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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공안부→공공수사부, 이름만 바꾸면 달라질까요

    “노동·선거 분리” 개혁위 권고 거부 檢 “대공·선거·노동 전문성 살릴 것” 대공·선거·노동 사건을 담당하는 검찰 공안부가 공공수사부로 바뀐다. 당초 공안부를 개편하며 노동을 업무에서 분리하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이름만 변경하는 방안으로 확정됐다. 법무·검찰개혁위원회의 권고안에서 한발 후퇴한 안이다. 17일 법무부와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검은 공공수사부로 공안부 명칭을 바꾸는 방안을 법무부에 보고했다. 법무부는 이러한 개편 방안을 검토한 뒤, 상반기 중으로 대통령령인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검찰청 사무기구 규정’을 개정할 방침이다. 지난해 6월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공안부에서 노동과 선거를 분리하라고 권고했고, 박상기 법무부 장관도 검토를 지시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공안부 폐지 여론까지 나왔다. 검찰은 공익부로 이름을 변경하는 방안, 노동을 분리하는 방안 등을 두고 논의했지만 내부 반대에 부딪히자 공공수사부로 변경하기로 했다. 공안부의 주요 업무인 대공·선거·노동 사건 중 노동이 90.2%로 가장 많고, 과거 공안의 핵심 업무였던 대공은 0.1%인 점이 고려됐다. 이에 따라 대공, 선거, 노동 등 기존의 공안 기능은 그대로 유지된다. 대검 공안부는 공공수사부로, 간첩 사건을 담당하는 공안1과는 공안수사지원과로, 선거 담당 공안2과는 선거수사지원과, 집회·시위와 노동을 담당하는 공안3과는 노동수사지원과로 바뀐다. 검찰 관계자는 “대공, 선거, 노동 업무를 같은 검사가 다 하는 것이 아니라 각 파트를 병렬식으로 나눠 전문성을 살릴 수 있도록 운영하겠다”며 “과거 대공 업무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범죄를 다루는 부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직제·인력 개편 없이 이름만 바꾼 것은 과거와 크게 다를 것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공, 선거, 노동 사건의 특성이 다른데 ‘공공수사부´라는 이름으로 묶여져 있는 만큼 전문성을 살리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준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차장은 “공안이라는 부정적 의미를 지닌 용어를 바꾼 것은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노동을 분리하라는 개혁위의 권고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은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사법 농단’ 이규진 판사 재임용 탈락…“두 차례나 징계받아”

    ‘사법 농단’ 이규진 판사 재임용 탈락…“두 차례나 징계받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받은 이규진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법관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관 재임용 여부를 심사하는 법관인사위원회는 최근 회의를 열어 이 부장판사의 재임용 요청을 거부했다. 재임용 탈락으로 이 부장판사는 3월 1일부터 법관 자격을 상실한다. 법관은 임기 10년마다 재임용 심사를 받아야 한다. 법관인사위는 이 부장판사가 두 차례에 걸쳐 징계를 받았고, 검찰 수사 대상에 올라 법관의 품위를 손상시켰다는 이유를 들어 재임용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부장판사는 2017년 8월 법원 내 학술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집행부에 학술대회를 연기·축소하도록 압박한 혐의로 감봉 4개월의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또 지난해 12월 통합진보당 관련 소송에서 재판부 심증을 파악하고, 전원합의체 회부를 검토하며 헌법재판소의 주요 사건 심리 경과를 보고받은 혐의 등으로 정직 6개월의 중징계도 받았다. 이 부장판사의 재임용이 거부되면서 이민걸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비롯해 다른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연루자들의 행보도 주시되고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남들보다 10배 빨리 늙은 병… ‘조로증’ 걸린 남매의 사연

    남들보다 10배 빨리 늙은 병… ‘조로증’ 걸린 남매의 사연

    한 남매가 일명 ‘벤자민 버튼 병’으로 불리는 희소질환과 싸우고 있다. 벨기에 디펜비크에 사는 미힐(20)과 엠버(12) 남매는 남들보다 8~10배 정도 빨리 늙는 병인 조로증을 앓고 있다. 소아조로증(허친슨-길포드 프로제리아 신드롬)은 800만분의 1의 확률로 나타나는 희소 유전병으로, 공식 집계된 환자는 전 세계적으로 155명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에서는 홍원기(14) 군이 유일한 소아조로증 환자다. 미힐과 엠버처럼 형제자매가 모두 조로증을 앓고 있는 사례는 더욱 드물다. 현재까지는 인도 자르칸드 란치에 사는 안잘리(9)-케샤브(4) 남매와 미국 필라델피아에 거주하는 나샨(14)-베넷(10) 형제 정도가 알려져 있다.  미힐의 아버지 윔 밴더워트와 어머니 고들리브 벤더워트는 미힐이 생후 8개월이 됐을 때 조로증 의심 진단을 받았다. 윔은 “의사 말대로 미힐은 다섯살 때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머리카락이 빠졌고 치아가 나지 않았으며, 살도 찌지 않았다. 우리에겐 엄청난 충격이었다”면서 “우리 부부는 당초 아이 두 명을 낳기로 했었지만 미힐이 태어난 후 고민에 빠졌다”고 밝혔다.  윔 씨는 그러나 “두 명의 아이 모두 조로증을 앓을 확률은 정말 낮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전에 남매나 형제가 모두 조로증을 앓은 사례가 있다는 걸 알았지만, 우리는 그 아이들이 쌍둥이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8년 후 미힐의 여동생 엠버를 낳은 이들 부부는 딸 역시 조로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절망에 빠졌다.그러나 미힐과 엠버는 세상에 둘도 없는 서로의 조력자가 됐다. 엠버는 “사람들은 항상 날 이상한 시선으로 쳐다봤고 학교 친구들도 괴물이라고 놀렸다. 하지만 오빠가 나를 지켜줬고 지금은 친구들과 잘 지내고 있다”며 웃었다. 조로증 때문에 각각 125cm, 110cm의 작은 키를 가진 남매는 늘 친구들의 표적이 됐다. 그러나 지금은 정기적으로 볼링 모임에도 참가하는 등 밝게 생활하고 있다. 미힐은 지난해 12월 운전도 시작했다. 경주용 자동차를 모는 걸 가장 좋아한다는 미힐은 요즘은 디제잉을 배우고 있다. 이들 남매와 가장 친한 친구인 루벤 기셈버그는 “처음에는 좀 이상했지만 둘 다 나와 다르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이제는 조금만 아파도 바로 알아챌 만큼 가까운 사이”라고 뿌듯해했다. 엠버 역시 친구들이 늙어버린 얼굴이 아니라 자신의 개성을 봐준다며 기뻐하고 있다. 미힐은 이제 10년 후 서른이 된 자신을 상상한다. 미힐은 “어떤 사람은 12살까지 밖에 살지 못할 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명을 2년 정도 연장시켜준다는 미국 신약 덕분인지 운 좋게도 나는 이제 스무살이 됐다”면서 “오랜 시간 살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겐 하루하루 살아남는 게 중요하지만 그래도 이루고 싶은 꿈은 분명 있다”면서 “가장 오래 산 조로증 환자가 26살이었다고 들었다. 난 그 이상을 해내고 싶다”며 십년 후를 기약했다. 조로증은 치료약이 없는 불치병으로, 노화로 인한 합병증을 잘 관리하는 게 수명을 늘리는 유일한 방법이다. 조로증 환자의 평균 수명은 12세이지만, 그보다 더 어릴 때 사망하거나 혹은 20년 넘게 생존하기도 한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전두환 측 “골프와 법정진술은 별개” 평화당 “구속해야”

    전두환 측 “골프와 법정진술은 별개” 평화당 “구속해야”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 명예훼손)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88) 전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알츠하이머병을 이유로 첫 형사재판 출석을 거부한 가운데 같은 해 4월 골프를 친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전 전 대통령 측은 언론 인터뷰에서 “운동과 법정 진술은 다르다”며 골프장에 간 것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에 펴낸 ‘전두환 회고록’에서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이라고 표현해 불구속기소됐다. 광주지법은 지난해 8월 27일 첫 재판을 열었지만 전 전 대통령은 알츠하이머 증세를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지난 7일 두 번째 재판에도 독감을 이유로 나오지 않았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 관계자는 전 전 대통령이 강원도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쳤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고 골프를 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골프를 친다는 건 신체 운동을 한다는 것 아닌가. 이와 달리 법정 진술은 (정신 건강이 확보된 상태에서) 정확하게 사고할 수 있고 인지할 수 있어야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 전 대통령 측 민정기 전 비서관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알츠하이머가 누워 있는 병도 아니고 원래 신체는 건강하시니까 일상생활이나 신체 활동을 하시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순자 여사가 식사, 골프, 여행을 같이하는 친목 모임이 두세개 있는데 이 여사가 가끔 식사 초대 모임이나 골프 모임을 갈 때 (전 전 대통령도) 같이 가시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두 번의 불출석 당시 모두 골프장에서 목격됐다”며 “여유 있게 골프를 쳤다니 여지 없이 법정 구속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5·18이라는 희대 살인극을 벌인 자의 이런 사법농단을 그냥 지나쳐서는 안된다”며 “법정 구속해서 사법부의 엄중함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체육계 성폭력 축소·은폐 때 징역형까지…범정부 성폭력 대책

    체육계 성폭력 축소·은폐 때 징역형까지…범정부 성폭력 대책

    체육 분야 성폭력 사건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면 최대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처벌 강화가 추진된다. 학생 선수를 포함해 체육 분야 성폭력 관련 전수 조사를 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컨설팅과 예방 교육도 실시된다. 정부는 다음달 중 체육 분야 성폭력 등 인권 침해 근절 대책을 수립하기로 하고 17일 이와 같은 내용의 추진 방향을 밝혔다. 이숙진 여성가족부 차관은 이날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여가부,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 등 3개 부처 차관과 각 부처 담당국장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운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먼저 가해자 등에 대한 처벌과 제재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 차관은 “체육 단체, 협회, 구단 등의 사용자나 종사자가 성폭력 사건을 축소·은폐하는 경우 최대 징역형까지 형사처벌될 수 있도록 2월 임시국회에서 관련 법령 개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축소·은폐 행위 금지에 대한 내용을 담은 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계류 중이다. 법안에는 직무상 알게 된 성폭력 사건을 은폐하거나 축소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신고와 상담 창구도 개선된다. 당국은 체육계의 도제식, 폐쇄적 운영 시스템을 고려해 피해자가 안심하고 상담할 수 있는 익명상담 창구를 설치할 예정이다. 여가부는 성폭력 신고센터 전반의 문제점을 조사해 피해자가 두려움 없이 신고하도록 개선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 차관은 “체육계 피해자들이 향후 활동 등에 불이익이 없도록 하는 부분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개선안을 마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문상담을 통한 심리치료, 수사 의뢰, 피해자 연대모임 지원 등 지원 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피해자 보호를 위해 문체부 신고센터에 접수된 사건은 해바라기센터 등 여가부 피해자 지원 시설에서 도움을 받도록 적극적으로 연계하기로 했다. 체육계 성폭력 예방을 위한 컨설팅과 전수조사도 실시된다. 여가부는 체육 단체를 대상으로 재발 방지 컨설팅을 하고, 문체부와 함께 체육 분야 폭력 예방교육 전문강사를 양성하기로 했다. 이 차관은 “각 분야 특수성을 고려해 예방 교육이 이뤄져야 하므로, 전문강사를 별도로 양성할 것”이라면서 “체육계에서 종사하셨던 분들이나 은퇴하신 분들이 강사로 활동할 수 있게 전문적인 풀을 구성하겠다”고 설명했다. 체육 분야 전수조사에는 학생 선수 6만 3000여명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경기단체에 등록되지 않은 선수까지 조사해 광범위한 조사를 하기 위한 취지에서다. 이 차관은 “전수조사를 통해서 가해자를 특정하는 것을 기대할 수도 있고 전반적인 실태를 파악해 정책 제안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가해자가 특정되면 인권위원회에서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고발조치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수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체육 분야 구조개선 등 쇄신방안을 지속해서 논의할 방침이다. 그 외 교육부는 학교운동부 운영 점검 및 관리·감독을 강화한다. 또한 문체부와 협력해 학교운동부 지도자 비위 행위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선하고 자격 관리 시스템 등을 구축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사이버, 법률전문가 등을 보강한 전문수사팀을 구성해 엄정하게 수사하기로 했다. 문체부는 이번 대책 외에 장기적인 체육계 쇄신방안 등 근본대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광명 청소년33인 만세소리 탑골공원에 울려 퍼졌다

    광명 청소년33인 만세소리 탑골공원에 울려 퍼졌다

    “대한독립 만세~ 대한독립 만세~, 탑골공원에서 한국 근현대사의 아픔과 우리민족의 독립에 대한 열정을 알아볼 수 있어 매우 색다른 체험이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박세원 경기 광명 소하고교 학생은 서울 종로에 있는 탑골공원에서 퍼포먼스를 한 뒤 소감을 이같이 말했다. 광명시는 지난 16일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행사 ‘광명시 33인 청소년, 100일간의 여정 프로젝트’의 첫 번째 역사기행 ‘탑골공원 역사속으로’를 진행했다. 미래 주역인 청소년들에게 3·1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고, 새 시대가 요구하는 평화와 자치시대를 주도하는 리더로 함께하고자 청소년 33인을 모집해 100일간 여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2일부터 준비한 프로젝트는 12월 22일 발대식을 가졌다. 수요일마다 모임을 갖는다. 3·1운동의 역사적 배경과 청소년 33인이 기행하게 될 역사적 현장들에 대해 역사 알아가기와 현장 퍼포먼스를 직접 기획하고 만들어간다. 이날 박승원 시장은 청소년 33인과 함께 기미독립선언서 낭독 및 만세삼창, 내가 33인 민족대표라면 판글씨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탑골공원 퍼포먼스 후 서대문형무소를 방문해 3·1운동 이후 독립을 위해 평생을 바친 독립투사들을 투옥시킨 현장을 견학했다. 나라의 소중함과 독립투사들의 헌신을 다시 한 번 상기하는 시간이었다. 역사 해설사로 함께한 한국의 재발견 박수정 해설사는 “이번 ‘탑골공원 역사속으로’를 준비하면서 추운 날씨에 걱정했는데, 뚤망똘망한 눈으로 해설을 잘듣고 질문도 많이 해줘 즐겁게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 행사는 광명시청소년재단이 주관했다. 박승원 시장은 “광명시 33인 청소년들이 민족대표 33인의 정신을 계승해 미래를 잘 준비하는 광명시 청소년들이 됐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이 프로젝트는 2차행사로 천안 아우내장터와 유관순 기념관을, 3차로는 내일을 향한 기행 도라산DMZ방문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재판 걷어차고 골프 치러 간 ‘알츠하이머 전두환’

    재판 걷어차고 골프 치러 간 ‘알츠하이머 전두환’

    전두환 측 “원래 누워있는 병도 아니고 신체활동 지장 없어… 이순자 모임 동행”전두환(88) 전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알츠하이머병을 이유로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이뤄진 첫 형사재판에 출석을 거부한 가운데 같은 해 4월 골프를 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또 지난달에도 전 전 대통령이 부인 이순자씨와 같은 골프장에서 목격됐다고 한 언론은 보도했다. 전 전 대통령 측 민정기 전 비서관은 “(전 전 대통령이 골프를 쳤는지는) 모르겠다. 일상생활 일정을 알지도 못한다”며 “알츠하이머가 누워 있는 병도 아니고 원래 신체는 건강하니까 일상생활이나 신체 활동을 하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순자 여사가 식사, 골프, 여행을 같이하는 친목 모임이 두세 개 있는데 이 여사가 가끔 식사 초대 모임이나 골프 모임을 갈 때 (전 전 대통령도) 같이 가는 것 같다”며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진) 강원도 골프장은 사장 부인이 이 여사와 모임을 같이하는 멤버라고 하고 전에 골프 모임을 같이했던 사이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 전 대통령을 뵈면 조금 전에 한 이야기를 1시간 동안 열 번, 스무 번 되묻고 대화 진행이 안 된다. 가까운 일들을 전혀 기억을 못한다”며 전 전 대통령이 여전히 재판 출석을 하기엔 무리가 있는 건강 상태라고 덧붙였다. 전 전 대통령이 법정 출석을 거부했던 무렵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지자 여야 정치권은 논평을 내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알츠하이머라더니…재판은 안 나가고 골프 친 전두환

    알츠하이머라더니…재판은 안 나가고 골프 친 전두환

    알츠하이머병을 이유로 재판에는 출석하지 않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부인 이순자씨 등과 골프를 쳤다는 보도가 나왔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에 펴낸 ‘전두환 회고록’에서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이라고 표현해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8월 첫 재판이 열렸지만 전 전 대통령은 알츠하이머 증세를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지난 7일 두 번째 재판에도 독감을 이유로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2017년 4월만 해도 전 전 대통령이 골프를 쳤고 지난달에도 부인 이순자씨와 같은 골프장에서 목격됐다고 한 언론이 보도했다. 전 전 대통령 측 민정기 전 비서관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전 전 대통령이 골프를 쳤는지는) 모르겠다. 일상생활 일정을 알지도 못한다”면서 “알츠하이머가 누워 있는 병도 아니고 원래 신체는 건강하시니까 일상생활이나 신체 활동을 하시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그는 “이순자 여사가 식사, 골프, 여행을 같이하는 친목 모임이 두세개 있는데 이 여사가 가끔 식사 초대 모임이나 골프 모임을 갈 때 (전 전 대통령도) 같이 가시는 것 같다”며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진) 강원도 골프장은 사장 부인이 이 여사와 모임을 같이하는 멤버라고 하고, 전에 골프 모임을 같이 했던 사이로 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전 전 대통령을 뵈면 조금 전에 한 이야기를 1시간 동안 열번, 스무번 되묻고 대화 진행이 안 된다. 가까운 일들을 전혀 기억을 못 하신다”며 재판 출석을 하기엔 무리가 있는 건강 상태라고 설명했다. 전 전 대통령이 법정 출석을 거부했던 무렵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지자, 여야 정치권은 논평을 내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골프를 즐겼다는 보도를 지켜본 국민들은 큰 충격을 넘어 전 전 대통령이 진정 인간이라면 이럴 수 없다고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주평화당 김정현 대변인은 논평에서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골프 치러 다닌다니 세계 의학계에 희귀사례로 보고될 케이스”라며 “이래 놓고 광주 재판에 참석할 수도 없고 5·18 진상 규명에도 협조할 수 없다니 천인공노할 일”이라고 일갈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전 세계 의학계가 놀랄 ‘세상에 이런 일’이다. 심지어 전 재산이 29만원뿐인데 골프를 치러 다니다니 국민들은 기막힐 따름”이라며 “더는 어떠한 핑계도 용납할 수 없다. 끝 모를 국민 기만과 사기극 막기 위해 법의 심판대에 조속히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英 브렉시트 부결 이후…손흥민 경기 시청료 올라갈까

    英 브렉시트 부결 이후…손흥민 경기 시청료 올라갈까

    브렉시트 합의안에 영국 하원의 승인투표가 큰 표 차이로 부결되면서 향후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야당인 노동당이 메이 정부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하면서 16일(현지시간) 이를 놓고 표결이 진행되는 등 영국 사회는 또 다른 혼란 속으로 빠져들었다.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하원은 그녀의 합의안에 대해 심판을 내렸다”며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하원은 16일 표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야당의 불신임안 제출 직후 집권 보수당 내 유럽회의론자 모임인 ‘유럽연구단체’(ERG)와 사실상 보수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민주연합당(DUP), 메이 총리와 각을 세운 브렉시트 강경파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은 한 목소리로 메이 총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동당이 희망하는 메이 정부 불신임 후 조기 총선 가능성은 성공하기 어렵게 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정부는 투표 부결일로부터 3개회일 이내에 이른바 ‘플랜 B’를 제시하게 돼 있어 오는 21일 이를 내놓을 전망이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은 ‘노딜’ 브렉시트다. EU 탈퇴협정은 브렉시트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2020년 말까지 21개월의 전환 기간을 두기로 했다. 전환 기간에 영국은 현재처럼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 잔류에 따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EU가 한국과 체결한 FTA도 2020년 말까지 영국에 그대로 적용된다. 그러나 영국이 이런 합의 없이 오는 3월 29일 EU를 탈퇴하면 한국 기업이 한·EU FTA 덕분에 영국에 수출할 때 누린 관세 인하와 통관·인증 절차 간소화 등의 혜택이 모두 사라진다. 이 대는 한국 등 별도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 세계무역기구(WTO) 최혜국대우(MNF) 관세율을 적용해 한국에서 영국으로 수출하는 상품의 관세가 전반적으로 인상된다. 또 브렉시트로 영국 경제성장이 둔화하면 수입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노딜 브렉시트로 영국으로 수출하는 주요 품목 중 승용차 관세가 10%, 자동차부품은 최대 4.5%(엔진 2.7%, 타이어 4.5%)로 오를 전망이다. 현재 공산품은 무관세다. 선박은 선종에 따라 0∼2.7%, 항공기부품은 1.7∼6.0%, 석유화학은 0∼6.5%로 인상된다. 지난해 1억 5000만달러 상당을 수입한 스카치위스키도 무관세에서 20%로 바뀐다. 영국 프리미어 리그(EPL) 중계도 영국 위성방송사업자가 국내에 직접 전송하는 대신 국내 방송사업자를 거쳐 전송해야 하기 때문에 절차가 늘어나며 시청료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 달라진 수익 구조로 영국과 한국 사업자간 계약 체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EPL 중계를 볼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다만 영국 수출액은 지난해 1∼11월 기준 54억 4000만달러로 전체 수출의 0.98%에 불과해 우리나라에 큰 피해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수입 품목은 원유가 전체의 3분의1을 차지하고 그다음이 승용차, 의약품 등이다. 한국이 영국산 원유에 부과하는 관세는 3%, 승용차 8%, 의약품 0∼8%로 인상된다. 오히려 영국과 EU가 브렉시트 이후 상호 무역장벽을 높여 상호 교역이 감소하면 그 틈새를 한국 기업이 파고들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영국 정부가 EU와의 재협상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안에 반대하며 외무장관직을 던진 존슨 전 런던시장은 메이 총리가 EU와 다시 협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국민투표안도 가능하다. 메이 총리는 나라를 분열시키고 민주주의에 어긋난 것이라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노동당은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부의 대물림은 못 막아도 배울 기회는 같았으면”

    “부의 대물림은 못 막아도 배울 기회는 같았으면”

    9년째 매달 일정 금액 기부가 취미 아내가 적극 밀어 아너소사이어티 가입 작년 1억 쾌척… 3년 뒤 아내 1억 계획 “기부는 습관… 많이 번다고 하지 않아”“기부는 습관입니다. 버는 것과 기부액이 꼭 비례하지 않더라고요.” 서울의 한 증권사(부국증권)에 다니는 ‘82년생 외벌이’ 정원석(왼쪽·37)씨는 30개월 된 아들과 7개월 된 딸을 둔 가장이다. 퇴근 후에는 아내를 도와 육아를 분담하고, 주말에도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전형적인 ‘라테파파’(적극적으로 육아에 동참하는 아빠)의 삶을 사는 그에게 특별한 취미가 있다면 매달 일정 금액을 기부하는 것이다. 결혼 전부터 기부를 해 왔다. 햇수로 따지면 벌써 9년차다. 지금까지 기부한 금액을 합치면 1억 2000만원이 넘는다. 정씨는 15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어느새 기부가 익숙해졌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벌면 기부를 시작하겠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기부를 많이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넉넉지 않은 시절부터 꾸준히 기부를 해 왔다”라고 말했다. 대학에서 전산학을 전공한 정씨는 2007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가 3년 만에 그만두고 증권사로 옮겨 트레이딩 업무를 맡았다. 큰 도박판과도 같은 곳에서 매일 전쟁을 치르면서 정씨는 ‘이 직업이 사회에 왜 필요한지’를 고민했다. 그러고 나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기부를 결심했다. 목표액은 1000만원. 2011년 온라인 기부 포털인 ‘해피빈’에 처음 기부할 때는 월 3만원씩 약정했다. 이후 연봉이 오를 때마다 기부액도 조금씩 늘렸다. 그렇게 해서 2017년 12월 목표 금액인 1000만원을 달성했다. 정씨는 기쁜 마음에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 사실을 알리면서 ‘다음 목표를 얼마로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적었다. 그때 한 친구가 아너소사이어티(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 가입을 제안했다. 해피빈에 매달 40만원, 유니세프에 10만원씩 정기 후원하고 다른 기부 사업에도 수시로 참여하는 정씨에게도 1억원은 큰 금액이었다. 아파트 대출금도 남아 있었다. 1년 넘게 고민하던 정씨의 마음을 움직인 건 아내 이나라(32·오른쪽)씨였다. “여보, 우리 가정이 축복받은 만큼 세상에 돌려주는 게 좋겠어.” 정씨는 마침내 지난해 11월 사랑의열매에 1억원을 쾌척했다. 전액 교육사업에 써 달라고 부탁했다. 대학 다닐 때 PC방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생활비를 벌었던 정씨는 편의점 등에서 일하는 젊은이들을 볼 때마다 옛날 생각이 떠오른다고 했다. 정씨는 “부의 대물림은 막을 수 없겠지만 적어도 배울 기회는 균등하게 제공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올해 정씨의 새로운 목표는 등록금을 낼 형편이 안 되는 대학생들을 지원하는 것이다. 3년 뒤 아내 이름으로 1억원을 기부해 ‘부부 아너소사이어티’가 되는 꿈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무한 경쟁 버린 외교원… 예비 외교관들, 자발적 토론·학습 늘었다

    무한 경쟁 버린 외교원… 예비 외교관들, 자발적 토론·학습 늘었다

    과거 외무공무원법은 국립외교원의 외교관 후보자 선발 규모를 ‘채용 인원의 150% 범위 내’로 정해 교육(1년)이 끝나면 기계적으로 일정 인원을 탈락시켰다. 정부는 지난해 입장을 바꿔 “외교관으로 채용할 규모 만큼만 국립외교원 외교관 후보자로 선발해 연수생의 외교관 임용을 보장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외교원 선발 시험이 사실상 외무고시가 됐다”, “100% 채용을 보장받았기 때문에 공부량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렇다면 현재 외교원의 진짜 모습은 어떨까. 15일 서울신문은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새내기 외교관 4명을 만났다. ●“자율적 학습 분위기에 독서모임도 활발” 지난해 12월부터 동북아2과에서 일하는 연동현(28) 사무관은 “임용 보장이 안 됐을 시기에 외교원 연수를 받은 게 아니어서 정확히 비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100% 임용을 보장받았음에도) 모두가 적극적으로 학습하는 모습에 놀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외교원 합격생들이 열심히 공부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이라는 얘기다. 연 사무관은 “독서모임을 만들어 토론을 하는 등 자율적인 학습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며 “동기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정말 책을 많이 읽는다는 걸 알 수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임용 경쟁이 사라지면서 자연스레 동기 간 교류도 많아졌다고 한다. 글로벌환경과학과에서 근무하는 오지영(29) 사무관은 “외교원에서 영어와 제2외국어 등 어학 능력을 키우기도 했지만 가장 큰 수확은 좋은 동기들을 얻은 것”이라며 “경쟁 체제에 있었다면 친해지기 어려웠을 텐데 그런 부담이 없어 쉽게 마음을 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원하는 과목 듣고 현장 실습 활동 외교원에 들어온 합격생들은 꽉 짜인 교육일정 아래 바쁜 나날을 보낸다. 외교원에 들어가면 한 학기에 2개의 선택과목을 고를 수 있다. 나머지는 필수과목으로 일정에 따라 정해진다. 이들은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를 선택해 심도 있게 공부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한다. 공보팀 용경민(26) 사무관은 “외교문서 작성이라는 수업이 특히 도움이 됐다”며 “수업 시간마다 외교문서 전문을 썼는데 실전에서 도움이 될 만한 부분이 많았다”고 소개했다. 오 사무관은 지역학 수업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 같은 중심 국가가 아닌 중남미나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국가를 공부하는 시간이었다”며 “해당 지역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교수님의 살아 숨쉬는 경험을 직접 들어서 좋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외교원에는 실습을 위한 시간도 있다. 오 사무관은 “지난여름 행정고시 합격자와 합동 연수가 있었다. 다른 정부부처와 합동으로 일할 수 있는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외국에 있는 재외 공관을 직접 찾아가는 과정도 있다. 지난해 5월 말에 시행된 이 교육은 2인 1조로 교육생을 편성해 20개 정도의 국외 공관에서 진행됐다. 인도를 다녀온 문준기(29·정책공공외교과) 사무관은 “베일에 가려진 나라라는 생각에 두려움이 컸지만 파견을 다녀온 뒤로 그런 생각을 모두 지울 수 있었다”며 “실제 외교관이 어떻게 일하고 한국 본부와 어떤 식으로 소통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잠시나마 공부에서 해방돼 숨통을 틔울 기회도 있다. 연 사무관은 “지난해 9월 동기들과 MT를 다녀왔다”며 “공부로 쌓인 스트레스에서 해방될 수 있는 계기였다”고 말했다. 용 사무관은 “동기들과 오케스트라 공연을 준비해 올린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외교원 생활을 마무리한다는 느낌으로 모두가 열심히 준비했다”고 회상했다. ●고시 스트레스로 이명에 대상포진까지 외교원은 올해 일반외교 32명,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러시아 등 지역외교 6명, 외교전문 2명 등 모두 40명을 선발한다. 일반외교는 1차 시험으로 언어논리영역과 자료해석영역, 상황판단영역, 헌법영역을 치르고, 2차 시험으로 국제정치학, 국제법, 경제학 등 전공 평가와 통합논술을 치른다. 지역외교도 일반외교와 마찬가지로 1차 시험을 치르지만 전공 평가와 통합논술은 면제된다. 외교전문 분야는 1차 시험만으로 선발한다. 신입 사무관들은 외교원에 입직하기 위해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과도한 스트레스에 몸이 아픈 이도 많았다. 오 사무관은 “외교관 준비 2년차까지 운동 없이 공부만 했더니 나중엔 이명이 들리고 대상포진까지 왔다”며 “정신력으로 버티면 된다고 하지만 침대에 누워만 있으니 오히려 정신력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필라테스 수업을 등록해 운동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오 사무관은 “필라테스 첫날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정신은 오히려 또렷해졌다. 이후 건강 관련 문제 대부분이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암기 위주의 잘못된 공부 방식을 고치는 것도 난관이다. 연 사무관은 “내 공부 방법이 틀렸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귀띔했다. 학창 시절 객관식 위주로 공부한 탓에 외교관 시험도 암기 위주로 했지만 매번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고 한다. 그는 “외교관 시험은 맥락을 아는 게 중요하다”며 “그 전에는 달달 외우기만 했는데 나중에는 목차를 보면서 이해하는 방식으로 바꿨다”고 소개했다. 용 사무관은 그룹형 스터디의 도움을 받았다. 그는 “처음 준비할 때 공부량이 너무 많아서 막막했는데 스터디 사람들과 차근차근 정리해 나간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남과 비교 말고… 1년치 계획 세워 공부” 이들은 오랜 기간 수험 생활을 한 덕분에 나름의 공부 비법을 갖고 있다. 문 사무관은 ‘계획파’에 속한다. 그는 하루 단위로 1년치 계획을 미리 세운 뒤 이를 꾸준히 실천하며 수험 생활을 보냈다고 했다. 그는 “계획을 미리 짜놓고 목표를 달성하는 식으로 하면 하루하루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수험 생활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다”며 “다만 계획을 세우되 너무 무리한 일정을 짜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연 사무관은 자신만의 ‘반복적인 공부 습관’(루틴)을 세울 것을 권장했다. 그는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분량의 공부를 하면 나중에는 그 시간에 그 공부를 안 하는 게 어색한 느낌이 든다”며 “안 되는 한 과목을 하릴없이 붙잡고 있는 것보다 이 방법이 훨씬 효율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반면 용 사무관은 ‘각개격파형’이다. 그는 “정복하기로 마음먹은 책을 정하면 2주 안에 독파하는 방식으로 공부했다”며 “시한을 정해 데드라인을 넘기지 않고 수험서 하나하나씩을 독파한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외교관에 도전하는 수험생들에게 “다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차근차근 고시 생활에 임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연 사무관은 “주변에서 한두명씩 붙기 시작하면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게 된다”며 “모두 각자의 길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마음가짐을 다잡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사무관은 “초등학생이 됐다는 심정으로 처음부터 하나씩 차근차근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수험 생활 초기만 해도 경제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혀 없어 암담했는데 (외교원 시험은) 벼락치기 공부가 아닌 만큼 긴 호흡으로 준비한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대법, ‘쌍용차 집회’ 권영국 변호사 벌금 300만원 확정

    대법, ‘쌍용차 집회’ 권영국 변호사 벌금 300만원 확정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전 노동위원장 권영국(56) 변호사의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사건 상고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권 변호사는 지난 2012년 5월∼2013년 8월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희생자 추모 집회’를 비롯한 7차례 집회에서 경찰의 해산 명령에 불응해 도로를 점거하고, 진압 경찰관을 다치게 한 혐의로 2014년 6월 불구속 기소됐다. 1심은 “공소 내용 중 집회에서 경찰관에게 욕설을 하는 등 모욕한 혐의와 집회·시위법 위반, 일반교통방해 혐의만 유죄로 인정된다”며 벌금 300만원을 판결했다. 반면 경찰관 폭행 등 나머지 혐의는 모두 무죄로 봤다. 민변이 정상적으로 집회 신고를 한 장소에 경찰이 질서유지선을 설치하고 병력을 대거 배치한 것은 적법한 공무집행이 아니며, 적법하지 않은 공무집행을 방해한 행위에 죄를 물을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2심은 1심에서 무죄가 나왔던 2012년 6월 서울 여의도 문화행사에서의 일반교통방해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며 벌금 액수는 그대로 유지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평화헌법 개정 반대’ 日석학 우메하라 다케시 별세

    ‘평화헌법 개정 반대’ 日석학 우메하라 다케시 별세

    일본의 문화학자이자 철학자로 반전·평화운동에 헌신해 온 우메하라 다케시 전 교토시립예술대 교수가 지난 12일 별세했다. 93세. 14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고인은 새로운 가설을 통해 일본 고대사의 새 지평을 열었으며 일본문화와 현대문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관련해 역사, 철학,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남겼다. 센다이 출신으로 교토대 철학과를 졸업했으며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 소장과 리쓰메이칸대 교수, 교토시립예술대 학장 등을 지냈다. 젊은 시절 징병돼 태평양전쟁에 참전했던 그는 자위대의 해외 파병과 ‘평화헌법’ 조항인 헌법 9조 개정에 반대해 왔다. 2004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 등 다른 석학 8명과 함께 헌법 9조를 지키기 위한 모임 ‘9조의 회’를 만들기도 했다. 숲의 소중함을 호소하며 현대문명의 환경파괴에 대해서도 경고해 왔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에 의한 후쿠시마 원전폭발 사고를 ‘문명의 재난’이라고 비판하는 한편 자연과 과학이 공존하는 새로운 ‘인류철학’의 탐구를 주창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개들도 헌혈이 필요해요!”…공혈견 도울 수 있는 헌혈견

    “개들도 헌혈이 필요해요!”…공혈견 도울 수 있는 헌혈견

    “공혈견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헌혈견뿐입니다” 다치거나 병든 개들에게 혈액을 공급하는 공혈견 이야기는 이제 많이 알려졌다. 공혈견이 피를 주지 않으면 많은 개들이 목숨을 잃는다. 하지만 2015년 열악한 환경에서 피가 뽑히는 공혈견의 모습이 공개되면서 학대 논란이 불거졌고, 평생 피만 뽑히는 공혈견의 삶이 과연 바람직한가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하지만 대부분 ‘열악한 환경에서 피만 뽑히다 죽어가는 불쌍한 공혈견이 있다’는 정도에서 관심이 그치는 경우가 많았고, 공혈견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적은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한 현실을 바꾸려는 노력을 시작한 곳이 있다. 아픈 개에게 건강한 혈액을 기부함으로써 공혈견을 줄여나가고 장기적으로는 공혈견을 없애자는 자발적인 헌혈견 모임 ‘한국헌혈견협회’다. 9일 경기 포천시의 한 애견 펜션에서 만난 강부성 한국헌혈견협회 대표와 헌혈견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나눠봤다.-헌혈견 캠페인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는?팟캐스트를 진행하면서 대형견이 헌혈을 해주는 것이 공혈견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당시 서울대학교 동물병원에서 헌혈견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었다. 그쪽에 연락을 하고 한 마리 한 마리 헌혈을 하러 가기 시작했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현재 헌혈견이 몇 마리인가요?헌혈을 할 때마다 1호, 2호, 3호 이런 식으로 정해주는데, 작년까지 38호가 나온 상태다. 그중에서 헌혈을 2번씩 한 아이들은 4마리다. -헌혈견 조건은?병원에서 말하는 헌혈견의 조건은 25kg 이상이지만, 협회에서는 안전하게 30kg 이상이라고 말씀을 드린다. 실제로는 26~27kg 반려견들도 헌혈을 많이 했다. 또 정기적으로 예방접종을 받고 심장사상충이나 내·외부 구충을 잘한 강아지들이면 헌혈을 다 할 수 있다. -헌혈 과정을 간략하게 말씀해달라헌혈은 크게 정기헌혈이 있고 긴급헌혈이 있다. 정기헌혈로 정해진 강아지들 같은 경우에 5~6시간 금식을 한 후 헌혈을 한다. 헌혈 전 전체적인 건강검진을 한 후 소량의 채혈로 혈액형과 질병 여부를 간단하게 체크한다. 검사를 통과한 강아지는 바로 헌혈을 시작하는데 몸무게의 1% 정도의 피를 뽑는다. 보통 300cc 전후로 피를 뽑는데 소형견 3~4마리를 살릴 수 있는 양이다. 헌혈을 마치면 약간의 안정을 취한 후 귀가한다.-헌혈 주기는 어떻게 되나요?처음 헌혈견 캠페인에 들어오시는 분들께는 1년에 한 번씩만 헌혈을 하자고 말씀을 드린다. 이후 보호자들이 6개월에 한 번씩 해도 되겠다고 생각하시면 1년에 2번까지 권장한다. -헌혈견이 되면 어떤 혜택이 있을까요?대형견의 건강검진을 무상으로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혜택이다. 협회에서 연계병원을 만들면서 헌혈견의 건강검진을 협약조건으로 냈다. 대형견의 경우 건강검진 비용이 상당히 많이 드는 편인데, 전체적인 혈액검사, 심장사상충검사, 문진 등을 일 년에 1~2번 주기적으로 받으면서 큰 질병을 막을 수가 있다. 이외에도 헌혈견 캠페인을 후원해주는 곳에서 각종 선물을 받아갈 수 있다. 단 모든 혜택은 헌혈견에게 돌아가며, 자발적인 헌혈견 모임이기 때문에 보호자들에게 금전적인 보상은 돌아가지 않는다. -개 스스로 선택한 헌혈이 아니기 때문에 학대라는 시선도 있는데헌혈견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다. 실제로 보호자들 중에서도 반려견에게 바늘을 꽂아야 한다는 사실에 마음 아파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공혈견 아이들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헌혈밖에는 없다. 아파서 쓰러져가는 반려견을 누가 도울 것인지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헌혈을 하지 않는다면 공혈견이 이 짐을 지어야 한다는 것인데 그건 너무 이기적인 발상이다. 1년에 딱 한번 헌혈을 하기 위해서 1시간 남짓한 시간을 약간의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하는 것은 절대 동물학대가 아니다. 그 정도의 작은 희생도 없다면 공혈견은 결국 남의 나라 얘기가 되는 것이다. -헌혈견이 많아지기 위해서 제도적·법적으로 뒷받침됐으면 하는 부분이 있으시다면?전국적으로 헌혈을 할 수 있는 곳이 많지가 않다. 협회랑 연계한 병원은 2곳으로 모두 수도권에 몰려있다. 많은 병원을 바라는 게 아니라 각 권역별로 하나씩만 헌혈이 가능한 병원이 생기길 바란다. 헌혈을 하기 위해 서울까지 올라오기가 상당히 힘들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거점 병원이 하나씩만 지정된다면 대형견 보호자들이 자발적으로 헌혈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최종 목표는?강아지들의 적십자사 역할을 할 수 있는 작은 병원을 하나 짓는 것이 목표다. 대형견 보호자들은 헌혈을 하고, 헌혈견은 건강적인 혜택을 지원받을 수 있는 병원. 지금은 헌혈 가능한 병원을 찾고 협회와 연계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 자발적인 헌혈이 안정적으로 갈 수 있는 병원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 -헌혈이 가능한 대형견 보호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우리 반려견들도 언젠간 나이가 들고 아프게 된다. 아팠을 때 헌혈을 받아야 하는 질병에 걸릴 수도 있고 그때는 다른 강아지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한다. 미리 보험을 든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다. 반려견들 건강하고 힘 좋을 때 헌혈 좀 해주시고, 나중에 반려견이 아프거나 약해졌을 때 헌혈을 받는 서로 도와주고 도움을 받는 관계가 만들어지길 바란다. 글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영상 박홍규, 문성호 기자 gophk@seoul.co.kr
  • 박해수 오늘(14일) 결혼, 예비신부는 6살 연하 ‘1년 열애 결실’

    박해수 오늘(14일) 결혼, 예비신부는 6살 연하 ‘1년 열애 결실’

    배우 박해수가 오늘(14일) 결혼식을 올린다. 이날 박해수는 6세 연하 비연예인 예비신부와 1년 간의 열애 끝에 서울 모처에서 결혼식을 진행한다. 지인의 소개로 만난두 사람은 신뢰를 바탕으로 부부의 연을 맺게 됐다. 박해수의 결혼식은 양가 부모님과 친지, 가까운 지인들만 초대해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사회는 배우 박해수의 친구인 배우 이기섭이, 축가는 성경 모임을 함께 하는 뮤지컬 배우들과 울랄라세션 박광선이 맡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두 사람은 몰디브로 신혼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해수는 자신의 팬클럽에 결혼 소식을 전하며 예비신부에 대해 “내게는 참 선물 같은 사람이다. 내 곁에서 제가 힘들 때나 즐거울 때 손 꼭 잡아주고 힘이 되어주는 이 친구와 평생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실을 맺으려 한다”고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한편, 박해수는 지난 2007년 데뷔했다. 지난해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다. 사진제공=비슈어스튜디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색다른 인터뷰] “지방 붕괴 걱정만 하는 중앙… ‘후쿠이의 기적’서 미래 해법 찾아야”

    [색다른 인터뷰] “지방 붕괴 걱정만 하는 중앙… ‘후쿠이의 기적’서 미래 해법 찾아야”

    한국이나 일본이나 공통의 고민은 저출산·고령화다. 2008년 인구 감소가 시작된 일본은 지난해 처음으로 70대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섰다. 도쿄 같은 중심부가 아닌 지방의 도시와 마을은 대부분 지역에서 극단적인 ‘마이너스’를 경험하고 있다. 한국은 일본을 바라보며 언젠가 비슷한 형태로 다가올 우울한 내일을 떠올린다. 그런 점에서 후지요시 마사하루(51) 포브스재팬 편집장은 한국과 일본의 지방자치단체에서 동시에 주목받는 인사다. 그 중심에는 그가 2015년 펴낸 ‘이토록 멋진 마을’(원제 ‘후쿠이 리포트-미래는 지방에서 시작한다’)이라는 책이 있다. 후쿠이현, 도야마현, 이시카와현 등 호쿠리쿠 지방의 지역활성화 성공사례를 다룬 이 책은 일본에서 수만부가 판매되며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고, 한국에서도 이런 주제의 번역서로는 보기 드물게 8쇄까지 찍었다. 한국의 지자체·학계를 중심으로 이름이 알려지면서 지방 활성화 관련 학술행사 등에 토론자, 강연자로 초청받는 일도 부쩍 늘었다.지난 10일 도쿄 미나토구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후지요시는 정치·경제 관련 저서를 여러 권 낸 논픽션 저널리스트로, 지난해부터 경제월간지 포브스재팬의 편집장을 맡고 있다. →한국에서 반응이 이 정도일 것으로 예상을 했나. -전혀 아니다. 한국에서 이 책이 번역된 것 자체가 내가 나섰던 일이 아니었다. 책 내용을 보고 번역을 희망하는 분이 먼저 연락을 해 오셨다. 지난해 10월 한림대 학술포럼에 초청받아 갔는데,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나오신 분이 “우리 위원들 전원이 ‘이토록 멋진 마을’을 읽었다”고 말해 주셔서 깜짝 놀랐다. 한국에서도 그만큼 지방 활성화가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한국에 가는 경우도 있지만, 한국에서 후쿠이현 등을 견학하러 오면서 현지 안내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이달 23일에는 대구 도시공사가 미래 도시설계를 주제로 하는 학술심포지엄에 연사로 간다. 한국의 다른 도시에서도 초청장이 와 다음 기회에 가려고 한다. →지방 활성화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내가 오랫동안 취재해 온 것은 주로 도쿄의 정치와 경제 같은 큰 주제들이었다. 2014년 어느 날 문부과학성의 고위 공무원이 “후쿠이현에 일본의 미래에 대한 해답이 있다”고 나에게 말해줬다. 자부심 강한 중앙부처 고시 출신 관료가 인구 80만명의 작은 현을 왜 그렇게 거창하게 언급하는지가 궁금했다. 데이터를 찾아보니 일본 내 정규직 사원 비율 1위, 대졸 취업률 1위, 인구 10만명당 기업대표수 1위, 노동자 세대 실수입 1위였다. 젊은이들의 이직률, 실업률, 노인·아동 빈곤율은 가장 낮았다. 후쿠이현을 포함한 도야마현, 이시카와현은 오랫동안 일본에서 ‘가장 행복한 지역’으로 평가받아왔다. 현장으로 달려갔다. →일본은 오래전부터 지방 활성화가 관심사였는데, 2015년에 나온 이 책이 특별히 주목받은 이유가 있나. -지방 문제를 다룬 책은 이전에도 많았지만, 대개 ‘어디 상점가가 문을 닫았다’거나 ‘지역 소멸이 우려된다’든가 하는 어두운 얘기들, 부정적인 뉴스들뿐이었다. 도쿄라는, 즉 일본 중심부의 미디어가 바라보는 정형화된 시선이었다. 갈수록 커져갈 도쿄의 미래에 대한 고민은 외면한 채 지방이 무너져가는 걸 그저 생중계만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 이 거대도시의 미래에 대한 힌트는 오히려 지방에 있는데도 말이다. →지방보다 도쿄가 더 걱정이라는 말인가. -후쿠이현 사바에시는 세계 3대 안경 생산지였지만, 밀려드는 중국산 때문에 한때 큰 위기를 맞았다. 한 안경업체 대표가 자기 회사 소개를 하면서 “이곳은…”이라고 말을 시작했다가 잠시 끊더니 “일본에서 가장 빨리 중국에 당한 곳”이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부활에 성공한 호쿠리쿠의 다른 지역에서도 내가 “재미있는 곳이네요”라고 말하면 “예, 우린 모두 다 망했었으니까요”라는 식의 말을 자주 들을 수 있었다. 결국 최악의 상황에서 활로 모색의 에너지가 분출됐던 셈이다. 그런 면에서 본격적인 위기가 아직 오지 않은 도쿄는 미래를 위한 대비를 한층 서둘러야 한다. →하지만 결정적인 위기가 오지 않은 상태에서 빠른 변화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앞으로 우리 지역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를 깨닫는 게 가장 중요하다. 오카야마현에는 마니와시라는 산간도시가 있다. 이곳은 지난해 일본에서 바이오매스(생물연료) 판매 1위를 달성했다. 20년 전 주변에 온통 나무밖에 없던 시절, 이곳 젊은이들 사이에 “이대로 가면 20년 후에는 망할지도 모른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공부 모임이 만들어졌고, 미래의 해답으로 바이오매스가 도출됐다. 이렇게 젊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전통적인 인식틀로부터 탈피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된다.→한국의 지자체들에는 어떤 조언을 많이 하나. -한국에서는 후쿠이현 등의 교육에 대해 많이들 궁금해한다. 후쿠이현은 오래전부터 초·중학교 학력평가에서 전국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1, 2위를 다투고 있다. 도쿄대 입학생 수에서는 전체 47개 도도부현 중 13위이지만, 놀라운 것은 대부분 정규교육만 받은 공립학교 출신들이라는 점이다. 도쿄 같은 대도시 학생들은 방과후 학원에서 사교육을 받지만, 후쿠이현이나 도야마현에는 학원 자체가 거의 없다. 학생이 안 오니 운영이 안 되기 때문이다. →정규교육에 대체 어떤 비결이 있길래. -교사와 수업의 질적 향상을 위한 노력이 치열하다. 후쿠이현에는 ‘컬래버레이션룸’(협업교실)이라는 게 있다. 이를테면 수학교사가 수학과 전혀 관계없는 장애인 학급 교사나 체육교사 등을 상대로 원탁에 앉아 수학을 가르친다. 수학책을 놓은 지 오래된 다른 교사들에게 조금이라도 쉽게 가르치려고 애쓰다 보면 교사 스스로 어떻게 학생들에게 쉽게 강의를 전달할까를 궁리하게 된다. →학생들의 수업은 어떤가. -후쿠이현은 교사가 여러 학생을 일률적으로 가르치는 낡은 틀을 진작에 깨뜨렸다. 다른 지역 초등학교에서 역사시간에 ‘쇼토쿠 태자가 604년 17조 헌법을 제정했다’고 가르칠 때 후쿠이현에서는 쇼토쿠 태자가 왜 헌법을 만들었고, 1000년 이상 흐른 지금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토론하도록 한다. 현재와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다 함께 큰 보드판에 기록하고, 사진을 찍게 한다. 1주일 후 한 번 더 같은 주제로 토론하고 그 사이 바뀐 생각을 비교해 보도록 한다. 후쿠이현은 체육도 전국 1위다. 이어달리기를 예로 들면 보통은 다른 팀에 지게 되면 “너 때문에 졌다”는 불만이 아이들 사이에 나오기 마련이지만, 후쿠이현에서는 ‘왜 시간이 1초가 더 걸렸는지’ 등을 다 같이 생각하도록 이끌어준다. 1초 단축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토론한다. 이런 식으로 무엇이든지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준다. 그것은 결과로 나타난다. →지방 활성화를 위해 가장 강조하는 것은 무엇인가. -왕도란 있을 수 없다. 한 지역에서 성공한 것이 다른 지역에서 반드시 성공할 리도 없다. 다만 3가지가 조화를 이루는 것은 중요하다. 비전을 가진 ‘리더’(지도자), 실제로 움직이는 ‘활동가’, 이를 후원하는 ‘지지자’이다. 이 가운데 지지자들의 역할이 핵심이다. 주민들을 어떻게 지역사업에 동참시키느냐다. 사바에시의 경우, 처음에는 지역 젊은이들이 시장이 하는 일에 사사건건 반대했지만 시장이 다른 의견의 사람들을 직접 만나 대화했고 참여를 이끌어냈다. 그 과정이 없었다면 현재와 같은 부활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후지요시 마사하루는 누구 1968년 일본 사가현에서 태어났다. 시사주간지 ‘주간문춘’ 기자를 거쳐 오랫동안 논픽션 작가로 활동해 왔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의 조사를 위한 ‘후쿠시마 원전사고 독립검증위원회’의 실무그룹에서 일하기도 했다. 지은 책으로는 ‘이토록 멋진 마을’ 외에 ‘비즈니스 대변신!’(올봄 한국어판 출간), ‘변혁가-고이즈미가의 세 남자들’, ‘일본 최악의 시나리오-9개의 사각’(공저) 등이 있다.
  • 대법 “국정원 접견 거부 관련, 국가가 유우성 변호인에 1000만원 책임져”

    대법 “국정원 접견 거부 관련, 국가가 유우성 변호인에 1000만원 책임져”

    유우성 씨 재판 관련 동생 가려씨 접견 요청에도 허용하지 않아 “접견권 침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사건’ 피해자인 유우성씨의 변호사들이 “국가정보원 중앙합동신문센터에서 부당하게 접견을 거부당했다”며 낸 제기한 국가배상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장경욱 변호사 등 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피고는 모두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3일 밝혔다. 1·2심은 “국가가 변호인의 접견권을 침해한 게 맞다”며 “배상액 규모는 침해당한 이익의 중요성과 불법 행위의 책임 정도, 유사사건이 재발하지 않게 억제해야 할 필요성 등을 고려했다”고 판단했고, 대법원도 이를 옳다고 봤다. 탈북자 출신으로 2011년 서울시 계약직 공무원이 되어 탈북자 담당 업무를 맡았던 유씨는 지난 2013년 1월 관련 정보를 북한에 넘겼다는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유씨의 동생 가려씨의 진술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이에 유씨의 변론을 맡은 장 변호사 등은 국정원 중앙합동신문센터에 있던 가려씨 접견을 수 차례 신청했지만 거부당했다. 국정원은 가려씨가 피의자가 아니라서 접견 대상이 아니며 본인이 접견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가려씨는 법정에서 국정원의 회유와 협박으로 허위 진술을 했다고 말했고, 또 국정원이 재판부에 제출한 물적 증거가 조작된 사실이 드러나며 유씨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무죄가 확정됐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대법 “국정원 접견거부 유우성 변호인에 국가가 1천만원 배상”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장경욱 변호사 등 5명이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부당하게 접견을 거부당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총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유우성씨의 ‘서울시 탈북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을 변호한 장 변호사 등은 2013년 2월 초 국정원 중앙합동신문센터에 있던 유씨의 여동생 가려씨를 접견하겠다고 여러 차례 신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당시 국정원은 가려씨가 피의자 신분이 아니라서 접견 대상이 아니며 본인이 접견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장 변호사 등은 “국가가 변호인 접견권을 별다른 근거 없이 제약했다”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침해당한 이익의 중요성과 불법행위의 책임 정도, 유사 사건이 재발하지 않게 억제해야 할 필요성 등을 고려했다”며 총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대법원도 “국가가 변호인의 접견권을 침해했다”며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제 소설, 문학으로 평가받고 싶죠…독자 앞에선 가슴이 두근두근 떨립니다”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제 소설, 문학으로 평가받고 싶죠…독자 앞에선 가슴이 두근두근 떨립니다”

    정치인서 소설가로 변신한 신기남 위원장의 ‘두브로브니크’“장편소설 첫 데뷔작이 서점가에 깔리기 시작했습니다. 잘 팔려야 할 텐데…. 소설가를 선언했으니 문학작품 자체로 독자와 문단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치 유권자 심판을 기다리는 것과 같은 조마조마한 심정입니다.” 4선 국회의원과 집권 여당 대표를 지낸 신기남(66)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책정보위원장이 늦깎이 ‘신예’ 소설가로 변신했다. 1982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TV에서도 한창 ‘주가를 올리던’ 변호사에서 정치인으로, 이젠 ‘배고픈 직업’인 소설가라니…. 이런 소식을 듣고 인터뷰를 하고자 9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국립중앙도서관 7층의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를 찾았다. 그의 첫 작품은 ‘두브로브니크에서 만난 사람’, 필명은 ‘신영’. 큰 줄기는 유고슬라비아 전범재판소에서 재판관으로 일하는 법률가 출신 남성과 미술을 전공한 무대 미술가 여성이 만나서 발칸반도의 역사, 미술, 철학, 종교 등을 종횡으로 섭렵하는 소설이다. “정치 일찍 그만뒀다면 지금쯤 문학결실 볼 터늦게 데뷔…깊이 있는, 무게 있는 소설 가능케” “어떻게 지내느냐”고 묻자 신 위원장은 “목감기가 와서 목소리가 잠겼다”고 말했다. 사실, 이 때문에 인터뷰 날짜가 늦춰지기는 했지만 목소리는 선거 막판처럼 여전히 반쯤은 잠겨 있었다. “독자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으니, 많이 떨립니다. 많이 팔려서 위축된 소설 시장에 작은 불쏘시개가 됐으면 합니다. 제 소설이 처음엔 출판만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출판되고 나니 많이 좀 팔렸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생기네요. 돈을 벌겠다는 욕심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소설가로서 인정을 받고 또 불황인 출판계에 도움도 주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소설가가 소설만으로도 먹고살 수 있는 그런 상황이 되면 좋겠습니다.” - 소설가 데뷔가 너무 늦지 않나.☞ 사실, 정치를 10년쯤 더 일찍 그만뒀더라면 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정치 10년 더 해 봤지만 크게 한 일이 없었거든요. 더 일찍 방향전환을 했다면 지금쯤 어떤 문학적 결실을 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법조인으로 또 정치인으로 그동안 보통 사람들이 잘 가보지 못한 세상을 가보고 인생의 달고 쓴 맛을 경험하고 느꼈으니, 이런 것이 제 소설의 자양분이 되지 않을까합니다. 이미 저에겐 ‘선배’가 된 젊은 소설가들의 싱싱한 작품들도 좋지만, 인생 경험이 많은 저 같은 사람의 소설도 우리 문학을 더욱 풍성하게 할 것이라 봅니다. 어떤 면에서는 늦게 데뷔했기 때문에 한결 성숙하고 깊이 있는 소설을 쓸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첫 소설이 여러모로 상당히 특이하다.☞ 늦게 내는 만큼 이왕이면 좀 독특하게 써보자는 것이 제 생각이었습니다. 다양한 인생 경험을 했으니 재미있으면서도 독자들에게 유익한 소설을 쓰고자 했습니다. 소재, 무대, 스토리, 전개 방식 등 여러 면에서 평범하지 않은 독특한 소설을 쓰고 싶었거든요. 두브로브니크가 있는 아드리아 바다는 딱 맞는 얘깃거리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1994년 영국 런던대학 유학시절부터 역사·민족·종교적으로 얽히고설킨 발칸지역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왔습니다. 주변 다른 민족의 침략에 시달리며 맞서 싸우고, 끝내 나라가 분단되어 같은 민족끼리 피를 흘리며 전쟁을 겪었던 험난한 역사가 우리나라 상황과 오버랩 되면서 아픔과 연민을 많이 느꼈습니다. 국회 한국-세르비아 의원 친선협의회 회장으로 세르비아를 방문했을 때 그쪽의 현실을 직접 보았고, 그 후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보스니아, 몬테네그로를 여행하면서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유고내전 전범재판 과정을 연구하면서 소설의 뼈대를 세웠습니다. “데뷔작 두브로브니크, 독특하다는 문단 평가발칸반도의 역사·종교·국제정세 얽히고설켜소재·무대·스토리 전개 신선하다는 평가받아” - 장편 소설을 쓰면서 느낀 점은.☞ 과거 단편소설은 여러 편 써 보았으나, 장편소설은 크게 달랐습니다. 마치 큰 건물을 짓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건물의 설계도가 정교해야 하듯이 장편소설은 구조가 치밀해야 하고 연구도 많이 해야 하더군요. 정확한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고 풍부한 내용을 담기 위해서는 공부를 엄청나게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동시에 재미와 감동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무척 어려운 고통스러운 작업이었습니다. -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고?☞ ‘두브로브니크에서 만난 사람’은 원고지 1200~1300장 분량인데 쓰는 데 1년 이상이 걸렸습니다. 독자들은 쉽게 읽고 넘길지 모르지만 어떤 페이지는 관련 서적 두 세권을 읽어야만 쓸 수 있었습니다. 전 유고 대통령 티토와 그의 정적 미하일로비치에 관한 부분은 12페이지 분량이지만 티토의 전기 3종을 읽고 완전히 소화해야만 했습니다. 유고의 내전 역사와 국제전범재판에 관련한 서술을 위해서는 외국 서적도 읽어야 했고요. 그렇게 해서 쓰인 이 소설에는 역사, 지리, 종교, 철학, 국제정치 등이 씨줄날줄로 얽혀 있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난해한 글은 아니고, 독자들이 단숨에 읽어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읽다가 호흡을 멈추고 한번쯤 생각할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이 나이에 뒤늦게 작품을 내놓는 마당에 무게가 있는 글을 쓰지 않으면 무슨 의미가 있겠냐 싶어서 나름대로 공을 들였습니다. “한 페이지 쓰는데 전기·외국 서적 읽고 소화한 것단숨에 읽기보다는 호흡 멈추고 생각 기회 바라”- 이 소설에 카메라 기법을 시도했다던데.☞ 작가가 등장인물의 마음속에, 머릿속에 절대로 마음대로 들락거리지 않습니다. 영화의 카메라가 쫓아가듯 객관적 사실만을 표현하고, 등장인물의 행동과 대사를 통해 독자들이 알아서 판단하도록 하는 방식을 고집스럽게 추구했습니다. 상당히 실험적인 기법인데, 그렇게 하자니 표현의 한계도 많이 느꼈습니다만 나름대로 독특한 스타일을 보인 셈입니다. 서평을 쓴 방민호 서울대 국문과 교수는 이런 점을 높이 평가해 줬습니다. 앞으로도 이 카메라 기법을 더욱 발전시켜볼 생각입니다. - 해군을 소재로 한 소설도 썼다던데.☞ 사실은 이미 다 썼고, 출판사에 두 편의 소설을 같이 줬는데 ‘두브로브니크에서 만난 사람’을 먼저 출판하게 된 것이죠. 소설 한편만 쓰면 별로 평가를 안 해 줄 것 같아서 동시에 두 편을 썼지요. 해군장교로 전투함을 직접 탔던 경험을 살린 소설입니다. 이 소설 역시 사회성 있는 주제가 다분히 녹아 들어가 있는 작품입니다. 출판사는 두브로브니크를 먼저 선택했습니다. 문단에선 ‘문턱이 높고 까다롭기’로 소문난 솔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고 나서 과연 통과가 될 것인지 걱정이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 출판하자고 연락이 왔던 겁니다. 굉장히 기뻤죠. 큰 행운이었습니다. 이 행운을 놓치지 않고 이어가고 싶습니다. 두 편 외에도 3~4편의 소설 아이디어가 더 있습니다. 그 중 하나로 빨치산에 관한 소설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민족의 비극적 현대사를 오늘의 상황과 연결시켜 되살려 보려 합니다. 일종의 판타지 소설로서 동화도 한번 써 보려고 합니다. “2년간 두문불출 ‘천신정’ 전화도 안받고 글만 써책 안 읽지 사회는 문제…정권차원 문화정책 필요” - 소설 쓰기에 대해 따로 공부했나.☞ 어려서부터 책을 많이 읽고 많이 썼던 편이죠. 고교 시절엔 문예반 반장을 하면서 교내외에서 상도 많이 탔습니다. 선생님의 권유도 있어서 국문과에 진학하려 했는데 어머님의 희망에 따라 법대에 가게 되었지요. 대학에서도 고시공부보다는 글 쓰는 데 관심이 많았고요. 제대 후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도, 정계에 들어와서도 ‘언젠가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정치를 그만두게 되었고, 그러자 드디어 40년 만에 글을 제대로 쓸 기회가 왔습니다. 마지막 기회인거죠. 다부지게 결심했습니다. 2년간 두문불출하고 써내려갔습니다. 정치 쪽과는 일절 연락을 끊고 모임 초청에도 응하지 않았죠. ‘천신정(정치개혁을 주도한 천정배·신기남·정동영 의원을 일컫는 머릿글자)’이라 불렸던 그 옛날 동지들과도 거의 교류가 없었습니다. 엊그제 천정배 의원이 뉴스를 보고 “소설 냈다며…”하고 전화를 걸어 왔더군요. 오랜만에 목소리 들으니 반갑긴 하더군요. - 출판계의 불황이 심각하다.☞ 우리 사회가 점점 책을 읽지 않는 사회가 되고 있어 정말 걱정이 큽니다. 도서관 이용자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상업주의가 깊어지면서 사회가 너무 향락적이랄까 편하게 사는 위주로 흘러가고, 서점에서 팔리는 책도 지극히 실용적인 책 위주입니다. 갈수록 문학 서적은 설 자리가 좁아집니다. 문학의 현실은 어둡습니다. 우리 경제는 어언 선진국에 진입했지만 문화는 그에 비해 훨씬 뒤떨어져 있습니다. 문화선진국이 진정한 선진국이잖아요. 시민들이 도서관과 서점을 많이 찾고 소설도 많이 읽도록 그런 분위기를 끌어가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국가 차원에서 대대적인 문화정책이 필요한 때라고 봅니다. “현실 정치 안 돌아와…이젠 내 인생 살 터시민이 주인 시대…민족화합 절호의 기회”- 그러자면 현실 정치로 돌와와야 하는데.☞ 나름대로 할 일은 다 했다고 생각합니다. 소위 인권변호사로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참여연대 창립 멤버로 활동했습니다. 1990~94년 KBS에서 ‘여의도 법정’, MBC의 ‘생방송 신변호사’ 등의 프로에서 변호사로는 처음으로 사회를 봤습니다. 정치에 들어와서는 김대중 대통령의 평화적 정권교체에 힘을 보탰고 노무현 대통령 탄생에 앞장섰습니다. 당시 국회의원 가운데 처음으로 저와 천정배 의원이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며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죠. 개혁정당인 열린우리당 창당을 성사시켜 진보정권으로는 최초로 제1당을 만들고 여당 대표도 했습니다. 이제 60대 중반도 넘어섰고, 정치 20년 했으면 됐지요. 제가 안 해도 할 사람이 많습니다. 제가 국회의원 한 번 더 한다고 무슨 큰 의미가 있겠어요. 그것보다는 이제 남은 시간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제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 정치하는 동안 자신은 물론이고 가족을 돌아보지 못했고 친지, 친구들을 만나지 못했죠. 이제라도 정치를 그만두고 이쪽으로 넘어온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행복합니다. - 요즘 우리 정치는 어떻습니까.☞ 대체로 올바른 방향을 잡아서 잘 가고 있다고 봅니다. 제가 정치에 입문할 당시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정치가 훨씬 깨끗해졌고, 동교동이니 상도동이니 하는 파벌정치도 없어졌습니다. 지역 색채도 많이 엷어졌고, 정치가 많이 선진화됐습니다. 법, 제도, 정치의식이 개혁된 결과입니다. 시민이 스스로 판단해서 선택을 하고 시민이 주인이 되어 이끌어 가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미래를 매우 희망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랜 시련 끝에 열리는 값진 열매입니다. 특히 때 맞추어 민족화합의 기류가 감돌고 남북통일이 가시화되는 것은 우리민족에 큰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과거처럼 같은 민족이 계속 서로 싸우기만 한다면 무슨 희망이 있겠습니까. 냉전이 소멸되고 국제정치도 우리의 통일을 허락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앞으로 갈등과 시련은 왜 없겠습니까마는 능히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풀뿌리 민주주의 머리 맞댄다”… 새해 첫 목민관포럼 개최

    “풀뿌리 민주주의 머리 맞댄다”… 새해 첫 목민관포럼 개최

    “강력한 지방자치가 이뤄지고 있는 스위스가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6년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지방정부에 권한과 책임을 위임함으로써 국가 경쟁력을 확보해나가야 할 때입니다.”지난 10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서울에서 열린 새해 첫 목민관클럽 정기포럼 개회식에서 목민관클럽 상임대표인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환영사를 통해 “행복한 주민의 삶을 실현하기 위해 지방의 문제를 지방이 자율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로 풀뿌리 민주주의에서 비롯된 자치분권의 정신”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서대문구와 희망제작소가 함께 개최한 민선 7기 목민관클럽 제3차 정기포럼이 이날부터 11일까지 이틀에 걸쳐 진행됐다. 이번 포럼은 ‘2019년 대한민국 트렌드 분석과 지방정부의 대응 방향’을 주제로 지자체장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10일 포럼 1부에서는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MIN) 대표와 온라인 리서치기업인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윤덕환 이사가 각각 ‘1987∼2017 정치패러다임의 변화와 권력이동’과 ‘2019 대한민국 트렌드’에 대해 강의했다. 2부에서는 참석 지자체장들이 서대문구의 홍제 언더그라운드시티, 공주시의 세계유산 방문자센터, 홍천군의 홍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등 각 지자체별 역점 추진사업을 발표했다. 둘째날인 11일에는 참석자들이 서대문구가 조성한 안산자락길, 무악재 하늘다리, 창작놀이센터, 연세로 차 없는 거리, 신촌 박스퀘어 등을 현장 방문했다. 한편 목민관클럽은 지속가능한 지역발전과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시장, 군수, 구청장들의 연구 모임이다. 2010년 창립돼 지방자치 혁신 아이디어의 소통과 공론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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