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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지성 ‘유럽의 별’

    ‘유럽의 별이 되다.’ ‘아시아의 별’ 박지성(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명실공히 유럽축구가 인정하는 최고의 공격수가 됐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4일 웹사이트를 통해 ‘2005 UEFA클럽축구 어워드’ 최우수 공격수 부문 후보에 박지성의 이름을 올려놓았다.박지성의 경쟁자는 2004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에 빛나는 호나우디뉴(브라질),2005아프리카 올해의 선수 사뮈엘 에토(카메룬·이상 FC바르셀로나),‘우크라이나산 득점기계’ 안드레이 셰브첸코(AC밀란),‘브라질의 신성’ 아드리아누(인테르 밀란) 등 쟁쟁한 세계 축구의 별들이다. 1998년 시작된 UEFA클럽축구 어워드에 한국 선수가 후보로 선정된 것은 처음이다.04∼05시즌 네덜란드 PSV에인트호벤에서 정규리그 7골, 암스텔컵 2골,UEFA챔피언스리그 2골 등 모두 11골을 터뜨리며 팀을 정규리그와 암스텔컵 2관왕,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려놓은 맹활약이 축구 변방에서 온 자그마한 선수를 최고의 반열에 올려놓은 것.UEFA는 이밖에도 골키퍼 3명, 수비수 6명, 미드필더 7명, 공격수 5명 등을 부문별 최고선수 후보로 발표했다. 지안루이지 부폰(GK·유벤투스), 파올로 말디니와 알레산드로 네스타(DF·AC밀란), 미카엘 발락(바이에른 뮌헨), 스티븐 제라드(리버풀), 프랭크 램파드(첼시 이상 MF) 등 이름만 들어도 숨막히는 스타들이다. UEFA는 각 포지션별로 최고 선수를 한명씩 선정하고 모든 포지션을 망라한 최우수선수(MVP)를 뽑아 오는 26일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리버풀과 UEFA컵 우승팀 CSKA모스크바간의 UEFA슈퍼컵이 열리는 모나코에서 시상한다.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北 핵무기 기폭장치 개발”

    |모스크바 연합|북한은 아직 사용할 만한 핵무기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핵무기 개발의 마지막 단계로 통하는 ’기폭장치‘를 완성한 상태라고 28일 인테르팍스 통신이 6자회담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인테르팍스는 현 단계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 보관하거나 사용을 위한 준비는 돼있지 않지만 지난 2월 핵무기 보유를 선언한 뒤 중국측에 기폭장치를 개발한 사실을 통보했다고 전했다.기폭장치는 원자폭탄이 정확한 시간에 터질 수 있도록 평소에는 핵분열 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핵물질을 분리했다가 원하는 순간에 핵물질들을 결합시켜 폭발을 일으키는 것으로 핵무기 개발에서 마지막이자 가장 중요한 단계로 여겨지고 있다. 해당 소식통은 “지난 2월 북한이 분명한 핵 강국이 됐음을 선언한 이후 북한 당국은 중국측에 핵무기에서 가장 복잡한 부분인 기폭장치를 성공리에 개발했다는 점을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화장실서… 만찬중… 만나면 ‘양자회담’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제4차 6자회담이 28일 오전 북·미간 2시간40분 마라톤 협의와 잇단 한·미-남·북-한·미 협의로 정점에 올라선 분위기다. 이처럼 이번 회담에서 양자간 협의는 사전 약속 없이 즉석에서 이뤄지고 있다. 중국의 경우 5개국을 상대로 12차례나 양자 협의를 했다. 한 회담 관계자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양자 회동이 이뤄지고, 화장실에서 우연히 조우했을 경우에도 대화를 시도한다.”면서 열기를 전했다. 4차 회담장은 비유법의 향연이라고 할 정도로 화려한 수사가 난무하고 있다. 이날 댜오위타이 5호각에서 열린 중국의 다이빙궈 상무 부부장 주최 오찬에서 다이빙궈 부부장은 “회담 분위기가 매우 좋고 정확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회담장인 ‘댜오위타이(釣魚臺·낚시터)’에서 대어를 낚자며 덕담을 건넸다. 이 표현은 남북한 대표가 전날 기조발언에서 6자회담을 ‘항해’에 비유하고 북·미 대표가 한목소리로 ‘바구니’에 담자고 말한 데 이어 회담장의 화제가 됐다. 회담장에서 크게 각광을 받지 못하고 있던 러시아측은 회담 일정에 대한 언급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수석대표인 알렉세예프 외무차관이 기자회견에서 “나는 토요일(30일)에 떠날 계획이지만 대표단 일부는 남아 있을 것”이라는 말로 회담의 장기화 가능성을 제기한 것. 이와 관련, 송민순 차관보는 “알렉세예프 차관이 장관의 휴가 일정 때문에 모스크바를 비워 놓을 수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oilman@seoul.co.kr
  • 유시첸코 우크라대통령 월급 무려 9배나 올려

    |모스크바 연합|‘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맞서려면 먼저 대통령 월급부터 올려줘야지.’우크라이나 대통령 공보실은 14일(현지시간) 빅토르 유시첸코 대통령의 월급이 6월분부터 2만 3657그리브나(약 490만원)로 인상됐다고 밝혔다.지난 1999년 12월부터 2600그리브나로 고정돼온 대통령 월급을 무려 9배 이상 대폭 올린 것이다. 레오니트 쿠치마 전 대통령을 비롯해 유시첸코 대통령도 올초 취임 뒤 5개월 동안 2600그리브나의 월급으로 생활해 왔다. 대통령 월급이 오르면서 율리아 티모셴코 총리의 월급도 1만 6898그리브나로 덩달아 올랐다. 재미있는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월급의 10분의1 수준에 불과했던 유시첸코 대통령의 월급 봉투가 이제 거의 비슷한 수준이 됐다는 것이다.프라우다 등 러시아 언론은 15일 유시첸코 대통령이 받는 급여 수준이 월 5000달러(약 520만원)를 받고 있는 푸틴 대통령에게 근접했다면서 사뭇 경계심을 나타냈다. 일부 언론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3500달러),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3만 3000달러),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2만 4000달러) 등 주요 외국 정상들의 월급을 공개하기도 했다.
  • 남북 관광프로그램 만든다

    문화관광부와 국정홍보처가 각각 해외에 두고 있는 해외문화원과 문화홍보원이 통합된다. 또 금강산과 함경북도 칠보산·개성·백두산 등을 남쪽의 설악산·경주 등과 연계하는 관광프로그램 개발이 추진된다.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은 14일 출입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원화되어 있는 해외 문화홍보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두 기관을 문화원으로 통합 운영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해외문화원은 뉴욕과 LA·도쿄·파리 등 4곳, 해외홍보원은 오사카·오타와·워싱턴·모스크바·베이징·베를린 등 6곳이 운영 중이다. 정 장관은 “올 연말까지 문화원 통합을 위한 법적·행정적 절차와 대상지역 조정 등을 마무리짓고 내년부터 새로운 문화원을 설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운영 중인 4곳 이외에 새로 문화원이 설립되는 지역으론 영국 런던이 1순위로 확정적이며, 캐나다·남미와 동남아 지역도 유력하다. 정 장관은 또 “오는 9월 열릴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남북 연계 관광 프로그램 개발을 공식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칠보산 관광에 대해 자주 언급한 데다, 현대그룹도 철원을 경유하는 내금강의 장안사 코스, 백두산 관광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어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문유통원 설립에 대해서는 올 연말 발족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연말까지 재단법인 형태의 유통원이 발족하기 위해선 내년도 정부 예산에 이를 반영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8월 말까지 정부 출연 규모 및 신문사 부담 문제 등 세부상황을 마무리지을 것”이라고 말했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영화음악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 9월 첫 내한공연

    20세기를 대표하는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77)가 9월 서울에 온다. 그는 자신의 전속 교향악단인 로마 심포니오케스트라를 이끌고 9월24일 오후 7시30분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첫 내한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방한은 2002년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전세계 주요 도시를 방문하는 순회공연의 일환으로 브뤼셀, 파리, 뉴욕, 모스크바 등을 거쳐 서울에 온다. 여든을 바라보는 노장 작곡가의 처음이자 마지막일지 모를 한국 방문이라는 점에서 특히 관심을 모은다. 그는 이 공연에서 90여명 규모의 로마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직접 지휘하면서 ‘미션’‘시네마 천국’‘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황야의 무법자’‘러브 어페어’‘말레나’ 등 자신의 대표적인 영화음악들을 연주할 예정이다. 공연에는 100여명의 합창단과 스웨덴 출신 소프라노 수산나 리가시, 피아니스트 길다 부타가 함께한다. 1928년 로마 태생인 모리코네는 10세 때 로마 산타 체칠리아음악원에 입학해 트럼펫을 배우면서 음악을 시작했다. 이어 44년에 처음 작곡을 공부했고,60년대 초 영화음악계에 진출했다.1964년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황야의 무법자’로 이름을 알린 그는 지금까지 360여 편의 영화음악과 TV음악, 콘서트 음악을 작곡하며 세계적인 영화음악 작곡가로 명성을 쌓아왔다. 입장료는 3만원에서 35만원선으로 알려졌다.(02)565-3055.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6자회담 순환개최 검토

    6자회담 순환개최 검토

    6자회담의 개최 장소가 중국 베이징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순환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북핵 문제의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6자회담이 ‘최소 한달 기간의 상설 회의기구’로 전환될 전망이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14일 기자와 만나 “상설회의 안은 2년전 부터 구상된 안으로 현재 미국과 일본이 긍정적 입장을 밝히고 있다.”면서 “북한이 받아들인다면 이번 회의부터라도 이같은 형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 장관은 “베이징이든 어디에서든 참가국들이 함께 모여 문제의 실질적 성과를 낼 때 까지 회의를 할 필요가 있다.”면서 “6자회담이 베이징에서 계속되는 것에 대해 중국이 부담을 갖고 있을 수 있으며, 한달 정도 회의가 계속되면 중국 뿐 아니라 나머지 참가국도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회담장소 변경 가능성을 시사했다. 6자회담에서 곧바로 합의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베이징(27∼29일)-휴식-모스크바(8월 중순)’ 식으로 진행된다는 얘기다. 한·미·일 3국은 이날 서울 세종로청사에서 열린 고위급 회의에서 이같은 문제를 집중 협의했다. 반 장관은 “지난 94년 북·미 제네바 합의 때도 9월 23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한달이 걸려서 타결됐고, 이외에도 북·미 미사일 협상, 경수로 협상 등에서 교황선출식으로 회담한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러 우주선 ‘클리퍼’ 2011년 발사

    |모스크바 연합|러시아는 새 우주왕복선 ‘클리퍼’를 오는 2011년 발사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러시아 연방우주국(로스코스모스)의 한 관리가 13일 말했다. 그는 이 계획이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국가들과의 협력 하에 진행될 것이며 “클리퍼의 귀환 착륙에는 프랑스와 러시아의 우주기지가 이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리퍼호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 필요한 업무와 달 및 화성 탐사에도 이용될 것이며 태양계 탐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 이슬람사원 공격… 이민자 강제추방

    영국 제2의 도시 버밍엄에서 테러 사전 경고로 인해 시민 2만명에 소개령이 내려지는 등 런던 연쇄 폭탄테러 이후 첫 주말을 보낸 지구촌은 테러 공포의 충격에서 여전히 깨어나지 못한 모습이었다.●영국 웨스트미들랜즈 경찰은 9일 버밍엄 유흥가에서 테러에 대한 사전 경고를 받고 시민 2만명을 소개시켰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정보가 매우 ‘실재적인 위협’을 담고 있었으며 신중한 분석과 검토 끝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런던에서 북서쪽으로 175㎞ 떨어진 버밍엄은 1974년 11월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의 폭탄 테러로 술집 2곳에서 21명이 사망했었다.●영국과 뉴질랜드에선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를 겨냥한 공격이 연이어 발생, 이번 테러로 인해 이슬람계에 대한 보복이 잇따를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잉글랜드 북서부 도시 버컨헤드에서 9일 이슬람 사원에 대한 방화사건이 일어나 사원 현관이 파손됐다고 현지 경찰이 전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도 10일 새벽 이슬람 사원 6곳이 런던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았다고 현지 언론이 밝혔다.●알 카에다에 의해 다음 공격 목표로 지목된 이탈리아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나서 예정대로 9월에 300명의 병력을 부분 철군하겠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경찰은 142명의 테러 용의자를 북부 밀라노 등에서 검거했으며 주로 이슬람계인 83명의 이민자 중 52명을 추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슬람계 주민 검속 과정에서 1.5㎏의 폭약도 압수했다고 덧붙였다.●앞서 8일에는 파리에서 시카고로 가던 에어프랑스 여객기가 미국 보안 당국의 착륙 불허로 샤를 드골 공항으로 회항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미 당국은 이날 오후 AF050편이 이륙한 지 2시간만에 수상한 인물이 탑승했다는 이유로 착륙 불가 조치를 내렸으며 이에 따라 이 여객기는 오후 7시 15분쯤 드골 공항으로 돌아갔다. 시카고에서도 이날 오전 9시쯤 도심으로 향하는 CTA 전철 레드라인의 버윈역에서 방치된 여행가방이 발견되면서 승객들이 열차에서 뛰어내려 대피하는 큰 소동이 빚어졌다.임병선기자 외신 bsnim@seoul.co.kr
  • [런던 연쇄폭탄테러 이모저모] 하마스·헤즈볼라도 비난…각국 경계 강화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서울 김균미기자|세계 각국은 런던 연쇄 테러 직후 대테러 경계수위를 높이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각국 지도자들은 런던 테러를 야만스럽고 비열한 행위라고 일제히 규탄하면서 전세계적인 대테러연대와 협력을 강조했다. ●美 테러 경보 ‘오렌지´로 격상 9·11 뉴욕 테러의 악몽을 지금도 잊지 못하는 미국은 7일 런던에서 연쇄 테러가 발생하자 워싱턴과 뉴욕,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 대도시를 비롯한 전국이 긴장에 휩싸였다. 미 정부는 철도와 지하철, 일부 버스 노선 등 대량수송 시스템에 대해 테러 경보를 ‘오렌지’로 한단계 격상시켰다. 국토안보부는 지하철 등 대중교통 시설의 테러 가능성에 대비, 무장 경찰과 수색견 등을 동원해 순찰 및 경계를 대폭 강화했다. 워싱턴의 경찰 당국은 하루 120만명이 이용하는 버스와 지하철에 폭발물 탐지견 등을 동원, 수색작업을 벌였다. 뉴욕시는 주요 지하철역과 증권거래소, 관공서, 영국 관련 시설물 등에 대한 경계를 강화했다. ●프랑스도 비상 경계수준을 두번째로 높은 ‘적색’으로 한단계 높였고, 영국에 대해 프랑스 정보기관의 즉각적이고 완전한 공조를 약속했다. 지난해 3월 마드리드 열차테러를 당한 스페인도 군 및 경찰 병력을 공항·역·쇼핑센터 등에 긴급배치해 감시를 강화했다. 독일도 철도 당국이 보안경계를 강화한 데 이어 베를린 교통당국이 경계수위를 ‘옐로’로 높였다. 러시아도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외교 공관, 공항, 지하철역, 항구, 거리 등에 병력을 증강 배치했다. 일본도 각국 대사관과 자위대 기지의 경계수위를 최고로 끌어올리고 출입국 관리를 강화했다. ●유엔안보리 테러규탄 결의안 채택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런던 테러 직후 긴급이사회를 소집, 폭탄테러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영국이 초안을 작성한 결의안은 테러 희생자들에 대해 조의를 표하는 한편 범인을 붙잡아 단죄할 수 있도록 모든 국가들이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이슬람권도 한목소리로 런던 연쇄 테러를 비난했다. 테러를 후원하고 있다고 미국의 비난을 받아온 이란과 시리아 정부는 물론 팔레스타인의 이슬람 원리주의 조직 하마스와 레바논의 헤즈볼라도 이번 테러를 비난했다. ●테러 발생 하루 만인 8일 오전 런던 시내 일부 지하철 노선과 버스 운행이 재개됐다. 전날 테러의 악몽에도 불구하고 런던 시민들은 지하철 등을 이용해 평상시와 다름없이 출근하는 등 놀라울 정도로 침착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찰스 클라크 내무장관은 런던 시민들에게 가능한 한 평상시와 다름없이 행동해달라고 당부했으며 런던 교통당국은 수상한 짐이나 소포를 발견하면 즉각 신고해줄 것을 요청했다. ●현장 촬영에 디카·폰카 대활약 런던 연쇄 폭탄테러에서도 ‘디카족’의 활약이 두드러졌다.BBC 웹사이트에는 승객들이 카메라폰 비디오와 휴대전화폰으로 찍은 절박했던 현장 사진들이 공개됐다. 양옆과 지붕이 날아가 버린 2층버스 사진도 디카족들의 작품이다. 이밖에 철로가 놓인 통로로 대피하는 승객들, 연기가 피어오르는 지하철 객차 모습 등을 담은 18초짜리 카메라폰 비디오 영상 등 독자가 투고한 사진 등 수백건이 폭주했다. 디지털카메라 카메라폰의 대중화에 따른 현상이다.BBC는 이중 약 70장을 자사 웹사이트와 TV에 이용했다. ●런던병원 응급체계 완벽 가동 연쇄테러 직후 완벽하게 가동한 런던병원 응급체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테러 발생 수분만에 구급차가 출동하고, 대부분의 병원들이 일상 치료를 중단하고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런던 의료비상체제는 IRA 테러에 대비해 수십년 전 기초가 마련됐으며 9·11테러 이후 더 세밀해졌다. 런던 경시청이 총괄하지만 세부적 사항은 각 병원이 책임지고 대처한다. ●런던 연쇄 테러에 G8 정상회담이 열리는 스코틀랜드 글렌이글스 인근에 집결한 반자본주의, 반세계화 시위대도 일시 행동을 멈추고 희생자 추모 행렬에 동참했다 kmkim@seoul.co.kr
  • [런던 연쇄폭탄테러 이모저모] 전세계 열차테러 5년간 181건

    지하철과 버스, 열차, 항공 등 세계 주요 도시의 대중교통 수단이 갈수록 테러단체의 공격 목표가 되고 있다. 대중교통은 수십만∼수백만명이 이용하고 운행 시간이 일정하지만 막대한 비용 문제로 대부분 보안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테러에 취약하다. 이번 런던 지하철·버스 테러에 앞서 지난해 3월 마드리드에선 열차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출근 시간대의 통근열차 4대를 노린 마드리드 테러는 191명의 사망자와 1800여명의 부상자를 냈다. 이 테러는 알카에다 연계조직의 소행으로 추정됐다. 그보다 한달 전인 2월6일 모스크바 지하철에선 체첸 분리주의단체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폭탄 테러가 일어나 42명이 숨지고 250여명이 다쳤다.가장 끔찍한 테러는 역시 2001년 미국 뉴욕과 워싱턴 근교 등에서 발생한 비행기 납치 테러인 ‘9·11’이다. 승객 등을 포함해 무려 2986명이 숨졌고 6000여명이 부상했다.1941년 일본의 ‘진주만 공습’으로 2403명의 미국인이 숨졌던 것과 비교하면 피해 규모를 알 수 있다. 이는 오사마 빈라덴이 이끄는 알 카에다 소행으로 추정된다. 1995년에는 프랑스에서 4개월 간 이슬람 극단주의단체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열차 폭탄 테러 등이 발생,8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쳤다.같은 해 도쿄에서는 종교단체인 옴진리교에 의한 지하철 독가스 테러로 12명이 숨지고 5000여명이 부상했다. 최근 미국에서 열린 철도산업안전회의에서 전문가들이 밝힌 바에 따르면,1998년부터 2003년까지 발생한 열차 관련 테러만도 전세계적으로 181건 이상이라고 BBC방송 인터넷판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개최지 런던은

    2012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런던은 영국 국내총생산(GDP)의 17%를 차지하는 경제의 중심지이자 정치·예술 등 모든 분야의 수도이다. 웨스트민스터사원과 버킹엄궁전, 런던타워, 대영박물관 등 유서깊은 건축물과 문화유산들이 가득한 문화의 도시로도 유명하다. 런던의 면적은 1579㎢로 인구는 올해 1월 현재 742만여명. 하지만 공식 통계가 없는 시 외곽의 인구도 수백만명이어서 모스크바와 파리에 이어 유럽에서 3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다.2003년 유럽에 최악의 폭염 피해가 났을 때 기온이 37.9도였을 정도로 여름에도 그리 덥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2012년 올림픽 런던 유치

    영국 런던이 64년 만에 극적으로 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런던은 6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2012년 하계올림픽 개최지 결선투표에서 예상을 깨고 총 104표 가운데 54표를 얻어 강력한 후보도시 프랑스 파리를 4표차로 제치고 개최권을 따냈다. 이로써 런던은 1908년과 1948년에 이어 통산 3번째 하계올림픽을 치르게 됐다. 동·하계올림픽을 통틀어 한 도시가 3차례 대회를 치르기는 처음이다. 앞서 이날 1차 투표에서는 모스크바가 제외됐고 뉴욕은 2차, 마드리드는 3차 투표에서 탈락했다.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
  • [데스크시각] IOC총회와 태권도/김민수 체육부 차장

    지구촌 스포츠계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117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5일 싱가포르에서 개막됐기 때문이다. 이번 총회에는 각국 스포츠의 희비를 극명하게 가를 굵직한 사안들이 상정돼 이해 당사국들은 막바지 외교전에 총력을 쏟고 있다. 총회는 9일까지 나흘간 숨가쁘게 이어진다.6일에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다음 대회인 2012년 하계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되고,7일에는 비리 IOC위원 제명 투표가 실시된다. 이어 8일에는 2012년 올림픽의 28개 종목이 확정된다. 우선 2012년 올림픽 유치전이 세계의 이목을 끈다. 프랑스의 파리와 영국의 런던, 미국의 뉴욕과 스페인의 마드리드, 러시아의 모스크바 등 5개 도시가 경합하고 있다. 내로라하는 도시들의 격돌이어서 세계 언론은 ‘별들의 전쟁’이라며 비상한 관심을 보인다. 유치에 성공한 도시는 최고 도시로서의 자존심을 곧추세우는 것은 물론 향후 7년여간 개최국으로서의 지위를 한껏 누리게 된다. 무려 88년만에 올림픽 재유치에 나선 파리가 현재 선두 주자로 꼽힌다.IOC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숙박과 교통시스템, 풍부한 재정 등에서 ‘올림픽을 치르기에 충분한 도시’로 높이 평가한 바 있다. 7일에는 비리 위원 퇴출이 투표로 가려진다.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이 제명 투표에 부쳐질 예정이었지만 지난달 자진사퇴로 우리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현재 불가리아의 이반 슬라프코프 위원이 도마에 올라있다. 슬라프코프 위원은 지난해 BBC방송의 함정 취재에 의해 ‘금품을 제공할 경우 특정 후보도시에 투표권을 행사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돼 자격 정지를 받은 상태다. 따라서 국내 스포츠계의 시선은 8일 종목 퇴출 투표에 쏠려있다. 총회에서는 위원 116명 가운데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각 종목의 올림픽 퇴출여부를 결정한다. 한국은 태권도뿐만 아니라 최강 양궁, 인기 종목 야구 등이 거론돼 긴장하고 있다. 자칫 이들 ‘효자종목’이 퇴출될 경우 세계 스포츠 10대 강국의 위상이 무너질 수도 있는 절박한 상황이다. 가장 큰 우려의 대상은 국기인 태권도다. 지난 시드니올림픽의 정식종목으로 이끈 김운용 전 부위원장이 더 이상 ‘버팀목’이 되지 못하는 데다 올림픽에서 잇단 판정 시비를 빚어 이미 IOC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게다가 일본의 가라테와 골프, 럭비 등이 끊임없이 진입을 시도하는 것도 악재다. 여기에 최근 IOC의 보고서도 위기감을 부채질했다. 회원국이 179개국이나 돼 보편성(universality)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하지만 대중성(popularity)과 이미지(image) 등에서는 매우 낮게 평가됐다.TV중계와 언론기사 빈도가 매우 낮고, 심판의 판정이 경기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다 흥미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세계태권도연맹(WTF)은 이들 문제점을 개선한 청사진을 IOC에 제시했고,IOC도 개선안에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며 낙관한다. 국내 태권도계에서도 여러 악조건을 감안해도 70표 정도는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을 배제할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어서 막판 총력이 요구된다. 한국의 자존심 태권도가 올림픽 종목으로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는 이번에 퇴출되면 이후 재진입이 좀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IOC는 이번 종목 진퇴를 통해 21세기 국제 스포츠의 새판짜기를 꾀하고 있어 ‘서바이벌 게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한국처럼 특정 종목에 의존도가 큰 다른 국가들은 IOC의 종목 퇴출 투표에 크게 반발한다. 현 28개 종목의 연합체인 하계올림픽국제경기연맹연합(ASOIF)도 IOC의 퇴출 투표 방침에 보이콧으로 맞설 방침이었다. 올림픽 군살빼기를 선언한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은 육상·수영 등 같은 종목내 유사 세부종목의 통폐합을 선행해야 한다는 주장이고, 우리도 공감하는 대목이다. 어쨌든 태권도는 결과에 따라 극명하게 다른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국제스포츠로서의 입지를 더욱 다지는 기틀을 마련할지, 아니면 상당기간 변방 종목으로 서성일지, 중대 기로에 선 것이다. 대한올림픽위원회(KOC)와 WTF 대표단의 막판 활약을 기대해 본다. 김민수 체육부 차장 kimms@seoul.co.kr
  • 서울·하노이 전자정부 MOU체결

    이명박 서울시장은 5일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 응우웬 치우 하노이 시장을 예방하고 서울과 하노이간 ‘전자정부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전자정부 구축 경험과 운영 기술을 하노이시에 전수해 하노이시의 전자정부 구축 사업인 ‘e-하노이 사업’을 돕는다. 서울시의 전자정부 구축에 참여한 국내 정보기술(IT) 업체들은 베트남 IT 업체들과 협력해 솔루션을 제공하고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서울시는 “이번 양해각서 체결로 지난해 11월 모스크바시에 전자정부 모델을 수출한 데 이어 두번째로 전자정부를 수출하게 됐다.”며 “서울시와 국내 IT 업체가 협력해 해외에 전자정부를 수출하는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하노이시와 ‘홍강 종합개발 계획’에 참여키로 했다. 시는 대외협력기금을 활용, 하노이시 중심부의 홍강 유역 600㏊에 산업단지·국제관광단지·주거단지 등을 세우는 개발 계획에 참여할 국내 기업을 하노이시에 소개해 줄 예정이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공연리뷰] 뮤지컬 ‘밑바닥에서’

    지난달 초연돼 호평을 얻은 극단 자세레퍼토리의 창작뮤지컬 ‘밑바닥에서’가 7일부터 대학로 예술극장 나무와물에서 앙코르 공연된다. 뮤지컬 ‘밑바닥에서’는 소설 ‘어머니’로 유명한 러시아 작가 막심 고리키의 동명 희곡을 각색한 작품.19세기 말 러시아 빈민 계급의 밑바닥 인생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이 희곡은 1920년 모스크바 예술극장에서 처음 선보였고,1936년 장 가뱅 주연의 프랑스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지난 98년, 랩뮤지컬을 표방한 ‘서푼짜리 오페라’로 신선한 인상을 남겼던 연출가 왕용범과 작곡가 박용전이 의기투합해 만든 ‘밑바닥에서’는 기존 뮤지컬 문법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분방함이 돋보인다. 또한 원작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으면서 희극과 비극의 절묘한 강약으로 메시지의 강렬함을 유지하는 균형감각도 빛난다. 무대는 허름한 선술집. 이곳은 희망이라곤 찾아볼 길 없는 인생 패배자들의 마지막 피난처다. 몰락한 귀족, 사기도박꾼, 매춘부, 알코올중독자 무명배우, 불치병에 걸린 소녀…. 매일 밤 이곳은 이들이 서로 싸우는 전쟁터가 되기도 하고, 사랑을 고백하는 낭만적인 장소가 되기도 한다. 지하실을 배경으로 19명의 인물이 등장하는 원작의 방대한 내용을 효율적으로 압축한 연출가의 각색 솜씨가 깔끔하다. 강렬한 비트의 전자음 대신 어쿠스틱 반주를 주조로 한 음악은 이 작품의 정서를 무엇보다 잘 드러낸다. 극의 후반부, 내내 침묵하던 무명배우가 탁자 위에 올라가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압권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노래와 극의 유기적인 결합은 다소 떨어지는 듯해 아쉽다. 역량있는 뮤지컬 연출가와 작곡가의 발견 못지않게 재능있는 신인 배우들을 만나는 기쁨도 크다.‘지하철1호선’에 출연했던 이주원과 황지영을 포함해 페페르역의 황태광, 바실리사역의 김희원, 그리고 뛰어난 가창력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무명배우역의 이승현 등의 열연이 인상적이다. 연장공연에서도 초연멤버들이 그대로 참여한다.8월21일까지.(02)745-2124.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아프리카 돕기” 하나 된 세계

    아프리카를 돕기 위한 ‘라이브 8’ 콘서트가 전세계를 하나로 묶었다. 2일(현지시간) 전세계 10개 도시에서 일제히 열린 ‘라이브 8’ 콘서트는 마돈나,U2, 폴 메카트니, 윌 스미스 등 세계 최정상 스타들의 열창과 150만명이 넘는 군중의 참여로 지구인의 따뜻한 합창을 연출했다. 도쿄에서 시작된 무료 콘서트는 런던과 파리, 로마, 베를린, 모스크바, 필라델피아, 요하네스버그, 배리(캐나다), 콘월(영국) 등으로 차례로 이어졌다.1985년 에티오피아 원조를 위한 ‘위 아 더 월드’ 콘서트를 기획해 1억달러의 기금을 모았던 밥 겔도프는 20만명이 운집한 런던 하이드 파크 공연에 참석해 아프리카 국가들의 채무탕감과 원조확대 등을 주장했다.●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은 요하네스버그 공연에서 다음주 G8(선진7개국+러시아)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선진국 지도자들에게 역사는 당신들의 행동을 평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인간성을 말살하는 대량학살을 막는 것은 당신들의 힘에 달려있다.”며 “빈곤을 퇴치하는 것은 자선 행위가 아니라 정의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분장실에 가장 많은 군중을 끌어들인 스타는 폴 메카트니도, 밥 겔도프도, 앨튼 존도 아닌 다름아닌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었다고 MTV가 보도했다. 게이츠 회장은 런던 공연장에 깜짝 출연, 아프리카 빈곤 퇴치에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런던 하이드파크의 군중은 역사상 최고로 거대한 콘서트에 열광하며, 흰색 팔찌를 차고 공연의 취지를 지지했다.●100만명이 운집한 미국 필라델피아에는 1.6㎞가 넘는 줄이 공연장 주변인 벤자민 프랭클린 공원도로를 둘러쌌다. 기타리스트 데이빗 길모어를 비롯한 핑크 플로이드의 전설적인 원년멤버들은 24년만에 런던 공연장에서 재결합했다.2억 64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라이브8 콘서트를 지지하는 메시지를 보냈다.●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이날 케이스 오브라이언 추기경이 대독한 메시지에서 빈국들에 대한 채무경감과 함께 부유한 국가들이 세상의 가난을 줄여나가겠다는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美대표는 부시 아닌 힐러리?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의 대표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아니라 힐러리 클린턴 뉴욕주 상원의원인가?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2012년 올림픽 유치 도시를 결정하기 위해 오는 6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 힐러리가 참석해달라고 다급하게 요청했다.이번 회의에는 파리시의 올림픽 유치를 지원하기 위해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런던시를 위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각각 참석한다. 특히 시라크 대통령은 이 때문에 영국에서 열리는 G8(선진7개국+러시아) 정상회의 일부 행사 참석도 포기했다. 힐러리는 2일(현지시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도시가 2012년 올림픽을 유치할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2012년 하계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뉴욕과 런던, 마드리드, 모스크바, 파리 등 5개 도시가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블룸버그 시장은 “전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고, 존경받는 힐러리는 뉴욕시가 독특한 방법으로 세계를 하나로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현재 유치전은 파리와 런던이 유력한 상황이며 힐러리의 싱가포르 방문이 대세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힐러리로서는 뉴욕의 올림픽 유치에 실패하더라도 ▲지역구를 위해 일했다는 점을 내년 상원의원 선거에 활용할 수 있고 ▲미국을 대표하는 모습을 보여줘 2008년 대선 가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dawn@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한진그룹 (1) 창업 趙회장 일가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한진그룹 (1) 창업 趙회장 일가

    “당신, 이야기(베트콩 습격으로 한진직원 5명 사망) 들었소? 내 두말도 안하겠소! 우리 운전수들 군인 출신이오. 방어용으로만 할 테니 M16을 지급해 주시오.”(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 “너 미쳤냐? 어떻게 민간인에게 군대 소총을 나눠주라는 거야.”(찰스 마이어 꾸이년지구 사령관) “돈 벌러 와서 죽을 수는 없지, 우리도 방어는 해야 할 거 아냐.”(조 전 부회장) “미스터 조, 이건 사이공 사령부도 모르는 일이오. 당신과 나만 아는 일이오, 알겠소?그리고 절대 먼저 쏘지 마시오.”(마이어 사령관) 조중건(73) 전 대한항공 부회장이 자서전에서 밝힌 이 대화는 한진이 사지인 베트남 정글에서 어떻게 달러를 벌었는지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해방둥이’ 한진이 ‘수송보국’의 길을 걸은 지 60년. 이런 피와 땀들이 모여 오늘날 육·해·공을 아우르는 ‘세상의 길’을 개척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길라잡이’에는 고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이 서있었다. 길이 있는 곳에 ‘한(韓)민족의 전진(進)’, 한진이 있다며 전장으로, 바다로, 하늘로, 수송 외길을 걸어온 고 조 회장. 이 때문에 한진그룹의 23개 계열사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5대양 6대주에서 한민족의 영토를 세계로 넓히고 있다. ●전장에서 성장한 한진 “형님이 경제시찰단의 일원으로 베트남에 갈 때입니다. 돈 될 만한 사업이 있을 것으로 확신했던 중훈 형은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베트남 꾸이년지역의 풍경에서 바로 사업 아이디어를 찾아냈습니다. 항만을 보니, 화물이 꽉 찬 배가 50척이 몰려 있더라는 것입니다. 단순히 그것만 본 것이 아니라 배들이 짐을 실은 채 마냥 대기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죠. 순간적으로 상황을 파악한 형님은 갑자기 창문에서 휙 돌아앉아 휘파람을 불기 시작했다고 합디다. 다른 사장들이 쳐다볼까 싶어 큰 일이라고 생각한 거죠.”조 전 부회장은 한진의 베트남사업 첫발을 이렇게 설명했다. 한진의 화물수송사업은 전후방이 없었던 베트남에서 당연히 쉽지 않았다. 그러나 고 조 회장은 빗발치는 전장을 오가며, 뚝심과 오기로 밀어붙였다. 베트콩으로부터 기습공격을 받고, 직원들이 공포에 떨 때는 사기를 높이기 위해 직접 수송 차량의 선두에 서기도 했다. 그런 고생끝에 주어진 과실은 너무나 달콤했다. 한진이 1966년부터 5년간 베트남에서 벌어들인 달러는 무려 1억 5000만달러. 당시 한국은행이 보유한 가용외화가 5000만달러 남짓이었으니, 한진이 베트남에서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한진은 베트남 특수로 당당히 재벌 반열에 들어선다. 고 조 회장은 67년 7월 자본금 2억원으로 대진해운을 설립했고, 그해 9월에는 삼성물산으로부터 동양화재를 5억 7000만원에 인수했다. 또 68년 2월에는 한국공항,8월에는 건설회사인 한일개발(현 한진중공업)을 세웠다. 이어 인하대학교도 인수했다. ●부실기업 대한항공공사 인수 고 조 회장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위기이자 도전을 맞이한다. 다름아닌 항공사업이었다. “청와대로부터 호출이 왔었습니다. 어느 정도 짐작가는 내용이었죠. 당시 김형욱 중앙정보부장과 이후락 비서실장, 김성곤 공화당 의원 등이 수시로 드나들면서 만년 적자 공기업인 대한항공공사 인수를 독촉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형한테 절대 받아들이지 말라고 했습니다. 하도 불안해서 저도 형님과 같이 청와대에 따라 갔었습니다. 그러나 그뿐이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우리나라 국적기를 타고 해외 나들이를 한번 해보고 싶다는 게 소망이라는데 형님이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조 전 부회장) 고 조 회장은 결국 69년 ‘말 많고 탈 많았던’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했다. 항공공사는 당시 프로펠러기 7대와 제트기 1대를 보유했지만, 전체 좌석수는 점보기 1대보다 적었다. 또 27억원의 부채는 감당키 어려운 것이었다. 이 때문에 임원들은 ‘베트남에서 목숨 걸고 번 돈을 부실 항공사에 모두 쏟아붓게 됐다.’며 크게 우려했다. 그러나 고 조 회장은 과감한 투자와 국제선 개척으로 이를 헤쳐나갔다. 그리고 36년 후 대한항공은 화물수송 세계 1위, 보유 항공기 113대, 매출 7조 2000억원(지난해)이라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창업주에겐 은퇴란 없다” 트럭 한 대로 국내 최대의 운수그룹을 일군 고 조 회장은 팔순의 나이에도 명예회장으로 물러나지 않고, 현장을 챙길 정도로 노익장을 과시했던 정열적인 경영자였다. 그가 모언론 인터뷰에서 “창업주에게 은퇴란 없다.”고 한 말은 그의 성격과 일 욕심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고 조 회장은 또 ‘남이 닦아놓은 길을 뒤쫓으며 훼방하는 얌체사업’을 싫어했다. 모르는 사업에 뛰어들어 ‘문어발식’ 확장도 자제했다.‘낚싯대를 열개, 스무개 걸쳐 놓는다고 해서 고기가 다 물리는 게 아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그래서 그는 모르는 사업을 하기보다 수송 전문화에 더 집중했다. 주변에서 ‘돈 버는’ 무역회사를 만들자고 권유하기도 했지만 고 조 회장은 그때마다 “우리가 무역회사를 하면 많은 무역회사들이 우리의 경쟁자가 될 텐데 그들이 우리 비행기를 타고 우리에게 화물을 맡기겠느냐.”며 반대했다고 한다. 그는 1920년 부친 조명희옹과 모친 태천즙 여사의 4남4녀 가운데 둘째로 태어났다. 부친은 집안을 분주하게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뚝딱거리고 어질러 놓기를 좋아했던 둘째아들에게 ‘동(動)과 정(靜)이 조화를 이룬 사람이 되라’는 뜻에서 ‘정석(靜石)’이란 아호를 지어주었다고 한다. 고 조 회장은 45년 광복 직후 인천에서 한진상사를 설립, 수송 외길의 첫발을 내디뎠다. 고만 고만하던 한진상사가 두각을 낸 것은 56년 미군부대 화물 수송을 맡으면서다. 이때 맺은 미군과의 인연은 한진 성장의 든든한 ‘우군’이 됐다. ●“찰리 조, 보따리 좀 싸봐” 조중건(영어명 찰리) 전 부회장은 창업주인 고 조 회장의 동생이라기보다 사업 동반자이자, 유능한 참모였다. 조 전 부회장은 통역과 포병장교로 6·25 전쟁에 참전한 뒤, 미국 버클리대학에서 수송학을 전공했다. 59년에 귀국한 그는 바로 한진에 합류했다. 조 전 부회장의 본격적인 활약은 베트남 전쟁에서 발휘됐다. 고 조 회장이 1965년 베트남을 시찰한 뒤, 조 전 부회장에게 이렇게 말했다.“니가 가서 보따리 좀 싸봐.”이 말은 한번 기획을 잘 해서 사업으로 만들어 보라는 ‘조 브러더스(중훈·중건 형제)’의 은어였다. 조 전 부회장은 미군 인맥을 활용해 중장비 조달 등의 악조건을 뚫고 베트남 꾸이년항의 미군 용역과 수송작업을 따냈다. 계약금액은 790만달러. 조 전 부회장의 설명이다.“베트남 수송사업을 돌아볼 때 그것은 참으로 100년만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사업이었다.” 조 전 부회장은 또 고 조 회장을 도와 70∼80년대 대한항공의 성장사를 주도했다. 국제노선 개척을 위해 당시 소련과 중국 등 적국까지 넘나들며, 대한민국의 하늘을 넓혀 놓았다. 항공노선과 관련된 에피소드 한토막. 그는 88년 서울올림픽 선수단 수송을 위한 부정기 항공 노선을 뚫기 위해 혈혈단신 모스크바로 날아갔다. 구소련 국영 아에로플로트 항공사 사장과 항공청 장관, 체육부 장관을 만나 설득에 들어갔지만, 요지부동이었다. 하루는 그들이 조 전 부회장을 한 궁전의 깊숙한 곳으로 안내하더니, 약속이라도 한 듯 옷을 훌훌 벗어버리고, 사우나탕과 보드카로 조 전 부회장의 진을 빼기 시작했다. 수십번 반복된 행동으로 조 전 부회장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 그러나 그는 정신력으로 계속 버티며, 협상을 주도해 나갔다. 동이 틀 무렵 조 전 부회장은 그들의 수장으로부터 긍정적 답변을 얻어냈다. 고 조 회장의 막내동생인 조중식(70) 전 한일개발(현 한진중공업) 부회장은 미국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한 뒤 한진에 입사했다. 당시 새로운 건축공법인 H-빔 공법으로 서울 소공동 KAL빌딩 설계 및 시공을 했으며, 중동 특수 때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많은 공사를 따내기도 했다. ●조씨가, 명망가로 사통팔달 한진 조씨가의 혼맥은 명망가 집안이 두루 포함돼 있다. 관·재·학·법조계 등으로 폭넓게 뻗어있다. 또 연애 결혼보다 유난히 중매 결혼이 많다는 점이 눈에 띈다. 창업주인 고 조 회장은 1944년 집안 어른의 중매로 평범한 집안의 김정일(82) 여사와 결혼했지만, 그의 동생들과 자녀들은 당대의 유력 인사의 자녀를 배필로 맞았다. 고 조 회장과 김 여사는 슬하에 4남 1녀(현숙·양호·남호·수호·정호)를 뒀다. 장녀인 조현숙(60)씨는 68년 숙부인 조 전 부회장의 중매로 당시 엘리트 법조인인 이태희(65·현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서울지방법원 판사와 인연을 맺었다. 이 변호사는 흥아타이어 감사를 지냈던 이상묵씨의 장남으로 서울대 법대와 미국 하버드대 법학박사 출신이다. 조양호(56) 대한항공 회장은 73년 이재철 전 교통부 차관의 장녀인 명희(56)씨를 부인으로 맞이했다. 이씨는 서울대 미대 출신. 고 조 회장과 이 전 차관이 한 모임에서 아들·딸과 관련된 대화를 나누다가 인연이 돼 사돈간이 됐다. 조 회장 얘기다.“양가에서 혼담이 오가던 중에 장모님이 예비 사위 얼굴을 보기 위해 집을 찾아오신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제 사진을 보고 흡족하셨던 모양입니다. 군제대 후에 바로 결혼하게 됐습니다.” 당시 양가의 통혼은 운수기업과 주무부처인 교통부의 고위층 집안이 맺어졌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조 회장의 장인인 이 전 차관은 76년 공직에서 물러난 이후 인하대와 국민대, 중앙대 총장을 역임하는 등 교육계 인사로 활약했다. 조남호(54) 한진중공업 회장은 김원규 전 교육감의 차녀인 영혜(54)씨와 우연히 테니스코트에서 만나 결혼에 성공한 케이스. 형제들 가운데 유일하게 연애결혼에 성공했다. 조양호 회장은 “다른 형제는 해외에서 공부하다 보니 집안에서 혼사를 챙겼지만 둘째는 국내에서 대학을 나오다 보니, 주변 친구들의 도움으로 연애를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수호(51) 한진해운 회장은 조씨가가 국내 재벌가와 혈연으로 얽혀지는 첫번째 다리를 놨다. 조 회장의 처가가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집안이기 때문이다. 부인인 최은영(43)씨의 모친이 신 회장의 넷째 여동생인 신정숙 여사다. 신 여사의 남편은 최현열 전 NK그룹 회장이다. 조정호(47) 메리츠증권 회장은 87년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차녀인 명진(41)씨와 혼인했다. 이 결혼으로 한진 조씨가는 재계 혼맥의 주류로 편입된다. 장인인 구 회장이 LG 구씨가이기 때문이다. 또 삼성 이씨가와도 바로 연결된다. 구 회장의 부인인 이숙희 여사가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의 차녀다. ●방계 혼맥도 장관 사돈 많아 고 조 회장의 형제자매 혼맥도 전직 장관 가문부터 평범한 집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은 이상실 전 상공은행장의 3녀인 영학(68)씨와 결혼해 1남 3녀를 뒀다. 장남인 진호(43)씨는 이종남 전 감사원장의 장녀인 경아(35)씨와 인연을 맺었다. 장녀인 윤정(41)씨는 이동원 전 외무부 장관의 장남 정훈(44)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쌍둥이인 주은(38)씨는 미혼, 주연(38)씨는 김태효(38) 성균관대 교수와 결혼했다. 조씨 가문의 장자인 고 조중렬 전 한일개발 부회장은 최학희(80) 여사와 결혼,2남 1녀를 뒀다. 장손인 조지호(57) 한양대 교수는 이병호 전 상공부 장관의 장녀 숙희(56)씨와 혼례를 올렸다. 차남 건호(53)씨는 재미동포인 윤주덕 내과의사의 딸 영태(51)씨를 아내로 맞았으며, 장녀인 인숙(59)씨는 문영호(66) 전 동부제일병원 내과과장과 혼인했다. 영호씨의 부친은 제일은행 이사를 지낸 문재관씨다. 고 조 회장의 첫째 여동생인 조정옥(82) 여사는 전윤진(89) 전 동양화재 감사와 인연을 맺었으며, 둘째 여동생 조정원(80) 여사는 박두진(78)씨와 혼례를 치렀다. 셋째인 조도원(77) 여사는 박태원(79) 전 한국과학기술원 이사장과 결혼했으며, 막내인 조경숙(75) 여사는 재미교포 외과의사인 박소회(78)씨에게 시집갔다. 고 조 회장의 막내 남동생인 조중식 전 한일개발 부회장은 교육자 집안 출신인 김복수(68)씨를 아내로 맞았다. golders@seoul.co.kr ■ “떠날때는 ‘쿨’ 하게” ‘2인자’ 조중건, 조카 경영권승계 앞두고 야인으로 역사적으로 2인자의 삶은 불행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1인자를 향한 욕심이 화(禍)를 불러들인 탓이었다. 반면 드물게 성공한 2인자는 맺고 끊음이 명확하고, 절제된 삶을 살았다는 것을 역사는 보여준다. 조중건(73) 전 대한항공 부회장은 이런 점에서 성공한 2인자로 분류할 수 있다. 그는 1996년 조카들의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될 시점에 미련없이 대한항공을 나와 야인으로 돌아갔다. 오너가(家)의 일원이기보다 전문경영인으로서 행동했으며, 나아가고 물러날 때를 알았던 것이다. 1인자에 대한 욕심은 없었을까. 조 전 부회장이 한때 하와이에 머무는 것을 놓고 일각에서는 형제간의 ‘힘겨루기’로 보는 견해도 있었다. 또 조 전 부회장이 일정 기간 대한항공의 ‘수장’을 맡다가 장조카인 조양호 대한항공 사장(현 회장)에게 물려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한진그룹의 일부 계열사를 받을 것으로 판단한 이도 있었다. 그러나 이같은 세간의 예측과 달리 조 전 부회장은 모든 것을 훌훌 털고 하와이로 떠났다. 조 전 부회장은 훗날 이같이 전했다.“형제간이라도 언젠가 헤어질 거면 기분좋게 헤어지고 싶었다. 조카들의 앞길을 막는 것은 보기가 안 좋았다. 또 한국에 있으면 언론 인터뷰를 하게 되고, 이 때문에 본의 아니게 형(고 조중훈 회장)에게 누를 끼칠까봐 신경이 쓰였다.”시쳇말로 어차피 헤어질 거면 ‘쿨하게’ 떠나고 싶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96년 초 작은아버지께서 물러나시기를 원하셨다.”면서 “선친도 그동안 숙부께서 고생하셨던 것을 잘 아셨던 만큼 섭섭지 않게 해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럼 조 전 부회장이 생각한 2인자는 어떤 모습일까. 그는 자서전에서 이렇게 밝혔다.“형이 대한항공의 ‘선장’이었다면, 나는 ‘일등항해사’였다. 선장은 모름지기 새로운 곳을 향한 모험심과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 배를 움직이는 것은 일등항해사다.2인자는 항상 해결사 역할을 해야만 했다. 성공확률은 거의 50% 이하였다.” 그는 그렇다고 무조건 ‘예스맨’이 2인자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조 전 부회장은 고 조 회장이 정부로부터 부실기업을 인수할 때마다 형에게 수없이 대들었다.“형, 하지 마시오. 밑빠진 독에 물붓기요.”그러나 조 전 부회장도 끝내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에게는 선택권이 없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있기 때문이다. 남은 것은 최단 기간에 부실 기업을 흑자 기업으로 돌려놓는 것이었다. 고 조 회장이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이를 현실화하는 것은 언제나 조 전 부회장의 몫이었다. 그는 그 고통을 이렇게 표현했다.“전면에 나선 총수가 그저 ‘이러 저러하니, 알아서 만들어봐.’라고 화두만 획 던질 뿐일 경우가 많다. 물론 1인자에게는 1인자의 고뇌가 있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지만, 실제로 일을 처리하는 입장에서는 작은 일 하나 때문에 며칠을 헤매야 하는 일이 허다했다.” 그는 그럼에도 2인자의 삶이 만족스러웠다고 회고했다.“2인자들은 1인자가 꾸는 꿈에 덩달아 취해 열정을 다해 일하는 존재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형은 육·해·공의 종합물류 기업이라는 꿈을 내게 보여줬다.” golders@seoul.co.kr ■ 역대 정권과의 인연 1999년 4월20일,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대한항공에 대한 고강도 제재 의사를 내비쳤다. 민간기업에 대한 청와대의 이같은 조치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그러나 이런 빌미를 제공한 것은 대한항공. 대한항공기의 잇단 사고가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는 것이 당시의 분위기였다. 더구나 국적항공사의 항공 사고는 국가 이미지에 미치는 악영향이 적지 않았다. 한진그룹 조씨가(家)로서는 처음으로 맞는 정권과의 갈등이었다. 한진 조씨가와 역대 정권과의 인연은 ‘극과 극’을 달린다는 점에서 국내 여느 재벌가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박정희 정권부터 김영삼 정권까지가 우호적 관계였다면, 김대중 정권때는 시련의 연속이었다. 고 조 회장은 국적항공사 대표라는 신분과 특유의 사교성, 부지런함 덕분에 역대 정권의 핵심 인사와 적지 않은 친분을 쌓았다. 이 때문에 사업상 ‘손해본 장사’도 많았다. 고 조 회장은 리스크를 떠안으면서도 정권이 요청한 부실기업을 잇따라 인수했다. 대한항공공사(현 대한항공)를 비롯해 대한선주(현 한진해운과 합병), 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를 떠안았다. 동시에 미국, 일본, 프랑스 등 해외 인맥을 활용, 민간 차원의 외교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또 30여년간 한진그룹의 ‘2인자’였던 조중건(73) 전 대한항공 부회장도 과거 군경력을 바탕으로 폭넓은 인맥을 구축했다. 그렇다고 인맥을 활용해 특혜를 누린 것은 아니었다. 그가 자서전에서 밝힌 대목이다. “1953년부터 2년간 미국 포병학교 교관 생활로 400여명의 기간 장교들과 많은 인맥을 형성할 수 있었다.(중략)나는 박정희 대통령과 매우 친근한 관계였고 나를 친아우처럼 아껴주셨고, 가끔 당시 혁명 주체들이 내 형(조중훈 회장) 집에서 모여 회의를 했다. 만약 마음만 먹었다면 얼마든지 이권과 청탁으로 돈을 긁어모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나 형은 그런 방식으로 돈을 버는 것은 신기루와 같다고 여겼다.” 그러나 98년 DJ정권이 들어서면서 조씨가는 서서히 ‘쓴맛’을 보기 시작한다. 대통령 전세기의 경쟁 입찰제 도입은 그 신호탄이었다. 이어 국세청 조사인력 240여명이 동원된 3개월간의 한진그룹 세무조사는 조씨가를 무척 당혹스럽게 했다. 이처럼 DJ정권이 대한항공에 대해 강하게 ‘칼자루’를 휘두른 이유는 뭘까.1차적으로 DJ정권 출범 이후 크고 작은 대한항공측의 사고 탓이었다. 대한항공의 문제는 기업뿐 아니라 국가 이미지 훼손이라는 것이 정부의 시각이었다. 여기에 과거 조씨가가 보인 ‘반DJ 행보’도 일부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세무조사 이후 대한항공은 노선권 배분 차별 등 정부로부터 각종 불이익을 받았다. 그러나 법보다 감정을 앞세운 정부의 무리수도 적지 않았다. 사법부는 대한항공이 잇따라 제기한 노선 배분 소송에서 정부 결정을 뒤엎는 판결을 속속 내렸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씨줄날줄] 십자동맹/이목희 논설위원

    나치 독일이 침략전쟁을 정당화하는 데 이용했던 지정학(地政學)의 골치아픈 이론들을 접어두고 세계지도를 들여다보면 미래 국제정치의 모습이 대충은 그려진다.21세기 초강대국은 미국이고, 그를 따라갈 잠재력을 가진 나라는 중국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커가는 중국을 미국이 견제하는 것도 역학구도상 자연스럽다. 미국 지도자가 되어 중국 포위정책을 생각해보자. 중국의 동서남북으로 일본, 인도, 아세안, 러시아가 위치해 있다. 이들 4개축과 경제협력 및 군사동맹을 확실히 한다면 중국은 옴짝달싹 못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한반도와 타이완, 옛 소련에서 떨어져 나온 CIS국가들, 그리고 중동까지 미국의 영향력에 있다면 중국으로서는 숨통이 막힐 것이다. 미국이 일본의 방위력 강화 지지에 이어 지난달 말 사이가 별로였던 인도와 군사협력조약을 맺은 배경이 무엇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서 당할 중국이 아니다. 지난 4월 앙숙이던 인도와 화해를 선언, 친디아(Chindia) 구상을 과시했다. 어제는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 독주에 제동을 걸자는 데 의기투합했다. 중국은 또 아세안 10개국과 자유무역협정(ACFTA)을 발효시킴으로써 18억을 남북으로 묶는, 최대 인구의 경제권 추진에 시동을 걸었다. 인도가 군사적으로 중국과 가까워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때문에 미국과 일본, 인도를 연결하는 가로축에 중국과 러시아의 세로축이 대항하는 모양새로 21세기 국제관계가 나아갈 가능성이 크다. 지리적으로 볼 때 십자동맹으로 부를 수 있겠다. 신라의 3국통일 직전 한반도가 전형적인 십자동맹의 시대였다. 신라와 당나라 가로연합이 고구려·백제의 세로연합을 패망시켰다.2차대전 이후 냉전시대 한반도도 십자동맹과 유사한 형태를 띠었다. 한·미·일 등 해양세력과 북한·중국·소련 등 대륙세력이 수직으로 대립해왔다. 지금 한반도는 변화의 용틀임을 하고 있다. 남북한 사이가 좋아지고, 한·중, 한·러 관계도 우호협력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한반도의 소(小)십자동맹은 깨지고 있는데 유라시아 대륙의 대(大)십자동맹이 태동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니, 잘 지켜보고 기민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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