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모의실험
    2026-09-07
    검색기록 지우기
  • 예산 절감
    2026-09-07
    검색기록 지우기
  • 재정 압박
    2026-09-07
    검색기록 지우기
  • 유휴 필지
    2026-09-07
    검색기록 지우기
  • 다크 팩터
    2026-09-0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60
  •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실험… 암호화폐, 사느냐 죽느냐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실험… 암호화폐, 사느냐 죽느냐

    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 파트너로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를 선정하고 연구 사업에 착수했다. 세계 주요국들도 디지털화폐 도입과 실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은은 ‘CBDC 발행을 전제로 하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향후 CBDC가 금융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는 모습이다. 다만 CBDC가 우리 일상에 자리를 잡더라도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기존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달 28일 모의실험 연구용역 사업자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그라운드X를 선정하고 오는 23일부터 사업을 진행한다. 그라운드X는 기술과 가격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라운드X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같은 암호화폐보다 진화된 형태의 기술을 활용하는 퍼블릭 블록체인 ‘클레이튼’을 자체 개발해 운영 중이다. 한은은 우선 연말까지 모의실험 수행환경 조성과 CBDC 발행, 유통, 환수 등 기본 기능을 점검하는 1단계 실험을 완료하고, 내년 6월까지 이를 토대로 국가 간 송금, 오프라인 결제 등 CBDC의 확장 기능과 개인정보 보호 강화 기술 등을 점검하는 2단계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은은 CBDC 제조와 발행을, 참가업체는 활용과 환전 역할을 담당한다. 이번 실험을 통해 가상환경에서 CBDC 제조와 대금 결제까지 시도할 방침이지만, 상용화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이다. ●통화정책 큰 변화… 개인 정보 침해 우려도 CBDC란 기본적으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를 말한다. 통상 암호화폐처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지만,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과 달리 가격 변동성이 거의 없어 현금과 동일한 가치를 갖는다. 또 법정통화인 만큼 발행량도 중앙은행에서 조정한다. CBDC가 도입되면 통화정책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책 목적에 따라 이자 지급이나 보유 한도 설정, 이용 시간 조절 등의 관리가 쉬운 데다, 실물 화폐와 달리 마이너스 금리를 CBDC에 적용할 수 있어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즉각 영향을 줄 수 있다. 정부 재난지원금처럼 특정 목적에 따른 유동성 공급도 쉬워지고, 중개기관이 필요 없는 디지털화폐 특성상 별도의 은행계좌 등이 필요하지 않아 금융 취약계층의 접근성이 높아지는 것도 특징이다. 화폐를 발행·저장·운반하는 데 드는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거래 투명성이 높아져 ‘검은돈’ 추적이 쉬워지고 위조가 불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동시에 중앙은행이 화폐의 이동 내역 전반을 관리하는 만큼 개인정보 침해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또 극단적으로는 은행이나 증권사 등 기존 금융기관들의 존재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발빠른 中, 2087만명 디지털위안화 개통 CBDC에 가장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은 2014년부터 CBDC 도입을 준비해 왔다. 지난해 10월 광둥성 선전시와 베이징시 등 5개 지역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모두 11곳에서 디지털 위안화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중국 디지털위안화 연구개발 진전백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디지털 위안화 지갑을 개통한 사람은 2087만명, 기관은 351만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은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공식 도입할 계획이다. 금융시장을 보다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데다, 디지털 위안화의 발 빠른 국제화를 통해 미국과의 패권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일본과 호주, 영국, 스웨덴, 노르웨이 등도 CBDC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중 현금 사용 비중이 낮은 스웨덴의 경우 CBDC 발행까지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웨덴은 올해 여론 수렴을 통해 ‘e크로나’ 발행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유럽중앙은행(ECB)도 디지털 유로화 발행 가능성에 대한 연구에 돌입했다. ECB는 약 2년에 걸쳐 디지털 유로화 설계를 위한 조사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개발도상국들도 열악한 금융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CBDC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바하마는 지난해 10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소매용 CBDC인 ‘샌드 달러’를 발행했으며, 캄보디아도 2019년부터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도는 금융당국과 보건복지부가 협력해 일종의 전자바우처인 ‘e루피’를 발행했다. 은행 계좌가 없어도 휴대전화만 있으면 정부 지원금을 받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파키스탄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도 CBDC 도입을 공식화했다. 반면 미국은 한발 뒤처진 모습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다음달 초에야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CBDC 추진과 관련된 연구보고서를 발행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CBDC가 도입되면 기존 암호화폐가 생존을 위협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CBDC가 생기면 ‘스테이블 코인’(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도 필요 없고, 암호화폐도 더이상 필요 없을 것”이라고 했다. CBDC는 기존 암호화폐의 치명적인 단점인 가격 변동성에서 자유로운 데다, 중앙은행이 지급을 보장하는 만큼 암호화폐 대부분을 대체할 것이라는 것이다. ●“암호화폐와 상호보완 땐 대중화 촉진” 하지만 전문가들은 CBDC와 암호화폐 기능이 달라 공존이 가능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CBDC는 조세와 통화정책의 수단으로서 아날로그 화폐를 대체할 디지털 법정화폐를 의미하는 반면 기존 코인은 법정화폐 역할을 하는 게 아닌 일종의 가치 저장 수단으로 기능한다는 점에서 CBDC가 상용화돼도 암호화폐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도 이날 ‘디지털 혁신에 따른 금융 부문 패러다임 전환 가능성’ 보고서에서 “암호화폐는 법정화폐와는 별개로 민간 영역 일부에서 제한적 용도로 사용되면서 투자나 투기 수단으로 관심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 겸 (주)앤드어스 대표는 “CBDC와 암호화폐는 상호보완적 관계”라면서 “CBDC 도입으로 화폐 관련 생태계가 디지털화되고 암호화폐 인식도 유연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외려 ‘암호화폐의 대중화 시대’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암호화폐 시장의 크고 작은 악재 속에서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소위 ‘대장 코인´들은 굳건히 버티는 모습이다. 이더리움이 최근 런던 하드포크(시스템 업그레이드)를 단행한 데다, 비트코인 낙관론이 다시 형성되면서 투자자들이 리스크 테이킹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다음달 24일 거래소의 은행 실명계좌 발급 의무화라는 악재를 앞두고도 가격이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40분(한국시간) 기준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3.63% 오른 4만 4404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이 4만 4000달러 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5월 18일 이후 처음이다. 시총 2위인 이더리움도 같은 기간 9.29% 오른 3158달러에 거래됐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에서도 비트코인은 전날 2개월여 만에 5000만원을 넘어섰고, 이날 오전에도 5070만원대에 거래됐다. 이더리움도 24시간 전 대비 0.14%가량 오른 361만 5000원선에 거래됐다. 김형중 교수는 “타격이 예상되는 곳은 중소 거래소와 소규모 ‘잡코인’들이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우량 코인은 국내 거래가 어려워지더라도 해외 시장에서 가치가 유효해 ‘특금법’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면서 “단기 등락은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 [단독] CBDC 익명성 제한 실험… 빅브러더 논란 잠재울까

    [단독] CBDC 익명성 제한 실험… 빅브러더 논란 잠재울까

    알리고 싶지 않은 곳에 돈을 쓸 때 사람들은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를 이용할까. 법정화폐 성격인 CBDC의 발행·유통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실험하기 시작한 한국은행이 이런 물음의 답을 찾으려고 또 다른 연구에 착수했다. 현금과 성격이 비슷한 CBDC가 탈세나 범죄에 악용되는 걸 막으려면 사용처 등을 어느 정도 추적할 수 있어야 하는데, 반대로 중앙은행이 금융거래 내역을 일일이 들여다보면 사람들이 CBDC를 쓰지 않을 수 있다. 결국 거래의 익명성을 얼마나 제한할 건지가 향후 CBDC 도입 과정 때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1일 학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최근 ‘중앙은행디지털화폐의 익명성에 대한 실험 연구’를 연말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국내 대표적 화폐경제학자인 김영식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실험경제학자 최승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한은 경제연구원이 연구를 맡는다. 성인 약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실험 등을 진행해 CBDC 사용자들이 개인정보를 어디까지 보호받고 싶어 하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다. 지금도 현금 없이 온라인 뱅킹이나 카드 등으로 송금·결제를 할 수 있지만 이는 시중은행과 카드사 등 민간 금융사가 현금 보관과 지급 역할을 대행해 줘 가능하다. CBDC는 은행 계좌에 돈을 맡기는 대신 개인 고유의 블록체인 지갑에 넣어 뒀다가 카드 결제 대신 지갑 간 전송으로 돈을 주고받을 수 있어 금융사가 중개하지 않아도 된다. 이처럼 CBDC는 현금 성격이 강하지만, 디지털로 거래되기에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거래 기록이 남고 추적도 가능하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CBDC의 바탕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은 ‘키’(비밀번호)를 꽂으면 거래 내역을 볼 수 있는 체계”라면서 “정부가 자금세탁, 불법거래 등 특수한 상황에서 거래 내역을 추적하려고 한다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현금처럼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CBDC 사용을 주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연구에 참여하는 한은 관계자는 “예컨대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약을 처방받을 때 CBDC를 사용했는데, 기록이 남는다면 사용을 꺼려 할 수 있다”면서 “반면 편의점 등 일상적 소비를 한 기록은 남더라도 사람들이 크게 신경쓰지 않을 가능성도 있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CBDC의 수용성을 높일 방법을 알아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전자금융법 개정을 놓고 금융위원회와 ‘빅브러더 논쟁’을 벌였던 한은으로서는 모든 금융 정보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논란이 신경쓰일 수밖에 없다. 이 교수는 “CBDC 사용 정보를 어디까지 추적할 것이냐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영역”이라면서 “외국 송금 등은 조금 더 엄밀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이 오는 8월부터 가상 공간에서 CBDC의 활용 가능성을 점검하는 모의실험을 하기로 한 데 이어 익명성 수용도 연구에도 착수하면서 국내 CBDC 도입 논의가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한은은 “한국의 경우 여전히 현금을 사용할 수 있고, 전자금융 서비스도 잘 갖춰져 있어 CBDC 도입을 서두를 상황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디지털 화폐로 물건 사고 예금도?… 한은의 ‘No 현금’ 실험

    한국은행이 오는 8월부터 가상공간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활용 가능성을 점검한다. 다만 한은은 ‘실제 발행을 전제로 한 모의실험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은은 CBDC 모의실험 연구용역 사업자 선정 입찰공고에 앞서 제안요청서를 24일 공개했다. 최대 49억 6000만원을 투입해 7월 중 기술평가와 협상 등을 거쳐 사업자와 계약을 체결하고, 8월부터 모의실험 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다. 사업 기간은 착수일로부터 10개월 이내로 내년 6월까지 실험이 진행된다. 한은에 따르면 모의실험은 모두 2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1단계에서는 모의실험 수행 환경을 조성해 CBDC 기본 기능을 점검하고, 2단계에서는 이를 활용한 확장 기능과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주로 다룰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가상공간(공공 클라우드)에 분산원장 기술(데이터를 여러 사이트나 기관에 나눠 저장하는 기술) 기반의 CBDC 실험 환경을 마련하고, 여기에서 CBDC 제조와 발행, 환수, 은행 등 가상의 참가 기관에 대한 거액결제용 전자지급 발급 등의 작업을 수행한다. 참가 기관이 이용자를 위한 소액결제용 전자지갑(스마트폰 앱 등)을 발급하고 전자지갑용 비밀열쇠 보관 등의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지, 이용자가 보유한 은행 예금을 CBDC로 바꾸거나 CBDC를 다시 은행 예금으로 바꿀 수 있는지, 송금과 상품·서비스 구매에 활용할 수 있는지 등도 점검한다. 2단계에서는 별도 정산 과정이 필요 없는 국가 간 CBDC 송금, 다른 분산원장 네트워크에서 유통되는 디지털 예술품이나 저작권 등에 대한 구매, 인터넷 사용이 불가능한 환경에서 오프라인 CBDC 송금·대금 결제 등이 가능한지 실험한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투기투자의 경계선? 블록체인 생태계 핵심?… 코인, 넌 대체 누구냐

    투기투자의 경계선? 블록체인 생태계 핵심?… 코인, 넌 대체 누구냐

    가상자산(암호화폐)이 세계 금융시장의 뜨거운 감자다. 내재 가치를 부정하던 각국 정부도 암호화폐를 중앙은행의 통제하에 두기 위한 연구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과열됐다고 입을 모은다. 또 ‘투기냐, 투자냐’의 논쟁은 암호화폐를 둘러싼 주제 중 극히 지엽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블록체인 생태계의 핵심 개념으로 암호화폐의 가치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송합니다´(문과여서 죄송합니다)를 절로 외치게 하는 낯선 용어들과 개념들 사이에서 암호화폐란 도대체 무엇인지, 암호화폐는 우리를 어떤 미래로 데려다줄지도 짚어 봤다.통상 암호화폐를 지칭하는 단어로 코인과 토큰이 섞여 사용된다. 엄밀히 말하면 둘은 다른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블록체인 플랫폼은 거래 수수료나 채굴 보상 등을 위해 자체 지불 수단을 사용하는데, 이 플랫폼 메인넷에서 사용하는 지불 수단을 코인이라고 부른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이 코인의 대표적인 예다. 코인이 자체적인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갖고 운용된다면 토큰은 코인의 기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빌려서 운용된다. 플랫폼 메인넷은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기능을 갖고 있어 토큰은 이를 활용해 만들어지는 까닭이다. 흔히 언론에서 “코딩 초보자도 손쉽게 만들 수 있다”고 하는 암호화폐는 토큰을 말한다. 시중에 거래되는 ‘잡코인’ 대다수가 이더리움이 제공하는 오픈 소스, 토큰 발행 프로토콜을 활용해 만들어 낸 토큰들이다. 토큰은 발행 이유, 즉 서비스 모델에 따라 유틸리티와 시큐리티, 페이먼트 토큰 등 세 가지로 다시 나뉜다. 유틸리티 토큰은 블록체인 기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특정 플랫폼에서 발행한 토큰으로, 해당 네트워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나 재화에 대한 이용 권리를 갖고 있다. 백화점 상품권이나 골프장 회원권 등과 같은 개념이다. 시큐리티 토큰은 증권형 토큰이라고도 한다. 네트워크에 대한 법적인 소유권을 의미하며, 특정 네트워크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에 청구와 의사 결정의 권리를 가질 수 있다. 주식, 증권, 부동산 지분 등과 유사하다. 국내에선 거래소 등록이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마지막으로 페이먼트 토큰은 상품의 결제 수단이나 송금 등에 사용하는 지불형 토큰이다. ●블록체인이 꽃 피울 미래의 금융 생태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기존 금융기관에 대한 충격과 불신이 터져 나왔던 2008년 10월 사토시 나카모토가 비트코인을 개발하면서 중앙의 통제에서 벗어나 모든 거래 참여자가 정보를 검증하는 방식을 택했다. 정보의 블록을 체인처럼 순서대로 엮어 모두가 해당 데이터에 대한 정보의 장부를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인 블록체인의 출발이었다. 중앙 금융기관을 배제한다는 것은 화폐 위조를 관리·감독해 주는 책임 기관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블록체인 기술은 체인처럼 연결된 조작 불가한 정보의 기록들을 바탕으로 이용자들이 ‘십시일반 운영하는 감시 시스템´을 구축했다. 최근 루이비통, 까르띠에, 프라다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손잡고 블록체인 플랫폼 ‘아우라’에 대한 컨소시엄을 구축한 것도 블록체인의 기술적 특성을 활용해 명품업계의 고질적 문제인 ‘짝퉁’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대체불가 토큰’(NFT)도 이와 같다. NFT는 고유한 인식값을 부여해 무한 복사가 가능한 디지털 정보 중에서도 ‘원본’의 가치를 부여하는 수단이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여자친구이자 가수인 그라임스가 최근 NFT 기술이 적용된 디지털 그림 파일을 판매해 20분 만에 580만 달러(약 65억원)의 수익을 거둬 화제가 됐다. 또 최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어른이 잘못된 길을 알려 줘야 한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되자 블록체인 전문매체 ‘블록미디어’가 이를 다룬 기사를 NFT로 ‘박제’해 1이더리움(약 270만원)에 판매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특정 플랫폼에서 생기는 수익을 사회적 합의를 통해 개개인이 나눠 갖는 상생경제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2일 “블록체인 기술의 대표적인 특징은 데이터의 불일치가 발생할 경우 인터넷 투표 기능이 동작해 다수결에 의해 데이터를 맞춰 나가도록 돼 있는 것”이라면서 “정보를 독점한 소수가 권력을 갖는 게 아닌 조합 형태의 기업이나 금융회사를 끼지 않고 결제, 송금, 예금, 대출, 투자 등 모든 금융 거래를 직접 할 수 있는 참여자 중심의 ‘디파이’(탈중앙화된 금융시스템)와 직접민주주의까지도 기술적으로 가능해진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박용범 단국대 자율형블록체인 연구소장은 “기존의 현금 없는 사회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돈에 조건을 거는 ‘스마트 컨트렉트’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예컨대 가상자산으로 대금을 지불한 뒤 계약일이 지나야 돈이 활성화되도록 조건을 건다거나 차비로만 사용 가능한 화폐를 제공하는 등 용처나 상황에 맞게 돈을 통제해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블록체인의 장밋빛 미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블록체인으로 인한 혁신적 변화의 대전제가 탈중앙화인데, 현재의 가상자산을 보면 탈중앙화가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금융기관이라는 기존의 거래 청산 주체에 대한 불신으로 시작했지만 되레 소수의 채굴자라는 검증되지 않은 청산 주체로 옮겨 간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탈중앙화를 외치는 암호화폐가 국가나 기업으로 편입될 때 가치를 인정받고, 가격이 치솟는 것 역시 이러한 딜레마를 보여 준다는 얘기다. ●한은도 디지털화폐 연구 “발행 전제는 아냐” 한국은행은 지난달 28일 발표한 ‘2020년 지급결제보고서’에서 내년 1월까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관련 모의실험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BDC가 사용되는 가상환경을 조성한 뒤 제조, 발행, 유통, 환수 등 중앙은행의 업무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토대로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위변조 방지를 위한 보안기술 등을 CBDC 시스템에 적용 가능한지 여부를 점검하고, 향후 다른 금융기관이나 정보기술(IT) 업체들과 함께 유통 과정에서의 송금, 대금 결제 등 서비스 프로세스를 실험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한은은 “발행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개인정보 침해, 민간은행의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 위기 등 단점도 명백해 상용화를 위해서는 추가 논의가 필요한 까닭이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다. CBDC가 상용화되면 진정한 의미의 ‘현금 없는 사회’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의 현금 없는 사회가 시중은행, 카드사 등 민간 금융기관이 현금 보관이나 지급 역할을 대행하는 것인 반면 CBDC를 이용하면 화폐를 은행 계좌에 보관하는 대신 개인 고유의 블록체인 지갑에 보관하고, 카드 결제 대신 지갑 간 전송으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어 금융기관의 역할까지 개인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중국이 가장 적극적이다. 중국은 2014년부터 연구에 착수해 지난해 10월 베이징, 선전, 쑤저우, 청두 등 주요 도시에서 디지털 위안화 3억 달러(약 3300억원)를 발행하고 CBDC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스웨덴 중앙은행은 가상환경에서 CBDC를 개발·실험하는 ‘이 크로나’(e-Krona)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며, 유럽중앙은행(ECB)도 CBDC 관련 연구를 위해 회원국 중앙은행들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디지털 유로의 필요성과 설계 요건, 원칙, 구조 등을 검토한 보고서를 내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일본은행 등도 실험에 착수했다. 박승호 샌드스퀘어 대표는 “CBDC가 자리잡으면 세금 처리, 회계, 기업 간 거래 등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는 신규 사업 모델이 등장해 새로운 디지털금융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럴 경우 투자자들이 참고할 만한 가치 분석평가 기준이 부재하다는 현행 암호화폐 시장의 한계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금융시장의 ‘빅브러더’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승주 교수는 “암호화폐의 존재 이유는 추적이 어렵다는 것인데, 정부 입장에서는 탈세나 지하경제 같은 부작용을 걱정하는 만큼 익명성 기능을 제외한 디지털화폐를 발행해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日 후지산 분화하면 용암류 어디로?…모의실험 공개 (영상)

    日 후지산 분화하면 용암류 어디로?…모의실험 공개 (영상)

    일본의 한 광역자치단체가 열도 중심에 있는 후지산이 분화했을 때 용암류가 어디로 흐를지를 예측한 컴퓨터 모의실험(시뮬레이션) 영상을 공개했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야마나시(山梨)현은 13일 후지산의 야마나시현 측 분화구에서 흘러나올 수 있는 용암류가 시가지에 도달하는 모습을 입체적으로 나타낸 시뮬레이션 영상을 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는 야마나시현이 시즈오카(靜岡)·가나가와(神奈川)현과 함께 구성한 후지산 화산 방재대책 협의회를 통해 지난달 발표한 후지산 분화 재해위험 예측도(해저드맵)의 데이터를 사용해 제작한 것이다. 이 광역단체는 지역과 관련한 후지산 분화 시나리오마다 영상을 제작해 48시간 안에 용암류가 도달할 범위를 2분짜리 영상으로 압축해 보여줬다. 이에 대해 야마나시현 방재국 화산방재대책실은 “48시간의 시나리오를 2분짜리로 만들기 위해 용암류의 속도를 1440배로 표현했기에 실제 용암류의 속도는 사람이 걷는 수준으로 매우 느리다”고 설명했다.후지산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화구수는 기존 관측의 5배인 252개소로 추정됐지만, 야마나시현은 소규모 용암류에 대해서는 지역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는 41개소의 모든 분화구에 대해서만 영상을 제작했다. 중간과 대규모의 용암류에 대해서는 소규모보다 빨리 시가지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는 사례로 한정해 5가지 패턴씩 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한 차례 분화로 여러 개의 분화구에서 동시에 용암이 흘러나오는 경우도 있기에 3개의 분화구에서 용암류가 분출하는 영상도 만들어졌다. 야마나시현은 앞으로 해당 영상을 수록한 DVD를 각 지역 기관에 배포해 분화 시 피난 계획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용암류 모의실험 결과는 하나의 가정으로 실제 분화에서는 영상 속 사례처럼 흘러내리지 않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사진=야마나시 채널/유튜브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아하! 우주] 화성 표면에 거미 떼가?…기묘한 무늬 생성 원인 찾았다

    [아하! 우주] 화성 표면에 거미 떼가?…기묘한 무늬 생성 원인 찾았다

    지구의 이웃 행성인 화성의 신비한 거미 다리 같은 지형이 봄철 극지방의 드라이아이스 덩어리 틈에서 증발하는 이산화탄소에 의해 생성된다는 사실을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영국 오픈유니버시티와 아일랜드 트리니티칼리지 공동연구진은 화성 환경을 재현한 모의실험을 통해 거미 다리같이 생긴 지형인 ‘아라네이폼’(Araneiform)의 생성을 재현함으로써 이 지형이 이산화탄소의 증발에 의해 생성되는 것임을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오픈유니버시티의 로런 매커운 박사는 “아라네이폼은 화성정찰위성(MRO) 등에 의해 포착됐고 생성 원리가 이산화탄소 증발에 의한 것이라는 이론이 10년 넘게 받아들여져 왔지만, 지금까지는 순수하게 이론적인 맥락이라는 틀 안에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이산화탄소 증발 이론을 검증하기 위해 영국 밀턴케인스에 있는 오픈유니버시티의 화성 모의실험실에서 화성 환경의 기압을 재현했다. 연구진은 드라이아이스 덩어리에 구멍을 내고 여러 크기의 입자 표면 위에 매달았다. 그러고 나서 화성의 대기 상태에 가까워지도록 모의실험실의 기압을 낮췄고 그후 드라이아이스 덩어리를 표면에 닿도록 내렸다. 그러자 이산화탄소가 고체 상태에서 기체로 직접 변해 구멍을 통해 새어 나왔다. 그리고 실험 때마다 드라이아이스 덩어리를 들어올리자 거미 다리 같은 무늬가 남았다.매커운 박사는 이 실험은 화성에서 관측한 거미 패턴이 드라이아이스를 고체에서 기체로 직접 변환함으로써 조각된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화성에서는 봄이 되면 태양광이 극지방을 덮고 있는 반투명한 드라이아이스 덩어리 밑의 균열이 있는 바위를 따뜻하게 해 압력을 높인다. 이 압력으로 드라이아이스 덩어리가 갈라지면서 이산화탄소가 증발하고 모래 같이 아주 작은 돌이 공중으로 흩날린다”면서 “그러면 이런 입자 상태의 물질이 나뭇가지나 가느다란 거미 다리와 같은 형태로 가라앉는다”고 설명했다.‘화성에서 온 거미들’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아라네이폼은 화성의 극지방에서 지름이 1㎞나 되지만, 지구상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지구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매우 적기 때문이다. 화성의 대기는 이산화탄소가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겨울에는 화성의 극지방에서 생성되는 얼음과 서리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매커운 박사는 화성의 표면이 계절마다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해 과학자들이 비로소 이해하기 시작했기에 이 발견은 흥미롭다고 말했다. 이 발견은 2030년대 화성 유인 탐사를 목표로 하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에도 도움을 줄지도 모른다. 연구 공동저자인 트리니티칼리지의 지형학자 메리 버크 박사는 “이 혁신적인 연구는 화성의 현재 기후와 날씨가 표면의 동적인 과정뿐만 아니라 미래의 로봇과 인간의 화성 탐사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새로운 주제를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자세한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최신호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심리학의 세상 유람] 마음을 정확하게 측정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심리학의 세상 유람] 마음을 정확하게 측정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심리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의 마음을 측정하여 인간과 사회를 좀 더 잘 이해하려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의 마음을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측정(measurement)이란 어떤 물체나 객체에 숫자를 부여하는 것으로 자연과학에서 일찍이 사용해온 용어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온도를 측정한다는 것은 온도에 숫자를 부여하는 작업인 셈이다. 일반적으로 우린 온도계를 통해 온도를 측정한다. 온도계가 개발되기 전에는 사람들은 자신이 느끼는 정도에 따라 춥거나 덥다고 말하여 객관적인 온도를 확인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러한 인간의 주관적 판단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온도계를 만들어 누구나 정확하게 온도를 측정할 수 있도록 했다. 마찬가지로 심리학자들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인간의 마음을 측정하기 위해서 심리검사란 마음의 온도계를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심리검사는 인간의 마음을 측정할 수 있게 하는 모든 종류의 논리, 방법, 절차, 도구를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지능검사, 성격검사, 자격증 시험, 수학능력 시험 등이 모두 심리검사에 포함된다. 다른 학문에 비해, 심리학이 어려운 이유는 이러한 심리검사가 온도계와 달리 물리적인 것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인간의 마음을 측정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즉 측정의 오차가 필연적으로 발생하고 오차의 종류가 많을 뿐만 아니라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줄이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측정의 부정확성을 해결하기 위해 심리학자들이 여러 가지 방법론을 이용하여 검사 개발을 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데이터 분석과 컴퓨터를 이용해 검사를 개발하고 있고 피검사자의 성격과 특성에 따라 자동으로 검사가 생성되는 맞춤형 검사(adaptive testing)도 개발하고 있다. 많은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소프트웨어 전문회사들은 감성 분석 인공지능을 이용한 심리분석과 심리상담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고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면접하면 좀 더 훌륭한 인재를 채용할 수 있다고도 광고한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그 결과가 과학적으로 타당하다는 증거를 찾아볼 수는 없다. 4차산업 시대에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 도구를 이용한 심리학 연구는 피해갈 수 없는 흐름임이 확실하다. 하지만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 도구가 모든 것에 만능인 것은 아니다. 심리학이 주술이나 점성술과 다르게 학문으로 남을 수 있는 이유는 검정 가능한 과학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새로운 도구가 잘 발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론과 목적에 맞게 사용되어야 하고 예측에 대한 이론이 검정 가능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혈액형을 가지고 사람의 성격을 파악하는 것을 재미로 즐기는 것은 문제가 없다. 그러나 그 결과를 가지고 채용이나 선발을 결정하는 도구로 사용한다면 큰 문제이다. 과학적으로 검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제는 혈액형이 성격유형과 관계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전형적으로 너무 모호해서 누구에게나 적용 가능한 설명을 특정한 개인에게 적용되는 것처럼 받아들이는 바놈효과(Barnum effect)로 쉽게 말하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인 식으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심리학에서도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연구 방법이 사용되고 활성화되는 현상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인공지능 분석 도구를 이용해서 나온 결과를 검정하지 않고 현장에 적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최근에 대화형 인공지능 “이루다”의 서비스가 잠정적으로 중단된 것을 보았다. 서비스가 중단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복잡한 알고리즘을 이용한다고 해서 더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볼 수 없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모의실험과 검정의 결과를 많이 축적하고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오랫동안 사랑을 받았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분석의 방법론에 대한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은 심리학 연구에서도 이용하고 발전시켜야 할 훌륭한 도구이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새로운 도구를 가지고 예측한 결과가 타당한지를 검정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분석을 이용한 결과에 대한 타당성 검정이 이루어지기 전에 현장에 적용한다면 이는 백신을 개발하고 임상시험을 하지 않은 채 사람에게 백신을 투여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다. 서동기 한림대 심리학과 교수
  • “나무, 빨리 성장하고 빨리 죽어가…기후변화에 악영향”(연구)

    “나무, 빨리 성장하고 빨리 죽어가…기후변화에 악영향”(연구)

    나무는 따뜻한 환경일수록 빨리 자란다. 이는 성장 과정에서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흡수해 저장하는 것이어서 지구 온난화를 늦추기 위한 대자연의 브레이크 역할로 여겨졌다. 그런데 그 영향이 기후 변화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리즈대 등 국제 연구진이 아프리카와 남극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 서식하는 수목 110종에 관한 나이테 자료 20만여 건을 분석했다. 이들 연구자는 거의 모든 종의 나무에서 더 빠른 성장이 더 짧은 수명과 관계돼 있고 기후나 토양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또 나무의 더 빠른 성장이 탄소 저장 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블랙 스프루스(학명 Picea mariana)라는 가문비나무 일종의 자료를 사용해 컴퓨터 모의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나무는 더 빨리 자란 뒤 고사하는 경향이 커지면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전 세계 숲의 탄소 수용력이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 주저자이자 리즈대 지리학과 부교수인 로엘 브리넌 박사는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분석을 시작했고 나무가 더 빠르게 성장하고 더 일찍 죽는 경향이 믿을 수 없을만큼 흔하다는 사실에 놀랐다”면서 “이런 현상은 열대 나무를 포함한 거의 모든 종에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나무는 따뜻한 환경일수록 더 빨리 자라므로 더 빨리 최대 크기에 도달한다. 그만큼 더 빨리 죽을 가능성이 커진다. 이렇게 빨리 자란 나무는 가뭄과 질병 그리고 해충 등 요인에 더 취약할 수 있다. 게다가 나무는 죽으면 저장했던 탄소를 점차 온실가스인 메탄 형태로 방출한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미래의 숲이 기온 상승에 따라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지만, 이 때문에 나무들이 더 빨리 죽으면서 탄소를 덜 저장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에 참여한 뉴욕 시러큐스대의 환경산림생물학과 겸임조교수인 스티브 보엘커 박사는 “느리게 성장해 오래 사는 나무들이 빠르게 자라지만 일찍 죽는 나무들로 대체하면서 숲의 탄소 흡수율은 점점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나무를 키워 기존 숲을 보존하는 행위는 기후 위기로 인한 최악의 영향을 피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몇몇 연구는 기후가 변화함에 따라 탄소 흡수원 역할을 할 수 있는 전 세계 숲의 능력에 의문을 제기해 왔다. 지난 3월 발표된 연구에서는 열대우림이 탄소를 저장하는 능력을 상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지난 5월 발표된 연구에서는 전 세계 숲에 있는 나무의 수명이 점점 더 줄어 젊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9월 8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양자컴퓨터 보편화 시대 오나…구글, 화학반응 시뮬레이션 세계 첫 성공

    양자컴퓨터 보편화 시대 오나…구글, 화학반응 시뮬레이션 세계 첫 성공

    구글의 연구자들이 양자컴퓨터로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과정을 시뮬레이션(이하 모의실험)하는 데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 사실 이번 모의실험 자체는 매우 단순한 것이지만, 양자컴퓨터를 보편적으로 활용하는 시대에 한 걸음 더 나아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 8월 28일자에 실린 연구논문에 따르면, 이번 모의실험에는 이른바 ‘시커모어’라고 부르는 54큐비트(양자비트. 양자컴퓨터의 정보 최소 단위)급 양자컴퓨터가 사용됐다. 시커모어는 지난해 10월 당시 최고 슈퍼컴퓨터로 1만 년 걸리는 연산을 단 200초(3분 20초) 만에 해결함으로써 ‘양자 우월성’(양자 우위)을 입증한 것으로 유명하다. 물론 지금까지 기존 슈퍼컴퓨터로도 많은 화학반응 모의실험이 이뤄졌다. 하지만 화학반응에 관여하는 원자나 분자가 늘어날 때마다 계산은 기하급수적으로 복잡해진다. 게다가 이런 컴퓨터로는 복잡성의 폭발적인 증가를 따라가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 양자컴퓨터에 있어 이런 계산량 증가는 그리 걱정되는 문제가 아니다. 큐비트를 1개 늘릴 때마다 처리능력은 2배가 되므로 적절한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계산능력 역시 폭발적으로 늘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에 쓰인 시커모어는 54큐비트를 구동하므로, 2의 54승에 달하는 경우의 수(약 1경 8000조)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참고로 이번 연구에서 모의실험 대상이 된 화학반응은 극히 간단한 화합물로 2개의 질소 원자와 2개의 수소 원자로 구성된 ‘디이미드’(N₂H₂) 분자다. 이 디이미드 분자에는 수소 원자의 위치가 논문에 첨부된 이미지처럼 같은 방향에 있는 패턴(cis)과 다른 방향에 있는 패턴(trans)이라는 2가지 상태가 알려졌다. 모의실험에서는 이 디이미드 분자가 2가지 상태로 바뀌는 과정이 계산됐다. 그 결과, 화학반응을 양자컴퓨터로 모의실험한 값은 기존 슈퍼컴퓨터에 의한 계산 값은 물론 현실 세계의 측정값과도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실 이번 모의실험에 이용된 화학반응은 매우 간단한 것이어서 일반적인 노트북으로도 충분히 재현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첫걸음이 계산화학 분야에서는 매우 큰 진전이라 할 수 있다. 양자컴퓨터는 큐비트를 늘리거나 간단한 알고리즘(계산 방법 또는 계산 순서)의 변화만으로 규모를 크게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구글의 연구자들은 “앞으로는 완전히 새로운 화학물질을 양자컴퓨터의 계산만으로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충성! 특급 사수 신고합니다” K2 소총에 확대·조준경 붙이니… 250m 표적 명중률 15%p↑

    “충성! 특급 사수 신고합니다” K2 소총에 확대·조준경 붙이니… 250m 표적 명중률 15%p↑

    군은 ‘국방개혁 2.0’에 따라 올해부터 육군 병력을 10만명가량 감축해 2022년 기준 36만 5000명 수준으로 줄일 계획입니다. 또 2022년까지 군단 2개를 줄여 6개로 축소하고 2025년까지 사단 5개를 줄여 33개만 남기기로 했습니다. 군 입대 자원 감소와 복무 기간 단축 등의 영향으로 병력 감축은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습니다. 많은 분들은 ‘머릿수가 줄어들면 군사력도 감소한다’고 우려합니다. 그래서 군이 보완책으로 마련한 것이 미래형 개인 전투체계 ‘워리어 플랫폼’입니다. 간단히 말해 장병이 최상의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준경, 확대경, 방탄헬멧, 방탄조끼, 개인화기 등의 개인 장비를 대폭 개선한 겁니다. 워리어 플랫폼은 2018년부터 2026년까지 3단계로 추진합니다. 2023년까지인 1단계 사업은 현재 사용하는 장비 성능 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육군 연구팀이 ‘과학화전투훈련단’(KCTC)을 통해 진행한 1단계 워리어 플랫폼 모의실험 연구 결과를 학계에 공개했습니다. 분석에는 ‘지상무기효과 분석모델’(AWAM)이 사용됐습니다. 연구는 사업 초기 단계 장비를 장착한 상황에서 진행했습니다. 연구팀은 확대경과 조준경으로 사격 능력을 높이고 방탄헬멧, 방탄조끼로 장병 방호력을 강화해 적군과 교전했을 때의 효과를 검증했습니다. 이렇게 장비를 일부 개선했을 뿐인데 살상률 등에서 놀라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왜 지금까지 이런 장비를 도입하지 않았는지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개량한 K2 명중률, 거리 멀수록 더 높아져 6일 육군 연구팀이 작성한 ‘AWAM을 이용한 워리어 플랫폼 효과 분석’ 자료에 따르면 연구는 K2 소총과 마일즈 장비(레이저빔을 쏘는 교전장비)를 사용하고 확대경과 조준경을 장착한 장병이 움직이거나 장애물 뒤에 숨은 표적 1개당 5발씩 이동·정지 사격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그 결과 100m에선 명중률이 4.8% 포인트, 200m에선 9.4% 포인트, 250m에선 15.2% 포인트 상승했습니다. 표적과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오히려 명중률이 높아졌다는 겁니다. 확대경과 조준경을 사용했으니, 명중률이 높아지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수치로 효과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의미가 있다고 봐야 할 겁니다. 다만 연구팀은 거리별 구체적인 명중률 수치는 보안상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장교, 부사관, 병사로 구성된 보병 소대급(30여명) 모의 교전에선 적 살상률이 급상승했습니다. 모의 전투에서 우리 군은 K2 소총과 K201 유탄발사기, K3 경기관총을, 가상의 적군인 북한군은 AK 소총, 73형 경기관총 등을 장비한 것으로 가정했습니다. 양측은 산악지형과 개활지에서 4시간씩 공격과 방어를 진행했습니다. 전체 분석에서 확대경과 조준경을 보유한 소대의 적 살상률은 일반 K2 소총만 소지한 것과 비교해 1.50배로 높아졌습니다. 250m 이상의 거리에선 살상률이 무려 2.28배로 상승했습니다. 개활지는 살상률이 16.0% 포인트 상승해 2.95배, 산악지형은 43.6% 포인트 증가해 2.20배로 높아졌습니다. 또 개활지에서 ‘손실교환비’(적군 사망률을 아군 사망률로 나눈 값)는 5.4대1에서 66.4대1로 12.24배, 산악지형에서는 14.5대1에서 23.8대1로 1.64배 수준으로 상승해 특히 개활지에서의 전투력이 더 많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개활지에서 아군 사망률 크게 낮아져 K2 소총의 성능도 크게 향상됐습니다. 확대경과 조준경을 장착해 원거리 교전 능력이 높아지면서 적 피해 발생 비율이 2.97배로 크게 높아졌습니다. 사거리별 적 피해 발생 비율은 100~250m가 장비 개선 전 13.5%, 개선 후 16.8%였고 250~400m는 각각 16.0%, 37.5%, 400~600m는 10.6%, 23.9%, 600m를 넘어선 거리에선 7.4%, 16.4%로 조사됐습니다. 강화된 방탄헬멧과 방탄조끼의 영향으로 아군 생존율은 14.8% 포인트 상승해 기존 장비와 비교해 평균 1.20배로 높아졌습니다. 특히 산악지형에선 아군 생존율이 28.4% 포인트 상승해 1.87배로 높아졌는데, 이는 적의 피해가 늘어 사격량이 감소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공격력을 높이면 방어력도 덩달아 높아지는 효과가 입증된 겁니다. 방탄조끼를 착용했을 때 AK 소총에 대한 흉부 명중률은 9.2%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방탄헬멧을 착용했을 때 권총탄 머리 명중률은 5.8% 줄었습니다. 육군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과거에 진행된 사업 초기 단계 실험으로, 앞으로 성능이 높은 장비를 착용해서 연구하면 훨씬 더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래 전장 좌우할 ‘5대 게임체인저’로 육성 육군은 드론봇, 고위력 미사일, 기동군단, 특임여단과 함께 ‘워리어 플랫폼’을 미래 전장을 좌우할 ‘5대 게임체인저’로 보고 장비 개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20년 전과 비교해도 그다지 나아지지 않은 열악한 개인 장비를 개선해 전투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특히 성능 좋은 조준경과 확대경을 개인 장비로 보급하면 이번 연구 결과처럼 사격 실력이 좋지 않았던 병사도 ‘특등사수’로 육성할 수 있게 됩니다. 여기에 모든 부대에 ‘드론봇’을 보급하고 전투 플랫폼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지휘관이 목표 타격 등의 결정을 내릴 때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도록 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장갑차와 소형 전술차량을 도입해 도보 보병부대가 사라지고 모든 부대를 ‘기동화 부대’로 재편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는 말이 있습니다. 차근차근 설정한 목표에 맞게 성능 좋은 장비를 하나씩 개발하다 보면 언젠가는 ‘세계 최강 육군’이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단독] 소총에 확대·조준경 달았을 뿐인데…실전 살상률 ‘2배’

    [단독] 소총에 확대·조준경 달았을 뿐인데…실전 살상률 ‘2배’

    2026년까지 워리어플랫폼 3단계 개발1단계 모의실험 결과 살상률 1.5배로250m 이상 거리에선 살상률 2.28배사거리 멀어질수록 전투력 더 높아져아군 생존율도 덩달아 상승하는 효과 군은 ‘국방개혁 2.0’에 따라 올해부터 육군 병력을 10만명 가량 감축해 2022년 기준 36만 5000명 수준으로 줄일 계획입니다. 또 2022년까지 군단 2개를 줄여 6개로 축소하고, 2025년까지 사단 5개를 줄여 33개만 남기기로 했습니다. 군 입대 자원 감소와 복무기간 단축 등의 영향으로 병력 감축은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습니다. 많은 분들은 ‘머릿수가 줄어들면 군사력도 감소한다’고 우려합니다. 그래서 군이 보완책으로 마련한 것이 미래형 개인 전투체계인 ‘워리어플랫폼’입니다. 간단히 말해 장병이 최상의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준경, 확대경, 방탄헬멧, 방탄조끼, 개인화기 등의 개인 장비를 대폭 개선한 겁니다. 워리어플랫폼은 2018년부터 2026년까지 3단계로 추진합니다. 2023년까지인 1단계 사업은 현재 사용하는 장비 성능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육군 연구팀이 ‘과학화전투훈련단’(KCTC)을 통해 1단계 워리어플랫폼 모의실험 연구결과를 내놨습니다. 분석에는 ‘지상무기효과 분석모델’(AWAM)이 사용됐습니다. 연구팀은 확대경과 조준경으로 사격능력을 높이고 방탄헬멧, 방탄조끼로 장병 방호력을 강화해 적군과 교전할 효과를 검증했습니다. 이렇게 장비를 일부 개선했을 뿐인데, 살상률 등에서 놀라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왜 지금까지 이런 장비를 도입하지 않았는지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K2 명중률, 250m에서 15.2%p 상승 5일 육군 연구팀이 작성한 ‘AWAM을 이용한 워리어 플랫폼 효과 분석’ 자료에 따르면 K2 소총과 마일즈 장비(레이저빔을 쏘는 교전장비)를 사용하고 확대경과 조준경을 장착한 장병이 움직이거나 장애물 뒤에 숨은 표적 1개당 5발씩 이동·정지 사격을 한 결과 100m에선 명중률이 4.8%p, 200m에선 9.4%p, 250m에선 15.2%p 상승했습니다.표적과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오히려 명중률이 높아졌다는 겁니다. 다만 연구팀은 거리별 구체적인 명중률 수치는 보안상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장교와 부사관, 병사로 구성된 보병 소대급(30여명) 모의 교전에선 적 살상률이 급상승했습니다. 모의 전투에서 우리 군은 K2 소총과 K201 유탄발사기, K3 경기관총을, 가상의 적군인 북한군은 AK 소총, 73형 경기관총 등을 장비한 것으로 가정했습니다. 양측은 산악지형과 개활지에서 4시간씩 공격과 방어를 진행했습니다. 전체 분석에서 확대경과 조준경을 보유한 소대의 적 살상률은 K2만 소지한 것과 비교해 1.50배로 높아졌습니다. 250m 이상의 거리에선 살상률이 무려 2.28배로 상승했습니다. 개활지는 살상률이 16.0%p 상승해 2.95배, 산악지형은 43.6%p 증가해 2.20배로 높아졌습니다. ●개활지에서 아군 사망률 크게 낮아져 또 개활지에서 ‘손실교환비’(적군 사망률을 아군 사망률로 나눈 값)는 5.4대1에서 66.4대1로 12.24배, 산악지형에서는 14.5대1에서 23.8대1로 1.64배로 상승해 특히 개활지의 전투력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2의 성능도 크게 향상됐습니다. 확대경과 조준경을 장착해 원거리 교전능력이 높아지면서 적 피해 발생 비율이 2.97배로 크게 높아졌습니다. 사거리별 적 피해 발생 비율은 100~250m가 장비 개선 전 13.5%, 개선후 16.8%였고 250~400m는 각각 16.0%, 37.5%, 400~600m는 10.6%, 23.9%, 600m 이상은 7.4%, 16.4%로 조사됐습니다.강화된 방탄헬멧과 방탄조끼 영향으로 아군 생존율은 14.8%p 상승해 기존 장비와 비교해 평균 1.20배로 높아졌습니다. 특히 산악지형에선 아군생존율이 28.4%p 상승해 1.87배로 높아졌는데, 이는 적의 피해가 늘어 사격량이 감소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공격력을 높이면 방어력도 덩달아 높아지는 효과가 입증된 겁니다. 방탄조끼를 착용했을 때 AK 소총에 대한 흉부 명중률은 9.2%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방탄헬멧을 착용했을 때 권총탄 머리 명중률은 5.8% 줄었습니다. ●미래 전장 좌우할 ‘5대 게임체인저’로 육성 육군은 드론봇, 고위력 미사일, 기동군단, 특임여단과 함께 ‘워리어플랫폼’을 미래 전장을 좌우할 ‘5대 게임체인저’로 보고 장비 개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20년전과 비교해도 그다지 나아지지 않은 열악한 개인 장비를 개선해 전투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특히 성능 좋은 조준경과 확대경을 개인 장비로 보급하면 이번 연구 결과처럼 사격실력이 좋지 않았던 병사도 ‘특등사수’로 육성할 수 있게 됩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는 말이 있습니다. 차근차근 설정한 목표에 맞게 성능 좋은 장비를 하나씩 개발하다보면 언젠가 ‘세계 최강 육군’이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수제 마스크도 침방울 90% 차단… 손수건은 효과 없어”

    역대 가장 더운 여름이 예상되면서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마스크 착용을 힘들어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숨쉬기 편한 마스크가 판매되고 있지만 수제 마스크도 침방울이 튀어 나가는 것을 막아 준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미국 플로리다 애틀랜틱대 해양·기계공학과 싯다르타 베르마 교수가 주도한 연구팀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튀어나오는 침방울을 막아 줄 수 있는 마스크 효과를 모의실험한 결과 여러 겹의 천으로 만든 수제 마스크도 시중에서 판매하는 마스크와 비슷한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물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유체 물리학’ 30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다양한 재료와 형태로 마스크를 만들어 재채기나 기침을 했을 때 침방울을 얼마나 잘 차단하는지 모의실험을 실시했다. 실험 결과 시중에서 판매되는 마스크들은 거의 100% 침방울을 차단했으며 여러 개의 천을 겹쳐 만든 수제 마스크도 90% 이상 침방울을 차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등산용 손수건으로 알려진 반다나나 스카프를 접어 입과 코를 가리는 것은 침방울이 튀는 것을 막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베르마 교수는 “마스크를 쓰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바이러스를 100% 차단할 수는 없다”며 “백신이 출시되기 전까지는 마스크 쓰기와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 등 보건당국자들의 권고사항을 철저히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자전거가 빛의 속도에 가깝게 달린다면 어떻게 보일까?

    [핵잼 사이언스] 자전거가 빛의 속도에 가깝게 달린다면 어떻게 보일까?

    공상과학(SF) 영화에서 속도는 우주선 등의 성능을 나타내는 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어떤 우주선은 설정상 빛의 속도나 그에 가까운 속도로 비행할 수 있다고 나온다. 그런데 광속에 가까운 속도인 아광속으로 이동하는 물체가 실제로 우리 눈에 어떻게 보이는지를 쉽게 설명하는 논문은 거의 없었다. 이에 영국 서리대 연구진이 시행한 한 연구에서는 아광속으로 이동하는 자전거가 맨눈에 어떻게 보이는지를 평면(2D)과 입체(3D) 이미지 양쪽 모두에서 컴퓨터로 시뮬레이션(모의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아광속으로 이동하는 자전거는 관찰자와의 위치 관계에 의해 극적으로 늘어나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면상 아광속 자전거, 가장 가까이 지날 때 가장 길게 늘어나연구를 수행한 에번 크라이어젱킨스 연구원과 폴 스티븐슨 박사는 논문을 통해 먼저 단순화한 평면상의 아광속 자전거가 어떻게 보이는지를 설명했다. 이들이 공개한 그림 속 2D 자전거는 선으로 구성돼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많은 작은 점이 모여 모양을 이룬 것이다. 이들 연구자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적용했을 때 가상의 공간에서 이 2D 자전거를 광속의 90%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게 했다. 이때 관찰자의 시선은 그림에서와같이 자전거의 이동 방향과 수직으로 했다. 그 결과, 자전거는 아광속으로 이동할 때 관찰자와 가까워질수록 앞뒤로 늘어나 보이고 멀어질수록 앞바퀴와 뒷바퀴 폭이 좁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자전거가 늘어나 보이는 이유는 같은 시간에 물체의 각 부위를 동시에 보는 행위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물을 볼 때 영상(물체의 형체)은 물체가 동시에 방출하는 광자가 아니다. 따라서 사람이 보는 것은 물체에서 서로 다른 시기에 나오는 광자들이 함께 엮인 일종의 조각보(패치워크)이다.또 사람은 눈이 두 개 있어 엄밀하게 말하면 빛은 오른쪽 눈과 왼쪽 눈에 서로 다른 시간에 도달한다. 따라서 뇌가 인식하는 능력을 떠나 오른쪽 눈과 왼쪽 눈에 도달하는 빛의 시차를 고려하면 자전거가 겹쳐 보인다. 입체상의 아광속 자전거는 어떻게 보이나그다음으로 이들 연구자는 더욱더 현실에 가까운 3D로 그린 자전거로 모의실험을 진행했다. 입체상의 아광속 자전거는 평면일 때와 마찬가지로 점의 집합으로 이뤄졌다. 또 3D 이미지에서는 각 점에서 붉은빛을 발하도록 설정을 바꿨다. 이미지에 색상을 더한 이유는 빛의 도플러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빛에는 파도로서의 성질도 있어 파장이 긴 빨간색이라도 아광속으로 접근하면 파장이 압축돼 파장이 더욱더 짧은 노란색이나 파란색 또는 보라색으로 변한다.연구진은 붉게 빛나는 3D 아광속 자전거가 광속의 65%로 눈앞을 지날 때(그림) 어떻게 다르게 보이는지를 타임랩스 방식으로 나타냈다. 이 역시 자전거가 붉게 빛나도 접근하고 있는 부분은 파란색이나 노란색으로 표시되고 멀어져가는 부분은 검붉게 보인다. 마지막 프레임에서 멀어지는 자전거가 검게 표시돼 있는 그림은 도플러 효과에 의해 자전거가 발하는 색상이 가시광 구역을 벗어나 적외선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아광속의 세계에서는 모양뿐만이 아니라 색상도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반면 아광속 자전거의 속도를 광속의 90%로 설정했을 때(그림), 가시광선 상에서 보이는 부분은 좁아져 맨눈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또 접근할 때의 왜곡도 매우 커져 입체적인 원형을 확인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광속에 가까워질수록 눈에 보이지 않으며 고무처럼 늘어나 이 연구를 통해 만일 SF 영화 등으로 아광속 이동을 현실적으로 나타낼 때는 속도 제한을 둘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광속에 매우 가까운 경우(90%) 우주선은 고무처럼 급격히 늘어나고 줄어들어 보일 뿐만 아니라 색상도 가시광선 영역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절하게 속도를 설정하면 우주선의 색상을 바꿔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1938년 물리학자 조지 가모브가 출간한 저서 ‘톰킨스 물리열차를 타다’(Tomkins ‘Adventures in Wonderland)에서는 자전거 속도가 광속에 가까운 기묘한 세계가 그려진다. 이 세계에서는 약간의 가속으로 주변 경치가 쉽게 일그러지고 경치의 색상이 변화한다. 여기서 그려진 아광속 세계의 표현은 1905년 발표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입각한 것이지만, 어디까지나 상상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SF적인 상상이 과학적 사실과 일치한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영국 왕립학회보A’(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A) 최신호(6월3일자)에 실렸다. 사진=영국 왕립학회보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월 30만원 기본소득 땐 180조 필요…최빈층 역차별·위헌 논란도

    월 30만원 기본소득 땐 180조 필요…최빈층 역차별·위헌 논란도

    정치권에서 모든 국민에게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기본소득 도입이 어젠다로 떠올랐지만 넘어야 할 과제에 대해선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금으로 생색내는 건 정치권이 하고, ‘불편한 진실’은 정부에 떠넘기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① 천문학적 재원 조달 전문가들은 기본소득 도입 선행조건으로 천문학적인 수준의 재원조달 방안을 마련하고 현행 복지체계를 완전히 뜯어고치는 ‘국가 대개조’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과정에서 오히려 최빈층이 역차별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현미경처럼 면밀한 설계 작업도 뒤따라야 한다. 사회적 합의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증세로 재원을 조달할 경우 고소득층과 기득권을 중심으로 위헌 논란이 제기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기본소득은 1인당 지급액을 얼마로 하느냐에 따라 소요되는 예산이 천차만별이지만 재정에 엄청난 부담인 건 분명하다. 기초연금(만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 지급) 수준인 월 30만원을 지급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180조원이 소요된다. 올해 본예산(512조 3000억원)의 35%에 달하며, 보건·복지·고용 예산(180조 5000억원)을 모두 쏟아부어야 가능하다. 앞서 연구를 진행한 학계도 재정 부담을 우려한다. 서울시 싱크탱크인 서울연구원은 2017년 ‘기본소득의 쟁점과 제도연구’ 보고서에서 서울시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방안을 125개 시나리오로 나눠 소요 재원을 분석했는데, 보편적 지급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모든 시민에게 당시 기초연금액인 월 20만원을 지급하면 24조원, 생산가능인구(15~64세)와 성인 인구(20~64세)로만 한정해도 각각 17조 7000억원과 17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기 때문이다. 그해 서울시 전체 복지예산(8조 7735억원)의 1.9~2.7배에 달한다. ② 소득재분배 효과 ‘글쎄’ 기본소득의 핵심 기능인 소득재분배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이 있다. 최한수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지난해 국회예산정책처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에서 기본소득 지급 때 소득분위(10분위)별 가처분소득을 모의실험 형태로 분석했다. 증세 없이 복지 관련 현금급여와 근로소득 관련 각종 공제를 폐지한 재원으로만 기본소득 재원을 충당할 경우, 최빈층인 소득 1분위(하위 10%) 가처분소득은 오히려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현재 우리나라 공적부조는 1분위에 집중돼 있는데, 기본소득 재원 마련을 위해 삭감하거나 재편할 경우 오히려 최빈층에 피해가 가는 역차별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③ 사회적 합의가 먼저 기본소득을 법제화하는 과정에서 위헌 논란을 비롯해 이념과 이해관계에 따라 진통이 야기될 수도 있다. 우리나라 헌법은 기본소득을 명시하고 있지 않지만,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조항 등에서 근거를 찾는 학자들이 많다. 반면 기본소득에 부정적인 측은 제32조 ‘모든 국민은 근로의 의무를 진다’는 조항을 들어 반박하기도 한다. 이관후 경남연구원 연구위원은 “기본소득은 여러 도입 방식이 있고, 재원 마련 방안도 다양해 사회적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며 “정치권이 이분법적인 시각에서 소모적인 논쟁을 벌이는 측면이 있는데, 급격한 사회 변화로 새로운 복지체제가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기본소득이 대두된 것인 만큼 보다 생산적인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갈길 먼 기본소득…정치권에서 말하지 않는 ‘불편한 진실’

    갈길 먼 기본소득…정치권에서 말하지 않는 ‘불편한 진실’

    정치권에서 모든 국민에게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기본소득 도입이 어젠다로 떠올랐지만 넘어야 할 과제에 대해선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금으로 생색내는 건 정치권이 하고, ‘불편한 진실’은 정부에 떠넘기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기본소득 도입 선행조건으로 천문학적인 수준의 재원조달 방안을 마련하고 현행 복지체계를 완전히 뜯어고치는 ‘국가 대개조’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과정에서 오히려 최빈층이 역차별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현미경처럼 면밀한 설계 작업도 뒤따라야 한다. 사회적 합의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증세로 재원을 조달할 경우 고소득층과 기득권을 중심으로 위헌 논란이 제기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기본소득은 1인당 지급액을 얼마로 하느냐에 따라 소요되는 예산이 천차만별이지만 재정에 엄청난 부담인 건 분명하다. 기초연금(만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 지급) 수준인 월 30만원을 지급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180조원이 소요된다. 올해 본예산(512조 3000억원)의 35%에 달하며, 보건·복지·고용 예산(180조 5000억원)을 모두 쏟아부어야 가능하다. 앞서 연구를 진행한 학계도 재정 부담을 우려한다. 서울시 싱크탱크인 서울연구원은 2017년 ‘기본소득의 쟁점과 제도연구’ 보고서에서 서울시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방안을 125개 시나리오로 나눠 소요 재원을 분석했는데, 보편적 지급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모든 시민에게 당시 기초연금액인 월 20만원을 지급하면 24조원, 생산가능인구(15~64세)와 성인 인구(20~64세)로만 한정해도 각각 17조 7000억원과 17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기 때문이다. 그해 서울시 전체 복지예산(8조 7735억원)의 1.9~2.7배에 달한다. 기본소득의 핵심 기능인 소득재분배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이 있다. 최한수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지난해 국회예산정책처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에서 기본소득 지급 때 소득분위(10분위)별 가처분소득을 모의실험 형태로 분석했다. 증세 없이 복지 관련 현금급여와 근로소득 관련 각종 공제를 폐지한 재원으로만 기본소득 재원을 충당할 경우, 최빈층인 소득 1분위(하위 10%) 가처분소득은 오히려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현재 우리나라 공적부조는 1분위에 집중돼 있는데, 기본소득 재원 마련을 위해 삭감하거나 재편할 경우 오히려 최빈층에 피해가 가는 역차별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기본소득을 법제화하는 과정에서 위헌 논란을 비롯해 이념과 이해관계에 따라 진통이 야기될 수도 있다. 우리나라 헌법은 기본소득을 명시하고 있지 않지만,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조항 등에서 근거를 찾는 학자들이 많다. 반면 기본소득에 부정적인 측은 제32조 ‘모든 국민은 근로의 의무를 진다’는 조항을 들어 반박하기도 한다. 이관후 경남연구원 연구위원은 “기본소득은 여러 도입 방식이 있고, 재원 마련 방안도 다양해 사회적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며 “정치권이 이분법적인 시각에서 소모적인 논쟁을 벌이는 측면이 있는데, 급격한 사회 변화로 새로운 복지체제가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기본소득이 대두된 것인 만큼 보다 생산적인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조깅 중 2m 거리는 안전할까?…코로나 감염 못 막는다

    [핵잼 사이언스] 조깅 중 2m 거리는 안전할까?…코로나 감염 못 막는다

    날씨가 풀리고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도 함께 무뎌지면서 걷기 운동 정도는 괜찮지 않나 하는 느슨한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아베 일본 총리 역시 “산책은 괜찮다”라는 발언을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러나 아직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특히 달리기할 때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회적 거리’ 2m로는 감염을 막을 수 없다는 모의실험 결과가 나온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데일리메일은 8일(현지시간) 보도에서 한 모의실험기관의 설명을 인용해 “가벼운 달리기라도 앞사람과 2m 거리 두기로는 감염을 막을 수 없다”라고 보도했다. 해당 기관은 감염자와 나란히 달리는 상황과 앞뒤로 달리는 상황을 가정해 모의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2m 안전거리를 유지하더라도 앞뒤로 달리는 상황에서는 감염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기관 관계자는 “실험 결과 앞서가던 감염자의 비말(기침, 재채기할 때 튀는 물방울)이 안전거리인 2m 이상까지도 퍼져 뒤에서 달리던 사람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가만히 서 있을 때는 감염자가 호흡기 증상을 보인다고 하더라도 중력에 의해 비말이 2m 이상 이동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도가 가볍더라도 앞뒤로 달릴 때는 공기를 따라 비말이 곧바로 뒤에서 달리는 사람에게 전달된다”고 덧붙였다. 공개된 시뮬레이션 영상에서도 앞서 달리는 감염자의 비말이 2m 뒤에서 달리던 비감염자에게까지 전달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시뮬레이션 영상 제작자는 “2m는 물론 3m도 위험하다. 비말은 바람을 타고 매우 빠르게 이동한다. 달리기하는 동안에는 날아오는 비말을 피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훨씬 더 뒤에서 달리거나 나란히 혹은 대각선으로 떨어져 달려야 한다”라고 강조했다.미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9일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148만4811명, 사망자는 8만8538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계 최대 피해국인 미국은 하루 새 확진자가 40만 명을 돌파한 43만2132명으로 늘어났다. 신규 확진자가 서서히 감소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같은 날 기준 확진자 1만423명, 사망자 204명으로 세계에서 17번째 피해국으로 확인됐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총선 한 달 앞으로… 투표지분류기 모의 실험

    총선 한 달 앞으로… 투표지분류기 모의 실험

    16일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서울 종로구선거관리위원회 공정선거지원단실에서 투표지분류기 모의실험을 하며 선거 준비를 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총선 한 달 앞으로… 투표지분류기 모의 실험

    총선 한 달 앞으로… 투표지분류기 모의 실험

    16일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서울 종로구선거관리위원회 공정선거지원단실에서 투표지분류기 모의실험을 하며 선거 준비를 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극심한 불평등은 사회 붕괴 원인된다

    [달콤한 사이언스]극심한 불평등은 사회 붕괴 원인된다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1990년대를 기점으로 전 세계에 신자유주의 경제체계가 확산되면서 소득 불균형이 극심하게 나타났다. 2011년 미국과 유럽 등을 중심으로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운동이 벌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월스트리트 점령 운동은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나타난 경제공황에도 불구하고 상위 1%와 나머지 99%의 경제적 불균형이 여전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영·미 수리경제학자와 생물학자, 물리학자들이 극심한 경제적, 사회적 불균형은 사회 붕괴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연구자들은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함, 결과의 정의로움’을 구성원이 공감할 수 있다면 소득의 일부 불균형은 사회발전의 동력이 될 수 있다고도 밝혔다. 영국 엑스터대 경제학과, 오스트리아 과학기술연구원(IST), 미국 하버드대 진화역학프로그램, 진화생물학과, 수학과 공동연구팀은 지나친 불평등이 사회 안정성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고 17일 밝혔다. 그렇지만 사회 전체의 발전과 행복을 위해서는 완벽한 평등 상태도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15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게임이론, 컴퓨터 모의실험, 행동실험 기법을 통해 사회적 조건에 따라 집단의 상호작용을 파악할 수 있는 수학적 모델을 만들었다. 기존에도 관련 연구는 있었지만 개별 상호작용을 살펴보는 수준에 그쳤다. 그렇지만 이번에 개발한 모델링 기법은 수 백만개에 이르는 서로 다른 시나리오에 따른 집단 상호작용을 분석해 사회와 집단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세부적으로 관찰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연구팀은 소득과 생산성을 기준으로 집단의 크기와 숫자를 달리하면서 완전 균형(완전한 평등), 어느 한 쪽에 힘이 쏠려 있는 불균형 등 다양한 상태를 상정하고 소득의 일부를 공공서비스를 위해 제공하려는 의지를 측정함으로써 공공재 분배와 협력관계를 살펴봤다. 그 결과 어느 한 쪽에 소득과 생산성이 80% 이상 쏠려 있는 매우 불평등한 사회에서는 소득이 높은 사람들이 공공 재화나 서비스 제공에 대한 자신의 소득을 나누는데 소극적이며 사회 구성원간 협력 관계에도 관심이 없어 결국 집단 해체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불평등이 높은 사회에서 부자들과 저소득층, 그리고 얇은 중산층간 협력하지 않고 서로 반목하는 가운데 공공서비스 수준이 낮아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높은 불평등 상태에서는 사회와 집단 유지를 위한 필수적인 공공서비스에 대한 자금 조달을 서로 거부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쉽다는 것이다. 그러나 연구팀은 소득과 생산성의 완벽한 균형 상태(절대 평등상태)도 협력에 대한 동력을 잃게 만들고 집단이 정체되게 만든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개인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의 균등함이 보장된 상태라면 약간의 불평등 상태는 모든 사람이 사회에 충분히 기여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실제로 세 명으로 이뤄진 그룹에서 한 명의 소득이 다른 두 사람의 소득을 합친 것보다 많을 경우 협력 의지는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경험이나 업무능력 같은 생산성이 다른 상태에서 소득의 일부 불균형은 협력을 더 용이하게 만들고 미래 소득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세금, 의료, 교육 등과 같은 공공재와 공공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을 한 눈에 보여줌으로써 관련 정책입안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마틴 노왁 하버드대 생물학·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에 따르면 불평등이 지나치게 커지면 상대방에 대한 상호 영향력이 사라지고 더 이상 협력할 동기가 사라지면서 협력관계가 빨리 깨지게 된다”라며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무조건적인 절대 평등보다는 기회의 평등이 중요하며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물속을 첨벙거리는 썰매개들, 그린란드 지난주 한때 섭씨 17.3도

    물속을 첨벙거리는 썰매개들, 그린란드 지난주 한때 섭씨 17.3도

    여러 마리의 썰매개들이 물 속을 걸어서 썰매를 끌고 있다. 여느 바닷가가 아니라 눈과 얼음으로 뒤덮여 있어야 할 그린란드에서 6월 중순에 벌어진 일이라 놀라움을 안긴다. 18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덴마크기상연구소(DMI)의 기후학자 스테펜 올센이 지난 13일 잉글필드 브레드닝 피오르에서 기상 관측 장비 등을 회수하려고 썰매를 타고 길을 나섰다가 촬영한 사진을 입수해 공개하며 큰 화제가 됐다. 기온 상승으로 그린란드의 얼음이 녹아 물이 발목까지 올라 썰매개들이 첨벙거리며 다닌 것이다. 다만 유의할 것은 물 아래에는 여전히 1.2m 두께의 얼음이 깔려 있었다는 것이다. 올센은 트위터에 사진을 올리면서 “과학적 사실보다 이미지 하나가 의미하는 바가 더 많다”고 강조했다. 그린란드에서도 한여름 얼음층이 녹기도 하지만 6월에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올센의 동료인 기후학자 루트 모트람은 “지난주 우리는 남쪽에서 올라온 따뜻한 공기로 그린란드는 물론, 북극의 많은 지역이 따뜻해지기 시작한 것을 목격했다”고 가디언에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그린란드 까낙공항 근처에 있는 DMI 기후관측소에 따르면 기온이 지난 12일에는 섭씨 17.3도, 13일에는 섭씨 15도까지 올랐다며 이렇게 기온이 오르자 빙하와 얼음층, 바다 얼음(海氷)이 더 많이 녹았다고 설명했다. 모트람은 그린란드의 얼음이 녹는 현상이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모의실험 결과, 그린란드 주변 바닷물이 어는 기간이 전반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으며, 그 속도와 양은 기온이 얼마나 많이 오르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CNN은 지난 13일 그린란드의 기온이 예년보다 많이 오르면서 40% 이상의 얼음층에서 얼음이 녹는 현상이 발생했으며, 이에 따른 얼음 손실량이 20억t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영국 BBC는 얼음층의 45% 가량이 6월 중순에 녹았다며 “드문 일이지만 점점 더 일상적인 일이 되고 있다”는 덴마크그린란드 지리학연구회의 선임 연구원 윌리엄 콜건의 말을 전했다. 콜건은 2012년에도 이처럼 빨리 얼음층이 녹는 일이 벌어졌는데 올해는 그린란드에서만 이를 넘어서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런 현상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 그린란드에 형성된 고기압이 따듯하고 햇볕이 많이 비치는 여건을 만들었고, 낮은 구름층과 적은 강설로 태양 광선이 곧바로 얼음층에 비친 것 두 가지를 꼽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