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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맹학교 부모 ‘폭행·모욕’ 혐의로 범투본 4명 입건

    경찰, 맹학교 부모 ‘폭행·모욕’ 혐의로 범투본 4명 입건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관계자들이 서울맹학교 학부모들을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범투본 소속 50대 현직 목사 A씨 등 범투본 관계자 4명을 폭행과 모욕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2월 4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맹학교 학부모 2명을 밀치고 모욕성 발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 등 범투본 관계자들은 맹학교 학부모들이 범투본 총괄대표인 전광훈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와 이야기를 하기 위해 접근하자 학부모 1명을 밀치고 모욕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수사에 착수한 경찰이 피해 학부모들과 폭행·모욕 혐의를 받고 있는 범투본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도 일부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0월부터 청와대 앞에서 차도와 인도를 점거하고 노숙 농성을 진행했던 범투본은 지난 5일 집회 현장을 모두 정리한 뒤 주간에만 시간을 정해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맹학교 학부모들은 집회로 인한 소음과 교통불편을 호소하면서 범투본과 민주노총 산하 톨게이트 노조 등이 집회를 열지 못하게 해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또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에서 수개월째 열리는 집회와 관련해 상생을 호소하기 위해 매주 토요일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을 시도하고 있는 보수집회 참가자들을 3주째 막아서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일부 보수단체의 청와대 행진을 서울맹학교 학부모들과 학생, 졸업생들이 막아서면서 양측 간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란 유일 여자 올림픽 메달리스트 알리자데 “위선의 나라 망명”

    이란 유일 여자 올림픽 메달리스트 알리자데 “위선의 나라 망명”

    이란 여자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올림픽 메달을 딴 태권도 대표 키미아 알리자데(21)가 망명하겠다고 선언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동메달을 딴 그녀는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위선적이며 거짓말쟁이이며 부정의하고 겉치레뿐인” 이란의 일부가 되고 싶지 않아며 이란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알리자데는 현재 어디에 있는지 밝히지 않았으나 네덜란드에서 훈련 중이라고 여러 보도가 있었다고 영국 BBC는 12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란 여성으로는 처음 올림픽 메달을 따 역사를 새로 썼지만 이란 이슬람 공화국은 자신의 성공을 선전 도구로만 다뤘다고 소셜미디어에 공박했다. 그녀의 망명 발표는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테헤란 부근에서 추락한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11일 이란 혁명수비대가 실수로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해 격추시켰다고 털어놓아 반정부 시위가 이틀째 진행되는 가운데 나와 더욱 주목된다. 알리자데는 “수많은 세월 이란을 위해 뛰었지만 억압 받는 수백만 여성 가운데 한 명”이라고 스스로를 밝힌 뒤 “그들이 내게 되풀이했고 명령했던 것을 무엇이든 따랐다. 그들이 내게 명한 문장을 난 하나하나 따라 했다. 그런데 그들에게 우리는 아무 것도 아니었고, 우리는 그저 도구였다”고 비난했다. 이어 정부는 그녀의 선수로서의 성공을 정치적으로만 이용해 먹었는데도 관리들은 자신에게 “다리를 쭉 뻗는 것은 여자의 미덕이 아니다”는 말로 모욕을 주곤 했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유럽 국가의 초청을 받았다거나 아니면 초청을 시도했다거나 해서 망명을 결심한 것은 아니라며 어느 나라에 망명할지도 아직 밝히지 않았다. 이란인들은 지난주 그녀가 갑자기 사라졌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가장 먼저 보도한 것은 반관영 ISNA 통신으로 알리자데가 네덜란드로 이주한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알리자데가 오는 7월 도쿄올림픽에 출전하길 희망했지만 이란 국기를 가슴에 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녀는 다른 계획은 일절 밝히지 않았는데 다만 자신은 어디에 있던 “이란의 아이”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인 압돌카림 호세인자데는 이란의 “인적 자원이 달아나게” 허용한 “능력 없는 관리들”을 규탄했다. 한편 이날 테헤란의 샤히드 베헤쉬티 대학에 학생 수백 명이 모여 여객기 격추 피해자들을 애도하고 정부에 항의한 뒤 평화롭게 해산했다고 ISNA 통신이 전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면 시위 참가자들은 “그들(정부)은 우리의 적이 미국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우리의 적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외쳤다. 앞서 전날 오후 테헤란, 시라즈, 이스파한 등에서 대학생 수천 명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려고 모였다. 집회는 나중에 반정부 시위로 바뀌었고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규탄하는 구호도 나왔다. 롭 매케어(53) 이란 주재 영국 대사가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철야 집회에 참석한 뒤 이란 당국에 체포됐다가 석방돼 영국 정부와 거센 마찰을 빚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북한의 남한 욕보이기 도 넘지 말아야

    북한의 남한 조롱, 모욕주기, 깎아내리기가 올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생일 축하 친서와 관련한 그제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이 미국 대통령의 인사를 긴급 전달한다면서 설레발을 치고 있다”고 첫 문장부터 남한을 비난했다. 새해 들어 북한 당국자의 첫 대남 언급이 남한을 욕보인 것이라니 유감스럽기 짝이 없다. 김 고문 담화는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친분은 나쁘지 않으나 친서 하나만으로 비핵화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섣부른 기대는 갖지 말고 북미를 중재한다고 남한이 끼지 말라는 게 요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불러 생일축하 인사를 전해달라고 한 것은 사실이다. 정 실장이 공표한 것을 놓고 북한이 트집을 잡는 모양인데 이것이 ‘설레발’로 비난받을 일도 아니며 예의 또한 아니다. 김 고문은 “남한이 알려온 인사를 친서로 직접 전달받았다”면서 “남한은 조미(북미) 수뇌들 사이에 특별한 연락통로가 따로 있다는 것은 모르는 것 같다”고 담화에서 시종 비아냥거렸다. 북한은 ‘오지랖 넓은 중재자’, ‘정말 뻔뻔한 사람’이라는 표현을 동원해 2019년 내내 문재인 대통령과 남한 당국을 비난했다.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로 끝난 것이나 금강산관광 재개나 개성공단 재가동이 실현되지 못한 책임이 마치 남한에 있다는 양 북한의 각급 당국자들의 입은 거칠고 투박했다. 북미 교착 상황에서 이런 대남 기조는 바람직하지 않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신년사에서 김 위원장의 답방, 접경지 협력과 체육교류, 비무장지대(DMZ) 세계문화유산 공동등재 등 남북협력을 제안했다. 이들 제안은 남북 정상의 의지만 있으면 언제든지 풀 수 있다. 북한이 통미봉남(通美封南)을 이어가며 대남 교류·협력을 가로막는 자세는 현명하지 않다. 남한에서는 민간인이 비자를 발급받아 북한을 관광한다든가, 남북철도 연결을 재추진하는 등 다양한 노력과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 북한은 이런 남측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언행을 자제하고 남북 협력에 적극 나서기 바란다.
  • 홍대앞 日여성 폭행 30대 ‘징역 1년’ 실형 선고받은 이유

    홍대앞 日여성 폭행 30대 ‘징역 1년’ 실형 선고받은 이유

    “너 성인영화 배우지” 일본인 비하 발언피해자 넘어지며 머리 부딪혀 응급실행교도소 출소한 지 3년도 안돼 또 범행피해여성 “위로해준 한국인들께 감사”서울 홍대입구역 인근 번화가에서 길 가던 일본인 여성을 모욕하고 폭행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 박수현 판사는 상해·모욕 혐의로 구속기소된 방모(34)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방씨는 지난해 8월 23일 오전 6시쯤 서울 마포구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근처를 지나가던 일본인 여성 A(20)씨를 모욕하고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방씨는 당시 피해자 A씨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등 폭행했다. 또 “너 AV 배우지. XXX아”라며 성인영화 배우에 빗대 욕을 하거나 일본인을 비하하는 단어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으로 A씨는 뇌진탕 등으로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다. 지난달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방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해 달라는 의견을 재판부에 냈다. 재판부는 ‘A씨를 무릎으로 가격한 적은 없다’는 방씨의 주장에 대해 “관련 영상을 시청한 결과 피고인이 피해자의 얼굴 바로 앞에 있는 왼쪽 무릎을 굽히면서 피해자를 밀어내는 모습이 확인된다”며 “피해자도 일관되게 피고인에게 무릎으로 얼굴을 맞았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상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피해자가 넘어지면서 땅바닥에 머리를 부딪힌 사실과 경찰 조사를 받던 중 두통 등으로 응급실에 이송된 점, 이후 약을 처방받아 복용한 사실 등이 인정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방씨는 폭력전과가 다수인데다 교도소를 나온 지 3년 만에 다시 폭력을 행사한 점도 실형 선고에 영향을 미쳤다. 검찰시민위원회는 앞서 방씨에게 누범기간 중 범행을 저질렀고, 범행 양태에 재범 우려가 있어 엄히 취급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여러 차례 있고 누범기간 중 범행한 점, 피해 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을 하지 않아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볼 때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다만 피고인의 나이와 사회적 환경 등을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피해여성 A씨는 지난해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해 남성이 늦게라도 잘못을 인정하길 바란다”며 “나를 위로해준 한국인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반월·시화 노동자 절반 ‘직장 내 괴롭힘’ 경험

    반월·시화 노동자 절반 ‘직장 내 괴롭힘’ 경험

    37%는 대처 안 해… 금지법 홍보 필요국내 최대 국가산업단지인 반월시화공단 노동자 2명 중 1명이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뒤에도 회사에서 괴롭힘을 막기 위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절반에 달했다. 시민단체인 ‘반월시화공단 노동자 권리찾기모임 월담’(이하 월담)은 반월시화공단 노동자 107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8월~11월 설문조사를 한 결과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응답이 47.7%로 절반에 육박했다고 9일 밝혔다. 괴롭힘 유형은 ‘다른 직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모욕감 주기’가 43.1%로 가장 잦았다. 이어 ‘부하 직원에게 일 떠넘기기’(27.5%), ‘사생활에 대한 안 좋은 소문내기’(27.5%), ‘맡은 업무 외 다른 일 시키기’(25.5%), ‘회식·음주·모임가입 등 활동 강요’(19.6%), ‘욕을 하거나 물건을 던지며 위협하는 행위’(19.6%), ‘휴가·병가 사용 금지’(17.7%) 순으로 나타났다. 가해자는 주로 상사(53.0%)였고 사장과 동료라는 응답도 각각 23.5%를 차지했다. 그러나 괴롭힘을 당했을 때 어떻게 대응했느냐는 질문에는 37.3%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답하는 등 소극적으로 대처했다. 상사에게 알리고 해결을 요청(11.8%)하거나, 고용노동부 등 공공기관에 문의하거나 신고(1.9%)하는 등의 적극적 대처를 한 사람은 극소수였다. 월담은 “2015년 실태조사 때도 응답자의 45.6%가 인권침해 시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고 답했다”면서 “괴롭힘 가해자가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상사이거나 사장인 경우가 대부분인 상황에서 개별 노동자 스스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괴롭힘 가해자가 대표이사 등 사장이라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괴롭힘 신고를 받는 당사자가 사장인데, 사장이 가해자면 신고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사실을 몰랐다는 응답도 26.2%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법 시행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와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이 단체는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이란 ‘인스타그램 국제소송’ 서명운동, 美·이란 SNS 전쟁?

    이란 ‘인스타그램 국제소송’ 서명운동, 美·이란 SNS 전쟁?

    이란 문화및이슬람지도부, 인스타그램에 국제소송 준비“솔레이마니 사살에 대한 미국 비판 게시물 삭제” 주장가짜뉴스·명예훼손·협박 등 내용으로 삭제됐을 가능성도사이버전 능력 늘린 이란, 맹주 美와 전면전 전망도 나와이란 문화및이슬람지도부가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사살에 대한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일방적으로 삭제됐다며 국제소송을 위한 자국 내 서명운동에 나섰다. 페이스북,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업체가 대부분 미국 국적이기 때문에 아랍권의 입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9일 이란 현지 테헤란타임스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이 수십개의 이란 계정을 정지시키고, 미국이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암살한 것을 비난하는 수많은 게시물을 삭제하면서 이에 대응하는 정부 차원의 캠페인이 시작됐다. 이란 문화및이슬람지도부 산하 디지털미디어기구는 “인스타그램의 삭제 행위는 (미국에게 유리한) 일방적인 정보 확산 흐름과 함께 미국이 SNS를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미국이 정보의 자유를 지지하는 척만 할 뿐 실제로는 가치를 두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디지털미디어기구는 국제법원에 소송을 내기 위해 자국의 인스타그램 사용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서명운동에 나섰다. 반면, 인스타그램이 이란 측 게시물을 삭제하고 나선 것은 가짜뉴스의 유포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해당 게시물들이 명예훼손이나 모욕 등을 포함하고 있어 삭제됐을 가능성도 있다. 최근 유튜브 등은 ‘은연중이고 암시적인 위협’도 삭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실제 SNS 상의 미확인 사실들이 이용자들의 공포심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일 이란의 미사일 공격 당시에는 미군 수십명이 사망했다는 허위 게시물이 트위터 등에 게재됐다. 구글 이미지에 검색되는 사진 중에는 우크라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찍힌 과거 화면들도 있다. 미국 플로리다에서는 허위 징집을 알리는 휴대전화 문자가 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미 국방부는 “허위 문자이며 공식 통보가 아니다”라며 가짜임을 확인했다. 당분간 사이버 세계를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미국과 고도의 사이버전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이란이 치열하게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2010년 핵 시설에 사이버 공격을 받은 뒤 사이버전 능력을 강화해왔다. 이란군의 핵심인 혁명수비대에 별도의 사이버 부대를 운영 중이며, 전 세계 항공 우주 기업, 통신사, 에너지 기업 등에 침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못생겨서”한중혼혈 美여배우, 중국서 왜 싫어해?

    “못생겨서”한중혼혈 美여배우, 중국서 왜 싫어해?

    한국 영화 ‘기생충’이 사상 최초로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골든글로브에서 아시아계 배우로 처음 여우주연상을 받은 아콰피나에 대한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이 비난 일색이다. 아콰피나는 중국과 한국계 혼혈인 할리우드 여배우로 본명은 노라 럼(林家珍)이다. 아콰피나란 예명은 생수 상표 ‘아쿠아피나’에서 따온 것으로 어색함이란 뜻을 지니고 있다고 스스로 설명한 바 있다. 김치찌개도 아콰피나의 예명 후보 가운데 하나였다. 아콰피나의 대표작은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으로 이 영화에서는 여주인공에게 용기를 주는 괴짜 친구로 등장한다. 그에게 이번 골든글로브 뮤지컬·코미디 영화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안긴 작품은 중국에서 촬영한 영화 ‘더 페어웰’이다. ‘더 페어웰’은 아콰피나의 첫 주연 작품이다. 아콰피나는 뉴욕에서 살다가 폐암 말기를 진단받은 친할머니를 보기 위해 중국으로 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의 주인공을 연기했다. 영화는 할머니에게 세상을 곧 떠날 것이란 사실을 속이는 가족들을 통해 보편적인 가족이란 주제를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콰피나는 골든글로브에 이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중국 네티즌들이 아콰피나의 골든글로브 수상 소식에 대해 보인 반응은 놀랍다. 욕설을 퍼붓거나 ‘반감’이 생기고 화가 난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이처럼 중국인들이 아콰피나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그가 중국뿐 아니라 한국계 혼혈인 데다 미모가 중국인들의 기준보다 서양인들이 생각하는 중국 미녀의 기준에 맞기 때문이다. 디즈니 만화영화 ‘뮬란’이 개봉했을 때도 중국에서는 중국 고전 설화에 기반한 뮬란의 얼굴이 납작코에 작고 찢어진 눈매란 이유로 중국을 모욕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1990년대 장이모, 첸카이거 등 중국 영화의 거장들이 ‘인생’ ‘국두’ ‘붉은 수수밭’ ‘패왕별희’ 등 중국 현실을 그린 영화로 칸느를 비롯해 국제영화제를 휩쓴 사실에 대해서도 중국 네티즌들은 비슷하게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기도 한다. 과거 중국의 가난하고 남루한 현실만을 그려 서양인들의 중국에 대한 시각을 고착화했다는 것이다. 아콰피나가 할리우드에서 상을 받고 주연을 맡는 사실에 대해서도 중국 네티즌들은 “서양의 동양에 대한 편견을 확산시키고, 중국인을 모욕하는 인종차별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민주 13일 丁총리 인준 추진… 보수野 반대

    민주 13일 丁총리 인준 추진… 보수野 반대

    “국회선진화법이 20대 국회 최악으로” 화성 특혜성 택지공급 연관성엔 격앙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2일차인 8일 여야는 날 선 공방을 이어 갔으나 ‘결정적 한 방’은 없었다. 정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표결은 오는 13일쯤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 후보자는 이날 최근 국회에서 벌어진 여야 대치 상황을 두고 “국회선진화법만 지키다 보면 국회가 국정의 발목을 잡는 결과가 된다”면서 “국회선진화법은 19대 국회에서 동물국회를 식물국회로 만들었고, 20대 국회를 최악의 국회로 만든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 국정 운영과 관련해서는 “대체로 잘하고 계시다”면서 “더 잘하기 위해 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전날 청문회에서 차분한 모습을 유지하던 정 후보자는 자유한국당이 이날 정 후보자 측근의 화성도시공사 특혜성 택지 공급과의 연관성을 집중 질의하자 “이런 모욕된 말씀은 처음”이라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또한 빈번한 사인 간의 채무를 문제 삼자 “부자들은 그런 모양이죠”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한국당 나경원 인사청문위원장이 이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하자 “제가 그간 형편이 어려워 채무를 유지했다고 말한 것에 대해 부끄러워서 그랬다”고 해명했다. ‘송곳 검증’ 없이 신경전만 오간 청문회였으나 인준 여부는 불투명하다. 국무총리는 다른 국무위원과 달리 인사청문회 후 국회 본회의 의결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13일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 표결에 들어가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1대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힌 이낙연 국무총리는 총선 출마 공직자 사퇴 기한인 16일까지 공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임명동의안이 통과되려면 재적의원 과반 출석,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청문회를 두고 “과연 후보로서 적격한지 심각한 회의가 든다”고 했다. 새로운보수당도 문 대통령의 정 후보자 총리 지명이 삼권분립·헌정질서 파괴라며 줄곧 비판해 왔다.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협력하면 한국당·새보수당 없이도 임명동의안 채택을 강행할 수 있다. 하지만 4+1 협의체가 선거법 개정안 등 특정 법안을 위해 꾸려진 만큼 임명동의안 채택에는 응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태극기 훼손 처벌조항...헌재 “표현의 자유 침해 아냐”

    태극기 훼손 처벌조항...헌재 “표현의 자유 침해 아냐”

    ‘국가 모욕 목적’ 인정되면 처벌경범죄 처벌은 입법 목적과 달라재판관 2명 일부위헌, 3명 위헌국가를 모욕할 목적으로 국기를 훼손한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A씨가 국기 모독 등을 처벌하는 형법 105조가 헌법에 어긋난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4(합헌)대 2(일부위헌)대 3(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7일 밝혔다. 형법 105조는 ‘대한민국을 모욕할 목적으로 국기 또는 국장을 손상, 제거 또는 오욕한 자는 5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7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A씨는 2015년 4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1주기 집회에 참석해 종이 태극기를 불태운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씨가 국가를 모욕할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지만 검사가 항소하면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A씨는 재판을 받던 중 형법 105조가 명확성 원칙과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돼 표현의 침해를 침해한다며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지만 기각되자 같은 취지의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표현의 자유만을 강조해 국기에 대한 손상·제거·오욕을 금지·처벌하지 않는다면 국기가 상징하는 국가의 권위와 체면이 훼손되고 국민들이 국기에 대해 가지는 존중의 감정이 손상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심판대상조항과 같이 형벌로 제재하는 것은 불가피하며, 단순히 경범죄로 취급하거나 형벌 이외 다른 수단으로 제재해서는 입법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어렵다”고 했다. 반면 이영진·문형배 재판관은 “표현의 자유가 가지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처벌의 범위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면서 “국가기관이나 공무소에서 쓰이는 국기를 훼손하는 경우 처벌하는 게 타당하다”는 일부위헌 의견을 냈다. 이석태·김기영·이미선 재판관은 “사상이나 의견을 표현하기 위해 국기를 훼손하는 행위를 처벌 대상으로 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며 위헌 의견을 제시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집회서 태극기 불태워 처벌…헌재 “국가 모욕할 목적이면 합헌”

    집회서 태극기 불태워 처벌…헌재 “국가 모욕할 목적이면 합헌”

    대한민국을 모욕하기 위해 국기를 손상할 경우 처벌하도록 하는 형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헌법재판소가 판단했다. 헌재는 국기 모독 등을 처벌하는 형법 105조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4(합헌)대 2(일부 위헌)대 3(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7일 밝혔다. 형법 105조는 ‘대한민국을 모욕할 목적으로 국기 또는 국장을 손상, 제거 또는 오욕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국기는 국가의 역사, 국민성, 이상을 반영하고 헌법적 질서와 가치, 국가 정체성을 표상하며 한 국가가 다른 국가와의 관계에서 가지는 독립성과 자주성을 상징하고, 국제회의 등에서 참가자의 국적을 표시하고 소속감을 대변한다”고 국기의 의의를 설명했다. 따라서 “표현의 자유를 강조해 국기 훼손 행위를 금지·처벌하지 않는다면, 국기가 상징하는 국가의 권위와 체면이 훼손되고, 국민의 국기에 대한 존중의 감정이 손상될 것”이라며 “국가의 권위와 체면을 지키고, 국민의 존중 감정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국기 훼손 행위를 형벌로 제재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심판 대상 조항이 과잉금지원칙 등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지난 2015년 4월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주기 집회에서 참가자 김모씨가 종이 태극기를 불태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재판을 받던 중 형법 105조가 과잉금지원칙 등에 위배된다며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이후 2016년 3월 같은 취지의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이슈있슈] 장애 연기로 돈벌이한 유튜버…사기죄 성립?

    [이슈있슈] 장애 연기로 돈벌이한 유튜버…사기죄 성립?

    투렛증후군 편견 변화시킨다며 시작한 채널지인들 과거 래퍼 활동·장애 연기 의혹 제기 한 달 약 900만원 수익 공개 후 사과 영상 2019년 12월 5일 ‘아임뚜렛’이라는 유튜브 채널이 개설됐다. 투렛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유튜버는 라면을 먹고, 토마토를 옮기고, 미용실에 가는 일상을 공개하면서 이 질병에 대한 편견을 변화시키고 용기를 주고 싶다고 했다. ‘응 어 응 아잇! 어!’ 음성틱과 함께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라면과 토마토를 떨어뜨리면서도 끝까지 일상의 노력을 이어가는 이 남성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다. 채널 개설 한 달만에 구독자가 40만명에 육박했고 종편채널 뉴스에도 소개됐다. 영상을 보는 구독자들은 장애에 대한 편견에 대해 돌아보고 반성하며 같은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응원했다. “웃기지만 우습지 않은 사람”이라며 감동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 5일 이 유튜버의 실체를 폭로하는 글이 등장했다. ‘아임뚜렛’은 영상에 등장하는 투렛증후군을 앓고 있지 않으며 ‘분수를 모르는 놈’이라는 노래를 낸 래퍼 홍정오라는 것이었다. ‘아임뚜렛’은 논란이 커지자 모든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6일 사과 영상을 올렸다. 한 달 8000달러, 약 900만원의 수익을 올렸으며 증상을 과장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또한 자신이 2019년 2월 마지막 앨범을 발매한 래퍼 홍정오가 맞다고 했다. 그는 장애를 고의로 과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틱장애가 없는 것은 아니며, 래퍼 시절 노골적인 가사들이 밝혀지는 게 두려웠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장애를 앓고 있다며 공개한 일주일치 처방전은 틱 증상이 심각하거나 오래된 경우라고 볼 수 없는 극히 소량의 약이어서 또 다시 논란이 됐다. 사과 영상에는 틱장애가 사라진 듯한 모습도 보였다.“진짜 투렛증후군 환자에 두 번 상처줬다”장애인 사칭, 사기죄·모욕죄 처벌 어려워 강박장애와 관련 깊은 신경학적 질병인 투렛증후군은 주로 21살 이전에 증상이 나타나게 되며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나이가 들며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가 많고, 성인이 되어서도 투렛 증후군이 남아있는 임상사례는 거의 없으며, 양극성 장애 등의 다른 질환과 함께 보고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임뚜렛’은 “저로 인해 다른 투렛증후군 환자들이 상처받고 있다. 인간은 자신보다 못 나면 멸시하고 잘 나면 시기한다는 말은 맞는 말인 것 같다. 더 이상 유튜브 활동을 하지 않겠다”며 모든 영상을 내렸다. 구독취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구독자는 “수익을 틱장애를 앓고 있는 분들에게 기부해야 한다. 그 분들에게 두 번 상처줬다”라는 의견을 냈다. 다른 구독자는 “기부한답시고 이제 와서 선한 척 하지 않길 바란다. 그렇게 번 돈으로 평생 죄책감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일갈했다. 그렇다면 장애를 연기해 번 수익에 대해 사기죄를 적용할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사기죄를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아임뚜렛’이 거짓 행위를 함으로써 구독자가 늘었다고 해도 구독자가 직접 재산상의 행위를 한 것이 아니라 조회수를 통해 광고가 붙어 수익이 발생했기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모욕죄의 경우에도 사칭은 했으나 직접적으로 장애인을 모욕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처벌이 어렵다고 봤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이경우의 언파만파] 우리는 객관적으로 말할 수 있는가

    [이경우의 언파만파] 우리는 객관적으로 말할 수 있는가

    영화 ‘라쇼몽’은 “그래서 범인은 누군데?”에 대한 답을 안 한다. 애초부터 그럴 의도가 없었다. 단순한 이야기 속에 무거운 화두를 던진다. ‘우리는 객관적으로 말하는가, 말할 수 있는가.’ 이런 물음이 영화 전체에 주제처럼 흐른다. 범인이 누군지에 눈을 돌리면 혼란스러워진다. 각각의 인물이 하는 말에 틈이 없는지를 보는 게 중요하다. 사람이 죽었다. 범인으로 의심받는 한 사내가 잡혀 온다. 이름은 다조마루. 근처에서 악명을 떨치던 산적이었다. 그는 자신이 사무라이를 죽였다고 시인한다. 그런데 진실만을 말한다며 당당하다. “나는 사무라이를 밧줄로 묶었고, 그의 아내는 내 말을 따랐다. 한데 그녀가 ‘두 남자를 둘 수는 없다. 한 명은 죽어야 한다’고 했다. 나는 정정당당해지고 싶어서 사무라이에게 칼을 주었다. 치열한 결투가 벌어졌고, 내 칼에 그가 찔렸다.” ‘살해’라기보다는 정당한 결투에 따른 결과라는 것이다. 사무라이의 아내는 다른 증언을 한다. “산적이 나를 범하자 남편은 나를 경멸하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모욕적이었다. 견딜 수가 없었다. 남편에게 단도를 주며 ‘죽여 달라’고 울부짖다가 기절해 버렸다. 깨어나 보니 남편이 죽어 있었다.” 아내는 자신이 정숙한 모습을 지키려 했다는 데 초점을 맞춰 사건에 대해 말했다. 사무라이가 무당의 몸을 빌려 나타난다. “아내는 산적에게 나를 죽이고 같이 달아나자고 했다. 산적은 아내의 말을 듣지 않았고, 나를 풀어 주었다. 그사이 아내는 도망을 갔다. 나는 수치스러워서 아내의 단도를 내 가슴에 꽂았다.” 사무라이는 죽었으나, 명예는 지키고 싶은 듯했다. 이 사건을 지켜보던 나무꾼이 말한다. “여자는 두 남자에게 결투를 하라고 했다. 그렇지만 두 남자는 마뜩지 않았는지 멈칫거리고 있었다. 그러자 여자는 둘 다 남자답지 못하다며 비웃었다. 두 남자가 서로 겁에 질린 모습으로 싸웠다. 산적의 칼이 남편의 가슴을 찔렀다.” 한데 나무꾼은 뒤늦게 자신이 여자의 단도를 몰래 가져갔다고 밝힌다. 관찰자로 보였던 그도 이해관계가 있었다. 영화에선 누구도 그들에게 묻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맘껏 내놓는다. 그들이 한 말에 대한 판단은 온전히 관객의 몫이 된다. 영화는 말한다. 인간은 객관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털끝만 한 이해관계가 있어도 우리는 거기에 얽매인다. 그 순간 사물이나 사건은 각기 다른 언어로 나타난다. 인간 세계는 얽혀 있다. 우리는 얼마나 어떻게 객관적으로 말할 수 있을까.
  • “상사가 까라면 까야지” 괴롭힘금지법에도 여전한 갑질

    “상사가 까라면 까야지” 괴롭힘금지법에도 여전한 갑질

    “얼굴 x같이 생겼네. 너 그럴 거면 나가. 회사 왜 다녀?” “능력 없는 니가 살길은 시집가는 게 제일 빠른 길 아니겠냐.”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6개월이 다 되어가지만 회사 내 폭언과 모욕, 갑질은 여전하다. 직장갑질 119는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신원이 확인된 이메일 제보 226건을 살펴본 결과, 11.9%인 27건이 모욕과 관련된 제보였다고 5일 밝혔다. 직장갑질 119가 공개한 모욕과 갑질 사례를 보면 한 직장인은 “회사를 다니면서 감정 쓰레기통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잘못한 일이 있을 때 (상사가) 지나가는 고등학생 데려다 일 시키는 게 낫겠다며 소리를 질렀다”고 털어놨다. 또 “비속어를 달고 사는 상사도 있다”며 “나를 불러세운 뒤 ‘얼굴 x같이 생겼네’ ‘너 회사 왜 다녀’라고 소리쳤다”고 덧붙였다. 다른 모욕 사례에서는 “나 때는 말야, 이런 건 상상도 못 했어” “상사가 까라면 까야지, 상사가 니 친구야?” “너 진짜 또라이 같아” “기대해 지옥이 뭔지 보여줄 테니까”같은 막말을 들어야 했던 직장인도 있다.또 다른 직장인 제보자는 “‘상사한테 뭐라고 입 놀려 고자질했냐’ ‘찢어진 입이라고 함부로 놀리냐’라는 폭언을 듣고 충격에 과호흡이 생겨 병원에 다녀왔다”며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나서 제자신이 밉고 우울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직장갑질 119 관계자는 “괴롭힘이 더욱 노골적으로 변하고, 업무분배가 제대로 되지 않는 괴롭힘이 심화하고 있다”며 “극심한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겪고 있어 근무가 어려운 상황도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직장갑질 119가 지난해 10월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이후 직장 내 괴롭힘이 줄었다고 생각한 응답은 39.2%에 불과했다. 반면 변화가 없다는 응답은 60.8%로 나타났다. 또한 법 시행 전후 교육경험이 없다고 응답한 직장인도 68.8%로 나타났다.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서 예방교육이 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패트 충돌’ 나경원 등 여야 현역의원 28명 기소… 황교안 대표도

    ‘패트 충돌’ 나경원 등 여야 현역의원 28명 기소… 황교안 대표도

    국회선진화법 위반 현역 첫 사법처리지난해 4월 국회에서 발생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폭력을 행사하고 국회 업무를 방해한 여야 의원 28명과 보좌진·당직자 8명 등 총 37명을 재판에 넘겼다. ‘동물국회’ 등 폭력 사태를 막고자 만든 국회선진화법으로 현역 의원이 사법처리된 첫 사례다. 중진 의원들의 무더기 사법처리에 여야에서는 각각 “공수처법 보복”과 “야당 탄압”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서울남부지검 공공수사부(부장 조광환)는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여야가 서로 고소·고발한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전 원내대표를 포함한 의원 13명 등 총 14명이 국회 의안과에서 법안 접수를 방해하고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를 방해한 혐의(국회법·폭력행위처벌법 위반 등)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곽상도·김선동 의원을 포함한 한국당 의원 10명에 대해서는 폭력의 정도가 중하지 않다고 판단해 약식기소했다. 나머지 한국당 의원 37명은 기소유예 처분했다. 약식기소는 벌금형 등이 내려질 수 있는 사건에 대해 재판 절차를 생략하는 조치이고, 기소유예는 피의사실이 인정되지만, 범행 동기 등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이다. 검찰은 또 더불어민주당 이종걸·박범계·표창원·김병욱 의원을 한국당 당직자를 폭행한 혐의(폭력행위처벌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했다. 박주민 의원은 같은 혐의로 약식기소됐고, 다른 민주당 의원 28명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정의당 의원들은 모두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의장실 앞에서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의 얼굴을 양손으로 만진 행위 역시 강제추행, 모욕 혐의가 인정되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해 9월 서울 영등포경찰서로부터 패스트트랙 사건을 넘겨받아 한국당 60명, 민주당 39명, 바른미래당 7명, 정의당 3명, 무소속 1명 등 수사 대상 의원 110명을 수사해 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檢 ‘패트’ 기소 반발...한국 “여당무죄·야당유죄”, 민주 “공수처 보복”

    檢 ‘패트’ 기소 반발...한국 “여당무죄·야당유죄”, 민주 “공수처 보복”

    한국 “檢, 文의장 ‘임이자 강제추행’에 면죄부”민주 “대부분 법사위원, 명백한 보복성 기소”민주 “檢 뒷북 기소에 편파적 판단…분노·유감”“한국당 법사위원장 여상규·김도읍은 왜 뺐나”檢, 한국 당대표·의원 24명, 與 의원 5명 기소검찰이 2일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여야 의원 등 29명(한국당 24명·더불어민주당 5명)을 재판에 넘긴 데 대해 양 정당 모두 불만을 표시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당은 “여당무죄, 야당유죄”라고 비판했고 민주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에 따른 보복”이라고 성토했다. 앞서 서울남부지검은 지난해 4월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과 관련해 이날 황 대표 등을 특수공무집행방해·국회법 위반·국회 회의장 소동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 또는 약식기소했다고 밝혔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논평에서 “한국당 당대표·의원은 24명 기소, 민주당 의원은 고작 5명 기소했다”면서 “공정과 균형이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볼 수 없는 처분”이라고 비판했다. 검찰은 한국당에서는 황 대표와 의원 14명, 보좌진 2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의원 10명, 보좌진 1명은 약식기소했다. 민주당에서는 의원 4명과 보좌진·당직자 4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의원 1명, 보좌진 1명은 약식기소했다.전 대변인은 “검찰은 국회에서 직권을 남용해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의 불법 사보임을 승인하고, 이에 항의하는 여성 의원에게 강제추행과 모욕을 일삼은 국회의장에게도 무혐의 처분으로 면죄부를 줬다”면서 “검찰은 국민의 눈이 정녕 두렵지 않은가”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2020 총선 승리를 통해 문재인 정권의 좌파독재 폭정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일종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모든 절차를 무시한 검찰의 기소는 여당무죄, 야당유죄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면서 “선거법·공수처법에 이은 야당의원 기소는 이 정권의 분명한 야당 죽이기”라고 맹비난했다. 민주당도 지금껏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가 검찰이 공수처법이 통과된 뒤 명백히 보복성으로 기소했다며 강력 반발했다. 특히 한국당과의 기계적 균형을 위해 여당 의원들을 정치적으로 기소했다고 비난했다.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이해할 수 없는 검찰의 비상식적 행태에 분노마저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면서 “비례와 균형을 기계적으로 적용했을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 매우 편파적으로 판단한 검찰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그동안은 제대로 수사도 하지 않은 채 시간만 끌다가 공수처법이 통과되고 새로운 개혁 장관이 임명되자 ‘뒷북 기소’를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당 의원과 당직자가 총동원돼 행사한 국회 내 폭력 사건에 대해 일부 의원들에게만 책임을 물은 것은 매우 가벼운 처분”이라면서 “반면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전반의 과정에서 극히 일부분에 불과한 폭력 고발 건은 의도적으로 키워 민주당 의원과 당직자를 8명이나 기소한 것은 기계적으로 균형을 맞추려는 검찰의 작위적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은 “국회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여당 의원까지 대거 기소한 것은 국회선진화법 위반 폭력 사건의 본질을 흐리려는 의도”라면서 “특히 4명 의원 대부분이 법제사법위원회 출신인 점을 고려하면 명백한 보복성 기소라고 여겨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 대변인은 브리핑 후 기자들에게 “민주당 법사위원이 3명이나 기소됐는데 한국당은 여상규 법사위원장과 법사위 김도읍 의원은 빠졌다”면서 “비디오뿐 아니라 명백한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 너무나 편파적”이라고 비판했다. 여 위원장은 판사 출신이며 당 대표 비서실장인 김 의원은 검사 출신이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檢, ‘패트 충돌’ 황교안·나경원 등 한국 24명, 민주 5명 의원 기소

    檢, ‘패트 충돌’ 황교안·나경원 등 한국 24명, 민주 5명 의원 기소

    羅·강효상·민경욱 등 채이배 감금죄 추가文의장, ‘임이자 강제추행·모욕’ 무혐의 유승민·하태경 등 사보임 접수방해 무혐의검찰이 지난해 4월 25~26일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고소·고발 사건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기소하고 당시 원내대표였던 나경원 의원을 포함한 한국당 의원 23명, 표창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 5명을 재판에 넘겼다. 문희상 국회의장의 임이자 한국당 의원에 대한 강제추행은 무혐의로 결론났다. 서울남부지검은 2일 브리핑을 열고 한국당 대표를 포함한 여야 의원 29명과 보좌진 및 당직자 8명 등 총 37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황 대표와 나 전 원내대표는 특수공무집행방해, 국회법 위반, 국회 회의장 소동 등의 혐의로 기소됐으며 특히 나 전 원내대표는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에 대한 감금으로 인해 공동감금, 공동퇴거불응 혐의가 추가됐다. 검찰은 황 대표와 나 전 원내대표가 한국당 의원 등과 공모해 국회 의안과 사무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을 점거하고 스크럼(여럿이 팔을 바싹 끼고 횡대를 이루는 것)을 짜서 막는 방식으로 민주당 의원과 의안과 직원의 법안 접수 업무 및 국회 경위 등 질서유지 업무 등을 방해했다고 공소사실을 적시했다.강효상, 민경욱, 김정재, 송언석, 이은재, 이만희, 윤한홍, 김명연, 정갑윤, 정양석, 정용기, 정태옥, 곽상도, 김선동, 김성태, 김태흠, 박성중, 윤상직, 이장우, 이철규, 장제원, 홍철호 등 총 24명의 의원과 3명의 한국당 소속 보좌진·당직자도 기소됐다. 한국당 소속으로 고발된 75명 가운데 황 대표를 포함한 16명은 불구속 기소, 곽상도 의원 등 11명은 약식명령 청구, 그외 48명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불구속 기소는 현장 상황을 지휘 또는 의사결정을 주도하거나 다수 현장에 관여해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경우가 중한 경우를 의미한다고 검찰은 명시했다. 약식명령 청구는 스크럼에 가담하거나 회의방해 등 행사 정도가 중하지 않을 경우에 해당됐다. 민주당은 고발된 58명 가운데 이종걸, 박범계, 표창원, 김병욱, 박주민 의원 등 의원 5명과 5명의 보좌진·당직자가 공동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이 의원 등 4명은 불구소 기소, 박 의원은 약식명령 청구, 40명은 기소유예, 8명은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검찰은 문 의장이 지난해 4월 24일 국회의장실에서 문 의장 앞을 가로막는 임이자 한국당 의원의 얼굴을 양손으로 만져 한국당으로부터 강제추행과 모욕으로 고소 당한 데 사건에 대해 “수십 명의 국회의원과 기자들에 둘러싸여 실시간으로 생중계되고 있는 장소에서 약 20여분에 걸친 사보임 여부에 대한 격렬한 논쟁 중에 후배 의원을 성추해하려는 의도였다고 보기 어렵다”며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 문 의장의 사보임 직권남용 사건과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의 사보임 접수 방해 사건에 대해서도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는 문 의장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김관영 바른미래당 전 원내대표가 지난해 4월 25일 국회법을 위반해 오신환·권은희 의원의 사개특위 위원 사보임을 요청 허가함으로써 그들의 심의·표결권을 방해했다고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이에 대해 검찰은 “국회법 48조 6항 입법과정, 본회의 의결안의 취지, 국회 선례, 국회법 입법 관여자들 진술 등을 종합해 보면 국회법 위반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워 직권남용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유승민, 하태경 의원 등 바른미래당 의원 6명이 국회 의사과 사무실을 점거해 오신환 의원 등의 사보임신청서 제출·접수를 방해해 업무방해와 공무집행방해로 고발 당한 데 대해서도 “업무방해죄에서 요구하는 위력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국회 의사과 공무원들의 직무집행이 방해됐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혐의없음 결론을 내렸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소수의견도 활발해야 건강한 사회… 사법의 정치화 경계해야”

    “소수의견도 활발해야 건강한 사회… 사법의 정치화 경계해야”

    “소수의견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얼마나 건강한지 보여 주는 척도다.” ‘미스터 소수의견’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위대한 반대자’였던 김이수(67) 전 헌법재판관은 지난달 26일 경기 고양시 자택에서 서울신문과 가진 단독 신년 인터뷰에서 소수의견과 민주주의 사회의 관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헌법재판관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과 통합진보당 정당 해산 심판 등 당시 뒷얘기를 비롯해 최근 정치적 양극화 현상에 대한 의견을 가감 없이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치적 의견이 갈수록 양극화한다. 극단화 해소를 위한 실마리를 어디서 찾아야 할까. “합리적 보수·진보가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 점점 줄어든다는 느낌이 든다. 배제와 혐오, 차별이 넘쳐난다는 점에서 박근혜 정부에서 만든 부정적 유산이 여전하다고 할 수 있다. 나도 뚜렷한 방책은 없지만, ‘상대방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생각해 보는 자세는 반드시 필요하다. 무조건 반대쪽 사람의 말은 근거도 없다고 하지 말고 들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배제와 혐오, 차별을 내면화하게 된다. 남북 분단과 전쟁, 최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불행한 죽음과 박 전 대통령 탄핵과 구속 등을 거치면서 상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축적되지 않았나 싶다.” -정치적 극단화 와중에 정치의 사법화, 또 그 반대로서 사법의 정치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가 정책은 정치적 공론장을 통해야 한다. 타협이 힘들다는 이유로 혹은 부담스럽다는 핑계로 사법부에 떠넘기는 게 정치의 사법화다. 낙태죄나 간통죄, 호주제, 양심적 병역거부 모두 그런 식이었다. 이견을 조율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사회적 현안을 해결하는 역할을 정치가 해야 하는데 어느 순간부턴가 고소·고발부터 하고 보는 게 일상이 돼 버렸다. 헌법재판소나 법원으로서는 정치 쟁점을 다루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돼 버렸고, 어느 순간부터 법원이 정치 현안을 판단하는 게 당연한 것처럼 됐다. 그런 과정이 심해지면 사법의 정치화가 이뤄진다. 통진당 사건은 정치의 사법화인 동시에 사법의 정치화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헌법재판소나 법원도 그렇고 검찰과 경찰 등 법을 다루는 기관은 권력 행사를 절제해야 한다. 그걸 헌법학에서는 ‘과잉금지의 원칙’ 혹은 ‘비례의 원칙’으로 표현한다. 이를 위반하는 것은 헌법 위반이 된다.” -많은 이들이 김이수 헌법재판관 하면 ‘미스터 소수의견’이라는 별명을 떠올린다. “헌법재판관 시절 혼자서 낸 소수의견만 8건이었다. 그래도 사적으로는 다른 재판관들과 잘 지냈지만 2014년 12월에 통진당 해산을 결정한 정당 해산 심판 사건에서는 많이 외로웠다. 8대1로 혼자만 의견이 다르니 상의할 사람이 없었다. 결정문 초안에 ‘쓸모 있는 바보들’이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는 구절을 봤는데 반대 의견을 쓰는 나를 가리킨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 그 표현을 바꿔 달라고 요청을 했는데 집필자는 끝내 그 표현을 포기하지 않았다.” -소수 발언을 하기 어려운 사회에서는 창의적인 생각도 쓴소리도 힘들 것 같다. “2017년 6월 헌법재판소장 청문회 당시 자유한국당 등에서 ‘통진당 해산을 반대한 재판관은 헌재소장이 될 자격이 없다’고 나를 비난했다. 그 정도 토론조차 허용할 수 없나 자괴감이 들었다. 다양한 생각을 보장하고 소수의 생각이 주눅 들지 않도록 보호하는 게 민주사회다. 소수의견이 활발하다는 건 그만큼 우리 사회가 건강하다는 뜻이다. 다수의견만 강요하는 사회는 독재로 빠진다.” -법원행정처에서 통진당 지방의원직 박탈 소송 판결 방향을 지시하는 문건을 만들었다는 게 ‘사법농단’ 와중에 드러나기도 했다. “‘사법농단’ 사건은 법원 내부에서, 그것도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 조직을 중심으로 법관의 독립을 침해한 사건이어서 충격을 더한다. 핵심 의혹은 대체로 상고법원 설치를 위한 재판 거래, 국제인권법연구회 탄압, 판사 사찰 등이다. 대체로 국제인권법연구회 탄압이나 판사 사찰은 사실인 듯하다. 재판 거래 역시 시도 자체는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것만으로도 국민의 신뢰는 손상될 수밖에 없다. 재판은 결론에 이르는 과정도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나도 틀릴 수 있다’는 개방성을 가져야 하고 그러려면 용기와 절제가 모두 필요하다. 좋은 재판을 위해서는 재판에 대한 평가, 특히 시민사회의 평가가 활발해져야 한다. 법관들 역시 허심탄회하게 재판에 대한 평가를 들을 필요가 있다.” -2017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는 만장일치가 나왔다. “몇 차례 고비가 있었다. 촛불집회도 그렇고, 2016년 12월 9일 국회에서 압도적인 찬성으로 탄핵안이 가결되는 등 국민 여론이 확연히 드러난 게 중요했다. 탄핵 심판은 초기에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는 분위기였다. 중간에 ‘최순실이 국정에 광범위하게 개입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문화·체육 등 일부 분야에 국한됐다면 탄핵까지 갈 건 아니지 않느냐는 논의도 있었다. 막판에는 대리인단이 법정을 모욕하는 변론 태도로 논란을 일으켰다. 이는 박 전 대통령에게는 확실히 불리하게 작용했다.” -광화문에서 ‘탄핵은 사기’라며 박 전 대통령 석방을 요구하는 집회가 몇 달째 이어지고 있다. “집회에서 나오는 말을 보면 이것저것 눈치 안 보고 말한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도 거리낄 게 없다. 표현의 자유는 확실하게 누리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표현이 도를 넘을 땐 오히려 스스로 설득력이 없어진다. 오히려 표현의 자유에서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가 얼마나 제대로 자기 목소리를 내느냐, 그리고 사회가 그걸 얼마나 보장하느냐 하는 점이다. 소수의견에 더 귀를 열어 주고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더 책임을 느끼는 사회가 다원적인 민주주의 사회라고 할 수 있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서 최근 논란이 된 한기총 집회를 어떻게 보나. “1972년부터 교회를 다녔다. 우리 사회의 민주화와 인권 증진에 기독교가 큰 역할을 했다. 최근 논란이 되는 언행을 보면 과연 기독교인이 맞나 싶을 정도로 지나치게 한쪽으로 쏠려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교회를 정치집단으로 만드는 걸 목표로 하는 게 아닌가 싶어 매우 걱정스럽다.” -헌법재판관에서 물러난 뒤로 어떻게 지내나. “퇴임하자마자 보름 넘게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여행했다. 업무상 해외에 간 걸 빼면 부부가 함께 여행한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재작년부터 길고양이도 거둬서 키우는데 몸은 까맣고 발만 하얀색이라 이름을 ‘흰발이’로 지었다. 판소리를 1년 넘게 배우다가 박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을 맡으면서 접었는데 다시 배울 생각이다.”-격무 속에서도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은. “2002년부터 집 근처 호수공원에 나가 뛰기 시작했다. 2003년 봄에는 호수마라톤대회 하프마라톤에 출전했다. 2013년에 처음 완주를 했는데 당시 기록이 5시간 5분이었다. 지금까지 19번 완주했다. 지금도 일주일에 네댓 번 호수공원에 가서 6~7㎞를 뛴다. 마라톤은 늙어서도 할 수 있는 운동이다. 사실 나이가 들면 그 재미를 더 잘 알게 된다. 내 목표는 75세까지 꾸준히 7㎞를 뛰는 거다. 무리하지만 않으면 상당히 오래 할 수 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청와대 미쳤다”…진보 진영의 상징에서 돌아선 진중권

    “청와대 미쳤다”…진보 진영의 상징에서 돌아선 진중권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연일 조국 전 장관과 유시민 작가 등을 공격하는 ‘폭탄발언’을 내놓고 있다. 진 교수는 한 때 유 작가와 고 노회찬 전 의원과 함께 ‘노유진의 정치카페’라는 팟캐스트를 운영할 정도로 절친했지만, 조 전 장관에 대한 정반대의 입장을 보이며 등을 지게됐다.진 교수는 지난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드디어 청와대가 미쳤다. 세상에, 본인의 혐의만 11개다. 서민의 눈에는 그 하나하나가 결코 가볍지 않다. 게다가 가족 전체가 파렴치한 비리에 연류됐는데, 그게 옹색하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조 전 장관이 대리시험을 봐줬다는 이유로 검찰이 기소한 것에 대해 유 작가가 “조국이 대신 푼 아들 시험은 오픈북”이라고 설명한 것을 두고도 비난에 나섰다. 진 교수는 새해가 밝아오는 자정무렵 페이스북에 “오픈북 시험이라고 한다. 이분 개그감각이 무르익었다. 변명이 참 앙증맞다”고 했다. 새해 첫날에도 진 교수는 “선동에는 종종 비유가 사용된다. ‘인디언 기우제’라는 비유는 유시민씨가 만들어서 퍼뜨린 모양인데, 비유는 불완전하여 그것으로 논증을 대신할 수는 없다.”며 유시민 작가를 겨냥했다. 최근 유 작가와 진 교수의 논쟁은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유 작가가 최근 노무현재단의 유튜브 채널인 알릴레오에서 “진 교수의 장점은 논리적 추론 능력과 정확한 해석 능력인데 그 스스로 자기 자신의 논리적 사고력이 10년 전과 비교해 얼마나 감퇴했는지 자가진단해봤으면 한다”고 힐난하는가 하면, 진 교수는 “조그만 지방대에서 조용히 교수나 하며 살고 싶었는데 그저 위조를 위조라 했단 이유로 SNS, 인터넷 커뮤니티, 신문기사 댓글 등으로 온갖 모욕을 퍼부었다”며 “이 분, 60 넘으셨죠?”라며 대응했다. 진 교수는 오랫동안 끊었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다시 시작하면서까지 여권을 겨냥하는 것에 대해 “가끔 제 뜻을 오해하신 분들이 눈에 띄는데 저는 아직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지한다. 물론 많이 실망 했지만, 반대편에 있는 자유한국당을 보면 그것밖에 대안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라며 “다만, 문재인 정권이 성공하려면 권력주변이 깨끗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 중에서도 강직한 성품의 윤석열 검사를 총장으로 임명한 것도, 그를 임명하면서 ‘살아 있는 권력까지 철저히 수사하라’고 당부한 것은 아마 그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황운하 청장 “공수처법은 낡은 검찰제도 붕괴의 서막”

    황운하 청장 “공수처법은 낡은 검찰제도 붕괴의 서막”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은 31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법안의 국회 통과는 낡은 검찰제도 붕괴의 서막이 될 것”이라며 “검찰 개혁을 열망하는 국민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청장은 이날 오후 대전지방경찰청 김용원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정의와 진실의 힘이 위대함을 믿고 당당하게 헤쳐나갈 것”이라며 “적당한 타협으로 비굴함을 변명하지 않을 것이고 더 높은 꿈을 향한 열정을 간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의 지나온 경찰 인생은 불의한 권력과 맞서 싸워 온 투쟁과 그 대가로 주어진 수난의 길로 점철되어 있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때로는 검찰과 때로는 언론과 때로는 조직 내부의 상사들과 또 잘못된 관행과의 의로운 싸움을 피하지 않으며 힘들게 여기까지 왔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정치 권력에 중립적이지 못한 경찰 수뇌부를 향해 직을 걸고 비판해 왔다”며 “검찰과 일부 언론 그리고 일부 정치권에서 하명 수사니 선거개입 수사니 하며 오명을 뒤집어 씌우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토착 비리와 권력형 부패 비리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없이 정당한 수사 활동을 진행했던 경찰관들이 죄인처럼 검찰에 불려가 조사받는 어이없는 반 법치주의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아무런 잘못이 없는 경찰 수사에 저주의 굿판을 펼치듯 선거개입 운운하며 거짓 프레임으로 저와 저를 도와 비리 수사에 매진해 왔던 경찰관들에게 견디기 힘든 모욕을 주고 있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죄값을 치러야 할 부패 비리 혐의자들은 되려 큰 소리치고 있는 기막힌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통제받지 않는 권력기관이 되어 버린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남용하기 때문”이라며 “검찰이 견제받지 않는 수사권과 기소권으로 중립성과 독립성을 방패삼아 얼마든지 나라를 뒤흔드는 독자적인 권력 집단이 될 수 있음을 우리 모두 뼈저리게 학습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청장은 1985년 경찰대학을 1기로 졸업해 그동안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다툼에서 경찰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대전청장 재직 이전 울산청장으로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측근 비리를 청와대의 명령으로 수행했다는 의혹을 받아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다. 청와대는 현 송철호 울산시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오래된 친구이기 때문에 송 시장의 당선을 위해 경찰의 수사를 지시했다는 것이 검찰의 수사 요지다. 이번 경찰 정기 인사에서 충남 아산에 있는 경찰인재개발원장으로 전보돼 좌천성 인사라는 관측과 이미 황 청장이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명예퇴직을 신청했었기 때문에 적임지로 갔다는 분석이 있다. 황 청장은 명예퇴직 신청이 반려된 상태로 사표를 제출하고서라도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1분 1초도 인정 못해”…세월호 유족, 김기수 출근 저지

    “1분 1초도 인정 못해”…세월호 유족, 김기수 출근 저지

    자유한국당 추천으로 임명된 김기수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비상임위원이 세월호 유족에 가로 막혀 또다시 출근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세월호 유족들은 “세월호 사건을 모욕한 2차 가해자 김기수는 특조위원 자격이 없으니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김 위원은 31일 오전 서울 중구 특조위 사무실에서 열린 제50차 전원위원회에 참석을 시도했다. 그러나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사참위 조사방해 목적 김기수는 사퇴하라”는 피켓을 든 유족들의 항의를 받았다. 김 위원은 유족들에게 “위원 한 명이 공석인 채로 특조위가 운영되는 건 좋지 않다. 내가 활동해서 사참위 성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지만 20분간 대치한 끝에 돌아갔다. 특조위는 지난 24일에도 김 위원이 회의장에 들어오지 못하자 이날 오전 10시로 전원위원회를 연기한 바 있다.장훈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특조위 위원은 유가족도 알 수 없는 조사 내용을 세세하게 알 수 있다”면서 “김 위원이 보수단체와 결탁해 이 정보를 악용하는 것이 가장 우려되는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전원위원회에서는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과 청와대의 사찰 지시에 대한 수사 요청 여부 등이 논의됐다. 당초 “세월호 관련 모욕으로 고소당한 김 위원은 조사 대상자이므로 세월호 조사 관련 접근을 막아달라”는 유족의 요구에 따라 ‘김 위원에 대한 세월호 참사 관련 제척·기피 신청의 건’도 함께 논의될 예정이었으나 김 위원의 불참으로 미뤄졌다. 유족들은 이날 전원위원회 회의에 앞서 포스트타워 1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 2차 가해자 김기수의 임명을 철회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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