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모욕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 스페인축구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 유니클로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182
  • 일본 경찰 “헤이트 스피치 등 불법 혐한 시위 엄단하겠다”

    일본 경찰 “헤이트 스피치 등 불법 혐한 시위 엄단하겠다”

    우익 성향의 일본 시민들이 혐한 시위 때 내뱉는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 일명 혐오 표현(특정 민족, 국민 등을 조롱하고 위협하는 표현)에 대해 일본 경찰청이 현행법을 적용해 엄단하겠다는 방침을 일선에 통보했다. 3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찰은 헤이트 스피치 시위 행위에 대해 명예훼손죄나 모욕죄 등 현행법을 적용해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을 굳혔다. 일본 경찰의 엄단 방침은 지난달 24일 일본 국회를 통과한 혐한 시위 대책법(일본 외 출신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적 언동의 해소를 향한 대응 추진에 관한 법)이 이날 발효된 것에 따른 행정 당국의 후속 조치다. ‘헤이트 스피치법’이라 불린 이 법은 ‘적법하게 일본에 거주하는 일본 이외의 출신자와 후손’을 대상으로 ‘차별 의식을 조장할 목적으로 생명과 신체 등에 위해를 가하는 뜻을 알리거나 현저히 모욕하는 행위’를 차별적 언동으로 정의하고 ‘용인하지 않음을 선언한다’는 문구를 명시했다. 비록 법률 안에 처벌 규정은 없지만 헤이트 스피치가 나오는 혐한 시위를 용인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하는 법률이 제정된 것을 계기로 혐한 세력이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제기됐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현우 ‘딴따라’ 깜짝 출연, 홀연히 사라진 가수 최준하 역 ‘경악 표정?’

    이현우 ‘딴따라’ 깜짝 출연, 홀연히 사라진 가수 최준하 역 ‘경악 표정?’

    ‘딴따라’에 배우 겸 가수 이현우가 특별 출연한다. SBS 수목 드라마스페셜 ‘딴따라’(극본 유영아/ 연출 홍성창, 이광영/ 제작 웰메이드 예당, 재미난 프로젝트)에서 이현우가 맡은 역할은 2집 앨범 발표 후 홀연히 사라진 가수 ‘최준하’로, 거대 기획사 케이탑 대표 전노민(이준석 역)의 악행을 밝힐 수 있는 주요인물이다. 지난 1일 방송된 13회에서 조하늘(강민혁 분)의 형 조성현(조복래 분)의 죽음에 얽힌 사연이 공개돼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자신의 곡이 이준석(전노민 분)에 의해 최준하(이현우 분)의 자작곡으로 둔갑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조성현은 이준석에게 곡을 돌려달라고 했다가 오히려 모욕을 당했고, 절망감과 무력감에 죽음을 택한 것. 그런 가운데, 극중 조성현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가수 최준하 역으로 이현우가 특별 출연해 눈길을 끈다. 공개된 스틸 속 이현우는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고 호텔 프론트에 서 있는 모습. 간소한 짐 가방을 들고 체크인 하는 이현우의 모습이 잠시 여행을 온 듯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특히 흔적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꽁꽁 숨어 있던 그가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사연과 이유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어 경악한 표정의 이현우가 포착돼 궁금증을 한껏 끌어올린다. 그는 굳은 얼굴로 맞은 편을 바라보고 있다. 마치 얼음이 된 듯 굳어버린 그의 표정에서 당혹스러움과 두려움이 느껴져 긴장감을 자아내는 동시에 그가 왜 경악한 것인지, 누구와 함께 있는 것인지 궁금증을 무한 자극한다. ‘딴따라’ 제작진은 “오늘(2일) 방송되는 14회에서 이현우가 최준하 역으로 특별 출연한다. 최준하는 극중 신석호와 이준석 사이에 아직 풀리지 않은 갈등 요소인 ‘조성현의 죽음’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인물로, 이준석의 악행을 밝힐 증거 그 자체이다. 그의 등장으로 인해 ‘딴따라’ 속 숨어있던 갈등이 폭발해 긴장감을 더할 것”이라며 “지난 달 31일 첫 촬영을 진행한 이현우가 최준하의 미스터리한 마음을 잘 표현해 흥미진진한 전개에 힘을 실었다. 그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 지켜봐 주길 바란다”라고 밝혀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한편, SBS 드라마스페셜 ‘딴따라’는 벼랑 끝에서 만난 안하무인 매니저와 생초짜 밴드 딴따라의 꽃길 인생작 프로젝트를 그린다. 오늘(2일) 밤 10시 14회가 방송된다. 사진=웰메이드 예당, 재미난 프로젝트 제공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박지원 “세비반납 하기 싫으면 그만이지 시비거는건 옳지 않아”

    박지원 “세비반납 하기 싫으면 그만이지 시비거는건 옳지 않아”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2일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밝힌 ‘세비 반납’ 방침을 비판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 대해 “하기 싫으면 자기들만 안 하면 되지, 국민 요구를 받아들이는 국민의당에게 시비를 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 참석해 “여기(세비 반납)에 시비를 거는 것은 공당으로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안철수 대표의 무노동·무임금 발언은 시의적절했고, 의원총회를 통과하지 않았지만 (세비 반납은) 사실상 당론으로 결정된 사항이란 것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전날 안 대표는 법정 기일인 7일까지 원 구성 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하면 세비를 반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우 원내대표는 같은 날 세비반납 주장에 대해 “모욕감을 느낀다”, “유치하다”며 신경전을 벌였다. 자칫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자 우상호 원내대표는 신속하게 진화에 나섰다. 이날 원내대책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어제 세비 관련 발언은 안철수 대표를 비판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정치인들에게 가해지는 일반적인 반정치적 원리에 대한 원론적 입장이었다. 안 대표와 국민의당,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며 공개 사과했다. 앞서 우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양당의 공조 위해서라도 자제를 하면서 상대 대표에게 품격있는 말씀을 오고 가야 한다. 우 원내대표의 사과 진심으로 환영하고 감사한다”고 받아들였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安 “원구성 때까지 세비 안 받겠다”… 더민주 “유치”

    安 “원구성 때까지 세비 안 받겠다”… 더민주 “유치”

    19대 국회에 이어 20대 국회에서도 여야 간 ‘세비 반납’ 논란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당은 1일 20대 국회에서 법정 시한 내 원 구성이 완료되지 않으면 세비를 반납하겠다고 선언했고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부정적인 뜻을 표했다. 국민의당 안철수(얼굴)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국회가 제때 일을 시작하지 못한다면 국민의당은 원 구성이 될 때까지 세비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 공백은 국정에 대한 감시와 견제의 공백으로 이어지고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 대표는 “20대 국회의 정상적인 출발은 국민과의 약속”이라면서 “한국 어디에도 일하지 않고 버젓이 돈 받는 국민은 없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가 다른 당에 세비 반납 제안을 했는데 부정적인 답변을 받은 걸로 안다”면서 “안 대표가 ‘우리 당만이라도 하자’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는 원 구성이 개원 한 달 뒤 이뤄지면서 새누리당이 세비를 반납했다. 당시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한달치 세비를 자진 반납하겠다고 결정하면서 일부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더민주의 전신 민주통합당은 “정치 쇼”라며 비판했다. 더민주는 이번에도 세비 반납은 불가능하다는 뜻을 밝혔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우리가 월급에 연연하는 것도 아닌데 모욕감을 느낀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우 원내대표는 “국회의원 세비에 대해 시비를 거는 것이 제일 유치하다”면서 “그렇게 말하면 남북 대화가 1년여간 이뤄지지 않고 있으니 통일부 장관은 1년치 월급을 반납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야당이 잘 진행 중이었던 원 구성 협상판을 왜 깨뜨렸는지부터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19대 국회 때도 새누리당이 세비를 반납하기로 결정했는데 당시 의원총회를 거쳐 결정했었다”면서 “이는 원내지도부가 바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의원들의 총의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 새끼”막말하고, 술 마시고 성추행 일삼은 교사

    “×× 새끼”막말하고, 술 마시고 성추행 일삼은 교사

    전북 순창군의 A 고등학교 교사가 학생들에게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일삼고 상습적으로 여고생을 성추행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일 전북도교육청 학생인권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전북지역 A 고교의 B 교사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학생들에게 ‘×× 새끼, ×만도 못한 새끼, ×새끼’ 등의 욕설을 아무렇지도 않게 퍼부어댔다. 그는 또 강당에서 치마를 입은 여고생을 보고는 “모두의 눈에 불편하다, 치마 입지 마라, 바지 살 돈 없느냐”는 등의 모욕적인 말을 했다. 2014년 6월에는 술을 마시고 야간자율학습을 하는 여고생을 학생부실로 불러내 얼굴을 깨물고 두 팔로 껴안은 등 강제추행했다. 그는 평소에도 학생을 지도한다며 손으로 여고생의 엉덩이를 때리는 일이 잦았고 교복을 입었는지 검사한다며 체육복 상의의 지퍼를 내리기도 했다. 잘못해 적발된 여학생에게는 ‘뽀뽀하면 봐주겠다’는 말을 하곤 했으며 여학생의 손을 잡거나 어깨동무를 하고 학교 운동장을 도는 엽기 행각을 벌였다. 강제로 학생들의 휴대전화를 열어보고, 흡연 여부를 파악한다며 소변검사를 하기도 했다. 사건을 조사한 학생인권심의위는 이 교사가 학생들의 인격권과 개인정보 결정권, 사생활의 비밀을 보호받을 권리 등을 심각하게 침해했다며 전북도교육감에게 징계를 권고했다. 성추행은 징계로 끝낼 수 없는 중대 사안이라고 판단하고 경찰에 형사고발 하기로 했다. 도내 C 초등학교 6학년 담임인 D 교사는 지난 4월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세월호 리본’을 보고 “2년이 지난 교통사고로 죽은 사람들까지 추모할 필요가 없다”는 막말을 했다. 그는 “나라를 구하려고 돌아가신 군인들은 추모하지 않으면서 그러느냐”며 이같이 발언했다. 그는 “우리 반은 리본을 달고 다니지 마라”는 지시를 하기도 했다. 학생인권심의위는 표현의 자유를 강압적으로 제한한 부적절한 처사라고 보고 전북교육청에 징계를 요구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혐오에 빠진 대한민국(하)] “식당서 나가” “한국서 나가” “징그럽다”…삶이 차별받는 弱者들

    [혐오에 빠진 대한민국(하)] “식당서 나가” “한국서 나가” “징그럽다”…삶이 차별받는 弱者들

    “휠체어를 탄 게 무슨 문제가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식당에서 무조건 나가라는 겁니다.” 전동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김모(55·여·지체장애 1급)씨는 지난 1월 서울 강동구의 한 돈가스 음식점에 식사를 하러 들어가려다 문전박대를 당했다. “가게 주인이 휠체어는 공간을 많이 차지해 통행에 방해가 된다더군요. 휠체어가 탁자 하나 정도 크기라고 따졌더니 가게 주인도 목소리를 높였어요. 결국 장애인들이 식당에 있으면 일반 손님들이 안 들어온다고 소리를 지르더군요.” 김씨가 혐오 발언을 들은 것은 이때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지하철 왕십리역 복도를 지날 때는 한 시민에게서 ‘왜 걸리적거리게 돌아다니냐. 집구석에나 있지’라는 말을 들었고, 한 노인은 그를 보고 ‘요즘엔 안락사도 있던데…’라며 혀를 찼다. 지난 17일 강남역 인근 화장실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계기로 우리 사회에 내재됐던 혐오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약자가 강자에게 분노를 표출하지 못하고 오히려 약자끼리 혐오하는 현상이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성, 장애인, 이주 노동자, 난민,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를 차별이 없어야 하는 대등한 관계가 아니라 ‘위협의 대상’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김형완 인권정책연구소장은 30일 “혐오는 개인의 기호 또는 주관적 감정이 아니라 사회적 맥락 속에서 생기는 사회적 현상”이라며 “계층 이동이 힘들어지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상실하면서 생긴 피해의식이 위협적 표현, 조롱 등의 형태로 사회적 약자에게 표출되는 것이 ‘혐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장애인인권침해예방센터에 접수된 장애인의 ‘정서적 학대’ 상담 건수 389건 가운데는 ‘비하 발언 등 언어폭력’과 관련한 것이 138건(35.5%)으로 가장 많았다. ‘모욕’ 관련 상담이 46건(11.8%), ‘사이버상의 언어폭력’과 ‘불친절 및 무시’ 관련 상담이 각각 42건(10.8%)이었다. 지난해 일부 인터넷 방송 진행자(BJ)들은 ‘장애인에게 사람 대접을 해 줘야 합니까’, ‘한국 기업에 찾아가 민폐네(민폐를 끼치는) 이런 애들 있잖아. (중략) 자폐아들이 많은 것 같아’ 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외국인 혐오증(제노포비아) 문제도 심각하다. 동남아시아 출신 외국인 노동자들을 ‘똥남아’라고 비하하거나 파키스탄 출신의 외국인 노동자들을 ‘파퀴’(파키스탄+바퀴벌레)라는 표현으로 부르기도 한다. 중국인은 ‘짱깨’ ‘짱꼴라’라고 낮잡아 부른다. 네팔 출신인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슈퍼마켓에 가면 가게 주인이 처음에는 한국 사람인 줄 알고 존댓말을 하다가 외국인인 걸 알면 반말을 한다”며 “직장에서 당연한 권리를 요구해도 ‘한국에서 나가라’는 식의 얘기를 듣는다”고 전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성적 지향·성별 정체성에 따른 차별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성소수자도 혐오 발언으로 고통받는다. 13~18세 성소수자 200명 중 80%(160명)가 학교 교사에게서 “(성소수자는) 더럽다”, “역겹다”, “징그럽다” 등의 혐오 발언을 들었다고 답했다. 혐오 발언이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확산되자 이를 규제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독일은 특정 민족, 인종, 종교적 집단을 모욕하고 악의적으로 비방할 경우 최대 징역 3년에 처한다. 영국, 프랑스 등도 혐오 발언을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박기령 한국법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인종, 성별, 민족, 연령, 지역, 장애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차별금지법령을 제정하고, 혐오 발언도 차별 사유로 명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혐오 발언은 상대방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폭력과 다름없기 때문에 증오 범죄를 유발할 수 있다”며 “우선 차별금지법을 제정해 혐오 발언을 차별 행위로 간주한 뒤 무엇을 혐오 발언으로 정의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슈&이슈] 수십억 소송 이어 시설물 철거까지… 먹구름 휩싸인 강정마을

    [이슈&이슈] 수십억 소송 이어 시설물 철거까지… 먹구름 휩싸인 강정마을

    국방부가 제주 강정마을 주민 등을 상대로 구상권 청구 소송에 나선 데 이어 서귀포시가 크루즈터미널 공사를 위한 행정대집행까지 예고하자 강정마을이 다시 갈등에 휩싸이고 있다. 29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지난 20일 강정마을회에 강정 크루즈터미널 진입도로 개설을 위한 ‘건축물 행정대집행 계고서’를 발송했다. 시는 대집행 계고서에서 강정동 2835-11 등 2필지 ‘중덕삼거리’에 세워진 망루와 컨테이너박스, 비닐하우스 등 시설물 10개 동에 대한 철거를 요구했다. 해당 부지는 국방부가 수용한 국방부 소유 토지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서귀포시가 대집행에 나서게 된다. 중덕 삼거리는 2011년 해군기지 공사장 주변에 펜스가 설치되자 마을주민들이 10여m 높이의 망루와 방문객에게 식사를 제공하기 위한 식당을 설치하는 등 제주 해군기지 반대 운동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시는 지난 13일 협조요청서를 보내 19일까지 자진철거를 요청했고 강정마을회가 이에 응하지 않자 다음달 2일까지 재차 자진철거를 요구한 상태다. 시는 크루즈터미널 진입 도로가 기존 2차선에서 4차선으로 확대, 중덕삼거리 일대가 도로계획에 포함돼 시설물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고권일 강정마을회 부회장은 “구상권 문제에 대해 아무런 진전도 없는데 행정대집행으로 다시 주민들을 압박하고 있다”며 “4차선이 아닌 2차선 진입도로 상태에서도 공사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는 공사용 차량 출입이 원활하지 못해 공사가 지연되고 있어 자진철거하지 않으면 부득이 대집행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어서 충돌이 우려된다. 강정 크루즈터미널은 정부가 2014년 6월부터 내년 12월까지 사업비 378억원을 들여 터미널과 주민편의시설, 주차장, 계류시설, 진입도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당초 2014년 6월 공사에 착수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공사가 2차례 중단됐다가 지난 3월부터 다시 재개했고 현재 공정률은 10%다. 강정 마을 주민들의 반발을 사는 구상권 청구 논란은 아무런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해군은 지난 3월 제주해군기지 공사 지연에 따른 손해에 대해 강정마을회와 주민 등을 상대로 구상권 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청구대상은 강정마을회 등 5개 단체를 포함한 121명이며 청구 금액은 34억 5000만원에 이른다. 이에 강정마을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는 등 지역여론이 들끓자 원희룡 제주지사는 정부에 구상권 청구 철회를 요청했다. 원 지사는 최근 한민구 국방부장관과 정호섭 해군참모총장에게 건의문을 보내 “해군기지가 국방안보의 기능과 함께 크루즈관광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해 나갈 것이며 남은 과제는 갈등과 대립을 해소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해군의 소송으로 강정마을 공동체가 극심한 정신적 충격과 공황 상태에 빠졌다”며 “법보다는 사람이다. 진정한 화합과 상생을 통해 강정마을의 공동체가 회복되고 강정마을과 해군장병이 공존하는 길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강정주민들이 사법적 제재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난다면 대통합의 밀알이 될 수 있다”며 “더 큰 제주와 국가안보를 위해 구상금 청구소송을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다. 제주 지역 강창일·오영훈·위성곤 20대 국회의원 당선자도 최근 한민구 장관을 만나 구상권 철회를 요구했다. 제주도의회도 “해군은 강정지역에서 앞으로 주민들과 함께할 공동운명체인데 소송을 통해 모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발상은 애초부터 바람직하지 않을뿐더러 용납될 수도 없다”며 구상권 청구 철회를 촉구했다. 제주도변호사회도 강정마을 구상권 청구에 대한 특별위원회를 구성, 대응키로 했다. 이 같은 구상권 철회 요구에 국방부와 해군은 아직 아무런 입장 변화가 없는 상태다. 더구나 항만 제2공구 공사를 담당한 대림건설도 강정마을 주민 등이 공사를 방해해 공사가 지연됐다며 손실비용 230억원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져 구상권 청구를 둘러싼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서귀포시) 당선자는 “강정마을은 지난 10년 동안 아플 만큼 아팠고 상처는 곪을 대로 곪았으며 지역공동체는 완전히 파괴된 채 복원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는 구상금 청구소송을 철회하고 사면복권 등 갈등해결을 위한 단초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제주 해군기지가 들어서면서 우려했던 군인과 주민들이 직접 출동하는 사건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 4월 해군통합훈련에 참여했던 해병대 간부는 최근 모욕과 명예훼손 혐의로 조경철 강정마을회장 등 4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당시 해병대 9여단 소속 군인들은 제주해군기지가 주관하는 ‘제주민군복합항 통합항만 방호훈련’에 참여, 중문에서 강정마을로 진입하던 길이었다. 이 과정에서 군인들은 차량에서 외부를 향해 총구를 겨누는 사주경계에 나선 것을 보고 강정마을 주민들이 군인들이 주민들을 향해 총구를 겨눴다며 차량을 막고 항의하는 소동을 벌였다. 경찰은 조 회장 등에게 일반교통방해죄 등을 적용, 출석을 요구한 상태다. 조 회장 등은 경찰이 도로교통법이 아닌 형량이 높은 일반교통방해죄를 적용, 출석을 요구한 것은 부당하다며 소환에 불응한 채 반발하고 있다. 해병대 9여단은 간부 개인이 자신의 부모에게 욕설을 한 주민을 상대로 개인차원에서 고소한 것이며 해병대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해군기지 완공 이후에도 해군과 강정주민 간의 대립과 반목이 계속되면서 제주 해군기지 운용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해군은 지난 25일 ‘2016 서태평양 잠수함 탈출 및 구조훈련’(Pacific Reach 2016)에 참여한 일본 자위대 함정의 제주해군기지 입항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당초 해군은 훈련에 참여한 외국 함정 중 일본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함정 4척이 다음달 2일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해 행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 자위대 함정이 욱일승천기를 달고 지난 24일 진해항에 입항하자 일본제국주의 상징에 대한 비난 여론이 불거졌다. 국방부는 해군기지 갈등 등 제주지역의 여론 악화를 우려해 일본 함정의 제주 해군기지 입항을 취소하는 등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제주 해군기지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해군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국방부의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국방부가 재단법인 한국군사문제연구원에 의뢰해 지난해 6월부터 지난 1월까지 진행한 ‘제주민군복합항의 국제전략적 활용방안 연구’ 용역에서 연구진은 “사업지연이 시민단체와 주민들에 의한 사업 거부가 직접적인 이유가 될 수 있지만 정부와 국방부, 해군이 주민과의 약속이행에 대한 노력 부족도 피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또 연구진은 “해군기지를 둘러싼 갈등은 국가적으로도 국력의 낭비며 향후 제주기지 활용에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갈등 해소 방안으로는 투명한 정보공개와 주민·시민이 참여하는 토론을 제안했다. 해군기지의 경제적 효과에 치중하지 말고 해군기지의 전략적 활용방안도 홍보하라고 주문했다. 연구진은 “갈등관리를 위해 주민들이 해군기지 정책에 불신하는 것만 문제 삼지 말고, 주민 중심의 열린 논의방식을 제도화해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어 “건설 초기처럼 공익적 측면과 경제적 효과만을 역설하기보다는 해양에서 국가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국제전략적 활용의 중요성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한국은 여성이 방문하기에는 너무 위험한 나라”

     한국 수사당국이 외국인 여성들을 상대로 한 성폭력 범죄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가해자 처벌에도 소극적이라고 호주 언론이 보도했다.  호주 채널9 방송은 22일 밤 시사고발프로그램 ‘60분’(60 Minutes)을 통해 한국에서 호주와 미국 여성 각 1명이 성범죄 피해자가 된 사례를 소개하며 이같이 전하고 성범죄가 발생하면 오히려 피해자 탓으로 돌리는 문화마저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은 우선 지난해 9월 서울의 한 클럽을 찾았다가 성폭행 피해를 본 20대 호주 여성 에이드리 매트너 사례를 전하면서 한국 경찰의 수사 태도를 비판했다.  매트너는 방송에서 성폭행 피해 사실을 바로 경찰에 신고했으나 충격과 약물의 영향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부적절한 대우와 검사, 질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경찰이 옷차림에 관해 묻거나 자신이 술을 마신 사실을 누차 암시하면서 피해자인 자신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고 말했다.  매트너는 직접 범인을 찾겠다며 모금사이트에 도움을 호소했고 네티즌들은 1만 8000 호주달러(1600만원)를 모아주며 격려했다.  매트너의 적극적인 태도가 알려지고 나서 한 나이지리아 남성이 경찰에 검거됐지만 성폭행보다는 성희롱(sexual harassment) 혐의로 처벌받을 지경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또 따른 사례로 미국인 30대 여성이 지난해 4월 성범죄에 노출돼 가해자인 미국인 남성으로부터 미화 5만 달러(6000만원)의 합의금까지 제시받았지만 가해자는 검찰의 기소를 피해 미국에서 버젓이 생활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방송 진행자인 앨리슨 랭든은 한국에는 성범죄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문화가 있다며 “피해자나 가해자가 한국인이 아니라면 경찰의 관심은 훨씬 덜하다”라고 말했다. 랭든은 한국에서는 성폭행 사건의 10% 미만이 신고되고 2% 미만이 재판을 받게 되며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의 약 10%만이 징역형에 직면한다고 덧붙였다.  방송은 한국에서 외국인에 대한 성폭행 사례는 2008년 이후 40% 증가했으며 이웃 일본도 사정은 비슷하다며 한 미국 여성의 피해 사례를 전했다.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 계열의 인터넷매체인 뉴스닷컴은 60분 프로그램의 내용을 전하며 한국은 살인과 강도라는 면에서는 안전한 나라일 수는 있지만 여성 방문자들에게는 믿기 힘들 정도로 위험하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 3월 매트너가 “모욕적인 대우를 당했고 수사절차도 제대로 절차로 지키지 않았다”며 문제점을 지적하자 피해자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수사 과정을 상세히 소개하며 해명한 바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흑룡강성 마지막 위안부’ 할머니의 가슴 아픈 인생사

    ‘흑룡강성 마지막 위안부’ 할머니의 가슴 아픈 인생사

     지난 17일 95세를 일기로 별세한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의 마지막 위안부 이수단 할머니의 가슴 아픈 인생사가 뒤늦게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특히 이 할머니의 슬픈 사연에는 당시 일본군의 잔학함 뿐 아니라 조선의 악습과 무능도 그대로 드러나 있어 더욱 마음을 아프게 한다.  22일 중국 내 최대 한글 신문인 흑룡강신문은 이 할머니의 기구한 운명을 상세히 전했다.  1921년 평양 부근 농촌에서 태어난 이 할머니는 16살되던 해 남편과 결혼해 딸 하나를 낳았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이듬해 남편과 딸이 병으로 잇따라 숨을 거두면서 고난이 시작됐다.  더 이상 의지할 곳이 없어진 할머니는 시댁에서 나와 친정에 돌아왔다. 하지만 이미 부친은 새로 맞은 첩에게 빠져 조강지처를 내친 상태. 슬펴할 겨를도 없이 이 할머니는 어머니의 생계까지 책임져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19살때 어머니마저 큰 병에 걸려 급하게 치료비가 필요했다. 바로 이때 ‘중국 하얼빈에서 일할 공장 노동자를 모집한다’며 여종업원을 모집하는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걸 목격했다. 이 할머니는 이들의 말만 믿고 선뜻 어머니의 치료비 마련을 위해 하얼빈에 따라 나섰다.  하지만 할머니가 간 곳은 공장이 아닌 일본군 위안소였다. 그와 함께 끌려온 여성은 7~8명 정도였으며, 가장 어린 처녀는 13살 밖에 되지 않았다. 대부분 시집도 안 간 처녀들이어서 이들은 자기가 온 곳이 어디인지 알고는 결사적으로 도망쳤다. 하지만 얼마 안돼 다시 잡혀와 죽도록 매를 맞길 여러번. 이들은 “누구든 도망칠 생각을 아예 말라”고 윽박지르며 성노예 생활을 강요했다.  이 할머니는 21살 때 중국과 러시아와 접경지역인 헤이룽장성 둥닝셴(東寧縣)에 있는 일본 관동군 위안소로 옮겨졌다. 당시 이곳에는 13만명의 관동군이 주둔하고 있어 수천명의 위안부가 필요한 상황. 할머니는 이곳에서 비인간적 대우를 받으면서 비참한 생활을 했고 함께 간 위안부들이 병과 폭행에 시달려 죽어가는 것을 보며 혼자 가슴을 뜯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일본 패망 무렵 이곳에서 사변이 일어나 혼란해진 틈을 타 이 할머니는 다른 위안부들과 함께 탈출에 성공했다. 이제 할머니는 어두운 과거를 끝내고 새 인생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할머니에게 진정한 의미의 해방은 찾아오지 않았다.  이곳에서 생활하던 위안부 피해자들은 2차대전이 끝난 뒤 일본군에게 버림받았고 남북한 정부도 이들에게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바람에 고향에 돌아가지 못했다  결국 할머니도 둥닝셴에 남아 중국인 남성을 만나 다시 결혼했지만 아이는 생기지 않았다. 두 번째 남편은 그가 위안부 출신인 것을 불쾌해하며 수시로 모욕하고 때렸다. 처음에는 할머니도 모든 것을 참고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살려 했지만 강도가 더해가는 폭력에 위안부 출신이라는 비관, 고통스러운 결혼 생활 등을 견디지 못하고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말년에는 치매증세까지 보였다.  80년대 초 헤이룽장성 정부는 할머니를 가정 폭력에서 벗어나게 해 주려 양로원에 보냈다. 할머니는 마음이 답답할 때마다 강변에 나와 눈물을 흘리며 소리를 지르며 회한을 달래곤 했다고. 말년에는 인형을 끔찍히 좋아했는데 이 가운데 특히 두 아기인형에 ‘량량(亮亮)’과 ‘뉴뉴(??)’라고 이름을 지어주고 한시도 몸에서 떼지 않으려 했다고 한다.  이 할머니를 돌봐온 양아들 고지상씨는 “어머니가 아이를 기르지 못한 것을 인생의 한으로 생각해 왔으며 연세가 많아질수록 인형들을 더 좋아하셨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조선을 떠나온지 너무 오래 돼 우리말을 다 잊어버렸지만 민족에 대한 정체성만은 확고했다고 한다.  2007년 하얼빈시 조선족 예술관에서 할머니에게 한복을 선물하자 감격이 북받쳐 눈물을 비오듯 흘리며 “죽을 때 이 한복을 입혀 보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1960년대에 평양에 사는 남동생에게 연락이 와 “고향으로 돌아오라”고 했고 한국의 여러 단체에서도 모셔가려 했지만 할머니는 이를 모두 거절했다.  그는 “고향에 돌아가고 싶지만 평양에는 친척이 없고 그저 배다른 남동생만 한 명 있을 뿐이다. 조선말을 잊어버려 남한이나 북한 어딜 가더라도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클 것 같다. 이곳(둥닝셴)에선 모두 나에게 잘 대해주니까 죽을 때까지 여기 있는 게 더 나을 것 같다”고 말하곤 했다고 한다.  이 할머니의 사연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인 ‘나눔의집’ 원장 혜진(惠眞) 스님이 1998년 이곳에 들러 이 할머니를 포함해 당시 5명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생존해 있다는 소식을 한국에 처음 소개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지난 20일 이 할머니는 생전 유언대로 한복을 입은 채 화장돼 헤이룽장성 하이린(海林)시 중·한우호공원에 안치됐다.  이 할머니 별세 소식을 접한 박근혜 대통령과 황교안 국무총리,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화환을 보내 조의를 표했고 주심양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들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김정은 뚱뚱해’ 썼다가 북한서 추방당한 BBC 기자, 당시 10시간 구금·조사 받아

    ‘김정은 뚱뚱해’ 썼다가 북한서 추방당한 BBC 기자, 당시 10시간 구금·조사 받아

    지난 6일 북한에 의해 구금됐다가 사흘 만에 추방된 BBC의 루퍼트 윙필드헤이스(49) 기자가 구금 전후로 겪었던 일을 20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9일 평양을 떠나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했을 당시 기자들의 질문공세를 받았지만 입을 열지 않았다. BBC 도쿄주재 특파원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국제평화재단(IPF)과 함께 노벨상 수상자 3명이 북한 대학과의 과학기술 교류를 위해 지난달 29일 방북했을 때 동행했다. 1주일 후 취재를 마치고 베이징으로 이동하려던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평양 공항에서 체포됐다. 당시 공항에서 국경경비대원이 디지털 리코더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를 사무실로 데려간 뒤 “문제가 뭐냐? 거기 카드엔 아무것도 없다”고 하자 “그냥 기다려라”며 “비행기는 이미 떠났다. 당신은 베이징에 갈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후 처음부터 따라다닌 경호원 가운데 2명이 사무실에 나타나 “관련 기관들로 데려가겠다. 모든 게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고 준비된 차에 태워져 공항을 떠났다.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차 안에서 “고위층이 승인하지 않는 한 북한일지라도 방문 기자를 구금하진 않을 거야”, “선전판을 훔친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은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는? 내가 다음 차례로 국영TV에 나올까?” 등 여러 생각을 했다고 적었다.  그는 한 호텔의 콘퍼런스 방으로 이끌려졌고 북한 관리 한 명이 “빨리 끝날 수도 있다. 당신 태도에 달렸다”면서 북한 주민들을 모욕했고 실수들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관리는 “북한 주민들이 개들 같은 음성들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며 “그럼 왜 이런 것들을 썼느냐”고 추궁했다. 이 관리가 내민 윙필드헤이스 기자의 평양발 기사 3개의 복사본 중 하나에는 “어두운 표정(grim-faced)” “책들은? 그는 짖었다(Books? he barks)”의 ‘grim-faced’와 ‘he barks’에 검은 펜으로 동그라미가 쳐 있었다.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의미가 아니다”고 항의했지만, 그 관리는 “내가 영문학을 공부했다. 이 표현을 이해 못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추궁했다. 두 시간동안 실수했다는 자백을 요구하더니 그 관리가 “당신 태도가 일을 더 어렵게 하는 게 확실하다. 전면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말하고 방을 나섰다.  이어 옆에 있던 다른 관리가 “사법기관에서 온 사람이다. (북한에서 2년간 억류됐다 석방된 한국계 미국인)케네스 배 사건을 조사했던 사람이다. 이제 당신을 조사하려고 한다”고 했다.  보도에 나온 단어를 하나씩 꼽으면서 모욕을 했는지 찾기 시작했는데 자백하라는 탄약처럼 느껴졌다고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회고했다.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밤새 앉아있을 수 있다. 아무것도 서명하지 않겠다”고 버텼지만 그 관리는 “하룻밤, 하루, 한주, 한 달이 될 수도 있다. 선택은 당신몫”이라고 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중대범죄”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했다. “북한 주민과 국가에 대한 모욕”이라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윙필드헤이스 기자가 베이징에 도착하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은 BBC 아시아지사 에디터 조 플루토가 호텔에 도착했다. 노동당 대회 취재차 따로 온 그는 북한 외무성 안내인에게 이들의 소재를 알아달라고 해 찾아왔다.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플루토가 내게 ‘저 관리는 기자 구금이 북한 이미지에 미칠 해로움은 신경 안 쓰는 것 같다. 재판에 넘길 준비가 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면서 “우리는 ‘내 보도들이 유발한 모욕에 사과한다”는 짧은 글을 쓰기로 했다“고 했다. 그 관리는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크게 읽으라“고 했지만 거부했다고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밝혔다.  윙필드헤이스 기자는 마침내 새벽 3시 30분쯤 풀려나 동료 2명과 10시간 만에 다시 만났다고 했다. 그는 ”다음날 외신기자들이 머무는 양각도 호텔로 이동하는 게 허용됐는데 더 안심이 됐다“고 했다.  구금과 추방 배경과 관련해 그는 ”내 보도들이 노벨상 수상자들의 방북 성공을 위험하게 했다고 고위층 누군가가 결정했다는 게 내 최선의 추측이다. 평양은 인정을 갈망한다. 그들의 방북은 매우 중요했다. 내 보도가 그들의 계획에 위협이 됐을 것이라는 것“이라며 ”역설적으로 북한 국가의 어두운 심장 내부를 잠시 보는 드문 기회를 내게 줬다“고 전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트럼프, “김정은과 대화하겠다” 발언 왜?

    트럼프, “김정은과 대화하겠다” 발언 왜?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집권하면 북한과 대화에 나설 수 있음을 밝히면서 대북 정책 변화를 시사한 것인지 주목된다.  트럼프는 17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에 있는 자신의 집무실에서 로이터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나는 그(김정은)와 대화할 것이다. 나는 그와 대화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동시에 중국에 엄청난 압력을 가할 것이다. 우리가 경제적으로 중국에 엄청난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중국 지렛대론’을 거듭 주장했다. 트럼프가 그동안 ‘미치광이’라고 부르며 상대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해온 김 위원장과 대화 가능성을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로이터는 “트럼프는 평양의 핵프로그램을 중단시키기 위해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 기꺼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며 “그는 북한을 다룰 구체적 계획들을 밝히는 것은 거절했지만 김정은과의 만남은 고립된 나라(북한)에 대한 미국 정책의 중대한 변화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의 이날 발언을 둘러싸고 워싱턴 외교가는 해석이 분분하다. 구체적 내용이 없기 때문에 누구와도 대화할 수 있다는 원론적 발언이라는 평가부터 외교안보정책도 협상으로 풀겠다는 협상가적 면모를 과시한 것이라는 해석과 함께 버락 오바마 정부의 대북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시사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는 지난달 27일 자신의 외교정책을 발표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이 핵능력을 확장하고 도발을 증가시키는 것을 무기력하게 보고만 있다”며 오바마 정부의 대북 ‘전략적 인내’ 정책을 비판한 바 있다.  트럼프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측은 “가장 가까운 동맹국 지도자들은 모욕하고 김정은과는 대화하고 싶다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트럼프의 외교정책이 “말도 안 된다”고 비난했다. 클린턴 선거 캠프의 제이크 설리번 외교정책자문은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북한 김정은과 같은 외국 ‘독재자들’에 기이하게 매료돼 있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EU는 히틀러 망령”… 브렉시트 불붙이나

    “EU는 히틀러 망령”… 브렉시트 불붙이나

    캐머런 총리 “탈퇴 땐 경제 충격” 노동당 “도덕적 잣대를 잃었다” “나폴레옹, 히틀러는 모두 유럽 통합을 시도했지만 그 결과는 비참했다. 유럽연합(EU)은 이들의 시도를 반복하고 있다.”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찬성 진영의 리더 격인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이 15일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선동적인 발언을 해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9일 시장 임기를 마친 그는 브렉시트 반대 진영을 이끄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각을 세우며 집권 보수당의 유력한 차기 당수 및 총리 후보로 꼽히고 있다. 존슨 전 시장은 “지난 2000년간 유럽에서는 로마제국 시대의 평화와 번영을 회복하기 위해 유럽을 단일한 정치체로 통합시키려는 시도가 반복돼 왔다”면서 유럽에 제국을 건설하려 했던 나폴레옹과 히틀러의 예를 들었다. 그는 “EU가 나폴레옹, 히틀러와는 다른 방법으로 유럽 통합이라는 같은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존슨 전 시장은 히틀러에 맞섰던 윈스턴 처칠 전 총리의 말을 인용해 “브렉시트를 통해 영국 국민은 유럽의 영웅이 될 수 있으며 통제를 벗어난 유럽 통합의 흐름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달 23일 실시될 국민투표를 앞두고 찬반 여론이 팽팽한 가운데 그의 이번 발언은 영국뿐만 아니라 유럽에도 큰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당장 힐러리 벤 노동당 의원은 존슨 전 시장의 발언에 대해 “도덕적 잣대를 잃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EU는 유럽의 갈등 종식을 도왔다”며 “존슨의 히틀러 비유는 모욕적이고 극단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지난 7~8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브렉시트 반대 여론이 42%로 찬성 여론을 2% 포인트 차로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머런 총리는 이날 브렉시트 반대 유세를 갖고 “투표 결과가 브렉시트 지지로 나오면 영국 경제는 즉각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충격을 받을 것이며 영국은 다시 불황에 빠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존슨 전 시장은 ‘브렉시트 경제위기론’은 과장됐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한때 자동차 산업이 강했던 이탈리아는 유로화에 의해 파괴됐으며 이는 독일이 의도한 것”이라면서 “우수한 생산력을 갖춘 독일은 유로화를 통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내에서 무적의 우위를 점하게 됐다”며 유로화가 오히려 유럽 국가의 경제를 망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비키니 입히고 기습 키스”… 트럼프가 여자를 대하는 자세

    카지노 대부 아델슨 “트럼프 지지” 선거자금 1억 달러 후원 약속 “수영복을 입으라고 강요하고, 기습적으로 키스했다.”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 40여년간 여성을 대상으로 해 온 성희롱과 비하 발언이 한꺼번에 드러났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선을 넘어: 도널드 트럼프는 사생활에서 어떻게 여성들에게 행동했는가’라는 제목의 온라인판 기사에서 트럼프의 연인과 부하 직원, 지인 등 50여명을 대상으로 6주 동안 인터뷰한 내용을 실었다. 기사에 따르면 트럼프는 그동안 직장과 파티 등 각종 모임에서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다가가 원하지 않는 남녀 관계를 강요하거나 여성의 외모를 놓고 품평하고 여성에게 성희롱 수준의 발언을 일삼았다. 모델 출신 로언 브루어 레인은 26살이던 1990년 트럼프의 수영장 파티에 초대받아 갔다가 그의 요구로 비키니로 갈아입고 많은 사람 앞에 섰다. 트럼프는 1996년 미스 유니버스 조직위원회를 인수, 미스 유니버스·미스 USA 등 미인대회를 열었는데 이듬해 유타주 미인 대표였던 템플 타거트(당시 21세)는 “트럼프가 내 입술에 강제로 키스를 했다. 그가 (두 번째 부인) 말라 메이플스와 결혼 상태였을 때였다. 그가 그렇게 키스한 여성이 나 말고도 또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를 부인했지만 타거트는 뉴욕 트럼프타워에 갔을 때도 이런 ‘기습 키스’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또 부동산 회사를 경영하면서 여성들을 파격적으로 간부로 기용했는데, 이들에게도 성적 모욕감을 주는 발언을 자주 했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는 주변 여성들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등 문제를 일으켰지만 법적 소송으로 이어진 건은 거의 없었다. NYT는 트럼프의 첫 번째 부인 이바나가 결혼 관계가 깨지기 시작할 무렵 트럼프로부터 “강간당했다”고 진술한 내용을 담은 1993년 언론인의 책을 언급했지만 이바나는 “트럼프가 폭력적이었다는 의미”라며 더이상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1990년대 미인대회 업무를 대행한 질 하스와 조지 호래니 커플을 만났을 때 질을 상대로 성적 농담을 하고 몸을 만지는 등 ‘부적절한 행위’를 한 혐의로 이 커플에게 사업 계약 위반 혐의와 함께 고소당했으나 트럼프는 사업 계약 위반 건만 해결하고 성희롱 혐의는 부인했다. 한편 세계 3대 카지노 재벌인 유대계 셸던 아델슨이 트럼프에게 1억 달러(약 1170억원)를 선거자금으로 지원하기로 했다고 미 언론이 이날 전했다. 아델슨은 지난 5일 트럼프와의 만찬에서 지지 선언과 함께 1억 달러 후원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애완견에게 ‘나치 경례’ 훈련시킨 남자 체포된 사연

    애완견에게 ‘나치 경례’ 훈련시킨 남자 체포된 사연

    애완견에게 나치를 찬양하는 거수경례를 가르친 남자가 결국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최근 스코틀랜드 경찰은 노스래넉셔 코트브리지에 사는 마커스 미찬(28)을 증오범죄(hate crime) 혐의로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건은 한 남자의 분별없는 행동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경종을 울리는 사례다. 지역사회는 물론 유럽인들의 큰 분노를 일으킨 이 사건은 지난달 중순 유튜브에 올린 영상이 발단이었다. 지역 콜센터에서 일하는 미찬은 여자친구의 애견인 퍼그종 붓다에게 나치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연설장면을 보여주며 그를 찬양하는 행동을 가르쳤다. 나치의 구호인 '지크 하일'(Sieg Heil·승리를 위해)이라는 말을 들으면 앞발을 들어 나치식 거수경례를 흉내내거나 '유대인에게 가스를'(Gas the Jews)이라는 말을 들으면 좋아서 팔짝팔짝 뛰게 하는 행동을 가르친 것. 이 모습을 담은 영상은 유튜브에 게시돼 조회수 100만 건에 육박하며 큰 논란을 일으켰다. 영상이 파문을 일으키자 미찬은 유대인 커뮤니티에게 사과하며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미찬은 "나는 절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면서 "여자친구를 짜증나게 할 목적으로 만든 장난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유대인 커뮤니티에 심려를 끼쳐 정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유대계 단체 측은 "600만 명을 죽음으로 이끈 사건을 재미의 소재로 삼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스코틀랜드 경찰 대변인은 "미찬의 행동은 사회가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면서 "문제의 영상은 매우 모욕적이고 공격적이며 상식에 벗어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온라인 상에 이같은 게시물이 더이상 용납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막말에는 막말로…멕시코 전 대통령, 트럼프 향해 손가락 욕설

    막말에는 막말로…멕시코 전 대통령, 트럼프 향해 손가락 욕설

    비센테 폭스 멕시코 전 대통령이 작심한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후보를 향해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막말 공격에은 막말로 대응하는 게 최고라고 판단한 듯하다. 폭스 전 대통령은 최근 미국의 한 온라인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거짓 선지자"라면서 "미국민들은 최면에서 깨어나 트럼프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짓 선지자는 입을 열 때마다 거짓말만 늘어놓는다는 말도 했다. 폭스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연설 때마다 트럼프가 한 거짓말을 세어보라"라면서 "트럼프는 오직 사업에만 관심을 갖고 있을 뿐이며, 대중을 이용하는 영리한 사람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폭스 전 대통령은 트럼프를 포퓰리즘으로 경제를 망친 지도자의 계보를 잇는 인물이라고 규정했다. 폭스 전 대통령은 트럼트를 우고 차베스(베네수엘라), 에비타 페론(아르헨티나), 에보 모랄레스(볼리비아) 등에 비유하며 "이들은 모두 포퓰리즘으로 경제를 망친 선동정치가"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미쳤다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폭스 전 대통령은 "멕시코와 미국 사이에 장벽을 세우겠다면서 멕시코 국민의 돈을 쓰겠다는 건 도둑질을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트럼프는 미쳤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겠다면서 "멕시코가 건설비용을 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멕시코가 자금을 대지 않으면 "미국에 거주하는 멕시코 국민이 자국으로 보내는 돈을 (압수해) 건설비용으로 쓰겠다"는 말까지 했다. 폭스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멕시코)에 있는 미국기업이 자국으로 보내는 돈을 빼앗는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 것 같냐"고 반문하면서 "아마도 이 돈이 수십 억 달러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멕시코를 공격하면서 모욕을 주고 있다"면서 "이런 식이라면 단순한 무역전쟁이 아니라 (진짜)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인터뷰에서 압권은 폭스 전 대통령의 손가락 욕설이다. 폭스 전 대통령은 인터뷰를 진행한 사회자와 함께 나란히 찍은 사진에서 트럼프를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추켜세우며 활짝 웃어보였다. 사진=라트리부나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여교수가 조교 얼굴에 맥주 뿌리고 대학원생 뺨 때리고

    여교수가 조교 얼굴에 맥주 뿌리고 대학원생 뺨 때리고

    여교수가 회식 중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해당학과 조교에게 욕설과 함께 술을 얼굴에 세 차례나 끼얹는 일이 발생했다. 이 여교수는 또다른 대학원생을 폭행한 일도 있어 직위를 이용한 상습적 행동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11일 순천대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고분자공학과 장모(48) 교수가 학과장, 조교와 주점에서 대화하다 갑자기 화를 내면서 맥주잔을 조교인 A(30)씨의 얼굴에 뿌렸다. 장 교수가 다른 사람들한테 자신에 대해 좋지 않은 얘기를 하고 다닌 것에 대해 A씨가 “잘못한 점이 있으면 직접 지적해주라”고 하자 나온 행동이었다. 이후 장 교수는 “나하고 동급으로 생각하느냐. 나한테 개기냐. 셋 셀 때까지 여기서 나가라”고 한 뒤 이후 두 차례나 더 빈 잔에 맥주를 따른 후 얼굴에 뿌렸다. 이 자리에는 학과장도 있었지만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았고, 연구실에서 같이 공부하는 학생 2명이 이런 광경을 모두 지켜봤다. 지난 9월부터 조교를 하면서 대학원 박사과정을 밟는 A씨는 심한 수치감과 충격으로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 4일 광주지검 순천지청에 폭행혐의로 장 교수를 고소했다. 장 교수는 2014년 8월에도 술을 마시고 연구실에 와서 취직 면접을 못 봤다는 이유로 학생 10여명이 보고 있는데도 책상을 뒤엎고, 대학원생 B씨의 뺨을 세 차례 때려 안경이 벗겨지는 행패를 부린 일도 있었다. A씨는 “아직 사과 한마디 받지 못했고, 시간이 지나도 인격적 모욕감이 사그라지지 않아 너무나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조교가 눈을 부릅뜨고 항의하고, 그럴만한 내부 속 상황이 있어서 그렇게 된 일이다”며 “대학원생이었던 B씨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해명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폭행 시달리다 전역 당일 투신한 병사 “순직”

    폭행·가혹행위에 시달리다 전역 당일 투신해 다음날 사망선고를 받은 병사가 1년 9개월 만에 순직을 인정받았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국방부가 이모(사망 당시 22세)씨를 순직자로 인정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육군 부대에서 근무하던 이씨는 전역 당일인 2014년 7월 10일 오후 10시 50분쯤 아파트에서 투신했다. 신고를 받은 소방서 구조대는 오후 11시쯤 현장에 도착해 이씨를 병원으로 옮겼으나 이씨는 결국 사망했다. 병원 측은 이씨가 병원에 도착한 시간을 기준으로 시체검안서에 사망 일시를 11일 0시 4분으로 적었다. 군은 이씨의 사망 일시가 전역일을 기준으로 4분이 지났기 때문에 이씨가 군인이 아닌 민간인 신분이라며 전공사망심사를 하지 않았다. 인권위는 직권조사를 통해 “이씨가 욕설·가혹행위에 지속적으로 시달린 것이 투신의 중요한 원인이고, 병원 도착 시간을 사망 일시로 판단한 것은 부당한 측면이 있다”며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공사망심사를 하라고 국방부에 권고했다. 국방부는 인권위 권고에 따라 재조사를 벌여 지난달 19일 이씨의 사망을 순직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이씨는 부대 전입 후 18회 이상 선임병으로부터 암기 강요를 당했고 폭행·모욕 행위를 당한 정황이 발견됐다. 국군병원과 민간병원에서 5차례 정신과 진료를 받은 것도 확인됐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머슴 리더십 가져라” “누구 사람 되지 말라”…고참들의 당부

    “머슴 리더십 가져라” “누구 사람 되지 말라”…고참들의 당부

    김형오 前국회의장 “與 참패는 윗선 탓 지역구 붙박이 하려면 도의원이나 하라” 초선들 “비대위원장 내부 인사가 맡아야” 휴가 중인 더민주 김종인 대표도 참석 “공천 불이익 생각지 말고 소신껏 하라” 우상호 “불성실땐 상임위 배치 불이익” 10일 나란히 열린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초선 당선자 연찬회에서는 ‘새내기’들을 위한 따끔한 충고가 쏟아졌다. 특히 지역구에 올인하지 말고 헌법기관으로서 국회 활동에 충실하라는 선배들의 조언과 함께 계파정치의 폐해에 대한 경고가 이어졌다. 새누리당 초선 연찬회에 강연자로 나선 5선 의원 출신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호통과 모욕이 국회 불신의 근원”이라면서 “옛날에 마포대교가 ‘견자교’라 불린 이유는 국회에서 모진 질책을 당한 장관들이 마포대교를 건너 돌아가며 개 ‘견’에 놈 ‘자’ 자를 내뱉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경계해야 할 행태로 ‘무조건 튀는 행동’과 ‘오직 지역구 활동에만 몰두하는 것’을 꼽았다. 그는 “주야장천 지역구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분은 한마디로 국회에 잘못 들어온 것이다. 지역구 붙박이를 하려면 도의원이나 군의원을 하라”고 지적했다. 김 전 의장은 총선 공천 과정과 최근 비상대책위원회 논의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참 괜찮은 사람들이 무능하고, 무력하고, 국민을 우습게 보는 당 지도부 때문에 또는 그 윗선 때문에 낙마했다”고 비판했다. 비대위에 대해선 “(총선이 끝난 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안 하려면 아예 안 하는 것이 낫다”고 일갈했다. 이정현 전 최고위원은 ‘선배와의 대화’에서 “지역에서는 선거 때 자신이 했던 공약대로 철저하게 머슴이 돼야 한다”며 “서울에서는 국회의원, 지역에서는 심부름꾼”이라는 ‘철저한 이중생활’을 권고했다. 김정재 신임 원내대변인은 이날 연찬회를 마치고 “초선 당선자들 사이에 원내대표를 포함한 내부 인사가 비대위원장을 맡았으면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더민주의 초선 워크숍 또한 다르지 않았다. 휴가 마지막날 국회를 찾은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인사말에서 “‘나는 누구의 사람’이라는 소리를 초선 의원 때부터 절대로 듣지 말라”며 “자기가 확신하고 점검한 사안에 대해서는 소신껏 발언하라”고 당부했다. 김 대표는 이어 “초선 시절에 다선 의원 눈치 보면서 ‘혹시나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다음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을 우려가 있지 않느냐’면서 자기가 확신을 가진 이야기도 못 하는 분이 너무 많다”며 “인간관계에 의해 공천받는 시대는 지났다. 확신을 갖고 의원 생활을 하며 일반 유권자들이 확인해 주고 그러면 정당도 어쩔 수 없이 그 사람이 선출되도록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 결석하거나 당 활동에 불성실한 분들은 상임위원회 배치 때부터 불이익을 드리겠다”며 ‘군기 잡기’에 나섰다. 그는 “국회의원의 첫째 책무는 성실성으로, 한 분 한 분이 헌법기관”이라면서 “첫 워크숍부터 지각하거나 아직 도착하지 않은 모습은 국회의원의 첫발로 볼 때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앞으로 4년간 당 행사와 지역구 사이에서 갈등을 겪겠지만 지역구 행사보다 의총이나 본회의 상임위 사안이 중요한 국가적 사안이라면 무조건 국회 일을 우선하는 태도를 갖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초선 시절 한 2년간은 특정 세력에 줄 서지 마라. 그런다고 도움받는 것 없다”며 “대통령 후보 경선 때는 어떤 후보를 선택해 돕는 게 미덕이고 그 자체가 민주주의에 부합되는 일이지만 지금은 초선 의원으로서 업무를 시작할 때이기 때문에 이 세력 저 세력 기웃거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히틀러에게 ‘나치 경례’하는 애완견…개 주인 체포

    히틀러에게 ‘나치 경례’하는 애완견…개 주인 체포

    애완견에게 나치를 찬양하는 거수경례를 가르친 남자가 결국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최근 스코틀랜드 경찰은 노스래넉셔 코트브리지에 사는 마커스 미찬(28)을 증오범죄(hate crime) 혐의로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건은 한 남자의 분별없는 행동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경종을 울리는 사례다. 지역사회는 물론 유럽인들의 큰 분노를 일으킨 이 사건은 지난달 중순 유튜브에 올린 영상이 발단이었다. 지역 콜센터에서 일하는 미찬은 여자친구의 애견인 퍼그종 붓다에게 나치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연설장면을 보여주며 그를 찬양하는 행동을 가르쳤다. 나치의 구호인 '지크 하일'(Sieg Heil·승리를 위해)이라는 말을 들으면 앞발을 들어 나치식 거수경례를 흉내내거나 '유대인에게 가스를'(Gas the Jews)이라는 말을 들으면 좋아서 팔짝팔짝 뛰게 하는 행동을 가르친 것. 이 모습을 담은 영상은 유튜브에 게시돼 조회수 100만 건에 육박하며 큰 논란을 일으켰다. 영상이 파문을 일으키자 미찬은 유대인 커뮤니티에게 사과하며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미찬은 "나는 절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면서 "여자친구를 짜증나게 할 목적으로 만든 장난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유대인 커뮤니티에 심려를 끼쳐 정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유대계 단체 측은 "600만 명을 죽음으로 이끈 사건을 재미의 소재로 삼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스코틀랜드 경찰 대변인은 "미찬의 행동은 사회가 용인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면서 "문제의 영상은 매우 모욕적이고 공격적이며 상식에 벗어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온라인 상에 이같은 게시물이 더이상 용납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시신 장기 일부 쓰레기 봉투에 담아 버렸다”

    안산 대부도 토막살인범 조성호(30)가 시신을 훼손하는 과정에서 무게를 줄이기 위해 장기 일부 등을 떼어 내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린 것으로 확인됐다. 조성호를 심리분석한 결과 사이코패스는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안산단원경찰서 수사본부는 9일 조성호로부터 피해자 최모(40)씨의 장기 일부 등을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조성호는 장기 일부와 등 부위 피부조직 등을 떼어 내 피해자 옷과 함께 쓰레기봉투에 넣어 지난달 20~22일 집 앞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일부는 샤워장 하수구에 흘려보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인천 연수구 지역 쓰레기 수거 업체를 상대로 쓰레기 처리 과정을 조사하고 있다. 진술 진위를 조사하고 장기 일부라도 수습하겠다는 취지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네티즌이 ‘장기매매’ 의혹을 제기하는데 산 상태에서 수술해 장기를 꺼내지 않으면 괴사해 매매할 수 없다”며 “피해자 인권 차원에서도 시신을 가능한 한 수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조성호를 심리분석한 결과 사이코패스 성향은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으며, 자존감이나 자신감은 낮으나 정상적인 지능 수준을 가졌다고 밝혔다. 또 조성호의 가족이나 지인에 대한 신상 공개나 모욕적인 글을 게재하면 명예훼손이나 모욕 혐의로 처벌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네티즌이 가족이나 지인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등 후폭풍이 뒤따라 신속히 수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조사된 결과를 토대로 10일 오전 9시 30분부터 살해 현장인 연수구 조성호의 자택과 시신 유기 장소인 대부도 일대에서 현장검증을 진행한다. 경찰은 조성호가 “지난달 12일 공장에서 망치를 집으로 가져와 다음날 새벽 최씨가 잠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살해했다”고 종전 진술을 번복함에 따라 계획 살인이란 점을 증명하기 위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조성호는 지난달 13일 오전 1시쯤 자택에서 함께 사는 최씨를 둔기로 내리쳐 살해한 뒤 시신을 10여일간 화장실에 방치한 채 훼손해 같은 달 26일 밤 대부도 일대 2곳에 유기한 혐의로 7일 구속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