(學圃) 양팽손의 후손들이 주도해 간행한 것이다. 정암이 유배됐던 능주는 학포의 고향이었다. 정암이 세상을 떠나자 학포가 시신을 수습해 가매장하고 사당을 세웠다. 학포 후손들의 정암에 대한 존경심과 학포 후손으로서의 자부심이 정암집 간행의 원동력이었을 것이다. 한국문집총간에는 능주 간행본 정암집이 수록됐다. 정암집에 수록된 글 가운데 정암이 손수 지은 것은 많지 않다. 생애가 길지 않았고 사화에 희생돼 유고가 제대로 수습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부록문자로는 이황이 지은 행장, 이이가 지은 묘지명, 노수신이 지은 신도비명(神道碑銘) 등이 수록됐다.
  • 로꼬, 탈모 고백 “고3때부터 시작..가장 큰 이유는 스트레스”

    로꼬, 탈모 고백 “고3때부터 시작..가장 큰 이유는 스트레스”

    래퍼 로꼬가 탈모 사실을 고백했다.지난 4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는 작곡가 돈스파이크, 래퍼 슬리피, 로꼬, 모델 주우재가 게스트로 출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로꼬는 스트레스 때문에 탈모 증상이 있다고 고백했다. 로꼬는 “원래 숱이 많았는데 고3 때 수험 스트레스로 탈모가 시작됐다. 의사는 ‘대학에 들어가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지만 재수를 하면서 머리카락이 1년 더 빠지게 됐다. 이후 대학에 입학했지만 음악을 시작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아 머리카락이 계속 빠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로꼬는 탈모가 집안 내력이냐는 질문에 “집에는 탈모인 사람이 없다. 활동을 안 할 때는 머리카락이 나는데, 요즘은 음원 작업을 하고 있어서 또 빠지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모자를 벗고 다니고 싶은 마음에 두피를 안 보이게 할 방법을 찾다가 탈색을 하기로 결심했다. 탈색을 했더니 (탈모) 티가 하나도 안 나서 2주마다 한 번씩 탈색을 했다. 그런데 탈색이 두피에 안 좋아서 머리카락이 더 빠지더라. 그래서 한 번 깔끔하게 밀고 요즘에는 다시 (머리카락을) 기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MBC ‘라디오스타’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사설] 현장 모르는 교육·환경 장관, 참기 힘들다

    정부 부처들의 무능에 민생이 날마다 더 고달프다. 마음 놓고 숨을 쉴 수가 있나, 애써 재활용품을 분리한들 내놓을 데가 있나, 교육 정책을 밤새 뒤집어 학교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지 않나 기가 막힌다. 민생을 달래 줘도 모자랄 판에 걱정을 보태 주고들 있다. “이런 정부는 차라리 없는 편이 낫다”는 원색적인 불만이 도처에서 터진다. 미세먼지 문제가 하루 이틀이 아닌데 환경부는 대체 무슨 생각인지 손 놓고 앉았다. 그 와중에 쓰레기 사태까지 겹치니 뒷수습은커녕 일머리를 어떻게 틀어야 할지 몰라 ‘멘붕’에 빠진 모양새다. 폐기물 수출입 규제 강화에 대비하자는 보고서를 2년 전에 받고도 눈감았다는 환경부다. 급기야 지난해 7월에는 중국이 폐기물 수입 중단을 선언했는데도 아무 조치가 없었다. 사회적 논의는 고사하고 빤히 두 눈 뜨고 국민들을 쓰레기 대란으로 몰아넣은 형국이다. 쓰레기는 갈 곳이 없는데 수거 업체들과 수거 약속을 했네, 안 했네 연일 입씨름이나 하고 있다. 이러니 입이 험한 어느 야당 대표는 김은경 환경부 장관을 “분리수거 대상”이라고 공격한다. 더 대책 없어 보이는 곳은 교육부다. 박춘란 교육부 차관이 전화를 걸어 대학 총장들에게 정시 확대를 요구한 사태는 단순한 정책 뒤집기 문제가 아니다. 차관이 암암리에 총장들을 접촉한 납득 못할 일을 두고 “김상곤 장관 패싱”이라는 뒷말이 무성하다. 며칠 전에는 수시 전형에서 수능 최저 기준을 폐지하겠다며 학부모들 속을 발칵 뒤집어 놓은 게 교육부다. 수능 자체를 최대한 무력화하겠다는 것은 김 부총리의 소문난 소신이다. 그런 기조와 정반대인 정시 확대를 차관이 비공식적으로 요구했으니 해설이 분분한 것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시 확대를 요구하는 표심을 노려 청와대와 여당이 뒷문으로 꼼수 카드를 썼다는 의심이 많다. 진위를 떠나 교육 현장에서는 교육부 폐지론이 들끓고 있는 현실이다. 무대책에 앞뒤 안 맞는 정책으로 국민 혼란을 부추기는 장관들은 누구 한 사람도 해명이나 사과 한마디가 없다. 만기친람이 지나쳐서 탈인 청와대는 현장 목소리를 무시하는 이런 장관들은 왜 두고만 보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아예 존재감이 없거나 개인 고집으로 일방 정책을 펴는 ‘불통’ 장관을 참아 내기가 힘들다. 한창 개혁에 탄력을 붙여야 할 정부의 수장들이 외려 걸림돌이 돼서야 되겠나. 민생의 요구를 듣지 않거나 능력이 모자라 듣지 못하는 장관들이 누구인지 냉정하게 가려 봐야 한다.
  • ‘강렬 눈빛’ 제시카, 밀착 수영복 입고 청순미 ‘뿜뿜’

    ‘강렬 눈빛’ 제시카, 밀착 수영복 입고 청순미 ‘뿜뿜’

    그룹 소녀시대 출신 가수 제시카가 청순가련한 매력을 뽐냈다.제시카는 3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별다른 멘트 없이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공개된 사진에는 휴양지로 추정되는 곳에서 노란색 수영복을 입고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제시카의 모습이 담겼다. 그는 밀짚 모자를 고혹적인 눈빛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특히 군살없는 퍼펙트한 보디라인이 인상적이다. 한편, 제시카는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스포츠서울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임신~육아 원스톱 서비스…‘송파맘’ 11만명 다녀갔다

    임신~육아 원스톱 서비스…‘송파맘’ 11만명 다녀갔다

    임신~아기 발육 단계별 무료 수업 공공기관 첫 산후 조리 서비스도 日·이라크·미얀마 등 공무원 견학“우리 아가 고운 손 쪼물쪼물, 우리 아가 예쁜 볼 톡톡톡.” 지난달 28일 오전 9시 서울 송파구 장지동 산모건강증진센터. 생후 3~5개월 신생아 10여명이 엄마와 함께 모였다. 아동발달 놀이를 전문으로 하는 서은아 강사의 말을 따라 엄마들이 자녀와 눈을 맞추며 말을 건넸다. 아기의 오감 발달에 좋은 놀이법을 가르쳐 주는 수업 현장이다.●육아맘 산후우울증 예방관리도 지원 서 강사는 “엄마가 어떻게 놀아 주느냐에 따라 아기의 변별력이나 의사소통 능력에 확연한 차이가 나게 된다”면서 “마음 상태를 경청하고, 그에 대한 반응을 얼굴 표정과 말로 표현해 줘야 아기들이 엄마로부터 인정받고 있다고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날 수업에 참여한 손미희(35·여)씨는 임신 6개월 때 골드맘 쿠킹클래스, 출산 4개월째인 지금은 ‘베이비 5터치’ 수업을 듣는다. 9살짜리 첫째 아이를 출산한 지 8년 만에 둘째 아이를 낳은 손씨는 “첫째 때는 육아에 대한 정보가 워낙 없어서 못 해준 게 많아 아쉽다”면서 “수업이 전부 무료인데다 임신 초기부터 신생아 발육 단계에 따라 수업이 개설돼 있어 전부 다 듣고 싶을 정도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지하 2층, 지상 5층, 연면적 2896㎡(약 876평) 규모의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는 임신·출산에 관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2014년 문을 연 이래 ‘송파맘’ 11만여명이 다녀갔다. 첫해 2만 4504명에서 지난해 3만 89명으로 늘었다. 임신 준비반 운동 클리닉부터 시작해 산후우울증 예방관리까지 단계별 지원이 이뤄져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은 물론 출산 후 자녀를 키우는 엄마들도 이용이 가능하다. 수업은 임신 준비, 임신 관리, 스마트육아, 가족참여지지 등 네 가지 프로그램으로 구분된다. 이날 수업은 스마트육아 프로그램의 하나로 생후 3~5개월, 6~9개월, 10~12개월 신생아와 엄마들을 따로 모아 40분씩 활동이 이뤄졌다. 서 강사는 “개월 수에 따라 신체를 활용하는 범위가 확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센터 홈페이지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도담 e수첩’을 통해 선착순 모집한다. ●임신 인증되면 엽산·철분 등 무료 지급 센터는 크게 보건소, 공공산후조리원, 단계별 프로그램 운영 등 3가지 기능을 한다. 지하 1~2층과 지상 2층은 보건소에서 운영하는 맞춤형운동클리닉, 대사증후군관리센터, 초음파실, 맘스 클리닉, 모유수유실, 채혈실 등이 있다. 임산부 건강 증진사업이 운영된다. 임신 확인서, 신분증을 제시하면 엽산, 철분 등을 무료 지원한다. 국내외 여러 기관에서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는 공공산후조리원은 지상 3~5층에 있다. 공공기관 처음으로 산후조리 서비스를 선보인 곳으로, 지난해 한국표준협회 산후조리원 분야에서 KS 인증을 받기도 했다. 철저한 위생·감염 관리, 전문의 회진 등이 이뤄지는 산후조리 서비스를 2주 190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지난 4년여간 미얀마, 네팔, 이라크, 일본 등의 공무원들이 모자보건사업의 모범사례로 알려진 송파산모건강증진센터를 다녀갔다. 국내에는 전남 해남, 강원 삼척 등이 송파를 따라 공공 산후조리원을 만들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290억원 들인 학교보안관, 할 수 있는 건 ‘경찰 신고’뿐

    서울시 “출입대장 미작성 잘못” “신분 확인을 안 해서 인질극이 벌어졌다고요? 억울해서 밤새 잠을 못 잤습니다.” 지난 2일 교내 인질극이 발생한 서울 방배초등학교의 보안관 최모(64)씨는 3일 오전 11시 53분쯤 자전거를 타고 학교 정문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씨는 “폐쇄회로(CC)TV 보면 신원을 확인하는 장면이 다 나온다”면서 “신분증을 보여 달라고 해도 상대방이 안 주면 강권할 수 없다”고 말했다. 31년간의 군 생활 후 예비역 대령으로 제대한 그는 “경찰이 오기 전에 범인이 흥분할까 봐 (교무실) 출입문부터 무릎 꿇고 네 발로 기어 들어가 범인을 설득했다”면서 “단지 업무일지에 작성을 안 한 것뿐인데 ‘통제가 안 됐다’고 완전히 (저를) 못된 사람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배초 인질극 이후 학교의 소홀한 안전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범인이 작심을 하고 범행을 저지르면 학교 보안관으로서는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보안관에게 지급되는 장비는 모자, 유니폼, 빨간 봉, 장갑 등이 전부다. 강제로 소지품을 검사할 권한도 없다. 학교 정문에서부터 흉기로 위협하고 들어와도 빨간 봉 하나를 든 보안관이 현실적으로 제지할 수 있는 방법은 경찰에 신고하는 것뿐이다. 서울 지역의 경우 국공립 초등학교는 ‘학교 보안관’, 사립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는 ‘배움터 지킴이’가 학교 안전을 책임진다. 학교 보안관은 서울시가, 배움터 지킴이는 시교육청에서 지원하는 사업이다. 전국에서 이러한 이원화된 체제를 운영하는 곳은 서울이 유일하다. 현재 학교 보안관은 562개 학교에 1187명이 근무 중이다. 올해 서울시가 책정한 예산만 286억원이 넘는다. 자원봉사자인 배움터 지킴이와 달리 보안관은 계약직 직원으로 연령 제한, 체력 측정 등 자격 요건이 더 까다롭다. 학교 안전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지방자치단체가 별도의 예산을 들여 보안관 제도를 운영하는데, 인질극이 발생하면서 기본 취지가 무색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보안관이 운영 지침대로 신분을 확인한 뒤 출입 대장에 이름, 연락처 등을 적시하지 않은 것은 분명한 잘못”이라면서도 “신분 확인 불이행과 인질극은 별개의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씨가 사건 발생 직후의 초동 대처와 경찰 신고 등은 매뉴얼대로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최씨도 이날 오전 “억울하다”면서 징계 입장을 밝힌 학교 측에 7장짜리 경위서를 제출했다. 한편 서울방배경찰서는 이날 인질범인 양모(25)씨에게 인질강요 및 특수건조물침입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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