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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소 무역센터 10월 착공/모스크바 부지 한국이 선정키로

    소련 모스크바에 건립될 무역센터 부지를 한국측이 선정,공사착공이 오는 10월 이뤄질 전망이다. 16일 무공은 양국간 트레이드센터 건립부지 선정권을 한국측이 갖는 데 합의하고 각서를 교환했다고 밝혔다. 소련측은 건립부지로 럭키금성상사가 선정해놓은 가리발디가와 대우측이 선정한 크라스노프로레타르스카야가 외에 추가로 2곳 등 4곳 지역을 공식으로 제의,이 중에서 우리측이 임의로 선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무공과 삼성·대우 등 국내 9개 참여업체는 4지역 가운데 교통과 임대료가 싼 곳을 선정,오는 10월 예정인 한소통상장관회담 때 기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 소 파업,러시아공으로 확산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 소련의 정치적 개혁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파업은 16일 러시아공화국 중심부까지 확대되었으며 의회는 최근의 노동자 동요를 진정시키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비공개회의에 들어갔다. 타스통신은 모스크바 남쪽에 있는 쿠르스크지방의 광산노동자들이 확대일로를 걷고 있는 광부들의 파업에 동참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우랄지방의 금속노동자들과 사무직 노동자들은 오는 18일 광산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원하는 경고파업을 감행하기로 결의했다고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가 1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스베르들로브스크 지방에 있는 각 공장노동자들이 광부들의 정치적 파업요구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18일 하오 2시부터 2시간 동안 총파업이 실시된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수십만 명의 일반 노동자들과 사무직 노동자들이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물론,내각의 퇴진과 함께 인민대표회의의 해산 등을 요구하고 있는 광산노동자들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랄지방의 스베르들로브스크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정적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의 주요권력 근거지의 하나이기 때문에 이번 파업은 양대 정치가의 대결양상도 띠고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공화국 키예프에서는 15일 노동자들이 광산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원하는 파업을 단행함에 따라 교통이 마비됐으며 공장들도 문을 닫았다고 인테르팍스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은 이날 키예프에서 파업에 동참한 사람들은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내각의 사퇴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 가이후와 4차례 회담

    【모스크바·도쿄 로이터 AFP 연합】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수십년 동안 지속되어온 영토분쟁으로 냉각된 소련과 일본 두 나라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사명을 띤 4일간의 일본 방문을 위해 14일 모스크바를 출발하여 소련 극동지구의 하바로프스크에 기착했으며 이곳에 2일간 머문 후 16일 하오 일본에 도착한다. 크렘린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하는 고르바초프는 16일과 17일 가이후 도시키(해부군수) 일본 총리와 4차례의 회담을 갖는다.
  • 소 광원 파업 격화 조짐/고르비 외유 이틀째

    ◎최대 탄광지 「쿠즈바스」 마비 위기/우크라이나서도 2만 반정시위 【모스크바 로이터 UPI 연합】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일본과 한국을 방문하기 위해 모스크바를 비운 가운데 6주째 계속되고 있는 소련 광산노조 파업은 15일 더욱 격렬한 양상을 보였다. 소련 관영 타스통신은 소련 최대의 탄광지대인 쿠즈바스의 74개 항 가운데 65%가 지난달 1일 시작된 대규모 파업으로 작업을 중단한 상태라고 전하고 『지금까지의 파업 중 가장 많은 탄광이 일손을 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우랄 산맥과 시베리아 지역에 있는 주요 산업시설들이 연료고갈로 인해 문을 닫게 될 위험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또 백러시아 민스크시의 중앙파업위원회는 자신들이 임금인상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사임이라는 정치적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끝까지」 파업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우크라이나의 도네츠크시에서는 약 2만명의 광산노동자들이 임금인상과 정부 교체를 요구하며 집회를 가졌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이같이 경제·정치적 위기가고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련 정치의 3대 거물 모두 현재 모스크바를 비우고 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일본 방문전 소련 극동지방의 하바로프스크에서 머물고 있고 발렌틴 파블로프 총리는 런던에 가있으며 고르바초프의 주요 정적인 보리스 옐친 러시아 공화국 최고회의 의장은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주를 방문 중이다. 파블로프 총리는 30만명에 달하는 파업 노동자들에게 만일 생산량을 늘린다면 임금을 2배로 줄 것이라고 제안했으나 이들의 정치적 요구는 이 제안을 고려대상으로 삼기를 거부했다. 그러나 광산노조의 한 대변인은 『정치적 변혁 없이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 소 정치위기 논의/24일 공산당회의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 소련공산당 지도자들은 오는 24일 당중앙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심화되고 있는 정치·경제위기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관영 타스통신이 14일 보도했다.
  • 노 대통령·고르비 대좌 어떻게 진행되나

    ◎한·소정상,제주회담 후 10여분 공동회견/환영만찬땐 국악등 전통예술 공연/수행원 동석,확대회담 한차례 가져/공항 영접행사 일몰 고려,간략하게 계획 오는 19일 열리는 노태우 대통령과 소련의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한·소 정상회담은 2차례의 단독회담 형식으로 진행되며 고르바초르 대통령은 약 4시간 동안 제주도에 체류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과 한·소정상회담 의제 등이 15일 확정 발표됨에 따라 우리 정부는 한·소 제주정상회담을 위한 막바지 준비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19일 하오 7시를 전후해 제주 국제공항에 도착하는 고르바초프 대통령 일행은 공항도착 즉시 노 대통령의 영접을 받고 곧바로 의전행사에 들어가는데 제주도의 일몰시간이 하오 7시10분쯤인 관계로 공항행사는 10여 분간 간략하게 치러질 것으로 예상. 공항행사를 마친 양국 대통령은 승용차를 함께 타고 회담장으로 향하게 되며 회담장은 중문단지의 신라호텔로 잠정결정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청와대측은 『아직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다』고설명. 양국 정상은 이날 1시간 남짓 동안 단독 및 확대회담을 가질 예정인데 단독회담에는 우리측의 김종휘 대통령외교안보보좌관과 소련측의 체르니예프 대통령 외교안보보좌관,그리고 통역인 IMEMO(소 국제문제 및 세계경제연구소) 한국과장 유학구씨 등 만이 배석한다고 이수정 청와대 대변인이 발표. 30여 분에 걸친 단독회담을 끝낸 양국정상은 곧바로 확대 정상회담을 갖는데 이 자리에는 이상옥 외무장관과 베스메르트니흐 소 외무장관과 베스메르트니흐 소 외무장관 등 양측 공식수행원 12명이 모두 참석. 양국 정상은 단독 및 확대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관한 문제,남북대화를 비롯한 남북간 문제,북한의 핵안전협정(IAEA) 체결문제 등을 주로 논의하고 이밖에 한·소 양국관계의 지속발전을 위한 교류협력강화,동북아지역 정세 및 아·태지역의 협력문제 등도 논의된다고 이 대변인이 부연. 양국 정상은 지난 모스크바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단독 및 확대회담 이후 회담장 밖으로 함께 걸어나와 잠시 동안(10여 분 예상) 기자회견을 갖고 회담의 성과 및 소감을 피력하며 풀 기자들이 한두 개 정도의 질문을 하게 돼 있다고. 한편 양국 정상간의 단독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이상옥 외무장관과 베스메르트니흐 소 외무장관,이봉서 상공장관과 카투셰프 소 대외경제성장관은 각각 별도의 양국 외무장관회담과 경제장관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발전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현안을 토의할 예정. ○…정상회담을 마친 양국 정상은 호텔내 만찬장으로 이동,양측 공식·비공식 수행원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1시간 조금 넘게 만찬행사를 가질 예정. 이날 만찬에는 한국 고유의 전통을 소개하는 민속무용과 음악·국악공연이 곁들여진다고 이 대변인이 소개. 양국 정상은 하오 10시30분쯤 만찬이 끝난 뒤 다시 한번 단독으로 만나 사실상의 2차 단독회담을 갖고 단독 및 확대회담에서 거론된 현안들에 관해 깊이있게 논의할 예정. 2차 단독회담이 어느 정도 시간을 끌지는 양국 실무자 선에서 아무도 예상치 못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고르바초프의 정확한 체류시간도 결정되지는 못한 상태라고. 이 대변인은 이와관련,『고르바초프 대통령이 한국에 얼마나 머무를지는 두분이 만찬 이후에 어느 정도 얘기할지에 달려 있다』고 설명,때에 따라서는 당초의 예상을 뒤엎고 밤 12시를 넘길 수도 있음을 암시. 그러나 2차 단독회담을 1시간 정도로 예상할 때 제주를 떠나는 시간은 밤 11시 전후가 될 듯. ○…외무부는 15일 공로명 주소 대사가 소련측과 협의를 마치고 귀국함에 따라 고르바초프 소 대통령의 방한 및 한·소 정상회담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돌입. 외무부는 이날 상오 이상옥 장관 주재로 실·국장회의를 갖고 노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제주 정상회담에 대비한 회담의제 및 진행·의전행사 등에 대한 준비상황을 점검. 공 대사는 상오 9시30분쯤 김포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이 회의에 합류,그동안 소련측과의 협의결과를 보고했으며 이날 하오 예정된 기자회견도 생략하고 청와대 등 관련부처와 정상회담 세부 일정 조정문제를 협의하느라 분주한 모습. 외무부는 지난 14일 하오 의전팀이 제주 현지답사를 마치고 돌아와 회담장소 등을 파견,이날 도착하는 소련측 선발대와 정상회담 일정을 최종 확정할 방침. 한편 지난해 12월 노 대통령의 방소 당시 통역이 만찬석상에서 자리를 박차고 나간 해프닝이 발생한 후 통역물색에 고심해온 외무부는 마침 국내에 들어와 있는 재소교포 유학구 소련 세계경제 및 국제관계연구소(IMEMO) 한국과장을 통역으로 최종 결정. 유씨는 당시 「해프닝」 이후 노 대통령의 후반부 방소 일정에서 훌륭하게 통역임무를 수행해 이번에 다시 통역을 맡게된 것. 또 양국 퍼스트레이디인 김옥숙 여사와 라이사 여사간의 통역은 중앙대 김근식 교수가 맡게될 것이라고. □양국 공식 수행원 명단 ◇한국측 △이상옥 외무장관 △이봉서 상공장관 △김진현 과기처장관 △정해창 대통령 비서실장 △이현우 대통령 경호실장 △공로명 주소 대사 △김종인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김종휘 〃 외교안보보좌관 △이수정 〃 공보수석비서관 △이병기 〃 의전수석 〃 △윤옥영 수산청장 △권영민 외무부 구주국장 ◇소련측 △베스메르트니흐 외무장관 △카투셰프 대외경제장관 △체르냐예프 대통령외교안보보좌관 △이그나텐코 대통령 공보담당보좌관 △로가초프 외무차관 △구센코프 대통령 자문관 △브루텐츠 〃 〃 △밀류코프 〃 〃 △셰브첸코 〃 〃 △체르니셰프 외무부 의전장 △소콜로프 주한대사 △라조프 외무부 극동인지국장
  • “소련은 이제 밝혀야 한다”/장정행 국제부장(데스크시각)

    1983년 9월. 아직 초가을 이었지만 북방의 차가운 바람이 몰아치던 사할린의 바다는 창자를 끊는 듯한 통곡으로 가득했다. 이달 1일 새벽 KAL007기를 타고 뉴욕을 떠나 서울로 오다 소련 전투기의 미사일공격으로 수중고혼이 된 승객 2백69명의 유가족들이 사랑하는 부모 아들 딸을 찾아 흔적도 없는 망망대해를 향해 울부짖었다. 세계가 다 함께 분노하고 상상할 수 없는 소련의 만행에 치를 떨었다. 사할린을 마주하고 있는 일본 최북단의 조용한 어항인 와카나이는 희생자들의 유품이라도 확인하려는 유가족들과 사고경위를 밝히려는 각국의 조사단,취재진들로 연일 붐볐다. 미국·일본,그리고 우리나라의 함정과 선박들이 사고해역에 몰려 한달 이상의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바닷가에 떠내려온 사고기의 일부 잔해와 승객들의 유류품 몇 조각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사고경위를 밝힐 수 있는 블랙박스도 발신음까지 포착했으나 끝내 회수하지 못하고 말았다. 소련 영해인 사고지점을 일찌감치 둘러싸고 있던 소련 함정들의 집요한 방해 때문이었다.소련은 무고한 희생자들의 원혼을 달래기 위한 유가족들의 뱃길마저도 함정과 전투기로 위협했다. 유엔을 비롯하여 세계 각국이 천인공노할 만행을 규탄하고 나서자 소련은 사고발생 3일 만에 타스통신을 통해 KAL기 격추사실을 시인하고,그러나 이 여객기가 첩보활동을 하고 있었다는 얼토당토 않은 어거지를 썼다. 9일에는 오가루코프 참모총장 겸 제1국방장관이 기자회견을 통해 수호이 15전투기가 미사일로 KAL기를 격추시켰으며 KAL기가 소련 영공을 침범,첩보활동을 하고 있었다는 주장을 되풀이 했다. 그러나 이 때는 이미 출격전투기와 기지와의 교신내용을 분석,소련측이 경고나 강제착륙의 시도없이 격추를 명령했음이 밝혀져 있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려는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으로 알려진 사건 경위는 아무것도 없는 형편이다. 다만 소련의 자유화바람을 타고 정부기관지 이즈베스티야가 당시 수색작업에 동원됐던 잠수부,출격전투기의 조종사 등을 광범위하게 취재,최근 10회에 걸쳐 사건의 내막을 보도하여 진상의 일부가 알려졌을 뿐이다. 이 보도에 이어 공개된 사건 직후의 해저상황을 촬영한 몇 장의 사진은 소련이 그들의 주장과는 달리 사건의 진상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주었다. 그뿐 아니라 지금은 퇴역해 있는 출격전투기의 조종사는 당시 KAL007기가 여객기임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지상의 명령에 따라 격추시켰다고 증언하고 있다. 수색에 동원됐던 잠수부들은 블랙박스로 보이는 오렌지색 상자도 분명히 인양했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의 한소관계는 83년과는 판이하게 변했다. 88년 올림픽을 계기로 적대관계에서 협조관계로 바뀌었으며 빈번한 교류와 함께 정식으로 국교가 수립되었다. 19일에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샌프란시스코 모스크바에 이어 세번째 한소정상회담을 갖는다. 비록 일본방문 후의 귀국길이고 회담장소가 서울이 아닌 제주도이긴 하지만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한국방문은 세계사에 남을 상징적 의미를 갖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비단 한소관계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의 소련의 위상도 이제는 더이상 냉전체제의 한쪽 우두머리가 아니라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동참하는 위치로 바뀌었다. 따라서 이제는 KAL사건의 진상을 밝힐 때가 됐으며 또 당연히 밝혀야만 한다. 이 같은 불행한 사건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소련은 최소한 현재까지 그들이 알고 있는 사건경위와 왜 격추시켰는지를 밝혀야 할 책임이 있다. 아울러 지금까지도 항공계의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KAL기의 항로이탈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회수한 블랙박스를 공개하여 국제적인 분석을 하도록 해야 한다. 거대한 보잉747점보기를 민간여객기로 알아보지 못했다든가,아무것도 모르는 민간승객 2백69명을 태우고 KAL기가 첩보활동을 했다는 등의 어거지로 사건의 진상을 더 이상 묻어두려 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이제 막 본격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 한국이 KAL기 사건의 피해당사국이기 때문에 앞으로 두 나라 관계의 발전을 진심으로 바란다면 사건의 진상공개와 함께 그에 합당한 사과가 있어야만 한다. 소련은 개혁과 개방을 추진하면서 45년 동안이나 자신들의 행위가 아니라고 부인해 왔던 1940년의 폴란드군 대량학살 사건을 소련비밀경찰의 소행이라고 인정했고,「프라하의 봄」을 무참히 짓밟았던 68년 8월의 체코 무력침공도 소련정부의 과오였음을 솔직이 시인했었다. 그러나 소련은 KAL기 사건에 대해서만은 최근까지도 계속 「더 이상 아는 것이 없다」는 식으로 발뺌하고 있다. 이달 내한했던 로가초프 외무차관은 사건진상의 공개를 바라는 우리 국민들의 기대에 『냉전시대에 발생했던 불행한 사건이었다』고 대답하며 관련자료가 추가로 입수되면 한국측에 전달하겠다는 식으로 얼버무려 버렸다. 급속한 접근과 빈번한 교류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의 대다수가 모스크바에 대해 느끼는 인상은 어딘가 음흉하고 어둡다는 쪽이 아직도 강하다. 소련 대통령이 역사적인 방한을 하고 두 나라 정상이 환하게 웃으며 손을 잡고 정답게 상호 관심사를 의논하는 마당에,그깟 이미 흘러간 불행한 사건을 더 이상 굳이 들출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주장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한소 두 나라가 경제적이나 통일·안보적 필요에 의해 일시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하여 참다운 협력관계를 유지하려면 서로간의 신뢰가 회복돼야 하며 이 같은 신뢰를 쌓는 첫걸음이 KAL사건의 진상공개와 사과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2백69명의 원혼과 그 유가족들을 달래고 평화를 사랑하는 자유세계에 소련의 변화를 확신시켜 주는 길이기도 하다.
  • 고르바초프 대통령/한·일 순방길 올라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14일 일본을 공식방문하기 위해 모스크바를 출발했다고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일본 관리들은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가이후 일본 총리가 3∼4시간에 걸친 회담에서 영토분쟁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안보 문제에 관해 약간의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날 공항에서 이번 방문기간 동안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한 것으로 타스통신은 전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극동지역의 하바로프스크시를 거쳐 16일 일본에 도착할 예정이다.
  • 노 대통령 6월 방미 추진/동북아 정세변화에 대응

    ◎미와 일정 협의/가·멕시코 방문도 검토 정부는 최근 외교경로를 통해 오는 6월 중 노태우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개최 의사를 미측에 전달하고 구체적인 방미일정을 협의중인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정부는 당초 오는 9월 유엔총회 개막을 전후해 노 대통령의 미국방문을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 이어 오는 19일 제주도에서 한소정상회담이 개최되고 오는 5월에는 모스크바에서 중소 정상회담이 에정돼 있는 등 걸프전후 동북아지역에서의 급격한 정세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미 정상회담의 개최시기를 앞당기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와 함께 국내 상황 등을 감안,가능하면 지난해 방문일정을 잡았다가 취소했던 캐나다와 멕시코방문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고위소식통은 『정부는 부시 미 대통령의 방한을 추진해왔으나 걸프전 등으로 인해 금년기 상반기 중 내한이 사실상 어렵다는 뜻을 미측이 전달해 왔다』고 밝히면서 『최근 일·중·소간의 연쇄 정상회담이 열리고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소련 국가원수로서는 사상 최초로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등 주변정세에 급격한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도 한미 양국간의 긴밀한 협력관계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 고르비에 협상 요구/옐친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 대중적인 지도자인 보리스 옐친 소련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 의장은 13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 그에 맞서고 있는 소련내 급진개혁파간의 협상실패는 소련을 파멸과 분열로 이끌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양측이 새로운 대화를 시작할 것을 촉구했다.
  • 소 그루지야공 대통령/감사크후르디아 선출/최고회의,만장일치로

    【모스크바 로이터 연합 특약】 소련 그루지야공화국 최고회의는 14일 민족주의 지도자 즈비아드 감사크후르디아를 그루지야공화국 최초의 대통령에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그루지야공화국은 지난주 소련으로부터의 독립을 일방적으로 선포했었다. 대통령이 어떤 권한을 가질 것인지는 후일 최고회의에서 결정된다. 이같은 대통령 선출로 그루지야공화국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간의 긴장은 한층 더 고조될 것으로 보이는 데 감사크후르디아 대통령은 소련군을 남오셰티아에서 몰아내기 위한 한 방편으로 오는 17일 그루지야공화국 전지역에서 총파업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 한·소정상회담 의제조정/양국 총체적 발전 관계로

    ◎17일 오는 소 선발대와 세부일정 협의 오는 19일 제주도에서 열릴 한소정상회담의 의제와 함께 이에 대한 양국의 입장이 외교채널을 통해 사전조정됨으로써 이번 회담은 한소 양국의 총체적인 관계발전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고위소식통은 13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방한과 관련,그 동안 주소 대사관을 통해 소 외무부와 부단히 접촉한 결과 정상회담의 의제는 물론 이에 대한 양국의 입장이 거의 조정되었다』고 밝히고 『한소간에는 현재 외교적 현안으로 부각될 만한 사안이 없기 때문에 이번 제주회담은 양국관계 심화와 소련 국가원수의 사상 첫 한반도 방문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고양시키는 데 초점이 맞추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 수행원은 그의 방일 수행원 가운데 일부가 빠질 것으로 예상되나 베스메르트니흐 외무장관,카츠쉐프 대외경제관계장관,야코블레프 대통령수석고문,체르니예프 대통령외교안보 보좌관 등 핵심인사는 거의 수행원에 포함될 것』이라면서 『한소 정상회담을 위해 모스크바에서 직접 한국에 올 고위인사는 없을 것이며 다만 한국 관련실무자들이 직접 내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소련측 선발대는 오는 17일쯤 내한,우리측 준비팀과 의전·경호 업무와 함께 세부일정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재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제주도착 시간은 19일 하오 6시30분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일본에서의 마지막 일정이 최종 확정되지 않고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하오 5시쯤으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고르비,경제개혁에 “주마가편”/루블화 절하 이후의 동태

    ◎급진파의 반발 줄이려 「충격처방」 가속화/암달러시장 퇴조… 중앙은 통제기능 회복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경제개혁 조치가 당초의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달 들어 고르바초프 정부가 잇따라 제시하고 있는 경제정책들은 토지와 주택사유화 문제를 제외한다면 급진개혁파들이 제시했던 「5백일안」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다. 이달 들어 소련정부는 크게 3가지의 경제개혁 조치를 시행했거나 시행할 것을 예고했다. 지난 2일 식료품을 비롯한 생필품가격의 대폭인상을 통한 현실화 가격의 대폭인상을 통한 현실화가 그 첫번째다. 고르바초프정부는 이어 지난 9일 파업중지와 신속하고 광범위한 민영화를 골자로 하는 위기타개계획을 제출한 바 있다. 소련정부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11일 사유경영에 대한 기본 법률을 제정발표,이날부터 시행에 들어가도록 조치함으로써 경제개혁에 관한 빠른 행마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샤탈린의 「5백일안」을 두고 고르바초프와 급진개혁 세력이 격돌,논쟁 끝에 어정쩡한 개혁안을 소련정부의 개혁안으로 최종 통과시킨 바 있다. 이를 고려한다면 현재의 속도는 경제에 관한 한 고르바초프의 입장이 중도에서 다시 개혁 쪽으로 바뀌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현재 고르바초프정부가 보여주는 경제개혁의 속도가 경제적 논리에 입각한 것이라기보다는 정치적 이해를 더 고려한 듯한 인상이 짙다. 고르바초프가 제시한 경제위기타개계획은 자신에게 부여된 비상대권을 활용,파업종식에 더 큰 목적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현재의 혼란과 지지도하락을 개혁속도의 가속화로 개선하려고 하는,자신에게 있어서는 다소 역설적인 정책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고르바초프는 옐친 진영이 통과시킨 오는 6월12일의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직선,그루지야공화국의 독립선언,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인 사이의 민족분규 재발 같은 악재 속에서 정치적 위기가 중첩되고 있다. 여기에 다시 한달 넘게 계속되고 있는 광부들의 파업과 백러시아의 파업확대,물가현실화에도 불구하고 상점은 여전히 비어 있는 경제적 혼란으로 심각한 지도력의 위기가 피부로 느껴지는 상태다. 고르바초프가 잇달아 내놓은 경제개혁 조치들은 말하자면 이열치열식의 전략이라 해도 무방할 듯싶다. 속도가 느려 쓰려지려는 자전거의 페달을 더 밟아 쓰러짐을 방지하려는 것에 비유할 수도 있다. 지난 2일 시행된 물가인상은 적어도 현재까지는 소련 시민들에게 반고르바초프 감정만 높여 가고 있다. 모스크바 가게 앞의 행렬은 여전하고 식료품가게의 품절현상도 조금도 변함이 없어 보인다. 결과적으로 소련인들에게는 물가만 두세 배 뛰었을 뿐이다. 소련 물가인상이 어느 정도인가 하면 평균임금이 3백루블에 불과한 나라에서 협동조합상점은 달걀 한 개에 7루블을 받고 있다. 거의 모든 신문들이 물가인상에 따른 아우성을 매일같이 피처물로 싣고 있다. 그러나 거시적으로는 효과가 없는 것도 아니다. 물가가 인상됨으로써 어쨌든 정부의 재정적자를 줄일 수 있게 됐고 중앙은행의 통제기능도 강화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특히 물가인상에 뒤이어 실시한 달러화에 대한 루블화의 평가절하로 극성을 부리던 암달러 시장이 자취를 감추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련정부는 지난 4일을 기해 그 동안 1달러에 6루블하던 여행자환율을 1달러에 27루블로 조정,무려 5백% 가까운 루블화 평가절하를 단행했다. 이 조치로 여행객들에게 달라붙던 암달러상들의 교환제의가 사라지다시피 했다. 현지에 와 있는 외국상사들까지 루블화를 암시세로 바꾸어 사용했던 것이 사실이고 보면 기대이상의 중앙은행 달러집중이 가능해지고 있는 셈이다. 사유경영에 대한 기본법률은 모든 개인과 단체는 연방과 가맹공화국의 법률로 금지돼 있지 않는 한 어떤 정류의 영업행위도 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이윤을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게 했다. 이 법은 또 사기업 경영인들이 노동자들의 취업과 해직을 자유롭게 할 수 있으며 노동시간·보수 등도 임의계약에 의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 법은 이어 국영기업을 개인 또는 단체가 부분,또는 모두를 매입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보다 앞서 발표된 경제위기 타개책은 올 2·4분기중 정부가 국영기업 민영화계획을 마련해 적자경영회사 우선으로 매각토록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 자유경제 지역설립,외국인 투자업체의 과실송금 제한 완화,국가 대외무역기구의 독점체계 종식을 담고 있어 현재의 상황은 고르바초프가 지난 10월 밝힌 4단계 경제기획안의 2,3단계가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고르바초프는 증폭되는 정치·사회·경제불안 속에서 경제개혁의 고삐를 잡아당기고 있다. 자신의 당초 계획보다도 앞서가는 경제개혁의 가속화가 의도대로 소련의 불안정을 개선시켜 줄지는 의문이다. 물가인상에서 보듯이 비록 그것이 장기적으로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라도 당장의 불편과 불만은 커지게 마련이고 정치지도부의 분열,연방과 공화국간의 분열로 이를 설득해 줄 세력은 더더구나 없다.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의 입지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 고르비,“생산·수송 재개” 포고령/“1주일내에 작업현장복귀” 명령

    ◎노동자 파업은 확산기미/그루지야공선 크렘린에 회담 제의 【모스크바 AP 연합】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12일 포고령을 통해 각 공화국들에 앞으로 1주일 이내에 원료생산 및 수송을 재개하도록 명령했으나 지난 1월 발트 공화국들의 탈소 독립운동을 무력진압함으로써 권위를 잃은 그의 이같은 조치가 이행될 가망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공산당 기관지 프라우다는 13일 소련 최고회의 대의원들이 내주중 시장지향 개혁과 함께 파업과 시위를 일정기간 금지하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위기대처」 계획을 토의,이를 오는 22일 열리는 전체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소련 전역의 근로자들은 크렘린이 각 공화국들의 독립은 거부하면서 경제개혁을 단행하려는 조치에 대해 점차 분노에 찬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많은 파업근로자들은 고르바초프의 사임을 핵심적 요구사항으로 내세우고 있다. 탄광노동자들이 6주 전부터 파업을 벌여온 데 이어 12일에는 철강노동자들이 이들과 합류하겠다고 위협했으며 독립을 요구하는 그루지야의 철도종사원들은 화물운송 거부운동을 강화했다.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 산업에너지위원회 위원장 바바실리 표도르첸코는 12일 회의에서 몇개의 야금공장과 코크스 제조공장이 조업을 중단했으며 최소한 50개의 다른 공장들도 문을 닫을 위기에 있다고 지적하고 『대통령은 분명히 물러나야 한다. 바꿔 말하면 소련 경제는 이제 재난상태에 있으며 석탄부족난이 계속되면 존재조차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모스크바·파리 AFP 연합】 현재의 소연방은 조만간 붕괴될 것이기 때문에 서방 각국들은 지난 9일 선포한 그루지야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해야 할 것이라고 그루지야공화국 외무장관 기요르기 호시타리아가 13일 말했다. 파리를 방문중인 호시타리아는 이날 한 기자회견을 통해 연방국가가 아니고 사실상 제국인 소련은 조만간 붕괴될 운명이기 때문에 그루지야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하는 것이 서방정부들의 이익에 합치된다고 주장하고 서방 지도자들은 소련내에서 가장 반공적이며 지난해 10월 이후 공산주의자들의 통치가 종식된 유일한 공화국인 그루지야를 지원하는 데 우려를 가져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13일 그루지야공화국 지도부는 「소련과 그루지야 두 국가간의 선린관계 수립」을 논의하기 위해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과의 회담을 제의했다고 모스크바방송의 뉴스 간행물인 인터팍스가 보도했다.
  • 「일·소 새시대」 열 경협에 초점/가이후·고르비 무엇을 논의하나

    ◎시베리아 개발사업등 20여건 입안/「북방4섬」 반환가능성 현재로는 희박 16일로 박두한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일본방문은 소련 국가원수로서는 역사상 처음이며 「일소 새시대」를 열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양국간 최대 현안인 북방영토 문제와 경제협력 추진 등이 중점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측은 북방영토 반환문제에서 소련측이 대폭 양보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으나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소련 국내에서의 정치적 입장,경제혼란 등에 비추어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 오히려 초점은 경제협력에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일소 양국간에는 경제협력에 관한 대형 프로젝트구상이 한창이다. 지난 3월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랑) 전 민자당 간사장의 소련 방문 때 부상했던 20건의 프로젝트는 그 「집대성」이라고 할 만하다. 소련측은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경제 페레스트로이카」를 제 궤도에 올려 놓기 위해 일본으로부터의 자금 및 기술협력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상황이다.현재 논의되고 있는 20건의 프로젝트의 내용을 보면 드보리스크 석유화학계획처럼 이미 그 실시를 위해 합작회사가 설립된 것으로부터 순전히 구상단계에 있는 것까지 다양하다. 이들보다 앞서 제4차 극동시베리아 삼림자원개발계획은 일소 사업당사자간에 이미 기본합의에 도달,고르바초프 대통령 방일을 계기로 기본협정에 조인하게 된다. 지난 15년간 양국간 현안이 돼온 사할린 연안 석유·천연가스 개발계획도 최종 결론을 내리기 위한 조정단계에 들어가 있다. 지난 74년 미·일·소 3국 공동으로 사업화 조사를 완료했으면서도 미루어져 왔던 야쿠츠크 천연가스개발계획도 소련측에서 교섭재개를 타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프로젝트 논의가 무성한 배경에는 일소 정상회담에서 북방영토 문제가 사실상 해결되어 정부자금을 뒷받침으로 한 본격적인 경제협력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는 일소 양국사업관계자들의 강한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일소 새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이 계획을 전부 실현시키려면 적게어림잡아도 2조엔의 자금이 소요된다. 비록 정부측의 지원이 있더라도 이 같은 막대한 사업비의 확보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기업으로서는 수익성·안전성의 확보가 선결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밖에 노동력·자재보급·도로 등 사회기반시설의 정비 등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많다. 현재 일본의 기업이 착수하고 있는 주요 대형 프로젝트를 보면 ▲드보리스크석유화학 콤비네이트=미쓰비시(삼릉)상사·미쓰이(삼정)물산에 의한 22억달러 규모,구미 기업과 합병으로 연산 45만t 규모의 폴리프로필렌공장 등을 건설하는 데,94년 완공을 목표로 올해 안에 착공될 예정이다 ▲LAB제조사업=미쓰이물산·동양엔지니어링 등에 의한 4백억엔 규모,레닌그라드 근교 키리시에 연산 5만t 규모의 LAB생산공장 등 건설 ▲브리얀스크 신형상용차 제조설비=마루베니(환홍) 등에 의한 4백억엔 규모,2천8백㏄ 원박스카 제조용 설비도입 ▲덴기스 석유화학사업=역시 마루베니에 의한 70억달러 규모,구미 기업과 합작으로 연산 60만t의 폴리에틸렌공장 등을 건설하는 데 아직은 계획단계이다 ▲사할린 대륙붕 석유·천연가스개발=사할린 석유개발협회·미쓰이물산에 의해 5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으로 현재 기업화 조사가 실시중이다 ▲제4차 시베리아 삼림자원개발=마루베니·스미토모(주우)상사 등이 10억달러 이상을 들이는 데,92년부터 5년 동안 원목 6백40만㎥을 수입하고,그 대신 제재 기계 등을 수출하는 실질 바터방식이다 ▲사할린·보로나이스크의 제지펄프공장신설=미쓰이물산,왕자제지 등이 1천억엔 이상을 투자,연산 25만t의 펄프공장을 건설한다. 소련측에 의해 제안된 이 프로젝트는 현재 일본측에서 검토중이다. 전후 일소의 경제관계는 일본 정부의 대소 정책의 기본인 「정경불가분」 원칙대로 움직여져 왔다. 우선 1956년의 국교 정상화를 계기로 무역거래가 활발해져 왔으며,70년대의 동서긴장완화를 배경으로 크게 신장했다. 극동시베리아의 공동개발 프로젝트 및 대형플랜트 수출도 73년 다나카 가쿠에이(전중각영) 당시 총리의 소련방문을 계기로 개시됐다. 그러나 경제관계의 확대에 제동이 걸린 것은 79년말 소련군에의한 아프가니스탄 침공 때부터였다. 동서관계의 냉각화와 더불어,소련 자원에 의존하지 않고 석유위기를 극복했던 일본은 점차 공동개발의 열의도 식어갔다. 80년대를 지속했던 일소 경제관계의 정체는,이 시기에 새롭게 벌인 공동프로젝트가 제2차 펄프재·지프개발 등 불과 2건 밖에 없었다는 사실이 잘 상징해주고 있다. 일본의 대소 무역량은 90년도에 수출입합계 전년대비 2.8%가 감소된 59억1천7백만달러였다. 이것은 89년 처음으로 달성했던 60억달러를 크게 밑도는 것이었다. 소련의 외화부족이 심각해지고 일본측에 대한 대금지불의 대폭 연체가 무역침체의 원인이었다. 지난 2월말 현재 15개 대형종합상사에 대한 지불지연 총액은 4억1천6백만달러에 이른다. 메이커 및 중소기업분을 합치면 5억달러 전후가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소 연방정부의 예산편성 지연 등 악조건이 겹쳐 상담은 원활히 진척되지 않고 있다. 큰 상사의 모스크바 주재원들은 『이대로 간다면 연간 수출입총액은 90년보다도 20∼30%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90년 현재 일소의 무역량은 일본으로부터의 수출이 25억6천3백만달러,소련으로부터의 수입이 33억5천4백만달러로 수입초과 현상을 보였다. 일본에서의 수출은 일반기계가 26.1%로 가장 많았고,전기기기 18.1%,철강 14.7%,화학품 10.7%,섬유 5.7%,자동차 4.4% 등이 차지했다. 소련으로부터의 수입은 비철금속 29.9%,목재 15.6%,석탄 13.8%,어패류 9.3%,선철 6.2%,석유 4.6% 등이었다. 일본의 무역상사들은 수출입을 조금이라도 더 원활히 하기 위해 거래은행에 대해 소련측의 각 무역상사에 대한 채무를 일시 떠맡아 줄 것 등 협력을 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것이 실현되더라도 소련측이 외화부족의 원인이 되고 있는 국내 경제혼란을 수습하지 못하는 한 근본적인 문제해결은 될 수 없다고 업계에서는 말하고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일본의 산업계는 소련 극동지역의 개발사업을 「21세기를 향한 최대의 해외프로젝트라고 주목한다. 이번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을 계기로 이 「세기의 프로젝트」를 착수하게 될 것인가,일본의 업계는 뜨거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 한·소 정상회담 준비 부처·제주의 표정

    ◎“고르비 맞이 만전”… 도상 연습에 부산/도착 시간대별 회담시나리오 작성/숙박·통신시설 점검… 통역 물색 고심/“관광제주 선뵈자”… 홍보책자 배포 계획 ▷청와대·외무부◁ ○…청와대와 외무부는 제주 한소정상회담이 불과 1주일 앞으로 다가왔는 데도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제주도착 및 출발시간 등 세부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도착시간별 가상 시나리오를 마련해 놓고 이에 따른 회담준비를 하는 둥 부산한 움직임. 한 관계자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 당일인 19일 일본에서의 일정은 아침에 신간선을 타고 교토(경도)를 방문한 후 오사카(대표)로 가 점심을 들며 기업가들과 만나고 다시 나가사키(장기)를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말하고 『나가사키행사가 하오 3시쯤부터 시작되므로 제주공항도착 시간은 하오 5시에서 6시반 사이가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 권영민 외무부 구주국장은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하오 6시30분쯤 제주공항에 도착할 것 같다』고 전망하고 『그러나 소측에 고르바초프 대통령 도착시간을 앞당겨 줄 것을 게속요청하고 있다』고 설명. 청와대의 의전·경호·공보팀과 외무부의 의전팀으로 구성된 현장답사반은 12일 제주로 가서 회담장,프레스센터,숙박 및 편의설,이동계획 등을 총점검. ○…외무부는 이날 의전관계자를 청와대 의전·경호·공보팀과 합류시켜 회담장 물색을 위해 현지인 제주로 판견. 공로명 주소 대사는 모스크바에서 로가초프 소 외무차관과 하루 수차례씩 전화통화를 해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구체 일정을 협의,외무부로 보고해 오고 있는데 오는 15일쯤 공 대사가 귀국해야 최종적인 회담준비가 하나씩 매듭지어질 전망. 한편 지난해 모스크바 방문시 통역문제로 한차례 홍역을 치렀던 외무부는 이번에도 통역자를 물색하는 데 고심하고 있는데 지난해 카자흐공화국 대통령 방한 때 통역을 맡았던 서울대 법대대학원 박사과정에 있는 김 모씨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소련측은 방한수행원 명단을 아직 우리측에 전달하지 않고 있는데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수행원 명단도 11일 통보되었다고. 방일 수행원은 공식수행원 11명,고문 6명,비공식수행원 5명이며 취재 및 사진기자 등 기타 수행인원은 2백여 명에 이른다고. 방일 수행원이 모두 우리나라에 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데 그 이유는 북방 4개 도서문제 등 일·소간에만 관련된 인사는 굳이 방한할 필요가 없기 때문. 방일 수행원명단에 비추어 고르바초프 대통령을 수행하여 우리나라에 올 인사는 베스메르트니흐 외무장관,쿠벤코 문화부 장관 카츠웨프 대외경제관계부장관,야코플레프,체르니예프 대통령 고문과 이그나텐코 대통령궁 대변인,로가초프 외무차관 등이 포함될 것으로 관측. 소련의 대한 경제창구인 마슬류코프 부총리,한국통인 도브리닌 전 주미 소 대사 등의 이름은 없다고. ▷제주도◁ ○…12일부터 한소 정상회담준비기획단(단장 이상칠 부지사)을 구성,회담준비비상체제에 돌입한 제주도는 이날 상오 청와대와 총무처 관계자 등 18명으로 구성된 회담준비반이 내도함에 따라 회담장 점검과 환영행사규모 확정 등 본격적인 실무차원의 준비작업에 돌입. 도는 기획단구성 첫 작업으로 제주소개 30분짜리 비디오테이프영어판 5백개와 일어판 2백개를 제작키로 하는 한편 제주도 관광협회와의 협조로 홍보책자 4종 2만4천3백부를 만들어 외신기자와 회담관련 방문객들에게 배포키로 했다. 도 준비기획단측은 당초 환영행사의 경우 제주시와 서귀포시 주요도로변에 가로기를 게양하고 대형 환영아치 설치와 함께 대대적인 연도 시민환영계획까지 마련했었으나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문성격이 국빈방문이 아닌 공식 실무방문인 점을 고려,공항과 회담장 주변 반경 1∼2㎞ 이내 지역에만 환영아치와 가로기를 게양키로 했으며 대신 인정미 넘치는 차분한 환영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기획단은 또한 회담장 프레스센터는 18일부터 20일까지 운영하고 공항환영식에서의 화동은 제주 남녀 어린이들로 선정키로 했으며 고르바초프 대통령부인 라이사 여사의 회담기간중 관광일정도 별도로 마련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또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안을 기념하기 위해 도내 토산품 제작업소들로 하여금 기념 돌하르방과 T셔츠 등을 대량 제작토록 해 국내외 관광객들과 방문단 및 취재기자들에게팔도록 할 계획인데 고르바초프 대통령에 대한 선물은 제주의 상징인 50㎝ 정도 높이의 돌하르방으로 예정하고 있다. 한국통신 제주사업본부도 회담장에 설치할 2백여 회선의 전용전화회선 및 마이크로웨이브 중계시설 등을 위해 본사에 장비를 지원해 주도록 요청하고 50여 명으로 선로점검·수리반을 편성해 놓은 상태이며 법무부 출입국 관리사무소 역시 안전대책반을 편성해 출입국자들에 대한 심사를 강화. 한편 한소정상회담으로 유력시되고 있는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내 호텔신라(대표 현명관)의 경우 지난 11일부터 자체적으로 행사사무국을 편성,6개 국어 동시 통역이 가능한 회의장 점검을 끝낸 가운데 각종 시설점검과 서비스대책 그리고 의전·경호팀과 보도진들에 대한 접대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호텔측은 양국정상회담과 관련한 공식·비공식수행원과 국내외 보도진까지를 망라한 전체인원이 1천여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18∼19일의 국내외 예약자들을 상대로 예약상황을 조정,전체객실의 80%를 확보해 놓고 있으며 개인별 예약은 일체 접수하지않고 있다.
  • 한국서 해답찾는 소 경제/김영만 모스크바특파원(오늘의 눈)

    19일 한국을 방문하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나라 소련에서 보는 한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신비하고 경이로운 나라 중의 하나다. 「기적」 「경이」는 지난 70년대에 우리가 듣다가 이젠 잊어버린 단어들이다. 이 말들이 한국을 묘사하는 소련신문에는 자주 등장하고 있다. 학교나 연구소들은 한국의 경험청취에 대단한 관심을 기울인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이 발표되기 전날,지면이 있는 공산당 국제담당관계자로부터 외무성 산하 외교아카데미에서 있는 작은 한국문제토론회에 참석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외교아카데미의 분위기를 보는 기회도 쉽지 않을 것 같아 참석한 토론회는 수업형식으로 질문,답변위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한국의 기자에게 어떻게 민주화과정의 혼란을 극복했는가.그런 혼란은 필연적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 질문을 거듭하면서 무엇인가를 얻으려 애쓰고 있었다. 한국이 6·29를 거쳐 권위주의 체계에서 민주화사회로 급속한 이행을 하면서도 동반하는 혼란을 어렵지 않게 극복한 것에 이들은 찬사를 감추지 않았다. 개혁파와 보수파의 대결,가중되는 경제 혼란으로 앞이 보이지 않는 시대를 살고 있는 소련의 인텔리겐차들에게 한국의 경험은 매우 유익하고 훌륭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 참석자는 직접화법으로 『소련의 현재 혼란상황과 관련해 가장 주요하게 추진되어야 할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면서 『한국의 경험에 비추어 이야기 해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외교아카데미 토론회에서의 경험은 소련인들이 한국의 정치·사회를 보는 시각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그 다음날 소련공산당 기관지 프라우다는 서울발로 한국경제에 대한 찬사와 부러움으로 가득찬 장문의 르포기사를 게재했다. 프라우다지의 워싱턴·런던특파원을 지낸 필자 토마스 콜레스니첸코씨는 이 기사의 제목을 「한강변의 기적」이라고 붙였다. 『바다와 산 사이에 끼어있는 좁은 땅 안에서 이 기적을 창조한 나라로 오기 위해 넓고 넓은 소련땅을 10시간 이상 날아온 소련인에게 이 나라에서 목격한 현실은 우리에게 끝없는 질문만 던지게 한다』 『한국인의 근면성을 배우자,기자가이곳에서 본 것을 모스크바에서 한 가지라도 볼 수 있다면 좋으련만…』 이젠 소련인이 우리에게 보내는 찬사가 현재의 우리 현실을 정확히 반영한 것인지 알아봐야 할 때다. 기자는 토론회에서 『한국인은 위기상황에서 나라를 위해 쉽게 단결하고 민주화과정의 혼란수습은 이런 전통이 바탕이 됐다. 한국의 경제에 대해서도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이 전통의 힘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해 주었다. 이 말이 틀리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모스크바에서 한다.
  • 제주도·거문도·고르바초프/이재근 논설위원(서울칼럼)

    미국의 페리제독이 일본에 개국을 강요할 무렵 러시아의 푸티아틴 제독은 1854년 거문도에 함정을 대고 조선정부에 대해 개국교섭을 시도한 적이 있다. 승무원들 중에는 「오블로모프」 「평범한 이야기」 「군함 팔라다호」 등의 명작을 남긴 러시아작가 곤차로프도 끼어 있어 여행기를 남겼다. 조선 정국은 이때부터 러시아의 집요한 남하정책과 이에 맞서는 중·일·영·미 등 각축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리게 된다. 그러던 러시아가 1917년 볼셰비키 혁명으로 하여 공산주의 소련으로 변한 후 다른 형태로 한반도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전후 소련은 새로운 열강의 자격으로 남북한 분단에 작용하고 북한을 도와 한국전쟁에 「간여」하더니 이제 또 한 번 세상이 바뀌면서 한국과 근교하는 이웃으로 새롭게 나타났다. 그 소련과 한국의 우호협력증진의 속도는 한마디로 「급속」이요 「과속」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소간 작금년에 걸친 관계개선을 눈비비며 바라보던 서방측의 많은 소련전문가들은 충격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다음과 같은 분석으로 소련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즉 소련은 처음부터 북한과의 기본동맹관계를 유지하면서 남한과의 경제교류를 통한 실리를 꾀해 왔다. 국내적인 경제개혁정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자 미국과 일본 그리고 서독에 경제원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미·일은 냉정했다. 어떻게 보면 소련의 경제적 파탄으로 나라의 존립이 어렵게 될 때까지 기다리려는 태도였다. 이에 당황한 소련은 동서독의 통일을 지원하여 이로부터 대소 경제지원을 꾀하는 한편 남한과의 외교관계 수립으로 경협을 이루려 했다. 또한 한소 수교는 소련의 대일본 북방도서협상 그리고 일본의 자본을 시베리아 극동 연해주로 끌어들이는 데 좋은 근거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한소의 급속한 관계개선과 소련의 입장을 해석하는 이러한 시각은 맞는 부분도 있고 틀린 부분도 있다. 그러나 이제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소관계의 두 수레바퀴는 이제 쾌속으로 제 궤도에 들어선 것이다. 노 대통령의 모스크바입성과 그에 이은 고르바초프의 제주기착이 바로 그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이 시점에서 흔들리지 않고 바로 잡아야 할 것은 우리의 대소 시각이다. 소련의 한반도 정책은 남북으로 분단된 상황을 기조로 해 매우 복잡한 변천과정을 보여 왔다 그러나 전체적인 관계구조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두 가지 특성을 지니고 있다. 첫째 소련의 대한반도 정책은 그들 범세계적 외교정책의 일환으로 뚜렷한 대상이 아니었다. 정확히 얘기하면 다만 소련의 대미·대일·대중국 정책의 부수적 일환으로 한반도가 고려되었을 뿐이다. 둘째 소련은 한반도를 태평양으로 향하는 변방지역의 일환 즉 지정학적 요충지로 간주한 결과 이를 군사안보적 대상지역으로 생각해 왔다는 것이다. 쉽게 얘기 하자면 소련에 있어 한반도는 정치·외교·경제·문화 등의 교류를 위한 주대상국이 아니라 군사전략적 부수대상의 하나라는 것이다. 비록 시대와 지도자에 따라 농도의 차이는 있었다 하더라도 이상과 같은 지적은 대체로 맞는 편이다. 『소련의 한반도 정책은 없었다』고 단적으로 표현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어떤 서구학자는 『소련에게 있어 한반도는하나의 군사적 완충지대에 지나지 않는다』고까지 지적한 바 있다. 사실 스탈린 흐루시초프 브레즈네프 안드로프 체르넨코 등에 이르는 역대 소련지도자의 한반도 인식은 대개 이런 것이었다. 단 한사람 그 같은 고정시각으로부터의 탈피를 시도한 사람이 있다. 그가 바로 이번에 한국 최대의,그리고 아름다운 섬 제주를 찾아오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이다. 우리의 대소 인식에서 고려할 사항은 또 있다. 정상적인 관계발전 과정으로 본다면 한소관계가 적대관계에서 우호협력관계로 전환하는 기초적 준비과정을 최소한 3∼4년의 3단계로 본 것이 구미 전문가들의 견해였다. 그들에 의하면 88년 서울올림픽 이후 1∼2년간의 비정치적 무역대표부로 교역증진을 통한 사전조정기가 첫 단계이다. 둘째 단계가 올림픽 이후 2∼3년째가 되는 영사협정기간이다. 3∼4년째가 되는 기간으로 이 기간에 한소수교가 이뤄질 것으로 본 것이다. 한소관계에 관한 한 전문가들의 이러한 예측과 분석은 빗나갔다. 실제로 두 나라가 국교수립을 선언한 것은 서울올림픽 후 만 2년이 되는 때였다. 그 과정에서 앞을 달린 것은 한국이었고 소련은 그 뒤를 따른 것이다. 너무 앞서 달리다가 뒤를 돌아보니 두 나라간 과거지사로서 미처 처리되지 못한 일,정리했어야 할 일들이 너무 많다. 특히 우리 민족사에 크나큰 비극을 안겨 준 6·25전쟁의 진상과 실상을 함께 규명하고 설명해 보려는 노력을 했어야 했다. 국가의 무기력과 가슴찢기는 아픔을 남겨놓은 대한항공(KAL)여객기 격추사건에 대한 마무리도 없었다. 지난달 중순 소련정부기관지 이즈베스티야는 10회에 걸쳐 KAL기 사건의 내막을 취재 게재했고 최근 일본의 TV는 당시의 소련 조종사와 사고현장 잠수부들과의 회견내용을 방영함으로써 국제적인 뉴스거리가 된 바도 있다. 국교가 이뤄졌고 양쪽 정상들이 가고 오는 단계에서 당장 무슨 배상과 양보를 공식 논의하는 데는 현실 여건상 무리가 따를지 모른다. 다만 그것이 실리적이고 장기적인 한소협력의 바람직한 앞날을 위해 반드시 해결돼야 할 공동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과거의 적대관계는 적대관계이고 현재의 친구관계는 그 관계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국가간 관계와 협상은 국익차원의 영원성을 지닌다는 사실을 아는 일이다. 우리의 대소인식이 보다 냉철해야 하고 그 정책이 의연해야 함은 이 때문이다. 소련은 새로운 모습으로 출발하는 세계의 대국으로서 우선 잘 살길을 찾고 있다. 한국은 소련이 갖지 못한 개발의 경험을 나누며 평양으로 가는 길을 모스크바에서 찾고자 한다. 모두들 그 일이 잘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 한­소정상 제주회담/양국 관계발전 촉진/소 외무부 국장 회견

    【모스크바 타스 연합】 오는 19일로 예정된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과 노태우 한국 대통령의 짤막한 실무회담은 한소 두 나라의 무역·경제·문화 관계의 발전에 대한 정치적 자극을 증대시킬 것이 틀림없다고 세르게이 라조프 소련 외무부 극동·인도차이나 국장이 11일 말했다. 라조프 국장은 타스통신과의 회견에서 두 나라 관계의 발전을 위한 조약상 및 법적토대는 작년 12월에 있은 노 대통령의 소련 공식방문 때 마련되었다고 지적한 후 이번 한소 정상회담의 확정된 의제는 없으나 쌍무협력의 중요문제,한반도사태와 그 정상화 방안,시급한 국제문제에 초점이 맞추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한국참여 사할린∼원산∼부산 가스관공사/소,북한동참 곧 공식요청

    ◎현대등의 사할린유전 개발 우선 착수/정부관계자 소련정부는 북한에 대해 소련 사할린∼북한 원산∼한국 부산을 잇는 대규모 가스관 건설에 참여해 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련측은 그 동안 모스크바주재 북한무역대표부를 통해서만 가스관건설사업의 협조를 요청해 왔다. 2차 자원조사단을 이끌고 소련을 방문하고 귀국한 동자부 고위당국자는 12일 『자원조사를 위한 소련 방문도중 소련연방정부의 에너지위원회 위원장(부수상급)을 만나 소련 정부가 공식적으로 북한측에 가스관건설 협조요청을 할 계획임을 확인했다』면서 『만일 북한측이 소련의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빠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중에 가스관건설공사를 벌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소련의 사할린과 남북한을 잇는 가스관건설사업이 착수된다면 대략 3∼4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올해중에 소련 바이칼호 부근의 치타주 동광산개발 및 하바로프스크주 보르미 미스고에 몰리브덴 등 혼합광산개발,우갈유연탄광산개발 등 3개 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이들 사업은 2억∼3억달러 정도의 투자비가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동자부 관계자는 『이들 3개 광산개발사업은 곧바로 참여할 수 있을 만큼 시추 및 경제성평가가 끝나 생산이 가능한 상태』라면서 『빠른 시일내에 개발에 참여할 민간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서유 및 가스전 개발에 있어서는 현재 동원탄좌가 추진중인 사할린 육상유전과 현대 및 팜코사가 추진중인 사할린 대륙붕 석유·가스전 개발이 가장 먼저 착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나 생산해서 국내로 들여오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동원탄좌의 사할린 육상유전개발을 위해 이날 하오 사할린 주정부 대표단이 동자부를 방문,이희일 장관과 구체적인 참여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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