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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월 30일 새벽 희귀한 ‘블랙 문’ 뜬다 [아하! 우주]

    12월 30일 새벽 희귀한 ‘블랙 문’ 뜬다 [아하! 우주]

    2024년 12월 30일에는 희귀한 블랙 문(검은 달)이 나타날 예정인데, 이는 달력에서 한 달에 두 번째로 나타나는 그믐달(old moon)을 뜻한다. 그믐 전 며칠 동안 보이는 그믐달은 왼쪽이 둥근 눈썹 모양의 작은 달을 말하는데, 새벽부터 해 뜨기 직전까지 동쪽 하늘에서 볼 수 있다. 흔히 노름꾼이 새벽에 오줌 누러 나왔다는 보는 달로 알려져 있다. 초승달(new moon)은 그믐 이후 음력 3일쯤 서쪽 하늘에 뜨는 오른쪽이 둥근 눈썹 모양의 작은 달을 말한다. 12월의 두 번째 그믐달은 서울 기준으로 12월 30일 오전 7시 20분에 떠서 오후 4시 23분에 진다. 한 달에 보름달이 두 번 나타나는 것을 ‘블루 문’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한 달에 두 번째 그믐달은 ‘블랙 문’이라고 불리는데, 둘 다 공식적인 천문학 용어는 아니다. 그믐달은 태양과 달이 같은 천구 경도, 즉 합(合)이라고도 하는 위치에 있을 때 발생한다. 이 단계에서 지구에서 달을 볼 수 없다. 왜냐하면 빛이 비치는 면이 우리와 반대쪽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직 일식 동안에만 그믐달을 볼 수 있다. 그믐달 밤은 천문학자와 별지기들에게 모두 큰 도움이 된다. 밝은 달이 없으므로 하늘에서 희미한 물체를 더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이 되면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 지역에서 더욱 그렇다. 달빛의 방해가 없을 뿐만 아니라 공기가 건조하여 하늘이 투명하므로 망원경의 시야가 좋아진다.
  • 北, 죄수부대 파병? 전사자 “목숨 다 바쳐” 일기 추가 공개 [포착]

    北, 죄수부대 파병? 전사자 “목숨 다 바쳐” 일기 추가 공개 [포착]

    “제가 저지른 죄는 용서할 수 없지만 조국은 나에게 인생의 새로운 기회를 줬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에서 전사한 북한군 일기로 추정되는 자료를 추가 공개했다.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특수작전부대(SOF)는 정경홍이라는 이름의 북한군 하급병사가 생전 지니고 있던 노트 일부를 ‘김정은의 붉은 특수부대’라는 제목을 달아 공유했다. SOF는 앞서 지난 24일 정경홍 이름이 적힌 신분증과 시신 사진, “그리운 조국 정다운 아버지 어머니”로 시작되는 일기를 처음 공개한 것을 시작으로 26일 이른바 ‘드론 사냥법’이 담긴 메모를 공개한 바 있다. SOF가 이번에 공개한 일기에서는 북한군 일부가 귀국 시 사면이나 감형 등을 약속받은 범죄자 출신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지점이 눈에 띈다. 정경홍은 일기에 “은혜로운 당의 품속에서 마음껏 배우며 살았다. 알고 받은 사랑보다 모르고 받은 사랑이 더 많다”고 했다. 또 “조국수호는 공민의 신성한 의무”라며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동지 (중략) 혁명의 군복을 입었다”고 적었다. 다만 “소대 주임상사로 진급할 기회라는 축복이 주어졌으나 당의 사랑도 저버리고 최고사령관 동지에게 배은망덕한 짓을 저질렀습니다. 제가 저지른 죄는 용서받을 수 없지만 조국은 나에게 인생의 새로운 기회를 줬습니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이곳에서 승리하고 조국으로 돌아가면 어머니 당에 청원할 것”이라면서 일기를 맺었다. 정경홍은 무엇을 당에 청원할 계획인지에 대해선 더 이상 일기에 언급하지 않았다. 실제로 이 일기를 쓴 정경홍은 한국의 이병 계급으로 소개됐지만, ‘소대 주임상사로 진급할 기회’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군 경력이 짧지 않지만, 어떤 사정 탓에 이병으로 강등당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우크라이나군은 “편지 내용에 따르면 북한은 단순한 병사가 아닌 정예 전투원을 러시아에 파병한 것”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정경홍은 ‘인생의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인지 전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번 작전에서 나는 대오의 맨 앞에 달려갈 것이며, 목숨을 바쳐서라도 최고사령관 동지의 명령을 무조건 철저히 따를 것입니다. 김정은 붉은 특공대의 무패의 용감성과 희생성을 온 세계에 보여줄 것입니다”라고 썼다. 한미 당국 “쿠르스크서 최소 1100명 사상”젤렌스키 “북한군, 투항 막으려 처형” 주장“러, 북한군 인해전술에 쿠르스크서 우위”우크라군 몇 달 내 쿠르스크서 퇴각 전망도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러시아에 최대 1만 2000명을 파병했으며, 쿠르스크에 배치된 이들 병력이 우크라이나군과의 전투에 본격 투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쿠르스크는 지난 8월 우크라이나군이 진격해 일부를 점령한 러시아 서부 도시로, 러시아군과 북한군이 합동으로 탈환전을 벌이고 있다. 한미 당국은 북한군이 쿠르스크에서 지난주에만 1000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3일 북한군 사상자가 이미 3000명을 넘어섰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가정보원은 우크라이나군이 생포한 최초의 북한군 포로가 사망했음을 확인하기도 했다. 국정원은 “26일 생포됐던 북한군 1명이 부상이 심해져 조금 전 사망하였음을 우방국 정보기관을 통해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미 백악관은 북한군이 포로로 생포될 시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이 보복당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우크라이나군에 투항하는 대신 자결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7일 영상연설에서 북한군 병사들의 투항을 막기 위한 처형도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그들을 생포하지 못하도록 온갖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면서 “심지어 자기편 병사들을 (투항을 막으려고) 처형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러시아는 북한군을 ‘갈아 넣는’ 이른바 ‘인해전술’로 쿠르스크에서 점차 승기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블룸버그통신은 우크라이나군이 장악한 쿠르스크 지역의 절반을 잃었고 나머지도 몇 달 안에 러시아에 넘겨줄 수 있다고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르면 러시아군이 다음 달 쿠르스크에서 집중적인 반격에 나서고,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에 포위되는 위험을 피해 쿠르스크에서 내년 봄쯤 퇴각하는 상황이 거론된다.
  • “푸른뱀 기운 받자”…을사년 해맞이 명소는

    “푸른뱀 기운 받자”…을사년 해맞이 명소는

    태양은 동쪽에서 뜬다. 새해 첫날 동해안이 해맞이 인파로 북적이는 이유다. 해안선을 따라 일출 명소가 이어진다. 푸른 바다 위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면 근심과 걱정은 사라지고, 희망찬 기운이 솟는다. 돌아오는 길에는 갓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로 입맛을 돋울 수 있다. 고현정이 서 있던 그곳강릉 정동진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해맞이 핫플레이스다. 경복궁이 있는 한양에서 정동쪽에 있는 바닷가여서 정동진이다. 1995년 전설적인 시청률을 기록한 최민수, 고현정 주연의 TV드라마 ‘모래시계’ 촬영지로 명성을 얻은 뒤 연중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정동진에 갔다면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을 빼놓지 말고 찾아야 한다. 230만년 전 해저 지형이 융기해 육지화한 국내 유일의 해안단구를 따라 이어지는 3.01㎞ 길이의 해안 산책로이다. 하늘을 찌를 듯 솟은 절벽과 소나무, 기암괴석이 바다와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새해 첫날 정동진 일출시각은 오전 7시 39분이다. 애국가 첫 화면에 등장동해 추암에 가면 애국가 첫 소절 배경화면에 등장했던 촛대바위가 있다. 촛대 모양으로 생긴 기암괴석이다. 바위 끝에 해가 걸릴 때 모습이 촛불과 똑 닮았다.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한국의 가볼 만한 곳 10선’으로 꼽힌 적이 있다. 촛대바위 주변에는 거북바위, 부부바위, 형제바위, 두꺼비바위, 코끼리바위 등이 어우러져 석림을 이룬다. 150m 길이의 추암해변은 해금강해변으로 불릴 만큼 풍광이 아름답다. 조선조 세조 때 체찰사 한명회는 추암의 경관에 감탄해 미인의 걸음걸이를 비유하는 ‘능파대(綾波臺)’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눈앞 망망대해, 등 뒤엔 설악산속초에서는 발 닿는 곳이 해돋이 명소다. 앞으로는 바다, 뒤로는 설악산이 있어서다. 해안 사구가 발달하면서 만들어진 석호인 영랑호도 품고 있다. 속초등대전망대에 올라서면 망망대해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내려다볼 수 있다. 높이는 66m이고, 동절기 개방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다. 7번 국도변에 있는 설악해맞이공원에는 연인의 길, 행복의 길, 사랑의 길 등 다양한 테마를 가진 조각상이 있어 또 다른 재미를 준다. 해안선 따라 전 구간이 핫플삼척해수욕장에서 삼척항까지 4.6㎞를 잇는 해안도로인 이사부길은 구간 전체가 해맞이 포인트다. 끝없이 이어지는 푸른 바다와 기암괴석,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에서 눈을 뗄 수 없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중 하나다. 이사부길은 2000년 개설될 당시 새천년해안도로로 불렸고, 이후 개명했다. 이사부는 1500년 전 실직주(현 삼척)와 하슬라주(강릉) 군주를 지내면서 우산국(울릉도·독도)을 복속시킨 신라 장군이다. 삼척은 이사부가 우산국 정벌에 나선 출항지로 알려졌다. 삼척에는 이사부길 외에도 이사부독도기념관, 이사부사자공원 등의 관광지가 있다. 매년 이사부축제도 열린다. 산맥과 운해 사이로 붉은 태양백두대간에서의 일출도 일품이다. 특히 ‘태백산맥의 지붕’으로 불리는 정선 가리왕산에서 겹겹이 쌓인 산맥과 구름 사이로 솟구치는 붉은 태양을 보고 있으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가리왕산은 해발 1561m로 남한에서 아홉 번째로 높다. 정상에 오르면 태백산, 계방산, 오대산, 두타산, 청옥산, 치악산, 발왕산, 노추산, 소백산 등의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오고, 날씨가 맑은 날에는 동해까지 보인다. 하봉(1380m)까지 3.51㎞ 길이의 케이블카가 놓여 편안하게 오를 수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은 소환 조사도 거부…고조되는 검·경 신경전 [취중생]

    윤석열 대통령은 소환 조사도 거부…고조되는 검·경 신경전 [취중생]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의 실체를 밝히고, 이번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인지를 입증하기 위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검찰이 지난 18일 윤석열 대통령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하기로 하면서 수사 중복 문제는 어느 정도 정리됐지만, 검찰과 경찰이 서로 겨냥하는 듯한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검찰은 경찰이 방첩사령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체포조’를 지원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고, 경찰은 계엄군의 선관위 침입 과정에서 검찰이 연루됐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해묵은 검경 갈등이 내란죄 수사 앞에서 다시 불거지는 모습입니다. 검찰은 지난 19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와 국방부 조사본부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습니다. 공수처와 함께 공조수사본부를 꾸려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두 수사기관을 정조준한 것입니다. 검찰은 이른바 체포조 동원 의혹과 관련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영등포경찰서, 국방부 조사본부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을 비롯해 윤승영 국수본 수사기획조정관, 전창훈 수사기획담당관, 이현일 수사기획계장, 강상문 영등포서장, 박헌수 국방부 조사본부장 등 10여명의 휴대전화도 확보했습니다. 검찰은 윤 조정관과 전 담당관도 바로 소환해 조사했습니다. 검찰은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국수본이 국군방첩사령부 요청에 따라 주요 정치인 등을 체포하기 위한 ‘체포조’에 강력계 형사 10명을 지원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에 국수본은 계엄 당일 오후 11시 32분쯤 방첩사 측이 국수본 실무자에게 연락해 ‘여의도 현장 상황이 혼란하다’며 안내할 경찰관 명단을 요청해 강력팀 형사 10명의 명단을 제공한 사실은 있다는 입장입니다. 검찰은 방첩사 요청대로 경찰이 일선 경찰서 형사 10명을 실제로 국회 앞에 보내 출동을 대기시켰고, 이는 체포조 활동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체포조 활동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논립니다. 하지만 경찰 내부에서는 “참고인 신분인데 휴대전화까지 가져가는 게 맞느냐”, “검찰이 왜 저렇게까지 하는지 모르겠다” 등 불만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불과 하루 전인 지난 18일 검찰이 공조본에 참여하는 공수처에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 사건을 넘긴 이후 경찰을 향한 수사에 더 주력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까지 피어올랐습니다. 우 본부장은 당시 “엄정한 수사를 위해 공조수사본부까지 꾸린 상황에서 참고인의 휴대전화를 압수한 것에 매우 유감”이라며 불쾌감을 여과 없이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우 본부장 등 4명은 지난 24일 서울중앙지법에 ‘압수수색이 위법하니 취소해달라’는 취지의 준항고장을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24일에는 계엄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장악하려는 계획에 검찰과 국가정보원을 개입시키려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경찰이 확보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체포조 의혹으로 검찰이 경찰을 전방위로 압박하는 가운데 반격을 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복수의 방첩사령부 요원들은 경찰 조사에서 “계엄 선포 후 선관위에 곧 검찰과 국정원이 갈 것이고 이를 지원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당시 방첩사 병력은 과천 선관위 청사 인근에서 대기하다가 국회에서 계엄이 해제되면서 철수했는데, 이 과정에서 검찰과 국정원도 거론됐다는 겁니다. 이에 검찰은 관련 의혹을 곧바로 부인했습니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정성우 방첩사 1처장 등 다수의 방첩사 관계자 진술과 관계자 수첩 기재 내용 등에 의하면 방첩사는 검찰에 계엄과 관련한 어떠한 요청도 한 사실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대검찰청은 지난 14일 ‘검찰은 방첩사 등 어느 기관으로부터도 계엄과 관련한 파견 요청을 받거나 파견한 사실이 없음’을 밝힌 바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찰이 비상계엄 선포 당시 ‘정치인 체포조’에 형사를 파견했다는 의혹도 사그라지지 않자, 경찰청 국수본은 지난 26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시간대별 타임라인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방첩사가 정치인이 아닌 ‘계엄법 위반자’를 체포하려는 것으로 이해했으며 명단을 제공한 형사 10명은 안내라고 생각해 수갑 등 장비도 챙기지 않았습니다. 검경 갈등뿐 아니라 공수처까지 더해진 수사기관의 갈등은 수사자료 협조 등을 둘러싸고도 반복해서 불거지고 있습니다. 검찰은 윤 대통령과 이 전 장관의 내란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과 관련한 고발장 등 기초 자료를 공수처에 보내면서도,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군 관계자 등 주요 관련자들의 진술조서와 수사 기록은 넘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과 이 전 장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김 전 장관을 비롯한 주요 관련자들의 진술조서까지 넘겨받아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검찰은 그 수사 기록까지 넘겨줄 이유는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23일에는 경찰이 ‘검찰의 조사 협조 거부로 김 전 장관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이 곧바로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는 등 갈등도 더 잦아지는 모양샙니다. 비상계엄 이후 계속되고 있는 검찰, 경찰, 공수처의 수사 주도권을 잡기 위한 신경전은 앞으로 검찰 수사권 폐지 등 논의를 염두에 두고 불거지는 거라는 해석이 적지 않습니다. 내란의 진상을 제대로 수사하기 위해서 힘을 합쳐도 모자라는 상황에 신경전과 갈등이 길어지면 결국 웃게 되는 건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 계엄을 선포한 이들이 아닐까 우려됩니다.
  • ‘간편결제’, ‘김말이’, ‘모바일’ 새 단어 620개 국어사전 올라

    ‘간편결제’, ‘김말이’, ‘모바일’ 새 단어 620개 국어사전 올라

    간편결제, 김말이, 꾸질꾸질, 모바일, 시도지사, 융복합, 청약 통장, 충전소, 카드값, 확진자 등 표제어 620개가 ‘표준국어대사전’에 추가됐다. 국립국어원은 일상에서 널리 쓰이거나 기존 어휘 체계에서 빠져 있던 표제어 620개를 표준국어대사전에 새로 올렸다고 27일 밝혔다. 표제어는 사전에서 설명하는 단어를 가리키며, 이번 표제어 등록은 지난 5월 31일에 이어 올해 두 번째이다. 이번 표제어는 온라인 표준국어대사전(stdict.korean.go.kr) 등에서 검색할 수 있다. 예컨대 ‘간편결제’는 기기에 미리 등록해 놓은 계좌나 카드 정보를 활용하여 간단하고 편리하게 결제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꾸질꾸질’은 상태나 하는 짓이 깨끗하지 못하고 구저분한 모양으로 ‘구질구질’보다 센 느낌을 준다고 나온다.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널리 쓰였던 단어 ‘확진자’는 어떤 병에 걸렸음을 확실하게 진단받은 사람을 뜻한다고 국립국어원은 전했다. 국립국어원 측은 “매년 새로운 표제어를 발굴하여 사전에 올리고, 기존 표제어들에 대해서도 사전 이용자와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해 더욱 정확하고 풍부한 정보를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주말극장가]‘하얼빈’ 나흘 만에 150만명…흥행 독주

    [주말극장가]‘하얼빈’ 나흘 만에 150만명…흥행 독주

    영화 ‘하얼빈’이 나흘 만에 150만명 가까운 관객을 끌어모으며 독주하고 있다. 예매율도 단연 높아 주말에도 흥행을 이어갈 전망이다. 27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하얼빈’은 전날 22만 7000여명이 관람해 일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매출액 점유율도 61.9%로 높았다. 2위를 차지한 곽경택 감독 영화 ‘소방관’이 전날 4만 6000여명의 관객을 모은 것과 비교할 때 4배 가까운 차이다. 우민호 감독이 연출한 ‘하얼빈’은 이토 히로부미 조선 통감부 통감이 러시아와 만주·한반도에 대한 권한을 각각 인정하는 협상을 위해 중국 하얼빈으로 향한다는 소식을 접한 안중근과 독립군의 암살 작전을 그렸다. 배우 현빈을 비롯해 박정민, 조우진 등이 출연한다. 지난 24일 개봉 이래 사흘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하며 누적 관객 수도 148만 1000여명으로 늘었다. ‘소방관’ 누적 관객 수는 298만 3000여명으로, 이번 주말을 지나며 3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뒤를 이어 애니메이션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우리들의 공룡일기’(1만 6000여명), ‘무파사: 라이온 킹’(1만 6000여명), ‘모아나 2’(1만 5000여명) 등이 추격 중이다. 크리스마스·연말 시즌을 맞아 애니메이션이 선전하는 모양새다. ‘하얼빈’의 독주는 31일 개봉하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이후에도 이어질 전망이 크다. 이날 오전 8시 현재 ‘하얼빈’ 예매율은 50.2%, 예매 관객 수는 25만 1000여명이다.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예매율은 9.3%로 2위였다. 이어 ‘소방관’(6.3%), ‘무파사: 라이온 킹’(5.7%), ‘위키드’(3.5%) 등이 뒤를 이었다.
  • 골목골목 찾는 재미가 빵빵… ‘빵도동’으로 빵지순례 출발![서울펀! 동네힙!]

    골목골목 찾는 재미가 빵빵… ‘빵도동’으로 빵지순례 출발![서울펀! 동네힙!]

    서울 동작구에는 ‘빵도동’이 있다. 당연히 정식 행정구역명은 아니다. 빵 좀 먹는다는 ‘빵돌이’, ‘빵순이’ 들은 맛있는 빵집이 몰려 있는 상도동 일대를 빵도동이라고 부른다. 해당 호칭이 언제부터 회자됐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일대 빵집 주인들은 빵도동이란 말을 3년쯤 전부터 들었다고 했다. 딱 상도동만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를 보면 상도동부터 노량진동까지 범빵도동으로 묶이는 모양새다. ●상도동·노량진 걸쳐 빵집만 50여곳 빵 애호가들은 날을 잡고 빵도동에 온다. 빵집 한 군데만 들르기는 아쉬워서 여러 빵집을 순회한다. 빵도동 A빵집에서 빵을 먹고 B빵집으로 움직이는 식이다. 이렇게 하루에 빵집 서너 군데를 간다. SNS에서는 이것을 성지순례에 빗대 ‘빵지순례’라고 한다. 먹는 행위와 놀이의 기묘한 조합이다. 빵도동을 일군 건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이 아니다. 저마다 비장의 한 수를 가진 작은 빵집들이 모여 만들었다. 동작구에 따르면 26일 현재 상도1·2·3·4동에 41곳, 노량진1·2동에 15곳의 빵집이 있다. 빵도동에서만 50곳 넘는 빵 가게가 성업 중이라는 얘기다. 어쩌다가 상도동과 노량진동에 빵집이 몰려 빵도동이 형성됐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서울지하철 7호선이 지나고 1호선과 2·9호선에서 가까워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 아니겠느냐는 얘기가 있지만 접근성 좋은 동네는 이곳이 아니어도 서울에 많고도 많다. ●동네 터줏대감 빵집들 빵빵한 자부심 26일 상도동 빵집 몇 군데에 갔다. 56곳 빵집을 다 갈 수는 없는 노릇이라 빵도동에 정통한 동작구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방문지를 엄선했다. ‘브레드제이’는 개점 10년차 빵도동 터줏대감이다. 이지선(46) 대표는 “평생 빵을 했다. 자부심이 있다. 빵도동 얘기가 나온 뒤로 빵집 찾아다니는 손님들이 많아졌다. 모두 소중한 손님이지만, 굳이 따지자면 동네 단골손님이 더 소중하다. 동네에서 소문난 빵집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유기농 밀가루와 직접 배양한 천연 발효종으로 빵을 빚는다. 빵에 들어가는 버터, 초콜릿 등 재료도 최상급으로만 쓴다고 했다. 대표 상품은 식빵, 소금빵, 스콘이다. 무화과 캄파뉴도 맛있다고 소개했다. “우리 애들이 빵집 앞 초등학교에 다녔어요. 학교 선생님들, 애들 친구들, 친구 엄마들이 와서 우리 빵을 드셨죠. 제가 더 잘 만들 수밖에 없어요.” 양원철(34) 대표는 2020년 상도동에 빵집 ‘양씨네 제빵소’를 열었다. “프랑스 파리로 빵 유학을 했습니다. 파리 빵집에서 일도 했고요. 2019년 귀국해서 이듬해 가게를 시작했습니다. 바게트와 크루아상을 프랑스 식으로, 정통 레시피대로 만듭니다. 현지 맛을 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양 대표는 어릴 때부터 상도동에 살았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빵집도 상도동에서 시작했다. 그는 “입소문을 타면서 빵도동에 손님들이 더 많아졌다. 덕분에 빵집까지 더 늘어나는 것 같지만, 경쟁보다는 시너지 효과가 큰 것 같다. 매력적인 빵집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40년 된 동네 목욕탕의 빵 터지는 변신 ‘부강탕’에서도 빵을 판다. 상호가 특이하다. 본래 부강탕은 40년쯤 된 동네 목욕탕이었다. 배재현(49) 대표가 지난해 1월 이 건물 1층을 빵집, 2층을 음식점, 3층을 전시 공간으로 뜯어고쳤다. 목욕탕이었던 1·2층 중앙의 대형 욕탕은 유지하면서 공간을 구성했다. 상호도 그대로 썼다. 배 대표는 “콘셉트가 재미있다고 생각해 그대로 살렸다. 오래된 것을 보존하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빵도동이 유명해지면서 지난해 6월부터 젊은 손님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이 공간을 재미있고 편하게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봄가을엔 가게 뒤 작은 정원이 마치 한옥 중정과도 같은 느낌을 준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소금빵이 잘 팔린다. 이날 오후 3시쯤 방문했는데 소금빵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소금빵은 오전에 다 팔린다”고 배 대표는 말했다. 빵집 몇 군데를 갔지만 왜 하필 상도동 일대에 빵도동이 생겼는지 의문은 끝내 풀리지 않았다. 그저 조용하고 느긋한 동네 분위기가 빵집과 어울린다는 인상을 받았다. ●내년 문 여는 동작구 신청사까지 ‘핫플’ 이런 분위기는 내년이면 사뭇 달라질 것이다. 동작구 신청사가 내년 4월 지하철 7호선 장승배기역 앞에 문을 연다. 10층짜리 건물엔 구청은 물론 점포 60여개가 들어간다. 구 청사를 ‘핫플’(핫플레이스·명소)로 만든다는 것이 박일하 동작구청장의 계획이다. 구청 직원만 1300명이다. 거기에 핫플을 방문하려는 인파까지 몰리면 빵도동은 지금보다 훨씬 복작복작해질 것이다. 빵지순례도 더 치열해질 것이다. 구청 이사 전에 한번 다녀오는 것도 좋겠다. 동선을 잘 짜야 한다. 빵도동이라고 해서 골목 하나에 빵집이 죽 늘어서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상도1·2·3·4동과 노량진1·2동 구석구석에 빵집이 산재해 있다. 빵집에서 빵집으로 걸어서 갈 수도 있지만 때에 따라서는 대중교통 등을 이용해야 할 수도 있다.
  • ‘남해’ 오는 해, 소중해 희망해

    ‘남해’ 오는 해, 소중해 희망해

    경남 남해에서 의미 있는 변화들이 조용히 일어나고 있다. 외지인들이 지역 곳곳에 살며시 뿌리를 내리며 생긴 일이다. 그들 중엔 젊은이도, 도시물 잔뜩 먹은 늙수그레한 이들도 있다. 이들은 ‘고급지고’ ‘트렌디한’ 볼거리와 먹거리를 만들어 낸다. 남해 관광 전체 패러다임을 바꿀 정도는 아니더라도 이들 덕에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던 지역 분위기가 다소나마 활기를 띠고 있다. 이런 현상은 사실 우리나라 지역 곳곳에서 조금씩 감지된다. 한국이 경제를 넘어 문화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강국으로 성장하며 빚어낸 현상이다. 여기에 보리암 등 전통의 명소, 멸치 쌈밥 등 토속 먹거리들까지 엮어 놓으니 퍽 그럴싸한 남해 여행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 남해 끝자락의 은모래 비치. 남해를 대표하는 해수욕장 중 하나다. 예전엔 지역 이름을 따 상주해수욕장이라 했지만 요즘은 은모래비치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다. 2007년 주민들이 합의를 통해 바꾼 ‘세련된’ 지명이다. 은모래비치 뒷골목에 독특한 집들이 오밀조밀하다. ‘은모래 마을 책방’은 그중 하나다. 2004년 문 닫은 상주 유일의 목욕탕 ‘약수탕’ 자리에 들어섰다. 이후 17년간 비어 있다 2년간 빵집으로 쓰던 곳을 수선해 책방으로 만들었다. 목욕탕 하면 흔히 떠오르는 대욕장, 사우나실 등은 그대로 쓰는 중이다. 형태만 살짝 바꿨을 뿐이다. 책방 곳곳에선 짙은 개성이 묻어난다. ‘마을 주민 공유 책장’이 눈에 띈다. 주민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공유 책장에 두고 방문객 누구나 마음껏 읽도록 했다. 감명 깊게 읽은 구절, 추천사 등을 써 놓은 책도 있다. 생면부지의 사람이 전하는 감성을 마주하는 재미가 각별하다. 공유 책장 문화는 아이들에게로 이어졌다. 소문난 독서광인 상주초등학교의 한 학생은 자기 이름을 딴 ‘재홍이의 소설방’ 코너를 마련했다. ‘종의 기원’과 ‘총·균·쇠’ 등이 꽂혀 있다. 남해에선 ‘초딩’이 이런 책을 읽는 모양이다. 은모래마을 책방은 책만 파는 서점이 아니다. 책을 읽으러 오는 학생도 있고 수다가 필요한 동네 아주머니도 있다. 독서 모임, 명상 클래스, 강연 등 문화 사랑방 역할도 톡톡히 해낸다. 책방을 운영하는 이는 서울 사람 김소민씨다. 유명 중앙일간지 기자로 살던 그는 이 지역 ‘동고동락협동조합’을 취재하러 왔다가 그대로 눌러앉았다. 이 지역 사람들이 꿈꾸는 ‘느슨한 공동체’란 이상에 흠뻑 빠졌기 때문이다. 결국 단칼에 도시 생활을 정리한 그는 남해로 내려와 반려견 ‘몽덕이’와 함께 책방지기 노릇을 하며 남해의 햇살을 만끽하는 중이다. 책방 아래엔 ‘마을 빵집 동동’이 있다. 직접 지은 토종 밀로 빵을 빚는 집이다. 소금빵이 잘나간다고 한다. 커피, 차 등 음료도 맛볼 수 있다. 유자로 만든 맥주 ‘오시다 비어’도 판다. ‘오시다’는 현지 사투리다. 표준어로는 ‘어서 오세요’ 정도의 의미다. 삼동면 지족마을에도 책방이 몇 곳 있다. 그중 하나가 ‘밝은 달빛책방’이다. 은모래마을 책방처럼 책보다는 수고와 열정을 파는 책방이다. 맞은편 ‘아마도 책방’은 이 골목의 터줏대감이다. 개업 7년차에 ‘지점’까지 냈단다. 미조 남항에 있는 ‘스페이스 미조’는 필수 방문 코스다. 부두의 거대한 냉동창고를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공간마다 공연장, 전시장, 카페 등이 빼곡하다. 건물 안팎의 자태가 꽤 빼어나 ‘인증샷’ 성지로 맞춤하다. 전체 규모는 4층이다. 냉각용 열교환기 등 냉동창고 시절의 산업 유산을 설치미술 작품처럼 활용했다. 카페와 레스토랑에서는 지역 특산물인 유자, 참다래, 시금치, 멸치 등을 활용한 음료와 음식, 디저트 등을 판다. 이제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시설을 만나러 간다. 삼동면 바닷가 언덕에 세워진 남해 보물섬 전망대는 요즘 남해에서 가장 ‘핫한’ 여행지 중 하나다. 전망대에서 시원한 바다 풍경도 보고 스릴 만점의 스카이워크도 체험할 수 있다. 스카이워크에선 공중에 설치한 강화유리를 따라 걸을 수 있다. 장비를 착용하고 천장에 달린 레일에 로프를 연결한 뒤 걸으면 하늘과 바다 사이에 둥둥 떠 있는 느낌이다. 미조면 산자락에 조성된 설리 스카이워크도 긴장감 넘치는 전망대다. 상징 시설은 ‘하늘 그네’다. 스카이워크를 걷는 것도 섬뜩한데, 끝자락에 세운 그네에 올라타 발을 구르는 건 정말 어지간한 담력으로는 어림도 없다. 순서는 뒤바뀌었지만 이제 남해의 명소 이야기를 하자. 새해가 막 시작되려는 이즈음이라면 상주면 보리암이 첫손 꼽힌다. 남해의 대표적인 일출 명소다. 보리암이 깃들어 있는 금산은 남해의 금강, 혹은 소금강으로 불릴 만큼 빼어난 암릉미를 자랑하는 산이다. 이른 아침이면 너른 남해를 적신 붉은 태양 빛이 보리암 뒤편 금산 38경 암봉들에 부딪치며 선경을 펼쳐 낸다. 보리암은 해발 681m 바위 절벽에 둥지를 틀었다. 도량 앞엔 해수관음상이 남해를 굽어보고 있다. 흔히 강원 양양 낙산사, 인천 강화 보문사와 더불어 전국 3대 관음 도량으로 꼽힌다. 내친걸음 상사바위까지는 가 보자. 보리암에서 약 600m, 20분 정도 더 가야 한다. 바위 위에 전망대가 조성돼 있다. 보리암보다 외려 상사바위의 해돋이 장면을 더 높게 치는 이도 있다. 독일마을은 어려웠던 근대화 시기에 독일에서 광부와 간호사로 일했던 이들의 귀환을 위해 2001년 조성된 마을이다. 독일에서 건자재를 수입해 전통 독일식으로 조성했다. 요즘은 젊은이들이 정착하며 활기 넘치는 마을이 됐다. 이제 남해의 맛을 말할 차례다. 곳곳에 숨어 있는데도 미식가들은 귀신같이 알고 찾아간다. 독일마을에서 운영 중인 식당들은 거개가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을 만큼 맛집이다. 독일 정통 소시지와 햄, 사우어크라우트, 슈톨렌 등을 내는 집과 샤퀴테리아(가공육 공방), 독일식 인테리어 카페 등이 마을 언덕마다 빼곡하다. ‘쿤스트라운지’, ‘부어스트라덴’ 등에서 슈바인 학센 같은 독일 전통 요리 대부분을 맛볼 수 있다. ‘독일 빵집’은 천연 발효종으로 빵을 만드는 집이다. 슈톨렌이 가장 잘 나간다. 원래 앵강만 근처에서 작은 빵집으로 출발했는데, 이젠 남해를 대표할 정도로 성장했다. 설리 스카이워크 인근의 속초항은 멍게비빔밥이 맛있다. 오래 숙성한 멍게가 덜 비리면서도 맛이 진하다. 대게 파스타 등 독특한 요리도 낸다. 이동면의 ‘남해전복물회’는 이름처럼 전복 물회로 유명한 집이다. 점심시간을 지나도 대기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붐빈다. 멸치 쌈밥은 미조항 들머리의 ‘미조식당’, 독일마을 인근 ‘동천식당’ 등을 권한다.
  • ‘열정페이’는 그만… 한국 1세대 佛 번역가의 통찰과 호소

    ‘열정페이’는 그만… 한국 1세대 佛 번역가의 통찰과 호소

    ‘번역가’라는 단어가 한국 장삼이사들에게 명징하게 맺히기 시작한 건 대략 2016년께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한강 작가가 영국의 저명한 문학상인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타던 해다. 그의 작품을 영어로 번역한 영국인이 함께 이 상을 타면서 번역가의 몫이 새삼 강조되기 시작했다. 번역가는 흔히 ‘작가의 동반자’라고 불린다. 작가와 작품을 잘 이해하고 그에 못지않은 소명 의식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파리의 한국문학 전도사’는 바로 그런 번역가의 삶을 담은 에세이다. 36년간 프랑스에 거주하며 25년 동안 한국문학을 번역해 온 한국 1세대 번역가 임영희의 고백과 통찰 그리고 호소가 녹아 있다. 저자는 원래 교육학도였다. 1988년 이 분야의 학위를 얻기 위해 프랑스로 유학 갔다가 1999년 조정래 작가의 소설집 ‘유형의 땅’을 번역하면서 번역가로 방향을 틀었다. 저자가 프랑스에 전한 한국 작품은 250종이 넘는다. 조정래, 황석영, 공지영, 편혜영, 김영하, 정유정 등 유수한 작가들의 작품이 그의 손을 거쳐 프랑스어로 번역돼 나왔다. 김진경 작가의 ‘고양이 학교’는 유서 깊은 앵코립티블 문학상을, 김탁환 작가의 ‘방각본 살인사건’은 저명한 카멜레온 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프랑스 등 외국에서 한국문학의 위상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으나 여전히 번역가로서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다고 한다. 저자는 “현재는 내가 번역가의 길에 처음 들어섰던 1990년대 말에 비해 프랑스에서 한국문학에 대한 인지도가 10배 이상 높아졌다”면서도 “일개 번역가로서 한국 도서를 소개하는 일이 그만큼 더 쉬워지지는 않았다”고 탄식했다. 그는 “특히 한국문학 번역의 경우 번역거리가 늘 있는 것도 아닌 데다 번역료는 20년이 넘도록 제자리이거나 하락하는 경향”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작품을 옮기는 프랑스 번역가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 웹툰을 번역하는 한 프랑스 여성은 그를 만나 “번역료를 거의 노동 착취 수준인 도급제로 지급하는 데다 최근 판매가 저조해 그 가격조차 더 내려간 상태”라며 울상을 지었다고 한다. 이른바 한국의 ‘열정페이’가 프랑스로 건너가 스멀스멀 살아나고 있는 모양이다. 그는 “한국 재단들이 현지 번역료를 커버하지 못할 정도로 대폭 줄인 지원금을 복원하고, 지원금 역시 프랑스 출판사 계좌가 아닌 번역가에게 직접 전해 달라”고 읍소했다.
  • ‘의친왕가 복식’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 예고

    ‘의친왕가 복식’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 예고

    국가유산청은 경기여고 경운박물관이 소장한 ‘의친왕가 복식’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26일 예고했다. 의친왕가 복식은 왕실 여성의 예복인 원삼(圓衫)을 포함해 총 6건 7점이다. 의친왕비 연안 김씨(1880~1964)가 의친왕(1877~1955)의 다섯째 딸 이해경 여사에게 전해준 것으로, 왕실 여성의 예복 중 겉옷인 원삼과 당의 및 스란치마, 머리에 쓰는 화관, 노리개, 그리고 궁녀용 대대(허리띠)로 구성돼 있다. 경기여고 경운박물관이 이 여사로부터 기증받아 소장하고 있다. 해당 의복과 장신구는 유래가 명확하고 착용자의 지위에 따른 궁중복식의 특징과 다양성을 보여 주는 실물 자료로서 학술적·예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국가유산청을 설명했다. 앞자락은 짧고 뒷자락은 긴 형태로, 양옆 겨드랑이 아래가 트여 있는 겉옷인 ‘원삼’은 소매와 옷자락에 수복(壽福) 글자와 화문(꽃무늬)이 조합된 문양을 금박으로 입혀 장식한 녹원삼으로 왕실 여성들이 착용했던 원삼의 양식을 보여주는 유물이다. 원삼처럼 양옆이 트인 형태의 겉옷인 ‘당의’는 용문양을 수놓아 왕실 복식에 부착한 장식물인 용보가 온전히 남아 있다는 점에서 지정 가치가 높다. 원삼, 당의와 함께 갖춰 입는 스란치마에는 금박으로 9마리의 봉황을 장식한 구봉문(九鳳紋)이 남아있다. 기존에 알려진 바 없는 새로운 형태로 주목할 만하다. 당의를 착용할 때 머리 위에 썼던 화관은 두꺼운 종이로 만든 틀에 비단, 금종이, 옥 장식 등을 붙이고 좌우에 비녀를 꽂아 장식한 것으로 왕실 여성이 예복을 입을 때 어떤 모자를 썼는지 연구하는 데 있어 중요한 자료다. 호리병 모양의 장식이 달린 노리개는 공예사적으로도 가치가 크며 궁녀 대대 2점은 1893년 의친왕과 의친왕비가 가례를 올릴 때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궁녀 대대는 현재 전하는 유물이 드문 궁녀의 복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 합천 해인사 영산회상도 등 불화 2점 국보 지정

    합천 해인사 영산회상도 등 불화 2점 국보 지정

    조선 후기 불화 두 점이 국보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은 조선 후기 불화인 ‘합천 해인사 영산회상도’와 ‘김천 직지사 석가여래삼불회도’가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했다고 26일 밝혔다. 일본에서 환수된 문화유산인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를 비롯해 발굴 유물인 ‘양양 선림원지 출토 금동보살입상’, ‘서울 흥천사 목조관음보살삼존상’, ‘화성 용주사 감로왕도’, ‘상교정본자비도량참법’은 보물로 지정됐다. 합천 해인사 영산회상도는 그림 아래쪽에 1729년(조선 영조 5)이라는 제작 연대와 의겸 등 그림을 제작한 화승들을 명확히 알 수 있는 불화다. 이 가운데 제작 책임자 격인 의겸을 붓의 신선인 ‘호선’이라는 특별한 호칭으로 기록해 그의 뛰어난 기량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림은 비단 바탕에 채색으로 석가여래가 설법하는 장면을 묘사했다. 가운데 석가여래는 크게 부각하고 나머지 도상은 하단에서부터 상단으로 갈수록 작게 그려 상승감을 표현했다. 전체적으로 조선 후기 불화의 색채를 유지하면서도, 제자들의 얼굴 표현, 그리고 세부 문양에서는 조선 전기 불화의 전통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가는 금선으로 세밀하게 표현해 화려함을 더하는 등 뛰어난 예술성을 지닌 작품이라고 국가유산청은 설명했다. 김천 직지사 석가여래삼불회도는 중앙의 영산회상도, 좌측의 약사여래설법도, 우측의 아미타여래설법도 3폭으로 구성된 그림이다. 현존하는 삼불회도 중 3폭이 온전하게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되고 크기가 큰 작품으로 꼽힌다.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나전국화넝쿨무늬상자는 국가유산청이 지난해 일본에서 환수한 유물이다. 뚜껑과 몸체, 안쪽에 공간을 분리하는 속상자로 구성돼 있다. 전형적인 고려 나전칠기 제작 방식으로 제작됐다. 표면에는 전체적으로 총 770개의 국화넝쿨무늬를 넣었고 부수적으로 거북이 등딱지 모양 무늬, 구슬을 꿰맨 듯 연결해 만든 무늬 등을 사용했다. 또 다른 보물인 양양 선림원지 출토 금동보살입상은 2015년 강원 양양 선림원지의 승방터(승려들이 거주하는 곳)로 추정되는 곳에서 발굴된 작품이다. 이례적으로 부처의 몸에서 나오는 성스러운 빛을 형상화한 광배와 불상을 올려놓는 받침인 대좌까지 온전히 갖춘 희귀한 작품이다. 광배를 포함한 높이가 66.7㎝로, 정확한 출토지를 알 수 있는 발굴품 중 가장 큰 보살상이다. 엎어진 채로 발견됐는데 도금 상태로 볼 때 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매몰된 후 1100여년이 지나 원래 봉안 장소에서 그대로 발견된 것으로 추정된다.
  • [씨줄날줄] 희년(禧年)

    [씨줄날줄] 희년(禧年)

    지난 크리스마스 전야,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 라테라노 대성당의 성문(聖門)을 열고 2025년 희년(禧年)의 시작을 알렸다. ‘모든 성당의 어머니’라는 라테라노 대성당은 교황이 교구장인 로마교구의 주교좌 성당이다. 이번 희년은 2026년 1월 6일까지라고 한다. 희년은 교회가 신자에게 특별한 은혜를 베푸는 ‘성스러운 해’다. 구약성서에 따르면 희년에는 빚을 진 사람은 탕감받고 노예는 해방됐다. 유대인들은 양뿔 모양의 요벨이라는 나팔을 불며 축제를 벌였다. 희년을 뜻하는 라틴어 유빌레움(jubilaeum)도 요벨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당초 50년마다 돌아오던 희년은 1470년 바오로 2세 교황이 25년 주기로 바꾸었다. 평생 희년을 지내지 못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천주교회는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이었던 2021년을 교황청의 허락을 받아 희년으로 기념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선 고려시대의 전민변정도감(田民辨正都監)을 희년의 정신과 연결 짓기도 한다. 권문세족이 농장을 확대하면서 노동력을 확보하고자 양인을 천인으로 만드는 압량위천(壓良爲賤)의 폐단을 바로잡는 목적이었다. 조선시대 흉년이 들면 세금이나 환곡을 유예하거나 면제한 정퇴(停退)도 다르지 않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앞서 내놓은 메시지에서 “희년 정신에 따라 국제사회가 ‘생태적 부채’를 인식하고 부채 탕감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기후변화는 부유한 국가들에 대부분의 책임이 있음에도 정작 그 피해는 가난한 나라에 돌아가고 있다는 문제의식의 표현이다. 각국이 군비 지출을 줄여 세계 기아 퇴치로 전환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희년이 태동한 이스라엘, 그것도 예수가 태어난 베들레헴에 크리스마스트리가 보이지 않았다는 뉴스가 안타깝다. 이스라엘와 하마스·헤즈볼라의 분쟁은 물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도 하루빨리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우리나라도 혼란을 일찌감치 마무리 짓는 희년이 됐으면 좋겠다.
  • 지상파 광고 매출 ‘뚝’

    지상파 광고 매출 ‘뚝’

    지난해 방송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4.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상파 광고 매출액이 무려 23.3%나 급감했다. 25일 방송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방송매출액은 18조 9575억원으로 전년 대비 8004억원(4.1%) 감소했다. 이 조사는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매출 1억원 이상 방송사업자를 대상으로 매년 시행해 발표한다. 사업자별로는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 제공사업자(IPTV)와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 콘텐츠사업자(IPTV CP)의 매출이 증가했고, 지상파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매출은 크게 감소했다. 지상파의 경우 총매출액이 3조 7340억원으로 전년 대비 4261억원 감소(10.2%)했다. 특히 지난 10년간 매출 항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광고 매출이 9279억원으로 2022년 대비 2825억원(23.3%) 급감하면서 방송프로그램 판매 매출이 사상 처음 광고 매출을 추월했다. 유료 방송 가입자는 2023년 12월 기준 3630만 단자로 전년 대비 약 3000단자 증가에 그쳤다. 2018년 3.5%였던 것에서 점차 감소해 이번에 처음으로 0%를 기록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성장세가 지속하면서 기존 유료 방송 대체효과도 심화하는 모양새다. 방통위가 지난 13일 발표한 ‘OTT 주요 현황과 방송시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방송사업의 매출은 줄었지만 OTT 매출액은 6.4% 늘었다. OTT 이용률은 2021년 69.5%, 2022년 72%, 2023년 77%로 증가했고, 유료 이용자 비율도 같은 기간 50.1%, 55.9%, 57%로 늘어났다.
  • 연금·계속고용·노인복지 ‘3대 숙제’… 초고령 사회의 그림자

    연금·계속고용·노인복지 ‘3대 숙제’… 초고령 사회의 그림자

    지난 23일 주민등록인구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 노인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연금·계속고용·노인복지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했는데 대응 속도는 더디고 고령화는 가파른 터라 경제·사회 전반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아무런 준비 없이 재앙의 문이 열린 모양새다. 25일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은 거대 인구 집단인 1차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705만명)와 2차 베이비붐 세대(1964~74년생·954만명)가 차례로 법적 노인에 진입하면서 20년 뒤인 2044년 노인 비율이 36.7%에 이르는 세계 1위 초고령국가가 될 전망이다. 반면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23년 3657만명에서 2044년 2717만명으로 940만명 감소한다. 부양해야 할 노인인구는 느는데 일할 사람은 1000만명 가까이 사라지는 셈이다. 당장 타격을 입는 건 국민연금 재정이다. 국민연금 수급자는 지난달 700만명을 돌파했지만 보험료 낼 사람이 줄어들어 3년 뒤인 2027년에는 보험료 수입만으로 연급 급여 지출을 감당할 수 없게 된다. 그래도 그간 거둔 투자 운용 수익 덕에 기금 적립금은 계속 불어나지만 이마저 급속한 고령화로 2041년 적자로 전환되고, 2055년에는 모두 소진된다. 이후에는 그해 필요한 연금 재원을 그해 가입자들에게 거둬 고령 세대를 지원하는 ‘부과방식’으로 전환되는데 현재의 소득대체율 40%를 유지하려면 2060년 기준 보험료율이 29.8%까지 올라야 한다. 미래 세대가 국민연금 보험료로 소득의 30%를 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는 말이다. 연금 곳간이 바닥나는 시기를 늦추려면 연금 개혁으로 재정 안정을 이뤄야 하지만 국회 논의는 멈춰 섰고 탄핵 이전부터 정부도 손을 놓은 상태다. 일할 사람이 줄고 노인이 느는데 경제 성장을 기대하기란 언감생심이다. 고숙련 인력이 60세 이후에도 노동시장에 계속 투입된다면 생산성을 확대할 여지가 생기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인 노인 빈곤율을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노총이 비상계엄 이후 사회적 대화 참여 중단을 선언해 다음달로 예정됐던 ‘계속 고용 로드맵’ 수립이 언제 재개될지 알 수 없다. 복지 지출은 재정 시한폭탄에 가깝다. 65세 이상에게 주는 기초연금 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내년 보건복지부 사회복지 예산(107조 1868억원) 중 노인복지에 책정된 돈은 27조 4413억원으로 4분의1 수준이다. 올해보다 7.0% 늘었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저소득층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할 여러 대책과 조건들이 성숙해진 후에 노인 연령을 제도적 필요에 따라 단계적으로 올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 지상파에 광고 잘 안 한다…광고 매출 23.3% 하락

    지상파에 광고 잘 안 한다…광고 매출 23.3% 하락

    지난해 방송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4.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상파 광고 매출액이 무려 23.3%나 급감했다. 25일 방송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방송매출액은 18조 9575억원으로 전년 대비 8004억원(4.1%) 감소했다. 이 조사는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매출 1억원 이상 방송사업자를 대상으로 매년 시행해 발표한다. 사업자별로는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 제공사업자(IPTV)와 인터넷 멀티미디어 방송 콘텐츠사업자(IPTV CP) 매출이 증가했고, 지상파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매출은 크게 감소했다. 지상파의 경우 총매출액이 3조 7340억원으로 전년 대비 4261억원 감소(10.2%)했다. 특히 지난 10년 간 매출 항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광고 매출이 9279억원으로 2022년 대비 2825억원(23.3%) 급감하면서 방송프로그램 판매 매출이 처음으로 광고 매출을 추월했다. 유료방송 가입자는 2023년 12월 기준 3630만 단자로 전년 대비 약 3000단자 증가에 그쳤다. 2018년 3.5%였던 것에서 점차 감소해 이번에 처음으로 0%를 기록했다. 프로그램 수출액은 IPTV CP 수출액을 포함해 6억 6731만 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수출국으로는 미국의 비중이 28.6%로 가장 컸고, 이어 일본(20.5%), 싱가포르(3.3%), 대만(2.1%)이 뒤를 이었다. 2023년 방송산업 종사자 수는 3만 8299 명으로 집계됐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성장세가 지속하면서 기존 유료방송 대체효과도 심화하는 모양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13일 발표한 ‘OTT 주요 현황과 방송시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방송사업매출이 줄어든 것에 비해 넷플릭스와 웨이브, 티빙 등 주요 OTT 서비스 매출은 6.4% 늘었다. OTT 이용률은 2021년 69.5%, 2022년 72%, 2024년 77%로 증가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유료 이용자 비율도 같은 기간 50.1%, 55.9%, 57%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 [사설] 이 지경에도 ‘도로 친윤당’ 與… 국민 안중에 없다는 뜻

    [사설] 이 지경에도 ‘도로 친윤당’ 與… 국민 안중에 없다는 뜻

    어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5선의 권영세 의원이 지명됐다. 한동훈 전 대표 사퇴 8일 만이다. 권 의원은 내일 상임전국위원회와 30일 전국위원회 회의를 거쳐 비대위원장으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이로써 권 비대위원장은 ‘원조 친박’인 권성동 원내대표와 투톱으로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혼란에 빠진 여권을 수습하고 당을 재정비할 임무를 맡게 됐다. 당내에서는 권 의원의 정치 경험과 무게감 등으로 위기 상황을 안정적으로 돌파할 적임자로 본 모양이다. 하지만 국민 눈높이와는 크게 동떨어졌다. 계엄 사태는 대한민국 헌정사를 유린해 국격을 실추시켰고 국민이 감당할 경제적 불확실성도 파장을 예측할 수 없을 정도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도가 30%를 밑돌면서 바닥을 기는 것도 성난 민심의 반영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소속 정당으로서 국민 앞에 날마다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란 상황이다. 그럼에도 이어진 행보를 보자면 과연 국민을 털끝만큼도 의식하는지조차 의심스럽다.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더니 계엄 해제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당대표를 쫓아냈다. 친윤 인사들은 탄핵소추에 찬성했던 의원들을 “부역자”라며 색출하자고도 했다. 그러더니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친구, 결국 비대위원장도 대통령의 대학·검사 선배를 앉혔다. 이래 놓고 민심을 돌이키는 정치 동력을 만들겠다는 생각인지 어안이 벙벙해진다. 이런 퇴행적 정치 행보를 계속하는 한 집권당의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 한 줌 남은 지지층에 겨우 기댄 채 계파 이익이나 챙기겠다면 전국 정당의 위상을 잃고 특정 지역에만 의존하는 지역 정당으로 전락할 것은 시간문제다. 권 비대위원장 지명을 계기로 민심과 호흡할 수 있는 쇄신책을 지금부터라도 내놓을 수 있을지 기대의 시선을 보내기가 쉽지 않다. 국민 귀에 어떤 기대의 말도 부질없게 들린다는 것이 지금 여당의 문제다.
  • “30만원짜리 케이크, 없어서 못 팔아요” 호텔 매출 효자 된 ‘크리스마스 곰인형’

    “30만원짜리 케이크, 없어서 못 팔아요” 호텔 매출 효자 된 ‘크리스마스 곰인형’

    크리스마스를 맞아 호텔신라가 내놓은 30만원짜리 곰인형 모양 케이크가 판매 수량을 늘렸음에도 예약이 조기마감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호텔들이 출시한 한정판 곰인형 캐릭터 상품들도 크리스마스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자체 캐릭터인 ‘신라베어’ 모양을 케이크로 재현한 ‘신라 베어즈 위스퍼’를 최근 크리스마스 케이크 4종 중 하나로 선보였다. 4종 중 2번째로 비싼 이 케이크는 최고가인 40만원짜리 ‘더 테이스트 오브 럭셔리’보다도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 코미디언 박미선도 지난 18일 유튜브 채널 ‘마미선’에 ‘30만원짜리 신라호텔 곰돌이 케이크 최초 공개’라는 제목을 영상을 통해 케이크를 맛본 후기를 전했다. 박미선은 “너무 예쁘다”면서도 “인형 모양 케이크는 항상 고민이 된다. 머리부터 잘라야 할지 팔부터 잘라야 할지 다리부터 잘라야 할지”라고 말했다. 그는 곰인형 각 부위별로 서로 다른 6가지 맛이 들어가 있다는 제작진의 말에 케이크 커팅칼을 이용해 ‘해체쇼’를 시작했다. 박미선은 케이크 맛을 본 후 머리 부분은 “진한 다크초콜릿 맛”, 바닐라크림이 들어간 팔 부분은 “머리보다 좀 더 부드럽다”, 초코볼이 들어 있는 다리 부분은 “크런키가 씹히는 맛이 난다” 등 후기를 전했다. 이랜드파크 켄싱턴호텔 여의도는 ‘켄싱턴 시그니처 베어’와 ‘도어맨 베어’ 인형 등으로 장식한 트리를 호텔 로비에 선보였다. 이같은 크리스마스 장식 이후 호텔 자체 브랜드(PB) 상품 매출은 지난달 기준 전년 동월 대비 20% 증가했다. 특히 트리에 있는 도어맨 베어 열쇠고리는 2차 재입고까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매년 테디베어뮤지엄과 제작해 선보이는 한정판 크리스마스 곰인형으로 유명하다. 올해는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동월보다 9배나 늘어났다.
  • [서울광장] 뒤틀린 상명하복에 군을 맡길 순 없다

    [서울광장] 뒤틀린 상명하복에 군을 맡길 순 없다

    정보사령부 중요시설이 경기 안산 어딘가에 있나 보나 했다. 계엄을 모의한 전·현 정보사령관 등이 롯데리아 안산상록수점에서 만났다고 해서다. 실상은 황당했다. 불법계엄 설계자의 한 명으로 지목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롯데리아에서 1㎞가량 떨어진 곳에서 점집을 운영했다. 점집에서 가깝고 상록수역 공영주차장에서 횡단보도만 건너면 되는 곳이었다. 점집과 상록수역 사이 일직선 거리에 롯데리아가 한 곳 더 있는데 접근성이 떨어진다. 일직선 거리에는 ‘○○당’, ‘○○궁’이라는 점집 간판도 종종 보인다. 전·현 정보사령관들의 만남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정부 부처도 현 장관이 전 장관들을 만나서 조언을 구했다는 보도자료를 가끔 낸다. 전 장관들이 자신들의 경험치 등에 근거해 어떤 보직에 누구를 추천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현직이 느끼는 압박감과 추천의 합리성이다. 저널리스트 맬컴 글래드웰은 자신의 베스트셀러 ‘아웃라이어’에서 1997년 8월 발생한 대한항공의 괌 추락의 중요 원인으로 권위주의적 조종실 문화를 꼽았다. 완곡어법과 한국어의 경어체 문장까지 상세히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위계질서가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데 그 정점이 군이다. 항공기 조종사들은 공군 출신이 대부분인데 당시 기장과 부기장도 그렇다. 군의 특성상 상명하복은 필요하다. 그렇다고 명령에 대해 아무 생각 없이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불법계엄 당시 국회에 동원됐던 군인들 행동에는 생중계된 영상에서 나타났듯이 적극적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 민간인 상대로 작전하려고 극한의 훈련을 했냐는 자괴감이 컸다고 알려지고 있다.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에 대한 거부감은 작전의 속도를 늦췄다. 김용현 전 국방장관은 지난 9월 인사청문회에서 계엄에 대해 질문을 받았을 때 “(계엄을) 군에서도 안 따를 것 같다”고 답했다. 그래서 계엄 선포 직후 전군 주요지휘관에게 강조한 첫 번째 지시는 ‘항명하지 말라’였던 모양이다. ‘6시간 계엄사령관’이 됐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국회와 정당활동 금지, 언론 계엄사 통제 등이 담긴 자신 명의의 계엄포고령을 보고 “어떡하냐”만 연발하다 선포했다고 했다. 2003년생인 쌍둥이 두 아들이 육군에 복무 중인데 육군 수장인 4성 장군에게는 역사의식도, 헌법적 소양도, 판단력과 소신도 보이지 않았다. 불법계엄 회의에 참석한 장성 그 누구도 항명하지 않았다. 국회의사당을 에워싼 계엄 저지 시위와 이후 벌어진 탄핵 촉구 시위에는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평가받던 2030세대가 많았다. 현장에 동원된 군인들과 동년배이다. 이들은 기업현장에서 ‘3요’라는 유행어를 만들어 낸 MZ세대다. ‘3요’는 임원이나 간부가 업무를 지시했을 때 “이걸요?”, “제가요?”, “왜요?”라고 되묻는 반응을 일컫는다. 일을 하기 싫어서일 수도 있지만 몰라서, 더 잘하기 위해서 묻는 것일 수도 있다. 과거에는 왜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나의 업무 범위가 아닌 것 같은데도 시켜서 했지만 요즘은 물어본다. 질문은 현실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도구다. 지시받으며 싸울 수 있는 시대는 저물고 있다. 기술발달로 지시 수령과 수행의 시간차 없이 싸워야 하는 순간에는 과거 명령이 현재도 유효한지, 상황 변화에 따라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스스로 묻고 판단하고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최고직위가 대대장(중령)급인 MZ세대들은 더 높은 직급으로 올라갈 것이다. 그들이 스스로에게라도 계속 물을 수 있어야 한다. 불법계엄은 윤석열 대통령이 부부의 위기를 국가 위기로 바꿔 놓은 사건이다. “딥페이크 영상인 줄 알았다”(이창용 한은 총재)는 말처럼 정상적 상황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위기가 기회라고, 인사가 만사라고들 한다. 불법계엄은 인사권을 틀어쥔 김 전 장관이 있어서 가능했다. 지연, 학연, 근무연 등을 배제하고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있는 인사 시스템이 시급하다. 헌법 5조는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규정하고 있다. 전문성은 없고, 공정하지 않은 정치적 인사가 난무하는 군은 상명하복은 이뤄질지언정 싸우면 진다. 그곳에 안보를, 자식들을 맡길 수는 없다. 전경하 논설위원
  • “정치적 이슈·국민적 반감 부담”… 계엄 피의자들 변호인 ‘구인난’

    “정치적 이슈·국민적 반감 부담”… 계엄 피의자들 변호인 ‘구인난’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다수의 피의자가 변호사 선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인 데다 내란죄 사건을 변호하는 데 대한 국민적 반감도 커 로펌들이 수임을 꺼리고 있어서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수사기관의 출석요구에 불응하며 “변호인단 구성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윤 대통령으로부터 변론을 맡아 달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변호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거절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최근 김홍일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등 10명 안팎의 변호인단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구성을 다 마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도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서 “윤 대통령 측은 실제 실무를 할 변호사들이 필요한데 이게 섭외가 안 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비상계엄 당일 국무회의에 출석한 국무위원들도 변호인 구하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한 국무위원은 10대 로펌 중 한 곳에 변론을 부탁했으나 거절당했다. 해당 로펌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서 정치 사건과 엮이지 말라며 계엄 관련 피의자들 변호를 아예 맡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군 관련 핵심 피의자 중 일부도 변호인을 구하지 못해 지방에 있는 변호사에게까지 연락을 취했으나 거부당했다고 한다. 계엄 사태 피의자들이 ‘변호인 구인난’에 처한 건 국민적 공분이 커 변호를 통해 얻는 이익보다 이미지 타격이 클 수 있다고 변호사들이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대형 로펌들은 일찌감치 ‘계엄 사태 피의자 변론을 맡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법인 대륙아주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를 맡았다가 사임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자칫 여야 중 한쪽 편에 선 모양새가 될까 부담스러워하는 영향도 큰 것 같다”고 말했다.
  • [최보기의 책보기] 아모레 퍼시픽 본사 건물은 세계적 예술작품이었다

    [최보기의 책보기] 아모레 퍼시픽 본사 건물은 세계적 예술작품이었다

    국내의 유명 박물관과 기념관 등을 탐방해 월간지 <여행 스케치>에 견문기를 쓴 지 2년이 넘었다. 처음에는 전시물에 집중해 원고량 채우기에 급급하다 보니 건축물은 아예 눈에 담을 생각도 못했는데 시간이 지나 취재에 요령이 붙자 설계가의 철학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건축물은 일반인이 보기에도 확실히 남다른 점이 눈에 띄었다. 물론 각각의 건물마다 설계에 남다른 의지가 투영된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국립익산박물관은 출입구를 평지에서 내리막으로 조성해 박물관 건물이 지하에 있도록 한 것이 특이한데 오층석탑과 평지 중심인 미륵사지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동시에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검소하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다’는 백제문화의 특징을 살리려는 의도가 명백했다. 화성시독립운동기념관 역시 지하로 내려가는 곡선의 긴 콘크리트 통로와 평지 아래에 위치한 건물의 육중함이 암울했던 일제강점기 역사를 반복하지 말자는 웅변이었다. 국제공모전을 통해 우주선 모양의 은빛 타임머신 형태로 지은 한탄강의 전곡선사박물관, 두루마리 문서를 컨셉으로 지은 곡선의 예술 자체인 국립세계문자박물관 등을 보면서 건축물에 대한 인식이 예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졌음을 실감했다. ‘정균영의 건축여행’을 담은 『한국에서 만나는 세계 거장들의 건축』은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에게도 건축물 자체가 훌륭한 관광거리임을 설득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 16인, 그들에 버금가는 세계 거장 7인의 국내 작품 43개를 탐방했다. 아모레퍼시픽 사옥, 뮤지엄 산, 파크원타워, 리움미술관을 비롯해 백화점, 성당 등으로 다양한데 저자는 특히 건축 전문가가 아니라 미술작품 감상을 즐기다 건축의 매력에 푹 빠져 애써 발품을 팔며 전국을 누빈 ‘덕후’인 까닭에 그가 제시하는 감상 포인트가 일반인에게 딱 들어맞는 강점을 가졌다. 일례로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설계한 작품인 서울 용산 소재 <아모레 퍼시픽 본사 사옥>을 보자. “건물이 있기 전보다 건물이 생기고 난 뒤 주변 환경이 더 좋아졌느냐, 사람들의 삶이 더 나아졌느냐를 따지는” 설계 철학에 입각해 30층 박스형 빌딩이 공모 조건임에도 23층을 제안했다. 게다가 땅값 최고의 마천루 지역에 일반 시민들을 위한 개방된 공간이 엄청나게 많은 ‘비현실적 건물’이다. 치퍼필드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설계안이 100퍼센트 실현됐다며 자부심을 갖는 작품이라는데 설계가의 안을 그대로 받아준 건축주 역시 대단하다 아니할 수 없다. 다음으로 안도 다다오 <LG아트센터>, 마리오 보타 <강남 교보빌딩>, 렌조 피아노 <KT 본사 동관>, 노먼 포스터 <한국타이어 테크노 돔 & 본사 사옥>, 톰 메인 <코오롱그룹 마곡연구소>, 다니엘 리베스킨트 <HDC 사옥 아이파크 타워>, UN스튜디오 <한화그룹 본사 사옥>, 쿠마 겐고 <제주볼 & 오디움> 등의 건물을 보자. 이제 그만 보자. 해당 건축물의 내/외부 포인트를 꼼꼼하게 찍은 사진 등 시각적 자료 없이 서평가의 글로만 건축물의 예술성이나 설계 철학을 설명하는 것이란 얼마나 부질없는가! 『한국에서 만나는 세계 거장들의 건축』의 깔끔한 도감 편집과 ‘전문가 수준 덕후’의 해설을 직접 읽어보기 바란다. 최보기 (책글문화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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