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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리 꼰 女의원에 “샤론스톤 기술”…‘여혐표현’에 정치권 발칵

    다리 꼰 女의원에 “샤론스톤 기술”…‘여혐표현’에 정치권 발칵

    한 언론사가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의 여성 부대표를 영화 ‘원초적 본능’의 샤론 스톤에 빗대 현지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영국 하원의장은 이를 보도한 신문의 에디터를 소환했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발언자가 밝혀지면 징계하겠다고 밝혔다. 메일 온 선데이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앤절라 레이너 부대표가 맞은 편에 있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주의를 흩트리려고 회의 중 다리를 꼬았다가 풀었다 하는 것 같다고 익명의 한 보수당 의원이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해당 의원이 레이너 부대표가 영화의 유명한 장면에 나오는 배우 샤론 스톤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레이너 부대표가 옥스퍼드대에서 토론 훈련을 받은 존슨 총리를 이기긴 어렵지만 그래도 자신에게 다른 기술이 있는 걸 알고 있다고 발언했다고 덧붙였다.해당 보도 이후 여성혐오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존슨 총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거의 모든 정치 이슈에서 레이너 부대표와 의견이 다른 만큼 그를 의원으로서 존중하며, 그를 향한 여성혐오를 비난한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도 끔찍한 여성혐오 횡포라고 거듭 강조하고, 발언자가 밝혀지면 징계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사자인 레이너 부대표는 이 보도에 대해 “정치권 여성들은 매일 성차별주의와 여성혐오를 경험하며, 나도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린지 호일 하원의장은 기사를 보도한 메일 온 선데이의 에디터를 소환했다. 호일 의장은 이 보도는 의회 내 여성들을 모욕하고 공격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영국 언론 감독기구인 독립언론윤리위원회(IPSO)는 이와 관련된 5500건의 민원이 들어왔고 행동 강령 위반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레이너 부대표에 대해 이러한 부적절한 표현을 한 보수당 의원을 메일 온 선데이가 공개할지는 미지수다.
  • 구타·성추행·식고문… 후임 잡는 해병대

    구타·성추행·식고문… 후임 잡는 해병대

    해병대 최전방 부대인 연평부대에서 선임병 3명이 막내 후임병을 때리고 성고문을 하는 등 가혹행위를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13명이 머무는 생활관에서 A병장, B상병, C상병 등 선임병 3명이 가장 기수가 낮은 막내 병사를 구타하고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인권침해 행위는 지난달 중순 시작됐으며 같은 달 30일 간부에게 보고하기 직전까지 이어졌다는 게 센터 측 설명이다. 센터는 A병장과 B상병이 지난달 26일 피해자를 침대에 눕힌 뒤 배를 꼬집고 유두에 빨래집게를 꽂는 등 성적 수치심을 주는 가혹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 같은 날 B상병과 C상병이 샤워하고 나온 피해자의 음모를 전기이발기(일명 바리캉)로 깎았다고 센터는 전했다. B상병은 이후 다른 동료에게 이 사실을 말하고 피해자더러 성기를 보여 주도록 하는 등 성희롱·모욕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센터는 “심지어 이날 밤 10시 30분에는 해병대의 오랜 악습인 ‘식고문’(음식을 강제로 먹이는 것)까지 벌어졌다”면서 “스파게티면과 소스를 더러운 손으로 비빈 뒤 ‘선임이 해 준 정성스러운 요리다. 맛있지?’라며 먹기를 강요해 피해자는 ‘감사합니다’라며 먹어야 했다”고 밝혔다. 이 사안은 피해자가 부대 간부와 면담한 뒤 해병대 사령관에게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 측은 “증거인멸을 막기 위해서라도 구속 수사가 이뤄졌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해병대 사령부는 “해당 부대는 지난 3월 말 관련 내용을 인지하고 즉시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 조치했다”면서 “가해자가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으며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어 불구속 수사 후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상태”라고 밝혔다.
  • “해병대 연평부대서 바리깡으로 음모 밀었다”

    “해병대 연평부대서 바리깡으로 음모 밀었다”

    해병대 최전방 부대인 연평부대에서 선임병 3명이 막내 후임병을 때리고 성고문을 하는 등 가혹행위를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13명이 머무는 생활관에서 A병장, B상병, C상병 등 선임병 3명이 가장 기수가 낮은 막내 병사를 구타하고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인권침해 행위는 지난달 중순 시작됐으며 같은 달 30일 간부에게 보고하기 직전까지 이어졌다는 게 센터 측 설명이다. 센터는 A병장과 B상병이 지난달 26일 ‘종합격투기를 가르쳐 주겠다’며 피해자를 침대에 눕힌 뒤 배를 꼬집고 유두에 빨래집게를 꽂는 등 성적 수치심을 주는 가혹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B상병과 C상병은 샤워하고 나온 피해자의 음모를 전기이발기(일명 바리깡)로 깎았다고 센터는 전했다. B상병은 이후 다른 동료에게 이 사실을 말하고 피해자더러 성기를 보여주도록 하는 등 성희롱·모욕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센터는 “심지어 이날 밤 10시 30분에는 해병대의 오랜 악습인 ‘식고문’(음식을 강제로 먹이는 것)까지 벌어졌다”면서 “스파게티면과 소스를 더러운 손으로 비빈 뒤 ‘선임이 해준 정성스러운 요리다. 맛있지?’라며 먹기를 강요해 피해자는 어쩔 수 없이 ‘감사합니다’라며 먹어야 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면담을 요청해 피해 사실을 부대 간부에 말했고, 이 사실은 해병대 사령관에게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 측은 가해자들에 대한 불구속 수사가 이뤄진 것과 관련해 “범죄가 반복적, 집단으로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가해자 간의 증거인멸을 막기 위해서라도 구속 수사가 이뤄졌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해병대 사령부는 “해당 부대는 지난 3월 말 피해자와 면담을 통해 관련 내용을 인지하고 즉시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 조치했다”면서 “가해자가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으며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어 불구속 수사 후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상태”라고 밝혔다.
  • “일본에 진심으로 사과” 히틀러 옆 일왕 지운 우크라이나

    “일본에 진심으로 사과” 히틀러 옆 일왕 지운 우크라이나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공식 트위터 계정에 항전 의지를 알리는 선전 영상을 올렸다가 일본인들에게 사과했다. 일본 제국의 쇼와 일왕(천황)을 나치 독일의 총통 히틀러, 이탈리아 왕국의 수상 무솔리니와 나란히 둔 장면이 영상에 포함된 것에 일본 네티즌들의 항의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정부는 트위터를 통해 “이전 버전의 영상에서 실수를 한 것과 관련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우리는 우호적인 일본 사람들을 불쾌하게 할 의도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제의 장면을 수정한 새 영상을 다시 게재했음을 알렸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트위터에 업로드한 약 1분 20초짜리 영상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는 러시아의 이념을 ‘러시즘’으로 명명하고 이를 비판하는 내용이다.문제가 된 장면은 ‘파시즘과 나치즘은 1945년에 패배했다’는 문구가 나오는 1분 11초 지점이었다. 원본 영상에서는 히틀러를 중심으로 왼쪽에 무솔리니, 오른쪽에 쇼와 일왕의 얼굴이 배치됐다. 2차 대전을 일으킨 나치 독일, 이탈리아 왕국, 일본 제국 등 추축국 3국을 한데 묶은 것이다. 쇼와 일왕을 히틀러, 무솔리니와 동일선상에 놓은 영상에 일본인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일본 네티즌들은 소셜미디어에 “천황을 모욕하는 행위에 단호히 항의한다”, “(이번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도움을 준 일본과의 관계를 파괴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의 과거를 안다면 놀랍지도 않다” 등 반응을 보였다.문제의 장면은 일본의 역사와 정치 체제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히틀러나 무솔리니는 국민이 선출한 독재자지만, 당시 입헌군주제이던 일본 제국의 일왕은 다른 두 사람 같은 전범일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정치권에서도 우크라이나의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사토 마사히사 자민당 외교부회 회장은 트위터에 “일본 외무성 유럽국과 다른 당국에 문제의 영상에 대해 즉각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했다”고 적었다.한편 해당 영상에서 문제가 된 부분의 바로 다음 장면에서는 이번 전쟁을 명령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얼굴이 나온다. 그 아래에는 “우리는 러시즘과 싸울 것이다. 지금, 여기에서”라는 메시지가 적혔다.
  • 직장 괴롭힘 10명 중 7명 “참거나 모르는 척 했다”

    직장 괴롭힘 10명 중 7명 “참거나 모르는 척 했다”

    괴롭힘 1위 모욕·명예훼손...전체의 15.7%“신고했는데 보복 ‘악질 사용자’ 엄벌해야”직장에서 괴롭힘을 당해도 10명 중 7명은 참거나 모르는 척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를 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이유가 가장 컸다. 직장갑질119와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직장인 2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4~31일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23.5%는 괴롭힘 경험을 묻는 질문에 “있다”고 답했다. 지난 1년 동안 괴롭힘 유형으로는 모욕·명예훼손이 15.7%로 가장 많았고 부당지시 11.4%, 따돌림·차별이 8.9% 순이었다. 괴롭힘 경험 응답자(470명) 중 51.5%는 근로의욕 저하 등 업무 집중도가 떨어졌다고 답했다. 직장을 떠나고 싶다고 느꼈다는 비율도 48.1%를 차지했다. 우울증, 불면증 등 정신적인 건강이 나빠졌다는 응답도 30.2%였다. 괴롭힘을 당하고 자해 등 극단적인 행위를 고민했다는 응답(7.4%)도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참거나 모르는 척 하는 경우(76.2%)가 많았다. 이어 ‘개인 또는 동료들과 항의했다’는 응답은 24.5%, ‘회사를 그만두었다’ 15.1% 순이었다. 회사에 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대응을 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가 67.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향후 인사 등에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라는 이유도 20.6%를 차지했다.신고를 했더라도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받지 못했다는 응답이 64.5%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괴롭힘으로 인정받았다는 비율은 12.9%에 그쳤다. 괴롭힘 신고 이후 회사가 지체없이 객관적 조사, 피해자 보호 등 조치 의무를 제대로 지켰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그렇다”가 38.7%로 나타났다. 오히려 괴롭힘을 신고했다는 이유로 불리한 처우를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25.8%를 기록했다. 회사의 조사·조치의무 불이행은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 신고를 이유로 불리한 처우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직장갑질119는 24일 “무엇보다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했는데 보복하는 ‘악질 사용자’는 3년 이하 징역으로 엄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파티게이트 피하려다 ‘불도저’ 역풍 맞은 영국 총리

    파티게이트 피하려다 ‘불도저’ 역풍 맞은 영국 총리

    코로나19 봉쇄기간 참모들과 파티를 벌여 벌금을 내게 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정치적 공격을 피해 인도 순방길에 올랐다가 예상치 못한 역풍에 휘말렸다. 영국계 중장비 공장을 방문해 불도저에 올라탄 것이 문제가 됐다. 인도 주 정부가 소수 종교인 이슬람교도를 탄압할 때 주로 사용하는 중장비이기 때문이다. 22일 블룸버그 통신과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지난 21일 인도를 방문해 구자라트주 판치마할에 있는 영국기업 JCB의 제조공장을 찾았다. 그는 노란색 불도저에 올라타 운전석에 앉아보고 기념사진과 영상을 찍었다. 존슨 총리는 “이곳은 영국기술로 만든 연간 60대의 채굴기계가 110개국으로 수출되는 세계적인 공장”이라며 “영국과 인도를 이어주는 살아숨쉬는 탯줄”이라고 치켜세웠다.소셜미디어에서는 존슨 총리의 행동이 부적절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도지부는 트위터에 “전날 델리시가 JCB 불도저를 이용해 시 북서부 자한기르푸리의 무슬림 상점가를 밀어버린 상황에서 영국 총리가 JCB 공장에 간 것은 무지한 행동일 뿐 아니라 이 일에 대해 침묵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존슨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무슬림 탄압 문제를 거론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어려운 문제를 항상 제기하지만 인도는 인구 13억 5000만명의 나라이며 세계에서 가장 큰 민주주의 국가”라고 말했다. 존슨 총리가 JCB 공장을 찾은 것은 앤서니 뱀포드 JCB 회장과의 친분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뱀포드 회장은 지금의 존슨 총리를 있게 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열렬한 지지자이자 후원자다. 존슨 총리는 2019년 총선 선거운동 다시 브렉시트를 성사시키겠다며 JCB 중장비를 타고 폴리스티렌 벽돌로 세운 벽을 무너뜨리는 퍼포먼스를 하는 등 JCB 공장을 수차례 찾았다.존슨 총리는 같은 해 1월 JCB로부터 1만 파운드(약 1600만원)의 기부금을 받은 후 JCB 본사에서 선거유세를 하기도 했다. 파티게이트는 존슨 총리의 정치 생명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영국 하원은 21일 존슨 총리가 봉쇄기간 벌인 파티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의회를 모욕했는지 조사하기로 했다. 최근 경찰은 2020년 6월 총리실에서 열린 존슨 총리 생일파티가 방역규정을 위반했다고 결론내리고 범칙금을 부과했다. 하지만 존슨 총리는 지난해 12월 하원에서 봉쇄기간 총리실은 모든 방역지침을 준수했다고 말한 바 있다. 영국 정부에는 각료가 하원을 오도한 경우 사임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존슨 총리는 의회에서 거짓말 관련 조사를 받는 첫 총리라는 오명까지 쓰게 됐다.
  • “DJ DOC 이하늘, 죽이고 싶었다”…前 대표가 밝힌 베이비복스 해체 이유

    “DJ DOC 이하늘, 죽이고 싶었다”…前 대표가 밝힌 베이비복스 해체 이유

    윤등룡 전 DR뮤직 대표가 그룹 베이비복스가 해체된 원인으로 DJ DOC 멤버 이하늘의 막말을 꼽았다. 윤 대표는 지난 21일 연예기자 출신 유튜버 김용호와 함께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서 베이비복스를 해체하게 된 배경으로 이하늘을 언급했다. 윤 대표는 베이비복스와 이하늘이 갈등을 겪게 된 계기부터 말을 꺼냈다. 그에 따르면 갈등의 시초는 베이비복스가 지난 2004년 발매한 7집 타이틀곡 ‘Xcstasy’였다. ‘Xcstasy’는 미국 래퍼 2Pac(투팍)의 노래를 따로 구매해 샘플링한 곡으로 이에 대해 이하늘은 베이비복스를 향해 “투팍을 상업적으로 이용한다”, “빠따 좀 맞아야 한다” 등의 발언을 했다. 또한 이하늘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베이비복스를 성매매 여성으로 비하하는 등 모욕적인 글을 써 더욱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에 대해 윤 대표는 “이하늘이 아주 천박한 이야기를 했다”며 “정말 죽이고 싶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는 여자아이 5명이 있는 그룹인데 매일 울면서 들어왔다. 방송을 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며 “아이들이 상처를 되게 많이 받았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그는 “(이하늘을) 잡으러 여러 번 갔었다. 잡으러 찾아가면 이미 다른 지역에 가 있더라”라며 “다 과거 이야기지만 그때는 그랬다. 베이비복스가 해체를 하게 되는 결정적 이유였다”고 털어놨다. 베이비복스는 2005년 해체됐다. 윤 대표는 끝으로 현재 이하늘과 관계에 대해 “본 적 없다. 결혼식 같은 데 가도 제가 못 봤는데 이미 다녀갔다고 하더라”며 “다 지난 일이고 옛날이야기이지 않나. 하늘이 저도 보고 싶다. 못했던 이야기, 혼내고 싶었던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마무리했다.
  • “산부인과 내진 중 다른사람은 탈의 중”…인권위 판단은?

    “산부인과 내진 중 다른사람은 탈의 중”…인권위 판단은?

    산부인과에서 환자의 진료상황을 다른 환자들에게 노출한 것은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환자가 몰린다는 이유로 진료실 내 1m 간격으로 여성 환자들을 앉혀놓고, 다른 환자의 병명과 치료방법 등을 노출한 대학병원 산부인과에 대해 인권위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며 재발방지 대책을 권고했다. 21일 인권위는 환자 A씨가 B대학병원 산부인과 교수를 상대로 제기한 진정사건에서 “환자의 진료상황을 다른 환자들에게 노출시키는 진료환경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및 인격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사한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설구조 및 진료절차 개선 등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병원 측은 여성 외래환자 3명을 1m 간격으로 앉게 해 순서대로 진료하면서 병명과 치료 방법 등을 다른 환자들에게 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환자가 내진을 받는 동안에는 바로 옆 커튼이 쳐진 간이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도록 했다. 이에 병원 측은 전국 각 지역 병원에서 의뢰하는 부인암 환자가 많고, 암의 특성상 치료를 지체할 수 없어 환자 수를 제한하지 못해 발생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고의는 아닐지라고 진료 과정에서 의료법 제19조가 보호하는 환자의 내밀한 정보를 타인에게 알리는 결과를 가져와 환자들에게 심적 동요와 수치심을 느끼게 했을 것으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면 환자 정보가 악의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진정인이 내진을 받는 동안 다른 환자가 탈의를 위해 내진실을 출입하게 한 것도 진정인에게 수치심과 모욕감을 줄 수 있는 행위”라고 밝혔다.
  • 조니 뎁 “폭력적인 건 ‘전처’ 앰버 허드…술병 던져 손가락 끝 잘렸다”

    조니 뎁 “폭력적인 건 ‘전처’ 앰버 허드…술병 던져 손가락 끝 잘렸다”

    할리우드 스타부부였던 조니 뎁(59)과 앰버 허드(36)의 ‘폭로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뎁이 허드가 던진 술병에 맞아 손가락이 잘렸다고 증언했다. 20일(현지시간)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뎁은 이날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법원에서 열린 명예훼손 재판에서 “폭력적이고 상대를 괴롭히는 쪽은 자신이 아닌 허드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5년 결혼 후 약 1년 후부터 관계가 나빠졌다”며 “허드는 속사포처럼 쉴 새 없이 내게 모욕적인 말을 했다. 나에 대한 증오로 가득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혼생활 중 허드의 분노와 폭력에 자주 피신했다”며 “화장실에 가서 문을 잠그고 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뎁은 손가락 절단 사건을 언급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손가락 절단 사건’은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을 촬영하던 호주에서 벌어졌다. 두 사람은 말싸움을 벌였고, 조니뎁은 몇달간 끊었던 술을 다시 입에 댔다. 조니뎁이 보드카 2~3잔쯤 마셨을 때, 이 모습을 본 앰버허드가 보드카병을 수차례 던졌다고 한다. 앰버허드가 두번째로 던진 병이 조니뎁의 오른손에 맞았고, 손가락 끝이 잘려 뼈와 안쪽 살이 보일 정도였다고 조니뎁은 주장했다. 또 응급실에 가서도 부인이 곤란하지 않도록 ‘큰 에어컨 문에 손가락을 다쳤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2009년 영화 ‘럼 다이어리’를 촬영하면서 만난 뎁과 허드는 2015년 2월 결혼했지만 15개월 만에 헤어졌다. 이번 재판은 허드가 2018년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비롯됐다. 허드는 당시 글에서 가정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는데, 가해자를 명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뎁은 가해자가 누구를 지칭하는지 분명하고, ‘명백한 거짓’으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5000만 달러(약 613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이에 허드도 1억달러(1226억원)를 청구하는 맞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두 사람은 영국에서도 명예훼손 소송을 벌인 바 있는데, 당시 영국 법원은 조니뎁의 폭행을 인정했다.
  • ‘무함마드 포스터’ 찢었다고 살해… 파키스탄 폭도 6명에 사형 선고

    ‘무함마드 포스터’ 찢었다고 살해… 파키스탄 폭도 6명에 사형 선고

    신성모독을 이유로 스리랑카인을 산 채로 불태워 죽인 파키스탄 남성 6명이 사형을 선고받았다. 18일(현지시간) 파키스탄 매체 돈(DAWN)과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반테러 법원은 이날 이 사건으로 기소된 89명 가운데 88명에 유죄를 선고하며 이런 판결을 내렸다. 사형 선고를 받은 6명 외에 9명에게는 종신형이 내려졌고, 1명은 5년형, 72명은 2년형을 선고받았다. 파키스탄 사회를 경악하게 한 사건은 지난해 12월 벌어졌다.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남동쪽으로 200㎞ 떨어진 시알코트에서 무슬림 남성 수백명은 스포츠용품 공장 관리자인 스리랑카인 프리얀타 쿠마라 디야와다나게(사망 당시 49세)가 신성모독죄를 저질렀다며 집단 난동을 일으켰다.쿠마라가 이슬람교 예언자 무함마드의 이름이 적힌 포스터를 훼손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를 구하기 위해 현장으로 달려간 동료는 당시 지역 언론에 디야와다나게가 건물 청소를 앞두고 포스터를 제거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진 영상들을 보면 폭도들은 피해자를 길거리로 끌고 나와 돌과 막대로 마구 때리고 그의 몸에 불을 붙였다. 또 불타고 있는 시신 앞에서 셀카를 찍으면서 “신성모독”이라 외치기도 했다. 피해자는 파키스탄에서 10여 년간 공장을 운영해 온 기독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이 사건이 알려지자 잔혹한 행위를 규탄하는 시위가 파키스탄 곳곳에서 열렸다. 임란 칸 당시 총리는 이날을 “수치의 날”이라 표현하면서 철저한 수사를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파키스탄은 법률로 신성모독죄를 처벌하고 있어 이 같은 군중 폭력이 재발할 위험이 높다. 파키스탄은 종교적 신념을 모욕하거나 의도적으로 예배 대상을 파괴하거나 더럽히는 것을 금지한다.이슬람 관련 인물에 대해 경멸적인 발언을 하는 것은 범죄로, 이슬람 경전 쿠란을 ‘괴의로’ 모독하면 종신형에 처할 수 있는 규정이 1982년 추가됐다. 1986년에는 무함마드에 대해 신성모독을 할 경우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는 별도 조항도 삽입됐다.
  • “기모노 기원은 당나라”...10대 기모노 소녀 폭언한 중국인들

    “기모노 기원은 당나라”...10대 기모노 소녀 폭언한 중국인들

    중국의 한 관광지에서 일본 전통의상인 기모노 차림의 여성 관광객에 대해 집단 폭언이 이어진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 매체 펑파이신원 등 다수의 매체들은 지난 17일 중국 랴오닝성 중남부의 도시 판진시의 한 공원에서 기모노 차림으로 사진 촬영 중이었던 10대 소녀에게 다수의 주민들이 몰려가 폭언과 욕설을 가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1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기모노 차림으로 영상과 사진을 촬영 중이었던 10대 소녀 A씨에게 몰려든 이 지역 주민들은 A씨를 향해 “내가 네 부모라면 당장 네 머리채를 잡고 말 것”이라면서 “모욕적인 의상을 입고 촬영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폭력으로라도 무엇이 바른 것인지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는 등의 폭언을 가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A씨와 그의 촬영을 담당했던 사진사는 몰려든 주민들의 폭언이 계속되자 잠시 갈등을 빚던 중 더 큰 폭력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에 몸을 급히 숨겨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사건은 현장에 있었던 관광객이 촬영한 영상이 중국 소셜미디어에 공유되면서 대중에 알려졌다.  이 영상은 곧장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등 다수의 SNS를 통해 총 1억 3000만 명 이상의 중국인들이 시청했고, 기모노 차림의 여성과 이를 비난한 주민들의 폭언과 관련해 찬반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문제는 이 같은 기모노를 착용한 젊은 세대들에 대한 각종 폭언과 비난이 중국에서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2월에도 기모노 차림의 중국인 여성이 관광지 입장을 거부당하는 영상이 확산하면서 중국 내 기모노 착용 논란이 제기됐던 바 있다.  당시 기모노 차림의 한 여성이 지인 세 명과 중국 윈난성 얼하이호 호수에 출입하려다 경비원에게 저지당했는데, 경비원은 여성에게 “이렇게 옷을 입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느냐”, “당신은 난징 대학살을 잊었느냐”고 힐난했거, 이 10대 소녀들은 경비원에게 “중국에 기모노를 입으면 안 된다는 법이 어디있느냐”고 답변했으나, 이들 주변으로 몰려든 주민들 다수가 소녀들을 향해 폭언을 가하자 곧장 공원 밖으로 대피했던 사건이었다. 실제로 당시 촬영돼 SNS에 공유된 영상 속에는 이 소녀들이 기모노를 착용한 것에 분노한 또 다른 관광객들이 “일본인들은 당신의 조상을 죽였지만, 당신은 여전히 기모노를 입고 있다. 당신은 중국인이 아니다”, “부끄럽지도 않으냐, 너희들은 이 사회의 쓰레기다”라며 폭언을 퍼부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이 SNS를 통해 공개된 이후 중국은 때아닌 일본의 전통의상인 기모노가 중국에서 유래된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등 새로운 논쟁이 뜨겁게 제기됐다.  이번 사건 직후 중국의 일부 누리꾼들이 기모노의 중국 유래설에 힘을 싣는 등 일명 ‘기모노 설전’이 연일 SNS에 제기되고 있는 것.  실제로 최근 한 중국의 인플루언서가 일본의 전통 의상인 기모노에 대해 ‘14세기 당나라를 방문한 일본 대표단이 당나라 황제로부터 상당한 양의 의복을 하사 받았고, 수나라와 당나라 의복 스타일을 따라서 만든 것이 기모노’라는 황당한 주장을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 인플루언서는 ‘14세기 당나라 의복 스타일을 그대로 따라 만든 기모노는 이후 600년이 지나는 동안 한치의 변화나 발전이 없는 것’이라고 조롱했다.
  • ‘진영이탈’ 씌워, 승전보 도착 날 참형…비운의 희생양 [서동철 논설위원의 임진왜란 열전]

    ‘진영이탈’ 씌워, 승전보 도착 날 참형…비운의 희생양 [서동철 논설위원의 임진왜란 열전]

    조선군이 참패를 거듭하던 임진왜란 초기 양주 해유령전투는 누구나 인정하는 육전(陸戰) 최초의 승전이다. 부원수 신각은 이 싸움을 승리로 이끌며 조선군과 백성 모두에게 왜적에 맞설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 하지만 신각 장군은 한강방어전에서 패퇴하면서 도원수가 아닌 유도대장 진영에 합류했다는 이유로 해유령 승전이 조정에 알려진 바로 그날 처형되고 말았다. ●양주에서 군사 수습해 왜군 요격 신각 장군은 출생 연대가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1574년 경상좌수사, 1576년 경상우병사, 1587년 경상도방어사로 무관의 요직을 거쳤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좌수사에 임명된 해는 왜란이 일어나기 18년 전이다. 종친이어서 32세에 전라우수사에 올랐을 이억기 장군을 예외로 하면 경상좌수사 당시 신각은 40세가 넘었을 것이다. 1592년 신각은 아무리 적어도 60세 안팎이 아니었을까 싶다. 5월 16일 해유령 승전을 선조수정실록은 이렇게 적고 있다. ‘신각은 처음 부원수로 도원수 김명원을 따라 한강에서 방어했는데, 김명원의 군사가 패하자 이양원을 따라 양주에서 흩어진 군사들을 수습했다. 마침 응원하러 온 함경 병사 이혼을 만나 군사를 합쳐 진을 결성했는데, 마을에 흩어져 약탈하는 왜병을 양주의 게재(蟹嶺·해령)에서 요격해 패배시키고 70급을 베었다. 왜적이 우리나라를 침범한 뒤로 처음 이런 승전이 있었으므로 원근에서 모두 의기가 용동하였다.’ 용동(聳動)이란 솟구쳐 뛰어오르는 듯한 움직임을 가리키니 백성 모두가 승전 소식에 뛸 듯이 기뻐했다는 뜻이다. 게재는 오늘날의 해유령(蟹踰嶺)이다. 게가 넘나들었다는 ‘게너미고개’를 한자로 옮긴 것이다. 해유령은 파주 광탄과 양주 백석을 잇는다. 광탄은 한양에서 개성으로 가는 의주대로에서 혜음령과 임진강의 중간 지점에 해당한다. 한양도성을 점령한 왜군은 다시 북상해 임진강에서 조선군과 대치하고 있었다. 보급이 충분치 않았던 왜군은 주변 지역을 약탈했는데 이들을 노린 기습작전이 성공한 것이다. 해유령의 양주 쪽 경사면인 백석읍 연곡리에는 해유령전첩지(戰捷地)가 조성됐다. ●김명원, “불복종” 패전 책임 물타기 그런데 승전은 어이없는 비극으로 마무리되고 만다. 신각은 임진왜란 역사에서 가장 억울한 장수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징비록’은 도원수 김명원이 임진강에서 올린 장계에 ‘신각이 제멋대로 다른 곳으로 가는 등 명령에 복종하지 않았다’고 썼다. 우의정 유홍이 글을 읽은 대로 임금께 보고했다. 조정은 신각을 처형하려 선전관을 보냈는데, 그 순간 신각의 승리 소식이 전해졌다. 조정에서는 부랴부랴 다른 선전관을 보내 처형을 중단시키려 했지만 이미 신각은 죽은 뒤였다고 했다. 신각의 처형은 조선군이 임진강전투에서도 패퇴한 5월 18일 직후인 듯하다. 김명원은 임진강 방어에는 나름 성공하고 있었지만, 대치가 열흘이 넘어서자 선조는 조급해졌다. 게다가 ‘적군이 서울에 들어와서 며칠 동안 휴식을 취했는데, 멀리서 오느라 발이 부르트고 피곤해 쓰러져 있으니 몽둥이를 가지고도 격퇴할 수 있다’는 잘못된 소문마저 전해졌다. 선조는 도원수에게 ‘임진강을 건너 왜군을 무찌르고 한성을 회복하라’고 재촉했지만, 왜군의 기세를 알고 있던 김명원은 조심스러웠다. 선조는 명나라에 갔던 주청사 한응인이 연경에서 돌아오자 여진족을 상대로 풍부한 전투 경험을 쌓은 평안도 정예병력까지 모두 맡기면서 김명원의 명령을 따르지 않아도 되도록 한다. 한응인은 충주 전투에서 순절한 도순변사 신립의 아우로 함남병사를 지낸 수어사 신할로 하여금 임진강을 건너도록 했다. 신할은 백전노장인 원수별장 유극량의 만류에 ‘늙은 겁쟁이’라고 모욕을 주며 군사를 몰아붙였다. 유극량이 분전했지만 조선군은 몰살당하다시피 했고, 건너편의 병력마저 흩어져 버렸다.●선조, 정치적 처형 결정 당시 신각과 경상좌병사 이각의 처형은 임진강 전투의 오판에 따른 비판에서 비껴 가려는 선조의 ‘정치적 결정’으로 봐도 좋을 것 같다. 그럴수록 동래성 방어전을 회피한 데 이어 울산병영성마저 버리고 새벽에 도주한 이각과는 달리 신각의 처형에는 조정 내부에서도 상당한 성찰이 있었던 듯하다. 광해군 시대 편찬된 선조수정실록이 ‘신각이 비록 무인이기는 하나 나라에 몸바쳐 일을 처리하면서 청렴하고 부지런하였는데, 죄없이 죽었으므로 나라 사람들이 원통하게 여겼다’고 적은 것도 그렇다. 김명원도 신각에 대한 ‘군율(軍律) 시행’으로 한강 방어 실패 책임의 일부는 그에게 돌릴 수 있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선조수정실록에는 ‘유도대장 이양원은 당시 산골짜기에 있었으므로 상황 보고가 끊겼고, 김명원은 부원수 신각이 이양원을 따른다고 핑계대고 도망쳤다고 장계를 올려 처벌할 것을 청했다’는 대목이 보인다. 하지만 선조가 보낸 선전관은 신각이 어디 있는지를 정확히 알고 신속히 달려가 목을 벴다. 신각이 도망가지 않았다는 것을 조정도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다만 비변사가 신각을 명령불복종으로 군법에 회부할 것을 청하는 내용의 선조실록 기사에는 ‘심지어 도원수가 이문하여 잡아가려 하였으나 버티면서 꼼짝도 하지 않으므로 도원수도 어쩔 도리가 없어 장계를 올린 것’이라는 대목이 보인다. 이문(移文)이란 기관과 기관 사이의 소통이다. 김명원이 유도대장 이양원 진영에 신각의 도원수 진영 복귀를 촉구했지만 응하지 않았다는 뜻인 듯싶다. 왜적은 5월 3일 서울에 무혈입성했다. 김명원은 한강을 방어하는 도원수, 이양원은 한양도성을 지키는 유도대장이었다. 앞서 조정은 이양원을 도성을 방어하는 수성대장으로 임명하고 이진·변언수를 각각 좌·우대장, 신각을 중위대장으로 보좌토록 했다. 그런데 조정은 신립 장군이 충주에서 패하자 수도 한양을 버리는 파천을 결정하고 이양원을 임금이 도성 밖에 거동할 때 도성을 지키는 유도대장(留都大將)으로 다시 발령하면서 신각도 이양원 휘하에서 김명원 휘하의 부원수로 옮겨 임명한다. 조정은 한양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실제로 이양원은 “병조가 뽑은 군사는 4500명인데 도성은 3만의 성가퀴에 궁가(弓家)가 7200이니 한 궁가에 한 사람식 배치한다 해도 절반도 채울 수 없으니 증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성가퀴는 성벽 위에 쌓은 낮은 담장, 궁가는 활을 쏠 수 있는 시설을 말한다. 명색이 도원수인 김명원의 군사 역시 1000명 남짓에 불과했다. ●징비록 ‘김명원 무기 버리고 도주’ ‘징비록’은 ‘제천정에 머물고 있던 김명원은 적이 밀어닥치자 그저 바라만 볼 뿐 싸울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가 무기와 화포를 모두 강물 속에 버린 후 옷을 갈아입고 도망치기 시작했다. 한양에 있던 이양원 또한 한강을 지키던 병사들이 흩어졌다는 소식을 듣자 이미 글렀다 생각하곤 양주로 도망쳐 버렸다’ 고 썼다. 제천정은 서울 한남동에 있던 정자다. 며칠 전까지 이양원 휘하의 중위대장이었던 신각이다. 우의정 이양원 휘하로 들어가 싸우는 것을 ‘도주’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8월 말의 연성대첩(延城大捷)은 신각의 비극적 죽음에 안타까움을 더하게 했다. 전 연안부사 이정암이 이끈 의병이 왜군의 나흘 밤낮 공격을 격퇴하고 연안성을 지킨 것이다. 그런데 뜻밖에 신각의 연안부사 시절이 떠올랐다. 1591년 3월 옥천 선비 조헌은 왜의 침략에 대비해야 한다는 상소를 했는데 답이 없었다. 조헌은 아들 조완도를 시켜 평안감사 권징과 연안부사 신각에게 참호를 깊이 파고 성곽을 수리해 수성전(守城戰)을 준비하도록 글을 보냈다. 권징은 크게 웃으면서 ‘황해도와 평안도에 왜적이 올 리가 있겠는가. 돌아가 그대 부친에게 부디 다시는 이런 말을 하지 말라고 하라’ 했다고 한다. 하지만 신각은 그 말을 옳게 여겨 적의 공격에 대비해 대대적으로 성을 수리하며 방어전을 준비했다. 이듬해 왜란이 일어나고 이정암이 연안성을 지켜내자 고을 사람들은 신각을 기리는 비석을 세워 그 공을 기렸다는 것이다. 선조수정실록에 나오는 이야기다. 권징은 임진강 전투 당시 경기감사로 신할과 왜군 공격에 뜻을 모아 조선군을 참패로 이끌었던 인물이다. 신각의 무덤은 알려진 것이 없다. 황해도 연안에 고을 사람들이 세웠다는 비석이 남아 있는지도 알 길이 없다.
  • “영어 발음 왜 저래?” 대만계 후보, 한국계 美 의원에 인종차별 파문

    “영어 발음 왜 저래?” 대만계 후보, 한국계 美 의원에 인종차별 파문

    한국계 미국인 의원이 대만계 경쟁 후보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다. 같은 아시아계 정치인 사이에서 벌어진 사건이라는 점 때문에 한인 사회 충격이 크다. 1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는 캘리포니아주 45지구 미셸 박 스틸(공화, 66) 연방하원의원이 대만계 경쟁 후보에게 조롱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다가오는 선거에서 한국계 이민 1세 박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민 대만계 2세 제이 첸(민주, 44) 후보는 지난 7일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파운틴밸리 한 유대교 회당 선거 유세 도중 박 의원의 영어 발음과 억양을 물고 늘어졌다. 첸 후보는 “최근 그(박 의원)가 또 타운홀 미팅을 했다. 그런데 (말을 이해하기) 어렵다. 그가 말한 것을 고쳐서 이해해야 한다”며 박 의원을 비하했다. 이어 “박 스틸 의원 말을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통역이 필요하다. 그가 말을 많이 할수록 우리 팀에 유리하다”고 비꼬았다. 청중 사이에선 웃음이 터져 나왔다.박 의원은 첸 후보를 즉각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 의원은 “미국에 살며 숱한 인종차별을 겪었지만, 결코 나의 아메리칸 드림을 꺾지는 못했다”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내 영어 발음에 대한 첸 후보의 비난은 모든 이민자에 대한 인종차별 공격이다. 강력히 규탄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 선거 캠프도 즉각 사과를 요구했다. 캠프 대변인은 “미국은 이민자들이 세운 나라다. 우리 사회에서 첸 후보의 인종차별적 발언은 절대 설 자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첸 후보는 중국공산당 공자학원을 우리 교육 시스템에 도입한 인물로 줄곧 비난을 받았다. 이번 비하 발언과 함께 공자학원 지지 이유를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반격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첸 후보는 2010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의 한 통합교육구 교육위원으로 재직할 당시, 관할 교육구에 이른바 ‘공자학원’을 도입했다. 표면적으론 국제중국어교육재단을 표방했으나 실제론 중국공산당 자금 지원을 받는 대외선전 도구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공화당 지도부도 분노를 드러냈다. 케빈 맥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첸 후보 지지를 철회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맥카시 대표는 “민주당은 제이 첸 지지를 철회해야 한다. 철회하지 않는다면 첸 후보 말에 동의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박 의원과 함께 한인 여성으로는 최초로 연방하원에 입성한 캘리포니아주 39지구 영 김(공화, 60) 의원도 첸 후보를 저격했다. 김 의원은 ”첸 후보 발언이 증오심 가득하고 인종차별적이며, 잘못됐다는 것을 이해하는 데는 통역이 필요하지 않다“면서 ”정책 논쟁은 민주주의를 강하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성장환경에 관한 개인적인 비방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박 의원에게 힘을 실었다. 한인 1세 정치인으로 올해 4선에 도전하는 캘리포니아주 68지구 최석호(공화, 78) 하원의원은 ”아시아계가 같은 아시아계 현역 의원을 상대로 한 모욕적인 인종차별 발언이라는 점에서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문제“라고 못 박았다. 최 의원은 ”첸 후보가 자기 부모도 겪었을 만한 억양 문제를 가지고 비하 발언을 했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모든 유권자가 투표를 통해 그를 퇴출해야 한다“고 현지언론에 밝혔다.한국계 이민 1.5세로 캘리포니아 67지구 하원에 출마한 유수연 ABC통합교육구 교육위원장(공화, 54)은 박 의원의 공적을 치하하며 ”첸 후보가 그의 영어 실력을 문제 삼는 것에 대해 실망을 금할 길이 없다“고 했다. 첸 후보와 같은 민주당 소속으로 LA한인타운 전체를 포함하는 캘리포니아주 34지구 연방하원의원에 재도전한 한국계 데이비드 김(민주, 37) 역시 ”그(첸 후보)의 행동은 끔찍하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유세 당시 청중이 아시아계나 라틴계였다면 첸 후보가 그런 발언을 하지 못했을 거란 분석도 나왔다. 그런 면에서 첸 후보의 발언은 더 비겁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을 지적했다. 또 첸 후보가 출마한 캘리포니아주 45지구에 아시아계 유권자가 40%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첸 의원 발언이 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한편 서울에서 태어난 미셸 박 스틸 의원은 14세 때 일본으로 갔다가 19세 때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퍼다인대학교를 거쳐 USC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 ‘절름발이’ 장애 비하 발언에도 국회의원 배상 책임 면했다

    ‘절름발이’ 장애 비하 발언에도 국회의원 배상 책임 면했다

    장애인에 상처를 줄 부적절한 표현 인정1분도 안 걸린 선고...비용도 원고 부담국회의원들의 장애 비하 발언에 대해 법원이 장애인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표현이라면서도 손해배상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13부(부장 홍기찬)는 조태흥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활동가 등 장애인들이 박병석 국회의장과 곽상도·김은혜·윤희숙·이광재·조태용·허은아 등 전현직 국회의원 6명을 상대로 낸 장애인차별구제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박 의장에 대한 청구는 각하, 나머지 의원들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다. 주문을 읽어내려가는 데 걸린 시간은 1분도 채 안 됐다. 소송 비용도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다. 이들 전현직 의원들은 국회 상임위원회, 기자회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한쪽 눈을 감고 우리 편만 바라보고 내 편만 챙기는 외눈박이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 ‘경제부총리가 금융 부분을 확실하게 알지 못하면 정책 수단이 절름발이가 될 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의 갈팡질팡 대일 인식, 그러니 정신분열적이라는 비판까지 받는 것 아닌가’ 등의 표현을 썼다. 이에 원고는 지난해 장애인의날(4월 20일)에 장애 특성을 비하의 목적으로 사용한 의원들에게 1인당 위자료 100만원씩 청구했다. 박 의장에게는 해당 의원들의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회부와 국회의원윤리실천규범에 장애인 모욕 발언 금지 규정을 신설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외눈박이’, ‘절름발이’, ‘정신분열’라는 표현은 장애인을 비하하거나 낮춰 말하는 말 또는 장애인에 대한 혐오감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표현임을 인정할 수 있다”면서도 “정치적 표현에 대해 명예훼손이나 모욕의 범위를 지나치게 넓게 인정하거나 그 경계가 모호해지면 헌법상 표현의 자유는 공허하고 불안한 기본권이 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각 표현이 장애인들과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관련 장애인 개개인에 대한 모욕이 된다고 평가하게 되면 모욕죄 및 모욕으로 인한 불법행위의 성립 범위를 지나치게 확대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의장에 대한 청구를 각하한 것은 원고와 피고 사이의 분쟁이라고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들은 이 사건 각 표현 당시 국회의원의 지위에 있던 자들로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반영한 언어 습관에서 누구보다도 먼저 벗어나, 인권 존중의 가치를 세우고 실천하는 데 앞장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면서 “각 표현은 적절치 못하고 원고들과 같은 장애인들은 상당한 상처와 고통, 수치심 등을 느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우크라 참전 한국인 “젤렌스키 연설 때 텅 빈 국회 부끄럽고 역겨워”

    우크라 참전 한국인 “젤렌스키 연설 때 텅 빈 국회 부끄럽고 역겨워”

    “참상 알고도 아무것도 못하는 정치인과소극적인 정부의 한심함에 역겨움 느껴”“유엔군, 왜 이 나라 위해 싸웠는지 후회할 것”여권법 위반 처벌 방침엔 “원망하지 않아”국회의원 300명 중 50명 참석…좌석 텅타국과 달리 단 한 차례 기립 박수도 없어러 “한국은 우크라 사태에 무관심” 선전러시아가 침공한 우크라이나의 외국인 의용병 부대에 입대한 한 한국인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대한민국 국회에서 화상 연설을 했지만 300명 가운데 불과 50여명만이 참석하는 등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극히 참석률이 저조했던 데 대해 “한국인이란 것에 대해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이 한국인은 “많은 국가의 정치인과 시민들이 당신들의 행동을 기억할 것”이라면서 “언젠가 대한민국이 침공당했을 때 당신들의 행동을 말하며 수많은 나라가 도움을 거부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15일 ‘육군 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을 통해 입수한 입장문에서 우크라이나 국토방위군 국제여단에 입대한 한국인 A씨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국회 연설에 우리나라 국회의원 300명 중 50여명만 참여한 사실을 보고 한국인이란 것에 부끄러움을 느낀다”며 이렇게 밝혔다. 지난 11일 국회 도서관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화상 연설이 있었다. 미국·영국·일본 등에서 열린 연설과 달리 기립박수는 한 차례도 없었고, 의원도 50여명만 참석해 좌석 상당수가 비어있는 모습이 연출됐다. 당시 모습이 담긴 사진은 러시아에서 ‘한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무관심하다’는 선전 소재로 활용되기도 했다.“자유세계 국가 중 어느 나라가 우크라에 이런 모욕을 줬느냐” A씨는 “자유세계 국가 중 어느 나라가 우크라이나에 이런 모욕을 줬느냐”면서 “소수지만 제 의용군 동료들도 한국 정치인들의 행동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많은 나라에 도움을 받았던 나라가 적이 무섭고 경제가 악화할까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고 한반도에 묻힌 수많은 유엔군이 왜 이런 나라를 위해 싸웠는지 후회할 것 같다”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A씨는 “이 전쟁은 우크라이나만의 전쟁이 아니다”라면서 “자유세계의 일원이자 지구촌의 일원으로서 권위주의 세계와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우크라이나 입국자들을 여권법 위반으로 처벌하겠다고 한 점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저를 처벌해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미워하거나 원망하지 않는다”라면서 “하지만 이 참상을 알고도 아무것도 못 하는 정치인들과 소극적인 정부의 한심함에 역겨움을 느낀다”고 말하기도 했다. A씨는 지난달 27일에도 육대전을 통해 국제여단 입대 이유를 밝히는 입장문을 게시하기도 했다.젤렌스키 “6·25 전쟁 이겨낸 한국,국제사회가 많은 도움…도와 달라”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1일 국회 화상연설에서 한국전쟁을 거론했다.  그는 이날 국회 연설에서 “우리는 20세기에 이런 파괴를 많이 봤다.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1950년대에 전쟁을 한 번 겪었고, 수많은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면서 “하지만 한국은 이겨냈다. 그때는 국제사회가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정부에서도 도움을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하지만 우리는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살아남고, 이기려면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며 러시아에 맞설 수 있도록 무기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배, 러시아 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여러 가지 군사 장비가 한국에 있다”면서 “저희가 러시아에 맞설 수 있도록 대한민국에서 도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약 17분간 진행된 연설에서 자국을 침공한 러시아의 무자비함과 전쟁의 참상을 전달하며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했다. 시종일관 심각한 표정으로 주먹을 쥐고 책상을 가볍게 내리치는 등 제스처도 함께였다. 그가 연설 막바지에 공개한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영상은 장내를 더욱 숙연케 했다. 이날 연설에는 이광재 국회 외통위원장,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를 포함해 약 50여 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국회 도서관 대강당 곳곳이 비어 있는 모습이 카메라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다른 나라 연설과 달리 기립박수는 한 차례도 없었다.
  • “구글 번역기도 정치색?”...‘친애하는 러시아인’ 넣자 ‘죽은 러시아인’

    “구글 번역기도 정치색?”...‘친애하는 러시아인’ 넣자 ‘죽은 러시아인’

    구글 번역기가 러시아에 대한 적대감 표출로 고의적인 오번역을 반복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 기관지 관찰자망은 러시아 국영통신사 리아노보스티의 보도를 인용해 ‘구글 번역기에 영문으로 친애하는 러시아인(dear russians)이라는 문자를 입력하면 번역기가 이와 정반대의 내용인 죽은 러시아인(dead russians)으로 오번역한 것과 관련해 러시아 누리꾼들의 항의가 잇따랐다’고 15일 보도했다.   러시아 당국은 구글에 이번 오번역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는 등 공식적인 항의문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매체 리아노보스티는 ‘러시아인이라는 문자 대신 미국인이라고 단어를 변경해 입력하면 이 같은 오번역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에 집중했다.  러시아 통신규제당국 정보기술미디어감독국은 구글 이번 오번역 사태는 러시아어 사용자에 대한 명백한 인권 침해라고 주장, 구글의 극작적인 번역 오류 시정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구글의 이 같은 오번역 사례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데 중국과 러시아 매체들은 집중하는 분위기다. 일부 양국 누리꾼들은 미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포털사이트가 고의로 중-러 양국에 비판적인 내용의 오번역 사례를 방조, 방치하고 있다는 비난도 제기했다.  실제로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구글의 영어 번역 시스템에 중국어로 ‘에이즈 바이러스’라는 특정 단어를 입력하자 ‘우한 사람’이라고 엉뚱한 번역을 내놔 중국 누리꾼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산 바 있다.  우한은 중국 화동지역인 후베이성의 성도다. 중국 내 첫 코로나19 발병자가 발견되면서 국제 사회로부터 코로나19 발병지라는 오명을 얻는 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지역이다.   구글 번역기 오류에 대한 문제가 중국에서 처음 불거졌던 지난해 11월 당시, 구글 러시아 번역기에 ‘에이즈 감염자’라는 단어를 입력한 경우에도 ‘우한 사람’이라는 결과가 도출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한동안 계속됐다.  당시 중국의 한 누리꾼은 구글이 번역기 오번역을 남용해 중국인에게 모욕감을 줬다는 내용을 공개하며 “구글 번역에 그 외의 ‘신문’, ‘전파’ 등 다수의 단어를 입력할 시에는 동일한 단어로 번역 결과가 도출된다”면서 “때문에 특정 단어에 대해서만 오답을 내놓는 악의적인 번역 오류 사례”라고 주장했다.  번역 오류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큰 공분을 일으켰다.  한 누리꾼은 “내 눈을 믿을 수 없다”면서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이 특정 단어에만 유독 불쾌한 번역 오류를 도출하는 것은 악의적인 번역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도가 지나친 번역 오류 사례다”고 지적했다. 또, 일부 누리꾼들은 최근 불거진 중미 외교 갈등과 연계해 “미국이 이런 유치한 방식으로 모든 면에서 중국을 비방하고 있다”면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중국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를 세뇌하기 위해 비열하고 유치한 행각을 획책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구글은 지난 2016년부터 웹과 모바일 ‘구글 번역’ 서비스에서 영어-중국어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당시 구글 측은 영어-중국어 번역 서비스를 최초로 도입, 기타 언어 번역 서비스 대비 중국어 번역이 가장 어려운 일이며 중국어 사용자가 많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지 언론을 통해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현재 구글 번역은 이른바 ‘딥러닝’으로 불리는 기술을 활용해 오고 있다. 인간의 두뇌 신경망처럼 스스로 학습해 지식을 확장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인공 신경망 기술을 적용해오고 있는 것.  기계가 방대한 단어와 구절, 문장을 기억하고 연관성이 없는 것은 하나씩 없애는 방식으로 정확한 해석을 해나갈 수 있는 학습능력과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입력된 특정 단어에 대해 인공지능은 훈련에 사용된 방대한 자체적인 사전을 활용해 가장 적합한 단어를 찾아내는 방식이다.   영어와 중국어 번역에는 약 수억 개의 문장을 활용해 가장 적합한 번역 결과를 도출하는 방식이다. 영어와 프랑스어 번역에는 무려 25억 개 이상의 문장이 활용된다.  단, 이 외에도 번역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사용자들이 직접 번역을 제안할 수 있도록 조성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 [열린세상] 동족혐오증후군/김세연 전 국회의원

    [열린세상] 동족혐오증후군/김세연 전 국회의원

    성격 유형 검사인 ‘MBTI’ 열풍이 분다. 많은 비판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4개 기준별 2개 유형, 도합 16개 유형이 빚어 내는 인간관계의 다양성과 역동성 덕분에 자기 자신과 주변 타인에 대해 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가족, 친구, 동료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실은 잘못된 것이 아니라 단지 성향이 나와 다른 것일 뿐이라는 깨달음을 얻고 나면 인간관계 속에서 불화나 갈등이 자리잡을 이유가 없어진다. 오판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더 잘 알기 위해서, 더욱 본질적으로는 나 자신을 더 잘 알기 위해서 MBTI 확산의 순기능이 있다고 본다. MBTI 16개 ‘부족’ 중 너와 내가 각각 어디에 속하는지를 알고 나면 우리 사회의 크고 작은 영역에서 갈등의 예방 및 해소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기업에서도 팀워크 향상을 위해 이 방법론의 도입이 늘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우리의 무의식을 강력히 지배해 왔던 ‘다른 것은 곧 틀린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깰 수 있는 기회가 마침내 찾아온 것은 아닌가 하는 기대감도 든다. 우리 정치에서도 ‘다른 건 단지 다른 것일 뿐 틀린 게 아니다’라는 상식이 통할 수 있을까. 한국 정치의 고질병 중 최악은 ‘친(親)아무개’ 식의 분파 형성이라 본다. ‘정당’의 사전적 정의 중 가장 간단한 것은 ‘정치적 견해를 같이하는 사람들의 집단’이다. 집단의 크기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획일화ㆍ균질화된 생각을 가질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므로 어떤 기준으로든 분파가 만들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우리나라의 정당이 정말 ‘정치적 견해를 같이하는 사람들의 집단’이라면 정당을 구성하는 1차 하위 집단들의 명칭이 ‘급진파’, ‘중도파’, ‘보수파’같이 철학이나 노선의 차이를 반영하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지 않고 ‘친노’, ‘친이’, ‘친박’, ‘친문’, ‘친명’, ‘친윤’ 따위로 사람 성씨 앞에 ‘친(親)’ 자를 붙여 놓는다는 것은 의식의 수준이 원시부족사회에서의 ‘족장 숭배’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고백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정치 현상 관찰에서 흥미로운 대목은 대체로 기득권 양대 정당의 주류를 차지하는 과격 분파는 부족장 개인에 대한 충성심 과시와 결사 보위를 미덕으로 여기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주로 비주류 입장에 놓이는 온건 분파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상식과 합리를 유지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문제는 각 당이 상대 정당과 거칠고 날 선 비난을 주고받지만, 이 중 주류 과격 분파는 상대 당보다 오히려 같은 당의 비주류 온건 분파에 대해 더 강렬한 적개심을 갖는 것 같다는 것이다. 과연 이 사람들이 ‘정치적 견해를 같이하는 사람들’이 맞나 하는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정당을 함께 구성하고 있는 이유도 이해할 수 없게 된다. 큰 차이보다 작은 차이에 더 분노하는 심리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근소한 차이로나마 이길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로 ‘반명ㆍ친낙’화한 일부 ‘친문’들이 진영을 넘어 월경(越境)했기 때문으로 보는 분석도 있다. 양심의 표출이었다면 긍정적이나 증오, 혐오 또는 분노 때문이었다면 정치 퇴행일 수 있다. 감정과 충동의 노예가 돼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유의 격정에 휩싸여 동물적 지배 욕구를 배설하는 자들의 정치로는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어 내기 어렵다.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타협할 줄 모르며 자신만이 절대선이라고 착각하는 자들은 공직을 맡지 말아야 한다. 출마를 하더라도 시민들이 투표를 통해 걸러 내야 한다. 왜 우리는 상시적으로 정치적 내전 상태에 있어야 하나? 경쟁자를 공존이 아닌 절멸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은 비극적이다. 다르면 그냥 다른 거지 왜 제거해야만 직성이 풀리나.
  • “중국인 싫다 말할 자유 있어야”…‘인종차별’ 백인 부부, 법원 소환중 또 폭언

    “중국인 싫다 말할 자유 있어야”…‘인종차별’ 백인 부부, 법원 소환중 또 폭언

    인종차별 목적으로 한 폭행 혐의로 재판에 소환된 백인 부부가 현장 상황을 취재하던 아시아계 카메라맨을 향해 또 인정차별 폭언을 해 충격이다. 사건은 지난 8일(현지시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리치먼드 지방법원 앞에서 대기하던 취재진을 향한 갑작스러운 폭언으로 시작됐다.  이날 재판은 지난해 3월 리치먼드 커피숍을 찾은 백인 부부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무시하자, 이 사실을 안내하려던 아시아계 직원에게 욕설을 퍼붓고 뜨거운 커피를 얼굴에 끼얹은 피의 사실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법원 앞에는 다수의 방송 취재진이 몰렸는데 이 중에는 아시아계 캐나다 국적의 카메라맨도 있었다. 그런데 피고인 A씨가 카메라맨 쪽으로 돌아선 뒤 인종차별적 욕설을 가한 모습이 고스란히 찍혀 공개됐다. A씨 부부는 아시아계 카페 여직원 니키에게 “캐나다를 당장 떠나라, 너의 조국 중국으로 돌아가라”며 인종차별적인 모욕을 가했고, A씨의 남편은 니키의 얼굴을 향해 뜨거운 커피를 끼얹으면서 뿌리깊은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이들의 인종차별적 언행과 폭행으로 피해를 입은 직원은 곧장 관할 파출소를 찾아 피해 사실을 호소했고, 지난해 6월과 7월 두 차례 재판이 열린 데 이어 지난 8일 세 번째 재판이 개최됐다. 이번 재판이 열린 법원 앞에는 ‘반아시아계 증오를 멈춰라’는 슬로건을 든 아시아계 캐나다 주민 다수가 피의자 A씨 부부의 언행을 비판하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피의자 두 사람은 이 슬로건을 보란 듯이 무시하고 지나쳤고, 현장에 대기 중이었던 캐나다 공영 CTV방송 제작진의 카메라를 향해 돌아서, “내게는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난 중국인을 좋아하지 않으며, 좋아하지 않기에 중국으로 돌아가라고 말했을 뿐”이라며 재판이 오히려 부당하게 열렸다는 입장을 강하게 피력했다. 그러면서 “만약 누군가 중국인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캐나다에는 그것을 말할 자유가 있다”면서 “나는 중국인을 좋아하기 않기에 그렇게 말했을 뿐 문제가 없다”고 했다. 또 A씨는 현장에 있던 아시아계 카메라맨을 향해 “내 몸에 손대지 말라”면서 “여기는 캐나다다. 중국인이 사는 곳이 아니며, 캐나다 국민 모두 영국인이나 프랑스인, 독일인이 캐나다에 거주하길 원할 뿐 중국인이 체류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장에 있던 아시아증오범죄반대조직(SAAHCAG)의 왕리는 “피고인 두 사람의 노골적인 인종차별적인 발언과 법원에 대한 경멸에 충격 받았다”면서 “이들은 100년 전 근대화 시기의 백인 우월주의에서 단 한 발자국도 발전하지 못한 채 당시의 무지한 사고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 그들과 같은 생각을 하고, 지지하는 이들이 어딘가에 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두려울 정도다”고 했다.   한편, A씨와 그의 남편은 자신들을 변호할 적절한 변호사를 고용할 비용이 없다는 이유로 현지 법원에 무료 법률 지원을 한 상태다. 이 때문에 A씨 부부와 관련된 재심은 오는 9월 15~16일로 연기된 상태다.
  • 중국의 뿌리깊은 지역 차별…“허난성 출신자는 쓰레기” 발언 논란

    중국의 뿌리깊은 지역 차별…“허난성 출신자는 쓰레기” 발언 논란

    중원은 오랜 중국사의 주요 무대였다. 소림사의 고향이자 중국민족의 발원지였던 이곳에 자리 잡은 허난(河南)성이 오늘날에는 중국인들에게 멸시와 차별의 대상이 됐다. 수도 베이징이 북동쪽에 치우쳐 있는 것을 고려하면, 허난성이야말로 중국의 정중앙이다. 허난성은 과거 황하 문명의 발상지이자 노자, 장자 등 걸출한 사상가를 배출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그런데도 허난성과 이곳 출신자에 대한 다수의 중국인이 갖는 인상은 고대 중국 역사의 주무대였던 중원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최근 이와 관련해 현지 소셜미디어를 뜨겁게 달군 사건이 발생해 이목이 집중됐다. 사건은 지난 12일 허난성 출신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누리꾼 A씨가 온라인 상점을 통해 물건을 주문했으나, 서비스 직원으로부터 자신의 주소지가 허난성으로 확인된 직후 심각한 모욕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A씨가 공개한 온라인 상점의 서비스센터 직원과의 대화 내용에 따르면, 상품 구매자인 그는 서비스 센터를 통해 상품과 관련한 문의를 했으나 해당 서비스센터 직원으로부터 ‘허난성은 대표적인 빈민가이며 (A씨가 재학 중인) 허난이공대학은 서비스 센터 직원의 모교인 쓰촨대학보다 질 낮은 쓰레기 대학이다’는 모욕적인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A씨는 해당 대화록을 증거로 온라인 유통업체에 피해 사례를 제보했고, 업체 측은 허난성에 대한 지역 차별적 발언을 한 문제의 직원에게 해직 통보를 결정했다고 발표한 상태다. 하지만 사건이 SNS를 통해 공유된 직후 현지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중국에서 허난성과 허난성 출신자에 대한 중국인들의 뿌리 깊은 차별은 비단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비판과 자성에 대한 목소리가 동시에 제기됐다.실제로 인구 1억 명의 허난성은 개혁·개방에서 소외돼 농업 기반의 산업으로 중국에서 가장 궁핍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제대로 된 공장이 없어 대도시로 넘어가 빈민층을 형성하며 소매치기나 사기꾼 등 범죄에 빠져드는 사람이 늘었다. 곧 ‘허난 사람은 도둑놈’이라는 사회적 편견이 만들어지며 허난성 출신은 기업 입사 때 불이익을 받기도 했다. 더욱이 허난성에 대한 차별은 민간인들을 넘어 지역 정부의 내부 지침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1월 중국 후베이성 정부는 ‘허난성 출신자는 채용하지 말라’는 내부 방역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진위를 두고 논란이 뜨겁게 제기됐던 바 있다. 지난 1월 6일 후베이성 방역 당국이 발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베이성 방역 당국은 해당 문서에서 신규 직원 채용 조건 1순위로 ‘허난성 출신자는 선발하지 말 것’을 들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에서는 지역 정부가 나서서 지역주의를 조장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공개된 문서에는 △후베이성에 거주하는 허난성 출신자는 이 시기 고향으로 돌아가지 말 것 △허난성에서 출발한 각종 화물은 성내 진입을 금지할 것 △허난성 출신자가 후베이성에 진입할 때는 신분을 집중적으로 검사하고, 격리 호텔과 이동 경로 등에 대한 정보를 등록해 성 정부에 신속히 보고할 것 등의 허난성 출신자를 겨냥한 상세한 차별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 문서는 내부적으로 발부된 후, 후베이성 각 지역의 경제정보화국과 경제개발구 등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직후 한동안 논란이 계속되자 중국 방역통제사령부는 공식 입장문을 공고하며 “그런 문서는 발행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다만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등의 문제로 감염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된 지역 출신자들이 입경하는 것을 원치 않는 분위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일부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시인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한편,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가 2000년대 초반 허난성 성장과 당 서기를 지낼 당시 허난성에 대한 지역 차별과 편견을 없애는 것을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꼽을 정도였으니, 중국인들이 가진 허난성에 대한 뿌리 깊은 차별의 심각성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 홍콩서 피부색 차별 논란...34만명 필리핀 가사노동자들 ‘발끈’

    홍콩서 피부색 차별 논란...34만명 필리핀 가사노동자들 ‘발끈’

    홍콩에서 때아닌 피부색을 기준으로 한 인종차별 문제가 불거져 논란이다. 740만 명의 홍콩 인구 중 약 20분의 1인 34만 명의 필리핀 출신 외국인 근로자들이 최근 홍콩에서 방영된 드라마의 제작진을 겨냥해 인종차별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논란이 된 것은 지난 4일 홍콩 민영방송 TBV에서 방영을 시작한 드라마 ‘진샤오다샤2’(金宵大厦2)에 출연한 여배우 프란체스카 웡이 필리핀 가사노동자역을 연기하며 자신의 피부색을 인위적으로 어둡게 화장한 것이 문제가 됐다.  연극이나 드라마 촬영 시 백인 배우들이 다른 인종의 얼굴을 표현하기 위해 피부색을 인위적으로 갈색 화장품으로 진하게 만드는 것을 ‘브라운 페이스’ 논란이 홍콩에 체류 중인 필리핀 출신의 외국인 근로자들 사이에서 불거졌던 셈이다.  매주 월~금요일 오후 21시 30분(현지시각)의 황금 시간대에 방영되며 홍콩 주민들 사이에 큰 화제가 된 이 드라마의 여주인공 프란체스카 웡은 캐나다계 홍콩 배우로 그는 이 작품에서 필리핀계 가사노동자 역을 연기했다. 최근 그는 눈에 띄게 어두운 갈색의 분장을 하고 소셜미디어에 등장, 얼굴 뿐만 아니라 팔과 다리에도 어두운 색의 분장을 이어가는 모습을 공개했다.  SNS에 공개된 영상 속 웡은 “지금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신 중이다. 썬탠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다”고 발언했고, 그는 이 영상을 촬영하면서 필리핀식 억양으로 발음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현지 언론을 지적이다.  그의 영상이 SNS에 공유된 직후 현지에 체류 중인 필리핀 커뮤니티에서는 웡의 언행과 드라마 제작진의 캐스팅을 두고 비난의 목소리가 거센 상황이다.  홍콩에서 모델로 활동 중인 중국계 필리핀 배우 사브리나 맨은 “웡 씨가 역할을 위해 피부를 인위적으로 검게 색칠한 것은 적절한 선택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필리핀계 노동자들은 지금껏 홍콩을 위해 많은 일을 감당해왔다. 많은 것을 이해하고 감수하며 살고 있는 필리핀 출신의 노동자들에게 드라마 제작진과 웡 씨의 행동은 매우 무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작진이 필리핀계 가사노동자 역할을 할 여배우로 홍콩에 체류 중인 필리핀계 배우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라는 점을 거듭 지적하며, 필리핀인 역할을 연기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검은색 피부를 칠하는 등의 방법을 동원한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또, 홍콩에서 출생한 필리핀계 작가 지안 소리아노는 “홍콩에는 이미 필리핀 여성을 연기할 수많은 필리핀 여배우들이 있다”면서 “필리핀 출신의 노동자들은 그들의 얼굴로 그들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기준, 홍콩에는 총 34만 명의 외국 국적의 가사노동자가 체류 중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출신자들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들은 월평균 4630홍콩달러의 최저 임금을 받으며, 일주일 평균 6일 이상의 고된 노동 환경에 처해 있다는 게 현지 언론 더 스탠다드의 지적이다.  실제로 홍콩에 체류하며 가사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국제이주민연맹의 에니 레스타리 회장은 “이번 TBV의 선택은 현지에 거주하며 각종 차별을 마주해야 하는 외국계 가사노동자들에 대한 분명한 모욕”이라면서 “이번 사건과 같은 문화적 차별은 사실상 홍콩에 존재하고 있는 정치적, 경제적 불평등의 한 단면을 보여준 사례다”고 비판했다.  문제는 지난 1974년 이후 눈에 띄게 증가하기 시작하며 지난해 30만 명 이상의 필리핀계 가사노동자가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된 홍콩에서 필리핀계 이주민에 대한 차별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2010년 홍콩의 유명 저널리스트인 타오제가 영문잡지 ‘홍콩 매거진’에 기고한 칼럼에서 ‘필리핀은 하인국가’라고 표현해 인종차별 논란에 불을 지핀 바 있다.  당시 해당 칼럼에는 중국과 필리핀 사이에 벌어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겨냥해 ‘하인국가인 필리핀이 주인에게 타격을 입혀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담겼던 것.  또, 그는 해당 칼럼을 통해 ‘내가 고용한 가사도우미에게 만약 인센티브를 더 받고 싶다면 필리핀 동포들에게 남중국해는 중국 영토라는 것을 말하라고 경고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당시 논란으로 필리핀 이민국은 타오제를 필리핀 입금 금지 블랙리스트에 올릴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홍콩은 지난 1970년대 중반부터 비약적인 경제 발전을 하며 필리핀 출신의 외국인 근로자의 근로 이주 문을 개방한 바 있다.  특히 필리핀 정부는 1974년부터 ‘노동자 해외송출제도’를 시행하며 외화벌이를 독려했고, 홍콩과 필리핀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지난해 기준 무려 34만 명에 달하는 필리핀 가사노동자가 홍콩에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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