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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 행정] 주민 정책 제안 3분톡… ‘100인의 선택’

    [현장 행정] 주민 정책 제안 3분톡… ‘100인의 선택’

    “서초 주민들은 상전, 저는 하인으로 여기는 ‘서번트 리더십’(섬기는 리더십)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어요. 주민들 생각을 바로 곁에서 직접 들어 보려고 노력하다 보면 저절로 낮은 자세가 됩니다.”(조은희 서초구청장) 8일 오후 서울 서초구청 2층 대강당이 주민 250여명의 열기로 후끈 달궈졌다. 민선 6기 서초구에서 처음 시도되는 ‘라이브 정책쇼, 100인의 선택’이 열린 현장이었다. 라이브 정책쇼는 지역 주민이 제안한 정책 12개를 직접 3분 프레젠테이션하면 주민·전문가·구 공무원 등 현장평가단 102명이 현장 전자투표로 순위를 결정, 이를 실제로 구정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다. 조 구청장은 “주민들과의 체감 거리를 줄이는 생활 정책을 고민하다 이번 행사를 고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채택된 정책들은 주민참여 예산제와 연계해 일반사업 3억원 이내, 행사성 사업 1억원 이내에서 민선 6기 후반기에 우선 실행할 예정이다. 조 구청장도 이날 심사단으로 102표 중 한 표를 행사했다. 심사위원단은 사업의 필요성과 효과성, 공공성, 시급성, 수혜대상 등을 기준으로 1점부터 9점까지 점수를 매겼다. 구 관계자는 “앞서 민선 4~5기 당시 현장 공무원들이 제안한 정책을 반영한 적은 있었지만 주민 정책 직접 제안은 민선 6기 출범 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서초1동 주민들이 발표한 ‘찾아가는 할머니·할아버지 이유식 교실’은 전국의 맞벌이 510만 가구 중 250만 가구가 육아를 할머니에게 맡기는 ‘손이 부족한’ 육아 현실에 착안했다. 구에서 파견된 영양사가 한 달에 두 번 조부모 육아 가정을 방문해 이유식 만들기, 편식 예방 교육을 해 주고 구내 육아 커뮤니티 모임을 지원한다. ’우면주공 행복마을 만들기’는 양재1동 프로젝트다. 구 소속 저소득층의 약 17%가 살고 있는 우면주공 영구임대 아파트 984가구를 대상으로 자살 위험군 파악, 상담 등을 하는 사업으로 예상되는 예산은 4000만원이다. 아파트에 살던 33세 젊은 여성이 아버지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최근 자살한 안타까운 사례를 참고했다. 내곡동 주민들이 내놓은 ‘이웃과 씽씽 달리는 초록마켓’은 지역 마트와 손잡고 기부가 어려운 채소·과일 등 신선식품을 저소득 가정에 지원해 주는 아이디어다. 최우수상 1팀, 우수·장려상이 각 2팀이었으며 양재1동이 최우수상 상금 50만원을 차지했다. 인근 송파구(구청장 박춘희) 소속 공무원으로 구성된 4인조 ‘송파밴드’가 축하공연에 나서 일명 ‘희자매’ 구청장끼리 협치애도 빛났다. 조 구청장은 “실생활에서 주민들이 아쉬워하는 부분을 긁어 줄 수 있는 현장 소통형 구정을 펼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서울시의회 이윤희의원 ‘아이콜라 아카데미’서 행정사무감사 특강

    서울시의회 이윤희의원 ‘아이콜라 아카데미’서 행정사무감사 특강

    서울시의회 이윤희 의원(더불어민주당·성북1)은 지난 4일 서울시의회 2층 대회의실에서 협동조합 지방자치발전소(아이콜라·The Institute of Cooperative Local Autonomy)가 주최하고 전국 기초의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2016년 지방의회 의정연수 ‘제3회 아이콜라 아카데미’ 강연자로 초청되어 ‘행정사무감사는 일회용이 아니다’라는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아이콜라 아카데미는 협동조합 지방자치발전소의 지방의회 의정연수 특강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지방자치의원들의 전문적인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현장경험이 풍부한 현직 지방의원들이 강연자로 참석하여 행정사무감사, 예·결산심사 등의 주제로 실전노하우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협동조합 지방자치발전소는 2011년 지방의원 정책연구모임인 기초의회발전연구회에서 출발해 지방자치교육기관 설립의 뜻을 모아 2014년 9월 더 나은 지방정치, 더 좋은 생활정치를 지향하는 지방자치발전소 협동조합을 출범시켰으며 지방의회 의정연수, 국내외정책연수, 국제교류협력사업, 지방자치 정책연구개발, 청소년민주시민교육, 의정지원컨설팅, 주민자치교육지원 등의 사업을 담당하는 지방자치 교육기관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 5월24일~27일에는 전국 여성의원 연대 단체인 전국지방여성의원네트워크와 협동조합 지방자치발전소 소속 의원들이 함께 일본 지방자치 현장 연수를 다녀오기도 하였다. 일본 지방자치의 산실인 교토시의회와 고베시 의회를 방문하여 여성정치문제, 고령화문제, 재난안전 문제 등 다양한 교류활동의 시간을 가졌다. 강연을 진행한 이윤희 의원은 2014년 행정사무감사 우수의원으로 선정된 경험을 토대로 “행정사무감사는 행정 감시기관인 의회의 기능을 실현하고 집행기관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꼭 필요한 절차이며, 감사 시 지적된 사안에 대해서 시정조치 또는 필요에 따라서 조례 발의 및 예산심의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일회성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이 의원은 “지방자치 의원들의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의정활동을 위해서 교육의 기회를 마련해주신 지방자치발전소의 노고에 감사를 드리며, 전국에서 모인 기초의원 분들을 만나보게 되어 반갑고 의정활동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어 뜻깊은 자리였다.”라고 강연 소감을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오지 여교사 몹쓸 짓 당하도록 당국은 뭘 했나

    천인공노할 사건이 또 발생했다. 전남 신안의 한 섬에서 발생한 여교사 성폭행 사건은 상대가 새내기 여교사이고 학부모와 섬 주민이 가담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아무리 막돼먹은 세상이지만 자신의 아이를 가르치는 교사를 상대로 입에 담기조차 싫은 몹쓸 짓을 저지를 수 있는지 같은 인간으로서 부끄러울 뿐이다. 인간의 탈을 쓴 짐승의 범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수사 결과 가해자들은 사전에 공모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가해자 3명이 미리 짜고 차례대로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모자라 이들은 경찰 조사에 앞서 혐의를 벗으려고 입을 맞추는 모임까지 했다고 한다. 이 사건은 고립된 지역에서 힘없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행이라는 점에서 심각한 여성인권 침해 사건이자 교권침해 사건이다. 서울 강남역 인근 술집 화장실에서 발생한 여성 살인 사건과 본질이 다르지 않다. 30년 전에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고 알려지지 않은 사건들이 더 있을지 모른다. 섬마을 근무를 경험한 여교사들은 늘 범죄의 표적이 되는 불안감에 시달렸다고 한다. 이 지경이 되도록 교사들의 관사 주변에 그 흔한 CCTV 하나 설치하지 않은 교육 당국의 무능은 놀랍다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사건이 공론화되고 사회 문제가 되고 나서야 대책을 내놓느라 법석을 떠는 당국이 차라리 안쓰럽다. 전형적인 뒷북행정이 아닐 수 없다. 교육 당국은 여교사를 도서 벽지에 발령 내지 않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초등학교 교사들의 성비를 고려하지 않은 이런 즉흥적인 대책이 미덥지 못한 것도 당연하다. 치안이 부실한 벽지와 오지에서 이런 범죄의 위험지대에 있는 사람들이 비단 교사만은 아닐 것이다. 당국은 연약한 여성들이 안심하고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유사한 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강구하기 바란다. 한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짓밟았다는 점에서 가해자들에게는 법정 최고형을 받게 해 일벌백계하는 게 마땅하다. 이 마당에 일부 주민들이 가해자들을 두둔했다는 후문은 더 엽기적이다. 자신의 딸이 당했다고 생각해 보라. 걱정스러운 것은 외상후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피해 교사의 앞날이다. 충분한 치료를 받게 하고 교직에 복귀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 동대문, 대학생 직접 꾸민 메아리길 서울시 환경상 수상

    동대문, 대학생 직접 꾸민 메아리길 서울시 환경상 수상

    동대문구의 지역 대학생들이 지저분한 골목길을 아름답게 꾸며 화제다. 동대문구는 ‘제20회 서울특별시 환경상’에서 회기로 23나길 일대 골목길을 아름답게 변신시킨 지역 대학생 연합단체 ‘쿠라’(KULA)가 푸른마을 분야 우수상을 받았다고 7일 밝혔다. 푸른마을 분야에서 우수상을 받은 KULA는 고려대 조경연구회와 서울시립대 조경 전공 학생들이 모여서 만든 모임이다. KULA는 ‘메아리길’을 주제로 지저분했던 회기로23나길을 예쁘고 멋진 골목길로 꾸몄고 이를 통해 지역 주민공동체 회복했다는 점에서 심사위원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 회기로23나길 일대 골목길은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와 회색빛의 담장들이 즐비했던 곳이다. 골목길에 주민과 단체의 손으로 꽃과 나무를 심어 밝고 아름다운 골목으로 변신시켰으며 녹지가 부족한 생활공간에 맞춤 제작형 화단을 설치했다. 또 골목 계단과 담장에 벽화를 조성해 특색 있는 골목길로 탈바꿈시켰다. 구 관계자는 “이번 환경상 수상은 동대문구가 푸른 도시로서의 면모를 다시 한 번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면서 “앞으로도 주민들이 쾌적하고 살기 좋은 녹색 동대문구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서울특별시 환경상은 서울의 환경을 맑고 푸르게 조성하는 데 기여한 공이 큰 개인·단체·기업을 발굴해 격려함으로써 환경보전 실천의식을 확산시키고자 1997년부터 매년 수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가피모·반올림 “기업 이익보다 생명 우선”

    가피모·반올림 “기업 이익보다 생명 우선”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가피모)과 삼성전자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반올림) 회원들이 7일 서울 강남역 8번 출구의 반올림 농성장에서 ‘위로와 연대의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기업에 사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서먹한 ‘옥새’ 주역들

    서먹한 ‘옥새’ 주역들

    金 “6월 대권 도전설은 언론 소설” 劉 “논란 땐 ‘어젠다’ 첫 모임 불참”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최근 보기 힘든 장면이 그려졌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무성 전 대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유승민 무소속 의원 등 여야의 지도부 및 대선주자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국가미래연구원·경제개혁연구소·경제개혁연대가 주최한 ‘불평등,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를 주제로 한 합동토론회에서였다. 관전자 입장에서는 흥미로운 만남이었지만 당사자들은 그저 관례적인 만남일 뿐, 서먹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오전 9시 일찌감치 참석해 제일 먼저 축사를 한 김종인 대표가 한참 발언을 하는 도중에 안 대표가 토론회장에 들어와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이후 두 사람은 가볍게 인사만 나누었고 곧바로 안 대표가 연단에 서 축사를 이어 나갔다. 안 대표는 인사말을 마친 뒤 곧바로 토론회장을 떠났다. 두 사람은 지난 4·13 총선 때 서로 날 선 발언을 주고받으며 불편한 관계가 됐다. 유 의원과 김 전 대표는 토론회가 시작되기 전 웃으며 악수를 한 뒤 서로 다른 테이블 자리에 앉았다. 이후 주최 측과의 기념 촬영에서도 두 사람은 멀찌감치서 포즈를 취했다. 지난 총선 때 김 전 대표는 유 의원에 대한 친박계의 ‘공천 학살’에 반발해 ‘옥새 파동’을 일으킨 바 있다. 하지만 김 전 대표의 유 의원 편들기는 오히려 유 의원으로서는 김이 빠지는 결과를 낳았다. 총선 이후 공개적인 행보를 자제하고 있는 두 사람은 최근 무게감 있는 의원연구단체에 이름을 올리면서 대권 행보에 대한 시동을 거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김학용 의원이 이끄는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이름을 올려 ‘6월 대권 도전설’까지 불거진 김 전 대표는 “전부 언론에서 소설로 만든 이야기”라며 일축했다. 유 의원도 김세연 의원의 ‘어젠다 2050’ 참여에 대해 “김 의원의 취지가 좋아서 가입했고, 누가 가입한지는 기사 보고 알았다”며 선을 그었다. 유 의원은 “(모임에 대한) 논란이 너무 커지면 첫 모임에 참석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유승민 의원 “복당 문제, 당 결정 그대로 따를 것”

    유승민 의원 “복당 문제, 당 결정 그대로 따를 것”

     유승민 무소속 의원은 7일 새누리당 복당과 관련해 “당의 결정을 그대로 따르겠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보수와 진보 합동토론회-불평등,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복당 문제에 대해 “아직 입장이 바뀐 것이 전혀 없다”면서 “당이 결정할 일이고 제가 뭐라고 이야기할 일이 아니다. 그냥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이 어떠한 결정을 내리든 따를 것이냐’는 질문에 “당의 결정을 그대로 따르겠다고 이미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유 의원은 또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이 이날 등록을 신청한 초당적 의원연구단체 ‘어젠다 2050’에 합류하게 된 계기에 대해 “김 의원이 말함 취지가 좋아서 일찍 가입했는데 누가 가입한지는 몰랐다. 기사 보고 알았다”면서 “연구 모임은 그것 말고도 많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단체에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와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 등 여야 의원 12명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한국·민주노총, 정부 ‘성과연봉제’ 제동…유일호 경제부총리 고발 방침

    한국·민주노총, 정부 ‘성과연봉제’ 제동…유일호 경제부총리 고발 방침

    양대 노총(한국·민주노총) 공공부문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7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드라이브에 맞서 법적 투쟁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공대위는 “최근 정부가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행하면서 (일부 공공기관들이) 노동조합 동의도 없이 이사회 결의만으로 성과연봉제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면서 “이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을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94조 위반으로 명백한 불법 행위”라고 주장했다. 근로기준법 제94조는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노동조합의 동의 또는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성과연봉제를 도입해도 임금 총액이 감소하지 않고, 누구든 성실히 일하면 더 많은 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 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돼 노조의 동의 없는 취업규칙 변경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공대위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양대 노총 법률원,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법률 대응팀을 발족해 각 공공기관 노조의 소송을 지원할 계획이다. 공대위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성과연봉제 불법 도입을 강행토록 지시하고 강압했으며, 이는 명백한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면서 유 부총리를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후 오는 18일에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공공·금융노동자 10만명이 참가하는 성과연봉제 저지 노동자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프랑스 ‘한국 수업’ 받는 학생에게 대입 가산점

    프랑스 ‘한국 수업’ 받는 학생에게 대입 가산점

    “프랑스 초·중·고교 학생들은 원한다면 내년부터 한국어와 한국문학, 역사 등을 학교 정규수업 외에 일주일에 6시간씩 배울 수 있습니다. 국제섹션을 이수하면 학생부는 물론 프랑스 대입 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 성적표에도 기재가 돼 대학 진학에서도 유리합니다. 이는 한국이 프랑스와 중요한 파트너가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지요.” 제라르 폴 쟈노(59) 프랑스 교육부 국제협력담당관실 국제섹션 담당자는 서울신문과 한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이 국제섹션을 개설하는 21번째 국가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됐다”면서 “내년은 프랑스에서 한국 교육이 돋보이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 내 케이팝 열풍을 타고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도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섹션은 언어와 문학, 역사, 과학, 수학 등을 프랑스어와 해당 외국어를 섞어 수업하는 정규교과로, 유럽 국가들 중에서도 ‘외국어 강국’으로 꼽히는 프랑스만의 특유한 교육과정이다. 내년 9월부터는 ‘한국 국제섹션’이 운영된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3일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티에리 망동 프랑스 교육 및 고등교육연구부 국무장관과 이런 내용의 상대국 언어교육 활성화를 위한 행정약정에 서명했다. ●아틀리에 운영 케이팝 등 활성화될 듯 한국 국제섹션은 한국어와 한국 문학 4시간, 한국 역사와 과학, 수학 중 1과목 2시간 등 주당 6시간 심화학습 과정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쟈노는 “대부분 학업이 우수한 학생들이 국제섹션을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국제섹션 이수 여부에 따라 일부 대학에 입학 지원을 할 때 가산점을 받을 수도 있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초등학교 114곳, 중학교 189곳, 고등학교 160곳에서 국제섹션을 운영하고 있다. 영어와 스페인어, 독일어 등 20개 외국어로 개설돼 있다. 한국이 21번째 국제섹션 개설 국가가 된 것은 2015년 11월 올랑드 대통령 방한 이후 진행됐다. 당시 올랑드 대통령은 “2017년부터 바칼로레아 시험 제2외국어 과목에 한국어를 포함하고 한국어를 국제섹션으로 개설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프랑스 학교에서 한국어의 위상이 중국어, 일본어와 동등하게 된다는 뜻이다. 프랑스 내 초·중·고교에서 한국어의 인기는 아틀리에를 통해 이미 확산하는 추세다. 아틀리에는 프랑스 학교의 방과후 교실 형태를 가리킨다. 태권도나 한국요리, 한국어와 케이팝 등 과목이 주로 개설돼 있다. 지난해에는 9개 지방 교육청 소속 32개 학교(75개 학급 학생 3500명)에서 한국 아틀리에 수업이 진행됐다. 프랑스에서 공부하는 한국인 유학생을 위한 시설도 이번 달부터 건립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일 파리 국제대학촌에서 열린 ‘한국관’ 착공기념식에 참석해 교육 한류의 주춧돌을 놓았다. ●佛 정부가 115억원 부지 무상 제공 내년 11월에 준공되는 국제대학촌 한국관은 양국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고 미래세대의 교류 활성화를 위해 추진됐다. 현재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뿐 아니라 인도, 캄보디아 등 아시아 국가도 자국 기숙사관을 운영 중인데, 한국은 26번째 국가로 기숙사 운영에 참여한다. 한국관은 260명 내외 유학생이 거주할 수 있는 252개 방과 다양한 부속시설로 구성된다. 200명 규모의 공연장, 식당, 세미나실, 전시실, 사무실, 휴게실, 층별 조리 공간 등을 갖출 예정이다. 전체 수용 인원 가운데 70%는 우리나라 유학생으로, 나머지 30%는 다른 나라 유학생으로 구성된다. 현재 파리3대학 대학원에서 영화 영상학을 배우는 정미라(28)씨는 “파리에서 유학생으로서 집을 구하려면 비용도 많이 들고 관리나 안전 측면에서도 우려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유학생을 위한 기숙사가 마련되는 것은 단순히 주거 공간이 생기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면서 “한국관은 파리의 한국 학생들의 모임 장소로도 이용될 것이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파리 국제대학촌은 1차 세계대전 직후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 간의 교류를 통해 전쟁의 상처를 극복하고자 1920년 앙드레 오노라 프랑스 교육부 장관 주도로 조성됐다. 프랑스 파리시청에서 남쪽으로 5㎞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으며, 140개국 1만 2000여명 유학생이 이용하고 있다. 이번 한국관은 1969년 이후 40여년 만에 처음으로 건립을 진행하는 것으로, 프랑스 정부가 115억원에 이르는 국제대학촌 내 2600㎡ 부지를 무상제공했다는 데에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프랑스 파리에 거주 중인 권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국의 학생은 물론 연구자들이 한국관이 없어 다른 나라 기숙사를 전전하며 생활하는 게 안타까웠다”며 “프랑스는 학비가 저렴한 대신 주거비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프랑스로 유학 오는 한국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반려견이 싫어하는 당신의 습관 7가지

    반려견이 싫어하는 당신의 습관 7가지

    당신이 평소 아무렇지 않게 하는 습관이 사랑하는 반려견을 힘들게 하고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아마 당신은 미처 몰랐던 자신의 행동을 깨닿고 고치려고 노력할 것이다. 이렇듯 개는 이제 단순한 애완동물이 아닌 우리와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반려동물로써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다음은 미국 매체 리틀띵스닷컴의 작가이자 베테랑 개 전문가인 레베카 엔티콧이 소개한 반려견이 힘들어하고 결국 싫어하게 될 수 있는 주인의 습관 7가지다. 언제나 당신만을 바라보고 사랑하는 반려견을 위해 당신이 혹시 갖고 있을지도 모르는 평소 습관을 고쳐보는 것을 어떨까? 1. 너무 세게 껴안는다 사람들은 껴안는 것으로 사랑을 표현하지만 개들은 실제로 껴안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사람이 껴안고 있는 개를 촬영한 사진 수백 장을 관찰한 최신 연구에서 대다수 개가 스트레스 징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일 당신이 지금까지 반려견이 껴안아도 좋아하는 것처럼 생각했다면 이는 개가 당신을 위해 견뎌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어린아이가 부모의 너무 큰 관심에 짜증을 내는 것과 마찬가지다. 포옹하고 싶다면 양팔로 완전히 감싸안으며 꼭 끌어안지 말고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부드럽게 안아주는 것이 좋다. 2. 언어만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언어는 특히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개는 당신이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없으므로 개에게는 단지 궁금증과 혼란, 짜증만 남게 된다. 반려견은 주인이 자신에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는 것을 듣기 좋아한다. 하지만 이런 말이 칭찬인지 훈계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말을 할 때 어조나 몸짓을 더 하거나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쓰다듬어줘 반려견 자신이 올바른 행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하라. 3. 산책길에서 재촉한다 기분이 좋지 않아 반려견과 산책하고 싶지 않더라도 의무적으로 나가는 날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날은 가끔이면 괜찮지만, 반려견이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게 해야 한다. 반려견에게 산책은 매일 일어나는 모험이며 행동을 올바르게 하기 위한 보상이다. 실제로 개는 산책을 기대한다. 반려견이 산책을 통해 행복하고 만족할 수 있도록 길을 가다가 멈춘 채 무언가의 냄새를 맡는다면 반드시 기다려 줘야 한다. 4. 당신 입장만 생각한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개는 사람을 너무나 사랑한다. 당신이 전적으로 자기 일에만 집중해 시간을 보낸다면, 반려견은 외로움과 지루함을 느끼기 시작하고 이는 나쁜 습관을 유발할 수도 있다. 당신이 자기만의 시간을 원하지만 반려견 역시 당신과 함께 놀길 간절히 원할 때라면 엄격하게 혹은 자상하게 “안 돼”라고 말하고 그래도 안 되면 장난감이나 먹이를 주고 놀게 하고 역부족이면 잠시 쉬면서 개와 시간을 보내라. 5. 반려견만의 공간을 주지 않는다 많은 사람이 개를 자신의 아이처럼 여긴다. 당신이 개를 애지중지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 자주 땅바닥에서 개를 들어 올리지 말아야 한다. 아이가 크면서 독립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 개 역시 자신의 네 다리로 편안하게 걷고 뛰고 싶어 한다. 만일 당신이 온종일 개를 끌어안고만 있다면 개는 당신에게 예민해지거나 의존하고 소심해질 수 있으며 심지어 버릇이 나빠질 수도 있다. 6. 너무 약 올린다 누구도 놀림당하길 좋아하지 않는다. 이는 개 역시 마찬가지다. 만일 당신이 반려견과 장난감을 가지고 서로 빼앗는 힘겨루기를 한다고 하면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 당신은 반드시 반려견에게 규칙을 알려줘 개가 너무 공격적으로 변하지 않게 해야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당신이 장난감을 가지고 반려견 머리 위에 내보인 뒤 잡으려고 하면 더 멀리 들어올리며 약 올리는 것은 그리 좋지 못한 행동이다. 이는 개가 놀이로 느끼는 것이 아니라 벌로 인식하고 공격적인 경쟁처럼 느끼게 만들 수 있다. 7. 다른 개들과 놀도록 몰아붙인다 개들도 사람들처럼 사회 모임과 친구가 있으며, 친구이자 적인 ‘프레너미’도 있다. 반려견이 실제로 다른 개들과 즐겁게 보낼 때는 당신도 볼 수 있으므로 알 수 있을 것이다. 만일 반려견이 다른 개들에게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면 개들보다 사람들을 더 선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또한 만일 반려견이 지루해 보이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보인다면 개들끼리 친하게 지내라고 몰아붙이지 말아야 한다. 그 대신 반려견 스스로 다른 친구를 찾을 수 있도록 하거나 개가 아닌 당신 친구들과 어울리게 하는 것이 좋다. 사진=ⓒ포토리아(맨위), 리틀띵스닷컴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통일 못 보고 간 독립운동가들 아쉬워”

    “통일 못 보고 간 독립운동가들 아쉬워”

    美 OSS서 특수훈련·김구 비서로 활동 “국내 진격 못해 허탈… 평화통일 이뤄야” “일본에 원자폭탄이 떨어지고 일본이 항복했을 때 기뻤지만 허탈하기도 했죠. 광복군으로서 국내로 진격하지 못한 것 때문에 늘 쓸쓸한 마음을 안고 있습니다.” 현충일을 하루 앞둔 5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자택에서 애국지사 김우전(94) 한국광복군동지회장은 광복의 순간을 이렇게 회상했다. 김 지사는 1943년 일본군에 강제 징집당했다가 탈출해 광복군에 합류하면서 독립운동에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전신인 전략첩보부대(OSS)에서 특수훈련을 받았고 김구 선생의 비서를 지내며 각종 기밀을 다뤘다. 현재는 생존해 있는 광복군들의 모임인 광복군동지회장을 맡고 있다. 광복군은 미국, 일본 등지에서 사는 사람을 합해 40명 정도가 생존해 있다. 고령에 몸이 편치 않은데도 과거를 회상하는 그의 목소리는 또렷했다. 그는 김구 선생의 차남이자 자신과 동갑으로 막역하게 지낸 김신 전 공군참모총장을 최근 떠나보냈다는 말을 하면서는 쓸쓸함이 묻어 나왔다. “김신에게 예쁜 아가씨를 소개해 줬던 일, 김구 선생이 남북 협상 때문에 평양에 갈 때 자신을 안 데리고 가려고 해 상심에 빠진 김신을 위로한 일이 생각이 난다”며 “김두한과 같이 술을 마시면 김두한이 당하지 못할 정도로 술을 잘 마시는 장사였다”고 추억했다. 특히 김구 선생의 뜻을 이어 꼭 조국이 평화 통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임시정부에도 공산주의자, 무정부주의자가 있었고 야당, 여당이 있었다”며 “독립이라는 대의 아래 김원봉 선생은 부하들에게 배신자라는 말까지 들었지만 뜻을 모았고, 임시정부는 산하 부처 7개 중 3개 장관을 줄 만큼 아량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한국이 지금 중국과 미국 사이에 끼어서 고생하는데 평화통일을 하면 다 해결이 될 일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번 현충일에도 자택에서 가까운 성남 현충탑을 찾아 먼저 돌아가신 애국지사들의 넋을 기리고 조국통일의 염원을 되새길 예정이다. “독립운동하시던 선배들은 다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 계시고 내 동료, 친구는 대전현충원에 많이 있지요. 통일 조국을 보지 못하고 간 선배, 동료를 생각하면 아쉽습니다.” 연합뉴스
  • 순환출자 끊고 사업 다각화 나서는 삼성물산

    순환출자 끊고 사업 다각화 나서는 삼성물산

    삼성SDS 물류 합병 가능성 여전… “헐값 우려” 소액주주 반발 변수 한동안 잠잠했던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지난 3일 삼성SDS가 사업부문별 회사 분할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다. 같은 날 삼성물산은 삼성SDS의 물류부문 합병설을 공식 부인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합병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알짜 물류사업은 실적 악화로 속앓이를 하는 삼성물산에 ‘단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5일 “2013년 이후 지난해까지 2년여 동안 숨가쁘게 계열사 사업 조정에 나선 삼성이 잠시 숨고르기를 한 뒤 후반전에 돌입했다”면서 “앞으로 지배구조 정점에 서 있는 삼성물산 띄우기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연이은 악재로 상처를 입은 삼성물산이 반전을 꾀할 것으로 알려졌다. 복잡한 지배구조 간소화 작업과 더불어 사업 다각화로 핵심 계열사로의 위상을 다시 찾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서울고등법원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당시 주식매수청구가격을 문제 삼은 데 대해서는 대법원 판단을 기다려 보기로 했다. 다만 대법원이 소송을 제기한 일성신약 측 손을 들어 줘도 후폭풍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이번 사건은 민사 사건이 아닌 ‘비송 사건’(특정 쟁점에 대해 신속하게 결정을 내리는 비소송 형태 사건)으로 정황 증거를 가지고 법원이 판단했다”면서 “명확한 증거를 가지고 법적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삼성물산 입장에서는 법원의 결정 이후 사회적 비난이 들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잠재우기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의 개편 카드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 개편의 첫 번째 작업은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것이다. 현재 삼성전기(2.61%), 삼성SDI(2.11%), 삼성화재(1.37%) 등 계열사들이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6.09%를 처분하면 삼성그룹의 ‘묵은 과제’인 순환출자 문제가 해소된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순환출자 해소에 1조 4000억원가량의 자금이 들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오너 일가가 일부 지분 매입에 나서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향후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지배력 강화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서는 삼성SDS의 물류 부문 합병도 거론된다. 당장은 ‘부인’ 공시를 했기 때문에 3개월 동안 합병을 진행할 수 없다. 이 기간 내에 합병을 하게 되면 불성실 공시 법인으로 찍혀 제재를 받게 된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합병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면서 “물류 사업이 더해지면 상사 부문과 시너지를 내며 ‘캐시카우’(현금창출원)가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변수는 소액주주의 반발이다. 네이버 카페 ‘삼성SDS 소액주주 모임’ 운영자는 “오너일가 지배력 강화를 위해 삼성SDS가 핵심 사업인 물류 사업을 삼성물산에 헐값에 넘기는 상황을 우려한다”며 지난 4일부터 분할 반대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월300만원 지급 스위스 포퓰리즘 국민이 거부했다

    스위스가 5일(현지시간) 자산 및 근로와 상관없이 모든 성인에게 매달 2500스위스프랑(약 300만원)의 기본 소득을 보장하는 방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했으나 압도적 다수가 이를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AFP 통신 등은 여론조사기관 GFS 베른이 이날 오후 부분 개표를 바탕으로 결과를 추정한 조사에서 약 78%의 유권자들이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스위스 TV를 인용해 보도했다. ‘스위스에 도움이 되는’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시민단체가 2013년 10월 13만명의 서명을 얻어 성사시킨 이번 투표는 불평등 문제로 고심하는 모든 국가에서 사회적 이슈가 됐다. 국민 투표에서 찬성표가 절반을 넘으면 스위스는 무조건적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첫 국가가 될 예정이었다. 이는 실업수당이나 노령연금처럼 선별적으로 지급되는 수당과 다른 ‘보편적 복지’의 일환이자 유례없는 실험이었다. 하지만 현지 언론은 그동안 스위스 국민의 60% 이상이 이를 퍼주기식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일을 하지 않아도 매달 2500스위스프랑을 지급받는다면 근로 의욕이 떨어져 국가 생산성이 추락하는 것은 물론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였다. 스위스 국가위원회는 반대 157, 찬성 19로 반대 의사를 밝혔고 국무위원회 역시 반대 40, 찬성 1로 반대 뜻을 나타내는 등 의회와 정부 측은 그동안 재원 조달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스위스는 인구 800만명에 1인당 실질 국민소득(GNI)이 8만 8120달러(약 1억원)에 달하는 부자 나라지만 이 제도가 도입될 경우 연간 2080억 스위스프랑(약 250조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를 충당하려면 기존의 사회보장 예산을 줄이고 세금을 늘려야 하는 등 ‘조삼모사식 복지’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기본소득 법안을 발의한 모임의 공동 대표이자 대변인인 다니엘 하니는 독일 일간 데어 타게스슈피겔 인터뷰에서 “이번에 통과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민주주의가 제비뽑기가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면서 “이번 투표는 중간적인 과정”이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김종인 + 유승민 + 김성식… 초당적으로 연구만 한다?

    김종인 + 유승민 + 김성식… 초당적으로 연구만 한다?

    대권주자 싱크탱크 역할 가능성 김무성계 ‘미래혁신… ’으로 결집… 안철수 ‘일자리·교육포럼’ 활동 20대 국회가 개원하면서 의원연구단체가 속속 구성되고 있는 가운데 여야의 대권 잠룡 또는 ‘킹메이커’들이 참여하는 연구단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선을 1년여 앞둔 시점에서 만들어지는 연구단체가 곧 대권 주자들의 싱크탱크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특히 각 단체에서 집중적으로 다루는 의제들이 대선 공약으로 발전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 참여 인사들만큼 핵심 과제들도 눈길을 끈다.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은 7일 국회 사무처에 초당적 의원연구단체인 ‘어젠다 2050(가칭)’ 등록 신청을 한다. 2000년대 초 독일의 노동개혁 모델인 ‘어젠다 2010’을 본뜬 이 단체에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와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 유승민 무소속 의원 등 여야 거물급 의원들이 이름을 올렸다. 핵심 과제는 고용의 변화로 인한 복지·교육 체계 등 사회 전반에 대한 구조 개혁이다. 김 의원은 5일 “더 광범위한 일자리 나누기와 교육과 산업의 간격을 줄이는 노력, 복지·고용 분야에 정부 재정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세정책의 변화, 복지전달체계 전면 재편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한 정당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준비·실행 과정에서 초당적인 논의가 필수라고 생각했고 각 당에서 정책을 결정하고 뒷받침할 수 있는 분들께 참여를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의 참여에 대해선 “당연히 복당을 해야 하고 그동안 정책적으로 중도 통합적인 노선을 견지해 왔기 때문에 이 같은 논의를 함께 하자고 했고 흔쾌히 응했다”고 전했다. 지난 4·13 총선 이후 공개적인 행보를 자제하고 있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도 최근 의원연구단체에 이름을 올려 주목받았다. 김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김학용 의원이 주축이 된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는 강석호·권성동·김성태·김영우·박성중·이종구 의원 등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이 대거 참여해 김 대표의 대선 행보와 관련된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김학용 의원 측은 “단순 공부모임”이라고 하고 김 전 대표 측에서도 “정회원이 아닌 준회원으로 참여하는 것”이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아예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 전 대표가 참석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뒤늦게 회원가입을 요청하는 의원들도 있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미래일자리와 교육포럼(가칭)’과 ‘한반도평화포럼’에 정회원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국민의당 오세정·신용현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은 ‘미래일자리와 교육포럼’은 다양한 사업구조와 고용·노동 패턴의 변화에 따른 교육제도를 연구하는 단체로 미래 일자리와 교육의 방법론, 중장년층의 재교육 제도 등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박선숙 의원이 18대 국회에 이어 대표를 맡게 된 ‘한반도평화포럼’에는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참여해 남북관계의 진전과 한반도 평화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 두 연구단체는 ‘격차 해소’와 ‘평화 통일’ 등 안 대표가 평소 관심을 가져온 의제들과 맞닿아 있다. 한편 지난달 26일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자신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사단법인 ‘새한국의 미래’를 출범시켰다. 정 전 의장은 창립기념식에서 “개헌이 민생과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해법”이라며 “각 당의 대선 후보들이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 공약을 내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씨줄날줄] 기본소득 300만원 보장 논란/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기본소득 300만원 보장 논란/임창용 논설위원

    지난해 12월 ‘기본소득’이 화제로 떠오른 적이 있다. 언론이 ‘핀란드에서 조만간 기본소득이 시행된다’는 보도를 쏟아내면서부터다. 핀란드 정부가 국민에게 월 800유로(약 100만원)의 기본소득을 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핀란드 사회보험공단은 올해 11월 기본소득 도입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일정까지 밝혔다. 국내외에서 기본소득에 대한 찬반 논쟁이 불붙었다. 영국의 사회 분야 싱크탱크 네스타는 올해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10가지 트렌드 중 하나로 기본소득을 꼽기도 했다. 올해부터 기본소득을 도입하는 나라가 나올 것으로 본 것 같다. 스위스가 기본소득을 도입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5일 실시한다. 성인에게는 월 2500스위스프랑(약 300만원), 미성년자에게는 월 650스위스프랑(약 78만원)을 보장해 주는 게 핵심이다. 기본소득보다 적게 버는 사람에게 차액만큼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여론조사는 6대4 정도로 부결을 점친다. 부결되면 기본소득을 도입하는 첫 국가는 11월 투표가 실시되는 핀란드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핀란드에선 7대3 정도로 찬성 의견이 많다. 기본소득은 국가가 조건 없이 국민 모두에게 일정액 이상 지급하는 소득이다. 누구나 인간다운 생활을 누리도록 하자는 취지다. 스위스에서 기본소득 도입을 추진해 온 ‘지식인 모임’은 “무직자도 기본적 생활을 보장받아야 하고, 직업이 있어도 생계를 위해 원치 않는 일을 억지로 하게 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생계가 보장된 상태에서 원하는 일을 해야 경쟁력과 생산성, 인간의 품격이 올라간다는 논리다. 반대 측에선 노동 의욕을 떨어뜨리는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받아친다. 두 나라 말고도 기본소득에 관심을 갖는 나라는 느는 추세다. 네덜란드에서 위트레흐트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기본소득 실험을 검토 중이다. 프랑스에서도 지난해 남부의 아키텐주 의회가 일종의 기본소득 실험안을 통과시켰다. 저임금 노동자들이 빈곤의 덫을 벗어나 자신에게 맞는 안정된 직업을 찾을 수 있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인들도 기본소득 도입에 긍정적이다. 인공지능 같은 4차산업을 이끄는 이들이다. 에어비앤비에 투자한 샘 알트만 Y컴비네이터 최고경영자, 페이스북 투자자 마크 앤드리슨이 대표적이다. 이유는 다르다. 테크노 거인인 그들의 생존 기반, 즉 자본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다. 인공지능과 로봇 확산으로 인한 일자리 급감에 대비하려면 기본소득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것이다. 대량 실업이 공동체 파괴를 초래해 자본주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겁을 먹고 있는 듯하다. 스위스 국민투표 이후 기본소득 논란은 더 뜨거워질 것 같다. 우리의 ‘무상복지’ 논란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사회주의식 실험의 성패가 궁금하다.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 [특파원 칼럼]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하냐구요?/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하냐구요?/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미국 수도 워싱턴DC에서 ‘여성 특파원’으로 생활한 지 2년이 넘었다. 주변에서 만나는 사람들 대부분은 남성이다. 최근 남성들과의 한 모임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 “여성이니 힐러리를 지지합니까, 아니면 싫어합니까?” 대답을 하기도 전에 질문자는 “여자의 적은 여자 아닌가요? 힐러리가 그래서 불리하다니까…”라고 말했다. 동석한 남성들 대부분이 고개를 끄덕였다. 기자는 “이건 남녀 문제가 아니지요. 힐러리가 국무장관으로 두 번 방한했을 때 외교부 풀기자로 지근거리에서 봤는데, 외교 경험이 풍부하고 훌륭한 지도자로 평가할 만했다”고 말했다. 질문자는 이에 “한국에 두 번이나 갔었나요?”라며 멋쩍어한 뒤 서둘러 화제를 다른 쪽으로 돌렸다. 미국은 능력 있는 ‘여성 대통령’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는가. 2008년에 이어 대권에 재도전하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로 굳어지고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보다 더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은 아닌 것 같다”로 해야겠다. 2008년 클린턴이 패배한 이유를 “여성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유권자들이 이번에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민주당원이라고 밝힌 워싱턴DC의 한 싱크탱크 전문가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보수 노동자층 백인 남성들은 여성을 대통령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시골에 가면 여성들도 힐러리를 싫어한다. 너무 잘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성이기 때문에 미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인가. 여성 비하 등 ‘막말의 달인’ 트럼프는 클린턴이 TV 토론에서 보인 행동뿐 아니라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 스캔들까지 끄집어내 클린턴의 여성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트럼프는 특히 지난 4월 말 경선 승리 연설에서 “힐러리가 ‘여성 후보 카드’를 쓰고 있는데 그가 남성이라면 득표율 5%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성 후보이기 때문에 높은 ‘동정 지지율’을 얻고 있다는, 철저한 여성 무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민주당 소속 존 히켄루퍼 콜로라도 주지사는 지난달 29일 한 인터뷰에서 클린턴의 ‘개인 이메일 스캔들’에 쏟아지는 비판에 대해 “힐러리가 남성이었다면 다르게 다뤄졌을 것”이라며 클린턴이 여성이기 때문에 과도한 비난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클린턴이 높은 지지율을 받고 있고, 과거의 잘못에 대해 더 많은 공격을 받는다는 것이 단지 여성이기 때문이라는 이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는 상황이 안타깝기만 하다. 최근 한국에서는 강남역 10번 출구 살인 사건이 ‘여성 혐오 살인’인지, ‘묻지마 살인’인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여성에 대한 혐오와 편견이 한국 화장실부터 미 대선까지 퍼져 있는 것이 2016년 오늘날의 현실이다. 선진국이라는 미국에서조차 여성이라는 이유로 능력을 검증받은 클린턴 대신 여성과 히스패닉, 무슬림 등을 무시하는 성·인종 차별주의자 트럼프의 손을 들어 주는 날이 온다면 남녀평등과 공존은 돌이킬 수 없이 후퇴할 것이다. 문뜩 최근 기사에 많이 나오는 첫 여성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재닛 옐런과 첫 여성 국제통화기금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 차기 유엔 사무총장에 도전하는 여성 후보 5명이 씁쓸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chaplin7@seoul.co.kr
  • 어린 中금수저들 英귀족매너 겉핥기

    어린 中금수저들 英귀족매너 겉핥기

    ‘푸얼다이’ 하루 70만원 귀족학습반 열풍 요리·재무관리 스펙 갖춘 영국 집사는 ‘억대 연봉’“호화생활보다 귀족 책임감 배워야” 위완완, 英 귀족 무도회 참석에 시끌 아시아 최대 목재 회사 회장의 외동딸인 위완완(餘晩晩·26)은 요즘 영국 귀족 자제들의 모임인 ‘퀸샬럿 무도회’에 나가고 있다. 18세기 영국 국왕 조지 3세가 아내를 위해 준비한 생일 파티에서 비롯된 이 무도회의 1회 입장료는 무려 2500파운드(약 450만원)에 이른다. 돈보다 더 엄격한 선발 기준은 무도회에 맞는 학벌과 품위, 예절을 갖췄느냐는 것이다. 중국 저장성에서 태어난 위완완은 15살에 영국으로 건너가 귀족학교에서 예절 교육을 받았다. 런던 패션학원을 졸업한 뒤 옥스퍼드와 칭화대에서 공부했다. 위완완은 “귀족학교에서 영국 귀족들이 어떻게 입고, 걷고, 얘기하는지를 끊임없이 배워 이젠 그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위캐피털이라는 투자 회사를 운영하는 위완완은 영국 패션위원회와 각종 귀족 모임의 최대 후원자다. 그는 “더 많은 중국인들에게 영국 귀족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후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절도 조기교육” vs “열등감 표출” 지난달 초 홍콩 경제일보가 위완완의 이야기를 전하자 중국 내부에서는 뜨거운 논쟁이 일었다. 맹목적으로 영국 귀족 생활을 동경하는 개념 없는 ‘푸얼다이’(富二代·재벌 2세)의 전형이라는 비판이 주류를 이뤘지만, 세계적인 지탄을 받고 있는 ‘추한 중국인’에서 탈피하려면 어려서부터 제대로 된 예절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인터넷 관영매체 펑파이는 “일반인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싶어 하는 부자들이 영국식 귀족 교육에 몰두하고 있다”면서 “지나친 열등감의 표출”이라고 비평했다. 백화점선 英로열패밀리 패션 불티 중국 경제망도 최근 푸얼다이의 영국식 귀족 교육 실태를 보도하면서 “정말 고귀한 사람이 되려면 책임감과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면서 “영국 귀족처럼 먹고 입는다고 품격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특히 “중국의 부자들은 영국 귀족의 호화로운 생활방식만 모방할 게 아니라 영국 귀족의 사회적 책임과 도덕성을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비판 여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중국 부자들은 2세들을 영국 귀족 집안의 자제처럼 키우려는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 지난달 2일 영국 왕실의 윌리엄 왕세손 부부가 딸 샬럿 공주의 첫돌을 맞아 최근 모습을 담은 사진과 지난 1년 동안 전 세계 64개국에서 받은 선물을 공개하자 ‘귀족 신드롬’은 더 뜨거워졌다. 샬럿 공주의 옷과 장난감이 중국 백화점에서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으며, 샬럿의 어머니인 왕세손비 케이트 미들턴(34)의 패션을 좇는 중국 부유층이 늘고 있다. 참고소식망이 최근 소개한 상하이의 영국 귀족 교육 프로그램은 하루 수강료가 3800위안(약 69만원)이었다. 11~12세 아동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귀족 학습반’에선 영국의 예절 교육 전문가가 영국 왕자와 공주가 왕실로 초대했을 때를 가정해 교육을 한다. 전문가가 메이크업을 해주며, 식사 예절과 대화법 등을 가르친 뒤 인증사진과 수료증을 준다. ‘밀크티를 탈 때는 찻물부터 따르고 나서 우유를 따르고 12시 방향과 6시 방향 사이에서 저어야 한다’ ‘바나나를 손으로 들고 먹으면 안된다’ 등과 같은 아주 세부적인 테크닉까지 가르친다. 교육을 담당하는 제임스 시턴은 “뉴욕, 도쿄, 런던, 상하이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단연 상하이의 교육생이 가장 많다”고 말했다. 중국 부자들이 영국 귀족 놀음에 푹 빠지면서 영국에선 ‘집사’가 유망 직종으로 떠올랐다. BBC 방송은 전문기관에서 교육받고 스마트 기기로 무장한 현대의 집사들이 중국 취업을 통해 연봉 15만 달러(약 1억 8000만원) 이상을 버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영국에선 매년 350∼400명의 집사가 전문적인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있다. 대부분이 수요가 많은 해외에서 취업을 하는데, 가장 많이 가는 곳이 중국이다. 그 밖에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산유 부국으로 향하는 경우도 있다. 영국 집사가 환영받는 이유는 전통적인 영국 영어의 억양, 격식 있는 옷차림과 예절 등을 두루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요즘 영국에선 집사 양성 산업이 전성기를 맞고 있다. 소방안전 교육과 응급처치, 가죽·섬유·목재 다루는 법, 요리와 서빙, 와인, 바느질, 꽃꽂이, 세계의 예절, 재산 관리 등의 교육과정을 수료한 뒤 학위를 받는다. 고위관리 2세 ‘관얼다이’는 관직 대물림 푸얼다이들이 영국 귀족 학습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 ‘관얼다이’(官二代·고위 관리의 2세)는 관직 대물림에 여념이 없다. 리펑(李鵬) 전 총리의 장남인 리샤오펑(李小鵬·53)은 국유전력 기업 회장과 산시성 부성장을 거쳐 지금은 성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아들 후하이펑(胡海峰·46)은 정계에 입문한 지 3년 만에 지방 정부 고위직에 올랐다. 그는 2013년 5월 중국 공산혁명의 ‘성지’로 불리는 저장성 자싱시의 부서기로 임명됐으며 정법위 서기를 거쳐 올해 3월 시장으로 승진했다. 덩샤오핑(鄧小平)의 유일한 손자인 덩줘디(鄧卓?·31) 광시좡족자치구 바이써시 핑궈현 당위원회 부서기도 마찬가지다. 덩샤오디(鄧小弟)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그는 2013년 핑궈현 부현장으로 공직에 진출한 지 3년 만에 부서기로 임명돼 지방행정을 지도하는 고급 간부가 됐다. 미국 듀크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뉴욕 월스트리트 법률회사에서 일하다가 귀국한 그는 오는 7월 핑궈현의 인사에서 정처급(正處級·중앙부서 처장급)인 현당위원회 서기로 승진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에서 ‘몽고왕’(蒙古王)으로 불린 우란푸(烏蘭夫) 전 국가부주석의 손녀 부샤오린(布小林·58) 네이멍구자치구 당위원회 상무위원 겸 통일전선부장이 지난 3월 신임 대리주석에 임명돼 이 가문이 3대째 네이멍구 주석을 맡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흙수저는 점수 따려 밤새 ‘공산당장 필사’ 영국 귀족을 모방하는 푸얼다이와 아버지의 권력을 그대로 이어받은 관얼다이의 모습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직접 지휘하는 사회주의사상 강화 운동과 묘한 부조화를 이룬다. 시 주석은 지난 3월 마르크스주의를 강조하며 ‘양학일주’(兩學一做)를 제시했다. 양학일주는 ‘당장(黨章)과 지도자의 연설문을 익혀 참된 공산당원이 되자’는 뜻이다. 이후 당원은 물론 일반인들까지 1만 7000자에 이르는 당장을 필사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대학생들은 학점 관리를 위해, 직장인들은 인사평가를 위해 열심히 당장을 베껴 쓴다. 중국의 ‘금수저’들이 영국풍 무도회에 가기 위해 ‘포크질’을 배우는 사이 ‘흑수저’들은 밤새 베껴 쓴 필사본 ‘인증샷’을 학교와 직장 웹사이트에 올리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커버스토리] 5선 정병국, 재선 이우현에게 “선배님” 경례 붙인대요

    [커버스토리] 5선 정병국, 재선 이우현에게 “선배님” 경례 붙인대요

    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300명이 걸어온 길은 조금씩 다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학연·지연·혈연 등으로 서로 촘촘하게 엮여 있다. 고교나 대학 동창부터 사제지간까지 거미줄처럼 얽힌 정치권 인맥을 들여다봤다. ●경기고 72회 이종걸 “교안이는 각진 모범생이었고나랑 회찬이는 유신 반대 유인물 뿌렸죠” 정치권 학맥의 중심에는 여전히 전통의 명문 경기고가 자리잡고 있다. 20대 국회의원 13명을 배출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전 원내대표,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와 황교안 국무총리는 비평준화 마지막 기수인 72회 졸업생이다. 고교 동창인 세 사람은 이후 인권변호사(이종걸)와 노동운동가(노회찬), 공안검사로 다른 길을 걸었다. 이 전 원내대표는 “고교 시절 황 총리는 전교 학생회장 격인 학도호국단 간부를 지냈다. 내 기억으로는 각진 모범생이었다”면서 “나와 노 원내대표는 유신체제를 비판하는 유인물을 뿌리고 다녔다”며 웃었다. 예원학교(중학교) 재학 시절 피아노를 전공했던 이 전 원내대표는 노 원내대표의 결혼식에서 축하 연주로 직접 피아노 반주를 할 만큼 절친한 사이다. 반면 황 총리는 노 원내대표와 ‘악연’이다. 노 원내대표는 2005년 이른바 ‘삼성 X파일 사건’에서 ‘떡값 검사’ 명단을 폭로했다가 당시 수사를 지휘했던 황 총리로부터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결국 국회의원직을 잃었다. 지난해 황 총리를 대상으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는 노 원내대표가 증인으로 출석, “총리 부적격자”라며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서울대 82학번’은 최대 학맥으로 꼽힌다. 특히 ‘법대 82학번’은 각계각층에 고루 포진돼 있다.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과 더민주 송기헌 의원을 비롯해 원희룡 제주지사,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조해진 전 의원, 김상헌 네이버 대표,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교수 등이 학과 동기다. ●서울대 82학번 조국 “법대 동기 원희룡과 지금도 친해”경제와 강석훈·이혜훈, 친박·비박 갈려 이들 중에서는 새누리당 소속인 원 지사와 대표적 야권 인사인 조 교수가 가까운 편이다. 조 교수는 “대학 시절부터 원 지사와 운동권 활동을 하며 서로 공감대를 갖고 친하게 지냈다”면서 “지금도 자주 연락하는 사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는 9월 ‘졸업 30주년 기념행사’를 계획하고 있어 소위 ‘시끄러운’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 교수와 함께 서울대 82학번이자 더민주 초선인 김한정(국제경제학과), 김현권(천문학과) 의원도 운동권에서 맺은 인연을 30년 넘게 이어 가고 있다. ‘경제학과 82학번’으로는 강석훈 청와대 경제수석과 새누리당 이혜훈 의원이 유명하다. 두 사람은 각각 친박(친박근혜)과 비박을 대표하지만, 여권 내 ‘경제통’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강 수석은 ‘박근혜 대통령 경제교사’로 19대 국회에서 당 경제정책 수립에 역할을 했고, 이 의원은 원조 친박이었지만 현재 비박계로 분류된다. ●서울대 법대 70학번 이주영·이상돈, 삼수 박주선에게 “형님”이주영·이상돈·진영은 경기고 동창 서울대 82학번이 곳곳에 포진된 배경은 입시제도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본고사 폐지와 졸업정원제 등으로 초유의 정원 미달 사태가 일어나자 서울대는 82학번 때 졸업정원의 130%를 신입생으로 받았다.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과 국민의당 최고위원으로 활동 중인 박주선, 이상돈 의원은 ‘서울대 법대 70학번’ 동기다. 박 최고위원이 삼수 끝에 입학을 한 까닭에 대학 시절에는 ‘주선 형님’으로 불렸다. 이주영, 이상돈 의원과 더민주 진영 의원은 경기고 동창이기도 하다. ●혈연과 개명 사촌지간 김한정·이한, 나란히 첫 등원이주영, 홍판표에게 홍준표로 개명 권유 20대 국회의원 중에는 혈연으로 맺어진 사이도 있다. 더민주 김한정 의원과 이훈 의원은 사촌 관계다. 김 의원의 고모의 아들이 이 의원이다. 동교동계 막내로 분류되는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20대 국회 초선 의원으로 나란히 당선됐다. 김 의원은 “설훈 의원이 나를 동교동계로 끌어들였고, 내가 사촌동생인 이 의원을 동교동계에 소개하면서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법조계 인맥’도 회자된다. 사법연수원 29기 동기인 더민주 이언주, 백혜련 의원은 당시 사법연수원 교수였던 황교안 총리에게 가르침을 받은 사제지간이다. 이 의원은 “황 총리는 당시 목소리가 좋아서 여성 연수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고 회고했다.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이 홍준표 경남지사의 개명을 권유했다는 것은 정치권에서 유명한 일화다. 홍 지사는 1985년 청주지검 검사 시절까지 ‘홍판표’(洪判杓)라는 본명을 쓰고 있었다. 당시 청주지법에서 판사로 근무하던 이 의원이 “검찰에서 출세하려면 다른 이름이 좋겠다”며 판(判)자와 뜻이 거의 같은 준(準)자를 권유했다. 당시에는 개명 절차가 지금과 달리 몹시 까다로웠지만 이 의원이 청주지법원장에게 직접 ‘청탁’을 넣어 개명을 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행정고시 출신 경제관료 인맥도 두드러진다.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인 김광림(행시 14회) 의원을 비롯해 같은 당 최경환(행시 22회) 의원, 노무현 정부 초대 재경부 장관을 지낸 더민주 김진표(행시 13회) 의원, 국민의당 장병완(행시 17회) 의원 등이 주축이다. ●행시 인맥과 진주 강씨 김정우 “사무관 때 장병완 차관 모셔”강석호·석진·창일·길부 “우리는 친척” 행시 40회로 이번에 국회에 입성한 더민주 김정우 의원은 “내가 기획예산처 공공혁신본부 사무관일 때 당시 장병완 의원을 차관으로 모셨다”면서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 감회가 새롭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행시 선배인 국민의당 김관영(행시 36회) 원내수석부대표와도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같이 다니며 친분을 쌓았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민의당 창당 전부터 꾸준히 김 의원의 영입을 시도했지만, 김 의원은 결국 국민의당이 아닌 더민주를 선택했다. 다양한 국회 모임을 통해 돈독한 관계를 맺는 경우도 있다. 국회에는 여야를 불문하는 종씨 모임이 있다. 가장 유명한 것이 진주 강씨 모임이다. 새누리당 강석호·강석진, 더민주 강창일, 무소속 강길부 의원 등 무려 4명이 소속돼 있다. 강석호 의원은 “진주 강씨는 본이 하나로 모두 친척”이라며 “1년에 한 번 본관인 진주에서 제사를 지낸다”고 말했다. ●해병대 전우회 선수보다 기수…293기 이우현이 회장유민봉·송석준 등 5명 ‘자진 신고’ 가입 가장 ‘군기’가 센 곳은 해병대 전우회다. 부사관 118기, 정기수 293기인 새누리당 이우현 의원이 전우회 회장을 맡고 있다. 같은 당 정병국·강석호·홍철호, 국민의당 장병완 의원도 활동 중이다. 여기에 초선인 새누리당 유민봉·송석준, 더민주 신창현·오영훈·전재수 의원도 최근 ‘자진 신고’를 통해 전우회에 가입했다. 전우회에서는 국회의원 선수에 상관없이 해병대 기수 중심으로 서열이 매겨진다. 5선 중진 정병국 의원도 재선 이우현 의원에게 “선배님”이라고 불러야 한다. ●실과 바늘 홍철호·유의동·김명연·정미경 ‘생태계’30년 전 안희정의 함진아비는 우상호 ‘실과 바늘’ 같은 우정을 자랑하는 단짝도 많다. 새누리당 홍철호, 유의동, 김명연 의원, 정미경 전 의원은 ‘맛집 탐방’을 통해 친해졌다. 서울 영등포의 한 허름한 생태찌개 집에 자주 모인다고 해서 친목 모임의 이름을 ‘생태계’라고 붙였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결혼할 당시 함진아비 역할을 했을 만큼 가까운 ‘30년 지기’다. 우 원내대표는 “안 지사와는 1988년 서울구치소 수감 생활 중 쇠창살 너머 대화를 하면서 친구가 됐다”며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늘 함께했던 동지”라고 소개했다. 정계 입문 이후 끈끈해진 인연도 있다. 더민주의 초선 김병기·박주민·조응천 의원은 남다른 ‘동지애’로 뭉쳤다. 국정원 간부(김병기)와 공안검사(조응천), 인권변호사(박주민) 등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왔지만, 문재인 전 대표 퇴임 직전 영입된 인사들로 당 권력의 급격한 교체와 맞물려 공천 국면에서 동병상련을 겪으며 가까워졌다. 공천 막바지에 박 의원은 공천위원회로부터 동작갑 출마 권유를 받았지만 버텼다. ‘낙동강 오리알’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박 의원은 김 의원에게 동작갑을 양보하고 당 지도부에 항의한 끝에 은평갑에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빚더미 국가서 ‘세계 큰손’으로 환골탈태

    파리클럽 가입은 국제사회에서 ‘선진 채권국’으로 인정받는 것을 뜻한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달러 빚에 허덕였던 우리나라가 19년 만에 대외채권을 많이 가진 ‘큰손’ 모임의 일원으로 발돋움한 것이다. 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우리 정부가 외국에 빌려준 돈(대외채권)에서 빌려온 돈(대외채무)을 뺀 대외순채권은 1997년 마이너스 637억 달러까지 떨어졌다가 현재 3222억 달러(약 380조원)로 불어났다. 정부는 2008년 이후 대외채권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신흥국들의 채무 불이행(디폴트) 위험이 커지자 이에 대비하기 위해 파리클럽 가입을 검토해 왔다. 기재부 관계자는 “파리클럽을 이끄는 프랑스가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국제금융체제 실무회의 공동의장국을 맡은 것을 계기로 한국에 정회원국 가입을 적극 권유했다”고 설명했다. 파리클럽 정회원국이 되면 만장일치로 결정되는 채무 재조정 협상에서 의결권 행사가 가능해진다. 채무국의 부채 탕감이나 상환 유예 등을 논의할 때 우리 정부의 입장도 반영할 수 있게 된다. 파리클럽은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채무국 경제 동향과 전망을 모니터링하기 때문에 민감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파리클럽은 1956년 파리에서 열린 아르헨티나 채무 재조정 회의에서 유래했다. 60년간 90개 채무국과 433건의 공적채무 재조정 협상을 이끌어냈다.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OECD 회원국 위주의 20개 국가가 정회원국이며 9개 국제기구가 옵서버로 참여한다. 한국은 1998년부터 특별참여국으로 파리클럽이 초청한 협상에만 간헐적으로 참여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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