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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 자연] 그린란드 빙하, 돌아올 수 없는 선 넘었다…녹는 속도 너무 빨라

    [안녕? 자연] 그린란드 빙하, 돌아올 수 없는 선 넘었다…녹는 속도 너무 빨라

    지금 이 시간에도 끊임없이 녹고 있는 그린란드의 대륙 빙하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선을 넘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 연구진은 최근 논문을 통해 그린란드의 육지를 덮고 있는 빙상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녹아내렸고, 지구온난화를 늦추려는 노력으로도 빙상의 붕괴를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빙상은 광대한 지역을 덮고 있는 둥근 지붕 모양의 빙체로서, 대륙 빙하라고도 한다. 그린란드 빙상을 포함해 아이슬란드의 바트나 빙상, 남극 빙상 등이 유명하다. 빙산에 비해 유동성이 적고 매우 오래 전의 눈을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의 환경을 알아보는 데도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를 포함한 기후변화로 빠르게 녹아내리기 시작한 그린란드의 빙상은 결국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그린란드 빙상의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 지난 40년 간 축적된 위성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2000년 이후 이미 따뜻한 바닷물에 노출된 빙상이 녹아내리는 속도는 새로운 빙상이 만들어지는 속도를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빠른 것으로 파악했다. 이는 기후변화가 멈추더라도 과거의 빙상 규모로 돌아가는 게 불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연구진은 “현재와 같은 속도로 기후변화가 계속된다는 빙상이 녹는 속도는 지금보다 빨라질 것”이라면서 “우리는 (빙상이 녹아내리는 것과 관련해) 돌아올 수 없는 지점을 이미 통과했지만, 문제는 더 많은 문제가 또 오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린란드 빙상은 매년 2800억t 이상씩 녹아내리고 있다. 그린란드 빙상이 녹은 물은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전 세계 해수면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에는 그린란드 중력장에도 측정 가능할 정도의 변화가 포착될 만큼 거대한 얼음손실이 있었다. 그린란드의 빙상이 녹아내리면서 매년 해수면이 1㎜씩 상승하고, 녹는 얼음의 양이 더욱 많을 경우 이러한 상황은 덩달아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연구진은 해수면이 이번 세기 말까지 약 0.91m 상승하면서 수많은 해변과 해안에 자리잡은 자산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특히 플로리다와 같은 해안 지대와 저지대 섬 국가는 이러한 상황에 매우 취약하다. 미국 인구의 40%가 해수면 상승에 취약한 해안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13일자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코로나 백신의 조건, 안전과 평등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코로나 백신의 조건, 안전과 평등

    획기적 소아마비·홍역 백신, 자폐 등 안전 논란열대지방 관련 백신 없는 건 가난한 이들 소외러시아가 지난 11일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승인·등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름은 ‘스푸트니크 V’. 과거 우주 개발 경쟁에서 첫 테이프를 끊었듯, 코로나 백신 개발에서도 미국을 따돌렸다는 의미다. 하지만 전 세계는 물론 러시아 내부에서도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잇따른다. 1차 임상시험 한 달 만에 서둘러 백신을 등록했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딸도 백신을 접종했다며 안전성 문제를 돌파하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모양새다. 스튜어트 블룸 암스테르담대 과학기술학부 명예교수의 ‘백신의 두 얼굴’은 현대의학 발전의 가장 중요한 지표이자 공공보건의 승리로 평가받는 백신의 명암을 조명한다. 현대인에게 백신 접종은 일상 다반사다. 어릴 때는 물론 해마다 독감 예방 접종을 하고 있으니, 우리는 백신 접종으로 삶을 유지한다 하겠다. 그런데 부작용도 적지 않다. 우선 안전성 논란이다. 소아마비와 홍역 바이러스 백신은 전 세계 아동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하지만 자폐와 연관이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뉴스들이 퍼지면서 ‘안아키’(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라는 극단적인 일까지 벌어진다. 우리는 또 매년 겨울이면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받는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변이 때문에 해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샘플을 수집해 그 해 유행할 가능성이 큰 인플루엔자의 백신을 만든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이 일을 관장한다. 저자는 이 대목에서 “WHO와 각국 공공 보건당국이 무슨 근거로 인플루엔자 유행을 선언하는가. 거기에 첨예한 이해관계가 개입된 것은 아닌가” 묻는다. 백신 접종에서 소외되는 가난한 사람들의 삶의 질도 살핀다. 저자가 보기에 1970년대까지는 각종 백신이 널리 보급되면서 숱한 사람들의 목숨을 살렸다. 하지만 1980년대 들어서면서, 즉 신자유주의 물결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백신에도 경제 논리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열대지방은 기생충병과 관련한 질병과 사망이 많은데도 기생충병과 관련한 백신이 사실상 없다.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이 백신 개발에 관심이 없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코로나19에 지친 전 세계인들이 지금 백신 개발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중요한 것은 안전성이다. 더불어 전 세계인들이 차별 없이 접종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책을 통해 그 가능성은 물론 코로나 백신의 향방을 가늠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 이낙연 “서울·부산시장 잘못 커” 이재명 “부동산 탓”

    이낙연 “서울·부산시장 잘못 커” 이재명 “부동산 탓”

    여야 지지율이 뒤집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13일 더불어민주당은 당혹 속에 침묵했고, 미래통합당도 말을 아꼈다. 민주당 지도부는 여권의 실책이라기보다 ‘상황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는 반응이다.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침묵한 가운데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은 “큰 정책적 오류를 범했다기보다는 총선 이후 코로나19도 극복이 안 된 채 국민 피로감이 컸다”며 “박원순 전 서울시장, 부동산 폭등, 수해까지 국민 마음을 사납게 할 만한 일들이 이어졌다. 일차적 책임은 당연히 정부·여당이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부동산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정책으로 인한 고통과 어려움이 지지율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았나”라며 “제일 큰 영향은 부동산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권주자인 이낙연 의원은 경기침체와 고용 불안, 집값 상승과 상대적 박탈감, 긴 장마와 집중호우 등 대외적 요인에 더해 “민주당 일부 구성원의 부적절한 처신과 언행 등이 누적된 결과”라며 “서울·부산시장의 잘못이 컸다”고도 지적했다. 통합당은 표정 관리를 하면서도 긴장감을 유지하는 모양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여론조사는 하나의 트렌드로 참조하는 것”이라며 “묵묵히 당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국민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조사가 기관마다 다르다”면서도 “노력한 만큼 국민이 알아준다는 믿음이 생겨 예산이든 법안이든 여당보다 잘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이재명 “지지율 역전, 부동산 문제가 가장 커”… 민주당 ‘당혹’ 통합당 ‘신중’

    여야 지지율이 뒤집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13일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모두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은 당혹 속에 침묵했고, 통합당은 민주당보다 더 말을 아꼈다. ●박주민 “전당대회 중인 黨에 보낸 국민 경고” 민주당 지도부는 여권의 실책이라기보다 ‘상황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는 반응이다.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침묵한 가운데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은 “큰 정책적 오류를 범했다기보다는 총선 이후 코로나19도 극복이 안 된 채 국민 피로감이 컸다”며 “박원순 전 서울시장, 부동산 폭등, 수해까지 국민 마음을 사납게 할 만한 일들이 이어졌다. 일차적 책임은 당연히 정부·여당이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부동산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정책으로 인한 고통과 어려움이 지지율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았나. 제일 큰 영향은 부동산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좀더 노력을 많이 해 달라는 (국민들의) 채찍”이라고 말했다. 당권주자인 박주민 의원도 페이스북에 “전당대회가 진행 중임에도 지지율이 하락하는 건 당에 보내는 국민들의 경고”라면서 “당이 국민을 직접 설득하는 역할을 맡았어야 했는데 결과적으로 미진했다”고 지적했다. ●김종인 “묵묵히 일하고 국민 평가 받을 것” 통합당은 표정 관리를 하면서도 긴장감을 유지하는 모양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여론조사는 하나의 트렌드로 참조하는 것”이라며 “묵묵히 당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국민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조사가 기관마다 다르다”면서도 “노력한 만큼 국민이 알아준다는 믿음이 생겨 예산이든 법안이든 여당보다 잘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부산 긴 장마로 도로파손 잇따라 ...운전 주의

    부산 긴 장마로 도로파손 잇따라 ...운전 주의

    긴 장마로 부산지역 도로 파손 이 잇따라 운전자 주의가 요구된다. 13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전날인 12일 오후 8시 40분 부산 수영교 해운대 방향 중간지점 3차로에 폭 1m,길이 4m 크기 포트홀이 발생했다. 포트홀은 강우와 도로 노후화로 도로가 파손돼 생긴 냄비 모양의 구멍을 가리킨다. 경찰은 현장을 통제하고 관할 구청에서 임시조치를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같은 날 오후 6시 30분에는 부산 사하구 구평동 한 도로에 길이 폭 1m,깊이 1m 크기 땅꺼짐 현상(싱크홀)이 발생했다.차량 1대가 싱크홀에 빠지면서 차량 일부가 파손됐다. 부산에서는 지난달 23일 이후 2170여건의 포트홀이 발생 했다. 중앙대로 관문대로 번영로 등 시가 직접 관리하는 도로(폭 25m 초과)에는 지난달 23~31일 584개의 포트홀이 발생했다. 폭 25m 이하 각 구·군이 관리하는 도로에는 서구 291개 등 1594개의 포트홀이 생겼다. 현재 피해 상황을 집계 중이라 폭우로 인한 포트홀 수는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교통전문가는 야간 운행 때와 물 고임이 있으면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므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시는 집중호우로 생긴 포트홀 정비를 진행하고 있다. 최대경 시 도시계획실장은 “여름철 호우 등의 상황으로 발생한 포트홀을 정비해 시민과 부산을 찾는 방문객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도로시설물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발 딛는 곳곳 도자 갤러리…손 내민 순간 갬성 터지네

    발 딛는 곳곳 도자 갤러리…손 내민 순간 갬성 터지네

    등잔 밑이 어둡다고 했다. 그 말이 딱 들어맞는 곳이 경기 이천의 이천도자예술마을(예스파크)이다. 하루를 온전히 예술과 문화의 향기에 묻혀 지낼 수 있는 곳을 수도권 코앞에 두고서도 여태 모르고 지냈다. 도자예술마을은 하나의 거대한 노천 갤러리 같은 곳이다. 200여곳에 달하는 크고 작은 갤러리와 도자 공방, 공예 체험 시설 등이 밀집돼 있다. 같은 듯 다른 문화공간들을 차례로 돌다 보면 어느샌가 몸 이곳저곳에 도자 문화의 향기가 들어찬다.알려졌듯, 이천은 조선시대 백자 생산지로 이름난 곳이다. 풍부한 자원에 한양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 등이 더해지며 솜씨 좋은 도공들을 불러모았고, 그 덕에 양질의 도자가 생산됐다. 실용성과 예술성을 두루 갖춘 이천 도자가 조선 왕실에서 쓰이기 시작하면서는 ‘왕실의 도자’라 불리기도 했다. 도자예술마을은 이처럼 역사가 유구한 이천 곳곳의 소규모 도자 공방을 한곳에 모은 도자문화콘텐츠단지다. 면적은 약 40만 6600㎡(약 12만 3000평). 이 안에 도자 공방을 비롯해 유리, 옻칠, 목공예 등 다양한 분야의 공방 221곳이 모여 있다. 상주하는 예술인 숫자만 500명을 웃돈다. ‘예스파크’(藝’s 파크)라는 옛 이름처럼 국내 최대 규모의 예술인 마을인 셈이다. 마을은 회랑마을과 가마마을, 별마을, 사부작마을, 카페거리 등으로 나뉘어 있다. 중심은 가마마을이다. 전통 장작가마를 갖췄거나 이천의 터줏대감들이 운영하는 대규모 공방들로 이뤄졌다. 이향구 명장의 ‘남양도예’, 이규탁 명장의 ‘고산요’ 등 대가들의 작품부터 신진 도예가의 생활자기와 소품까지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도자마을의 가장 큰 특징은 작가들마다 개성 있는 건물에서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고 방문객과 소통한다는 것이다. 인위적으로 조성된 공간인데도, 인위의 느낌보다 자연스러움과 강한 개성이 묻어나는 건 그 때문이지 싶다. 각각의 공방을 찾은 방문객들은 작가들의 작업 장면을 볼 수도 있고, 스스로 도자기를 빚거나, 기본형 자기에 그림을 그려 넣는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물론 관람객이 만든 ‘나만의 자기’는 공방에서 구워 집으로 보내 준다. ‘화목토(火木土) 도예연구소’는 라쿠소성이란 독특한 기법으로 도자를 만드는 곳이다. 가마에서 고열로 도자를 굽다 문을 개방하면 도자 표면이 급격히 식으며 실금이 간다. 여기에 왕겨나 톱밥 등을 넣으면 이들이 타면서 실금 사이로 연(煙)이 들어가 자연스런 선을 가진 작품이 탄생한다. 이를 라쿠소성이라고 한다. 방문객들은 체험료 2만 5000원만 내면 라쿠소성으로 도자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이웃한 ‘들꽃공방’에선 물레를 활용해 도자 소품 제작 등도 즐길 수 있다. 아직까지는 어느 공방에서도 입장료를 받고 있지 않다. 사실 이게 도자예술마을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요즘 많이 바뀌었다고는 해도 미술관, 박물관은 장삼이사들에게 여전히 심리적 거리가 큰 곳이다. 하지만 이 마을 갤러리 앞에서는 쭈뼛댈 필요가 없다. 거리낌 없이 아무 공방이나 들어가 작품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공방에서 예쁜 찻잔을 고르거나 저렴한 그릇 아울렛에서 가족의 식기를 바꿔도 좋겠다. 물론 마음에 드는 게 없으면 안 사도 그만이다.도자예술마을은 이름처럼 도자 공방이 대부분이다. 한데 ‘덕후’들이 좋아할 만한 곳도 드문드문 섞여 있다. ‘카페 오르골’은 오르골을 제작, 판매하는 곳이다. 차를 마시며 오르골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그놈이 그놈이다’ 등 국내 영화와 드라마에 등장했던 오르골 중 상당수가 이곳에서 탄생했다. 1000만원에 달하는 디스크식 명품 오르골부터 1만원대의 실린더식 오르골까지 다양한 제품이 전시돼 있다. 자신이 원하는 음악이 나오는 오르골을 만드는 체험도 할 수 있다. ‘라우 프로덕트’도 독특하다. 목공예 소품 등의 제작 교육과 체험을 병행하는 곳이다. 가장 흥미로운 건 요즘 한창 인기인 서핑 보드 만들기다. 가격도 무난한 편이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탈 보드를 직접 제작한다는 것이 큰 매력이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자신만의 보드를 갖게 되는 셈이다. 게다가 겉만 나무로 장식하는 일반 보드와는 격이 다르다. 부력이 강하고 튼튼한 오동나무를 통째 서핑 보드로 만든다. 도자예술마을에는 멋진 건축물이 가득하다. 작가의 개성이 서로 다르듯, 건물도 같은 건 없다. 건축물을 보기 위해 방문해도 좋을 정도다. 요즘 주목받는 건 세라기타문화관이다. 통기타 모양의 건물인데,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급속히 이름을 알리는 중이다. 이웃한 건물은 김순식 작가의 도자작품 갤러리다. 말을 좋아하는 작가답게 건물 안팎이 온통 말 관련 작품들로 가득하다. 마을 끝자락의 카페 거리에는 맛집과 카페 등이 들어서고 있다. 그 가운데 빵집과 찻집을 겸하는 ‘카페 웰콤’은 다리쉼 하기 딱 좋은 곳이다. 이 집의 대표 메뉴로 자리잡은 옹기 티라미수는 주말이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라고 한다. 다른 제품들 역시 천연 발효빵이어서 소화가 잘된다는 것이 이 업소의 설명이다. 내부 인테리어가 예뻐서 인증샷을 찍으려는 이들도 꽤 많이 찾는다. 도자마을 한편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에게 친절한 공간도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산책로, 놀이터 등이 마련돼 있다. 도자예술마을이 현대적인 예술 공간이라면 산제당골산 아래의 ‘사기막골’은 고려 때부터 이어져 온 전통 도예촌이다. 역사가 긴 만큼 공방마다 ‘원조’라는 자부심이 강하다. 현재 도예공방 51곳이 운영되고 있다. 도자예술마을로 옮긴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사기막골에 남아 전통을 이어 가고 있다. 도자예술마을에선 차로 10분 남짓 떨어져 있다. 도자예술마을 인근의 설봉공원은 이천 시민들의 대표적인 쉼터다. 단순한 공원이 아니라 예술 작품 속에서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설봉호수를 끼고 이천세라피아(옛 세계도자센터), 시립박물관, 시립월전미술관, 국제조각공원 등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글 사진 이천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여행수첩 -도자예술마을은 밀접 접촉으로 인한 코로나19를 염려하지 않아도 될 만큼 넓다. 다만 규모가 큰 만큼 방문 전에 예술마을관광안내소에서 각 공방의 운영 프로그램 등을 확인한 뒤 미리 동선을 짜 두어야 더 효율적으로 돌아볼 수 있다. 관광안내소에서 전동 스쿠터를 대여해 시간을 절약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아예 예술인들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에서 묵으며 느긋하게 둘러보는 것도 좋겠다. -‘설봉산성’은 닭볶음탕, 코다리찜 등을 내는 집이다. 맛은 다소 강하지만 깔끔하고 감칠맛이 좋다. 도자예술마을 안에 있다. 카페거리의 ‘카페 웰콤’은 오전 8시부터 한 시간 간격으로 하루 5회 서로 다른 종류의 빵을 구워 낸다. 시간 맞춰 가면 좀더 맛있는 빵을 맛볼 수 있다. 기치미 고개 인근의 ‘미소원’은 한우 맛집이다. 도축장을 끼고 있는 전국의 한우 명산지 뺨칠 만큼 질 좋은 한우를 맛볼 수 있다. -코로나19로 문을 닫았던 설봉공원 내 세라피아는 9월 20일 재개장한다. 세라피아 야외는 이미 개방됐고 토락교실 등의 일부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 사표 안 낸 사회수석 교체… 靑, 정책라인 물갈이하나

    사표 안 낸 사회수석 교체… 靑, 정책라인 물갈이하나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신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에 정만호(62) 전 강원도 경제부지사를, 사회수석에 윤창렬(53) 국무조정실 국정운영실장을 내정했다. 지난 7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등의 일괄 사의 표명 이후 사흘 만에 정무·민정·시민사회수석을 교체하고 다시 이틀 만에 후속 인사가 이뤄지는 등 이례적으로 빠르게 움직인 모양새다. 하지만 일괄 사의를 주도한 노 실장이 일단 유임되고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김상조 정책실장이 제외되는 등 ‘찔끔 인사’에 그쳐 메시지가 없을뿐더러 쇄신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사의를 표명하지 않았던 김연명 사회수석이 교체되면서 정책라인까지 후속 인사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일 서훈 국가안보실장 임명 이후 40일 동안 수석급 이상 15명(3실장·8수석·2보좌관·2차장) 중 7명을 교체했다. 하지만 노·김 실장이 제외됐다는 점에서 ‘청와대 3기’ 전환이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 두 실장의 거취를 묻자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추가 인사 여부는 대통령 인사권에 관한 사안”이라며 “이번 인사는 최근 상황에 책임을 지겠다는 뜻에서 이뤄진 일괄 사의에 대한 후속 조치라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한시적으로 유임된 모양새인 노 실장은 물론 정의당마저 책임을 묻는 김 실장의 거취는 9월 정기국회쯤으로 예상되는 개각과 맞물려 있다. 다만 노 실장의 경우는 대안을 찾지 못한다면 연말까지 머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유임’이라기보다 단계적 개편이 진행 중인 상황”이라며 “개각을 포함한 큰 틀에서 봐야 하고, 마지막 비서실장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인사 시점은 유동적”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 11월부터 재직한 최장수 수석인 김 수석의 교체를 추후 정책실 개편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는 차기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로도 거론된다. 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인 그는 이임 인사에서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공유하며 의미 있는 정책들을 펴게 돼 큰 영광이었다”면서 “내일 학교로 가서 복직 신고를 하고 9월 강의를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수석은 고려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참여정부 청와대 정책상황비서관, 의전비서관을 지냈다. KT 미디어본부장과 2012년 문재인 대선캠프 메시지팀장, 강원도 경제부지사를 역임했고 4·15 총선에서 강원 지역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윤 수석은 서울대 외교학과 및 행시(34회) 출신으로 30년 가까이 총리실에 몸담았다. 이낙연 전 총리와 정세균 총리 밑에서 보건·복지·노동정책을 총괄하는 사회조정실장을 3년가량 지냈다. 이번 인사에서도 1주택 여부가 고려됐다. 청와대는 “둘 다 2채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었으나 1채의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처분 중”이라고 했다. 미래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거창했던 사의 표명에 ‘구색 맞추기’용이 아닐까 의심스럽다. 장관과 정책수석, 불난 집은 놔두고 불똥 튄 옆집에만 물세례를 퍼부은 엇나간 인사”라면서 “인사로 국민을 달랠 기회마저 날려 버렸다”고 비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손정우 같은 범죄자 잡으면 포상금’…민주당 권인숙 발의

    ‘손정우 같은 범죄자 잡으면 포상금’…민주당 권인숙 발의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를 운영한 손정우(24)의 미국 송환을 법원이 불허해 손씨가 미국에 비해 낮은 형량을 받을 게 확실해지면서 여성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손정우 방지법’까지 발의하면서 여성계의 목소리에 호응하는 모양새다. 손정우 출소 이후 여성단체 성명서 뿐 아니라 SNS를 중심으로 해시태그 운동, 릴레이 1인시위, 사법부 규탄시위 등이 이어지고 있다. 반디지털성폭력(반디)로 불리는 시민단체는 UN을 비롯한 국제기구에 협조를 구하는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디지털성범죄 근절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 ‘리셋’(ReSET)과 ‘교대역 n번방 규탄 지하철 광고’팀은 11일부터 17일까지 ‘릴레이 포스트잇 주간’을 진행한다. ‘릴레이 포스트잇 주간’ 동안 이들은 디지털성범죄 엄벌을 촉구하는 문구를 포스트잇에 적은 뒤 길거리 등 공공장소에 붙이는 캠페인을 독려할 계획이다. 포스트잇을 붙여 인증사진을 찍고 온라인에 업로드하면 된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릴 때 ‘#n명의 연대자_n명의감시자_우리가여기있다’는 해시태그를 달면 또다른 참여자들이 올린 인증사진과 모아볼 수 있다. 이에 민주당 소속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간사인 권인숙 의원은 ‘아동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손정우 처럼 사이트를 개설하는 등 온라인 시스템을 만들면 처벌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더 나아가 그런 범죄자를 신고하면 포상금까지 지급하도록 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내 눈을 봐” 소 엉덩이에 그린 눈, 사자 공격 없었다

    “내 눈을 봐” 소 엉덩이에 그린 눈, 사자 공격 없었다

    아프리카 오카방고서 4년 실험 ‘놀라운 결과’ 맹수들이 가축을 공격해 골머리를 앓는 아프리카에서 소 엉덩이에 ‘눈 모양’ 그림을 그려 넣었더니 사자의 공격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실험은 14개 무리 2061마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12일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UNSW) 진화·생태학 부교수 트레이시 로저스 박사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아프리카 보츠와나 북서부 오카방고 삼각주 지역에서 4년여에 걸쳐 진행한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자매지인 ‘커뮤니케이션스 바이올로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 지역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돼 야생동물이 보호되고 있지만, 사자와 표범 등 대형 육식동물이 주변의 가축을 공격하는 일이 잦아 주민과 갈등을 빚고 있다. 연구팀은 가축을 공격하는 사자나 표범 등 고양이과 동물이 기습적으로 사냥을 해 목표물과 눈만 마주쳐도 사냥을 포기하는 사례가 있는 점에 착안했다. 사자의 공격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소의 양쪽 엉덩이에 눈 그림을 그려 넣고 공격 예방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했다. 먼저 각 무리를 세 부류로 나눠 방목하기 전에 두 부류에는 각각 눈 그림과 십자 표시를 그려넣고 나머지 한 부류는 아무런 표시도 하지 않았다. 이들은 거의 비슷한 지역에서 방목됐다. 그 결과, 4년 가까운 기간에 눈 그림을 가진 소 683마리는 사자 공격으로 죽은 개체가 없었다. 반면 아무 그림도 없는 소는 835마리 중 15마리가 희생됐다. 또 십자 표시를 한 소는 543마리 중 4마리가 공격을 당했다.이는 사냥감에게 들킨 사자는 사냥을 포기한다는 점을 뒷받침해주는 결과다. 특히 눈이 아닌 단순 십자 그림만 가진 소도 아무 그림도 없는 소보다는 덜 공격을 받았다는 것은 뜻밖의 결과로 받아들여졌다. 연구팀은 그러나 모든 소에 눈 그림을 그려 넣어 무리 내에 사자가 사냥감으로 눈독을 들일만한 이른바 ‘희생양’이 없을 때도 눈 그림이 효과가 있을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장기적으로 사자가 소 엉덩이에 그려진 가짜 눈에 익숙해졌을 때도 예방 효과가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인정했다. 한편 연구팀은 가축 피해를 예방하는 것은 단일 방안으로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소 엉덩이에 눈 모양을 그려 넣는 간단하고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방식이 예방책에 추가됨으로써 육식동물과의 공존 비용을 줄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민주당 왜 이러나” 부산시의원, 여종업원 성추행 신고당해

    “민주당 왜 이러나” 부산시의원, 여종업원 성추행 신고당해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 이후성인지력 향상 교육 3개월 만에 발생“신고 접수된 것만으로도 죄송” 더불어민주당이 또 다시 성추행 논란이 휩싸였다. 부산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 의원이 식당에서 여종업원을 성추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된 사실이 알려졌다. 12일 부산 사하경찰서에 따르면 민주당 부산시의회 소속 A의원이 11일 밤 9시쯤 부산 사하구 소재 한 식당에서 여종업원을 상대로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했다는 신고를 받았다. A의원은 지인들과 술자리에서 종업원에게 성적인 농담과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신고를 접수해 A시의원과 일행, 식당 관계자 등을 상대로 현재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폭력 사건으로 성인지력 향상 교육을 했으나 3개월 만에 또다시 성추행 의혹이 터졌다. 앞서 부산시의회는 지난 5월 12일과 15일 시의원 46명과 직원 144명을 대상으로 4대 폭력 예방 통합교육을 4시간 동안 실시했다. 시의원 성추행 관련, 대시민 사과문 발표 “사죄드린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의원들은 A시의원 성추행과 관련해 12일 대시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부산시의회 민주당 박민성 원내부대표는 이날 오전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하고 대시민 사과문을 내놓았다. 이날 오전 대국민 사과문을 내고 “죄송하고 또 사죄드린다”며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현재 진행 중인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징계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치와는 별개로 피해자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시의원들을 대상으로 성폭력 예방교육과 성인지 감수성 교육을 강화하는 등 이 같은 사건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에 또다시 성추행 사건이 일어났다”며 “부산시의원이 식당에서 종업원에게 성추행을 했다가 걸린 모양. 구제 불능”이라고 질타했다. 한편 부산 시의회는 더불어민주당 41명, 미래통합당 4명, 무소속 1명 등 모두 46명의 시의원이 활동하고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박근혜 광복절 특사” 윤상현 주장에…민주 “논의 없다”(종합)

    “박근혜 광복절 특사” 윤상현 주장에…민주 “논의 없다”(종합)

    무소속 윤상현 의원과 미래통합당 박대출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요청하고 나섰다. 12일 민주당 지도부는 공식 대응하지 않았다. 윤상현 의원은 앞서 페이스북에 “관용의 리더십은 광화문 광장을 ‘분열의 상징’에서 ‘통합의 상징’으로 승화시키는 것이고, 그 첩경은 박근혜 전 대통령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그것을 해결할 분은 문재인 대통령밖에 없다”고 했다. 윤 의원은 “오는 8·15 광복절에는 ‘분열의 상징’으로 변해 버린 광화문 광장을 ‘국민통합의 상징’으로 복원시켜 주시길 바란다”며 “박 전 대통령이 감당한 형틀은 정치적, 인도적으로 지극히 무거웠다. 이미 역대 대통령 중 가장 긴 40개월째 수감생활을 이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 공보단장을, 2015년 박근혜 대통령 정무 특보를 맡았던 바 있다. 박대출 의원도 페이스북에 “올해 광복절이 되면 박 전 대통령은 1234일의 수형일 수를 채우게 된다. 너무 가혹한 숫자”라며 “이제는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의원은 “문 대통령이 올해 신년 인사회에서 말한 ‘역지사지’의 정신이 필요한 때”라며 “다시 한번 특별사면을 간곡히 요청드린다. 이제 그분께 자유를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민주당 지도부, 공식 대응 없어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그 문제와 관련해 어떤 논의도 된 바 없다. 아직 그럴 시기도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정의당 김종철 선임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만두라”며 “박 전 대통령을 사면한다면 국정농단 공범 최순실, 김기춘 전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혐의도 사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윤 의원이 평소 박 전 대통령을 ‘누나’로 부르며 친했던 모양인데, 공과 사를 구분하기 바란다. 말도 안 되는 사면 주장을 거둬들이라”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윤석년의 소통 가게] 폭력인지감수성 교육 절실하다

    [윤석년의 소통 가게] 폭력인지감수성 교육 절실하다

    미국의 한 대학에서 1년 동안 연구년을 할 때다. 아침 일찍 아이 둘을 미국 공립학교 스쿨버스에 태워 보내곤 했다. 당시 초등학교 2학년인 막내는 영어에 익숙하지 않았지만 집 주변 한국 학생들과 잘 어울려서 같이 스쿨버스를 타고 씩씩하게 미국 공립학교를 다녔다. 그런데 어느 날 막내가 집에 들어오면서 가방에서 담임교사가 보낸 편지를 꺼내 나에게 전달했다. 내용을 읽어 보니 스쿨버스 안에서 이웃집 동갑내기 한국 여자아이를 밀쳤다는 운전사의 전갈이 적시돼 있었다. 한국 아이들 간에 단순한 장난을 심각하게 판단해 다음부터 주의하라는 내용이었다. 이웃집 여자아이도 집에 돌아와 별일 없었다는 듯이 자기 부모에게 말했다는 얘기를 듣고 다소 안심이 됐다. 이후 막내에게 스쿨버스 안에서 혹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밀치기 등 심한 장난은 하지 말 것을 단단히 일러 두었다. 그러고 나서 몇 달 후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어머니와 아이들을 집에 두고 집사람과 잠깐 외출을 하고 돌아와 보니 막내 눈두덩이 옆이 찢어져 있었다. 서너 바늘을 꿰매야 할 정도의 상처였다. 큰애와 장난치다가 다친 모양이었다. 추수감사절 휴일이라서 한국 의사가 운영하는 병원은 문을 닫았고, 집 근처에 있는 종합병원의 응급실로 아이를 데려갔다. 미국 의사는 어떻게 다쳤는지 마치 가정폭력이나 있는 것처럼 꼬치꼬치 캐물었다. 미국 체류 1년이란 짧은 기간이었지만 짓궂은 장난과 폭력의 잣대가 매우 엄중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몇 년 전 일이다. 지역방송 뉴스에서 남자고교 내의 학생 폭력 기사가 보도된 적이 있다. 당시 언론중재위원이었던 필자는 신청인인 남자고교 한 교사의 발언을 듣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남고 학생들 간의 장난이고 교내에서 다반사로 일어나는 일로 일일이 통제할 수 없는 실정인데, 지역방송 뉴스의 학교폭력 보도가 학교 입장에서 볼 때 억울하다는 투였다. 교내에서 주변 남자 학생들의 지나친 장난으로 피해를 입은 학생이나 부모의 심정은 잘 헤아리지 않은 듯이 말이다. 얼마 전 전남 영광의 한 중학교에서 동급생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1학년 남학생이 급성 췌장염으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학교는 교육청 감사에서 여러 차례 교내 폭력과 관련한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또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어린이집 교사나 아이돌보미가 아동을 학대하는 영상도 이따금씩 방송을 탄다. ‘매를 아끼면 자식을 망친다’는 영국 속담을 지나치게 맹신했는지는 몰라도 집에서 자식 훈육이 과할 정도의 손찌검이나 학대에 가까운 매질로 이름이 오르내린 부모들도 뉴스에 더러 보도되곤 한다. 물리적인 폭력도 문제이지만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판이나 댓글을 보면 언어폭력인 욕지거리가 난무한다. 혐오적인 표현에 거침이 없다. 댓글 등의 표현도 지나치면 상대방에게는 폭력이 될 수 있다. 기성세대는 대체로 ‘폭력인지감수성’에 둔감하다. 40대 이상의 연령층은 가부장적인 집안 분위기, 집단의식이 강한 학교생활, 그리고 남자의 경우 군대에서 사실상 폭력에 노출돼 있었다.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갖가지 폭력에 시달린 나머지 ‘폭력인지감수성’도 대개 민감하지 못한 편이다. 지난 몇 년간 일부 회사의 소유주와 가족들의 갑질과 폭언, 학교에서 동급생들 간의 지나친 장난과 폭행, 운동선수들에 대한 폭력행위 등이 끊이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바로 우리 사회가 ‘폭력인지감수성’에 둔감하기 때문이다. ‘가랑비에도 옷 젖듯이’ 사소한 장난과 작은 폭력도 잦으면 피해자에게 큰 폭력으로 다가간다. 학교는 물론 가정에서도 폭력에 대한 감수성 교육이 절실하다.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호머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호머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한 구조대원이 반바지 모양 구명대가 달린 구조용 도르래를 이용해 좌초된 배에서 여자 승객을 구조하고 있다. 왼쪽 위의 너덜거리는 돛이 난파선의 존재를 말해 준다. 구명대에 몸을 실은 구조대원은 구명대 가장자리에 비스듬히 몸을 걸친 여자의 허리를 필사적으로 부둥켜안고 있다. 여자는 고개를 떨구고 팔을 늘어뜨린 채 정신을 잃은 모습이다. 거대한 파도가 두 사람을 위협한다. 젖어서 달라붙은 옷, 찢어진 치마 사이로 보이는 피 묻은 무릎, 몸에서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이 현장감을 자아낸다. 휘날리는 스카프의 붉은색과 괴이한 모양이 위급한 분위기를 강조한다. 좌초된 선박과 육지를 연결해 인명을 구하는 이 장치는 1870년대 후반 처음 사용됐다. 호머는 1881년 영국 북동부 해안에서 구조용 도르래를 처음 보았다. 1883년 미국으로 돌아간 호머는 자신이 살던 뉴저지주 애틀랜틱시티의 인명구조대를 찾아가 구조용 도르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실제 사용하는 모습도 관찰했다. 이 그림은 그다음 해 완성됐다. 호머는 불필요한 부분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구명대를 탄 두 남녀에 집중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 그림은 특정한 해난사고가 아니라 거친 바다를 상대로 사투를 벌이는 인간이라는 고전적 주제에 접근한다. 호머는 이 오래된 주제에 구조용 도르래라는 소재를 결합해 당대라는 시간성을 입혔다. 연약한 여성을 강인한 남성이 구한다는 서사는 자칫하면 감상으로 빠질 수 있었다. 호머는 사건을 목격하고 기록하는 사람의 이성과 예술가의 감수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감동을 이루어 냈다. 탄탄한 세부 묘사는 신뢰감을 주고, 극적인 구성은 현장에 있는 듯한 생생함을 안겨 준다. 이 그림이 전시되자 비평가들은 미국 미술의 한 획을 긋는 작품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일부 비평가는 젖은 옷이 몸에 찰싹 붙어 있고, 무릎이 보이며, 남녀가 바싹 끌어안은 데 불만과 당혹감을 표시했다. 호머는 성적 암시에 과민한 당대 분위기를 모르지 않았다. 그는 붉은 스카프로 구조대원의 시야를 가려 이 문제를 비켜 가려고 했다. 구조대원은 어쩔 수 없이 낯선 여인과 몸을 밀착하고 있지만, 그녀를 바라보지 않음으로써 체면을 살려 주고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선을 지키고 있다. 미술평론가
  • [단독] 당정청 ‘낙태죄 폐지’ 정부입법으로 추진한다

    [단독] 당정청 ‘낙태죄 폐지’ 정부입법으로 추진한다

    “秋법무, 시민단체 만나 정부입법 약속”헌법불합치 결정으로 연내에 개정해야모자보건법 개정안 정의당 새달 발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낙태죄 대체 입법 시한이 4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정청이 낙태죄폐지법을 정부입법으로 추진키로 뜻을 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당과 청와대는 물론 소관부처인 법무부의 추미애 장관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낙태죄폐지법 처리가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낙태죄폐지법은 법무부가 정부입법안을 제출하는 방향으로 당정청의 의견이 모였다. 일각에서 낙태죄 폐지에 대한 반대 여론이 여전한 상황에서 당정청이 구체적인 대체 입법 방안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지난해 4월 11일 헌법재판소가 형법상 낙태죄 처벌 조항을 헌법불합치로 결정한 이후, 여성단체 등은 조속한 대체 입법을 주장해 왔지만 보수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낙태죄 폐지 반대 목소리는 그치지 않았다.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연말까지는 효력을 잃은 관련 법조항을 대체할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 추 장관은 지난달 여성계 시민단체와의 면담에서 낙태죄폐지법 처리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여성가족위원회 위원 일부와도 면담을 가졌다.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추 장관이 시민단체와 면담을 가지고 정부입법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지난달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낙태죄폐지 정부입법과 관련한 논의를 이미 진행했다고 한다. 낙태를 금지한 형법과 별개로, 낙태 허용 기준을 명시한 모자보건법은 상황이 좀더 복잡하다. 현행 모자보건법에는 유전학적 문제, 성폭행, 임신부의 건강 등 예외적 상황에서 낙태를 허용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 법은 낙태를 범죄로 규정한 형법 개정안의 후속 법안 성격을 띠는 탓에 법안 처리의 진척 속도도 더딜 수밖에 없다. 모자보건법은 정부여당보다 정의당에서 더 선제적인 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의당은 21대 국회에서 이은주 의원이 형법 개정안과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고자 준비 중이다. 특히 정의당은 모자보건법을 일부 개정안이 아닌 전부개정안으로 발의하는 방향도 검토 중이다. 여성계에서 모자보건법이 단순히 낙태죄의 범위를 정하는 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이에 임신부 건강 지원 방안 등을 포함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은 내부적인 검토와 시민사회·학계와의 논의를 거쳐 이르면 9월 법안을 발의하겠다는 계획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이용호·양정숙 ‘미묘한 법’ 대표 발의 왜? 여당 운신 폭 넓혀주는 무소속 생존전략

    이용호·양정숙 ‘미묘한 법’ 대표 발의 왜? 여당 운신 폭 넓혀주는 무소속 생존전략

    여당 성향의 무소속 국회의원들이 집권여당은 추진하기 어려운 과감한 입법에 앞장서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여당 지도부에서 입법의 필요성을 언급하면 소속 의원들보다 더 빨리, 강도 높은 법안을 발의하는 식이다. 복귀 가능성을 타진하며 코드를 맞추는 일종의 ‘무소속 생존 전략’인 셈이다. 호남 유일의 무소속인 재선 이용호(전북 남원·임실·순창) 의원은 11일 외국인 주택거래 중과세법(지방세법·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외국인이 국내에서 주택을 살 때 현재 표준 세율 1~4%에 최대 26%까지 추가 세율을 적용해 취득세를 30%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이다. 또 외국인이 토지·건물을 양도할 때는 기존 양도세율에 5% 추가 중과세율을 적용한다. 이 의원은 지난달 27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부동산 정책 중 하나로 외국인의 투기 규제 필요성을 언급하며 “면밀히 살피겠다”고 운을 뗀 뒤 곧바로 입법 계획을 밝혔다. 민주당은 김 원내대표의 언급 후 당 정책위원회 차원에서 외국인 부동산 규제 방안을 검토해 왔지만 아직 입법 로드맵을 마련하지 못했다. 오히려 외부에서 이 의원이 먼저 깃발을 올린 모양새다. 앞서 이 의원은 전월세 전환율보다 높은 월세를 받을 경우 최대 2000만원의 과태료를 매기는 법안도 선도적으로 발의했다.무소속 양정숙 의원은 방송통신위원장 연임 시 인사청문회를 생략하는 법안을 냈다. 연임을 위해 청문회를 또 받았던 한상혁 방통위원장의 사례를 거론했다. 한 위원장은 이른바 ‘권언유착’ 의혹으로 야당에 고발당해 논란의 한가운데 있는 인물이다. 양 의원은 지난 4월 총선에서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소속으로 당선됐으나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 등으로 제명당했다. 공천 불복으로 탈당·무소속 당선된 홍준표·권성동·윤상현·김태호 등 미래통합당계 무소속 4인방도 통합당에 힘을 보태고 있다. 줄곧 ‘로키’를 유지했던 권 의원은 최근 수해로 빚어진 ‘4대강 사업’ 논쟁 전면에 섰고, 윤 의원은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의 8·15 특별사면을 주장했다. 통합당 지도부가 쉽게 나설 수 없는 영역에 대해 측면 화력 지원을 한 것이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하늘로 솟구친 화염 기둥…스마트폰에 포착된 베이루트 폭발 (영상)

    하늘로 솟구친 화염 기둥…스마트폰에 포착된 베이루트 폭발 (영상)

    베이루트 폭발의 모습을 생생히 촬영한 청년이 사고 목격담을 털어놨다. 지난해까지 영국 대학에서 공부하다 레바논으로 돌아간 압둘라 라시디(26)는 베이루트 항구 근처 아파트에 산다. 사고 당일 발코니에서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던 그는 항구 창고에서 불이 난 것을 보고 카메라를 꺼내들었다. 라시디는 10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항구 창고에서 불이 났으며 화재 진압을 위해 소방관들이 고군분투하는 모습도 봤다”고 설명했다. 그때 연기 사이로 빛이 번쩍이더니 폭발이 일어났다. 하늘로 솟구친 화염 기둥과 함께, 원폭에서나 볼 수 있는 거대 버섯구름이 온 도시를 뒤덮었다. 라시디는 “큰 충격파와 함께 폭발이 발생했다. 건물들이 무너졌고 폭발 파편들이 서서히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그 자리에 얼어붙은 라시디의 머릿속은 하얘졌다. 섬광이 번쩍한 후 여기저기서 사람들의 비명이 들려왔다. 커피잔은 산산조각이 났고 발코니에 멍하니 서 있던 그는 반사적으로 집 안으로 몸을 피했다. 라시디는 “처음에는 내가 꿈을 꾸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실제 상황이었다. 이대로 죽는구나 싶더라. 순간 내가 정말 죽었다고 생각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가 촬영한 영상에는 오렌지색 화염 기둥과 함께 주변으로 거대한 버섯구름이 형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라시디는 “사람들에게 영상을 보내줬는데 영화인 줄 알더라. 실제라고 믿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행히 라시디와 함께 있던 아버지 모두 다치지는 않았다. 두 사람은 그 길로 차를 몰아 남쪽으로 향했다. 아파트가 무너질 수 있다는 생각에 본능에 따라 움직였다.다음 날 라시디 부자는 다시 베이루트로 돌아왔다. 사고 현장은 처참했다. 라시디는 “직접 보는 것에 비하면 TV에 보여지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지붕 위, 차 안, 도로할 것 없이 사방에 사체가 널려 있다”라고 설명했다. 베이루트에서는 지난 4일 항구 창고에서 폭발이 일어나 지금까지 최소 220명이 사망했고, 600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75년 전 일본 히로시마 원폭과 비견될 만큼 폭발 규모는 엄청났다. 원폭 때나 볼 수 있는 버섯구름도 형성됐다. 실제로 베이루트 폭발의 충격파 세기가 히로시마 원폭의 20%~30%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이번 폭발은 베이루트 해안선 모양까지 바꿔놓았으며, 사고 현장에는 폭발 충격으로 43m 깊이의 구덩이도 생겼다.참사 이후 레바논에서는 정권 퇴진 시위가 전개됐으며 10일 레바논 내각은 총사퇴를 발표했다. 이날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대국민 연설에서 “우리는 대규모 참사를 맞았다”며 “베이루트 폭발은 고질적인 부패의 결과”라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사과랑 배가 비슷하다고?…애플, 스타트업에 상표권 침해 소송

    사과랑 배가 비슷하다고?…애플, 스타트업에 상표권 침해 소송

    애플이 미국 내 스타트업 업체인 ‘프리페어’(Prepear)를 고소했다. 프리페어의 로고가 애플의 로고와 닮았다는 이유에서다. 11일 미국 IT매체 폰아레나 등에 따르면 애플은 자사 로고와 유사한 로고를 사용했다며 프리페어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프리페어는 이용자들이 음식 조리법을 찾고 식사를 계획하고 식료품 배달을 준비하는 데 도움을 주는 앱을 운영하고 있다. 프리페어의 로고는 업체명처럼 ‘배’(pear)를 형상화했다. 색은 풀색 또는 올리브색에 가깝다. 한 입 베어 문 사과를 본뜻 듯한 애플의 로고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과거에는 6색 무지개색을 썼지만 현재는 색을 따로 정해놓지 않고 주로 무채색 위주로 형상을 중심으로 로고로 쓰고 있다. 프리페어의 공동 창업자 러셀 먼슨은 “애플이 프리페어의 배 모양 로고가 사과 모양의 애플 로고와 유사해 애플 브랜드에 해를 끼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애플은 우리를 공격하기 전에 과일 관련 로고에 대한 상표권 출원을 주기적으로 반대했고, 이로 인해 많은 로고가 바뀌거나 버려졌다”며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애플과 싸우기 위해 드는 수만 달러를 감당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는 애플이 해당 소송을 중단해 줄 것을 주장하며, 글로벌 청원사이트 체인지닷오알지(change.org)에 청원을 올렸다. 현재 해당 청원에 대한 찬성 의견은 목표치 5만 명인데 이날 오후 3시 현재 3만 8000명을 넘어선 상태다. 청원에 서명한 이들은 “전혀 사과 같지도 않다. 애플이 전 세계 과일 이미지를 다 소유했느냐”, “저건 배다”, “사과랑 배를 놓고 여기서 비교하고 있다니. 전혀 비슷하지 않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먼슨 창업자는 “프리페어는 구성원이 5명뿐인 아주 작은 기업이며, 이번 소송으로 이미 수천 달러를 썼고 팀원 한 명도 해고한 상태”라며 “우리는 중소기업에 대한 애플의 공격적인 법적 조치에 맞서서 우리 로고를 지킬 권리를 위해 싸워야 할 도덕적 의무를 느낀다”며 청원에 동참해 줄것을 호소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제 인생을 즐길 때” 은퇴 알린 英외무부 ‘수석수렵보좌관’ 고양이 파머스턴

    “이제 인생을 즐길 때” 은퇴 알린 英외무부 ‘수석수렵보좌관’ 고양이 파머스턴

    영국 외무부의 ‘수석수렵보좌관(Chief Mouser)’ 파머스턴이 지난 7일(현지시간) 공식 계정을 통해 은퇴를 알렸다. 파머스턴은 지난 2016년 4월 외무부 수렵보좌관으로 채용된 뒤 4년간 외무부에서 쥐를 잡는 업무를 하며 근무했다. 채용된 이후 파머스턴은 장관을 비롯한 정치인들과 함께 사진 속에 등장하며 빠르게 명성을 얻었다. 지난 2017년에는 채용 후 27마리의 쥐를 잡은 성과를 인정받아 인사고과 A를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파머스턴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는 파머스턴이 수렵보좌관직을 은퇴한다는 소식을 알리기 위해 시몬 맥도널드 사무차관에게 보내는 편지의 내용이 올라왔다.파머스턴의 의사를 대변하는 듯 쓰인 이 서한에는 팔머스턴이 세상의 이목에서 벗어나 영국 시골에 있는 가족과 함께 살기 위해 은퇴를 한다고 전하고 있다. 서한에는 “이제 외교부에서의 업무를 내려놓고 나의 인생을 즐길 때가 온 것 같다”며 “이곳에서 형식적인 역할을 끝내지만, 나는 언제나 영국과 외무부의 대사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적고 있다. 또한 서한의 끝에는 고양이 발자국 모양의 사인으로 마무리 되고 있다. 한편, 영국 정부에서는 1500년대부터 고양이를 애완용으로 길러온 것으로 전해진다. 영국 총리공관에서는 1924년부터 ‘수석수렵보좌관(Chief Mouser to the Cabinet Office)’ 제도를 운용했다. 낡은 총리공관에 서식하는 쥐를 잡기 위해 고양이를 길렀는데 이 고양이들을 공무원 대접을 하기 시작한 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총리공관의 ‘래리’, 외교부의 ‘파머스턴’, 재무부의 ‘글래드스턴’, 내각사무처의 ‘이비’ ‘오시’ 등 부처별로 존재하는 고양이들은 영국의 ‘고양이 패권’으로 불리기도 했다. 강경민 콘텐츠 에디터 maryann425@seoul.co.kr
  • 물에 빠지고 넘어지고… 길 위 노동자 ‘장마와 사투’

    물에 빠지고 넘어지고… 길 위 노동자 ‘장마와 사투’

    도로보수원으로 일한 지 올해로 15년 정도 된 박성현(56·가명)씨는 중부지역에 폭우가 내린 지난 1일부터 비상체제 근무를 하고 있다. 격일 근무로 바뀌면서 하루 8시간이었던 노동시간은 24시간으로 늘었다. 도로보수원은 도로를 수시로 다니면서 낙하물 수거, 교통사고 잔해물 제거, 노면 청소, 포트홀(도로 표면이 내려앉아 생긴 구멍) 수리 등 도로 유지·보수와 관련한 여러 일을 하는 노동자다. 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 위에서 일하는 만큼 박씨는 사고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다. 그는 10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비가 오는 날에도 과속하는 차량이 많다”면서 “일할 때 안전을 위해 라바콘(고깔 모양의 도로 안전 표지물)과 경광등이 설치된 작업차를 세워도 비 오는 날 과속하는 운전자가 보지 못하면 우리는 사고를 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씨처럼 폭우가 와도 밖에서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올해는 장마가 48일째 이어지면서 노동 강도가 어느 때보다 세졌고 사고 위험도 커졌다. 최근엔 아찔한 상황을 겪기도 했다. 그는 “마을 안길과 연결된 지하차도(통로박스)는 상습 침수구역이라 물이 허리 높이까지 차오른다”면서 “침수된 도로의 물을 빼내려고 하수구를 막은 이물질을 제거하다가 지하수로로 그대로 빨려 들어갈 뻔했다”고 말했다. 택배 노동자로 일한 지 올해로 약 6년째인 김경환(40)씨도 고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평소 배송하는 택배물이 하루 250~300여개인데 비가 내리는 날에도 배송 물량은 줄지 않았다. 같은 물량이어도 비 오는 날에는 배송이 더딜 수밖에 없다. 김씨는 “배송차에서 꺼낸 택배물을 수레에 실을 때 비에 젖지 않도록 신경을 쓴다”면서 “고객 사무실이나 집 현관 앞에 택배물을 놓을 때도 바닥의 물기나 습기에 젖지 않도록 하려고 바닥에 전단지를 깔고 택배물을 올리는 식으로 신경을 쓰다 보니 택배물 하나를 배송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배송 지연을 막으려고 빠르게 움직이다 보면 안전은 뒷전이 되곤 한다. 김씨는 “수레에 쌓은 택배물이 젖으면 안 되니까 서둘러 옮기다가 차에 치일 뻔한 적도 있고, 배송하다가 길이 미끄러워 바닥에 넘어진 적도 있다”면서 “2년 전 비가 온 어느 날 승강기 없는 빌딩 4층까지 무거운 물건을 운반하고 내려오다가 미끄러져서 계단을 구른 적이 있다. 당시 발목을 삐었는데, 지금도 비 오는 날 이 빌딩에 가면 그때 기억이 떠올라 두렵다”고 했다. 많은 비가 쏟아져 일감이 끊긴 노동자들도 있다. 30년 넘게 전용트럭으로 레미콘(굳지 않은 콘크리트)을 수송하는 운전기사 조모(66)씨는 “저희는 일명 ‘탕뛰기’니까 뛰는 만큼 버는데, 비가 하도 오니까 공사 현장이 문을 닫아 하루 수입이 ‘0원’일 때가 잦다”고 말했다. 레미콘 운전기사는 레미콘을 공사 현장에 운반하는 운반비(운반 1회당 약 4만 6000원)를 받아 생계를 유지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돌파형’ 최재성 정무수석 발탁

    ‘돌파형’ 최재성 정무수석 발탁

    당정청 국정 현안 엇박자 차단 의지민정 非검찰 김종호·시민사회 김제남 노영민·윤도한·김외숙은 ‘한시적 유임’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에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전 의원을 발탁했다. 민정수석에는 김종호 감사원 사무총장을, 시민사회수석에 김제남 기후환경비서관을 내정했다. 이로써 문 대통령의 남은 임기 20개월을 함께할 ‘순장조’에 해당하는 ‘청와대 3기’ 체제 전환에 속도가 붙게 됐다.지난 7일 강기정 정무·김조원 민정·김거성 시민사회수석과 함께 사의를 밝혔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윤도한 국민소통·김외숙 인사수석은 이번 인사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청와대 브리핑에서 ‘반려’라는 표현도 없었다. 이처럼 노 실장은 ‘재신임’이 아니라 후임을 찾기까지 한시적으로 유임된 모양새지만, 일괄 사의를 주도했던 그가 일단 잔류한 만큼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문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최 전 의원이다. 그는 흔히 정무수석의 요건으로 거론되는 야당과의 소통보다는 추진력과 기획력에 강점이 있다. 4선 의원 출신 정무수석도 처음이다. 그만큼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남은 임기 성과를 내기 위해 국정 현안을 놓고 당정청 엇박자가 나지 않도록 조율하는 것은 물론, 청와대 내 군기반장 역할까지 염두에 두고 ‘돌파형’인 그를 발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정수석에는 조국·김조원 전 수석에 이어 또 비(非)검찰 출신을 중용했다. 두 번 연속 감사원 출신이 발탁된 점도 눈에 띈다. 시민사회수석에 내정된 김 비서관은 오랜 기간 시민사회에 몸담았고 정의당에서 의원을 지냈다. 노 실장 등 사의를 표명했던 이들의 거취에 대해 청와대는 말을 아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대통령의 인사권에 관한 사항”이라고만 했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그들에 대해 ‘반려’나 ‘유임’이란 표현이 없었던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며 후속 인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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