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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언론 “한국 핵잠수함, 중국 자극”…日 네티즌 “우리도 건조해야” [핫이슈]

    日 언론 “한국 핵잠수함, 중국 자극”…日 네티즌 “우리도 건조해야” [핫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한국의 핵 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했다고 밝히자 일본 언론도 이를 신속히 보도하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먼저 이날 요미우리 신문은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소식을 자세히 전하며 한국의 핵 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은 대미 투자의 보상이라고 짚었다. 이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나 우라늄 농축에 제한을 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작업 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마이니치 신문도 이 소식을 전하며 그 배경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한국이 보유국이 한정된 원자력 잠수함 개발을 목표로 하는 배경에는 이를 통해 국민의 안심시키고 싶다는 목표가 있는 모양”이라면서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도 수면 아래에서 핵연료 구입 여부에 대해 미국에 타진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산케이 신문은 한국의 핵 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 소식을 보도하며 과거의 사례도 같이 언급했다. 매체는 “한국의 핵잠수함 개발 및 보유는 보수 진보 진영을 막론하고 역대 정권에서 검토됐지만 실패했다”면서 “이재명 정권은 미군의 부담을 어필해 이를 얻어냈지만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또한 한국의 핵 추진 잠수함 건조 소식에 대해 일본 네티즌도 크게 반응했다. 수천 개의 댓글이 달린 일본 야후 재팬 기사를 보면 우려와 더불어 일본도 핵 추진 잠수함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다. 많은 네티즌은 한국의 사례를 들어 “유사시에 미국이 지켜주는 것은 없다. 일본도 핵잠수함 건조에 나서야 한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청해야 한다”, “미국이 핵 추진 기술을 공유한 나라는 오커스 협정을 체결한 영국과 호주뿐”이라고 적었다. 실제 미국은 영국과 호주와 2021년 오커스(AUKUS) 협정을 체결했다. 오커스는 미국과 영국, 호주 3개국의 안보 협력체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결성됐다. 특히 이 협정의 핵심은 호주의 해상 안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재래식 무기를 장착한 핵 추진 잠수함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AP통신은 미국의 핵 추진 잠수함 기술은 미군이 보유한 가장 민감하고 철저히 보호되어온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해당 기술을 극비로 유지해왔으며 가까운 동맹인 영국, 호주와 체결한 핵잠수함 협정에서조차 미국의 직접 기술 이전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 “침대서 충전하다 잠들면 큰일납니다”…9살 목에 남은 ‘흉터’ 원인은

    “침대서 충전하다 잠들면 큰일납니다”…9살 목에 남은 ‘흉터’ 원인은

    미국에서 9세 소년이 목에 걸고 있던 금속 목걸이가 태블릿 충전 케이블에 닿아 감전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소년은 목 전체와 왼손에 심각한 화상을 입었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현지시간) 미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 19일 애슈튼 피츠(9)는 자택에서 충전 중이던 태블릿 케이블로 인해 감전당했다. 비명소리에 잠에서 깬 부모는 즉시 아들을 병원으로 데려갔다. 피츠의 어머니 로렌 모로우는 페이스북을 통해 아들이 충전기에 연결된 연장 케이블 옆에서 잠을 잤다고 밝혔다. 밤사이 충전기의 연결 부위가 살짝 벌어졌고, 이때 피츠의 목걸이가 충전기 단자에 닿으면서 감전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피츠는 한 매체에 “쾅 하는 큰 소리가 나 잠에서 깨 밖으로 뛰쳐나와 ‘도와달라’고 소리쳤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피츠가 입은 화상 자국에 목걸이 모양이 그대로 찍혀 있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부모는 처음에는 집에 도둑이 든 줄 알았으나, 상황을 파악한 후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모로우는 자칫 아들을 영원히 잃을 뻔했다는 사실이 무서웠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의 장례를 치를 뻔했다는 생각이 들어 끔찍했다”고 토로했다. 현재 피츠의 상태는 안정적이며, 잘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로우는 평소 자녀들에게 “침대에서 태블릿을 충전하며 자지 말라고 당부했지만 이런 사고가 발생했다”며 “신이 우리를 악몽에서 구하고 아들을 살렸다”고 전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끔찍한 사고”, “앞으로 조심해야겠다”, “주변에 알릴 것”, “아들이 무사해서 다행이다”, “피츠가 얼른 괜찮아지길 바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지난해 오클라호마주에서도 16세 소년이 알람 시계를 맞추려다 목걸이가 충전기에 닿아 심각한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감전 위험뿐 아니라 위생상의 문제로도 전자기기를 침대에서 충전하며 자는 것을 피할 것을 권고했다.
  • [정은귀의 시선] 기댄다는 것

    [정은귀의 시선] 기댄다는 것

    너무나 많은 것이 기댄다 빨간 외바퀴 수레에 반짝반짝 빗물 젖은 그 곁엔 하얀 병아리들. - W .C. 윌리엄스, ‘빨간 외바퀴 수레’ 오랜만에 시를 찾아 읽은 것은 어느 시인이 SNS에 올린 글 덕분이었다. 내가 번역한 시를 누군가 읽고 되새기는 자리를 만나면 참 반갑다. 처음인 듯 시를 들여다본다. 이건 왜 이렇게 했을까 질문하며.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의 시에서 형식은 그냥 겉치레가 아니다. 시의 내용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하는 중요한 장치라서 형식을 잘 살리는 게 번역가에게는 큰 고민이다. 이 시는 윌리엄스의 시 중 가장 유명해서 미국인이라면 누구나 다 안다. 미국의 가정에서 일상적으로 하는 노동에 가장 중요하고 흔한 도구, 외바퀴 수레. 소가 끄는 우리나라의 옛 수레, 흔히 구루마라고 부르는 것과는 달리 앞에 바퀴가 하나 달린 손수레다. 빨간색은 비가 내리는 날 농가 마당에 선명하게 대비되는 색깔로 효과적이라 이 시를 그림으로 그려도 아주 예쁘다. 이 시에는 흥미롭게도 외바퀴 수레 모양이 시의 행과 연에 구현돼 있다. 번역을 하면서 그걸 가장 신경 썼는데, 원문을 찾아보면 4연이 모두 길고 짧은 2행으로 되어 있다. 긴 행은 영어로 3~4음절이고 짧은 행은 1~2음절이라 규칙적이고 가지런하다. 우리말로 옮길 때도 그 길이를 가장 신경 썼다. 시의 첫 시작이 ‘so much depends / upon’인데 그 길이와 리듬을 감안하여 일부러 ‘너무 많이’라고 하지 않고 ‘너무나 많은 것이’로 했다. 무척 짧고 간결한 시 전체에서 1연 1행이 그나마 가장 길기에 우리말로도 가능한 한 늘여 쓴 것이다. 이쯤 되면 ‘시 번역가는 참 별 걸 다 고민하는군’ 생각하는 독자님이 계실 것이다. 그렇다. 이렇게 요모조모 원문의 형식까지 고민하면서 서로 다른 두 언어 사이에서 헤매노라면 시 한 편 번역하는 것이 쉽지 않다. 모두가 나처럼 고민하면서 번역하지는 않겠지만. 어머니는 자주 ‘너 이렇게 고민하면서 글 쓰고 번역하면 머리 아파서 어쩌누, 머리 세겠다. 너무 고민하지 마라.’ 하시며 번역가 딸을 측은하게 바라보신다. 나는 ‘엄마, 이게 시 읽는 재미예요.’ 명랑하게 답한다. 이 시를 학생들과 함께 읽었는데, 한 학생이 질문을 했다. “교수님, 혹시 여기 원문에는 chickens인데, 왜 닭이 아니라 병아리라고 하셨어요?” 그 질문에 나는 반색을 하면서 고마워했다. 내가 무척 고민하면서 엎치락뒤치락한 부분을 짚어 줬기 때문이다. “아, 그게 우리말 ‘닭’의 어감이 좀 별로여서 일부러 피한 거예요. 이 시는 의사였던 시인이 환자를 방문한 후에 쓴 건데, 상상해 보세요. 환자를 꼭 살리고 싶었는데 그만 죽었어요. 낙심하고서 커튼을 열어 창밖을 보니 비가 내리고, 마당에는 빨간 손수레가, 그 옆에는 옹기종기 닭들이 있는 거죠. 생명에 대한 애틋한 마음, 여린 생명이 깃들어 사는 세상에 대한 애잔함과 사랑을 담아 쓴 시랍니다. 그래서 나도 그 풍경을 상상하면서 여린 병아리를 선택한 거지요. 닭은 좀 세잖아요. chickens는 또 큰 닭에만 한정되지 않고 두루 쓰이기도 해요.” 내 대답에 학생이 고갤 끄덕인다. 우리는 지금 무엇에 기대고 있는지 이야기를 이어 갔다. 무엇에 기대어 오늘 하루를 사는지, 이 세상, 알 수 없는 생의 여러 질문에 무엇에 기대어 답을 하는지, 내게는 또 무엇이 기대어 있는지, 무언가가 내게 기대면 부담이 되는지 등. 비 내리는 마당의 빨간 손수레는 단순한 물건이 아니고 고된 노동이자 고마운 도움이다. 내게 우리에게 기대는 것, 내가 우리가 기대는 것을 생각한다. 내게 기대는 것이 무겁고 귀찮고 부담이 되는 짐이 아니라는 것, 나를 올곧게 지탱하는 힘이자 도움이라는 것도 함께 이야기한다. 너무나 많은 것이 서로 기대고 있는 세상. 깊어 가는 계절, 우리는 함께 기대며 함께 깊어진다. 정은귀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
  • AI·옷·죽음… 전통춤·현대무용의 경계서 만나다

    AI·옷·죽음… 전통춤·현대무용의 경계서 만나다

    국립무용단 ‘안무가 프로젝트’가 인공지능(AI), 옷, 죽음을 주제로 한 세 작품을 묶어 새달 6~9일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 오른다. 차세대 발굴을 위한 이 프로젝트는 외부에도 기회를 개방해 국립무용단 단원 정소연·박수윤 외에도 현대무용 안무가 이지현이 실험적인 신작을 선보인다. ●정소연 ‘너머’… AI와 인간의 소통 그려 2018년 ‘싱커페이션’을 창작한 정소연은 ‘2022 무용극 호동’에 공동 안무자로 참여하며 안무 실력을 다양하게 선보여 왔다. 신작 ‘너머’는 AI와 인간의 소통이 두려움이 아닌 또 다른 위로가 될 수도 있다는 상상에서 시작됐다. 최근 국립극장 연습실에서 만난 정소연은 “가장 전통적인 것과 가장 혁신적인 것을 어떻게 접목할까 고민하다가 AI를 떠올렸다”며 “AI 시대에 인간으로서 무엇을 꼭 가지고 살아야 하는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기계와 함께 살면서 놓치지 말아야 할 인간다움이 바로 한국춤의 호흡”이라고 강조한 그는 맺고 푸는 한국춤의 기본 움직임으로 공간을 채우고 레이저를 활용한 디지털 무대를 구현할 계획이다. ●이지현 ‘옷’… 개인·사회 등 다층적 메시지 이지현은 2019년 크리틱스 초이스 댄스 페스티벌에서 최우수 안무가(‘닮은 닳은 인간’)로 선정됐고, 2022년 한국무용제전에서 ‘조화²5’로 심사위원특별상을 받는 등 안무가로서 커리어를 차곡차곡 쌓고 있다. 독창적인 미장센이 강점인 그는 신작 ‘옷’에서 인간과 공간, 개인과 사회 등 다층적인 메시지를 건넨다. 무용수들은 옷을 옷걸이에 걸거나 입고 벗는 동작을 보여 주고, 팔을 감싸안은 채 군무를 추기도 한다. “감추고 싶은 것들이나 원하는 것을 뺏기지 않으려는 모습”이라는 게 이지현의 설명이다. 그는 “옷이라는 글자는 그 자체로 사람의 형상이기도 하고, 갈망과 싫증, 과시와 정체성 등을 품고 있다”면서 “5장으로 구성된 장면마다 메시지가 다르지만 공통점은 인간의 정체성”이라고 덧붙였다. ●박수윤 ‘죽 페스’… 축제로 풀어낸 죽음 박수윤은 전작 ‘길티풀’로 올해 크리틱스 초이스 최우수 안무가로 선정됐고, 앞서 2023년 창작한 ‘설령 향기롭다 할지라도 나는…’은 크리틱스 초이스 프런티어로 뽑히며 기량을 인정받고 있다. 죽음 페스티벌을 줄인 ‘죽 페스’는 몇 년 전 “벼랑 끝에 몰렸던 경험”에서 비롯됐다. 그는 “죽음을 앞둔 이가 무섭고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평온해 보였던 일이 있었다”면서 “그래서 죽음을 슬픔이 아니라 축제로 풀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호흡과 화려한 동작이 특징인 박수윤은 이번 작품에선 비움과 단순미를 강조했다. 초원 같은 무대에 무용수들이 누워 발에 눈 모양 소품을 끼고 손을 움직여 다양한 움직임을 표현한다. 휘파람을 불기도 하고 종소리 같은 음향 효과도 울려 퍼진다. “죽음 후의 세상은 모든 것이 뒤집힌 상태가 아닐까 생각했다”는 그는 “휘파람은 죽음을 앞둔 이의 마지막 숨을 의미하고, 종소리는 삶과 죽음을 연결해 주는 장례식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장치”라며 “무대에 거울을 올려 관객과 무용수가 같은 시선으로 죽음을 바라보게 하는 장면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검찰, 김범수에 ‘기계적 항소’ 논란… 카카오 측 이례적 반박

    검찰, 김범수에 ‘기계적 항소’ 논란… 카카오 측 이례적 반박

    카카오 측 “법원에서 배척된 증거” 별건 수사 자제… 정부 기조 역행“외부심 강화 통해 상소 절차 통제무죄 확정 땐 검사에 책임 물어야” 검찰이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법원의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하면서 검찰의 ‘기계적 항소·상고’를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재판부가 이례적으로 검찰의 별건 수사를 지적했음에도 검찰이 설명자료까지 배포하며 항소하자, 카카오 측 변호인단도 입장문을 내고 반박하는 등 양측의 신경전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이어 김 센터장에 대해서도 검찰이 ‘무죄 후 항소’ 기조를 이어가면서 대기업 총수에 대한 무리한 발목잡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카카오 측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광장은 29일 입장문에서 “검찰이 설명자료에서 제시한 의견과 지적은 모두 1심 심리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돼 법원에 의해 배척된 주장”이라면서 “검찰이 설명자료에서 공개한 증거들은 그보다 더 구체적이고 신빙성 있는 증거들에 의해 탄핵됐고, 공개된 증거는 일부 내용만 자극적으로 편집돼 실제 의미가 상당히 왜곡돼 있다”고 밝혔다. 로펌이 검찰의 항소 이유에 대해 반박 자료까지 낸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검찰의 항소 결정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전날 4쪽 분량의 설명자료를 내고 ‘1심 재판부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을 상의한 카카오 관계자들의 대화 등의 핵심 증거를 인정하지 않았다’면서 항소 이유를 들었다. 검찰의 이번 항소를 두고 ‘별건 수사 및 무리수 기소’에 엄중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는 정부 기조에도 배치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카카오 사건 1심 재판부의 별건 수사 지적과 관련해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자제돼야 할 별건수사를 일종의 수사공식처럼 남발해 오던 검찰 뿐만 아니라, 앞으로 수사를 주도하게 될 모든 수사 기관의 구성원들이 엄중하게 새겨들어야 할 지적”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검사들이 되지도 않는 것을 기소하고, 무죄가 나오면 면책하려고 항소·상고해서 국민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면서 검찰의 기계적 상소 관행을 비판했고, 법무부와 대검찰청이 즉각 관련 규정 개정 검토에 착수했다. 실제로 올해 2월 대검찰청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1·2심 전부 무죄가 나온 사건에 대해 검찰이 상고한 건수는 2022년 277건, 2023년 277건, 지난해 218건으로 매년 200건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심 전부 무죄 선고 건수가 이 기간 2123건, 2699건, 3823건으로 늘어나고 있음에도 검찰의 상고 건수는 매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법원의 무죄 선고에도 검찰이 상소를 강행해 수년간 재판이 이어진 끝에 무죄로 확정되는 사례가 계속되면서 검찰의 기계적 항소·상고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미법계인 미국의 경우 1심에서 무죄가 나면 검찰이 항소할 수 없다. 이종수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형식적인 절차에 그치고 있는 외부 심의 기능을 강화해 상소 절차에 대한 통제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1·2심에 이어 3심에서도 무죄가 확정될 경우 항소를 강행한 검사에게 피해 보상 책임을 묻는 ‘검사 책임제’ 도입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2천만 홀린 ‘즉시·새벽배송’ 사라진다?…“0∼5시 멈추자. 죽어 나간다”

    2천만 홀린 ‘즉시·새벽배송’ 사라진다?…“0∼5시 멈추자. 죽어 나간다”

    택배노조에서 노동자 건강권 보장을 위한 ‘심야배송 제한’ 방안을 내놓자, 일각에서는 약 2000만 국민의 ‘새벽배송’ 일상이 멈출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나섰다. 29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은 지난 22일 ‘택배 사회적대화 기구’ 회의에서 “택배기사 과로 개선을 위해 0시∼오전 5시 초(超)심야 배송을 제한해 노동자의 수면시간과 건강권을 최소한으로 보장하자”라고 제안했다. 지난달 출범한 택배 사회적대화 기구에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비롯해 국토교통부, 택배 업계와 노동조합,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여한다. 심야·새벽 배송 확대로 소비자 만족도는 커진 반면, 과로사 등 노동자 건강권 문제가 대두되면서 해결책을 논의하기 위해 만들어진 장이다. 회의에서 도출된 합의안에 법적 강제력은 없으나,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수는 있다. 업계 “소비자 불편…심야노동 선호 기사도”노조 “새벽배송 자체 전면금지 요구 아냐” 0~5시 심야배송 제한 요구가 나오자, ‘배송 속도전’을 벌여온 이커머스 업계는 “불가능한 주장”이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새벽·당일배송뿐만 아니라 주문한 지 1∼2시간 안에 배송하는 퀵커머스(즉시배송) 전쟁이 불붙은 상황에서 어떻게 심야배송을 중단하느냐는 반응이다. 쿠팡의 경우 로켓배송 물류 인프라 구축을 위해 지난 10년간 6조 2000억원을 썼고, 3조원을 추가로 투입하는 중이다. 업계의 난색에 택배노조는 “새벽배송 자체를 전면 금지하자는 것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추가로 밝혔다. 택배노조는 보도자료에서 “쿠팡과 같은 연속적인 고정 심야 노동은 생체 리듬을 파괴해 수면장애, 심혈관 질환, 암 등 심각한 건강 문제를 유발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는 새벽배송 자체를 전면 금지하자는 것이 아니라 심야배송에 따른 노동자의 과로 등 건강장애를 예방하고, 지속 가능한 배송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규제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주간·야간 배송을 오전 5시 출근조와 오후 3시 출근조로 변경해 일자리와 물량 감소가 없도록 하고 오전 5시 출근조가 긴급한 새벽 배송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 상품은 밤새 산지에서 전국 거점 물류센터로 수송하고 분류작업을 거쳐 소비자에게는 오전 7시 전에 배송한다. 오전 5시 출근조만 운영해서는 불가능하다”며 “분유와 학용품 등 당장 아침에 필요한 제품도 많다”라고 재차 반박했다. 즉시·새벽배송에 길들여진 2000만 소비자의 일상이 멈출 수 있다는 우려다. 관계자는 또 “심야배송을 제한하면 소비자가 불편을 겪을 뿐 아니라 물류센터 일자리 수만 개도 사라질 것”이라며 “교통혼잡이 없고 수입이 좋다는 이유 등으로 심야배송을 선호하는 택배기사들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노동자 건강·생계 부담…노조 “하루 11시간 근무” 그러나 택배 노동자의 건강·생계 부담은 갈수록 커지는 모양새다. 전국택배노동조합과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공개한 ‘쿠팡 퀵플렉스 실태조사’에 따르면 쿠팡 배송 근무자는 하루 평균 11.1시간 근무하면서 388건을 배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사 및 휴식 시간은 평균 23분에 불과했다. 전체의 24.6%가 야간에 배송하고 있었으며, 그중 97%는 충분한 휴식 없이 연속 근무를 이어가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응답자의 74.8%가 수수료 삭감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 젤렌스키의 호소 “트럼프, 한국서 시진핑 만나면 함께 러시아 압박해달라”

    젤렌스키의 호소 “트럼프, 한국서 시진핑 만나면 함께 러시아 압박해달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번 주 한국에서 이뤄지는 미·중 정상회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은 미·중 정상회담이 중국의 러시아 압박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주문을 보도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키이우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때 러시아에 대한 지지를 줄이도록 압력을 가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미·중 정상회담이 러시아 에너지 수입을 줄이기 위한 합의에 도달한다면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러시아를 상대로 결국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러시아의 두 대형 석유 기업 두 곳에 대한 제재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인도와 중국 등에 할인된 가격으로 석유를 판매해 전쟁 자금줄로 사용했다. 실제로 중국과 인도는 러시아가 수출하는 원유의 약 80%를 사들이고 있다. 석유와 가스 수출 대금은 러시아 연방 예산의 약 4분의 1가량을 차지할 만큼 중요하다. 이에 러시아산 원유 최대 구매자인 인도는 러시아 해상 원유 수입을 대폭 줄일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중국의 국영 석유 대기업들도 단기적으로는 러시아 원유 거래를 자제할 것이라며 일단 미국과 보조를 맞추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자원 공급을 제한하기 위한 모든 기회를 모색하는 미국의 정책을 지지한다”면서 “러시아가 가스와 석유 판매로 벌어들인 돈을 전쟁자금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이는 우크라이나, 유럽, 그리고 전 세계 안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미·중 정상회담은 30일 부산에서 열릴 전망이다.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미·중 간 무역 전쟁과 관세 문제 해결로 두 정상이 직접 해소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은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약 6년 만이다.
  • 젤렌스키의 호소 “트럼프, 한국서 시진핑 만나면 함께 러시아 압박해달라” [핫이슈]

    젤렌스키의 호소 “트럼프, 한국서 시진핑 만나면 함께 러시아 압박해달라” [핫이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번 주 한국에서 이뤄지는 미·중 정상회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은 미·중 정상회담이 중국의 러시아 압박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주문을 보도했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은 키이우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때 러시아에 대한 지지를 줄이도록 압력을 가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미·중 정상회담이 러시아 에너지 수입을 줄이기 위한 합의에 도달한다면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러시아를 상대로 결국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러시아의 두 대형 석유 기업 두 곳에 대한 제재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인도와 중국 등에 할인된 가격으로 석유를 판매해 전쟁 자금줄로 사용했다. 실제로 중국과 인도는 러시아가 수출하는 원유의 약 80%를 사들이고 있다. 석유와 가스 수출 대금은 러시아 연방 예산의 약 4분의 1가량을 차지할 만큼 중요하다. 이에 러시아산 원유 최대 구매자인 인도는 러시아 해상 원유 수입을 대폭 줄일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중국의 국영 석유 대기업들도 단기적으로는 러시아 원유 거래를 자제할 것이라며 일단 미국과 보조를 맞추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자원 공급을 제한하기 위한 모든 기회를 모색하는 미국의 정책을 지지한다”면서 “러시아가 가스와 석유 판매로 벌어들인 돈을 전쟁자금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이는 우크라이나, 유럽, 그리고 전 세계 안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미·중 정상회담은 30일 부산에서 열릴 전망이다.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는 미·중 간 무역 전쟁과 관세 문제 해결로 두 정상이 직접 해소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은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약 6년 만이다.
  • “예전의 김정은 아냐…트럼프는 ‘나쁜협상’ 발 빼라” 경고 나온 이유

    “예전의 김정은 아냐…트럼프는 ‘나쁜협상’ 발 빼라” 경고 나온 이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방문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며 거듭 ‘러브콜’을 보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비정통적인 외교 방식이 또 한 번 작동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으로 향하는 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과 만나 “한국에 있는 동안 김 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이라며 오는 29~30일 방한 기간 정상 간 접촉 가능성을 언급했다. 재집권 후 지속적으로 김 위원장을 만날 의향이 있음을 내비친 그가 다시 한번 접촉 희망을 드러낸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이번 아시아 순방의 마지막 방문지라는 점을 강조하며, 김 위원장과의 대화 기회가 생기면 순방 일정을 연장할 수도 있다는 태도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예측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북미 정상 간 대화를 성사한 경험이 있다. 그는 2019년 6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에 머물던 중 소셜미디어(SNS)에 “김 위원장이 이것을 본다면, 나는 비무장지대(DMZ)에서 그를 만나 악수하고 인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에 북한은 최선희 당시 외무성 제1부상 명의로 5시간여만에 담화를 내고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고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글을 올린 지 36시간 만에 김 위원장을 판문점에서 만날 수 있었다. 이런 배경에서 WP는 김 위원장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러브콜이 “그의 비정통적 즉흥 외교가 또다시 작동할지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지금의 북한은 2019년(트럼프 1기 행정부) 때와는 다르다”며 북·미 정상회담의 장애물이 될 수 있는 각종 환경이 만들어진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과거보다 더 대담해지고 위험해진 북한은 중·러와 밀착하며 미국에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전 파병 등을 계기로 러시아와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 지난달 김 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하며 한동안 소원했던 북·중 관계도 회복세를 타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북한이 핵무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며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요구하는 상황은 최대 걸림돌로 꼽힌다. 미국군축협회(ACA)는 북한의 핵탄두 보유량이 약 50개 수준으로 늘었다고 추정한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북한은 일종의 핵보유국이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데 주목하며 “비핵화 목표를 사실상 포기하는 위험한 신호”라고 비판했다.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려는 듯한 불길한 전조는 미국의 동맹인 한국과 일본 내부에서의 핵무장론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 WP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대화에는 분명한 목표와 레드라인(한계선)이 설정돼야 한다”면서 “김 위원장이 핵 야망을 포기하도록 압박하고, 동맹과의 입장을 일치시키며, 나쁜 협상으로부터 기꺼이 물러날 의지를 가져야한다”라고 강조했다.
  • 주인공 무표정인데 눈물·콧물이 쏙~[뮤지컬 리뷰]

    주인공 무표정인데 눈물·콧물이 쏙~[뮤지컬 리뷰]

    편도체(아미그달라)는 아몬드 모양의 뇌 부위로, 감정을 조절하고 공포와 불안을 느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윤재는 선천적으로 편도체가 작은 감정표현불능증(알렉시티미아)을 갖고 있다. 남들과 다른 윤재를 주변에선 ‘괴물’이라고 했지만 그는 엄마와 할머니의 극진한 사랑과 노력 속에 별 탈 없이 자라났다.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크리스마스이브, 윤재는 비극적인 사건으로 할머니를 잃고 의식 없는 엄마와 떨어져 세상에 홀로 남겨졌다. 뮤지컬 ‘아몬드’는 손원평의 동명 소설이 가진 이야기의 힘을 그대로 담아내며 눈물, 콧물을 쏙 빼놓고 관객에게 진한 여운을 안긴다. 어떤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윤재와 달리 어린 시절 상처로 비뚤어진 곤이에게서는 세상을 향한 분노와 슬픔이, 남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은 밝은 성격의 도라에게선 기쁨과 즐거움이 충실히 표출된다. 엄마·할머니와의 추억, 친구와의 교류 속에 우정과 사랑을 쌓은 윤재가 감정을 하나둘 알아 갈수록 객석 곳곳에선 훌쩍이는 소리가 커진다. 초연 3년 만에 재연으로 돌아온 작품은 무대와 대본, 연출을 모두 손질하며 전달력과 공감력을 높였다. 출연 배우는 12명에서 8명으로 줄였고 윤재를 제외한 7명에게 여러 역할을 부여했다. 의상 변화가 거의 없는데도 탄탄한 연기력으로 어수선하지 않게 각자의 배역을 충실하게 드러낸다. 소설처럼 윤재가 내레이션을 했던 초연과 달리 이번에는 모든 배역이 돌아가며 윤재의 마음을 전한다. 모든 배우가 무대 위 각자의 자리에서 윤재를 바라보는 장면이 많다. 김태형 연출은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윤재를 대신해 그의 마음속 생각을 들려주며 객석과 무대를 잇는 다리 역할”이라면서 “홀로 남겨진 윤재 곁을 지켜 주면서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것은 작품이 드러내고자 하는 진정한 공감과 사랑의 메시지를 선명하게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소설에서 곤이 역시 나름의 서사를 가졌는데 뮤지컬에선 윤재의 성장을 돕기 위한 역할로만 존재한다는 아쉬움도 있다. 곤이 역할을 한 김건우는 지난 27일 기자들과 만나 “최대한 공허한 부분이 없게끔, 화만 내다가 끝나는 인물이 되지 않으려 고민했다”면서 “등장할 땐 상종하고 싶지 않은 인물, 그러다 윤재에게 동화되고 책방에 애정을 드러내며 그 나이대(의 아이)처럼 되는 과정을 표현하려 했다”고 부연했다. 엄마와 할머니의 추억이 담긴 ‘지은이 서점’으로 꾸민 무대는 초연보다 입체적이다. 배우들이 위·아래층을 오가며 역동성을 키웠고, 책장 곳곳에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을 설치해 상황과 심리에 따른 설명도 보탰다. 전체적으로 목재의 질감을 살려 포근한 느낌을 더했다. 윤재는 문태유·윤소호·김리현, 곤이는 윤승우·김건우·조환지, 도라는 김이후·송영미·홍산하가 연기한다. 서울 대학로 NOL 유니플렉스 1관에서 오는 12월 14일까지.
  • [씨줄날줄] 경주의 국제도시 귀환

    [씨줄날줄] 경주의 국제도시 귀환

    테헤란의 이란국립박물관에서 경주 황남대총의 봉황 모양 유리병과 닮은 전시품을 보고 반가웠던 적이 있다. 파란색 유리잔도 경주 천마총 것과 같은 장인이 만들었다고 해도 믿을 만큼 똑같았다. 로마제국에서 새로운 착색제가 쓰이면서 널리 퍼진 유리 기술이라 로만글라스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이란은 자신들의 왕조 이름을 따 사산글라스라고 칭하고 있었다. 경주의 로만글라스는 20점 남짓에 이른다. 모두 5세기 중엽부터 6세기 전반 무덤에서 나왔다. 신라가 이란의 옛 왕조 페르시아와 활발하게 교류했다는 증거가 아닐 수 없다. 유라시아 대륙을 가로지르는 실크로드의 동쪽 끝에 자리잡은 경주다. 신라가 서역(西域)이라 불리는 중앙아시아와 서부아시아를 넘어 유럽 지역과도 교류했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흔적은 이 밖에도 적지 않다. 흔히 괘릉이라 불리는 경주 원성왕릉에는 페르시아인 모습의 석조 무인상 한 쌍이 있다. 불교의 금강역사라는 주장도 있지만 그렇다 해도 동서 교류의 양상을 보여 주는 것은 다르지 않다. 경주 계림로 보검은 5세기 훈족의 아틸라제국에서 성행한 것과 닮은 모습이다. 러시아 에르미타주박물관이 비슷한 칼을 소장하고 있고, 우즈베키스탄 아프라시압 벽화에도 매우 흡사한 장식 보검이 표현돼 있다. 처용 설화의 주인공도 서역 출신이다. 처용은 경주의 무역항인 울산 개운포를 드나들며 자신의 흔적을 스토리로 남겼다. 최근에는 경주 불국사 출토 돌십자가가 당나라에서 유행한 네스토리우스파 기독교가 전래됐을 가능성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경주가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로 들썩이고 있다. 세계가 주목하는 국제도시로 도약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국립경주박물관의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 특별전은 귀빈들의 눈을 즐겁게 할 것이다. 다음 국제행사에선 경주가 이미 삼국시대에 국제도시였음을 새길 수 있는 전시도 준비하면 좋겠다. 서동철 논설위원
  • 즐거움을 끝없이 펼치는 집[노은주·임형남의 K건축 이야기]

    즐거움을 끝없이 펼치는 집[노은주·임형남의 K건축 이야기]

    퍼내도 퍼내도 마르지 않는 샘과 같은 책이 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한 왕조의 500년 기록으로, 당시의 삶을 추측하고 상상할 수 있는 엄청나게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조선왕조실록’이다. 오래전 건축 역사를 공부하는 선배는 젊은 시절 실록 영인본을 몇 달 월급을 부어 아내 몰래 샀다가 집에 들이지 못해 전전긍긍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이제는 그 귀한 책의 내용을 모두 디지털화해 언제라도 읽을 수 있다. 그런 실록을 읽는다는 것은 마치 문이 여러 개 있는 방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 어느 문을 열더라도 각기 다른 시공간과 이야기의 세계가 펼쳐진다. 그중 현종실록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현종 3년 7월 28일 일인데 제목은 ‘수 명의 전남 무안 백성이 폭풍우를 만나 유구국에 갔다가 돌아오다’이다. 전남도 무안현의 백성 남녀 18명이 고기잡이를 하다가 갑자기 폭풍을 만나 표류해 유구국(琉球國)에 이르렀다. 삭발이나 장발을 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그들이 북 하나를 갖고 북 치고 춤추는 시늉을 하기에 그 뜻을 알아차리고 노래를 부르고 북을 치며 춤을 추니 비로소 고려인이라 일컬었다는 내용이다. 낯선 곳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을 보고 동족임을 알았다니 우리 유전자에 내장된 흥과 신바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선천적 낙천성’이 불리한 지리적 환경과 역경 속에서도 빠르게 발전하게 한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느닷없는 계엄으로 사회가 극도의 혼란에 빠졌을 때도 사람들은 유머를 잃지 않은 채 한바탕 잔치처럼 집회를 했고, 그 광경을 실시간으로 함께 봤다. 우리 문화의 본질을 흥의 문화, 신바람의 문화라고 하는데 무척 일리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추사 김정희가 말년에 쓴 아주 유명한 글씨가 있다. 大烹豆腐瓜薑菜(대팽두부과강채) 高會夫妻兒女孫(고회부처아녀손). ‘가장 좋은 반찬은 두부 오이 생강 나물, 가장 훌륭한 모임은 부부와 아들딸 손자손녀’라는 글은 추사가 세상을 떠나기 5개월 전에 쓴 글이라고 전해진다. 그는 인생을 돌아보며 ‘최고의 즐거움은 가족과 함께’라는 깨달음을 얻은 것 같다. 개인차가 있고, 인생의 목표가 여러 가지일 수도 있겠지만 보편적으로 인간은 가족을 통해 평온을 얻고 즐거움을 찾게 된다. 그래서 우리에게 설계를 맡기러 찾아오는 사람들의 목표는 “가족과 함께 즐겁게 살 집을 짓겠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느 높지 않은 산이 자락을 넓게 펼친 곳, 마을 초입에는 오래된 정자가 연꽃이 가득 들어찬 연못을 앞에 두고 서 있다. 그 동네에 느지막이 들어와 살고자 하는 사람이 찾아왔다. 오래된 집 사이로 새로 지어진 집들도 드문드문 끼어 오래된 풀들 사이로 새롭게 피어오른 밝고 화사한 화초처럼 색을 뽐내고 있었다. 깊이 들어가면 길은 좁아지고 그 사이로 좁은 골목이 나타나는데 안쪽 너른 터가 집을 지을 곳이었다. 북쪽 소나무숲이 아랫목에 면한 바람벽처럼 땅을 포근하게 감싸 주고 있었다. 집들과 마을길, 나무들을 벗어나 넓고 시원하면서도 동네에서는 가장 높은 곳이었다. 사방이 잘 보이기도, 사방에서 잘 보이기도 하는, 약점과 강점을 함께 가진 곳이다. 건축주 부부는 장성한 자녀들이 머물 집이기에 아주 안전하고 포근한 느낌이면 좋겠다고 했다. 남편은 무척 섬세하고 꼼꼼한 성격으로, 집을 짓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고 한다. 땅을 고르는 일부터 시작해 새로운 집에서 펼쳐질 자신의 삶을 계획했다. 지난 삶과는 다른, 평소 추구했던 하나의 세계관을 그 안에 넣고 싶어 했다. 침실, 주방, 거실 등 각 공간에 대한 생각도 정리해야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그 가족의 삶을 어떤 형식으로 만들 것인지였다. 외부로부터 시선을, 바람을, 햇빛을 막기도 하고 들이기도 하는 감싸안아 주는 집을 그렸다. 우선 집 가운데 동그란 마당을 들였다. 중정을 중심으로 집이 방사형으로 감고 올라가는 형상으로 시작했다. 북쪽에 있는 부부의 침실에서 시작해 차례차례 자녀의 방들을 놓고 그 방사형의 선을 따라 서재, 거실, 식당, 부엌을 뒀다. 시작점인 침실과 끝점인 부엌은 외부 회랑을 통해 연결된다. 땅의 모양은 높은 곳에서 본다면 마치 바람을 가득 담은 자루 같았다. 그 안으로는 넓고 시원하지만 들어가는 입구는 좁고 속도가 빠른 곳이었다. 그리고 들어오는 방향은 약간 틀어져 집이 바로 보이지 않는다. 오랜 시간 만들어진 동네, 사람들이 정착하며 만든 길, 바람이 지나며 만들어 놓은 숲. 그 안에서 조화를 이루도록 애써야 했다. 삐죽 높이 솟아 동네에 웃자란 잡초처럼 생경해 보이지 않아야 하고, 원래의 땅을 덜 건드리며 편안하게 앉히고 동네에 흐르는 능선의 흐름을 집에 담아야 했다. 꽤 긴 시간 설계를 하며 중정의 모양, 지붕의 높이와 각도 등을 여러 차례 바꾸고 차근차근 다듬어 나갔다. 안으로 생활을 집어넣고 포근하게 자식을 안고 있는 어미처럼 몸을 둥글게 말아 넣은, 말하자면 등이 동네를 향하고 배가 중정을 향하는 형상으로 천천히 집이 완성됐다. 집의 이름은 ‘즐거움을 끝없이 펼치는 집’이라는 의미를 담아 ‘장락재’라고 지었다. 노은주·임형남 부부 건축가
  • ‘황금사랑’ 트럼프…방한 선물로 ‘신라금관’ 모형 준비한다

    ‘황금사랑’ 트럼프…방한 선물로 ‘신라금관’ 모형 준비한다

    대통령실이 ‘황금 사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향에 맞춰 금관 모형을 선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9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특별 제작한 도금된 모형 선물을 검토 중”이라고 28일 말했다. 특유의 화려한 장식과 개성 있는 형태로 유명한 고대 신라의 금관 모양을 본뜬 모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만날 정상회담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선호를 반영해 금빛 콘셉트로 장식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APEC 정상회의에 국빈 방문 형식으로 방한하기에 이에 걸맞은 예우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 정상이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국빈 방문 일정을 소화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월 워싱턴DC에서 열린 정상회담 당시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를 상징하는 거북선 모형을 선물한 바 있다.
  • 식비 절약하려고 ‘이 벌레’ 먹는 中 청년들…“마치 우유 같은 아몬드 맛”

    식비 절약하려고 ‘이 벌레’ 먹는 中 청년들…“마치 우유 같은 아몬드 맛”

    중국에서 20~30대 청년들이 극단적인 절약법을 공유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들은 단백질 공급원으로 갈색거저리유충(밀웜)을 먹고, 계란 하나를 얼려 세 끼로 나눠먹으며, 여름에는 에어컨 대신 바닥에서 자는 등 파격적인 방법으로 생활비를 줄이고 있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청년들의 이런 절약법은 ‘절약 남자 협회’라는 온라인 그룹에서 공유되고 있다. 이 그룹에는 24만명이 넘는 회원이 가입해 있다. 회원들은 스스로를 ‘절약 스타’라고 부르며, 자신의 생활 방식을 소비주의에 대한 저항으로 여긴다. 가장 화제가 된 게시글은 밀웜을 먹는 방법이었다. 밀웜이 저렴하면서도 영양가 높은 단백질 공급원이라는 설명이다. 밀웜은 1㎏에 12위안(약 2430원)으로, 닭가슴살보다 훨씬 저렴하다. 단백질 함량도 20%나 된다. 이 회원은 “밀웜은 끝없이 번식할 수 있어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고, 맛도 꽤 괜찮다”며 “우유 같은 아몬드 맛이 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제 밀웜으로 세 끼를 먹었는데 절반밖에 먹지 못했다. 총 비용은 3위안(약 600원)이 조금 넘었다”고 밝혔다. 조리 기름을 아끼기 위해 밀웜을 쪄서 먹었고, 갈아서 만두 속을 만들거나 패티 모양으로 빚어 먹기도 했다고 한다. 예상치 못한 ‘보너스’도 있었다. “밤에 밀웜 그릇을 머리맡에 두면 벌레들이 기어다니는 소리가 바다 파도 소리 같아서 불면증이 나았다”는 것이다. 다른 회원들도 다양한 절약법을 공유했다. 한 회원은 계란을 풀어서 얼음 트레이에 얼리면 계란 하나로 세 끼를 먹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닭 한 마리를 요리할 때는 껍질과 뼈로 국물을 내고, 껍질을 구울 때 나오는 기름도 볶음밥에 활용한다. 주거비를 아끼는 방법도 있다. 한 회원은 “바닥 난방을 쓰는 집 바로 아래층에 전세를 얻으면 겨울철 난방비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여름에는 찬물로 샤워하고 바닥에서 자서 에어컨을 쓰지 않는 사람도 있다. 한 회원은 “예전에는 연간 3만 위안(약 607만원)을 넘게 썼다. 지금은 학비를 포함해 1만 위안(약 203만 원)이 조금 넘게 쓴다”고 했다. 이런 파격적인 절약법은 온라인에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한 누리꾼은 “경외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은 “내게는 돈을 절약해야 할 절박함이 부족한가 보다. 정말 이건 못 하겠다”고 댓글을 달았다.
  • “제주 바람을 거스르지 않는 건축… 제주현대미술관은 공공건축의 기원”

    “제주 바람을 거스르지 않는 건축… 제주현대미술관은 공공건축의 기원”

    #‘제주도시포럼 2025’ 생활워크숍… 최유종 교수의 ‘세계화 속 제주건축의 길’을 들어보니“제가 제주도에서 가장 사랑하는 공간은 김석윤 건축가의 제주 현대 미술관입니다.” 제주도와 제주도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주최하고 제주개발공사가 주관하는 ‘제주도시포럼 2025’ 생활 워크숍 ‘공공건축이 만드는 제주미래’에서 발표자로 나선 최유종 충북대(건축학과) 교수가 지난 23일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제주가 가진 지형 바람, 그리고 사람의 삶을 가장 자연스럽게 건축의 언어로 표현한 작품”이라고 극찬한 뒤 “작품의 주인공 김석윤 선생은 제주의 토박이로 수십 년 동안 제주의 풍토와 재료로 지역의 건축적 정체성을 연구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김 선생은 평소 건축은 자연과 조화요, 바람의 질서를 거스르지 않는 것이 좋은 건축이라는 건물의 철학을 압축해냈다”고 강조했다. # “전시동·관리동·조각장이 오름 완만한 능선닮아…지붕선도 대지의 선과 풍경에 녹아들어”최 교수는 특히 “현대미술관은 대지를 거슬리지 않고 자연과 호흡하고 있다”며 “곶자왈 그리고 숲 인근의 완만한 경사 대지 위에 건물을 분절 배치·절토를 최소화하고, 대지의 높낮이에 따라 각동이 단계적으로 연결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전시동·관리동·조각장이 오름의 완만한 능선을 닮은 흐름이다. 건물의 수평 지붕선은 오름 능선처럼 대지의 선(線)과 풍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있으며 이 낮은 수평성은 제주의 바람을 피하는 동시에, 시각적으로 지형에 녹아드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중심 마당을 기준으로 각 전시동이 방사형으로 분리·연결되며, 마을의 골목길처럼 공간이 열리고 닫힌다”며 “이 배치는 인간중심이 아니라 대지의 방향성 중심으로 계획된 것”이라고 했다. 제주의 강한 바람과 비에 대응하기 위해 저층매스· 깊은처마를 채택했으며 그 처마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바람의 유입·빛의 강도·비의 낙하를 조절하는구조적 장치라는 얘기다. 또한 최 교수는 “지역 재료인 제주석(현무암)을 외장재로 써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구조와 표면을 함께 이루는 이중적 역할을 한다”면서 “현무암을 OPEN JOINT 건식공법으로 시공하여, 돌과 돌 사이의 빛·그림자 깊이감까지 확보했다”고 표현했다. 비가 많은 지역특성을 고려해 돌담형 외장과 배수 경사형 지붕시스템을 적용했다는 얘기다. 콘크리트와의 결합도 주목했다. ‘제주의 돌은 단순한 마감이 아니라,구조의 논리를 만드는 재료였다’는 건축가의 말을 빌려 내부 구조체는 철근 콘크리트이고 외피는 현무암 루버형 설치로 구성된 하이브리드 구조로 콘크리트의 매끈함과 돌의 거칠음이 대비되어 재료간 긴장감을 형성한 것도 높이 평가했다. #걷는 경험의 건축으로 전시실을 회유형 동선으로… 머무름과 호흡의 여백으로 작동그는 걷는 경험의 건축으로 관람자는 입구에서 마당·중정·복도를 지나며 전시실을 순환하도록 회유형 동선에 대해서는 “이동중 시선이 닿는 바깥 풍경이 매순간 달라져 ‘보는건축’이 아닌 ‘지나는 건축’이며 중정·마당 등은 단순한 연결부가 아니라 머무름과 호흡의 여백으로 작동한다”면서 “ ‘관람은 이동이 아니라 체험이며 건축은 길의 리듬으로 기억된다”고 전했다. 이어 “제주현대미술관은 단순한 전시관이 아니라,지역민의 문화행사·예술교육·축제의 무대 기능을 하고 건축은 단발적 시설이 아닌 공동체 기억의 장소(Place of Memory)로 발전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제주현대미술관은 제도보다 건축가의 철학이 먼저 작동한 공공건축의 기원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제주에서 진행된 공공건축들은 예를 들면 돌문화공원, 추사관, 김창열미술관 등은 모두 이 경험을 DNA처럼 계승하며 발전시켰다는 주장이다. # “제주 공공건축 미래 밝아… 제주 건축은 거대함보다 정직함으로 삶과 호흡하는 건축”그는 제주 공공건축의 미래는 밝다는 전망도 내놨다. 육지의 현실은 ‘개발의 논리 속에서 잃어버린 건축’으로 기념비성의 과잉으로 행정청사, 문화시설 등 건축은 공공성을 넘어 권위와 상징의 도구로 변질됐다”고 꼬집은 뒤 반면 “제주의 건축들, 미술관, 복지관, 마을센터 등은 ‘생활의 건축, 풍토의 언어’로 크지 않지만 삶과 호흡하는 건축실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제주의 공공건축의 미덕은 거대함보다 정직함, 보이는 것보다 느껴지는 것을 추구한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제주는 한국의 주변이 아니라, 한국건축의 가장 깊은 중심에 있다”며 “제주는 기후와 문화가 하나의 건축언어를 이루고, 비판적 지역주의의 이상이 현실에서 살아 숨쉬는 드문 증거”라고 제주공공건축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도는 2020년 공공건축팀을 신설, 총괄 건축가·공공 건축가 제도를 도입했다. 이후 설계 공모 절차에 ‘지역맥락·공공성평가항목’을 추가하고 사후 모니터링 체계를 마련했다. 현재 제3차 제주 건축기본계획(2024~2028)수립 중으로, 지붕·색채·경관·재료 등 지역적 특성을 제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 제주의 공공건축, 한국 공공건축이 나아가야 할 태도를 갱신하는 ‘비판적 지역주의의 모델’이 흐름은 행정중심에서 건축가와 지역이 함께 설계하는 체계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그는 “제주도 역시 변화의 압력도 크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제주 현대미술관이 한 건축가의 윤리와 신념으로 시작된 실험이었다면 오늘의 공급 건축가 제도는 그 철학”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는 제도보다 먼저 건축가의 철학으로 공공성을 실천해왔다. 2006년 제주현대미술관의 태도는 훗날 제도의 철학적 원형이 되었고, 지금의 공공건축제도는그 경험을 사회적 언어로 번역한 결과다. 폴리쾨르의 말을 인용해 전통적 지역주의는‘형상’을 반복하지만, 비판적 지역주의는 ‘태도’를 갱신한다고 강조한 최 교수는 “제주의 사례는 한국 공공건축이 나아가야 할 ‘비판적 지역주의의 제도화 모델’으로서 의미를 가진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김지건 공공건축가는 흙담솔로 공공건축 프로젝트로 보는 사람중심 도시 제주의 가능성을 주제로 발제했으며 이준석 공공건축가는 제주의 도시공간을 모양 짓는 힘이라고 주제로 제주도시공간의 양상들과 장소중심적 실행력의 필요성을 사례중심으로 강조했다. (※ 이 기사는 제주도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 작은 멍울에 가슴 덜컹… 유방암, 30세 이상은 매달 꼭 자가검진

    작은 멍울에 가슴 덜컹… 유방암, 30세 이상은 매달 꼭 자가검진

    젖 생성·운반 조직에 암세포 발생세포 증식 ‘여성 호르몬’ 영향 커대표 증상 통증 없는 ‘딱딱한 멍울’환자 30% 검진 받다 우연히 발견5㎝ 내 절개 로봇 수술·재건술 발전방사선·화학요법 등 보조치료 병행 ‘중년 여성의 병’으로 인식됐던 유방암이 최근에는 30~40대 젊은 여성에게서도 빠르게 늘고 있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저출산, 모유 수유 감소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2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유방암 환자는 30만 9423명으로, 2020년보다 32% 증가했다. 이 가운데 30~40대 ‘젊은 유방암’ 환자가 전체의 26.5%를 차지했다. 유방암은 유방 내 젖줄(유관)이나 젖샘(소엽)에 암세포가 생겨 자라나는 질환이다. 암세포가 관 안에 머물러 있으면 ‘상피내암’, 주변 조직으로 번지면 ‘침윤성 암’으로 진행된다. 매우 드물게 남성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 유재민 삼성서울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남성 유방암은 대부분 침윤성 유관암 형태로, 여성보다 고령층에서 나타나며 진단 시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유방암은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에 장기간 노출됐을 때 발병 가능성이 커진다. 신희철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는 “두 호르몬은 유방 세포 증식을 촉진하기 때문에 장기간 노출되면 유방암 위험이 커진다”며 “초경이 빠르거나 폐경이 늦고, 임신·수유 경험이 없는 경우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직계 가족 중 유방암·난소암·췌장암 환자가 있다면 발병 위험은 2~3배 증가한다. 할리우드 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예방적 유방절제술을 받으며 주목받은 ‘BRCA 유전자 돌연변이’도 대표적인 위험 요인이다. 유방의 크기와 발병률은 무관하다. 대표적인 증상은 통증이 없는 단단한 멍울(혹)이다. 정민성 한양대병원 외과 교수는 “유방암 환자의 30%는 아무런 증상 없이 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된다”며 “유방의 모양 변화나 유두 함몰, 분비물, 피부 궤양, 겨드랑이 멍울 같은 작은 이상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방암 진단은 기본적으로 유방촬영술(엑스레이)로 이뤄지지만, 동양 여성은 유방이 치밀한 경우가 많아 초음파 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한국유방암학회에 따르면 0기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9%, 1기는 97%, 2기는 93%로 높지만 3기(79%), 4기(44%)로 진행될수록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40세 이상 여성은 2년마다 무료로 국가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 30세 이상 여성은 매달 자가검진을 통해 유방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자가 검진은 생리 뒤 5일 전후가 적절하다. 정 교수는“생리 후에도 멍울이 계속 잡히거나 외형에 변화가 느껴지면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치료의 기본은 수술이다. 절제 범위에 따라 유방 전절제술(전체 절제)과 유방 보존술(부분 절제)로 나뉜다. 조기에 발견할수록 가슴 모양을 최대한 보존하는 유방 보존술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최근에는 미용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로봇 수술과 재건술도 발전하고 있다. 윤창익 서울성모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기존에는 가슴 앞면에 10㎝가량 흉터가 남았지만, 로봇 수술은 겨드랑이 부근 5㎝ 이내 절개로 흉터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수술 후에는 암의 특성과 환자 상태에 따라 방사선 치료, 항암 화학요법, 항호르몬제, 표적 치료 등이 병행된다. 예방의 핵심은 건강한 생활 습관이다. 된장과 두부 등 콩 제품은 유방암 예방에 도움이 되며, 신선한 녹황색 채소와 계절 과일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10~20대 시절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예방에 효과적이다. 흡연과 음주는 에스트로겐 대사를 교란해 발병 위험을 높인다. 폐경 후 여성은 체중이 늘면 유방암 위험이 10~20% 높아지므로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 여섯 신라 금관이 품은 황금 서사… APEC서 펼쳐진다

    여섯 신라 금관이 품은 황금 서사… APEC서 펼쳐진다

    104년 만에 사상 최초로 한자리에왕 외에도 왕비·왕족도 착용했을 듯‘황금의 나라’ 장엄한 아름다움 뽐내K컬처의 원형, 시공간 넘어 세계로 ‘황금의 나라’ 신라. 황금은 최고 권력의 상징이었으며 그중 금관은 신라의 표상과 같았다. 한국 고대문화의 정수이자 K컬처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찬란한 신라의 문화를 전 세계에 선보이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경주박물관이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박물관 개관 8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특별전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이다. 전시는 28일부터 12월 14일까지 열린다. 일반 공개는 새달 2일부터다. APEC 공식 문화 행사 중 하나인 이번 전시는 1921년 금관총 금관이 출토되며 신라 금관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진 지 104년 만에 그동안 발굴된 여섯 점이 사상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다는 의미가 있다. 여기에 신라 왕실의 위엄을 상징하는 여섯 점의 금 허리띠까지 곁들여 황금의 나라가 남긴 장엄한 미의 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명한다. 이 밖에도 천마총 금귀걸이, 금팔찌, 금반지 등 모두 20점(국보 7점, 보물 7점 포함)의 황금 문화유산을 소개한다. 1000년의 역사를 가진 신라지만 금관은 6세기 불교문화가 자리잡기 직전까지 100여년 동안에만 만들어졌다. 마립간이라 불렸던 최고 통치자들은 황금으로 관과 허리띠를 만들어 권력과 위신을 강조했다. 금관이 왕의 전유물만은 아니었다. 왕비나 왕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금관도 있다. 전시의 문을 여는 것은 가장 오래된 교동 금관이다. 머리띠의 지름이 14.3㎝에 불과해 어린아이의 것으로 추정된다. ‘금관의 시초’답게 머리띠에 아무런 장식이 없고 두 줄의 둥근 달개(원형 장식)만 달린 것이 특징이다. 교동 금관을 제외한 나머지 다섯 금관은 나뭇가지 모양과 사슴뿔 모양의 세움 장식이 화려하다. 나뭇가지 모양은 하늘과 땅을 잇는 신성한 나무를, 사슴뿔과 새 모양 장식은 풍요와 초월적 권능을 의미한다. 좁은 문을 지나 금관의 방으로 들어가면 4개의 금관이 어두운 조명 아래 장엄하게 빛을 발한다. 먼저 금령총, 금관총, 서봉총 금관이 한쪽 벽면에 나란히 전시됐다. 주인은 각각 어린 왕자(금령총), 왕(금관총), 왕비(서봉총)로 추정된다. 이 금관들과 마주 보고 있는 금관이 왕비의 것으로 추정되는 황남대총 북분 금관이다. 신라 금관은 정형성을 띠면서도 주인에 따라 장식을 달리하기도 한다. 금령총 금관은 다른 금관에 비해 작고 곱은옥 장식이 없다. 서봉총 금관은 화려함이 돋보인다. 안쪽에 둥근 모자 모양을 만들고 그 위에 세 마리의 새를 표현했다. 드리개의 중심 고리는 굵은 고리이며 여기에 구멍을 뚫어 장식하고 달개를 단 점도 다른 금관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징이다. 마지막으로는 금관과 황금 장신구를 통해 죽음 너머까지 이어진 황금의 힘을 소개하는 천마총 금관을 만나 볼 수 있다. 윤상덕 경주박물관장은 “금관은 신라 왕권을 상징하는 정점이자 동아시아 고대 장신구 가운데서도 가장 독창적이고 완성도 높은 조형미를 지닌 걸작”이라고 강조했다.
  • 소득이동성 3년째 후퇴, 무너진 계층 사다리… ‘개룡남’ 어려워진다

    소득이동성 3년째 후퇴, 무너진 계층 사다리… ‘개룡남’ 어려워진다

    소득분위 상향 17.3%, 하향 16.8%소득이동성 2017년 이후 최저치낮은 경제 성장률과 고령화 영향“청년층 취업 위해 구직 기간 단축대기업·중기 격차 해소 정책 펴야” 한 해 동안 소득이 늘어 경제적 계층(소득분위)이 상승한 국민은 10명 중 2명이 채 되지 않았다. 소득이 늘거나 줄어 다른 분위로 옮겨가는 ‘소득이동성’이 3년째 줄어드는 등 이른바 ‘계층 사다리’의 붕괴가 심화하는 모양새다. 한국 사회가 산업화 단계를 지나고 고령화하면서 개룡남(개천에서 용 난다+남자), 개룡녀가 나오기 힘든 구조가 되는 것은 불가피하만, 양극화가 굳어진 데 따른 부작용이란 우려도 나온다. 국가데이터처는 27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3년 소득이동 통계 결과’를 발표했다. 이 통계는 개인의 근로소득과 사업소득만 합산한 것으로, 가구소득이나 재산·이전소득은 제외된다. 계층 간 문턱은 더 높아졌다. 2023년 소득분위 이동성은 34.1%로 전년보다 0.8% 포인트 떨어졌다. 65.9%는 한해 전과 같은 소득분위를 유지했다는 의미다. 소득 이동성은 2021년부터 3년째 하락 흐름이다. 사회 이동성이 갈수록 낮아지며 경직된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는 얘기다. 계층의 상·하향 이동이 모두 정체됐다. 소득분위 이동자 중 계층이 상승한 사람은 17.3%, 하락한 사람은 16.8%였다. 상·하향 이동 모두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7년 이후 최저치다. 최바울 국가데이터처 경제사회통계연구실장은 “최근 장기간 낮은 경제 성장률이 이어졌고, 이동성이 낮은 노년층 비중은 늘면서 이동성이 높은 청년층 비중이 줄어든 게 이동성 하락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간 노년층 비중은 0.8% 포인트 증가했지만, 청년층 비중은 0.8% 포인트 감소했다. 계층의 위아래가 고착하며 ‘소득 양극화’도 악화했다. 소득분위별 유지율은 고소득층인 5분위(소득 상위 20%)가 85.9%로 가장 높았다. 2022년 5분위였던 사람 10명 중 9명 가까이가 다음 해에도 같은 소득분위에 머물렀단 것이다. 5분위는 다른 분위보다 진입이 어렵고, 한 번 들어서면 계층이 낮아질 가능성이 적다는 의미다. 실제로 5분위에서 4분위로 떨어진 비율은 9.4%로, 다른 분위 이동성보다 낮았다. 반대로 저소득층인 1분위(소득 하위 20%)의 유지율은 70.1%로 5분위 다음으로 높았다. 청년층은 상대적으로 이동성이 높은 편이지만, ‘저소득의 덫’은 여전했다. 청년층(15~39세)의 이동성은 40.4%로 중장년층(31.5%)과 노년층(25.0%)보다 높았다. 그러나 저소득 청년층의 1분위 탈출률은 38.4%로 1.7% 포인트 떨어졌다. ‘개천에서 용 나기’가 더욱 힘들어졌다는 뜻이다. 김태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사회보장정책연구실장은 “청년층 고용 둔화와 내수 침체가 이어지면서 이들의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청년층의 소득 이동성을 높이려면 구직 기간을 단축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소득 격차 해소를 유도할 수 있는 정책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 李 “대미 투자, 교착 상태”… 안보실 “APEC서 관세 타결 어려워”

    李 “대미 투자, 교착 상태”… 안보실 “APEC서 관세 타결 어려워”

    “투자 방식·금액·시기 등 모두 쟁점협상 지연이 실패 의미하지 않아”베선트 “타결은 아직… 마무리 단계”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관세 협상의 최대 쟁점인 대미 투자 패키지 3500억 달러(약 501조원)의 모든 주요 세부 사항을 두고 “양국 간 논의는 아직 교착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29일 경주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협상이 타결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공개된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투자 방식, 투자금, 투자 일정, 손실 분담 및 투자 이익 배분 방식 등이 모두 쟁점으로 남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은 한국에 3500억 달러 중 2000억 달러를 8년에 걸쳐 연간 250억 달러씩 현금으로 투자하라고 요구하는 반면, 한국은 연간 150억~200억 달러를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은 “미국은 당연히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하겠지만 그것이 한국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정도가 돼서는 안 된다”면서 “협상 타결 지연이 반드시 실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한미 관세 협상에 대해 “그들이 준비된다면 나는 준비됐다”고 언급하며 한국의 양보를 압박한 바 있다. 반면 이 대통령은 “양측이 수용할 수 있는 결과”를 강조하며 버티기에 나선 모양새다. 이 대통령은 이달 초 중국이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를 제재한 데 대해선 “중국이 압박을 가하는 방식이며 향후 유사한 사건이 계속 발생할 수 있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항상 대화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현주 국가안보실 3차장은 2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 간담회에서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낮다며 “‘상업적 합리성’과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되는가’를 보고 협상단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일정을 수행하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이날 일본 도쿄에 도착한 대통령 전용기에서 ‘29일 무역 협상이 최종 타결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다만 ‘한국과의 무역 협상에 차질이 있느냐’는 질문엔 “그렇지 않다”면서 “전체적인 틀은 이미 마련됐고 세부 사항을 다듬는 단계다. 매우 복잡한 협상인데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다.
  • APEC 앞둔 미중, 희토류·관세 타결

    APEC 앞둔 미중, 희토류·관세 타결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무역전쟁을 벌였던 미국과 중국이 사실상 ‘휴전 협상’을 타결지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유예하고 미국산 대두 수입 재개 의사를 밝히자 미국은 다음달부터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대중 100% 추가 관세를 철회하겠다고 화답했다. 경주 APEC을 계기로 오는 30일 부산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정식으로 합의를 도출할 예정이다. ‘치킨게임’으로 치닫던 관세전쟁이 양국 모두에 심각한 피해를 입힐 것이란 우려에 한발씩 물러난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 동행 중인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미 NBC, ABC, CBS방송 등 주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중국 카운터파트인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와 회담을 갖고 ‘무역 합의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앞서 베선트 장관과 허 부총리 등 미중 고위급 인사들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린 말레이시아에서 이틀간 만나 협상을 벌였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1년 유예하고 (통제 조치 자체도) 재검토할 것으로 믿고 있다”며 발등에 떨어진 불이었던 희토류 갈등이 해소됐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은 오는 12월 1일부터 희토류 수출 통제를 대폭 확대한다고 예고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중국에 11월 1일부터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불을 놓는 등 예민하게 반응했다. 전투기와 자동차, 전자제품 등을 만들 때 필요한 핵심 소재인 희토류는 중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70%를 점유하고 있고 미국도 중국 공급망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호주와 손잡고 공급망 다변화에 나섰지만 희토류 통제가 현실화할 경우 자동차와 방위산업 등에 타격이 불가피했다. 미국의 또 다른 아킬레스건이었던 중국의 대두 수입 중단 조치도 풀릴 예정이다. 베선트 장관은 “미국 농부들을 위한 대규모 농산물 구매에 대해서도 합의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본격화된 지난 5월부터 미국산 대두 수입을 전면 중단했고, 미 농가는 큰 타격을 입었다. 대두 수입 조치가 지속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지지층인 농가 민심이 이탈할 우려가 컸다. 베선트 장관은 또 “중국이 미국을 황폐화하는 (합성 마약) 펜타닐 원료물질 문제 해결도 돕기로 합의했다”며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 미국 사업권을 미국 투자자들이 인수하는 사안도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은 중국에 대한 100% 추가 관세를 철회하고 지난 14일부터 미국 항만을 이용하는 중국 선박에 부과 중인 특별 수수료도 재고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양국이 미국의 중국 해사·물류·조선업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치와 상호 관세 유예 기간 추가 연장, 펜타닐 문제와 마약 퇴치 협력, 무역 추가 확대, 수출 통제 등에 관해 심도 있고 솔직한 논의와 교류를 진행했다”며 “기본적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미중이 경주 APEC 정상회의 개막을 나흘 앞두고 타협점을 찾은 건 무역전쟁이 양측 모두에 해를 입힌다는 공감대가 섰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이 가진 막대한 자원과 인구를 바탕으로 한 구매력을 무시할 수 없고, 중국은 미국의 기술 통제 조치 확대와 동맹국을 동원한 연대 대응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존 미어샤이머 미국 시카고대 석좌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은 중동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깊이 관여하고 있어 중국과 마찰을 빚는 걸 부담스러워한다”며 “중국 역시 경제적·정치적 문제로 미국과의 갈등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주 APEC을 무대로 6년 만에 진행되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될 전망이다. 베선트 장관은 “두 정상은 아시아와 중동에서 성공을 거둔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평화 구상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시선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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