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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와대 대변인 “박원순 피해자에 위로…靑 공식입장은 아니다”(종합)

    청와대 대변인 “박원순 피해자에 위로…靑 공식입장은 아니다”(종합)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 대변인이 ‘피해자’라는 용어로 위로를 전하면서도 청와대의 공식입장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23일 오전 한 언론을 통해 “피해자 입장에 공감한다”면서 “피해자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피해자 측이 전날 “본질을 호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면서 “적법하고 합리적 절차에 따라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한 데 대한 것이었다. 강 대변인은 지난 13일 브리핑에서는 ‘피해 호소인’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이날은 ‘피해자’라는 용어를 썼다. 그러나 이 보도에 대해 ‘청와대 공식입장’이 아니며 ‘대변인의 설명’이라고 강조했다. 오후 브리핑에서 강 대변인은 “청와대는 고위 공직자의 성 비위에 단호한 입장이고,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것은 청와대의 원래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또 자신의 말이 청와대의 ‘공식입장’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진상 규명이 이뤄지고 난 뒤 그 결과로 사실관계가 특정되면 청와대가 보다 뚜렷하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 사건에 대한 언급을 따로 한 게 있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의 발언을 다 소개할 수는 없다”면서 “내용을 전해드릴 수 있을지는 진상 규명이 나와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청와대는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가 난무하는 가운데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박원순 전 시장 사망과 관련해 문 대통령의 언급은 지난 10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빈소를 방문하면서 전한 “박 시장은 (사법)연수원 시절부터 참 오랜 인연을 쌓아온 분이다. 너무 충격적이다”라는 메시지가 전부다.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자처해 온 문 대통령은 버닝썬 사건과 n번방 성 착취 범죄와 관련해 직접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어 박원순 전 시장까지 여당 소속 고위공직자가 연루된 권력형 성 비위 사건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이 일절 언급을 하지 않으면서 ‘이중적’이라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檢 “조국 아들 상장서 스캔한 직인과 딸 표창장 직인 동일”

    檢 “조국 아들 상장서 스캔한 직인과 딸 표창장 직인 동일”

    검찰이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자녀의 상장·표창장에 찍힌 총장 직인 파일이 똑같다는 디지털 포렌식 결과를 법정에서 공개했다. 검찰은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 교수의 속행 공판에서 대검찰청의 디지털 포렌식 담당 팀장 이모씨를 증인으로 불러 ‘동양대 강사 휴게실 PC’의 포렌식 결과 등을 물었다. 정 교수는 2013년 6월 자신의 주거지에서 최성해 동양대 총장 명의의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동양대 강사 휴게실 PC에서 2013년 6월 16일 생성된 파일들의 ‘타임라인’을 제시하며 정 교수의 표창장 위조 과정을 설명했다.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표창장 PDF 파일에는 직인 부분이 별도의 ‘블록’으로 처리됐다. 검찰이 “블록 처리된 것을 보면 (직인 사진파일을) 오려넣은 것이 분명하냐”고 묻자 이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특히 여기 오려 붙여진 직인 파일의 픽셀 크기는 아들의 상장에서 캡처된 ‘총장님 직인’ 사진 파일의 픽셀 크기와 동일했다고 이씨는 증언했다. ●대검 포렌식 담당 “직인파일 오려 넣은 것 맞다”이는 정 교수가 아들의 동양대 총장상을 스캔해 직인 사진을 오려낸 뒤 딸의 위조 표창장에 붙였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뒷받침한다. 이날 재판부는 아들 상장의 직인 모양과 달리 딸 표창장의 직인 모양은 직사각형이라 약간 다르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크기 조정을 하면서 그렇게 된 것”이라며 “크기를 늘렸을 뿐 픽셀값은 똑같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 PC를 정 교수가 사용했다고 볼 만한 정황도 이날 제시했다. 검찰은 “이 PC에서 2012년 7월~2014년 4월 사이 정경심 교수의 주거지 IP가 할당된 흔적이 22건 복원됐다”며 “이 IP가 동양대에서 사용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2013년 11월 이 PC에서 정 교수가 사용하던 한국투자증권 뱅킹시스템에 접속한 것이 확인됐다는 사실도 제시했다. 아울러 검찰은 딸의 표창장이 위조된 2013년 6월 16일 오후 정 교수가 지인과의 카카오톡 대화 화면을 캡처했고, 그 사진이 휴대전화와 연동된 PC에도 저장된 사실도 공개했다. ●변호인 “가설 세워놓고 포렌식 추출” 반박정 교수의 변호인은 아직 이씨에 대한 반대신문을 준비하지 못했다며 추후 별도 기일을 열어 검찰의 이날 신문 내용을 반박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변호인은 의견 형식으로 “어떤 가설을 세워놓고 그에 맞는 포렌식을 해 추출한 부분이 꽤 많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또 “이 PC가 피고인의 것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임의수사를 통해 증거를 수집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는 정 교수 소유의 PC를 허락 없이 임의로 제출받았으므로 적법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한 것으로 보여진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김부겸 “누가 태영호 과거 사상 검증하려고 든 적 있던가”

    김부겸 “누가 태영호 과거 사상 검증하려고 든 적 있던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후보로 출마한 김부겸 전 의원이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색깔론을 펼친 미래통합당 태영호 의원을 비판했다. 23일 김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태 의원은 아직도 대한민국이 한 사람의 사상을 검증한다는 명분으로 마음대로 재단해서 죄를 뒤집어씌우고, 감옥에 가두고 심지어 목숨을 빼앗을 수 있는 나라라고 착각하는 모양”이라며 이처럼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전 의원은 “이인영 후보자는 그런 체제에 맞서 싸운 분”이라며 “이인영 후보자 같은 분이 없었다면 지금 태영호 의원이 국회 그 자리에 계실 수 있었을까”라고 되물었다. 김 전의원은 “태영호 의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평생의 대부분을 북한에서 살다 오신 태영호 의원 같은 분조차 대한민국 서울 한복판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될 수 있는 나라”라며 “그 과정에서 우리 당은 물론 어느 국민 어느 누가 태 의원의 과거 사상을 검증하려고 든 적이 있던가?”고 꼬집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 국민은 거리에 모여 독재자를 쫓아내고,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을 들어 자격 없는 대통령을 평화로운 방법으로 탄핵했다”며 “태 의원에게 이런 민주주의가 아직 낯설고 잘 이해되지 않겠지만, 다시는 오늘 같은 퇴행적인 모습을 보이지 말기 바란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김 전 의원은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을 향해 “오늘 국회에서 보여준 모습이 ‘김종인표 개혁’인가”라며 “낡은 극우 반공주의와 손끊지 않으면 ‘미래’도 ‘통합’도 없다”고 비난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일어나!” 서커스곰 바늘로 찌른 中 조련사…동물학대 논란

    “일어나!” 서커스곰 바늘로 찌른 中 조련사…동물학대 논란

    멸종위기에 놓인 반달가슴곰을 서커스에 동원한 것도 모자라, 바늘로 찌르는 등 학대를 일삼은 중국 동물원이 도마 위에 올랐다. 23일 현지매체 샤먼망은 시안시 친링동물원 조련사가 서커스곰을 학대해 해고됐다고 전했다. 관련 사실은 21일 해당 동물원의 서커스 영상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알려졌다. 영상에서 해고된 조련사는 서커스에 동원된 반달가슴곰을 뾰족한 물체로 찔러 학대했다. 밧줄에 목이 묶인 곰은 턱을 찔린 후 놀란 듯 단번에 자세를 바로잡고 훌라후프 돌리기 등 공연을 이어나갔다. 대중들은 사육사가 원활한 서커스 진행을 위해 반달가슴곰을 바늘로 찔러 학대했다고 격분했다.논란이 일자 동물원 측은 즉각 특별팀을 꾸려 조사에 나섰다. 하루 뒤 동물원 경영진은 조련사가 서커스곰을 손쉽게 제어하기 위해 찌른 것이 맞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조련사가 사용한 뾰족한 물체는 진짜 바늘이 아닌 플라스틱으로 만든 막대기였다고 해명했다. 다만 부적절한 행동임이 인정돼 조련사를 해고했으며 서커스 프로그램을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현지매체는 동물원 조련사들이 서커스곰에게 특정 행동을 인식시키기 위해 관행적으로 학대를 가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물원 측이 이번 일을 계기로 철저한 관리감독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를 중심으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반달가슴곰을 서커스에 동원한 것부터가 문제였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아시아흑곰으로도 불리는 반달가슴곰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 취약(VU)종으로 국제협약에 따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가슴에 V자 또는 초승달 모양의 연한 색 털이 나 있는 게 특징이다. 한반도를 비롯해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분포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시끄러워” 생후 82일 된 아들 입에 손수건을…결국 사망

    “시끄러워” 생후 82일 된 아들 입에 손수건을…결국 사망

    20대 남성 징역 7년 선고하고 법정구속 생후 82일 된 젖먹이 아들이 시끄럽게 군다며 입을 손수건으로 막아 숨지게 한 20대 남성이 재판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 이대연 부장판사는 23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김모(22)씨에게 이 같은 형량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외출 후 집에 돌아온 아내 A씨는 아들이 입에 손수건을 문 채 숨을 쉬지 않는 것을 보고 119에 신고했다. ‘철없는 아빠’ 김씨가 아들이 시끄럽게 운다며 입에 유아용 손수건을 말아 입에 넣고 방치했던 것이다. 김씨 측은 당초 “아이가 사레들린 것 같아 손수건과 손가락으로 입안의 침을 닦은 후 손수건을 옆에 뒀을 뿐 아이의 입을 손수건으로 막고 방치한 적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가 “태어난 지 100일도 채 되지 않은 피해자가 스스로 손수건을 자기 입에 넣었다고 보기는 매우 어렵다”며 “(부인) A씨는 발견 당시 피해자의 상태나 입에 물려 있던 손수건 모양, 피고인의 반응 등에 관해 일부러 꾸며냈다고 볼 수 없을 만큼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했고, 일부러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진술할 만한 원인을 찾기 어렵다”며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친부로서 누구보다도 아이가 안전하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단순히 울음을 그치게 하려고 손수건을 집어넣은 채 방치한 것은 매우 위험한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납득하기 어려운 변론으로 범행을 부인하고 잘못을 전혀 반성하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흔한 옥수수? 알고 보면 비밀투성이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흔한 옥수수? 알고 보면 비밀투성이

    올 초여름 초당 옥수수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한동안 들썩였다. 3~4년 전쯤부터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더니 이제 봄 도다리, 가을 전어처럼 초여름엔 초당 옥수수가 공식이 된 듯한 분위기다. 생으로 먹는 옥수수라는 데 놀라고, 설탕즙 같은 짜릿한 단맛이 톡톡 터지는 데 또 한 번 놀란다. 한편에선 익숙지 않은 강한 단맛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하지만 이제 초당 옥수수는 누구나 한 번은 맛보고 싶어 하는 농산물계의 아이돌로 자리잡은 듯하다.초당 옥수수의 이름만 들으면 초당 두부처럼 지역 특산 옥수수라 생각하기 쉽다. 초당은 ‘매우 달다’는 한자어로 단옥수수보다 당도가 더 높다고 붙은 이름이다. 미국에서도 단옥수수, 스위트콘보다 당도가 강한 옥수수를 슈퍼 스위트콘으로 부른다. 사람들에게 옥수수는 별 대수롭지 않은 간식거리지만 식물학적인 눈으로 바라보면 옥수수는 참으로 기이한 식물이다. 일단 혼자서는 살 수 없다. 번식을 인간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옥수수 낟알 하나하나가 씨앗인데 질기고 두꺼운 외피에 쌓여 있다. 다른 식물 열매는 땅에 떨어지면 어떻게든 씨를 뿌려 싹을 틔운다. 그런데 옥수수는 사람이 껍질을 벗겨주지 않으면 씨앗들이 그 안에서 일거에 몰살당하게 된다. 옥수수와 흡사한 식물이 자연에 없고 옥수수의 원산지나 유래에 관해 명확하게 밝혀진 게 없다는 점도 미스터리다. 멕시코 지역에서 7000년 전부터 이미 재배해 온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옥수수의 조상으로 추정되는 ‘테오신테’라는 식물은 우리가 알고 있는 옥수수의 크기나 모양과 크게 다르다. 마치 빈약한 수수 이삭처럼 생겼다. 남미 원주민들이 옥수수를 어떻게 지금처럼 개량시켰는지는 베일에 싸여 있다.또 한 가지 신기한 점은 익을수록 당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채소나 과일이 무르익을수록 당도가 높아지고 물러지는 것과는 반대다. 노화할수록 수분이 점점 줄어들면서 당분이 점점 녹말로 바뀐다. 그래서 옥수수는 풋옥수수일수록 달콤하다. 흔히 쪄먹는 간식용 옥수수는 너무 익기 전에 따는데 수확한 지 20분 정도가 지나면 당도가 서서히 떨어진다. 그래서 미국에는 이런 속담도 있다고 한다. “옥수수 밭에 나갈 때는 얼마든지 어슬렁거려도 되지만 집으로 돌아갈 땐 죽기 살기로 달리는 편이 낫다.” 가능한 한 빨리 먹어야지 달콤한 옥수수를 맛볼 수 있다는 옛말이다. 미국에서 1950년대 개발된 슈퍼 스위트콘은 돌연변이 유전자로 인해 당분이 녹말로 바뀌는 전환 과정이 중단된 종자다. 늙지 않는 옥수수인 셈이다. 옥수수의 장점들은 대부분 자연적 돌연변이의 결과물이라 열성인자다. 바람을 통해 수분하는 풍매 식물인 탓에 슈퍼 스위트콘을 심었다 해도 주변에 다른 종의 옥수수가 있으면 쉽게 유전자가 뒤섞인다. 최대한 다양한 특성의 후손을 만들어 종족 보존의 확률을 높이려는 옥수수만의 생존법이지만 한 종을 유지하며 키우기에는 까다로운 특성이다. 한국의 초당 옥수수는 단맛이 지속되지는 않아 미국의 슈퍼 스위트콘과는 다소 다른 종자인 것으로 보인다. 스위트콘 종자는 1970년대 국내에 들어왔지만 찰옥수수에 밀려 그다지 빛을 보지 못했다. 소비자들이 쫄깃하고 찰진 맛을 더 선호한 것도 이유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달큼한 갓 딴 옥수수를 접하지 못했기에 수요가 생기지 않은 것도 한몫을 했다. 오늘날 초당 옥수수란 이름으로 판매되는 다수의 종자는 일본에서 다시 한번 개량된 것으로 추정한다. 현재 초당 옥수수는 외래품종과 국내 개량품종이 혼재해 판매된다. 옥수수에 대한 비밀이 하나 더 있다. 옥수수 하면 알맹이만 먹고 옥수숫대는 버리지만 옥수숫대 속에 달콤한 즙이 들어 있다는 사실. 남미의 원주민들은 옥수수를 이용해 두 가지 술을 만들었다. 하나는 알맹이를 보리처럼 이용한 옥수수 맥주, 그리고 옥수숫대의 즙을 짠 옥수숫대술이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미국 초기 정착민들은 이 옥수숫대술을 증류시켜 오늘날 버번위스키의 원형을 만들어 마셨다. 이 때문에 일부 고고학자들은 옥수수가 애초부터 알맹이가 목적이 아니라 사탕수수처럼 즙을 짜내기 위해 재배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래 맞아!’ 하고 이마를 탁 쳤다면 분명 알맹이를 다 발라먹고 아쉬운 마음에 남은 옥수숫대를 쪽쪽 빨아먹었던 유년 시절이 떠올라서였을 것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에 눈치 없이 끼는 알맹이보다 옥수숫대를 빨아먹는 쪽이 더 달콤했던 것도 같다.
  • 여기와, 나혼자 ‘차박 피서’는 처음이지?

    여기와, 나혼자 ‘차박 피서’는 처음이지?

    요즘 ‘차박’이 이색적인 여름휴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차박은 이름 그대로 자동‘차’에서 숙‘박’을 해결하는 여행 패턴이다. 그렇잖아도 폭발적으로 느는 추세였는데, 코로나19로 비대면 여행이 활성화되면서 거의 기름을 끼얹은 듯한 모양새다. 강원 평창과 정선 일대의 고원지대에 산재한 차박 명소들을 둘러봤다.●은하수가 흐른다… ‘천혜의 풍욕장’ 평창 육백마지기 영상 16도. 자동차 계기판에 찍힌 평창 육백마지기의 외부 온도다. 육백마지기는 강원도의 대표적인 ‘높드리’, 고랭지 경작지다. 도시의 여름밤이 24~25도를 넘나들 때 강원의 높드리에선 봄밤과 비슷한 기온의 공기가 흐르고 있는 거다. 여기에 바람까지 세차게 부니 여름 옷차림으로는 한기를 느낄 정도로 서늘하다. 천혜의 ‘풍욕장’(風浴場)이 따로 없다. 피서를 겸한 차박이라면 역시 고원지대가 진리인 듯하다. 차박은 장점이 많다. 숙박비를 줄이면서 자신이 원하는 곳 어디든지 숙소로 만들 수 있다. 예약의 번거로움도 피할 수 있다. 여름 성수기에 캠핑장이나 자연휴양림 예약을 해 본 이라면 이게 무슨 말인지 절절하게 알 터다. 게다가 코로나19의 최고 금기 사항, 그러니까 ‘밀폐된 공간에서 다수의 사람과 접촉하는 일’도 피할 수 있다. 아마 올여름 차박을 선택했다면 이 이유가 가장 클 것이다. 비교적 제한 없이 반려동물과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즐거움 중 하나다.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곱지 않은 시선도 여전히 많다. 주로 쓰레기와 소음공해 등에 시달리는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평소 인적이 드문 곳에 차량이 몰리면서 로드킬도 덩달아 늘고 있다. 일반도로처럼 흔한 것은 아니지만 차가 자주 드나들다 보면 필연적으로 야생동물들의 삶도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실제 육백마지기에선 갓 차에 치인 산토끼 새끼를 목격하기도 했다. 청옥산 정상(1233m) 바로 아래 있는 육백마지기는 말 그대로 면적이 육백마지기쯤 된다는 비탈면의 개간지다. 보통 1마지기가 논 200평이니 대략 12만평(40만㎡)쯤 될까. 최근까지 꾸준히 면적이 확장돼 현재는 1800마지기쯤 된다고 한다. 공식적으로는 육백마지기에서 야영과 취사가 불가하다. 하지만 국내 최고의 차박 성지 중 한 곳이어선지 평일에도 ‘차박러’들이 몰리는 모습이다. 특히 밤이면 머리 위로 은하수를 볼 수 있어 낭만을 찾는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늘고 있다. 평창군 측은 차박러들의 양심과 선의를 믿는 형편이라고는 했지만,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면 결국 문을 걸어잠글 것으로 보인다. 차박러들의 협조가 절실한 대목이다. ●낭만에 인생사진은 덤… 대관령 휴게소·안반데기 대관령면의 옛 대관령 휴게소는 오래전부터 알려진 차박지다. 예전엔 강릉 등 도시인들이 열대야를 피해 간단한 침구만 챙겨와서 자고 가던 곳이었는데 요즘엔 본격적인 차박의 명소로 자리를 굳혔다. 워낙 알려진 곳이어선지 캠핑카 등을 세워 놓고 장박하는 차량이 많아 다소 붐비는 편이다. 주변에 선자령, 만경봉 등 트레킹 코스와 국립대관령치유의숲, 삼양목장 등 둘러볼 곳이 많다. 강릉 쪽에선 안반데기가 대표적인 차박의 성지로 꼽힌다. 강원도의 대표적인 높드리 중 하나로 해발 1100m 고산지대에 대규모 고랭지 배추밭과 풍력발전단지가 어우러져 있다. 이곳 역시 주차장과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고도가 높고 도시의 빛공해도 적어 별을 관찰하기 딱 좋다. 별빛 고운 밤하늘을 배경 삼아, 다양한 빛의 퍼포먼스를 곁들여 ‘인생 사진’을 찍으려는 연인들이 꽤 많이 찾는다. 수도권에서 안반데기로 가려면 도암호를 거쳐야 한다. 풍경이 고즈넉하고 찾는 이도 적어 곧잘 차박러들의 입길에 오르는 곳이다. 하지만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아 차박을 하기엔 불편하다. ●들꽃도 반긴다… ‘하늘 아래 첫 휴게소’ 정선 만항재‘하늘 아래 첫 휴게소’라 불리는 정선의 만항재에도 차박을 할 만한 공간이 있다. 비포장이긴 하나 주차장도 있고 간이 화장실도 있다. 만항재는 들꽃의 명소다. 7~8월에는 별처럼 많은 야생화들과 만날 수 있다. 바로 이웃한 함백산 금대봉 역시 야생화 탐방으로 유명하다.주변에 볼거리가 많다. 만항재 초입의 정암사에는 수마노탑이 있다. 산 중턱에 있는 7층 모전석탑(돌을 벽돌 모양으로 깎아 쌓은 탑)으로, 최근 국보(제332호)로 지정됐다. 정암사 아래 삼탄아트마인은 폐광을 활용한 문화공간이다. TV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로 유명하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견우와 그녀가 함께 편지를 묻는 장면 등이 촬영됐던 새비재도 풍경이 곱다.글 사진 평창·정선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전 채널A 기자 녹음파일도 전면 공개… ‘녹취록 조작’ 檢 주장에 반격

    전 채널A 기자 녹음파일도 전면 공개… ‘녹취록 조작’ 檢 주장에 반격

    검찰이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한동훈(47·사법연수원 27기) 검사장을 소환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이동재(36·구속) 전 채널A 기자 측은 지난 21일 공개한 한 검사장과의 녹취록에 대해 여권 등에서 조작 의혹을 제기하자 22일 녹음파일을 전면 공개했다. 24일 열릴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앞두고 수사팀은 증거수집에, 피의자들은 방어전에 나선 모양새다. 이날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는 전날 한 검사장을 강요미수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한 검사장에게 이 전 기자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 의혹을 캐내기 위해 이철(55·수감 중)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를 협박한 의혹에 공모했는지를 캐물었다. 한 검사장은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13일 이 전 기자가 후배 기자와 함께 부산고검 차장 검사실에서 한 검사장을 만나 나눈 대화 녹취록은 혐의를 입증할 핵심 증거로 꼽혀 왔다. 녹취록에는 이 기자가 취재 목적과 경과를 설명하자 한 검사장은 “그런 것은 해볼 만하다. 한두 개 걸리면 된다”고 답하는데, 이 대화만으로 공모를 단정 짓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수사팀이 “일부 대화가 누락됐다”고 반박했고, 이 전 기자 측은 조작은 없다는 취지로 이날 녹음파일을 전면 공개했다. 서울신문이 녹음파일을 확인해 보니 신라젠 등 주요 부분에서 녹취록과의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 한 검사장도 해당 녹취록에 공모 정황이 담겼다고 보도한 KBS를 검찰에 고소하는 등 적극 방어에 나섰다. 이날 KBS 직원들은 “양승동 사장은 검언유착 오보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고 책임자를 즉각 직무 정지하라”는 성명을 냈다. 24일 열리는 심의위에선 이 사건의 수사·기소 합당성을 평가한다. 수사팀은 “증거자료를 심의위 등에서 구체적으로 밝히겠다”고 한 만큼 심의위에 녹취록 외의 다양한 증거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심의위에는 수사 책임자 정진웅 부장검사와 한 검사장 등 사건 관계자들이 직접 출석할 예정이다. 다만 검찰은 이 전 기자가 수감 중인 것을 고려해 구치소에 협조 요청을 한 상태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강남 2주택’ 김조원, 집 팔고 유임 가닥… 새달 1~2곳 개각 가능성

    ‘강남 2주택’ 김조원, 집 팔고 유임 가닥… 새달 1~2곳 개각 가능성

    강기정 수석 후임 박수현·최재성 거론국가안보실 1차장 서주석 前차관 유력정경두 국방·강경화 외교 등 교체설 속“부동산 민심·코로나 상황이 변수 될 것” 청와대가 김조원 민정수석을 유임시키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강기정 정무수석과 김연명 사회수석,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의 교체가 굳어진 가운데,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의 거취는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정책 혼선으로 민심이 들끓고 국정지지율이 40%대 중반까지 곤두박질친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다음주 참모진을 개편할 것으로 보인다. 국면 전환용 8월 중폭 개각 가능성은 희박하며, 9월 정기국회 전 최소한에 그칠 전망이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교체설이 돌았던 김조원 수석은 인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달 초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비서관급 이상 다주택자 11명에게 이달 중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를 처분할 것을 강력 권고한 뒤 김 수석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됐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과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를 보유한 그가 참여정부 당시 민정수석이던 문 대통령과 공직기강비서관으로 호흡을 맞춘 오랜 인연이 있는 데다 공직기강을 담당하는 민정의 상징성 때문이다. ‘직’ 대신 ‘집’을 택한다면 청와대의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김 수석은 결국 한 채를 정리하기로 했다고 한다. 재임 1년 5~8개월에 이르는 장수 수석들도 교체된다. 강 수석 후임으로는 대야 관계가 무난하고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가 깊은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거론된다. 그는 현 정부 첫 정무수석으로도 검토됐었다. 4선을 지낸 최재성 전 의원이 기용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안보실에선 김 차장의 교체가 확실시된다. 후임은 서주석 전 국방차관이 유력하다. 지난 5월에도 교체가 검토됐던 것으로 알려진 윤 수석의 잔류는 미지수다. 최근 문 대통령이 국정홍보 강화 방안을 지시했던 만큼 교체 요인은 있지만, ‘대안’이 마땅치 않다면 재신임될 것으로 보인다. 개각 대상으로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정 장관 후임에는 육군 중장으로 예편한 김유근 차장이 물망에 오른다. 복지·국토부는 각각 코로나19, 투기와의 전쟁이 진행형인 만큼 교체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국토부 장관을 교체한다면 부동산 정책 실패를 자인하고 야당에 끌려가는 모양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애초 다주택 논란과 관련한 청와대 문책 인사는 염두에 두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인사를 통한 국면 전환은 ‘문재인 스타일’이 아니다”라며 “8월에 1~2곳만 개각한 뒤 시차를 두고 후속 인사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결국 부동산 민심과 코로나19 상황이 최대 변수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임창용 칼럼] 힘보다는 제구력이 필요할 때

    [임창용 칼럼] 힘보다는 제구력이 필요할 때

    정부가 서울 시내 그린벨트 해제 카드를 접었다. 반대 여론이 거세자 문재인 대통령이 그제 정세균 총리와 회동을 갖고 보존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결국 최고 결정권자인 대통령이 나서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모양새가 됐다. 하지만 지난 며칠간 그린벨트 해제를 둘러싼 여권 내 파열음은 힘의 지형과 향후 문재인 정부의 정책 추진 좌표에 변화를 보여 줄 것이란 조심스러운 예감을 갖게 한다. 불과 며칠 전까지 그린벨트 해제 추진은 거칠 게 없어 보였다. 지난 15일 당정은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그린벨트 해제를 포함한 주택 공급 방안 논의를 위한 ‘범정부 태스크포스’를 구성했고,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17일 그린벨트 해제와 관련, “이미 당정 간 의견을 정리했다”고까지 했다. 이 정도면 문 대통령의 추인을 받았을 것이란 추측도 가능했다. 그동안 “절대 반대”를 고수해 온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사망하면서 해제는 시간문제란 보도까지 나왔다. 그러나 정 총리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차기 대선 후보로서 여권 내 2강인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반대 의견을 밝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까지 오지랖 넓다는 지적까지 받으며 해제 반대에 가세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당정청이 추진하려는 정책에 총리와 대선주자들, 일부 장관까지 반대 의사를 보인 것은 아마 처음이지 싶다. 여기에 국민의 60% 이상이 그린벨트 해제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지난 2~3일간 벌어진 이런 급박한 형세 변화에 문 대통령도 결국 그린벨트 보존을 결정했다. 문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 중이라도 이런 결과로 이어졌을까. 힘의 변화를 누구보다 예민하게 감지하는 이들이 정치인들이다. 집값 폭등 사태, 박 전 시장 사망과 성추행 의혹 여파로 문 대통령 지지율은 40%대 중반까지 추락했다. 총선 때만 해도 60%를 넘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도 30%대로 떨어졌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꽉 막혀 있고, 경제상황은 악화일로다. 총선 압승을 임기 후반기 동력으로 삼으려 했던 문 대통령이지만, 반전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게 됐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여권 내 그린벨트 파열음은 결국 힘의 좌표가 서서히 미래를 향해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 주는 작은 신호라는 생각을 뿌리칠 수가 없다. 문 대통령과 여당은 정부 출범 이후 한동안 촛불혁명을 이룬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동력으로 남북 관계 개선과 적폐청산 작업을 거침없이 이끌었다. 소득주도성장론이나 대입제도 개편처럼 논란이 큰 사안도 높은 지지율을 지렛대 삼아 밀고 나갔다. 실패를 거듭한 부동산 정책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힘이 부치는 상황에서 힘에 의존한 정책은 실패하기 마련이다. 강속구 투수도 나이가 들면 정교한 제구력으로 타자들을 요리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젊었을 때 파이어볼러였던 그레그 매덕스는 나이가 들면서 ‘제구력의 마술사’로 거듭나 메이저리그의 전설이 됐다. 30대 중반의 류현진도 강속구보다는 자로 잰듯한 제구력으로 자신의 진가를 높이고 있다. 임기 말이 다가올수록 국정 동력이 떨어지는 건 필연적이다. 정책 추진에 힘보다는 제구력이 필요한 이유다. 부동산 정책처럼 이해관계가 복잡한 경우엔 더 그렇다. 정책 하나하나 수많은 경우의 수가 발생하고, 그에 따른 역작용을 수반한다. 대출을 과도하게 조이니 실수요자까지 피해를 보고, 임대사업자 등록을 장려하니 갭투기를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진 것처럼. 적폐청산은 피아 구분이 어렵지 않아 압도적인 힘으로 공세를 퍼부어 큰 효과를 낼 수 있었다. 한데 부동산 시장에선 아군(실수요자)이 적군(투기꾼)들 사이에 섞여 있기 십상이다. 적군들만 골라 제거할 수 있는 스마트폭탄이 필요한 이유다. 한데 정부는 지금까지 폭발력만 센 재래식 고폭탄을 고집했다. 결국 아군들까지 살려 달라고 아우성치는 사태를 초래했다. 시간이 얼마 없다. 정부와 여권은 힘보다는 정교한 제구력을 앞세워야 한다. 그린벨트 파열음 같은 힘의 균열 사태는 갈수록 잦아질 것이다. 더이상 힘만으로 주요 정책을 관철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린벨트 해제 카드가 무산되자 여권에선 행정수도 이전이나 전월세 값을 정부가 정한다는 등의 설익은 카드를 던지려는 모양이다. 이런 카드들이 과연 현실성이 있는지 숙고부터 하기 바란다. 힘만 믿고 강속구를 고집하다간 난타당해 강판당할 수 있다. sdragon@seoul.co.kr
  • [조이한의 종횡무애] 변한 세상에서, 변하지 않으려는 사람들

    [조이한의 종횡무애] 변한 세상에서, 변하지 않으려는 사람들

    박원순 전 시장의 죽음이 남긴 파장이 크다. 죽음은 모든 이에게 평등하다지만 ‘사람은 모두 언젠가는 죽는다’는 점에서만 평등할 뿐 모든 죽음이 평등한 것은 아니다. 어떤 이의 죽음은 모든 과오를 덮을 정도로 중요하게 여겨지고, 어떤 이의 죽음은 하찮게 쉬이 잊힌다. ‘죽음으로 죗값을 치렀다’고 할 때도 상황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때로 죽음은 결백의 증명이거나 믿음의 표현이기도 하지만 비겁한 도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죽음 앞에서 사람들은 숭고해지지만 경험과 입장이 다른 이에게까지 애도를 강요할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본인이 애도하지 않겠다고 남들의 애도까지 막을 수는 없다. 또한 죽음으로 모든 게 끝나는 것도 아니다. 죽음은 죽은 당사자에게만 끝일 뿐 남겨진 사람들은 살아가야 하고, 더 잘 살아가기 위해 그가 남긴 유무형의 잔여물과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온라인에서는 의견이 극단으로 갈린 사람들이 격렬하게 싸운다. 나는 그때마다 오래 침묵하곤 했다. 평소에 존경하던 분들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냈고 세계관이 같다고 여겼던 친구나 지인들도 의견이 갈려 상처 나는 말들을 주고받았다. 한두 명이 사는 세상이 아니니 의견이 다른 거야 너무나 당연하지만 그 ‘다름’이 곧바로 절교나 절연으로 이어지는 걸 보는 게 놀랍고 슬프다. 수년간 학생들과 토론 수업을 하면서 강조했던 것은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토론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신앙인과 종교에 대해 토론하는 건 애초에 불가능하다. 요즘의 논박을 지켜보자면 자기 의견을 종교적 믿음처럼 확고하게 붙잡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사람과는 토론할 수가 없다. 많은 사람이 우려하는 것처럼 지금 상황은 극단적이다. 나와 의견이 같지 않으면 무조건 적이다. 그런데 잠깐만 멈춰서 생각해 보면 어떤 것들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문제제기다. 지금까지 나온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이 어떤 이에게는 ‘별것 아니’지만 어떤 이에게는 ‘참담한 지경’이다. 그렇다면 이 지점에서 토론을 할 수 있다.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 박 전 시장이 한 일은 과거에는 ‘별것 아니’었을지 몰라도 요즘에는 더이상 저지르면 안 되는 ‘성추행’이라는 것을 인정하면 된다. 시간강사로서 매년 반복해 듣는 ‘성폭력 예방 교육’에는 직장에서 상대에게 야한 사진을 보내거나, 원치 않는 신체 접촉을 하거나, 음담패설을 하는 것 모두 성폭력이라고 나온다. 성폭력에는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이 포함되며 상대의 의사에 반하는 이 모든 가해행위를 의미한다. 매년 지겹게 반복해서 듣는 강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그 정도는 허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는 게 아니라면 이제는 인정하자. 세상은 변했다. 그리고 한 가지! 피해자는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고소했을 뿐이다. 박 전 시장의 죽음은 매우 유감스럽지만 피해자의 책임은 아니다. 당신이라도 그 일은 고소했어야 한다. 동의할지는 모르겠지만….
  • 법무부 장관 사전승인 조항 검경수사권 조정 뇌관 되나

    법무부 장관 사전승인 조항 검경수사권 조정 뇌관 되나

    “장관, 총장 통해 지휘 ‘검찰청법’ 배치”警 “법무부 개입에 광범위 내사 가능”수사 대상 4급 이상 제한 두고 신경전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이 늦어지는 가운데 청와대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하위 법령 제정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수사권 조정의 핵심 쟁점으로 꼽히는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자 검경 모두 반발하는 모양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통령 직속 ‘국민을 위한 수사권 개혁 후속 추진단’은 최근 개정 검찰청법의 시행령인 ‘검사의 수사 개시 범위에 관한 규정’ 초안(대통령령)을 마련했다. 이 규정은 검찰청법 4조에 나온 검찰의 직접수사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범죄, 대형 참사 등)를 ▲4급 이상 공무원 등 공직자윤리법상 재산의무등록자 대상 공직자 범죄 ▲3000만원 이상 뇌물을 받은 부패 범죄 ▲마약 밀수 범죄 ▲사기·횡령 등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3조에 해당하는 경제 범죄 ▲중요 정보통신 기반체계를 교란·마비시키는 행위 등으로 구체적으로 적시해 놓고 있다. 5급 이하 공직자의 범죄나 3000만원 미만 뇌물죄의 경우 경찰이 수사하도록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행령에 규정되지 않은 범죄 가운데 중대하거나 국민 다수의 피해가 발생하는 사건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개시하려면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검찰총장이 요청하거나 장관 직권으로 승인할 수 있다. 이 조항들은 입법예고(40일), 공청회, 관계기관 의견 조회 등을 거쳐 이르면 9월 초 확정된다. 법무부 장관의 사전 승인 조항에 대해서는 검경 모두 서로 다른 이유로 반발한다. 검찰은 이 조항이 삽입될 경우 법무부 장관이 건건이 직접수사 여부를 판단하게 돼 검찰의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경찰은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고 본다. 수사 개시 판단에 앞서 광범위한 내사가 이뤄질 수 있고, 법무부 장관의 사건 개입으로 정치적 중립성·공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게 경찰 주장이다. 서보학 경희대 교수는 “앞으로 검찰 출신 법무부 장관이 와서 ‘사건이 다 중대하다’며 검찰에 수사를 맡기면 법 개정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면서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제한하는 의미를 없애 버리는 조항”이라고 말했다. 4급 이상 공무원 등으로 공직자 범죄 수사 대상을 제한하는 것에 대해서도 검찰은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했다”는 입장인 반면, 경찰은 “일정 직급으로 나눌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마약, 사이버 범죄에 대한 검찰 수사의 길을 터 준 것을 놓고도 경찰은 불만이다. 경제 범죄도 당초 경찰은 대기업 임원처럼 기업 규모·직위 등을 기준으로 하자고 제안했으나 ‘금액 기준’으로 정해졌다. 사기·횡령 등 금액이 5억원 이상이면 검사가 직접수사를 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상위법인 검찰청법에서 규정한 수사 범위를 시행령에서 과하게 제한한다는 점에서 시행령 자체가 법률 위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도 “수사 개시를 장관이 승인하는 것은 일종의 수사지휘”라며 “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 총장을 통해서만 지휘하도록 검찰청법에 명시된 부분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李가 던진 ‘무공천’ 논란이 불편한 민주… 속내는 “서울·부산 공천”

    李가 던진 ‘무공천’ 논란이 불편한 민주… 속내는 “서울·부산 공천”

    이낙연 “당내 왈가왈부 현명한 일인가” 김부겸 “명분 매달리기엔 현실 무시 못해”이해찬 “차기 지도부가 결정… 언급 말길”최고위원 나선 후보 대부분 공감 목소리 “당권 도전” 박주민 서울 공천 찬성 의견“현재 당 모습 국민과 교감 못해” 출사표서울시장 후보로도 거론돼 경쟁력 관심유력 대선주자 중 한 명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내년 4월 재보궐선거에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뒤 여권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당내에서는 이 지사의 무공천론에 공감하는 목소리도 존재한지만, 차기 당권·대권주자들과 현 지도부는 이 지사의 거침없는 발언이 불편한 모양새다. 기본적으로는 의도치 않게 불거진 무공천 논란 자체가 껄끄럽지만, 최근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로 ‘족쇄’가 풀린 뒤 가파른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는 이 지사를 견제하는 듯한 기류도 엿보인다. 당대표로 출마한 이낙연 의원은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공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게 연말쯤 될 테고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았는데, 먼저 끄집어내 당내에서 왈가왈부하는 게 현명한 일인가”라며 이 지사를 에둘러 비판했다. 또 다른 당권주자인 김부겸 전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수도와 제2도시의 수장을 다시 뽑는 건데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며 “너무 명분론에만 매달리기에는 워낙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도 전날 고위전략회의에서 “차기 지도부에서 결정할 일을 왜 지금 왈가왈부하는지 모르겠다”며 “다시는 관련한 언급이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당권 도전을 선언한 재선 박주민 의원은 “부산 재보궐선거 질문을 받았을 때 후보를 내는 게 적절치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면서도 “최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치르게 됐다. 그 당시 말한 상황과 지금은 매우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서울시장 후보를 내는 데 찬성 의사를 밝혔다. 최고위원에 도전장을 낸 이들도 대부분 비슷한 입장이다. 이재정 의원은 지난 17일 출마 회견에서 “내년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이 신뢰할 만한 멋진 후보를 통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한다”고 밝혔다. 김종민 의원도 “더 좋은 후보를 내 다시는 그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오를 다져야 한다”고 밝혔다. 노웅래·소병훈·한병도·이원욱 의원은 ‘당원의 뜻을 따르겠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앞서 이 지사는 “장사꾼도 신뢰가 중요하다”며 “공당이 문서로 규정했으면 약속을 지키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현행 민주당 당헌·당규에는 당 소속 공직자의 부정부패 등 중대 잘못으로 재보선이 실시되면 후보를 내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 지사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건에 대해 “중대 비리가 아닐 수 없다”고 못박았다. 부산시당위원장인 전재수 의원도 “내년 선거에서 이겨도 임기가 8개월밖에 보장되지 않는다”며 “최소한 부산시장은 박 전 시장 문제가 불거지기 전까지는 (무공천에 대한 지역 당원들의) 전반적인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박 의원의 전격 출마로 당대표 선거는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박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당의 모습은 현장에 있지 않고 국민과 과감하게 교감하지 못하며 국민을 믿고 과감하게 행동으로 나서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출마를 선언했다. 대권 잠룡인 이 의원과 김 전 의원이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이번 선거는 미리 보는 대선 경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도 거론되는 박 의원이 대선후보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보일지 주목된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주택가 뒤덮은 ‘돌발해충’… 따뜻한 겨울 탓에 이상 번식 늘었다

    주택가 뒤덮은 ‘돌발해충’… 따뜻한 겨울 탓에 이상 번식 늘었다

    아열대 곤충 꽃매미·대벌레 수 7배 급증매미나방 습격에 참나무숲 1473㏊ 피해“올해 해충 못 잡으면 내년엔 피해 더 커”“이 정도면 ‘벌레들의 습격’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죽은 대벌레들이 곳곳에 쌓여 썩고 있어 징그럽고 악취가 진동합니다.” 21일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인천·경기·서울 등 수도권 정수장과 가정집에서 수돗물 관련 유충이 잇따라 신고되고 있는 가운데 강원과 충청 지역 등에서는 아열대성 곤충인 매미나방과 꽃매미, 대벌레 등이 기승을 부리면서 ‘해충’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올해 평균 기온이 1.5도 이상 높아지면서 이들의 개체수가 지난해보다 1.7~7배 급증하면서 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환경부와 산림청 등 주무 부처가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이들로 인한 피해가 해마다 커질 것이란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서울 은평구 봉산 해맞이공원 일대가 대벌레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산책로 주변 정자와 나무에 나뭇가지처럼 기다란 모양의 얇은 다리를 가진 대벌레(죽절충)가 빽빽이 붙어 있다. 보기에도 좋지 않지만 죽은 대벌레의 역한 냄새가 진동한다. 지난 5월부터 매미나방 유충과 성충으로 인해 전국의 산림들도 비명을 지르고 있다.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는 올해 봄 매미나방 애벌레가 대량 발생해 경기지역 27개 시군에서 여의도 면적의 약 5배(1473㏊)에 가까운 면적의 참나무숲이 쑥대밭이 됐다고 밝혔다. 매미나방은 경기·강원·충북은 물론 서울 도심까지 출몰하면서 주택가를 뒤덮고 있다. 강원도에는 미국산 ‘선녀벌레’가 크게 늘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들로 인해 사과나 옥수수, 블루베리 등 농작물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국립생태원 외래생물연구팀 김동언 박사는 “곤충의 생활주기는 기온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 지난 겨울과 여름 기온이 높고 습해지면서 번식능력이 좋아졌다”면서 “또 높은 기온 탓에 알에서 성충이 되는 기간이 짧아지고 유충의 초기 생존율까지 급격히 높아지다 보니 (여름철 벌레의) 개체수가 지난해보다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환경부와 산림청 등은 해충 방지 대책 마련에 소극적이다. 강혜영 산림청 산림병충해방제과장은 “약제 살포와 불빛으로 유인 살충, 물로 씻기 등 친환경 방법으로 해충 퇴치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박사는 “각 지역과 해충에 맞는 다양한 방제를 고민해야 한다”면서 “올해 해충을 잡지 못하면 내년에는 피해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균형발전 내세워 ‘행정수도 완성’ 치고나가는 여권

    균형발전 내세워 ‘행정수도 완성’ 치고나가는 여권

    여권이 국가균형발전을 명분으로 행정수도 완성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2004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이 문제가 정국의 핵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21일 국회에 ‘행정수도 완성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사회적 논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신호탄을 쏘아 올린 김태년 원내대표는 “시대 변화에 따라 (헌재가 위헌 근거로 삼은) ‘관습헌법’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며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 행정수도 완성을 진지하게 검토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의 화두도 국가균형발전에 모아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은 공간적으로는 수도권 중심에서 지역 중심으로 국가발전 축을 이동시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지역경제 회복의 발판이 되고, 중장기적으로는 국가균형발전을 한 차원 높여 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완성해야 한다는 측면과 함께 수도권에 인구 절반(2019년 현재 50.2%)이 몰린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땜질식 대책으로는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고민이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개헌=권력구조 변경’ 등식에서 벗어나 국민 삶과 밀접한 부동산을 매개로 개헌론에 불을 지피는 수순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하지만 청와대와 여권 핵심은 현시점에서 개헌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한다. 미래통합당은 행정수도 완성에 대한 찬반은 유보한 채 정치적 의도를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수도권 집값이 상승하니 관심을 돌리려고 행정수도 문제를 꺼낸 것”이라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이재명이 불지른 공천 불가론, 차기 지도부 후보들은 “고마해라”

    이재명이 불지른 공천 불가론, 차기 지도부 후보들은 “고마해라”

    이낙연 “당내서 왈가왈부 현명한가”김부겸 “수장 다시 뽑는 것 무시 못해”박주민 “지금 상황이 아주 달라졌다”최고위원 출마자들 “당원 뜻 따르겠다”유력 대선주자 중 한 명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내년 4월 재보궐 선거에 서울·부산시장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뒤 여권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당내에서는 이 지사의 무공천론에 공감하는 목소리도 존재한지만, 차기 당권·대권 주자들과 현 지도부는 이 지사의 거침없는 발언이 불편한 모양새다. 기본적으로는 의도치 않게 불거진 무공천 논란 자체가 껄끄럽지만, 최근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로 ‘족쇄’가 풀린 뒤 가파른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는 이 지사를 견제하는 듯한 기류도 엿보인다. 당대표로 출마한 이낙연 의원은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공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게 연말쯤 될 테고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았는데, 먼저 끄집어내 당내에서 왈가왈부하는 게 현명한 일인가”라고 이 지사를 에둘러 비판했다. 또 다른 당권주자인 김부겸 전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수도와 제2도시의 수장을 다시 뽑는 건데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며 “너무 명분론에만 매달리기에는 워낙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도 전날 고위전략회의에서 “차기 지도부에서 결정할 일을 왜 지금 왈가왈부하는지 모르겠다”며 “다시는 관련한 언급이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당권 도전을 선언한 재선 박주민 의원은 “부산 재보궐 선거 질문을 받았을 때 후보를 내는 게 적절치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면서도 “최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치르게 됐다. 그 당시 말한 상황과 지금은 매우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서울시장 후보를 내는 데 찬성 의사를 밝혔다. 최고위원에 도전장을 낸 이들도 대부분 비슷한 입장이다. 이재정 의원은 지난 17일 출마회견에서 “내년 재보궐 선거에서 국민이 신뢰할 만한 멋진 후보를 통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밝혔다. 김종민 의원도 “더 좋은 후보를 내 다시는 그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오를 다져야 한다”고 밝혔다. 노웅래, 소병훈, 한병도, 이원욱 의원은 ‘당원의 뜻을 따르겠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앞서 이 지사는 “장사꾼도 신뢰가 중요하다”며 “공당이 문서로 규정했으면 약속을 지키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현행 민주당 당헌·당규에는 당 소속 공직자의 부정부패 등 중대 잘못으로 재보선이 실시되면 후보를 내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 지사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건에 대해 “중대비리가 아닐 수 없다”고 못박았다. 부산시당위원장인 전재수 의원도 “내년 선거에서 이겨도 임기가 8개월밖에 보장되지 않는다”며 “최소한 부산시장은 박 전 시장 문제가 불거지기 전까지는 (무공천에 대한 지역 당원들의) 전반적인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박 의원의 전격 출마로 당대표 선거는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박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당의 모습은 현장에 있지 않고 국민과 과감하게 교감하지 못하며 국민을 믿고 과감하게 행동으로 나서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출마를 선언했다. 대권 잠룡인 이 의원과 김 전 의원이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이번 선거는 미리 보는 대선 경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도 거론되는 박 의원이 대선후보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보일지 주목된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코로나19 백신개발 속도 높이는 단백질 끈끈이 개발됐다

    코로나19 백신개발 속도 높이는 단백질 끈끈이 개발됐다

    바이러스 감염을 차단하는 백신이나 치료제, 암 세포를 잡는 항암제 같은 단백질 기반 의약품을 고순도로 빠르게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포스텍 화학과, 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자기조립연구단 공동연구팀은 항바이러스 치료제나 백신, 항암치료제 등 개발에 필요한 재조합 단백질 의약품을 고효율, 고순도로 정제할 수 있는 분자 끈끈이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생체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 20일자에 실렸다. 단백질 전체나 일부만을 나타나도록 해 병원성 물질 전체를 사멸시키거나 독성을 약하게 만드는 백신은 유전재 재조합 기술로 만들어 진다. 이렇게 개발된 백신을 많은 사람에게 접종하기 위해서는 대량생산을 해야 하는데 고순도, 고효율 의약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단백질 정제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현재 단백질 의약품 정제기술은 동물세포 같은 생물질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비용이 비싸고 보관이나 재사용이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연구팀은 속이 빈 호박모양의 초분자 복합체인 쿠커비투릴과 다다만탄이라는 물질에 주목했다. 쿠커비투릴과 아다만탄 인공합성 분자쌍 사이에는 끈끈이처럼 특정 분자를 인지해 붙게 만드는 성질을 활용한 것이다. 분자 끈끈이 원리를 이용해 항바이러스, 항암제 등으로 사용되는 재조합 단백질 의약품을 고효율, 고순도로 정제할 수 있게 됐다.실제로 이번 기술을 활용해 단일클론 항체, 유방암 치료제인 허셉틴, 분자량이 작은 항바이러스제, 백혈병 치료제 인터페론 알파까지 고순도, 고효율로 정제하는데 성공했다. 생체분자가 아닌 인공분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만들기도 편리하고 멸균성, 재사용성이 모두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유전공학적 조절과 효소처리를 통해 단백질 의약품의 크기, 종류에 상관없이 정제가 가능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을 활용하면 백신이나 치료제 생산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기문 IBS 복잡계자기조립연구단 단장(포스텍 화학과 교수)은 “이번에 개발한 분자 끈끈이는 백신용 단백질처럼 단백질 의약품들의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우주를 보다] 한 장의 사진에 담긴 ‘오로라+혜성+유성 그리고 스티브’

    [우주를 보다] 한 장의 사진에 담긴 ‘오로라+혜성+유성 그리고 스티브’

    평생 한번 보기도 힘든 신비로운 여러 우주 현상들이 단 한장의 사진에 담겼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과 CTV뉴스 등 외신은 캐나다 매니토바 주의 밤하늘을 가득채운 환상적인 오로라 사진을 소개했다. 이 사진은 이 지역의 농부이자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도나 라흐가 지난 14일 촬영한 것으로, 아름다운 오로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우주 현상이 가득 담겨있다. 먼저 하늘을 도화지삼아 녹색빛으로 너풀거리는 것은 오로라다. 또한 사진 오른쪽에는 마치 오로라를 뚫고 내려오는듯한 천체가 보이는데 이는 'C/2020 F3'이라는 공식 명칭을 가진 네오와이즈 혜성이다. 지난 3월 27일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발사한 적외선 망원경에 의해 처음 발견된 네오와이즈 혜성은 주기가 약 4500년에서 6800년 정도로 알려진 장주기 혜성으로 현재 지구촌 별지기들은 평생 한번 뿐일 이 혜성 관측을 위해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이 사진에 담긴 우주 현상은 이게 끝이 아니다. 사진 왼쪽 상단에 긴 실선이 보이는데 이는 유성이다. 흔히 별똥별로 불리는 유성은 혜성과 소행성 등에서 떨어져 나온 일종의 티끌로 태양계를 떠돌다 지구 중력에 이끌려 대기 안으로 들어오면서 타버리지만 이중 살아남은 것은 운석이 된다.이 사진에 숨겨진 또 하나의 주인공은 사람 이름같은 스티브(STEVE)다. 오로라 위로 밝게 빛나는 보랏빛이 바로 스티브로 '천상의 커튼'이라 불리는 오로라와 달리 스티브는 리본모양의 보라색을 띈다. 오로라는 태양표면 폭발로 우주공간으로부터 날아온 전기 입자가 지구의 자기 변화 때문에 고도 100~500㎞ 상공에서 대기 중에 있는 분자와 충돌해서 생기는 방전현상이다. 스티브도 이와 유사하지만 지구 적도에 가까운 자기장을 따라 이동하면서 상층 대기와 마찰을 일으키며 발생해 주로 캐나다에서 관측된다. 사진을 촬영한 라흐는 "당초 오로라가 며칠 동안 보였기 때문에 이를 배경으로 한 네오와이즈 혜성을 촬영하려 했다"면서 "한 프레임 안에서 '두마리 토끼' 외에 스티브와 유성까지 잡았다는 사실에 스스로도 놀랐다"며 웃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검찰, KBS 불법촬영 혐의 개그맨 구속 기소

    검찰, KBS 불법촬영 혐의 개그맨 구속 기소

    검찰이 서울 영등포구 KBS 본사 연구동 여자 화장실에서 불법촬영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를 받는 KBS 공채 출신 개그맨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 오세영)는 지난 17일 KBS 여자 화장실 등에 침입하여 불법촬영한 혐의로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이용촬영•반포 등)으로 개그맨 박모(30)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박씨는 KBS 공채 출신 프리랜서 개그맨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지난 5월 29일 KBS 연구동 여자 화장실에서 휴대용 보조배터리 모양의 불법 촬영 기기가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의 수사가 계속되자 지난달 2일 경찰에 자진 출석해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같은달 24일 법원은 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30일 경찰은 기소의견으로 박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박씨가 불법촬영 카메라를 설치한 연구동은 KBS의 코미디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 연습실 등으로 사용돼 온 곳이다. 한편 KBS는 박씨에 대해 “공채 개그맨은 프리랜서이지 KBS 직원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가 비판이 일자 지난달 3일 “이번 사건에 책임을 통감하며 재발 방지와 피해 예방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데스크 시각] 참모의 자격/임일영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참모의 자격/임일영 정치부 차장

    참모로 산다는 것은 고된 일이다. 대통령의 비서라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서전 ‘운명’에서 참여정부 민정수석으로 보낸 첫 1년 동안 치아를 10개쯤 뽑았다고 했다. 압박과 고통은 짐작조차 어렵다. 비서관부터 수석(비서관), 실장까지 직위가 올라갈수록 책임도 가중된다. 단 어떤 경우에도 참모란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나’를 앞세워선 안 된다. ‘비서’임을 잊고, 대통령의 ‘측근’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하면 궤도를 이탈하게 된다. 소명의식을 잃은 채 안팎의 정치에 매달리게 된다. 6·17 부동산 대책으로 민심이 들끓던 지난 2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솔선수범을 강조하며 법적으로 처분할 수 없는 경우가 아니면 이달 중 1주택을 제외한 나머지를 처분할 것을 강력 권고했다. 권고 형식이지만, 따르지 않는다면 인사 조치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내비쳤다. 당시 김조원 민정수석은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노 실장이 비슷한 취지의 권고를 했을 때도 양상은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서관급 이상 참모 중 다주택자는 11명(이미 몇몇은 처분)이지만, 세간의 시선은 오롯이 김 수석에게 쏠려 있다. 참여정부 당시 민정수석이던 문 대통령과 공직기강비서관으로 호흡을 맞췄던 오랜 인연, 공직기강과 인사검증 등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상징성을 지닌 그가 서울 강남에 ‘똘똘한 두 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과 10일쯤 남았다. 김 수석이 집을 팔지 않고 청와대에 남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분양권이어서, 세종으로 복귀할 거라서, 가족이 살고 있어서, 상속을 받아서’ 등 불가피함을 호소하던 이들도 서두르고 있다. 최악은 김 수석을 비롯한 일부 참모가 ‘직’을 버리고 ‘집’을 택하는 경우다. 문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회 개원 연설에서 “투기 억제와 집값 안정을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선언했지만, 정작 참모들이 ‘강남불패’의 끈을 놓지 못했다고 국민은 받아들일 터. 비서실장의 지시에도 무게가 실리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 민심에 기름을 끼얹는 것은 물론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는 기대하기 어렵다. 청와대 참모가 강남에 집이 있다고 해서 잘못은 아니다. 애초 고위공직자의 다주택 처분은 부동산 대책의 본질이 아니었다. 공급 측면에서 미칠 영향도 미미하다. 대통령도 청와대발 다주택 처분 권고가 공직사회 전반을 압박하는 모양새로 비치는 것을 마땅찮아했다고 한다. 하지만 당정청이 들끓는 민심을 수습하고자 이 문제를 끌어들인 순간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 됐다. 대통령의 참모라면 ‘처신’이 달라야 한다. 솔선수범에 대한 기대치가 옅어진 지 오래지만, 국민에겐 허탈함과 냉소만 남을지도 모른다. 총선 직후 70%에 육박하다가 40%대 중반까지 곤두박질친 국정지지율의 앞자리 숫자가 ‘3’으로 바뀌는 촉매제가 될 것이란 우려마저 적지 않다. 국면 전환용 인사를 하지 않는 게 지금껏 문 대통령이 지켜 온 소신이다. 하지만 일부 참모들이 경제적 욕망에 충실한 선택을 한다면 개편이 불가피하고, 이와 연동된 개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면 인사의 기대 효과는 떨어진다. 참모가 대통령의 인사권을 제한하고, 국정의 발목을 잡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전부 비서일 뿐인데 그걸 망각한 것 같다. 청와대 경력을 디딤돌로 정치적 욕망을 실현하거나 장삼이사처럼 경제 논리대로 움직이려 했다면 애초 들어가지 말았어야 한다”며 “참모 자격에 대한 최소한의 고민, 소명의식이 남아 있길 기대할 뿐”이라고 했다.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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